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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병헌, 여명숙 ‘게임농단’ 발언에 “모두 허위, 책임 묻겠다”

    전병헌, 여명숙 ‘게임농단’ 발언에 “모두 허위, 책임 묻겠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이 국정감사장에서 ‘게임업계 국정농단’을 언급하며 자신의 측근을 지목한 데 대해 “모두 허위”라며 “모든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며 엄정대응 방침을 31일 밝혔다.전 수석은 이날 “사실무근인 음해로 국정감사를 혼란스럽게 한 당사자에 대해 모든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며 “국감에 노고가 많은 의원께 심려를 끼친 것 같아 유감”이라고 말했다. 전 수석은 여 위원장이 허위 사실을 얘기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고 국감 역시 혼란스럽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여 위원장은 앞서 지난 19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해서도 “게임계 농단이 심각하다”며 “모 정치인의 친척을 빙자한 사람의 횡포, 가짜뉴스를 생산해주는 댓글 부대 등이 게임 농단의 원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여 위원장은 이날 교문위 회의에서 해당 정치인의 실명을 말하라는 요구를 받자 전 수석을 거론했고, ‘친척을 빙자한 사람’으로는 전 수석의 비서관을 지낸 윤문용 전 비서관을 지목했다. 이에 대해 전 수석은 이날 교문위원들에게 입장문을 보내 “여 위원장의 주장은 모두 허위”라고 반박했다. 전 수석은 입장문에서 “윤 전 비서관은 저와 친척 관계도 아니고, 시민단체에서 별도로 활동하는 활동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 위원장은 윤 전 비서관이 아이템 규제를 막았다고 했지만, 윤 전 비서관은 지속해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며 “관련한 규제법이 발의되는 데도 일조했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전 수석은 여 위원장이 또 “전 전 의원님 고향 후배라든지, 이런 것을 자랑하며 음해하는 모 교수가 있다”고 말한 것을 두고도 “여 위원장이 언급한 교수와도 일면식이 없다”고 일축했다. 또 “(여 위원장이 문제삼은) 게임산업진흥법은 일명 오픈마켓 게임법으로, 2010년 3월에 국내에서 차단된 구글·애플의 게임서비스를 다시 열기 위한 입법이었다”며 “만약 이 법이 없었다면 여전히 한국에서는 모바일 게임 정식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며, 게이머들은 다운로드를 위해 스마트폰 마켓에서 국적을 바꿔야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법은 1년간 숙의를 거쳐 위원회의 대안으로 통과됐다”고 덧붙였다. 여당 의원들도 여 위원장의 발언이 근거없는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비판했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와대 고위직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앞뒤가 맞지 않는 문제제기를 하느냐”고 지적했다. 같은 당 조승래 의원은 “여 위원장이 게임진흥을 논하는 사람은 무조건 적폐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황당하기 이를 데가 없다”며 “국회에서 한 발언 자체에 면책특권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형사적으로 책임져야 할 내용이 있다고 본다”라고 경고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불공정·특권 ‘경제 적폐청산’… 文대통령, PPT로 현안 설명

    일자리 창출 초당적 협치 당부 靑 TF 수차례 회의·문안 정리 문재인 대통령은 다음달 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민생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국회의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28일 세계한상대회 주요 참석자와의 간담회에서 불공정한 경제와 특권경제를 ‘적폐’로 규정하고, 이를 청산해야 저성장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언급한 만큼 ‘경제 적폐청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도 역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30일 “정기국회 예산통과를 위한 시정연설이니 민생과 경제, 특히 일자리 창출을 위주로 연설할 것”이라면서 “주요 사회 현안과 국정 현안도 두루 언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추가경정예산안 연설 때처럼 이번에도 파워포인트(PPT)를 사용한다. 청와대는 시정연설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수차례 회의를 갖고 연설 문안을 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분야에선 다음달부터 본격화될 혁신성장 정책 발표를 앞두고 낡은 규제를 혁파하기 위한 각종 입법 과제가 국회에서 원활히 처리되도록 대승적으로 협력해 달라는 당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근로시간 단축 문제에도 확고한 의지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만약 국회 통과가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행정해석을 바로잡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정연설에서도 12월 9일 종료되는 정기국회 회기 내 이 문제를 서둘러 매듭지어 줄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한반도 위기를 극복하려는 정부의 노력에 힘을 보태 달라며 초당적 협치를 강조하고, 국정 전반으로 협치를 확대해 나갈 것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향한 별도의 메시지가 나올지도 관심이다. 여·야·정 국정협의체의 조속한 구성도 촉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유남석 헌법재판관 후보자,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대한 별도 당부의 말은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국민을 상대로 한 시정연설인 만큼 인사청문회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분권 개헌 문제를 언급할지도 관심이다. 국회의 개헌 논의가 권력구조에 대한 이견으로 정체된 가운데,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제5회 지방자치의날 기념식’에서 “명실상부한 지방분권을 위해 지방분권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시민혁명 이제 시작… 삶의 광장서 변화의 동력으로 밝혀야”

    “시민혁명 이제 시작… 삶의 광장서 변화의 동력으로 밝혀야”

