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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폭 논란’ 김유진 PD, 극단적 선택 뒤 의식불명”

    “‘학폭 논란’ 김유진 PD, 극단적 선택 뒤 의식불명”

    이원일 셰프와 결혼을 앞두고 방송에 출연했다가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폭로가 나온 김유진 프리랜서 PD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뒤 의식불명 상태로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유진 PD의 외사촌 오빠는 “김유진 PD가 오늘 오전 3시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뒤 가족들에게 발견돼 구급차로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 이송됐다”면서 “현재 의식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가족의 신고를 받고 구급대원이 도착했을 당시 김유진 PD는 의식은 없었으나 호흡은 있는 상태였으며,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된 후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김유진 PD가 비공개 소셜미디어에 남겼다는 심경글도 전달했다. “이원일과 가족에 피해 가지 않기를” 이원일 셰프도 팔로우하고 있는 이 계정에 김유진 PD는 “억울함을 풀어 이원일 셰프, 그리고 우리 두 사람의 가족들에게 더 이상의 피해가 가지 않길 바라는 것뿐이다.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김유진 PD는 “나는 이제 곧 이 세상에 더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될 것 같다. 그 전에 못 다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김유진 PD가 학교폭력 가해자라고 주장하는 누리꾼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피해자라고 밝힌 이 누리꾼은 ‘2008년 16살 때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유명인 A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 주동자인 A는 사과 한 마디 없었고, 그 이후로 잊고 살아왔는데 최근 A가 TV에 출연하면서 그 때 피해 기억이 되살아나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후 A가 김유진 PD라는 추측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확산됐다.김유진 PD는 사과문을 올렸지만 사과문의 일부 구절이 다시 논란이 됐다. 이후 또 다른 누리꾼도 초등학교 시절 김유진 PD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등 추가 폭로가 이어졌다. 이원일 셰프와 김유진 PD는 2018년 방송 프로그램에서 인연을 맺고 교제해왔다. 지난달부터 MBC TV 연애 관찰 예능 ‘부러우면 지는거다’에 출연하며 결혼 준비 과정을 공개했으나 논란이 불거진 후 자진 하차했다. “억울한 모든 것을 안고 사라지겠다” 김유진 PD는 극단적 시도 전에 남긴 걸로 추정되는 비공개 글에서 해당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글에서 그는 “예비 신랑이 나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었고, 이유를 막론하고 학창 시절 나로 인해 상처받았을 친구들이 있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에 사과문을 올렸다”면서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분이 다른 이의 행동을 내게 뒤집어 씌웠을 때 해당 가해자에게 연락이 와서 발을 빼려는 모습을 봤어도 친구라고 생각해 그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이원일 셰프가 자신이 하지 않은 일로 자필 사과문을 올릴 때, 내 마음은 부모님과 예비 시부모님께 죄스러운 마음을 억누른 채 한 글자씩 자필 사과문을 올렸고, 억울한 마음을 억누르고 있을 때에는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친구는 뒤에서 지인을 통해 지속해서 협박 문자와 전화를 걸어왔다”면서 “내가 처음부터 모든 것을 밝혔다면 여러분들께서 믿어 주셨겠느냐. 이원일 셰프에게 나라는 꼬리표가 사라질까”라고도 적었다. 그러면서 “모든 분께 죄송하다. 나는 억울한 모든 것을 안고 사라지겠다. 집에 앉아 키보드 하나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모든 분께 부디 개인적인 생각으로 판단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고 글을 맺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취중생] ‘아줌마’가 아닙니다, ‘노동자’입니다

