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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소보 갈등’ 재점화

    ‘코소보 갈등’ 재점화

    |파리 이종수특파원|발칸반도가 다시 국제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조짐이다. ‘코소보 영유권’을 골자로 한 세르비아의 새 헌법이 28,29일(현지 시간) 실시한 국민투표에서 통과될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세르비아의 독립 감시기구인 ‘자유민주주의 선거센터’는 29일 “표본조사 결과 660만여명의 유권자 중 투표에 참가한 53.5% 가운데 96%가 새 헌법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전체 유권자의 과반수가 찬성하면 새 헌법은 승인된다.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 세르비아 총리는 이날 국영텔레비전에 출연해 “세르비아의 단일성에 대한 국민적 열망과 코소보가 세르비아 영토의 일부라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준 역사적 순간”이라고 말했다. 물론 코소보 영유권을 명시한 새 헌법이 국제법상 강제력은 없다. 지난 1999년 내전 종식 이래 코소보는 유엔이 관할해 왔기 때문이다. 프랭크 위스너 코소보 담당 미국 특사가 국민투표 직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이후 코소보는 세르비아의 주권에서 벗어나 있다.”고 못을 박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세르비아 정부는 새 헌법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서방과 친한 보리스 타디치 대통령마저 “새 헌법이 세르비아와 코소보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새 헌법은 세르비아 연립정부와 코소보 독립을 추진해 온 유엔간 갈등의 불씨가 될 전망이다. 유엔측 6개국 접촉그룹은 코소보의 최종 지위 문제를 연내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vielee@seoul.co.kr
  • “레바논 평화유지군 파견 바람직”

    반기문 차기 유엔 사무총장이 “우리나라는 현재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31명을 파견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에서 9만여명의 평화유지군이 활동하고 있는 사실에 비춰볼 때 책임있는 유엔 국가의 모습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 차기 총장은 25일 서울대에서 열린 ‘유엔 사무총장 진출과 한국의 세계화’라는 주제의 특별강연에서 “우리 국민들의 시야가 너무 국내에 머물고 있는 것 같다.”면서 “레바논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250석 규모의 강연장에는 이장무 총장과 박봉식 전 총장, 윤영관(서울대 교수) 전 외교통상부 장관, 임현진 사회대학장 등 학내외 인사를 비롯해 학생 등 총 4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북핵 문제에 대해 반 차기 총장은 “한국 외교통상부 장관일 때와 유엔 사무총장이 됐을 때 북핵 문제를 대하는 방식이 다를 것”이라면서 “특사를 임명해 북한에 파견하거나 필요하다면 직접 북한을 방문해 협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핵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은 아직 취임 전이라는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서울대 외교학과 63학번인 그는 후배들에게 “머리는 구름 위에 두되 발은 땅바닥을 딛고 있어야 한다.”면서 “꿈과 이상을 높이 두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현실에서 부단히 노력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사설] 미국민도 요구하는 북·미 ‘무조건 대화’

    북의 핵실험과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 이후 우리가 확인한 것은 두가지다. 북핵사태의 평화적 해결에 대해 국제사회가 공감대를 이뤘다는 것, 그리고 북한이든, 미국이든 누구도 당장 군사적으로 해결할 힘과 뜻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길은 하나다. 유엔 결의안이 명한 대북제재는 국제사회의 약속인 만큼 엄정히 집행하되, 이에 못지않게 대화 노력을 적극 펼치는 것이다. 대화 없는 제재는 불필요한 안보위기와 북핵 해결 비용만 높일 뿐이다. 대북제재 국면을 맞아 북·미간 조건 없는 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미국 내에서 높아간다.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바보스러운 짓”이라 지적했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부시 행정부가 미국을 고립시켰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뿐 아니라 미 의회 상원 외교위원장인 리처드 루거, 상원 법사위원장인 앨런 스펙터 등 공화당의 상당수 중진의원들까지 북·미 대화 요구 대열에 가세했다. 대다수 분석처럼 다음달 7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북·미간 직접대화를 촉구하는 여론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북 핵실험 사태까지 몰고 온 북·미 대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부시 대통령의 깊은 불신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지금도 “미국이 6자회담을 준수할 용의가 있는지 의심된다.”(김 위원장),“역사적으로 북한과의 직접 대화는 효과적이지 않다.”(부시 대통령)고 불신의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그러나 일방적 양보만을 강요하는 고집으로 외교적 해결을 기대할 수 있는지 두 지도자는 자문해야 한다. 6자회담의 틀에서든, 틀 밖에서든 해결의 실마리는 결국 북·미가 쥐고 있고, 두 나라가 풀어야 한다. 어차피 해야 할, 그리고 하게 될 대화라면 대북제재로 동북아 안보긴장을 높이지 않고 추진하는 것이 서로에게 생산적일 것이다. 양측이 특사 교환 등을 통해 적절한 대화형식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 대북특사 탕자쉬안 北방문후 각국 변화

