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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해안·이순신·지리산…경남도, 자연환경·스토리 살려 관광 주력산업화 꾀한다

    남해안·이순신·지리산…경남도, 자연환경·스토리 살려 관광 주력산업화 꾀한다

    ‘관광’은 경남도 새 주력산업이 될 수 있을까. 경남도가 관광산업 지역 새 먹거리로 만들고자 올해 행정 역량을 집중한다. 경남은 뛰어난 자연환경으로 관광산업 발전 가능성이 크나, 부족한 교통인프라와 보존 중심 국가 정책 등으로 관광 활성화는 이루지 못했다. 한국관광데이터랩이 발표한 자료를 봐도, 2022년 국내 여행(2022년 10월~2023년 9월) 기준 경남 방문율은 10.1%에 불과하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고자 도는 ▲글로벌 관광거점 개발·투자유치 ▲권역별 관광개발 전략 마련 ▲K-관광 대표상품 개발·고도화 ▲복합 해양레저관광 육성·규제개선 등을 역점 과제로 추진한다.수도권에 대응하는 관광 중심지 조성은 초대형 국책사업인 남부권 광역관광개발사업을 밑바탕으로 삼는다. 남부권 광역관광 개발사업은 K-관광 휴양벨트 구축을 비전으로 2033년까지 남동권(경남·부산·울산), 남중권(경남·전남), 남서권(광주·전남) 등 3개 권역으로 나눠 추진한다. 경남에서는 K테마 관광섬 활성화, 자연절경지역 관광갤러리 조성, 섬진강 내륙 관광경관 명소 연출, 글로벌 수상 복합휴양공간 건립 등이 진행된다. 경남 기준 1조 1080억원이 들어가는 사업은 올해가 원년이다. 도는 올해 창원 진해 벚꽃로드 관광경관 명소화, 진주 원도심 관광골목 명소화, 통영 관광만 구축, 사천 선상지 테마 관광명소 조성, 산청 밤머리재 전망대 관광명소 명소화, 밀양 낙동선셋 디지털파크 조성 등 1단계 7591억원 중 145억원을 투입해 15개 사업을 조기에 시행할 예정이다. 도는 남해안권에 더해 지리산권, 낙동강권 등 3대 권역 관광개발 로드맵도 마련한다. 지리산권은 산림휴양·레저·문화를 테마로 삼고 거점 간 연계와 협력을 추진한다. 낙동강권은 생태자원·가야문화 등을 활용해 로드맵을 짠다. 부산·전남과 함께 남해안 관광 1호 사업으로 추진하는 ‘이순신 장군 승전지 순례길’ 조성사업은 오는 8월까지 구간별 세부 개발계획을 세운다.순례길을 관광 명소화 하고자 5개 시·군, 411억 규모로 시범사업을 벌이고 남해안 전체를 걸을 수 있는 ‘챌린지 순례길’과 승전지를 관광하는 ‘테마형 순례길’ 구분에도 나선다. 올 상반기에는 부산, 전남과 함께 ‘이순신 장군 승전지 순례길 걷기 챌린지’도 열 예정이다. 도내 관광자원 전수조사도 벌인다. 부족한 자원은 보완하고 유사한 자원은 통합·차별화해 테마별·권역별 상품을 고도화하려는 취지다. 지리산 트레킹·해양레저 세일링 등 인기 콘텐츠 지역 범위 확장(하동·산청·함양 권역, 통영·거제·고성 권역)과 가야 역사와 이순신 승전 스토리를 앞세운 역사교육 테마 콘텐츠 구축이 한 방향이다. 중국·대만·일본 등 우리나라를 많이 찾는 국가 중심 마케팅 강화와 우주항공청 개청과 연계한 우주항공기술전 개최 등 볼거리·즐길거리 확대도 세부 과제 중 하나다.이와 함께 도는 복합 해양레저관광 육성과 규제개선에도 행정력을 쏟는다. 통영에는 1조원 규모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를 조성하고, ‘클리퍼 세계일주 요트대회’ 유치도 노린다. 경남도 크루즈 관광활성화 기반구축, 국제크로주가 접한 가능한 부두·터미널 설치 대상지 결정 등도 잇는다. 해양관광지구 실효성을 높이고자 중앙집중형 승인제도 일부 권한이양과, 건축위원회 심의 시기 조정, 사유지 토지 확보 기준 등은 국무조정실과 국토교통부와 논의해 개선에 주력한다. 관광개발 필요성이 있는 지역 내 토지 용도·밀도를 자유롭게 계획할 수 있도록 하는 ‘관광 화이트존’ 도입과 ‘남해안권 관광진흥 특별법’ 제정도 지속해 추진한다. 경남도는 “매력적인 남해안 관광콘텐츠와 인프라를 조기에 구축해 세계인이 찾는 ‘글로벌 명품 관광도시 경남’을 만들어가겠다”며 “남해안 등 경남 관광명소를 상품화해 성장 동력화 하고 해양관광산업을 충실히 육성해 가겠다”고 말했다.
  • ‘섬 안에 島’ 제주 올레길과 함께하는 섬 여행 [두시기행문]

    ‘섬 안에 島’ 제주 올레길과 함께하는 섬 여행 [두시기행문]

    제주 올레길 27개의 코스 중 제주 본섬을 걷는 23개의 코스는 저마다의 매력적인 모습으로 제주의 숨은 비경은 물론 역사와 생활 모두를 느끼고 눈으로 볼 수 있다. 남은 3개의 코스는 제주 본섬에서 배를 타고 들어갈 수 있는 섬 트레킹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제주 부속섬은 62개이며, 그 중 유인도는 8개다. 제주시로 속한 섬으로는 우도, 비양도, 상·하 추자도, 횡간도, 추포도가 있으며, 서귀포에는 가파도와 마라도가 있다. 그 외 부속섬은 무인도이거나 개인 사유지로 경관은 빼어나지만 들어갈 수 없는 섬들이 대부분이다. 그 중 올레길에 해당하는 코스는 우도, 가파도, 추자도로 관광지로도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곳이다. 제주에 속하지만 조금은 다른 생활관을 가진 섬들의 트레킹은 특별한 여행이 아닐 수 없다. 섬에서 섬으로 떠나는 특별한 여행, 올레길 섬 코스를 소개하려 한다. 1-1 코스 우도천진항을 시작으로 우도 한 바퀴를 걸으며 다시 천진항으로 돌아오는 올레 1-1코스는 11.3㎞로 푸른 초원과 검은 돌담 그리고 등대가 가장 제주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제주의 부속 섬 중 제일 큰 규모의 섬으로 소가 누워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하여 우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우도로 들어가기 위해선 종달리와 성산읍 성산항에서 도항선을 타야 하며 성산항이 배가 더 많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우도의 두 항구(천진항, 하우목동항)로 실어 나른다. 천진항이나 하우목동항 두 곳에서 시작하는 우도 올레는 삶의 터전인 마을 길을 걸으며 호밀, 땅콩밭 등을 지나며 소들이 있는 마을을 지나간다. 옛 우도의 돌담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으로 정취가 느껴지며 5월에 호밀밭은 황금빛이 일렁이듯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청진항 마을에 독특한 모습이 있는데 집마다 이름이 붙어 있어 정감을 더 해준다. ‘아름다운 우리 집’, ‘영숙 이모네’ 등 집들의 이름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우목동마을에서는 찾아볼 수는 모습이니 청진길 마을 사람들의 센스를 느껴 보도록 하자. 우도의 대표적인 관광지이자 역사적으로 가치가 높은 곳인 홍조 단괴 해변을 만날 수 있다. 많은 사람에게 서빈백사 혹은 산호해수욕장으로 알려진 곳으로 현재 천연기념물 438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홍조 단괴라는 석회조류가 분포하고 있어 학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 제주의 에메랄드빛 바다와 어우러진 홍조 단괴 해빈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을 추천해본다. 참고로 이곳엔 맛집인 톳 짬뽕(짜장)과 우도 아이스크림을 맛볼 수 있다. 중간 스탬프 지점이 있는 하구수동은 이국적인 느낌의 우도를 대표하는 해수욕장이 있다. 푸른빛 눈부신 바다와 하얀 모래가 아름다운 곳으로 깊이도 깊지 않아 아이들과 함께 해수욕하기 좋으며 여름철 우도에서 제일 새로운 곳이기도 하다. 또한 코스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우도와 연결되어있는 작은 섬 보물섬 비양도도 꼭 한번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백패킹의 성지로 불리는 비양도는 초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제주의 가장 동쪽에 해당하여 일출을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곳이며 고려 시대 군사 목적의 봉수대도 함께 볼 수 있다. 하고수동을 지나 마을 길로 진입하여 관광용 카트나 바이크로는 볼 수 없는 우도 사람들의 생활관을 눈으로 보며 느낄 수 있다. 마지막 우도의 올레길 코스에 포함된 랜드마크와 같은 우도등대는 인근으로 드넓은 초원과 등대공원을 감상하며 제일 높은 곳에서 우도의 모습을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검은모래로 이루어진 해변인 검멀레해변을 겸하여 구경한다면 우도의 모든 모습을 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도 올레 1-1코스는 바닷길과 밭길, 푸른 초원과 우도봉 등 다양한 모습이 있으며 제주도의 옛 돌담과 우도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소요 시간은 4~5시간이며 서빈백사, 하고수동해변 인근에 맛집이 많아 잠시 여유를 갖고 올레길을 걸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10-1코스 가파도상동포구에서 시작하여 가파 치안센터까지 향하는 4.2㎞의 가파도 올레는 작은 섬의 매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한국의 유인도 중 가장 낮은 섬인 가파도 올레는 제주도 부속섬 중 번째로 큰 섬으로 바다를 헤엄치는 가오리(제주방언·가파리)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하여 가파도가 되었다는 설과 덮개 모양을 닮아 ‘개도’로 부르던 것이 가파도라 굳혀졌다는 설 등이 있다. 인구 407명 면적 27만 2250평의 크지 않은 섬이며 조정에 진상을 위한 소 50마리를 방목하여 키우며 지키기 위해 40여 가구가 첫 입도를 한 것이 1750년도이다. 인근 해역에 어자원도 풍부하여 낚시꾼들의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명포인트이기도 하다. 가파도를 방문하기 위해선 대정읍 운진항에서 배편을 이용해야 한다. 운진항에서 가파도로 향하는 배편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50분까지이며 매시간 정각에 출발하며 반대로 운진항으로 돌아오는 배편은 오전 9시 20분부터 오후 4시 10분 매시간 20분 출항하고 있다. 가파도의 돌담은 일반 제주의 돌담과는 조금 다른 모습인데 가파도 앞바다에서 채취한 돌들로 만들어져 있다. 가파도를 다른 모습의 돌담길 걷다 보면 자연스레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해안 길을 걷다 보면 마주하는 소망 전망대에 오르면 신기하게도 가파도의 모든 곳을 조망할 수 있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낮은 전망대가 아닐까.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청보리밭의 풍경은 너무나도 아름답다. 어딜 가나 포토존이 되어버리는 보리밭길은 돌담과 바다의 조화를 이루어 매력적이고 신비롭다. 특히 4월 초에서 5월에 가파도는 청보리 축제가 열리는 시즌으로 다양한 공연과 행사가 열린다. 1m 넘는 보리들이 너울과 같이 넘실대는 모습은 환상적이기까지 하다. 가파도 올레의 마지막 구간인 가파 치안센터를 마지막으로 올레길은 마무리되지만, 치안센터에서 다시 배를 타야 하는 상동 포구까지 향하는 가파도 벽화마을은 문화 작가들의 창작 공간이며 방문하는 모든 사람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스토리 있는 벽화마을의 작품들을 보며 천천히 가파도를 느껴보는 것을 추천한다. 가파도는 길고 긴 제주 섬의 올레길을 걷느라 수고한 몸과 마음에 대한 보상과 같은 곳으로 편안하게 쉬며 여유를 즐기는 올레 코스이다. 가벼운 간식을 챙겨서 방문하는 것도 좋고 상동포구와 하동포구 그리고 가파초등학교 인근에 식사하거나 카페를 이용할 수 있다. 18–1·2코스 상·하 추자도추자도 올레는 기존에 18-1코스로만 개장한 뒤 2022년 6월 추가로 18-2코스를 개장했다. 숨겨진 아름다움을 더 볼 수 있게 되었으며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올레꾼의 성지다. 추자면 사무소를 시작으로 신양항까지 향하는 18-1코스의 상추자도와 올레 신양항을 시작으로 추자면 사무소까지 향하는 18-2코스의 하추자도 올레로 구성되어있다. 추자도는 약 1600명이 거주하고 있는 섬으로 1.53㎢ 해안선 길이 8.3㎞의 섬으로 옛날 뱃길로 제주와 육지를 오가다 바람이 심하면 바람을 피했던 섬으로 기다리는 섬이라 하여 후풍도라 불리다 태조 5년 이 섬에서 추자나무 숲이 무성한 탓에 추자도라 불리게 되었다. 추자도는 제주도에 속하지만 완도에 근접해 있어 언어, 문화 등이 전라도에 가까운 경향이 있다. 4개의 무인 섬과 38개의 무인 섬이 모여 있어 겹겹이 보이는 섬의 봉우리들이 섬이 아니라 깊은 산중에 들어와 있는 기묘한 감각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추자도를 가기 위해선 제주항에서 페리호를 타고 1시간 20분을 이동해야 한다. 추자면사무소에서 시작되는 18-1코스는 11.4㎞이며 명소로 해발 85.5m 봉골레 산에서 바라보는 마을과 다도해상의 섬들을 육안으로 볼 수 있다. 마을 지나가는 구간에는 다양한 벽화와 추자도에 관한 이야기를 보고 느낄 수 있다. 1970년대 말에 부산과 목포 그리고 동중국해를 오가는 배들의 안전 항해를 돕기 위해 만들어진 추자 등대도 지나치게 된다. 상추자도와 하추자도를 이어주는 추자교를 지나다 추자의 숲길로 들어서며 돈대산 정상으로 향한다. 해발 164m 돈대산 정상에서라면 아름다운 추자도의 섬들과 풍경을 볼 수 있다. 환상적인 일출로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곳이기도 하며 쉴 수 있는 정자와 전망대가 있어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가기 좋은 곳이다. 예초포구를 지나 예초리 기정길(바닷가 절벽을 뜻한다)에 들어서면 아름다운 바다와 추자의 숲이 조화를 이루며 탄성을 자아낸다. 신양항을 끝으로 마무리되는 18-1코스 그리고 같은 곳에서 시작되는 18-2코스는 추자면사무로 향하는 9.7km 추자도 올레이며 산봉우리를 넘나들며 드넓은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길이다. 명소로는 추자의 바다와 바람을 느끼며 걸을 수 있는 졸복산 트레킹길을 지나 대왕산 황금길을 만날 수 있다. 해발 72.5m 대왕산은 추자도의 22개의 산 중 16번째로 높은 산으로 산은 낮아도 볼거리가 풍부하며 응회암류가 대부분인 추자도에서 제주의 현무암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대왕산 황금길에서 목리슈퍼까지 2km 구간은 능선에서 바라보는 하추자도의 모습과 해안의 절경은 추자도의 대표적인 명소인 나발론 절벽을 축소해 놓은 듯하다. 목리슈퍼를 지나 금파골로 들어서면 무성하게 자란 숲 사이로 고용한 생명력이 느껴지고 추자의 생태를 눈으로 소리로 느낄 수 있다. 추자의 능선길을 지나 상추자도로 이어진 다리인 추자교를 지나면 어민 대일 항쟁 기념비를 만날 수 있다. 일제강점기 두 차례 일어났던 어민항쟁의 역사를 기록하고 후세에 전하기 위해 세운 기념비이며 폭리를 취하는 일제에 700여 명의 어민이 저항하고 어장을 침범한 일본인에게 총궐기에 나섰던 사건이다. 기념비를 지나 다시 첫 출발지였던 추자면 사무소로 향하게 되면 추자도 올레의 마무리가 된다. 추자도 올레는 산봉우리를 오르내리는 구간이 많아 난이도는 상에 해당한다. 상·하 추자도 두 코스를 하루 만에 완주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니 1박 2일 코스로 잡아 나누어 걷는 것을 추천한다. 아니면 여유롭게 한 코스를 선택해서 방문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숲속을 이동하는 구간이 많아 간식 등의 먹거리를 챙기는 것이 좋으며 하추자의 경우 식당이 두어 곳뿐이며 대부분의 상권은 상추자에 몰려 있다. 추자의 대표적인 조기정식을 먹어보는 것도 별미이니 여유롭게 먹고 즐기는 즐거운 올레가 되길 바란다.
  • 연어 불러 모으는 ‘양양 남대천’…자연산란장 내년 완공

