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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출마 김영우 “황교안, 제왕적 당대표 모습…꽃길 말고 험지로”

    불출마 김영우 “황교안, 제왕적 당대표 모습…꽃길 말고 험지로”

    총선 불출마 선언 김영우 한국당 의원“자리욕심·웰빙정당·전략부재 문제”“극복하지 않으면 한국당 미래 없어”“불출마가 찻잔속 태풍이란 걸 알아”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3선의 자유한국당 김영우 의원은 5일 최근 황교안 대표의 당 운영 방식에 대해서 “제왕적 당대표의 모습이 언뜻언뜻 비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4일 전격적인 불출마를 선언한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당 대표가 임명한 당직자가 아닌데 황 대표가 크게 착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가 나 원내대표 임기 문제를 최고위에서 논의한 데 대해 비판이 나오는데. “황 대표가 제왕적 당대표가 되면 안 되는데, 그런 모습이 보인다. 밉든 곱든 원내대표는 의원들이 결정할 문제이자 의총에서 결정하는 것이다. 당헌·당규를 최고위에서 유권해석해 당 대표가 결정하는 것은 의회민주주의에 맞지 않다.” -황 대표의 리더십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황 대표가 본인을 내려놓겠다고 한 것을 이제는 실천에 옮겨야 한다. 추운 날 목숨을 건 단식을 했던 진정성은 의심하지 않는다. 절대 꽃길 갈 생각을 하면 안 된다. 비례대표를 아예 생각도 말고, 출마한다면 수도권 험지에 나가 당도 살리고, 나라도 살려야 한다. 내년 총선은 수도권에서 결판이 나는데 잘못하면 한국당은 TK(대구·경북)당으로 전락한다.” -현재 한국당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한국당의 가장 큰 문제는 자리 욕심, 웰빙 정당, 전략 부재 3가지다.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한국당의 미래는 없다. 한국당은 시당위원장, 도당위원장, 상임위원장 등 자리 욕심을 내는 당 이미지로 비친다. 둘째는 판검사, 장차관, 장성, 최소한 교수 등 사회적으로 소위 잘나가는 사람들로만 이뤄져 특권층의 대변인 같은 웰빙 정당 이미지가 있다. 셋째는 기본 철학과 입장이 정리가 안 되니까 박찬주 영입, 조국 표창장, 패스트트랙 공천 가산점 등 즉흥적인 결정에 의한 실수가 반복된다.” -전격적인 불출마 결심의 배경은 무엇인가. “내가 속했던 정당의 두 대통령(이명박·박근혜)이 법정에 섰다고 하는 것은 정치적, 도의적으로 우리도 잘못이 있다. 이제 우리는 정치적으로 ‘컷오프’ 돼야 한다고 생각해다. 정치 본질은 책임이다. 너무나 당연한 결정이다.” “열심히 하는데도 우리 당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는 것. 그보다 명백한 명분은 없다. 열심히 하는데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무언가 잘못됐다는 뜻이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내가 3선씩이나 돼서 지금 지도부의 줄이나 서고 정치적으로 살아남는 것이 옳은 것일까 고심했다. 불출마하면서 우리 당이, 이 나라가 잘됐으면 좋겠다는 아주 소박한 생각으로 불출마를 택했다.” -앞서 김세연 의원의 불출마 이후에도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답답한 것은 우리가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고 있는데, 문재인 정권이 우리나라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하면서도 한국당의 위기는 잘 느끼지 못하고 있다. 열심히 싸운다고 하지만 국민들이 한국당에 마음의 문을 닫고 신뢰하지 않는 데 대한 위기의식이 없다. 대한민국만 위기가 아니라 한국당의 위기, 보수의 위기다.” -한국당에 기대하는 변화는 무엇인가. “내 불출마로 한국당이 얼마나 바뀌겠느냐. 찻잔 속의 태풍이라는 것을 잘 알지만, 그래도 정말 작은 불씨라도 되고 싶다. 김세연 의원이나 추후 불출마를 생각하는 다른 동료들과 조직적으로 불출마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잔소리 그만할 때” 구글 공동창업자 21년 만에 경영 손뗀다

    “잔소리 그만할 때” 구글 공동창업자 21년 만에 경영 손뗀다

    “옆에서 충고하고 보듬는 부모가 될 때” 이사직은 유지… 실제 의결권 절반 넘어 후임 피차이, 혁신기술 사업 매진할 듯“2019년 오늘, 구글이 사람이라면 벌써 스물한 살의 청년입니다. 둥지를 떠나 힘차게 날아오를 때가 됐죠. 우리는 오랫동안 구글의 매사에 깊이 관여하는 과분한 특권을 누려 왔습니다. 그러나 이젠 매일 잔소리하는 부모가 아닌, 옆에서 조용히 충고해 주고 보듬어 주는 부모가 될 때가 된 것입니다.” 세계 최대의 정보기술(IT) 업체 구글의 동갑내기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46)와 세르게이 브린이 한날에 동반 퇴진했다. 1998년 구글을 창업해 21년간 이끌어 온 두 사람이 열정적으로 일할 40대 중반에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의 최고경영자(CEO)와 사장을 각각 맡아 온 페이지와 브린은 3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알파벳 CEO 자리를 전문경영인인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에게 즉각 넘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회사를 경영할 더 좋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할 때 경영자 역할에 집착하는 사람이 결코 아니었다”라며 “이제 알파벳과 구글은 2명의 CEO와 사장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알파벳 사장직은 누가 맡을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페이지와 브린은 미국 스탠퍼드대 박사과정에 다니던 1998년, 캘리포니아주 먼로 파크에 있는 친구집 차고에서 검색엔진 업체 구글을 창업했다. 당시는 야후와 알타비스타가 인터넷 검색 시장을 쥐락펴락하던 시절이었다. 야후와 알타비스타가 자신들이 개발한 검색 기술을 사 주지 않자 직접 회사를 차린 것이다. 야후와 알타비스타가 소리소문 없이 IT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동안 이들 두 사람은 구글을 지구상에서 가장 기업가치가 높고 가장 창의적인 기업으로 키웠다. 더군다나 자유분방하면서도 떠들썩한 새로운 기업 문화를 만들어 실리콘밸리 IT 업계의 ‘얼굴’로 떠올랐다. 이 덕분에 2010년대 초반 2000억 달러에 못 미쳤던 구글(알파벳) 시가총액은 이날 현재 8933억 달러(약 1066조원)로 불어나며 애플·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기업 가운데 한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퇴진 이후에도 알파벳 이사회에는 계속 남아 회사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페이지는 알파벳의 지분 5.8%, 브린은 5.6%를 각각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의 주식은 한 주당 10표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차등의결권이 적용돼 실제 이들의 의결권은 절반이 넘는다. 이들의 경영권 이양은 ‘뜻밖의 일’이라고 미 언론이 지적할 정도로 구글이 안팎에서 내우외환의 거센 도전에 직면한 가운데 이뤄졌다. 아마존은 구글이 지배해 온 온라인 광고시장을 급속히 잠식하고, 미 연방정부·주정부는 구글의 반독점 혐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사내에는 성희롱·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임원의 신병 처리, 국방부와의 공동 사업, 중국의 검열 체계에 맞춰 설계된 검색엔진 개발 등에 대한 직원들과의 갈등 등 문제가 산적해 있다. 페이지와 브린은 편지에서 “순다르 CEO와 정기적으로 계속 대화를 하고 특히 우리가 열정을 느끼는 주제들에 대해 계속 논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피차이 CEO는 구글 핵심 사업인 온라인 광고 사업이 순조롭도록 관리하는 한편 알파벳이 주도했던 머신러닝이나 가상현실 같은 새로운 혁신 기술 관련 사업들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北, 트럼프 ‘필요시 군사력 사용’ 발언에 “무력으로 맞대응”

