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트레킹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손학규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고려대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412
  • 네팔 비행기 동체 확인 시신 21구 찾아내 “늘 위험 감수”

    네팔 비행기 동체 확인 시신 21구 찾아내 “늘 위험 감수”

    네팔을 여행하며 국내선 비행기를 이용하는 일은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기자는 개인적으로 네팔을 세 차례 다녀왔다. 2005년 안나푸르나 트레킹과 2009년 에베레스트 트레킹을 다녀왔다. 2016년에는 카트만두와 포카라. 남부 정글지대의 치트완 국립공원 등을 다녀왔다. 안나푸르나 트레킹 때는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았지만 에베레스트 트레킹 때는 어쩔 수 없이 비행기를 탔다. 한 명씩 앉는 좌석이 두 줄로 죽 놓여 있었고, 16명쯤 탔던 것으로 기억나는 작은 비행기였다. 조종석 왼쪽에 동구권 출신 조종사가, 오른쪽에 네팔리 조종사가 앉아 있었다. 조종석과 승객 좌석을 구분하는 것은 커튼 비스무리한 블라인드 뿐이었다. 비행기가 고도를 올리자 둘이 다투기 시작했다. 내 옆자리 독일인 청년은 50분 남짓한 비행시간에 2리터들이 물 한 통을 벌컥벌컥 들이마셔 없앴다.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비행기는 뚝뚝 떨어져 간담이 서늘케 했다. 두 조종사는 이제 대놓고 싸우기 시작했다. 어쨌든 루클라 공항이란 곳에 내렸는데 활주로가 오르막으로 만들어진 특이한 공항이었다. 착륙할 때는 비행기가 낭떠러지로 내려갔다가 언덕 위 활주로에 몸을 올리고, 오르막을 이용해 제동력을 얻는 식이었다. 물론 이륙할 때는 반대로 내리막 활주로를 타고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진 뒤 양력을 얻어 고도를 높여 올라가는 방식이었다. 수도 카트만두에서 이곳까지는 하루 꼬박 버스를 타고 지리란 마을까지 간 뒤 나흘이나 닷새 걸어 가야 한다. 에베레스트를 오르는 산객 입장에서는 체류 기간이 길어지면 비용도 늘어나게 된다. 시간이 많은 노령 산객일수록 이렇게 올라야 에베레스트 트레킹의 참맛을 보게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바쁜 직장인 산객은 시간에 쫓겨 비행기를 찾을 수 밖에 없다. 네팔은 험준한 산악이 국토의 80%를 차지해 우리 식대로면 자동차로 한 시간이면 달릴 거리를 서너 시간씩 잡아먹는다. 해서 어쩔 수 없이 항공편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네팔 항공사들은 노후된 기종을 사들여 동구권 출신 조종사들로 하여금 조종간을 잡게 한다. 정비를 제대로 하는지, 소양 교육을 제대로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실제로 기자가 에베레스트를 갔을 때도 우리가 루클란 공항에 무사히 착륙한 다음날 독일인 산객 등을 태운 비행기가 낭떠러지에 충돌해 전원이 사망하는 참극이 있었다. 기자 일행은 에베레스트 트레킹을 마친 시점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됐고, 가이드에게 왜 미리 알려주지 않았느냐고 따진 일이 있었다. 그 가이드는 짐짓 심드렁한 표정으로 “그 사실을 알게 되면 무엇이 달라지느냐”고 되물었다.승객과 승무원 22명을 태우고 서부 관광 거점 포카라를 이륙한 뒤 실종된 소형 여객기가 산악 지대에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히말라얀타임스와 영국 BBC에 따르면 네팔 군 당국은 30일 오전 히말라야 무스탕 지역 사노스웨어의 해발 4000m 이상 지점에서 타라에어 실종기 잔해를 발견했다. 군 대변인은 “수색구조대가 비행기 추락지점을 파악했다”며 상공에서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지금까지 21구의 시신을 찾아냈다. 20구는 회수했고 한 구는 위치만 확인했다. 워낙 지형이 험한 곳이라 곧바로 회수하지 못했다. 나머지 한 명이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사고기는 전날 오전 9시 55분쯤 관광도시 포카라를 이륙, 20분 거리의 무스탕 지역 좀솜으로 향하다 착륙 5분 전에 실종됐다. 사고기에는 조종사 등 승무원 3명과 승객 19명이 탑승했으며, 4명은 인도인, 2명은 독일인이고, 나머지 16명은 모두 네팔인이다. 사고기는 1979년 4월에 첫 비행을 해서 43년 된 낡은 비행기라고 현지 매체들은 보도했다. 포카라는 네팔 히말라야 가운데 안나푸르나와 무스탕 계곡을 찾는 등산객들이 반드시 거치는 도시로 유명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전에는 한국 등산객도 많이 찾았던 곳이다. 포카라∼좀솜 구간 비행 노선은 외국인 등산객과 좀솜의 묵티나트 사원에 가려는 인도·네팔인 순례자들이 자주 찾는다. 포카라∼좀솜 구간은 잊을만하면 항공 사고가 반복되는 ‘마의 구간’으로 꼽힌다. 이 노선을 비행하는 항공기는 산악지대를 지나 계곡으로 급선회한 뒤 착륙해야 한다. 비행 거리는 짧지만, 낮에는 강풍이 불고 구름이 많아 오전에만 운행하는 일이 많다. 타라에어 소형 여객기는 2016년 2월 25일에도 추락해 승객 20명과 승무원 3명 등 탑승자 23명이 전원 사망했다. 당시 사고기는 포카라 공항에서 이륙 10분 뒤 연락이 두절됐으며, 미아그디 산악지대에서 완전히 부서진 채 발견됐다. 1997년에는 좀솜에서 포카라로 가던 여객기가 추락해 탑승자 19명 전원이 숨졌고, 2002년에도 비슷한 사고로 17명이 사망했다. 2012년 5월에도 포카라∼좀솜 구간 항공기 사고로 15명이 사망했다. 2013년에는 좀솜 공항에 착륙하던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승객 20여명이 다쳤지만, 사망자는 없었다고 네팔리 타임스가 보도했다. 2018년 초에도 승객 71명을 태우고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를 이륙한 US 방글라 항공 여객기가 카트만두에 착륙하다 화재가 일어나 51명이 희생됐다. 다음해 4월에도 루클라 공항에서 비행기가 활주로에서 미끄러져 상주하는 헬리콥터를 들이받아 3명이 목숨을 잃었다.  
  • “뭐, 그렇게 됐다” 정석용, 공개 연애 5개월 만에 결별 고백

    “뭐, 그렇게 됐다” 정석용, 공개 연애 5개월 만에 결별 고백

    배우 정석용이 여자친구와 결별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누리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29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임원희, 정석용, 최진혁이 경북 영덕군으로 트레킹을 떠난 모습이 그려졌다. 이런 가운데 최진혁은 임원희와 정석용에게 “(김)준호형은 연애하신다고 들었는데, 형들은 좋은 소식 없냐”라고 얘기했다. 이에 임원희는 정석용에게 “너는 잘 만나고 있는 거냐”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이런 임원희의 얘기에 정석용은 씁쓸한 웃음을 지으면서 “뭐, 그렇게 됐다”라고 얘기하며 이별을 암시했다. 최진혁과 임원희가 한숨을 내쉬자 정석용은 “이럴까봐 내가 말 안 하려고 했는데 왜 한숨을 쉬느냐”라고 멋쩍게 말하기도. 앞서 정석용은 지난해 12월19일 방송된 ‘미운 우리 새끼’에서 만나는 사람이 생겼다고 밝혀 이목을 사로잡은 바 있다. 당시 정석용은 해당 여성과 3개월 정도 만남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밝히며 멤버들에게 축하를 받았다.
  • 아흔아홉 굽이 넘어… 구글링 2130만건 ‘핫플’ [이우석의 미시여행]

    아흔아홉 굽이 넘어… 구글링 2130만건 ‘핫플’ [이우석의 미시여행]

