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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르비,서방에 대소경원 강력 촉구

    ◎“시장경제 전환 위해 미 도움등 긴요/소 개혁 실패땐 세계평화 위협”/노벨상 수상연설서 강조 【오슬로 로이터 AP 연합】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5일 서방측에 소련사회를 개혁하기 위한 자신의 계획을 지지해줄 것을 촉구하면서 만일 페레스트로이카(개혁)가 실패할 경우,장기적 측면에서 세계평화가 위태롭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90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을 위해 이날 상오 오슬로에 도착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미리 준비한 수상연설문에서 이같이 밝히고,소련의 점진적인 시장경제체제로의 이행에 따른 경제전략 수립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서방측과 긴밀한 협의를 갖자는 자신의 제의를 되풀이 강조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페레스트로이카가 성공한다면 새로운 세계질서를 구축하기 위한 진정한 기회가 마련될 것이지만 페레스트로이카가 실패할 경우,적어도 가까운 장래에는 새로운 평화시대로의 진입전망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면서 초강대국간의 관계정립이 매우 중요하며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 어떠한 변화도 『전세계에 중대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소련은 외부세계가 소련의 개혁이 서구민주주의의 복사판이 돼야 한다는 주장을 하며 제시하는 어떠한 조건도 수락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하면서,『소련이 서방세계와 완전히 흡사해질 때 소련을 이해하고 믿게 될 것이라며 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무익하고 위험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이 같은 경고는 소련 경제의 침체국면을 타개하고 시장경제체제로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서방측으로부터 차관을 확보하고 교역상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크렘린당국의 의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독립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발트해연안 리투아니아공화국에서 군사적 활동이 강화되고 있는지에 관해 언급하지 않은 채 중앙정부당국은 모든 사람이 법을 준수하는 분위기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단호한 입장을 보이는 것이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소,세계 시장경제체제 본격 편입/외국인투자 전면 자유화의 의미

    ◎경제 회생 위한 서방자본 유입 확대책/경영기술등 배워 경쟁력강화 포석도 1백% 외국투자회사 설립 및 기업의 과실송금 등을 허용하는 법안이 최고회의 1차 표결을 통과함으로써 소련은 페레스트로이카 추진 이래 가장 획기적인 시장경제조치를 단행하게 됐다. 6월중 최고회의 2차 표결을 거쳐 연말쯤 최종확정될 예정인 이 법안은 외국투자를 보호하고 외국투자가들에게 당국의 승인없이 수출입을 할 수 있게 하며 상품수입과 수출관세에 따른 세금을 면제해 주도록 하고 있어 외국기업에 대해 사실상 거의 모든 상행위를 허용하고 있다. 소련정부가 개혁정책 수립을 싸고 2년여를 엎치락뒤치락하다가 결국 이같이 과감한 개혁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은 대규모 외국투자 없이 현경제난을 이겨낼 수 없다고 인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당시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의 사임 등 크렘린이 급격한 우경화 기미를 보인 이래 미국을 비롯한 서방측은 대소 경제지원을 사실상 전면중단한 상태이다. IMF(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 등도 서방차관을 효율적으로 소화해낼 시장화 토대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소 금융지원을 중단했다. 결과적으로 소련 경제는 금년 상반기중 생산량이 10% 감소하는 등 악화일로를 걷게 됐고 이러한 경제난으로 인한 위기감이 결국 소련 지도부의 인식에 변화를 주게 된 것으로 보인다. 서방이 요구하는 수준의 시장화조치를 취하고 대신 대규모 서방원조를 얻겠다는 생각으로 소련정부는 루블화의 단계적인 태환화를 비롯,시장화에 필요한 여러 조치를 이미 취했다. 외자기업설립 허용관계 법안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고르바초프는 이 같은 가시적인 조치들을 배경으로 일차적으로는 오는 7월의 선진7개국(G7) 정상회담에 참석,서방의 도움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부시행정부는 최근 소련정부의 이같은 노력을 감안,15억달러의 대소 농업차관 제공과 고르비의 G7정상회담 참석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법안이 외국차관 도입이 아니라 투자유치 방안으로 마련됐다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파블로프 총리는 단순하게외국차관을 도입하기도다 외자 유치를 통해 서방의 현대적인 기술과 지식 및 경영경험을 획득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아울러 외국의 투자를 장려하는 일은 국제화정책과 병행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외국자본이 소련자본과 동등한 기반을 갖고 경쟁해야 한다고 말함으로써 취약한 상태인 소련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둘 것임을 시사했다. 경제의 구조조정을 통한 본격적인 시장화의 필요성을 절감했음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의욕적인 자본시장 개방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루블화의 태환화와 지지부진한 상태에 있는 자산 사유화 작업이 서둘러 마무리돼야 하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파블로프 총리는 소련이 산업현대화를 위해 필요한 투자액수가 5천억루블(7천5백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미국·유럽경제가 침체기를 맞는 마당에 이들로부터 어느 정도의 원조가 이루어질 것이냐도 사실은 의문이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실행되면 서방측에 소련의 개혁의지가 확고함을 보여주고 서방기업들의 대소 투자분위기를 고무시키는계기는 분명히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이다.
  • 아프리카의 탈사회주의 바람(사설)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도 탈사회주의의 민주화바람이 불고 있다. 「복수정당제」와 「시장경제」란 말이 유행어가 되고 있으며 소련의 정치·경제·군사지원을 받던 사회주의 국가들이 연이어 마르크스·레닌주의의 포기를 선언하고 있다. 아프리카대륙 동북단의 에티오피아를 사회주의국가로 만들었던 멩기스투 대통령의 망명도 바로 그 바람에 밀린 결과다.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와 신사고의 바람이 마침내 아프리카에도 불어닥치기 시작한 사실과 그것이 한반도에 대해 시사하는 바를 우리는 주목한다.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나 신사고가 사회주의 동맹국들에 대해 의미하는 것은 정치·경제·군사원조의 감소 내지는 중단이었다. 소련이 혼자서 맡아야 하는 경제·군사 원조의 과중한 부담에서 해방되려는 것도 페레스트로이카의 중요목적의 하나였다. 소련은 정치적으로 동구를 해방하는 대가로 경제적으로는 동구로부터 해방되었다. 소련은 동구뿐만 아니라 온 세계의 사회주의동맹국들로부터도 경제적인 부담으로부터의 해방을 원하고 있으며 그결과의 하나가 에티오피아의 사회주의 붕괴인 것이다. 21일 망명길에 오른 멩기스투 에티오피아대통령은 77년 집권한 이후 강경마르크시즘 정책을 도입하면서 소련의 절대적인 지원을 받아왔다. 아프리카 적화혁명의 거점으로서,그리고 수에즈운하로 들어가는 홍해입구의 전략적 위치 때문에 소련은 에티오피아를 중요시했고 그만큼 많은 경제·군사원조를 제공해 왔다. 지난 10년 동안 90억 달러의 무기 등 소련의 막대한 군사원조를 받았으며 그 힘으로 북부 2개주의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반정부군의 격렬한 공세를 억제할 수 있었다. 에티오피아는 소련에 있어 아프가니스탄 다음가는 경제·군사원조의 부담이 되어온 것으로 알려져 왔다. 소 원조의 중단은 멩기스투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결국 그는 작년 3월 「마르크스·레닌주의 에티오피아 노동자당」을 에티오피아 민주통일당으로 개칭할 의사를 밝히는 등 정치·경제의 탈사회주의 개혁을 시작했으나 그것을 뒷받침할 경제적인 힘이 없었다. 그는 결국 14년 권좌를 버리고 탈출할 수밖에 없었으며이로써 에티오피아는 평화와 정치·경제 민주화개혁의 새로운 기회를 맞게 되었다. 에티오피아 이외에도 지금 아프리카에서는 모잠비크·앙골라·콩고·베닌 등 5개 사회주의 국가가 모두 마르크스·레닌주의의 포기를 선언하고 복수정당제에 의한 사회민주주의에로의 이행과 시장경제의 도입에 착수하고 있다. 이들은 1당 독재의 사회주의야말로 국가건설의 지름길로 믿었으나 결과는 정체와 대립·갈등의 좌절이었으며 그것이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 바람에 힘입어 탈사회주의와 민주화 전환에서 새로운 탈출구를 모색하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소련 등 공산권의 지원이 중단되는 상황에서 이들은 필요한 지원제공의 상대를 미·서구 등에서 찾을 수밖에 없게 되었으며 국제통화기금이나 세계은행 등은 정치·경제의 탈사회주의 민주화개혁을 차관제공의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도 아프리카의 변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복수정당제」와 「시장경제」가 빈곤과 대립·갈등의 대륙 아프리카를 구원할 마법의 지팡이가 될 것으로는 생각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선택의 여지는 그 길뿐이며 시작이 중요하다. 우리는 아프리카에까지 미치고 있는 이 바람이 북한만 그대로 두는 일은 절대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
  • 강택민총서기,왜 모스크바 가나

