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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미애가 읽은 책 내용은…“검사 성접대·조직 이기주의”(종합)

    추미애가 읽은 책 내용은…“검사 성접대·조직 이기주의”(종합)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9일 법안 처리가 이어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라는 제목의 책을 읽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 책의 저자는 검사 출신 이연주 변호사로 이 변호사는 2002년 검사가 된 지 약 1년 만에 사표를 내고 검찰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이 변호사는 2018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라는 글을 올려 주목받았고, 최근 발간한 같은 제목의 책을 통해 검찰개혁을 촉구했다. 이 변호사는 검찰 조직을 “오랜 세월 바깥세상과 단절된 채 자신만의 진화 과정을 밟아온 독특한 생명체들”, “안은 텅텅 비고 바람 부는 대로 나부끼면서 자신을 꼿꼿이 세워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권력이라 여겨, 그 권력으로 펌프질하는 공기인형”이라고 비유했다. 스폰서와 성접대 문화, 전관예우, 검사들의 특권 의식, 조직 장악을 위한 암투 등 검찰의 어두운 뒷모습이 생생하게 담겼다. 이 변호사는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에 항명했다는 이유로 당시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2013년 징계받을 때 검사들이 왜 가만히 있었나? 그때는 위법하지 않아서? 부당하지 않아서? 그땐 검사 개개인이 다칠 뿐, 검찰 조직의 권한과 위상을 축소하는 문제가 아니어서 침묵했던 거다. 지금 반발은 조직 이기주의로밖에 안 보인다. 그런데도 검사들은 항상 공정과 정의의 옷을 입고 있는 양 가장한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책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알아주는 조직론자이고, 검찰의 권력을 나누고 쪼개자고 하면 대통령도 집으로 보내실 분’이라고 썼다. 룸살롱과 스폰서 등 검찰의 문화를 폭로하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2001년 검사로 출근했던 첫 주에 부장검사가 초임검사들에게 밥을 사주면서 “수사를 잘하려면 수사계장하고 같이 룸살롱에 가서 오입질을 하라”고 했으며 “검사 월급으로는 룸살롱 못 간다. 그러니 스폰서한테 용돈 받고 술자리에 대기업 간부 부르라”는 말도 들었다고 밝혔다.검찰에 몸담았다는 이유로 여전히 부끄럽고 괴롭고 슬프다는 이 변호사는 “검사들은 과거 언론을 탄압하고, 민간인을 사찰하고, 거짓 자백을 강요했던 잘못은 한 번도 되돌아보지 않으면서, 검찰이 휘두른 칼에 억울하게 고통받은 사람들에 대한 연민은 느끼지 않으면서, 검찰 조직 문제에만 기개 있게 덤비고 정의를 내세운다. 정말 부끄러움을 모르는 비겁한 사람들이다”라고 비판했다. 500만원 술접대 검사 불기소한 검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날 서울남부지검이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술자리 참석자 중 검사 2명을 불기소한 것을 놓고 “비상식적인 수사 결론”이라며 “여전히 제 식구 감싸기를 한다”고 비판했다. 추 장관은 이날 오후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종교인들이 들불처럼 일어나 검찰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검찰은 아직 응답할 때가 아니라고 여기는 모양”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수수 사건 수사전담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은 전날 술자리 참석자 중 검사 2명이 먼저 자리를 떴다며 이들의 1인당 접대 비용을 96만원여원으로 계산하고 불기소했다. 청탁금지법은 1인당 수수한 금액이 1회 100만원 이상인 경우만 처벌한다. 추 장관은 “향응·접대 수수 의혹을 받는 검사들의 접대 금액을 참석자 수로 쪼개 100만원 미만으로 만들어 불기소 처분한 것에 민심은 ‘이게 말이 되는가’라는 상식적인 의구심을 갖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총장과 두터운 친분을 갖고 있음을 과시한 A 변호사, A 변호사가 데려온 특별한 검사들을 소개받는 김봉현, 그 자리에서 김봉현은 그 검사들과 편하게 같이 먹고 마시고 즐겁게 놀았겠느냐”며 “그날 술값도 김봉현을 포함해 검사들과 나눠 계산하는 게 자연스러울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상식인으로 가질 수 있는 합리적 의문”이라며 “장관의 개입이라고 여기지 않았으면 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차별 없는 법치를 검찰 스스로 포기하고, 민주적 통제마저 거부한다면 과연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누가 할 수 있겠는가”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그 해답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검찰 스스로 국민에게 드러내 보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밴드와 유흥접객원 팁 비용 포함문제의 술자리 비용 총 536만원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수수 사건 전담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은 8일 접대자인 김봉현 전 회장과 소개자인 검사 출신 A변호사, 접대 대상인 B검사 등 3명을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김영란법은 대가성에 상관없이 1회에 100만원 이상을 수수하면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의 술자리에 있었지만, 불기소 처분된 현직 검사 2명이 수수한 금액은 각각 96만 2천원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해당 검사 2명이 술자리를 뜬 당일 ‘오후 11시’를 기준으로 이들이 김 전 회장 측으로부터 받은 액수를 달리 판단했다. 11시 이후 계산된 비용 55만원이 사실상 이들의 기소 여부를 갈랐다. 당일 술접대 비용은 총 536만원으로 파악됐는데, 검사 2명이 자리를 떠난 당일 오후 11시 이전까지 계산된 비용은 총 481만원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11시 이전에 귀가한 검사들이 수수한 금액은 481만원을 당시 술자리에 있었던 5명으로 나눈 금액 96만 2000원으로 봤다. 반면 재판에 넘겨진 A변호사와 B검사, 김 전회장의 접대비는 밴드와 유흥접객원 팁 비용을 3으로 나눈 금액을 더해 114만원으로 계산했다. 김 전 회장은 술자리 말미에 비용을 한꺼번에 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남부지검에 라임 사건 수사팀이 꾸려진 시점이 지난 2월 초이므로 지난해 7월 있었던 술자리와의 직무 관련성·대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B검사 등에 대해 뇌물죄를 적용하지 않았다. 전날 열린 검찰시민위원회 역시 만장일치로 ‘김 전 회장과 A변호사, B검사 등 3명을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는 게 맞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기소 대상에서 제외된 검사 2명에 대해서는 감찰을 의뢰하기로 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BJ철구 딸 입학 비판 여론 ‘현대판 연좌제’ 떠올랐다”

    “BJ철구 딸 입학 비판 여론 ‘현대판 연좌제’ 떠올랐다”

    “성숙한 어른들의 접근법은 아냐약자인 아이에게 책임 덮으려해교육 기회는 누구에게나 평등해야어른들이 아이의 미래 배려할 차례”“모든 학교와 교직원들은 아이의 성장을 위해 애쓰고 노력할 의무가 있습니다. 부모가 좋은 배경을 가진 사람이라고 더 잘해주고, 배경이 좋지 않다고 교육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BJ철구 자녀 입학 논란’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인천 인성초등학교 최상균 교장은 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최근 사태에 대해 “여론이나 비난의 영향으로 아이가 교육을 받지 못한다면 성숙한 어른들의 접근 방법은 아닌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인터넷 방송인 BJ철구(31·본명 이예준)와 BJ외질혜(25·본명 전지혜) 부부의 딸이 인성초등학교에 입학한다는 소문이 번지면서 학부모들과 네티즌들의 반발이 일어났다. 사실과 관계 없이 인천 지역 사립초들을 중심으로 항의성 글이 빗발쳤고, 학교에 전화가 쏟아지기도 했다. 그동안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된 BJ철구의 기행을 자녀에게 책임을 돌리는 모습이었다. 사태가 확산되자 최 교장은 지난 7일 학교 SNS 계정에 직접 입장문을 작성해 게시했다. 그는 입장문에서 “모든 학교는 어떤 아이가 입학하든지 간에 그 아이의 바른 성장을 위해 학교의 교육적 역량을 총동원해 돕게 될 것”이라며 “그 아이의 사회적 배경은 아이가 받게될 교육 서비스의 영향 요인이 될 수도 없고 그렇게 돼서도 안 된다. 그 아이는 그 아이 자체로 소중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가 입장문을 작성한 이유는 어른들이 보다 성숙한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날에도 네티즌들은 이들 부부 자녀의 입학설이 나온 또다른 초등학교를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 이를 의식한듯 학교측은 모든 SNS를 폐쇄하기도 했다. 최 교장은 “아이가 어떤 학교를 가게 되더라도 여론화되고 시끄러워져 교육을 받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까봐 굉장히 우려스럽다”며 “아이의 미래를 위해 어른들이 이제는 비난을 멈추고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학부모들도 불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내년에 자녀를 초등학교에 보내는 김모(36)씨는 논란을 바라보며 ‘현대판 연좌제’가 떠올랐다고 한다. 김씨는 “특권을 가진 다수의 어른들이 약자인 한 아이에게 책임을 덮어 밀어내려 하는 것이 연좌제와 무엇이 다르냐”고 말했다. 실제 일선 교사들도 이를 바라보며 착잡한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사회적으로 계층의 양극화가 뚜렷한 가운데서도 ‘초등학교 입학’만큼은 투명하고 평등이 보장되지만, 오히려 어른들이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 부천에서 근무하는 초등학교 교사 박모(31)씨는 “모든 초등학생들이 제출하는 학부모 기초 조사지에 학부모 직업을 적는 칸도 이제는 없고 배경을 따지지 않는다”며 “부모의 사회적 배경과 무관하게 학생을 보려고 하는 학교의 노력에 학부모들도 같이 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서울광장] 추미애의 세 가지 패착/박홍환 논설위원

