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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력 키워드로 인간·역사를 논하다

    권력 키워드로 인간·역사를 논하다

    역사 권력 인간/정승민 지음/눌민/288쪽/1만 5000원중국 첫 황제 진시황(秦始皇)의 절대 권력을 꿈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스탈린을 모델로 한 종신집권을 노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제국 미국의 부활을 외치는 안하무인의 통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보통신(IT) 혁명과 이성의 시대에 진입한 지도 한참인 현대의 민주적 권력자들이 과거의 절대 권력을 꿈꾸는 건 명백한 역사의 후퇴다. 근대를 지나 현대사회에서 목도되는 이 같은 ‘전근대성(前近代性)으로의 회귀’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거대하고 묵직한 제목이 다소 부담스럽긴 하지만 신간 ‘역사 권력 인간’에서 이런 의문들에 대한 답을 엿볼 수 있다. 역사를 만들어 가는 건 인간이지만 그 개별 주체들을 움직이는 건 촘촘히 얽히고설킨 권력의 작동 방식일 게다. 저자는 권력이란 키워드로 인류의 고전과 문제작, 사건들을 들춰내고 엮어내 인간의 운명과 역사의 궤적을 탐색한다. 최초의 역사서를 저술한 헤로도토스를 통해 인간의 이야기가 갖고 있는 생명력을 환기하는가 하면, 나폴레옹, 히틀러, 프랑코 등 근대 괴물들의 몰락에서부터 트럼프, 시진핑, 푸틴에 이르기까지 현대 권력자들의 본질도 파고 든다. 책은 병역 면제자인 트럼프를 ‘치킨 호크’(‘닭’ 수준인 인물이 ‘매’보다 더 강경하고 호전적인 행동을 선동하는 현상)에 빗대 비판하고, 집권 도구로 반부패 칼을 휘두르는 시진핑의 자승자박 가능성도 짚는다. 이상적인 모범 답안이지만 저자가 안착하는 권력 종점은 ‘시민’, 즉 ‘피플 파워’다. 현대사회는 절대 권력의 지배를 부인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저자는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과 2017년 촛불시위를 비교하며 권력의 주인공은 저항하고 견제할 줄 아는 자유로운 시민이라는 걸 역설한다. 책은 1차 사료 격인 소설, 전기, 취재기, 여행기, 회고록, 신문 기사를 살피며 파편화된 인물과 사건을 병렬 연결하고 재해석해 새로운 가치를 읽어내는 시도를 한다. 저자는 “얼음장 같은 역사의 밑바닥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수많은 범인과 위인들의 비범한 노력이 복류하고 있다”며 “권력이 만들어낸 야만과 암흑의 시간에서도 새벽을 열어온 사람들이 저술한 고전과 문제작의 가치는 소중하다”고 설명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대만여행법에 뿔난 中 “대만 방문 美관리, 대륙 입국 막자”

    대만여행법에 뿔난 中 “대만 방문 美관리, 대륙 입국 막자”

    환구시보 “트럼프 공격 고려해야” 中 강경대응 준비 양안 관계 위기 차이잉원 “美, 대만 공식인정한 셈” 중·미 갈등이 대만여행법으로 격화하고 있다. 중국 관영언론들은 22일 대만을 방문한 미국 공무원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중국 대륙 입국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관영 환구시보는 알렉스 웡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가 지난 20일 대만을 전격 방문한 것은 중국의 반응을 보려는 시도라며 “대만을 방문한 미국 국방부 및 국무부 고위 관리들을 재임 기간 중국에 초청해서는 안 된다. 중국은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한반도 문제와 이란 핵문제 등 미·중 협력이 필요한 분야에서 미국에 반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의원 3분의1이 바뀌는 11월 중간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할 카드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1995년 리덩후이 당시 대만 총통이 미국을 방문하자 중국이 항의의 의미로 미사일 실험을 했던 전례도 언급했다. 전날 대만해협에 전격 진입해 무력 시위를 벌였던 중국 랴오닝 항모는 일단 대만해협에서 벗어났으나 언제든 대만섬으로 항행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21일 유엔 주재 중국 대사 출신인 류제이(劉結一) 국무원 대만판공실 부주임을 당 중앙 대만 업무 판공실 주임으로 승진시켜 대만 문제를 총괄하도록 했다. 중국 당국 차원의 강경 대응이 예상된다. 상하이 푸단대 대만연구중심의 신창(信强) 주임은 “미국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을 허용하거나 대만과 미국의 국무장관이 서로 만난다면 현재 미·중 관계는 붕괴되고 또 다른 양안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웡 부차관보는 미국이 대만을 포기할 뜻이 없다고 강조했으며, 차이 총통은 “대만을 가로막는 중국은 대국이 아니다”라고 공세를 폈다. 웡 부차관보는 전날 미국상공회의소 신년 만찬에 참석해 “정부가 바뀌거나 총통이 교체되더라도 대만을 공식 인정하는 미국의 입장은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 제도의 발전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의 모델이 된 대만이 불공평하게 국제사회에서 배제돼선 안 된다”고 연설했다. 차이 총통도 같은 자리에서 미국이 ‘대만여행법’을 통과시킨 데 감사를 표시하면서 “자유민주 제도는 대만 생존의 길이며 호혜평등이야말로 양안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는 열쇠”라며 “미국산 무기 판매방침 역시 대만 안보에 대한 약속을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웡 부차관보는 자신의 대만 방문은 “대만여행법 발효에 맞춰 이뤄진 것이 아니라 사전에 예정돼 있던 것”이라면서 “공교롭게 대만여행법이 통과된 후 최초로 대만을 방문한 미국 관리가 됐다”고 말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트럼프 또 성추문

    트럼프 또 성추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성관계를 발설하지 않는 조건으로 거액을 받았다는 또 다른 여성이 등장하면서 백악관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20일(현지시간) 현지매체들은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모델이었던 캐런 맥도걸(47)이 이달 초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에 침묵하기로 한 합의는 무효’라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맥도걸은 2016년 봄 아메리칸미디어주식회사(AMI)로부터 트럼프 대통령과의 성관계를 비밀로 하는 대가로 15만 달러(약 1억 6000만원)를 받았다. AMI는 타블로이드 신문 등을 발간하는 미디어회사로,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패커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구로 알려졌다. 그러나 맥도걸은 이 계약을 맺을 당시 AMI 측과 자신의 변호사가 계약 내용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으며 AMI가 발간하는 잡지 등에 자신의 칼럼을 실어 주겠다는 약속 등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플레이보이 누드모델 “트럼프 성관계 함구 대가로 거액 받아” 폭로

    플레이보이 누드모델 “트럼프 성관계 함구 대가로 거액 받아” 폭로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에서 누드모델로 활동했던 여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성관계를 함구하는 대가로 거액의 합의금을 받았다고 폭로했다.캐런 맥도걸(47)은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과의 성관계에 대한 비밀유지 합의는 무효”라며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1998년 ‘올해의 플레이메이트(누드모델)’ 출신인 맥도걸은 2016년 대선 당시 성관계 사실에 침묵하는 조건으로 15만 달러(1억 6000만 원)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미디어그룹 ‘아메리칸 미디어’가 합의금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메리칸 미디어가 소유하고 있는 연예잡지 ‘내셔널 인콰이어러’의 최고경영진이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설명했다. 맥도걸은 아메리칸 미디어와의 협상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사인 마이클 코헨이 개입했다고도 주장했다.앞서 전직 포르노 여배우 스테파니 클리포드(39)도 2016년 대선 직전, 트럼프 대통령과의 성관계에 대한 비밀유지 합의금으로 13만 달러(약 1억 4000만 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클 코헨은 클리포드에게 13만 달러를 지급한 사실을 시인한 바 있다. 코헨은 자기 돈으로 지불한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북·북미 회담 성공땐 ‘핵·미사일 동결 단계’…비핵화만 남아

