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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이색 테마파크

    제주 이색 테마파크

    유리를 주제로 한 박물관 ‘유리의 성’이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서 지난달 22일 문을 열었다. 세계 각국의 유리조형 마에스트로(대가)들로 구성된 프로젝트팀이 2년에 걸친 준비기간과 1년의 작업 끝에 완성했다. 250점 남짓한 유리 조형물을 만들고 가꾸는 데 들어간 돈이 130억원. 국내에서 제작된 작품들을 옮기는 데만 7·5t 트럭 30대가 동원됐다. 모두 7개의 테마조형파크를 비롯해 유리의 화원, 현대유리조형관, 글라스 하우스 등으로 꾸며졌다. 오는 26일엔 국내 최초의 말 테마파크를 표방하는 ‘더마파크’(The 馬 Park)가 한림읍 월림리에 문을 연다. 라온 골프장을 운영하는 라온랜드가 20만㎡의 공간에 320억원을 들여 상설 야외 기마예술공연장, 승마클럽 등을 마련하고 있다. 제주도를 찾는 국내 관광객들이 급증하고 있는 요즘 물오른 제주 관광에 볼거리가 더해진 셈이다. # 유리나무·다면경 체험실 등 볼거리 많아 유리의 성의 공간 배치 등을 총괄 기획한 고성희(48) 남서울대 교수는 이 박물관의 특징을 유리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모두 보여준 곳이란 말로 표현했다. 고 교수는 “깨지기 쉽고 차가운 이미지를 가진 유리지만, 작품들을 접하고 보면 의외로 단단하고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될 것”이라면서 “유리의 고정된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박물관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정서”라고 소개했다. 동화 ‘재크와 콩나무’를 모티브로 삼은 유리나무, 연어들이 물길을 차고 오르는 벽천 등을 줄줄이 지나면 현대유리조형관에 이른다. 쇠파이프로 바람을 불어 꽃병 등을 만드는 블로잉 기법을 비롯, 램프 워킹, 샌드 블라스트 등 유리 조형물을 만드는 모든 기법의 작품이 망라돼 있다. 특히 전 세계 유리 조형물 제작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체코의 보헤미아 글라스와 이탈리아 베네치아 글라스의 화려한 작품들은 절대 놓치지 말 것. 시각에 신선한 충격을 주는 거울방, 다면경 체험실 등도 만날 수 있다. 현대유리조형관을 나서면 주작·현무·백호·청룡 등이 서 있는 사신도 광장이다. 한국 유리의 역사에 대해 음미해볼 만한 공간이다. 제주 돌담을 형상화한 작품들이 주변을 둘러싸며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한다. 유리의 성 가운데쯤 자리잡은 글라스 하우스는 찻집을 겸하고 있어 숨 한자락 내려놓기 딱 좋다. 체코 작가가 제작한 유리 탁자에서 폼잡고 차 한 잔 마시며 한껏 여유를 부려 봐도 좋겠다. 글라스 하우스 앞은 유리의 화원이다. 다양한 종류의 유리꽃들이 시선을 잡아 끈다. 광합성을 해야 할 필요가 없으니 사철 꽃이 질 일도 없을 터. 하지만 화려하기는 하되 생명이 없는 모습에서 측은한 생각도 없지 않다. 이 박물관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딱딱하고 고정된 작품들만 있지 않다는 것이다. 유리 바람개비들과 2만 1000송이 유리 유채꽃 등에서 보듯 일부 작품들은 바람에 몸을 맡긴 채 휘적거릴 줄도 안다. 고 교수가 강조한 ‘유리의 또 다른 면’이란 아마 이런 것일 게다. 꼭 찾아가 ‘볼일’을 봐야 할 작품도 있다.‘미친 화장실’(crazy bath room)이란 독특한 이름의 유리화장실이 바로 그것. 안에서는 밖을 훤히 볼 수 있지만, 밖에서는 안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안팎의 관객 모두 자유롭고 개운한 상상을 해보시길. # 유리 조형물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기록들 사실 보통사람들은 작품의 예술성을 떠나 규모와 제작 비용 등에 먼저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이 박물관 조형부 홍기택(42) 부장은 이탈리아 유리 조형의 거장 피노 시뇨레토가 만든 지름 90㎝짜리 세계 최대 유리 구(球)를 여러 자랑거리들 중 가장 앞줄에 세웠다. 제작 기간만도 1년이 소요됐고 무게는 700㎏에 이른다.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우주의 질서를 표현한 작품이라고 한다. 홍 부장은 “유리구를 만들 때 갑작스런 온도변화가 생기면 표면에 균열이 생긴다. 달궈진 유리구의 겉과 속에 온도 차이가 있어 전기로(爐)에서 온도를 조절하며 천천히 식히다 보니 오랜 기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가장 비용이 많이 든 작품은 이탈리아의 자네티 무라노 공방에서 제작한 ‘독수리와 말’이다.1억원이 투입됐다. 용해로에 녹아 있는 유리 덩어리를 계속 말아가며 만드는 ‘솔리드’(Solid) 기법의 작품. 유려한 자태와 사실적 표현이 압권이다. 만들기가 가장 까다로웠던 작품으로는 고성희 교수의 ‘자화상’이 꼽힌다. 고 교수는 “어떤 강력 접착제로도 접합이 불가능할 것 같았던 돌과 2만 5000장의 유리 조각을 세 달에 걸쳐 앵커 등을 이용해 고정시켰다.”고 제작 당시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이밖에도 테마조형파크 초입에 설치된 ‘유리 미로’는 실외에 설치된 것으로는 세계 최초란 찬사를 받는다. 유리의 성 개장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 입장은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입장료는 7000~9000원.(064)772-7777. # 승마에서 마상공연까지 한 곳에서 즐긴다 ‘더마파크’는 어린이를 위한 조랑말 체험승마장과 사계절·전천후 승마가 가능한 실내 승마장, 명마 방목장, 감귤밭과 억새 군락지 사이로 난 총 길이 1.8㎞짜리 잔디 외승주로 등 각종 승마 체험시설과 볼거리들을 갖추고 있다. 최대 볼거리는 ‘칭기즈칸의 검은 깃발’ 공연.50여명 출연진 모두가 말을 타고 야외공연장을 누비는 기마전쟁극이다. 몽골 현지에서 선발된 칭기즈칸의 후예들이 세계 최고의 기마 실력을 뽐낼 예정이다. 입장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1만원선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공연은 오전 11시와 오후 2시 등 하루 두 차례 펼쳐진다.(064)795-8080. 글 사진 제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미국車 불황의 진실] 경영도 車도 ‘저연비’… 예정된 추락

