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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친인척 보좌관 채용 금지 예외 두겠다는 국회

    눈앞에서 도장을 찍기 전까지는 도무지 믿을 수 없는 게 있다. 국회의원들이 특권을 내려놓겠다는 약속이다. 얼마 전 국회는 여야를 막론하고 친인척 보좌진 채용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철석같이 약속했다. 특권을 스스로 손보겠다며 국회의장 직속의 자문기구를 출범시킨 것이 불과 두 달 전이다. 그래 놓고 그새 딴소리다. 친인척 보좌진 채용 금지에 예외 조항을 만들겠다고 한다. 친인척 채용을 원칙적으로는 금지하되 객관적 경력이나 자격을 심사해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절차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그제 국회 정치발전특위에서 방안이라고 내놓은 게 그렇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얼굴이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 없다. 지난 6월 더민주의 서영교 의원을 필두로 새누리당 의원들도 친인척을 보좌관에 대거 채용한 사실이 무더기로 들통났다. 전수조사를 하지 않아 그 정도에서 덮였지 놀란 가슴을 쓸었을 의원들이 한둘 아니었을 것이다. 직접 채용은 물론이고 친인척을 서로 바꿔 품앗이 채용하는 교묘한 방법까지 관행으로 동원했다. 그 사실을 국회 주변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 가족 채용에 국민적 비난이 쏟아졌을 때 여야 의원들은 당장 내일 모든 특권을 다 내려놓을 듯 바짝 엎드렸다. 그렇게 호들갑이더니 이제 와 ‘객관적 자격’이 있으면 친인척 채용이 가능하게 하겠다고 엉뚱한 얘기를 꺼내는 것이다. 경력과 자격의 객관성은 누가 무슨 기준으로 판단하겠다는 건가. 자다가 봉창 두들기는 소리를 어느 국민이 납득할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 정치발전특위는 앞으로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더 논의하겠다고 한다. 일고의 가치도 없는 소리다. 발등의 불만 끄면 딴소리하는 의원들의 못된 버릇은 특권보다 더 시급히 손볼 대상이다. 월급 100만원 남짓한 일자리조차 구하지 못해 전전하는 청년들이 줄을 섰다. 의원의 친인척이라는 이유만으로 하루아침에 연봉 수천만원의 직장을 보장해 준다면 국민을 상대로 국회가 계속 눈먼 갑질을 하겠다는 억지나 다를 게 없다.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 불신의 깊이는 상상을 초월한다. 오죽했으면 여당 대표가 ‘국해(國害)의원’이라는 시쳇말을 연설문에 동원했겠는가. 특권 내려놓기는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친인척 채용 근절 약속은 그중에서도 시작일 뿐이다.
  •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3. “더치 하실래요” 데이트통장, 연애 공식을 뒤집다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3. “더치 하실래요” 데이트통장, 연애 공식을 뒤집다

