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트집
    2026-04-09
    검색기록 지우기
  • 특위
    2026-04-09
    검색기록 지우기
  • 5월 1일
    2026-04-09
    검색기록 지우기
  • 수확
    2026-04-09
    검색기록 지우기
  • 교원
    2026-04-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172
  • [데스크시각] 쌀 협상 유감/오승호 경제부 차장

    쌀 협상을 참 잘했다 싶었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아 뒷맛이 씁쓸하다. 글로벌 시대임에도 쌀 시장을 완전개방하지 않은 나라는 지구상에 우리나라와 필리핀뿐이다. 일본과 타이완은 우리나라처럼 쌀 시장을 일부만 개방했다가 중간에 문호를 완전히 열었다. 필리핀도 오는 6월쯤 쌀 시장 완전개방 여부가 결정된다. 따라서 몇 개월 뒤엔 우리만 쌀 시장을 부분 개방한 국가로 남을 수도 있다. 이런 점을 들어 지난해 미국 등 9개국과 쌀 협상을 했던 정부 관계자들은 “관세화 유예 기간을 10년이나 또 연장했는데 알아주기는커녕, 나무라기만 한다.”고 서운해할지 모른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10년 뒤의 쌀 의무수입 물량을 7%선에서 지켜낸 협상팀의 공(功)을 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러나 관세화 유예 연장을 위한 이행계획서(Country Schedule)의 내용을 차분히 뜯어보면 생각이 좀 달라진다. 충분한 시간적 여유없이 협상을 서두르다 보니 아쉬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먼저 오는 2014년의 쌀 의무수입 물량이 7.96%로 8% 이내에서 방어를 했지만, 기준 연도는 10년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때와 같은 1988∼90년이다. 식생활의 서구화와 국민소득 증가 등으로 쌀 소비량은 매년 크게 줄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10년 동안 88∼90년 연평균 소비량의 4.40∼7.96%를 수입하기로 한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UR협상을 한 지 10년이 지난 점을 들어 지난해 쌀 협상때 기준 연도도 1998∼2000년으로 해야 한다고 요구할 수는 없었을까.2014년의 의무수입 물량이 7.96%인 40만 8700t이라고는 하지만,1998∼2000년의 쌀 소비량을 기준으로 하면 10%를 훌쩍 넘을 수치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2014년엔 24년 전의 소비량을 기준으로 쌀을 수입해야 할 판이다. 협상에서 기준 연도를 늦추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했더라도 협상 상대국에 한 번이라도 제안을 했는지, 궁금할 뿐이다. 의무수입 물량의 10∼30%를 밥쌀용으로 시판할 수 있게 한 점도 개운치 않은 대목이다. 이번 협상은 쌀 시장을 완전개방해 관세화로 가거나 아니면 의무수입 물량을 늘리는 두 가지 방안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수입쌀의 용도까지 제한받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정작 정부가 개입하는 국영무역회사가 외국쌀을 수입하면서 쌀의 용도는 우리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동안 외국산 쌀을 떡 등 가공용으로 한정했던 것에 대해 지난 96년쯤 무역장벽 논란이 있긴 했지만, 내국민 대우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다. 그럼 협상팀이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근본 원인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한 농정 전문가는 “첫번째 단추를 잘못 끼웠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협상팀이 지난해 12월까지 협상을 타결짓지 못하면 쌀 시장을 완전개방해야 하는 것으로 해석하면서 일정에 쫓기게 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규정은 UR 농업협정문 부속서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쌀 이외 일부 품목에 대한 검역문제로 논란을 빚은 이른바 ‘이면합의설’도 진위 여부를 떠나 ‘12월 시한론’에 얽매인 것과 연결지어 볼 수 있다. 쌀 협상에 정통한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미국 중국 태국 호주 등 4개국에만 수입 쿼터를 할당해 준 것을 보고 인도가 작년 12월20일쯤 ‘우리도 쿼터를 달라.’고 트집잡기 시작했고, 협상팀은 12월31일까지 협상을 끝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인도와는 의무수입 물량과는 별도로 해외원조용 쌀 9121t을 우선 수입하는 선에서 마무리지었다. 그러나 중국·아르헨티나가 “쌀 이외 농·축산물의 검역 문제도 고려해 달라.”고 요구하는 등 시간이 없는 협상팀에 악재가 잇따랐다. 여기에서 이면합의 여부를 따지려는 것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농림부는 최소한 쌀 이외 부가적 합의 사항을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 ‘비(非)보도’를 전제로 즉시 알려줬어야 옳았다. 정부는 국회 비준 과정 등에서 문제가 더 불거지기 전에 농심을 달랠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시장개방 흐름에 맞춰 쌀산업 구조조정과 쌀 이외 품목 대비책을 마련하는 데 매진할 수 있다. 오승호 경제부 차장 osh@seoul.co.kr
  • [사설] 남북회담 재개 머뭇거릴 이유없다

    이해찬 국무총리와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자카르타에서 만나 남북 당국자간 회담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남북이 올해 6·15 공동선언 5주년을 맞아 ‘화해와 협력’ 정신을 되살리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한다. 예정된 회담은 아니었지만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최고위급의 만남이어서 상당한 의미로 받아들여도 좋을 것이다. 지난해 7월 김일성 주석 조문파문 이후 교착된 남북관계가 이를 계기로 실질적인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 남과 북이 당국간 회담을 더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 그동안 툭하면 남북회담이 중단됐던 것은 남북이 좁은 시야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뢰는 자주 접촉해야 쌓이는 것이고 사소한 사안마다 명분을 내세우고 트집을 잡는다면 진전이 없을 것이다. 서로의 생각이 다를수록 더 접촉을 늘려야 이해의 폭도 넓어진다. 최근 북한이 산불진화를 위해 남측 헬기의 비무장지대 진입을 허용한 것이라든가 월북어선을 송환한 것 등은 평가할 만하다. 또 조류독감 퇴치를 위한 협력과 비료지원 요청 등도 교류협력은 중단되어서는 안 됨을 보여준다. 남북대화는 교류협력뿐 아니라 북한핵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긴장을 해소하는 데도 긴요할 것이다. 북한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도 지난해 6월 이후 중단상황에 있다. 그동안 북한은 핵무기 보유를 선언했고, 최근에는 영변 원자로의 가동을 중단해 플루토늄 추출의 의심을 받고 있다. 미국측은 6자회담이 불발될 경우 다른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압박하고 있다.6월 위기설도 있어 불안한 상황이다. 시간만 끈다고 근본해결책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물러서고 다가서는 전략적 유연성도 필요하다. 지금은 북한이 다가설 차례다. 시기를 놓쳐 긴장의 끈이 끊어진다면 명분도 실리도 없다. 핵문제를 미국과만 협상하려는 태도도 버려야 한다. 남한이 균형자든, 중재자든 역할을 하자면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할 것이 아닌가. 남북대화와 협력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것보다 더 나은 안전판은 없다.
  • [김홍신의 세상보기] 독도,진정 한국 땅이기 위하여

    [김홍신의 세상보기] 독도,진정 한국 땅이기 위하여

    참으로 소중한 추억 가운데 하나는 이틀 동안 독도에서 우리 땅의 냄새를 제대로 맛본 기억이다. 독도를 떠날 때 막사 앞 작은 화단에 꽃씨를 심어 놓고 왔지만 해마다 꽃이 피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우리 일행은 헬기로 수송한 방송장비를 설치하고 독도에서 생방송으로 태극기를 휘날리며 거침없이 당당하게 한국 땅임을 자랑했다. 바람이 하도 드세어서 헬기장 쇠말뚝에 밧줄을 걸어 내 허리춤에 묶은 채. 굳이 역사를 들추지 않아도 내 조국의 끝자락이 분명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른 뒤, 비밀문서로 분류된 외교문서 속에 그 날의 생방송을 트집잡는 항의문서가 포함돼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3·1절을 앞두고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에서 주한 일본대사가 서슴없이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억지소리를 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우리나라가 실효적으로 영유권을 지배하기 때문에 기존의 무대응 입장을 유지한다.’고 했다. 우리 땅을 굳이 우리 땅이라고 주장하지 않아도 우리 땅일 수밖에 없다는 논리는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틀’에서나 가능한 것이다.‘비상식과 기획된 음모’ 앞에선 효력이 상실되기 마련이다. 우리말에도 ‘억지가 논 서마지기보다 낫다.’고 하지 않았는가. 목적이 분명한 의도로 치밀하게 덤비는 일본의 집요함에도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정부 태도에 자존심 상한 국민이 많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 유엔 해양법 제121조 3항에 ‘인간이 거주할 수 없거나 그 자체의 경제활동을 유지할 수 없는 암석은 배타적 경제수역을 가지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그래서 1999년에 발효된 이른바 신 한·일어업협정에서 우리 정부는 독도를 제외함으로써 일본의 야욕에 빌미를 준 측면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일본은 보란 듯이 일본 영토로 못박고 나섰다. 파도 치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암석인 오키노도리섬(가로 2m×세로 5m)에 300억원을 투입해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들어 남한 반절 크기의 영해를 확보하기도 했다. 유인도는 2가구 이상의 인구가 거주해야 하고 식수와 수목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독도를 국제법상 유인도화하는 것이 정당방위일 것이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지만, 서도의 벼랑끝 지점에 식수로 부족함 없는 샘이 존재하고 있다. 과거에 거주했던 어부가 개발한 것이다. 오래 전에 토끼를 방목하는 바람에 수목이 피폐해진 점도 국가가 독도 관리를 잘못한 탓 가운데 하나일 수밖에 없다. 산림 전문가의 소견에 따르면 화산섬에 구덩이를 파고 모진 해풍에 견딜 만한 수종을 개발해 이식하고 관리만 잘해 준다면 독도에 수목이 자랄 수 있다고 한다. 2가구 이상의 거주자 문제는, 독도 인근의 고급 어족자산 때문에 숙박시설과 판로만 확보되면 거주할 어부가 생길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성금을 모아 매달 일정액의 지원금을 지급하면 거주자가 분명 생긴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일부에서는 독도에 선박해상관광호텔을 정박시키면 자연스럽게 경제활동이 일어난다고 한다. 선착장을 증설하고 잡종지 지번을 부여하면 그만이라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리는 점도 유념했으면 한다. 일본이 50년간 집요하게 주장하고 항의하는 까닭은 언젠가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이기겠다는 수작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가 국제사법재판관 한 사람 키워내지 못하고 그럴 각오도 하지 못하는 사이에 일본은 끊임없이 일본인 재판관을 배출했고 현 재판관도 마사코 왕세자비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문제는 한국의 분명하고 단호한 의지가 국제적으로 보여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 땅이 분명하다면 무엇이 두려워 유인도화하지 못하며 무엇이 겁나서 국민들의 자유로운 입도를 꺼리는 것인가? 천연기념물이기 때문이라는 핑계가 옹색해 보인다. 같은 천연기념물인 마라도와 홍도를 한국인들은 자유롭게 출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 당당하지 않으면 훗날 무서운 재앙이 된다는 사실에 숙연했으면 한다. 우리는 자유롭게 독도 여행을 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싶다.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7) 계룡산과 신종교들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7) 계룡산과 신종교들