    “내 그제도 오고 오늘도 무러 왔어요. 내 오늘 묵고 담주에 또 올끼래요.” “나야 자주 오시믄 좋지요.” 지난 22일 강원 평창 진부읍의 50년 막국수 노포 고바우식당. 툭툭 싱겁게 던지는 구수한 강원도 사투리가 낡은 한옥 식당 안을 채운다. 정겨운 대화를 반찬 삼아 막국수를 먹는다. 입술 모아 쪼록 빨아들이고 나면 정수리까지 저릿한 밀막국수 한 그릇에 성급히 찾아든 계절을 잊고 말았다. 인적 드문 진부시장 골목에 불어 든 시원한 골바람으로 입가심하고 단김에 폐를 씻는다. 왁자지껄한 강릉에서부터 진고개를 넘어 대관령으로 향한 오월의 주말이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28도. 조금만 걸어도 등이 따끈하고 양지에 세워 둔 자동차는 에어프라이어처럼 데워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볕만 피하고 나면 반팔 옷차림이 서운하다. 결국 이날 저녁 대관령 어느 리조트의 온도계는 14도를 가리켰다. 절묘한 타이밍의 현명한 여행지 선택이다. “공중에 치솟은 대령은 여러 늙은 아비(大嶺凌空衆父父), 여러 주름살이 동으로 와 팔다리처럼 흩어졌구나(衆皺東來散肢股).” 조선 성종 때 ‘악학궤범’을 편찬한 성현(1439~1504)이 ‘속동문선’(제5권)에 남긴 시 ‘경포대를 오르며’ 중 대관령을 묘사한 대목이다. 캬! 가파르게 치솟아 바다를 향해 여러 능선을 늘어뜨린 백두대간 대관령이 옛 글귀 한 구절만으로도 눈에 선하다. 강릉과 삼척을 향해 가는 길에 만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고갯길을 선조들은 이토록 경외했다. 아흔아홉 굽이 대관령은 대령(大嶺), 대관(大關)이라고도 불렀는데 모두 다 ‘큰 고개’란 뜻이다. 무려 13㎞에 이른다. 대관령 정상에서 보면 동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위풍당당한 ‘산의 아비’가 틀림없다. 이 커다란 고개는 강릉 출신으로 대관령을 넘나들던 오만원권 지폐 ‘모델’ 신사임당의 소회처럼 ‘흰 구름이 날아드는 해 저문 산’(白雲飛下暮山靑)이었다. 그 이전에도 정도전은 ‘하늘이 낮아 고개 위가 겨우 석 자’라고 뻥(?)을 쳐, 아직 대관령을 넘지 않은 이들에게 위압감을 줬다. 고개 이름에는 보통 현, 치, 영, 관을 붙이는데(우리말 ‘재’도 쓴다) 그중 현이 가장 낮고 관이 가장 높다. 대관령은 이름에 높은 고개를 뜻하는 관(關)에 령(嶺)까지 붙었으니 실로 아무나 넘볼 수 없는 높고도 험준한 고개였다. 그런데 실은 대관령(832m)이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고개는 아니다. 만항재(1330m), 두문동재(1275m) 등 태백과 정선 경계에 있는 고갯길이 가장 높다. 홍천과 양양을 잇는 구룡령(1013m), 홍천과 평창을 연결하는 운두령(1089m) 역시 1000m가 넘는다. 심지어 남쪽의 지리산 정령치(1172m)와 성삼재(1102m)도 있다. 다만 고개를 넘는 사람과 물동량이 많은 데다 그들이 체감하는 고도차가 컸고, 장정도 매우 길었다. 대관령이 세인들의 뇌리와 구전에 명실상부 가장 높고 큰 고개로 자리잡았던 이유다. 대관령은 강릉시에서 여느 고개보다 더욱 큰 의미를 둘 만큼 상징적인 고개다. 과거 최고의 난도를 뽐내던(?) 대관령 고갯길은 현재 456번 지방도로 격하됐다. 대관령 아흔아홉 굽이를 모두 쭉쭉 펴서 공중과 터널 안으로 집어넣은 영동고속도로는 서울과 강릉을 두어 시간대로 잇는다. 다만 대관령 옛길은 현대에 들어 트레킹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주막이 있던 반정에서 어흘리 대관령박물관에 이르는 약 5㎞의 공기 맑은 오솔길이 잘 보존됐다. 해발고도는 높지만 비탈은 그리 가파르지 않아 많은 관광객이 몰린다. 대관령박물관에는 보부상과 관원들이 썼던 다양한 물품을 모아 뒀다. 평창에서 대관령이라 하면 황병산, 노인봉, 선자령, 발왕산 등에 둘러싸인 고위평탄 분지까지 의미한다. 강원도 내에서도 시원한 지역(연평균 기온 6.4도)으로 소문나 겨울엔 스키를 즐기고 여름엔 고원 휴양을 위해 찾는 관광객이 많다. 척박한 기후에 고랭지 작물 등을 재배하던 지역이었으나 요즘은 유럽 알프스형 휴양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2018년엔 평창동계올림픽도 유치했다. 인구 4만여명. 도시 규모는 작지만 올림픽을 치른 후 세계인들이 한국에서 기억하는 10대 유명 도시 가운데 한 곳이 됐다. 1956년 개최지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 1936년 나치 치하에서 올림픽이 열렸던 독일 바이에른주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은 지금도 모르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미디어가 발달한 요즘 ‘평창’은 구글에서도 2130만건이라는 어마어마한 검색 결과가 나올 정도로 세계적인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도시다. 아마도 평창은 핀란드 키틸라 주민도, 체코 올로모우츠에 사는 학생도 기억하는 지명일 테다. 여행 떠나기 좋은 요즘부터 휴가철 성수기까지가 평창 대관령 여행의 최적기다. 6월이면 딱 서울의 봄 날씨나 선선한 10월 날씨 정도다. 7~8월 더위도 큰 고개 앞에선 무력해진다. 월평균 기온이 20도를 넘지 않는다. 덥다 생각할 만한 기간은 대서(7월 23일)에서 입추(8월 7일)까지에 불과하다. 이후부턴 가을로 봐야 한다.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평창의 전 지역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열대야 현상이 한 번도 보고된 적 없다는 점이 경이롭다. 폭염 특보도 거의 없었다. 요즘 하지감자 출하 시기를 앞두고 푸른 초원이 유독 눈에 많이 들어온다. 높은 산봉우리와 거대한 능선, 그리고 비탈을 초록으로 물들인 감자밭과 양, 젖소를 키우는 목장이 대관령을 유럽의 목가적 분위기로 보이게 만드는 주요한 ‘메이크업’이다. 평창은 넓으면서도 위아래로 긴데 위쪽으로 겨울에 ‘쿨’한 영동고속도로와 요즘 ‘핫’한 KTX 경강선이 지난다. 서울 쪽에서 보자면 봉평, 용평, 진부, 대관령면 순으로 지나며 강릉으로 이어진다. 가장 많이 찾는 여행 루트이며 각종 편의 시설도 이쪽에 집중돼 있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31번 국도를 이용하면 봉평, 용평, 대화, 방림, 평창읍에 닿는다. 정선과 가까운 최남단 미탄면은 여기서도 잠시 빠져 42번 국도를 타야 한다. 루지·낚시·래프팅… 10대부터 60대 휴가 ‘팀플’ 대관령에서 평창읍까지는 거리(약 60㎞)가 멀어 이동시간이 꽤 걸린다. 하지만 평창 남부는 그런 수고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때묻지 않은 자연이 살아 있는 곳이라 ‘산골 평창’의 진면목을 만나기 위해 따로 이 지역을 찾는 이도 많다. 보통의 경우 북쪽 루트를 먼저 여행한다.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일정이다. 선선한 날씨 속 고원과 산, 숲도 즐기기 좋다. 태기산을 중심으로 휘닉스 평창 같은 대규모 리조트나 펜션이 몰려 있는 봉평면을 가장 먼저 만난다. 가산문학관, 무이예술관, 가산 문학의 길 등이 있고 무엇보다 2년 만에 본격 개장을 앞둔 워터파크 블루캐니언이 있다. 용평리조트 때문에 이름이 익숙한 용평면에는 사실 용평리조트가 없다. 대관령면에 있다. 대신 용평엔 오토캠핑장이 많아 캠퍼들이 많이 찾는다. 계방산 아래 노동계곡 캠핑장이 유명하다. 한국전통음식문화체험관 정강원이 있고 로하스파크도 있어 여러 체험 여행을 즐기기에 좋다. 평창에서 가장 큰 도시(?)인 진부에는 평창의 독보적인 문화재로 꼽히는 고찰 오대산 월정사와 상원사가 있다. 월정사 전나무숲길은 특히 요즘 날씨에 돌아보기 제격이다. 아름드리나무 사이를 뚫고 비치는 볕과 서늘한 숲 기운이 온몸을 감싼다.진부전통시장에는 먹을거리가 많다. 동태탕이며 왕갈비탕, 밀막국수, 순대국밥집 등 오래된 식당이 많아 요것조것 챙겨 먹기 편하다. 장전리 이끼계곡과 정전계곡, 수향계곡, 막동계곡 등은 여름에 찾아가 더위를 씻는 ‘안티 핫’ 플레이스다.대관령면은 웬만한 유명 관광도시 부럽지 않게 많은 편의시설이 밀집한 곳이다. 우선 눈으로 봐도 우뚝 솟은 스키점프대가 랜드마크 구실을 한다. 관광 곤돌라를 타고 발왕산에 올라서면 우뚝하고 늠름한 주변 산들이 바다처럼 펼쳐지는 가운데 시원한 한때를 보낼 수 있다. 새로 생긴 포토존 스카이워크와 발왕수 약수 가든 등 주목과 고산식물이 가득한 숲길을 걸으면 ‘워킹 온 더 클라우드’, 즉 ‘천상의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평창올림픽 플라자를 중심으로 삼양목장과 하늘목장, 양떼목장 등 이국적 풍광의 초원과 오션700, 피크아일랜드 등 2곳의 워터파크가 있다. 알펜시아와 용평리조트 등 대관령에 빼곡한 숙소들은 평창 주민 모두를 재우고도 남을 정도다. 오삼불고기와 황태국, 꿩만두 등 대관령 명물 먹거리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선자령도 이곳에서 오른다. 평창 남쪽 여행루트는 보다 친자연적이다. 한결같은 자연이라 언제든 푸근히 맞아 준다. 특히 산세가 빼어나니 물도 당연히 좋다. 기세 좋은 산에서 흘러내린 명품 계곡들이 즐비하다. 이름난 흥정계곡부터 장전계곡, 금당계곡, 노동계곡, 뇌운계곡, 막동계곡, 수항계곡 등이 차가운 물을 품고 ‘풀장’밖에 모르는 도시인을 기다린다. 우선 평창읍부터. 맛난 향토 먹거리를 파는 평창올림픽시장이 있다. 각종 메밀 요리와 올챙이국수 등 진짜 강원 ‘두메산골 평창’다운 맛에 빠져들 수 있다. 지봉동 가옥, 대하리 가옥 등 강원도식 전통 한옥도 많이 남아 있다. 장암산 활공장에서 날아올라 평창강으로 내리는 조나단 패러글라이딩 학교 텐덤(2인) 비행 체험을 해 볼 수도 있으며, 초여름부터는 낚시꾼도 이곳에 모여든다. 하늘과 땅, 물 모두에 반한다.동강이 휘감아 도는 미탄면에는 각종 계곡과 동굴, 카르스트지형 등 희귀한 자연 자원이 많다. 동강에서 수상 레포츠도 즐길 수 있다. 수려한 경관 속에서 패들 보트며 래프팅, 카야킹을 체험하고 인근 석회동굴 백룡동굴을 탐사하는 등 시설보다는 자연과 함께하는 액티비티가 많다. 장마가 끝나면 기화천에 플라이 낚시꾼들이 몰린다. 송어가 잡힌단다. 야생화 탐방에 좋은 청옥산 육백마지기 배추밭과 물돌이를 볼 수 있는 칠족령 트레킹은 이미 잘 알려졌다. 기상이 딱히 좋지 않을 때는 평창동강민물고기생태관을 둘러보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가성비 좋은 아쿠아리움이다.방림면에는 콘서트를 여는 예술마을로 유명한 계촌마을과 농촌 체험마을 수동마을, 평창자생식물원 등이 있고 대화면에는 ‘메밀꽃 필 무렵’에 언급되는 대화장, 금당계곡, 배두둑마을, 그리고 한여름에도 1분 이상 발을 담글 수 없을 만큼 차가운 ‘땀띠물’이 솟는 땀띠공원이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다. 그저 평창에 가서 며칠 숨만 쉬고 와도 뭔가 남는 셈법일 것 같다. 대자연 속 웰빙과 각종 즐길거리, 맛있는 먹거리가 가득한 땅. 마침 도래한 엔데믹 시대에 가장 먼저 양팔 활짝 벌려 방문객을 맞이할 ‘도시민의 피난처’ 역할을 평창은 이미 준비하고 있다. 놀고먹기연구소장 ■여행수첩 직접 뽑은 밀면 막국수‘평창식’ 메밀전병송어회에 한우까지전국구 맛집 품었다진부읍 진부재래시장 옆 고바우식당은 메밀이 아니라 직접 뽑아낸 밀면으로 막국수를 말아 내는 집이다. 깔끔한 육수에 쫄깃한 면발을 한가득 말고 오이채와 김가루, 삶은 달걀을 올려 준다. 시원한 육수에 탱글한 국수가 인상적이다. 비빔막국수에 올린 양념은 맵지도, 달지도 않고 그윽한 풍미를 낸다. 진부 명진왕갈비탕은 구수하게 우려낸 국물에 큼지막한 갈빗대를 푸짐하게 곁들여 내는 갈비탕으로 유명한 집이다. 대추나 밤 등을 넣지 않은 투박한 담음새지만 부들부들한 왕갈빗대와 구수한 국물 하나로 끝난다. 전통적으로 유명한 먹거리인 오삼불고기는 대관령 납작식당이 잘한다고 소문났다. 강릉 주문진의 오징어가 평창의 삼겹살과 만나 ‘전국구’ 명성을 퍼뜨린 메뉴다. 대관령 용평리조트에서는 주말에 운영하는 가든 레스토랑 ‘별이 빛나는 밤’이 좋다. 조명쇼 ‘발왕산성’이 펼쳐지는 가운데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노천 바비큐와 맥주 등을 맛볼 수 있다. 텐트 안에서 프라이빗하게 즐기는 캠핑 메뉴도 판매한다.평창읍 올림픽시장 먹자골목에 있는 메밀이야기는 ‘평창식’으로 부쳐 낸 메밀전병, 김치전 등을 판다. 특히 올챙이국수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평창읍내 옹달샘식당은 토속적인 제철 식재료를 한 그릇에 모아 쓱쓱 비빈 보리밥으로 유명하다. 평창읍 초원 숯불갈비는 빛깔 좋고 맛난 한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우선 고기의 질이 좋고 후식으로 내는 꺼먹 된장도 야무지다. 미탄면 강원수산 횟집은 송어회로 유명한 곳이다. 송어를 최초로 양식한 1960년대 중반부터 양식업을 해 오던 집이다. 민물고기 회에 거부감이 있는 이들을 위해 각종 채소와 콩가루, 들기름, 초고추장을 넣어 비빔회로 무쳐 먹을 수 있는 그릇을 함께 내준다.
  • ‘오겜’과‘아기공룡 둘리’의 고향

    ‘오겜’과‘아기공룡 둘리’의 고향

    서울관광재단과 도봉구청이 5월에 가족들과 함께 걷기 좋은 도봉구의 도보여행 코스를 소개했다. 5월의 도봉은 서울창포원의 붓꽃이 개화하고 도봉산 산책길도 녹음으로 가득해 절정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8090 세대에게 국민 만화였던 ‘아기공룡 둘리’와 세계적 화제를 모은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주인공 성기훈(이정재)이 살았던 고향이자 시인 김수영이 잠든 문학의 고장이다. 도보 여행 코스를 따라 다양한 명소들을 돌아볼 수 있다.코스는 총 7.5㎞다. 지하철 도봉산역을 출발해 서울창포원→평화문화진지&평화울림터→유희경과 이매창 시비→김수영 시비&도봉서원 터 →천축사로 이어진다. 서울창포원은 12개 테마 정원이 아름답다. 평화문화진지는 옛 군사시설을 업싸이클링한 복합문화문화공간이다. 독일 베를린에서 기증받은 베를린 장벽 3점, 특별 음향장비 없이도 음악공연을 할 수 있게 조성한 평화울림터 등 독특한 볼거리가 많다.아울러 시인 김수영의 육필원고 등을 전시한 ‘김수영 문학관’, 체험형 캐릭터 박물관으로 다시 태어난 ‘둘리뮤지엄’, 역사 속 인물들의 편지를 모은 ‘편지 문학관’, 드라마의 배경인 백운시장에 조성된 ‘오징어게임 체험관’ 등 코스 인근에 가볼 만한 명소들이 많다. 손원천 기자
  • 떠들썩해지는 접경지…굵직한 스포츠·문화 이벤트 줄이어

