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트로이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동작구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일교차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민생 안정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목동 사옥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863
  • 몸에 밴 안일… 삐꺽거리는 「개혁」

    ◎송복교수 소ㆍ동구 학술 기행 특별기고/대부분 공장 주 40시간 가동에 불과/“힘든일 왜 하나”… 농부도 주말엔 휴무/뇌물 없인 일처리 안돼… 사회기강 급속 붕괴/지식인 푸대접 심해… 청소부 봉급이 신문사 사장보다 많아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는 성공할 것인가. 페레스트로이카의 운명은 세계의 향방은 물론 아시아 한반도의 운명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다음은 최근 2주간 소ㆍ동유럽을 방문,페레스트로이카의 현장을 살펴보고 돌아온 본사 논평위원 송복교수(연세대ㆍ사회학)의 페레스트로이카에 대한 사회학적 진단 특별기고문이다. 근래에 많은 사람들이 소련을 다녀왔고 또 동구 여러 나라들을 보고 왔다. 이 다녀 오신 분들의 사회주의 사회의 실상에 대한 사실적인 표현이나 느낌도 거개가 일치해 있다. 평소 사회주의 사회나 그 이데올로기에 대해 어떤 태도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었건 그 사실에 대한 인식에는 대차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세상은 있는대로 있는 것이 아니라 보는 대로 있다」라는 미국 초기 사회학자 윌리엄 토머스의 명구가 있다. 사람들은 자기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어서 그것을 세상의 실체로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주의 사회에 대해서도 처음 부정적 견해를 가진 사람은 부정적 사실만 보고 왔을 것이고 반대로 긍정적 견해를 가진 사람은 긍정적인 사실만 보고 왔을 것이다. 그런데 소련이나 동구사회에 관한한 보고 싶은 것만 보았건,보기 싫은 것은 애시당초 보지 않았건 관계없이 대체로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 특징인 것 같다. 그것은 첫째로 소비재가 아주 귀하다는 것,그래서 일상생활이 힘들다는 것. 둘째로 사회관계에 부드러운 기가 없고 윤기가 없고 활기를 그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다는 것. 셋째로 사람들이 너무 느리다는 것,바쁜 것도 없고 안달하는 것도 없고 그리고 성취동기가 전혀 부여되어 있지 않다는 것. 넷째로 너무 관료주의화해 있다는 것,그 어느 사회보다 관료주의의 병리가 골수에까지 깊이 박혀져 있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 다섯째로 그러면서 너무 부패해 있다는 것,도덕적 기강이 관료사회에서나 일반 시민사회에서나 다같이 급속히 무너져 가고 있다는 강한 인상을 던져준다는 것,대개 이런 것들이라 할 수 있다. 총체적으로 흔히 말하는 「소비에트 엑스페리먼트」(Soviet Experiment)가 실패한 것이라는 결론을 어느 시각에 입각해 있는 사람들이든 다 같이 내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1917년 볼셰비키혁명이 일어난 이후 70수년간 인류사회 최초로 소련이 시도한 공산주의사회의 실험은 그 실험 3세대가 지난 오늘날의 결과에서 보면 그것이 하나의 결과이든 조짐이든 어쨌든 실패했다는 결론을 다같이 도출해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살아 있는 공산주의 최고 이론가로 자타가 공인하는 어니스트 만델(Ernest Mandel)의 최근 저서 「페레스트로이카를 넘어서(Beyond Perestroika)」에서도 꼭 같이 지적되고 있다. 누가 보든 궁금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은 도대체 그동안 뭘 「어떻게 했길래」 저러고 있느냐는 것이다. 「어떻게 했기에」 미 제국주의자들의 맥도널드 빵을 사먹기 위해 1㎞ 이상의 줄을 서 있어야 하고 「어떻게 했기에」 미 제국주의자의 말보로담배가 자기네 돈(루블)값보다 오히려 더 귀하고 더 태환성이 높아 보이고 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미 제국주의자들의 TV 프로가 텔레비전에 비치기만 해도 하던 일을 멈추고 저렇게 넋이 빠져 보고 있는냐는 것이다. 담배를 사기 위해서,아이스크림을 사기 위해서,감자나 과일을 사기 위해서 옷을 사기 위해서,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저렇게 긴 줄을 서 있어야 하고 누구나 비닐백을 한 둘씩 상시로 들고 다니면서 줄만 보이면 뭘 사는지 알지도 못하고 알 필요도 없이 저렇게 무작정 긴 행렬에 끼어서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그런 생활의 연속이 일과의 시작이며 끝이 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다. 한 통계에 의하면 소련 전가정주부들이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서 줄서 있는 시간은 연 3백억 시간이나 된다고 밝히고 있다. 대개의 가정주부들은 하루 2시간 이상을 꼬박 줄서는데 바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어 있다. 그 3백억 시간의 생산손실이 얼마나 될 것인가. 그러나 그것을 계산하지도 않고 계산할 필요도없고 더구나 생산과 연관해서 계산하는 개념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이 나라의 생활습성처럼 보인다. 건물 도로 전철로 공원시설 등 사회간접자본도 모두 마찬가지다. 지을 때는 거창하고 웅장하기 더할 데 없이 지었을 것이다. 과연 큰 나라답게 웅대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모두 지어져 있다. 아마도 국가예산으로 국가가 관장해서 짓기 때문에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거대하기는 해도 위용이 없고 오래된 것 같기는 한데 고풍스러움을 찾기가 어렵고 공사기간이 결코 짧았던 것 같지는 않은데 날림으로 보인다. ○관료주의 병리 극심 더구나 안을 들여다 보면 속빈 강정처럼 건물 관리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1∼2㎞에 이르는 거대한 상가를 지어 놓고도 안은 텅텅 비어 있고 거기에 부서진 것 허물어진 것 망가진 것은 일체 손대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두고 있다. 호텔시설도,그것도 외국손님들로차 있는 손꼽히는 호텔도 변기통이 새어도 그냥 내버려 두고 문이 부서져 있어도 그냥 내버려 두고 있다. 국가는 예산이 없고 개인은 그것이 어디 내것이냐는생각에서 일 것이다. 참으로 「만인의 것은 누구의 것도 아닌 것」인가. 이 사회는 마치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움직이고 증명하기 위해서 존속하는 사회로 느껴진다. 이 증명은 농촌에서도 그대로 입증되고 있다. 호텔내에서의 식사나 호텔 밖에서의 식사나 이 광활한 농업지대에서 생산되는 채소라는 것을 식탁에서 구경할 수가 없다. 그 이유를 캤더니 지금 소련 농장에서 채소의 60%가 출하되지 않고 밭에 심어진채 그대로 썩고 있다는 것이고,곡물은 10%가 그런 상태라는 것이다. 국가는 운송시설 냉동시설이 모두 부실해서 손 쓸 여력이 없고 농부는 그것이 「내 것도 네 것도 아닌데」 무엇하러 따가운 햇살에 수고로움을 끼칠까 보냐이다. 자본주의사회의 농부들처럼 기를 쓸 이유도 없고 안달할 필요도 없다. 고추값이 떨어진다고 고추를 자동차에 싣고 여의도 광장에서 농성하는 한국의 농사꾼은 이나라 농부들의 눈으로 보면 실성한 사람들이나 하나도 진배가 없다. 왜 그렇게 살 것인가이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열심히 농사를 짓고 무엇하려고 그렇게한푼의 값을 더 올려 받으려고 애를 쓰는냐이다. 더구나 토ㆍ일요일의 이나라 농부들은 밭에서 절대로 일하지 않는다. 모스크바 근교의 어느 농촌마을을 돌아다녀도 토ㆍ일요일 이틀동안 들판에 나와 일하는 농부는 그 어느 한 사람도 그림자조차 구경할 길이 없다. 이는 불가리아의 그 넓은 농업지대에서도,유고의 그 많은 농촌마을에서도 조금도 다르지 않다. 농사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때(시)라는 것이 사회주의 사회에서는 없는 것인지 해당이 안되는 것인지 어쨌든 토ㆍ일요일은 어디든 일하지 않는다. 정말로 마르크스의 이상대로 「능력껏 일하고 필요에 따라 갖는 것」인지,고전 경제학파들의 주장대로 「능력에 따라 일은 하지 않고 필요 이상으로 가지려고만 하는 것」인지,자본주의 사회와는 너무나 다른 풍습도를 볼셰비키혁명 70수년동안이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어제가 아니고 또 오늘도 아니고 내일이다. 글라스노스트는 「개방」하자는 것이고 페레스트로이카는 「개편」하자는 것이다. 어디를 향해서 개방하고 어떤 문제를 새로이 개편ㆍ개혁하자는 것인가. 지금까지 소련ㆍ동구에서 시도해 온 교환방식은 시장메커니즘으로,소유는 사소유로,관리는 기업경영체계로,생산은 소비재 위주로 되어 있다. 그것은 바로 서구사회를 준거로 해서 모든 것을 서구식으로 바꾸어 보자는 것이나 다름 없다. 그러나 그 길은 너무나 길고도 험난한,그러면서 성공이 전혀 보장이 되지 않는 길이라는 것을 그 누가 이 사회를 얼핏 보든 선뜻 짐작할 수 있는 길이다. 첫째로 이 사회는 개방하면 더빨리 부패할 것이라는 것이다.지금도 도덕적 위기를 어디서든 맞고 있다. 개방하면 그 위기는 일로상승할 것이다. 지금까지 전체주의적 사회주의의 안정은 도덕적 안정감에서 왔다. 그 누가 그 얼마나 부패해 있든 정보통제로 사람들은 부패의 종류를 잘 인식치 못했고 그 수준을 제대로 측량치 못했다. 그러나 개방은 남의 부패를 가장 먼저 인식시키고 그 수준을 실제보다 수배로 과장해서 측량시킨다. 그래서 어떤 사회든 개방과 동시에 정보흐름이 자유화되면서 예외없이 부패가 역상승으로 가속화했다. 이 부패의 속도도 문을 닿아놓은 기간과 정도에 비례했다. ○빵등 소비재난 최악 더구나 이 전체주의적 사회주의의 폐쇄사회에 자본주의의 물결이 홍수져가면서 가장 먼저 들어간 것은 자본주의의 장점이 아니라 가장 타기되어야 할 결점들이다. 애들이 밖에서 다른 애들과 섞여 놀때 부모가 아무리 사회화시켜도 못된 것을 먼저 배워 온다. 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모스크바 국제공항에서 카트를 쓰려해도 말보로 담배 한값을 먼저 내야 쓸 수 있고,호텔 청소부도 담배나 스타킹을 미리 테이블 위해 얹어 놓아야 청소를 제대로 해준다. 이것이 어디 밑바닥에서 일하는 그들에게만 한정된 것이랴. 저변에서 상층에 이르기까지,교육수준이 낮은데서 높은데를 가릴 것 없이,무슨 안개처럼 덮여 있는 듯하다. 어디를 가나 뇌물을 주어야 하고 어디로 가든 암달러상이 있다. 둘째로 노는데 모두 이력이 나 있다는 것이다. 공장은 1주 30시간에서 40시간 일하는 것이 보통이고,일거리가 많아도 40시간 이상 일하는 곳은 찾아 보기 어렵다. 그것도 농촌에서와 마찬가지로 토ㆍ일요일은 반드시 논다. 그리고 1일 6시간 일하든 8시간 일하든 5일 일하는 중에도 정작 일하는 시간은 2시간 뿐이고 나머지 시간들은 대부분 잡담으로 채워진다고 한 관리자는 말한다. 이 관리자는 잡담도 노동의 하나라고 조크인지 진실인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덧붙였다. 그리고 이 노동하는 주중에도 담배를 사기 위해서,감자나 과일을 사기 위해서 길가의 긴행렬에 가담해 줄 서 있다면 결근하는 것도 허용된다는 것이다. 하긴 줄서는 것도 고된 노동임엔 틀림없다. 아마도 한국사람의 경우 줄서는 것은 그 어떤 고된 노동보다 고된 행동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줄서기 위해서 결근하는 것도 합리화될 수 있을지 모른다. 어쨌든 줄서기 위해선 결근해도 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선 상상을 불허하는 극히 희귀한 노동현상이 이 나라의 노동관행이다. 고르바초프의 말대로 「아무리 피리를 불어도 춤을 추지 않는 사회」­열심히 일해서 더 많이 벌고,더 많은 업적을 내서 더 많은 냉산성을 올리자는 성취동기는 이 나라에선 이미 사라진지 오래인 것 같다. 소유에 대한 욕망도여느사회와는 판이하게 달라져 있다. 현재 사는 아파트를 싼 값으로 사서(2백50달러 미만) 개인소유화하라고 해도,그것을 왜 사냐고 반문한다. 지금 이대로 살아도 죽을 때까지 이 아파트에서 살 수 있고,더구나 국가에서 수리비까지 부담하는데 왜 그것을 사서 그 돈을 쓰고 그 고생을 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어쩌면 에덴동산이 그런 것인지,어떻게 보면 낙원에 사는 사람들 같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참으로 순박하고 순진하고 그리고 착해 보인다. 저런 사람들에게 한국에서 보는 그 악마구리 같은 경쟁문화­비단 한국사회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자본주의 시장경제사회에서 보아지는 경쟁문화가 심어지고,경쟁행위가 주도적 행위로 등장했을때 이 사회가 어떻게 요동칠 것인가. 미상불 대혼돈과 고통이 말할 수 없이 따르는 소용돌이가 전국 각지에서 넘쳐 흐르게 될 것이다. 셋째로 지식인의 푸대접이다. 교수나 의사 기자가 노동자보다 월급이 훨씬 적다. 보통 공부많이한 지식인은 한달 2백50루블이고 노동자는 3백50루블,당관료는 4백루블이 되어 있다. 불가리아에서는 신문사 사장이 5백레바를 받는데(8레바가 1달러),청소부가 7백레바를 받는다고 했다. ○암달러상 거리활개 불가리아 칼 마르크스 대학의 손체브(Rasdoslav Tsonchev)교수에게 그 차이의 합리성을 따졌더니 노동자가 주도세력이 돼 있는 나라의 당연한 결과라고 했다. 그러나 노동자의 생산성은 아무리 올라도 3배가 오르기 어려운데 새로운 기술과 상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는 지식인의 경우 그 생산성은 열배 백배 심지어는 무한대로 확대해 볼 수도 있지 않은가. 그들에게 아무런 인센티브 없이 어떻게 발전을 가속화하려 하는가. 그러나 아무런 대답이 없다. 그리고는 손으로 마르크스 석상을 가리켰다. 칼 마르크스대학의 높이 세운 마프크스 석상의 큰 마르크스 이름에 학생들이 페인트로 곱표(×)를 크게 치고 무어라고 불가리아어로 갈긴 낙서를 보라는 신호이다. 그것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우리는 마르크스를 싫어한다」는 말이라고 했다. 모스크바대학 교수들도 요사이 모스크바 대학생들도 한결같이 비판적이되어 간다고 조심어린 어조로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지식인ㆍ학생들의 부르짖음이 노동자들의 분노를 얼마나 야기시키고 있는가. 루마니아에서의 광산노동자들의 데모학생 살해수가 그것을 밑받침하고 있다. 지식인들의 인센티브는 좀체 유발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산업화를 촉진해 갈 것인가. 소련에서의 개방화와 개혁화는 모스크바 까마귀를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는 것만큼 어려울지도 모른다. 모스크바 까마귀는 도시에서 관광객이 던져주는 빵조각을 먹고 혹은 쓰레기통이나 뒤지며 쉽게 쉽게 살고 있다. 우리네 갈가마귀처럼 멀리 하늘을 높이 높이 비상하지도 않고 먹이를 찾아 끼옥끼옥 울며 아귀다툼을 벌이지도 않는다. 색깔도 우리 까마귀와는 달리 목과 배ㆍ등 일부가 오히려 회색으로 보인다. 주둥이와 우는 소리는 까마귀 그대로이다. 그러나 그 까마귀는 야성이 없고 사람을 두려워할 줄도 모른다. 배가 고프면 고픈대로,부르면 부른대로 게으르게 살고 있다. 그들이 어떻게 본성을 되찾을 것인가. 정녕 되찾게 할 필요가 있을것인가.
  • 유러코뮤니즘의 「탈 교조주의」/서병철 외교안보연교수(세평)

