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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가 폭락 공포 앞에 초연했던 美 월턴家

    주가 폭락 공포 앞에 초연했던 美 월턴家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민해온 자는 시장의 공포 앞에 기죽지 않는다.’ 롤러코스터 증시 앞에 전 세계 ‘개미 투자자’는 정신이 혼미하다. 패닉에 휩싸인 상황에서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또다시 닥칠지 모르는 ‘검은 금요일’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며 부를 쌓아올린 ‘슈퍼 리치’(부자 중 부자)의 투자 방법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칼럼니스트 카렌 블루멘털은 특히 세계 최대의 할인마트 체인인 월마트의 창업주 고 샘 월턴이 가족들에 남긴 몇 가지 투자 원칙에 주목한다. 월턴은 1987년 10월 주식시장이 20% 가까이 폭락하면서 월마트 시가총액이 1주일 새 30억 달러(약 3조 2537억원)가 날아갔을 때도 “증권이란 애초 종이 쪼가리에 불과한 것”이라며 초연함을 잃지 않았고, 그 덕분에 세계 최고 부호 자리에 올라섰다. 월턴가와 다른 거부들의 성공 비결은 단순하면서도 기본적인 투자 원칙에 있었다. 첫째, 철저한 계획으로 두려움을 압도하라. 월턴가가 1962년 월마트 1호점을 낸 뒤 40여년 만에 세계 최고의 부자 집안이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치밀한 계획’이 있었다. 창업자 월턴은 월마트 창립에 앞서 수년간을 계획을 세우는 데 쏟아부었다. 또 다른 거부들과 마찬가지로 투자 자문팀을 운영하며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투자 전략을 마련했다. ‘개미’들도 상승과 하락장에 각각 맞는 투자 계획을 갖고 있어야 한다. 둘째, 분수에 맞는 삶을 영위하라. 월턴은 1992년 골수암으로 숨질 때까지 낡은 픽업트럭을 몰았고 비행기는 일반석을 이용했다. 큰아들 롭 등도 아버지의 검약 정신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미국의 투자자문가인 크레이그 롤린스는 “검소함은 슈퍼 리치들의 공통적 습관”이라고 말한다. 호경기에 불려 놓은 넉넉한 자산은 위기 때 든든한 대비책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셋째, 현금 자산을 충분히 확보하라. 갑부들은 현금이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얻은 뼈아픈 교훈도 ‘다른 자산의 가치가 요동칠 때 현금 등 충분한 유동성 자산을 확보하고 있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월턴가는 배당 실적을 통해 매년 245억 달러(약 26조 5000억원)를 벌어들인다. 넷째, ‘수익’보다 ‘위험 요소’에 초점을 맞춰라. 레리 팔머 모건스탠리-스미스바니 상무이사는 “갑부들은 수익보다 자신의 투자 계획상 위험 요소가 무엇인지에 더 신경을 쓴다.”고 말한다. 월턴가 역시 투자의 최우선순위는 ‘위험 분산’이다. 이 가문은 월마트 외에 은행과 신문사 등도 소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시장 상황이 두렵다고 쉽게 주식을 팔아치우지 말라.’는 격언도 월턴가 등 슈퍼 리치들이 따르는 원칙이다. 세금 감면 등을 위해 주식을 매각하는 것과는 다르다. 2002년 연말 이후 월턴가가 소유한 월마트의 지분은 바뀌지 않고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현대·기아차 美승용 15% 점유 눈앞

    현대·기아차 美승용 15% 점유 눈앞

    현대·기아차가 올 들어 미국 승용차 판매 부문에서 매월 역대 최고 점유율을 갈아치우며 점유율 15%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의 평균 판매가격도 두 달 연속 2만 달러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7월 한 달간 미국에서 7만 2440대의 승용차를 판매하며 트럭과 레저용차량(RV)을 제외한 승용차 시장에서 점유율 14.6%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6월의 14.4%보다 0.2% 포인트 오른 수치로, 월간 기준 승용차 시장에서의 사상 최대 점유율이다. 특히 도요타의 7월 점유율(13.7%)을 앞질렀을 뿐 아니라 현대·기아차가 지난달 미국 전체 시장에서 차지한 시장 점유율(9.9%)도 크게 넘어섰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5월 미국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역대 처음으로 두 자릿수 점유율(10.1%)을 차지했지만, 승용차 시장에서는 일찌감치 두 자릿수를 유지해 왔다. 지난 1년간 승용차 시장 점유율이 평균 10.5%에 달했고, 올 1월 11.5%를 시작으로 3월 11.9%, 4월 13.1% 등 꾸준히 점유율을 높여왔다. 올 1월부터 7월까지의 누적 점유율도 13%를 기록하며 도요타(13.9%)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승용차 판매량 3분의1 이상을 차지하는 쏘나타가 7월 한 달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1% 늘어난 2만대 이상이 팔려 점유율 상승을 견인했고, 아반떼와 제네시스, 에쿠스 등도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기아차도 포르테와 K5, 쏘울 등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한편 미국 자동차 판매가격 조사업체인 트루카닷컴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지난달 미국 평균 실거래가격은 2만 576달러다. 지난 6월 사상 처음 2만 달러대(2만 510달러)에 진입한 이후 두 달 연속 상승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경기도, 사방댐 10년간 500개 더 만든다

    경기도는 산사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내년부터 10년간 사방(沙防)댐 500곳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사방댐은 큰 계곡에서 흘러 내려오는 자갈과 흙 등을 퇴적시킬 목적으로 만드는 댐이다. 급류가 강바닥과 양쪽을 깎을 때 발생하는 토사가 하천 하류로 몰리는 것을 막아 산사태를 방지하고, 하천의 수심과 압력을 적절히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 도는 “1986년부터 올해까지 도내에 설치된 305개의 사방댐이 이번 집중호우 때 토사 유출을 줄이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음이 확인됐다.”면서 “동두천·포천시와 연천군이 사방댐 증설을 강력히 요청해 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도가 연천군 전곡읍 늘목리의 두 계곡이 만나는 곳을 조사해 본 결과, 사방댐이 설치된 곳은 피해가 없었지만 설치가 안 된 곳은 토사와 바위가 하류로 밀려 내려온 것을 확인했다. 지난해 한국정책평가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사방댐 1곳이 토사 2550㎥, 즉 5t 트럭 500대 분량의 토사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으며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경기도 산사태 피해 면적(718㏊)을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효과를 근거로 경기도는 해마다 50곳씩, 10년간 500곳의 사방댐을 경기 지역 곳곳에 설치하기로 하고 1곳당 2억~10억원이 드는 사방댐 설치사업을 확대해 달라고 산림청에 건의했다. 도는 산림 재해 취약지를 선정해 인명·재산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을 우선으로 선정해 연차별로 사방댐을 건설할 계획이다. 그러나 국비보조사업인 사방댐 건설 예산은 국비가 70%, 지방비가 30%여서 재원 확보가 큰 걸림돌이다. 경기도 산림과 관계자는 “이번 호우 피해로 사방댐 확대 설치의 필요성이 크게 제기되고 있다.”면서 “정부가 재원을 빨리 마련해 산사태로 인한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40) 금산 요광리 행정 은행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40) 금산 요광리 행정 은행나무

