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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새 시장경제 도입안 마련/고르비/군수산업 민수용 전환등 박차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군수산업을 민수용으로 재편하는 것을 포함한 새로운 시장경제 도입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산당기관지 프라우다가 19일 보도했다. 프라우다는 지난 17일 크렘린에서 열린 경제전문가 회의를 다룬 전면기사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소련의 경제전망에 어두운 진단을 내리면서 페레스트로이카가 역전되고 있다는 서방측의 우려를 의식한 듯 시장지향 정책을 수행하겠다는 약속을 거듭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군수산업을 선호한 경제적 왜곡이 그동안 우리의 불행이었다』고 밝히면서 민간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군수산업의 재편을 강조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현지도부가 시장경제로 나아가는 이미 선택된 중요한 개혁수행 과정을 강력히 고수하면서 지속적인 개혁정책 수행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올들어 첫 두달동안 소련의 산업 생산량은 작년동기 대비,4.5% 떨어졌으며 육류 구입량도 13% 감소했다고 밝히면서 『우리의 실제적인 조치들에어떤 수정이 가해져야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이 신문은 관영 타스통신을 인용,소련 정부의 새로운 경제계획안이 다음달에 공식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 「국민투표」 따른 소 정국 풍향은

    ◎「북극 곰」의 앞날 건 고르비의 도박/통과돼도 「독립열풍」 진압엔 역부족/6개공선 이미 거부,대립만 첨예화/부결땐 보수파에 치명타… 소 개혁 원점회귀 가능성 소연방의 장래를 결정지을 중대한 분기점이 될 국민투표가 소련 역사상 처음으로 17일 실시된다. 이번 국민투표는 지난 8일 최총 확정발표된 새 연방조약안에 대해 찬반을 묻는 식으로 실시되는데 소연방 15개 공화국 전역에서 2억여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된다. 소련 유권자들은 『새로운 형태의 동등한 주권 공화국들의 연방으로서 소련이 유지되기를 원하는가』라는 한가지 질문에 찬반을 표시하도록 돼있다. 선거일을 불과 하루 앞둔 16일 현재까지 소련 정부는 선거절차나 투개표 방법,심지어 선거의 정확한 성격조차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선거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치러질 것인지는 다소 모호한 실정이다. 외신들이 전하는 자료들을 토대로 보면 총유권자의 과반수 찬성을 얻으면 「통과」되는 것으로 치되 투표결과가 곧바로 법적인 구속력을 갖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현재 발트해 3개 공화국과 그루지야·몰다비아·아르메니아 등 6개 공화국이 공식적으로 투표불참 의사를 밝히고 있으나 산술적으로 과반수 지지를 얻기는 어렵지 않은 것으로 현지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총 유권자 2억명 중 1억8천만명이 투표참가를 밝힌 9개 공화국에 밀집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의 여론조사결과도 58∼62%가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산술적인 지지율이 현연방체제를 존속시킨다는 선거의 당초 목표를 관철시키는 데 실효를 가질 것이냐는 극히 회의적이다. 우선 불참을 선언한 6개 공화국은 이번 국민투표 자체에 어떤 의미도 부여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란츠베르기스 리투아니아 공화국 최고회의 의장은 『존재하지도 않는 연방의 존속을 묻는 투표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며 자신들의 독립을 이미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러시아공화국을 비롯,여러 공하국에서는 투표에 참여는 하되 투표사안을 임의로 첨가시켜 투표의 성격자체를 바꾸어 버렸다. 이들은 공화국 대통령제 도입 여부·환경문제·전면적인 독립문제 등을 추가해 이에 대한 주민들의 의사를 동시에 묻겠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발트해 3국은 지난 2월 자체 국민투표를 통해 독립의사를 이미 굳혀놓고 있다. 옐친을 비롯한 급진개혁파들은 이번 선거를 고르바초프대통령 자신,나아가 공산당 등 보수세력에 대한 선임투표의 기회로 삼자며 반대표를 던질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를 통과시켜 주면 크렘린의 독재를 막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국민투표를 통해 연방제 유지의 적법성을 얻으려는 크렘린 지도부의 의도와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크렘린의 입장 또한 만만치가 않다. 고르바초프는 무슨수를 써서라도 연방은 존속시킨다는 의사를 거듭 다짐하고 있고 프라우다지,타스통신 등 관영언론들을 동원,『조국의 존속이냐 혼란이냐』는 기치 아래 대대적인 선전활동을 벌이고 있다. 투표 거부 공화국들에는 군·KGB가 투입돼 강압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번 국민투표에서 새 연방안이 부결될 경우 고르바초프는 정치적으로 결정적인 타격을 입게될 것이다. 이는 지난 6년간 추진해온 페레스트로이카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로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방공화국들에게 독립의 길이 열리는 것은 아니다. 지난 2월 마련된 연방탈퇴법은 연방탈퇴를 위해서는 ▲해당 공화국이 별도 국민투표를 실시해 유권자 3분의 2 이상 찬성 ▲연방 인민대표회의 대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 ▲5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친 뒤 ▲인민대표회의 최종승인 등의 절차를 차례로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실상 적법절차를 거쳐 독립할 수 있는 길은 막혀있다고 할수 있는 것이다. 결국 투표결과에 관계없이 독립문제를 둘러싼 연방공화국과 크렘린간의 갈등은 계속될 것이고,국민투표를 통해 나름대로 「적법성을 확보한」 크렘린의 태도는 앞으로 보다 강경해질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군과 KGB 등은 벌써 이번 투표과정을 통해 눈에 띄게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문제는 크렘린의 권위가 연방공화국,나아가 일반국민들 사이에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생필품 부족 등 경제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일반 국민들 사이에는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실망이 계속 높아가고 있다. 급진 개혁파들은 대규모 시위를 통해 고르바초프의 사임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했고 연방공화국은 독립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크렘린 지도부와 개혁파,그리고 연방공화국,일반국민이 각자 제갈길을 가는 일종의 「권위의 불균형」 상태에서 크렘린의 거듭 처방의 강도만 높여가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설사 이번 국민투표의 결과가 당초 고르바초프가 기대했던 대로 나타나더라도 이러한 대치상태는 해소되기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외언내언

    걸프전이후 새삼 「팍스 아메리카나」(미국지배의 세계질서)란 말이 자주 거론되고 있지만 따지고보면 2차대전후 45년의 세계질서가 온통 「팍스 아메리카나」의 역사였다고 해서 지나칠까. 정치 경제 사회 과학 기술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미국이 세계를 주도하고 소련이 그에 도전하는 형식이었으나 미국을 능가하거나 압도할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 ◆그런 미국이 소련에 당한 거의 유일한 경우가 인공위성개발 경쟁에서가 아니었던가 싶다. 57년 10월4일 소련이 세계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동반자)1호 발사에 성공했을 때 미국이 받은 충격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스푸트니크 쇼크」란 신조어가 생겨나고 학교수학연구회(SMSG)가 발족되는가 하면 수학을 비롯한 학교교육 과정이 전면개편되고 케네디 대통령의 달착륙을 위한 아폴로계획이 발표되기도 했다. 그 결과가 10년후인 69년 미국의 월면선착이었던 것. ◆소련의 인공위성 경쟁의 첫 승리가 2차대전직후 데려간 독일 과학두뇌의 덕분이었다는 분석도 있지만 이후 소련은 미국을 좀체 따라잡지 못했다. 인공위성분야 뿐 아니라 과학기술전반에 걸쳐 낙후를 면하지 못했으며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도 결국 이 과학기술의 낙후때문이란 분석이다. ◆일본의 한 조사보고서는 미·일·소련의 23개 분야에 걸친 첨단기술수준을 비교,소련 개혁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최고 수준의 경우 미 8개,일 16개,소 3개이고 약간우세 미 15개,일 3개,소 3개이며 뒤진 경우는 미 0,일 4개,소 16개 분야. 그것은 군사기술의 경우에도 해당되는 것으로 초강국 소련의 국가적 위기 상황을 상징한다는 주장이다. ◆결국 고르바초프는 페레스트로이카를 선택했다는 것. 14일 우리 정부가 밝힌 제조업 경쟁력강화대책도 결국은 첨단과학기술의 개발이 핵심. 때늦은 감은없지 않지만 올바른 위기의식의 발로라 할 수 있으며 거국적인 지원과 참여가 있어야 할 것이다. 올림픽도 성공적으로 개최했는데 이제 과학분야의 노벨상이라도 하나쯤 따내게끔 과학기술 입국을 서두를 시기가 아닌가 한다.
  • 소 보·혁 대결 격화… 고르비 최대위기에/모스크바 대규모시위 안팎

