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특권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 조국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 인권위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 국무위원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129
  • [그때의 사회면] 무즙으로 감투도 벗긴다고?/손성진 논설고문

    [그때의 사회면] 무즙으로 감투도 벗긴다고?/손성진 논설고문

    1965년 전기 중학교 입학시험에 이런 문제가 나왔다. “엿을 만드는 순서에서 엿기름 대신 넣어도 좋은 것은 무엇인가?” 정답은 ‘디아스타제’였는데 학부모들은 ‘무즙’도 될 수 있다며 들고일어났다. 학부모들은 집단 농성을 벌이며 반발했다. 학부모들의 항의에는 이유가 있었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 자연 교과서에 “디아스타제는 엿기름이나 침, 무즙에도 들어 있다”고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교육 당국은 정답은 디아스타제 하나라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K교육감은 “무즙으로 엿이 된다면 떨어진 학생들을 구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학부모들은 직접 솥단지에 무즙으로 엿을 만들어 서울시교육위원회로 몰려가 “무즙엿 좀 먹어 보라”고 외쳤다. 서울시교위는 국립과학연구소에 무즙으로도 엿을 만들 수 있는지 검증을 의뢰했지만 딱 떨어지는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결국 그해 2월 25일 무즙을 정답으로 써낸 학생 38명이 ‘입학시험 합격자 청구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소송이 진행되던 도중 학부모들은 교육감의 개인 집 안방까지 들어가 소란을 피우는가 하면 무즙으로 만들었다는 엿을 교육위원회 담벼락에 붙여 놓기도 했다. 서울고법 특별재판부는 다음달 30일 “무즙도 정답”이라는 판결을 내려 학부모들의 손을 들어 줬다. 소송을 제기한 학생들은 경기중(30명), 서울중(4명), 경복중(3명), 경기여중(1명)에 정원 외로 추가 입학할 수 있었다. 문제는 그다음에 더 커졌다. ‘무즙 학생’들의 전입학을 틈타 경기중 4명, 경복중 11명 등 특권층 자제 15명이 부정 입학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특권층 중에는 청와대 비서관 2명과 한전 사장도 포함돼 있었다. 대통령의 엄단 지시에 따라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공보비서관이 해임되고 문교부 차관, 서울시교육감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관가 주변에서는 “무즙으로 엿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고 감투도 벗긴다”는 말이 나돌았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무즙을 정답으로 써내고도 소송하지 않은 학생들이 문제였다. 그러나 교육 당국은 그들까지 점수를 조정해 주면 연쇄 이동을 일으켜 학교 행정에 큰 혼란이 따른다며 구제해 주지 않았다. 1967년에는 ‘창칼 파동’이 일어났다. 미술 문제 13번에서 미술 도구 창칼의 용법을 ‘앞으로 당기는 것’만 정답이라고 했다가 경기중에 고위층이 다녀간 뒤 ‘뒤로 당기는 것’도 정답으로 인정, 채점 기준을 바꿨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정답을 둘로 인정하는 바람에 당락이 뒤바뀌었다고 주장하며 추운 강당에서 밤샘 농성을 벌였다.
  • 유리하게 조작돼도 승자는 공정하다고 믿는다… 새로운 실험결과

    유리하게 조작돼도 승자는 공정하다고 믿는다… 새로운 실험결과

    카드 게임의 공정과 특권이 실제로 그 게임이 어떻게 진행됐는지가 아니라 이겼느냐, 졌느냐에 따른다는 실험결과가 주목을 끈다. 카드 게임으로 실시한 새로운 실험에서 카드 패를 특정한 사람에게 유리하게 만들고, 심지어 그들이 그 사실을 알고 있을 때조차도 승자 대다수는 어찌됐든 공정하다고 생각한다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반면 패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학술지 사이어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가 17일(현지시간) 게재했다. 연구 결과는 “특권과 사회에 관해서 우리에게 시사한다”고 배츠대학 사회학자 에밀리 케인이 말했다. 그녀는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 실험은 코넬대 사회학과 졸업생 몇명이 카드 놀이를 할 때 승자에게 보상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연구의 주저자 마리오 D. 몰리나는 승자들은, 규칙이 자신들에게 유리했음에도 실력으로 이겼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파악했다. 몰리나와 동료들은 승자에게는 자신의 가장 나쁜 카드를 버리면서 패자의 가장 좋은 카드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게임을 고안해 냈다. 약 1000명에게 이 게임이 승자에게 유리하도록 조작됐다는 것을 보여줬다. 게임 참가자들에게 게임이 운이냐 실력이냐에 따라 공평했느냐고 묻자 승자의 60%, 패자의 30%가 공정했다고 답한 것으로 몰리나가 말했다. 승자에게 이긴 이유를 물어보면 자신들의 재능 때문이라는 설명이 패자들보다 3배 더 많았다. 두번째 라운드에서 경기를 더욱 불공평하게 만들어 승자가 훨씬 더 유리하게 만들었지자 그 게임이 공평했다는 생각하는 승자는 훨씬 더 적어졌다. 이를 두고 몰리나는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기 위해 부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억만장자 를 따서 ‘워런 버핏 효과’라고 이름 지었다. 몰리나는 게임 참가자들이 평균적인 미국인들보다 더 젊고, 더 백인이고, 더 부자였다고 말했다. 단지 게임을 뿐이고, 이런 결과를 사용해 사회를 보다 광범위하게 설명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 수 있다. 그러나 그는 경제적 특권에 관해 설명할 때 유용하고다 주장했다. 연구 결과의 주요 메시지는 비관적이라고 말하는 인디애나대 뇌과학 교수 엘리엇 스미스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이득을 보는 곳에서 공정함에 관해 도덕적 판단을 하는데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병역미필’ 연예인 관리나선 병무청…기획사 설명회 개최

    ‘병역미필’ 연예인 관리나선 병무청…기획사 설명회 개최

    병무청이 최근 100여개 연예기획사들을 불러 병적 별도관리 제도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다. 병역기피로 한국에서 퇴출된 가수 겸 배우 스티브유(한국명 유승준·43)씨의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연예인 병역 문제가 최근 사회적인 이슈가 되자 ‘단속’에 나선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지만 병무청은 해마다 여는 행사라고 설명했다. 병무청은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대중문화예술기획업체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했다고 18일 밝혔다. 병적 별도관리 대상자인 연예인의 입영 연기와 국외여행 허가 제도 등을 설명하고 이들이 공정한 절차에 따라 성실히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고 병무청은 전했다. 앞으로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협조해 10월 30일까지 2200여 개의 대중문화예술기획업체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15회 정도 더 진행할 예정이다. 병무청은 공직자, 체육선수, 연예인, 고소득자 등 사회 관심 계층의 투명하고 공정한 병역관리를 위해 이들의 병역이행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공직자 및 그의 자녀 4931명, 체육선수 2만 5299명, 대중문화예술인 1356명, 고소득자 및 그의 자녀 3384명 등 3만 4970명이 병적 별도 관리 대상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앞으로 연예인을 관리하는 대중문화 예술 관계자들과 소통을 확대해 유명 연예인들이 모범적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토록 하는 등 반칙과 특권이 없는 공정한 병역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표창원·윤준호 ‘패스트트랙 수사’로 경찰 출석…한국당은?

    표창원·윤준호 ‘패스트트랙 수사’로 경찰 출석…한국당은?

    선거제·검찰개혁 법안들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타는 것을 막겠다며 자유한국당이 일으킨 국회 점거·감금 사태 이후 여야가 서로 고소·고발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17일 표창원·윤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표창원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윤준호 의원은 이날 오후 4시에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자유한국당은 표창원·윤준호 의원이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여야가 충돌했을 때 자유한국당 의원과 당직자 등을 폭행했다면서 두 의원을 고발했다. 전날에는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표 의원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영등포경찰서로부터 받은 피고발인 출석요구서를 사진으로 올렸다. 표 의원은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국회 폭력 사태와 관련해 경찰의 피고발인 출석 요구에 응해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하겠다”면서 “국회의원이 경찰 조사에 불응하고, 비협조하고, 직위와 권한을 이용해 (경찰을) 압박하거나 (국회의원에게 부여된 불체포특권의 효력 발휘를 위해) ‘방탄국회’를 소집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경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비판한 것이다. 앞서 경찰은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4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감금한 혐의로 고발된 자유한국당의 정갑윤·여상규·엄용수·이양수 의원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이들은 경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 모두 경찰에 별도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일정 조율 의사를 경찰에 전달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백혜련 의원도 전날 경찰에 출석하면서 “자유한국당은 억울하다고 하는데 뭐가 억울한지 모르겠다. 설령 억울하다면 나와서 어떤 부분이 잘못이고 어떤 부분이 억울한지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소하 의원도 “패스트트랙 법안을 물리적으로 막아내고, 국민에게 부끄러운 행위를 하고, 폭력적인 행동을 한 자유한국당이 엄하게 처벌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경찰은 채이배 의원을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자유한국당 의원 9명에게 새로 출석을 통보했고,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정갑윤·여상규·엄용수·이양수 의원에게는 2차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출석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상산고-전북교육청 난타전 예상-구제냐 취소냐 관심 집중

