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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트랜스젠더, 그 내밀한 이야기

    한국 트랜스젠더, 그 내밀한 이야기

    오롯한 당신/김승섭 외 4명 지음/숨쉬는책공장/224쪽/1만 5000원‘트랜스젠더’를 이해하기에 앞서 우리는 젠더(성)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책은 지난해 질병의 사회적·정치적 의미를 파헤쳐 화제가 된 ‘아픔이 길이 되려면’을 펴낸 고려대 김승섭 교수 연구팀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트랜스젠더의 의료 이용과 건강에 대해 발표한 논문을 기초로 한 책이다. 연구를 하며 가장 자주 떠올린 단어가 ‘무지’였다는 김 교수의 말처럼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닫는 건 트랜스젠더의 삶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무지다. 국내 트랜스젠더의 숫자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정부 차원의 조사나 연구가 단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다룬 연구에는 282명의 트랜스젠더가 참여했다. 호르몬 치료를 하는 가정의학과 전문의, 성전환 수술을 집도하는 산부인과 전문의, 그리고 트랜스젠더들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의료 이용, 법적 성별 정정, 군 입대, 직장 생활, 우울 증상, 자살 충동 등 내밀한 문제들을 상세히 짚었다. 흔히 아는 트랜스여성(Male to Female), 트랜스남성(Female to Male)뿐만 아니라 어느 쪽으로도 성별을 정하지 않거나 경계에 있는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 젠더 퀴어도 포함했다. 인터뷰 중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남들 같으면 호르몬 치료도 다 끝내고 갱년기도 지났을 시점인 60대의 트랜스젠더가 찾아와 호르몬 치료를 요구했다. 그는 자녀들을 결혼시키고 아내와도 이혼했으니 이제라도 여성으로 죽고 싶다고 했다. 일생을 두고 자신에게 부합하는 정체성을 찾기 위해 몸부림친 투쟁이 아프게 와닿는다. 연구팀은 무엇이 한국 트랜스젠더를 아프게 하는지 설명하고 어떻게 해야 이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을지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정부 지원금을 신청했지만 탈락한 연구팀은 ‘레인보우 커넥션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연구를 완성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지금, 이 영화] ‘판타스틱 우먼’, 기이하지 않은 그녀…환상적인 안티고네

    [지금, 이 영화] ‘판타스틱 우먼’, 기이하지 않은 그녀…환상적인 안티고네

    ‘판타스틱 우먼’은 마리나(다니엘라 베가)를 가리킨다. 왜 그녀는 ‘환상적인 혹은 기이한 여인’인가? (영어 단어 ‘판타스틱’은 ‘기이한’이라는 뜻도 갖고 있다.) 영화는 이 질문에 답이 될 수 있는 마리나의 말과 행동을 104분 동안 보여 준다. 우선 그녀를 간략하게 소개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스물일곱 살인 마리나는 낮에는 웨이트리스로, 밤에는 가수로 일하고 있다. 쉰일곱 살인 오를란도(프란시스코 레예스)가 그녀의 연인이다. 나이 차이가 서른 살이지만 사랑에 빠진 두 사람에게 그런 문제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사실 만남의 진짜 장애물은 따로 있었다. 오를란도의 건강이다.마리나의 생일을 기념한 날 밤, 그는 동맥류로 의식을 잃는다. 황급히 오를란도를 병원으로 옮긴 마리나. 그러나 결국 그는 유명을 달리하고 만다. 갑작스럽게 연인을 잃고 망연자실한 그녀에게 곧 또 다른 시련이 몰아닥친다. 정확하게는 두 가지 고난이다. 하나는 오를란도 사망 사건의 용의자로 마리나를 지목한 경찰 때문에 겪게 된다. 그녀는 결백하나 경찰 소환에 불응할 수는 없다. 경찰서에서 마리나는 탈의한 채 강제로 사진을 찍히고 모욕감을 느낀다.다른 하나는 오를란도 가족, 즉 그의 전 부인과 아들 때문에 겪게 된다. 마리나는 그들에게 오를란도의 집과 차를 빼앗긴다. 연락을 끊고 지냈더라도 오를란도의 법적 상속인은 전 부인과 아들이었으니까. 심지어 이들은 욕설을 퍼부으며 오를란도의 장례식에 마리나가 참석하는 것조차 막는다. 그녀는 다시 한 번 모욕감을 느낀다. 어째서 경찰과 오를란도의 가족은 마리나를 이렇게까지 적대시하는 것일까. 이유는 명확해 보인다. 마리나가 트랜스젠더라서 그럴 것이다. 경찰과 오를란도 가족에게 그녀는 ‘기이한 여인’이다. 남성의 육체에 여성의 정신을 가졌으므로 오를란도 전 부인은 마리나가 키메라(사자·염소·뱀의 형상이 뒤섞인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괴물)같다며 멸시한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그녀는 ‘환상적인 여인’이다. 마리나의 말과 행동은 키메라가 아니라 안티고네(매장을 금지당한 오빠의 장례를 치른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를 닮았다. 그녀는 온갖 방해를 무릅쓰고 오를란도가 안치돼 있는 곳에 간다. 그리고 자기만의 작별 의식을 행한다. 여기에 와 애도하지 말라는 부당한 명령에 맞서, 마리나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사랑의 윤리를 실천한 셈이다. 이런 점에서 그녀는 기이하다기보다 환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저를 당신 사랑의 도구로 삼아, 당신의 사랑을 전하게 하소서.” 마리나는 오페라 선생이 들려준 격언을 삶에서 구현했다. 그녀는 모욕감을 사랑의 동력으로 바꾼다. 아무나 못하는 일이다. ‘판타스틱 우먼’은 환상적인 안티고네로서의 마리나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태국 군입대 신체검사장에 미모 여성들 나타난 이유

    태국 군입대 신체검사장에 미모 여성들 나타난 이유

    매년 이맘 때가 되면 태국의 군 입대 신체검사장에서는 흥미로운 장면이 목격된다. 아름다운 여성들이 군입대 신체검사를 받기위해 속속 등장하기 때문이다. 최근 태국 현지언론은 방콕에서 실시된 군 입대 신체 검사장의 모습을 사진과 함께 전했다. 빼어난 몸매와 미모를 자랑하는 여성들이 뜬금없이 신체검사장에 나타난 이유는 바로 트랜스젠더이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대로 태국은 트랜스젠더가 많기로 유명하다. 이중에서 언론의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인물은 2018 미스 트랜스 유니버스 타일랜드 우승자인 이사리 멍맨(21). 드레스와 하이힐을 신고 나타나 시선을 사로잡은 그녀는 "원활하게 신체검사를 받을 수 있게 도와 준 군인 여러분들께 감사하다"며 군 면제를 받았다.   역시 트렌스젠더인 농 릴리(23)도 "나는 생물학적으로 남자로 출생했지만 속은 여자"라면서 "군의관들이 이같은 사실을 인정해줘서 너무 기쁘다"며 웃었다.   보도에 따르면 태국에서는 군 입대 신체검사장에서 성기수술을 한 트랜스젠더임을 인정받게 되면 공식적으로 군 면제를 받는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징병제 국가인 태국은 흥미로운 방식으로 군 복무자를 뽑는다. 신체검사를 통과한 후 제비뽑기를 통해 입대자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태국은 21세 남성이면 누구나 징집 대상이 된다. 그러나 징집 대상 인원이 군대가 요구하는 복무자의 3배가 넘어 제비뽑기라는 기상천외하지만 공평한 방식으로 입대자를 정한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포토] 파키스탄 방송 사상 첫 ‘트랜스젠더 뉴스캐스터’