    연어 불러 모으는 ‘양양 남대천’…자연산란장 내년 완공

    국내 최초의 연어자연산란장이 강원 양양 남대천에 들어선다. 남대천은 어린 연어가 3~4년 동안 태평양을 도는 여정을 마치고 산란을 위해 회귀하는 모천이어서 ‘연어의 고향’으로 불린다. 양양군은 국·도비 포함 총 232억원을 투입해 손양면 송현리 남대천 변 5만8152㎡ 부지에 연어자연산란장을 조성한다고 19일 밝혔다. 군은 올해 착공해 내년 상반기 중 완공할 계획이다. 연어자연산란장은 연어의 소상(遡上)을 관찰할 수 있는 자연산란수로를 갖추는 등 친환경 시설로 꾸며진다. 자연산란수로 외 연어연구관과 전시체험관, 야외학습장, 생태공원, 관찰마운드, 관찰데크, 트레킹코스 등의 교육, 체험시설도 만들어진다. 군 관계자는 “캐나다, 일본 등의 자연산란장을 벤치마킹해 친환경적인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연산란장이 만들어지면 태평양을 돌며 성어로 자란 연어의 회귀율과 부화한 치어의 생존율이 높아질 것으로 군은 기대하고 있다. 남대천으로 돌아오는 연어는 매년 1만마리 정도다. 군은 어도를 개선하고 치어 방류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등 남대천 수중 생태계 복원에도 힘쓰고 있다. 군은 연어자연산란장 조성과 함께 남대천 하구를 정비하는 남대천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김진하 군수는 “남대천이 글로벌 생태하천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연어자연산란장의 완성도와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 ‘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 올레길 준비물과 코스 선택 [두시기행문]

    ‘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 올레길 준비물과 코스 선택 [두시기행문]

    <편집자주>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많은 사람이 많은 사람이 해외로 나가기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해외여행도 좋지만 아름다운 바다와 명산이 즐비한 국내에도 해외 유명 여행지 못지않은 아름다운 풍경 지닌 곳들이 적지 않다. 두시기행문은 ‘우리나라 팔도강산 구석구석을 여행하겠다’는 소박한 생각에서 시작한다. 국내에서 레저를 즐기고, 문화를 체험하고, 관광지를 누비며 몸으로, 눈으로, 마음으로 느낀 크고 작은 정보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도보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가장 가보고 싶은 여행지 첫손에 꼽는 국내 여행지는 ‘제주 올레길’이다. ‘환상의 섬’ 제주를 특별하게 즐길 수 있는 제주 올레길은 느리게 걸으며 제주를 오롯이 느끼고 담아낼 수 있다. 바쁜 일상에서 ‘느림의 미학’이 느낄 수 있다. ‘올레’는 길에서 집으로 연결되는 비좁은 길을 일컫는 제주의 방언이다. 굽이굽이 사람의 흔적이 적은 길을 걷기도 하고 현무암이 가득한 돌담길을 노닌다. 고즈넉한 해변을 걷고 원시림과 같은 곶자왈을 느낄 수도 있다. 이처럼 제주의 숨은 비경과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모험과도 같은 제주의 특별한 여행은 누구든 할 수 있다. 제주 올레길은 총 길이 437㎞, 27개 코스로 이뤄져 있지만 제대로 준비만 하면 어렵지 않게 도전할 수 있는 길이다. 제주 올레길 이야기를 준비물과 코스 선택, 주요 코스 이야기를 5회에 걸쳐 연재한다. 올레길 걷기 4가지 사전 준비물제주 올레길을 걷기 전에 사전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편안한 신발이나 트레킹화다. 올레길은 대체로 평탄한 길이 많지만 숲길과 돌길 그리고 가파른 구간을 만나게 되는데 그럴 때 안전을 위해 편안한 신발이나 트레킹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간식과 충분한 물 등을 넣을 수 있는 배낭이며, 햇빛을 차단할 수 있는 모자와 선글라스는 그늘이 없는 구간을 걸을 때 효율적이다. 또한 복장은 움직이는데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활동하기 편안하게 입는 것을 권장한다. 걷기 즐거움을 더해주는 구간별 스탬프올레길은 그저 걷기만 해도 좋지만 내가 걸어온 발자취를 남기고 확인할 수 있는 패스포트를 구입하여 즐거움을 더하는 것도 추천한다. 구간별 스탬프도를 찍은 뒤 완주 인증이 가능하다. 편리하게 모바일 패스포트로도 구입해 QR 스탬프를 활용할 수도 있다 GPS 트랙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급하지 않게 성큼성큼 걷다 보면 어느덧 제주 한 바퀴를 완주한 나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전체적인 올레길 코스의 정보와 축제 등의 내용은 제주올레트레일 공식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체력과 컨디션을 고려한 코스 선택제주 올레길을 걸을 때면 제일 걱정하는 부분이 코스의 선택이 아닐까 생각한다. 코스를 정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부분은 볼거리와 난이도로 정하게 된다. 자신에 체력과 컨디션을 생각하고 일정과 위치를 파악하여 코스를 정하는 것이 좋다. 초심자들이 걷기 편안한 코스는 ‘3-B 코스’, ‘6코스’, ‘21코스’로 무난한 평지가 많이 있는 구간이다. 이 가운데 6코스는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쇠소깍에서 시작해 서귀포 시내까지 향하는 구간으로 해안의 정취를 느끼며 걸으며 편안하게 힐링하기 좋은 코스이다 제주의 숲길을 느낄 수 있는 코스는 ‘11코스’, ‘13코스’, ‘14-1코스’로 무성의 숲의 생명력으로 초록의 힘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코스다. 마치 정글과도 같은 곶자왈 등 제주 중산간 용암지대의 다양한 식물들과 우거진 숲이 신비롭다. 다만 숲길의 특성상 돌부리들이 많기에 조심스럽게 이동하는 것이 좋다. 또한 숲길이 많은 구간은 중간에 식사를 할 수 있는 구간이 많지 않으니 도시락과 물, 간식 등을 챙기는 것이 좋다. 초심자의 경우 비교적 짧고 난도가 낮은 ‘14-1코스’를 추천한다. 볼거리가 많은 코스로는 ‘1코스’, ‘8코스’, ‘14코스’, ‘18코스’로 많은 관광지를 지나는 구간으로 제주다운 모습과 고요한 마을들을 볼 수 있다. 특히 18코스의 경우는 한 코스에서 제주의 과거와 현재를 고르게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제주 올레길에 장점은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관광으로 운동도 겸하며 다른 시각으로 제주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 도심을 떠나 가족들과 친구들과 제주 올레길을 걸어보는 뜻깊은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김희중 칼럼니스트 iong5636@naver.com
  • ‘미친 의사’의 도전… 장기이식 ‘새 생명의 희망’

    ‘미친 의사’의 도전… 장기이식 ‘새 생명의 희망’

    ‘면역 거부’ 부정해 손가락질 받아1968년에 유럽 처음으로 간 이식‘약물’ 적용해 1년 생존율 80%로1994년 6개 장기 동시 수술 성공 ‘미친 외과의사’라고 불리면서도 장기 이식 수술을 연구하며 결국 전 세계 수백만명의 생명을 구하는 시술로 바꾼 영국 의사 로이 칸 박사가 지난 6일 영국 케임브리지에 있는 양로원에서 9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그의 아들 러셀 칸은 그가 심부전증으로 사망했다고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밝혔다 1930년 영국 런던 교외에서 자동차 정비공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자동차 엔진을 분해하고 조립하는 놀이를 하며 자랐다. 1946년 킹스칼리지 런던대의 의과대학을 다니던 시절 인간의 손상된 장기를 자동차의 부품처럼 새 장기로 교체할 수 없는지 의문을 갖기 시작한 뒤 장기이식술을 탐구했다. 1952년 의사 자격을 취득한 그는 동남아시아에서 몇 년간 군의관으로 복무했다. 그는 런던 왕립 자유병원에서 신장이식 연구를 하고, 1954년 일란성 쌍둥이에게 최초로 신장이식을 성공한 미국 하버드대 피터 벤트 브리검 병원에서 펠로십 연구를 이어갔다. 그는 돼지, 개 등 동물을 대상으로 장기 이식 실험을 했던 탓에 동물단체 활동가들에게 비난을 받았고, 의학계에서는 인간의 면역거부반응조차 부정하는 ‘미친 외과의사’라는 손가락질이 쏟아졌다. 1965년부터 캐임브리지 의대 교수로서 연구에 매진하던 그는 1968년 유럽 최초로 간 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한 해 전에는 미국에서 토머스 스타즐 박사가 세계 최초로 간 이식 수술을 이뤄냈다. 1970년대 중반 스위스 제약회사가 신약인 시클로스포린을 개발하면서 이식 환자의 1년 이상 생존율이 기존 50%에서 80%까지 높아지고, 장기 이식 수술을 하는 전 세계 병원 수도 수십 개에서 1000개 이상으로 급증했다. 1986년 그는 동료 존 월워크와 한 번의 수술로 심장·폐·간을 동시에 이식했고, 1994년에는 위, 소장, 십이지장, 췌장, 간, 신장 등 6개 장기를 동시에 이식하는 수술을 이끌기도 했다. 그는 의학계에 기여한 공로로 1986년 영국 황실에서 기사 작위를, 2012년에는 스타즐 박사와 함께 노벨상 다음으로 의학계 권위 있는 상인 래스커상을 공동수상했다. 그해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그는 ‘노벨상을 받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에 “38년 전 내가 장기 이식을 한 환자가 최근 자전거를 타고 200㎞ 거리를 산악 트레킹하고 왔다”며 “내게는 이게 보상”이라고 했다. 그의 동생 도널드 칸(88) 박사는 캐나다 의사이자 파킨슨 병 연구자로 이름 높다.
  • 서울둘레길 코스 8→21개 세분화… 완주 쉬워진다

