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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t 트럭이 밥줄인데 그걸 팔아야 살아요”

    “1t 트럭이 밥줄인데 그걸 팔아야 살아요”

    자영업자에 귀한 대접받던 1t 트럭코로나 여파에 중고 매물 넘쳐 골치관광용 중·대형 승합차도 애물단지주방용품은 ‘새것 같은 중고’만 팔려“1t 트럭은 하루가 멀다 하고 중고 시장에 나오는데 사겠다고 구경하러 오는 사람은 전혀 없네요.” 서울 강서구 가양동 중고자동차 매매단지에서 근무하는 김창용(52)씨는 지난달 31일 전시장 야외까지 꽉 찬 중고 차량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아 귀한 대접을 받던 1t 트럭이 코로나19 여파로 중고차 시장의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김씨는 “한 달에 1~2대꼴이던 트럭 매물이 코로나19 이후로 한 달에 6대 수준으로 늘었다”며 “경기가 나빠지면 생계용 트럭의 쓸모가 줄고 매달 나가는 할부금 부담 때문에 차라리 처분하려는 사람이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단체 관광용으로 주로 사용되던 중·대형 승합차도 중고차 시장의 애물단지 신세다. 여행업계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중고 자동차뿐만 아니다. 같은 날 둘러본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도 최근 폐업한 자영업자들이 내놓은 중고물품이 쌓여 포화 상태였다. 주말이면 북적북적하던 주방거리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 을씨년스러웠다. 이미 폐업 처리를 하고 가게를 내놓은 곳도 눈에 띄었다. 상인들은 거리 판매대에 쌓아 놓은 주방용품만 바라보며 하릴없이 손님을 기다렸다. 상인들은 중고용품이 팔리지 못한 채 창고에서 먼지만 쌓여 가는 모습을 보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한신주방설비 신택상 대표는 “폐업 자영업자들의 물건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받아 줄 곳이 없는 상황”이라며 “요즘에는 새것 같은 중고를 원하기 때문에 상품가치가 금방 떨어져 반 이상은 폐기 처분한다”고 말했다. 불경기로 거래처가 급격히 줄어든 상인들은 어려움을 호소한다.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상인들은 하나둘씩 주방거리를 떠나고 있다. 황학동 중앙시장 상인회에 등록된 점포는 과거 180개에서 코로나19 발생 이후 약 120개까지 감소했다. 주방용품 판매업체 성동주방 김의현 대표는 “가게를 내놓은 지 오래 됐지만 나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비싼 임대료와 인건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게에 나와 물건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 업소용 중고용품 가격이 헐값이 되자 자영업자들은 중고거래 사이트에 직접 물건을 내놓고 판매를 하기도 했다. ‘당근마켓’ 앱에서 ‘폐업’이라는 단어로 검색하면 매장에서 사용하던 각종 주방용품과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최근 카페를 폐업했다는 한 판매자는 “업체에 물품을 처분하려 했는데 가격을 너무 낮게 불러 조금이나마 손해를 덜 보려고 중고거래 사이트에 일일이 물건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주인 없는 중고 트럭과 주방용품만 쏟아져”…폐업 속출에 포화된 중고시장

    “주인 없는 중고 트럭과 주방용품만 쏟아져”…폐업 속출에 포화된 중고시장

    “1t 트럭이 하루가 멀다고 중고 시장에 나오고 있는데 경기가 어려워서 그런지 정작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조차 없네요.” 서울 가양동 중고자동차 매매단지에서 근무하는 김창용(52)씨는 지난달 31일 전시장 야외까지 꽉 찬 중고 차량들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코로나19로 소상공인들이 주로 사용하던 1t 트럭이 매물로 대거 쏟아져 나왔지만 좀처럼 주인을 찾지 못해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코로나19 이전에는 한 달에 1~2대 꼴로 1t 트럭이 중고 시장에 나왔다면 코로나19 이후로는 6대 꼴로 들어오는 차량이 늘었다”며 “경기가 나빠지면서 생계용 트럭은 쓸 일이 없어지고 할부금은 매달 나가기 때문에 차라리 처분하려는 자영업자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31일 서울 가양동 중고자동차 매매단지와 황학동 주방거리 등을 둘러본 결과 최근 폐업한 자영업자들이 내놓은 중고물품이 쌓이면서 포화 상태를 보이고 있었다. 카이즈유 등록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등록 거래 대수는 전년 대비 7% 증가한 395만 2820대다. 최근 5년간 최대 거래 규모를 기록했다. 차종별로 살펴보면 거래 대수가 가장 많았던 차는 총 19만 8323대를 기록한 현대차 ‘포터2’다. 소상공인들이 주로 생계용으로 이용하는 차량이다. 여행업계도 피해를 입으면서 관광용으로 사용하던 중·대형 승합차 처분도 늘었다. 매매단지에서는 전시장 내부가 이미 가득 찬 탓에 전시장 바깥에 차를 세워둔 모습이었다. 중고차 판매업자 이모(43)씨는 “경기가 활성화 돼야 생계용 트럭이 많이 팔리는데 지금은 트럭을 사가도 할 일이 없으니 판매가 되지 않는다”며 “트럭은 한 달에 1~2대는 꼭 팔았는데 요즘은 아예 못파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주방용품 거래처인 서울 황학동 주방거리도 상황은 비슷했다. 주말이면 북적북적하던 주방거리는 이날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며 한산한 분위기를 보였다. 이미 폐업 처리를 하고 가게 임대를 내놓은 곳들도 눈에 띄었다. 상인들은 거리 판매대에 쌓아 놓은 주방용품만 바라보며 하릴없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황학동 중앙시장 상인회에 등록된 점포 수는 과거 180개에 달했으나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약 120개로 줄었다. 불경기로 거래처가 급격히 줄어든 탓에 상인들은 어려움을 호소한다. 자영업자들이 매주 1t 트럭으로 싣고 온 중고용품들은 팔리지 못한 채 창고에서 먼지만 쌓이고 있다. 한신주방설비 신택상 대표는 “폐업 자영업자들의 물건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받아줄 곳이 없다”며 “요즘에는 새 것 같은 중고를 원하기 때문에 상품가치가 금방 떨어져 반 이상은 폐기 처분한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은 중고거래 사이트에 직접 물건을 내놓고 판매를 하기도 한다. ‘당근마켓’ 앱에서 ‘폐업’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본 결과 매장에서 사용했던 각종 주방용품과 가전용품을 판매하는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최근 카페를 폐업했다는 한 판매자는 “업체에 물품을 처분하려 했는데 가격을 낮게 불러 조금이나마 더 이익을 남기자는 취지에서 중고거래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공터·다리 밑에서 택배 분류… “휠소터·자동레일 딴 나라 얘기”

    공터·다리 밑에서 택배 분류… “휠소터·자동레일 딴 나라 얘기”