    전북도교육청이 상산고 자율형사립고 지정취소 동의 신청서를 늦어도 17일까지 제출할 계획이어서 다음 주 중에 교육부의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상산고는 자사고 취소냐, 구제냐 갈림길에 서있지만 어떤 결정이 내려지더라고 법적 다툼이 예고돼 자사고 지위 유지 여부는 사법부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다. 김승환 전북도 교육감은 16일 “교육부의 상산고 자사고 지정취소 동의 절차는 순리대로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교육부가 전북교육청의 상산고 자사고 취소 결정에 동의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김 교육감은 이날 오전 도 교육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교육부에 보낼 자사고 지정취소 동의 요청서를 꼼꼼하게 작성하고 있다. 동의 요청서를 받은 교육부가 교육청의 자사고 지정취소 취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동의 요청서는 기계적으로, 형식적으로 보내는 수준은 아니다”며 “변호사에게 정식으로 의뢰해 의견서를 받고 종합하는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김 교육감은 상산고와 학부모들이 직권남용이라고 제기한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평가 기준 점수 상향 등에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재량권 남용은 전혀 아니다”라면서 “2014년 자사고 평가 당시 광역 단위 자사고인 익산 남성고가 76점을 맞았다. 그런데 전국단위 자사고인 상산고를 70점 기준으로 평가한다는 게 오히려 이치에 맞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상산고는 전국에서 우수한 학생들을 끌어오는 선발권을 가지고 있다”며 “특권을 가졌다면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이행하는 게 맞다. 운영성과로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상산고는 전북교육청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며 교육부가 자사고 취소 결정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형평성, 공정성, 적법성에 크게 어긋난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평가를 교육부가 면밀히 들여다 보고 잘못을 바로 잡을 것으로 확신한다. 특히, 상산고는 교육부가 자사고 취소 동의 결정을 내릴 경우 곧바로 효력정지가처분 신청과 함께 행정소송을 제기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전북교육청도 교육부 장관이 상산고 자사고 취소 결정에 부동의 결정을 내리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상산고 자사고 취소 여부는 결국 법정에서 판가름나게 될 전망이다. 상산고 총동창회도 전북도교육청에 정보 공개 청구를 하고 일부 학부모들은 김승환 전북교육감을 경찰에 고발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상산고등학교 총동창회는 지난 15일 전북교육청에 정보 공개 청구서를 제출하고 “상산고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평가와 관련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밝히라”고 촉구했다. 총동창회가 도교육청에 요구한 자료는 청문 속기록과 자사고 평가위원 명단, 전북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위원회 회의 자료, 2015년 일반고 평가 자료 등 4개다. 속기록은 청문 보고서에 상산고 입장이 제대로 반영됐는지를, 평가위원 명단은 채점의 공정성을, 운영위 회의 자료는 평가 지표 확정 과정의 정당성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총동창회는 “전북교육청은 이번 평가가 공정하게 진행돼 왔다고 줄곧 강조하지만 평가위원 선정과 채점, 청문 등 모든 과정이 비밀이었다”며 “평가가 공정했다면 도교육청은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산고 학부모 3명은 김승환 전북교육감을 직권남용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학부모들은 김 교육감이 자사고 재지정 기준점을 전국에서 유일하게 80점으로 정하고 법적 의무가 없는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 지표를 평가에 반영했으며 재지정 평가 기간 전에 실시한 감사 결과로 감점한 것은 직권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패스트트랙 충돌’ 백혜련·윤소하 경찰 출석…“한국당도 조사 받아야”

    ‘패스트트랙 충돌’ 백혜련·윤소하 경찰 출석…“한국당도 조사 받아야”

    백 의원 “실질적 피해자인데 여기 서니 황당”윤 의원 “폭력 행동한 한국당 엄히 처벌받아야”선거제 개편 등의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과정에서 일어난 국회 내 물리력 행사로 수사 대상이 된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과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16일 경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9시 55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도착한 백 의원은 취재진에게 “실질적인 피해자인 내가 여기 선 것이 너무나 황당하다”며 “다만 우리나라 형사 사법체계를 존중하기에 이곳에 왔다. 국회의 특권 아래 숨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백 의원은 “한국당은 억울하다고 하는데 뭐가 억울한지 모르겠다”며 “설령 억울하다면 나와서 어떤 부분이 잘못이고 어떤 부분이 억울한지 밝혀야 한다. 나오지 못한다면 뭔가 꿀리는 것이 있는 것 아닌가 국민이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시각 경찰에 출석한 윤 의원은 “패스트트랙 법안을 물리적으로 막아내고 국민에게 남부끄러운 행위를 하고 폭력적인 행동을 한 한국당이 엄하게 처벌받아야 한다”며 “폭력을 당한 저희가 이곳에 먼저 선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출석요구서를 받아들고 성실하게 답하는 것이 도리라는 측면에서 조사받으러 왔다”고 말했다. 두 의원은 지난 4월 25~26일 국회 내 충돌 상황 도중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의안과 사무실 점거과정에서 충돌을 빚으며 의원·당직자 등을 폭행한 혐의(공동폭행)로 한국당에 의해 고발돼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다. 수사 대상에 오른 국회의원 109명 가운데 경찰에 출석한 것은 이들이 처음이다. 같은 혐의로 소환된 민주당 송기헌·표창원·윤준호 의원은 17일 출석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을 감금한 혐의로 한국당 의원 13명에게도 이번주 출석 통보를 요구했지만 의원들은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패스트트랙 고발사건에 관련된 사람은 총 2000여명에 달하며, 전체 피고발인수는 121명 중 국회의원이 109명이다. 정당 별로는 자유한국당 59명, 민주당 40명, 바른미래당 6명, 정의당 3명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의 명과 암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의 명과 암