    ◎개혁파,「보수회귀」 조짐에 대반격/새연방법 거부땐 실각 가능성도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마련한 새 연방조약안의 채택여부를 묻는 소련최초의 국민투표 실시를 불과 1주일여 남긴 가운데 브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의장이 9일 고르바초프와의 전쟁을 선포한데 이어 10일 모스크바에서 50여만명의 군중이 집결,고르바초프의 퇴진을 요구하는 소련역사상 최대규모의 반정부시위가 벌어짐으로써 고르바초프가 집권 6년만에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개혁(페레스트로이카)과 개방(글라스노스트)을 기치로 내걸어 집권초기 소련국민들로부터 절대적인 인기를 얻었지만 정치부문에서의 개혁성공과는 달리 경제개혁이 지지부진한데다 다양하게 표출되는 민족분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고,지난해 리투아니아 등 발트해연안 3공화국의 분리독립요구를 무력으로 진압함으로써 급격하게 인기가 떨어지기 시작,이제는 오히려 보수파의 대표적인 인물로 인식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사실 고르바초프가 최근 들어 상당히 보수성향으로 회귀한 것은 분명하다. 이는 경제개혁이 미진한 것과 함께 「신사고외교」로 국제무대에서 소련이 상대적으로 미국에 뒤처지게 됐다는 불만을 품은 보수파들의 공격에 밀려 고르바초프가 한발씩 양보를 한데 따른 것이지만 이로 인해 소련의 독재체제 회귀와 고르바초프의 정권유지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같은 상황속에서 고르바초프가 새 연방안의 채택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한다는 것은 상당한 정치적 도박으로 보인다. 이미 소련의 15개 공화국 가운데 6개 공화국이 국민투표 거부의사를 명백히 밝힌데다 나머지 공화국들중 상당수는 독립여부에 관한 문항을 추가시키는 등 고르바초프의 구상대로 국민투표를 실시하려는 공화국은 몇개 되지 않아 이번 국민투표에서 고르바초프의 의도대로 새 연방조약안이 채택될 것이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17일의 국민투표에서 새 연방조약안이 거부된다면 이는 고르바초프에 대한 불신임으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에 그는 정치운명은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고 고르바초프는 결국 권좌에서 물러나는 길외엔 달리 선택의 방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경우 소련은 급진개혁파와 군부를 등에 업은 보수파간에 치열한 권력쟁탈전이 벌어질 것이다. 반대로 국민투표안이 고르바초프의 의도대로 통과된다 해도 고르바초프가 얻을 것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할수 있다. 물론 국민투표에서 새 연방조약안이 채택될 경우 현재 고르바초프의 최대정적으로 간주되고 있는 옐친에게 정치적 타격을 주게 됨으로써 최악의 상태라고 할수 있는 정치적 수세에서 당분간 벗어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경제난이나 보수파의 불만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느 기간이 지나면 또다시 지금과 같은 곤경에 처하게 될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볼때 고르바초프가 이같은 위험부담을 안고 국민투표 실시를 강행한다는 것은 현재로선 상당한 모험이라고 할수밖에 없다. 이와관련,아나톨리 루키아노프 소련인민대표회의 의장이 국민투표 실시에 관한 최종결정은 11일 내려질 것이라고 밝힌 것은 17일로 예정된 국민투표가 연기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해주는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고르바초프의 새 연방조약안은 지난해 6월 처음 마련됐을 때만 해도 상당히 급진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으나 지금은 대부분의 급진개혁파에 의해 중앙정부의 권한을 강화하려는 기만술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9일 소련언론에 공표된 새 연방조약안은 ▲조약에 서명한 각공화국은 주권국가로 인정된다 ▲각공화국은 외국과 외교 및 교역관계를 수립할 권리가 있다는 등 진보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문제는 주권의 수호와 영토통합·국방·외교·군사전략·환경보호·에너지·예산·재정 등 21개 항목에 걸쳐 각공화국의 권한을 제한할수 있는 조항을 만들어 놓았다는데 있다. 옐친 등 급진개혁파들은 이처럼 많은,그리고 핵심적인 부문에 대해서 각공화국의 권한이 제한된다면 설사 주권인정이 명문화된다 해도 아무 내용도 없는 명목상의 주권일뿐 실제로는 중앙정부의 권한을 강화하는 결과밖에는 되지 않을 것이란 불만을 갖고 있다. 지난 9일 고르바초프에 대한 옐친의 전쟁선포나 10일 모스크바에서의 대규모시위는 모두 이같은 불만을 그 바탕에 깔고 있으며,지금처럼 고르바초프가 보수파의 공세에 밀려 조금씩 양보하는 상황에서 새 연방조약안마저 통과된다면 보수파의 권한이 더욱 강화돼 급진개혁파는 더이상 설 자리가 없을 것이란 위기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수 있다. 결국 옐친 등 급진개혁파가 국민투표실시를 앞두고 고르바초프로 상징되는 보수진영에 대해 마지막 도전장을 던진 셈이며 따라서 17일로 예정된 국민투표의 결과여부는 끝이 안보이는 경제난,빈발하는 민족간 분규,발트3국 등의 분리독립요구 등으로 곤경에 처한 소련의 앞날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척도가 될것으로 보인다.
  • 대담(걸프전후의 새 기류:8·끝)

