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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출석 고민 李, 불체포특권 폐지 발언 논란… 與 “혐의자 엄호 안돼”

    檢출석 고민 李, 불체포특권 폐지 발언 논란… 與 “혐의자 엄호 안돼”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이재명 대표 소환일을 하루 앞둔 5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가 검찰 소환에 불응하는 데 의견을 모은 가운데 이 대표는 검찰 출석 여부를 놓고 숙고에 들어갔다.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검찰 고발’과 ‘김건희 특검법 추진’이라는 최고 수준의 반격을 구사하면서 강 대 강의 전면전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에게 검찰에 불출석할 것을 요청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불출석에) 모든 최고위원 뜻이 일치했고, 4선 이상 중진 (오찬) 및 의총에서의 뜻도 그랬기 때문에 이 대표가 이견 없이 수용하실 것”이라고 했다.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해선 “결코 의혹을 해소할 수 없는 단계로 가고 있는 만큼 특검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의총의 ‘검찰 불출석’ 결론에 대해 “좀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출석 여부에 대한 결단을 아직 내리지 않았느냐’는 질문엔 답을 하지 않은 채 고개만 끄덕였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내일까지 시간이 좀 있으니 (이 대표가) 숙고하실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의총에서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 성명(169명 의원 일동)도 낭독했다. 민주당이 의총에서 ‘이 대표 검찰 불출석’으로 의견을 모으면서 이 대표의 과거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5월 언론 인터뷰에서 “의원들의 면책·불체포특권이 너무 과하다.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 100% 찬성한다. 국민의힘은 당론으로 정해서 추진하라. 저희는 100% 찬성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공당으로서 범죄 혐의자를 엄호·비호하지 말고 당당하게 검찰에 출석해서 소명할 수 있도록 그렇게 의견을 모으는 것이 공당의 태도”라고 했다. 현직 대통령은 불소추 특권에 따라 내란·외환이 아니고선 수사·기소할 수 없는데, 민주당이 이 카드를 불사한 건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의 편파성을 여론에 피력하는 한편 윤 대통령에 대한 압박을 본격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김승원 법률위원장은 이날 윤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당선 목적의 허위사실 공표는 최저 벌금이 500만원 이상의 중범죄라 유죄가 되면 당선 무효가 되는 범죄”라고 했다. 이 혐의가 유죄일 경우 윤 대통령의 당선이 무효라는 얘기다. 한편으론 검찰이 이 대표에게 적용한 공직선거법 위반 잣대를 윤 대통령에게도 똑같이 들이대라는 얘기도 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의 고발에 대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최고통수권자의 의무와 역할에 오늘도 전념할 뿐”이라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보태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김건희 특검법’이 도입될지는 미지수다. 특검법 소관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는 전체 위원 18명 중 민주당 등 범야권이 11명으로, ‘특검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제도) 지정’ 요건인 5분의3 이상 찬성은 충족한다. 하지만 국민의힘 소속인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특검법안을 아예 상정하지 않을 수도 있고,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해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사실상 불가능하다.
  • 檢, 이재명 재소환도 불응 땐 조사 없이 곧장 기소할 듯

    檢, 이재명 재소환도 불응 땐 조사 없이 곧장 기소할 듯

    더불어민주당이 5일 의원총회를 통해 검찰에 이재명 대표의 서면조사를 요구하면서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조사없이 기소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대표와 관련해 변호사비 대납,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 굵직한 수사가 여럿 남은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검찰과 야당의 신경전은 반복될 전망이다. 검찰은 일단 이 대표 측에 통보한 6일 오전 10시까지 이 대표의 출두를 기다릴 예정이다. 만약 이 대표가 의원총회 요청에 따라 출석하지 않는다면 한 차례가량 재소환 통보를 한 뒤 곧장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사건 공소시효가 9일까지인 만큼 검찰은 추석 연휴 이전에 사건을 매듭지을 가능성이 크다. 김종민 변호사는 “기소 전 소명 기회를 주기 위해 부른 것”이라며 “기소를 안 할 것이면 소환조사 없이 법리 판단만으로도 충분히 불기소를 결정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환에 계속 불응하더라도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국회의원은 회기 중에 불체포특권을 갖는 데다 강제 수사는 검찰의 정치적 부담이 상당히 커지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야당 대표를 상대로 강제 수사에 나서는 것은 상당한 부담감이 작용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후 검찰은 대장동 의혹 등 다른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를 재차 검토할 수도 있다. 일각에선 이 대표의 허위사실유포 혐의는 인정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대선 과정에서 ‘백현동·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거짓 해명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정회 변호사는 “발언이 다의적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런 뜻이 아니다’라고 주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檢, 이재명 불구속 기소 나설까…체포는 사실상 불가능

    檢, 이재명 불구속 기소 나설까…체포는 사실상 불가능

    더불어민주당이 5일 의원총회를 통해 검찰에 이재명 대표의 서면조사를 요구하면서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조사없이 기소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대표와 관련해 변호사비 대납,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 굵직한 수사가 여럿 남은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검찰과 야당의 신경전은 반복될 전망이다. 검찰은 일단 이 대표 측에 통보한 6일 오전 10시까지 이 대표의 출두를 기다릴 예정이다. 만약 이 대표가 의원총회 요청에 따라 출석하지 않는다면 한 차례가량 재소환 통보를 한 뒤 곧장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사건 공소시효가 9일까지인 만큼 검찰은 추석 연휴 이전에 사건을 매듭지을 가능성이 크다. 김종민 변호사는 “기소 전 소명 기회를 주기 위해 부른 것”이라며 “기소를 안 할 것이면 소환조사 없이 법리 판단만으로도 충분히 불기소를 결정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소환에 계속 불응하더라도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국회의원은 회기 중에 불체포특권을 갖는 데다 강제 수사는 검찰의 정치적 부담이 상당히 커지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야당 대표를 상대로 강제 수사에 나서는 것은 상당한 부담감이 작용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후 검찰은 대장동 의혹 등 다른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를 재차 검토할 수도 있다. 일각에선 이 대표의 허위사실유포 혐의는 인정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대선 과정에서 ‘백현동·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거짓 해명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정회 변호사는 “발언이 다의적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런 뜻이 아니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평생 인터넷 안 써본 탈북민, 韓서 스타 유튜버 됐다” CNN 조명

    “평생 인터넷 안 써본 탈북민, 韓서 스타 유튜버 됐다” CNN 조명

    미국 CNN이 북한에서 탈출한 뒤 한국에서 유튜브 스타가 된 탈북민을 집중 조명했다. 4일(이하 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북한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며 20년 가까이 단 한 번도 인터넷을 사용해 본 적이 없는 강나라(26)씨는 한국에 온 뒤 유튜브 스타가 됐다. 강 씨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특권층 일부만에게만 스마트폰 사용이 허용돼 있지만, 이마저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정권의 통제를 엄격하게 받는 인트라넷만 사용할 수 있다. 북한에서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구글 등을 사용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강 씨는 2014년 한국으로 온 뒤 유튜브를 시작했다. 북한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일상을 소개하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왔고, 인기 있는 영상은 조회 수가 100만 회가 넘는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샤넬이나 푸마 등 유명 브랜드의 상품을 소개하는 광고를 싣고 있다. 현재 강 씨의 유튜브 구독자는 35만 명 이상,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3만 명 이상을 자랑한다.CNN은 “강 씨는 북한을 탈출한 뒤 남한에서 유튜버와 SNS 인플루언서 등 의외의 직업을 갖게 된 탈북민 중 한 명”이라면서 “수십 명의 탈북민이 지난 10년 동안 강 씨와 비슷한 활동을 했고, 이들은 북한 사람들이 먹는 음식과 그들이 사용하는 속어, 일상생활 등 ‘은둔 왕국’의 삶을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러한 온라인 플랫폼은 탈북민들의 경제적 독립을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한국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뛰어들 때 자신들을 알리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강 씨는 “한국에 온 뒤 다른 탈북자들과 학교를 다니고 상담을 받으며 변하기 시작했다. 내 인생이 본격적으로 즐거워진 건 한국에서 방송을 시작하면서부터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0년 이후 북한에 대한 일반 대중의 호기심이 폭발하면서, 탈북민들이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늘어났다. 탈북민들은 방송에 나와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했고, 이러한 경험은 유튜브 채널 개설로 이어졌다. 강 씨의 경우 2011년부터 방영을 시작한 채널A의 ‘이제 만나러 갑니다’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방영된 TV조선의 ‘모란봉 클럽’에 출연했었다. 강 씨는 두 프로그램에 모두 출연한 경험이 있으며, 이후 뷰티와 패션 소식을 자유롭게 다루는 유튜브로 관심을 돌렸다. 강 씨는 CNN과 한 인터뷰에서 “채널 인기가 높아지면서 영상 제작자를 직접 고용하고, 인스타그램 광고로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게 됐다”면서 “이제는 고정적인 수입이 있다. 사고 싶은 것을 사고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의 ‘숨겨진 이야기’를 낱낱이 공개하고 이를 통해 돈을 버는 탈북민 유튜버에 대한 논란도 있다.CNN은 “어떤 사람들은 이들의 방송이 한국인에게 북학에 대해 알려주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탈북민들의 방송 중 발언이 선정적이며 과장되고, 더불어 정확하지 않을 때도 있다고 비판한다”고 전했다. 일부 탈북민 유튜버는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고 독립적인 수입을 얻는 것 외에도, 남북한의 격차를 해소하고자 하는 ‘꿈’이 있다고 주장한다. 2008년 한국으로 망명해 2019년 유튜브를 시작한 강은정(35)씨는 “유튜브를 통해 북한의 어려움을 알리는 것이 북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길”이라면서 “통일이 된다면, 북한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나라 씨 역시 “10~20대 구독자층이 늘어나면 좋겠다. 더 많은 젊은 층이 통일과 북한에 대해 관심을 두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나우뉴스] 점퍼 입고 혼밥 먹는 소탈한 대통령 화제

