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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김경준 수사는 계속

    검찰이 김경준씨의 기획입국설 수사로 정치권의 주목을 끌고 있다. 검찰은 ‘이명박 특검법’과는 별도로 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김씨의 추가 혐의와 기획입국설,‘검사의 회유·협박’ 주장을 담은 김씨의 메모 유출 사건은 검찰의 손에 계속 남게 됐다. 하지만 정치권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당장 김씨의 미국 구치소 수감 동료인 신모씨를 접촉했던 이모 변호사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전 대선 후보의 외곽지원단체에서 활동했었고, 검찰 소환조사까지 받은 김정술 변호사는 이회창 전 대선 후보의 법률지원단장을 지냈는데 모두 검찰 수사대상에 올라 있어 보복 수사가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게다가 김씨의 메모로 제기된 검찰의 회유·협박 의혹은 특검 수사 범위에 포함돼 있어 중복수사가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수사 대상자가 수사를 하는 격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중복수사가 아니라는 입장을 최근 정리했다. 기획 입국설은 수사 의뢰된 사건으로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고, 메모 유출 사건은 허위 사실 유포와 관련된 부분만 수사하기 때문에 특검과 중복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미 법리 검토를 마쳤다.”면서 “기획입국 의혹은 특검의 수사 대상이 아니고 메모 유출 사건은 김씨의 말과 다르게 허위사실이 공표된 경위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특검 수사에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민국당을 아시나요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민국당을 아시나요

    2000년 3월 16대 총선을 목전에 두고 민국당이 창당된다. 총선용 급조 정당이지만 목표는 야심찼다. 한나라당과 새천년민주당에 이은 제 3당.15대 때의 자민련처럼 정국의 캐스팅보트를 쥐고자 했다. 멤버도 화려했다. 조순 이수성 김윤환 이기택 박찬종 신상우 김상현 김광일에다 장기표까지. 한때 정치권을 쥐락펴락했던 인물들이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로부터 ‘팽’ 당한 아픔을 겪었다. 이 총재는 2002년 대권 재도전을 위해 거치적거리는 사람은 모두 공천에서 탈락시키는 초강수를 뒀다.‘피의 숙청’을 통한 친정체제 강화로 불렸다. 민주당도 정치보복 차원에서 공천 탈락의 칼을 들이댔다. 김상현씨가 그런 케이스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았다. 그래선지 민국당은 창당하기 전인데도 지지율이 20%대를 기록했다. 민국당으로선 해볼 만했다. 최소한 교섭단체 기준선(20석)은 무난히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TK(대구·경북)지역에선 한나라당과 치열한 쟁투를 벌일 것으로 봤었다. 그러나 결과는 참패였다. 김윤환과 이수성 등 거물들은 신출내기에게 거꾸러졌다. 지역구에서 건진 의석은 고작 1석. 그것도 비교우위가 있다던 영남권이 아니라 강원도 춘천(한승수)이었다. 조순 민국당 대표는 참담한 심정으로 이렇게 토로했다.“우리 유권자들은 선진국처럼 독립심과 주관을 갖고 판단하지 않고 메이저에 대한 콤플렉스로 강한 쪽에 힘을 실어준다.” 양당제 선호 경향을 지적한 것이다. 유권자들은 한나라당과 민국당을 ‘거기가 거기’라고 봤고 결국 아류(민국당)보다는 본류(한나라당)를 택한 것이다. 제 3당을 목표로 하는 정치세력의 서글픈 현실이다. ‘대권 삼수생’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보수신당을 만든다고 한다.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것이고,‘현실적’ 목표는 제 3당이다.‘참 보수’를 내세운다. 대선 득표율 15.1%가 기반이다. 당사자야 부인하겠지만,8년 전 민국당과 비슷한 모양새다. 대선에 이은 총선 출전은 이회창의 도박이다. 대선 득표율이 총선까지 이어질지는 가늠키 어렵다. 무소속으로 그 정도의 표를 얻은 것은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이런 가정을 해본다. 대선에서 유권자들이 이명박의 압승을 견제하기 위해 이회창을 찍었다면? 이명박 당선자가 인수위 활동부터 북한 문제에 관해 보수 색채를 더 분명히 한다면? 이 당선자측과 박근혜 전 대표측이 공천 갈등을 겪지 않아 기대했던 한나라당의 탈당 사태, 즉 ‘이삭줍기’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 결과 전국 정당을 표방했지만 어쩔 수 없이 충청권과 영남권 중심의 지역정당이 된다면? 대선 득표율은 한낱 신기루에 그칠 수도 있다. 대통령 취임 후 40여일만에 총선이 치러지는 것도 이 전 총재 입장에선 결코 유리하지 않다. 인수위 활동부터 이명박 당선자의 일방적 페이스로 정국은 흘러갈 것이고 국민들은 ‘한나라당 견제’ 대신 ‘안정적 국정운영’을 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결국 이 당선자는 우월적 지위의 ‘독립변수’이고, 이 전 총재는 ‘종속변수’에 지나지 않게 된다. 이번 대선에서 ‘탈 여의도’로 통칭되는 패러다임의 변화-말보다는 실천, 성과주의-도 부담이다. ‘이명박 특검법’ 역시 한나라당은 총선 전략으로 적극 활용할 것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이나 이 전 총재측엔 반대로 악재가 될 수 있다. 자칫 지역구마다 2위 득표자만 양산할지 모른다. 정치가 뭔지…. 이 전 총재는 지금 험로(險路)를 걷고 있다. jthan@seoul.co.kr
  • [데스크시각] 법 좋아하는 정치인/박대출 정치부 부장

    “좋은 변호사는 나쁜 이웃이다.”(A good lawyer,a bad neighbour.) 벤저민 프랭클린의 독설이다. 미국 독립선언문을 기초한 인물의 법 인식이다.“그는 변호사다. 그러나 좋은 사람이다.”미국 변호사의 조크다.“송사(訟事)는 3대가 시끄럽다.”우리의 속담도 미국과 다르지 않다. 일단 부정적이다. 법은 야누스다. 두 얼굴을 갖고 있다.‘법대로’란 말부터 그렇다. 본질은 이성이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게 요체다. 감정이 섞이면 정반대다. 막무가내로 나갈 때 얘기다. 속된 말로 ‘배째라’와 같다. 이성과 폭력이 동의어가 된다. 대법원 로고에는 여인이 나온다. 저울과 법전을 양손에 들고 있다. 원조는 테미스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신이다. 여신은 저울과 칼을 들고 있다. 이성과 무력이 양립한다. 그래서 다들 송사를 멀리한다.3대째 시끄러운 게 싫기 때문이다. 예외 부류가 있다. 여의도의 정치인들이다. 법을 어지간히 좋아한다. 걸핏하면 법에 매달린다. 고소 고발이 습관화됐다. 갈수록 늘고 있다. 민주화 이후 급증 추세다. 김대중 정권 때 본격화됐다. 현 정권에선 가히 정점이다. 청와대의 언론 송사가 22건이라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 이름으론 4건이다. ‘금권’‘관권’‘타락’‘혼탁’…. 이전 선거 때의 단골 메뉴들이다. 늘상 신문지면을 도배했다. 그런데 이번엔 자취를 감췄다. 세상이 달라졌다.10년만에 정권이 교체됐다. 선거판도 바뀌었다. 바뀌면서 ‘이명박 세상’이 왔다. 관권선거 논란이 사라졌다.‘가는 권력’의 정치 개혁 의지 탓일까. 대못에 집중하느라 여념이 없었던 것일까. 차떼기 논란도 없었다. 네거티브 공방에 쏠린 탓일까. 삼성특검법 때문일까. 차떼기란 말은 엉뚱한 데서 잠시 불거졌다. 신당 경선 과정에서 나왔다. 이해찬 후보측이 정동영 후보측을 겨냥한 비판이었다. 투표인들을 차에 실어 날랐다며 “차떼기 선거”라고 했다. 두 악(惡)이 실제로 없었는지, 네거티브 공방에 덮인 착시 현상인지는 모르겠다. 수법이 교묘해졌는지도 알 수 없다. 그래도 일보 전진이다. 십보, 백보 전진이라고 해도 괜찮을 듯하다. 대신 고소 고발이 늘었다. 지난 총선 때의 두배라고 한다. 구악이 물러나니 신악이 나타났다. 의혹 공세가 판을 쳤다. 공격에 역공에, 막가파식 송사가 난무했다.‘감정적 공방’이 부추겼다. 정치력은 실종됐다. 본질은 발목잡기다.5년간 발목잡기 공방으로 옥신각신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발목 잡는다.”고 외쳐댔다. 한나라당은 발목 잡힐 일만 쏟아낸다는 반박이다. 선거용 공방이 ‘묻지마 고소’를 양산했다. 막가파식 고소에 감각도 무뎌졌다. 법이 정치에 희롱 당하는 꼴이다. 정치권의 외상심리가 으뜸 요인이다. 대선 후면 끝이라는 식이다. 정치권 스스로 취소한 전례가 많다.‘화합’의 이름으로 그래왔다. 그만 물고 뜯고 손을 잡자는 논리가 동원된다. 정치의 법 농락은 선거 후로 연장됐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닐 성싶다. 일단 대상들이 너무 많다. 고소 고발된 의원은 20명이 넘는다. 교섭단체도 가능하다는 검찰의 푸념이다. 서로가 부담스러울 만하다.‘화합카드’를 다시 꺼내들 가능성은 상존한다. 고소 고발, 그리고 취하. 정치권의 상식처럼 돼 버렸다. 그들만의 통념이다. 독선일 뿐이다. 그들만의 상식을 뒤집어야 한다. 국민 모두의 상식으로 바꿔야 한다. 정치권만의 상식도 배반이 필요하다. 이번엔 끝까지 가야 한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화해는 또 하나의 정치 술수다. 법 좋아하니 법으로 끝내면 된다. 정당한 공세인지, 부당한 공세인지 따지면 된다.‘제2의 설훈’‘제2의 김대업’인지 옥석만 가려내면 된다. 법의 몫이다. 꼼수는 저울과 칼로 응징해야 한다. 또다시 흥정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종착역은 법정이다. 박대출 정치부 부장 dcpark@seoul.co.kr
  • 서울신문 선정 2007년 10대 뉴스

