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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로 소환한 천 년 비색… ‘고려의 혼’ 청자를 만나다[권다현의 童(아이와 함께)行]

    디지털로 소환한 천 년 비색… ‘고려의 혼’ 청자를 만나다[권다현의 童(아이와 함께)行]

    12세기 최고 도자기 만든 사당리 가마터에 위치재료·온도 따라 다양한 색깔의 작품 200점 전시태안 앞바다 ‘보물선’ 유물·발굴 사진, 호기심 자극물레로 빚은 자기만의 그릇 만들고 가질 수 있어성형·조각·굽기·유약·선별 과정 등 게임처럼 체험모래 놀이·흙가마 미끄럼틀 등 아이 위한 시설도 박물관 가는 날이라며 신나게 집을 나섰던 아이가 잔뜩 시무룩한 표정으로 유치원에서 돌아왔다. “오늘 견학은 재미있었어?” 엄마의 물음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얼굴엔 불만이 가득하다. 뭔가 아쉬운 게 있었던 게 분명하다. “도자기 만들고 싶었는데 선생님이 안 된다고 하셨어.” 평소 엄마와 박물관에 가면 빠지지 않고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녀석이라 못내 서운했던 모양이다. 결국 동네 문방구에서 점토를 사 와 크고 작은 접시 서너 개를 빚고서야 입가에 웃음이 떠올랐다. “이걸 아주 뜨거운 불에 넣고 구우면 진짜 그릇이 되는 거 알아?” 물었더니 아이 눈이 동그랗게 커진다. “정말요? 흙은 불에 안 타요?” 질문이 꼬리를 무는 아이에게 언젠가 ‘진짜’ 도자기를 만들러 가자고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이번 강진 여행에서 그 약속을 지키게 됐다.전남 강진에 고려청자박물관이 세워진 건 200여개에 이르는 가마터 덕분이다. 고려청자가 만들어진 가마터는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는데, 시기에 따라 지역이 조금씩 달라진다. 초기 가마터는 경기도와 황해도 그리고 전라도에 집중됐다. 위치상 중서부 지역은 중국의 제작 기술을 받아들여 벽돌로 가마를 만들었고 남서부 지역에서는 토기 가마의 전통을 이어받아 진흙을 뭉쳐 만든 가마에서 청자를 제작했다. 강진 용운리와 삼흥리에서 당시 가마 형태를 만나 볼 수 있다. 중기가 되면 벽돌가마는 사라지고 강진과 부안을 중심으로 청자 생산이 이뤄졌다. 특히 사당리에선 고급 청자가 만들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후기에도 여전히 진흙 가마를 사용하는데, 다른 지역과 비교해 강진은 오히려 가마터가 증가하고 상감청자도 생산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고려청자의 탄생부터 발전과 쇠퇴까지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곳이 강진이다. 박물관에 들어서기 전 먼저 눈길을 빼앗는 것도 가마터다. 12세기 고려 최고 품질의 청자를 생산했던 사당리에 자리한 박물관은 앞마당에 7호 가마터가, 본관 오른쪽에는 41호 가마터가 보존돼 있다. 수몰 지역에서 발굴한 용운리 10-4호 가마터도 옮겨 복원했다. “여기서 도자기를 구웠던 거예요?” 아이는 가마터를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둘러봤다. 무려 800~900년 전 가마일 텐데 경사면과 벽면, 중간에 까맣게 그을린 흔적까지 온전히 남아 있어 더욱 실감 났다. 원래는 진흙으로 만든 지붕이 있었을 테고 도자기를 먼저 안쪽에 넣은 뒤 밖에서 며칠 동안 불을 지폈을 거라고 차근차근 설명해 줬다. 그 과정에서 깨지는 도자기도 있었을 거라고 했더니 아이는 절로 안타까운 표정이다.“너 청자가 무슨 색인지 알아?” 첫째가 동생 앞에서 아는 체한다. 하지만 청자의 오묘한 빛깔을 이해하기에 일곱 살은 너무 어렸던 걸까. “푸른색이 뭔데? 하늘처럼 파란 거야, 아니면 나무처럼 초록인 거야?” 첫째도 우물쭈물 설명하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우리 청자를 직접 보면서 이야기해 볼까?” 자연스레 아이들을 전시실로 이끌었다. 나 역시 학교에서 청자는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푸른빛의 자기를 일컫는다고 배웠지만, 박물관에서 만난 고려청자는 훨씬 다양한 색과 깊이를 지녔다. 실제 설명에도 청자의 색은 제작 기술의 발전 정도나 품질, 청자를 생산한 지역의 흙 성분, 굽는 온도, 가마 안의 산화와 환원 상태에 따라 담청색부터 담녹색, 회녹색, 청회색, 녹황색, 녹회색, 녹갈색, 담황색 등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가장 잘 만들어진 청자의 푸른색은 비취옥과 비슷해 ‘비색’이라 불렀다는데, 그조차 찾아보니 농도가 천차만별이다. 그래도 박물관에 전시된 200여점의 고려청자를 모두 살펴본 후에 둘째는 깜냥으로나마 푸른색을 이해한 모양이다. “이제 알겠어. 푸른색은 깊은 바다 빛깔이야!” 고려청자의 색깔만큼이나 그 형태와 문양도 다채로웠다. 특히 모란과 작약, 연꽃, 국화, 매화 등 고려청자에 새겨진 꽃문양을 계절의 변화에 따라 구분한 전시가 관심을 모았다. 부귀와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모란과 작약은 봄을 알리는 꽃으로, 부처님의 진리와 극락정토 등 불교적 상징성을 지닌 연꽃은 여름을 대표하는 꽃으로 표현됐다. 흐드러진 버드나무와 갈대가 피어 있는 연못 풍경도 함께 즐겨 사용됐다. 군자, 절개를 상징하는 국화는 가을을 알리는 꽃으로 고려청자가 전성기를 이뤘던 중기에는 꽃송이 하나하나 사실적인 묘사가 감탄을 자아낼 정도다. “엄마는 어떤 꽃 모양이 제일 마음에 들어요? 내가 만들어줄게!”아이들이 가장 흥미롭게 관람한 것은 태안 앞바다에서 발견된 보물선을 주제로 한 특별전이었다. 강진에서 생산된 청자를 싣고 당시 수도였던 개경으로 향하던 중 난파된 것으로 보이는 이 운반선에서 무려 2만 3000여점의 고려청자가 발굴됐다. 당시 배에 실려 있던 청자들은 물론 수중 발굴 사진도 함께 전시 중이다. 동화책에서나 봤던 보물선이 실제로 존재했다는 사실이 호기심을 자극했는지 첫째도, 둘째도 눈빛이 내내 반짝인다. 박물관 왼쪽에 자리한 청자 빚기 체험장에서 아이는 엄마가 좋아했던 연꽃을 물컵에 담았다. 여기선 물컵이나 머그컵, 반상기 등 완성된 그릇의 표면에 글씨나 그림을 새겨 세상 단 하나뿐인 나만의 그릇을 만들 수 있다. 가래떡 모양의 흙을 원하는 형태로 쌓아 올려 그릇을 만드는 코일링 체험, 흙을 물레에 올려 원하는 모양을 빚어 보는 물레 체험도 가능하다. 이렇게 완성된 작품은 가마에서 구워져 한 달 내로 받아 볼 수 있다. 아이는 벌써 청자 물컵만 사용할 거라며 작품이 도착하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중이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고려청자 디지털박물관도 꼭 들러봐야 한다.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고려청자의 매력을 이해할 수 있도록 꾸며진 공간으로, 들어서자마자 화려한 조명을 덧입은 청자 조각들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어 디지털 패드를 활용해 고려청자 제작 과정을 게임처럼 신나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나타난다.첫 번째는 ‘성형’으로 밑감이 되는 흙을 손이나 물레를 이용해 도자기 모양으로 형태를 잡아주는 과정인데, 여기선 물레의 회전력을 이용해 대칭적인 모양을 만들도록 한다. 두 번째는 ‘조각’으로 건조된 성형품에 다양한 문양을 새겨 넣는다. 세 번째는 ‘초벌’로 보름 이상 건조한 성형품을 가마에 넣고 불길과 온도가 고르게 닿게 한 후 900도의 열을 가해 약 30시간 불을 지펴 구워 내는 과정이다. 네 번째는 ‘시유’로 초벌구이가 끝난 예비품을 가마에서 꺼내 규석과 장석, 석회석, 철분 등 배합 비율에 맞춰 제작된 유약을 도자기 전체에 골고루 바르는 과정이다. 여기선 제한 시간 동안 더 많은 청자에 유약을 바르는 걸 게임으로 체험한다. 