    나무에 전설이 담기는 건, 그 나무에 대한 사람들의 사랑이 얼마나 지극했는가를 보여주는 뚜렷한 예다. 하나의 전설은 또 하나의 전설을 낳고, 세월이 흐르면서 전설은 실제 있었던 일처럼 부풀려진다. 세월은 옛 전설에 또 하나의 전설을 보태고, 보태진 전설은 사람들의 입을 타고 새로운 전설로 탈바꿈한다. 어느 틈에 전설은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이미지와 환상이 되고 사람살이의 상징이 된다. 프랑스 작가 파스칼 키냐르는 시간의 흐름을 짚어본 ‘옛날에 대하여’에서 “옛날이란 완결될 수 없는 출발”이라고 했다. 옛날 이야기는 그러고 보면 지금 이 순간까지 유효할 때에 살아남는 법이고, 다시 또 새로운 전설을 싹 틔울 씨앗인 셈이다. ●굶주린 호랑이도 뒷걸음질치게 한 위용 충남 금산 요광리 행정 은행나무 그늘에 트럭 한 대가 찾아 들었다. 트럭을 몰고 온 사내는 비를 피하려기보다는 나무 그늘에 들어서서 비를 응시하려는 낌새다. 빗줄기가 가늘어진 틈을 타, 사내는 차문을 열어젖히고 열린 창틀 위로 두 발을 뻗어 올린다. 불편한 자세의 사내는 차 안에서 권태로운 몸짓으로 꿈지럭거리며 낮잠에 들 요량이다. 넉넉한 품의 나무가 품어 안은 트럭이 앙증맞다. 아주 오래 된 옛날, 이 마을에 살던 한 사내도 지금 트럭의 사내처럼 여름 한낮에 나무 그늘에 들어섰다. 나무 그늘에서 빠져든 달콤한 낮잠은 들판에 땅거미가 밀려올 때까지 이어졌다. 그 즈음 뒷산에서 배고픈 호랑이가 먹이를 찾아 마을로 내려왔다. 마을 어귀를 어슬렁거리던 호랑이는 들판에서 풍겨오는 사람 냄새를 맡았다. 저녁거리인 사람을 잽싸게 찾아내기는 했지만 호랑이는 다가서지 못했다. 사람이 누운 자리에는 도저히 덤빌 수 없을 만큼의 위엄을 갖춘 거대한 ‘무엇’이 떡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무엇’은 숲 속에서 흔히 보던 나무라 하기에는 어마어마하게 컸다. 먹이를 앞에 놓고 두리번거리던 호랑이가 거대한 ‘무엇’을 향해 몇 차례 ‘어흥’ 거렸지만, 그건 꿈쩍도 않았다. 두려워진 호랑이는 그 자리를 냉큼 피하는 수밖에 없었다. 굶주린 호랑이를 뒷걸음질하게 한 건 한 그루의 나무, 옛날에 그랬듯이 지금 트럭의 사내를 품은 요광리 은행나무였다. 무려 1000년을 넘게 살았다는 이 나무에는 숱하게 많은 전설이 전해온다. 오래 된 나무들에 전하는 거개의 전설을 총망라한 집대성판이라고 해도 될 만하다. 1000년에 걸쳐 마을 살림살이를 지키며 사람들의 숱한 이야기를 담은 나무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부러진 가지로 3년동안 쓸 밥상 만들어 요광리 은행나무는 생김새부터 사람을 압도한다. 키는 24m이고 줄기 둘레는 13m다. 원래는 더 컸다. 오래 전에 폭풍을 맞아 남쪽과 동쪽으로 난 큰 가지가 부러져 작아진 게 이 정도다. 그때 부러진 가지로 사람들은 요긴하게 쓸 가구를 만들었다. 무려 3년 동안 마을 모든 집에서 쓸 밥상과 37개의 관을 만들었다는 게 이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다. 부러진 가지의 크기뿐 아니라, 그전까지 나무가 보여주었던 위용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큰 가지가 부러졌지만 여전히 나무는 크다. 게다가 벌판에 홀로 서 있어서 더 커 보이기도 한다. 중요한 부분이 부러진 탓에 나무는 특별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남쪽의 가지는 순한 모습으로 둥글게 자랐는데, 북쪽으로 솟구친 가지들은 끝 부분이 사각형 꼴로 사납게 뻗었다. 두 그루의 나무가 붙어서 자라는 것처럼 보인다. 나무 곁에는 ‘행정헌’(杏亭軒)이라는 이름의 아담한 육각정자가 있다. 새로 지은 정자이지만, 500년 전부터 이 자리에는 정자가 있었다. 당시 전라감사를 지낸 이 마을 선비가 짓고, ‘은행나무 정자’라는 뜻에서 행정이라고 했다. 이 나무를 ‘행정 은행나무’라고 부르는 것도 그래서다. 그때부터 이 나무에서는 해마다 음력 정월 초사흗날 밤에 당산제를 올렸다고 한다. 나무 줄기에서는 능히 1000년의 세월을 짚어보고도 남음이 있다. 잘 빚어낸 항아리처럼 가운데가 불룩하게 부푼 줄기는 곳곳에 깊은 상처를 안고 있지만 전체적인 수형만큼은 흐트러뜨리지 않았다. 이 은행나무에는 그가 지나온 세월만큼 다양한 전설들이 전해온다. 마을에 재난이 닥쳐 올 기미가 있으면 큰 소리로 울음 소리를 내서 대비하도록 예고했다거나 나무에 치성을 드리면 아들을 낳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웬만한 노거수에 전하는 평범한 전설들이다. ●한밤중에 아이 세워놓으면 똑똑해져 잠잠했던 비가 다시 쏟아붓는다. 차문을 열고 낮잠을 자던 사내도 빗줄기를 감지하고 차문을 닫고 흐트러진 매무시를 바로잡는다. 호랑이까지 물리친 나무이건만 하늘의 뜻은 물리치지 못한다. 떠날 채비를 하는 사내에게 다가가자, 창문을 빼꼼히 열고 털어놓는 사내의 이야기 끝에 또 하나의 전설이 담겼다. “하도 비가 와서 일을 못 하잖아요. 집에서 빈둥거리느니, 비 구경이라도 하려고 나왔어요. 밤에 비 그치면 방학이라고 집에서 노는 딸 아이도 데려올 거예요. 밤에 이 나무 아래에 아이를 한 시간쯤 세워놓으면 똑똑해진다고 하거든요.” 오래 전부터 전해오는 전설이지만, 익숙해지지 않는다. 게다가 왜 하필이면 아이들이 무서워 하는 밤중인가. 호랑이도 쫓아 보낼 만큼 못할 게 없는 나무의 영험함에 기댄 이야기이겠지만, 들을 때마다 재미있지만, 낯설고 어설프다. 그래도 사람들은 1000년 동안 나무의 전설을 소중히 간직했다. 다시 수천의 세월이 흐르면 나무에 또 다른 전설이 보태질지도 모른다. 옛날은 또 하나의 출발이라는 파스칼 키냐르의 발언은 충남 금산 요광리에서 충분한 증거를 얻는다. 글 사진 금산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충남 금산군 추부면 요광리 329-8. 요광리는 통영~대전 간 고속국도가 통과하는 곳이다. 나무의 위치를 정확히 알아두면 고속국도를 지나는 중에도 은행나무를 찾아 볼 수 있다. 대전 쪽에서 나무를 찾아 가려면 고속국도의 남대전나들목으로 나가서 오른쪽 도로로 6.5㎞ 가면 요광리에 들어서는 요광교에 닿는다. 무주 쪽에서 북진하여 갈 때는 추부나들목으로 나가서 우회전하여 2㎞ 쯤 가면 된다. 다리를 건너면 곧 나무가 있는데, 건너편에서도 나무가 보인다.
  • 현대重 수재민돕기 성금 30억 전달

    현대重 수재민돕기 성금 30억 전달

    31일 서울 신수동 전국재해구호협회에서 이재성(왼쪽) 현대중공업 사장이 한중광 협회 상임이사에게 집중호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재민을 위해 성금 30억원을 전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앞서 지난 28일과 29일 산사태로 큰 피해를 본 우면산 일대에 14t급 굴삭기와 덤프트럭 등 구호용 건설 장비와 운용 인력을 긴급 지원했다.
  • 수마 휩쓴 뒤… ‘쓰레기 쓰나미’ 공포

    수마 휩쓴 뒤… ‘쓰레기 쓰나미’ 공포

    사상 최대의 장마와 ‘100년 단위’의 물난리가 전국을 ‘쓰레기와의 전쟁’ 현장으로 몰아넣었다. 수마가 휩쓸고 간 서울 도심과 경기 북부, 인천 해안, 강원 산간 등 곳곳에 거대한 쓰레기장이 생겼다. 해당 자치단체 공무원과 군 장병, 주민 자원봉사자가 모두 나서 악취 나는 쓰레기를 치우고 검은흙 찌꺼기를 물로 닦았다. 그러나 한강과 임진강을 통해 인천·강화의 서해안으로 떠내려온 폐기 부유물은 서둘러 치우지 않으면 연근해를 심각하게 오염시킬 것으로 보인다. 31일 인천 강화군 길상면 초지리 앞바다에서는 기중기 3~4대가 서해의 쓰레기를 연신 퍼올렸다. 주변에는 쓰레기가 먼바다로 나가지 못하도록 가림막을 설치했지만, 쓰레기 더미는 가림막을 따돌린 채 둥둥 바다 위를 떠다녔다. 쓰레기 수거 속도보다 흘러나가는 양이 더 많은 탓에 기중기들은 쉴 틈도 없이 물과 트럭 사이를 바쁘게 오갔다. 인천시는 수도권에서 떠내려온 각종 쓰레기양을 1만여t으로 추산했다. 장마 직후 하루에 85t을 처리했고 이번 집중호우 때에는 사흘 동안 250t을 건져 올렸다. 청소량이 쓰레기 발생량보다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경기 동두천 일대에서는 주한미군을 포함한 2000여명이 건물과 골목의 쓰레기를 치웠다. 젖은 가재도구와 어디서 나온 것인지 알 수 없는 쓰레기 더미가 뒤엉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서울 서초구 우면동 주택가 등지에서도 쓰레기 청소가 3일째 계속됐다. 서초구는 총 3800t을 수거했다. 군 장병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인지 많이 정리된 것으로 보였다. 강원 일대의 댐에서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저수지 부유물에 대한 처리 작업에 나섰다. 인천시는 서울시, 경기도와 함께 해양 쓰레기 처리비용으로 연간 55억원을 확보했지만, 이미 처리 비용은 15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올해 댐과 하천·하구 쓰레기 정화에 국비 76억원을 포함해 총 250여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조강희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수해 때 발생한 쓰레기는 쉽게 부패하기 때문에 수일 안에 처리해야 한다.”면서 “그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방역 작업이라도 철저히 해야 수질 오염, 전염병 발생 등 제2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학준·신진호기자 kimhj@seoul.co.kr
  • 신장위구르 연쇄 테러… 45명 사상