    “나대지(裸垈地·지상에 건축물 등이 없는 대지)라고 하죠. 서브 터미널인데 입간판도 없고 그냥 노상에서 택배 물품 분류를 하는 거예요. 물품을 실은 15t짜리 간선트럭이 도착하면 차에서 내려 일일이 배송할 곳에 따라 분류합니다. 자동화 분류 시스템? 그런 게 어딨어요. 그나마 수동레일이 하나 생겨서 얼마나 편해졌는데요.”2년 전 경남 김해에서 택배 일을 시작한 이영규(49)씨는 오전 7시 30분부터 일을 시작한다. 실제 배송은 점심 시간 전후로 시작하지만, 택배 물품 분류작업 때문에 오전 일찍 출근할 수밖에 없다. 이씨는 하루 평균 350~400개 정도의 택배 물품을 배송하는데 분류 작업만 통상 3~4시간이 걸린다. 대형 택배사가 자랑하는 휠소터(Wheel Sorter·택배 물품 자동분류 시스템) 같은 기계가 없어서 일일이 손으로 물품을 분류하고 차에 싣고 내리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이후 이씨는 부인과 함께 저녁 10시까지 물품을 배송하면 하루 14~15시간의 노동은 끝이 난다. 한 달 전만 해도 상황은 더 안 좋았다. 이전엔 택배 물품을 옮기는 데 필요한 ‘수동레일’조차 깔려 있지 않아 트럭에서 트럭까지 일일이 손으로 옮겨야 했다. 이런 이유로 오후 1시가 넘어야 분류작업이 끝났다. 이씨가 속한 노동조합이 투쟁한 끝에 대리점과 사측으로부터 받아낸 결과물이다. 물론 지금도 휠소터는 꿈 같은 이야기다. 이씨는 “과거엔 비 오는 날에는 분류작업하다가 물품이 빗물에 젖을까 싶어 다리 밑에 들어가 분류하기도 했다”며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간이화장실조차 없어 남자는 담벼락에 가서 소변을 해결하고 여성들은 인근 주유소에 가서 부탁해야 할 정도로 환경이 열악했다”고 말했다. ●군소도시 대리점 자본력 약해 시설 나빠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지방 소도시의 열악한 서브터미널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택배기사 과로의 원인으로 꼽히는 분류작업을 두고 택배사와 노동자 간 합의안을 마련했지만, 그 온기가 휠소터조차 깔려 있지 않은 지방의 택배 터미널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택배사들이 분류작업을 지원하고 있는 곳의 대부분은 수도권의 휠소터가 있는 서브터미널에만 국한돼 환경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택배노동자의 업무 부담은 그대로다. 특히 지역 군 단위 택배 대리점들은 택배사들이 서브터미널 시설 투자와 관리 비용을 대야 한다고 주장한다. 31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화주가 의뢰한 택배 물품은 서브터미널(집화)→허브터미널(중계)→서브터미널(분류)→택배기사(배송)→고객 순으로 전달된다. 이 과정에서 택배사는 허브터미널과 서브터미널을 운영해 택배 프로세스를 총괄하며 대리점은 택배기사와 차량을 확보해 본사와 대리점 계약을 맺고 택배 업무(집화와 배송)를 진행한다. 또 택배노동자는 영업용 차량을 갖추고 대리점과 계약을 맺고 택배 업무를 수행한다. 이처럼 택배 물품 하나가 배송되려면 택배사와 대리점, 택배노동자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가능하다. 갈등과 마찰은 서브터미널에서 발생한다. 택배노동자의 업무가 시작되는 곳이면서 택배사와 대리점, 택배노동자의 접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택배 물품 분류 작업이 이뤄지는 곳도 서브터미널이다. 서브터미널 환경이 열악하다면 택배노동자들의 업무는 배가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대리점이 비용이 많이 드는 서브터미널 운영까지 떠맡으면서 비롯됐다. 택배 물량이 많은 수도권 등의 서브터미널은 택배사가 직접 운영하거나 비용을 대고 대리점에 위탁 운영하는 반면, 지방의 군 단위 물량이 많지 않은 지역의 서브터미널은 대리점이 직접 운영한다. 부지 매입과 시설 구축 비용이 막대하다 보니 자본력이 약한 대리점이 운영하는 서브터미널은 시설이 열악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대리점 측은 택배사가 서브터미널 운영을 대리점에 떠넘기면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택배대리점 직간선협의회 관계자는 “지방 소도시의 경우 대리점이 서브터미널을 운영하도록 택배사가 강제하고 있다”며 “대리점이 서브터미널 운영을 포기하면 대리점 운영까지 포기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등 압박을 받게끔 해 대리점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서브터미널 운영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그는 또 “서브터미널 구축 시 차량의 주차와 회전 반경 등을 고려해 부지를 매입해야 하는데 최소 700평의 땅이 필요하다”며 “물류시설 인허가를 받을 수 있는 부지만 영업이 가능한데 빚을 내 사들이더라도 기반시설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협의회 추산 CJ대한통운이 운영하는 서브터미널은 약 270곳이다. 이 중 68개 서브터미널의 경우 대리점이 시설투자와 관리비용을 대는 ‘직간선’ 서브터미널이다.●CJ 270곳 중 68곳이 대리점 측 비용 투자 실제로 이곳의 환경은 열악하다 못해 최악이다. 지붕이 없는 것은 물론 변변한 물류 장비나 입간판을 갖추지 못한 곳도 허다하다. 그냥 공터에서 대형 트럭과 소형 트럭이 정차해 택배노동자가 자동화 기계의 도움 없이 손으로 택배 물품을 분류하는 것이다. 대기업 택배사가 자랑하는 휠소터나 자동 레일, ITS(Intelligence Scanner·택배 물품을 자동 측정해 부피별로 가격을 매기는 시스템) 장비는 ‘딴 나라’ 얘기다. 이곳에서 일하는 택배노동자는 과로와 부상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다. 지붕도 없는 공터에서 분류작업을 하다 보니 비가 올 땐 감전 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춥거나 더울 땐 동상과 온열질환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경북에서 5년간 일한 택배노동자 김모(43)씨는 “공간 문제 때문에 적재된 물건을 트럭 후미가 아닌 측면에서 빼다 보면 떨어지는 물건에 맞는 건 다반사”라면서 “제대로 쉴 곳조차 없는 건 말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최근 노사정 사회적 대타협을 이뤘음에도 직간선 서브터미널은 분류 인력을 지원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택배사들이 휠소터가 있는 서브터미널부터 분류 인력을 지원하고 있어서다. 분류 인력을 부득이하게 지원하지 못한 곳은 택배 수수료를 인상해 보상을 해 주겠다는 입장이지만, 근무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 과로사와 부상 위험은 그대로일 수밖에 없다. 아울러 지방의 택배노동자 대부분은 노조에 가입해 있지 않아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모르는 이들도 많다. 전국택배노조 김해지회장인 이씨는 “사회적 대타협이 성사됐지만 분류인력 지원은 안 되고 있다. 6명당 1명을 지원하겠다는 건 휠소터가 있는 터미널이고 우리는 자동화 기계가 없는 만큼 적어도 2명당 1명은 들어와야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며 “그나마 노조를 설립하고 많이 바뀌었는데 김해만 하더라도 노조가 없는 대리점이 대부분이라 사회적 대타협 이후에도 실제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리점 측도 택배사가 나서서 서브터미널을 운영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수익이 안 난다는 이유로 지역 대리점에 서브터미널 운영을 떠맡기지 말고 다른 광역 단위 도시에 있는 서브터미널처럼 직접 운영하든, 적어도 부지와 시설 투자라도 해 달라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국토교통부에 여러 민원을 넣고 있지만, 서브터미널을 택배사가 직접 운영해야 한다는 법 조항 등이 없어 뚜렷한 진전은 없는 상태다. 택배대리점 직간선협의회 관계자는 “택배 수수료 내에서 서브터미널을 운용하다 보니 자동화 설비는커녕 분류인력 지원도 어려운 게 엄연한 현실”이라며 “택배사가 투자하고 구축해야 할 서브터미널을 비용 지급도 없이 일방적으로 대리점과 택배기사에게 떠넘기는 게 타당한가. 상식적으로 봤을 때 택배사가 서브터미널을 운용하는 게 맞다”고 호소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가족 부양 위해 쓰레기더미 뒤져…‘물가폭등’ 시리아의 현주소

    가족 부양 위해 쓰레기더미 뒤져…‘물가폭등’ 시리아의 현주소

    돈이 되는 페트병이나 알루미늄캔은 물론 아직 입을 만한 옷가지에 때때로 포장이 뜯기지도 않은 음식물까지 버려진다. 현재 시리아 북동부에 있는 한 쓰레기 매립지에서는 덤프트럭이 들어와 쓰레기를 새로 버릴 때마다 이중에서 쓸만한 물건을 찾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보도에 따르면, 알말리키야 외곽 메마른 평원에서 방한복을 입은 시리아인 십여 명은 곳곳에 버려진 검은색 쓰레기 봉투를 찢어 속을 확인한다. 팔릴 만한 것이나 재활용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먹을 것을 필사적으로 찾고 있는 것이다.스카프를 두르고 모자를 쓴 여성은 불에 타 연기가 자욱한 쓰레기 더미를 헤진다. 또 어떤 사람은 납작해진 빵을 허리춤에 집어 넣는다. 누군가는 찢어진 포장지에서 빠져나온 스파게티에까지 손을 뻗기도 한다. 검은색 작은 부츠를 찾아 집어든 사람도 있고 입을 만한 청바지를 발견해 손에 들고 환하게 웃는 아이의 모습도 보인다. 이런 광경은 이 쓰레기장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것이다.자녀를 둔 40대 여성 움 무스타파는 AFP와의 인텁에서 “가족을 부양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물건을 찾기 위해 종종 이곳에 온다”고 밝혔다. 거칠고 거무스름해진 손으로 쓰레기 더미를 뒤적이면서 “가끔 우리는 아직 먹을 수 있는 오렌지나 사과를 찾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무스타파의 다섯 딸도 종종 이 매립지에 와서 쓸만한 물건을 찾는다. 그 사이 무스타파의 양치기 남편은 몇 마리의 양을 돌보는 일을 한다. 3년 전 쿠르드족 전사들과 이슬람국가(IS)와의 교전으로 가족과 함께 마을을 떠나왔다는 무스타파는 “가장 운수 좋은 날은 트럭이 식당에서 버린 음식을 실어올 때”라면서 “그중 일부는 깨끗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위험한 것은 알지만 병원에서 버린 쓰레기를 살필 때도 있다”면서 “다른 선택지가 없기에 우리는 그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시리아에서는 10년 가까이 이어진 내전으로 심각한 경제난 속에 파운드화의 가치가 폭락했다. 유엔의 식량지원기구 세계식량계획(WFP)은 이 나라의 식품 가격은 2019년 11월 이후 전국적으로 3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WFP에 따르면, 쿠르드족이 거주하는 북동부 지역에서는 이미 2019년부터 60% 이상의 사람들이 식량 불안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사진=AFP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포토] 긴장감 감도는 코로나19 백신 중앙접종센터