    ‘흰 티에 청바지 입고 방금 학생회관 앞 지나가신 분, 남친(남자친구)이 있나요?’ 대학생 김모(23·여)씨는 학내 익명 커뮤니티에서 자신의 인상착의를 묘사하며 호감을 표시한 게시물을 봤다. 처음에는 ‘나와 친해지고 싶은가 보다’ 하고 넘어갔지만 점점 정도가 심해졌다. 익명의 상대방은 김씨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게시물까지 몰래 엿본 뒤 공개 게시판에 올렸다. 학내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라 같은 학교 학생일 거라는 추측 외에 단서가 없었다. 너무 무서웠다. 김씨는 “사진까지 올라왔을 땐 아무 생각도 안 나 엉엉 울었다”고 했다. 익명 커뮤니티 관리자 측에 피해 사실을 알리고 “게시물 작성자의 신상을 알려 달라”고 요청했지만, “익명 사이트라 개인정보를 보관하지 않는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고려대 ‘고파스’ 등 별도 커뮤니티 갖춘 곳도 요즘 대학생들에게 학내 익명 커뮤니티는 거리낌 없이 의견을 밝힐 수 있는 공간이다. 대표적인 곳인 에브리타임(에타)은 시간표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게시판 기능이 더 활성화됐다. 학생증·수료증 등으로 자신이 속한 대학을 인증해 커뮤니티를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는 자유게시판과 비밀게시판을 비롯해 학생들이 직접 관심사에 따라 만든 다양한 게시판들이 있다. 서울대의 ‘스누라이프’나 고려대의 ‘고파스’처럼 별도의 커뮤니티를 갖춘 경우도 있다. 대학생들은 이곳에서 익명성에 기대 현실 친구에게 말하기 껄끄러운 이야기를 쉽게 털어놓는다. 일반 커뮤니티와 달리 같은 학교 학생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들끼리 심리적 밀착감도 크다. 하지만 동시에 익명성에 기대 위험한 발언이 오가는 곳이기도 했다. 불필요한 욕설이나 혐오 표현이 오가 커뮤니티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대학생들도 많았다. ●‘대면식서 女신입생 외모 품평’ 사건 등 고발 많은 대학생들은 익명 커뮤니티의 가장 큰 장점으로 실용성을 꼽았다. 학내 ‘꿀강의’(학점을 잘 주거나 재미있는 강의) 추천은 물론 취업 준비에 도움이 되는 정보까지 서로 얼굴은 몰라도 같은 학교라는 동질감 아래 의외로 좋은 정보들이 오간다는 것이다. 정다은(21·여)씨는 “대학생으로서 하고 싶은 말을 맘껏 할 수 있다는 게 좋은 것 같다”면서 “분실물을 찾거나 알바나 방을 구하는 등 순기능도 꽤 많다”고 말했다. 실명으로는 말 못할 내부 고발도 오간다. 지난 3월 서울교대 익명 커뮤니티에는 “한 학과 남학생 대면식에서의 여자 신입생 외모 품평회 자료가 있고 이 자료가 졸업생에게까지 넘어갔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학생들은 이름을 밝힐 필요 없는 커뮤니티에서 의견을 자유롭게 나눴고 결국 이 일은 공론화됐다. 이후 서울교대는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21명에게 최대 3주의 유기정학 처분을 내렸다. 다만 당사자들이 낸 집행정지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져 징계 절차는 정지됐다. 같은 학교라는 연대 의식 속에 익명으로 편하게 수다를 떨 수 있다는 점도 대학별 익명 커뮤니티의 매력이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대학교별 ‘대나무 숲’이나 ‘대신 전해드립니다’ 등 페이스북 페이지보다 철저히 같은 학교만 이용할 수 있는 익명 커뮤니티들이 요즘 더 인기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교양 강의에서 우연히 본 이름 모를 학우들을 향한 고백글도 올라온다. “어제 학생 식당에서 흰색 모자를 쓰고 저녁을 먹던 분 성함이 궁금하다”는 식이다. 이모(21)씨는 “번호를 물어 볼 용기는 없지만 누군지 궁금한 마음에 올리는 것 같다”고 했다. ●“성소수자 등에 대한 혐오 표현도 많아져” 하지만 대학생들은 최근 익명성을 악용해 서로를 저격하거나 갈등을 조장하는 게시물이 많아졌다고 토로했다. 한 교대에 다니는 윤모(21·여)씨 역시 정치적으로 편향된 게시물을 본 뒤 커뮤니티에 발길을 끊었다. 어느 날부턴가 ‘달창’, ‘문슬람’(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를 비하하는 은어) 등 일부 커뮤니티에서만 쓰일 줄 알았던 단어들이 학내 커뮤니티에서도 보이기 시작했다. 윤씨는 “아무리 익명이라지만 그런 표현을 아무렇지 않게 쓴다는 게 충격적이었다”면서 “이뿐 아니라 성소수자 등에 대한 혐오 표현도 흔히 눈에 띄었다”고 털어놨다. 서울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민모(23·여)씨도 최근 학교 익명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앱)을 지워버렸다. 결정적 계기는 총여학생회 폐지를 둔 찬반 논쟁이었다. 극단적이고 거친 혐오 표현이 오갔다. 민씨는 “얼굴 내놓고는 그런 얘기 못 할 거면서 온라인에서만 큰소리를 친다고 친구들과 이야기했다”면서 “게시글과 댓글을 익명으로 쓰다 보니 논의가 유난히 극단으로 향한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이 도 넘은 게시물들을 신고하면 해당 계정 사용이 일정 기간 중지되는 등 제재가 있기는 해도 큰 효과가 없다고 느낀다. 민씨는 “계정 정지를 당하면 불편하긴 하겠지만 제재의 기준이 딱히 정해져 있지 않아 경각심을 느끼지 않는다”면서 “규율이 없으니 ‘여기선 어떤 말이든 해도 돼’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원래 의도와 다르게 낙서장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지방의 한 대학에 다니는 이모(21)씨는 “익명성이 완벽하게 보장되는 공간에서 무슨 말을 못 하겠느냐”면서 “학교나 총학생회 등에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물타기’를 하거나 거친 표현으로 비판 아닌 비난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우리끼리’ 뭉치는 건 좋지만 ‘자정’ 필요 전문가들은 특정 집단의 관심사를 공유하기 위해 학내 익명 커뮤니티로 모이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다만 익명성과 ‘우리끼리’라는 폐쇄성에 갇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같은 학교 학생들끼리 유대감을 형성해 생산적인 이야기를 나눌 창구로서 학내 익명 커뮤니티는 긍정적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익명이라는 특성이 도덕적 측면에서 자기 통제나 억제 수준을 낮추게 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익명성에 기대어 ‘특정 대학교에 다니는 우리끼리만 이야기하자’는 식의 특권 의식이 결합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역시 “익명 커뮤니티에 모여 말하는 것은 학생들의 직접적인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이용자들이 스스로 어떤 표현은 문제적이고, 허용해선 안 된다는 나름의 규율을 만들어 자정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건강한 공론 위해 ‘배심원 제도’ 커뮤니티 운영진도 대책을 고심 중이다.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학내의 건전한 공론장을 만들기 위해서다.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에서는 지난 6월부터 배심원제도를 운영한다. 매일 이용자 중 4000~5000명이 랜덤으로 배심원 자격을 얻어 10건 이상 신고된 게시물에 대해 판정을 내린다. 신고글 작성자는 소명할 기회도 얻는다. “표현이 격해졌다”며 사과하기도 하지만 왜 이런 글을 쓸 수밖에 없었는지 해명하기도 한다. 고파스 운영진은 “성별 갈등 게시물에 운영진이 징계를 내릴 때마다 반발이 심했다”면서 “배심원제로 이용자들이 직접 제재 여부를 판단하도록 해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자정 작용이 일어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그래픽 이다현 기자 okong@seoul.co.kr
  • 표창원 “패스트트랙 수사에 적극 협조…경찰 출석하겠다”

    표창원 “패스트트랙 수사에 적극 협조…경찰 출석하겠다”

    선거제·검찰개혁 법안들이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패스트트랙)되는 것을 막겠다며 자유한국당이 일으킨 국회 점거·감금 사태 이후 여야가 서로 고소·고발한 사건을 경찰이 수사 중인 가운데 피고발인이 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고발인은 자유한국당이다. 표창원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서울 영등포경찰서로부터 받은 피고발인 출석요구서를 사진으로 올렸다. 표 의원은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국회 폭력 사태와 관련해 경찰의 피고발인 출석 요구에 응해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하겠다”면서 “국회의원이 경찰 조사에 불응하고, 비협조하고, 직위와 권한을 이용해 (경찰을) 압박하거나 (국회의원에게 부여된 불체포특권의 효력 발휘를 위해) ‘방탄국회’를 소집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의 출석 요구에) 법 앞의 평등, 국민의 한 사람으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표 의원은 오는 17일 오전 10시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할 예정이다. 표 의원의 이날 페이스북 발언은 경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4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감금한 혐의로 고발된 자유한국당의 정갑윤·여상규·엄용수·이양수 의원은 경찰의 출석 통보에 불응했다. 네 의원 모두 경찰에 별도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일정 조율 의사를 경찰에 전달하지도 않았다. 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이채익 의원은 채이배 의원 감금 혐의로 고발된 같은 당 의원들의 수사 진행 상황과 향후 수사계획 등 수사자료를 제출할 것을 경찰에 요구해 논란이 됐다. 같은 당의 이종배 의원은 수사계획과 함께 수사 대상자 명단, 그리고 사건 담당 수사관의 이름과 연락처까지 요구했다. 현재 패스트트랙 수사 대상에 오른 국회의원은 자유한국당 58명, 더불어민주당 40명, 바른미래당 6명, 정의당 3명과 문희상 국회의장 등 총 108명에 달한다. 경찰은 이 중 18명에게 출석을 요구한 상태다. 채 의원을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자유한국당 의원 9명에게 새로 출석을 통보했고,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정갑윤·여상규·엄용수·이양수 의원에게는 2차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 의원 4명, 정의당 의원 1명에게도 새로 출석을 요구했다. 경찰은 이번 패스트트랙 고소·고발 사건을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감금 ▲국회 의안과 사무실 점거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실 앞 충돌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 앞 충돌 등 크게 4개로 나눠 수사하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서윤기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 “대입 고교서열화 상징, 자사고 재지정 취소는 정당”

    서윤기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더불어민주당, 관악2)은 서울시교육청의 8개 자사고 재지정 취소에 대해, “고교 서열화를 바로 잡으려는 사회적 합의에 한 발 더 다가선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서 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자사고는 이명박 정부 시절 고교교육 다양성 확대를 명분으로 본격 도입됐지만, 실제 운영은 대입을 위한 입시학원과 다름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하면서, “교육학의 수월성 교육을 오독해 입시성적 우수학교로 서열화를 조장하는 부작용만 드러낸 결과”라고 진단했다. 서 위원장이 보기에 그동안 자사고가 야기한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자사고는 학생선발권이라는 특권을 통해 상대적으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모집해 대입에 유리한 학교로 입지를 다져왔다. 이로 인해 대입경쟁이 중학교육으로 번지는 사태까지 나타났다. 또한 고액의 등록금은 저소득층에게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남기며, 불평등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 위원장은 “이번 결정을 계기로 교육을 입시성적과 진영논리로 재단하는 일부 집단의 편협한 교육관을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교육부와 서울시 교육청에 대해 “일반고 전환에 따른 해당 학교의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미 일반고로 전환하는데 성공한 학교들의 선례를 통해 적극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함으로써 미래지향적 교육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육이 정쟁의 도구가 아니라 진지한 토론 주제가 되기를 바라면서, 서 위원장은 “특권을 배경으로 한 학교 서열화를 넘어 우리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열어주는 교육 정책에 대한 논의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면서, “우리 교육계도 이를 계기 삼아 교육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 번 성찰해 주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 대통령 “반칙·특권 없애야 경쟁력…공공기관 모범 보여야”

