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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언내언

    만리심이라는 말이 있다. 만리를 달리는 마음이라는 뜻. 그것은 곧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다. 중국의 고전에서 나온 말은 아니다. 신라말기의 학자 고운 최치원의 시 「추야우중」에서 나왔다. ◆『가을 바람에 쓸쓸한 마음으로 읊나니/세상엔 나를 알아 줄이 별로 없구나/창밖에 밤은 깊고 비는 오는데/등 앞의 외로운 마음 만리를 달리네』(추야유고금,거세소지음,창외삼경우,등전만리심)가 그 전문. 가을비 내리는 밤 고향을 생각하며 지은시로서 끝의 「만리심」을 딴 말이다. 당나라에서 과거에 급제하여 한림학사까지 지낸 문장이 최고운. 지봉 이수광뿐 아니라 「홍길동전」의 허균도 이 시를 당시에 견줄 명작이라 평가한다. ◆한필성씨. 지난 3월 삿포로에서 누이동생 필화씨를 만난 이후 더더욱 만리심에 젖어 지낸 두달이었으리라. 엊그제 진남포 시민회에서 격려금과 선물을 전해 받을 때까지도. 15일이면 그는 휴전선을 넘어 북녘의 고향땅을 밟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노모 만날 마음에 얼마나 가슴 설레었던 것일까. 만리는 안되어도 만리심. 마음으로 수백번 수천번을 갔다 왔다 했을 고향땅이겠기 때문이다. 그 꿈이 일단 깨진 듯하다. ◆잘 돼간다 했는데 그게 아니다. 북은 처음부터 안되게 작심해 놓고 세계의 이목을 어떻게 속이느냐만 연구해 왔던게 아닐까. 녹음기와 도청마이크로 트집 잡는 건 웃음거리일 뿐. 한씨가 더 잘 알고 있듯이 그것은 「방송국용」아니었던가. 2회에 걸친 「인간시대」는 우리 모두가 눈물겹게 시청한 터이다. 그들은 귀환 보장을 하지 않는다. 거기에 전가족 방문이 조건. 그럴때 그들은 『수령님 은혜에 감복』 운운하면서 잡아놓고자한 심산 아닐까. ◆강물도 흘러 내려오고 산새 또한 마음껏 오가는 곳이건만 동유럽보다도 먼 만리심의 우리 북녘땅. 하지만 어쩌랴. 참아야 하고 기다려야 한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어차피 물꼬 트는 쪽으로 흐르고 있는 터이니까.
  • 한필성씨 방북과 남북교류(사설)

    지난 3월초 일본 삿포로에서 40년만에 그 누이와 극적으로 상봉했던 한필성씨가 이번엔 평양에서 몽매에도 그리던 노모를 만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엊그제 한씨를 포함한 한국국적 이산가족들의 방북을 승인했지만 아직도 그 실현을 놓고는 기대와 의구심이 엇갈리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 그들의 입북실현여부는 전적으로 북한측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고장난명이란 말이 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이치를 가르치는 얘기다. 우리쪽이 아무리 인도와 인권을 들어 승인했더라도 북으로 가는 길엔 적잖은 난관이 따르는 것이다. 우선 북한당국은 한씨 가족이나 재미 교역자 가족들의 입북절차와 과정에서 자유와 인도주의원칙을 지켜야 한다. 무엇보다 그들의 신변을 보장해야 하고 자유의사에 따라 행동할 수 있게 해야하며 이윽고는 무사하게 귀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밝혀진 바로는 북한의 한필화씨는 남쪽 오빠에게 보낸 편지에서 평양에 와서는 다시 돌아가지 말고 노모와 함께 살아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녀는 또 최근 그곳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오빠 한씨와 삿포로에서 만났을 때의 실정을 과장하여 거짓 증언을 했다. 한씨와 나눈 얘기가 모두 도청 녹음됐고 모든 행동이 부자유스러웠다고 말했다. 우리는 사실을 왜곡한 그런 터무니없는 선전선동을 아예 시비코자 아니하나 다만 그 일련의 저의를 경계하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측이 한씨 등의 방북을 정치적 선전자료로 이용하려거나 혹시 본인들을 강압하여 이른바 「위장귀순」등을 획책하려 한다면 중대한 사태가 야기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는 한씨등의 신변을 보장하겠다는 북한 적십자측의 통지를 신뢰하고자 한다. 남북한은 지난해말 적십자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이산가족 고향방문단의 교환문제에 큰 진전을 이뤘다가 결국 성사 직전에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다.구태여 지금 와서 그 책임을 따지고자 하는 것은 아니나 당시 북한측은 이산가족재회라는 본질문제 보다 예술공연단등 부속문제를 내세워 결국 이를 트집잡아 일을 그르치고 말았다. 남북한 이산가족들은 그때의 한과 아쉬움을 아직도 삭이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지난번 삿포로에서의 감격적인 한씨 오누이 상봉을 지켜보며 이산가족들은 물론 대부분의 국민들이 환호했던 것도 그 까닭이다. 지금은 비록 분단된 국토위에서 남북으로 나뉘어 있으나 피를 나눈 가족이나 친척의 상봉은 어디까지나 인도와 인륜의 문제이다. 그들의 재회에서 이념이나 체제는 비켜서야 한다. 또 어떠한 경우에도 선동이나 홍보의 대상이 되어서도 안된다. 지금 우리쪽에서는 이산가족재회 뿐만 아니라 종교ㆍ문화ㆍ학술ㆍ스포츠ㆍ언론 등 모든 분야의 북한접촉 요청을 승인하고 있다. 북한측은 그러나 어느 한 분야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호응을 않고 있다. 그쪽의 호응만 있다면 이런 분야의 교류와 접촉은 남북한간 기존의 공식대화채널을 통하지 않더라도 당장 실현될 수 있다. 한씨 등의 방북이 이산가족 상호방문 상봉사업에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북한측의 호응과 성의를 거듭 촉구하고자 한다.
