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의 플레이볼] 스포츠와 언론의 역할
시카고 트리뷴, 요미우리신문,MBC의 공통점은. 거대 언론사? 땡, 야구팀 구단주? 50%만 딩동댕. 정답은 미국, 일본, 한국의 프로야구를 최초로 만든 언론사들이다. 한국의 MBC 청룡은 LG 트윈스로 바뀌었지만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실질적인 소유주이고, 미국의 트리뷴 코퍼레이션은 시카고 컵스의 지배주주다.
프로 스포츠의 발전에 언론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경기 결과의 보도부터 선수들의 시시콜콜한 동정까지 팬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준다. 언론사의 입장에서도 프로 스포츠가 잘 되면 신문 판매나 TV 시청률이 올라간다. 따라서 언론 재벌이 프로 스포츠를 직접 소유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시카고 트리뷴은 우리나라가 일본과 강화도 조약을 맺고, 동학혁명을 겪던 1876년 최초의 메이저리그인 내셔널리그 창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최근에도 CNN의 창립자 테드 터너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구단주였으며, 세계 최대의 언론 재벌 루퍼드 머독의 폭스 텔레비전은 LA 다저스의 구단주였다. 그러나 언론의 프로 스포츠 소유가 부정적인 측면도 많다. 한국·일본과는 달리 메이저리그는 방송 중계권의 경우 전국 방송은 공동채산제를 택하고 있지만 지역 방송은 일정 비율만 공동 분배 기금에서 떼어간다. 그런데 구단주가 방송을 직접 소유하고 있으면 공동 분배 기금에 떼이는 몫을 줄이기 위해 중계권 계약을 왜곡시킨다.
애틀랜타의 경우 주인이 같은 케이블 방송인 TBS가 구단에 지불하는 중계권료는 2000만달러이다.TBS의 야구 시청률은 1.6%인데 같은 케이블 방송인 ESPN은 평균 시청률 1.0%이면서도 1억 4000만달러를 중계료로 내고 있다. 이런 사례는 시카고 컵스, 뉴욕 양키스, 뉴욕 메츠 등 여러 구단에도 해당된다. 한국의 경우는 MBC 청룡이 LG 트윈스로 매각되면서 언론사와 프로 구단의 직접 소유관계는 사라졌다. 또 직접 소유관계에 있던 시절에도 중계권을 구단 소유주라는 이유로 헐값에 계약한 적도 없다.
그러나 아마추어 야구의 경우는 대형 언론사가 전국 고교대회를 직접 주최해왔다. 사실상 구단주 역할을 해온 셈이다. 고교 야구의 황금기인 1970년대에는 수입도 짭짤해 전국 대회가 무려 9개나 되는 직접 원인이 됐다. 현재 인기가 시들해졌다고는 하지만 신문의 입장에서 고교 대회는 절대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 당연히 고교 대회의 공동 주최자인 신문은 대회 수를 줄이는 데 반대한다.
대한야구협회는 내년부터 전국 규모의 고교 대회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처럼 미뤄온 일이 지금이나마 추진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공동 주최자였던 언론사도 무작정 반대만 할 일이 아니다. 대회를 줄여 희소가치가 높아지고 예전의 인기를 조금이나마 회복한다면 언론에도 분명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tycobb@sports2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