    [나우뉴스] 점퍼 입고 혼밥 먹는 소탈한 대통령 화제

    특권 의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소탈한 우루과이 대통령의 모습이 또 포착됐다. 지난 주말 내내 우루과이에선 한 네티즌이 소셜 미디어에 공유한 사진이 화제가 됐다. 몬테비데오에 있는 라파시바라는 식당에서 3일 낮(현지시간) 찍은 사진의 주인공은 루이스 라카예 포우 대통령. 비록 뒷모습만 보이지만 낮에 식당에 앉아 있는 인물은 분명히 포우 대통령이었다. 점퍼를 걸친 캐주얼 차림의 포우 대통령은 스탠드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포우 대통령이 주문한 안주는 ‘웅가라’라고 불리는 모듬 소시지였다고 한다. 특급 경호대상이지만 포우 대통령 주변에 경호원은 없었다고 한다. 사진을 올린 네티즌은 “대통령을 알아본 손님들이 저마다 사진을 찍느라 난리였지만 그의 주변에는 수행하는 경호원이 없었고, 아무도 저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몇몇 손님들이 반갑게 인사를 건네자 포우 대통령은 “딸을 만나기로 했는데 시간이 약간 남아 평소 자주 오는 식당에 왔다”고 했다고 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식당에 들리기 전 포우 대통령은 아들이 뛴 축구경기를 관전했다. 당시엔 기사와 경호원이 수행했다고 한다. 이후 포우 대통령이 기사와 경호원을 어떻게 따돌리고(?) 혼자 식당에 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식당에 있던 손님들이 깜짝 놀란 건 대통령의 소탈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현지 언론은 “포우 대통령이 혼자 식당에 들어가 맥주를 곁들여 소시지를 먹으면서 주목을 받았지만 내내 평범한 손님처럼 행동했다”며 “소탈한 대통령을 보고 식당에 있던 사람들이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측근들에 따르면 포우 대통령은 평소 식당 라파시바를 자주 이용한다고 한다. 한 측근은 “포우 대통령은 음식의 맛도 맛이지만 마음이 편한 곳을 즐겨 찾는다”며 “라파시바도 그런 곳 중 하나라 포우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자주 이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루과이에선 포우 대통령의 평범한 입맛까지 화제가 되고 있다.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가 소시지라는 말이 퍼지면서다. 포우 대통령은 지난 5월 몬테비데오에서 약 20km 떨어진 라스피에드라스를 방문, 축구경기를 관전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소시지를 넣은 샌드위치로 가볍게 식사를 했다. 네티즌들은 “대통령 정도면 특권의식, 호화로운 메뉴에 익숙할 만도 하지만 포우 대통령에게선 전혀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며 서민 같은 대통령을 응원하고 있다. 손영식 남미 통신원 voniss@naver.com
  • [여기는 남미] 점퍼 입고 혼밥 먹는 소탈한 대통령 화제

    [여기는 남미] 점퍼 입고 혼밥 먹는 소탈한 대통령 화제

    특권 의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소탈한 우루과이 대통령의 모습이 또 포착됐다.  지난 주말 내내 우루과이에선 한 네티즌이 소셜 미디어에 공유한 사진이 화제가 됐다. 몬테비데오에 있는 라파시바라는 식당에서 3일 낮(현지시간) 찍은 사진의 주인공은 루이스 라카예 포우 대통령. 비록 뒷모습만 보이지만 낮에 식당에 앉아 있는 인물은 분명히 포우 대통령이었다.  점퍼를 걸친 캐주얼 차림의 포우 대통령은 스탠드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포우 대통령이 주문한 안주는 ‘웅가라’라고 불리는 모듬 소시지였다고 한다. 특급 경호대상이지만 포우 대통령 주변에 경호원은 없었다고 한다.  사진을 올린 네티즌은 “대통령을 알아본 손님들이 저마다 사진을 찍느라 난리였지만 그의 주변에는 수행하는 경호원이 없었고, 아무도 저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몇몇 손님들이 반갑게 인사를 건네자 포우 대통령은 “딸을 만나기로 했는데 시간이 약간 남아 평소 자주 오는 식당에 왔다”고 했다고 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식당에 들리기 전 포우 대통령은 아들이 뛴 축구경기를 관전했다. 당시엔 기사와 경호원이 수행했다고 한다.  이후 포우 대통령이 기사와 경호원을 어떻게 따돌리고(?) 혼자 식당에 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식당에 있던 손님들이 깜짝 놀란 건 대통령의 소탈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현지 언론은 “포우 대통령이 혼자 식당에 들어가 맥주를 곁들여 소시지를 먹으면서 주목을 받았지만 내내 평범한 손님처럼 행동했다”며 “소탈한 대통령을 보고 식당에 있던 사람들이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측근들에 따르면 포우 대통령은 평소 식당 라파시바를 자주 이용한다고 한다. 한 측근은 “포우 대통령은 음식의 맛도 맛이지만 마음이 편한 곳을 즐겨 찾는다”며 “라파시바도 그런 곳 중 하나라 포우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자주 이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루과이에선 포우 대통령의 평범한 입맛까지 화제가 되고 있다.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가 소시지라는 말이 퍼지면서다. 포우 대통령은 지난 5월 몬테비데오에서 약 20km 떨어진 라스피에드라스를 방문, 축구경기를 관전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소시지를 넣은 샌드위치로 가볍게 식사를 했다.  네티즌들은 “대통령 정도면 특권의식, 호화로운 메뉴에 익숙할 만도 하지만 포우 대통령에게선 전혀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며 서민 같은 대통령을 응원하고 있다. 
  • “한국의 여성 차별이 일본보다 더 심각해”...日전문가 지적 [김태균의 J로그]

    “한국의 여성 차별이 일본보다 더 심각해”...日전문가 지적 [김태균의 J로그]

    “한국 사회 저변에는 차별, 격차, 특권의식이 짙게 남아 있다. 유교문화의 영향에서 비롯된 이러한 현상은 일본보다 한국이 더 심각하다.” 한국에서 총 12년간을 근무했던 일본의 전직 외교관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출간한 저서를 통해 성별, 직업, 학벌, 인종 등에 대한 한국 사회의 편견과 차별이 일본 사회보다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미치가미 히사시(64) 전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는 한국 사회의 비약적인 변화를 일본과 비교해 평가하고 자국의 나아갈 길을 제시한 저서 ‘한국의 변화, 일본의 선택’을 이달 초 출간했다. 1983년 외무성에 입성한 그는 주한대사관 총괄공사 외에 일본문화원장, 부산총영사 등 5차례에 걸쳐 12년간 근무한 대표적인 ‘코리안스쿨’이다. 일본 경제주간지 프레지던트는 지난 29일 책의 내용 가운데 한국내 차별과 편견에 대한 부분을 발췌, ‘여성의 사회 진출은 진전됐지만 차별과 격차는 일본보다 심각: 경제 성장을 이룩한 한국 사회의 겉과 속’이라는 제목으로 인터넷판에 게재했다. 책에서 미치가미 전 공사는 자신의 한국 생활 초기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1980년대 중반 한국에는 일자리가 없는 젊은 남성들이 대낮부터 길거리에서 도박에 열중했다. (중략) 일하는 여성에 대한 차별과 장애인, 흑인에 대한 차가운 시선은 일본의 감각에서 보면 실로 놀라운 것이었다. (당시 한국인들은) 규칙을 무시하는 것을 당당하게 말하며 ‘문제없어. 일본인은 너무 착실해서 탈이야’라고 말하며 웃곤 했다.” 미치가미 전 공사는 그러나 지금의 한국은 그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서울과 부산에는 40층 이상 고층 아파트가 즐비하다. 복합영화관 등이 들어선, 일본에 없는 거대한 백화점이 있고 편의점도 커피점도 도쿄보다 많다. (중략)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고 인기 탤런트가 TV에서 아프리카 난민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다. 여성의 지위가 상승해 직장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인다.” 그는 “20대 후반 대졸자의 경우 여성의 평균 급여가 남성보다 높다. 이 때문에 남성들은 병역 때문에 차별받는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치가미 전 공사는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국에는 편견과 차별 의식이 일본보다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자신이 알고 있는 한국인(남편)·일본인(아내) 부부의 말을 소개했다. “우리 아이는 단체활동이나 학업에 잘 적응하지 못했지만, 일본 초등학교에서는 선생님으로부터 보살핌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 초등학교에서는 그렇지 않다. 한국의 학교는 공부 잘하는 아이를 위한 장소라고 느꼈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눈으로 보이는 문제는 많이 줄었지만 물밑에는 차별과 격차, 특권 의식이 짙게 남아 있다”며 “이는 어느 나라에나 있다지만, 한국이 일본보다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한국인들은 어릴 적부터 외모를 지나치게 걱정한다”며 “특히 여자들의 경우는 일본에 비할 바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미치가미 전 공사는 일본 에도시대의 ‘사농공상’(士農工商)보다 조선시대의 신분차별이 더 심했다는 분석을 전하며, 현재에도 이러한 유산이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한국에서 나타나는 상황들은) 유교의 영향이 크다. 1980년대에 일상적으로 나타났던 성별, 직업, 인종 등에 의한 각종 차별의 뿌리가 거기에 있다. 유교의 영향에 의한 출세욕, 향상심, 학업중시 경향이 일본보다 강하게 작용한다. 지배, 차별과 특권, 박탈감과 원망, 한탄 등 요소 또한 일본보다 강한 듯하다.”미치가미 전 공사는 외국과 외국인에 대한 편견도 한국에서 심각한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인)의 위험한 외국관이 겉으로 드러났다고 느낀 최근의 사례는 지난해 7월 MBC TV의 도쿄올림픽 개회식 중계방송이었다. 각국 선수단 입장에 맞춰 해당 국가를 짧게 소개하는데 루마니아에는 드라큘라의 한 장면을, 우크라이나에는 체르노빌 원전사고 사진을 이용했다. (중략) 거짓과 허구는 아니었지만 올림픽 개회식이라는 세계가 주목하는 축제같은 무대에 부합하지 않는 야유이자 국제적 결례라는 비판이 안팎에서 잇따랐다.” 미치가미 전 공사는 “MBC가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방송이었다며 공식 사과를 했지만, 이는 최근 한국에서 나타나는 외국관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축도라고 나는 생각한다”고 했다. “외국에 대한 예의나 배려는 필요 없다. 우리는 이제 약소국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국내에서 동료들과 평소 얘기하는 그대로를 외부에 말해도 좋다는 식인 것이다. 내가 아는 과거의 한국에는 그런 독선은 없었는데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이 가장 강하게 나오는 것은 일본에 대해서다.”
  • 매물 나온 LA에인절스, 오타니는 어디로

