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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으로서의 사생활 존중해달라”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으로서의 사생활 존중해달라”

    먼저 양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전화를 줬는데 받을 수 없었습니다. 본 사안은 제기된 의혹이 방대하고 내용이 국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항이며, 현재 수사가 진행 중에 있고 매일 언론에서 각종 의혹이 쏟아져지고 있기 때문에 변호인으로서는 기본적인 의혹사항을 정리하고 법리검토하는 등 변론 준비에 최소한의 시간 필요합니다.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저로써는 신속하게 수사해서 의혹사항이 모두 공개되는 시점에서 조사가 이뤄지는게 타당하다고 봅니다. 오늘 검찰에 선임계를 제출했고, 이런 뜻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향후 검찰과 조사일정 및 방법을 성실히 협의하겠으며 결과에 따라 조사일정이 합리적으로 조정될 수 있음을 바라며 다음과 같이 변호인의 입장을 밝히겠습니다. - 검찰 조사에 대한 변호인의 입장을 말해달라. : 아시다시피 헌법상 모든 국민은 공정한 수사 재판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이는 대통령이라고 해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공정한 재판과 수사는 대통령도 당연히 존중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엄벌하기 위해 검찰 수사와 필요하다면 특검 수사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필요하다면 조사까지 받겠다고 누차 밝히셨습니다. 또한 대통령께서는 비서실과 경호실에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지시하셨고 이에 따라 청와대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행정관과 비서관 다수가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틀간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과 강제수사가 진행됐습니다. 조사시기에 대해 말씀드리면, 현재 검찰의 수사상황을 보면 가장 먼저 구속된 최순실씨에 대한 수사만 완료되고 이번 주말 기소를 앞두고 있을 뿐입니다. 대통령과 관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안종범, 정호성, 차은택 등은 현재 구속된 상태에서 수사가 진행중에 있습니다. 어제 조원동 전 수석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이제 막 수사가 시작된 상태입니다. 안봉근, 이재만도 어제 소환조사가 진행됐을 뿐입니다. - 조사방법에 대해 말해 달라. : 헌법상 현직 대통령은 재직중 내란 외환죄 외에 불소추특권이 인정되고 있습니다. 이는 대통령이 임기중 수사와 재판을 받으면 국정이 마비되고 국론이 분열되는 사항이 예상되기 때문에 국가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한 헌법상 최소 보호장치입니다. 원칙적으로 대통령에 대해서는 내란 외환외에는 조사해서는 안되고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지장이 안 되도록 하는 게 헌법정신에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합니다. 원칙적으로 서면조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부득이 대면조사를 해야 하면 그 횟수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현직 대통령이 새로운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건건이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면 의혹해소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국정수행에도 부담이 될 뿐입니다. 이 사건에 대해서도 검찰이 모든 의혹을 충분히 조사해 사실관계를 대부분 확정한 후에 대통령을 조사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어제 여야 합의로 특검법에 합의했고 특검의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불가피한 기정사실인 만큼 이런 상황에서 검찰 조사에 대해 숙고하고 깊이있는 검토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 현재 박 대통령 심정에 대해 간략히 말해달라. : 대통령께서는 그동안 개인적 부덕의 소치로 주변 사람을 관리하지 못해 엄청난 국정혼란을 초래한데 따른 국민의 분노와 질책을 묵묵히 받아들이고 계십니다. 선의로 추진했던 일이었고 그로 인해 긍정적 효과가 적지 않았음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 매우 가슴 아파하고 계십니다. 온갖 의혹이 사실로 매도돼 안타까운 심정이지만 성실히 수사에 협조해 진실을 밝히는데 최선을 다하도록 당부하셨습니다. -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에 대한 변호인의 입장은 어떤가. : 어제 변호인으로 선임돼 사건파악을 하는데 물리적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추후 다른 자리를 통해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겁니다. 끝으로 언론인 기자 여러분들에 대한 간곡한 부탁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최씨 사건으로 엄청난 혼란이 야기되고 많은 국민들이 분노와 실망한 것에 대해 변호인인 저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변호인으로서 변론 준비에 치중해야 하므로 다소간 언론인 여러분과 소통이 힘들 때도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미리 이 자리를 빌어 양해의 말씀을 올립니다. 끝으로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으로서의 사생활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 대통령은 언제 조사를 받나 : 제가 변호인으로 어제 선임됐으며 아시다시피 제기된 의혹이 엄청나기 때문에 스크랩만 보더라도 일주일은 걸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 내일 조사는 불가한가 : 그렇습니다. - 검찰 수사일정은 내일까지 하겠다는 것이었는데 협조를 안하겠다는 건가 : 대통령은 참고인 신분이며 일반 수사 관행에 비춰보더라도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물며 국가원수인 대통령은 일정이 있는데 검찰이 일방적 일정을 통보해 여기 맞춰달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만약 일정이 되더라도 변론준비가 되면 응하겠지만 물리적으로 어제 변호인에 선임된 제가 뛰어난 사람도 아니고 사건을 파악하고 법리를 검토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변호인으로서 변론준비가 충분히 돼야 실체적 진실 발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최소한 준비기일 얼마나 걸리겠나. : 지금 저로서는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검토를 해봐야할 것 같네요. - 최대한 빨리하겠다는건지, 조사가 다 끝난 뒤 마지막에 하겠다는건가 :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최소한에 그쳐야 합니다. 관련된 의혹제기는 검찰 수사가 충분히 된 후에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수사빨리 진행되고 소환에 응하는게 필요합니다. - 자료 검토 시간이 아니라 수사 마지막에 불러달라는건가 :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변론 준비끝나고 충분히 되면 그 전에도 응할 수 있습니다. - 내일 조사 응하기 어렵다는게 대통령 생각인가 : 변호인 입장입니다. - 특검과 검찰 수사 둘 중 하나만 받겠다는건가 : 그렇진 않습니다. - 그렇다면 특검, 검찰 둘다 수사를 받겠다는건가 : 저희는 수사를 하나만 받겠다는건 아닙니다. 변호인 개인으로는 말씀드릴 수 있지만 (대통령과) 아직 입장 정리가 안됐습니다. 담화에서 말씀하셨듯이 필요하다면 검찰 뿐만 아니라 특검도 받을 의향이 있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대통령 사생활 이야기한 건 무슨 의미인가 :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을 존중해달라는것입니다. - 이 사건이 사생활과 무슨 상관인가. : 추후에 다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겁니다. - 검찰이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 한꺼번에 기소할 방침으로 얘기했다는데. : 처음 듣습니다. - 청와대가 시간을 끌고 있다는 지적은 어떻게 생각하나 : 변호인으로서는 동의하기 힘듭니다. - 매도된다는게 안타깝다는데 뭐가 매도되고 있다는건가. : 즉답을 요구할 수 있는건 아닙니다. - 여러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 변호인으로서 말씀드릴 수 있지만 대통령 심정이 그렇다는 것이다. 말씀드릴 기회있을 것이다. - 청와대는 서면, 대면조사 등 조사방법도 고려 중인가 : 제가 말씀드린건 변호인으로서 입장이고 제가말씀드린 것외에는 답변드릴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 변호인 추가로 선임하나 : 그건 제가 답변드리기 어렵습니다. - 오시기전 대통령 면담했나 : 확인해드릴 수 없습니다. - 대통령과는 언제 면담했나. : 말씀드릴 기회가 있었다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만났나 어제 만났나 : 의뢰인과 변호인 관계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 대통령도 내일 조사에 부정적인가? : 제가 말씀드린건 변호인 입장입니다. 제가 변론준비가 안돼서 내일은 조사가 부적절하다 말씀입니다. - 청와대서는 서면조사를 선호하나? : 저는 그렇게 말씀드린적 없습니다. 변호사의 입장입니다. - 언제쯤 대면조사하나 : 아까 말씀드렸습니다. - 검찰이 언제 출석요구했나 : 확인해서 답변드리겠습니다. 저는 변호인이지 다른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변호인으로서 역할에만 충실하겠습니다. - 민정수석과도 의견 교환했나. : 확인해드릴 수 없습니다. - 대면조사는 없다고 봐야 하나. :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언제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나. : 제가 보기에는 지금 제기된 의혹에 대해 어느 정도 마무리 된 시점입니다. -그 기준은 뭔가 : 제가 결정하는게 아닙니다. 기존에 나와 있는 수사 종결시점이 있을 것입니다. - 검찰이 지금 수사가 적절한 시기니까 응해달라고 말한 것 아닌가 : 변호인으로서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 안봉근 이재만 조사가 방어권 행사하시는데 영향 미치겠나. : 전체 제기된 의혹이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사실관계가 정리된 시점에서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진행돼야 합니다. - 안봉근이나 다른 이들에 대한 혐의가 박 대통령과 연관된다는 전제인가 : 그렇게 말씀드린 적 없습니다. - 특검 수사로 넘어가기 전에 검찰 수사단계에서 조사를 받으실 의향이 있나 - 대통령과 같이 저도 같은 대답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필요하면 검찰 수사 뿐아니라 특검수사도 받겠다고 말씀렸고 아까 그렇게 말씀드렸습니다. - 몇개월 뒤에 받겠다는 것인가 : 의혹이 규명된게 아니고 사실이 정리된 시점에 최종 마무리 되는 시점에 대통령 조사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 관련자 기소이후에 받겠다는건가 : 그런 말씀은 아닙니다. - 사실관계 확인에 있어 대통령 수사가 지금 필요하다는게 검찰 의견이다. : 제가 아까 충분히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어제 선임이 돼 지금 언론에 제기된 의혹들과 신문기사를 파악해야 합니다. 일일히 답변을 드리는건 적절치 않고요 제가 말씀드렸듯이 다음에 기회 잡아서 충분히 말씀드릴 수 있을겁니다. 계속 대통령 관련해서 말씀을 하시면 어떤 대답을 할 수 없습니다. 제가 준비해서 말씀 올렸습니다. 저도 정리해서 말씀드려야지요. - 대통령이 어떻게 보면 의혹 중심에 있는데 수사 마무리 단계에 조사를 받는게 맞나 : 의혹의 중심에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사실관계 파악이 안돼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 뉴스를 보시지 않나, 판단이 다르다는건가. :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 여론이 부담스럽지 않나. 대통령은 성실히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인데 변호인이 준비가 안돼서 막겠다는건가. : 하루 이틀에 정리할 수 있다는 사안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변호인의 판단은 시간끌기 아닌가. : 제가 이 사건 결정하는 입장이 아니고 지금이라도 관련자들 검토를 해서 최대한 빠른 시일에 검찰과 원만히 협의해서 실체가 나타나도록 하는 것이지 시간끌기 그런게 아닙니다 - 검찰과 협의는 지금부터 하겠다는건가. : 그렇습니다. - 독단적으로 하겠다는 건가 : 제 개인 의견입니다. - 대통령과 민정수석과 사전조율이 안된 상태라고 했는데 : 지금까지는 제 의견을 말씀드린 것이고 조율의 의미가 뭔지를 모르겠습니다. - 오늘 말씀한 내용을 대통령에게 이야기했나 : 대통령에게 말씀드릴 기회가 있었고요 변호인을 맡으며 생각한 것들입니다. 때에 따라서는 변론 준비가 미흡하더라도 조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변호인으로서는 변론 준비가 다 된 다음에 조사를 받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 [기자회견 전문] 유영하 변호사 “대통령, 여성으로서 사생활 보호돼야”