    1년 전 ‘촛불집회’는 부정하고 무능한 정권 퇴진이라는 무거운 목표를 지향했다. 6개월간 23차례에 걸쳐 이어진 기나긴 싸움이었다. ‘집회’는 ‘축제’로 격상됐고 1700만개에 육박하는 촛불 민심은 마침내 정권 퇴진이라는 ‘촛불혁명’을 완성했다. 서울신문은 지난 25일 촛불집회 1년을 맞아 전문가들을 초청해 촛불이 우리 사회에 던진 의미와 향후 과제에 대해 짚어봤다. 좌담은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와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의 공동상황실장으로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김준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이 참석했다.→촛불집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혼자 나온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깃발이 뇌리에 남는다. 조직을 통하지 않은 개인들이 개성을 표출하면서 촛불이 다양해졌다. 집회가 문화적인 성격을 띠게 되면서 시민들이 즐길 수 있었다. 오만한 권력에 분노했지만 즐겁게 싸웠기에 평화 집회의 기조가 이어졌다.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오래된 ‘깃발 논쟁’이 문화적으로 위트 있게 정리됐다. 그동안 집회에서 사회운동 단체의 깃발을 내리라고 항의했던 시민들이 이번에는 유독 스스로 깃발을 만들어서 나왔다. ‘장수풍뎅이연구회’, ‘화분 안 죽이기 실천시민연합’ 등의 깃발이 전통적인 시민단체의 깃발과 광장에서 만났다. ‘아무 깃발 대잔치’를 주최한 것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만두노총 새우만두 노조였다. 그야말로 해학이 넘쳤다. -김준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차장 압도적인 규모가 감동을 가져왔다. 양희은씨 등 대중 가수들이 광장에 나와 노래를 부른 것도 당시 사회의 분위기를 보여 주는 증거다. -박 활동가 전경버스에 스티커를 붙이는 사람은 많이 봤는데 떼는 사람은 처음 봤다. ‘일종의 자기검열’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촛불광장을 주최 측이나 특정 단체의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내 광장이기 때문에 내가 지키겠다’는 것이 전체를 관통한 감수성이었다. →23차례 집회 중 ‘터닝포인트’(분기점)가 됐던 집회는. -박 활동가 지난해 12월 3일 서울 광화문 인파 165만명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232만명이 모였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29일 3차 담화에서 자신의 운신과 관련한 문제를 국회에 넘기겠다고 말했다. 이는 국회가 자신을 탄핵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던진 수다. 야당도 ‘질서 있는 퇴진’을 이야기하며 우왕좌왕했다.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이었다. 그때 232만명의 시민들이 12월 3일 집회에 모여 길을 열었다. -김 사무차장 역시 12월 3일이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탄핵안 발의를 1주일 미루자고 한 시점이었고, 민주당도 흔들렸는데 주권자인 국민이 나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시민의회를 만들어 국회를 대체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국회가 탄핵안을 발의하면서 대의제가 작동했다. -김 교수 전국의 대학교수들이 성명을 낸 것은 1990년대 초반 이후 처음이었다. 촛불집회가 시작되기 전 청년들이 처음으로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대학교수들이 성명을 발표하면서 탄핵을 외치기 시작했다. 그때가 10월 말쯤이었다. →이번 촛불집회와 과거 집회의 차이점은. -김 사무차장 2008년 당시 촛불집회가 매일 열렸다면 이번 촛불집회는 직장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토요일마다 열렸다. 모든 국민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한 매우 효과적인 선택이었다. -김 교수 과거의 촛불과 지난해 촛불이 달랐다기보다는 점점 진화해 온 것으로 보인다. 주말 집회가 중심이 된 이유도 자기 생활 속에서 가족과 함께 참여하는 방식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었다. -박 활동가 현장에서 진화의 증거를 자주 봤다. 2008년에는 ‘타협한다’는 비판 때문에 주최 측이 집회 종료 자체를 할 수 없었다. 이번 촛불에서도 시민들이 비슷한 감수성을 갖고 있으리라 생각해 종료 선언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13일 새벽 5시쯤 시민 23명이 해산 명령에 불응하고 도로를 점거하다 경찰에 연행됐다. 이들은 면회를 간 주최 측 변호사에게 “왜 집회종료 선언을 안 해서 잡혀가게 했느냐”고 항의했다. 그 후부터 저희가 “다음주에 만납시다”라고 집회종료 선언을 했다. 그랬더니 시민들이 벌떡 일어나서 집에 갔다(웃음). 2008년의 교훈이 진화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민들은 장기항전이라고 생각하고 꾸준히 나오자는 판단을 한 것 같다. -김 교수 ‘최순실 게이트’는 시민들이 수용할 수 없는 마지막 선이었다. 진보·보수라는 이념에 상관없이 ‘이게 나라냐’고 외치면서 남녀노소가 다 모였다. →정부가 촛불을 키웠다고 보나. 참여자가 폭증한 이유는. -박 활동가 그래서 퇴진행동 내에서는 박 전 대통령을 ‘조직위원장’이란 직책으로 불렀었다. ‘연쇄담화범’이라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웃음). 사실 정부가 제대로 해명할 만한 카드가 전혀 없었다. -김 사무차장 전 정권들에서도 ‘부패 게이트’가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방식이 해괴했다. 일가친척이 아닌 ‘유사친척’인 최순실이 나타나 국정을 휘둘렀다. 그래서 파급력도 컸다. -김 교수 굉장히 시대착오적인 사람들이 모인 정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수 단체의 태극기집회를 지원하는 등 박정희 정권 시절의 매뉴얼을 그대로 적용했다. 그게 악수였다. →촛불집회를 통해 얻은 것과 향후 과제는. -김 사무차장 부패는 계속 반복돼 왔다. 하지만 시민들의 힘으로 대통령 탄핵이라는 결과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국회가 탄핵안 발의와 의결을 하지 못했다면, 또 헌법재판소가 탄핵 인용을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조금 더 민주화된 헌법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김 교수 우린 촛불을 통해 어떠한 정권이나 권력도 민주주의의 최후 방어선을 넘을 수 없다는 것을 봤다. 국민들의 수준 높은 비판의식을 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광장에서 확인한 가치들을 삶 속에서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가 남은 과제다. -박 활동가 저는 아직 평가하는 것이 이르다고 본다. 우리는 1987년 6·10민주항쟁 이후 30년간 변화를 거듭했다. 이제는 ‘촛불 시민혁명’과 함께 새로운 30년이 시작됐다. 촛불혁명의 기본 감수성은 특권과 반칙에 대한 반대다. 이를 실현하는 새로운 30년이 시작된 것이다. →촛불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방안은. -김 교수 촛불은 오만한 권력에 대한 심판이었다기보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실천이었다고 평가한다. 시민들은 기존의 제도를 활용할 수 있고 정치 일정에 맞춰 인내하면서 해법들을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정신을 미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김 사무차장 그동안 광장은 축제의 공간이었지 해방의 공간은 아니었다는 평가도 있다. 진정한 해방을 위해선 우리 삶 속의 광장이 바뀌어야 한다. 물론 긴 싸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김 교수 말처럼 우리는 촛불을 통해 인내하며 스스로 해결하는 경험을 체득했다. 긴 싸움을 잘 버틸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다. -박 활동가 김 사무차장 말대로 삶의 광장을 어떻게 바꿀지가 핵심이다. 촛불광장은 1주일에 한 번 가서 분노를 퍼붓지만 내 삶과는 거리가 있는 곳이었다. 이제 시민 스스로 자기 삶 속의 변화를 만들어 내는 주체가 돼야 한다. →나에게 촛불은 ‘○○’이다. -박 활동가 촛불은 ‘현재 진행형’이다. 촛불광장 자체가 진보적이고 개혁적이었다고 보진 않는다. 박 전 대통령 퇴진이라는 단일 주제를 위해 함께 연대한 것이다. 적폐청산이란 과제는 아직도 산적해 있고 이를 둘러싼 갈등도 남아 있다. 그래서 광장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따라서 정체성에 맞게 끊임없이 걸어가야 한다. 남은 과제는 대통령 1인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짊어지고 해결해야 한다. -김 교수 촛불은 ‘조용한 혁명’의 시작이다. 조용한 혁명은 미국 정치학자 로널드 잉글하트가 프랑스의 6·8혁명(5월 혁명) 이후 서구사회에서 탈물질적 가치관에 중점을 둔 변화상을 바라보며 한 말이다. 우리는 촛불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민적 역량을 확인했다. 혁명의 새로운 의미를 새겨줬다. 이를 계승하면 미래 동력으로 큰 에너지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김 사무차장 촛불은 ‘집단적 해결 방식의 복원’이다. 시민들은 이 해결 방식을 통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이는 앞으로의 30년을 구성해 나갈 원동력이 될 것이다. 권리를 주장할 권리, 민주주의를 더 민주화하자는 요구 등의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정리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촛불 1년<상>] 재벌 상생 유도…갑질 퇴출 움직임 거세져

    “재벌도 공범이다.” 촛불의 분노는 위정자와 정치권을 넘어 재벌과 기업으로 향했다. 그 후 1년.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염원하는 ‘촛불혁명’은 경제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일으켰다. 특히 국민의 살림살이와 직결된 경제계 전반에서 불공정, 불평등, 특권, 반칙 등 ‘갑질’을 퇴출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이 거셌다. ‘최순실 게이트’에서 촉발된 촛불 민심은 다음 정권에서만큼은 정경 유착을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을 형성했고, 그렇게 탄생한 문재인 정권은 출발부터 재벌 개혁을 외쳤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 내부거래를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기업집단국을 신설해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다. ‘통행세’, ‘오너 갑질’ 등 연이어 논란을 불러일으킨 프랜차이즈 업계에도 칼을 빼들었다. 노동의 가치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 정립도 촛불이 만들어 낸 변화다. 새 정부는 2018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했다. 또 노동시간 단축이 현안으로 부각됐다. 재벌들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일자리와 동반성장이 경제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대기업들은 앞다퉈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안을 발표했다. 많은 대기업들이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을 2, 3차 업체까지 늘리는 등 상생 협력에 나섰다. 경제단체의 위상도 달라졌다. 반세기 이상 우리나라 재계를 대표하는 이익단체로 자리매김해 온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반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까지 아우르는 대한상의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 파트너이자 재계를 대표하는 소통의 창구가 됐다. 박성민 대한경영학회 부회장은 “촛불혁명은 ‘갑질’로 대변되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경제계 기득권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다”면서 “하지만 재계가 제대로 준비할 시간도 없이 급격한 변화를 마주하면서 앞으로 상당한 갈등의 소지를 내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사가 지나치게 대립적인 구조로 가는 것은 문재인 정부가 내건 사회 통합에 역행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공천헌금’ 박준영 국민의당 의원 2심도 징역형…당선무효 위기

    ‘공천헌금’ 박준영 국민의당 의원 2심도 징역형…당선무효 위기

    수억원의 공천헌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준영 의원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으며 당선무효 위기에 몰렸다.공직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국회의원은 징역형이나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는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정선재)는 27일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의원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1심과 같은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과 추징금 3억여원을 선고했다. 현재 국회 회기 중이어서 의원 불체포 특권에 따라 법정에서 구속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신민당을 창당하기 위해 나섰지만 유력 인사가 영입되지 않고 경비도 마련하지 못해 창당이 어려워지자 피고인의 정치적인 영향력에 힘입어 비례대표 후보자로 추천받고자 하는 사람에게서 돈을 받았다”며 “당시 민주당과의 통합이나 국민의당 입당 논의과정에서도 마찬가지 사정으로 선거자금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과 관련해 돈을 기부받는 행위는 정당을 금권의 영향력 아래에 놓이게 해 공정성을 해치고, 민주적인 후보자 추천 과정을 왜곡시킨다”며 “그 결과 충분한 능력과 자질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공직을 받게 돼 매관매직의 위험이 있고, 정당이 금권에 영향을 받는 사실상 사당(私黨)으로 전락할 염려가 있어 이런 행위는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비판했다. 재판부는 다만 공천헌금 명목의 돈을 낸 사람이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 절차에서 탈락해 구체적인 위험이 발생하지는 않은 점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4·13 총선을 앞두고 신민당 전 사무총장 김모씨로부터 공천헌금 명목으로 세 차례에 걸쳐 3억 5200만원 상당액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선거 과정에서 선거홍보물 8000만원 상당을 납품받고도 선거관리위원회에 비용을 축소 신고하고 홍보업체에 따로 돈을 지급한 혐의도 받는다. 박 의원은 또 선거 당일 지인 500여명에게 “좋은 결과로 함께 기뻐하길 기대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혐의도 있다. 1심은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 징역 2년 6개월과 추징금 3억 1700여만원을 선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천헌금’ 박준영 의원 2심도 징역 2년6개월…당선무효 위기

