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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싱 여왕’ 이인영/9회 KO승… 플라이급 세계챔프에

    9회가 시작되자마자 소나기 펀치가 쏟아졌다.회심의 원투 스트레이트와 보디 공격에 상대는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주심은 경기를 중단시켰다. 불굴의 여성 복서 이인영(사진·32·산본체)이 세계챔피언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이인영이 27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특설링에서 열린 국제여자복싱협회(IFBA) 플라이급 챔피언결정전(10회)에서 칼라 윌콕스(34·미국)를 9회 1분40초 만에 KO로 이겼다.이인영은 이로써 2001년 8월 복싱에 입문한 뒤 일본챔피언 야시마 유미와 미국의 강호 이반 케이플스를 잇따라 꺾고 2년 만에 세계 정상에 섰다. 두 선수 모두 전형적인 인파이터라 1회부터 난타전이 펼쳐졌다.윌콕스와 쉴 새 없이 주먹을 주고 받던 이인영은 3회 막판 상대가 지친 틈을 보이자 맹공을 퍼부어 주도권을 잡았다.5회에서는 윌콕스를 코너에 몰아 넣고 연타를 터뜨렸고,사실상 승부가 갈린 6회부터는 템포를 늦추는 여유까지 보였다.결정적인 한 방이 부족했던 이인영은 9회 초반 강펀치를 잇따라 퍼부어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챔프 등극은 암울했던삶의 끝이자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었다.이인영은 고교 졸업 후 미용사 보조,봉제공장에서 실밥 따기,트럭운전사 등 안해 본 일이 없었다.지난 93년 교통사고로 아버지와 오빠를 함께 잃고 술에 절어 살아온 그였다. 주심이 자신의 팔을 높이 치켜 올리자 이인영은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며 “복싱에 평생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中서부 대개발 현장을 가다](9)新시장 변경무역

    서부대개발과 함께 변경(邊境)무역이 새로이 각광을 받고 있다.중국 서부는 베트남과 미얀마,태국 등 동남아 국가는 물론 옛 소련에서 분리된 8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광활한 국경을 맞대고 있다. 서부 대개발로 교통 인프라가 확충되면서 변경 오지까지 중국의 공산품이 밀려들어 중국 경제권의 외연을 넓히는 중이다.중국 정부도 지리적 이점을 활용하는 변경무역에 각종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등 새로운 경제 출구를 모색 중이다. 라오스,베트남,미얀마의 아세안(ASEAN) 가입으로 변경무역은 5억 인구,GDP 7000억달러가 넘는 거대시장 진출을 위한 ‘전진기지’가 됐다.최근 들어 극소수지만 한국인들도 변경무역에 직접 뛰어들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 중이다. |둥싱 핑샹 쿤밍 오일만특파원|광시(廣西)자치구 구도(區都)인 난링(南寧)에서 베이하이(北海) 고속도로를 타고 남부 해안가로 3시간 정도 달리면 광시성의 해운 관문인 팡청강(防城港)시에 도착한다.여기서 다시 자동차로 왕복 2차선 도로를 타고 1시간 정도 들어가야 베트남 접경지역인 둥싱(東興)시가 나타난다. 폭이 50m도 채 안되는 베이룬허(北侖河)를 경계로 서쪽으로 베트남 국경 초소가 보이고 베트남 인부들이 소형 나룻배를 타고 경계선을 넘나드는 활기찬 모습이 눈에 띈다. 인구 12만명의 이 도시는 하루 유동인구는 1만명에 달한다.매일 2000명 이상의 베트남인들이 드나들고 중국 전역의 장사꾼들이 동남아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하는 곳이다. 베트남으로의 수출상품은 자동차,모터사이클,가전제품,일용생활품,화공제품,농기계 등이다.수입품은 열대과일,해산물,고무,홍목,광물 등이 주종을 이룬다.베트남 북부 각 성(省)에서 중국 상품의 시장 점유율은 60%나 된다. 리더카이(李得愷) 동싱변경무역관리국 국장은 “베트남의 경제가 회복되면서 매년 30% 이상 변경무역이 늘고 있다.”며 “관세 혜택이 많아 베트남의 값싼 농산물과 중국의 공산품들의 교류는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시성의 둥싱·핑샹(憑祥)과 윈난(雲南)성 허커우(河口) 등 주요 변경도시들의 최근 10년간 경제발전 평균 속도는 연간 30% 이상이다.중국 내 어느 지방 경제발전 속도보다도 빠르다. ●한국인들도 변경무역에 진출 둥싱이 운하 무역이라면 육로 변경무역으로 유명한 곳은 핑샹이다.핑샹은 중국 난링에서 230㎞,베트남 수도인 하노이에서 180㎞ 지점의 교통 요지에 있다.322번 국도와 철도로 베트남과 연결되어 있는 곳으로 중국과 베트남 및 동남아로 연결되는 가장 가까운 육지 통로이다. 올 초부터 난링∼핑샹 2차선 왕복도로를 4차선 고속도로로 넓히는 작업이 한창이다.지난해 중국과 베트남 변경무역액은 8억달러이고 핑샹에서만 50%인 4억달러 어치가 거래됐다. 울창한 밀림 산악지대 중간 지점에서 평지로 바뀌는 곳에 핑샹 보세무역구가 설치됐고 25t 대형 트럭들이 쉴새없이 국경선을 넘나들고 있다.무역구 주변에는 중국 전역에서 몰려든 상인들을 위해 각종 여관들이 즐비하다. 베트남 변경무역에 종사했던 유병응(柳炳應)씨는 “하루 유동인구가 1만∼2만명이 될 정도로 번창하고 있다.”며 “한때 밀수 루트로 활용됐지만 지금은 정상 무역으로 자리잡았다.”고 밝혔다. 2년 전부터 중국산 전기제품을 베트남 현지로 납품하는 이예헌(李禮憲·49)씨는 “경제적으로 낙후된 베트남측에서 중국산 공산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판매 루트만 확실하면 한번 도전해 볼만한 사업”이라고 변경무역의 장점을 설명했다. ●소액자본으로도 가능한 변경무역 1991년 중국과 베트남과의 대외관계가 정상화되고 베트남,미얀마,라오스 등 나라들이 경제발전에 힘을 쏟으면서 새로운 국제무역 형식인 변경무역이 등장했다. 중국에서의 ‘변경 자유무역구’는 윈난,광시에 집중돼 있다.지방정부에서는 경제 활성화란 측면에서 모든 변경 세관지역에 ‘변경자유무역구’ 건설을 계획 중이다. 중국 서남부의 변경 무역지대로는 광시의 핑샹,둥싱,윈난의 루이리(瑞麗),완팅(宛町),허커우 등이 대표적이다. 베트남의 경우 4000위안(60만원)이면 잡화점을 열 수 있고 1만위안(150만원)을 투자하면 보석,향수 가게를 설립할 수 있다. 핑샹 세관 옆에서 중국산 화장품을 파는 황첸(黃·29·여)은 2년 전 1만위안을 투자해 가게를 열었다.하루 판매 금액은 1000위안(15만원)에서 6000위안(90만원)에 달한다.중국산이 베트남에서는 제법 고급으로 평가되고 있어 수요가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황첸은 “변경지역은 양국 경찰들이 지키고 있어 치안 상황이 가장 좋다.”고 자랑하면서 “돈을 더 모아 베트남이나 미얀마의 값싸고 우수한 보석들을 중국 내륙에 내다 팔 생각”이라고 환하게 웃는다. ●국경에 산재한 변경무역지대들 윈난성의 루이리제가오(瑞麗姐高)개발구는 처음으로 국가의 비준을 거쳐 2000년 4월에 건설된 ‘변경자유 무역구’ 제 1호다. 중국민은 신분증 또는 기타 증명을 갖고 있으면 무역구로의 자유로운 진입이 가능하다.베트남이나 미얀마 주민은 통행증만 갖고도 무역구에서 장사를 할 수 있다.제3국 공민은 무역구 내에서 72시간 내에는 비자수속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윈난성 변경무역구 관리위원회측은 “ 지금까지 중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관세 정책 중에서 가장 큰 혜택을 주고있다.”고 자랑한다. 윈난성 변경무역의 성공을 지켜본 광시 대외무역경제합작청은 올 1월 중국 국무원에 조건이 성숙된 핑샹과둥싱에 변경 자유무역구 설립을 신청한 상태다. 윈난성의 베트남 육로 창구인 허커우는 1978년 중·월(中越)전쟁 이후 무역로가 폐쇄됐다가 1989년 베트남측이 변경을 개방하면서 상품 매매를 시작했다.초기에는 명확한 세관 규정도 없고 감시도 소홀해 주로 밀수가 성행했다고 한다. ●신장성 무역 절반이 변경무역 카자흐스탄 등 8개 중앙아시아 국가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신장(新疆)성의 경우 변경무역이 총 무역액의 절반을 넘는다. 지난해 변경 무역액이 26억달러로 전년에 비해 52% 늘었다.92년 1억달러에 못 미치던 교역액이 10년 만에 26배가 늘어났다.변경무역이 지난해 신장의 전체 무역에서 차지한 비율은 57%에 이른다. 최대 변경무역 상대국은 카자흐스탄으로 상호교역액이 13억 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2위는 러시아(2억 1500만 달러),3위는 키르기스스탄(1억 5000만 달러)이다. 변경무역을 통한 신장의 수출품은 가전용품에서 농산물까지 다양하다.공업제품은 중국 동부 연안지역에서,쌀은 동북 3성에서 생산된다. 사과 등 각종 과일과 채소는 신장 현지에서 수확한 것이다.수입품은 강철과 구리 등 비철금속,목재가 주류를 이룬다.중국 정부는 수출품에 대해서는 무관세,수입품에는 상품별로 책정한 저렴한 관세를 붙이는 정책을 쓰고 있다. oilman@ ■광시 유병응 두림무역대표 |난링(광시성) 오일만특파원|중국 경제의 ‘활력소’로 불리는 변경(邊境)무역은 서부대개발과 함께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90년대까지만 해도 주먹구구식의 소규모 거래에 머물렀지만 최근 들어 완비된 물류시스템 속에서 대규모 무역으로 발전되는 과정이다. 1999년부터 베트남과의 변경무역에 종사해온 유병응(柳炳應·54) 두림무역대표는 “변경무역은 베트남이나 미얀마 등 동남아 국가와의 새로운 교역 루트”라며 “중국 정부도 밀수를 근절하고 교역을 확대하기 위해 세제 혜택이 많은 변경 자유무역구를 설치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유 대표는 97∼98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운수회사를 경영하다가 99년부터 광시에서 무역업에 종사중이다. 변경무역의 장점은 무엇인가. -해운을 통해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와 무역을하는 것보다 관세를 절약하는 것은 물론 무관세로 무역이 가능하다.광시자치구 핑샹의 경우 하노이까지 180㎞ 거리라 물류비용도 상당히 절약된다.베트남과 가까운 광시(廣西)나 광둥(廣東)성에 공장을 갖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어떤 제품들이 거래되는가. -경제적 호황기를 맞은 베트남은 기계류나 가전제품 등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반면 중국산은 과당경쟁의 양상을 보이면서 재고 공산품들이 쌓이고 있어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측면이 크다.베트남이나 미얀마의 농산물은 중국산보다 20∼30%가 싸 중국에서 인기가 높다. 한국 제품도 변경무역을 통해 거래되는지. -5,6년 전만 해도 품질이 좋은 한국산 의류제품들이 많이 거래됐지만 최근 들어 중국산으로 대체되는 상황이다.그러나 자동차 부품 등 정밀제품들의 경우 아직도 한국산이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다. 최근 베트남과 미얀마 국경지역에 일부 한국인들도 변경무역을 시작하고 있지만 확실한 판매망을 갖고 치밀한 시장조사를 해야 어려움을 극복할 수있다.
  • 한 의원이 A4용지 4.5t 분량 요구/서울시 “국감자료 요청 너무 해” 의원 63명 2000여건 자료 요청