    [기자회견 전문] 유영하 변호사 “대통령, 여성으로서 사생활 보호돼야”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신분에서 검찰 수사를 받게 된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인 유영하(55·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는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일 조사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늦어도 오는 16일에는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대면 조사 방침을 세운 상태다. 이에 유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서면조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부득이 대면조사를 해야 한다면 당연히 그 회수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 변호사는 “끝으로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초래했다. 다음은 유 변호사의 기자회견 전문.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를 맡은 유영하 변호사입니다. 본 사안은 제기된 의혹이 매우 방대하며 수사 결과 및 내용이 국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현재 검찰 수사가 완결된 것이 아니라 한창 진행 중이고 매일 언론에서 각종 의혹이 쏟아지는 상황이므로 변호인으로서는 기본적인 의혹 사항을 정리하고 법리를 검토하는 등 변론 준비에도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철저한 진상 규명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저로서는 검찰이 이 사건을 신속하게 수사해서 대통령 관련 의혹사항이 모두 정리되는 시점에서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검찰에 변호인 선임계를 제출했으며 이런 변호인의 뜻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향후 검찰과 조사 일정 및 방법을 성실히 협의하겠으며 그 결과에 따라 합리적으로 조사 일정이 조정될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다음과 같이 변호인의 입장을 밝혀드립니다. 먼저 검찰 조사 문제에 대한 변호인의 입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시다시피 헌법상 모든 국민은 공정한 수사·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고 이는 대통령이라고 해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즉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을 권리는 대통령에게도 당연히 존중돼야 합니다. 대통령께서는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엄벌하기 위해 검찰 수사와 필요하면 특검에까지 적극 협조하겠다고, 필요하면 조사까지 받겠다는 의지를 누차에 걸쳐서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대통령께서는 비서실과 경호실에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지시하셨고, 이에 따라 청와대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였던 다수의 비서관과 행정관들이 소환조사를 받았으며 청와대에 대한 이틀간의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가 진행됐습니다. 조사 시기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하지만 현재 검찰의 수사 상황을 보면 가장 먼저 구속된 최순실에 대한 수사만 거의 완료돼 이번 주말 기소를 앞두고 있을 뿐, 대통령과 관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안종범 전 경제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차은택 등은 현재 구속이 된 상태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대통령 관련 여부가 문제 되고 있는 조원동 전 경제수석에 대해서는 어제 조 전 수석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이제 막 수사가 시작된 상태이며 안봉근, 이재만 전 비서관들에 대한 수사도 어제 소환조사가 진행됐을 뿐입니다. 조사 방법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헌법상 현직 대통령은 재직 중 내란·외환죄 이외에 소추를 받지 않도록 불소추 특권이 인정되고 있습니다. 이는 대통령의 임기 중 수사, 재판을 받으면 국정이 마비되고 국론이 분열되는 상황이 우려되기 때문에 국가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헌법상의 보호장치인 것입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대통령에 대해서는 내란·외환죄가 아닌 한 수사가 부적절하고 본인의 동의 하에 조사하게 되더라도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지장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진행돼야 하는 것이 헌법 정신에 부합하는 것으로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서면조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부득이 대면조사를 해야 한다면 당연히 그 회수를 최소화해야 할 것입니다. 현직 대통령이 새로운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번번이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면 의혹 해소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국정 수행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이 사건에 대해서도 검찰이 모든 의혹을 충분히 조사해서 사실관계를 대부분 확정한 뒤에 대통령을 조사하는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제 여야 합의로 특검법이 합의됐고 특검에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불가피한 기정사실이 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는 검찰과 조사에 대해서 좀 더 숙고하고 깊이 있는 협의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박근혜 대통령의 심정에 대해서 간략하게 말씀 올리겠습니다. 대통령께서는 그동안 개인적 부덕의 소치로 주변 사람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엄청난 국정혼란을 초래하고 이에 대한 국민들의 질책과 분노에 대해 본인의 책임을 통감하시고 모든 비난과 질책을 묵묵히 받아들여 왔습니다. 선의로 추진했던 일이었고 그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도 적지 않았음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 매우 가슴 아파하고 계십니다. 온갖 의혹을 사실로 단정하고 매도되는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지만 성실하게 수사에 협조해서 진실을 밝히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에 대한 변호인의 입장을 올리겠습니다. 제가 어제 변호인으로 선임돼 지금까지 사건 파악을 하는 데 물리적인 한계가 있었습니다. 추후 다른 자리를 빌려서 별도로 말씀드릴 기회를 갖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언론인 여러분과 기자 여러분들에게 드리는 간곡한 부탁의 말씀입니다. 최순실씨 사건으로 엄청난 혼란이 야기되고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거나 실망한 것에 대해서 변호인인 저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변호인으로서 변론 준비에 치중해야 하므로 다소간 언론인 여러분과 소통이 힘들 때도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 다. 미리 이 자리를 빌려서 양해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끝으로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입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국 교수 ‘탄핵’ 언급…“다른 정치 제도였다면 정권 바뀌었다”

    조국 교수 ‘탄핵’ 언급…“다른 정치 제도였다면 정권 바뀌었다”

    지난 24일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되는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에게 박 대통령의 연설문 등이 사전 유출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정치권은 물론 사회 각계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 ‘탄핵’을 언급하기도 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 ‘탄핵’을 말하는 분들이 많다. 정치적 분노의 표현이다”라면서 “다른 정치제도 아래였다면 정권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그러나 ‘탄핵’이 국회에서 발의되더라도 헌법재판소 통과하기 어렵다. ‘탄핵’ 성사 여부와 무관하게 국민의 분노는 비등점을 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청와대는 대통령 연설문 등 기밀서류를 최순실에게 전달한 ‘진범’을 밝히고 즉각 파면, 형사고발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원종 비서실장은 자신의 무능에 반성하면서 즉각 사임하라”고 요구했다. 또 “대통령 최측근 비리를 묵인 또는 동조한 우병우 민정수석은 즉각 사퇴하고, 겸허히 검찰 조사를 받아라”라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 보호용 개헌’ 작전을 즉각 멈추고, 국정문란에 대하여 대국민사과부터 하라”고 밝혔다. 조 교수는 “빙산의 일각만 드러난 ‘근혜순실 게이트’는 특검으로 수사해야 한다. 일단 야당은 2014년 제정된 상설특검법에 따라 특검안을 제출하라”면서 “이상의 요구사항을 실현하기 위해 야당 단호하게 싸워라. 진보보수의 문제가 아니다. 민주공화국의 기본을 지켜야 한다. 나라꼴이 정말 엉망이다!”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롯데家 신격호·동빈·동주 등 5명 줄줄이 기소…대기업 흑역사 中 이례적

    롯데家 신격호·동빈·동주 등 5명 줄줄이 기소…대기업 흑역사 中 이례적

    재계 5위 롯데그룹의 신격호(94) 총괄회장과 신동빈(61) 회장, 신동주(62)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3명이 19일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일괄 불구속 기소됐다. 앞서 신 총괄회장의 ‘세번째 부인’ 서미경(57)씨와 장녀인 신영자(74)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각각 탈세와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상태라 총수 일가에서만 5명이 법정에 서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대기업 오너가(家)에서 이렇게 동시에 많은 인원이 재판을 받는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검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다수 롯데 계열사에서 ‘총체적 비리’가 드러났다며 “심각한 수준의 기업 사유화, 사금고화 행태 등 불투명한 재벌 지배구조의 폐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재벌 총수나 가족이 비자금이나 조세포탈, 배임, 횡령 등 혐의로 수사를 받아 재판에 넘겨진 사례는 이전에도 적지 않았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2008년 김용철 변호사의 비자금 의혹 폭로로 특검 수사까지 받고 배임·탈세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과 함께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형제가 동시에 기소돼 실형을 받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최 회장은 그룹 계열사의 펀드 출자금 수백억 원을 빼돌려 옵션투자 위탁금 명목으로 전 SK해운 고문에게 송금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이 확정돼 수감생활을 하다 지난해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을 받았다. 근래에는 2013년 6월 조세포탈·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거론된다. 1·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그는 대법원 파기환송을 거쳐 작년 12월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252억원이 확정됐으나 건강 악화로 형집행정지 등을 반복하다 올해 광복절을 앞두고 특별사면됐다. 5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011년 1월 부실 계열사를 부당 지원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 백남기씨 사인 논란, 노회찬 “박정희 대통령도 가족 반대로 부검 못했다”