    매물 나온 LA에인절스, 오타니는 어디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최고의 스타인 마이크 트라웃, 오타니 쇼헤이 등을 보유한 LA 에인절스가 매물로 나왔다. MLB닷컴은 24일(한국시간) 지난 2003년부터 LA 에인절스 구단주인 아르테 모레노가 구단 매각 가능성을 포함,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모레노 구단주는 탬파베이 레이스와 원정경기를 치르고 있는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20시즌 동안 LA 에인절스를 소유한 것은 큰 영광이자 특권이었다”면서 “그러나 가족들과 많은 논의 끝에 지금이 구단을 매각할 적기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LA 에인절스를 성원하는 팬과 직원, 선수, 비즈니스 파트너의 최대 이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웃도어 시스템즈의 CEO로 야외 대형 전광판 등 광고업으로 많은 돈을 벌어들였던 모레노는 지난 2003년 월트 디즈니로부터 1억 8350만 달러에 구단을 매입하면서 미국 최초로 4대 메이저 스포츠 팀을 소유한 멕시칸계 미국인이 됐다. 이후 그는 알버트 푸홀스, 조시 해밀턴, 트라웃, 앤서니 렌던 등과 천문학적인 계약을 맺으며 ‘큰 손’의 행보를 보여왔다. 이에 힘입어 모레노 인수 뒤 에인절스는 6번 아메리칸 리그 서부지구 정상에 올랐지만, 2014년 이후로는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2015시즌부터는 승률이 5할 아래를 맴돌았다. 모레노는 팀의 성적이 제자리걸음을 거듭하는 가운데 최근 스타디움 재개발 계획까지 무산되면서 구단 매각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성적과 무관하게 구단 가치는 20년 동안 10배 가까이 올랐다. 가장 최근 포브스 평가에서 에인절스의 가치는 22억 달러(약 3조원)로 추산됐다. 구단이 매각되면 오타니의 운신의 폭은 넓어질 전망이다. MLB에 진출한 2018시즌 이후 오타니를 두고 숱한 트레이드 논의가 있었지만, 구단주인 모레노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다. 새로운 구단주에겐 계약 기간이 2023시즌까지인 오타니가 자유계약(FA) 선수 자격을 얻기 전 트레이드하거나, 거액의 연장 계약을 맺는 두 개의 선택지 밖에 없다.
  • 이준석, 자필 탄원서 직접 공개…“열람용 없는 건 저만 갖고 있다”[전문]

