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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걸씨 수감생활/ 수인번호 3750…LA자택서 2.17평 독방으로

    '대통령 아들에서 수감자로,대지 600평의 LA 대저택에서 2.17평의 서울구치소 독방으로….’ 김대중 대통령의 3남 홍걸씨가 서울구치소에서 이틀째를보냈다.홍걸씨는 앞서 검찰 출두 3일째인 18일 밤 서울구치소에 수인번호 3750번을 부여받아 수감됐다. 홍걸씨는 저녁식사로 제공된 햄김치찌개와 자장을 반쯤 비웠다.잠시 뒤척였으나 첫날과는 달리이내 잠자리에 든 것으로 전해졌다.점심에는 석탄일 특식으로 다른 수감자와 똑같이 삼계백숙이 제공됐지만 먹는둥 마는둥 좀처럼 입맛이 없는 모습이었다. 정해진 일과에 따라 이날 오전 6시30분에 일어난 홍걸씨는 미역국,감자조림,배추김치의 1식3찬을 아침식사로 제공받았으나 거의 식사를 하지 않았다.대신 소내 매점에 우유 1개를 신청해 마셨다.홍걸씨는 구치소 13동의 세면대와 좌변기가 설치된 2.17평의 독실에 수감됐다.이 방(상10실)은 지난 97년 5월 김영삼 전 대통령의 2남 현철씨가 수감된방(상14실)과 4칸 떨어져 있으며 크기와 시설이 같다.원래 3명이 수용되는 방이지만 홍걸씨의신변 안전을 위해 혼자서 사용하는 것으로 방침이 정해졌다는 후문이다. 구치소측은 홍걸씨가 변호인을 통해 반입한 성경·찬송가 합본과 조정래씨의 소설 ‘한강’을 읽으며 기도와 독서로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미결수는 종교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규정에 따라 종교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가족들의 면회신청도 없어 혼자서 하루를 보냈다. 홍걸씨는 18일 오후 9시20분쯤 입소해 10시쯤 잠자리에 들었으나 한참동안 뒤척이다가 잠든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대통령 아들에 대한 특별예우의 법적근거가 없어 일반 재소자와 수감생활의 차이는 없다.”고 밝혔다. 홍걸씨에 알선수재 혐의로 영장을 청구한 검찰은 18일 영장발부 전까지 불안감을 감추지못했다. 오후 7시면 영장이 발부될 것이라는 법원측의 언질을 받고 기다렸지만 오후 8시가 넘어서도 영장발부 소식이 없자 ‘기각되는 것 아니냐.’며 초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홍걸씨 관련 수사를 맡은 수사관들은 19일 한달만에 처음으로 전원 출근을 하지않아 그동안 가중된 부담감을 털어버리는 듯 모처럼 휴식을 취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사라지는 것을 찾아] 하숙집

    ‘인생은 나그네 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인기가수 최희준이 부른 국민가요 ‘하숙생’의 첫머리다.충남 천안삼거리에 가면 이 노래비가 서 있다.노랫말을쓴 김석야(金石野·2000년 작고)가 천안출신이어서 세웠다고 한다.옛날 한양을 가든,삼남을 가든 이 삼거리를 거치지 않을 수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지역이미지와도 잘 어울리는 노래랄 수 있다. 하숙생들이 머물던 하숙집은 그런 곳이었다.낯 모르는 이들이 모였다 흩어지는, 잠시 머물던 집에 불과했다.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원룸과는 달리 사람 냄새가 새록새록 솟아나는 그런 공간이었다. 하숙집이라야 허름한 게 대부분이었지만 학숙생들간에 정이 두텁고 주인 아주머니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가 객지생활의 외로움을 달래주었다.밤늦게 들어와도 물렸던 저녁상을 차려주며 건강 걱정도 해줬다. 특히 지난 70∼80년대에 대학을 다녔던 중·장년층에게하숙집은 더욱 아련한 추억으로 떠오를 것이다.서울의 대학가 주변 하숙방은 때로는 일종의 ‘의식화 학습’을 위한 토론장이었다.강소주와 포장마차에서 사온 닭발과 과자부스러기를 놓고 남미의 종속이론과 유신체제 비판,민주화투쟁 방안과 관련해 대화를 하다가 자정 무렵 통금시간이가까워지면 또다른 친구들이 우르르 몰려와 하숙방은 호떡집에 불이 난듯 토론에 열기를 더해가곤 했다.사복형사들은 ‘운동권’학생들의 동향을 살피기 위해 수시로 하숙집을 들락날락했다. 그런가 하면 지방에서는 사범대나 교대를 나오면 인근에서 교사로 근무하는 학생들이 많아 집안이 어려운 일부 교대생은 공짜 하숙을 하다 나중에 교사가 돼 갚는 경우도더러 있었고,주인도 별로 탓하지 않았다. 주인 아주머니가 자기 사윗감으로 점찍어 뒀던 학생은 ‘특별대접’을 받았다.다른 학생들 몰래 당시 귀했던 달걀프라이를 따로 얹어주는 등 특식(?)을 챙겨줬다. 예전의 하숙집은 입방식부터 요란했다.소주잔을 기울이며 정을 나눴다.안주라야 별것 아니었지만 이런 풍성한 손님맞이 때문에 새내기 하숙생은 처음 맞는 하숙집이 낯설지않았다. 대개 하숙집은 허름한 한옥에 ‘벌집’처럼 방이여러개 따닥따닥 붙어있었다.그렇지만 푸른 하늘과 별들이 훤히 보이는 마당이 있어 답답함을 못 느꼈다. 요즘은 아파트에서 하숙생을 많이 친다.방 하나에 2명씩 보통 4∼6명이 주인과 함께 살면서 부대낀다.낮은 천장이 짓누르는갇힌 공간에서 살다보니 사람들 사이에 짜증만 공존한다. 충남의 공주대에 재학중인 한 하숙생은 “요즘은 입방식이라는 게 없다.”며 “시설은 예전보다 좋아졌지만 하숙생들간이나 주인과의 관계는 철저히 계약관계여서 삭막하다.”고 말한다. 또 하숙집보다는 원룸을 더 선호한다.자취집과 같은 개념이지만 예전과 같이 돈을 아끼기 위해서가 아니다.‘사람들과의 단절’과 ‘혼자만의 자유’를 즐기는 세태의 한 단면일 뿐이다. 아침 저녁으로 얼굴을 보며 인사를 나누는 공간은 없지만 혼자 사용하는 화장실,싱크대 등 편의시설은 오히려 으리으리하다.그 속에 랜 등 각종 첨단시설들이 들어서 컴퓨터로 너나할 것 없이 얼굴없는 익명으로 대화를 나누고 정보검색을 즐긴다. 이처럼 컴퓨터를 통해 대화하는 상대와의 지리적인 거리만큼이나 하숙집에서 함께 동거하는 사람들간의 미운정 고운정조차 멀어지는 듯하다. 이천열기자 sky@
  • 새해맞이 북한 표정/ 삶은 고단해도 “”축하합니다””덕담

    경제난과 식량난 등으로 험난한 삶을 이어가는 북한에서도 새해 첫날을 기념하는 행사들이 다채롭게 열렸다. 휴일을 맞은 북한 주민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가족·친지와 덕담을 나누며 새해 소망을 빌었다. ◆평양의 새해 아침=공장ㆍ기업소,협동농장 종업원을 비롯한 노동자·농민들은 구랍 31일 일터에서 ‘설맞이모임’을 갖고 “새해를 노력적 성과로 빛낼 것”이라고 다짐했다.휴일인 새해 첫날에는 가족·친지끼리 모여 단란한 시간을 가졌다. 평양시내 주요 명소에는 추운 날씨에도 서설(瑞雪)을 배경으로 가족 사진을 찍는 시민들이 많았다.방학을 맞은 학생들도 김일성광장에 나와 연날리기와 제기차기,팽이치기,썰매타기 등 민속놀이를 하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평양 보링관’(볼링장)은 시민들로 온 종일 붐볐다. 웃어른을 찾아 세배를 하고 꿩만두 등 특식이 준비된 음식점에서 점심 식사를 하는 시민들도 있었다.청류관·옥류관·평양메기탕집 등 시내 음식점들은 꿩 요리,노루고기,송어탕 등 특식과 떡국을 비롯한 설 음식을 준비해 손님을 맞았다. ◆북한의 새해 인사=북한의 새해 인사는 우리와 약간 다르다.“새해를 축하합니다”라는 말이 가장 널리 사용된다. ‘새해를 축하합니다’는 연하장과 평양 거리에 나붙은 플래카드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는 인사말은 사용하지 않는다.80년대에 연하장에등장했던 ‘위대한 수령님과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의 만수무강을 축원합니다’라는 새해 인사는 요즘엔 거의 쓰이지 않는다. ◆김정일에 대한 충성 편지=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총련)중앙상임위원회는 새해를 맞아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축하문’을 보내 조직강화와 절대적 충성을 다짐했다. 총련은 또 신용조합 횡령 사건으로 총련 중앙본부 및 금융기관이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대해 “화를 복으로 기어이 전환하는 공격전을 과감하게 벌여 총련 조직을 굳건히 지켜내고 새세기 해외교포 운동의새로운 본보기를 긍지 높이 창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공식행사=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용순 대남담당 비서 등 당ㆍ정ㆍ군 고위간부들은 새해 첫날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참배했다. 각계 각층 인민들도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경의를 표시했다.평양 중앙노동자회관에서는 신년 축하행사인 ‘노동계급의 설맞이 공연’이 열렸다.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그러나 예년과 달리 3일까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김 위원장은 지난해 새해 첫날에는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 참배에 이어 인민군 제932부대를시찰했었다. 전영우기자 anselmus@
  • 중앙·과천청사 구내식당, 밥그릇 자율 선택제 시행