    고 백남기씨 사인 논란, 노회찬 “박정희 대통령도 가족 반대로 부검 못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4일 서울고감을 상대로 한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박정희 대통령도 당시 김병수 국군 서울지구병원장이 눈으로 검안하고, 병원에 6시간 후쯤 도착한 가족들이 반대해서 부검을 못했다”고 빍혔다. 노 대표는 이어 “심지어는 ‘아버지 신체에 칼을 대지 말라’고 자녀들이 요구해서 시신에 박힌 총알도 빼내지 않고 매장했다”면서 “사인이 명백할 경우에는 그것이 외인사라고 하더라도 굳이 가족들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부검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검이 아닌 특검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금은 그날의 물대포 살포가 규정대로 이루어졌는지, 물대포의 압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현장 지휘책임자의 지휘가 적절했는지 수사해서 밝혀져야 한다”며 “그런데 이것을 수사하지 않고, 명확하게 사망의 원인이 밝혀진 것에 대해 부검을 해서 뭘 더 밝혀내겠다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노 대표는 “검찰이 지금 수사중이라고 하지만, 11개월이 지난 이 시점에서 검찰이 누구를 얼마나 수사했냐”고 반문하며 “같은 날 현장에서 벌어진 행위로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미 1심 재판까지 받고 복역 중인데 같은 날 쓰러진 백남기 농민 사건에 대해서는 아직 가해자들에 대한 조사도 끝나지 않은 상태다”라면서 검찰이 지극히 편파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부검을 해야만 살인사건 수사를 종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부검이 아니라 특검이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롯데 신동빈 소환] 이재현·최태원 특별사면… 김승연은 4차례 기소

    [롯데 신동빈 소환] 이재현·최태원 특별사면… 김승연은 4차례 기소

    대기업 총수들이 검찰 문턱을 넘는 일은 왕왕 있는 일이다. 이번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 전에도 이건희(74) 삼성그룹 회장, 정몽구(78)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최태원(56) SK그룹 회장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 총수들이 비리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고, 재판에 넘겨져 유죄를 선고받았다. 가장 최근엔 이재현(56) CJ그룹 회장이 거론된다. 이 회장은 2013년 6월 조세포탈·횡령·배임 등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구속기소됐다. 1,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그는 대법원 파기환송을 거쳐 지난해 12월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252억원이 확정됐다. 이후 건강 악화로 형집행정지 등을 반복하다 지난달 특별사면됐다. 2011년 12월엔 최태원 회장이 수백억원의 계열사 자금을 횡령·유용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뒤 2013년 1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2014년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이 확정됐으나 옥살이 2년 7개월 만인 지난해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김승연(64) 한화그룹 회장은 모두 네 차례 기소가 됐다. 1993년 10월 650만 달러어치의 불법 외화 유출 혐의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구속됐고 2004년 8월엔 당시 한나라당 정치인에게 불법 정치자금 10억원을 제공한 혐의가 드러나 수사 끝에 불구속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07년 6월에는 ‘보복폭행’ 사건으로, 2011년 1월엔 횡령·배임·주가조작, 탈세 등의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재계 1위 삼성그룹을 이끄는 이건희 회장은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조성 의혹에 연루돼 대검 중수부에 처음 소환됐고 2008년에는 김용철(58)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의혹 폭로로 두 번째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결국 특검까지 도입돼 재판에 넘겨졌다. 재계 2위 현대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 역시 2006년 비자금 조성 및 경영권 승계 비리 의혹 등으로 대검 중수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표창원 “새누리, 떼쓰지 말라…누군 대통령 맘에 들어서 참고 견디나”

    표창원 “새누리, 떼쓰지 말라…누군 대통령 맘에 들어서 참고 견디나”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회사에 반발하며 퇴장한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누군 대통령 맘에 들어서 참고 견디는 줄 압니까”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표창원 의원은 이날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야당 출신 국회의장 연설 맘에 안든다고 소리 지르고 퇴장, 야당 상임위원장 맘에 안든다고 문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소리 지르고 퇴장”이라고 행태를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표 의원은 이어 “야당 의원들은 국회의장께 세월호 청문회 국회에서 열게 해 달라고 간청했지만 거절당했고, 세월호 특검안 법사위 보내지 말고 특검법에 따라 바로 본회의 부의 요청했다가 거절 당했지만 참고 받아들입니다”라며 “새누리 원하는 대로 안해준다고 떼부리지 마시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민생, 일자리, 조선 해운 위기 벗어나기 위한 추경 예산, 야당은 새벽까지 협상에 임하며 타결, 대법관은 오늘 본회의 인준 못하면 전원합의부 재판 못열리는 불능화”라면서 “새누리 몽니는 행정부와 사법부 무력화 하는 초유 사태”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날 밤 벌어진 새누리당 의원들의 의장실 점거에 대해서도 “현재 새누리 의원들이 의장실을 점거하고 정세균 의장이 움직이지 못하게 물리력을 행사 중”이라고 전하며 “그야말로 ‘감금’ 행위. 국정원 직원의 ‘잠금’을 감금이라 우기고 검찰 고발했던 새누리, 진정한 감금 시전중”이라고 질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운호 로비’ 검찰·법원 향하는 檢의 劍

    검찰이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46·여) 변호사를 체포한 데 이어 검사장 출신 H 변호사 사무실을 10일 압수수색함에 따라 이번 수사가 로비 대상인 현직 판검사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두 사람은 각각 정 대표의 법원 및 검찰 쪽 ‘로비 통로’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가 최 변호사와 H 변호사에게 공통적으로 적용하려는 혐의는 ‘변호사법 위반’이다. H 변호사의 경우 2014년부터 올해까지 정 대표의 해외 원정도박 사건의 검찰 단계 변호를 맡았다. 이 과정에서 정 대표는 두 차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100억원대 원정도박으로 구속 기소된 사건의 항소심에서 검찰 구형량이 감소(3년→2년 6개월)되기도 했다. 최 변호사는 지난해부터 인베스트 투자사기 사건 항소심과 이숨투자자문 투자사기 사건 1심, 정 대표 원정도박 사건 항소심 재판 등의 변호를 맡았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최 변호사가 집행유예 등 조건을 내걸고 각각 20억여원의 수임료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베스트 투자사기 항소심의 경우 1심(징역 4년)과 달리 집행유예가 선고됐고, 원정도박 사건도 항소심에서 감형(1년→8개월)됐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수사 대상이 두 변호사로만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두 변호사는 각자 맡은 사건에서 무혐의 처분이나 감형 등 ‘성과’를 냈고 이 과정에서 ‘전관’이라는 강점을 적극 활용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들이 법원과 검찰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는지, 로비가 있었다면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했는지 등이 향후 수사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들이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는 현직 판사나 검찰 수뇌부까지 수사가 확대되지 않으면 검찰이 ‘제 식구 감싸기’라는 의혹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두 전관 변호사에 대해 신속하게 체포,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특별검사 수사로 사건이 넘어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특검이 실제로 도입되더라도 시빗거리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의도라고 할 수 있다. 검찰은 또 H 변호사가 정 대표 측으로부터 거액의 수임료를 받고도 세금 신고를 제대로 했는지, 수임료를 수사기관 청탁 목적으로 받은 것인지 등도 따져 볼 계획이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조만간 H 변호사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김한규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전관들이 자신의 친정에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어떠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있는지 없는지가 쟁점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사설] ‘정운호 구명 로비’ 수사 특검이 맡아야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구명 로비 의혹은 법조 비리 수준을 넘어섰다. 정 대표의 감형 또는 석방을 둘러싼 로비에 법원과 검찰, 경찰, 변호사, 브로커까지 직간접적으로 얽히고설킨 새로운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등장인물이 고위직 전·현직 판사와 검사인데다 재벌인 정 대표를 중심으로 오가는 돈도 수십억원대에 이르고 있다. 영화 ‘베테랑’이나 ‘내부자들’에서처럼 권력과 돈에 만인에게 평등해야 할 법마저 휘둘리는 세상을 보여주는 것과 같다. 대한변호사협회가 그제 이례적으로 현직 판검사 10여명을 한꺼번에 고발함과 동시에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 필요성을 제안한 것도 사건의 심각성을 고려한 조치로 볼 수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과 서울지하철 내 매장 확장 등을 위한 로비 의혹도 불거졌다.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나 다름없다. 변협은 정운호 사건에 대해 전관예우를 이용한 총체적 부패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변협의 고발장에는 2014년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내사를 받던 정 대표를 무혐의 처분한 당시 검사, 지난 4월 선고된 항소심에서 1심보다 낮은 형량을 구형한 항소심 공판 검사, 정 대표의 브로커와 만난 항소심 재판장, 검사들에게 청탁한 의혹을 사는 검사장 출신 변호사, 수임료로 20억원을 받은 부장판사 출신의 변호사 등이 포함됐다. 전방위 로비에 동원된 관계자들이 총망라된 것이다. 심지어 2014년 정 대표를 수사했던 경찰이 정 대표에게 100억원대의 투자를 제의했던 주장도 나왔다. 항소심 재판장은 비위 사실이 없다면서도 사의를 표명했다. 사건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검찰은 구명 로비에 관련된 5~6명을 출국금지하고, 정 대표를 조사하는 등 수사에 나섰다. 관건은 검찰이 전·현직 법조인들이 관여된 사건에 대해 한 점 의혹 없이 진상을 규명할 수 있느냐는데 있다. 수사는 광범위하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변협이 특검을 제안하고, 정치권이 특검을 거론하는 이유다. 특검은 법에 따라 정치적 중립성과 이해관계의 충돌이나 공정성을 들어 국회와 법무부장관이 각각 발의할 수 있다. 검찰총장은 특임검사를 임명해 수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법 신뢰와 함께 수사의 엄정성을 담보하는 민감한 사건이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검찰 수사의 한계가 불가피하다면 애초부터 특검에 맡기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보는 게 마땅하다.
  • 면세점 입점 로비까지… 정운호 사무실 등 압수수색