    “한국은 수만대의 한국산 차량을 미국 내에 보내고 있으며, 우리는 고작 4000대에서 5000대를 들여놓고 있다.”(10월15일 당선 전 마지막 토론회에서)“자동차 산업은 미국 경제의 척추이다.”(7일 당선 뒤 첫 기자회견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연일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일자리 등 수많은 경제적 부대효과를 내는 자국의 자동차 산업을 방어하는 측면이 크다. 자동차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연계하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한국산의 범람이 아니라 미국 자동차 산업 자체의 경쟁력 저하에 있다는 시각이 많다. 자동차 문제가 한·미FTA 재협상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미국의 무리한 요구, 무엇이 문제인지 짚어봤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자동차산업이 최대 위기에 빠졌다. 제너럴 모터스(GM)는 정부 지원이 없다면 내년 상반기에 운영자금이 바닥날지도 모른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미국 자동차산업이 이처럼 위기에 빠진 데에는 방만한 경영과 퇴직자에 대한 의료보험 및 퇴직보험 등의 과도한 재정적 부담, 시장의 변화를 제때 따라가지 못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자동차 개발에 투자를 등한시해 온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0일자 인터넷판에서 빅3(GM, 포드, 크라이슬러)가 겪고 있는 문제점들을 미국 내 현지공장을 세워 어려움을 덜 겪고 있는 일본과 한국, 유럽계 자동차회사들과 비교했다. ●노조·생산라인·마케팅 100년된 전략 디트로이트 등 중서부에 중심을 둔 이른바 ‘구식’의 미국 빅3는 노조의 힘이 강력하고, 퇴직자에 대한 지원 부담이 크고, 생산라인과 마케팅 전략이 1900년대 초반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력한 노조의 입김으로 탄력적인 구조조정이 어렵다는 점도 들고 있다. 생산하는 자동차 모델수도 너무 많다. 도요타는 미국 현지공장에서 3종류의 자동차를 생산, 판매하는 데 비해 GM은 8종류를 판매하고 있다. ●韓·日 고연비 공세에 맥못춰 미국의 빅3는 그동안 휘발유를 많이 소비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트럭 생산, 판매에 집중해오다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았다. 반면 일본과 한국 자동차업체들은 고연비차량들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특히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의 양산으로 고유가의 파고를 넘었다. 전기차의 양산을 위해 필수적인 배터리 기술은 일본이 가장 앞서 있다. 미국의 자동차연구센터(CAR)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자동차 빅3에 고용된 인원은 23만 9341명이다. 자동차 부품업체들까지 포함하면 73만 2800명이 자동차 관련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람들까지 합치면 300만명이 자동차 관련 일로 생활하고 있다. 미국 제조업 근로자의 36%를 차지할 정도로 자동차산업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CAR에 따르면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미국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다. 하지만 미국 자동차업체들의 미국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계속 떨어져 올 상반기 현재 49.0%로 50% 아래로 추락했다. ●정부 구제방안에 곱잖은 시선 미국 자동차산업을 구하기 위해 미국산 자동차를 구입할 경우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과 퇴직자에 대한 재정지원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 캘리포니아처럼 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 정책을 펴 자동차회사들로 하여금 친환경차량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도록 하는 방안 등 다양한 대책들이 제기되고 있다.‘대마불사’를 내세워 정부에 자금지원을 요구하는 자동차업체들의 네탓 논리에 미국 소비자들과 일부 정치인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kmkim@seoul.co.kr
  • [미국車 불황의 진실] 정부, FTA 재협상 ‘원천봉쇄’

    [미국車 불황의 진실] 정부, FTA 재협상 ‘원천봉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미국 차기 행정부의 재협상 요구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정부가 ‘재협상 불가’를 거듭 천명하며 선 긋기에 나섰다. 재협상 요구의 파고가 태평양을 가로질러 오는 것을 차단하려는 바리케이드다. 역설적으로 양국 정부간 날선 줄다리기의 서막을 여는 발언이기도 하다. 이혜민 외교통상부 FTA 교섭대표는 10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할 경우 국제 관례에 어긋날 뿐더러 (미국의)신뢰도를 상당히 손상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측이 문제를 삼고 있는 자동차 부문에 대해서도 “이미 미국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한 협상”이라면서 “자동차 협정은 미국 자동차의 국내 수출과 관련해 관세와 비관세 문제를 모두 해결했기 때문에 (미국이)재협상을 통해 얻을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미 FTA 자동차 협정은 한국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를 ‘즉각(3000㏄ 이하 승용차)’에서부터 ‘10년내(트럭, 하이브리드카)’까지 단계적으로 철폐하는 반면 한국은 모든 미국차에 대해 8%인 관세를 협정 발효 즉시 철폐하고, 자동차세와 개별소비세도 개편하도록 돼 있다. 미국의 요구가 대부분 반영된 내용이고, 때문에 추가협상을 해도 달라질 게 없다는 게 우리 정부의 주장이다. 이 대표는 “일부 부문에 대해 재협상을 하면 이익의 균형이 상실되고, 결국 전면적인 재협상 요구로까지 진행될 수 있는 만큼 특정 부문 재협상은 어렵다.”고 말해 자동차 부문에 대한 추가협상 내지 보완협상도 거부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미 쇠고기 수입 추가협상이 자동차 추가협상의 전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쇠고기 추가 협상은 FTA와 별개이고,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에 따른 협상이지 FTA처럼 주고받기 협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의 발언은 지난 5일 청와대 관계자가 재협상 불가 방침을 밝히면서도 “추가협상이 될지, 보완협상이 될지는 좀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여지를 열어 놓은 것과 비교해 더욱 빗장의 강도를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런 완강한 자세가 미국과의 추가협상이 임박했음을 뜻하는 신호가 아니냐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과 교수는 “재협상 불가는 정부의 최상의 선택이겠으나 미국의 정치적, 경제적 상황을 볼 때 관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FTA협정을 건드리지 않되 부속서 등을 통해 트럭 부문 관세 철폐 시한이나 관세율을 일부 조정하는 선에서 절충하는 타협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Metro&Local] 독거노인 등에 난방용 땔감 지원

    전남도가 숲가꾸기 사업에서 나온 소나무와 참나무 등을 땔감으로 만들어 겨울철 불우이웃 등에 난방용으로 나눠 준다. 도는 11월 한 달 동안 991명을 동원해 산에 뒹굴고 있는 통나무를 30~40㎝ 길이로 잘라 홀로사는 노인 823가구, 소년소녀가장 199가구, 마을회관 176곳에 모두 4521㎥를 시·군청 트럭으로 집까지 보내준다.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자동차업게 첨단 기술 개발 경쟁

    자동차업게 첨단 기술 개발 경쟁

    세계적으로 자동차 산업 경기가 침체국면에 들어선 요즘, 위기 상황에서 주목받는 게 ‘혁신’의 정신이다. 얼어붙은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완성차 업체들의 기술 개발 노력은 자동차가 탄생한 순간부터 반복돼 왔다. 시대정신을 반영한 최초의 기술들은 결국 트렌드로 굳어진다. 해외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국산 완성차 업체들이 최초의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럭 등 상용차까지 차종을 막론하고 장착되는 어깨와 허리를 고정시키는 3점식 안전벨트를 개발한 주체는 대학이나 국가의 연구소가 아니다. 개발자는 스웨덴 자동차 회사인 볼보로, 이 안전벨트는 1959년에 최초로 탄생했다. 이전까지는 관광버스 승객용 좌석에 장착되는 것처럼 허리 부분만 고정시키는 2점식 안전벨트가 전부였다. 볼보가 이 안전벨트 방식에 특허를 출원하지 않으면서,3점식 안전벨트는 ‘상식’이 됐다. ●혁신적인 ‘최초’… 결국 보편적인 기술로 안전도를 높이는 기술들은 이처럼 업계에서 쉽게 받아들여진다. 랜드로버의 특허 기술인 ‘내리막길 주행장치(HDC)’는 경사면에서 저단으로 변속한 뒤 HDC 스위치를 누르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잡았다 놨다 하는 ABS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도록 하는 장치이다. 랜드로버 자동차들뿐 아니라 현대차의 싼타페, 르노삼성의 QM5, 볼보 XC70, 벤츠 M시리즈 등이 이 기술을 채택했다. 자동차의 핵심 부품 관련 기술에서는 최초의 의미가 더 빛을 발한다. 누가 더 빨리, 누가 더 효율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양산에까지 성공하는지에 따라 업계 지도가 바뀔 수 있어서다.‘최초’ 경쟁이 산업 전체를 한 단계 진화시키는 셈이다. 디젤 엔진의 발전사 역시 완성차 업체들의 ‘최초’를 향한 고군분투기와 다르지 않다.1923년 메르세데스 벤츠는 세계 최초의 디젤 트럭을 개발했고,36년에 260D라는 세계 최초 디젤 승용차를 개발했다. 푸조는 59년 세계 최초로 대형 디젤 세단 403을 출시했고,67년에는 1200㏄의 세계 최초 디젤엔진을 개발해 204이스테이트에 장착했다.76년에는 폴크스바겐이 골프에 디젤엔진을 달았다. 완성차 업체들마다 디젤엔진을 보유한 뒤에는 연비를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연료 직접분사방식(TDI 또는 HDi 방식)엔진개발 경쟁이 벌어졌다. 아우디가 89년 세계 최초로 이런 방식의 엔진을 개발하자 폴크스바겐이 92년, 푸조가 98년 고압 직분사 방식의 엔진을 내놓는 식이다. 최근에는 친환경 차량과 연비를 개선한 차량을 중심으로 최초의 양산업체가 되기 위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최초에 대한 완성차 업체들의 성과는 회사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2002년 대우차는 세계 최초로 직렬 6기통 엔진을 가로로 배치했다. 전륜 자동차의 경우 보통 세로로 배치하던 틀에서 벗어나 엔진룸 확보 등에서 우위를 확보했다. 이 기술은 매그너스와 GM대우가 개발한 토스카에 적용됐다. 랜드로버가 최초로 개발,1948년 암스테르담 모터쇼에서 선보인 영구 4륜구동 시스템은 이 회사의 상징이 됐다. 기술경쟁이 심해질수록 최초의 기술이 최초의 의미를 갖는 시간이 짧아진다. 이럴 경우에는 소형차 등 대중차들에 최초의 기술이 이전돼 적용된다. 이른바 분수효과가 발휘되는 것이다. ●최초 기술의 분수효과 최근 국산차 업체들의 신차 출시가 잇따르며 불붙은 준중형차 시장에서 이런 현상들이 발견된다. 기아차가 포르테에 준중형차 최초로 버튼시동을 장착하자,GM대우의 라세티 프리미어 역시 버튼시동을 달았다. 라세티 프리미어는 또 준중형 모델 최초로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하며 포르테에 맞섰다. 기아차는 대형 SUV 모하비에 장착한 후방 디스플레이 룸미러를 1.6ℓ 쏘울에 적용했다. 후방 카메라가 찍은 장면을 룸미러 왼쪽 부분에 장착된 LCD를 통해 보여주는 장치이다. 르노삼성 SM3는 준중형차 최초로 태양빛 투과율을 35%, 자외선 투과율을 80%까지 줄여주는 솔라 컨트롤 글라스를 앞 유리와 앞좌석 옆 유리에 장착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오바마의 미국] 美,車팔린만큼 한국차 관세 부과 연계