    ◎“미의 「신패권」 견제” 중소 공동보조 모색/각종 교류 늘려 사회주의 결속 강화/“한국 유엔가입에 불반대” 결론 낼듯/악화된 대미관계 반전의 지렛대로 활용 속셈도 중소 협력의 새 시대가 개막된다. 강택민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은 15일부터 19일까지 5일 동안 모스크바를 공식방문,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상호 협력·우의를 다지는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갖게 된다. 이번 강 총서기의 모스크바행은 그가 지난 57년 11월 모택동 이래 34년 만에 처음으로 소련을 방문하는 중국 공산당 수뇌라는 사실만으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중국 수뇌,34년만의 방소 게다가 현재의 국제정세는 걸프전 이후 신질서 재편 움직임과 함께 공산주의의 몰락으로 예견되는 소련 내부혼란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강택민·고르비 회담의 중요성이 더욱 두드러지는 것 같다. 이와 함께 이들은 올 가을 유엔총회의 초점이 될 한국의 유엔 단독가입 문제 등 한반도정책에 관해서도 사전 의견조정을 꾀할 것으로 보여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중소 정상의 만남은 또 시기적 상황의 극명한 대조로 역사발전의 아이러니를 느끼게 하는 측면도 있다. 50년대 후반 이후 모택동과 흐루시초프의 이념분쟁과 양국 국경선의 무력충돌 등으로 30여 년 동안 지속된 대립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고르비가 등소평(당시 중앙군사위 주석)을 방문했을 때가 89년 5월15일로 2년 후 강 총서기의 방소 날짜와 하루도 안 틀린다. 또 당시 북경은 고르비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에 환호하던 모스크바와는 반대로 민주화요구시위의 열기에 휩싸였고 정치·사회적 불안감이 팽배했으며 마침내 「6·4천안문사태」가 발생하는 결과를 빚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강택민이 방문하는 오늘의 소련은 바로 2년 전의 중국과 비슷하게 혼란이 심화되고 있다. 반면 중국은 「6·4사태」의 충격에서 벗어나 사회주의 노선을 강화한 상황에서 정치·경제적으로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강경보수파가 지배하는 중국의 지도층은 최근 들어 고르비가 국내혼란을 가라앉히기 위해 보수경향을 띠는 데 크게 만족하고 있으며 이번 강 총서기의 방소도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이해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강·고르비 회담의 주요의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눠 예측할 수 있다. 우선 이들은 서로 이웃하고 있는 공산주의 거인으로서 새로운 협력과 우의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걸프전 이후 지적되고 있는 미국의 신패권주의 경향에 공동대처하기 위해 북경과 모스크바 수뇌들은 2년 전 화해를 위해 만났던 것과는 달리 이제 사회주의 동지로서 군사·경제·과학 등 각 방면의 새 협력과 교류를 최대한 확대키로 다짐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잖아도 중국은 이미 지난 3월 경제난에 시달리는 소련을 돕기 위해 7억1천만달러어치의 음식료품을 제공했고 소련측은 그 대가로 SU­27전투기를 중국에 넘겨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욱이 걸프전을 통해 서방국가들의 첨단과학 병기 우수성에 충격을 받은 북경측은 군의 현대화를 위해 당초 미국의 지원을 받으려했으나 방침을 바꿔 소에 의존키로 했다는 것이다. ○군 현대화 소에 의존키로 왜냐하면 미국은 인권문제를 내세워 중국에 계속 압력을 가하고 있기 때문에 상호관계가 악화되거나 소원해질 가능성이 매우 많아서 지속적인 군사적 협력이 힘들 것으로 판단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소련의 경우 국제질서 재편에 주도권을 쥐려는 미국에 대해 중국과 공동대항해야 할 입장이어서 모든 면에서의 상호 유대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두 번째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중국이 이번 회담을 통해 소련내 공산세력의 재무장을 강조하고 이를 위한 자신의 역할을 증대시킬 것이란 점이다. 지난 57년 모택동이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공산주의 세계의 대형은 당연히 소련이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크게 달라져 오히려 중국이 공산주의를 대표하는 제1의 강대국이 된 듯한 실정이며 강 총서기는 이번 회담을 통해 국가와 국가뿐 아니라 당 대 당의 관계를 결부시키는 방안들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천안문 민주시위를 총칼로 진압,강경보수파에 의한 정치·사회안정을 이루는 데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 중국은 소련·동구 각국이 정치민주화로 큰 혼란에 빠진 사실에 대해 언제나 냉소어린 비판을 해온 게 사실이다. 따라서 강 총서기는 소련내 공산세력의 부활을 지원하는 중국의 의지를 표명할 것이며 현재 공화국들의 연방탈퇴·경제혼란 등으로 최악의 곤경에 빠진 고르비도 이에 어느 정도 동조하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대소정책은 미국을 크게 긴장시킬 것이며 결과적으로 중국에 대한 유화적인 제스처(예를 들면 최혜국 대우 연장적용 등)를 낳게 하고 국제정치의 역학관계에 있어 전략적인 3극체제의 성립까지도 예측케 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마지막으로 이번 회담에서 중소 두 나라는 한반도 안정이 양국을 포함하는 동북아 경제권 형성과 발전에 필수적임을 재확인하고 한국의 유엔가입에 반대하지 않는 방향으로 의견조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이질성 극복의 몸부림… 이기백특파원 현지보고/통일이후의 독일:2

    ◎구동독지역 「토지소유권」 다툼 치열 서독의 원주인들/“내땅 돌려 달라” 요구/국가 “공매 후 현 소유자에도 보상 마땅” 독일정부는 최근 구동독지역의 개인소유 부동산에 대한 원주인의 우선권을 인정,이들 부동산의 처분시 혜택을 주기로 했다. 통일 후 구동독지역의 부동산 처분방안을 놓고 진통 끝에 내린 결정이지만 아직도 반발이 높아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미지수이다. 구동독지역의 개인소유 부동산으로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소련군이 점령하고 있던 1945년부터 49년까지 국가소유가 된 주택·상점·농경지 등은 모두 1백만여 건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10월 동서독이 통일될 때까지만 해도 이들 부동산은 조건없이 원주인들에게 반환될 것으로 예상돼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었다. 그러나 독일정부는 통일이 이루어 진 뒤 이들 부동산의 처분을 구동독 국가재산의 신탁판매를 맡은 트로이한트에 위탁,부동산 원소유자들에게는 매각대금에서 소유토지 면적·지가 등을 참작해 일정 금액으로 보상할 방침을 세움으로써 이들을 실망케했다. 그러나최근 통일과 더불어 연방정부에 편입된 작센 안할트주정부의 겔트기스 총리는 『여러 가지 사연이 얽혀 있는 개인 부동산을 트로이한트가 처분해 원소유자들에게는 일정금액만을 보상하고 원래의 부동산을 재취득할 수 있는 길을 원척적으로 막는다는 것은 모순』이라며 트로이한트가 공매시 원소유자들에게 취득 우선권을 주는 동시에 가격도 유리하게 해 원래 소유자들이 자신의 땅을 되찾을 수 있는 길을 터주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같은 기스 총리의 주장은 통일독일에 편입된 구동독지역의 나머지 4개주에서도 큰 호응을 불러일으켜 어떠한 형태로든지 원소유자들에게 혜택을 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게 됐다. 이같은 여론이 일자 연방정부의 크라우스 킨켈 법무장관은 『트로이한트는 처분과정에서 구동독지역 부동산 원소유자들에게 유리하도록 고려해야 한다』고 밝혀 부동산 소유자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지난해 10월 동서독이 통일될 때만 해도 이들 부동산 소유자들은 재산을 되돌려 받을 것으로 알고 일제 신고를 했으며 통일이가져다준 행운에 감사했다. 그러나 통일 뒤 독일정부는 이들 부동산을 트로이한트에 위탁처분할 방침을 굳혔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분단 40여 년이 지난 뒤 원소유자들에게 그대로 되돌려줄 때 그 동안 토지가 도로·공원 등으로 바뀌었거나 공공건물이 들어서 있을 경우 이들 토지의 소유자는 보상받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 또 구동독정부로부터 이들 부동산을 배정받아 이용해온 사람들에게도 무조건 나가라고만 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트로이한트로 하여금 이들 부동산을 공매케 한 뒤 그 재원으로 현재의 이용자들에게도 생계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었다. 이같은 정부의 방침에 따라 부동산을 되찾을 수 없게 된 원소유자들은 크게 반발,송사사태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들은 대대로 물려받은 토지를 재취득하는 것이 목적이지 보상금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그러나 지난 1월 칼스루헤법정은 토지반환 소송판결에서 『개인의 재산을 보장하는 것이 정부의 의무이기는 하나 분단과 통일이라는 과정에서 정부가 통일의 혜택을 국민 각자에게 골고루 돌아가도록 하기 위한 조처는 불가피하기 때문에 위법으로 볼 수 없다』고 원소유자에게 패소판결을 내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정부가 토지처분시 트로이한트로 하여금 원래 소유자들에게 재취득 우선권을 주고 가격면에서도 혜택을 주도록 추진하고 있는 것은 통일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국민의 재산권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배려여서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구동독의 국가소유기업의 민영화와 관리를 맡고 있는 트로이한트는 지난 4월말까지 처분대상 8천여 개 중 1천3백개를 매각해 민영화작업이 예상보다 지지부진함을 보여주고 있다. 올 들어 민영화된 업체는 9백여 곳(1백40억마르크)으로 지금까지 3백70억마르크의 매각실적을 올렸으며 이 예산 중 1백20억마르크는 구동독의 채무변상에,같은 액수가 구동독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투자됐다고 연방의회 트로이한트위원회 노이링 위원장이 7일 밝혔다.
  • 외언내언