    떠들썩해지는 접경지…굵직한 스포츠·문화 이벤트 줄이어

    북녘을 맞대고 있는 접경지역에서 대규모 문화체육행사가 잇따라 개최된다. 강원도는 내달부터 10월까지 10회에 걸쳐 ‘평화의 길 트레킹 사뿐사뿐 페스티벌’을 연다고 12일 밝혔다. 페스티벌은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에 각각 놓인 ‘평화의 길’을 트레킹하고, 공연도 즐기는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1회당 참가인원은 300명 안팎이다. 8월 26일부터 30일까지 인천, 경기, 강원 접경지역 일대에서는 행정안전부와 인천시·경기도·강원도가 공동주최하고 대한자전거연맹이 주관하는 ‘Tour de DMZ 2022 국제자전거대회’가 펼쳐진다. 대회는 국내외 엘리트 선수와 동호인 등 3500명이 자전거를 타고 인천, 경기, 강원 접경지역 520㎞를 구간별로 달리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10월 중 철원에서는 강원도와 철원군이 공동주최하는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이 열린다. 김숙현 강원도 문화기획담당은 “접경지역에서 정치, 경제, 이념을 초월한 평화를 경험하자는 취지에서 행사를 기획했다”며 “정확한 개최일과 프로그램 등은 추후 잡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강원도는 행사 외 평화의 길을 활용한 관광자원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박용식 강원도 평화지역발전본부장은 “평화지역(접경지역)의 문화행사 활성화를 위해 축제, 관광,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것”이라고 밝혔다.
  • 등산 30%·하산 40%·일상 30%… 에너지 주는 트레킹화

    등산 30%·하산 40%·일상 30%… 에너지 주는 트레킹화

    블랙야크는 등산화 ‘343 시리즈’를 통해 ‘건강하고 안전한 산행 뒤 남은 에너지로 일상을 즐기자’는 지속 가능한 산행을 제안하고 있다. 343은 등산 30%, 하산 40%, 일상 30%의 효율적인 에너지 배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최근 선보인 신제품 ‘343 피치GTX’는 여행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편안하게 신을 수 있는 트레킹화로 걸을수록 에너지가 집중되는 ‘에너지 리턴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 시스템은 걸을 때 발의 흔들림을 제어하고, 발생하는 에너지를 추진력으로 바꿔 주며 뛰어난 방수, 투습력 등 편안하고 안정적인 움직임에 최적화된 기능성을 제공한다. 여기에 이노맥스와 국내 페트병을 재활용한 원사를 적용해 만든 인솔로 항균, 향취, 땀 흡수 등 기능성에 환경까지 생각했다. 모델 아이유가 픽한 ‘피치 코디’ 연출법도 화제다. 화보에서 아이유가 긴 기장의 티셔츠와 함께 연출한 핑크색 아우터는 ‘M에이브2자켓’으로 메쉬 조직 원단을 적용해 여름철까지 입을 수 있다.
  • 보이소! 익숙한 도시 뒤 ‘쥐라기 공원’…오이소! 해운대·광안리 곁 신화의 바다[이우석의 미시(微視) 여행]

    보이소! 익숙한 도시 뒤 ‘쥐라기 공원’…오이소! 해운대·광안리 곁 신화의 바다[이우석의 미시(微視) 여행]

    자전과 공전 주기가 일정한 지구에선 항상 달의 앞면만 볼 수 있다. 여느 매체에서 우리가 봐서 눈에 익은 달이 바로 그 모습, 즉 ‘달의 앞면’이다. 많은 이들에게 부산은 해운대를 위시한 광안리, 서면, 남포동 등이 익숙하다. 하늘을 찌를 듯한 유리 마천루로 빼곡한 국제도시인 데다 대한민국 제2의 메트로폴리탄인 까닭이다. 여름이나 휴일이면 그림 같은 해변에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고, 그들을 위해 많은 상업시설이 불야성을 이룬 덕에 부산의 야경은 ‘100만불 야경’으로 유명한 홍콩에 견줘도 모자라지 않는다. (사실 요즘 같은 세상에 ‘100만불’이야 뭐 그리 비싼 가치가 아니다. 초인 개념의 ‘600만 달러의 사나이’ 역시 서울 강남 아파트 60평 1채를 팔면 구입할 수 있다.) 아무튼 모두가 떠올리는 이런 부산 풍경 역시 ‘달의 앞면’과도 같다. 그렇다면 그 뒤편엔 무엇이 숨어 있을까. 항구인 부산은 뒤가 없다. 서울 쪽에서 바라보는 기준으로 부산의 뒤는 망망대해 태평양을 향한 대한해협뿐이다. 서쪽으로 가 보자. 보통 ‘서부산’은 부산 강서구와 사상구를 이른다. 동해와 남해를 함께 품은 부산이지만 최서단엔 남해만 있다. 대신 이곳에 바다와 강이 함께 흐른다. 그 강은 바로 낙동강이다. 강원도 태백 고원에서 발원해 한반도 1300리를 유유히 세로로 지른 기나긴 강은 꿀처럼 비옥한 토지를 하구에 남기며 바다로 흘러들고, 그곳에서 유명한 명지 대파와 대저 토마토가 나왔다. 지금은 대파밭은 많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대파보다 꼿꼿한 신식 아파트들이 무성히 자라났지만, 여전히 이름만큼은 명품 대파 산지로 전국적 명성을 떨치고 있다. 국토 남녘의 끝, 신록도 이미 지나 수풀이 우거지고 있는 완연한 봄날 고즈넉한 서부산의 너른 품을 찾아 보는 것은 ‘익숙한 도시에 대한 낯선 도전’이다. 을숙도 낙동강하구에코센터는 ‘낙동강의 서부산’이 ‘해운대의 부산’과 어떻게 다른지 직관적으로 말해 주는 곳이다.하중도(河中島)인 을숙도는 그 자체가 천연기념물일 정도로 소중한 환경 유산이다. 현재 람사르 습지 보호 조약에 가입돼 있으며 세계적 철새 도래지로도 유명하다. 이 많은 ‘지정’과 ‘조약’은 을숙도를 자연 그대로 남겨 놓을 수 있도록 개발로부터 단단히 잠가 놓았다. 덕분에 이 금싸라기 같은 땅에 값비싼 아파트를 심는 대신 환경과 에코투어라는 더 값진 보물이 남았다.요즘은 신록과 야생화가 백두대간 내륙에서 모여든 옥토를 채운다. 초여름부터 갈대가 한가득 피어나면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에코 투어를 하기에 제격이다. 에코센터에서 운영하는 일일 한정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전기자동차를 타고 전망대와 탐조대 등 다양한 곳을 둘러보며 ‘광역시 속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과연 이곳이 내가 알던 부산이란 말인가. 아프리카 초원 같은 광활한 대지가 대도시 한편에 오롯이 남아 있다. ‘쥐라기 공원’이라 해도 믿을 만큼 신비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인원 제한 탓에 을숙도 에코투어를 하지 못하면 해 질 무렵에 맞춰서 아미산 전망대를 가면 된다. 낙조가 붉게 물들이는 을숙도에서 서정적이면서도 이국적인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을숙도를 통과하는 낙동강 하굿둑 한편에는 부산현대미술관이 들어섰다. 경관을 해치기보다는 건물 외벽에 푸른 식물을 식재해 자칫 쓸쓸해 보일 수 있는 흙섬의 매력을 잘 살렸다. 그 덕에 건물 자체가 예술품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프랑스 아티스트 파트리크 블랑이 작업한 ‘수직정원’ 작품이다. 생태계를 해치지 않게 국내 자생종 175종을 심었다. 서부산엔 또 하나의 섬이 있다. 가덕도다. 부산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다(오륙도쯤은 비교할 수 없다). 을숙도와는 달리 바다(남해)에 면해 있다. 옥빛 바다를 품은 풍광과 해안절벽 등 자연적으로도 가치가 있지만 섬이 품은 역사·문화적 내용에 눈길이 간다. 가덕도는 을사늑약의 단초가 된 러일전쟁(1904~1905년) 당시 일본군 요새 사령부가 주둔한 곳이다. 요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처럼 잇따른 초반 패전에 매우 분노한 차르가 내린 명령이 이 작은 섬에 역사를 더하게 했다. 황제 니콜라이 2세는 당시 유럽 최강 전력인 발트 함대를 극동까지 보내기로 마음먹고, 전단장으로 명장 지노비 페트로비치 로제스트벤스키 제독을 선임했다. 일본을 멸망시키려 했던 의지였다. 1904년 10월 위풍당당하게 출항한 발트 함대 38척은 규격 문제로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지 못해 최악의 코스인 희망봉을 돌아와야 했고, 영국과 독일마저 석탄 보급을 거부해 ‘가엾게도’ 이듬해 5월이 돼서야 극동까지 왔다. 병사들은 각종 질병과 영양실조, 그리고 사기저하에 시달려야 했다. 세계일주였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출발해 스웨덴~노르웨이~프랑스~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프랑스령 말리~가봉~독일령 나미비아~네덜란드령 남아프리카(공화국)~마다가스카르~영국령 실론 섬(스리랑카)~말레이시아~프랑스령 베트남~미국령 필리핀~대만~청나라~대한제국까지 실로 어마어마한 대장정을 거쳤다. 지구 반 바퀴인 2만 8800㎞를 돌아왔지만, 쓰시마 해협에서 그들을 기다렸던 것은 ‘마일리지’가 아니라 이순신을 존경한다는 도고 헤이하치로 연합함대장이 지휘하는 일본제국 함대였다. 결론부터 말해 쓰시마 해전은 당시 세계 최대 규모 해전이었고 단일 해양 전투로선 세계 최대 패전 스토리였다. 집중포화를 받은 발트 함대는 37척 중 전함 6척, 순양함 3척을 합해 19척이 바닷물에 가라앉았으며, 7척이 나포됐다. 후방 순양함 3척과 기타 선박들은 도망갔다. 로제스트벤스키 전단장도 부상을 입고 포로로 잡혔다. 원래 합류 목적지였던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도착한 함정은 단 3척뿐이었다. 무려 5380명이 전사했고 6000여명이 사로잡혔다. 반면 일본이 본 피해는 전사자 117명에 어뢰정 3척뿐. 사실상 러시아군이 궤멸한 수준이다.이에 앞서 일본 육군 포병이 발트 함대가 지날 것으로 예상하고 기다린 곳이 바로 가덕도 외양포다. 요새사령부를 설치하고 280㎜ 유탄포 6문의 포대와 화약고, 사단 막사 등을 세웠다. 이 어두운 유물은 지금도 외양포 일대에 남아 있다. 새바지 대항에는 인공동굴을 만들어 러시아군의 상륙에 대비하는 요새로 삼았다.들어서자마자 시원한 동굴은 바다를 향해 여기저기 구멍이 나 있다. 총을 쏘는 구멍이다. 사람 서넛이 지날 수 있는 가장 큰 굴은 해변으로 뻗었다. 산악보루와 관측소는 전망대 구실을 한다. 역설적이게도 전화(戰火)의 시설이 지금은 아름다운 산과 바다를 즐길 수 있는 관광 시설이 됐다. 총포를 쏘는 구멍은 신비스러운 바다 전망창 노릇을 하고, 터널 통로는 숨겨진 해변까지 쉽게 다다르게 하는 지름길 구실을 한다. 이 밖에도 가덕도(눌차도)에는 길거리 예술가들이 그린 벽화가 자그마한 어촌을 빼곡히 채운 정거마을 등 오밀조밀 둘러볼 곳이 많다.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서부산은 우리 역사상 ‘최초의 국제결혼’이 이뤄진 금관가야 김수로왕과 허황옥의 설화가 남아 있는 곳이다. 수로왕과 결혼해 인도계 한국인이 된 ‘다문화 가정의 조상’ 허황옥은 서부산 대저 쪽으로 돌배를 타고 왔다고 전해진다.덕분에 이 지역엔 가락국의 신화가 여기저기 남아 있다. 송정동 망산도가 대표적인 곳이다. 인도에서나 볼 법한 특유의 돌더미와 배가 가라앉았다는 유주암까지 그대로 있다. 흥국사는 신혼 첫날밤을 보낸 곳이다. 경내에 허황옥전이 따로 보존돼 있다. 부산시와 김해시는 이 지역을 묶어 ‘허왕후 신행길’로 지정하고 투어코스를 만들었다.서부산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다대포다. 동부산에 해운대가 있다면 서부산엔 다대포 해변이 있다. 남해 특유의 서정적 풍광이 오롯이 남은 곳이다. 수심이 얕고 모래가 단단한 해변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몰운대에서 다시 바라보는 해변 풍경도 근사하다. 낙동정맥이 마지막으로 솟았다 바닷물로 잠겼다는 몰운대(沒雲臺)는 원래 섬이었지만 지금은 곶처럼 불룩 튀어나온 바위산이다. 탐방로 주변으로 일렬로 늘어선 늠름한 해송을 지나 관측초소까지 한 바퀴 돌아 나오는 트레킹 코스가 특히 좋다. 전망대 구실을 하는 관측초소에서 바라보는 남해의 풍경이 빼어나다. 황금 낙조가 붉은 해변에 잠기는 다대포 앞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꿈의 낙조분수’가 있다. 1000여개가 넘는 노즐에 최고 55m까지 물이 치솟는다. 그저 바라만 봐도 낭만적 분위기에 젖어 든다. 번쩍번쩍한 해운대나 광안리와는 딴판이다. 서부산 투어의 핵심은 김해국제공항을 이용하는 것이다. 서부산은 공항이 가까워 한 바퀴 둘러보는 1박 2일 내지 2박 3일 투어로 짜기에 좋다. 그동안 알고 있던 화려한 부산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에 새로운 매력을 느낀다. 호젓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로 만난 ‘광역시’ 부산의 맨 얼굴. 서부산이 짓는 풋풋하고 수줍은 표정은 볼수록 매력적이다. 놀고먹기연구소장 ■ 여행수첩 전복이 상다리 부러지게 갈미조개는 탱탱 달달해소희네집은 해물 정식이 맛있다. 한정식처럼 갖은 반찬을 미역국과 함께 차려 내는데 대부분 신선한 해물이다. 메뉴는 그때그때 나는 제철 해산물로 차린다. 새우나 전복 등 추가 메뉴가 따로 있는데 시키지 않아도 밥 한 그릇 먹기엔 과할 정도로 푸짐하다. 재료를 손질하는 솜씨도 좋다. 단 4명이 가야 좋다. 둘이 가나 넷이 가나 3만 2000원을 받는다.명지선창회타운은 지역 명물 갈미조개를 취급하는 집들이 몰려 있는 곳이다. 원래 이름은 개량조개지만 툭 튀어나온 패각이 갈매기를 닮았다고 갈미조개라 부르거나 명지에서 많이 난다고 명지조개라고도 한다. 새조개처럼 탱글탱글하고 달달한 맛을 낸다. 4월의 맛이 가득한 갈미조개는 샤부샤부로 데쳐 먹거나 수육으로 맛보면 된다. 삼겹살을 곁들여 갈삼구이로 먹어도 좋다. 금소리 갈미조개는 밑반찬도 좋고 육수도 잘 내 많은 이들이 찾는다.명지선창회타운 바로 옆에는 스타벅스 커피숍 명지선창 드라이브 스루(DT)점이 있다. 단순히 커피전문점이면 들를 필요가 없지만 웬만한 시골 공항만 한 규모의 대형 건물과 주차장을 갖춰 투어 중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전망도 좋아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 하구와 을숙도를 나지막한 높이에서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DT점답게 테이크아웃을 하는 주민도 많다.
  • 걸으며 말하며 배우는 순국선열 정신… 풍성한 강북 ‘4·19 국민문화제’ 10주년

