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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성애 과격 발언에도 마거릿 코트 그랜드슬램 50주년 행사 예정대로

    동성애 과격 발언에도 마거릿 코트 그랜드슬램 50주년 행사 예정대로

    “테니스계에 레즈비언 천지다. 트랜스젠더들의 아이들은 악의 산물이다.” 1970년 메이저 테니스 네 대회를 모두 우승해 그랜드슬램을 기록한 여자 테니스의 전설 마거릿 코트(77)가 2017년에 한 깜짝 발언이다. 그녀 역시 젊은 시절 동성애자였는데 나중에 기독교 목사가 돼 완전히 달라져 위의 발언을 했다. 코트는 동성 결혼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호주 국적 항공사 콴타스를 가능하면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일세를 풍미한 레전드 빌리 진 킹(76·미국),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63·체코)도 동성애자였다. 그런데도 코트가 이런 발언을 하니 두 레전드 모두 거친 말을 쏟아냈다. 호주테니스협회가 2003년 멜버른 파크의 제1 코트를 마거릿 코트 아레나로 명명한 것을 두고도 다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울러 내년 코트의 그랜드슬램 50주년을 특별히 기념하는 일이 옳으냐를 두고 입씨름이 벌어졌다. 그런데 호주테니스협회가 개인 의견을 얘기했을 뿐이라며 예정대로 50주년 기념 행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1일 전했다. 코트와 가족, 친구들을 내년 1월 20일 시작하는 호주오픈에 초대하고 “의미있는 프로그램들”에 모신다는 것이다. 물론 그녀의 견해가 협회가 표방하는 “평등과 다양성, 포용력”과 일치하지는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선수로서 엄청난 업적”을 쌓은 점을 따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선수로서 쌓은 경력은 물론 경기장 이름, 테니스파크 이름 동상 등을 바꾸거나 “역사를 다시 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호주오픈 단식만 11차례, 4대 메이저 대회 단식을 24차례 제패했다. 코트는 “내겐 믿기 어려운 시금석이다. 이렇게 세월이 빨리 흐른 것을 믿기 어렵다. 동료 레전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일은 여전히 놀라운 일이라 호주테니스협회에 감사 드린다”며 “테니스는 대단한 운동이며 내가 이 위대한 게임의 역사 일부였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호주테니스협회는 낯뜨거운 찬사만 늘어놓은 것은 아니었다. “코트가 빼어난 활약으로 우리 나라 테니스 역사의 일부를 형성하게 만든 업적을 쌓은 것은 맞지만 테니스의 철학과 문화는 경기를 이기고 기록을 작성하는 것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조금 더 포용력 있고 모든 이들에게 환영받는 종목이 되도록 해야 한다. 안전하고 포용력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참여해야 할 책임을 갖고 있다. 한 종목으로 서 테니스는 우리 몫을 해내는 데 흔들림이 없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 이제 못 본다…23년 만에 공식 종료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 이제 못 본다…23년 만에 공식 종료

    23년간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패션쇼’로 불려 온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를 종료한다고 모기업 L브랜드가 공식 발표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럭셔리 란제리 브랜드인 빅토리아 시크릿은 매년 수 천 달러를 들여 호화로운 패션쇼를 열어왔다. 이 패션쇼는 패션 관계자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생중계되어 왔으며, 지난 23년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눈길이 쏠리는 패션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그 영광의 빛은 차츰 사그라지기 시작했다. 빅토리아 시크릿은 다양한 인종과 제3의 성(性), 다양한 신체 사이즈가 공존하는 사회적 흐름에서 꾸준히 벗어나 있었다. 깡마른 몸매가 가장 아름다운 몸매라는 인식을 심어주는데 큰 몫을 한 빅토리아 시크릿은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퍼뜨린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빅토리아 시크릿의 모기업인 L브랜드(L Brand)의 마케팅 최고경영자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빅토리아 시크릿의 속옷 패션쇼에 ‘성전환 모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플러스사이즈 모델은 빅토리아 시크릿이 보여주는 ‘판타지’의 본보기가 아니다”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결국 지난 8월, 빅토리아 시크릿은 자사 역사상 최초로 트랜스젠더 모델을 발탁하는 등 변화를 꾀했지만, 지속적인 매출 하락과 소비자의 외면은 피할 수 없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L브랜드의 지난 3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5% 감소한 26억 8000달러(약 3조 1600억원)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빅토리아 시크릿의 패션쇼가 공식 종료된 가운데, 빅토리아 시크릿 측은 고객들과 더욱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2011년부터 빅토리아 시크릿 무대에 서 온 한 모델은 데일리 텔레그래프와 한 인터뷰에서 “매년 ‘천사’(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의 피날레에 서는 모델)가 되기 위해 노력해 왔기 때문에 이 일을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는 않다”면서도 “그러나 최고의 브랜드인 빅토리아 시크릿과 새롭게 일 할 방법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일곱살 자녀의 性 정체성 다투던 이혼 남녀에 공동 양육권 부여

    일곱살 자녀의 性 정체성 다투던 이혼 남녀에 공동 양육권 부여

    이혼한 부부가 일곱 살 자녀의 성(性) 정체성을 놓고 다투며 양육권 소송을 벌였는데 미국 텍사스주 법원은 일단 공동 양육권을 인정하며 두 사람이 힘을 모아 아들이 약물과 심리 치료를 받도록 하라고 판결했다. 전 부인 앤 조르주굴라스는 태어날 때 제임스로 불린 아이가 여성인 것이 맞다며 이름도 루나로 바꾸어야 한다고 법정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쌍둥이 형제인 제임스가 세 살 때인 2015년 여자가 되고 싶다는 열망을 표현하며 드레스를 입혀 달라고 하고 디즈니 영화 ‘겨울왕국’의 여성 캐릭터로 꾸미곤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빠 제프리 영거는 전 부인이 성 정체성을 결정할 수 없는 나이의 아이를 몰아붙이고 있다며 아동학대 혐의가 있다고 맞섰다. 킴 쿡스 댈러스 연방 지방법원 판사는 24일(이하 현지시간) 11-1로 엄마 조르주굴라스의 양육권을 인정한 배심원단의 결정을 뒤집고 두 사람이 합심해 약물과 심리 치료를 받게 하라고 판결했다. 텍사스에서는 배심원단이 어느 한 쪽에 양육권을 인정할 수 있지만 판사가 이를 재고할 수 있다고 영국 BBC는 25일 전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르겠지만 보수 진영은 영거의 주장에 동조하며 조르주굴라스를 아동학대 혐의로 수사해야 한다고 사법당국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쿡스 판사는 아이가 학대 당하고 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인상적인 것은 이날 판결 가운데 두 사람이 이 일에 대해 공개 발언을 하지 말라고 주문한 것이다. 영거가 만든 홈페이지 ‘제임스 구하기(Save James)’를 폐쇄하라고 했다. 두 사람은 4년의 결혼 생활을 2016년에 끝냈는데 조르주굴라스가 의료, 심리, 교육 문제 등을 도맡기로 했다. 다섯 살 때 아이를 진찰한 의사도 “성 정체성 장애”가 있다며 “자아를 여성으로 보고 있다”고 종합검진 보고서에 적었다. 심리치료사와 카운셀러들, 심지어 학교에서도 루나로 불렸고, 쌍둥이 형제도 누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영거는 18세가 될 때까지 아이가 여자처럼 입어도 허용하겠다고 밝힌 뒤 그 때 성 정체성을 결정하는 것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주장이 너무 시대에 뒤떨어진 얘기라고 입을 모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트럼프 주니어는 트위터에 “이건 아동 학대”라고 단정했고, 텍사스주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도 같은 견해를 갖고 있다. 이제 논쟁은 몇 세가 되면 자신의 성 정체성을 부모의 간여 없이 온전히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느냐는 더 커다란 문제로 번지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사춘기가 되기 전에 정신과 의사 등의 진단을 받아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에드워즈 리퍼 박사는 조언했다. 나아가 “어린 아이에게 성 정체성을 선택하라고 응원하는 행위를 아동학대라고 비난하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일”이라며 “가장 우선되는 것은 아이의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18세 이상 미국인 중 0.6%에 해당하는 140만명 정도가 태어날 때와 다른 성 정체성을 경험하는 트랜스젠더로 추정된다는 최근 통계가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 대목에서의 트랜스젠더는 수술 등을 통해 성을 바꾼 사람이 아니라 성 정체성을 태어날 때와 다르게 인식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뉴욕 악명높은 리커스 섬 교도소 폐쇄 결정