    고르바초프는 정말 무사한 것인가. 저러다가 소련이라는 나라 자체가 거덜나고 마는 것은 아닌가. 소련의 되어가는 모양만 보고 있으면 그런 걱정이 앞선다. 한마디로 「아슬아슬」하고 「위태위태」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다. 25일의 소련 공산당 중앙위 전체회의의 고르바초프 당 서기장직 사임소동도 그런 느낌을 갖게 하는 고르바초프의 줄타기 곡예정치였다. ◆급진개혁파로부터는 개혁을 제대로 않는다는 압력이고 보수파는 개혁이 지나치고 성과가 없다는 비판이다. 양쪽을 오가는 줄타기식 중도노선의 고르바초프가 질서를 강조하며 보수로 기울자 독재가 부활한다는 개혁파의 아우성이었고 옐친과 타협하자 보수파가 들고 일어나 그의 서기장직 사임을 외쳤다. 화가 난 것인지 고도의 정치술수인지 고르바초프가 서기장직 사표를 던지는 선수를 치자 보수파는 오히려 그를 말리느라 부산을 떠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결국 고르바초프는 건재하다는 이야기다. 오늘의 소련 상황에서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 의문을 갖게 된다. 개혁파나 보수파나 아직은 고르바초프를 위협할 만한 적이 못 된다는 데서 해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 개혁파는 서방언론에 보도되는 것만큼 지지 기반이 강하지도 못하고 분열되어 있다. 보수파는 고르바초프에 의해 시작되어버린 이 엄청난 사태를 수습할 자신이 없다. 고르바초프 없는 혼란이 시작되면 동구 공산당을 보다 더 심하고 비참한 곤욕을 치를지 모른다는 불안도 있다. ◆개혁파나 보수파 모두 싫거나 좋거나 지금은 고르바초프가 필요한 것이다. 정치술의 천재라는 고르바초프는 이것을 이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이이제이 아닌 이파제파의 곡예정치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페레스트로이카는 소련을 근본부터 뒤흔들어놓았다. 실패로 끝난다면 국민에게 무어라고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이것은 내 인생에서도 한차례뿐인 마지막 페레스트로이카다』라고 답했다. 배수의 진을 쳤다는 결의인 것이다. 그의 곡예정치가 언제까지 효험이 있을지. 그는 성공할 것인지. 한 세기를 마감하는 이 역사적인 크렘린 정치극의 결말이 정말 궁금해진다.
  • 외언내언

    정부나 농민이나 쌀이 넘치고 쌓여 주체를 못하는 터에 한 책임있는 외교관이 「얼마간의 쌀 수입이 불가피하다」고 했으니 「이런 죽일 놈이 있나」하고 욕설부터 하는 농민들에게 크게 이의를 제기하고 나설 사람은 당장엔 없다. ◆그러나 우리는 불과 몇 년 전에 양담배를 서랍에 갖고 있은 죄로 문교부의 한 고위관리가 목이 잘린 일도 있었다. 그때 우리는 「그 사람 정신나간 사람」 정도로 생각했을 때 외국에서는 양담배를 소지한 죄로 관리가 목 잘리는 「그런 나라가 한국」이라며 빈정대고 웃었다. 요즈음은 어느 건물에나 무인 판매대엔 각종 양담배가 즐비하고 「안된다」던 수입쇠고기도 이제는 국내 소비의 절반에 이르렀다. 그렇게 세상은 변했다. ◆3년 전 미국의 자동차 공장 도시인 디트로이트에서는 노조원들이 망치로 일본차를 때려 부수는 해프닝이 있었고 그곳 출신 한 하원 의원은 일제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보좌관에게는 의사당내 주차권을 주지 않겠다고 말해 미디어의 주목을 끈 일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도 연간 2백만대의 일제차는 미국내에서 팔려나가고 고장없는 차로 인기가 높다. ◆세상은 이렇게 돌아가고 그런 와중에 우리나라도 해외에 자동차도 수출하고 텔레비전과 신발 등 각종 물품을 저쪽 눈치를 봐가며 팔아 오늘날 이만큼의 고도성장을 이뤘다. 교역은 일방통행일 수 없다며 너의 시장문도 열지 않으면 우리 시장만 열어 놓을 수 없다며 저들의 으름장은 대단하다. ◆박수길 제네바 주재 대사는 바로 이 같은 일을 맡은 우루과이라운드의 우리측 실무협상 대표다. 그는 「쌀을 수입해야 한다」가 아니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 같다」는 불가피론을 편 것이었다. 이 시기에,협상대표인 당사자가 그런 말을 해서 되느냐는 데는 물론 이론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농민들이 「무슨 소리냐」 「그런 사람 소환하라」는 울분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러나 국회 농수산위가 기껏 박 대사의 본국소환이나 결의한 데는 납득하기 어렵다. 그 보다는 그를 불러 그곳 형편을 듣고 걱정을 함께하며 대안을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아닐까. 소리치고 욕해서 막아질 수만 있다면야 무슨 걱정이겠습니까.
  • 소의 제의 배경과 정부의 대응

    ◎파장 클 「한·소 조약」… 「선린」에 초점/미·일 관계 고려,군사내용은 배제/경제·과기교류등 단순협력만 모색/소,동북아 진출 교두보 확보 겨냥한듯 정부가 22일 청와대 임시국무회의에서 논의한 제주 한소정상회담 후속조치의 핵심은 「한소 우호협력조약」을 미일 등 우방국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신중히 대처한다는 것으로 집약될 수 있다. 노태우 대통령은 이날 회의를 주재하면서 『소련과의 우호협력조약은 한소 양국 관계,일본 등 전통우방과의 관계 및 한반도의 전체 정세에 긍정적인 발전을 가져오는 방향이어야 한다』며 외무부에 구체적인 대책마련을 지시했으며 이상옥 외무장관은 『소련측의 구체안이 나온 뒤에 이의 체결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보고,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이같이 조약 체결에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는 것은 한소 관계 등 기존 우방과의 관계 및 대외정책 전반에 미칠 영향과 파장을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수정 청와대대변인은 임시국무회의 후 혼선을 빚지 않기 위해 당초 발표대로 「우호협력조약」으로 조약 명칭을 통일한다고 발표했으나 외무부측은 정상회담 통역관인 이르게바예프(소련측)·유학구씨(우리측)에게 확인 결과,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제의해온 조약 명칭은 「선린관계 및 협력조약」으로 판명됐다고 밝히고 있다. 소련측은 실무협의에 없던 조약 체결을 돌연 제의해왔을 뿐이고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이다. 그러나 외무부는 소련이 그 동안 다른 나라와 체결해온 조약을 유형별로 분석,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소련이 체결한 조약은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우선 군사동맹관계를 설정한 조약으로 지난 61년 7월 북한과의 「조소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조약」을 비롯,폴란드·헝가리·체코·유고·쿠바 등 과거 동구 위성국과 체결했다. 이는 체결상대국에 적대적인 동맹체에 가입하지 않으며 상대국이 군사적 침공을 당했을 때 즉각적으로 군사적 지원을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준군사동맹관계를 규정하고 있는 조약은 지난 71년 인도와의 「평화·우호·협력조약」을 비롯,이집트·소말리아 등 주로친소국가와 이뤄졌다. 그러나 소련은 페레스트로이카정책을 본격추진한 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동맹국이 아닌 서방국가와도 「우호·협력조약」을 체결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 통독 전 서독,10월 프랑스,11월 이탈리아 등과 이 조약을 체결했는데 그 내용은 동맹국과 체결한 것과는 크게 다르다. 이들 서방국가와 체결한 조약은 「상대국이 군사침공을 당할 경우 공격국에 대한 군사지원을 않는다」는 등 군축문제를 포함한 군사적 내용을 담고 있다. 외무부는 소련측이 제의한 조약이 한반도의 특성을 감안,과거의 3가지 유형과는 분명히 대별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시 말해 군사적인 언급은 분명히 배제되는 일반적인 내용을 담은 조약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련이 체결한 조약의 공통사항은 ▲상호 주권존중과 영토보전 및 국내문제 불간섭 ▲국제문제에 대한 정례협의 ▲경제·과학·기술·문화 등 각 분야 협력 및 교류 확대 등으로 모아질 수 있다. 소련도 군사협력보다는 경제·과학기술·문화 등의 분야에서 협력 및 교류 확대를 염두에 두고선린협력조약을 제의했을 것으로 외교소식통들은 진단하고 있다. 그 이유는 지난 53년 미 워싱턴에서 체결한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비롯,한미 안보협력체제를 훼손해가면서 한국이 그들과 군사문제를 규정하는 조약을 체결하지 않으리라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다만 서구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한 소련이 아태지역 국가임을 강조하면서 동북아를 비롯한 아태지역 진출의 교두보 확보차원 수준에서 나온 것으로 관측된다. 이상옥 외무장관은 오는 8월쯤 모스크바를 방문,소련측의 진의를 충분히 타진해 이 문제를 구체화할 계획인데 양국간 조약이 체결되더라도 경제협력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지난해 12월 채택된 「모스크바선언」을 문서화하는 정도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소련측의 제의는 우리의 북방외교와 미일 등 우방국과의 외교 사이에 균형있는 외교정책을 펼쳐야 할 필요성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여겨진다. 이날 회의는 이밖에 양국 경협 확대를 위해 시베리아 천연가스 등 자원개발에 민관협조체제를 구축하고 미일 등 제3국과 공동협력을 구체화하기로 결정,시베리아 본격진출이 기대된다. 이번 제주정상회담에서 우리 유엔가입을 적극 지지한다는 소련측의 비공개 입장표명은 국제사회에서 유엔가입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직은 명시적인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는 중국 입장정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이 이날 『연내 유엔가입을 반드시 실현시키도록 하라』고 지시한 것은 소련을 통해 우리 유엔가입에 중국도 사실상 지지하고 있음을 감지했기 때문이라고 관측된다. 한소간 급속한 관계발전은 일본과 중국을 자극,동북아의 새 국제질서 형성 속도가 매우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소의 대외조약과 내용 ○공통적인 주요내용 ▲주권 상호존중,영토보전,국내문제 불간섭,평화를 위한 상호협력 ▲국제문제에 대한 정례협의 ▲경제·과학·기술·문화 등 각 분야 협력 및 교류 강화 ▲유효기간은 10∼20년 ○조약 명칭 및 안보관련 조문 ▲소·북한=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조약(1961년 7월6일) 상대방에 적대적인 동맹체결 및 동맹체 가입 금지 일방적 군사공격을 당했을 경우 즉각 군사적 지원제공 ▲소·인도=평화·우호·협력조약(1971년 8월9일) 식민주의와 인종차별 철폐를 위한 협력 상대방에 적대적인 군사동맹 불가입 및 적국에 대한 영토 사용 불허 ▲소·서독=선린·동반·협력조약(1990년 9월12일) 상대방에 대한 무력위협 및 무력사용 자제 자위적 목적 이외의 무력사용 금지 ▲소·프랑스=우호·협력조약(1990년 10월) 유엔헌장에 근거하지 않는 무력사용 또는 무력위협 포기 ▲소·이탈리아=협력·우호조약(1990년 11월) 상호 또는 제3국에 대한 불가침원칙 재확인 일방이 군사공격을 당할 경우 공격국에 대한 군사지원 금지
  • 소 경제난 타개책 의회 제출/파업금지등 강경대응 포함