    ○공산주의 정당의 흥망 공산주의 정당은 2차대전이 끝난후 동유럽 현실사회주의 국가를 이끌어 오면서 승승장구하여 서유럽에까지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쳐왔다. 비록 소련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당세를 확충하여 저항세력을 무력하게 만들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반세기에 걸쳐 공산당이 유럽의 동부 및 남동부 지역을 석권하는데 성공했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당세를 몰아 일부 서유럽지역에까지 공산당 추종세력이 발붙이게 되었다. 마르크스가 역사적 유물론에서 선언했던 공산주의로의 역사적 귀결이 이루어질 가능성까지도 한때 내비치는 상황이 전개되기까지 했었다. 그러나 작년 후반기부터 시작돼 금년 상반기에 이르는 불과 1년 남짓한 기간에 공산당은 정치세력을 상실하고 정당으로서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되었다.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를 제외한 모든 동유럽국가에서 공산주의성 정치이념을 내세운 정당은 선거에서 국민들로부터 외면 당하고 군소정당으로 전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국민생활을 도탄에 빠지게한 공산주의 체제가 혐오의 대상이 되었으며 「프롤레타리아 일당독재」는 저주받을 체제로 낙인찍혔다. ○서유럽 공산당의 쇠퇴 그러면 자본주의체제에 회의를 느낀 일부세력을 규합하여 결성된 서유럽의 공산당은 어떠한 상황에 처하여 있는가 하는 것이 관심의 대상이다. 서유럽 정치에 무시못할 영향력을 행사해 온 이탈리아ㆍ프랑스ㆍ스페인 및 포르투갈의 공산당 당수들이 1977년 3월 마드리드에 모여 행동통일을 결의하고 각국 정부의 정책결정에 적극 참여할 것과 유럽공동체에도 창구를 일원화하여 발언권을 강화할 것을 다짐할 때만해도 위세가 등등해 보였다. 그러나 80년대에 들어와서 정통공산주의자들을 제치고 사회주의자들이 대거 진출하여 정책방향을 강경에서 온건으로 전환시켰고 수구세력과 개혁세력간의 분규도 커졌다. 이와 동시에 각국 공산당의 세력이 급속도로 감퇴되었다. 특히 서유럽 공산당중에서 가장 세력이 강한 이탈리아의 경우만 봐도 지난 10년동안 30만명의 당원이 당을 떠나 오늘날에는 1백50만명으로 감소되었다. 지난 87년 이탈리아 총선거에서 공산당의 득표율이 30%에서26.8%로 줄어들었으며 그후 선거가 있을때 마다 이와 같은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특히 당의 핵심을 이루던 20세를 전후한 젊은층의 이탈이 심하여 전당원의 3.2%에 불과한 것은 이탈리아 공산당의 앞날에 암영을 던진다 프랑스 공산당은 이탈리아 공산당보다도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0년동안 지지세력이 절반으로 축소되었으며 공산당 자체발표에 의하면 60만명이 등록된 것으로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25만명 정도로 추산되어 존립자체가 위기를 맞고 있다. 78년 총선거에서 20.5% 득표했던 것이 86년에는 9.8%로 감소하였으며 88년 대통령선거에서는 6.8%에 그쳐 앞으로 실시될 국민의 의사를 묻는 행사자체에 두려움을 갖고 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스페인 공산당은 1982년 이래 당원상실,분규 및 재조직 등 격동을 겪으면서 의회선거에서 득표율이 4.6%에 그쳐 영향력행사는 옛이야기가 되었다. 포르투갈 공산당은 당원이 10만명 정도로 줄어들었고 특히 노동조합과 젊은층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공산주의 신뢰 상실 이와 같이 서유럽의 모든 공산당이 쇠퇴의 길을 걷게된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유럽의 지식층에서 일기 시작한 공산주의체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다. 공산당이 채택하고 있는 정책과 사회에 대한 관념 등은 당초 전통적인 사회민주주의에서와 같이 산업시대의 산물이며 그 표현이다. 즉 국영화와 같은 국가주의적 경제체제,양적인 성장,집체주의 그리고 사회주의적 발전에 대한 긍정적 전망 등이 공산당의 기본노선이었고 오늘날까지도 이에 집착하고 있다. 그러나 공업화를 이미 넘긴 시대의 서유럽이 정치ㆍ경제ㆍ사회 및 세계관에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고 공산당은 이를 감당하지 못한다. 국가의 경제규제 기능의 범위와 성격이 새로운 개념을 정립하게 되어 공산당의 중앙계획통제체제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에 이미 낙후되었으며 그 제도가 운영한 경제가 파탄되면서 쓸모없는 것으로 재확인 되었다. 또한 후기 산업사회에 대두된 개인중시 경향은 집단위주의 공산혁명 이론과 정면대립되며,유럽을 포괄적으로 한 공동협력추세는 공산당의국가단위세력확장 계획을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동서진영간의 냉전체제 찌꺼기를 씻어버린 새로운 정치사상 「고르바초비즘」도 서유럽 공산당의 붕괴를 촉진시킨 결과를 가져왔다.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트는 서방 자본주의 체제를 긍정적으로 재평가하고 특히 다당제 정치제도의 실적 높은 기능과 성장우선주의적 경제운영방식의 성공을 솔직하게 시인함으로써 공산주의에 대한 회의를 불러 일으켰다. ○방향수정,명맥을 유지 한편 정통공산주의를 고집하다가는 완전히 소멸될 것이라고 예견한 선견지명이 있는 고르바초프는 서유럽 공산당들에 경직된 강경노선을 과감히 수정하도록 강력히 권유하여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탈출구를 찾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 공산당은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이 자유,평등,정의,공동책임 등을 강조하는 당강령의 개정을 통하여 새로운 구심력을 획득한 것과 같이 공산이념에서 탈피하여 금세기말까지도 최소한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이탈리아 공산당은 작년 3월 개최된 18차 당대회에서 『민주주의는사회주의의 유일한 길』이라고 결의하고 『경제와 기술은 공산 혁명완수를 위한 도구가 아니며 인간생활 향상의 수단』이라고 선언함으로써 공산교리에서 이탈하였다. 이와는 달리 다른 서유럽 공산당들은 고르바초프의 「신사고」를 배격하고 공산이념에 집착하므로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여 정당으로서의 존립자체가 위태롭게 되었다. 따라서 유럽공산당들도 결국에 가서는 탈바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이는 순수공산주의의 소멸을 의미한다. 동부에서는 정권을 상실하고 서부에서는 디디고 설 땅을 잃은 유럽에서의 현상이 지구의 다른 곳으로 파급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 “양독,평화통일의 「모범답안」보였다”/통독조약 조인… 각국의 반응