    [취중생] ‘아줌마’가 아닙니다, ‘노동자’입니다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난 1일은 제130주년 세계 노동절이었습니다. 서울신문은 노동자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계층인 중년 여성 비정규 노동자의 고통에 대해 다뤘습니다. ‘아줌마라고 쥐꼬리 임금, 툭하면 무시… 위기 내몰린 중년의 노동’(2020년 5월 1일자) 기사가 그것입니다. 가스 검침원, 마트 직원, 특수교육 실무사 등 3명의 목소리를 통해 경력 단절을 겪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 못해 단기 저임금 비정규 노동으로 내몰리는 여성 노동자들의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기사가 나간 뒤, 포털 사이트에선 ‘여자만 힘드냐, 남자도 힘들다’, ‘기술 없으면 그런 일 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그런’ 일이란 무엇일까요? 배운 게 없고 능력이 없으면 일하면서 겪는 부당함은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걸까요? 중년 여성 노동자의 일은 정말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일까요? 개에 물리고 성희롱당해도 참는다…갈 곳이 없어서“우리는 일하면서 개한테 세 번은 물려야 ‘가스 밥’ 먹는다고 해요.” 서울도시가스 점검원으로 15년 동안 일한 김윤숙(53)씨의 말입니다. 김씨는 2005년부터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IMF 외환위기 당시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남편이 일자리를 잃자 “살림에 도움이 돼야겠다”는 마음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습니다. 그가 가스 점검원으로 일하게 된 건 육아와 병행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씨는 “남편 일도, 아이 학교 일도 내가 챙겨야 하는데 집에 돈은 없으니 중간중간 개인 용무를 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고 했습니다. 결혼, 육아로 경력 단절을 겪고 재취업해야 하는 중년 여성 일자리 대부분이 이 같은 성격을 띱니다. 하지만 그가 감당해야 하는 어려움은 예상보다 훨씬 컸습니다. 김씨는 “여자 혼자 가스 점검을 하러 집집을 다니다 보니 성추행도 일어난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어떤 집은 남자가 알몸 상태로 나와서 문을 열어주더라”면서 “너무 당황해서 ‘악’ 소리도 안 나왔다”고 했습니다. ‘퇴근이 언제냐’, ‘맥주 한잔하자’는 성희롱도 심심찮게 일어납니다. 개에 물리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그는 “집주인이 다들 ‘우리 개는 안 문다’고 하면서 풀어놓는데, 뒤꿈치든 정강이든 어깨든 몇 번씩 물린다”면서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이런 일은 김씨만 겪는 일이 아닙니다. 지난해 4월에는 울산 경동도시가스 점검원이 일하던 중 성추행을 당한 후 감금까지 당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점검원은 트라우마에 시달리다가 자살까지 시도했습니다. 가스계량기가 있는 곳은 대부분 골목이나 후미진 곳. 이 때문에 담벼락 등에 올라갔다가 발을 헛디뎌 무릎이나 발목에 골절상을 입고, 인대가 파열되는 일도 많습니다. 그런데도 김씨가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는 대안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는 “40~50대 여성에게는 취업 문을 열어놓은 데가 없다”고 했습니다. “아이를 어느 정도 키우고 나면 다시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전문성 있는 젊은이들에 비해 당연히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김씨처럼 절박한 사람은 많은데 자리는 없으니 ‘임금 후려치기’나 쉬운 해고의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값싼 인력 취급 상처…여자라고 ‘하찮은 일’ 아니야” 은연중에 여성이 하는 일을 ‘하찮은 것’이라고 보는 사회적 시선도 여전합니다. 김씨는 “가스업계에서도 관리자는 전부 남자”라면서 “여성이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니 ‘언제든 그만둘 사람’으로 취급하면서 노동자로서 법적인 보호는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일반 시민들 눈에는 가스 점검원이 1년에 2번 방문하는 사람에 불과하겠지만, 뒤에서 하는 일은 가스계량기 검침, 검침 송달 등 훨씬 많다”면서 “현장 노동자이자 감정노동자”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도 중년 여성 일자리의 질이 낮은 이유가 여성이 사회적으로 낮은 지위를 가진 것과 관련이 크다고 봅니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 일자리 자체가 저가치화돼있다”면서 “여성이 하는 일은 원래 집에서 하던 거니 특별한 기술 없이 할 수 있다는 왜곡된 인식이 있고, 이 때문에 남성만큼 돈을 줄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인식 탓에 여성이 기존의 남성 중심적인 일자리에 진입하기도 어렵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는 아예 남녀 일자리의 차이를 없애려고 노력합니다. 이 교수는 “북유럽 국가에서는 직업 훈련과정에서 남성이 지배적인 직종을 오히려 남성이 아닌 여성에게 먼저 소개한다”면서 “남녀 일자리를 구분하지 않으면서 성별 임금 격차를 줄이는 방식”이라고 했습니다. 김씨는 말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동네 아줌마’가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로 봐주는 것”이라고요.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예쁜 선생님 연락처 좀”...교감 사칭한 경찰관, 2심서도 “해임”

    “예쁜 선생님 연락처 좀”...교감 사칭한 경찰관, 2심서도 “해임”

    숙박업소 퇴실 시 객실 물품을 훔치고, 초등학교 교감을 사칭해 여교사 연락처를 알아낸 경찰관이 해임 처분 관련 “부당하다”며 행정 소송을 냈지만,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30일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행정2부(김복형 부장판사)는 경찰관 A(41)씨가 강원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 항소심 소송에서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패소 판결을 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강원지방경찰청 소속 순경이던 A씨는 시보 기간이던 지난 2018년 6월 27일 오전 원주시 한 호텔에 투숙했다가 퇴실하면서 슬리퍼와 가운 등 4만2000원 상당의 객실 비품을 몰래 훔쳤다. A씨는 직무 관련 교육 이후 투숙한 호텔에서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또한 같은해 5월 18일 오후 4시쯤 공중전화로 모 초등학교에 전화해 교감을 사칭한 뒤 “예쁘다는 소문을 듣고 전화했다. 남자친구를 소개해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대방으로부터 “결혼했다”는 답이 돌아오자 이번에는 “동료 교사 중 예쁜 선생님이 있으면 두 명 정도 이름과 연락처를 달라”며 교육공무원의 자격을 사칭해 교사 2명의 이름을 알아냈다. 이에 관명 사칭 피해를 본 피해 교감은 명예훼손 및 공무원 자격 사칭으로 A씨를 고소했다. A씨의 절도 혐의는 그해 7월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됐고, 관명 사칭은 경범죄 처벌법 위반으로 8만원의 통고 처분됐다. 절도 사건 직후 직위 해제된 A씨는 소청 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지난해 5월 행정소송을 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변사 사건 트라우마와 과중한 업무로 인한 우울증 등으로 절도를 저질렀고, 마음에 드는 선생님의 결혼 여부 등을 알고 싶어 관명을 사칭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1심 재판부는 “임용 후 시보 기간 중 관명 사칭과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절도죄를 저질렀다”며 “비록 절도 사건 피해자와 합의했더라도 범죄를 예방해야 할 경찰공무원이 범죄를 저지른 만큼 비위 행위가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절도뿐만 아니라 관명 사칭 행위도 함께 저질렀고 관명 사칭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고소하기까지 했다”며 “원고의 비위 행위를 절도 행위만을 저지른 다른 징계 사례와 동일하게 볼 수 없는 만큼 이 사건 처분이 징계 재량을 일탈·남용해 객관적으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영상 수업 10분 지나면 딴짓… 긍정·격려의 ‘마음 방역’해 주세요

