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트럭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절도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난입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접종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수포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243
  • [씨줄날줄] 투탕카멘/김성호 논설위원

    이라크전쟁의 후유증은 막대하다. 특히 문화재의 손실은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평가된다. 전국 박물관·도서관에 소장된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유산이 대부분 약탈당해 어디에 가 있는지조차 모를 지경이다. 중동 최대의 박물관인 국립이라크박물관은 유물 30만점 중 무려 17만점을 약탈·도난당했다고 한다. 이라크 정부가 뒤늦게 회수운동에 나서고 있지만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이라크전쟁 중 문화재 수난의 비극은 귀중한 것의 훼손·소멸이다. 선사시대·이슬람 유물들의 치명적인 멸실. 더 안타까운 건 약탈의 주범이 이라크 국민이란 점이다. 고고학자·정부관리까지 문화재를 훔쳐 트럭·비행기로 팔아 넘겼다. 전쟁 며칠 만에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보고가 텅 비었다는 비난이 괜한 걸까. 문화재 사상 유례 없는 시민 약탈이다. 정국 혼란을 틈탄 이집트 시민들의 문화재 약탈이 횡행하고 있다. 카이로 복판 이집트박물관의 파라오 미라를 손상하고 유물을 약탈했단다. 고대 이집트 파라오 중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소년왕 투탕카멘이 있는 곳. 선사시대·고대왕조의 유산 12만점을 담아 이집트 문명을 집대성했다는 박물관이 자국민의 손에 유린된 것이다. 시위가 룩소르·알렉산드리아·기자 등 박물관 밀집지역으로 번져 어떤 문화재를 잃게 될지 모를 일이다. 다행히 군 당국과 양식 있는 청년들이 시민들의 문화재 약탈을 저지하고 나섰다고 한다. 유물위원회 위원장이 “이집트 예술의 정수를 보호하자.”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는 보도도 보인다. 혼란 속 시민·전문가·관리가 뒤엉켜 ‘내 나라’ 문화유산을 훔쳐 팔아넘기기에 혈안이 됐던 이라크와는 사뭇 달라 보인다. 민족혼과 숨결이 담긴 유산의 파괴와 절도를 막아내자는 몸짓들이 다행스럽다. 문화재 수난이라면 한국도 빠지지 않는다. 열강의 강점과 일제지배, 한국전쟁을 관통하며 빼앗기고 훼손된 문화재가 10만여점. 그 위기의 문화재를 온몸으로 막아 지켜낸 이들이 있었다. 인민군 소탕차 해인사를 폭격하라는 미군 명령에 맞서 팔만대장경을 살려낸 장지량 전 공군참모총장, 빨치산 은신처 화엄사를 태우라는 명령을 거부한 차일혁 총경, 오대산 상원사를 소각하려는 국군에게 “법당과 함께 나를 불태우라.”고 버텨 천년 고찰을 수호한 한암 스님…. 그런데 그렇게 온몸을 던져 지켜낸 귀한 문화재들이 지금 불타고 무너져 내린다. 그 무관심과 불감증이 투탕카멘을 공격하는 시민 약탈보다 더 섬뜩하지 않은가.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고질라가 나타났다?”…괴물 파충류에 발칵

    “고질라가 나타났다?”…괴물 파충류에 발칵

    날카로운 발톱과 긴 혀, 몸길이가 1.5m에 달하는 ‘괴물 파충류’가 미국의 한 주택단지에서 발견돼 뉴욕을 배경으로 한 공상과학 영화 ‘고질라’의 공포를 떠올리게 했다고 미국 폭스뉴스가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온몸이 검은빛을 띄는 파충류가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2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의 한 주택가에 나타난 괴물 도마뱀은 큰 꼬리를 휘저으며 어슬렁거리다가 잠시 정차 중이던 트럭에 올라타서 운전자를 깜짝 놀라게 했다. 파충류의 최초 목격자이기도 한 트럭 운전자는 “영화 ‘고질라’에서나 봤을 법한 괴물이 긴 혀를 내밀고 트럭 이곳저곳을 움직였다.”면서 “금방이라도 큰 꼬리를 휘두르거나 날카로운 발톱으로 공격을 할 것 같아서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정체불명의 파충류는 야생동물 전문가들에 의해 생포됐다. 큰 소리를 내며 전문가들을 위협하던 파충류는 사냥개 2마리와 긴 장대를 이용한 끝에 붙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험상궂은 외모를 두고 돌연변이 파충류란 추측이 나돌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달랐다. 자메이카에 서식하는 대형 도마뱀인 ‘블랙 스롯 모니터’(Black throat Monitor)라는 것. 리버사이드 동물관리 당국은 어떻게 이렇게 큰 도마뱀이 주택단지에 혼자 돌아다닐 수 있었는지 그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리버사이드 경찰은 “근처에 거주하는 파충류 마니아가 집에서 기르던 애완용 도마뱀이 우리를 청소하는 도중 사라졌다는 신고를 했다.”며 “이 도마뱀을 사라진 동물이 맞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사진=폭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30m다리서 ‘대롱대롱’…트럭운전사의 운명은?

    눈길에 미끄러진 트럭이 높이 30m인 다리의 난간에 걸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사고가 중국 중남부 장시성에서 벌어졌다. 순식간에 벌어진 사고에 미처 차에서 탈출하지 못했던 트럭 운전자의 운명은 어떻게 됐을까. 중국 포털사이트 넷이즈(163.com)에 따르면 아찔한 사고가 벌어진 건 지난 19일(현지시간) 장시성에 있는 감강(赣江)대교. 전날부터 내린 함박눈이 아침까지 이어지면서 노면이 매우 미끄러운 상황이었다. 안시성에서 출발한 트럭은 감강대교를 지나다가 반대편에서 중심을 잃고 중앙선을 침범하며 돌진하는 검은색 승용차를 미처 피하지 못했다. 승용차와 충돌한 트럭은 그 충격으로 가드레일을 들이 받은 뒤 아래로 떨어졌다. 다행히 트럭에 실은 짐의 무게로 차체 일부가 난간에 걸리면서 트럭이 땅으로 곤두박질되는 상황은 피했다.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트럭 운전자와 일행 1명은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소리를 지르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 구조작업은 매우 조심스럽게 이뤄졌다. 트럭이 수직으로 꺾인 채 다리난간에 아슬아슬 매달려 있는 터라 약간의 물리적인 힘이 가해지면 트럭이 떨어질 수 있었기 때문. 소방관들이 내려보낸 안전로프를 몸에 감은 채 두 사람은 차분히 다리 위로 올라왔다. 안전하게 구조된 2명과 검은색 승용차 운전자는 병원으로 이송됐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구사일생한 트럭 운전사는 “가드레일을 받았을 때 추락해서 죽겠다고 생각했다.”면서 “구조대가 신속하게 도와줘서 목숨을 구한 것 같다.”고 감사를 표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싸인’, 오늘(20일) 진범 밝혀진다…‘관심집중’

    ‘싸인’, 오늘(20일) 진범 밝혀진다…‘관심집중’