    ● 이명박 대통령 당선 ‘10년만에 정권교체’ 12월19일 제17대 대통령선거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당선됐다.48.7%를 얻어 과반수 득표에는 실패했지만 10년 만에 우파세력이 국정을 이끌게 됐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대를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혹평해온 한나라당은 ‘불임정당’의 불명예를 씻었다. 선거가 끝난 뒤 이 당선자는 “매우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아프간서 한국인 23명 피랍… 2명 사망 분당 샘물교회 배형규 목사 선교일행 23명이 7월19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됐다. 장장 43일간 이어진 피랍사태 동안 21명은 구조됐으나 2명은 희생됐다. 협상장에 국정원장이 직접 진두진휘하는 모습이 언론에 노출돼 부적절한 행동이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무분별하고 공격적인 해외선교를 지양해야 한다는 비판도 강하게 제기했다. ● 태안서 원유 유출… 사상 최악 환경오염 12월7일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삼성중공업 소속 크레인 바지선이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를 들이받아 원유 1만 2547㎘가 유출됐다. 이번 사고는 서산 가로림만에서 안면도까지 168㎞의 해안을 오염시키고 5159㏊의 양식장에 피해를 가져오는 등 최악의 해상오염사고로 기록됐다. 그러나 자원봉사자의 행렬이 이어져 나눔문화의 뜻을 새기는 계기가 됐다. ● 신정아·변양균씨 ‘권력형 비리’ 파문 지난 7월 ‘미술계의 신데렐라’로 불리던 신정아 동국대 조교수 겸 광주비엔날레 공동예술감독의 대학 학위가 가짜라는 사실이 밝혀져 우리 사회에 학력 검증 열풍을 몰고 왔다. 한달 뒤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이 신씨를 비호한 사실이 드러나 권력형 비리로 반전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당시 언론에 대해 소설을 쓴다고 일갈해 청와대 사정기능의 부재를 뒷받침해 줬다. ● 2차 남북정상회담 7년만에 평양서 개최 노무현 대통령은 10월2∼4일까지 평양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 2000년 1차 정상회담 이래 7년 만이다. 두 정상은 회담 마지막날인 10월4일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한 4자회담 추진, 남북 경협의 확대·발전,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등을 담은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에 서명했다. ● 한·미 FTA 타결… 양국 경제 동맹 강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협상 시작 14개월 만인 지난 4월2일 타결됐다. 국회비준을 받아야 하지만 한·미 관계가 군사·외교 분야에 이어 ‘경제 동맹’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관세장벽의 제거로 제조업은 미국시장을 공략할 기회를 갖게 됐지만 농업·제약·법률서비스 등은 피해가 예상된다. 국회비준 뒤 60일 이후 별도로 합의한 날짜에 발효된다. ● 김용철 변호사 삼성 비자금 의혹 폭로 삼성그룹 법무팀장 출신인 김용철 변호사가 10월29일 삼성 비자금 의혹을 폭로했다. 김 변호사는 사법부와 국세청 등에 대한 전방위 로비의혹,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경영권 승계에 하자 등도 폭로했다. 결국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할 특검법이 11월23일 국회를 통과했고, 최장 105일 동안 수사를 이끌 특별검사에는 인천지검장을 역임한 조준웅 변호사가 임명됐다. ● BBK 연루 의혹 ‘이명박 특검법’ 논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BBK 주가조작사건 연루 의혹이 대선판을 달궜다. 대통합민주신당 등은 “이명박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며 압박했다. 사건의 열쇠를 쥔 김경준(41)씨가 11월16일 국내로 송환됨에 따라 혼란은 정점에 치달았다. 검찰이 이 당선자를 무혐의 처리했지만, 여진은 계속됐다. 특별검사제 도입이 국회에서 의결돼, 논란은 2008년까지 이어지게 됐다. ● 김연아·박태환·전도연 세계 정상 ‘우뚝’ 피겨 김연아(17), 수영 박태환(18), 영화배우 전도연(34)이 세계 정상에 올랐다. 모두 불모지로 여겨졌던 분야에서 거둔 성과여서 더욱 값졌다. 김연아는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대회 2연패를 달성했고, 박태환은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사상 첫 금을 따냈다. 전도연도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칸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젊은 한국인의 힘을 확인시켜 준 쾌거였다. ● 김승연 회장 보복폭행… ‘빗나간 父情’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3월 아들을 때린 술집종업원들을 경호원과 조직폭력배 등을 동원해 보복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김 회장은 수감됐다 2심에서 사회봉사명령을 받아 풀려났다. 재벌 총수의 빗나간 부정(父情)과 경찰 상층부의 사건 은폐기도 등으로 일반인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글 / 서울신문 영상 /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명박 특검법’ 헌소 각하될 듯