    영상 수업 10분 지나면 딴짓… 긍정·격려의 ‘마음 방역’해 주세요

    집콕·개학 연기·낯선 환경 겪는 아이들 심리적 고충… 두통·복통에 돌출 행동도 저학년일수록 장시간 강의 집중 어려워중학교 2학년과 초등학교 4학년 남매를 둔 유혜경(44·가명)씨는 자녀들이 각자 방에서 수업을 듣는 동안 방문을 열어 놓게 한다. 중2 아들이 개학 다음날 출석체크만 해 놓고 게임을 하려다 딱 걸렸기 때문이다. 엄마가 거실에서 지켜보고 있어도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딴짓을 한다. 중학교 2학년 아들은 수업 시작 후 10분만 지나면 책상 앞에 엎드리거나 카카오톡 채팅창을 연다. 초등학교 4학년 딸은 물 마시랴, 화장실 가랴 부지런히 거실을 들락날락거린다. 중학생 아들은 동영상 수업 수강이며 과제며 스스로 하는 편이지만 초등학생 딸은 ‘징징거림’이 부쩍 심해졌다. 딸 옆에 앉아 수업 내용을 공책에 정리하라고 했더니 대충 몇 자 끄적이다 선을 죽죽 그어 버렸다. 수업에서 배운 기본적인 개념을 풀어 설명하는 활동지를 앞에 두고 한참 동안 답을 쓰지 못해 유씨가 직접 답을 불러 주기도 했다. 유씨는 “온라인 수업이라 아이가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건지, 원래 아이가 이 정도밖에 못 하는 건지 혼란스럽다”면서 “나보다 아이가 더 힘들다는 걸 알지만 나도 모르게 자꾸 소리를 지르게 된다”고 한숨을 쉬었다.●아이 힘든 걸 알지만… 산만한 태도에 ‘버럭’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은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들에게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안겨 준다. 자녀가 하루 시간표에 맞춰 동영상 강의를 챙겨 봤는지, 강의를 틀어 놓고 다른 창을 띄워 딴짓을 하지는 않는지, 수업에서 내주는 활동지를 채워 냈는지 등 자녀의 원격수업을 곁에서 지켜보는 학부모들이 신경 써야 할 일은 한둘이 아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숙제를 제대로 못 하는 자녀들에게 ‘버럭’ 화를 냈다는 학부모들의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서울시 COVID19 심리지원단을 이끄는 김현수(성장학교 별 교장)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자녀들도 처음 경험하는 원격수업은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자녀가 해내고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개월간의 ‘집콕’ 생활과 개학 연기, 낯선 온라인 수업을 거치며 학생들은 어른들과는 다른 차원의 심리적 고충을 떠안은 상태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재난과 트라우마 위원회는 감염병 재난 시 아동 및 청소년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 ▲또래집단으로부터의 단절 ▲학습이나 좋아하는 일에 대한 흥미 상실 ▲에너지 저하 ▲공격적인 행동 등을 꼽는다. 일반 성인들이 불안감이나 우울감 같은 정서적인 불편함을 직접적으로 호소하는 것과 달리 아동 및 청소년은 두통이나 복통 같은 신체적인 증상이나 등교 거부나 비행 등 행동의 변화로 나타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긍정과 격려의 언어로 마음속 불안감을 다독이는 ‘마음 방역’이 원격수업을 마주한 청소년들에게 더욱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김 교수는 “집에서 머물면서 여러 가지를 엄격하게 하기는 어려우니 기대나 목표는 낮춰야 한다”면서 “생활 계획과 규칙을 세우고 이를 지킬 수 있도록 모니터링해 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집중 못 했다고 나무라지 마세요” 원격수업에서 드러나는 학생들의 집중력 부족은 학생의 문제라기보다 원격수업 자체의 한계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박남기(한국교육행정학회 회장) 광주교대 교수는 “학생이 스스로 선택해 수강하는 인터넷 강의에서의 집중력을 동기부여 없이 듣는 학교 원격수업에서 발휘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업체에서 성인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온라인 교육도 5분 안팎의 짧은 영상을 활용하는 ‘마이크로 러닝’이 확산하고 있다. 박 교수는 “학생들이 15분 이상 스크린 화면을 집중해 볼 수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면서 “대학에서도 20분 이상 동영상 강의를 보여 주지 않는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그 이상의 집중력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가만히 앉아 강의에 집중하는 학교 수업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학년이 낮아질수록 학교 수업에서 교사의 강의 시간이 짧아지는 대신 모둠별 토론이나 발표 등이 활발히 진행되는 ‘활동 중심 수업’이 이뤄진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실제 수업에서도 학생들은 칠판 앞에 와서 문제를 풀거나 친구들 자리를 오가며 활동지를 채우는 등 가만히 앉아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면서 “EBS 방송을 10분만 앉아서 봐도 잘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부모들은 ‘엄마 숙제’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독서록 쓰기와 그림 그리기, 리코더 불기 등 수업마다 쏟아지는 과제를 완성하는 것은 물론 사진으로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게시판에 올려 제출하는 것까지 학부모의 손이 닿지 않는 구석이 없기 때문이다. 엉뚱한 답을 고쳐 쓰거나 틀린 맞춤법을 바로잡는 것도 여간 수고로운 일이 아니다. 자녀가 활동지 앞에서 쩔쩔매거나 “엄마가 해 달라”며 심통을 부리면 학부모의 스트레스도 임계점에 달한다. 다만 이들 과제를 반드시 완벽하게 해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안다면 부담을 조금이나마 내려놓을 수 있을 듯하다. 온라인 수업에서 내주는 과제의 대부분은 수업이 끝난 뒤 집에서 부가적으로 하는 ‘숙제’가 아니라 수업의 일환인 ‘수업 활동’이다. 실제 초등학교 수업에서는 교사의 설명은 짧게 진행하는 대신 활동지를 채우거나 직접 수행해 보는 활동을 통해 수업의 목표를 달성했는지 확인한다. 평가가 아닌 점검과 피드백이 목적이다. 학교 수업이 원격으로 진행되면서 이 같은 활동들을 가정에서 하게 된 것이다. 윤영회 서울 한산초등학교 교무부장은 “원격수업에서의 과제는 학생들의 수준에 맞춰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된다”면서 자녀가 어려워하는 부분은 학부모가 채워주기보다 교사와 소통하며 피드백을 받을 것을 권한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 시간에 진행하는 활동이 아닌 이상 학교생활기록부나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다. 윤 교무부장은 “과제를 하면서 궁금하거나 어려운 부분은 교사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피드백을 받거나 등교 개학 뒤 보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SNS 소통에 익숙한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은 교사에게 직접 SNS로 질문하도록 지도하는 것도 좋다”고 귀띔했다. ●실시간 진행 활동만 생활기록부·평가에 반영 길게는 하루 7교시까지 이어지는 원격수업에서 매시간 모든 학습을 완벽하게 해내는 것은 어른도 쉽지 않은 일이다. 전문가들은 “학생마다 저마다 다른 학습의 속도 차를 살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일선 학교들은 “과제는 당일 수업이 끝나고서 제출해도 된다”는 식으로 동영상 강의 수강과 과제 제출 기한을 여유 있게 열어 두고 있다. 접속 장애와 로그인 오류, 가정 내 인터넷 불안정 등 예상치 못한 문제들을 고려한 방침이면서, 학생들 저마다 다른 학습 속도와 패턴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다. 원격수업이 ▲시간과 공간의 초월 ▲자기주도적 학습 ▲맞춤형 피드백을 특징으로 하는 만큼 학생들이 이 같은 특징을 십분 활용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지도해 주는 것이 좋다. 서울교육청으로부터 혁신미래학교로 지정돼 지난해부터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수업을 체계적으로 운영해 온 서울 내곡중학교 진영아 교감은 “원격수업은 학생들이 자기주도적 학습능력과 자기관리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에게는 어려울 수 있지만 중·고등학생이라면 강의 영상을 시청하고 제시된 과제를 위해 정보를 검색하고 탐구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진 교감은 “학습의 양과 속도보다 더 중요한 건 자신의 학습을 스스로 관리하고 과제를 해결하는 역량”이라면서 “자신만의 학습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태도를 기를 수 있도록 가정에서의 따뜻한 시선과 격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형제복지원 탈출하려고 소대장 됐는데… 내 손으로 생매장한 이들 못 잊어”