    걸으며 말하며 배우는 순국선열 정신… 풍성한 강북 ‘4·19 국민문화제’ 10주년

    서울 강북구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4·19혁명 국민문화제’를 개막했다. 불의에 항거한 학생과 시민을 추모하고 이들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구는 올해 국민문화제가 지난 9일부터 오는 19일까지 11일간 국립4·19민주묘지, 강북문화예술회관, 강북구청 사거리 등에서 열린다고 12일 밝혔다. 강북구는 2013년부터 매년 4월 19일을 전후해 4·19민주혁명회 등과 함께 국민문화제를 주최하고 있다. 9일엔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순례길 트레킹’ 등 행사를 통해 국민문화제의 시작을 알렸다. 시민 180여명이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함께 약 4.2㎞의 북한산 순례길을 걸었다. 참가자들은 근현대사기념관, 4·19 전망대, 봉황각 등을 방문하며 순국선열과 4·19 영령들의 희생정신을 되돌아봤다. 이번 국민문화제는 학생들에게 다시 한번 4·19 정신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10일엔 ‘전국 학생 그림그리기 및 글짓기 대회’가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진행됐고 16일엔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전국 학생 영어 스피치 대회’가 열린다. 17일엔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도 개최된다. 구는 18일 전야제와 희생영령 추모제를 진행하고 19일 ‘제62주년 4·19혁명 기념식’을 끝으로 행사를 마무리한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눈부신 발전에 커다란 힘이 된 민주주의의 근원에 4·19혁명이 있다”며 “혁명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이를 미래세대에 계승하기 위한 행사에 많은 분들의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 존재의 성찰을 넘어, 무한 우주로 향하는…‘새벽 언어’의 트레킹[유성호 교수가 찾은 문학의 순간]

    존재의 성찰을 넘어, 무한 우주로 향하는…‘새벽 언어’의 트레킹[유성호 교수가 찾은 문학의 순간]

    최근 김수복 시인은 시집 ‘고요공장’을 출간했다. ‘슬픔이 환해지다’(2018) 이후 펴낸 열세 번째 시집이다. 작품 대부분은 양재천 산책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설산이 바라보이는 네팔 포카라에서 얻어진 결실이다. 시인은 이 작품들이 황폐한 시대를 통과하면서 성찰과 신생을 열망했던 이미지라고 설명한다. “이번 시집에는 지나온 삶의 고백과 고해(告解)를 통한 존재론적 성찰의 모습을 담으려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40년 가까이 해 온 대학 정년을 앞두고 제 삶을 성찰하고 고백해 보자는 의미였지요.” 그 점에서 이번 시집은 새로운 존재의 자유로 나아가는 출구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그렇게 새로운 차원을 향해 출발한 그는 “가을바람이 숨이 멎었나/적막이 선듯하다/어디쯤 그의 배는 가고 있을까”(‘이슬’)라며 자신의 시 쓰기가 적막의 자유로 나아가기를 희원하면서도 더러 그 “작은 배들이 나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어떤 배는 돌아오지 못했고/어떤 배는 돌아와 잠들었다”(‘모항’)면서 엄연한 인생의 파고(波高)에 대해 깊은 사유를 펼치기도 했다. 고해와 성찰은 그렇게 시작됐다.●문학에 빠져, 가녀린 열망이 낭보로 시인은 1953년 10월 경남 함양군 수동면 화산리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외가인 산청군 금서면 신아리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대구로 거처를 옮겨 지낸 청소년기는 그로 하여금 문학에 눈을 뜨게 해 준 결정적 시기였다. 대륜중 2학년 때 도서관에서 한국문학 전집을 독파하던 중 ‘소년 김수복’은 강한 전율에 사로잡혔다. 오영수 작가의 ‘메아리’라는 작품을 읽는 순간 경험한 충격이었다. “소설의 무대가 제가 어릴 때 땔감 구하러 오르내리던 필봉산 화전터였어요. 유년의 장소가 소설의 현장이 될 수 있다는 충격이 컸던 것 같아요. 그 후 도서관 2층에서 줄곧 문학 전집에 빠져 지냈습니다.” 대륜고로 진학한 그는 문예반장, 학생회장, 대구 소재 고등학교 연합동인 ‘회귀선’ 회장 등 열정적인 고교문사 시절을 보낸다. 이곳 문예반은 이상화, 이육사의 시정신을 자랑삼아 전국 고교 문단을 주도한 문청들의 산실이었다. ‘회귀선’은 고문으로 시인 이호우, 김춘수, 아동문학가 이응창 선생이, 지도교사로는 이성수, 여영택 시인이 있었다. 학교를 순회하면서 작품 합평회를 열었는데 지금도 그 역사를 이어 가고 있다고 한다.단국대 재학 시절은 대부분 ‘단대신문’과 함께한 여정이었다고 시인은 술회한다. 1학년 수습기자로 시작해 기자, 편집장으로, 졸업 후에는 편집주임, 편집국장으로, 교수 부임 후에는 주간, 편집인으로, 지금은 총장으로 발행인이 됐으니 단연 그의 보금자리가 아니었나 싶다. ‘청년 김수복’은 단국대 행정학과 2학년 때인 1975년 3월 ‘한국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하는데, 이때 월간 ‘한국문학’은 김동리 선생이 주간이었고 이문구 선생이 편집장이었다. 김현승, 박재삼 시인이 시 부문 신인상 심사를 맡았다. “당시 김현승 선생께서는 병상에서 심사하셨다고 들었는데 한 달 후엔가 작고하셔서 생전에 뵙지를 못했습니다. 박재삼 선생은 제게 시인으로서 사표가 돼 주셨지요.” 김수복의 첫 시집 서문에서 박재삼 선생은 “자연에 펼친 경개를 인간의 정한과 병렬시켜 바라보는 그 지혜로운 눈을 가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갓 등단한 시인에게 평생의 시적 지침을 주기도 했다. 대학 1학년을 마치고 천왕봉 왕산 아래 고향 산청에 내려가 있을 때 눈발이 퍼붓는 날 한꺼번에 쓰여진 작품들로 그는 시인으로 출발하게 됐는데, ‘겨울 숲에서’, ‘청동그릇’, ‘저물 무렵’ 등 다섯 편의 시가 그 주인공이었다. 화개장터 금서우체국에서 차갑게 굳은 손으로 투고했던 그 가녀린 열망이 평생의 낭보로 돌아온 것이다. 등단 후에 시인은 당시 장충식 총장의 각별한 배려로 학기 중에 국문과로 전과를 하게 되는데, 특별 전액장학생으로 졸업 때까지 대학을 다니게 된 것이다. 시인으로서의 이른 등단이 그의 인생 전체를 돌려놓았던 셈이다.●공감적 교육과 단정한 서정의 총장 대학원에 진학한 시인은 1980년 ‘윤동주 연구’로 석사 학위를, 1990년 김소월과 윤동주 시를 다룬 ‘한국 현대시의 상징유형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당시 윤동주 관련 선행 연구는 거의 없었다. 이 논문은 이후 윤동주의 삶과 시를 다룬 평전 ‘어두운 시대의 시인의 길’(1984),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1988), ‘별의 노래’(1995) 등으로 개정 속간되는 역사를 이어 간다. “윤동주와의 만남은 제게 시를 창작하고 가르치는 교수로서의 행복한 인생의 활로를 개척해 줬습니다. 윤동주의 시로 학위를 받고 교수로 부임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숙명이 됐지요.” 아닌 게 아니라 윤동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수록된 시들에 대한 대(對)시집 ‘밤하늘이 시를 쓰다’(2017)는 그 실존적 보답의 결과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시인은 한국문학의 외연을 풍부하게 개척한 연구자 및 기획자로도 유명하다. 그는 한국연구재단에서 펀딩을 해 한국문학 공간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실용화 방안을 연구했고, 남북한 문화예술의 소통과 융합 방안을 연구하기도 했다. 2000년에는 단국대에 문예창작과를 창설했고 이듬해 한국문예창작학회를 설립해 문예창작의 학문적 범주 가능성을 크게 확장시켰다. 국제적 네트워크도 활발하게 조성해 국제문예창작센터를 설립했고 세계작가페스티벌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러한 기여 사이사이로 ‘시인 김수복’은 세월호 사건의 비극에 대해 “바다에 빠진 해야,/엄마, 엄마, 불러다오/바다에 빠진 달아,/아빠, 아빠, 불러다오”(‘사월이 오면’)라는 애도의 마음을 남겼고 “오늘은 날이 쾌청하여/우리 남해의 먼동을 들쳐서 업고/압록강 너머 요동으로 가서/우리 노을이나 한 점 지고 올까나”(‘한반도’)라며 민족 현실에 대한 단정한 서정을 남기기도 했다. 이래저래 그의 저 깊은 존재론적 수원(水源)은 ‘시’였다.대학 총장과 시인이라는 두 가지 일이 혹시 충돌을 빚지는 않을까? “시인과 총장의 일이 상호 충돌한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러나 시 쓰기와 조직 경영은 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시 쓰기가 관성적 일상을 낯설게 보고 새로움을 발견해야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듯이 대학 경영도 특성화를 통해 조직 활성화를 이룰 수 있지 않습니까?” 과거 관성으로부터 새로운 대학으로 혁신할 때 사회적, 교육적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 쓰기 역시 변화와 혁신의 전환이라는 요구를 받는다고 ‘총장-시인’은 설명해 준다. 다만 충돌이라면 시 쓰기에서는 시인으로서의 실존적 자유가 선행되지만, 대학 경영은 조직 구성원의 상호 인식을 전제로 갱신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는 대학 경영에서 공감적 교육과 행정, 소통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모교의 총장으로서 그의 시심(詩心)이 공감적 교육으로 피어나리라는 예감이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한국시, 아날로그·디지털 만나 확장 시단의 중진으로서 그는 최근의 한국 시에 대해 긍정의 믿음을 표한다. 한국 시가 지녀 온 자율성, 역사성, 내적 외적 동력을 이합집산하며 그 나름대로의 방향과 속도를 가지고 진전할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아날로그적 상상력에서 디지털적 상상력의 세계로 이행하면서 시의 본질과 외연을 심화, 확장해 나가리라 봅니다. 다만 예술의 본질에는 들뢰즈가 말한 바 있는 ‘탈영토화 운동’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해요.” 시인은 그들의 관념, 감성, 심리 등이 유한한 순간성에서 무한한 영원성으로 존재 전환해 가는 예술의 보편적 지향과 접속하기를 희망했다. 그야말로 그러한 여정을 밟아 온 수범 사례가 아니겠는가. 다시 ‘고요공장’으로 돌아왔다. 이번 시집에서 그는 고해와 성찰이라는 정신적 전환을 통해 훨씬 자유로워지는 선험을 했다고 한다. “앞으로 더욱 낯설고 외로운 세계로 나아가야겠지요. 무한한 우주로의 존재론적 탐험을 시작할까 합니다. 더욱더 육체적, 정신적 ‘트레킹’을 열심히 해 보려 합니다. 일상을 낯설게 해 영원성, 신성성을 발견하려는 노력을 경주할까 합니다.” 이제 ‘재영토화 상상력’이 환기하는 저녁의 언어에서 ‘탈영토화 상상력’이 요청하는 새벽의 언어로 자신만의 트레킹을 시작하려 하는 것이다. 존재의 성찰을 넘어 무한한 우주로의 탐험까지 가닿을 그의 시적 여정이 한없이 궁금해진다. 오미크론을 뚫고 따뜻한 기운이 지상에 어김없이 젖어들던 초봄 어느 날의 만남이었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봄 눈 내린 강원 대관령 눈꽃여행객 북적