    남북·북미 회담 성공땐 ‘핵·미사일 동결 단계’…비핵화만 남아

    정상회담으로 ‘대화 여건 조성’ 마무리 평화선언 도출·정상 간 핫라인 가능성 북미 간 평화협정 체결땐 비핵화 기대 NPT·6자회담 복귀 현실적 해법 필요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로 오는 5월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대화 석상으로 나오기로 했다. 북은 한·미와 연이은 정상회담이라는 파격적인 제안으로 부응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신속하게 결단했다. 문 대통령은 9일 북·미 정상회담 결정에 대해 “비핵화가 본격적 궤도에 들어설 것”이라고 평가했다. 높게만 보였던 대화의 문턱을 넘은 것이다. 하지만 비핵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이 대체적 시각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핵계획 폐기에 서면으로 동의했던 2005년 ‘9·19 공동성명’을 최고의 참고서로 꼽았지만, 당시와 다른 창의적이고 현실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청와대의 비핵화 로드맵은 ‘대화 여건 조성→핵·미사일 동결→핵폐기 등 비핵화’로 정리된다. 이날까지 4월 말 남북 정상회담과 5월까지 북·미 정상회담이 결정되면서, 김 위원장이 1월 1일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히며 표면화된 여건 조성 단계는 마무리 국면이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핵·미사일 동결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미 대북 특사단 회동 및 대미 메시지를 통해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자제를 밝혔다. 남북 정상 간 핫라인 설치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미도 핫라인이나 연락사무소를 설치해 대화 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핵·미사일 동결을 선언할 수 있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북 평화선언이 도출되거나 남북 경협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이 단계의 보상으로 대북 제재 완화가 가능하다. 비핵화 단계는 북·미 간 대화가 무르익어 평화협정에 대한 협상이 시작될 때 진입할 것으로 추정된다. 평화협정이 체결되면서 북·미 국교 수립이 북에 보상으로 주어질 수 있다. 북을 정상국가로 대한다는 뜻으로, 김 위원장이 대북 특사단에 핵폐기의 전제로 언급한 ‘체제 보장’이 이뤄지는 단계다. 역사적으로 2005년 ‘9·19 공동성명’은 북핵 협상의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2005년 9월 19일 4차 6자회담에서 나온 것으로, 북이 모든 핵무기를 파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로 복귀하는 것이 골자다. 또 한반도 평화협정, 단계적 비핵화, 북에 대한 핵무기 불공격 약속, 북·미 간 신뢰구축 등이 담겨 있다. 하지만 지난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 초청 오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9·19 공동성명은 실패한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상황에 맞는 창의적이고 현실적 해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실제 북·미가 대화에 나서지만 불신의 골이 깊다. 당시 북한은 2006년 7월 4일(미국 독립기념일)에 대포동2호 미사일을 발사했고 같은 해 10월 9일 1차 핵실험을 단행해 9·19 공동성명을 파기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결국 북의 핵동결이나 폐기를 누가 어떻게 검증하고 판단할지가 관건”이라며 “관계 진전을 위해서는 평창올림픽이 명분이 돼 1막이 해피엔딩으로 끝난 것처럼 이제 시작될 2막과 3막에서도 (북에 대화에 나서고 핵을 폐기할) 명분을 만들어 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제 한국은 북·미 중재 역할을 넘어 북이 NPT 및 IAEA의 안전조치에 복귀할 때를 대비해 6자회담 등 주변국과 다자 간 구도를 만드는 역할에 나설 것”이라며 “결국 평화협정의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무게 더해 가는 ‘美 TPP 복귀‘… 한국 ‘통상 외딴섬’ 되나

    美 재가입 땐 日과 무역동맹 강화 한국은 회원국과 개별 협상 필요 미측 통상 압박 더욱 가시화 우려 美 “모든 수단 동원 中무역 압박”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복귀 가능성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언급이 잦아지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상공회의소의 투자설명회에서 TPP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에 대해 “그(트럼프 대통령)는 기꺼이 협상할 것”이라면서 “그것(TPP)은 현재 우선 사항은 아니지만 대통령이 고려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TPP 복귀와 관련) 상당한 고위급 대화를 시작했다. 우리가 다자(협정)를 해야 할지 여부 또는 TPP 복귀를 고려할지 여부, 그것이 다시 (협상) 테이블 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TPP 조건부 복귀론’을 제기한 지 불과 나흘 만에 더욱 구체화한 형태로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의 정상회담 직후 공동회견에서 “TPP는 미국에 몹시 나쁜 거래”라면서도 “더 나은 조건을 제의한다면 우리가 다시 들어갈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일본, 호주, 캐나다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아우르는 세계 최대의 무역협정인 TPP는 아·태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으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작품이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이미 중국에 추월당한 일본의 입장에서도 외형 확대를 위해 꼭 필요한 협정이다.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서 한국에 뒤졌던 일본은 미국을 TPP에 다시 끌어들이면서 단번에 열세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다. 아울러 미국의 복귀가 현실이 된다면 중국이 빠진 TPP는 아·태 지역 ‘무역의 룰’을 정하면서 중국을 견제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번번이 참여 기회를 놓쳤던 한국은 TPP 가입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국 정부는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공을 들여 왔다. 미국의 TPP 재가입 논의를 계기로 미국·일본 간 무역동맹이 강화되면 한국이 글로벌 통상질서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TPP 당사국이 아닌 한국은 가입하려면 TPP 회원국과 개별적으로 협상을 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뒤늦게라도 협상에 참여하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으나 주도국인 일본이 TPP 비회원국에 대한 차별을 노골화하면서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 견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한편 트럼프 정부는 이날 의회에 제출한 ‘2018 무역정책 어젠다·2017 연례 보고서’에서 “미국은 중국의 국가주도 경제모델이 국제 경쟁력을 침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하겠다”면서 대중국 고강도 무역 압박을 예고했다. 보고서는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했던 경제개혁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실질적으로 최근 몇 년간 ‘시장 원리’와 더 멀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고, 현재 진행 중인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해서 “필요하다면 불공정한 관행에 따른 수혜를 막기 위해 통상법 301조에 근거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무역장벽을 세울 준비를 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용어 클릭]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rans-Pacific Partnership)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다자 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2005년 6월 뉴질랜드,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 등 4개국 체제로 시작했다. 2008년 미국이 참여를 선언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일본은 미국과 함께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2013년 TPP에 합류했다. 미국, 일본, 호주, 캐나다 등 태평양 연안 12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아우르는 세계 최대의 무역협정인 TPP를 2015년 10월 체결했지만, 발효도 하기 전인 지난해 1월 가장 중요한 국가인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과 함께 전격 탈퇴했다.
  • 이방카의 ‘비단 실내화’ 김정숙 여사가 직접 디자인

    이방카의 ‘비단 실내화’ 김정숙 여사가 직접 디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에게 직접 디자인한 ‘비단 실내화’를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문 대통령 내외는 23일 미국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방한한 이방카 보좌관을 청와대 상춘재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했고,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깜짝 준비한 비단 실내화를 선보였다. 김 여사는 이방카 보좌관이 실내에서 신발을 벗는 우리 문화를 불편하게 여길 것을 염려해 실내화를 직접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2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여사가 직접 비단을 고르고 디자인까지 결정해 이방카 보좌관을 위한 실내화를 제작했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디자인한 실내화는 갈색과 붉은색 비단 천으로 만들었으며, 금색 실로 꽃무늬 수를 놓았다. 상춘재에 들어서기 전 김 여사가 이방카 보좌관에게 미리 준비한 실내화로 갈아신을 것을 권하자 이방카 보좌관은 깜짝 놀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이방카 보좌관은 모델 출신으로 자신의 이름을 딴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세계적인 ‘패셔니스타’다. 만찬이 끝난 후 김 여사가 “실내화가 마음에 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묻자, 이방카 보좌관은 “정말 마음에 든다. 감사하다”(I love it. Thank you)고 답했다. 청와대는 앞서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방한했을 때도 멜라니아 여사를 위해 굽이 높은 실내화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하이힐을 선호하는 멜라니아 여사의 취향을 고려해 특별히 굽이 높은 실내화를 준비했었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전날 환영 만찬에 이어 이날도 이방카 보좌관 일행과 함께 강원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빅에어 결승전을 관람했다. 김 여사는 경기 시작 전 이방카 보좌관 일행과 악수하던 중 제임스 리시(공화·아이다호) 상원의원의 손이 차가운 것을 알고 급히 핫팩도 제공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김 여사와 이방카 보좌관은 이날 경기장 내 스피커에서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흘러나오자 함께 어깨를 들썩이고, ‘셀카’를 찍는 등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방카 방한] 캐주얼한 공항 패션… ‘파워 숄더’ 만찬 정장

    [이방카 방한] 캐주얼한 공항 패션… ‘파워 숄더’ 만찬 정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 고문이 25일 열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하기 위해 23일 오후 방한하면서 이방카의 패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방카는 과거 패션 모델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데다 자신의 이름을 딴 패션 브랜드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패션에 조예가 깊어 특히 이목이 집중된다.지난해 11월 ‘국제여성회의’(WAW)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 도쿄를 찾았을 당시 하늘색, 분홍색 등 화려한 색상의 의상으로 눈길을 끌었던 이방카는 이번 방한에서 무채색 위주의 의상을 선택해 전반적으로 차분한 인상을 풍겼다. 이날 오후 4시 4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이방카는 검은색과 흰색으로 이뤄진 하운드투스체크무늬의 롱코트 차림이었다. 이 코트는 미국의 유명 패션 브랜드 ‘랠프 로런’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 안에는 크림색 니트 목폴라와 같은 소재로 보이는 긴 치마를 매치했으며, 큰 검은색 토트백을 손에 들고 발목 위로 올라오는 검은색 워커를 신어 부드러운 인상과 대비되는 강인한 느낌을 동시에 풍겼다. 같은 날 오후 8시 30분쯤 청와대에 도착한 이방카는 장식으로 어깨를 강조한 디자인의 검은색 브이넥 원피스 정장 차림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다. 검은색 스타킹과 하이힐까지 어우러져 절도 있게 예우를 표한 동시에 ‘파워 숄더’로 당당한 리더십을 뽐냈다. 앞서 이방카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장면이 일부 국내외 언론에 포착됐다. 당시 이방카는 흰색과 짙은 남색의 물방울무늬로 이뤄진 코트를 입고 파란색 스웨이드 소재 구두를 신었다. 코트는 소매 부분이 둥그런 곡선을 이뤄 우아함을 강조했다. 한 국내 패션업계 관계자는 “이방카는 사업가이자 정치인으로서 리더십을 돋보이게 하는 노련한 패션 감각을 지니고 있어 직장 여성들을 중심으로 큰 관심을 얻고 있다”면서 “공식 행사에 나설 때마다 착용한 의상이 화제가 돼 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北 6자회담 복귀 이끌어 비핵화 나서야”

