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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직원에 키스하고 더듬고 상소리, 흑인 차별, 英 재벌 회장의 민낯

    여직원에 키스하고 더듬고 상소리, 흑인 차별, 英 재벌 회장의 민낯

    여성 간부 직원에게 키스하고 손으로 몸을 더듬고, “행실 나쁜 여자(naughty girl)”라고 말했다. 이 간부가 반발하자 회장님은 ‘비밀 유지 각서(Non-disclosure agreement·NDA)를 쓰자며 100만 파운드(약 14억 5000만원) 이상을 건넸다. 또 다른 여직원을 성희롱하고 얼굴을 손으로 만졌다가 역시 수십만 파운드를 주고 입을 막았다. 흑인 간부의 레게 머리를 조롱하는가 하면 “정글에서 창이나 던져라”고 모욕을 줬다가 역시 100만 파운드 이상의 비밀 유지 각서를 쓰자고 했다. 여성 직원은 헤드록(팔로 얼굴을 조르는 기술)을 당하고 가슴을 애무 당하자 회장님으로부터 수십만 파운드를 받았다. 남성 직원은 회장님이 던진 손전화에 맞아 한달 동안 유급 휴가를 보냈다. 영국 의류 브랜드 톱숍(Topshop)과 미스 셀프리지(Miss Selfridge), BHS, 버튼(Burton ) 등 전 세계 매장만 3000여 곳을 거느린 유통 재벌 아카디아(Acadia) 그룹을 이끄는 필립 그린 회장님의 민낯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경(卿) 호칭까지 받은 그의 행태는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지난해 10월 그린 회장이 5명의 직원에게 성희롱과 인종차별을 했고, 이들의 입을 막기 위해 돈을 주고 비밀 유지 각서를 쓰게 했다고 보도했다. 그린 회장은 텔레그래프의 보도를 막아달라고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실명을 공개하면 안된다고 판결했다. 결국 신문은 이름 대신 ‘재계 유력 인사’의 비위라고 보도했다.영국 사회에서는 누구인지 설왕설래가 분분했는데 피터 헤인 상원의원이 면책특권을 활용해 상원 발언을 통해 그린 회장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실명이 공개된 마당에 신문이 제기한 항소에 맞서 싸우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8일(현지시간) 소송 포기를 선언했고, 텔레그래프는 그린 회장의 실명과 함께 성 추문 및 인종차별 행위를 상세히 보도했다. 직원들 외에도 3년 전 아카디아 그룹 본사를 방문한 중국인 사업가에게 그린 회장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칭총(Ching Chong) 찰리?”라고 말했다. ‘칭총’은 서구인들이 중국인 등을 비하할 때 쓰는 인종차별 용어다. 그는 또 아시아 직원을 음식 이름인 ‘바지’나 ‘커리’ 등으로 부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그린 회장은 여전히 성희롱이나 성추행, 인종차별을 포함한 위법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법률 대리인은 “아주 열정적인 기업인으로서 때때로 지나치게 활기가 넘치거나 성급한 모습이 직원들에게 공격적인 모습으로 받아들여졌을 수는 있다”면서도 “그린 회장의 행동에는 어떤 위법도 없다”고 주장했다.런던의 부유층 거리인 ‘하이 스트리트의 왕’으로 통하는 그는 2000년 2억 파운드를 주고 사들인 BHS를 2015년 3월 단돈 1파운드에 매각해 1년 뒤 관리 체제를 거쳐 1만 1000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게 만들었다. 연금 기금 가운데 5억 7100만 파운드 손실을 불러왔다. 나중에 연금 관리 당국과 3억 6300만 파운드를 메워주는 것으로 타협했다. 당시 “자본주의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비판하는 이들이 많았다. 동영상에 나오듯이 그는 의회 청문회에서도 의원들을 향해 “이봐요들, 여려분은 항상 날 그런 식으로 봐왔잖아요. 안경이나 똑바로 쓰고 봐요. 그러면 제대로 알 수 있을텐데”라는 식으로 거침이 없었다. 그와 부인 크리스티나의 자산 가치는 포브스에 의해 38억 파운드(약 5조 5399억원)로 평가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표류하는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 재개’ … 학부모는 혼란, 사교육시장은 들썩

    표류하는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 재개’ … 학부모는 혼란, 사교육시장은 들썩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학부모 A(37)씨는 3월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이 집에서 받을 수 있는 영어 프로그램을 알아보고 있다. 유치원에서 방과후 수업으로 영어를 접해와서 초등학교에 입학해서도 방과후 영어 수업에 보낼 생각이었지만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한 방과후 영어 수업이 새학기부터 재개될지 불확실해져서다. A씨는 “아무것도 안 하려니 지금까지 영어를 접해왔던 흐름이 끊길 것 같다”면서 “학교에서 받을 수 있던 영어교육을 사교육으로 돌리려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금지됐던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 수업이 올해 재개될지 불투명해지면서 학부모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교육부가 방과후 영어수업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관련법 개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다. 자녀를 방과후 영어수업에 보내려던 학부모들이 사교육으로 눈을 돌리면서 영어 사교육 시장만 들썩이고 있다. 교육부 등에 따르면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 수업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선행학습금지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지난 1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상황에서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2월 임시국회 문턱을 넘더라도 학부모 수요 조사와 강사 선발 등에 소요되는 기간을 고려하면 3월 새 학기 시작과 동시에 수업이 이뤄지기에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다. 학교에서의 방과후 영어 수업 금지는 영어 사교육 시장의 수요와 마케팅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가 금지되자 영어학원과 영어교육업체들은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강의와 프로그램, 전집 등을 앞다투어 내놓은 바 있다. 한 유명 영어교육 업체는 지난달 7~9세가 가정에서 기초 영어를 공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방과후 영어 수업 재개 여부가 불확실한 틈을 타 홍보에 열을 올리기도 한다. 한 프랜차이즈 영어학원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초등 1, 2학년 방과후 영어 수업 재개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학부모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면서 “자녀의 영어 학습에 대한 상담을 해보시라”고 홍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초등 1~학년 방과후 영어 수업을 재개하면 사립초등학교와 공립초등학교 간 영어교육 격차가 커질 것이라며 정부의 방침에 반대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허용 방침을 밝히자 사립초등학교가 방과후 영어 몰입교육 프로그램을 앞다투어 내놨다. 때문에 방과후 영어 수업 금지 조치를 두고 사립초등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킬 예정인 학부모들 사이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높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방과후 영어가 허용되는 순간 사립초등학교에서의 과도한 영어교육이 부활할 것”이라면서 “‘사립초-국제중-특목·자사고’로 이어지는 특권교육 트랙을 강화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방과후 영어 수업 금지 조치가 공교육의 테두리 안에서 자녀의 영어교육을 해결하려던 학부모들마저 사교육으로 내몬다는 비판도 나온다. 공립초등학교에서의 방과후 영어수업을 필요로 하는 학부모들은 영어 사교육을 시키기에 형편이 여의치 않거나, 초등 저학년생에 대한 영어 사교육에 거부감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학부모 B(38)씨는 “학원에 보내면 체계적으로 영어를 배울 수 있겠지만 방과후 수업을 통해 영어에 친숙해지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도 많다”면서 “맞벌이 부부는 집에서 ‘엄마표 영어’를 하거나 방문교사가 오는 학습지를 시키기도 쉽지 않아 학교에서 하는 수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우후죽순 쏟아지는 ‘국회의원 이해충돌방지법’…‘제2의 손혜원’ 막을까