    [서울광장] 추미애의 세 가지 패착/박홍환 논설위원

    문재인 대통령이 그제 “혼란스러운 정국이 국민께 걱정을 끼치고 있어 대통령으로서 매우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실상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일년 가까이 이어지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극한 갈등을 국정의 총책임자로서 사과한 것이다. 30%대로 지지율이 급락하자 수습한 성격도 있겠지만, 브레이크 없는 ‘추·윤 갈등’이 문 대통령의 사과까지 불러왔다. ‘추·윤 갈등’은 10일 열리는 윤 총장 징계위원회에서 결말을 볼 것이다. 하지만 이미 윤 총장이 사생결단의 법적 대응을 공언한 만큼 아마도 그게 끝은 아닐 것 같다. 감찰ㆍ징계ㆍ해임의 옳고 그름을 놓고 지루한 법적 공방이 이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러다가 자칫 검찰개혁이 추동력을 상실한 채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어버릴 수 있다. 추 장관은 검찰개혁을 필생의 과업이라고 누누이 밝혔는데 오히려 그런 추 장관 탓에 검찰개혁이 위기를 맞았으니 기가 막힌 아이러니다. 조국 전 법무장관을 기어코 낙마시킨 윤 총장이 아무리 눈엣가시라고 해도 노골적인 핍박과 공격은 역습을 불러오기 마련인데 그걸 간과했다. 그런 점에서 장수를 무너뜨리면 조직 전체가 굴복할 것이라는 오판이 추 장관의 첫 번째 패착이라고 할 수 있다. 윤 총장은 애당초 호락호락한 체급의 장수가 아니었다. 집권세력의 의지에 맞서면서 끝까지 자리를 고수한 검찰총장이 전무하다는 역사적 사실을 믿고 한껏 밀어붙이면 윤 총장이 제풀에 사표를 던지지 않겠느냐는 판단을 내렸겠지만 이 역시 오판이 됐다.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수사 갈등으로 징계좌천되고도 끝내 사표를 쓰지 않은 그를 지극히 저평가한 탓이다. 두 번째 패착은 일선 검사들이 등을 완전히 돌렸다는 것이다. 추 장관은 검찰개혁의 방향성을 비판하는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의 글을 ‘커밍아웃’으로 규정하고서 “개혁만이 답”이라고 비아냥대며 여권 지지층에 이 검사의 ‘좌표’를 찍어 줬다. 그러자 “나도 커밍아웃하겠다”는 검사들의 동조 댓글이 400개에 육박하지 않았는가. 추 장관은 지난 1월 3일 취임사에서 “검찰을 개혁의 대상으로만 치부하지 않고 한 분 한 분을 진심으로 개혁의 동반자로 삼아 국민이 바라는 성공하는 검찰개혁을 이뤄 가겠다”고 했지만 일구이언하듯 작은 비판조차 수용하지 못하고 검사 대부분을 돌려세워 버렸다. 오죽하면 추 장관 측 인사로 분류되던 조남관 대검 차장조차 “검찰개혁은 전체 검찰 구성원들의 마음을 얻지 않고서는 백약이 무효”라며 윤 총장 옆으로 돌아갔을까. 정제되지 않은 ‘가벼운 언사’로 국민의 반감을 불러일으킨 것은 세 번째 패착이다. 윤 총장과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추 장관의 발언은 더욱 거칠어졌고, 많은 국민은 그런 추 장관 얼굴이 TV뉴스 화면에 비치면 채널을 돌린다고 했다. 추 장관으로선 여권 지지층이 보내 준 ‘꽃바구니’가 소중했을지 모르지만 전 국민의 호응을 이끌어 내는 데는 실패했다고 단언한다. 그렇게 검찰개혁은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고 ‘추·윤 갈등’만 남은 것 아닌가. 최근 만난 한 원로 법조인은 노무현 정부 초대 법무부장관인 강금실 전 장관의 리더십을 거론하며 추 장관의 리더십 부재를 아쉬워했다. 강 전 장관은 검찰개혁으로 마찰을 빚는 상황에서 송광수 당시 검찰총장과 서슴없이 보신탕집에서 대작담판하는 등 적극적이면서도 부드러운 소통으로 검찰 구성원들의 마음을 얻었는데 추 장관은 당 대표 출신이라는 무게감 때문인지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려고만 해 걱정된다는 것이다. 물론 추 장관을 비판하려는 의도에서 기억에 윤색과 가필을 했을 수 있다. 여권으로선 검찰개혁에 실패한 강 전 장관 방식을 되풀이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소통 없는 추 장관식 개혁은 필연코 역풍을 불러온다는 사실 또한 간과했다. 추 장관의 세 번의 패착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통제 불능의 권력은 폭력성을 띠기 마련인데 검찰이 그랬다. 형사소송법 195조에 규정된 검사의 범죄수사의무를 방기하며 정치적 판단 등으로 수사 및 기소 특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해 온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장치를 속히 완비해야 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은 그 출발이 될 것이다. 원죄를 잔뜩 껴안고 있는 검찰은 속죄를 위해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공익을 지키기 위해 수고하는 대다수 검사의 명예와 긍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검찰은 새로 태어나는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는 사제들의 고언을 가슴속 깊이 새겨야 한다. stinger@seoul.co.kr
  • [사설] 코로나 백신접종 순서 투명하게, 국민 납득할 수 있어야

    한국 인구의 88%에 해당하는 4400만명이 접종할 수 있는 코로나19 예방 백신을 확보했다고 정부가 어제 밝혔다.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퇴치법이 우리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왔다는 소식이 우선 반갑다. 백신은 내년 2~3월부터 들어오지만 보건 당국은 안전성 검토를 거쳐 하반기 접종을 검토한다고 한다. 안전성이 입증된 백신을 접종하려는 정부의 노력은 당연하다. 하지만 지금은 안전성 검증에 까다로운 영국이 8일부터 세계 처음으로 대규모 백신 접종을 시도하는 등 조기 접종을 추진하는 상황이라, 하루라도 빨리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기대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음을 정부는 인식해야 한다. 백신물량 확보만큼 중요한 정부의 과제는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접종 우선순위를 마련하는 것이다. 백신에 최소한의 신뢰를 갖고 있는 국민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주사를 맞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어렵게 백신물량 확보에 성공한 정부가 우선 접종 순위에서 국민 공감을 얻지 못해 질타당하는 사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보건 당국은 노인과 집단시설 거주자, 만성질환자 등 코로나19 취약계층과 보건의료인을 비롯한 사회 필수서비스 인력 등 3600만명을 우선 접종 대상자로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사회 필수서비스 인력으로는 의료기관 종사자뿐만 아니라 1차 방역 대응요원, 경찰 및 소방 공무원, 요양시설 및 재가복지시설 종사자, 군인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까지는 다수의 국민이 합의할 수 있는 기준이다. 다만 우선순위에서 밀려 일정 기간 백신을 맞지 못하는 국민의 불안감이 보건정책에 대한 불신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여기에 백신의 임상시험 결과가 아직 불충분한 어린이와 청소년은 우선접종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한다. 그런 점에서 정부는 이제부터 백신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노력과 함께 접종 우선순위를 설득력 있게 제시해 국민적 이해를 이끌어 내는 데 전력투구해야 한다. 접종 과정에서는 우선순위를 초월하는 ‘백신 특권층’이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민 다수가 백신을 맞아 집단면역이 형성되기까지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모두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실천해 확진자를 줄여 나가면 ‘백신과민’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백신을 불신하는 세력이 가짜 정보를 확산하는 탓에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국민도 있을 수 있다. 이들에게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대로 백신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 스스로 접종 여부를 판단케 하는 것도 정부의 역할이다.
  • ‘日 판사정보 책’ 공개 尹총장 측, 사찰 의혹 반박