    문 대통령 “반칙·특권 없애야 경쟁력…공공기관 모범 보여야”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반칙·특권이 사라지고 공정이 자리 잡아야 중소기업이 더 좋은 제품에 열정을 쏟을 수 있고, 대기업도 더욱 경쟁력을 높이고 존경받을 수 있다”며 공공기관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공정경제 성과보고 회의에서 “공공기관은 공정경제 실현의 마중물로서 민간기업 불공정거래를 줄이려 노력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국민 삶과 밀접한 공공기관부터 공정경제의 모범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공공기관의 거래조건은 민간기업 간 거래에도 중요한 근거나 기준이 되기에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공정경제는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과 함께 현 정부 경제정책 3대 축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공공기관은 경제주체로서 비중이 매우 크다”며 “공공기관 예산은 GDP(국내총생산) 대비 35~40% 수준인 600조원 이상으로, 수많은 협력업체와 하도급업체가 공공기관과 직간접적으로 거래 관계를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분야에서 여러 산업 생태계의 최상위에 있기에 공정거래 확산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른바 ‘룰 메이커’로 경제행태, 거래행태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시장의 바탕은 신뢰로, 투명하고 자유로운 시장이 가장 좋은 시장”이라며 “반칙·특권이 사라지고 공정이 자리 잡아야 중소기업이 더 좋은 제품에 열정을 쏟을 수 있고, 대기업도 더욱 경쟁력을 높이고 존경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정한 경쟁이 보장돼야 혁신·포용 속에서 경제활력이 살아나고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그만큼 높아진다”며 “시장 신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낼 수 없고 공정한 시장을 위한 규칙을 만들어 꾸준히 관리해야 만들어진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과거처럼 일률적 기준과 제재 위주 방식이 아니라 사업 특성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맞춤형으로 거래 관행을 개선하는 방식의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추진해왔다”며 “시장 상황에 적합하면서도 유연한 방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현 정부가 ‘모범거래 모델’을 제시했다며 “협력업체에 위험이나 비용 부담을 부당하게 떠넘기지 못하도록 해 정당한 대가 지급을 보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공기관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계약 조항과 면책 규정을 삭제·개선했고 소비자·임차인에게 일방적으로 부담이 전가되지 않게 했다”며 “최저가 외에도 합리적 시장가격을 적용하도록 했고, 금액을 과도하게 깎거나 공사 기간을 과도하게 줄이고 책임을 떠넘기는 행위를 제한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공공기관과 거래 당사자인 민간기업 사이에 불공정행위를 차단했다”며 “하도급 관계가 구조적으로 형성되지 않도록 공동도급방식 등 수평적 계약방식 도입, 하도급 대금과 노동자 임금이 체불되지 않게 공공기관 직접 지급, 입찰 담합 업체에 대한 신속한 손해배상 책임 장치 등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공공기관의 맞춤형 거래 관행 개선을 시범적용을 거쳐 모든 공공기관으로 확대하고 민간까지 확산할 계획”이라며 “공정거래 원칙 준수가 공공기관에도 이익이 되도록 공공기관과 임직원의 성과 평가에 반영하겠다. 국회에 계류중인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서도 당정이 적극 협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교황청, 성추행 주교 외교면책특권 해제

    교황청, 성추행 주교 외교면책특권 해제

    교황청은 복수의 남성에게 성추행을 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프랑스 주재 바티칸 대사의 외교 면책특권을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8일(현지시간)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교황청의 성명은 프랑스 외무부가 루이지 벤투라 주교를 제대로 조사하기 위해 교황청 면책특권 포기 확인서를 받았다고 발표한 직후 나왔다. 파리 검찰은 벤투라의 성폭력 혐의에 대해 수사를 시작했고, 바티칸은 대사가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소인 중 한 명인 마티외 드 라 수쉐르는 면책특권 때문에 수사가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지난 1월 파리 시청에서 열린 연회에서 벤투라가 그의 엉덩이를 반복적으로 만졌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날 결정이 내려진 뒤 드 라 수쉐르는 “놀랍다”면서 “우린 이미 싸움에서 졌다는 얘길 들어 왔는데 재판에 설 자격을 얻게 돼 행복하다. 이제 사법 투쟁이라는 새로운 싸움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벤투라 주교는 캐나다 주재 교황청 대사로 재직하던 2008년에도 한 남성을 성추행한 의혹이 제기되는 등 혐의가 2건 더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그는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이탈리아 출신인 벤투라는 1969년 사제서품을 받은 이후 1980년대부터 주로 교황청의 외교관으로 브라질, 볼리비아, 영국 등의 바티칸 대사관에서 근무했으며, 칠레와 캐나다 주재 대사를 거쳐 2009년부터 바티칸의 주 프랑스 대사로 10년째 재직해 왔다. 그는 지난달 바티칸에서 열린 대사 회의에 참석한 뒤 행방이 묘연하다. 바티칸은 최근 프랑스에서 고위 성직자의 공공연한 소아성애 행위를 경찰에 고발하지 않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필립 바버린 추기경에 대해 재판 중 면책 특권을 발동한 바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이란산 원유수입 금지 예외 없다더니… 美, 中에 면책특권 검토

    이란 유전투자에 보상 성격… 허용 논의 원유수입 봉쇄 조치를 통해 이란을 강력히 압박하는 미국이 중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에 면책특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3일(현지시간) 브라이언 훅 국무부 이란특별대표 등 협상팀이 중국을 상대로 이란자유·반확산법(IFCPA)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2012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대이란 제재 패키지 법안 중 하나인 IFCPA는 이란 항구 이용 제한 등을 통한 대이란 무역제재 방안을 담고 있다. 논의된 방안은 중국 최대 국유 석유화학기업인 중국석화(SINOPEC)가 이란 유전에 대규모 투자를 한 데 대한 현물 지급의 방식으로 중국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정부 당국자들은 국무부와 시노펙 간 오간 공식 서신을 통해 (유전투자) 보상 성격의 석유에 대한 (법적용) 포기서류 발부를 제안했다. 이 같은 방안은 이란산 원유 수출을 ‘제로(0)’화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약속에 어긋나는 것이며 중국이 공개적으로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저항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하지만 국무부는 이란산 원유 관련 조치에 예외는 없다는 입장이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란산 원유 구입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완전히 이행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22일 이란산 원유수입 금지와 관련해 한국과 중국 등 8개국에 대한 한시적 제재 예외 조치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5월 초부터 수입 금지가 적용됐으나 최근 이란산 원유 100만 배럴을 실은 유조선이 중국 산둥성 젠저우 인근 항구에 도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이재정 “자사고 폐지 아닌 일반고 전환 추진”

    이재정 “자사고 폐지 아닌 일반고 전환 추진”

    민사고, 자사고 재지정 통과 5년 연장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1일 “자율형사립고(자사고)나 특수목적고(특목고)와 같이 특권을 부여한 학교는 평가 점수도 중요하지만 성직자와 같은 높은 도덕성과 교육적 의무도 크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이 내년 자사고 재지정 평가 대상인 용인한국외국어대학부설고등학교(용인외대부고) 평가 커트라인을 상산고처럼 대폭 높여 탈락시킬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돼 주목된다. 이 교육감은 이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자사고는 학생 모집에 우선권을 주고, 여러 지역으로부터 모집할 수 있다. 특혜를 입으면 그만큼 더 높은 기준을 가하는 것이 원칙이다. 자사고에 대해선 폐지가 아닌 일반고 전환을 추진하겠다”며 자사고 폐지 방침을 거듭 천명했다. 그는 실제로 최근 지역 내 안산동산고의 자사고 재지정을 취소했다. 이와 관련, “(자사고 폐지를) 밀어붙인다는 것은 천만의 말씀이다. 안산동산고는 5년 전 (재지정 점수가 커트라인에) 미달돼 일반고로 전환을 발표했지만 당시 교육부가 기준을 별안간 낮춰 부동의했고, 우리는 교육부 입장을 존중해 수용했다. 밀어붙인다면 당시 소송을 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강원 지역 유일한 자사고인 민족사관고등학교(민사고)는 이날 재지정 평가에 통과해 향후 5년간 자사고 지위를 이어 갈 수 있게 됐다. 민사고 평가점수는 5년 전(90.23점)에 비해 10.46점 낮은 79.77점으로 커트라인(70점)을 무난히 넘겼다. 수원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상산고 졸업생 “상산고는 의대 사관학교…신분상승 꿈꾸는 중산층 학생들”