    중국 북서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카스(喀什·카슈가르)에서 주말 연쇄 테러 공격으로 모두 15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다쳤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31일 카스 시내에서 폭탄이 터져 경찰관 1명을 포함해 3명이 목숨을 잃고 3명이 부상했다. 통신은 현지 경찰의 말을 인용, 폭발이 오후 4시 30분(한국시간 5시 30분)쯤 일어났으며 폭발 직후 당국이 용의자 4명을 사살하고 다른 4명을 붙잡았으며 또 다른 4명을 추적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현지 소식통들은 희생자 3명 모두 경찰관이라고 밝혔으나 목격자들은 이들 경찰이 전날 흉기난동 때 숨졌다고 주장했다. 앞서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또다시 유혈 참극이 벌어졌다. 지난 30일 오후 11시 45분쯤 신장위구르자치구 서남부 핵심 도시 카스의 번화가에서 군중을 상대로 한 무차별 흉기 난자 사건이 발생해 범인 1명을 포함해 7명이 숨지고, 28명이 부상당했다고 자치구 정부 직영 인터넷 매체인 천산망(天山網)이 31일 보도했다. 천산망에 따르면 범인 두 명은 신호대기 중이던 트럭에 올라 타 운전사를 흉기로 살해한 뒤 군중들이 몰려 있던 카스 시내 식당가로 돌진한 뒤 트럭에서 내려 행인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 범인 두 명 가운데 한 명은 군중들과의 격투 과정에서 숨졌고, 한 명은 붙잡혀 공안(경찰)에 넘겨졌다. 관영 신화통신은 영문판에서 “범행이 발생하기 전 부근에서 두 차례 폭발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사건 발생 한 시간 전 미니밴이 폭발했고, 식당가에서도 한 차례 폭발이 있었다는 것이다. AFP통신은 신장자치구 신문판공실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범인 두 명이 모두 위구르인이라고 보도했다. 현지 공안은 허톈 공안파출소 습격 사건 직후라는 점에서 이 사건과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아시아 쪽 관문인 카스 지역은 주민 400만명 가운데 90% 이상이 위구르인이다. 시내 인구는 40여만명으로 중국의 통치와 한족의 지역경제 독점에 불만을 품은 위구르인들의 저항운동이 빈발해 왔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LH, 수해복구 지원…경기도 광주서 300여명 활동

    LH, 수해복구 지원…경기도 광주서 300여명 활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기 광주시 송정동에서 대대적인 수해 복구 활동에 들어갔다. 이지송 사장을 비롯한 LH 임직원 300여명이 참여해 지난 30일부터 1일까지 사흘간 펼치는 이번 활동에서는 침수 피해를 본 광주시 송정동 467가구의 수해 복구를 위해 덤프트럭, 굴착기 등 장비와 인력을 지원하는 한편 수재민을 위한 생활필수품과 성금을 전달했다. 이 사장은 “수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이 일상으로 복귀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LH는 수해 피해 발생 이후 전 임직원이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 지역 본부별로 긴급 기동 보수반을 가동하고 있다. LH는 공사 현장 주변 지역에서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도 현장 직원과 장비를 동원해 수해 복구를 지원하고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무책임의 극치” 8살 아들이 운전할 때 아빠는 쿨쿨

    “무책임의 극치” 8살 아들이 운전할 때 아빠는 쿨쿨

    미국 인터넷 매체 허핑턴 포스트는 자신이 몰던 픽업 트럭의 운전대를 8살난 아들에게 맡기고 운전석 뒷자리에서 쿨쿨 자던 사나이가 경찰에 체포됐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미 루이지애나주 경찰에 따르면 지난 주말 빌리 조 매든(28)이라는 이름의 이 사나이는 미시시피 주 에서 텍사스 주 댈러스까지 가는 하이웨이에서 잠이 쏟아지자 핸들을 8살난 아들에게 넘겼다. 이어 자신은 4살짜리 딸과 함께 뒷좌석에서 잠이 들었다고 한다. 매든은 당시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가 경찰에 체포되기 전까기 8살 꼬마가 모는 트럭은 위험한 곡예운전으로 여러 운전자들을 놀라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에 체포된 이 ‘세상에서 가장 무책임한 아빠’는 아동 유기와 학대 등 수많은 죄목으로 법의 심판을 기다리게 됐고, 두 자녀는 아동보호소에 맡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허핑턴 포스트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옐로우 몬스터즈 “아침형 몸빵밴드 진짜 빡센 괴물 될 겁니다”

    옐로우 몬스터즈 “아침형 몸빵밴드 진짜 빡센 괴물 될 겁니다”

    2010년 4월 16일. 서울 홍익대 앞 라이브클럽에서 잔뼈가 굵은 3명의 사내가 서교동 연습실에서 만났다. 델리스파이스의 최재혁(36·드럼), 마이앤트메리의 한진영(35·베이스), 검엑스의 이용원(31·기타 겸 보컬). 모두 1995년 홍대 라이브클럽 ‘드럭’에서 데뷔해 각자 ‘일가’를 이뤘다. 하지만 소속 밴드의 휴식기간이 길어지면서 음악에 대한 목마름을 느꼈다. 그러던 차에 이용원이 먼저 한진영을 낚았고, 한진영은 최재혁을 불러냈다. ●밴드하려면 소주잔 전에 연주부터 부딪쳐야 다짜고짜 ‘일합’을 겨뤘다. 이용원이 만든 ‘디스트럭션’을 합주한 것. 한진영은 “밴드를 하려고 모인 사람들은 소주를 마시기 전에 연주부터 해봐야 한다. 미심쩍은 부분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라면서 “딱 한 곡을 맞춰보고는 깔끔하게 술 마시러 갔다.”고 설명했다. 맏형 최재혁은 “그 순간 뼈대가 탄탄한 철골 구조물을 본 느낌이었다. 안에 무엇을 채우든, 어떤 색을 칠하든 그건 나중 문제였다.”고 덧붙였다. 한국 펑크록 역사에 ‘괴물’(몬스터)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내친 김에 올드레코드라는 회사도 차렸다. 이용원이 대표이사, 다른 두 멤버는 이사를 맡았다. “눈치 안 보고 ‘빡세게’ 해보고 싶었다.”는 게 이들의 얘기다. 최근 2집 앨범 ‘라이엇’(RIOT·폭동)을 발표한 옐로우 몬스터즈를 지난 27일 서울 태평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일본의 펑크록 페스티벌 ‘빅피스펑카풀릭 2011’ 무대에 한국 밴드로는 유일하게 출연한 직후였다. ●아침형? 음악인도 9 to 5에 준하는 일 해야 막내 이용원이 올드레코드 대표이사인 까닭을 물었다. 이용원은 “집을 담보 잡히고 돈을 끌어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대화를 하다 보니 역할분담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용원은 팀 결성을 주도했을 뿐 아니라 작업을 할 때에도 강렬한 기타 리프(반복되는 악구)와 귀에 달라붙는 멜로디, 코드 등 큰 뼈대를 설계한다. 최재혁이 딱 맞는 비트를 넣어 곡에 숨을 불어넣으면, 멤버 중 가장 입담이 좋은 한진영은 편곡을 한다. 한진영은 “용원이가 뼈대를 세우면 우리가 미장질한다.”며 웃었다. 마이앤트메리나 델리스파이스는 옐로우 몬스터즈에 비하면 말랑말랑한 색깔을 지닌 팀. 하지만 펑크에 대한 열정은 가슴 깊은 곳에 있었다. 한진영은 “음악을 시작한 곳이 모두 펑크클럽”이라면서 “이전 소속팀의 다른 멤버들은 모던하고 팝스러운 느낌을 좋아했는데 재혁이 형이나 나는 ‘빡센’ 음악을 하고 싶었다. 의붓아버지(모던록)와 자랐는데 알고 보니 친아버지는 펑크였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밴드들이 야행성인 것과 달리 옐로우 몬스터즈는 ‘아침형’이다. 공연이 없는 날 하루 8시간쯤 연습한다. 팀 결성 이후 단 한 주도 공연을 거른 적이 없다. 심할 때는 하루에만 4곳에서 공연을 했다. 지난해 200회 공연을 소화했으니 아이돌 못지않은 살인적인 일정이다. 최재혁은 “밴드가 할 수 있는 일은 좋은 음악을 만들어 최고의 라이브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영은 “1집 때 하루 3~4시간씩밖에 안 잤더니 2집은 오히려 쉽게 갔다. 많은 밴드가 앨범을 너무 띄엄띄엄 낸다. 3~4개월 활동하고 2년을 쉰다. 이해가 안 간다. 한 달에 한 곡씩만 써도 1년에 12곡”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음악을 학력으로 하다니… 이용원도 “보통사람들은 9시에 출근해서 6시에 퇴근한다. 음악 하는 사람들도 그 정도는 해야 한다. 그런 밴드들이 많아져야 록 음악계가 발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력으로 음악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 머리로 음악하는 밴드들이 늘었다. 그러니 기획사들은 서울대 출신을 찾아 홍보수단으로 삼는다. 우리 같은 ‘몸빵’(몸으로 버티는) 밴드들이 점점 사라져 간다.”고 뼈 있는 말을 했다. 옐로우 몬스터즈는 10월부터 일본 활동에 나선다. 일본 음반사 2~3곳과 최종협상 단계에 있다. 일본 진출을 결정한 까닭은 펑크록 마니아층이 워낙 두껍기 때문. 크라잉넛, 갤럭시익스프레스와 함께 지방 클럽을 도는 ‘다이너마이트 투어’로 내수를 살리는 한편, 해외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한진영은 “1집 땐 알에서 깨어난 꼬마 괴물이었다면 지금은 완성된 괴물로 자라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용원 역시 “10년이 훌쩍 넘도록 음악을 했지만, 지금이 한창이다. (조건들을) 재고 따지고 할 때가 아니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오는 19일 서교동 상상마당에서 2집 발매 기념공연을 갖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땀은 비보다 진하다… 다시 부르는 희망가