    ‘日 판사정보 책’ 공개 尹총장 측, 사찰 의혹 반박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를 앞두고 윤석열 검찰총장 측이 ‘판사 사찰’ 의혹의 반박 자료를 재차 공개하며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법무부는 징계위원 명단을 끝내 공개하지 않았다. 8일 법무부는 윤 총장 측에 법무부 감찰기록 누락분 일부를 추가 교부했다. 윤 총장 측은 지난 4일 법무부가 제공한 윤 총장 감찰기록 중 실제 조사 기록은 일부에 불과하다며 법무부에 누락분을 요청했다. 이날 윤 총장 측 법률 대리인인 이완규 변호사는 일본 판사에 관한 정보 책자 ‘재판관 후즈후’(Who’s Who)를 언론에 소개했다. 이 책에는 일본 판사 115명에 대한 평가 기사, 경력, 중요 담당 사건 등이 기술돼 있다. 전날에도 이 변호사는 미국 연방 판사들의 정치활동, 세평 등이 담긴 책자를 공개했다. 윤 총장의 징계 사유 중 가장 논란이 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실이 작성한 ‘재판부 문건’을 사찰로 볼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법무부는 징계위원 명단에 대해 ‘사생활 비밀 침해’ 등을 근거로 비공개 방침을 확고하게 했다. 윤 총장 측은 징계위 당일 당연직 위원인 이용구 법무부 차관 등에 대해 기피신청을 할 방침이다. 한편 전날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에 이어 이날 개신교 목회자와 신도들도 “검찰개혁의 핵심은 검찰 특권 해체”라는 시국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대한민국 인사혁명(이창길 지음, 나무와숲 펴냄) 한국 인사 현실에 대한 진단과 대안.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인 저자는 1945년 해방 이후부터 시작된 계급과 경력 중심의 인사 체계는 지금도 잔존한다고 말한다. 이들이 조직의 명령에 묵묵히 복종하는 조직인이 아니라 건강한 교양과 정신을 갖춘 조직시민이 돼야 한다고 밝힌다. 320쪽. 1만 8000원.안타고니즘(지상현 지음, 다돌책방 펴냄) 길항작용을 뜻하는 안타고니즘으로 한국과 중국, 일본의 문화심리학을 분석했다. 한중일의 미술품, 건축물, 옷과 장신구, 축제, 문화현상을 언급하며 문화와 문화를 만드는 공동체의 심리, 역사와 사회는 서로 밀고 당김으로써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360쪽. 6만 5000원.두렵고 황홀한 역사(바트 어만 지음, 허형은 옮김, 갈라파고스 펴냄)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아우구스티누스를 거쳐 사후 세계의 역사를 조명한 저작. 초기 기독교 역사를 연구해 온 저자는 기독교도 대부분이 믿는 ‘천국과 지옥’이라는 사후 세계관이 성서에 기반한 개념이 아님을 논증한다. 서로 경합하는 다양한 사후 세계관 관점들은 사회, 문화, 정치적 필요에 따라 채택돼 왔다. 464쪽. 2만 1000원.감염병과 사회(프랭크 M 스노든 지음, 이미경 옮김, 문학사상 펴냄) 감염병과 사회 변화와의 연관성을 두루 살펴본 탐구서. 페스트 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질병이 의학과 공중보건에 영향을 미친 과정과 예술과 종교, 지성사, 전쟁에 변화를 가한 과정도 설명한다. 한국어판 머리말에는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이야기도 추가로 다뤘다. 856쪽. 2만 7000원.능력주의와 불평등(홍세화 지음, 교육공동체벗 펴냄)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능력주의를 분석했다. 저자는 입시 경쟁 교육, 학력·학벌 차별, 노동 통제와 양극화, 엘리트 특권 의식 등의 근간에는 능력주의 체제와 이데올로기가 있다고 말한다. ‘개인의 능력에 따라 차별하는 것이 공정하다’는 능력주의의 논리와 작동 방식, 해악을 다양한 각도에서 짚었다. 228쪽. 1만 4000원.코끼리에게 말을 거는 법(공상철 지음, 돌베개 펴냄) 코로나19 이후 신냉전 시대의 중국을 톺아본 저작. 숭실대 중어중문학과 교수인 저자는 중국의 금융자본주의 체제 진입은 필연적이며,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로 압축될 신냉전 시대에 중국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300쪽. 1만 6000원.
  • “배타적인 부천시 브리핑룸 운용 개선해야”

    “배타적인 부천시 브리핑룸 운용 개선해야”

    경기 부천시 한 시의원이 올해 마지막 정례회에서 시 브리핑룸(기자실) 운영이 배타적이고 폐쇄적이라고 지적했다. 김환석 시의회 의원은 지난 30일 제248회 정례회 2차 본회의 시정질의를 통해 ‘시청 브리핑룸 지원 개선방안’을 집행부에 촉구했다. 이날 그는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부천시청 브리핑룸내에서 장소 이용문제로 기자 간 다툼이 있었다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또 ‘A일보 부천주재기자, 기자실서 부천지역언론사 기자 겁박’(부제: ‘부천시청기자실 이용말라’ 폭언과 폭력 행사 시도… ‘똥물투척’ 사건 10년 넘었지만 도넘은 기자실 사유화) 제하의 the복지타임즈(6월 18일자) 기사를 의회 전광판에 인용하며 설명했다. 김 의원은 “잊어버릴 만하면 재발되는 언론인 간 불미스러운 일은 10여년 전 ‘부천시청 기자실 똥물투척 사건’ 보도로 전국적 망신을 샀던 때가 떠올랐다”며, “부천시의원으로서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씁쓸하기 그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브리핑룸 이용에 있어서 모든 언론인이 불편 없이 취재할 수 있도록 합리적 대책을 세워 다시는 브리핑룸 사용문제로 인한 불미스러운 일로 부천시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조치해주기 바란다”고 장덕천 시장에게 당부했다. 뿐만 아니라 브리핑룸 기자석에 충전편의시설 설치와 한번 사용하고 폐기하는 플래카드를 대체할 수 있도록 브리핑룸 앞면에 LED화면을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부천지역 기자들 증언에 따르면 김 의원이 제기한 부천시청 기자실 불미스러운 일은 해마다 발생한다는 것이다. 시민들의 혈세로 운영되는 기자실은 언론인들이 자유롭게 이용돼야 하는 데도 일부 기자들이 타기자들의 이용을 제한하며 자기들만의 특권인 것처럼 사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4개월간 기존 기자단의 일부기자들이 타 기자들에게 ‘기자실을 이용하지 말라’고 주먹으로 겁박을 주는가 하면 비판기사를 쓴 기자에게 대낮 폭력을 휘두르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에 일간지와 주간지·인터넷 신문 등 총 11개 언론사 기자들은 “이런 굴욕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개탄했다. 이들은 지난 8월 부천시청기자실 시스템 개선을 요구하는 연대서명한 청원서를 장덕천 시장에게 제출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美 FDA 긴급승인 코앞… 코로나 백신 접종 순서는?

    美 FDA 긴급승인 코앞… 코로나 백신 접종 순서는?

    ‘노인·영유아 우선’ 인플루엔자 등 기존 접종 순서와 차이전파 가능성 높은 순서로 접종… 접종 거부자 대응도 난제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이달 중순까지 2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승인 심의를 갖는다. 오는 10일 화이자·바이오앤텍의 백신을, 17일 모더나 백신을 심의한다. 긴급사용을 승인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르면 이번달 21일부터 임상 3상시험에서 90% 이상 효과를 보인 두 개의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 제약사는 또 유럽 의약당국에도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했다. 영국, 유럽연합(EU), 미국 중 어느 나라가 첫 백신 상용접종을 실시할지를 두고 경합 중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이 1일(현지시간) 화상 기자회견에서 “내년 4월부터 8월이 끝나기 전 예방접종을 완료할 수 있을 것이며, 내년 2분기 내 미국에서 코로나19 관련 집단면역이 형성될 것”이라고 자신할 정도로 장밋빛 기대가 퍼지고 있다.문제는 물량이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만들어 둔 백신을 공급한다면 미국에서 이달 중 4000만개 정도가 풀릴 것이란 관측이 제시되지만, 백신을 3~4주 간격으로 2차례 접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접종자수는 공급량의 절반인 2000만명 수준으로 제한된다. 이런 상황이라면 누구에게 먼저 백신을 맞힐지, 즉 백신 공급 순서의 문제가 정치적·사회적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게 된다. 그렇다면 코로나19 백신은 누가 먼저 맞아야 할까. 영유아, 고령자, 임산부 등 면역력이 약한 계층을 우선 접종하던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순서나 치명률이 높았던 어린이에게 먼저 접종했던 2009년의 ‘신종플루 백신’ 상황과는 다르다는 게 감염병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첫 번째 백신 공급의 우선 그룹은 미국의 모든 의료 종사자들이며 다음은 경찰관, 교사, 대중교통 운전사처럼 전파 위험이 높은 필수 근로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면역력이 약한 그룹인 고령자, 특히 집단생활을 하는 요양원 거주자와 고위험 질병을 가진 그룹이 접종 대상으로 꼽힌다. 이 순서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백신 접종을 위한 전략 자문가 그룹’(SAGE) 등이 해왔던 권고를 반영한 제안이다. 영유아와 임산부는 우선접종 대상자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큰데, 긴급사용 승인 절차에 따라 성인에게 초점을 맞춰 약식으로 진행된 임상실험 과정에서 영유아와 임산부 대상 안전성 데이터가 쌓이지 않아서다.이코노미스트는 정작 대상자들이 백신 접종을 거부할 가능성을 미국 의료진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에서 간호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3분의 1 만이 자발적으로 백신을 접종받을 것이란 답변을 하기도 했다. 백신 접종에 우호적인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과 별개로 두 회사의 백신이 초저온 상태에서 유통되어야 하기 때문에 콜드체인 물류 역량에 따라 백신 공급에 병목현상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이밖에 백신 제조사들이 대량접종 시 발생할 사고에 대해 면책특권을 요구하는 점, 콜드체인 물류 구축을 부담스러워 하지만 인구가 많은 개발도상국에 백신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와 같은 법적인 문제가 백신 공급량과 접종 순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민주당 “윤석열 징계 적정성 판단 아냐...징계위 판단 기다릴 것”