    이준석, 자필 탄원서 직접 공개…“열람용 없는 건 저만 갖고 있다”[전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법원에 제출했던 2385자 분량의 자필 탄원서 원본을 직접 공개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3일 오후 10시 30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열람용 없는 건 저만 갖고 있다”며 탄원서 전문을 올렸다. 앞서 언론에 공개된 탄원서를 국민의힘이 유출한 것으로 의심한 이 전 대표가 직접 전문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이 탄원서는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재판장 황정수 수석부장판사)에 지난 19일 제출된 것이다.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사건을 맡은 재판부다.[다음은 이 전 대표의 탄원서 전문] 존경하는 재판장님께. 정당의 대표로서 당의 혼란상황이 정치의 영역에서 마무리되지 못하고 사법부의 권위에 의존해 판단을 구하게 된 것을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1985년생입니다. 대한민국이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거쳐 간 인고의 과정을 직접 목격하지는 못했지만 주요한 역사의 분기점들에 대해서는 피상적으로나마 알고 있습니다. 1980년 찾아왔던 ‘서울의 봄’에도 물줄기가 바뀔 수 있는 지점들은 있었습니다. 서울역에 모인 학생들은 유혈충돌을 우려해 해산했습니다. 하지만 군인들은 그 선의의 해산을 폭력의 성공 가능성으로 잘못 받아들였고, 비상계엄을 확대했습니다. 그들의 오판에 따라 결국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전선에 서도록 강제된 것은 민주주의의 수호가 그들의 역할인지도 인지하지 못하고 살아왔던 광주의 시민이었습니다. 서울역에서 회군했던 사람들이 며칠 뒤에 광주에서 발생한 비극을 보고 그 짐을 나눠 짊어지지 못한 것을 평생 자책하는 것을 보면서 작금의 정당 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도 제가 짊어질 수 있는 만큼은 짊어지고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고 합니다. 판사님, 매사에 오히려 과도하게 신중한 모습을 보이며 복지부동하는 것을 신조로 삼아온 김기현, 주호영 전 원내대표 등의 인물이 이번 가처분 신청을 두고 법원의 권위에 도전하는 수준의 자신감을 보이는 것은 그들이 주도한 이 무리한 당내 권력 쟁탈 시도가 법원의 판단으로 바로잡아진다고 하더라도 면을 상하지 않도록 어떤 절대자가 그들에게 면책특권을 부여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일련의 과정이 잘못되었다는 민심이 여론조사를 통해 누차 전달되고 있지만, 당원과 국민의 마음은 절차적 하자 치유라는 법적 용어를 그들이 아무리 되뇌인다 하더라도 완전하게 치유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사태를 주도한 절대자는 지금의 상황이 사법부에 의해 바로잡아지지 않는다면, 비상계엄 확대에 나섰던 신군부처럼 이번에 시도했던 비상상황에 대한 선포권을 더욱 적극 행사할 가능성이 있고, 그 비상선포권은 당에 어떤 지도부가 들어온다 하더라도 뇌리의 한구석에서 지울 수 없는 위협으로 남아 정당을 지배할 것입니다. 상임전국위가 비상선포권을 가지게 된다면 이것은 여러가지 방법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습니다. 지금은 비상상황에 대한 선포가 절대자의 당 대표 쫓아내기에 이용되고 있지만 역으로 당 대표가 본인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상임전국위는 규정 제2조에 따라 당 대표가 20인 이상에 대해 직접적인 임명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략 40인가량이 참석하는 상임전국위에서 비상상황의 선포권은 당 대표가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상임전국위 의장인 전국위 의장의 지명권도 당 대표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비상상황을 넓게 해석할 여지를 두는 순간 다양하게 악용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사고 실험을 통해서 고민해 봐도 우선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대표가 지지율 하락 등 정치적 상황을 이유로 상임전국위에서 비상상황으로 해석해 달라는 요청을 하면 그에 따라 당 대표가 본인과 친소관계가 강한 인사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임하여 실질적인 임기의 연장을 추진할 수 있게 됩니다. 때에 따라 공천 등과 같은 중요한 정치적 일정과 결합하여 이것은 매우 심각한 정당 민주주의의 위기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한 저와 같이 원내 경험이 없고, 당내 세력 기반이 약한 당대표가 국민과 당원의 전폭적 지지를 통해 선출될 경우, 마찬가지로 기득권 세력이 20여 명의 상임전국위원을 모아 비상선포를 하게 되면 비대위 출범 강행을 통해 당 내 절차가 엄격하게 규정하는 당원 소환제를 우회해 당대표에게 실질적인 협박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6월 지방선거가 끝나고 저는 절대자와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당 대표직에서 12월까지 물러나면 윤리위원회의 징계절차와 저에 대한 경찰 수사 절차를 잘 정리하고 대통령 특사로 몇 군데 다녀올 수 있도록 중재하겠다는 제안을 받은 바가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 이르기까지 며칠 간격으로 간헐적으로 비슷한 이야기를 여러 다른 주체들에게서 듣고 있습니다. 우선 저는 저에게 징계절차나 수사절차에 대해 언급을 하면서 그것에 대한 타협의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매우 모멸적이고 부당하다는 생각에 한마디로 거절했습니다. 또한 국민과 당원이 부여한 당 대표의 책무는 제가 사사로이 어떤 절대자와도 절대 타협의 매개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한 이후로 발생하는 이런 일련의 당내 내분 상황이 오비이락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했던 적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경과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대통령의 당 대표에 대한 텔레그렘 메신저 내용이 노출된 이후 그것에 대한 해명보다는 TV조선의 단독보도로 대통령실에서 당 지도부에 비대위 전환 의견이 전달되었다는 내용이 나왔고, 다음날 비대위 전환에 반대해 왔던 권성동 원내대표 등의 당내 인물들이 별다른 설명없이 마음을 바꾸어 비대위 전환에 박차를 가했고 특히 대통령이 휴가를 간 기간에 그것을 완수하도록 군사작전과도 같은 절차가 진행되는 것을 보고 정당과 대통령 간의 관계가 정상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치닫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저는 정치에서 덩어리의 크고 작음에 따라 줄을 서는 것이 아니라 신념과 원칙을 지킨 사람이 이기는 결말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지난 1년 당 대표를 하면서 과거의 방식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것을 답습하는 것에서는 제가 정치를 하는 의미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싸워왔습니다. 저도 정치를 하면서 언젠가는 현실과의 타협이나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생각을 더 받아들일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날이 오늘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날이 너무 일찍 오기도 바라지 않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아야겠지만 혹여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제 뒤를 잇는 후배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저항했으면 좋겠고, 비슷한 무리수를 두면서 권력투쟁을 하는 사람들에게 그것은 결국 바로잡힌다는 경종이 울리기를 바랍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법을 잘 모르고 당내 민주주의를 수호하고자 하는 마음에 절박함만 더해가는 제가 부족하지만 하소연을 보탤 곳이 없어 밤중에 펜을 잡아 올립니다. 바쁜 재판 업무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죄송합니다. 존경하는 재판부의 어떤 결정이 나더라도 저는 존중하겠습니다. 정당의 일을 정치로 풀어내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사법부의 조력을 간절히 구합니다. 2022년 8월 19일 국민의 힘 당대표 이준석 올림.
  • ‘적과 나의 싸움’으로 인식… 무례한 시민에 민주주의는 길을 잃는다[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적과 나의 싸움’으로 인식… 무례한 시민에 민주주의는 길을 잃는다[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팬덤이 없으면 대선 후보가 되기 어려운 시대다. 팬덤은 정치 여론을 지배하고 돈도 표도 만들어 낸다. 정치인들은 팬덤을 비판하기보다 팬덤에 아첨하는 정치를 한다. ‘개딸’과 ‘개아빠’가 시민의 역할, 지도자의 모델이 됐다. 그에 비례해 정치 언어는 저열해졌다. 서로 침 뱉고 모욕하는 정치다. 적을 만들고 적을 섬멸하는 게 정치의 목적처럼 됐다. 무례한 시민, 사나운 정치인의 세상이다. 정당 정치, 의회 정치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민주주의가 됐다. 1 팬덤 지지자의 관점에서 본다면, 팬덤 정치는 익명의 대중적 열정을 통해 정치 과정에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일종의 ‘시민적 효능감’을 표출하는 행위다. 단순히 선호나 지지 성향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절차나 과정을 무시해서라도 정치를 지배하고 주도하려 한다는 점에서 전에 없던 ‘새로운 종류의 압력 정치’다. 팬덤은 불만에 찬 시민 혹은 사실상 활동가들이다. 그들의 신념은 현상 유지보다는 현상 타파에 가깝다. 용납할 수 없는 적을 통해 자신의 존재와 행동을 정당화한다. 그들은 확신에 차 있다. 주저함이 없다. 옳고 그름, 선과 악을 판단할 때도 단호하기 짝이 없다. 자신의 의지대로 따르지 않는 정치가는 개혁에 반대하는 구악이요, 저주받아 마땅한 적폐 세력이 된다. 그들은 오로지 하나의 정당 혹은 그 정당을 지배하게 될 팬덤 지도자와 그를 따르는 사람들만 인정한다. 다당제가 아니라 사실상 일당제를 지지하는 심리상태라고 할 수 있다.2 팬덤 정치는 조건적이다. 지지자들의 열정을 집약시키는 팬덤 지도자가 없다면 팬덤 지지도 없다. 인격화된 팬덤 지도자는 조직화돼 있지 않은 무정형적 집합행동을 가능케 하는 초점 요인이다. 조직화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춰 준다. 하지만 팬덤 지도자의 역할은 거기서 끝난다. 조건에 따라 팬덤의 동력은 빠르게 약화되기도 하고 새로운 지도자를 찾아 옮겨 가기도 한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친문(친문재인) 팬덤과 친박(친박근혜) 팬덤의 빠른 약화, 친명(친이재명) 팬덤과 친윤(친윤석열) 팬덤의 빠른 성장에서 보듯 팬덤은 지도자 개인에 고정된 현상이 아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특정한 인물에 대한 절대적 헌신과 의존을 특징으로 하는 ‘영도자 현상’과도 다르다. 반엘리트주의가 강한 포퓰리즘과도 다른 것이 팬덤 정치다. 이는 팬덤을 구성하는 전형적인 세 집단의 유형을 나눠서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첫 번째 유형은 ‘추종형 팬덤’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팬덤 지도자를 신뢰하고 헌신하는 ‘콘크리트 지지층’이다. 이들이 다수라면 팬덤 현상의 이동과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고, 팬덤 정치는 영도자 추종 현상에 가까워진다. 이들 역시 상황이 바뀌면 정치 효능감을 얻고자 새로운 팬덤 지도자를 찾긴 하지만 이동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주저하며 옮겨 간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이들은 팬덤 지도자 개인보다는 정당에 충성하는 집단이다. 두 번째 유형은 ‘편익 추구형 팬덤’이다. 이들은 팬덤 지도자의 성공을 통해 영향력을 추구한다. 주로 정치 영역에 있는 내부자인 이들은 사실상 팬덤 정치를 기획하고 움직이는 ‘팬덤 활동가’다. 이들에게 팬덤 정치란 일종의 합리적 투자행위이고 팬덤 지도자는 목표를 위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팬덤 지도자가 힘을 잃거나 기대하던 편익을 얻을 수 없게 되면 가장 먼저 떠나 버린다. 흥미로운 것은 세 번째 유형이다. 이들은 팬덤 활동을 통해 정치 참여의 효용을 극대화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정치 효능감 추구형 팬덤’이다. 이들을 행위에 나서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공격 대상을 향한 적대감이다. 자신들이 나서지 않으면 막을 수 없다고 여기는 친일세력, 적폐세력, 빨갱이, 좌파, 반개혁세력이 이들을 움직이게 한다. 이들은 정치 영역 밖에서 활동하고, 지위나 편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팬덤 지도자가 영향력을 유지할 때만 팬덤을 지속한다는 점에서 다른 두 유형과 구분된다. 팬덤 정치의 가변성은 편익 추구형 팬덤 활동가들과 정치 효능감 추구형 팬덤 지지자들에게서 발원한다. 팬덤 현상이 절대적이고 맹목적인 지지 양상으로 나타나다가도 상황이 바뀌면 유동성을 갖게 되는 것은 바로 이들의 존재 때문이다. 이것이 말해 주는 바는 이렇다. 팬덤 지도자와 팬덤 지지자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조건에서만 강한 팬덤이 작동한다. 상호 욕구나 조건이 만족되지 않으면 팬덤의 이동과 새 팬덤의 형성으로 이어진다. 3 팬덤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정치를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익명의 적극적 시민층이 폭넓게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팬덤 지도자를 스스로 만들 능력이 있다. 이들은 조직이나 단체를 만들고 사무실을 열고 활동가를 고용하고 회비를 내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일하지 않는다. 익명의 활동에서는 전통적인 방식의 참여와 의사 표출과 달리 규범과 문화적 제약을 깨고 무시해도 된다는 쾌감이 있다. 팬덤 시민은 새로운 유형의 적극적 시민이다. 그들은 빠른 민주주의를 원한다. 빠른 결과를 얻기 위해 서슴없이 행동한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절차와 과정을 기다리지 못한다. 그들은 집단행동을 한다. 하지만 전통적인 집단행동과는 달리 책임 있는 조직 주체나 지도부, 소재지가 있는 결사체를 만들 생각은 없다. 자신과 다른 상대 집단과 대화나 토론 같은 상호작용을 할 마음도 없다.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위해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대로 행동할 뿐이다. 팬덤 시민들의 마음 상태는 혁명이 벌어질 때 나타나는 대중적 현상과 유사하다. 기존 체제에 대한 반감에서 시작해, 영향력을 갖게 된 뒤에는 적대 세력 혹은 이적 세력을 분쇄하는 것이 중요하다. 집권에 성공한 이후에는 야당과 당내 온건파를 적대시하는 열정이 이들을 지배한다. 집권에 실패해 야당이 되면 당내 온건파를 제압하기 위해 ‘투쟁야당’이라는 전통을 불러낸다. 이들은 ‘적(敵)과 아(我)의 싸움’으로 정치를 인식한다.4 오늘날 민주주의는 반(反)민주주의자들이 아니라 새롭게 등장한 이 시민 집단 때문에 위협받을 수 있다. 이들은 열렬한 민주주의자들이지만 동시에 민주주의를 오해하는 사람들이다. 민주주의이기에 시민이 직접 자유롭게 주권을 실현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행동에 나선 이들은 민주주의자이기보다는 민주주의의 지배자이고자 한다. 문명이 도시에서 국가 그리고 이제는 세계화나 지구화를 통해 확대되고, 교육받은 도시 중산층이 시민의 다수가 되고, 소통기술의 발전으로 모두가 인터넷 지식으로 무장한 초연결사회가 도래하고, 지구상의 절반 이상의 나라가 민주화가 되면서 이들의 자신감은 극대화됐다. 그들은 의견이 다른 동료 시민들에게 무례하다. 생각이 다른 정당이나 정치가를 공격할 때 절제가 없다. 오늘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건 쿠데타나 혁명보다는 “민주주의를 정당과 정치인한테서 구출해 사회나 국민, 시민에게 가져다주자”고 하는 사람들, 국민의 직접 정치에 희망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정치(정치인, 정당, 의회 등)의 자율적인 역할 없이 기술과 제도를 통해 민심을 있는 그대로 재현해 낼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이들로 인해 세상은 새로운 대중운동의 전성기를 맞게 됐다. 그들은 조직화의 비용을 치르지 않고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소통 기술을 갖게 됐다. 지도자나 활동가의 수고 없이도 집단행동을 이끌 수 있다는 희열도 경험했다. 정당도 의회도 언론도 지식사회도 하다못해 기업도 움직일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이들을 움직이는 것은 적대감과 분노다. 고발은 모두를 흥분시키고 초연결망을 따라 집단행동에 나서게 한다. 폭로와 좌표 찍기만이 문제가 아니다. 그보다는 손쉬운 모금과 대규모 지지표 동원도 문제다. 언론도 정치인도 정당도 알아서 굴복하게 만든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 5 인간은 이성보다는 열정, 합리성보다는 정념에 더 쉽게 영향을 받는 존재다. 개인보다 공중이 정념의 노예가 되기가 더 쉽다. 인간의 역사는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들로 넘쳐난다. 정념을 제어할 합리적 이성의 작동은 힘들고 긴 과정의 산물이다. 해결해야 할 정책 사안이 떠올랐다 하더라도, 그 사안이 어떤 문제인지를 정의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에 대한 인과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분류와 유형화가 필요하다. 다른 나라와 비교도 해 봐야 한다. 그러고 나서도 다른 사안들보다 얼마나 중요하고 시급한 일인지도 따져 봐야 하고, 필요한 예산과 정책 수단도 살펴야 한다. 뛰어난 개인 혼자 감당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정보를 선별하고 지식을 공유하고 대안을 조직할 수 있는 권위 있는 시민 조직 없이 이런 일은 감당하기 어렵다. 정당과 국회가 그런 시민 조직이다. 적법하게 권위를 인정받은 시민 기구다. 인류가 이를 받아들이기까지 수많은 착각과 시행착오를 감수해야 했다. 그런 정당과 국회가 힘을 잃으면 정치만 나빠지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일반 대중이 힘을 갖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국가 관료제와 사회경제적 강자들이 더 큰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정치가 해야 할 사회 보호와 갈등 관리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그 피해자는 힘 약하고 목소리 작은 시민들이다.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만으로도 돈이 되고 표가 되는 환경에서 합리적 이성보다 공중의 정념을 자극하는 사람들이 승자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들은 사안의 한 단면만 강조함으로써 사람들의 분노와 흥분을 불러일으킨다. 이들은 인간의 성급함을 누구보다 잘 악용한다. 이들은 조급하다. 너무 분명한 대안이 있는데 왜 당장 조치를 취하지 않느냐고 화를 낸다. 어떤 때는 정치인들의 음모나 특권의식 때문에 그렇다고 하고, 어떤 때는 관료들의 기득권 때문이라고 하고, 어떤 때는 노동조합의 집단이기주의 때문이라고 한다. 어떤 때는 대의민주주의 때문이라며 직접 민주주의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민참여, 대중지성, 집단지성, 국민주권은 그들의 신조다. ‘통치받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통치하는 민주주의’여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믿음이다. 정치에 참여하고 책임을 분담하기보다 정치를 지배하고 싶어 한다. 정치적 실력이나 통치의 능력을 키우는 일의 중요성을 생각하지 않은 채 그들은 언제나 성급한 공격 행동에 나선다. 그들은 언제나 지나치다. 작은 조직, 작은 정당 하나를 제대로 만드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경험하거나 생각할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외부에서 지시하고 명령하고 강요하는 데 익숙하다. 세상은 증오와 적대, 의심과 음모론으로 병들어 가는데, 대체 왜 일이 이렇게 됐는지 잠시 멈춰 생각할 줄 모른다. 그들이 지금 팬덤 정치라는 이름으로 상대를 모욕하는 정치, 침 뱉는 민주주의를 주도한다. 정당만이 아니라 시민도 침착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길을 잃기 쉽다는 것을 팬덤 정치가 깨닫게 해 준다. 정치발전소 학교장
  • 尹을 신군부 빗댄 자필 탄원서… 이준석, 레드라인 넘었다