    [포토] 긴장감 감도는 코로나19 백신 중앙접종센터

    내달부터 코로나19 첫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예정된 가운데 31일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백신 중앙접종센터에 트럭 한대가 들어가고 있다. 2021.1.31 연합뉴스
  • [밀리터리 인사이드] 해군이 아름답다고 느낄 때

    [밀리터리 인사이드] 해군이 아름답다고 느낄 때

    입항 과정에 눈 맞으며 ‘눈사람’ 된 대원들칼바람 아랑곳하지 않고 바다 살피는 견시병온몸으로 쏟아져 나오는 물 막으며 침수훈련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전승일을 기념해 2008년부터 해군은 매년 상륙작전 재연행사를 열었습니다. 행사에는 늘 1만 4500t급 독도함이 등장해 상륙돌격장갑차를 쏟아내는 장관을 연출했습니다. 독도함은 전차 6대와 상륙돌격장갑차 7대, 트럭 10대, 야포 3문, 병력 720명을 한꺼번에 수송할 수 있는 대형수송함입니다. 그러다 2016년을 끝으로 행사가 잠시 중단됐고, 지난해부터는 5년마다 행사를 여는 것으로 계획이 바뀌었습니다. 그렇지만 지난해에도 아쉽게 코로나19 영향으로 상륙작전을 재연하지 못했습니다. 코로나19를 완전히 극복해 장관을 다시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군함 위에서의 업무는 작은 실수도 용납되지 않습니다. 특히 안개, 비, 야간 운항 때 레이더로 포착되지 않는 물체를 맨눈으로 확인하는 ‘견시’는 매우 중요한 임무 중 하나입니다. 직접 쌍안경을 들고 물체를 확인해야 하며 자이로스코프 등으로 방위각을 측정하기도 합니다. 견시병은 충돌 위험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실시간으로 정보를 당직사관에게 전달합니다. 춥다고, 덥다고, 피곤하다고 피할 수 없는 일이기에 국민들을 대신해 감사를 전합니다. 군함 입출항 과정에도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대원들의 긴장감이 높아집니다. 함정 정박에 사용하는 굵은 ‘홋줄’은 여러명의 병사들이 한꺼번에 달려들어야 겨우 움직일 수 있을 만큼 무겁습니다.배가 떠내려가지 않도록 하는 홋줄은 오로지 수작업으로 걸어야 하기 때문에 힘든 업무 중 하나입니다. 입출항 때 눈이 오면 갑판 근무 장병들은 그대로 ‘눈사람’이 되기도 합니다.해군 특수전전단(UDT/SEAL)은 1955년 창설된 해군 최정예 부대로 특수작전, 수중파괴, 폭발물 처리, 해상대태러 임무 등을 수행합니다. 부대 표어는 ‘불가능은 없다’입니다. 24주간의 훈련 기간 중 132시간, 엿새간 잠 한숨 자지 않고 훈련받는 ‘지옥주 훈련’을 통과해야 대원이 될 수 있습니다. 무인도에서 음식물 공급 없이 버티는 생존훈련도 있습니다.이들 대원 1명의 전투력은 일반 병사 10명의 전투력과 맞먹는다고 합니다. 2011년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 주얼리호 선원들을 단 1명의 사망자 없이 성공적으로 구출한 ‘아덴만의 여명작전’을 이끌었습니다.1950년 창설된 해난구조대(SSU)도 혹독한 훈련으로 유명합니다. 각종 해난사고에서 인명을 구조하는 일이 모두 이들에게 주어지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임무를 수행한다는 각오를 다집니다. 겨울에는 바다 속에서 혹한기 훈련을 합니다. 이들은 2019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유람선 침몰사고 현장에 파견되기도 했습니다.해군 실사격 훈련은 가상의 적을 설정해 정밀타격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일렬로 줄지어 기동하는 함정의 함포와 미사일이 가상의 적을 향해 불을 뿜는 모습은 장관을 이룹니다.사진은 차례로 2함대 해상기동훈련에 참가한 호위함 등이 함포사격을 하는 모습과 광개토대왕함급 구축함에서 127㎜ 함포를 발사하는 모습, 한국 최초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이 SM2 대공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과거 연안 방어를 책임졌던 130t급 ‘참수리급 고속정’은 개방형 함교여서 적의 공격에 취약했습니다. 사진처럼 정장이 파도와 비바람을 견뎌야 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2002년 6월 참수리급 고속정 357호정 정장(대위)이었던 故 윤영하 소령은 이런 구조 때문에 적의 집중적인 사격을 받아 안타깝게 순직했습니다.이에 따라 해군은 참수리급 고족정을 230t급 ‘검독수리급 신형 고속정’(PKMR)으로 전면 교체해 공격력과 방어력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검독수리급 고속정은 76㎜ 함포와 130㎜ 유도로켓을 장착해 원거리에서 적 함정을 타격할 수 있습니다. 또 함교를 함 구조물 내부로 넣어 정장이 비바람은 물론 적의 표적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외관 구조를 대폭 개선했습니다.여기에 윤 소령의 이름을 딴 400t ‘윤영하함급 유도탄고속함’도 잇따라 도입했습니다. 윤영하함급 유도탄고속함은 레이더에 잘 탐지되지 않는 스텔스 선체에 76㎜ 함포와 대함유도탄을 장착했습니다. ‘프로펠러’로 기동하던 함정의 추진 방식도 ‘워터제트’로 바꿔 기동력을 높였습니다. 새로 건조된 유도탄고속함에는 윤 소령을 포함한 6용사의 이름이 차례로 붙여졌습니다.해군은 함정의 화재와 침수에 늘 대비해야 합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전 대원을 대상으로 ‘소화방수훈련’을 진행합니다. 실제 함정 침수와 동일한 조건으로 훈련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온 몸으로’ 물을 막아냅니다.함교에서 지휘하는 장교, ‘전투배치‘ 명령에 총을 들고 달리는 병사 모두 자랑스러운 우리 해군입니다. 차가운 바닷바람을 견디며 오늘도 나라를 지키는 모든 이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코로나 1년 지나서야…미국,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

    코로나 1년 지나서야…미국,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

    미국 방역당국이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명령을 발표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1년여 만에 이뤄진 조치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비행기, 기차, 지하철, 버스, 택시, 선박, 공유차량 탑승자가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할 것을 명시하는 강제 지침을 내렸다. 이번 지침은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1일 정부기관들에 교통수단 이용 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위한 행동에 즉시 착수하라는 지시를 내린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지난 20일에는 모든 연방 건물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모든 연방 정부기관은 이날까지 이에 대한 시행계획을 제출하도록 돼 있다. 이번 CDC 지침에 따라 탑승 전후 공항, 버스 정류장, 부두, 기차·지하철역 등에서도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한다. 다만 대중교통수단 안에서라도 음식이나 약을 먹기 위해 짧은 기간 마스크를 벗는 것은 허용되며, 개인용 차량이나 상업 트럭 운전자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2세 이하 영아나 특정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적용되지 않는다. 마스크는 코와 입을 가려야 하고 구멍이 뚫려 있어선 안 되며, 스카프나 손수건으로는 마스크를 대체할 수 없다. CDC의 이번 명령은 월요일인 내달 1일 오후 11시 59분(미 동부시간 기준)부터 시행되며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효력이 유지된다. 미 교통안전청(TSA)을 비롯해 연방, 주, 지역 당국이 명령을 집행한다. CDC 측은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는 국민을 보호하고 코로나19 사태 와중에도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CDC는 마스크 착용을 강력하게 권고하는 데에 그쳤는데, 이번 명령이 시행되면 앞으로 대중교통 안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연방법을 위반하는 게 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CDC는 지침 위반자들은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민사처벌 가능성이 더 높다고 덧붙였다.이번 지침에는 항공사 등이 탑승객에게 의료기록, 코로나19 음성 검사결과, 의료 전문가의 진찰기록 등을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CDC는 해당 운송·항공업체가 이를 거부하는 탑승객을 최대한 빠르게 내리게 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CDC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도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지침을 추진했지만, 당시에는 좌절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의회의 마스크 의무화 입법 노력에도 반대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독일, 오스트리아, 호주 등은 올해 들어서야 공공장소나 대중교통 내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왜 차선에 안 끼워줘” 트럭 운전자 폭행한 50대 실형