    SBS 수목드라마 ‘싸인’이 20일 방송되는 6부에서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이 밝혀지며 새로운 전개를 맞이한다. 지난 방송분에서는 두번째 사건인 ‘연쇄살인사건’의 실마리가 하나씩 풀려가는 가운데, 살해에 사용된 트럭이 발견되며 극적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달았다. 지난 ‘아이돌스타 살인사건’이 범인을 미리 정해놓고 그 범인을 찾아가는 ‘서스펜스’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사건에서는 심증이 가는 유력한 용의자들이 하나 둘 등장시켜 시청자들이 극 중 인물들과 함께 추리해나가는 방식으로 시선을 사로 잡고 있다. 이에 네티즌들은 과연 범인이 누구일지에 대해 저마다의 추론과 의견을 내놓으며 설전을 벌이고 있지만 이 설전은 6부에서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진범은 방화용의자 안수현, 폐 농장주 이정범 둘 중의 하나일지 아니면 제3의 인물일지 네티즌과 시청자들의 증폭된 궁금증으로 인해 ‘싸인’이 다시 한 번 시청률 상승을 일으키며 수목극 1위를 재탈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SBS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자식처럼 키우던 코끼리에 압사당한 사육사

    애지중지 키우던 코끼리에게 사고로 죽음을 당한 사육사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16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 메일은 “미국 테네시주 녹스빌의 한 동물원에서 코끼리 한 마리가 뒷걸음질치다가 사육사를 벽에 부딪히게 해 사망케 했다.”고 전했다. 사육사 스테파니 제임스(33)는 사고 당시(15일) 평소와 다름없이 동물원에 3마리밖에 없는 아프리카코끼리를 돌보고 있었다. 그런데 ‘에디’라는 이름의 코끼리가 갑자기 뒷걸음질 쳐 그만 제임스를 들이받아 벽에 부딪히게 했다. 제임스는 즉시 인근 테네시대학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미 장기 손상이 심각해 사망하고 말았다. 제임스를 죽음으로 몰고 간 에디는 올해 26살 된 수컷 코끼리로 키는 2.5m가 넘으며 몸무게는 3.5톤 가량 돼 덤프트럭과 비슷한 덩치. 동물원 측은 이 같은 참사에 즉각 동물원을 일시 폐쇄하고 사고를 조사중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시크릿가든’ 엔딩 설왕설래… 축구 호주전 무승부 시선집중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시크릿가든’ 엔딩 설왕설래… 축구 호주전 무승부 시선집중

    2011년 1월 둘째 주(10~16일) 네티즌들이 가장 열광한 주제는 드라마 ‘시크릿가든’과 축구였다. ‘시크릿가든’의 최종회를 앞두고 네티즌들은 극 중 주인공의 친구가 꾸는 예지몽을 두고 ‘세 쌍둥이 설’ 등 다양한 결말을 예상하거나 마지막 회에 카메오로 특별출연한 손예진의 역할에 대한 예측 등 설왕설래 입방아를 찧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지난 14일 카타르에서 열린 2011 AFC 카타르 아시안컵 C조 2차전 호주와의 경기에서 1-1로 무승부를 기록한 것은 검색어 순위 2위를 차지했다. 드라마 ‘천추태후’ ‘신돈’ 등에 출연했던 탤런트 오건우가 빙판길에 교통사고로 사망해 충격을 주면서 검색어 3위를 기록했다. 오건우는 지난 13일 친구를 만나러 대구에 내려갔다가 승용차가 빙판길에 미끄러지면서 덤프트럭과 충돌, 에어백이 터졌는데도 머리를 다쳐 결국 목숨을 잃어 안타까움을 낳았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부정입학이란 폭로에 시달린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아들은 4위에 올랐다. 민주당은 부정입학 소문을 스스로 조사하지 못한 불찰이라고 공식 사과에 나서 무분별한 폭로가 횡행하는 정치판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 국가대표팀이 아시안컵 조별 경기 1차전에서 2대1로 승리한 바레인전은 검색어 5위를 차지했다. 한국 선수들은 바레인 선수가 차두리의 얼굴에 침을 뱉거나 심판의 편파판정으로 말미암은 곽태휘의 퇴장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승리를 거둬 국민을 기쁘게 했다. 6위에는 해병대에 자원한 배우 현빈이 올랐다. 연평도 사건의 여파로 지난 1월 해병대 모집 경쟁률이 4.5대1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데다 만 30세의 현빈은 최고령 지원자로 알려져 더욱 화제를 모았다. 바레인전에서 수비수 마르주키에게 ‘침 봉변’을 당했지만 경기가 끝나고서 유니폼을 교환하는 등 대인배다운 행동을 보인 차두리 선수가 7위를 차지했다. 차 선수는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에 경기 뒤 마르주키가 불쌍한 표정으로 유니폼을 바꾸자며 미안하다는 말을 연발했다는 비화를 공개했다. ‘슈퍼스타 K2’(슈스케)가 낳은 고교생 스타 강승윤과 김은비가 국내 최대 가요 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대표 양현석)와 계약을 사실상 확정 지은 것으로 전해져 관심(8위)이 쏠렸다. 또 다른 ‘슈스케’ 스타 장재인은 작곡가 김형석이 대표로 있는 키위엔터테인먼트와 계약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가수 타블로의 학력 의혹을 제기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회원 12명을 불구속 기소(9위)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인터넷에서 무분별한 헛소문을 퍼뜨리는 사례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10위는 10년째 매일 밤 9시가 되면 맥도날드에 나타나 새벽 4시까지 새우잠을 자는 생활로 ‘맥도날드 할머니’란 이름으로 방송에 소개된 권하자씨의 과거가 차지했다. 최근 방송에서는 권 할머니가 명문대 출신에 외무부에 재직했다는 사실을 밝혀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희망을 싣고 달리는 탈북 버스기사 유금단 씨