    서울시 직원들이 국회 국정감사를 보름 남짓 앞두고 의원들의 엄청난 자료요청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심지어 한 의원이 시 산하단체에 요구한 자료는 답변을 준비하려면 A4 용지 4.5t 분량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19일 서울시직장협의회(대표 하재호)에 따르면 국회 행정자치위·환경노동위·건설교통위에 소속된 63명의 의원으로부터 2000여건의 국감자료 제출을 요청받았다. 이 가운데 500여건은 지방자치 고유사무라는 이유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권태망(부산 연제)·윤두환(울산 북·이상 한나라당)·설송웅(서울 용산)·김홍일(전남 목포·이상 민주당) 의원 등 17명만 자료축소에 동의를 보내왔다. 시 직원들을 가장 당혹스럽게 하는 사례로는 M의원이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에 요청한 자료.공단이 M의원 한 명에게 내놓아야 할 자료만 43건에 1.5t트럭 3대분을 넘는다.A4용지 350상자로 112만장이나 된다.종이 값만 675만원이다. 엄청난 분량이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요청자료의 질의 18번 ‘본부 접대비 예산과 기획실·총무처 사업추진비 전체 세부지출 내역,각 부서 접대비 사용내역 및 사용자,임원직책급 수행비 사용내역’을 보자.공무원의 경우 1만원 이상의 비용을 지출할 경우 기안서·영수증·확인증 등 5건의 근거서류를 남겨야 하기 때문에 한 번 지출에 최소한 A4용지 5장이 필요하다. 따라서 M의원의 요구대로 1999년 1월1일부터 지난 7월31일까지 쓴 비용을 소명하자면 이 한 건만 해도 1.5t트럭 한 대 분량이라고 공단측은 설명했다. J의원은 94건의 자료를 요청했는데 64건이 광진구 능동로,건국대 입구 재개발 건으로 과연 국감과 관련이 있는지 의구심을 자아냈다. 서울시 직협 하재호(39·행정7급) 대표는 “지난해와 같은 국감 저지 시위사태가 없도록 한다는 게 직협의 원칙이지만 의원들의 자세가 이 정도면 너무 지나친 게 아니냐.”고 비꼬았다. 시는 다음 달 6일 행정자치위원회를 시작으로 8일 환경·노동위,9일엔 건설교통위 국감을 받는다. 송한수기자 onekor@
  • [열린세상] 태풍 ‘매미’의 교훈

    기상관측 이래 최고의 강풍과 집중호우를 동반한 태풍 ‘매미’로 또 다시 129명의 인명피해와 5조원에 가까운 재산피해를 입었다.과연 피해를 줄일 수는 없었는지 차분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먼저 태풍 ‘매미’에 관한 기상예보부터 살펴보자.태풍 ‘매미’가 지난 6일 필리핀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후 기상청은 비교적 정확한 예상진로를 내놓았다.11일 오전 기상청은 태풍이 남해 사천 부근에 상륙했다가 동해 울진으로 진출하는 것으로 진로를 예측하였다.12일 저녁 상륙시점이 한 시간정도 빨라진 것 외에는 기상청의 예상진로가 적중하였다.이같은 태풍예보의 정확성은 1987년 태풍 ‘셀마’가 내습할 당시 기상특보가 발표되었을 때 이미 태풍이 통과하면서 조업 중이던 어선 등에서 엄청난 인명 및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에 비하면 크게 개선된 것이다. 방송은 예상되는 태풍의 위력을 보여주면서 국민들의 경각심을 높였고,컨테이너 크레인의 안전성과 송전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점,주민들의 철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반복하여 강조하였다.이처럼 예고된 재난에서 정부·자치단체·주민들이 재난방지 프로그램을 어떻게 갖추고 있었는지,역할분담은 적정한지,재난관리시스템은 제대로 실행되었는지 면밀히 검토하여 앞으로의 재해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를 보자.미국에서는 태풍‘매미’와 맞먹는 초특급 허리케인 ‘이사벨’이 18일 노스캐롤라이나 북동부 지점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각 기관은 철저하게 대비하였다.이미 15일에는 애틀랜타의 미국연방재난관리청(FEMA) 동부지역센터에서 허리케인의 상륙예정지역으로 긴급구조장비와 구호품을 트럭으로 수송하기 시작하였다.15일 버지니아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방위군과 주경찰에 경계태세를 지시했으며 다른 주들도 위험 지역 주민소개 등 재난 대비 프로그램을 가동했다.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14만명,버지니아주에서는 16만명 이상의 위험지역주민들을 지방자치단체에서 마련한 대피소로 사전에 대피시켰다.주민들은 전지와 손전등,비상식량을 구입하고 철저하게 대비하였다.이같은 철저한 대비 덕분에 초대형 허리케인에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이다. 태풍 ‘매미’의 피해가 커진 것은 선진국 수준의 예보에도 불구하고 후진국형의 안이한 대처 때문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지방자치단체는 태풍의 상륙이 예고된 후 경보발령 및 전달,피난권고 및 지시 등 철저한 대비활동을 하도록 되어 있는데,그 책임을 다하였다고 볼 수 없다. 경남 마산에서 해일이 오는 줄도 모르고 있던 시민 12명이 목숨을 잃은 것은 행정당국의 사전경보체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부산 서구와 영도구에서 해일에 대비한 강제대피령을 내려 주민들의 인명피해가 없었던 것과는 대비되는 결과이다.지역주민들도 위험한 물건들을 점검하고 외출을 자제하는 등 철저하게 대비했는지도 의문이다.태풍 경보 이후 짧은 시간동안이라도 정부와 주민들이 철저하게 대비하였다면 피해를 상당히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중앙정부는 재해발생 이후 막대한 예산을 들여 보상하는 소극적 행정에서 벗어나 재해발생에 대비하는 적극적 행정으로 전환하여야 한다.재해 예방활동을 강화하여 시설의 계획단계에서부터 방재개념을 도입하는 재해영향평가제,건물 내진설계의 의무화,태풍과 홍수 등에 대비한 재해보험 도입,각종 안전규제장치 강화 등의 적극적인 예방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이를 위해서는 재난관리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하는데,미국의 연방재난관리청과 같은 통합재난관리기구인 소방방재청의 설치가 시급하다.자연재해와 인위적 재난의 예방,대비,긴급구조,복구 등 전 단계에서 지방자치단체를 지원하는 한편 행정 각부처의 재난관리활동을 종합하고 조정하는 기능을 담당할 기구가 필요한 것이다. 남 궁 근 서울산업대 교수 IT정책대학원장
  • 튼튼한 車 보험료 덜낸다/안전성·수리비용등 반영 차종별 차등화 연내 도입