    우후죽순 쏟아지는 ‘국회의원 이해충돌방지법’…‘제2의 손혜원’ 막을까

    설 명절을 앞둔 정치권이 ‘국회의원 이해충돌방지법’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무소속 손혜원 의원,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 자유한국당 장제원·송언석·이장우 의원 등 소속 상임위원회와 관련된 국회의원의 사적 행위가 사회적 논란으로 불거지며 빚어진 풍경이다. 마치 지난 2016년 국회가 국회의원의 친인척 보좌진 채용과 출판기념회 금품 모금 논란 등으로 ‘국회의원특권내려놓기추진위원회’를 만들었던 열풍이 연상된다. 당시 친인척 보좌진 채용 논란으로 당 윤리심판원 중징계를 앞뒀던 서 의원은 탈당 후 복당했고, 출판기념회 시집 강매 논란으로 총선 불출마를 발표했던 노영민 전 의원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금의환향했다. 이번 국회의원 이해충돌방지 논란이 민심을 얻기 위한 임시 방편이 아닌 진정한 정치 개혁으로 이어지도록 국민적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지난 1일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손 의원을 겨냥해 공직자 이해충돌방지 법안인 ‘손혜원 방지 2법’(국회법·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당론 발의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국회의원의 이해충돌 방지 의무를 강화하고 제2, 제3의 손혜원 사태를 막기 위해 ‘손혜원 방지 2법’을 당론으로 발의했다”며 “국회의원이 해당 상임위원회 직무와 관련된 영리행위와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 개인이나 기관, 단체에 부정한 특혜를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소관 상임위 직무와 관련된 부동산 및 유가증권 등의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또 개정안은 상임위원이 해당 상임위 직무와 관련돼 이해충돌 방지 의무를 위반하거나 위반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 상임위원의 직계존·비속이 상임위 직무와 관련된 법인·기관 또는 단체의 임직원이나 사외이사인 경우 등 사적 이해와 관련돼 공정하고 청렴한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인정되는 경우 해당 상임위원이 될 수 없고, 국정감사나 국정조사에 참여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 표창원 의원도 설 연휴 이후 국회윤리법 제정을 추진하겠다며 지난달 31일부터 국회윤리법 초안을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하고 국민들의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표 의원은 “영국은 의회윤리청, 미국은 의회윤리실이라는 국회의원을 감사하는 기구를 이미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며 “대한민국도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지금이야말로 오히려 국회가 스스로를 혁신할 기회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국회윤리법은 국회의원이 준수해야 할 윤리규범을 법제화하고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감사할 별도의 독립적인 기구인 국회감사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도 지난 1일 국회의원의 이해충돌행위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공직자윤리법과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박 의원은 “국회의원이 경제적 이익 등 이해관계와 관련된 예산안 및 법안을 심사하면서 관련 기관을 압박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익 추구를 한다고 하더라도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공직자였던 사람은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후 3년간 근무했던 기관과 관련된 상임위의 위원으로 임명되지 못하게 함으로써 이해충돌행위의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개정안은 국회의원과 이해관계가 있는 예산이나 법안 심사 시 제척사유를 명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같은 상황 속에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는 오는 7일 여야 3당 간사 회동을 갖고 의원 징계안이 제출된 손 의원과 서 의원 등에 대한 처리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다. 여야가 설 명절 이후 민심에 따라 이해충돌 논란을 일으킨 자당 의원에 대한 엄중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국회의원 특권 폐지하라” 60대 남성 국회서 차량 분신

    “국회의원 특권 폐지하라” 60대 남성 국회서 차량 분신

    국회 안에 주차된 승용차에서 60대 남성 운전자가 국회의원 특권 폐지 등을 주장하며 분신하는 일이 벌어졌다. 1일 오전 8시 54분쯤 서울 국회의사당 앞 잔디밭에서 이모(63)씨가 분신해 승용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국회 직원들과 소방대에 의해 불은 3분 만에 꺼졌다. 이씨는 3도 화상을 입고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이씨가 승용차 안에서 스스로 불을 지르는 모습을 확인했다. 승용차 트렁크 안에는 휴대용 부탄가스통 25개가 발견됐다. 이 가운데 7개는 차량 화재로 폭발했다. 차 안에서는 이씨가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호소문 200여장도 발견됐다. 호소문에는 “촛불연대·태극기 부대는 반목하기보다 진정한 애국애족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국회는 국가의 심장과 같은데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문구가 적혔다. 또 “국회의원 특권 폐지하라”, “특수활동비, 입법활동비, 수많은 특혜를 폐지하라”, “적폐 국회가 바른 길을 가야 국가가 부강하고 국민이 평안하다는 것을 명심하라”는 등 국회를 비판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홍준표도 나선 한국당 전대…洪·吳·黃 ‘대선 전초전’ 양상

    홍준표도 나선 한국당 전대…洪·吳·黃 ‘대선 전초전’ 양상

    “文정권 폭주 못막으면 총선승리 멀어져” 黃·吳 겨냥 “도로탄핵당·웰빙당 막겠다” 심재철 “대표직 사퇴… 피선거권 없어” 黃, 천안함 기념관 방문 보수층 결집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다음달 27일 열리는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출마 여부가 불투명했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에 이어 홍 전 대표까지 출사표를 던지면서 한국당 전대는 판이 커졌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까지 한국당의 유력 대선주자 3명이 당권을 놓고 경합하는 대선 전초전 양상이 된 것이다. 홍 전 대표는 30일 서울 여의도 교직원공제회관에서 저서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에 이어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지 못하면 내년 총선 승리는 멀어진다”면서 “강력한 리더십으로 당을 정예화하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경쟁자인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을 겨냥해 “우리 당이 여전히 특권의식과 이미지 정치에 빠져 도로 병역비리당, 도로 탄핵당, 도로 웰빙당이 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 경력도 전혀 없는 ‘탄핵 총리’가 등장하면서 이 당이 ‘탄핵 시즌2’가 될 가능성이 생겨서 출마하게 됐다”며 “이번 선거는 홍준표 재신임 여부를 가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차기대선 후보자 선호도 조사에서 황 전 총리가 1위를 한 것에 대해선 홍 전 대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처음 나올 때도 지지율이 30%를 넘지 않았냐”며 “지지율은 허상”이라고 견제했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당대표에서 물러난 홍 전 대표는 미국에 다녀온 이후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적극적으로 활동해 왔다. 다만 한국당 내에선 대표직에서 중도 사퇴한 홍 전 대표에겐 피선거권이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심재철 의원은 “공직선거법에는 본인의 사퇴로 생긴 선거에 본인이 다시 출마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며 “당헌당규상 명문 규정은 없지만 법 상식에 맞는지 되물어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경기 평택 천안함기념관을 방문하고 서울에서 소통간담회를 여는 등 보수층 결집에 나섰다. 그는 홍 전 대표 출마에 대해 “한국당을 키우고 세우는 데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만나 후보자 간 룰 미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오 전 시장은 “합동연설회는 과거 돈 선거의 전형적 방식”이라며 “4회의 합동연설회보다 적은 TV 토론은 있을 수 없다”고 항의했다. 오 전 시장은 31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출판기념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당권주자로 거론돼 온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황교안 당대표 출마에 홍준표 “도로 탄핵당 회귀”

    황교안 당대표 출마에 홍준표 “도로 탄핵당 회귀”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자유한국당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 가운데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당이 다시 도로 탄핵당으로 회귀해선 안 된다”며 각을 세웠다. 홍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공개한 글에서 “이 당은 제가 탄핵의 폐허 위에서 당원들과 합심하여 일구어 낸 당”이라며 이 당이 다시 도로 탄핵당, 도로 국정농단당, 도로 친박당, 도로 특권당, 도로 병역 비리당으로 회귀하게 방치 하는 것은 당과 한국 보수·우파 세력에게 죄를 짓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숙고에 숙고를 거듭해 국민보수, 서민보수당으로 거듭나게 해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한편 황 전 총리는 이날 출마 선언을 통해 문재인 정부를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무덤에 있어야 할 386 운동권 철학이 21세기 대한민국의 국정을 좌우하고 있다”며 “이 정권과 손잡은 강성 귀족노조가 노동개혁을 가로막고,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하청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소득을 탈취하면서, 서민들의 삶은 나락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황 전 총리는 또 “한반도 평화의 시곗바늘이 거꾸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가 많은 국민들이 염려하고 있다”며 “김정은을 칭송하고 북한을 찬양하는 세력들이 광화문 광장을 점령하고, 80년대 주체사상에 빠졌던 사람들이 청와대와 정부, 국회를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서는 “사면이라는 것은 정무적인 판단”이라며 “국민의 여론과 여망을 종합해서 기회가 되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인터뷰 플러스] “간첩 잡던 열정으로 지역 봉사”

    [인터뷰 플러스] “간첩 잡던 열정으로 지역 봉사”