    중국 탕자쉬안 국무위원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 대화(지난 18일) 내용, 특히 김 위원장의 언급이 각국 외교소식통 등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미국 한국 일본 등 핵심 관련국들의 해석과 대북 조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 언급의 핵심은 기존의 전제가 달린 입장의 되풀이.“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바뀌면 다른 일(2차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금융제재 해제 등 환경이 정비되면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다.”“한반도 비핵화는 고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다.”등이다. 이를 둘러싼 각국 대처 가운데 주목되는 점은 겉으론 북한편에 선 것처럼 보이지만 안으론 단호한 압박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중국의 태도 변화다. ●“중국, 얼굴은 웃지만, 발로는 정강이 세게 걷어차며 압박” 대북 정책 변화를 최소화하려는 우리 정부를 당혹스럽게 하는 것은 예상보다 강한 중국의 대북 조치들이다. 한·중·일·러 4개국 순방을 마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도 중국이 기대 이상으로 협조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고 한다.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24일 “대북원조를 제공하는 것이 반도의 안정에 이롭다.”고 말하는 등 공개적으론 대화로 풀어야 한다며 ‘적절한’ 제재를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행동은 매우 공세적이라는 게 정부 분석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중국이 지금 얼굴은 웃으면서, 아래로는 북한의 정강이를 세게 걷어차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관영 언론을 통해 조중우호조약의 자동개입조항도 북한이 잘못한 경우 관련없다는 내용을 흘리고 있다. 또 중국은행의 대북송금 엄격 실시, 국경무역 밀무역 통제 등의 얘기도 흘러나온다.23일 보도된 홍콩 항구에서의 북한 강남1호 화물 검색 보도과정도 주목할 만한 일이다. 북한이 며칠째 ‘조용한’이유가 예상보다 강한 중국의 태도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최근 잇따라 국제사회가 보는 면전에서 뺨을 맞은 격인 중국은 “이번엔 한수 가르쳐 주겠다.”는 태도로 나서고 있다고 한다. ●미·일 “일단 제재로 응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미국은 북한이 아무리 유연한 태도를 보인다 해도 개의치 않는다는 태세다. 핵실험은 이미 지워질 수 없는 사실이고, 핵 실험을 유예한다는 것 자체로 더 이상 미국을 압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길 바란다는 분석도 있다. 대북 압박·고립 명분을 쌓을 수 있는 더 없는 호재란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으로선 현재 협상이니, 대화니 하는 문제는 논외”라면서 “국면 전환의 시기는 북한이 말로 하는 유화제스처가 아니라, 응당 치를 대가를 치른 뒤”라고 말했다.11월 초 미국의 중간 선거를 앞두고 대북 강경몰이를 할 필요성도 있는데다, 중국이 협조적으로 나오는 마당에 굳이 정책변경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일본은 미국보다 더 강경한 분석틀도 임하고 있다. ●한국,“기존 입장 되풀이지만, 틈새 찾아보자” 한국 정부는 청와대·통일부·외교부 부처간 혼재된 분석을 며칠째 계속하면서 ‘면밀하게 분석한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핵 실험이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 금융제재를 조금만 완화하거나 여지를 주면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올 수도 있다는 기대속에, 상황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대북 제재는 최소화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유엔 안보리 제재 위원회에 낼 보고서 작성에 들어갔지만 오는 11월15일 막판까지 좌고우면할 것으로 보인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北, 힐 홍콩방문에 “계좌 해제 기대”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정 이후 관련국간의 1차 외교 탐색전이 마무리됐으나, 북핵의 좌표가 어디쯤 놓여 있는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23일 베이징에서 열린 주중 한국대사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하중 대사는 북핵 상황에 대한 판단을 묻는 질문에 “현 시점에서 유엔 제재위원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가장 중요한 변수”라며 “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지난 1주일여간 중국의 특사외교와 미국의 순방외교가 현란하게 펼쳐졌음에도 대북 제재를 향한 안보리의 시계를 멈춰 놓지 못했다는 얘기다. 세계의 이목은 다시 1주일 전의 뉴욕으로 돌아가 정식 출범한 유엔 대북제재위의 의사봉을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발언이 제재에 가장 적극적인 미국과 일본에 새롭게 해석되지 못한 때문이다. 도리어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국무위원을 통해 전달된 김 위원장의 발언이 미묘한 해석차를 일으키며 관련국 간의 이해차이만 더욱 분명하게 드러내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런 가운데 국감장에서는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홍콩 방문을 둘러싸고 북한과 미국의 인식차가 어떠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소개됐다.열린우리당 최성 의원은 전날 만난 ‘북한의 핵심 관계자’가 “‘힐 차관보의 홍콩 방문에서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가 잘 풀릴 것이며 머지않아 미국의 긍정적인 답신을 기대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BDA 문제를 6자회담 틀에서 확실하게 푼다는 합의만 있으면 북측이 먼저 6자회담에 참여할 수 있다. 힐이 홍콩에 들른 것도 이런 가능성을 타진해 보기 위한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힐 차관보는 윌리엄 라이백 홍콩 금융관리국 부총재와 면담을 갖고 BDA에 예치된 북한자금 동결을 비롯한 북한의 ‘불법’ 금융거래 문제에 대해 긴밀한 협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또 북한거래 조사에 대한 홍콩 금융관리국측의 협조에 감사를 표시하고, 앞으로도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북한의 기대와는 완전히 다른 행보를 보인 것이다. 힐 차관보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라이백 부총재와의 면담은 상황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됐다. 현재 많은 것들이 진행되고 있고 이를 꼭대기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힐 차관보는 마카오는 방문하지는 않았지만 홍콩 주재 미국총영사관을 통해 마카오 현지 상황도 보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jj@seoul.co.kr
  • 북·미 명분쌓기…1994년 再版되나