    “北 6자회담 복귀 이끌어 비핵화 나서야”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통일부 장관을 지내며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던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은 20일 “실제 비핵화는 쉽지 않겠지만 남북 정상 회담의 주제는 ‘남북 관계의 정상화’와 ‘비핵화’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이뤄진 남북 평화 물꼬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이르면 오는 6월 6·15 남북 공동선언 18주년을 맞아 남북 정상회담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통해 남북이 통 크게 주고받으면서 북한의 6자 회담 참여를 이끌어 내 비핵화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개인적으로는 실망스러운 표현이었다. 한반도 내에서 일어나는 문제의 주도적 관리자가 누구냐는 점에서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태도가 필요한데 그런 의식이 부족해 보이는 표현이었다. 여건을 기다리는 수동적 자세가 아니라 우리가 직접 북·미 대화도 성사시키는 여건을 만드는 당당함과 자신감이 필요하다. ▶대북 특사를 언제 준비해야 할까. -지금 바로 대북 특사를 준비해야 하고 늦출 이유가 없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대화 중 어느 것을 먼저 해야 하느냐는 순서는 중요치 않다. 내가 특사로 갔던 2005년보다 상황은 더 어려워졌다. 지금은 북한이 기술적 완성과 별개로 핵무기 완성을 정치적으로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진짜 전쟁을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나고자 김여정 특사를 보낸 것이다. 왜 특사를 보냈는지 직접 김정은 위원장의 의도를 들어 봐야 한다. ▶대북 특사는 어떤 인물이 좋을까. -북한은 처음 보는 사람에 대해 낯을 가린다. 김정일 위원장 시절의 북한 인사를 만났던 신뢰 관계가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다른 조건은 문 대통령의 심중을 아는 핵심 인물이어야 한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적임이다. 서 원장은 2005년 나와 함께 북한에 가서 김 위원장으로부터 ‘한반도 비핵화가 우리 아 버지(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다’라는 말을 직접 들은 인물이다. 김정일 위원장과 했던 이야기를 김정은 위원장에게 말할 수 있는 게 서 원장이다. ▶남북 대화를 중요시하다가 한·미 동맹이 약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평양과 달리 미국은 상시적으로 채널이 열려 있기 때문에 별도 특사가 필요치는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하게 통화할 필요는 있다. 미국이 동맹국인 우리의 의사를 존중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지난 9년 보수 정권이 굳건한 한·미 동맹을 강조했지만 한반도 평화 지수가 얼마나 올라갔는가. 북한은 핵실험을 계속했고 전쟁 위협은 올라갔으며 긴장은 고조됐다. ▶북한의 비핵화를 어떻게 이뤄낼 수 있을까. -문제는 북한이 핵 문제는 미국과 상대해야 한다고 본다는 것이다. 한국은 북·미 대화의 촉진자가 돼야 한다. 우리는 미국을 설득할 수 있고 우릴 한 번 믿어 봐라. 우리와 통 크게 거래하자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2005년 6월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고 남북 간 통 큰 조치가 이어졌다. 그해 9월 19일 미국과 북한이 적대 관계를 해소하고 국교 수립을 하겠다는 약속과 북한은 핵을 포기하겠다고 합의했고 그게 9·19 공동 성명이었다. 그런데 다음날 미국이 북한을 깡패 국가로 규정하고 불법 자금 조사 발표를 했다. 9·19 합의를 미국이 먼저 찢었고 북한이 1년 뒤에 핵실험으로 응수했다. 부시 행정부가 중간 선거에서 패배하고 2007년 9·19 합의로 돌아가자고 했지만 우리는 정권이 바뀌면서 멈췄다. 통 큰 조치를 주고받는 게 이어졌어야 했는데 제재와 봉쇄, 핵실험이라는 악순환만 이어졌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인가. -그렇긴 하지만 그 과정이 힘들다. 유엔 제재 결의 조항에 항상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건 북한 문제는 9·19 합의로 돌아가서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큰 틀에서 보면 북한 핵 문제는 6자회담을 통해 풀 수밖에 없다. 관련 당사국이 다 이해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북한을 베트남처럼 일당 독재하면서도 경제 발전도 하고 국제 사회에 나와서 평화에 기여도 하는 게 바람직한 모델이다. 그렇게 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핵을 가지고서는 그렇게 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설] ‘적자에도 성과급은 한국이 유일하다’는 GM

    제너럴모터스(GM)가 정부에 군산공장 폐쇄를 통보함에 따라 군산 지역 경제는 물론 한국 경제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무엇보다 실직 위기에 놓인 최소 2000명의 해당 공장 근로자와 1만명이 넘는다는 협력업체 종사자들은 한마디로 망연자실이다. GM은 ‘첫 단계 구조조정’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몇 주 안에 나머지 공장의 폐쇄 여부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GM이 아예 한국에서 철수할 수도 있음을 내비치며 정부와 노동조합을 압박한 것이다. 군산공장 노조는 “경영 실패 책임을 근로자들에게 떠넘기는 GM의 횡포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반발하지만 희망퇴직을 제시하는 회사에 맞설 수단은 없다. 한국GM은 2014년 이후 누적적자가 2조원에 육박한다. 이 기간 동안 군산공장은 가동률이 20%에 불과했다니 부실의 주범이나 다름없다. 군산공장의 주력 생산 차종은 올뉴크루즈와 올란도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경쟁 차종과 비교해 가격이 비싸거나 수명이 다한 낡은 모델이라는 이유로 판매 부진이 심각하다. 물론 시장이 요구하는 트렌드의 자동차를 제때 개발해 내놓지 못한 책임은 회사에 있다. 하지만 자신들이 생산한 상품이 시장에서 외면당해 적자가 쌓이는데도 임금협상에서는 고통 분담을 외면한 노조에도 책임의 일단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한국GM 노사는 지난 7일에야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상을 시작했다고 한다. 협상이 늦어진 것은 쌍방의 입장차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노조는 2017년 협상에서도 임금과 성과급에서 양보가 없었다고 한다. 회사는 “지난해 전 세계 GM 사업장 가운데 적자인데도 성과급을 지급한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고 밝히고 있다. 노조는 그동안 협상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 냈다고 자평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회사의 군산공장 폐쇄, 나아가 한국 사업 철수의 명분을 축적시켜 준 꼴이나 다름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GM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두고 “내가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이런 소식들은 듣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그들이 한국에서 디트로이트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미국 우선주의의 압박은 한국GM에만 가해지는 것이 아니다. 경영 위기는 한국GM뿐 아니라 어떤 자동차 회사, 어떤 제조업체에도 찾아올 수 있다. 이미 늦어 버린 한국GM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합리적인 노사 관계를 정립해야 할 때다.
  • 삼성·LG전자 “최악 시나리오… 美수출 반 토막 날 것”

    삼성·LG전자 “최악 시나리오… 美수출 반 토막 날 것”

    한국서 만든 세탁기까지 관세 삼성·LG 美수출 연 300만대 전체 60%에 관세 50% 부과 “최악의 시나리오다.” 23일 미국 정부의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으로 직격탄을 맞은 국내 가전업체들은 “미국 수출 물량이 반 토막 나게 생겼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당장은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는 것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말부터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내심 강구해 온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그러나 막상 트럼프 정부가 국제무역위원회(ITC)의 당초 권고안을 뛰어넘는 수준의 벌칙을 부과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과 LG는 연간 120만대를 초과하는 수출 물량에 한해 미국이 관세 50%를 매길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뚜껑을 연 결과 120만대 이하 물량에 대해서도 관세 20%를 물리기로 했다. 이는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한국 세탁기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만든 ‘메이드 인 코리아’ 세탁기까지 세금을 물리겠다는 얘기다.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상태인 만큼 한국산 세탁기는 제외될 줄 알았는데 꼼짝없이 한국산도 20% 관세를 얹어 수출하게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삼성과 LG의 미국 수출 세탁기 물량은 연간 약 300만대다. 금액으로는 2016년 기준 약 10억 달러(약 1조 1000억원)어치다. 전체 수출 물량의 약 60%가 50% 고율관세를 물게 되고, 국내산 제품도 20% 세금을 물어야 하는 셈이다. 삼성은 국내 생산 물량이 없지만 LG는 20만~30만대쯤 된다. 지난해 말 미국 ITC의 경제 모형에 따르면 최초 수입 물량 120만대에도 관세를 적용할 경우 세탁기 수입 물량은 2016년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하고 수입 세탁기 가격은 3분의1 가까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 50%가 적용되면 현지 통관 기준 900달러인 세탁기는 1350달러로 가격이 뛴다. 미국 최대 가전유통업체 베스트바이에 따르면 모델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관세 20% 상승 시 소비자 가격은 최소 10% 이상 오르는 것으로 예측됐다. 삼성과 LG는 “세이프가드 결정은 미국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손실을 입히는 것”이라며 “이번 결정으로 한국 세탁기의 혁신적인 기능과 디자인을 원하는 미국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으로 구매하는 부담을 갖게 됐다”고 비판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이미 고가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에서 우리 업체에 주도권을 뺏긴 상황인데 ‘가격 후려치기로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주장을 미국 정부가 용인했다”며 답답해했다. 업계에 따르면 북미 세탁기 시장에서 9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시장은 우리 업체들이 2007년 이후 점유율 1위(매출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월풀 등 현지 업체들의 주력시장은 500~700달러 중급 및 500달러 미만 저가형으로 내려앉은 상황이다. 세이프가드는 발효에 2~3주밖에 걸리지 않는 만큼 이르면 다음달 수출 물량부터 곧바로 적용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테네시주의 세탁기 공장을 계획보다 각각 빨리 가동하기로 했다. 지난 12일 첫 생산을 시작한 삼성전자 현지 공장은 2020년까지 연간 100만대 생산이 가능하다. 라인 증설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도 2억 5000만 달러(약 2733억원)를 들인 공장 가동 시점을 내년 초에서 올 4분기로 앞당길 예정이다. 한국경제연구원 정재원 박사는 “주력 제품 라인업을 세이프가드 대상에서 제외되는 대용량 프리미엄 중심으로 확대하는 게 대안”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품질로 시장에서 승부를 볼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평창 마이너리포트] 커밍아웃 미국 선수 “백악관 초청 보이콧”