    “형제복지원 탈출하려고 소대장 됐는데… 내 손으로 생매장한 이들 못 잊어”

    “제식 틀리면 구타” “강간 뒤 아이 입양” 생존자 21명 심층면접·설문조사 등 확보 市, 새달 과거사 정리법 개정 촉구 나설 듯 “탈출하기 위해 신임을 얻어 소대장이 됐는데 내 손으로 생매장했던 사람들을 잊을 수 없습니다.” ‘한국판 홀로코스트’로 불리는 부산 형제복지원 피해자 용역보고서에 나온 A씨 내용이다. 피해자들은 수십년이 지났지만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하며 몸서리쳤다. 부산시는 최근 시의회 회의실에서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었다고 27일 밝혔다. 부산시는 지난해 7월 동아대 남찬섭 교수 등에게 실태조사와 관련 용역을 의뢰했다. 보고서에는 피해자들의 진술심층면접과 대면 설문조사 등에서 나온 내용 등이 담겼다. 용역팀은 지난 2월부터 한 달여 동안 생존 피해자 30명, 유족 9명 등을 심층면접했고 21명의 기억을 담았다. 1972년부터 1987년까지 수용된 피해자들은 아직도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절규하고 있었다. A씨는 “그들의 신원이라도 찾아주고 싶다”고도 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친구랑 놀러 갔다가 형제복지원 단속반에게 끌려간 B씨는 “제식훈련 때 한 사람이라도 틀리면 밥을 늦게 먹고 방망이로 맞곤 했는데, 맞다가 죽는 사람도 봤다”며 “소대장이 성폭행을 많이 했는데 성폭행하는 분대장, 소대장, 조장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방학 때 부산역 앞에서 오빠를 기다리다가 끌려간 C씨는 “여자들에게 생리대도 지급하지 않고 천만 4개 줬다”면서 “허벅지가 터지도록 매 맞고 정신병동에서 몇 개월 일했는데 강간당하는 사람들과 낙태 수술하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C씨도 성폭행당해 아이를 출산했지만, 자신도 모르는 새 입양됐다고 한다. 전기기술자였던 D씨의 증언은 용역보고서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박인근 형제복지원 원장의 살인 가담설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1980년 사업차 부산에 갔다가 싸움에 휘말려 수용됐지만, 전기기술자라 박 원장 사무실에 들어갈 수 있었던 유일한 사람이라고 진술했다. D씨는 “원장실은 사무실 옥상에 따로 지어 놨는데 그 안에 몽둥이 열댓 개, 대장간에서 만든 수갑 30개가 걸려 있었다”면서 “하루는 원장이 불러서 가 보니 피가 바닥에 흥건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진행된 설문조사에는 피해자 149명이 참여했다. 이들 가운데 형제복지원을 퇴소한 뒤 한 차례 이상 자살을 시도한 비율은 51.7%(77명)로 나타났다. 2016년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전 국민 평생 자살 시도 비율 2.4%와 비교할 때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남 교수는 “생존 피해자를 대규모로 설문조사해 객관적 수치로 피해 정도를 증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민성 시의원은 “형제복지원 사태의 진실규명을 위한 용역이라는 점에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다음달 말쯤 최종보고서가 나오는 대로 피해자 지원에 나서고 국가차원의 진상규명을 위한 과거사 정리법 개정 촉구에 나설 방침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제주4·3 생존 희생자·유족 치유 트라우마센터 내달 6일 개소