    ◎“통독여정에 새 이정표 세워” 서독/“전후시대 마감… 신 질서 구축” 소/“유럽통합 가속화될 것” 확신 불 헬무트 콜 서독총리는 12일 독일통일조약의 서명을 『통독으로 가는 길에 놓여진 또 하나의 새로운 이정표』라고 환영하면서 통독조약 승인에 대해 광범위한 만족의 뜻을 표명했다. ○콜 총리,만족 표시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은 통독조약이 서명된 모스크바에서 『우리는 2차대전의 결과를 넘어서게 됐다』고 말했다. 롤랑 뒤마 프랑스 외무장관은 『프랑스는 이제 프랑스와 독일이 함께 중심적인 위치에 서서 유럽통합을 가속화시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콜 총리는 본에서 이날 미리 준비한 성명을 통해 『이번에 서명된 문서들은 우리 스스로가 협상에서 설정해 놓았던 목표들을 대폭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 최종 합의문서는 또한 90년 독일통일이 우리의 모든 우방들과 이웃들의 합의아래 실시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5월22일 있은 예멘의 평화적 통일을 간과하고 있는듯 『이것은 전쟁과 고통 그리고 분쟁과 새로운 쓰라림없이 평화적으로 이뤄진 근대역사상의 첫번째 통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동서 양독이 화생방 무기의 보유를 포기하고 통독의 군사력을 45% 삭감,37만명 수준으로 제한하기로 약속함으로써 협상과정을 가속화시켰다고 말했다. 한스 디트리히 겐셔 서독 외무장관은 『정말 행복한 날이다. 감사의 날이며 영원히 기억해야할 날이다』고 기쁨을 표시하고 『우리는 우리에게 지워진 책임을 알고 있으며 그 책임에 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의 신사고 반영 그는 이어 『우리는 과거에 있었던 전쟁과 전제주의의 희생자들,특히 유태인들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면서 『통일된 새로운 독일은 평화를 위해 헌신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겐셔 장관은 또 미ㆍ소ㆍ영ㆍ불 2차대전 4개 전승국들이 동서독과 함께 서명한 통일독일조약이 관계 6개국의 의회에서 승인을 받을 때까지 기다리기 보다는 오는 10월3일 독일의 전면적인 주권을 회복시켜 주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사임한 동독외무장관의 대행 자격으로 이번 조약에 서명한 로타르 드 메지에르 동독 총리는 『이번 조약이 냉전시대의 종식을 알리는 것이며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용기있는 페레스트로이카 정책과 신사고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동독 관영 ADN통신이 전했다. 또 베를린을 방문중인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은 『통일독일이 이렇게 빨리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이번 조약은 모스크바시의 한적한 곳에 위치한 한 공산당 호텔에서 조인됐는데 언론에 보도가 별로 되지 않은 탓으로 이곳을 지나는 모스크바 시민들은 조약 서명 사실을 대부분 모르고 있었다. 이 조약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모스크바 시민들 대부분은 『그들이 원한다면 통일이 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 트로이카주 거래 급증/이달들어 62.4% 기록

    최근 증시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과 건설ㆍ무역 등 트로이카주의 거래량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들어 지난 10일까지의 주식 거래량은 모두 6천6백84만3천주로 이 가운데 트로이카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금융이 41.2%(2천7백57만주) ▲건설이 10.9%(6백14만6천주) ▲무역이 10.3%(5백31만1천주)등 62.4%에 달해 지난달의 56.2%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 소 공산당,대 군부 입김 아직도 막강/페레스트로이카 이후의 통제실

    태◎정치장교 8만명… 인사ㆍ복지문제도 간여/“군 체질개선” 등 일부선 개혁도입 움직임 레닌그라드와 핀란드 국경사이에 있는 공산청년동맹의 훈련기지에는 『당의 요구대로,레닌의 가르침대로 봉사하자』라고 쓴 포스터가 아직도 붙어있다. 소련에서 5개월전 야당이 합법화된 이후 군에 대한 공산당의 통제가 완화되기 시작했으나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다. 정치장교인 레오니드 아크수이타대령은 『현 단계에서 군은 다당제가 먹혀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4백만의 소련군 가운데 약 8만명에 달하는 정치장교들은 지난 수십년간 군에서 당의 명령을 수행해 왔다. 정치장교 출신 가운데 이름난 인물로는 니키타 흐루시초프와 레오니드 브레즈네프가 있다. 한 정치장교는 지난 3월 공산당의 권력독점을 보장하는 헌법조항이 폐기된 이후 공산당이 공식적으로는 군인사문제에 대한 통제를 자제하고 있으나 그 영향력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변화는 분명히 일어나고 있으며 정치장교들은 심리학과 홍보와 같은 분야에서 새로운 역할을찾고 있다. 아직도 모든 부대에는 공산당 위원회가 그대로 존재하고 있으며 이 위원회가 전투훈련에서부터 장교숙소문제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문제에 관여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7월에 열린 공산당대회에서 개혁주의자들이 이 위원회의 철페를 시도했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외에도 각 부대의 부사령관은 정치장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당내 개혁주의자들은 이 자리도 없애려고 시도했으나 결국 정치장교들이 정치 교육보다는 군의 사기ㆍ규율및 여가와 같은 보다 실질적인 문제를 전담하도록 한다는 선에서 주저앉았다. 소련지상군 사령관이자 공산당 고위간부인 발렌틴 발겐니코프 장군에게도 정치장교가 배속돼 있는 실정이다. 폴란드 국경지대에 있는 한 공수부대 장교의 부인은 『남편이 공산당원이 아니면 부대사령관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군에 대한 공산당의 통제는 워낙 광범위한 분야에 미치고 있기 때문에 다당제 민주주의의 이점이 군에 도입되기까지는 수년간의 기간이 걸리게 될 것이라고 취재중에 만난 소련장교들과 사병들은 털어놓았다. 소련 국방부 홍보국의 이반 스크릴니크는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 모두가 똑같은 가치관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3개 공화국의 4개 군사기지에서 만났던 소련군 병사들은 소련군에 비공산 정당이 생겨날 가능성을 한마디로 일축했다. 레닌그라드 지역군 부사령관 블라디슬라프 리소프스키장군은 『98%의 하사관들과 장교들이 공산당원이기 때문에 10년안에 군부내의 비공산 정당결성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모든 정치장교들이 공산주의자들이기 때문에 정치장교들의 역할을 당을 대표하는 것으로부터 정부를 대표하는 것으로 바꾼다 해도 당장에 별다른 차이는 생겨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레닌그라드 기지의 장치장교 파벨 일라리오노프대령은 『사람들이 3년전과는 다르며 정치 논쟁의 길도 열려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에 열린 당대회가 정치장교들에 대한 당노선교육을 중지하고 그들의 임무를 일반적인 병사들의 복지문제에만 전념시키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정치장교들의 임무가 앞으로 더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군관계자들은 현재 많은 정치장교들이 심리학과 사회학 학위를 받기 위해 대학에 다니고 있고 또 일부는 공보장교로서 새로운 임무를 맡아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 미·소 정상회담과 중동위기(사설)

    최근 모스크바에서 전해지는 여러 신호로 보아 9일 헬싱키에서 열리는 부시대통령과 고르바초프대통령간의 미소 정상회담은 중동사태의 「멋진」 해결책을 이끌어낼지 모른다는 기대를 걸게 한다. 주목할만한 신호 가운데 하나는 페르시아만에 배치된 다국적군의 합동지휘본부에 소련군 장성들이 포함된다는 전제 아래 소련군 파병용의를 밝힌 게라시모프 외무부대변인의 발언이다. 다른 하나는 사태해결을 위해 필요할 경우 이라크를 방문할 준비가 돼 있다는 셰바르드나제외무장관의 발표다. 이 발언들은 이라크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쿠웨이트 철수만을 주장하면서 유엔결의안 이행에 미온적이던 소련의 태도변화를 읽게 한다. 미 행정부의 고위관리들은 이번 정상회담이 페르시아만 위기를 맞아 미소 두 초강대국의 단결과 공동태세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소련이 페르시아만 위기 진전에 「요소」가 되어왔으므로 두나라 지도자가 자리를 같이해서 현 사태를 검토하고 장래를 전망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 것으로 생각한다는 백악관 고위관리의 말은 소련의 적극적인 대응책이 이번 회담서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하고 있다. 이라크의 최대 무기수출국인 소련이 분쟁해결에 뜨뜻미지근한 자세를 보여와 미국등 서방으로부터 적지않은 비난을 받아온 것은 사실이다. 그 전형적인 예가 소련 군사고문단의 이라크 잔류다. 소련측은 군사고문단의 숫자가 1백93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으나 서방정보는 1천명이상으로 전하고 있다. 군사고문단은 계약에 따라 소제무기의 사용법을 이라크인들에게 가르치고 있을 뿐이라고 소련은 주장한다. 그러나 이라크공군의 17개 비행중대 가운데 11개 중대가 소련제 비행기를 이용하고 있으며 5천5백대의 탱크 가운데 4천대가 소련제라는 서방정보는 소련군사고문단의 역할과 이라크군 전력의 함수관계를 잘 설명해주고 있는 것이다. 소련군사고문단의 역할이 없다면 이라크군의 전력이 약화돼 후세인대통령의 강경입장도 크게 누그러질 것이라는 해석은 여기에 근거한다고 할 수 있다. 국제적인 비판이 이 점에 쏟아지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때문에 부시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이 점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소련군부가 미군의 페르시아만 주둔이 동서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미국을 견제하는 듯한 자세를 보인 것도 주목할만한 일이다. 소련이 동맹국인 이라크와의 관계가 악화돼 중동에서의 교두보를 잃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은 이해가 가는 일이다. 그러면서도 소련은 페레스트로이카의 성공을 위해 서방측의 경제 기술원조가 불가피한 것도 잘 알려진 일이다. 이라크에 가장 영향력이 큰 소련이 사태해결에 적극성을 띠어야할 「명분과 고민」은 바로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소련이 할 수 있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헬싱키정상회담은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속마음을 속속들이 알아내 위기해결에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줄 것으로 우리는 믿는 것이다. 소련은 국제사회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그리고 5년간 다듬어진 동서 화해무드를 발전시키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보여야 할 때인 것이다.
  • 소 최고회의,경제개혁안 심의/연방 가입ㆍ탈퇴 규정안도 상정

    ◎4차회의 10일 개막 【모스크바 AFP 연합】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7일 밤 시장경제 도입계획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짐에 따라 11일 이 계획안을 최고회의에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아나톨리 루키야노프 소련 최고회의의장이 9일 밝혔다. 루키야노프의장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계획이 10일부터 올해 말까지 계속될 제4차 소련 최고회의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말하고 이번 회기에서는 이외에도 연방 가입ㆍ탈퇴조건을 규정한 법안을 포함,「페레스트로이카(개혁)의 법률적 기초」를 마련하기 위한 다른 50여건의 법안들도 심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한반도에 부는 「소련바람」/최홍운 사회부기자(오늘의 눈)