    면세점 입점 로비까지… 정운호 사무실 등 압수수색

    갈등 빚은 최변호사 사무실 포함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수색 제외법조계 일각 “檢 전관예우” 지적도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100억원대 원정도박 사건 ‘구명 로비’에서 시작된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이 사건으로 현직 부장판사가 사표를 낸 가운데 면세점 입점 로비 정황까지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네이처리퍼블릭과 관련 인물들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하는 등 수사의 폭과 깊이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전·현직 판·검사가 연루된 만큼 특별검사를 통한 수사가 불가피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네이처리퍼블릭 본사와 최모(46) 변호사의 사무소 및 관할 세무서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최 변호사는 정 대표로부터 원정도박 사건 항소심의 집행유예 및 보석 허가를 대가로 50억원의 수임 계약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항소심에서 징역 8개월이 선고되자 정 대표는 “받은 돈을 돌려 달라”며 구치소를 찾아온 최 변호사를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고, 최 변호사가 이를 경찰에 고소하면서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검찰은 또 서울중앙지법 임모 부장판사 등을 만나 정 대표에 대한 구명 로비를 한 것으로 알려진 브로커 이모(56)씨를 검거하기 위해 수사팀을 대폭 강화했다. 검찰은 그러나 정 대표에 대한 수사 단계에서 구형량 축소 등을 로비한 의혹이 제기됐던 검사장 출신 H 변호사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은 실시하지 않아 법조계 일각에서 검찰의 ‘전관예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H 변호사 사무실이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건 관련 단서가 충분히 포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H 변호사 관련 의혹도 계속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검찰은 전날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 대표 등을 고발한 사건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에 배당했다. 검찰은 방위사업 비리에 연루됐으면서 동시에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백화점 면세점 입점 로비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한모씨를 이날 체포해 정 대표의 점포 입점 로비 여부에 대한 수사에도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한씨의 주거지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휴대전화, 장부·일지 등 각종 문건 등을 확보했다. 유통업계 등에서는 한씨가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 면세점 입점을 위해 광범위한 인맥을 동원해 롯데 측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검찰은 “정 대표가 면세점 입점을 위해 한씨를 통해 20억원을 로비 자금으로 썼다”는 설에 대해 확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와 함께 정 대표가 화장품 매장을 더 늘리기 위해 서울메트로 등 공공기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로비를 벌인 정황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2010년 서울메트로 지하철 1~4호선 100개 상가 운영권을 갖고 있던 S사 인수 과정에서 정 대표가 브로커 김모(51)씨에게 계약금과 중도금 명목으로 140억원을 건넸고, 이 가운데 20억원이 서울메트로 측에 전달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있다. 정 대표는 앞서 2009년 브로커 심모(62)씨에게 90억여원을 주고 서울메트로 측에서 매장 사업권을 따냈다는 정황이 관련 재판 등에서 드러나 있는 상태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정운호 브로커’ 만난 부장판사 사표 제출

    특검 요청… 檢 수사 불가피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법조비리 사건’에 연루된 임모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2일 사표를 제출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임 부장판사를 포함해 이번 사건에 관련된 판·검사 등 10여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임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 사표를 냈고, 중앙지법은 이를 대법원에 전달했다. 임 부장판사는 “저에 대한 신뢰가 많이 손상된 상태에서 더이상 법관직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임 부장판사는 정 대표의 항소심 재판을 배당받은 지난해 12월 29일 정 대표와 친분이 두터운 법조 브로커 이모씨와 강남의 고급 일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그는 이씨로부터 정 대표 사건에 관해 들은 다음날, 다른 재판부로 다시 배당해 줄 것을 요청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졌지만 이씨와의 만남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비판은 계속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임 부장판사의 사표 수리는 보류한 상태”라며 “해당 사건의 사실관계 등이 확인된 뒤 수리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협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법조비리 사건에 관련된 10여명을 수사해야 한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제출했다. 변협은 공정성을 위해 궁극적으로는 ‘특별검사’를 통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발 대상에는 사건 당사자인 정 대표를 비롯해 정 대표에게 거액의 수임료를 받은 부장판사 출신 최모 변호사, 임 부장판사, 정 대표 사건 관련 청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인천지법 김모 부장판사, 브로커 이씨 등이 포함됐다. 정 대표의 구형량을 낮춘 항소심 공판검사와 이전 도박 사건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내린 수사검사, 정 대표 사건을 무혐의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경찰, 경찰 조사부터 검찰 기소까지 관여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 등도 고발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상습도박 혐의로 1, 2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수감 중인 정 대표를 최근 소환해 지나치게 많은 수임료를 주고 변호사를 선임한 경위와 브로커 이씨가 법조계의 어떤 인사들과 접촉했는지 등 로비 의혹 전반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데스크 시각] “삼성 브리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주현진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삼성 브리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주현진 산업부 차장

    삼성그룹에는 지난 1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매주 수요일이면 기자들이 기다리는 브리핑 시간이 있었다. 삼성그룹 수요 사장단 회의가 끝나면 그룹 홍보팀장이 삼성 서초사옥 기자실에서 현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답하는 자리다. 궁금증을 모두 해소해 주진 못했지만 2014년 5월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건희 회장의 건강상태 등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공식적인 소통의 장이었다. 한국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삼성 관련 소식을 놓칠세라 서서 브리핑을 들어야 할 정도로 기자들이 몰렸다. 삼성의 브리핑이 기자들의 필요에 의해 시작된 것만은 아니다. 약 10년 전인 2007년 10월 29일 삼성 임원 출신인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폭로가 계기였다. 당시 김 변호사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과 함께 삼성이 자신 명의로 50억원의 차명 계좌를 만드는 등 회사 임원들 명의를 이용한 계좌로 거액의 비자금을 만들고 있다는 의혹을 폭로했다. 이는 삼성 특검으로 이어졌다. 결국 이듬해인 2008년 4월 이건희 삼성 회장과 장남인 이재용 당시 전무가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고 조세 포탈에 연루된 2조원대 차명 재산은 공익에 쓰기로 하는 등의 쇄신안을 발표했다. ‘삼성 비리’라는 메가톤급 현안이 터지자 당시 홍보팀장이 기자실에 내려와 연타성 폭로에 대한 반박 내지 해명을 한 게 삼성 브리핑의 시발인 것이다. 특검 이전에는 삼성에서 기자들과 공식적으로 만나 브리핑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특검과 재판은 끝났지만 필요할 때만 기자들을 불렀다는 비판이 두려웠는지 삼성의 브리핑은 계속됐다. 2009년 1월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사장이 당시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 팀장(전무)으로 승진한 뒤 삼성의 소통을 강조하면서 브리핑을 정례화했다. 언론들은 “삼성이 이 팀장 취임 뒤 매주 수요일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 브리핑과 그룹 현안이 있을 때마다 진행하는 이슈 브리핑을 통해 빠르고 투명한 소통 체제를 확립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브리핑은 삼성이 애로를 호소하는 장으로 자주 활용되기도 했다. 삼성은 이 회장이 퇴임한 지 꼭 1년이 되는 2009년 4월 브리핑에서 “삼성의 고민은 리더십 공백”이라며 이 회장 복귀의 필요성을 환기했다. 이 회장은 이듬해인 2010년 3월 전격 복귀했고, 3개월 뒤 출시한 갤럭시S 시리즈가 대박나면서 삼성은 스마트폰으로 그룹이 도약하는 계기를 맞이했다. 삼성은 지난 1월 말 수요 브리핑이 필요 없다며 없애 버렸다. 내부에서는 지나친 취재 경쟁으로 홍보팀장의 별 뜻 없는 말이 불필요한 기사로 양산되는 부작용이 문제였다고 설명한다. 재계에서 유독 삼성만 브리핑을 해야 할 의무는 없다. 그러나 10년 가까이 전통처럼 이어 온 브리핑을 변화된 언론 환경이나 특정 인사의 문제를 이유로 없앤다면 그동안 소통이라는 이름으로 표방해 온 ‘언론 프렌들리’ 가치를 훼손하는 것은 아닐지 돌아볼 일이다. 현안이 있는 곳에 브리핑이 있다. 삼성 최대 이슈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승계가 지난해 9월 통합 삼성물산 출범으로 8부 능선을 넘었다고 한다. 하지만 한 치 앞을 누가 내다볼 수 있겠는가. 언론이 지금은 잠잠한 듯 보이지만 삼성을 예의 주시하는 눈은 더 많아지고 있다. 삼성 브리핑을 언제쯤 다시 보게 될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jhj@seoul.co.kr
  • 새누리 “지역경제 활성화하자” 더민주 “일자리 문제 해소하자”

    새누리 “지역경제 활성화하자” 더민주 “일자리 문제 해소하자”