    제주4·3 생존 희생자·유족 치유 트라우마센터 내달 6일 개소

    제주도는 4·3 트라우마센터가 다음 달 6일 나라키움 제주복합관사에 들어서 운영에 들어간다고 27일 밝혔다. 4·3 트라우마센터에서는 4·3 생존희생자와 유족들의 치유를 위해 개인 및 집단 상담,심리교육,예술 활용 치료,물리치료,한방치료,신체 재활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제주4·3 평화재단이 4·3 트라우마센터 운영을 맡게 된다. 도는 4·3 트라우마센터에 올해 총 6억5400만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트라우마센터는 센터장과 정신건강 치료 간호사,사회복지사,물리치료사 등 모두 8명으로 구성된다. 도는 현재 4·3 관련 장애인 84명,수형인 33명,1세대 유족 1만3297명,1세대 며느리 2881명 등 총 1만8000여명의 트라우마 치유 대상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2015년 4·3 생존 희생자와 유족 등 1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정신건강 조사 결과 생존희생자 39.1%, 유족 11.1%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생존 희생자의 41.8%,유족 20.4%는 치료를 해야 하는 우울증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지난 70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식과 올해 추념식에서 트라우마센터 설립과 함께 국립 센터로 승격할 것을 약속했다.4·3 트라우마센터는 광주 센터와 더불어 국립센터로 승격될 때까지 시범적으로 운영된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조혜연 9단 스토킹 혐의 40대 남성 구속... 法 “도주 우려”

    조혜연 9단 스토킹 혐의 40대 남성 구속... 法 “도주 우려”

    여성 프로바둑기사 조혜연 9단을 1년 동안 스토킹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이 구속됐다. 지난 26일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프로바둑기사 조혜연 9단을 스토킹한 혐의를 받는 40대 후반 남성 A씨를 협박 등 혐의로 구속했다. 이날 법원은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이후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지난 25일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는 전날 경찰 조사를 받은 이후 조씨 집 앞에 찾아가 고성을 질러 현행범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해 4월부터 프로바둑기사 조혜연 9단을 약 1년 스토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씨는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를 통해 ‘흉악한 스토커를 두려워하는 대한민국 삼십대 미혼여성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본인 피해를 주장했다. 청원 글에는 “A씨는 1년 전부터 저의 사업장에 나타나 갖은 욕설과 고함을 치고 있다”며 “교습 소에는 초등학생도 다수인데 스토커를 보고 놀라 트라우마가 생겼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한 ‘반복적 욕설, 고함, 협박, 모욕이 있었다’는 취지 내용과 “경찰에 세 차례 신고했으나 결국 통고조치는 벌금 5만원이었다”며 “사실상 훈방 조치한 것”이라는 문구 등이 포함됐다. 경찰은 장기간 범행이 이뤄진 점 등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A씨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면서 사건 경위와 동기 등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D-2 ‘김종인 비대위’ 운명의 날…“先당선자 총회” vs. “전국위 의결”

    D-2 ‘김종인 비대위’ 운명의 날…“先당선자 총회” vs. “전국위 의결”

    28일 전국위 앞두고 “연기” “강행” 팽팽2016년 ‘김용태 비대위’ 좌초 트라우마심재철 “연기 불가…말 없는 다수 많아”미래통합당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를 의결할 전국위원회를 이틀 앞둔 26일 전국위 강행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을 이어 갔다. 전국위를 서두르지 말고 21대 당선자 총회를 먼저 열어야 한다는 측과 전국위를 통해 하루빨리 ‘김종인 비대위’를 띄워야 한다는 찬성파가 맞선 모양새다. 당선자 총회 선(先) 소집을 요구하는 반대파는 전국위 ‘비토’까지 경고했다. 28일로 예정된 전국위는 당 지도부와 상임고문, 소속 국회의원, 21대 국회 당선자, 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장 등 800여명으로 구성된다.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면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임명된다. 4·15 총선에서 3선에 오른 15명은 27일 국회에서 만나 입장을 정리한다. 당선자 총회 이후로 전국위를 미뤄야 한다는 요구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재선 당선자들도 지난 23일 김종인 비대위에 조건부 지지 선언을 하면서도 전국위를 미루고 28일 당선자 총회를 열자고 공식 제안했으나 묵살당했다.한 3선 당선자는 통화에서 “5월 8일 원내대표 경선까지 며칠 남지도 않았다”며 “당론이 모이지 않은 상태에서 전국위만 열면 의결이 안 되고 또 망신만 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3선 당선자는 “재선들이 어영부영 지지 표명을 했는데, 3선들은 좀더 구속력 있는 입장을 낼 것”이라며 “당선자 총회 거부는 명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은 기자간담회에서 “전국위 연기는 불가하다”며 “당선자 총회는 수요일(29일)쯤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못박았다. 이어 “지금 말 없는 다수보다 소수의 반대 목소리만이 들리는 것처럼 돼 있지만, 말 없는 다수가 훨씬 많다”며 “(부결은) 이론적으로만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지지파도 적극적인 분위기 환기에 나섰다. 낙선한 신상진(4선) 의원은 “우리끼리 끝장 토론을 하면 결론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느냐”며 “자강론은 말만 아름다울 뿐 현재 상태를 지속시키는 환각제”라며 전국위에서 비대위 의결을 촉구했다. 최다선(5선)을 앞둔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일부에서 ‘전국위가 열리면 딴지 걸겠다’는 말이 들린다”며 “저는 2016년 일부 정파의 전국위 보이콧을 참담한 마음으로 목도했고, 만에 하나 그런 일이 또 벌어진다면 우리 당은 궤멸할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20대 총선 참패 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맡아 ‘김용태 혁신비대위’를 추진했으나 당시 친박(친박근혜)계가 물리력을 동원해 전국위를 무산시킨 바 있다. 한편 김 전 위원장 측은 “김 전 위원장은 정당의 시스템을 잘 알고, 당내 이견의 본질도 잘 아는 분”이라며 “개의치 않고 전국위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원내대표 경선은 의원들의 일이라 정해진 일정을 존중할 방침이고, 무소속 복당은 당헌·당규 절차에 따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광저우金’ 조혜연 프로바둑기사 9단, 1년간 스토킹한 남성 고소