다섯 번째는 ‘재벌’로 유약을 바른 도자기를 1250도 이상의 온도에서 구워 내는 과정으로, 이때 청자 고유의 빛깔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마지막 여섯 번째는 ‘선별’로 완성된 청자의 모양과 색을 확인하고 잘못 만들어진 청자는 선별하는 과정이다. 미션이 단순하면서도 흥미로운 덕분인지 아이들은 물론 아빠까지 한참 게임에 열중했다. 이뿐 아니다. 증강현실과 모래놀이가 결합한 ‘샌드크래프트’, 청자를 훔쳐 달아나는 도둑들에게 공을 던져 맞히는 ‘조각 사냥꾼, 청자를 구하라’, 미디어아트로 구현된 아름다운 우주와 해변 속에 숨겨진 청자를 찾아보는 ‘화면 속 청자 찾기’, 종이에 그림을 그려 스캐너에 넣으면 화면 속 청자에 문양이 인식되는 ‘나만의 청자 무늬 그리기’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체험 요소들이 가득하다. 유아들을 위한 놀이방 ‘플레이셀라돈’도 자리한다. 흙가마를 모티프로 한 미끄럼틀과 점토 밟기를 재현한 트램펄린, 강진에서 제작된 고려청자를 싣고 가던 보물선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볼풀 등 재미와 의미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마당극으로 소환한 다산의 꿈… 조선을 엿보다 다산 정약용 유배지 사의재 배경지역주민 직접 배우로 참여 열연‘조만간 프로젝트’ 공연 등 선보여한국민화뮤지엄, 250점 작품 전시전라병영성·하멜기념관 등도 눈길 이웃한 한국민화뮤지엄도 함께 둘러보기 좋다. 2015년 처음 문을 연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의 민화 전문 박물관인 영월 조선민화박물관의 자매관이기도 하다. 상설전시실에서는 민화의 생성 과정과 함께 다양한 주제와 의미를 담은 250여점의 진본 민화를 감상할 수 있다. 2층에서는 현대적 감각의 민화 초대전이 이뤄진다. 오는 8월 30일까지 화사하고 포근한 베갯모 시리즈로 사랑받는 문선영 작가의 ‘빛날 화(華)’전, 책과 모란 그리고 물줄기를 입체적으로 담아낸 안성민 작가의 ‘책, 꽃, 그리고 물’전이 이어진다. 체험행사도 다양하다. 부채에 민화를 그려 넣거나 민화를 모티프로 한 문패 만들기 등 20여개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마침 한낮 햇살이 뜨거워 부채 만들기에 나선 아이는 호랑이가 그려진 합죽선을 완성해 여행 내내 시원한 바람을 즐겼다.주말에 강진을 찾았다면 다산 정약용이 유배 생활 중 머물렀던 주막 사의재를 배경으로 한 ‘조만간’(조선을 만나는 시간) 프로젝트도 추천한다. 치열한 오디션을 거친 지역주민들이 직접 배우로 참여해 주모와 옥동자, 저승사자 등 다양한 조선시대 캐릭터를 연기한다. 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농담을 주고받다 보면 이름 그대로 조선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나 온 기분이다. 유쾌한 재연 배우들 덕분에 사진이라면 질색하던 사춘기 첫째도 먼저 나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전통 놀이와 활쏘기 체험도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 좋다.마당극 ‘다산의 꿈’도 챙겨 봐야 한다. 든든한 후원자였던 정조가 세상을 떠나고 자신은 천주교도로 낙인찍혀 강진으로 유배를 오게 된 다산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공연장이기도 한 사의재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세상이 다산으로부터 등을 돌렸을 때 유일하게 푸짐한 국밥 한 그릇과 따뜻한 방을 내어 줬던 주모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방황하는 다산에게 권력으로부터 핍박받는 민초들의 삶을 여실하게 보여 준다. 이에 큰 깨달음을 얻은 다산은 자신이 머물던 작은 방을 사의재, 즉 맑은 생각과 엄숙한 용모, 과묵한 말씨, 신중한 행동을 해야 하는 방이라 이름 지었다. 다산은 이곳에 기거했던 4년 동안 행정의 개혁을 주장한 ‘경세유표’를 완성하는가 하면 소외된 지역 인재들을 후학으로 양성했다. 이 같은 사실을 마당극 특유의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내 아이들도 깔깔거리며 관람했다.해 질 무렵엔 전라병영성을 거닐어 보자. 조선시대 호남지역은 물론 제주도까지 다스렸던 육군 총지휘부로, 초대 병마절도사인 마천목의 꿈속에 나타난 눈 자국을 따라 축조했다 하여 ‘설성’으로도 불린다. 현재 성곽은 대부분 복원된 것이지만, 옛 성곽의 흔적도 곳곳에 남아 있어 과거 규모를 짐작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제주에 표착했던 네덜란드인 하멜이 이곳으로 압송돼 8년 동안 억류 생활을 하기도 했는데, 지금도 전라병영성 건너편에 하멜기념관이 자리해 당시 생생한 기록을 전하고 있다. 근처 병영시장에선 매주 금요일 ‘불금불파’(불타는 금요일 불고기 파티)가 열린다. 이 지역 특화 음식인 돼지불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것은 물론 각종 공연과 EDM 파티까지 펼쳐져 흥이 많은 둘째는 그야말로 ‘불금’을 보냈다. 여행작가
  •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 엘리케이, 여름 시즌 특별 기획전 ‘볼텍스 업 포 썸머’ 진행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 엘리케이, 여름 시즌 특별 기획전 ‘볼텍스 업 포 썸머’ 진행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 엘리케이가 여름 시즌 특별 기획전 ‘볼텍스 업 포 썸머’를 진행한다. 이번 여름 특별전에서는 국내 론칭과 함께 진행했던 CJ온스타일 단독 모바일 라이브에서 판매 1위를 차지한 품목, ‘머드 크림 마스크’를 비롯해 엘리케이의 프리미엄 안티에이징 ’볼텍스 뷰티케어‘를 만날 수 있다. 엘리케이는 이번 기획전을 통해 셀프케어는 물론, 연인이나 친구, 가족들과 함께 피부 관리를 할 수 있는 다채로운 구성을 선보인다. 먼저 ’볼텍스 셀프케어‘는 ▲머드 크림 마스크 ▲클렌징 키트 ▲스킨스타터 키트▲크림·더블앰플 샘플로 구성된다. ’커플 케어‘ 로는 ▲머드 크림 마스크 ▲시트 마스크(2매) ▲머드 크림 트라이얼 ▲스킨 스타터 키트 ▲크림·더블앰플 샘플이 포함된다. 마지막 ’패밀리 케어‘ 구성은 ▲머드 크림 마스크 ▲시트 마스크 ▲머드 크림 트라이얼 ▲클렌징 키트 ▲스킨 스타터 키트 ▲크림·더블앰플 샘플이다. 추가로 여름 시즌에 맞춰 휴가철에 편하게 휴대하며 사용할 수 있는 ’볼텍스 트래블 트라이얼 키트‘도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이중에서도 이번 시즌 메인 제품인 ’타임리버스 라인’의 ‘머드 크림 마스크’는 외부 자극으로 손상된 피부 장벽 개선을 통해 탄탄한 피부 컨디션을 되찾아줘 0단계 베이스 케어에 도움을 주는 제품이다. 엘리케이의 ‘머드 크림 마스크’는 글로벌 패션 뷰티 매거진 ‘마리끌레르’의 미국판 에디터가 선정한 올해 5월, 최고의 뷰티 신제품 중 ‘더 베스트 뉴 페이스 마스크’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특별 기획전은 29일부터 오는 8월 18일까지 공식 스토어를 통해 진행될 예정이며, SSG닷컴에서도 엘리케이만의 특별 혜택과 구성을 만나볼 수 있다. 더불어 다음달 4일 오후 8시부터 CJ온스타일에서 단독 모바일 라이브 2차 방송도 진행 예정이다. 지난 4월 CJ온스타일 모바일 라이브에서 엘리케이가 동시간대 최다 접속과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의 성원에 힘입어 앵콜 방송을 기획, 다시 한번 고객들과 소통하며 제품을 소개한다. 해당 라이브 방송 중에는 역대 최대 할인 혜택과 다양한 이벤트도 함께 제공된다. 한편 엘리케이 브랜드 및 제품에 관한 상세한 내용은 공식 스토어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사랑의 기쁨과 슬픔/미술평론가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사랑의 기쁨과 슬픔/미술평론가