    상산고 졸업생 “상산고는 의대 사관학교…신분상승 꿈꾸는 중산층 학생들”

    상산고 졸업생 고백 글 화제“고교 교육 서열화하고 학생들을 학벌주의로 몰고가는 특권학교”“전국 1, 2등 한다 생각한 학생들이 꼴지하며 상처”“한마디로 상산고 재학생들은 의대진학을 통해 신분상승을 꿈꾸는 중산층 가정 상위권 학생들이 모여 있는 집단이었습니다.” 전주 상산고가 전북교육청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기준점인 80점에 미달해 탈락 위기에 처하면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상산고를 졸업한 한 학생이 쓴 고백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학생은 상산고를 비롯한 자사고가 고교교육을 서열화하고 학생들을 학벌주의와 무한 입시경쟁으로 몰고가는 특권학교라고 비판했다. 28일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상산고 졸업생의 증언 “상산고는 의대 사관학교, 교육 다양성 찾기 힘들었다”는 제목의 글을 공개했다. 사걱세 관계자는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지난 26일 국회 교육위에서 한 학년 학생이 250명이 상산고의 의대 진학생이 재수생을 포함해 275명에 달한다고 했던 발언을 언급하며 “상산고에서 공부한 어느 졸업생의 관련된 증언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글을 쓴 학생은 “자사고와 특목고는 상위권 성적과 상층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향유하는 계층의 학생들을 따로 모아 교육하는 기관”이라고 잘라 말했다. 자사고가 전국에서 모인 인재들이 교류하고 소통하는 열린 교육의 장이다라며 학교를 홍보하지만 그 안에서는 다양성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 이 학생의 지적이다. 이 학생은 “제가 다닌 상산고의 경우에는 구성원이 서울 부산 제주 광주 강릉 전주 등의 다양한데서 온 학생들로 구성됐다”면서 “하지만 오로지 의대 진학을 목표로 모인 획일화된 학생들의 공간이었다. 다양성은커녕 학벌주의와 대입에 찌든 경쟁적 사고만 가득했다”고 꼬집었다. 이 학생은 상산고 재학 중 “저러다 재수한다”는 말이 죽기보다 싫었다고 고백했다. “매번 중간고사 기말고사 보면서 발표된 등급들, 수행평가 점수들 보면서 스스로 서열화하고 경쟁의식 느끼고 패배감이 들었습니다. 전국에서 1등 2등 한다고 생각했던 학생들이 꼴등하고 앉아 있는 것이 큰 상처로 자리잡았습니다.” 서열화된 고교 교육에서 학생들이 스스로를 발전 시키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아닌 지지 않기 위한 무한경쟁에 내몰린다는 것이다. 학생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학벌주의 입시경쟁의 극복과 이를 통한 학생 개개인 모두가 특성화되는 교육”이라면서 상산고를 비롯한 자사고 폐지를 거듭 주장했다. 다음은 사걱세가 공개한 글 전문 상산고 졸업생의 증언 : “상산고는 의대사관학교, 교육 다양성 찾기 힘들었다.” “제가 상산고를 다니면서 체험한 것은 왜곡된 학벌주의 의식과 경쟁의식이었습니다. 인서울 대학의 대학서열 소위 SKY서성한이중경외시...이렇게 민망하고 참담한 서열은 이제 대학을 넘어서 고등학교에서도 매겨지고 있습니다. 민사고 외대부고, 하나고, 상산고, 하늘고, 현대청운고 등 전국 자사고에 대한 서열은 어느덧 사회적으로도 통용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대학들이 소위 지잡대와 인서울로 나뉘어지고, 인서울안에서도 견고하게 서열이 매겨지는 양상이 고등학교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전국의 고등학교는 일반고-자사고-특목고 등으로 나뉘어지고 이는 또 철저히 서열화됩니다. 특권학교는 대입을 넘어 고등학교까지 학벌주의와 무한 입시경쟁화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에 있어서 학벌주의가 발현된다는 것은 자사고와 특목고가 분리교육기관임을 방증합니다. 현재 자사고와 특목고는 상위권 성적과 상층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향유하는 계층의 학생들을 따로 모아 교육하는 기관입니다.” “자사고를 두고 전국에서 모인 인재들이 교류하고 소통하는 열린 교육이 장이다라며 학교를 홍보하지만 그 안에서 다양성을 찾기는 힘듭니다. 제가 다닌 상산고의 경우에는 구성원이 서울 부산 제주 광주 강릉 전주 등의 다양한데서 온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그 구성원은 전국구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획일화되어 있습니다. 한마디로 상산고 재학생들은 의대진학을 통해 신분상승을 꿈꾸는 중산층 가정 상위권 학생들이 모여 있는 집단이었습니다. 이는 물론 의대사관학교라는 상산고의 별명에 정확히 부합하는 조합입니다. 오로지 의대 진학을 목표로 모인 획일화된 학생들의 공간 상산고에서는 다양성은커녕 학벌주의와 대입에 찌든 경쟁적 사고만이 가득했습니다. 그 공간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경쟁과 대입압박에 상처받고 패배감을 느끼는 것은 대다수 학생들에게 일상이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유행어처럼 썼던 말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너 그러다 재수한다.”였습니다. 저희 학교 앞에는 pc방 노래방 영화방도 있고 놀기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물론 공부 이후 여가시간을 즐기며 놀 때 옆에서 수군댑니다. “쟤 저러다 재수한다.” 그런 말을 듣는 것이 정말 죽기보다 싫었습니다. 그 구성원들 모두가. 그리고 매번 중간고사 기말고사 보면서 발표된 등급들, 수행평가 점수들 보면서 스스로 서열화하고 경쟁의식 느끼고 패배감이 들었습니다. 전국에서 1등 2등 한다고 생각했던 학생들이 꼴등하고 앉아 있는 것이 정말 큰 상처들로 자리 잡았습니다. 근데 거기서 끝이 아닙니다. 상산고 졸업생들의 대다수는 재수합니다. 삼수합니다. 사수도 합니다. 의대 가려고요.... 얼마 전에 삼수를 해서 소위 스카이 대학교에 들어간 제 친구는 반수한다고 합니다. 의대가야 하니까... 끊임없이 학교 내에서 인정 투쟁의 일환으로 있었던 의대 입학하기 위해서 의대 타이틀 얻기 위해서 스스로를 착취합니다. 그게 다 상산고라는 공간 내에서 만들어진 패배감과 경쟁의식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혹자들은 말합니다. 이런 분리형 교육을 통해 특성화된 교육과 인재양성이 가능하다구요. 그러나 수시전형 자소서에 한 줄 더 쓰기 위한 스펙쌓기용 교육이나, 특성 특수라고 말하지만 실상은 극대화된 EBS 풀기 교육인 수능교육을 두고 특성화된 교육 인재양성 운운한다면 이것은 도저히 동의할 수 없습니다. 자사고와 특목고의 특성화 교육은 획일화되고 편협한 입시 기계 양성을 통한 계급 재생산 혹은 중산층 가정의 꿈같은 신분상승 신화 실현에 불과합니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특정 계층에게만 열려 있는 신분 상승의 사다리가 아닙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신분상승이 불필요한 평등한 사회입니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특성화 교육을 통한 엘리트 양성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학벌주의 입시경쟁의 극복과 이를 통한 학생 개개인 모두가 특성화되는 교육입니다. 교육개혁의 첫 단추가 바로 특권학교 폐지라고 확신합니다. 전국의 자사고 특목고 학생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자신의 모교가 사라진다는 불안감과 집단의식 아래 진정 필요한 우리 사회의 개혁을 무시하지 맙시다. 자신의 미화된 고등학교 학창시절을 경험을 근거로 특권학교 폐지에 반대하지 맙시다. 우리 모두 출신학교와 그 안에서의 경험에 대한 자기객관화를 통해 무엇이 정녕 필요한 것인지 인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교육부가 상산고 자사고 취소 요청 부동의 기대