    北, 트럼프 ‘필요시 군사력 사용’ 발언에 “무력으로 맞대응”

    “무력 사용은 미국에 매우 끔찍한 일 될 것”“김정은, ‘트럼프 발언’ 매우 불쾌히 접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필요시 북한을 상대로 무력을 사용할 것”이라는 발언에 북한이 “무력에는 무력으로 맞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박정천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은 4일 발표한 담화문에서 “만약 미국이 우리를 상대로 그 어떤 무력을 사용한다면 우리 역시 임의의 수준에서 신속한 상응행동을 가할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인민군 총참모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이어 군 서열 2위이자 남한의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직책이다. 그는 “미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대상으로 하는 군사적 행동을 감행하는 경우 우리가 어떤 행동으로 대답할지에 대해서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무력을 사용하는 일은 미국에 있어서 매우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 런던을 방문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대해 “그것(군사력)을 사용할 필요가 없길 바란다”면서 “그럴 필요가 있다면 우리는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협상 시한으로 정한 연말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북미 양측이 서로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대치하며 신경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박 총참모장은 “나는 미국 대통령이 3일 영국에서 진행된 나토수뇌자회의 기간 우리에 대한 재미없는 발언을 하였다는 데 대해 전해 들었다”면서 “우리 무력의 최고사령관도 이 소식을 매우 불쾌하게 접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무력의 최고사령관’은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관인 김정은 위원장을 가리킨다. 박 총참모장은 “지금 이 시각도 조미(북미)관계는 정전 상태에 있으며 그 어떤 우발적인 사건에 의해서도 순간에 전면적인 무력 충돌에로 넘어가게 되어있다”면서 “최근 미국 군대는 우리 국가를 겨냥한 심상치 않은 군사적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으며 우리는 이러한 군사적 행동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안전에 주는 영향들에 대하여 분석하고 대처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이는 북한이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군사 관련 행보를 잇따라 공개하고 ‘초대형방사포 발사’ 시험까지 벌이자, 미국 역시 정찰기에 이어 한반도 상공에서의 해상초계기 작전을 노출하는 등 이에 대응한 것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박 총참모장은 이어 “나는 이처럼 위험한 군사적 대치상황 속에서 그나마 조미 사이의 물리적 격돌을 저지시키는 유일한 담보로 되고 있는 것이 조미수뇌들 사이의 친분 관계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런데 이번에 미국 대통령이 우리 국가를 염두에 두고 전제부를 달기는 했지만, 무력 사용도 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한 데 대하여 매우 실망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위세와 허세적인 발언은 자칫 상대방의 심기를 크게 다치게 할 수 있다”면서 “한 가지만 명백히 말해두지만, 자국이 보유한 무력을 사용하는 것은 미국만이 가지고 있는 특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박 총참모장은 이날 중앙통신에 보도된 김정은 위원장의 백두산 군마 등정을 수행하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백두산에 군 수뇌부를 대거 데리고 간 것이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내년부터 강경 군사 행보라는 ‘새로운 길’을 밟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나경원 연임 막은 황교안… 원내 사령탑 경선레이스 돌입

    나경원 연임 막은 황교안… 원내 사령탑 경선레이스 돌입

    중진 의원 “필리버스터 강행도 한몫한 듯” 당내 “황교안 월권” “나경원 자초” 내홍 3선 강석호·4선 유기준 오늘 출마 선언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3일 연임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으나 황교안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임기 연장을 거부했다. 나 원내대표가 자신의 재신임을 묻고자 4일 의원총회를 소집했으나 황 대표가 먼저 재신임 절차를 불허하고 불신임 의사를 밝힌 셈이다. 오는 10일 임기가 만료되는 나 원내대표는 사실상 ‘식물 원내대표’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청와대 앞 투쟁 텐트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다. 나 원내대표는 참석했다가 퇴장했고, 황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논의를 이어 간 후 이렇게 결정했다. 박완수 사무총장은 “나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 여부에 대한 최고위의 심의가 있었다”며 “임기 연장을 않기로 의결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원칙대로 임기가 끝났으니까”라며 “경선하겠다는 사람들이 나오지 않았는가”라고 말했다. 3선의 강석호(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이 이날 차기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고, 4선의 유기준(부산 서구·동구) 의원도 4일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총에서 임기 연장 의지를 피력하고 “내일(4일) 의총을 열어 재신임 여부를 묻겠다”고 했으나 계획이 무산됐다. 한국당은 국회의원의 잔여 임기가 6개월 이내면 의총 결정으로 원내대표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 20대 국회의원의 임기는 내년 4월 총선을 치른 뒤 6월에 끝난다. 황 대표의 전격적인 결정에 한국당은 충격에 휩싸였다. 원내대표는 현역 국회의원들이 의총에서 선출하는 선출직으로 당 대표가 거취를 결정하는 임명직과 다르다. 황 대표가 권한을 벗어난 결정을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패스트트랙 대전 중 원내대표를 교체하는 데 대한 우려도 있다. 중진 A의원은 서울신문 통화에서 “그동안 나 원내대표의 실수가 쌓이고 쌓인 것”이라며 “특히 지난달 29일 필리버스터도 황 대표와 충분한 상의 없이 나 원내대표가 강행한 것“이라고 했다. B의원은 “출마자가 나왔으면 경선을 당연히 해야지 재신임을 먼저 묻는 의총을 소집한 것은 월권”이라고 했다. 반면 중진 C의원은 “원내대표 선출 권한은 의원총회에 있으며, 재신임을 최고위가 결정할 사안도 아니다”라며 “대체 당을 어떻게 한다는 것인지 답답하기 짝이 없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이 불발되면서 원내대표 경선 레이스도 시작됐다. 이날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강 의원은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원내 협상력 복원과 보수 통합의 적임자”라며 “무너진 원내 협상력을 복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반대와 투쟁이 야당의 특권일 수는 있지만, 야당의 진정한 무기는 기술적이고 전략적인 협상”이라고 강조했다. 불투명했던 경선 실시 여부가 확정되면서 강 의원과 유 의원 외에 추가 도전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한국당은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후보가 짝을 이루는 ‘러닝메이트’ 방식으로 원내대표를 뽑기 때문에 지역·선수(選數)·계파를 어떻게 조합하느냐도 관건이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튀니지판 ‘미투’ 에나제다 운동 확산