    땀은 비보다 진하다… 다시 부르는 희망가

    29일 햇빛이 내리쬐었다. 물폭탄을 쏟아붓던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 맑았다.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로 큰 피해를 입은 우면동 형촌마을과 방배2동 전원마을, 방배3동 래미안아파트 등에는 경찰과, 군인, 소방대원 등 3만 3000여명이 복구작업에 구슬땀을 흘렸다. 곳곳에서 자원봉사의 손길도 이어졌다. 오전 11시 우면동 형촌마을에서는 1000명 정도의 소방대원과 경찰, 군인 및 자원봉사자들이 복구에 나섰다. 삽을 들고 집집마다 들어가 방과 거실, 지하실에 들어찬 진흙을 퍼냈다. 정원에 있는 이들은 진흙을 양동이에 받고, 대문 앞에서부터 한명 한명에게 양동이를 넘겨 덤프트럭에 부었다. 12시쯤 되자 “10분 휴식”이라는 외침이 들리자 모두들 허리를 폈다. 영등포소방서 관계자는 “우리 집에도 언젠가 토사가 들이닥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복구작업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4명의 사망자가 난 래미안아파트에서도 복구작업이 한창이었다. 아파트 입구인 102동과 103동은 지하 1층에서 3층까지 토사가 들이닥쳐 벽이 완전히 무너져내렸다. 군인 300여명이 빗자루와 삽으로 흙더미를 걷어냈다. 진흙탕으로 변해버린 아파트 정원에는 포크레인까지 동원됐다. 진흙은 걷어내도 끝이 없었다. 군인들의 옷은 바지에서부터 티셔츠까지 진흙으로 범벅이 됐다. 이들은 “파이팅”과 같은 구호를 외치며 서로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특히 자원봉사자들도 쉴 새 없었다. 서울시 자원봉사센터에 따르면 이날 3000여명의 봉사자가 복구를 도왔다. 경찰 및 소방대원들과 함께 진흙 투성이의 가재도구를 닦아 말리는가 하면 토사를 걷어냈다. 새마을운동중앙회 소속 부녀회, 인근 교회 등에서도 복구현장에 천막을 치고 땀을 흘리는 봉사자들에게 빵과 컵라면, 커피 등을 주기도 했다. 형촌마을에서 복구를 돕던 대학생은 “트위터에서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는 글을 보고 나왔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조금씩 예전의 형체를 찾아가는 마을을 보면서 안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전원마을의 한 주민은 “소방대원과 군인 등이 와서 고생을 많이 하니 고맙고 미안하다.”면서도 “집 안에 있는 에어컨이며 냉장고 등이 다 못 쓰게 됐는데 언제면 수리할 수 있을지 막막하다.”고 한숨지었다. 침수된 전기설비는 서초구내 우성1차, 무지개, 임광 등 3개 아파트를 제외하고 모두 복구돼 정상화됐다. 김진아·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천고’ 세계 최대 북 기네스북 올라

    ‘천고’ 세계 최대 북 기네스북 올라

    ‘국악의 고장’ 충북 영동군이 지난해 제작한 북 ‘천고’(天鼓)가 세계에서 가장 큰 북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난계국악기제작촌 이석제(44·타악기공방 대표)씨가 군으로부터 2억 3000만원을 지원받아 만든 이 북은 울림판 지름 5.54m, 울림통 지름 6.4m, 울림통 너비 5.96m, 무게 7t에 이른다. 제작에는 15t 트럭 4대 분량의 소나무 원목과 어미 소 40마리의 가죽이 쓰였다. 군은 15개월 만에 북이 완성되자 ‘소망과 염원을 하늘에 전달하는 북’이라는 뜻에서 ‘천고’라고 이름 붙였다. 군 관계자는 “‘천고’가 세계 최대 북으로 인증돼 난계국악을 세계에 알리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영동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지난해 3월 28일 오전 10시 대전 대덕산업단지의 북쪽 끝 2차선 도로. 일요일 아침 자전거를 타고 마트로 향하던 외국인 노동자 자하드의 눈에 이상한 물체가 들어왔다. 사람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듯 했다. 자전거를 세우고 건물 한쪽 벽면을 살펴보니 젊은 여성이 대형 트럭과 담벼락 사이에 잠자듯 누워 있었다. “술에 취한 여자인가?” 급하게 여성에게 다가간 자하드. 소스라치게 놀랐다. 죽어 있는 게 아닌가. 양쪽 발목이 흰색 노끈으로 단단히 묶여 있었다. 누군가 이 가련한 젊은 여성의 목숨을 끊은 뒤 이곳에 버린 것이었다. ●입만 막은 여성이 질식사하다? 시신은 깨끗했다. 앳된 얼굴의 피살자는 줄무늬 블라우스에 베스트, 검은색 치마를 입고 있었다. 반듯한 옷매무새가 인상적이었다. 전체적으로 사회 초년생의 느낌. 코에는 핏자국이 있었다. 광대뼈와 왼쪽 턱에도 작은 상처가 있었다. 하지만 모두 치명상은 아니었다. 혈흔도 찾을 수 없었다. 여성 피살자들에게 통상 발견되는 목졸림의 흔적 또한 없었다(부검의들에 따르면 살해당한 여성의 90%가 목 졸려 죽는다. 힘이 약한 여성에게 쓰기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형사들은 범행 현장이 여기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여성은 등을 바닥에 대고 누워 있었다. 하지만 시반(屍斑·시신의 피부에 나타나는 자주색 반점)은 몸 앞쪽에 나 있었다. 엎드려 있는 상태에서 죽음을 맞았다는 얘기. 정액반응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가슴에서 남성의 타액이 발견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비구(鼻口) 폐쇄성 질식사였다. 입가에 테이프 자국이 있는 걸 봐서는 이것이 죽음의 원인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테이프가 코는 빼고 입만 막고 있었는데 왜 질식사를 한 걸까. 해답은 사망 당시의 자세에 있었다. 사람을 납치하면 범인들은 보통 끈을 풀지 못하도록 손을 등 뒤로 묶고 소리가 새어나오지 못하게 입을 막는다. 때론 팔을 묶은 끈으로 다리까지 묶기도 한다. 팔이 뒤로 꺾인 자세가 오래 지속되면 심장박동이 크게 떨어진다. 법의학자들은 이 자세로 오래 방치할 경우 코나 입 어느 하나만으로 숨쉬는 것이 어려워 질식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피해 여성은 코에서 난 피가 비강을 막은 게 분명했다. 지문조회 결과 사망자는 충북 청주에 사는 24세 A씨였다. 가족들은 그녀가 집에 돌아오지 않자 가출신고를 한 상태였다. A씨가 죽은 채 발견되기 이틀 전인 26일(금요일) 저녁 청주 남문로에서 회식을 한 뒤 택시를 탄 게 화근이었다. 대학 졸업 후 무수한 입사 도전 끝에 직장에 취직하기 된 그녀였다. 그리고 그녀의 출근 첫째주 휴일을 앞두고 마련된 그녀를 위한 환영 회식이었다. 범인은 그렇게 막 피어나던 꽃망울을 무참하게 꺾어 버렸다. ●범인, 과실치사 적용받으려 술수 형사들은 시신 발견 지점 주변의 폐쇄회로(CC)TV 확인에 나섰다. 먼저 확보한 것은 A씨가 버려진 빌딩 담 위쪽에 설치된 CCTV 화면. 발견 전날인 27일 토요일 저녁 녹화분부터 확인했다. 후미진 곳이긴 해도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인데 시신이 며칠 동안이나 방치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성과 없이 이어지는 CCTV 화면 탐색에 형사들이 조금씩 지쳐갈 즈음이었다. 모니터의 시간이 오전 1시 30분을 가리키는 순간, 퉁퉁한 체격의 남자가 화면에 등장했다. 차에서 내린 남자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트렁크를 열었다. 뭔가를 급히 꺼냈다. 이미 숨져 있는 A씨였다. 남자는 트럭 옆에 A씨를 버린 뒤 황급히 차를 몰고 떠났다. 화면이 너무 흐려 차량번호는커녕 범인의 이목구비도 가늠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차종이 흰색 NF쏘나타임은 분명했다. 더 큰 수확은 차 지붕에 택시표지가 붙어 있다는 점이었다. 경찰은 A씨가 회식을 마치고 탑승한 택시에 대한 수배에 나섰다. 경찰은 CCTV 속 범인이 시신을 유기한 후 다시 청주로 돌아갔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 과정에 반드시 거쳐 갈 수 밖에 없는 노루목을 찾아야 했다. 경찰이 짚은 지점은 현도교. 대전 대덕단지에서 신탄진 나들목(IC)을 거쳐 청주로 넘어가려면 어쩔 수 없이 거치는 곳이었다. 게다가 그곳에는 CCTV도 설치돼 있었다. 범행 당일 오전 1시 30분 이후 다리를 지나간 택시의 수는 모두 67대였다. 경찰은 이중 유독 수상해 보이는 1대에 주목했다. 차 번호를 숨기려 번호판에 반사테이프를 붙인 택시였다. 게다가 앞서 화면에서 본 것과 같은 흰색 NF쏘나타였다. CCTV 화면을 정밀 분석해 알아낸 차량번호는 충북××바××××. 경찰은 청주의 한 택시회사로 형사들을 급파했다. “CCTV에 다 찍혀 있다.” 형사들의 말에 택시기사 안모(41)씨는 순순히 자기 집에서 수갑을 받았다. 자하드의 112 신고가 접수된 지 12시간 만이었다. 택시 운전석 문짝에서는 식칼이, 트렁크 매트에서는 혈흔이 나왔다. 혈흔은 숨진 A씨의 것과 일치했다. A씨를 위협해 빼앗은 7000원도 함께 나왔다. 범인은 “테이프로 입만 막았기 때문에 A씨가 숨은 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성폭행 등 성범죄는 저지르지 않았다고도 했다. 이미 2000년에 감금 및 성폭력 혐의로 3년형을 받고 복역했던 그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놓고도 어떻게 하면 살인이 아닌, 과실치사만 적용받을까 갖은 술수를 쓰고 있었다. ●잔혹한 살인자… 살기 위해 몸부림치다 “연기군 조천변 살인사건 있잖아요. 이번에 나온 DNA가 그 사건 용의자와 일치해요.” 수사팀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전화가 걸려 왔다. 안씨의 과거 범행이 칡넝쿨처럼 이어져 나왔다. 택시기사를 하며 6년간 살해한 여성이 3명이나 됐다. 2004년 10월 충남 연기군 전동면 조천변 도로에서 발견된 B(당시 23세)씨도, 2009년 9월 청주시 무심천 장평교 아래 하천가에 숨져 있던 C(당시 41세)씨도 그의 손에 희생된 것으로 밝혀졌다. 출소 후 안씨는 그렇게 늦은 밤 택시에 탄 여성을 상대로 살인과 강간, 강도 등의 범행을 이어갔다. 대부분 몸집이 작거나 술을 마신 사람들이었다. 지난해 10월 대전지법 형사합의11부는 안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고의성을 부인하고, 끊임없이 진술을 번복하는 등 진지하게 참회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면서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피해자와 그 유족들이 겪은 고통 등을 고려해 극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에 설치된 CCTV는 총 274만대로 추정된다. 공공용 24만대, 민간용 250만대다. 현재 CCTV는 인권침해와 범죄예방 효과 사이에서 뜨거운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 사건에서는 CCTV가 자칫 미제사건으로 묻힐 뻔 했던 억울한 죽음들의 한을 풀어준 것과 동시에 추가적인 희생자를 막는 효과를 냈다. 우리사회의 ‘은밀한 감시자’인 CCTV에 대해 어떻게들 생각하시는가.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15)여성만 노린 연쇄살인택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15)여성만 노린 연쇄살인택시