    [오바마의 미국] 美,車팔린만큼 한국차 관세 부과 연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자동차 협상 결과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온 오바마 후보와 민주당이 미국 대통령과 의회를 거머쥐면서 앞으로 어떤 요구를 해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 정부는 최소한 추가 협상을 통해 미국이 자국내 관세 기준 강화와 연계해 한국시장 점유율 상승을 꾀할 것으로 보고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개성공단 원산지 문제 등에서 대가를 얻어내 이익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기획재정부와 통상교섭본부 등에 따르면 통상당국은 앞으로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해 한·미 FTA 타결 당시 미국 민주당 등이 부시 행정부에 제출했던 자동차 협상 수정안의 연장선상에서 추가협상 요구를 해올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시 미 의회는 GM, 크라이슬러, 포드 등 업체들의 주력 상품인 픽업트럭은 관세 철폐 대상에서 아예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 자국내 수입되는 한국산 승용차에 대해 부과하는 2%의 수입관세 철폐도 15년 유예할 것을 주장했다. 특히 협정 발효 후 15년간은 관세를 ‘자동차 수량 연동 방식’으로 부과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는 한국 시장에서 미국 자동차가 팔리는 대수만큼 한국 자동차에 대해 관세 철폐를 해주는 방식이다. 미 의회는 또 세제, 환경기준, 안전기준 등 비관세장벽의 제거도 강조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협상 과정에서 이런 요구들을 관철시키지 못했다. 최종 협상 타결 내용은 한국차의 미국 수출시 ▲픽업트럭 관세 10년내 균등 철폐 ▲3000㏄ 이하 승용차 관세 즉시 철폐 ▲3000㏄ 초과 승용차 3년내 관세 철폐 등으로 조정됐고,‘수량 연동 관세’도 제외됐다. 당시 협상단 관계자는 “미국산 자동차가 한국에서 5000대 남짓 팔리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 자동차의 연간 미국 수출 물량 70만대 중 7% 정도만 무관세 혜택을 보게 돼 강력히 반대했다.”고 돌이켰다. 이에 따라 미국이 추가 협상을 요구한다면 픽업트럭 관세와 한국내 시장점유 물량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정부 관계자는 “우선 픽업트럭을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미국이 ‘한국내 자동차 시장점유율을 보장해 달라.’고 우선 요구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FTA 협상 당시 한국 정부가 유일하게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은 것이 바로 미국산 자동차 점유율에 연동해 한국차 수출 관세를 없애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내 관세 장벽에 대해서는 미국이 추가로 요구할 사항이 별로 없을 것이란 게 정부 판단이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FTA 발효후 국내 수입 승용차 8% 관세 즉시 철폐, 자동차 보유세제 3단계 단순화, 자동차 특별소비세 단일세율 적용 등은 모두 미국 요구를 들어 준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전기모터 하이브리드카 관세 10년내 철폐’조항은 미국이 기술 우위라는 판단에서 ‘즉시철폐’로 강화하라는 요구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할 경우 개성공단 원산지 인정 문제 등을 확실히 보장받는 실리추구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조계사 촛불’ 짐칸 도주

    조계사에서 장기 농성을 벌이다 잠적한 ‘촛불 수배자’들이 대낮에 차량을 이용해 경찰 포위망을 뚫었던 것으로 드러났다.4일 경찰과 조계사 등에 따르면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박원석 공동상황실장 등 수배자 6명은 지난달 29일 낮 12시20분쯤 조계사 지하주차장에 서 있던 1t트럭 짐칸에 타고 조계사를 빠져 나갔다. 짐칸에는 몸을 숨길 수 있도록 넓은 합판이 설치돼 있었으며 합판 위에는 사과상자가 여러개 놓여 있어 경찰의 눈을 쉽게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녹색성장을 말한다] 세계 지도자 포럼 석학 좌담