    소개팅에 나갔다. 청계천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패밀리 레스토랑. 돌판에 치익- 지글지글 익어가는 스테이크에 왕새우가 들어간 크림 스파게티. 후식으로 나온 아이스 아메리카노까지 다 마시고 나올 때 즈음 명세서를 가져가는 그 남자의 손이 떨렸던 것도 같다. 명세서에 적힌 금액은 도합 5만원 남짓. 카운터 앞에서 “할인되는 거 뭐 없나요?” 하는 남자의 뒷태를 쳐다보는 일이 정말이지 너무 민망하다. 그렇다고 선뜻 “더치 하실래요?” 하기엔 남자가 어떻게 생각할지 머릿속이 복작복작해진다. 그이가 계산하는 양을 쓸쓸히 바라보다, 그만 먼저 나와 버렸다. 나도 돈 있는데, 생면부지의 사람한테 이렇게 불편하게 얻어 먹어야 하나.   ◆ 양념이냐, 후라이드냐…그것은 가진 자의 특권 연애를 하면서, 혹은 소개팅을 하면서 나도 계산대 앞에서 고루한(?) 여자였다. 남자가 밥을 사면, 디저트는 내가 산다, 딱 그 정도 선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는. 그러나 스물 초반의 어느 연애를 겪은 후 생각은 180도 달라졌다. 대학 다닐 때, 나이 차가 좀 나는 직장인 남친을 사귄 적이 있었다. 자연히 없는 살림에, 돈 씀씀이는 한 쪽으로 기울 수 밖에 없었는데 기운 것은 돈 씀씀이 뿐만이 아니었다. 가령 내가 죽고 못 사는 치킨에 관해서, 내가 ‘양념치킨’을 먹자하면 그는 ‘후라이드’를 주장하는 식으로 그와 나의 입맛은 조금씩 어긋났다. 그때마다 그는 혀를 쏙 내밀며 “내가 돈 내니까 내가 먹고 싶은 거 먹어도 되지?”라고 했다. 꼭 돈 때문만은 아니었겠지만, 그 연애에서 대체로 그의 의견이 내 의견에 앞섰다. ‘돈=권력’이라는 지엄한 현실을 온몸으로 체감한 나는 이후에는 소개팅을 하건, 연애를 하건 가급적 ‘더치페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돈의 무서움을 알게 된 나는 그 뒤로 돈에 더욱 철두철미해졌다. 소개팅에 나가면 가령 이런 식이다. 남자한테 밥을 얻어 먹는다→그러나 남자가 맘에 안 든다→그렇담 2차로는 이자카야나 호프 같은델 가서 호기롭게 메뉴를 주문한다→내가 사는 루틴을 거쳤다. ‘다시는 볼 일이 없으므로 얻어 먹지 않겠다’ 주의다. 그러나 남자가 내 맘에 들면 사정은 다르다. 밥을 크게 얻어 먹는다→ 커피 정도만 산다→헤어지고 카톡으로 “맛있는 거 먹으러 가실래요? 제가 살게요~”하며 호기롭게 애프터를 신청하는 루틴을 거쳤다. 맘에 드니 크게 얻어 먹고, 다음에 만날 건덕지를 남겨두는 거다. (그러나 이 경우 상대가 나를 맘에 안 들어해 다시 만날 기회가 봉쇄되면 좀 애매해진다.) ◆ “자기, 우리 데이트 통장 만들까?” “???” 더치페이에 관한 인식은 예전과는 많이 달라져 있다. 일간베스트에서 많이 회자된 ‘김치녀’라는 말을 필두로, 남자도 더치페이에 민감한 한편으로 여자도 더 이상 밥값을 계산하는 남자의 뒷모습을 보기가 민망해졌다. ‘남자는 밥, 여자는 커피’ 하는 식의 공식도 흐려질 태세다. 최근 돈도잃고사랑도잃고광광우럭따(29·女·이하 광광)는 칼 같은 더치페이 끝, 이별을 경험했다. 지난 여름, 남자친구와 강원도로 2박 3일 여행을 떠난 광광 커플. 삼척과 정선 등을 누비며 산도 보고 바다도 보고 카지노도 보고 그야말로 알찬 여행을 즐겼다. 사회 초년생인 광광 커플은 출발 전 남자친구가 차 렌트비 15만원을 결제하고, 숙박비로 15만원을 선 결제했다. 여행 출발일은 17일로 25일이 월급날인 광광은 벌써부터 살림살이가 빠듯했던 반면 10일이 월급날이라 비교적 곳간이 꽉 차 있던 남자친구는 “우선 내가 먼저 돈을 쓰고 나중에 나누자”고 했단다. 산도 보고 바다도 보고 카지노도 보고 잘 놀다 온 이후, 남자친구는 카톡으로 긴 내역서를 보내왔다. 회 53,000원 족발 42,000원 숙소 150,000원, 카지노 입장료 18,000원…도합 66만 6320원이 나왔는데 그 금액을 딱 반으로 나눈 금액이 광광에게 청구돼 있었다. “그래도 그렇게 정밀하게, 반띵 딱 해서 돈 달라고 할 줄은 몰랐어. 60만원 정도 나왔으니, 20만원 정도 내라고 할 줄 알았는데 …” 광광은 25일이 되자마자 웃돈 얹은 34만원을 그의 계좌로 넣었고, 26일 이별했다. (그녀가 찬 것은 아니다.) 더치페이에 관한한 보다 진화된 형태는 ‘데이트 통장’이다. 연인이 각각 정해진 액수를 계좌로 입금, 그걸로 데이트 비용을 충당하는 식이다. 2년째 연애를 이어가고 있는 월요병없는보검복지부(28·女·이하 복지부)는 역시나 2년째 데이트 통장도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왜 (만들었니)?” 라는 질문에 복지부는 “같이 밥 먹을 일이 많은데 데통이 없으면 ‘오늘은 누가 내지?’ 하며 속으로 불편한 경우가 왕왕 생기잖아. 그러기 싫어서.” 라는 대답을 내놨다. 취업 후 첫 연애 세 달만에 ‘데통’을 만든 복지부는 일찍이 데통을 만든 선배 커플들의 의견을 참고, 매달 각각 15만원씩 계좌에 넣고 있다. 결과는 대만족이다. “계산할 때마다 눈치볼 필요 없고, 내가 먹고싶은 비싼거 먹자고 당당히 말할 수 있고 ㅋㅋㅋ 데이트에 쓰는 비용이 눈에 딱 보이고 등등등…매우 좋습니당. 만족 대만족!” 일련 정 없어 보이는 데이트 통장은 그러나 다른 말로 서로를 오래 만나자는 다짐이기도 하다. 복지부는 “오래 사귈 거였다면 어떻게든 (데이트 통장 만들자고) 말했을 듯”이라고 덧붙였는데, 굳이 귀찮게 입출금 통장 계좌를 만들고 관리하는 그 일련의 과정이 모두 ‘함께 오래 만나자’는 각오를 의미한다는 것. 대학 선배와 7년째 연애 중인 O양(29·女)도 비슷한 생각이다. “오래 만나다 보니 오빠 돈이 내 돈이고 내 돈이 오빠 돈인데, 피차 돈 많이 쓰면 아깝다는 생각이 들잖아 …데통 같은 거 만들어서 돈 안 새어 나가게 관리해야지.” 소싯적 엄마들이 “글쎄, 너희 아빠가 만난 지 한 달 만에 월급 통장을 턱 맡기지 뭐니~” 하던 투박한 프러포즈의 달라진 요즘 버전이 ‘데통’일지도 모를 일이다. ◆ 그깟 치킨, ‘반반 무 많이’로 먹으면 되지! 사랑도… 어쨌거나 저쨌거나 여러 형태로, 좋아하는 사람에게 돈을 많이 쓰고 싶은 건 인지상정이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더 좋은 걸 사주고 싶고, 그걸로 말미암아 더 잘 보이고 싶은 게 사람이니까. 그러나 더 이상은 “남자니까 당연히…” 내지는 “여자니까 당연히…” 식의 태도는 곤란하다. 성별을 떠나 “돈 많이 버는 사람이 더 내는 게 평등이야”라고, ‘디어 마이 프렌즈’에 나오는 윤여정 언니처럼 쿨하게 말한다면 모르겠지만, 어느 쪽으로든 “네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돈으로 증명해봐!” 라는 태도는 피차 피곤하다. 그깟 양념치킨과 후라이드에 매몰돼 있을 때는 사실 ‘반반’이라는 걸 생각할 수가 없을 정도로 시야가 좁았음을 지금에 와서 자인한다. 그냥 ‘반반 무 많이’를 했으면 될 일인 것을. 돈 반반, 사랑 많이.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스무 살, 갓 상경한 꼬맹이는 십여 년 전 나온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로 연애를 배웠다. 드라마 속 ‘캐리’처럼 프라다 VIP가 된다거나, 마놀로 블라닉은 못 신고 살지만 뉴욕 맨하튼이나 서울이나 사람 사는 모양새가 별 반 다르지 않다는 것만은 알게 되었다. 서른 즈음에 쓰는 좌충우돌 여자 이야기, ‘러브 앤 더 시티’다. (매주 화요일 연재됩니다.)
  • [의정 포커스] “목동·강남 학부모, 영등포로 모셔올 것”

    [의정 포커스] “목동·강남 학부모, 영등포로 모셔올 것”

    “우수거점 학교에 예산 추가 지원 주민 소통위해 의장실도 축소해” “영등포구를 명품 교육도시로 탄생시키기 위해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겠습니다.” 이용주 영등포구의회 의장이 19일 구의회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수거점 학교에 예산을 추가 지원하는 등 진학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 목동이나 강남으로 가는 학부모들을 영등포구로 모셔오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의장은 “현재 교육 예산의 60% 정도가 화장실 개선 등 학교생활 개선비로 쓰이는데 이를 학력 신장에 투입하겠다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이 의장은 4선 의원으로 지난 7월 압도적 지지 속에 제7대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됐다.이 의장은 특권 내려놓기를 솔선수범하고 있다. 취임 이후 의장실을 3분의1 정도 줄이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 의장은 “의회의 주인인 구민들이 의장실을 찾아왔을 때 불편함을 느낄 수 있어 의장실 공사를 진행 중”이라면서 “의장실 문은 항상 열려 있으니 찾아와 고견을 남겨주면 의정활동에 반드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장이 의원직을 처음 수행한 1대 의회(1991년)부터 자전거를 타고 골목길을 누비며 주민들과 만난 사실은 이미 유명하다. 주민을 만날 때는 ‘완장’처럼 보일 수도 있는 ‘의원배지’를 달지 않는다. 이 의장은 ‘화합과 소통의 의회’라는 의정활동 방향도 밝혔다. 이 의장은 “어떠한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이 있다면 당리당략을 떠나 충분한 토론을 통해 영등포구의 발전을 위한 더 나은 대안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평소 의원 간의 만남과 대화의 자리를 자주 갖고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단합된 분위기를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빠른 시일 내에 특별위원회도 구성해 구청이 하는 사업을 빈틈없이 감독한다는 계획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친인척 보좌진 금지 예외 추진… ‘특권 포기’ 후퇴?