    [김문이 만난사람] 희망을 싣고 달리는 탈북 버스기사 유금단 씨

    황순원의 ‘소나기’가 잠시 북으로 간다. 두메산골이다. 잔잔히 흐르는 강줄기가 있다. 오며 가며 정든 징검다리도 있다. 한 소녀가 그 다리를 건널 때 소년을 만났다. 둘이 오가피나무 열매를 따먹곤 했다. 겨울에는 온통 눈으로 뒤덮였다. 영화 ‘러브스토리’처럼 뒹굴었다. 눈싸움도 했다. 강에서 산천어도 잡았다. 봄에는 진달래가 만발했다. 가재랑 놀았다. 그러다가 산에 올랐다. 두 손을 턱에 괴고 아래를 바라본다. 소년은 어디 갔을까. 중얼중얼 노래를 불러 본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에~’ 소녀는 어른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나이 먹을수록 찾아오는 것은 불행과 배고픔의 연속이었다.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사랑하는 아들을 친척 집에 맡기고 두만강을 홀로 건넜다. 파란곡절을 겪으며 남한으로 왔다. 두고 온 아들 때문에 가슴이 아파 매일이다시피 술을 마시며 ‘눈물 젖은 두만강’을 불렀다. 지성이면 감천이다. 아들과 다시 남한에서 눈물겨운 상봉을 했다. 하여 ‘이제는 살아야 한다.’며 다부지게 일어섰다. 포장마차 보조, 공사장 막일, 식당 홀서빙, 노점상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그러다가 버스 운전사가 됐다. 필기시험에서만 12번 떨어지고 13번째 합격하는 불굴의 의지로 이루어 냈다. ‘절망은 없다. 꿈 있는 자가 진정 아름답다.’라는 좌우명으로 이겨 냈다. 지금은 ‘뛰뛰 빵빵’ 신나게 서울 시내를 달린다. ‘안녕하세요, 어서오세요.’라는 인사말에 승객들의 표정이 환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과 사는 맛을 느낀다. 그 소녀의 이름은 유금단(40). 함경북도 출신으로 2001년 탈북했다. 북에서 온 여성으로는 드물게 남한에서 6년째 버스 핸들을 잡고 있다. 그는 2008년 광복 63주년 때 보신각 타종 행사에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신정동에 있는 6623번 시내버스 차고지. 이날따라 눈이 많이 내렸다. 하얀 눈과 환한 웃음이 잘도 어울린다. 약속 시간이 약간 늦었기 때문에, 그렇게 달려오는 모습이 영락없는 소녀였다. 그의 애마나 다름없는 버스 안에서 마주 앉았다. 먼저 지금 고향에도 눈이 많이 오겠다고 했다. “겨울이면 눈이 항상 많이 쌓여 있어요. 저는 눈을 아주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남한에 왔을 때 눈이 별로 없어서 속상했어요. 작년하고 올해가 눈이 좀 와서 기분이 좋아요. 오늘 비번인데 눈과 함께 놀라고 하느님이 축복해 주는 것 같아요.” 고향이 어떤 곳이냐고 했더니 “함경북도 산골이며 금강산 못지않은 좋은 경치를 자랑한다.”며 싱글벙글 웃는다. 역시 고향 얘기는 즐거운 일. 봄에는 산나물을 캐고 가재를 잡던 추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말한다. 강냉이를 절구에 찧어 먹었고 어머니가 삶아 준 줄당콩으로 허기를 채웠다. 그렇다면 부모 생각도 간절하겠다고 했더니 유씨는 잠시 차창 밖을 바라본다. 함박눈이 더욱 굵어진다. 유씨의 눈가는 차츰 젖어 갔다. “아버지는 40대에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50대 초반에 돌아가셨지요. 두 분 다 젊은 나이에…. 아버지는 원래 남한 출신입네다. 6·25 때 17살이었는데 북한군에게 잡혀 갔지요.” 유씨는 남한에 처음 왔을 때 고모와 삼촌을 만났다. 그리고 조치원에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에도 갔다. 이때 가슴속 깊이 다짐한 것이 있다. 이산가족으로 한 많은 삶을 살아 가는 이 땅의 노인들을 위해 통일의 문이 열리는 날 버스에 수십대, 아니 수백대가 이어질 수 있도록 연결고리를 달고 북으로 달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간절하게 당부했다. “제발, 그날까지 다들 건강하게 살아 계십시오.” 탈북해 남한에 온 것에 대해 후회한 적은 없을까. 적응하느라 고생도 많았을 텐데 말이다. “북한이나 남한이나 다 같은 조선 땅입니다. 남한으로 내려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제 인생은 여기(남한)에서 시작됐으니까요. 남한에서 귀신병을 앓다시피 온갖 고생을 많이 했지만 그걸 겪으면서 비로소 꿈과 희망을 갖게 됐습니다.” 남한에서 지내는 동안 가장 힘들었던 것은 언어의 이질감이었다. 막노동판에서 쫓겨났을 때도 그렇고 포장마차 보조일, 식당 홀서빙 일을 할 때도 말이 안 통한다는 이유로 그만두어야 했다. 함북 지방 사투리가 불친절한 반말로 들린다는 것이었다. “그럴 때마다 이 세상은 암흑이었습니다. 술을 안 마시면 견딜 수가 없었지요. 우울증과 귀신병을 반복적으로 앓았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울었던 날이 한두번이 아니었지요. 그렇지만 어떡합니까. 북에 두고 온 아들 생각에 참고 또 참았지요.” 북한에서 8살 된 아들과 이별할 때는 “열흘만 있으면 엄마가 돌아올게.”라고 했다. 당시 남편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서 8년 징역형으로 수감된 상태였고 아들은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리다시피 했다. 이런 아들이 떠올라 울음을 그치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노점상으로 나섰다. 한푼 두푼 모은 돈으로 아들과 남편을 데려오는 데 썼다. 하늘도 감동했던지 2005년 남편과 아들을 남한에서 극적으로 만나게 됐다. 그가 버스 운전사가 된 것도 이 무렵이었다. “유니폼을 입은 버스 기사가 멋있게 보이더군요. 또 시민들의 발이 된 내 모습을 상상했지요. 기분이 아주 좋아지더라고요.(웃음)” 함북 산골에는 시내버스가 없지만 북한에서 버스 기사는 중산층에 속한다. 그는 어느 정도 운동신경이 있어 운전을 자신했지만 필기시험에서 계속 떨어졌다. 한자식 단어가 낯설고 이해가 잘 안 됐다. 주변에서 해석을 도와 주워도 무슨 말인지 잘 몰랐다. 결국 13번째 도전에 합격해 마을버스 핸들을 잡았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달려오는 5t 트럭을 피하기 위해 핸들을 급히 돌리다가 그만 장 파열을 일으키는 큰 사고를 당했다. 3개월 동안 병원에 입원했다가 복부에 붕대를 감은 채 경기 지역 시내버스에 다시 올랐다. “그때 죽을 뻔했지요. 병원에서 호흡기에 의지해 지냈습니다. 이런 일을 겪고도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고 주위에서 많이 격려를 해 주더군요.” 4년 전부터는 지금의 6623번 시내버스로 옮겨 신정동과 여의도를 오가고 있다. 새벽 2시까지 일하는 날도 많지만 집에서 기다리는 아들 생각에 즐겁기만 하다. 버스의 단골 승객들한테는 ‘친절한 금단씨’로 소문이 나 있다. 키가 150㎝ 단신이지만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함경도 또순이’로도 통한다. 그는 특히 키가 작고 다리가 짧아 클러치를 밟을 때마다 정강이가 갈라지는 느낌을 받지만 정신력으로 참고 이겨 낸다. 아주머니들이 오르내릴 때 엄지를 치켜세우는 까닭이기도 하다. 이런 격려와 관심에 힘입어 지난해 6월에는 모범운전자 자격증까지 땄다. “꿈이 있다는 것 자체가 목표의 절반은 이루어낸 것이지요. 또 꿈이 있어야 하늘이 도와줍니다. 저는 원래 비행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시골에 작은 요양원을 설립해 노인들을 모시는 일에 일생을 바치려고 합니다.” 그는 마음속으로 ‘나는 부자다. 남한테 빚이 없으니 부자가 아니냐.’라는 생각을 늘 한다. 또한 ‘대한민국 땅에서 살아 가면서 개인적 감정으로 부딪치며 살아갈 수는 없다. 웃는 얼굴로 살아 가자.’고 다짐한다. 이런 내용으로 강연을 하면 매번 기립 박수를 받는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그에게 ‘눈물 젖은 두만강’을 지금도 부르냐고 했더니 “이젠 너무 슬퍼서 잘 안부른다. 대신 윤태규의 ‘마이웨이’를 즐겨 부른다.”고 했다. 노랫말이 새삼 다가온다. ‘아주 멀리 왔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다볼 것 없네/~누구나 한번쯤은 넘어질 수 있어/이제와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어/내가 가야 하는 일들에 지쳐 쓰러지는 날까지/일어나 한번 더 부딪쳐 보는 거야. 마이웨이.’ 편집위원 km@seoul.co.kr ●유금단씨는 1970년 5월 함북에서 태어났다. 2001년 탈북해 중국 땅을 전전하다 2002년 6월 남한에 왔다. 막노동과 포장마차 보조, 식당 홀 서빙일 등을 하다 2003년 말 12번의 낙방 끝에 13번째 필기시험에 합격하면서 버스 운전면허증을 취득했다. 이후 경기 지역 마을버스와 시내버스의 핸들을 2년 동안 잡은 뒤 4년 전부터 서울 신정동과 여의도를 오가는 6623번 시내버스 핸들을 잡고 있다. 2008년 6월에는 대한민국 환경문화대상을 수상했으며 그해 8월 15일 광복 63주년 보신각 타종 행사에 우주인 이소연씨 등과 함께 참여해 화제가 됐다. 2010년 6월에는 모범운전자 자격증을 받았다. 현재 18살 된 아들과 함께 경기도에서 산다.
  • AI 경기 안성까지 확산… 구제역 이어 전국 초토화되나