    ◎아랍 세력균형 이뤄야 중동평화 온다/「팔」문제 해결에 미의 적극적 노력 긴요/아랍권 민주화 부축… 정정불안 막아야/“핵균형속의 국지전 가능성·힘에 의한 모험주의 불용”… 한반도에 양면교훈 걸프전은 끝났지만 그 여파는 세계 및 중동의 질서개편을 불가피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주요국들의 접촉이 활발하고 아랍국가들도 모임이 빈번하다. 걸프전후 세계 정세는 어떻게 변할 것이며 이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 등을 유정렬교수(외국어대·중동문제 전공)와 박경서교수(중앙대·국제정치학)의 대담을 통해 정리해 본다. ▲박경서교수=중동은 지금 심각한 전쟁후유증을 겪고 있습니다. 예상할 수 있었던 여러가지 시나리오 중 최악의 상태로 빠져들 가능성이 없지 않지요. 미국은 후세인의 전쟁수행능력 파괴를 원하기는 했지만 이라크가 완전히 무력화돼 국가기능을 상실하고 인접 온건 아랍국들마저 위협할 정도로 혼란에 빠지기를 원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이라크의 레바논화는 미국에 또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죠. 중동에서의 전후처리 문제는 전쟁 못지않게 중요하기 때문에 정치적인 의미에서의 「사막의 폭풍」 작전은 이제부터 시작되는 셈입니다. ○이스라엘 편향 탈피/팔문제 관심 가져야 ▲유정렬교수=걸프전쟁은 중동지역에서 세력균형이 깨진데 따른 무질서 상태에서 발생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이 지역의 정치를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중동국들간의 정치·군사적 세력균형을 어떻게 재형성하느냐 하는 문제가 큰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지금 후세인은 축출위기를 맞고 있고 이라크에서는 상당기간 정치혼란이 계속될 전망이며 「제2의 레바논」으로 전락할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내부세력간 갈등 뿐아니라 주변국들간의 해묵은 역사적 이해관계가 어떤 형태로 폭발되느냐도 문제입니다. 내부적으로 이라크내 다수 시아파가 이란과 연계해 어떻게 나올지,쿠르드족이 터키·시리아·이란·소련 등지에 퍼져있는 동족들과 연계해 어떻게 행동할지가 문제이며 외부적으로는 이라크 북부 모슬렘지역이나 남부 시아파 거주지역에 대해 나름대로 역사적 영유권을 주장할 근거를 갖고있는 시리아나 이란이 어떻게 나올지가 변수입니다. 쿠웨이트 등 페르시아만 연안의 6개 보수 아랍국에서도 앞으로 이라크의 정세변화에 따라 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박교수=미국은 유엔의 협조를 얻어 이라크의 안정조치를 취해야할 것입니다. 이라크의 레바논화를 방치하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야기될 것입니다. 앞으로 새로운 중동질서의 구축은 강·온 아랍국간의 조화와 아랍·이스라엘 분쟁의 해결여부에 달려있습니다. 중동에서는 지금 이라크의 패전으로 강경국들의 입지가 약화돼 강·온국들이 함께 참여하는 평화적인 집단안보체제 구축의 최적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미국은 후견국으로서 베이커 국무장관의 계획처럼 지역안보체제 구축과 중동개발은행 설립 등을 통해 포괄적이고도 근본적인 중동분쟁 해결을 추구해야 합니다. 미국은 이스라엘 점령지 문제를 공평하게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미국이 원하는 중동질서 구축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미국이 이스라엘 편향정책을 계속할 경우에는 이스라엘만을 위한 미국의 패권주의라는 비난을 면치 못해 전후질서 형성과정에서 미국의 입장이 약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강대국간의 분쟁으로 유엔 안보리의 단합과 신평화질서가 깨질 우려마저 없지 않지요. ▲유교수=미국의 중동정책을 되돌아보면 55년 바그다드조약기구에서부터 80년대에 이르기까지 항상 소련의 남하정책 저지를 위한 중동국들과의 전략적 합의모색이란 과정이었습니다. 신데탕트시대를 맞아 미소간 경쟁관계가 진정국면에 접어들고는 있으나 앞으로 이해충돌로 이 지역에서 경쟁이 재연될 가능성은 많습니다. 앞으로 미국의 중동정책은 페르시아만안 6개국으로 형성된 경제안보협력기구를 강화시켜 전쟁방지를 도모하는 방향이 될 것입니다. 미국의 지원아래 사우디가 중심역할을 맡고 반이라크 전선에 동참한 이집트와 시리아의 참여도 가능하겠죠. 그러나 아랍권은 생리적으로 불안정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지역의 세력재편은 어디까지나 팔레스타인문제 등 새로운 문제가 터지면 언제 붕괴될지 모르는 가변적인 것입니다. ○이라크 위기감 고조/중동 정치불안 가중 앞으로 팔레스타인 문제의 진전에 따라 중동판도와 세력관계의 또다른 변화가 불가피합니다. 프랑스는 팔레스타인 국가를 창설하자는 입장이고 미국 군사전문가들도 웨스트뱅크의 비무장화를 주장하고 있으며 백악관은 다르지만 미국무성도 팔레스타인 문제를 보는 시각이 건전한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전쟁의 와중에서 복잡하기는 했겠지만 이번 사태는 쿠웨이트 문제와 팔레스타인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팔레스타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국적군내 아랍국 뿐만 아니라 서구국들간에도 분열이 생길 가능성이 농후하죠. ▲박교수=미국의 중동정책의 성사여부는 이스라엘 편향태도를 어떻게 시정해 나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서는 이스라엘의 양보가 필요한데 미국 정치지도자들이 정치적 손실을 감수해가며 이스라엘의 양보를 강요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중동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민주화입니다. 정치 경제질서가 민주화되지않고서는 제2,제3의 후세인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기 때문이죠. 이는 강경국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등 온건국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민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어떠한 중동질서도 사상누각에 불과한 것이지요. 미국이 쿠웨이트를 해방시켰고 일단 왕정복귀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아랍국들의 정치·경제민주화를 추구할 것으로 봅니다. 그럴 경우 중동에서도 동구권에서와 같은 정치개방에 따른 혼란이 되풀이될 것이고 중동질서는 상당기간 유동적일 수밖에 없죠. ▲유교수=걸프전쟁은 한나라가 뚜렷한 명분없이 무력에 의해 침략되는 일이 절대로 허용될 수 없다는 사실을 여실히 입증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중동을 포함한 전세계질서의 본질은 힘에 의한 현상타파를 불용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이 기존정부와의 유대를 통해 세력균형 및 안전보장을 유지해왔고 협력대상 제3 세계국들의 정치체제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미국의 신세계질서 형성에는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습니다. 중동국들만 해도 보수왕정 아니면 군사정권이거나 권위주의 독재정권들로서 따지고보면 민주정권이 하나도 없다고해도 과언이 아니죠. 미국은 앞으로 중동판 페레스트로이카를 강조할 것이고 이번 전쟁에서의 승패에 관계없이 아랍국들,나아가 이란·터키에서까지 개혁이 수반될 것이며 이스라엘에서도 우익보수정권과 온건 노동당간의 조화가 이뤄질 것으로 봅니다. ○안보·경협기구 강화/전쟁 재발 방지해야 ▲박교수=부시 미 대통령이 이번 전쟁에 중요성을 부여한 이유는 선진산업국의 석유안정공급이란 실리차원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도 몰타정상 회담에서 청산한 얄타체제 이후의 세계평화질서 창출에 중동이 시금석으로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양국정상이 전쟁보다는 유엔 등 국제기구를 통한 지역분쟁 해결과 미소협력을 통한 세계평화 모색을 선언,데탕트시대를 연 이후 처음으로 받는 능력테스트여서 가볍게 넘길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은 탈냉전시대의 세계질서 창출이란 이상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결국 군사력이란 현실적 수단에 의존하고 말았고 무력행사 과정에서도 강대국 우월주의와 패권주의가 약간씩 나타나 결국 우방간 세력갈등의 또다른 불씨를 남겼습니다. 미국이 승리에 자만해 미국의 시각에 입각한 중동정책을 강요할 경우 미소관계의 악화 내지 정체를 초래하고 주요 우방국들과의 관계가 국가실리면에서 첨예하게 대립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군사적인 측면에서는 세계정치가 미국일국에 의해 주도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군사력은 경제력에 기초하며 경제적으로 다극화 지역화되고 있어서 미국을 견제할 세력이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90년대 중반 이후에는 독일중심의 유럽과 일본중심의 동아시아,미국중심의 북미 세력권간의 세력다툼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우리나라도 장기적인 대외정책 개발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전비 전액부담 불능/미의 한계 극명 노출 ▲유교수=아직까지는 세계평화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원칙이 확립됐다기 보다는 만들어나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소위 팍스 아메리카나의 부활은 미국중심의 질서유지 및 평화회복으로서 어떻게 보면 냉전구조의 연장입니다. 미국이 유엔결의와 소련의 협조를 구하는 체 했지만 이번 전쟁도 사실상 거의 전적으로 미국의 전쟁이었다고 할 수 있고 과거 냉전시대의 분쟁해결 양상과도 공통점이 많습니다. 그나마 미국이 유엔을 동원해 소련의 협조아래 12개 결의안을 이끌어낸 것은 국제협력기구의 존재가치와 평화유지를 거기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죠. 아직까지는 힘의 정치가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상호의존도가 강해짐에 따라 국제협력의 가치도 더해지고 있어서 앞으로 국제질서 원칙이 어느쪽으로 결정될지 기로에 서있는 셈입니다. ▲박교수=중동전쟁은 미국에 의해 주도되기는 했지만 미국의 한계도 노출시켰습니다. 전비를 자체부담하지 못하는 양상으로 전개된 것이죠. 뒤에서 재정지원을 했던 독일이나 일본이 당장은 전쟁분위기에 휩싸여 목소리를 내지않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지분을 요구할 것이고 그러다보면 미국만이 신세계질서를 주도할 수는 없는 형국입니다. 신세계질서는 대외적으로 미국 주도하에 놓여있는 것같지만 지역세력간의공동관리체제로 넘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북미 유럽 동아시아권간의 지분찾기 경쟁은 동서블록간 대립이란 단순양상보다 훨씬 더 복잡하게 전개될 것입니다. 한국도 홀로 서서는 목소리가 약하기 때문에 아태협력체제를 구축해 지역적으로 대응해 나가야할 것입니다. ○새 세계질서 구축엔/지역 안보체제 중요 ▲유교수=최근 중국의 훈춘에서 남북한 중국 소련 일본학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경제협력 세미나가 열려 만주남부와 소련의 블라디보스토크를 포함한 경제협력을 모색했었죠. 아시아지역의 협력관계를 확대해나가고 단계적으로 미국도 참여시켜 환태평양기구로의 발전도 가능합니다. ▲박교수=아태협력체제는 크게 2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중국의 연변과 두만강유역을 중심으로 자유경제 지대화해 중국 소련 남북한 일본이 상호보완 및 협력관계를 증진시키는 동북아 경제권과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국들의 경제이익을 도모하는 동남아 경제권으로 이 두가지 블록을 합해 동아시아 경제협력체제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한국도 선도적역할을 통해이 지역 협력체제내에서 위치를 강화해야 합니다. 삼분체제의 국제정세속에서 동아시아 경제협력체제의 본격화는 90년대 대외정책의 큰 과제이며 앞으로 한국의 좌표를 설정할 국가전략이기도 합니다. ▲유교수=걸프전이 다국적군의 완승으로 끝난 것은 남북한관계의 발전과 전환에도 좋은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흔히들 후세인과 김일성 카스트로 카다피를 비교하는 사람들이 많고 사실 공통점도 많습니다. 앞으로 세계가 무모한 정치·군사적 모험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교훈은 북한에 교시하는 바가 클 것입니다. 국제적으로 개방·민주화 추세가 지배적인 현실이고 보면 북한도 걸프전 종결과 함께 자성하는 면이 있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우리도 남북한간의 협력관계와 군비통제 및 정치관계 발전을 위한 좋은 기회로 삼아야할 것입니다. 북측이 팀스피리트훈련을 구실로 총리회담을 일방적으로 거부하기는 했지만 축구와 탁구의 단일팀을 이룩하는 성과를 얻어낸 것도 사실입니다. 비정치적인 면에서 좀더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충분히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미,90년대 세계 주도/우방국 갈등 심할듯 ▲박교수=이라크가 다국적군에게 무참히 패배해 지역적인 모험주의가 용납되지 않는다는 교훈을 김일성도 받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이로니컬하게도 베트남전 이후 핵공포와 핵균형하에서 강대국은 전쟁을 할 수없는 시대로 접어들었고 전쟁에 의한 문제해결은 불가능한 것으로들 생각했지만 이번에 모험주의가 있을 수 있고 강대국도 이상주의를 명분으로 내세워 무력사용이 가능함이 입증됐습니다. 따라서 한반도에서도 오판에 의한 모험주의,즉 전쟁발발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역설적인 교훈도 함께 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교수=그렇기 때문에 전쟁 억제장치를 자꾸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세계추세는 과거보다 전쟁 가능성이 줄어들지 확대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박교수=강경아랍국들의 입지가 약화되고 소련국내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당분간은 미국의 일국대권주의가 90년대를 이끌어가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는 우방간 관계에서 볼때오히려 적신호이며 90년대는 우방간 갈등이 오히려 심화될 것입니다. 우리도 여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 “소 개혁 사망” 선언/옐친,고르비 맹비난

    【워싱턴·모스크바 AFP AP연합】 보리스 옐친 소련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은 16일 『페레스트로이카는 죽었다』고 선언하면서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개혁을 중단하고 독재체제를 구상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옐친 대통령은 미 CNN­TV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정부고시 상품가격의 인상과 통화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사회적 폭발」,더 나아가 내전으로 연결된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소련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좀더 명확히 관찰함으로써 고르바초프 지지정책을 재고해야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 무협,「오너 회장시대」 진입/박용학씨 정총서 선출/위상변화 예상