    [녹색성장을 말한다] 세계 지도자 포럼 석학 좌담

    “녹색성장의 근본은 기초과학이다.” “신재생에너지는 우승자가 많은 게임이다.” “녹색성장과 신재생에너지가 만화만큼 쉽고 친근하도록 교육시켜야 한다.” 서울신문은 30일 열린 세계 지도자 포럼에서 녹색성장 분야의 주제발표와 토론을 담당한 학계·정부·기업의 전문가들을 초청, 별도의 좌담회를 가졌다. 참석자는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앨런 히거 UC샌타바버라 교수와 최근까지 미국 에너지부 에너지 효율 및 신재생에너지 담당 차관보를 지낸 앤디 카스너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 이사, 러시아 최대 투자은행인 투로익 다이얼로그의 루벤 바르다니안 회장이다. 좌담은 이도운 기자의 사회로 신라호텔 6층 비즈니스룸에서 열렸다. ▶녹색성장의 요체는 무엇인가. 환경인가, 에너지인가, 경제인가, 안보인가, 아니면 비즈니스인가. 앤디 카스너 모두 다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보다 안전하고, 경제적 경쟁력을 유지하며, 환경적으로 건강할 수 있는가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동안 관련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이를 속도감 있고, 규모 있게 국민생활에 적용하는 데는 실패했다. 따라서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기술 등을 좀 더 빨리 상업화할 수 있는 분야 등에 투자해야 한다. 앨런 히거 화석연료에 기초한 경제에서 신재생에너지에 기초한 경제로 옮겨가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녹색성장은 경제적으로 중대한 기회이다. 테크놀러지는 이미 나와 있다. 어떻게 효율성을 높여 활용하느냐의 문제다. 루벤 바르다니안 두 분의 의견에 동의한다. 다만 최근의 경제위기 상황을 해결하는 과정과 마찬가지로, 녹색성장 분야도 어떻게 정부와 기업들간의 상충되는 이해관계들을 조율하고 추진 시기를 조정하느냐가 중요하다. ▶최근 발간된 도이치뱅크그룹의 보고서는 경제난을 조기 해소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녹색성장과 관련된 투자를 대폭 늘리라고 제안했다. 동의하나. 바르다니안 물론이다. 경제위기가 아니더라도 녹색성장과 관련된 투자 수요가 갈수록 늘고 있다. 기후변화를 이용해 돈을 벌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계속해서 시장에 나오고 있다. 1. 가장 전망 좋은 분야는 ▶태양광, 풍력, 지열, 조류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가장 전망이 좋은 분야는 어디인가. 히거 이 게임(신재생에너지)의 승자는 한 명이 아니다. 많은 우승자가 나올 것으로 본다. 덴마크와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풍력을 이용해 많은 에너지를 생산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태양광과 태양열 에너지를 이용한다. 또 뉴욕시는 허드슨 강물 속에 바람개비를 넣어 전기를 생산한다. 이처럼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유가가 5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신재생에너지는 경제적으로 효율성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 바르다니안 신재생에너지의 발전이 현실적으로 석유나 석탄 가격 등과 연계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기는 하다. 히거 바로 그것이 나의 가장 큰 두려움이다. 유가가 하락하면 사람들은 더 이상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맞지 않다. 기후변화 문제는 분명 존재하고, 자원이나 석유 매장량의 감소도 현실이다.1973년 오일위기가 닥친 이후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지만, 다시 유가가 하락하자 관심은 사라졌다. 그런 잘못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대한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 우리가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더라도 (석유의) 수요·공급 문제는 다시 한번 불거질 것이다. 바르다니안 정부의 정책이나 기업의 투자가 너무 단기적인 것이 문제다. 카스너 펀더멘털이 변화한 것을 모르고 하는 얘기다. 예를 들어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는 비용은 일단 화석연료 발전소보다 많이 들지 모르지만, 에너지원인 태양빛을 공짜로 사용한다. 따라서 운용비용이 제로라는 얘기가 된다. 그리고 기술 발전에 따라 초기 투자 비용도 매우 가파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언제쯤 신재생에너지가 정부 보조금 없이 화석연료와 가격 경쟁을 할 수 있을까. 히거 풍력 에너지를 만드는 비용은 이미 화석연료 가격과 비슷하다. 태양광은 계산에 따라 다르지만 5배 정도 비싸다. 그러나 기술개발과 함께 가격이 ‘드라마틱‘하게 하락하고 있다. 또 새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들과 기술이 계속 나오고 있다. 재생에너지 기업들이 곧 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2. 화석연료와 가격 경쟁은 ▶신재생에너지 개발이나 녹색성장과 관련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나. 히거 우선 인프라스트럭처를 만드는 일이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사우스다코타 주에 풍력발전소를 만들 수 있다. 그런데 그곳에서 생산한 전기를 캘리포니아로 보내려면 송전선이 있어야 한다. 그런 대규모 송전선 건설은 정부만이 할 수 있다. 두번째는 정부 보조금이다. 현재 세계 최대의 태양광 시장은 독일이다. 미국에 비해 일조량이 적은 독일이 1위에 오른 것은 정부의 보조금 때문이다. 카스너 햇빛이 비치는 곳에 태양광을, 바람이 부는 곳에 풍력 발전기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말하자면 적재적소의 투자를 유도하는 것도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바르다니안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그런 정책이 이른바 부자 정부에서만 가능한 일이라는 점이다. 아마 G-20 정도의 정부에서만 가능할 거다. 경제 규모가 작은 나라들, 예를 들어 동유럽 국가들은 경제를 발전시키고 규모를 키우는 것이 우선 과제가 될 수 있다. ▶대학이나 기업에서 연구한 결과를 실제로 상품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히거 기초과학의 육성이 우선 중요하다. 기초과학에서 새로운 발견이 나오고, 이를 기초로 상품이 개발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15년 전에 초고속전자이동을 연구할 당시 태양광 발전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도 없다. 그저 기초과학의 연구결과물로 발표했다. 그러나 결국 이것이 태양전지의 원리로 응용되고 상품화된 것이다. 3. 연구결과 상품화하려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미국이 유럽에 뒤처진 것 아닌가. 카스너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태양광·풍력·지열 분야에서 총생산량만 놓고 보면 미국은 이미 독일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됐다. 현재 미국 정부가 국제적으로 인기가 없고 메시지 전달에 약하기 때문에 뒤처진다는 인식을 주고 있지만, 미국은 신재생에너지 강국이다. 관련 분야의 기초 및 응용과학도 앞서 있고, 현재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정부의 예산도 유럽보다 훨씬 많다. ▶러시아처럼 원유 매장량이 많은 나라는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관심이 없는 것 아닌가. 바르다니안 러시아는 면적이 넓지만, 햇빛이나 바람을 많이 이용해온 나라는 아니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우리도 장기적으로는 석유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정부에서 관련된 펀드를 조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의 차기 정부는 조지 부시 행정부와는 다른 기후변화 정책을 채택할까. 카스너 누가 새 대통령이 되든 새 정부에서는 이 분야에서 더욱 많은 혁신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부시 정부 시절부터 이미 중요한 변화가 시작됐다. 사상 처음으로 자동차 연비 기준을 높이는 법률이 의회를 통과하기도 했다. 신재생에너지는 지난 몇년간 300~400%씩이나 성장했다. ▶태양광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발전이 기대만큼 빠른가. 히거 기대만큼 빠른 발전이 어디 있겠는가. 새벽 3시에 일어나 집안을 어슬렁거리다 위스키 한 잔을 마시며 생각한다. 어떻게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을까 하고. 나는 좀더 빠른 진전을 원한다. 정리 이도운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경제위기 해소책은 녹색성장”

    “경제 위기의 해소책은 녹색성장이다.” 도이치뱅크그룹은 최근 발간한 ‘2009년 기후변화 투자 백서’에서 “최근의 금융 및 경제 위기로 각국 정부는 향후 2~3년 동안 불황을 막기 위해 본격적인 경기 부양에 나서지 않을 수 없으며, 이는 그린 인프라스트럭처에 투자할 역사적인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녹색성장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2050년까지 무려 45조달러(약 6경 3000조원)라는 엄청난 투자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클린 에너지 발전 및 저장 등 인프라 ▲물, 농업, 쓰레기 등 환경자원 관리 ▲에너지 및 자원의 효율적 이용 ▲환경보호 및 비즈니스 컨설팅 등 환경 서비스를 주요 투자 분야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또 “정부는 녹색성장을 부양하기 위해 세금혜택, 보조금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사용하고, 국제 탄소시장에서 탄소 가격이 적절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기업은 가급적 빨리 신재생에너지의 가격을 기존의 화석연료 가격에 근접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은 지난 27일 저탄소녹색성장국민포럼 창립 총회 강연에서 “경제위기 상황을 맞아 새로운 성장 산업과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면서 “녹색 산업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박 수석은 “녹색성장은 국제 유가와 관계 없이 추진되고,2030년까지 100조원이 투자될 것”이라면서 “11월 중에 마스터 플랜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특히 “앞으로 세금도 소득에 대한 과세에서 탄소에 대한 과세 시스템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이와 함께 “기업 여신도 친환경 정도에 따라 차등화하고 녹색 기업에는 정책금융 지원, 대출 지급보증 등의 혜택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한국의 토종] (15) 백운배

    [한국의 토종] (15) 백운배

    단풍이 무르익는 이즈음 전국의 유명산에는 가을의 정취와 풍광을 즐기려는 산객들의 발걸음이 줄을 잇는다. 가을산행의 또 다른 별미는 어쩌다 운 좋게 마주치는 산과일을 따먹는 재미가 아닐까. 가을산은 온갖 산과일을 달고 있다. 오미자, 머루, 으름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황톳빛으로 잘 익은 ‘산돌배’를 만나면 반갑고도 정겹다. 제상(祭床)에 올리는 물 많고 시원한 배맛을 느낄 수는 없어도 풋풋한 자연의 향기가 묻어 있기에 더욱 정겹고 풋풋하다. ●백운산 자락 80여그루 자생, 겨우 명맥 유지 장미과 배나무 속에 속하는 낙엽송 큰키나무인 ‘백운배’는 토종 산돌배다. ‘머슴들이 나무하고 오는 길에 따 먹으며 허기를 채웠다.’고 할 만큼 흔하던 백운배를 요즘은 깊은 산에서조차 보기 어렵다. 지금은 전남 광양시 백운산자락에 80여그루가 자생하며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다. 단풍이 8부 능선에 머물던 10월 중순, 호남 정맥의 최고봉인 백운산을 찾았다. 산골마을 입구에서 만난 정용재(79)씨가 집으로 안내해 배 나무를 구경시켜 준다. 수확철에 가까운 친지들에게서 전화가 걸려오면 “돈을 트럭으로 부쳐야 보내주겠다.”고 농담할 만큼 워낙 재배량이 적단다.“특히 공해물질 해독에 효능이 있어서 인근 광양제철소 직원들의 문의가 많다.”며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모두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아쉬운 심정을 말한다. 백운배는 구전(口傳)으로 감기, 천식 등에 예방효과가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밖에도 이뇨, 당뇨 치료, 지방분해 등의 효과가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 산림청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백운배는 전국에 분포한 야생 돌배 중에서 약효가 가장 우수한 것으로 입증됐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지역 농민들을 중심으로 백운배를 신종 소득작목으로 대량생산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어린 시절 기침이 심할 때 외삼촌집 마당에서 백운배를 따 달여 먹으면 멈췄지요.‘아! 바로 이거다’ 싶어 묘목생산에 들어갔습니다.” ●연구회 3만그루 묘목생산 신종 소득작물로 육성 광양시 백운배 연구회장 서재연(57)씨는 재배 동기를 이렇게 말했다. 서회장은 “작년에 첫 수확을 했는데 태풍 피해로 극히 소량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마음은 뿌듯했지요.”라며 밝게 웃는다. 백운배 연구회측은 현재 90ha에 조성된 3만그루의 묘목에서 3~4년 후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국립산림과학원 특용수과 김세현(49) 박사는 “백운배는 추위와 대기오염에 강해 도심지도 생육에 좋다.”고 말한다.“봄에는 순백색 꽃과 함께 거대한 원추형의 수형이 아름다워 도시공원의 경관수로서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며 다양한 용도를 제시한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우리에게 친근한 배. 산과 들, 그리고 집 마당에 소박한 모습으로 서 있던 돌배나무를 산골마을뿐만 아니라 도심 곳곳에서 다시 볼 수 있는 날이 올까. 봄이면 아이들을 안고 활짝 핀 하얀 배꽃을 바라보고, 가을엔 달콤한 열매를 따먹을 그날이 기대된다. 사진ㆍ글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농작물도 희망도 잃는다