    ‘광저우金’ 조혜연 프로바둑기사 9단, 1년간 스토킹한 남성 고소

    일면식도 없는 스토커, 우승한 경기 전날도 난동조씨, 靑청원에 ‘솜방망이’ 스토커 처벌법 비판경찰에 신변보호와 스토커 강력 처벌 촉구2010년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여자바둑 국가대표로 금메달을 따낸 ‘바둑여제’ 조혜연(35) 프로바둑기사 9단이 지난해부터 1년간 자신을 스토킹한 남성을 경찰에 고소했다. 조씨는 갈수록 험악해지는 스토킹을 견디다 못해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24일 조씨로부터 지난 17일 재물손괴·협박·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당한 남성 A씨를 임의동행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오늘 현장조사에도 A씨가 현장에 나타나 임의동행해 조사를 하고 있다”면서 “고소장에 적시된 사실관계 등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흉악한 스토커를 두려워하는 대한민국 삼십대 미혼여성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A씨로부터 당한 피해를 알렸다. 이날 오후 9시 35분 현재 1497명이 하루 만에 청원에 동의했다.“공권력이 가두기는커녕 구류도 못해벌금 5만원에 훈방조치가 전부” 바둑 학원을 운영하는 조씨는 “A씨가 1년 전부터 저의 사업장에 나타나 갖은 욕설과 고함을 치고 있다”면서 “초등학생들은 스토커를 보고 놀라 트라우마가 생겼다. 학부모들의 불안과 근심도 엄청나다”고 불안해했다. 조씨는 “22일 밤에는 으슥한 곳에서 나타나 온 동네가 떠나가도록 한 시간 정도 고함을 쳤다”면서 “그간 경찰에 3차례 신고했으나 사실상 훈방 조치했다. 그래서 오늘인 23일도 사업장에 나타나겠다고 선언한 상태”라고 썼다. 조씨는 스토킹 관련 처벌이 약해서 재발하는 것 같다며 신변 보호와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조씨는 “공권력이 이 사람을 가두기는커녕 구류도 하지 못한다”면서 “바둑 교습소의 어린 학생과 학부모도 피해를 입고 두려워하는 데까지 이르렀는데, 그간 경찰에 신고한 결과는 벌금 5만원이나 훈방조치 등이 전부”라고 솜방망이 처벌을 비판했다. 조씨는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현행 스토커처벌법이 너무 경미하고 미약한 처벌을 해서 아닌가 싶다”면서 “국회 차원에서 스토커처벌법을 강력 범죄로 다뤄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스토커, 조혜연 찾아가 학원 벽에 음담패설·모욕 낙서 조씨는 이날 KBS와의 인터뷰에서 “신원 미상인 남성에게 1년여 동안 스토킹 피해를 겪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조씨는 그간 겪었던 스토킹의 고통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조씨는 일면식도 없던 한 남성이 자신의 직장 건물 외벽에 지속해서 협박성 낙서를 남기는가 하면, 흉기를 들고 찾아와 협박했다고 전했다. 조씨는 “지난해 4월 한 남성이 처음 교습소에 나타나 ‘조혜연을 보러 왔다’며 횡설수설하기에 잘 달래서 보냈지만 이후에도 반복해서 나타났다”고 말했다. 조씨에 따르면 교습소 건물 벽에 ‘사랑한다’, ‘보고싶다’, ‘널 원한다’ 등 낙서를 남기기 시작했고 “조혜연은 나와 결혼한 사이”라며 허위 사실도 주장하고 다녔다. 심지어 구애 문구를 넘어 ‘더러운 여자’ 등 모욕적인 낙서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에는 낙서의 양이 건물 외벽을 덮어 참다 못한 조씨의 아버지가 벽을 도배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창호 9단도 꺾은 ‘바둑여제’ 조혜연대주배 남녀 최강자 여자 최초 우승자결승전 전날 스토커 찾아와 고성 소동 조씨는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 정상급 ‘바둑여제’였지만 경기 전날에도 스토커의 행각에 떨어야 했다. 조씨는 지난 10일에는 여자 최초로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에서 우승했는데 결승전을 하루 앞둔 9일에도 조씨를 있는 바둑 학원을 찾아와 난동을 부렸다. 지난 22일 밤에는 으슥한 곳에서 나타나 온 동네에 들릴 만큼 큰 소리로 한 시간 정도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11살의 나이로 1997년 프로에 입단한 조씨는 2002년 세계여자바둑대회 우승을 거둔 뒤, 프로 통산 우승을 5번이나 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 받았다. 2003년 제9기 여류국수전과 이듬해 제5기 여류명인전에서 우승하면서 세계 정상급 기사로 자리매김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단체 종목에서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7년 8월 지지옥션배 결승에서는 이창호 9단과 대국해 반집 차이로 승리하며 우승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박옥분 위원장, 디지털성범죄 방지 조례 제정 정책간담회 개최

    박옥분 위원장, 디지털성범죄 방지 조례 제정 정책간담회 개최

    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박옥분(더불어민주당, 수원2) 위원장은 24일 ‘경기도 디지털성범죄 방지 및 피해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을 위해 도내 해바라기센터, 1366센터, 수원 여성의전화 성폭력·가정폭력 통합상담소,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등과 간담회를 개최하였다. 이번 간담회를 주최한 박옥분 위원장은 “최근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비롯해 새로운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성착취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라며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근절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을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자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위원장인 박 위원장은 지난 3월23일 ‘n번방’ 사건과 관련한 성명서 발표한 데 이어 경기도 차원의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자 관련 조례안 제정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는 도내 성폭력 피해자를 상담·지원·보호 사업을 하고 있는 해바라기센터, 1366센터, 통합상담소 뿐만 아니라 여성정책연구를 하는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디지털성범죄의 심각성과 현 정책의 한계점, 향후 발전 방향 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관계자들은 디지털 성범죄의 저연령화로 인한 문제, 피해자 트라우마의 심각성은 물론 해당 부모의 트라우마에 대해 논의했다. 또 지속적인 모니터링의 필요성과 정보통신망 자체에 대한 교육 부족 등도 거론됐다. 이들은 성폭력 피해자 지원센터, 경찰청, 교육청 등 유관기관들과의 협력 체계 구축을 통해 원활한 사업이 추진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박 위원장은 “디지털이라는 가면에 숨어 사람 대 사람이 아닌 ‘성착취 대상’으로 취급하여 반인륜적인 디지털 성범죄 사건의 피해 범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훨씬 넓고 광범위하다”며 “경기도 차원의 대책 마련이 매우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의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해왔던 다양한 기관들과의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디지털 성착취물 유포, 확산 방지 및 예방과 피해자 보호 등 도내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대책이 하루 빨리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추후 토론회, 2차 간담회 등을 추진해 현장 의견을 반영하고, 조례안 내용을 보완해 6월 개최되는 제344회 임시회에서 상정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동작구,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심리적 방역 실시