    소나무가 늘어선 바닷가에 한 젊은 여인이 뒷짐을 지고 서서 정면을 바라본다. 바다는 호수처럼 고요하고 달빛이 길게 드리워져 있다. 노르웨이의 여름은 밤이 돼도 환하다. 하늘은 완전히 어두워지지 않고 뿌예질 뿐. 이윽고 먼동이 튼다. 에드바르 뭉크는 평온하면서도 불안한 백야의 분위기를 포착하려고 오후 9시에서 11시 사이에 바닷가에 나가 작업을 했다. ‘목소리’는 여섯 점으로 이루어진 연작 ‘사랑의 씨앗’의 첫 번째 작품이다. 뭉크는 1902년 베를린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생의 프리즈’라는 대주제 아래 작품을 ‘사랑의 씨앗’, ‘사랑의 개화와 소멸’, ‘불안’, ‘죽음’이라는 네 개의 소주제로 묶어 맥락을 부여했다. ‘마돈나’, ‘절규’ 같은 걸작이 이 시리즈에 포함됐다. ‘목소리’는 ‘생의 프리즈’ 연작 가운데 가장 밝고 천진한 분위기다. 흰옷을 입고 달빛 아래 서 있는 귀여운 여인에게서 남자를 유혹해 파멸시키는 팜파탈의 흔적을 찾기는 어렵다. 뭉크가 스물한 살에 만난 첫사랑의 여인 밀리 테울로브. 오슬로 사교계에서 유명했던 테울로브는 뭉크보다 서너 살 위인 유부녀였고 발랄했다. 그녀는 부드럽게 얘기하다 갑자기 남을 놀리고 도발적인 농담을 하고는 했다. ‘목소리’라는 제목은 움트는 사랑의 설렘을 담고 있다. 다섯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어머니 대신 따르던 누이마저 폐결핵으로 잃은 뭉크가 연상의 여인에게 빠져든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유부녀인 테울로브와의 사랑이 행복한 끝을 맺을 수는 없었다. 2년 후 테울로브는 떠났고 뭉크는 배신감에 몸부림쳤다. 이 그림은 뭉크가 표현주의로 나아가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소나무와 여인, 달빛이 만드는 리드미컬한 수직선이 길게 휘어진 해안선과 만나면서 신비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뭉크가 반 고흐, 고갱, 휘슬러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신의 고유한 세계로 들어섰음을 볼 수 있다.열흘 전 나는 이 그림 앞에 서 있었다. 보스턴 미술관이 아니라 빗속을 뚫고 당도한 클라크 아트 인스티튜트에서였다. 매사추세츠에 있는 이 미술관에서 미국 전역에 흩어져 있는 뭉크를 가져와 특별전을 하고 있었다. 이 그림 앞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좌절된 욕망이 때로는 아름다운 시를 낳는다.
  • 현대백화점, 부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협찬

    현대백화점, 부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협찬

    현대백화점은 오는 29일부터 열리는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를 공식 협찬한다고 27일 밝혔다. 또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30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중동점 유플렉스에서 ‘최민식을 보았다’ 특별전을 연다. 전시에서는 배우 최민식의 지난 여정을 보여 주는 기념 책자와 한정판 굿즈 등을 선보인다. 30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는 9층 문화홀에서 단편영화 ‘수증기’, ‘겨울의 길목’ 등을 상영하고 박찬욱, 김지운, 허진호, 정지우, 강윤성 등 배우 최민식과 작업한 감독들의 인터뷰를 담은 특별 영상도 공개한다. 30일에는 배우 최민식이 직접 관객과 만나는 토크쇼 ‘메가토크’도 열린다. 현대백화점은 이외에도 중동점에 영화제 관객들을 위해 다양한 즐길거리를 마련할 방침이다.
  • [기고] 토우로 살펴보는 신라사회/김재홍 국민대 한국사학과 교수

    [기고] 토우로 살펴보는 신라사회/김재홍 국민대 한국사학과 교수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이라는 제목으로 상형토기와 토우장식토기를 주제로 한 특별전을 열고 있다. 채 10㎝도 되지 않는 작은 인형이지만 웃고 우는 다양한 표정, 사랑을 나누는 남녀, 춤추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 개구리를 물고 있는 뱀, 달리는 말 등 표현도 무척 다양하다. 신라인의 하루하루 일상을 전하며, 지금은 한반도에 존재하지 않는 개미핥기나 가마우지를 보면서 신기해하기도 한다. 이 토우는 1926년 5월 경주 황남동에서 기차역 공사에 필요한 흙을 퍼내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됐다. 발굴조사는 시도하지도 않았고, 각종 토기에서 떨어진 채로 급하게 수습됐다. 긴목 항아리, 뚜껑 등에 붙어 있었을 토우는 그 원형을 잃어버렸다. 역설적이게도 이 때문에 토우의 예술성과 장식성이 주목받게 됐다. 또한 토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높은 상징성과 함축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신라인들이 무덤을 만들고 장례 치르는 과정에서 다양한 서사를 토우에 표현했던 것이다. 토기가 만들어진 시기는 5세기 후반에서 6세기 전반이다. 신라사에서 가장 역동적인 마립간(당시의 왕호) 시기이다. 이 시기에 황남대총 북분, 금관총, 서봉총, 금령총, 천마총 등 대형 적석목곽묘가 조성됐으며 금관도 다수 발견됐다. 금관총에서 찾은 유물 중에는 ‘이사지왕’(尒斯智王)이라는 왕명이 새겨진 장식대도도 있었다. 지증왕 이전에 이미 왕호로 마립간과 더불어 왕이 사용되고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큰 돌무지덧널무덤에는 금 장신구를 비롯한 화려한 부장품이 많이 묻혔지만, 작은 무덤에는 토우로 장식된 토기가 묻히기도 했다. 신라 사회가 크게 변화하는 와중에 장례 의식에는 사회 질서가 반영됐다. 이를 해석하고 복원할 수 있는 중요 자료가 바로 토우이다. 토우에는 유달리 새의 깃털을 단 인물, 새의 가면을 쓴 사람이 말을 타고 가거나 걸어가는 형상이 많이 표현돼 있다. 이 시기 마립간의 부인 이름은 아류(阿類), 아로(阿老) 등이 많으며 박혁거세의 부인인 알영과도 동일한 의미를 가진다. 모두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고 죽은 이의 영혼을 천상 세계로 인도하는 여사제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새(鳥)와 관련된 인명도 있었는데, 박제상의 처인 치술부인과 지증마립간의 어머니인 조생부인이다. 고대 사회에서 새는 조상의 혼을 하늘로 인도하는 존재이자 곡물을 나르는 곡령신(穀靈神)을 의미한다. 하늘에 제사 드리는 사제는 새의 복장을 하고 제의를 주관하며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고 죽은 이의 영혼을 천상으로 인도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 모습이 토우에 남아 있다. 눈을 크게 떠야 잘 보이는 작은 토우이지만 전시실 공간을 꽉 채운 듯이 늘어서 있는 토우를 보면서 신라 사회를 좀더 풍요롭게 해석·복원할 수 있는 뜻깊은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 부산, 수산물 안전 확보·소비 촉진 총력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면서 수산물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부산시가 수산물 안전 확보와 소비 촉진에 나섰다. 시는 26일 대표적 수산물 유통시장인 중구 자갈치 시장에서 안병윤 행정부시장 주재로 부구청장·부군수 행정협의회를 개최했다. 도쿄전력이 오염수 방류장치 시험운전을 27일 완료하고, 이르면 다음달 방류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산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안전관리 지원, 소비촉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 수산물 소비가 감소하고 가격도 하락하면서 어업인들이 생계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시는 안 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해수·수산물 안전관리 관련 전담팀을 구성해 시민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구·군과 협력해 실효성 있는 대응 방침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수산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지역 공공 배달·쇼핑앱인 ‘동백통’에서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수산물 판매업체에 택배비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오는 30일 열리는 부산푸드필름페스타와 8월 18일 열리는 수제맥주마스터스챌린지에서도 수산물 특별전을 마련한다. 수산물 방사능 검사는 수입 단계에서 건별로 한다. 위판장과 양식장, 마트와 전통시장 등 생산·유통 단계에서도 방사능 검사를 하고 결과를 시 홈페이지 등에 공지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안전한 수산물 공급을 시정의 우선순위로 두고 최고 수준의 수산물 검사체계를 구축하겠다”며 “시민 불안을 해소하고 수산업계도 피해를 걱정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尹, 참전 영웅·후손 일일이 언급… 한미동맹, 미래세대로 통했다