    ‘공천헌금’ 박준영 의원 2심도 징역 2년6개월…당선무효 위기

    수억원의 공천헌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국민의당 박준영(71) 의원이 항소심에서도 당선 무효 기준에 해당하는 실형을 선고받았다. 공직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국회의원은 징역형이나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는다.서울고법 형사6부(정선재 부장판사)는 27일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의원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1심처럼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현재 국회 회기 중이어서 의원 불체포 특권에 따라 법정에서 구속하지는 않았다. 박 의원은 지난해 4·13 총선을 앞두고 신민당 전 사무총장 김모씨로부터 공천헌금 명목으로 세 차례에 걸쳐 3억 5천200만원 상당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박 의원은 선거 과정에서 선거홍보물 8천만원 상당을 납품받고도 선거관리위원회에 비용을 축소 신고하고 홍보업체에 따로 돈을 지급한 혐의도 받는다. 선거 당일 지인 500여명에게 “좋은 결과로 함께 기뻐하길 기대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혐의도 있다. 1심은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박 의원의 범행으로 실제 정당의 후보자 추천 과정에 구체적인 위험이 발생하진 않은 점 등을 들어 징역 2년 6개월과 추징금 3억1천700여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당시 국회가 임시 회기 중이어서 의원의 불체포 특권에 따라 법정에서 구속하지는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장제원, 이용주 겨냥 “얼치기 檢 출신, 또 증거조작 하려는 건가”

    장제원, 이용주 겨냥 “얼치기 檢 출신, 또 증거조작 하려는 건가”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녹취록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을 겨냥해 “증거를 내놓지 못한다면 증거조작 전문가로 낙인 찍힐 것”이라며 증거 제시를 강하게 요구했다.장 의원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과거와의 단절과 청산을 통해 보수대통합이 가시화되는 것이 두려웠는지 국민의당이 자유한국당에 대한 저급한 정치공작을 시작했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장 의원은 “이용주 의원이 돌격대로 나서 치졸하게 면책특권의 뒤에 숨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에 대한 정치공작을 서슴지 않고 있다. 나쁜 것은 참 빨리 배우나 보다”라며 “이용주 의원은 즉각 확보한 자료나 녹취록 혹은 털 끝만한 증거라도 있으면 당당하게 정론관에서 밝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기간동안 자신이 이끈 공명선거추진단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증거조작사건으로 검찰의 포토라인에까지 섰던 어설픈 얼치기 검찰 출신 정치인이 또다시 증거조작을 하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이용주 의원이 어떤 증거도 내놓지 못한다면 증거조작 전문가로 낙인 찍힐 것이고 혹독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다시 한번 경고한다. 또다시 조작된 증거를 가지고 장난치려는 게 아니라면 빨리 증거를 제시하라”고 말했다. 앞서 같은 날 이용주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과 산하 지방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홍준표 대표가 항소심을 앞두고 서청원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중요 증인의 진술을 번복하도록 했다는 의혹에 대해 “객관적 자료를 우리 당이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채용비리에 청년들 좌절·배신감”… 반칙·특권의 고리 끊는다

    “채용비리에 청년들 좌절·배신감”… 반칙·특권의 고리 끊는다

    ‘기회는 평등하게’ 국정철학 실천 유력인사 인사청탁도 ‘적폐’ 규정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최근 공공기관 채용 비리를 ‘완전히 끊어 내야 할 반칙과 특권의 고리’로 규정하고, 진상 규명과 근절 방안을 지시한 배경에는 “공공기관의 채용 비리는 출발선의 불평등을 야기하는 반사회적 행위이자 대표적 불공정 행위”라는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 동시에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란 문재인 정부의 국정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공공기관 채용 비리가 국민적 불신과 갈등을 초래한다는 점과 채용 비리를 저질러도 처벌은 미약하지만 얻는 부당 이익이 크다”고 배경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부 공공기관 채용 비리가 일탈행위로 이해될 수 없는 일상화된 문제로밖에 볼 수 없고, 국민 불신을 넘어 취업절벽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굉장히 큰 좌절과 상실감을 줄 것을 감안해 척결 의지를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의에서는 법령 개선 방안으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부정취업자 당연퇴직 규정 마련 ▲채용 공고에 부정행위자 합격취소 규정 포함 ▲채용 비리 연루 임원의 업무 배제 근거 신설 등이 논의됐다. 감독체제 정비 방안으로는 ▲공공기관 임원 제재 사유에 ‘부정 채용 지시’ 추가 ▲기관비리 발생 시 기관장과 감사의 연대책임 근거 마련 ▲채용 비리 연루 임직원에 지급된 성과급 환수 근거 신설 등이 보고됐다. 채용 비리가 불거지면 뒤늦게 특별감사를 하기보다 채용절차 완료 후 1∼2개월 내 감사토록 하는 등 상시감사를 강화하도록 했다. 주무 부처의 관리·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공공기관평가제를 개선, 채용비리 근절을 위한 노력을 평가에 반영하도록 했다. 문 대통령이 ‘공공기관 전수조사’와 ‘청탁자와 공공기관 임직원에 대한 엄중한 민형사 책임’, ‘재발 시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할 것’ 등 강도 높은 표현을 언급하면서 채용 비리를 연결고리로 사정 드라이브를 걸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불거진 비리의 대부분은 박근혜 정부의 일로 당시 여당이던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인사 청탁자로 거론되는 터라 반발도 예상된다. 2012∼2013년 신입사원 518명 가운데 95%가 청탁을 통해 입사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강원랜드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권성동·김기선·김한표·염동열·한선교 의원 등을 ‘배경’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청년 실업이 심각한 상황에서 채용 비리는 국민 감정선을 건드리는 사안이라 야권에서 드러내 놓고 반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수조사란 어감이 사정의 회오리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미 몇 개 기관에서 밝혀진 것만 봐도 너무 엄청난 일”이라며 “사정과는 관계없고, 특권과 반칙이 없는 사회를 만들자는 원칙으로 봐 달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다른 관계자는 “채용 비리를 규명하는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확인된다면 그에 따른 책임은 엄중하게 물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공공기관 전수조사, 채용비리 캔다

    “청탁·비리 임직원 민·형사 책임…당사자 채용 무효화 방안도 검토”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최근 불거진 공공기관 채용 비리를 우리 사회에 만연한 반칙과 특권의 상징으로 규정하고, 공공기관 전수조사를 해서라도 진상을 규명하도록 지시했다. 또 청탁자와 비리를 저지른 공공기관 임직원에 대한 민형사 책임은 물론 부정하게 채용된 당사자의 채용 무효화 방안도 검토하도록 주문했다. ‘친박(친박근혜) 실세’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의 인턴 채용 청탁 의혹과 관련한 재판이 진행 중인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이어 강원랜드와 금융감독원, 우리은행 등에서 채용 비리가 잇따라 터지자 ‘공정성 회복’과 ‘적폐청산’의 일환으로 근절 방안 마련을 촉구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근 일부 공공기관에서 드러난 채용 비리를 보면 공공기관의 채용 비리가 어쩌다가 발생하는 예외적 사건이 아니라 일상화된 비리가 아닌지 의심이 될 정도”라며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사회 유력인사들의 청탁에 의해 비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공공기관 채용 비리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반칙과 특권의 상징으로 보인다”면서 “가장 공정해야 할 공공기관들이 오히려 공정성을 무너뜨려 온 셈으로, 국민들에게 아주 큰 실망감을 주고 청년들에게 깊은 좌절과 배신감을 안겨 주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채용 비리 등 반칙과 특권의 고리를 완전히 끊어 내겠다는 결연한 각오로 임해 주길 바란다”며 전수조사 필요성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또 “청탁자와 채용 비리를 저지른 공공기관 임직원들에 대해서는 엄중한 형사 책임과 민사상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면서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당사자에 대해서도 채용을 무효화하거나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채용 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법제도를 개선하고 감독 체계도 강화하기 바란다”면서 “만약 이번과 같은 총체적 채용 비리가 재발한다면 해당 공공기관과 함께 주무 부처도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文대통령 “채용비리 필요시 공공기관 전수조사…임직원 민형사 책임 물을 것”

    文대통령 “채용비리 필요시 공공기관 전수조사…임직원 민형사 책임 물을 것”

    文대통령 “채용비리 필요시 공공기관 전수조사…임직원 민형사 책임 물을 것”文대통령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당사자, 무효화·취소 검토”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채용비리와 관련해 필요하면 전체 공공기관을 전수조사해서 철저하게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부정하게 채용된 당사자들에 대한 채용 무효화도 검토하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청탁자와 채용비리를 저지른 공공기관 임직원들에 대해서는 엄중한 형사 책임과 민사상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당사자에 대해서도 채용을 무효로 하거나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강원랜드의 대규모 채용비리 등과 관련해 “이번과 같은 총체적 채용비리가 또다시 재발한다면 해당 공공기관과 함께 주무부처도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일부 공공기관에서 드러난 채용비리를 보면 공공기관의 채용비리가 어쩌다 발생하는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라 일상화된 비리가 아닌지 의심이 될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어 “사회 유력인사들의 청탁으로 비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공공기관의 채용비리는 우리 사회의 만연한 반칙과 특권의 상징으로 보인다”며 “가장 공정해야 할 공공기관들이 오히려 우리 사회의 공정성을 무너뜨려 온 셈”이라고 질타했다. 문 대통령은 채용비리에 대해 “국민에게 아주 큰 실망감을 주고 또 청년들에게 깊은 좌절과 배신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며 “이번 기회에 채용비리 등 반칙과 특권의 고리를 완전히 끊어내겠다는 결연한 각오로 임해달라”고 주문했다. 또 “채용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법 제도를 개선하고 감독체계도 강화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현직 자녀 12명 특채한 SR의 ‘현대판 음서’