    망양휴게소는 외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이기도 하지만 지역의 랜드마크로 지역민들에게 사랑받는 곳이기도 하다. 이호영 망양휴게소 대표는 휴게소가 있는 울진에서 장교로 군 생활을 하고 이후로도 지역에 터를 잡아 오랫동안 지역민들과 함께 일해 온 인사다. 군인으로 국가와 지역을 위해 일하던 열성은 현재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특권이란 남을 위해 베풀 수 있는 권한”이라고 그의 말은 헌신적인 삶의 흔적을 보여준다. 이호영 망양휴게소 대표의 삶을 짧은 인터뷰로 함께 돌아봤다. →망양휴게소가 경북 동해안의 명소로 유명합니다. 휴게소는 언제 어떻게 시작하신 건가요. -저는 원래 군인 출신입니다. 83년도에 군 생활을 마치고 나왔고, 그 직전에 이 휴게소를 준비해서 82년에 오픈했어요. 지금 있는 건물은 3년 전에 새로 지은 건물이고요. 제가 이곳 울진에서 보안대장을 하고 있었는데, 이 국도 공사를 하는 걸 보면서 당시 건축과장에게 이 자리에 대해 들었습니다. 풍경도 좋고, 뭣이든 해보고 싶더라고요. 혼자 설계도 맡기고 뛰어다녔지만 행정 절차에 막혀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박정희 대통령이 휴게소 마련에 대한 의견을 냈고, 오래 준비해서 시작하게 됐지요. →장교 출신이시라면, 군에선 어떤 일을 하셨습니까. -울진 삼척이라고 하면 간첩들 많이 기억하시잖아요. 그런 간첩 잡는 작전 많이 했어요. 간첩 한창 올 때 여기 보안대장 했으니까. 그땐 젊어서 위험하고 무섭고 그런 것도 없었어요. 일단 간첩부터 잡겠다고 뛰었지. 헬기 타고 작전도 하고, 간첩이 산으로 도망간 걸 병력 데리고 직접 산 능선 타면서 잡고 그랬어요. 정말 국가를 위해 열심히 일했습니다. →사회가 많은 변화를 겪던 시기였지 않습니까. 지역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신가요. -삼청교육대가 있었던 시기가 있었잖아요. 지역에서 경찰서 수사과장이 간사로 들어오고 지방청장이 있고, 제가 그 아래에서 실무를 했어요. 그때 나는 이 지역에 오래 있었으니까 지역 상황을 다 알았죠. 그런데 교육대로 보낼 대상이 아닌 사람들이 막 들어오는 거예요. 그렇게 유치장에 다 가둬놓고 그랬지. 그러면 제가 전부 불러내서 물어봐요. 자기들이 얘기를 쭉 하는데 들어보면 교육 대상이 되는 사람이 없더라고. 그러면 다 훈방으로 풀어줬어요. 꼭 보내야 할 사람들만 보내고, 안 그런 사람들은 많이 내보냈습니다. 이게 특권이라면 특권이었죠. 그런데 특권을 가진 사람들은 특권의식을 가져야 해요. 그 권한이 있으면 그 권한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의식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국제인권옹호한국연맹에서도 활동하셨죠. 대구경북지구위원장을 지내셨는데, 그때도 일을 많이 하셨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맹 자체가 어려울 때였죠. 단체에 빚도 있었고요. 재정적인 상황을 제가 다 해결했어요. 내가 영남대학교 경영대학원을 나와서 그 인맥으로 도움도 받았고, 그렇게 활성화가 됐죠. 운영 안정도 그렇지만 저는 특별히 청소년 보호수감소에 많이 갔어요. 교육도 하고, 살펴보기도 했죠. 인권은 서로가 존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 사회는 아직 멀었습니다. 서로의 존중이 부족해요. 자기에게 조금만 거슬리는 얘기만 해도 갈등이 생기죠. 존중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요즘 청소년 폭력이나 사회에서의 성폭력 같은 것들이 모두 인권의 문제 아니겠어요. →울진에서 오래 일해 오셨습니다. 끝으로 울진 향우 후배들과 지역민들에게 남기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지역 발전을 위해 서로 돕는 마음가짐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군에서는 결국 군수가 가장 어른 아닙니까. 군수를 비롯해서 기관장들을 잘 도와서 울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면 좋겠어요. 지역민들이 잘 도와야 우리 울진이 발전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정태기 객원기자
  • 황교안 전대 자격 논란 격화… 黃, 출마 강행키로

    의총서 친박의원, 비대위 비판 욕설도 “지도부 어설픈 대응 논란 자초” 지적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2·27 전당대회 출마 자격을 둘러싼 자유한국당 내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비대위 회의에서 “당헌·당규를 형식주의 논리로 치부해도 된다는 얘기를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박관용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당을 위해 입당한 사람에 대해 ‘책임당원이 아니다, 맞다’는 형식논리로 접근하면 국민에게 욕을 먹게 될 것”이라고 발언한 데 대한 경고로 풀이된다. 비대위원들도 김 위원장과 뜻을 같이했다. 최병길 비대위원은 “당헌·당규는 모두에게 공정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호 비대위원도 “당헌·당규에 예외가 있다면 특권”이라고 지적했다. 현역 의원들은 반기를 들었다. 이만희 의원은 “당대표 출마 자격 관련 논쟁이 오가는 것은 보수통합을 바라는 국민 소망에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박덕흠 의원도 “비대위원이 예단하는 건 옳지 않으니 신중하라”고 지적했다. 설전이 가열되자 김 위원장은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시켰다. 갈등은 의원총회에서도 이어졌다. 친박(친박근혜)은 비대위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홍문종 의원은 황 전 총리의 출마 자격을 문제 삼은 김용태 당 사무총장을 향해 “김용태 이 XX는 잘라야 한다”며 욕설을 수차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논란에 개의치 않고 황 전 총리는 페이스북에 “내일 출마를 선언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내일을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 강원도당 간담회에서는 “당헌·당규에 정확하게 기록이 돼 있어 논란이 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지도부의 어설픈 대응이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국당 관계자는 “‘관리와 시스템의 보수’라는 당의 명성은 옛말이 된 것 같아 씁쓸하다”고 전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열린세상] 대학에서 ‘꿀강의’를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박주용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열린세상] 대학에서 ‘꿀강의’를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박주용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대학생들이 누리는 이상한 특권 중 하나는 공부로부터의 해방이다. 중ㆍ고등학교에 비해 수업은 물론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적다. 1909년부터 24년간 하버드대 총장을 역임한 애벗 로웰은 “새내기들은 어느 정도 지식을 갖고 입학하는데, 졸업생들은 거의 아무것도 가지고 나가지 않기 때문”에 대학이 지식의 전당이라고 풍자했다. 미국의 대학생 중 상당수는 지금도 그리 열심히 공부하지 않는다. 2018년 미국 대학생 학습 참여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57%의 대학생이 주당 15시간 이하로 공부한다. 한국의 대학생들도 고시나 취업 준비생을 제외하면 미국 대학생들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한국이나 미국 대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학점이 나오는 ‘꿀강의’가 많기 때문이다. 수업에 빠지지 않고 시험 때만 반짝 공부하면 학점이 잘 나오는 강의 말이다. 예습은 물론 복습을 거의 할 필요가 없는 이런 수업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자상한’ 선배로부터 ‘눈치 빠른’ 후배들에게 높은 ‘당도’로 추천된다. 현재 이루어지는 유일한 수업 효과성에 대한 평가인 강의 평가는 상황을 악화시키는 데 일조한다. 강의 종료 후 수강생들로부터 수집되는 강의 평가 결과에 대한 여러 실증적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이 결과를 완전히 무시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그것으로 강의의 효과성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예를 들어 실력을 향상시키는 강의보다 편하게 해 주는 강의를 학생들이 더 좋게 평가한다. 지적 능력 배양에는 실패와 훈련이라는 고통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런데 능력 배양을 위해 생각을 하게 하고 과제 부담이 높은 수업을 진행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강을 철회하거나 아니면 강의 평가 점수를 박하게 준다. 그리고 이런 평가 점수는 바로 교수의 교육 능력을 가늠하는 척도로 반영된다. 따라서 교수가 웬만큼 확신이 없으면 이런 수업을 지속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꿀강의’가 좋은 강의를 밀어낸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꿀강의’를 없앨 수 있을까. 필자의 제안은 권장 공부 시간을 정하게 하는 동시에 이에 맞게 수업이 진행됐는지를 강의 평가를 통해 확인하게 하자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대학 전체, 단과 대학, 혹은 학과 차원에서, 예를 들어 교양 과목의 경우 주당 수업 시간의 한 배, 전공 과목의 경우 주당 수업 시간의 한 배 반을 추가로 공부하도록 결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현재 교수에 따라 천차만별인 수업 부담이 어느 정도 균등해질 수 있다. 권장 시간을 정할 때 당사자인 대학생들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 그들의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논의의 편의상 위에서 제안한 것처럼 교양 수업은 수업 시간의 한 배로, 전공 수업은 1.5배로 정해졌다고 하자. 현재 학생들은 주당 3시간 수업을 6과목 정도 듣는다. 편의상 이 중 4과목은 전공, 2과목은 교양을 듣는 학생을 가정해 보자. 이 학생은 주당 수업 18시간 외에 전공 4과목을 위해 각각 4.5시간 총 18시간, 교양 2과목을 위해 3시간씩 총 6시간을 공부해야 한다. 결국 주당 총 42시간을 공부해야 하는데, 하루에 수업을 포함해 8시간 정도 공부하고 저녁과 주말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된다. 물론 원할 경우 그 시간에 공부해도 된다. 이 정도가 적절한지 아니면 늘리거나 줄여야 할지에 대해서는 실행한 다음 보완해 갈 수도 있다. 교수는 권장 공부 시간에 해결할 수 있는 과제를 제시하고, 완수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지금도 매주 이렇게 하는 교수들이 있기는 하지만, 점검에 시간이 많이 들어 그 수는 매우 적다. 다행히도 과제 완수 여부는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해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수업에서 권장 시간이 준수됐는지를 묻는 문항을 강의 평가에 포함시켜야 한다. 과제가 너무 많거나 적은 수업의 평가 점수가 낮아지게 하고, 필요할 경우 다른 문항보다 이 문항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교수도 평가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이상의 제안은 단지 ‘꿀강의’를 없애기 위한 것이 아니라 대학 수업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대학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이라는 말은 연구뿐만 아니라 교육에도 해당된다.
  • 서울시장 대권가도 공식 된 ‘건설행정’

