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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尹 탄핵심판 변론 끝… 이젠 갈등 접고 승복 다짐을

    [사설] 尹 탄핵심판 변론 끝… 이젠 갈등 접고 승복 다짐을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헌법재판소의 11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최후진술을 했다.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계엄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용이었으며 국가 위기 극복을 위한 합법적 권한 행사였다”고 말했다. 29번에 걸쳐 탄핵안을 발의하고 감액 예산안을 일방 통과시키는 등 입법폭주를 일삼는 거대 야당의 횡포로 정상적 국정수행이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2시간 만에 끝나는 내란도 있느냐”며 자신에 대한 내란 혐의는 “거대 야당과 내란 세력의 정략적인 국민 선동”이라고 역공했다. 윤 대통령 측은 끝까지 다수 국민이 바랐던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다. 전시·사변 또는 그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라 보기 어려운 국정 난맥을 이유로 계엄을 선포했고 군 병력을 국회와 선관위에 투입했다. 어떤 변명으로도 그 사태를 정당화할 수는 없을 것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면서 “직무에 복귀하면 개헌에 집중하겠다. 잔여 임기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말도 했다. 하지만 국회 대리인단이 “국민을 위한 군대를 사병으로 전락시켰다”고 비난한 데는 전혀 다른 입장을 밝혔다. 군 통수권자로서 자신의 명령을 받아 움직인 부하들이 정치인 체포 계획이나 국회 봉쇄와 관련해 상반된 진술을 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설명하지 않았다. 앞서 국회 대리인단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순간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이기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신속한 파면을 주장했다. 국회 측은 또 “윤 대통령이 야당의 존재를 무시하고 정적 제거에 몰두했으며 총선 참패가 부정선거의 결과라는 망상에 빠졌다”면서 “자신의 지시 한마디가 헌법이 되는 세상을 만들고 국가를 사유화하고 대한민국 헌법 위에 군림하고자 했다”고 비판했다. 이제 엄중한 헌재의 시간이다. 그동안 헌재의 탄핵심판 과정에서 편파성 논란도 작지 않았다. 그런 만큼 남은 재판관 평의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윤 대통령 측 문제 제기와 쟁점을 잘 정리해 법과 원칙에 부합하는 결론을 도출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계엄과 탄핵 사태로 정치 양극화가 이루 말할 수 없이 심각하다. 광장은 탄핵 찬반으로 쪼개져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파상적 관세 폭풍에 대응하지 못한 채 국정은 표류하고 있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은 헌재 결정에 승복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고 치유하는 대통령다운 책임감을 보여 줘야 한다. 여야 정치권도, 시민사회도 이제는 헌재에 최종 판단을 맡기고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야 마땅하다.
  • “야당 패악 확인… 계엄에 계몽됐다”… ‘트럼프 판결’ 꺼내 면책특권 강조

    “야당 패악 확인… 계엄에 계몽됐다”… ‘트럼프 판결’ 꺼내 면책특권 강조

    “대통령, 선관위 견제할 유일한 기관”“자유민주주의 확고한 신념 가진 분” 윤석열 대통령 측은 25일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탄핵심판 최종변론에서 야당의 입법 독주와 예산 삭감, 탄핵 남발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비상계엄 선포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몰아간 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피선거권이 박탈되기 전 조기 대선을 치르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부정선거 의혹을 최종변론에서도 제기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은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봉쇄와 의결 방해가 없었고, 위헌 논란이 인 포고령 1호는 상징적 의미에 불과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 측 최종변론 첫 주자로 나선 이동찬 변호사는 “야당은 22대 국회 개원 2주 만에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한 방탄법을 통과시키는 등 5000만명의 국민 중 1명만을 위한 법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귀중한 예산을 잘 쓰기 위해 전국을 발로 뛰며 예산안을 편성했는데 야당이 헌정사상 초유로 이를 삭감한 것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배턴을 이어받은 김계리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수원지법에서 간첩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민주노총 간부 사건을 언급하며 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어 “비상계엄 후 담화문을 찬찬히 읽어 보고 임신·출산·육아를 하느라 몰랐던 민주당의 패악과 일당독재, 파쇼 행위를 확인해 이 사건 변호에 참여하게 됐다”며 “저는 계몽됐다”고 말했다.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도태우 변호사는 “윤 대통령은 전 국민에게 국가 위기 상황을 간절히 호소했다”며 “구멍이 나 침몰 직전인 배를 구하고자 했던 선장의 충정이었고 정당한 행위였다”고 말했다. 송진호 변호사는 “국회 봉쇄가 없었으며 국회 의결을 방해하지 않았고 정치인을 체포하려는 사실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차기환 변호사는 “일부 절차를 누락·간소화했다고 해서 위헌·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검찰총장 출신 정상명 변호사는 “그는 초임 검사 시절부터 대통령까지 한결같이 자유민주주의 시장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며 “이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 대해서도 그가 평생 살아온 그런 소신으로 봐 주셨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라고 호소했다. 윤 대통령 측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다시 들고나오는 전략도 취했다. 윤 대통령 측은 지난달 3일 변론준비기일에서도 대통령의 ‘면책특권’을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이 판결을 언급한 바 있다. 비상계엄 선포는 대통령의 권한 행사인 만큼 헌재가 위헌·위법 여부를 판단할 권한이 없다는 걸 강조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 [사설] 이제 ‘헌재의 시간’… 갈등 최소화할 공정 심판을

    [사설] 이제 ‘헌재의 시간’… 갈등 최소화할 공정 심판을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헌법재판소의 11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최후진술을 했다. 윤 대통령은 변호인단의 최후변론과 마찬가지로 12·3 비상계엄 선포가 불가피했던 상황에 대한 설명에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29번에 걸쳐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감액 예산안을 일방 통과시키는 등 입법폭주를 일삼는 거대 야당의 횡포로 정상적 국정수행이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국헌문란 의도도, 결과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측은 끝까지 다수 국민이 바랐던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다. 전시·사변 또는 그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라 보기 어려운 국정 난맥을 이유로 계엄을 선포했고 군 병력을 국회와 선관위에 투입했다. 어떤 변명으로도 그 사태를 정당화할 수는 없을 것이다. 윤 대통령은 계엄으로 국민께 불편, 불안과 고통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하지만 국회 대리인단이 “국민을 위한 군대를 사병으로 전락시켰다”고 비난한 데는 전혀 다른 입장을 밝혔다. 군 통수권자로서 자신의 명령을 받아 움직인 부하들이 정치인 체포 계획이나 국회 봉쇄와 관련해 상반된 진술을 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설명하지 않았다. 국회 대리인단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순간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이기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신속한 파면을 주장했다. 국회 측은 또 “윤 대통령이 야당의 존재를 무시하고 정적 제거에 몰두했으며 총선 참패가 부정선거의 결과라는 망상에 빠졌다”면서 “자신의 지시 한마디가 헌법이 되는 세상을 만들고 국가를 사유화하고 대한민국 헌법 위에 군림하고자 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이런 지적에도 책임 있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비상계엄 이후 국민 앞에서 법적·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했던 약속을 끝까지 지켜 내지 못했다. 이제 엄중한 헌재의 시간이다. 그동안 헌재의 탄핵심판 과정에서 편파성 논란도 작지 않았다. 그런 만큼 남은 재판관 평의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윤 대통령 측 문제 제기와 쟁점을 잘 정리해 법과 원칙에 부합하는 결론을 도출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계엄과 탄핵 사태로 정치 양극화가 이루 말할 수 없이 심각하다. 광장은 탄핵 찬반으로 쪼개져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파상적 관세 폭풍에 대응하지 못한 채 국정은 표류하고 있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은 헌재 결정에 승복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고 치유하는 대통령다운 책임감을 보여 줘야 한다. 여야 정치권도, 시민사회도 이제는 헌재에 최종 판단을 맡기고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야 마땅하다.
  • 尹측 “계엄에 계몽됐다”… 트럼프 판결 꺼내 면책특권 강조

    尹측 “계엄에 계몽됐다”… 트럼프 판결 꺼내 면책특권 강조

    윤석열 대통령 측은 25일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탄핵심판 최종변론에서 야당의 입법 독주와 예산 삭감, 탄핵 남발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비상계엄 선포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몰아간 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피선거권이 박탈되기 전 조기 대선을 치르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부정선거 의혹을 최종변론에서도 제기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은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봉쇄와 의결 방해가 없었고, 위헌 논란이 인 포고령 1호는 상징적 의미에 불과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 측 최종변론 첫 주자로 나선 이동찬 변호사는 “야당은 22대 국회 개원 2주 만에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한 방탄법을 통과시키는 등 5000만명의 국민 중 1명만을 위한 법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귀중한 예산을 잘 쓰기 위해 전국을 발로 뛰며 예산안을 편성했는데 야당이 헌정사상 초유로 이를 삭감한 것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배턴을 이어받은 김계리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수원지법에서 간첩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민주노총 간부 사건을 언급하며 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어 “비상계엄 후 담화문을 찬찬히 읽어 보고 임신·출산·육아를 하느라 몰랐던 민주당의 패악과 일당독재, 파쇼 행위를 확인해 이 사건 변호에 참여하게 됐다”며 “저는 계몽됐다”고 말했다.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도태우 변호사는 “윤 대통령은 전 국민에게 국가 위기 상황을 간절히 호소했다”며 “구멍이 나 침몰 직전인 배를 구하고자 했던 선장의 충정이었고 정당한 행위였다”고 말했다. 송진호 변호사는 “계엄이란 바구니에 담긴 실체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면서 “국회 봉쇄가 없었으며 국회 의결을 방해하지 않았고 정치인을 체포하려는 사실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차기환 변호사는 “일부 절차를 누락·간소화했다고 해서 위헌·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검찰총장 출신 정상명 변호사는 “그는 초임 검사 시절부터 대통령까지 한결같이 자유민주주의 시장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며 “이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 대해서도 그가 평생 살아온 그런 소신으로 봐 주셨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라고 호소했다. 윤 대통령 측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다시 들고나오는 전략도 취했다. 윤 대통령 측은 지난달 3일 변론준비기일에서도 대통령의 ‘면책특권’을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이 판결을 언급한 바 있다. 비상계엄 선포는 대통령의 권한 행사인 만큼 헌재가 위헌·위법 여부를 판단할 권한이 없다는 걸 강조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 [전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후진술