    수서고속철도 운영사인 SR이 지난해 채용 과정에서 기장과 노조위원장, 모기업인 코레일(한국철도공사) 본부장 등 현직 임직원 자녀 12명을 뽑은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김경협(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 자료를 통해 지난해 7월 수서고속철 개통 전후로 신규 채용한 300명 가운데 4%가 현직 임직원 자녀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코레일 본부장 등 간부와 SR 노조위원장 등의 자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들이 공정한 절차를 밟았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일부는 시험필기 직무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가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방식으로 구제된 사례도 있었다. 김 의원은 “공공철도를 운영하는 기업에 현대판 음서제가 있다면 청년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산자부 관리 감독을 받고 있는 한국광해공단의 경우도 비슷한 경우다. 산자부나 석탄공사 등의 간부 자녀 다수가 특채됐다는 의혹이 국감에서 제기됐다. 이찬열(국민의당) 의원은 상급기관인 산자부의 관련 간부 자녀 다수가 계약직 특채 형식으로 들어가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수법으로 고용됐다고 밝혔다. 국감 기간에 속속 드러나는 일부 공기업 채용 비리를 보면서 우리는 공기업 전체에 유사한 사례가 도사리고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버릴 수 없다. 고위층 자녀 특채는 전형적인 사회 부조리로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특권을 누리고 있다는 점에서 독직 행위나 다름없다. 공기업 임직원 자녀가 대를 이어 취업에서 특혜를 받는 것은 ‘현대판 음서제’로 부를 수 있다. 공정사회에 역행하는 반사회적 비리로서 국민이 용납하기 어렵다. 최근 공기업인 강원랜드 채용 비리 역시 마찬가지다. 내부 감사 결과 2012~2013년 채용한 신입사원 518명 전원이 청탁을 통해 입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류심사 기준을 전형 도중 바꾸거나 인·적성 검사 등 필기시험 조작도 서슴지 않았다. 최근 청년실업률(15∼29세)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9.4%로 1999년 이후 최고치다. 취업준비생을 포함한 체감 실업률은 무려 22.5%에 이른다. 힘없고 ‘빽’ 없는 흙수저 취업 준비생들의 희망을 앗아가는 채용 비리는 발본색원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공정한 채용 시스템을 마련함과 동시에 철저한 조사와 일벌백계를 통해 잘못된 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특수 신분의 조교, 유엔 제재 속 北 ‘경제 핏줄’ 떠올라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특수 신분의 조교, 유엔 제재 속 北 ‘경제 핏줄’ 떠올라

    “북한에 살고 있는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너무너무 즐겁고 행복해요.” 북한 신의주와 마주 보고 있는 중국의 접경도시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의 한 북한 식당에서 만난 20대 초반의 쑹톈위(宋天宇·가명)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따금 북한을 그리워하며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곤 한다.쑹은 이른바 ‘조교’(朝僑·북한 국적 화교)로 불린다. 북한에서 태어난 그는 10대 후반에 그곳을 떠나 단둥으로 건너와 생활하고 있다. 이곳으로 이사 온 이유는 북한이 싫어서가 아니라 순전히 군대에 가기 싫어서다. 북한 인민군의 복무 기간은 무려 10년이나 된다. 북한 남성이면 누구나 군 입대를 피할 수 없는 까닭에 하는 수 없이 중국 국적을 얻기 위해 단둥으로 이주해 온 것이다. 조교는 북한과 중국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특수한 대접을 받는다. 중국 국적을 취득해도 마찬가지다. 그는 아직 중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했지만 북·중 국경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조교의 ‘특권’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조교가 뉴스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강력한 대북 제재를 뚫고 북한 경제의 흐름을 도와주는 ‘핏줄’ 역할을 하는 북한의 새로운 ‘무기’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유엔 안보리의 강력한 대북 제재로 압박받는 엄중한 상황에서도 이들 조교가 두 나라 무역 통로 및 중재자뿐 아니라 외부 세계와의 교량 역할도 하고 있다고 지난달 17일 보도했다. 조교는 두 나라 간 무역의 3분의1을 담당할 정도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단둥에 있는 북·중 무역상과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칭화(淸華)-카네기 정책센터 북한 전문가인 자오퉁(趙通)은 “북·중 간 공식 무역 채널이 많이 닫힐수록 많은 북한 사람이 조교 네트워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서 “무역 통로 역할을 하는 조교가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해관총서(海關總署·관세청)에 따르면 유엔의 대북 제재가 이행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중국의 지난 1~8월 대북한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3%나 증가한 22억 8241만 달러(약 2조 6000억원)에 이른다. 현재 북한에 거주하는 조교는 1만~1만 5000명으로 추산된다. 북한과 가까운 중국 지린(吉林)성의 투먼(圖們)과 훈춘(琿春), 단둥 등지에서는 북한에서 이주한 조교 2만~3만여명이 삶을 꾸려 가고 있다. 19세기 후반부터 한반도로 이주하기 시작한 화교는 1921년 중국 산둥(山東) 지방에 대기근이 발생하면서 ‘탈중(脫中) 행렬’이 초고점에 이르렀다. 이후 중·일전쟁과 1949년 중국 사회주의 정권 수립, 1950년 한국전쟁 등 간난신고(艱難辛苦) 속에서도 북한 지역에 터를 잡고 대를 이어 살아온 이들이다. 특히 김일성은 젊은 시절 중국에서 항일투쟁 독립군으로 활동한 만큼 중국과의 교역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중국 출신인 이들에게 상당한 자치권까지 부여하며 우대하는 이유다. 예컨대 당시에는 아주 귀했던 중국과 국제전화를 할 수 있는 전화기를 이들에게 허용할 정도였다. 애덤 캐스카트 영국 리즈대 중국사 강사는 “조교는 사회주의 국제주의 시대의 최후의 잔존자(殘存者)”라며 “이들은 북한 체제 안팎에 일정 정도의 자주권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쑹은 할아버지가 중국에서 북한으로 이민을 와 터전을 닦은 이후 태어난 조교 3세대다. 그의 할아버지는 일본이 만주사변을 일으켜 북중국을 점령했던 1940년대에 식솔을 이끌고 산둥을 떠나 신의주로 이주했다. 당시 중국은 공산당과 국민당 간의 국공내전으로 민초들의 삶이 북한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 쑹의 사촌도 비슷한 경우다. 그의 사촌은 할아버지가 항미원조(抗美援朝)를 내세운 인민지원군으로 한국전에 참전한 뒤 북한에 눌러앉았다. 이들 조교는 1980년대 북·중 협정에 따라 연 2회 중국 방문이 허용되면서 역할이 증대됐다. 이는 조교들이 돈을 버는 데 커다란 ‘무기’로 작용했다. 중국 개혁·개방으로 경제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중국의 상품을 북한으로 들여와 차익을 챙길 수 있는 ‘특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자유로운 이동권을 바탕으로 조교의 상당수는 북한에 시장 거래가 불가능한 금을 ‘밀매’하거나 중국의 공산품을 밀수해 큰돈을 벌기 시작했다. 이런 돈벌이는 자연스레 북한 당국 고위 관계자들과의 ‘결탁’으로 이어지게 됐다. 덕분에 이들 조교의 경제적 영향력은 점차 확대됐다. 더욱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를 거치면서 조교들의 돈벌이는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 북한 내부에서 소비재 생산이 사실상 중단됨에 따라 조교들이 들여온 중국제 소비재 상품들이 북한 장마당을 장악한 것이다.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들의 붕괴로 북한이 고난의 행군이라는 처절한 사투를 벌일 때 조교들은 오히려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폭발적인 고도성장으로 세계경제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바람에 수혜를 본 셈이다. 북한은 이때부터 중국과의 정치·외교적 예속은 크게 약화돼도 경제적 예속 관계는 오히려 강화되기 시작했다. 이런 배경들이 ‘조교들의 위상’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조교의 역할은 2009년 원자바오(溫家寶) 당시 중국 총리가 북한을 방문한 이후 본격적으로 자리매김했다. 원 총리는 조교들이 북·중 교역에서 훌륭한 중재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원 총리는 일반 중국인들의 경우 북한 국경을 넘기 위해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는 것과 달리 이들 조교는 맘대로 국경을 넘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조교들은 신의주와 단둥을 가르는 압록강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여권을 소유하게 된 것이다. 조교들은 북한 내에서도 또 다른 특수 대접을 받는다. 모든 북한 주민이 빨간색 김일성 배지를 달아야 하지만 조교는 예외다.쑹은 “올해 말 중국 국적을 취득하면 가장 먼저 자동차 면허를 딸 예정”이라며 “자동차 면허를 따면 자동차를 몰고 신나게 달리면서 중국 일주 여행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는 자신이 태어난 북한에 강한 향수를 가지고 있다. 조국은 중국이지만 모국은 북한이라고 생각한다. 쑹은 지금도 학창 시절을 같이 보냈던 북한 친구들과 교류한다. 주요 교류 수단은 휴대전화다. 북한 친구들은 휴대전화의 SIM카드를 교체하는 것, 중국산 옷과 신발을 사는 것 등을 원한다. 쑹은 친구들의 부탁을 즐겁게 들어준다. 그는 이런 일을 ‘식은 죽 먹기’라고 표현했다. 쑹은 “사람들이 북한이 나쁜 나라라고 하면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남들이 북한이 좋은 나라냐고 물어본다면 ‘그렇다’고 말하는 데 약간 주저하지만 그래도 북한은 기본적으로 좋은 나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북한 사람들이 좋다”고 강조했다. 쑹은 그러나 “많은 북한 주민이 김정은을 싫어한다. 더욱이 200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더 싫어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친구들을 비롯해 2000년대에 태어난 젊은이들이 북한을 떠나 중국에서 일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그 이유에 대해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북한에서는 더이상 그들 자신을 발전시킬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북한 친구들은 대부분 봉제공장이나 전자회사에서 일한다. 하지만 앞으로 이들에게 기회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유엔 대북 제재로 북한의 대중 섬유 수출이 봉쇄됐기 때문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한 시간에 쌀 한 가마니… 경성 1%의 특권, 택시