    [평창 마이너리포트] 커밍아웃 미국 선수 “백악관 초청 보이콧”

    평창동계올림픽에 미국 피겨스케이팅 대표로 참가하는 애덤 리펀(29)이 백악관의 초청을 받더라도 응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털어놓았다.그는 11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처럼 말하면 엄마에게 엉덩이를 걷어차일 것”이라고 농을 건넨 뒤 “올림픽 무대에 선수로 선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가 믿는 것을 주장하고, 틀렸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말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하계올림픽 미국 남자 대표를 통틀어 처음으로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했다. 리펀은 “선수들은 굉장히 특별한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다른 이의 롤모델이 되는 것”이라며 “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일 것이다. 그런데 난 환영받지 못하는 곳에 가는 기분을 잘 안다”며 백악관에 가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트랜스젠더’(LGBT)로 통칭되는 성적 소수자를 겨냥해 거친 언사를 서슴지 않는 마초주의자로 악명 높다. 함께 선발된 네이선 천(19), 빈센트 조우(18)와 띠동갑에 가까운 그는 미국 피겨 대표로 29세 때 올림픽에 데뷔한 1936년의 사례를 무려 82년 만에 재현하게 된다. 2016년 미국선수권 우승자인 그는 지난달 스케이트 아메리카 대회 프리 프로그램 첫 점프를 하다 넘어져 오른쪽 어깨를 다쳤는데 곧바로 일어나 팔을 제 위치로 되돌려 연기를 마쳐 은메달을 따는 근성을 보였다. 최근 대표 선발전 4위에 그쳤지만 그동안의 성과에 힘입어 발탁됐다. 김연아(28)의 경쟁자였다가 여자 대표에서 탈락한 애슐리 와그너(27)와 막역해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그녀로부터 격한 축하를 받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전문] 2018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신년사