    동작구,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심리적 방역 실시

     서울 동작구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주민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심리 상담과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25일 밝혔다.  구는 지난 2월부터 확진자와 격리자를 대상으로 심리 상담을 진행해왔다. 코로나19로 인해 우울감이나 답답함을 호소하는 일반 주민에게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심리상담 신청을 원하는 주민은 동작구 정신건강복지센터나 마음건강센터로 전화하면 된다. 정신건강전문요원 15명이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해 전화 상담을 실시하고, 신청자에 한해 대면 상담도 지원한다. 감염병 불안에 대한 심리적 특성과 반응, 심리안정 콘텐츠 및 안정화기법 영상 제공, 감염예방수칙 등을 상담한다. 상담결과 고위험군으로 진단된 대상은 국가 트라우마센터 및 서울시 코비드 심리지원단 등 정신의료기관에 연계한다. 상도동에 하는 홍모(33)씨는 상담을 받은 후 “집 밖에 나가지 못해 우울하고 불안한 마음이 컸는데 심리 상담을 받고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동작구는 지난 6일부터 코로나19 방문건강 집중관리 등록대상자 전화모니터링도 실시하고 있다. 만성질환이 있는 65세 이상 독거노인과 75세 이상 노인 가구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증상을 파악하고, 혈압·혈당 등 만성질환 현황을 점검한다. 일반 건강상담도 진행한다.  김형숙 건강관리과장은 “심리적 방역을 통해 모두가 힘든 시간을 잘 이겨내고 일상에 복귀할 수 있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주민의 정신건강을 위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이원일 셰프 방송 중단…김유진과 2차 사과 “단어 선택 사죄”

    이원일 셰프 방송 중단…김유진과 2차 사과 “단어 선택 사죄”

    이원일 “방송활동 모두 중단”김유진 “평생 찾아뵙고 사죄”예비 부부 이원일(41) 셰프와 김유진(29) 프리랜서 PD가 김 PD로부터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에게 다시 사과했다. 이 셰프는 2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다시 자필 사과문을 올리고 “좀 더 빠르고 명확하게 대처하지 못함으로써 피해자분들이 과거 기억 때문에 다시 한번 상처를 받게 했다는 점에 대해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을 떠나’라는 단어의 선택에 있어서 신중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전날 이들은 SNS 자필 편지를 올려 사죄했지만, 사과문 중 ‘사실 여부를 떠나’라는 표현 때문에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셰프는 “예비 아내가 한 잘못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그런 부분을 사전에 살피지 못한 것 또한 저의 잘못”이라며 “지금의 상황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며 방송 활동을 모두 중단한다”고 덧붙였다. 김 PD도 사과문에서 자신이 한 잘못을 열거하면서 “상처받은 분들을 생각하니 죄송하다는 형식적인 말보다는 제 모든 잘못을 하나하나 모두 나열하고 인정하는 것이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사죄를 드릴 수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 평생 상처 드린 분들을 찾아뵙고 사죄를 구하겠다”고 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지난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김 PD가 학교 폭력 가해자라고 주장하는 누리꾼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피해자라고 밝힌 이 누리꾼은 ‘2008년 16살 때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유명인 A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 주동자인 A는 사과 한마디 없었지만 잊고 있었는데 최근 TV에 출연하면서 그때 기억이 살아나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후 또 다른 누리꾼이 초등학교 시절 김 PD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등 추가 폭로가 이어졌다. 이 셰프와 김 PD는 2018년 방송 프로그램에서 인연을 맺고 교제해왔다. 지난달부터 MBC TV 연애 관찰 예능 ‘부러우면 지는거다’에 출연하며 결혼 준비 과정을 공개했으나 논란이 불거진 후 자진 하차했다.
  • ‘부부의 세계’ 2막 관전 포인트는? 작은 변수에도 ‘긴장감 UP’

    ‘부부의 세계’ 2막 관전 포인트는? 작은 변수에도 ‘긴장감 UP’