    헌법소원이 제기된 ‘이명박 특검법’은 각하될 가능성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당사자(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아닌 제3자(장석화 변호사)가 헌소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헌소에서 청구적격성을 인정받으려면 특정공권력행사로 인해 청구인 본인의 기본권을 침해당한 사실이 입증되어야 한다. 장 변호사가 헌소를 제기한 이유는 실효성 없는 특검 때문에 세금이 유용되므로 세금을 내는 국민으로서 권리를 침해당했다는 것이다. 이런 취지의 납세자 소송을 우리나라 법원은 인정하지 않는다.2004년 신행정수도특별법 헌소 때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숭실대 법대 강경근 교수는 27일 “헌재가 국민의 주권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실질적 국민주권주의’를 강하게 원용해 납세자 소송을 인정하고 선거권도 넓게 인정한다면 인용될 수 있겠지만, 그 논리 구성도 쉽지 않고 현재로선 각하당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효력정지가처분신청도 헌소와 마찬가지로 청구적격성을 인정받아야 받아들여질 수 있다. 강 교수는 “검찰도 당사자이긴 하지만 국가기관으로서 헌소를 청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수사권이 침해당했다고 한다면 권한쟁의심판, 검사 개인의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본다면 명예훼손 손배소 등 헌소가 아닌 다른 방법을 강구하는 편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특검법의 참고인 동행명령 조항에 대해서는 출석을 강제당한 당사자가 헌소를 제기할 수 있다. 법원은 지난 10월 영장 없이 참고인을 소환하고,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를 물게 한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동행명령에 위헌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동행명령 거부시 행정벌인 과태료가 아니라 형벌의 일종인 벌금을 부과하는 것에 대해서는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대북정책 ‘설명·경청 형식’ 될듯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간 첫 만남의 화두는 ‘대통령 어젠다’에 모아질 전망이다. 대통령이 통합 관리하는 안보·외교와 경제 문제가 기본적인 의제로 꼽힌다. 무엇보다 노 대통령이 강조해온 ‘정책의 연속성’과 이 당선자의 ‘실용 정책’ 사이에 접점의 단초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보·외교 분야에서는 노 대통령이 참여정부의 대북 정책과 남북관계,6자회담을 비롯한 북핵 진전 상황 등을 설명하고 이 당선자가 이를 경청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6자회담 당사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와의 외교 현안이나 전망도 논의될 전망이다. 하지만 북핵 폐기와 대북 경협 사업을 병행 추진한 참여정부 정책과 달리 이 당선자는 ‘선(先)북핵 폐기’에 방점을 찍고 있어 인식의 차이를 좁히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청와대 관계자는 27일 “노 대통령이 이 당선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참여정부의 정책 배경을 설명하고, 비공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관리해 온 관련 자료나 문건 등을 이 당선자에게 직접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자 회동과는 별도로 추후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 등이 이 당선자에게 남북관계를 비롯한 안보 분야 전반을 보고하는 자리가 마련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경제 분야에서는 노 대통령과 이 당선자가 그동안 부동산이나 증세·감세 문제 등을 놓고 이견을 드러냈지만, 이날 회동에서 구체적인 사안을 놓고 토론과 공방을 벌일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두 사람이 인식과 시각의 차이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같은 맥락이다. 노 대통령의 지난 5년간 국정 운영 경험도 주요 메뉴에 포함된다.노 대통령이 국정 책임자로서 소회나 애로점, 체험담 등을 이 당선자에게 들려주고, 국정 운영을 위한 조언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정부로 미뤄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비준안의 국회 처리 문제는 노 대통령과 이 당선자간 이견이 없어 ‘시급한 처리’를 위한 공감대를 확인할 전망이다.이날 국회에서 처리될 새해 예산안과 이라크 파병 동의안 등도 화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국무회의를 통과한 ‘이명박 특검법’이 거론될지도 관심거리다. 주호영 당선자 대변인은 “당선자로서야 수용하겠다는 말을 했으니, 하고 싶은 말은 있겠지만 실제 말을 할지는 모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李당선자 “특검수사 빨리 결론을”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정부의 ‘BBK 특검법’ 공포와 관련,“우리가 신속히 수사에 협조해 빨리 결론을 내림으로써 국정 혼란과 국민불안이 없도록 하라.”고 말했다고 주호영 당선자 대변인이 27일 전했다. 주 대변인은 MBC 라디오에 출연,“이 당선자는 자신있고, 다만 특검이 신속히 수사하고 (수사를) 빨리 끝내야 국정준비를 잘 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주 대변인도 “검사 15명이 투입돼 철저히 수사했기 때문에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의 이 당선자 소환 가능성과 관련, 그는 “특검 판단에 따라 그럴 필요가 있다면 적극 협조할 생각”이라면서도 “검찰 수사에서 밝히지 못한 뚜렷한 이유가 새롭게 발견되지 않는 한 당선자 소환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주 대변인은 “소환에 응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일반적인 얘기를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BBK 특검법은 대한변협과 법무장관까지 위헌성을 지적한 반헌법적인 다수당의 정치쿠데타”라면서 “(신당은) 지금이라도 BBK 특검 폐지법을 발의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안 원내대표는 “신당은 위헌적 법안을 날치기 통과시킨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 정도를 걷지 않는 정당은 결국 국민으로부터 가혹한 심판을 받는다는 역사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거부권 행사 없이 특검법을 수용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위헌적 특검법을 수용한 것은 헌법 수호의 책무를 소홀히 한 것이고, 과반수 지지라는 대선 민의를 무시한 것”이라고 비난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기존 수사 재확인 수준될 것”

    “기존 수사 재확인 수준될 것”

    정부는 26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BBK 주가조작 의혹사건 개입 여부를 수사하기 위한 이른바 ‘이명박 특검법’을 의결함으로써 특검의 향후 행로에 관심이 쏠려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특검법이 이번 주내로 공포됨으로써 빠르면 이번 주내로, 늦어도 다음주까지 이용훈 대법원장이 추천한 특검후보 2인 중 한명을 특검으로 임명할 가능성이 높다. 특검은 10일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최장 40일간의 수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토록 규정돼 있는 만큼 내년 2월25일 새 대통령 취임식 이전에 수사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특검법 정당성에 대해 논란을 벌인 정치권의 관심은 발표되는 특검의 수사결과로 옮겨가고 있다. ●수사 결과따라 내년 총선 큰 영향 이명박 당선자의 혐의 여부에 따라 내년 4월 총선과 맞물려 정치권이 심하게 요동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당선자가 특검의 수사에도 무혐의 결정을 받게 되면 국회에서 특검법을 통과시켰던 대통합민주신당, 민주노동당, 민주당, 창조한국당 등 범여권은 엄청난 역풍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 당장 내년 4월 총선에서 부메랑이 돼 개헌저지선(100선)도 차지못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하게 된다. 범여권은 앞으로 특검을 적극적 이슈로 삼기보다는 특검 조사결과를 보고 추후 대응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할 가능성이 높다. 통합신당의 한 초선의원은 “특검법에 얽매이다 보면 또 다시 한나라당의 프레임에 끌려갈 수밖에 없고, 총선에서의 패배도 불 보듯 뻔한 일이다.”고 말했다. 한나라당과 비슷한 보수를 지향하고 있는 이회창 신당도 더 이상 새 정권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를 갖출 수 없어 총선 참패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제는 특검이 이 당선자의 혐의를 인정해 기소를 할 경우다. 정국은 걷잡을 수 없는 혼돈의 소용돌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이 당선자의 기소는 새 정부의 각종 정책 추진이 힘을 받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기소 자체가 당선무효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당선자의 국정 리더십은 크나큰 손상을 입을 수밖에 없게 된다. ●무혐의 결정땐 범여권에 ‘역풍´ 반면 대선에서 참패한 범여권은 총선정국을 주도해 나갈 동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권 인수를 추진 중인 대통령 당선자에 대해 그것도 과반에 가까운 국민적 지지를 얻어 당선된 ‘살아 있는 권력’을 겨냥한 수사라는 점에서 특검이 기소하기가 상당히 어려우리라는 게 중론이다. 이런 차원에서 특검 수사가 탄력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이번 특검은 결국 기존 검찰수사를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되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벌써부터 정치권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라는 분위기가 범여권 주변에 팽배하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사설] ‘이명박 특검’ 정치적 이용 없어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BBK주가조작 의혹사건 개입여부를 수사하기 위한 ‘BBK특검법안’이 어제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통과됐다. 법안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에 관심이 쏠렸지만, 예상대로 통과됐다. 청와대는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는 상황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제 이 당선자는 정권인수 작업과 더불어 특검까지 받아야 하는 어려움을 겪게 됐다. 하지만 특검문제는 대통령선거 막판에 쟁점이 됐고, 당선자 스스로 수용의사를 밝혔던 사안이다. 특검법안의 적정성에 관한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이제는 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 순리라 생각한다. 한나라당은 선거직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주문했다. 위헌 가능성 제기와 더불어 정치권의 소모적 논쟁을 없애기 위해서도 특검실시는 적절치 않다는 주장이었다. 변호사단체 등 일부 법조계에서도 위헌 가능성을 지적했다. 선거용으로 제기됐던 만큼 선거가 끝난 마당에, 실익이 없다는 게 반대론자들의 주장이었다. 일부 검찰인사들도 특검 무용론을 주장했다. 하지만 BBK의혹에 대한 국민들의 궁금증은 아직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검찰 수사발표 이후에도 상당수의 국민들이 납득을 하지 못하겠다는 분위기였다. 따라서 선거가 끝났다 해서 정치적으로 덮고 넘어가는 듯한 분위기는 바람직하지 않다. 통과의례가 될지라도, 시시비비를 다시 한번 가리는 게 옳다. 다만 대통령 취임과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다. 각 정파가 특검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있다면 이를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논리로 특검을 이용하려 할 경우, 상황은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정치권은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길 바란다. 조용히 수사를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검 역시 대통령 취임이전에 사건의 실체를 명확히 가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길 당부한다.
  • ‘이명박 특검법’ 의결