    민주당 “윤석열 징계 적정성 판단 아냐...징계위 판단 기다릴 것”

    법원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조치 효력을 정지시킨 가운데,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법무부 징계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1일 신영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문에서 “법원 결정은 윤 총장에 대한 징계사유가 적정한지에 대해 판단한 것이 아니다”라며 “징계위 판단을 기다리겠다”라고 덧붙였다. 추 장관의 징계청구 절차에 결함이 있다고 지적한 법무부 감찰위 결과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권고사항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 후 감찰위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뉴스를 보지 못했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감찰위 결과는) 법적 구속력이 없지 않나”라며 “징계위에서 잘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장경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직무배제는 징계위 결정 전 임시조치인 만큼, (그에 대한) 효력 정지는 ‘징계유예’이지, 면죄부가 아니다”라며 “판사 사찰, 정치적 표적수사, 감찰규정 위반 등 명백한 근거는 특권검찰의 오만한 역사를 이어가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감찰위 논의에 이은 가처분 결정, 징계위원인 고기영 법무차관의 사의 표명 등을 놓고 당혹해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추 장관의 거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친문(친문재인) 핵심으로 꼽히는 홍영표 의원은 이날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하고 지금 검찰 상황이 진정되면 장관으로서 모든 임무를 완수했다고 본다. 검찰개혁의 다음 단계로 나가는 것은 다른 사람이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문 핵심 의원은 “윤 총장이 징계위를 통해 정리가 되면 추미애 장관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등을 새 진용을 짤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강경파 의원들은 SNS를 통해 윤 총장 사퇴 촉구를 언급했다. 우상호 의원은 “이제는 윤 총장이 결단해야 할 때”라면서 “더 이상 정치적 중립을 운운할 수도, 정상적인 직무를 수행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우원식 의원도 “스스로 검찰권을 움켜쥔 폭주를 끝내지 못한다면 권한과 보장된 절차에 따라 바로 잡는 것이 검찰개혁의 순리”라고 언급했다. 정성호 의원은 “윤 총장이 사퇴의 결정적 시기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김태년 “조국·원전이 무슨 정권 비리냐…검찰 혁신해야”

    김태년 “조국·원전이 무슨 정권 비리냐…검찰 혁신해야”

    “검찰, 특권 지키려는 이기주의”“자성하고 자중해야” 촉구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징계 청구 및 직무배제와 관련해 “윤 총장 측이 정권 비리에 맞서 수사하는 윤 총장에게 누명을 씌워 쫓아낸다고 주장하는 것은 불법행위를 덮기 위한 정치적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조국 전 장관 자녀가 봉사활동으로 표창장을 받은 것을 수사한 것이 어떻게 정권 비리에 맞선 수사인가. 월성 1호기 원전 수사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결정을 내린 것이 무슨 정권 비리냐”라고 말했다. 그는 윤 총장의 이른바 재판부 사찰 의혹과 관련해선 “검찰의 사법부에 대한 사찰은 그 자체로 삼권 분립의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중대한 불법 행위”라며 “검찰이 불법 사찰을 부활시킨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직권 남용이며 위법”이라고 강조했다. 또 윤 총장 직위해제에 대한 검찰 내 반발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불법 사찰 행위가 명백함에도 검찰총장을 비호하기 위해 집단행동에 나서는 검사들의 행태는 특권을 지키기 위한 검찰 이기주의”라며 “불법이라도 검찰총장을 비호해야 하는 것이 검사동일체 원칙이라면 검찰의 조직문화도 이 기회에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 영역의 한복판에 진입한 윤 총장 때문에 검찰의 중립성이 훼손되고 국민의 신뢰가 훼손된 이 상황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으면서 두둔만 하는 것은 오히려 검찰의 정치화만 부추길 뿐”이라며 “자성하고 자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주호영 “‘친문면책특권’ 회심의 미소…YS·DJ가 운다”

    주호영 “‘친문면책특권’ 회심의 미소…YS·DJ가 운다”

    “‘윤 총장 쫓아내고 공수처장만 앉히면면책특권 완성된다’는 회심의 미소 어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9일 여권의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 압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추진이 ‘친문(친문재인) 면책특권 만들기’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재벌 오너들이 무시로 감옥에 들락거리는 게 대한민국 공화정”이라며 “2명의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 갇혀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공화정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공화정이 위기에 처해있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고 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칼춤을 추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대국민 선전전을 다시 시작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국회 의석 180석을 장악한 민주당 사람들, 이들이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윤석열 축출과 검찰 무력화의 목적은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법의 처벌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 정권 사람들 얼굴에 요즘 ‘윤 총장 쫓아내고 공수처장만 우리 사람으로 앉히면 우리의 면책특권은 완성된다’는 회심의 미소가 어린다”며 “이 정권 사람들에 대한 면책특권이 완성되는 순간 대한민국의 공화정은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 한 번 더 생각해보시라. 그게 당신이 가고자 하는 길인가”라며 “아들이 구속된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담담히 받아들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울고 계신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與 “윤석열, 한 줌도 안 되는 정치검사…의도적 갈등으로 檢개혁 막아”(종합)

    與 “윤석열, 한 줌도 안 되는 정치검사…의도적 갈등으로 檢개혁 막아”(종합)

    양향자 “윤석열, 의도적 눈돌리기 꼼수”“尹, 조직 지키려 ‘고집’ 배수진”이낙연 “尹징계, 신속 엄정 진행해야”노웅래 “명백한 검찰판 사법농단, 尹 나가라” 김남국·김용민·최강욱 등 “사찰 빙산 일각”“공수처 신속 설치해 尹사건 수사해야”더불어민주당이 27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직무 정지와 징계 처분 조치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의도적으로 정부의 갈등을 유발시켜 검찰개혁을 막으려고 꼼수를 부린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전날 추 장관을 상대로 직무집행 정지 취소 소송을 제기한 윤 총장에 대해 일제히 맹공을 퍼부었다. “추-윤 갈등 언론 도배…검찰개혁 관심 사라져”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추미애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직무배제 명령을 받은 윤 총장에 대해 “의도적인 눈 돌리기로 검찰 개혁을 막으려는 꼼수”라고 맹비난했다. 양 최고위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페이스북에 “윤 총장은 시종일관 법무부를 비롯한 정부와 갈등만을 의도적으로 증폭시켰다”면서 “그 결과 검찰 개혁은 관심에서 사라졌고 총장과 장관의 갈등만이 언론을 도배했다”고도 했다. 이어 “윤 총장의 행위가 검찰개혁을 위한 것인지 조직방어에 매몰된 것인지는 역사가 심판할 것”이라면서 “지금의 배수진이 조직을 지키려는 고집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양 최고위원은 “(법무부와 검찰의) 충돌 지점은 개혁 내용이어야만 한다”면서 “개혁 자체를 막으면 안 된다. 개혁을 막겠다고 하면 협력은 불가능하고 강행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이낙연 “판사 사찰, 법치주의 도전”“尹, 징계 절차 신속 엄정 진행돼야”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일제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재판부 사찰 징계 사유를 거론하며 윤 총장에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이낙연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의 판사 사찰은 사법부 독립과 법치주의에 대한 도전이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 사안”이라며 “책임자에 대한 법무부의 징계 절차가 신속하고 엄정하게 이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윤 총장 측이 사찰 문건을 공개했는데, 인권 무감각증도 정말 놀랍다”면서 “검찰의 자성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총장의 직무배제에 지검·고검 등 검사들의 집단 반발 움직임을 두고 “어느 부처 공무원이 이렇게 집단행동을 겁 없이 감행하겠나. 이것이야말로 특권의식”이라고 꼬집었다. 노웅래 최고위원은 “명백한 검찰판 사법농단이다. 윤 총장은 더 늦기 전에 명예롭게 내려놓으라”며 사퇴를 촉구했다.전재수 “한 줌도 안 되는 정치검사,검찰 전체 뒤흔드는 형국” 전재수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한 줌도 안 되는 정치검사가 검찰 전체를 뒤흔드는 형국”이라며 “혁명보다 개혁이 더 어렵다”고 언급했다. 신동근 최고위원은 “검찰의 초법적 멘탈과 인권의식 부재가 놀랍다. 어떤 저항이 있어도 검찰개혁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특히 야당이 이낙연 대표의 국정조사 제안에 추 장관을 포함시키며 역공한 데 대해 정쟁으로 규정하고 맹비난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전날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묻고 더블로 가자”면서 추 장관을 포함한 국정조사에 나서겠다고 한 것을 향해 “정치적 득실을 베팅하지 말고 사찰문제 대책 마련에 협조하라”고 받아쳤다. 민주당 김남국 김용민 이탄희 황운하 의원과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 등은 회견에서 “판사사찰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면서 “신속히 공수처를 출범시켜 논란이 된 사건들을 철저히 수사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예비군이 승진·월급 1.5배 수당… 중동 최강 이 나라 ‘軍금해’