    [포토] 파키스탄 방송 사상 첫 ‘트랜스젠더 뉴스캐스터’

    파키스탄의 첫 번째 트랜스젠더 뉴스캐스터 마르비아 말리크(Marvia Malik)가 27일(현지시간) 뉴스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파키스탄 라호르 지역 TV 채널에서 일하는 그녀는 파키스탄 역사상 첫 번째 트랜스젠더 뉴스캐스터가 됐다. 사진=AP 연합뉴스
  • “우리 결혼했어요”…서로 성(性) 바뀐 트렌스젠더 커플 

    “우리 결혼했어요”…서로 성(性) 바뀐 트렌스젠더 커플 

    남들과는 ‘약간’ 다른 이색 사랑을 나누는 커플의 사연이 공개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화제의 주인공은 영국에 사는 한나 윈터본(31)과 배우인 제이크 그라프(40)다. 윈터본은 20여 년을 남성으로 살아오면서 직업군인으로 활동했다. 25살 무렵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한 그는 여성이 되기로 결심했고, 성전환 수술을 받은 후에도 여전히 군인으로 일하고 있다. 이런 윈터본에게 첫 눈에 반한 그라프는 그녀와 반대의 사연을 가진 남성이었다. 그라프는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성 정체성이 남성이라는 것을 깨닫고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다. 두 사람은 평범한 커플처럼 런던 시내를 걸으며 데이트를 즐겼고 사랑을 키워나갔다. 2015년 함께 미국을 여행하던 중 그라프가 윈터본에게 프러포즈를 했고, 그로부터 2년 여가 흐른 최근, 두 사람은 드디어 결혼식을 올렸다. 윈터본은 “우리는 그저 평범한 신랑·신부일 뿐이다. 우리는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면서 지나간 과거를 잊을 수 있게 됐다”며 결혼 소감을 밝혔다. 두 사람은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가지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라프는 “우리는 아이가 없이는 완벽하게 행복해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갖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지만 우리는 길을 찾아보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또 다른 성 소수자들이 우리를 보고 사랑을 찾는 일을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성 소수자라는 공통점으로 만나 결혼에 골인한 두 사람은 현재 트랜스젠더 어린이를 위한 재단의 후훤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혐오를 혐오하자] “저런 것들은 맞아 죽어야 해”…뒤틀린 분노가 혐오로