    노무현 대통령이 한나라당의 ‘이명박 특검법’ 거부권 행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원안대로 수용했다. 이에 따라 이명박 당선자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당선자 신분으로 특검 조사를 받게 됐다. 정치권은 내년 4월 총선에 대비해 특검 과정에서 치열한 기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정부는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열어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이명박의 주가조작 등 범죄 혐의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 공포안을 심의, 의결했다.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이명박 특검법’은 이르면 28일, 늦어도 31일 관보 게재와 동시에 공포된다. 특검 수사는 특별검사 임명 등의 절차를 거쳐 다음달 10일 전후부터 대통령 취임 전인 2월 중순까지 진행될 전망이다. 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한나라당의 거부권 요구와 관련,“국회에서 다수결로 통과된 법안이고 이 당선자가 수용의사를 밝혔다.”고 전제한 뒤 “국회에서 다시 논의할 가능성도 지켜봤으나, 이에 대한 새로운 합의가 없는 상황에서 (거부권을 행사하고 국회에)재의를 요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먼저 국민적 의혹 해소가 필요하다.”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에서도 여러 의견이 있고, 다른 특검의 전례가 있어 재의를 요구할 근거가 충분치 않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성진 법무부 장관은 “몇가지 법리적 논란점이 있을 수 있지만,BBK사건에 대한 국민적 의혹에서 비롯된 법안인 만큼 대통령의 결단에 맡기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고 보고했다. ‘이명박 특검법’이 원안대로 통과됨에 따라 새해 벽두부터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을 비롯한 반(反)한나라당 세력간 정치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파간 신경전이 치열할 전망이다. 한편 청와대는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넘어온 ‘동·서·남해안권 발전특별법’이 난개발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며 한때 거부권 행사를 검토했으나 이날 오전 해당 지자체장들과 국회 건교위가 ‘공포후 재개정’에 합의함에 따라 이날 국무회의에서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2007년을 강타한 말말말

    2007년을 강타한 말말말

    2007년에도 숱한 ‘말’들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촌철살인의 외마디가 때로는 역사의 물길을 바꾸기도 했고, 때론 이해 당자자는 몰론 국민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다. 대선의 해이자 ‘사건·사고의 해’였던 정해년(丁亥年)에 회자된 말과 신조어를 모아 다사다난했던 1년을 되돌아 봤다. ●“깜도 안된다.”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의 신정아 동국대 교수 비호 의혹,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비리 연루 의혹이 불거진 8월. 노무현 대통령은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요즘 깜도 안되는 의혹이 많이 춤을 추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 변 실장과 신씨가 가까운 사이였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정 전 의전비서관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 ●“참 나쁜 대통령”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월10일 노 대통령이 4년제 중임을 골자로 한 ‘원포인트 개헌’을 제안한 데 대해 얼토당토않은 소리라며 한 말이다. 이 말은 이후 대선전에서 ‘원조논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인기 슬로건이 됐다. ●‘한방’이냐 ‘헛방’이냐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연루의혹이 제기된 ‘BBK사건’과 ‘도곡동 땅’을 둘러싸고 범여권과 한나라당이 대선기간 내내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검찰 수사결과의 대선 영향력이 ‘한방’일지 ‘헛방’일지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결론은 ‘헛방’이었다. ●“기자실에 대못질해 넘기겠다.” 기자실을 통폐합하려는 정부의 방침에 기자들이 반발하자 노 대통령이 지난 6월8일 원광대 특강에서 자신의 의지를 피력하며 한 말이다. 이후 정부는 취재선진화 방안을 강하게 밀어붙여, 정부 부처 출입기자들이 청사 밖으로 쫓겨났고, 단전된 기자실에서 촛불을 켜고 기사를 쓰기도 했다. ●“놈현스럽다.” 노 대통령이 지지를 잃자 기대를 저버리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놈현스럽다’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국립국어원이 10월 ‘사전에 없는 말 신조어’라는 책을 출간하며 이 단어를 싣자 청와대가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땅박이·곶감동영·손학새·버럭해찬 대선 후보들의 별명도 화제였다. 이명박 당선자는 도곡동 땅 등 땅투기 의혹으로 ‘땅박이’로 불렸다. 정동영 후보는 참여정부의 과실만 챙기고 열린우리당을 와해시켰다는 뜻에서 ‘곶감동영’, 한나라당을 떠난 손학규 후보는 ‘손학새’, 자기주장이 강한 이해찬 후보는 ‘버럭해찬’이란 별명을 얻었다. ●“오만의 극치라고 본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1월1일 국회 환경노동위 국정감사에서 이재오 최고위원의 ‘좌시하지 않겠다.’는 발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후 이 최고위원은 일선에서 물러났다. ●“대통령이 결심 못하십니까.” 10월2∼4일 2차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렸다. 회담기간 중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하루 일정을 늦춰 모레 가시는 것으로 하시죠.”라며 회담 연장을 제안했다. 노 대통령이 “경호·의전팀과 상의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하자, 김 위원장은 “대통령이 결심 못하십니까. 결심하시면 되는데….”라고 말했다. ●“복싱에서처럼 아구를 여러번 돌렸습니다.” 아들이 폭행당한 것에 격분해 ‘보복 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6월18일 첫 공판에서 서울 북창동 클럽 종업원들에 대한 폭행사실을 시인하며 한 말이다. 그는 청담동 주점에서 폭행했고, 청계산 공사현장으로 데려가서도 때렸다고 시인했다. ●“쩡아가 오빠에게” 하반기 대선 이외 최대 이슈는 단연 ‘신정아 스캔들’이었다. 단순 학력위조 사건에서 시작했지만 뜻밖에도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관계가 밝혀지면서 권력형 로비의혹으로 커졌다. 검찰이 밝힌 둘 사이의 이메일에서 사적인 연서 내용이 공개돼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과 언론윤리 논란이 일었다. ●“앞으로 3000명의 배형규 목사가 나와야 한다.” 7월19일 아프가니스탄에서 분당 샘물교회 소속 봉사단원 23명이 탈레반에 의해 납치돼 한달 반 동안 전국민이 마음을 졸이며 석방을 기원했다. 하지만 배형규(42) 목사와 심성민(29)씨가 피살됐다. 분당 샘물교회 박은조 담임목사는 이 와중에 “납치된 것은 하나님의 뜻”이라며 이런 말을 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남자는 상처를 남기지만 돈은 이자를 남긴다.” 5월 SBS에서 방영된 드라마 ‘쩐의 전쟁’에서 여주인공이 남긴 명대사. 드라마는 불법과 폭력이 난무하는 대부업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며 한국의 천민자본주의를 통렬하게 고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습이다.” ‘안구에 습기차다.’의 줄임말로 눈물이 난다는 뜻이다. 처음에는 상대방이 불쌍하거나 안타깝고 슬프게 보일 때 사용됐지만 점점 일상어가 됐다. 개그맨 지상렬씨가 처음 사용했고,‘안폭(안구에 폭풍우)’,‘안쓰(안구에 쓰나미)’도 유행했다. ●‘신이 내린 직장, 공기업’ 5월 공기업 감사 20여명이 브라질 이과수폭포 관광을 떠나 따가운 질타를 받았다. 공기업 감사직 자체에 대한 지탄도 쏟아졌다. 이 사건을 계기로 유행어로 부활했다. ●테테테테테 텔미 올해 문화아이콘은 단연 원더걸스였다. 복고풍 댄스와 따라부르기 쉬운 노래 ‘텔미’를 들고나온 10대 소녀 그룹 원더걸스는 대중의 롤리타 콤플렉스(소녀에 대한 동경이나 성적 집착을 가지는 현상)를 자극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88만원 세대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가는 상위 5%를 제외한 95%의 20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들은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며 비정규직 평균월급 119만원에 20대 평균 급여비율 74%인 ‘88만원´ 가량의 월급을 받는 세대다. 비정규직 신세로 머물며 불투명한 미래를 바라보며 살아가야 하는 비참한 20대를 극적으로 표현한 신조어로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가 낸 책 제목에서 비롯됐다. ●“낚였다.” 언론사나 블로거, 인터넷 업체들이 게시글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자극적인 제목이나 키워드 등으로 네티즌을 유혹하는 행위를 낚시꾼이 미끼로 물고기를 낚는 것에 비유해 낚시질이라고 표현됐다. 누리꾼들은 충격적인 제목을 클릭했지만 별 내용이 없을 때 “낚였다.”고 말했다. ●저주받은 89년생 정부의 잦은 입시정책 변화로 혼란을 겪은 고등학교 3학년(89년생)을 일컫는 말. 이들이 고교 1학년 때인 2005년 내신을 강화하고 수능 변별력을 약화하는 입시안이 발표된 뒤 학생들은 이에 맞춰 입시를 준비했다. 하지만 대학과 정부의 내신 마찰로 혼선이 빚어졌다. 설상가상으로 논술까지 더해져 89년생들이 ‘내신-수능-논술’이라는 ‘죽음의 트라이앵글’에 갇혔다. ●떡값 검사 11월 김용철 전 삼성 법무팀장이 삼성그룹의 비자금 실태를 폭로했다. 특히 현직 검찰 고위간부도 삼성으로부터 ‘떡값’을 받았다는 김 전 법무팀장의 폭로로 검사들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11월23일 ‘삼성특검법’이 통과돼 삼성 비자금사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짝퉁 학위 사회지도층과 유명 연예인들의 학력위조는 우리사회의 도덕성과 학벌주의 실상을 여실히 보여 줬다. 퍼시픽웨스턴대 등 돈만 내면 박사학위까지 받을 수 있는 이른바 ‘학위공장’(Degree Mill) 출신 인사들이 속속 드러났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미국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에게 고금리로 주택마련 자금을 빌려 주는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을 의미한다. 이 대출이 부실해지면서 글로벌 신용경색을 불러 왔다. 한국도 여파로 환율, 주식, 금리가 출렁거렸으며 전국민이 생소한 금융전문 용어에 친숙해졌다. ●오일볼 연말 충남 태안 바닷가에서 사상 최악의 유조선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오일볼은 바다 위에 유출된 원유나 폐유가 표류하다 휘발분이 없어지고 남은 흑갈색의 끈적끈적한 아스팔트 덩어리를 말한다. 바다 속으로 가라앉아 생태계를 파괴시켜 ‘2차 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반값아파트 부동산가격 폭등에 따라 분양가를 낮춰야 한다는 서민들의 요구가 거세지자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반값아파트 정책이 제시됐다.‘환매조건부 아파트’ ‘토지임대부 아파트’ 등이 대표적이다. 일부 지역에서 시범 실시됐으나 입지가 좋지 않고, 분양가도 낮아지지 않아 외면을 받았다.
  • 李특검법 식지 않는 논란