    7천만 우리 겨레는 물론,전세계의 눈과 귀가 온통 남북 고위급회담에 쏠려 있던 지난 며칠동안 서울에서는 또 하나의 중요한 국제회의가 열렸다. 미국과 소련ㆍ일본 등 태평양연안 20개 국가의 검찰총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마약ㆍ테러ㆍ환경오염 등 날로 국제화되고 있는 범죄에 공동대처하는 방안등을 논의했던 제2차 아ㆍ태지역 검찰총장회의가 그것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미ㆍ소 검찰총장의 첫 대좌,건국이후 일본검찰총장의 첫 방한,한ㆍ호 범인인도조약 첫 체결 등 큰 의미를 지니는 결과가 많이 나왔다. 그중에서도 특히 주목할만한 성과는 검찰수뇌들이 때마침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 폐막때 채택한 「서울선언」에 「평화적이며 정당한 방법,즉 대화를 통해 한반도의 통일이 이루어지기 바란다」는 조항을 만장일치로 포함시켰다는 사실이다. 오랜 우방인 미국은 물론,공산주의의 종주국인 소련과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는 일본,남의 나라 일에 잘 끼어들지 않으려는 중립국 인도등 그 어느 나라 검찰총장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그 가운데서도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한 사람이 바로 소련의 알렉산더 수하레프총장이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난달 31일 서울에 도착한 직후 가진 기자회견때와 지난 3일 개막 첫날 회의 연설에서,그리고 「서울선언」을 채택한 6일의 마지막 회의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페레스트로이카정책을 소개하면서 아시아ㆍ태평양지역,특히 한반도의 변화를 촉구했다. 소련의 경우 셰바르드나제외무장관이 지난 2일과 3일 김영남 북한외교부장과 만난 자리에서,지난 4일 블라디보스토크 제2차 아ㆍ태지역 대화ㆍ평화협력회의 개막연설에서,지난 5일과 6일 일본외무장관과 총리를 잇달아 만난 자리에서 역시 한반도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일관되게 주장했다. 또 블라지미르 카르포프작가동맹위원장이 지난 4일 서울 자유센터에서 행한 특별강연의 내용 또한 같은 것이어서 수하레프총장의 발언이 결코 우연한 것이 아님을 알게 한다. 수하레프검찰총장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지난 4일 고건서울시장이 마련한 만찬에서 『서울과 모스크바가 자매결연을 맺을수 있도록 주선하겠다』는 제의까지 내놓았다. 이미 20년전에 법무부차관,3년전에 법무부장관을 지낸 그의 특출한 위치로 봐 능히 그럴 만한 능력이 있으며 한ㆍ소 수교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소련정부의 확고한 입장을 읽을 수 있다. 동구를 뒤흔들어 놓은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가 북한사회에도 통일 분위기를 조성하는 변화의 물결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 남북 「실질경협의 물꼬」트이려나/총리회담 계기로 본 교류전망

    ◎전화개설ㆍ통상협정 체결 등 기대/평양자세에 미묘한 변화… 「의외의 진전」있을지도/정치문제 얽혀 가시화까진 먼길 5ㆍ6일 이틀간 계속될 남북 총리회담은 주요의제에 하나로 남북간의 경제교류 및 협력문제를 다루게 된다. ○북의 대남시각이 관건 이번 회담은 지난 84년 말부터 85년 말까지 열렸던 5차례의 남북 경제회담이 아무런 성과도 올리지 못한채 중단된 이래 5년만에 재개되는 남북간 경협논의의 창구가 되는 셈이다. 이를 계기로 막혀 있는 경제교류와 협력의 물꼬가 활짝 트이기를 바라는 국민적인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대화상대방인 북측의 대남정책노선 및 이번 회담에서 함께 다루어질 남북간의 정치ㆍ군사적인 문제와 복잡하게 얽혀 있어 결과를 속단키는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측은 이번 회담을 통해 경협문제에 관한 남북 양측의 논의가 본격적으로 재개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그 돌파구를 찾아내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측은 통일원과 경제기획원 등이 중심이 되어 남북 총리회담 개최가 확실시된 지난달 중순부터 작업에 착수,경협에 관한 몇가지 제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구체적 제안은 극비에 경협에 관한 대북제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극비에 부쳐지고 있으나 북측이 명분상 거절하기 어렵고,양측이 합의할 경우 당장에라도 실현 가능한 실질적인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우리측 대표들은 5일과 6일 열리는 북측 대표들과의 공개ㆍ비공개회담 및 가능한 경우 개별접촉 등을 통해 우리의 제안내용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북측의 의중을 타진해 볼 계획이다. 총리회담 관계자들은 이같은 경협논의의 성패가 궁극적으로는 남한을 보는 북측의 기존 시각에 변화가 있느냐의 여부와 직결되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즉 같은 민족이면서 서로 다른 2개의 체제로 존립하고 있는 한반도의 현실을 북측이 인정하지 않는한 회담에서 경협에 관한 어떤 합의를 도출해낸다 하더라도 사상누각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리측의 회담관계자들이 이번 회담이 경협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는 이유도 경협이 정치적인 이슈와 밀접하게 관련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측 대표들은 이번 회담에서 어떤 획기적인 제안을 내놓기 보다는 경협의 실질적인 진전을 위한 전제조건인 북측의 대남체제를 보는 시각의 변화여부를 주의깊게 살펴보는 탐색전의 기회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측의 경협문제에 관한 기본입장이 남북체제의 상호인정→신뢰구축→경협의 가시화라는 단계적인 수순을 밟아 나가도록 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인 것으로 이해된다. 이와 관련해 북측이 지금까지 남북 「총리회담」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을 매우 꺼려 왔으며 그 대신 「고위급회담」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회담의 성격을 불분명하게 얼버무리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번 회담에서의 경협가시화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페레스트로이카 영향 그러나 일부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최근에 북한의 이같은 자세에 미묘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며 북한지도부도 점진적인 개방의 필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관측하고 있다. 이들은 소련이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을 추진하면서 주변국가에 대한 소련산 원유 공급가격을 당초의 국제가격의 절반수준에서 국제가격 수준 이상으로 높이고 공급량도 급격히 줄임에 따라 원유공급을 소련에 주로 의지해온 북한경제가 심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같은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좋든 싫든 미국ㆍ일본 등 서방진영과의 교역이 불가피한 상태에 놓여 있으며 이를 위해 한국과의 관계정립의 필요성을 점차 인식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운신의 폭 제약 받을듯 북한 관측통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북한은 기존의 대남정책노선의 일관성 유지라는 측면과 이를 수정해야할 현실적인 필요성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우리측의 경협본격화 제의에 대한 북한측의 운신의 폭은 상당부분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84∼85년까지 진행된 5차례의 남북 경제회담에서 구체적인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양측간에 논의됐던 내용들이 이번 회담에서도 경협논의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당시 남북 양측간에는 물자교류와 협력사업추진에 관한 세부사항을 논의하기 위한 상설 경협창구로 남북경협 공동위원회의 설치ㆍ운영에 관한 양측의 합의서 초안을 교환한 바 있다. 또 경의선 철도 연결,남북 직교역을 위한 인천ㆍ포항과 남포ㆍ원산의 항구개방문제 등 당시 상당한 의견접근이 이루어졌던 사안들과 함께 남북 전화통신망 개설,통상협정 체결문제도 이번 경협논의의 테이블에 올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까지 남북간 교역은 노태우 대통령의 88년 7ㆍ7대북 개방선언과 그해 10월7일 정부의 대북 경제교류 허용방침 발표 이후부터 간접교역의 형태로 시작되었으나 금년 7월말까지 총교역 규모는 3천2백만달러에 불과한 수준이다. □1∼5차 남북 경제회담 개요 제 의 내 용 우리측 북측 제1차회담(84.11. ­물자교역관련 10개항 ­물자교역 및 15) 및 협력사업 제의 협력사업 제의­남북경제협력위 설치 ­북남 경제협력 위 설치 제2차회담(85. 5. ­1차회담 공동 제안사 ­북남경제협조 17) 항 계속토의 제의 공동위설치안제의 ­무연탄 30만t 구입 및 경의선 연결위한 실무자 접촉 제의 제3차회담(85. 6. ­「남북간 물자교역 및 ­「북남경제협조 20) 경제협력 추진과 남북 공동위원회구성 경제 협력공동위원회 과 운영에관한 설치에 관한 합의서」 합의서」제시 제시 제4차회담(85. 9. ­3차회담시 북측안을 ­합의서(안)제 18) 고려한 수정합의서(안 시 )제시 제5차회담(85.11. ­쌍방 합의서안중 이견 ­우리측제시 7 20) 있는 7개항에 대해 개항이외 2개 의견조정 후 실무회담 문제 추가제기 주장
  • “범죄국제화에 공동대응”/국제형사공조법 입법 추진

    ◎아태지역 검찰총장회의 어제 개막/“페레스트로이카후 범죄 급증” 소 총장 제2차 아시아태평양지역 검찰총장회의가 3일상오 서울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강영훈국무총리ㆍ이종남법무부장관ㆍ김기춘검찰총장을 비롯,미국ㆍ일본ㆍ소련 등 20개국의 검찰총장과 각국 검찰간부 등 2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돼 4일간의 공식일정에 들어갔다. 강총리는 이날 치사를 통해 『세계 모든국가에서 꾸준히 추구해온 폭력이 없고 법이 지배하는 평화롭고 안정된 사회가 아직도 실현되지 못하고 반사회적ㆍ반문명적범죄가 난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날로 지능화ㆍ다양화ㆍ국제화되어 가고 있는 각종 범죄에 강력히 대응하기위해서는 형사사법분야의 국제협력체제를 더욱 공고히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법무부장관은 『최근의 범죄추세로 미루어 세계각국의 국경은 범죄자들의 도피를 막아주는 방벽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범죄자를 신속히 추적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우리는 이같이 폐단을 줄이기 위해 범죄인인도법을 제정한데 이어 국제형사사법공조법의 입법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소련의 알렉산더 수하레프 검찰총장은 3일 『소련정부는 지금 남북한간의 대화가 정부차원에서 시작되고 있음을 환영하며 한국인이 평화적 통일을 성공적으로 진전시키기를 희망한다』고 밝히고 『세계의 일부지역에 긴장과 분쟁의 온상이 위험스럽게 존재하고 있고 또 새롭게 분쟁이 발생하고는 있으나 세계공동체는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미래를 지향하고 있다』고 세계평화의 정착에 대해 매우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페레스트로이카이후 최근 2년동안 마약범죄집단의 조직화 등 경제범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에 대비해 법원과 검찰의 활동증진 및 전문가의 훈련과 더많은 기술과 장비의 보강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 오늘의 「한반도 상황」 서대숙 교수 진단