    서울시장 대권가도 공식 된 ‘건설행정’

    새 광화문광장 설계안을 두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장의 대권가도 공식이 된 ‘건설행정’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25일 행안부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21일 새로운 광화문광장 설계안을 발표했다. ‘촛불 혁명의 성지’인 광화문광장을 지금보다 4배 가까이 넓히겠다는 취지다. 광화문 앞에 3만 6000㎡ 규모 역사 광장이 들어서 기존 세종대로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까지 밀려난다. 광화문 앞에서 세종대로와 T자로 교차하는 사직·율곡로는 남쪽으로 꺾여 우회한다. 이 우회도로가 정부서울청사 건물과 그 주변에 영향을 주게 된다. 서울시의 계획대로라면 정부서울청사 가운데 4동을 철거하고 청사 앞 도로와 주차장이 모두 광장으로 바뀌게 돼 사실상 정부부처 운영 기능을 잃어버린다. 청사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행안부는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서울시가 ‘집주인 허락도 없이 남의 집을 허물겠다고 발표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보고 있어서다. 김 장관은 한겨레신문 인터뷰에서 “서울시의 설계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없다. 협의 과정에서 우리가 안 된다고 수차례 이야기했는데 합의도 안 된 사안을 그대로 발표하는 경우가 어디 있나. 그냥 발표해서 여론으로 밀어붙이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세상에 절대 안 되는 일이 어디 있겠느냐”며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특히 청와대와 협력해 쭉 추진해왔던 일이다. 그런데 장관님이 무슨 뜻에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거대도시 행정가라면 누구나 랜드마크 남겨고 싶은 유혹 커”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은 박 시장이 “광장을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취지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관가에서는 이번 계획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일군 청계천 복원사업과 비교하며 박 시장의 ‘대권가도 프로젝트’로 보는 분위기다. 이 전 대통령 이후 역대 서울시장들은 자신의 가치를 높여 대선에 도전하고자 ‘건설행정’을 선택했다. 그렇다면 왜 서울시장들은 랜드마크를 만들기 위해 토목공사에 매진할까. 건설업계에서는 “우리나라 산업구조가 과거보다 많이 고도화됐지만 여전히 건설산업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고 말한다. 지자체가 거대 토목사업을 하나 벌이면 해당 건설업체와 협력업체, 그리고 이곳과 거래하는 은행과 음식점, 주유소, 인력시장 등 전방위에 영향을 미쳐 자연스레 발주자인 지자체장에 대한 긍정적 분위기가 조성된다는 것이다. 서울시장은 다른 지자체와 견줄 수 없을 만큼 강력한 재원을 바탕으로 이런 사업들을 원하는대로 펼칠 수 있는 ‘특권’이 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서울시장 같은 거대도시의 행정가가 재임 중 자신의 치적을 남겨두려고 하는 것은 누구도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라고 설명했다.건설회사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이명박 전 시장은 청계천 복원 공약을 내세워 2002년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2003년 7월 시작해 2005년 9월 완공했는데, 6㎞ 구간에 생태하천을 복원하는 공사비로 3600억원을 썼다. 1m당 6000만원이 들어간 셈이다. 지금도 지하수를 끌어오는 전기료 등 유지관리비가 연간 약 80억원에 달한다. ‘생태하천을 가장한 인공하천’, ‘돈 먹는 하마’ 등 비난이 있지만 서울의 경관을 바꾼 이정표임은 분명하다. 결국 이 전 시장은 청계천 조성 사업 성과를 인정받아 대통령에 올랐다. 건설업계에서는 이 전 대통령이 청계천사업 예산을 마련하고자 서울지하철 9호선 공사비를 일부 전용했다고 말한다. 청계천 공사비용과 지하철 안전을 맞바꾼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는 “9호선은 대수층(물을 보유한 지하층)을 통과해 위험요소가 있다.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안전도가 떨어져 30~40년 뒤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서울의 면모를 바꾸겠다며 ‘디자인 서울’과 ‘한강 르네상스’ 등의 대규모 사업을 벌였다. 2009년 8월에는 광화문광장을 확장해 일반인에게 개방했다. 2011년 8월 시장직을 건 무상급식 찬반 투표에 실패해 사퇴하지 않았다면 그는 임기(2006년 7월~2011년 8월) 중 가장 많은 토목공사를 벌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토목공사 안 한다”던 박원순 시장도 건설행정 나서 박원순 시장은 2011년 10월 선거에서 당선됐다. 당시 오 전 시장이 벌여놓은 대규모 건설사업에 대한 반발로 승리한 측면이 있다. 이 때문에 박 시장은 당선 때만 해도 “토목공사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는 재임 초기 오 전 시장이 했던 모든 사업을 철회시켰다.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사업이 대표적이다. 당시 문화계에서는 “제대로 된 오페라극장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이 사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실망감을 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박 시장도 시간이 지나자 생각이 바뀐 것 같다. 대권 도전에 건설행정을 활용한 전임 시장들의 전철을 따라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건축업계에서는 박원순 시장이 서울역 고가도로나 광화문 재조성 사업처럼 현상공모 형식을 활용해 디자인을 중시하는 프로젝트를 좋아한다고 전한다. 2013년 7월에는 경전철 사업을 들고 나왔다. ‘시민의 발’, ‘서민을 위한 복지’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지난해 7월에는 시범아파트 등을 초고층으로 재개발하는 등 여의도를 신도시급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도 문재인 정부 지지율에 발목을 잡고 있는 서울지역 부동산 가격 폭등이 그의 입에서 시작됐다. 이창원 교수는 “우리나라 유권자들은 행정시스템 등 소프트웨어 개선보다는 토목, 건설사업을 통해 눈에 잘 띄는 하드웨어 개선을 선호한다. 정치인들도 이런 현실을 정확히 알고 대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30억 이상 부자 집중 관리”… PB센터서 입시 설명회·자녀 맞선도