    [혐오를 혐오하자] “저런 것들은 맞아 죽어야 해”…뒤틀린 분노가 혐오로

    혐오를 혐오하자 <1> 불평등이 낳은 혐오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우며 그 존엄과 권리에 있어 동등하다’ 세계인권선언의 제1조 조문 중 일부다. 유엔이 세계인권선언을 선포(1948년 12월 10일)한지도 햇수로만 70년이 흘렀다. 그동안 세계 각국, 적어도 유엔 회원국 중 상당수는 세계인권선언에 명시된 인류의 보편적인 기본권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하지만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은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서 무릎을 꿇었고, 중국동포들이 많이 사는 지역을 범죄소굴로 묘사한 영화가 개봉됐다. 지역 주민들의 인권 보호·증진을 목표로 하는 조례가 ‘성소수자 차별 금지 규정을 포함한다’는 이유로 폐지하자는 안건이 지방의회에서 가결됐다. 최근에는 성별·지위에 따른 불평등한 권력관계 안에서 성폭력을 당한 여성들이 ‘미투(#MeToo·나도 말한다) 운동’에 힘입어 어렵게 용기를 내고 있지만, 가해자들에겐 너그럽고 피해자들에겐 가혹한 시선을 보내는 현실은 여전하다. 우리나라 인권의 현주소다. “한 번은 택시를 탔는데 기사가 저한테 깔깔 웃으면서 묻더라고요. ‘몰래 연애하다가 부모한테 맞아서 목발 짚게 됐지?’라고요. 할 말이 없어서 가만히 있었는데 ‘연애 해봤냐’, ‘결혼은 했냐’, ‘섹스는 했냐’라고···. 처음 봤는데 그런 소리를 해요.” (청각·지체장애인 A씨) “어떤 사람이 저한테 늘 정해진 시간에 카톡으로 ‘따봉’ 이모티콘을 계속 보내더라고요. 그러다 외모 평가를 당하고 나서는 제가 ‘제 휴대폰 번호를 어떻게 알았느냐’고 메시지를 보냈거든요. 그런데 그 쪽에서 ‘나랑 차 한 잔만 하자’고 보내더라고요. 그러다가 또 카톡이 왔어요. 아직도 잊히지가 않아요. ‘내가 널 본 적이 있다. 네가 집에서 잠옷을 입은 상태로 안경을 끼고 부스스한 얼굴로 나오는 게 마음에 든다’라고.” (여성 B씨) 위 사례들은 일상에서 피해자들이 당하는 성적 언동 사례들이다. 이렇게 상대방에게 수치심과 모욕감, 두려움을 주는 말과 행동은 주로 사회적 소수자를 겨냥하고 있다. 여성, 장애인뿐만 아니라 이주민, 성소수자 등 다른 소수자 집단도 표적이 되고 있다. “한국인들이 ‘어디서 왔느냐’, ‘종교는 뭐냐’고 묻고는, ‘아내가 몇 명이냐’ 이런 말을 불쑥 던지고 ‘밤 생활은 어떠냐’고 계속 묻기도 하죠.” (이주민 C씨) “군대 신체검사장에서 ‘호르몬 투여 중’이라고 밝히면 보통 호르몬 투여 증빙 서류하고 CT 결과 그 정도만 보는데요. 신체 일부를 대놓고 보여 달라고 한 의사가 있었어요.” (트랜스젠더 D씨의 목격 사례)상대가 ‘마이너리티’에 속한다는 이유로 그를 모욕하고 멸시하거나, 배제하고 차별하면서 그의 존엄성을 부정하는 행위를 ‘혐오’라고 부른다. 그것이 말과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 ‘혐오표현’이다. 김형완 인권정책연구소장은 “혐오는 단순히 개인의 기호 또는 주관적 감정이 아니라 약자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생기는 사회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공개한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오프라인에서 혐오표현을 경험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성소수자 응답자의 92.2%가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장애인(87.5%)과 여성(78.4%)의 혐오표현 경험 정도도 높았다. 이주민 집단의 경우 63.2%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주민은 이주민 밀집 지역에 거주하거나 이주민이 많이 일하는 직장에서 일하고, 이주민 공동체 내에서 주로 인간관계를 맺는 등 한국인과의 접촉면이 넓지 않고 한국어 이해 능력에 따라 혐오표현을 경험하더라도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른 집단에 비하여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온라인에서 혐오표현을 경험한 비율은 매우 높았다. 성소수자 응답자의 98.0%, 장애인 응답자의 95.0%, 여성 응답자의 90.4%가 온라인에서 혐오표현을 경험했다고 토로했다. 이주민 응답자의 온라인 혐오표현 경험 비율은 50.0%로 다른 집단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지만, 오프라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약자와 소수자를 향한 혐오표현이 쏟아지고 있는 원인으로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사회·경제적 불안’을 꼽았다. 특히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경쟁이 심화되면서 혐오표현이 더욱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홍 교수는 “불평등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을 약자에게 표출하는 것이 혐오표현”이라면서 “강자와 기득권에 맞서 싸울 여력이 없으니 약자에게 분노의 화살을 돌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즉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를 차별이 없어야 하는 대등한 관계가 아니라 ‘위협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다. 혐오표현의 발화 형태는 다양하다. 성적 언동 외에도 폭력과 차별로 나타나기도 한다. “중학교 때는 ‘장애인 새끼야’라는 말을 들으면서 빗자루로도 맞아보고 대걸레로도 맞아봤어요. 고등학교 때는 수학여행에 갔는데 애들이 저만 혼자 방에 들어가라고 한 다음에 ‘너 여기서 혼자 자, 우리는 다 같이 라면 끓여먹고 잘게’하고.” (발달장애인 E씨) “식당에서 일을 할 때 저하고 한국인 아줌마 다섯 명이 근무했어요. 남자 관리자가 있는데, 월급이 나올 때 그 사람이 저한테 그래요. 통장에 월급이 들어갈 텐데 월급에서 현금 5만원을 빼서 자기한테 주라고. 저는 한국사람이 아니니까 말을 못하고 일을 잘 못하고, 이 아줌마들 너무 수고하니까 (그 돈으로) 음료수 사야 한다고. 어이가 없죠. 그래도 어떻게 해요. 저는 외국인인데.” (이주민 F씨)폭력을 암시하거나, 근거 없는 편견을 조장하는 행위도 혐오표현에 해당한다. “친구가 겪은 일인데, 퀴어퍼레이드가 열렸을 즈음인데 직장에서 동료들이 뉴스를 보고 성소수자가 화제에 오른 거예요. 그때 동료들이 ‘만약 내 옆에 ‘저런 것들’이 있으면 다 때려 죽이겠다’는 말을 했다고 해요.” (게이 G씨) 상대방을 단지 보호의 대상으로, 호의를 베풀어야 하는 대상으로 보는 것도 당사자들에게는 혐오로 다가온다. “언젠가 사진을 대놓고 찰칵하면서 찍는 사람이 있어서 왜 찍느냐고 저지하니까 ‘낫게 해주려고 한다. 기도하면 나을 수 있으니까 사진을 찍어놓고 보면서 기도해주려고 한다’고 하는 거죠.” (지체장애인 H씨) 사회적 약자를 향한 혐오는 ‘모럴 패닉’(moral panic)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기존에 익숙한 사회의 도덕적 기준이 흔들릴 때 사람들은 불안감을 느낀다. 익숙하지 않은 소수 집단이 사회 전체 질서를 무너뜨린다고 여긴다. 지난달 벌어진 EBS ‘까칠남녀’ 사태가 바로 그런 경우다. 프로그램 ‘까칠남녀’는 국내 최초 젠더 토크쇼를 표방하며 다양한 성 담론을 다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과 올 1월 두 차례에 걸쳐 성소수자 특집편을 방영한 후로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교육방송에 성소수자들이 출연하면 청소년들이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다는 논리였다. 결국 프로그램은 논란에 휩싸여 조기 종영됐다. 최근 우리나라는 다문화 가정이 늘고 있다. 이주민이 전체 인구의 10%를 넘어서면 통상 다문화 사회로 분류한다. 현재 국내 외국인 주민은 171만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3.4%를 차지한다. 지난 10년 동안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인종이 다양해진 것일 뿐 한국 사회의 포용성이 확대된 것은 아니다. 이주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높아지고 있다. 재외동포재단이 GRI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7월 31일부터 8월 25일까지 성인남녀 820명을 대상으로 ‘재외동포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그런데 ‘외국인 노동자를 대한민국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응답이 61.1%에 이르렀다. 2013년 같은 조사 때의 응답률 57.5%보다 3.6% 높아졌다. 외국인 노동자도 대한민국 구성원이라고 대답한 비율은 3.6%포인트 낮아진 38.9%에 그쳤다. 이는 캐나다와 대조적이다. 캐나다는 이민자의 나라답게 ‘다양성’을 중시한다. 2016년 캐나다 통계청 인구조사 결과 국민 5명 중 1명이 이민자로 나타났다. 그렇기에 자신과 다른 삶의 방식도 편견없이 포용한다. 지난해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캐나다군이 트위터를 통해 “모든 성적 취향과 성 정체성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다양성은 우리의 힘’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였다.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커지면 사회 구성원 사이의 대화가 실종된다”면서 “구성원들의 소통과 토론이 사라지면 결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포토] 트랜스젠더 배우의 ‘놀라운 핫바디’

    [포토] 트랜스젠더 배우의 ‘놀라운 핫바디’

    트랜스젠더 배우이자 유튜브 스타인 지지 고저스가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2018 인권 캠페인 로스앤젤레스 디너’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섹스 칼럼니스트 은하선은 왜 문제적 인물이 됐나?

    섹스 칼럼니스트 은하선은 왜 문제적 인물이 됐나?