    “봄 눈 내린 강원도 대관령, 선자령으로 눈꽃여행 오세요” 봄을 시샘하는 함박눈이 내린 20일 강원 평창군 옛 대관령과 선자령 일대에서는 눈꽃산행을 즐기려는 나들이객들로 붐볐다. 등산객들은 눈 쌓인 대관령과 선자령 등 백두대간을 오르며 좀처럼 보기 힘든 3월의 설경을 만끽했다. 무릎까지 쌓인 눈을 뚫고 줄지어 산을 오르며 사방이 온통 눈에 쌓인 백두대간 모습에 감탄하며 연신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선자령 정상의 대형 표지석 앞에서는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대형 풍력발전기와 소나무 등 나무에 쌓이거나 나뭇가지에 붙은 눈이 어우러져 연출하는 이국적인 모습은 3월 중순에는 다른 곳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등산객들은 “어제 대관령 눈 소식을 접하고는 눈꽃 트레킹을 즐기기 위해 친구들과 아침 일찍 출발했다”며 “묵은 체중이 확 내려가고 마음이 뻥 뚫리는 것처럼 설경이 장관이다”고 말했다. 또 많은 관광객은 대관령 양떼목장, 황태덕장 등 비교적 접근이 손쉬운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며 봄 속의 겨울을 만끽했다. 대관령 일대에는 이날 아침 일찍부터 각종 등산 장비를 갖춘 원색의 등산객들이 몰리기 시작해 오전 10시가 넘으면서 이 일대는 등산객들이 타고 온 차들로 교행이 힘들 정도로 혼잡을 빚기도 했다. 주차장의 제설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아 많은 등산객이 차를 도로변에 세우면서 3∼4㎞ 정도가 주차 차량으로 이어졌다. 평창과 강릉에서 교통경찰이 출동했으나 워낙 많은 차들이 몰리면서 이곳을 빠져나가는 데만 1시간가량 걸리기도 했다.
  • 성명기 18대 성남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 취임

    성명기 18대 성남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 취임

    경기 성남시 산하 성남산업단지관리공단은 15일 오전 18대 성명기 이사장 취임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성남 중원구 둔촌대로 관리공단 12층에서 열린 취임식에는 장영근 성남시 부시장, 윤영찬 국회의원, 김민수 국민의힘 분당을 지역위원장, 임병훈 이노비즈협회장 등 50여명의 인사들이 참석했다. 연임인 성 이사장은 “단임의 전통을 남기겠다는 약속을 드렸지만 더 해내야 할 많은 일들을 뿌리치지 말라는 주변의 압박을 이겨 내지 못한 점 양해를 구하겠다며 이에 대한 질타와 격려를 모두 소중히 새기며 3년 더 뛰겠다”고 밝혔다. 성 이사장은 “지난 3년간 300억원에 달하는 국비와 지자체의 지원을 유치해 혁신 플랫폼과 혁신 공간을 구축한 성과가 새로운 변화의 초석이었다면, 이후 3년은 혁신 프로그램 안착을 위한 디지털 융·복합 혁신 사례들을 만들기 위한 교류와 협력을 심화하는 시간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코로나 19로 중단했던 조찬강연, 역사트레킹, 기업인 음악회 등의 교류행사도 재개하여 자율적인 교류의 장을 만들고, 곧 개원할 혁신지원센터가 기업 간 기술협력의 토대가 되도록 적극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공단은 지난달 24일 정기총회를 열고 이사장 입후보자에 단독 등록한 성 이사장의 연임안을 가결했다. 임기는 3년이다. 성 이사장은 대구 대건고와 연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여의시스템의 전신인 여의마이컴을 창업해 강소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노비즈협회 회장과 ASSEIC(아셈중소기업환경혁신센터) 이사장을 역임하고 수원지검 성남지청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 진해에 벚꽃을 지우니… 철길 위 고운 풍경 달린다

    진해에 벚꽃을 지우니… 철길 위 고운 풍경 달린다

    나라 안에 낡은 기찻길 옆 마을들이 꽤 있다. 쓸모를 잃은 철로는 레일바이크 등으 로 활용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주민들의 일상 속에 있는 듯 없는 듯 녹아든 곳도 있 다. 이런 공간들을 찾아 경남 창원으로 간다.창원에 속한 옛 진해와 마산은 벚꽃, 아귀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네다. 한데 이번 여정에선 이를 모두 뺐다. 벚꽃 없는 진해, 아귀찜 없는 마산의 고갱이를 엿보자는 뜻이었다.●화물열차 기찻길로 변하는 골목길 먼저 창원의 한 ‘구’가 된 진해부터 간다. 옛 진해엔 기찻길이 많다. 1970~1980년대 대한민국의 폭발적인 경제성장을 견인하던 시절의 흔적이다. 놀라운 건 기찻길은 많은데 정작 기차를 타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대부분이 산업용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주택가 곳곳으로 철길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사람과 차들이 무시로 지나다녀 폐선처럼 보이지만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폐선이 아니다. 필요시에, 극히 드물게 산업 물자 등을 실은 화물열차가 오간다. 철길 옆에 바짝 붙은 집들과 비좁은 골목 사이로 기차가 아슬아슬하게 지나는 장면을 떠올려 보시라. KTX 시대의 대한민국에선 잘 연상되지 않는 ‘고풍스러운’ 그림이다. 기차 운행 시간은 매우 불규칙하다. 주민에게 물어도 대답은 거의 같다. “열차는 다니지만 언제 오갈지는 모른다”는 것이다. 일주일에 한두 차례 다닌다는 이도 있고, “일 년에 한 번 볼똥말똥”이라는 이도 있다. 그러니 외지 여행객이 이 장면을 운 좋게 목격했다면 그의 집안은 3대에 걸쳐 덕을 쌓았을 게 틀림없다.진해 남쪽, 행암마을은 초승달 모양의 포구와 철길이 있는 마을이다. 마을 앞으로 행암선이 지난다. 진해선의 지선으로, 바닷가 끝에 있는 군부대와 이어져 있다. 철길 위로는 군 전용열차만 운행된다. 당연히 기차가 오가는 정보 자체가 ‘톱 시크릿’이다.철길은 바다와 바짝 붙어 지난다. 그 덕에 ‘바다와 가장 가까운 철길’이란 상찬을 받고 있다. 철길은 바다를 따라 완만하게 굽었다. 여인의 고운 아미를 보는 듯하다. 철길 주변으로는 조형물, 의자 등을 설치했다. 사진 찍기도, 쉬어 가기도 딱 좋다. 해 지는 풍경도 곱다. 남쪽 바다이면서도 꼭 서해 어느 마을처럼 해가 진다. 뭍에서 서남쪽 방향으로 굽은 작은 반도의 끝에 마을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몰 명소’라는 별명도 덤으로 얻었다.●벚꽃의 소리 없는 아우성 ‘경화역 ’ 철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바다 쪽으로 돌출된 곶부리까지 목재 데크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길 끝엔 작은 전망대도 세웠다. 산책로를 걸어 전망대 끝에서 저무는 해를 보는 맛이 각별하다. 진해 시내에도 철길이 있다. 사비선이다. 행암선이 바다를 지난다면, 사비선은 골목을 지난다. 집들은 사비선 철로에서 겨우 한두 걸음 물러나 자리를 잡았다. 그 사이 한 뼘 정도의 땅엔 부지런한 이들이 고추, 상추 같은 푸성귀를 심었다. 기차가 지날 때면 바람벽이 흔들리고 땅이 울릴 만큼 요란할 터다. 기찻길 옆 오막살이 아기들은 그때도 잠을 잘 자고, 옥수수는 여전히 잘 크려는지. 사비선을 따라가면 경화역과 만난다. ‘벚꽃 수도’ 진해에서도 늘 수위에 꼽히는 벚꽃 명소다. 10년 전 경화역을 방문했을 때의 기억이 여태 선연하다. 거대한 새마을호 기관차가 경적을 울리며 다가오는데도 관광객들은 벚꽃과 사진 찍느라 철길 위에서 내려오질 않았다. 물론 요즘은 그처럼 소란스러운 풍경을 볼 수 없다. ‘경화역’에서 ‘경화역공원’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경화역엔 더이상 기차가 서지 않는다. 옛 디젤기관차와 새마을호 객차 몇 량만 ‘공원스럽게’ 전시돼 있을 뿐이다. 더 한적하고 편안하게 벚꽃을 완상할 수 있게 됐지만 달리는 열차를 멈춰 세울 정도의 그 떠들썩한 축제 분위기와 해방감이 내심 그리운 것도 사실이다. ●계획도시 진해… 곳곳에 역사의 흔적 알려졌듯 진해는 일제강점기인 1912년부터 본격 개발된 계획도시다. 도시 이름이 웅천(熊川)에서 진해로 바뀐 것도 이 무렵이다. 진해 구도심에 볼만한 근대유산이 많다. 도로 여덟 개가 방사형으로 뻗은 ‘팔거리’(중원로터리) 일대는 그야말로 ‘과거로 난 창’이다. 1920년대에 지어진 팔각지붕의 수양회관, 대만 장제스 총통이 다녀갔다는 중국집 원해루, 6·25전쟁 이후부터 있었다는 흑백다방 등이 몰려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벚꽃 명소로 꼽히는 여좌천도 이 방향에 있다. 군항마을역사관에선 진해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로터리 건너편엔 진해우체국이 있다. 1912년 세워져 2000년까지 우편 업무를 취급하던 러시아풍의 건물이다. 같은 해에 지어진 일제 해군병원장 관사(현 선학곰탕, 등록문화재)도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현재는 문을 닫은 상태다. 2층짜리 일본식 건물 여섯 채가 길게 이어진 장옥(長屋·나가야)거리도 독특하다. ‘당대의 주상복합’이라 불릴 만한 곳으로, 1층은 상점, 2층은 살림집으로 쓰였다. 진해우체국 뒤의 제황산 진해탑에 오르면 이 일대 모습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 진해탑까지는 365개의 계단을 올라야 한다. 주민들은 이를 ‘1년 계단’이라 부른다. 모노레일을 타고 오르내릴 수도 있다. 진해의 북쪽 울타리 노릇을 하는 장복산은 편백숲이 좋다. 30~40년 묵은 편백나무들이 ‘드림 로드’를 따라 줄지어 서 있다. ‘드림 로드’는 주민들이 운동 삼아 즐겨 찾는 약 28㎞의 트레킹 길이다. 이 길의 한쪽 출발지가 장복산 편백숲이다. 장복산의 또 다른 미덕은 봄철에 편백과 벚꽃이 어우러져 그윽한 풍경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진해구민회관에서 옛 장복터널까지 산길을 따라 벚꽃길이 조성돼 있다. 검푸른 편백숲과 하얀 벚꽃 군락이 대비를 이루며 독특한 미감을 선사한다. 장복산 중턱엔 삼밀사(三密寺)가 숨어 있다. 경내 가장 독특한 볼거리는 ‘516 나한상’이다. 표정과 자세가 제각각인 석조 나한상 516개가 계곡에 조각돼 있다. 나한상들과 시선을 같이하면 눈부신 진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절집을 가려면 장복산 공원 옆의 임도를 따라 20분가량 올라야 한다. 아, 창원에 들거나 나올 때엔 주남저수지를 꼭 찾길 권한다. 야생 철새와 사람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 주는 공간이다. 주민들이 철새 보호에 애면글면 애를 쓴 덕에 꽤 많은 종류의 철새들이 찾아와 사람 눈치 보지 않으며 살아가고 있다. 호수 주변을 자박자박 걷는 맛도 일품이다. ●여행수첩 제황산 모노레일 요금은 왕복 3000원, 편도 2000원이다. 모노레일 1대를 프러포즈 전용으로 쓰는 ‘사랑의 프러포즈’ 이벤트도 있다. 안전검사 때문에 쉴 수도 있으니 누리집(www.cwsisul.or.kr)에서 미리 확인 하고 가는 게 좋겠다. 행암마을 끝자락의 한바다횟집은 초밥이 독특하다. ‘초를 덜 친’ 밥과 신선한 생선이 꽤 담백하게 어우러진다. 점심때(낮 12시~오후 2시) 가면 값도 매우 저렴(1인 8000원)하다. 고려당, 코아양과는 옛 마산을 대표하는 제과점이다. 아귀찜 거리와 바짝 붙은 불종거리에 있다.
  • 러시아, MSCI 신흥국 지수서 퇴출… 국내 증시 호재일까