    “왜 차선에 안 끼워줘” 트럭 운전자 폭행한 50대 실형

    자신의 차량을 차선에 끼워주지 않는다며 앞에 있던 트럭 운전자에게 욕설을 하고 폭행한 혐의로 5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 실형을 선고받았다. 30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박상구 부장판사)는 지난 28일 특가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폭행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월 21일 오후 3시쯤 서울 성동구의 한 사거리에서 자신의 차를 차선에 끼워주지 않는다며 앞에 있던 트럭 운전자 B씨의 멱살을 잡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XX야 평생 트럭이나 몰아” 등의 욕설을 하며 B씨를 뒤따르다 신호에 걸려 차량이 멈춰서자 트럭의 운전석으로 걸어가 문을 열어젖힌 다음에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폭행으로 피해자 B씨는 얼굴을 심하게 다쳤으며, 치아 2개를 발치하는 등 약 180일의 치료가 필요한 부상을 입었다. 재판부는 “운전자에 대한 폭행은 자칫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져 심각한 인명·재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라며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인해 육체적 상해와 함께 심한 정신적 모멸감과 고통을 받았다.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다만 “피고인이 전과가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며 “피해 회복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법정구속을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데스크 시각] 그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 사람은 없다/유영규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그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 사람은 없다/유영규 사회부장

    “자존심 상하고 모멸감도 들죠. 알아서 나갔으면 하는 생각에 회사가 닥치는 대로 허드렛일을 모아 준다는 걸 모두가 잘 알거든요.” K는 출근 도장을 찍으면 곧바로 봉고차에 올라탄다. 8개월째다. 직접고용을 외치며 전국 52개 고속도로에서 어깨걸이를 했던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은 더이상 요금수납원이 아니다. 2019년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7개월간의 투쟁 끝에 요금수납원 노동자들은 전원 직접고용으로 현장에 복귀했다. 하지만 회사가 준비해 둔 건 ‘현장지원직’이란 낯선 직함뿐이었다. 말이 좋아 현장 지원이지 현장 청소였다. 매일 그들을 태운 승합차가 멈춰서는 고속도로 위가 그날의 일터다. 기자와 통화한 날엔 경인고속도로 상하행선 졸음쉼터 4곳을 청소하고 쓰레기를 모으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때론 고속도로 갓길의 잡풀을 뽑고, 방음벽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넝쿨을 걷어내야 한다. “시속 100㎞를 넘는 속도로 내달리는 대형 화물트럭이 지나가기라도 하면 몸이 휘청해요. 아차 하면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지요. 빌미를 주지 않으려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어요.” 그렇게 한 달을 버티면 200만원이 채 못 되는 월급이 통장에 꽂힌다. 노조 간부였던 L의 상황은 더 암담하다. 회사는 그를 집에서 290㎞나 떨어진 경북 영천으로 발령 냈다. 차로 쉼 없이 달려도 3시간 반 거리니 주중엔 집에 갈 생각을 못 한다. 고3 수험생인 아이의 밥을 챙겨 줄 수도 없다. 그나마 2주 전부턴 청소일에서도 배제됐다. 농성 과정에 형사사건으로 기소됐다는 이유로 회사는 L과 노조 관계자 16명을 직위해제했다. 사규를 그대로 적용했을 뿐이라는 설명 뒤에는 직위해제자에게 업무를 맡길 수는 없으니 기본급을 30% 깎겠다는 통보가 따라붙었다. 1억 3000만원이 넘는 손해배상 소송에도 휘말렸다. 노조원들은 사측의 조치가 사실상 해고 절차를 위한 수순이라 보고 있다. “사규엔 형사재판에서 금고형 이상을 받으면 해고할 수 있다는 내용도 있거든요.” 한숨짓는 L의 이야기를 들으며 차라리 민간 기업에서 벌어지는 일이었다면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유독 이번 정부는 노동자들에게 갚아야 할 ‘말빚’이 많다. 대통령 스스로 ‘노동 존중’이란 공약을 내걸었던 만큼 지난 4년간 청와대와 정부는 노동권에 희망적인 구호들을 던졌다. 하지만 화려한 구호와 수사는 결과적으로 용두사미가 됐다. 스물네 살 청년 김용균이 사망한 후 2년여 만에 어렵게 세상에 등장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아무도 처벌하지 못한다는 비아냥을 듣는다. 심지어 영세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보호 대상에서 제외됐다. 대한민국은 목숨값조차 같지 않다는 현실을 법이 일깨워 준 셈이다. 여전히 투쟁 중인 톨게이트 노동자와 코레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상황을 생각하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이 공허하게 느껴질 정도다. 지금도 현장엔 공공기관이라는 허울 좋은 간판에 가려진 채 저임금과 고용불안정에 고통받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너무많다. “날 때부터 비정규직이 어디 있겠어요. 세상에 그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 사람은 없어요. 그런 대접을 받는 사람들만 있을 뿐이죠.” 덤덤하게 말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말이 가슴을 친다. 아이러니하게도 도로공사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는 ‘고속도로에서는 사람이 우선입니다’라는 문구가 떡하니 걸려 있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대통령의 구호를 차용한 듯하다. 스스로 뱉은 말을 곱씹어 줬으면 한다. 당신 말이 옳다. 누가 어느 곳에 서 있건 사람이 먼저다. whoami@seoul.co.kr
  • “코로나 맞선 의료진처럼 평범한 인물도 영웅 될 수 있죠”

    “코로나 맞선 의료진처럼 평범한 인물도 영웅 될 수 있죠”

    “금전 압박받을 때 스트레스 주제 구상극장용 애니도 한류 잠재력 충분해요”요즘 영화가를 장악한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소울’과 일본 흥행 1위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에 토종 애니메이션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음달 3일 개봉하는 ‘스트레스 제로’는 현대인의 스트레스가 괴물을 만든다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했다. 이대희(44) 감독은 28일 서울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영화의 가치는 제작비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얼마나 재미와 감동을 주느냐에 달렸다”면서 “코로나19에 맞서는 의료진처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이 희생정신을 갖추면 얼마든지 영웅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스트레스 제로’는 스트레스 해소 음료를 복용한 직장인들이 부작용으로 ‘불괴물’로 변한다는 설정에서 시작한다. 도심 곳곳에 나타난 불괴물들과 싸우는 건 초능력을 가진 히어로가 아니다. 불괴물의 출현으로 직장을 잃은 40대 가장 ‘짱돌’,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친구 ‘고 박사’처럼 평범한 이웃이다. 이 감독에게 ‘스트레스 제로’는 2012년 전주국제영화제 수상작인 ‘파닥파닥’ 이후 9년 만의 신작이다. 그는 “영화를 제작하며 금전적 압박을 받고 집도 팔아야 했을 때 스트레스에 대한 영화를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했다. 불괴물을 구상하게 한 건 딸이었다. “오빠에게 장난감을 뺏기고 우는 모습이 불타는 것처럼 보였다”는 거다. 자신처럼 초등학생 자녀를 둔 40대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공감하며 보길 바라는 마음에 주인공들도 40대로 설정했다. 그는 “애니메이션은 일반 영화와 달리 제작 도중 한번 실수(NG)하면 애니메이터가 처음부터 다시 작업을 시작해야 해 리테이크(재촬영)에 기본적으로 2~3일 이상 걸린다”며 “예산 제약을 감안하면 장면 하나하나에 극도로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은 ‘뽀로로’같이 TV를 기반으로 한 아동용 부문에서는 두각을 보였다. 하지만 극장용 작품은 제작비만 50배 이상 차이 나는 디즈니·픽사 등과 경쟁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 감독은 “할리우드보다 기술력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소울’ 제작에 한국인이 관여했듯 한국 기술 인력의 손재주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면서 “한국은 웹툰이 활성화되는 등 콘텐츠 측면에서도 스토리 소재가 무궁무진해 극장용 애니메이션도 한류를 이끌어 나갈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소울’에 도전하는 토종 애니 이대희 감독 “평범한 40대도 영웅 될 수 있죠”