    尹, 참전 영웅·후손 일일이 언급… 한미동맹, 미래세대로 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6·25전쟁 발발 73주년을 맞은 25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한미동맹 70주년 특별전’을 찾아 참전용사 후손들을 격려하고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행사 인사말에서 “우리는 무엇보다 미래세대에 한미동맹의 태동과 발자취, 동맹이 이룩한 눈부신 성과를 정확하게 알려 줘야 한다”며 “앞으로 우리의 동맹을 이끌 주역인 미래세대가 지금의 자유와 번영을 있게 한 동맹의 가치와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유를 지키기 위한 결단, 피눈물 나는 노력, 그 위에서 피어난 따뜻한 우정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행사에는 국가보훈부와 한미연합군사령부가 공동으로 선정한 ‘한미 참전용사 10대 영웅’인 김두만 장군과 고 백선엽 장군, 고 김동석 대령 후손인 백남희씨, 가수 진미령(본명 김미령)씨, 유엔군 참전용사 후손인 인요한 세브란스 국제진료센터장과 모니카 토레스 넷, 알리비아 자위스키 등이 참석했다. 또 육·해·공 3군 사관학교 생도들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행사장에 도착해 이들과 인사를 나눴고, ‘푸른 눈의 한국인’으로 알려진 의사이자 부친이 인천상륙작전에 참여했던 인 교수에게는 “아버지께서 해군 장교로 참전한 것을 몰랐다”고도 말했다. 그는 이어 인사말에서 참전용사와 이들 후손의 이름을 차례로 언급한 뒤 “지금까지도 한국군 12만여명과 미군 7500여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는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고, 그분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함께 6·25전쟁 영웅·후손 등과 함께 ‘한미 참전용사 10대 영웅전’ 앞에 마련된 방명록에 서명했다. 윤 대통령은 방명록에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정의로운 한미동맹’이라고 적었다. 방명록에는 김두만 장군과 김병진 육군 사관생도 등의 서명도 함께 담겼다. 또 당초 예정에 없었지만 박물관 1층 로비에 전시된 대한제국 초대 주미 한국공사 박정양과 초대 주한 미국공사 루셔스 하우드 푸트를 조명한 전시도 함께 둘러봤다.
  • 영웅들의 희생, 기억합니다

    영웅들의 희생, 기억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6·25전쟁 발발 73주년을 맞은 25일 “자유 대한민국을 있게 한 영웅들의 피 묻은 군복의 의미를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참전용사들과 그 가족들이 흘린 피와 눈물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강력한 힘만이 진정한 평화를 보장한다”며 “온몸으로 맞서 싸워 자유를 지켜낸 영웅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자유 대한민국을 더욱 굳건히 수호하고 세계시민의 자유와 번영에 기여하겠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또 미국 등 6·25전쟁 참전국들의 희생도 함께 언급했다. 그는 “73년 전 오늘 트루먼 미국 대통령은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참전을 결정했다”며 “미군 178만명을 포함해 유엔군 195만명이 우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했다. 그는 이어 “3년여간 이어진 전쟁에서 62만명의 국군과 13만명의 미군을 포함한 15만명의 유엔군이 전사, 실종, 부상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베트남 순방에서 돌아온 후 가진 첫 공식 외부 일정으로 김건희 여사와 함께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한미동맹 70주년 특별전’을 관람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전쟁이 발발한 지 73년이 지났지만, 전쟁의 참혹함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그리고 이 땅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한미 양국이 함께 흘린 피를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尹, ‘한미동맹 70주년 특별전’서 “미래세대에 동맹 눈부신 성과 알려야”

    尹, ‘한미동맹 70주년 특별전’서 “미래세대에 동맹 눈부신 성과 알려야”

    인요한 교수 등 참전용사 후손에 인사방명록에 “정의로운 한미동맹” 적어 윤석열 대통령이 6·25전쟁 발발 73주년을 맞은 25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한미동맹 70주년 특별전’을 찾아 참전용사 후손들을 격려하고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행사 인사말에서 “우리는 무엇보다 미래세대에게 한미동맹의 태동과 발자취, 동맹이 이룩한 눈부신 성과를 정확하게 알려줘야 한다”며 “앞으로 우리의 동맹을 이끌 주역인 미래세대가 지금의 자유와 번영을 있게 한 동맹의 가치와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유를 지키기 위한 결단, 피눈물 나는 노력, 그 위에서 피어난 따뜻한 우정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행사에는 국가보훈부와 한미연합군사령부가 공동으로 선정한 ‘한미 참전용사 10대 영웅’인 김두만 장군과 고 백선엽 장군, 고 김동석 대령 후손인 백남희씨, 가수 진미령씨(본명 김미령)씨, 유엔군 참전용사 후손인 인요한 세브란스 국제진료센터장과 모니카 토레스 넷, 알리비아 자위스키 등이 참석했다. 또 육·해·공 3군 사관학교 생도들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행사장에 도착해 이들과 인사를 나눴고, ‘푸른 눈의 한국인’으로 알려진 의사이며 부친이 인천상륙작전에 참여했던 인 교수에게는 “아버지께서 해군 장교로 참전한 것을 몰랐다”고도 말했다. 그는 이어 인사말에서 참전용사와 이들 후손의 이름을 차례로 언급한 뒤 “지금까지도 한국군 12만여 명과 미군 7500여 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는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고, 그분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함께 6·25전쟁 영웅·후손 등과 함께 ‘한미 참전용사 10대 영웅전’ 앞에 마련된 방명록에 서명했다. 윤 대통령은 방명록에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정의로운 한미동맹’이라고 적었다. 방명록에는 김두만 장군과 김병진 육군 사관생도 등의 서명도 함께 담겼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어 전시장에 마련된 ‘조약으로 보는 한미동맹전’, ‘한미동맹 70주년 홍보만화’, ‘한미동맹 6대 드라마’, ‘한미동맹 미디어아트전’ 등을 관람했다. 또 당초 예정에 없었지만 박물관 1층 로비에 전시된 대한제국 초대 주미 한국공사 박정양과 초대 주한 미국공사 루시어스 하우드 푸트를 조명한 전시도 함께 둘러봤다.
  • 한미동맹 70년史 만난다…역사박물관 연중 특별전