    배기량과 가격이 같은 승용차간에도 수리비나 사고율의 차이에 따라 보험료를 차별화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배기량이나 차량 가격이 같더라도 사고율이나 수리비에 따라 보험료를 다르게 하는 ‘차명 모델별 보험료 차등화’ 제도가 빠르면 연내 도입될 전망이다. 이같은 방안이 현실화되면 쏘나타,그랜저,SM5 등 같은 2000cc급 승용차라도 ‘브랜드’에 따라 보험료 차이가 많이 날 수 있다.지금도 배기량이 같은 승용차라 해도 가격에 따라 보험료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새 제도가 시행되면 수리비가 많이 드는 차량은 보험료가 비싸지고,사고에 견고한 차량은 반대로 보험료가 할인된다. 현재 보험료 산출기준은 배기량이 같다면 차량 가격 중심이어서 자동차회사들이 차량의 안전성이나 수리 편이 등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여기는 등 소비자의 권익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똑같은 충돌사고가 나도 어떤 차는 단순 수리만 해도 충분한데 어떤 차는 부품 전체를 갈아야 한다.”면서 “때문에 소비자에게 차량 정보를 투명하게 알리고 보험사에 공평한 부담을 지우기 위해 차량별 차등화를 올해 중점과제로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우선 승용차를 대상으로 실시한 뒤,트럭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이에 따라 보험개발원 내 자동차기술연구소는 차량 사고율 등의 자료를 활용,차량별 수리비 현황 등을 반영한 요율체계 개편 작업을 진행중 이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차량의 손상성과 수리성 두가지 요소를 집중적으로 측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상성이란 충돌사고가 났을 때 엔진배열 및 차체 등의 손상 정도를,수리성이란 부품교환 및 수리 등이 얼마나 용이한지를 각각 뜻한다.개발원측은 자료 축적 및 실제 차량 충돌실험 등을 통해 차량별로 손상·수리성에 대한 등급을 매겨 보험료율 할인 및 할증 자료로 활용토록 할 계획이다.차량별 보험료 차등화 방안에 대해 자동차 제조 회사에 따라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손정숙기자 jssohn@
  • 청계고가 폐기물 얼마 나오나/ 철강재·아스팔트 등 15t트럭 7만대분

    철근과 철강재만 7만 7000여t.아스팔트,아스콘,콘크리트 구조물량까지 합치면 110만t이 넘는다.어림잡아 15t 트럭 7만여대가 동원돼야 처리할 수 있는 분량이다. 총 5.8㎞에 이르는 지상 고가도로 철거에서 생기는 건축 폐기물만 63만 5269여t으로 추산된다.이 가운데 철근과 철강재는 재처리업체에 되팔았을 뿐 나머지 콘크리트·아스팔트 등의 잔해는 재활용업체에 비용을 지불하고 처리하고 있다.
  • 빗줄기속 報恩 땀방울/“작년 루사때 전국서 온정의 손길” 강릉 주문진 40명 이웃마을 돕기

    “지난해 많은 분들로부터 도움을 받았으니 이번에 피해를 본 분들을 도와드리는 게 당연하죠.” 지난해 태풍 루사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뒤 복구공사를 통해 올해 수해를 피한 마을 주민들이 이웃 동네의 수재민 돕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태풍 ‘매미’가 할퀸 뒤 5일 만에 또다시 비가 내린 18일 오전.강릉시 주문진읍 장덕2리 주민 40여명은 빗줄기 속에서도 왕산면 대기2리 백합농장에 모여 지난 13일 농장 옆 대기천이 범람하면서 비닐하우스를 덮친 토사를 삽으로 연방 걷어내고 있었다. ●작년 루사 피해 딛고 옆 동네 수재민 돕기 나서 트럭과 승합차에 나눠 타고 1시간30분 거리인 농장에 도착한 이들은 빗줄기가 굵어지자 작업을 서둘렀다.무릎까지 차오른 흙더미를 헤쳐 가며 후텁지근한 비닐하우스 안에서 작업을 하는 주민들은 연방 굵은 땀방울을 흘리면서도 힘든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장덕2리는 지난해 태풍 ‘루사’의 피해로 마을 전체가 초토화됐다. 일주일 가까이 길과 전력,상하수도가 끊기고 외부와 고립됐다.전체 104가구 가운데 80가구가침수되고,22가구가 물길에 떠내려가는 등 멀쩡한 집이 없었다.30만평의 농경지도 3분의2 이상 물에 잠기는 아픔도 겪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랐다.‘루사’ 피해 이후 주민들은 “또 당할 수 없다.”며 스스로 팔을 걷고 나서 취약지역을 보강했다. 마을 하천인 신리천의 폭을 60m로 두배 가까이 넓히고,기존의 물길을 복구해 범람 가능성도 최소화했다.이 때문에 올해는 농경지 2000여평만 유실됐다. ●거센 빗줄기에 힘든 줄 모르고 복구 도와 장덕 2리 주민들은 지난 15일 주민 회의를 통해 일손이 급한 다른 마을을 돕기로 의견을 모았다.삽,곡괭이 등 작업도구와 자체 성금으로 마련한 10㎏짜리 쌀 63부대를 이날 트럭과 승합차 9대에 나눠 실었다. 삽으로 토사를 퍼내던 부녀회장 김경자(53)씨는 “지난해 서울,경기 등 전국 각지의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마을이 루사의 악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면서 “마을 주변뿐 아니라 더 많은 피해를 입은 남부 지역도 돕고 싶다.”고 말했다. 46채의 비닐하우스 가운데 20여채가 매몰·침수돼 3000여만원의 피해를 입은 농장 주인 최명룡(42)씨는 장덕2리 주민들이 퍼낸 흙을 트랙터에 싣고 대기천 주변에 쌓아 올렸다. 최씨는 “장덕2리 주민들이 아니었다면 땅에 묻힌 백합을 건지는 것은 꿈도 못 꿨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땜질식 복구도 문제 이날 오후 비가 이어지면서 대기천의 물줄기도 빨라졌다.오전에 내려진 호우주의보가 호우경보로 확대 발령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장덕2리 청년회 회장 함대호(51)씨는 “물난리에 시달리다 보니 이젠 빗줄기만 봐도 덜컥 겁부터 난다.”면서 “하늘이 어쩌면 이렇게 야속하냐.”고 한숨을 쉬었다.다행히 대기천의 수위가 더 이상 올라가지 않았지만 주민들은 근심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주민들은 이번 피해가 천재라기보다 인재에 가깝다고 입을 모았다.지난해보다 비가 많이 오지 않았는데도,피해 규모가 예상 밖에 큰 것은 정부의 ‘땜질식 복구공사’에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다. 장덕2리 주민 정호륭(60)씨는 “지난해 해당 관청에서 현장에 와 보지도 않고 하천 복구 공사를 하려고 해 시청까지 가서 항의했다.”면서 “지난해 복구 공사를 제대로 했다면 올해 고통이 덜했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강릉 이두걸기자 douzirl@
  • 건축폐기물 “다시보니 돈되네”