    정부 중앙청사와 과천청사 구내식당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이달부터 배식방법을 바꾼다. 환경부에 따르면 앞으로 두 구내식당에서는 밥그릇을 대·소로 구분해 이용자가 자기의 식사량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또 반찬도 지금보다 적게 배식하되 필요한 사람은 추가배식대에서 더 가져갈 수 있게 했다. 식당에서는 음식물을 남기지 않는 사람에게는 기념스티커를 나눠준다.스티커를 받은 사람은 식당 안에 비치한 대형 스티커판에 스티커를 붙인다.식당측은 게시판이 꽉 차는 날에는 이용자 전원에게 특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청사 구내식당의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운동의 성과를 분석,미비점을 보완한 뒤 전국의 모든 공공기관 구내식당으로 확산시켜 나갈 방침이다.이와 함께 음식물 쓰레기 20% 줄이기 운동을 민간주도의 범국민 운동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이도운기자
  • 서울시 굶는 노인 15,171명

    경제난이 가중되면서 끼니를 해결하지 못하는 노인들이크게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월 자치구별로 결식노인 현황에 대해 일제조사를 벌인 결과 결식노인이 실제 급식을 실시중인 1만2,637명보다 2,534명(20%)이 많은 1만5,171명으로 집계됐다고 1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시는 특별교부금 13억원을 각 자치구에 지원,이달부터 노인복지관과 경로당 등의 식당에서 식사를 제공하거나 거주지로 식사나 밑반찬이 배달될수 있도록 조치했다. 시는 이와 함께 복(伏)날과 추석,동지,설,노인의 날,연말·연시 등에는 별도의 특식예산으로 결식노인들에게 절기별 특식도 제공할 방침이다. 한편 결식의 원인은 생활 곤궁(48%)이 가장 많았고 취사기피(23%),취사능력 없음(16%) 등이 뒤를 이었다.또 결식의 유형은 중식(69%)이 가장 많고 조식(24.4%),석식(6.6%)등의 순이었다. 조승진기자
  • 김위원장 출생지 밀영 답사 물결

    요즘 북한 전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59번째 생일(2월 16일)행사 준비로 분주하다. 지난달 하순부터 김위원장의 출생지로 알려진 백두산 밀영답사행군이 시작되는 등 다양한 생일축하 행사들이 떠들썩하게 치러지고 있다.백두산 밀영 혁명전적지관리소의 자료에따르면 올들어 지난 10일까지 김위원장의 고향집을 찾은 단체는 165개,방문자 수는 1만5,000여명에 달했다. 조선중앙방송에 따르면 지난 13일 백두산 밀영의 정일봉 상공에서는 축포가 발사됐다.생일인 2월16일을 상징,먼저 2발을 쏘아 올리고 다시 1발을 발사한 뒤 이어 6발이 연속 터져올랐다. 행사장에는 조명록 총정치국장,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을 비롯해 육·해·공군 장병들과 당,정무원 간부 등 각지에서 답사온 인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밀영에 답사를 가지 못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전병호ㆍ계응태ㆍ김국태ㆍ김중린ㆍ김용순 노동당 중앙위 비서,김철만 국방위 위원,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등 당ㆍ정고위간부들은 북한군 장병들이 김위원장에게 바친 선물 1,300여점을 전시하고 있는 ‘인민무력부 선물관’을 돌아봤다. 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과 김위원장의 생일은 북한에서는 ‘민족최대의 명절’.이틀간 쉬는데다 술이나 고기 등 ‘특식’도 배급된다.모든 기관ㆍ업소,단체들과 가정은 국기를게양해야 한다. 노주석기자 joo@
  • [요리비화] ‘어머니 손맛’ 찾는 손님에 진땀

    대부분의 요리사들이 집에서는 요리를 하지 않는다지만 쉬는 날이면 어김없이 냉장고를 열어 호텔요리를 응용해 특식을 만들어 아이들을 기쁘게 해준다.장가 들기 전까진 명절 때면 빠짐없이 어머니와 명절음식을 준비했다.어머니는 힘좋고 알아서 척척 음식도 만들어내는 아들을 무척 대견해 하셨다. 세상에서 최고 맛있는 음식은 어머니의 고소한 손맛이 아닐까.제아무리 특급호텔 일류주방장의 솜씨라도 어머니의 손맛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다. 우리 호텔에 자주 오는 한 국회의원은 무국을 즐겨 주문한다.처음그를 위해 무국을 만들던 생각이 난다.송송 썰은 무에 잘게 자른 쇠고기 그리고 대파를 썩썩 잘라 넣어 색깔과 국물을 낸 무국을 내놓았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직원이 무국을 가지고 다시 주방으로 왔다.고기를 더 크게 썰어달라는 주문이었다.그리고 대파 대신 파란 풋고추를 넣어달라는 의외의 요구를 했다.의아했지만 ‘손님은 왕’인지라 고기를 더 크게 썰어냈다.결과는 마찬가지….그렇게 퇴짜맞기를 여러번 반복한 뒤에야 큼지막한 고기덩이에 파란 풋고추가 얹어진그만의 독특한 무국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 정치인의 입맛이 까다로운 것이 아니라 그의 어머니가 조금 특별하게 끓여주던 무국이 그에게는 최고의 맛이었던 것이다.그뒤 그 국회의원이 오는 날이면 남들과 다른,고기를 큼지막하게 썬 특이한 무국을 해주었고 우리 호텔의 단골 중 단골이 됐다. 설에 우리 가족은 3색 만두를 만들 계획이다.3형제가 쑥가루,송화가루,메밀가루를 밀가루 반죽에 넣어 각각 색깔을 낸 만두를 만들며 즐거운 명절 한때를 보낼 생각이다.이제는 일류 한식 전문 요리사가 된 아들이 팔순을 바라보는 노모에게 멋진 요리를 대접하려 한다. 백운하 힐튼호텔 조리장
  • 꿈이 있는 우리학교/ 인하대

