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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8·15행사 북측 불참 아쉽다

    부산에서 열리는 8·15 공동행사에 북한이 참가하지 않겠다고 통보해왔다. 이에 따라 공동행사는 무산돼 남북이 각자 지역에서 반쪽짜리 기념행사를 치르게 됐다.6·15축전 때 한나라당 의원들이 주석단에 앉는 문제로 파행을 겪고서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긴 하다. 이런 우려를 털기 위해 남북은 지난달 26일 개성에서 실무접촉을 갖고 남북과 해외에서 총 500명이 참석하는 민족통일대회 공동개최에 합의했다. 그러나 북측이 합의를 깨고 민간 대표단까지 보내지 않겠다고 한 것은 8·15행사가 갖는 의미로 미뤄볼 때 유감스러운 일이다. 북측은 남측에 요구한 사항에 대해 필요한 대책을 남측이 알려오지 않았기 때문에 불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북측의 요구는 한나라당 의원이 귀빈석에 오르거나 연설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보수세력이 반북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분명히 보장하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남측으로서는 들어줄 수 없는 월권적 요구다. 한·미 을지포커스렌즈 합동군사훈련을 불참 이유로 들었지만 이 또한 핑계다. 이런 일을 트집잡아 공동행사를 무산시킴으로써 남북 민간교류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북측은 참가 준비가 모자랐거나 북측 대표단을 맞는 남한의 분위기가 기대에 못 미친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그렇지만 특정 정당이나 반북세력을 겨냥해 불참하는 것이라면 대선을 앞두고 남남갈등을 부추기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8·15행사마저 정치색을 띠어서는 안 된다. 북측은 공동개최 무산의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지 말아야 한다.
  • 엿이 굳었냐 이가 약했냐

    엿이 굳었냐 이가 약했냐

    지난 10월 3일께 釜山(부산)시 光復(광복)동 노상에서 李(이)모씨(40)가 얼큰한 기분에 생엿을 사먹었는데 한참 신나게 씹다가 딱 이빨이 부러졌겠다. 어금니가 그만 엿속에 파묻혀 울상이 된 이씨는 약이 올라『엿이 너무 여물어서 이가 부러졌다』고 트집. 이에 맞선 엿장수 金(김)모씨는『당신의 이가 너무 약해서 그렇다』고 멋진(?)응수. 이씨는 도저히 안되겠던지 엉뚱하게 치료비를 요구하여 진기한 보상문제로 두사람은 10분동안 옥신각신 했는데 구경꾼들의 즉석 중재로 엿장수는 엿판 돈 10원을 되돌려 줌으로써 원만히 타협을 보았다나. <釜山(부산)> 석방된 소매치기가 담당형사에 선물 소매치기범으로 검거된 전과6범의 朴(박)판옥씨(27·주거부정)가 증거불충분으로 석방되자 이상야릇한 선물공세를 해서 경찰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大田(대전)경찰서 형사계 洪(홍)모경사는 지난 3일 시내 중앙시장에서 소매치기 전과범 박씨를 검거했으나 뚜렷한 방증이 없어 즉결에 회부, 3백원을 물게 했는데…. 야근을 마치고 돌아온 8일 새벽, 홍경사는 백미1가마, 현금 1만원,「엑슬란」겨울내의 1벌 등의 선물과 정중한 사연의 편지를 받았다. 소매치기는 다른 범죄와 달라 현장에서 검거하지 않으면 안되는 어려움이 있어 경찰의 두통거리가 되는데, 박씨는 여봐란듯이 석방되어 나오자 푸짐한 선물을 하여 더욱 경찰의 약을 올린(?) 것. <大田(대전)> 情夫(정부) 처벌해주오 4일 淸州(청주)지점 忠州(충주)지청 1호 검사실에 색다른 호소가 날아들었다. 이날 公州(공주)에 산다는 박(朴)수자여인(33)은 陰城(음성)군 S중학교사 김모씨(31)를 처벌해 달라고 간청했는데 그 까닭이 걸작. 박여인은 유부녀로 남편이 교통사고를 저질러 1년6개월동안 복역하고 있는 사이, 지난 겨울 공주에 강습차 온 김교사와 눈이 맞아「카바레」등을 전전하며 즐겼다는 것. 그후 복역을 마친 남편이 출옥, 아내의 간통사실을 알고 지난 10월 13일 집에서 내쫓아버렸다. 박 여인은 당장 호구지책을 위해 공주시내 K여관에서 식모살이를 하고 있는데…. 그녀의 처벌호소인즉 김교사가 남편에게 발각되면 자신이 책임을 지는 것은 물론, 위자료까지 주겠다고 호언장담했다는데 정작 공소시효 6개월이 지나 김교사는 朴(박)여인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돌아보지 않는다는 것. 학생을 가르치는 신분에 남의 유부녀를 농락하는 교사도 한심하지만, 그런 난봉꾼과 놀아난 뒤 처벌을 호소하는 박여인의 심장도 어지간한 강심장. <충주(忠州)> “점잖지 못하기는 피장파장” 변소낙서범, 지켜선 순경에 잡히자 8일 광주(光州)경찰서는 김(金)모군(18)을 경범죄처벌법위반 혐의로 즉심에 넘겼는데 이유인즉 공중변소에 음란한 낙서를 했다는 것. 행상으로 살아가는 김군은 용변을 보러 갔다가 심심풀이로 장난을 했다고 진술했다. 「음란낙서」를 즐긴 김군도 김군이려니와 냄새 고약한 변소밖에서 기다리다가 뒷덜미를 잡은 경찰관도 어지간한 양반. 음란낙서를 하겠다고 공언하며 변소에 들어갈리는 없을테고, 결국 변소 창문으로 훔쳐본 뒤 덮쳤을 것인즉 점잖지 못하기론 피장파장 아니냐고 김군은 투덜투덜. <光州> 마을 연인들 밤마다 교실서 밀회즐겨 요즘 함안(咸安) 군내 H국민학교는 밤만 되면 20대 청소년들이 학교로 몰려들어 골치. 까닭인즉 아베크할 장소가 부락에는 적당한 곳이 없어 교실을 이용한다는 것. 「핑크·무드」물씬한「데이트」광경이 심심찮은 구경거리라는데 교실문을 모두 잠가놓으면 될 일을 가지고 골치앓는 학교당국의 고민은 괜한 엄살인듯. <咸安> “반찬없다” 칼부림 아내 숨지게 한 남편 살인에도 동기가 갖가지겠지만 부산 박(朴)창호씨(30)는『반찬이 엉망이다』라는 이유로 아내를 죽였다. 지난 4일밤, 평소 주벽이 심한 박씨는 이날도 만취되어 귀가, 밥상을 차려들여오는 아내에게『반찬이 왜 이모양이냐?』고 트집, 상을 엎고 식칼을 휘둘러 아내를 숨지게 했다고. 돈을 잘벌어다 주면 그런 밥상 받을 이유도 없을텐데, 못난 사내의 못난 주벽이 화근. <釜山> [선데이서울 70년 11월 22일호 제3권 47호 통권 제 112호]
  • ‘국정원 개입설’ 한나라 반응