    ●정감록, 대항 이데올로기, 신종교, 주체적 근대화운동은 함수관계 ‘정감록’과 나의 만남은 조선의 지배 이데올로기인 성리학을 꺾기 위한 대항 이데올로기가 과연 존재했느냐 하는 화두에서 비롯됐다. 이 문제를 풀려고 나는 서양의 종교사, 중국의 태평천국, 백련교 등에 관한 책을 읽으며 암중모색을 하던 중 ‘정감록’, 대항 이데올로기, 신종교 그리고 주체적 근대화운동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믿게 됐다.“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원불교, 다양한 농촌운동을 전개한 천도교의 경우에서 보듯 신종교는 근대화운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았다. 뭉뚱그려 말하면, 조선 후기 평민 지식인들이 생산·보급한 ‘정감록’은 동학·증산교 및 원불교 등 한국의 대표적인 신종교들을 낳았다는 것이다. 이들 신종교는 성리학에 대항한 새 이데올로기일 뿐만 아니라 근대화를 위한 대안의 구실도 할 만했다.19세기 말부터 이들 신종교는 민중의 입장에서 ‘제생의세’(생명을 살리고 병든 세상을 치료)와 ‘해원상생’(원한을 풀어 서로를 살림) 운동을 전개했다. 이것은 평민 지식인들이 주도한 운동이란 점에서 한국사상사의 큰 결실이었다. 그러나 이런 신종교들이 기성 이데올로기를 대체하기 전에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했다. 한국 사회는 조선 후기 평민 지식인들이 애써 창안한 대항 이데올로기를 외면한 채 기독교, 자본주의, 사회주의 등을 수입하는 처지가 됐다. 새 이데올로기를 도입한 사회세력들은 신종교를 일괄 매도하는 경향이 심했다. 그들은 신종교를 ‘유사종교’라든가 ‘사이비종교’라며 무시하고 억압했다. 비유컨대, 수입상품을 팔아먹으려고 토산품에 대해 흑색선전을 펴는 격이었다. 간혹 일부 신종교 단체들이 물의를 일으켰다 해도, 그것으로 신종교 전체를 매도해서 될 일인가. 참고로 말하면 일제시기 신종교 단체들의 인기는 대단했다. 오늘날의 기독교나 천주교보다 수십 배 신도 수가 많았다. 우리는 더 이상 냉혹한 비판자의 편향된 시각에서 신종교 단체들을 홀대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수십년 전 수백만 민중의 지지를 받던 신종교는 ‘정감록’에서 영감을 얻었거나, 사상적 영향을 받았다. 그런 점 때문에 ‘정감록’을 이야기하다 보면 자연히 신종교를 말하게 되고, 신종교를 논의하면 당연히 정감록 이야기를 빠뜨릴 수 없다. 정감록이 신종교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끼친 부분은 ‘때가 되면 진인이 나와서 계룡산에 도읍한다.’는 대목이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신종교마다 일치하지 않아 여러 형태로 구별된다. 나는 편의상 그 형태를 청림교형·보천교형·원불교형 등 3가지로 구분해 부르겠다. 이들의 차이점을 자세히 살펴보는 것은 정감록, 대항 이데올로기, 신종교 그리고 자주적 근대화운동의 상관관계라는 큰 주제에 접근하는 내 나름의 방법이다. ●전통적 정감록 신앙에 근접한 청림교형 신종교 단체들 가운데 조선 후기의 전통적인 정감록 신앙에 가장 가까운 형태를 띠는 것을 나는 청림교(靑林敎)형이라 한다. 엄밀히 말해, 청림교가 늘 그랬다는 뜻은 결코 아니며, 단지 1932년에 발생한 이른바 청림교 사건에서 드러난 그 교단의 모습에서 정감록 신앙의 원초적 형태를 재발견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자취 없이 사라진 청림교지만 본래 1920년 동학에서 갈라져 나올 때만 해도 그 세가 만만치 않았다. 교당이 만주와 지린에까지 세워져 한때 신도 수가 30만명을 오르내릴 정도였다. 청림교는 항일운동에도 열심이어서 일제가 눈엣가시처럼 여겼다고 하는데 마침 1932년 2월 말에 터진 청림교 사건이 결정적인 탄압의 구실이 됐다. 당시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상상하던 정감록과 신종교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사건의 내용을 개관해 보자. 이 사건을 통해 우리는 ‘정감록’을 빙자해 ‘어리석은 백성’을 현혹하는 신종교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물론 언론에 밝혀진 사건의 상당 부분은 일제가 조작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봐야 한다. ●자하도 진인이 보내온 만병통치약 1932년 2월27일자 경성일보에 따르면 일본 경찰은 청림교주 태두섭을 비롯한 30명을 긴급체포했다. 전국 각지에서 농민들에게 금품을 갈취해 사복을 채운 혐의로 붙들려온 이 교단의 간부 11명에게는 결국 실형이 선고됐다. 청림교측은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고 한다. “바야흐로 계룡산에 신국가 건설사업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정감록’에 약속된 대로 곧 진인이 나와 국권을 손에 쥘 것이다. 진인은 이미 청림교 간부들과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는 단계에 있는데 남해 자하도라는 무인도에 숨어 있는 칠성관이 바로 정감록에 예언된 진인이다. 누구든지 청림교를 제대로 믿기만 하면 이 다음에 크게 벼슬한다. 몸에 병이 있는 사람도 아무 걱정하지 마라. 청림교에는 자하도에서 몰래 가져온 신약이 있다. 이 약만 복용하면 만병이 통치되고 불로장생한다.” 청림교에서 말한 자하도와 칠성관은 물론 가공의 섬, 가공의 인물이었다. 다만 ‘정감록’에 남해의 어느 섬에서 진인이 나와 계룡산에 도읍한다고 돼 있는 것만은 사실이라서 많은 정감록 신봉자들은 그 말에 귀를 기울였다고 본다. 청림교측은 진인의 실체를 칠성관으로 파악하고 있던 데다가 진인이 머무는 남해의 섬을 자하도로 정확히(?) 밝혔고, 또 그 진인과 이미 왕래를 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하는 바람에 그럴싸하게 들렸던 것이다. 또한 청림교측은 진인이 직접 조제했다는 선약(仙藥)을 시판하기도 했다.‘정감록’에는 진인이 약을 만든다는 말이 전혀 없다. 그렇긴 해도 사람들은 세상을 구하러 나올 진인이라면 그 정도 능력쯤이야 있을 법하다고 믿었다. 진인이란 용어가 본래 도교적인 데다 도교는 장생술(長生術)을 추구하므로 진인과 선약의 관계는 누구에게나 밀접해 보였을 것이다. 이런 사정으로 미뤄 볼 때 불치병에 시달리던 사람들이 청림교측이 파는 선약에 관심을 가진 것은 무리가 아니었다. 만일 식민지 경찰의 수사 결과가 사실이었다면, 청림교 간부들은 이런 ‘황당한’ 거짓말로 ‘어리석은’ 농민들을 속여 사기행각을 거듭했던 셈이다. 거듭 말하지만 나는 일제가 발표한 청림교 사건을 액면 그대로 믿지 않는다. 이 사건은 청림교를 탄압하기 위해 일어난 것이었고, 수사 과정에 혹독한 고문이 있었다. 따라서 사건에 관한 보도 가운데도 일경의 왜곡과 조작이 섞여 있을 수가 있다. ●정감록 신앙의 원초적 형태 어쨌거나 청림교 간부들의 언동에는 조선 후기에 널리 퍼져 있던 정감록 신앙의 원초적인 모습이 재발견된다. 계룡산 천도설의 주인공인 진인의 능력을 빌미로 신도를 끌어들이고 조직의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방법 말이다. 비슷한 일이 18세기 정조 때도 있었다. 그때 어떤 사람들은 진인이 해도에서 몰래 군대를 기르고 있다며 군인들이 입을 군복을 마련한다는 빌미로 금품을 거둔 사례가 있었다. 또 어떤 이들은 해도에 있는 진인에게 물어 미래의 운세를 봐주겠다며 의뢰인에게서 복채를 챙기기도 했다. 묘향산 등지에 머무는 진인에게 부탁해 액막이를 하겠다며 제수용품조로 거금을 제공받은 이도 있었다. 청림교 사건에 투영된 신종교의 모습은 대강 이렇다. 이 단계의 신종교는 아직 기성 이데올로기에 대항할 만큼 뚜렷이 정제된 이념을 갖지 못했다. 그 단체의 수장은 스스로를 진인이나 새 세상을 건설할 주역으로 제시하지도 못하는 가운데 정감록에 언급된 진인을 내세워 교단의 조직을 보강하고 운용자금을 거두는 정도다. 이들 신종교는 그저 ‘정감록’을 시세에 맞춰 풀이해 현세적 이익을 도모하는 정감록 신앙에 지나지 않았다. 사실 일제시기 계룡산에 난립해 있던 신종교 단체는 대체로 그 수준이었다. 각지로부터 계룡산에 이주해온 정감록 신봉자들 중에는 일인교단(一人敎團)에 머문 경우도 많았다. 계룡산을 처음 찾았던 1980년대 후반에도 나는 이런 형태의 정감록 신자들을 많이 보았다. ●국가적 차원에서 천지개벽을 바라본 보천교형 그와 다른 차원에서 정감록의 계룡천도설을 수용한 신종교 단체들도 있었다. 정연한 교리체계를 갖추고 국가나 민족의 입장을 내세운 경우인데, 그 대표적인 사례로 나는 보천교(普天敎)를 손꼽는다. 지금은 그 존재가 희미해졌지만 일제시기 보천교는 위세당당한 신종교였다. 보천교는 1911년 증산교에서 독립됐다. 창립자는 차경석(車京石·본명은 輪洪)으로 그는 증산교와 동학의 교리를 녹여내 나름대로 새 세상을 준비했다. 인의(仁義)의 실천을 기본교리로 정했고 경천(敬天)·명덕(明德)·정륜(正倫)·애인(愛人)을 4대강령으로 삼아 상생(相生)·대동(大同)을 강조했다. 한데 이 신종교의 가장 큰 특색이라면 교주 차경석이 ‘정감록’을 적극 원용한 점이다. 그는 천지운도(天地運度·새 세상)를 열 사람은 자기뿐이라며 진인을 자처했다. 새날이 오면 한국은 세계 종주국가가 된다던 차경석의 주장은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1920년대 말 보천교는 동아시아가 한세상이라고 주장함으로써 일제의 대동아공영권에 동조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하였지만, 보천교의 본래 모습은 그렇게 친일적인 것이 아니었다. 보천교 신도들은 일본 상품을 철저히 배격했고 토산품 자급자족운동을 했다.1919년 독립만세운동이 끝난 뒤 허탈감에 빠져 있던 민중은 이런 보천교의 민족적인 성격에 호응해 교세가 급속히 팽창했다.1920년대 중반은 보천교의 전성기로 간부 수가 55만명을 헤아렸고 신도는 6백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곧이듣기는 어렵지만 1920년 당시 조선총독부가 조사한 기독교 신자 총수 32만 3574명과 비교해 볼 때 보천교의 교세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보천교는 기독교의 20배쯤 되는 신도 수를 자랑했던 것이다. 그들은 ‘정감록’을 인용해 대한독립이 임박했다고 주장했으므로 일제는 보천교의 일거수일투족에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교세가 워낙 큰 데다 교주 차경석의 카리스마가 절대적이어서 감히 교단 해체를 명령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비유하면 당시 보천교는 구한말 동학이 누렸던 민중종교의 위상을 가졌던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식민지 당국이 보천교의 활동을 방치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일설에 따르면 일경에 체포돼 곤욕을 치른 보천교 신도가 3만명 이상이었다고 한다. 조선총독부는 보천교를 반국가적 ‘음모단체’로 규정해 놓고 사사건건 트집을 잡았다. 보천교의 ‘음모’는 대한독립을 목적으로 삼은 것이었고 그 핵심이 ‘정감록’의 계룡산 도읍설이었다.‘정감록’에 “계룡산의 돌이 하얗게 되고, 초포에 배가 다닐 때 세상일을 알 수 있다(鷄龍白石 草浦行舟 世事可知).”는 구절이 항상 문제였다.‘세상일을 알’ 거란 문구를 보천교측은 교주 차경석의 등극으로 풀이했다. 그런데 마침 1924년은 육십갑자가 새로 시작되는 갑자년이라 보천교 신도들은 그 해를 신국가 출범 시기로 보았다. 이른바 지상낙원인 후천세계(後天世界)가 시작될 갑자 원년으로 간주했던 것이다. 종교적 카리스마가 막강했던 차경석은 일반인들 사이에도 인기가 높아서 사람들은 동양을 지배할 권력자라는 의미로 그를 차천자(車天子)라고 불렀다 한다. 물론 비웃음을 담아 그렇게 부른 경우도 적지 않았을 테지만. 1929년 낙성된 보천교의 본부 건물 십일전(十一殿)은 보천교의 교세를 반영한다. 전북 정읍에 건립된 이 건물은 지붕을 덮은 기와가 황금빛을 뿜었으며, 경복궁 근정전보다 무려 2배나 컸다.1924년 등극설이 무위로 끝났기 때문에 보천교측에선 바로 그 십일전에서 기사년(己巳年·1929년) 기사월(己巳月) 기사일(己巳日)에 교주 차경석이 천자로 즉위한다는 소문을 퍼뜨렸다. 기(己)와 사(巳)는 글자의 생김이 서로 비슷한데, 두 글자는 10간과 12지의 중간으로 최상의 양기를 상징한다. 특히 뱀을 뜻하는 巳는 용(辰)과 더불어 성인(聖人) 즉 임금을 가리킨다. 따라서 “기사년 기사월 기사일”이라면 보통 임금이 아니라 전 세계를 뒤흔들 만큼 지도력이 강한 왕이 등장할 시점으로 해석된다. 이 소문으로 수백만 보천교도들은 대한독립의 임박을 믿었고, 그러자 식민지 당국자들은 행여 큰 소요라도 일어날까 봐 전전긍긍했다. 하지만 차경석은 왕이 되지 못한 채 1936년 병으로 죽었다. 조선총독부는 그 소식을 환영했고 보천교 분쇄공작에 나섰다. 졸지에 지도자를 잃은 보천교는 사분오열돼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차경석이 죽은 뒤에도 보천교 신도의 상당 수는 여전히 ‘정감록’의 계룡산 도읍설에 건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신왕조의 수도로 예언된 계룡산에는 후천개벽의 기운이 넘친다. 머지않아 계룡산 신도안에 도읍할 정진인은 차경석의 손자 정동영이 틀림없다.” 일부 신도들은 이런 말을 퍼뜨리며, 차경석의 어머니가 이웃의 정모라는 사람에게 성폭행을 당해 차경석을 낳았기 때문에, 그의 실제 성은 정씨라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폈다. 1930년대 후반 총독부 관변 민속학자 무라야마 지준이 쓴 조사보고서를 읽어 보면, 당시 차경석의 손자는 행방불명이 되고 없었다. 그 점에 대해 신도들의 설명은 달랐다.“차천자의 손자 정동영은 깊은 산속에 숨어 밤낮으로 심신을 수련하고 있다. 이제 정동영이 다시 나타난다. 새 세상에선 정동영을 받드는 사람들이 신양반이 돼 요직을 차지한다.” 성폭행설까지 조작해 자기네 교주의 성까지 바꾼 것은 억지스럽고, 교주가 ‘천자’에 즉위한다고 했던 점은 시대착오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천교의 주장엔 긍정적으로 평가될 부분이 있다. 그들은 정감록 신앙을 대한독립, 지상천국인 후천세계의 관념과 결부시킴으로써 일제에 저항할 원동력을 제공했고, 단순히 항간에 떠도는 예언이 아니라 식민지 지배체제에 대한 대안으로 탈바꿈시켰다. 비록 엉성하긴 했지만 큰 변화였다. 한편 원불교에선 계룡산을 무엇으로 이해했는가 하는 문제는 따로 살펴보겠다.(푸른역사연구소장)
  • 美 “상황 오판 말라” 강력 경고