    우리나라 벤처기업인 1호인 ‘비트컴퓨터’ 조현정사장,‘한글과 컴퓨터’ 전하진사장,‘유니소프트’ 조용범사장 등 벤처업계에서 거물로 통하는 이들은 인하대 출신이다.이들 말고도 벤처업계에서 명함이 통하는 기업인 300여명이 인하대를 나왔다.이들은 벤처업계에서 거대한 인하대 학맥을 이루며 새천년 신산업을 이끌고 있다.인하대=벤처라는 등식이 거부감없이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것이 언제부터인가는 분명치 않지만 인하대는 이제 자타가 공인하는 벤처기업의 산실로자리잡았다. 무엇이 일개 지방대학을 이러한 위치에 서게 했을까.대학측은 “공대를 모체로 하고 이를 중심으로 실질적인 기술력을 중시하는 학풍이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기술력을 갖추고 모험심 강한 젊은이를 길러내는 데 주력한 결과라는 얘기다. 그러나 꾸준히 실시해온 교육개혁이 오늘의 인하대를 있게 한 주요인으로 보는 것이 보다 설득력이 있다. 인하대는 철저히 ‘학생을 위한 교수,학생을 위한 대학’을 지향하고 있다.‘학생을 위한 교수’ 관계를 정착시키기 위한노력은 처절하기까지하다.학생들이 매 학기 강의가 끝나면 교수를 평가하는 강의평가제를 실시하고 있다.이른바 기업경영기법인 다면평가제가 상아탑에 도입된 것이다.평가 결과는 교수들의 승진과 연봉책정에 반영되기 때문에 강의의 질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교수들의 연구실적도 덩달아 크게 향상됐다. 지난해 국제과학논문인용색인(SCI)을 분석한 결과 인하대는 313건을기록해 국내 대학 가운데 8위를 차지했다. 학생들의 취업률도 98년 55%,99년 52%에 이어 올해 80%로 껑충 뛰었다.이러한 것들이 바탕이 돼 98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교육부로부터 교육개혁추진 우수대학으로 선정됐다.이러한 ‘전진’속에서도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은 더러 있다.경인전철 및 인천지하철과 상당거리 떨어져 있고 버스노선이 적은 등 교통이 불편한데다 내실과 관계없이 ‘지방대학’이라는 딱지가 붙어 졸업생 취업 등에 장애가 되고있다. 인하대는 미래 유망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7개 분야를 특화사업으로 정하고 중점 육성하고 있다.1차 분야는 항공우주·정보통신·국제통상이고,2차 분야는 생명공학·차세대 소재연구·분자과학·기계공학이다.이에 힘입어 우주과학연구센터·정보통신창업지원센터 등 국내 대학 가운데 가장 많은 11개의 국책연구소를 유치했다. 이처럼 한국과학기술원 못지 않게 신기술에 도전할수 있는 데에는한진그룹이 학교재단을 운영하는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인하대의 장학금 수준은 외국 대학에 뒤지지 않는다.올해는 지난해80억7,500만원보다 20억원이 늘어난 100억6,300만원이 지급됐다.학생들의 장학금 수혜율이 30%로 국내 대학 가운데 최상위급이다.신입생의 경우 인하재단에서 마련한 정석장학금과 총학생회가 마련한 장학금을 이용할 수 있다. 학생들의 유학도 적극 지원해 미국·중국·프랑스·러시아 등 해외30개 자매대학에 매년 100여명을 유학시키고 있다.유학시 등록금을전액 지원할뿐 아니라 학점교류제 실시로 자매대학에서 딴 학점을 그대로 인정한다. 대학재정이 튼실한 만큼 교육시설 건립에도 적극적이다.이달내 착공할 최첨단 전자도서관은 지하 2층,지상 6층,연면적 7,500평 규모로 3,500석의 좌석과 160만권의 장서를 갖추게 된다.특히 좌석마다 노트북 사용시설이 설치돼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 도서관이 보유한 학술자료를 제공받을 수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학교 옆 1,100평 부지에 ‘인하벤처창업관’을 착공했다.이 대학 출신 벤처기업인들이 기부한 50억원으로 건립되는데완공 후에는 동문들이 운영하는 70∼80개의 벤처기업이 입주,벤처 요람 역할을 하게 된다. 서클활동도 왕성해 전국 최초로 건립된 동아리 전용건물에는 100여개의 동아리가 입주해 있다.벤처대학답게 동아리도 벤처가 강세를 보여 20개가 벤처동아리다.이 가운데 ‘인하벤처클럽’‘아이디어뱅크’ 등은 각종 벤처경영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hjkim@. * 인하대,다른 대학보다 등록금 10%싸. 지난 4월 인하대 총학생회측은 일주일간 총장실 복도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학생들이 내건 이슈는 등록금 인상 반대였다. 학생들의점거농성은 자주 발생하지만 대개 시국문제보다는 등록금 등 학내문제로국한되는 경우가 많다.이같은 경향 때문인지는 몰라도 인하대의 등록금은 타 대학에 비해 10% 가량 싸다.학기당 인문대 200만원,공대 250만원,의대 270만원 수준이다.내년도 등록금은 내년 2월쯤 확정된다. 현재 총학생회는 NL계열이 장악하고 있지만 대체로 2년 주기로 NL계열과 PD계열이 교대로 맡는다. 박모군(21·사회교육과 3년)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한 운동권에 관심이 많지 않은 편”이라며 “시위를 벌여도등록금 인상반대 등 실리지향적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운동권과 일반학생의 괴리현상은 없다”고 말했다. *인하대 기숙사 ‘웅비재’. 지난 9월 문을 연 기숙사인 ‘웅비재’는 인하대가 자랑하는 학생편의시설이다.150억원을 들여 지상 5층,연면적 4,000평(254실) 규모로 지어진 이곳에는 재학생과 해외 자매대학 교환학생 등 1,010명(재학생의 6% 수준)이 기거하고 있다.정보시대에 맞춰 각 방에 1인당 1포트의 LAN(근거리통신망)시설과 위성방송 수신설비,DID전화,인터넷실 등 첨단정보화시설과 다양한 복지시설을 갖췄다.이로 인해 입주를 희망하는 학생들의 경쟁률이 치열한데 성적과 통학거리를 기준으로대상자를 선정하기 때문에 성적이 우수하고 집이 멀면 선발 가능성이 높다. 제2고시원도 최근 준공돼 기존 고시원인 ‘만경재’과 함께 140명의 고시준비생을 수용하고 있다.학교측은 고시원 활성화를 위해 지도교수 책임제,특강 및 모의고사 실시,장학금 지급 등 지원책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후문 주변에는 200여곳의 하숙집과 50여곳의 원룸건물이 있어 원거리 학생들의 주거에는 큰 문제가 없다. 구내식당도 비교적 잘 구비됐는데 본식당이 1,500석,카페테리아식인 서호관은 416석 규모다.라면 300원,면류 800원,백반 1,200원,특식 1,800원 등 비교적 값이 저렴해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교통편은 경인전철을 이용할 경우 주안역 또는 제물포역에서 하차해 버스(1번,5번,41번)를 이용하면 10분 거리다.인천지하철 터미널역에서 하차하면 13번 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24)유배지의 한 끼니

    * 제4장 유배지의 한 끼니①** 배고팠던 졸병시절 서리한 닭 통째 삶아 포식. 술자리나 동창모임 같은 자리에서 남자들끼리 모이면 가장 오랫동안끊이지 않고 길게 지속되는 얘기꺼리가 바로 군대 이야기다.군대 얘기는 대개 몇 가지로 그 특성을 집약할 수 있다.남들은 다 뭣 빠지게 고생했지만 자기는 요령과 능력을 발휘해서 ‘재미있고 편하게 군대생활을 했다’는 것이며,자기가 얼마나 운좋게 특과로 빠지게 되었는지,그래서 주로 상관과 고참을 골탕을 먹이면서 위세를 부렸다는 얘기,등등이다.얘기 끝에 꼭 덧붙이기를 요새 군대는 아저씨 고참들 말투대로 ‘빳다가 폐지되고 기합이 빠져서 할랑한’민주화가 된 데다나라가 살만하여 ‘반찬 투정’이나 할 정도로 식사도 좋아졌다고 가볍게 넘어가 버린다. 그렇지만 개개인의 속사정을 알고 보면 신성한 의무라는 ‘군대’는젊은이들에게는 젊은 꿈을 유보시키고 일정기간 국가권력의 군율로족쇄를 채우는 악몽임에는 틀림없다.지나고 보면 늘 사람 사는 곳의그럴듯한 ‘인정’으로 달리 채색되어 있지 않던가. 처음에 훈련소에 가입대를 하면 비위가 약하거나 도회지에서 반찬 가려먹기를 하던 젊은이들은 한 이틀은 밥을 먹지 못한다.훈련을 받으면서 사나흘 지나자마자 꿀맛으로 변하기는 하지만.내가 군에 갔던육십년대에는 나라의 경제가 신통치 않은 때여서 부식이 정말로 형편없었다.일년 삼백육십오 일을 콩나물국만 먹었으니 오죽하면 콩나물늘어놓는 길이로 고참순을 따졌겠는가.멀건 된장에 배추오래기나 콩나물이 떠있고 두부가 가끔 나타났으며 ‘왕거니’라야 통째로 넣은꽁치가 고작이었다.그것도 취사장에서부터 유리한 부서 순서로 다시막사에 오기 전에 고참 순으로 건져져서 나중에는 꼬리나 대가리나가시만 바닥에 갈아앉아 있기 마련이었다.양념이나 간이란 것은 된장 고추장 그리고 소금이 전부였다.특히 생선이 ‘헤엄만 치고 지나간’콩나물국은 거의 소금국이었다. 훈련병 시절에는 뭐든지 뱃속으로 들어가지만 기간사병이 되어 부대에 배치 받고 반년쯤만 지나도 세 끼니의 밥을 넘기기가 곤욕스런 일이 된다. 신병이 부대에 배치 되어서 가자마자하는 일이 고참들의 식사당번인데 제일 먼저 주보에 가서 화학 조미료를 사다가 군복 윗호주머니에지참해 두어야 한다.국을 받아 오면 제일 먼저 국을 맛있게 드시라고 조미료를 적당량 털어 넣는다.자기 것은 포기하더라도 아랫것들 국속에서 건더기를 건져서 따로 반찬거리를 만든다.콩나물은 건져내어알토란 같이 아껴 쓰는 박카스 병에 담긴 참기름을 치고 관급 고추장에 비벼서 그야말로 반찬 콩나물을 만들고,두부는 건져서 간장과 참기름을 쳐서 두부 무침을 만들고 무 국은 무를 따로 건져서 고춧가루 조금 치고 간장 쳐서 무나물로 만든다.그래도 고참들은 뭔가 특식을 요구하기 마련인데 지난번 신병 아무개는 밖에서 무엇이든 조달해오던 천재였다면서 신병의 창의성 없음과 무능함을 꾸짖는다.그래서남들 다 자는 밤에는 신병들 몇몇이 짝을 지어 철조망을 넘어 부대인근의 민가로 보급투쟁을 나간다.풋고추에 감자에 오이며 호박은 기본이고 남의 장독에 가서 된장 고추장은 물론이고 겨울에는 김장 김치도 퍼 온다.재수가 좋을 때에는 멀리 있는 양계장까지 진출을 해서 닭서리도 해온다. 대개 단위 부대의 작은 막사 창고에는 사제 석유곤로나 아니면 하다못해 등산 버너라도 준비해 놓고 있어서 고참들을 위한 취사가 따로준비된다.겨울에는 높은 사람들 눈을 피해서 막사 안의 난로에서 직접 이루어지기도 한다.어떤 녀석은 자신도 먹지 못하는 특식을 끼니마다 장만하는 일에 역증이 나서 찌개를 끓여서 바치기 직전에 침을혀 끝에 동그랗게 몰아서 퇴 뱉고는 휘휘 저어서 갖다 주었다고도 한다.그래서인지 고참들은 맛있게 먹으면서 요리 솜씨가 훌륭하다고 칭찬이 자자했고. 그래도 원래의 부대에 주둔해 있을 적에는 근처의 주민들도 그러려니 하여 민원이 그리 심하지는 않은 편이지만,무슨 훈련이나 작전으로부대 이동이 생겨나서 다른 고장으로 가면 젊은 병사들도 뭔가 새로운 일이 없을까 하여 눈을 반짝이고 민간인들은 줄지어 항의하고 민원을 내기 마련이다.그렇게 단속을 하건만 한창 식욕이 왕성한 나이에 입을 봉하고 앉았을 리가 없다. 훈련을 나갔다가 어느 동기생 녀석과 함께 닭서리를 나간 적이있었다.보전협동이라고 탱크와 보병의 합동작전을 연습하던 중이라 분대단위로 이인용 텐트를 치고 야영 중이었는데 한밤중에 아랫마을로 내려갔던 것이다.우리는 낮에 그 집 앞을 지나치면서 대개의 지형지물을 관측해 두었던 터였다.어쨌든 개가 짖는 통에 여러 마리를 잡아올 틈은 없었고 내가 닭장 앞에서 망을 보는 사이에 녀석이 안으로 들어가 두 마리를 잡아 옆구리에 끼고 나왔다.닭이 꼬꼬댁 거리고 개가 요란하게 짖으니 주인이 누구요,하면서 방문을 열었고 우리는 논두렁 밭두렁에 고꾸라지고 엎어지면서도 간신히 주둔지까지 땀 투성이가 되어 기어 왔다.녀석이 잡아올 제 어찌나 세게 비틀었던지 한 마리는 목이 꺾여서 덜렁거렸고 또 하나는 아직 설 죽어서 날개를 퍼덕거렸다.나보고 처치하라는 것을 그저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 군화발로 지긋히 누르고 기다렸을 뿐이었다.이제 튀겨먹을 일만 남았는데 오늘 밤 안으로 처치를 하지 못하면 분명히 내일 아침에는 이동을 하거나 상관들 눈에 띨 위험이 있었다.하는 수 없이 철모를 벗어서 얼룩무늬 위장 천을 벗기고 속의 화이버도 빼내어 알철모를 만들어 물을채워서 끓이는 수 밖에 없었다.내가 준비하는 동안에 공범 녀석은 어둠 속으로 기어 다니며 소나무 마른 가지를 꺾어 왔다.먼저 불을 때서 뜨거운 물에 닭을 담가 털을 뜯고 다시 물을 끓여서 내장도 빼지않은 닭을 통째로 넣어 삶았다.물이 끓기 시작하자 아니나다를까 곁에 있던 텐트에서 구수한 냄새에 잠이 깬 분대원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닭이 대충 삶아지자 우리는 그래도 보급 당사자인지라 닭다리를 맡았고 몸통이며 다른 부위들은 깨끗이 다른 녀석들에게 넘겨 주었다.소금이 없는 대신에 라면 스푸 가루에 찍어 먹는 닭다리 맛이그만이었다. 뜯어 놓았던 닭털은 증거 인멸을 위해서 텐트 안에 습기 방지로 깔아둔 판쵸 우의를 젖히고 맨땅을 파고 묻고나서 원상복구 시켜 두었다. 지금은 작고한 시인 조태일이도 군대 시절에 소대원들이 저지른 돼지 서리를 얘기한 적이 있었다.방법이 기묘해서 기억하고 있는데 릴 낚시를 사용한다는 것이다.낚시와 줄은 바다낚시용의 제일 큰 놈을 쓰는데끝에다 고구마를 끼운다고 했다.돼지우리 속으로 낚시를 던지면 당연히 제일 힘 좋고 큰 놈이 덥석 물고 우적우적 씹는다.그때 줄을 감으면 낚시가 돼지의 혀에 탁 걸린다.돼지우리 문을 열어주고 살살 당기면 돼지는 버티지도 못하고 골골골 하는 낮은 소리를 내면서 잘도 따라온다고.그날 밤 벽지의 초소에서는 난데없는 잔치가 벌어졌다는데 이튿날 일대 색출 작전이 벌어졌다고 한다.땅에 파묻었던 돼지의 네 굽이 나오는 바람에 들통이나서 전 소대원이 봉급 몰수되고 갹출까지 해서 돼지값을 물어주고도 주동자는 사단 영창살이를 했다는데. 어느 통신부대 출신의 친구는 전봇대 애자 속을 깨면 안에 노란 유황이 들었는데 닭서리에 그만이라고 한다.유황 덩어리에 불을 붙여 닭장 안으로 던져 놓으면 노오란 연기가 피어 오르고 횃대에 올라앉았던 닭들이 비실거리며 아래로 툭툭 떨어진다고 한다.푸대 자루를 들고 들어가 슬슬 주워 담아서 유유히 사라진다는 것이다. 황석영
  • 성남 월말까지 ‘은빛문화축제’