  • 한ㆍ소 접근에 조총련 분열 조짐/상공인중심조직 크게 동요

    ◎강도높은 사상교육 “역작용” 초래/현직 부의장이 한덕수 발언 비판하기도/북한에 육친 「인질」… 정신적 갈등 한국과 소련의 급속한 접근에 자극받아 조총련이 또다시 분열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한과는 달리 정보의 개방사회인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조총련계 상공인들은 북한의 종주국이었던 소련이 최근 어떤 자세로 한국과의 접촉을 심화 시키고 있는가에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서너명만 모이면 반드시라고 할 정도로 루마니아 사태 및 소련의 동향을 화제에 올리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북한은 조총련 내부의 동요를 막기 위해 김일성부자에 대한 사상 및 충성교육의 강도를 높이고 있으나 오히려 이것이 역작용을 일으켜 「통일의 최대 장애는 김일성왕조」라는 사실을 더욱 깊게 인식시켜 주고 있다. 북한이 올들어 조총련의 철저한 사상ㆍ충성 교육을 위해 내린 지시와 소집한 회의는 무수히 많다. ○소 태도에 깊은 관심 1월 1일 김일성 신년사 및 조총련 전국위원장 회의의장 한덕수 앞으로 보낸 김일성의 축전,1월5일부터 9일까지 개최된 노동당 중앙위 6기 7차 전체회의,1월12일 조총련 열성자대회,1월17일 조총련 전국위원장회의,1월19일 전국정치부장회의,2월7일 조총련 관동지구 조직부장회의,2월9일 전국선전부장회의 등이 그것이다. 한일 공안당국은 이외에도 이른바 「학습조」 조장회의가 매일 장소를 바꿔가며 개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 회의가 김일성부자에 대한 충성심 교육을 주내용으로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마찰은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지난 1월17일 개최됐던 조총련 전국위원장회의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조총련 조직에서의 인사말이나 보고의 경우 미리 작성된 원고를 기계적으로 읽는 것이 상례이나 이날 한덕수의장은 이같은 관행에서 일탈,엉뚱한 행동을 했다. 한은 원고를 읽다말고 느닷없이 재일조총련계 상공인들을 비판하기 시작한 것이다. ○「루마니아」 화제로 『상공회 및 상공인들이 지난해 평양에서 개최됐던 제13회 세계청소년학생축전 때 비협조적 자세를 보인 것은 극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트집을 잡았다. 바로 이때 이변이 일어났다.조총련중앙본부 선전국장을 역임,현재 부의장직에 있는 오형진이 벌떡 일어나 대든것. 『의장,원고대로 읽으시오,원고를. 쓸데없는 말을 하면 안돼요. 상공회와 상공인은 제13회 세계청년학생축전을 개최할 때 적극적으로 협력했소. 이런 애국적인 상공인을 비판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요』 이같은 오의 발언에 이어 다수의 상공회의 간부들도 일제히 한의장의 발언을 비난하고 나서 전국위원장회의는 한때 혼란에 빠졌다. ○연일 「학습조」 회의 조총련조직은 소련ㆍ동구제국의 공산당 일당독재와 궤를 같이 하기 때문에 의장의 발언을 비판한다는 것은 조직으로부터의 추방 또는 제명처분에 상당하는 중벌행위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벌행위를 저지른 당사자가 현직 부의장이라는 사실을 도쿄의 관계기관은 의미심장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오형진은 김정일직계로 알려져 있다. 즉 오는 일본 전국에 널려있는 조총련조직내 김정일파의 최고 정점에 서있는 인물로 김일성이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처럼 처형된다면 모를까,평온무사하게 은퇴하게 된다면 조총련 조직의 의장자리를 떠맡을 수 있는 최근거리에 있는 측근이다. 현재 부의장으로는 허종만도 있으나 그는 오와는 경쟁상대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형진의 이같은 교만한 자세는 김정일의 후광을 빌린 행동으로서 장차 조총련조직의 정점에 설 사람은 자신이라는 사실을 시위하기 위한 의도적 제스처였던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곳곳서 마찰 빚어 북한은 올들어 김일성 본인 및 권력 세습후계자인 김정일에 대해 어떤 일이 있더라도 충성을 다한다는 사상교육을 철저히 행하고 있으며 조총련 조직에 대해서도 사상교육의 강화를 지시하고 있다. 그러나 조총련계 상공인들은 이제까지는 육친이 북한에 「인질」로 잡혀 있다는 사실 하나로 발목이 잡혀 북한과 유대관계를 맺어왔으나 최근들어 한국과 소련이 수교관계에까지 이른데다 동구 여러나라에서 일어난 사상적 격동에 자극받아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를 놓고 크게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도쿄=강수웅특파원〉
  • 보증금받고 전과자에 기자증 발급/사이비기자 실상과 공갈수법

    ◎“화보에 내주마”히로뽕 먹여 폭행/서로 「봉정보」교환…73명에 뜯긴 업체도 「대한산업신보」「청소년선도신문」「환경공업신문」등 그럴듯한 신문사이름을 내세우고 공해배출업소나 유흥업소,심지어 교사들까지 상대를 가리지 않고 협박해 금품을 뜯어온 사이비ㆍ공갈기자 33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지난 88년 언론자율화 조치이후 정기간행물이 급격히 늘어나면서(지난해말 통계로 일간지 70개,주간지 8백19개,월간지 2천1백37개) 일부 특수지들의 횡포와 탈법행위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이 철퇴를 가한 것이다. 무작정 설립된 이들 사이비언론사들은 최소한의 자본금을 갖추지 못한데 따른 변칙운영을 일삼아 왔다. 이들은 급료없이 기자를 채용,기자들이 구독료ㆍ광고료 명목으로 갈취해온 돈을 사주와 기자가 3대7로 나눠 먹는가 하면 거액의 보증금을 받고 전과자등 아무에게나 기자증을 판 것으로 수사결과 밝혀졌다. 더욱이 이번에 적발된 사이비기자들은 학력이 고졸이하로 낮을뿐 아니라 대부분이 전과자들이어서 이들 신문사의 설립목적이 처음부터 취재ㆍ보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기」와 「공갈」에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검찰은 지난 한햇동안 이들 사이비ㆍ공갈 기자들로부터 협박당해 금품을 뜯긴 업체가 5백여곳에 이르며 피해액도 5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이들의 횡포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말해주고 있다. 사이비기자들이 갈취대상으로 삼은 곳은 폐수등 공해를 배출하는 업소나 탈법행위를 일삼는 유흥업소,그밖에 무허가 건축업자,그린벨트 훼손업소,가짜휘발유를 파는 주유소,사생활이 문란한 공무원,무면허 의료행위자 등 다양하다. 이들은 특히 경기도와 강원도 일대의 업체들을 지역별로 「관할구역」을 나눠 순회코스를 정해놓고 매일 차례로 출입하며 정기적으로 금품을 뜯기도 했다. 경기도 가평군 S한의원 원장 김모씨(68)의 경우 무면허 진료를 하는 약점을 잡혀 사이비기자 73명으로 부터 한번에 2만원씩 갈취당한 사례도 있었다. 또 구속된 송인범씨(29ㆍ전과8범)는 지난해 9일부터 의약품제조업체인 주식회사 「자연생」을 경영하면서 개인사업의 약점을 보호하고 선전에 이용하기 위해 「한국문화신문」이라는 엉터리 신문사를 차려 사원의 명의로 몰래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은행으로부터 3천7백여만원을 가로채는 등 사기행각을 벌이다 적발되기도 했다. 또 「내외타임즈」취재부장 김승동씨(44)와 같이 부녀자를 『화보에 실어주겠다』고 꾀어 히로뽕을 함께 복용하며 욕을 보이고 나체사진을 찍은 경우 등도 있었다. 이밖에 청소년선도신문 취재부장 주영철씨(41)는 지난1월 경기도 남양주군 「천암사」의 주지를 만나 절 내부분규때 깡패를 동원했다고 트집을 잡아 책을 강제로 사도록 협박하다가 구속됐다. 검찰은 이같이 사이비ㆍ공갈기자들이 설치고 있는 것은 일부 특수신문사들의 광고할당제등 운영상의 비리에 대한 법적인 제재가 미흡하고 환경ㆍ건축ㆍ위생분야에 대한 행정력이 구석구석 미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 워싱턴∼평양 “새로운 냉기류”/미­북한관계 최근 흐름을 보면