    [전문] 2018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신년사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남북 관계와 관련해 “여건이 갖춰지고 전망이 선다면 언제든지 정상회담에 응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필요하다면 정상회담을 비롯한 어떤 만남도 열어두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다만 “회담을 위한 회담이 목표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 개선과 함께 북핵 문제 해결도 이뤄내야 한다”며 “북핵 문제가 해결돼야 남북 관계가 개선될 수 있고 남북 관계가 개선돼야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대화만이 해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 “북한이 다시 도발하고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면 국제 사회는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다음은 신년기자회견 신년사 전문. “내 삶이 나아지는 나라”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일 년, 저는 평범함이 가장 위대하다는 것을 하루하루 느꼈습니다. 촛불광장에서 저는 군중이 아닌 한 사람 한 사람의 평범한 국민을 보았습니다. 어머니에서 아들로, 아버지에서 딸로 이어지는 역사가 그 어떤 거대한 역사의 흐름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한겨울 내내 촛불을 든 후 다시 일상을 충실히 살아가는 평범한 가족들을 보면서 저는 우리의 미래를 낙관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민주주의의 역사를 다시 쓸 수 있었던 것은 그렇게 평범한 사람, 평범한 가족의 용기있는 삶이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것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오늘 희망을 다시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국민들께서는 자신의 소중한 일상을 국가에 내어주었습니다. 나라를 바로 세울 힘을 주었습니다. 이제 국가는 국민들에게 응답해야 합니다. 더 정의롭고, 더 평화롭고, 더 안전하고, 더 행복한 삶을 약속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나라다운 나라입니다. 2018년 새해, 정부와 저의 목표는 국민들의 평범한 일상을 지키고, 더 나아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국민의 뜻과 요구를 나침반으로 삼겠습니다. 국민들께서 삶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제가 대통령이 되어 가장 먼저 한 일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한 것입니다. ‘사람중심 경제’라는 국정철학을 실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일자리는 우리 경제의 근간이자 개개인의 삶의 기반입니다. ‘사람중심 경제’의 핵심에 일자리가 있습니다. 정부는 좋은 일자리 확대를 위해 지난해 추경으로 마중물을 붓고, 정부 지원체계를 전면 개편했습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시작되었고, 8년만의 대타협으로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을 16.4%로 결정했습니다. 일자리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기업들도 늘어났습니다. 노사 간에도 일자리의 상생을 위한 뜻깊은 노력들이 시작되었습니다. 정부는 올해 이러한 변화들을 확산시켜 나가겠습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은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의미있는 결정입니다. 저임금 노동자의 삶의 질을 보장하고 가계소득을 높여 소득주도성장의 기반이 될 것입니다. 상생과 공존을 위하여,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여주는 지원대책도 차질없이 실행할 것입니다. 취업시장에 진입하는 20대 후반 청년 인구는 작년부터 2021년까지 39만 명 증가했다가, 2022년부터는 정반대로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청년 일자리는 이러한 인구구조 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3~4년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저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국가적인 과제로 삼아, 앞으로도 직접 챙기겠습니다. 일자리 격차를 해소하고,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임금격차 해소, 노동시간 단축, 일자리 나누기 같은 근본적 일자리 개혁을 달성해야 합니다. 특히 노동시간 단축은 우리의 삶을 삶답게 만들기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모든 경제주체의 참여와 협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사회적 대화와 대타협에 역점을 두고 추진하겠습니다. 노사를 가리지 않고,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의지를 갖고 만나겠습니다. 노사정 대화를 복원하겠습니다. 국회도 노동시간 단축입법 등으로 일자리 개혁을 이끌어 주시기 바랍니다. 혁신성장과 공정경제를 위한 정부의 노력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혁신성장은 우리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뿐만 아니라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연말까지 자율주행차 실험도시(화성 K-city)가 구축됩니다. 2000개의 스마트공장도 새로 보급됩니다. 스마트 시티의 새로운 모델도 몇군데 조성할 계획입니다. 국민들께서 4차산업혁명과 혁신성장의 성과를 직접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공정경제는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회, 더불어 잘사는 나라로 가기 위한 기반입니다. 채용비리, 우월한 지위를 악용한 갑질 문화 등 생활 속 적폐를 반드시 근절하겠습니다. 모든 국민이 공정한 기회와 경쟁을 보장받고, 억울하지 않도록 해나갈 것입니다. 재벌 개혁은 경제의 투명성은 물론, 경제성과를 중소기업과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합니다. 엄정한 법 집행으로 일감 몰아주기를 없애겠습니다. 총수 일가의 편법적 지배력 확장을 억제하겠습니다.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주주의결권을 확대하고,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겠습니다. 기업활동을 억압하거나 위축시키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재벌대기업의 세계경쟁력을 높여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금융도 국민과 산업발전을 지원하는 금융으로 혁신해야 합니다. 금융권의 갑질, 부당대출 등 금융적폐를 없애고, 다양한 금융사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진입규제도 개선하겠습니다. 불완전 금융판매 등 소비자 피해를 막고, 서민, 중소상인을 위한 금융기능을 대폭 강화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해 여러 차례 안타까운 재해와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모든 게 대통령과 정부의 책임인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새해에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국민안전을 정부의 핵심국정목표로 삼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겠습니다. 특히 대규모 재난과 사고에 대해서는 일회성 대책이 아니라 상시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겠습니다. 2022년까지 자살예방, 교통안전, 산업안전 등 ‘3대 분야 사망 절반 줄이기’를 목표로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집중 추진하겠습니다. 감염병, 식품, 화학제품 등의 안전문제도 정기적으로 이행상황을 점검해 국민께 보고하겠습니다. 아동학대, 청소년 폭력, 젠더폭력을 추방해야 합니다. 범정부적인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세월호 아이들과 맺은 약속, 안전한 대한민국을 꼭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한해 많은 국민을 만났습니다. 일상을 포기하고 치매 가족을 보살피는 분, 창업 실패로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처한 청년, 방과 후 혼자 있는 아이를 걱정하는 직장 맘, 한 분 한 분이 소중한 우리 국민입니다. 올해 우리는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맞이할 것입니다. 3만이라는 수치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국민소득 3만불에 걸맞는 삶의 질을 우리 국민이 실제로 누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제 나라와 정부가 국민의 울타리가 되고 우산이 되겠습니다. 정부의 정책과 예산으로 더 꼼꼼하게 국민의 삶을 챙기겠습니다. 이달부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치매국가책임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의료, 주거, 교육과 보육에 대한 국가 책임과 공공성을 강화해 기본생활비 부담을 줄이겠습니다. 더 이상 과로사회가 계속되어서는 안됩니다. 장시간 노동과 과로가 일상인 채로 삶이 행복할 수 없습니다. 노동시간 단축과 정시퇴근을 정부의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겠습니다. 2월부터는 대부업까지 포함하여 법정 최고금리가 24%로 인하됩니다. 상환능력이 없는 장기소액연체자의 채무를 줄여드립니다. 7월에는 신용카드 수수료가 추가 인하됩니다. 서민과 소상공인에게 힘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작년에 정부가 8600억원을 출연한 모태펀드가 시중에 지원됩니다. 3월에는 이에 이어 10조원 조성을 목표로 하는 혁신모험펀드가 출범합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펀드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고, 기술개발, 판로개척도 도울 것입니다. 3월에 정책금융기관의 연대보증제도가 전면 폐지됩니다. 재창업지원 프로그램 전용펀드도 본격적으로 지원을 시작합니다. 두려움 없이 창업에 도전하고, 실패를 겪어도 다시 도전 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갈 것입니다. 7월에는 노동자와 기업이 여행경비를 적립하면 정부가 추가비용을 지원하는 노동자 휴가지원제도가 새로 시행됩니다. 저소득층에게 지원되는 문화이용권이 1인당 6만원에서 7만원으로 늘어나고, 도서구입, 공연관람 등 문화지출에 대한 소득공제도 새로 시행됩니다. 국민들께서 좀 더 문화를 향유하고, 휴식이 있는 삶을 즐길 수 있게 되기 바랍니다. 9월부터 어르신들 기초연금이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인상됩니다. 어르신들의 건강도 돌보겠습니다. 지난해, 중증 치매환자 의료비와 틀니 치료비의 본인 부담비율을 대폭 낮추었습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임플란트 치료비의 본인 부담률이 50%에서 30%로 인하됩니다. 육아의 부담을 국가가 함께 지겠습니다. 9월부터 만 5세까지 아동수당 10만원이 새로 지급됩니다. 믿고 맡길 수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이 올해 450곳 더 생깁니다. 정부가 지원하는 보육료 단가가 9.6% 인상되어, 보육서비스의 질이 좋아질 것입니다. 온종일 돌봄서비스를 시군구로 확대하는 시범사업이 상반기에 시작됩니다. 직장 맘의 걱정을 덜어드리겠습니다. 여성이 결혼, 출산, 육아를 하면서도 자신의 삶과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겠습니다.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도 혁신하겠습니다. 혁신의 방향은 다시 국민입니다. 정부 운영을 사회적 가치 중심으로 바꾸겠습니다. 국민의 참여와 협력을 통해 할 일을 하는 정부가 되겠습니다. 공직사회의 낡은 관행을 혁신해서 신뢰받는 정부로 거듭나겠습니다. 2월말까지 ‘정부혁신 종합 추진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해 우리 국민들이 들었던 민주주의의 촛불이 국민들의 삶으로, 우리 사회 곳곳으로 퍼져가고 있습니다. 지난 연말, 취임 후 첫 현장방문지였던 인천공항공사에서 기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비정규직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노사가 합의했습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다루는 업무,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정규직으로 고용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촛불이 바랐던 상식이고 정의입니다. 10월 22일, 대한민국은 새로운 숙의민주주의 장을 열었습니다. 오랜 갈등사안이었던 신고리 5·6호기 문제를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성숙하게 해결했습니다. 대화하고 타협하며, 결과를 존중하는 성숙한 민주사회가 촛불이 염원했던 대한민국입니다. 우리 국민은 민주주의 촛불을 더 크고 넓게 밝히고 있습니다. 이제 촛불정신을 국민의 삶으로 확장하고 제도화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헌법은 국민의 삶을 담는 그릇입니다. 국가의 책임과 역할, 국민의 권리에 대한 우리 국민의 생각과 역량이 30년 전과는 크게 달라졌습니다. 30년이 지난 옛 헌법으로는 국민의 뜻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국민의 뜻이 국가운영에 정확하게 반영되도록 국민주권을 강화해야 합니다. 국민의 기본권을 확대하고, 지방분권과 자치를 강화해야 합니다.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는 국민과의 약속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모든 정당과 후보들이 약속했습니다.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길이기도 합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고 별도로 국민투표를 하려면 적어도 국민의 세금 1200억원을 더 써야 합니다. 개헌은 논의부터 국민의 희망이 되어야지 정략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산적한 국정과제의 추진을 어렵게 만드는 블랙홀이 되어서도 안됩니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려면 남은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국회가 책임 있게 나서주시기를 거듭 요청합니다. 개헌에 대한 합의를 이뤄주시기를 촉구합니다. 정부도 준비하겠습니다. 저는 줄곧, 개헌은 내용과 과정 모두 국민의 참여와 의사가 반영되는 국민개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저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대통령으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회의 합의를 기다리는 한편, 필요하다면 정부도 국민의 의견을 수렴한 국민개헌안을 준비하고 국회와 협의해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한반도의 평화정착으로 국민의 삶이 평화롭고 안정되어야 합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은 두 번 다시 있어선 안됩니다. 우리의 외교와 국방의 궁극의 목표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재발을 막는 것입니다. 저는 당장의 통일을 원하지 않습니다. 제 임기 중에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평화를 공고하게 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나라를 바로 세운 우리 국민이 외교안보의 디딤돌이자 이정표입니다. 한반도에서 평화를 이끌어 낼 힘의 원천입니다. 지난해 저는 그 힘에 의지해, 주변 4대국과 국제사회에 한반도 평화 원칙을 일관되게 주장할 수 있었습니다. 당당한 중견국으로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을 천명할 수 있었습니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대화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할 수 있었습니다. 북한과 고위급 회담이 열렸습니다. 꽉 막혀있던 남북 대화가 복원되었습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합의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대화와 평창올림픽을 통한 평화분위기 조성을 지지했습니다. 한미연합훈련의 연기도 합의했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우리는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내야 합니다. 평화올림픽이 되도록 끝까지 노력해야 합니다. 나아가 북핵문제도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의 전기로 삼아야 합니다. 올해가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원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동맹국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관련 국가들을 비롯해 국제사회와 더욱 긴밀히 협력할 것입니다. 평창에서 평화의 물줄기가 흐르게 된다면 이를 공고한 제도로 정착시켜 나가겠습니다. 북핵문제 해결과 평화정착을 위해 더 많은 대화와 협력을 이끌어내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한반도 비핵화는 평화를 향한 과정이자 목표입니다. 남북이 공동으로 선언한 한반도 비핵화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우리의 기본 입장입니다. 한반도에 평화의 촛불을 켜겠습니다. 국민 개개인의 삶 속에 깊이 파고든 불안과 불신을 걷어내겠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국민과 함께 전쟁 걱정 없는, 평화롭고 안전한 일상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지난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청와대로 모셨습니다. 80여 년 전 꽃다운 소녀 한 명도 지켜주지 못했던 국가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다시 깊은 상처를 안겼습니다. 국가의 존재 이유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한일 양국 간에 공식적인 합의를 한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일본과의 관계를 잘 풀어가야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잘못된 매듭은 풀어야 합니다. 진실을 외면한 자리에서 길을 낼 수는 없습니다. 진실과 정의라는 원칙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은 다시는 그런 참혹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인류사회에 교훈을 남기고 함께 노력해 나가는 것입니다. 대통령으로서 저에게 부여된 역사적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해 드리겠습니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해 나가겠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듣고 또 듣겠습니다. 할머니들이 남은 여생을 마음 편히 보내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저는 또한 일본과 마음이 통하는 진정한 친구가 되기를 바랍니다. 한국과 일본은 문화적.역사적으로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양국이 함께 노력하여 공동 번영과 발전을 이루어 나가야 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천명해 왔던 것처럼 역사문제와 양국간 미래지향적 협력을 분리하여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한일관계가 미래를 향해 나아갈 때, 북핵문제는 물론 다양하고 실질적인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내년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입니다.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입니다. 국민주권을 되찾기 위해 임시정부를 수립한 그 때부터 국민주권을 실현하기 위해 촛불을 들어 새로운 정부를 출범시키기까지 대한민국은 국민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대한민국이 앞으로 갈 길도 국민의 길이 되어야 합니다.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만드는 것이 올해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 할 일입니다. 새로운 백년을 다짐하며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입니다. 평범한 삶이 민주주의를 키우고, 평범한 삶이 더 좋아지는 한 해를 만들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반이민·반EU 힘받는 유럽… ‘분열 과 통합’ 기로에 서다