    ◎“「평양 빗장」 생각보다 단단… 통일은 아직도 멀다”/북녘선 「4.19」식 급진적 변혁 기대못해/상호검증 전제되어야 군축협상 진전/통일열기 한국쪽만 “후끈”… 차분한 접근 바람직 서대숙 교수는 한국의 남북한 문제는 동서독과 다르며 통일의 길은 아직도 요원하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김일성으로부터 김정일로 정권이 교체되는 시기를 앞두고 있어 매우 어려운 입장에 처해있으며 동서 화해무드와 관계없이 북한은 주체사상을 고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우선 북한에는 언제 다녀왔는가. ▲지난 7월6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 갔었다. 작년에는 8월말에 가서 9월초에 나왔다. 자주 다니고 보면 더 실상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갔었다. ○동ㆍ서독 경우와 달라 ­통일과 남북교류에 관한 견해는? ▲나는 우리나라 통일이 그렇게 쉽게 이뤄지리라고 생각지 않는다. 통일은 아직도 요원하다. 한국에서 모두 마음이 들떠 있는 것은 소련에서 페레스트로이카ㆍ글라스노스트 해서 조금 더 소련이 개방되고 소련에서 공산당을 개편하고 사회주의경제체제를 없애고 자기들도 잘 살아봐야겠다는 입장에서 변하고 있는데다가 동구 나라들이 다 공산당을 없애고 이제는 정말 사회주의국가 경제체제로는 못살겠다 하는데서 나온 것 같다. 경제적으로는 이제는 굶지 않고 먹고 싶은 것 먹고 그런면에서 대내적인 원인으로 이제는 먹고 자고 입고 이런 것은 모두 해결하고 대외적으로도 떳떳하게 나가고 돈도 좀 있고 이러니 이제 나라를 찾아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기분으로 통일에 관한 열기가 굉장한데 우리나라의 통일이라는 것은 남한이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북이 관련돼 있다. 그러니 이북하고 이남하고 같이 하지 않고서는 통일이라는 것이 안된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남한에서 이북을 너무 모른다. 이북이 어떻게 돌아간다는 것을 모르고 있기 때문에 괜히 혼자 흥분하고 있다. 이북에서는 아주 완고하게 자기주장을 말하는 그런 곳이다. 지난 해에도 평양에 가서 김일성대학 총장도 만났는데 김일성대학에서 나 아니라도 나같은 사람,외국에서 와서 반공적이 아니고 친한적이 아닌 좀더 객관적으로 남북한사정을 보는 사람들을 그곳의 학생들과 토론하게 하지도 않는다. 「우리 위대한 수령 김일성장군」의 만세를 불러야만 그곳에서 문을 열어주고 「아 이 사람은 애국자다」하는 것이지 아직은 이북이 열려져 있거나 열려지려는 태도는 아니다. 그러니까 통일이라는 것이 그렇게 쉽게 남한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되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이북에 있을때도 그곳의 학자들과 임수경양에 대해 이야기했다. 『당신들의 운동선수가 이북은 올림픽을 보이콧하는데 어떻게 몰래 남한에 가서 마라톤에서 1등을 하고 노태우 대통령 앞에 가서 인사하고 나는 고향이 평양이니 휴전선을 통해 이북으로 오겠다고 할때 당신들이 받아주겠는가? 그리고 처벌하지 않겠는가』고 물었더니 『우리나라에는 그런 사람이 없다』고 대답했다.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행진하겠다고한 범민족대회의 경우도 그렇다. 이북에서 자기들의 통일주장을 지지하는 재일동포ㆍ재미동포ㆍ재중동포 등 다 모아다가 전국에서 왕왕하고 해서 통일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나는 대한민국 정부나 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정부나 다 통일하려고 노력은 하는데 제도나 민도나 정치적ㆍ경제적 상황이 너무 달라 지금은 안된다고 본다. 그래서 나는 아직 통일이 요원하다고 말한다. ○제도ㆍ민도 너무 달라 ­북한은 다른 세상 다 바뀌어도 바뀌지 않을 무풍지대란 말인가. ▲안바뀐다. 이북의 변화는 이북체제내에서 그 사람들대로의 변화가 와야지 옛날에 있었던 4.19같이 『못살겠다 갈아보자』해서 국민이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김정일은 김정일대로 자기가 정권을 잡으면 무엇을 좀더 잘하고 이루려고 하거나 유지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면 변화를 가져온다. 그러나 한국에서 상상하는 그런 혁신적인 변화는 없다.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군축문제가 논의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는데 의견이 접근될 수 있을지,또 고위급 회담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지. △지금 강영훈 총리와 연형묵 총리가 무슨 이유로 만나는지를 나는 모르겠다. 군축문제 같은 것은 다른 나라에서 하는 것을 보라. 소련과 미국의 경우 얼마나 힘들게 오랫동안 협상을 벌여왔는가. 미소관계가 군축문제로 좋아진 것이 아니다. 소련내의 개혁 등 다른 일로 좋아졌다. 나는 군축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군축은 신뢰를 바탕으로 가능하다. 믿지 못하면 가서 조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양측이 서로 신뢰라는 것은 없다. 남한사람은 이북을 안믿고 이북도 남한을 절대로 안믿는다. 이북에서는 큰 문제가 해결되면 작은 문제는 저절로 해결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큰 문제부터 해결하자 하는데 큰 문제는 절대로 먼저 해결되지 않는다. 실마리를 찾아야 하는데 올림픽이 실마리가 못됐다. 아시안게임도 남북단일팀이 안돼 실마리가 되지 못했다. 이산가족문제도 남한문제다. 이북에는 이산가족 문제가 없다. ○“북엔 이산가족 없다” ­이북에도 이산가족이 있지 않은가. ▲고향을 두고 온 사람들이 남쪽에는 많지만 남쪽 사람들이 북으로 간 사람은 적다. 그때 잡혀간 사람들도 이제 거의 다 죽었다. 1950년대 한국전쟁 때 이북으로 간 사람은 완전히 공산주의자밖에 없다. 경상도나 전라도 사람들은 거의안갔다. 이남에는 피란온 사람들이 하도 많으니까 그 사람들이 고향이나 한번 가보고 가족이나 한번 보고 죽었으면 좋겠다 하는데 지금 보고 싶다는 사람들의 부모들은 벌써 계시지 않는다. 이번에도 내가 이북에 가서 어떤 사람을 만났는데 누구라고 이름은 밝히지 않겠다. 그는 이북에다 6살난 딸을 두고 왔다가 어떻게 딸의 소식을 알아서 이북에 갔다. 그 딸이 지금 46살인데 부녀간에 만났으나 정을 못느꼈단다. 그 딸은 6살 때부터 아버지를 떠나 살다가 이제 가족이 있고 또다시 같이 살 수도 없으니 어떻게 하는가. 앞으로 20년이 지나면 하느님이 이산가족문제를 해결한다. ­한국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 ▲한국도 문제가 있다. 동서독 통일하는 것을 보고 『야 이거 우리도 하자』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남한사람들이 동독 서독의 경우를 보고 서독에서 막대한 돈을 투자했는데 우리도 그만큼 투자하면 되지 하는데 한국사람들이 자기를 모르는 것이다. 한국은 서독이 아니다. 개구리가 올챙이시절을 모르는 꼴이다. ○반정ㆍ친북 구분해야 ­서울에서 89년에 6개월간 강의하셨는데 젊은 학생들의 생각은 어떻게 느끼셨는지? ▲나한테 제일 가슴아팠던 것은 학생들이 공부를 안하는 것이다. 둘째로 한국의 학생들은 정부비판과 친북한 활동을 구별 못한다. 정부에서 잘못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과 친북한 활동을 하는 것은 구별되어야 한다. 학생들이 정치문제로 정부를 비판하는 것,예를 들어 『미군 철수하라,미국 대사관에 CIA등을 대사로 보내지 말라』고 주장하는 것은 그 나라에 사는 지식인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무조건하고 이북을 찬양하는 것,주체사상의 주자도 모르면서 얘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북한에 대해 공부를 해서 북한을 많이 알아서 그러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남한정부에서 하지 말라고 하니까 맹목적으로 이북을 좋아하는 것이 어리석고,대학생답지 않게 보였다. □서대숙 하와이대 한국연구소장 ▲1931년 중국 간도 용정에서 출생. ▲1946년 월남해 연세대 정외과 1년때인 52년 도미. ▲1964년 미 콜럼비아대에서 「조선공산주의 연구」로 정치학 박사학위 취득.
  • 소 외무,내일 북한에 경제개혁 촉구할 듯

    【도쿄 연합】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은 오는 9월2일과 3일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정권에 경제면에서 페레스트로이카를 촉구하는 한편 내년부터 석유수출대금을 외화로써 결제해주도록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산케이(산경)신문이 31일 소련 외교소식통을 인용,모스크바발로 보도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셰바르드나제외무장관은 북한측의 초청을 받아들여 북한을 방문,김일성주석을 포함한 북한 수뇌와 회담하고 한반도정세는 물론 아시아 태평양지역 전반에 대해 신사고를 토대로 한 소련의 전략을 설명할 예정이다.
  • “공화국 주권선언 환영 탈소 독립과는 구분돼야”/고르비

    【모스크바 AP 연합】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30일 소련내 각 공화국들의 주권선언은 페레스트로이카 개혁정책의 「중대한 업적」이라며 이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고르바초프는 이날 대통령위원회와 각 공화국 최고회의 의장들로 구성된 연방 위원회 합동회의에서 『각 공화국의 주권선언은 페레스트로이카의 중대한 업적이며 각공화국들의 화합과 소련 국민들의 협력 및 우애를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필수조건』이라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는 그러나 소비에트연방 내에서의 폭넓은 자치권을 수반하는 주권선언과 소비에트연방 탈퇴를 요구하는 독립선언을 명백히 구별하고 있다.
  • 퇴계학 학술회의 소서 개막/한ㆍ소 등 16개국 1백50여명 참석

    【모스크바=나윤도특파원】 「현세계와 유교,현세계와 퇴계사상」을 주제로 한 제12회 퇴계학 국제학술회의가 27일 모스크바 중앙관광호텔에서 개막됐다. 한국의 국제 퇴계학회가 주최하고 소련 사회과학원이 주관하는 이번 퇴계학 국제학술회의에는 한국과 소련을 비롯해 중국ㆍ대만ㆍ일본ㆍ미국 등 16개 나라에서 1백50여명이 참가,오는 29일까지 인간화의 가능성을 조선시대 성리학자인 이퇴계의 철학에서 찾게 된다. 이날 개막식에서 이번 회의 한국측 고문인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이현재원장은 축사를 통해 『우리는 일찍이 인간성 존중의 근본원리와 실천방법을 우리에게 제시한 퇴계선생의 학덕을 기리고 교훈을 학문적으로 깊이 되새기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하고 『퇴계학은 인간의 심성을 중시하는 사상이며 공동체 윤리의 원리적 규명을 통해 개인주의를 자율적으로 극복하는 실천방법을 제시해 주기 때문에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트 추진의 중핵지역인 모스크바에서 개최되는 이번 퇴계국제학술회의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말했다.
  • 90년대의 국제경제와 우리의 대응/오용석 대외경제정책연 연구위원