    ‘국정원 개입설’ 한나라 반응

    13일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경선 후보측과 국정원측의 정치공작 공방을 놓고 한나라당은 국정원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부동산 비리 조사 운운하지만 이것은 후보 뒤캐기일 뿐”이라며 국정원 국내파트의 즉각 해체를 주장했다. 박계동 전략기획본부장은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60년 헌정사에 유례 없는 관권선거 양태가 드러나고 있다. 국정원이 남의 대선 후보 개인자료를 수집하고 자료화하는 것은 국기를 흔드는 일인 만큼 엄중히 조사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근혜 후보측은 국정원측에 ‘엄벌’을 촉구하면서 이 후보측에 대해서도 본말을 호도하지 말라고 양비론으로 나갔다. 개인정보 유출 의혹이 커져 ‘이명박 대 현 정권’ 구도로 검증국면이 변질되는 것을 막으려는 제스처다. 유출 의혹에 관심이 쏠리면, 의혹 자체를 규명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잃고 상대적으로 박 후보가 경선과정에서 소외되는 결과가 빚어질 수 있어서다. 박 후보측 김재원 대변인은 “이 후보측이 수많은 의혹에 대해 해명하지 않고 ‘국정원 X파일’ 운운하며 정치공학적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하고 있다.”며 “검증을 깜깜이로 만들고 집권세력과 각을 세운다고 해도 국민들이 본질을 모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혜훈 대변인도 “본질은 본인들에게 던지는 의혹인데 의혹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고 이 자료 어디서 구했느냐고 트집잡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 캠프 인사는 “이 후보측이 검증청문회를 모면하기 위해 선공을 펴는 모양”이라고 상황을 해석했다. 최경환 종합상황실장도 “제대로 의혹이 해명되려면 이 후보가 입을 열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나라당 전체의 기류는 박 후보측 반응과 사뭇 달랐다. 국정원 직원이 지지율 1위 후보인 이 후보 개인자료를 열람했다는 사실은 여태까지 투쟁위와 이재오 최고위원 등이 주장해온 ‘정권의 경선 개입설’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된다는 게 한나라당의 생각이다. 한편 19일 검증청문회를 앞두고 한나라당 검증위원회는 이·박 후보를 상대로 각각 300∼400여개 문항이 담긴 예상질문서를 교부했다. 홍희경 김지훈기자 saloo@seoul.co.kr
  • “한국 부품 넘버 원”

    21일 경남 창원에서 막을 내린 제1회 국제수송부품산업전은 첫 대회인 만큼 뒷얘기도 풍성했다. 가장 눈길을 끈 이는 세계적인 자동차컨설팅회사 CSM 월드와이드의 마이크 잭슨 이사. 그는 암 투병중인 아내를 두고 창원을 찾았다고 했다.“처음에는 (아내때문에)한국행을 주저했으나 좋은 부품을 볼 기회를 놓칠 수가 없어 결국 비행기를 탔다.”는 고백이다. 일부 바이어들은 사사건건 트집을 잡으며 고압적인 자세로 일관해 눈총을 사기도 했다. 공항에 자신들이 탈 밴을 따로 대기시켜 놓지 않았다고 불평하는가 하면, 회사 명성을 들먹이며 이름과 로고를 같이 붙여 전시관(부스)을 장식해 달라고 요구하기까지 했다. 일부 유명 완성차업체들이 부스 배정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바람에 알파벳 역순을 적용하는 등 편법까지 동원했다고 한다. 하지만 ‘불만쟁이’ 외국 바이어들도 한국 부품의 품질만큼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행사기간 이뤄진 수출상담 실적만도 6억달러(약 5500억원)를 훌쩍 넘었다.BMW·폴크스바겐·푸조 등 유럽 자동차업체들은 “중국 부품이 저렴하긴 하지만 품질과 기술력은 한국이 훨씬 뛰어나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 포드자동차의 스캇 로 신흥시장 판매전략팀장도 “현대차의 세계적인 발전은 한국 부품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면서 “한국 자동차 부품을 수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ℓ당 1700원대…소비자 속탄다

    ℓ당 1700원대…소비자 속탄다

    ℓ당 1800원? 휘발유값이 겁없이 치솟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정유사·주유소는 서로 “상대가 폭리 주범”이라며 네탓 공방만 하고 있다. 그 사이 소비자들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12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 한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가는 ℓ당 1779원이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전국 평균 휘발유값이 지난주에 사상 처음 ℓ당 1550원대를 돌파한 데 따른 후폭풍이다. 전국에서 휘발유값이 가장 비싼 서울의 경우, 여의도나 강남 등 일부 ‘목 좋은’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ℓ당 1700원대 후반으로 껑충 뛰었다. ●정부 “정유사 정제 마진 59% 급증” 정부는 “정유사가 고유가를 틈타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정유사를 정조준한다. 재정경제부는 전날 석유제품 관세 인하를 발표하면서 “정유사의 휘발유 정제 마진이 지난해 12월 ℓ당 144원에서 올 5월 229원으로 59%나 늘었다.”고 공격했다. 반면 휘발유 세금은 같은 기간 1.2% 증가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휘발유값을 끌어올린 주범은 세금이 아니라 정유사의 폭리라는 주장이다. 그러자 정유업계는 “무식한 셈법”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한국석유협회 이름으로 공식 반박자료까지 냈다. 평소 정부의 눈치를 살펴온 업계로서는 이례적인 대응 수위였다. 협회는 “재경부가 말한 정제 마진은 휘발유 공장도가에서 원유 도입가를 단순히 뺀 수치”라며 “공장도가에는 관세, 석유수입 부과금, 운임, 유통비용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고 반박했다. 재경부 주장대로라면 석유 사업이 대박이 났어야 하는데 시장 1위 기업인 SK㈜만 하더라도 올 1분기(1∼3월) 석유사업 영업이익률(3%)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나 하락했다는 것이다.‘내수시장의 박한 이문을 수출로 벌충한다.’는 단골 논리가 나오는 대목이다. 고유가의 최대 수혜자는 오히려 정부라는 반론이다. 유류 관련 세수(稅收)가 2000년 17조원에서 6년새 26조원으로 53%나 급증한 점을 그 근거로 든다. 업계는 “휘발유 소비자값이 국제제품값의 등락에 신속히 반응하지 않는 것은 (소비자가격 결정권을 갖고 있는)주유소 탓”이라고 책임을 떠넘긴다. ●소비자만 골병 한국주유소협회측은 “정유사들이 휘발유 공장도가보다 ℓ당 30∼60원 싸게 주유소에 넘긴다고 하지만 이는 단골 주유소의 얘기”라며 “신용이나 거래기간 등을 트집 잡아 공장도가보다 더 비싸게 넘기는 예도 적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심지어 월말에 재고 물량을 털기 위해 덤핑으로 넘기는 바람에 유통질서가 무너져 손해가 크다고 반박했다. 인터넷에 헐값의 무(無) 브랜드 기름이 기승을 부리고 부판점(중간도매상)만 재미를 보는 것도 정유사의 횡포 때문이라는 하소연이다. 이태복 ‘5대 거품빼기 운동본부’ 대표는 “‘세금을 낮추면 휘발유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정부의 논리는 산업연구원의 조사 결과 설득력이 없음이 명백히 드러난 만큼 휘발유값 대비 세금 비중을 지금의 60%에서 최소한 40%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수희 한나라당 의원은 정유사들의 담합을 막기 위해 소비자 피해액의 최대 3배까지 배상토록 하는 ‘징벌적 과징금’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우수파’시인 박철 연시집 ‘사랑을 쓰다’

    ‘우수파’시인 박철 연시집 ‘사랑을 쓰다’