    서울둘레길 코스 8→21개 세분화… 완주 쉬워진다

    서울시는 시민이 부담 없이 서울둘레길을 완주할 수 있도록 이달부터 코스를 전면 개편한다. 코스당 평균 길이가 20㎞여서 쉽게 도전하기 어려웠던 코스를 세분화했다. 시는 이달부터 둘레길 코스를 개편하고 시설을 보완해 오는 4월부터 ‘서울둘레길 2.0’을 본격적으로 선보인다고 4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서울둘레길은 2014년 개통 이후 서울의 대표 트레킹 코스로 사랑받아왔으나 코스별 길이가 길고 휴게·여가 시설이 부족해 젊은 세대 등 다양한 연령층의 이용률이 저조했다”고 이번 개편 배경을 설명했다. 총 156.5㎞ 길이의 둘레길 코스 8개는 21개로 세분화한다. 이에 따라 전체 코스의 평균 길이는 20㎞에서 8㎞로 줄고, 기존에 약 8시간 걸리던 완주 시간 역시 평균 3시간으로 단축된다. 이에 따라 누구나 하루에 한 코스를 완주할 수 있다. 코스가 변경되는 기점 21곳에는 지역의 장소성을 담은 안내판을 설치하고 둘레길 방향 안내판도 눈에 띄게 바꾼다. 또 둘레길 곳곳에는 권역별 특성에 맞춰 하늘쉼터, 하늘전망대, 무인 휴게소 등 산림 휴양 시설을 조성한다. 다양한 시선에서 숲을 조망할 수 있도록 높이 10m 내외의 하늘숲길도 만든다. 시는 시민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인 ‘손목닥터 9988’과 연계해 완주 시 포인트를 추가 지급하는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더불어 시민이 둘레길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게 주요 탐방로 입구에 지능형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위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관제센터와 직접 연결할 수 있는 비상벨을 확대 설치한다.
  • 바람의 언덕 지나 계곡길 따라, 첫사랑 같은 얼음꽃이 피었네

    바람의 언덕 지나 계곡길 따라, 첫사랑 같은 얼음꽃이 피었네

    눈이 오면 몸이 먼저 반응한다. 무기력한 팔다리에 난데없이 힘이 돌기 시작한다. 마음도 조급해진다. 어느 산을 갈까. 설경은 역시 산에서 맞는 게 제격이다. 강원 평창 선자령이 퍼뜩 떠오른다. 눈 오는 선자령, 누구에게나 버킷 리스트다.날씨가 희한하다. 평창 횡계읍내에 종일 겨울비가 내렸다. 지구온난화 때문일까.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다는 일기예보를 듣고 왔는데, 이럴 수가 있나 싶다. 다행히 읍내와 달리 선자령엔 얼음꽃이 피었다. 나무 표면에 붙어 있던 습기가 낮은 기온에 그대로 얼어버린 거다. 눈꽃과 얼음꽃은 같은 듯하면서도 다르다. 눈꽃은 나무와 숲 전체를 뒤덮는다. 그래서 화사한 풍경을 연출한다. 얼음꽃은 겉만 살짝 덮는다. 얇게 겉을 감싼 얼음 알갱이 너머로 속의 것들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그래선지 어딘가 더 한기가 느껴진다.선자령은 대관령 북쪽, 백두대간 주능선에 위치한 고개다. 강원도 평창(도암면 횡계리)과 강릉(성산면 보광리)을 잇는다. 겨울철 대표적인 눈꽃 트레킹 코스로 널리 알려져 있다. 대관령 북쪽의 고개 ‘선자령’계곡 아름다워 선녀와 아이들이 목욕 선자령은 해발 1157m로 비교적 높다. 하지만 등산을 시작하는 옛 대관령휴게소가 해발 840m이기 때문에 실제 표고차는 317m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거리는 편도 5㎞ 남짓. 4~5시간 정도면 왕복할 수 있다. 등산로가 완만해 ‘등린이’나 가족 단위 등산객들도 어렵지 않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산행코스는 옛 대관령휴게소에서 시작된다. 정확한 명칭은 ‘대관령마을휴게소’다. 현재 영동고속도로에 있는 대관령휴게소와는 다른 곳이다. 영동고속도로 대관령IC에서 빠져 국도로 이동해야 한다. 영동고속도로가 옮겨지면서 대관령 정상의 옛 휴게소는 이용객이 줄어들어 문을 닫기도 했었다. 그러다 선자령 일대가 ‘바람의 언덕’으로 불리며 사계절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발돋움하면서 대관령마을휴게소에도 다시 차들이 가득 차기 시작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장박(장기간 차박) 차량들로 몸살을 앓았지만 요즘은 많이 좋아졌다. 언제 가도 깔끔하고 주차 공간도 넉넉한 편이다. 휴게소에서 대관령 기상관측소 방향으로 10여분 정도 걷다 보면 선자령 등산로가 나온다. 본격적인 산행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은 보통 ‘계곡길’이라 불린다. 국사성황사를 지나 통신중계기까지 이어진다. 약 1.5㎞의 오르막 코스가 다소 힘겨운 구간. 입에서 헉헉대는 소리와 함께 단내가 풍겨 나온다. 국사성황사를 거치지 않고 오른쪽 코스로 오를 수도 있다. 이쪽은 흔히 ‘능선길’이라 부른다. 다소 완만한 대신 계곡길 코스보다 500m 정도 길다. 계곡길로 접어든다. 아늑한 길이 이어진다. 잣나무, 낙엽송, 조릿대 등이 군락을 이루며 아기자기한 풍경을 선사한다. 눈이 내리면 계곡 나무들에 눈꽃이 피는데, 이게 장관이다. 계곡물도 흐른다. ‘선자령’(仙子嶺)이라는 이름은 계곡이 아름다워 선녀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 데서 유래했단다.국사성황사는 이름 그대로 대관령의 국사서낭(성황)을 모신 신당이다. 세 칸짜리 성황사와 한 칸짜리 산신당 등으로 이뤄졌다. 현재의 당우는 1944년에 중건된 것이라고 한다. 대관령 국사서낭은 대관령 산신과 함께 세계무형유산인 강릉단오제의 주신으로 모셔진다. 국사성황사에서 제를 지내고 그 신(神)을 강릉 단오장으로 모셔 가는 행사로부터 단오제가 시작된다. 성황사 주변 풍경이 빼어나다. 이리저리 굽고 휜 나무들 위로 서리 같은 얼음꽃이 피었다. 그렇지 않아도 무거운 기운이 깔려 있는 듯한데, 거무튀튀한 몸통에 서리꽃을 두른 나무들 탓에 한층 더 차갑게 가라앉는 느낌이다. 눈꽃이었더라면 화사했겠지. 하지만 이런 신묘한 분위기는 결코 풍길 수 없었을 터다. 산길은 대부분 능선 위로 이어져 있다. 장쾌한 설원을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주변 풍경을 요약하면 대략 이렇다. ‘왼편으로 대관령 목장의 설원이 펼쳐지고, 돌아서면 동해의 푸른 바다를 가슴속에 품을 수 있다. 능선을 타고 오르기 때문에 시야가 툭 트여 개방감이 더하다.’ 다만 단서가 있다. 맑은 날이어야 한다는 것. 이번 여정에서처럼 눈보라가 칠 때면 사실 눈에 담을 게 별로 없다. 간간이 드러나는 풍경에 만족해야 한다. 능선 위에 선 풍력발전기들의 자태가 이색적이다. 웅웅거리며 돌아가는 프로펠러의 진동은 위압적이면서도 어딘가 SF영화 같은 느낌을 준다. 풍력발전기 때문에 선자령 등산로를 ‘선자령 풍차길’이라 부르는 이들도 있다. 주능선은 완만한 곡선의 연속이다. 특별히 눈길을 끄는 건 없지만 고원 특유의 평평한 산줄기가 독특한 운치를 만든다. 순백의 세상에 서면 언제나 숨이 트이는 듯하다. 시원한 공기로 폐부를 씻고, 홍진 세상을 감춘 말간 풍경으로 눈을 씻는다. 능선 왼쪽으로 목장의 설원 펼쳐져돌아서면 동해의 푸른 바다가 품으로 이제 횡계의 볼거리를 말할 차례다. 겨울이면 산 아래 횡계리 일대에 이색 풍광이 펼쳐진다. 광활한 황태덕장이 그것이다. 수없이 많은 황태가 매운 겨울바람을 견디며 익어 가고 있다.평창의 겨울 풍경을 말할 때 도암호 가는 길을 빼놓을 순 없다. 도암호는 평창과 강릉이 경계를 이루는 계곡에 도암댐을 세우면서 조성된 인공호다. 호수 자체야 내세울 게 별로 없다. 한데 물길과 나란한 진입로에서 만나는 풍경만큼은 참 일품이다. 농가와 주변 산자락, 그리고 흰 눈 뒤집어쓴 계곡이 어우러져 소담한 겨울 풍경을 그려 내고 있다. 크고 작은 바위들이 뒤섞인 계곡 사이로는 물 반 얼음 반의 계류가 흐른다. 계곡 오른쪽은 발왕산이다. 웅장하지는 않지만 중첩된 산자락들이 제법 옹골찬 풍경을 선사한다. 이쯤 되면 초대형 걸개그림이라 해도 믿겠다. 도암호 위는 강릉의 안반데기다. 겨울철엔 눈이 쌓여 올라갈 엄두를 못 내지만 다른 계절엔 명자깨나 날리는 여행지다. 대관령 주변에 눈꽃 마을, 의야지 마을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이름난 마을이 많다. 눈썰매장 등의 놀이시설은 대부분 갖췄고 저마다 색다른 콘텐츠도 마련해 뒀다. 진부면 오대천 일대에선 송어축제가 열리고 있다. 송어맨손잡기와 낚시, 썰매 등 겨울 놀이, 먹거리 체험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낚시는 얼음판에 20㎝ 안팎의 구멍을 뚫어 송어를 낚는 얼음낚시와 실내낚시로 나뉜다. 어린이나 노약자도 어렵지 않게 송어를 잡을 수 있다. 먹거리터에선 잡은 송어를 회와 구이로 요리해 즉석에서 맛볼 수 있다. 탕수육과 매운탕 등 15가지 송어 요리를 맛보며 지역 예술인들의 공연도 감상할 수 있다. 눈광장과 얼음광장엔 겨울 레포츠가 즐비하다. 눈광장에선 눈썰매, 스노 래프팅, 수륙양용차 아르고를 탈 수 있다. 얼음광장에서는 전통 썰매, 스케이트, 얼음 자전거, 범퍼카, 얼음 카트 등 놀이를 즐길 수 있다. 19일에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이 개막되면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올 것으로 예상된다.평창 현지에서 눈을 만났다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찾아야 하는 곳이 월정사 전나무 숲길이다. ‘한정판 풍경’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눈 그치고 반나절만 지나면 전나무숲은 언제 그랬냐는 듯 앙상한 모습으로 돌아가기 일쑤다. 제아무리 폭설을 뒤집어썼다 해도 그렇다. 행여 바람이라도 불면 눈 떨어지는 시간은 더 짧아진다. 그러니 수도권 등 먼거리의 여행자들이 기를 써도 소담한 설경과 마주하기란 쉽지 않다. 전나무 숲길은 일주문에서 금강문까지 이어진다. 채 1㎞가 못 되는 거리에 반듯하게 솟은 전나무가 빽빽하다. 숲에서 가장 나이 든 나무는 수령 370년 정도다. 대개는 수령 80년 안팎의 젊은 나무들이다. 숲은 오백 살 먹은 전나무 아홉 그루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이들의 씨가 퍼져 지금의 숲을 이뤘다는 것. ‘천년의 숲’이라 불리는 이유다. ●여행수첩 횡계 쪽에 맛집이 많다. 납작식당은 오삼(오징어·삼겹살)불고기를 잘한다. 남경식당은 꿩만두와 메밀막국수로 소문난 집. 대관령한우타운과 평창한우마을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한우를 맛볼 수 있다.
  • “청년 일자리 초토화시킨 사람을 국회의원 뽑아준다고?”...前경제수석의 일침