    여야, 당초 전면 채용금지 약속 소위, 1인이내 등 예외 조항 논의 일부 “전면 금지” 고수 결론 못내 여야가 지난 6월 국회의원의 친인척 보좌진 채용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예외조항을 만들어 친인척을 채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9일 국회 정치발전특위(위원장 김세연) 전체회의에서는 지난달 8일부터 3개 소위원회에서 다뤄졌던 정치개혁안의 추진 경과 및 계획이 논의됐다. 이날 국회의원 권한 개혁을 주제로 하는 1소위 위원장인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은 “친인척 보좌직원 채용을 제한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향후 추가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소위에서는 친인척 보좌진 채용 금지 방안에 대해 세 가지 방식이 거론됐다. ▲8촌 이내의 친족과 4촌 이내의 인척 채용 금지 ▲친인척 채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객관적인 경력이나 자격 등을 심사, 평가해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절차 마련 ▲1인 이내로 친인척 보좌직원 채용 가능 등이다. 이 가운데 객관적인 평가를 통한 채용은 허용하는 절차를 마련하는 쪽으로 다수 의견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력 및 자격이 있는데도 친인척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제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앞서 국회의원의 친인척 보좌진 채용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면서 여야는 앞다퉈 채용 금지 약속을 내놨다. 새누리당은 8촌 이내 친인척 채용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혔고, 더불어민주당도 친인척 채용 금지를 당규에 포함하는 방안을 고심했다. 그러나 논란이 잦아들자 슬며시 예외조항을 추진해 당초의 약속을 후퇴시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날 전체회의에서 배 의원과 정의당 윤소하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이 당초 취지대로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최종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보좌진 채용과 관련해선 친족의 범위를 8촌 이내에서 4촌 이내로 축소하거나 2명의 인턴 가운데 한 명을 8급 직원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한편 정치발전특위는 국회의원에 대한 불체포특권을 개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체포동의요청이 본회의에 보고된 뒤 72시간 내에 표결되지 않으면 다음 본회의에 의무적으로 상정해 표결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또 국무위원을 겸직하는 국회의원에게 중복으로 지급됐던 입법활동비와 특수활동비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민방위 훈련에서 제외됐던 만 40세 이하 남성 국회의원을 민방위에 편성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용주 영등포구의회 의장 “목동·강남행 학부모들 영등포구로 끌어오겠다”

    이용주 영등포구의회 의장 “목동·강남행 학부모들 영등포구로 끌어오겠다”

    “영등포구를 명품 교육도시로 탄생시키기 위해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겠습니다.” 이용주 서울 영등포구의회 의장이 19일 구의회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수거점 학교에 예산을 추가 지원하는 등 진학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 목동이나 강남으로 가는 학부모들을 영등포구로 끌어오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의장은 “현재 교육 예산의 60% 정도가 화장실 개선 등 학교생활 개선비로 쓰이는데 이를 학력신장에 투입하겠다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이 의장은 4선 의원으로 지난 7월 압도적 지지 속에 제7대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됐다. 이 의장은 특권 내려놓기를 솔선수범하고 있다. 취임 이후 의장실을 3분의1 정도 줄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의장은 “의회의 주인인 구민들이 의장실을 찾아왔을 때 불편함을 느낄 수 있어 의장실 공사를 진행 중”이라면서 “의장실 문은 항상 열려 있으니 찾아와 고견을 남겨주면 의정 활동에 반드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장이 의원직을 처음 수행한 1대 의회(1991년)부터 자전거를 타고 골목길을 누비며 주민들을 만나 온 사실은 이미 유명하다. 주민들을 만날 때는 특권의 상징인 ‘의원배지’를 달지 않는다. 이 의장은 ‘화합과 소통의 의회’라는 의정 활동 방향도 밝혔다. 이 의장은 “어떠한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이 있다면 당리당략을 떠나 충분한 토론을 통해 영등포구의 발전을 위한 더 나은 대안을 이끌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면서 “평소 의원 간의 만남과 대화의 자리를 자주 갖고 원활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는 단합된 분위기를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책 의회’ 기능 활성화에도 이 의장은 힘 쏟을 예정이다. 이 의장은 “의원 개개인의 전문성을 높이고 의정 세미나 등 정례적인 의원교육과 소규모 연구모임을 활성화해 일 잘하는 의회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와 함께 빠른 시일 내에 특별위원회도 구성해 구청이 하는 사업을 빈틈없이 감독한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이 의장은 ‘문화가 살아 있는 영등포’를 강조했다. 이 의장은 “문화는 힘든 현실에서 마음의 안정을 줄 수 있는 휴식처의 역할을 한다”면서 “일상에서 마음껏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찾아가는 문화 예술 공연을 확대하고, 영유아에서 노년까지 함께하는 문화 공간을 조성해 주민이 문화생활을 누리며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했다 과태료 물자 오히려 “세상 그렇게 살지 마라” 협박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했다 과태료 물자 오히려 “세상 그렇게 살지 마라” 협박