    한 시간에 쌀 한 가마니… 경성 1%의 특권, 택시

    “손님이 가자면 택시는 어디든 가는 거지.” 전국 관객 1218만명을 불러 모으며 역대 한국 영화 흥행 9위에 오른 영화 ‘택시운전사’. 영화의 주인공인 만섭(송강호 분)은 택시운전사로서의 사명감에 대해 이렇게 읊조린다. 평범한 소시민의 눈을 통해 광주 민주화운동의 참상을 알린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은 바로 택시다.영화는 조용필의 ‘단발머리’가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가운데 만섭이 모는 초록색 택시가 시원하게 한강 다리를 질주하면서 시작된다. 극중 만섭이 모는 개인택시는 1974년 첫선을 보인 기아자동차의 ‘브리사’다. 관객들은 택시의 모양만 보고도 1980년대 그 시절 속으로 자연스럽게 빠져든다. 영화에는 광주에서 태술(유해진 분)이 모는 택시인 현대자동차의 ‘포니’를 비롯해 ‘그라나다’, GM코리아의 ‘제미니’, 신진자동차의 ‘레코드’ 등이 그 시대 도로 위를 달린다. 택시는 그 시대 서민들의 생활상과 교통 문화 등을 한눈에 보여 주는 이동 수단이다. 택시가 우리나라에 처음 등장한 때는 1912년 서울 낙산의 부자 이봉래와 일본인 2명이 함께 ‘포드T형’ 승용차 2대로 시간제 임대업을 하면서부터다. 지금으로 따지면 일종의 운전기사가 딸린 시간제 렌터카다. 요금도 비싸서 손님도 일부 초부유층 등으로 한정됐다. 국내에 본격적으로 기업형 택시회사가 들어선 것은 1919년 12월에 일본인인 노무라 겐조가 ‘닷지 1호’ 2대를 가지고 ‘경성택시회사’를 설립하면서부터다.이후 1920년 1월에는 계림자동차조합이 고급 세단형 차 4대로 영업을 시작했고 1921년에는 조봉승이 한국인 최초로 ‘종로택시회사’를 설립하는 등 택시회사들이 하나 둘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때까지는 이동거리에 따라 요금을 지불하지 않고 시간당 임대를 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당시 시간당 대절 비용은 쌀 한 가마니 가격인 6원에 달했다. 택시보다는 비행기 요금에 가깝다. 현대식 개념의 택시가 등장한 것은 1926년 설립된 아사이 택시회사가 일본에서 도입한 택시 미터기를 달고 영업을 시작하면서부터다. 광복을 맞은 1945년 당시 택시요금은 시내에서 4㎞ 이내를 이동하는 데 50원이었고 1948년 4월에 택시요금이 개정돼 기본요금(2㎞ 운행) 200원, 이후 요금은 1㎞당 100원이었다.1950년대 중반 미군 지프의 부품을 재생하고 드럼통을 펴서 차체를 얹은 시발자동차가 등장하면서 택시의 수는 본격적으로 증가한다. ‘시발’(始發)은 자동차 생산을 최초로 시작했다는 뜻이다. 택시로서 시발자동차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1955년 산업박람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면서 주목을 받은 이후 1963년 생산이 중단되기 전까지 생산된 3000대 대부분이 영업용 ‘시발택시’로 쓰였다. 잘나가던 시발자동차의 인기는 경쟁자가 생기면서 차츰 사그라든다. 1962년 8월 현재 GM대우의 전신인 새나라 자동차공업주식회사는 경기 부평에 공장을 꾸렸다. 재일교포가 설립한 새나라는 일본 닛산과 손잡고 ‘블루버드’ 부품을 수입해 차를 생산했다. 성냥갑처럼 각진 시발자동차와 달리 유선형에 가까운 세련된 외형에 완성도까지 높다는 평가가 입소문을 탔다. 당시 군사정권이 제정한 ‘자동차공업육성법’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자동차공업육성법’이란 법의 이름과는 정반대로 국산차보다 일본 자동차의 조립 생산을 우선시했다. 택시회사들은 빠르게 ‘시발’을 버리고 ‘새나라’로 갈아탔다. 1960년대 후반 이후 국내 자동차 산업의 발전으로 택시도 전성기를 맞이했다. 1967년에는 개인택시가, 1970년에는 서울에 콜택시가 처음 등장했다. 1972년부터는 김포공항을 이용하는 승객의 교통 편의를 위해 처음으로 공항 택시가 생겨났다. 이때부터 택시 차종도 다양했다. 신진자동차가 일본 도요타자동차와 기술 제휴를 맺어 생산한 ‘코로나’와 현대차가 포드와 기술계약을 체결해 만든 ‘코티나’가 주로 택시로 이용되기도 했다. 1974년부터는 기아자동차의 ‘브리사’가 판도를 바꿨다. 일본 마쓰다의 ‘파밀리아’를 기본으로 한 ‘브리사’는 직렬 4기통 1.0ℓ 엔진을 장착해 연비가 좋았고 국산화율을 80%까지 높여 차도 부품가격도 착했다. 성인 5명이 탈 수 있을 정도로 실내 공간도 넉넉했는데 당시에는 획기적이다. ‘브리사’는 출시 때부터 자가용과 영업용으로 분리됐고 1977년에는 LPG엔진을 장착해 택시로서 높은 수익률을 안겼다. 하지만 ‘브리사’는 1981년 자동차공업합리화조치에 의해 갑자기 강제 단종됐다. 1975년 울산에서 40대가 생산된 현대차의 ‘포니’는 ‘브리사’의 단종으로 생긴 공백기의 덕을 톡톡히 봤다. 이탈리아의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가 디자인을 맡은 ‘포니’는 우리나라가 처음 생산한 자체 완성차다. 미쓰비시의 직렬 4기통 1.2ℓ 엔진을 장착했고 부품의 75%를 국산으로 채웠다. 1976년 8월의 전국 영업용 택시 2만 9000여대 가운데 ‘포니’는 2232대인 1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당시 ‘포니’는 ‘브리사’와 GM코리아의 ‘카미나’ 등에 비해 스타일, 엔진 성능, 경제성과 애프터서비스 등이 월등해 택시기사들 사이에 인기가 높았다.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중형 택시제도가 도입됐다. 현대차가 ‘스텔라’를 내세워 택시 시장을 빠르게 점유했고 ‘쏘나타’, 대우차 ‘프린스’ 등의 택시 중형화 바람을 타고 인기를 끌었다. 요금도 변했다. 1988년 이전에는 소형 택시의 기본요금이 600원이었지만 중형 택시로 바뀌면서 800원으로 올랐다. 1990년대 들어서는 대우자동차 ‘로얄 듀크’가 중형 택시 시장 점유율 9.4%를 보이며 급성장했다. 기아의 ‘콩코드’, ‘캐피탈’도 중형 택시 시장의 경쟁자였다. 1992년 12월에는 모범택시가 처음 등장했다. 기본요금은 3㎞당 3000원. 지나친 택시요금 인상으로 서민 부담이 는다는 비판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이후 요금은 2005년 6월에 한 차례 더 올라 현재의 4500원이 유지되고 있다. 현대차는 1992년 2세대 ‘그랜저’ 모델, 2003년 ‘오피러스’ 택시 모델을 출시해 모범택시 시장을 공략했다. 1994년 1000원이었던 중형 택시 기본요금은 2005년 1900원, 2009년 2400원으로 인상됐으나 2013년 10월부터 현재의 3000원 요금이 계속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는 기아자동차가 택시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다. 기아자동차는 2005년 ‘로체’ 택시, 2009년 ‘K7’ 택시, 2010년 ‘K5’ 택시를 잇따라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2009년에는 현대차의 ‘아반떼’ 하이브리드 택시가 서울에서 처음 운행을 했고 2015년 7월에는 BMW ‘3시리즈’나 볼보 ‘S90’, 도요타 ‘프리우스’ 등 수입 택시가 등장하기도 했다. 2014년에는 현대차의 ‘YF 쏘나타’가 전국 개인택시 3만대를 돌파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NF 쏘나타’, ‘LF 쏘나타’의 인기도 만만치 않았다. 기아차의 K5는 전국에서 1만여대가 도로를 달렸고 르노삼성자동차의 ‘SM5’도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후 현대차그룹은 연 4만대 규모의 택시 시장 가운데 80~90%를 점유하고 있다. 이런 독과점이 형성된 것은 차량 이미지 훼손과 낮은 마진율 때문에 다른 완성차 업체들이 택시 모델 출시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도 한몫했다. 하지만 최근 업계에서는 ‘신차 홍보대사’로서 택시 모델 출시가 주는 긍정적인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기사들은 물론 택시를 탄 승객들 사이에서도 빠르게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관계자는 “통상 신차 출시 후 몇 개월 간격을 두고 택시 모델이 출시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지난해 11월 신형 그랜저는 출시와 동시에 택시 모델도 함께 선보였다”면서 “차 좋다는 입소문이 신형 그랜저 전체 판매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택시는 일반 승용차보다 더 가혹한 환경에서 운용되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 입장에선 대중적으로 내구성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면서 “내수 판매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택시는 고정적으로 수요라는 점과 동시에 움직이는 광고판 역할을 하기도 해 긍정적인 효과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文 “평화 지키는 독자적 방산 역량 필요”