    [전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후진술

    존경하는 헌법재판관 여러분, 그리고 이 재판을 관심가지고 지켜봐주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작년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84일이 지났습니다. 제 삶에서 가장 힘든 날들이었지만, 감사와 성찰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저 자신을 다시 돌아보면서, 그동안 우리 국민들께 참 과분한 사랑을 받아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도, 국민께서 일하라고 맡겨주신 시간에 제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송구스럽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한편으로 많은 국민들께서 여전히 저를 믿어주고 계신 모습에, 무거운 책임감도 느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몇 시간 후 해제했을 때는 많은 분들께서 이해를 못하셨습니다. 지금도 어리둥절해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계엄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과거의 부정적 기억도 있을 것입니다. 거대 야당과 내란 공작 세력들은 이런 트라우마를 악용하여 국민을 선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2.3 비상계엄은 과거의 계엄과는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무력으로 국민을 억압하는 계엄이 아니라,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입니다. 12.3 비상계엄 선포는 이 나라가 지금 망국적 위기 상황에 처해있음을 선언하는 것이고, 주권자인 국민들께서 상황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는 데 함께 나서 달라는 절박한 호소입니다. 무엇보다, 저 자신, 윤석열 개인을 위한 선택은 결코 아니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이미 권력의 정점인 대통령의 자리에 있었습니다. 대통령에게 가장 편하고 쉬운 길은, 힘들고 위험한 일을 굳이 벌이지 않고 사회 여러 세력과 적당히 타협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듣기 좋은 말을 하면서 임기 5년을 안온하게 보내는 것입니다. 일하겠다는 욕심을 버리면, 치열하게 싸울 일도 없고 어려운 선택을 할 일도 없어집니다. 그렇게 적당히 일하면서 5년을 지내면, 퇴임 대통령의 예우를 누리면서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저 개인의 삶만 생각한다면, 정치적 반대 세력의 거센 공격을 받을 수 있는 비상계엄을 선택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입니다. 저는 비상계엄을 결심했을 때 제게 엄청난 어려움이 닥칠 것을 당연히 예감했습니다. 거대 야당은 제가 독재를 하고 집권 연장을 위해 비상계엄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내란죄를 씌우려는 공작 프레임입니다. 정말 그런 생각이었다면, 고작 280명의 실무장도 하지 않은 병력만 투입하도록 했겠습니까? 주말 아닌 평일에 계엄 선포를 하고 계엄을 선포한 후에 병력을 이동시키도록 했겠습니까? 심판정 증거 조사에 의하면, 그나마 계엄 해제 요구 결의 이전에 국회에 들어간 병력은 106명에 불과하고, 본관까지 들어간 병력은 겨우 15명입니다. 15명이 유리창을 깨고 들어간 이유도, 자신들의 근무 위치가 본관인데 입구를 시민들이 막고 있어서 충돌을 피하기 위해 불 꺼진 창문을 찾아 들어간 것입니다. 또한, 해제 요구 결의가 이루어진 이후에 즉시 모든 병력을 철수시켰습니다. 투입된 군 병력이 워낙 소수이다 보니, 국회 외곽 경비와 질서 유지는 경찰에 요청했습니다. 부상당한 군인들은 있었지만, 일반 시민들은 단 한 명의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저는 국방부장관에게 이번 비상계엄의 목적이 ‘대국민 호소용’임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또한,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가 신속히 뒤따를 것이므로, 계엄 상태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내용을 사전에 군 지휘관들에게 그대로 알릴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최소한의 병력을 실무장하지 않은 상태로 투입함으로써, 군의 임무를 경비와 질서 유지로 확실하게 제한한 것입니다. 많은 병력이 무장 상태로 투입되면, 아무리 조심하고 자제하라고 해도 군중과 충돌하기 쉽습니다.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이고, 실제 결과도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제가 소수 병력, 비무장, 경험 있는 장병, 이 세 가지를 국방부장관에게 명확히 지시한 이유입니다. 그런데도 거대 야당은 이것을 내란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병력 투입 2시간이 불과 시간도 안 되는데, 2시간짜리 내란이라는 것이 있습니까? 방송으로 전 세계, 전 국민에게 시작한다고 알리고, 국회가 그만두라고 한다고 바로 병력을 철수하고 그만두는 내란을 보셨습니까? 대통령이 국회를 장악하고 내란을 일으키려 했다는 거대 야당의 주장은, 어떻게든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한 정략적인 선동 공작일 뿐입니다. 대통령의 법적 권한인 계엄 선포에 따라 계엄 사무를 하고 질서 유지 업무를 담당한 공직자들이, 이러한 내란 몰이 공작에 의해 지금 고초를 겪고 있는 것을 보며, 가슴이 찢어지는 듯 합니다. 이 분들이 대통령의 장기독재를 위해 일을 했겠습니까?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장기독재를 상상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아는 분들이고, 이미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올라, 더 바랄 것도 없는 분들입니다. 이 분들은 대통령의 법적 권한 행사에 따라 맡은 바 직무를 수행한 것뿐입니다. 헌법재판관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대통령의 자리에서 많은 정보를 가지고 국정을 살피다 보면,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들,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문제점들이 많이 보이게 됩니다. 당장은 괜찮아 보여도, 얼마 뒤면 큰 위기로 닥칠 일들이 대통령의 시야에는 들어옵니다. 서서히 끓는 솥 안의 개구리처럼 눈앞의 현실을 깨닫지 못한 채, 벼랑 끝으로 가고 있는 이 나라의 현실이 보였습니다. 언제 위기가 아닌 때가 있었냐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위기가 돌발 현안 수준의 위기였다면, 지금은 국가 존립의 위기, 총체적 시스템의 위기라는 점에서 그 차원이 완전히 다릅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을 투입했습니다. 미국이 국가비상사태인가에 대한 판단은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법 체류자와 마약 카르텔, 그리고 에너지 부족 등 미국이 당면한 위기에 맞서, 미국 국민들을 지키기 위한 대통령의 결단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국가비상사태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까? 북한을 비롯한 외부의 주권 침탈 세력들과 우리 사회 내부의 반국가세력이 연계하여, 국가안보와 계속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가짜뉴스, 여론조작, 선전선동으로 우리 사회를 갈등과 혼란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당장 2023년 적발된 민주노총 간첩단 사건만 봐도, 반국가세력의 실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북한 공작원과 접선하여 직접 지령을 받고, 군사시설 정보 등을 북한에 넘겼습니다. 북한의 지령에 따라 총파업을 하고, 미국 바이든 대통령 방한 반대, 한미 연합훈련 반대, 이태원 참사 반정부 시위 등 활동을 펼쳤습니다. 심지어, 북한의 지시에 따라 선거에 개입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지난 대선 직후에는 “대통령 탄핵의 불씨를 지피라”면서 구체적인 행동 지령까지 내려왔습니다. 실제로 2022년3월26일 ‘윤석열 선제 탄핵’ 집회가 열렸고, 2024년 12월 초까지 무려 178회의 대통령 퇴진, 탄핵 집회가 열렸습니다. 이 집회에는 민노총 산하 건설노조, 언론노조 등이 참여했고, 거대 야당 의원들도 발언대에 올랐습니다. 북한의 지령대로 된 것 아닙니까? ‘요즘 세상에 간첩이 어디 있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간첩은 없어진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체제 전복 활동으로 더욱 진화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간첩 활동을 막는 우리 사회의 방어막은 오히려 약해지고 곳곳에 구멍이 난 상태입니다. 지난 민주당 정권의 입법 강행으로 2024년 1월 부터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이 박탈되고 말았습니다. 간첩단 사건은 노하우를 가진 기관에서 장기간 치밀하게 내사 수사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제대로 준비할 시간도 없이 전문성과 경험이 부족한 경찰에 대공수사권이 넘어가 버렸습니다. 간첩이 활개치는 환경을 만든 것입니다. 게다가 애써 잡아도 재판이 장기간 방치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간첩 사건이 민노총 간첩단, 창원 간첩단, 청주 간첩단, 제주 간첩단 등 4건이나 됩니다. 그런데, 청주 간첩단 사건은 1심 판결까지 29개월이 넘게 걸렸고, 민노총 간첩단 사건도 1심 판결에 1년 6개월이 걸렸습니다. 이들은 구속 기간 만료 후 석방되어, 1심 판결로 법정구속이 될 때까지 버젓이 거리를 활보하고 다녔습니다. 현재 창원 간첩단 사건은 2년 가까이 재판이 중단되어 있고, 제주 간첩단 사건도 1년 10개월 째 재판이 파행 중입니다. 이들도 모두 석방된 상태입니다. 간첩을 잡지도 못하고, 잡아도 제대로 처벌도 못하는데, 이런 상황이 과연 정상입니까? 그런데도 거대 야당은 민노총을 옹호하기 바쁘고, 국정원 대공수사권 박탈에 이어 국가보안법 폐지까지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찰의 대공수사에 쓰이는 특활비마저 전액 삭감해서 0원으로 만들었습니다. 한마디로 간첩을 잡지 말라는 것입니다. 작년에는 중국인들이 드론을 띄워 우리 군사기지, 국정원, 국제공항과 국내 미군 군사시설을 촬영하다 연이어 적발됐습니다. 이들을 간첩죄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법률을 개정해야 하는데, 거대 야당이 완강히 거부하고 있습니다. 국가 핵심기술을 유출하는 산업 스파이도 최근 급증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기술 유출 피해가 수십조 원에 달하는데, 3분의 2가 중국으로 유출됩니다. 중국은 사진 한 장만 잘못 찍어도 우리 국민을 마음대로 구금하는 강력한 ‘반간첩법’을 시행하고 있는데, 거대 야당은 산업 스파이를 막기 위한 간첩죄 법률 개정조차 가로막고 있습니다. 또한, 거대 야당은 방산물자를 수출할 때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는 방위사업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방산 비밀 자료를 국회에 제출해야 하고, 거대 야당이 반대하면 방산물자 수출도 할 수 없게 됩니다. 국회에 제출된 방산 비밀 자료들이 제대로 보안 유지가 되며, 적대 세력에 넘어가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할 수 있습니까? 방산 기밀 자료가 이렇게 유출되면 상대국에서 우리 방산 물자를 수입하겠습니까? 북한, 중국, 러시아가 원치 않는 자유세계에 방산 수출을 하지 말라는 말과 같습니다. 방산 수출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것만이 아닙니다. 수출 상대국과 전략적 연대를 강화하고, 더 나아가 자유세계 많은 국가들과 국방협력을 이뤄서, 우리의 안보를 튼튼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산 수출을 권장하기는커녕 방해하는 것이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 것입니까? 거대 야당은 우리 국방력을 약화시키고 군을 무력화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파병하며, 러시아와 군사 밀착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매우 심각한 안보 위협입니다. 그런데도, 이를 살피기 위해 참관단을 보내려하자 거대 야당은 당시 신원식 국방장관 탄핵까지 겁박하며 이를 결사적으로 막았습니다. 심지어 거대 야당은 우크라이나 참관단 파견, 대북 확성기와 오물 풍선 대응 검토 등, 우리 군의 정당한 안보 활동까지 외환죄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려는 대통령을 ‘전쟁광’이라고 비난하고,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한미일 합동 훈련을 ‘극단적 친일 행위’ 라고 매도했습니다. 1차 대통령 탄핵소추안에는 ‘북한, 중국 러시아를 적대시한 것이 탄핵 사유라고 명기하기까지 했습니다. 190석에 달하는 무소불위의 거대 야당이 우리나라와 우리 국민 편이 아니라, 북한, 중국, 러시아의 편에 서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국가 위기 상황이 아니면 뭐란 말입니까? 이뿐이 아닙니다. 거대 야당은 핵심 국방 예산을 삭감하여 우리 군을 무력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거대 야당은 전체 예산 가운데 겨우 0.65%를 깎았을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그 0.65%가 어디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마치 사람의 두 눈을 빼놓고, 몸 전체에서 겨우 눈알 두 개 뺐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거대 야당이 삭감한 국방예산은 우리 군의 눈알과 같은 예산입니다. 북한 핵과 미사일 기지를 선제 타격하는 ‘킬 체인’의 핵심인 정찰자산 예산을 대폭 삭감했습니다. 핵심 전력인 지위정찰사업 예산을 2024년 대비 4852억원 감액했고, 전술 데이터링크 시스템 성능 개량 사업은 무려 78%를 삭감했습니다. 우리 국민을 향해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KAMD, 즉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도 예산 삭감으로 개발이 중단될 위기입니다. 장거리 함대공 유도탄 사업을 위해 예산 119억 5900만 원을 책정했지만, 96%를 삭감하고 5억원만 남겼습니다. 정밀유도포탄 연구개발 사업은 84%를 삭감했습니다. 아무리 주먹이 세도 앞이 보이지 않으면 싸울 수 없듯이, 감시정찰 자산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무기도 무용지물입니다. 게다가, 최근 북한의 드론 공격이 가장 큰 위협으로 대두되고 있는데, 드론 방어 예산 100억원 가운데 무려 99억 5400만원을 깎아서, 사업을 아예 중단시켰습니다. 도대체 누구의 지시를 받아서, 이렇게 핵심 예산만 딱딱 골라 삭감했는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게다가 지난 민주당 정권은 국군 방첩사령부의 수사요원을 2분의 가1 량 대폭 감축하여, 군과 방산에 대한 정보활동과 방첩활동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습니다. 또, 과거 간첩사건과 연루된 인물을 국정원의 주요 핵심 간부로 발령내서, 방첩 기관인지 정보 유출 기관인지 모를 조직으로 방치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정부 시절 이런 일들을 주도한 인물들이, 여전히 거대 야당의 핵심 세력으로서 국가 안보를 흔들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 들어, 국정원이 국가안보의 중추기관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였고, 국군 방첩사의 역량 보강을 위해 힘썼습니다만, 아직 문제의 뿌리를 제대로 다 들어내지 못했습니다. 