    예비군이 승진·월급 1.5배 수당… 중동 최강 이 나라 ‘軍금해’

    장애인·여성·예비군도 투입 시스템이민자에겐 영주권 주고 인력 충원90 만에 1개 부대 소집 체계 갖춰엄격 기준 탓 전체 여성 60%만 징집국위 선양해도 면제 없어 병력 과잉이스라엘은 인구 865만명의 작은 나라이지만 1948년 건국 이후 1973년까지 4차례의 전쟁에서 완승하면서 중동 지역 강국으로 부상했습니다. 주변국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이스라엘은 가급적 많은 국민을 군에 투입시켜야 했습니다. 그래서 장애인, 여성, 예비군을 전력에 투입하는 독특한 인사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심지어 ‘자폐증 환자’도 군 정보요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국이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겠지요. 26일 호서대 연구팀이 작성한 ‘이스라엘 군사제도 분석에 의한 대한민국 국군에의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 방위군 정보국 소속인 ‘9900부대’는 시각 정보를 수집하는 대표적 정보부대입니다. 인공위성과 드론을 이용해 얻은 지형 사진을 분석한 뒤 군사 정보를 얻는 곳입니다.●자폐증 요원, 사진 분석에 ‘천재성’ 보여 이스라엘군은 2013년부터 새로운 실험을 했습니다. 자폐증 환자를 이 부대에 투입한 겁니다. 자폐증 요원들은 적의 이동과 건물 변화 등의 세밀한 변화를 포착하는 데 특유의 천재성을 보였습니다. 이들은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와 시리아, 이란의 군사 시설에 대한 정보 수집에 큰 성과를 냈습니다. 요원들은 9900부대에 배치되기 전에 군의 사회화 프로그램 ‘로힘 라호크’를 거칩니다. 대상자들은 텔아비브 인근의 ‘오노 아카데믹 칼리지’에서 영상 및 미디어 분석, 지도 분석 등 3개월 과정의 특수 교육을 받은 뒤 타인과의 의사소통 등 추가 교육을 받는다고 합니다. 투입된 자폐증 요원들은 수많은 위성사진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유용한 군사 정보를 추출하는 실전 교육을 받습니다. 목표물의 행동을 파악하는 알고리즘에 대해 교육받기도 합니다. 첩보용 컴퓨터 프로그램을 다루는 것도 이들의 일입니다. 이스라엘군 특수조직 중에는 ‘베두인 부대’도 있습니다. 1500명 규모로 사막지대에서 유목생활을 하는 비유대계 소수민족 부대입니다. 평소 험지와 열사의 기후에 잘 적응해 국경지역 정찰 업무를 맡겼더니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습니다. 특히 이스라엘군 남부사령부 예하 ‘사막 정찰부대’에 속한 베두인들은 하마스 테러부대가 이스라엘로 침투하는 경로를 사전 차단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들 베두인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온 이민자들도 영주권을 주는 조건으로 군 병력으로 충원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병사들은 1973년 4차 중동전쟁에서 ‘감청 작전’에 집중 투입돼 전쟁을 유리하게 이끄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인구 감소에 대비해 이런 이민자 정책은 더 확대될 전망입니다.●‘베두인 부대’도…이민자 적극 유입 이스라엘에는 엄격한 유대교리를 강조하는 강성 유대인 ‘하레디’가 있습니다. 종교적 신념에 따라 군 복무를 거부해 정부가 면제 특권을 부여했습니다. 그런데 건국 초기 소수였던 하레디가 최근에는 전 국민의 12%에 이를 정도로 크게 늘었고, 납세 의무도 거의 지지 않아 비판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그러자 이스라엘군은 이들이 병역 의무를 질 수 있도록 ‘하레디 부대’를 창설했습니다. 하레디 부대는 일과 시간에 경전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전통적 식습관을 지킬 수 있도록 급식체계도 조정했습니다. 그 결과 입대자가 급증했고 부대 창설 초기와 비교해 30배의 병력이 충원됐습니다. 중부사령부에 이어 남부사령부와 공군에도 하레디로만 구성된 부대가 잇따라 창설됐습니다. 이스라엘에서는 ‘예비군’도 주력군입니다. 현역이 17만 6500명, 예비군이 46만 5000명으로 전체 병력의 72%가 예비군입니다. 2006년 레바논 전쟁, 2012년 하마스와의 ‘8일 교전’ 등 각종 전쟁과 분쟁에서 예비군이 주력으로 싸웠습니다. 현역 복무를 마친 39세 이하 남성과 34세 이하 여성은 ‘제1예비역’으로 최전방에 지원병, 공수, 기갑, 공병 등으로 투입됩니다. 제1예비역을 마친 44세 이하 남성은 ‘제2예비역’으로 보병 지원병에 편성됩니다. 의무복무자는 1년에 30일을 훈련받아야 합니다. 2박 3일에 불과한 우리와 큰 차이가 납니다. 또 이스라엘에서는 1시간 30분 만에 1개 대대급 부대를 소집할 수 있을 정도로 체계적인 동원계획이 수립돼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예비군도 ‘승진’ 제도가 있습니다. 이스라엘에서는 군 계급이 사회적 지위와 연결되기 때문에 예비군 승진에 목매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강도 높은 훈련만큼 장학금·대출 등 혜택도 강도 높은 훈련을 받지만 한편으로 혜택도 많습니다. 전역 병사는 대학 등록금 전액 지원, 공무원과 공채 및 국가시험 가산 특전이 있으며 주택대출 지원도 받습니다. 예비군 수당은 개인 월평균 임금의 1.5배를 지급하고 동원훈련 일정이 연장되면 추가 수당도 줍니다. 만약 직업이 없으면 실업수당에 해당하는 금액을 훈련수당으로 준다고 합니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18세가 되면 군에 입대하고 20대 초반에 사회로 복귀해 학업을 하거나 사회로 진출하는 구조로 돼 있습니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장교’는 매우 까다로운 선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반드시 병사, 부사관 단계를 밟아야 하고 단계별로 지휘관 평가도 받습니다. 과거 병사로 있었던 부대로 돌아가 소대장으로 임관하기 때문에 장교와 부대원의 결속력이 매우 높습니다.많은 분들이 모든 여성이 징집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 징집되는 비율은 전체 여성의 60% 정도입니다. 여성이 남성보다 징집기준이 훨씬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소수 여성만 전투병과에 배치되고 나머지 대부분은 행정, 복지, 인사, 교육 등 비전투병과에서 활동합니다. 체육, 예술 등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 국위선양을 했다고 해도 병역 면제 혜택은 없습니다. 이런 정책들 때문에 이스라엘에서는 해마다 병력 부족은커녕 인력 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넘치는 인력은 어디로 갈까요. 다른 정부 부처에 배치돼 병역 의무를 수행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바이든 “트럼프 수사 지시 안할 것…미국 제자리 찾는 데 초점”

    바이든 “트럼프 수사 지시 안할 것…미국 제자리 찾는 데 초점”

    바이든 NBC 인터뷰서 밝혀··· 통합 메시지 강조트럼프 혐의 묻자는 민주당 강경파와 의견 달라성관계여성 입막음용 금품제공·탈세·금융사기 등현행 조사나 향후 법무부 독자 조사는 예외 해석도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퇴임 후 그에 대한 수사를 지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중을 밝혔다. 통합을 위한 행보지만 이에 대해 미 언론들은 법무부나 각 주정부가 독립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별개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NBC방송 인터뷰에서 “법무부를 도구로 이용해 (트럼프에게) 무언가 일어났다고 주장하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 초점“이라고 밝혔다. NBC는 해당 발언에 대해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면 조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을 일축했다”고 전했다. NBC는 지난 17일에도 바이든 측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당선인이 분열을 우려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수사는 피하기를 원한다. 전임자 수사로 자신의 임기 동안 분열이 지속되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 첫날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혐의를 물어야 한다는 민주당 내 강경론과는 결이 다르다. 반면 해당 발언에 대해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에 직접 관여하지 않겠다’는 정도라는 해석도 나왔다. USA투데이는 25일 “바이든 당선인이 법무부가 독립적으로 수사에 나서거나 각 주가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과 법적 싸움을 벌이는 것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내년 1월 20일 퇴임 후 면책 특권을 잃는 트럼프 대통령은 각종 소송에 시달릴 것으로 관측된다. 한때 트럼프 집사로 불렸지만 사이가 틀어진 마이클 코언 변호사는 2016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와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한 2명의 여성에게 입막음용으로 돈을 건넸다고 검찰에 증언한 바 있다. 뉴욕 검찰은 트럼프 대통령의 금융 및 보험 사기, 탈세 등을 조사 중이며 트럼프 측은 면책 특권을 근거로 납세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대통령직을 사익에 이용했다는 혐의 등도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월성 감사 기죽지 마!… 정 총리, 산업부 직접 찾아 ‘접시 격려’