    교육부가 상산고 자사고 취소 요청 부동의 기대

    박삼옥(73) 전주 상산고 교장은 23일 “교육부가 전북교육청의 상산고 자사고 취소 요청에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교장은 “교육부장관이 입법취지를 무시한 전북교육감의 재량권 일탈·남용에 동조하리라고 믿지 않는다”면서 “교육자로서 법적인 다툼을 선호하지 않지만 부당한 결정이 내려질 경우 행정소송과 가처분신청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전북교육청의 부당한 평가는 전면 거부하고 강력히 투쟁겠다”는 입장도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박 교장과 일문일답.-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취소 발표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움직임은? “학생들은 동요하지 않고 오직 학업에 열중하고 있다. 상산고는 자사고로서의 지위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반면 학부모들과 총동창회는 매우 격앙돼 있다. 어떤 움직임이 있을지는 예측할 수 없다. 학교는 전북교육청의 부당한 평가를 바로잡기 위해 강력히 투쟁하겠다” -전북교육청의 평가에 대해 형평성, 공정성, 적법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여러가지 문제가 있지만 사회통합전형 분야를 예로 들겠다. 전북교육청은 그동안 상산고에 보낸 각종 공문을 통해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비율을 자율에 맡겨왔음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10% 이상으로 설정하여 부당하게 평가했다. 4점 만점에 2.4점을 깎았다. 그러나 초·중등 교육법 시행령 부칙 제5조는 ‘자립형 사립고에서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한 자사고(전국 6개 고교)는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의무 조항을 적용하지 아니한다’는 경과규정을 두고 있다. 전북교육청은 이 규정을 무시했다. 짜맞추기식 자사교 폐지 수순이다” -평가방법이 적법하지 않은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었나?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했다. 시정을 요구하는 공문을 3차례 보냈고 교육부도 찾아가 여러 차례 설명했다. 그러나 전북교육청은 이를 시정하지 않았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에게 직접 문제를 제기했나. “여러 차례 면담요청을 했으나 만나주지 않았다. 전화도 하고 문자 메시지도 보냈지만 한번도 답장을 받지 못했다” -타 시·도는 자사고 재지정 기준점이 70점인데 반해 유독 전북만 80점이다. 전북교육청은 이를 교육감 재량이라고 말한다. “재량권 남용이다.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과 협의해 자사고 재지정 기준 점수를 70점으로 정했다. 전북만 80점으로 높인 것은 ‘자사고 폐지’를 밀어붙이기 위한 수순과 편법이라고 본다” -청문과 교육부의 동의 절차가 남아있다. 대응 방안은? “이번 평가에 대한 불합리성, 부적법성을 적극적으로 지적해 충분한 소명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 교육부가 전북교육감의 재량권일탈과 남용에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재지정 취소에 동의하면 집행정지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 등 법적구제 수단을 강구할 준비가 돼있다. 학교, 학부모, 학생들의 혼란과 정신적 피해도 책임을 묻겠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법원에서 집행정지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도 상산고의 자사고 지위를 박탈하고 일반고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이 행정법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교육감이 집행정지가처분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자사고 지정을 취소할 수 없다. 전북교육청도 교육감 개인의 생각이지 공식입장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번 자사고 재지정 평가는 위원이 누구이고 몇점을 주었는지 알 수 없어 ‘깜깜이 평가’라는 지적이 많다. “평가 위원들이 대부분 초·중등 교사로 알려졌다. 이들이 어떤 근거로 어떤 항목에 몇점을 주었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도록 정보공개요구를 했다. 위원별, 항목별 점수가 밝혀지면 문제점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상산고가 자사고로 존재해야 할 이유가 있다면?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교육의 수요도 다양화 됐다. 교육이 다양화 되지 못하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없다. 공부가 재미있어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싶은 학생들의 수요를 충족시켜야 한다. 특히, 4차산업시대에 맞는 인재와 리더를 육성하는 교육은 현재 일반고 교육체제로는 불가능하다. 또 전북은 인구가 줄고 있다. 상산과 같은 명문고가 없으면 우수한 인재가 수도권과 타 시·도 자사고로 빠져나갈 것이다. 전북 출신으로 상산고에 진학하는 학생은 매년 80명 정도다. 타 시·도 출신으로 상산고에 입학한 학생은 전북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한다. 이들이 장차 전북발전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귀족학교, 특권학교라는 지적이 있다. 상산고는 귀족학교가 아니라 전북의 학력 수준을 견인하는 학교다. 우수 학생을 먼저 뽑아가는게 특권이라고 한다면 과학고, 영재고는 왜 거론하지 않나. 국가지원을 한푼도 받지 않고 우수한 학생을 길러내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 갈 길이라고 생각한다. 상산고에 진학하면 사교육비가 안들어 일반고 보다 오히려 교육비가 적게 들어가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인재 육성만이 국가와 지역발전의 원동력이자 핵심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사설] 무리한 자사고 지정 취소, 교육현장 혼란 우려된다

    전북 전주 상산고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 탈락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전북도교육청은 어제 상산고의 재평가 점수가 79.61점으로 기준 점수인 80점에 미달했다며 자사고 지정 취소를 결정했다. 교육부가 동의하면 일반고 전환이 확정된다. 학교 측은 “평가 결과가 형평성, 공정성, 적법성에 크게 어긋난다”며 행정소송 및 가처분신청 등 법적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분노한 학부모들은 도청 앞에서 상복을 입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경기도교육청도 이날 안산동산고의 자사고 지정을 취소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정책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재평가 대상 24곳(전국 42곳) 가운데 도미노 퇴출이 현실화하면 교육현장의 혼란은 불 보듯 뻔하다. 자사고는 2002년 김대중 정부 때 교육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살리려는 취지로 도입됐다.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 수월성 교육 측면에서 성과가 뚜렷했지만, 한편으론 학교의 입시학원화, 고교서열화, 일반고의 황폐화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끊이지 않았다. 자사고가 원래 설립 취지에서 벗어나 명문대 진학을 위한 ‘특권 학교’로 치부되고, 과도한 입시경쟁으로 교육 불평등을 유발한다는 비판을 받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시도 교육청이 5년마다 설립 목적에 따라 학교를 잘 운영하는지 평가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정권의 입맛에 따라 자사고를 원칙 없이 흔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재평가 기준은 원래 70점이었지만, 박근혜 정부 때 60점으로 낮췄고, 현 정부는 최대 80점으로 올렸다. 그러다 보니 ‘자사고 봐주기’와 ‘자사고 죽이기’라는 소모적 논란이 반복된다. 결론을 정해 놓고 평가를 수단으로 악용하는 행태는 옳지 않다. 상산고의 커트라인이 다른 지역보다 10점이나 높은 건 해당 교육청이 지정 취소를 미리 염두에 뒀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자사고 논란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와 교육 당국 등 이해관계자에 따라 입장이 크게 엇갈리는 난제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강행할수록 교육현장의 혼란이 가중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 “국회의원 연봉, 文의장이 결단만 하면 당장 확 줄일 수 있다”

    “국회의원 연봉, 文의장이 결단만 하면 당장 확 줄일 수 있다”