    ◎미의 잇단 유화조치에도 북한측 냉담/여행허가 신청 거부등 서로 강경 대응/미,상호주의 철저 고수… 일방적 양보는 없을 듯 미국이 대북한관계개선 노력에 「상호주의」 입장을 철저히 견지하고 있다. 미국의 88년 10월 대북한 유화조치에 북한이 「화답」하지 않는 한 미국의 일방적인 양보는 더이상 없으며 평양이 「강경」으로 나오면 워싱턴도 「강경」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또 한국과 소련이 수교하더라도 교차승인원칙에 얽매어 미국이 북한을 자동 승인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공공연히 시사하고 있다. 미정부의 이같은 태도는 「변화하지 않는 북한」에 대한 「실망과 불만」의 표시이자,변화를 촉구하는 「경고」의 의미로 워싱턴의 한반도문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지난 2월 북한이 연례적인 한미합동군사훈련 팀스피리트의 실시를 트집잡아 남북대화는 물론 모든 미ㆍ북한접촉을 중단시키자 워싱턴과 평양간에는 새로운 냉기류가 표면화하기 시작했다. 북한은 미 스탠퍼드대 군축문제연구소가 추진해온 남­북한­미 3국 학자들간의 군축세미나 개최(3월26일∼30일)에 합의했다가 참가를 철회한 데 이어 자신들의 초청으로 평양방문길에 오른 워싱턴 소재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수석연구원 윌리엄 테일러에 대해서도 중도에서 입국 불허를 통보했다. 지난 6일 미국무부는 북한의 유엔주재 대표부 차석대사 허종이 IMF(국제통화기금)본부 방문을 이유로 제출한 워싱턴 여행허가 신청을 거부했다. 미국은 또 이번에 미측이 제의할 차례인 북경에서의 미­북한 외교관 접촉을 잠정동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실망과 불만은 남북한 교차승인 문제에 관한 미정부의 입장을 밝힌 지난 13일의 국무부 논평에 잘 나타나 있다. 국무부는 이 논평에서 『한국의 대소접근과는 달리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향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노골적으로 지적했다. 미국은 노태우대통령의 7ㆍ7선언에 호응하여 88년 10월31일 발표한 대북제재 완화조치를 통해 ▲미ㆍ북한 외교관 접촉을 재개,북한의 대미접촉길을 터주는 동시에 ▲미국인의 북한 여행을 자유화하고 ▲미ㆍ북한간비정치적 교류및 ▲인도적 교역을 허용했다. 워싱턴은 이 조치에 대해 북한이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반응을 보여야 다음 단계의 조치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는 「상호주의」 추구입장을 처음부터 분명히했다. 그리고 88년 12월6일 이래 북경에서 갖고 있는 양측 외교관 접촉에서 북한측에 대해 ▲남북대화의 진전 ▲6ㆍ25참전 미군유해 송환 ▲반미선전 중단 ▲비무장지대내 신뢰구축 조치 ▲핵 안전협정 수락 ▲테러리즘 포기 선언 등 6개항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을 촉구했다. 미국은 특히 남북한 관계의 진전에 따라 미ㆍ북한 관계도 진전될 수 있다며 북한에 대해 무엇보다도 남북대화를 중시하도록 강조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에 대해 북한측은 ▲주한미군 철수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대체 ▲양측 접촉수준의 참사관급에서 대사급으로 격상 ▲유해 송환을 위한 양국 정부간 협의 등을 주장하는 바람에 진전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지난 1월18일의 마지막 7차접촉에서 북한측은 미군 유해 5구의 송환을 위해 미의회의원 초청 계획을 통보하고 팀스피리트훈련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킨다며 이의 취소를 요구했다. 북한은 유해 송환을 위해 양국 정부간 협상을 갖자는 그들 주장을 미국이 끝내 반대하자 미의원들을 초청,이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미국은 유해 송환문제가 판문점의 군사정전위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북한측의 미의원초청 계획에 반대했다. 미국무부의 드세이 앤더슨 동아태담당부 차관보는 13일 의회 증언에서 『북한과의 관계가 더욱 확대되기를 바라는 것이 미국의 정책』이라고 밝히면서도 『그러나 평양이 핵 안전협정 수락,테러리즘 포기 선언 등과 같은 믿음을 주는 조치를 취해야 미­북한 대화가 진전될 것』이라며 상호주의 원칙을 거듭 확인했다. 따라서 북한측의 태도 변화가 없는 한 미­북한 접촉은 재개되더라도 실질적인 진전이나 급격한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 “중태” 중남미경제 현장 르포:상

    ◎“살인적 인플레”…식량폭동도 유발/아르헨선 자고나면 올라 한해 5천%선/페루서도 심각…하루품삯이 콜라 4병값/환차익 노려 달러 현찰 선호…크레디트카드는 푸대접 중남미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달러화현찰이 필수적이다. 선진국에서 신용사회의 척도처럼 돼있는 크레디트카드나 TC(여행자수표)는 호텔이나 상점에서 마냥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다. 크레디트카드나 TC는 선진국에서처럼 대접을 받기는 커녕 현찰에 비해 5∼10%의 웃돈을 줘야만 겨우 써먹을수 있다. 이는 극심한 환율인상에 따른 환차익을 막기위해 정부가 신용카드나 TC의 사용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사회의 정착보다는 발등에 떨어진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한 극약처방에 따라 자연스럽게 현찰선호사회가 형성된 셈이다. 식당에 가봐도 메뉴의 음식가격이 적힌 난은 연필로 써있기 일쑤다. 하루사이에 돈가치가 뚝뚝떨어지기 때문에 가게마다 매일 물건의 정가표를 바꿔달기 위해서는 지우기 쉬운 연필로 가격을 매기는 것이 훨씬 편리하다는 얘기다. 남미국가들 가운데이처럼 인플레가 가장 심한 곳은 아르헨티나와 페루다. 공식발표된 인플레율은 아르헨티나가 지난해 연4천9백23%로 5천%에 육박했고 페루도 2천7백75%나 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각각 8천%,5천%를 넘고 있다는게 현지경제인들의 설명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1%를 기록했는데도 물가비상으로 법썩을 떨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들 남미국가들의 인플레실정이 어느정도인지 쉽게 짐작이 간다. ○화폐는 마치 휴지조각 이같은 하이퍼 인플레이션은 남미제1의 대국인 브라질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천4백%의 인플레를 기록했던 브라질에서는 현재 모두 네종류나 되는 화폐가 통용되고 있다. 