    뉴욕 악명높은 리커스 섬 교도소 폐쇄 결정

    미국 뉴욕에서 폭력과 방치의 대명사였던 악명높은 리커스 섬 교도소가 2026년 폐쇄된다. AP통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뉴욕시의회는 이 교도소를 폐쇄하고 그 기능을 좀더 현대적이고 인도적인 것으로 알려진 4개의 작은 교도소로 분산시키기로 했다. 시의회가 이런 안을 36대 13으로 의결하면서, 수십년 간 세계에서 가장 큰 교도소였던 리커스 감옥 수감자들은 맨해튼, 브루클린, 브롱크스, 퀸스의 교도소로 분산 배치된다. 코리 존슨 시의회 의장은 “리커스 섬 교도소는 잔혹함과 비인간성의 상징이며 이제 최종적으로 이를 폐쇄할 때”라면서 “대규모 수감이라는 실패한 정책에서 벗어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야 한다”고 말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과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약 80억 달러(9조 4500억 달러)가 필요할 이런 계획을 지지한다. 범죄가 점점 감소하는 시대에, 교도소는 해결책이라기보단 도시 문제라는 이유도 일부 있다. 하지만 보다 감정적인 이유도 있다. 다니엘 드럼 의원은 리커스에서 3년 간 수감됐다 22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칼리프 브라우더, 지난 6월 감방에서 숨진 채 발견된 트랜스젠더 여성 레일린 폴란코 등의 이름을 이날 의회에서 불렀다. 하지만 반론도 강하다. 감방이 줄어들수록 도시에 범죄자들이 활보하게 된다는 얘기다. 맨해튼연구소의 세스 배런은 이달 초 맨해튼 차이나타운에서 잠자던 노숙인 4명을 구타해 숨지게 한 랜디 산토스의 예를 들었다. 산토스는 앞서 수차례 폭행 혐의로 체포됐지만 수감되지 않고 풀려난 뒤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 배런은 “진보적인 사회정책은 산토스가 내면의 광기와 중독성을 키운 끝에 무고한 네명을 살해할 때까지 그에게 자유를 줬다”고 비판했다. 여러개의 수감동으로 이뤄진 리커스 섬 교도소 단지는 1930년부터 운영을 시작했고 수십년 간 잔혹성으로 유명했다. 특히 1980년대와 1990년대 초엔 수감자를 흉기로 찌르는 사건이 매년 수백건씩 발생했다. 2014년엔 고온의 감방에서 전직 해병이 열사병으로 숨진 것을 포함해 수십명이 사망한 사실이 AP통신에 의해 보도되기도 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우아한 가’, MBN 역대 최고 시청률… 오늘(17일) 최종회

    ‘우아한 가’, MBN 역대 최고 시청률… 오늘(17일) 최종회

    MBN의 효자 콘텐츠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수목드라마 ‘우아한 가’가 최종회만을 남겨뒀다. 재벌가 고명딸의 통쾌한 복수극을 그린 ‘우아한 가’는 첫 회 전국 평균 시청률 2.7%(닐슨코리아 기준)로 출발해 지난 16일 15회 방송에서 8.0%로 치솟았다. MBN 역대 드라마·예능 합산 최고 시청률 기록이다. 4주 연속 수요일 심야 지상파·종편 채널 1위 시청률 기록도 세웠다. 드라맥스 시청률 0.9%를 합산하면 9%에 육박한다. ‘우아한 가’는 재벌가 MC그룹의 고명딸로 태어났지만 살인사건으로 엄마를 잃고 15년을 산 모석희(임수향 분)와 잡초같이 살아온 삼류 대학 출신 변호사 허윤도(이장우 분)가 힘을 합쳐 진짜 살인법을 찾아내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들의 반대편에는 사주 일가가 일탈을 일으킬 때마다 무마하는 오너리스크 관리팀 ‘톱팀’ 이 있다. 국정원, 검찰, 언론사, 군 출신 최고의 인재들이 포진해 사주 일가의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한다. 매회 파격적인 전개와 충격적인 결말로 시청자를 끌어 모으며 연일 시청률 상승세를 보였다. 모석희가 MC 그룹 회장 딸이 아닌 여동생으로 밝혀진다든가, MC 가문 차남 모완준(김진우 분)이 트랜스젠더라는 비밀이 공개되는 등 파격의 연속이다. 재벌가를 배경으로 한 복수극은 식상한 설정일 수 있지만 개연성이 부족한 막장 드라마식 전개 대신 속도감 있는 전개로 통쾌함을 자아내면서 호평을 받는다. 16일 방송에서는 한제국(배종옥 분)이 MC 가문 장남 모완수(이규한 분)을 살인 사건 진범으로 지목하며 또 한 번의 충격을 더했다. 120분으로 편성된 ‘우아한 가’ 최종회는 17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프로파일러 이수정, BBC 선정 ‘100인의 여성’ 韓 유일 포함

    프로파일러 이수정, BBC 선정 ‘100인의 여성’ 韓 유일 포함

    우리나라 1세대 프로파일러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영국 BBC가 선정한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이름을 올렸다. BBC는 16일(현지시간)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을 선정해 발표했다. 한국의 수많은 살인사건을 분석하고 스토커 규제법 소개에 힘쓴 범죄심리학과 교수로 소개된 이 교수는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이 명단에 포함됐다. 이 교수는 BBC가 여성 100인에게 공통적으로 던진 “여성이 이끄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에 “범죄심리학과 교수로서 내 자녀들에게 안전한 곳이 되길 바란다”라고 대답해 눈길을 끌었다.이 밖에도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와, 하이힐 반대 운동을 펼친 일본 유미 이시카, 미 항공우주국 화성 프로젝트 매니저 미미 아웅 등이 BBC 선정 2019 올해의 여성 100인에 꼽혀 눈길을 끌었다. 말레이시아의 트렌스젠더 권리 운동가 니샤 아유브도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남자로 태어나 여자로 성전환을 한 아유브는 남자 교도소에 수감됐던 경험을 토대로 트랜스젠더 권리 운동에 나서 2016년 ‘국제 용기있는 여성상’(International Women of Courage Award)을 수상하기도 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연쇄살인마 리틀이 기억해 그린 피해 여성들 FBI “제보 바랍니다”

    연쇄살인마 리틀이 기억해 그린 피해 여성들 FBI “제보 바랍니다”

    “억울하게 숨진 여성들의 신원을 아는 분들은 제보 바랍니다.” 미국 최악의 연쇄 살인마 사뮤엘 리틀(79)이 감옥에서 그린 피해 여성들의 초상화다. 연방수사국(FBI)이 그가 1970년부터 2005년까지 저질렀다고 자백한 93건의 살인 사건 가운데 피해 여성의 신원이 확인된 50건을 제외한 43건의 피해 여성 가운데 일부 여성의 초상화를 공개하고, 아는 이들의 제보를 바란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리틀은 늘 외롭고 주위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흑인 여성이나 매춘부, 약물중독자를 골라 살해했기 때문에 피해자들의 가족조차 실종 신고도 하지 않고 넘어가는 일이 많아 범행 전모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복싱 선수 경력이 있는 리틀은 희생자들의 목을 조르기 전 주먹을 한 방 날려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분명한 징후를 남기지 않았다. 해서 FBI는 이들 사건 몇몇을 살인 사건으로 보지도 않고 약물 과용이나 사고사로 결론내리기도 했다. 몇몇 주검은 발견되지도 않았다. FBI 범죄 분석관 크리스티 팔라촐로는 지난 7일 성명을 통해 리틀의 모든 자백이 “믿을 만하다”고 보고 있으며 리틀은 자신에게 희생된 여성들을 누구도 알아보지 못해 잡히지 않았다고 믿고 있었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살인마 이춘재(56)를 대하는 대한민국 경찰과 마찬가지로 FBI도 그가 이미 복역 중이지만 모든 희생자들에게 정의를 되돌려주기 위해 가능한 모든 사건의 전모를 소상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아울러 켄터키,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네바다, 아칸소 주 등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한 추가 내용을 공개해 신원이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에 대한 정보를 달라고 당부했다. 또 리틀이 FBI 심문 과정에 1970년대 초반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매리앤느 또는 매리 앤이란 19세의 흑인 트랜스젠더 여인을 사탕수수밭 근처 도로에서 만나 살해하려고 에버글레이즈 늪으로 끌고 들어간 일 등 범행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진술하는 동영상을 올려놓았다. 동영상 중에는 1993년 라스베이거스의 모텔 객실에서 한 여성을 교살한 뒤 그녀의 아들과 만나 악수까지 나누고 시 외곽으로 차를 몰고 나가 그녀의 시신을 계곡 아래로 굴려버렸다는 사실도 털어놓았다. FBI 관리들은 리틀이 대부분 정확히 기억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날짜를 분명하게 기억하지는 못해 수사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추가 범행이 드러나더라도 추가 기소할지 여부도 아직 모른다고 했다.그는 2012년 켄터키주에서 약물 혐의로 체포된 뒤 캘리포니아주로 추방돼 DNA 검사를 했더니 미국 전역을 돌며 무장 강도와 강간 범행을 저지른 기록이 잔뜩 나왔다. 1987년부터 1989년까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서 해결되지 못한 세 건의 살인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나타나 기소돼 세 차례 연속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텍사스주 레인저 제임스 홀랜드는 캘리포니아주의 한 교도소에서 복역하던 리틀을 심문했는데 리틀은 교도소를 옮겨주는 데 도움을 달라며 거의 매일 홀랜드와 만나 범행 전체 윤곽을 털어놓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추석 날의 커밍아웃…“다양성 포용했으면”