    무역협회의 신임회장에 박용학 대농그룹 명예회장이 선출됐다. 무협은 11일 서울 삼성동 한국종합전시장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임기만료된 남덕우회장의 후임에 박회장을 정식 선임하는 한편 남전회장을 신설된 명예회장에 추대했다. 이에앞서 무협은 당초 차기회장에 금진호 무협 상임고문을 추대했으나 금고문이 노태우대통령과 동서간이라는 이유로 고사함에 따라 10일밤 회장단회의를 재소집,박대농그룹 명예회장을 신임회장에 추대했다. 무협은 앞으로 업계출신인 박회장의 등장에 따라 상당한 위상변화가 예상되며 상근직인 남명예회장과 박회장,그리고 금상임고문간에 적절히 권한을 분산해 운영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무역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날 무협 정기총회는 인터콘티넨탈호텔과 무역센터 현대백화점,출자완료후의 공항터미널㈜ 등 무역센터내의 무역지분을 매각할 경우 현재 임원회의 결의사항으로 돼있는 매각권한을 총회에서 정회원사의 기명투표를 통해 승인을 거치도록 의결했다. 무협이 이처럼 무역센터내 무협의 민자지분 매각·처분요건을 강화한 것은 최근 정부 일각에서 무역특계자금 폐지를 위한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이들 민자지분 매각종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남현무협회장의 명예회장 추대에 따라 현재 남회장이 겸임하고 있는 한미 경제협의회 회장에는 구평회 럭키금성상사 회장이 내정됐다. ○박 새 무협회장 일문일답/“회장 권한 분산,자율운영 토대 마련/「특계」 개선위해 전문가 영입할 터” 『가만히 앉아서 수출이 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평생을 바쳐온 무역업계에서의 일선 경험을 통해 무협의 발전에 열성을 다하겠습니다』 11일 열린 무협 정기총회에서 업계출신으로는 최초로 무협회장에 선임된 박용학 대농그룹 명예회장은 『앞으로 회장의 권한을 부회장단에 최대한 분산시켜 무협이 자율운영체제를 갖출 수 있는 토대를 다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76세의 고령이면서도 홍안인 박회장은 업계 최초의 무협회장에 취임해서인지 다소 흥분감을 감추지 못한 채 다음과 같이 일분일답을 가졌다. ­최초의 업계출신 회장으로서 앞으로 무협을 어떻게 이끌고 나가겠는가. ▲지난 8년동안 무협회장으로서 노고가 많았던 남덕우 전 회장이 앞으로 명예회장을 맡아 해박한 경험을 우리 무역업계에 계속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또한 현재 업계대표들로 구성된 부회장들에게도 한미 경제협의회 회장이나 특계운용개선 특별위원장 등의 직책을 주어서 과거와는 달리 무협운영을 직접 책임지도록 할 생각이다. ­특계자금제도 운용개선방향은. ▲특계운영개선특위에 변호사 등 관련 전문인사를 영입,종합적인 운용개선방안을 만들 방침이다. 오는 93년까지 특계제도를 유지하되 그때가서 존폐여부를 논의할 것이다. ­현재 맡고 있는 한일 경제협회 회장직을 겸임할 것인가. ▲일본 재계와의 관계상 일방적인 사임은 곤란하기 때문에 당분간 겸임할 것 같다. ­앞으로 남명예회장과 박회장,그리고 금진호 상임고문의 트로이카체제로 무협이 운영되면 혹시 박회장의 권한이 약화될 우려는 없는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무협처럼 큰 살림살이는 조직으로 움직여야지 회장 한 사람의 독재스타일로 끌어가서는 안된다고본다. 1915년 강원도 통천군에서 태어나 섬유도매상으로 출발,오늘의 대농그룹을 일군 박회장은 70년대 중반 국제원면파동과 오일쇼크로 경영이 악화돼 5개 은행의 공동감리에 들어가는 등 비운을 맞기도 했으나 현재 미도파·대농유화 등 6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무협 부회장을 무려 28년 동안이나 역임한 그는 『앞으로 무협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코리아헤럴드 등 언론사 회장직은 사임하겠다』며 주먹을 불끈쥐고 의욕을 과시했다.
  • 고르바초프,4월16일 방일

    【도쿄연합】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23일 방소중인 나카야마(중산) 일본 외상과 회담을 갖고 오는 4월16일부터 19일까지 4일동안 일본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교도(공동) 통신이 보도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가진 회담에서 「잠정적」이라고 전제,이같은 의사를 밝히고 『페레스트로이카(개혁) 노선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대소 경협 3년간 30억불/양국 합의

    ◎현금차관 10억불 포함/자원개발·과기공동위 연내 설치 한국은 올해부터 3년 동안 모두 30억달러의 대소 경협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한소 양국은 22일 김종인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과 마슬류코프 소제1부총리를 각각 수석대표로한 제2차 정부대표단 회의를 마치면서 이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서에 서명,경협 규모를 확정지었다고 발표했다. 경협내용은 은행차관(현금차관) 10억달러,소비재수출용 전대차관 15억달러,자본재(플랜트) 수출용 연불 수출자금 5억달러 등이다. 양국은 이날 연도별 대소차관제공 규모와 관련,연내에 현금 10억달러 및 소비재수출용 전대차관 5억달러 등 15억달러를 제공하고 나머지 15억달러는 오는 92년과 93년에 각각 7억∼8억달러씩 분할 제공키로 잠정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발표한 공동성명서에 따르면 한국은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의 성공을 돕기 위한 현금차관 10억달러를 국회의 동의를 받아 소측에 제공하며 한국산업은행과 소대외경제은행간 은행차관 계약서를 빠른 시일내에 체결키로 했다.또 오는 3월까지 소비재 전대차관 및 자본대 연불수출 제공을 위한 약정서를 체결하고 오는 2월 모스크바에서 양국 실무회의를 개최,경협자금을 이용할 품목과 공급량 및 방법 등을 협의하기로 했다. 양국은 사할린 석유·천연가스 등 7개 사업을 자원공동개발 대상으로 선정,연내에 우리측 조사단을 파견,소측과 개발가능성을 공동조사키로 하는 한편 시베리아 자원공동개발 제2차 조사단도 소속히 파견키로 했다.
  • 리투아공 유혈사태 왜 일어났나

    ◎공화국 탈소 움직임에 「초강경 대응」/소 보수파 입지 강화의 반증 세계의 이목이 온통 페르시아만 쪽으로 몰려있는 가운데 소련당국의 독립요구 시위를 벌이는 리투아니아 공화국 시민들에게 유혈진압을 단행했다. 흡사 지난 1956년 전세계의 관심이 수에즈운하에 쏠려있는 동안 헝가리에 탱크를 몰고 들어간 경우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최근 수개월간 크렘린 내부의 움직임을 보면 이번 무력진압은 페르시아만 사태와는 관계없이 언젠가는 일어날 사태발전으로 예견돼 왔었다. 무력진압의 표면적인 이유는 소련연군에 대한 징집 거부이다. 발트해 3개 공화국을 비롯해 몰다비아 우크라이나 그루지야 아르메니아 등 독립노선을 표방한 7개 공화국에서는 현재 연방군으로의 징집을 거부하고 있다. 이들 공화국 청년들의 입대불응 이유는 소련군이 점령군이기 때문에 입대명령에 응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연방공화국 정부들은 이들에게 징집에 응하지 말것을 공공연히 부추기고 지난 8일 크렘린이 병력을 투입,병역 기피자 검거에 나서자 시민들에게 총궐기해 이를 저지할 것을 호소하고 나섰다. 크렘린 권위에 대해 정면으로 도전한 것이다. 크렘린은 그동안 페레스트로이카를 추진해오며 민족문제에 대해서도 비교적 관대한 입장을 취해왔다. 고르바초프 집권 이래 민족소요를 무력으로 진압한 것은 89년 그루지야 공화국 수도 트빌리시 시에서 군이 발포,20여명을 사망케 한 것과 90년 아제르바이잔에 병력 1천여명을 파견해 소요 진압에 나선 것이 전부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생필품 부족 등 경제난이 더 극심해지고 연방공화국들이 독자적인 경제정책을 선언하는 등 국정 전반이 혼란으로 빠져들자 군부 KGB 관료조직 등을 중심으로 한 보수세력의 목소리가 눈에 띄게 커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도 보수세력들의 입장에 점차 동조하는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고 급기야 지난 12월 인민대표회의에서 연방공화국들의 독립을 사실상 불허하는 새 연방법이 채택됐다. 아울러 소요 지역에 대해서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통령 직접통치를 명할 수 있는 비상권한까지 부여받았다. 연방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행위는 절대로 용납치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따라서 새해 들어서 더욱 고조되고 있는 발트해 3국 등의 독립요구에 대한 크렘린의 무력대응은 충분히 예견돼 온 것이었고 앞으로 진압대상 지역과 경우에 따라 희생자 수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크렘린 당국은 지금까지는 민족소요 지역에 대한 무력진압 등 내정문제에서의 강경입장을 대외문제에까지 연결시키지는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마무리 단계에 있는 전략무기 제한협상(START)과 페르시아만 사태 대응 등에서 계속 미국과 협력관계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등 서방국들은 발트해 공화국들에 대한 크렘린의 무력진압을 페레스트로이카의 중대한 방향전환 신호로 받아들이고 강력한 비난과 경고를 보내고 있다. 부시 미 행정부는 이런 상태라면 오는 2월의 미소 정상회담에 예정대로 임하기가 힘들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백악관의 스코크로프트 안보담당 보좌관과 말린 피츠워터 대변인 등이 잇따라 이 문제를 미소관계와 연결시키는 발언을 했다. EC 등 유럽국들과 캐나다도 약속한 대소 경협을 취소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문제는 크렘린도 연방공화국들과 극적인 타협점을 찾거나 독립을 허용해 주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강경대응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데 있다. 서방국들도 이런 입장을 감안해 일방적으로 연방공화국들의 독립을 지지하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다. 그런 식으로라도 소련이라는 대국이 와해되지 않고 안정을 유지하는게 세계 평화에도 플러스라는 계산들을 하는지도 모른다. 서방국들의 힘으로 크렘린의 무력사용을 막기는 힘들 것같다. 더구나 미국은 지금 페르시아만에 매달려 있다. 발트해 공화국들로서는 시기적으로도 너무 불리한 때 「당하게」된 것같다.
  • “한국,대소 경협 최대협조”/노대통령,로가초프 접견