    이번 4·13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지방경제 활성화에, 더불어민주당은 일자리 등 청년 문제 해소, 국민의당은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 정의당은 서민 살림살이 질 향상·불공정 행위 규제 부문의 공약 마련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서울신문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공동 조사한 결과 유권자들이 1순위 의제로 뽑은 ‘서민 살림살이’에서 새누리당은 치솟는 집값에 따른 주거비 대책, 더민주는 취약계층 지원, 국민의당은 생계형 자영업자, 정의당은 산모 지원·육아휴직제 보장 등 여성정책에 신경을 쏟았다. 정의당은 4대 가계비(통신·주거·의료·교육비) 절감, 어린이병원비 국가보장제 등 55개 공약을 내놔 가장 구체적이었다. 그러나 재원으로 사회복지세 도입(50조원 증세)을 주장하는 등 증세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다. ‘국민연금기금 일부를 장기공공임대주택·보육시설 등에 투자하겠다’는 더민주의 공약은 국민적 논쟁이 일 소지가 있다. ●새누리 ‘관광산업 활성화·귀농자금 확대’ 두 번째 중요 공약으로 선정된 ‘일자리 등 청년 문제 해소’에서 새누리당이 취업 지원 교육에 초점을 맞춘 반면 더민주는 직접적인 일자리 수 확대에, 국민의당은 공적부조, 정의당은 민간 부문 부담 쪽에 방점을 찍었다. 구체적으로 새누리당은 대학 연합기숙사 확충, 벤처장학제도 취업 연계, 더민주는 취업 활동과 공공 고용 서비스를 묶은 청년 안전망 구축, 병사 월급 인상 등을 내놨다. 국민의당은 청년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 제품 공공 구매 확대와 청년 구직자 인권 보호를, 정의당은 상시·지속 업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공공 부문 일자리 확대를 꼽았다. ‘공직자 부패 척결’ 분야에서는 더민주가 제시한 독립적 부패 방지 기구 ‘국가청렴위원회’ 설치가 눈에 띄지만 기존 ‘국민권익위원회’의 연장선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5대 중대 부패 범죄에 대한 국민참여재판 의무화, 대통령의 사면권 제한 추진도 포함됐다. ‘정치권 심판’을 총선 프레임으로 앞세운 국민의당은 ‘국민 발안 국회심의제’, 정치자금 투명성 강화를 약속했지만 방법론이 의문이다. 정의당은 특별검사 상설화, 김영란법 강화를 앞세웠다. ●더민주 ‘국민연금, 공공임대 투자’ 논란 소지 4순위 ‘복지 갈등 조정’에서는 국민의당, 정의당이 가장 의욕적이다. 국민의당은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자 2배 확대, 실손의료보험료 인하를, 정의당은 누리과정 국고 지원과 대·중소기업 이익공유제 도입, 정규직 전환에 대한 조세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 두 당은 대부분 ‘소요 재원이 없다’고 답변했지만 건강보험 재정 부실 등을 부를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5순위인 ‘지방경제 활성화’에선 새누리당이 관광산업 활성화, 귀농 자금 확대 등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이 분야 공약이 없었다. 반면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 부문에서는 국민의당이 가장 적극적이다. 비정규직의 사회보험료를 기업이 부담한다는 것과 불법 파견·사내 하청 방지, 감정노동자의 정신적 스트레스 완화 등으로 구체적이었지만 공정임금 도입 등은 추상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복지 갈등 조정’ 국민의당·정의당 적극적 7순위 ‘빈부 격차 해결’에서 새누리당·더민주는 ‘교육을 통한 기회 확대’, 국민의당·정의당은 ‘세제 개편’ 등 적극적인 정부 개입을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저소득층의 국비 유학 확대, 더민주는 고교까지 실질적 무상의무교육, 국민의당은 납품 단가 연동제 등 경제 선순환 구조 마련, 정의당은 법인세 최고세율 25%로 환원, 부동산 보유세 체계 전면 개편, 금융소득에 대한 특혜성 세율 적용 폐지를 약속했다. ‘불공정 행위 규제’와 관련해서는 정의당이 일감 몰아주기 근절, 금산 분리 강화, 중소상공인 적합 업종 대폭 확대 등 12개 공약을 제시하며 의욕을 보였다. 더민주는 기업의 갑질 근절, 국민의 당은 징벌적 손해배상 범위 확대를 선순위에 놨다. 반면 새누리당은 임금 체불 원천 봉쇄 등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입장이었다. ●“재원 찾기 힘들어 자기모순 공약 많아” 8순위인 ‘검찰·국가정보원 개혁’에서 새누리당은 아예 관련 공약을 내놓지 못했다. 정의당은 4개 공약을 제시했고 내용도 구체적이었다. 특별검사 상설화, 기구특검제 도입,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도입, 검찰총장의 국회 선출 등이다. 더민주(검찰·국정원의 정치적 중립 확보), 국민의당(인권 침해를 최소화하는 테러방지법 개정) 공약은 추상적이고 이미 여야가 반복 논쟁 중인 사항이다. 10순위 ‘헌법 보완’에 대해서는 여야 공통적으로 중앙정부 권한의 지방자치단체 이양을 제시했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여야가 그동안 복지 논쟁을 거치며 19대 총선 대비 포퓰리즘의 강도는 다소 줄고, 재원 마련책을 찾아보려고 노력한 흔적도 보인다”면서도 “여야가 재원을 찾기 힘들다 보니 결국 자기모순된 공약들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법원 “변희재 ‘서울역 분신’ 이남종 타살설은 명예훼손”

    2013년 말 서울역 앞 고가도로에서 분신자살한 이남종(당시 40세)씨의 유족이 ‘기획 자살’ 비방글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미디어와치 발행인 변희재(41)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4단독 박상구 판사는 이씨의 유족 송모씨 등이 변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변씨는 6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씨는 2013년 12월 31일 오후 5시 서울역 앞 고가도로 중간지점에서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관련 특검 도입과 대통령 퇴진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걸고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이씨는 다음날 오전 7시쯤 병원에서 사망했다. 변씨는 하루 뒤 이씨가 정치적 목적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내용을 트위터에 올렸다. 변씨는 ‘친노 종북세력의 애국열사 만들기’, ‘서울역 고가 살인사건 현장’ 등 메시지와 함께 현장 사진과 동영상을 게시했다. 한 종합편성채널에 출연해 “이씨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조직적 행동이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유족은 변씨가 허위 사실을 바탕으로 자살 동기를 왜곡해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변씨가 구체적 사실관계 확인 없이 발언해 이씨의 명예와 인격권이 침해당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변씨가 간접적으로 망인이 헌법적 기본 질서를 부정하는 정치 세력과 연관된 듯한 인상을 심어 줘 사회적 평가를 손상시켰다”며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변씨의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이씨가 공적인 존재도 아니고 사회적 흐름 속에서 분신자살로 대중의 관심을 받는 사람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재벌가 분쟁 잔혹사] 형제간 막장 폭로·소송전…그 대가는 혹독했다

    [재벌가 분쟁 잔혹사] 형제간 막장 폭로·소송전…그 대가는 혹독했다

    ■금호家 ‘형제의 난’ 대우건설 인수 뒤 ‘형제경영’ 흔들려…박삼구·찬구 갈라서며 지금도 소송 중 금호가(家)는 갈등 없는 경영 승계의 모범적 선례를 남길 뻔했지만 경영난을 겪으며 형제간 분쟁으로 비화된 경우다. 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박인천 회장은 형제들이 모두 그룹의 경영에 참여해야 한다는 ‘형제 경영’의 지론 아래 5형제 중 4형제에게 지분을 균등하게 배분했다. 그 뜻을 이어받아 가장 먼저 장남 고 박성용 명예회장이 2대 회장에 올라 그룹을 경영했다. 박성용 명예회장은 65세가 되던 1996년 차남인 고 박정구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박정구 회장이 2002년 지병으로 세상을 뜨면서 자연스럽게 현재 회장이자 3남인 박삼구 회장이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그러나 2008년 박삼구 회장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이후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형제 경영’ 구도는 흔들렸다. 대우건설 인수 이후 그룹이 위태로워지면서 박삼구 회장은 4남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그룹 경영에 대한 의견 대립으로 갈등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박삼구 회장과 동생인 박찬구 회장은 각각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 회장으로 독립 경영의 길을 걸으며 갈라섰다. 이후 양측은 지분 문제와 상표권 등을 둘러싸고 소송전을 벌이며 첨예하게 대립했다. 특히 두 형제는 소송 과정에서 비방도 서슴지 않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금호가의 ‘형제 경영’이 ‘형제의 난’으로 뒤바뀐 셈이다. 최근 법원은 금호의 상표권을 둘러싼 소송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이 분리된 것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려 금호가의 경영권은 두 개로 분리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법원의 상표권 관련 판결에 대해 항소한다는 방침이어서 금호가 ‘형제의 난’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그래픽 김예원 기자 yean811@seoul.co.kr ■삼성家 ‘형제의 난’ 장남 이맹희·셋째 이건희 2년여간 법정 다툼…‘이재현 살리기’로 화해 삼성가에서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없었다. 삼성은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아버지의 신임을 얻지 못해 일찌감치 3남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으로 후계 구도가 정해지면서 잡음 없이 승계와 계열 분리가 이뤄졌다. 그러나 삼성그룹에 대한 특검 조사 과정에서 이건희 회장에게 창업주로부터 상속받은 4조 5000억원 규모의 차명주식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뒤늦게 형제간 법정 싸움이 일어났다. 2012년 이맹희 전 회장이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차명주식에 대한 분할을 요구하면서 유산상속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 창업주의 차녀 이숙희씨 등이 이맹희 전 회장의 편을 들며 동생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상속 지분에 대한 재산 분할을 요구했다. 분쟁은 2014년 2월 이맹희 전 회장이 1, 2심에서 연달아 패소하고 상고를 포기하면서 잦아들었다. 그러나 2년여간의 소송 과정에서 침착하고 냉철하기로 유명한 이건희 회장은 형인 이맹희 전 회장에 대해 “그 양반(이맹희)은 우리 집에서 쫓겨난 사람”, “(이맹희씨는) 날 쳐다보지도 못하고 바로 내 얼굴을 못 보던 양반”이라는 등 거친 언사를 서슴지 않았다. 양측 간 미행 논란까지 불거졌다. 소송전을 계기로 이맹희 전 회장의 장남인 이재현 CJ 회장 측과 삼성 측은 창업주 제사를 각자 지낼 만큼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하지만 이재현 회장이 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던 2014년 8월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재현 회장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내면서 CJ 쪽에 화해의 메시지를 보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두산家 ‘형제의 난’ 셋째 박용성에 경영권 분쟁서 밀린 둘째 박용오, 퇴출 뒤 자택서 생 마감 두산의 가풍은 형제간 우애, 장자 상속주의로 요약된다. 하지만 두산그룹도 2005년 피할 수 없는 ‘형제의 난’을 치렀다. 1996년 명예회장에 오르며 2선으로 후퇴한 장남 박용곤 전 회장이 차남 고 박용오 전 회장에게 퇴진을 요구하면서부터다. 박용곤 전 회장은 박용오 전 회장에게 3남인 박용성 전 회장에게 자리를 넘기라고 했다. 박용오 전 회장은 자신의 퇴진이 당시 형 박용곤 명예회장과 동생 박용만(현 두산그룹 회장) 부회장의 철저한 계획 아래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발끈한 박용오 전 회장은 ‘두산그룹 경영상 편법 활용’이란 내용의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비자금 폭로전의 시작이었다. 진정서에는 동생 박용성 전 회장과 박용만 회장 등이 20년 동안 1000억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가는 혹독했다. 이 일로 박용오 전 회장 본인은 물론 동생 용성·용만 회장은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받았다. 당시 두산그룹 경영권 분쟁의 핵심은 두산산업개발이었다. 박용성 전 회장은 “박용오 전 회장이 과거에는 이 회사에 관심도 없다가 회사가 알짜가 되니 욕심을 낸다”고 주장했다. 실제 두산산업개발은 2003년 두산건설과 고려산업개발이 합병하면서 업계 9위의 건실한 회사로 자리잡은 상태였다. 분쟁은 박용오 전 회장의 퇴출로 마무리됐다. 두산가는 집안싸움에 검찰을 끌어들인 박용오 전 회장 일가를 가문에서 제명했다. 가문에서 쫓겨난 뒤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박용오 전 회장은 2008년 인수한 성지건설의 경영난까지 겹치자 2009년 11월 4일 자택에서 생을 마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한진家 ‘형제의 난’ 차남·4남 “선친 약속 지켜라” 조양호에 소송…한진 3세 후계구도도 오리무중 한진그룹은 창업주인 고(故) 조중훈 회장에 이어 현 한진그룹 회장인 조양호 회장이 2세 경영을 하고 있다. 조중훈 회장은 4남 1녀를 뒀다. 이 중 장남인 조양호 회장이 대한항공의 경영권을 물려받고 차남인 조남호 회장은 조선업인 한진중공업을, 3남인 고 조수호 회장은 해운업인 한진해운, 4남인 조정호 회장은 금융업을 물려받아 메리츠금융을 이끌고 있었다. 하지만 작고한 조수호 회장에 이어 회사를 경영하던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으로부터 지난해 조양호 회장이 경영권을 받아 한진그룹 경영권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뉘었다. 현재는 형제마다 어느 정도 지분 구도가 정리됐지만 한진그룹 역시 형제간 분쟁이 어김없이 일어났다. 2002년 창업주인 조중훈 회장이 별세하자 2005년 그룹의 지주회사였던 정석기업의 지분을 두고 벌어진 소송전이 시작이었다. 차남인 조남호 회장과 4남인 조정호 회장이 형인 조양호 회장에게 유산 분배와 관련해 선친의 생전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소송을 걸었다. 첫 번째 소송은 조남호·정호 회장이 정석기업 주식 일부를 증여받으며 일단락됐지만 이후 이들 형제는 그룹의 사업권, 재산 등을 둘러싸고 수차례에 걸쳐 소송전을 벌이며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였다. 조양호 회장의 자녀들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현재 한진그룹의 3세 경영을 준비 중이다. 당초 조현아 전 부사장이 호텔과 기내서비스, 조원태 부사장이 항공, 조현민 전무가 광고와 마케팅, 저비용항공사의 경영을 담당해 왔는데 ‘땅콩 회항’ 사태로 인해 3세 후계 구도는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범죄 수사 ‘핵심 퍼즐’ 찾기…숨 막히는 두뇌전쟁