    文 “평화 지키는 독자적 방산 역량 필요”

    “北 위협으로부터 국민 지키는 첨단무기체계 조속히 전력화” 고강도 ‘방산비리 근절’ 노력… 대·중소기업 상생 정착 강조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평화를 지키고 만들어내기 위한 힘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강하고 독자적인 항공우주산업과 방위산업의 역량 확보가 절실하다”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성남 서울공항에서 개막한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에 참석해 이렇게 밝힌 뒤 “북한의 안보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지켜낼 수 있는 우수한 성능의 첨단무기체계를 조속히 전력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형 3축 체계(킬체인,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KMPR)를 조기에 구축하고 강한 안보, 책임국방을 실현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정부의 국방획득과정이 투명하지 못하고 공정하지 못한 때가 있었다. 그 때문에 많은 방위산업 비리 사건이 있었다”면서 “정부부터 반성하고 달라질 것이며 앞으로 방위산업의 투명성과 전문성, 공정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강도 높은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방산 관계자 모두가 공동 목표를 지향하는 전략적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면서 정부와 군, 연구기관, 기업 간 소통에 기반한 상호협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상적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으면 기술과 품질이 아닌 인맥과 특권에 기대려는 유혹이 생기기 마련”이라며 ‘방산 비리’를 거듭 경계했다. ‘방위사업 비리 적발 시 이적죄에 준하도록 처벌형량 대폭 강화’를 내세운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또 “방위산업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올바른 상생 구조가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문 대통령은 전시장 내 한화, LIG넥스원 등 대형 방산업체의 부스는 물론 중소업체에도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장갑차와 전차, 통신장비 부품을 생산하는 연합정밀 부스를 찾은 문 대통령은 “방산용 수출은 국내 실적이 있어야 인정받는다. 많은 기회를 주셨으면 한다”는 업체 대표의 말에 “실적이 없는 중소기업도 아이디어가 좋은 제품들이 문턱을 넘을 수 있게…”라고 전제국 방위사업청장에게 당부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욕실·화장실만 6개…사병 생활관보다 131배 넓은 군 지휘관 생활공간

    욕실·화장실만 6개…사병 생활관보다 131배 넓은 군 지휘관 생활공간

    육·해·공군 참모총장과 해병대 사령관이 사용하는 서울 내 공관의 크기가 사병 1인당 생활실 면적보다 131배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서울 공관 대지 면적을 모두 합친 면적은 서울 광화문광장의 2배가 넘는다.17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각 군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각 군 최고 지휘관 서울 공관의 평균 연면적은 828㎡로, 사병 1인당 생활실 면적(6.3㎡)보다 131배 넓다. 이 중 육군 참모총장의 서울 공관은 연면적 1081㎡로 사병 1인당 면적의 171배에 달한다. 대지 면적은 8093㎡다. 해군 참모총장의 서울 공관 연면적은 884㎡, 대지면적은 1만 3914㎡이며 해병대 사령관의 서울 공관 연면적은 612㎡, 대지면적은 9772㎡이다. 공군 참모총장의 서울 공관은 연면적 733㎡, 대지면적 6005㎡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휘관들의 서울 공관에는 평균 7.3개의 방과 6개의 욕실·화장실이 있다. 김 의원은 “한 명의 지휘관을 위해 이렇게 많은 방과 화장실이 왜 필요한가”라면서 “지난 촛불집회에서 3.3㎡에 최다 20명이 모였다고 할 때 최다 23만명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겨우 4명이 독점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각 군 지휘관들이 이 넓은 서울 공관을 사용하는 횟수는 극히 적다. 한 해 300일가량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각 군 최고 지휘관의 서울 공관 사용일은 연평균 67일에 불과했다. 해군 참모총장은 28일로 한 해 동안 한 달도 채 서울공관을 사용하지 않았다. 또 서울 공관은 각 군 최고 지휘관이 서울에서 집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보조적으로 운영하는 공관이지만, 장준규 전 육군 참모총장과 전진구 현 해병대 사령관은 이곳에 가족을 거주하도록 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김 의원은 밝혔다. 김 의원은 “국방개혁은 지휘관들의 특권에서 비롯되는 갑질 문화를 없애고, 일선 병사들을 동료로서 존중하는 정책을 제시하는 데서 시작한다”면서 “공관병 폐지에 그치지 말고 각 군 최고 지휘관의 서울 공관도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정치적 중립성 반영… ‘슈퍼 공수처’ 여론에 조직 대폭 축소