    ◎동구권의 「시장화」가속… 세계경제 “대통합”/서방지원 한계로 소등 경협상대 찾기 부심/잠재력 큰 시장 선점,선진진입 발판 삼아야/구상무역등 활용하면 값싸게 자원확보의 길 열수도 90년대 세계경제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구조적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그 변화요인 가운데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사회주의권의 급격한 변혁이다. 과거 세계경제에 대해서 폐쇄적이었던 사회주의권 국가들이 안으로는 시장화 개혁을 추진하고 밖으로는 개방정책을 펴면서 세계경제에의 통합을 위한 노력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이제 그들의 경제체제는 사회주의경제보다는 「신시장경제」(NMEs)로 정의되는 것이 타당하게 되었다. ○신시장화 경제 촉진 소련경제의 경우 시장경제화 개혁추진의 시간표는 90년을 준비기,91∼92년을 형성기,93∼95년을 발전기로 나뉘어 짜여져 있다. 이 시간표에는 가격과 금리를 현실화하는 것을 비롯하여 국영기업들을 쪼개어 주식회사로 전환하고 독점을 금지시키며 사유재산권을 인정하고 소득세와 법인세를 부과하는 개혁의 내용들이담겨져 있다. 이 시간표대로 개혁이 이루어진다면 93년부터 소련경제는 본격적으로 세계경제에 통합되어가기 시작할 것이다. 왜냐하면 소련은 제2단계인 형성기간중에 에너지 철도ㆍ통신분야를 제외한 국영기업의 60%를 사유화하고 사유화된 기업들과 외국자본의 합작을 통해서 세계시장에 적극 참여한다는 경제의 국제화전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련은 지금까지 시장화와 분권화가 이루어진 부문에서 적지 않은 혼란과 문제점의 야기로 시장경제로 급격하게 옮겨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헝가리의 저명한 경제학자 코르나이박사가 사회주의경제를 「부족의 경제」로 표현한 그대로 소련은 오랫동안 소비재 부족에 시달려왔다. 그 위에 금년 상반기에는 생산마저 감소한데다가 정부의 통제가 허술한 틈을 타서 사재기까지 성행,물가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화가 이루어져 민간저축 중에서 충족되지 못하고 있는 대기성 수요액 1천6백여억루블에다 기업저축까지 합한 약4천억루블에 달하는 돈이 일시에 구매력을 갖게 된다면 소련경제는 엄청난 인플레에 휩쓸리게 될 것은 뻔한 이치이다. 또한 국내공급부족을 메울 수 있는 수입도 관리경험부족과 외환수요의 급증으로 수입대금을 지불하지 못하는 상황에까지 직면하고 있다. 지금 소련은 시장화 개혁을 서두르고 「우루과이 라운드」에 관심을 보이면서 GATT에 참여하고자 하지만 원하는대로 소련경제가 광범위하고 신속하게 세계경제에의 통합을 실현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또한 소련이 경제적 난국을 벗어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서방의 경제적 기술적 지원이다. 그러나 막강한 군사력을 가진 초강대국이라는 소련의 국제적 이미지에 변함이 없는 한 서방국가들이 소련에 대대적인 경제원조나 기술지원에 제공하리라고 기대되지 않는다. 그러면 소련은 군사적 우월주의를 포기할 것인가. 경제적 난국을 벗어나기 위해서 군비축소를 단행할 것은 틀림없다. ○수출입경험도 부족 그러나 거기에도 한계는 있다. 우선은 소련군부의 불만이 폭발하지 않는 군비축소의 수준이어야 하고,연방내 공화국의 분리독립을 막는데 문제가 없어야 하며,소련의 국제적 위상을 지키기에 충분한 군사력은 유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련은 90년대에도 군사적 강대국으로 남아 있을 것이 거의 틀림없다. 이렇게 본다면 소련이 서방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경제적 기술적지원은 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련경제는 동유럽경제의 움직임과 궤도를 같이 하면서 세계경제에 통합되는 범위를 계속 확대시킬 것이다. 앞으로의 고르바초프 진퇴나 페레스트로이카의 성패에 상관없이 이미 소련은 세계경제와의 관계를 갖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게 되었다. 독일이 통일되고 경제적으로 소련과 관계가 깊은 동유럽국가들일수록 서둘러 시장경제체제로 옮아가고 있으며 발트 3국을 비롯한 소연방 내의 공화국들도 소련보다는 서방국가들과의 경제관계의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또 소련과 동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경제적 유대를 맺어주었던 CMEA(또는 COMECON)의 존속도 불가능한 형편이다. 통일독일이 이 기구 회원국이 될 까닭이 없으며 헝가리 폴란드 체코 등은 오히려 EC회원국이 되는데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더욱이 지난 연말 이후 동유럽의 민주화와 시장화 개혁이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 서방국가들이 유럽부흥은행(EBRD)을 설립하고 「제2의 마셜플랜」이라고 할 「스트라스부르 플랜」을 세워두고 있다. 이러한 서방의 동유럽에 대한 경제적 지원은 개혁함정에 빠져 있는 동유럽 국가들을 돕는데 그치지 않고 동서간의 경제적 연대를 크게 강화시킴으로써 그들의 세계경제에의 통합을 더욱 촉진시키게 할 것이다. 한편 중국경제는 작년 천안문사태를 진압한 보수파들에 의해서 80년대의 개혁과 개방에서 야기된 경기과열,경제불균형,인플레,외채증가 등과 같은 문제들을 해소시킨다는 명목으로 긴축과 안정지향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코메콘 존속 불가능 그러나 보수세력이 주도하는 긴축정책은 경제성장을 둔화시키게 됨으로써 개혁파들에게 비판과 더불어 개혁을 요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다른 사회주의권 국가들에 앞서 개혁과 개방을 추진해 왔으나 아직도 후진상태를 못 벗어난 상태에 있기 때문에 중국정부는 경제성장을 둔화시키고 시대에도 역행하는 보수주의 정책을 계속해서 펴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더욱이 중국정부는 작년 6월 천안문사태로 악화된 현집권층의 국제적 이미지를 개선시키지 않고서는 그동안 대외의존도가 크게 높아진 경제를 운용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충분히 깨달았을 것이다. 이제 국민과 정부 모두 중국은 과거처럼 문을 걸어잠그고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중국도 개방 서둘러 중국국민들은 대부분 지난 10년전에 비해서 지금 더 잘살게 된 것을 개혁과 개방의 덕택이라고 말하고 있다. 정부관리들도 2000년 이전에 세계 10대 교역국이 된다는 목표를 달성하고 여전히 낙후상태에 있는 산업과 사회간섭자본의 개발에 더 많은 외국의 자본과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개혁과 개방의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개혁파 뿐만 아니라 보수파들도 모두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이다. 중국은 이미 IMF체제에 가입되어 있고 GATT의 옵서버국으로서 우루과이라운드와 각종 국제경제회의에 참가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상당부분 세계경제에 통합되어 있는 셈이다. 그밖에 주변국과의 관계에서 중국은 대만과 경제교류를 확대함으로써 97년 홍콩이 본토에 편입되는 것을 계기로 대만과의 경제통합을 시도할 생각인 것 같다. 특히 중국은 남북한간의 긴장완화와 교류를 측면지원함으로써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는데 북한의 부담을 더는 한편,소련 및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해서 90년대 안에 동북아 지역협력체구축에 적극 나설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남미 답습은 안될 일 신시장화경제로 탈바꿈하고 있는 사회주의권은 우리 경제에 어떤 의미를 갖는가. 급격한 체제변혁에서 오는 내부적 갈등과 시행착오로 혼란과 불확실성이 큰 이 새로운 시장에 우리는 과연 모험을 걸 필요가 있는가. 이에 대한 답은 선진국으로 진입하느냐 아니면 남미경제처럼 성숙기로 들어서지 못한 채 좌절을 맛보느냐 하는 갈림길에 서 있는 우리경제가 스스로 해주고 있다고 본다. 지금 우리경제는 높은 임금과 인플레의 압력 속에서 제조업에 대한 투자보다는 소비중심의서비스부문에 투자가 더 크게 늘고 있는가 하면,수출시장의 블록화로 무역장벽이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수출상품의 국제경쟁력마저 급격히 낮아져 무역적자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그 위에 중동사태로 석유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비싼 수입원자재 값이 중동사태의 여파로 더더욱 오를 기세다. 이에 대한 적절한 돌파구가 미리 마련되지 않는다면 그 결과가 고스란히 국내물가와 국제수지에 반영되어 우리 경제의 주름살이 엄청나게 깊어질 위기를 맞고 있다. ○과감한 승부 걸어야 우리 경제가 당면한 위기와 시련을 극복할 돌파구의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것이 NMEs이다. 이들 지역에 대한 개발투자가 잘만 이루어진다면 우리가 당장 필요로 하는 자원을 값싸게 공급받을 수 있다. 또한 이들 지역은 우리상품의 수출시장으로서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특히 소련과 동유럽의 경우에 그들 정부의 긴급 수입물자를 파악하고 상담과 계약을 잘 진행시키거나 구상무역방식에 의해서 수출상품에 대응하는 수입상품을 잘 선택하여 교역을 한다면 수출대금결제에서 생기는 문제를 충분히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우리의 경쟁대상이면서 동시에 협력과 진출의 대상이기도 하다. 다른 나라들이 신중한 자세로 NMEs시장진출에 망설이고 있는 동안 우리는 결코 무모하지 않으면서도 그러나 과감한 승부를 거는 지혜를 총동원,우리 경제의 활로를 그곳에서 찾아야 할 기회를 맞고 있다.
  • 한·소 정부간 1차 회담을 마치고/모스크바 다녀온 김종휘보좌관

    ◎“수교 시간문제… 남북대화 지원 밝혀” 『연내 한소수교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치 않고 있습니다』 한소수교및 경협증진문제를 논의키 위한 정부의 방소단중 주로 수교문제를 놓고 소련측과 협상을 벌인 뒤 6일 낮 귀국한 김종휘 대통령외교안보보좌관은 한소수교 전망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낙관적 견해를 피력했다. ­한소간 첫 공식회담에 대한 소감은. ▲샌프란시스코 한소 정상회담을 토대로 한 양국 정부간 첫 공식회담에서 국교수립·경협 등 모든 문제를 놓고 양쪽 모두 허심탄회하고 심도있게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공동발표문을 보면 수교보다는 경협문제등에 협상의 주안점이 있었던 듯한 인상인데. ▲발표문을 보면 경협과 양국 공동관심사를 협의한 것으로 되어 있으며 공동관심사에 외교등 기타 문제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면 됩니다. 수교문제는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을 통해 이미 근본적인 결심은 선 것이며 다만 시간이 문제일 뿐입니다. ­다음번 소련대표단이 한국을 방문하면 수교문제가 매듭될 수 있습니까. ▲그때 끝날지 또 한차례 더 해야할 지 논의해 봐야 겠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수교문제도 윤곽이 잡혔다고 할 수 있어요 ­윤곽이 잡혔다는 뜻은. ▲가시권에 들어 왔다는 것이지요. 종전에는 양이 질을 변화시킨다면서 시기면에서 다소 불분명한 점이 있었으나 이번에 수교문제도 다른 것(경제협력)과 비슷하게 가기로 상호인식을 일치시켰습니다. 소련이 수교문제로 시간을 끌 것으로는 생각지 않습니다. ­수교문제는 주로 누구와 얘기를 했나요. ▲양국 대표단의 공식회담 자리에서도 얘기가 있었습니다만 도브리닌 대통령외교고문과 많이 얘기를 나눴고 소련 외무부 고위관계자의 예방을 받는 자리에서도 논의했습니다. ­소 외무부는 수교문제에 있어 대통령실보다 훨씬 보수적이고 소극적이지 않았습니까. ▲경제문제나 수교문제가 같이 가야한다는 데 외무부도 전적으로 견해를 같이 했습니다. ­도브리닌고문이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외교정책 결정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미치는지 궁금하군요. ▲고르바초프대통령은 우리 대표단이 모스크바에 도착하기 전인 지난달 29일 크리미아지방으로 하계휴가를 떠났어요. 그러나 고르비는 휴가를 가기전에 대한 창구임무를 도브리닌에게 부여하고 필요한 지침도 시달한 것 같더군요. ­소련대표단의 방한시기와 그 구성은 어떻게 됩니까. ▲가을쯤이라고 했으나 9월중일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만 소련측은 9월에 인민대표자회의를 열어 각종 경제계획수립과 법률개폐문제 등을 다뤄야 하고 그 주역의 한 사람이 소련대표단 단장인 마슬류코프 제1부총리인데다 회의가 최소 10일이상 길게는 3주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다소 가변성이 있습니다. 또 소련측의 방한에 앞서 다듬어야 할 절차나 실무적 타협을 필요로 하는 사항이 있다고 봐야지요. 그들의 방한시기는 대체로 이른 가을쯤으로 보면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한소간의 각종 경제협력 협정은 수교이전에라도 체결이 가능합니까. ▲우리 입장은 소 정부의 위임을 받은 장관이라면 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투자보장·2중과세방지·항공·어업·과학기술협력·무역 등 6개 협정의 우리측 초안을 놓고 왔으니 그들이 대안을 제시하여 큰 이견이 없으면 체결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한소 외무장관회담 개최에 관한 논의는 없었나요. ▲없었지만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남북한 관계에 있어 소련의 적극적인 역할문제도 거론되었습니까. ▲남북대화를 해야 한다는 소련측의 입장을 북한에 명확히 전달했다고 해요. 계속 남북대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우리의 유엔 단독가입문제도 거론되었나요. ▲논의됐지만 그것은 한소관계와 별개문제로서 여기서 언급할 사항이 아닙니다.〈이목희기자〉 ◎서울에 올 소 마슬류코프부총리/“정상 교환방문 「한국측 의지」에 달려” 소련을 첫 공식방문,두 차례의 회담을 가졌던 한국 정부대표단의 상대역이었던 마슬류코프 소련제1부총리 겸 국가경제계획위원회 위원장은 6일 한국대표단의 귀국을 하루 앞두고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를 갖고 한소간 첫 공식대좌의 결과에 관한 소련측 입장을 설명했다. ­한소간 첫 공식회담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김종인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을 단장으로 한정부대표단과는 첫 대면이지만 정부차원의 회담은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에 이어 두번째이다. 이번 회담에 매우 만족하며 특히 회담의 정신·의제 및 결정사항에 대해서도 흡족하게 생각한다. ­한국과의 경제협력 형태는. ▲한소간의 경제협력은 광범위한 범위에 걸쳐 상호이익이 되게 장기적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소련측도 물론 한국에 대해 이익이 될 수 있는 경제협력을 추진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경제협력의 리스트를 한국측에 제시했다. ­한국으로부터 어떤 형태의 경제협력을 원하는가. ▲소련은 페레스트로이카와 경제개혁을 위해 투자와 공업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소련의 공업은 중공업 위주로 발전해와 품질좋은 소비재를 국민에게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군수산업의 민수산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나 자력으로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외국의 도움이 필요하며 소련은 페레스트로이카를 신뢰하는 어떠한 나라의 도움도 거절하지 않을 것이며 먼저 원조를 제공하는 나라를 우대할 것이다. ­한국측은 수교와 경제협력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인데. ▲한소관계는 상호인정의 바탕에서 금년들어 큰 진전을 보고 있다. 한소관계는 샌프란시스코의 회담을 상기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더욱 발전시키면 외교관계를 설정하는 데도 성과와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나도 수교와 경제협력을 별도로 분리하고 싶지 않다. 이번 양국간 대표회담은 한소 양국의 외교관계 설정에 도움을 줄 것이며 이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확신한다. ­노태우대통령과 고르바초프대통령의 교환방문 가능성은. ▲(웃으며)김종인단장이 얼마나 일을 해줄 수 있는지에 달려있는 것 아니겠나. 또 소련이 한국측과 얼마나 일을 해낼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고 본다. ­남북한 관계개선을 위한 소련측의 역할은. ▲남북한 관계개선을 위한 소련의 역할은 매우 긍정적이며 도움이 될 것이다. 오는 9월 남북한 총리회담에서도 소련의 역할은 긍정적일 것이다. 통일문제는 한국민의 문제이며 미소를 막론하고 어떤 국가도 간섭할 수 없는 문제이다.〈모스크바 연합〉
  • “냉전상태”로 치닫는 평양­크렘린/홍콩언론,최근의 변화 분석