부수고 깨뜨리기는 쉬워도, 세우고 만들기는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이 겉으로는 멀쩡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전시·사변에 못지않은 국가 위기 상황이라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거대 야당은 야당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을 탓하기 전에, 공당으로서 국가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와 신뢰를 보여주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자유민주주의 헌법 원칙, 국가안보, 핵심 국익 수호만 함께 한다면, 어떤 정치세력과도 기꺼이 대화하고 타협할 자세가 되어있는 사람입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한 일에 좌파, 우파가 어디 있습니까? 하지만 자유를 부정하는 공산주의, 공산당 1당 독재, 유물론에 입각한 전체주의가 다양한 속임수로 우리 대한민국에 스며드는 것은 막아야 합니다. 이런 세력과 타협하고 흥정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나라와 교역도 할 수 있고, 국제협력, 상호이익을 추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치 체제에 영향을 미치고 스며드는 것은 막아야 합니다. 그것이 국방안보만큼 중요한 정치안보입니다. 바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입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공당이라면 이런 세력을 옹호하고 이런 세력과 손잡는 일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헌법재판관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거대 야당은 제가 취임하기도 전부터 대통령 선제 탄핵을 주장했고, 줄탄핵, 입법 폭주, 예산 폭거로 정부의 기능을 마비시켜 왔습니다. 거대 야당은 이러한 폭주까지도 국회의 정당한 권한 행사라고 강변합니다. 그러나 국회의 헌법적 권한은 국민을 위해 쓰라고 부여된 것입니다.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정부 기능을 마비시키는데 그 권한을 악용한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붕괴시키는 국헌 문란에 다름 아닙니다. 또한, 거대 야당은 제가 비상계엄으로 국회의 권능을 마비시키려 했다며 내란 몰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대 야당은 제가 대통령에 취임한 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끈질기게 정부의 권능을 마비시켜 왔습니다. 마치 정부를 마비시키는 것이 유일한 목표인 것처럼 국회의 권한을 마구 휘둘러 왔습니다. 국회의원과 직원들의 출입도 막지 않았고 국회 의결도 전혀 방해하지 않은 2시간 반짜리 비상계엄과, 정부 출범 이후 2년 반 동안 줄탄핵, 입법 예산 폭거로 정부를 마비시켜 온 거대 야당 가운데, 어느 쪽이 상대의 권능을 마비시키고 침해한 것입니까? 거대 야당은 국무위원은 물론이고, 방통위원장, 검사 감사 , 원장에 이르기까지 탄핵하고, 탄핵하고, 또 탄핵했습니다. 탄핵 사유가 되는지 여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거대 야당 대표를 노려봤다고 장관을 탄핵하기도 했습니다. 일단 탄핵해서 직무를 정지시켜놓고, 정작 헌재 탄핵심판에서는 탄핵 사유를 변경하는 황당한 일도 반복해 왔습니다. 얼마 전 중앙지검장 등 검사들에 대한 탄핵심판을 재판관 여러분께서 직접 진행하시지 않았습니까? 기자회견장에서 거짓말을 했다는데 실제로는 그 기자회견에 나오지도 않았고, 국정감사에서 허위증언을 했다는데 정작 국정감사에 출석하지도 않았습니다. 기본적인 탄핵사유조차 틀렸는데도, 일단 직무부터 정지시키고 보는 것입니다. 이것이 과연 정상적인 일입니까? 거대 야당의 공직자 줄탄핵은 정부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차원을 넘어, 헌정질서 붕괴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자, 거대 야당은 연일 진상규명을 외치면서, 참사를 정쟁에 이용했습니다. 급기야 행정안전부 장관을 탄핵했습니다. 당시 북한이 민노총 간첩단에게 보낸 지령문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이번 특대형 참사를 계기로 사회 내부에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투쟁과 같은 정세 국면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각계각층의 분노를 최대한 분출시켜라’ 거대 야당이 북한 지령을 받은 간첩단과 사실상 똑같은 일을 벌인 것입니다. 이야말로 사회의 , 갈등과 혼란을 키우는 ‘선동 탄핵’이라 할 것입니다. 거대 야당은 자신들의 당 대표를 수사하는 검사들도 줄줄이 탄핵하고, 서울중앙지검장까지 탄핵했습니다. 검사 탄핵은 그 자체로도 수사 방해지만, 검사 탄핵을 지켜보는 판사들에 대한 겁박이 되기 마련입니다. 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막고, 야당 대표의 범죄를 심판할 판사들까지 압박하기 위한 ‘방탄 탄핵’인 것입니다. 급기야 거대 야당은 지난 정부의 이적행위를 감사하던 감사원장까지 탄핵했습니다. 거대 야당은 감사원장 탄핵소추안에 ‘사드 정식 배치 고의 지연 의혹’ 감사를 탄핵 사유로 포함시켰습니다. 이 사건은 지난 민주당 정부의 안보 라인 고위직 인사 4명이 주한 중국대사관 무관에게 사드 배치, 작전명, 작전 일시, 작전 내용 등 국가 기밀 정보를 넘겨준 간첩 사건입니다. 감사원은 이를 적발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감사 조치를 진행하였는데, 이것이 탄핵 사유라는 것입니다. 자신들의 간첩 행위를 무마하기 위한 ‘이적 탄핵’이 아닐 수 없습니다. 헌법기관인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은 그 자체로도 심각한 헌법 파괴 행위지만, 이적 행위까지 탄핵으로 덮는 것을 보며 이야말로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망국적 위기 상황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또 한편 정부 각 부처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엄청난 규모의 예산을 사용 집행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산하기관도 거느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부처의 수장들을 탄핵소추로 직무정지시켜 그 부처의 기능을 마비시키거나 심각하게 저해한다면, 기회비용과 재정적인 측면에서도 국가와 국민에 얼마나 막대한 피해와 손해를 입히는 것이 되겠습니까? 거대 야당은 공직자를 무차별 탄핵소추하고 소추인단 변호사 비용도 국민 세금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억울하게 탄핵소추된 공직자들은 직무가 정지된 상황에서 자기 개인 자금으로 변호사 비용까지 조달해야 합니다. 정부 공직자들은 거대 야당의 이러한 폭거에 한없이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거대 야당은 ‘선동 탄핵’, ‘방탄 탄핵’, ‘이적 탄핵’으로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선거 가운데 대통령 선거가 기간도 가장 길고 국민적 관심도 가장 큽니다. 그만큼 직선 대통령의 민주적 정당성은 다른 선출직 공직자에 비해 그 무게가 다릅니다. 과거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은 한마디로 대통령 직선제 확보였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거대 야당은 대선이 끝나자마자 동조세력과 연대하여, 아직 취임도 하지 않은 대통령 당선자를 상대로 선제 탄핵, 퇴진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고, 지난 2년 반 동안 오로지 대통령 끌어내리기를 목표로 한 정부 공직자 줄탄핵, 입법과 예산 폭거를 계속해 왔습니다. 헌법이 정한 정당한 견제와 균형이 아닌, 민주적 정당성의 상징인 직선 대통령 끌어내리기 공작을 쉼 없이 해온 것입니다. 이것이 국헌문란이 아니면 도대체 어떤 것이 국헌문란 행위이겠습니까? 뿐만 아니라 거대 야당의 이런 지속적인 국헌문란 행위는, 국가 정체성과 대외 관계에 있어서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과 동떨어진 인식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직선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한 줄탄핵, 입법 예산 폭거는 어느 면에서 보나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것입니다. 흔히들 대통령 중심제 권력구조를 가지고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는 제왕적 대통령이 아니라 제왕적 거대 야당의 시대입니다. 그리고 제왕적 거대 야당의 폭주가 대한민국 존립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계엄 이후 벌어진 일들만 보아도 잘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제가 정말 제왕적 대통령이라면, 공수처, 경찰, 검찰이 앞 다퉈서 저를 수사하겠다고 나서고, 내란죄 수사권도 없는 공수처가 영장 쇼핑, 공문서 위조까지 해가면서 저를 체포할 수 있었겠습니까? 비상 계엄에 투입된 군 병력이 총 570명에 불과한데, 불법적으로 대통령 한 사람 체포하겠다고 대통령 관저에 3000~40000 명이 넘는 경찰력을 동원했습니다. 대통령과 거대 야당 가운데, 어느 쪽이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며 헌정질서를 무너뜨리고 있습니까? 제가 비상계엄을 결단한 이유는, 이 나라의 절체절명의 위기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함, 그것이었습니다. 저는 주권자인 국민들께 이러한 거대 야당의 반국가적 패악을 알리고, 국민들께서 매서운 감시와 비판으로 이들을 멈춰달라고 호소하고자 했습니다. 국정 마비와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 붕괴를 막고, 국가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입니다. 12.3 비상계엄 선포는 국가가 위기 상황과 비상사태에 처해있음을 선언한 것입니다. 국민을 억압하고 기본권을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께서 비상사태의 극복에 직접 나서주십사 하는 간절한 호소입니다. 그런데 거대 야당은 제가 국회의 요구에 따라 계엄을 해제한 그날부터 탄핵 시동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비상계엄은 범죄가 아니고, 국가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통령의 합법적 권한행사입니다. 저는 긴급 국무회의를 거쳐 방송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질서 유지를 위해 국회에 최소한의 병력을 투입했으며, 국회가 해제 요구 결의를 하자 즉각 병력을 철수하고 국무회의를 소집해서 계엄을 해제했습니다. 다 알고 계시다시피, 2023년 중앙선관위를 포함한 국가기관들이 북한에 의해 심각한 해킹을 당했습니다. 중앙선관위는 이 같은 사실을 국정원으로부터 통보받고도 다른 국가기관들과 달리 점검에 제대로 응하지 않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응한 일부 점검 결과 심각한 보안 문제가 드러났기 때문에, 중앙선관위 전산시스템 스크린 차원에서 소규모 병력을 보낸 것입니다. 선거의 공정과 직결되는 중앙선관위의 전산시스템 보안 문제는 우리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핵심 공공재이자 공공 자산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선거 소송에서 드러난 다량의 가짜 부정 투표용지, 그리고 투표 결과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통계학과 수리과학적 논거 등에 비추어, 중앙선관위의 전산 시스템에 대한 투명한 점검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런 조치들의 어떤 부분이 내란이고 범죄라는 것인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비상계엄 자체가 불법이라면 계엄법은 왜 있으며, 합동참모본부에 계엄과는 왜 존재합니까? 헌법재판관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저는 2021년 6월 29일 처음으로 정치 참여를 선언했습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영광의 길이 아니라 형극의 길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대통령직을 아주 가까이에서 지켜보신 어떤 분은, 우리나라 대통령직은 저주의 길이라면서, 저를 만류하시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라는 헌정질서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라를 지키고 싶어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그때 정치 참여를 선언하면서, 국민께 드린 약속이 있습니다.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들,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 산업화에 일생을 바친 분들, 민주화에 헌신하고도 묵묵히 살아가는 분들,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분들, 이런 국민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청년들이 마음껏 뛰는 역동적인 나라, 자유와 창의가 넘치는 혁신의 나라, 약자가 기죽지 않는 따뜻한 나라, 국제 사회와 가치를 공유하고 책임을 다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국민께 약속을 드렸습니다. 거대 의석과 이권 카르텔이 나라의 주인 노릇을 하는 데 맞서, 빼앗긴 주권을 되찾아 드리겠다고 국민 앞에서 다짐을 했습니다. 그날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이 약속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국민의 선택을 받아 대통령이 된 후,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하고, 또 노력했습니다. 무엇 하나 쉬운 일이 없었습니다. 글로벌 복합위기로 인한 대외 환경의 어려움이 계속 됐습니다. 지난 민주당 정부의 잘못된 소주성 정책과 부동산 정책은, 우리 경제와 민생의 문제를 풀어가는 데 계속 발목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어떤 문제라도 노력하면 풀어낼 수 있다고 믿었고, 실제로, 우리 기업, 우리 국민과 함께 뛰면서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기쁘고 보람있는 일도 많았고, 부족하고 아쉬운 일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국가안보와 국민안전을 지키는 제복 입은 공직자에 대한 처우 개선 추진이 보람된 일이었습니다. 지난 민주당 정권은 반일 선동에만 열을 올렸지만, 우리 정부에서는 1인당 GDP가 일본을 앞질렀고, 우리 인구의 두배 반이 넘는 경제강국 일본과 수출액 차이가 이제 불과 수십억 불 규모로 좁혀졌습니다. 20년 전에 비해 100분의 1, 지난 민주당 정부에 비해 수십분의 1로 줄어든 것입니다. 또, 작년에 서른 번이나 열었던 전국 순회 민생토론회 기억이 많이 납니다. 국민의 어려움을 직접 듣고 많은 일을 현장에서 해결해 드리면서, 국민과 같이 웃기도 했고 같이 울기도 했습니다. 수도권, 영남, 호남, 충청, 강원, 제주까지, 전국 모든 지역을 다니면서, 지역 발전 방안을 함께 고민했습니다. 우리 국민들께서 전국 어디에 살든 공정한 기회를 누리며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서 진정한 국민통합을 이루고 싶었습니다. 다시 그렇게 일할 기회가 있을까, 마음이 아립니다. 1박 4일의 살인적 일정으로 미국에 가서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선언을 발표했을 때는 정말 보람이 컸고 마음도 든든했습니다. 방산 수출의 물꼬를 트고, 팀코리아가 체코 원전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을 때는, 뛸 듯이 기뻤습니다. 아쉬웠던 순간도 떠오릅니다. 기업과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법안들은 하염없이 뒤로 미뤄놓고, 거부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위헌적 법안, 핵심 국익에 반하는 법안들이 야당 단독으로 국회에서 일사천리로 통과될 때는 정말 답답했습니다. 