    “섹스를 하고 글을 씁니다” 은하선 작가가 자신을 소개하는 문구다. ‘섹스를 한다’는 표현이 낯설게 느껴졌다.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 잘 쓰지 않는 표현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에겐 섹스가 일상의 부분이 아니라 전부일 수 있다. 때론 세상을 바꾸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언뜻 섹스 예찬론자 같다. 하지만 그녀는 “모든 사람이 섹스를 즐길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다만 “자신이 즐기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사람을 억압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 신념이 그녀를 움직이게 했다. 대학에서 잘못된 성 관념을 가르치는 교양수업을 앞장서서 폐강시켰다. 여성의 성적 욕망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해보겠다며 책 ‘이기적 섹스’도 냈다. EBS ‘까칠남녀’에 출연한 것도 그 연장선이었다. ‘까칠남녀’는 출연자들이 함께 성 담론을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데이트폭력과 피임, 졸혼, 낙태죄 등 폭넓은 주제를 다뤘다. 프로그램은 순조롭게 이어졌다. 반응도 좋았다. 물론 성을 소재로 한 방송이라 일부 시청자들의 항의는 늘 있었다. 그럼에도 일 년간 꾸준히 달려왔다. 문제는 ‘모르는 형님-성 소수자 특집’ 편에서 생겼다. 해당 프로그램에는 4명의 성 소수자들이 나왔다. 레즈비언이자 전 서울대 총학생회장 김보미씨,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 강명진씨, 트랜스젠더 변호사 박한희씨 그리고 바이섹슈얼 은하선 작가가 출연했다. 방송이 나간 직후 시청자 게시판에 항의하는 글이 쏟아졌다. 청소년들의 정체성에 혼란을 끼친다는 것이다. 성 소수자를 혐오하는 표현이 난무했다. 방송국 앞에선 연일 시위가 열렸다. 당근에 콘돔을 씌워서 던지는 퍼포먼스도 벌어졌다. 과거 은하선 작가가 SNS에 올린 게시물까지 논란을 일으켰다. 은하선 작가를 하차시키란 목소리가 거세졌다. 결국 EBS는 시청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지난 2월 ‘까칠남녀’는 급작스럽게 종영했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대변해야 하는 공영방송이 책무를 저버렸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국내 최초 젠더토크쇼를 표방했던 ‘까칠남녀’는 그렇게 끝났다. 마지막 인사도 없었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은하선을 만났다.음란한 여성이라는 프레임 - 하차 통보를 받은 순간 어땠어요? 마지막 2회차만 남겨놓은 상태였거든요. 예쁘게 잘 마무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까 당혹스러웠죠. 나만 잘리는 건가 싶고. 한편으론 EBS 앞에서 시위한 사람들 목소리가 이렇게 파급력 있단 생각이 들면서 암담하더라고요. - 하차 이유가 납득 됐나요? 성 소수자 특집 방송 예고편이 뜨자마자 반동성애 단체와 보수 기독교 단체, 학부모 단체가 성명서를 내고 시위를 시작했어요. 게다가 담당 PD 전화번호를 알아내서 문자를 폭발적으로 보내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글을 올렸죠. PD 번호가 바뀌었으니 여기(퀴어문화축제 후원 번호)로 보내라고. 그건 더는 항의 문자를 보내지 말라는 뜻이었어요. -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죠? 십자가 모양 딜도는 2016년 제 개인 SNS에 올렸던 건데요. 그걸 신성 모독이라면서 EBS에 민원을 넣은 거예요. 십자가 모양 목걸이도 만들고 십자가 모양 반지도 만들잖아요. 다른 건 문제가 안 돼요. 근데 성적인 것과 종교는 연결하면 안 된다는 발상이 저는 그게 전혀 납득이 되지 않았죠. - ‘까칠남녀’에서 하차한 진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요? “성 소수자들이 방송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 이야기하는 것, 너무나 즐거워 보이는 것, 그것만으로도 불쾌한 사람들이 있었던 거죠. 사실 별다른 이야기를 한 것도 아니거든요. 성관계 방법을 알려준 것도 아니었고. 그런데도 굉장히 음란한 존재로 생각합니다. 그때부터 EBS에 ‘음란방송’이란 이름이 붙게 된 거죠. E는 음란, BS는 방송. 깜짝 놀랐어요. 이름 너무 잘 지어서” - 왜 하필 은하선씨가 표적이 됐을까요? “제가 여성이고 바이섹슈얼이라는 게 가장 큰 원인이었을 텐데요. 양성애자인데 섹스토이를 판매하고 섹스칼럼도 쓰는 너무 음란한 여성이라는 거죠. 이런 프레임에 저를 가두기 굉장히 좋았다고 생각돼요. 심지어 제가 방송에서 한 적도 없는 이야기들을 꾸며내기 시작하죠. 예를 들어서 제가 방송에서 ‘자위를 매일 한다’ 이 정도만 이야기했는데 ‘쟤는 참외도 넣고, 오이도 넣고, 가지도 넣고 온갖 것들을 다 넣어서 자위한다더라’ 이런 식의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고 그게 사실로 받아들여지게 된 겁니다” - 씁쓸했겠어요. “사실 ‘까칠남녀’ 첫 방송 후에 사람들이 엄청나게 욕을 하기 시작했어요. 시청자 게시판이 무슨 커뮤니티가 된 줄 알았어요. 사람들이 학교처럼 매일 오는 거예요. 근데 일 년이나 갔죠. 43회로 끝났으니까 꽤 오래 간 거예요. 그래서 저는 EBS가 이 정도 시청자들의 항의는 날려버릴 수 있을 정도로 멋진 조직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마지막 2회차를 남겨두고 저를 마치 제물처럼 던져서 끝내려는 걸 보고 깨달았죠. 생각보다 면역력이 없는 조직이구나”잘못된 성 관념의 고착화 - 혐오표현을 직접 맞닥뜨린 적도 있나요? “매우 많죠. ‘가위충’이 뭔지 아세요? 여자들끼리 섹스할 때 다리를 겹치는 포지션을 취한다고 해서 ‘가위충’이라고 부르는 거죠. 또 제 얼굴을 보고 외모 공격을 해요. ‘절벽 가슴이다’, ‘저렇게 생겨서 줘도 안 먹을 X이’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해요. 성희롱적인 이야기들도 되게 많았어요. 예를 들어 ‘내가 한 번 박아주면 정신도 못 차릴 거면서’, ‘남자 맛을 못 봐서 그런다’ 이런 식의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너무 많이 듣다 보니까 좀 무뎌지는 부분들이 있죠” - 무너지는 순간들이 있을 것 같아요. “이번 일이 좀 그랬어요. 내가 참외 넣는다는 말을 누가 믿겠냐고 생각했는데 정말 사람들이 믿더라고요. 그리고 그런 목소리가 파급력을 가질 때는 암담하다고 느끼죠. 근데 아마 많은 사람이 무너지는 순간이 있을 거예요. 저는 상처를 안 받는 편인데도 스트레스가 있었거든요. 그렇지 않은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을까 생각해요. 실제로 성 소수자들의 자살률이 굉장히 높은 것도 사실이고요” - 섹스칼럼은 어떤 계기로 쓰기 시작했어요? “제가 다니던 대학교에 ‘성의 이해’라는 수업이 있었어요. 16년째 이어진 수업인데 청강도 힘들 정도로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어요. 들어보니 굉장히 충격적이었어요. 강사가 ‘에이즈는 (섹스를) 많이 해서 걸리는 병이다’, ‘나는 안 본 포르노가 없으니 직접 찍어오면 A+를 주겠다’, ‘동성애는 태교를 잘못해서 생기기 때문에 엄마들이 태교를 잘해야 한다’는 식의 발언을 하더라고요. 오히려 잘못된 성 관념을 고착화하는 강의를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문제를 제기했더니 학생들이 저한테 그러는 거예요. ‘야해서 문제라는 거냐’고. ‘페미니스트들이 섹스 얘기하는 거 싫어서 강의까지 없애려고 한다’는 학생도 있었고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 너희가 문제’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섹스 칼럼을 쓰기 시작했죠” - 어려서부터 왜곡된 성 관념을 가지기 쉬운 것 같아요. “한 번은 제 가게에서 섹스토이 파티를 한 적이 있어요. 근데 시작하자마자 경찰 8명이 들어오는 거예요. 시민들이 신고를 너무 많이 해서 경찰서 3곳에서 온 거죠. 경찰들이 오자마자 남자는 없는지 묻더라고요. 여기서 난교 파티를 한다고 생각한 거예요. 막상 와보니 그냥 밥 먹고 차 마시는 분위기라서 토이를 하나씩 다 켜본 후 나가셨어요” - 청소년들은 섹스토이를 구입할 수 없죠? “현행법상 청소년에게 팔면 안 되는 유해물건으로 지정돼 있어요. 근데 법이 되게 애매해요. 예를 들어 ‘남성 성기 모양에 모터가 달린 것’이라고 쓰여 있어요. 남성 성기 모양이 아닌데 모터가 달린 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또는 남성 성기 모양인데 모터가 달리지 않은 것은 어떻게 하나요. 제가 전주 한옥마을에 가끔 놀러 가는데 거기 ‘벌떡주’라고 남성의 귀두 모양을 본떠 만든 술병이 있어요. 물론 술이라 청소년은 살 수 없지만, 보는 건 문제가 안 되기 때문에 진열을 해놓은 거잖아요. 근데 거기에 모터가 달리는 순간 갑자기 위험한 물건이 되는 거죠” - 아이들은 뭐라고 하던가요? “제가 청소년들과 토이 워크숍을 몇 번 했어요. 얼마 전엔 고등학교에서도 했었고요. 근데 토이를 보여주면 다들 재미있어해요. 근데 살 순 없으니까 아이들끼리 이런 얘기를 합니다. ‘문구점에 가면 조그만 마사지기를 파는데 그걸 바이브레이터로 쓰면 정말 좋다’고요. 그렇다면 섹스토이도 마사지기라고 하면 될 텐데 뭐가 문제일까 생각하는 거죠” 나와 다른 것을 받아들이기 - 섹스토이숍엔 주로 어떤 사람들이 와요? “요즘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와 다르게 주체적으로 섹스를 즐기지 않냐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전 동의 못 하겠어요. 찾아오는 사람들 특성이 다 달라요. 유모차 끌고 와서 콘돔을 사 가셨던 분도 있고요. 딸하고 같이 오셔서 괜찮은 물건 추천해달라는 분도 있었어요” -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어요? “어떤 손님은 섹스할 때 전혀 느끼지 못한대요. 그래서 토이라도 사용해보려고 찾아온 거였어요. 의외로 많은 여성이 삽입 섹스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려줬어요. 그분은 모든 사람이 삽입 섹스를 하는 줄 알았다고 해요. 그동안 자기만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거죠. - 그런 내밀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잘 없죠. “많은 여성이 자신의 성 경험을 다른 사람들하고 나누지를 못해요. 모두가 자기처럼 하는 줄 알아요. 혹은 밖에서 보이는 것처럼 나도 해야 하는 줄 알죠. 그로 인해 생기는 간극을 굉장히 힘들어하거든요. 그럴 때 이상한 게 아니라는 말만 해줘도 위안을 얻는 경우가 있어요” - 전반적인 문화가 보수적이긴 해요. “나와 다른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학습이 되어야 하는 거죠. 세상에는 많은 사람이 있고, 나처럼 생기지 않은 사람도 많다는 걸 알려줘야 해요. 내 생각이 전부 옳은 건 아니란 것도요. ‘다른 사람들이 있다, 그러니까 우린 같이 살아가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해줘야 합니다. 타인을 배제하거나 혐오하는 언어를 사용하면 안 된다는 가르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기적 섹스’를 쓰면서 10대 소녀들이 읽고 힘을 얻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의 10대 때 경험을 많이 담으려고 노력했고요. 또 성 소수자들이 ‘저 사람이 밖에 나와서 저런 이야기를 해도 살아갈 수 있네, 물론 욕은 좀 먹겠지만(웃음)’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롤 모델이 되거나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건 아니지만, 저를 보고 조금의 용기와 희망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전 그걸로 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19일마다 1명꼴로 여성운동가 피살…콜롬비아서 테러 표적