    ◎「고르비 친서」 받고 다짐/소비재 5억불 긴급지원 요청/“한반도의 통일 환경 조성 조력”/로가초프 노태우대통령은 7일 상오 청와대에서 한국의 적극적인 소련경제 협력을 기대하는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친서를 고르바초프대통령의 특사로 방한한 이고르 로가초프 소련 외무차관으로부터 전달받고 『한국은 능력의 범위내에서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이 친서에서 한소 정상회담에서 합의 발표된 모스크바선언은 한소 양국관계발전뿐 아니라 극동과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평화·안정·협력의 초석이 되고 여기에 크게 기여하게 될것을 확신한다고 말하고 소련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운 경제상황 설명과 함께 소련의 경제는 소련뿐만 아니라 국제공동체의 이해에 연결되어 있어 많은 나라가 협력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김종휘 대통령 외교안보보좌관이 전했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또 양국경제협력과 관련,마슬류코프총리가 이달말쯤 방한할 것이며 이번 로가초프차관의 방한에서도 이문제가 사전협의되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자신의 방한때 양국관계발전 문제를 논의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고르바초프대통령은 친서에서 방한시기 등을 밝히지는 않았다고 김보좌관이 전했다. 노대통령은 이날 이같은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친서를 받고 한반도 문제는 남북간의 대화로 풀어야하나 북한의 개방과 개혁이 필요한 만큼 소련의 가능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한국과 북한의 유엔동시 가입과 북한의 핵안정협정 가입에 있어 소련의 협조를 요청했다. 노대통령은 경제협력문제에 대해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의 성공은 소련 자체 뿐만 아니라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도 중요하며 한국은 능력의 범위내에서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히고 구체적인 사항은 실무협의에서 논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로가초프 차관은 이 자리에서 소련은 한소 모스크바 정상회담 결과에 입각하여 그 내용을 구현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며 소련은 남북대화가 효과적이고 생산적으로 지속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하고 한국통일은 내부적 측면과 국제적 측면이 있으나국제적 측면에 있어 한국통일에 유리한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로가초프차관은 이날 하오 제1차 한소정책 협의회에 참석한 뒤 하오5시 김종인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을 청와대로 방문,경제협력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로가초프 차관은 이 자리에서 소련의 당면한 어려운 경제실정을 설명하고 양국경협과 관련,우선 3억∼5억 달러의 소비재 긴급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 페레스트로이카의 과제/조지 캐넌 진단(해외논단)

    ◎“「오도된 평등주의」가 소개혁 막고 있다”/70년 독재로 자유경쟁원리 완전 망각/민족분규는 자율협조로 해결 바람직 소련은 지금 극도의 혼란에 빠져있다. 경제적 혼란도 문제지만 연방체제마저 와해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1947년 소련에 대한 봉쇄정책을 주창,세계적 명성을 얻었던 조지 캐넌교수는 이제 「슈퍼 스테이트」,소련의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저명한 외교문제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 91∼91년 겨울호에 실린 그의 논문을 요약,소개한다. 러시아는 과거 수세기동안 지리·정치적으로 서구문명과 단절돼 있었으며 그만큼 현대화 과정도 뒤졌다. 그러나 18∼19세기에 들어 러시아사회는 이러한 단절을 극복하고 현대화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의욕적인 교육개혁과 농업개혁이 추진됐고 사회전반에 의욕이 엿보였다. 물론 이를 가로막는 체제내 갈등과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었다. 절대왕정,의회제도의 부재,민족문제 등 고질적인 문제들이 이 현대화 작업의 장애요소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유혈혁명까지 필요하지는 않았다. 1917년 초에는 의회제도의 토대가 마련됐고 왕정폐지는 무혈로도 가능했다. 1917년 혁명은 이 평화적 변화가능성을 하루 아침에 뒤엎어 버렸다. 19세기말과 20세기초 러시아의 반체제 세력중엔 점진적이고 평화적인 변화를 반대하는 급진 과격세력이 들어 있었다. 이들은 차르왕정과 러시아 사회를 완전히 파괴시키기를 원했다. 파괴 후의 계획은 극히 모호하고 유토피아적이었다. 이들은 러시아가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함으로써 예상외의 호기를 얻었다. 1917년 여름 임시정부는 왕정이 붕괴된 어수선함 속에서 이 전쟁을 계속키로 결정,큰 실수를 저질렀다. 레닌파의 권력장악을 가능케한 것은 2년반에 걸친 전쟁과 1917년초 국내정치의 혼란이었다. 그러면 공산정권 수립이 러시아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 레닌은 일차적으로 부르주아 인텔리층을 몰아냈다. 그리고 그후 스탈린은 마르크스주의 인텔리층까지 모조리 제거했다. 이 결과 러시아는 문화적으로 과거와 단절됐고 이 단절은 지금까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스탈린은 자신의 개인통치에 장애가 되는 지식층과 레닌의 잔재세력을 모두 몰아내기 위해 무자비한 숙청을 단행했다. 1937년과 38년에 이 숙청은 절정에 달했고 수백만명의 무고한 시민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사회전체가 히스테리 속으로 빠져들었다. 1940년대에 들어 러시아 국민들은 설상가상으로 숙청보다 더 무서운 2차 대전의 공포를 맞게 된다. 소련은 1941년 6월 정식으로 참전했다. 하지만 이 전쟁은 소련국민들 사이에 외부의 적에 대항하는 원초적 민족주의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스탈린은 자신을 이 감정과 교묘히 결합시켰다. 정부와 국민은 힘을 모아 나치에 저항했고 국민들은 정부에 대해 새로운 희망을 가졌다. 전쟁이 끝나면 정부의 통치방법에도 변화가 올 것이라는 기대였다. 하지만 스탈린은 이 변화를 단호히 거부하고 예전의 통치방식을 그대로 고수했다. 무서운 전쟁의 공포에서 살아남은 국민들의 간절한 희망을 스탈린은 철저히 무시했다. 국민들은 엄청난 좌절을 맛보았다. 1953년 스탈린의 사망으로 급격한 체제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지배이념으로서스탈린주의에 대한 조직적인 대안도 반대도 러시아사회엔 존재하지 않았다. 흐루시초프가 스탈린의 잔재세력을 지도부에서 모두 몰아내는데 4년이 걸렸다. 그러나 흐루시초프 자신도 곧이어 밀려나고 말았다. 그후 80년대 중반까지 오면서 소련에는 계속해서 그렇고 그런 지도자들만 번갈아 등장했다. 물론 유리 안드로포프는 예외였다. 고르바초프가 시작한 체제변혁은 이들의 상상 범위를 넘는 것이었다. 전자통신 시대를 맞아 소련내 젊은 지식층들의 체제불만은 점점 더 높아져갔다. 여행과 표현의 자유는 제한돼 있고 경제기술 수준은 19세기 수준에 머물러 국제경쟁력이 크게 떨어져 있었다. 레닌이 물려준 이데올로기로는 더이상 체제유지가 힘들게 됐다. 국민들 가슴속에선 이미 죽어 없어진 이데올로기에 소련 지도자들은 계속 매달려 있었다. 이 체제위기를 감지하고 최후의 일격을 가한 것이 고르바초프였다.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공산주의 이후 러시아의 앞날에는 힘든 3가지의 과제가 놓여있다. 첫째,공산당에 집중돼 있던 권력중심을 선거에의해 선출된 민주정부 체제로 이전하는 것. 둘째,중앙집중적인 경제체제를 자유기업 체제로 전환하는 것. 셋째,지난 3세기동안 지속돼온 다민족체제를 보다 자유로운 관계로 전환시키는 것. 이 3가지 변화들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러시아 국민들의 생활은 분명 크게 도약될 것이다. 그러나 어려움은 상상 밖으로 심각하다. 70여년의 공산독재로 러시아 국민들은 민주통치 원리에 대한 이해를 모두 잊어버렸다. 그 이해수준은 1910년대보다도 더 뒤떨어진다. 경제현실도 마찬가지이다. 개인의 창의적 영역이 철저히 억압당해왔기 때문에 국민들 스스로가 자신을 체제의 한 수동적인 일부분으로 간주한다. 과장된 평등주의가 만연돼 누구도 선두에 나서려 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생활수준을 남보다 앞세우려는 노력을 포기했다. 이러한 고질적인 병폐들로 인해 고르바초프가 추진하는 체제변화는 신속한 진전을 보이기가 상당히 어럽게 돼있다. 이런 태도들을 고치려면 오랫동안 꾸준한 교육적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이를 담당할 마땅한 교사들도 없다.한편 소련방을 구성하고 있는 제민족간 관계 재조정도 필수적이다. 현재 강력한 추세에 있는 민족주의로 인해 지난 세기의 다민족·다언어 제국 유지는 이제 용납이 안된다. 발트해 3국은 분명 독립할 자격이 있고 결국은 독립할 것이다. 그러나 공화국마다 차이가 있어 일괄적으로 단일모델이 제시되기는 힘들다. 현재 소련인구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러시아 공화국의 주권요구에도 상당한 근거가 있다. 러시아 민족은 전통적으로 여타 소수민족에 대한 배타적 감정을 갖고 있다. 그것은 전통·문화·종교에 뿌리박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인정이 돼야 한다. 하지만 러시아 공화국까지 주권을 내세우면 소련방의 존재 이유가 의문시된다. 그리고 중앙정부와 연방공화국과의 관계도 깊은 역사적 뿌리가 있어 이것이 갑자기 끊어지면 엄청난 혼란이 불가피하다. 경제적 혼란도 클 것이다. 보다 심각한 것은 연방공화국 몇몇은 서로 전쟁을 일으키거나 공화국내에서 끔찍한 내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현재 연방 수중에 있는 핵무기에 대한 관리책임이 분담됨으로 인해 생겨날 문제도 끔찍하다. 여기에 덧붙여 세계무대에서 강대국으로 막대한 발언권을 행사하던 소련이라는 단일 국가가 갑자기 무대에서 사라진다는 것도 아무래도 불길하다. 현재 소련의 민족문제는 연방과 공화국 모두 양극단만 고집하고 있는 상태이다. 그래선 안된다. 타협이 마련돼야 하고 절제와 인내가 양쪽 모두에게 지켜져야 한다. 완전한 독립도 아니고 과거의 연방체제도 아닌 새로운 관계가 모색돼야 한다. 그것이 소련 자신뿐 아니라 세계의 평화에도 유익하다.
  • 「반정」 그리스계 몰아내려 탈출 방관/「알바니아 엑소더스」의 뒤안