지난 4년동안 총2만%의 인플레가 일어나 그동안 화폐의 명칭을 두번이나 바꿨고 액면가를 크게 줄인 새로운 화폐를 계속 발행했다. 우리나라에서 불과 몇만원정도인 카세트 라디오는 2천4백80만신크루자드이며 몇십만원수준인 뮤직센터 1세트의 값은 무려 1억2천9백만신쿠르자드나 된다. 화폐에 액면가를 더 높여 표시할 자리가 없어 계속 새돈을 찍어내야 할 정도로 화폐는 날로 휴지조각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같은 살인적인 인플레 때문에 통상임금으로는 여유있게 생활하기가 힘들다. 페루에서는 보통근로자의 하루평균임금이 4만인티(3달러)수준이다. 그런데 콜라ㆍ사이다 한병값은 1만인티나 된다. 점심한그릇 먹고 사이다한병 마시면 그날 번돈 모두가 없어질 정도다. 페루의 한달 최저임금이 미화 40달러수준이며 통상 2∼3년을 근무해도 80달러선을 넘지 못한다. 관공서의 국장급이 월1백60달러 정도를 받으며 대우좋은 민간업체도 잘해야 월3백달러에 불과하다. 페루는 중남미국가중 최빈국에 속하지만 한때 세계5대 부국에 들어갔던 아르헨티나의 제조업체근로자 평균임금(기본급)도 지나 2월말 현재 월85∼90달러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지난해 아르헨티나에서는 전국적으로 식량폭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지금도 일부 지방에서 간헐적으로 식량탈취소식이 들린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먹고살수 있는 것은 고기나 감자,옥수수같은 생필품들이 비교적 싸기 때문이다. ○빵문제도 해결못해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인플레덕분에 오히려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아이로니한 일이다. 바로 달러생활자들이 그들이다. 달러기준으로 월급을 받는 외국에서 온 외교관,상사주재원들은 오히려 살맛이 난다고 한다. 실질구매력이 인플레에 반비례해서 높아지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의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최고급 식당에서는 1인당 10달러만 있으면 최고급 스테이크요리와 와인을 맘대로 즐기면서 귀빈대접을 받는다. 세금을 낼때도 인플레때문에 납부마감일의 납세창구는 상상할수 없을만큼 북새통을 이룬다. 3천2백만명의 아르헨티나인구 가운데 경제불안을 견디다 못해 새로운 생활을 찾아 외국으로 떠나려는 역이민 행렬이 늘어나고 있다. 한때 최고4만명 가까이나됐던 아르헨티나거주 한국인들이 최근 2만5천명선으로 줄어들었다. 하이퍼인플레를 잡기 위해 브라질정부는 정기적으로 모든 상품가격을 수정하는 「물가슬라이드」제도를 시행하는가 하면 수시로 물가ㆍ환율동결을 골자로 하는 긴급경제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그러나 그때마다 실효를 거두지못해 인플레수습을 놓고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남미국가들은 인플레 중병은 현단계에서 어떤 명의가 나타나도 쉽게 수술하기가 어려울 정도의 숙환이 되어가고 있는 인상이다. 특히 지난 83년 군부통치를 벗고 민간정부가 들어선 아르헨티나의 경우를 보면 민주화에는 성공했으나 경제는 최악의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역설적인 사례를 보는 것같다. 세계1,2차대전과 대공황때 유럽의 식량공급원이었던 아르헨티나가 오늘날 빵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모순은 개발도상국들이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도 값비싼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듯 싶다. 지난 40년대까지 세계 5∼6위를 다투던 경제부국 아르헨티나가 오늘날 세계경제 서열 84위(87년말현재)를 기록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역사적으로 잘못된 정치와 그릇된 국민성을 형성해온 때문인듯 하다. 지난해 5월 알폰신 대통령이 이끄는 급진당을 꺾고 페론당의 메넴이 새 대통령으로 당선됐을때만 해도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상당히 들떠 있었다. 페론당이라는 당명이 표방하듯 지난 45년 군사쿠데타를 통해 집권했던 후안 페론 대통령이 구현한 노동자복지 시책이 재현될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아프헨티나의 소외계층은 그만큼 노동자 천국을 보장했던 페론주의에의 향수가 강하다. 그래서 지난해 선거 당시 무려 4백만명의 조합원을 가진 노조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메넴은 대통령에 무난히 당선됐다. 메넴이 대통령이 되면 페론에 못지않은 노동자들을 위한 복지국가가 될 것으로 노동자들은 기대했었다. ○잦은 정책변경이 원인 그러나 상황은 변했다. 지금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모퉁이에는 「메넴­배신자」라고 쓴 표어가 군데군데 나붙어 있다. 페론대통령시절 노동자들에게 높은 임금을 약속하고 노동조합 활성화의 길을 열어줘 「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 풍조에 익숙해진 아르헨티나 소외계층에게는 정권이 바뀌었어도 오히려 악화되는 경제사정 때문에 비난의 화살은 결국 메넴에게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아르헨티나 경제위기는 자신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모든 소외계층들에게 무상급식과 도에 지나친 복지정책을 실시했던 페론에서부터 시작됐다는 강한 느낌을 지울수 없다. 메넴이 취임직후부터 주요국 공영기업의 사유화 정책과 일련의 경제개혁을 시도했으나 어느 것도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복지 시혜에 길들여진 소외계층의 구미를 만족시키지는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경제파탄의 책임을 모두 국민들에게만 돌릴수는 없다. 무엇보다는 정부의 일관성없이 오락가락하는 잦은 경제정책변경이 국민들로부터 정부에 대한 신뢰를 얻지못하고 결과적으로 정치와 경제를 표류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게 현지 경제계의 분석이다. 지난연초 아르헨티나정부는 넘치는 국내통화를 환수하는 방편으로 1백만아우스트랄(당시 미화6백달러)이상의 예금인출을 동결하는 초비상 경제정책인 보넥스(BONEX)조치를 발표했다. 그대신 동결된 예금에 대해서는 외화표시국채로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 조치로 메넴대통령정권은 올해 1년간 예산적자예상액인 97억달러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5억달러의 재정을 확보하게 됐다. 강압적인 비상조치로 국내통화량의 60%를 빨아들이고 손쉽게 재정파탄을 벗어날수 있게 된것이다. 그러나 경제계는 난리가 났다. 급격한 인플레로 외화표시 국채가격이 액면가의 불과 27%로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예금을 동결당한 국민들은 국채만기인 10년동안 액면가 차액인 63%의 돈을 고스란히 날리게 된 셈이다. 