    ◎한ㆍ소 정상 「상항대좌」이후 급냉/고립된 북한,경제난 타개위해 개방 불가피 최근들어 소련과 북한의 관계가 「냉전상태」에 이를 정도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북한에 대한 원유공급량을 30%나 줄인 바 있는 소련은 구상무역의 축소와 함께 멀지않아 군원도 중단할 뜻을 밝혔는 바 이는 북한의 정치ㆍ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켜 북한의 「안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홍콩의 동방일보가 지난달 31일 분석했다. 이 신문은 시사칼럼인 「세계시선」을 통해 소련과 북한의 관계는 지난 6월4일 한국의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급속히 냉각되기 시작했으며 현재엔 거의 냉전상태로 악화됐다고 밝혔다. 동방일보는 또 소련의 고르바초프 대통령 측근들이 북한에 대한 군사원조를 중단하겠다고 공언했고 김일성 개인숭배 정책까지 비난한 사실을 강조하면서 특히 군사원조 중단은 북한군부에 커다란 충격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이어 이러한 충격은 김일성ㆍ김정일 부자에대한 군부지도자의 불만으로 이어져 현정권의 붕괴를 초래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예측했다. 동방일보는 또 요즘 소련과 한국의 관계가 빠른 속도로 긴밀해지고 있으며 수교와 경제협력을 겨냥한 양국관계의 발전이 소련과 북한의 사이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러한 사실은 한국의 경제관계 관리들이 모스크바에서 소련관리들과 경제협력 강화방안들을 논의하고 있는 반면 북한외교관들은 외교활동을 거의 중단하고 있는데서 입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6월9일자 신만보는 고르바초프가 동독의 호네커를 제거하고 진보적인 개혁정권을 등장시킨 것처럼 김일성을 실각시킬지도 모른다고 예고했으며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지는 7월21일 북한이 소련과 중국의 경제원조 중단으로 곤경에서 허덕이고 있음을 지적했다. 포스트지는 북한이 고립무원의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국등 서방 자본주의국가들에 대한 접근을 시작하고 있으나 별다른 호응을 불러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홍콩지는 대체로 현재의 평양정권을 대하는고르바초프 시각이 부정적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특히 고르바초프는 자신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를 추진하는데에 북한이 필요하다고 생각지 않을뿐 아니라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여긴다는게 홍콩지들의 분석이다. 왜냐하면 소련은 아직까지는 북한에 대한 최대의 경제원조국이며 또 최대의 채권국이기 때문에 고르바초프의 입장에선 평양정권이 부담만 느끼게 하는 「군식구」라는 것이다. 북한은 60억달러에 가까운 외채가운데 40억달러 정도를 소련에서빌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르바초프가 동구에 민주화열풍을 불러 일으키고 동독이 서독에 흡수 합병되는 것을 묵인한 사실 등은 서방과의 군사대결을 지양하고 군축에 의한 여유자금으로 낙후된 소련경제를 살려 보자는 것이므로 손만 내미는 북한이 고울리가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소련은 동구와 마찬가지로 북한에 대해서도 강한 개방압력을 가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소련의 원조중단에 못지않게 개방이 가져올 충격과 불안 때문에 문호를 여는데 크게 주저하고 있는실정이다. 그럼에도 원조중단에 따른 경제난이 극한상황에 이르는 것을 막기 위해선 제한된 범위내에서 어느정도의 개방정책을 추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문가들은 소련의 제1차적인 개발목표는 전세계지하자원의 18%가 미개발상태로 매장돼 있는 시베리아이며 이러한 개발사업을 위해 미국ㆍ일본의 자본과 한국의 숙련된 노동력 및 기술을 필요로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노동력과 기술의 경우 서방 선진공업국은 소련의 현 경제수준을 훨씬 웃돌기 때문에 적합치 않고 중진국인 한국이 최적의 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과 소련의 관계는 밀접해지지 않을수가 없으며 각 산업분야의 경제협력도 가속화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북한에 대한 소련의 냉대는 평양정권이 한국에 취해오던 강경자세를 크게 완화시키는 작용을 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 쿠바 북한 소 경원 줄자 「공산경제」허덕인다

    소련의 석유공급 감축으로 쿠바가 상당한 경제혼란에 빠진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소련의 대북한 석유공급이 이미 감축됐으며 앞으로 군사원조도 축소될 것이라고 팔린 소공산당 국제부장이 밝힘으로써 북한도 쿠바와 같은 경제혼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소련은 이같은 석유공급 감축이 국내생산 감소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세계적인 탈냉전 조류를 도외시한 채 사회주의 고수를 외치는 북한과 쿠바에 대한 우회적인 압력수단으로 해석되고 있다. 소련의 석유공급 감축으로 북한이 겪게 될 어려움,소련과 쿠바의 사정등을 알아본다. ◎원유수급 차질 북한/소의존 높아 30% 줄면 “산업휘청”/전력난 겹쳐 공장에도 제한송전 소련이 최근 북한에 대한 원유공급을 삭감한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소련의 이같은 대북한 경제원조 축소가 북한경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소련이 지난 7일 쿠바와 동구에 대해 국제시세보다 3배가량 싸게 공급해온 「대외원조용 원유」를 30% 삭감키로 결정한 이후 이들 나라들이 심각한 「오일쇼크」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대소 경제의존도가 이들 나라보다 결코 낮지 않은 북한이 겪을 경제적 타격도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한은 원유수입량의 약 30∼40%를 소련에 의존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를 삭감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소련이 비록 「정치적」이유에서 원유공급을 삭감키로 한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경제위기에 봉착해 있는 북한으로서는 이번 조치로 인해 심상치 않은 경제적 시련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경제의 대소 의존도는 구체적으로 밝혀져 있지 않지만 지난해 3월 소련당국이 발표한 대북한 경제지원 내역에 따르면 소련은 54∼60년 사이에 13억루블을 원조했으며 소련상품이 북한의 총수입상품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77%나 됐다. 특히 북한의 대소무역의존도는 절대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일본무역진흥회(JETRO)가 지난 87년 북한과 거래했던 세계 33개국의 무역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북한의 대외수출은 14억6천만달러,수입은 20억7천만달러이며 이중 북한과 소련간의 왕복무역 규모는 총 19억5천만달러(전체대비 55%)로 2위인 중국과의 교역액 5억2천만달러와는 엄청난 차이를 보였다. 또한 북한의 대외 채무액은 88년말 현재 약 52억달러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제1채무국 또한 소련이기 때문에 소련이 대북 경제압력을 가할 경우 북한으로서는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소련의 원유공급 삭감이 미칠 영향과 관련,북한의 에너지 공급현황을 보면 석탄 70%,석유 30%로 비교적 석유의존율이 낮기는 하지만 현재 석탄의 생산실적이 목표량인 1억2천만t에 크게 밑도는 4천70만t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소련의 이번 원유삭감 조치는 설상가상의 어려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전략생산부문에 있어서도 오는 93년까지 1천7백만㎾의 발전설비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현재까지의 추진실적은 6백90만㎾에 불과하며 연간 발전생산량 역시 목표량 1천억㎾H에 크게 못미치는 3백억㎾H로 심각한 전략난에 직면해 있다. 특히 소련은 북한의 전력생산을 증가토록 지원하기 위해 93년까지 총 1백76만㎾의 원자력 발전소(44만㎾급 4기)건설을 지원키로 합의했으나 북한의 핵안전협정체결 거부로 인해 소련이 원자로 4기의 대북판매를 일단 중단했음이 지난달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이사회에서 확인됨에 따라 이 계획 역시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 결국 동력원료 연료로서 주된 에너지를 공급하는 전력ㆍ석탄부문의 저조한 실적은 현재 북한의 공업생산과 경제건설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을뿐 아니라 「제한송전」등 주민생활에도 엄청난 불편을 입히고 있다. 따라서 연간 80만∼1백만t 규모(전체대비 40% 정도)로 알려져 있는 소련의 대북 원유공급량중 그 삭감량이 30% 정도만 되어도 북한경제는 엄청난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교역길도 막힌 쿠바/연료 할당량 줄어 국민불만 팽배/에어컨 가동중지ㆍ버스운행 단축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발표한 대통령포고령을 통해 『제3세계에 제공되는 소련의 대외원조는 재정적으로 궁핍한 소련경제에 비춰볼때 감당하기 어려운 「사치품」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고르바초프는 또 향후 『동구경제상호원조회의(COMECON) 회원국과의 무역관계를 완전히 태환성을 갖는 통화로 국제가격에 따라 거래되도록 보장함은 물론 이같은 방침을 COMECON 이외의 국가들에게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르바초프의 이같은 포고령이 발표된지 5일 후인 지난달 30일 발렌틴 팔린 소련공산당 국제부장은 일본 산케이(산경)신문과 가진 회견에서 『소련이 북한에 대한 석유공급을 이미 삭감했으며 앞으로는 군사원조도 축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외교책임자인 팔린의 이같은 발언은 고르바초프의 포고령이 이미 실시되고 있음을 확인해 주는 것으로 소련경제가 대외 군사ㆍ경원까지 감축해야 할만큼 악화됐음을 시사한다는 점과 소련의 대북한 군사ㆍ경제원조의 감축이 경직된 사회주의체제의 유지를 고집하는 북한에 얼마만큼의 압력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두가지 측면에 서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 추진 5년동안 전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소련경제는 지금 글자 그대로 파탄 일보직전에 놓여 있다. 유일한 희망이라곤 고르바초프의 권좌유지를 희망하는 서방으로부터의 경제원조인데 그것도 소련경제의 탄력성에 회의를 품고 있는 서방기업들의 망설임때문에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력의 낭비를 최대한으로 억제하겠다는 고르바초프의 의지표명이 제3세계에의 경제원조 중단으로 나타났다는게 소련관측통들의 분석이다. 동구 각국과 쿠바는 이미 소련의 석유공급감축으로 큰 혼란을 겪고 있는데 자유시장경제로의 점진적인 이행을 시도하고 있는 동구국들과는 달리 사회주의경제체제를 고집하는 쿠바가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동구 각국은 가격인상등을 통해 미약하나마 수요를 억제할 「장치」가 있는데 비해 쿠바에선 연료할당량의 감축에 따른 국민들의 불만이 팽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쿠바는 사무실에서 에어컨 가동 중지령을 내렸으며 일부 지역에선 트랙터 대신 소를 이용해 밭을 가는 일이 다시 등장했고 자칫하면버스운행마저 중단될 위기에까지 이를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제ㆍ군사적으로 대소의존도가 높은 북한 역시 쿠바와 마찬가지로 소련의 석유공급 감축이 오랜동안 계속될 경우 상당한 혼란에 빠질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달 25일 고르바초프의 포고령이 세계적인 탈냉전 분위기를 외면하고 있는 쿠바와 북한을 의식했든 안했든 결과적으로 그것이 두 나라에 상당한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련의 석유공급 감축은 한사코 마르크스주의의 수성을 고집하는 쿠바와 북한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내지는 못하겠지만 대소 의존이란 「현실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없는 상황에서 개방촉구의 압력수단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 “탈냉전”… 변화하는 미 안보전략:하