    청계천 복원공사를 위해 구조물 철거가 한창이다.복개 구조물 철거로 발생하는 건축폐기물은 110만t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15t 트럭 7만여대 분량이다.이 많은 건축폐기물은 어떻게 재활용될까.철재들은 고가에 매각되고,대부분의 콘크리트 구조물들은 재활용된다고 서울시는 밝히고 있다.하지만 건축폐기물의 재활용률은 극히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청계천 철거 구조물 처리과정을 비롯,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건축폐기물 재활용 실태와 문제점,해외사례,정부대책 등을 알아본다. ●폐콘크리트 처리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식사동에 자리잡은 국내 최대규모의 한 건축폐기물 재활용업체.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청계천에서 밀려들어 오는 건축폐기물들을 처리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공장부지 한편에는 청계천에서 실어온 폐콘크리트 구조물들이 높은 산을 이루었고,또 다른 야적장에는 자갈과 모래가 수북하게 쌓여 있다. 이 업체는 건축폐기물을 파쇄·분류한 뒤 건축 자재인 모래와 자갈 등 골재를 재생산한다.청계천 1공구에서 나오는 건축폐기물의 60%를 수주,천연골재 못지않은 모래와 자갈 등을 골라내 건축자재로 되팔고 있다.돈 받고 건축폐기물을 가져와서 재활용을 거쳐 돈 받고 건축 골재를 되파는 셈이다.이 업체 관계자는 “청계천 폐기물 처리비용으로 18억원을 받았고,여기서 나오는 폐기물 재활용으로 꽤 높은 수익 창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재생골재협회 오종택 이사는 “청계고가는 만들어진 지 오래인 데다,사용한 골재의 질이 양호해 최상품 골재로의 재분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업체는 특수한 경우이고,대부분 폐기물 처리업체들은 재활용률이 극히 저조해 폐기물은 공사현장을 메우는 기층재로 쓰이거나 쓰레기매립장으로 직행한다. ●재활용률 저조,대부분 매립 우리나라 전체에서 발생하는 건축폐기물은 연간 4000만t에 이른다. 하지만 재활용률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통계가 제각각이다. 환경부는 57% 정도가 재활용된다고 밝히고 있다.건설교통부는 80% 가까이 된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전문가들은 20% 선에도 못미친다고 지적한다. 이처럼 엄청난차이가 나는 이유는 뭘까.폐기물의 사용처에 따라 재활용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게 우선 꼽힌다. 정부는 공사장에서 도로의 바닥을 메우는 데 일정량의 크기로 파쇄해 사용하면 재활용으로 보고 있다.자원 절약과 순환자원으로의 재활용과는 거리가 있다. 재활용률이 낮은 것은 수도권 쓰레기 매립장에 반입되는 건축폐기물의 통계수치를 봐도 알 수 있다.현재 하루 동안 수도권 매립장에 들어오는 쓰레기양은 734만 2000여t.이 가운데 건축폐기물이 53%인 390여만t에 이른다.건축폐기물은 지난 98년 123만 3000여t 매립됐지만,이후 매년 큰 폭으로 반입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폐기물도 자원’인식 필요 건축폐기물 처리업체들은 정책 부재와 국민들의 인식부족 탓에 재활용률이 낮다고 말한다. 아무리 좋은 재활용 골재를 만들어내도 건축업자나 국민들이 사용을 꺼려한다는 것이다.실험결과 재질이나 안전성에서 천연골재를 능가하지만 사용처는 극히 한정돼 있는 실정이다.이런 맥락에서 정부는 공공기관의 건물 신축시 의무적으로 재활용 골재를 일정량 사용하도록 하는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환경부는 재활용 골재들에 대한 내구성과 안전성,인장도 등을 과학적으로 밝히기 위해 용역을 의뢰한 상태다.어차피 천연골재는 한정돼 있는 만큼 머지않아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건축업자들은 앞다퉈 자연환경을 파괴하며 모래와 자갈 등의 천연골재 채취권을 얻기 위해 혈안이다.선진국들이 20∼30년 전 건축폐기물을 활용하는 자원순환시스템을 운영하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다. 전문가들은 “전 국토에 버려지는 건축폐기물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콘크리트 공화국’이란 오명을 씻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재생골재협회 관계자는 “말로만 재활용을 부르짖을 게 아니라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차원에서 영세업체들을 지원하고 생산한 제품의 수요처를 마련해 주는 등 적극적인 정책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진상기자 jsr@
  • 포스코 수재의연금 20억원/현대건설 1억대 구호품 전달

    포스코(회장 이구택·사진) 임직원들은 18일 수재의연금 20억원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탁했다. 포스코는 또 내달 15일까지 한달동안 특별봉사주간으로 선포하고 수해를 당한 이웃의 복구지원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현대건설(사장 이지송)도 1억200만원 상당의 구호물품을 경남도에 기탁했다.현대건설은 특히 경남 마산과 거제,통영지역에 지게차,집게차,양수기,트럭 등 중장비와 함께 운전기사 50여명을 파견해 복구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 [中서부 대개발 현장을 가다](8) 서부 인프라 大役事