국방, 치안, 민생을 위해 꼭 필요한 아킬레스건 예산들이 삭감됐을 때는 막막한 심정이 들었습니다. 지금 저는 잠시 멈춰 서 있지만, 많은 국민들, 특히 우리 청년들이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을 직시하고 주권을 되찾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나서고 있습니다. 비상계엄의 목적이, 망국적 위기 상황을 알리고 헌법제정권력인 주권자들께서 나서주시기를 호소하고자 하는 것이었는데, 이것만으로도 비상계엄의 목적을 상당 부분 이루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의 진심을 이해해주시는 우리 국민, 우리 청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직무에 복귀하게 되면, 나중에 또 다시 계엄을 선포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터무니없는 이야기입니다.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로 이미 많은 국민과 청년들께서 상황을 직시하고 나라 지키기에 나서고 계신데, 계엄을 또 선포할 이유가 있습니까? 결코 그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헌법재판관 여러분, 그동안 심판정에서 다뤄진 쟁점들 가운데, 두 가지 쟁점에 대해서만 간략하게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세세한 사실관계를 언급하기보다 상식의 선에서 간단히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우선 제가 국회의 , 원을 체포하거나 본회의장에서 끌어내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정말 터무니없는 주장입니다. 상식적으로 이렇게 해서, 도대체 뭘 어떻게 하겠습니까? 의원들을 체포하고 끌어내서 계엄 해제를 늦추거나 막는다 한들, 온 국민과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는데 그 다음에 뭘 어떻게 하겠습니까? 계엄 당일 국회의장의 발언대로, 국회는 어디서든 본회의를 열어서 계엄 해제를 의결할 수도 있습니다. 영화나 소설에는 나오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일을 하려면 군으로 국가를 완전 장악하는 계획과 정치 프로그램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 상황이 그랬습니까? 계엄 사무를 담당할 주요 지휘관들이 비상계엄 직전에 어디에 있었는지 심판정 증거 조사에서 다 드러났습니다. 장관 재가를 받아 지방 휴가를 가거나, 부부 동반 만찬, 간부 만찬 회식을 하다가 계엄이 선포된 직후에야 국방부장관으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았습니다. 준비된 치밀한 작전 계획이나 지침이 없었기 때문에, 혼선과 허술함도 있었습니다. 국방부장관이나 지휘관들이나 경험이 풍부한 군사 전문가들인데 왜 이랬겠습니까? 12.3 계엄 선포는 계엄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이고 과거 계엄과 다른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민주주의를 수십 년 경험하고 몸에 밴 우리 50만 군이, 임기 5년 단임 대통령의 사병 역할을 할 리가 있습니까? 제가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는 오로지 주권자인 국민들에게 국회의 망국적 독재로 나라가 위기에 졌으니, 이를 인식하시고 감시와 비판의 견제를 직접 해주십사 하는 것이었습니다. 공화국의 대의제 위기에 헌법제정권력인 주권자가 직접 나서달라는 호소였습니다. 의원을 체포하거나 끌어내라고 했다는 주장은, 국회에 280명의 질서 유지 병력만 계획한 상태에서,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국회가 비어있는 주말도 아니고, 회기 중인 평일에 이런 병력으로 정말 말이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국회의원만 300명이고, 국회 직원들과 보좌진을 합치면 몇 천 명이 넘습니다. TV 생중계를 보더라도, 계엄 선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미 국회 경내와 본관에는 수천 명의 국회 관계자와 민간인들이 들어왔습니다. 실제로 계엄 선포후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질서유지 병력이 도착하였고, 국회 경내에 진입한 병력이 106명, 본관에 들어간 병력이 겨우 15명인데,이렇게 극소수 병력을 투입해 놓고 국회의원을 체포하고 끌어내라는 게 말이 되겠습니까? 게다가 “의결정족수가 차지 않았으니 본회의장에 들어가서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했다는데, 의결정족수가 차지 않았으면 더 이상 못 들어가게 막아야지 끌어낸다는 것은 상식에 반합니다. 본관에 진입한 군인들은 본회의장이 어딘지도 몰랐다고 합니다. 무엇 하나 말이 되지 않습니다. 단 한 사람도 끌려 나오거나 체포된 일이 없었으며, 군인이 민간인에게 폭행당한 일은 있어도 민간인을 폭행하거나 위해를 가한 일은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실제로 일어나지도 않았고 일어날 수도 없는 불가능한 일에 대해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그야말로 호수 위에 비친 달빛을 건져내려는 것과 같은 허황된 것입니다. 거대 야당은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에 기해서 선포된 계엄을 불법 내란으로 둔갑시켜 탄핵소추를 성공시켰습니다. 그리고는 헌법재판소 심판에서는 탄핵 사유에서 내란을 삭제하였습니다. 그야말로 초유의 사기탄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내란이냐 아니냐는 긴 시간의 복잡한 심리를 통해 가려지는 것이 아닙니다. 내란이냐 아니냐는 판례에서 보듯이 실제 일어난 일과 진행된 과정에서 드러난 결과로 판단하는 것이고, 누가 봐도 쉽게 바로 알 수 있어야 내란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거대 야당과 소추단이 헌재 심판 대상에서 내란을 삭제한 이유는, 심리 시간을 단축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내란의 실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12.3 계엄은 발령부터 해제까지 역사상 가장 빨리 종결된 계엄입니다. 그러다보니 계엄사령부 조직도 구성되지 못했고, 예하 수사 본부 조직도 만들어지지 못한 채, 그냥 계엄이 종료되었습니다. 겨우 몇 시간 평화적으로 진행된 계엄을 내란이라고 볼 수 없는 것입니다. 이어서, 비상계엄 국무회의 대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계엄 당일 국무회의는 국무회의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런데 국무회의를 할 것이 아니었다면, 12월 3일 밤에 국무위원들이 대통령실에 도대체 왜 온 것입니까? 국무회의가 아니라 간담회 정도였다는 주장도 있습니다만, 그날 상황이 간담회 할 상황입니까? 간담회는 의사정족수도 없는데, 왜 국무회의 의사정족수가 찰 때까지 기다렸겠습니까? 당일 저녁 8시 30분부터 국무위원들이 차례로 오기 시작했고, 저는 국무위원들에게 비상계엄에 대해 설명하고, 국방부장관이 계엄의 개요가 기재된 비상계엄선포문을 나눠주었습니다. 국무위원들은 경제적, 외교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고, 저는 대통령으로서, 각 부처를 관장하는 국무위원들의 생각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국가가 비상상황이고 비상조치가 필요함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각 부처 장관의 우려 사항, 예를 들어 경제부총리의 금융시장 혼란 우려와 외교부장관의 우방국 관계 우려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국무위원들이 과거의 계엄을 연상하고 있어서, 저는 걱정하지 말라고 한 것입니다. 의사정족수 충족 이후 국무회의 시간은 5분이었지만, 그 전에 이미 충분히 논의를 한 것입니다. 다음날 새벽 계엄 해제 국무회의는 소요시간이 단 1분이었습니다. 실제 정례, 주례 국무회의의 경우에도, 모두 발언 마무리 , 발언 등을 하고 많은 안건을 다루기 때문에 1시간 가량 걸리지만, 개별 안건의 심의 시간은 극히 짧습니다. 또한 비상계엄을 위한 국무회의를, 정례, 주례 국무회의처럼 할 수는 없습니다. 보안 유지가 중요하고, 그렇게 해야 혼란도 줄이고 질서유지 병력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은 지난 심판정에서 “국무회의를 100 여 차례 참석했지만, 이번 국무회의처럼 실질적으로 열띤 토론이나 의사 전달이 있었던 것은 처음” 이라고 증언했습니다. 국무회의 배석을 위해 비서실장과 안보실장을 대통령실로 나오도록 했고, 국가안보의 문제이기도 해서 국정원장도 참석시켰습니다. 1993년 8월 13일 김영삼 대통령께서 긴급재정경제명령으로 금융실명제를 발표했을 당시에도, 국무위원들은 소집 직전까지 발표한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고, 국무회의록도 사후에 작성됐습니다. 그때 상황은 이인제 당시 노동부장관께서 이미 자세히 설명하신 바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이를 두고 국무회의가 없었다고 하지 않았고, 당시 헌법재판소는 긴급명령 발동을 모두 합헌이라고 결정했습니다. 그밖의 여러 쟁점들에 대해서는 변호인단의 변론으로 갈음하겠습니다. 헌법재판관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저는 언젠가 해야 하고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이라면, 지금 제가 하겠다는 마음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해 왔습니다. 그래서, 임기 전반부 동안 역대 정부들이 표를 잃을까봐 하지 못했던 교육, 노동, 연금의 3대 개혁을 중심으로 국정개혁과제를 과감하게 추진했습니다. 30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유보통합의 첫걸음을 떼었고, 늘봄학교와 융복합 고등교육, 그리고 지역 산업과의 연계 강화를 위한 과감한 권한 이전 등 교육개혁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노사법치의 틀을 새롭게 세우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노동 유연화와 노동보호의 노동개혁 물꼬도 텄습니다. 국가적 난제였던 연금개혁도, 역대 정부 최초로 방대한 수리 분석과 심층 여론 조사를 진행하였고, 수용성이 높은 방안을 만들어서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대통령 임기 초반에는 국민과 유권자에게 약속한 공약과 국정과제의 실천, 민생에 영향이 큰 사회개혁의 추진이 우선이기 때문에, 이러한 스케줄에 맞춰 일해 온 것입니다. 어느 정권이나 임기 초기에는 선거 공약과 국정과제 이행이 우선이므로,정치개혁에는 신경 쓸 여력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전직 대통령들의 5년 임기가 금방 다 지나갔고, 변화된 시대에 맞지 않는 87체제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정치가 국민을 불편하게 만들고 국가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또,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에, 미래의 주역인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정치와 행정의 문턱을 더 낮춰야 합니다. 제가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면, 먼저 87체제를 우리 몸에 맞추고 미래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한 개헌과 정치개혁의 추진에 임기 후반부를 집중하려고 합니다. 저는 이미 대통령직을 시작할 때부터, 임기 중반 이후에는 개헌과 선거제 등 정치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현직 대통령의 희생과 결단 없이는 헌법 개정과 정치개혁을 할 수 없으니, 내가 이를 해내자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저는 여러 전직 대통령들이 후보 시절 공약하고도 이행하지 못한 청와대 국민 반환도 당선 직후 바로 추진하고 이행한 바 있습니다. 잔여 임기에 연연해하지 않고, 개헌과 정치개혁을 마지막 사명으로 생각하여, 87체제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국민의 뜻을 모아 조속히 개헌을 추진하여, 우리 사회 변화에 잘 맞는 헌법과 정치구조를 탄생시키는 데 신명을 다하겠습니다. 개헌과 정치개혁 과정에서 국민통합을 이루는 데도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결국 국민통합은 헌법과 헌법가치를 통해 이루어지는 만큼, 개헌과 정치개혁이 올바르게 추진되면 그 과정에서 갈라지고 분열된 국민들이 통합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렇게 되면 현행 헌법상 잔여 임기에 연연해 할 이유가 없고, 오히려 제게는 크나큰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국정, 업무에 대해서는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을 감안하여, 대통령은 대외관계에 치중하고 국내 문제는 총리에게 권한을 대폭 넘길 생각입니다. 우리 경제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습니다. 특히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국제질서의 급변과 글로벌 경제 안보의 , 불확실성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국가노선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위기가 기회가 될 수도 있고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글로벌 중추 외교 기조로 역대 가장 강력한 한미동맹을 구축하고 한미일 협력을 이끌어냈던 경험으로, 대외관계에서 국익을 지키는 일에 매진하겠습니다. 존경하는 헌법재판관 여러분, 먼저, 촉박한 일정의 탄핵심판이었지만, 충실한 심리에 애써주신 헌법재판관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번 심리는, 내란 탄핵에서 내란 삭제를 주도한 소추단 측이 제시한 쟁점 위주로 이루어지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 제가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와 불가피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드릴 시간이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서면으로 성실하게 관련 자료를 제출하였으니, 대통령으로서 고뇌의 결단을 한 이유를 깊이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또, 많은 국가 기밀정보를 다루는 대통령으로서 재판관님들께 모두 설명드릴 수 없는 부분에까지 재판관님들의 지혜와 혜안이 미칠 것이라 믿습니다. 다시 한번 재판관님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계엄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소중한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불편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저의 구속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청년들도 있습니다. 옳고 그름에 앞서서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미안합니다. 저는 대통령에 출마할 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결심을 했습니다. 지난 12.3 계엄과 탄핵 소추 이후 엄동설한에 저를 지키겠다며 거리로 나선 국민들을 보았습니다. 저를 비판하고 질책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도 들었습니다.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지만, 모두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저를 지금까지 믿어주시고 응원을 보내주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의 잘못을 꾸짖는 국민의 질책도 가슴에 깊이 새기겠습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도약하는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尹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비상계엄은 대국민 호소용”