    아파트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했다가 신고로 벌금을 물게 된 차주가 협박성 경고장을 게시해 공분을 사고 있다. 17일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경고장’ 사진은 적반하장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경고장 내용에 따르면 이 차주는 “차를 빼달라는 얘기도, 경고도 없이 사진을 찍어 신고해 과태료 8만원을 물게 됐다”면서 “뭐가 그리 불편했냐”고 따졌다. 심지어 “옆자리도 텅텅 비었는데 장애인이라고 무슨 특권행사 하려고 그러느냐”면서 “장애인주차구역에 주차한 저도 잘못했지만, 세상 살면서 그러는 거 아니다”라고 훈계까지 하고 있다. 또 “이런 일이 발생하니까 이웃끼리 칼부림 나고 그러는 것”이라며 “그렇게 살지 말라”고 협박에 가까운 경고를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당신이 말하는 옆 빈 자리에 주차하면 되는데 뭐가 억울하다는 건지…”, “옆자리가 텅텅 빈 게 아니라 머리가 텅텅 빈 듯”, “장애인주차구역에 주차하는 행위를 뿌리뽑기 위해선 신고만이 답”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특권과 책임 회피 만연한 한국 사회/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특권과 책임 회피 만연한 한국 사회/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김영란법과 세월호. 두 현상은 한국 사회에서 책임이라는 단어를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우여곡절 끝에 시행을 앞둔 김영란법은 한국에서 최초로 제안자의 실명이 붙여진 법이다. 제안자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름이 붙여진 배경에는 이 법 때문에 불편과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 언론인과 공직자, 정치인의 몽니가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 이들은 내수를 걱정하고 농가와 중소기업의 피해를 염려하지만 이 법으로 절약하게 된 비용을 종업원의 후생복지나 임금인상에 사용한다면 내수는 오히려 증대될 수 있다. 경위야 어찌 됐든 이 법을 계기로 앞으로는 모든 법률과 정책에 최초 제안자의 이름을 붙이는 관행이 확립되는 것을 기대해 본다. 책임정치, 책임정책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정책실명제, 법안실명제에서 출발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순환보직과 지역주의 정치 구도가 뿌리내린 정책 환경에서는 정책 실패의 책임이 추궁되지 않기 때문에 정책 결정자들은 권한에 따르는 각종 이익(낙하산 인사, 재취업 등)은 누리면서 실패에 따른 손실에는 그것이 고의적일지라도 책임지지 않는다. 대우조선 부실 원인을 규명하는 청문회에 서별관회의의 핵심 3명이 출석을 거부한 것은 한 예에 지나지 않는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망신을 주는 청문회가 돼서는 안 된다”면서 이들의 출석을 거부한 것은 궤변이다. 명백히 잘못된 결정, 그것도 온갖 비리의 온상을 키워 주기로 결정을 내린 정책 당국자들에게는 당연히 망신을 주고 역사에 기록해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 활동 기한 연장에 정부와 여당이 극구 반대하고 있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목표로 하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것도 결국 정부의 책임을 숨기고 해피아로 일컬어지는 정경일체를 온존시키려는 음모의 결과다. 해경 해체는 물론 진상조사위원회와 특별법을 약속하면서 눈물을 보였던 대통령의 책임의식은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한국 사회에서 정책 결정자들의 이러한 책임 회피는 재벌들의 무책임 경영에서 그 쌍생아를 발견한다. “도의적 책임은 느끼지만 사재 출연은 어렵고 사회에 기여할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 청문회에서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 한 말이다. 기업은 망해도 기업가는 잘산다는 한국 사회의 오랜 정설을 재확인시켜 주는 말이었다. 하기야 서별관회의의 핵심 3인이 빠진 채 진행된 청문회였으니 최 전 회장도 이 순간만 넘기면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최근 여론을 들끓게 만들고 있는 옥시와 폭스바겐 사태에서도 한국 재벌들과 똑같은 책임 회피가 재연되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로 소비자 생명을 앗아간 옥시레킷벤키저는 아직도 피해자에 대한 보상이 아닌 지원만을 약속하고 있다.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선의를 베풀겠다는 것이다. 본사가 있는 영국에서는 사회책임경영이 우수한 기업 레킷벤키저가 한국에서는 악덕 기업의 표상이 되고 있다. 급기야 유엔 인권특별보고관이 옥시에 진심 어린 사과와‘ 보상을 권고하고 나섰다. 인증서류 조작이 확인된 폭스바겐도 미국에서는 17조원이 넘는 배상에 합의하면서도 한국에서는 배상에 대한 제안을 전혀 발표하지 않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법률 미비를 이유로 보상을 강제할 수 없는 환경부는 홧김에 34개 차종, 79개 모델에 대한 판매 중지를 지시했지만 재발 방지에는 무기력하다. 미국처럼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집단소송제도가 절실히 요구되지만 국내 재벌들이 앞장서 반대하고 있다. 한국 정치와 정책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권한과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기본 명제가 한국 사회에서는 통용되지 않고 오히려 특권과 책임 회피가 만연해지고 있다. 이는 시장경제의 적이다. 경영권을 행사하면서 발생한 이익은 사유화하면서 경영 실패로 인한 손실은 사회화한다면 기업은 죽어도 기업가는 살아남을 수 있다. 이를 바로세우는 것이 정치의 몫이지만 정치도 한복판에 들어앉아 지대를 챙기고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정부는 하루빨리 기업가가 아니라 ‘개인과 기업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헌법 제119조 1항)하고 ‘소비자보호운동을 보장’(헌법 제124조)하는 자세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 ‘면책특권 사용의 좋은 예’?… 호주 의원, 소아성애자 명단 공개

    ‘면책특권 사용의 좋은 예’?… 호주 의원, 소아성애자 명단 공개

     지난 7월 총선에서 호주 연방상원에 처음 입성한 한 의원이 아동 지킴이를 자처하며 소아성애자들과의 전쟁을 선포해 주목받고 있다.  소수정당인 정의당을 이끄는 데린 힌치(72) 의원은 12일 자신의 생애 첫 의회 연설에서 법원으로부터 공개가 금지된 이들 5명의 이름을 폭로했다고 호주 언론이 13일 전했다. 힌치 의원은 선거운동 등을 통해 아동 성범죄자들을 “인간 기생충”이라 부르며 이들의 이름을 공개해 망신을 주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번 공개는 의원에게 부여된 면책특권을 활용한 것으로 그는 법원 명령을 어기고 성범죄자들 정보를 공개해 수난을 당한 바 있다.  그는 2011년에는 성범죄자 신원을 공개했다는 이유로 가택 연금을 당했고, 2014년에는 20대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한 남성의 범죄 전력을 공개했다가 법원 모독으로 55일 동안 교도소에서 보냈다.  힌치 의원은 이날 자신은 “카우보이”가 되는 것을 원치 않으며 최고법원이 성범죄자 공개의 마지막 수단이 돼야 한다면서도 어린이 보호에 필요하다면 계속 면책특권 아래서 이름을 공개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힌치 의원은 또 호주인들은 옆집에 누가 사는지 알 권리가 있다며 일반인들의 접근이 가능한 성범죄자 명부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공개된 인물들은 복역 중이지만 이름 노출이 금지된 자로 한정됐다. 그는 2살 어린이에게 몹쓸 짓을 한 범죄자의 이름을 밝혔으며, 3년3개월 형을 받은 범죄자의 죄상을 전하며 법원의 관대한 판결에도 일침을 가했다.  힌치 의원이 이들의 이름을 공개하자 일부 언론은 범죄자들의 이름과 죄상을 그대로 밝혔지만, 또 다른 일부는 이름을 보도하지 않기도 했다.  이밖에 힌치는 아동성애 범죄자들이 동남아 국가를 찾아 아이들을 유린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아예 여권을 압수하도록 입법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언론인 및 방송 진행자 출신인 힌치는 지난해 정의당을 창당했으며 지난 7월 총선에서 연방상원에 당선됐다. 힌치는 72세에 당선, 초선으로는 사상 최고령 당선자라는 기록도 갖고 있다.  힌치의 행동과 관련, 일부에서는 면책특권이 부패나 권력 남용을 견제하려는 목적인 만큼 정당한 법절차에 개입하고 이중 처벌을 부를 수 있다며 좋지 못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힌치는 면책특권이 전혀 이용되지 않고 있다며 적절하게 쓰여야 하고 자신도 계속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오바마 이름을 기생충에… “모욕 아닌 존경 의미”