    추석 날의 커밍아웃…“다양성 포용했으면”

    ‘성소수자 부모모임’ 회원 물씨 인터뷰지난 추석 친척들에게 성 정체성 밝혀“커밍아웃 때 상처 받는 이 많아 안타까워정상·비정상 이분법 프레임에서 벗어났으면”“‘머리가 좀 길다. 단정하게 하라’는 어른들의 말도 성소수자인 아이에겐 스트레스일 수 있잖아요.” ‘성소수자 부모모임’의 회원인 물(활동명·48)씨는 20대 mtf(male to female, 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 트랜스젠더 딸을 둔 엄마다. 물씨는 친척들이 딸이 성소수자임을 모르고 “(남자가) 머리가 좀 길다. 단정하게 하고 다녀”라고 말할 때마다 혹시라도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을까 조마조마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성소수자들에게 추석 명절 때 오가는 대화는 그 자체로 스트레스일 때가 많다. 특히 아직 ‘커밍아웃’(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밝히는 일)을 하지 못했다면 더더욱 고역이다. “결혼은 언제 하니”부터 “‘여친’(여자친구)은 있니”까지 질문을 던진 당사자는 별 뜻 없이 했더라도 이를 받아들이는 성소수자에게는 그 자체로 곤란을 겪는다. 물씨 역시 이런 아이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다. 그리고 지난 추석, 물씨와 아이는 용기를 냈다. 물씨는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쉬운 결정은 아니였지만 차근차근 제대로 준비해 친척들에게 커밍아웃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면서 “내년에 딸이 트랜지션(성전환 수술)도 할 것이고 그러면 외형적 변화가 있을 텐데 친척들에게도 아이가 있는 그대로 받아 들여지길 바랐다”고 털어 놓았다. 물씨는 조카들에게 먼저 커밍아웃을 했다. 그는 “오래 고민해보니 아무래도 20~30대가 성소수자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것 같더라”라면서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해소할 수 있는 기사 링크 등을 미리 보내주고 ‘실은 내 아이가 트랜스젠더’라고 고백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아이의 성정체성을 알게 된 과정도 최대한 솔직하게 전했다. 당시 물씨의 아이는 “평생 커밍아웃을 가족에게 못할 테니 25살까지만 살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 물씨는 “사회적 편견 때문에 움츠러들고 힘들어 하던 아이의 모습을 그대로 전하고, 가족들이 함께 있는 그대로 우리 아이를 받아 들여줬으면 좋겠다고 털어 놓았다”고 회상했다.조카들의 도움으로 집안 어른들에게도 자연스레 커밍아웃이 이어졌다. 다행히 가족들은 “그간 말 못해 힘들었겠다. 걱정 말아라”라며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물씨는 “큰 형님께서 ‘솔직히 처음에 들었을 때 놀라긴 했지만, 요즘 그런 거 다 이해하는 시대’라며 토닥여주신 게 제일 생각난다”고 회상했다. ‘커밍아웃’은 많은 성소수자들에게도 고민거리다. 특히 부모를 비롯한 혈연관계의 친척들에게 성 정체성을 털어 놓는 일은 쉽지 않다. 물씨는 “부모모임에서도 ‘커밍아웃 워크샵’을 여는데, 많은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털어 놓고 싶은 상대로 부모를 가장 많이 꼽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이 듣고 싶은 건 ‘네가 어떤 지향성을 갖고 있든지 상관없다. 이런 말을 해줘서 고맙고 사랑한다’는 정서적 지지”라고 덧붙였다. 물씨는 “커밍아웃이 필수라는 생각은 안해도 된다”고 조언했다. 커밍아웃 과정에서 큰 상처를 입는 경우를 많이 지켜봤기 때문이다. 그는 “최소한 나의 가족들에게만이라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뿐인데 이마저도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이성애자가 이룬 가족형태만을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우리사회의 프레임이 안타깝다”면서 “사회적 편견 없이 다양한 성정체성을 수용하는 사회가 하루빨리 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조승우·김준수·박효신’ 뮤지컬 빅3, 그 전설의 시작

    ‘조승우·김준수·박효신’ 뮤지컬 빅3, 그 전설의 시작

    조승우, 김준수, 박효신. 이름만으로도 ‘매진’을 부르는, 믿고 보는 뮤지컬 배우들이다. 이들이 출연하는 뮤지컬이라면 티켓 판매 시작과 동시에 한바탕 ‘예매 전쟁’이 벌어지고 티켓은 순식간에 전량 판매돼 2·3차 티켓 오픈을 기다려야 한다.지금은 뮤지컬 시장 최고 몸값의 배우가 됐지만, 그들도 관객의 큰 주목을 받지 못하며 단역으로 묵묵히 연기하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김준수는 인기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 출신으로 뮤지컬 데뷔부터 대작의 주역을 꿰찼지만, 배우에 대한 평가와 위상은 지금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뮤지컬 배우의 꿈, ‘걸인’으로 시작하다…조승우조지킬과 조드윅. 팬들이 조승우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별명이다. 모두 그가 국내 초연 당시 주역을 맡아 연기한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와 ‘헤드윅’에서 따온 별명이다. 그만큼 그는 작품마다 ‘배우 조승우’가 아닌 ‘지킬(그리고 하이드)’ 그 자체였고 고뇌하는 트랜스젠더 가수 ‘헤드윅’이 됐다. 조승우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찬사와 평가에 부담감을 밝히기도 했지만, 그는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뮤지컬 배우다. 조승우의 뮤지컬 첫 무대는 2000년 8월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극단 학전이 한국전쟁 직후부터 유신정권까지 한국 사회를 그린 뮤지컬 ‘의형제’다. 조승우는 이 작품에서 단역 ‘걸인’이자 해설자로 데뷔했다. 학전 측은 “19년 전 공연인데다 그때는 조승우 배우가 단역이라 관련 자료를 찾기 힘들었다”며 빛바랜 필름 사진 2장을 보내왔다.‘의형제’는 수 많은 뮤지컬 대작에 출연한 조승우가 특별히 아끼는 작품이다. 그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나중에라도 꼭 해보고 싶은 작품’으로 ‘의형제’를 꼽았다. 조승우는 당시 “20대 초반 이 작품을 하면서 가슴에 남은 것들이 정말 많아서, 언젠가 뮤지컬 무대 은퇴 작으로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조승우는 2011년 학전 20주년 기념 공연에서 ‘의형제’에 걸인과 해석자 역으로 특별 출연하기도 했다. ●아이돌 편견, 실력으로 극복하다…김준수‘배우’ 김준수는 뮤지컬 데뷔 소식 직후 많은 비판이 뒤따랐다. 배우가 아닌 가수 동방신기 ‘시아준수’로 이미 국내 최정상을 찍고 국제무대에 한류를 일으킨 이후였다. 그런 시아준수가 2010년 1월 국내 초연되는 대작 뮤지컬 ‘모차르트!’에 주역으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기존 뮤지컬 팬들과 공연계에서는 ‘배우로 검증되지 않은 아이돌 캐스팅’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그런 비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예상했던 사람은 김준수 본인이었다. 그래서 더 많은 시간을 연습실에서 지냈다. 그리고 공연이 반복될수록 ‘시아준수’가 아닌 ‘배우 김준수’의 매력을 남김없이 뿜어냈다. 데뷔작 ‘모차르트!’에서 아이돌에 대한 편견을 잠재운 김준수는 이후 배우로 성장을 거듭했고, 2012년 뮤지컬 ‘엘리자벳’을 통해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과 인기상을 받으며 대한민국 뮤지컬 간판 스타로 우뚝 섰다. ●팬들도 잘 모르는 데뷔작, 지금은 ‘뮤지컬 대장’…박효신“엘리자벳 아니었어요?” ‘대장 나무’ 박효신의 열혈 팬을 자처하는 ‘나무’들에게 그의 뮤지컬 데뷔작을 물었더니 대부분 같은 답을 내놨다. 많은 팬들은 그의 데뷔작으로 2013년 뮤지컬 ‘엘리자벳’을 꼽았다. 당시 군 복무를 마친 박효신은 가수 데뷔 직후 도전했던 뮤지컬 무대에 다시 뛰어들었다. 박효신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뮤지컬 콤비 실베스터 르베이·미하엘 쿤체의 ‘엘리자벳’에서 ‘죽음’(토드) 역을 맡아 기대 이상의 연기로 뮤지컬 팬들의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에도 그의 가창력에 대한 이견은 없었다.이후 ‘모차르트!’(2014년), ‘팬텀’(2015년)으로 뮤지컬 배우로 입지를 굳힌 박효신은 뮤지컬 ‘웃는 남자’로 올해 한국뮤지컬어워즈 남우주연상과 골든티켓어워즈 뮤지컬 부문 남자배우상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그의 ‘진짜 데뷔작’에 대한 자료는 찾을 수 없었다. 당시 공연 기획사는 폐업했고, 박효신 소속사 측에서도 “여러 경로로 알아봤으나 당시 공연 사진과 자료를 확인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저 ‘2000년 4월 4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콘서트형 뮤지컬 락햄릿’이라는 기록이 전부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뮤지컬, 가을 물들이다