    尹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비상계엄은 대국민 호소용”

    탄핵심판 최후변론에 출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면서도 “무력으로 국민을 억압하는 계엄이 아니라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라고 주장했다. 25일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탄핵심판 11차 변론기일 최종 의견(최후 변론)을 통해 “12·3 비상계엄은 과거의 계엄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면서도 “제가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몇 시간 후 해제했을 때는 많은 분들이 이해를 못했다. 지금도 어리둥절해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계엄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과거의 부정적 기억도 있을 것”이라며 “거대 야당과 내란 공작 세력들은 이런 트라우마를 악용해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저 자신, 윤석열 개인을 위한 선택은 결코 아니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며 “저 개인의 삶만 생각한다면 정치적 반대 세력의 거센 공격을 받을 수 있는 비상계엄을 선택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라고 했다. 임기 5년을 적당히 타협하는 것보다 일하겠다는 욕심을 갖고 반대 세력과 치열하게 싸우려 했다는 것이다. “거대야당·내란 세력이 국민 선동해…군 무력화”“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국가비상사태 선포”그러면서 “거대 야당은 제가 독재를 하고 집권 연장을 위해 비상계엄을 했다고 주장한다”며 “내란죄를 씌우려는 공작 프레임”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어 “거대 야당은 우리 국방력을 약화시키고 군을 무력화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며 “북한은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파병해 러시아와 군사 밀착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에게 매우 심각한 안보 위협”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190석에 달하는 무소불위의 거대 야당이 우리나라와 국민 편이 아니라 북한, 중국, 러시아의 편에 있는 것”이라면서 “이러한 상황이 국가 위기 상황이 아니면 뭐란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게다가 최근 북한의 드론 공격이 가장 큰 위협으로 대두되고 있는데 드론 방어 예산 100억원 가운데 무려 99억 5400만원을 깎아서, 사업을 아예 중단시켰다”며 “도대체 누구의 지시를 받아서 이렇게 핵심 예산만 딱딱 골라 삭감했는지 궁금할 정도”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을 투입했다”면서 “미국이 국가비상사태인가에 대한 판단은 다를 수 있지만 미국 국민들을 지키기 위한 대통령의 결단임은 분명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또다시 계엄 선포할 것이라는 주장 터무니없어”“비상계엄 국무회의를 정례·주례처럼 할 수는 없다”윤 대통령은 “제가 직무에 복귀하게 되면 나중에 또다시 계엄을 선포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이는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로 이미 많은 국민과 청년들께서 상황을 직시하고 나라 지키기에 나서고 계시는데 계엄을 또 선포할 이유가 있냐. 결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회의원을 체포하거나 본회의장에서 끌어내라고 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현실적으로 이런 일을 하려면 군으로 국가를 완전 장악하는 계획과 정치 프로그램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비상계엄 국무회의에 대해서는 “계엄 당일 국무회의는 국무회의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 있는데 (저는) 국무위원들에게 비상계엄에 대해 설명하고 국방부 장관이 계엄의 개요가 기재된 비상계엄선포문을 나눠줬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계엄을 위한 국무회의를 정례, 주례 국무회의처럼 할 수는 없다”며 “국무회의 배석을 위해 비서실장과 안보실장을 대통령실로 나오도록 했고 국가안보의 문제이기도 해서 국정원장도 참석시켰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대통령에 출마할 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결심했다”며 “지난 계엄과 12.3 탄핵 소추 이후 엄동설한에 저를 지키겠다며 거리로 나선 국민들을 봤다”고 말했다. 이어 “저를 비판하고 질책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도 들었다.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지만 모두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며 “부족한 저를 지금까지 믿어주시고 응원을 보내주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변론은 오후 2시 시작했으나 윤 대통령은 오후 9시 5분 자신의 최후 변론이 시작될 때 대심판정에 들어섰다.
  • 尹측 “우원식·이재명, 아무도 없는데 월담” 증거 제출

    尹측 “우원식·이재명, 아무도 없는데 월담” 증거 제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마지막 11차 변론에서 국회 대리인단과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계엄군 단전 영상과 우원식·이재명 월담 영상을 각각 증거로 제출했다. 국회 측은 계엄 당시 국회 본청 지하 1층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재생했다. 영상에는 작년 12월 4일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 직후인 오전 1시 6분쯤 계엄군이 무장한 채 건물 내부를 돌아다니는 모습이 담겼다. 국회 측 장순욱 변호사는 “군인들이 전력을 차례로 차단한 후 자리를 떠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측은 계엄 당시 ‘국회 봉쇄’는 외부 테러리스트 등의 위협을 차단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 김현태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의 헌재 증언을 반박하는 내용의 방송 보도도 증거로 재생했다. 장 변호사는 김 단장이 계엄 당시 텔레그램 대화방에 ‘본회의장 막는 게 우선’, ‘진입 시도 의원 있을 듯’, ‘문 차단 우선’, ‘비엘탄 개봉 승인’ 등의 메시지를 올렸다는 언론 보도들을 제시하며 “(김 단장의) 증언 내용이 사실에 반한다는 취지다”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측은 국회 출입이 차단된 게 아니었다며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월담 영상을 재생했다. 윤 대통령 측 김계리 변호사는 해당 영상에 대해 “아무도 없는데 혼자 스스로 월담하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 의원 일부에게 국가보안법 위반 전과가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또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계엄 당시 여인형 전 국군 방첩사령관과 통화하는 장면이 담긴 국정원 CCTV도 증거로 재생하며 그가 작성한 메모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측 이동찬 변호사는 작년 7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관련 판결을 제시하며 “대통령의 헌법상 배타적인 권한 행사에 대해선 의회뿐 아니라 법원의 심사 대상이 안 된다고 판결한 것”이라며 “이 사건 탄핵심판에서도 고려되어야 할 중요한 법리를 담고 있는 시의성 있는 판결이다”라고 했다.
  • 이재명·김부겸 회동…金 “개헌 문제” 꺼내자 李 “지금은 탄핵 집중”