    ◎노동시장 개방·국영기업 사유화 확대/시장경제 급속이행은 반대 파블로프 총리 【모스크바 UPI AFP 연합】 발렌틴 파블로프 소련 총리는 22일 현재의 소련 상황을 「총체적 위기」라고 전제한 뒤 위기경제 타개 정부계획을 최고회의에 제출하면서 이 계획이 채택되지 않을 경우 소련 경제는 붕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블로프 총리는 정치파업을 금지한 내용도 포함돼 있는 정부계획이 가혹한 것이지만 경제위기로부터 국가를 구해낼 필요한 조치라고 대의원들에게 설명하고 『우리가 시간을 잃지 않을수록 파업노동자들의 경제적 요구를 더 빨리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올해말까지 국민소득은 23∼25% 가량 감소될 것이며 이에 따라 생활수준은 평균 15% 떨어지고 최소한 1천8백만명의 인구가 생계수단이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블로프 총리는 급속한 시장경제 이행은 손실을 보고 있는 방대한 수의 기업을 도산시킬 것이며 3천만명이 실직하고 임금도 평균 30%가 낮아질 것이라고 말하고 정부의 계획은 중도적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앙정부와 공화국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정부계획의 성공여부는 바로 여기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파블로프 총리는 『정치적 야심이 있는 정치인들이 연방정부와 공화국간의 협력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옐친 러시아공 최고회의 의장을 비난했다. 그는 또 『소련은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독자적으로 해결할 능력이 없다』면서 『국내시장과 노동시장을 외국에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블로프 총리는 이어 『오는 92년말까지 소규모 서비스 국영회사의 3분의1을 민영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파블로프 총리는 최근의 물가인상조치에 언급,『우리는 인기에 연연하지 않겠다. 우리는 일부 조치가 가혹할지라도 정부계획을 집행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도 이날 참석한 최고회의는 앞으로 1주일간의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정부의 제안들을 심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반면 고르바초프로서는 6년 전 페레스트로이카를 약속하면서 집권한 이래 자신의통치에 대한 가장 강력한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 “베트남 경기 타자”… 국내기업 진출 러시

    ◎임금 낮아 섬유·봉제 등 입지 유리/무역관 연내 개설… 교류 적극 지원/「도이모이」로 교역 활기… 작년 우리 수출 1억불 국내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베트남의 캄보디아 점령을 응징하는 차원에서 일본과 한국 및 자국기업에 대해 베트남과의 경제교류를 규제하고 있는 미국이 올 하반기 이를 해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베트남과의 합작투자 및 현지지사를 설치하려는 국내 기업의 움직임이 부쩍 활발해졌고 무역진흥공사의 베트남 무역관도 연내 개설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코오롱,맨 처음 입성 지난 75년 공산화 이후 베트남에 처음 진출한 국내 업체는 코오로상사로 80년대 초부터 직원 한 명을 상주시켜왔다. 이후 삼성·대우 등 종합상사들이 잇따라 하노이와 호치민시(구 사이공)에 직원을 파견,비공식적으로 활동해 왔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정부로부터 지사설치 승인을 받았다. 베트남은 인구가 6천5백만명이고 1인당 국민총생산은 2백달러도 채 안 되는 농업국가로 실업자가 6백만명에 이른다. 근로자의 임금도 월 2만원 수준으로 이미 우리 기업들이 상당수 진출해 있는 인도네시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임금이 하늘높은 줄 모르고 올라 어려움을 겪는 국내 기업들에게 이처럼 값싼 임금은 엄청난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이 때문에 섬유·봉제 등 이른바 사양산업의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사양산업 진출 현저 베트남정부는 지난 75년의 공산화 이후 폐쇄정책을 써왔으나 지난 86년부터 베트남판 페레스트로이카로 불리는 「도이모이」(쇄신)를 채택,시장경제 체제를 도입하고 기업의 개인소유를 허용했다. 또 88년에는 신외국인투자법을 만들어 외국인의 투자 및 과실송금의 허용 등 해외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물산은 올 연말까지 현지에 봉제공장을 설립할 계획이고 코오롱 역시 봉제공장을 세워 이를 거점으로 캄보디아·라오스 등 주변국가의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선경과 쌍용도 의류와 직물공장 건설을 추진중이며 경기실크·태흥 등 중견업체들도 셔츠·블라우스 공장 설립을 서두르고 있다. 동국무역도 최근 하노이지역에 30만평의 부지를 임대,섬유공장을 지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올해 초에는 베트남측이 유전개발을 제의하기도 했었다. 무공관계자는 『매일 10여 건 이상의 대베트남 진출 문의가 들어온다』면서 『주로 봉제·완구업종에 대한 중소기업의 문의가 많지만 최근에는 오피스텔건설 등에 대한 부동산투자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유전개발 등 제의도 지난해 베트남과 우리나라와의 교역규모는 총 1억5천20만달러로 수출액이 1억1천6백82만달러였다. 또한 지난해 베트남의 경제계 및 정부인사가 방한한 데 이어 올해초에는 상공부·기획원 등 우리 정부와 경제계 인사들이,지난 3월말에는 무협의 대표단이 각각 베트남을 방문해서 투자환경과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고 귀국했다. 정부와의 공식적인 접촉과 경제인들의 단체교류가 활발해지는 것이다. 이밖에 오는 27일 열리는 베트남 무역박람회에도 국내 17개 업체가 참여하는 등 그 동안 음성적이던 교류가 빠른 속도로 공식화,양성화되고 있다.
  • 이그나텐코 소 대통령궁대변인(인터뷰)