    월성 감사 기죽지 마!… 정 총리, 산업부 직접 찾아 ‘접시 격려’

    정세균(얼굴) 국무총리가 25일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를 방문했다. 감사원 발표 후 월성 원전 1호기의 경제성 조작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압수수색까지 당하는 등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 산업부 직원들을 다독이고 격려하기 위해서다. 이번 일로 공직자들의 적극행정 마인드가 폄하되거나 훼손돼선 안 된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정 총리는 2006년 2월부터 1년간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냈다. 때마침 산업부는 이날 직원들을 대상으로 ‘적극행정 접시’를 수여하고 신임 사무관들이 임명장을 받는 일정이 잡혀 있었다. 해당 일정과 시간에 맞춰 산업부를 찾은 정 총리는 직접 적극행정 접시와 임명장을 건넸다. 정 총리는 이 자리에서 “다원화된 사회에서 공직의 역할이 축소되고 공직을 바라보는 시선도 따갑지만 공직 가치에 대한 믿음이 더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투명하고 민주적인 정부가 되면서 과거 공직자들이 누려 온 특권이 사라진 지 오래됐다”며 “국회나 언론의 날카로운 비판의 칼 위에 서 있는 것도 안다. 움츠리지 말고 당당하게 소통하고 한 걸음 더 앞서 나가자”고 격려했다. 그는 특히 “월성 1호기 문제 때문에 마음고생하고 있는 점을 알고 있다. 결국 사필귀정이다. 잘 이겨 내길 바라고 응원한다”고도 했다. 정 총리의 이날 산업부 방문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당초 예정된 주간 일정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총리실 관계자는 “오늘 하루에만 공식, 비공식 일정이 10개 정도 되는데 빡빡한 일정을 쪼개 산업부를 찾았다”며 “아무래도 산업부가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직원들을 격려하고 적극행정을 독려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전했다. 정 총리는 지난 10일 취임 300일 기자간담회에서 감사원 감사 발표 후 월성 1호기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에 대해 “공직자들의 적극행정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법과 규정의 테두리 내에서 펼친 적극행정은 보호받아야 한다는 게 평소 자신의 소신이라고도 했다. 이 때문에 정 총리의 이날 산업부 방문을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헌법기관인 감사원 발표 후 정 총리가 지나치게 산업부만 감싸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산업부 직원들이 감사에 앞서 월성 1호기 관련 자료를 삭제하는 등 감사 업무를 방해한 것은 적극행정과 무관하고 국가공무원법을 어긴 행위라는 지적이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정세균 총리가 검찰 수사 받는 산업부 방문한 이유는

    정세균 총리가 검찰 수사 받는 산업부 방문한 이유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25일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를 방문했다. 감사원 발표 후 월성 원전 1호기의 경제성 조작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압수수색까지 당하는 등 마음 고생을 하고 있는 산업부 직원들을 다독이고 격려하기 위해서다. 이번 사안으로 인해 공직자들의 적극행정 마인드가 폄하되거나 훼손돼선 안 된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때마침 산업부는 이날 직원들을 대상으로 ‘적극행정 접시’를 수여하고 신임 사무관들이 임명장을 받는 일정이 잡혀 있었다. 해당 일정과 시간에 맞춰 산업부를 찾은 정 총리는 직접 적극행정 접시와 임명장을 건넸다. 실무 공무원들과 대화와 소통의 시간도 가졌다. 정 총리는 이 자리에서 “건물도 새롭고 사람도 많이 바뀌었으나 후배들의 눈빛은 그대로 빛나고 있어 반갑다”면서 “다원화된 사회에서 공직의 역할이 축소되고 공직을 바라보는 시선도 따갑지만 공직의 가치에 대한 믿음이 더 필요한 시기”라고 언급했다. 정 총리는 지난 2006년 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9대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냈다. 정 총리는 이어 “투명하고 민주적인 정부가 되면서 과거 공직자들이 누려온 특권이 사라진 지 오래됐다”면서 “하지만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기회 자체가 특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항상 국회나 언론의 날카로운 비판의 칼 위에 서 있는 것도 잘 안다. 움츠리지 말고 당당하게 소통하고 한걸음 더 앞서 나가자”고 격려했다. 정 총리의 이날 산업부 방문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당초 예정된 주간 일정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총리실 관계자는 “오늘 하루에만 공식 비공식 일정이 10개 정도 되는데 빡빡한 일정을 쪼개서 산업부를 찾았다”면서 “아무래도 산업부가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직원들을 격려하고 적극행정을 독려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전했다. 정 총리는 지난 10일 취임 300일 기자간담회에서 감사원 감사 발표 이후 월성 1호기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공직자들의 적극행정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법과 규정의 테두리 내에서 펼친 적극행정은 보호받아야 한다는 게 자신의 소신이라고도 했다. 때문에 정 총리의 이날 산업부 방문이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신분 철폐·조세 개혁… 동학농민혁명, 근대 민주주의를 실천하다