    위헌 논란이 벌어지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졌던 ‘이명박 특검법’이 2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됨에 따라 ‘삼성 비자금 특검’과 함께 쌍끌이 특검이 진행된다. 내년 1월1일까지 법안이 공포되고 나면,1월10일까지 특별검사 임명 등의 절차를 거쳐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당선자를 대상으로 특검이 실시된다. 특검은 최대 40일간의 수사를 벌일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 취임식인 2월 25일 전에 수사를 종결할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자의 혐의가 확인돼 기소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엄청난 소용돌이가 예상된다. 거꾸로 검찰 조사에 이어 특검 조사에서도 무혐의 판정이 난다면 정국 역전현상도 예상된다. 법조계 주변에서는 “검찰의 수사 결과를 뒤집을 만한 증거를 찾기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이명박 특검은 역대 가장 실패한 특검이 되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검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지만 여전히 위헌 논란은 유효하다. 변협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법원의 수장에게 추천권을 준 것은 적절치 않았다. 독립적 수사를 표방하는 특검의 본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만큼 특검이 실제 진행되기에는 유동적이라는 얘기다. 13·14대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을 지낸 장석화(62) 변호사는 이명박 특검법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지난 24일 헌법소원심판청구서 및 효력정지가처분신청서를 헌재에 제출했다. 장 변호사는 “실효성 없는 특검법으로 인해 수십억원의 세금이 유용될 것이기 때문에 세금을 내는 국민으로서 직접적으로 재산권을 침해당하게 된다.”면서 “특검법으로 인해 이명박 당선자가 정권 인수를 위한 업무를 볼 수 없고, 한 개인에 대해 특검법을 실시하도록 한 것은 이명박 본인과 지지자에 대한 평등권 침해”라고 청구경위를 밝혔다. 가처분신청의 경우에는 헌법소원 심판에 비해 상대적으로 빨리 판단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헌재가 법안 자체에 대해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일부 조항에 대해서만 인용할지 여부에 따라 특검이 ‘올 스톱’되거나 제한된 수사만 하게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헌재의 판단이 주목된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부장검사급 경력 쌓기? 삼성 특검 지원 밀물

    삼성 특검 출범 보름 정도를 남겨놓은 25일 특검보와 수사관 등의 자리에 유례없이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 유전 특검 등 역대 특검에서는 지명된 인사들이 연이어 고사해 특검보 선정에 애를 먹곤 했다. 하지만 이번 삼성 특검에는 지난 20일 조준웅 변호사가 특별검사로 임명된 직후부터 많은 변호사들이 특검보를 맡아 수사를 이끌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같은 현상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등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 일부를 제외하면 사실상 수사 초기단계여서 그만큼 많은 성과물을 낼 수 있다는 점이 작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에서 계좌추적 등을 통해 삼성측의 비자금 조성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이미 상당수 확보하는 등 기초공사가 튼튼해 특검 수사가 쉬울 것이라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법조인은 “특검에서 일했다는 사실 자체가 경력관리에 큰 도움이 되는 데다 삼성그룹을 대상으로 한 것인 만큼 명성 또한 클 것”이라면서 “특검보의 경우 통상 부장판사·부장검사직과도 맞먹는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검법에 따르면 특검보는 변호사 업무 7년 이상 경력자 가운데 선정되는데,3명 중 1명은 판·검사를 역임한 적이 없는 변호사 출신을 뽑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서울신문 선정 2007년 10대 뉴스