    러시아, MSCI 신흥국 지수서 퇴출… 국내 증시 호재일까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러시아를 신흥국(EM) 지수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같은 EM지수에 포함돼있던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이 상대적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과 실제 반사이익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린다.MSCI는 2일(현지시간) 러시아를 EM지수에서 제외시키고 독립(Standalone) 국가로 재분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는 9일 장 마감 후부터 적용된다. 러시아 루블화 변동성 확대,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 등으로 러시아가 더 이상 투자 가능한 시장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MSCI는 “많은 글로벌 시장 투자자들과 논의한 결과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 주식 시장의 접근성이 크게 악화됐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독립시장은 MSCI의 선진시장 지수, 신흥시장 지수 및 개척시장 지수에 포함되지 않는 국가들로 이뤄진다. 현재 우크라이나, 불가리아, 레바논, 팔레스타인 등이 독립시장으로 분류돼 있다. 이같은 소식이 다른 EM지수 포함 국가로서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가 빠지면서 그만큼 다른 국가들의 비중이 커지는 까닭이다. 지난 1일 기준 러시아의 지수 내 비중은 약 1.5%로 추산됐다. 러시아의 비중만큼 다른 국가들이 나눠갖는 것으로 가정할 경우 한국 비중은 기존 12.2%에서 12.4%로 0.2%포인트가량 늘어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실제 반사이익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날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MSCI 신흥지수에서 러시아가 제외되고 거래정지가 될 경우라도 선물 등 파생시장을 이용해 포트폴리오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변 신흥국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연구원은 “원칙적으로 MSCI 지수변경이 되면 해당 지수를 벤치마크(BM)로 삼는 펀드는 러시아를 팔고 중국, 인도, 한국 등 신흥국 내 비중이 늘어나는 국가를 매수해야 하며 인덱스 펀드는 트레킹 에러 최소화를 위해 늘어난 한국 비중 만큼을 매수해야 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현재 우리나라 선물시장은 외국인 움직임이 워낙 드라마틱한 상황인 만큼 영향은 크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이어 “러시아가 MSCI 신흥지수에서 이탈해도 보수적으로 계산해보면 패시브 자금 약 1조원 미만이 유입될 수 있어 영향은 크지 않지만 9일에 다가설수록 수급적으로 조금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 제주들불축제, 3월 18일부터 온택트로 열린다

    제주들불축제, 3월 18일부터 온택트로 열린다

    올해 제주들불축제도 다시 온택트 축제로 열린다. 제주시는 제24회 제주들불축제를 3월 18일부터 20일까지 “들불, 소망을 품고 피어올라!”라는 주제로 새별오름 일대에서 개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시는 일부 대면방식을 놓고 고민했으나 오미크론이 확산되면서 결국 비대면 축제로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할 예정이다. 시는 23일 오전 제주시청 기자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코로나19 확산방지 및 방역 대응 강화를 위해 축제의 대면 행사를 모두 취소하고 온라인으로만 진행한다고 밝혔다. 당초 시는 지난 1일 발표한 ‘제23회 제주들불축제’ 계획안을 통해 새별오름 트레킹을 비롯해 버스킹 공연, 지역예술인 공연무대, 청소년 페스티벌, 도민 노래자랑, 들불 토크쇼 등의 프로그램을 1일 참가자를 1000명으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대면 행사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역시 지난해 비대면 축제의 성공적인 개최 경험을 살려 희망 묘목나눠주기 행사등은 사전예약제를 통한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진행된다. 오름트레킹과 버스킹 공연, 오름갤러리, 달집태우기와 들불토크쇼는 전면 취소됐다. 하지만 시민들의 축제 참여 확대를 위한 메타버스 플랫폼 가상공간 활용, 온라인 콘텐츠 제공 등 ‘온택트(Ontact) 축제’로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끄는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개막행사로는 제주들불축제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새기며 무사안녕과 일상 회복을 기원하는 소망을 담은 성화 점화식과 개막 축하 공연이 드라이브인 방식 및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또 들불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오름불놓기’행사는 인기가수의 오프닝 무대 ‘들불콘서트’를 시작으로 화려하게 연출되며, 레이저 드로잉쇼, 화산쇼 등을 마련해 모두가 함께 즐기며 희망의 기운을 나눌 수 있는 축제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지난해 들불축제는 철저한 방역과 드라이브인 관람, 온라인 중계 등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한 안전한 진행을 통해 전국 축제의 롤모델로 호평받았으며 한국축제 콘텐츠 협회에서 주최한 행사에서 ‘제10회 대한민국 축제 콘텐츠 대상’을 수상했다. 드라이브인 사전 예약제 프로그램에는 개막행사와 오름불놓기, 지역예술인 공연 등이 포함되며, 3월 2일부터 6일까지 들불축제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 보령에서 한 달 살아보실 분

    “해저터널로 원산도도 갈 수 있는데 보령에서 ‘한달살기’ 해 볼까.” 충남 보령시는 오는 24일까지 ‘보령에서 한달살기’ 신청을 받는다고 21일 밝혔다. 방승연 시 주무관은 “보령해저터널 개통과 함께 보령 방문의 해를 맞아 지역을 널리 알리고자 올해 처음 도입했다”고 했다. 시는 4명씩 3~5개 팀을 선정한다. 선정된 팀에 숙박비 하루 5만원, 체험비 1인당 하루 1만원씩 지원한다. 식비는 1인당 하루 2만원이다. 한 달간 체류할 경우 숙박비는 팀당 최대 150만원, 식비·체험비는 1인당 9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방 주무관은 “실제 쓸 비용의 절반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3~5월 보령 지역 관광지를 여행하면서 개인별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선택해 1일 2건 이상 홍보 글을 올려야 한다. 유튜브는 10박할 때마다 3분 이상짜리 동영상을 1건 이상 업로드해야 한다. 한 달간 3건 이상 만드는 셈이다. 스토리형 블로그는 10일마다 2건 이상의 홍보성 글을 써야 한다. 방 주무관은 “보령이 대천해수욕장 등 여름뿐 아니라 사계절 관광지임을 널리 알리기 위해 여름, 가을 한달살기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봄에는 죽도 상화원, 성주산자연휴양림, 개화예술공원, 보령호 벚꽃길 등 아름다운 곳이 많다. 바다를 감상하며 스릴을 즐기는 집트랙도 있다. 주변 섬과 자연이 펼쳐지는 원산도 오로봉은 트레킹하기 좋다.
  • 산내음에 취해… 발길 머문 그곳, 쉬어 가다