    尹을 신군부 빗댄 자필 탄원서… 이준석, 레드라인 넘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전두환 세력의 신군부’에 비유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전 대표는 23일 언론에 공개된 A4용지 4장 분량의 자필 탄원서에서 자신이 낸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달라고 호소하며 “이 사태를 주도한 절대자는 비상계엄 확대에 나섰던 신군부처럼 이번에 시도했던 비상상황에 대한 선포권을 더욱 적극 행사할 가능성이 있고, 그 비상선포권은 당에 어떤 지도부가 들어온다 하더라도 뇌리의 한구석에 지울 수 없는 위협으로 남아 정당을 지배할 것”이라고 했다. ‘절대자’는 사실상 독재자라는 의미로, 윤 대통령을 독재자로 규정하며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이 전 대표는 그동안 윤 대통령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는데, 이 탄원서에서는 ‘레드 라인’을 넘은 셈이다. 이 전 대표는 탄원서에서 “지방선거가 끝나고 절대자와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당 대표직에서 12월까지 물러나면 윤리위원회의 징계 절차와 저에 대한 경찰 수사 절차를 잘 정리하고 대통령 특사로 몇 군데 다녀올 수 있도록 중재하겠다는 제안을 받았다”며 윤 대통령 측이 자신을 회유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지난 19일 제출한 탄원서가 언론에 유출된 경위에 대해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법률대리인 측을 지목했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셀프 유출해 놓고는 셀프 격앙하는 걸 보니까 가처분 결과에 부담이 많이 가는가 보다”라고 적었다. 이 전 대표가 탄원서에서 “어떤 절대자가 면책특권을 부여한”이라고 표현한 주호영 비대위원장과 김기현 전 원내대표는 발끈했다. 그동안 이 전 대표를 향해 험한 말을 삼갔던 주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 전 대표가 독재자가 된 거 같다. 본인 생각으로 전부 재단하고 있다”고 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안전핀이 뽑힌 수류탄은 정말 위험하다. 상상은 자유이지만 그 상상이 지나치면 망상이 돼 자신을 파괴한다는 교훈을 되새겨 봤으면 한다”고 썼다. 앞서 전날 이 전 대표는 MBN에서 “황제가 자신감이 없으니까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옆구리를 칼로 푹 찌르고 시작한다”며 윤 대통령을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황제인 친아버지를 살해하고 황제 자리에 오른 로마 황제 코모두스, 자신을 검투사 막시무스에 빗대며 윤 대통령을 패륜으로 몰았다. 이에 홍준표 대구시장은 “막시무스는 구질구질하지도 않았고, 자신이 살려고 동료 집단을 매도하는 비열한 짓을 하지 않았다”며 “그만 자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코로나, 학생 치유하는 연극이 되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코로나, 학생 치유하는 연극이 되다

    지난 19일 인천 서구 대인고 대강당. 바깥에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당은 300여명의 학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잠시 후 사위가 어두워지고 조명이 앞쪽 무대를 비췄다. 웅성이던 강당에 이내 정적이 흘렀다. 아이디어를 총동원해 만든 무대에서 배우들은 천연덕스럽게 연기를 시작했다. 시계는 전대미문의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한창이던 2020년 8월로 돌아갔다. 갑작스레 걸려 온 전화는 주인공에게 코로나19 확진 소식을 알린다. 청국장 냄새조차 못 맡게 된 주인공은 어찌해야 할지 모른 채 발만 동동 구른다. 극단 산은 코로나19 이야기를 다룬 연극 ‘어느 날 갑자기…!’로 이날 학생들과 만났다.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신나는 예술여행’ 일환으로 진행됐다. 문화예술단체가 학교 등을 찾아가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다. 극단 산은 대인고를 비롯해 전국 중고등학교 12곳에서 공연을 진행한다. 연극은 극단 구성원들이 직접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창작극이다. 확진, 이송, 격리, 생활치료센터, 전담병원, 치료를 거쳐 다시 세상 속으로 돌아오는 일련의 과정을 담았다. 특히 생활치료센터와 전담병원 생활에서 생긴 인물 간 갈등을 현실적으로 그려 냈다. 60분의 연극이 끝나고 무대에 섰던 배우들이 차례로 나와 인사하자 학생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곧바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공연의 기획 의도를 묻는 질문에 주인공 ‘성진’ 역을 맡은 배우 정수한은 “2020년 8월 단원들이 집단 감염됐고 이 사실이 주변에 알려져 떠들썩했다”며 “바이러스 감염보다 더한 마음의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고 비슷한 상황을 겪은 분들이 공연을 통해 치유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극이 학교를 찾아온 이유를 묻는 말에 홍민진 PD는 “다양한 문화예술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앞으로 왕성한 예술 활동을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공연을 관람한 황세민(16) 학생은 “학생에게 연극을 관람할 기회가 흔치 않은데, 특권을 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현호(17) 학생은 “소재가 코로나19라 익숙한 내용일 줄 알았는데, 생활치료센터 등 미처 알지 못했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과거 코로나19 확진자에게 무심코 했던 내 행동을 돌아보게 됐다”며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데 이 연극이 자양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추미애, 검찰·국민대 겨냥…“악이 판치는 절망의 세상”

    추미애, 검찰·국민대 겨냥…“악이 판치는 절망의 세상”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20일 조국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형집행정지를 불허한 검찰과 김건희 여사의 논문을 재검증하지 않기로 한 국민대를 겨냥해 “악이 판치는 절망의 세상이 됐다”고 비판했다. 추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자유, 그러나 ‘악의 평범성’의 자유”라는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에서 추 전 장관은 “권력자들은 자유‧공정‧법치를 외치면서 정작 정치 사회적으로 찍힌 사람에게만 유독 지독하게 이지메하듯 대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면서 “일찌감치 거리를 둔 야당과 사회 지성은 침묵하고 묵인함으로써 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정경심 교수에 대해 검찰은 형 집행 정지를 불허해 인권유린을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로 다음날은 국민대 교수회가 투표까지 하고도 복붙 표절 논문을 재검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총장 측은 투표 중인 교수들에게 압박성 메일을 보냈다고 한다”면서 “교수회가 스스로 입에 재갈을 물고 침묵하기로 결의한 셈인데 그럴 거면 뭐 하러 투표를 한다고 호들갑한 것인지 앞뒤가 도무지 맞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검사나 대학교수로 이 사회의 특권을 누리는 지위에 있는 자들이 국민이 느끼는 법 감정을 무시하고 특권적 행동을 당연시 여기며 밀어붙이는 일이 매일 같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고 있다”며 “전혀 부끄러워하지도 않는 악의 평범성으로 소름 돋게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추 전 장관은 “정경심 교수의 문제는 대학 입시의 문제였다면 복붙 논문은 가짜 박사와 가짜 교수 신분에 관한 문제이니 죄질이 훨씬 다른 것”이라면서 “그런데도 정겸심 교수의 집행정지 불허 결정에는 지성이 침묵하고 복붙논문은 집단지성의 이름으로 추인해 주는 ‘악의 평범성’에 너무도 참혹하여 절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달 1일 정 전 교수 측은 “지난 6~7월 구치소에서 네 차례 낙상사고를 당해 허리통증과 하지마비 증상을 겪고 있다”며 형집행정지를 신청했으나 서울중앙지검 형집행정지심의위원회에서 불허 결정을 받았다. 형집행정지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수형자에게 형의 집행을 계속하는 것이 가혹하다고 보이는 일정한 사유가 있을 때 검사 지휘에 의해 형벌의 집행을 정지하는 제도다. 주로 수형자의 건강이 극도로 악화됐을 때 형집행정지를 한다.
  • “생애 첫 연극 관람, 성장의 자양분됐죠”…학교로 찾아간 연극

    “생애 첫 연극 관람, 성장의 자양분됐죠”…학교로 찾아간 연극

    지난 19일 인천 서구 대인고 대강당. 바깥에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당은 300여명의 학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잠시 후 주변은 어두워지고 조명은 앞쪽 무대를 비췄다. 웅성이던 장내는 이내 정적이 흘렀다. 전문 극장에 비해 한참 부족하지만, 아이디어를 총동원해 만든 무대에서 배우들은 천연덕스럽게 연기를 시작했다. 시계는 전대미문의 바이러스인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한창이던 2020년 8월로 돌아갔다. 갑작스레 걸려 온 전화는 주인공에게 코로나19 확진 소식을 알린다. 청국장 냄새조차 못 맡게 된 주인공은 어찌해야 할지 모른 채 발만 동동 구른다.극단 산은 이날 코로나19 상황을 다룬 연극 ‘어느 날 갑자기…!’로 학생들과 만났다.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신나는 예술여행 일환으로 진행됐다. 해당 프로그램은 2004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문화복지 사업 가운데 하나로 예술단체가 공연장에서 벗어나 학교 등을 찾아가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극단 산은 대인고를 비롯해 전국 중·고등학교 12곳에서 공연을 진행한다. 연극은 극단 구성원들이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된 창작극이다. 코로나19의 확진, 이송, 격리, 생활치료센터, 코로나19 전담병원, 치료, 다시 세상 속으로 돌아오는 일련의 과정을 담았다. 특히 생활치료센터와 코로나19 전담병원의 생활 속에서 생긴 인물 간 갈등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60분의 연극이 끝나고 무대에 섰던 배우들이 차례로 나와 인사를 하자 학생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곧바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공연의 기획 의도를 묻는 한 학생의 질문에 주인공 ‘성진’ 역을 맡은 배우 정수한은 “2020년 8월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단원들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됐고 이 사실이 주변에 알려져 떠들썩했다”며 “바이러스 감염보다 더한 마음의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고 비슷한 상황을 겪은 분들이 공연을 통해 치유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극이 학교를 찾아온 이유를 묻는 말에 홍민진 PD는 “중·고등학생들이 다양한 문화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나아가 앞으로 왕성한 예술활동을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학교에 찾아왔다”고 답했다. 공연을 관람한 황세민(16) 군은 “학생이 연극을 관람할 기회가 흔치 않은데, 동아리 활동 시간에 연극을 볼 수 있어서 특권을 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현호(17)군은 “코로나19를 소재로 하고 있어 친숙한 내용일 줄 알았는데, 생활치료센터에서의 모습 등 미처 알지 못했던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과거 코로나19 확진자에게 무심코 했던 내 행동을 되돌아보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라는 공간에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연극이 자양분이 됐다”고 덧붙였다.
  • [정승민의 막론하고] 어느 포수의 공적인 삶/북튜버