    중국 정부는 동부에 비해 낙후된 서부지역을 대상으로 50년 장기발전계획을 세우고 지난 2000년부터 서부대개발이란 대장정(大長征)에 올랐다. 초기단계인 2000∼2005년은 경제발전의 도약판인 사회기초시설(인프라) 건설에 주력하고 2006∼2015년 본격적인 개발 및 도시화를 거쳐 2016∼2050년에 이르러 산업화를 마무리한다는 장기 발전 전략이다. 현재 초기 단계에 속하는 인프라 건설은 워낙 광활한 지역(중국 12개 성·시 자치구)과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어 전체적인 윤곽을 그리는 것은 어렵지만 2단계가 종료되는 2015년 경에는 완전히 새로워진 중국 대륙의 ‘인프라 지도’가 선보일 예정이다. |타림 이창 시안 오일만특파원|서부대개발은 4개의 핵심 프로젝트로 이뤄져 있다.서부의 천연가스를 동부로 수송하는 서기동수(西氣東輸)와 서부의 석탄과 수자원을 활용해 전기를 보내는 서전동송(西電東送),남부의 수자원을 북쪽으로 끌어오는 남수북조(南水北調),그리고 전국토를 격자형 철도·도로 교통망으로 이어가는 팔종팔횡(八縱八橫) 사업이다.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의 구도인 우루무치에서 잿빛 모래와 주먹만한 자갈들이 뒤섞인 불모지를 뚫고 ‘우루무치∼상하이’에 이르는 왕복 2차선 국도를 따라 7시간을 달리면 타림분지의 바인궈렁유전이 나온다. 북쪽으로 톈산산맥의 만년설이 희미하게 보이는 이곳 바인궈렁유전에는 굴삭기와 크레인들의 굉음이 요란하다.대형 파이프를 실은 트럭들의 끊임없는 행진은 실로 장관이었다. 40도를 넘나드는 분지 특유의 여름 더위에도 아랑곳없이 노란 작업모를 쓴 인부들은 지름 1m 남짓의 대형 파이프를 땅 속에 매설하는데 여념이 없다. 바로 서부대개발의 대표적인 인프라 프로젝트로 꼽히는 서기동수의 현장이다.서부대개발의 종착역 신장에서 동부경제 중심지인 상하이까지 서울∼부산간 거리의 9배가 넘는 파이프 라인(4200㎞)을 통해 천연가스를 운송하는 대륙횡단 사업이다. 이 파이프 라인은 간쑤와 산시(陝西),허난(河南),안후이(安徽) 등 7개 성·자치구를 거친 현대판 ‘대장정’이다.톈산산맥과 쿤룬산맥 사이 타림분지의 천연가스 매장량은 8조3900억㎥로 중국이 40년 동안 쓸 수 있는 양이다. 중국 당국은 2005년 120억㎥,2007년 166억㎥의 가스를 동부에 공급할 목표를 세우고 있다.전체 에너지 소비 가운데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율을 3%에서 23%로 끌어올리고 석탄 의존도를 줄여 연간 27만t의 매연 먼지 발생을 감소시키는 환경보호 효과도 노리고 있다. 파이프라인 구축작업은 신장 룬난,중간기지인 산시성의 옌촨,장쑤성 우시 및 최종 도착지인 상하이 바이허전에서 동시에 진행,2007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기공식부터 서기동수 사업에 참여했다는 노동자 장중허(江忠和·36)는 “단순한 모래가 아니라 각종 암석이 뒤섞여 있어 파이프 매설 작업이 쉽지만은 않지만 국가사업이라는 보람으로 일을 하고 있다.”며 구슬땀을 훔치며 환하게 웃는다. ●싼샤댐은 전력 생산의 중심지 매년 국내총생산(GDP) 8%대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국의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전력난이다.고도성장과 함께 인민들의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전력 소비도 걷잡을 수 없이 늘고 있다.경제발전의 동력인 서부의전기를 동부로 보내는 서전동송 프로젝트에 중국이 사활을 건 이유다. 서전동송은 현재 발전소 건설 및 송전망 구축 단계이며 송전망은 남부,중부,북부의 3개 라인이 기본이다.지난 6월 2기 공정이 끝난 싼샤(三峽)댐의 수력발전소가 중부 송전망의 핵심이다. 싼샤의 관문격인 이창(宜昌)에서 26㎞의 싼샤도로를 따라 상류로 올라가면 안개와 운무에 가려진 싼샤댐의 장중한 모습이 드러난다. 지난 93년 착공,10년만인 지난 지난 6월 2기 공정(물채우기)을 마치고 7월부터 발전기의 시험가동에 들어갔다.오는 2009년 3기 공정 완공시 70만㎾ 용량의 터빈 발전기 26기에서 연간 847억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싼샤댐 전력은 구축중인 송전망 860㎞(싼샤?후베이 우후(蕪湖)?안후이?장쑤)를 따라 송전된다.싼샤댐 발전소 발전기 1기가 가동되면 바로 송전할 예정으로 송전량은 300만㎾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상해 전력사용량의 30%에 달한다. 이성배(李聖培) 우한(武漢) 코트라 관장은 “2009년 싼샤댐 공사가 완공되어 본격적으로 발전이 시작되면 싼샤댐의전력은 상하이와 저장,장쑤,안후이의 화둥(華東) 지역과 화중(華中),남부 경제핵심인 광둥으로 각각 공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거미줄처럼 연결되는 교통 인프라 서부지역의 대도시와 중소도시간의 교통망을 2005년까지 전부 연결(라싸,우르무치 제외)하는 작업이다.여기에 대외 수출입망을 위한 해상연결로 확보 등도 병행 중이다. 국무원 서부대개발소조 판공처 탕밍룽(唐明龍) 부처장은 “서부대개발의 주요 목적 중의 하나는 낙후된 농촌의 도시화”라며 “점으로 이뤄진 도시들을 계속 확대 발전시키면서 이들 도시를 선(도로·철도)으로 연결,경제발전을 진행시키면서 마지막 단계에는 농촌으로 확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청두에서 동부 베이하이까지 뻗은 1709㎞의 왕복 4차선 고속도로(3분의 2 구간이 고속도로,나머지는 일반도로)도 중서부와 해안을 가깝게 만들었다. 이러한 인프라 건설 덕에 2002년 말 현재 서부지역의 자동차 통행이 가능한 도로 길이는 총연장 69만 9000㎞(고속도로는 약 4500㎞)에 달했다.1998∼2002년 4년간 중국의도로 증가 속도를 보면 동부 지역 18.5%,중부지역 32.2%인데 반해 서부 지역은 50.9%이다.엄청난 발전 속도가 느껴진다. ●근간은 철도망 중국철도부는 2001∼2005년 5년간 서부(西部)철도 건설에 1270억위안(약 19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서남부 지역에만 절반이 넘는 660억위안을 투입하고 있다. 코트라 곽복선(郭福禪) 청두 관장은 “철도 건설은 중국의 10차 5개년 경제사회발전계획(2001∼2005)의 중점 대상”이라며 “서부지역의 철도망은 2만 5200㎞가 완비되고 서남부지역의 철도 중 46%가 전기화되어 전기화 수준으로는 전국 평균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철도 건설 중점지역인 칭하이성 시닝∼시장(西藏) 라사의 각 구간 공사들이 진행 중이며 추이닝(邃寧)∼충칭(重慶),융저우∼위린 구간은 계획에 착수했다. 현재 베이징?시안?청두?판즈화?쿤밍을 잇는 철로가 서부지역 남북 물자 운송의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한국과 일본,미주 지역으로 가는 물량은 청두∼톈진과 우루무치∼상하이 철도 라인이 이용되고 있다. 서부대개발이 본궤도에 오를경우 윈난성 쿤밍-하노이(베트남)-호치민(베트남)-프놈펜(캄보디아)-방콕(타이)-콸라룸푸르(말레이시아)-싱가포르간 5500㎞의 ‘범아시아 철도’가 예정대로 10년 뒤 완공된다.마침내 중국 경제가 동남아까지 외연이 확대되는 것이다. oilman@ ■곽복선 코트라 청두관장 |청두(쓰촨성) 오일만특파원|진시황의 만리장성 축조에 버금간다는 서부대개발의 대형 인프라 건설은 한국으로는 어쩌면 새로운 기회일지도 모른다. 2050년까지 계속될 서부대개발의 인프라 건설은 상당수가 진행되고 있고 새로운 프로젝트도 속속 계획·입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부의 경제중심지 쓰촨(四川)성 청두에서 서부대개발을 지켜본 곽복선(43) 코트라 청두관장은 “엄청난 자본이 투자되는 거대 프로젝트에 단독으로 참여하기보다 다국적기업과 합작 또는 공동진출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대형 인프라 건설에 진출하려면. -서부대개발과 관련된 인프라공사는 관련 부문이 중앙정부,지방정부 및 그 산하 기구,국영기업 등 상당히 다양한 주체가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 일괄적인 접근이 어렵다.관련시장 진출을 위한 보다 체계적이고 세부적인 조사와 노력이 절실하다. 중국 정부가 선호하는 인프라 참여 방식은. -중국 정부는 자본조달의 원활성을 위하여 외국기업이 투자-건설-운영하는 합작방식이나 BOT(건설-운영-소유권이전) 방식의 참여를 권유하고 있는 실정이다.이때문에 중소규모의 기업은 물론 웬만한 대기업도 거대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입찰은 물론 직접적인 공사 참여 자체도 어렵고 힘든 실정이다.중국 정부에서 느끼는 한국 기업에 대한 평가가 그리 높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특히 그러하다. 한국 기업이 참여할 방법은 없는가. -우리기업으로서는 현지에 인프라 공사를 참여해본 경험이 있는 현지 중국 또는 외국 기업들과 연합해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이들과의 관계망 구축을 통해 하청자 또는 제품 공급자로서 참여하는 방식이 보다 가능성이 높다. 이들 원청자 또는 하청업체로 중국 인프라 공사를 담당했던 중국기업들에 대한 조사와 접촉이 보다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시장 진출을 개척하는방안을 보다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 “진로 국민기업 만들겠다”/진로살리기국민운동본부 장 전회장 지분위탁 받아

    민간단체가 법정관리중인 ㈜진로의 부채를 국민주 공모 등을 통해 한꺼번에 갚고,‘국민기업’으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진로살리기 국민운동본부’(대표 최학래 전 한겨레신문사장)는 15일 서울 세실 레스토랑에서 진로의 ‘국민기업화 방안’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국제투기자본의 공격을 받고 있는 진로를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경영투명성 확보 및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등을 통해 한국사회에 맞는 새로운 기업모델을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국민주공모(800억원),국내 펀딩(1700억원),일본 소주사업매각(6000억원),트럭터미널 매각(1300억원),채무 대환(4500억원) 등을 통해 1조 9900억원을 마련,진로의 부채를 화의조건으로 일시 상환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구속중인 장진호 전 진로회장으로부터 주식 지분(8.14%)을 위탁받아 이같은 활동을 벌이게 됐다고 덧붙였다.지난 7월 구성된 진로살리기 국민운동본부는 이수성 새마을운동본부회장,김준엽 사회과학원장,정구영 문화재단이사장,정을병소설가협회장,이상훈 재향군인회장,오자복 이북5도민연합회장,이남순 한국노총위원장 등이 상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편 법원은 오는 24일쯤 제2차 관계인집회를 열어 진로에 대한 채권액을 확정할 예정이다. 오승호기자 osh@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 ‘DIY 천국’ 미국 생활속 몸에 밴 ‘내 스스로’