    북한의 핵실험과 국제사회의 제재 결의로 팽팽한 긴장감이 몰아치던 북핵실험 사태가 일단 소강상태를 맞은 듯하다. 탕자쉬안 중국 특사를 통해 나오는 ‘평양발 유화 발언’은 북핵사태가 대화와 제재의 갈림길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을 준다. 하지만 북한의 유화발언이 외교적 수사에 불과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23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에게 외교적인 발언을 한 것”이라면서 “북한의 기본입장은 달라진 게 없다.”고 지적했다.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논리에는 미국이 북한을 못살게 굴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고,6자회담 복귀에도 금융제재 해제란 꼬리표가 달려 있다.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은 “우리가 먼저 6자회담에 복귀할 테니 곧바로 금융제재를 해제하라.”면서 ‘선 금융제재 해제, 후 6자회담 복귀’라는 기존 입장과 달라진 듯한 발언을 했다. 하지만 선후의 관계가 분명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평양발 발언을 놓고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전략을 펴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탕자쉬안 특사의 ‘다소 진전된 발언’이란 평가에 미국은 ‘특별한 게 없다’고 낮은 평가를 하고 있다. 오히려 한국·중국·러시아·일본 순방을 마친 라이스 장관은 ‘5자 연대’를 바탕으로 제재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은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의 연대를 공고히 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대북 제재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러·일 순방의 목적도 국제사회의 단결된 대응을 확인하는 데 있었기 때문에 다음 수순은 당연히 제재 본격화로 모아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소강상태에 빠진 듯한 북핵사태는 폭풍전야의 고요함에 불과하고, 긴장감은 앞으로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북한과 미국이 서로 명분을 쌓으면서 결정적인 대화의 장이 열릴 때까지 긴장감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면서 “북·미간 긴장과 대화는 1994년의 재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94년에 북·미간 긴장감이 형성되면서 중국이 중재에 나섰지만 서로의 요구조건이 달라 대화는 이뤄지지 않고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여기서 중국이 더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면서 양쪽은 명분을 얻어 대화에 나선 전례가 이번에도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사설] 北은 대화복귀 뜻 분명히 밝혀야

    탕자쉬안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의 특사 방북을 계기로 북한의 추가 핵실험에 대한 낙관적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평양을 방문한 탕자쉬안 특사에게 “추가 핵실험 계획은 없다.”며 “6자회담에 나갈 테니 금융제재를 풀어달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중국은 이를 계기로 북·미간 중재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빚어진 현 대치상황의 외교적 해결이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 탕 위원의 특사방북 결과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탕 위원과의 만남에서 북한으로부터 놀랄 만한 제안이 없었다.”고 말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이 즉각 6자회담에 복귀하는 길뿐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미국은 탕 위원이 전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언급에도 불구하고 북에 근본적인 상황변화가 없다고 보고 있다. 즉 “미국이 압력을 가중시킨다면 이를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연이어 물리적인 대응조치들을 취할 것”이라는 지난 11일의 북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중재를 통한 외교적 해법이 당장 먹혀들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그렇더라도 북한 지도부로부터 추가 핵실험 계획이 없다는 언급을 받아낸 것은 다행이다. 최소한 더 이상의 사태 악화는 막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오래 시간을 끌어선 안 된다. 미국이 대북 제재의 수위를 예정대로 높여간다면 북은 언제든 추가 핵실험 카드를 다시 꺼내들 것이다. 사태가 거기까지 가면 중재를 통한 외교적 해결 가능성은 사라진다. 따라서 북한은 추가 핵실험의 유예를 선언하고 대화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미국도 제재일변도에서 벗어나 유연한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 외면당한 김정일의 약속