    ◎“어려움 있지만 시장경제 성공 확신”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제주정상회담에 대해 소련측은 매우 만족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연내 공식방한이 이뤄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공식수행원 12명 중에서도 핵심측근으로 손꼽히는 비탈리 이그나텐코 대통령궁대변인은 20일 이번 제주회담의 전반적인 평가를 이같이 내리고 『시장경제로의 전환에서 오는 소련내 경제상황의 악화는 궁극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먼저 제주정상회담에 대한 소감을 밝혀 달라. 『대단히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짧은 기간에 양국 관계가 급속히 발전돼 왔고 해마다 교역량이 2배씩 급증하고 있다. 특히 10개월만에 양국 대통령이 세 차례나 정상회담을 갖는 것 자체가 모든 것이 만족스럽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덧붙여 한국민들의 우의적인 친밀함에 다시 한 번 매료됐다. 제주도의 풍물도 인상적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주로 논의된 의제는 무엇인가. 『지금까지는보통 폭넓은 문제들이 전반적으로 논의됐지만 이번 회담에서는 양국 관계와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토의가 있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오랫동안 모셔왔는데 「인간 고르바초프」를 어떻게 평가하나.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위대한 분으로 역사의 장에 기록될 인물이다. 주위 사람들에게 인간적인 관심을 기울여주고 이들의 얘기를 언제나 진지하게 들어주는 성격을 갖고 있다. 때문에 고르비는 교제하기가 매우 쉬운인물이며 그와 함께 일을 하는 것을 즐겁고 행복하게 생각한다』 ­소련은 현재 심각한 경제난과 개혁파·보수파간 갈등을 비롯,산적한 국제문제에 직면하고 있는데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들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으로 보는가. 『시장경제로 넘어가는 과정이 쉽지 않다. 따라서 엄청난 시련을 겪을 수밖에 없다. 고르바초프는 페레스트로이카를 추진할 때부터 이같은 시련의 각오가 돼 있었다. 그러나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러한 시련을 결국 이겨내 시장경제를 실현하리라 확신한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연내에 다시 한국을 공식방문할 것으로 보는가.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됐지만 매우 가능성이 높은 얘기라고 본다』
  • 북한개방·핵협정 가입에 상호협력/한·소정상이 합의한내용 청와대발표

    ◎유엔문제 외무회담 통해 구체 협의/소 과학­한국 생산기술 결합도 추진 △노태우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이번 제주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에서의 냉전종식과 평화정착,아시아태평양지역의 협력증진,한소 양국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한소 두 나라가 적극적인 공동의 노력을 펴나가기로 했다. 오늘 상오 11시부터 이곳 신라호텔 회담장에서 열린 한소 정상회담은 시종 화기에 넘친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으며,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단독회담을 마친 뒤 이번 회담과 한소 양국관계의 급속한 발전에 대해 흡족하고 기쁘게 생각한다는 뜻을 밝혔다.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는 새로운 화해와 개방의 질서에 따라 한반도에서도 냉전체제의 유산인 대결과 긴장이 해소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한소 양국이 함께 노력할 것에 합의했다. △두분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소련의 국가원수로서,또한 소련의 최고 지도자로서 처음 한국을 방문한 사실 자체가 대결로부터 모든 나라가 화해·협력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는 역사의 큰 흐름에 따라 한반도에 대결상태를 해소하고 남북한이 공존공영하는 관계를 이루어 이 지역에 평화를 심고자 하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와 소련의 정책을 세계에 명확히 전하는 것이며 제주회담이 앞으로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는 데 장기적이며 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두분 대통령은 남북한이 개방과 화해를 바탕으로 교류협력하는 관계를 이루어야 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고,작년 세 차례의 남북 고위급회담이 열렸음을 상기하면서 남북한간 중단된 남북총리회담을 포함한 대화의 계속과 의미있는 진전,실질적인 관계개선을 위하여 협조하기로 했다. △두분 대통령은 한반도와 한반도 주변정세에 관해 의견을 나누었으며 노 대통령은 특히 소련이 북한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핵안전협정을 체결하여 국제 핵사찰을 받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해온 데 대해 사의를 표명했다. △노 대통령은 남북한이 유엔에 다 함께 가입하는 것이 남북한의 협력과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며 북한이 불응할 경우 대한민국이라도 먼저 유엔에 가입해야 한다는 우리의 입장을 밝혔고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유엔의 본편성 원칙에 비추어 이에 대한 이해를 표명하고 한소 외무장관의 교환방문을 통해 이 문제를 포함한 국제사회 문제를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이 폐쇄노선을 전환하여 세계의 화해물결에 호응,개방으로 나와 우리와는 물론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것이 남북한 관계개선은 물론 북한의 발전을 위해서도 긴요한 일임을 강조했으며,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모든 나라가 그들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해야 하지만 국민들의 사회·정치적인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고 이념의 차이를 떠나 개방 속에 협력하는 관계를 이루어나가는 것이 냉전을 대체하는 새로운 세계질서의 바탕이라고 말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남북한의 같은 민족이 남북으로 분단되어 겪고 있는 고통을 깊이 이해하며 철의 장막이 붕괴되고 독일의 통일이 이루어진 상황에서 남북한도 통일을 이루어야 하며 또한 우리 겨레가 자주·민주·평화적으로 통일을 이룰 날이 멀지 않아 올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의 해결이 동북아시아와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협력증진을 위한 선결과제라는 것을 강조했으며 두분 대통령은 양국이 한반도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조를 해 나가기로 다짐했다. △두분 대통령은 아시아 태평양을 개방·협력·번영의 지대로 바꾸기 위해 의견 교환을 계속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그의 일본방문 결과에 관해 설명했으며 노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이 일소관계뿐만 아니라 아시아 태평양의 평화와 협력증진을 위해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아시아 태평양 및 동북아시아의 프로세스를 실현할 수 있기 위해서는 제반 여건을 조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분 대통령은 한소 양국관계가 모든 분야에서 급속하고 긴밀히 발전하고 있는 것은 양국의 공동번영뿐 아니라 아시아 태평양과 세계의 새로운 질서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두분 대통령은모스크바 선언과 양국간에 체결된 각종 관련협정에 따라 양국관계를 더욱 역동적이고 본격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도록 다짐했고 이런 발전을 법적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한소 우호조약 체결을 제의했으며 노 대통령은 이를 수락했고 양국 외무장관을 통해 이를 앞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무역·경제협력·과학기술·자원개발·통신·어업·항공·문화와 인적교류 등 여러 분야에서 한소간의 협력을 가속화시키도록 양국 정부가 더욱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두분 대통령은 소련의 첨단과학기술과 한국의 생산기술을 결합하고,한소 기업의 합작투자를 촉진하며 동시베리아지역 등의 천연가스·석유·지하자원·삼림개발과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한국기업이 참여하는 문제에 관해 두 나라 정부가 구체적인 노력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으며 특히 한국기업이 제3국의 기업과 함께 사할린 지역의 천연가스 공동개발을 조기에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노 대통령은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가 소련을 자유롭고 번영하는 나라로 이끄는 길일 뿐 아니라 그 성패는 세계의 평화와 장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한국은 소련의 개혁을 지지,성원한다는 뜻을 밝혔으며,작년 12월 소련 방문시 소련 정부와 국민이 베푼 환대와 우의에 대해 사의를 표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소련이 어렵고 도움을 필요로 할 때,한국이 페레스트로이카에 대해 연대감을 표시하고,경제협력과 다방면의 노력을 통해 이를 지원하고 있는 데 대해 경의를 표했다. △두분 대통령은 한소관계의 발전과 아시아태평양지역협력의 증진을 위해 앞으로 양국 대통령간의 대화와 만남이 계속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으며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멀지 않은 장래에 서울을 방문할 뜻을 밝혔다.
  • 노대통령·고르비,우의넘친 산책 15분/한·소 제주정상회담 이모저모