    튀니지판 ‘미투’ 에나제다 운동 확산

    튀니지에서 일어난 성희롱 사건의 파장이 북아프리카 지역의 ‘미투 운동’(나도 피해자다)으로 확산되고 있다. 튀니지 여성들은 자국 아랍어로 ‘미 투’(Me too)를 의미하는 ‘에나제다’를 해시태그로 공유하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사건은 지난 10월 중순 튀니지의 한 고등학교 인근에서 일어났다. 차를 타고 19세 여고생를 뒤따라 가던 한 남성이 갑자기 차 안에서 바지를 내리고 여고생에게 보란 듯이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이다. 이 여학생은 이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고발 등 법적조치에 들어갔다. 문제의 남성은 다름 아닌 올해 선거에서 당선된 초선 국회의원 주헤이르 막흘루프였다. 그는 지병인 당뇨 때문에 차 안에서 소변을 보려고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여학생을 상대로 성희롱을 한 것이란 의혹은 가시지 않았다. 지난달 초 국회 첫 등원일에 의사당 밖에서는 ‘#에나제다’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은 여성들이 막흘루프 의원에 대한 법적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등 파장이 계속됐다. 피해 여성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더라도 면책특권 때문에 처벌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며 여성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시민단체 ‘여성의 목소리’를 운영하는 여성운동가들은 사회에서 경험한 성폭력·성희롱 피해사례를 제보할 수 있는 비공개 페이스북 그룹을 만들어 대응했다. 이 페이스북 그룹에는 부부강간 등 피해사례와 군이나 대학, 언론사 등에서 있었던 성폭행·성희롱 사건에 대한 제보가 폭발적으로 접수됐다. BBC는 2일 현재까지 2만 5000명의 회원이 가입했고, 추가로 가입을 희망하는 회원이 수천명에 이를 정도라고 전했다. 여성운동가 라니아 사이드는 “회원들이 충격적인 폭로를 쏟아내고 있다”면서 “하지만, 많은 가정이 이같은 피해를 숨기고 있고, 또 (피해여성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아랍국가들과 비교해 여성인권에 대해 진일보한 입장을 보여왔다는 평가를 받았던 튀니지였지만, 이번 사건으로 사회에 여전히 만연한 성차별·성폭력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는 반응도 나온다. 북아프리카와 중동 일대에 민주화 바람을 불러온 ‘아랍의 봄’ 발원지인 튀니지는 2017년 여성 폭력 근절을 위한 법률을 제정하는 등 여성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마련하는데도 적극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뉴욕타임스는 튀니지 여성연구정보센터가 2017년 발간한 자료를 근거로 “튀니지에서 발생한 성희롱 사례 중 97%는 피해자가 공식적으로 고발하지 않거나, 가해자가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총선출마 날아간 황운하, 檢과 악연 30년

    총선출마 날아간 황운하, 檢과 악연 30년

    경찰, 명퇴 불가 통보… 황 “헌소 낼 것” 황운하(57) 대전경찰청장이 명예퇴직 불가 통보를 받았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 때문인데 그가 공개적으로 뜻을 밝혀왔던 내년 총선 출마는 이로써 어렵게 됐다. 경찰 생활 30여년간 끈질기게 이어진 검찰과의 악연이 막판까지 계속되고 있다. 1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달 29일 황 청장에게 명예퇴직 불가를 통보했다.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조사·수사받는 경우 명예퇴직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 때문이다. 공무원 신분으로는 공직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황 청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명예퇴직에 대한 별다른 구제 절차가 없어 다음주 중 헌법소원을 낼 예정”이라면서 “검사 출신 민정수석이 경무관 승진을 강력히 막는 등 검찰은 승진을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 내 앞길을 막아왔다”고 말했다. 명예퇴직이 불허된 건 그가 울산경찰청장으로 재직할 때 진행한 김기현 전 울산시장 친인척 수사와 관련 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 경찰이 김 전 시장을 상대로 강압 수사했다며 황 청장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황 청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고발장 접수 후 1년 6개월 넘게 수사를 방치하다 명예퇴직 의사를 밝히고, 검찰 개혁 패스트트랙 법안 국회 처리가 임박하자 하명수사 논란을 만들었다”며 “의도가 어디에 있느냐”고 반문했다. 경찰대 1기인 황 청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의 상징 같은 인물로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앞장 서 주장해왔다. 서울 성동경찰서 형사과장이던 1999년 검찰에 파견된 소속 수사관을 전원 복귀시켰고, 2003년에는 법조 브로커 수사 과정에서 현직 검사를 수사선상에 올렸다. 2012년 경찰청 수사기획관으로 재직할 때는 김광준 전 서울고검 검사의 뇌물 수수 혐의 수사를 지휘하다 좌천됐다. 2005년에는 경찰청 수사권조정팀장을, 2016년에는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을 맡았다. “검찰은 반칙과 특권의 상징이 돼 국민적 개혁 대상 1호가 됐다”거나 “도도한 역사적 흐름을 거스르지 못하고 개혁의 단두대 위에 올라갔다”는 등 강경발언으로 검찰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검찰과 충돌 최전선에…저격수 황운하의 경찰 생활 30년

    검찰과 충돌 최전선에…저격수 황운하의 경찰 생활 30년

    검찰 수사로 명예퇴직 불가…총선 출마 불발파견 수사관 복귀 주도 등 수사권 조정 상징경찰 수뇌부도 비판…강신명 청장엔 “정권의 푸들”황운하(57) 대전경찰청장이 명예퇴직 불가 통보를 받았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 때문인데 그가 공개적으로 뜻을 밝혀왔던 내년 총선 출마는 이로써 어려워졌다. 경찰 생활 30여년간 끈질기게 이어진 검찰과의 악연이 막판까지 계속되고 있다. 1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달 29일 황 청장에게 명예퇴직 불가를 통보했다.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조사·수사받는 경우 명예퇴직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 때문이다. 공무원 신분으로는 공직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황 청장은 이날 서울신문과 전화통화에서 “명예퇴직에 대한 별다른 구제 절차가 없어 다음 주 중 헌법소원을 낼 예정”이라면서 “검사 출신 민정수석이 경무관 승진을 강력히 막는 등 검찰은 승진을 못 하게 하는 방식으로 내 앞길을 막아왔다”고 말했다. 황 청장은 경무관 계급 정년 마지막 해이던 2017년 치안감으로 승진했다. 황 청장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도 “저는 검찰의 수사권 불행사로 인해 헌법상 기본권인 행복추구권, 재산권,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받거나, 침해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분통 터지는 일이자 법치주의 근간을 흔드는 공권력 남용”이라고 검찰을 성토했다. 명예퇴직이 불허된 건 그가 울산경찰청장으로 재직할 때 진행한 김기현 전 울산시장 친인척 수사와 관련 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 경찰이 김 전 시장을 상대로 강압 수사 했다며 황 청장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황 청장은 “고발장 접수 후 1년 6개월 넘게 수사를 방치하다 명예퇴직 의사를 밝히고, 검찰 개혁 패스트트랙 법안 국회 처리가 임박하자 하명수사 논란을 만들었다”며 “의도가 어디에 있느냐”고 반문했다. 경찰대 1기인 황 청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의 상징 같은 인물로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앞장서 주장해왔다. 서울 성동경찰서 형사과장이던 1999년 검찰에 파견된 소속 수사관을 전원 복귀시켰고, 2003년에는 법조 브로커 수사 과정에서 현직 검사를 수사선상에 올렸다. 2012년 경찰청 수사기획관으로 재직할 때는 김광준 전 서울고검 검사의 뇌물 수수 혐의 수사를 지휘하다 좌천됐다. 2005년에는 경찰청 수사권조정팀장을, 2016년에는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을 맡았다. “검찰은 반칙과 특권의 상징이 돼 국민적 개혁 대상 1호가 됐다”거나 “도도한 역사적 흐름을 거스르지 못하고 개혁의 단두대 위에 올라갔다”는 등 강경발언으로 검찰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황 청장은 경찰 수뇌부도 수차례 공개 비판했다. 2007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폭행 사건을 경찰 수뇌부가 은폐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당시 수장인 이택순 경찰청장의 퇴진을 요구했다가 감봉 3개월의 경징계를 받았다. 또 2016년에는 강신명 당시 경찰청장을 향해 “정권의 푸들”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美 우파들이 설계한 민주주의의 위기