    “그대를 골목 끝 어둠 속으로 보내고/내가 지금까지 살아온/삶의 의롭지 못한 만큼을 걷다가/기쁘지 아니한 시간만큼을 울다가/슬프지 아니한 시간만큼을 취하여/흔들거리며 가는 김포행 막차에는/손님이 없습니다/멀리 비행장 수은등만이 벌판 바람을 몰고 와/이렇게 얘기합니다/먼 훗날 아직도/그대 진정 사람이 그리웁거든/어둠 속 벌판을 달리는/김포행 막차의 운전수 양반/흔들리는 뒷모습을 생각하라고”(‘김포행 막차’ 전문) 곁에 아무도 없으면 불안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 자신의 얘기를 들어주고, 이해해 주지 않으면 미치도록 고독해지는 사람들이다. 곁에 누군가 있다면 그 ‘누군가’에게 쏟는 이들의 정성은 각별하다 못해 유별나기까지 하다.‘치댄다’는 표현이 적확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은 이마저도 사랑이라고 부른다. 박철(47) 시인은 그런 ‘사랑 중독증’ 환자이다. “그동안 해온 일은 사랑이 전부였다.”고 스스럼 없이 말할 정도로 누군가 또는 무엇인가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며 지내왔다. 시인은 동인이라야 달랑 자기 혼자뿐인 ‘우수(憂愁)파’를 자처한다. 모처럼 출간된 연시(戀詩)집 ‘사랑을 쓰다’(박철 지음, 열음사 펴냄)에는 이런 우수파 시인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 76편이 담겨 있다.1987년 등단 이후 20여년간 써온 사랑시들인 만큼 한 시절 두루 걸치는 사랑이 있다. “우리가 사랑을 퍼다가/산을 만들고/그 위에 집을 짓고 산다면/그대, 신림동이나 봉천동/꼭대기쯤에 살겠네//(‘산’ 가운데) 사랑을 퍼다가 산동네를 만들겠다니, 도대체 지금 이 땅에 사랑이 그렇게 지천에 널려있다고 믿는 시인의 마음이 궁금해진다. 시인은 “흔들리는 그네의 몸짓 하나, 한밤의 클랙슨 소리, 국밥집의 불빛조차도 오늘로서 영원히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아니 사랑하고 배기지 못하겠다.”고 토로한다. 연시집에는 그러나 남녀간의 사랑만 들어있는 것은 아니다. 온갖 사랑이 다 담겨 있다. 특히 시인의 사랑시에는 돌아오길 기다리는 말이 많다. 시인은 “사랑은 기다림이며 기다림은 희망이며 희망은 내가 살아가는 힘의 전부”라고 말한다. 슬픔에서 희망의 메아리를 듣는 역설을 담아 ‘슬프므로 슬프지 않다.’고 강변하기도 한다. 아내의 심부름으로 하수도 뚫은 노임 4만원을 들고 ‘영진설비’를 찾아가다가 한번은 맥주를 마시고, 한번은 재스민 화분을 사들고 온 일상을 노래한 대표작 ‘영진설비 돈 갖다주기’를 통해 힘든 일상을 따뜻하게 위로해 줬던 시인은 이번에도 찌든 일상에 안개 같은 아련함을 선물하고 있다. 1990년대말 없어진 서울 탑골공원 뒤편 ‘탑골’에서 시인은 멋들어지게 피아노나 기타를 연주하곤 했다. 그러면 소설가 현기영 선생 등이 나와 노래를 부르던 모습은 이제 영 볼 수 없게 됐지만 아직도 문인들에게는 시인의 음악적 재능(?)이 종종 화젯거리로 등장하곤 한다. 97년 ‘현대문학’을 통해 소설가로도 등단한 시인은 지금까지 시집 6권과 각각 한권씩의 소설집과 콩트집을 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님은 갔지만 우리엔 거울 같은 존재”

    “님은 갔지만 우리엔 거울 같은 존재”

    “저뉘는 어드메련가. 믈옥(수정)으로 순정하였으므로 아릿다운 글지(작가)였거늘, 아지못게라(알 수 없어라). 비롯됨도 없고 마침도 없음이여. 그대의 나그넷길 소솜(잠깐)하였다 누가 말하는가.…해는 져서 달이 뜨는데 사람은 보이지 않고, 뵤-뵤-(새가 둥글게 원을 그리며 천천히 도는 모양)산 새 한 마리 갑션무지개(쌍무지개) 사이로 날아가누나. 창밖의 흙바람 소리 들으며 천근번뇌를 보태고여.” 서른넷의 나이로 요절한 소설가 고 김소진(1963∼1997)씨의 묘비에는 ‘월헝청(옆눈 팔지 않고 후다닥 닿듯이 걸어가는 모양) 어디로 가시는가’라는 제목의 비문이 이렇게 아름다운 우리말로 적혀 있다. 적지 않은 문단지기들이 우리 문학에서의 ‘김소진 부재’ 후유증을 걱정하고 있는 가운데 김씨 10주기를 맞아 동료 및 선후배 문인 30명이 그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 글을 엮었다. 추모문집 ‘소진의 기억’(문학동네 펴냄)은 그렇게 태어났다. “통유리창에 내리는 비는/아무것도 내리지 않고/전망을 가로막는 아파트 몇 동도/그 끄트머리 산등성이도/저 아래/가로수도 우산도 자동차도/골목길도 내리지 않고/무거운 것이 스스로 내려앉으며/흐려지는 것이다.//천둥 번개 다 지나고 헐벗은/한 여인이/남는 것처럼.//김소진,/죽은 지 십 년.//이 놀라운 기적./” 시인 김정환씨는 이렇게 ‘김소진 죽은 지 십년’을 아쉬워했고, 김기택, 신현림, 이진명, 장대송, 장철문, 안찬수씨 등이 시를 보탰다. 소설가 이혜경씨는 산문에서 생전 한번도 본적 없는 김소진을 꿈속에서 두번이나 만난 기억을 소개하면서 그에게 ‘쐬주’ 한 잔을 바치고 싶다고 토로했다. 소설가 천운영씨도 자신의 습작 ‘쥐덫’과 김소진의 등단작 ‘쥐잡기’의 유사성에서 비롯된 그와의 ‘인연’에도 불구하고 단지 자신은 김소진이 아닌 그를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많은 사람들만 만났다며 아쉬워했다. 소설가 전성태, 권여선, 조헌용, 윤성희, 김중혁씨 등은 소설을 헌정했다. 절친한 동료였던 안찬수, 정홍수, 진정석씨 셋이 엮은 추모문집에서 편자들은 ‘김소진 소설’이 1990년대 이후 한국문학의 어떤 편향과 맹목을 되비쳐 주는 하나의 거울과도 같은 존재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2007년 현재 시점에서 김소진을 다시 읽어보는 일은 의례적인 추모행위를 넘어 한국소설의 좌표를 점검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당대적 실천의 일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김소진은 1991년 ‘쥐잡기’로 등단한 이후 6년 동안 그야말로 열정적으로 글을 썼다. 네 권의 소설집과 장편 2권, 한 편의 미완성 장편, 콩트집 2권, 동화 1권, 산문집 1권 등을 남겼다. 작품들은 대부분 중심에서 배제된 주변적인 것들에 대한 본래의 애착과 공감을 담았다. 그가 타계한 4월22일 하루 전인 21일 낮 경기도 용인공원묘원 그의 유택에서는 문우들이 모여 또다시 그를 추모했다. 김정환 시인의 추도시 발표에 이어 등단작 ‘쥐잡기’와 유작 ‘눈사람 속의 검은 항아리’를 후배 작가들이 낭독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이정연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실직한 남편 잔소리만 늘어요