    오바마 이름을 기생충에… “모욕 아닌 존경 의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이름이 거북이 기생충에 붙게 됐다. 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세인트메리스대의 생물학 교수를 지낸 토머스 플랫은 ‘기생충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새로 발견한 기생편충의 이름을 ‘버락트레마 오바마이’(Baracktrema obamai)로 명명했다. 버락트레마 오바마이는 길이 2인치(약 5cm)에 머리카락 정도의 두께를 가진 종으로 거북의 혈액에 서식한다. 다른 생물에 붙어 사는 기생충에 대한 이미지가 썩 좋진 않지만 버락트레마 오바마이는 거북에게 전혀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플랫은 설명했다. 최근 은퇴한 플랫은 교수로서 발표한 마지막 논문에서 ‘모욕’이 아닌 ‘존경’의 의미로 기생충에 오바마 대통령의 이름을 붙였다. 플랫은 “길고 날씬하며 대단히 멋진” 기생충이 오바마 대통령을 생각나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버락트레마 오바마이를 “굉장한 탄력성을 가진 생명체”로 설명하면서 경외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의 먼 친척이기도 한 플랫은 그동안 새로 발견한 생물 30여 종의 이름을 붙일 때 장인, 박사학위 지도교수 등 자신이 존경하는 인물의 이름을 활용했다. 플랫은 생물에 자신의 이름이 들어가는 ‘특권’을 가지려고 사람들이 많은 돈을 들이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름을 딴 생물은 기생충이 처음은 아니다. 거미와 물고기, 멸종된 도마뱀의 이름에도 오바마 대통령의 흔적이 남아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한미국대사관 외교관, 술 취해 택시기사 폭행

    주한미국대사관 외교관, 술 취해 택시기사 폭행

    술에 취한 주한 미국대사관 외교관이 택시기사를 폭행했다. 면책특권이 있는 외교관이라 형사처벌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폭행 혐의로 주한 미국 대사관 외교관 A씨를 조사했다고 9일 밝혔다. 30대 외교관인 A씨는 이날 오전 1시 45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채 걸어가다 조모(37)씨의 택시를 건드려 시비가 붙자 조씨의 얼굴을 수차례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인근 이태원 파출소로 이동해 조사를 받았다. A씨는 처음에는 외교관 신분을 숨겼으나 경찰이 신원을 확인하자 미국 대사관에 근무한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관 신분이 확인된 A씨는 조사를 받은 후 풀려났다. 외교관은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상 면책특권에 따라 주재국에서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 경찰 관계자는 “외교부를 통해 A씨에게 출석을 요구하겠지만 면책특권을 포기하지 않으면 조사에 응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사설] 3당 대표 민생정치 공언, 반드시 실천 따라야

    패권과 대립, 극단의 정치 배격해 내우외환 극복, 희망의 정치 돼야 어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마지막으로 사흘간 진행된 여야 3당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끝이 났다. 첫 주자로 나선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국회의원을 ‘국해(害)의원’으로 표현하면서 국회 개혁을 화두로 던졌다. 제헌 국회 이래 70년에 걸쳐 입법부를 구성한 국회의원들이 슈퍼갑의 위치에서 특권을 누려 왔다는 점에서 국회 개혁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을 담은 것이다. 여당 대표가 부르짖은 국회 개혁이 용두사미로 그치지 않고 20대 국회가 약속한 기득권 내려놓기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새누리당이 야당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의 국정 비협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이 대표가 사과한 것도 시선을 끌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경제’와 ‘민생’을 각각 67차례, 32차례씩 언급할 만큼 민생 경제에 집중했다. 정치공세 위주의 과거 야당 대표의 국회 연설과 차별성을 보여 줬다. 추 대표는 “민생보다 정치가 앞설 수 없다”는 말로 이념과 진영 논리에서 벗어난 여야 지도부가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추 대표가 제의한 비상 민생경제 영수회담이 결실을 보아 민생 정치의 발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국민회의 박 위원장은 국회사법개혁특위 구성을 제안하며 “검찰 개혁을 위해 여야 모두 사심 없이 경쟁하자”고 제의했다. 박 위원장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해임을 촉구하면서도 조속한 시일 내 남북정상회담 개최 추진을 요구했고 패권과 대립을 거부하는 합리적인 세력의 정치 혁명의 당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여야 대표 연설에 의례적으로 따랐던 고함과 항의가 사라진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새누리당은 추 대표 연설에 대해 “민생경제에 집중한 연설을 높이 평가한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국민의당 박 위원장 연설과 관련, “안보와 국익만을 위한 대안으로 녹여내 안보 정당의 진면목을 보여 주길 바란다”며 비난을 자제했다. 패권과 대립, 극단의 정치를 자제하자는 3당 대표 연설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소모적 대결을 종식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지난 4월 총선에서 국민은 협치와 민생 국회를 주문했지만 20대 국회 개원 이후 정치권은 민의를 외면하고 당파와 계파 이익에 매몰되는 행태를 거듭했다. 우리가 처한 안팎의 상황은 너무도 엄혹하다.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물류대란이 현실화되고 있고 경제침체와 수출 부진, 청년 실업은 개선될 기미가 없다. 빈부 격차는 최악의 상황이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미·중의 패권 경쟁으로 우리의 외교·안보는 격랑에 휩싸여 있다. 이번 정기국회는 분명히 달라져야 한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의석을 앞세운 야권의 밀어붙이기와 여당의 좌충우돌이 재연돼서는 안 된다. 여야 3당 대표들이 국회 연설에서 공언한 민생과 협치의 정치를 반드시 실천으로 옮겨 국민에게 희망의 정치를 보여 주기를 거듭 촉구한다.
  • 여야 3당대표 연설 키워드로 본 ‘정치의 방향’

    여야 3당대표 연설 키워드로 본 ‘정치의 방향’

    이정현 ‘국민’ 87회 최다 언급 추미애 ‘경제’ 67회나 사용해 박지원 ‘국회’ 56회 ‘압도적’ 여야 3당 대표들은 20대 첫 정기국회를 맞아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런 가운데서도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국회 개혁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민생경제 살리기에,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변화와 국회의 역할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서울신문이 7일 ‘뉴스젤리’의 워드 크라우드(글에 쓰인 단어의 빈도수에 따라 핵심 단어를 시각화) 기법에 따라 여야 3당 대표들의 연설문을 분석한 결과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국회 70년 총정리 국민위원회를 만들어 국민주도 정치 혁명을 이루자’는 제목의 연설에서 ‘국민’이라는 단어를 87회로 가장 많이 사용했다. 국민은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사에서도 가장 많이(48회) 사용된 말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 눈높이’를 모든 정치의 기준으로 삼겠다면서 국회의 특권 내려놓기, 정치개혁, 개헌 등 각종 현안에 국민을 대입했다. 이 대표는 이어 국회(41회)와 정치(32회), 국회의원(22회) 순으로 많이 사용했고 ‘호남’(18회)이 뒤를 이었다. 첫 호남 출신의 집권여당 대표인 이 대표는 “호남과 화해하고 싶다”며 역대 보수 정권이 호남을 홀대한 것을 사과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연대를 통해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한 포석으로 관측된다. 지난 6일 추 대표의 연설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단어는 ‘경제’(67회)였다. 이어 국민(49회)과 기업(32회), 정부(30회), 민생(27회) 등의 순으로 언급됐다. 추 대표의 연설 제목은 ‘민생경제와 통합의 정치로 신뢰받는 집권 정당이 되겠다’였다. 성장(21회), 가계(20회), 위기(19회), 소득(18회) 등 상당수가 경제 문제를 지적하는 데 사용됐다. 기업이 특히 많이 언급된 것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대기업이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는 점을 비판하기 위해서였다. 7일 박 위원장의 연설문에서는 ‘국회’가 56회로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됐다. 이어 정부(36회), 대통령(35회), 정치(31회) 순으로 이어졌다. 박 위원장은 특히 국회의 역할과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대 여야의 갈등 속에서 중재자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무대로 국회를 많이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위원장은 또 박 대통령을 잇따라 지목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선명성을 부각시켰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sy@seoul.co.kr
  • [길섶에서] 바이칼 (5·끝)데카브리스트/이경형 주필