    ■ 국 내 ● 이명박 대통령 당선 ‘10년만에 정권교체’ 12월19일 제17대 대통령선거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당선됐다.48.7%를 얻어 과반수 득표에는 실패했지만 10년 만에 우파세력이 국정을 이끌게 됐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대를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혹평해온 한나라당은 ‘불임정당’의 불명예를 씻었다. 선거가 끝난 뒤 이 당선자는 “매우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아프간서 한국인 23명 피랍… 2명 사망 분당 샘물교회 배형규 목사 선교일행 23명이 7월19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됐다. 장장 43일간 이어진 피랍사태 동안 21명은 구조됐으나 2명은 희생됐다. 협상장에 국정원장이 직접 진두진휘하는 모습이 언론에 노출돼 부적절한 행동이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무분별하고 공격적인 해외선교를 지양해야 한다는 비판도 강하게 제기했다. ● 태안서 원유 유출… 사상 최악 환경오염 12월7일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삼성중공업 소속 크레인 바지선이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를 들이받아 원유 1만 2547㎘가 유출됐다. 이번 사고는 서산 가로림만에서 안면도까지 168㎞의 해안을 오염시키고 5159㏊의 양식장에 피해를 가져오는 등 최악의 해상오염사고로 기록됐다. 그러나 자원봉사자의 행렬이 이어져 나눔문화의 뜻을 새기는 계기가 됐다. ● 신정아·변양균씨 ‘권력형 비리’ 파문 지난 7월 ‘미술계의 신데렐라’로 불리던 신정아 동국대 조교수 겸 광주비엔날레 공동예술감독의 대학 학위가 가짜라는 사실이 밝혀져 우리 사회에 학력 검증 열풍을 몰고 왔다. 한달 뒤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이 신씨를 비호한 사실이 드러나 권력형 비리로 반전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당시 언론에 대해 소설을 쓴다고 일갈해 청와대 사정기능의 부재를 뒷받침해 줬다. ● 2차 남북정상회담 7년만에 평양서 개최 노무현 대통령은 10월2∼4일까지 평양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 2000년 1차 정상회담 이래 7년 만이다. 두 정상은 회담 마지막날인 10월4일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한 4자회담 추진, 남북 경협의 확대·발전,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등을 담은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에 서명했다. ● 한·미 FTA 타결… 양국 경제 동맹 강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협상 시작 14개월 만인 지난 4월2일 타결됐다. 국회비준을 받아야 하지만 한·미 관계가 군사·외교 분야에 이어 ‘경제 동맹’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관세장벽의 제거로 제조업은 미국시장을 공략할 기회를 갖게 됐지만 농업·제약·법률서비스 등은 피해가 예상된다. 국회비준 뒤 60일 이후 별도로 합의한 날짜에 발효된다. ● 김용철 변호사 삼성 비자금 의혹 폭로 삼성그룹 법무팀장 출신인 김용철 변호사가 10월29일 삼성 비자금 의혹을 폭로했다. 김 변호사는 사법부와 국세청 등에 대한 전방위 로비의혹,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경영권 승계에 하자 등도 폭로했다. 결국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할 특검법이 11월23일 국회를 통과했고, 최장 105일 동안 수사를 이끌 특별검사에는 인천지검장을 역임한 조준웅 변호사가 임명됐다. ● BBK 연루 의혹 ‘이명박 특검법’ 논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BBK 주가조작사건 연루 의혹이 대선판을 달궜다. 대통합민주신당 등은 “이명박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며 압박했다. 사건의 열쇠를 쥔 김경준(41)씨가 11월16일 국내로 송환됨에 따라 혼란은 정점에 치달았다. 검찰이 이 당선자를 무혐의 처리했지만, 여진은 계속됐다. 특별검사제 도입이 국회에서 의결돼, 논란은 2008년까지 이어지게 됐다. ● 김연아·박태환·전도연 세계 정상 ‘우뚝’ 피겨 김연아(17), 수영 박태환(18), 영화배우 전도연(34)이 세계 정상에 올랐다. 모두 불모지로 여겨졌던 분야에서 거둔 성과여서 더욱 값졌다. 김연아는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대회 2연패를 달성했고, 박태환은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사상 첫 금을 따냈다. 전도연도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칸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젊은 한국인의 힘을 확인시켜 준 쾌거였다. ● 김승연 회장 보복폭행… ‘빗나간 父情’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3월 아들을 때린 술집종업원들을 경호원과 조직폭력배 등을 동원해 보복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김 회장은 수감됐다 2심에서 사회봉사명령을 받아 풀려났다. 재벌 총수의 빗나간 부정(父情)과 경찰 상층부의 사건 은폐기도 등으로 일반인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 해 외 ● 서브프라임 후폭풍… 세계 금융시장 ‘흔들’ 미국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고금리의 주택자금을 빌려주는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의 부실로 전세계 경제가 요동쳤다. 서브프라임모기지에 투자한 펀드와 금융회사가 손실을 보면서 신용경색이 확대됐고,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산됐다. 내년 상반기까지 세계경제가 둔화세를 보일 전망이다. ●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 美 ‘충격’ 4월16일 미국의 명문 버지니아공대 캠퍼스에서 이 학교 영문과 학생이자 한국인 이민 2세인 조승희(23)가 동료 학생 등 32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집단따돌림을 당해 ‘선택적 무언증’이라는 정서장애를 앓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 의회는 정신질환자의 총기 소유 금지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 북핵 불능화 합의… 부시, 김정일에 친서 북한은 ‘2·13 비핵화 초기단계 이행조치’에 따라 중유 지원에 대한 상응 조치로 영변 원자로를 폐쇄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사찰단의 방북을 허용했다.9월 북한은 농축우라늄프로그램을 포함, 올해 안으로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고 핵시설을 불능화하기로 합의했다. 연내 신고대상을 놓고 이견이 드러난 가운데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성실한 신고를 촉구했다. ● 국제유가 ‘고공행진’… 배럴당 100弗 육박 미국, 중국, 유럽 등 지구촌 대다수 국가가 올 한해 치솟는 물가를 관리하느라 곤욕을 치렀다. 기름값은 한때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했다. 쌀, 밀, 옥수수 등 곡물과 원자재가격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이런 기류는 싼값에 물건을 공급하는 역할을 했던 중국이 제역할을 못한 것도 원인이다. 중국은 최근 4개월 연속 소비자물가상승률이 6%대를 웃돌았다. ● ‘온실가스 감축’ 유엔 발리 기후로드맵 채택 2013년부터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 등 모든 국가에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지우는 발리 로드맵이 12월15일 채택됐다. 유엔기후변화회의 당사국총회에서 합의된 발리 로드맵을 토대로 각 나라는 2009년까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구체적 협상을 벌여야 한다. 총회 참가국들은 자국 능력 범위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방법을 차등화하기로 결정했다. ● 러시아, 美에 대립각… 푸틴 후계자 지명 러시아는 코소보 독립, 이란 핵, 미사일방어(MD)체제 등 지구촌 현안을 둘러싸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 등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며 강한 러시아로의 복귀를 선언했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추구해온 정책의 결실이다.3선을 금지하는 헌법 때문에 내년 3월 권좌에서 물러나는 푸틴은 대신 최측근인 메드베데프를 대선후보로 지명해 정권연장을 꾀하고 있다. ● 군정종식 요구 미얀마 민주화 시위 또 좌절 8월 말 급격한 유가인상으로 촉발된 시위가 군부 철권에 의해 짓밟히자 이에 격분한 승려들이 나서면서 전국적인 민주화 운동으로 들불처럼 번졌다.‘88항쟁’으로 일컬어지는 1988년 8월 민주화 시위 이후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국제사회의 제재 요구와 유엔의 특사파견 등 노력에도 불구하고, 군사정권의 강력 진압으로 ‘미얀마의 봄’은 미완에 그치고 말았다. ● 무샤라프 비상사태 선포… 혼돈의 파키스탄 7월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 ‘붉은 사원’을 유혈진압하면서 파키스탄 정국이 혼란에 휩싸였다.10월 대선에서 압승을 거둔 무샤라프는 반정부 성향의 대법원이 제동을 걸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재선을 확정지으며 장기집권의 토대를 마련했다.11월29일 43년만에 군복을 벗고 민간인 대통령으로 임기를 시작했으며,12월15일 42일 만에 비상사태를 해제했다. ● 부시 행정부, 이라크·아프간 정책 등 ‘고전’ 조지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라크를 침공한 지 5년이 다 돼 가지만 폭탄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고, 아프간에서는 탈레반과 알카에다가 세력을 결집해 정권탈취를 노리고 있다. 미군과 나토는 아프간 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으며, 부시 대통령은 내년 여름까지 3만명의 병력을 이라크에서 감축하기로 했다. ● 佛 사르코지·日 후쿠다 등 새 정권 출범 프랑스인의 피가 섞이지 않은 비주류 정치인 출신인 니콜라 사르코지는 ‘일하는 프랑스’를 공약으로 5월 대통령에 당선됐다. 고든 브라운은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장기 집권에 염증을 느낀 국민의 기대를 업고 6월 영국 총리에 취임했다. 일본 후쿠다 야스오 총리도 참의원 선거 참패후 사의를 표명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뒤를 이어 9월 총리직에 올랐다.
  • [김형준 정치비평] ‘대통령 성공시대’의 조건