    AI 경기 안성까지 확산… 구제역 이어 전국 초토화되나

    구제역에 이어 조류인플루엔자(AI)가 대규모 확산의 중대 기점을 맞았다. 지난해 12월 29일 전북 익산시 및 충남 천안시에서 발생한 이후 서해안을 타고 경기 안성시까지 치고 올라왔다. 더 확산될 경우 전국이 구제역과 AI로 초토화될 위기에 처해 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위기 대응 4단계 중 가장 위험한 심각(Red) 단계 바로 밑인 경계(Orange) 단계로 격상하면서 선제적 대응을 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전문가들은 구제역과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농장을 철저히 통제하고 방역을 해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것 외에 다른 대책은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전국의 소·돼지를 대상으로 구제역 백신 접종을 하기로 함에 따라 확산세가 한풀 꺾일지 주목된다. 정부는 12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구제역 긴급 대책회의에서 구제역 예방 접종 지역을 전남·북과 경남을 포함한 전국으로 확대키로 했다. 예방 백신은 현재까지 확보하였거나 도입 계약이 완료된 총 1100만 마리분 외에 추가 소요량도 신속히 확보할 방침이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구제역에 방역 인력과 예산을 대규모로 투입한 상황에서 AI의 확산을 막지 못할 경우 인력난과 예산난을 겪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설을 앞두고 모든 주요 고기류의 유통이 원활하지 않아 큰 불편을 겪게 된다. ●AI 전국 확산 가능성 배제 못 해 AI의 특징은 철새가 옮긴 첫 사례라는 점이다. 2006년에도 철새에서 AI 바이러스가 발견되기는 했지만 가금류와 철새 중 어느 쪽이 숙주였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주로 몽골이나 시베리아 지역에 서식하는 철새들 사이에 AI가 창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 및 동아시아 등지의 철새 도래지는 전부 AI 감염을 우려해야 할 상황이라는 것이다. 결국 국내에 서식하는 야생조류들이 예상보다 많이 AI에 감염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AI 바이러스가 발견된 가창오리와 청둥오리는 철새 중 개체 수가 가장 많은 종이다. 한파가 계속되면서 AI 바이러스의 생존 기간도 늘고 있다. AI 바이러스는 영상의 온도에서 1개월 정도 살지만 영하 날씨가 지속될 경우 수백일도 살 수 있다고 수의학계는 설명한다. 소독액이 얼어 버리는 것도 구제역과 마찬가지로 방역의 어려운 점으로 꼽힌다. 닭과 달리 오리는 증상이 빨리 드러나지 않는다. 닭은 AI에 걸리면 75%가 하루 이틀 만에 폐사해 신속한 차단이 가능하지만 오리는 숙주가 되어 바이러스를 퍼뜨릴 가능성이 높다. ●“AI 확산은 인재… 방심 말아야” 전문가들은 철새가 감염시켜 가금류에 AI가 확산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지적한다. 닭장 트럭이나 사람들이 옮기지 않으면 대규모 확산이 일어날 가능성은 아주 적다는 의미다. 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바이러스는 외부 차량 및 사람을 완벽히 통제하면 농장에 침투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구제역의 경우 늦은 백신 접종으로 대규모 확산이 일어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AI 역시 빠르게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중국과 베트남은 AI의 경우도 구제역과 같이 살처분뿐 아니라 백신 접종도 병행한다. 하지만 백신 접종을 마친 닭이 바로 AI에 걸리는 경우 폐사되지 않고 바이러스만 퍼뜨리는 숙주가 될 수 있는 점을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구제역 백신을 맞은 후 바로 구제역에 걸려 숙주가 된 소와 같이 1~2년 동안 바이러스를 보유하지는 못하지만 1개월 정도는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재홍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수의과학검역원에서 종오리의 AI 보균 실태조사를 마쳐야 확산 정도를 예측할 수 있겠지만 구제역과 마찬가지로 완벽한 농장 차단 외에는 미봉책일 뿐”이라면서 “이번 AI를 철새가 옮긴 점을 고려할 때 향후 2~3년은 우리나라의 AI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27일까지 생닭·오리 판매 금지 한편 이날까지 AI는 모두 34건의 의심 신고가 나온 가운데 16건은 양성, 2건은 음성으로 판정됐고, 나머지는 정밀검사 중이다. 정부는 AI가 추가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오는 13일부터 27일까지 15일간 재래시장에서 살아 있는 닭과 오리의 판매를 금지한다. 구제역은 이날까지 161건의 의심 신고가 접수됐고, 이 중 116건이 양성으로 확진됐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삼성SDS “올해 매출 5조 달성”

    삼성SDS “올해 매출 5조 달성”

    삼성SDS가 올해 글로벌 성장에 주력한다. 해외 부문 매출을 전체의 3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표이사에 취임한 고순동 삼성SDS 사장은 11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해외 시장을 적극 확대해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어난 5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삼성SDS는 해외 사업 조직을 별도 사업단으로 규모를 확대했다. 해외 각국의 전자정부 구축과 도로·항만 등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개발한 ‘SIE’(스마트 인스트럭처 엔지니어링)를 삼성SDS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연구·개발비도 대폭 확대해 지난해 매출 대비 2% 미만이던 것을 올해는 3%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고 사장은 “현재의 시각으로 보면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하며 “스마트폰 시대가 가져온 컨버전스(융합) 환경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SDS의 상장 및 대한통운 인수 등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대해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검토한 사실도 없다.”고 선을 분명히 그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집회후 쓰레기 주최측이 안 치우면 과태료

    앞으로 각종 집회·시위·행사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주최 측이 치워야 한다. 환경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청결 유지 책임제’를 시행하기 위한 ‘쓰레기 수수료 종량제 시행지침’을 지방자치단체에 내려보냈다고 5일 밝혔다. 지자체는 집회·시위·행사 신고를 접수할 때 주최 측의 쓰레기 수거 확약을 받은 뒤 신고를 수리·허가하게 된다. 지금은 주최 측이 쓰레기를 치우지 않아도 강제할 방법이 없지만 앞으로는 지자체가 조례를 정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제재 근거를 만들 수 있다. 2009년 서울 지역에서 개최된 집회·시위·행사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538t으로 20t 트럭 27대 분량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구미서 현금수송차 5억여원 털렸다