     지난해 3월 28일 오전 10시 대전 대덕산업단지의 북쪽 끝 2차선 도로. 일요일 아침 자전거를 타고 마트로 향하던 외국인 노동자 자하드의 눈에 이상한 물체가 들어왔다. 언뜻 사람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듯한 느낌.  자전거를 세우고 건물 한쪽 벽면을 살펴보니 젊은 여성이 대형 트럭과 담벼락 사이에 잠자듯 누워 있었다. “술에 취한 여자인가?”  급하게 여성에게 다가간 자하드. 그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죽어 있는 게 아닌가. 양쪽 발목이 흰색 노끈으로 단단히 묶여 있었다. 누군가 이 가련한 젊은 여성의 목숨을 끊은 뒤 이곳에 버린 것이었다.   ●입만 막은 여성이 질식사하다  시신은 깨끗했다. 앳된 얼굴의 피살자는 줄무늬 블라우스에 베스트, 검은색 치마를 입고 있었다. 반듯한 옷매무새가 인상적이었다. 전체적으로 사회 초년생의 느낌.  코에는 핏자국이 있었다. 광대뼈와 왼쪽 턱에도 작은 상처가 있었다. 하지만 모두 치명상은 아니었다. 혈흔도 찾을 수 없었다. 여성 피살자들에게 통상 발견되는 목졸림의 흔적 또한 없었다(부검의들에 따르면 살해당한 여성의 90%가 목 졸려 죽는다. 힘이 약한 여성에게 쓰기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형사들은 범행 현장이 여기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여성은 등을 바닥에 대고 누워 있었다. 하지만 시반(屍斑·시신의 피부에 나타나는 자주색 반점)은 몸 앞쪽에 나 있었다. 엎드려 있는 상태에서 죽음을 맞았다는 얘기. 정액반응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가슴에서 남성의 타액이 발견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비구(鼻口) 폐쇄성 질식사였다. 입가에 테이프 자국이 있는 걸 봐서는 이것이 죽음의 원인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테이프가 코는 빼고 입만 막고 있었는데 왜 질식사를 한 걸까. 해답은 사망 당시의 자세에 있었다. 사람을 납치하면 범인들은 보통 끈을 풀지 못하도록 손을 등 뒤로 묶고 소리가 새어나오지 못하게 입을 막는다. 때론 팔을 묶은 끈으로 다리까지 묶기도 한다.  팔이 뒤로 꺾인 자세가 오래 지속되면 심장박동이 크게 떨어진다. 법의학자들은 이 자세로 오래 방치할 경우 코나 입 어느 하나만으로 숨쉬는 것이 어려워 질식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피해 여성은 코에서 난 피가 비강을 막은 게 분명했다.  지문조회 결과 사망자는 충북 청주에 사는 24세 A씨였다. 가족들은 그녀가 집에 돌아오지 않자 가출신고를 한 상태였다. A씨가 죽은 채 발견되기 이틀 전인 26일(금요일) 저녁 청주 남문로에서 회식을 한 뒤 택시를 탄 게 화근이었다. 대학 졸업 후 무수한 입사 도전 끝에 직장에 취직하기 된 그녀였다. 그리고 그녀의 출근 첫째주 휴일을 앞두고 마련된 그녀를 위한 환영 회식이었다. 범인은 그렇게 막 피어나던 꽃망울을 무참하게 꺾어 버렸다.  ●274만개의 눈…CCTV는 범인을 지켜봤다  형사들은 시신 발견 지점 주변의 폐쇄회로(CC)TV 확인에 나섰다. 먼저 확보한 것은 A씨가 버려진 빌딩 담 위쪽에 설치된 CCTV 화면. 발견 전날인 27일 토요일 저녁 녹화분부터 확인했다. 후미진 곳이긴 해도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인데 시신이 며칠 동안이나 방치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성과 없이 이어지는 CCTV 화면 탐색에 형사들이 조금씩 지쳐갈 즈음이었다. 모니터의 시간이 오전 1시 30분을 가리키는 순간, 퉁퉁한 체격의 남자가 화면에 등장했다. 차에서 내린 남자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트렁크를 열었다. 뭔가를 급히 꺼냈다. 이미 숨져 있는 A씨였다. 남자는 트럭 옆에 A씨를 버린 뒤 황급히 차를 몰고 떠났다.  화면이 너무 흐려 차량번호는커녕 범인의 이목구비도 가늠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차종이 흰색 NF쏘나타임은 분명했다. 더 큰 수확은 차 지붕에 택시표지가 붙어 있다는 점이었다. 경찰은 A씨가 회식을 마치고 탑승한 택시에 대한 수배에 나섰다.  경찰은 CCTV 속 범인이 시신을 유기한 후 다시 청주로 돌아갔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 과정에 반드시 거쳐 갈 수 밖에 없는 노루목을 찾아야 했다. 경찰이 짚은 지점은 현도교. 대전 대덕단지에서 신탄진 나들목(IC)을 거쳐 청주로 넘어가려면 어쩔 수 없이 거치는 곳이었다. 게다가 그곳에는 CCTV도 설치돼 있었다.  범행 당일 오전 1시 30분 이후 다리를 지나간 택시의 수는 모두 67대였다. 경찰은 이중 유독 수상해 보이는 1대에 주목했다. 차 번호를 숨기려 번호판에 반사테이프를 붙인 택시였다. 게다가 앞서 화면에서 본 것과 같은 흰색 NF쏘나타였다. CCTV 화면을 정밀 분석해 알아낸 차량번호는 충북××바××××. 경찰은 청주의 한 택시회사로 형사들을 급파했다.  “CCTV에 다 찍혀 있다.”  형사들의 말에 택시기사 안모(41)씨는 순순히 자기 집에서 수갑을 받았다. 자하드의 112 신고가 접수된 지 12시간 만이었다. 택시 운전석 문짝에서는 식칼이, 트렁크 매트에서는 혈흔이 나왔다. 혈흔은 숨진 A씨의 것과 일치했다. A씨를 위협해 빼앗은 7000원도 함께 나왔다.  범인은 “테이프로 입만 막았기 때문에 A씨가 숨은 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성폭행 등 성범죄는 저지르지 않았다고도 했다. 이미 2000년에 감금 및 성폭력 혐의로 3년형을 받고 복역했던 그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놓고도 어떻게 하면 살인이 아닌, 과실치사만 적용받을까 갖은 술수를 쓰고 있었다.   ●잔혹한 살인자…살기 위해 몸부림치다  “연기군 조천변 살인사건 있잖아요. 이번에 나온 DNA가 그 사건 용의자와 일치해요.”  수사팀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전화가 걸려 왔다.  안씨의 과거 범행이 칡넝쿨처럼 이어져 나왔다. 택시기사를 하며 6년간 살해한 여성이 3명이나 됐다. 2004년 10월 충남 연기군 전동면 조천변 도로에서 발견된 B(당시 23세)씨도, 2009년 9월 청주시 무심천 장평교 아래 하천가에 숨져 있던 C(당시 41세)씨도 그의 손에 희생된 것으로 밝혀졌다. 출소 후 안씨는 그렇게 늦은 밤 택시에 탄 여성을 상대로 살인과 강간, 강도 등의 범행을 이어갔다. 대부분 몸집이 작거나 술을 마신 사람들이었다.  지난해 10월 대전지법 형사합의11부는 안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고의성을 부인하고, 끊임없이 진술을 번복하는 등 진지하게 참회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면서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피해자와 그 유족들이 겪은 고통 등을 고려해 극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에 설치된 CCTV는 총 274만대로 추정된다. 공공용 24만대, 민간용 250만대다. 현재 CCTV는 인권침해와 범죄예방 효과 사이에서 뜨거운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 사건에서는 CCTV가 자칫 미제사건으로 묻힐 뻔 했던 억울한 죽음들의 한을 풀어준 것과 동시에 추가적인 희생자를 막는 효과를 냈다. 우리사회의 ‘은밀한 감시자’인 CCTV에 대해 어떻게들 생각하시는가.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서울신문의 주간 기획물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에 보내주시는 독자 여러분의 큰 성원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게재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리즈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 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할 땐 미제사건 2) 죽음의 성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 직전의 성적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오열했던 남편 부인을 독살하다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목 졸려 죽은 시신의 ‘마지막 증언’ 운전석 아내 목졸라 살해하고 차는 낭떠러지로… 5) 강간 후 살해된 성전환 여성 恨풀다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대변 속 100억분의 1g DNA 난관 속 사건 푼 ‘최후의 단서’ 7) 정관수술한 지능적인 연쇄성폭행범 ‘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혈흔 속 性염색체로 ‘악마의 姓’ 찾아내다 9)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10) 급성 수분중독으로인한 사망사건 사람의 능력 이상으로 물 많이 마시면 생명 잃는다 11) “너무나 깨끗한 자살현장이 타살을 증명했다”-생활반응은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호흡이 지목한 범인은 그의 아들이었다-화재사 속에 숨은 타살의 흔적찾기 13) 車운전석 그녀의 주먹쥔 양팔-‘에어컨은 억울했다’ 14) 피해자·범인 찾아낸 성형수술 자국 광대뼈 축소술 흔적…동거男에 목 졸린 백골의 한 풀어주다 15) 여성만 노린 연쇄살인택시 여성 전문 살인범, 274만개의 눈 CCTV가 잡다
  • LA 빌딩 숲에 미친 ‘21세기판 식인종’ 출현?