    美 우파들이 설계한 민주주의의 위기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세상을 살기 좋게 발전시켜 온 양 축이다.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그 양 축은 대개 상호보완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지금 세계 곳곳에선 자본주의의 거대한 득세 탓에 고조되는 민주주의의 위기가 자주 들먹거려진다. 미국 듀크대 교수이며 역사학자인 낸시 매클린은 ‘벼랑 끝에 선 민주주의’를 통해 미국에서 진행 중인 그 위기의 원인과 전말을 폭로했다. 특히 자본주의의 민주주의 구축이 은밀하게 오랫동안 진행돼 온 작업이었음을 들춰내 흥미를 끈다. 매클린이 지목한 두 ‘원흉’은 바로 1986년 ‘공공선택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제임스 뷰캐넌과 억만장자 찰스 코크이다. 매클린은 뷰캐넌이 재직했던 조지메이슨대에 방치된 한 문서보관소에서 산더미처럼 쌓인 문서들을 훑어 그 흑막사를 낱낱이 공개한다. 뷰캐넌은 “우리가 지금 관찰하고 있는 정치구조에서는 독재가 유일한 대안일지 모른다”는 언급으로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코크는 우파 경제학자 뷰캐넌을 철저하게 신봉했고 1970년대부터 뷰캐넌 사상을 전파하는 우익단체들에 거대한 돈을 투자했다. 두 사람은 특히 학계와 정치권에 구축한 영향력을 급진 우파가 지지하는 법안의 통과에 활용하는 방식을 밀어붙였다. 책에 따르면 그 은밀한 작전의 효과는 전방위에 걸쳐 나타난다. 2011년 위스콘신주는 노조 관련 법안을 손질해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단체협상권을 대부분 박탈했다. 그 무렵 공화당이 지배하는 몇몇 주에서는 사립학교에 보조금을 제공하는 반면 공립대학을 포함한 공립학교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41개 주에 걸쳐 저소득층이나 거동이 부자유스러운 노인층 투표를 제약하는 법안이 180건 이상 발의됐다. 2013년엔 ‘오바마 케어’ 예산을 깎기 위해 16일간이나 정부를 셧다운시킨 사태도 있었다. 지금 코크가 형성한 네트워크에는 공화당 당직자보다 세 배나 많은 인력이 포진해 있다고 한다. 현 부통령인 마이크 펜스도 코크의 네트워크에 속한 기관 중 여러 곳과 일한 바 있는 주요 일원임을 밝혀낸 저자는 코크와 뷰캐넌의 이른바 ‘자유지상주의’ 운동을 냉정하게 잘라 말한다. “다른 이들의 삶에 막대한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특권에 대해서는 어떤 간섭도 들어오지 않게 만들기 위해 인구 집단을 병리적이고 왜곡된 방식으로 분할하려는 운동에 불과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사설] ‘정시 확대’, 또 다른 불평등 부추길 우려는 없나

    교육부가 어제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1일 대입제도 전반 재검토를 언급한 데 이어 지난달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시 비율 확대를 공언한 데 따른 조치다.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이 치를 2022학년도 대입부터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서울 소재 16개 대학의 정시 비율이 40% 이상으로 늘어난다. 이들 대학은 2021년도 기준으로 학생부종합전형(이하 수시)과 논술전형을 합친 비율이 평균 55%를 웃돌지만, 정시는 평균 29%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번 개편으로 정시 선발인원은 1만 4787명(2021학년도)에서 2만 412명으로 5625명(38.0%) 증가한다. 이와 함께 복잡한 대입전형도 간소화하기로 했다. 학종 등 수시 전형이 특권층의 문화자본 대물림 수단으로 활용돼 대입 공정성이 기저에서부터 의심받고 투명성과 신뢰도 높은 입시제도를 갈망하는 국민적 요구가 분출하고 있어 기존 대입제도만 고집할 수 없는 상황이 반영됐다. 지난해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때 시민참여단 설문조사로 도출한 정시 적정 비율이 39.6%로 나타난 결과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은혜 교육부 장관 겸 부총리 스스로 밝혔듯 정시 확대를 비판하는 여론 또한 적지 않다. 자칫 학교교육이 수능 대비용 문제풀이식으로 변질될 우려가 커진 점이 1차적이고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로 상징되는 사교육의 혜택을 받기 어려운 저소득층, 농어촌 지역 학생들의 대학 진학 기회가 차단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시도교육감협의회 대입제도개선연구단 조사에 따르면 정시는 서울 강남 고소득층에 훨씬 유리하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실시한 ‘2018 교육여론조사’에서도 월 600만원 이상의 고소득층은 수능(정시)을 압도적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교육 불평등 해소를 위해 지역균형과 기회균형 전형을 ‘사회통합전형’(가칭)으로 통합해 사회적배려대상자 10% 이상 선발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이미 9~11%를 유지하던 터라 정시 확대로 상대적으로 더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무엇보다 2025년부터 실시될 고교학점제와 양립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강하다. 고교학점제 대상 학생들의 입시 적용연도인 2028년 이후 수능체계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개인 봉사활동 폐지, 교내대회 수상경력의 대입 미반영, 자기소개서 폐지 등을 포함해 기존의 학종 공정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살펴야 한다. 이미 사라진 소논문 미게재를 포함한 것은 실적주의로 보이고, 권장해야 할 독서활동을 미반영하는 것은 우려스럽다.
  • 전국단위 모집 막힌 ‘농어촌 자율중’ 존폐 기로

    학군 내 초교 1곳뿐인 전북 영선중 등 신입생 모집 어려움 토로… 대안 촉구 지역 주민들도 “인구절벽 위기” 반발 전국·광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농어촌지역 자율중학교들이 교육부의 자사고·외고·국제고 폐지 방침의 유탄을 맞아 존폐 기로에 놓이면서 지역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28일 “특권을 없애는 차원에서 교육부가 내놓은 자율중의 일반중 전환 방침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외고·자사고·국제고 설립 근거와 전국단위 학생모집 규정을 삭제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최근 입법예고함에 따라 전국·광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전국 7개(전북 6, 울산 1) 농어촌 자율중이 2025학년도부터 일반중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문제는 이들 모두 농어촌 학교로 일반중으로 전환되면 학생 모집이 어려워 폐교 가능성이 있다. 애초 농어촌 학교 살리기 차원에서 특례를 적용했는데 이제 와서 특권이라며 폐지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격앙하는 이유다. 전국·광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자율중은 울산 서생중과 전북 지역에 있는 군산 회현중, 남원 용북중, 완주 화산중, 고창 영선중, 부안 백산중, 부안 변산서중 등 7개로 모두 농어촌에 있다. 이윤교 고창 영선중 교장은 “자율중은 전국·광역 단위로 학생 모집만 할 뿐 특별히 지원을 받거나 수업료를 더 받는 것도 아니어서 특혜나 특권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학군 내 초등학교 학년당 학생수가 점점 줄고 있는 상황에서 자율중 제도를 폐지한다면 농어촌 중학교는 문을 닫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학교 인근 초등학교는 무장초 1곳이어서 일반중으로 전환하면 3학급 정원을 채우기 힘들다. 무장초는 한 해 초등학교 졸업생이 10명 안팎이고 2025학년도에 중학교로 진학할 예정인 초등학교 1학년생은 현재 5명뿐이다. 앞서 지난 22일 전북지역 6개 자율중 교장단은 전북도교육청 주재 회의에서 대안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자율중 운영으로 입학생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학부모들도 함께 이사 오기 때문에 농어촌지역 인구 늘리기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데 특혜 시비로 폐지되는 것은 온당치 못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지역 주민 불만이 더 크다. 완주군 화산면 주민들은 “한 해 101명을 뽑는 화산중에 600여명이 몰릴 정도로 인기가 좋아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데 자율중을 폐지할 경우 인구절벽 위기를 맞는다”며 전북교육청에 결정 철회를 요구했다. 울산시교육청은 교육부가 2025년 3월부터 자율중 특례를 폐지하기로 함에 따라 해당 서생중학교와 조만간 대책을 협의한다. 서생중학교도 농어촌 학교여서 특례가 폐지되면 신입생 모집이 어렵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자사고 폐지 불똥 튄 농어촌 자율중 존폐 기로