    Q남편이 실직한 후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잔소리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남들은 가정적이라고 말하는데, 실제 모습은 전혀 다릅니다. 결혼 초에는 참고 살았지만 지금은 내가 늙어서도 간섭받고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에 신경질이 납니다. 주5일제가 되고 보니 같이 있는 시간이 늘어나 오히려 그 전에 회사일로 바빠 늦게 들어올 때가 더 편한 것 같습니다. - 김희순(55세·가명) A같은 말을 두 번 세 번 들으면 누구나 듣기 싫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여자를 어린애 취급하는 것 같기도 하고, 손끝 하나 움직이지 않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남편이 귀찮은 존재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세상이 변한다 해도 우리 집 남자가 가장 늦게 변할 거라고 말하는 부인들도 많습니다. 중년기는 크고 작은 고개가 많은 시기입니다. 아이들 뒷바라지가 끝나는가 싶더니, 남편의 실직이나 은퇴를 겪게 되기도 합니다. 예상한 일이어도 막상 닥치게 되면 앞으로 어떻게 사나 하는 문제로 머리가 무거워지게 되지요. 실직은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로 끝나지 않고 가족간의 역동성에도 파장을 주게 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집에 있다.’는 말 자체가 할 일 없는 무능한 존재를 의미하는 부정적인 어감을 내포하는 게 사실입니다.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 왔고, 자신은 젊은이 못지않게 의욕이 있다고 생각하는데도 놀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가족들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은연중에라도 그런 내색을 하게 되면 남편은 더욱 자신을 방어하게 돼 집안일에 더 관여하거나, 아니면 조그만 일에도 역정을 내는 과민 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잔소리는 더 많아질 수도 있고, 짜증이 더 늘기도 하며, 시력이나 청력이 약해지면 더 큰 소리로 말하게 될 것입니다. 인간관계는 상대적이어서, 내가 잘 들어주면 상대방의 목소리가 작아지지만, 내가 들어주지 않으면 상대방은 점점 더 거칠고 금속성의 소프라노가 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부인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세요. 남편의 행동은 예전 그대로인데, 부인은 남편이 집에 있는 것에 대해 적응하지 못해 남편이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한 것도 잔소리로 들린 건 아닐까요. 각자 자기 일이 있을 때에는 밖에 빗소리도 잘 들리지 않더니, 서로 할 일 없이 마주 앉아 있다 보면 즐거운 음악도 귀에 거슬릴 수 있거든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쫓아다니며 잔소리 하는 것은 같이 있고 싶은 욕구의 다른 표현입니다. 한 소리 또 하는 것은 조금 더 자기에게 귀 기울여 달라는 절규입니다. 별일 아닌 것도 트집 잡고 호통치는 것은 겉으로만 강한 약자의 모습입니다. 만일 그런 것조차 허락하지 않는다면 너무 매정한 일이 아닐까요. 남편의 잔소리가 줄어든다면 그건 더 위험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몰입해야 할 일을 찾지 못한 경우, 흔히 상대방에게 비난이나 책망을 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남에게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자신에 대해 불만스러울 때 남에게 퍼붓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남편의 잔소리는 실직 후 인생의 새로운 방향을 잡을 동안 계속될 것입니다. 중년기의 실직은 도전이요 기회입니다. 더 늦기 전에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남편의 관심과 에너지가 세상이 가는 방향으로 잘 쓰일 수 있도록 부부가 함께 지혜를 모으세요. 배우자에게 베푸는 가장 깊은 배려는 매끄러운 칭찬이나 대단한 선물이 아니라, 배우자를 곁에 허락하는 것입니다. 물론 마음으로 허락하고, 행동으로도 허락해야 합니다. 어떤 순간이라도, 배우자는 우리가 아끼는 어떤 골동품보다 더 소중히 대해야 하는 생명체입니다. 가정의 행복지수는 내가 마음을 넓히는 만큼 올라갈 수 있습니다. <목포대 교수·가족상담문화센터장> ● 이번 주부터 ‘가족클리닉’ 필자가 강학중 가정경영연구소 소장에서 이정연(생활과학부·아동학 전공) 목포대 교수로 바뀝니다. 이 교수는 목포대 가족상담문화센터장과 한국가족관계학회 부회장, 대한가정학회 가족정책개발 전문위원 등을 맡고 있습니다. 이 교수는 앞으로 김숙기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장과 2주에 한 번씩 번갈아 글을 쓰게 됩니다. 가족클리닉의 상담 의뢰는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서 받습니다.
  • [박기철의 플레이볼] 경기일정 담당자의 고충

    미국프로야구 내셔널리그가 생기기 전까지만 해도 리그 행정에서 가장 골치 아픈 부분이 경기 운영이었다. 내셔널리그 이전 리그 행정을 담당한 조직은 ‘프로야구선수 전국연합’이란 긴 이름의 단체로 이름 그대로 선수들이 주체가 되어 만든 단체다. 경기 일정을 짜고 선수 등록을 받고 하는 일이 그렇게 어려울 리 없어 보이지만 구단들은 틈만 나면 협회를 무시했다. 대표적인 것 가운데 하나가 경기 일정을 지키지 않는 일이었다. 우승권에서 탈락하고 관중도 별로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원정경기가 특히 기피의 대상이었다. 구단이 주도하는 리그가 되면서 경기 일정을 과감하게 무시하는, 엄청난 일은 사라졌으나 경기 일정 작성이라는 부분은 아직도 빛은 안 나고 욕만 먹기 좋은 작업이다. 특히 금년의 메이저리그는 날씨 때문에 경기 일정 담당자들이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영하의 온도와 눈 때문에 클리블랜드와 시애틀의 개막전 시리즈가 몽땅 취소되고, 클리블랜드와 캘리포니아의 시리즈는 밀워키로 옮겨서 경기를 치러야 하는 사태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더구나 클리블랜드와 시애틀 경기는 올 시즌 유일한 시애틀의 클리블랜드 원정 일정이어서 나중에 더블헤더로 비집고 끼워 넣을 여지도 없다. 경기 숫자만 채우자면 클리블랜드의 시애틀 원정경기를 더블헤더로 편성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엄청난 중계권료와 입장료 수입 등이 걸린 홈경기를 그렇게 포기할 수도 없다. 이런 이유로 피츠버그와 클리블랜드, 신시내티는 4월 셋째 주가 될 때까지 원정경기로만 편성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미네소타 구단과 자치 정부가 현재의 낡은 돔구장을 2010년까지 리글리필드처럼 덮개없는 구장으로 건설하겠다는 발표에 대해서 돈을 더 들이더라도 개폐식 구장을 건설하라는 팬들의 압력 또한 거세졌다.4월의 경기 일정이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조정하라는 이들의 주장은 프로야구는 팬이 최우선이고, 수익은 두 번째이며 텅 빈 관중석에서 야구 선수가 스키 복장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변한다. 추운 날씨는 경기에도 영향을 미쳐 경기당 평균 홈런과 득점수는 최근 15년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하지만 모두가 이런 방안에 찬성하지만은 않는다. 추울 것에 대비해 경기일정을 잡지 않고 더울 것에 대비해 원정경기를 잡는다면 시즌 편성 자체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팀당 162경기를 줄이지 않는 한 날씨를 고려해 일정을 짜는 방법은 더블헤더로 일정을 잡는 방법밖에 없다. 구단주들은 당연히 이런 방안을 받아들이지 못한다.“좀 추우면 적응해서 견디는 수밖에 없고,100년 이상을 그렇게 해왔는데 이제 와서 왜 트집이냐.”는 게 반대파들의 주장이다. 이들의 논쟁은 결국 반대파의 뜻대로 결론나겠지만 경기 일정을 작성한 담당자의 손끝은 여전히 저릴 게 뻔하다.‘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cobb76@gmail.com
  • [21일 TV 하이라이트]