    이르쿠츠크는 바이칼호의 관문이다. 이곳이 ‘시베리아의 파리’로 불릴 만큼 문화도시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여기 유배 온 데카브리스트(12월혁명당원)들이 끼친 영향 때문이다. 러시아로 쳐들어온 나폴레옹 군대와 맞서 치열하게 싸워 파리까지 추격했던 젊은 귀족 출신 장교들은 서유럽의 자유주의 사상에 영향을 받아 1825년 12월 러시아 최초로 농노제 폐지 등 근대적 혁명을 꾀하다 실패해 처형당하거나 시베리아로 유형을 떠났다. 데카브리스트 박물관인 ‘볼콘스키의 집’에 들렀다. 유배된 볼콘스키 공작의 부인 마리아는 ‘전쟁과 평화’를 쓴 톨스토이의 숙모로 그녀의 손때 묻은 오르간과 피아노를 둘러보면서 소설 속의 장면들을 떠올려 본다. 톨스토이는 도덕성과 강인한 정신력을 지닌 데카브리스트로부터 감명을 받아 데카브리스트의 아버지 세대부터 당대까지 볼콘스키 가문 등의 얘기를 전개해 불후의 명작을 남겼다. 젊은이들은 늘 변화의 주역들이었다. 데카브리스트처럼 역사의 진운을 개척한 것도 그들이었다. 아픔은 젊은이의 숙명이자 특권이다. 한국의 젊은이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이경형 주필 khlee@seoul.co.kr
  •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입법화 추진

    국회 정치발전특별위원회 제1소위는 5일 불체포특권, 친인척보좌진 채용 등에 관한 ‘의원 특권 내려놓기’에 합의를 이루고 입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소위는 이날 회의에서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 개선 논의와 관련, 체포동의안이 본회의에 보고된 후 72시간 내로 표결되지 않으면 다음 본회의에 의무적으로 상정해 표결토록 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다. 국회의원 겸직 및 중복수당 금지와 관련해서는 의원이 국무위원(장관)을 겸직할 경우 국회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면서도 꼬박꼬박 회의 참석비를 지급받았던 부분을 개정하기로 했다. 이 밖에 친인척 보좌진 채용의 경우 ‘8촌 이내의 혈족 및 4촌 이내 인척’은 채용을 금지하기로 하고, 민방위대 편성 대상에 국회의원을 포함토록 하는 방안 등에 의견을 모았다. 국회의원 세비의 적정성과 결정권에 대해서는 각 당의 의견을 수렴한 뒤 추가 조율하기로 했다. 소위원회는 여야 합의 사안을 정치발전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보고 후 국회 운영위원회 등에서 입법화를 추진키로 했다. 한편 정세균 국회의장 직속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원회’(위원장 신인령 전 이화여대 총장)도 이날 불체포특권·면책특권 등 국회의원 특권을 완화하는 방안을 담은 잠정안을 마련했다. 국회의원 세비 결정은 외부 인사로 구성된 위원회에 위임하고 입법활동비·특별활동비 등의 보수 체계도 개편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국회의원의 상징이었던 ‘배지’는 폐지하고 신분증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소위 및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원회 등에서 내놓은 의견들을 운영위 전체 회의에서 논의해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호남·새누리당 연대 가능”

    “호남·새누리당 연대 가능”

    “DJ 때 국정 비협조·탄핵 사과 국민위 설치… 국회 개혁 나서야”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5일 “대한민국의 또 한번 재도약을 위해 호남과 새누리당이 연대 정치, 연합 정치를 펼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호남은 진보도, 과격도, 급진도 아니다. 특정 정당의 전유물도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특히 “새누리당과 새누리당 전신, 이전의 보수 정부가 본의든 본의가 아니든 호남을 차별하고 호남인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 새누리당 대표로서 참회하고 사과드린다”고도 했다. 이어 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에 적극 협조하지 않은 점과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대해서도 사과한 뒤 “대선 불복의 나쁜 관행을 멈추자”고 강조했다. 보수 정당의 대표가 호남 차별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호남 정치 세력과의 연대를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또 정치 개혁과 관련해 “국회가 ‘헌정 70년 총정리 국민위원회’를 1년 시한으로 설치해 혁명적인 국회 개혁에 나서자”고 정세균 국회의장과 야당 지도부에 제안했다. 이를 위해 이달 안으로 국민위 구성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자고도 했다.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뿌리 깊은 불신을 해소하려면 국회가 아닌 국민 주도로 개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연설 과정에서 국민 의견을 전달하는 방식을 취했지만 국회의원을 ‘국해(國害)의원’이라고 지칭하고, 불체포특권과 면책특권은 ‘황제특권’이라며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조윤선·김재수 임명 강행’에 국민의당 박지원 “朴대통령 고집불통”

    ‘조윤선·김재수 임명 강행’에 국민의당 박지원 “朴대통령 고집불통”

    각종 ‘특혜·도덕성’ 논란으로 야당의 ‘부적격’ 지적에도 불구하고 조윤선(문화체육관광부)·김재수(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중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자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원래 박 대통령은 국회를 무시하는 분 아닌가. 한마디로 고집불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야당과의 협치를 강조한다고 하면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정무수석, 새누리당의 지도부는 야당에게 이렇게밖에 할 수 없다라는 사전 전화 한마디는 해야 된다. 아무런(전화가 없었다)···”이라면서 “아무 소리 않고 있다가 뒤통수 딱 쳐버리는 게, 과연 대통령이, 청와대가, 새누리당이 협치하자? 이 태도가 저는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어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실을 점거하면서까지 강하게 반발한 정세균 국회의장의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 개회사와 관련해서는 “청와대에 맹목적 충성을 한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또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국회에서 몸싸움 하는, 소위 좀 막말로 표현을 하자면 ‘동물국회’는 사라졌는데 집권여당이, 제1당이 그렇게 뭐 몇 분은 술도 먹고 그랬나 보다”라면서 “그래서 멱살잡이까지 했는데 이번에 국회 특권 내려놓기에 멱살잡이도 내려놔야 한다”며 국회의장실을 경호하던 경찰의 멱살을 잡아 경찰들로부터 고발 위기에 직면한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을 힐난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커버스토리] 열등감이 낳고 관음증이 키웠다… 분노의 사생아 ‘패치’