    지난 5월 워싱턴 지역으로 이민 온 송모(43)씨는 일주일간 ‘생고생’을 했다.집과 자동차는 주위 도움으로 샀지만 식탁과 컴퓨터 책상,침대 등은 직접 골라야 했다.대형 할인점의 전시장엔 한국에서 50만원이 넘는 나무 책상이 199달러,4∼6인용 원목식탁이 349달러였다.평생 쓸 요량삼아 299달러짜리 나무 침대도 샀다.60달러를 주고 배달을 부탁했다.6일 뒤 송씨는 깜짝 놀랐다.주문한 가구는 오지 않고 포장된 원목들과 나사들만 잔뜩 배달됐다.착오가 생긴 것 아닌가싶어 당황했던 송씨는 대형 할인점에 차곡차곡 쌓여 있던 포장된 물건들이 떠올랐다.자신이 보고 주문한 게 ‘조립형 가구’의 전시용이었다는 걸 깨달았다.송씨는 가구들을 조립하느라 일주일 넘게 비지땀을 흘렸다.조립을 제대로 못해 틈이 벌어지고 모서리에 상처가 나기도 했다.괜히 샀다 싶었지만 조립하고 나니 뿌듯했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미국에선 이처럼 제 스스로 해야 할 일들이 가구조립 뿐만이 아니다.개인주의적 생활습관이 일상화한 미국 사람들은 우리와 달리 쉬운 일에도사람을 쓰기 보다는 ‘스스로 작업(Do It Yourself)’을 즐기는 경향이 없지 않다.집이나 자동차를 사고 팔 때에도 중개인을 통하지 않고 직접 거래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대형 쓰레기를 직접 하치장에 내다버리고 이삿짐을 꾸리고 풀 때에는 트럭을 빌려 손수 몬다. ●집안 일엔 전문가가 따로 없다 지난 6월 말 워싱턴 일대 지역신문은 조립형 가구를 전문적으로 파는 ‘아이케아(IKEA)’에 관한 기사를 1면에 크게 실었다.워싱턴을 허리띠처럼 감아돈다 해서 붙여진 순환고속도로 ‘벨트웨이’로부터 북쪽의 볼티모어와 뉴욕으로 가는 95번 고속도로 옆에 새 매장이 들어서 교통대란이 예상된다는 고발성 보도였다. 그만큼 주민들의 관심이 크고 IKEA에 대한 호응도가 남다르다는 의미다.매장에는 책상에서 걸상,식탁,침대,찬장,서랍장 등 모든 종류의 가구가 전시됐으나 판매는 조립형 부품이 든 ‘패키지 형태’로 이뤄진다.소파마저 일부는 조립형으로 나온다.1940년대 초 스웨덴에서 시작,전 세계 34개국에 매장을 둔 IKEA의 최근 모토는 ‘디자인된 가구의 저가 공급’이다.배달하고 사용하기 쉬운 재료들을 사용,미 동부지역에서 인기를 끌며 급성장하고 있다. 워싱턴 시내에 사는 흑인 여성 캐롤 던햄은 “조립형 가구는 디자인이 현대적인 데다 값이 싸고 이사할 때에도 분리해서 운반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라고 말했다.한때 애를 먹은 송씨는 조립하는 재미가 있다며 지금은 전동 드라이버까지 구입,조립형 가구에 푹 빠졌다.가격은 일반 가구보다 20∼30% 싸며 무게도 훨씬 가볍다. 집을 고치거나 관리하는 것도 본인의 몫이다.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잔디를 심는 게 법으로 정해져 있다.잔디가 보통 20㎝ 이상 되면 1주일마다 주택단지를 살피는 지역관리소에서 1차 경고를 한다.그래도 깎지 않으면 법원에 고발,벌금을 물게 한다.마당이 넓은 단독주택이나 저택의 경우 월 250∼400달러를 주고 잔디깎기를 시킨다.갓 이민 온 라틴계들의 주요 직업이다. 그러나 연립주택형인 타운하우스나 상당수 단독주택의 거주자들은 스스로 잔디를 깎는다.잔디깎는 기계도 하나로는 부족,2∼3개씩 갖고 있다.집 내부는 직접페인트 칠하고 발코니는 손수 고친다.가정 개선용품점인 홈 디포나 로우스 등이 불황에도 잘 견디는 것은 수요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지붕이나 벽,전기,TV 등의 가전제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사는 ‘내 스스로 한다.’는 게 미국인의 좌우명이다. ●귀족 운전자는 ‘NO’ 미국의 주유소에선 운전자가 직접 차에 기름을 넣는다는 사실은 이미 다 알려졌다.물론 기름을 넣어 주고 앞 유리 등을 닦아 주는 ‘풀 서비스’ 주유소도 있으나 99%는 ‘셀프 서비스’다.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들도 기름 주입구를 차안에서 여는 장치가 없을 정도다. 물론 기름을 넣기 전후에 돈을 내는 방식이 지역마다 달라 번거로운 점도 있다.일부 주유소는 값이 싼 대신 현금만 받고 미 국방부 인근의 주유소처럼 회원제로 운영돼 군인들만 사용하는 곳도 있다.그러나 주유소들이 불필요한 서비스는 거부하는 실용주의가 전형화한 곳임에는 틀림없다. 지난달 조지 워싱턴대에 연수 온 김모씨는 자동차를 산 뒤 행정당국으로부터 배기가스 검사를 받으라는 통지를 받았다.검사 장소와 요금 등의 안내서가 첨부됐으나 꺼림칙해 한국인이 운영하는 정비업체를 찾아 갔다.배기검사를 대행해 주느냐고 물었더니 “이 나라에선 장관도 배기가스 검사를 자신이 직접 받는다.”는 말에 머쓱해졌다. 용기 백배하고 검사장에 갔다.배기 검사 시설이 갖춰진 철판 위에 2분 정도 시동을 걸고 차를 세워 놓자 검사를 쉽게 통과했다.주변을 보니 백발의 노인들이 직접 차를 몰고 와 검사를 받았다.검사소는 각 도시마다 위치해 기다리는 시간은 1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차를 사고팔 때에도 중개인을 거치지 않는 경우가 점차 느는 추세다.자동차 딜러에게 팔면 제 값에서 2000∼3000달러 이상 손해보기 때문에 중고차의 경우 먼저 신문에 광고를 낸다.예컨대 ‘99년 도요타 캠리,6만마일 주행,가죽시트,CDP포함,상태 양호,1만 1000달러,협상 가능’하는 식으로 광고를 내면 사겠다는 사람들이 찾아 온다.차를 살피고 운전을 해본 뒤 거래가 이뤄지면 차량등록증에 파는 사람이 서명만 하면 그만이다.계약서를 요구하기도 하지만 등록에 꼭 필요한 것은아니다. ●내가 이삿짐 전문센터 미국에서도 이사할 때에는 사람을 부린다.인부 3명 기준으로 3시간에 기본요금 450∼500달러,1시간 추가할 때마다 100∼150달러씩을 낸다.그러나 피아노,소파,식탁 등 무거운 짐이 많을 경우 인부를 사고 독신이나 가구가 많지 않은 경우는 혼자 힘으로 이사하는 경우가 많다.이삿짐 트럭만 전문적으로 빌려주는 ‘U-홀’이나 ‘라이더’ 등의 업체가 성업하는 것도 스스로 이사하는 미국인들이 많아서다. 미국에서는 이사할 때 나오는 대형 쓰레기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다.승용차나 밴에 싣고 가까운 쓰레기 처리장에 가 직접 버리면 된다.짐이 많다 싶으면 역시 이사 차량을 빌리면 된다.트럭은 시간당 또는 거리당으로 계산해 반나절이면 1대의 임대료가 40∼70달러 정도다. 쓰레기 처리장이 한국처럼 시 외곽에 있는 게 아니라 주택가 주변에 있는 것도 편리하다.녹지대에 위치,외부에 가려졌으며 먼지 등이 날리지 않고 지저분하지 않도록 공장형으로 마련,주민들의 반발도 적다. mip@kdaily.com 美골프장 캐디 없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스스로 모든 일을 하는 문화에 익숙한 미국에서는 대통령도 캐디없이 골프를 친다. 미국에서 골프가 대중화한지 40년이 넘었다.지역마다 퍼블릭 골프장이 10개 안팎이 된다. 워싱턴 주변 지역의 경우 골프장이 100여 곳 넘는다.요금도 40달러에서 80달러 정도다.그러나 캐디가 있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다.회원제 골프장도 마찬가지다.프로 골퍼들이나 캐디들이 붙지 일반인들은 상상도 할 수 없다. 골프채를 끌기 싫으면 전동차에 실어 타고 다니면 된다.이 경우 한 사람당 12∼16달러의 전동차 요금을 낸다. 미국 대통령이 가끔 찾는 앤드루 공군기지 골프장에도 캐디는 없다.대통령이라고 해서 특별한 대우를 받지는 않는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 6월 일반인과 똑같은 요금인 39달러를 내고 각 홀마다 동시에 티 샷을 하는 ‘샷 건’을 즐겼다. 경호원들이 골프장 곳곳에 배치되고 지상에는 특수 정찰기가 떴지만 일반인들을 제재하지는 않았다.일반 골퍼들처럼 부시 대통령도 앞 팀이 가까우면 기다렸다가 샷을 하곤 했다.한국에서흔히들 말하는,앞 뒤 홀이 텅텅 빈 ‘대통령 골프’를 미 대통령도 마음대로 즐기지는 못한다.
  • [씨줄날줄] 미군 PX