    외면당한 김정일의 약속

    |워싱턴 이도운·도쿄 이춘규·베이징 이지운특파원|미국과 일본은 22일 ‘북한의 추가 핵실험 포기 소식’에 대해 별다른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추가 핵실험은 하지 않겠다.”는 일부 보도 등에 대해서도 일축하는 태도다. 일본 정부는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결론내리고 이에 따라 일련의 북한 봉쇄정책 시행 준비에 착수하는 한편 사태 장기화 대비에 들어갔다고 도쿄의 외교소식통들이 이날 전했다.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국무위원이 특사로서 북한을 방문한 뒤 북핵 사태의 외교해결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금융제재 해제와 6자회담 복귀를 연결시키는 등 기존 입장을 되풀이해 큰 맥락에서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일본 정부도 탕 위원의 방북이 북한의 추가 실험을 일단 유보시킨 것에는 긍정적인 평가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재실험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며 추가 핵실험을 우려하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도 21일(현지시간) “중국측 특사로 평양을 방문했던 탕자쉬안 국무위원이 김정일이 핵실험에 대해 사과했다거나 핵실험을 다시 하지 않을 것이란 말을 했다고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북한으로부터 6자회담에 돌아오겠다는 확약으로 보이는 어떤 특별한 메시지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라이스는 CNN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다시 핵 실험을 한다면 고립이 더 심화되고 북한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조치들이 취해질 것”이라며 추가 핵실험 강행을 경고했다. 존 볼턴 유엔주재 미 대사도 이날 “미국에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북한이 늘상 하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워싱턴 외교소식통들은 “미국은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카드’로 이용, 보상받으려는 시도를 경계하고 있다며 복귀해도 핵실험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준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김 위원장이 추가 핵실험 중단 의사를 밝혔다고 알려진 것에 대해 ‘비핵화 이행 발언’ 등 원칙적인 입장이 확대 해석돼 잘못 전해진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22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탕 위원과 만난 자리에서 “1991년 남·북한이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선언이 부친인 김일성 전 주석의 ‘유훈(遺訓)’이라면서 이같이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본 정부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선박 검사와 관련, 쓰시마 해협과 오키나와 해역에서 실시할 방침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이날 전했다. 일본 정부의 선박검사 활동계획 개요에 따르면, 자위대가 해상교통 요충지인 쓰시마와 오키나와 두 곳의 해역과 상공에 호위함과 P3C초계기를 각각 여러대 배치해 북한으로 향하는 화물선을 대상으로 경계·감시활동을 펼치게 된다. dawn@seoul.co.kr
  • [사설] 중국의 北·美중재 노력 불씨 살려야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어제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한 뒤 “북한은 조건없이 6자회담에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라이스 장관의 언급이 중국에 다소 실망스러울 것이다. 북·미간 중재가 쉽지 않음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앞서 탕자쉬안 중국 국무위원은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했다. 미국이 금융제재를 풀어야 대화에 나가겠다고 김 위원장이 밝혔다는 보도가 있었다. 북·미 모두가 유연해지지 않으면 북핵은 풀리지 않는다. 미·중 외교장관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결의를 충실히 이행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북한에 위험한 행동을 자제하도록 경고한 점은 의미가 있다. 우리는 중국이 2차 핵실험이나 핵무기 이전을 하지 말라고 북한을 강하게 압박했을 것으로 믿는다. 미·중 회담을 통해 중국의 의지를 공개 확인한 것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 그러나 라이스 장관이 위험한 불법물질 거래를 막기 위한 조치를 강조한 반면 리자오싱 부장은 외교적 방식을 앞세웠다. 두나라간 시각차가 메워지지 않으면 북한이 틈새를 파고 든다. 라이스 장관을 따로 만난 탕자쉬안 위원은 자신의 방북이 “헛되지 않아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북·미 대립에도 불구, 중재 여지가 남아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으로부터 추가 핵실험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6자회담 재개방안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북·미는 중국 중재로 시작된 간접대화의 불씨를 살려나가야 한다. 탕자쉬안 위원의 평양 방문을 통해 북한측과 절충 가능성도 보이는 만큼 북·미 고위급 회동을 갖는 게 북핵 난제를 푸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미국은 대북 특사를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뉴욕 혹은 베이징 채널을 통해 북·미가 직접 만나 담판을 짓는 방법 역시 괜찮다고 생각한다. 한국 정부도 북·미 대화를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 김정일 “추가핵실험 계획없다”

    |베이징 이지운특파원|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북한을 방문한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에게 “추가 핵실험 계획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이같은 내용을 이날 중국을 찾은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에게 전달했으며, 한국과 일본 등에도 통보했다고 외교 관계자들이 밝혔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동향 등을 예의 주시하며 다각도로 의도를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탕자쉬안 국무위원이 라이스 장관과의 만남에서 “다행히도 나의 이번 (북한) 방문은 헛되지 않았다.”고 말한 것도 이같은 상황 진전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외교 전문가들은 “추가 핵실험 자제 발언이 더 이상의 ‘상황 악화’를 방지했다는 측면이 있지만 근본적인 변화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이 “탕 국무위원의 평양 방문을 통해 적어도 북한과 중국의 상호 이해를 증진시켰다.”고 소개한 대목도 양측이 상황 해결의 합의점을 찾지 못했음을 암시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앞서 리자오싱 부장은 라이스 장관과 회담이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탕 국무위원이 평양에서 모두가 6자회담을 가능한 한 빨리 재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라이스 장관은 후진타오 국가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리자오싱 외교부장 등과 연쇄 회담을 마친 뒤 “6자회담에 기꺼이 복귀하겠지만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대북 금융제재 해제는 어렵다.”면서 북한에 무조건적인 회담 복귀를 촉구했다. 라이스 장관은 “리 부장과 유엔 결의의 전면적인 이행에 관해 논의했다.”면서 “불법적인 화물과 위험 물질의 교역이나 운송을 확실히 차단할 수 있는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의 전면적 이행 문제를 협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이 현재 (북·중) 국경을 빈틈없이 통제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는 점을 우리에게 분명히 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원자바오 총리가 북핵 문제 해결에 “외교와 대화 이외의 다른 선택은 없다.”고 강조하고, 리자오싱 부장이 “양국이 위기상황을 외교적인 방식으로 해결하기로 했다.”고 설명, 양국간 강조점에서 다소 차이를 드러냈다. jj@seoul.co.kr
  • [사설] 서울·평양 북핵 외교전을 주목한다