    ◎새달 총선서 집권당 승리 노린 책략/“대서방 관계개선 겨냥한 유화책” 분석도 「동구의 고도」인 알바니아 국민들의 서방 탈출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3일 5백여명의 알바니아인들이 국경을 넘어 그리스로 탈출,지난해 12월22일쯤부터 본격화된 엑소더스(탈출)로 10여일 동안 그리스로 넘어온 알바니아인들은 5천여명에 이르고 있다. 관측통들은 대부분 그리스계인 알바니아인들의 탈출러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알바니아 국경수비대는 지난 12월초까지만 해도 불법 이주민들에게 발포하는 등 삼엄한 경비를 펼쳐 「모기 한마리도 국경을 넘기가 불가능한 상황」이었으나 최근의 대탈출에 대해서는 발포는 물론 경비마저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직무유기」를 함으로써 내외에 깊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규모 탈출현상은 그리스가 올 1월1일부터 알바니아와의 국경선을 폐쇄할 것이라는 루머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2일 이러한 설은 근거없는 것으로 알바니아 정부가 조작했다고 비난하면서 『알바니아는 그리스계국민들에게 그리스에 정착하게 되면 아파트·자동차 등을 제공받게 될 것이라고 루머를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알바니아 정부는 이를 부인했지만 그리스계의 탈출을 묵인·방조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올 2월10일로 예정된 46년만의 첫 자유총선에 대비하고 대서방 관계개선을 위한 유화제스처의 일환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알바니아는 3백30만명의 인구와 경상남북도보다 약간 작은 2만8천㎢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동구의 소국으로,대부분 남부지역에 살고 있는 35만명의 그리스계는 알바니아 정부에 대한 불만계층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알바니아의 집권층은 총선을 위해 불만세력의 해외이주를 유도하는 한편 이로인해 그리스정부 및 서방과의 관계개선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알바니아는 수세기동안 터키·이탈리아 등의 지배를 받아왔으며 지난 44년 독립,엔베르 호자장군을 수반으로 하는 사회주의 정권을 수립했다. 알바니아의 국부로 통하는 호자는 40여년간 독자노선 및 자급자족 정책을 추구해왔으며 흐루시초프를 「수정주의자」라고 비난하면서 지난 61년 소련과 단교했고 중국의 친미정책에 반발,78년 대중 외교관계를 단절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지난 85년 라미즈 알리아 인민의회 간부회의 의장(대통령)의 집권으로 알바니아의 행보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알리아는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89년을 휩쓴 동구의 민주혁명 및 동서데탕트(화해) 등의 영향을 받아 지난해부터 온건한 개혁조치를 취해왔다. 그는 지난해 2월 외국인들에 대한 투자문호를 부분적으로 개방,변화의 몸짓을 보이기 시작했다. 또한 알리아는 유럽에서의 고립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유럽내에서 유일하게 CSCE(유럽안보협력회의)에 미가입 상태로 있는 알바니아의 가입을 위해 법무장관을 처음으로 임명했으며 5월에는 형법개정,제한적인 여행자유화,그리고 지난 67년부터 금지된 종교의 자유를 부활시키기도 했다. 알리아는 지난해 7월 이탈리아 등 외국대사관에 피신한 4천여 주민들의 출국을 허용했으며 강경파인 내무·국방장관을 경질,대국민 유화조치를 취하는 등일련의 개혁조치를 계속해왔다. 그는 지난해 12월 대학생 및 노동자들의 반정부시위로 알바니아 최초의 야당창당을 허용했으며 정치국원 및 재무·운수장관,국가통제위 위원장 등을 젊은 개혁파들로 교체,정부의 이미지 개선을 꾀하기도 했다. 알바니아는 최근 ▲잉여농산물에 대한 자유판매 허용 ▲농민들에게 2천㎡(약 6백평)의 자유경작지 제공 등의 조치를 채택,기존의 자급자족 정책에 대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편 최초의 알바니아 야당인 민주당 지지자 9만여명은 지난 3일 슈코더르 듀레스시에서 반정부시위를 통해 ▲2월 총선 연기 ▲정치범 석방 등을 촉구하기도 했다. 알리아가 지난 1일 『알바니아 역사에서 91년은 사회 전분야에 걸쳐 커다란 민주화 전환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힌 신년사가 제대로 실현될지 주목되고 있다. 최근들어 서방 TV를 시청,기대수준이 높아진 일반주민들 및 개혁세력의 불만과 개혁조치에 대한 보수강경파의 불만을 알리아가 어떻게 조화시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알리아가 알바니아의 고르바초프가 될 것인지,아니면 차우셰스쿠가 될 것인지는 좀더 지켜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 민족의 전역량을 결집하는 지혜/다시 새해를 맞으며(사설)

    또 한해를 맞는다. 흐르는 세월에 어디 매듭이 있겠는가 마는 한해를 보내고 다시 한해를 맞는 가운데 사람들은 변하고 시대는 바뀌는 것이다. 격동과 소용돌이 속에 역사로 사라진 지난 한해의 연장선위에서 올 한해는 다시 어떻게 발전된 모습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인지 새해의 문턱에서 가슴설렘마저 느끼게 된다. 밖으로 국제적인 화해분위기와 탈냉전추세는 전세계 평화애호민의 성원속에 지속될 것이다. 안으로는 법과 질서가 지배하는 사회속에서 국민의 안정적인 삶이 보장되는 경제를 누리며 그것을 기반으로 통일로 가는 남북관계의 새로운 정립을 우리는 지향해야 한다.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이다. ○세계속의 한국의 새 위상 90년의 세계는 전반적으로 위대한 변모를 보였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니다. 탈냉전의 역사적 추세속에서 전개된 동서 양진영의 화해와 미소간 군축은 긴장완화의 차원을 넘어 이 세계에 사람의 힘과 노력에 의한 영구적인 평화가 가능함을 깨닫게 해줬다. 그러나 페르시아만 사태는 불완전한 평화속에는 항상 전쟁의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줬고 그래서 인류의 전쟁과 평화는 모두 「사람들의 의지」에 달려 있음을 가르쳐줬다. 소련의 대변혁과 유럽 대변동의 한반도파급은 한반도를 둘러싼 4강체제의 해체를 의미했다. 중소는 이미 미국의 적이 아니라 동맹국의 체제를 갖추기 시작했다. 쿠웨이트를 병탄한 이라크에 대한 미소공동전선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지난해 11월 유럽과 북미의 34개국 정상들이 유럽 안보협력회의에서 서명 공포한 파리헌장은 21세기 새시대 개막을 극적으로 상징했다. 파리헌장은 실로 인류가 앞으로 민주주의와 대화해 시대로 전진하고 있음을 천명했다. 동서독의 완전한 통일은 이 세계적인 추세위에서의 거역할 수 없는 새 사실의 전개일 뿐이다. 급격한 세계의 변동속에서 눈부시게 맺어진 한국·소련의 수교는 어떠했는가. 그 연장위에서 이제 한국과 중국이 관계개선의 길을 걷고있다. 그동안 그저 막연했던 전방위외교는 북방외교로 구체적인 결실을 맺어 이제 「세계속의 한국」으로 서게 된 것이다. ○「북방」에서 「남북」으로의 귀착 한반도 주변정세의 빠른 변화를 놓고 볼때 남북한의 변화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냉전체제 하에서 북한이 미제국주의만 마도하면 공산체제가 유지되고 한국이 반공만 앞세우면 이른바 개발독재도 정당화되던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 남북한은 유럽이 EC통합으로 독자노선을 걷기 시작하듯 홀로서기를 해야하는 전혀 새로운 국제경쟁에 직면하게 되었다. 한국이 변하듯이 북한도 변해야 한다. 한소 수교과 한중관계 개선으로 이어지는 우리의 북방정책은 북한을 국제사회에서 배제하려는 것도 아니고 체제의 우위를 내세운 제로 섬(명합)의 경쟁도 아니다. 북방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한반도문제의 해결이며 남북한의 평화통일이다. 새해에 우리는 한반도 문제의 궁극적인 해결의 차원에서 북한의 폐쇄성과 호전성을 비난하고 그들의 약점을 들춰내지 않을 것이다. 북한 실상을 바로 아는 일로부터 다시 시작하여 그들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바로 세우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동서독의 통일을 이룩하는 데에는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가 있었고 압도적으로 우세한 서독의 경제력이 있었다. 하지만 동서독간 꾸준한 대화와 교류의 축적이 그 밑거름이 됐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우리의 대화의지와 노력이 변함없고 북한의 슬기로운 현실인식이 접점을 찾을때 남북한 문제해결의 결정적인 단서는 잡혀질 것이다. 대화와 교류의 축적이외에 문제해결의 지름길은 없다. 올해 남북한은 책임있게 약속하고 신뢰위에서 실천해야 한다. ○경제·사회안정의 길 세계의 변화에 대처해야 하고 남북문제에 끊임없이 접근해야 하며 지방화시대에 대비해야 하는 우리에게 지금 현실 경제사회는 참으로 번거롭고 어수선하다. 사회공동체를 유지해 주는 윤리규범이 크게 흐트러지고 공동체 구성원간의 상호신뢰와 협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크게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도처에서 수시로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소득은 향상되는데 국민은 왜 불안속에서 생활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은 이 시대의 수수께끼다. 게다가 올해 우리 경제는 우루과이라운드의 후속협상과 미국의 개방압력 등에 대응해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수출침체로 인한 무역수지적자의 확대·물가고·노사관계의 불안요인 등도 도사리고 있다. 이들 사회 경제적 난제들은 어떤 일과성의 돌파력보다는 차근차근 정리하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범죄·폭력과의 전쟁선포 이후 오히려 강력범죄가 더 기승을 부리는 원인을 찾아 내어 절대절명의 자세로 이를 척결해야 한다. 또 국제정세가 한반도의 장래에 낙관적인 요인을 제공하는 데도 왜 국민의 생활만족도는 떨어지고 있으며 삶의 질의 향상은 왜 지지부진한가 원인을 찾아내어 하나하나 매듭을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요컨대 「현실과 과제」를 직시하고 그 해결과 척결에 모든 힘을 쏟아 부어야 할 것이다. 한나라의 운명은 정치군사력에 의해 좌우될 수도있다. 그러나 한 사회의 윤리적 평가와 위상은 경제사회적 안정에 달려 있다는 교훈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우리가 왜 사회기강을 바로 잡고 땀흘려 부를 쌓아야 하는지를 모두가 알게되는 이 한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 “소,남북통일 국제보증 용의”/고르비