    20대 국회 본회의 처리율은 29%로 역대 최저다. 도대체 일을 하지 않는다며 ‘식물 국회’라는 오명이 붙었다. 그러자 펄펄 뛰며 살아 있음을 보여주려 했을까. 지난 4월 30일 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막기 위해 상임위 회의장을 육탄전 펼치듯 점거했고, 국회 사무처 팩스를 부쉈고, 동료 의원을 감금하다시피 했고, 국회의장실로 몰려들어 국회의장을 병원 수술실로 실려 보냈다. 누리꾼들은 국회선진화법을 전면으로 부정하며 날뛰는 국회의원들이 곳곳에 출몰한다 하여 이번에는 ‘동물 국회’라 불렀다. 지난 4월 5일 본회의 일정을 끝으로 두 달 반 동안 국회는 열리지 않고 있다. 다시 ‘무생물 국회’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합의로 지난 19일 국회가 반쯤이나마 겨우 문을 열었다. 물론 개점휴업 상태는 변하지 않았다. 하승수(51)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를 만나 현실정치의 개혁 과제와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국회가 꽉 막혀 있건 말건, 법안이 통과되건 말건 국회의원들은 매달 1140만원 꼬박꼬박 월급을 받는다. 각종 수당에 명절휴가비 등까지 합쳐 연봉으로 치면 1억 5100만원이다. 이 중 4700만원은 입법활동비와 특별활동비 명목의 비과세다. 그렇잖아도 가뜩이나 팽배한 국민의 정치 혐오와 불신은 더욱 커져만 간다. 지난 18일 만난 하 대표에게 최근 꽉 막혀 있는 국회를 바라보는 전체적 느낌을 먼저 물었다. “사실 한국당이 이렇게까지 국회를 내팽개칠 줄은 몰랐어요. 황교안·나경원 체제가 들어서며 사실상 총선 태세로 들어갔고,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훨씬 강도 높게 개혁에 저항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국회의원으로서 역할을 거부하는 한국당의 행태에 혀를 내두른 하 대표는 사실 ‘국회의원 프로 고발러’다.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를 겸하고 있는 그는 최근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국회의원 7명+α(불상의 다수 국회의원)를, 지난 1월에는 허위 증빙으로 정책개발예산을 쓰거나 남의 정책자료집을 표절한 국회의원 12명을 대표고발했다. 또한 상임위 유관기관 예산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온 국회의원들 38명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하고 있어 이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들을 김영란법 위반으로 고발할 예정이다.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으로 시작해 제주대 법학과 교수 등을 지냈고, 공인회계사, 변호사 등 번듯한 이력이 있지만 현재는 정치개혁을 지상과제로 삼고 있다. -시민사회에서 요구하는 정치개혁의 요체는 무엇인가요? “국회의원 특권 폐지와 국민소환제, 그리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제 개혁입니다. 이 세 가지는 어느 하나 빠질 수 없이 모두 맞물려 있습니다. 정치개혁을 위한 삼위일체 방안이라 할 수 있죠.” -이러한 정치개혁 주장에 대한 하 대표께서 체감하는 시민들의 반응은 무엇인가요? “그런데 참 안타까운 건 특권 폐지를 얘기하고 국민소환제를 얘기하면 박수를 보내고 찬성하는 국민이 많은데, 막상 선거제 개혁 또는 국회의원 정수 확대 얘기가 나오면 ‘그놈이 그놈’이라면서 외면하기 일쑤입니다.” -답답한 마음이 들 때도 많으시겠네요? “사실 저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1998년 참여연대 활동 이후 계속 국회와 국회의원들을 지켜보고 있는데, 국회 수준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사회가 긍정적으로 변화 발전하고 있음에도 유독 국회의원들은 구체적 개혁 과제와 정책 과제를 갖고 있기보다는 중앙당 지도부의 구심력에 의해 강제되는 느낌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불신과 냉소, 혐오가 팽배해질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민주주의를 하는 나라에서 의회는 필수적인 장치입니다. 생활 필수품이 고장 났거나 불량품이라면 제대로 고쳐서 쓰거나 반품해야 되는 것이지요.” -그래도 의원정수 확대 같은 경우, 대의명분이야 충분하겠지만, 정치 불신 정서가 워낙 큰데 가능할까요? “일단 특권 폐지와 국민소환제를 정치현실에 구현하는 것을 당장의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연봉을 줄이는 등 특권을 확 줄이고 국민들이 불량품을 교체할 수 있는 환경이 현실 정치 속에 조성된다면 국민 공감대도 충분히 높아지면서 의원정수 확대에 반대하지 않고 오히려 찬성과 지지를 보낼 것이라 믿습니다. 의원정수 확대 또한 특권 축소의 방향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국회의원 특권 폐지는 국회의원 스스로 개혁해야 하는 일인데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요? 고양이에게 스스로 목에 방울을 달라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인데…. “네, 그렇습니다. 국회의원 특권 폐지는 사실 입법기관인 국회가 스스로 결단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어려움이 큽니다. 다만 늘 비판의 우선순위인 연봉 줄이기는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예컨대 문희상 국회의장이 결단만 하면 내일이라도 가능합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하죠? “보좌진 숫자 감축이나 국회의원 연봉 산정 독립기구 신설 등은 입법사항이기 때문에 국민의 압도적 여론에 굴복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죠. 하지만 수당 부분은 다릅니다. 현재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101만 4000원의 수당만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를 국회규칙에서 정하도록 했고, 국회규칙은 다시 국회의장에 위임했습니다. 이에 근거해 수당, 입법활동비 등으로 675만원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문 의장만 결심하면 됩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80.2%가 ‘국회 무노동·무임금’에 찬성했고, 77.5%가 국민소환제를 찬성했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염두에 두고 있는 구체적인 방식이 있나요? “영국은 2015년 국민소환제를 도입했습니다. 2009년 하원의원들이 예산부정사용 스캔들이 일어났습니다. 의회는 반발하며 공개를 거부했고, 전문가들도 반대의견을 내놓는 등 진통을 겪었지만 결국 당시 하원의원 46명이 사퇴를 하고 142명이 불출마 선언을 하며 IPSA(Independent Parliamentary Standards Authority)라는 독립기구를 설치했고 국민소환제를 도입했습니다. IPSA는 의원들의 예산 사용 감시, 연봉 조정 기능을 맡고 있습니다.” -시행 과정에 논란이나 시행착오는 없나요? “먼저 의회 윤리위원회에 의원 7명, 외부인사 7명이 들어가서 독립적으로 운영합니다. 또 윤리감찰관이 상근하며 예산사용 등의 조사를 맡습니다. 여기에서 의회출석 10일 정지 이상이 되면 국민소환제가 가동됩니다. 당파성 등에서 자유로운 중립적 인사로 구성됐습니다. 윤리위에서 최근 700파운드, 우리 돈으로 치면 약 100만원 정도를 부당청구한 의원이 지적돼 소환되기도 했습니다. 6주간의 소환 청구 서명 기간 동안 선거구 유권자의 10% 이상이 서명해서 의원직을 상실했습니다.” -결국 우리가 지향하는 모델도 영국식이 될 수 있을까요? “네, 국회윤리특위에 객관적이면서 중립적인 외부위원들이 다수 참여해서 국민의 입장에 서서 판단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국회 패스트트랙에 상정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잘 논의돼서 통과될 것이라 보시나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핵심은 정당민주주의 확보입니다. 자칫하면 중앙당 지도부에 줄세우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패스트트랙의 준연동형 비례제에는 정당의 공천 개혁을 강제하고 있습니다. 각 당이 선거인단을 구성해 당원 투표 혹은 대의원 투표를 진행하도록 하고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내용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 선관위가 해당 정당의 후보등록 자체를 무효화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물론 처음인 만큼 시행착오는 불가피하겠죠. 궁극적으로는 시민들의 과제와 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후보를 뽑을 수 있도록 정당에 가입하고, 일상적인 정치활동에 참여하는 문화가 정착되는 게 중요합니다.” 현실 정치가 진흙탕처럼 보이지만, 매의 눈으로 국회와 정치를 감시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시민들이 많아진다면 거기서도 아름다운 연꽃을 충분히 피울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해본다. youngtan@seoul.co.kr
  • 文대통령 “고액체납자 은닉재산 끝까지 추적”… 생활적폐 척결 고강도 주문

    文대통령 “고액체납자 은닉재산 끝까지 추적”… 생활적폐 척결 고강도 주문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고액 상습 체납자의 은닉재산을 끝까지 추적하고 더이상 특권을 누리지 못하도록 국세청과 관련 부처가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고 지시했다. 또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아직 할 일이 많다”면서 “반부패가 풍토가 되고 문화가 돼야 한다”며 상시적 개혁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제4회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주재하면서 “공동체에 대한 의무를 고의적으로 면탈하고 조세 정의의 가치를 무너뜨리는 악의적 고액 상습 체납자는 반드시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납세 의무는 국민이 권리를 누리는 대신 져야 하는 헌법상의 의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권력형 비리나 공공영역의 부패 척결은 일부 성과를 거뒀지만 국민이 일상에서 느끼는 ‘생활적폐’ 청산은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취임 후 권력형 적폐 청산에 초점을 맞췄지만 지난해 11월 3차 반부패회의를 기점으로 생활적폐 척결로 범위를 넓혔다. 지속적인 ‘반부패 드라이브’를 집권 중반기 국정운영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검찰총장 후보자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명한 배경과도 맞닿아 있다. 지난 17일 청와대는 윤 후보자에 대해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를 뿌리 뽑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고액 상습 체납을 비롯해 ▲사학법인 횡령 및 회계·입시·채용 부정 ▲요양기관 부정수급을 거론하며 “국민에게 좌절감을 안겨 주고 공동체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범죄행위’”라고 규정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 부패인식지수(CPI)에서 한국이 역대 가장 높은 45위에 오를 만큼 반부패 개혁이 성과를 거뒀다면서도 “사회가 얼마나 깨끗해지고 공정해졌는지 다시 한번 되돌아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성세대가 ‘세상은 원래 그런 거’라며 관행으로 여겨 온 반칙과 특권은 청년에게는 꿈을 포기하게 만들고 절망하게 하는 거대한 벽”이라며 “불공정한 운동장에서 사회적 신뢰는 불가능하며 원칙을 지키면 손해를 보고 반칙을 하면 이득을 보는 사회에서 청년이 희망을 가질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정과 정의의 원칙을 바로 세우는 일은 한두 해로 끝날 일이 아니며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회의에는 청와대에서 노영민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 등이, 정부에서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문무일 검찰총장, 민갑룡 경찰청장 등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인사가 모두 모였다. 북한 어선 귀순 사건으로 대국민 사과를 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회의장을 찾았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전교조 “특권학교 폐지를” vs 교총 “평가 지표 불공정”