    곳곳에서 풍성한 가을축제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성남에서 소외된노인들을 위한 이색 자원봉사축제가 10월 한달간 열린다. ‘은빛문화축제’로 이름붙여진 이 행사는 외롭게 한해를 접고 있는 독거노인과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돌본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목욕 캠프(다살림복지관 19일 오후 1∼3시) 거동이 불편한 노인 100여명을 개인 목욕탕에 초청해 자원봉사자들이 목욕을 시켜주는 행사다.경험있는 자원봉사자들이 노인 목욕시키기 시범을 보이고 일반인들이 쉽게 따라하도록 지도한다.노인들의 건강상태에 따라 보조기 사용방법과 주의할 점 등을 상세히 알려준다. 목욕탕 업주가 이날 하루 장소를 제공하며,참여의사를 밝혀온 중·고생들이 적지않아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먹거리 나눔잔치(수정노인복지회관 10일 오전 10시∼오후 4시) 지난해부터 운영되고 있는 음식나눔은행과 연계해 실시된다.수정구노인복지회관 강당에 불우노인 1,000여명이 초청돼 주민과 사회단체가 마련한 특식을 맛본다.단체별로 장기자랑을 벌이고 노인들로부터음식평가를 받아 우수 단체에게 시상도 한다. ◆어르신 나들이(성남종합사회복지관 25일 오전 10시∼오후 4시) 자원봉사자들이 노인들과 손을 잡고 수도권 일대 관광을 떠나는 프로그램이다.수도권 일대 시·군에서 열리고 있는 크고 작은 축제에참가하고 포천 온천단지와 문화유적지로 둘러본다.중증 노인 60여명이 오랜만에 세상나들이를 하게 되며 공무원들이 선물도 준비한다. ◆청솔은빛향연(청솔종합사회복지관 6·7일 오전 11시30분∼오후 2시30분) 65세 이상 노인 300여명이 참가해 장기자랑과 축하공연을 벌인다.노인들이 팀별로 나뉘어 민속공연과 노래자랑,연극 등을 선보이고 행사끝무렵에는 풍물패 등 축하공연도 마련된다. 건강체조교실도 열리고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댄스페스티벌도 마련된다.떨어져 살고있는 가족들도 수소문해 찾아주고 이들과 만나는 시간도 갖는다. ◆기념 세미나(성남시청 대회의실 27일) 축제를 마감하면서 노인봉사 실천방안 등을 제시하는 행사다.노인에대한 잘못된 자원봉사 방식에 대해 반성하고 노인축제가 젊은층과 함께 할 수 있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다짐하는 시간을 갖는다.지난한해 우수 봉사단체들에게 대한 시상도 하고 시상금은 노인들에게 전달한다. 시 관계자는 “축제 형식을 빌어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공무원들을포함한 관내 중·고교와 주민,사회단체들이 대거 참여해 자리를 빛내게 된다”며 “주말에 수도권 축제를 돌아볼 기회가 있는 주민들은잠시 시간을 쪼개 이 행사에 참여해 보는 것도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문의 (031)750-2141.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10) 낯선 땅에서