    핵무기 개발과 파리크 하리리 레바논 전 총리에 대한 폭탄 테러로 인해 미국과 대립각을 세워온 이란과 시리아가 16일(현지시간) 공동전선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한 데 대해 미국이 강력히 반발, 중동지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모하마드 레자 아레프 이란 부통령은 이날 테헤란에서 나지 알 오타리 시리아 총리와 만난 뒤 도전과 위협에 직면한 시리아를 적극 도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레프 부통령은 “우리는 모든 방면에서 시리아가 위협에 맞설 수 있도록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알 오타리 총리도 “민감한 시점에서 양국이 여러가지 도전에 대해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측은 ‘도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이 이란의 핵개발 의혹을 트집잡아 ‘제 2의 이라크’로 겨냥하고 있고 시리아에 대해선 1만 5000여명의 군대를 레바논에서 철수시키지 않으면 추가제재를 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는 해석이 중론이다. 공동전선 구축 발표와 맞물려 하산 로하니 이란 핵협상 대표는 “다양한 에너지원 확보 노력을 중단해서는 안된다.”며 7곳의 원자력발전소를 계속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시리아 역시 러시아로부터 지대공 미사일을 들여와 방공망을 보완하겠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상황을 오판한 것’이라며 양국은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을 준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는 미국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와 관련돼 있는 만큼 (공동전선은) 이슈를 근본적으로 오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란에 핵연료를 공급하지 말라는 미국의 요청에도 불구, 러시아가 이란 부셰르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될 핵연료 선적 계약에 오는 26일 서명할 예정이라고 이란 원자력기구 아사돌라 사보우리 부의장이 17일 밝혔다. 러시아는 ‘이란이 사용한 핵연료를 10년쯤 뒤 시베리아로 반환하기 때문에 핵무기 제조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데스크시각] 은행 금리인상 자제하라/오승호 경제부 차장