    전국·광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농어촌지역 자율중학교들이 교육부의 자사고·외고·국제고 폐지 방침의 유탄을 맞아 존폐 기로에 놓이면서 지역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28일 “특권을 없애는 차원에서 교육부가 내놓은 자율중의 일반중 전환 방침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외고·자사고·국제고 설립 근거와 전국단위 학생모집 규정을 삭제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최근 입법예고함에 따라 전국·광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전국 7개(전북 6, 울산 1) 농어촌 자율중이 2025학년도부터 일반중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문제는 이들은 모두 농어촌 학교여서 일반중으로 전환되면 학생 모집이 어려워 폐교 가능성이 있다. 애초 농어촌 학교 살리기 차원에서 특례를 적용했는데 이제 와서 특권이라며 폐지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격앙하는 이유다. 전국·광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자율중은 울산 서생중과 전북 지역에 있는 군산 회현중, 남원 용북중, 완주 화산중, 고창 영선중, 부안 백산중, 부안 변산서중 등 7개로 모두 농어촌에 있다. 이윤교 고창 영선중 교장은 “자율중은 전국·광역 단위로 학생 모집만 할 뿐 특별히 지원을 받거나 수업료를 더 받는 것도 아니어서 특혜나 특권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학군 내 초등학교 학년당 학생수가 점점 줄고 있는 상황에서 자율중 제도를 폐지한다면 농어촌 중학교는 문을 닫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학교 인근 초등학교는 무장초 1곳이어서 일반중으로 전환하면 3학급 정원을 채우기 힘들다. 무장초는 한 해 초등학교 졸업생이 10명 안팎이고 2025학년도에 중학교로 진학할 예정인 초등학교 1학년생은 현재 5명뿐이다 앞서 지난 22일 전북지역 6개 자율중 교장단은 전북도교육청 주재 회의에서 대안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자율중 운영으로 입학생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학부모들도 함께 이사 오기 때문에 농어촌지역 인구 늘리기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데 특혜 시비로 폐지되는 것은 온당치 못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지역 주민은 불만이 더 크다. 완주군 화산면 주민들은 “한 해 101명을 뽑는 화산중에 600여명이 몰릴 정도로 인기가 좋아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데 자율중을 폐지할 경우 인구절벽 위기를 맞는다”며 전북교육청에 결정 철회를 요구했다. 울산시교육청은 교육부가 2025년 3월부터 자율중 특례를 폐지하기로 함에 따라 해당 서생중학교와 조만간 대책을 협의한다. 서생중학교도 농어촌 학교여서 특례가 폐지되면 신입생 모집이 어렵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순천만국가정원에서 핀 ‘순천 사랑애(愛) 김장 나눔 축제’

    순천만국가정원에서 핀 ‘순천 사랑애(愛) 김장 나눔 축제’

    순천만국가정원 잔디마당에서 개최한 ‘순천 사랑애(愛) 김장나눔 대축제’가 시민·자원봉사자 26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따뜻한 꽃을 피웠다. 26일 시 승격 70주년 기념으로 처음 마련된 김장 나눔 행사는 107개 기관·단체와 자원봉사자의 붉은 앞치마 물결이 잔디광장을 가득 메워 장관을 이뤘다. 김장 나눔 자리에는 순천시 관내 각 기관과 단체 회원들이 십시일반 마련한 기금으로 2만 포기(39t) 김장을 담아 소외계층 7000여명에게 전달됐다. 이날 김장 나눔은 연말을 맞아 읍면동을 포함해 기관, 단체, 기업, 종교계(기독교, 천주교, 불교)를 총 망라한 각계각층 시민들이 참여했다. 나눔과 봉사의 화합한마당이 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시는 행사에 사용된 절임배추와 양념을 통합 구매해 재료비 절감과 지역 농산물을 우선 구매함으로써 농가 소득으로 이어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 시민들 정성으로 담궈진 김장은 그동안 다원화했던 나눔 방식을 개선해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게 고루 전달됐다.특히 수능을 마친 고등학생 300여명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여러 단체들의 재능기부를 통한 다양한 문화 공연 등으로 흥겨운 축제의 장으로 진행됐다. 순천만국가정원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도 순천의 손맛과 지역 배추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농산물 체험부스를 운영해 도농복합도시로써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줬다. 행사에 참여한 한 봉사자는 “그동안 개별적으로 추진했던 김장 봉사를 시민들이 모여 다 함께하니 ‘나눔은 축제’라는 말이 실감된다”며 “아름다운 국가정원 한 가운데서 김치를 담아보는 것도 시민으로서 누리는 특권이라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허석 시장은 “나눔과 봉사의 화합의 장 마련과 지역 농산물 판로 확대를 위해 마련한 행사에 참여해주신 시민들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나눔의 기회를 확대해 소외됨이 없는 따뜻한 포용의 도시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아베 만난 교황 “국가 간 분쟁 대화 통해서만 해결 가능”

    아베 만난 교황 “국가 간 분쟁 대화 통해서만 해결 가능”

    프란치스코 교황이 25일 일본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국가 간 분쟁은 대화를 통해서만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교황의 일본 방문은 1981년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처음이다. 교황은 이날 도쿄돔에서 미사를 마친 뒤 일본 총리관저에서 아베 총리를 만났다. 미사에는 약 5만명이 참석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아베 총리와의 면담에서 전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원폭) 피폭지인 나가사키와 히로시마를 방문한 일을 언급하며 원폭 피해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과 핵 문제를 다자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황은 “민족 간, 국가 간 분쟁은 가장 심각한 경우라도 대화를 통해서만 유효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교황은 세계 불평등 문제와 환경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교황은 “특권적인 극소수의 사람이 엄청난 부를 누리고 있는 반면에 세계 대부분의 사람은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면서 “지구는 우리가 젊은 세대로부터 빼앗는 소유물이 아니라 다음 세대에 넘겨줘야 할 귀중한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내년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올림픽·패럴림픽에 대해 “인류 전체의 행복을 구하고 연대 정신을 기르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아울러 “생명을 지키고 인류 전체의 존엄과 권리를 한층 존중하는 사회질서가 형성될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는 말로 사형제 폐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가 교황을 만난 것은 2014년 6월 아베 총리의 교황청 방문 당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이날 면담에서 아베 총리는 “일본은 유일한 전쟁 피폭국으로 핵무기 없는 세계의 실현을 위해 국제사회를 주도하는 사명을 안고 있다”면서 “일본과 바티칸은 평화, 핵 없는 세계의 실현, 빈곤 퇴치 등을 중시하는 파트너”라고 화답했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교황에게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백사 이항복의 후손, 400년간 지켜온 문화재 기증