    ●클로즈업(YTN 오후 1시30분) 대선정국이 급변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한 후보가 탈당했고 열린우리당에서는 사활이 걸린 통합신당 작업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첫 여성총리를 지냈고, 지금은 잠재적인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한명숙 전 총리로부터 대권 도전 여부와 앞으로의 활동 계획, 향후 정국 이야기 등을 들어본다.   ●생방송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요즘 들어 아이가 더 말을 심하게 더듬는다며 다급하게 ‘아이도 엄마도 행복한 육아’에 도움을 요청한 엄마. 아이는 올해 5살로 현재 2년째 말을 더듬고 있다. 특히 엄마와 동생과 함께 있을 때는 더듬는 정도가 더 심하다. 아이가 말을 더욱 심하게 더듬는 원인과 대책을 알아본다.   ●생방송 TV연예(SBS 오후 8시55분) 최근 장준혁 신드롬을 일으키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남자 김명민.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팬미팅 무대를 마련한 그를 `조영구가 만난 사람´에서 만나본다. 섹시함과 청순함을 동시에 지닌 배우 손예진. 어떤 행동을 해도 그 자체가 바로 ‘그림’이 되는 그녀를 광고 촬영장에서 만나본다.   ●내곁에 있어(MBC 오전 7시50분) 어려움에 빠진 은주와 은호를 도와달라는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선희의 집 앞으로 찾아간 준석은 선희에게 전화를 건다. 준석의 전화에 안절부절 못하던 선희는 용기에게 들킬까봐 그냥 끊어버리고 만다. 그날 밤, 선희네 집 앞에서 오들오들 떨며 선희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던 준석은 이내 쓰러지고 만다.   ●마왕(KBS2 오후 9시55분) 한 소녀의 잔상으로 시작되는 소년 살인사건이 두서없는 증언으로 철저히 무시되면서 사건은 빠르게 종결된다. 그렇게 12년이 흐른 어느 날 강력계 형사 강오수는 심판이란 타로카드와 편지를 한통 받고 의아해 한다. 그리고 얼마 후 오수는 아버지 강동현의 회사 고문 변호사 살인 사건을 맡게 되는데….   ●하늘만큼 땅만큼(KBS1 오후 8시25분) 무영은 휴대전화를 물에 빠뜨린 탓에 집에서 온 연락을 확인할 길이 없다. 봉례는 상현으로부터 무영의 사진 한 장을 구해 그것으로 무영을 찾아낼 계획을 세운다. 드디어 명주네로 인사를 오게 된 종훈. 건강진단서를 보며 생트집을 잡는 순임만 빼곤 모두 종훈을 환영하는 눈치다.
  • [열린세상] 판사,교수,석궁/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대한민국의 현실은 언제나 초현실이다. 예를 들어 ‘석궁’이라는 낱말은 마땅히 빌헬름 텔이나 로빈 후드와 결합되어야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그 무기는 부장판사가 수학교수와 관계를 맺는 방식이 된다. 이 얼마나 엽기적인가. 법원에서는 사법부에 대한 도전이라며 흥분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시민들의 정서는 사뭇 다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해자인 부장판사가 아니라 외려 가해자인 수학교수의 좌절과 분노에 공감을 한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법원의 2심 판결이 재미있다.(1)입시문제의 오류를 지적한 것이 임용해제의 ‘한’ 원인이 됐음을 인정해도,(2)교수는 교원으로서 가져야 할 다른 덕목들을 갖추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로 해임은 정당하다는 것이다. 반면 시민들이 보기에 사태의 본질은 출제문제의 오류를 지적한 교수에게 재단에서 보복을 가한 데에 있다. 하지만 법의 논리는 다르다. 법적으로 다툴 것은 그 교수가 교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다른 덕목들을 갖추었는지 여부. 여기서 법의 논리와 시민들의 정의감정은 서로 갈라지기 시작한다. 물론 법원이 제멋대로 판결을 내린 것 같지는 않다. 사학법에 따르면 교원의 임용권은 재단에 있다. 임용과 해임의 기준을 세우는 권한도 그들에게 있다. 그리고 설사 거기에 문제가 있어도, 사학재단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한 그 기준 자체를 법원에서 문제 삼을 수는 없다. 법원은 오로지 법에 따라 판결을 내려야 한다. 그렇다면 법원의 주장대로 ‘보복인사’ 여부는 애초에 법적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없는지도 모른다. 그게 법의 논리다. 하지만 이 사회에 좀 살아본 경험이 있다면, 재단에서 그 교수를 해임한 진짜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알 것이다. 내가 보기에 입시문제의 오류를 지적한 것은 해임의 ‘한’ 원인이 아니라,‘주요한’ 원인이고, 사실상 ‘유일한’ 원인이다. 하지만 재단에서 공개적으로 그렇게 얘기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이거저거 트집잡아 엉뚱한 죄목을 뒤집어씌운 것이다. 이게 경험적 차원의 문제 제기라면, 논리적 차원에서 또 다른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법원의 판결문이 내 귀에는 어쩐지 이런 논리로 들린다.‘수소원자 두 개가 포함된 것도 인정된다. 또한 산소원자 한 개가 포함된 것도 인정된다. 하지만 수소원자는 법적으로 다툴 문제가 안 되고, 중요한 것은 산소원자의 존재. 고로 이 물질은 물이 아니라 산소다.’ 이런 것을 논리학에서는 ‘분해의 오류’라 부른다. 내겐 이번 판결이 어딘지 이 ‘분해의 오류’를 닮았다는 느낌이 든다. 이게 법 논리의 문제일까? 아니면 판결의 문제일까? 이게 그저 그릇된 판결의 문제라면, 문제의 해결은 간단하다. 판사들이 앞으로 이런 판결을 내릴 때, 남들 다 아는 대학의 실정 좀 파악하고, 되도록 권력이 없는 약자의 편에 서도록 노력하면 된다. 하지만 이게 법 논리 자체의 문제라면, 그때는 문제가 좀더 복잡해진다. 법이라는 것이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도, 그 법 논리에 따른 판결을 대다수의 시민들이 부당하게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법원에서는 사법부의 권위에 테러를 가한 교수의 처지에 국민들이 공감하는 것은 법의 논리에 대한 무지 때문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그런 측면도 있을 게다. 하지만 이게 오로지 법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되는 일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이번 사건을 통해 분명해진 게 있다. 이와 유사한 이유로 부당하게 해고된 교수는 적어도 법원에서는 정의의 실현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왜? 법의 논리 자체가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법이 정의감정을 충족시켜 주지 못할 때, 어떤 이들은 좌절하여 평생 한을 품고 살아갈 것이고, 그보다 더 절망한 이들은 멀리 떨어진 법과 정의 사이의 거리를 억지로 극복하느라 화살을 날릴 수가 있다.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 노조가 ‘경영위기’ 부추기나

    노조가 ‘경영위기’ 부추기나

    새해 벽두부터 경제계가 노조 몸살을 앓고 있다. 현대자동차·현대증권·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 등은 저마다의 이유를 앞세워 강경투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환율 하락과 수출 증가세 둔화 등으로 가뜩이나 잿빛인 ‘정해년 경제’에 더욱 짙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노조, 명분없는 성과급 투쟁 4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회사측이 약속대로 성과급 50%를 더 지급하지 않으면 10일부터 파업 등 강경투쟁에 들어가기로 했다. 현대차 노조원들은 생산대수 목표를 98% 채워 지난 연말 100% 성과급(150만∼200만원)을 챙겼다. 그러나 목표를 100% 달성하면 주기로 한 150% 성과급을 요구하고 나선 것. 자동차공업협회 강철구 이사는 “금품 수수 혐의 등으로 현대차 노조의 도덕성이 땅에 떨어진 마당에 노사가 합심해 경영위기를 극복하지는 못할지언정, 목표도 달성하지 못해놓고 성과급을 전부 달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해외판매·내수 부진… 위기의 현대차 실제 현대차의 안팎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버는 돈은 적은데 쓸 돈은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은 당초 목표(100조원)를 크게 밑도는 93조원에 그쳤다. 반면, 인도·중국·슬로바키아 공장 등 올해 투자 예상금액만 2조원이다. 수출 증가세 둔화로 해외판매는 ‘빨간불’이 켜졌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베이징현대차의 올해 매출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현대차가 지난해 목표치(30만대)에 못미치는 29만대를 판매한 데 이어 올해도 6.9% 늘어난 31만대 판매에 그칠 것이라는 내용이다. 그렇다고 내수 회복도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특별소비세 한시 폐지 요청 등 정부에 ‘SOS’를 쳤지만 “집안문제(노조)부터 잘 풀라.”는 냉담한 반응이 돌아왔을 따름이다. 지난해 현대차는 노조 파업으로 자동차 대수 11만 5000대, 금액으로는 1조 5000억원의 손실을 입었었다. 이렇듯 안팎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한때 10만원을 돌파했던 현대차 주가는 6만원대로 주저앉았다. ●현대증권·한수원도 노조 홍역 지난 연말 현대그룹이 김중웅 현대경제연구원 회장을 현대증권 회장으로 전보 발령내자 현대증권 노조는 “회장직 신설은 옥상옥”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그룹측은 “올해 자본시장통합법이 발효되면 증권업계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만큼 정·관계에 인맥이 두터운 김 회장을 전진 배치시킨 것”이라며 “노조가 반발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한국수력원자력 노조도 회사가 본사를 동(東)경주로 옮기겠다고 하자 저지에 나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방폐장을 구하지 못해 전국에 애걸할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이런저런 트집을 잡아 당초 약속을 뒤집는 것은 이기주의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이뽑자「키스」했다 신세망친 칫과의사

    이뽑자「키스」했다 신세망친 칫과의사

    며칠전 부산시 반여동 무면허 칫과의사 K씨(42)는 이웃에 사는 P여인(38)의 썩은 이빨을 뽑아 주고 있었는데…. 난데 없이 P여인의 남편 O씨(40)가 나타나 『내 마누라 하고「키스」하는 현장을 분명히 봤다』고 펄펄뛰면서 D서에 간통혐의로 고발을 했것다. 경찰의 조사결과 간통이란 터무니 없는 생트집이었음이 밝혀졌으나 무면허 칫과의사임이 드러나 결국은 의료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었것다. 쇠고랑 차면서 탄식하는 K씨- 『손님 한번 잘못 받았다가 내 신세 망쳤구나 -』 [선데이서울 70년 5월 10일호 제3권 19호 통권 제 84호]
  • [김숙기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술 마시면 가족 괴롭히는 시아버지