    ◎「3무3다」 화제로 풍성한 환담/라이사,상점 들러 생필품값등 묻기도 소련 지도자로서는 처음 한반도를 방문,역사적인 한소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20일 낮 제주국제공항에서 전용기 편으로 이한했다.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날 열린 단독정상회담에서 시종 화기애애한 가운데 양국의 평화와 협력증진 방안 등을 폭넓게 논의했으며 회담장인 신라호텔 정원을 함께 산책하는 등 여유있고 흡족한 모습을 보였다. 회담이 끝난 뒤 노 대통령 내외는 호텔 현관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 내외를 환송했고 고르바초프 대통령 내외는 공항에서 이상옥 외무장관 부부와 외교사절들의 환송을 받으며 전용기트랩에 올라 손을 흔들고 작별인사를 한 뒤 귀국길에 올랐다. ▷단독정상회담◁ ○…제주정상회담의 메인이벤트인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간의 단독회담은 20일 상오 11시 조금 지난 호텔 5층 사라룸에서 시작. 노 대통령은 11시 정각 회담장에 입장,이병기 의전수석이 갖고 온 회담자료 파일을 점검한 뒤 취재진에게『고생이 많다』며 『정상회담 사상 밤을 새워 만찬을 한 것은 아마 처음 있는 일일 것』이라고 조크. 이어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회담장에 들어서자 노 대통령이 활짝 웃는 얼굴로 악수를 교환하며 『어제는 몹시 피곤했을텐데 잠을 잘 주무셨느냐』고 묻자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피로가 다 풀렸다』고 답례. 양국 정상은 사진기자들의 요청으로 잠시 웃으며 악수를 나누는 포즈를 취한 뒤 의자에 앉아 회담장 주변 및 제주도 풍물에 관해 가볍게 환담. 노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회담장 벽에 걸린 제주도 풍경화를 손으로 가리키며 관심을 표하자 『한라산 산록에 유채꽃이 활짝 핀 모습』이라고 설명하고 『유채꽃에서 짜낸 식용기름은 훌륭한 건강식품』이라고 소개. 노 대통령은 이어서 제주도의 「3다」 및 「3무」에 관해서도 자세히 설명한 뒤 본격회담에 돌입. ▷확대정상회담◁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35분부터 월라룸에서 양국의 공식수행원 12명이 배석한 가운데 확대정상회담을 갖고 각 분야별 양국의 협력방안 등을 논의. 확대회담은 노 대통령이 먼저 환하게 웃으면서 『우리측의 각료와 공식수행원들을 소개하겠다』며 오른 편에 앉은 이봉서 상공장관·김진현 과기처장관 등의 순서로 소개시키고는 김 장관을 가리키며 『양국의 과학기술협력을 앞으로 잘 해나갈 사람』이라고 말하자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파안하면서 고개를 끄덕. 노 대통령은 이어 왼쪽 자리에 배석한 공식수행원들을 소개하다가 공로명 주소 대사를 가리키며 『겨울에는 반드시 모자를 써야 할 사람』이라고 공 대사의 용모에 대해 조크하자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소련측 공식수행원들은 다시 파안대소. 노 대통령은 또 통역원인 유학구씨를 가리켜 『한국사람이기도 하고 소련사람이기도 하다』면서 유씨가 재소 동포임을 강조하자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그러니까 우리의 회담이 더 자연스럽다』고 응수.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 우리측 배석자를 소개할 때마다 가볍게 목례를 하면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몇 번씩 끄덕끄덕하기도 해 우리측 수행원들의 얼굴을 익히려고 노력하는 모습. 이어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소련측 배석자를 소개한 뒤 『우리 일행을 따뜻하게 환대해 주고 특히 각하께서 서울에서 이곳까지 나를 만나기 위해 멀리 온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하고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과 좋은 공기를 마시게 해줘 고맙다』고 답례. 노 대통령은 이를 받아 『각하께서 어젯밤 잘 주무셔 피곤이 많이 풀리신 것 같다』며 『아주 건강한 모습을 뵈니 마음이 놓인다』고 인사. 양국 대통령은 배석자 소개를 끝내고 일어서 사진기자들에게 악수를 나누는 포즈를 취했는데 이때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각하와 이렇게 손을 잡고 악수를 나누니 피곤이 확 풀린다』고 말해 배석자들은 환한 웃음. ▷기자간담◁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날 하오 1시20분쯤 확대회담장인 월라룸에서 나와 룸바깥 로비에 대기하고 있던 양국 기자들과 선 채로 15분간 즉석 일문일답.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서울신문 이경형 기자의 『평양의 페레스트로이카는 언제쯤 올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북한을 대표하는사람이 대답하면 좋을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페레스트로이카는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강조.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기자가 평양방문계획을 밝힌 일본에서의 발언을 상기시키며 『가까운 장래에 생각이 없느냐』고 묻자 『서울 방문도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해 남북한 동시방문계획을 구상하고 있음을 시사. 노 대통령은 이번 제주회담의 성과를 설명하면서 양국이 남북한 관계개선을 위해 최대한의 협력을 할 것임을 강조. ▷산책대화◁ ○…제주 정상회담을 마친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날 하오 1시20분쯤 회담장인 신라호텔의 계단을 걸어나와 호텔 후원을 약 15분여 동안 산책. 환한 모습으로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정원에 들어선 양국 정상은 정답게 대화를 나누며 계단을 내려섰는데 노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첫 계단에 내려설 때 가볍게 손을 잡아 부축해 주기도. 호텔계단과 산책로에는 제주 특유의 유채꽃과 각종 꽃들이 만발했는데 노 대통령이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산책을 하는 동안 김옥숙 여사도라이사 여사와 함께 뒤따라 산책. ▷퍼스트레이디 관광◁ ○…양국 정상이 단독회담을 갖고 있는 동안 라이사 여사는 김옥숙 여사를 방문,환담한 뒤 김 여사의 안내로 남제주군 안덕면 사계리 어촌과 신라호텔 근처의 여미지 식물원을 관광. 라이사 여사는 특유의 서민성과 활발함을 유감없이 발휘,가는 곳마다 발길을 멈춰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어린이들에게 애정을 표시. 사계리 어촌을 방문하러 가던 길에 라이사 여사는 화순리 삼거리에서 불시에 차에서 내려 길가 화성상회(주인 지원창)에 들러 진열된 생필품 가운데 컵라면·달걀·깨소금·커피·초컬릿 등의 가격,먹는법 등을 묻기도. 라이사 여사는 즉석에서 컵라면 6봉지를 구입,문화부 장관 등 수행원들에게 주었고 이에 김 여사는 컵라면 3상자를 구입해 선물. 라이사 여사는 신혼여행 온 신혼부부를 만나자 『언제 결혼했느냐. 결혼비용은 얼마나 들었느냐. 금혼식 때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 바란다』며 소련에서 준비해온 선물을 주기도. 라이사 여사는 사계리 어촌에 도착,해녀들과 만나서는 『왜 남자들이 이런 일을 하지 않느냐. 하루에 몇 시간이나 일하느냐. 수입은 얼마나 올리느냐. 자녀는 몇이며 자녀들이 이런 일을 하도록 놔두느냐』는 등 서민생활에 깊은 관심을 표명.
  • 한·소정상 1문1답 요지

    ◎“평화통일에 모든 역량 결집 합의”/노대통령/“한·소·일,지역평화 공동보조 기대”/고르비 ­평양의 페레스트로이카는 언제쯤 올 것으로 보는가. 한반도의 통일은 언제 어떻게 이뤄질 것으로 보는가. ▲고르바초프 대통령=첫째 질문은 북한을 대표하는 사람이 대답하면 좋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의 신사고정책의 기본은 각 나라가 선택의 자유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는 소련의 필요에 의한 것이다. 다른 나라들은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 말하겠다. 지금 세계는 변화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지역적으로 모두 변하고 있다. 지금 소련 미국관계·유럽정세·아시아태평양정세를 놓고 볼 때도 이를 알 수 있다. 한소가 짧은 기간에 먼길을 걸어온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남북한 국민들은 협조해 통일을 해야 하는데 그 방법을 토의해야 한다. 우리는 북한과의 관계를 귀중히 여기고 있고 한국과의 관계발전도 기쁘게 생각한다. 소련은 이 같은 한국 국민들의 노력을 지지한다. 내 생각에는 민족적 숙원을 해결할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오고 있다고 본다. 그것은 한국국민뿐만 아니라 국제공동체 유엔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본다. 약속한 대로 편리한 시기에 서울방문도 있을 것이다. ­회담이 기대에 충족됐는가. ▲고르바초프 대통령=내가 가졌던 기대가 완전히 충족되었다고 본다. 이번 일본과 한국방문은 이 지역의 관계를 증진시킬 것이다. 제주에서의 회담은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으며 좋은 결실을 가져다 줄 것으로 믿는다. 소련과 일본·한국은 이 지역의 평화협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이번 방문은 좋은 결실을 맺었고 유익했다. ­노 대통령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노 대통령=10개월 만에 3번 정상회담을 한 사실 자체가 역사적이라고 생각한다. 유럽은 몰타정상회담에 의해 냉전종식의 새로운 질서가 형성됐다. 그러나 동북아는 냉전의 종식이 안 된 전운이 감도는 상황에 놓여 있다. 우리들의 이 만남은 한반도의 대결을 종식시키고 평화적 통일을 위해 외적인 모든 역량을 결집하기로 합의했다. 또 양국관계는 특히 경제적 측면에서 상호보완적이기 때문에 이것을 합쳐 양국의 발전을 촉진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결합시켜 나가기로 했다.
  • 한·소 정상 대화록/요지

    ◎페레스트로이카 성공토록 적극 협조/노대통령/남북대화 지원·유엔가입 중국과 논의/고르비 단독정상회담 95분,확대정상회담 45분 등 모두 1백40분간에 걸친 한소 정상회담에서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간에 교환된 주요 의제별 발언요지는 다음과 같다. ▷소련개혁정책◁ ▲고르바초프 대통령=소련은 권위주의체제에서 민주적이고 다원주의적인 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제가 추진해온 페레스트로이카(개혁)는 이제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의 당면문제는 시장경제체제로 이행시키고 새로운 연방제를 마련하여 민주주의를 위한 법과 질서의 확립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노 대통령=지난 3월 독일 슈피겔지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께서 개혁 추진이 전체주의체제의 폐습을 불식시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힌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페레스트로이카의 성공을 위해 적극 협조할 것입니다. ▷남북관계◁ ▲노 대통령=그 동안 남북간에는 3차례의 총리회담이 있었으나 지금은 문화·스포츠 등 부분적 교류를 빼고는 대화가 북한측에 의해 일방적으로 중단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소련은 남북간 대화의 정착을 환영합니다. 그리고 가능한 한 지원과 지지를 계속 보내겠습니다. 남북한의 같은 민족이 분단되어 겪고 있는 고통을 깊이 이해합니다. ▷한국 유엔가입◁ ▲노 대통령=한국이 교역과 경제력면 등에서 볼 때 보편성원칙을 강조하고 있는 유엔에 가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우리는 북한과 함께 유엔에 가입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북한이 불응할 경우엔 우리만이라도 가입을 추진할 수밖에 없습니다. 소련측의 지지를 희망합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유엔의 보편성원칙에 대한 이해를 표명합니다. 우리는 이 문제에 관해 중국측과도 대화를 나누고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중국도 북한이 주장하는 단일의석 가입은 비합리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아·태안보협력구상◁ ▲고르바초프 대통령=제가 제안한 아·태안보협력 구상과 관련하여 한국이 우리와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검토해 줄 것을 제의합니다. 이를 실현키 위해 오는 93년에 아시아외무장관 회담을 개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노 대통령=아·태안보협력 구상의 실현을 위해서는 지역국가간의 협력기반과 국제적 여건을 조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소 우호협력협정◁ ▲고르바초프 대통령=양국간에 이미 체결된 각종 관련협정에 따라 두 나라 관계를 더욱 역동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법적·제도적 뒷받침을 위해 한·소간 우호협력협정을 체결할 것을 제안합니다. ▲노 대통령=그 문제는 양국 외무장관들이 협의토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 밀류코프 소 대통령경제자문위원(인터뷰)