    한미동맹 70년史 만난다…역사박물관 연중 특별전

    한미동맹 70주년과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 141주년을 맞아 한미 양국 관계 역사를 다채롭게 조명한 전시가 올해 내내 이어진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기록사진과 영상물을 직접 볼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한미동맹 70년 역사를 외교·안보, 민간교류, 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재조명하는 ‘한미동맹 70주년 특별전’을 연중 진행한다고 25일 밝혔다. 특히 이날 특별전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찾아 전시를 관람했다. 역사박물관은 이날 한미 정부가 선정한 ‘한-미 참전 용사 10대 영웅’의 공적을 소개하는 ‘영웅을 기억하는 나라’ 전시를 공개했다.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한 맥아더 장군을 비롯해 아버지는 미8군 사령관·아들은 공군 조종사로 참전했던 밴 플리트 부자, 서울탈환 후 중앙청에 태극기를 게양했던 박정모 해병대 대령 등 영웅의 얼굴을 3층 다목적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또 승호리 철교 폭파 작전을 성공으로 이끈 김두만 공군 대장, 낙동강 전선 요충지 다부동을 미군과 함께 지켜낸 백선엽 육군 대장, 서울탈환작전의 결정적 첩보를 입수했던 김동석 육군 대령도 소개됐다. 이들의 극적인 이야기는 같은 층 주제관에 마련된 ‘한-미 동맹의 6대 드라마’ 전시에서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자세히 소개한다. 한미동맹 역사의 주요 인물 행적과 어록을 연표로 정리한 ‘한미동맹을 만들고 지켜낸 사람들’ 전시도 열리고 있다.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 당시 양국 대표였던 슈펠트와 신헌, 6.25전쟁 참전을 신속히 결단한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 한미동맹의 기반이 된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끌어낸 이승만 초대 대통령, 주한 미군 철수를 반대했던 싱글 러브 전 유엔(UN)사령부 참모장 등을 소개한다. 미국 리버티 뉴스가 촬영하고 제작한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 가조인식 영상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또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의 조선 전권대사였던 신헌이 쓴 ‘미국통상실기’(美國通商實記)를 최초로 한글 번역해 전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역사박물관 곳곳에서 ‘미디어아트’, ‘기록사진’, ‘만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오는 7월에는 한-미 양국 간 대중문화의 상호영향과 교류를 살펴보는 전시가, 10월에는 1953년 10월 1일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일을 기념해 한미동맹 성과를 종합하고 미래 비전을 전망하는 전시가 이어진다. 앞서 역사박물관은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연 ‘같이 갑시다 위 고 투게더’(We Go Together)를 시작으로, 5월부터는 ‘대한제국 초대 주미공사 박정양과 주한 미국 초대공사 푸트’를 이어오고 있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이번 특별전은 한-미 동맹 70년 동안 펼쳐진 역전과 재역전, 반전의 드라마를 재미있고 쉽게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佛기자에 믹스커피 대접한 김여사… “부산은 더 뜨겁다”

    佛기자에 믹스커피 대접한 김여사… “부산은 더 뜨겁다”

    현지 한국문화원서 특별전시회‘돌아와요 부산항에’ 틀며 홍보전엘리제궁서 마크롱 여사와 오찬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프랑스 파리를 찾은 김건희 여사는 현지에서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독자 일정을 소화하며 ‘측면 지원’에 나섰다. 김 여사는 20일(현지시간) 주프랑스한국문화원의 ‘2023 한국문화제 테이스트 코리아’ 부산 특별전을 찾아 프랑스 주재 외신기자들을 만나 부산엑스포를 홍보했다. 특별전은 부산의 역사와 문화, 예술을 소개하는 다양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특히 3층은 6·25전쟁 당시 피란수도 부산에 예술가들이 모여들었던 광복동 다방 ‘밀다원’을 재현한 공간이 됐다. 김 여사는 행사에서 “파리가 아주 열정적인 도시이지 않느냐. 부산엑스포(유치)를 앞두고 대한민국이 아주 뜨겁고, 부산은 더더욱 뜨겁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산 발전 역사를 언급하며 “부산은 어머니의 도시, 우리 모두의 어머니를 만나는 도시”라며 “부산에 피난 온 우리 어머니들이 아들, 딸들을 건사하며 전쟁과 가난의 어려움을 극복한 도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전했다. 김 여사와 외신 기자들은 밀다원에서 노래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들으며 믹스커피를 마시기도 했다. 김 여사는 “당시 예술가들이 다방에서 즐겼던 커피이자 오늘날 한국의 대표적인 음료”라고 소개했다. 김 여사는 또 이날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와 친교 오찬을 했다. 김 여사는 “한국과 프랑스가 서로의 문화와 예술에 관심이 큰 만큼 이를 바탕으로 서로를 더욱 잘 이해하고 교류를 확대하자”고 말했다. 김 여사는 “한국 청년 디자이너들의 역량이 뛰어난데 세계적으로 그 역량을 소개할 기회가 많지 않아 안타깝다”며 마크롱 여사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마크롱 여사는 “프랑스에서 열리는 디자인 위크에 한국인 작가 4~5명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 ‘커넥티드 의료산업 생태계 활성 촉진’ 특별전 코엑스서 열려

    ‘커넥티드 의료산업 생태계 활성 촉진’ 특별전 코엑스서 열려

    커넥티드 의료산업 생태계 활성 촉진을 위한 특별전시회가 2023 홈케어·재활·복지전시회(Reha·Homecare 2023)에서 바이오헬스케어산업 특별전으로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22일 한국바이오특화센터협의회에 따르면 이번 전시회는 김해의생면산업진흥원의 주관으로 국내외 인증지원, 사이버보안평가, 제품서비스평가, 임상 프로토콜 및 IRB 진행 관련 수혜기업의 기술 및 제품들이 소개됐다Reha·Homecare 2023에서는 재활·복지산업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한 전시관이 운영됐으며 노인·장애인을 위한 보조기기, 정형·재활분야 맞춤형 의료기기, 재활운동 ICT기반 장애인 스마트운동기기, 개인 맞춤형 운동프로그램 등 바이오소재 의료기기와 기업들이 선보였다. 커넥티드 의료산업특별전시회는 5G 기반의 커넥티드 의료제품의 판로개척 및 글로벌 시장진출 촉진을 위한 행사다. 해외바이어를 대상으로 지역 우수기업의 제품·기술소개와 함께 5G 기반의 의료 및 헬스케어산업의 전분야가 전시됐다. 커넥티드 의료산업은 디지털헬스케어의 한 분야로 모바일 의료기기를 포함해 네트워크상에서 진단과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첨단의료기기산업을 의미한다. ICT 기반 의료기기와 디지털헬스케어 제품 등이 포함되는 제품과 서비스가 네트워크로 상호 연결되어 결합된 신개념 제품군이라 할 수 있다. ‘커넥티드 의료산업 생태계 활성 촉진’사업은 한국바이오특화센터협의회 주관으로 대구테크노파크, 김해의생면산업진흥원, 대전대학교 천안한방병원이 참여해 2022년 5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진행한다. 한국바이오특화센터협의회 안택원 회장은 “5G 기반 커넥티드 의료산업은 AI, VR 등 신기술의 도입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는 산업 분야로 이번 전시회를 통해 우수한 기업과 제품을 알릴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 김건희와 오찬 마크롱 여사 “블랙핑크 공연·팬 인상적”