    19일마다 1명꼴로 여성운동가 피살…콜롬비아서 테러 표적

    콜롬비아에서 인권운동가들이 테러의 표적이 되고 있다. 2016년부터 올 2월까지 콜롬비아에서 인권운동가 282명이 살해됐다고 콜롬비아 국민보호위원회가 7일(현지시간) 밝혔다. 국민보호위원회에 따르면 2016년 134명, 2017년 126명, 올 1~2월 22명 등 콜롬비아에선 매월 평균 10건 이상 인권운동가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가장 많은 사건이 발생한 곳은 75명이 살해된 카우카주였다. 안티오키아(38명), 산탄데르(17명), 나리뇨(15명), 초코(14명) 등도 인권운동가들에겐 위험한 지역으로 분류됐다. 표적엔 남녀 구별이 없었다. 2년간 콜롬비아에선 트랜스젠더 2명을 포함해 여성 인권운동가 40명이 테러로 목숨을 잃었다. 국민보호위원회는 "평균 19일마다 1명꼴로 여성 인권운동가가 공격을 받고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인권운동가가 테러의 타깃이 되는 건 내전 종식에도 불구하고 무장세력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국민보호위원회의 설명이다. 콜롬비아 정부와 무장혁명군(FARC)은 2016년 평화협정을 체결했지만 국가해방군(ELN)은 오히려 그 세력이 커지고 있다. 평화협정에 반대한 무장혁명군의 일부 세력도 여전히 게릴라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민보호위원회는 "인권운동가들에 대한 보호대책이 시급하다"며 특히 여성운동가에 대한 보호를 당국에 촉구했다. 관계자는 "인권운동가, 특히 여성 인권운동가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평화협정 후에도 무장세력의 득세로 치안이 극도로 불안한 곳은 코르도바, 수크레, 마그달레나, 초코, 안티오키아, 리사랄다, 칼다스, 나리뇨 등지다. 사진=디아리오누에보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핵잼 라이프] 성별 구분 없는 화장실, 모두의 화장실 될까

    [핵잼 라이프] 성별 구분 없는 화장실, 모두의 화장실 될까

    최근 미국 페어뱅크스에 있는 알래스카대학에 모든 성별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등장했다. 이 화장실은 남성, 여성, 성전환자, 장애인 등 모든 사람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알래스카대학의 대변인은 “학교 내에 새 건물을 지으면서 과거 아이디어로만 떠올렸던 것을 완벽하게 현실화했다”고 설명했다. 이 학교에 설치된 ‘모두의 화장실’의 내부 구조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학교 측은 높은 칸막이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보다 안전하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에서 성별이 구분된 화장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려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말 영국 런던은 ‘모두의 성(性)’을 위한 성중립 화장실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노약자와 장애인은 물론이고 한부모 가정이나 임산부, 어린이뿐만 아니라 트랜스젠더 역시 더 환영받는 분위기가 되길 바란다”며 성 소수자를 위한 화장실을 짓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뉴욕 로어맨해튼에 있는 한 미술관에도 성별 구분 없는 화장실이 존재한다. 미술관 측은 방문객들에게 안전하고 환영받는 장소라는 이미지를 심어 주기 위한 아이디어를 구상하다 이 같은 화장실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이 밖에도 존스홉킨스대와 미시간주립대 및 레스토랑과 주요 관공서도 성별 구분 없는 화장실 만들기에 동참했다. 이러한 운동은 시애틀과 버클리, 필라델피아 등이 성별을 구분 짓지 않는 ‘1인용 화장실’ 관련법을 통과시키면서 더욱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이 같은 화장실 대부분이 성별의 구분을 없앴을 뿐만 아니라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도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인권단체 등의 환영을 받았다. 물론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지난해 말 중국 상하이에서도 성별 구분이 없는 화장실이 등장했는데, 네티즌들은 프라이버시와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겨울왕국’ 속편서 엘사는 레즈비언?…감독, 가능성 언급