    ◎동북아주둔 미국의 역할 진단/「공산화 방지」서 「대일견제」에 주력/“힘 공백땐 안정저해”판단,전면철수 안할듯/북한군부 자극 우려,성급한 개방압력 자제 미국은 지난 4월 주한미군의 3단계 감축계획을 비롯한 동북아주둔 미군의 장래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주한 및 주일미군은 장차 이 지역내에서 전쟁억지를 위한 최소한의 병력만 주둔하는 것으로 축소ㆍ개편토록 되어 있다. 그렇다면 미군의 전면철수도 가능할 것인가. 이제 동북아지역에서 미국의 군사적 역할은 막을 내리는 것인가. 이같은 의문에 대해 미국의 정부당국자들이나 학자ㆍ의회지도자들은 『미군의 주둔목적이 바뀔 뿐 역할이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따라서 대폭적인 철수는 불가능하다』는 쪽으로 뜻을 같이하고 있었다. 워싱턴 DC소재 존스 홉킨스대에서 국제정치학을 강의하고 있는 윌리엄 와츠교수는 『동북아주둔 미군의 지금까지의 역할은 공산세력의 남하를 저지하는데 있었다』고 밝히고 『그러나 앞으로는 일본을 견제하는 쪽으로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일의 독주 용납 못해 많은 학자들이 이같은 견해에 동조하고 있었으며 세인트루이스 소재워싱턴대학의 짐 데이비스교수(국제정치학)는 『동북아에서 미군이 철수하면 위기가 온다』고까지 주장했다. 그 위기는 공산세력의 팽창때문이 아니라 미군철수로 인한 힘의 공백을 메우려는 이 지역 국가들의 헤게모니 쟁탈전이 벌어질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데이비스교수는 『미군이 아시아에 주둔하고 있는 한 중국이나 동북아 국가들은 미국이 아시아를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할 것이다. 그러나 미군이 철수하면 일본이 그 역할을 맡으려 할 것이므로 주변국들이 과거의 악몽때문에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일본이 재무장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이유로 와츠교수는 『일본은 과거의 잘못에 대해 주변국들로부터 보복을 당하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이 보복을 두려워하는 만큼 중국이나 남북한 및 동남아국가들은 과거의 악몽이 되풀이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미군이 철수하면 이 지역 헤게모니쟁탈전이 본격화될 것이며 이는 동북아정세를 극도의 불안정상태로 몰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가까운 장래에 미군의 대폭철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정치평론가이자 티모시 워즈 상원의원 입법보좌관인 제프 시브라이트씨도 『동북아주둔 미군의 역할은 소련견제가 아닌 일본견제로 바뀔 것』이라며 동감을 표시했고 국무부나 국방부 관리들도 이에 대해 부인하려 하지 않았다. 와츠교수는 일본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에 대해 『일본을 소련과 같은 적으로는 생각지 않지만 장차 미국에 대해 가장 큰 위협을 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기술ㆍ경제력이 미국경제를 붕괴시킬지도 모른다는 이유에서다. 북한의 변화가능성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학자 관리들이 비관적인 전망을 내리면서도 『그래도 언젠가는 틈이 생길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있었다. 국무부의 스펜스 리처드슨 한국과장을 비롯한 한국통들은 『북한이 군사화ㆍ요새화돼있는게 동구와 같은 변화를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동구에서는 군대조직이 너무 느슨해서 쉽게 와해될수 있었으나 북한은 다르다는 것이다. 북한의 군부는 김일성사후에도 큰 영향력을 발휘해 북한의 장래를 결정해갈 것으로 국무부관리들은 내다보고 있었다. 설사 북한에서 동구와 같은 혁명이 일어난다 해도 민주화의 길로 가기보다는 군부 강경파의 손으로 넘어가기 쉽다는 암시였다. 국방부관리들도 비슷하게 북한군부의 비중을 중시하고 있었다. 특히 소련이 페레스트로이카를 추진해오면서도 최근까지 스커드 미사일등 고성능 군사장비를 북한에 제공하고 군대와 함대를 친선방문토록 하는 것도 북한군부를 의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었다. 적어도 일부 소련군 지도자들은 김일성사후에도 북한과 제한적이나마 관계를 유지해나가는게 바람직스럽다고 판단,사전에 북한군부와 유대를 다져 놓자는 생각을 갖고 있는게 분명하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국무부나 국방부관리들이 대북한정책에 너무 보수적이고 현상고착적인 입장을 보인데 반해 젊고 진보적인 학자들은 이를 신랄히 비판하고 있는 점이었다. 국무부관리들은 북한이 최근 미군유해 5구를 송환한데 대해 『그들은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을 뿐 미국이 줄 선물은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 미국과 북한이 워싱턴과 평양에 연락사무소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그것은 그릇된 정보』라고 단호히 부인했다. ○북의 장래 군이 좌우 미국이 대북한관계개선에 이니셔티브를 취하지 않고 있는데 대해 리처드슨 한국과장은 『북한주민에 대한 미국민들의 태도가 보수적이다. 테러리즘 때문일 것이다. 이같은 부정적인 미국민여론이 북한과의 관계진전을 밀어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워싱턴대학(시애틀)의 도널드 헬만교수(국제정치학)는 『국무부관리들은 동북아에서 주도권을 장악할 호기를 놓치고 있다』고 비난했으며 「한국전쟁의 기원」을 쓴 브루스 커밍스의 제자로 수정주의학자에 속한 데이비드 새터 화이트교수(퓨제트사운드대)는 『팀스피리트훈련을 중지해서라도 북한과의 관계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핵」대응책부심 그러나 미의회의 제프 시브라이트보좌관은 『아시아지역에서 냉전이 막을 내릴 날짜는 아직 정해져 있지 않다』면서 『남북한관계는 얼음을 조금씩 녹여가듯 서서히 풀어가야 한다. 그러면 북한내부에서 틈이 생겨날 것이다. 급격한 변화는 바람직스럽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바람직스럽지 않은 방향」은 아마도 김일성사후 군부강경파가 집권할 가능성을 말한다. 그는 한국정부가 당면한 두가지 난제로 ▲김일성사후 북한의 혼란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문제 ▲북한의 핵개발이 완성단계에 이르렀을 때 과거 이스라엘이 이라크 원자로를 공습했듯이 특공작전을 펼쳐야하느냐는 문제가 될 것이라는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정보수집능력과 관련,과연 며칠전에 북한의 남침의도를 간파해 사전경고를 내릴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국방부관리들의 답변은 각양각색이었다. 「수일내」에 가능하다는 주장에서부터 「24시간」이라고 답변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한 한국담당장교는 『북한의 전방배치부대는 현위치에서 즉각 전투에 들어갈수 있어서 사전경고를 할수 없으며 다만 후방부대의 움직임으로 남침의도를 간파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주한미군은 이미 3단계철수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대폭철수는 적어도 현단계에서는 고려되지 않고 있음이 확실하다. 주한미군은 주일미군과 함께 일본을 견제하고 나아가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위한 담보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국관리들은 한국의 통일에 반대는 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통일문제해결에 앞장서줄 생각도 없는 것 같았다. 그것은 너무 성급하게 나가면 북한정권이 군부강경파의 손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는데다 설사 통일이 된다해도 서독처럼 한국이 주도적 역량을 발휘할 정치ㆍ경제ㆍ사회적 여건이나 준비가 부족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듯 하다. 결국 한반도통일은 한반도인의 손에,한국인의 역량에 달려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 “한ㆍ소경협엔 수교가 지름길”/노대통령,소지 회견

    ◎페레스트로이카 지원 용의 【모스크바 타스 연합】 한국 노태우대통령은 18일자 소련 리테라투르나야 가제타지와의 회견에서 자신은 『지난 6월4일 샌프란시스코 한­소 정상회담이 양국간 상호관계를 증진시켰을 뿐 아니라 태평양 지역 냉전의 해빙을 가져온 중요한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이 회견에서 한국은 대소 쌍무협력 심화및 관계증진을 위해 소련정부와 협의를 시작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지적,『양국간 건설적 경제협력관계를 수립하기 위한 특별한 행동을 추진해나갈 시기가 도래했으나 이같은 과제를 비정부적 접촉차원에서 수행해 나가기는 불가능하다. 우리는 쌍무협력의 도상에 있는 모든 장애요소들을 제거하기 위해 정부간 채널들을 이용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소련측과 합작으로 시베리아 천연자원을 공동개발하기 위한 많은 제안을 내놓았음을 상기시키면서 소련에 대해 제28차 공산당대회를 계기로 개혁을 일층 가속화하고 계획 실행이 용이하게 될 수 있기를 희망했다. 노대통령은 양국간 밀접하고도 생산적인 협력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국교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한­소 양국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곧 합의를 이루고 건설적 관계의 틀을 마련,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는 고르바초프대통령에게 양국간 우호관계의 발전추이로 볼 때 올해 1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상호교역규모가 앞으로 4∼5년내에 1백억달러 수준에 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노대통령은 이어 한국민들이 소련과의 관계정상화를 지지하고 있으며 페레스트로이카에 기꺼이 기여할 의사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