    [커버스토리] 열등감이 낳고 관음증이 키웠다… 분노의 사생아 ‘패치’

    경찰이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을 무대로 특정인들의 신상을 마구잡이로 공개하며 음해해 논란이 된 ‘강남패치’와 ‘한남패치’의 운영자를 입건하면서 이른바 ‘○○패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통상 ‘○○패치’는 운영자가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공개한 글을 올리고 불특정 다수의 네티즌들이 관련 제보를 댓글로 올리는 식으로 운영된다. 조직적이고 노골적인 뒷담화의 소셜미디어 버전으로 불리는데, 그 와중에 허위 사실이 유포되고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 ●사생활 공개·조직적 뒷담화 ‘강남패치’ 원조 강남패치 홈페이지에는 ‘금수저와 신분 세탁이 판치는 헬조선 속 오아시스’라는 자평이 올라 있다. 이렇게 보면 네티즌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것 같다. 하지만 인터넷 곳곳에서 ‘쓰레기를 까발리는 또 다른 쓰레기’라는 평가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비뚤어진 분노와 불만이 표출되고 이 결과물이 네티즌들의 관음 심리를 충족시키며 ‘패치 신드롬’을 만들어 냈다고 설명했다. 이런 분노의 원인에 대해서는 젊은 세대들이 사회에서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주목했다. ‘○○패치’의 원조는 지난 5월부터 6월 말까지 운영하며 8만명의 팔로어를 끌어 모았던 강남패치다. 연예인의 파파라치 사진으로 유명한 ‘디스패치’를 모방했다는 강남패치는 강남 유흥업소 출신이라는 여성들의 사생활을 인스타그램에 폭로했다. 입건된 운영자 정모(24·여)씨는 수십개의 계정을 이용하며 경찰을 따돌리려 하고 ‘고소할 테면 고소해봐 ’라는 식의 글도 남겼지만 피해자의 고소로 경찰이 수사에 나선 지 2개월 만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인스타그램에서 여혐(여성혐오) 현상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IP를 전달해 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정씨는 “자주 가던 강남의 클럽에서 한 기업 회장의 외손녀를 보고 박탈감을 느꼈고, 질투심이 일어 강남패치를 만들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고소할테면 해보라”던 운영자 두 달만에 잡혀 강남패치에 신상이 공개돼 피해를 입은 여성들은 우울 증세와 수치심을 호소했다. 하지만 운영자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는 피해 여성과의 대화를 다시 강남패치에 공개하고 ‘혼이 덜 났다’고 조롱했다. 대학 시절 유흥업소에 드나든 것으로 지목된 한 쇼핑몰 모델은 “그런 곳은 근처에도 가본 적 없는데 왜 마녀사냥을 당해야 하는지 화만 난다”고 토로했다.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는 여성 연예인이나 모델 등의 과거도 여과 없이 게시됐다. 강남패치의 남성 버전으로 불리는 한남패치는 6월 24일부터 29일까지 단 6일간 운영됐다. 유흥업소에서 성매매를 하는 남성의 신상을 알리는 게 목적이었다. 운영자 양모(28·여)씨는 지난달 30일 강남패치 운영자와 함께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 조사 결과 양씨는 성형수술 피해자로 우울증 약을 복용 중이었다. 이에 대해 양씨는 어린 시절 성폭행 경험을 주장했고, 지난달 31일 오후 9시쯤에는 자살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이 양씨가 머물던 속초의 한 리조텔에 출동하는 소동도 있었다. ●‘성병패치’‘창놈패치’‘홍대패치’ 유사 패치 확산 강남패치와 한남패치가 각각 여혐, 남혐을 표방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있지만 이외에도 각종 ‘○○패치’가 존재한다. 지하철·버스의 임신부 배려석에 앉은 남성이나 ‘쩍벌남’(다리를 넓게 벌리고 앉아 옆좌석 승객에게 피해를 주는 남성)의 얼굴을 공개하는 ‘오메가패치’, 성병에 걸린 남성의 신상정보·병명 등을 알린 ‘성병패치’, 성매매업소 등을 출입하는 성매수 남성 신상을 공개하는 ‘창놈패치’, 홍대 유명 클럽에서 문란하게 유흥을 즐기는 남녀의 신상을 알리는 ‘홍대패치’ 등이다. 전문가들은 가수 타블로의 학력에 의혹을 제기했던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를 ‘패치’의 원형으로 본다. 연예인의 인터넷 안티 카페에서 나온 뒷담화가 특권층의 편법, 반칙에 대한 불신, 학벌 중시 풍조 등과 변주되며 발생한 사건으로 해석했다는 점에서 패치 열풍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타블로 측의 사실확인 노력에도 의혹은 사라지지 않았고, 사건의 주범 6명은 실형을 받았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여전히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대화로 옮겨지던 뒷담화가 ‘패치’라는 기록으로 축적되고, 명예훼손의 증거가 되면서 법적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명예 훼손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운영자뿐 아니라 제보자도 처벌될 수 있다. 하지만 실형이 선고된 타진요는 이례적인 사례이며 사이버 명예훼손은 대부분 벌금에 그친다. 경찰청에 따르면 사이버 명예훼손, 모욕죄의 발생 건수는 2012년 5684건에서 지난해 2015년 1만 5043건으로 164.7%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8371건이 발생해 산술적으로 볼 때 올해 말에는 1만 6000건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우울한 청춘 탈출구 못 찾아”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2030 세대에게 삶은 팍팍하고 현재는 불안하며 미래는 우울한데, 이런 것들을 해소할 통로가 우리 사회에 없다”며 “긍정적인 배출구가 없다 보니 소셜미디어가 유일한 창구가 됐고, 이곳에서 자신의 억눌린 감정들을 잘못 해소하다 보니 패치 신드롬이 탄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적으로 볼 때 공적 영역인 소셜미디어를 사적인 공간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기영 한림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소셜미디어에 익숙한 세대일수록 정보 노출에 대해 관대하며 노출 자체를 즐기기도 하는데, 그에 비례해 사적 정보의 노출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에 대해 둔감해지기도 쉽다”고 말했다. 그는 “작은 명예훼손까지 모두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기 때문에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의 책임의식과 윤리의식이 강조되는 규범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런 규범을 지키지 않으면 사회적 불이익이나 비난이 뒤따른다는 사회적 공감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 이면 폭로 제대로 못한 기성언론 책임론도 최승원 덕성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인터넷의 정보 홍수 속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서는 원초적 흥미를 자극하는 은밀한 폭로나 선정적인 콘텐츠를 제시해야 하는 구조가 조성되고 있다”며 “소셜미디어상의 자극적인 폭로나 사생활 침해가 반복되는 현상을 볼 때 언론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성 언론이 사회 이면의 실체를 폭로하지 못한다는 불신을 불식시켜야 한다”며 “특히 여성 혐오나 금수저와 같은 사회적인 대립각을 지나치게 이용해 주목도를 높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정신과적으로 (강남패치와 한남패치의) 운영자들은 마음속에 피해의식이 자리잡고 있다”며 “소셜미디어에 남의 뒷담화를 늘어놓아 주목을 끈 것을 볼 때 낮은 자존감을 다른 이의 관심으로 보상받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는 누구나 볼 수 있고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파급 효과도 엄청나다”며 “성숙한 토론 문화와 자정 노력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김희리 기자 hihit@seoul.co.kr 그래픽 강미란 기자 mrkang@seoul.co.kr
  • 與 “이해찬, 퇴비 갑질…농사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與 “이해찬, 퇴비 갑질…농사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새누리당은 2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이 자택 주변에 퇴비 냄새가 난다며 민원을 제기해 세종시의 과잉 대응 논란이 제기된 데 대해 ‘황제민원’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김명연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평화로운 농촌에 7선의 국회의원이 자행한 명백한 퇴비 갑질 사건”이라면서 “퇴비가 무슨 죄가 있느냐. 죄가 있다면 이 의원의 존귀한 후각과 특권의식에 사로잡힌 황제민원이 죄”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마치 조선 시대 고관대작의 횡포에 혼쭐난 애처로운 농민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면서 “고관대작 말 한마디에 알아서 척척 움직이는 공무원의 작태는 평생 땅을 부치며 살아가는 힘없는 농민에게는 권력이 판치는 비정한 세상으로 느껴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온 국민의 마음의 고향인 농촌에서 벌어진 황제민원 사건은 온 국민을 상대로 갑질을 자행한 것”이라면서 “농사를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농민의 밥그릇을 발로 찬 갑질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세균 국회의장 개회사에 與 ‘국회 보이콧’ 트집...의장실 ‘심야 점거’