    꾀가 있고 눈치가 빠른 것을 약삭빠르다고 한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많이 본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사물을 조명하는 것에는 인색하기만 하다. 자신의 이익 챙기기에 열중할 뿐, 남에 대한 배려는 뒷전이다. 세상이 하도 각박하다 보니 무조건 나무라기도 어려울 테지만, 남 보기엔 볼썽사나울 때가 많다. 생뚱맞은 소리일지는 모르지만, 최근 은행들의 움직임을 보면 참 야박하다는 느낌이 든다. 국민·하나은행에 이어 엊그제는 농협이 가세하는 등 예금금리 인상 경쟁을 하는 것 같아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출수요가 없다는 이유를 대며 금리를 낮췄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이자소득을 많이 기대하는 퇴직자나 현금 자산이 많은 부유층은 “웬 트집을 잡느냐.”고 할지 모른다. 물가상승 때문에 예금을 해도 손해를 보는 저금리시대인 점을 감안하면 반가운 소식일 수도 있다. 그러나 예금금리 인상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올리고 나면 조달금리가 높아진 점을 내세워 대출금리도 덩달아 끌어올리는 속성이 있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예금금리를 올리는 것은 대출금리 인상의 수단이 될 수 있다.”면서 “주가가 뛰는 등 경기가 좀 좋아지는 느낌이 드는데 예금금리 올리기가 부담이 된다.”고 토로했다. 그런데도 일부 은행들은 대출금리마저 올릴 채비를 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힘겹게 대출금을 갚고 있는 개인과 기업의 이자부담이 커져 소비와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 지난 1월의 두자릿수 수출증가율, 백화점 매출과 자동차 내수판매 호조 등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낙관하기엔 이르다. 민간소비가 연말연시와 설 반짝수요, 고소득층에 국한되어선 안 된다. 가계부채 조정과 기업투자, 일자리 창출 등이 원만히 이뤄져 중산·서민층의 소비가 살아나야 경기침체의 긴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다. 은행권의 금리인상 이유도 액면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은행들은 시장금리 오름세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한다. 과연 시장금리가 뛰는 원인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때문만일까. 한국은행 고위 관계자는 “기관투자가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 들어서도 채권을 많이 처분하고 있어 금리상승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계부채 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소비의 온기가 돌기 시작했는데, 올 상반기 말에는 소비회복 추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의 금리조정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경제흐름과 가계의 고충을 헤아리는 등 은행의 공공성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경제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큰 때다. 은행들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은행들은 잇속을 챙기기 위한 금리인상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예금금리는 올려봐야 지난해 말 현재 268조 9000억원대인 기존 정기예금 가입자에겐 혜택이 바로 돌아가지 않는다. 반면 대출이자는 고정금리를 제외하고는 이미 돈을 빌린 사람들도 높은 금리를 물어야 한다. 한은 관계자는 “대출수요를 감안할 때 1,2금융권의 지난해 4·4분기말 현재 가계부채는 전분기 말 442조원보다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대출금리가 0.1%포인트만 올라가도 수천억원의 금리부담이 추가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은행들은 지난해에 사상 최대 규모인 8조원대의 흑자를 냈다. 장사를 잘한 것은 칭찬받을 일이다. 돈을 많이 번 만큼 빚 갚기에 허덕이는 서민들의 고통을 외면하기도 힘들 것이다. 예금금리 인상이 전체 금리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경제에 타격을 주지 않도록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오승호 경제부 차장 osh@seoul.co.kr
  • [길섶에서] 재수생/이용원 논설위원

    대학입시를 ‘대학생을 선발한다는 명목으로 재수생을 배출해 내는 시험제도’라고 트집 잡은 이는 작가 이외수이다(1994년 간 ‘감성사전’에서). 하긴 학구파를 ‘학점구걸파’로, 명예박사를 ‘자신이 진짜 박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대학이나 학술단체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사람’이라고 풀이했으니, 그는 아마 세속의 학문 성취가 비위에 안 맞았던 모양이다. 2005학년도 대학입시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중복 합격에 따른 연쇄이동이 남아 있다고는 하나 주변에서는 재수를 택한 수험생 이야기가 이미 적지 않게 들린다. 굳이 학벌 욕심이라고 타박할 건 없다. 젊은 나이에 목표를 정해 다시 한번 도전하겠다는 자세를 긍정적으로 보아주면 된다. 다만 재수가 쉽지 않은 과정임을 생각하면 측은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재수생이란 학생도, 사회인도 아닌 어정쩡한 위치이다. 게다가 대학에 들어가 미팅이다, 아르바이트다 한창 젊음을 구가하는 친구들을 보면 속도 끓을 터이다. 그러나 재수생 후배들이여 너무 기 죽지는 말아라. 긴 인생에서 1∼2년은 잠깐일 뿐이다. 자, 재수생 후배들 홧팅!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더 헌팅(SBS 오후 11시45분) 엘레노어(릴리 테일러 분)는 11년 동안 병든 어머니를 돌보며 세상과 격리돼 지내지만, 어머니가 죽자 갈 곳 없는 신세가 된다. 막막해하는 엘레노어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오고, 전화의 목소리는 심리학 실험에 참가할 사람을 구하는 신문광고를 보라고 알려준다. 광고는 수면장애를 가진 실험 대상자를 구하는 내용으로, 힐 하우스라는 대 저택에서 1주일을 지내면 900달러를 준다는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있었다. 사실, 이 실험은 매로 박사(리암 니슨)가 공포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연구하기 위한 것. 엘레노어 외에도 자기도취가 심하지만 용감하고 매력적인 테오(캐서린 제타존스), 돈을 벌기 위해 실험에 참여한 냉소적인 루크(오웬 윌슨)가 중세식 저택 힐 하우스에 모여든다. 세 사람이 처음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박사는 집에 얽힌 이상한 얘기를 들려주는데, 갑자기 박사의 조수 메리가 피아노 줄이 끊어져 눈을 다치는 사고를 당하는 등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이 흐른다. 이때부터 악령의 집에 도사린 원혼이 불청객들을 공격하기 시작하는데…. 드라큘라 백작의 트란실바니아성을 연상케 하는 고딕식 건물이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집안의 장식품들이 사람들을 공격하는 장면도 섬뜩하다. 하지만 특수효과를 너무 남발해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리 잭슨의 공포소설을 원작으로 한 1963년 로버트 와이즈 감독의 영화를 ‘스피드’‘트위스터’의 얀 드봉 감독이 1999년에 리메이크했다.125분. ●선샤인 보이스(EBS 오후 1시50분) 허버트 로스 감독의 1975년 작. 앨 루이스(조지 번스)와 윌리 클락(월터 매튜)은 기억도 오락가락하고 거동도 느릿느릿한 백발노인이지만, 왕년엔 환상의 콤비로 이름을 날린 코미디언들이다. 옛날 무대에서 티격태격하며 배꼽을 쥐게 했지만, 실제로는 사이가 좋지 않다. 앨의 은퇴로 명콤비가 해체되면서 거의 앙숙이 돼 오랫동안 말도 안 나누고 지내온 상태. 쇼프로 감독인 윌리의 조카 벤(리처드 벤저민)은 특집방송을 앞두고 앨과 윌리의 재결합을 위해 동반출연을 제의하지만, 리허설에서 둘은 서로 트집만 잡다 사이만 더 나빠진다. 우여곡절 끝에 촬영에 들어간 두 사람. 앨은 윌리가 가장 싫어하는 행동을 하고, 윌리는 그간 마음에 담아뒀던 불만을 쏟아내다 심장마비로 쓰러진다.125분.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박동섭 가족클리닉 행복만들기] 싸움꾼 아내랑 이혼할래요

    서울신문은 김영희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의 이혼클리닉에 이어 12일부터 ‘가족클리닉, 행복만들기’ 상담 칼럼을 주 1회 연재합니다. 대학에서 가족법을 강의한 박동섭 변호사와 한국가족상담소 이사인 안귀옥 변호사가 번갈아 연재할 이 칼럼에서는 부부·고부갈등, 자녀 문제 등의 고민을 듣고 최선의 해결책을 모색할 것입니다. 상담 의뢰는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서 받습니다. 결혼 18년차로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평범한 직장 남성입니다. 저는 남과 다투는 일이 없는데 마누라는 직장에서나 동네에서나 싸우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요즘엔 이웃과 만나지 않으니 부부싸움이 너무 잦습니다. 시시콜콜한 문제로 열흘에 한번씩 난리를 쳐 더 이상 마누라와 어떤 말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마누라에겐 왜 그렇게 싸울 일이 많은지, 그토록 트집을 잘 잡는지…. 싸움을 걸어오면 참다 못해 윽박지르거나 욕을 내뱉고 맙니다. 피하면 쫓아다니며 따지고, 괴롭히고…. 부부가 아니라 ‘웬수’임에 틀림없어요. 결혼해서 산 시간보다 앞으로 남은 시간이 더 많은데, 이제 이혼해야 하나 봐요. -유신임- 유신임씨, 결혼생활을 18년이나 지속하며 자녀를 두 명이나 낳아 키운 남편이자 아빠로서, 가정의 불화에 시달리고 있다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아내가 싸움을 많이 한다고 했는데 남과 싸움을 잘하는 사람은 항상 싸움걸기를 좋아하고, 싸움을 하지 않으면 심심해 살기 어려운가 봅니다. 최근 신임씨가 직장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만 지내고 있는지, 그래서 부쩍 부부싸움이 늘어난 것은 아닌지 궁금합니다. 신임씨의 일방적인 이야기를 듣고서 답변을 한다는 점이 마음에 걸립니다. 아내의 말을 들어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거든요. 물론 양쪽 이야기를 다 들어봐도 정답이 나올 수 없는 가정문제가 허다할 것입니다. 이야기를 다 듣고서 “남편이 잘못 했네.”아니면,“아내 쪽이 틀렸구먼.”이라고 판단을 내린다고 해도 그 부부의 싸움이 끝나는 것도 아니지요. 부부싸움 거리를 보면, 무슨 거창한 문제가 아닙니다. 예를 들면 ‘절대적 진리나 정의는 존재하는가. 인류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신은 존재하는가.’등을 놓고 싸우는 부부는 거의 없습니다. 대개 “머리카락은 왜 흘리고 다니느냐. 치약은 왜 가운데를 눌러쓰느냐. 발을 왜 안 씻느냐.”등 시시콜콜한 문제입니다. 부부싸움을 근본적으로 없애려면 두 사람이 변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적어도 한 사람은 바뀌어야 합니다.‘두 손뼉이 맞아야 소리가 난다.’는 말이 있잖아요. 어느 한편이 피해 버리면 소리가 날 수 없지요. 35년 동안 결혼생활을 한 내 경험을 이야기해 보지요. 맏딸이 유치원에 다닐 때 일입니다. 종알종알 말을 잘하던 아이가 어느날 제게 놀랍게도 “나도 화를 낼 줄 아는 인간이란 말이야!”라고 말하더군요.‘아빠는 1. 엄마랑 싸움하지 말 것 2. 너무 큰 소리 치지 말 것 3. 벌컥 화를 내지 말 것 4. 나를 데리고 뒷동산에 자주 놀러 갈 것’ 등을 요구사항으로 늘어놓았어요. 이 말을 듣고서 “그동안 아이 눈에 비친 아빠의 모습이 이렇구나. 이래선 정말 안 되겠다.”고 크게 뉘우쳤습니다. 그 후 부부싸움을 일체 중단했습니다. 부부 사이에선 자존심 따위를 버려야 합니다. 스스로를 억제하며 상대방을 존경해야 합니다. 남편이든, 아내든 서로를 복종시키려 해선 안 됩니다. 그리고 실제로 복종시킬 수도 없습니다. 차라리 서로가 서로의 종이 돼야 합니다.‘나는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당신의 종이 되어도 좋습니다.’이런 각오만 된다면, 문제는 사라집니다. 다만 “나는 파출부 아니고 뭐야.”“나는 머슴이지 뭐.”식으로 열등감에 빠져 스스로를 비하해선 안 됩니다. 어느 목사가 부부싸움 때문에 상담하러 온 여성에게 물이 담긴 주전자를 주면서 “집에 가서 남편과 싸움이 시작되거든 얼른 이 주전자의 물을 한 모금 입에 머금고 남편의 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십시오.”라고 충고했답니다. 부부싸움이 일어나려 할 때마다 계속 그렇게 하라고 일렀지요. 여성이 그 충고를 따랐더니, 부부싸움은 안개처럼 사라지고, 사랑과 평안이 넘치는 가정이 됐다고 하네요. 그후 이 물을 성수(聖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옛날 우리 조상들도 신혼부부에게 당부한 세 가지 지혜가 있습니다.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장님 3년을 보내라고요. 신혼부부는 결혼하면,3년간 말을 조심하고, 보고도 못 본 체하며, 듣고도 못 들은 척하며 지내라는 명언입니다.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필요한 얘기입니다.
  • 삼국지 번역 아닌 소설 쓴 장정일