    범죄 수사 ‘핵심 퍼즐’ 찾기…숨 막히는 두뇌전쟁

    범죄 수사는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는 자와 지워진 흔적까지 찾아내려는 자의 끝없는 싸움이다. 이 싸움에는 냉철하고 치밀한 분석력은 물론이고 범죄자를 압도하는 강인한 체력도 요구된다. 수사에 빠지지 않는 단계가 있다. 범죄 추적의 성패를 좌우하는 압수수색이다. 언론 보도에 자주 등장해 단어는 익숙하지만, “당해보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는 압수수색의 세계를 들여다봤다(대부분의 검사와 수사관들은 “영업 비밀”, “범죄 지침서가 될 수 있다”며 취재에 응하기를 꺼렸다. 기사에서 지나치게 구체적으로 묘사하지는 않는다는 약속을 받고서 저마다의 얘기를 털어놨다). ●탈탈 털어와? 그건 영화 속 이야기 말끔한 정장 차림의 남성이 눈앞에 흰 종이를 내민다. 얼핏 ‘압수수색’이라는 글자가 스친다. 이내 건장한 사내 10여명이 구두도 벗지 않고 집 안으로 뛰어든다. 책장, 서랍장을 가릴 것 없이 마구잡이로 탈탈 털어 내용물을 파란색 박스에 담는다. 그들이 떠난 공간은 싹쓸이 절도를 당한 듯 쑥대밭이 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접하는 압수수색 장면은 대개 이렇다. 정말 그럴까. 압수수색 영장만 있으면 무엇이든 다 가져가고, 구둣발로 온 집안을 휘저어도 괜찮은 걸까. “아니 그건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죠. 진짜 그랬다간 인권 유린이라고 당장에라도 난리가 날 겁니다.” 현장 지휘 경험이 많은 서울시내 한 지검 부장검사의 말이다. 언론에서는 일반적으로 ‘압수수색 영장’이라고 표현하지만 정식 명칭은 ‘압수수색검증 영장’이다. ▲물품 등을 강제로 가져오는 압수 ▲압수물을 찾기 위한 수색 ▲물품의 성격 등을 판단하는 검증 등의 3가지가 결합된 것이다. 법원에서는 영장을 발부할 때 수색할 수 있는 지역 및 장소와 압수할 수 있는 물품의 범위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검찰은 법원이 영장 발부에 인색하다며 어려움을 호소한다. 한 지방검찰청 부장검사는 “영장이 통째로 기각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청구한 범위 그대로 영장이 나오지는 않는다”면서 “예를 들어 압수가 필요한 항목으로 컴퓨터 하드디스크, 이동식저장장치(USB), 다이어리 등 7~8가지를 열거하면 판사는 4~5개 항목은 ‘압수 불가’라고 죽죽 선을 그어서 발부한다. 조사 대상의 권리 보호 차원이라는데 앞으로 더 엄격해질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압수수색 범위, 범죄 혐의·연관성 따라 제한 법원은 기본적으로 ‘수사를 이유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검찰과 일정 부분 상충되는 게 불가피한 이유다. 영장전담재판부를 지낸 서울시내 지방법원의 부장판사는 “판사 입장에서 어려운 점은 범죄 혐의와 관련 있는 물품을 어디까지로 볼 것이냐”면서 “압수의 범위를 범죄 혐의와 연관성에 맞춰 구체적으로 특정함으로써 과잉 수사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면 수사팀은 일반적으로 즉시 행동에 들어간다. 영장 발부 순간부터 압수수색 계획이 외부에 유출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은 기밀 유지와 신속성이 생명인데 많은 사람이 수사에 참여하다 보니 정보가 유출돼 현장에 나가기도 전에 기사를 접하는 황당한 경우도 있다. 친·인척이라든지 이해관계에 따라 내부에서 수사 대상에게 정보를 흘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방의 한 검찰청에서는 검찰 운전기사가 지인이 일하는 압수수색 대상 회사에 정보를 유출해 해임된 일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부장검사는 “요즘은 기밀 유지를 위해 운전기사와 수사관들에게도 압수수색 장소를 미리 알리지 않고, 현장 출발 직전에 공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압수수색에서 중요한 건 ‘타이밍’ 현장에 도착하면 압수수색 장소에 진입하는 ‘타이밍’이 무척 중요하다. 증거가 인멸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한 부장검사는 “출입문을 열기 위해 ‘검찰에서 나왔다’고 전화를 걸면 시간을 질질 끌며 증거를 빼돌리거나 파기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신분을 노출하지 않으면서 스스로 문을 열게 하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전에는 “차 좀 빼달라”는 방법을 많이 썼다고 한다. 수사 대상이 문을 잠그고 나오지 않거나 현장에 있지 않으면 관계자와 함께 열쇠 수리공을 불러 문을 열기도 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잠금장치를 부술 때도 있다. 이 경우에는 변상을 해주어야 한다. 압수품이 압수 과정이나 검찰 조사 과정에서 파손된 경우도 변상하지만 실제 이런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범죄가 전문화되고 지능화됨에 따라 증거 은닉의 수법도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 요즘 검찰의 고민거리다. 검찰 관계자는 방위사업 비리로 구속기소된 이규태(65) 일광그룹 회장 사례를 언급하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 회장은 검찰 수사에 대비해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사전에 빼돌렸다. 일광그룹 본사와 계열사, 이 회장 자택 압수수색에도 찾지 못했던 사업 자료는 지난 3월 경기 의정부 도봉산 인근의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발견됐다. 여기에서 계약서류, 영업장부, 회계장부, 외국환, 컴퓨터 외장 저장매체 등 모두 1.5t 분량의 자료가 쏟아졌다. 검찰 수사관은 “기업인 수사에서 회사나 자택 내 비밀공간은 흔하게 볼 수 있었지만 야산의 컨테이너까지 동원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제는 낡은 수법이 된 ‘비밀 공간’은 지난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 수사와 2006년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유 전 회장 수사팀은 전남 순천의 별장을 압수수색하고도 별장 2층에서 통나무 벽을 잘라 만든 비밀 공간은 파악하지 못했다. 수사팀은 수색 당시 이곳에 숨어 있던 유 전 회장을 검거하지 못했고, 유 전 회장은 결국 별장 인근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반면 2006년 3월 현대차 비자금 사건을 수사 중이던 검찰은 일요일 새벽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 건물을 기습적으로 압수수색해 건물 9층 사장실과 재경팀 사이 벽 속에 숨겨진 금고를 찾아냈다. 여기에서 결정적 증거인 비자금과 기밀서류가 확보됐다. ●풍부한 사전 첩보·뛰어난 신체 능력 겸비해야 풍부한 사전 첩보 입수 및 정밀 수색과는 별개로 뛰어난 신체 능력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서울 지역의 한 검사는 “몇 년 전 지방 근무 시절 한 업체가 하천에 폐수를 불법 방류한다는 정보를 입수해 내사를 진행하다 압수수색을 했는데 그날 핵심 목표 물품은 방류에 필요한 배수 펌프였다. 수사관들과 현장을 급습했는데 불법 방류를 하던 업체 직원이 멀리서 우리를 보고는 펌프를 들고 도주하기 시작했는데 마침 육상선수 출신 수사관이 있어 수백미터의 추격전 끝에 그를 붙잡을 수 있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압수수색의 풍속도도 달라지고 있다. 이달 초 한 통신회사는 압수수색을 완료하는 데 만 5일이 넘게 소요됐다. 컴퓨터 서버에서 데이터를 내려받는 데 용량이 커서 시간이 그렇게 걸렸던 것. 압수수색을 하느라 수사관들이 식사를 제때 못하는 경우도 잦다. 현장에서 “밥 좀 먹게 해달라”는 하소연이 종종 들리는 이유다. ●디지털 자료 해당 키워드만 영장에 지정 디지털 자료에 대한 압수수색의 경우 법원은 키워드를 영장에 지정해 준다. 해당 키워드가 들어간 데이터만 내려받으라는 것이다. 한 검사는 “전에는 서버를 통째로 운반해 오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는 하드 디스크만 떼어 가져오다가 요즘엔 내려받기 등으로 복사를 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수사관들이 파란색 박스로 압수물품을 나르는 모습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대형 유통 회사 압수수색 당시엔 사진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으나 수사관들이 디지털 증거물이 담긴 서류가방만 달랑 하나 들고 나오니까 알아채지 못하고 놓쳤다고도 한다. 압수수색은 국가기관이라고 해서 ‘열외’는 아니다. 국가 기밀을 다루는 국가정보원도 2005년 ‘안기부 X파일’ 사건과 2013년 불법 대선개입 사건, 지난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등으로 압수수색을 당하는 굴욕을 맛봤다. 청와대는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특검팀이 사상 처음으로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청와대가 거부하며 아직까지 유일한 ‘성역’으로 남아 있다. 서울신문 사회부 법조팀 psk@seoul.co.kr
  • [단독] 현대판 암행어사 출두… 압수수색의 세계