    [정승민의 막론하고] 어느 포수의 공적인 삶/북튜버

    광복절이 지났지만 한 독립운동가를 찾는 열기는 외려 뜨거워지고 있다. 청년 안중근의 행동과 고뇌를 다룬 작가 김훈의 소설 ‘하얼빈’은 주요 도서 사이트마다 고공비행 중이다. 때마침 직전 대통령도 휴가철 읽을거리로 추천하면서 당분간 인기가 식지 않을 것 같다. 민족의 사표이자 구국의 상징이 된 인물을 예술적으로 형상화하기란 쉽지 않다. 대중이 기대하는 모범답안과 다를 경우 후폭풍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얼마 전 작가 살만 루슈디는 예전 작품에서 예언자 무함마드를 불경하게 묘사했다는 이유로 피습당했다. 신앙이든 민족이든 희생과 헌신을 한 위인에겐 제아무리 표현의 자유라도 우선 모자를 벗고 경의를 표해야 한다는 생각들이 완고하다. 흥미롭게도 작가는 안 의사에 매료된 이유를 직업으로 꼽았다. 하얼빈 의거에 관한 신문조서에서 안중근은 포수이자 무직이라고 답하고 있다. 함께 체포된 동지 우덕순은 담배를 판다고 했다. 망국이 코앞인데 ‘정규직’ 대신과 관료는 온데간데없고 맨발의 청춘들이 분연히 저항한 셈이다. 일본에 끝까지 싸운 의병이나 독립군도 평범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신사유람단이나 해외유학생으로 왕실의 혜택을 받은 최고의 엘리트들은 일찌감치 조선과 거리두기에 나섰다. 일제의 끄나풀로 변신해서 특권과 이권을 보장받으려 한 것이다. 고종에서 메이지로 주군을 갈아타면서 작위와 은사금도 받아냈다. 나라야 망하든 말든 기득권을 유지해 냈으니 탁월한 현실주의자들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공공성이라는 기준으로 일반인과 엘리트를 가르는 것은 무효라고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철학자 칸트는 공과 사에 대한 타성적 구별을 뒤엎는다. 이성을 공적으로 쓰는 사람은 민간인 학자인 반면 공직에 종사하는 관료는 사적으로 이성을 행사한단다. 정책과 법률을 담당한다고 저절로 공적인 존재가 되지는 못한다. 대신 객관적 진리를 추구하는 연구자가 공리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가만히 따져 보면 직함을 갖고 있는 공인들은 소속된 조직이나 기관의 논리와 이해를 대변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개별 집단의 권익이 공공의 이익으로 포장되고 거기에 개인적 사익까지 곁들일 경우 공이 사로 흑화(!)하는 것은 순식간이다. 반대로 사냥꾼 겸 하얀손인 안중근은 어떻게 불멸의 공적 존재가 되었을까. 먼저 그는 남의 머리로 생각하지 않았다. 자서전 ‘안응칠 역사’에선 동서양의 학문과 종교로 단련된 지적 경로가 뚜렷하며 미완성의 유작 ‘동양평화론’은 칸트의 ‘영구평화론’과 방불하다. 특히 현재의 유럽연합처럼 당대에 한중일 삼국 우호체제를 만들기 위한 독창적 아이디어들은 민족주의에 가려졌던 의사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단순한 행동주의자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안 의사의 사고는 현장에서 다져졌다. 외국인 신부와 전도 활동을 다니고 각국을 전전하면서 민족계몽과 무장투쟁을 병행했던 지행일치 타입이다. 좌절과 패배의 경험을 독자적인 평화의 이념과 방안으로 숙성시켰다. 무사(無私)한 마음을 견지하면서 이토를 향해 당긴 방아쇠는 사상가 안중근의 이성이 공적으로 발휘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 ‘목숨을 버리고 의를 취한 살신성인’이라는 당시 일본 언론인의 평가도 공적 행위임을 칭송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다 안중근이 되기를 요구할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공익에 복무하겠다고 나서는 정치인과 공직자들은 의사의 삶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자신들이 속한 조직의 논리와 입장만 무비판적으로 답습한다면 사적 욕망에 사로잡히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러니 자체적으로 당보다 나라, 윗분보다 국민을 우선하자는 캠페인을 펼치면 좋겠다. 아무리 ‘빈말’에다 ‘쇼’라고 해도 보다 높은 가치를 설정하면 그나마 지금보다 나빠지지는 않으니까.
  • “버러지” “얼마 받기에”… 영남의 진보·호남의 보수가 겪는 일상의 혐오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버러지” “얼마 받기에”… 영남의 진보·호남의 보수가 겪는 일상의 혐오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한국 사회에서 혐오는 더이상 특정 소수자 집단만 겪는 일이 아니다. 누구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 혐오 정서가 일상 전반에 퍼져 버린 탓이다. 피해 정도도 상당하다. 서울신문 스콘랩은 평범한 이들이 일상에서 겪는 혐오 피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혐오의 고리를 끊지 못하면 그들이 겪는 고초는 언제든 내 이야기가 될 수 있다.특정 정당과 진영의 쏠림세가 심한 지역에서 반대 성향 활동을 하는 건 단단한 각오가 필요한 일이다. 예컨대 보수 성향이 짙은 대구·경북(TK)에서 진보 활동을 한다거나 진보세가 강한 호남에서 보수 정당 소속으로 뛰는 일이 그렇다. 일상적 혐오도 감내해야 한다. 대구 출신인 서창호(49) 인권운동연대 상임활동가는 30여년간 고향에서 인권·노동운동을 했다. 고교생 때 전국교사노동조합(전교조) 결성을 이유로 교사들이 무더기 해직된 것을 보고 노동권에 처음 관심을 가졌다. 보수 텃밭인 대구에서 진보 시민단체는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들에게 눈엣가시다. 최근에는 그 거부감이 더 세졌다. 그는 지난달 대구시청 앞에서 시 규탄 시위를 준비하다가 제지당했다. 수많은 집회를 열어왔던 곳인데 최근 홍준표 시장이 이를 금지했다.서 활동가는 “다른 지자체에서는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시정에 반영되는데 대구에서는 기본권인 집회조차 막히니 자괴감이 든다”고 했다. 1995년 지방자치제 도입 이후 당선된 민선 대구시장 5명은 모두 보수성향이다. 현재 시의원의 97%(32명 중 31명)도 국민의힘 소속이다. 서 활동가는 사석에서 지인에게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버러지’라는 폭언을 듣기도 했다. 최근에는 대구 북구 이슬람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사람에게 ‘탈레반을 지지하는 서창호’라는 공개적 혐오도 당했다. 개인을 겨냥한 혐오는 인권운동가의 숙명으로 받아들인다. 다른 지역 활동가들이 “고생이 많다”며 건네는 위로에는 미소로 답을 대신한다. 하지만 진보 정책을 두고 무작정 비난하는 건 견디기 어렵다. 예컨대 학생인권조례는 광역 지자체 17곳 중 7곳에서 제정됐지만, 대구에서는 논의조차 어렵다. 시 의회와 보수단체, 보수 성향의 시민들이 크게 반발해서다. 논의 과정에서 온갖 혐오 발언이 난무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괴롭다. 전남 화순군이 고향인 김용갑(55·건설업)씨는 평생 호남을 벗어난 적 없는 토박이다. 하지만 20년째 이방인으로 살고 있다. 국민의힘의 당원(현 중앙위원회 연합회 전남회장)이기 때문이다. 김씨가 보수정당에 가입한 이유는 간단했다. ‘민주당 깃발’만 꽂으면 경쟁없이 공직선거에 당선되는 분위기가 지역 발전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판단해서다. 공직 욕심은 없었기에 지금껏 공직 선거에 한번도 출마하지 않았다. 호남에서 보수당원으로 살다 보면 수시로 혐오와 마주한다. 식사 자리에서, 사우나에서, 체육관에서 불쑥 비난하는 이들이 있다. 선거철에는 더하다. “얼마나 받기에 국민의힘을 위해 저 짓(선거운동)을 하는지 모르겠다”거나 “보수당을 거들면서 호남에서 무슨 사업을 하겠다는 거냐”는 말까지 들었다. 가족들도 한때 “정당 활동을 그만하라”고 하소연했다. 다만, 지금은 김씨의 뜻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해준다. 혐오표현의 피해자이지만 그는 호남인들의 반(反) 보수정당 성향을 이해한다. 산업화 과정에서 지역이 소외됐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으면서 체화한 정서인 만큼 쉽게 설득하기 어렵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 같은 걸출한 인물이 민주당 소속이었기에 민심이 더 쏠렸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잘못한 건 인정하고, 틀린 사실 관계는 바로잡으며 주변을 이해시킨다. 김씨는 “지역 갈등뿐 아니라 세대·성별 갈등 등 국민 분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이들이 있다”면서 “모두가 수준 높은 정치를 해야 혐오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호남 지역 청년층을 중심으로 정당보다 인물을 보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했다. 성비가 크게 깨진 조직에서 일하는 소수자들도 곧잘 혐오의 대상이 된다. 정보기술(IT) 업체 여직원 김모(27)씨는 남초 직장에서 숱한 혐오·차별를 겪었다. 회사 직원 30여명 중 여성은 김씨를 포함해 단둘이다. 특히, 분위기가 풀어지는 회식 때는 혐오의 장이 열린다. 남직원들은 김씨를 향해 “어차피 애 낳으면 그만둘 건데 굳이 여자가 승진을 왜 해야 하느냐”는 말을 한다. 외모 지적은 남성 직원의 특권이다. ‘주름이 늘었다’, ‘피부에 탄력을 잃어 간다’는 등의 평가도 서슴치 않는다. 담배를 피울 때는 “여자는 아기를 낳아야 하는데 담배가 웬 말이냐”라는 핀잔도 들었다. 배려를 가장한 혐오는 더 대응하기 어렵다. 사무직인 김씨는 일을 더 잘 이해하고 싶어 현장 근무를 자처했다. 하지만 김씨의 상급자는 “여자니까 위험하니 문서나 보라”며 거절했다. 배려로 포장했지만 성역할을 고정시한 명백한 차별이었다. 가끔씩 샤워를 마친 뒤 맨몸으로 나오는 남직원들을 보면 마음이 불편하다. 김씨는 “회사에서 성평등 교육을 하지만 효과가 없다”면서 “공식적으로 문제삼아봤자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되니 그냥 참고 넘어간다”고 말했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도 언젠가부터 온라인에서 ‘맘충’(맘(mom)과 벌레충(蟲)을 합친 말)이라고 공공연히 멸시당한다. 모성과 아이를 동시에 혐오하는 감정은 익명 공간에만 머물지 않는다. 수많은 엄마들이 현실에서 맞닥뜨린다.오은선(35)씨도 다섯살 배기 아이를 키우며 혐오를 적지 않게 겪었다. 지난 13일에는 동네 수영장에서 운동한 뒤 아이를 씻겨주며 일상적 대화를 하는데 누군가 들리게 말했다. “너무 시끄럽네. 조용히 좀 씻기지.” 돌아보니 한 중년 여성이 있었다. ‘나와 아이가 그냥 마음에 들지 않는거구나.’ 오씨는 경험에 기대어 직감했다. 혐오 시선에 몇차례 부딪히고 나면 엄마들은 잔뜩 위축된다. 외식하려고 식당을 찾을 때는 ‘노키즈존’(영유아나 어린이의 동반입장을 불허하는 식당)은 아닌지 늘 살펴야 한다. 노키즈 식당에서 반려동물을 안고 있는 손님을 보면 ‘아이가 개보다 못한가’ 싶은 생각마저 든다. 혐오 당할 때마다 기록하고 있는 일기장은 금세 빼곡해졌다. 잠시 지냈던 캐나다에서는 아이와 함께 오면 서비스를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덕담을 건넸던 기억이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노키즈존을 아동 차별행위로 규정했다. 그러자 최근엔 ‘노 배드 패런츠 존’(No Bad Parents Zone)이라 써 붙인 상점이 늘었다. 아이가 시끄럽게 떠들거나 뛰어다니면 퇴장조치할 수 있다는 뜻이다. 부모에게 책임을 묻는다는 점에서 언뜻 세련돼 보이지만 통제할 수 없는 아이들의 속성을 무시한 조치이기에 혐오 요소가 숨어 있다. 오씨는 “엄마들은 공공장소에서 비난 들어도 아이가 곁에 있으면 대응하기 어렵다”면서 “이 때문에 혐오하기 쉬운 상대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악플(악성 댓글)은 유명인만 귀롭힌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평범한 사람들을 겨냥하기도 한다. 음악가 이승빈(21)씨는 지난해 4월 ‘무지개 대한민국’이란 노래를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다. ‘그대와 내가 좋아하는 색이 달라도 서로 미워하지는 말자’는 노랫말처럼 혐오를 멈추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하지만 무지개라는 단어가 들어갔다는 이유로 일부 보수 성향 네티즌들은 이씨를 성소수자를 옹호하는 ‘남페미’(남성 페미니스트)라며 공격했다. 또, 진보 네티즌들은 음악의 배경 이미지에 태극기를 맨 남성이 있다며 이씨를 ‘태극기 세력’으로 규정했다. 각자 보고 싶은대로 보고 창작자를 모욕했다. 노래가 한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면서 악플이 1초에 4개씩 올라왔다. 이씨는 불면증과 우울증이 찾아와 정신건강의학과까지 다녔다. 혐오는 창작자가 자기검열하게 만들었다. 입대 청년의 애환을 담아 작사·작곡했던 노래는 아예 주제를 바꿔야 했다. 하지만 이씨는 “혐오 가해자를 혐오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혐오자들을 인터뷰를 해봤는데 그들도 나름대로 상처를 가진 사람들로 충분한 공감과 치유를 받지 못해 혐오감정이 심해진 것 같았다”고 이해했다. 실제로 이씨가 댓글을 통해 진정성있게 소통하다 보니 악플러들도 마음을 돌려 그를 응원했다. 일상의 혐오는 한 사람의 삶을 고통 속에 가둔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혐오 피해는 자존감을 낮출 뿐만 아니라 자신을 혐오하는 자기비하로 나아갈 위험이 있다”면서 “피해자가 트라우마에 빠지지 않으려면 혐오와 차별당한 게 본인 탓이 아님을 주변에서 말해줘야 한다”고 했다.※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세명대 기획탐사 디플로마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 [사설] 기어이 ‘방탄 당헌’ 의결한 野, 후폭풍 각오해야