메넴정부는 긴급경제조치로 재정적자를 메우게 됐으나 기업가의 정부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진 것이 요즈음 아르헨티나의 정경관계다.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중남미국가들의 경제적인 장래에 대해서는 낙관보다 비관론쪽이 좀더 많은 것같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최근 거듭되는 경제정책실패로 메넴정권의 내부에서조차 난국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군부가 들어설 수 밖에 없다고 자조하는 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급진당→페론당→군사정권」의 정권교체등식이 되살아날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탄식하는 기업가들의 숫자도 적지않다고 한다. 페루에서는 오는 4월로 예정된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기업가들이 정권의 향방에만 신경을 곤두세운채 그때까지 일체의 신규투자나 생산적인 기업활동에 참여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도 눈에 띈다. 5년전 의욕적으로 출범한 알란 가르시아대통령이 이끄는 좌파정권에 대항해서 우파인물이자 소설가인 마리오 바리가스 로사라는 인물이 대통령에 당선될 공산이 크다는 여론조사결과를 지켜보며 회색빛의 수도 리마는 죽은 도시처럼 생기가 없다. 오늘날 중남미국가들의 경제위기가 정치엘리트집단이 정치를 잘못한 결과로 인식할때 지금 중요한 것은 경제적인 접근보다도 먼저 정치쪽을 바로잡아 국민통합을 이뤄나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 양당 국회 난기류… 극한대결 우려

    ◎평민의원 임시국회 개회식 퇴장의 파장/정책다툼보다 명분 집착 “힘 겨루기”/보안법ㆍ광주보상 등 첨예대립 예상/급박한 민생현안등 처리도 불투명 20일 개회된 제148회 임시국회가 벽두부터 국회의장 개회사ㆍ운영방법 등 비본질적 문제로 삐꺽거리고 있어 임시국회 운영의 파란은 물론 민자ㆍ평민 양당이 극한대결로 나가지 않나 하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민정ㆍ민주ㆍ공화 3당의 합당으로 거대여당인 민자당이 출범,여소야대의 4당체제가 무너진 뒤 처음으로 열린 이번 임시국회는 거여소야 정국운영의 시험무대라는 측면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출범이후 민자당측은 『다수 여당이 되었다 해서 결코 오만하거나 독주하지 않고 대화와 타협,인내와 아량으로써 성숙한 민주정치상을 보이겠다』고 다짐해왔다. 평민당측도 이번 임시국회를 앞두고 『과거와 같은 강경투쟁은 자칫 국민지지 기반을 잃게 할 우려가 있다』면서 『합리적 정책대결을 통해 평민당의 존재를 부각시키며 3당통합의 반민주성과 비도덕성을 밝히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막상 정치의 실천무대인 임시국회가 열리자 양당은 평소의 다짐과는 다른 행태를 보이기 시작했다. 김재순국회의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4당 병립체제가 해체되고 국민에게 신뢰와 희망을 줄 수 있든 다수여당과 소수야당으로 양립된 모습을 갖추게 됐다』 『국정에 책임지는 정부ㆍ여당이 다수가 되고 이를 비판,견제하는 소수야당이 존재하게 된 것은 그만큼 우리 정치가 성숙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국운영에 대한 일반적 언급」이란 김의장 측근의 해명도 일면 수긍되는 면이 있지만 가뜩이나 3당통합에 「알레르기성」 부정반응을 보이고 있는 평민당측을 자극할 소지는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김의장의 발언이 여권의 국정독주의사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보여진다. 김의장은 개회사 초고를 썼다고 밝히고 문제가 될 대목이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여권 수뇌인사들중 일부는 『않아도 될 말을 해서 평지풍파를 일으켰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김의장 발언에 대한 평민당측의 「과격한」 실력행사도 칭찬받을 일은 못된다. 평민당은 김의장이 다소 귀에 거슬리는 언급을 시작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한꺼번에 고함을 질렀으며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국민이 뽑은 선량이 민의의 전당인 국회 본회의장을 뛰쳐나갈 때는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김의장의 몇마디 발언이 국정운영의 동반책임자인 제1야당의원 전원이 퇴장하고 국회를 공전시키기에 충분한 원인을 제공했느냐에 대해서는 상당수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즉 평민당측이 「건전한 정책대결로 제1야당으로서의 위치부각」을 구호로는 외치면서 실제로는 어떤 구실만 주어지면 파행정치상황을 만들어 자신들의 뜻과는 달리 만들어진 양당체제에 「흠」을 내보자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의혹이 일고 있다. 이날 임시국회 개회에 앞서서도 민자ㆍ평민 양당은 임시국회 운영일정및 방법을 놓고 이견차를 해소못해 구체적 의사일정조차 짜지 못했다. 민자당은 자신들의 의석이 평민당의 3배에 달하고 있음을 들어 대정부질문 발언자수를 3대1로 하자고 주장한 반면 평민당측은 3대3으로 하자고 맞섰다. 양쪽이 적절히 양보,절충점을 찾아 나가겠지만 자기 몫을 모두 찾고야 말겠다는 「거인」과 무조건 동등대우를 받아야겠다는 「소인」이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을 때 합의에 의한 정국운영은 애당초 불가능하다고 보여진다. 어찌보면 사소하다고 할 수 있는 문제를 둘러싼 민자ㆍ평민간의 신경전을 볼 때 국가보안법ㆍ안기부법ㆍ광주보상법 등 보다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협의가 시작된다면서 더욱 대립이 첨예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보안법의 경우 민자당 내부에서도 개정의 폭에 이견이 있으나 평민당이 보안법 폐지후 대체입법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여야간 「타협」의 여지는 별로 없어 보인다. 안기부법의 경우도 민자당측이 국회정보위원회 설치로 안기부 권한 남용을 감시하자는 주장인 반면 평민당측은 안기부의 국내 수사권의 전면삭제를 요구하고 있다.결국 국가보안법ㆍ안기부법 등 두 법안은 이번 임시국회에서도 미처리로 넘어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대두하는 실정이다. 