    ◎아시아 신질서 조성에 적극참여/일 조일신문과 회견 【도쿄=강수웅특파원】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최근 일본 아사히(조일)신문사 간부들과의 회견에서 『아시아 신질서 조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표명함과 동시에 ▲미국 등을 포함한 전아시아 수뇌회담을 개최할 것 ▲남북한 통일을 위해 국제적 협력 및 보증에 참가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아사히 신문이 30일 모스크바발 기사로 보도했다. 아사히 신문의 나카에 도시다나(중강리충)사장을 비롯,편집국장·외신부장 등 간부들은 지난 28일 크렘린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1시간45분간에 걸쳐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회견했으며 사전 10개 항목의 서면질문서에 대해서도 회신을 받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번 회견에서 ▲페르시아만 위기는 정의부활의 원칙을 지켜 평화해결을 목표로 하며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과 견해의 차이는 없으며 유임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회주의 테두리 안에서의 쇄신이라는 페레스트로이카(개혁) 노선을 기반으로 민주화와 시장경제에의 전환을 진척시킬 것이라는 등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독일통일과 파리의 유럽안보협력회의(CSCE)를 거쳐 유럽정세는 일단락됐다고 지적하고 『아시아에서도 드디어 새로운 과정이 가동되기 시작했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밖에 ▲극동 미군의 삼각계획을 환영하고 ▲소련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일방적 군축을 실시하고 있는 사실을 상기시켰으며 ▲오는 93년 가을에 개최할 것을 제창하고 있는 전아시아 외무장관 회의를 거쳐 전아시아 수뇌회의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소련의 우파와 좌파/곽태헌 국제부기자(오늘의 눈)

    제4차 소련 인민대표대회가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볼셰비키혁명이후 소련의 지도자로는 최대의 「합법적」인 권력을 넘겨준채 지난 27일 폐막됐다. 이번 인민대표대회는 대통령의 권력강화안을 통과시켰고 신연방안 및 토지사유제의 국민투표 실시 등을 결의,고르바초프의 의도를 대부분 수용했다. 다만 폐막일인 27일 고르바초프가 하루전 신설된 부통령에 지명한 야나예프이 인준을 1차에서 거부,「거수기」의 역할에서 벗어나려는 몸짓을 내외에 과시했을 뿐이다. 그러나 이번 인민대표대회의 하이라이트는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이 지난 20일 「독재의 가능성」을 경고하며 전격 사임을 발표한 것이 아닌가 싶다. 외신들은 셰바르드나제나 우파(Rightist)의 독재가능성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는데 소련의 우파와 좌파라는 개념이 독자들의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좌우파의 개념은 프랑스혁명 직후인 1792년 프랑스 국민의회에서 의장석에서 볼때 좌측에 급진파인 자코뱅당이,우측에 온건파인 지롱드당이 의석을 자리잡은 데서 비롯됐다는 설이 통설로 되어있다.일반적으로 좌파(Leftist)는 급진진보 혁신의 성격을 띠는데 반해 우파는 보수권위주의 반동적인 성격을 갖는 상호대조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40여년 동안 냉전의 틀속에서 이념과 체제가 다른 북한과 대치상태에 있는 우리의 입장에서 볼때 좌파는 좌익 즉 공산주의자를,우파는 우익 즉 자본주의 체제를 옹호하는 세력이다. 그런데 셰바르드나제가 지적한 우파란 정통 사회주의를 선호하며 페레스토로이카(개혁)에 반대하는 군부 및 관료 등 비개혁론자들을 지칭한 것이다. 다시말하면 소련의 우파란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좌파 즉 철저한 공산주의자들을 의미한다. 반대로 소련의 좌파란 페레스트로이카를 추진하는 개혁세력,즉 자본주의와 공존을 모색하는 온건 사회주의자들을 말한다. 또한 일부 외신들이 최근 고르바초프가 「좌」에서 「우」로 변하고 있다는 보도를 하고 있는 데 이는 고르바초프가 「개혁」쪽에서 「보수」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소련 및 동구관련 기사에서 우파는 사회주의 이념을 고수하려는 세력을,좌파는 보다 개혁지향적인 세력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동구에서 쓰는 좌·우의 개념에 혼란을 일으키는 것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의 뇌리에 박혀있는 냉전적 사고의 산물인지도 모른다. 어느 체제에서든 현상을 유지하고 지키려는 보수세력을 우파로,거기에 개혁을 가하려는 세력을 좌파로 보면 무방할 듯싶다.
  • “연방와해 막아라”…고르비에「슈퍼권력」/소 제4차인민대회가 남긴것