    “청년 일자리 초토화시킨 사람을 국회의원 뽑아준다고?”...前경제수석의 일침

    “생업으로 돈을 벌어 세금을 내본 적이 없는 사람, 세상에 ‘공짜’가 있을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 이런저런 법으로 청년 일자리를 초토화시킨 사람,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 입법을 한 사람에겐 4월 총선에서 절대로 표를 주지 말아야 합니다.” 박병원(72) 안민정책포럼 이사장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이 떨어지면서 ‘잃어버린 시대’를 우려하는 상황에 내몰린 가장 큰 이유로 ‘나쁜 정치’를 들었다. 진보·보수 정부에서 경제정책 수립의 중책을 담당했고 우리금융 회장, 은행연합회 회장, 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민간부문 수장으로도 오랜 관록을 지닌 그는 당대의 경제 지략가로 통한다. 서울신문은 한국경제의 심박동을 끌어올릴 방안이 무엇인지 모색하기 위해 지난달 26일 박 이사장과 편집국장 신년 대담을 가졌다.서울 종로구의 사무실 한 켠에 야생화 사진으로 만든 2024년 달력이 걸려 있었다. 지난 여름 보름 남짓 일정으로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핀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의 알프스로 트레킹을 다녀왔다는 그는 “백두대간에는 알프스처럼 케이블카, 등반열차를 설치할 수도 없고 (대피소가 아닌) 제대로 된 산장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국립공원이 불필요하게 많은 것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공원으로 지정해 달라고 국가에 요청한 결과입니다. 그래야 도로 등을 해결해 주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국립공원이 되면 규제에 묶여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지금은 지자체들이 국립공원 지정을 풀어달라고 해야 할 상황입니다.” ●규제 때문에 내수로 흐를 돈 놓쳐 -(김태균 편집국장)자연스럽게 규제 이야기로 시작하게 됐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규제 혁신이 핵심 국정과제로 강조되는 것은 그만큼 제대로 된 적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박 이사장)차량호출 서비스 ‘타다’를 금지하는 법이 왜 나왔나. 택시업계가 반대하니까 국회가 앞장서서 입법을 했다. 공인중개사 표를 얻으려고 국회의원들이 ‘직방(부동산 중개서비스)금지법’도 발의했다. 택시기사를 위하고 공인중개사를 위한다는 것인데, 정작 국민 전체를 위하는 의원은 없다. 문재인 정부 때 반도체산업육성특별법을 만들겠다고 하다가 질질 끌었는데 여당 의원 중 한 명이 ‘삼성전자에 이익이 될 테니 못 해주겠다’고 했다. 그런 논리면 우리는 구멍가게밖에 할 수 없다. 정권과 정치권이 경제 논리로 생각을 하지 않는다. 돈 버는 게 죄가 되는 나라에서 어떻게 경제가 잘 되겠는가. 지금도 국회는 끊임없이 규제법안을 만들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정치의 덫에 갇혀 있다.” -4월에 총선이 치러진다. 국민들의 선택이 중요할 것 같은데. “현역(의원) 출마자들이 재임 중 어떤 나쁜 법안을 만들었고, 어떤 낭비성 예산을 통과시키는 데 참여했는지 가려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광주와 대구를 잇는 ‘달빛철도’에 들어갈 돈이 6조~7조원이라고 한다. 예비타당성 면제 특별법을 만든 의원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 새만금과 무안·양양·울진·가덕도 공항에 헛된 돈을 쓰고, 저출산으로 소멸할 위기에 처한 나라를 만들어놓은 정치인의 잘못도 따져야 한다. 나랏돈을 잘 썼으면 인구 위기가 이 정도는 아니었다.” -국회도 문제지만 정부 정책이 국가경쟁력을 잠식했다는 비판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을 한답시고 교육, 의료, 교통, 통신비를 최대한 억눌러 소비 지출을 최소화함으로써 국민들이 돈을 쓸 여유를 만들어주겠다 했다. 서비스업을 일자리 원천으로 생각하지 않고, 싼값에만 공급하려고 했다. 애초 가능한 일인가. 누구도 만족할 수 없는 (공)교육을 만들어놓고 더 좋은 교육은 학원, 해외로 가라고 해놓은 격이니 교육 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 의료 산업도 마찬가지다. 있는 사람들은 병을 고치러 해외로 나간다. 말도 안 되는 규제 때문에 내수로 흐를 돈을 얼마나 놓치고 있는지 봐야 한다. 국민은 돈을 쓸 각오가 돼 있는데 국가는 그럴 생각이 없다. 정부마다 새로 출범하면 제일 먼저 하는 게 통신비 인하, 카드 수수료 삭감이다. 도무지 돈을 벌 수 있게 내버려두지를 않는다. 모두에게 고만고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건데 이게 과연 국민이 원하는 걸까. 이래 서야 우리 서비스 산업이 바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역대 정부가 예외 없이 서비스산업 발전 방안을 내놓았지만, 제자리걸음이다. “싼값에 고급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건 ‘미션 임파서블’(불가능한 임무)이다. 정치인들이 내세우는 거짓말이다. 국민 누구도 ‘남보다 더 나은 교육’, ‘남보다 더 나은 의료’ 서비스는 받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교육, 의료에서 유출되는 막대한 외화를 우리 대학, 우리 병원으로 돌릴 수 있다면 등록금과 보험 수가를 덜 올리고도 교육의 질을 높이고 병원 적자를 줄일 수 있다.”대한민국은 ‘정치의 덫’에 갇혔다‘타다·직방 금지법’ 기득권 표심용‘예타 면제법’도 수십조 예산 낭비위기 내몬 정치인 왜 책임 안 지나싼값에 고급 서비스? 미션 임파서블!누구도 만족 못 할 공교육·공공의료그러니 사교육이나 해외로 눈 돌려제조업처럼 외국시장과 경쟁해야인구감소 흐름 ‘뉴 노멀’ 되어선 안 돼태어난 아이도 대학 전액 지원 등파괴적 출산 대책 나랏돈 쏟아야청년고용 안정 위한 노동 개혁도●산업 개방 안 하면 목숨 걸고 안 뛰어 -어디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할까. “서비스업을 제조업처럼 하면 세계 최고로 만들 수 있다. 제조업은 걸음마 단계부터 수출을 했다. 그러다 1970년대 중반 시장을 개방했다. 그러자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졌다. 여태껏 시장을 개방해서 해당 분야의 산업이 몰락한 사례가 없다. 오히려 개방을 안 한 산업만 성장을 못 했다. 대표적인 게 의료, 교육, 통신, 교통 같은 서비스업이다. 개방을 안 하니까 목숨 걸고 뛰지 않는다. 전부 규제산업이기도 하다. 규제를 한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기존 시장 참여자들에게 지원과 보호를 해준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서비스 산업은 이런 함정에 빠져 있다.” -규제 혁파나 서비스 산업 경쟁력 제고를 외치고는 있는데도 현실에서는 경쟁력이 더 떨어지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비싼 땅값·노동시장 경직, 투자하겠나 “투자가 안 이뤄지면 우리 경제는 한 걸음도 못 나간다. 연구개발(R&D)이나 인적 자원 모두 투자가 필요하다. 투자는 기업에 의해 이뤄지고, 일자리는 기업에 의해 생긴다. 물론 투자는 이익 발생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우리의 치명적인 결함은 땅값은 너무 비싸고 노동시장은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는 점이다. 미국도 주는 세제 혜택을 안 주는 경우가 많다. 이래서야 어떤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 투자를 하겠는가. 가뜩이나 투자하기에 별 볼 일 없는 나라인데 정부의 투자 유치 노력은 더 미약해졌다. 투자가 늘어나야 좋은 일자리도 늘어나는데 그게 안 되니 ‘편의점 알바’ 자리밖에 안 생긴다. 2002년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가 각각 동북아와 중동의 금융허브를 만들겠다고 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의 성적표를 보면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정부부처의 뿌리 깊은 규제 신봉과 행정 일선의 낡은 관행도 문제 아닌가. “총리실 규제개혁 자문위원을 1년째 하고 있는데 답답한 게 많다. 일선 공무원들이 책임지기 싫으니까 안 움직이려고 한다. 국회까지 가지 않고 조례나 시행령만 고쳐도 되는 일들도 안하는 경우가 많다. 의대 정원 증원만 해도 국회에 안 가도 되는 사안이다. 의사협회는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증원에 반대하면서도 ‘의사 수가 늘어나면 국민 의료비용 증가가 우려된다’고 주장한다. 터무니없는 소리다. 그런데 문제는 이와 비슷한 논리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공무원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규제와 관련해 대한민국 경제의 ‘암적인 요소’가 토지 공급 부족이라는 말씀을 한 적이 있다. “서울의 경우 박원순 전 시장 때 재개발 재건축을 금지시킨 게 치명적이었다. 토지 공급 루트는 재개발·재건축 밖에 없는데 그때 완전히 끊겼다. 인재(人災)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가격 폭등도 토지 공급이 끊어진 데서 비롯됐다. 지금 풀고는 있지만 효과는 4~5년 후에 나타난다. 땅값이 비싸니 기업들이 투자를 하기 어렵다. LG필립스가 20년 전 파주 2000만평 부지에 공장을 짓겠다고 했을 때 수도권 인구 집중, 군사시설, 문화재 보호 등을 이유로 인허가를 도저히 내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안 해 주면 중국 간다고 하는데 어떡하나’라고 주변을 설득해 결단을 내렸다.” -농사를 안 지을 사람은 농지를 못 사게 해놓은 현행법도 손볼 때 된 것 아닌가. “한국 농지가 미국 농지보다 30배는 비싸다. 누가 농사 짓겠다고 그 큰돈을 내겠는가. 규제 풀어주면 난개발이 이뤄진다는 건 웃기는 소리다. 규제를 없앤다고 해서 설악산, 관악산 꼭대기에 공장을 짓겠나, 만경평야 한복판에 집을 짓겠나. 규제를 풀어도 투자와 개발은 합리적인 판단에 따라 이뤄지기 마련이다. 게다가 지금은 규제를 풀어주어도 정작 수요가 없어 아무 일도 안 일어날 상황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인구 위기 때문에 ‘소멸’이 화두로 떠올랐다. “인구가 감소하는 경제를 운영하는 것은 인구가 증가하는 경제를 운영하는 것보다 100배 이상 힘들다. 일부에서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이라고 부르는 모양인데, ‘뉴’도 ‘노멀’도 아닌 극히 비정상적 상황이다. 인구가 감소한다는 건 기본적으로 수요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인구대책이 경제정책의 제1조가 돼야 한다. 인구 감소는 무조건 반전시켜야 한다. 동원할 수 있는 자원, 낭비되는 재원을 탈탈 털어 출산 장려에 써야 한다. ” -정부는 2006년 이후 저출산 대책에 380조원을 썼다고 한다. 지방정부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런데도 출산율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우선 380조원을 썼다는 얘기부터 짚어봐야 한다. 덩치 큰 청년임대주택 예산처럼 이것저것 가져다 억지로 짜맞춘 수치다. 가공의 숫자로 국민에게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인구 정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체 예산을 ‘하나의 주머니’에 담는 것이다. 부처별로 실시하고 있는 것들 다 집어치우고 한데로 끌어모아야 한다. 돈은 뭉쳐야 힘이 있다. 위원회 같은 형태가 아니라 보건복지부든 기획재정부든 어느 한 부처에서 확실하게 틀어쥐고 컨트롤타워를 맡아야 한다. 그리고 지금부터 출산하는 아이들은 물론 이미 태어난 아이들도 대학 학비를 다 지원한다는 식으로 해야 한다. 국가·지방재정 따질 것 없이 끌어모아 파괴적인 출산 장려책을 펴야 한다.” ●국가 발전 위해 엘리트 이민 허용해야 -저출산 대책이 효과를 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우선은 외국에서 우수한 노동력과 두뇌를 받아들이는 일이 중요할 텐데. “마지못해 ‘이민을 허용한다’는 식의 미지근한 자세로는 안 된다. 육체노동 수요 중심의 발상도 깨뜨려야 한다. 국가발전을 위해 고급인력을 스카우트해야 한다. 그걸 못 하면 수렁에서 빠져나갈 길은 없다.” -우리 청년들이 아이 낳을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출발점은 역시 양질의 일자리 확충이 아닐까. “노동개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미 취직한 사람한테 이로운 일은 그 어떤 것도 아직 취직하지 못한 사람에겐 불리한 일이 된다. 대표적인 게 정년 연장이다. 정년은 해고 제한의 반사적 거울이고, 호봉제의 폐해다. 해고가 자유롭거나 연봉제 같은 탄력적 임금체계가 확립되면 정년이 필요 없다. 정년은 회사가 계속 쓰고 싶지 않은 사람을 보호하는 제도다. 신입사원 3명분의 임금을 가져가는 사람들 때문에 청년들이 희생당하는 제도다.” -노동개혁의 핵심은 유연성 제고라지만, 해고를 쉽게 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은데. “당장은 불가능한 게 사실이다. 양대 노총 눈치를 보는 정치권 때문에 그들의 기득권을 완화하는 것은 어렵다. 대신에 ‘기득권은 건드리지 않을 테니 노동자들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융통성을 발휘해 달라’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를테면 신입사원들에 대해서만큼은 연봉제와 성과급, 직무급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임금체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호봉제는 젊은 시절에는 저임금, 나이 들어서는 고임금을 받는 구조다. 평생직장이 사라져가는 세상에서 없어져야 할 제도다. 모든 노동자가 같은 것을 원하지 않는데, 왜 그들이 다른 조건으로 취업하는 것을 가로막나. 최저임금위원회의 노사 대표들도 다 교체해야 한다. 실제 최저임금, 또는 그 이하를 주고받는 사용자·노동자들이 대표로 나설 수 있어야 한다.” ■ 박병원 이사장은 박병원 안민정책포럼 이사장은 1975년 행정고시 17회로 입직한 뒤 재정경제원 예산총괄과장과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차관보 등 요직을 역임했다. 재경부 1차관을 끝으로 30여년 공직생활을 접은 뒤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맡기도 했지만 대통령실 경제수석(이명박 정부)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후 은행연합회 회장, 경영자총협회 회장을 지냈고 윤석열 정부에서 금융규제혁신회의 의장과 서비스산업 발전 태스크포스(TF) 민간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2월 사단법인 한국비영리조직평가원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그는 “‘제2의 윤미향’을 막자는 취지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대기업의 후원금, 지원을 받는 법인, 비영리기관이 수만 곳인데 제대로 평가하는 기관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 규제 혁파 막는 건 ‘나쁜 정치’…대기업이 돈 벌면 죄 되는 나라, 이런 법 만든 이들 또 뽑겠나