    농작물도 희망도 잃는다

    강원 철원에서 고추농사(330㎡)를 짓는 김모(61·여) 씨는 최근 애써 수확한 고추를 몽땅 도둑 맞았다.1년동안 허리 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자식처럼 정성껏 키운 고추였다. 김씨는 “말린 고추가 밤 사이에 감쪽같이 사라져 더이상 농사 짓기가 겁난다.”며 울먹였다. 올해 고추농사가 흉년인 탓에 수확량은 예년에 훨씬 못 미친 90㎏에 불과했으나 비료값 등 빚을 갚아야 할 소중한 재산이었기에 안타까움을 더했다. 가을걷이가 끝나가는 농촌에 농산물 절도사건이 크게 증가해 농심을 울리고 있다. 경제 사정으로 생계형 범죄까지 농촌을 파고 들고 있다. ●“팔아서 빚 갚을 작물인데” 울먹 농민들은 비료값 폭등과 농산물 가격 폭락에다, 애써 수확한 농산물마저 도둑맞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 15일 원주경찰서는 상습적으로 농작물을 훔친 박모(51)씨와 김모(47)씨 형제 등 3명을 붙잡았다. 이들은 지난 달 17일 원주시 호저면 무장리의 윤모(56)씨 비닐하우스에 들어가 보관 중이던 고추 6포대를 훔치는 등 최근까지 원주, 횡성, 평창, 충북 제천 등의 농촌마을을 돌며 20차례에 걸쳐 고추 280㎏(1000만원 상당)을 훔쳤다. ●비료값 폭등·농작물값 폭락 겹쳐 휘청 경찰 조사 결과 대리운전 업체에서 함께 일하던 이들은 생활고에 시달리자 승합차를 이용해 관리가 소홀한 농촌 등 지역을 돌며 범행을 저질렀다. 지난 4월에는 정선군 북면 구절리 최모(68)씨가 5년 동안 애써 기른 황기 130여 뿌리를 도둑 맞았다가 순찰에 나선 경찰의 도움으로 하루 만에 되찾았다. 수확하지 않은 배추와 무도 밭에서 도둑 맞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평창군 대관령면에서 배추농사를 짓는 김재범(57)씨는 “최근 차량을 동원한 전문 농산물 절도범들에게 애써 가꾼 배추와 무를 한 트럭가량 도둑 맞았다.”며 “인가에서 멀리 떨어진 밭이어서 항상 지킬 수도 없어 고민이다.”고 허탈해 했다. ●강원, 절도 건수 해마다 급증 강원도내 농산물 절도사건은 지난 2004년 37건에 그쳤지만 ▲2005년 50건 ▲2006년 75건 ▲2007년 102건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올 들어서도 지난 8월말까지 75건이 발생하는 등 농작물 절도범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충남 논산경찰서는 지난 19일 김모(48·무직)씨 등 2명을 절도 등 혐의로 구속했다. 김씨 등은 3일 오전 3시쯤 논산에서 백모(33)씨가 1t 화물트럭에 열쇠를 꽂아둔 채 귀가한 틈을 타 백씨 정미소에서 40㎏짜리 찰벼 와 일반벼 각각 15포대와 40포대(시가 290만원)를 트럭에 실어 훔치는 등 전북과 충남을 돌며 총 1000만원 상당의 농산물을 훔쳤다. 충북 영동경찰서는 지난달 30일 장모(54)씨를 절도 혐의로 입건했다. 장씨는 농산물회사 경비로 일하면서 최근 3개월간 회사 공장 기름통의 호스 밸브를 열어 자신의 화물차 등에 시가 60만원 상당의 경유 400ℓ를 옮겨실어 훔친 혐의다. ●야간 이용·기동성 갖춰 속수무책 절도범들이 야간을 이용해 인적이 드문 농촌의 허술한 보관시설을 노리고 있어 농민들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차량 등을 이용해 기동성까지 갖춰 검거와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원도 농정담당 관계자는 “경찰에서 단속을 하고 있기 때문에 행정차원의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도 “인적이 드문 농촌의 농산물 절도범을 일일이 단속하기에 한계가 있어 어려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농민들은 “일부 지역 주민들은 농작물을 집안에 보관하는가 하면 청년들을 중심으로 순찰조를 편성해 마을 방범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농촌 일손에 한계가 있어 어려움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춘천 조한종·대전 이천열기자 bell21@seoul.co.kr
  • [금융위기→실물위기 악순환] 전세계 대량해고 칼바람 분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세계적 기업들이 줄줄이 인력감축 계획을 내놓고 있다. 대량 해고의 칼바람이 전 세계적으로 몰아치기 시작했다. 24일 AFP통신은 투자컨설팅회사 왓슨와이어트의 설문 결과를 인용, 미국 기업의 26%가량이 경제 위기에 대처하고자 향후 1년 동안 감원이나 기타 비용절감 조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왓슨와이어트가 미국의 248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6%가 인력감축을, 25%가 인력 동결을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크라이슬러와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의 주요 자동차 기업들도 대규모 감원을 준비하고 있다. 크라이슬러는 올 연말까지 생산직 근로자 1825명의 감원을 발표했고,GM은 사무직 근로자에 대한 추가 감원 방침을 밝혔다. 세계 2위의 트럭 제조업체인 볼보도 건설장비 생산라인 근로자 850명을 추가 감원할 계획이라고 AP가 보도했다. 일본의 세계적인 가전업체 소니도 필요하면 공장 폐쇄, 인력 감축 등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금융위기 때문에 유럽과 미국의 소비심리가 급속히 얼어 붙자 전자제품, 의류, 완구 등의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남부지역에서 최소 270만명의 공장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보고도 나왔다.AFP는 중국 둥관시해외투자기업협회 자료를 인용, 광저우, 선전, 둥관 등 3개 도시 4만 5000개의 공장 가운데 9000곳이 내년 1월 말까지 문을 닫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한편 올들어 9월까지 미국에서 대량 해고를 통한 실직자는 151만명으로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인도·파키스탄 육상무역로 개통