    Q1년 전부터 남편 사업에 문제가 생겨 시댁에 들어가 사는데 시아버지께서 술만 드시면 사람이 달라지십니다. 술이 들어가면 끝을 봐야 하고 못 드시게 하면 몰래 숨어서 드실 정도입니다. 술 마시면 보이는 사람마다 말도 안 되는 것으로 트집을 잡고 의처증도 심각해 어머니를 많이 괴롭힙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조용할 날 없어 가족이 늘 불안에 떨며 사는데 술을 줄이게 할 방법은 없을까요? -이정미(가명·43세) A시아버지의 음주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계시군요. 우리 사회가 그동안 술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분위기였기 때문에 잘못된 음주 습관에 길들여져 고통 받는 가정이 많다고 생각됩니다. 위에 적힌 내용 정도로 보아 시아버지는 알코올 의존도가 높으신 분으로 판단됩니다. 술 문제도 하나의 질병임을 확실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알코올 중독은 진단이 안 돼서 어려움을 겪는 병이 아니고 중독자 자신이나 가족이 너무 쉽게 생각하고 소홀하게 다루기 때문에 엄청난 어려움을 겪게 되는 병입니다. 즉시 전문가의 조언과 치료적 도움 받는 것이 가장 현명한 태도입니다. 알코올이 신체에 들어오면 중추신경을 억제하는 작용을 해 대뇌의 기능을 저하시켜 억압된 감정들을 분출시키기 때문에 평소보다 말이 많아지며 공격적으로 되기 쉽습니다. 가족과의 관계에서도 부정적인 감정, 특히 원망감이나 분노감이 많이 드러나며 공격성이 사소한 자극에도 참지 못하고 쉽게 표출됩니다. 술로 인해 주변 상황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처리하는 능력이 떨어져 상대의 말과 행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 방식대로 왜곡해서 받아들입니다. 술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술을 마시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며 술로 인한 성적 기능장애로 부부관계에도 문제를 일으킵니다. 이런 경우 배우자에 대한 집착이나 의처증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또한 장기간 술에 중독되어 있는 경우, 뇌세포 파괴를 촉진시켜 기억력 감퇴, 판단력 저하, 사고능력 장애를 일으키고 정신질환을 일으키는 등 뇌기능을 손상시키게 되지요. 그동안 음주가 주된 취미이자 낙이었다면 술을 마시지 않고도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경험해야 합니다. 음주를 대체할 다른 활동을 찾아내 몰두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요. 늘 함께 하는 술 친구가 있다면 당분간 멀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하고 술을 마신 결과 발생되는 실수나 행동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스스로 책임질 기회를 갖도록 해야 합니다. 술을 끊거나 줄이는 데는 본인의 의지가 제일 중요합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사실은 본인의 의지만으로는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현대 과학의 발전을 통해 알코올 의존이 체질적으로 술을 지속적으로 원하게 되는 ‘신체적 질병’의 하나임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철저한 자기 성찰과 자기 문제에 대한 이해, 치료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한데 대부분 “남들도 다 술 마시며 산다.”“마누라와 애들이 속 썩여서 술을 마신다.”“사회생활 하다 보면 어쩔 수 없다.”며 자기 문제를 축소, 회피하게 마련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가족들이 알코올 중독을 병으로 인식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단호한 결정이 필요합니다. 객관적인 현실을 인식시키고 가족의 긍정적인 힘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술에 대한 문제를 가족 내에서 해결하려 하지 말고 전문가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합니다. 가족들, 특히 배우자의 고통과 상처 치유를 위해 가족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함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세요. 술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술을 마시며 현실적 문제를 회피하려는 사고는 음주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우리 사회의 풍토와도 관련이 있지만 개인과 가족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건전하고 절제된 음주문화가 정착되어야 할 것입니다.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장>
  • “부시는 佛 전제군주 닮았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프랑스를 싫어한다. 이라크 전쟁에 트집이나 잡고 발뒤축을 건다고 여긴다. 오죽하면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을 빗대 ‘잭애스(Jackass)’라고 조롱한다는 유머가 나돌았을까. 아무튼 부시 행정부는 프랑스인의 사고방식이라면 약아빠졌고 남자답지 못하며 반자본주의적이라 치부해 버린다. 그런데 이런 부시 대통령이 나폴레옹,‘태양왕’ 루이14세, 샤를 드골 등 프랑스인의 조상과 많은 점을 공유하고 있다는 재미있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의 칼럼니스트 존 손힐은 16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다른 이의 의견을 들어보지도 않고 일단 전쟁부터 저지르는 습관은 미국적이지도, 공화당답지도 않다.”며 “이런 호전적인 성향은 무엇보다도 프랑스인들의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글의 요지. 1816년부터 1880년까지 프랑스가 벌인 22번의 전쟁 가운데 7번은 프랑스의 선공(先攻)으로 시작됐다. 이 기간에 영국은 19차례, 미국은 8차례 전쟁을 치렀다. 부시가 선제공격론을 내놓기 한참 전에 프랑스인들은 이미 아프리카에서 유엔 결의 같은 것을 기다리지도 않고 식민지 침략에 열중했다. 또 부시 대통령의 선민국가론은 조국의 존엄을 지키고 그것의 가치를 보편화해야 한다는 드골의 신념을 빼닮았다. 물론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에도 조국을 “언덕 위의 빛나는 도시”로 믿는 이들이 많았지만, 그렇다고 부시 대통령처럼 필요하면 강제력을 동원해서라도 이를 외국에 확산해야 한다는 사명의식을 갖고 덤빈 이는 없었다. ‘정권 변형’을 추구하는 부시 행정부의 중동정책은 1790년대 중부유럽의 전제군주들을 쓰러뜨리려고 무력을 동원, 프랑스 혁명의 가치관을 전파하려 했던 나폴레옹과 놀랍게도 닮은 모습이다. 의회보다 행정부의 권위를 앞세우고 테러를 예방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민간인을 대상으로 불법도청을 일삼는 부시 대통령은 “짐이 곧 국가”라고 떠벌였던 루이14세와 비슷하다. 실제로 그는 올해 초 “내가 결정한다. 그리고 가장 나은 것을 택한다.”고 공언한 바 있다. 대다수 유럽인은 백악관에 거주하는 ‘프랑스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미국 대통령이, 선조들이 만들어 놓은 다양한 제도들을 활용하고 나직한 목소리지만 제대로 먹히는 채찍을 휘두르길 갈망하고 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재계 “순환출자 금지는 이중족쇄”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중인 출자총액제한제 등의 개선안에 대해 재계는 “더 강해진 이중족쇄”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재계는 8일 “혹(출총제)떼려다 혹(순환출자)붙이는 격”이라면서 “정부와 출총제를 두고 흥정할 생각이 없다.”며 조건없는 폐지를 재차 요구했다. 해당기업들은 ‘괘씸죄’를 의식해 말을 아끼면서도 “자꾸 ‘투자를 하라.’면서 선진국에도 없는 규제를 만들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출총제가 무슨 흥정대상이냐” 공정위는 출총제 적용 기준을 현행 자산규모 6조원 이상 재벌그룹 계열사에서 10조원 이상 그룹의 중핵기업(자산 2조원 이상)으로 완화하면 해당기업수가 340여개에서 20∼30개로 대폭 줄어든다고 강조한다. 이에 대해 전국경제인연합회 조건호 부회장은 “기업수는 줄어들지 몰라도 금액으로 따지면 이들 중핵기업의 출자액이 전체 그룹출자액의 80%에 이르기 때문에 기업부담 완화 효과는 거의 없다.”고 반박했다.‘눈가리고 아웅’이라는 얘기다. 이날 예고도 없이 기자실에 들른 조 부회장은 “재계는 출총제를 두고 정부와 흥정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기업하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달라는 게 재계의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공정위는 순환출자 등을 둘러싼 부정적 여론이 전경련을 비롯한 재계의 언론 플레이 때문이라고 주장하지만 공정위의 방침이 옳지 않아 비판을 받는 것”이라며 “일부 대기업의 불미스러운 사건을 트집삼기도 하지만 극히 일부분의 사례를 들어 투명경영을 위해 애쓰는 대다수 기업까지 싸잡아 규제해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대한상공회의소 기업정책팀 이경상 팀장도 “투자 여력은 큰 기업에 있는데 크다는 이유만으로 손발을 묶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성토했다. 자산규모가 10조원이 넘는 그룹들은 공정위 개선안에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어느 계열사가 중핵기업에 해당하는지 따져보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공정위 안대로 출총제 기준이 완화되면, 삼성·현대차 등 7개 그룹 29개 계열사가 해당된다. 현재 출총제를 적용받고 있는 동부, 현대,CJ, 대림, 하이트 5개 그룹 7개 계열사는 그룹 자산이 10조원이 안돼 일단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하지만 자산이 언제라도 10조원을 넘으면 물론 포함된다.●순환출자 규제는 혹떼려다 혹붙인 격 계열사 A→B→C→A로 출자가 돌고 도는 이른바 환상형(環狀型) 순환출자 금지방안의 경우,‘뜨거운 감자’는 기존 출자분이다. 예컨대 두산그룹만 하더라도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중에 있지만 환상형 순환출자에 해당하는 지분이 그룹 전체로 16%나 있다. 삼성이나 현대차처럼 지주회사 체제가 아닌 그룹들의 부담은 더 크다. 삼성은 “정부안이 확정되지 않아 뭐라 말할 수 없다.”면서도 “대부분의 기업은 순환출자 규제 자체가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지주회사로 이미 전환한 LG그룹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편이다. 신현한 연세대 교수는 “기존 순환출자를 해소하려면 수십조원을 들여 지배구조를 바꿔야 한다.”면서 “천문학적 부담도 부담이지만 경영권 방어대책이 미약한 우리나라에서 순환출자를 금지하면 우량기업들이 경영권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자유기업원은 논평을 통해 “순환출자 금지는 이중족쇄나 다름없다.”면서 “지배구조에 정답이 없는데 공정위가 지적 오만을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안미현 김경두기자hyun@seoul.co.kr
  • [김숙기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사랑한 여자 있었다” 8년전 남편 고백 지금도 분노 치밀어 매일 싸움 걸어