    규제 혁파 막는 건 ‘나쁜 정치’…대기업이 돈 벌면 죄 되는 나라, 이런 법 만든 이들 또 뽑겠나

    “생업으로 돈을 벌어 세금을 내본 적이 없는 사람, 세상에 ‘공짜’가 있을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 이런저런 법으로 청년 일자리를 초토화시킨 사람,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 입법을 한 사람에겐 4월 총선에서 절대로 표를 주지 말아야 합니다.” 박병원(72) 안민정책포럼 이사장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이 떨어지면서 ‘잃어버린 시대’를 우려하는 상황에 내몰린 가장 큰 이유로 ‘나쁜 정치’를 들었다. 진보·보수 정부에서 경제정책 수립의 중책을 담당했고 우리금융 회장, 은행연합회 회장, 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민간부문 수장으로도 오랜 관록을 지닌 그는 당대의 경제 지략가로 통한다. 서울신문은 한국경제의 심박동을 끌어올릴 방안이 무엇인지 모색하기 위해 지난달 26일 박 이사장과 편집국장 신년 대담을 가졌다.서울 종로구의 사무실 한 켠에 야생화 사진으로 만든 2024년 달력이 걸려 있었다. 지난 여름 보름 남짓 일정으로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핀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의 알프스로 트레킹을 다녀왔다는 그는 “백두대간에는 알프스처럼 케이블카, 등반열차를 설치할 수도 없고 (대피소가 아닌) 제대로 된 산장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국립공원이 불필요하게 많은 것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공원으로 지정해 달라고 국가에 요청한 결과입니다. 그래야 도로 등을 해결해 주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국립공원이 되면 규제에 묶여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지금은 지자체들이 국립공원 지정을 풀어달라고 해야 할 상황입니다.” ●규제 때문에 내수로 흐를 돈 놓쳐 -(김태균 편집국장)자연스럽게 규제 이야기로 시작하게 됐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규제 혁신이 핵심 국정과제로 강조되는 것은 그만큼 제대로 된 적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박 이사장)차량호출 서비스 ‘타다’를 금지하는 법이 왜 나왔나. 택시업계가 반대하니까 국회가 앞장서서 입법을 했다. 공인중개사 표를 얻으려고 국회의원들이 ‘직방(부동산 중개서비스)금지법’도 발의했다. 택시기사를 위하고 공인중개사를 위한다는 것인데, 정작 국민 전체를 위하는 의원은 없다. 문재인 정부 때 반도체산업육성특별법을 만들겠다고 하다가 질질 끌었는데 여당 의원 중 한 명이 ‘삼성전자에 이익이 될 테니 못 해주겠다’고 했다. 그런 논리면 우리는 구멍가게밖에 할 수 없다. 정권과 정치권이 경제 논리로 생각을 하지 않는다. 돈 버는 게 죄가 되는 나라에서 어떻게 경제가 잘 되겠는가. 지금도 국회는 끊임없이 규제법안을 만들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정치의 덫에 갇혀 있다.” -4월에 총선이 치러진다. 국민들의 선택이 중요할 것 같은데. “현역(의원) 출마자들이 재임 중 어떤 나쁜 법안을 만들었고, 어떤 낭비성 예산을 통과시키는 데 참여했는지 가려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광주와 대구를 잇는 ‘달빛철도’에 들어갈 돈이 6조~7조원이라고 한다. 예비타당성 면제 특별법을 만든 의원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 새만금과 무안·양양·울진·가덕도 공항에 헛된 돈을 쓰고, 저출산으로 소멸할 위기에 처한 나라를 만들어놓은 정치인의 잘못도 따져야 한다. 나랏돈을 잘 썼으면 인구 위기가 이 정도는 아니었다.” -국회도 문제지만 정부 정책이 국가경쟁력을 잠식했다는 비판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을 한답시고 교육, 의료, 교통, 통신비를 최대한 억눌러 소비 지출을 최소화함으로써 국민들이 돈을 쓸 여유를 만들어주겠다 했다. 서비스업을 일자리 원천으로 생각하지 않고, 싼값에만 공급하려고 했다. 애초 가능한 일인가. 누구도 만족할 수 없는 (공)교육을 만들어놓고 더 좋은 교육은 학원, 해외로 가라고 해놓은 격이니 교육 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 의료 산업도 마찬가지다. 있는 사람들은 병을 고치러 해외로 나간다. 말도 안 되는 규제 때문에 내수로 흐를 돈을 얼마나 놓치고 있는지 봐야 한다. 국민은 돈을 쓸 각오가 돼 있는데 국가는 그럴 생각이 없다. 정부마다 새로 출범하면 제일 먼저 하는 게 통신비 인하, 카드 수수료 삭감이다. 도무지 돈을 벌 수 있게 내버려두지를 않는다. 모두에게 고만고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건데 이게 과연 국민이 원하는 걸까. 이래 서야 우리 서비스 산업이 바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역대 정부가 예외 없이 서비스산업 발전 방안을 내놓았지만, 제자리걸음이다. “싼값에 고급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건 ‘미션 임파서블’(불가능한 임무)이다. 정치인들이 내세우는 거짓말이다. 국민 누구도 ‘남보다 더 나은 교육’, ‘남보다 더 나은 의료’ 서비스는 받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교육, 의료에서 유출되는 막대한 외화를 우리 대학, 우리 병원으로 돌릴 수 있다면 등록금과 보험 수가를 덜 올리고도 교육의 질을 높이고 병원 적자를 줄일 수 있다.”대한민국은 ‘정치의 덫’에 갇혔다‘타다·직방 금지법’ 기득권 표심용‘예타 면제법’도 수십조 예산 낭비위기 내몬 정치인 왜 책임 안 지나싼값에 고급 서비스? 미션 임파서블!누구도 만족 못 할 공교육·공공의료그러니 사교육이나 해외로 눈 돌려제조업처럼 외국시장과 경쟁해야인구감소 흐름 ‘뉴 노멀’ 되어선 안 돼태어난 아이도 대학 전액 지원 등파괴적 출산 대책 나랏돈 쏟아야청년고용 안정 위한 노동 개혁도●산업 개방 안 하면 목숨 걸고 안 뛰어 -어디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할까. “서비스업을 제조업처럼 하면 세계 최고로 만들 수 있다. 제조업은 걸음마 단계부터 수출을 했다. 그러다 1970년대 중반 시장을 개방했다. 그러자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졌다. 여태껏 시장을 개방해서 해당 분야의 산업이 몰락한 사례가 없다. 오히려 개방을 안 한 산업만 성장을 못 했다. 대표적인 게 의료, 교육, 통신, 교통 같은 서비스업이다. 개방을 안 하니까 목숨 걸고 뛰지 않는다. 전부 규제산업이기도 하다. 규제를 한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기존 시장 참여자들에게 지원과 보호를 해준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서비스 산업은 이런 함정에 빠져 있다.” -규제 혁파나 서비스 산업 경쟁력 제고를 외치고는 있는데도 현실에서는 경쟁력이 더 떨어지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비싼 땅값·노동시장 경직, 투자하겠나 “투자가 안 이뤄지면 우리 경제는 한 걸음도 못 나간다. 연구개발(R&D)이나 인적 자원 모두 투자가 필요하다. 투자는 기업에 의해 이뤄지고, 일자리는 기업에 의해 생긴다. 물론 투자는 이익 발생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우리의 치명적인 결함은 땅값은 너무 비싸고 노동시장은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는 점이다. 미국도 주는 세제 혜택을 안 주는 경우가 많다. 이래서야 어떤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 투자를 하겠는가. 가뜩이나 투자하기에 별 볼 일 없는 나라인데 정부의 투자 유치 노력은 더 미약해졌다. 투자가 늘어나야 좋은 일자리도 늘어나는데 그게 안 되니 ‘편의점 알바’ 자리밖에 안 생긴다. 2002년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가 각각 동북아와 중동의 금융허브를 만들겠다고 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의 성적표를 보면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정부부처의 뿌리 깊은 규제 신봉과 행정 일선의 낡은 관행도 문제 아닌가. “총리실 규제개혁 자문위원을 1년째 하고 있는데 답답한 게 많다. 일선 공무원들이 책임지기 싫으니까 안 움직이려고 한다. 국회까지 가지 않고 조례나 시행령만 고쳐도 되는 일들도 안하는 경우가 많다. 의대 정원 증원만 해도 국회에 안 가도 되는 사안이다. 의사협회는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증원에 반대하면서도 ‘의사 수가 늘어나면 국민 의료비용 증가가 우려된다’고 주장한다. 터무니없는 소리다. 그런데 문제는 이와 비슷한 논리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공무원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규제와 관련해 대한민국 경제의 ‘암적인 요소’가 토지 공급 부족이라는 말씀을 한 적이 있다. “서울의 경우 박원순 전 시장 때 재개발 재건축을 금지시킨 게 치명적이었다. 토지 공급 루트는 재개발·재건축 밖에 없는데 그때 완전히 끊겼다. 인재(人災)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가격 폭등도 토지 공급이 끊어진 데서 비롯됐다. 지금 풀고는 있지만 효과는 4~5년 후에 나타난다. 땅값이 비싸니 기업들이 투자를 하기 어렵다. LG필립스가 20년 전 파주 2000만평 부지에 공장을 짓겠다고 했을 때 수도권 인구 집중, 군사시설, 문화재 보호 등을 이유로 인허가를 도저히 내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안 해 주면 중국 간다고 하는데 어떡하나’라고 주변을 설득해 결단을 내렸다.” -농사를 안 지을 사람은 농지를 못 사게 해놓은 현행법도 손볼 때 된 것 아닌가. “한국 농지가 미국 농지보다 30배는 비싸다. 누가 농사 짓겠다고 그 큰돈을 내겠는가. 규제 풀어주면 난개발이 이뤄진다는 건 웃기는 소리다. 규제를 없앤다고 해서 설악산, 관악산 꼭대기에 공장을 짓겠나, 만경평야 한복판에 집을 짓겠나. 규제를 풀어도 투자와 개발은 합리적인 판단에 따라 이뤄지기 마련이다. 게다가 지금은 규제를 풀어주어도 정작 수요가 없어 아무 일도 안 일어날 상황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인구 위기 때문에 ‘소멸’이 화두로 떠올랐다. “인구가 감소하는 경제를 운영하는 것은 인구가 증가하는 경제를 운영하는 것보다 100배 이상 힘들다. 일부에서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이라고 부르는 모양인데, ‘뉴’도 ‘노멀’도 아닌 극히 비정상적 상황이다. 인구가 감소한다는 건 기본적으로 수요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인구대책이 경제정책의 제1조가 돼야 한다. 인구 감소는 무조건 반전시켜야 한다. 동원할 수 있는 자원, 낭비되는 재원을 탈탈 털어 출산 장려에 써야 한다. ” -정부는 2006년 이후 저출산 대책에 380조원을 썼다고 한다. 지방정부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런데도 출산율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우선 380조원을 썼다는 얘기부터 짚어봐야 한다. 덩치 큰 청년임대주택 예산처럼 이것저것 가져다 억지로 짜맞춘 수치다. 가공의 숫자로 국민에게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인구 정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체 예산을 ‘하나의 주머니’에 담는 것이다. 부처별로 실시하고 있는 것들 다 집어치우고 한데로 끌어모아야 한다. 돈은 뭉쳐야 힘이 있다. 위원회 같은 형태가 아니라 보건복지부든 기획재정부든 어느 한 부처에서 확실하게 틀어쥐고 컨트롤타워를 맡아야 한다. 그리고 지금부터 출산하는 아이들은 물론 이미 태어난 아이들도 대학 학비를 다 지원한다는 식으로 해야 한다. 국가·지방재정 따질 것 없이 끌어모아 파괴적인 출산 장려책을 펴야 한다.” ●국가 발전 위해 엘리트 이민 허용해야 -저출산 대책이 효과를 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우선은 외국에서 우수한 노동력과 두뇌를 받아들이는 일이 중요할 텐데. “마지못해 ‘이민을 허용한다’는 식의 미지근한 자세로는 안 된다. 육체노동 수요 중심의 발상도 깨뜨려야 한다. 국가발전을 위해 고급인력을 스카우트해야 한다. 그걸 못 하면 수렁에서 빠져나갈 길은 없다.” -우리 청년들이 아이 낳을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출발점은 역시 양질의 일자리 확충이 아닐까. “노동개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미 취직한 사람한테 이로운 일은 그 어떤 것도 아직 취직하지 못한 사람에겐 불리한 일이 된다. 대표적인 게 정년 연장이다. 정년은 해고 제한의 반사적 거울이고, 호봉제의 폐해다. 해고가 자유롭거나 연봉제 같은 탄력적 임금체계가 확립되면 정년이 필요 없다. 정년은 회사가 계속 쓰고 싶지 않은 사람을 보호하는 제도다. 신입사원 3명분의 임금을 가져가는 사람들 때문에 청년들이 희생당하는 제도다.” -노동개혁의 핵심은 유연성 제고라지만, 해고를 쉽게 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은데. “당장은 불가능한 게 사실이다. 양대 노총 눈치를 보는 정치권 때문에 그들의 기득권을 완화하는 것은 어렵다. 대신에 ‘기득권은 건드리지 않을 테니 노동자들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융통성을 발휘해 달라’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를테면 신입사원들에 대해서만큼은 연봉제와 성과급, 직무급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임금체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호봉제는 젊은 시절에는 저임금, 나이 들어서는 고임금을 받는 구조다. 평생직장이 사라져가는 세상에서 없어져야 할 제도다. 모든 노동자가 같은 것을 원하지 않는데, 왜 그들이 다른 조건으로 취업하는 것을 가로막나. 최저임금위원회의 노사 대표들도 다 교체해야 한다. 실제 최저임금, 또는 그 이하를 주고받는 사용자·노동자들이 대표로 나설 수 있어야 한다.” ■ 박병원 이사장은 박병원 안민정책포럼 이사장은 1975년 행정고시 17회로 입직한 뒤 재정경제원 예산총괄과장과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차관보 등 요직을 역임했다. 재경부 1차관을 끝으로 30여년 공직생활을 접은 뒤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맡기도 했지만 대통령실 경제수석(이명박 정부)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후 은행연합회 회장, 경영자총협회 회장을 지냈고 윤석열 정부에서 금융규제혁신회의 의장과 서비스산업 발전 태스크포스(TF) 민간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2월 사단법인 한국비영리조직평가원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그는 “‘제2의 윤미향’을 막자는 취지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대기업의 후원금, 지원을 받는 법인, 비영리기관이 수만 곳인데 제대로 평가하는 기관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 1976년 미 애리조나 사막에 묻힌 30대 남성 신원 밝혀냈는데