    21일 오후 인도측 카슈미르 국경도시 살라마바드에서 중무장한 군인들의 호위속에서 과일, 벌꿀, 향신료를 가득 실은 트럭 13대가 파키스탄으로 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파키스탄쪽에는 암염과 건포도를 실은 트럭 4대가 기다리고 있다. 차량에는 자국 깃발과 무역로 개통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내달았다. 검문소가 있는 살라마바드의 도로 양쪽에는 학생과 민간인들이 길게 늘어서 차량에 손을 흔드는 등 축제 분위기다. 인도와 파키스탄간의 육상 무역로 개통은 60년만이라고 A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인도쪽의 사과 농장주 하지 압둘 아하드 바트(74)는 “내가 12살때 과일을 실은 트럭들이 파키스탄으로 넘어간 것을 본 것이 마지막이었다.”고 말했다. 무역로 개통에는 상징성이 매우 크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국경 근처에서 최근 총격전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나온 무역로 개통은 2004년 양측이 맺은 평화협정에 힘입은 조치다. 양측을 잇는 철로와 버스 연결 이후 평화를 위한 자신감이 더욱 커졌기 때문에 육상 무역로도 나왔다. 과일농 협회 관계자는 “새로운 무역로는 파키스탄과 인도의 관계를 더욱 친밀하게 바꾸고, 모두에게 무역의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카슈미르는 인도가 194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때 힌두교의 인도와 무슬림의 파키스탄간에 유혈충돌을 빚으면서 문제가 되어 왔다. 핵무장국인 이들 나라는 서로 카슈미르가 자국령이라고 주장하면서 3차례 대규모 전쟁을 벌였다. 인도는 카슈미르 일부는 잠무 카슈미르를, 파키스탄은 아자드 카슈미르를 점령하고 있다. 인도에서 유일하게 무슬림이 다수인 잠무 카슈미르는 파키스탄과의 병합보다는 독립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태안 기름유출 이후 소근2리 어촌의 삶

    태안 기름유출 이후 소근2리 어촌의 삶

    지난해 12월7일 발생해 1년이 가까워지고 있는 태안 기름유출사고는 어민들의 생활지형을 180도 바꿔놓고 있다. 자원봉사자 덕에 관광지는 상처가 많이 치유돼 갈수록 경기가 살아나고 있지만 바다에서 생계를 잇는 어촌지역은 갈수록 고통을 더해가고 있다. 풍요롭던 마을 주민들은 ‘자린고비 생활’로 하루를 버티고 있다. “작년 같으면 한창 굴을 딸 때인데, 요즘은 남의 벼수확 품팔이도 하고 밤에는 방에 콕 박혀 지내요.” 충남 태안군 소원면 소근2리 장경봉(49)씨는 기름유출사고 후 달라진 생활상을 전하면서 한숨을 쉬었다. ●굴따기 대신 한철뿐인 벼수확 품팔이 지난 20일 소근2리에서 만난 장씨는 남의 논에서 볏가마를 나르고 있었다.“트럭으로 볏가마를 날라주고 하루 6만~7만원 버는데 수확이 끝나면 뭘할지 답답합니다.” 장씨는 자기 논의 벼수확을 일찌감치 끝내고 품팔이에 나선 것이다. 예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일이다. 장씨는 논 1900평(6270㎡)과 밭 1000평(3300㎡)을 갖고 있지만 연간 순수입은 700만~800만원에 불과하다. 자녀 학비는 고사하고 난방비와 전기세 등도 대기 어려운 액수다. 부인은 지난 8월부터 하루 2만 5000원 안팎인 풀깎기 등 공공근로 사업을 나간다. 굴양식 등 바다에서의 돈벌이가 완전히 끊겼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굴양식을 허용했지만 게구멍에 타르덩어리가 꽉 차 있는 등 아직도 갯벌에 기름이 많이 남아 있다. 장씨는 “모래와 달리 갯벌은 트랙터 등으로 갈아엎지 못해 기름이 전혀 제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간 순수입 6500만원→1700만원 예전 같으면 굴양식이 한창일 때다. 이 마을 80가구 가운데 30가구가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굴양식을 했다. 사고 전에 장씨는 5000평에 굴양식을 해 연간 4000만원의 순수입을 올렸다. 낙지를 잡아 1100만원을 벌었다. 겨울을 빼고 틈틈이 그물로 우럭과 주꾸미 등을 잡아 팔았고 부인은 갯벌에서 바지락을 캤다. 모두 합하면 연간 순수입이 6500만원에 달했다. 이날 이 마을은 주민 대부분이 부업이던 농삿일을 나갔고 갯벌에는 빈 굴채취선만 늘어서 있었다. 도리깨질로 콩을 털던 60대 아주머니는 “낙지를 잡으면 머리에서 기름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이장 김용태(62)씨는 “굴 양식을 하지 않는 주민들도 낙지 등을 잡아 전기세와 난방비를 댔는데 큰 일”이라고 걱정했다. ●아들 군대 보내도 빚만 늘어 바다에서 돈이 나오지 않자 장씨는 지난 4월 가기 싫어하는 막내아들을 군에 보냈다. 그는 “2남1녀 대학 보내는 데 연간 4500만원이 들어 어쩔 수 없었다.”면서 “남은 애들 학비를 대느라 전에 없던 빚이 1700만원이나 생겼다.”고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보상커녕 방제비도 안나와 허덕 장씨는 최근 기름보일러를 화목보일러로 바꿨다. 한달에 20번 이상 태안읍내로 나가 친구들과 만나던 일도 3~4번으로 줄였다. 그는 “친구들만 돈 내는 것이 면목 없어 ‘바쁘다.’고 핑계 대고 안 나간다.”고 씁쓰레 웃었다. 고기 사먹는 횟수도, 애들 용돈도 월 20만원에서 10만원으로 줄였다. 장씨는 “예전 같으면 밤 11시까지 인부들을 사 굴을 깠다.”고 회고한 뒤 “돈이 안도니까 마을 주민들간에 왕래도 뜸하고 인심도 야박해졌다.”고 전했다. 인근 의항리 등 어촌 마을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장씨는 “갯벌 자연정화에 10~20년 걸린다는데 답답하다.”며 “보상은커녕 방제비도 안 나와 주민들이 사느니 죽느니 하는 판에 정부는 도통 관심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글 사진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버스·트럭 씽~씽~씽~ 녹색바람 쌩~쌩~쌩~

    버스·트럭 씽~씽~씽~ 녹색바람 쌩~쌩~쌩~

    ‘녹색 바람’이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 시장에도 불고 있다. 현대차는 친환경 에너지인 천연가스를 연료로 이용하는 ‘유니버스 CNG’를 출시했다. 시내버스용으로 생산되던 압축천연가스(CNG) 버스를 고속버스와 관광용으로 개발, 출시했다. 천연가스는 화석연료 가운데 청정성과 안정성이 가장 뛰어나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 및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대안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현대차는 배기가스와 이산화탄소 등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는 노력은 연비개선 노력과 연결돼 CNG 버스의 경우 연비개선 효과가 있어 경제성이 담보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19일 “유니버스 CNG는 가솔린 및 디젤 차량에 비해 연비가 높고, 배출가스도 적다.”면서 “(경유 버스에 비해) 매년 2300만원 이상의 유류비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지난 5월 부산모터쇼에서 액화천연가스(LNG) 버스를 선보였다. CNG보다 에너지 밀도가 더 높아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는 “에너지 효율이 높아 공항버스나 고속버스 같은 차량에 최적”이라면서 “핵심부품인 LNG 저장용기의 부품 국산화와 성능 개선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지난 6월 서울시와 마일드 하이브리드 버스 보급협약을 맺고 2018년까지 친환경 하이브리드 버스 7748대를 보급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부분 적용된 마일드 하이브리드 버스를 납품하고, 2011년부터는 일반 하이브리드 버스를, 2013년부터는 완전 무공해인 연료전지 버스를 공급할 계획이다. 고연비와 친환경성을 내세운 신차 TGS와 TGX를 내놓은 독일 상용차 브랜드 만 트럭버스 코리아의 지난해 판매량은 상용차 시장에서의 친환경 추세에 수요가 반영돼 있음을 방증했다. 이 회사는 지난 한 달 동안 64대를 판매, 월간 최고 판매치를 6개월만에 경신했다. 손주호 영업본부장은 “고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좋은 연비가 국내 시장에서 평가를 받기 시작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지난달 만 트럭은 수입대형 트럭시장에서 볼보(102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스카니아(44대)와 이베코(35대), 벤츠(21대)가 뒤를 이었다. 기존 엔진을 개조, 친환경성을 높이는 업체도 약진 중이다. 친환경 엔진개조를 하는 이룸은 지난달 말 국내 최초로 저공해(CNG/LPG) 엔진을 사용한 29인승용 풀 하이브리드 버스를 개발했다. 이 버스는 기존 버스에 비해 25~30% 연료비 절감 효과가 있다고 이룸측은 설명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금융위기 직격탄… 깜깜한 세계 자동차업계