    [김형준 정치비평] ‘대통령 성공시대’의 조건

    제17대 대선은 ‘국정 실패 세력 심판론’을 내세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압도적인 승리로 막을 내렸다. 오만하고 무능한 노무현 정부에 대한 저항과 응징의 결과라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이다. 그렇다면 5년 전 70%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출범했던 참여정부는 왜 실패한 것일까? 첫째, 근거 없는 낙관주의에 도취되어 자신의 통치 환경을 무시한 채 집권초기 정치 과잉으로 치달았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집권 초기 대통령 재신임 발언, 대선 비자금 수사,4대 개혁 입법 추진 등 일련의 국론 분열적 어젠다를 쉴 새 없이 제기하면서 온 나라를 정치판으로 만들었다. 이러한 정치 과잉의 결과는 극도의 정부 불신과 민심 이반으로 이어졌고, 총체적 실패의 씨앗으로 잉태되었다. 각종 재·보궐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 참패한 것은 바로 집권초기 경제와 민생은 무시한 채 오직 비생산적인 정치에만 매몰되었기 때문이다. 둘째, 아마추어적 정치 실험으로 ‘선거연합’(electoral coalition)을 해체하면서 스스로 통치 기반을 무너뜨렸다. 노 대통령은 대북 특검을 실시했고, 지역주의 청산과 정치개혁을 기치로 민주당을 탈당했다. 참여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인기영합식 개혁으로 핵심 선거연합을 깬 것이다. 자신의 정치 기반인 호남의 민심 이반은 가속화되었고, 지역주의는 청산되기는커녕 오히려 강화되었다. 뿐만 아니라 당정분리, 여권의 유력 대권 후보들의 조기 입각, 한나라당과의 대연정 실시 등과 같은 잘못된 정치 실험과 제안으로 핵심 지지층의 이탈과 집권당을 무력화시켰다. 셋째,‘계도 민주주의’에 매몰되어 정당정치와 의회정치의 근간을 훼손시켰다. 노 대통령은 말로는 “국민은 대통령입니다.”라고 했지만 끊임없이 국민을 꾸짖고 가르치려는 오만함을 보였다. 이로 인해 국민과는 멀어졌고, 대통령이 정쟁의 한복판에 서는 불행을 자초했다. 선거를 치르듯이 통치를 함으로써 편가르기가 일상화되었고, 국민통합은 요원해졌다. 더구나, 국민의 요구와 정부 어젠다 간에 엇박자가 나면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업적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무능함마저 보였다. 참여정부 국정 실패 요인들에 대한 이러한 진단이 옳고 유효하다면 새 대통령이 성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분명해진다. 무엇보다 자신이 처한 통치 환경을 냉정하고 치밀하게 진단해서 합리적인 통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강점과 기회의 환경보다는 약점과 위협의 환경을 극복하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국정중심(직계)세력이 부재하고, 과거와 같이 언론, 검찰, 국회를 장악하고 지배할 수 없는 권력분산 시대가 도래했으며, 정통 보수의 적자가 아닌 점은 분명 약점이다. 더구나, 국민들의 과잉 기대심리 표출, 박근혜 전대표 중심의 강력한 비주류 공존, 이명박 특검법 발효, 내년 5월까지 여소야대 상황, 북한과의 긴장적 관계 상존, 내년 세계 경제 침체 예상 등은 새 정부를 크게 위협하는 요소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 대통령이 집권초기부터 ‘정치과잉’에 몰입하는 것은 실패로 가는 길이다. 그러므로 ‘당·정·청 일체’ 추진,‘대통령 의중 총선 공천 반영’ 등과 같은 설익은 정치실험으로 선거연합을 깨서 통치 기반을 잠식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더욱이 ‘네거티브 정치인 퇴출 제도 실시’와 같은 자극적인 발언으로 여야 갈등을 증폭시켜서는 더욱 안 된다.“여야는 서로 적이 아니고 필요한 반대자”이기 때문이다. 위기와 실패는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일상 정치는 당과 국회에 맡기고 새 대통령은 경제살리기에 집중하며 더욱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는 리더십을 실천해야 한다. 그때만이 ‘국민과 대통령 성공 시대’가 동시에 열릴 것이다. 명지대 정치학 교수
  • [서울광장] ‘이명박 특검법’ 국민 눈높이가 해법이다/황진선 수석부국장

    [서울광장] ‘이명박 특검법’ 국민 눈높이가 해법이다/황진선 수석부국장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인 ‘이명박 후보 특검법’을 어찌할 것인가. 대통합민주신당 등 반 이명박 제 정파의 일각에선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특검을 강행해야 한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런데 그 소신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대통령제 국가에서 취임 후 6개월은 새 대통령이 소신껏 국정의 새로운 틀을 세울 수 있도록 국회와 언론이 허니문 기간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점은 차치하자. 검찰 간부들은 특검을 하더라도 BBK 사건의 수사 결론은 99% 뒤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검찰은 이 당선자를 기소하려면 “무죄가 아니다.”라는 주장으로는 안 되고 유죄의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증거가 없다고 설명한다. 돈의 흐름을 샅샅이 추적해 보았지만 BBK에 이 당선자의 돈이 흘러들어갔거나,BBK에 190억원을 투자한 ㈜다스가 이 당선자의 소유였다는 물증은 없다고 단언한다.BBK 수사에 검사 12명, 수사관 41명이 참여한 만큼 수사 결과를 왜곡·조작했을 가능성도 거의 없다. 이명박 특검법이 BBK뿐 아니라 도곡동 땅 매각 대금과 다스의 지분 등 재산누락 의혹, 상암동 DMC 특혜분양 의혹 등 이 당선자를 둘러싼 모든 의문을 수사 대상으로 망라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대한변협은 사건이 아니라 인물에 대한 특검이라는 점, 특검법의 참고인 동행명령제는 영장주의에 반한다는 점, 특검법을 촉발한 김경준의 메모가 거짓으로 드러난 점 등을 들어 위헌 소지가 크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법조계에선 노무현 대통령이 특검법에 서명을 하더라도, 이 당선자 쪽에서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헌법소원과 함께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제기해 특검을 중단시킬 수 있다고 얘기한다. 물론 가능성은 낮지만 특검을 통해 BBK 사건 또는 다른 사건에서 이 당선자가 유죄라는 증거를 찾아내 기소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당선자가 대통령에 취임한 뒤에도 재판을 진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고개를 가로젓는 법조인들이 많다. 우리 헌법은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검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이 당선자의 비리, 특히 BBK 사건을 제대로 터뜨리기만 하면 내년 4월9일 총선에서 자기 정파 후보들이 더 많이 국회의원에 당선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고 한다. 그러나 설혹 이 당선자의 범죄 혐의를 찾아내 기소한다 하더라도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반 이명박 정파들은 한나라당 등이 2004년 3월12일 노 대통령에 대한 탁핵 소추안을 가결했다가 온 국민의 분노를 샀던 것을 상기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탄핵 한달여 만에 실시된 17대 4·15 총선에서 박근혜 대표를 앞세워 민의를 거스른 탄핵 가결을 사과하며 개헌 저지선을 확보하게 해달라고 읍소하는 처지가 됐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탄핵 후폭풍 덕분에 총선전보다 103석이 늘어난 152석을 얻었다. 이명박 특검법은 재고해야 마땅하다고 본다. 소모적인 정치 논쟁과 국력 낭비를 줄이려면 노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급조된 특검법을 국회에서 재의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스러워 보인다. 이 당선자도 BBK를 설립했다고 말한 부분과 BBK 명함을 돌린 것 등에 대해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여야 모두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해법과 새 진로를 찾아야 한다. 황진선 수석부국장 jshwang@seoul.co.kr
  • 靑 “李특검법 26일 각의 의결”