    구미서 현금수송차 5억여원 털렸다

    새해 연휴를 불과 몇 시간 앞둔 31일 오후 1시 30분쯤 경북 구미시 부곡동 소재 구미1대학 구내에 주차된 현금 수송 차량에서 5억 3000여만원이 괴한에 의해 탈취당했다. 이번 사건은 민생범죄를 단속하는 특별방범기간에 발생해 경찰의 의지를 무색하게 했다. 현금수송을 맡은 보안경비업체 V사 이모(31)씨 등 직원 3명은 “사건 발생 직전인 오후 1시 5분부터 15분간 이 대학 긍지관 1층에 있는 구내식당에 들어가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나와 보니 차량 안에 있던 현금이 모두 없어져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경찰에서 “누군가 도구를 이용해 차량 조수석 옆문을 부수고 차량으로 들어가 금고까지 파손한 뒤 현금 5억 3600만원을 가져갔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구미지역의 자동입출금기 10여곳에서 현금을 입·출금한 뒤 오전 업무의 마지막 자동입출금기가 있는 구미1대학 본관 앞에서 일하던 중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보안경비업체 직원들은 이전에도 이 대학 내에 현금 수송차량을 세워 놓은 뒤 종종 구내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V사는 은행과 계약을 맺고 마트나 학교 등 은행이 아닌 지역에 설치된 자동입출금기에 현금을 입·출금하는 회사이지만, 탈취된 돈은 은행과 직접 연관이 없는 이 회사 소유의 돈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결과 괴한은 신원을 확인하지 못하도록 트럭을 개조한 현금 수송차 안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의 메모리칩을 빼냈고, 경보장치가 없는 조수석 옆문을 통해 금품을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회사 내부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나 전문털이범에 의해 계획된 범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벌이는 한편 현금 수송 차량의 행적을 따라서 설치된 CCTV를 분석 중이다. 또 보안회사 전·현직 직원이나 동종범죄 전과자 등을 중심으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연말인 데다 방학 중이라 목격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보안요원들이 도난 사실을 알았을 당시 교문 쪽으로 향하는 검은색 승용차를 봤다고 진술했지만 의심스러운 점이 많아 조사하고 있으며 지금으로선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건발생 전 보안요원들이 근무수칙상 안전지대가 아닌 이상 동시에 차량을 벗어날 수 없다는 규정을 위반하고 함께 식사를 한 경위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구미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2011 희망찬 새해를 여는 사람들] 가락시장 상인 정윤철씨 “갈치처럼 쭉쭉 뻗어나갈 것”

    [2011 희망찬 새해를 여는 사람들] 가락시장 상인 정윤철씨 “갈치처럼 쭉쭉 뻗어나갈 것”

    “내년엔 미끈한 갈치처럼 모두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쭉쭉 뻗어 나갔으면 합니다.” 31일 자정 무렵 서울 가락동 가락시장. 정윤철(61)씨와 사위 홍창한(34)씨가 두꺼운 외투에 털모자를 쓴 채 갈치박스를 냉동트럭에 실었다. 귀가 꽁꽁 얼어 감각이 없을 만큼 추운 한파 속에서 그들은 연신 땀을 흘렸다. 이날 판매한 갈치는 한창때의 10%도 안 되는 물량이었지만 정씨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물량이 적은 날이 있으면 많은 날도 있는 거지.”라는 그는 “갈치 파는 일로 애들 대학공부도 시켰고, 시집도 보냈는데 웃음이 안 날 수 있겠느냐.”며 다시 소리 내 웃었다. 정씨가 처음 갈치 장사를 시작한 것은 1986년. 85년 가락시장이 문을 연 이듬해다. 65년 중학교를 졸업한 그는 무작정 서울로 와 공장을 전전하며 노무직으로 일하다 가락시장에서 갈치를 팔기 시작했다. 처음엔 잡어도 함께 다뤘지만 곧 갈치만 전문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정씨의 갈치 자랑은 끝이 없었다. 그는 “갈치는 정직한 생선”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며칠 지나도 변하거나 상하지 않고, 냄새는 조금 나지만 식중독 위험이 없어 냄새는 안 나도 위험한 다른 생선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중졸 학력이 전부인 그는 “두 딸을 대학 보내고 결혼까지 시킬 수 있었던 게 모두 이 갈치 덕분”이라며 뿌듯한 표정으로 상자에 담긴 갈치를 내려다봤다. 하찮은 생선일 수 있지만 그에게서는 삶을 지탱해 준 갈치에 대한 고마움이 배어났다. 더구나 맏사위가 3년 전부터 가업을 잇기로 해 정씨의 갈치 사랑은 대를 잇게 됐다. 그는 자신처럼 중졸 학력이지만 그걸 한으로 여기고 살던 아내 이근숙(58)씨가 내년에 방송통신대학 졸업반이 되는 것을 가장 뿌듯한 일로 꼽았다. 그는 “아내가 어려운 대학 공부를 하면서도 불평 없이 기뻐해 기분이 좋다.”고 귀띔했다. 나라 걱정도 잊지 않았다. “천안함·연평도 사건 등 큰 사건들이 터져 마음도 불안했고, 장사도 잘 안 됐다.”면서 “안 좋은 일은 올해로 끝내고 내년에는 밤새 일하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 좀 더 잘사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밝은 웃음으로 새해 소망을 전했다. 글 사진 김양진·최두희기자 ky0295@seoul.co.kr
  • 황해 나홍진 감독 “잔혹한 현실 에둘러 표현할 필요 있나”

    황해 나홍진 감독 “잔혹한 현실 에둘러 표현할 필요 있나”