    1976년 미 애리조나 사막에 묻힌 30대 남성 신원 밝혀냈는데

    거의 반 세기 전인 1976년 미국 애리조나주 북서쪽 사막을 트레킹하던 이의 눈에 건성으로 만들어진 무덤 하나가 들어왔다. 그랜드캐년 관광의 들머리 도시인 플래그스태프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 무덤의 주인공은 머리에 총상을 입고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검 결과 30대 중반 남성이며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머리에 총알이 박힌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경찰은 신원을 밝혀내지 못했다. 지문을 채취했지만 당시 데이터베이스로는 대조할 지문이 없었다. 플래그스태프에 있는 노던 애리조나 박물관 측이 시신 얼굴 몽타주를 그렸는데 누구도 그의 신원을 밝혀낼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그런데 모하비 카운티 보안관실이 26일(현지시간) 그의 신원을 밝혀냈다며 엘살바도르 국적의 루이스 알론소 파레데스라고 공개했다. 지난달 재수사에 착수, 지문 대조를 위해 국가 데이터베이스를 돌려 어렵지 않게 파레데스란 사실을 알아냈다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실종 당시 라스베이거스 지역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그 전 10년 동안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에 고용돼 일한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아직까지 그의 친인척이 생존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신원만 파악해냈을 뿐이지, 오랜 세월 그의 죽음 경위에 대한 궁금증은 하나도 풀리지 않았다. 모하비 카운티 보안관실은 사건에 대해 정보가 있거나 생존하는 친인척을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들의 연락을 기다린다고 했다.
  • “나 남자였네”…이시영, 괴물 복근 포착

    “나 남자였네”…이시영, 괴물 복근 포착

    이시영이 특수분장 과정을 공개했다. 최근 이시영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괴물 이경. 분장팀 감사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사진 여러 장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촬영을 위해 특수분장 중인 이시영의 모습이 담겨 있다. 특히 이시영의 근육이 감탄을 자아낸다. 이시영은 지난 14일 “나 남자였네”라는 글과 함께 촬영 현장 사진을 공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한편 이시영은 지난 2017년 요식업 사업가과 결혼해 슬하에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또한 이시영은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스위트홈2’에 출연해 열연을 펼쳤다. 이시영은 2010년 복싱을 시작해 복싱 국가대표까지 발탁됐으나 2015년 부상으로 인해 은퇴했다. 최근에는 ‘2023 클린 히말라야 트레킹’ 프로젝트 참여차 히말라야 산맥 등반에 도전했다.
  • 김춘곤 서울시의원, 어린이박람회 참석·보건복지부장관상 수상

    김춘곤 서울시의원, 어린이박람회 참석·보건복지부장관상 수상

    서울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 위원장과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김춘곤 의원(국민의힘·강서4)이 지난 8일 어린이동아와 아동권리보장원이 주최하는 ‘2023 대한민국 어린이박람회’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이번 첫 어린이박람회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SETEC 제3전시실에서 ▲보건복지부 아동권리보장원 부스 (아동권리 정책소개 및 체험) ▲NH농협은행 부스 (어린이 가상 통장 금융체험) ▲농림축산식품부 부스(어린이 먹거리 체험) ▲게임 과몰입 힐링센터 부스(과몰입 테스트 체험)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 부스(산행 안전교육) 등 어린이 관련 부스가 설치돼 어린이가 직접 체험할 수 있게 기획됐다.김 의원은 행사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어린이들과 함께 박람회장에 설치된 부스들을 돌아보고 중앙의 발표장에서 어린이 기념 공연 관람 후 ‘저출산 관련 대책 수립 등 출산율 제고 정책을 선도적으로 추진한 공로’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김 의원은 ‘저출산’ 용어에 대해 인구감소의 책임이 사회 전체에 있음에도 여성에게만 있는 것으로 오인하게 할 성차별적 요소가 있으므로 이를 아이 중심의 용어인 ‘저출생’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서울시 조례의 용어를 바꾸는 조례안을 발의했었다.또한 아이들이 많이 이용하는 서남물재생센터 내 풋살구장의 시설들이 손상된 상태로 방치돼 아이들이 다칠 수 있는 상태를 상세히 조사해 2023 행정사무감사 중 서울시에 즉각적인 조치를 주문했다. 김 의원은 “오늘 박람회장 부스를 관람하면서 본 홍보 문구처럼 대한민국은 365일 아동의 날입니다. 아동들이 모두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라서 대한민국의 훌륭한 구성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 마라피 화산 분출 징후 알고도 등반 허가, 23명 사망

    마라피 화산 분출 징후 알고도 등반 허가, 23명 사망

    인도네시아 활화산 트레킹은 국내 산객들에게도 꽤나 매력 있는 상품이었다. 그런데 정말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마라피 화산이 지난 3일(현지시간) 분출해 23명이 희생됐는데 분출 징후를 보였는데도 당국이 이를 무시하고 등반을 허용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현지 일간 콤파스 등이 6일 전했다. 최근 몇 주 동안 화산 활동이 부쩍 활발해진 것을 감지해 화산 경보(1∼4단계) 2단계를 발령한 상황이었는데도 등반 허가를 받은 75명이 아무일 없다는 듯 등반 중이었다가 사고를 당했다. 특히 2017년 분출 때도 16명의 등산객이 등반을 시도하다 고립돼 막대한 인명 피해가 빚어질 뻔해 경보 발령 및 통제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렇게 많은 인명 피해가 빚어졌다. 인도네시아 화산관리청은 화산 경보와 등반 허가는 별개라고 해명했다. 등반 허가는 지방 당국의 몫이란 것이다. 서(西)수마트라주 화산관리청은 경보 2단계에서는 온라인으로 미리 신청하면 일반인도 등반이 허용되지만 위험 구역 아래까지만 오를 수 있고, 3인 미만 등반이나 야간 등반은 금지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는 일부 등반객들이 허용된 곳보다 더 높이 올랐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허가받지 않고 산에 오른 등산객이나 인근 마을 주민들이 있을 수 있다며 인명 피해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인도네시아 구조당국은 지난 이틀 동안 수색을 통해 11명의 사망자 시신을 발견했으며 이날 한 명을 추가 발견해 모두 23명이 이번 분출로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마라피 화산은 지난 3일 오후 2시 54분쯤 분출, 정상에서부터 최고 3㎞ 높이까지 화산재가 치솟아 인근 마을이 화산재로 뒤덮였다. 52명이 대피하거나 구조됐지만 화상을 입은 이들이 적지 않았다. 당국은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분화구 반경 3㎞ 안에 접근하지 않도록 통제 중이다.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는 인도네시아에는 활화산만 127개에 이른다. 2010년에는 중부 자바에 있는 므라피 화산이 폭발하면서 350명 이상 숨졌다.
  • 태국 남부 달리던 이층버스 나무와 충돌, 둘로 갈라져 적어도 14명 숨져

    태국 남부 달리던 이층버스 나무와 충돌, 둘로 갈라져 적어도 14명 숨져

    태국 수도 방콕을 떠나 최남단 송클라주 나타위 지역으로 향하던 이층 버스가 5일 나무와 충돌, 적어도 14명이 숨졌다. 현지 매체 타이 PBS와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현지시간)쯤 태국 남부 쁘라추업 키리 칸주 도로에서 이층 버스가 미끄러져 나무와 부딪히면서 32명이 다쳤다고 경찰이 밝혔다. 버스 앞쪽이 둘로 갈라지는 등 처참한 모습이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버스에는 승객 46명 등 49명이 타고 있었으며, 탑승자 대부분은 태국인과 미얀마인으로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원인 등을 조사 중인 경찰은 운전자가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한 상태였을 수 있다고 전했다. 운전자는 다치긴 했지만 목숨을 건졌다고 BBC는 전했다. 쁘라추업 키리 칸 주는 아름다운 해변과 동굴, 트레킹 명소들로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어서 외국 관광객들이 목숨을 잃거나 다쳤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태국은 교통사고 발생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태국에서는 매년 약 2만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지난해 한 해는 1만 5000명이 숨졌는데 약간 인구가 적은 영국은 1700명 수준이었다. 2021년에는 전 세계 교통사고 사망자 수의 3분의 1를 차지했다. 지난 7월에도 태국 북동부 푸 싱 지구의 산악도로에서 버스가 굴러 4명이 숨지고 34명이 다쳤다. 2014년에도 동부 프라친부리 지구에서 버스가 대형 트레일러와 충돌해 15명이 숨졌는데 대다수가 어린 학생들이었다.
  • 반려견과 함께하는 성탄절 여행… 서울~울산 ‘댕댕트레인’ 운영