    “PX에서 온갖 방법으로 유출된 미제물품과 염색한 군복… 등을 파는 노점상들이 지금의 백화점 못지않은 고급상가 구실을 하고 있었다.” 6·25전쟁 기간 미군PX에서 일했던 소설가 박완서씨의 회고다.박씨는 당시 같은 곳에서 초상화를 그리던 박수근 화백과의 만남을 소재로 데뷔작 ‘나목’을 썼다.훗날 최고의 근대화가와 소설가로 우뚝 선 두사람의 이력은 궁핍한 시대 미군PX가 우리 사회의 한 생명줄이었음을 상기시켜 준다. ‘군부대내 매점’을 뜻하는 PX는 ‘POST EXCHANGE'의 약자.1945년 미군과 함께 이 땅에 들어온 PX는 우리의 생활과 의식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약탈당한 식민경제에 전쟁까지 겹쳐 이렇다 할 국산품이 없던 때 여러 경로로 쏟아져 나온 PX물품은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PX물품이 판을 친 1950년대 전국 120여 PX의 취급품 가운데 60% 정도가 불법 유출됐다고 한다. PX물품의 인기는 1978년 수입자유화조치 이후에도 식지 않았다.오히려 맥주나 양주에서 골프채나 대형TV 등에 이르기까지 불법 반출품목이 다양화,고급화됐다.일부 부유층들은 ‘진짜 미제 코카콜라’를 마신다고 과시하려 암시장에서 PX콜라를 산다는 망신스러운 기사가 외신에 실리기도 했다.PX물건은 결과적으로 우리의 입맛을 미국상품에 길들이는 효과를 거뒀다.가령 PX에서 흘러나온 인스턴트커피는 일제시대 국내에서 유행했던 원두커피를 제치고 커피시장을 장악했다. 최근 땅굴을 파고 미군PX에 들어가 맥주와 포도주 6만 2000박스(20억원상당)를 빼돌린 밀수조직이 적발됐다고 한다.기상천외한 수법에다,빼돌린 양도 2.5t 트럭 250대분이나 된다니 혀를 찰 노릇이다.한해 1400억달러어치의 상품을 정식 수입하고,1500억달러 어치를 수출하는 세계 13위의 경제대국이 PX물품 밀반출이라는 후진적 범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니 부끄러운 일이다.이래서야 어찌 미국과의 호혜평등을 주장하며 나라의 체통을 지킬 수 있겠는가. 김인철 논설위원
  • 정겨운 한가위/소년가장 방문·무료 도배등 자치구마다 이웃돕기 행사

    한가위를 앞두고 서울 자치구들이 자매결연 농촌과,생활이 어려운 이웃돕기에 나서 소외감을 느끼기 쉬운 이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구청장 이유택)는 최근 자원재활용 사업으로 적잖은 혈세를 절약하고 농촌도 돕는 효과를 톡톡히 봤다.구는 불법 광고물을 정비하면서 거둬들인 현수막 2만 5000여개를 자매결연 자치단체인 경기도 여주시 북내면 농민들에게 나눠줬다.3t트럭 한 대 분이다.거리에 내걸었다가 못 쓰게 된 현수막에 있는 천과 막대는 고추·수박·참외 등 야채재배에 재활용품으로 거듭났다.덕분에 농가들도 모두 2000만∼3000만원의 비용을 줄였다. 동대문구(구청장 홍사립)는 오는 8∼9일 이틀간 1300여명의 전 직원이 참가하는 ‘1대 1 사랑의 자매결연’ 프로그램을 실시한다.홀로 사는 노인과 중증장애인,소년·소녀가장 등 관내 저소득층 930여가구를 방문한다. 동작구(구청장 김우중)는 이달부터 저소득 주민들에게 무료로 방 도배,장판 깔아주기 봉사를 실시 중이다.80가구를 선정,자원봉사센터 파견자 320명이 4명씩짝을 이뤄 각 가정을 방문한다. 종로구(구청장 김충용) 관내에서는 화장품 회사인 ‘메리케이코리아’가 지난 3일 종로사회복지관에서 생활하는 무의탁 노인 및 쪽방 거주자들을 위해 5000만원 상당의 쌀과 화장품을 기증해 훈훈한 이웃의 정을 나눴다. 송한수 류길상기자 ukelvin@
  • 땅굴 맥주/美軍부대 담장밑 비밀통로 뚫어 면세 맥주·와인 16억어치 빼돌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단국대 맞은편의 미군 가족 주거단지인 한남빌리지 담장과 인접한 5평 남짓한 한 점포.유턴 에스프레소(U-TURN ESPRESSO)라는 간판을 단 위장 커피숍의 냉장고를 옮기고 몇장의 널빤지를 치우면 멀쩡한 것 같은 점포 바닥이 땅굴 입구로 변한다. 지하 1.5m 깊이의 이 땅굴은 한남빌리지 단지 안의 미군부대 영내 매점(PX) 물품 보관창고인 컨테이너까지 이어진다.길이 20m쯤 되는 이 땅굴 바닥에는 레일도 깔려 있다.가로 90㎝,세로 110㎝ 크기의 입구로 들어가면 미군부대 쪽으로 가로 60㎝,세로 80㎝가량의 땅굴이 비스듬히 파여 있다.성인 남자 한 명이 기어갈 수 있는 정도다. 도심 한복판에 느닷없이 웬 땅굴일까.그 내막을 알면 기가 찬다.용산 미군부대의 PX에서 외국산 면세 맥주와 포도주를 빼돌리기 위해 밀수조직이 파놓은 땅굴이다. 밀수조직은 총책 이모(34·서울 마포구 성산동)씨와 PX 지배인인 송모(48·수원시 권선구 서둔동)씨.이들은 지난 2001년 6월부터 지난 6월말까지 2년여 동안 땅굴을 이용,PX 컨테이너에서 커피숍까지운반하는 방법으로 미국산 등의 맥주 5만 8000상자와 포도주 4000상자,시가 16억원어치를 밀수입했다가 적발돼 4일 서울세관에 관세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 이씨는 미군부대 PX에서 외국산 면세 맥주 등을 밀수입해 판매한 뒤 이익금을 송씨와 40대 60으로 나눠갖기로 공모했다.범행 초기에는 PX 미니버스를 이용,PX 정문을 통과하는 방법으로 빼돌려 남대문·동대문시장 등에 판매했다.그러다가 PX정문을 통해 빼돌리면 적발될 위험 부담이 크고,대량으로 밀수입하기가 곤란하다고 판단해 땅굴을 파기로 했다.땅굴은 이씨가 삽과 곡괭이 등으로 2001년 9월까지 3개월 동안 팠다. 땅굴 통로인 위장 커피숍은 이씨가 밀수입하기 이전 빌렸다.하루 2만원어치가량의 커피를 팔기도 했다.위장 커피숍이라는 것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면세 맥주와 포도주는 미국 재향군인회가 운영하는 미군부대내 PX에서 3년간 지배인으로 근무한 송씨가 바닥에 구멍을 뚫어 땅굴과 연결된 물품보관창고에서 맥주 상자 등을 20도가량 경사진 레일에 내려놓는다.그러면 커피숍으로 자동 운반된다. 인부들이 일일이 맥주 상자를 옮기지 않아도 된다.커피숍은 셔터를 열면 미니버스가 들어갈 수 있게 돼 있다. 미니버스에 싣는 작업은 이씨가 고용한 운반책들도 동원됐다.미니버스가 들어오면 셔터를 내린 뒤 작업을 했다.작업은 주로 새벽에 했기 때문에 근처에 있는 김밥가게 주인도 까마득히 몰랐다. 이렇게 해서 이들이 빼돌린 면세 맥주와 포도주는 2.5t트럭 250대분이나 된다. ●검거 경위 서울세관이 이들을 붙잡게 된 결정적 계기는 제보였다. 서울세관 오태영(吳泰泳) 조사국장은 “지난 6월 제보를 받고 수 차례 잠복 근무를 해 일망타진했다.”면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면세 맥주 등을 차량으로 실어나르는 장면을 비디오로 찍었다.”고 말했다.이들은 지난 1일 밤 10시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 길가에서 붙잡혔다. 서울세관은 이들이 고용한 운반책과 판매책 등 28명도 붙잡아 관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오승호 박지연기자 osh@
  • 경제플러스 / 볼보코리아 사장 민병관씨