    *짜고..맵고..투박하고..'경상도 맛'은 원색적. 공양 법회에 참례하지 않고 부엌에 달린 찬방에서 보살님들과 밥을 먹으면더욱 격식없이 이것 저것 해먹을 수가 있어서 좋았다.두부를 만들 때에도 삶은 콩을 맷돌에 가는 일을 도우면 따로 순두부 찌개를 해먹었고 독상을 받는 큰스님들 밥상을 준비할 제 갖가지 특식을 얻어 먹곤 했다. 내가 특히 맛있다고 기억하는 건 여러 가지 푸성귀로 싸먹는 쌈밥들이다.상추 쌈이야 늘 먹던 것이니까 아예 말할 것도 없고 너푼너푼하게 잘 자란 곰취 잎에 된장 쌈을 해서 먹는 맛은 그 싱그러움이며 쌉쌀한 뒷맛이 그만이다.나중에 백두산 갔다가 양념장을 쳐서 싸먹던 야생 곰취의 맛은 잊을 수가없다.아예 밥을 참기름과 깨소금에 잘 버무려서 한입만큼의 주먹밥을 만들어,살짝 데친 취 잎으로 싸서 김밥처럼 한덩이씩 먹는 맛도 좋다.도토리나무잎을 데쳐서 싸먹기도 하고 깻잎을 쑥갓과 어울려서 고추장 넣어 싸먹기도한다.생 다시마를 데쳐서 향그런 쑥갓과 더불어 싸먹는다.뒤란의 호박잎을따다가 껍질을 대충 벗기고 찜통에 살짝 쪄서 풀기만 죽여서,마늘을 얇게 썰어 곁들여서 막된장을 넣어 싸먹는다.배추나 양배추 쌈은 여름날 집에서도흔히 해먹던 것이고,특이한 것은 고구마잎도 쌈밥을 해먹을 수 있다.이것은잎을 끓는 물에 아주 삶아낸다. 조금 쓴 맛이지만 머위 잎도 먹을만 하다.잎을 데쳐 내는데 쌈장과 함께 풋고추 쑹덩쑹덩 썰어낸 것과 곁들여 싸먹으면 쌉쌀하고 매운 맛이 어우러진다.근대는 적당히 자란 것은 나물이나 국을 끓여 먹지만 웃자란 잎들은 역시끓는 물에 슬쩍 데쳐서 싸먹어도 좋다.아욱도 마찬가지다. 하루는 큰스님의 심부름으로 오래간만에 부산 시내에 나갔다.신부님이나 스님이 대개 어슷비슷한데 아마 군인들도 마찬가지일테지만 외출 나와서 세상과 만나는 방법에 두 가지가 있다.하나는 영화 구경을 하는 일이고 자장면을 사먹는 일이 그 두 번째다.호주머니가 가벼운 탓도 있겠지만 아무도 동행한 사람이 없이 혼자라 그 두 가지 일 외에는 별로 할 일도 없는 셈이다. 내 기억으로는 ‘오케스트라의 소녀’라는 흑백 영화였는데,늙어서 일자리를 잃은 노인 악사들로 교향악단을 꾸린 소녀가 실제 인물로 출연하는 스토콥스키를 찾아가 지휘를 부탁하고 드디어 화려하게 데뷔한다는 내용이었다.영화를 보고 눈부신 극장 앞 광장으로 몰려 나오는데 인파 속에서 내 얼굴을아는 이를 만났다.큰 자형의 가까운 친구되는 이였다.그는 내 승복 차림을보고 놀라서 손을 잡으며 물었다.너 어느 절에 있느냐,느이 어머니가 지금눈물로 세월을 보내신다,집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겠느냐,한꺼번에 묻는 것이었다.나는 부산 근방에 있다고 겨우 둘러대고는 달아나듯이 그이와 헤어졌다. 그런 일이 있은 뒤 한 보름 되었을까.그날도 아침을 먹고나서 법당에 걸레질을 하고 있는데 한 스님이 나를 불렀다.누가 나를 찾아왔다는 것이다.산문을 나서고 오솔길을 지나 절집 어구에 상가가 늘어선 곳까지 나가 보았다.바로 앞쪽에 기념품 상가가 있었는데 그 앞에서 이쪽을 향하고 서있는 여자가 보였다. 멀리서도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사람이라고 여기고 가까이 다가가는데 자세히 보니 모친이었다.어머니는 대뜸 내 손을 잡고 눈물바람이었다. 그렇게 되어서 산문을 나선 그 길로 어머니를 따라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부산 국제시장 들러서 사복과 모자 하나를 사서 승복 벗어버리고 옷을 갈아입었다.부산역 앞에서 기차를 기다리다 거의 일 년만에 불고기 백반을 먹었는데 맛이 있다기 보다는 누린내 같은 고기 냄새가 역했던 것 같다.아마도그동안 풀과 푸성귀로 오감이 바뀌었던 모양이었다. 나중에 들었지만 어머니는 자형 친구로부터 승려가 된 나를 부산에서 보았다는 말을 듣고,부산에 당장 내려와 어느 곳에 무슨 절이 있는지 수소문하여한군데씩 찾아 다녔다고 한다.드디어 범어사에서 광덕 스님을 만나게 된 어머니가 아들을 만나게 해달라고 사정했는데 그이는 냉정하게 거절하더라는것이다. 이미 출가한 사람이라 아무리 모친이라 하여도 만날 수 없습니다. 저는 홀어미이고 아들이라고는 그것만 믿고 살아왔습니다.비록 제가 기독교인이지만 예수님이나 부처님이나 가엾은 일에 대하여는 다 같겠지요.제 아들을 돌려주십시오. 어머니가 그렇게 울며불며 사정을 하니 광덕 스님은 한참이나 묵묵히 앉았다가 제안을 하더라는 것이다. 그러면 한번 만나는 보세요.아들이 어머니를 따라가면 어머니 자식이 될 것이오 만약에 절로 돌아오면 부처님 자식이니 다시는 찾지 마십시오. 그랬는데 나는 어머니를 보자마자 두 말할 것 없이 손 잡고 따라서 집으로돌아왔으니 속세의 아들로 되돌아온 셈이다.이제는 모친이나 광덕 스님이나이 세상에 계시지 않는데 나는 시방 누구의 자식인고. 나와 경상도 땅의 인연은 어려서 전쟁 시절에 대구로 피난 가서 소학교 다니던 데서부터 시작하여 나중에 군대생활까지 보내게 되었다. 경상도의 음식을 들라면 우선 짜고 맵고 투박하며 원색적이란 느낌이 든다. 그래도 다른 지방에서는 맛볼 수 없는 것들이 더러 있다. 부산에 갔을 적에 이른 아침에 아낙네들이 ‘재칫국 사이소!’를 외치며 창밖을 지나는 소리에 잠이 깼다.재첩 조개를 넣고 소금으로 간하여 끓여낸 국은 개운하고 속풀이에 좋았다.요즈음 점심참에 먹기 좋지만 우뭇가사리 묵을 채썰어서 콩가루와 갖은 양념을 치고 식초 섞은 냉국을 부어서 먹는 우무냉국도 속이 씨원해진다.대구의 따로국밥은 예전에는 대구탕이라고 불러서 생선 대구탕과 혼동이 될 정도로 유명했다.연변에서 수십년만에 귀국했던 소설가 김학철 노인도 친지에게 옛날식으로 대구탕이 먹고싶다고 했다가 생선 대구탕 집으로 안내하는 바람에 낭패를 보았다는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부산의 고래고기 회나 포항 지방의 과메기는 술꾼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과메기는예전에는 청어를 썼지만 요새는 청어가 드물어져서 꽁치로 대신한다.꽁치를바닷바람에 꾸득꾸득하게 말려서 그대로 찢어 먹는데 길게 찢어 돌돌 말아서 초장에 찍어 먹는다.전에는 그물에 걸리면 재수 없다고 그대로 바다에 버리던 생선이었는데 요즘에 와서 맛을 내게된 것 두 가지가 있으니 쥐치와 아구가 그것이다.그중에서도 아구는 아구찜이라는 독특한 마산 요리가 개발되어값 비싼 생선이 되어 버렸다.아구찜은 콩나물과 미더덕이라는 멍게 비슷한갯벌 생물과 만나야만 완성이 된다.매운 양념에 톡톡 씹히면서 터지는 미더덕과 뼈다귀채로 씹는 아구 맛이 입맛을 확 돌게한다.경상도의 막장은 찌개로 좋고 집장은 가지 무 오이 장아찌를 함께 담그기에 좋다.골짠지는 다른고장의 무말랭이 장아찌 비슷한데 무말랭이와 고춧잎을 검은 깨와 강엿과 갖은 양념에 매콤 달콤하게 무쳐서 항아리에 담가 두고 겨우내 땅 속에 묻어두었다가 늦봄에 꺼내 먹는다. 황석영.
  • [외언내언] 평양온반

    북한의 김일성(金日成)주석이 생존했을 때인 90년대 초 평양을 다녀온 인사가 전해준 이야기다.김주석은 남한의 주요인사와 식사를 할 때는 ‘언감자깨국수’라는 ‘특식’을 대접했다.그리고 만주 등지에서 항일 빨치산 투쟁을할 때 먹던 음식이라는 설명을 반드시 곁들였다.“식량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보니 들판에 널려 있는 감자가 주식이었다.그러나 추운 날씨 때문에감자가 얼어 먹기에 여간 불편하지 않았다.궁리 끝에 언 감자를 으깨 가루를내 국수로 만들었다. 여기에 깨를 뿌려 맛을 냈고 이를 언감자깨국수라고 불렀다.옛 생각이 날 때는 간혹 먹는다”이같은 설명에는 빨지산 투쟁 경력을내세워 ‘정통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방북인사는 말했다. 음식에는 그 지역 사람들의 생활습관이나 생각이 담겨 있다.김주석의 설명처럼 사연 있는 음식도 많다.무엇보다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남한의 음식은 북한 음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짜다.더운 날씨에 음식이 쉽게 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평양 방문 이틀째인 14일에는 평양냉면으로 유명한옥류관에서 오찬을 하는 등 다양한 북한음식을 맛보고 있다. 평양음식은 담백한 편이다.대표적인 것으로는 평양냉면과 더불어 대동강숭어국,평양온반과평양어죽 등이 꼽힌다. 평양어죽은 이름만 그럴 뿐,물고기가 아닌 닭고기를끓여 만든다.김대통령은 지난 13일 오찬 때에는 닭고기로 만든 평양온반을들었다.평양온반은 쇠고기나 닭고기를 삶아 만든다.한마디로 곰탕과 비슷하다.그러나 삶은 고기를 건져내 손으로 찢어 양념으로 버무린 뒤 국물에 넣어먹는다는 점에서 다르다.녹두지짐과 버섯볶음, 다진 파와 실계란 등을 꾸미로 넣는다.평양온반에 대한 김대통령의 소감은 “담백하고 좋았다”였다. 정원식(鄭元植)적십자사총재가 92년 국무총리 시절 남북고위급회담 참석을위해 평양을 방문,김주석과 식사를 할 때도 평양온반은 화제가 됐었다.평양이 고향인 정총리는 당시 평양온반을 쇠고기로도 만드는 것으로 기억한다고했지만 김주석은 닭고기로 만든 평양온반만을 얘기했다고 한다.북한에서는이제 평양온반하면 닭고기로 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남한의 평양 출신 실향민들은 쇠고기 온반도 집에서 만들어 즐겨 먹는다. 남한에서 평양온반을 취급하는 음식점은 서울 강남의 옥류관이다.김대통령이 맛있어 했다는 보도에 14일 낮부터 찾는 사람이 부쩍 늘어 100그릇 이상이 팔렸다는 소식이다.남북정상회담 바람을 타고 ‘북한특수’도 봇물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모두에게 즐거운 일이다. 김명서 논설위원. @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1)잃어버린 먹거리