    이재명·김부겸 회동…金 “개헌 문제” 꺼내자 李 “지금은 탄핵 집중”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비명(비이재명)계 대권주자로 꼽히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4일 만찬 회동을 가진 가운데 개헌에 대한 견해차로 공방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와 김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약 85분간 만찬 회동을 했다. 김 전 총리는 만찬에 앞서 “고언과 여론을 가감 없이 전달하려 한다”며 이 대표에게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고, 헌법·개헌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며 재차 개헌을 강조했다. 이에 이 대표는 “현재 문제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해결해 나갈지 총리님 고견 듣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 전 총리는 비공개 회동에서도 개헌을 포함한 정치 개혁에 대해 이 대표가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강하게 요청했으나, 이 대표는 “나도 생각은 왜 없겠나. 그러나 지금은 탄핵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선을 그었다고 김 전 총리가 기자들과 만나 밝혔다. 김 전 총리는 “개헌 문제에 대해 저는 ‘이 정도도 이야기를 안 하면 어떡하냐’고 자꾸 얘기했고, 이 대표께서는 ‘나도 생각은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하면서 조금 공방이 오고 갔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에게 회동 내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당 정체성 논란·강성 지지층 공격 언급…정권교체엔 공감대만찬 후에는 민주당 측 한민수 대변인과 김 전 총리 측 오영식 전 의원이 회동 결과를 소개했다. 한 대변인은 “김 전 총리는 당 운영에서 상처받고 떠난 사람을 포용할 방안을 요청하고, 개헌을 포함해 정치 개혁도 필요하다고 말했다”며 “‘이 대표가 개혁의 그림을 그리고 대한민국을 새롭게 만들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 전 의원도 “개헌 등 정치 개혁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주셔야 한다는 김 전 총리의 강한 주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총리는 이 대표가 당 정체성을 ‘중도·보수’라고 언급한 데 대해 “단정적 표현이 오해를 불러일으킨 측면이 있다”면서도 “중도 보수적 입장을 가진 분들까지도 더 끌어안기 위한 노력으로서 취지를 이해한다”는 언급을 했다고 오 전 의원은 전했다. 이 대표는 김 전 총리에게 전날 자신이 강성 지지층에게 의견이 다른 상대방을 향한 과도한 공격을 삼가달라는 당부 메시지를 낸 점을 먼저 거론했다고 한다. 김 전 총리가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친명계 강성 당원)’의 비명계 인사 공격을 비판해 온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민주 헌정수호’ 세력이 결집해 정권 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했다. 또 미국 트럼프 정부의 통상압력, 중국의 기술 굴기, 한국 경제 성장 저하 등 과제를 앞에 두고 국민 화합·대통합 메시지를 적극 제시해 달라는 김 전 총리의 요청에 이 대표는 “필요한 일이다.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의료대란 수습, 추경 편성을 통한 경제 회생 등에 나서달라는 김 전 총리의 주문에 이 대표는 적극 공감하며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13일 김경수 전 경남지사, 21일 박용진 전 의원에 이어 이날 김 전 총리를 만나는 등 비명계와 잇단 회동을 가지며 당내 통합 행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오는 27일과 28일에 각각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동연 경기지사를 만난다.
  • [사설] 이 와중에 노란봉투법 재발의 野, ‘경제중심당’ 말뿐인가

    [사설] 이 와중에 노란봉투법 재발의 野, ‘경제중심당’ 말뿐인가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을 재발의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21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방문해 노란봉투법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노란봉투법은 파업으로 피해를 본 기업의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고, 하청업체 근로자가 원청기업과 단체교섭을 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노사 관계의 대혼란이 우려돼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두 번이나 폐기됐다. 이 대표는 “검든 희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라며 실용주의를 들고 나왔다. 반도체 연구개발(R&D) 인력의 주52시간제 예외 허용을 시사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원래 경제중심 정당”, “본시 중도정당”이라고까지 했다. 그래 놓고는 양대 노총을 방문해서는 근로시간 단축과 주4일제 추진을 약속했다. 아침 말 다르고 저녁 말 다르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1.0%까지 떨어졌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의 평균 전망치는 1.6%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경제심리가 위축돼 민간 소비는 얼어붙었고 투자는 부진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관세 폭탄을 예고하는데 우리는 리더십 부재로 제대로 협상도 못하고 있다. 이 대표의 실용주의 발언이 진심이라면 기업 활동을 가로막는 법부터 접는 게 도리다. 경제8단체가 어제 상법 개정 철회와 자본시장법 개정을 제안했다. 민주당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까지 확대하는 상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기업들은 소송 남발, 투자와 인수합병(M&A) 위축 등을 우려하고 있다. 상속세 최고 세율 인하도 고민해 봐야 한다. 최고 세율은 통상 기업의 대주주에게 적용되는데 상속재산은 현금이 아닌 기업의 지분이 대부분이다. 그러니 대주주의 상속세 부담은 기업 생태계를 해칠 수 있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서두르려면 전 국민 25만원 포기도 필요하다. 지난 21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지급 반대(55%)가 찬성(34%)보다 높았다.
  •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에도… 日 또 ‘다케시마의 날’ 도발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에도… 日 또 ‘다케시마의 날’ 도발

    일본이 올해도 정부 대표가 참여한 가운데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날’ 행사를 강행하며 한일 관계에 찬물을 끼얹었다. 올해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았지만 역사 문제가 계속되면서 양국이 추진하는 관계 개선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지난 22일 일본 시마네현에서는 올해 20회를 맞은 다케시마의 날 행사가 열렸다. 행사에는 내각에서 영토 문제를 담당하는 이마이 에리코 정무관을 비롯해 의원 12명, 일반 시민 등 465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아베 신조 내각 때인 2013년부터 13년 연속으로 차관급인 정무관을 이 행사에 파견했다. 참가자들은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여야, 시마네현, 국민이 하나가 돼 다케시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기하라 미노루 자민당 중의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미일 관계에 앞서 다케시마 문제를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마이타치 쇼지 자민당 참의원) 등의 망언을 쏟아 냈다. 요미우리신문은 “70년 이상 불법 점거를 이어 가 일본의 주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은 결코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등 일본 매체들의 억지 주장도 이어졌다. 이에 외교부는 미바에 다이스케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했다. 또 외교부는 “일본 정부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을 즉각 중단하고 겸허한 자세로 역사를 직시해야 할 것”이라고 성명을 냈다. 한일은 올해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았다. 이에 양국 정부는 관계 개선을 위한 여러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일본이 역사 문제에 대해 특별히 진전된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취지가 퇴색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일본은 지난해 11월 사도광산 추도식 파행에 이어 지난달 유네스코에 제출한 군함도 등 일본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 관련 보고서에 한국인 노역의 강제성을 인정하거나 알리는 조치를 누락시키는 등 우리 정부와의 약속을 어겼다. 게다가 다음달에는 일본 교과서 검정 결과가 발표되고, 4월에는 야스쿠니신사 참배 행사도 예정돼 추가 논란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탄핵 국면에서 정상 외교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정부가 얼마나 실효성 있게 일본 측에 대응할지도 미지수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60주년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것과 역사 문제 도발이 따로 진행되는 상황이 펼쳐질 것 같아 우려된다”면서 “근본적으로 변화가 있어야 할 부분에 있어서는 변화가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종전 협상’ 미러 복원 움직임…트럼프·푸틴·김정은 ‘브로맨스’로 이어지나 [외안대전]

    ‘종전 협상’ 미러 복원 움직임…트럼프·푸틴·김정은 ‘브로맨스’로 이어지나 [외안대전]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를 군사 동맹 수준으로 밀착시키며 한국 외교안보에도 적잖은 긴장을 안겨준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배가 한반도는 물론이고 동북아 정세에도 더욱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인 만큼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요구됩니다. 미국과 러시아의 협상은 단순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것을 넘어 미러 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지난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러시아와 양자 협상에 나섰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러시아의 요구사항인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불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동부 점령지 인정 등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이미 큰 틀에서의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데, 강대국끼리 담판을 짓고 서둘러 전쟁을 끝내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으로 중국과 러시아 사이의 틈을 벌려 대중 견제 세력을 더욱 결집, 강화하려는 것으로도 관측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전쟁을 고리로 바짝 밀착했던 북한과 러시아 관계가 어떻게 흘러갈지도 관심입니다. 북러는 지난해 6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맺어 군사 동맹 수준으로 관계를 끌어올렸고, 특히 북한은 파병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뛰어들어 다수의 사상자를 내기도 했습니다. 북러는 군사 분야뿐 아니라 정치, 경제 등 여러 방면으로 협력 범위를 넓혀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식량을 비롯해 다양한 반대급부를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첨단 무기 기술 등의 도움이 있었을 것으로도 여겨집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도 북러 간 밀착 관계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 만큼의, 서로를 필요로 했던 고리는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미 양국 관계에 대한 법률적 근거를 다진 데다 미일·한미동맹, 한미일 협력,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등 인태 지역에 대한 압박이 있기 때문에 러시아에 북한의 가치가 줄어들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러시아가 미러 관계 개선으로 우크라이나 종전 성과를 얻은 뒤 주요 8개국(G8)에 복귀하고 유럽연합과의 관계도 좋아지는 등 국제사회와 소통하며 제재 완화 등의 효과를 얻으면 북한과의 끈끈함이 지금보다는 약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우크라이나 종전이 북러 관계에 ‘원심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북러 사이의 일종의 ‘공간’을 한러관계 개선으로 파고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정부도 꾸준히 러시아와의 소통을 강조해 왔고, 종전 이후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고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 역시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며 남북 모두에서 영향력을 지키려 할 수도 있습니다. 정부는 그동안 여러 계기마다 국제사회와 북러의 군사 밀착이 한반도는 물론 국제정세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중단을 촉구해왔고, 최근 미국 트럼프 정부 측과도 본격적으로 소통하며 더욱 적극적으로 북러 간 밀착을 끊어내야 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뮌헨안보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과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도 모두 북러 간 불법적인 군사협력에 대한 규탄이 담겼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는 종전을 위한 노력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협상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 중”이라며 “다양한 상황이 전개 중인 만큼 구체적인 언급은 자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조속한 평화 회복과 재건을 위해 우방국들과 긴밀히 공조하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그간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지원 등을 해온 만큼 우크라이나와도 관계를 유지하며 전후 재건 사업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료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북미 대화로 옮겨갈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중동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낸 뒤 중국 견제를 이어가며 결국 2019년 실패한 북미 대화를 다시 노릴 것이란 시나리오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외정책 시나리오로 자주 거론됐는데,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보면 더 빠르게 북미 대화까지 이를 수 있어 보입니다. 북한은 취임 직후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대화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일단은 주시하며 움직이지 않고 있지만, 군축 협상이나 제재 완화 등 확실하게 얻을 게 있다고 판단되면 대화에 응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입니다. 대체로 북미 대화가 단시간 안에 성사되긴 어렵다고 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속도전으로 정세가 급변하고 있어 만반의 대비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언제, 어떤 방식으로 북미 대화가 재개되든 한국이 ‘패싱’되지 않도록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공통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회담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외교장관은 앞으로 미국 신행정부가 대북정책을 수립·이행하는 과정에서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는데, 바로 이런 패싱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강조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외정책에 매우 속도를 내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도 한 치 앞을 보기 어려운 급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강대국들이 새롭게 국제질서를 재편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당장 오는 5월 9일 러시아의 ‘2차 대전 전승절’을 계기로 상징적인 장면이 그려질 수 있다고도 주목됩니다. 러시아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전승절에 참석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북한군이 전승절 열병식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 사이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종전 협상을 타결하고 모스크바에서 만난다면? 전례 없는 그림이 연출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빠르게 움직이는 정세 속에서 한국은 아직 탄핵 정국으로 여전히 불확실성과 혼돈에 놓여 있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두 연구위원은 “한국이 ‘패싱’되지 않도록 주변국을 관리하며 가치와 실용을 초월하는 담대한 외교로 ‘글로벌 중추국가 한국 2.0’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사설] “25% 이상, 한 달 내”… 관세폭격 시간표에도 여야정 ‘빈손’