지방의회선거법ㆍ광주보상법ㆍ경찰중립화법 등과 국방참모총장제 신설을 골자로 하는 군조직법 개정문제등에 있어서도 민자ㆍ평민당은 상당한 이견차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번 회기내에 지방의회선거법ㆍ광주보상법 등 2개 법안은 반드시 통과시킨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민자당측은 지방의회선거법은 의원정수를 대폭 상향조정하고 광주보상법은 보상금액을 당초 안보다 상당히 높이는 등 유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들 법안에 대한 절충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낙관적 견해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평민당측이 개회식 퇴장사태에서 시사했듯 이번 임시국회를 3당통합에 대한 공격,나아가 의원직 총사퇴및 내각불신임 요구 등 정치공세의 장으로만 이용하려든다면 「여야합의로는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국회」가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민자당측은 「꼭」 처리하고자 하는 지방의회선거법ㆍ광주보상법 등에 대해서 표결통과를 시도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파란」과 「파행」이 점철되리란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거여」의 힘을 과시않겠다는 민자당의 성숙된 자세,정책대결로 국민 심판을 받겠다는 평민당의 진지한 자세가 이번 임시국회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 필수적이란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집단퇴장 소동… 임시국회 이모저모/김 의장 통합당위성 발언에 야서 발끈/평민의원들 고함치며 의장에 삿대질/“문제될 것 없다”… 의장은 평민항의 묵살 20일 상오 정계개편이후 처음 열린 제148회 임시국회는 김재순국회의장의 개회사 내용에 항의,평민당의원들이 퇴장함으로써 개회 벽두부터 파란을 빚어 앞으로 국회운영이 평탄치 못할 것임을 예고. 더욱이 평민당은 6인의 항의단을 구성,사과할 것을 요구했으나 김의장은 이들의 면담마저 거부해 이번 임시국회가 여야의 힘겨루기 장으로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까지 대두. ○김대중총재 사인 보내 ○…임시국회 개회식은 김재순의장이 개회사를 읽기 시작했는데도 의원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느라 시끌벅적하고 평민당 의석에서는 『조용히 해』라는 고함이 터져나오는등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출발. 이날 소란은 김의장이 『여소야대의 4당병립체제가 해체되고 국민에게 신뢰와 희망을 줄 수 있는다수여당과 소수야당으로 양립된 모습을 갖추게 됐다』며 3당통합을 극찬하는 대목에서 촉발. 김의장이 정계개편의 당위성을 주장해 나가자 평민당 의석에서는 『뭐가 국민의 뜻이야』 『왜 쓸데없는 소리해』 『황금분할은 어디 갔어』라는 등 고함이 터져나왔고 김덕규수석부총무등 평민당부총무단이 의장석쪽으로 나와 삿대질을 하며 거칠게 항의. 그러나 김의장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준비된 개회사를 계속 읽어 내려가자 의석 앞으로 나온 김영배총무가 김대중총재의 「사인」에 따라 전원퇴장을 지시해 평민당의원들이 한꺼번에 퇴장. 김의장은 평민당의원들이 퇴장한 후에도 준비된 개회사를 끝까지 낭독했는데 민자당 의석에서는 『잘했어』라고 성원. ○…한편 김재순의장은 평민당측이 개회사 내용을 문제삼아 퇴장한 후 「김의장의 사과없이는 김의장이 사회를 보는 본회의에는 참석하지 않겠다」고 항의한 데 대해 이동복비서실장을 기자실에 내려보내 해명. 이실장은 『총무회담등 국회운영이 이런 일로 인해 영향을 받아서는 안되다는 취지에서해명하게 된 것이지 개회사 내용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변하고 『오해가 있다면 본회의에서 부연설명할 수는 있겠지만 취소 또는 사과할 대목은 전혀 없다』며 김의장이 평민당의 항의단을 만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통보. ○“공연한 트집” 비아냥 ○…민자당의원들은 정계개편후 첫 임시국회 개회식이 평민당의원들의 퇴장으로 막을 내리자 군데군데 모여 「울고 싶던 차에 뺨을 때린격 아니냐」 「별거 아닌 것 가지고 공연히 트집잡는 구태의연한 방식」이라고 비아냥. 김영삼최고위원은 『세계가 다 변하고 있는데 우리 의회도 변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신사고를 해야 하는 때에 생트집만 잡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불만을 표시. 박준병사무총장도 문제가 된 김의장의 연설문을 검토한 뒤 『별 내용도 아닌 걸 가지고 왜 문제를 삼는지 모르겠다』며 『평민당이 사전에 전략을 세워 퇴장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평민당의 고의성을 지적. ○강경대응 발언 잇따라 ○…김재순의장의 개회사 내용에 반발해 퇴장한 직후 격앙된 분위기에서 열린 평민당의원 총회에서는 김의장에 대한 비판뿐만 아니라 3당통합에 대한 강경대응 발언이 속출. 그러나 3당통합 저지를 위해 단판승부보다는 장기적 대응전략을 짜놓고 있든 김대중총재등 지도부는 일부 의원들의 강경발언을 제어하며 ▲김의장의 발언을 비난하는 성명서 채택 ▲항의단 파견 ▲김의장이 사과하지 않을 경우 향후 의사일정 보이콧 등 단계적 대응방안을 유도. 유준상의원은 『13대국회 개회시 4당구조를 「황금분할」이라고 지칭했던 김의장이 3당통합의 마각을 드러내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난한 뒤 『의장의 사과가 없으면 모든 의사일정에 응하지 말자』고 제의. 박실의원은 『여권은 소수의 평민당을 회의장 퇴장등 분통이나 터뜨리고 다수결의 원칙하에 깽판이나 부리는 집단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면서 『저쪽의 대야합 구조를 분쇄하고 규탄하기 위해서 우리가 먼저 총사퇴해야 한다』며 평민당의 독자적 사퇴를 주장. 그러나 김총재는 『투약이 과하면 병에는 오히려 나쁘다』 『국민의 내일을 생각하면 자살해서는 안된다』며 강경발언을 누그러뜨리며 김의장의 사과가 없을 경우 의사일정 보이콧의 시기와 방법을 지도부에게 일임해달라고 요청. 이날 총회는 김의장과 3당통합을 규탄하는 성명을 채택하는 한편 당3역과 김봉호ㆍ유준상ㆍ박실의원 등 6인으로 항의단을 구성. 이 항의단은 하오 2시 국회 2층 의장실로 올라갔으나 김의장이 끝내 나타나지 않자 김동복비서실장에게 김의장의 소재를 따지며 의사일정에 혼선이 초래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철수. ○의석배치에도 못마땅 ○…이날 첫 임시국회에서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본회의장의 각당별 의석배치. 4당시절에는 의장석에서 볼 때 오른쪽부터 무소속ㆍ공화ㆍ민주ㆍ민정ㆍ평민당순으로 배치,마치 민정당이 야3당에 포위돼 위축된 형국이었으나 이번에는 민자당이 중앙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좌우에 각각 평민당과 무소속을 거느리는 형국으로 변모. 평민당으로서는 의석배치가 종전과 변동이 없으나 민자당이 중앙의 의석을 차지한 데 대해 「거대여당의 비민주성을 드러내주는 독선」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토로. 민자당내에서는의석배치 기준을 전현직 당직자및 4선이상 의원을 뒷줄에 우선 배정하고 나머지는 상임위별ㆍ가나다순으로 의석을 배열. 이에따라 김영삼ㆍ김종필최고위원,박태준최고위원대행,김재광국회부의장이 뒷줄 중앙에 나란히 자리잡았고 그 좌우에는 박준규 전민정대표위원,채문식고문,이춘구ㆍ김윤환ㆍ최형우ㆍ김용채ㆍ최각규ㆍ이한동ㆍ정동성의원 등 전직 3당 당직자들과 김동영총무,박준병총장,김용환정책의장,박철언정무1장관,정창화수석부총무 등 현 당직자들이 차지. 민주당(가칭) 추진세력등 무소속은 이기택ㆍ박찬종의원이 뒷줄에 나란히 앉고 나머지 의원들은 민자당 왼편에 한줄로 배치돼 외로운 모습.