    지난 22일 인사동에서 만난 장정일씨는 긴장해 있었다. 대구 서재에서 두문불출 절필 끝에 거둔 열매를 5년 만에 내놓는 자리였으니, 그럴 만도 했다. “처음 출판사의 제안을 받고 많이 고민했습니다. 권력 이야기 위주의 남성적 서사가 체질적으로 맞지 않았거든요. 그러다가 생각을 바꿨어요. 무지막지한 남성적 서사에 한번 맞서보자, 여성독자들 앞에 금줄을 쳐놓고 출입을 막는 군담무협소설 삼국지를 새로 써보자 싶었죠.” 결심이 선 뒤 시중에 나온 관련서적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자료정리에만 2년이 걸렸다.‘장정일 버전’의 차별점을 어디다 찍을까, 고민한 과정이었다. 춘추필법으로 쓰여진 기존 삼국지가 ‘유비는 선, 조조는 악’이라는 이분법적 가치관과 한족 중심 사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데서 답을 찾았다. 중화주의를 탈피하고 변방인물들을 부각시키는, 누구도 주눅들게 하지 않는 ‘우리 삼국지’를 쓰기로 방향을 잡았다. 서사의 재미를 위해 정사 삼국지를 요령껏 비틀었다.“정사에서는 장비 아들 장포가 장비보다 먼저 죽었는데, 극적 효과를 위해 장비가 먼저 죽고 아들이 복수에 나서는 식으로 바꿨다.”면서 “정사와 어떻게 타협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표지에 ‘평역’이 아닌 ‘글 장정일’이라고 굳이 표기한 이유를 물었다.“숱한 번역본이 있는데도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가 교과서처럼 읽히듯 600년 전의 삼국지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뜻에서요. 번역이 아닌, 개인적 창작물임을 밝혀두고 싶었습니다.” 원어 해독 능력이 없는 그가 국역된 작품들만 정보원으로 삼은 한계에 대해서도 트집잡는 이들이 틀림없이 있을 터. 이런 우려에 대해 작가는 “원어 능력이 없었기에 오히려 삼국시대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섭렵하게 됐고, 인물과 사건에 대한 해석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다. ‘삼국지 장정’에서 이제야 빠져나온 그는 “속상하고 손해보는 일을 한 것 같다.”는 뜻밖의 말을 했다.“삼국지가 위·촉·오의 각축 드라마만은 아니거든요. 동아시아 주변국 쪽으로 범위를 넓히면 전혀 새로운 삼국지가 탄생할 수도 있으리란 판단이 섭니다. 더욱 색다르게 변주된 삼국지가 이 책을 기점으로 앞으로 서점에서 경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국가기밀 논란 野 “터무니없다”

    국가기밀 논란 野 “터무니없다”

    한나라당은 박진 의원과 정문헌 의원의 국정감사 질의에 대해 열린우리당이 “기밀 누설”,“스파이 행위”라고 비난하며 국회 윤리위에 제소한 것과 관련해 “생트집 잡기를 통한 국감 훼방행위”라고 일축한다. 이와 관련,논란의 주인공인 두 의원은 8일 잇따라 기자회견을 갖고 열린우리당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 의원은 열린우리당의 윤리위 제소가 “정부의 안보 실정을 덮기 위한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라고 주장했다.그러고는 ‘2급 군사기밀 유출’이라는 지적에 대해 자신의 발언이 구체적 수치,전략,작전계획 및 전개상황,부대 배치,향후 추진 계획 등 민감한 부분은 인용하지 않았으므로 기밀 유출이 아니라는 논리를 폈다. 국정감사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적법 절차에 따라 자료 요청과 열람,대면보고를 받은 뒤 전체적 방향을 참고해 질의서를 작성했다.”면서 “감사 하루 전 정부측에 질의서를 사전에 제출했고 국감 현장에서 정부측으로부터 비밀 여부에 대한 어떤 문제 제기나 비공개회의 요청도 없어서 공개적으로 질의했다.”고 반박했다. 또 7일 국방위 차원에서 자신의 해명과 여야 의원들의 양해로 마무리된 상황에서 윤리위에 제소한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여당이 중대한 비밀이라고 강조하는 ‘충무 계획’이 1991년부터 지속적으로 언론에 보도된 사실을 들어 기밀유출이 아니라고 주장했다.또 통일부 관계자의 대면보고 내용 가운데 더 심각한 요소도 있었지만 기밀 내용임을 감안해 더 이상 문제를 삼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정 의원은 “열린우리당 주장 대로 자신의 질의가 기밀 유출이라면 4일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국감에서 “‘충무 9000’ 계획이 통일부가 주관하는 것이고,현재 충실히 보완·발전시키고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공개적으로 한 것도 똑같이 기밀유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수도이전 반대집회’ 논란 확산

    서울시 주도의 행정수도 이전 반대시위를 둘러싸고 정치권 공방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여권에선 열린우리당이 서울시의 예산전용 의혹을 제기하며 포문을 열고 정부는 이해찬 국무총리의 진상조사 지시로 보조를 맞춘 데 이어 21일 본격적인 실태 파악에 나섰다.이에 맞서 한나라당 소속 이명박 시장의 서울시는 맞고발 가능성을 제기하며 일전(一戰) 채비를 서두르고 있고,한나라당도 침묵을 깨고 21일 서울시 옹호에 나섰다.정부와 열린우리당 대(對) 서울시와 한나라당의 대결구도로 전선(戰線)이 형성된 셈이다. ●與 “총공세로 계속 간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진상조사단을 구성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다.장영달 의원을 위원장으로,김영춘 서울시당 위원장과 유시민 경기도당 위원장을 부위원장으로 한 ‘서울시 관제데모 진상조사위’는 이날 첫 회의를 열어 서울시의 반대시위 예산집행 실태 파악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다음달 시작될 국회 국정감사에서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한다는 방침 아래 ‘실탄’ 확보에 나선 것이다.22일에는 조사위와 국회 행자위원,당 지방자치위원 등이 대거 서울시청을 방문할 계획이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강동구의회 의장이 지난 9일 강동구청장에게 수도이전반대 집회와 관련해 주민 참여 독려와 시설물 제작 협조를 요청하며 보낸 공문을 ‘관제데모 증거자료’로 공개하기도 했다.임종석 대변인은 “서울시의 관제데모와 관련한 많은 증거자료를 확보했다.”면서 “내일 중 서울시가 불법예산으로 관제데모를 준비해 온 사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野 “트집잡는 한심한 여권” 여권의 공세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한나라당도 자세를 고쳐 잡기 시작했다.여전히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라며 한발 물러서 있지만 여권의 ‘정치적 계산’을 분석하며 제동을 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열린우리당 의장이 느닷없이 수도 이전 관제데모설을 주장하더니 총리까지 기다렸다는 듯 철저 조사를 지시했다.”며 “여권 지도자들이 그렇게 할 일이 없는지 정말 한심하다.”고 비난했다. 이어 “수도이전 반대 여론이 거세지니까 현 정권이 초조한 나머지 얼토당토않은 트집을 잡는 것”이라고 성토하고 “더 큰 문제는 정부가 수도 이전을 밀어붙이기 위해 관제홍보회를 하고 공무원 정신교육을 한다고 쓸데없는 돈을 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태희 대변인은 “자세한 경위는 서울시에서 밝히겠지만 지금이 어느 때인데 야당이 데모하라고 한다고 해서 데모하러 나오겠느냐.”고 서울시를 감쌌다. 진경호 박지연기자 jade@seoul.co.kr
  • [씨줄날줄] 햇살 가득 다락방/신연숙 논설위원