    어제는 북핵 문제를 놓고 서울과 평양에서 숨가쁜 움직임들이 있었다. 서울에서는 한·미 외교장관회담에 이어 한·미·일 3국 외교장관회담이 열려 대북 공조를 다짐했다. 평양에서는 탕자쉬안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미·일이 공조복원을 선언하고, 중국마저 경고등을 켠 주변 상황을 북한은 직시해야 한다. 끝까지 핵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고립과 파멸뿐인 것이다.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미·일은 제재에, 한국은 대화·설득에 무게를 두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특히 금강산 관광 사업과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을 둘러싸고 한·미간 갈등 양상이 빚어졌다. 그런 점에서 한·미 외교장관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은 다행스럽다. 북한이 핵무기나 핵물질을 제3자에 이전하는 것을 막는 게 중요하다는 데 합의가 이뤄졌다. 하지만 금강산관광이나 PSI의 세부조정 문제는 여전히 난제로 남았다. 앞으로 한·미 양국이 슬기롭게 절충점을 찾아가야 한다. 한·미·일은 북핵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에 주목했다. 대북 압박이 실효를 거두려면 중국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중국은 탕자쉬안 특사의 평양 방문을 통해 북한의 의도를 확실히 파악하기 바란다. 대화할 여지가 있으면 그를 살리되, 평양 당국이 고집을 피운다면 과감한 제재에 합류해야 한다.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오늘 베이징에서 중국 지도부와 회동할 예정이다. 간접 북·미 접촉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김정일 위원장이 탕자쉬안 특사를 빨리 만나준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겠다고 공언하기 전까지는 압박의 강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한·미·일은 물론 중국이 한목소리를 내야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다.
  • 中탕자쉬안, 김정일 면담

    |베이징 이지운특파원|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평양을 방문중인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이 19일 오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 후 주석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하고 북한 핵실험 문제를 논의했다고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밝혔다. 류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전하고 “한반도 정세에 관해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어 “이번 방문이 한반도 정세에 중대한 변화가 생긴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매우 중요하다.”면서 “쌍방이 한반도 정세에 관해 의견을 나누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의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류 대변인은 북한을 제외한 5자 외교장관 회담 베이징 개최설의 진위를 묻는 질문에 “그런 소식을 들은 바 없다.”고 일축하고 “중국은 줄곧 6자회담의 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탕자쉬안의 방북과 관련, 방한 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을 수행하고 있는 미 국무부의 고위관리는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실시해서는 안 된다는 매우 강경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전했다. jj@seoul.co.kr
  • [한·미·중·일 북핵 조율] 대북특사 탕자쉬안 최후통고?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은 19일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통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상당한 ‘압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을 관리해야 하는 중국으로선 사태를 악화시키는 추가 핵실험에 대해 명확한 경고를 전달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한 외교 관계자는 이날 “북한을 설득하는 측면에서도 ‘압력’은 효과적인 대화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후진타오 주석의 구두 메시지가 ‘최후 통고’의 성격을 띠었을 것 같지도 않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구체적 언급을 피하면서도, 중유와 식량 등 대북 원조의 감축 또는 중단을 통한 제재에 대해 “북한 인민의 생활여건 개선을 위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중유와 식량을 제재의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전문가들 역시 “늘 여지를 남겨놓는 중국은 ‘최후 통고’와 같은 극단을 잘 선택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결국 설득에 무게를 두되,‘적절한’ 수준의 압력이 가해졌을 것이라는 해석이 보편적이다. 이번 탕 국무위원의 방북은 북·중 협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북·미간의 대화도 겸하고 있다. 이에 앞서 탕자쉬안 국무위원은 역시 후 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 조지 부시 대통령과 회담을 나눴다. 중국은 20일엔 북·중 협의내용을 가지고 중국과 미국이 다시 협의를 진행한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20∼21일 베이징을 방문하는 자리에서다. 중국을 축으로 하는 ‘3각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고착된 북핵 형국에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6자회담 재개 여부가 상황 진전의 중요한 기준점이지만,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제재 해제’ 문제에서 북한과 미국 모두 물러설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6자회담이 아닌 다른 형식의 6자 접촉 가능성을 통해 ‘모멘텀’이 유지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jj@seoul.co.kr
  • “대북특사 파견이 해법”