    [사설] “25% 이상, 한 달 내”… 관세폭격 시간표에도 여야정 ‘빈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 수출 비중 1, 2위인 자동차, 반도체에 25% 이상의 관세를 한 달 내에 매기겠다고 밝혔다. 당초 예고한 4월 2일보다 앞당겨진 구체적 시간표인 것이다. 그러면서 “그들(외국기업)이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면 관세를 물 필요가 없다”고 했다. 미국에 공장을 세우는 기업에는 관세 폭탄의 불이익을 덜어 주겠다고 대놓고 흥정을 한다. 관세 태풍에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경제는 직격탄 초읽기에 들어섰다. 25% 관세가 붙으면 자동차 부문에서만도 대미 수출은 9조원 이상 감소한다. 현대차,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미국 현지 생산시설을 짓고 있는 우리 대기업들이 당장 초비상이다. 생산시설의 가동 시점을 앞당기거나 현지 공장의 활용도를 높이는 등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트럼프 1기 때는 한국의 자동차 수출에 25% 관세를 부과하려는 움직임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으로 위기를 넘겼다. 이제는 조선, 원전 등 한미동맹의 이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협력카드를 마련해 대미 설득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런데도 어제서야 여야정 국정협의회가 처음 열렸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우원식 국회의장, 권성동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4인이 참석한 협의회를 보자면 과연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반도체특별법과 관련해 최 대행은 “반도체특별법에 근로시간 특례조항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반도체특별법이 아닌 반도체보통법에 불과하다”며 ‘주52시간제 예외 조항’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경직된 주52시간제가 반도체산업 경쟁력을 꺾고 있다는 것은 각종 수치로도 입증된 사실이다. 탄핵 정국에서 정책 주도권을 쥔 것은 사실상 이 대표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경제 중심 정당, 중도보수 정당”이라면서 연일 중도층 확장을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진심을 보이겠다면 정말 시급한 법안들부터 해결하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오죽했으면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반도체 연구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 예외 조항은 민주당이 양보해야 한다고 했겠나. 추가경정예산을 놓고도 여야는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도 35조원 규모의 ‘슈퍼 추경’(민주당)과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 대한 ‘핀셋 지원’(국민의힘) 사이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추경의 규모와 시기, 반도체법과 국민연금 개혁을 실무협의에서 추가 논의한다는 사실상 ‘빈손 회담’이 됐다. ‘트럼프 스톰’에 범국가적 비상 대응은 머나먼 일로 보인다.
  • 연일 터지는 트럼프 말폭탄… 산업부는 24시간 비상대기[세종 B컷]

    연일 터지는 트럼프 말폭탄… 산업부는 24시간 비상대기[세종 B컷]

    “언제 터질지 모르니 매일 바짝 긴장한 상태로 잠이 듭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폭주에 대응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태로 관가에 ‘복지부동’ 바람이 불고 있다지만 통상 담당들은 얘기가 다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쏟아 내는 ‘말폭탄’이 지구 반대편 공무원들을 초긴장 상태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새벽 3시 기자회견 보며 자료 만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상호관세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기자회견은 현지시간 오후 1시에 진행됐습니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전날 한국시간 오후 11시 넘어 집에 들어왔다가 잠깐 눈을 붙인 뒤 새벽 3시에 기자회견을 생방송으로 지켜보며 자료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산업부의 다른 과장급 공무원은 설 연휴에 단 하루 쉬었습니다. 당시 임시공휴일까지 선포돼 다수 공무원들은 6일 연휴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하필 트럼프 대통령 취임(1월 20일) 직후와 겹쳤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 대상 관세 폭탄을 들고나왔습니다. 현지에 한국 기업이 있다 보니 기민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발 일정만이라도 미리 알려 줬으면”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인 태도는 공무원들을 더 힘들게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깜짝 정책을 발표하곤 합니다. 기자의 질문에 예고 없이 중요한 말을 내뱉기도 합니다. 산업부의 한 공무원은 “새벽에 휴대전화가 울리면 ‘이번엔 어떤 게 터졌을까’란 걱정을 반복하다 보니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며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다”고 호소했습니다. 산업부 곳곳에선 ‘제발 일정만이라도 미리 알려 줬으면 좋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입니다. 매일 새벽 2시까지 환율을 모니터링하는 기획재정부 외화 담당들도 관세 전쟁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훈련소 군인처럼 긴장·초조·불안 상태입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새벽에 외환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메시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자다가도 뉴스를 확인한다”고 말했습니다.
  • “불확실성이 끌어올린 금값… 투자 열풍에 ‘김치프리미엄’까지”

    “불확실성이 끌어올린 금값… 투자 열풍에 ‘김치프리미엄’까지”

    안전자산 매력 높아지는 金탄핵정국·단기 수요 맞물려 급등고환율 지속되면 금값 더 치솟아국내 수요 단기 조정 가능성 경계차익 노리기보다 장기 투자 추천품귀 현상에 물량 확보 치열‘80년 업력’ 수요 예측 데이터 축적공급에 공백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4만원대 0.1g 골드바 출시에 호평지갑 얇아도 부담 없이 선물·투자국내외 정치적 불확실성과 그에 따른 글로벌 기관의 공격적인 매집 등으로 금 품귀 현상이 벌어지면서 금 유통 전문기업도 ‘물량 확보전’을 벌이고 있다. 80년 업력의 삼성금거래소도 그중 하나다. 이남석(54) 삼성금거래소 영업팀 이사는 19일 서울 종로구 삼성금거래소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고환율 국면이 이어진다면 현재 60만원대인 금 한 돈(3.75g) 가격이 80만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이 이사와의 일문일답. -금 가격 급등 원인은 무엇인가. “불확실성이다. 예측 가능성이 확보됐을 때 시장이 안정적으로 움직이는데,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전쟁 등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이 됐다. 특히 기축통화인 달러를 쓰지 않는 나라에서 달러 대체 구실을 할 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1~2월 들어서는 각국 중앙은행과 글로벌 투자회사들이 공격적으로 금을 매집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흐트러지는 모습도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이 종합적으로 금값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금값이 해외보다 비싼 ‘김치프리미엄’도 관측된다. “국제 금 가격과 비교했을 때 최근 국내 시세는 17~20% 수준 더 높게 형성돼 있다. 통상 국제 가격과 비교한 국내 프리미엄이 0.5~0.7%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국내에선 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더 늘었다. 여기에 금값 급등에 따른 단기 투기 수요까지 맞물리면서 금값이 더 큰 폭으로 뛰었다.” -앞으로 금 가격은 어떻게 움직일까. “금값이 추세적으로 뒤로 물러서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금은 광물 자체가 희귀성을 띠는 유한자산이기 때문에 가격은 우상향할 것으로 본다. 국내 시장에선 단기 조정으로 김치프리미엄이 줄어들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문제는 환율인데,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뚝 떨어진다면 금값이 안정화될 수도 있지만, 국제유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현 수준인 1400원대가 유지되면 금값은 더 치솟을 것이다. 글로벌 가격은 시장 전망치처럼 트로이온스(31.1035g)당 3000달러(약 432만원)를 연내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 금 투자는 단기 차익을 노리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 -품귀 현상으로 일부 골드바 공급처는 판매를 중단했는데. “삼성금거래소는 금 공급에 공백이 없도록 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일본·홍콩·호주·스위스·독일 등 5개국 이상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양질의 금을 수입하고 있다. 이러한 네트워크를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거래와 자금력이 필요하다. 공급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업체별 공급 규모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탁결제원 등도 대규모 거래 대상이지만, 확보한 물량의 40% 전후 수준으로 공급하고 있고 이외엔 시중에 적극적으로 공급하려 한다. 중소업체들이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시장에서 저중량 금도 인기다. “투자용 금이라고 하면 1㎏짜리 골드바를 쉽게 떠올리지 않나. 요즘 시세를 적용하면 약 1억 6000만원, 여기에 매입 시 부가가치세 10%까지 더하면 1억 8000만원에 가까운 거금이 필요하다. 금 가격이 워낙 고가이다 보니 매입을 원하는 이들도 선뜻 사지 못하는 경우가 생겼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서 지난해 중순부터 삼성금거래소는 저중량 금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고객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전에는 시중에서 찾아보기 어렵던 1g짜리 골드바를 포함해 0.5g, 0.3g, 0.1g 단위의 골드바도 신상품으로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0.1g 골드바는 4만원대로 한 돈 단위에 비해 부담 없이 선물하기 좋다는 평이 있다. 1~2월 저중량 골드바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2배 늘었다.” -올해 사업의 주안점은. “데이터 축적을 통해 수요 예측 가능성을 높여 기업과 개인 고객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디지털플랫폼을 개발해 고객들과 접촉면을 늘리고 판매 및 제조 데이터를 축적해 나간다면 시장 흐름에 더 잘 대응할 수 있으리라 본다. 또 자원순환과 관련해서도 힘쓰고 있다. 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땅을 파서 광물을 추출해야 하니 환경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앞으로 제재가 확대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러한 문제에 도움이 되고자 오래된 헌 금 매입을 많이 하려고 한다. 고금을 사서 정련 과정을 거쳐 순도 높은 금으로 만들어 재판매한다. ‘헌 금’을 ‘새 금’으로 만들어 주는 ‘헌 금 교환’ 서비스도 하고 있다.”
  • 조태열 “한미동맹 강화 재확인” 루비오 “崔대행 신뢰” 공식 표명

    조태열 “한미동맹 강화 재확인” 루비오 “崔대행 신뢰” 공식 표명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첫 대면 회담을 갖고 한미동맹 강화와 대북 공조에 대한 뜻을 재확인했다. 탄핵 정국으로 정상외교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한미동맹에 대한 신뢰를 확인한 계기가 됐다고 평가된다. 외교부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의 바이어리셔호프 호텔에서 40분간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미국은 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한국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으며 각국 국내 상황과 무관하게 신뢰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도 보도자료에서 “루비오 장관은 한국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한미동맹의 강인함에 대한 그의 신뢰를 재차 밝혔다”고 전하기도 했다. 양국 외교장관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며 향후 대북정책 수립·이행 과정에서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 미국이 대북정책을 정하고 북미 대화를 시도하는 국면에서 한국이 ‘패싱’되지 않도록 소통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언급해 향후 핵 동결·군축 협상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 비핵화’는 미 측이 몇 번이나 강조했고 이 정도면 믿어야 된다는 인식이 들 정도로 확고하게 얘기했다”며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트럼프 행정부인지 조 바이든 행정부인지 모를 정도로 정책 연속성이 두드러진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조 장관은 관세 적용 문제에 대해서도 대미 투자 성과 등 한국의 기여도를 설명하며 상호 ‘윈윈’이 되는 해법을 모색하자고 당부했다. 다만 루비오 장관은 “(담당 부처에) 잘 전달하겠다”며 대외정책과 통상 문제는 별개로 구분했다. 조 장관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의 경제 협력 관련 “미국 지역 재외공관은 물론 우리 기업 네트워크까지 폭넓게 활용해서 조선 등 신규 협력 분야 발굴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산업통상자원부 등 소관 부처에서 우리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되는 방향으로 조속히 미 측과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조 장관은 뮌헨안보회의(MSC) 가운데 열린 ‘아시아·유럽 안보 연계 패널 세션’에 참석해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와 거래적 동맹관으로 독자적 핵 억지력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아직 ‘플랜B’에 대해 이야기하기엔 다소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다만 “지금으로선 플랜B를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이것이 곧 논외로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논의 가능성은 열어 뒀다.
  • 재계, 관세 전쟁에 대미사절단 띄운다