    반이민·반EU 힘받는 유럽… ‘분열 과 통합’ 기로에 서다

    “포퓰리즘 지속… 동서분열 심화” 동유럽·伊 등 선거 극우 강세 전망 2018년은 유럽인들에게 분열과 통합의 기로에서 선택을 해야 할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난민·테러·양극화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하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반발로 반(反)이민·반유럽연합(EU)을 기치로 내건 포퓰리즘 정당이 득세할 가능성이 여전하다. 유럽 통합을 주도하는 서유럽 국가들과 EU의 간섭에서 벗어나려는 동유럽 국가들의 갈등의 골도 깊어지는 양상이다.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은 지난 2일(현지시간) “올해 숨 돌릴 시간이 없을 정도로 많은 유럽 국가들이 선거를 앞두고 있다”고 소개했고, 파이낸셜타임스는 “포퓰리즘이 지속되면서도 동·서유럽 간 분열이 심화되는 한 해”라고 분석했다. 올해 유럽의 선거 전쟁은 체코에서 시작한다. 오는 12~13일로 예정된 체코의 대통령 선거에선 2013년 취임한 밀로시 제만 대통령이 재선을 노린다. 친러시아·친이스라엘 성향의 제만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지난해 집권한 반EU주의자인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와 함께 난민 문제,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수도 인정 문제 등을 놓고 EU 지도국들과 지속적으로 대립각을 세울 거란 우려가 나온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체코에서 실권은 총리에게 있지만 대통령은 법률안 거부권과 같은 일정 권한이 인정된다. 체코뿐 아니라 헝가리·폴란드 등 EU 소속 동유럽 국가들에서는 반이민 정서와 프랑스·독일이 주도하는 EU 자체에 대한 반감이 거세지고 있다. EU는 2015년 난민 강제 할당제를 도입해 회원국이 중동·아프리카 등지의 난민을 받아들이도록 했지만 헝가리와 폴란드는 지금까지 난민을 단 한 명도 수용하지 않았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4월 또는 5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극우 정당 ‘피데스당’의 승리를 위해 외국인 혐오, 반EU 정서를 부추기고 있다. 오르반 총리는 지난 3일 “서유럽 국가들은 민족주의를 초월한 시대에 접어들었을지 몰라도 헝가리는 아직 난민 수용을 원하지 않는데도 그러도록 강요받는다”며 폴란드와 연대해 EU와 대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사법부 독립 침해 논란이 일어난 폴란드 정부의 사법 개혁에 대해 의결권을 박탈할 것이라며 3개월의 시한을 제시했고 폴란드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3월 4일 총선을 앞둔 이탈리아에서는 반EU·반이민을 내세운 포퓰리스트 정당 ‘오성(五星)운동’이 제1당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이탈리아 경제성장률은 1.5%로 지난 6년 중 가장 높은 수치지만 EU 회원국에 비하면 회복 속도가 더딘 편이다. 이탈리아의 실업률은 약 11%, 청년 실업률은 약 35%에 달해 일자리 창출이 시급한 국가 현안으로 꼽히고 있다. 오성운동은 집권하게 되면 유로존 탈퇴 여부 국민투표를 실시하고 전 국민에게 소득에 상관없이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공언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로는 부패 혐의로 2011년 실각했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연합이 지지율 33%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제1야당 오성운동이 27~28%, 집권당인 민주당은 26~27%로 나란히 2·3위에 올라 있다. 의회 의석 과반을 확보하는 정당이 나오기 힘든 상황에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불사조’처럼 재집권할 가능성에도 촉각이 쏠린다. 이 밖에 오는 9월 9일에 열리는 스웨덴 총선에서도 반난민·민족주의를 주창하는 극우정당 스웨덴민주당(SD)이 선전할지가 관심사다. 사회민주당의 스테판 뢰벤 총리가 재집권할 가능성이 우세하지만, 현재 국회 의석의 13%를 차지하고 있는 스웨덴민주당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20.5%로 사회민주당(25.5%)과 제1야당 보수당(22.7%)에 이어 근소하게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유럽 통합의 기관차 역할을 하던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9월 총선 이후 아직까지 연정 구성 협상에 발목이 잡혀 대외 문제에 신경 쓸 처지가 아니다. 메르켈 총리는 집권당인 기독민주당 내부에서도 이제 새로운 대표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내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중도 우파 성향의 국민당이 지난달 극우 자유당과 손잡고 연립 정부를 구성하면서,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자유당이 연정을 통해 외교·국방 등을 장악했다. 이 와중에 오스트리아가 올해 하반기 난민 문제를 주도해야 하는 EU 순회 의장국을 맡게 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파리 기후변화 협약 등을 놓고 대립각을 세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을 이끌 새 지도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내년 3월을 시한으로 두고 영국과 ‘브렉시트’ 협상을 진행 중인 EU 집행위원회는 2021~2027년의 장기 예산안 편성을 놓고 다음달부터 예산 할당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우선 영국의 EU 탈퇴로 2021년부터 연간 100억 유로(약 12조 8200억원)의 예산 분담금이 줄어드는데 각국의 이해관계를 조정해 이를 어떻게 메울지가 관심사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대치하고 있는 러시아에도 변화 조짐이 보인다. 마땅한 국내 경쟁자가 없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오는 3월 18일 대선에서 4번째 대통령 당선이 유력하다. 다만 이번 선거에 승리하는 푸틴 정부의 과제는 경제 개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이코노미스트가 전망했다. 러시아는 2015~2016년 이어진 마이너스 성장에서 가까스로 벗어났지만 푸틴 대통령이 2012년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근로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50% 증가’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 러시아가 석유 자원을 바탕으로 하는 경제 성장 모델을 탈피하고 새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면 민심 이반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푸틴 정부는 6월 14일부터 7월 15일까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행사인 월드컵을 주최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월드컵 전에 자신의 아량을 보여 주기 위해 정적 몇 명을 석방하는 등의 유화책을 펼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NYT 30대 발행인 “난 디지털 혁명의 챔피언”

    NYT 30대 발행인 “난 디지털 혁명의 챔피언”

    설즈버거 가문 6번째 발행인 “심층·탐사보도 더 많은 투자 가짜뉴스 선동에 굴복 않겠다”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30대 발행인 체제’로 전환했다. 새해부터 발행인을 맡은 아서 그레그 설즈버거(38)는 2일(현지시간) ‘발행인으로부터의 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앞으로의 편집 방향을 밝혔다. 그는 1896년부터 약 120년간 설즈버거 가문의 가족경영체제로 운영된 NYT의 6번째 발행인으로, 디지털 전략을 담은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 작성을 주도하며 온라인화의 속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설즈버거는 “내게 주어진 도전은 NYT가 기존의 가치를 지키면서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이라면서 “나는 커리어의 대부분을 신문기자로 보냈지만 NYT 디지털 혁명의 챔피언이기도 하다. 앞으로 많은 것들이 바뀌겠지만, 나는 이런 변화들이 잉크와 종이로 꿈꿨던 것보다 더 풍부하고 활기찬 보도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디지털화의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또 “우리의 보도는 인터랙티브 그래픽, 팟캐스트, 디지털 비디오처럼 새로운 형태의 저널리즘에 대한 투자에 힘입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면서도 “탐사 보도, 국제뉴스, 심층 보도 분야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콘텐츠의 디지털화에 무게를 두는 동시에 탐사 보도나 저널리스트 전문화, 공정함 및 정확성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설즈버거는 언론계 전반에 걸친 어려움에 대해서도 술회했다. 그는 “보도를 위한 힘들고 값비싼 노동을 뒤받침해주던 비즈니스 모델은 무너지고 있고, 뉴스 기관들은 직원을 해고하고 그들의 야망을 축소하라고 강요받고 있다. 오보가 속출하고 정보기술(IT) 플랫폼들은 진짜 기사를 제쳐 두고 낚시기사와 루머, 선동을 올린다. 정치인들은 언론에 대한 의혹에 불을 붙여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고 하면서 언론에 대한 신뢰가 사라지고 있다. NYT의 전임자들과 마찬가지로 내 동료와 나는 그런 힘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한편 NYT를 비롯해 자신에게 비우호적인 언론을 ‘가짜뉴스’라며 공격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망해 가는 뉴욕타임스에 새 발행인이 왔다. 축하한다”면서 “정당과 종파, 이해관계에 상관없이 공정하고 치우침 없이 보도하라는 창립자 아돌프 옥스의 정신을 실행할 마지막 기회”라고 비꼬아 말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새해 인터뷰|해외 전문가들이 본 2018] “유엔 제재 받은 北, 南과 대화 제스처… 경제협력 복원 시급”

    [새해 인터뷰|해외 전문가들이 본 2018] “유엔 제재 받은 北, 南과 대화 제스처… 경제협력 복원 시급”