    “30억 이상 부자 집중 관리”… PB센터서 입시 설명회·자녀 맞선도

    하루 방문 고객 10명 내외·ATM도 없어 맞춤 투자 제시·상품 수익률 현황 보고 도서관·감상실 운영 등 ‘VIP 유치’ 경쟁“처음 방문한 고객이 불쑥 ‘상품에 가입하겠다’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성공한 사업가, 의사와 같은 고소득 직군, 토지 보상 지역 주민 등 자금을 맡길 만한 신규 고객을 찾기 위해 열심히 발품을 팔고 있습니다.”(임은순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PB팀장) 은행의 자산관리전문가(PB)센터에는 부자도 ‘보통 부자’가 아닌 사람들이 모인다. 금융자산이 5억원 이상이어야 PB센터 고객이 될 수 있고, 시중은행들은 보통 30억원 이상 맡기는 고객들을 집중 관리한다. 자산가들은 소중한 내 돈을 어떻게 굴릴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세련된 공간에서 우아하게 자산관리를 받고 해외여행 예약, 자녀 맞선까지 해결한다. 돈만 있다면 PB가 하나부터 열까지 알아서 해주는 ‘부자의 금융’을 직접 체험해 봤다. 24일 국민은행 압구정PB센터를 방문했다. 서울 강남구의 대표 부자 동네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와 한양아파트 단지 사이 교차로에 있다. 보통 은행과 달리 건물 외벽에 ‘국민은행’을 알리는 커다란 간판이 없다. 일반 고객은 은행이 있는지 모르고 지나칠 정도다. 하루 방문 고객도 10명 내외다. 입출금 등 거래가 가능한 창구도 세 개가 있었지만, 앉아 있거나 기다리는 고객은 없었다. 이 창구에서는 PB 고객들이 상담하러 왔다가 세금을 내는 등 업무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보통 은행 영업점에 있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도 없었다.이날 국민은행의 대표 ‘스타 PB’인 임은순(42) 팀장에게 모의 상담을 받았다. 금융자산 30억원을 가진 자산가로 가정했다. 본격적인 상담 전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성향 분석을 했다. 나이, 수입, 투자 경험, 투자 기간, 감수할 수 있는 손실 수준 등 몇 가지 항목에 답하니 ‘위험중립형’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성향에 맞는 모델 포트폴리오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국내 채권 44%, 해외 채권 21%, 국내 주식 8%, 선진국 주식 7%, 신흥국 주식 20%로 나눠 투자하는 게 좋다는 결론이 나왔다. 하지만 임 팀장은 현재 금융시장이 불안하기 때문에 3개월 정도 현금을 최대한 보유한 이후 자산 재배분(리밸런싱)을 하자고 제안했다. 또 자산의 50% 정도는 주가연계증권(ELS)이나 부동산펀드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했다. 기대수익률은 연 5% 내외였다. 상품에 가입하고 나면 매달 말 수익률 현황을 문자메시지로 보내 준다. 조정이 필요하면 알아서 연락을 주기 때문에 매일 변하는 시황에 예민할 필요가 없다. 임 팀장이 관리하는 고객은 40명 정도, 관리 자산은 총 1800억원이다. ‘VVIP’의 경우 월말마다 직접 찾아가 수익률을 보고하기도 한다. 은행의 ‘VIP 고객 모시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끈 드라마 ‘SKY캐슬’에는 은행이 VIP 고객과 입시 코디네이터를 연결해 주는 장면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PB센터장은 “특권층을 대상으로 그런 행사를 한다면 사회적 지탄을 받아 마이너스 효과가 더 크다”면서도 “‘SKY캐슬’ 방영 이후 고객 수요가 저 정도라면 입시 관련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와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신한은행은 1년에 두 번 우수 고객 대상으로 입시 설명회를 연다. 250명을 선착순 모집하는 이 행사는 순식간에 마감된다. PB센터에 문화생활을 더한 ‘은행 같지 않은 은행’도 대세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하나은행 플레이스원 빌딩은 PB 고객들의 ‘아지트’다. 문어 빨판처럼 생긴 독특한 건물 외관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3000권의 책을 소장한 도서관뿐 아니라 음악감상실도 있어 최근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흥행 이후 퀸의 CD를 빌려 들은 고객이 많다고 한다. 플레이스원에 있는 PB센터는 매달 마련된 문화 프로그램에 따라 인문학 세미나를 듣는 강의실로, 전시회가 열리는 미술관으로, 힙합 공연을 즐기는 콘서트장으로 변한다. 이재철(50) 하나은행 클럽원PB센터장은 “고객들이 처리할 업무가 없어도 자주 편하게 들를 수 있는 공간”이라고 강조했다.하나은행은 ‘부자 영업’에 강점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자녀 맞선 주선을 가장 먼저 시작했고, 최근에는 해외여행 추천·예약 서비스도 도입했다. 하나은행은 PB고객들이 원하는 맞춤형 상품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이성아(47) 클럽원PB센터 부장은 “미·중 무역분쟁, 금리 인상, 금융위기 10년 주기설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고객들의 불안 심리가 큰 시기여서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상품을 발굴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외국 정부나 공공기관 등 우량 차주가 임대료 등을 내는 구조의 상품을 만들어 주식시장의 변동성과 관계없이 수익을 올리는 전략이다. 우리은행은 거액 자산가의 관심사에 맞춰 ‘상속·증여 전문 영업점’ 50개를 운영하고 있다. 증여 영업을 강화해 PB 고객의 가족도 신규 고객으로 유치하는 선순환을 만들어 내는 셈이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사설] 선거제 개혁, 한국당은 당론 정해 협상에 임하라

    바른미래·정의·민주평화당 등 야 3당이 어제 의원 정수를 330석으로 확대하고 정당득표율에 비례해 의석을 배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협상안을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1일 지역구 의원은 200석으로 줄여 소선구제로 뽑고, 비례대표 100석로 늘려 권역별 비례대표제로 각각 선출하는 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여당 포함 4당이 늦게나마 구체적인 개편안을 협상 테이블에 올린 것은 다행이다. 다만 거대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당론을 정하지 않고 있어 논의가 제대로 진행될지 걱정이 앞선다. 민주당과 야3당의 안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취지나 국민 여론을 고려할 때 보완할 점이 적지 않다. 우선 민주당 안은 의원 정수를 늘려선 안 된다는 여론을 존중해 300석을 유지하고,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소지역과 광역지역의 대표성이 균형을 이루도록 한다는 취지를 담았다. 하지만 정당 득표율의 절반에 해당하는 의석만 우선 배분하는 준연동제 등 연동 수준을 크게 낮춘 3가지 안을 복수로 제시했다. 의원 정수 확대에 거부감이 큰 국민을 존중하는 것은 옳지만, 비례대표제 도입 취지를 희석시킨다는 점은 보완이 불가피하다. 야 3당 안은 정당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모두 배분하는 완전한 형태의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핵심이다. 하지만 의원 정수 300석을 그대로 둔 채 이를 시행하면 지역구 의석이 70석 이상 줄어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의원 정수를 330석으로 늘려 지역구 감소 폭을 줄임으로써 현역 의원들의 저항을 줄이려고 했다. 문제는 국민 정서다. 많은 국민은 온갖 특권을 누리면서 정쟁만 일삼는 국회의원은 단 한 명도 늘려선 안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에 야 3당은 의원수는 늘리더라도 세비 감축 등으로 국회 예산을 동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의원수를 더 조정하고 국민을 설득한다면 의미 있는 개혁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가장 큰 문제는 한국당의 느긋한 태도다. 한국당은 당론도 없고, 민주당과 야 3당의 개혁안 논의도 현실성이 없다며 거부하고 있다. 정당득표율을 비례대표에 반영하면 의원 정수 확대가 불가피한데 국민 여론에 반하고, 반면 큰 폭의 지역구 감축이 불가피한 민주당 안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게 이유다. 게다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현행 대통령 중심제와 안 맞는다는 입장도 여전하다. 선거제 개혁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한국당은 지금이라도 당론을 정해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지난 연말 한국당을 포함한 여야 5당이 선거구제 개편을 1월에 처리하겠다고 했던 대국민 약속을 지켜야 한다.
  • [서울광장] 문재인 정부의 ‘엑스맨’들/임창용 논설위원