    올해 초 국내 영화 관계자들에게 기대작을 꼽아달라고 주문하면 어김없이 ‘황해’가 튀어 나왔다. 2008년 데뷔작 ‘추격자’로 관객 507만명을 동원하며 한국 스릴러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나홍진(36) 감독의 두 번째 작품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 지난 22일 마침내 뚜껑을 연 ‘황해’를 놓고 호평과 혹평이 엇갈린다. 이러한 가운데 ‘황해’는 개봉 5일 만에 관객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뜀박질을 시작했다. 이번 주말 2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일 서울 소공동 한 호텔에서 나 감독을 만났다. →100만명 돌파 소식에 일단 한시름 놨겠다. -그렇지 않다. 편집실에서 영화를 계속 보며 뿌듯한 지점, 아쉬운 지점을 짚어봤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으로 밀항한 구남이 살인 사건 뒤 경찰에게 쫓기는 2막 후반부가 가장 마음에 든다. →요즘 국내 스릴러가 불필요하게 잔인하다는 비판이 많다. ‘황해’도 같은 지적을 받는데. -잔인한 장면은 편집이나 관객의 상상을 유도하며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에두른 표현이 영화적으로는 옳지 않을 때가 있다. 청부 살인이 이뤄지는 순간은 잔혹하고 처참할 필요가 있었다. 살인귀의 존재를 증명할 필요도 있었다. →모든 장면장면에 디테일을 살리는 극사실주의가 돋보인다는 평이다. -배우가 놓여 있는 공간과 분위기를 생생하게 관객들에게 전달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다 보니 예기치 않게 대사 전달력이 떨어진다든가 카메라 초점이 나간다든가 화면이 어두워지는 부분이 나오기도 했다. →리얼리티를 추구하면서도 면가라는 존재는 비현실적이다. 관객들이 혼란스러워 하는 것 같다. -면가는 상황을 혼란스럽게 몰아가지만 영화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본질적으로 개입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래서 일부러 비현실적으로 그리려고 했다. 관객들에게 면가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제공한 뒤 그런 모습이 과장일 수도 있겠다는 느낌을 준 채 빠져 나가려고 했는데 배우가 너무나 현실감 있게 연기를 해 괴물이 나온 것 같다. 김윤석 선배의 연기에 한 수 배우게 됐다. →‘추격자’와 닮은 꼴인 골목 추격전도 인상적이지만, 거대한 트럭이 넘어지는 차량 추격전이 압권이다. 가장 심혈을 기울였을 것 같은데. -하루 네 시간씩 일주일 정도 찍었는데 조건과 예산이 한정돼 조마조마한 마음에 힘이 들어간 것 같다. (차량 추격전보다) 배우들을 담아내는 장면이 더 어려워 외려 (이 부분에) 가장 공력을 들였다. →궁극적으로 영화를 통해 담아내려고 했던 이야기가 뭔가. 조선족이나 우리 사회의 어두운 현실인가. -조선족의 삶이나 우리 사회에 대한 은유들은 영화 곳곳에 넣었다. 표면적으로 전달하고 싶었던 것은 인간은 누구나 다 똑같다는 것이다. 구남(하정우)과 태원(조성하)은 다른 캐릭터이면서도 같은 인물로 볼 수 있다. 살의를 느끼는 과정의 캐릭터가 구남이라면 살인 이후의 캐릭터는 태원인 셈이다. →모든 게 치정 때문이었다는 게 납득이 안 간다는 관객도 있는데. -방정식 같은 거다. ‘황해’에서는 치정을 예로 들었을 뿐, 다른 것을 대입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돈이다. 자유롭게 봐줬으면 한다. 영화의 완성은 관객이 해주는 것이다. 구남의 아내가 고향으로 돌아오는 엔딩 장면은 비현실적으로 구성했는데, 구남의 아내가 살아있기를 바라는 관객은 그게 현실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관객들에게는 구남의 환상으로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영화에 먹는 장면이 굉장히 많이 나온다. -먹는 장면이 ‘황해’를 시작한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추격자’ 촬영 전에 분식집에 갔다가 열 살쯤으로 보이는 아랍계 아이가 지저분한 작업복을 입고 덮밥을 먹고 있는 것을 봤다. 앞으로 움직이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에너지가 필요하고 이렇게 보충하고 있다는 원초적인 느낌을 줬다. ‘추격자’가 끝난 뒤에도 그 이미지가 계속 남아 ‘황해’를 시작하게 됐다. →약 300일 동안 170회차 촬영을 했다. 도대체 필름을 어느 정도 사용했나. 비용이 불어나 제작자가 싫어했을 것 같다. 완벽함을 추구하기 때문인가. -필름을 어느 정도 사용했는지는 비밀이다. 하하하. 한 남자를 쫓아가는 영화라 그가 밟을 만한 땅이나 공간은 무조건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작업이 더뎠을 수도 있겠다. 촬영이 길어진 가장 큰 이유는 날씨 탓이다. 크랭크인(첫 촬영) 때 100년 만의 폭설이 내려 쉬고, 부산에 갔더니 보름 동안 비가 내려 또 쉬고, 이젠 됐다 싶더니 3~4월에도 눈이 내리고 그랬다. →데뷔작 ‘추격자’의 성공으로 이번 작업 때는 운신의 폭이 더 넓어졌을 것 같다. -일장일단이 있는 것 같다. 시나리오 쓸 때는 전작의 성공이 방해가 됐다. ‘추격자’가 이미 밟아 놓은 발자국을 피해 다니려고 애를 썼다. ‘추격자’ 때는 내 선택을 의심하는 배우나 스태프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의심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아니, 다른 생각이 있었더라도 말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덕분에 내가 스스로 의심해야 했다. →‘추격자’ 이후 스릴러 쏠림 현상이 두드러져 한국 영화의 다양성이 줄어들었다는 지적도 있는데. -최근 몇 년 동안 범죄들이 더 강력하고 빈번하게 일어났다. 그 탓에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시선이 더 많이 간 때문이지 영화 한 편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인생의 영화’를 꼽자면. -그러한 작품은 너무너무 많아 한 편을 이야기하기가 어렵다. ‘황해’에 영감을 준 영화가 있다.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범죄스릴러 ‘프렌치 커넥션’(1971년)이다. 구체적인 장면보다 영화 전체의 거친 느낌이 좋았다. →하정우, 김윤석 등 ‘추격자’에 이어 함께한 배우와 스태프들이 많다. 다음 작품도 함께할 것인가. -‘황해’는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열정이 없었다면 완성이 불가능한 영화였다. 그들의 열정과 인내가 만들어낸 영화다. 크게 감사드린다. →‘추격자’ 때도 그렇고, 감독이 독선적이라 불화가 많았다는 소문도 있었는데.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루머에 신경쓰지 않는다. →차기작은 또 스릴러인가. -언젠가는 코미디를 해보고 싶지만 지금은 완전히 백지 상태다. 차기작을 고민해볼 수도 없을 만큼 진이 빠진 상태다. ‘황해’라는 제대로 된 임자를 만난 셈이다. 하하하. 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자동차보험 개선안 살펴보니

    자동차보험 개선안 살펴보니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운전자가 부담하는 수리비용이 최대 10배 늘어난다. 교통법규 위반자의 보험료 할증 부담도 증가한다. 내년 1분기에는 지금보다 보험료가 10%가량 싼 서민보험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관련 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자동차보험 개선대책을 29일 발표했다. 개선안은 내년 1월부터 순차적으로 추진된다. 정부는 차량수리 때 자기부담금을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전환키로 했다. 차 수리비가 지나치게 많이 나와 애꿎게 무사고 운전자의 보험료 할인율이 줄어드는 등 피해를 막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자기부담금 5만원으로 가입한 보험가입자(전체의 88%)가 교통사고를 내고 자차수리비를 보험처리하면 사고 때마다 수리비가 얼마인지 상관없이 운전자는 5만원만 내고 보험사가 나머지를 전액 지급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50만원 한도에서 수리비의 20%를 운전자가 부담하게 된다. 최대 10배까지 자기부담금이 늘어난다. 또 현재 범칙금 납부자만 보험료 할증대상이지만 앞으로는 과태료 납부자도 할증대상에 포함된다. 해마다 보험을 갱신할 때 보험료에 반영하는 신호위반, 속도위반, 중앙선 침범 등 교통법규 위반 이력의 집계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나 위반 항목 및 횟수에 따라 보험료가 5~20% 늘어난다. 교통법규 위반자의 보험료 할증 부담 증가분은 법규 준수자의 보험료 할인에 전액 사용된다. 현재 12년 이상 무사고로 보험료를 최고 60%까지 할인받는 장기 무사고 운전자 160만명은 향후 6년간 추가적으로 무사고를 유지하면 70%까지 할인된다. 정부는 또 외국산 차량사고로 피해자가 렌터카를 이용할 경우, 보험사가 외국산 차량 대신에 동급 국산차를 빌려줄 수 있도록 했다. ‘나이롱 환자’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강화된다. 허위·과잉진료 적발률을 높이기 위해 보험사가 하는 진료비 심사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위탁한다. 경미한 상해는 통원치료를 원칙으로 하고, 48시간 이상 입원할 경우 보험회사가 이를 점검하고 해당병원이 입원 필요성을 재판단하도록 요청할 수 있게 했다. 자동차보험 진료수가를 건강보험 진료수가와 일원화하는 문제는 합의를 도출하지 못해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 협의를 거치기로 했다. 보험사기 근절을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교통범칙금 인상을 검토하고 운전 중 DMB 시청을 금지하는 쪽으로 법 개정도 추진한다. 보험료를 10%가량 할인하는 서민보험 상품도 출시된다. 생계를 위해 기초생활수급자의 자동차나 연 소득 4000만원 이하이면서 부양가족이 있는 서민(35세 이상)이 갖고 있는 소형차 및 1t 이하 트럭이 대상이다. 이기욱 보험소비자연맹 팀장은 정부 방안에 대해 “보험업체의 사업비 낭비를 줄이고 병원 및 정비업계에서 막대한 금액이 새나가는 것을 막을 근본대책이 빠져 있다.”면서 “보험료를 올려 소비자 부담을 늘리려는 보험사의 의도가 반영된 대책”이라고 비난했다. 이경주·정서린기자 kdlrudwn@seoul.co.kr
  • 방역공무원 ‘살처분 트라우마’ 호소