    뮤지컬, 가을 물들이다

    폭염도 지나가고 가을 공연 성수기를 맞은 뮤지컬 시장이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명작들로 관객맞이에 나서고 있다. 공연 때마다 객석을 가득 채우는 스테디셀러 공연을 비롯해 흥행 빅카드로 무장한 기대작과 7년 만에 오리지널팀으로 한국 관객을 찾는 뮤지컬의 정점 ‘오페라의 유령’까지 놓치지 아까운 작품들이 줄을 잇는다. 올 상반기 최고 화제작 ‘지킬앤하이드’는 이번 추석 연휴가 마지막 관람 기회다.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개막한 이후 창원, 대전, 광주, 대구, 부산, 인천 등 전국 11개 도시를 돌며 매진 행렬을 이어 갔다. 공연 기간 평균 객석점유율 98%, 전국투어 통산 33만명 관객을 동원하며 한 시즌 역대 최고의 흥행기록을 썼다. 1886년 초판된 영국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의 이상한 사건’을 각색한 이 작품에는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 민우혁, 전동석, 윤공주 등 국내 정상급 뮤지컬 배우들이 대거 합류해 매 무대를 달궜다. 오는 15일까지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진행되는 서울 앙코르 공연에는 민우혁과 전동석이 지킬·하이드 역을, 윤공주와 아이비, 해나가 루시 역을 맡았다. 추석 연휴 중 일부 공연은 20~30% 할인 가격으로 좌석을 제공한다.서울 대학로 홍익대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관객을 맞고 있는 ‘헤드윅’은 개막을 앞두고 터진 ‘주연 배우 교체’라는 악재를 딛고 흥행 가도에 올랐다. 2005년 국내 초연 이래 중·소극장 공연 최다 관객 기록을 세운 ‘헤드윅’은 올해 공연을 앞두고 트랜스젠더 가수 헤드윅 역에 가수 강타를 캐스팅하면서 기대를 모았지만, 갑작스런 사생활 논란으로 강타가 하차하고 2017년 원어 공연에서 헤드윅을 연기한 마이클 리가 긴급 투입됐다. 그럼에도 ‘헤드윅’은 냉전 시대 독일과 미국을 배경으로 성소수자(성전환)의 성장기를 다룬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는 장점과, 초연 배우 ‘오드윅’ 오만석을 비롯한 정문성, 윤소호, 전동석, 이규형, 마이클 리의 연기가 더해지며 공연마다 새로운 팬덤을 만들어 내고 있다.‘지킬앤하이드’가 상반기 최고 흥행작이었다면 하반기에는 ‘스위니토드’가 그 자리를 이미 예약했다. ‘지킬앤하이드’ 흥행을 이끈 국내 뮤지컬 흥행카드 ‘빅3’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가 비운의 이발사 ‘스위니토드’를 연기한다. 스위니토드에게 연정을 품은 ‘러빗 부인’ 역에는 옥주현과 김지현, 린아가 호흡을 맞춘다. 캐스팅 소식만으로 뮤지컬 최고의 기대작으로 오른 이 작품은 지난달 7일 1차 티켓오픈 2분 만에 전 좌석 매진을 기록했다. 다음달 2일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해 2020년 1월 27일까지 서울 공연을 이어 간다.올해 뮤지컬계의 대미는 서울이 아닌 부산에서 장식한다. 1986년 영국 런던 초연 이후 지금까지 37개국 172개 도시에서 1억 4500만 관객을 홀린 불멸의 명작 ‘오페라의 유령’ 오리지널팀이 12월 부산을 찾는다. 오리지널팀의 내한공연은 2012년 25주년 기념공연 이후 7년 만이다. 12월 부산 드림씨어터 공연을 시작으로 내년 3월 서울 블루스퀘어, 7월 대구 계명아트센터 순으로 국내 뮤지컬 관객들을 만난다. 구체적인 캐스팅과 공연 일자도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미 많은 팬들이 12월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작품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대만 동성커플 3000여쌍 결혼… 세상 밖 나왔지만 편견과 싸움 남아”

    “대만 동성커플 3000여쌍 결혼… 세상 밖 나왔지만 편견과 싸움 남아”

    “동성혼을 허용하면 동성애자가 늘어난다, 사회가 혼란에 빠진다는 등 온갖 악소문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오히려 성소수자도 보통 사람이고, 다른 사람들처럼 일상을 산다는 걸 자연스레 알게 됐습니다. 잔잔하지만 큰 변화입니다.” ●“동성혼 허용 3개월···그들도 같은 일상 사는 것 알게 돼” 지난 5월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동성의 혼인신고가 가능해진 대만에서 성소수자 운동을 주도해 온 ‘퉁즈(同志) 핫라인’(이하 퉁즈) 의 쉬즈윈(徐志雲·오른쪽) 이사장과 제니퍼 루(왼쪽) 퉁즈 활동가 겸 ‘결혼평등연합’ 수석코디네이터는 2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몇 달의 변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쉬 이사장은 “최근까지 3000여쌍의 성소수자 커플이 결혼을 했다”면서 “국가로부터의 인정은 물론 가족 등 지인들에게도 외면받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커지면서 성소수자들이 세상으로 좀더 나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퉁즈는 대만 내 가장 큰 성소수자 인권 단체로 1998년 설립됐다. 당시 10대 성소수자들의 잇단 자살이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긴급 전화상담 기관으로 출발했다. 퉁즈란 원래 동성애자를 일컫는 말이지만, 단체는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외에 더 광범위한 소수자들에게 우산이 되자”는 뜻으로 이 단어를 쓴다. 지금은 성소수자 커뮤니티, 성평등 교육, 부모 모임 등 업무를 넓혔고 2016년부터 시민단체 4곳과 결혼평등연합을 조직해 동성결혼 합법화를 이끌어 냈다. 올 가을에는 아시아 첫 트렌스젠더 퍼레이드를 계획 중이기도 하다. 단체 관계자들은 이러한 대만의 경험을 23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제8회 국제성소수자협회 아시아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30여개국 활동가들과 공유한다. ●성평등 교육 등 경험 亞 콘퍼런스서 공유 두 사람은 이런 성과의 첫 번째 공신으로 2004년 시작된 성평등 교육을 꼽았다. 성평등교육법 통과 이후 초등학교부터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 배운 20~30대의 동성결혼 지지율은 80%에 이른다. 제니퍼는 “2016년 법안 도입을 위한 집회에 25만명이나 참가했다”면서 “단체들은 자리만 깔았을 뿐, 성소수자가 아닌 시민들까지 소수자 권리를 위해 싸워 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공을 돌렸다. 법 통과로 아시아 성소수자 운동에 큰 족적을 새겼지만 이들은 “아직 할 일이 많다”고 했다. 우선 동성 커플은 입양 허가가 금지되어 있다. ‘정상 가족’의 틀이 견고하다는 의미다. 또 동성 결혼법의 공식 명칭은 ‘사법원 해석 748호의 해석과 실시에 관한 법률’로 동성 결혼이라는 단어가 없다. 쉬 이사장은 “동성결혼이라는 말을 피하고 숫자로 부르는 것은 일종의 정치적 타협”이라면서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은 점은 기쁘지만 편견과의 싸움이 많이 남았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국가들 중 선구적 사례로 평가되지만 대만에서도 혐오 세력의 힘은 강하다. 한국처럼 직접 얼굴을 맞대거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는 형태는 아니나, 점점 조직화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우려다. 제니퍼는 “퉁즈가 학교에서 하는 강의를 학부모 단체가 막는 등 반대 세력도 커지고, 가짜뉴스도 확산되고 있다”면서 “반대 세력이 만드는 공포와 두려움을 막기 위해 한국과 대만 모두 대응법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단독] 성매매 시도→퇴거 요청 받자 클럽 직원 폭행한 태국인들