    청와대는 26일 국무회의에서 ‘이명박 특검법’을 의결, 공포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청와대 대변인인 천호선 홍보수석은 24일 오후 “(한나라당의 거부권 요구에 대한) 청와대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국회의 ‘이명박 특검법’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특검법을 통과시킨 국회에서 정치적으로 해결하거나, 이명박 당선자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직접 사정을 설명하고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지 않는 상황에서 청와대로서 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이는 특검법을 최초 발의한 대통합민주신당을 한나라당이 설득해 정치적 절충점을 찾지 않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먼저 ‘이명박 특검법’의 면죄부를 제공할 수는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천 수석도 “새로운 상황변화가 없기 때문에 새롭게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그러나 법무부에 특검법 반대 의견을 제출한 검찰은 국무회의에서 난상토론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당선자를 직접 겨냥한 특검법을 거부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주장과 함께 법안 자체에 대한 위헌 시비까지 일고 있기 때문이다.검찰 관계자는 이날 “수사팀을 비롯, 검찰이 자체적으로 특검법을 검토한 의견서를 법무부에 전달했다.”면서 “의견서에는 수사 종결된 사건을 항고·재항고 등 적법 절차에 따르지 않고 특검에 맡기는 문제와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BBK 전 대표 김경준(41·구속)씨의 ‘검찰 회유·협박’ 주장의 부당성에 대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성진 법무부장관이 지난 17일 특검법 수용의사를 밝히면서 “검찰 기능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정치적인 이유로 검찰의 신뢰를 의도적으로 훼손하는 일이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면서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여 막판 입장 선회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정 장관이 반대의사를 밝힐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주재하고 정부 내 검토가 거의 이뤄진 사안을 의결하는 국무회의에서 집중적인 토론 기회가 주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검찰로부터 관련 의견서를 받았지만 법무부가 국무회의에서 어떤 입장을 밝힐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최재경)는 지난 17일 ‘김씨의 기획입국설’과 관련, 한나라당이 수사의뢰한 사건에 대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박찬구 홍성규기자 ckpark@seoul.co.kr
  • 윤곽 드러난 이회창 보수신당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추진하고 있는 보수 신당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 전 총재는 23일 “강삼재 전 의원이 창당 작업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총재의 측근 그룹인 이른바 ‘단암팀’ 이흥주 특보와 지상욱·최형철 박사 등은 창당 과정 전면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이 전 총재가 2004년 9월 미국에서 돌아와 남대문 단암빌딩 사무실을 냈을 때부터 함께 활동한 멤버들이다. 측근 그룹의 2선 후퇴를 의미한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신당의 이념과 노선’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냈다. 그는 “법치의 실종, 공교육 붕괴, 쇄국적 사고 등의 모순을 해결하며 한국 정치의 근본적 개혁을 주도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창당하겠다.”면서 “신당은 ‘권력투쟁형 정당’이 아닌 ‘문제해결형 정당’이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대선 때 주장하던 ‘작은 정부’나 ‘강소국 연방제’, 한·미 공조에서 중국과의 협력체계 강화, 동아시아 공동체로 이어지는 ‘3중 울타리 외교’ 등도 계속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그는 “기득권적 연고주의에 함몰돼 그것을 지키려는 수구적 보수와 대비되는 가치추구형 보수를 추구하겠다.”며 한나라당과의 긴장 관계를 드러냈다.. 또 “BBK 특검법과 관련,(한나라당이) 책임을 묻겠다는 이야기는 듣기 거북하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전 총재는 젊은 층의 참여를 독려하고, 특정 지역에 함몰되지 않는 전국 체계를 갖춘 정당을 만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대선에서 후보 단일화를 이뤘던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도 제 일에 동의하고 있다.”고 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범여 회생의 길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른 것은 ‘패러다임의 변화’였다. 대통합민주신당은 ‘패러다임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패배를 자초한 측면이 크다.2007년 현 시점의 유권자가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원하는지를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먹고사는 문제’라는 ‘실용의 화두’로 유권자를 설득했다. 통합신당은 ‘진실과 거짓’,‘선과 악’이라는 과거 민주화 시절 ‘투사(鬪士)의 화두’에 안주했다. 유권자는 “지금 갈망하는 건 그게 아니다.”라며 통합신당을 가차없이 심판했다. 통합신당을 비롯한 범여권이 이번 대선을 ‘의미 있는 패배’로 승화시키려면 사회를 인식하고 사고하는 틀 자체를 스스로 바꿔 나가야 한다. 과거 열린우리당의 단골 메뉴였던 ‘희생양 만들기’와 ‘지도부 교체’만으로는 민심의 변화를 따라 잡을 수도, 국민을 설득할 수도 없다. 뼈아픈 평가와 치열한 반성이 선행되지 않고는 힘든 일이다. 대선 이후 통합신당 내부에서는 자기 합리화와 책임론 시비, 지도부 물갈이 등 ‘손쉬운 수습’ 쪽으로 기우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된다.“어떻게 ‘진실’이 30%도 얻지 못하고,‘거짓’이 50%를 차지할 수 있느냐.”,“친노(親盧)는 책임지고 2선으로 후퇴해야 한다.”는 식이다. 통합신당으로서는 연말 연초 정국에서 환골탈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느냐가 회생의 관건이 될 것이다. 주초인 24일 최고위원회의나 의원총회가 주목되는 이유다. 범여권 관계자는 “‘이 판을 정리할 동력이나 주체조차 없다.’는 현실을 핑계 삼아 냉정한 평가와 반성 없이 어영부영 내년 4월 총선으로 간다면 또다시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오는 26일 국무회의에서는 ‘이명박 특검법’이 심의·의결 절차를 거친다. 한나라당의 ‘거부권 행사’ 요구에 청와대는 화답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무런 상황 변화 없이 노무현 대통령이 거부권 요구를 받아들이면 범여권의 덤터기를 모두 뒤집어 쓰게 된다. 한나라당이 통합신당을 상대로 정치적으로 풀지 않으면 청와대도 나설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명박 당선자가 대선 기간 공개할 수 없었던 문제가 있었다면 먼저 국민에게 솔직하게 고백한 뒤 정치적 해법을 모색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경헌 정치컨설턴트는 “특검이 가동되더라도, 정치 쟁점을 주도할 동력을 소진한 범여권으로서는 특검에 과도하게 집착하기보다 내부를 추스르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10년 만의 잔칫상’ 앞에서 마냥 허리띠를 풀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듯하다.‘정통 보수’의 이념적 좌표가 뚜렷한 ‘이회창 신당’이 대선 지지율 15%의 정치 자산을 밑천으로 한나라당의 틈새를 끊임없이 파고들 것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당직 개편이나 총선 공천에서 박근혜 전 대표나 그 측근 의원의 소외와 반발이 뒤따른다면 ‘이회창 신당’의 입지는 넓어질 수밖에 없다. 대선 직후 친박(親朴·친박근혜) 쪽의 ‘당권·대권 분리론’에 맞서 ‘당·정·청 일체화론’이 불거지고 있는 것은 친이(親李·친이명박)와 친박 세력간 탐색전 성격이 짙다. 이번 주 중반 인수위 인선을 시작으로 ‘이명박 정부’의 윤곽이 드러나게 된다.‘유권자’가 아니라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는 정치력과 비전을 이 당선자가 선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ckpark@seoul.co.kr
  • 李특검법 출발부터 험로 예고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BBK 주가조작 의혹사건 개입 여부를 수사하기 위한 ‘이명박 특검법’이 대선이 끝난 하루 만인 20일 정치권과 법조계의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국회를 통과한 특검법이 다음주 국무회의 의결을 앞둔 시점이지만 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청와대가 한나라당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뜻을 밝히면서 거부권 행사는 일단락된 듯하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검찰을 위해서나 의혹을 받는 사람을 위해서나 특검이 필요한 것이다. 모두 털고 가면 오히려 좋지 않으냐.”고 말했다. 하지만 대한변호사협회가 이날 임시 상임이사회에서 특검법이 위헌소지가 많다고 결론을 내림에 따라 위헌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변협이 위헌 여부를 판단하는 기구는 아니지만 법원·검찰과 함께 법조계의 한 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변협의 판단은 법조계 전체로 논란이 확산되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누군가가 위헌 소송과 동시에 가처분 신청을 내면 특검법은 ‘스톱’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도 “특검제 자체가 위헌성이 짙다.”면서 “검찰로서는 국가형벌권 구조를 벗어난 예외적인 특검이 달갑지 않다.”고 말했다. 특검법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발효되더라도 특별검사를 누가 맡을지도 관심거리다. 특검 추천권을 가진 대법원장과 사실상 인선 작업을 전담할 법원행정처는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법원의 한 관계자는 “정확히 어떤 부서에서 구체적인 인선 작업을 벌일지 확정된 게 없다.”면서도 “다만 누가 맡겠다고 나설지는 의문이다. 인선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이명박 당선자가 과반에 육박하는 지지율로 압승했기 때문에 이 당선자를 상대로 수사하겠다고 선뜻 나설 법조인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얘기다. 특검이 과연 검찰의 수사를 뒤집을 만한 증거를 찾아낼지도 미지수다.1·2차 수사기한이 40일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역대 가장 많은 수사 인력을 갖추게 됐지만 검찰의 방대한 수사기록을 되짚고, 상암 DMC 특혜의혹까지 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관측이다. 그래서 법원과 검찰 주변에서는 ‘이명박 특검’은 가장 실패한 특검이 되리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 대목은 특검 인선난과 맞물릴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정치권의 입장 변화도 주목된다. 신당 내부에서도 복잡한 기류가 감지돼 동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이명박 특검법’은 국무회의 의결, 발효, 위헌소송 여부, 발표 이후 실효성 등 험난한 과제들을 남겨 놓고 있다.홍성규 한상우기자 coo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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