    “북한은 미국을 향해서는 핵위협의 목소리를 계속 내겠지만, 남한에는 유화 제스처를 취할 것이다.” 해가 바뀌자 북핵 문제는 그의 ‘예언대로’ 움직였다. 중국의 대표 석학인 원톄쥔(溫鐵軍·67) 인민대 명예교수와의 인터뷰는 지난해 연말이었다. 이 인터뷰에서 원 교수는 미국식 세계질서를 통렬하게 비판하면서도 중국 사회의 모순과 위기도 솔직하게 토로했다. 그는 2000년대 ‘삼농’(三農·농업, 농촌, 농민)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해 국가 어젠다로 끌어올린 주인공이다. 지난해까지 14년째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1호 문건’은 ‘삼농’에 관한 것이었다. 1호 문건은 한 해 가장 역점을 둬야 할 정책 지침을 담는다. 올해 역시 당 중앙은 농업 개혁을 첫 과제로 택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신년사 화두도 빈곤 탈출이었다.→한반도에서 미·중의 지정학적 충돌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중국이 보기에 지금 미국과 일본은 한반도 긴장 상황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 미국은 한반도 긴장을 핑계로 일본 및 한국과 동맹을 강화해 동북아의 지정학적 패권을 유지하려 하고, 일본은 한반도 긴장을 이유로 전쟁할 수 있는 ‘정상국가’로 나아가려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이러한 중국의 우려를 조금은 덜어낸 것 아닌가. -문 대통령은 남북한 공동의 이익을 대변하는 심정으로 중국을 방문한 것처럼 보였다. 만약 한국이 미국과 일본에만 묶여 있다면 한반도 위기 해결의 주체가 될 수 없다. 지정학적 게임을 초월하는 새로운 한중 관계를 모색하려는 노력은 찬사를 받을 만하다. 사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이런 안목이 있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양국이 너무 먼 길을 돌아왔다. →올해 한반도 정세는 어떻게 돌아갈 것으로 보는가. -유엔 제재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북한이 대화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경제적으로 발전하려면 외국에서 자본과 자원을 수입해야 하고, 전쟁을 준비하려 해도 군사장비와 원유가 필요한데 이게 거의 다 막힌 상태다. 미국을 향해서는 핵위협의 목소리를 계속 내겠지만, 남한에는 유화 제스처를 취할 것이다. →남북 문제의 근본 원인은 어디에 있나. -미국과 북한이 아직 전쟁을 끝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전쟁은 유엔군 및 한국군과 북한군 및 중국군이 주도했다. 그러나 지금 한반도에 남아 있는 외국 군대는 유엔의 통제를 받지 않는 미군뿐이다. 미군이 선택하면 언제든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제 정치의 원리와 남북 분단의 역사적 맥락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유엔 제재처럼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냉전의 산물인 한반도 위기의 근본적 원인을 다시 인식하고 이에 대한 근본적 처방이 필요하다. 해법은 한국이 주도해야 한다. →남북이 평화공존을 위해 시급히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남북 경제협력 복원이다. 중국이 자본 과잉 문제를 ‘서향’(서부 대개발)을 통해 해소했듯이 남한 자본도 ‘북향’이 필요하다. 북한의 값싼 노동력과 지하자원은 향후 한국의 고도성장을 담보하는 자산이 될 것이다. 한국의 주요 산업이 대부분 중국에 따라잡힌 상황이기 때문에 남북의 경제적 공생은 더 절실해졌다. 이런 측면에서도 볼 때 개성공단 폐쇄는 납득할 수 없는 조치였다. →중국 문제로 가보자.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 산업국가가 됐다. 그런데 왜 농촌 문제를 여전히 중시하는가. -마오쩌둥은 중화인민공화국의 운명은 농민이라는 망망대해에 떠 있는 조각배와 같다고 말했다. 신중국 초기 농촌의 희생을 대가로 원시적 자본을 축적했으며, 1980년대 개혁·개방 이후에는 농촌 수탈을 대가로 산업자본, 금융자본, 상업자본이 형성됐다. 농촌을 떠나온 농민공들은 도시 빈민굴을 형성했다. 이들의 문제는 자본이 해결할 수 없으며, 도시화로 해결할 수도 없다. 결국 농촌 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국 사회의 영속성을 담보하는 것이다. →중국 산업화 과정을 농촌 수탈로 설명하는 게 독특하다. -중국 공산혁명은 마르크스가 제시한 산업화에 따른 노동자 계급의 혁명으로 이뤄진 게 아니다. 비록 사회주의를 표방했지만, 한국과 마찬가지로 국가자본주의 또는 민족자본주의 형태로 발전해 왔다. 서구 자본주의는 해외 식민지 확장을 통해 발전했지만, 중국과 한국은 해외 식민지 수탈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내부적 자본 축적을 통해 근대화를 이뤘다. 이 과정에서 농업 수탈이 불가피하게 이뤄졌다. 특히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생산 과잉의 위기를 서부 대개발로 상징되는 농촌 인프라 건설로 돌파했다. →지금 중국의 가장 큰 위기는 어디에 있는가. -중산층이 가장 큰 문제다. 5억명에 이르는 중국 중산층은 서구와 달리 구성 경로가 상당히 복잡하다. 노동이나 상업 활동이 아닌 권력을 통해 부를 물려받은 공산당 간부의 자녀, 개혁·개방 시기 밀수로 돈을 번 상인들도 모두 중산층 그룹에 속해 있다. 계급적 자각이 없는 이들을 하나로 묶기도 어렵다. 서구식 생활을 누리면서도 자신의 재산권을 지키기 위해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정부를 신뢰하는 것도 아니다. →중산층의 위기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드러나고 있나. -교육의 영리화가 대표적이다. 중산층은 아무리 많은 대가를 지불해서라도 자녀를 좋은 학교에 보내려고 한다. 교육을 통한 부의 대물림이 일어나니 학교가 상업화하고 있다. 학교의 상업화는 병원 등 다른 공공재의 영리화로 이어지고 있다. 대학교수들은 국가 지원금을 받아 개인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 관료들은 이런 중산층의 위험성을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서구 자본주의가 현대 문명의 총아로 인식되고 있는 점은 어떻게 평가하나. -미국식 현대화로 대표되는 서구 발전 모델은 식민지 수탈과 원주민 학살이라는 원죄를 안고 있다. 식민지 수탈에 기반한 자본주의가 서구식 민주주의 제도를 낳았고, 이 시스템이 다시 신자유주의적 정치·경제 질서를 만들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내재적 발전을 이룬 동아시아 모델(일본 제외)이 훨씬 문명적이다. →미국식 현대화가 세계 문명의 표준처럼 된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 불어닥친 매카시즘이 결정적이었다. 루스벨트 대통령조차 공산주의자로 낙인 찍은 매카시즘은 자본주의의 반인륜적 요소들을 모두 세탁했다. 미국의 팽창주의에 눌려 아시아는 발언권을 잃었다. 심지어 발언권을 잃었다는 걸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미국에 의존했다. 1990년대 미국식 자본주의 발전모델을 해외로 수출하는 이른바 ‘워싱턴 컨센서스’는 ‘20대80’ 사회를 고착화했다. 고대 그리스 민주주의가 10%의 자유인을 위해 90%의 노예를 희생시킨 것처럼 지금 미국식 자유주의는 20% 자본가를 위해 80% 시민이 수탈당하는 구조다. →중국 공산당이 지난해 19차 당대회에서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 때문인가. -그렇다. 외국에선 ‘시진핑 사상’ 등을 근거로 1인 권력 강화에만 관심을 보이는데, 더 중요한 것은 중국이 ‘4대 자신’(제도, 문화, 이론, 노선의 자신)을 표방했다는 점이다. 이는 미국식 패권주의와는 다른 방식으로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을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서구 문명에 눌려 후진적인 것으로 인식됐던 동아시아의 생태문명, 다양성 존중 사상을 새로운 문명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미국과의 충돌은 불가피한 것 아닌가. -미국이 팽창주의를 포기하지 않는 한 여러 분야에서 충돌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을 초월할 생각이 없다. 문명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의 굴기는 미국식 모델의 한계 때문에 이뤄진 측면이 더 크다. 중국이 빈부 격차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한 것도 ‘20대80’ 사회를 중국 방식으로 극복해 보겠다는 뜻이다. 글 사진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원톄쥔 명예교수는중국의 대표 석학인 원톄쥔(溫鐵軍) 교수는 1968년 농촌으로 하방된 이후 11년 동안 노동자, 농민, 군인으로 일했다. 1983년 인민대 신문학과를 졸업하고 중앙군사위원회 총정치부 연구실, 국무원 농촌발전연구센터 등에서 일했다. 2000년에 삼농(농업, 농촌, 농민) 정책을 처음으로 입안해 국가 어젠다로 만들었다. 후진타오·시진핑 정부가 정책 방향을 빈부격차 해소로 전환하는 데 이론적 기반을 제공했다. 저서 ‘백년의 급진’이 2013년 한국에 소개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 “美우선주의” “경제는 안보”…중·러 겨냥해 ‘신냉전’ 포문