    볼보트럭코리아는 1일자로 민병관 전 GM대우자동차 해외영업 총괄 전무를 새 사장(CEO)에 임명한다고 31일 밝혔다.
  • 화물차 ‘총기의심 테러’/ 주행중 정체불명 물체에 유리창 파손·운전자 부상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이 ‘공기총 시위’를 벌인다는 첩보가 입수된 가운데 운행중인 화물차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체가 날아들어 유리창이 깨지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경찰은 돌멩이가 아니라 총기에 의한 피격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오후 10시쯤부터 10여분 동안 경기 성남시 중원구 갈현동 3번 국도 LPG주유소 앞길을 지나던 H택배 지입 화물차 3대에 형체를 알 수 없는 물체가 날아들었다. 이 때문에 앞서 가던 김모(29)씨의 13t화물트럭 운전석 앞 금속패널이 5㎜가량 들어갔으며 5분 간격으로 뒤따르던 김모(33)씨와 이모(29)씨의 11t 화물차 앞 유리창도 10㎝가량 금이 갔다.이씨는 유리창 파편이 깨지면서 목 부위를 스치는 바람에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이날 자정쯤에는 경기 안성시 일죽면 고은리 중부고속도로 상행선 309㎞ 지점을 달리던 도모(41)씨의 11t 트레일러에 물체가 날아들어 앞 유리창에 금이 갔다.경찰은 공기총 등 총기류로 사격했거나 새총에 볼트를 넣어 쐈을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파손된 유리 2점을 수거,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식을 의뢰했다.이날 밤 11시30분쯤에는 서울 강남구 세곡동 ‘천마레미콘’ 주차장에 정차중이던 25t짜리 시멘트 운반용 트레일러에 빨간 복면을 쓴 남자 3명이 접근,쇠파이프로 앞과 옆 유리를 부수고 좌석에 분말소화기를 뿌린 뒤 달아났다. 한편 경찰청은 29일 운송거부를 주동했거나 운송을 방해한 33명을 검거,이 가운데 화물연대 부산지부 조합원 박모(39)씨 등 5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박씨는 지난 26일 부산 신선대부두에서 운행 중인 화물차량에 돌을 던져 차량 일부를 파손한 혐의다. 경찰은 또 이날 오후 경남 김해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화물연대 지도부 16명 중 부산지부 김해지회장 염모(35)씨를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33명 중 나머지 9명은 즉결심판에 넘겼다.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노총 사무실에는 화물연대 사수대 30여명,금속연맹 조합원 200여명이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대비해 경계를펼치는 등 나흘째 대치상황이 계속됐다. 화물연대는 “월말,추석을 앞두고 주요 공단의 수출입 물동량이 평소의 10% 미만으로 줄었고 장거리 운임이 3∼4배쯤 올라 물류 붕괴 조짐이 보인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시멘트 업계측은 복귀율이 평균 80%선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 이영표기자 tomcat@
  • 1회용기저귀 환경피해 천 기저귀의 249배

    ‘1회용 기저귀’는 ‘천 기저귀’를 사용할 때보다 산림자원 사용량이 249배,폐기물 발생량이 10.2배나 더 많아 환경에 큰 부담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서울환경연합이 27일 발표한 ‘1회용 기저귀와 천 기저귀의 환경성 비교연구’ 결과에 따르면 1명의 유아가 생후 평균 25개월 동안 사용하는 1회용 기저귀는 4402.5개이다.이는 10ℓ짜리 종량제 봉투 160개를 필요로 하는 양이다.지난해 국내에서는 1회용 기저귀 20억 8400만개를 소비했다.처리에는 2.5t 청소트럭 15만 3908대가 동원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영표기자 tomcat@
  • 화물연대 파업 나흘째/외국船社 “脫부산항” 조짐

    화물연대 파업이 나흘째로 접어들면서 수출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차질을 빚고 시멘트 공급 중단으로 건설업계도 울상을 짓는 등 피해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위기감 도는 부산항 24일 부산해양청과 컨테이너부두 운영사들에 따르면 우암부두의 흥아해운 MRDR-18호와 고려해운 KNOB-14호 등 두 척이 20피트 기준 950개의 컨테이너를 선적할 계획이었지만 125개를 채우지 못했다.자성대부두의 AL FARAHIDI호도 950개 중 228개를 싣지 못했다.신선대부두에서는 2척이 2320개의 컨테이너를 실을 예정이었으나 746개가 도착하지 않아 끝내 싣지 못했다. 이날 부산항의 컨테이너 반출입은 1만 2974개로 평소의 56.8%에 불과했다.수출입 컨테이너는 9286개로 평소의 61.5%에 머물고 있고 특히 부산항을 거쳐 제3국으로 가는 환적화물은 부두간 이동이 3688개로 평소의 47.6%로 줄었다. 지난 5월에 이어 또다시 파업이 일어나자 일부 외국선사들은 기항지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선사 대리점인 D상선 관계자는 “파업상황을 보고받은선주들이 ‘기항지를 홍콩으로 옮기는 게 어떠냐.’고 묻는 전화가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신선대부두 관계자는 “다른 나라의 경우 파업을 하면 파업 일시와 강도 등을 미리 알려주는데 한국은 이런 절차도 없이 3개월 만에 2차례나 파업이 일어난 데 대해 외국선사 및 화주들이 의아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컨테이너 반출입은 크게 줄었지만 장치율은 평균 61.3%로 아직 여유가 있는 편이다.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의 경우 24일 직영차량과 비조합원 차량 등을 총동원해 평소 일요일 물량인 1700개를 힘겹게 처리했지만 25일부터는 화물 처리량이 50%대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로 튀는 불똥 파업이 계속될 경우 이번주부터는 레미콘 업체와 건설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시멘트 재고가 바닥나면서 피해가 아파트·도로 건설현장 등으로 이어지는 ‘도미노’ 현상이 우려된다.시멘트는 1차 자재라서 공급이 끊길 경우 레미콘 생산 중단으로 이어지고,건설 현장의 예정된 공사를 중단시켜 전체 공정이 지연된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강원도 영월및 동해 공장에서 하루 4만∼5만t의 시멘트를 생산,철도 및 선박을 통해 겨우 전국 30여개 출하기지로 수송하고 있지만 건설 현장까지 물량을 전달해줄 트럭 운송이 안돼 공급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 1만 1000t 정도의 시멘트를 전국으로 수송하던 성신양회 충북 단양공장은 비조합원 차량을 동원,겨우 1000t을 출하할 수 있었다. 그나마 날씨 덕에 시멘트 공급차질은 ‘최악’은 피해가고 있다.이는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많은 건설 현장이 공사를 중단했기 때문.한국양회공업협회 관계자는 “비가 와도 레미콘 생산은 가능하지만 현장에서 작업을 쉬기 때문에 한숨 돌리게 됐다.”면서 “그러나 일선 현장에서의 재고분이 많지 않아 날이 좋으면 금방 여유분이 바닥날 것”이라며 하루빨리 파업사태가 정상화되기를 기대했다. ●계약 해지 통보 등 고강도 압박 이처럼 파업 피해가 가시화되자 고려종합운수 등 각 운송사들은 파업에 동참한 위수탁 차량 운전자 1000명에 대해 ‘25일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을 시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부산시도 화물차량 무단 주·정차 단속에 나서 23일 하루에만 205건을 단속했다. 한편 대전에서 파업 스티커를 붙이지 않은 트럭의 유리창이 깨지고 타이어가 펑크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비조합원 차량 보호에 비상이 걸렸다.경찰은 부산 시내 주요 도로 등 39곳에 7개 중대를 배치해 운송방해 행위 차단에 나서는 한편,화물연대 김종인 지부장 등 9명에 대해 출석요구서를 발송하고,거부 시 25일쯤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설 계획이다. 부산 김정한 서울 류찬희기자 jhkim@
  • 29일 개봉 ‘엑스텐션’/생명의 은인인줄 알았는데 살인마?

    국내에선 좀처럼 보기 드문 프랑스 공포영화 한 편이 29일 개봉된다.‘극도의 긴장’을 뜻하는 ‘엑스텐션’(Haute Tension).프랑스 영화계에서 주목받는 25세의 알렉산드르 아야 감독이 쓰고 연출한 작품이다. 영화는 중얼거림으로 시작해서 중얼거림으로 끝난다.주인공 마리(세실 드 프랑스)가 정신병원 침상에서 “누구도 너와 나 사이에 끼어들 수 없어,그 누구도.”라고 내뱉는 독백은 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보여주면서 사건의 실마리를 암시하는 큰 복선이다. 마리는 시험 공부하러 알렉스(메이벤 르 베스코)의 외딴 시골집에 간다.그의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고 잠자리에 든 뒤 정체 모를 살인마가 침입하여 알렉스 가족들을 하나 둘 잔혹하게 살인한다. 영문도 모른 채 온 집안은 핏빛으로 물든다.기이하게도 살인마는 알렉스만 죽이지 않고 입에 재갈을 물려 온몸을 쇠사슬에 묶어 트럭에 태운 뒤 떠난다. 몰래 알렉스를 달래던 마리도 얼떨결에 함께 트럭에 실려간다. 조마조마,아슬아슬한 우여곡절을 겪은 뒤 살인마와 대면한 마리는 사투 끝에 그를 죽이고 알렉스를 구한다.그러나 마리는 알렉스에게 칼을 겨눈다.왜 그럴까? 말미의 엄청난 반전이 허를 찌르는 게 압권이다. ‘엑스텐션’은 시종일관 공포스러운 분위기와,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전개로 연신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또 엽기에 가까운 충격적 살인 장면으로 보는 이를 전율에 휩싸이게 한다. 그러나 곰곰 씹어보면 싱거울 수도 있다.도입부 대사를 비롯,곳곳에 복선을 심어 놓아 감빠른 독자는 초반에 살인마가 누구인지 알아차릴 수 있다. 느린 독자라면 느린 대로 그 복선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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