    내가 잃어버렸다고 하는 것은 지금은 먹을 수 없다거나 만들 수가 없다는 말은 물론 아니다.그때의 맛이 나지 않는다는 소리다.사람이 변했든지 세월이변했든지 했을 터이다. 나는 다 알려져 있듯이 만주에서 태어났고 해방이 되면서 외가가 있던 평양으로 나와서 다섯 해를 살았다.따라서 기억이 나는 것은 평양에서의 한 두해가 될 것이다.태어나자마자 줄곧 피난 길이었는데 이것은 전쟁이 끝날 때까지 팔 년 동안이나 계속 되었다. 평양에서는 이른바 적산집이라고 일본인이 버리고 간 이층 목조 집에서 살았는데 가파른 나무 계단과 모든 방마다 다다미가 깔려 있던 게 생각난다.방안쪽에는 또한 일종의 붙박이 벽장인 오시이레가 있어서 혼자 들어가 숨기에맞춤했다.오시이레 안에서는 나프탈린 냄새가 났다.그 냄새는 우리 가족이륙색이나 봇짐을 지고 이리 저리 남한의 산하를 돌아다닐 적에도 내내 따라다녔던 냄새였다. 우리 식구가 아버지의 취직으로 남한으로 내려올 때 삼팔선을 넘었는데 해주의 어느 사공 집에서 저녁을 먹었던 일이 어렴풋하게 남아 있다.갯가에서 흔하게 주을 수 있는 작은 게를 장에 조린 반찬이 신기했다.앙징맞게 작았지만집게발과 두 눈의 생김새가 그대로 있는 통째로의 게여서 입 안에 넣기가어쩐지 징그러웠다. 나는 나중에 어른들에게 듣고서야 거기가 개성의 피난민 수용소임을 알았는데,지금 기억에 남은 건 운동장의 무너진 담 사이로 보이던 작은 언덕에 봉긋봉긋 솟아난 한아름 크기의 새 무덤들과 그 앞에 사이다 병에 꽂아놓은 들꽃들이다. 만주에서부터 육로로 나온 일본인 귀환자들이 많았다는데 대부분의 작은 무덤은 그들 어린 아이들의 것이었다고 한다.내게는 다만 사이다 병에 꽂힌 들꽃들이 선명하게 기억 속에 남아 있다.서울에 와서도 효창동의 일본집들이가득찬 골목에서 세를 들었는데 분위기는 평양의 이층 집과 비슷했던 것 같다.하여튼 그 시절에 길 위에서도 새로운 고장에 도착했을 적에도 언제나 어른이 내 손에 쥐어준 것은 김밥이었다.그냥 밥 몇 술을 펴담고,조글조글하고아작아작한 (단무지가 아니라)다꾸앙을 길게 박아서 마른 김 한 장에 둘둘만 김밥은 어린내 눈에 굉장히 커 보여서 아마도 오랫동안 손에 쥐고 자다깨다 하면서 먹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오래된 일본식 집에 가서 무심코 오시이레 문을 열면 나프탈린냄새가 떠오르고 다꾸앙과 김밥 냄새가 나곤 했다.그 김밥은 요즈음에 패스트푸드가 되어버린 체인점의 김밥과는 달랐다.그 뒤 전쟁이 터지고 다시 피난길에 오르면서부터 김밥의 속이 달라지고 주먹밥이나 개떡을 먹는 일이 흔해졌지만 나중의 일이다. 해방 뒤부터 전쟁 때에는 물론이고 전후에도 오랫동안 양식이 부족해서 도회지에서는 밀가루로 연명하는 날이 많았다.어머니는 언제나 없는 재료로 아이들이 좋아할 뭔가 색다른 반찬들을 만들어내야 했다.그럴 적에 등장했던 것이 바로 ‘장떡’이었다.훨씬 뒤인 칠십년대에 와서야 어머니가 정식으로 어릴 적에 할머니로부터 전수 받은 진짜 장떡을 먹어보고서야 당시의 그것이얼마나 엉터리였는지를 알았다.어머니가 당시에 된장국과 김치 한 보시기를달랑 올려놓기가 거북했을 때에 급조했던 장떡은 우리 형제들에게는 대단한특식이요 별찬이었다.어머니가 부엌에서 장떡을 지지는 냄새를 풍기면 우리어린 것들은 둥그런 밥상 주위에서 야,장떡이다 장떡! 하면서 맴돌았다. 어머니가 급히 지져낸 장떡은 사실은 고추장떡이었다.밀가루를 묽게 반죽해서 거기에 고추장을 타고 그때 그때 눈에 띄일 때마다 파나 마늘이나 풋고추를 썰어 넣고 지진 기름끼가 도는 음식이었다.이것은 지져낸 당시에 방금 먹지 않으면 나중에는 흐물흐물해져서 풀때죽이 되어버리고 만다. 대개 장떡은 이북 음식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방에 따라서 고추장을 넣든가된장을 넣든가 아니면 둘 다를 섞어 조리하기도 한다. 평안도나 황해도에서는 된장을 주로 쓰는데 밀가루와 찹쌀을 섞어서 맛을 돋굴 마늘이나 부추 또는 깻잎 등을 다져 넣고 시루에 쪘다가 한 낮의 햇볕에한 사날 말려서 갈무리해두고 먹을 때마다 참기름이나 들기름에 지져 먹는다. 개성에서는 햇된장을 건질 적에 아예 장떡 조리용으로 소금을 치지 않고 두었다가 찹쌀가루와,다진 쇠고기며,깨,파,마늘 고춧가루 참기름을 섞어서 동그랗게 빚는다.그리고 앞서와 같이 말리거나 쪄두었다가 지져 내지 않으면구워서 낸다.여기서는 햇된장에 고춧가루를 섞는 것이 특징인데 그냥 고추장떡 보다 훨씬 맵쌀한 게 특징이다. 미나리와 부추를 섞어서 밀가루와 멸치가루 등속을 넣고 파 마늘 다진 것에고춧가루나 고추장을 버무려 동글납작하게 빚어서 담백하게 그냥 즉석에서쪄먹기도 한다. 똥그랑뗑처럼 다진 쇠고기나 다진 돼지고기를 역시 으깬 두부에 섞어 된장고추장과 밀가루에 반죽해서 기름에 지져내기도 한다. 얼마 전에 큰 아이가 장가를 갔는데 사돈 댁의 법도에 따라 우리 집에 오면서 ‘이바지’ 음식을 며느리 손에 들려 보내왔다.한과니 전이니 과물이니는 제사 때 보던 것과 같은데 유난히 눈에 띄는 음식이 있었다.그것이 바로 사돈댁의 고향인 강화의 수수장떡이었다.수수를 빻아다가 찹쌀을 섞고 된장을넣어 부추와 마늘을 다져 넣은 것이었다.며늘아이가 말하기를,수수장떡의 주의할 점은 반죽할 때 절대로 물을 타지 않는다는 점이란다.된장과 부추의 물기로 반죽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색깔을 보니 어두운 회색 빛인데 속으로부추의 푸른 빛이 어른거린다.강화의 장떡은 다른 지방과는 달리 수수로 빚으면서 그냥 날것인 채로 햇볕에 말린다는 특징이 있다.꾸덕꾸덕하게 한나절 햇볕에 말린 다음 그대로 쪄서 먹거나 역시 참기름에 지져 먹으면 된다.아이들에게는 조부모가 되는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조촐한 젯상을 차리고 ‘이바지’ 음식을 드리고 참배했다. 그때 물이 스미는 것처럼 영등포의 그 작은 집 안방의 가난했던 밥상이며 어머니가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던 생각이 났다. 방은 두 칸이었고 마루방 하나가 딸려 있었는데 부엌은 비좁은 편이었다.시멘트로 바른 부뚜막에는 중간 크기의 쇠솥 두 개가 걸려 있었고 부엌 문 앞의 처마 밑에 숯을 사용하는 풍로가 있었다.어머니는 두 솥에다 밥과 국을짓고 풍로는 아궁이의 잔불이 사라진 다음에 밑불로 타다 남은 숯을 작은 부삽으로 꺼내어 풍로에 옮기고는 그 위에서 석쇠로 생선을 굽거나 찌개를 끓이거나 번철에 뭔가 지지곤 했다.나는 누나와 함께 가끔씩 부엌에서 어머니를 도와 잘 붙지 않는 밑불을 살리노라고 풍로를 돌리곤 했다. 우리는 비 오는 날이나 또는 일요일 오후에 어머니가 부엌 봉당에 주저앉아밀가루 부침개를 붙이거나 고구마를 삶거나 할 때에 나직하게 부르던 노랫소리를 기억한다.일본 노래도 부르고 전쟁 때에 나온 유행가도 불렀다.어머니는 당시 표현대로 교육을 받은 신여성 인텔리였다.그래서 나중에 전후의 가난이 어느 정도 가셨을 때에는 요리책에 나온 특별한 서양 음식도 해주곤 하였다. 제를 끝내고 아이들과 둘러앉아 물린 상을 먹으면서 그제서야 실로 몇 십년만에 장떡을 먹어 보았는데 어쩐지 물컹하고 아무런 맛도 없어서 저도 모르게 구워낸 굴비쪽으로만 젓가락이 가는 것이었다.아이들은 더해서 한 점을밥 위에 올려 놓고 떼어 먹는 품이 못내 내키지 않는 양이다.그래도 보낸 쪽의 성의와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더해져서 서너 점을 먹고나니 밥이 한참이나 그릇에 남았는데도 벌써 배가 불렀다.수저를 놓고나서야 장떡의 미덕을알게 된다.밥을 보통 때보다 적게 먹었는데도 어쩐지 덧부룩하고 든든한 느낌이었다. 어머니는 내가 광주에 살던 시절 모시고 있었는데 광주사태 있고나서 내가당국의 권유로 제주도에 유배 비슷하게 머물던 그해 겨울에 돌아가셨다.암이라서 식구들도 모두 포기하고 병원에서 모셔내다가 진통제나 놓아 드렸다.아내가 내게 ‘노티’가 뭐냐고 물었다.글쎄…그게 뭘까,했더니 그네가 말했다.어머니가 돌아가시기 며칠 전에 몇번이나 말씀하셨다는 것이다. 노티를 꼭 한 점만 먹고 싶구나.
  • 공군 제11전투비행단 N세대 장병들 사이버 설맞이