    “美우선주의” “경제는 안보”…중·러 겨냥해 ‘신냉전’ 포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8일(현지시간) 내놓은 새 국가안보전략(NSS)은 ‘미국 우선주의’에 기초해 ▲미국 본토 보호 ▲미국 번영 촉진 ▲힘을 통한 평화유지 ▲미국 영향력 증진 등 4대 핵심 과제를 실현하겠다는 청사진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세계열강들의 신경쟁시대’로의 복귀와 ‘신냉전주의’의 도래를 예고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전략 발표에서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북한과 이란을 ‘불량정권’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세계질서를 흔드는 ‘경쟁국’”이라고 못 박으면서 본격적인 ‘신냉전시대’에 불을 댕겼다. 또 “안보를 위해 번영을 소홀히 하는 나라는 결국 두 가지 모두 잃게 될 것”이라면서 “약함은 충돌로 가는 가장 확실한 길이며, 반대로 ‘무적의 힘’이 방어를 위한 가장 확실한 수단”이라며 ‘힘’을 바탕으로 한 ‘신경쟁시대’를 예고했다. 보고서는 중국과 러시아를 “미국의 가치와 이익에 상반되는 세상을 만들고자 선전전, 강압적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미국의 가치와 이익에 반하는 방향으로 세계 질서를 흔드는 ‘수정주의 국가’라 규정했다. 미국이 중·러의 도전을 견제하고 경제·안보 분야에서 세계 최강국 지위를 내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특히 중국을 ‘경쟁자’로 명확히 했고, “국가 주도 경제 모델을 확장하며, 자신들의 이익에 맞게 지역 질서를 재편하는 방안을 추구하고 있다”며 중국을 ‘데이터 도둑질’, ‘권위주의 시스템의 전파’ 등의 단어로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북핵 해결을 위해 중국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던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은 위반과 속임수, 경제적 침공에 더는 눈을 감지 않겠다”며 ‘선전포고’를 했다. 러시아를 겨냥해서도 “세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하고 우리를 동맹과 갈라놓으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핵무기는) 미국에 대한 가장 커다란 실존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보고서는 30년 동안 초강대국들의 경쟁이 휴지기를 보낸 것으로 묘사했고, 이제 휴가는 끝났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북핵 문제’도 이런 맥락에서 바라보고 있다. 68쪽 분량인 NSS 보고서에서 ‘북한’이라는 용어는 17차례 등장했다. 전임 오바마 정부가 2015년 2월 내놓은 NSS 보고서에는 북한이라는 단어가 세 차례 나왔다. 이처럼 트럼프 행정부의 새 국가안보전략은 북·중·러를 비판하면서 한·미·일 동맹을 강조하며 ‘갈등’ 전선을 부각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동맹은 비핵화를 달성하고, 그들이 세계를 위협할 수 없도록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한·일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미국은 이런 갈등 구조가 자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국가안보전략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경제’를 미국 전략적 이익의 우선순위에 둔 것이다. 경제적 안보를 국가 안보로 명확하게 제시한 것은 이전 정부에서는 없었던 일이다. 보고서는 “미국은 공정하고 자유로운 시장 원칙을 따르는 국가와의 경제적 경쟁, 그렇지 않은 국가와의 경쟁을 구별한다”면서 “미국은 산업화한 민주국가들과 함께 우리의 공동 번영과 안보를 위협하는 경제적 침략에 대해 방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국가안보전략을 “‘아메리카 퍼스트’와 ‘경제 안보’를 천명한 ‘트럼프 독트린’이라고 해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새 NSS 보고서에서 중국이 23차례나 언급되는데, 이는 2015년 2월 발표된 오바마 정부 NSS의 거의 두 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美, 車 비관세 장벽 해소 밀어붙일 듯

    美, 車 비관세 장벽 해소 밀어붙일 듯

    이달 말 또는 내년 초 1차 협상 상품·서비스 등이 협상 쟁점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을 앞두고 미국이 자동차 시장의 추가 개방과 함께 비관세 장벽 해소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정부가 밝혔다. 정부는 ‘이익균형의 원칙에 따라 미국의 잔여 관세 철폐 가속화와 비관세 장벽 해소 등 개선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한미 FTA 개정협상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이날 국회 보고는 정부가 FTA 협상을 시작하기 전 거쳐야 하는 마지막 국내 절차다. 앞으로 정부는 미국과 협상 일정을 협의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1차 협상을 시작으로 3~4주 간격의 후속 협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상품, 서비스·투자, 원산지, 무역규범과 비관세조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상 쟁점을 예상했다. 미국이 무역적자를 기록한 상품 분야에서는 시장개방 요구가 자동차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 측이 한·미 간 무역 불균형 해소 차원에서 우리 측 잔여 관세 철폐 가속화와 주요 품목에 대한 관세 조정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자동차 분야의 비관세장벽 해소 등 시장접근 개선에 관심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본부장은 미국이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차원에서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협상 전략상 미국에서 (농산물 시장 개방을) 들고 나올 거라고 예측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국내 농축산업계가 요구한 미국산 쇠고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 기준 완화에 대해서는 “타당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미 FTA의 대표적인 독소 조항으로 꼽혀온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S)에 대해서는 “손댈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ISDS는 우리나라 정부의 법·제도로 손해를 본 미국 투자자가 국제중재기구에서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어 사법주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송기호(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장) 변호사는 “한·미 FTA가 농업에 끼친 영향을 비롯해 저탄소 친환경 자동차 지원정책이 연기된 경위 등 긍정적·부정적 효과를 있는 그대로 공개해야 한다”면서 “국민경제의 관점에서 한국 통상모델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인터넷 ‘망 중립성’ 폐지와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 절차 진행 등은 국제통상질서의 안정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멜라니아 호감도 17%p 상승”…전직 대통령 부인들과 비교하니

    “멜라니아 호감도 17%p 상승”…전직 대통령 부인들과 비교하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에 대한 미국민의 호감도가 상승하고 있다고 미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15일(현지시간) 밝혔다.갤럽에 따르면 이달 4~11일 미 성인 1049명(표본오차 ±4%포인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4%가 멜라니아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다고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는 취임 당시보다 1%포인트 올라간 41%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호감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1월 37%에 비해 17%포인트나 올라간 것이다.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33%로, 1월보다 4%포인트 내려갔다. 성별로는 남성 응답자의 57%,여성 응답자의 51%가 호감을 느끼고 있다고 대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월 백악관역사협회 만찬에서 “사람들은 멜라니아를 사랑한다. 멜라니아는 트럼프 집안의 스타”라고 말했다. 멜라니아에 대한 호감도는 직전 3명의 대통령 부인들보다는 다소 낮은 것이다. 남편들이 대통령에 취임한 첫해 말 조사에서 미셸 오바마는 61%, 로라 부시 여사는 77%, 힐러리 클린턴은 58%의 호감도를 각각 기록했다. 멜라니아는 트럼프의 세 번째 아내로 슬로베니아에서 태어나 16살 때 데뷔한 톱모델 출신이다. 1996년 미국으로 건너와 엘르, 보그 등 패션지 표지를 장식하며 유명해졌고 2005년 트럼프와 결혼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8년, 글로벌 경제 순항? 경기침체기 서막?

    2018년, 글로벌 경제 순항? 경기침체기 서막?

    내년 성장률 2.7% 전망 ‘긍정적’ 북핵·中 경착륙 우려 등 곳곳 지뢰 “2018년은 어쩌면 회복세의 끝일 수 있다. 다음에 오는 경기 침체기의 서막이 될 수도 있다”●韓 기업구조 개선 2.3% 성장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발간한 ‘2018년의 세계’를 통해 이렇게 전망했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 ▲유럽 일부 국가에서의 극우 세력의 약진 ▲각국 중앙은행의 섣부른 긴축을 3대 위협 요인으로 꼽았다. 중국 정부가 산업 시설과 재고 자산을 줄이는 등 경제의 거품을 빼려는 행보를 보이면서 금융 시장에 혼란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2018년은 그 자체로는 긍정적이다. 올해 글로벌 경기가 예상을 뛰어넘는 회복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내년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2.7%가량으로 순항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문재인 정부가 기업 지배구조 법규를 손보고 고용 창출, 복지 혜택 제공 등의 노력을 통해 2.3%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수출 주도형 성장모델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하는 과제를 달성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2% 안팎의 괜찮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대규모 감세와 수조 달러 단위의 사회기반 시설 건설이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지만 건강한 노동 시장과 상승세를 탄 임금 덕분에 경기 회복이 지속된다. 유럽 또한 지난 10년간 두 차례의 불황을 견뎌내며 회복세를 이어 가고 있다. 2013년 12%까지 올라갔던 실업률은 8.5%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경제국들은 2014년 이후 최고의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와 같은 아시아 국가들은 5%대의 성장률을 달성하고 인도의 성장률은 8%에 육박할 것으로 분석됐다. ●드론·SUV 비약적 발전 예상 안보·군사적으로 2018년은 핵을 둘러싼 미국과 북한의 첨예한 대결이 지구 종말(아마겟돈)을 초래하는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이코노미스트는 2018년 북·미 대립을 미국과 소련이 핵전쟁 일보 직전까지 갔던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보다 더 위험하게 봤다. 당시 소련은 미국과의 핵 갈등에 휘말리는 상황을 두려워했지만 북한의 풋내기 독재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모든 문제를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끌어 가려 할 것이기 때문에 긴장이 고조되면서 조그만 실수나 잘못된 대책만으로도 전쟁에 돌입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북핵 대처 큰 시험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가장 큰 시험대가 되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미국은 더이상 적절한 제재와 외교적 압박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포기를 설득하기 어렵게 됐다. 북한을 둘러싼 주변국들과의 외교관계도 잘 마무리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의미 있는 업적을 남기지 못했다는 점에서 내년 11월로 예정된 미국 중간 선거에서 민주당에 하원을 빼앗기고 탄핵을 당할 수 있는 위협에도 처해 있다. 산업 기술적 측면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상업적 활용이 활발해진 드론(무인기)의 신원을 공중에서도 확인할 수 있도록 자동차 번호판 같은 식별 장치를 부착하도록 법제화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내년부터 시골 우체국 인력이 부족해 드론을 활용한 우편 배송이 처음으로 상용화될 예정이다. 내년부터 자동차 업계에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사상 처음으로 신차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SUV의 넓은 실내 공간과 운전석이 높아 시야 확보에 도움을 준다는 점, 세단보다 더 안전하다는 인식 등에 힘입어서다. SUV는 초고가 모델부터 보급형 모델까지 선택의 폭이 넓으며 자동차 기업으로서도 높은 가격을 매겨 충분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아울러 전기자동차가 큰 인기몰이를 할 것으로 내다보고 테슬라 역시 전기차 5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내년에는 아마존을 비롯한 글로벌 정보기업들의 약진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OMO)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정보기술(IT) 활황에 힘입어 세계 큰손들 간에 투자 경쟁이 치열해진 탓에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투자에서 수익을 내기는 갈수록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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