    백사 이항복의 후손, 400년간 지켜온 문화재 기증

    국립중앙박물관은 오성부원군 백사 이항복(1556∼1618) 15대 종손인 이근형씨에게서 종가가 400년간 간직한 문화재 17점을 기증받았다고 21일 밝혔다. 이항복 종가가 전달한 유물 중 백사 관련 자료는 모두 6점이다. 특히 백사가 1604년 받은 ‘호성공신 교서’는 보물급 가치가 있다고 중앙박물관은 강조했다. 교서는 신하가 공을 세웠을 때 왕이 주는 이름과 업적, 특권, 명단을 적은 문서다. 호성공신 교서는 임진왜란 때 선조를 모시고 의주까지 호종하는 데에 공을 세운 신하 86명에게 등급을 나눠 하사했다. 이 중 1등 공신은 이항복과 정곤수 두 명뿐이며, 현존 호성공신 1등 교서로 유일하다. 가로 271㎝, 세로 37㎝ 크기로, 명필로 알려진 한호가 글씨를 썼다. 이항복 후손들이 기증한 초상화는 모두 2점이다. 이항복이 호성공신과 위성공신이 됐을 때 받은 초상화가 낡자 18세기에 베껴 그린 후모본으로 보인다. 중앙박물관 측은 “서울대 박물관에 있는 ‘이항복 초상화 초본’과 얼굴 표현이 유사하다. 서울대 작품은 이항복이 57세 때인 1613년 초상화 초본(밑그림)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항복이 손자를 위해 직접 쓴 천자문은 손 글씨 천자문 가운데 가장 이르다. 정자체로 쓴 뒤 “정미년(1607) 4월 손자 시중에게 써 준다. 오십 먹은 노인이 땀을 닦고 고통을 참으며 쓴 것이니 함부로 다뤄서 이 노인의 뜻을 저버리지 말지어다”라고 당부를 남겼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손성진 칼럼] 검찰, 변하고 있나

    [손성진 칼럼] 검찰, 변하고 있나

    조국은 조국이고 검찰개혁은 검찰개혁이라는 전제하에 후자에 대해 말해 보고자 한다. 조국 법무장관 임명 논란이 잠자고 있던 검찰개혁의 화두를 끄집어낸 것은 나라가 두 동강이 난 가운데서도 좋은 의미의 부산물이라고 본다. 시간을 다투듯 쏟아낸 개혁안에 어지간한 것들은 다 들어 있고 윤석열 검찰도 의지를 보여 줬지만 좀처럼 미덥지 않은 것은 국민 앞에 했던 약속을 식언한 검찰의 과거 때문이다. 최근 검찰에 불려가 적폐와 관련된 조사를 받고 나온 어느 퇴직 인사가 “세상이 다 바뀌었는데 검찰은 왜 그렇게 변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한 말은 충분히 공감이 간다. 그의 말은 피의자를 하대하고 협박하는 검사나 수사관들의 태도와 사돈의 팔촌까지 훑어대는 수사 관행을 뜻하는 것이다. 물론 개혁안들이 나오기 전에 있었던 일이지만, 현재의 검찰은 10년, 20년 전의 검찰과 다를 바 없고 변한 것이 없다. 1980년대까지 검찰에서는 가혹행위가 공공연히 있었고 2000년대 초반까지도 그런 수사상의 악행은 없어지지 않았다. 물고문과 고문치사 사건으로 김정길 법무장관과 이명재 검찰총장이 동반 사퇴한 것은 불과 17년 전인 2002년, 축구 월드컵이 열린 해였다. 당시 검찰에서 내놓은 수사 관행 개혁안 중의 하나는 피의자에게 존댓말을 쓰겠다는 것이었다. 검찰의 생리로 볼 때 쉽게 실행에 옮길 수 없을 것임을 알았기에 속으로 웃은 적이 있다. 이후 몇이나 되는 검사나 수사관이 얼마 동안 피의자에게 존댓말을 썼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곧 흐지부지되고 만 것은 예상된 결과였다. 존댓말은 고사하고 신체적 가혹행위가 완전히 사라졌는지도 알 수 없고 언어적, 정신적, 수사기법적 가혹행위는 지금까지도 거의 개선되지 않고 있다. 검사나 수사관들은 피의자들이 (검찰이) 원하는 대로 진술하지 않으면 “구속시키겠다. 구속될 수 있다”고 대놓고 협박하는 것은 검찰에 조사받으러 다녀온 사람은 다 아는 악랄한 수사 관행이다. 피의자의 신용카드를 뒤지고 사생활을 파헤쳐 사건과 무관한 피의자의 부인을 참고인으로 불러 남편의 여성 관계 등 사적인 비밀을 누설해 가정파탄까지 부른 것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검찰에 불려가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검사나 수사관들이 개인 카카오톡을 남의 일기장 훔쳐보듯 본다”는 말을 하는데 이 또한 틀린 말이 아니다. 국정감사에서 올 상반기에만 네이버와 카카오에 대한 영장 신청이 1만 3996건이고 수사기관이 조회한 네이버·카카오 계정 수가 무려 177만 9558개에 이른다고 드러난 것은 그 방증이다. 200만명에 가까운, 심지어 사건과 무관한 개인의 사생활까지도 검찰이 들여다보고 있다는 뜻이고 더욱이 당사자는 알지도 못한 채 당하고 있다. 이런 검찰임을 안다면 수사관이 자기 앞에서 아기에게 젖을 먹이라고 했다는 국정농단 사건 피의자 정유라의 주장을 새빨간 거짓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검사 경력이 20년이 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런 수사 관행을 모를 리 없다. 검찰개혁의 요체가 정치와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임은 물론이고 비대한 조직과 권한 축소, 특권 내려놓기, 기소독점주의 개선 등도 하드웨어적인 주요 개혁 과제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적인 전근대적 수사 관행을 바꾸지 않는다면 절반의 성공도 거두기 어렵다. 검찰의 나쁜 수사 관행들은 일제강점기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악습, 다시 말해 일제의 잔재라고 할 수 있다. 식민지 사람들의 인권은 안중에도 없었던 일본 제국주의 경찰의 고문 기술, 협박과 같은 악행을 우리가 배워서 같은 민족에게 똑같이 행하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나쁜 관행의 원천인 일본 검찰조차 무죄추정의 원칙을 지키며 피의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데 말이다. 검찰은 개혁이라는 역사적 숙명 앞에 서 있다. 급조된 셀프개혁안의 진정성에 믿음이 가지 않아도 윤석열 검찰의 사후 조치를 기다려 보는 도리밖에 없다. 검찰은 발표된 개혁안들의 실행 여부를 중간중간 점검하고 이를 어기는 검사나 수사관에게는 벌을 내리는 등의 실현 방안을 강구하기 바란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윤 총장은 자신이 존경한다는 이명재 전 총장처럼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내려오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다.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면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의 어떤 검찰 조사실에서 인권 침해가 자행되고 있지는 않은지 두 눈을 부릅뜨고 감시해야 할 것이다.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檢 제대로 못해 국정농단 못 걸러… 그러나 윤석열은 신뢰한다”