    구제역 가축 살 처분에 동원된 공무원들이 참혹한 현장에 대한 기억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우려됐던 후유증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방역·살처분 등 늘어나는 작업으로 3교대 근무를 강행하는 등 휴식 부족으로 피로가 쌓이면서 사고도 잇따랐다. 격리가 완벽히 이뤄지지 않아 구제역 확산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1일 소 살처분 현장에 투입된 경기 연천군 공무원 A씨는 참혹한 현장을 경험한 뒤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 가축을 매몰한 뒤 위장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한 마리, 한 마리 배를 갈라 묻는 것은 수의사도 꺼리는 작업인데, 여기에 경험 한번 없는 A씨가 투입된 것이다. A씨는 “소의 배를 가를 때마다 흐르는 피와 튀어나오는 내장 때문에 구역질이 났다.”면너 “다시는 떠올리기 싫은 장면”이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A씨는 결국 정신과를 찾았지만 해당 지자체는 “잘 모르는 일”이라고 회피했다. 지난 20일 연천 노곡리 돼지농장 살처분 현장에 투입된 B씨 역시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B씨는 삽과 몽둥이를 들고 돼지 2290마리를 구덩이로 몰아넣어 생매장시켰다. 큰 돼지는 비교적 잘 들어갔으나 새끼 돼지는 도망 다니는 탓에 자루에 3마리씩 집어넣은 뒤 이를 땅 구덩이에 내동댕이치는 작업이 이어졌다. 작은 동물 하나도 죽여본 경험이 없는 B씨가 처음 겪는 도살 작업에서 받은 느낌은 충격 그 자체였다. B씨는 “처음엔 불쌍한 생각에 조심스럽게 몰았는데 나중엔 너무 힘이 들고, 화도 나니까 미친 듯이 닥치는 대로 몽둥이로 때리며 돼지를 몰았다.”며 참혹했던 순간을 전했다. B씨는 “‘눈이 뒤집힌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소름 끼치게 실감했다.”면서 “이후 불면증과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정신과 홍승철 교수는 “충격적인 현상을 목격한 뒤 겪는 악몽이나 수면 장애, 불안, 우울, 환청 등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의 대표적 증상”이라며 “소나 돼지를 보면 참혹했던 장면이 반복되는 고통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러한 증상이 일시적이지 않고 지속될 경우 반드시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업무 피로에 따른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방역 업무를 마치고도 반나절밖에 쉬지 못한 채 업무에 복귀해야 했기 때문이다. 경북 영양에서는 방역 초소에 근무하던 공무원이 초소 주변에 모래를 뿌리기 위해 1t 트럭을 운전하던 중 폭설로 얼어붙은 노면에 트럭이 미끄러져 뒤집히는 사고가 발생해 숨졌다. 안동에서는 밤샘 근무 후 쓰러져 숨졌고, 30대 여직원은 1주일가량 통제소 근무를 하다가 결국 뱃속의 아이를 잃고 말았다. 파주시에서는 방역 기계를 점검하던 공무원이 엔진벨트에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도 일어났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고꾸라진 나를 정보화기기가 일으켰죠”

    “고꾸라진 나를 정보화기기가 일으켰죠”

    “가장 초라하고 불쌍한 인생은 삶의 목표가 없는 인생입니다. 장애로 한없이 고꾸라졌던 저를 처음 일으켜 준 존재는 어머니, 두번째 존재는 정보통신 보조기기입니다.”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서울신문사가 후원한 2010년 장애인 정보통신보조기기 이용수기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김우철(36)씨는 29일 소감을 담담히 밝혔다. 김씨는 중복장애인이다. 1급 시각장애와 왼쪽 하반신이 불편한 지체3급 장애를 갖고 있다. 1999년 손수 차를 운전해서 귀사하는 길에 5t 트럭과 정면충돌한 악몽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1년 넘게 병원신세를 지면서 자살을 마음먹은 것도 여러 번. 그의 인생은 입원했던 병원에 난 큰 불로 다시 한번 바뀌었다. 11층까지 연기가 자욱한 속에 환자와 가족들은 정신없이 건물 밖으로 빠져나갔지만 그의 어머니는 김씨 침대 옆에서 조용히 자리를 지켰다. 움직일 수 없는 김씨와 함께 죽음까지 각오했던 것이다. 다행히 김씨 모자는 무사했고 이후 그는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며 삶의 의지를 다졌다. 인천 혜광학교에서 점자와 침, 안마를 배우고 2004년 영동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다. 이후 사회복지사 1급을 땄지만 사회는 냉담했다. 김씨는 다시 2008년 인제대 사회복지대학원에 진학하면서 행안부를 통해 시각장애인용 컴퓨터 음성안내 프로그램인 ‘센스리더’를 지원받을 수 있었다. 정보통신 보조기기로 그의 인생은 한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전공서적을 읽을 때나 발표자료 작성 때 보조기기가 항상 그의 옆을 지켰다. 김씨는 “장애인도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면서 “정보화기기는 장애인들도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중한 존재”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경남 김해에서 재가장기요양기관을 운영하며 당당한 사회복지사로 활약하고 있다. 이날 한국정보화진흥원 등촌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김씨를 비롯해 최우수상 2명, 우수상 6명, 장려상 10명의 주인공이 한자리에 모였다. 행안부는 수상자들을 격려한 뒤 유아 특수학교 9곳에 터치모니터 등 정보통신기기를 기증했다. 심덕섭 행안부 정보화기획관은 “앞으로 보조기기 지원사업을 계속해 장애인들이 모든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공정사회를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트럭 앞 질주男의 아찔한 순간

    트럭 앞 질주男의 아찔한 순간

    무심코 횡단보도를 건너던 한 보행자가 급출발한 트럭에 치이지 않기 위해 내달리는 아찔한 모습이 공개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9일 전했다. 터키 경찰이 공개한 이번 영상은 이달 초 현지 동부 다디야만 시에서 발생한 사고를 순간 포착한 CCTV 장면이다. 공개된 영상에서 한 남성은 횡단보도를 살짝 벗어난 채 트럭 앞을 지나가려 했고, 이때 차량이 급출발해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사고 당사자 베키르 오즈칸(53)은 보행자 신호등이 파란불일 때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 하지만 트럭 운전자는 차량의 바로 앞을 지나고 있던 보행자를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고. 목격자들의 증언을 따르면 다른 보행자들이 경고 신호를 보내자 트럭 운전자가 속도를 줄였고, 오즈칸은 도로 위에 몸을 내던져 간신히 차에 치지 않았다고. 한편 사고를 당한 오즈칸은 다행히 가벼운 부상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유튜브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혼소송 중 드러난 거짓남편의 ‘더티 사생활’

    이혼소송 중 드러난 거짓남편의 ‘더티 사생활’