    ‘군대에 웬 스타크래프트’ 새 천년 N세대 장병들의 설 아침 풍경이 확 달라진다. 공군 제11전투비행단은 5일 전산교육장에서 사병들을 대상으로 ‘스타크래프트 경연대회’를 연다.합동 차례를 지내고 명절 특식을 먹은 뒤 윷놀이를즐기거나 연병장에서 축구·배구·족구대회를 열던 예년의 설 풍경과는 딴판이다. N세대 젊은이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스타크래프트’는 컴퓨터 온라인에서 펼쳐지는 가상 우주전투게임.비행단측은 참가 희망자들이 폭주하자 대대별로 대표 10명씩을 뽑아 토너먼트로 대회를 치를 예정이다. 이 부대 이창곤(李倉坤·22)일병은 “휴가때나 즐길 수 있던 스타크래프트게임을 영내에서 즐길 수 있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인사처 김동승(金東乘·43)중령은 “설을 맞아 신세대 장병들에게 맞는 놀이문화를 개발하기 위해 고심하다 스타크래프트 경연대회를 열기로 했다”면서 “병영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주석기자 joo@
  • 혜화동1번지 페스티벌 새달15일 개막

    “연극 특유의 현장감을 살려 영화나 텔레비전보다 훨씬 으시시한 무대를꾸밀 겁니다”. 잘나가는 ‘386세대 연출가’ 손정우 이성열 최용훈 박근형 김광보가 서울대학로의 여름을 서늘하게 만들겠다고 다짐하고 있다.연극동인 ‘혜화동 1번지’의 2기생인 이들은 올 ‘혜화동 1번지 페스티벌’의 테마를 ‘공포’로잡았다.이는 지난 해 “내년 여름에는 공포물을 해보자”는 이성열의 제의에 다른 동인들이 선뜻 동조한 데 따른 것이다.무대에 올리는 연극은 ‘꿈’‘귀신의 똥’ ‘다림질하는 사람들’ 등 5편. ‘연극만의 독자성’과 ‘실험성’이라는 공통분모 위에서 톡톡 튀는 개성을 발휘하고 있는 이들을 지난 24일 서울 대학로 소극장 ‘혜화동 1번지’에서 만났다. 먼저 막내인 김광보(35·극단 청우 대표)가 연극 ‘꿈’에 관한 설명으로 말문을 열었다. “2차대전 후 전범(戰犯)이라는 사회적 억눌림을 묘사한 독일의 귄터 아이히의 ‘꿈’을 선택했는데 원작이 라디오 드라마인지라 청각적 이미지나 상상력만으로도 충분히 무서운 느낌이 들 겁니다”.유혈이 낭자한 장면이나 괴기스런 장면을 직접 보여주기 보다 보이지 않는 효과음이나 느낌으로 전율을 유발한다는 것이다.‘꿈’은 두편의 옴니버스로 엮어져 있다.우선 ‘흰 개미’는 먹이를 속에서 부터 ‘사각사각’ 갉아먹어 겉껍질만 남긴다는 점을부각했고 ‘기차놀이’는 인육(人肉)을 소재로 한 영화 ‘델리카트슨 사람들’처럼 컬트적인 요소가 강하다. 이어 최근 ‘청춘예찬’으로 두터운 저력을 보여준 박근형(36·극단 76단상임연출)이 진지하고 조심스러운 말투로 한마디 거들었다.“‘귀신의 똥’은 정신·물질이 모두 빈약하면서도 ‘자신이 뭔가 대단하다’고 느끼는 허위의식을 깨려는 작품입니다.귀신에게 시달리는 거지가족과 강간 당한 여인의 사연을 현재 일어날 수 있는 상황으로 묘사했습니다”.구체적 시놉시스보다 배우들의 순발력과 즉흥성에 무게를 두어,‘돌발적 비명’이 장면 곳곳에 툭툭 튀어나올 것으로 보인다. 동인 중 최고참인 손정우(38·극단 표현과 상상 대표)는 현대인의 정신병리 현상인 집착을 주제로 삼았다.“고립과 소외가 쌓일수록 그것을 해소하려스피드나 인터넷 등에 집착하는 경향이 짙은데 작품 ‘다림질하는 사람’은좁은 세탁소에서 고립된 주인공이 여자에 빠져들면서 벌이는 행각을 다룬 것입니다.광적인 집착 끝에 주검을 다림질하면서 자멸해가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이들 세명의 작품이 오는 7월15일부터 8월1일까지 먼저 선을 보인뒤 8월5일부터 같은달 22일까지 이성열(37·극단 백수광부 대표)의 ‘심야특식’과 최용훈(36·극단 신화 대표)의 ‘아빠!’가 바통을 이어 받는다.아직 구체적틀은 안 잡혔지만 ‘심야특식’은 농담이나 장난으로 주고받던 귀신얘기가자기의 얘기로 나타나고 그 속에 빠져드는 상황의 무서움을 다룬다.최용훈의 ‘아빠!’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모티프로 하여 살부(殺父)욕구나 근친상간 등 내면에 잠재된 욕구를 발견하는 공포심리를 담는다. 이들은 “간접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지만 ‘나도 저렇게 될 수 있겠구나’라는 연상작용으로 더 ‘소름끼치게’ 하겠다”고 장담했다.(02)764-3375이종수기자 vielee@
  • 외언내언-북한 설명절

    오늘날 지구상에는 250여개의 민족 구성원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그들 나름대로 아끼고 숭상하는 고유의 명절이나 풍속을 갖고 있다.우리민족에게도 면면히 전해 내려오는 고유명절과 각종 민속놀이가 있다.그 가운데서도 정월초하루 설날과 8월 한가위 중추절은 우리민족만이 간직하고 있는 미풍양속이며 전통명절이다. 바로 이같이 뜻깊은 명절이기 때문에 올 설연휴에도 2,700여만명이라는 민족의 대이동을 통해서 고향을 찾게 되는 것이다.그러나 민족정통성의 차원에서 볼 때 분단 이후 북녘땅에서 우리의 전통 민속명절이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북한은 정권수립 이후 착취계급들이통치권 유지에 악용했던 허례허식을 추방하고 봉건잔재를 뿌리뽑는다는 정치적 결정에 따라 설날을 아예 공식명절에서 제외시켜 버렸다.89년 음력설을전통명절로 부활시켰지만 金正日생일이나 정권창건기념일과 같은 사회주의명절에 가려 빛바랜 명절로 전락하고 말았다. 북한에서 음력설은 예순을 넘은 촌로(村老)의 기억 속에 희미한 흔적으로만남았을 뿐 이제 설 명절의 진정한 의미는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조상의 음덕을 기리고,친지들과 만나 회포를 푸는 전통은 사라진 지 이미 오래되며 녹두전을 지지고 만두를 빚던 아낙네들의 분주함과 즐거움은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 버렸다.그래도 올 설 명절은 金正日생일인 16일과 겹쳐 각종 충성선물과 특식이 배급될 것으로 보여 그나마 작은 위안이 될 듯하다. 식량난으로 조상에 대한 제삿밥조차 올리기 어려운 북한주민들에게는 위대한(?) 통치자의 생일 덕에 올 설날에는 밥 한술이라도 제대로 먹을 수 있을것 같아 퍽 다행스럽게 생각된다.우리가 설 명절을 맞으면서 되새겨야 할 교훈은 무엇보다 우리민족이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는 정통성을 되찾는 일이다. 기나긴 민족사에서 숱한 수난과 분쟁을 겪으면서도 단일혈통을 유지하고 찬란한 문화를 창조하며 5,000년의 역사를 유지·발전시킨 저력은 우리민족만의 뿌리깊은 정통성이 밑받침되었기 때문이다.민족의 정통성 회복을 통해서만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는 견해도 바로 여기에 근거하고 있다.남북한이 하루속히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시켜 설과 같은 민속명절에서부터 민족의 동질성을 되찾아야 하겠다.설날을 맞아 고향을 찾는 귀향행렬이 북으로도 이어져 북한주민들과 실향민들의 가슴을 녹일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 金正日 ‘식물사랑’ 선전(북한 이모저모)