    산내음에 취해… 발길 머문 그곳, 쉬어 가다

    외진 곳에 눈길이 쏠리는 시절이다. 코로나 오미크론 탓이다. 그 압도적인 전염력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는 곳이 어딜까. 강원도의 산간마을에서라면 잠시나마 시름을 내려놓을 수 있지 않을까. 강원의 두메 하면 퍼뜩 떠오르는 곳이 정선이다. 뾰족 솟은 산 사이에 크고 작은 마을들이 보석처럼 박혀 있는 곳. 이 마을에 숨어드는 여정만으로도 바이러스들이 뚝뚝 떨어져 나갈 듯하다. 정선 들어가는 길. 곳곳에 현수막이 나붙었다. 산골의 대명사 정선에도 고속도로가 생긴다는 내용들이다. 하나같이 사투리로 내용을 썼다. “마커 베르고 베르던 고속도로! 역사를 새로 쓰는 기래요”라는 식이다. 입가에 실웃음이 배어 나온다. 현수막에까지 강원도 사투리가 등장할 줄이야. ‘마커’는 ‘모두’를 뜻하는 사투리다. 보통 ‘마카’라고 발음하는데,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른 듯하다. ‘베르고 베르던’은 ‘벼르고 벼르던’이란 뜻이다.정선 사람들이 그토록 반기는 건 영월~삼척고속도로다. 동서6축 고속도로의 잔여구간이다. 경기 평택이 한쪽 기점인 이 도로는 현재 충북 제천에서 뚝 끊겼다. 최근 정부가 잔여구간에 대한 건설 계획을 밝혔는데, 정선도 그 노선에 포함됐다. 정선의 두메 마을들을 효율적으로 돌아보려면 구획을 나누는 게 좋다. 들머리를 어디로 삼느냐에 따라 진입하는 고속도로 나들목도 달라진다. 예컨대 개미들마을, 연포마을, 가수리 등은 남쪽으로 묶고 대촌마을이나 그림바위 마을 등은 북쪽으로 묶는 게 좋다. 이 경우 고속도로 진입로가 각각 중앙고속도로 제천 나들목과 영동고속도로 진부 나들목으로 달라진다. 남면의 개미들마을부터 간다. 진작부터 농촌체험 관광지로 명성이 자자한 마을이다. 지장천 물길이 굽어지는 곳마다 바위 절벽이 기세 좋게 솟구쳤다. 광덕리 어름에서 ‘미리내마을’ 이정표가 보이면 차를 잠시 세운다. 마을 옆 지장천에 조성된 ‘천년돌다리’를 보기 위해서다. 드라이브스루로는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이름은 ‘다리’지만 사실 물고기 조형물에 더 가깝다. 수t에 달하는 화강석 수십 개를 징검다리처럼 늘어놓았다. 인증샷 찍기 딱 좋다. 조형물 끝자락의 여울엔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많다. 플라이 낚시를 즐기는 이들이 자주 눈에 띄는 이유다. 거대한 수직 절벽 아래에서 인조 미끼를 캐스팅하는 낚시인을 보자니, 속세와 동떨어진 비속의 땅에 와 있는 듯하다. 뱀처럼 휜 지장천을 따라 ‘안돌이지돌이’(‘안고 돌고 지고 돌고’의 사투리)하다 보면 가수리가 나온다. 동강과 접한 마을 가운데 가장 풍경이 빼어난 마을로 꼽히는 곳이다. 이제껏 곁을 지켰던 지장천은 이 마을 초입의 600년 묵은 느티나무 아래서 조양강과 합쳐진다. 하나 된 강물은 그제야 동강이란 이름을 얻고 영월 땅을 향해 흐른다. 동강 주변의 얼음은 벌써 다 녹았다. 물빛이 짙푸르다. 순결한 옥빛 강물. 눈이 정갈하게 씻기는 느낌이다. 가수리에서 길이 갈라진다. 왼쪽 연포 방향으로 접어든다. 오른쪽은 북쪽, 정선읍 방향이다. 가수리에서 2㎞ 남짓 떨어진 가탄마을엔 섶다리가 볼거리다. 갈수기가 시작되는 늦가을에 놓아 이듬해 봄까지만 쓰는 전통 나무다리다. ‘섶’은 땔감으로 쓸 만한 잔가지를 일컫는다. 굵은 둥치의 나무로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소나무 등의 ‘섶’을 깔아 만든다. 섶다리 주변의 버들개지들은 벌써 토실하게 부풀어 올랐다. 여전히 동장군의 기세가 등등하지만 이곳만큼은 완연한 봄이다. 동강을 따라 난 강변길은 여느 강변도로와 다소 다르다. 제방이 없고 강에 바짝 붙어 간다. 물길을 따라 도로도 유연하게 굽었다. 때로는 절벽과 강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지날 때도 있다. 얼추 30㎞ 정도의 이 강변길을 달리는 걸 ‘동강 드라이브’라 부른다. 정선을 찾는 이들 사이에서 꽤 ‘핫’하다는 여행 아이템이다. 도로 한켠엔 나리소 전망대 같은 볼거리도 있다. 나리소는 백운산에 부딪친 동강이 뱀처럼 휘어지며 만든 물돌이동 지형을 일컫는다. 크게 원을 그린 푸른 강물이 꼭 거대한 에메랄드 반지를 보는 듯하다. 백운산 쪽에도 전망대가 있다. 완벽한 원형의 나리소를 굽어볼 수 있다. 다만 발품을 좀 팔아야 한다. 목재 데크를 따라 십 분 남짓 걸린다. 이제 정선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연포마을을 구경할 차례다. 하루 세 번 달이 뜬다는 마을이다. 마을 초입에 칼병(‘병’은 봉의 사투리)과 둥글병, 큰병 등 큰 봉우리 세 개가 어깨를 맞대고 서 있는데, 달이 봉우리 뒤에 숨었다 나오기를 반복한다고 해서 이 같은 별명을 얻었다.연포마을에선 ‘뼝대’(바위절벽의 사투리)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베리꾀리’(뾰족한 절벽 꼭대기의 사투리) 아래로 우람한 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외지인들이라면 이 거대한 벽 앞에서 세상과의 단절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영화 ‘선생 김봉두’(2003)에서 강남의 잘나가던 선생 김봉두(차승원)가 이 마을 연포분교에 발령받아 왔을 때, 왜 그리 기막히고 절망스런 표정을 지었는지 자연스레 알게 된다. 뼝대 위로 길이 나 있다. 연포마을에서 제장마을까지 4㎞쯤 된다. 트레킹 삼아 뼝대 위를 걷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제장마을 못 미쳐 ‘하늘벽 구름다리’가 있다. 갈라진 두 ‘베리꾀리’를 잇는 작은 다리다. 바닥이 강화유리여서 짜릿한 스릴을 맛볼 수 있다. 이 다리를 보기 위해 제장마을에서 오르는 이들도 있다. 연포마을보다 거리는 확실히 가깝지만 그만큼 심한 된비알을 올라야 한다는 걸 잊지 마시라.연포마을 인근의 신동읍도 둘러보는 게 좋겠다. 이 지역 특산의 수제맥주 공장이 있는 예미마을, 영화 ‘엽기적인 그녀’(2001)에서 그녀(전지현)가 견우(차태현)와 함께 타임캡슐을 묻었던 새비재 소나무 등의 볼거리가 있다. 초봄 무렵, 동강 여정에서 잊지 말고 만나야 할 것이 동강할미꽃이다. 석회암 뼝대에서 자라는 우리나라 특산종이다. 서덕웅 동강할미꽃보존연구회장은 “동해시 찬물내기 공원에서 복수초 개화 소식이 전해질 때쯤 동강할미꽃도 꽃술을 낸다”고 했다. 3월 초중순쯤이면 꽃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서 회장의 손에 이끌려 해마다 가장 먼저 꽃을 틔운다는 녀석을 찾았지만, 이제 겨우 솜털 보송한 꽃대만 내밀고 있다. 이 거무튀튀한 벼랑에서 말간 보랏빛 꽃이 활짝 필 때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동강할미꽃이 필 무렵, 바로 곁에 사는 동강고랭이도 꽃을 틔운다. 할아버지 수염처럼 늘어진 꽃대 위로 아주 작고 노란 꽃이 별처럼 반짝인다. 이 모습을 두고 한 호사가는 “5억년 된 석회암 돌침대에 할미꽃과 할아비꽃이 나란히 누웠다”고 했다지.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정선을 찾을 이유는 충분하지 싶다. 동강할미꽃 군락지는 가수리에서 정선읍 방향으로 올라가야 나온다. 피고 지는 시기가 달라 4월까지는 동강할미꽃을 만날 수 있다. 정선읍 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대촌마을이 나온다. 원빈, 이나영 부부의 소박한 결혼식으로 유명해진 마을이다. 2015년 이 부부가 마을 뒤 야산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당시 결혼식을 치렀던 장소가 밀밭으로 전해졌지만 사실 청보리밭이다. 청보리는 농가에서 소먹이로 요긴하게 쓰이는 작물이다. 보통 5월 무렵에 어린아이 키만큼 웃자란다. 이때쯤 대촌마을 일대의 풍경도 절정에 이른다. ‘삼시세끼’, ‘1박 2일’ 등의 예능 프로그램도 이 마을에서 촬영됐다. ‘삼시세끼’를 촬영한 기와집은 지금도 남아 관광객들에게 볼거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촌마을에서 더 올라가면 덕산기 계곡이다. 오지 트레킹을 즐기는 이들이 국내 최고의 명소 중 하나로 꼽는 곳이다. 연이은 자연휴식년제 지정으로 일반인의 출입을 제한하다 오는 4월 말쯤 다시 문을 열 예정이지만 곧 닫힐 가능성이 높다. 화암면 쪽엔 그림바위마을이 있다. 마을이 속한 행정구역인 화암(畵岩)에 수미상응하는 이름이다. 정확히는 ‘반월에 비친 그림바위 마을’이다. 화암약수 쪽에서 흘러내린 계곡물이 마을 앞을 휘돌아 나가며 반달처럼 생긴 지형을 만들었다. 이 물에 비친 마을 풍경이 그림처럼 아름답다고 해서 그처럼 예쁜 이름을 얻었다. 그저 그랬던 산골마을이 환골탈태한 건 2013년이다. 마을 전체를 미술품처럼 단장하려는 계획이 수립됐고, 화가와 조각가 등 수십 명의 작가들이 마을 가꾸기에 참여해 지금의 모습을 일궈 냈다. 예전에 비해 다소 쇠락했다는 느낌도 있지만, 외려 그런 모습들이 더 정감 있게 느껴진다. 마을 초입의 ‘그림바위마을 예술발전소’를 들머리 삼아 자박자박 돌아보는 맛이 각별하다.그림바위 마을 초입에 천포금광촌이 있다. 1920~1980년대 화암면 일대는 금광으로 유명했다. ‘강아지도 금이빨을 하고 다닌다’는 우스갯소리가 전할 정도였다. 천포금광촌은 당시를 재현한 테마 공원이다. 광부들이 일하던 금광과 선술집, 각종 조형물 등을 빼곡하게 전시했다. 정선의 명소인 화암동굴 바로 아래 있다. 관광객들의 시선에서 살짝 비켜 있지만 은근히 볼거리가 많다.
  • 동네 뒷산처럼 올랐더니… 북녘 땅 개성이 손에 잡힐 듯

    동네 뒷산처럼 올랐더니… 북녘 땅 개성이 손에 잡힐 듯

    높다고 늘 전망이 좋은 건 아니다. 낮아도 전망 좋은 산이 있다. 중요한 건 어디에서 솟았냐다. 경기 파주 심학산은 그런 점에서 복 받은 산이다. 겨우 194m 높이면서도 사방으로 전개되는 풍경은 ‘국립공원급’이다. 키 작은 ‘풍경의 거인’이랄까. 먼저 심학산의 위치부터 살피자. 교하읍 너른 들녘의 끄트머리에 불끈 솟았다. 한강이 임진강과 만나 서해로 흘러드는 합수머리 언저리다. 주변엔 높이를 견줄 산이나 건물이 없다. 심학산이 전망에서만큼은 ‘우월적 지위’를 갖는 이유다. 심학산은 딱 파주출판도시 ‘뒷산’이다. 등산 코스 가운데 동패리 배수지 코스(2.9㎞)를 제외하면 대부분 800m 안팎으로 짧다. 가볍게 운동 삼아 오를 만하다. 물론 낮더라도 겨울 산을 만만히 봐선 안 된다. 정상을 앞두고 제법 된비알이 있다. 눈이라도 쌓인 날엔 반드시 아이젠을 착용해야 한다. 산행이 짧아 아쉬운 이들은 심학산 둘레길을 따라 돌면 된다. 거리는 6.8㎞. 2시간가량 걸린다. 심학산 돌곶이마을에서 꽃축제가 열리는 봄, 단풍 물드는 가을에 꽤 많은 이들이 이 길을 찾아 트레킹을 즐긴다. 심학산 줄기는 동서 방향으로 펼쳐졌다. 교하읍 동패리에서 출판도시 쪽으로 길게 뻗은 모양새다. 정상은 한강과 바짝 붙은 서쪽 끝자락에 있다. 등산 코스는 여럿이다. 서패리 꽃마을, 약천사, 배밭 등이 일반적이다.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길게 오르려는 이들은 교하배수지 코스를 선호한다. 나들이객이라면 관광을 겸한 약천사 코스가 보편적이다. 약천사 옆 주차장에서도 세 코스로 갈리는데, 가운데 가파른 지름길 구간보다 완만한 능선을 따라 도는 오른쪽 코스로 돌아보길 권한다. 30분 정도 오르면 정상이다. 정상에 세워진 팔각정에 오르면 실로 눈부신 풍경이 펼쳐진다. 서쪽으로는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서해로 흘러가고, 동쪽으로는 상암동월드컵경기장, 북한산 등이 겹겹이 포개진다. 남쪽으로는 김포, 북쪽으로는 오두산통일전망대와 북한 개성 땅이 훤하다. 그야말로 작은 산, 큰 기쁨이다. 전방 지역의 최대 강점은 북녘 땅이 보인다는 것이다. 임진강 너머로 북한의 위장 가옥들이 손에 잡힐 듯하다. 맑은 날엔 개성 언저리의 산자락까지 선명하게 드러난다. 심학산 정상의 정자 바닥엔 주요 도시들까지의 거리를 적어 놓았다. 개성까지 거리는 불과 35㎞다. 믿겨지는가. 서울(40㎞), 인천(42㎞)보다 북쪽이 더 가깝다. 한파가 극심한 날엔 한강을 떠다니는 유빙들도 볼 수 있다. 꼭 북극 언저리에 온 느낌이다. ‘파베리아’라는 별명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심학산은 가급적 오후에 찾길 권한다. 한강 너머에서 펼쳐지는 해넘이까지 챙긴다면 당신의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장면 하나가 새겨질 것이다.약천사 쪽 등산로 입구에 물맛 좋은 샘이 있다. 약천사(藥泉寺)라는 절집 이름도 이 샘에서 따온 것이다. 이 절의 아이콘은 ‘남북통일약사여래대불’이다. 높이 13m나 되는 거대한 청동 좌불상이다. 2008년에 남북통일을 염원하며 제작했다고 한다. 중생의 질병을 고쳐 준다는 부처이신데 ‘남북통일’은 좀 뜬금없다. 겨레 모두가 앓고 있는 병이라는 의미였을까. 얼추 1m 가까이 돼 보이는 거대한 눈이 오가는 이들을 굽어보고 있다. 그 시선 아래 서면 신병이 치유되려는지, 두 손 모으고 절하는 이들의 모습이 간절해 뵌다.파주 여정에서 한 곳만 더 덧붙이자.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은 아이와 함께 돌아보기 좋은 곳이다. 여느 박물관과 달리 개방형 수장고를 지향하고 있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유물로 가득한 거대한 유리 타워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열린 수장고’다. 해주항아리, 옹기 등 음식 저장고와 향로 등 생활용구들을 보관하는 장소다. 관객들이 직접 들어가 들여다볼 수 있다. 이처럼 박물관 2개 층 곳곳에 수장고가 있는데 보통 박물관처럼 설명문은 붙어 있지 않다. 수장고마다 마련해 둔 키오스크에서 각각의 번호를 찾아 들어가면 상세한 설명이 나온다. 누리집(www.nfm.go.kr)을 통해 시간대별로 예약을 받는다. 입장은 무료다. 헤이리에 있다.
  • 울끈불끈 솟은 마천루, 설산의 神 깨어나다