    |워싱턴 이도운·파리 이종수특파원|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실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유럽연합(EU) 외무장관 등 각국은 북한에 대해 핵실험 계획 중단을 촉구했다. 클린턴 행정부와 부시 행정부 초반 미국 국무부의 대북 특사를 지낸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미국 대통령이 고위급 대북 특사를 보내는 것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EU 외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룩셈부르크에서 이틀째 열린 회담에서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중단을 촉구한 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제재 결의안이 즉각 적용돼야 하고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을 포기하기 위한 6자회담에 즉각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2차 핵실험은 용납할 수 없는 또 다른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장 밥티스트 마테이 프랑스 외무부 대변인도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강행하면 국제 사회로부터 더 엄격한 제재를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잭 프리처드 KEI 소장은 이날 조지 위싱턴대 강연에서 “북한은 대미 억지력 확보를 위해 소형 핵탄두를 장착한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할 때까지 계속 핵개발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대북 제재로는 북한의 핵개발 계획을 저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또 북핵 해법으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고위 대북 특사 파견을 제시했다. 그는 구체적 해법으로 군사 수단 대신 클린턴 행정부 때 김일성을 만나 고조된 북핵 위기를 해소했던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윌리엄 페리 전 대북정책조정관의 역할을 합친 ‘카터-페리 접근법’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정일을 핵 억지력 완성의 길에서 빠져나오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미국 대통령이 고위급 특사에게 친서를 보내 자신이 승인한 새로운 기회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vielee@seoul.co.kr
  • 사실상 北·美 간접대화 착수… 核실험 ‘제2라운드’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이 마침내 특사 카드를 꺼내들었다. 중국은 최근 천영우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방중 때 ‘특사를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었다. 다만 방북 시기와 인물 선정 등에 상당히 조심스러워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일전에 후이량위(回良玉) 부총리가 문전박대를 당한 쓰라린 경험도 있다. 탕자쉬안 중국 국무위원은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외교담당 국무위원이다. 후 주석의 거의 모든 해외 순방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적어도 외교 분야에서는 후 주석의 ‘의중’으로 받아들여질 대목이 많다. 일부에서는 특사 파견 자체를 ‘상황의 변화’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사 파견은 상대방의 동의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은 것이다.“북한이 아무런 준비없이 중국의 특사를 맞이하겠느냐.”는 예상이 나온다. 그러나 반드시 성과를 보장할 수는 없다. 지난 4월 후 주석의 밀명으로 방북했을 때 탕자쉬안은 아무 소득없이 빈 손으로 돌아왔다.“미국의 강경한 태도를 전달하러 갔으나, 더욱 거센 김 위원장의 반발만 확인하고 돌아왔다.”는 후문이다. 중국은 이번에도 탕 위원의 빈손 귀국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을지 모른다.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의미가 있다. 특사를 받아들이는 북한으로서도 “우리도 대화를 외면하지 않고 있다.”는 시그널을 국제사회에 내보이는 효과가 있다. 또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17일 성명에서 “우리는 금후 미국의 동향을 주시할 것이며 그에 따라 해당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여지를 남겨놓기도 했다. 북한은 이번 중국측 특사의 방북 기간 국제사회의 우려와 미국의 입장을 가감없이 전달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매개로 이뤄질 북한과 미국 간의 간접대화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jj@seoul.co.kr
  • “中 탕자쉬안 전격 방북 北 2차핵실험 포기 설득”

    |도쿄 이춘규특파원·서울 김수정기자|탕자쉬안(唐家璇) 중국 국무위원(전 외교부장)이 북한의 2차 핵실험 포기를 설득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 중인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북한 핵사태 이후 중국 정부 인사가 방북한 사실이 전해지기는 처음이다. 일본 교도통신도 베이징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방북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하고 탕 위원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측 6자회담 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부부장과 동행한 것 같다고 보도했다. 탕 특사는 지난 11일부터 미국과 러시아를 잇달아 방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이행방안을 협의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방북은 국제사회 분위기를 북한측에 전달하고 추가 핵실험 중지를 촉구하려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아울러 최근 핵사태 과정에서 중국의 대북 영향력 저하가 지적되는 가운데 후 주석의 특사 파견으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강경 자세를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교도통신은 분석했다. 중국측의 방북 계획은 주변국에도 통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 NBC 방송은 17일(현지시간) 북한이 2차로 지하 핵실험을 실시할 계획임을 중국측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CNN도 미 정보관리를 인용, 북한 군부의 간부들이 ‘여러 차례의 실험’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으며,“많으면 3곳”에서 핵실험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이는 움직임을 미 첩보위성이 포착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규형 외교통상부 제2차관은 “우리가 파악한 바로는 중국이 통보받은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인했다. 한편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18일 일본을 방문, 아소 다로 외상과 회담을 갖고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를 신속히 이행하고 관계국에 촉구키로 합의했다. 두 장관은 북한 선박 등의 화물검사에 양국이 협력하고, 이를 위해 미군과 자위대의 역할 및 임무 분담도 구체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양국은 실무협의를 거쳐 이르면 이달 중이라도 일본 주변수역과 공해상에서 선박검사에 착수할 전망이다. 라이스 장관은 또 “일본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은 어떤 상황에서도 견지될 것”이라고 말해 미국의 일본방위 공약을 재확인했다. 라이스 장관은 19일 아소 외상과 함께 한국을 방문해 한·미·일 3국 외무장관 회담을 갖는다. 이후 중국, 러시아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탕 특사의 방북 결과를 전해들을 것으로 보인다. taein@seoul.co.kr
  • 금강산 정부보조금 중단