    [단독] 현대판 암행어사 출두… 압수수색의 세계

    범죄 수사는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는 자와 지워진 흔적까지 찾아내려는 자의 끝없는 싸움이다. 이 싸움에는 냉철하고 치밀한 분석력은 물론이고 범죄자를 압도하는 강인한 체력도 요구된다. 수사에 빠지지 않는 단계가 있다. 범죄 추적의 성패를 좌우하는 압수수색이다. 언론 보도에 자주 등장해 단어는 익숙하지만, “당해 보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는 압수수색의 세계를 들여다봤다(대부분의 검사와 수사관들은 “영업 비밀”, “범죄 지침서가 될 수 있다”며 취재에 응하기를 꺼렸다. 기사에서 지나치게 구체적으로 묘사하지는 않는다는 약속을 받고서 저마다의 얘기를 털어놨다). ●탈탈 털어 와? 그건 영화지… 권리 보호 위해 범위 제한 말끔한 정장 차림의 남성이 눈앞에 흰 종이를 내민다. 얼핏 ‘압수수색’이라는 글자가 스친다. 이내 건장한 사내 10여명이 구두도 벗지 않고 집 안으로 뛰어든다. 책장, 서랍장을 가릴 것 없이 마구잡이로 탈탈 털어 내용물을 파란색 박스에 담는다. 그들이 떠난 공간은 싹쓸이 절도를 당한 듯 쑥대밭이 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접하는 압수수색 장면은 대개 이렇다. 정말 그럴까. 압수수색 영장만 있으면 무엇이든 다 가져가고, 구둣발로 온 집안을 휘저어도 괜찮은 걸까. “아니 그건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죠. 진짜 그랬다간 인권 유린이라고 당장에라도 난리가 날 겁니다.” 현장 지휘 경험이 많은 서울시내 한 지검 부장검사의 말이다. 언론에서는 일반적으로 ‘압수수색 영장’이라고 표현하지만 정식 명칭은 ‘압수수색검증 영장’이다. ▲물품 등을 강제로 가져오는 압수 ▲압수물을 찾기 위한 수색 ▲물품의 성격 등을 판단하는 검증 등의 3가지가 결합된 것이다. 법원에서는 영장을 발부할 때 수색할 수 있는 지역 및 장소와 압수할 수 있는 물품의 범위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검찰은 법원이 영장 발부에 인색하다며 어려움을 호소한다. 한 지방검찰청 부장검사는 “영장이 통째로 기각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청구한 범위 그대로 영장이 나오지는 않는다”면서 “예를 들어 압수가 필요한 항목으로 컴퓨터 하드디스크, 이동식저장장치(USB), 다이어리 등 7~8가지를 열거하면 판사는 4~5개 항목은 ‘압수 불가’라고 죽죽 선을 그어서 발부한다. 조사 대상의 권리 보호 차원이라는데 앞으로 더 엄격해질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압수수색 범위, 범죄 혐의·연관성 따라 제한 법원은 기본적으로 ‘수사를 이유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검찰과 일정 부분 상충되는 게 불가피한 이유다. 영장전담재판부를 지낸 서울시내 지방법원의 부장판사는 “판사 입장에서 어려운 것은 범죄 혐의와 관련 있는 물품을 어디까지로 볼 것이냐 하는 점”이라며 “압수의 범위를 범죄 혐의와 연관성에 맞춰 구체적으로 특정함으로써 과잉 수사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면 수사팀은 일반적으로 즉시 행동에 들어간다. 영장 발부 순간부터 압수수색 계획이 외부에 유출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은 기밀 유지와 신속성이 생명인데 많은 사람이 수사에 참여하다 보니 정보가 유출돼 현장에 나가기도 전에 기사를 접하는 황당한 경우도 있다. 친·인척이라든지 이해관계에 따라 내부에서 수사 대상에게 정보를 흘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방의 한 검찰청에서는 검찰 운전기사가 지인이 일하는 압수수색 대상 회사에 정보를 유출해 해임된 일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부장검사는 “요즘은 기밀 유지를 위해 운전기사와 수사관들에게도 압수수색 장소를 미리 알리지 않고, 현장 출발 직전에 공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진입 타이밍 놓치면 꽝!… 차 좀 빼달라며 문 열게 해 들어가 현장에 도착하면 압수수색 장소에 진입하는 ‘타이밍’이 무척 중요하다. 증거가 인멸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한 부장검사는 “출입문을 열기 위해 ‘검찰에서 나왔다’고 전화를 걸면 시간을 질질 끌며 증거를 빼돌리거나 파기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신분을 노출하지 않으면서 스스로 문을 열게 하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전에는 “차 좀 빼달라”는 방법을 많이 썼다고 한다. 수사 대상이 문을 잠그고 나오지 않거나 현장에 있지 않으면 관계자와 함께 열쇠 수리공을 불러 문을 열기도 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잠금장치를 부술 때도 있다. 이 경우에는 변상을 해 줘야 한다. 압수품이 압수 과정이나 검찰 조사 과정에서 파손된 경우에도 변상하지만 실제 이런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풍부한 사전 첩보·추격전 할 체력 겸비해야 범죄가 전문화되고 지능화됨에 따라 증거 은닉의 수법도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 요즘 검찰의 고민거리다. 검찰 관계자는 방위사업 비리로 구속 기소된 이규태(65) 일광그룹 회장 사례를 언급하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 회장은 검찰 수사에 대비해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사전에 빼돌렸다. 일광그룹 본사와 계열사, 이 회장 자택 압수수색에도 찾지 못했던 사업 자료는 지난 3월 경기 의정부 도봉산 인근의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발견됐다. 여기에서 계약서류, 영업장부, 회계장부, 외국환, 컴퓨터 외장 저장매체 등 모두 1.5t 분량의 자료가 쏟아졌다. 검찰 수사관은 “기업인 수사에서 회사나 자택 내 비밀 공간은 흔하게 볼 수 있었지만 야산의 컨테이너까지 동원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제는 낡은 수법이 된 ‘비밀 공간’은 지난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 수사와 2006년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유 전 회장 수사팀은 전남 순천의 별장을 압수수색하고도 별장 2층에서 통나무 벽을 잘라 만든 비밀 공간은 파악하지 못했다. 수사팀은 수색 당시 이곳에 숨어 있던 유 전 회장을 검거하지 못했고, 유 전 회장은 결국 별장 인근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반면 2006년 3월 현대차 비자금 사건을 수사 중이던 검찰은 일요일 새벽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 건물을 기습적으로 압수수색해 건물 9층 사장실과 재경팀 사이 벽 속에 숨겨진 금고를 찾아냈다. 여기에서 결정적 증거인 비자금과 기밀서류가 확보됐다. 풍부한 사전 첩보 입수 및 정밀 수색과는 별개로 뛰어난 신체 능력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서울 지역의 한 검사는 “몇 년 전 지방 근무 시절 한 업체가 하천에 폐수를 불법 방류한다는 정보를 입수해 내사를 진행하다 압수수색을 했는데 그날 핵심 목표 물품은 방류에 필요한 배수펌프였다. 수사관들과 현장을 급습했는데 불법 방류를 하던 업체 직원이 멀리서 우리를 보고는 펌프를 들고 도주하기 시작했는데 마침 육상선수 출신 수사관이 있어 수백미터의 추격전 끝에 그를 붙잡을 수 있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압수수색의 풍속도도 달라지고 있다. 이달 초 한 통신회사는 압수수색을 완료하는 데 만 5일이 넘게 소요됐다. 컴퓨터 서버에서 데이터를 내려받는 데 용량이 커서 시간이 그렇게 걸렸던 것. 압수수색을 하느라 수사관들이 식사를 제때 못하는 경우도 잦다. 현장에서 “밥 좀 먹게 해 달라”는 하소연이 종종 들리는 이유다. ●디지털 자료 해당 키워드만 영장에 지정 디지털 자료에 대한 압수수색의 경우 법원은 키워드를 영장에 지정해 준다. 해당 키워드가 들어간 데이터만 내려받으라는 것이다. 한 검사는 “전에는 서버를 통째로 운반해 오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는 하드 디스크만 떼어 가져오다가 요즘엔 내려받기 등으로 복사를 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수사관들이 파란색 박스로 압수물품을 나르는 모습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대형 유통 회사 압수수색 당시엔 사진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으나 수사관들이 디지털 증거물이 담긴 서류가방만 달랑 하나 들고 나오니까 알아채지 못하고 놓쳤다고도 한다. 압수수색은 국가기관이라고 해서 ‘열외’는 아니다. 국가 기밀을 다루는 국가정보원도 2005년 ‘안기부 X파일’ 사건과 2013년 불법 대선개입 사건, 지난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등으로 압수수색을 당하는 굴욕을 맛봤다. 청와대는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특검팀이 사상 처음으로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청와대가 거부하며 아직까지 유일한 ‘성역’으로 남아 있다. 사회부 법조팀 psk@seoul.co.kr
  • 성완종 리스트 수사, 6명 무혐의 마무리 “정의검찰 사망” 전병헌 인터뷰 보니