    ‘소울’에 도전하는 토종 애니 이대희 감독 “평범한 40대도 영웅 될 수 있죠”

    요즘 영화가를 장악한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소울’과 일본 흥행 1위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에 토종 애니메이션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음달 3일 개봉하는 ‘스트레스 제로’는 현대인의 스트레스가 괴물을 만든다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했다. 이대희(44) 감독은 28일 서울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영화의 가치는 제작비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얼마나 재미와 감동을 주느냐에 달렸다”면서 “코로나19에 맞서는 의료진처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이 희생정신을 갖추면 얼마든지 영웅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스트레스 제로’는 스트레스 해소 음료를 복용한 직장인들이 부작용으로 ‘불괴물’로 변한다는 설정에서 시작한다. 도심 곳곳에 나타난 불괴물들과 싸우는 건 초능력을 가진 히어로가 아니다. 불괴물의 출현으로 직장을 잃은 40대 가장 ‘짱돌’,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친구 ‘고 박사’, 퀵서비스 배달원 ‘타조’처럼 평범한 이웃이다. 이 감독에게 ‘스트레스 제로’는 2012년 전주국제영화제 수상작인 ‘파닥파닥’ 이후 9년 만의 신작이다. 그는 “영화를 제작하며 금전적 압박을 받고 집도 팔아야 했을 때 스트레스에 대한 영화를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했다. 불괴물을 구상하게 한 건 딸이었다. “오빠에게 장난감을 뺏기고 우는 모습이 불타는 것처럼 보였다”는 거다. 자신처럼 초등학생 자녀를 둔 40대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공감하며 보길 바라는 마음에 주인공들도 40대로 설정했다. 그는 “애니메이션은 일반 영화와 달리 제작 도중 한번 실수(NG)하면 애니메이터가 처음부터 다시 작업을 시작해야 해 리테이크(재촬영)에 기본적으로 2~3일 이상 걸린다”며 “예산 제약을 감안하면 장면 하나하나에 극도로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은 ‘뽀로로’같이 TV를 기반으로 한 아동용 부문에서는 두각을 보였다. 하지만 극장용 작품은 제작비만 50배 이상 차이 나는 디즈니·픽사 등과 경쟁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 감독은 “할리우드보다 기술력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소울’ 제작에 한국인이 관여했듯 한국 기술 인력의 손재주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면서 “한국은 웹툰이 활성화되는 등 콘텐츠 측면에서도 스토리 소재가 무궁무진해 극장용 애니메이션도 한류를 이끌어 나갈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못난이 농산물’ 가치소비 캠페인 확산… 소진공·투자공사·예보·KB증권도 동참

    최근 제철을 맞은 딸기를 매개로 우리 농산물에 대한 가치소비 문화가 차츰 확산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약자층이라고 할 수 있는 농민과 소상공인, 취약계층을 돕는 ‘1석 3조’의 효과도 기대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한국투자공사(KIC), 예금보험공사, KB증권 등은 27일 ‘비굿’(B·good) 딸기를 무료급식소와 사회복지시설 등 취약계층에 전달하는 가치소비 문화 확산 캠페인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비굿 딸기는 일반 딸기와 맛과 질에서는 차이가 없음에도 모양과 크기 등이 수출 규격에 맞지 않는 비규격품(못난이)으로, 딸기 수출 농가의 판로 확보와 소득 증대에 숨통을 틔워 주는 역할을 한다. 이전까지 딸기 수출 농가들은 비규격 딸기를 국내에 효과적으로 유통할 이렇다 할 방법이 없었다. 이번에 취약계층에 전달되는 딸기는 컵딸기나 요거트딸기 등의 형태로 제공되며, 코로나19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푸드트럭 업체가 가공을 맡았다. 아울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예금보험공사 등의 소속 직원들은 비굿 딸기에 대한 공동구매 방식으로 가치소비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앞서 KB국민은행과 서울신문은 이달 초 소속 직원들에게 비굿 딸기를 나눠주는 방식으로 캠페인의 첫 단추를 끼웠다. 유통 단계와 비용을 줄이는 유통 구조 혁신을 통해 구매자들은 하루 전 수확한 신선한 딸기를 저렴한 가격으로 받아 볼 수 있다. 장세훈 비굿 대표는 “우리 사회의 약자층인 농민과 자영업자, 취약계층 등이 가치소비의 틀 속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거래 품목과 참여 대상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11년째… 얼굴 없는 천사의 쌀 300포대

    11년째… 얼굴 없는 천사의 쌀 300포대

    27일 서울 성북구 월곡2동 주민센터 앞에서 성북구청 관계자들이 ‘얼굴 없는 천사’가 보내온 20㎏ 포장쌀 300포대를 트럭에서 내리고 있다. 성북구청에 따르면 2011년부터 11년째 매년 쌀을 보내온 ‘얼굴 없는 천사’는 올해도 “어려운 이웃이 든든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잘 부탁한다”는 짤막한 전화만 남겼다. 연합뉴스
  • 11년째… 얼굴 없는 천사의 쌀 300포대

    11년째… 얼굴 없는 천사의 쌀 300포대

    27일 서울 성북구 월곡2동 주민센터 앞에서 성북구청 관계자들이 ‘얼굴 없는 천사’가 보내온 20㎏ 포장쌀 300포대를 트럭에서 내리고 있다. 성북구청에 따르면 2011년부터 11년째 매년 쌀을 보내온 ‘얼굴 없는 천사’는 올해도 “어려운 이웃이 든든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잘 부탁한다”는 짤막한 전화만 남겼다. 연합뉴스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미 육군의 차세대 준중거리 극초음속 미사일 ‘OpFires’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미 육군의 차세대 준중거리 극초음속 미사일 ‘OpFires’

    극초음속이란 음속의 5배 또는 그 이상에 해당하는 속도를 뜻한다. 지난 2019년 러시아가 Kh-47M2 킨잘과 아방가르드 같은 극초음속 무기들을 선보였고 뒤이어 중국도 둥펑-17을 공개했다. 러시아와 중국이 속속 극초음속 무기들을 선보이면서 미국도 이를 추월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극초음속 무기는 극초음속 비행체와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미 육군은 특히 극초음속 비행체를 내장한 미사일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극초음속 비행체란 발사체의 추진력을 이용해 높이 상승했다가 이후 분리되어 활공하면서 비행한다. 극초음속 비행체는 마하 5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며 기존 탄도미사일의 재돌입체와 달리 독특한 비행 궤적을 자랑한다. 이 때문에 현존하는 미사일 방어체계로 요격하기가 쉽지 않다. 사실 극초음속 비행체의 무기화를 처음 시도한 것은 미 육군이었다.2011년 극초음속 비행체를 내장한 AHW(Advanced Hypersonic Weapon)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 1987년 12월 미국과 소련 간에 체결한 중거리핵전력조약과 중국과 러시아의 군비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사실상 개발을 중단했다. 그러나 2019년 중거리핵전력조약에서 미국이 탈퇴하고, 미 육군이 새로운 군사교리로 다영역작전을 채택하면서 사거리 2000km 이상의 장거리극초음속무기인 LRHW(Long Range Hypersonic Weapon)을 개발해 2023년까지 전력화할 계획이다.또한 미 육군은 중국과 러시아간의 준중거리 미사일 격차를 줄이기 위해, 미 국방성 고등기술연구원(DARPA)과 함께 OpFires(Operational Fires)라는 새로운 극초음속 무기를 개발 중이다. 장거리극초음속무기인 LRHW와 마찬가지로 극초음속 비행체를 내장한 OpFires는 사거리가 1600여km에 달한다. 또한 마하 5이상으로 날아 20분 내에 1600여km 떨어진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 OpFires는 A2/AD(Anti-access/Area Denial) 즉 반접근/지역거부에 사용되는 적의 방공망을 재빠르게 파괴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OpFires는 크기가 큰 LRHW와 달리 C-130 수송기로 공중수송이 가능하도록 콤팩트하게 만들어질 예정이다. OpFires 발사차량에는 극초음속 비행체를 내장한 3발의 지대지 미사일이 장착되며, 미 육군의 고기동 대형 전술트럭을 차체로 사용한다. 미 록히드마틴사가 만들 OpFires는 2023년에 완전 비행 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며,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추진체의 지상연소실험을 성공적으로 실시한 바 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포토] 11년째 이어진 ‘얼굴 없는 천사의 선물’