    반려견과 함께하는 성탄절 여행… 서울~울산 ‘댕댕트레인’ 운영

    크리스마스 연휴 반려견과 함께 기차를 타고 울산으로 떠나는 여행 상품이 나왔다. 울산시는 12월 24일부터 25일까지 반려견 동반 여행 패키지 상품으로 관광열차 ‘울산 댕댕트레인’을 운영한다고 29일 밝혔다. 울산시에 따르면 댕댕트레인은 팔도장터 임시열차(객실 6량·카페 1량)를 빌려 운행한다. 열차는 12월 24일 오후 10시쯤 서울역에서 출발해 25일 새벽 3시쯤 울산 태화강역에 도착한다. 주요 일정은 관광객 맞이 행사, 크리스마스 이벤트, 간절곶 해맞이, 대왕암공원 관광 등으로 구성됐다. 댕댕트레인에는 반려견 전문 가이드도 동행해 안전한 여행을 돕는다. 댕댕트레인 탑승 희망자는 29일부터 오는 12월 17일까지 펫츠고트래블 누리집을 통해 예약하면 된다. 예약은 선착순 200명을 받는다. 시는 지난 4월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로 선정된 이후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요트 타기와 트레킹 미션투어 등 체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연휴 동안 반려동물과 편하게 울산을 관광할 수 있도록 댕댕트레인을 운영한다”며 “반려견과 함께 간절곶에서 해돋이를 보며 의미 있고 소중한 성탄절을 보내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홍천 용소계곡 가는 길 편해졌다…110억 들여 접근로 개선

    홍천 용소계곡 가는 길 편해졌다…110억 들여 접근로 개선

    강원 홍천 9경 중 7경인 용소계곡으로 오가는 진출입로가 대폭 개선됐다. 홍천군은 지난 2019년 6월부터 국비 91억원을 포함 110억원을 투입한 용소계곡 활성화 기반시설 사업을 완료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사업을 통해 길이 2.5㎞·폭 8m의 접근로가 개설됐다. 접근로에는 야생동물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길이 60m의 생태이동통로도 설치됐다. 군은 접근로 개설로 이동 편의성이 높아져 용소계곡에 더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용소계곡은 홍천 내촌면 광암리에서 발원해 두촌면 괘석리, 천현리에 이르는 10㎞ 길이의 계곡으로 맑은 물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트레킹 명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 신영재 군수는 “용소계곡을 찾는 탐방객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사업을 추진했다”며 “앞으로도 기반시설 사업을 진행할 때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 해외연수 간다더니… 유흥주점 여성들과 짝지어 숙소로

    해외연수 간다더니… 유흥주점 여성들과 짝지어 숙소로

    경기도의 한 지역 축산농협 중년 남성 조합원들이 동남아의 한 유흥주점을 찾아 여성 종업원들과 어울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16일 MBC ‘뉴스데스크’는 예산 1억여원을 들여 간 공식 해외연수 중 유흥 주점을 방문한 축협 대의원들의 비리를 보도했다. 제보 영상에는 지난 6월 태국 파타야의 한 유흥주점 주차장에 ‘경기도 한 지역 축산농협’ 팻말이 내걸린 관광버스 두 대가 도착, 한국인 중년 남성들이 줄지어 내리는 모습이 담겼다. 술집에는 짧은 치마를 입은 젊은 여성들이 기다렸다는 듯 이들을 맞이했다. 날이 어두워지자 술집을 나온 일부 남성들은 저마다 짝을 지은 여성과 함께 숙박업소로 추정되는 건물로 들어갔다. 해당 축협 측은 “공식 일정 이후에는 저희가 크게 제재하지 않는다. 당일 공식 일정을 마친 일부 참가자들의 일탈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유흥주점 방문에 연수 비용이 쓰이지 않았다며 진상 조사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이 술집에 간 날의 일정을 공개했다. 일정에는 ‘황금 절벽 관광’ ‘코끼리 트레킹’ ‘열대 테마파크’ ‘아쿠아리움 관람’ 등 관광코스가 대다수였으며 그중 ‘여행의 피로를 풀어줄 전통 마사지 60분’은 빨간색 글씨로 강조돼 있었다.
  • 일렁일렁 붉은 물결에 마음의 짐 던져 놓게

    일렁일렁 붉은 물결에 마음의 짐 던져 놓게

    늦은 가을과 이른 겨울이 포개지는 시기다. 중부권 산자락의 수목들은 거의 다 가을색을 털어냈지만 경북 영천처럼 남녘의 분지엔 아직 만추가 머물고 있다. 눈으로 붉은 숲을 담고 귀로 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 듣자면 역시 늦가을이 제격이다. 영천 팔공산 자락의 중암암을 다녀왔다. 대가람 은해사에 딸린 산내 암자다. 가을의 끝자락, 스산한 일상을 벗어나 마음의 짐을 덜어 낼 의지처를 찾으시는가. 그렇다면 산중 암자로 향하는 호젓한 숲길 트레킹을 권한다.영천 은해사는 ‘은(銀)의 바다(海)’란 뜻의 절집이다. 은해사가 깃들인 팔공산에 안개와 구름이 끼면 은빛 바다가 물결치는 듯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단풍 일렁이는 가을엔 붉은 바다가 된다. 절집 주변을 감싼 나무들이 대체로 활엽수라서 그렇다. 특히 은해사에서 산내 암자인 중암암(中巖庵) 가는 길이 멋지다. 올해 강수량이 적어선지 바싹 마른 단풍잎이 많긴 한데, 그래도 햇빛이 숲을 비추기 시작하면 곳곳의 단풍들이 붉은빛으로 일어선다. 그 자태가 퍽 장관이다. 팔공산 하면 흔히 대구에 속했다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 대구 땅은 4분의1 정도다. 이웃한 영천과 칠곡이 대구와 비슷한 지분을 가졌고 나머지는 군위와 경산 등에 흩어져 있다. 입시철에 인기 만점인 갓바위도 사실 경산에 속했다.‘불국토’(佛國土)라 불리는 팔공산엔 크고 작은 절집들이 많다. 그중 은해사는 대구 동화사와 더불어 팔공산을 양분하는 대가람으로 꼽힌다. 은해사 일주문을 나서면 곧 금포정(禁捕町)이다. ‘동물의 살생을 금하는 구역’이란 뜻이다. 키 크고 잘생긴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숙종 38년(1712)에 조성됐다니 300년을 훌쩍 넘긴 숲이다. 여기부터 은해사 보화루까지 산책하기 좋은 흙길이 나온다. 왼쪽으로 제법 선 굵은 바위 절벽이 이어지고 그 아래로 도랑을 흐르는 물소리가 상쾌하다. 요즈음 은해사에서 가장 멋진 공간은 주변 계곡이다. 수많은 나무들이 계곡을 향해 반쯤 누운 채 멋진 단풍을 드리우고 있다. 은해사는 백흥암, 중암암 등 산내 암자가 8곳, 말사도 50여곳에 이르는 대찰이다. 아름드리 솔숲을 지나 만나는 은해사의 웅장한 자태가 감탄할 만하지만, 늦가을 산사의 매력을 엿보고 싶다면 여기서도 서너 시간을 더 투자해야 한다.중암암은 은해사에서 4.8㎞ 정도 떨어져 있다. 비교적 높은 산정에 터를 잡아 오르는 길이 제법 가파르다. 중암암에 이를수록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의 된비알도 만난다. 다만 등산로로 쓰이는 임도가 잘 닦인 편이어서 비교적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이른 아침의 산길은 청아하다. 홍진의 악다구니가 없어설까, 한 발짝 오를 때마다 마음도 한 걸음씩 내려가는 듯하다. 승용차도 오갈 수 있긴 한데, 낙엽 깔린 급커브와 급경사 구간에선 위험할 수 있다. 가급적 걷거나 사륜구동 차량을 이용하길 권한다. 산내 암자 중 하나인 백흥암까지 차를 가져가는 방법도 있다. 백흥암에서 걸어간다면 1시간 남짓 소요된다. 거리로는 중암암까지 2.3㎞다.중암암은 거대한 바위가 포개져 만든 돌구멍을 지나야 나온다. ‘구멍바위 절집’이라 불리는 이유다. 돌구멍을 지나면 곧 법당 앞마당이다. 마당이라 해야 겨우 손바닥만 하지만 그래도 암자 마루에 앉으면 주변 산들이 부복하고 안겨 오는 장쾌한 모습과 마주할 수 있다. 가을볕이 쏟아지는 마루는 더할 수 없이 여유로운 공간이다. 한소끔씩 불어오는 바람과 산새 소리가 어우러져 고적미를 듬뿍 안겨 준다. 중암암 대웅전의 네 기둥에는 금강경의 마지막 구절이 주련으로 걸려 있다. ‘일체유위법(一切有爲法)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 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 응작여시관(應作如是觀).’ “일체의 현상계는 꿈이고 허깨비이고 물거품과 그림자에 불과하고 이슬이나 번개와도 같으니, 마땅히 (세상을) 이처럼 보아야 할 것”이라는 의미란다. 눈에 보이는 형상에 집착하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법당 앞엔 소원지를 매다는 줄이 있다. 그중 하나가 눈에 띈다. “주식 대박 나게 해주세요.” 주련의 의미를 알고 걸었을까. 참 얄궂다. 중암암 위로도 볼거리가 꽤 있다. 바로 위 삼층석탑과 석등은 고려시대 때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안내판은 통일신라시대의 석탑 조성양식을 따랐다고 적고 있다. 석탑 주변은 온통 큰 바위다. 꼭 거인족이 거대한 공깃돌을 쌓아 놓은 듯하다. 바위들이 여러 겹 포개지다 보니 곳곳이 돌구멍이다. 그중 하나가 극락굴이다. 좁고 어두운 굴 틈을 세 번 지나면 소원이 이뤄진다니 부디 시도해 보시길. 신라 김유신 장군이 17세 되던 해에 이 석굴에서 수련했고, 원효대사도 화엄삼매에 들어 정진했다는 설화가 전한다. 삼층석탑 바로 옆에 있다.바윗길을 이리저리 돌아 오르면 만년송과 만난다. 바위 사이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소나무다. 1만년까지야 어림도 없겠지만 물 한 방울 없을 듯한 암반에 뿌리 내리고 힘차게 가지를 뻗은 소나무의 수령이 수백년은 족히 넘을 듯하다. 만년송 앞은 삼인암이다. 바위에 올라서면 불붙은 듯한 팔공산 단풍을 조망할 수 있다. 삼인암 바로 아래는 중암암의 중심 법당이다. 여느 전망대와 달리 몸가짐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영천은 여말선초의 충신인 포은 정몽주의 고향이다. 그의 자취가 임고면 일대에 남아 있다. 임고서원은 포은을 기리기 위해 지은 서원이다. 처음 조성된 건 조선 명종 때인 1554년이다. 이후 임진왜란 등 여러 전란을 거치며 소실과 중창을 거듭하다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임고서원은 구서원과 신서원, 포은유물관, 조옹대, 용천 등으로 이뤄져 있다. 서원 들머리엔 선죽교가 조성돼 있다. 이방원(태종)이 회유하기 위해 보낸 ‘하여가’에 완강한 거부의 뜻을 담은 ‘단심가’로 응수했다가 자객에게 살해당한 현장을 재현한 것이다. 실제 선죽교는 북한 개성에 있다. 포은의 생가는 임고서원 인근 우항리에 마련됐다.임고서원 입구의 은행나무가 볼만하다. 높이 약 20m, 수령은 500년 정도로 추정된다. 다른 지역의 은행나무 노거수에 견줘 단풍 시기가 꽤 늦다. 11월 초를 지나고 중순으로 접어들 무렵에야 노랗게 물든다.이 은행나무는 본디 임고서원이 부래산에 있을 당시 심어졌다고 한다. 임진왜란(1592)으로 훼손된 임고서원을 1600년쯤 현 위치로 옮길 때 함께 옮겨 심었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선조들의 보살핌 속에 살아온 나무인 셈이다. 현재는 경북도 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만추에 가볼 만한 오래된 숲 하나 덧붙이자. 화북면 자천리의 ‘오리장림’(五里長林)이다. 이 마을 주민들이 1500년대부터 조성한 유서 깊은 숲이다. 숲이 5리(2㎞)에 걸쳐 길게 이어져 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을 얻었다. 숲 가운데로 길이 나고, 태풍 등으로 많은 노거수들이 사라져 지금은 마을 앞 군락지 일부에서만 옛 자취를 엿볼 수 있다. 숲엔 왕버들, 굴참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등이 조화롭게 모여 있다. 1999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 오색 빛깔 영남알프스, 스릴 가득 출렁다리… 팔색조 매력 품은 울산