    “檢 제대로 못해 국정농단 못 걸러… 그러나 윤석열은 신뢰한다”

    “檢, 조직문화·수사관행 스스로 개혁해야 정치적 독립 확보·국민 위한 기관 되기를 공수처가 야당 탄압? 사리에 맞지 않아 거리에서 보수·진보 대립 마음 아프다”문재인 대통령이 19일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현재의 검찰 조직에 대한 불신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검찰개혁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며 “대통령 주변 특수관계자의 권력형 비리에 대해 검찰이란 사정기관이 제대로 사정을 못 해서 국정농단 같은 사건이 생겨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검찰이 잘못했을 경우 잘못을 제대로 물을 만한 제도적 장치가 없는데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일각에서 ‘야당을 탄압하려는 거 아니냐’고 말하는데, 고위 공직자 거의 대부분은 다 정부·여당이지 않겠나. 사리에 맞지 않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또 “검찰 내부 개혁에 대해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신뢰한다”면서 “법·제도 개혁은 법무부가 하지만, 검찰 조직문화를 바꾸고 수사 관행을 바꾸는 것은 검찰이 스스로 하는 것”이라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두고 청와대와 윤 총장 간 갈등 구도가 불거졌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검찰 스스로의 개혁’에 대해 윤 총장에게 기회를 계속 부여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한 뒤 “다만 이번 기회에 검찰개혁의 중요성이나 절실함이 다시 한번 부각된 것은 한편으로는 좀 다행스럽단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검찰’이라는 표현을 불사하며 검찰 조직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은 2가지”라며 “하나는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이 제대로 확보돼야 하는 것이다. 그동안 정치검찰 때문에 우리나라의 정의가 많이 훼손돼 왔다”고 비판했다. 또 “검찰이란 조직을 위한 기관이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기관으로 거듭나야 하고, 민주적 통제 장치가 강화돼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에서 우리나라 검찰만큼 많은 권한이 집중된 곳은 없다”며 “검찰이 무소불위 기구로 인식돼 있는데 차제에 검찰이 스스로 개혁을 통해 국민을 위한 기관으로 거듭난다면 검사들도 자신의 일과 조직에 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이나 공수처 문제는 보수·진보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게 마치 보수·진보 이념 간의 문제처럼 다뤄지면서 각각 거리에서 다른 집회들을 하는 것을 보면 정말 참 답답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이어 “보수도 검찰다운 검찰을 가져야 하고, 특권층이 부패하지 않도록 강력한 사정기관을 가져야 한다”며 “그럼에도 자신들이 야당 시절 주장했던 것이 반대 입장이 되면 정파적 반대로 자꾸 나아가기 때문에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또한 “공수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등 법안은 패스트트랙에 올라탔기 때문에 이제 법안 처리 여부를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입법은 대통령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지지해 주는 국민들의 힘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문 대통령 “조국 사태, 정말 송구…다시 한번 사과”

    문 대통령 “조국 사태, 정말 송구…다시 한번 사과”

    “공수처 ‘야당탄압’ 주장, 사리에 안 맞아…고위 공직자 대부분 정부여당 인사”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논란과 갈등에 대해 “정말 송구스럽다”며 다시 한번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19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집권 반환점을 맞아 열린 ‘국민과의 대화’에서 조국 전 장관 사퇴에 관한 질문에 대해 “그분(조국 전 장관)을 지명한 취지와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많은 분들에게 갈등을 주고 국민들을 분열시킨 점에 대해 정말 송구스럽다”면서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인사 문제는 참으로 곤혹스럽다”면서 “여러 번에 걸쳐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서 굉장히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를 한 뒤 “이번 기회에 검찰 개혁의 중요성이나 절실함이 다시 한번 부각된 것은 한편으로는 좀 다행스럽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 개혁은 2가지”라며 “하나는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이 제대로 확보돼야 하는 것이다. 그동안 정치검찰 때문에 우리나라의 정의가 많이 훼손돼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한편으로는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이 보장되도록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같은 게 이뤄져야 한다”면서 “검찰이란 조직을 위한 기관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기관으로 거듭나야 하고, 민주적 통제 장치가 강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검찰이 잘못했을 경우 검찰의 잘못을 제대로 물을 만한 아무런 제도적 장치가 없는데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공수처에 대해 한 가지 오해가 있는 것 같아 말씀드리겠다”면서 “공수처는 일각에서 ‘야당을 탄압하려는 거 아니냐’고 말하는데 고위공직자 거의 대부분은 다 정부·여당이지 않겠나. 사리에 맞지 않는 말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통령 주변 특수관계자의 권력형 비리에 대해 검찰이란 사정기관이 제대로 사정을 못 해서 국정농단 같은 사건이 생겨난 것”이라며 “그래서 권력형 비리를 막을 수 있는 특별사정기구가 공수처란 것이고, 그 대상을 판검사로 넓혀서 검찰의 비리를 추궁할 수 있는 장치로 효과적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에서 우리나라 검찰만큼 많은 권한이 집중된 곳은 없다”며 “검찰이 무소불위 기구로 인식돼 있는데 차제에 검찰이 스스로 개혁을 통해 국민을 위한 기관으로 거듭난다면 검사들도 스스로 자신의 일과 조직에 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이나 공수처 문제는 보수·진보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게 마치 보수·진보 이념 간의 문제처럼 다뤄지면서 각각 거리에서 다른 집회들을 하는 것을 보면 정말 참 답답하고 마음이 아프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보수도 검찰다운 검찰을 가져야 하는 거고, 특권층이 부패하지 않도록 강력한 사정기관을 가져야 하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자신들이 야당 시절 주장했던 것이 반대 입장이 되면 정파적 반대로 자꾸 나아가기 때문에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정부 들어서도 첫해부터 공수처와 검경수사권 조정 등 법안은 다 제출했다가 지금까지 처리되지 않고 있는데 패스트트랙에 올라탔기 때문에 이제 법안 처리 여부를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법·제도 개혁은 법무부가 하지만, 검찰 조직 문화를 바꾸고 수사관행을 바꾸는 것은 검찰이 스스로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검찰 개혁은 쉽게 오지 않는 좋은 기회를 맞이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책임자라고 생각을 했지만 낙마하고 말았다”고 떠올리면서도 “법·제도 개혁은 국회와 협력하며 앞으로 법무부를 통해 강력히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심상정, 세비 30% 삭감 법안 발의…의원 정수 늘리려 사전 정지작업?