    [포토] 11년째 이어진 ‘얼굴 없는 천사의 선물’

    서울시 성북구 월곡2동에 11년째 ‘얼굴 없는 천사’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쌀을 보내왔다. 27일 새벽 월곡2동 주민센터 앞에서 성북구청 관계자들이 ‘얼굴 없는 천사’가 보내온 20㎏ 포장쌀 300포대를 트럭에서 내리고 있다. 성북구청은 ‘얼굴 없는 천사’는 2011년부터 매년 쌀을 보내오고 있으며 올해도 ‘어려운 이웃이 든든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잘 부탁한다’는 짤막한 전화만 했다고 밝혔다. 2021.1.27 연합뉴스
  • 시동 거는 미래차의 대중화… 충전·주행·차종에 달렸다

    시동 거는 미래차의 대중화… 충전·주행·차종에 달렸다

    “휘발유차·경유차처럼 전기차·수소차는 ‘보완재’로서 친환경차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 다양성을 반영해 병행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미래차(전기차·수소차) 보급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래차는 정부의 그린뉴딜·2050 탄소중립 과제 중 국민 생활과 직결돼 체감도가 가장 높은 분야다. 성과에 따라 탄소중립 확장성에 가속이 붙을 수 있다. 2019년 기준 국가 탄소 배출량(7억 280만t) 중 수송 부문이 14.2%(9990만t)를 차지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서울 등 대도시에서는 미세먼지 최대 배출원이다. 주행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미래차로의 전환은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필수불가결의 요소다. 정부는 올해 미래차 13만 6185대(수소차 1만 5185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한 해 미래차를 10만대 이상 공급하는 것은 처음이다. 오염물질 배출이 적고 경제성이 높다는 장점에도 현실은 녹록지 않다. 충전 불편과 주행거리 한계, 대체 차종 부족 등 대중화로 나아가기 위한 길은 ‘산 넘어 산’이다.●6000만원 미만 차량만 보조금 전액 지원 26일 환경부에 따르면 2020년 12월 말 기준 전기차는 16만 8669대(승용 1만 238대), 수소차는 1만 892대(승용 1만 815대)가 보급됐다. 전기차 충전기는 6만 4188기(급속 9805기), 수소충전소는 70기(버스·화물 충전소 2기)가 전국적으로 구축됐다. 전문가들은 주행거리가 200㎞ 이상인 전기차가 생산된 시점이 2016년이고, 수소차는 2018년에야 차량이 출시된 것을 감안하면 보급 속도가 늦지 않은 것으로 평가한다. 올해부터 미래차 지원 체계가 전면 개편됐다. 전비(주행거리)를 반영한 보조금 확대 등 고성능·고효율 차량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고 가격 구간별 보조금 차등화 등 대중화 기반 마련, 대기질 개선 효과가 큰 상용차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전기차를 구매하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최대 1900만원(국비 최대 800만원), 수소차는 최대 3750만원(국비 225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보조금 산정 시 전비 비중이 60%로 높아지고, 에너지 고효율 차량에 인센티브(최대 50만원)도 제공한다. 국비에 비례해 지방비를 차등 지원한다. 미래차 가격 인하와 대중적인 보급형 모델 확대를 위해 가격 구간별로 보조금이 달라진다. 고가 외제 차량의 보조금 싹쓸이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6000만원 미만 차량은 보조금을 전액 지원하는 반면 6000만~9000만원 미만은 50%, 9000만원 이상 차량에는 지원하지 않는 방식이다. 다만 수소차는 보급 초기임을 감안해 보조금을 유지하기로 했다. 자동차 생산·판매 기업들의 ‘저공해차 보급목표제’ 촉진을 위해 달성률에 따라 이행보조금을 추가 지급한다. 대기질 개선 효과가 높은 상용차 보급도 확대해 전기버스 1000대, 전기화물 2만 5000대, 수소버스 180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수소트럭 시범사업 추진을 위한 보조금(국비·지방비 각 2억원) 및 수소상용차 연료보조금도 지원하기로 했다. 전기차 충전기 3만 1500기(급속 1500기·완속 3만기), 수소충전소 54기(일반 25기·특수 21기·증설 8기)를 구축한다. 김승희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전기차는 대중화 기반을 다진다는 점에서 체감도를 높일 수 있는 전략적인 접근을 강화하고, 보급 초기인 수소차는 차량과 충전시설 확대를 병행할 계획”이라며 “수소차는 수도권 지역에 충전소를 확충하면서 충전설비 고장을 줄여 운전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관심 높은 미래차, 도심 충전소는 부족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내놓은 ‘전기차 사용자의 이용 경험과 보급 확대를 위한 정책대안’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 1218명(전기차주 817명 포함)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기차 선택 이유로 사용자의 85.3%가 ‘저렴한 유지비’를 들었다. 미보유자(401명)의 61.5%는 ‘충전 불편’을 전기차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 꼽았다. 현행 구매자 위주의 보조금 정책을 충전요금 감면 등 운행차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확인됐다. 충전 불편 해소를 위해 접근성을 고려한 시설 확충 등이 개선 과제로 지적됐다. 한국교통연구원의 미래차 기반 교통체제 지원사업 연구 결과(2019년 성과분석)를 보면 운전자 재구매 차량은 휘발유(28.4%), 하이브리드(28.2%), 전기차(24.2%) 순이었다. 2년 전(2017년) 조사와 비교해 재구매율이 휘발유는 4.7% 포인트 낮아진 반면 하이브리드(7.5% 포인트), 전기차(1.9% 포인트)는 상승했다. 친환경차 확산의 장애 요인으로는 비싼 차량 가격과 충전 소요 시간, 공용 충전 인프라 부족, 짧은 주행거리, 제한적 차종 등이 꼽혔다. 지난해에는 전기차 화재 등으로 구매가 목표를 밑도는 일까지 발생했다. 회사원 이범석씨는 “유지관리비나 친환경성 등을 고려해 미래차로 교체할 계획이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며 “주변에 전기차를 타는 사람들을 보면 여전히 충전에 대한 부담을 토로하고 수소차는 상황이 더 안 좋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수소차 확대에 대한 정부 계획의 핵심은 도심 충전소 설치다. 서울은 수소차 1671대가 보급됐지만 충전소가 4곳에 불과해 1578대, 10곳의 충전소가 있는 경기도와 대비된다. 주유소보다 상대적으로 넓은 부지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수소충전소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못해 확산이 쉽지 않다. 환경부는 도심 주유소에 전기차 급속충전기와 수소차 충전소를 구축하는 방안 등을 내놨지만 평가가 엇갈린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시내에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만한 여유 공간이 있는 주유소는 거의 없다”면서 “결국 수소충전소가 편익시설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수소충전소의 불안전성도 심각하다. 주요 부품(28종) 중 주입기·압축기·고압탱크 등 핵심 부품(16종)은 주문생산 방식으로 수입되면서 고장 시 수리 시간이 길어져 고스란히 운전자 불편으로 이어졌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는 공용 급속충전소가 부족하고, 수소차는 충전 인프라 구축 없이 차량이 보급되면서 불균형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다.●수소 충전소 핵심 기술 2030년까지 국산화 환경부는 충전 편의성 제고를 위해 전기차 관련 20분 급속충전이 가능한 충전기를 고속도로 휴게소에, 일반 급속은 접근성이 좋은 공공시설에, 완속은 가로등 등에서 쉽게 충전할 수 있는 콘센트형으로 다양화한다. 수소는 충전소 설치를 위한 인허가 특례와 적자 충전소 보전, 지역 맞춤형 시설 확충 등을 지원한다. 지난해 울산에서 국내 최초로 도시가스처럼 배관을 통해 수소를 공급받는 수소충전소가 설치됐다. 수소 생산공장에서 배관(1.3㎞)을 연결해 공급받는 방식으로 차량을 이용한 공급보다 경제적이고 안전하나 당진·대산 등 부생수소를 생산하는 일부 공단 지역만 가능하다. 적은 면적에 대용량 보관이 가능한 액화수소 연구도 진행 중이다. 민간 참여를 확대할 수 있지만 저온압축탱크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수소충전소 핵심 기술은 2030년까지 100% 국산화한다는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수소 생산도 대책이 필요하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부생수소 사용량은 약 160만t으로 차량 20만대가 사용할 수 있다. 정부는 2025년 수소차 20만대, 2030년 85만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허세진 한국생산성본부 전문위원은 “전기차는 기술 개발 중이고, 수소차는 우리가 시장을 만들어 가는 단계”라며 “올해 주행거리 500㎞ 전기차가 출시되면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인간이 미안해…다친 채 발견된 인도 코끼리의 쓸쓸한 죽음