  • “해외 평통위원 효율적 활용 북한에 외부실상 유입 노력”

    ◎노대통령 지시 노태우대통령은 19일 하오 청와대에서 김창식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사무총장으로부터 올해 업무보고를 받고 『북한이 있지도 않은 「콘크리트장벽제거」와 팀스피리트훈련을 트집잡아 남북대화의 일방적인 중단을 선언하고 있지만 대외적 요인에 의해 조만간 대화가 재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우리의 기본입장은 「접촉을 통한 북한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인만큼 특히 해외동포사회를 통하여 외부실상을 북한에 유입시키는 것도 효과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며 이에따른 해외평통위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지시했다. 이에앞서 노대통령은 이날 상오 청와대에서 현홍주법제처장으로부터 금년 업무계획을 보고받은 후 『지방자치제 관련법령은 지방자치제를 실시해본 경험이 거의 없어 자칫하면 현실성이 없는 입법이 될 소지가 있으므로 소관부처와 협조하여 시행착오가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 외언내언

    간호원을 요즈음은 간호사라고 부른다. 그렇게 안부르면 당사자가 싫어한다. 옛날에는 간호부라고 했었다. 그 호칭이 좀 비칭이라고 해서 바꿨는데 다시 또 선비사(사)자로 바꿨다. 하는 일은 똑같은 데도 이렇게 호칭을 바꾼 경우가 우리 주변에는 그밖에도 많다. 대표적인 것은 운전기사다. 전에는 운전수였다. ◆사람들 중에는 『그게 그건데,운전수가 운전기사가 되면 사회적 지위가 달라지기라도 한다는 거냐』고 비꼬는 사람도 많이 있다. 그러나 「그게 그거」는 아니다. 어차피 말이란 함께 사용하는 사람끼리의 약속의 부호다. 어떤 의미를 부여한 약속인가가 중요한 것이다. 「수」를 「사」로 부르는 것에 존칭의 의지를 담았다면,그만큼 대접을 받는 셈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부르는 사람도 「운전수!」하고 부르면 금방 반말이라도 잇다라 쉽게 할 수가 있지만 「운전기사!」하고 부른 뒤에는 「하오」로라도 예우를 보완해줘야 한다. 불림을 당하는 쪽의 그런 복합감정에 대한 배려없이 부르는 쪽에서 『속물들이라 호칭에 대해서 민감하다』고 경멸하면서 간호원! 운전수!를 거침없이 부르는 것은 감정적 오만의 기운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대학」과 「대학교」의 구분을 없애고 총학장 명칭은 모두 총장으로 통일하기로 한다는 방침이 밝혀졌다. 대학과 대학교를 다만 특성에 따라 구별할 뿐 「격」과 관계있는 것으로 하지 않고,원하는 대로 어떤 이름을 쓰든 대학의 의사에 맡긴다는 것이다. 호칭에다 잘못 의미를 부여했을 때의 부작용이 「대학」과 「대학교」에 있었던건 사실인데 그게 같아지는 셈이다. ◆「대학」은 빈약하고 힘이 모자라 「대학교」가 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대학의 본질과는 아무 관계없는 오도된 생각이다. 그런 잘못을 유도하는 제도였으므로 바로잡는 게 당연하다. 아마도 이런 「잘못됨」은 그밖에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것만 바로잡아도 트집의 빌미를 많이 줄일 것 같다.