    ◎“소 경제위기 극복에 한국도움 절실”/“소비재 대소 수출 빠를수록 좋겠다” 20일 양국 정상회담과 별도로 진행된 한소경제장관회담에 참석하고 나온 아나톨리 밀류코프 소 대통령경제자문위원은 회담에서 양국 경협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구체방안들이 마련됐다며 만족을 표시했다. ­이봉서 상공장관과의 회담결과는. 『아주 중요하고 건설적인 회담이었다. 양국 대통령이 합의한 무역·경협 약속의 이행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했으며 소련에 유리한 결론들이 나왔다』 ­어떤 분야에서 소련에 유익한 결론이 나왔는지. 『한국이 소련에 차관형식으로 주기로 한 상품수출을 조속히 시작키로 한 점을 들 수 있다. 소련은 지금 소비재의 부족으로 정치적인 긴장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으로부터의 상품수출이 빠를수록 우리에게는 유리한 것이다』 ­한소간 장기적인 경협전망은. 『시베리아 자원개발 등 장기적인 한국의 투자방안도 협의가 됐다. 특히 석유가공 등 중화학 분야의 경협방안도 논의가 됐다. 소련도 당장에는 소비재 물자 수출을 기대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본격적인 투자진출을 원한다』 ­아시아지역 전체에 대한 소의 경제구상은 어떤 것인가. 『아태지역 전체를 묶는 경제권을 구상하고 있으며 이 아태경제지역에서 소련이 중심적인 역할을 해나가고 싶다. 중국 일본 한국 싱가포르 홍콩 등 이 지역의 모든 나라들과 협력관계를 맺어나갈 것이다』 ­북한경제도 이 경제권에 편입될 것으로 보는지. 『북한경제가 아태권 전체로 편입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북한경제의 시장경제화로의 변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느냐가 문제다』 ­소련경제 개혁의 전망은. 『소비재 부족으로 인해 어려움이 크지만 시장경제체제로의 구조변화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전망이 밝다. 2∼5년 뒤면 페레스트로이카의 구체적인 과실이 맺어지고 경제도 본궤도에 들어설 것으로 본다.
  • 노 대통령 만찬사/“태평양시대 협력구축 위해 함께 노력하자”

    국내외적으로,특히 소련내의 여러 가지 어려움을 무릅쓰고 이번에 한국에 오신 마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 내외를 비롯한 일행 여러분들을 온국민과 함께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요리솜씨가 나쁜 부인은 저녁을 가능한 한 늦게 한다는 것입니다. 시장하니까 맛있게 먹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저녁에 여러분에게 내놓는 요리는 결코 나쁜 것이 아닙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를 처음으로 방문하는 소련 대통령 내외분을 위한 것이니까 요리를 잘하지 않을 수 없어서입니다. 제주도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신혼부부가 결혼하면 찾아올 뿐만 아니라 일본의 신혼부부도 찾아옵니다. 오늘 저녁은 각하 내외분을 신혼부부라 생각해서 저녁을 준비하다보니 늦지 않을 수가 없었나 봅니다. 나는 작년 6월 우리가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났을 때 각하께서 말씀하신 것을 기억합니다. 「우리 양국간에 얼음이 깨졌다」는 말씀입니다. 저는 이 말씀에 「얼음이 깨져서 물이 될 뿐만 아니라 열매가 열 것이다」라고 답했고 각하께서는 「그 열매를 따먹자」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로부터 10개월이 지나는 동안 내가 모스크바를 방문했습니다. 10개월 안에 3번의 만남은 엄청난 변화이고 세계가 확실히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각하,지금 제주도는 꽃이 만발한 봄이 됐습니다. 이것은 자연의 봄뿐 아니라 우리 양국간의 따뜻한 봄이기도 합니다. 이 따뜻한 봄이 대륙을 타고 올라가 아시아 전체가 따뜻한 봄이 될 것을 확신합니다. 각하 작년 12월 나는 귀국을 방문해서 그곳에서 각하를 위시한 지도자들의 통치력과 국민들의 페레스트로이카에 대한 열망을 보았습니다. 특히 모스크바대학생들의 맑은 눈동자는 지금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각하가 추진하고 계신 개혁,그것은 각하께서 만난을 무릅쓰고 그 용기와 지도력을 쏟고 계신 것입니다. 여기에 나 자신의 북방정책이 합쳐져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이룰 것임을 확신합니다. 이곳에서의 우리들의 만남이 우리가 참으로 괴로워하고 있는 한반도의 냉전을 불식하고 또 전쟁의 위험을 깨끗이 청산해주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과통일을 가져올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작년 연말의 모스크바선언이 우리 양국관계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가속화시킬 뿐 아니라 우리들의 관계를 역동적으로 진행시키고 있는 것을 만족하게 생각합니다. 각하 나는 소련내에서 이 전환기적 상황의 여러 가지 어려움을 알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각하가 국내적으로 새질서를 구축하고 국제적으로 세계평화를 구축하는 데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나 자신 어떤 나라 어느 지도자보다도 각하의 편에서 각하의 세계평화 유지에 함께 노력할 것을 약속합니다. 다시 말씀드리거니와 이 자리에서 태평양시대의 협력관계 구축을 위해 우리가 함께 노력해나갈 것을 다짐합니다. 끝으로 두 분의 방문이 뜻깊은 여행이 되길 기원하며 고르바초프 대통령 내외의 건강과 한소 양국 관계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다함께 축배를 들기를 바랍니다.
  • “세계적 핫뉴스”… 전국이 뜬눈 밤샘/고르비 제주 묵던 날

    ◎시민들,양국기 흔들며 환영/“개방의 바람 북한까지” 격문/신혼부부들,객실 비워주며 “성공 기원” 【제주=특별취재반】 『혼저옵서예!』(어서오십시오!)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제주도에 오던 날 제주도는 온통 환영의 물결로 넘쳤다. 그것은 제주도에서만이 아니었다. 온국민이 우리나라와 소련의 관계가 갈수록 발전하고 있는 데 대해 매우 흐뭇해 했다. 국민들은 19일 저녁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활짝 웃는 얼굴로 만찬을 나누는 모습을 TV 등을 통해 지켜보면서 이번 두 나라의 정상회담이 이미 성공을 거두고 있음을 느꼈다. 이날 세계 뉴스의 초점도 한반도 남쪽의 「제주도」라는 한 작은 섬에 모아져 이 「환상의 섬」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진면목을 온인류에게 널리 알렸다. 그리고 그것은 한반도에서의 역사적인 대변화를 예고,한반도에서도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개방)를 통한 통일의 기운이 무르익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제주도민들은 이날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지나는 길목마다 열렬히 환영했고 특히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단 몇 시간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틀 동안 머물다 간다는 소식에 기쁨을 더했다. 이날 제주 국제공항에서 중문단지로 통하는 길 양쪽에는 해가 지기 전부터 시민들이 빽빽이 늘어서 사이드카의 선도 아래 헤드라이트를 켠 고르비 일행의 차량행렬이 모습을 드러내자 일제히 환성을 지르며 박수를 보냈다. 공항에서 노형동에 이르는 가로변과 중문단지 입구에서 정상회담장이자 고르비 일행이 묵을 신라호텔 사이에는 1천2백개의 태극기와 소련기가 나란히 걸려 때마침 불어오는 훈훈한 남풍에 귀한 손님을 환영하듯 힘차게 펄럭였다. 또 고르비 일행이 공항을 출발한 지 5분쯤 지나 신광로에 이르자 때마침 활짝 핀 벚꽃이 바람에 흰분홍빛 꽃잎을 날려 차량행렬을 뒤덮었다. 제주도민들의 이날 환영은 그 어느 외국 국가원수의 방한 때보다 정겹고 열렬한 것이었다. 제주3바8109호 택시운전사 고제진씨(34)는 교통통제로 겪고 있는 불편도 아랑곳하지 않고 『소련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방문한 것은 우리나라가 소련에 경제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만큼 성장한 것을 의미한다』면서 『좀 불편한 것은 흐뭇한 이 기분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르비 일행에 대한 이 같은 뜨거운 환영은 무엇보다도 「제주실향민협의회」가 공항 입구 네 거리에 내건 「페레스트로이카의 바람이 북한에도 불어라」는 플래카드가 상징하듯 통일에 대한 염원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날 상오 고르비 일행이 당초 계획을 바꾸어 제주에서 1박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제주 신라호텔측은 한때 당황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객실 30개를 비워놨으나 소련측에서 50개를 요구해와 20개가 모자라게 된 때문이다. 이렇게 되자 호텔측은 신혼부부가 대부분인 객실예약객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주변의 다른 호텔을 이용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전화를 받은 20명은 호텔측의 상황설명에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손님들을 잘 모시라』는 부탁을 하며 호텔측이 다시 예약한 주변의 다른 호텔로 기꺼이 옮겨갔다. 이 연락을 맡은 한 호텔 직원은 『노 대통령과 고르비의 정상회담을 제주시민은 물론,전국민이 환영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면서 『그것은 아마도 통일에 대한 염원일 것』이라고 말했다.
  • 「영토문제」앙금속 “관계진일보”평가/고르비­가이후회담…일본의 시각