    한평생 거짓말을 일삼던 한 백만장자가 자신의 아내와 이혼소송 중 치부가 드러나는 굴욕을 맛봤다. 27일 호주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최근 현지 뉴사우스웨일즈 주의 농장을 부인 몰래 소유하고 있던 한 남성(55)이 이혼 소송에서 지난 30여 년간 부인(54)은 물론 사업 상대들에게 거짓말을 일삼았던 사실이 밝혀졌다고. 이 남성은 최근 가정법원에서 절대로 매춘부와 성매매를 한 적 없다고 맹세했지만 그의 아내는 농장의 경비 내역서처럼 수정된 성매매에 지불된 영수증 조각을 증거물로 발견했다. 또 그는 사업 상대는 물론 참석하던 지역 의회에도 거짓말을 일삼아 왔다. 그는 “군대에서 근무했고 총에 맞은 적 있다. 군에서 훈련을 받아 토목조사 자격이 있다.”며 농장 경영 자격을 얻게 됐지만 사실 트럭 운전과 부동산 에이전트로 일했었다. 아울러 그는 아내와 함께 고급 보트를 타고 다니는 호화로운 은퇴 생활을 하면서도 그녀에게 농장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남편과 헤어진 뒤 지나가는 말로 ‘그의 농장’에 대해 언급할 때까지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판사 피터 머피는 “이 남편은 은퇴한 뒤 부인과 정식 이혼을 통해서 헤어지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부도덕하고 비난당해 마땅한 그는 법정은 물론 아내에게 32년 동안이나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다. 부인은 남편이 농장에서 과소비하지 않았다면 벌써 1250만 달러(한화 약 144억 원) 이상을 벌었겠다며 재산을 반으로 나누는 것을 대신해 남편이 농장에서 소비한 470만 달러(한화 약 54억 원)를 받길 원했다고. 한편 이 매체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10대 때 만나 아무것도 없이 시작해 600만 달러(한화 약 69억 원)의 자산 규모를 구축했다. 아내는 부부 재산의 62.5%와 연금 이자를 받게 됐고 그녀의 남편은 37.5%를 할당받았다. 사진=자료사진(퍼스나우)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경주방폐장 폐기물 첫 반입

    경주방폐장 폐기물 첫 반입

    경주 방사성폐기물처리장(방폐장)에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24일 처음 반입됐다. 1986년 방폐장 건설사업이 처음 논의된 이후 24년 만이다.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은 울진 원전의 임시저장고에서 보관 중이던 중·저준위 방폐물 1000드럼(200ℓ짜리)을 경북 경주 양북면 봉길리에 있는 월성 원자력환경관리센터로 처음 반입했다. 폐기물은 특수 제작된 푸른색 컨테이너에 넣어 전용 선박인 청정누리호에 실려 방폐장 인근 선착장으로 갔다. 폐기물은 트럭에 옮겨져 방폐장으로 운반됐으며 지상 건물인 인수저장시설로 이송됐다. 이곳에서 방폐물은 드럼통 단위로 전수조사를 거쳐 안전한지를 확인한 뒤 2012년부터는 지하처분고에 보관된다.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이란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작업복, 장갑, 각종 교체부품과 병원, 산업체에서 모아진 주사기, 시약병 등을 압축, 고화처리한 폐기물을 말한다. 폐기물은 1000드럼 단위로 매년 6~9회 방폐장 시설로 반입될 예정이다. 방폐공단 관계자는 “인수저장시설의 방사선은 흉부×선 단층촬영검사 때 발생하는 양보다 적다.”면서 “환경방사선감시기 6대가 설치돼 방사선량을 지역 주민들이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주 방폐장으로 폐기물이 들어오기는 했지만 방폐장은 아직 완공이 안 된 상태다. 방폐물 영구보존시설인 지하처분고가 2012년에나 완성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경주 방폐장으로 폐기물이 들어온 이유는 월성, 울진 원전의 폐기물이 2009년 말에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민계홍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이사장은 “원전의 임시 저장고는 이곳보다 설비가 더 열악하고 오히려 원전의 원활한 발전소 운영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방폐장 완공 전까지는 1000드럼 정도 방폐물을 인수해 저장고에 보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주 시의원과 시민단체 회원 50여명은 인수저장시설을 버스로 막아서며 시위를 벌여, 반입이 2시간 넘게 지연됐다. 시민들은 “아직 완성되지도 않은 방폐장으로 핵폐기물을 들여오는 것은 정부와 공단의 안전불감증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인수저장시설은 방폐물을 분류하고 검사하는 장소지, 장기간 폐기물을 저장할 안전장치가 없는 건물”이라고 주장했다. 경주 김상화·서울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네티즌 울린 축산농 아들의 살처분 ~ 매몰 일지

    구제역으로 가족처럼 아끼던 소를 땅에 묻어야 했던 한 축산농의 아들이 살처분 통보를 받은 순간부터 묻히는 순간까지의 과정을 생생히 기록한 글이 23일 네티즌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특히 축산농의 아픔은 물론, 날밤을 새우는 방역직원들의 고충도 절절하게 담겨 있어 확산되고 있는 구제역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구제역 살처분 축산농가 아들’이라는 제목으로 유동일씨는 지난 22일 오후 인터넷포털 다음의 ‘아고라’에 글을 올렸다. 이날 121마리 한우의 살처분이 완료된 날이었다. 그는 “저의 부모님은 지난 13년간 한우를 키우셨다.”고 시작하며 담담하게 시간별로 살처분 과정을 서술했다. 다음은 그의 글을 재구성한 것이다. ‘19일 밤 11시 파주시 축산계장으로부터 우리가 키우는 한우가 예방차원 살처분 대상이라는 통보 전화를 받았다. 지난 12일 출하를 위해 농장을 방문한 차량이 구제역 오염농장에 들렀던 차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20일 살처분을 위해 농장 한가운데를 파서 매립해야 한다고 했지만, 지하수 오염과 121마리를 매장한 곳에서 편히 살 수 없다는 어머니의 눈물 탓에 매립지 확보를 위해 살처분을 하루 연기했다. 21일 오후 3시 살처분을 하고자 방역담당 여직원 1명과 남자 직원 1명이 농장에 왔다. 오후 5시, 파주시 관계자가 찾아와 부모님께 무릎을 꿇고 ‘예방적 살처분에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사정했다. 이 직원은 어머니와 함께 눈물을 흘렸다. 오후 6시에 아버지와 나, 동생은 마지막으로 가는 소들을 위해 고급사료를 줬다. 소들을 안락사시키려고 주사기에 독약을 넣던 여직원은 주사기 개수를 확인할 때마다 구토했다. 30대 주부인 이 직원은 ‘살처분 때문에 3일째 밤샘하고 있다. 1주일째 소화가 안 된다.’고 말했다. 오후 7시가 되자 안락사가 시작됐다. 큰 소는 2분 만에, 암소는 1분 만에, 송아지는…. 여직원은 송아지들의 독약 주사기를 들고는 ‘제가 직업을 잘못 선택한 것 같네요.’라고 울면서 바늘을 찔렀다. 그러고는 다시 구토했다. 22일 오전 1시, 마지막 송아지가 죽는 것을 확인했고, 방역 당국은 농장 여기저기 쓰러져 있는 소들을 덤프트럭에 실었다. 같은 날 오전 4시 30분, 파주시 직원들은 ‘죄송하다.’는 말을 조심스럽게 하고 돌아갔다. 유씨는 이 글에서 ‘120마리 정도 규모의 농장이 되는 데 13년이 걸렸는데, 그동안 휴일 없이 고생한 부모님의 땀은 누가 보상을 하겠냐.’며 현재의 살처분 보상비용으로는 농장 정상화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유씨의 글에는 오후 11시 현재 조회 수 6만 4300회를 기록했고, 510개의 응원과 격려의 댓글이 달려 인터넷 사이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