    ‘겨울왕국’ 속편서 엘사는 레즈비언?…감독, 가능성 언급

    전세계적인 인기를 모은 애니메이션 ‘겨울왕국’(Frozen)의 주인공 엘사가 속편에서 레즈비언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생겼다. 최근 겨울왕국을 연출한 제니퍼 리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속편에 등장하는 엘사의 캐릭터에 대한 다양한 여론을 취합해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번 인터뷰는 2년여 전 부터 SNS 상에서 논쟁을 일으킨 엘사에게 ‘여자친구를 만들어주라’는 캠페인과 맞물려있다. 이미 SNS상에 ‘#GiveElsaAGirlfriend’(엘사에게 여자친구를)이라는 해쉬태그로 시작된 이 캠페인은 당시 작가 알렉시스 이사벨의 트윗에서부터 시작됐다. 이사벨은 트위터에 “디즈니가 엘사를 레즈비언으로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적었고 이 트윗은 순식간에 퍼지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곧 어린이들에게 영향력있는 엘사를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의 상징으로 만들어 편견을 없애겠다는 생각인 것. 성소수자들과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엘사를 그들의 상징으로 낙점한 것은 겨울왕국에서 보여준 캐릭터 성격과 맞물려있다. 잘 알려진대로 극중 엘사는 모든 것을 얼리는 능력을 감추며 평생을 스스로 격리돼 살다 세상 밖으로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를 남과 다른 성(性)정체성을 감추고 살다가 세상을 향해 커밍아웃하는 성소수자들의 행동과 비교하기도 한다. 실제 겨울왕국을 둘러싼 성 정체성 논란은 2013년 개봉 당시에도 있었다. 미국 내 일부 종교인과 블로거들이 겨울왕국에 동성애적 코드가 깔려있다고 주장하며 논란을 일으킨 바 있기 때문이다. 리 감독은 "세상 사람들이 겨울왕국과 엘사의 캐릭터에 대해 대화하는 것이 너무 기쁘다"면서 "엘사는 많은 사람들이 논쟁을 일으킬 만큼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도 영화에 대해 수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면서 "앞으로 어디로 갈지, 자신의 삶을 어떻게 꾸려갈지 엘사가 매일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명시적으로 리 감독은 엘사가 레즈비언 캐릭터가 된다고 밝히지는 않았으나 현지 언론은 동성애 캐릭터 가능성을 열었다고 해석했다.   한편 전세계적으로 무려 13억 달러의 수입을 올린 겨울왕국의 속편은 2019년 11월 27일 개봉한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남자로 태어났지만 ‘용(dragon)’이 된 트랜스젠더

    남자로 태어났지만 ‘용(dragon)’이 된 트랜스젠더

    남자로 태어났지만 여성이 되길 간절히 원해왔고 이젠 ‘완벽한 용’으로 또다시 새롭게 태어나길 원하는 ‘반인반용(半人半龍)’ 트랜스젠더가 화제다. 지난 28일(현지시각) 스토리텐더 등 여러 외신에서 소개한 이 기막힌 사연의 주인공이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라이브릭에 게재되자마자 반 나절만에 6만여명의 방문자가 다녀갈 정도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개조된’ 트렌스젠더라고 자칭 주장하는 이 여성의 특징은 귀와 코가 깍여져 있고 포크모양의 혀, 비늘분신, 8개의 뿔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용을 닮기 위한 비용으로 6천5백여만원이 들었다고 한다. 이 여성의 사연도 참 굴곡지다. 현재 에바 티아마트 메두사(Eva Tiamat Medusa·56)라는 이름의 이 트랜스젠더 여성은 1997년 미국 텍사스 브루니(Bruni)에서 리차드 헤르만데즈(Richard Hernandez)라는 남성 이름을 가지고 미국 유명 은행의 부행장으로 명망있게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게이로 살아가던 어느날 에이즈 진단을 받게 되고 이름을 에바(Eva)로 바꾸었다. 그리고 ‘인간의 모습으로는 결코 죽지 않겠다’는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됐다.그녀는 수십년간 몸 담았던 일을 떠났고, 부모님에 의해 버림받은 5살 이후 늘 간구해 왔던 ‘파충류 모습’을 다시 태어나길 원했다고 한다. 곧바로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됐다. 코를 변형시키고 귀를 제거했다. 또한 눈의 흰색 부위를 영구적인 녹색으로 탈색해 지금의 모습을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 ‘미완성’이다. 4천3백여 만 원을 들여 추가 ‘보수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그녀는 “내게 있어 변신은 인생의 가장 위대한 여정이다”라며 “이러한 변신에는 심오한 이유와 뜻깊은 의미가 함축되 있다”고 한다. 또한 “내 이야기가 희망을 잃어버리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은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소망은 “용으로의 변신이 완성되는 그 순간까지 나를 계속 변형시켜 나가는 것”이라며 자신을 인간이자 파충류로 간주하고 있다.사진·영상=LeakFlix/유튜브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살인 용의자로 몰린 트렌스젠더, 세상에 맞서다…‘판타스틱 우먼’ 티저 예고편

    살인 용의자로 몰린 트렌스젠더, 세상에 맞서다…‘판타스틱 우먼’ 티저 예고편

    ‘글로리아’의 세바스찬 렐리오 감독 신작 ‘판타스틱 우먼’이 오는 4월 개봉을 확정 짓고 티저 예고편을 공개했다. ‘판타스틱 우먼’은 연인의 갑작스러운 사망 후, 용의자로 몰리게 된 트랜스젠더 ‘마리나’가 슬픔을 딛고 세상의 편견에 맞서 자신을 지키는 과정을 그렸다. 공개된 예고편은 다채로운 조명 아래 사랑하는 연인 ‘오를란도’와 다정하게 춤을 추는 주인공 ‘마리나’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곧 혼자 흐느껴 우는 마리나의 모습이 이어진다. 상실을 마주한 그녀가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과 함께 ‘내 삶은 계속되어야만 했다’라는 카피는 특별한 그녀가 전하는 묵직한 메시지를 궁금케 한다. 제목 ‘판타스틱 우먼’에 걸맞게 예고편 말미 화려한 의상을 입은 ‘마리나’가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한 채 강렬한 눈빛을 뿜어내는 모습은 특별한 그녀의 이야기를 기대케 한다. 극중 사랑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 세상에 맞서는 인물 ‘마리나’ 역은 칠레 최초 트랜스젠더 배우 ‘다니엘라 베가’가 맡았다. 그는 호소력 짙은 섬세한 연기로 제29회 팜스프링국제영화제와 제4회 페닉스필름어워드에서 당당히 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 전작 ‘글로리아’에서 중년 여성의 주체적인 삶과 섹슈얼리티를 솔직하면서도 섬세하게 그린 세바스찬 렐리오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워 독창적인 연출을 선보일 예정이다. 감독은 “트렌스젠더라는 소재는 나에게도 굉장히 도전적인 경험이었다. 주인공이 트렌스젠더인 것처럼, 이 영화는 트렌스 장르라고 할 수 있다”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영화 ‘판타스틱 우먼’은 오는 4월 개봉 예정이다. 15세 관람가. 104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20년 전 추억의 ‘텔레토비’ 친구들 뭐하고 지낼까