    [사설] 기어이 ‘방탄 당헌’ 의결한 野, 후폭풍 각오해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어제 논란의 중심인 당헌의 직무정지 조항 개정안을 의결했다. ‘부정부패에 관련된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할 수 있다’는 당헌 80조 1항을 ‘하급심에서 금고 이상의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 직무를 정지한다’로 바꿨다. 이재명 의원이 수혜자가 되는 ‘위인설법’이라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무성하다. 그럼에도 이 의원의 대표 선출이 확실시되는 8·28 전당대회를 앞두고 서둘러 ‘방탄법’을 의결했으니 강력한 민심의 후폭풍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고 본다. 당헌 개정은 이 의원이 대표가 되면 재판에 회부되더라도 자리를 유지할 수 있게 하겠다는 당 차원의 담합이나 다름없다. 전준위는 “새로운 당헌이 ‘이 의원 보호법’이라는 비판은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고 주장했지만, “이 의원과 당권 경쟁에 나선 다른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았다면 개정으로 이어졌겠느냐”는 질문에는 묵묵부답이다. 지난 6월 보궐선거에서도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에 급급한 ‘방탄 출마’ 논란이 불거졌던 이 의원이다. 전준위는 당헌 개정의 명분으로 무죄 추정의 원칙을 내세운다. ‘야당의 명운을 검찰의 기소에 걸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 ‘정치적 보복과 수사에 대한 불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패 혐의로 기소되면 직무를 정지하는 당헌을 제정하던 당시에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 없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유권자의 지지가 필요하면 ‘부정부패에 대한 당의 결연한 의지’를 선전하고 강성 당원의 요구가 거세지면 해당 조항을 곧바로 헌신짝처럼 내버리는 정당이 국민의 신뢰를 받기란 어려운 노릇이다. 새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지난 두 차례 선거 패배가 마치 원인 무효라도 된 듯한 오만에 빠진다면 민주당의 미래는 더욱 어두울 수밖에 없다.
  • 3高에 재정·규제 풀어 고군분투… 정책 쌓이는데 장바구니는 ‘텅텅’ [INTO]

    3高에 재정·규제 풀어 고군분투… 정책 쌓이는데 장바구니는 ‘텅텅’ [INTO]

    윤석열 정부는 최악의 경제 위기 속에 출범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에 저성장까지 경제적 악조건이 한꺼번에 몰아닥쳤다. 지난해까지 2년 가까이 코로나19 대응에 재정 지출을 늘리면서 국가채무가 1000조원을 돌파하는 등 재정 상황도 최악으로 치달았다. 이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필두로 한 새 정부 경제팀이 꺼져 가는 한국 경제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구원투수로 나섰다. 지난 100일간 각종 민생·물가 안정 대책을 숨 가쁘게 쏟아 내며 고군분투했다. 정치 분야에 비해 경제 분야를 향한 여론의 비판도 덜했다. 하지만 출범 3개월이 지나도록 국민이 체감할 만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추경호 경제팀과 민심 간 ‘허니문’은 17일 출범 100일을 맞아 차츰 끝나 가는 분위기다. 아직은 피부에 안 와닿는 대책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사상 최대액인 62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고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조치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게 손실보전금부터 지급했다. 시장에 돈이 풀리면 물가가 더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도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 이행에 집중했다. 당시 공개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로 5%대 진입이 예고된 상황이었다. 추경 이후 물가 상승률은 5월 5.4%, 6월 6.0%, 7월 6.3%로 계속 올랐다. 정부는 추경이 물가 상승의 촉매제가 될 것이란 지적을 불식시키고자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5월 30일)라는 물가 대책을 함께 내놨다. 수입 돼지고기·소고기·식용유 등에 할당관세를 적용해 수입 원가를 낮추고 5세대 이동통신(5G) 중간요금제 출시를 유도하는 등의 생계비 완화책을 담았다. 이어 공공·노동·교육·금융개혁 등 국정과제와 유류세 30% 인하 등 물가 대책이 총망라된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6월 13일)을 대대적으로 발표했고, 기름값이 계속 치솟자 유류세 인하 폭을 최대 37%까지 늘리는 내용의 ‘당면 민생 물가안정 대책’(6월 19일)을 내놨다. 1주택 상생임대인의 양도세 비과세 거주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임대차 시장 안정 방안’(6월 21일)도 잇따라 공개했다. 정부의 대책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달 21일 소득세·종합부동산세·법인세 완화 등 13조원 규모의 감세안을 담은 세제개편안에 이어 지난 11일에는 명절 성수품 공급량을 역대급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다. 16일에는 첫 주택 공급대책을 공개하고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정부가 100일간 8차례 이상 쏟아 낸 물가·민생·부동산 대책은 그야말로 다채로웠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국제 공급망 교란 등 손을 쓸 수 없는 대외적 경제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각종 대책의 효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아도 여론은 비교적 관대한 편이었다. 일각에선 “윤석열 정부가 경제정책에서는 할 만큼 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출범 100일에 이르자 경제 정책에 대해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물가 상승률이 6%대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추석을 한 달여 앞두고 내린 폭우는 장바구니 물가를 한층 더 자극했다. 야당은 정부가 ‘세제 정상화’라고 강조한 감세 정책을 ‘슈퍼리치 감세’라고 규정하고 공격에 나섰다. 특히 세제개편안은 ‘여소야대’ 지형의 국회 문턱을 넘기 전엔 모두 미정인 상태이다 보니 올해 종부세는 얼마를 내야 하는지 국민의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여러 가지 대책이 백화점식으로 많이 나온다고 해서 충분한 건 아니다”라면서 “윤석열 정부는 감세 정책에 우선순위를 뒀는데, 세계적으로 봐도 시급한 정책은 아니다. 기술 패권경쟁을 비롯한 산업정책 부활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인수위 때부터 친기업 기조 천명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단계부터 ‘친기업 기조’를 천명한 윤석열 정부는 민간이 주도하는 경제활성화로 침체된 경기를 회복하겠다는 목표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 먼저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기로 했다. 추 부총리가 팀장을 맡은 경제 규제혁신 태스크포스(TF)는 기업경영의 발목을 붙잡는 각종 규제를 발굴하고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방기선 기재부 1차관과 이노공 법무부 차관이 공동팀장을 맡은 경제 형벌규정 개선 TF는 불합리한 경제형벌을 행정제재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 총수를 규제하는 친족 범위를 현행 ‘혈족 6촌·인척 4촌 이내’에서 ‘혈족 4촌·인척 3촌 이내’로 축소하기로 했다. 정부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투자와 일자리를 늘려야 경제가 선순환할 것으로 보고 기업에 채워진 모래주머니 벗기기 작업에 나섰다. 일종의 낙수효과를 기대하는 경제 정책으로 ‘민간주도 성장’이란 별칭이 붙었다. 정부는 향후 5년간 16조원 플러스 알파(+α) 규모의 방치된 국유재산을 매각하려는 이유에 대해서도 “민간 주도의 경제 선순환 효과를 유도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친기업 기조와 규제완화 움직임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야당은 “기업과 부자만 신경 쓰다 취약계층이 정책에서 소외될 우려가 크다”고 비판한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유재산 민영화는 소수 특권층 배 불리기”라며 정부의 국유재산 매각을 ‘민영화’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추 부총리는 “뜬금없는 지적이다. 근거 없는 상상력은 어디서 나오나”라고 강하게 반박하며 민영화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지만, 여론은 썩 우호적이지 않은 분위기다. 유력 경제학자들은 윤석열 정부가 가장 잘한 정책으로 소상공인 손실보전을 위한 추경과 재정건전성 강화를 꼽았다. ABCD로 점수를 매겼을 땐 일제히 ‘B’라고 답했다. “경제적 악조건 속에서 나름대로 선전했지만,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 A를 받기엔 모자라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를테면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재정을 건전화하겠다는 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방안이 특히 부족했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앞으로의 경제정책 운용 방향에 대해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초점을 신산업 육성에 맞춰 경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전략을 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 부모님 용돈 드리며 ‘1억’ 모았다…22살 직장인 비결