    실적이 좋은 나라가 없다. 선진국부터 신흥시장까지 판매 실적은 일제히 하락했다. 실적이 좋은 기업도 없다. 미국 업체에 몰아닥친 한파는 유럽과 일본, 한국 업체 역시 예외가 아니라고 경고한다. 자동차 업계의 한파는 실물경제의 위기를 나타내는 바로미터라는 면에서, 소비심리 위축과 실물경제 쇠퇴라는 악순환 고리의 심각성을 말해준다. ●재편되는 美 자동차 업계 19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는 현지 3개 공장에서 1600명의 직원을 해고할 예정이다. 폰티액 픽업트럭 공장의 700명, 디트로이트 햄트래믹 승용차 공장의 500명 등이 대상이다. 올 12월 초부터 내년 초까지 순차적으로 정리해고를 단행할 방침이다. 포드도 호주법인의 생산라인 근로자 450명을 감원하고 연말까지 작업일수를 한달 평균 최대 10일까지 줄일 방침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판매 부진에 따른 재고 부담 때문이다. 실제 미국의 9월 자동차 판매량은 96만대를 기록했다. 판매량이 100만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1993년 이후 15년만에 처음이다 결국 미국의 주요 전문기관들이 올해와 내년 미국 자동차 판매 전망을 일제히 하향조정했다고 코트라 보고서가 전했다. J.D. 파워 앤드 어소시에이츠는 올해 미국 내 자동차 판매 예상치를 1420만대에서 1360만대로 줄인데 이어, 내년 전망치도 1430만대에서 1320만대로 수정했다. 글로벌 인사이트는 올해 전망치를 1380만대로, 내년 전망치는 1350만대로 각각 낮춰 잡았다. 올해도 좋지 않지만 내년은 더 나쁘게 보는 셈이다. 투자 회수 움직임도 일고 있다.GM은 1988년에 스즈키 지분의 10%, 이듬해에는 스바루 지분의 20%,2000년에 피아트 지분 20%, 2001년에 GM대우 지분 42.1%를 확보했지만, GM대우를 제외한 지분을 2005년부터 2006년에 걸쳐 처분했다. 지금은 공장 매각과 감산, 감원으로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80년대 후반부터 2000년까지 애스톤마틴과 재규어, 랜드로버, 볼보, 마쓰다 등에 투자한 포드 역시 지난해부터 지분 매각에 동참했다. 얼마전에는 마쓰다 지분 33.4% 가운데 20% 매각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일본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관측이다. GM과 크라이슬러의 합병 가능성도 초미의 관심사다. 합병이 성사되면 미국의 자동차 업계가 ‘빅3’ 에서 ‘빅2’ 체제로 완전히 바뀐다. 문제는 합병이 성사됐을 경우에도 이것이 위기 타개책으로 작용할지에 대해 회의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차와 일본차도 위기 미국차에 비해 연비 면에서 비교우위를 점했던 유럽차와 일본차 업체들도 전 세계적인 소비둔화 앞에서 막막하기는 마찬가지다. 유럽자동차제조사협회(ACEA)는 지난달 유럽 내 승용차 판매량이 지난해 9월보다 8.2% 줄어 130만대에 그쳤다고 밝혔다. 10년만의 최저치로, 유럽이 세계적 금융위기의 사정권 안에 들었음을 시사한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줄었다. 지난 8월 일본 8개 자동차 메이커의 해외 생산은 16.9% 급감했다. 지난달 도요타의 미국 판매량은 1년 전보다 32.3% 급감했다. 와타나베 가쓰아키 도요타 사장은 “미국 시장의 수요 침체가 내년까지 계속될 것 같다.”며 “신흥국의 자동차 수요도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차도 위기의 복판에 현대·기아차그룹 출범 뒤 빠른 속도로 성장해오던 한국차들도 위기 국면을 피하지 못했다. 현대·기아차의 해외공장 건설 계획 등 성장 전략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동차 소비가 급격하게 둔화된 점은 악재로 작용하지만, 업계의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동안 두 단계 비약할 수 있다는 점은 기회로 꼽힌다. 하지만 재고물량을 어떻게 처리하고, 성장 동력을 찾을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내수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는 것 역시 위기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차의 지난달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보다 35.3% 줄었다. 현대·기아차는 몇 차례 정몽구 회장 주재로 판매전략회의를 갖고 소형차와 신흥시장 위주의 전략을 세웠다. 해외 지역본부장이 판매 딜러를 직접 방문, 고객의 소리를 들은 뒤 개선할 점을 찾으라는 지시도 떨어졌다. 지금 업계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미국차, 친환경 소형차에서 비교우위를 지닌 유럽차 및 일본차, 저가의 신흥 메이커 차량들이 경쟁 체제를 다시 짜고 있다는 평가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홍두식의 루어낚시 따라잡기] 충남 서산 대호만

    가을 가뭄이 계속되면서 저수지마다 담수량도 극히 저조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물고기의 특성상 오름 수위 때 적극적인 먹이 활동을 한다. 풀들이 자라난 육초 근처에 물이 차면서 일정하게 수온이 유지되고, 먹이 고기들도 많아 은신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스트럭처 역할을 한다. 시즌 중 배스를 낚기 가장 어려운 계절이 3월과 9월,10월이라고 가정할 때, 가뭄까지 겹치는 악재는 배스를 만나기 더욱 어렵게 만든다. 이런 시기에는 계곡형 저수지보다 비교적 수위 변동이 없는 평지형 저수지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충남 서산의 대호만은 수량이 풍부하고 방대한 수면적을 보유한 간척지 호수다. 워낙 넓은 면적이다보니 도보낚시보다는 배낚시가 성행하고 있지만, 걸어서 진입할 만한 포인트도 많고 조황도 꾸준한 편이다. 수초대가 잘 발달되어 있어 낚이는 씨알 또한 훌륭하다. 연안에 갈대와 부들이 우거져 있는 포인트를 스피너베이트나 노싱커 계열의 루어로 공략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입질이 없으면 차츰 깊은 쪽으로 방향을 바꿔 시커멓게 보이는 수초더미를 주요 포인트로 선정해 공략하는 것이 좋다. 모든 루어를 다양하게 구사해 볼 수 있는 포인트가 즐비한 것 또한 대호만의 특징. 바람이 터지면 웜보다는 하드베이트 종류가 유리하다. 스피너베이트는 물론, 립이 짧은 미노나 크랭크, 탑워터 등 모든 루어에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다른 호수들에 비해 같은 크기여도 체격이 훨씬 좋고, 힘 또한 뛰어나다. 가을이면 찾아오는 턴오버(물의 대류현상)로 인해 흙탕물처럼 보이는 곳은 일단 피하는 것이 좋다. 여름동안 깊은 곳에 있던 나쁜 물이 턴오버되면서 표층의 물과 뒤섞이기 때문이다. 턴오버가 일어나면 용존산소량이 감소한다. 따라서 산소가 풍부한 곳에 고기가 모여 든다. 물이 좋은 장소를 찾아내는 것이 이 시기의 철칙이지만 눈으로 물을 보는 것 외에 수초로도 수질을 체크할 수 있다. 살아있는 건강한 수초는 바늘에 잘 걸리지 않는다. 또 걸리더라도 잘 끊어지지만, 시들어버린 수초는 끊어지지 않고 뿌리째 뽑힌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물이 좋은 곳을 찾아 포인트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한 힌트다. 물이 나빠지는 이 시기에 배스는 장애물에 바짝 붙기 때문에 장애물 옆을 루어가 바짝 붙도록 천천히 움직여 주는 액션이 더욱 중요하다. (사)한국스포츠피싱협회 홍보이사
  • [Zoom in 서울]생활속 아이디어의 발견