    글을 쓰거나 글쓰기와 관계가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은 대개 인생의 어느 시점,독서에 몰입한 경험을 갖고 있다.그 첫 시기는 대략 사춘기거나 청소년기가 많았을 것이고 공간적으로는 다락방이 많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단독주택이 일반적 주거형태였던 시절,다락방은 헌 책을 비롯해 공식적 공간에서 퇴출된 물건들의 집합소였고 외부의 방해없이 책을 마주하며 자기자신과 내밀한 대화를 나누기 가장 알맞은 장소였다. 작가 전경린은 어렸을 때 다락방에 올라가 사랑의 광기를 그린 ‘폭풍의 언덕’을 몇번이고 읽었다고 신문 인터뷰에서 밝혔다.세밀한 묘사로 유명한 하성란은 출판사를 했던 아버지가 도서 팸플릿으로 도배를 해놓은 다락방에서 매일 세계적 문호의 이름과 작품 설명을 대하며 살았다고 한다.그런가 하면 작가 조성기는 입주 아르바이트집 다락방에 ‘현대문학’잡지 100권이 창간호부터 모아져 있어 1년동안 단편소설 1000편을 읽는 행운을 누렸다. 이처럼 다락방은 가정의 도서 수장고 역할도 했지만 주거 이동이 잦아지고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보편적 주거형태로 자리잡으면서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더불어 다락방 속에 보관돼 있던 책들의 운명도 엇갈리고 있다.유고슬라비아의 작가 지브코비치는 ‘책 죽이기’란 소설에서 대학자의 미망인으로터 도매금으로 장서를 사들이는 도서경매상의 교활함을 꼬집고 있다.그러나 경매상의 예리한 눈매라도 없었다면 그나마 장서 속에 섞여 있던 귀중본의 생사는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었을까. 국립중앙도서관이 장서 500만권 돌파를 기념해 전국에 묻혀있는 희귀도서 기증운동을 벌이고 있다.이름하여 ‘햇살가득 다락방’운동.1964년 납본제가 시행되기 이전의 수집되지 못한 도서들을 기증 받아 자료공백을 메우자는 취지다.국립중앙도서관은 서울신문의 전신인 대한매일신보 등 역사적인 자료도 보관하고 있지만 이 역시 결호(1904년 7월18일∼8월4일)가 많아 완벽한 자료 제공을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햇살가득 다락방’ 운동이 역사적 자료를 발굴하는 등 큰 호응으로 이어져 국립중앙도서관이 명실공히 국가문헌 영구보존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신연숙 논설위원 yshin@seoul.co.kr
  • [문학이 머문 풍경] 신동엽과 금강

    [문학이 머문 풍경] 신동엽과 금강

    대중가요 얘기를 담았던 ‘서울탱고’에 이어 한국문학을 살찌운 시나 소설의 배경이 된 고장이나 작가의 고향을 찾아보는 ‘문학이 머문 풍경’을 새롭게 시작한다.그 고장이나 고향이 창작의 근본 힘이 된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문학의 배경이 된 이유나 작가와 관련된 추억,그곳이 작가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지인이나 주민들의 얘기를 통해 되돌아 본다.번잡한 여행길에 잠시나마 문학의 향기에 취해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자. ‘내 인생을 시로 장식해 봤으면/내 일생을 사랑으로 채워 봤으면/내 일생을 혁명으로 불질러 봤으면’ 한국 최고의 민족시인 신동엽(申東曄·1930∼69)은 1962년 ‘서둘고 싶지 않다’라는 글에서 “언젠가 부우연 호밀이 팰 무렵 나는 사범학교 교복 교모로 금강줄기 거슬러 올라가는 조그만 발동선 갑판 위에서…넓은 벌판과 먼 산들을 바라보며 ‘시’와 ‘사랑’과 ‘혁명’을 생각했다.”면서 이같이 소망한다.신 시인의 문학적인 저력은 금강이 유장하게 흐르는 고향인 ‘백제의 고도(古都)’ 충남 부여로부터 잉태된 듯하다.부인 인병선(69·짚풀생활사박물관장)씨는 “고향과 금강은 백제정신을 토대로 하는 민족의식을 키워줬다.”고 평했다. ●고향이 큰 시인으로 만들었다 전주사범 입학 전까지 신동엽 시인은 부여초등학교를 다니며 고향에서 유년시절을 보낸다.줄곧 우등생으로 6학년 때는 부여초교 대표로 일본에 성지참배를 다녀오기도 한다.문학평론가들은 이 일이 있은 이후 그가 세상을 보는 눈이 뜨이기 시작했다고 얘기한다. 신 시인은 부여의 자연과 사람을 사랑했다고 전해진다.이종사촌 동생인 김동수(59·부여읍 구아리)씨는 “시비(詩碑)가 있는 금강변 야산에서 산책을 즐겼다.”고 말했다.당시 이 야산은 숲이 울창해 산토끼와 다람쥐가 뛰어놀고 원추리 등 꽃이 만발했다고 한다.특히 금강 본류의 한 구간인 백마강변을 거닐며 사색하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또 신 시인이 야학을 했다는 알려지지 않은 얘기도 들려줬다.김씨는 “전주사범을 다닐 땐가,중퇴한 뒤인가 모르지만 문맹이 많았던 당시 동네 아가씨와 아저씨들을 자기 집 골방으로 불러 가르쳤다.”며 “내 누나도 거기서 형에게 공부를 배웠다.”고 말했다. ●‘불온인’에서 ‘거목 시인’으로 지난 70년 4월 18일 신 시인의 시비가 금강변에 건립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낙화암이 있는 부소산에 세우려 했으나 일부 유지들이 ‘어릴적 행적이 불투명하다.’는 등 이유로 반대했다.그가 한국전쟁 당시 인공치하에서 민청 선전부장으로 일했던 일을 트집 잡았던 것이다.부여문화원 김인권 사무국장은 “신 시인을 ‘빨갱이’라고 말하는 주민도 더러 있지만 선전부장하면서 나쁜 일을 안해 대부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인공때 ‘부여의 모스크바’로 불리던 초촌면 우익 총책임자가 신 시인 집에 숨어 있었다는 얘기도 있을 정도로 사상에 경도된 시인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산에 언덕에’라는 시가 새겨진 시비는 세월의 흔적이 더께더께 남아 남루했다. 부여읍 동남리 군청 인근 기와집 생가의 뜰에는 감나무와 은행나무,오동나무 등이 한여름의 무더위를 식히는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방문 창호지는 곳곳이 찢어지고 별채는 지난 3월 폭설에 한쪽이 무너져내려 천막으로 덮어놓았다.대문 위에 ‘신동엽 생가’란 문패가 있고 방문 처마에는 신영복 교수의 글씨로 ‘우리의 만남을 헛되이 흘려버리고 싶지 않다.‘는 인씨의 글이 새겨진 액자가 걸려있다.대표작 ‘껍데기는 가라’가 쓰여진 나무판도 매달려 그의 생가임을 알려준다.생가는 지난해 3월 인씨가 부여군에 기증했다. ●문학관 건립추진 시인의 묘는 경기도 파주 월룡산 기슭에서 93년 10월 부여읍 염창리 부모 산소 밑으로 이장했다.김 국장은 “아버지(1990년 사망)보다 먼저 가 고향으로 오지 못하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이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북 장수에서 발원한 금강은 동학군이 일·관 연합군과 접전을 벌이다 패배한 공주 우금치(고개)를 휘돌아 금강 하구둑까지 장구한 역사를 담고 390㎞를 내달리고 있다.시인이 타고 ‘시’와 ‘사랑’과 ‘혁명’을 꿈꾸었다던 장항까지 오가던 발동선은 백마강을 도는 유람선으로 바뀌어 있다. 시인은 195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장시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대지’로 입선한 뒤 고향을 떠나 40세 간암으로 요절할 때까지 한해 앞서간 김수영과 함께 한국 현대시사에 기념비작으로 꼽히는 ‘껍데기는 가라’와 ‘4월은 갈아엎는 달’‘진달래 산천’ 등 작품을 쓰며 참여시의 새장을 연다. 지난해 5월 ‘시인 신동엽 추모백일장’을 개최한 부여문화원은 오는 9월 두번째 백일장을 마련한다.부여군도 폭설에 무너진 생가를 복원하는 한편 내년 말까지 생가 옆에 원고와 유품을 전시할 ‘신동엽문학관’을 건립키로 하고 유족과 협의중이다. 글 부여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점점 더 뻔뻔해지는 브라운관