    20년 전 추억의 ‘텔레토비’ 친구들 뭐하고 지낼까

    20년 전인 1997년 4월 영국 BBC에서 첫 방송된 후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텔레토비 시리즈. 1998년 국내 방영 당시 최고 15%의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한국 꼬꼬마들에게도 선풍적인 인기였다.지난 24일 보라돌이 역을 연기했던 배우 사이먼 쉘튼 반즈가 52세의 나이로 세상을 뜬 사실이 알려지면서 텔레토비 배우들의 근황에 이목이 쏠렸다. 사이먼은 영국 리버풀의 거리에서 저체온증으로 쓰러진 채 발견됐고 다음달 7일 그의 장례식이 열린다. 사이먼은 텔레토비에서 가장 키가 큰 보라돌이(영어명 팅키윙키)를 맡아 사랑을 받았다. 발레리노이자 안무가였던 그는 27kg짜리 탈을 쓰고 보라돌이를 연기했다. 일각에서는 보라돌이가 LGBT(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트랜스젠더)의 상징인 보라색인 점, 여성용 핸드백을 들고 다니는 점 등을 두고 동성애자가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이 때문에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정부가 방영금지를 검토하기도 했다. 정작 사이먼은 생전 “사람들은 항상 보라돌이가 게이냐고 묻지만 3살짜리 캐릭터에게 묻기엔 정말 어리석은 질문”이라고 말하곤 했다.스탠드업 코미디언이었던 존 시미트(54)는 텔레토비 종영 후 뚜비(딥시) 탈을 벗고 무대로 돌아갔다. 그는 보라돌이 사이먼의 죽음에 SNS에 배우들의 단체사진을 올리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나나(라라)역을 맡은 니키 스메들리(49)는 어린이 TV쇼에 출연하고 있다. 그는 “텔레토비 출연 당시 하루 11시간씩 무겁고 더운 옷을 입어야 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텔레토비 중 가장 작고 귀여운 뽀 역할은 중국계 영국인 푸이 판 리(46)였다. 그는 BBC의 6세 이하 어린이 채널로 활동 무대를 옮겨 활동 중이다. 아기 해님의 얼굴이었던 아기 제스 스미스(21)는 어엿한 숙녀로 성장했다.제스는 최근 몰라보게 성장한 근황을 알려 화제가 됐다. 그는 자신의 SNS에 “지금 내 얼굴과 아기 해님때의 얼굴이 아직도 닮았다고 한다”면서 “대학 친구들에게 아기 해님이란 사실을 숨겼었지만 지금은 밝힐 자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자신이 아기해님으로 캐스팅 된 비화도 전했다. 제스는 “당시 프로듀서가 찾아와 병원에서 몸무게를 재고 있던 나를 캐스팅했다. 생후 9개월때였다. 의자에 앉아 카메라 앞에서 나를 놀아주는 아빠를 보며 웃는 것이 촬영의 전부였다”고 설명했다. 제스는 현재 영국 캔터베리 크라이스트처치 대학교에서 무용을 전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지금, 이 영화] 탠저린

    [지금, 이 영화] 탠저린

    탠저린(tangerine)은 귤을 뜻하는 영어 단어다. 왜 과일 이름을 영화 제목으로 삼았을까. 감독 션 베이커의 말을 들어 보자. “제작비를 절감하기 위해 이 영화는 아이폰으로 찍었다. 그래서인지 전체적으로 촬영 톤에서 오렌지 사탕 느낌이 났다.” 화면 색감이 귤빛을 띠어서 탠저린을 타이틀로 삼았다는 설명인데, 내가 보기에는 등장인물과 그들이 만들어 내는 내러티브에서도 오렌지 사탕―귤 느낌이 난다. 상큼하고 통통 튀기 때문이다. 중심 캐릭터는 두 명의 트랜스젠더 신디(키타나 키키 로드리게즈)와 알렉산드라(마이아 테일러)다. 이들을 연기한 키타나와 마이아는 전문 배우가 아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진짜 트랜스젠더라는 이야기다.그렇다고 이 영화를 다큐멘터리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탠저린’은 엄연한 극영화다. 캐릭터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실제 트랜스젠더를 캐스팅한 것인데, 결과를 놓고 보면 이런 시도는 충분히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신디와 알렉산드라가 빚어내는 (불협)화음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준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짧은 복역을 마치고 출소한 신디는 남자친구 체스터(제임스 랜스)가 다른 여자를 만났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에 휩싸인다. 신디의 애인 찾기에 엉겁결에 동행하게 된 알렉산드라. 이렇게 영화는 두 사람을 중심으로 크리스마스이브 LA에서 벌어지는 하루 동안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담아낸다.어쩌면 주인공이 트랜스젠더라는 ‘탠저린’의 설정 자체가 당신을 불편하게 할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매춘과 마약 관련 장면도 나오니까 누군가에게는 이 작품이 이른바 ‘불온한 영화’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정말 그런지는 곰곰 따져 봐야 한다. 이를테면 똑같이 LA가 배경인 ‘라라랜드’와 비교해 보면 어떨까. 나는 ‘라라랜드’가 꿈의 (비)현실성을 포착한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지만, 그 작품이 또한 LA를 백인만의 공간으로 전유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에 서 있다. LA에는 인종적 다수자인 백인뿐 아니라 흑인·황인을 포함한 인종적 소수자도 살고 있다. 물론 성적 소수자도. 이때 ‘소수’라는 의미가 숫자의 개념이 아님을 당신도 잘 알 것이다. 여기서 소수는 사회적 비주류와 동의어다. 소수자는 너무 적게 발언권을 얻고, 너무 상투적으로 재현된다. 거의 항상 그래 왔다. ‘탠저린’은 그러지 않아서 볼만한 영화다. 감독 션은 분명 이곳에 존재하고 있되 배제된 사람들에게 주목한다. 투박한 면이 없지 않지만 진솔한 태도다. 그것은 정의롭고 아름다운 형상화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왜 자기 권리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 소수자만 완벽한 인간이 돼야 하는가? 다수자처럼 소수자도 서로 미워하고 싸우며 화해하기도 한다.’ 이것이 이 작품이 가진 문제의식이자 부끄러워할 것 없는 우리 삶의 민낯이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포토] 볼륨감 넘치는 엉덩이 미인의 ‘관능적 뒤태’

    [포토] 볼륨감 넘치는 엉덩이 미인의 ‘관능적 뒤태’

    트랜스젠더 출신 최초로 브라질 엉덩이 미인대회인 ‘미스 범범(Miss Bumbum)’에 출전했던 파울라 올리베이라가 볼륨감 넘치는 뒤태를 선보였다. 사진=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男 감옥에 수용된 트랜스젠더 여성, 법무부 고소