    LA 빌딩 숲에 미친 ‘21세기판 식인종’ 출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엔젤레스 시 번화가에서 한 여성이 유모차를 탄 아이를 나꿔 채 팔을 뜯어먹으려다 미수에 그친 엽기적 사건이 일어났다. 미국 일간지 뉴욕 데일리 뉴스는 28일(현지 시간) LA 경찰이 이같은 일을 저지른 여성을 체포한 뒤 사진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나타샤 허바드(36)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가족 단위 쇼핑객들로 붐비는 LA 중심가에서 어머니가 미는 유모차에 탄 아기의 다리를 나꿔 챈 뒤 인근 트럭의 쇠기둥에 패대기 치려고 한 혐의로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경찰에 따르면 허바드는 생후 4개월 짜리 아기의 팔을 먹기 위해 이런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허바드가 아기의 어머니, 이모와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다 체포되는 바람에 실제로 아기의 팔을 뜯어먹은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알렉산더라는 이름의 아기는 이 와중에 심한 타박상과 찰과상을 입은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허바드는 특정범죄 가중 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데 현지 경찰은 “또 다른 (식인)희생자를 막기 위해서”라고 허바드의 얼굴 사진을 공개한 이유를 설명했다. 사진= 뉴욕 데일리 뉴스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첫 상설 취미박물관 ‘하비인월드’ 엄윤성 대표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첫 상설 취미박물관 ‘하비인월드’ 엄윤성 대표

    야구장에서 시원스럽게 날아가는 홈런 공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좋아하고 행복한 일을 해야지.’라고 할 수도 있겠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집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제목이 문득 생각난다. 소소한 일상이지만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과 삶을 미학화해서 그린 이야기들을 모은 책이다. 하루키는 맥주와 두부를 즐겨 먹고, 개미를 무서워하고. 이사하는 걸 좋아하고, 정든 고양이와의 이별을 슬퍼한다. 우리 인간은 누구나 작지만 확실히 행복할 수 있는 ‘거리’가 많다. 그렇다면 당신의 취미는 무엇입니까. 미팅을 하거나 새로운 사람과 대화를 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받게 된다. 확실하게 대답을 못할 수도 있다. 미치도록 좋아하는 것이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시 생각하고는 다들 대답하게 된다. ‘네 이런 거요.’라고. 사람은 일생을 살아가면서 좋아하고 즐기는 취미 한두 가지씩은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독서, 장난감 만들기, 만화보기, 영화보기, 인형만들기, 종이접기, 휴대전화로 문자질하기, TV보기 등 아주 다양한 저마다의 취미를 갖고 있다. 좋아하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이러한 취미를 한군데 모아 보면 어떨까. 국내 최초의 상설 취미박물관인 ‘하비인월드’가 지난 22일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정식 개장했다. 취미박물관이라는 말 자체가 눈길을 끌었지만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7200㎡(2200여평)라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박물관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곳에는 개인과 동호회에서 제공된 2000여점의 취미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프라모델(Plastic Model·조립식 장난감), 디오라마(Diorama·어떤 배경위에 모형을 설치해 놓은 것), 밀리터리(Military)모형, 미니어처(Miniature), 캐릭터(Character)인형, 테디베어(Teddy Bear·손바느질로 만든 곰인형), 코스프레(Costume Play·만화 캐릭터 흉내내는 것), 전통공예 등 가지가지다. 특히 국내 최초로 국제경기를 치를 수 있는 RC(Remote Control Car)트랙을 설치했다. 여기에서 연 9회 정도 국내외 대회를 열 예정이어서 이 또한 눈길을 모은다. 지난 25일 오후 취미박물관을 직접 가 봤다. 1층 전시관에는 지금 30~40대가 유년시절 한번은 만들어 본 추억이 서린 건담(Gundam) 등 로봇들과 피겨(figure), 디오라마, 미니어처 등이 전시돼 있다. 특히 5m나 되는 국내 최대 크기의 항공모함과 40여대의 전투기(실제의 71분의1 크기), 철도 모형 등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규방공예관에는 조선시대의 생활용품이 전시돼 있으며 닥종이인형관에는 여러 모습의 인형들이 손님을 맞이한다. 2층 인형관에는 유니세프 아우인형, 테디베어 스타이프를 만날 수 있고,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3층에는 각종 폐품과 쓰레기 등으로 만든 정크(junk) 아트 작품들이 전시돼 있으며 조립식 키트로 불리는 플라스틱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폐품예술가로 잘 알려진 기병선씨의 작품 수십점도 눈길을 끌었다. 탱크와 전차, 비행기 등 전쟁 스토리로 엮은 40여명의 동호인 작품은 만나 보기 힘든 작품이다. 박물관 대표 엄윤성(46)씨를 만났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공학박사 출신으로 국립과학관 ‘동물의 신비’ 전시를 기획해 화제가 된 인물이다. 그는 “이곳은 취미라는 동질성 아래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며 “부정적이든 아니든 취미활동을 양지로 끌어올려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박물관을 열게 된 동기를 얘기했다. 그러면서 취미라는 공통분모를 즐기는 동호인들에게는 소통의 장이며 일반인들에게는 색다른 취미문화를 즐길 수 있는 체험의 장소라고 덧붙였다. “어린 아이에서부터 어른까지 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취미들을 한 공간에서 직접 보고 체험하면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대표적인 전시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박물관은 벌써 외국에도 입소문이 났다. 덕분에 개장식 직후 일본의 유명한 모형작가인 시게이토와 노리오 다케무라가 1945년 독일에서 사용했던 탱크와 아라비아 로렌스에 등장했던 영국군 트럭 모형의 작품을 선뜻 기증하기도 했다. 2층 전시관에 가면 볼 수 있다. 엄 대표에게 언제부터 이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물었다. “3년 전이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무엇인지 골똘히 생각했지요. 취미에 대해서는 누구나 추억을 가지고 있잖아요. 하지만 사는 게 바빠서 취미를 잊고 있습니다. 그런 기억을 되살리도록 하고 싶은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엄 대표는 원래 ‘보고 수집하는 것’이 취미였다. 아울러 장난감이나 정크작품에도 관심이 많아 인터넷을 통해 취미 동호인들과 꾸준히 접촉을 했다. 한발 더 나아가 취미박물관을 만들 터이니 작품을 제공해 달라고 일일이 부탁을 했다. ‘한국구체관절인형협회’에도 여러번 찾아가 이 같은 뜻을 전했다. 처음에는 동의하지 않았지만 엄 대표의 진지한 설득에 동호인들은 함께 뜻을 모았고 결국 박물관을 열게 됐다. 사기꾼이 아니냐는 비난도 감수하면서 얻은 결과였다. “취미 없는 사람은 없잖아요. 제가 어릴 적에는 우표수집을 했습니다. 사람들의 취미는 매우 다양합니다. 그런 추억을 느끼게 하고 다시 한번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면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하거든요. 또 취미로 만든 작품도 하나의 예술입니다. 그런 것들을 한데 모아 전시를 하면 작지만 많은 행복을 전달해 주잖아요.” 그러면서 박물관을 열게 된 뜻을 다시 강조한다. “세상에는 무궁무진한 취미들이 존재합니다. 영화, 스포츠, 회화, 조각 등 예술로 불리는 것들도 결국 취미에서 시작된 것이지요. 취미활동의 결과물들이 굉장히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사회에서는 음지에 묻혀 있습니다. 프라모델 같은 경우 대부분 집에서는 싫어합니다. 밖에서도 ‘오타쿠’라며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지요. 주눅이 들어 오프라인으로 나오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활동을 하면서 1년에 하루 정도 장소를 빌려 동호인들끼리 작품을 공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설 전시장을 만들어 취미들을 양지로 끌어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박물관 수준의 장소에 자신의 결과물이 전시돼 있다면 자랑거리가 되고 떳떳하게 활동할 수 있고 일반인들도 새로운 문화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엄 대표는 2003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공룡전시회를 열었던 후배와 친구들을 만나 “앞으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전시를 해 보자.”고 제의했고 지난해 11월 함께 ‘동물의 신비’ 전시를 하게 됐다. ‘인체의 속’도 중요하지만 ‘동물의 속’을 제대로 보여 주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종류는 무궁무진합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취미들이 전시대상이지요. 보여 줄 수 있는 것들은 뭐든 다 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콘텐츠를 바꿔가며 항상 취미박물관에 가면 새로운 것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도록 전시물을 꾸밀 계획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흉흉한 뉴스가 많습니다. 특히 청소년들에게는 많은 정보를 주고 있지만 컨트롤을 하지 못하고 있지요. 아이들한테는 꿈을 주고 어른한테는 추억을 제공해 주면 우리 사회가 더 밝아지지 않을까요. 어렵고 힘든 일이 있으면 우리 박물관으로 오세요. 취미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를 푸는 것입니다.” 박물관의 위치가 장점이라는 것도 강조한다. 서울대공원에 놀러왔다가 한번쯤 들러 과거를 회상하면 나쁠 일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족끼리 사진을 찍어 유화로 만드는 체험공간도 마련했다. “최초의 상설전시장이기도 하지만 작품을 전시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동호인들은 원해 왔습니다. 더 넓게 보면 관광자원, 관련 산업 육성이라는 의미도 있지요. 일본에서는 시즈오카 하비쇼를 하는데 세계 각국에서 많은 관람객이 옵니다.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결코 일본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꿈과 희망을 선사하는 박물관으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글 편집위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엄윤성 대표는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84년 오산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경희대 전자계산공학과를 나와 연세대 산업대학원에서 전자계산을 전공했다. 1999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경영공학 박사학위를 딴 뒤 한국과학기술원 테크노경영대학원 위촉 연구원(2000), 경기대학교 경영학부 겸임교수(2001), 한라대학교 경영학부 강의전담 교수(2002) 등을 거쳤다. 2003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공룡전시회를 가진 후배·친구들과 함께 국립과학관 ‘동물의 신비’ 전시 총괄을 맡았다. 이어 지난 22일 경기도 과천에 국내 최초의 상설 취미박물관을 개관했다. 주요 연구실적으로는 ‘한국적 그룹의사결정 지원시스템·그룹웨어 개발에 관한 연구’(한국과학재단), ‘단위 그룹의사결정지원시스템 개발에 관한 연구’(삼성물산) 등을 비롯 ‘분산 데이터베이스의 설계 및 구현’ ‘의사결정 기술, 컴퓨터 자원, DB 등을 통합 설계하여 경영 제반 회의 등을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의 개발’ 등이 있다. 건국대, 단국대, 상명대, 국민대, 성균관대, 연세대, 외국어대, 부천대 등 10여개 대학에서 강의했다.
  • 시간당 70㎜ ‘물폭탄’… 낙뢰 맞고 터널붕괴…