    김건희와 오찬 마크롱 여사 “블랙핑크 공연·팬 인상적”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와 친교 오찬을 가졌다. 김 여사와 마크롱 여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프랑스의 한류 열풍과 양국 문화·예술 교류를 중심으로 대화를 나눴다고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마크롱 여사는 취약계층을 위해 자신이 주도한 ‘노랑 동전 모으기 갈라 콘서트’에 블랙핑크가 참여한 것을 언급하며 “한류 자체도 매력 있지만 질서 있게 공연을 즐기는 한류팬들도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양국이 서로 문화·예술에 관심이 큰 만큼, 이를 바탕으로 더 잘 이해하고 교류를 확대하자”며 “프랑스의 훌륭한 예술 작품들이 한국에 보다 많이 소개될 수 있도록 마크롱 여사가 관심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마크롱 여사는 서울에 개관 예정인 퐁피두센터 분원에 좋은 작품이 전시될 수 있도록 지속 협력하자고 했다. 김 여사와 마크롱 여사는 디자인, 정원 등 다른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김 여사는 “한국에 유능한 청년 디자이너들이 많은데 그 능력이 세계 무대에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다”며 “디자이너들이 어떤 방식으로 세계 무대에 효율적으로 진출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마크롱 여사는 다음 ‘파리디자인위크’에 한국 디자이너들을 초청, 그들을 세계 무대에 소개하는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한편, 김건희 여사는 프랑스 현지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홍보에도 적극 나섰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외신 기자 14명과 함께 주프랑스한국문화원의 ‘2023 한국문화제 테이스트 코리아’ 부산 특별전을 둘러봤다. 전시는 부산의 역사와 문화, 예술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부산다방’이라고 이름 붙은 1층 공간에는 오래된 레코드판과 전축, 부산엑스포 홍보 캐릭터인 ‘부기’ 인형, 1990년 파리엑스포 당시 한국관 모습을 담은 그림 등이 전시됐다. ‘부산 이즈 레디’(BUSAN IS READY) 문구가 적힌 입간판도 놓였다. 3층은 한국전쟁 당시 피란수도였던 부산에서 예술가들이 아지트로 삼은 광복동 다방 ‘밀다원’으로 꾸며졌다. 파란색 바지 정장 차림을 한 김 여사는 관람에 앞서 “부산다방에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파리가 아주 열정적인 도시이지 않느냐. 부산엑스포(유치)를 앞두고 대한민국은 아주 뜨겁고, 부산은 더욱더 뜨겁다”고 말해 외신의 관심을 요청했다.
  • 김건희 여사, 프랑스 현지 외신 만나 “대한민국과 부산에 관심 가져달라”

    김건희 여사, 프랑스 현지 외신 만나 “대한민국과 부산에 관심 가져달라”

    김건희 여사, “부산엑스포 성공까지 사랑달라” 윤석열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에 동행 중인 부인 김건희 여사는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현지 외신 기자들과 ‘2023 한국문화제 테이스트 코리아’ 부산 특별전을 관람하고 차담을 나눴다.김 여사는 기자들에게 파리 프랑스한국문화원 내부에 재현된 부산의 다방 ‘밀다원’에서 외신 기자들과 만나 “우리 대한민국과 부산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밀다원은 한국전쟁으로 인한 피난 시절 당시 예술가들의 안식처로 알려진 곳이다. 김 여사는 “파리가 아주 열정적인 도시인데 부산엑스포 2030을 앞두고 대한민국이 현재 굉장히 뜨겁다”라며 “대한민국도 뜨거운데 우리 부산은 더더욱 뜨겁다. 부산엑스포가 성공할 때까지 많은 사랑을 달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기자들에 부산 BIE 홍보관, 부산을 테마로 한 미디어아트, 부산의 역사, 문화·예술 전시 등을 둘러보며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부산의 발전 모습을 소개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보도자료에서 “김 여사는 대한민국과 부산의 다양한 매력을 직접 소개하며 ‘2030 세계박람회’ 유치 후보 도시인 부산을 알리기 위해 외신기자들을 초청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프랑스한국문화원 곳곳에는 김 여사가 디자인 제작에 참여한 부산엑스포 키링 이미지를 구현한 영상과 홍보 배너가 설치되어 의미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 울산대 글로컬대학 예비지정…지역혁신 청신호

    울산대 글로컬대학 예비지정…지역혁신 청신호

    울산대가 대학별로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하는 ‘글로컬대학 30’ 사업에 예비대학으로 선정됐다. 20일 울산대에 따르면 교육부는 글로컬대학위원회에서 ‘2023년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평가’를 한 결과, 울산대를 비롯해 15개 혁신기획서를 선정했다. 이번 평가에는 전국 108개교가 94개의 혁신기획서를 제출했다. 글로컬대학은 정부가 대학 내·외부의 벽을 허물고 지역 및 산업계와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대학과 지역의 동반성장을 이끌어갈 대학을 선정해 향후 5년 동안 1000억원을 지원한다. 올해 10개 대학을 비롯해 2026년까지 30개 대학을 선정한다. 글로컬대학위원회는 예비지정된 15개 혁신기획서에 대해 오는 9월까지 혁신기획서에 담긴 과제를 구체화하는 실행계획서를 제출받아 2단계 평가를 거쳐 오는 10월 최종 선정한다. 교육부는 평가의 공정성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한국연구재단 주관으로 학계, 연구계, 산업계 등 관련 전문가들로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비공개 합숙평가로 진행했다. 평가는 혁신성(60점), 성과관리(20점), 지역적 특성(20점) 등 3개 영역에서 대한민국 대학 개혁을 주도하는 혁신적인 모델인지를 종합적으로 다뤘다. 이주호 교육부장관은 서한문을 통해 “글로컬대학 사업은 현장으로부터의 창의적, 혁신적 방안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대학의 혁신과 성공이 곧 지역사회와 국가의 발전으로 직결될 수 있도록 지원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울산대는 이번 혁신기획서에 ‘울산 산업 대전환을 견인하는 지산학 일체형 대학’ 혁신 모델을 제시했다. 실행방안으로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공동으로 미래 신산업 대학원 신설, 시·공간 초월형 캠퍼스 ‘UbiCam’ 조성, 지역산업육성 펀드 1000억 원 조성 등을 담았다. 박주식 울산대 기획처장은 “예비지정 명단에 포함됐다는 것은 울산지역의 특수성과 함께 대학과 지역사회의 혁신의지를 높이 평가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최종 선정을 위해 대학 내는 물론 지자체와 산업체 등 유관기관의 소통을 통해 실행계획서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시도 내달 대학혁신을 전담하는 미래교육혁신단을 신설해 글로컬대학 지정을 적극 지원한다. 실제로 지난달 25일 김두겸 울산시장과 오연천 울산대 총장이 만나 글로컬대학 유치를 위한 전략회의를 가지는 등 대학의 혁신역량 강화를 위해 지자체와 대학이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울산시는 이번 울산대의 글로컬대학 예비지정으로 별도 특별전담조직을 구성하고, 본 지정을 위해 대학과 산업체 등 유관기관 협의체 회의 등을 개최해 구체적 실행계획을 수립할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 한 번뿐인 기회… 한땀 한땀 ‘황제의 선물’ 복원했어요

    한 번뿐인 기회… 한땀 한땀 ‘황제의 선물’ 복원했어요

    기회는 딱 한 번. 혹여 틀리면 어쩌나 가슴 졸이며 잠도 제대로 못 들던 날이 수두룩했다. 한 땀을 뜨고 다시 그림을 그리고 모양이 나오면 선대 장인들의 마음을 생각하며 다시 조심스레 한 땀을 떴다. 그렇게 몇 달 바느질을 교차해 가며 오롯이 매달린 끝에 나온 완성본을 보자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었다. “상당히 어려웠는데 그래도 사명감을 가지고 하다 보니까 재밌었어요.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감동적인 제작이었습니다.” 국가무형문화재 침선장 전승교육사 박영애씨는 19일 서울 중구 덕수궁에서 지난 몇 달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박씨는 한독 수교 140주년을 맞아 1899년 고종 황제가 하인리히 왕자에게 줬던 홍전갑주(갑옷과 투구)와 갑주함을 재현한 장인 중 하나다. 옷감 만드는 일을 맡은 그는 기쁜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작업이 만만치 않았다. 우선 100년도 더 전에 썼던 직물을 구할 수 없어 최대한 비슷한 것을 구하는 데만 한참이 걸렸다. 진짜 옷감은 하나밖에 못 구해 다른 천으로 무수히 연습했다. 여러 궁중의상을 만들어 봤으나 갑옷 제작은 처음이라 시행착오가 많았다. 실물이 아닌 기록과 사진만 보고 바느질 간격을 어떻게 해야 할지, 실이 얼마나 필요한지 등을 밤낮없이 치열하게 고민했다. “옷을 만드는 건 침선장의 책임이라 여러 달 동안 한 번도 마음 편했던 적이 없었다”는 그는 “함께 작업한 입사장 이경자(경기도 무형문화재 입사장 보유자) 선생님과 자문단분들이 잘 도와주셨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절대 아니었다”고 공을 돌렸다. 박씨를 포함한 여러 장인이 공들여 완성한 유물은 20일부터 오는 7월 2일까지 덕수궁 덕홍전에서 열리는 ‘1899, 하인리히 왕자에게 보낸 선물’ 특별전을 통해 공개된다. 박씨는 “만들 때는 애지중지 노심초사했는데 잘 키워서 출가시키는 것 같다”면서 “갑옷에 큰 사고 없이 잘 나와 줘서 고맙다고 인사했다”며 웃었다.
  • 장인들의 손길로… 124년 만에 되살아난 ‘황제의 선물’