    [서울광장] 문재인 정부의 ‘엑스맨’들/임창용 논설위원

    ‘박근혜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기 한 달여 전인 2016년 11월 이 자리에 ‘촛불의 이면엔 허기가 있다’란 칼럼을 썼다. 촛불을 댕긴 것은 국정을 농단한 ‘박근혜·최순실’ 세력이지만, 그 이면엔 4년간 겹겹이 쌓인 부조리와 파탄 지경의 민생이 있다고 진단했다. 촛불은 공정사회에 허기진 민초들의 반란이며, 상식과 합리가 존중되는 사회를 향한 국민의 갈망을 담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후 박근혜는 탄핵됐고, 촛불정권을 자임한 새 정부가 다음해 5월 들어섰다.그렇게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임기 중반을 향해 치닫고 있다. 넘실거리던 촛불 물결이 눈앞에 선한데 벌써 반환점을 바라본다. ‘이게 나라냐’고 들고 일어난 민초들이 세운 정부이기에 거는 기대 또한 역대 어느 정권보다 컸다. 그렇다면 질문해 보자. 문재인 정부는 촛불을 들었던 민초들의 염원을 올곧게 받들어 나아가고 있는 걸까. 질문에 답하기 위해 굳이 급락한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 수치를 꺼내 들 필요도 없다. 아무리 돌아보아도 상황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고, 사회적 갈등은 여전히 끓어 오르고 있으니 말이다. 지난 1년 8개월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던 걸까. 2017년 5월 문 대통령이 비장하게 읽던 취임사를 소환해 본다. 핵심 키워드는 통합과 공정, 민생과 일자리, 한반도 평화였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문 대통령의 약속은 감동을 넘어 숙연함마저 느끼게 했다. 그것은 공정사회에 허기진 민초들이 가장 듣고 싶은 해답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약속대로 공정사회 건설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내달렸다. 특히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질주는 거침이 없었다. 평창 겨울올림픽을 시발점으로 한 문 대통령의 평화외교는 세 번에 걸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견인했고, 한반도 비핵화로 가는 디딤돌을 놓았다. 불과 1년 2개월 전 남북 및 북·미 관계가 일촉즉발의 살얼음판을 걸었던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진전이다. 남북 문제에 관한 한 문재인 정부는 나무랄 데가 없을 정도로 잘해 나가고 있다. 공정사회를 향한 발길도 처음엔 힘차 보였다. 이전 정부에서 공정사회를 무너뜨린 거대 국정농단 세력들을 적폐란 이름으로 청산해 나갔다. 국민이 맡긴 권력을 남용해 온갖 특권과 이권을 누리고 반칙을 행한 세력들이 무 동강이처럼 잘려 나갔다. 어려워 보이던 사법적폐 청산도 고지가 보인다. 그야말로 쾌도난마였다. 하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공정사회에 주린 배를 부여잡고 있다. 대체 이유가 뭘까. 적폐는 청산 못지않게 쌓이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한데 지금의 적폐청산은 지나치게 과거에만 매몰돼 있다. 대표적인 게 전혀 달라지지 않은 낙하산 인사다. 바른미래당은 지난해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 임원 364명 중 44.1%인 161명이 낙하산 인사라고 밝힌 적이 있다. 숫자로만 보면 박근혜 정부 때 못지않다. 특히 전문성을 무시하고 코드만 중시한 낙하산 인사들이 주요 공공기관 수장과 감사 자리를 차지하면서 조직을 멍들게 하고 있다. KTX 강릉선 탈선 사고, 고양시 백석역 온수관 파열 사고 등은 전문성을 무시한 마구잡이 낙하산 인사의 부작용이란 지적이 많다. 부정채용과 고용세습이 여전히 근절되지 않는 것도 낙하산 인사 탓이 크다. 기관장이나 감사 스스로 ‘캠코더 인사’로 부적절하게 자리를 차지했으면서 무슨 낯으로 공정성을 내세워 고용세습을 막을 수 있겠는가. 한국갤럽이 지난해 말 실시한 문재인 정부의 주요 분야별 정책평가 결과 공직자 인사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28%에 불과했다. 국정 운영 평가에 부정적인 사람의 70%가 ‘인사를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마구잡이로 꽂히는 낙하산 인사, 부동산 투기와 위장전입 등 공정함과는 거리가 먼 인사들의 중용에 대한 반감이 컸다. 악화된 경제 상황 못지않게 잘못된 인사가 대통령 지지율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라고 문 대통령이 천명했음에도 이들은 야금야금 새 정부의 공정성과 도덕성을 갉아먹고 있다. 대통령에게 충성을 바치는 듯하지만, 결과적으론 국민의 신뢰를 잃게 하는 ‘엑스맨’과 다를 게 없다. 게임에서의 엑스맨은 스스로 엑스맨이라는 걸 알지만, 이들은 그 사실조차 모른다. 결국 엑스맨들을 쳐내 바로잡는 일은 문 대통령의 몫이다. 약속한 대로 결과가 정의로우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sdragon@seoul.co.kr
  • 대법원 ‘김장겸 성추행범 잘못 지목’ 조응천 의원 ‘500만원 배상’ 확정

    대법원 ‘김장겸 성추행범 잘못 지목’ 조응천 의원 ‘500만원 배상’ 확정

    김장겸 전 MBC 사장을 성추행범으로 잘못 지목했던 조응천(57)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장겸 전 사장에게 위자료 500만원을 배상하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김장겸 전 사장이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가 훼손됐다’며 조응천 의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김장겸 전 사장에게 500만원을 지급하라’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조응천 의원은 2016년 6월 30일 대법원의 국회 업무 보고 당시 보도자료를 내고 성추행 전력이 있는 MBC 고위 간부가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다고 폭로했다. 당시 조응천 의원은 김장겸 전 사장이 성추행으로 정직 2개월 징계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회의 발언을 녹화한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조응천 의원은 잘못된 사람을 지목했다며 하루 만에 정정 보도자료를 내고 사과했다. 재판에서는 조응천 의원의 발언과 녹화 영상 게시가 국회의원의 직무상 발언에 해당해 면책특권의 대상이 되는지가 쟁점이 됐다. 1·2심은 “면책특권은 국회의원이 국민의 대표자로서 국회 내에서 자유롭게 발언하고 표결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조응천의 행위는 국회 내에서 자유로운 발언과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500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대법원도 “국회의원의 직무상 발언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따. 한편 MBC 측은 민사소송과 별도로 조응천 의원을 형사 고소했지만, 검찰은 2017년 12월 조응천 의원에 대해 일부 공소권 없음으로, 일부 혐의 없음으로 처분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새해 분양 마감 앞둔 ‘담양첨단문화복합단지 양우내안애 퍼스트힐’ 이목 집중