    인간이 미안해…다친 채 발견된 인도 코끼리의 쓸쓸한 죽음

    힘없이 늘어진 코끼리의 코를 쓰다듬으며 흐느끼는 한 남성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SNS상에 공유돼 사람들을 숙연하게 했다. 인도 지뉴스 등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영상 속 코끼리는 몇 달 전 다친 채 발견돼 치료를 잘 받았지만 최근 갑자기 쇠약해지면서 결국 숨졌다. 지난 21일 트위터에 이 영상을 공개한 인도 산림청 공무원 라메시 판데이는 “영상 속 코끼리는 몇 달 전 타밀나두주 무두말라이 호랑이보호구역에서 귀에 화상을 입고 등을 다친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당시 보호구역에서는 근처 개인 리조트 측에서 야생 코끼리를 쫓아내기 위해 불 붙인 타이어를 집어던지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보호구역 안에 있는 사디바야르 코끼리캠프 소속 산림경비대는 야생 코끼리들이 다치지 않도록 관찰하면서 보살피고 있었다.그런데 두 달 전 영상 속 코끼리가 등 부위에 깊은 상처를 입은 채 발견됐다. 상처는 적어도 한 달 전 생긴 것으로 보였지만 상태가 심각해 보였다. 이에 따라 경비대원들은 과일에 진정제를 섞어 먹이는 방식으로 이 코끼리를 잠들게 하고 항생제로 치료했다. 코끼리캠프 측은 “이 치료로 코끼리는 서서히 회복하는 기미를 보였다. 그후 사람 거주지나 도로에 빈번하게 나타나게 됐지만 사람에게 해를 가하지는 않았다”면서 “하지만 관찰을 계속한 결과 코끼리는 점점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이에 이들은 다시 약해진 코끼리의 몸상태를 고려해 코끼리캠프로 데려가 추가적인 치료를 하기로 했다. 이어 코끼리에게 다시 진정제를 투여한 뒤 조심스럽게 트럭에 실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 코끼리는 차 안에서 기력이 다해 숨지고 말았다. 그동안 이 코끼리를 치료하면서 친해져 정이 들었었다는 벨런이라는 이름의 한 경비대원은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네티즌들은 “어떻게 노력해도 이 기분을 말로 하기 어렵다”, “그의 눈앞에서 코끼리가 사라졌지만 마음 속에 남아있을 것”, “진실로 인간의 마음을 가진 사람만이 동물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 코끼리의 죽음으로 개인 리조트의 소유주인 프라사드라는 이름의 36세 남성과 레이먼드 딘이라는 이름의 28세 남성이 체포됐고 다른 지역에 사는 리키 라이언이라는 31세 남성도 이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수출 어렵고 물가 오르고 금융강국 위상 흔들… ‘봉쇄’된 英

    수출 어렵고 물가 오르고 금융강국 위상 흔들… ‘봉쇄’된 英

    지난달 말 유럽연합(EU)과의 미래 관계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며 영국은 새해부터 마침내 브렉시트(EU 탈퇴)의 꿈을 이루게 됐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됐다는 기쁨은 잠시였고, 한 달도 안 돼 나타난 각종 사건사고와 국민들의 아우성으로 요즘 영국에서는 ‘브렉시트 3단계’를 겪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3단계 봉쇄령에 빗대 꽉 막힌 지금의 상황을 자조한 표현이다. CNN은 영국·EU 간 미래 관계 협상이 타결된 지 한 달째인 23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썩어 가는 생선과 실종된 비즈니스, 불필요한 요식행위와 같은 브렉시트의 현실이 영국을 강타하고 있다”고 전했다. ●“생선이 썩고 있다”… 수출 못 하는 수산업자 “예전엔 서류 한 장이면 스페인 마드리드에 신선한 수산물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거래 한 번에 대략 26번의 단계를 거쳐야 하는 것 같다.” 브렉시트가 시작되고 영국 국민이 겪는 위기감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 주는 업계는 바로 수산업이다. 유럽 입국을 위해 관세 신고와 원산지 보증 등 400페이지가 넘는 수출 서류를 구비해야 하는 복잡해진 통관 절차 탓에 수출이 어려워진 것이다. 이 때문에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일단 수출을 중단하기로 한 업체도 적지 않다. 제임스 위더스 스코틀랜드푸드앤드링크 최고경영자(CEO)는 CNN에 “제대로 작동하는지 테스트도 거치지 않고 수출업자들이 새로운 시스템을 쓰게 됐다. 기술적 결함 정도로 치부하고 해결될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스코틀랜드 수산업계는 1월 이후 매출 손실액이 하루 평균 100만 파운드(약 15억원) 수준인 상황이다. 수산업계는 어업 분야를 최우선 과제로 놓겠다며 브렉시트를 추진한 정부에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는 분위기다. “이러다 생선을 어디 팔지도 못하고 썩히겠다”며 참다못한 이들은 지난 18일 총리 관저에서 멀지 않은 런던 웨스트민스터에 트럭을 일렬로 세우는 시위까지 벌였다. 트럭에는 ‘브렉시트 대학살’, ‘수산업을 파괴하는 무능한 정부’ 등의 구호가 붙어 있었다. 정부는 손실 보상을 위한 2300만 파운드의 지원책을 발표하며 수산업계 달래기에 나섰지만, 보리스 존슨 총리의 일부 발언은 오히려 업계의 화를 키운 모습이다. 존슨은 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을 이해한다면서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식당들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라고 사태의 책임을 전염병으로 돌렸다.●‘CBOE 유럽’ 회장 “이런 충격 본 적이 없다” 세계적인 금융 강국으로서 영국의 위상도 흔들리게 됐다. 브렉시트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4일 런던에서 EU 국가들로 옮겨간 주식 거래 자금은 60억 유로에 이른다. 런던의 대표적인 증권거래소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유럽의 데이비드 하우슨 회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20년 넘게 이 업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이런 정도의 충격은 본 적이 없다. 절대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브렉시트로 런던의 금융 허브 기능이 약해질 것이란 예상은 있었지만, 8조원이 한 번에 빠질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CBOE 유럽에 상장된 EU 기업 주식의 90%는 이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거래되고 있다. 영국과 EU는 3월까지 금융부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현재 협상 분위기는 상생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경쟁을 위한 기싸움에 가깝다. EU는 유로화 표기 자산에 대해 런던에 쏠린 의존도를 줄여 나가겠다는 입장이 분명하다. 머이레드 맥기네스 EU 집행위 금융서비스 부문 집행위원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단일시장에서 떠나기로 결정한 이상 금융 서비스를 위한 단일시장도 더이상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존슨 총리, 사태의 책임 코로나 탓하다 곤욕 위기에 봉착한 업종은 앞서 소개한 수산업계만이 아니다. 가축용 영양제를 수출하는 웨일스의 한 업체는 유럽에 보낸 물품 수십개 박스가 세관 시스템 결함으로 반송되는 일을 겪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중소기업 5곳 가운데 1곳은 브렉시트로 시행된 새로운 통관 작업에 막혀 EU로의 수출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수출 관련 통계를 봐도 업체들은 이제 코로나19보다 브렉시트 때문에 더 큰 위기를 겪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수출 감소가 보고된 제조업체 가운데 33%는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이라고 답했고, 두 배 가까운 60%는 브렉시트로 원인을 돌렸다. 브렉시트로 인한 갑작스런 변화에 차차 적응해 나간다고 해도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업들은 앞으로 선적당 20~150파운드의 관세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데, 이는 영세 수출업체들에는 사실상 이윤을 ‘제로’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이런 가운데 통상교섭을 관할하는 정부 부처인 국제통상부의 고문들이 중소기업들에 통관 절차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EU 내 별도 회사를 설립하도록 장려했다고 가디언의 일요판 매체 옵서버가 보도했다. 해당 부처 대변인은 “정부 공식입장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기업 2곳이 고문들의 조언에 따라 네덜란드 등에 새로운 법인을 등록했다. 옵서버는 “영국 내 직원을 일부 해고하고 유럽에서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기업의 비용 상승은 일반 국민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유럽에서 수입하는 일부 상품은 벌써 가격이 상승한 상태다. FT는 영국인들이 좋아하는 포르투갈산 ‘비디갈 포르타6’ 와인의 가격이 기존 4.70파운드에서 7~8파운드로 오를 것이라며 브렉시트 이후 수입 와인의 가격이 오르게 됐다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지금의 혼란이 과도기이기 때문일 뿐이라며 국민들을 안심시키려고 하지만, 향후 상황은 더 좋지 않을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적지 않다. CNN은 전문가들의 향후 전망을 종합한 보도에서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해 당장은 정부가 상품을 비축해 놨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느끼는 혼란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향후 교역량이 늘어나면 국경 통관 시스템에 추가적인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면서 “영국민들은 앞으로 다양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제때 살 수 없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젊은 층 57% “부모세대 때보다 삶 나빠질 것” 국민들 사이에서는 자신만만하게 EU 탈퇴를 외치던 정부가 어떻게 지금과 같은 상황에 준비 하나 제대로 못 했냐는 불만이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모리에 의뢰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65%는 현재 영국이 쇠퇴하고 있다고 답했고, 젊은층의 57%는 부모 세대 때보다 삶이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EU 잔류를 주장한 응답자는 76%가, EU 탈퇴에 찬성한 응답자는 54%가 각각 영국이 쇠퇴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생선은 썩어가고, 비즈니스는 실종...브렉시트에 ‘봉쇄’된 英