    시간당 70㎜ ‘물폭탄’… 낙뢰 맞고 터널붕괴…

    26일 오후부터 서울 지역에 벼락과 함께 게릴라성 폭우가 쏟아져 1명이 숨지고 실종신고가 잇따랐다. 또 곳곳에서 침수피해도 발생했다. 비는 28일까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최대 300㎜가 내릴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비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오후 7시쯤 서울 관악구 남현동 강남순환도로 6-2공구(남현동~남태령구간) 터널공사장에서 다이너마이트가 폭발, 터널 일부가 붕괴되는 바람에 현장에서 일하던 화학주임 서관열(50)씨가 잔해에 깔려 숨졌다. 관악소방서 측은 “공사 도중 낙뢰가 떨어지면서 충격이 다이너마이트에 가해져 폭발, 터널 일부가 무너져 내린 것 같다.”고 밝혔다. 서씨는 포클레인 등 중장비를 동원한 소방서 측에 의해 매몰된 지 2시간여 만에 구조됐으나 병원으로 이송 도중 사망했다. 서씨는 터널 안 89m 지점에 설치된 228.75㎏의 화약과 폭파 연결선을 확인하기 위해 들어갔다가 나오던 중 갑작스러운 폭발에 변을 당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폭발로 덤프트럭 수십대 분량의 흙이 무너져 내렸다는 것이다. 경찰은 “낙뢰로 인한 화약 발화에 무게를 두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공사를 맡은 롯데건설을 상대로 폭발물 관리에 문제가 없었는지 여부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에는 이날 오후 시간당 70㎜에 가까운 비가 내리면서 시내 6곳의 도로가 물에 잠겨 교통이 통제되면서 퇴근길에 큰 교통혼란이 빚어졌다. 한때 300여건의 침수피해가 접수됐다. 을지로입구에서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점으로 향하는 도로 4차선 구간이 오후 6시 50분쯤부터 7시까지 차량 통행을 차단했다. 소방서에는 오후 5시 노원구 월계동 장월교에서 시민 1명이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 갔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서대문구 홍은동 백련사 인근에서 1명이 고립되기도 했다. 기상청은 27일 오전에 비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 오후부터 다시 시간당 60㎜의 강한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기상청 측은 “26일에는 퇴근시간대 시간당 30~70㎜의 게릴라성 호우가 쏟아져 피해가 더 컸다.”면서 “28일까지도 게릴라성 호우의 가능성이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동현·김소라기자 moses@seoul.co.kr
  • ‘고엽제 매립 폭로’ 前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 국회 증언

    ‘고엽제 매립 폭로’ 前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 국회 증언

    경북 왜관의 캠프 캐럴 주한 미군기지에 고엽제 매립 의혹을 처음 제기한 전 주한미군 출신 스티브 하우스(55)는 25일 “매립 위치에 대한 의혹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 주한 미군 고엽제피해자 국회 증언대회’에 참석, “진실규명을 위한 신속한 조사를 돕기 위해서”라며 복무 당시 고엽제 매립 상황을 힘겹게 털어놓았다. 증언대회는 민주당, 민주노동당, 고엽제대책회가 주최했다. ●“배수로에 고엽제 정기적 살포” 그는 고엽제 영향 탓에 “건강상태가 매우 안 좋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캠프 캐럴에서 건설 중장비 기사로 근무하면서 1978년 2월부터 6개월 동안 일주일에 2~3차례 헬기장 뒤 D구역에 참호를 파고 외부에서 들어온 55갤런짜리 드럼통 수백개를 매립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드럼통에는 오렌지색 줄과 노란색 글씨로 ‘화학물질, 형태: 오렌지’, ‘1967년’, ‘베트남’이라고 써 있었다고도 했다. 이어 “드럼통은 녹슬거나 새고 있었고 매립 기간 동안 나와 동료들은 피부발진을 일으켰고 심하게 기침을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매립이 끝나고 6개월 뒤 현장을 방문했을 때 주변 산등성이 채소들이 모두 말라 죽었고 새와 토끼도 떼로 죽어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7일간 24시간 인슐린을 맞아야 한다. 녹내장, 피부발진 등을 앓고 있다.”고 덧붙였다. 1968년부터 1969년까지 한국에서 근무했던 필 스튜어트(63) 전 미군 대위는 “고엽제가 든 드럼통들이 중대 트럭에 실려 캠프 피터슨 밖으로 나가는 것을 여러 차례 봤다. 부하들은 도로변 배수로 등에 정기적으로 고엽제를 살포했다. 고엽제가 살포된 배수로 물이 근처 개울로 흘러들어가 마을 주민들에게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스튜어트 역시 고엽제에 노출된 까닭에 백내장, 당뇨병 등 갖가지 질환을 앓고 있다. ●“동료 6명 증언 의사 있다” 하우스는 질의응답에서 고엽제가 담긴 드럼통을 묻은 곳을 찾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묻은 방향을 찾느라 조금 헤맬 수 있겠지만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자신과 스튜어트 외에도 고엽제로 고통받는 당시 동료들이 6명이나 된다고 주장하며 “그들 모두 한국에 와서 증언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도심속 허파를 찾아서] (5) 호남의 도시숲