    새해 분양 마감 앞둔 ‘담양첨단문화복합단지 양우내안애 퍼스트힐’ 이목 집중

    지난해 12월 11일부터 개정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추첨제 물량의 75%를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고 분양권과 입주권 소유자는 무주택자에서 제외하는 등 무주택자 범위가 좁아지며 신년 분양시장이 무주택자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로 인해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우수한 입지의 신규 공급 아파트는 프리미엄 형성을 기대하고 청약통장을 사용하는 청약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새해 초에도 전국 핵심 입지에 공급되는 아파트들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담양군 최초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 ‘담양첨단문화복합단지 양우내안애 퍼스트힐’의 분양이 마감을 앞두고 눈길을 끌고 있다. 담양첨단문화복합단지 양우내안애 퍼스트힐은 1단지 전용면적 59㎡ 40세대와 84㎡ 258세대, 95㎡ 24세대 등 총 322세대와 2단지 전용면적 59㎡ 96세대(임대)와 84㎡ 262세대 등 총 358세대로 구성된다. 특히 이번 분양은 아파트 시세가 이상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는 광주광역시 수요자들의 이목도 집중시키고 있다. 이는 담양첨단문화복합단지와 인접한 광주 지역 전세매매전환 수요자들이 담양첨단문화복합단지 양우내안애 퍼스트힐을 정조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양우건설이 담양첨단문화복합단지 A1, A2BL에서 선보이는 이 아파트는 높은 실계약률을 기반으로 분양에 속도를 내고 있는 청약제도 개편 전 마지막 수혜단지로 1차 계약금 500만원, 중도금 무이자의 혜택이 제공되는 가운데 전매 제한은 없다. 광주광역시 생활권을 공유하므로 광주 출∙퇴근이 용이한 단지는 광주를 10분대에 오갈 수 있는 13번 국도가 인접해 광주 동시 생활권이 갖춰졌으며 담양첨단문화복합단지 단독주택용지에 대규모 입주 예정인 기아차 광주공장, 광주 KBS 직원주택조합 등의 직주근접을 만족시켰다. 이외에도 장성군, 순창군, 광주광역시 등 광역 접근성이 뛰어나고 담양 공용버스터미널이 단지 가까이 위치한 가운데 광주공항 30분, KTX 송정역 40분대 접근이 가능한 대중교통망도 확보했다. 뿐만 아니라 단지 인근에 글로벌 명문 교육시설인 ‘페이스튼 담양캠퍼스’가 오는 2022년 개원 예정으로 담양첨단문화복합단지 양우내안애 퍼스트힐 입주민들에게 수준 높은 글로벌 명문교육을 누릴 수 있는 특권도 제공된다. 병풍산을 비롯해 고가제와 근린공원, 어린이공원 등 풍부한 녹지가 계획된 숲세권 아파트 첨단문화복합단지 양우내안애 퍼스트힐은 에코 라이프를 영위할 수 있으며 도심의 편의성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다. 또한 양우건설의 특화설계가 적용된 실내에는 4~5베이 혁신평면이 도입돼 주거 만족도를 높였으며 전 세대 남향 배치(일부 세대 제외)를 통해 쾌적한 단지를 조성했다. 한편 자족생활이 가능한 담양첨단문화복합단지 내에는 양우내안애 퍼스트힐과 고급주택 772세대, 페이스튼 담양캠퍼스(2022년 개원 예정), 문화시설, 커뮤니티시설, 병원(예정), 상업지구가 들어설 예정으로 담양군청, 담양공공도서관, 담양경찰서, 광주지방법원 담양지원 등의 생활 인프라도 가까이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담양첨단문화복합단지 양우내안애 퍼스트힐의 견본주택은 광주광역시 서구 마륵동 164-8번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관련 정보 확인 및 문의는 홈페이지와 대표전화로 가능하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정동영, “국회의원 세비 50% 삭감, 비례대표 당원 투표, 국민소환제 도입“ 제안

    정동영, “국회의원 세비 50% 삭감, 비례대표 당원 투표, 국민소환제 도입“ 제안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16일 국회의원 세비 50% 삭감과 비례대표 당원 투표 선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을 제안하며 이를 통해 의원정수를 360명으로 늘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정 대표는 이날 여의도 한 식당에서 가진 신년기자회견에서 “선거제도 개혁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대표는 “국회의원 연봉을 2019년 4인가구 중위소득인 월 461만 3536원에 맞추겠다”며 “중간 수준의 연봉을 받는 것은 예산 절약을 넘어 특권형 의원에서 시민형 의원으로 태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비례대표 공천을 전 당원 투표로 선출하겠다”며 “모든 정당이 따르도록 공직선거법에 명시해야 한다. 기득권 엘리트를 충원하는 폐쇄적 공천방식은 이제 끝내 비례대표 공천에 대한 분신을 완전히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 대표는 “문제투성이 국회의원을 임기 내내 두고 보는 것은 국민 입장에서는 속이 터지는 일”이라며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제를 도입해 국민 무서워하는 정치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선거제도 합의안 도출을 1월말까지 마쳐야 한다”며 “만약 국회가 이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대통령 직속으로 시민의회 300명을 구성해 시민집단지성으로 개혁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논의 외의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정 대표는 민주당 입·복당을 시도했다 좌절된 무소속 이용호·손금주 의원에 대해 “그 분들이 저희와 함께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길을 갔더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앞으로 일정기간 냉각기를 가진 뒤에 평화당과 함께 할 수 있는 길은 열려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바른미래당과의 정계개편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사실 같은 식구들이라서 한솥밥 먹었기 때문에 언제라도 같이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문재인 부동산 정책, 노무현 정부 비해 효과 없고 의지도 약해

    문재인 부동산 정책, 노무현 정부 비해 효과 없고 의지도 약해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이 노무현 대통령 때에 훨씬 못 미친다고 비판한 신간이 나왔다. 노 전 대통령이 ‘부동산은 한국사회의 근본 문제’라는 인식 아래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했지만,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 해결 의지조차 제대로 피력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토지주택위원장, 토지정의시민연대 정책위원장 등을 지낸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경제통상학부 교수의 신간 ‘부동산 공화국 경제사’(여문책)는 해방 이후 정권별 부동산 정책을 분석한다. 전 교수는 “해방 후 농지개혁을 시행해 ‘평등지권(모든 사회 구성원이 토지에 평등한 권리를 가짐)’을 실현하면서 대한민국이 고도성장할 수 있었다”며 “박정희 정권이 시행한 강남 개발 등 잘못된 부동산 정책이 불로소득만 바라보는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강남 개발에 관해 “국토개발의 청사진을 구현한다고 내세웠지만, 실은 경부고속도로 용지 확보와 정치자금 마련이라는 엉뚱한 목적을 위해 추진한 것”이라며 “강남 지역을 아파트 밀집 지역으로 만들면서 지가 폭등을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이때 본격적으로 시작한 부동산 투기가 이후 10년을 주기로 계속 일어났으며, 강남개발 이후 한국 사회가 ‘불로소득을 좇는 사회’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역대 정부 가운데에는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가장 높은 평가를 내렸다. 특히 보유세를 대폭 강화하기 위한 노력에 주목했다. 전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은 보유세 강화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불황에도 부동산 경기부양책을 쓰지 않았으며, 부동산 과다보유자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중과하고, 실거래 제도를 도입해 부동산 거래의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등 혁신적인 제도와 이를 임기 말까지 추진하는 등 의지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주장하는 이들에게는 “집값을 못 잡았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시 유례없는 유동성 확대로 전 세계에서 부동산 값이 폭등했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 폭이 낮았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은 비판”이라고 반박했다. 여기에 2005년 8·31 부동산정책에 관해 ‘세금폭탄’이라며 깎아내리는 데에 혈안이 된 보수 일간지의 공세, 당시 이헌재 경제부총리와 여당이 종합부동산세 원안을 약화하는 데에 열을 올린 점도 문제로 거론했다. 반면 문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에 관해서는 “노무현 정부 정책과 유사한 점이 많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반박하고 “2018년 10월까지 10차례 발표한 정책들은 단기 시장 조정과 주거복지 정책 정도가 전부”라고 평가했다. 노 전 대통령의 보유세 정책이 지금까지 유지됐다고 가정할 때, 문 대통령의 정책으로는 보유세가 3분의 1 미만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통계도 들었다. 또 지난해 발표한 9·13 부동산정책에 관해서는 “단기 시장 조절 측면에서 보더라도 대책이 대부분 투기 지역, 투기 과열지역, 조정대상지역과 같은 규제지역 중심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비규제지역으로 투기 불길이 옮겨 붙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 교수는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이 부동산 문제를 잡으려면 부동산을 주거권 관점에서 접근하고, 과도한 불로소득주의자에 관한 강력한 제도개혁을 임기 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시장친화적 토지공개념을 헌법에 명시하고, 국토 보유세와 기본 소득을 결합하는 새로운 방안으로 보유세를 강화하는 방안 등을 들었다. 나아가 보유세의 원리를 모든 종류의 특권으로 확장하는 ‘특권과세’ 강화도 제안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백종천의 한반도 기상도] 2019년에는 북한 비핵화의 진전을 기대한다