    오색 빛깔 영남알프스, 스릴 가득 출렁다리… 팔색조 매력 품은 울산

    해발 1000m 이상 7개 봉우리로 이뤄진 ‘영남알프스’, 물살을 가르는 ‘고래 떼’, 수중왕릉 전설을 품은 ‘대왕암공원’, 국내 최고의 도심 생태공원인 ‘태화강 국가정원’. 천혜의 산악·해양 경관과 문화유산, 산업관광자원이 공존하는 울산은 다양한 볼거리와 재미를 준다. 깊어져 가는 가을, 전국 관광객을 향한 울산의 유혹이 거세다.●산악관광 1번지 영남알프스 14일 울산시에 따르면 영남알프스는 신불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7개 이상의 봉우리로 연결된 산악관광지다. 매년 수백만명이 찾아 산악의 절경을 즐긴다. 영남알프스는 신라 천년고찰인 석남사와 작괘천, 자수정동굴,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 홍류폭포, 배내골계곡 등 빼어난 자연자원을 품고 있다. 가을 영남알프스의 백미는 오색 단풍과 은빛 억새 물결이다. 지난달 시작된 단풍은 방문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하늘, 억새, 운무, 전망, 경관 등의 테마로 개발된 신불산 억새길은 전국 최고의 트레킹 코스다. 고산평원에 형성된 은빛 억새, 기암괴석, 희귀 동식물 습지구역 등 천혜의 자연경관이 등산객을 맞는다. 여기에 울주 트레일 나인피크와 울주 오디세이, 세계산악영화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개발돼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더한다.●세계 최고 신석기 문화유산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는 신석기시대의 사냥과 어로 등 생활상을 바위에 새긴 그림이다. 바위 면에는 고래·개·늑대·호랑이·사슴·멧돼지·곰·토끼·여우·거북·물고기·사람 등의 형상과 고래잡이 모습, 배와 어부의 모습, 사냥하는 광경 등이 새겨져 있다. 현 인류 최초의 포경(고래잡이) 유적으로 평가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암각화로 가는 길목이나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트레킹 코스로 인기다. 빼어난 절경 때문에 드라마 ‘메이퀸’이 촬영됐다. 인근의 천전리각석도 볼만하다. 청동기시대 조각인 마름모조각, 중첩동그라미, 우렁무늬, 물결무늬 등 기하학적 문양을 만날 수 있다. 천전리 일대에는 200여개의 공룡 발자국 화석도 있다.●일출 명소 ‘간절곶’과 태양이 잠든 섬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일출 명소 ‘간절곶’. 해돋이 행사를 비롯해 연간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과 동해안의 아름다운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2006년 12월 높이 5m, 무게 7t 규모로 세워진 소망우체통은 간절곶의 명물이다. 간절곶에서 동해안을 따라 3㎞ 이동하면 명선도가 나온다. 명선도는 지난해 7월 야간경관 조성 이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올해 국내 최고 여행지 10곳을 뽑는 ‘2023 SRTm 어워드’에도 명선도가 선정됐다. ‘태양이 잠든 섬’ 명선도는 밤마다 형형색색 조명과 미디어 아트로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잡는다.●국내 유일의 고래문화특구 남구 장생포 고래문화특구는 연간 100만명 이상이 찾는 고래 생태관광 명소다. 국내 유일의 고래바다여행선과 고래박물관,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문화마을, 웰리키즈랜드, 모노레일 등 문화·관광시설이 조성됐다. 고래바다여행선은 정원이 320명이며 식당, 카페, 공연장, 회의실, 휴게실, 수유실 등 편의시설이 있다. 고래박물관에는 12.4m 길이의 브라이드고래 골격 등 고래 관련 유물 283점이 전시돼 눈길을 끈다. 박물관 옆 고래생태체험관에서는 수족관 안에 있는 돌고래를 만날 수 있다. 웰리키즈랜드는 고래와 바닷속 탐험을 주제로 한 가상현실(VR) 체험존과 장난감 박물관, 전망대 등을 갖췄다. 모노레일은 고래박물관을 출발해 고래문화마을과 5D 입체영상관을 거쳐 다시 박물관으로 돌아오는 총 1.3㎞ 구간에 순환형으로 운영된다.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다. ●수중왕릉 전설 간직한 ‘대왕암공원’ 동구 대왕암공원은 1만 5000그루의 해송과 바다를 따라 형성된 기암괴석, 꽃터널, 바다 위 출렁다리로 유명하다. 대왕암공원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면 천년의 신비를 간직한 붉은 바위섬인 대왕암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문무대왕의 왕비가 죽어 나라를 지키는 호국용이 돼 바위섬 아래에 잠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육지와 대왕암을 이어 주는 대왕교는 야경 명소로 손꼽힌다. 야간에 조명이 켜지면 대왕교는 하늘로 승천하는 웅장한 용을 연상케 한다. 대왕암공원 출렁다리는 바다 위에 설치돼 관광객들에게 스릴과 즐거움을 준다. 2021년 7월 준공된 출렁다리는 길이 303m, 폭 1.5m, 높이 30~40m 규모로 만들어졌다. 대왕암 해송숲과 북측 해안의 기암괴석, 일산해수욕장, 동구 시내 전경, 현대중공업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염포산전망대의 ‘일몰’과 ‘공단 야경’ 북구 염포산전망대는 일몰 명소다. 울산 시내를 배경으로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이 장관이다. 염포산전망대 공중산책로에 오르면 울산대교부터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태화강, 석유화학공단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공중산책로는 태화강 발원지에서 염포까지 흐르는 물길을 모티브로 만들어졌으며 태화강과 동해, 울산 시내 대부분을 조망할 수 있다. 염포산전망대에 서면 현대자동차 공장과 선적장, 석유화학공단이 한눈에 보인다. 타 지역 관광객들에게는 이색적인 풍경이다. 선적을 기다리는 부두의 자동차 행렬과 365일 꺼지지 않는 석유화학공단의 불꽃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모습이다. 요즘 태화강 하구 명촌교 아래에는 가을 억새가 은빛 물결을 이루고 있다. 명촌교 태화강 둔치는 도심에서 은빛 억새를 즐기기 가장 좋은 곳이다. 울산에서는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글로벌 산업관광도 인기다. HD현대중공업은 아산기념전시실과 선박건조 현장 등을 개방한다. 현대자동차도 생산 현장과 수출 선적부두 등 견학 코스를 운영한다.
  • ‘짜릿’ 부산항대교, ‘황홀’ 다대포… 시티투어버스 타고 부산 속으로

    ‘짜릿’ 부산항대교, ‘황홀’ 다대포… 시티투어버스 타고 부산 속으로

    부산을 둘러보는 최적의 방법은 시티투어버스 탑승이다. 부산역에서 출발하는 3개 노선, 36개 정류장 주변으로 해운대, 광안리, 태종대, 오륙도, 감천문화마을 등 거의 모든 지역의 명소에 들를 수 있다. 시내버스처럼 예약 없이 언제든 탑승할 수 있으며 어느 정류장에서나 자유롭게 승하차가 가능하다.●레드라인:광안리·해운대·동백섬 레드라인 버스는 부산역에서 출발해 영도로 진입, ‘아찔한 도로’로 이름을 날리는 부산항대교 진입 램프를 오른다. 20층 높이 아파트와 맞먹는 66m의 부산항대교로 진입하기 위해 360도 회전하며 올라가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롤러코스터를 연상케 한다. 첫 번째 정류장은 유엔기념공원이다. 6·25전쟁에 참전한 11개국 2300여명의 군인이 잠든 곳이다.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유엔군 묘지이다. 다음으로 버스는 부산시립박물관을 지나 용호만유람선터미널에 도착한다. 터미널에서는 광안대교와 동백섬, 해운대와 오륙도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는 유람선을 탈 수 있다. 터미널 근처에는 이기대공원이 있다. 임진왜란 때 기녀 두 명이 왜장을 안고 바다에 떨어졌다 해서 이기대라는 이름이 붙었다. 해안 절벽을 따라 절경을 자랑하는 산책로가 조성돼 트레킹을 즐기기에도 좋다.광안리해수욕장을 지나면 동백섬에 도착한다. 동백섬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한국 전통 정자를 본떠 만든 국제회의장인 누리마루 APEC하우스, 해운대해수욕장, 달맞이 고개까지 명소들이 눈에 들어온다. 센텀시티 정류장에서는 부산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영화의전당을 볼 수 있다. 영화의전당 ‘빅루프’는 축구장 1.5배 크기 지붕이 하나의 기둥 위에 올려져 있어서 세계 최장 외팔보 지붕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그린라인:유라리광장·태종대·오륙도 그린라인 노선으로는 ‘변호인’, ‘범죄와의 전쟁’ 등 영화 촬영 단골 장소인 흰여울문화마을부터 국가 지정 명승인 태종대와 오륙도 등을 둘러볼 수 있다. 그린라인이 처음 도착하는 곳은 영도대교 유라리광장이다. 6·25전쟁 탓에 부산으로 피난 온 실향민들이 헤어진 가족을 만나려고 모여들었던 애환의 장소다.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15분간 다리가 열리는 도개 행사를 진행한다.다음으로 도착하는 곳은 흰여울문화마을이다. 마을 옆으로 영도 봉래산 물줄기가 바다로 흘러 내려가는 모습이 하얀 여울처럼 보여 흰여울이라고 불리게 됐다. 폐·공가가 많았던 마을이지만 2010년부터 마을 주민과 지역 예술가들이 힘을 합쳐 재생에 나서면서 지금은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문화마을로 재탄생했다. 주변 절영해안산책로에서는 가파른 절벽 위에 자리잡은 마을의 모습과 크고 작은 배가 오가는 망망대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다음 정류장은 태종대다. 푸른 바다와 기암괴석, 울창한 숲을 모두 지니고 있어 첫손 꼽히는 해안 경관지다. 전망대에서는 오륙도와 대마도까지 조망할 수 있다. 2012년 한국관광공사가 ‘한국인이 꼭 가 봐야 할 국내 관광지 100선’에 선정하기도 했다. 그린라인은 오륙도를 단번에 보기 좋은 명당으로 소문난 ‘오륙도 스카이워크’에도 들른다. 스카이워크는 해안 절벽에서 말발굽처럼 튀어나온 다리다. 높이 35m, 길이는 15m이며 특수 제작한 유리로 바닥을 덮었다. 다리에 올라서면 바닥 유리 너머로 절벽을 치며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가 보인다.●오렌지라인:송도해수욕장·감천마을 오렌지라인은 원도심과 서부산을 잇는 노선이다. 구름산책로가 있는 송도해수욕장, 감천문화마을, 다대포해수욕장, 영화의 배경이 된 국제시장까지 볼거리, 즐길 거리가 다양한 곳을 지난다. 버스가 처음 도착하는 송도해수욕장은 개장 100주년이 넘은 우리나라 1호 공설 해수욕장으로 한때 최고의 신혼여행지였다.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길이 365m로 전국에서 가장 긴 바다 위 산책로인 구름산책로를 만들었다. 최고 86m 높이로 바다 위 1.62㎞를 가로지르는 케이블카도 운행한다. 부산의 마추픽추로 불리는 감천문화마을에도 들른다. 형형색색의 지붕을 가진 건물들이 계단식으로 늘어서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닌 마을이다. 다음 코스인 다대포해수욕장은 부산에서 유일하게 갯벌이 있는 곳이다. 게, 소라, 맛조개 등이 살고 있어 아이들과 갯벌 체험도 할 수 있다. 근처 아미산 전망대는 낙동강 하구 모래섬과 함께 철새와 어우러진 낙조를 담을 수 있어 사진작가들 사이에서도 일몰 촬영지로 유명하다.오렌지라인은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을숙도에도 들른다. 을숙도는 새가 많고 물이 맑은 섬이라는 뜻이다. 넓게 조성된 생태 공원에서는 붉은 팜파스와 하얀 갈대가 만들어 내는 물결을 감상하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낙동강하구에코센터에서는 철새들의 비행을 감상하고 철새와 낙동강 하구에 대해 알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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