    ●“돈많은 남자 물었다” 낯 두꺼운 신데렐라 내숭일지언정 줘도 싫은 척,돈보다 사랑이라고 목청을 높이던 신데렐라도 단군 이래 최악이라는 경제불황 앞에서는 별수 없었나 보다. 지난 24일 방영된 SBS 주말드라마 ‘파리의 연인’ 13회분.기주(박신양)와 약혼을 약속한 태영(김정은)은 혼자 즐거운 회상에 빠진다.파리의 분수대 앞.태영이 분수대를 향해 동전을 던지면서 내뱉는다.“돈벼락이 정 어려우면 돈많은 남자 하나 보내주지.” 이어 현실로 돌아온 태영은 기주가 준 동전을 빤히 보며 웃으면서 “정말 그 분수가 소원을 들어줬을까.어이 동전 어떻게 생각해?분수가 소원을 들어줬을까.그랬을까.엉?대답을 해봐.” 마치 로또 복권에 당첨된 것 같은 말투.‘돈 많은 남자 하나’ 물어 인생 역전 문턱에 도달했다는 그녀의 행복한 표정은 씁쓸함을 던져준다.주부 황지연(35·고양시 일산구 백석동)씨는 “처음에 편집이 잘 못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뻔뻔함에 기가 막혔다.”고 당혹감을 표시했다.문윤아(오주은)와 마주친 자리에서 태영은 한술 더 뜬다.“한기주처럼 멋진 남자가 나만 좋다는데 내가 제정신일 턱이 있냐.한기주 돈 많아.얼굴은 또 좀 잘생겼어?학벌 좋지.주먹질도 잘해.게다가 노래도 잘한다.너 그거 모르지?그래서 아주 정신 차릴 틈이 없다.내가.” 바보처럼 당하지만은 않는다는 신데렐라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자고 한 의도지만 갈수록 뻔뻔해지는 신데렐라의 모습에 속시원하다는 느낌보다는 답답함이 차오른다. 그랬던 그녀가 약혼식날 태도를 180도 바꿨다.“저 신데렐라 아닙니다.그냥 한 남자를 사랑하는 평범한 여자입니다.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돈이 많다는 것은 키가 크다거나 웃을 때 보조개가 들어간다든가 노래를 잘 부른다든가하는 그런 모습에 불과합니다.” 기자들 앞이라 ‘기사용 멘트’를 날린 건진 몰라도 태영이 처음부터 이랬어야 되는 게 아닐까. 한국 드라마에서 부와 권력에 대한 집착과 미화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얼굴 예쁘고 착한 그녀들은 부잣집 도련님들이 시도때도 없이 몰고 온 외제차에 저항없이 올라 타고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간 고급 부티크에서 한벌에 기백만원하는 옷을 “왜?”라는 간단한 물음조차 없이 얻어 입는다(MBC 불새·KBS2 풀하우스). 능력있는 약혼자를 버린 딸이 데려온 남자가 컴퓨터 수리기사란 이유로 귀싸대기를 날리던 부모는 그가 사실은 고위공직자의 아들이며 예비 법조인이라는 사실에 태도와 얼굴색을 바꾸기도 하고(MBC 왕꽃 선녀님),자신의 집을 경매처분 위기에서 구해내기 위해 돈줄을 쥔 사채업자 집 아들과 결혼,자청해 시집살이를 한다(KBS1 금쪽같은 내새끼). ‘싸가지’없는 남주인공들의 고분고분한 여종으로 전락해버린 속없는 그녀들은 신데렐라 콤플렉스 극대화로 재미를 보려는 드라마의 희생양들이다. 아무리 ‘돈이 말하는 세상’이라고 하더라도,이것이 세상의 본래 모습이라고 드라마가 말해야 하는 것일까.주먹과 발길질이 오가는 폭력장면이나 어깨와 가슴을 드러내는 선정적 장면만이 유해한 건 아니다.우리나라 시청자 2명중 1명이 본다는,‘꿈의 시청률’ 50%에 도달한 ‘파리의 연인’이 아무렇지도 않게 던진 말 한마디는 주먹보다 강하고 베드신보다 선정적이다.더구나 이 드라마는 ‘15세 시청가’등급이 아닌가! 이에 대해 조연출을 맡고 있는 오진석 프로듀서는 “(비판의)표적이 될 수 있다고 생각 못한 건 아니다.그러나 태영의 대사는 사적인 자리에서 누구나 한번쯤 하는 장난스러운 멘트 아니냐.”면서 “심각하게 생각하면 끝이 없다.애당초 순정만화 컨셉트로 시작한 드라마인데 이런 걸 트집 잡으면 왜 순정만화냐고 따지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가볍게 봐줄 것을 주문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대놓고 베끼네 ‘짝퉁’ 오락프로 짝퉁:명품의 비싼 가격과 한정된 공급,이익에만 몰두하는 얄팍한 상술,그리고 이미테이션(베끼기)기술이 어울려 탄생한 가짜 명품.(네이버 오픈 국어사전) 지난 28일 밤에 방영된 SBS 파일럿 프로그램 ‘미녀특공대-체인징 유’는 이같은 정의에 딱 들어맞는,말 그대로 ‘짝퉁’이다.한국 오락프로그램의 고질인 해외 유명 프로그램의 내용과 형식을 그대로 ‘베끼기’하는 관행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 한계를 드러냈다.이 프로그램은 얼마전 국내 케이블 채널을 통해서도 인기리에 방영된 미국 NBC의 브라보TV 리얼리티 프로그램 ‘퀴어 아이(Queer Eye for the Straight Guy)’의 형식과 내용을 그대로 본떴다.‘퀴어 아이‘는 각각 헤어·요리·스타일·컬처·인테리어 디자인 등 분야의 전문가인 다섯 명의 동성애자 남성이 촌스럽기 짝이 없는 이성애자 남성을 분위기있고 세련된 도시풍으로 개조시켜 주는 내용.‘…체인징 유’는 진행자만 5명에서 한명이 줄어든 4명(최화정,이소라,이혜영,남궁선)일 뿐 프로그램 컨셉트는 물론 진행방식,심지어 자막 처리 부분까지 지나칠 정도로 닮았다. 다만 과거 표절시비에 휘말렸던 다른 프로그램들과 차이가 있다면 미리 예고한 채 공개적으로 베꼈다는 점.제작진은 방영 전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퀴어 아이’측과 제작상 긴밀한 논의와 협조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이충용 프로듀서는 “기획단계부터 ‘퀴어 아이‘의 포맷을 염두해 뒀으며,7월초 대리인이 미국 NBC측과 ‘포맷 저작권’계약을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방영 한달 전부터 베끼기 의혹을 제기한 시청자들은 “처음엔 그냥 어물쩍 넘어가려 하다가 주위에서 표절 시비가 일자 방송일을 코앞(22일)에 두고서야 베낀 사실을 시인한 것 아니냐.”며 꼬집고 있다.특히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아무리 저작권을 샀다고 주장하지만,이렇게 뻔뻔하게 ‘퀴어 아이‘의 화면 처리나 진행 순서까지 그대로 베낄 수 있느냐.”“제목을 ‘퀴어 아이‘의 ‘한국판’이나 ‘리메이크’라고 바꿔라.”“새로운 포맷을 개발하려는 창의적인 노력은 하지 않고 외국의 성공 프로그램만 그대로 모방하려 든다.”며 비난하고 있다.이에 대해 제작진은 “파일럿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정규 편성 전 시청자의 정서에 맞게 수정하겠다.”고 해명했다.‘짝퉁’프로그램의 양산은 그동안 남의 것을 베껴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정도로 연구개발 노력을 게을리한 한국 교양·오락프로그램의 ‘업보’일지도 모른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22일 TV 하이라이트]

    ●토크쇼 임성훈과 함께(MBC 오전 9시45분) 최근 드라마 왕꽃선녀님에서 무속인으로 변신한 김혜선.얼마 전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탤런트 김혜선이 말하는 나의 남편과 아이.그녀의 당당하고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본다.무속인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 왕꽃선녀님의 촬영현장도 찾아가 본다. ●생방송 쟁점토론(YTN 오후 3시10분) 친일 진상규명 문제가 정치권의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친일 진상규명 특별법 개정안,왜곡된 역사 바로세우기인가,정치적 의도를 깔고 있는가,여야 의원들과 함께 토론해 본다.정청래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주호영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패널로 참석한다. ●생방송 60분-부모(EBS 오전 10시) 농촌생활을 직접 체험하며 즐기는 팜 스테이.단순한 농가민박을 벗어나 농가에서 숙박을 하면서 영농,농촌문화체험을 직접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이 같은 팜 스테이를 비롯해 아이들과 함께 뜻 있게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저렴하고 알찬 실속 체험 여행법들을 알아본다. ●강원래의 미스터리 헌터(iTV 오후 10시50분) 방학동안 기숙사에 혼자 남게 된 지원.우연히 은주라는 여학생도 기숙사에 함께 머물고 있음을 알게 되고 둘은 같이 생활하면서 절친한 사이가 된다.평소 외로움을 잘 타는 은주는 점점 지원에게 집착하게 되고,지원은 그런 은주가 부담스러워진다. ●한밤의 TV연예(SBS 오후 11시5분) 지난 한주 일본 도쿄는 그야말로 한국 스타들의 열풍이었다.일본에서의 한류열풍 일주일을 밀착 취재했다.최지우,박용하,김재원,김중만의 소식을 전해준다.지난 1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의장에서 열린 앙드레 김 패션쇼에 참가한 이영애를 현장에서 인터뷰한다. ●아름다운 유혹(KBS2 오전 9시) 기태는 솔이를 정희에게 보내고 같이 살자는 주란에게 소리지르며 화를 낸다.금실은 집안 일들을 전부 세희에게 맡기며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다.정희는 솔이를 데리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에 일거리를 찾아 나서고,금실을 찾아온 미라의 어머니는 곧 세무조사가 있을 것이라고 협박을 한다. ●금쪽같은 내 새끼(KBS1 오후 8시25분) 함이 들어오는 날 희수 집은 떠들썩해진다.한복을 입은 희수의 모습에 정애는 눈물을 짓는다.결혼하면 분가를 시켜 덕배와 진국을 떼어놓으려는 영실의 계획은 생모의 땅에 지은 집에서 나갈 수 없다는 진국의 반대로 무산된다.마침내 희수와 진국은 결혼식을 올린다.
  • [서울광장] 시대착오 主敵개념/오풍연 논설위원

    북한에 대한 주적개념을 폐지할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한창이다.진보,보수 단체는 물론 정치권도 찬·반 논쟁을 전개하고 있다.찬성파는 “케케묵고 시대착오적인 주적개념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북한군과 분명히 대치하고 있는 만큼 주적개념을 없애기엔 아직 이르다.”는 게 반대파의 시기상조론이다.양쪽 모두 나름대로 논리를 갖추고 있어 주적개념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 것 같지 않다. 먼저 이 개념이 처음 도입된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주적(主敵)의 사전적 의미는 ‘주되는 적’이다.한자 뜻풀이 그대로다.군사학이나 정치학에는 없는 용어다.정부 공식문서에 ‘주적’이라는 표현을 적시한 나라는 우리나라 말고는 없다고 한다.주적 표현은 1995년 발간된 국방백서에 처음 들어간 뒤 2000년까지 유지됐다.그 뒤에는 국방백서를 발간하는 대신 국방자료집으로 대체해 왔다.‘주적’이라는 새 용어는 1994년 북한의 ‘서울 불바다’ 발언에서 비롯됐다.당시 김영삼 정권이 감정적으로 격앙된 상태에서 이 용어를 만든 것이다. 북한이 주적개념의 폐지를 요구하는 것도 이해되는 측면이 없지 않다.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는 그 강도가 세지고 있다.남북간 화해·협력을 내세우면서 한쪽을 적(敵)으로 간주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주장한다.다시 말해 주적론과 평화번영정책은 양립(兩立)할 수 없다는 얘기다.북한 ‘통일신보’가 지난 5월 “동족과의 대결을 조장하는 것”이라며 국방백서의 발간 중지를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주적은 상대적 개념이다.한쪽이 적으로 생각하면,다른 쪽도 마찬가지로 나와야 한다.따라서 북한도 남한을 주적으로 삼을 법하다.그러나 북한은 남한을 자신들의 주적이라고 밝힌 적이 없다. 미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철천지 원수’‘백년숙적(百年宿敵)’이니 하면서 증오심과 적개심을 드러내고 있지 않은가.북한의 주적은 미·일이 되는 셈이다. 주적개념도 시대상을 반영하는 게 옳다고 본다.6·15 공동선언은 한반도의 운명을 바꾸어 놓은 역사점 전환점이었다.그동안 남북 당국간 회담이 100여 차례 이상 열렸고,인적·물적 교류도 크게 늘어났다.철도·도로 연결사업,금강산 관광,이산가족 상봉,개성공단 개발 등이 예정대로 추진되고 있다.최근엔 남북 장성급 회담을 열고 서해상에서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군사분계선에서의 선전방송은 완전히 중단됐고,선전물 철거작업도 진행 중이다.과거 50년 동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 한반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남북간 경제력도 비교해 보자.한국은행의 추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 경제규모는 21조 9466억원(원화기준)으로 남한의 33분의 1(3.0%) 수준에 그쳤다.또 1인당 연간 국민소득(GNI)은 818달러(97만 4000원)로 남한 1만 2646달러(1507만원)의 15분의 1(6.5%) 정도였다.북한의 대외무역 규모 또한 23억 9000만달러로 남한의 156분의 1(0.6%)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주적개념을 끝까지 고수해야 할까.이제는 버려야 한다.문제는 국민 정서 및 북한의 태도다.국민들도 북한의 위협을 느끼고 있지 않은 듯하다.주적개념이 있어야 안보태세가 확고해지고,없으면 방어가 허술해지는가.그렇지 않다.이런 문제를 트집잡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이고 난센스다.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주적개념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대책은 남북간 군사적 신뢰구축이다.경제·사회 분야의 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해서도 군사적 신뢰구축과 긴장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주적개념을 변경하기 위해 심사숙고 중인 국방부가 내건 전제조건이다.북한도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피람 김선일시 참수위기] 충격 휩싸인 김씨 가족