    재계, 관세 전쟁에 대미사절단 띄운다

    최태원 상의회장단 19~20일 방미부가세도 거론한 美에 적극 대응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민간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한국의 민간 경제사절단이 미국을 공식 방문하는 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폭탄’이 현실화됨에도 탄핵 정국으로 국가 수장의 공백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재계가 전방위 대미 통상 외교전에 뛰어든 것이다. 다음달엔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5월에는 한국무역협회가 잇달아 워싱턴행을 준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부가가치세(VAT) 제도를 운용하는 국가들에도 상호관세를 적용할 것을 시사하면서 당장 한국 기업들과 정부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미국산 제품이 가격 차별을 받지 않도록 미국(6.6%)보다 높은 부가세율을 적용한 나라에 관세를 더 매기겠다는 것이다. 한국은 부가세 10%를 적용하고 있다. 어떤 식으로든 미국의 관세 부과가 점점 확실해지면서 대미 통상 환경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행에 나선 대한상의는 오는 19~20일 국내 20대 그룹 최고경영자(CEO)로 구성된 사절단이 워싱턴DC에서 통상 관련 아웃리치(대외 소통 및 접촉) 활동을 시작한다고 16일 밝혔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출국을 앞둔 사절단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 최 대행은 “그간의 대미 투자 성과를 충분히 설명하고 미국 신정부와 협력해 나갈 기회를 발굴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제사절단은 최 회장을 비롯해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김원경 삼성전자 사장, 유정준 SK온 부회장, 이형희 SK수펙스 커뮤니케이션위원장, 성 김 현대자동차 사장 등 26명이다. 대미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철강, 조선, 에너지, 플랫폼 등 한미 경제협력 핵심 산업 대표들이 대거 참여했다. 대한상의는 “한국은 트럼프 1기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약속을 적극 실천한 대미 투자의 모범 국가이자 우등 기업임을 적극 강조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한국은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 미국의 최대 그린필드 투자(개발되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부지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방식) 국가로 2017년 이후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분야 등에 1600억 달러(약 231조원)를 투자했다. 19일 미 의회 부속 도서관의 토머스 제퍼슨 빌딩 그레이트홀에서 개최되는 ‘한미 비즈니스의 밤’ 갈라 디너에는 사절단을 비롯해 미 상하원, 주지사, 내각 주요 인사 등 150여명이 참석한다. 사절단은 이 자리에서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 확대를 위한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기업들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주 관계자와의 개별 미팅도 진행한다. 20일에는 미 백악관에서 경제부처 고위 인사들과 만나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할 경제·산업 정책을 논의하고 한국 기업들의 실행 방안 등을 전달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 조선 분야 협력, 완성차 및 부품 제조 시설 투자, 미국 차세대 원전 개발과 소형모듈원자로(SMR) 협력,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 등이다.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한경협은 한미 투자 협력을 위해 다음달 현지에서 한미투자포럼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앞서 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을 미국으로 보내 미 정부와 의회, 싱크탱크와의 접촉을 넓히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한국 기업들이 많이 진출한 미국 주정부 인사들과의 물밑 접촉을 통해 연방정부에 이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하는 ‘보텀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윤진식 무역협회장과 임원 등 10여명이 다음달 미국 애리조나·텍사스·테네시주 등 남부 지역을 방문한다. 또 5월에는 무역협회 회장단으로 구성된 사절단을 꾸려 워싱턴DC를 방문, 미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의 고위 당국자를 만날 계획이다. 아울러 미국 해외 투자 유치 행사인 ‘셀렉트USA 투자 서밋’에 참가해 상무부 인사들을 만나 한국 기업 입장도 전달할 방침이다.
  • [사설] 한미 “北 완전한 비핵화”, 韓 패싱 우려 급한 불은 껐지만

    [사설] 한미 “北 완전한 비핵화”, 韓 패싱 우려 급한 불은 껐지만

    한미 외교 수장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대면 회담을 갖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그제 독일 뮌헨에서 만나 북핵 문제 등 대북 정책에 있어 양국이 긴밀히 공조하기로 뜻을 모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완전한 북한 비핵화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밝혔지만 탄핵 정국 속 리더십 부재 와중에 혹여라도 북미 협상에서 한국이 패싱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한미 정상외교가 당분간 어려운 상황에서 외교 수장이 소통의 물꼬를 트고 동맹의 굳건함을 대외적으로 보여 줌으로써 일단 급한 불은 끈 셈이다. 하지만 1기 행정부 때 입증됐듯 트럼프의 대북 정책은 종잡기 어렵다. 파격적인 유화책과 강경 노선을 오갔던 당시처럼 언제 어떻게 급변할지 알 수 없다. 트럼프는 취임 첫날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해 파장을 일으켰고, 사흘 뒤 폭스뉴스 인터뷰에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연락하겠다”며 북미 정상외교 재개 의지를 드러냈다. 예측 불가능한 그의 행보에 비춰 볼 때 부분적인 제재 완화와 제한적인 비핵화 조치를 맞바꾸는 수준의 이른바 ‘스몰딜’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이 추진하는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은 이런 우려의 불씨를 키운다. 트럼프는 종전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국들을 배제한 채 미국과 러시아 간의 양자 협상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포기와 일부 영토의 양도 등 러시아에 유리한 방향으로 몰아가려 한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임기 내 단기적 평화를 위해 장기적 안보와 국제질서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트럼프의 일방주의가 북미 협상에서 재연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한미일 협력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가 후퇴하는 일이 없도록 치밀한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 [사설] 車 관세까지 콕 찍은 트럼프… 남은 골든타임 한 달 반

    [사설] 車 관세까지 콕 찍은 트럼프… 남은 골든타임 한 달 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한국에도 큰 타격이 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4월 2일부터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행사에서 수입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까지 구체적으로 밝혔다. 한미 간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한국 자동차 수출은 2016년부터 무관세(트럭 제외)를 적용받았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를 콕 찍어 언급했으니 별도의 징벌관세 부과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자동차와 반도체는 한국의 지난해 대미 수출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한 주력 품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소셜미디어(SNS)에 “관세보다 가혹한 부가가치세(VAT·부과세) 시스템을 사용하는 나라들을 (대미) 관세를 가진 나라와 비슷하게 여길 것”이라고 썼다. 역시 한미 FTA로 대미 관세를 대부분 없앴으나 부과세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 한국이 직접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상호관세는 관세에 더해 무역 상대국이 수입품에 부과하는 특유의 조세제도나 환경 규제 같은 비관세장벽, 환율, 역외 세금까지 모두 조사해 미국이 손해를 보고 있다면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이나 일본, 한국 같은 동맹이든 상관없이”라는 말로 한국도 예외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이제 우리에게는 한 달 반쯤의 골든타임이 남았다. 한국의 각종 비관세장벽에 대해 미국이 문제 삼아 온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갈 길이 바쁘다. 미국 빅테크 플랫폼 기업에 대한 독과점 규제나 외국 기업에 불리한 세제, 복잡한 통관절차, 수출 기업에 대한 지원, 값싼 산업용 전기요금, 산업은행의 기업금융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백방으로 밀고 당기는 협상을 펼쳐도 모자란데 우리 국정 책임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 한번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 국무장관이 지난 15일 독일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처음 만나 “한국의 최상목 권한대행을 신뢰한다”고 했다니 그나마 천만다행한 일이다. 통상 전문가이자 주미대사를 지낸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럴 때 국회의 탄핵소추로 발이 묶이지만 않았어도 대미 외교 총력전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가 오늘부터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 당국자들과 만나 한미 통상 협력과 관련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앞으로 한 달 반의 시간은 길지 않지만 그렇다고 짧지도 않다. 남은 골든타임을 놓쳐 대미 통상의 기본 틀이 망가진다면 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워진다. 통상외교의 정상화에 여야정이 지혜와 역량을 한데 모을 때다.
  • 박지원 “내란수괴 尹, 이승만·박근혜의 길 모두 선택 늦어”

    박지원 “내란수괴 尹, 이승만·박근혜의 길 모두 선택 늦어”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이승만의 길을 가건 박근혜의 길을 가건 그 선택은 이미 늦었다”고 일축했다. 박 의원은 1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려 “헌재의 파면 선고를 예측해서인지 윤석열 측에서 변호인 총사퇴 등 하야의 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승만 전 대통령처럼 하야하거나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변호인단이 총사임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박 의원은 “모든 공직자는 소추, 기소되면 자진 사퇴가 불가능하고 그 결과를 기다리는 건 법으로 정해져 있다”며 3월 초중순으로 예상되는 헌재 결정을 기다리는 것이 순리라고 강조했다. 광주 금남로에서 전날 영린 윤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와 관련해서는 “광주가 내란수괴로 인한 찬반으로 갈리며 쪼개졌다는데 이는 억지 주장”이라며 “광주는 하나였고 지금도 하나고, 영원히 하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많은 버스로 외인부대가 동원돼 광주가 절반으로 쪼개졌다는 주장은 억지”라며 “트럼프도 버린 내란수괴 윤석열의 탄핵반대 집회를 민주성지 광주에서 동원된 외인부대가 했다는 것 자체가 치욕”이라고 비판했다.
  • 한미, 첫 외교장관회담…관세문제·비핵화 논의 주목

    한미, 첫 외교장관회담…관세문제·비핵화 논의 주목

    한국과 미국의 외교 수장이 독일 뮌헨에서 처음으로 만나 동맹 강화, 북한 비핵화, 관세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번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양국이 처음으로 외교적 접촉을 가진 자리였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의 바이어리셔호프 호텔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MSC) 계기에 한미외교장관회담을 개최했다. 이번 회담은 한국이 탄핵 정국으로 정상외교가 사실상 멈춘 상황에서, 미국의 외교·안보·무역 정책 방향을 파악하고 우리의 입장을 전달할 기회로 평가된다.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2기 정부에서도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 강화 기조를 유지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양국의 공동 목표를 강조하며,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추진할 경우 한국과의 사전 조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러 간 군사협력과 관련한 논의 가능성도 주목된다. 특히 북한군 파병과 불법적 군사 협력에 대한 상황을 공유하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회담에서는 미국이 무역 불균형 해소를 명분으로 추진 중인 관세 부과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 확대와 미국산 무기의 대량 구매 사실을 언급하며, 한국이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양국은 조선업, 원자력,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전략적 협력 강화 방안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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