    신분 철폐·조세 개혁… 동학농민혁명, 근대 민주주의를 실천하다

    전북 정읍시가 주최하고 서울신문사가 주관하는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제정 1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가 25일 한국프레스센터 20층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개최된다.‘19세기 말 동아시아 국제질서와 문화로 본 동학농민혁명’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국제학술대회에서는 국가기념일 제정으로 더욱 위상이 높아진 동학농민혁명의 가치와 중요성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고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야 하는 당위성과 방향을 살펴본다. 한중일 석학들은 김익두 전북대 교수의 기조발제 ‘동학농민혁명과 문화’를 시작으로 7개 주제에 대해 발표하고 신순철 원광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종합토론을 할 계획이다. 이번 학술대회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지침에 따라 50명 이하로 참석자를 제한하고 참석하지 못한 관계자와 시민들을 위해 온라인으로 실시간 생중계한다.#동학농민혁명과 문화 문화의 세기라 불리는 21세기에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논의는 이제 기존의 역사적·사상적 논의와 아울러 ‘문화적 논의’를 좀더 활성화해야 한다. 동학이 근거한 문화예술의 전통, 정체성 확인부터 시작해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계승되고 변이되도록 해야 할 것인가를 다뤄야 한다. 동학농민혁명이 역동적으로 되살아나려면 동학사상을 부단히 확장, 심화하는 구체적인 방향과 틀을 제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동학문화의 구체적인 분야들을 어떻게 21세기 한국문화의 지평에서 재활성화할 것인지에 대한 작업이 필요하다. 동학문화가 거느렸던 전통 민속, 예능들의 구체적인 영역을 오늘날의 문화현장 맥락 속에서 구체적으로 활성화하고 재창조해야 한다. 이 같은 방향의 논의와 실천은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 문화운동의 새로운 지평이 될 것이다.#동학농민혁명과 동아시아 국제질서 ‘동학농민혁명과 동아시아 국제질서’는 지금까지 많은 연구자가 논의해 왔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이 같은 주제도 근본적으로 재검토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19 사태가 동학농민혁명 연구, 나아가 한국과 동아시아의 역사 연구에 어떤 과제를 제기하는가를 논의해야 한다. 역사를 근본적으로 다시 봐야 하는데 그때 가장 중요한 문제가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중심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동학농민혁명에 관한 연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역사적 의미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등이 고민해야 하는 문제다. 역사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세계관, 새로운 철학에 관한 논의다.#동학농민군의 국제질서에 대한 인식 ‘반봉건 근대화’와 ‘반외세 자주화’의 지향은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성격을 집약적으로 설명해 주는 표현이다. 그러나 ‘근대화’가 초래한 기후·환경문제가 인류의 존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고 ‘세계화’는 싫든 좋든 국가 간 상호의존을 강화해 왔다. 이에 따라 근대적 발전에 근본적으로 회의가 제기되고 반외세라는 표현 역시 글로벌 가치사슬에 깊이 연결돼 있는 한국의 현실을 생각할 때 어떠한 현재성을 가지는지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동학농민군은 서구 열강 및 일본의 폭력적 침략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반대하면서도 민족이나 종교적 차이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포용적이고 관용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관점에서 동학농민군의 국제질서 인식, 외국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이해해야 한다. 근대에 대해 근본적으로 회의가 생기는 시대, 다문화시대, 세계화시대에 걸맞은 동학농민전쟁상을 구축해 가는 단서를 마련해 보고자 한다.#동학농민혁명 시기 청군대초안과 위안스카이 위안스카이는 1885년부터 조선에서 청나라의 특권을 지키고 확장하는 데 전력했다. 동학농민혁명 시기 위안스카이는 조선 정부의 대응 미비로 인해 청나라의 제한된 군사력 ‘조용안’을 국가 차원 규모의 ‘청군대초안’으로 이끌어 가 성사시켰다. 조선 정부 측의 무능한 대책이 청군대초안의 첫 번째 계기였다면 위안스카이의 강력한 추진력은 결과를 가져온 원인이었다. 이는 조선에 대한 청나라의 특권을 한층 확대하고 위안스카이의 주체할 수 없는 정치적 야망을 어느 정도 충족시켰다. 그러나 결국 청일전쟁의 도화선이 되고 말았다. 중국에서 새로 출간된 ‘위안스카이전집’을 통해 그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일본군의 조선 파병과 인력·물자 동원 동학농민군 진압을 빌미로 일본 정부는 1894년 6월 2일 조선 파병을 결정했다. 일본군의 출병은 조선 정부가 요청한 것이 아닌 일본 정부와 군부의 일방적 행위였다. 그들이 주장하는 파병 근거는 톈진조약과 제물포조약이었으나 어느 하나 조건에 부합하는 게 없었다. 일본군 출병과 조선 내 활동은 조선 정부와 전혀 협의되지 않은 독단적 행위였기에 그들에 의한 인력과 물자 동원 역시 법률적 근거 없이 진행됐다. 강제동원과 징발로 인해 해당 지역 주민들의 비협조·태업 등을 초래했고 적극적인 항쟁도 발생했다. 이에 일본은 병참선 확보와 운반력 증진을 위한 인부와 식량 징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 ‘조일양국맹약’을 조선 정부에 강제했다. 이 맹약으로 주민들은 극심한 고통을 겪게 된다. 일본은 1882년 징발령 제정 이후 국외에서는 처음으로 조선에 적용해 징발했고 이후 각국 점령지역에서 국내법을 적용해 다른 나라 물자와 인력들도 수탈했다.#동학농민전쟁과 갑오개혁에 대한 시민혁명적 관점의 분석 서구 세계의 근대국가 건설은 영국혁명(1215년), 미국혁명(1776년), 프랑스혁명(1789년) 등 시민혁명으로부터 비롯됐다. 이들 혁명이 가진 공통점은 조세법정주의와 죄형법정주의를 천명하고 이를 토대로 천부인권과 평등권을 보장하며 국민주권국가 건설의 밑바탕이 되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볼 때 동학농민군의 폐정개혁안은 대체로 여기에 부합한다. 갑오개혁 정권의 군국기무처 안을 살펴보면 동학농민군의 폐정개혁안을 대체로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세제도와 탐관오리 축출은 농민군의 요구와 거의 들어맞는다. 신분제도도 철폐해 농민군의 기대에 부응했다. 죄형법정주의도 정확히 천명했다. 문제는 동학농민군과 갑오개혁 정권의 토대와 동력이 달랐다는 것이다. 갑오개혁 정권은 일본군에 의해 세워진 정권이었고 동학농민군은 이를 타도하고자 했다. 그래서 양자는 충돌했고 막대한 희생이 뒤따랐다.#문화사적 측면에서 본 동학농민혁명의 문화운동 방향 민중문화운동의 실천 활동은 늘 동학과 연관됐다. 민족문화를 보는 시각부터 창작 모티브까지 여러 갈래의 동학이 늘 문화운동 가까이에 있었다. 민중문화운동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점차 쇠약해졌고 민족문화 개념으로 각개적으로 활동하다가 우리 시대 문화운동으로 재생의 힘을 준 게 ‘촛불광장’의 문화였다. 촛불문화의 영향으로 두 가지 영역에서 새로운 실천이 시작됐다. 하나는 동학의 신명과 공동체성에서 출발해 ‘대동신명’이라는 이름으로 진화한 얘기와 실천으로서 ‘만북울림’이다. 다른 하나는 동학적인 전개 과정의 이면에서 피워진 ‘생명꽃’에 관한 얘기와 일상문화운동에 관한 것이다. 만국의 영성과 신명과 모성성을 21세기 새로운 지평에서 융합하고 재창조하는 일에 우리의 만북울림 방식의 대동신명과 ‘정화수의례’의 영성 호출 방식은 우수한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다.#동학사상의 종교적 전승-증산사상을 중심으로 한국 신종교사에 있어 증산교만큼 동학의 영향을 많이 받은 종단은 드물다. 증산교의 창시자 강증산(본명 강일순)은 동학의 한계를 나름대로 제시하고 그를 보완하는 형태로 제기된 새로운 종교사상이다. 증산은 동학사상 이후 뚜렷한 방향성을 상실했던 한국 민중사상의 행방을 종교적 형태의 증산사상으로 집약시켰다는 점이 주목된다. 증산은 동학사상의 완성을 자신의 종교적 목표로 삼았으며 자신의 가르침이 바로 ‘참동학’이라고 주장했다. 동학농민혁명의 실패라는 역사적 사건을 증산은 자신만의 새로운 종교사상으로 극복하고자 노력했다. 증산은 동학 교조 수운 최제우의 ‘다시개벽’ 사상을 더욱 심화시켜 자신만의 독창적인 ‘후천개벽’ 사상으로 전개했다. 정읍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내조 아닌 외조, 최초의 퍼스트레이디 ‘닥터 B’가 온다