  • 우애회복을 위한 문화교류(사설)

    부모가 자손에게 남기는 가장 간절한 유언은 『동기간에 서로 사랑하여라』이다. 우리네 조상들은 우애를 신칙하는 일을 자녀교육의 근본으로 삼았다. 분단의 상황이 이렇게 오래되고 서로 눈흘기며 대화를 하는 족족 깨어지기만 하는 오늘의 우리 모습은,동기간에 우애하며 사는 미덕을 모두 상실해버린 희망이 없는 세대다. 이대로 굳어진다면,우리에게 그토록 소중한 생명력의 근원이었던 동기간의 사랑의 능력은 아주 퇴행할지도 모른다. 문화부와 통일원은 11일 「통일소원 민속잔치」를 벌인 자리에서 남북문화교류 5원칙을 내놓았다. 일방적으로 많은 제의를 했지만 그중의 일부도 수용할 태세를 보여주지 않고 있는 상대에게 또 하나의 카드를 내놓은 셈이다. 그러나 새로 내보인 문화교류 5원칙은 좀 다른 데가 있다. 민족은 정의와 감수성을 자극하는 진솔함이 담겨 있어서 희망을 갖게 한다. 흔히 폴란드의 개혁은 노동자가,헝가리는 정당이,그리고 동독의 그것은 민중이 이룬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의 완고한 분단장벽은 무엇으로 허물 수 있을까. 그건어쩌면 조상 대대로 내려온 정서적 미덕인 형제애의 회복으로 가능할 것이다. 추수한 양식가마를 지고 형제가 밤새도록 서로의 곳간으로 져나르다가 다리위에서 부딪쳤다는 민담이 마을마다에서 채록되는 것이 우리의 전통문화다. 어떤 강건한 장벽이라도 바람처럼 스며서 넘나들게 하는 것,그 정서를 교류하여 정의 온기를 회복하면 효과적인 통일분위기를 성숙시킬 것이다. 「문화교류 5원칙」은 가냘프긴 하지만 가능성을 예감시킨다. 분단이전의 전통문화를 우선 교류한다는 것은 뜻이 있다. 번번이 촉각들을 곤두세워 일을 망치는 정치성을 배제할 수 있고 세월이 지날수록 풍화하고 마모되는 전통문화를 단절상태에서 먼저 구해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뿐만 아니라 민족의 신화에 담긴 세계관이 역사의 벽에 새겨져 전해오는 전통문화는 오늘을 사는 사람들을 일깨워 각성하게 한다. 단절 저쪽에서 사그라질 뻔한 전통이 새로이 다가와 우리앞에 놓인다면 거기 묻어있는 잊혀졌던 정의가 새롭게 살아날 수 있다. 특히 변형되지 않은 원형을 간수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은 불행한 시대에 던져진 우리가 수행해야 할 의무다. 서로 승부와 경쟁심을 유발하는 요소는 배제하자는 생각은 아량있는 동기간만이 보일 수 있는 덕행이다. 대결과 적대감으로 일관해온 남북은 그 덕행을 잃어버려온 타락한 동기간이 되었다. 트집과 억설과 누명으로 피해만 당해왔다고 생각해온 우리에게도 그런 타락한 습성은 오염되었다. 우리쪽에서부터 이 습성을 벗어나려는 노력으로 「문화교류 원칙」은 구상되었다고 생각된다. 할수만 있다면 이 우애의 온기는 얼어붙은 북녘을 녹일 수 있을 것이다. 원래는 우리 모두가 지녔던 것이 지금은 빙면밑에 가라앉은 것,얼음이 녹으면 그것은 수면에 떠오른다. 장벽을 녹일 수 있는 따뜻함으로 솟아 오른다. 체육회담까지 좌절시킨 동토의 땅에 「통일소원」의 희망을 스며들게 할 「문화교류」의 심지에 밝은 불길이 댕겨지기를 기대한다. 꽁꽁 동여맨 폐쇄의 북녘땅을 풀 수 있는 작은 빌미가 되기를 기대한다.
  • 남북 고위회담 공전/북측,한미 훈련 트집

    ◎6차 예비 접촉 【판문점=이건영기자】 남북 고위급회담을 위한 제6차 예비회담이 31일 상오 판문점 북한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열려 그동안 이견을 보여온 본회담 의제표기 문제를 논의하려 했으나 북한측이 팀스피리트훈련 중지문제를 긴급의제로 채택할 것을 주장,실질적인 진전을 보지 못한 채 끝났다. 남북 쌍방은 다음 회담을 오는 3월7일 상오 10시에 갖기로 일단 합의했으나 북한측이 팀스피리트훈련 중지에 대한 우리측의 긍정적인 답변을 전제조건으로 제시,회담 개최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이다.
  • 팀스피리트 축소의 의미(사설)

    오는 3월로 예정된 팀스피리트 90훈련의 규모가 작년보다 10% 감축되는 수준에서 실시되리라고 한다. 이 사실은 남북한문제및 한반도 군축논의의 진척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한미 양국 군당국은 이와함께 이 한미합동훈련에 북한과 중국 그리고 스위스 스웨덴 체코 폴란드 등 중립국 감시위원단 4개국이 참관해 줄 것을 제의했다. 노태우대통령이 엊그제 연두회견을 통해 제의한 팀스피리트 규모 축소에 상응하는 북한측 조치와 우리측의 북한군사훈련 참관요청의 수락을 촉구하는 일련의 조치라 할 수 있다. 새해들어 남북관계의 진전을 가능케해줄 수도 있는 전향적인 노력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팀스피리트」 훈련은 지난 76년부터 한미 양국이 합동으로 수행해온 방어작전훈련에 해당하는 군의 기동훈련이다. 13차례의 과정이 말해주듯 이 훈련은 집단안보의 존재의미를 새기고 한반도에서의 한미연합 억지전략 태세를 다지는 방어개념상의 연습일 뿐이다. 북한측이 억지로 주장해온바처럼 그들을 가상적으로 하는 공격적 훈련과는 그 개념과 내용이 전혀 다르다. 북한측은 그런데도 80년대 냉전적 분위기를 한반도 주변에 의도적으로 조성하면서 이 훈련을 비난해왔고 급기야 지난 83년엔 이를 트집잡아 남북한간 모든 대화와 부분적인 교류를 일방적으로 중단시키기까지 했다. 팀스피리트 훈련 이전에도 한미군 사이에는 포커스 레티나,프리덤 볼트,금룡 등 합동군사연습이 있어 왔다. 군이 있는 곳에 항상 군사적 이동과 작전훈련이 있게 마련이다. 북한 역시 80년대 일관하여 소련과의 군사협력관계를 강화하는 가운데 동해를 중심으로 대규모 해공 합동군사훈련을 매년 실시한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냉전시대의 종막과 함께 오늘날 구체적으로 마주치는 것은 당연히 군축의 문제이다. 지난날의 군비경쟁이 전쟁을 전제로 했다면 군축은 전쟁을 제거하자는 상호간의 의지와 노력을 의미한다. 미소 양국은 사실 과거 냉전체제의 양극이었다. 두나라는 새 국제질서에서도 여전히 두 축이 될 수밖에 없었으나 두나라 정상의 몰타회담 이래 구체적인 군축실현 의지는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반도는 어떠한가. 이제 이 지역에서도 군축논의가 금기의 영역을 벗어나 공식거론되기 시작했다. 국제적 추세에 유연히 대처하고 분단상항을 극복하는 방법론으로서 전진적 변모임에 틀림없다. 사실은 그것이 한반도문제의 궁극적인 해걸의 열쇠이기도 한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90년대 남북대화는 전쟁 재발방지와 긴장완화,평화구조 정착의 필요충분조건이 되는 군축협상을 전제로 한 정치군사회담에의 접근으로부터 시작돼야 할 것이다. 한반도에서의 군비경쟁은 이제 군축경쟁으로 바뀌어야 한다. 전쟁의 위험성은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았으나 전쟁 가능성은 보다 희미해진 것도 사실이다. 군비경쟁에 따른 군사비가 동족간의 삶의 질의 향상과 사회복지증진에 돌려진다면 그것은 총체적으로 민족공동체 의식회복과 분단극복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북한측의 호응을 기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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