    울끈불끈 솟은 마천루, 설산의 神 깨어나다

    빌딩처럼 솟은 암봉 ‘마천루 전망대’ 무릉계곡까지 왕복 약 6㎞ 트레킹 ‘한 폭의 액자’ 삼화사와 숲길 지나 학소대·옥류동·쌍폭포 절경의 시작 협곡 사이로 아슬아슬 금강바위길 발바닥·원숭이… 온갖 바위의 향연 장대한 풍광에 감탄의 육두문자만  명성이야 진작부터 듣고 있었다. 강원 동해 두타산의 마천루 전망대. 접근 불가의 협곡에 잔교 형태의 데크를 놓아 누구나 접근할 수 있게 했다는 곳. 중요한 건 방문 시기였다. 늦가을 단풍이 좋다는 이도, 신록의 계절을 권하는 이도 있었다. 겨울 설산은 어떨까. 다른 계절에 견줘 산행 여건은 분명 호의적이지 않다. 하지만 눈 덮인 산의 매력을 외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물며 옹골찬 바위들이 눈과 어우러진 장면이야 더 말할 게 없다. 시린 겨울 바람 맞으며 두타산을 찾은 이유다. 저 이름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다. 동서고금에 전하는 좋은 말은 죄다 산 이름에 가져다 붙여 어디가 어딘지 헷갈릴 지경이다. 우선 두타산(1357m)부터. 동해와 삼척에 걸쳐 있는 산이다. 정상이 동해에 속해 보통 동해의 산으로 여겨진다. ‘두타’(頭陀)는 불교용어다. 번뇌를 버리고 수행에 정진할 수 있는 정결한 땅을 뜻한다. 두타산 옆은 청옥산(1256m)이다. ‘청옥’(靑玉) 역시 불교에서 극락을 상징하는 보석 중 하나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법. 두 산자락 아래로 길게 계곡이 형성돼 있다. 여기가 바로 동해시가 자랑하는 무릉계곡(명승·2008)이다. ‘무릉’(武陵)은 이상향을 뜻하는 도가의 용어다. 중국 시인 도연명이 지은 ‘무릉도원’(武陵桃源)에서 따왔다. 계곡의 길이는 4㎞ 정도. 이 안에 삼화사, 옥류동, 쌍폭포 등 볼거리들이 수두룩하다.●두타산 ‘투톱 암봉’ 베틀바위·마천루 두타산은 산줄기 두 곳에 걸출한 암봉을 품고 있다. 베틀바위와 마천루다. 이 가운데 두타산과 무릉계곡 사이에 솟은 바위 절벽이 바로 마천루다. 두 암봉 모두 산세가 험하다. 장삼이사들은 아예 다녀올 엄두를 못 냈다. 한데 바로 이곳에 접근로가 생겼다. 베틀바위 전망대가 2020년에 먼저 열렸고 마천루 전망대는 지난해 여름에 개방됐다. 이번 여정의 목적지는 마천루 전망대다. 무릉계곡을 거쳐 마천루까지 오른 뒤 원점 회귀하는 코스다. 거리는 왕복 약 6㎞ 정도. 최소 4시간 정도 소요된다. 본격적인 ‘산행’이라기보다는 ‘트레킹’에 가깝다. 구간 일부만 된비알이라 힘들 뿐 나머지는 완만한 경사의 산길이다. 다만 바닥이 얼어 미끄러운 구간이 많은 만큼 아이젠 착용은 필수다.무릉계곡 관리사무소를 지나면 길이 갈라진다. 왼쪽은 베틀바위 전망대 오르는 길, 오른쪽은 무릉계곡 가는 길이다. 긴 산행을 즐기는 이들은 베틀바위와 마천루 전망대를 이어 붙인 코스를 선호한다. 베틀바위로 올라 마천루를 거쳐 무릉계곡으로 하산하는 코스다. 물론 반대로 돌 수도 있다. 이 경우 산행 시간은 5시간 이상으로 확 늘어난다. 빼어난 풍경이 발걸음을 잡을 경우 소요 시간은 가늠할 수 없이 길어진다. 오전 7시 30분. 산이 깨어나는 시각. 두타산의 정수리가 붉다. 동해에서 솟은 해가 갓 붉어진 햇살을 산에 비췄다. 에베레스트처럼 높은 산도, 두타산처럼 상대적으로 낮은 산도 깨어나는 모습은 비슷하다. 갈림길에서 무릉계곡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가장 먼저 객을 맞는 건 금란정이다. 작은 정자 아래로 너른 반석이 펼쳐져 있다. 이른바 무릉반석이다. 조선 화가 김홍도가 이 모습을 보고 ‘금강사군첩 무릉계’를 그렸다고 한다. 무릉반석 위엔 명필이라 할 글씨가 잔뜩 쓰여 있지만 아쉽게도 쌓인 눈이 모두 덮어 버렸다. 무릉반석 위는 삼화사다. 본전에 모셔진 철조노사나불좌상, 삼층석탑(이상 보물) 등 볼거리가 있다. 열린 천왕문의 사각 프레임에 걸린 삼층석탑과 중심 법당인 적광전의 모습이 꼭 근사한 액자 사진을 보는 듯하다. 삼화사를 넘어서면 숲길이 시작된다. 숲은 적요하다. 먹이를 찾아 나무를 쪼아 대는 오색딱따구리류의 부리질 소리만 간간이 들릴 뿐이다. 생각을 정리하기에도 좋고, 아무 생각을 하지 않기에도 그만이다. 학소대, 옥류동 등의 절경을 줄줄이 지나면 쌍폭포다. 이름 그대로 두 개의 작은 폭포가 마주 보며 흘러내린다.●마천루 갈림길, 가장 깊은 ‘용추폭포’ 여기서도 길이 갈린다. 왼쪽은 마천루로 가는 등산로, 오른쪽은 용추폭포 가는 길이다. 용추폭포는 무릉계곡에서 가장 깊고 웅장한 폭포다. 마천루를 오를 때나 내려올 때 꼭 들르길 권한다. 갈림길에서 5분이면 갈 수 있다. 여기까지는 된비알이 별로 없다. 등산복 차림이 아닌 ‘관광객 모드’의 탐방객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등산로는 쌍폭포를 지나야 비로소 경사를 높이기 시작한다. 두타산이 숨겨둔 풍경들을 내어 주기 시작하는 것도 여기부터다. 암벽 사이로 길이 이어져 있다. 이른바 ‘금강바위길’이다. 주변 절벽마다 근육질의 바위들이 아슬아슬하게 매달렸다. 사업 성공을 상징한다는 발바닥바위도 있고 화과산 암릉에 걸터앉은 원숭이 형상의 바위(고릴라바위로도 불린다)도 있다. 이런 식으로 다양한 바위가 밀집된 암벽은 보통 ‘만불상’이라 불리기 마련이다. 한데 여기선 ‘마천루’다. 주변의 바위들이 마치 빌딩 숲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마천루 전망대에서 굽어보는 주변 풍경이 멋들어지다. 기골이 장대한 바위 절벽들이 한눈에 들어 온다. 연속적으로 포개지거나 잘려 나간 바위들이 꼭 화가의 비구상 작품을 보는 듯하다. 언뜻 섬뜩한 아름다움도 느껴진다. 한데 어찌된 영문인지 입에선 연신 육두문자만 나온다. 표현력이 달려서다. 예전 한 후배의 ‘뼈 때리던’ 말이 기억에 사무쳤다. “그토록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 기껏 할 수 있는 게 욕밖에 없는 것이 대한민국 중년 남자”라던가. 지금, 딱 그랬다. 용추폭포 어름에서 올려다보는 마천루의 모습도 장관이다. 마천루 전망대가 얼마나 험한 바위 절벽 사이에 놓였는지 단박에 알게 된다.●광산의 상처가 ‘별유천지’ 테마파크로 무릉계곡 관광지 바로 아래에 ‘무릉별유천지’가 새로 들어섰다. 다양한 레포츠 시설을 갖춘 복합테마파크다. ‘무릉’에 조응하는 이름과 달리 ‘별유천지’는 사실 ‘별유천지스럽지’ 못한 과거를 가졌다. 1968년부터 2017년까지 ‘별유천지’는 석회석을 캐내던 광산으로 쓰였다. 그 탓에 주변의 거대한 산들이 나사 모양으로 파헤쳐졌다. 상처 입은 산들은 그대로 시설의 일부로 활용되고 있다. 경기 포천의 아트밸리와 비슷한 탄생 과정을 거친 셈인데 규모는 몇 배나 더 크다. 입구에서 각종 놀이시설까지는 ‘무릉별열차’라는 특수 차량을 타고 이동해야 한다. 몇 걸음만 옮기면 갈아탈 수 있는 도시의 흔한 테마파크와는 ‘사이즈’가 다르다. 흉물로 전락할 수 있었던 폐광을 재활용한 것은 분명 차별화된 시도지만 여기저기 파헤쳐진 자연을 보면 마음이 그리 개운하지는 않다.
  • [여행가방]

    [여행가방]

    ●위 호텔 제주, 한라산 산행 패키지 제주의 더 위(THE WE) 호텔이 ‘겨울 산행 & 스파’ 패키지를 출시했다. 한라산 영실 코스에서 설산을 등반한 뒤 ‘메디컬스파센터’에서 카본 스파 테라피로 산행의 피로를 푸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영실 탐방로 입구까지 왕복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삼다수(2병)와 쿠키 등이 들어 있는 산행 키트를 제공한다. 한라산 전망의 슈페리어룸 1박, 사우나와 실내외 수영장, 피트니룸(이상 2인) 등도 포함된다. 46만원부터.●경남·전남 3박4일 ‘기차타고 한바퀴’ 트레킹 전문 승우여행사가 기차 전문 해밀여행사와 함께 ‘기차타고 아래 한바퀴’ 상품을 내놨다. 서울역에서 KTX로 김천구미역까지 간 뒤 전용버스로 갈아타고 경남과 전남의 대표 명소들을 돌아보는 3박 4일 숙박상품이다. 부곡온천과 산청 동의보감촌에서 온천욕, 경전선 순천역에서 무궁화호 열차 추억 여행도 즐긴다. 1인 74만 9000원(2인 1실 기준). 2월부터 격주 화, 목요일에 출발한다. 누리집(www.swtour.co.kr) 참조. ●문체부, 관광두레 신규 19곳 선정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2022년 관광두레’ 신규 지역 19곳을 선정했다. ▲부산 부산진구 ▲인천 동구, 미추홀구 ▲광주 북구, 서구 ▲울산 남구 ▲경기 부천, 남양주 ▲강원 영월 ▲충북 충주 ▲충남 보령, 금산 ▲전북 전주, 완주 ▲전남 무안, 영암 ▲경북 성주, 청도 ▲경남 창원이다. 관광두레피디(PD)도 19명을 선정했다. ‘관광두레’는 관광두레피디가 주민과 함께 지역 고유의 주민사업체를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지역 관광정책 사업이다.
  • 트레킹도 하고 환경도 지키고

    트레킹도 하고 환경도 지키고

    한국관광공사는 강원도관광재단, 승우여행사 등과 함께 ‘강원 ESG 불착(불편하지만 착한) 트레킹 여행구독 상품’을 출시했다. 여행 일정 중 일회용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No 플라스틱’과, 트레킹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으로 구성된 ESG 캠페인이 포함됐다. 상품 구매단계에서 ESG 캠페인 참가에 동의하는 참가자에겐 25% 특별 할인과 친환경 기념품이 제공되고, 현장에서 지급되는 생분해 봉투를 활용해 플로깅을 실시하면 5%의 여행사 포인트도 추가 적립된다. 상품은 ‘강원 눈꽃 트레킹’(1~3월)과 ‘강원 들꽃 트레킹’(5~9월), ‘강원 옛길 트레킹’(5~11월), ‘강원 해파랑길 트레킹’(상, 하반기) 등 계절·지역별 4개 테마로 구성됐다. 참가 인원은 상품별 40명 한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승우여행사 누리집(www.swtour.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손원천 기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