    내조 아닌 외조, 최초의 퍼스트레이디 ‘닥터 B’가 온다

    “퍼스트레이디 대신 ‘닥터 B’로 불러 주세요.” 내년 1월 백악관 입성이 확실시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 질 바이든(69)에 대해 앞으로는 이런 소개말이 자리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돌아왔다”며 당선 일성을 내지른 바이든 당선인과 함께 질 바이든은 36년 경력의 교사이자 ‘대통령의 일하는 부인’이라는 이제껏 없었던 새로운 역할 모델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시 ‘세계의 지도자’를 자처하고 나선 미국에서 퍼스트레이디는 시대 변화에 따라 어떻게 모습을 달리하고, 여성들에게 영감의 원천과 본보기가 돼 왔는지 살펴본다.250년에 이르는 백악관 역사에서 ‘안주인’에게 으레껏 기대됐던 역할과 키워드는 가부장 제도에 충실한 보살피는 능력, 현명한 부인과 어머니, 가족 지향, 지혜로움 등이었다. 공식 석상이나 정상외교 무대에 등장할 때도 ‘패션 외교’라는 이름 아래 스타일에 초점을 맞춘 가십성 관심이 대부분이었다. 미국이 1920년에야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한 역사와 무관치 않게 퍼스트레이디는 직접 정치에 참여하기보다 대통령 뒤에서 그림자처럼 조언하거나 내조하는 역할을 이상형으로 쳤다. 1900년대 초반 재임했던 30대 대통령 캘빈 쿨리지는 “아내 그레이스가 정치에 참견하는 것을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대놓고 말하곤 했다. 부인이 대중 앞에서 시사 문제를 토론하는 것도 내키지 않아 했다. 미국 작가 캐슬린 크럴에 따르면 그녀 역시 “남편이 그런 것들을 나와 상의하지 않고 자유로이 결정한다는 사실이 차라리 자랑스럽다”고 밝힌 적도 있다. 비단 현실 정치에 관심이 없어도 대중과 교감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1800년대 퍼스트레이디도 예외는 아니었다. 14대 프랭클린 피어스 대통령의 부인 제인 피어스는 정치를 싫어하는 성정으로 인해 미 역사상 가장 불행했던 퍼스트레이디로 꼽힌다. 설상가상으로 남편의 취임식 직전 막내아들이 기차 사고로 숨지자 취임식에도 참석하지 않고 재임 기간 내내 ‘백악관의 그림자’로 알려진 2층에 은거하며 지냈다. 시아버지가 2대 대통령 존 애덤스, 남편인 존 퀸시 애덤스는 6대 대통령이었던 루이자 애덤스는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했지만 사석에선 백악관을 일컬어 “이 위대한 비사교적인 집에는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우울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고 한탄할 정도였다. 하지만 일찍부터 내조자 역할에 안주하지 않고 본인만의 영역을 개척한 여성들이 있었다. 존 애덤스 대통령의 부인 애비게일은 남편이 헌법 기초 작업을 하는 동안 ‘여성 권한이 포함돼야 한다’고 촉구하는 당대 드문 여성 로비스트 역할을 했다. 32대 플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부인 엘리너는 새로운 대통령 부인상을 제시한 선구적 인물로 꼽힌다. 정치를 시작한 남편이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해지자 함께 정치 활동을 시작했고, 1940년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자로도 나섰다. 백악관 생활을 끝낸 1945년부터 1951년까지 유엔 인권대사를 지내며 1946년 세계인권선언 작성을 주도했다. 지적이면서 우아하고도 검소했던 그녀는 일간지에 칼럼 ‘나의 나날’을 연재하며 친근한 영부인 이미지를 심었다. 기고·강연으로 벌어들인 7만 5000달러를 자선기금으로 내놓아 국민적 인기를 누렸다. 1970년대 초반 집권했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대통령의 아내에 대해 “지능은 있지만 너무 총명하지는 않아야 한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의 부인 팻은 남편이 훗날 사임하게 되는 정치 스캔들 ‘워터게이트’ 사건의 유죄를 입증하는 테이프를 ‘불태우라’고 충고하고, 여성 평등권 수정안도 요구할 만큼 정치적 수완이 대단했다. ‘전쟁광’으로 폄하됐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대조적인 가정적 이미지로 인기가 높았던 로라 부시, 제럴드 포드 대통령의 재선 구호를 ‘베티의 남편을 대통령으로’라고 만들었던 베티 포드, 직업난에 ‘퍼스트레이디’라고 쓰고 점술가 조언을 받아 남편 일정을 잡았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부인 낸시 레이건, 린든 존슨 대통령의 애인들과 스스럼없이 지내며 자문역을 자처한 레이디 버드 존슨 등이 20세기의 대표적 영부인들로 꼽힌다. 그러나 본인 고유의 경력보다는 대통령의 조력자 혹은 정치적 치맛바람을 날리는 역할에 한정됐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은 패션 스타일과 남편 사후 그리스 선박왕 오나시스와의 재혼 등 부수적인 화제들로 이름을 남긴 경우에 가깝다. 1990년대부터는 보조적인 성 역할과 이미지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여성 리더로 자리매김하는 인물들이 등장했다. 대통령과 동등한, 혹은 한발 더 나아가는 ‘야망 넘치는 정치가’로서의 영부인은 42대 빌 클린턴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로댐 클린턴이 최초다. 남편과 똑같이 로스쿨을 나와 변호사 생활을 하는 동안 남편의 정치적 동지가 됐으며, 석사 학위를 가진 최초의 영부인이었다. 그녀는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웨스트 윙’에 자신의 사무실을 갖고 건강보험 개정 작업에 관여하는 등 정치력을 확장했다. 이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본 여론으로 인해 그녀의 인기는 한때 곤두박질쳤지만, 클린턴의 성 추문 탄핵 사건으로 인기가 반전되는 웃지 못할 일도 겪었다. 연방 상원의원을 거쳐 2008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흑인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석패했지만 민주당 대선 압승 직후 오바마 행정부의 첫 국무장관직을 맡았다. 2016년 대선에서 패배한 뒤에도 바이든 새 행정부의 유엔대사 발탁설이 나오는 등 정치 여정은 계속되고 있다. 미 최초의 흑인 퍼스트레이디인 미셸 오바마는 전통적인 영부인 역을 외면하지 않되 적극적이고 균형감 있는 역할상을 제시한 것으로 꼽힌다. 힐러리처럼 유능한 변호사 출신인 그는 시카고 대학병원 부원장을 지낸 보건행정 경력을 살려 소외계층을 보듬는 데 주력했다. 결식아동 방지 및 식생활 개선을 위한 아동결식방지건강법 주도, 소아 비만 퇴치 운동 ‘레츠 무브!’ 캠페인, 백악관 텃밭 가꾸기 등 먹거리 운동이 그녀의 성과다. 데이비드 예르마크 뉴욕대 교수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그녀에 대해 “강인한 여성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가정을 이끄는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제 질 바이든은 남편의 이력과 별개인 자신만의 커리어를 구축해 가는 새로운 퍼스트레이디상을 안착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최근 전했다. 앞서 질 바이든은 남편이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으로 봉직하는 8년 동안 ‘세컨드레이디’ 칭호를 받았지만 36년간 교편을 잡았던 경력을 포기하지 않고 노던버지니아 커뮤니티칼리지(노바)에서 영작문 강의를 계속했다. 학생 대부분은 학기가 끝날 때까지 그녀가 부통령 부인이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심지어 그녀는 함께 출근하는 비밀경호국 요원들에게 “학생으로 위장해 와 달라”고 부탁하거나 남편의 출장에 동행하는 전용기 안에서 시험지를 채점한 뒤 기일에 맞춰 학생들에게 나눠주곤 했다. 질 바이든은 저서 ‘빛이 들어오는 곳’에서 “모든 사람이 내가 가르치는 것을 멈추고 전업주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계속 가르치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노바 학장에게 채용되고 있었다”고 썼다. 그녀는 올해 대선 캠페인 기간 내내 “남편의 직업에 전적으로 의존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오하이오대 캐서린 젤리슨 교수는 “질은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21세기로 가져올 것”이라며 통상적인 내조에 대한 고정관념을 뿌리째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니퍼 롤리스 버지니아대 정치학과 교수는 “그녀가 (영부인의 특권을) 내려놓을 것”이라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의 남편 더그 엠호프 변호사가 최초의 ‘세컨드젠틀맨’이 돼 직장을 그만둔 것처럼 그녀는 미국 정치의 진화를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김기현 “대통령님, 제발 기자회견 좀… 숨지 마시라”

    김기현 “대통령님, 제발 기자회견 좀… 숨지 마시라”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더 이상 문리산성 뒤로 숨지 마시라”며 기자회견을 통한 국민과의 소통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올린 ‘대통령님, 제발 기자회견 좀 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에서 “계속 선택적 침묵에 빠지면 그 후과로 수반될 걷잡을 수 없는 국민적 분노를 어찌하려고 하시느냐”면서 각종 현안에 대해 직접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는 문 대통령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지금 나라가 엉망이다. 집값 폭등, 전셋값 폭등, 세금 폭탄, 일자리 전멸, 경제 폭망, 특권과 반칙의 만연으로 국민들의 고통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이럴 때 국민 앞에 나와 기자회견이라도 자청하면서 지도자다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대통령이 구중궁궐에만 계시니 국민들은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월성 1호기는 언제 폐쇄하느냐’며 다그쳐 놓고는 부하들의 잘못된 정책 집행에 정작 본인은 모르쇠로 일관한다”며 월성 원전 1호기 폐쇄를 꼬집고, “온 나라의 집값이라는 집값은 다 들쑤셔놓았으면, 집 없는 서민들의 신음에 무엇이라고 속 시원한 답변은 해주셔야 되지 않느냐”고 부동산 정책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폼 날 때는 앞에 나서 그 공을 차지하고, 책임질 일이 있을 때는 부하에게 떠넘기고 자신은 뒤로 숨는다면, 그건 지도자가 아니다”며 “학교의 학급 반장도 그렇게 행동하다가는 바로 탄핵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문 대통령이 언론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횟수는 비공식적인 회견 포함해도 9번에 불과하다”며 “대통령 주변에 두꺼운 차음벽이라도 설치된 듯한 비정상을 바로잡아 제발 지도자다운 모습 좀 보여주시라”고 강조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사설]‘휴대전화 비번 공개법’ 지시 추 장관, 나가도 너무 나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피의자의 휴대전화 비밀번호 제공을 강제하는 법안인 이른바 ‘한동훈 금지법’ 검토를 지시한데 대한 정치권 및 법조계 안팎의 비판이 거세다. 검찰의 인권수사를 독려, 감시하고 법치주의를 수호해야 할 법무부 장관이 반인권적이고 위헌적인 법안 검토를 지시한 것은 이해불가인데다 용납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거센 비판에도 불구하고 추 장관은 “디지털 증거 압수수색의 실효적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며 물러서지 않을 태세인데 브레이크가 파열된 듯한 추 장관의 폭주가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휴대전화 비번 공개법’은 검언유착 의혹에 연루된 한동훈 검사장을 겨냥해서 나왔다. 추 장관은 한 검사장 휴대전화 압수 과정에서 빚어진 정진웅 광주고검 차장검사의 독직폭행 사건 뒤 검언유착 의혹 수사가 사실상 멈춰버린 이유가 휴대전화 비밀번호 해제에 협조하지 않는 한 검사장 탓이라며 피의자의 휴대전화 비밀번호 공개를 법으로 강제하겠다는 취지로 법안 검토를 법무부에 지시했다. 특정인을 겨냥했다는 자체도 문제지만 이렇게 수사편의만 도모하는 충격적인 발상은 검찰개혁이란 명분에도 어긋난다. 우선 피의자의 묵비권 등에 비춰봤을 때 위헌적 요소가 다분하다. 범죄를 저질렀다고 기소되거나 혐의를 의심받는 사람이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는 권리는 법치주의 국가라면 반드시 보장하고 있다. 이른바 자기부죄거부 특권이다. 우리 헌법 12조2항에도 ‘모든 국민은 고문을 받지 아니하며,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고 규정돼 있다. 누구든지 자기의 범죄행위를 알리거나 자백할 의무도 없다. 피의자의 범죄행위를 입증해야할 책임은 전적으로 수사기관에 있는 것이다. 형사 피고인은 유죄 확정 판결을 받기 전까지 무죄로 추정한다는 무죄추정의 원칙과도 어긋난다. 수사편의만 생각해 강제수사의 범위를 넓혀 나갈수록 인권침해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오죽하면 정의당조차 “휴대전화 비밀번호 공개 강제와 불응시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은 형사법상 자백 강요 금지, 진술거부권, 자기방어권, 무죄 추정 원칙을 뒤흔드는 처사”라고 비판하면서 “추 장관은 국민 인권을 억압하는 잘못된 지시를 당장 철회하고 국민께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겠는가. 윤석열 검찰총장과 그 측근인 한 검사장이 아무리 눈엣가시같다고 해서 해서는 안될 일까지 하면서 몰아부쳐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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