    부모님 용돈 드리며 ‘1억’ 모았다…22살 직장인 비결

    직장인 박유진씨 저축하는 습관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며 3년만에 1억을 모은 22살 직장인 박유진씨가 비결을 공개했다. 박씨는 도시락으로 점심값을 절약하고, 출근하지 않는 주말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월급의 80~90%를 적금으로 모았다. 박유진씨는 15일 SBS ‘생활의 달인’에 출연해 아끼고 저축하는 일상을 공개했다. 박씨의 은행잔고는 1억244만44원. 그는 “2019년 1월1일 일기에 제 새해 목표를 3년안에 1억 모아서 내 집 마련을 하자고 했다”며 지난 일기장을 보여줬다. 2001년생인 박씨는 “2019년 9월 23일부터 시작해서 1억을 딱 달성했을 때가 22년 7월 21일”이라며 “3년이 조금 안된다. 월급의 80~90%는 무조건 적금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박유진씨는 3년 전인 고3 시절 ‘1억’ 목표를 정했다. 졸업 후 곧장 취직한 박씨는 무조건 안 쓰기 보다는 절약하면서도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고 여행도 다니며 쓸 때 쓰는 개념 청년이었다. 그는 “부모님 용돈 10만 원, 남동생 5만 원 정도 용돈을 준다. 교통비 8만 원 정도 나가고 혹시나 비상금으로 5만 원씩 두고 있다. 그렇게 하면 20만 원 정도 남는데 그걸로 한 달 생활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씨의 직장 상사들은 “열심히 사는 친구”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주 5일 회사에서 근무하고 주말엔 각종 아르바이트를 했다. 사용하는 헤어드라이어는 경품으로 받은 것이고, 머리 손질은 헤어 모델 아르바이트를 통해 미용비를 절감했다.도시락으로 점심 식사 해결 최근 물가 상승으로 직장인들의 부담이 된 점심 식사는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박씨는 “점심값만 해도 9000원에서 1만원이다. 커피는 5000~6000원 한다. 하루에 점심으로 2만원 쓰니까 그게 부담스럽더라. 5일 출근하면 5만원, 한달이면 20만원이다”라고 설명했다. 교통 연동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해 교통비를 아꼈다. 그는 “출발하면서 출발 버튼을 누르고, 지하철을 내리면 도착 버튼을 누른다. 탄 거에 대해 쌓이는데 많이 쌓이면 한달에 1만5000원을 환급 받아 교통비를 아낄 수 있다”라고 했다. 그는 환승비를 아끼기 위해 무더운 여름에도 먼 지하철역에서 내려 걸어다녔다. 박씨는 주말에 헬스장 아르바이트부터 편의점 아르바이트까지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편의점에서는 유통기한이 지나 판매할 수 없는 상품들을 챙겨 식비를 절약했다. 이에 대해 “다음날 끼니까지 다 해결할 수 있다. 그게 돈을 아끼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박씨는 “회사에서 세후 235만원 정도를 받는다. 아르바이트 하는게 42만원 정도다. 두 개 합치면 한 달에 277만원이다. 그 중에 230만원을 적금하고 있다”며 “나머지 47만원은 부모님 용돈 10만원, 남동생 5만원 정도 용돈을 준다. 교통비 8만원 정도 나가고 혹시나 비상금으로 5만원씩 두고 있다. 그렇게 하면 20만원 정도 남는데 그걸로 한달 생활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씨의 어머니는 “우선은 솔직히 대견스럽다. 한편으로는 20대 초반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20대 만의 특권이 있는데 그게 되게 마음이 아프고 안쓰럽다”고 말했다. 박씨는 “내년까지 1억5000만원을 모으고 그걸로 오피스텔을 매매, 내 집마련을 하는게 제 또 다른 목표다”라고 다음 목표를 공개했다.
  • 경제정책은 할 만큼 했다지만… 끝나가는 尹정부 ‘허니문’

    경제정책은 할 만큼 했다지만… 끝나가는 尹정부 ‘허니문’

    윤석열 정부는 최악의 경제 위기 속에 출범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에 저성장까지 경제적 악조건이 한꺼번에 몰아닥쳤다. 지난해까지 2년 가까이 코로나19 대응에 재정 지출을 늘리면서 국가채무가 1000조원을 돌파하는 등 재정 상황도 최악으로 치달았다. 이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필두로 한 새 정부 경제팀이 꺼져 가는 한국 경제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구원투수로 나섰다. 지난 100일간 각종 민생·물가 안정 대책을 숨 가쁘게 쏟아 내며 고군분투했다. 정치 분야에 비해 경제 분야를 향한 여론의 비판도 덜했다. 하지만 출범 3개월이 지나도록 국민이 체감할 만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추경호 경제팀과 민심 간 ‘허니문’은 17일 출범 100일을 맞아 차츰 끝나 가는 분위기다. 아직은 피부에 안 와닿는 민생대책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사상 최대액인 62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고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조치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게 손실보전금부터 지급했다. 시장에 돈이 풀리면 물가가 더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도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 이행에 집중했다. 당시 공개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로 5%대 진입이 예고된 상황이었다. 추경 이후 물가 상승률은 5월 5.4%, 6월 6.0%, 7월 6.3%로 계속 올랐다. 정부는 추경이 물가 상승의 촉매제가 될 것이란 지적을 불식시키고자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5월 30일)라는 물가 대책을 함께 내놨다. 수입 돼지고기·소고기·식용유 등에 할당관세를 적용해 수입 원가를 낮추고 5세대 이동통신(5G) 중간요금제 출시를 유도하는 등의 생계비 완화책을 담았다. 이어 공공·노동·교육·금융개혁 등 국정과제와 유류세 30% 인하 등 물가 대책이 총망라된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6월 13일)을 대대적으로 발표했고, 기름값이 계속 치솟자 유류세 인하 폭을 최대 37%까지 늘리는 내용의 ‘당면 민생 물가안정 대책’(6월 19일)을 내놨다. 1주택 상생임대인의 양도세 비과세 거주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임대차 시장 안정 방안’(6월 21일)도 잇따라 공개했다. 정부의 대책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달 21일 소득세·종합부동산세·법인세 완화 등 13조원 규모의 감세안을 담은 세제개편안에 이어 지난 11일에는 명절 성수품 공급량을 역대급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다. 16일에는 첫 주택 공급대책을 공개하고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정부가 100일간 8차례 이상 쏟아 낸 물가·민생·부동산 대책은 그야말로 다채로웠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국제 공급망 교란 등 손을 쓸 수 없는 대외적 경제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각종 대책의 효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아도 여론은 비교적 관대한 편이었다. 일각에선 “윤석열 정부가 경제정책에서는 할 만큼 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출범 100일에 이르자 경제 정책에 대해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물가 상승률이 6%대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추석을 한 달여 앞두고 내린 폭우는 장바구니 물가를 한층 더 자극했다. 야당은 정부가 ‘세제 정상화’라고 강조한 감세 정책을 ‘슈퍼리치 감세’라고 규정하고 공격에 나섰다. 특히 세제개편안은 ‘여소야대’ 지형의 국회 문턱을 넘기 전엔 모두 미정인 상태이다 보니 올해 종부세는 얼마를 내야 하는지 국민의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여러 가지 대책이 백화점식으로 많이 나온다고 해서 충분한 건 아니다”라면서 “윤석열 정부는 감세 정책에 우선순위를 뒀는데, 세계적으로 봐도 시급한 정책은 아니다. 기술 패권경쟁을 비롯한 산업정책 부활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인수위 때부터 ‘친기업’ 기조 천명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단계부터 ‘친기업 기조’를 천명한 윤석열 정부는 민간이 주도하는 경제활성화로 침체된 경기를 회복하겠다는 목표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 먼저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기로 했다. 추 부총리가 팀장을 맡은 경제 규제혁신 태스크포스(TF)는 기업경영의 발목을 붙잡는 각종 규제를 발굴하고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방기선 기재부 1차관과 이노공 법무부 차관이 공동팀장을 맡은 경제 형벌규정 개선 TF는 불합리한 경제형벌을 행정제재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 총수를 규제하는 친족 범위를 현행 ‘혈족 6촌·인척 4촌 이내’에서 ‘혈족 4촌·인척 3촌 이내’로 축소하기로 했다. 정부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투자와 일자리를 늘려야 경제가 선순환할 것으로 보고 기업에 채워진 모래주머니 벗기기 작업에 나섰다. 일종의 낙수효과를 기대하는 경제 정책으로 ‘민간주도 성장’이란 별칭이 붙었다. 정부는 향후 5년간 16조원 플러스 알파(+α) 규모의 방치된 국유재산을 매각하려는 이유에 대해서도 “민간 주도의 경제 선순환 효과를 유도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친기업 기조와 규제완화 움직임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야당은 “기업과 부자만 신경 쓰다 취약계층이 정책에서 소외될 우려가 크다”고 비판한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유재산 민영화는 소수 특권층 배 불리기”라며 정부의 국유재산 매각을 ‘민영화’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추 부총리는 “뜬금없는 지적이다. 근거 없는 상상력은 어디서 나오나”라고 강하게 반박하며 민영화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지만, 여론은 썩 우호적이지 않은 분위기다. 유력 경제학자들은 윤석열 정부가 가장 잘한 정책으로 소상공인 손실보전을 위한 추경과 재정건전성 강화를 꼽았다. ABCD로 점수를 매겼을 땐 일제히 ‘B’라고 답했다. “경제적 악조건 속에서 나름대로 선전했지만,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 A를 받기엔 모자라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를테면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재정을 건전화하겠다는 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방안이 특히 부족했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앞으로의 경제정책 운용 방향에 대해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초점을 신산업 육성에 맞춰 경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전략을 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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