    Q남편이 결혼 전 “죽도록 사랑했던 여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고백했는데 그땐 그냥 넘어갔어요. 그런데 최근까지도 생각할수록 화가 나고 분노가 치밀어요. 남편은 8년의 결혼생활 동안 착실했고 건강한 두 아들까지 두었는데 왜 이렇게 분하고 억울한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드러내놓고 문제를 일으킬 수도 없어 엉뚱한 것으로 트집을 잡아 매일 부부싸움을 합니다. 어떻게 하면 힘든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정숙현(가명,41세) A남편의 과거를 고백 받고 충격 받았던 마음을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하고 쌓아둔 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군요. 남편의 과거를 알게 되었을 때 감정을 억압하지 않고 그때 표출하여 이해받았더라면 더 빨리 해결되었을 테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더 늦기 전에 문제의 핵심을 다른 곳으로 분산시키지 말고 매일 부부싸움 거는 것을 즉시 중단하세요. 지금의 부부싸움은 실체가 없는 분노 표출로서 가짜 주제를 만들어 싸움을 벌이는 격입니다. 이런 경우 분노의 핵심 감정이 다른 곳에 있기 때문에 화해나 해결이 잘 되지 않고 무엇보다 상대는 진짜 이유도 모른 채 비난과 공격을 받음으로써 방법을 찾을 수 없다고 결론 내려 멀어지기 쉽습니다. 무엇이 화나게 하는지 분노의 원인을 정확하게 찾아보세요.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그 사건을 해석하는 왜곡된 사고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분노표출의 행동을 하는 것은 그 일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자기 나름대로 분노의 감정을 일으킨 사건의 전반을 깊이 생각해 보고 ‘자기 분석표’를 만들어 적어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자기분석표를 작성하는 방법은 과거사건에 대한 생각을 포함하여 나에게 일어난 불쾌한 상황이나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그것에 대해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하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내 생각과 판단 안에 들어 있는 ‘인지적 왜곡’이나 ‘부정적 사고’가 있다면 이것을 새롭게 바꿔주거나 일부 교정하여 새롭게 적어보세요. 자신을 괴롭히는 것은 외부 상황의 그 어떤 일이 아니라 어떤 일에 대한 나의 생각이나 판단 때문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남편에게 다른 여성이 있었다.’‘나보다 더 사랑했던 여자가 있었다.’는 생각이나 판단 때문에 화가 난다면 ‘나를 만나기 전의 일이었다.’‘결혼생활 동안 나보다 더 사랑했던 여자는 없었다.’‘8년 동안 성실한 남편으로 내 곁에 있었다.’로 바꾸어서 생각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말과 행동을 통제할 수 있을 때까지 모든 언행을 자제하여야 합니다.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핵심 감정을 알고 어떻게 조절하고 해결해야 하는지 알 때까지 행동을 미루라는 것이지요. 왜곡 또는 부정적인 생각이나 판단을 버리고 새로운 가치체계나 긍정적인 인식으로 전환하게 되면 오해나 피해의식, 관점의 차이, 정보부족으로 인한 분노가 많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 후에는 해결하고 가야 할 분노인지 버리고 가야 할 감정인지를 구별할 수 있어야겠지요. 해결하고 가야 할 분노는 핵심 감정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적절하게 말로 표현하여 상대에게 변화를 요구하는 방법을 써야 합니다. 상대방에게 전하고 싶은 감정이 무조건적 비난이나 공격으로 느껴지지 않고 잘 전달되도록 주어를 나로 하는 ‘나-전달 표현방법’으로 나의 감정을 충분히 이해받고 상대방이 수용해 주어야 힘든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장>
  • [07일 TV 하이라이트]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인간이 우주에 산다는 가정 아래 영국의 예술가들이 생활환경을 꾸민 전시회가 마련됐다. 침실, 작업실, 주방까지 갖춘 ‘지구 정거장 위의 공간’에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작업에 참가한 예술가들은 전시기간 동안 실제 생활하면서 다른 예술 작품도 만들고 있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 언제부턴가 애물단지로 자리잡은 내 얼굴의 나이테 주름. 이제 나이를 잊기 위한 주름 없애기 대작전이 시작된다. 주름을 미리미리 예방하는 생활습관에서부터 이미 생겨난 주름 없애는 양방·한방의 시술법까지 주름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늦둥이 엄마들의 모임’ 회원들과 함께 풀어본다. ●진실게임(SBS 오후 8시55분) 대한민국의 별난 직업이 총출동한다.990원 받고 일하는 만능 도우미, 마을버스 안내양, 도시락 사업으로 10억원을 버는 18살 사장, 코끼리를 다루는 동물원 푸시맨, 연애의 기술을 알려주는 데이트 코치, 완벽한 S라인을 자랑하는 바비인형 홍보 모델 등이 등장한다. 물론 진짜는 단 한 명이다. ●있을 때 잘해(MBC 오전 7시50분) 병원에 입원한 영조는 우울증이 더해간다. 급기야 동규에게 순애와 무슨 일이 있냐며 트집을 잡고, 동규는 괴로워한다. 한편, 동규 엄마는 순애에게 유미 학교 근처에 집을 봐뒀다며 유미를 데리고 같이 가볼 작정이라 한다. 순애는 무심하게 무슨 문제든지 유미하고만 의논하라고 한다. ●상상플러스(KBS2 오후 11시5분) 이홍렬과 허참이 세대공감 올드&뉴에 출연,10대들의 90%가 모른다는 단어에 도전한다. 특히 가족오락관 MC로 알려진 허참의 진면목이 낱낱이 공개된다.20년 MC경력에서 우러나오는 재치와 말솜씨는 물론, 자신의 결혼 스토리까지 밝힌다. 또 이홍렬의 사부가 된 사연도 공개된다. ●열아홉 순정(KBS1 오후 8시25분) 명혜가 가져온 혼수를 옥금은 거절한다. 명혜는 이참에 낡은 가구를 다 바꾸라 한다. 풍구는 고씨의 재촉으로 결혼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힌다. 아프다는 윤후를 보러온 국화는 과연 잘 하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 의심이 든다. 우경과 윤정은 혼수 문제로 심하게 다투게 되는데….
  • [불만질주 수입차] (중) 브랜드만 믿고 샀단 낭패