    ◎“반환받을 가능성 텄다” 의미 부여/일부 언론 “주권인정 못받아 실망” 3일 동안 6차례에 걸쳐 개최됐던 일소정상회담의 결과는 영토문제에서 일부 불만은 남지만 양국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 올린 것으로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는 것이 일본측의 시각이다. 집권 자민당의 오부치 게이조(소연혜삼) 간사장은 19일 미명 당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소 공동성명이 발표된 것과 관련 『영토교섭을 촉진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사실은 지금까지의 소련측 태도로 볼 때 전진한 것』이라며 소련측의 양보를 평가했다. 사회당의 야마구치 스루오(산구학남) 서기장도 『영토문제 존재를 명기한 공동성명 발표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한 것으로서 일소 관계의 새로운 페이지를 연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번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성과를 결산하는 일소 공동성명은 하보마이(치무) 시코탄(색단) 구나시리(국후) 에토로후(택착)의 4개 북방섬의 귀속을 앞으로의 일소평화조약 교섭의 대상으로 한다는 것을 명기했다. 이것은 북방영토 문제가반환교섭의 테이블에 올려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장래 반환가능성의 길을 연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일본언론들은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북방 4개 도서에 대한 일본의 「주권인정」,「반환」 그 자체는 아니어서 일본 국민들을 실망시켰다고 말했다. 도쿄(동경)신문은 사설을 통해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도쿄에 도착했을 때에는 아직 남아 있던 벚꽃은 그의 체재중 거의 떨어져 버렸다. 마찬가지로 고르비에 대한 기대감도 북방영토 문제에 대한 그의 굳은 자세가 명백히 드러남에 따라 급속히 줄어들었다』고 지적하고 『결국 고르바초프 방일은 일소 신시대에의 기대보다는 일소 교섭의 냉혹한 현실을 재인식시켜 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사히(조일)신문은 사설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 부처의 꾸밈없는 인품에서 소원했던 소련을 친근하게 느끼게 된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정치·경제의 혼미에도 불구하고 국내개혁과 세계의 긴장완화를 기하기 위해 노력하는 대통령의 자세도 인상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해설기사를 통해 『소련 국내적 상황이라는 제약을 반영,고르바초프 대통령의 결단에는 흡족하지 못한 점이 없지 않았으나 긴 안목으로 볼 때 소련 최고지도자의 첫 방일은 양국 국민의 이해를 깊이하고 일소 관계의 새로운 페이지를 여는 역사적 의의를 갖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니치(매일)신문은 사설에서 『일본측이 바라던 후련한 해결을 보지 못해 유감이지만 이를 계기로 일소 관계가 더 한층 진전될 수 있도록 기대한다』고 표명하고 『영토문제는 일소 관계 전체를 확대해나가는 가운데 끈질기게 교섭하는 것 이외에는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학계에서도 완전치는 않지만 「전진」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쓰쿠바(축파)대학의 아키노유타카(추야풍)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공동성명에 4개섬의 이름이 명기됐고 「귀속」이라는 표현이 있으며 영토의 획정이라는 낱말도 들어 있어 전진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일본이 바라던 패턴은 아니다. 이제부터 교섭이 시작된다는 기대는 나쁜 것은 아닐 것이다. 공동성명가운데 영토문제와 관련,「쌍방의 입장을 고려하며」라고 되어 있는 것은 소련측에 대한 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소 공동성명 요지 ▷북방영토문제◁ ▲하보마이와 시코탄,구나시리,예토로후 등 북방 4개 도서의 영토권에 관한 양국의 입장을 감안해 평화조약 초안과 최종안에 영토경계의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 ▲일본인들에 대한 비자요건을 간소화하고 경제활동을 촉진하는 한편 북방 4개 도서에 주둔하고 있는 소련군 병력을 감축함으로써 일본과 이들 북방 4개 도서간의 교류를 확대시키자는 소련측의 안은 앞으로 더 심도있게 논의돼야 한다. ▷일소 양국 교류◁ ▲경제,과학 및 기술,정치,사회활동,문화,교육,관광분야 등의 협력은 평화조약 체결의 마무리 작업을 가속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양국 외무장관회담을 매년 1회 이상 개최하는 한편 양국 지도자들간의 정기적인 교류를 계속한다. ▲정치,경제 및 무역,산업,어업,과학,기술,운송,환경,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실질적인 관계는 실행할 수 있는 단계까지 더발전돼야 한다. ▷국제정세◁ ▲페레스트로이카정책을 게속 추진하는 것은 소련과 세계 여타국가 모두에게 중요하다. ▲국제평화와 안보를 위해 계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걸프사태에 따라 핵무기와 화학무기,그리고 기타 대량살상무기의 비확산을 위한 더 많은 노력이 경주돼야 한다. ▲일소 관계는 양국이 지고 있는 국제적인 정치·경제적 책임의 견지에서 완전 정상화돼야 한다. ▷아태·한반도문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갈등해결은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한반도의 상황은 심상치 않은 우려를 야기하고 있는 문제이며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안전협정에 가입하게 되기를 바란다. 또한 캄보디아분쟁을 해결하려는 노력도 계속돼야 한다.
  • 고르바초프 답사/“양국 잠재력을 합쳐 새 협력모델을 만들자”

    존경하는 노태우 대통령 각하 김옥숙 여사,그리고 신사숙녀 여러분. 나와 라이사,그리고 수행원들을 대표하여 우리 일행에게 환영의 말씀과 우리 국가와 국민에 따뜻한 말씀을 해주신 데 대해 사의를 표하고자 합니다. 나는 대통령 각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이번 우리들의 만남은 역사적 발전의 뚜렷한 표시로 봅니다. 약 1년 전만 해도 이와 같은 상황은 상상조차하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이번에 각하와 세 번째 만나게 됨으로써 두 나라의 관계를 급속하게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나는 우리들의 첫만남을 시작으로 해서 대통령 각하와는 절친한 친분관계를 맺었으며 이를 토대로 샌프란시스코회담에서 시작돼 모스크바회담으로 발전된 우리의 관심사인 중요문제에 대한 대화가 한층 더 증진되길 기대합니다. 나는 소련 대통령으로서 대한민국을 공식방문하면서 다시 강조하고자 합니다. 양국간의 관계정상화를 위한 각하의 열정적인 노력과 우리의 페레스트로이카에 연대성을 표시하고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때 기꺼이 지원해준 각하의 노선에 우리들의 경의를 표시하고자 합니다. 각하께서도 샌프란시스코회담의 공동성명에 대해 언급했듯이 나도 그와 같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실을 다시 상기시키고자 합니다. 그 성명은 우리들의 관계 발전에 크게 공헌했습니다. 소련과 대한민국은 서로의 관계를 새로운 출발점에서 발전시키고 있으며 이것은 비단 우리 두 나라뿐만 아니라 아·태 국가들에 대해서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람에 따라선 다른 생각을 가질 수도 있으나 소련과 대한민국의 관계가 원만하게 발전하는 데 객관적이거나 주관적인 장애물은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것은 인식만으로는 불충분하며 실천적인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고 하겠습니다. 최근 몇 개월간 한소 양국간에 조성된 정치적 관계발전을 실질적으로 유용하게 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정치뿐만이 아닌 경제·문화와 기타 분야에 있어 연계적인 발전,즉 우리 국민간의 관계개선을 굳게 믿습니다. 특히 최근의 양국간 무역분야에 있어서의 발전은 매우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무역량은 2배 가량 늘어났으며 앞으로 더욱 급속하게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 양국은 합영기업 건설과 대규모 합작프로젝트 마련 등 경제적 협력관계를 발전시켜나가야 하며 양국 과학자들의 노력도 결합해야만 합니다. 소련과 대한민국은 새로운 협력모델을 형성할 수 있으며 양국이 각각 지니고 있는 잠재력을 통합해야 한다는 소련과학자와 전문가들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나는 오늘 좋은 회담이 진행될 것으로 믿습니다. 특히 각하께서 제주도의 아름다움에 곁들여서 좋은 말씀을 해주신 데 대해 큰 기대를 하고 있으며 성공적인 회담이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소련에서는 이번 귀국에 대한 공식방문이 급속한 관계발전으로 계속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의 행복과 번영을 축원합니다. 양국간의 협력과 선린관계를 위해 대통령 각하 내외분과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신사 숙녀분의 건강을 위해 축배를 제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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