    생선은 썩어가고, 비즈니스는 실종...브렉시트에 ‘봉쇄’된 英

    지난달 말 유럽연합(EU)과의 미래 관계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며 영국은 새해부터 마침내 브렉시트(EU 탈퇴)의 꿈을 이루게 됐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됐다는 기쁨은 잠시였고, 한 달도 안 돼 나타난 각종 사건사고와 국민들의 아우성으로 요즘 영국에서는 ‘브렉시트 3단계’를 겪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3단계 봉쇄령에 빗대 꽉 막힌 지금의 상황을 자조한 표현이다. CNN은 영국·EU 간 미래 관계 협상이 타결된 지 한 달째인 23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썩어 가는 생선과 실종된 비즈니스, 불필요한 요식행위와 같은 브렉시트의 현실이 영국을 강타하고 있다”고 전했다. ●“생선이 썩고 있다”…수산업자들 ‘분통’ “예전엔 서류 한 장이면 스페인 마드리드에 신선한 수산물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거래 한 번에 대략 26번의 단계를 거쳐야 하는 것 같다.” 브렉시트가 시작되고 영국 국민이 겪는 위기감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 주는 업계는 바로 수산업이다. 유럽 입국을 위해 관세 신고와 원산지 보증 등 400페이지가 넘는 수출 서류를 구비해야 하는 복잡해진 통관 절차 탓에 수출이 어려워진 것이다. 이 때문에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일단 수출을 중단하기로 한 업체도 적지 않다. 제임스 위더스 스코틀랜드푸드앤드링크 최고경영자(CEO)는 CNN에 “제대로 작동하는지 테스트도 거치지 않고 수출업자들이 새로운 시스템을 쓰게 됐다. 기술적 결함 정도로 치부하고 해결될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스코틀랜드 수산업계는 1월 이후 매출 손실액이 하루 평균 100만 파운드(약 15억원) 수준인 상황이다. 수산업계는 어업 분야를 최우선 과제로 놓겠다며 브렉시트를 추진한 정부에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는 분위기다. “이러다 생선을 어디 팔지도 못하고 썩히겠다”며 참다못한 이들은 지난 18일 총리 관저에서 멀지 않은 런던 웨스트민스터에 트럭을 일렬로 세우는 시위까지 벌였다. 트럭에는 ‘브렉시트 대학살’, ‘수산업을 파괴하는 무능한 정부’ 등의 구호가 붙어 있었다. 정부는 손실 보상을 위한 2300만 파운드의 지원책을 발표하며 수산업계 달래기에 나섰지만, 보리스 존슨 총리의 일부 발언은 오히려 업계의 화를 키운 모습이다. 존슨은 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을 이해한다면서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식당들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라고 사태의 책임을 전염병으로 돌렸다.●‘금융 허브’ 위상도 흔들 세계적인 금융 강국으로서 영국의 위상도 흔들리게 됐다. 브렉시트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4일 런던에서 EU 국가들로 옮겨간 주식 거래 자금은 60억 유로에 이른다. 런던의 대표적인 증권거래소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유럽의 데이비드 하우슨 회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20년 넘게 이 업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이런 정도의 충격은 본 적이 없다. 절대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브렉시트로 런던의 금융 허브 기능이 약해질 것이란 예상은 있었지만, 8조원이 한 번에 빠질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CBOE 유럽에 상장된 EU 기업 주식의 90%는 이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거래되고 있다. 영국과 EU는 3월까지 금융부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현재 협상 분위기는 상생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경쟁을 위한 기싸움에 가깝다. EU는 유로화 표기 자산에 대해 런던에 쏠린 의존도를 줄여 나가겠다는 입장이 분명하다. 머이레드 맥기네스 EU 집행위 금융서비스 부문 집행위원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단일시장에서 떠나기로 결정한 이상 금융 서비스를 위한 단일시장도 더이상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출 감소 “코로나 아닌 브렉시트 때문” 위기에 봉착한 업종은 앞서 소개한 수산업계만이 아니다. 가축용 영양제를 수출하는 웨일스의 한 업체는 유럽에 보낸 물품 수십개 박스가 세관 시스템 결함으로 반송되는 일을 겪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중소기업 5곳 가운데 1곳은 브렉시트로 시행된 새로운 통관 작업에 막혀 EU로의 수출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수출 관련 통계를 봐도 업체들은 이제 코로나19보다 브렉시트 때문에 더 큰 위기를 겪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수출 감소가 보고된 제조업체 가운데 33%는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이라고 답했고, 두 배 가까운 60%는 브렉시트로 원인을 돌렸다. 브렉시트로 인한 갑작스런 변화에 차차 적응해 나간다고 해도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업들은 앞으로 선적당 20~150파운드의 관세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데, 이는 영세 수출업체들에는 사실상 이윤을 ‘제로’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가운데 통상교섭을 관할하는 정부 부처인 국제통상부의 고문들이 중소기업들에 통관 절차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EU 내 별도 회사를 설립하도록 장려했다고 가디언의 일요판 매체 옵서버가 보도했다. 해당 부처 대변인은 “정부 공식입장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기업 2곳이 고문들의 조언에 따라 네덜란드 등에 새로운 법인을 등록했다. 옵서버는 “영국 내 직원을 일부 해고하고 유럽에서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기업의 비용 상승은 일반 국민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유럽에서 수입하는 일부 상품은 벌써 가격이 상승한 상태다. FT는 영국인들이 좋아하는 포르투갈산 ‘비디갈 포르타6’ 와인의 가격이 기존 4.70파운드에서 7~8파운드로 오를 것이라며 브렉시트 이후 수입 와인의 가격이 오르게 됐다고 보도했다.영국 정부는 지금의 혼란이 과도기이기 때문일 뿐이라며 국민들을 안심시키려고 하지만, 향후 상황은 더 좋지 않을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적지 않다. CNN은 전문가들의 향후 전망을 종합한 보도에서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해 당장은 정부가 상품을 비축해 놨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느끼는 혼란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향후 교역량이 늘어나면 국경 통관 시스템에 추가적인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면서 “영국민들은 앞으로 다양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제때 살 수 없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민 65% “영국 쇠퇴할 것” 국민들 사이에서는 자신만만하게 EU 탈퇴를 외치던 정부가 어떻게 지금과 같은 상황에 준비 하나 제대로 못 했냐는 불만이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모리에 의뢰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65%는 현재 영국이 쇠퇴하고 있다고 답했고, 젊은층의 57%는 부모 세대 때보다 삶이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EU 잔류를 주장한 응답자는 76%가, EU 탈퇴에 찬성한 응답자는 54%가 각각 영국이 쇠퇴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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