    [단독] 성매매 시도→퇴거 요청 받자 클럽 직원 폭행한 태국인들

    클럽 직원 “수차례 성매매 시도해 블랙리스트 올라”경찰, “수사 진행상황에 따라 출국정지 신청 검토”클럽 안에서 수차례 성매매를 시도하다가 발각돼 클럽 요원들이 “나가달라”고 요청하자 주먹을 휘두른 태국 여성 20대 2명이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공동폭행 혐의로 지난 6월 관광비자로 한국에 온 태국인 A(27)씨와 B(23)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15일 오전 3시 30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자신들을 내보내려 한 보안요원들의 얼굴을 주먹으로 치는 등 직원 4명을 공동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클럽에서 수차례 성매매를 시도해 ‘블랙리스트(입장 불가)’ 명단에 올랐으나 이날 새벽 보안직원의 실수로 클럽에 입장하게 됐다. 뒤늦게 이들을 발견한 보안요원이 “당신들은 여기 올 수 없다”며 퇴장시키려 하자 이를 거부하고 실랑이를 벌이는 과정에서 폭행 사건이 벌어져 클럽 측이 경찰에 신고했다. A씨와 B씨는 트랜스젠더로 알려졌다. 클럽 관계자는 “이들이 지난 2~3개월간 지속적으로 클럽을 드나들며 남성 손님들에게 돈을 요구하고 성매매를 하려 했다”며 “손님들이 이를 항의해 와 블랙리스트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클럽 보안요원들이 먼저 강제로 끌고 가려고 해 목이 긁히고 팔이 부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를 통해 이들이 성매매를 시도해 블랙리스트에 올렸다는 클럽 측의 주장이 소명되면 보안직원들의 행동은 혐의없음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경찰 관계자는 “클럽 내부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해 수사해 나갈 것”이라면서 “수사 진행상황에 따라 출국정지 신청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유튜버 정배우 폭로 “BJ 꽃자, 성매매 업소 출신”..부인→인정

    유튜버 정배우 폭로 “BJ 꽃자, 성매매 업소 출신”..부인→인정

    유튜버 정배우와 BJ 꽃자가 허위사실 유포로 설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꽃자가 성매매 의혹에 대해 결국 인정했다. 15일 꽃자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작년에 방송을 시작하면서 이게 언젠가는 터지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상황을 보고 대처를 잘 해야겠다고 말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터질 거라고 생각 못 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앞서 유튜버 정배우는 꽃자가 성매매 업소 출신이라고 폭로했다. 하지만 꽃자는 정배우와 전화통화를 통해 이 사실을 부인했다. 이후 정배우는 꽃자 관련 유튜브 영상을 게재했다. 꽃자는 “부모님에게 말할 자신이 없었다. 이를 악물고 아니라고 했다. 내가 인기가 있어서 지키고 싶었다. 유명해지면서 지키고 싶은 게 많았다”고 털어놨다. 꽃자는 정배우에게 사과할 마음이 없다면서 “나는 계속 고소를 할 예정이다. (거짓말한 걸로) 내가 형사처벌도 받을 거다. 그런데 정배우는 다른 트랜스젠더에게도 연락했다. 그런데 그 트랜스젠더가 연락을 씹으니까 본인한테도 피해 가기 싫으면 연락 받으라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이어 “성매매는 맞다. 맞으니까 해명할게 없다. 거짓말로 실망하게 해드려 죄송하다. 아니라고 한 내 말을 믿은 여러분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꽃자는 “내 과거가 떳떳하지 않다. 당연히 누가 물어보면 숨긴다. 후회한다. 내 잘못”이라면서 “일단 방송은 안 한다. 저는 꼬리표가 붙으면서까지 방송으로 돈 벌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꽃자는 구독자 50만명을 보유한 유명 트렌스젠터 BJ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여기는 남미] 중남미 성소수자 수난시대…5년간 3000명 피살

    [여기는 남미] 중남미 성소수자 수난시대…5년간 3000명 피살

    성에 관대하다는 라틴아메리카지만 성소수자(LGBTI)에 대한 차별과 증오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라틴아메리카에서 살해된 성소수자가 3000명에 육박한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엘살바도르에서 8일 발표된 보고서 '선입견에는 국경이 없다'에 따르면 이 기간 멕시코, 콜롬비아, 온두라스, 과테말라 등 라틴아메리카 9개국에서 성소수자 1292명이 살해됐다. 특히 성소수자가 집중적으로 살해된 국가는 콜롬비아, 멕시코, 온두라스 등 3개국이었다. 3개국에서 살해된 성소수자는 1108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사건의 85.7%가 이들 3개국에서 발생했다는 얘기다. 피해자는 대부분 게이와 트랜스젠더 여성이었다. 연령대로 보면 18~25세 청년이 가장 많았다. 최연소 피해자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살해된 레즈비언 13세 소녀였다. 이번 보고서에 브라질에서 발생한 사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아직 잠정 집계만 나왔을 뿐이기 때문이다. 잠정 집계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브라질에서 살해된 성소수자는 최소한 1650명에 이른다. 브라질을 포함하면 이 기간 라틴아메리카에서 살해된 성소수자는 3000명에 육박한다. 국가별로 보면 범죄의 유형에도 특징이 있었다. 멕시코와 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 4개국에선 주로 총기로 공격을 받고 사망한 성소수자가 많았다. 반면 콜롬비아, 페루, 도미니카공화국, 파라과이 등 4개국에선 칼이나 둔기로 살해당한 성소수자가 대부분이었다. 각국 성소수자 단체의 통계를 취합한 이번 보고서는 "이처럼 줄지 않고 있는 성수소자 살해사건의 뒤에는 분명한 사회학적 메시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 줄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선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숨기고 살아야 한다"면서 "라틴아메리카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오히려 보수 정권이 들어서면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심해진 국가도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스톤월항쟁 50주년을 맞은 날에 성소수자국가위원회를 철폐한 브라질, 성소수자 정책을 챙기던 사회포용부를 폐지한 엘살바도르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됐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빅토리아시크릿, 첫 트랜스젠더 여성 모델 발탁

    빅토리아시크릿, 첫 트랜스젠더 여성 모델 발탁

    세계 최대 란제리 브랜드 빅토리아시크릿이 처음으로 트랜스젠더 여성을 모델로 발탁했다. 그동안 시대에 뒤떨어진 미의 기준을 적용한다는 비판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빅토리아시크릿은 브라질 출신 모델이자 트랜스젠더 여성 발렌티나 삼파이우(22)를 무대에 세울 예정이다. 주인공인 삼파이우는 “이번 모델 발탁이 장벽을 허무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 “모든 이들을 대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NYT에 따르면 캘빈클라인, 갭, H&M 등 다른 의류 브랜드도 최근 트랜스젠더 모델을 광고에 기용했다. 미국의 성인 잡지 플레이보이는 2017년 창간 이후 처음으로 트랜스젠더 모델을 발탁한 이후 올해 여름 또다시 트랜스젠더 모델을 전면에 등장시켰다. 앞서 빅토리아시크릿은 비정상적으로 마른 모델 등을 패션쇼에 내세우는 등 시대·문화적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 빅토리아시크릿 모기업인 L브랜드 마케팅 담당자인 에드 라젝은 지난해 11월 “빅토리아시크릿의 속옷 패션쇼에 ‘성전환 모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발언하면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구미호·김치 등장시킨 SF… ‘펑펑’ 터뜨리는 재미로 썼지요”

    “구미호·김치 등장시킨 SF… ‘펑펑’ 터뜨리는 재미로 썼지요”