    장인들의 손길로… 124년 만에 되살아난 ‘황제의 선물’

    대한제국 최초의 국빈인 독일 하인리히 폰 프로이센(1862~1929) 왕자에게 선물로 줬던 갑옷과 투구, 갑주함이 장인들의 손을 거쳐 새롭게 탄생했다. 한국문화재재단은 19일 서울 중구 덕수궁 덕홍전에서 다음날 개막하는 ‘1899, 하인리히 왕자에게 보낸 선물’ 특별전을 사전 공개했다. 이번에 전시된 유물은 하인리히 왕자가 1899년 6월 8~20일 내한했을 당시 고종 황제가 줬던 선물을 오늘날의 장인들이 재현한 것이다. 하인리히 왕자에게 준 선물은 동아시아함대 사령관이기도 했던 그의 신분을 고려한 것이다. 붉은색의 갑옷은 어깨에 4개의 발톱을 가진 용으로 장식했고, 목 부위에는 생명력이 강한 식물로 알려진 질경이 잎 모양으로 꾸몄다. 질경이는 수레보다도 앞서 나갈 정도로 빠르다는 의미가 있는데, 용맹함과 무예가 뛰어남을 드러내는 장식이다. 유물들은 현재 독일 함부르크 로텐바움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올해 한독 수교 140주년을 맞아 포르쉐코리아의 후원으로 장인들이 새로 만드는 작업에 나섰다. 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대표는 “이 사업은 국가무형문화재를 중심으로 한국의 고유한 장인 정신을 보존하는 사회공언 캠페인으로 시작됐다”면서 “본 사업을 통해 한국 문화와 그 속에 깃든 매혹적인 역사에 대해 겸손하게 배울 수 있는 기회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인사를 전했다.고종 황제의 선물이 124년의 세월을 건너 세상에 나오기까지 10명의 장인의 손길이 필요했다. 갑주함은 국가무형문화재 칠장 보유자 정수화, 국가무형문화재 두석장 보유자 박문열, 경기도 무형문화재 소목장 보유자 권우범씨가 합심했다. 홍전갑주(갑옷과 투구)는 국가무형문화재 침선장 전승교육사 박영애, 경기도 무형문화재 입사장 보유자 이경자, 이수자 이유나, 전수자 서일원·박승준·이경숙·곽태혁씨가 함께했다 장인들은 입을 모아 쉽지 않은 작업이었음을 털어놨다. 두정(頭釘·갑옷 미늘을 고정하는 못머리)을 작업한 이유나씨는 “실물을 직접 보고 실측도 하고 진행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사진 자료만 보고 여러 가지 제약이 있었다”면서 “작업에는 별로 두려움이 없었는데 작업 전에 계산하는 과정이 어려웠다. 오늘 계산하면 맞는 것 같다가 다음날 하면 어디선가 오류가 나는 일이 생겨 중압감이 컸다”고 털어놨다. 직접 만들었던 장인의 마음을 상상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이씨는 “유물은 그 시대 상황이나 장인의 개인적 상황이 반영되는데 우리가 속속들이 알 수 없어서 ‘왜 이렇게 했을까’ 질문을 많이 했다”면서 “볼 게 사진밖에 없으니 매일 눈이 빠져라 보다가 시력이 나빠져 안과에 갈 정도였다”고 떠올렸다. 힘들게 복원해냈기에 그만큼 뿌듯함도 컸다. 여러 장인이 합심해 만들었기에 오차 없이 재현할 수 있었다. 이씨는 “과거의 모든 장인들이 정말 대단했구나 생각했다”면서 “만들어 놓고 보니 걱정한 거에 비해서는 괜찮더라. 다음에 또 기회가 올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갑옷과 투구의 옷감을 담당한 국가무형문화재 침선장 전승교육사 박영애씨도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우선 100년도 더 전에 썼던 직물을 구하는 게 만만치 않았다. 박씨는 “시장을 아주 오랫동안 뒤져 가장 가까운 느낌의 모직을 하나 구했다”면서 “진짜 옷감은 하나밖에 없어서 실패하면 안 되니까 다른 천으로 무수히 많이 연습했다”고 말했다. 다른 여러 궁중의상은 만들어봤지만 갑옷 제작은 처음이라 시행착오가 많았다. 실물이 아닌 기록과 사진만 보고 바느질 간격을 얼마나 해야하는지, 실이 얼마나 필요한지 등을 밤낮없이 치열하게 고민했다. 박씨의 작업은 입사장과 긴밀한 협조로 이뤄졌다. 오랜 시간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며 실수 없는 갑옷을 만들고자 애를 썼다. 박씨는 “옷을 만드는 건 침선장 책임이라 오와 열이 안 맞으면 어쩌나 걱정했다”면서 “다른 장인들께도 누가 되면 어쩌나 했지만 그대로 다 도와주실 거란 믿음을 가지고 감사한 마음으로 했다”고 말했다. 여러 장인이 공들여 완성한 유물은 20일부터 7월 2일까지 덕수궁 덕홍전에 공개된 후 덕수궁에서 관리한다. 박씨는 “만들 때는 애지중지 노심초사했는데 잘 키워서 출가시키는 것 같다”면서 “갑옷한테 큰 사고 없이 잘 나와줘서 고맙다고 인사했다”고 웃었다.
  • 국제회의마다 펼쳐진 한국독립운동 외교…독립기념관 특별전

    국제회의마다 펼쳐진 한국독립운동 외교…독립기념관 특별전

    독립운동 시기 무장투쟁뿐만 아니라 국제회의마다 대표를 파견해 독립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알리며 전개한 한국 독립운동 활동을 확인할 기회가 독립기념관에 마련됐다. 2019년 네덜란드에서 원본이 최초로 발견·공개된 스위스 루체른에서 열린 만국사회주의자 대회 결의문과 임시헌장 원본 등도 국내에서 첫 공개된다. 독립기념관은 15일부터 8월 20일까지 제7관 내 특별기획전시실에서 ‘한국 독립운동과 국제회의’ 특별기획전을 연다.기획전에서는 1907년 제2차 만국평화회의부터 1945년 샌프란시스코회의까지 주요 국제회의를 대상으로, 워싱턴회의에 보내는 한국의 추가호소문 등 56점을 공개한다. 기획전은 1905년 11월 일제가 을사늑약 강제 체결로 대한제국이 외교권을 빼앗긴 뒤,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제2차 만국평화회의에 특사를 파견해 국제사회에 한국 문제를 호소했던 활동들을 소개한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질서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전후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열린 파리강화회의와 워싱턴회의 등에 대표단을 파견해 한국 문제를 국제회의에 상정시켜 독립을 승인받고자 했던 활동과 관련한 자료도 전시된다.전시자료는 이승만 박사를 단장으로 한 워싱턴회의 한국대표단에서 작성한 워싱턴회의에 보내는 한국의 추가호소문과 각종 청원서를 비롯해 각국 대표와 언론인 등을 상대로 외교·선전 활동을 전개한 문건 자료 52점과 영상자료 4점 등이다. 여기에는 2019년 미국 L.A. 대한인국민회에서 대여한 희귀자료 13점도 포함됐다. 지난 4월 서거 100년 만에 유해가 국내로 봉환된 황기환이 파리 한국통신국 서기장으로 활동하던 당시 대한인국민회 중앙총회장 대리 백일규와 주고받은 서한 2점과 루체른에서 열린 만국사회주의자 대회 결의문과 임시헌장도 특별 공개된다.
  • ‘그리스·로마’가 한국에 왔다 4년간 무료 전시