    심상정, 세비 30% 삭감 법안 발의…의원 정수 늘리려 사전 정지작업?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국회의원 세비를 최저임금의 5배 이내로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를 두고 의원정수를 늘리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심 대표는 1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 보수 총액을 최저임금의 5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정하도록 하는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한다”고 밝혔다. 입법활동비 및 특별활동비의 폐지도 포함됐다. 올해 국회의원 연간 총 세비는 최저임금의 7.25배에 달하는 1억 5176만원(월 1265만원)이다. 이를 최저임금의 5배인 872만 5750원을 못 넘게 하자는 것이다. 심 대표는 법안 통과 시 예산 141억원(30%)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추산했다. 법안에는 심 대표 외에 정의당 의원 5명,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대안신당 유성엽·천정배 의원, 무소속 손혜원 의원 등이 참여했다. 여야 3당 교섭단체(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의원들은 동참하지 않았다. 심 대표는 “일하는 국회 실현은 국회의원의 기득권을 먼저 내려놓는 특단의 조치와 함께 가야 실효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불거지는 물갈이론을 두고 “특권 철밥그릇 국회를 개혁하지 않고 사람만 바꾼다고 국회나 정치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기는 어렵다”고 했다. 심 대표의 법안 발의에 대해 자신이 제안한 ‘의원정수 확대 방안’이 국민 반대에 부딪히자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취지로 읽는 시각도 있다. 여야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지역구를 253석에서 225석으로 축소하는 부분에서 지역구 의원들의 반발로 공방을 거듭 중이다. 비례대표를 47석에서 75석으로 늘리기를 원하는 정의당은 난감한 상태다. 이에 심 대표는 300석인 정원을 330석으로 늘려 지역구를 유지하면서 비례대표를 늘리는 안을 냈었다. 정의당 관계자는 “국민이 의원정수 확대에 반감을 갖는 것은 결국 국회가 특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니, 먼저 세비 인하 등을 단행하면 관련 논의를 진행할 여건이 형성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심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의원정수 확대와 별개로 국회 불신에 대한 응답을 과감한 특권 내려놓기와 개혁으로 해야 한다”며 표면적으로는 선을 그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In&Out] 시대변화와 정치의 세대교체/류홍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In&Out] 시대변화와 정치의 세대교체/류홍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반공·산업화 세대와 386 반독재투쟁 세대는 각자의 신념에서 비롯된 독선과 아집, 배타성이 공통점이다. 그들의 배타성이 민주적 정치·경제 발전의 발목을 잡고, 사회적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할 세대교체와 새로운 시대의 준비를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독재와 가난 그리고 전쟁위협을 극복했으나, 여전히 냉전 논리에 머물러 있는 세대 간 싸움으로 더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반공·산업화 세대와 386 세대는 여전히 ‘자유’ 대 ‘사회’, ‘민주’ 대 ‘반민주’라는 구시대적 이데올로기 싸움을 이어 오고 있다. 국제적으로 냉전은 종식되고 국내정치는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승리를 위한 싸움이라기보다 기득권을 지속하기 위한 상호의존적 관계로 보이고, 그들에게 민주주의와 사회변화에의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하면 무리일까. 독립운동 세대는 미 군정기 3년간 순식간에 지워졌고, 1948년 정부수립 이후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시기 기득권 세력은 자신들의 부당성을 감추기 위해 반공과 경제살리기를 최고의 가치로 포장했다. 그것으로 국민들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유린했던 과거를 정당화하며 지금도 자유를 말하지만 여전히 그것은 특권층의 자유다. 386세대는 자신들이 추구했던 가치가 폐기되었으나 찰나의 희생의 대가를 극대화하면서 그 유통기한을 지속시키려 하고 있다. 선배들과 후배들을 배제시키고, 진보의 가치들과 실천을 망각한 채 집단적 기득권 유지를 최우선하는 진영논리적 행태가 그들이 타도하려 했던 독재자와 그 추종자들의 정치적 태도에 닮아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사회변화 정도는 크게 정치·경제·문화적으로 현격한 차이를 보일 때 구별된다. 사회변화는 느리고 안정적일 수도 있고, 급격하고 역동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변화의 속도가 발전 또는 퇴보의 의미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지난 75년간 국가 전반에 있어서 급격한 사회변화를 수차례 겪었지만, 독립과 4·19, 1987년 민주화와 2017년 탄핵은 발전이었고 한국전쟁과 5·16, 유신체제와 12·12사태는 퇴보이다. 반공 세대와 반독재 세대를 중심으로 형성된 2019년 한국정당정치의 교착 상태는 새로운 발전을 막아서고 있다. 머지않아 다가올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생산의 개념과 방식의 변화, 노동력 투입의 최소화로 사회의 기본 질서가 급격하게 변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변화의 시기에 소모적 이념논쟁을 하는 세대가 아닌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세대로의 교체가 절실하다. 시대가 변화되면 변화를 이끄는 세대로의 교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안정적인 사회변화를 위해서는 신구의 조화를 잘 이루어야 한다. 한국 정치의 마지막 세대교체는 2000년에 이루어졌다. 2000년 체제 이후 20년이 다 되도록 새로운 세대교체는 시작도 못 하고 있다. 그 핵심적 원인이 기득권을 형성하고 있는 산업화 세대와 386 세대의 배타성에 있다고 할 것이다.
  • [자치광장] 문화로 삶이 아름다운 송파/박성수 서울 송파구청장

    [자치광장] 문화로 삶이 아름다운 송파/박성수 서울 송파구청장

    “인류의 미래는 여가를 어떻게 수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영국의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의 말이다. 반세기 전 세상을 떠난 학자의 예견이 참 놀랍다. 최근 몇 년 사이 우리의 일상이 여가를 중심으로 변했다. 퇴근 후에는 가까운 극장에서 영화나 공연을 관람하고,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야외활동에 나선다. 젊은이들은 도심의 크고 작은 관광지를 방문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으며, 중장년층은 동네 복지관이나 센터를 찾아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이어 간다. 이제 문화예술은 특권층만을 위한 ‘유희’가 아닌 모든 이에게 열린 ‘일상’이 됐다. 시대적 흐름에 맞게 행정도 변화해야 한다. 그러나 1년 전 민선7기 취임 당시 송파에는 문화재단 하나 없었다. 풍납토성, 몽촌토성 등 한성백제 역사유적지와 석촌호수, 롯데월드타워 등 서울의 랜드마크가 공존하는 도시로서는 의외였다. 20년 가까이 논의만 되던 송파문화재단 설립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태스크포스(TF) 설치와 타당성 용역 실시, 서울시 협의, 관련 조례 개정 등 제반 행정사항을 속도감 있게 추진했다. 그리고 지난 8일 송파문화재단이 정식 출범했다. 서울시 자치구 중 20번째로 다소 늦은 편이지만, 어느 곳보다 훌륭한 문화재단으로 성장하리라 확신한다. 송파문화재단은 문화예술의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다. 문화예술인들의 구심점이자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콘텐츠 창작소인 셈이다. 특히 문화가 공공재로서 더 많은 구민에게 제공되는 데 주력할 것이다. 그동안 개인이 문화를 누리기 위해 들여야 했던 시간과 비용, 노력을 대신할 것이다. 이 밖에도 석촌호수 동호에는 아트갤러리를 건립해 자연과 문화예술이 어우러진 명소로 꾸미고, 석촌호수 서호의 두 상업시설도 구민들에게 문화예술공간으로 돌려주려 한다. 문화저변 확대를 위한 송파문화예술회관 건립도 준비 중이다. 내년 가을에는 한성백제문화제 20주년을 맞아 백제문화권 도시들과 협력해 ‘대백제문화제’를 개최한다. 문화예술은 선택사항이 아닌 미래를 선도할 도시의 필수 요건이다. 구민의 평범한 일상이 예술이 되고, 예술이 일상이 되는 곳. 문화로 품격과 가치를 높이는 도시. ‘서울을 이끄는 송파’의 또 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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