    한국 SF 소설이 활황이다. 국내 대표 작가 중 한 명인 김보영의 소설 3편의 영어판 출간권이 미국 최대 출판그룹에 팔리고, 신예 김초엽의 신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허블)은 출간 한 달 만에 4쇄를 찍었다.그보다 먼저, 세계 시장에 이름을 올린 한국 출신 작가가 있다. ‘SF계의 노벨문학상’이라는 휴고상 후보에 세 번이나 이름을 올린 한국계 미국인 이윤하(40)다. 오는 18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올해도 후보로 지명됐다. 수상하게 되면 한국계 작가로서는 최초, 아시아계 작가로서는 중국 류츠신(56)에 이어 두 번째 수상자가 된다.이윤하는 오랫동안 백인 남성이 주류를 이루던 SF 시장에 한국적 이미지로 구축된 SF 세계를 그려온 작가다. 최근 한국에서 번역 출간된 ‘나인폭스 갬빗’(허블)은 2017년 휴고상 후보작으로 우주 제국의 충성스러운 장교 ‘켈 체리스’와 그의 우주 함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스페이스 오페라’(우주를 무대로 전개되는 공상과학소설) 3부작 중 첫 번째 책이다. ‘구미호 장군’을 만나 우주 제국의 비인간적인 모습을 알게 된 체리스의 혼란한 내면을 통해 제국주의와 이민족 탄압이라는 주제를 깊이 있게 담아내 이윤하를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오르게 한 작품이기도 하다. ‘나인폭스’는 우리가 잘 아는 ‘구미호 설화’ 속 꼬리 아홉 개 달린 여우이고,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전부 동양인에다 ‘양념한 양배추 절임’(김치)에 환장하는 우주인들이다. SF에 구미호와 김치를 등장시킨 작가이자 고국의 언어로는 처음 책을 출간하는 이윤하를 최근 이메일로 만났다. -‘나인폭스 갬빗’ 한국어판이 출간됐다. 기분이 어떤가. “한국 독자들 반응을 생각하면 설레면서도 초조하다. ‘나인폭스 갬빗’은 성인들 이슈를 많이 다루고 있고, 욕도 많이 나온다. 한국어를 하는 우리 엄마가 이 책을 읽는다면 뭐라고 말할지 좀 무섭다.” -수학 전공자인데, 어떻게 SF 소설가가 됐나? “SF 소설을 출판할 때 재미난 점은, 아무도 당신이 글을 쓸 수 있는 자격에 대해 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잡지에 짧은 소설을 투고했다. 형편없는 소설이었고, 수많은 ‘거절’ 딱지를 받았지만 꿋꿋이 버텨서 6년 후 ‘헌드레드 퀘스천’이라는 짧은 소설을 ‘더 매거진 오브 판타지 앤드 사이언스 픽션’에 실었다. 10여년 세월이 흘러 이젠 어떻게 하면 한 편의 SF 소설을 마무리 지을 수 있는지 알게 됐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당신의 삶과 소설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솔직히 나는 백인들에 대한 SF를 쓰는 것으로 시작했다. 내가 어려서부터 읽었던 영어로 된 책들은 대체로 백인들에 대해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몇 년 전 ‘라이브저널’에서 인종과 문화에 대한 논고들을 발견했고, 그 이후로 나는 소설적 영감을 위해 내가 가진 유산들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난 역사소설을 쓰는 게 아니라 보통 ‘나인폭스 갬빗’에서 구미호를 형상화한 것처럼 자유롭게 소재를 찾는다. 서로 다른 문화 사이에서의 경험은 내가 ‘체리스’라는 여성 주인공을 그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그는 소설 속에서 소수 민족 출신이고, ‘메이저리티’로 동화되기 위해 어처구니없는 일들을 겪는다. (체리스는 우주 제국인 ‘육두정부’에 녹아들고 싶어하는 한편, 정부가 억압하는 어머니쪽 민족인 ’므웬’을 자신의 일부처럼 여기는 인물이다.) 이 시리즈를 읽다 보면, 우리는 그가 과거의 결정들에 의문을 품기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다.-‘나인폭스 갬빗’에서 군인들 대다수는 여성이며, 야전에서 활약하는 군인도 함선에서 지시를 내릴 수 있는 군인도 대부분 여성이다. 페미니즘은 한국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인데, 출판사는 소설을 ‘페미니즘 SF’로 소개했다. “오, 정말? 그건 몰랐는데. ‘나인폭스 갬빗’이 묘사하는 사회는 근본적으로 경찰 국가, 끔찍한 디스토피아다. 하지만 국가 권력이 전제적으로 행사되는 경찰 국가도 젠더 평등과 다른 섹슈얼리티에 관대할 수 있다는 것을 내 소설이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소설에서 사람들은 성별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을 전환한 자전적인 경험에 기반한 것인가. “나는 행성들을 파괴할 수 있는 무기와 거대한 우주선을 가진 미래를 그린다. 그들은 발전된 생명공학기술 또한 가지고 있을 것이다. 성별을 바꾸는 게 안 될 건 뭔가.” -최근 한국에서도 SF 소설이 각광받고 있다. 한국 작가의 소설을 읽어본 적이 있나. “나는 초등학교 이래로 SF 팬이었다. 미국 작가인 앤 맥카프리의 ‘퍼언 연대기’로 SF에 입문했고, 영어 소설이었다. 아쉽게도, 나는 한국어를 잘 못해서, 내가 읽은 한국 SF는 영어로 번역된 ‘레디메이드 보디사트바’가 전부다. 그 책은 평행 우주, 양자 역학, 로봇 같은 친숙한 SF적 소재들이 태권도, 수능, 남북 간의 상존하는 갈등 같은 특정 한국 상황에 가미돼 흥미로웠다. (‘레디메이드 보디사트바’는 올 3월 아시아·아메리카 문학 전문 출판사 가야프레스가 김영하, 김보영 등 한국 작가들의 SF 단편 13편을 모아 번역 출간한 책이다.) 영어로 번역된 더 많은 한국 SF를 보고 싶고, 언젠가는 한국어로도 소설을 쓸 수 있게 되길 고대한다.” -당신의 책을 읽고, 한국 독자들이 어떤 반응이었으면 좋겠나. “솔직히 말하면, 나는 ‘펑펑’ 터뜨리는 재미로 이 소설을 썼다. 제국주의에 관한, 피에 굶주린 모험담으로 읽어주면 좋겠다.” -소설에 어느 ‘역법’, 즉 시간체계를 믿느냐에 따라서 세상의 물리법칙이 바뀌고, 수학의 집합 개념을 연상시키는 특이한 전개 방식이 등장한다. SF에 친숙하지 않은 독자들은 읽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맞는 말이다. 영어에 능숙한 우리 아버지도, ‘나인폭스 갬빗’을 읽으려고 시도하다 ‘네 책은 너무 어려워!’라고 말씀하셨다. 그 얘기에 계속 웃었는데, 사실 내 책은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이들에게도 늘 어려운 책으로 불린다. 난 스페이스 오페라와 군사 SF에 친숙한 독자들을 위해 썼고, 그렇기 때문에 입문하기에 좋은 책은 아니다. 당신이 얼마나 SF적인 표현에 익숙한가에 따라 소설을 이해하는 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시작하기에 적당한 책을 추천하기가 어렵다. 문화적 장벽도 한 가지 요인이 될 수 있고. 영화나 TV 프로그램으로 먼저 SF에 친숙해지는 게 어떨까.” -휴고상 후보에 세 번이나 올랐다. 내심 수상을 기대하고 있나. “물론 영광이다. 그런데 수상을 기대하진 않는다. 나는 이미 내게 줄 위문품으로 만년필을 준비했다. 하지만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친구들과 동료를 만날 일은 기대가 된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 소설을 쓰고 싶나. “어린이들을 위한 소설을 구상하고 있다. 올해 출간한 어린이를 위한 소설 ‘드래곤 펄’은 창작 과정이 매우 재밌었다. 한국 신화에 기반한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로, 우주 공간으로부터 버려진 동생을 구하기 위해 가출하는 어린 여우 이야기다. 물론, 내겐 다른 가능성에도 충분히 열려 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수학 전공한 한국계 미국인 이윤하 한국계 미국인 SF 작가. 1979년 미국 텍사스주 출생으로, 미국에서 의사로 일한 아버지와 어머니를 따라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성장했다. 서울외국인학교를 다녔고, 코넬대 수학과를 졸업했으며 스탠퍼드대 수학교육 박사 학위를 받았다. 데뷔작이자 ‘제국의 기계’ 3부작의 첫 작품 ‘나인폭스 갬빗’으로 2017년 로커스상을 수상했고, ‘SF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휴고상에 올해로 세 번 노미네이트됐다. 커밍아웃한 FTM(Female to Male·여성에서 남성으로) 트랜스젠더 게이로, 미국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에서 배우자·딸과 함께 살고 있다. 후속작인 ‘레이븐 스트라타젬’(가제), ‘레버넌트 건’(가제)은 내년 상하반기에 순차적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 [임지연의 내가 갔다, 하와이] 성별 표기 X…性 정체성의 기준을 묻다