    ‘그리스·로마’가 한국에 왔다 4년간 무료 전시

    그리스의 최고 신 제우스와 로마의 가장 유명한 장군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한국에 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3층 상설전시관에 ‘고대 그리스·로마실’을 개관한다. 지난 3월 끝난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특별전 때 협력했던 오스트리아 빈미술사박물관과 공동 기획한 전시다. 제우스(로마 표기로 유피테르)와 카이사르 조각상을 비롯해 126개 전시품으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큰 조각상인 ‘토가를 입은 남성의 초상’을 비롯해 절반 정도가 최초 공개되는 유물들이다.오래전 그리스와 로마 사람들은 인간이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을 설명하기 위해 신과 신화를 만들어 냈다. 사람의 마음에 관한 일부터 전쟁에 관한 일, 다양한 자연현상도 모두 신들의 영역이었고 이와 관련한 정말 많은 이야기가 탄생했다. 그리스 수도 아테네와 이탈리아 수도 로마는 직선거리로 1000㎞ 정도 떨어져 있지만 같은 세계관을 공유했고 오늘날에는 그리스·로마 신화로 묶여 서양 문명의 뼈대를 이룬다. 이번 전시의 주제 ‘그리스가 로마에게, 로마가 그리스에게’는 서로 떨어뜨려 놓고 설명할 수 없는 두 문명의 관계를 보여 준다. 14일 열린 언론공개회에서 양희정 학예연구사는 “원래는 별개였지만 로마가 그리스 문화를 수용하면서 공통점이 많아졌다”면서 “그리스가 없었다면 로마는 지금과 같은 문화가 될 수 없었고, 로마가 없었다면 그리스는 지금처럼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 이후 국내에서 열렸던 그리스, 로마 관련 전시는 대부분 한쪽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양쪽 모두에 집중한 것이 특징이다. 전시는 1부 신화의 세계, 2부 인간의 세상, 3부 그림자의 제국으로 구성됐다.1부에서는 그리스에서 로마로 전래된 신화를 다룬다. 신들의 모습이 그려진 그리스 도기와 로마 시대의 대형 대리석 조각상, 소형 청동상 등 55점이 전시됐다. 그리스의 세계관을 로마인들이 공유하게 됐다는 설명을 통해 관람객들은 전시의 실마리를 얻게 된다. 2부에서는 그리스와 로마의 독자적인 발전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초상 미술에 초점을 맞췄다. 기원전 2세기 그리스가 로마에 점령당하는 역사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리스의 신화, 철학, 문학, 조형 예술은 로마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리스 문화 요소가 로마 곳곳에 전파된 덕분에 지금도 원형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2부는 로마 시대 빌라의 모습으로 꾸며졌고 가운데 심포지엄(연회) 전시물도 있어 관람객들은 고대 그리스·로마인이 된 느낌을 받게 된다. 로마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인 카이사르를 비롯해 다양한 로마인들의 석상이 모인 모습도 볼 수 있다. 조각상에는 시대마다 유행했던 양식이 있어서 어떤 특징을 지니는지가 연대를 추정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그냥 단순히 멋있게 만든 게 아니라 다양한 상징을 해석하는 것도 관람의 재미 요소다. 3부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사후 세계관을 살펴본다. 그리스와 로마는 사람이 죽으면 새로운 여행을 떠난다고 생각했고, 산 자가 계속 기억해 준다면 망자는 영원히 산다고 믿었다. 누군가의 무덤이 길에서 가깝게 있고 눈길을 끌도록 만들어진 이유다. 전시를 보고 나면 그리스와 로마가 공통된 세계관으로 얽혀 영원한 문화로 살아남게 된 과정을 이해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4년간 진행하는데 두 박물관의 두터운 신뢰가 장기 전시를 가능하게 했다. 게오르크 플라트너 빈미술사박물관 그리스·로마 컬렉션 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인류의 중요한 세계문화유산을 공개하도록 도왔다”면서 “어떻게 전시할지 고민하고 선별하고 논의한 자체가 의미 있다”고 말했다.
  • 초창기 3D 영화 어땠을까…한국영상원 ‘초기영화로의 초대’

    초창기 3D 영화 어땠을까…한국영상원 ‘초기영화로의 초대’

    1940년대 말 TV가 등장하면서 위기에 처한 미국의 할리우드가 대안으로 내놓은 입체영화 9편을 한 자리에서 만난다. 한국영상자료원은 8월 12일까지 ‘발굴, 복원 그리고 초기영화로의 초대’ 기획전을 연다고 14일 밝혔다. 당시 미국에 가정용 TV가 보편화하면서 극장을 찾는 관객이 크게 감소했다. 할리우드는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고자 TV 화면으로는 볼 수 없는 3D 입체영화를 본격적으로 제작했다. 영상자료원이 공개하는 초기 3D 고전영화는 모두 9편으로, 이 가운데 3편은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것들이다. 192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제작한 3D 단편영화를 모은 ‘희귀한 3-D’, 한국전쟁 중 한국의 전선에서 직접 찍고 전쟁에 참여한 미군들이 출연하는 세미-다큐 형식의 ‘사격 중지’(1953), MGM 제작 첫 3D 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1953)다. 이밖에 최초 수중 3D 촬영작품 ‘검은 늪지대의 생명체’(1954), 국내에서 3D로 처음 볼 수 있는 존 웨인 서부극영화 ‘혼도’(1954), 개봉 당시 큰 화제와 흥행 돌풍을 일으킨 3D 호러영화 ‘밀랍의 집’(1953), 앨프레드 히치콕의 유일한 3D 영화 ‘다이얼 M을 돌려라’(1954)가 포함됐다. 2010년대 관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휴고’(2011)와 로버트 저메키스의 ‘하늘을 걷는 남자’(2015)도 3D로 함께 상영한다.이밖에 클라라 보우를 당대 최고의 배우로 만들어 준 흥행작 ‘잇’(1927)도 선보인다. 오랫동안 소실되었다고 알려졌지만 1960년대 프라하에서 질산염 필름 사본을 발굴해 현재 미국 국립 의회 도서관에 보존됐다. 영상자료원은 파라마운트가 2022년 복원한 ‘잇’을 실험적인 재즈 음악으로 재해석한 라이브 복합공연으로 선보인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한 ‘밤의 강’(1956),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클래식 섹션에서 상영한 베라 치틸로바 감독 ‘데이지즈’(1966)와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데뷔작 ‘버진 수어사이드’(1999) 4K 디지털 복원작을 비롯해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 ‘분노의 주먹(성난 황소’(1980) 등 국내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9편의 해외 복원작도 상영한다. 1950년 프랑스와 문화 교류 차원에서 교환된 영화로, 프랑스에서 16㎜ 프린트를 1993년 기증받아 실체를 알게 된 ‘마음의 고향’(1949), 1977년 SF 애니메이션 영화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1977), 이용민 감독 공포영화 ‘살인마’(1965) 등도 이번 특별전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이만희 감독 ‘돌아오지 않는 해병’(1953)이 4K 복원돼 최초로 공개된다. 복원판과 함께 영상자료원이 지난 2017년 뉴질랜드에서 발굴한 ‘돌아오지 않는 해병’ 미국 개봉판도 함께 상영한다. 특별전은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KOFA에서 개최한다. 모든 상영은 무료이다. 자세한 일정은 영상자료원 홈페이지(koreafilm.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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