    男 감옥에 수용된 트랜스젠더 여성, 법무부 고소

    영국의 한 트랜스젠더 여성이 자신을 여성 수용소가 아닌 남성 수용소로 보낸 현지 법무부를 고소하면서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의 24일 보도에 따르면 성전환수술로 트랜스젠더 여성이 된 타라 허드슨은 4년 전인 2014년 겨울 한 술집에서 바텐더와 싸움을 벌인 죄로 징역 12주를 선고받았다. 법무부는 허드슨의 성별을 남성이라고 규정한 뒤 남성 수용소로 보냈고, 허드슨은 이곳에서 7일을 보낸 후 법무부와 교도소를 상대로 이감을 요청했다. 당시 허드슨의 여성 교도소 이감을 허가하라는 내용의 청원 운동에는 무려 15만 명의 사람들이 동참하기도 했다. 당시 고통과 두려움 속에 7일을 보내야 했던 허드슨은 뒤늦게 법무부를 상대로 해당 조치가 부당하다는 내용의 소장을 접수했다. 허드슨은 “나는 감옥에 들어가자마자 주변인들의 트랜스포비아(성전환이나 트랜스젠더들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를 갖는 것)를 느낄 수 있었다”면서 “나는 평생을 여성으로 살아왔으며, 남성 수용소에서의 시간은 내 일생에서 가장 끔찍한 날들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나는 스스로 여성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내 가슴을 보여주기까지 해야 했으며 다른 남성 재소자들로부터 성추행도 당했다”면서 “신분증에 기록돼 있지 않을 뿐, 나는 수술과 호르몬 치료를 통해 이미 여성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 관계자는 “(허드슨은 서류상) 명백한 생물학적 남성”이라면서 “트랜스젠더 우먼이라는 합법적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허드슨이 영국 법무부를 상대로 낸 소송의 재판은 오는 4월 열릴 예정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실제 트렌스젠더가 주인공인 영화 ‘탠저린’ 예고편 공개

    실제 트렌스젠더가 주인공인 영화 ‘탠저린’ 예고편 공개

    촬영방식만큼이나 파격적인 출연진으로 주목받는 영화 ‘탠저린’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영화 ‘탠저린’은 트랜스젠더인 ‘신디’가 남자친구에 관한 소문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절친 ‘알렉산드라’와 함께 LA 거리를 휘젓고 다니는 크리스마스 이브의 소동을 그렸다. 영화는 천재감독으로 주목받는 션 베이커 감독의 작품이다. 특히 그는 이 영화 전체를 아이폰으로 촬영해 제작기간 내내 많은 관심을 받았다. 또 ‘신디’ 역의 키타나 키키 로드리게즈와 ‘알렉산드라’ 역의 마이아 테일러는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낙점된 실제 트랜스젠더 배우들이다. 키타나 키키 로드리게즈가 연기한 ‘신디’는 빠른 리듬의 대사가 트레이드마크다. 바람난 애인 ‘체스터’를 만나기 위해 고행을 자처한 그녀는 통통 튀는 대사와 몸짓으로 즐거움을 예고한다. ‘알렉산드라’ 역의 마이아 테일러는 노래하는 꿈을 안고 사는 인물로 극중 신디의 절친이자 위안자다. 겉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내성적이고 침착하다. 하지만 불의 앞에서는 힘을 좀 쓰는 씩씩한 ‘쎈’ 언니다. 예고편은 뾰족구두에 망사 스타킹을 신은 신디의 등장으로 시작한다. 잠시 후, 자신의 남자친구가 ‘진짜 여자’와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애인의 ‘여자’를 찾아 나선다. 결국 남자친구와 바람피운 상대 여성과 맞닥뜨리게 되는 신디의 모습은 영화가 어떤 결말을 보여줄지 궁금케 한다. 영화 ‘탠저린’은 오는 1월 25일 개봉 예정이다. 청소년 관람불가. 88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평창 마이너리포트] 커밍아웃 미국 선수 “백악관 초청 보이콧”

    [평창 마이너리포트] 커밍아웃 미국 선수 “백악관 초청 보이콧”

    평창동계올림픽에 미국 피겨스케이팅 대표로 참가하는 애덤 리펀(29)이 백악관의 초청을 받더라도 응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털어놓았다.그는 11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처럼 말하면 엄마에게 엉덩이를 걷어차일 것”이라고 농을 건넨 뒤 “올림픽 무대에 선수로 선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가 믿는 것을 주장하고, 틀렸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말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하계올림픽 미국 남자 대표를 통틀어 처음으로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했다. 리펀은 “선수들은 굉장히 특별한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다른 이의 롤모델이 되는 것”이라며 “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일 것이다. 그런데 난 환영받지 못하는 곳에 가는 기분을 잘 안다”며 백악관에 가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트랜스젠더’(LGBT)로 통칭되는 성적 소수자를 겨냥해 거친 언사를 서슴지 않는 마초주의자로 악명 높다. 함께 선발된 네이선 천(19), 빈센트 조우(18)와 띠동갑에 가까운 그는 미국 피겨 대표로 29세 때 올림픽에 데뷔한 1936년의 사례를 무려 82년 만에 재현하게 된다. 2016년 미국선수권 우승자인 그는 지난달 스케이트 아메리카 대회 프리 프로그램 첫 점프를 하다 넘어져 오른쪽 어깨를 다쳤는데 곧바로 일어나 팔을 제 위치로 되돌려 연기를 마쳐 은메달을 따는 근성을 보였다. 최근 대표 선발전 4위에 그쳤지만 그동안의 성과에 힘입어 발탁됐다. 김연아(28)의 경쟁자였다가 여자 대표에서 탈락한 애슐리 와그너(27)와 막역해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그녀로부터 격한 축하를 받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빌리 진 킹 “성 정체성 퇴행, 마거릿 코트 아레나 명칭 바꿔야”

    빌리 진 킹 “성 정체성 퇴행, 마거릿 코트 아레나 명칭 바꿔야”

    빌리 진 킹(74·미국)이 오는 15일 막을 올리는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의 두 번째 코트인 마거릿 코트 아레나의 명칭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킹은 11차례나 이 대회를 우승하고 24차례 메이저 우승으로 여자프로테니스(WTA) 최다 기록을 보유한 마거릿 코트(75·호주)가 성 정체성에 대한 퇴행적인 견해를 되풀이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동성애자로 유명한 킹은 12일 멜버른 기자회견 도중 “오늘 경기를 한다면 그 아레나에서 플레이를 하고 싶지 않을 것 같다”며 “코트가 우리 친구들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을 때까지는 좋았는데 지금은 정말 깊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12차례 메이저 단식 우승을 기록한 킹은 처음에는 코트의 이름을 따는 것을 적극 지지했지만 최근 몇년 코트가 성 정체성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고 했다.기독교 오순절파인 코트는 최근 호주오픈을 꾸준히 찾았지만 올해는 고향인 호주 서부에서 게 낚시나 하겠다며 이따금 대회에 모습을 드러내겠다고 공언했다. 킹은 “그녀가 정말 퇴행적이라고 느낄 뿐이다. 그녀가 어린이들의 트랜스젠더 성향을 얘기할 때 난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었다”며 “그녀가 여기 오면 진지하게 토론했으면 한다”고 했다. 그렇다고 선수들의 보이콧을 부추기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밝힌 그녀는 코트의 이름이 아레나 위에 남아 있어선 안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다르게 느끼는 사람이더라도 우리는 모두 신의 자녀들”이라고 덧붙였다. 역시 동성애자인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62·체코)는 전날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 인터뷰를 통해 “명예의전당에는 코트가 남아 있게 하라. 그녀의 동성애 혐오는 업적과 별개로 받아들여야 한다.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도 “건물에 이름을 갖다붙여선 안된다. 어림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크레이크 틸리 대회 운영국장 겸 호주테니스연맹 최고경영자(CEO)는 아레나 이름을 바꿀 의향이 없다면서도 코트의 견해는 테니스계의 생각과도 일치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대화는 진행되고 있지만 공식 프로세스는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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