    ○…북한은 봄철국토관리총동원기간을 맞아 金正日이 2차례에 걸쳐 중앙식물원에 희귀한 꽃씨·뿌리·나무종자 등을 보낸 사실을 전하며 金正日의 식물애호정신을 선전.노동신문은 金正日이 꽃씨를 보낸 것에 대해 온 나라를 백화만발하고 온갖 열매 주렁진 인민의 낙원으로 꾸려 인민생활을 더욱 향상시키려는 뜻이라고 주장. ◎‘태양절 특식’ 수박 제공 ○…북한은 15일의 김일성 86회 생일(태양절)을 맞아 평양시내 식당과 상점들에서 일반 주민들에게 ‘수박’을 명절특식으로 제공토록 하고 이를 金正日의 ‘은덕’으로 선전.중앙방송은 金正日이 “근로자들에게 여름에나 맛볼 수 있는 은정어린 수박을 보내주었다”고 전하면서“그 뜨거운 사랑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너스레.
  • 김정일 오늘 초라한 56회 생일/외국대표단 초청 대폭 축소

    ◎국민들에 나눠줄 특식·선물조달도 차질/거창한 준비 불구 실속없는 행사 그칠듯 16일은 북한 김정일의 56번째 생일.당 총비서 취임이후 처음 맞는 생일이다.북한에서 김정일 생일은 김일성의 생일과 대등한 수준으로 격상돼 16일부터 이틀동안은 휴무인 최대의 명절이다. 북한은 15일 ‘김정일 생일 중앙보고대회’를 열어 김정일에 충성을 강요하는가 하면 예술상 개인경연,국제피겨스케이팅대회 등의 체육행사도 준비중이다. 하지만 거창한 준비에도 불구하고 김정일의 생일은 실속없는 행사에 그칠 것으로 북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주체사상 국제토론회가 취소됐고 전주민들에게 나눠줄 특식과 선물조달도 큰 차질을 빚고 있는 지경이다.심각한 경제난과 외화난 탓이다.정부 관계자는 “매년 경비전액을 부담해 초청해오던 외국의 친북한 좌경정당 대표단도 올해에는 대상을 대폭 줄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대외경제위원회는 생일준비를 위해 해외 무역참사부 및 무역일꾼 들에게 일정한 액수를 할당했다.조총련의 헌금목표는 80억엔.해외유학생들에게마저 ‘충성금’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지방 및 해외공관에는 ‘정성품’을 보내도록 요구했다.승진심사에 반영한다는 내용도 덧붙여 선물을 보내지 않을 수 없도록 했다.해외 공관은 웅담,스칸디나비아 바닷가재,러시아 철갑상어알,프랑스 코냑,인도 거북알,남미 해구신 등을 할당받아 놓고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 남은 차례음식 재활용 아이디어

    ◎생선 호박전 등 야채넣고 모듬전골로/도라지 등 나물 밀가루 반죽후 튀겨내 “오늘도 나물에 생선전이야…” 얄팍한 IMF 월급봉투를 쥐어짜 정성껏 장만한 차례음식이지만 식탁에 오르면 아이들 반찬투정 대상으로 전락한다.제사음식은 화려하거나 향신료 맛 강한 것이 금기이기 때문에 부식감으론 낙제점인게 사실.냉동실에 쳐박혀 있다가 잊혀질 만하면 슬그머니 휴지통에 구겨박히는 신세가 되곤 했다.하지만 험난한 IMF시대 단지 맛이 없다고 음식버리는게 용납될 주부는 없을 듯.차례음식을 재활용,특식을 만드는 아이디어를 발휘해 보자.냉장고 용적도 넓게 쓰고 가족 미각 만족도도 IMF이전 수준으로 유지할 차례음식 리폼요리를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 부설 조리직업전문학교의 도움말로 소개한다. ◇모듬전골 △재료=생선전·호박전·김치적·두부적 등 전·적·부침류,무·쇠고기 각 100g,미나리 30g,실파 5뿌리,붉은 고추 2개,마늘 다진 것 1작은술,육수,국간장,소금,후추,참기름. △만드는 법=①부침개는 길이 5㎝,넓이 2∼3㎝로 썰어둔다 ②무는 길이 5㎝,넓이 2ㄹ㎝로 저며 썬후 육수를 붓고 무르도록 끓인다 ③미나리,실파는 4∼5cm 길이로,붉은 고추는 어슷하게 썰어 씨를 턴다 ④쇠고기는 채썰어 간장,후추,참기름에 무친다 ⑤전골냄비에 익은 무를 깔고 부침개와 미나리,실파,붉은 고추,쇠고기를 얹는다 ⑥마늘 다진 것과 갖은 양념으로 간맞춘 육수를 전골에 붓고 끓여가며 먹는다. ◇나물튀김 △재료=도라지·고사리·시금치 나물,달걀1개,실파 2뿌리,밀가루 1컵,녹말 1/4컵,식용유. △만드는법=①나물은 3∼4㎝ 길이로,실파는 송송 썰고 달걀은 풀어둔다 ②넓은 그릇에 나물,파를 담고 밀가루,녹말,달걀 푼 것을 부어 반죽한다 ③반죽을 젓가락으로 조금씩 집어 160。C의 식용유에 넣고 튀겨낸다. ◇돼지고기 솔잎자반 △재료=돼지고기 편육 300g,식용유 2큰술,조림간장(간장 3큰술,물엿 2큰술,청주·다진마늘·참기름·통깨 각 1큰술,후추 약간). △만드는법=①돼지고기 편육은 결대로 가늘게 찢는다 ②그릇에 조림간장 재료를 넣은뒤 찢은 고기를 넣고 무친다 ③식용유 두른 팬에 고기를 넣어 보슬보슬 볶아준다. *돼지고기 대신 삶은 닭고기를 써도 된다.
  • ‘최고사령관 동지’의 생일상/김용상 연구위원(남풍북풍)

    옛부터 생일은 인생의 어느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전환점으로 인식돼왔다.생일에 관한 습속은 나라마다 다르고 우리나라에서도 지방에 따라,생활여건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보통은 특별한 음식을 마련해 가족이나 이웃끼리 나눠 먹으며 이 세상에 태어난 의미를 되새겨 보고 무병 건강 장수 영화를 축원하기도 한다.그러나 대부분 가족이나 친지간의 행사로 그치지 여기저기 떠벌리지는 않는다. 그런데 북한에선 ‘최고사령관 동지’의 56회생일(2월16일)을 앞두고 벌써 몇주전부터 떠들썩하다고 한다.평양방송과 중앙방송은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와 이집트 등에서 친북단체를 동원,경축준비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스웨덴에선 경축개막 월간 모임을 가졌다고 보도했다.“세계의 진보적 인류가 정력적인 영도로 인류를 이끌고 계시는 김정일 동지의 만수무강을 삼가 축원하고 있다”는 황당한 찬사도 빼놓지 않고 있다.외국에서 이러하니 북한 내부에서 어떠하리라는 것은 짐작하고도 남는 일이다.올해도 모든 가용재원을 총동원해 떡 벌어지게 생일상을차릴 것이다.외신들은 55주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던 지난해의 경우 김정일 생일 행사를 치루는데 물경 6억달러를 쏟아 부었다고 보도했었다. 그 많은 돈을 바다제비집 바다거북 등 최고급 요리재료와 술, 그리고 수하들을 위한 고가의 사치품 구입과 주민들에게 나눠줄 특식 등 생일선물을 마련하는데 탕진해버린 것이다. 6억달러라면 당시 태국쌀값으로 북한 사람들이 반년동안 하얀 쌀밥을 먹을 수 있는 엄청난 액수였다.올해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북한에 지원키로 한 양곡은 북한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7백47만명이 먹을 수 있는 65만7천9백72t,금액으론 3억7천8백20만달러다.엄청난 액수지만 그래도 지난해 북한이 김정일 생일비용으로 쓴 돈의 63%밖에 안된다. 김정일의 생일 뿐 아니라 올해부턴 태양절로 부르기로 한 김일성 생일(4월15일)역시 요란하게 치를 것으로 보인다.현체제를 유지하려면 김일성 부자의 우상화 작업을 계속할 필요가 있고 카리스마 조작을 위해선 생일상이라도 떡 벌어지게 차려야하는 지는 몰라도 보통 평균인의 상식으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다.부질없는 몽상에 지나지 않겠지만 김부자의 생일잔치에 그 많은 돈을 쓸게 아니라 구황식량을 사들이거나 생활필수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짓는 등의 생산적인 곳에 쓴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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