    정부는 유엔안보리 결의안 채택 이행에 따른 대북 정책 수정의 일환으로 현대아산의 금강산관광 사업에 지원하던 정부 보조금을 중단키로 결정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또 북한과의 사업주체인 현대 측은 관광대금을 현물로 전환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정부 보조금(총 265억 지원. 최근 연간 평균 30억원)의 경우 액수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관광 대금이 북핵개발을 위한 돈줄이란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 개입 여지를 끊는 상징적 차원의 조치이고, 현물 지급 방안도 ‘투명성’확보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19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방한에 따라 열릴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남북경협을 비롯, 결의안 이행 조치의 대략적인 틀을 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민순 청와대 안보정책실장은 18일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사업 방식과 관련,“수정보완할 부분이 있으면 개선점을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즉 운용방식이 유엔 안보리 결의나 국제사회 요구와 조화되고 부합하도록 필요한 부분을 조정·검토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정부는 지난 9일 북한의 핵실험 뒤 노무현 대통령이 ‘포용정책 재검토’를 시사한 뒤, 지난주 말 통일부 고위 당국자가 “개성공단·금강산 관광사업은 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진 중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통일부 당국자는 “금강산 사업을 통해 북한이 얻는 이익(4억 5000만달러)은 입산료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송 실장의 발언은 정부내 기류 변화를 엿보게 한다. 한 정부 관계자는 “한국은 이미 하고 있는 (대북 제재)조치로 충분하다.”는 입장으로는, 남에서 북으로 들어가는 ‘현금’이 핵·미사일 ‘종자돈’에 쓰였다고 의심하는 국제사회나, 야권 등 국내 여론을 설득할 수 없다는 상황 판단이 있는 듯하다고 밝혔다. 송 실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의중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노 대통령이 대북 정책의 ‘부분 수정’쪽으로 결단을 내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일부 부처의 반발은 여전한 듯하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도 미군 유해발굴을 하면서 미 군부에 2500만달러를 직접 줬다. 쥐도 막다른 골목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며 미측 주장을 반박했다. 힐 차관보가 개성 공단을 북한의 개혁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으로 이해한다고 한 발언은 정부측엔 고무적이다. 정부는 미측 인사를 만날 때마다 “북측 근로자 8000여명이 일하는 개성공단은 통일의 실험장으로 북한 개혁·개방 역할을 하는 순기능이 있다.”는 쪽으로 설득을 해왔다. 다만 강경파인 제이 레프코위츠 대북 인권 특사의 경우 16일(현시시각)미국 AP통신과의 회견에서 “남한은 개성공단 사업이 실제로 북한 주민의 삶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되고 있는지 엄격히 살펴봐야 하며, 임금이 군부로 유입된다.”고 회의감을 피력, 미 네오콘들의 향후 동향도 주목된다. 정부는 일단 남북경협을 지속하되, 국제사회 명분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부분 수정안’을 찾고 있지만, 금강산 관광 정부보조금 폐지나 관광대가의 현물지급 등 남측 조치에 북측이 강력 반발할 가능성도 높아 고민하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안보리 대북결의안 채택] 국제사회 ‘北核 행보’ 방향은

    [안보리 대북결의안 채택] 국제사회 ‘北核 행보’ 방향은

    북한 핵실험 이후, 유엔안보리 제재 결의안을 통해 대북 ‘응징’에 나선 국제사회가, 이 결의안을 지렛대로 삼은 전방위 ‘압박 외교’ 행보에 나서고 있다. 미국·일본이 국제사회의 강력한 실천결의를 다지기 위한 압박 행보에 치중하는 반면, 한국과 중국 등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숨통’을 트는 쪽에 주력할 것으로 보여, 최종 줄다리기의 결과가 주목된다. 가장 관심을 끄는 행보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한·중·일 3국순방. 미국이 과거 핵개발저지와 관련, 남아공에서의 성공, 인도·파키스탄에서의 실패를 교훈삼아 대대적인 압박에 나선 행보의 시작이란 관측도 있다. 따라서 순방길의 라이스 장관의 손에는 안보리 결의안에 대한 미국의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들려 있다. 수행하는 로버트 조지프 군축 및 국제안보 담당차관과 함께 한국과 중국 정부에 대해 강도높은 제재 이행조치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을 둘러싼 한·미간 갈등도 예상된다. 라이스 장관은 특히 순방 중 ‘5자회담’을 개최할 것이란 외신 보도가 있으나, 중국측의 강력한 반대로 사실상 접었다는 게 외교소식통의 전언이다. 우리 정부는 완성 직전까지 갔다가 북한 핵실험으로 무산된 ‘공동의 포괄적 방안’을 다시 부활시키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제재는 제재대로, 외교적 출구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일정을 앞당겨 귀국, 라이스 장관과 만나 이 문제를 집중 협의할 계획이다. 라이스 장관이 원할 경우 노무현 대통령의 예방도 추진, 기회를 살려 본다는 입장이다. 반 장관 귀국시, 중국·일본·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 외교장관과 전화협의를 갖고 대북 설득 방안 등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6자회담 우리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평양을 방문하고 방한한 러시아 6자회담 수석대표인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외무 차관과의 15일 만찬을 시작으로 16일 6자회담 재개 방안 협의를 이어 나간다. 안보리 결의에서 북한에 대한 강경한 입장과,‘그래도 기댈 언덕’이란 이미지를 동시에 준 중국이 어떤 카드를 펼쳐 보일지도 주목된다. 중국은 며칠전 미국에 특사로 보내 부시 미 대통령 등과 전반적인 북핵 상황을 조율한 탕자쉬안 국무위원을 평양으로 보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4월 탕자쉬안은 후진타오·부시 간 정상회담 즉시 평양으로 달려가 ‘평화협정’문제에 대한 전향적 메시지를 전했으나 김정일 위원장으로부터 면박을 당했다. 정부 당국자는 “유엔안보리 결의안 채택 이후 국제사회의 엄중한 응징 의지를 밝혔지만, 동시에 대화의 문도 열어뒀다.”면서 당분간 제재·압박 분위기로 계속 가겠지만 동시에 외교적 해결을 위한 노력도 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潘유엔총장 “더 강한 조치”