    이라크 무장단체에 피랍된 김선일(33)씨의 소식을 접한 아버지 김종규(70)씨와 어머니 신순자(63)씨는 “내 아들은 꼭 살아 돌아와야 한다.선일이가 죽으면 나도 따라 죽겠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케 했다. 김씨 부부는 며칠 전 충남 천안에 있는 딸 정숙씨 집에 다니러 갔다가 사고 소식을 접하고는 급히 집으로 돌아왔다. 대전에서 고속열차 편으로 낮 12시20분쯤 부산역에 도착한 김씨 부부는 개찰구에서 30∼40여명의 취재진이 한꺼번에 몰려들자 놀란 표정이었으나 이내 안정을 되찾은 뒤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했다. 김씨는 지금 심정이 어떠냐고 묻자 “아들은 나의 전부다.욕심도 없고 성실하게 살아온 내 아들이 반드시 살아서 돌아와야 한다.”며 애타는 부정을 보였다. 당초 외교통상부로 가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부산으로 왜 왔느냐고 묻자 “외교통상부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해 집으로 왔다.”며 “기차 안에서 외교통상부장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현재 협상이 진행중이며,아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김씨는 “일본처럼 적극 협상에 나서 살아 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가족들을 모두 집으로 불러모아 상의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어머니 신씨는 “지난 4월 ‘안전하게 있다.’는 연락이 왔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며 눈시울을 붉혔다.그때 아들이 ‘나는 후방에서 통역일만 담당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해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선일씨는 오는 7월 귀국할 예정이었다.가족들은 9월인 아버지 김씨의 칠순잔치를 앞당겨 이때 치르기로 하고 선일씨의 귀국을 기다리고 있었다.신씨는 “선일이는 장학생으로 학교를 다닌 착실한 아들이었다.”며 “신학공부도 해 곧 목사 안수를 받을 예정이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김씨 부부가 살고 있는 부산 부산진구 범일6동 속칭 ‘안창마을’은 영세민 밀집지역이지만 평소 이웃간의 정이 돈독한 것으로 소문나 있다. 이 마을 통장인 박순식(59)씨는 “효자인 선일이가 좋은 직장에 취직돼 외국에 나갔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런 사고를 당해 무척 마음이 아프다.”며 “하루빨리 돌아올 수 있도록 정부와 기자 양반들이 힘써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단층 슬레이트집인 김씨의 본가는 방 2칸에 세간살이도 별로 없을 만큼 넉넉지 않은 살림이었다.지난 87년부터 아버지 김씨가 새어머니인 신씨와 함께 살아온 탓에 조촐한 살림살이였다.자식들과 관련된 물건이라고는 납치된 아들의 대학교 졸업앨범과 졸업증명서,군시절 사진이 전부였다.이웃 주민들은 “아버지 김씨가 아들을 굉장히 아껴 아들의 사진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천안 김정한 이천열기자 jhkim@seoul.co.kr˝
  • [집시법 재개덩 찬·반 논란] 시민단체 주장 및 경찰입장

    ■“집회 자유 좋지만 행복권 존중해야” “인터넷을 통한 의사소통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활발한 우리 사회에서 도로를 막고 대형 확성기로 소음을 일으키는 현재의 집회·시위 문화가 괜찮은지 문제를 제기합니다.” 집시법 실무를 담당하는 경찰청 정보1과 김용인(42·경정) 2계장은 “집회의 자유만 강조된 나머지 헌법에 보장된 행복추구권,쾌적한 생활을 할 권리는 도외시되고 일반 시민들의 불편과 피해도 외면하는 분위기”라고 비판했다.그는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에 반박하면서 경찰이 시민단체와 대립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며 조심스러워했다. 김 계장은 “집시법은 의원입법 과정에서 국가인권위원회,대한변호사협회,시민단체들의 의견이 충분히 제시됐고,법사위에 민주노총 소속 변호사가 출석해 의견을 개진하는 등 결코 밀실에서 만들어진 악법이 아니다.”고 단언했다.그는 “일선 경찰서에 내린 집시법 운용 기준을 통해 금지통고를 억제하고 법률 조항도 엄격하게 해석하도록 지침을 내려 경찰의 자의적 해석의 여지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김 계장은 “도로 행진도 도로의 여건,행진 규모,시간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허용할지 결정하며,학교와 군사시설 주변 집회도 학습권 등 보호법익을 침해하지 않는 한도 안에서 허용된다.”면서 “질서유지인만 두면 도심을 행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시민단체의 주장은 세계적으로 입법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 계장은 “소음 규제가 지나치다지만 피해를 볼 수 있는 사람과 거리를 두고 소형 확성기를 여러대 설치하면 피해를 줄이고 집회를 개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김 계장은 특히 “시민·사회단체와 견해 차이를 좁혀 나가는 과정에 있으며 대립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입맛 맞는 집회만 골라 허가할 우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싫어하는 집회도 제대로 열리도록 하는 것이 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는 진정한 취지입니다.” ‘개악 집시법 대응 연석회의’ 박석운(49) 집행위원장은 개정 집시법이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소음 규제나 주요도로 행진 금지규정 등을 보면 경찰이 통제할 수 있거나 입맛에 맞는 집회만 골라서 허가할 수 있는 자의적 요소들이 대폭 담겨 있다.”면서 “집회는 허가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기본적 권리”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서울시청앞에서 열었던 기자회견을 떠올리며 “당시 경찰이 사사건건 트집을 잡으며 자신들이 원치 않는 집회를 방해하는 것을 보면서 경찰의 편의적 법집행을 실감했다.”고 말했다.그는 “지난 탄핵반대 촛불집회를 통해 개정 전부터 논란이 된 야간집회 금지규정이 비현실적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단언하고 “당시 바둑판처럼 질서정연하던 집회가 불법으로 규정됐던 점을 떠올리면 모두가 기본적 자유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하지만 그는 시민들의 불편에 대해 집회 주최측이 ‘무조건적인’ 자유만을 주장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시민들에게 불편을 줄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인 만큼 주최측이 항상 조심해야 한다.”면서 “다만 시민들도 집회가 주는 불편함이 함께 짊어질 사회적 비용이라는 점으로 이해를 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하기 전에 우리 의견을 국무회의에 제출할 것이며 17대 국회에서 집시법을 재개정할 수 있도록 각 정당과 의원들에게 호소할 것”이라면서 “집시법 불복종 투쟁도 보다 강력하게 전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 서희, 협상을 말하다/김기홍 지음

    서기 993년,거란은 고려와 송의 관계를 트집잡아 고려를 침입했다.이에 고려 조정에서는 거란에 항복하자는 투항론(投降論)과 서경 이북의 땅을 거란에 내어주자는 할지론(割地論)으로 나뉘어 갑론을박이 벌어졌다.고려의 재상 서희는 이 두 의견에 반론을 제기했다.“거란이 고려를 침략한 근본 이유를 파악한 뒤 대응책을 논의해야 한다.만약 항복해야 한다면 한번 싸워보고 난 뒤 결정해도 늦지 않다.” 서희와 적장 소손녕의 7일간에 걸친 협상은 이렇게 해서 시작됐다.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협상을 통해 강동 6주를 획득한 서희.그로 인해 평양 이남으로 국한될 뻔했던 우리 영토는 압록강변까지 확대됐고 수백만의 백성이 목숨을 지킬 수 있었다.협상의 힘이다. ‘서희,협상을 말하다’(김기홍 지음,새로운 제안 펴냄)는 우리 역사의 위대한 협상가 서희로부터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이며,오늘날 그것은 어떤 현재적 의미를 지니는가를 살핀 흥미로운 책이다. 고려가 송·거란·여진 등과 긴장관계를 유지했던 때와 마찬가지로 지금 우리의 국제상황은 매우 복잡하고 미묘하다.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은 고사하고 중국마저 고구려를 자기들 역사의 일부로 주장하고 나섰다.또한 이라크 파병,WTO와 농산물개방,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관련된 문제 등 중대한 협상상황이 눈앞에 놓여 있다.저자(부산대 경제학과 교수)가 이 시점에서 특별히 강조하는 것은 국가 내부의 사전협상부터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외부협상력의 근간은 다름 아닌 내부협상이기 때문이다.저자는 “국가간의 외부협상은 국내에서 이뤄지는 내부협상의 반영에 지나지 않는다.”고까지 말한다.내부협상의 요체로 저자가 무엇보다 중시하는 것은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비판적인 여론의 활용이다.서희가 소손녕과의 협상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었던 것도 당시 고려의 자주적인 시대 분위기에 힘입은 바 크다. ‘서희 대망론자’인 저자는 서희를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볼 줄 아는 능력과 대화능력,실익과 명분을 구분하는 능력 등 협상가적 덕목을 두루 갖춘 인물로 자리매김한다.1만 1900원. 김종면기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