    [백종천의 한반도 기상도] 2019년에는 북한 비핵화의 진전을 기대한다

    2019년 1월 1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가 나오자 북한 비핵화에 대한 관심이 더 한층 고조됐다. 지난해 6월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북한은 북한 비핵화를 동인할 수 있는 전략적 합의를 했음에도 후속 고위급회담이나 실무회담조차 열지 못하고 ‘기싸움’만 하다 시간을 잃고 말았다. 다행히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밝히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화답함으로써 북한 비핵화의 진전을 기대하게 됐다.2018년이 한반도 평화의 빗장을 푸는 해로 기록됐다면 2019년은 한반도 평화의 대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평화의 대행진을 출발한 해로 기록되기를 기대한다. 북한 비핵화를 진전시켜 한반도 평화의 대문을 활짝 열 수 있는 주역으로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꼽을 수 있다. 우선 지난 8일 4차 북·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 역할론이 크게 부각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협상은 캐릭터와 시스템의 대결이 될 것이다. 김 위원장은 북한 체제의 특성상 절대적 권력을 배경으로 자유스런 입장에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정치 체제의 특성상 독자적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구조 안에서 대통령의 특권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성격의 소유자다. 시리아 주둔 미군의 철군 결정을 독자적으로 결정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의기만 투합하면 2차 정상회담에서는 보다 진전된 비핵화 방안에 합의할 수 있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의 변수를 넘어 상수로 작용한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고차원적 전략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던 중개자 또는 촉진자 역할을 넘어 명실상부한 당사자 역할을 적극 수행해야 한다. 더 나아가 관련국 지도자들이 북한 비핵화에 적극 동참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다차원의 외교를 전개해야 한다.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제시한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평가는 전문가에 따라 엇갈리고 있지만 기대할 만하다. 협상이란 상대가 있기 때문에 당사자는 우선 접촉과 협의를 통해 호혜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을 여전히 취하면서도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면 “반드시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이 제재와 압박을 계속한다면 “부득불…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어깃장을 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받은 ‘훌륭한 친서’를 공개하고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조만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8일 중국에서 북·미 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또 밝혔다. 이제 북·미 간 고위급회담과 실무회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미국과 북한은 말할 필요도 없고, 우리 정부도 해야 할 일이 많다. 문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암시한 바와 같이 먼저 우리 정부는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단계와 그에 걸맞은 상응 조치를 균형·동시·병행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로드맵을 미국과 합의하고 북한을 설득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한·미 공조를 강화하고 북측과의 신뢰를 다져야 한다. 둘째, 정부는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해 북한의 체제를 보장하고 완전한 비핵화를 끌어내기 위해 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을 추진해야 한다. 다자협상은 두 단계로, 1단계인 남·북·미·중 4자회담에서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에 대해 논의하고, 2단계에서는 평화협정의 초안이 완성될 무렵 러시아와 일본을 초청해 평화협정에 대한 보장을 받고 ‘동북아 평화·안보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6자회담으로 나아가야 한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진정한 평화’는 역내 다자안보체제가 완성될 때 기대할 수 있다. 끝으로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재천명했지만, 미국 조야의 부정적 분위기가 쉽게 바뀔 것 같지 않다. 이 때문에 정부는 미국 조야를 설득할 수 있는 공공외교를 체계적으로 적극 전개해야 한다. 국회 역시 미국의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했기 때문에 차제에 초당적 대미 의원외교를 전개할 필요가 있다.
  • [사설] ‘사법농단’ 의혹 유체이탈 화법으로 부인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어제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사법부 최고수장의 검찰 조사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법조계와 시민사회의 비판이 쇄도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강행하고, 검찰의 포토라인은 그냥 통과했다. 수많은 ‘사법농단’ 의혹이 구체적으로 실체를 드러내는 와중에 그 의혹의 정점에 서있는 양 전 대법원장이 사상 초유의 검찰 수사를 앞두고도 이리 오만하고 특권의식에 가득찬 행동을 했다는 사실에 더 국민은 더 참담하다. . 양 전 대법원장은 판사 동향 보고 및 블랙리스트 작성 개입, 청와대와의 재판 거래, 일제징용배상 판결 개입 등 40여 개 이상의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이다. 전직 대법원장이 피의자로 전환된 사실만으로도 참담한 심정인 국민들을 고려해 그는 사죄하는 심정으로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그런 그가 법의 심판을 달게 받기보다는 진영 논리를 끌고 들어와 정치적 다툼을 벌이겠다는 태도를 보이니 당혹스럽다. 양 전 대법원장은 “그 모든 책임은 제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면서도 본인의 재판거래 의혹은 전면부인했다. 오히려 책임을 후배 판사들에게 떠밀었다. 그는 “여러 법관이 법과 양심에 반하는 일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만일 그들에게 과오가 있다고 밝혀진다면 그 역시 제 책임이고 제가 안고 갈 것”이라며 전형적인 ‘유체이탈식 화법’을 구사했다. 그는 회견에서도 ‘선입견’과 ‘편견’, ‘오해’ 등의 수사로 검찰이 적용한 혐의를 사실상 부인했다. 사법농단의 책임이 있는 전직 대법원장으로서 그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임무는 검찰 조사와 재판에 성실히 임하며 사법 농단의 전후 과정을 낱낱이 고백하고 국민 앞에서 용서를 구해 법원의 환골탈태를 돕는 것이다. 한때 법원의 최고 책임자로서 마지막 권위와 체면이 남아 있다면 법원과 후배 판사들이 더는 정치적으로 휘둘리게 해서는 안된다. 검찰도 성역없는 수사로 ‘사법농단‘의 실체를 명료하게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 [관가 블로그] 부단체장 연속 ‘예약’… 부러움 사는 행안부 대변인직

    [관가 블로그] 부단체장 연속 ‘예약’… 부러움 사는 행안부 대변인직

    부산 부시장·강원 부지사 빈자리 생겨 후임에 현직 변성완·전직 김성호 유력 “선거 안 치르고도 지자체 경영할 기회”행정안전부에서 ‘부처의 입’으로 통하는 대변인이 요즘 핫이슈입니다. 전·현직 대변인이 동시에 광역지자체 부지사와 부시장으로 발탁될 것으로 보여서죠. 행안부 내부에서는 ‘대변인 자리가 부단체장으로 가는 지름길이 됐다’는 이야기도 돕니다. 10일 관가에 따르면 정현민(58·행시 30회) 부산 부시장이 최근 명예퇴직을 신청하고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정 부시장은 해운대 엘시티 비리와 관련돼 선물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지만 감사 결과 징계 사유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났습니다. 후임으로는 변성완(54·행시 37회) 행안부 대변인이 유력합니다. 부산 배정고와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헙한 변 대변인은 부산 해운대구 문화공보실장과 행정자치부 재정경제과장,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행사의전팀 행정관 등을 지냈습니다. 지난 연말에는 송석두(59) 강원 부지사도 사의를 표명하고 공직 생활을 마감했습니다. 그는 강원도뿐 아니라 대전시와 충남도에서도 부단체장을 맡아 행안부 내에서도 관운이 좋은 인물로 꼽힙니다. 새 강원 부지사로는 김성호(52·행시 35회) 전 행안부 대변인이 물망에 올라 있습니다. 강릉고와 고려대 행정학과를 나와 강원도 중소기업지원과장과 행안부 조직진단과장·선거의회과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공직 사회나 민간기업 모두 “지방에 내려가서 일하라”고 하면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가급적 서울 본부 조직에 남길 원하죠. 하지만 행안부 공무원들은 반대입니다. 실·국장들은 도의 부지사나 광역시 부시장으로, 부이사관급 과장들은 지자체 기조실장 등으로 가고 싶어 합니다. 부단체장이 되면 선거를 치르지 않고도 지자체 전체를 경영할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행정부지사·부시장은 행안부 공무원만이 누리는 특권입니다. 아울러 중앙부처와 지자체를 아우르는 전국 단위의 인적 네트워크도 갖게 됩니다. 자연스레 지역 내 기반을 다져 정치권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겨나죠. 행정부지사·부시장 출신 공무원 가운데 지방선거에 출마해 단체장을 맡는 사례가 꽤 많습니다. 공직 사회에서는 두 전·현직 대변인이 무난히 부단체장이 될 것으로 여깁니다. 한 공무원은 “개인 시간이 거의 없을 정도로 격무에 시달리는 대변인 업무에 대한 보상과 갈수록 커지는 언론홍보 중시 트렌드가 동시에 반영됐다”고 분석합니다. 앞으로도 행안부 대변인 출신들이 부단체장으로 계속 출사할지 지켜봐야겠네요.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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