    潘유엔총장 “더 강한 조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임명자는 15일(한국시간)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유엔은 헌장 규정에 따라서 더 강경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미국 폭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은 어떤 추가적이고 부정적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앞서 반 임명자는 전날 새벽 안보리에 의해 단일 후보로 추천돼 라셰드 알 할리파 유엔 총회의장의 제의로 총회 192개 회원국으로부터 표결 없이 만장일치로 제8대 유엔 사무총장으로 공식 선출됐다. 한국인 최초의 유엔 사무총장 시대가 열림에 따라 우리나라의 국가 이미지와 신인도가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그는 사무총장 선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 핵문제와 관련,“내년초 정식으로 부임하면 한반도 전담 특사를 임명, 상시 유지하면서 이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북핵 해결을 위해 방북할 용의에 대해 “사태진전과 여러 상황을 봐가며 생각해볼 문제”라면서 “다만 김정일 위원장이 초청하면 북한을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 임명자는 다음해 1월1일부터 정식 임기를 시작하며 연간 예산 50억 달러와 9만 2000여명의 평화유지군 등 유엔행정을 총괄한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유엔 반기문총장 시대] 북핵 ‘막후 해결사’ 역할 기대

    차기 유엔 사무국의 수장이 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산적한 현안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장 커다란 난관은 단연 북핵 문제로 집약된다. 북핵 문제는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와 전세계 안보 문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당면 국제적 이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유엔 사무총장 선출 이후 반 장관은 CNN 등 언론과의 인터뷰 등에서 “북핵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북핵 해결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16년 외교현장서 북핵 직·간접 관여 반 차기 유엔 총장이 북핵 문제 해결에 적임자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는 듯하다. 그는 외교부 미주국장으로 있던 90년대 초반부터 1·2차 북핵위기와 지난해 9·19 공동성명, 최근 북한 핵실험 사태에 이르기까지 무려 16년간 외교 현장에서 북핵문제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 왔다. 반 장관은 차기 총장으로 공식 선출된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엔에 한반도 전담 특사를 임명해 상시 유지하면서 한반도 문제 해결에 큰 관심을 갖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머릿속에 ‘북핵 해결 구상’이 서 있다는 방증이다. 한국의 외교 장관보다 훨씬 커진 유엔 사무총장의 권한으로 북핵 문제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北 방문할 수도 있다” 의지 밝혀 그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방북 용의’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태진전과 여러 상황을 봐가며 생각해볼 문제지만 김정일 위원장이 초청할 경우 북한을 방문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답변을 했다. 한반도 핵위기가 극단으로 치달을 경우 국제 갈등 조정자로서 ‘막후 해결사’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 정부의 입장을 전적으로 대변할 수 없는 ‘국제 조정자’라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더욱이 북핵 문제 등의 국제적 사안은 국제 역학 관계상 미·중·영·프·러 등 5개 상임이사국이 포함된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해법이 결정된다. 유엔 사무 총장이 실질적으로 관여할 ‘공간’이 그리 크지 않다는 지적도 이런 맥락이다. 올해로 창설 61주년을 맞은 유엔은 스스로의 역할과 능력에 대한 ‘회의론’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바로 회원국들의 유엔 개혁 요구가 반 차기 총장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내부과제가 된 것이다.●`안보리 개편´ 등 난제 실마리 찾아야 특히 안보리 개편 문제는 서방 강대국과 비동맹·개도국간의 첨예한 의견 대립으로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사안이다. 이외에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마약 거래·자금 세탁 등 범죄활동, 국가간 빈부격차와 인종·종교 갈등 등의 해법 도출을 위한 국제적 협력을 이끌어 내는 것도 차기 총장의 몫으로 남아있다. 이에 대해 ‘조화의 리더십’을 강조하는 반 차기 총장은 “다양한 국제적인 도전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유엔 사무국의 관료주의 타파와 전문성 제고 등 체질 개선에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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