    성완종 리스트 수사, 6명 무혐의 마무리 “정의검찰 사망” 전병헌 인터뷰 보니

    성완종 리스트 수사, 6명 무혐의 마무리..“최악의 부실 수사” 특검 도입 제기 ‘성완종 리스트 수사’ 성완종 리스트 수사팀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8명 중 6명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리며 부실 수사 논란에 휩싸였다. 성완종 리스트 수사 특검 도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월 9일 거물급 여권 정치인 8명의 이름을 메모지에 남긴 채 숨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수사가 착수 80여 일 만에 아무런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검찰은 “성완종 리스트 8인 중 불구속 기소 대상 2인을 제외한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유정복 인천광역시장, 서병수 부산광역시장,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등 6인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하고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공소권 없음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월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홍준표 전 경남지사와 이완구 전 총리가 잇따라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두 사람은 혐의를 부인했지만 수사팀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성완종 리스트 속 나머지 6명에 대해선 공소시효가 지났거나 혐의가 없다며 불기소 결론을 내렸다. 여러 의혹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2명만 기소하면서 성완종 리스트 부실 수사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성완종 리스트 수사 발표에 대해 “정의검찰 사망 선언이고 정치검찰 부활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3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야당과 국민들에게는 조금의 티끌만 있어도 사돈에 팔촌 추적은 기본이고 별건수사까지 하는 검찰이 기본적인 계좌추적도 하지 않았다는 거 아닌가. 결국은 검찰이 요란스럽게 대규모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또 여당이 초기부터 상설특검 운운해 온 것이 이런 식으로 친박계의 권력비리사건을 덮어버리기 위한 할리우드 액션에 불과했다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질타하며 “이렇게까지 노골적인 최악의 부실 수사가 나올 줄은 정말 예상 못 했고 참담하다”고 분개했다. 성완종 리스트 쪽지에만 이름과 액수가 있었을 뿐이고 비자금이 조성됐다는 내용을 인정할 구체적인 증거가 없었다는 검찰의 발표에 대해 전병헌 위원은 “말이 안 되는 주장이다. 쪽지뿐 아니라 녹취록과 관련 증언들이 충분히 있었지 않은가. 김기춘, 허태열 두 전직 비서실장의 경우에는 성 전 회장의 메모와 함께 녹취를 통해서 사실상 자세한 금액뿐만 아니라 돈을 건넨 상세한 과정 그리고 만난 호텔 이름까지 다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는가? 전국민에게 다 드러난 증거들은 다 덮어버리고서 증거가 없다라는 검찰의 주장을 믿을 국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며 “ 결과적으로는 돈을 준 것을 일부러 얘기했다해서 그 사람들만 괘씸죄로 구속하고 돈 받은 사람들은 사실상 무죄로 방면한 최악의 부실수사다”고 강조했다. 무혐의 처분을 받은 친박계 인사 6명에 대해서 면밀한 계좌추적도 없었다는 점에 대해 전병헌 위원은 “이렇게 구체적인 메모와 그리고 구체적인 진술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계좌추적조차 안 한 것은 검찰이 이런 친박 실세들, 또 권력 핵심 실세들의 증거나 혐의가 드러날까 봐 오히려 겁나서 계좌추적조차 못 하고 서둘러 덮어버린 것이다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촌평했다. 전병헌 위원은 “결과적으로 보면 권력 눈치보기, 그리고 야당 인사로 물타기, 그리고 또 야당인사 끼워넣기, 최종적으로는 친박 실세들에 대한 면죄부 수사를 하는 것이고 최악의 부실수사다. 예리한 검찰이 이렇게까지 부실수사를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사실상 이 문제의 본질이 대선자금이고 이 문제의 몸통은 청와대라는 것을 사실상 반증하는 것 아니냐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며 “결과적으로 권력 눈치만 보는 검찰에 이 수사를 다 맡긴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의미가 없기 때문에 소위 대선자금 문제라든지 몸통의 문제를 밝히기 위한 특검이 불가피하다”고 특검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전병헌 위원은 “새누리당이 마다하지 않겠다고 주장한 특검이 상설특검인데 상설특검은 사실상 대통령이, 정부 여당이 임명하는 그러한 특검이므로 이와 같은 권력형 사건에 대해서는 적절치 않다. 그래서 특별법에 의한 별도 특검이 필요하다”면서 “새누리당도 조금의 염치가 있다고 한다면 그리고 청와대도 조금의 눈치가 있다고 한다면 별도 특검을 받아서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규명하는 데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서울신문DB(성완종 리스트 수사) 뉴스팀 seoulen@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꼼수정치는 결코 원칙의 정치를 이길 수 없다

    [김형준 정치비평] 꼼수정치는 결코 원칙의 정치를 이길 수 없다

    국회의 정부 시행령 수정 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여야 합의로 행정입법에 수정·변경을 ‘요구한다’는 문구를 ‘요청한다’로 바꿔 개정안을 정부로 송부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 국회가 개정안의 강제성과 위헌성을 해소했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박 대통령이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에서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당내에서는 “대통령의 거부권에 맞서면 곤란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반박의 대표 주자인 이재오 의원조차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여당이 재의(再議)에 부치는 건 곤란하다”며 동조하고 있다. 13대 국회 이래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모두 14번(노태우 대통령 7번, 노무현 대통령 6번, 이명박 대통령 1번) 있었다. 7번은 재의가 무산됐고, 7번은 재의돼 6번은 부결, 1번은 가결됐다. 집권당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으로 갈라진 상황에서 2003년 11월에 처리된 ‘노무현 대통령 측근 비리 사건 특검법안’만이 가결됐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여당이 국회에서 재의결 과정을 거치지 않고 폐기하는 게 옳은가. 이것은 헌법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다. 헌법 제53조에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국회는 재의에 붙이고,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전과 같은 의결을 하면 그 법률안은 법률로서 확정된다”고 규정돼 있다. 물론 언제까지 재의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지만 정상적인 국회라면 당당하게 재의에 부쳐야 한다. 이것이 대통령제의 핵심인 견제와 균형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대통령은 국회법 재개정이 삼권분립을 훼손했기 때문에 모든 정치적 부담을 무릅쓰고 거부하려고 하는데 정작 집권당이 재의를 피한다면 삼권분립의 원칙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집권당이 스스로 청와대의 여의도 파출소로 전락하는 것이다. 단언컨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재의에 부치는 것은 결코 대통령과 여당이 맞서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재의결 절차를 거쳐 책임을 질 사람은 책임을 지고 새로운 대안을 만들 수 있다. 법적 조정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있음에도 집권당이 대통령의 심기만을 살피면서 정치적인 목적과 당파적 이익만을 좇아 헌법을 무시하면 정도 정치가 아니다. 더 심하게 표현하면 정당 민주주의를 죽이는 것이다. 새누리당 일부에서는 재의결이 통과되면 대통령이 탈당할 수 있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려고 하는 진짜 이유가 미래 권력인 김무성 대표를 길들이고 유승민 원내 대표를 찍어 내려는 것이라는 말까지 들리고 있다. 이 무슨 해괴한 말인가. 아무리 정치적 해석과 판단에 대한 무한 자유가 있더라도 박 대통령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원칙주의자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사학법 개정 투쟁에서 보듯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주위에서 아무리 말려도 엄동설한에 장외 투쟁까지 하면서 자신의 의지를 관철한 사람이다. 박 대통령은 정치적 고비마다 특유의 승부수를 던져 모두 성공했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사적 이익과 감정보다는 원칙을 갖고 행동했기 때문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이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음모론적이고 공학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이다. 행정부와 입법부, 당·청 간의 불필요한 충돌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을 수용한 뒤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는 것이 최상이다.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면 실제 판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국회법 재개정의 효력이 정지되기 때문이다. 만약 박 대통령이 끝까지 거부권을 행사하려고 한다면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여당 지도부에 반드시 재의결에 부쳐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정 국회의장도 “과거에는 재의에 안 부치고 깔아뭉개고 폐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 않은가. 대통령의 신중하고 현명한 선택을 기대해 본다.
  • [공무원연금법 통과 후폭풍] 靑 “정부 손발 묶는 것” 격앙… 헌재에 위헌 제소 카드 만지작

    청와대와 여야가 정부 시행령에 대한 국회의 수정 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충돌하는 양상이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명기 논란에 이은 ‘제2라운드’ 성격이다. 갈등이 노골화될 경우 6월 정국도 급속도로 냉각될 가능성이 높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29일 브리핑에서 국회법 개정안의 ‘위헌 소지’ 등을 주장하며 “정부의 손발을 묶는 것”, “국회법이 헌법 위에 군림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등 정치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과도한 해석”이라고 해명했지만 한동안 잠잠했던 당·청 갈등, 나아가 여권 내부 계파 갈등의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예정된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가 잠정 보류된 것도 상호 관계에 일부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원유철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숨 고르기 차원”이라고 말했다. 우선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국회에서 의결된 법안이 정부로 넘어오면 대통령은 15일 이내에 공포해야 하고, 만약 이의가 있으면 15일 이내에 국회로 돌려보내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국회가 다시 재의결(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 출석 의원 3분의2의 찬성)하면 법률로 최종 확정된다. 대통령 거부권은 지금까지 총 68차례 행사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3월 ‘대북송금 특검법’과 같은 해 11월 ‘대통령 측근 비리 특검법’을, 이명박 전 대통령도 2013년 1월 이른바 ‘택시법’을 대상으로 거부권을 행사했다. 박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가 없다. 문제는 거부권 행사에 대한 법률적 판단이 아닌 정치적 부담이다. 당장 국회법 개정안이 공무원연금법 개정안과 각종 민생·경제 법안 등과 ‘연계 처리’된 만큼 야당의 거센 반발이 우려된다.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이미 국회 재적 의원 3분의2 이상이 찬성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재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낮다.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거부권 카드를 고민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거부권 행사가 불러올 정치적 부담을 감안할 때 정부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수도 있다. 최근 새누리당이 ‘국회선진화법’(현행 국회법)의 직권상정 금지 조항 등이 위헌에 해당한다며 권한쟁의심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다만 권한쟁의심판은 최종 결론이 나올 때까지 1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게 부담 요인이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긴밀한 협의를 통해 국회법 개정안 시행에 따른 문제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대책을 마련할 가능성도 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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