    정치적 중립성 반영… ‘슈퍼 공수처’ 여론에 조직 대폭 축소

    수사 인력 122명 → 55명 줄어 검사 비위 모두 공수처서 수사 고위 공직자는 정무직으로 축소 금감원·현직 장성급 장교 제외 공수처 검사 임기 3년·3회 연임법무부가 15일 발표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자체 방안은 지난달 18일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개혁위)가 발표한 권고안보다 조직 규모가 대폭 축소됐고, 수사 대상과 권한이 일부 조정됐다. ‘슈퍼 공수처’라는 여론의 우려와 국회에 계류 중인 기존 법안 등을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토대로 공수처 관련 법안이 연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법무부 안은 공수처 규모와 역할, 수사범위 등 구체적인 내용이 담겼다. 공수처는 수사·기소권을 보유한 독립기관으로서 현직 대통령의 4촌까지 수사하고 검사의 범죄는 전속 수사권을 부여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개혁위 권고안과 비교해 최대 122명에 이르렀던 수사 인력은 55명으로 줄었다. 관심을 모은 수사 대상에 현직 대통령도 포함됐다. 법무부 안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 대상은 대통령, 국무총리, 국회의원, 대법원장·대법관·판사, 헌재소장·재판관, 광역자치단체장·교육감, 국무조정실·총리비서실·중앙행정기관·중앙선관위·국회사무처·예산정책처·입법조사처·국회도서관·대법원장비서실·법원공무원교육원·사법정책연구원·헌재사무처의 정무직 공무원, 대통령비서실·경호처·안보실·국정원 3급 이상, 검찰총장·검사, 장성급(전직에 한함) 장교, 경무관급 이상 경찰공무원 등이다. 고위공직자 가족 범위는 일반 고위공직자의 경우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이고, 대통령은 4촌 이내 친족까지다. 법무부 관계자는 “(대통령은) 불소추특권이 있어 기소가 불가능하지만, 증거 수집 등 현직 당시에도 수사 필요성이 있는 경우를 감안해 수사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또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검사의 비위 등과 관련된 사건은 모두 공수처로 이관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법무부 안은 수사 대상을 중앙행정기관 등의 고위공무원단을 정무직 공무원으로 축소시켜 당초 개혁위 권고안보다 줄였다. 정부 부처 고위 공무원에 대한 비리는 감사원과 국민권익위원회 등이 있어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또 비공직자 성격이 강한 금융감독원도 제외됐고, 장성급 장교는 군사법원 관할이라는 점을 고려해 전직만 가능하다. 개혁위 권고안에서 퇴직 후 3년이던 수사 대상 전직 공무원도 ‘2년 이내’로 완화했다. 조직은 처장과 차장 각 1명, 검사 25명, 수사관 30명, 일반 직원 20명이다. 이는 검찰 특수부 3개 팀(팀장 각 1명, 팀원 6명)을 구성할 수 있는 규모다. 사실상 국회에서 임명권을 갖게 되는 공수처장은 그 막강한 권한을 고려해 임기를 3년 단임으로 제한했다. 또 대통령비서실 퇴직 후 2년, 검사 퇴직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공수처장에 임명될 수 없도록 했다. 공수처 검사는 임기 3년에 3회 연임 가능하도록 했고, 수사관은 임기 6년에 연임 제한이 없다. 또 법무부는 처장과 차장을 제외하고 검찰청 소속 검사도 퇴직 후 별도의 기간 제한 없이 공수처 검사로 임용될 수 있도록 하되 검사 출신이 공수처 검사 정원의 2분의1을 넘을 수 없게 했다. 또 공수처의 범죄수사와 중복되는 다른 기관의 범죄수사는 공수처장이 수사의 진행 정도 및 공정성 논란 등을 고려해 공수처에서 이첩을 요청하는 경우 공수처에 넘기도록 정했다. 반면 공수처 검사의 범죄 혐의가 발견됐을 때에는 공수처가 자료와 함께 검찰로 통보해 수사하게 했다. 법무부는 “공수처에 우선적 수사권을 부여하고 기관 간 다툼의 소지를 없애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공수처장이 중복수사에 대한 판단 권한을 갖게 될 경우 검찰의 부패수사 권한이 크게 축소될 것”이라고 말한다. 법무부는 올해 공수처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법무부 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법조계 관계자는 “공수처 설치에 대해선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 원론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약간씩 내용이 다르다”면서 “돌발변수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과 양승조 의원, 정의당 노회찬 의원 등이 대표발의한 공수처 관련 법안 3건이 계류 중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전체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는 수정이나 보완 의견을 과감히 수용할 방침”이라며 연내 통과 의지를 내비쳤다. 일각에선 사실상 국회가 공수처장을 임명하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의 비리 수사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3년 임기의 공수처장이 자신을 임명한 국회에 칼을 겨눌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북한의 새로운 무기’로 떠오른 조교(朝僑)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북한의 새로운 무기’로 떠오른 조교(朝僑)

     “북한에 살고 있는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너무너무 즐겁고 행복해요.” 북한 신의주와 마주보고 있는 중국의 접경도시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의 한 북한 식당에서 만난 20대 초반의 쑹톈위(宋天宇·가명)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따금 북한을 그리워하며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곤 한다.  쑹은 이른바 ‘조교’(朝僑·북한에 거주하는 중국인)로 불린다. 북한에서 태어난 그는 10대 후반에 그곳을 떠나 중국 단둥으로 건너와 생활하고 있다. 이곳으로 이사온 이유는 북한이 싫어서가 아니라 순전히 군대에 가기 싫어서다. 북한 인민군의 복무 기간은 무려 10년이나 된다. 북한 남성이면 누구나 군 입대를 피할 수 없는 까닭에 하는 수 없이 중국 국적을 얻기 위해 단둥으로 이주해온 것이다. 조교는 북한과 중국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특수한 대접을 받는다. 중국 국적을 취득해도 마찬가지다. 그는 아직 중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북·중 국경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조교의 ‘특권’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조교가 뉴스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미국 주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강력한 대북 제재를 뚫어 북한 경제의 흐름을 도와주는 ‘핏줄’ 역할을 하는 북한의 새로운 ‘무기’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 등은 유엔 안보리의 강력한 대북 제재로 압박하는 엄중한 상황에서도 이들 조교가 두 나라 무역 및 중재자뿐 아니라 외부 세계와의 교량 역할도 하고 있다고 지난달 17일 보도했다. 조교는 두 나라 간 무역의 3분의1을 담당하고 있을 정도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단둥에 있는 북·중 무역상과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칭화(淸華)-카네기 정책센터 북한 전문가인 자오퉁(趙通)은 “북·중 간 공식 무역 채널이 많이 닫힐수록 많은 북한 사람들이 조교 네트워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서 “무역 통로 역할을 하는 조교가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해관총서(海關總署·관세청)에 따르면 유엔의 대북 제재가 이행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중국의 지난 1~8월 대북한 수출액은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25.3%나 증가한 22억 8241만 달러(약 2조 6000억원)에 이른다.  현재 북한에 거주하는 조교는 1만~1만 5000명으로 추산된다. 북한과 가까운 중국 지린(吉林)성의 투먼(圖們)과 훈춘(琿春), 단둥 등지에는 북한에서 이주한 조교 2만~3만여 명이 삶을 꾸려가고 있다. 19세기 후반부터 한반도로 이주하기 시작한 시작한 화교는 1921년 중국 산둥(山東) 지방에 대기근이 발생하면서 이들의 ‘탈중(脫中) 행렬’이 초고점에 이르렀다. 이후 중·일전쟁과 1949년 중국 사회주의 정권 수립, 1950년 한국전쟁 등 간난신고(艱難辛苦) 속에서도 북한 지역에 터를 잡고 대를 이어 살아온 이들이다. 특히 김일성은 젊은 시절 중국에서 항일투쟁 독립군으로 활동한 만큼 중국과의 교역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중국 출신인 이들에게 상당한 자치권까지 부여하며 우대하는 이유다. 예컨대 당시에는 아주 귀했던 중국과 국제전화를 할 수 있는 전화기를 이들에게 허용할 정도였다. 애담 캐스카트 영국 리즈대 중국사 강사는 “조교는 사회주의 국제주의 시대의 최후의 잔존자(殘存者)”라며 “이들은 북한 체제 안팎에 일정 정도의 자주권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쑹은 할아버지가 중국에서 북한으로 이민을 와 터전을 닦은 이후 태어난 조교 3세대이다. 그의 할아버지는 일본이 만주사변을 일으켜 북중국을 점령했던 1940년대에 식솔을 이끌고 중국 산둥(山東)을 떠나 신의주로 이주했다. 당시 중국은 공산당과 국민당 간의 국공내전으로 민초 들의 삶이 북한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 쑹의 사촌도 비슷한 경우다. 그의 사촌은 할아버지가 항미원조(抗美援朝)를 내세운 인민지원군으로 한국전에 참전한 뒤 북한에 눌러 앉았다.  이들 조교는 1980년대 북·중 협정에 따라 연 2회 중국 방문이 허용되면서 역할을 증대됐다. 이는 조교들이 돈을 버는데 커다란 ‘무기’로 작용했다. 중국 개혁·개방으로 경제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중국의 상품을 북한으로 들여와 차익을 챙길 수 있는 ‘특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자유로운 이동권을 바탕으로 조교의 상당수는 북한에 시장 거래가 불가능한 금을 ‘밀매’하거나, 중국의 공산품을 밀수해 큰 돈을 벌기 시작했다. 이런 돈 벌이는 자연스레 북한 당국의 고위 관계자들과 ‘결탁’으로 이어지게 됐다. 덕분에 이들 조교의 경제적 영향력은 점차 확대됐다. 더욱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를 거치면서 조교들의 돈 벌이는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 북한 내부에서 소비재 생산이 사실상 중단됨에 따라 조교들이 들여온 중국제 소비재 상품들이 북한 장마당을 장악한 것이다.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들의 붕괴로 북한이 고난의 행군이라는 처절한 사투를 벌일 때 조교들은 오히려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폭발적인 고도성장으로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바람에 수혜를 본 셈이다. 북한은 이때부터 중국과의 정치·외교적 예속은 크게 약화돼도 경제적 예속관계는 오히려 강화되기 시작했다. 이런 배경들이 ‘조교들의 위상’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조교 역할은 2009년 원자바오(溫家寶) 당시 중국 총리가 북한을 방문한 이후 본격적으로 자리매김했다. 원 총리는 조교들이 북·중 교역에서 훌륭한 중재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원 총리는 일반 중국인들은 북한의 국경을 넘기 위해서는 비자를 발급 받아야 하지만 이들 조교는 맘대로 국경을 넘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조교들은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가르는 압록강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여권을 소유하게 된 것이다. 조교들은 북한 내에서도 또다른 특수 대접을 받는다. 모든 북한 주민들이 빨간색 김일성 배지를 달아야 하지만 조교는 예외다.  쑹은 “올해 말 중국 국적을 취득하면 가장 먼저 자동차 면허를 딸 예정”이라며 자동차 면허를 따면 자동차를 몰고 신나게 달리면서 중국 일주여행을 하고 싶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는 자신이 태어난 북한에 강한 향수를 가지고 있다. 조국은 중국이지만 모국은 북한이라고 생각한다. 쑹은 지금도 학창 시절을 같이 보냈던 북한 친구들과 교류한다. 주요 교류 수단은 휴대전화이다. 북한 친구들은 휴대폰의 SIM카드를 교체하는 것, 중국산 옷과 신발을 사는 것 등을 원한다. 쑹은 친구들의 부탁을 즐겁게 들어준다. 그는 이런 일을 ‘식은 죽 먹기’라고 표현했다. 쑹은 “사람들이 북한이 나쁜 나라라고 하면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남들이 북한이 좋은 나라냐고 물어본다면 ‘그렇다’고 말하는데 약간 주저하지만 그래도 북한은 기본적으로 좋은 나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북한 사람들이 좋다”고 강조한다.    쑹은 그러나 “많은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을 싫어한다. 더욱이 200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더 싫어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친구들을 비롯해 2000년대 태어난 젊은이들이 북한을 떠나 중국에서 일하기를 원한다고 전한다. 그 이유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북한에서는 더이상 그들 자신을 발전시킬 기회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북한 친구들은 대부분 봉제공장이나 전자회사에서 일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들에게 기회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유엔 대북 제재로 북한의 대중 섬유수출이 봉쇄됐기 때문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마지막 2차 합격자 55명…사법시험, 올해 끝으로 역사의 뒤편으로