    [임지연의 내가 갔다, 하와이] 성별 표기 X…性 정체성의 기준을 묻다

    하와이 주는 미국에서 성소수자 거주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미국에서 손꼽히는 리뷰 전문플랫폼 ‘옐프'(Yelp)에서는 하와이에 소재한 성소수자 전용 레스토랑, 카페, 바(bar) 등에 대한 정보가 쉽게 공유될 정도다. 또, 와이키키 해변에 입점한 일부 호텔 가운데는 ‘성소수자’ 커플을 위한 전용 호텔도 성황리에 운영 중이다. 뿐만 아니라, 성소수자를 위한 전용 여행 패키지 상품도 현지 여행사를 통해 획기적인 여행상품으로 심심치 않게 등장해오고 있다. 그리고 이들 업체들에 대한 최신 소식은 현지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의 성소수자)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활발하게 업데이트, 공유되는 형편이다. 그 뿐만 아니라, 하와이 주 호놀룰루 국제공항에서는 입국 시 개인의 성(性)을 묻는 질문 영역에 여성, 남성 외에 LGBT를 선택할 수 있도록 문서 표기 상의 구분 편 의를 제공해오고 있다. 얼마 만큼이나 하와이 주에서의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자유로운지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2016년 미국 입법부가 발간한 윌리엄스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하와이 주가 미국 내에서 성소수자 거주 비율(총 인구 중 약 5.1%)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비교적 이들에 대해 관대한 사회적 인식을 가진 하와이에서도 오직 성소수자라는 성정체성 문제라는 벽에 부딪혀 진학, 취업, 결혼 및 자녀 출산, 양육 등 사회전반에서 심각한 차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2013년 하와이 대학교가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성소수자에 대한 성차별적인 정부 정책과 사회 규범 등으로 인해 트렌스젠더 등 소수자들이 겪는 차별, 피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또, 지난해 미 보건부가 공개한 ‘성과 성소수자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트랜스 젠더 등 성소수자들의 지위는 사회적인 편견과 부정적인 인식 등으로 빚어진 불균형적 건강 상태와 사회, 경제, 정치 분야에서의 불평등 등의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하와이 주의회 여성위원회는 이번 법안 상정과 관련, 성소수자들의 하와이 내에서의 취업, 투표 등록, 보험 가입 및 보험료 신청, 법 집행 기관과의 상호작용, 은행 계좌 개설, 아파트 임대 및 임차 등의 사례에서 사회적인 차별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 국가에 의해 개인의 성과 공적인 신분증에 기재된 성별과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인 차별 발생 사례가 빈번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때문에 하와이 주 정부는 지역 주민들과 현지 거주 성소수자들로부터 이들에 대한 사회적인 책무를 다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 받아왔다. 이에 대해 최근 하와이 주 정부는 이른바 ‘젠더 논바이너리’를 하나의 성으로 인정하는 법적 조치가 진행되는 등이 분야와 관련한 한 단계 빠른 움직임이 예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젠더 논바이너리’는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인 성 정체성에 포함되지 않는 제3의 성을 일컫는 것으로, ‘젠더 퀴어’라고도 불린다. 주 정부가 직접 주도해 추진 중인 ‘젠더 논바이너리’와 관련한 법적인 움직임의 주요 내용은 개인 ID카드, 운전면허증 등 공식적인 신분증 내에 여성(F), 남성(M) 외에 제3의 성‘X’를 표기할 수 있도록 한 것. 하와이 주의회는 신분증에 명시된 성별 표기가 곧 해당 개인의 신원 및 신분 차별을 가능케 하며, 부당한 사회, 경제, 정치적인 피해를 입게 하는 대표적인 이유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남성, 여성이라는 이분법적인 표기를 벗어나, LGBT 스스로 자신의 성별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국가가 제공한 공식적인 개인 신분증에 기재하는 성별 선택 범위를 확대, 이들이 사회적인 편견에 대처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이번 법안 마련의 목적이라고 밝혔다.이에 따라 향후 법률 개정을 통해 기존의 개인 ID 카드, 운전면허증 등의 소지자는 일정 수수료 지불을 통해 자신이 기존에 사용했던 신분증 내의 성별을 변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변경될 신분증 상단에는 △시청에 등록된 법적 성명 △생년월일 △거주지 주소 △신분증 번호 외에 스스로 선택한 남성(M), 여성(F) 또는 ‘X’로 표기된 제3의 성을 선택해 명기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이 같은 성별 변경 절차를 담당할 행정 기관에서는 ‘신청자에 의한 신청 및 문의가 선행되어야 하며, 이를 기준으로 각 개인의 신분증 성별 변경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단서 조항이 기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담당자 임의에 의한 제3 새로운 신분증 발급 등을 금지, 개인의 선택권 및 개인 정보 보호를 우선해야 한다는 일각의 목소리를 존중한 정부 결정으로 보인다. 해당 법안은 현재 주 하원 법사위원회에서 양성 평등 및 소수자 인권 증진 요청으로 시작된 이래, 현재 하와이 주 상원에 계류, 전체 표결을 앞두고 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오는 2020년 7월 1일을 기준으로 효력이 발취될 전망이다. 그런데 이 같은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인 지위 인정의 움직임은 비단 하와이 뿐만이 아니다. 미국 연방정부는 이에 앞서 지난 2009년 제3의 성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에 대해 처음으로 논의를 시작, 약 10년 후인 2017년 워싱턴 D.C를 시작으로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미네소타, 오리건, 아칸소 등지에서 개인 ID 카드, 운전면허증 외에 출생 증명서, 학교 입학 서류 등을 통해 ‘제3의 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해 온 바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 2월 기준, 뉴욕시와 뉴저지주 등 두 곳에서는 출생 후 부모의 선택에 따라 남성, 여성 외에 제3의 성(性)인 X 성별을 출생증명서에 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최초로 채택한 바 있다. 해당 지역에서 출생한 이들은 부모의 선택에 따라 x 성별로 최초 표기된 신분증을 발급받은 후, 18세 이후 자신의 선택에 따라 스스로 성별을 선택, 변경한 신분증을 재발급 받을 수 있게 된 것. 더욱이 이때 의사 진단서 없이 부모 스스로 제3의 성별 기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 부수적인 행정 과정 일체를 생략하는 등 당사자의 편의를 도모했다는 것이 화제가 된 바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입학 신청서 등 교육 기관 활용 공식 문서 상 제3의 성 기입이 법적으로 보장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한 발 더 나아간 요구의 목소리가 제기되는 분위기다. 특히 이에 앞서 이미 워싱턴 D.C 교육 당국은 지난 2018년 11월부터 2019년 신입학 모집 학생에 대해 활용되는 공식 교육 문서 상 제3의 성 기입을 허가한 바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목소리에 대해 추가적인 공식 입장을 밝힐 지역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이번 하와이 주 정부 내에서의 성소수자 인권 증진 위한 신분증 내 X 성별 표기 법안은 현재 주정부 의회 내 상정, 표결을 앞두고 있음. 표결될 경우 오는 2020년 7월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 법원 “트랜스젠더 성별 정정, 부모 동의 필수 아니다”

    법원 “트랜스젠더 성별 정정, 부모 동의 필수 아니다”