    ◎정·경 직접통치… 군부·KGB 입김 세져/공화국 반발 커 연방위제구실 미지수 제4차 소련 인민대표대회(의회)가 10일간의 회기를 마치고 27일 폐회됐다. 폐회 하루전인 26일 의회는 연방정부조직 개편안에 관한 헌법개정안을 승인하고 사실상 의사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헌법개정으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엄청난 권한을 부여받게 됐다. 첫째 총리가 관장하던 종전의 각료회의를 폐지하고 새 내각을 출범시켜 이를 대통령의 직접 통제하에 두었다. 이 내각을 통해 대통령은 연방정부 정책을 관장하고 산하 공화국의 정책을 조정케된다. 15개 공화국 지도자로 구성되는 연방위원회를 신설해 대통령 직속으로 두어 중앙정부와 연방정부간 협조,조정을 담당케했다. 역시 대통령 직속으로 안보위원회를 신설,국방 내무 외무장관 및 KGB의장이 참여해 국가안보와 관련되는 제반 사항을 책임지도록 하고 있다. 이밖에도 우여곡절 끝에 연방최고감사기구를 신설해 역시 새로 마련된 부대통령 직속으로 운영케 했다. 이상과 같이 이번 헌법개정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대통령의 권한강화로 요약된다. 옥상옥식으로 신설된 정치 경제 안보 관련 여러 기관을 모조리 대통령 관장하에 두었다. 고르바초프는 당서기장이던 지난 3월에도 한차례 헌법개정을 통해 대통령직을 신설,자신이 서기장직과 겸직함으로써 군통수권등 막대한 권한을 거머쥐었다. 소요지역에 대해 직접통치령을 발할 수 있는 비상권한도 이미 확보하고 있고 시장경제화 추진과정에서 비상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도 의회로부터 받아 시행중에 있다. 따라서 문서상으로는 소련 역사상 최대의 권한이 대통령 1인에게 주어진 셈이다. 이와 함께 지적되는 것이 군과 KGB 등 보안 관련기관의 역할증대 등 권력 전반의 두드러진 우경화 경향이다.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의 사퇴로 한차례 파동을 겪었듯이 이번 의회개막을 전후해 보수세력의 반격이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셰바르드나제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이들 보수세력의 목소리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연방공화국에서 벌이고 있는 연방탈퇴 움직임과 관련해 마련된 강경조치들이 이들 보수집단의 뜻대로 관철된 것이 주목된다. 연방 유지를 골간으로 하는 새 연방조약이 일부 공화국 대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통과됐고 연방문제를 다룰 연방위가 고르바초프의 제안대로 신설된 것은 연방탈퇴 움직임에 대한 크렘린의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연방위는 15개 연방공화국 대표와 20개 자치공화국 대표를 참여시켜 최고 52명으로 구성되는데 의사결정을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하고 있다. 일부 공화국의 의사를 다수의 힘으로 희석시키겠다는 뜻인 듯하나 발트해 3국등 몇몇 공화국에서는 이미 독립의사를 굳힌 상태여서 실효여부는 불투명하다. 이와 함께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것이 한차례 부결된 끝에 재차 상정돼 통과된 연방 최고감사기구의 신설이다. 이 감사기구는 대통령령과 행정부령이 제대로 시행되는지 여부를 감독하는 것을 주임무로 하고 있다. 그리고 역시 이번 헌법개정으로 신설되는 부통령으로 하여금 이 기구를 책임지도록 하고 있다. 일부 공화국과 개혁파 대의원들은 부통령이 이 감사기구를 이끌고 일부 공화국내 소요지역에 대한 강경대응을 주도하는 등 악역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내각과 별도로 구성되는 특별안보위는 거의 「소내각」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 지금까지 페레스트로이카 과정에서 추진돼온 권력의 분산화와 크게 거리가 있는 조치로 보인다. 개정 헌법내용만 가지고 본다면 향후 소련 정국은 정치적 우경화와 경제적으로는 개혁을 강도높게 추진하는 일종의 「정경분리」의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민족문제에서 어떠한 돌파구가 마련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일차적으로는 연방위 구성 여부가 문제이고 설사 구성된다 해도 독립을 요구하는 공화국들과 크렘린 사이의 견해차가 너무 심해 제대로 운영될지 극히 회의적이다. 크렘린과 독립을 추구하는 연방공화국들 모두 아직은 양보없는 원칙확인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번 의회도 민족문제에 관한한 크렘린의 원칙만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셈이었다.
  • 노조 이끈 개혁 지지자/야나예프는 누구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부통령지명자 야나예프(53)는 러시아족 출신으로 당정치국원과 중앙위원을 겸임했으며 소련과학원 역사과학분야 위원으로 최고회의에 진출,지난 7월까지 노조를 이끌었던 페레스트로이카 지지파. 지난 59년 고리키 농업대학을 졸업하고 전소 사법통신대학에서 법률학위를 취득했으며 공산당 청년조직인 콤소몰에서 간부로 일하기 이전에는 엔지니어로 근무하기도 했었다.
  • 소,연방감사기구 신설도 승인/인민대표대회

    ◎부결 하룻만에 전격 의결/정부조직 개편 개헌안 최종 확정/부통령엔 야나예프 지명 【모스크바 AFP UPI 연합】 소련 인민대표대회는 대통령위원회를 폐지하고 앞서 부결시켰던 연방 최고감사기구의 신설을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된 소련연방 정부조직 개편에 관한 최종 헌법개정안을 26일 일괄 승인했다. 이로써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제의한 대통령권한 강화 및 연방과 공화국간의 관계조정,정부기구의 개편을 골자로한 개정헌법이 확정되었다. 인민대표회의는 하루전 부결시켰던 최고감사기구 설치안을 포함,연방정부 조직개편안을 찬성 1천5백51,반대 1백10,기권 83표로 일괄 통과시켜 정부기구 개편안 심의를 매듭지었으며 이에 따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일부 급진대의원들과 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 등 급진개혁파들의 공세를 극복하고 연방정부를 자신의 뜻대로 개편하는 정치적 승리를 얻어냈다. 이번에 통과된 소연방정부 개편안은 종전의 각료회의를 폐지하고 새로 대통령이 직접 지휘하는 내각을 신설,연방정부 정책을 관장하고 산하 공화국정책을 조정토록 하고 있으며 특히 내각은 에너지·소송·방위산업·우주계획·통신·재정차관·광산 및 천연자원·무역 및 외교정책을 담당토록 했다. 이 정부개편안은 또 최고회의가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 내각을 퇴진시킬 수 있도록 견제장치를 마련했으며 대통령지시 내용의 수행여부를 감독할 최고감사기구도 신설키로 했다. 【모스크바 AP AFP 연합】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26일 헌법개정안 통과로 신설된 부통령직에 전 노조지도자로서 현 정치국원인 게나디 야나예프(53)를 지명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야나예프 부통령 지명자를 페레스트로이카의 적극적인 지지자이며 원칙적인 사람이라고 추켜세우면서 인민대표대회 대의원들에게 다른 대체후보를 생각지 말라고 촉구했는데 그의 부통령 지명은 인민대표대회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야나예프에 대한 부통령 지명은 예상치 못했던 것으로 부통령 지명과 관련한 대부분의 소문들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측근에서 일해왔던 당간부들에게 집중됐었다.
  • “소 경제위기 개혁부진서 비롯”/IMF등 서방기구서 문제점 분석

    ◎중앙예속 잔재 많아 시장기능 불완전/가격통제등 해제,분배구조 개선 시급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시장경제이행 등 개혁속도를 가속화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그의 노력이 실패할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서방의 주요 경제기구들이 21일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최근 신설된 유럽재건개발은행(EBRD) 등 4개 주요 서방경제기구들은 5개월간 소련 경제를 집중 점검해 이날 워싱턴·파리·런던에서 동시에 발표한 공동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소련이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상품에 대한 가격통제를 해제하고 근로자에 대한 임금통제를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이 보고서는 소련의 시장경제 이행을 돕기 위해 소련에 기술적 지원을 제공키로 하면서도 광범위한 개혁이 이뤄지기 전에는 서방의 즉각적인 대규모 원조가 소련 경제의 난맥상으로 인해 낭비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보고서는 소련경제가 확산되는 민족 운동과 환경문제에 대한 소련 국민의 점증하는두려움 등 새로운 요소로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말하고 임금통제와 같은 단호한 처방만이 소련 주요 도시에서 소비자들이 겪고 있는 식량 및 다른 생활필수품의 격심한 부족사태를 안정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소련 경제에 관한 서방의 보고서 중 가장 포괄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이 보고서는 또 『소련당국이 법률·재정·무역체제의 개혁은 물론 농업·분배·에너지·제조 등 사활적 중요성을 지닌 경제부문을 포함한 하나의 거대한 과업을 수행해야 할 순간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들은 단 수 주일내 이뤄질 수는 없다』고 전제,『가장 긴요한 것은 개혁이 돌이킬 수 없는 과거와의 단절로 보이도록 하고 그 개혁과정도 부단한 힘을 갖게 하기 위해 출발시점부터 납득할 만한 진전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경제전문가들은 『소련 지도자들이 시장경제로의 이행 약속을 지키기 위한 조치를 신속히 취할 것』을 촉구하면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개혁노력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점을 지났기때문에 비록 그가 원한다 하더라도 중앙통제체제로 복귀하는 것은 아마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특히 『낡은 중앙통제체제가 가동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없어지지도 않았으며 시장경제 기능에 필수적인 구조들은 여전히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연방과 공화국들간 책임분배를 빨리 효과적으로 명확히 해두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공동체(EC) 집행위도 이날 발표한 소련경제 현황 및 경제개혁과정 평가보고서를 통해 경제체제개혁을 위한 강력하고도 조화된 조처가 취해지지 않는한 소련경제가 오는 91년에는 보다 악화,붕괴쪽으로 표류할 것이 명백하다고 경고했다. EC는 「안정화,자유화 및 분권화」란 제목의 이 보고서에서 소련의 경제·정치개혁과정이 소련의 헌법적 구조변형과 분리할 수 없음이 지난 3년간 보다 명백해졌으며 이에 따라 연방국가로서의 소련의 존재가치가 현재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집행위는 이 보고서에서 수십년간의 경직된 중앙계획경제체제로 세계경제와 크게 단절된 소련이그들의 경제문제가 중앙계획경제의 결함에 연유함을 처음 공개시인한 지난 85년이래 경제개혁을 개시했으나 불완전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이를 추진함으로써 경제사정이 올해에 더욱 악화,▲실질공업생산 격감 ▲식품·기타 기초상품난 심화 ▲연방예산 적자누증 ▲악성인플레 증대 등 여러 심각한 문제들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그같이 경고했다. EC는 또 소련이 페레스트로이카(개혁) 추진이래 사영 도매 및 산매시장 개발허용,협동조합 등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사업 조직허용,물가의 제한적 자유화 등 긍정적 개혁조치들을 취했음에도 불구,소련이 전반적 경제활동이 여전히 국영산업부문에 의해 계속 지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그 결과 정국의 혼란,물품부족난과 인플레 심화현상이 더욱 현재화된 반면 새로운 시장경제구조의 대두조짐은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따라서 보다 포괄적인 자유화조치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또 소 연방을 구성하고 있는 15개 공화국들 중 발트 3국을 위시한 여러 공화국들이 분열의 방향으로사태를 악화시키고 있으나 이들 분리독립지향 공화국들도 자체내에서 이와 매우 유사한 위협에 직면함에 따라 공화국내 민족주의가 오히려 중앙정부의 역할을 강화하고 전 소련경제·통화통합의 궁극적 유지를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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