    [불만질주 수입차] (중) 브랜드만 믿고 샀단 낭패

    외제차들은 한달 넘게 배로 운송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크고 작은 흠이 생길 수 있다. 수입차 회사들은 “이 흠을 수리하는 것도 생산공정의 일환”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긁힘이나 녹이 심한 곳을 아예 새로 도색하는가 하면, 바닷물로 인한 녹을 대충 벗겨내는 경우도 있다. 더욱이 이같은 ‘중대 수리’ 사실을 고객에게 전혀 알리지 않은 채 완벽한 신차인 양 시치미를 뚝 뗄 때가 적지 않다.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고객들이 쉽게 수리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해서다. 따라서 브랜드의 명성만 믿고 덜컥 차를 샀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라는 지적이다. 차를 넘겨받는 시점에 차량 상태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사례1 벤츠, 도장 사실 숨긴 채 팔았다가 덜미 ‘사고차량’ 여부를 둘러싸고 소비자와 수입차 회사간에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벤츠 200K’ 사례가 대표적이다.〈서울신문 10월18일자 13면 보도〉 사고차량의 진위는 차치하고라도 벤츠측은 부산에 사는 정모씨에게 6000만원짜리 200K 모델을 판매하면서 앞문을 도장(塗裝)한 사실을 감쪽같이 숨겼다. 뒤늦게 이를 알아챈 정씨가 거세게 항의하자 그때서야 도장 사실을 시인했다. 뒤틀린 앞문 좌우도 조정했지만 이 역시 고객에게 알리지 않았다. 결국 벤츠측은 정신적 보상금 500여만원, 무상수리기간 2년 연장(3년→5년), 일정기간 뒤 차량 전체 무료 도색 등을 조건으로 간신히 정씨의 반발을 무마했다. 법정 소송사태는 피했지만 ‘눈가리고 아웅’하려 했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사례2 크라이슬러 신차 받아보니 시커먼 녹이… 올 8월 울산에 사는 김모씨는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의 지프차 ‘그랜드 체로키’를 5790만원을 주고 샀다. 그러나 차를 전달받고는 기절초풍할 뻔했다. 김씨는 “차량 좌석 밑이 시커먼 녹으로 덮여 있었고 의자 볼트조차 제대로 장착돼있지 않는 등 도저히 새 차라고 볼 수 없었다.”며 “중고차를 신차라고 속여 팔았다.”고 소비자보호원에 진정을 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측은 중고차는 절대 아니라고 부인한 뒤 “다만 해상운송과정에서 몇군데 부식이 생겼던 것 같다.”며 “녹을 제거하는 방청(防靑)작업을 즉각 해줬으며 정신적 피해도 현금 보상해주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차량을 내보내기 전에 사전점검을 철저히 한다고 자부하는 유명 회사에서 이같은 흠집을 발견하지 못한 채 버젓이 새차라며 판매해 공신력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차량상태 꼼꼼히 살펴야 한국소비자보호원 분쟁조정2국 김현윤 차장은 “도장이나 문짝 조정처럼 중대 수리는 소비자에게 사전에 알려야 하는데도 소비자가 문제제기를 할 때까지 입 다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이 때문에 관련 분쟁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일단 차를 넘겨받은 뒤에는 교환 등이 쉽지 않은 만큼 인도시점에 차량상태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수입차 회사 관계자는 “고객들이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아 무조건 새 차로 교환해달라고 우기는 경우도 있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과거와 달리 여러 회사가 동일 차종을 수입할 수 있는 규제 완화에 따라 비공식 영세 수입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는 것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지난 8월에는 주행거리계 등을 조작해 중고 수입차를 새 차로 둔갑시켜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문화마당] 인문학의 밭과 시장/황현산 문학평론가·고려대 불문과 교수

    한 대학의 교수들이 인문학 선언을 하고, 전국 대학의 인문학 교수들이 협력하여 인문학 주간이라는 이름으로 특별한 행사를 했던 것이 한 달 전의 일이다. 그래서 제법 세간의 눈길을 끌기도 했지만, 이런 일이 늘 그렇듯이 그 관심이 오래 지속될 것 같지는 않다. 게다가 ‘위기가 있다면 그것은 인문학의 위기가 아니라 인문학자들의 위기다.’라는 말이 뒤따라 튀어나와 이 일에 관계한 사람들의 뒤통수를 때리기도 했다. 아마도 이 말은 ‘너희 인문학자들이 해놓은 일이 무엇이냐.’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을 터인데, 나 같이 인문학에 발 딛고 있는 사람의 처지에서는 적잖이 원망스러운 말이다. 짧게 말한다면 우리의 인문학자들이 울타리나 지키면서 놀고 있는 것은 아니며, 또 그렇게 처신할 수 있는 정황도 아니다. 인문학이 세상의 직접적인 관심에서 멀어지고 우수한 신진 인력들이 몸담을 수 있는 자리가 줄어든다고 해서, 인문학이 감당해야 할 영역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어서 인문학자 개인들이 떠맡아 책임져야 할 일은 그만큼 더 많아진다. 세간에서 흔히 말하듯 너덜거리는 강의 노트 하나로 10년,20년을 버티는 교수를 나는 본 적이 없다. 오히려 공부를 성실하게 부지런히 하는 사람일수록 표가 안 나는 일만 하게 되는 경우가 없지 않은 것이 이 학문의 성격이기도 해서, 세상에서 잊히고 스스로도 사기가 꺾인 나머지 자신의 일과 삶을 더듬어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같은 소설이라도 쓰고 싶은 심정이라고 고백하는 동료들을 이따금 만난다. 그렇다고 세상과 그 시장을 무턱대고 원망할 수는 없다. 역사적으로 본다면 시장과 시장의 욕망이야말로 인문학이 온갖 억압을 벗고 활동할 수 있는 터전이었고 그 발흥을 도운 동력이었다. 역사를 들먹일 것까지도 없다. 이제 그 시장이 아무리 왜곡되어 있다고는 해도, 세상과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 인문학의 임무일진대, 인간들이 저마다 운명을 걸고 있는 그 시장에 대한 성찰의 책임을 어느 다른 손에 떠맡길 수는 없다. 게다가 우리의 인문학 시장은 넓으며, 그 시장을 통해 우리가 소비하는 인문학의 양은 적지 않다. 천만명의 관객 동원이 다반사로 되어버린 우리의 영화도, 동남아의 안방 깊숙이 파고들어간 우리의 방송 드라마도 그 배후에는 어떤 수준의 것이건 인문학이 있다. 각종 기록 영상물들은 말할 것도 없고, 단발성 화장품 광고들까지도 일정한 양의 학문과 예술의 성과를 소비한다. 누구는 활자의 시대가 저물었다고 말하지만, 각종 출판물을 통해서건 인터넷의 게시문과 댓글을 통해서건 우리 시대만큼 문자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시대는 일찍이 없었다. 인문학을 요구하고, 인문학이 충족시키고 개선시켜야 할 자리는 어느 시대보다도 많다. 문제는 인문학 소비 시장의 확장과 흥왕이 그 생산자들의 힘을 북돋워주지 못한다는 데에 있다. 이는 마치 시장의 배추 값이 천정부지로 솟아올라도 밭에서 배추를 수확하는 농부는 그 생산비도 채 건지지 못하는 경우와도 같다. 예를 들자면 이렇다. 어느 명망 있는 번역가의 번역에 수많은 오류가 있다고 누군가 지적하면 일시에 사람들의 눈길이 쏠린다. 그러나 전문적인 수준에서 번역의 문체와 수사를 분석하고 그 윤리성과 인문학적 의의를 논의하는 연구와 연구자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그의 연구는 온갖 우회로를 거쳐 수많은 번역 출판물에 이용되고, 그래서 한 권이라도 번역서를 읽은 사람은 그 혜택을 입기 마련이지만, 그 연구의 과정과 환경은 늘 사회의 관심 밖에 있다. 그래서 번역에 관한 논의는 오역이나 트집 잡는 원시적 수준에 머무르고 만다. 관심 밖의 연구에는 사회적 투자도 물론 없다. 이 지식 유통구조를 고칠 수 있는 길은 멀다. 그러나 소비시장의 사회적 투자를 기다리기 전에 생산자들이 제 생산품이 어떻게 소비되어 있는가를 먼저 살피는 일이 그 개선의 첫걸음인 것은 분명하다. 황현산 문학평론가·고려대 불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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