    [도심속 허파를 찾아서] (5) 호남의 도시숲

    도시숲은 이용자의 다양한 가치를 고려하고 있어 볼수록 흥미롭다. 도심에 산소를 공급하는 허파 기능과 녹색 쉼터, 바람 통로 같은 생태적 가치를 인공적으로 실현한 결과다. 도시숲은 산과 달리 조성 목적과 이용방식 등을 감안해 수종을 선정하고 그 형태까지 디자인한다. 광주 푸른길공원과 전남 광양 길호지구 도시숲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폐선부지와 매립지라는 특이성 및 과거의 추억, 미래의 모습을 각각 담고 있다. 숲이 길이 되고, 그 길을 따라 도시 모습의 변화를 그려 낼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역사의 현장이다. 광주 푸른길공원은 기존 면으로 조성된 숲의 전형을 탈피해 선으로 숲을 만들었다. 상식적인 숲의 모습이라기보다 가로수에 가깝다. 도심의 폐선 부지가 훌륭한 공원, 시민들의 쉼터로 탈바꿈한 사례다. 광양 길호지구 도시숲은 미래 환경을 대비해 조성한 숲이다. 작고 갸날픈 나무들이 5년, 10년 후 광양경제자유구역에 녹색 산소를 공급할 소중한 존재다. ●푸른 통학길… 단절된 마을 통합 광주 푸른길공원은 광주역~동성중 간 7.9㎞(11.3㏊)에 달한다. 광주 도심을 통과하던 경전선 철도가 2000년 폐선된 후 2002년부터 지자체와 시민단체가 힘을 합쳐 숲을 조성했다. 현재 남광주역사 구간(0.32㎞)을 제외하고 7.58㎞의 숲이 폭 8~26m로 조성됐다. 철로변이 숲으로 탈바꿈하면서 도시재생효과가 나타났다. 철로를 등진 채 만들어졌던 선로변 집들의 문이 숲을 향해 ‘이동’을 시작했다. 1950년대 조성된 구 도심으로 도로가 좁고 환경이 열악한, 낙후지역이 숲과 조화를 이루며 옛 도심의 정취를 연출하고 있다. 숲을 따라 골목길을 찾아 떠나는 추억 여행이 가능하다. 푸른길공원은 동구 지역의 유일한 공원, 산책로이자 학생들의 쾌적하고 안전한 녹색교통로(통행로)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도심 단절 및 낙후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철도가 수명을 다한 후 주민을 위한 녹지공간으로 환골탈태해 70년간의 고통을 풀어내고 있는 셈이다. 푸른길공원 조성에는 총 253억원이 투입됐다. 광주시가 철로 이설 비용을 부담하고 폐선부지를 인수, 부지매입 부담을 최소화했다. 2002년에는 지역 시민단체와 시민들이 폐선 부지 푸른길가꾸기운동본부를 결성해 숲 조성에 참여했다. 푸른길운동본부는 5억원을 모금해 백문광장~동성중 구간 440m에 시민참여의 숲을 꾸몄다. 설계부터 수종 선정, 식재방법까지 시민들의 땀방울이 녹아 있다. 이 구간은 경관식재가 아닌 다양한 나무를 촘촘히 배치해 숲의 모습을 연출시켰고 잔디를 심지 않아 차별화했다. 푸른길에는 다양한 배려와 관심이 녹아 있다. 조선대와 남광주역 중간에는 풍수에 맞춰 언덕을 조성했고 물이 없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수변공간도 만들었다. 이 같은 노력으로 2006년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더 좋은 장소 만들기 최우수상(총리상)에 이어 2007년 좋은 건설 발주자상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조동범(전남대 조경학과 교수) 푸른길가꾸기운동본부 집행위원은 “폐선 부지는 녹지가 부족한 도시에서 중요한 녹지축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 줬다.”면서 “푸른길은 조성 당시부터 수익사업 계획을 배제하면서 완전한 시민의 숲으로 탈바꿈했다.”고 말했다. ●미래를 설계한 경관·환경의 숲 광양 길호지구 도시숲은 한산하다. 매립지인 광양자유구역 내 컨테이너 부두 배후지역에 조성된 데다 주변에 공장이 들어서지 않아 인적마저 드물다. 숲에 설치된 전망대(비지터센터)에서 바라보면 아파트단지 등이 밀집된 중마동과 산업단지 간 완충녹지의 중앙부에 위치해 있다. 방풍·방음 및 경관숲의 형태로 입주가 마무리되고 황길신도시가 개발되면 녹색 쉼터로서의 기능이 기대된다. 길호숲은 복토 작업에 40억원을 들여 3년 만에 완공했다. 준설토를 깔고 두 차례 복토한 높이가 6m에 달한다. 소요된 흙이 170만여t으로 15t 트럭 11만 5000여대가 동원됐다. 숲의 나무는 공해에 강하고 정화작용이 우수하며 기후변화에 대비해 세심하게 선정했다. 가시나무와 먼나무, 후박나무, 후피향나무 등 상록활엽수와 광양에서 잘 자라는 수종 등을 선별해 심었다. 지역적 특성을 감안해 조류관찰대와 수변데크산책로 등이 방문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광양시는 공업·항만도시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다양한 숲 조성에 나섰다. 지역 기업들과 협력해 자투리 국·공유지에 기업공원을 만들고 있다. 철도공원 등 10개 공원이 기업 이름으로 조성됐다. 정진호 광양시 공원녹지사업소장은 “길호지구 숲은 현재 이용보다 미래 개발 수요에 대비한 생태·경관 숲”이라며 “길호지구와 와우지구를 연결하는 8대 녹지축 중 하나로 중마동과 연계도로가 개설되면 이용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도시숲 유지관리 정부 나선다 도시숲은 조성 못지않게 유지관리가 중요하다는 서울신문의 지적에 대해 산림청이 유지관리를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에 나섰다. 숲 조성은 활발한 반면 숲의 유지관리는 지자체가 전담하면서 예산 부족에 따른 질적 관리가 불가능하다. 가로수의 경우 수형 관리를 위해 지속적인 다듬기가 필요하나 일손을 줄이기 위해 나무의 윗부분을 완전히 베어내고 있다. 도시숲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수종갱신 등 생태적인 관리는 생각지도 못한 채 시설물 보완이나 제초작업에 머무는 수준이다. 보완사업비는 전무하다. 그렇다 보니 지자체들의 유지관리 예산 지원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속수무책이다.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도 늘고 있으나 재원 부족으로 이용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김석권 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장은 “숲은 조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환경에 맞춰 관리해 줘야 한다.”면서 “방치돼 상태가 좋지 않은 나무가 많아지면 사람에게 오히려 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도시숲법’은 숲의 조성부터 관리·이용 전 과정을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숲을 공공기반시설이자 미래 자산으로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광주·광양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걸레스님’ 중광 타계 10주기 특별전

    ‘걸레스님’ 중광 타계 10주기 특별전

    “밤에 한지 한 트럭을 배달해 두면 하룻밤 새 다 써버렸답니다. 단순히 기이한 게 아니라 그처럼 극한적인 몰입과 수련 끝에 저런 작품들이 나왔다고 봐야하는 겁니다. 그런데 2002년 타계 뒤 너무 빨리 잊혀진 감이 있습니다.”(이동국 서예박물관 수석 큐레이터) 스님 중광(重光·1935~2002). 아니 걸레스님 하면 퍼뜩 떠오를지 모르겠다. 수십년은 더 된, 비루하게 누빈 옷을 걸치고 다니면서 입만 열면 남녀 성기를 뜻하는 ‘X’, ‘X’ 같은 육두문자를 수시로 내뱉었던 기이한 인물. 그래서 1977년부터 영국, 미국 등에서 전시회를 열기 시작했으나 정작 한국에서는 예술가로서 조명된 적은 없는 인물. 이 인물을 재조명해보자는 취지의 전시가 8월 21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만행’(卍行)이라는 이름으로 열린다. ●힘찬 필치로 녹여낸 달마·학 작품들 “원래 지난해 기획된 전시인데 작품들이 워낙 광범위해서 차라리 한 해 더 늦추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 올해 전시에 이르렀다.”는 박물관 측 설명처럼 전시된 작품은 전통적인 묵화에서부터 문학, 조각, 도예, 유화, 영화, 행위예술 등 다양하다. 그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작품은 달마와 학을 그린 작품들. 하룻밤 새 트럭 한대 분량의 한지를 다 써버렸다는 사람답게 힘찬 필치로 대상을 압축적으로 잡아낸 솜씨가 보통 아니다. 제주 출신답게 말, 바다, 새 등을 소재로 한 제주 풍경화도 녹록지 않다. 이동국 큐레이터는 “스스로 세상을 깨끗이 하는 걸레임을 자임했다는 것은 깊은 골짜기에서 수도하는 선이 아니라 산에서 내려온 선을 지향했다는 뜻”이라면서 “달마 작품 가운데 외눈박이가 있는데 이는 속세에서 펼치는 선 수행의 한 방법으로 본인의 예술을 강렬하게 의식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원로 영화감독 김수용 특강 마련도 부대행사도 있다. 8월 6일 오후 2시에는 원로 영화감독 김수용(82)이 ‘나는 왜 허튼 소리를 만들었나’를 주제로 특강을 한다. 김 감독은 1986년 중광의 일대기가 담긴 책 ‘허튼 소리’를 영화로 만들었다가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불교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는 이유로 10여곳이 잘려 나가자 이에 항의하면서 감독을 그만두기도 했다. 영화는 2002년 부산국제영화제 김수용 회고전에서 완전 무삭제판으로 다시 상영됐고, 이번 전시 기간에도 상영된다. 5000원. (02)580-130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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