    부모의 동의가 성별 정정에 있어 필수가 아니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4일 공익 인권변호사 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희망법)에 따르면, 인천가정법원은 부모 동의서를 제출하지 못한 20대 후반 트랜스젠더 여성 A씨의 성별 정정 신청을 허가해 신청을 기각한 1심 결정을 뒤집었다. A씨는 어린 시절부터 확고한 여성으로서의 성별 정체성을 갖고 현재 여성으로서 사회 생활을 하고 있다. 남성에서 여성으로의 성 전환 수술을 받는 등 법원의 성별 정정 허가를 받기 위한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 하지만 대법원 예규가 요구하는 서류 중 부모 동의서를 제출하지 못했다. A씨 부모는 종교적인 이유로 A씨의 정체성을 거부했고, A씨는 부모와의 관계가 단절됐다. 1심인 인천가정법원 부천지원은 A씨의 성별 정정 신청을 기각했다. 결정문에는 기각 사유가 적혀 있지 않지만 A씨가 부모의 동의를 받지 못한 점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희망법은 말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원심 결정을 취소하고 A씨의 성별 정정을 허가했다. 재판부는 A씨의 성별 정정에 부모가 부정적 견해를 보이고 있지만 성년자녀에 대한 부모의 동의 여부가 성별 정정 허가에 필수 요건이라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씨가 이미 오랜 기간 여성의 주체성과 자아를 가지고 생활했고, 자신의 상태에 관해 고민하고 신중한 결정을 내린 이상 부모의 동의가 없더라도 이것이 A씨의 성별 정정을 불허할 직접적 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2006년 제정된 대법원 예규는 성별 정정 허가 신청 시 부모 동의서를 첨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부모 동의서 제출은 같은 해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에서 성별 정정을 위한 요건으로 설시한 내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법원 예규에 포함됐다는 것이 희망법의 설명이다. 희망법은 이날 논평을 통해 “성년의 성별 정정에 부모의 동의를 요구하는 국가는 한국을 제외하고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대법원 예규에 근거해 많은 법원들에서는 부모의 동의를 요구했다. 이는 종교적 이유나 사회적 낙인으로 부모에게 자신을 인정받지 못하는 트랜스젠더들이 많은 현실에서 성별 정정의 실질적 장벽이 됐다”고 지적했다. 희망법이 지난해 트랜스젠더 70명을 대상으로 성별 정정 경험을 조사한 결과 45.7%가 부모의 동의를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희망법은 “이번 결정이 하나의 사례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트랜스젠더가 처한 구체적 현실을 반영하지 않고 불필요한 서류를 요구해 오히려 고통을 가하고 있는 현행 대법원 예규는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국제적으로는 성별 정정이 트랜스젠더가 존엄과 평등을 향유하기 위한 당연한 권리로 인식되고 있고 아르헨티나, 덴마크, 아일랜드, 노르웨이 등 자기결정권에 기반한 성별 정정을 보장하는 국가들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면서 “국회와 정부 역시 더 이상 침묵하지 말고 트랜스젠더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성별 정정 특별법을 제정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성 소수자 해방의 날” 뉴욕에 400만 무지개

    ‘스톤월 항쟁’ 50주년을 맞은 30일(현지시간) 성 소수자를 상징하는 형형색색의 무지갯빛이 뉴욕을 비롯한 미국 주요 도시의 길거리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게이바 ‘스톤월’ 급습, 해방운동 시초로 AP통신 등 외신은 LGBTQ(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트랜스젠더·퀴어 등 성 소수자) 인권 운동인 ‘게이 프라이드 행진’이 지난달 전 세계 여러 도시에서 진행된 가운데 마지막 날인 30일 뉴욕의 맨해튼에서 ‘월드 프라이드’라는 이름으로 개최됐다고 전했다. 갖가지 상징물을 든 700개의 대표단 소속 15만명이 맨해튼 미드타운부터 로어 맨해튼까지 행진했다. 주최 측은 참석자와 관람객까지 합해 400만명이 운집한 것으로 보고 역사상 최대 규모의 게이 프라이드 행진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했다. 35년째 행진에 참가하고 있는 프랜시스 골딘(95)은 매년 “나는 내 레즈비언 딸을 사랑해요. 그들(성 소수자)을 안전하게 해줘요”라는 내용의 손팻말을 들고 나섰다. 골딘은 이날 딸 르니와 딸의 아내 마지와 함께했다. 이번 행사는 전 세계 성 소수자들에게도 의미가 깊다. 1969년 6월 28일 뉴욕 맨해튼 그리치니빌리지의 게이바인 ‘스톤월 인’에 뉴욕 경찰이 급습해 동성애자들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스톤월 항쟁’이 올해로 50주년을 맞아서다. 성 정체성을 이유로 체포되곤 했던 성 소수자들은 더는 견딜 수 없다며 경찰에 맞서 싸웠고 이는 성 소수자 해방운동의 시초가 됐다. 스톤월 인은 2016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 국가기념물로 지정됐으며 뉴욕 경찰은 지난달 6일 처음으로 스톤월 급습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시카고 등 주요 도시서도 최대 인원 참가 미국의 다른 여러 도시에서도 스톤월 항쟁 50주년을 기념한 프라이드 행진이 열렸다. 시카고에서는 미국 최초의 흑인이자 동성애자 여성 시장인 로리 라이트풋이 아내와 함께 퍼레이드에 참석해 “어린 성 소수자들을 보호하려면 어떤 노력이든 기울여야 한다”고 발언했다.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이날 트랜스젠더 학생들의 권리를 연구하는 태스크포스 창설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성 소수자 인권 보호에 동참했다. 한편 여러 기업의 후원으로 화려함을 뽐내는 프라이드 행진이 스톤월 항쟁의 정신을 드러내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뉴욕 시내에서 별도의 ‘퀴어 해방 행진’을 진행했다. 프라이드 행진에 수많은 경찰이 배치된 데 반해 이들 대안 행진에는 자원봉사자들이 보안을 담당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특파원 생생리포트] 넷플릭스·디즈니 “투자 보이콧”…美 강력 낙태 금지법, 지역 경제 파탄 낳나

    [특파원 생생리포트] 넷플릭스·디즈니 “투자 보이콧”…美 강력 낙태 금지법, 지역 경제 파탄 낳나

    2016년 트랜스젠더 차별 ‘화장실법’ 으로 40억弗 피해 노스캐롤라이나 재현 경고미국 루이지애나와 조지아 등 7개 주에서 사실상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되면서 사회적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여성의 권리 보호 차원에서 낙태 금지 법안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더해 일각에서는 낙태 금지가 지역경제 파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낙태 금지와 지역경제 연관성에 고개를 갸웃하게 되지만 미국에서 이 둘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워싱턴DC의 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22일(현지시간) “낙태 금지 법안이 통과된 주에 자리잡은 넷플릭스와 디즈니, 워너미디어 등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향후 투자 계획을 철회하거나 이전을 경고하고 있다”면서 “이 기업들이 다른 주로 옮겨 간다면 지역경제의 충격이 상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뿐 아니라 블룸버그, 도이체방크 등 180명이 넘는 미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최근 공식적으로 낙태 금지를 반대했다. 정보기술(IT)과 패션, 은행, 소매, 에너지 등 다양한 업종의 CEO들이 동참했다. 이들은 모두 17개 주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10만 8000명에 달하는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 이 기업들은 낙태 금지가 우수한 여성 인력 충원의 기회를 빼앗을 뿐 아니라 기존 여성 직원의 퇴사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밥 이거 디즈니 CEO는 “강력한 낙태 금지 법안이 2020년부터 시행된다면 해당 주에서 우수한 여성 인력을 구하기 어렵고, 이는 결국 영화 촬영 포기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낙태 금지 법안은 여성의 권리뿐 아니라 기업의 고용, 나아가 지역경제 손실을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최근 ‘남쪽의 할리우드’라고 불리는 조지아주에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된다. 조지아는 2010년 촬영 유치를 위해 1억 4000여만 달러(약 1624억원)를 투자했다. 이런 투자로 넷플릭스와 NBC유니버설 등의 대형 스튜디오가 자리잡으면서 2016년 조지아가 촬영 유치 건수에서 할리우드가 있는 캘리포니아를 넘어섰다. 조지아는 2017년 95억 달러의 경제 효과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7년 만에 100배의 수익을 올린 것이다. 하지만 조지아가 임신 6주 이후 낙태를 금지하는 법을 내년 1월 시행하기로 하면서 넷플릭스 등이 촬영 보이콧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업들이 조지아를 떠난다면 지역 경제의 몰락은 자명하다. 노스캐롤라이나주가 2016년 트랜스젠더에게 출생증명서의 성별과 일치하는 화장실을 사용하게 하는 이른바 ‘화장실 HB2 법안’ 논란으로 40억 달러의 비용을 치른 것을 고려한다면 낙태 금지 법안으로 인한 지역경제 몰락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당시 노스캐롤라이나가 이 법안을 통과시키자 도이체방크는 노스캐롤라이나의 신흥 도시 캐리에 있는 지역 본부 확장 계획을 중단했고, 전국대학스포츠연맹(NCAA)과 전국농구협회(NBA)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주요 경기를 금지했다. 또 링고 스타와 브루스 스프링스틴 등 가수들은 그 지역에서의 공연을 취소했다. 낙태 금지 법안이 통과된 조지아 등 7개 주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또 다른 여성단체 관계자는 “주정부들은 지역경제 사활이 낙태 금지 법안에 걸려 있다는 것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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