    정세균 국회의장 개회사에 與 ‘국회 보이콧’ 트집...의장실 ‘심야 점거’

    1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가 제출한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안을 통과하려 했으나 새누리당이 정세균 국회의장 개회사를 문제삼으며 ‘보이콧’에 나섰다. 심지어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은 국회의장실을 점거해 정 의장의 사퇴를 압박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여야가 추경안 처리 일자로 합의했던 지난달 22일과 지난달 25일이 지났지만 추경안은 아직 본회의에서 처리되지 못했다. 2일에는 내년도 본예산이 제출될 예정이어서 추경과 본예산 안이 함께 심의되는 이례적인 상황을 맞게 된다. 새누리당이 전날 정 의장의 개회사에서 강하게 반발한 대목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비판한 내용과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결정하는 과정에 있어 국민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부분이다. 정 의장은 “고위 공직자가 특권으로 법의 단죄를 회피하려 한다”면서 각종 특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음에도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는 우 수석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을 요구했고, 한반도 사드 배치와 관련해서는 ‘소통 부재’를 지적하며 정부가 국론을 분열했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자 새누리당은 정 의장이 정치적 중립 의무와 의회 민주주의를 훼손했다며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의장직 사퇴까지 요구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두 차례나 정 의장을 만나 공식 사과와 함께 사회권을 이양하면 본회의 개의에 협조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정 의장은 “국민 뜻을 대변한 것일 뿐”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자 원내 부대표단을 포함한 새누리당 의원 수십명이 전날 밤늦게 국회의장실로 몰려가 정 의장을 둘러싼 채 의장실을 점거했다.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은 정 의장에게 사퇴를 촉구하며 고성을 질렀다. 이 과정에서 의장실 관계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은 의장실 경호원의 멱살을 움켜쥐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도 정 의장과 뜻을 같이하면서 새누리당의 본회의 참석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이날 심야까지 대기하며 기 싸움을 벌이다 결국 본회의 개의를 포기했고, 추경안 처리는 또 미뤄졌다. 김재형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과 조경규 환경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 등 20여건의 안건 처리도 함께 불발됐다. 새누리당은 이날 정 의장이 사과하고 여당이든 야당 소속이든 국회부의장에게 사회권을 넘길 경우 일단 의사일정에 복귀하겠다는 방침이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항의할 것은 하면서 국회 일정은 일정대로 밟아나가는 책임 있는 여당의 모습을 보여달라”면서 “새누리당이 정기국회를 마비시키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장관 후보자들과 노블레스 오블리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어제 인사청문회에서 ‘헐값 전세’ 등의 의혹과 관련해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또 모친이 최근 10년간 빈곤층 의료 혜택을 받아 온 사실에 대해 “몰랐다”고 부인하는 동시에 외려 행정기관의 부실을 지적했다. 진정 특혜도, 모친이 빈곤층으로 등록된 사실도 몰랐을까. 알지 못했다면 부(富)와 효(孝)에 대한 눈높이가 국민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공직자로서의 기본적인 윤리의식과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남의 나라 이야기다. 김 후보자의 의혹은 얼렁뚱땅 넘길 사안이 아니다. 재산 형성에 공직이 연결됐을 가능성이 큰 까닭이다. 농림부 농산물유통국장 시절인 2001년 CJ건설이 지은 223㎡(약 67평) 빌라를 분양가보다 2억 1000만원이나 싼 4억 6000만원에 매입했다가 5년 뒤 3억 7000만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게다가 제 돈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 빌라를 사고팔았다는 것이다. “부동산부 장관을 해야 한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김 후보자는 7년 동안 93평형 용인 아파트에서 1억 9000만원에 전세를 살았다. 해명인즉슨 “7~8년간 전세금이 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욱이 모친이 차상위계층으로 등록된 사실에 대해서는 “어머니가 독립해서 몰랐다”고 말했다.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답변에 듣기조차 거북스럽다. 그제 열린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도 납득하기 쉽지 않은 의혹들이 나왔다. 조 후보자가 2000년 서울 강남의 아파트 한 채를 1억 3000만원에 사 6년 뒤 8억원에 팔고, 또 다른 아파트를 되팔아 2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것이다. 조 후보자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이던 2008~2010년 변호사인 남편이 수임한 사건 34건 중 26건이 정무위 소관인 공정위를 상대로 한 소송이라고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주장했다. 조 후보자를 염두에 두고 남편에게 기업들이 일감을 줬다면 이해충돌방지 규정에 위반될 소지가 크다. 장관 후보자들의 임명은 대통령의 몫이다. 후보자들에 대해 철저한 인사 검증이 이뤄졌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후보자들은 스스로 깊이 반성해야 한다.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가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인의 이익과 영달을 위해 사는 우리 지도층은 금수저가 아닌 독수저를 갖고 있다”면서 “모두 특권만 누리려고 할 뿐 의무는 저버리고 있다”며 매섭게 비판했다. 후보자들을 포함해 지도층 모두가 새겨들어야 할 충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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