    [Zoom in 서울]생활속 아이디어의 발견

    서울시설공단은 오는 17~19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일대에서 일상속의 창의를 깨워 주는 ‘창의 아이디어 대축제’를 연다고 13일 밝혔다.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39곳의 창의 성과물 500여점이 선보이는 ‘전시존’과 다양한 로봇을 만날 수 있는 ‘체험존’, 15개 기관의 창의 아이디어 실적이 발표되는 ‘콘퍼런스존’으로 나눠 진행된다. 관람료는 없다. 지난 4월 올림픽대로 성산대교에서 청소를 하던 서울시설공단 이양권씨가 과속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수신호로 차량을 유도하던 이씨를 보지 못해 일어난 인재였다. 동료 직원들은 이같은 불상사를 막기 위해 ‘저상형 다목적 차량’을 개발했다.2.5t 트럭의 탑승 높이를 30㎝ 정도로 낮춰 차량에서 내리지 않고도 집게를 이용해 쓰레기를 주울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고무 보도블록 등 이색 아이디어 넘쳐 전면에 회전 브러시와 진공 흡입기를 부착해 차량 바로 앞의 담배꽁초 등도 쉽게 수거할 수 있다. 새벽녘 과속 차량으로부터의 안전을 확보했다. 도로 방음벽의 유지 보수도 단순해진다. 기존 방음벽은 아랫부분이 파손되면 위쪽의 방음판을 모두 해체해야 했다. 이 때문에 장시간의 차선 점유로 교통체증 유발이 심했다. 하지만 ‘탈부착식 방음벽’ 개발로 이같은 문제점이 해소됐다. 차선 점유없이 방음판을 수평으로 떼고 붙일 수 있다. 전시존 공공부문에는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용 다목적 헬스기구, 절수용 유량조절장치, 다목적 시설물 세척기, 공사현장 보행자 안전발판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에서 나온 성과물들이 전시된다. 또 민간부문에는 휠체어에 탄 채로 승차할 수 있는 장애인 차량 리프트, 디지털카메라와 조명을 이용한 차량번호 자동 인식시스템, 보도블록의 휘어짐과 이탈현상을 보완한 고무 보도블록, 투명 방음 터널 등이 선보인다. 체험존의 로봇동물원에서는 공룡 로봇 격투기, 애완로봇의 집 등 다양한 로봇을 만나볼 수 있다. ●애완·곤충 로봇과의 만남도 로봇영상관에서는 생활 속의 로봇과 미래기술 세상에 대해 알아보는 각종 영상물이 상영된다. 이와 함께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전기자동차를 타 보는 체험행사도 마련된다. 콘퍼런스존에서는 마포구 등 공공기관 7곳과 민간기업 8곳 등 15개 기관의 창의 사례가 발표된다. 비용 절감과 수익 창출 등의 창의 혁신 실적을 겨룬다. 이밖에 매일 오후 두 차례 전자현악 연주와 퓨전국악 등 다양한 문화행사와 공연이 펼쳐진다. 우시언 공단 이사장은 “공공기관의 변화한 모습과 개선된 경쟁력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민간기업의 아이디어 우수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면서 “공공·민간부문간 정보공유와 벤치마킹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泰 반정부시위 유혈충돌

    태국의 반정부 시위대와 경찰이 7일 의사당 앞에서 두 차례 충돌해 2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다치는 등 사태가 격화되고 있다. 시위대는 이날 의사당을 봉쇄해 한때 의원 300여명이 갇히기도 했다. 정부와 시위대간 중재를 맡았던 차왈릿 용차이윳 부총리는 이날 충돌에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했다. 7일 반정부 단체인 국민민주주의연대(PAD)가 이끄는 시위대 수천여명은 방콕 피차이 거리에 위치한 의사당을 에워싸고 봉쇄했다. 이 바람에 새정부 정책설명회를 위해 임시회를 열던 집권정당연합 소속 하원의원 320명과 상원의원들이 건물 안에 갇혔다. 경찰은 오후 5시쯤 시위대에 최루탄을 쏘아 의사당 봉쇄를 뚫었고 의원들은 빠져나왔다. 솜차이 옹사왓 신임 총리는 이보다 먼저 인접한 공원 담을 넘어 의사당을 간신히 빠져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전날 시위대는 점거 농성 중인 정부청사에서 의사당까지 거리행진을 벌인 뒤 트럭 등을 동원해 도로 봉쇄를 시도했다. 경찰은 7일 오전 6시20분쯤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 경찰이 오전과 오후에 걸쳐 시위대를 강제해산시키는 과정에서 2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다쳤다고 방콕포스트, AFP가 전했다. 시위대가 쏜 총에 맞은 경찰 3명은 중태다. 시위대는 PAD의 핵심 지도자인 잠롱 스리무앙이 체포된 데 항의하는 뜻에서 의사당 봉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경찰의 강제 해산으로 한때 흩어졌으나 다시 모여들어 의사당을 에워싸고 막았다. 한편 용차이윳 부총리는 이날 사표를 제출하면서 “양측 충돌로 부상자가 다수 발생한 데 대해 책임을 지고 부총리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평생 외길 ‘장갑작가’ 예술혼과 땀의 진수

    평생 외길 ‘장갑작가’ 예술혼과 땀의 진수

    30년.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뀔 동안 단 한 번도 한눈 팔지 않고 붙들어온 일이 있다면, 그건 숙명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중견작가 정경연(53·홍대 섬유예술학과 교수)에게 장갑작업이 그렇다. 지난 30년 동안 하얀 면장갑을 손에서 내려본 적이 없었다.‘장갑작가’란 별명이 이름보다 더 익숙해진 지 오래다. 그가 서초동 세오갤러리에서 미술인생 30주년을 기념한 전시를 열고 있다. “거창하게 몇 주년이라는 데 의미를 둘 생각은 없어요. 그저 초발심으로 다시 돌아가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거지요.” 처음 미술학도로 발을 디뎠던 그날의 초심을 되찾는 것, 스스로를 담금질하는 것이 전시의 취지라고 작가는 말했다. 이번 전시는 그의 30년 작품세계를 한눈에 보여주는 대표작들로 채워졌다. 섬유, 회화, 조각, 비디오 설치 등 매체와 장르를 넘나들어온 그의 고집이 한자리에서 읽힌다. 그런데, 하고많은 오브제 중에서도 왜 하필이면 면장갑이었을까.“대학교 2학년 때 유학을 떠났었는데, 그때 이역만리의 딸이 작업하다 손 다칠까봐 걱정이 되신 어머니가 면장갑 한다발을 소포로 보내셨어요. 아까워서 쓰지도 못하고 그걸 어머니 선물로 만들 작품재료로 썼죠. 나중에 지도교수가 신선하다며 전시회 출품을 권유한 거였어요.” 작가가 면장갑 오브제를 빌려 관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는 ‘평등’이다.“힘겹게 새벽을 밝히는 청소부였든, 노숙자였든, 교황이었든 장갑을 낀 손은 밖에서 보면 다 똑같지 않냐?”고 반문한다. 유학을 마치고 귀국 후 장갑 작품을 본격적으로 선보인 건 1981년. 응용미술쯤으로 치부돼온 섬유작업을 순수미술의 영역으로 확장했다는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한 작품에 들어가는 장갑재료의 수는 적게는 수십 수백장, 많게는 1t 트럭 2대 분량이 들어갔다. 경기 의왕의 300여평 되는 작업실 가득히 재료를 쌓아놓고 “돈 안되는 미술작업을 하고 있다.”고 작가는 활짝 웃었다. 기실 섬유예술은 미술에 있어선 3D업종이나 마찬가지.1년에 한두 작품밖에 못할 때도 있을 만큼 시간이 많이 걸린다. 뿐만 아니다. 미세 섬유가루, 진드기, 화학약품 등 유해한 작업환경도 견뎌내야 한다. 작가는 장갑을 소재로 삼아 꾸준히 여러 작업방식을 시도해왔다. 예컨대 장갑을 평면 가득 붙여놓은 듯한 1994년 ‘무제’는 본을 떠 종이로 만든 작품. 백남준을 기려 만든 설치작품 ‘하모니’ 시리즈에는 비디오아트를 접목시켰다. 이번 전시회에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은 ‘블랙홀’ 시리즈다. 수레바퀴 모양의 작품은 “아무리 문명이 발달해도 인간존재는 원초적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는 철학적 메시지를 담았다.30년의 세월을 거치며 한 작가의 의식이 ‘입체’와 ‘평면’을 어떻게 재구성해 왔는지를 일목요연하게 확인해볼 수 있는 전시다.30일까지.(02)583-5612.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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