    전주 상산고와 안산 동산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 결정에 교육계가 둘로 갈라섰다. 보수 교원단체와 자사고 법인들은 “우수한 학교를 불공정한 평가로 없애려 한다”며 반발했지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진보 교육계는 “특권학교 폐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교육 경쟁력 강화 기여한 자사고 폐지 안 돼” 20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전북교육청의 상산고 지정 취소 결정에 대해 성명을 내고 “지정 취소 기준점을 다른 시도교육청보다 10점 높인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불리한 지표는 배점을 높이고 유리한 지표는 배점을 낮췄다”면서 “고교 교육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해온 학교를 지정 취소하는 것은 교육법정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총은 “동의권을 갖고 있는 교육부가 전북교육청의 결정을 취소하고, 평가 지표의 타당성과 공정성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는 “자사고는 학력 향상과 인성 교육, 문화예술 활동, 비교과 활동 등을 활발하게 전개하면서 교육 경쟁력 강화에 기여해왔다”면서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이 자의적으로 자사고 지정 취소를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고·국제중도 일반 학교로 전환 추진해야” 반면 전교조는 이날 논평을 통해 “자사고는 고교 서열화 체제를 강화하고 학교를 입시교육 기관으로 만들었으며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 고교 입시를 위한 사교육 팽창 등 공교육 파행을 낳았다”면서 “(자사고 재지정 평가 중인) 서울교육청을 비롯한 9개 교육청은 공정하고 엄격한 원칙에 따라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교육단체협의회와 특권학교폐지촛불시민행동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자사고와 외고, 국제중을 일반 학교로 전환하겠다는 공약을 단호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의 자사고 학부모들은 이날 서울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자사고 재지정 평가의 평가위원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는 “한 학교라도 지정 취소가 결정되면 모든 학교가 공동행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상산고 학부모 상복 집회…자사고 재학생 부모의 분노 왜

    상산고 학부모 상복 집회…자사고 재학생 부모의 분노 왜

    “일반고 전환시 기존 자사고 학생 역량 저평가”“면학 분위기 해칠까 우려…사회경제적 손해”“학비 차 3배 나는데 일반고 전환시 시설공유도 불만”일각선 선발기준 등 ‘특혜’ 자사고 기준 엄격 마땅“서울도 2014~2015년 타지역比 10점 더 높아”교육계 찬반 엇갈려…서울자사고학부모도 반발전북 전주시 상산고등학교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취소 발표가 이뤄진 20일 전북도교육청 앞에는 검은 상복을 입은 학부모들의 항의집회가 열렸다. 상산고 학부모 100여명은 이날 오전 도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전북교육은 죽었다”고 선언했다. 통상 자사고 입학을 준비해왔던 중학생 학부모들의 반발과 달리 이미 자사고에 재학 중인 학부모들은 왜 자사고 지정 취소에 이렇게 극렬히 반대하고 나선 것일까. 검은 상복을 입은 학부모들은 ‘김승환 도교육감은 퇴진하라’, ‘불공정한 자사고 심사 원천무효’, ‘상산고를 살려내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전북교육은 죽었다’는 의미로 도교육청을 향해 절을 하고 근조 조화를 세우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연달아 마이크를 잡고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폐지 결정을 성토했다. 한 학부모는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평가 기준은 엉터리”라면서 “다른 시·도에서는 70점만 맞아도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는데 전북은 79점을 넘어도 자사고를 폐지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다른 학부모는 “상산고 자사고 폐지 결정 소식을 듣자마자 아침밥도 거르고 회사에 연차를 내고 달려왔다”면서 “79점을 맞은 상산고를 자사고에서 탈락시킨다면, 전국에서 살아남을 자사고가 대체 몇 곳이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과정에서 몇몇 학부모는 ‘소시오패스’나 ‘구속’과 같은 극단적인 단어를 사용하며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 임태형 상산고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오늘은 한 학교의 운명을 결정하는 재지정 평가 발표의 날”이라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평가를 담당한 기관의 당사자인 김승환 교육감은 교육청을 비우고 특강을 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의로운 사회를 외치던 교육감이 정작 자신은 모두 편법과 불법에, 비정상적인 행위로 자사고를 탄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기동대 등 경력 100명을 도교육청 주변에 배치하고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교육업계는 상산고 지정 취소와 관련해 자사고 재학생 학부모들이 다른 교육청은 70점이고 전북도교육청은 이보다 10점이 높은 80점이 통과 기준이라며 절차상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등의 얘기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불만은 다른 데 있다고 보고 있다.복수의 교육단체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우선 일반고보다 3배나 많은 등록금을 내는 자사고가 내년부터 일반고로 전환될 경우, 기존 학생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학교시설과 교육 프로그램에는 큰 차이가 없는데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등록금을 내고 들어오는 입학생들과 모든 것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업계 관계자는 “비싼 값을 치르고 어렵게 자사고를 준비해 들어온 학부모와 재학생들의 경우 면학 분위기가 깨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크고, 학비를 싸게 들어온 학생들과 동일 시설을 공유하는 데 대해 손해를 본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고 전했다. 선발기준 등에서 엄격한 자사고와 다른 일반고 전형으로 들어온 학생들과 같은 대우를 받는 게 싫다는 게 요지다. 학부모들의 반발이 심한 상산고는 자사고 가운데서도 정시 위주,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한 재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다른 이유는 입시경쟁에서 기존 재학생들이 자사고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불리해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학부모과 학생들을 인터뷰하는 질적 연구를 진행해보면 일반고 3등급과 자사고 등 특목고 3등급은 다르다는 얘기를 한다”면서 “자사고를 선호하는 이유 중에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선발할 때 이왕이면 특목고 3등급을 우대하지 않겠느냐는 심리가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자사고 학부모들은 일반고로 전환될 경우 기존 자사고 전형을 치르고 들어온 학생들의 역량이 저평가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상산고는 지역 명문고로 외부학생들도 많이 유치하고 있어 사회경제적인 여파도 학부모로서는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 과정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다. 상산고 학부모들이 불만으로 제기한 자사고 지정 커트라인이 80점으로 다른 지역보다 10점 높은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 아닌 지역마다 다른 교육여건을 반영한 결과라는 것이다. 김은정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선임연구원은 “서울의 경우 2014~2015년 1차 평가 당시 다른 지역보다 10점 높게 평가 기준을 설정해 자사고 평가기준을 강화했었다”면서 “자사고 평가는 지역여건에 따른 교육감 재량 사업이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또 학생들을 추첨 배정하는 일반고와 달리 선발시기와 선발방법에서 특혜를 받고 있는 자사고의 경우 운영과 학교시설의 측면에서 더 높은 기준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 선임연구원은 “사회통합자 전형의 책무를 소홀히 한 상산고도 문제지만 당초 자사고를 설립 기준에 미달이면 마땅히 일반고로 전환시키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 “자사고가 고교서열화와 무슨 상관이냐고 하지만 실제로 교육 현장에서는 자사고를 가지 못한 일반고 학생들이 대입에서 밀렸다는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면서 초등학교부터 자사고를 준비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그는 “자사고 폐지 수단으로 재지정 평가를 악용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엄격한 기준 없이 ‘특권학교’로서 그대로 유지해주는 것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전북교육청은 상산고가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기준 점수(80점)에 미달하는 79.61점을 받았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이날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체평가단 평가와 심의 등을 거쳐 상산고에 대해 자사고 지정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도교육청이 밝힌 항목별 점수를 보면 상산고는 31개 항목 중 대부분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일부 항목의 점수가 현저히 낮았다.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사회적 배려 대상자)’ 지표에서 4점 만점에 1.6점을 받았고, 학생 1인당 교육비 적정성 점수(2점 만점에 0.4점)도 저조했다. 특히 감사 등 지적 및 규정 위반 사례가 적발돼 5점이 감점됐다. 상산고의 평가 점수가 기준점수인 80점에 불과 0.39점 부족했던 점에 비춰볼 때 이는 상산고의 생사를 좌우한 핵심 요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이 감점은 전북도교육청이 2014년과 2018년 상산고에 대해 감사를 벌인 결과를 근거로 했다.이에 대해 교육계 반응은 엇갈렸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상산고 운영평가결과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전북교육청이 일방적으로 재지정 기준점을 설정하고 평가지표를 변경했다”면서 “불공정한 결정이 내려진 만큼 이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재지정 기준점이 70점인 다른 시·도와 달리 전북은 기준점이 80점이어서 상산고와 다른 자사고 간 심각한 차별이 발생했다”면서 “사회통합전형을 통한 학생선발 의무가 없는 상산고 평가 때 관련 항목을 넣은 것은 정당성도 없고 법령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자사고를 비롯한 특권학교를 폐지해야 한다”면서 “상산고도 공정하고 엄격한 기준과 위원회 심의에 따라 평가가 이뤄졌다면 자사고 지정을 취소하고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해 다른 9개 교육청도 공정하고 엄격하게 운영평가를 진행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공약을 서둘러 이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이와 관련해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서울자학연)는 이날 오전 “서울의 자사고 평가가 공정하지 않게 진행되고 있다“며 서울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평일 낮임에도 서울 자사고 22곳 학부모 10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했다. 전수아 서울자학연 회장은 “한 학교라도 지정취소가 결정되면 모든 학교가 공동행동에 나설 계획”이라면서 “교육청이 우리를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13개 자사고 평가결과는 다음달 초 나온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