    마지막 2차 합격자 55명…사법시험, 올해 끝으로 역사의 뒤편으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출범하기 전까지 법조인의 유일한 등용문이었던 사법시험이 최후의 2차 합격자 55명을 남기고 곧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마지막 관문인 3차 면접시험이 남아있긴 하지만, 2차 합격자의 상당수가 통과한다는 점에서 사법시험은 이제 사실상 폐막을 앞두고 있다. 사법시험은 올해 12월 31일 폐지된다.법무부는 11일 제59회 사법시험 제2차 시험에서 186명의 응시자 중 55명이 합격했다고 발표했다. ‘희망의 사다리’라고 불린 사법시험은 1947년에 시행된 조선변호사시험을 시초로 지난 70년 동안 존속해 왔다. 각종 연고주의가 뿌리내린 한국 사회에서 ‘줄 없고 빽 없는’ 서민도 공정한 경쟁을 통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유지해 준 제도로 평가받아온 것이 사법시험이었다. 고(故) 노무현(사법연수원 7기) 전 대통령이 고졸 학력으로 사법시험을 통과해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다가 대통령에까지 당선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성공 신화’ 못지않게 수많은 ‘고시 낭인’들을 만들어내며 사회적 비용을 키운다는 문제가 있었다. 또 알려진 것과 달리 사법시험은 공평한 제도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한 법조인은 “사법시험을 오랫동안 준비한 수험생들은 같은 기간에 다른 일을 준비하지 못한다. 똑같이 열심히 공부했는데 수십만명의 고시 낭인이 생기고 몇 명만 법조인이 되는 방식의 선발 제도는 진정한 의미의 기회 균등이 아니다”라면서 “수십만명의 고시 낭인이 생긴다는 것은 결국 법조인이 특권 계층으로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법조인은 특권층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교육을 통해 전문 법조인을 양성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2009년부터 전국 로스쿨이 문을 열었고, 이 영향으로 사법시험의 입지는 갈수록 줄어들었다. 하지만 사법시험의 폐지를 앞두고 사법시험 존폐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사법시험 폐지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로스쿨이 부유층·권력층 등 이른바 ‘금수저’ 자녀들에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비판한다. 여기에 평균 2000만원 안팎의 비싼 학비 때문에 수험 준비와 학업 기간을 감당할 경제력이 없는 저소득층이나 취약계층은 아예 입학이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결국 다양한 경험과 배경을 지닌 법조인을 선발해 교육을 통해 양성·배출한다는 설립 취지가 왜곡돼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로스쿨 체제가 새로운 법조인 양성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고 보면서도 사법시험 존속을 주장하는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로스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로스쿨이 ‘다양한 경험과 소양을 지닌 법조인 양성’을 기치로 내걸었지만, 실제 다수 재학생을 보면 ‘학점 좋은’ 젊은 대학 졸업생이거나 주요 대학 법대 출신이 많고, ‘구색 맞추기용’으로 일부 제한된 사회 취약계층이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앞서 박상기 법무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공정한 기회 제공과 ‘희망의 사다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귀를 기울여 로스쿨 문호를 경제적 약자에게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사회 각계로부터 로스쿨 제도 개선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현행 로스쿨 및 변호사 시험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책을 살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단독] “한반도에 평화를” 벽화로 전한 마음

    [단독] “한반도에 평화를” 벽화로 전한 마음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 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그렸습니다.”세계적으로 유명한 벽화 예술가인 트리스탄 이턴(39)이 최근 서울 동작구의 한 호텔 벽면에 ‘영원한 평화’라는 주제로 대형 벽화를 그려 이목을 끌고 있다. 이턴은 작품이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에 영구 전시될 정도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1일 상도동 핸드픽트호텔에서 만난 이턴은 “북한의 위협이 심각한데 각국의 리더들이 해결 방안을 내놓지 못하다 보니 이상한 현상(각종 도발)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며 한반도 정세에 적지 않은 관심을 보였다.작품의 제목을 ‘영원한 평화’라고 정한 이유에 대해서도 “북한의 핵 위협이 심화되고 있는 정세에 딱 맞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영원한 평화는 시간을 초월해 모든 사람에게 중요한 가치여서 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령인 괌의 존 F 케네디 고등학교에 벽화를 그린 뒤 한국에서 열리는 축제에 참여하러 간다고 가족들에게 알렸더니 가족들이 ‘미쳤느냐. 그 위험한 나라에 왜 가느냐’며 난리를 쳤다”고 전했다. 벽화의 크기는 가로 10m, 세로 50m에 달한다. 머리가 두 개인 용과 그 등에 탄 두 마리의 토끼가 그려졌다. 이턴은 “착한 용과 나쁜 용, 착한 토끼와 나쁜 토끼를 그린 것으로 선악의 대립을 표현했다”며 “그러나 결국 예술은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귀엽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턴은 전 세계 길거리 예술가들이 모여 다양한 예술작품을 선보이는 축제인 ‘파우와우’ 행사가 지난달 23일 처음으로 국내에서 열리면서 방한하게 됐다. 행사는 지난달 30일 종료됐지만, 이턴은 12층 높이의 호텔 벽에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 만만치 않아 작업을 하루 더 연장했다. 그는 “일주일 동안 매일 오전 7시에 곤돌라(승강장치)를 타고 올라가 한두 번 쉬면서 해가 질 때까지 작업을 했다”며 “비를 맞으면서도 쉬지 않고 그릴 수 있었던 것은 예술에 대한 ‘열정’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50m 높이의 벽화는 처음이다. 예술가에게 이만한 크기의 캔버스에 벽화를 그릴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큰 행운”이라면서 “그 특권을 단순히 예쁜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의미를 담아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벽화 작업은 무료로 진행됐다. 글 사진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노회찬 “박근혜, 일 1회 이상 변호인 접견…황제 수용생활 특혜”

    노회찬 “박근혜, 일 1회 이상 변호인 접견…황제 수용생활 특혜”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금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하루 1번 이상 변호인 접견을 하고 ‘생활지도 상담’을 이유로 서울구치소장과 12번이나 특혜성 면담을 하는 등 황제 수용 생활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아 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지난 8월 24일 기준으로 총 147회 변호인을 접견했다. 이 기간 박 전 대통령의 구금일수는 135일로, 변호인 접견 횟수가 구금일수 보다도 많다. 노 원내대표는 “변호인 접견은 헌법이 보장하는 피고인의 권리이지만 일반 수용자들은 변호사 비용 등 때문에 1일 1회 접견을 상상하기 어렵다”며 “국정농단이라는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돈과 권력이 있으면 매일 변호인 접견을 하며 ‘황제 수용생활’을 할 수 있다는 특권의 실상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구금된 동안 모두 24번에 걸쳐 교정공무원과 면담을 가졌다. 지난 4월 ‘특혜성 면담’ 논란이 불거졌던 이경식 서울구치소장과의 면담 횟수는 12번에 달했다. 평균 11일에 한 번 꼴로 이 구치소장을 만났다는 계산이다. 이와 관련해 노 원내대표는 “서울구치소 측은 면담 이유를 ‘생활지도 상담’이라고 밝히고 있다”며 “과연 서울구치소 수용자 중 생활지도를 이유로 이렇게 자주 소장을 만날 수 있는 수용자가 또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노 원내대표는 또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현재 TV, 사물함, 싱크대, 침구, 식기, 책상, 청소도구 등이 갖추어진 10.08㎡ 면적의 거실을 혼자 사용하고 있다”며 “일반 수용자의 1인당 기준면적은 2.58㎡인데 현재 전국 교정시설이 정원의 120%에 해당하는 인원을 초과수용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박 전 대통령은 사실상 일반수용자의 5배에 달하는 면적을 혼자 사용하는 ‘특혜’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원내대표는 오는 16일 만료되는 박 전 대통령의 구속기간과 관련해 “법원은 국정농단 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추가구속사유를 인정하고 박 전 대통령의 구속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서연 기자 w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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