    ‘부부의 세계’가 다시 휘몰아치는 폭풍의 시작점에서 거침없는 2막을 연다.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오는 24일 방송되는 9회를 기점으로 2막을 연다. 무서운 기세로 상승세를 이어온 ‘부부의 세계’는 8회가 22%를 돌파(전국 20.1%, 수도권 22.3%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하는 기염을 토했다. 화제성 지수에서도 4주 연속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부부의 세계’에 다시 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지선우(김희애 분)와 이태오(박해준 분)의 처절했던 파국 2년 후, 쫓기듯 떠났던 이태오가 칼날을 벼르고 돌아오며 지선우의 일상은 다시 흔들렸다. 이태오의 역습에 잠시 휘청였던 지선우는 과거에도 그렇듯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두 사람의 대립은 완벽하게 달라진 관계 구도 속에서 보다 치열하게 얽힐 심리전을 예고했다. 무엇보다 판을 뒤엎을 변수들도 곳곳에 등장해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에 제작진이 절대 놓치면 안 될 2막 관전 포인트를 직접 밝혔다. ▶ 다시 흔들리는 김희애의 세계…박해준의 반격에 맞서 정면돌파 완벽했던 세계가 위선과 거짓 위에 세워졌음을 알게 된 지선우는 자신의 손으로 모래성을 무너뜨렸다. 이태오의 배신에 치밀한 계획으로 응수했고, 온몸을 내던져 완벽했던 삶에서 이태오를 도려냈다. 하지만 이태오의 귀환은 지선우가 미처 예측 못 한 급습이었다. “최소한의 죄책감을 갖고 살길” 바랐던 이태오는 지선우를 향한 칼을 갈고 있었다. 박인규(이학주 분)의 악감정을 이용해 지선우를 위협하고, 여병규(이경영 분)의 힘을 등에 업어 부원장 자리에서 쫓아내려는 공작을 벌이며 지선우의 세계를 흔들고 있다. 지선우는 위태롭게 휘청거렸지만, 이내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이태오를 조여가기 위한 지선우의 첫 번째 선택은 여다경(한소희 분)이 있는 ‘여우회’ 가입이었다. 지선우와 이태오는 들끓는 분노와 증오를 쏟아내며 모든 것을 산화했다. 그러나 감정의 불씨는 미처 다 진화되지 못한 듯, 다시금 불타오르고 있다. 서로의 밑바닥까지 확인한 지선우와 이태오는 절대 물러서지 않고 서로의 파국을 향해 움직인다. 다시 한번 벼랑 끝에서 서로의 목을 겨누기 시작한 지선우와 이태오의 대립이 거센 소용돌이를 만들고 있다. ▶ 박해준·한소희, 피어오르는 불안의 씨앗 쫓기듯 고산을 떠난 이태오와 여다경은 보란 듯이 성공해 돌아왔다. 한 때 지선우의 세계였던 다정한 남편, 사랑스러운 자녀, 지역 사회에서의 명망은 이제 여다경의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아무리 외면하고 눈을 감아도 이태오와 여다경이 구축한 완벽한 세계는 지선우를 향한 배신 위에 세워졌다. 행복을 누리고 있는 여다경이지만, 지선우라는 지울 수 없는 과거는 자꾸만 불안을 찔러왔다. 도리어 지선우는 “니 남편 단속부터 잘해. 조심해. 너도 나처럼 되지 말란 법 없으니까”라는 말로 여다경이 애써 숨겨둔 불안을 직시하게 했다.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행복, 완벽한 세계를 구축했다고 생각했을 때 여다경의 세계에도 균열이 찾아들고 있다. 아들을 핑계로 자주 마주치는 지선우와 이태오는 반가울 리 없고, 이태오의 아내가 됐음에도 불안은 평온 아래 도사리고 있다. 지선우를 내쫓기 위해 모든 것을 걸면서도 정작 지선우가 다치자 “지선우 몸에 손대지 말라”는 이중적인 이태오의 속내도 간단치는 않다. 여다경은 서서히 피어오르기 시작한 불안을 정면으로 응수하려 지선우의 여우회 가입을 찬성했다. 지선우의 불행 위에 세워진 여다경과 이태오의 세계는 완벽할까. 지선우와 자신은 다르다고 믿는 여다경은 그 균열을 막을 수 있을지, 여다경의 내면에도 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 요동치는 인물 관계 구도, 누구라도 변수가 된다 지선우와 이태오의 관계는 끝났지만, 여전히 감정의 고리들은 남아있다. 게다가 지선우와 이태오라는 커다란 폭풍을 중심으로 인물들의 관계가 복잡한 실타래처럼 얽혀 판을 흔들고 있다. 부모님의 이혼에 대한 죄책감으로 위태롭게 흔들리는 이준영(전진서 분)은 지선우와 이태오에게 가장 강력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변수다. 이준영의 양육권을 위해 지선우의 트라우마까지 이용한 바 있는 이태오. 이번에도 “엄마 자격 있냐?”는 말로 지선우를 위협하고 있다. 두 사람의 파국이 만든 파편이 부메랑이 되어 아들 이준영을 할퀴고 있는 상황은 또 다른 자극제가 될 전망이다. 지선우에 대한 악감정으로 이태오에게 협력하는 박인규는 이제 이태오도 통제 불가능한 힘으로 모두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지선우에게 닥칠 위험을 감지하고 알려준 민현서(심은우 분)의 재등장도 예측 불가한 전개를 예고했다. 무엇보다 딸 여다경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여병규가 지선우에게 가장 큰 위협이라면, 최회장 아내(서이숙 분)는 최소한의 방어막으로 떠올랐다. 지선우가 여우회에 가입한 만큼, 그의 행보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여기에 부원장 자리를 탐내는 설명숙(채국희 분)과 지선우에게 호감을 보이며 이태오의 신경을 자극하는 김윤기(이무생 분)의 존재도 긴장감을 자아낸다. 작은 변수 하나가 일으킬 폭발력을 예측할 수 없기에 달라진 이들의 관계, 그리고 미세한 감정 변화까지 한순간도 놓칠 수 없다. 한편, ‘부부의 세계’ 9회는 오는 24일 오후 10시5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김유진PD “학교 폭력 논란, 사실 여부 떠나 진심으로 죄송” [전문]

    김유진PD “학교 폭력 논란, 사실 여부 떠나 진심으로 죄송” [전문]

    이원일 셰프의 예비신부인 김유진 PD가 과거 학교폭력에 가담했다는 의혹과 관련 자필 사과문을 공개했다. 22일 이원일 셰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과 김유진 PD가 직접 쓴 사과문을 공개했다. 이원일 셰프는 “저의 예비신부인 김유진 PD와 관련된 논란으로 불편함을 드리게 된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사실을 떠나 결과론적으로 가슴 아픈 상처를 되새기게 되어 마음이 무겁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애정 어린 눈빛으로 응원해주셨던 모든 분께 실망감을,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해당 논란이 원만하고 그 누구도 더이상 상처받지 않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이원일 셰프는 현재 김유진PD와 함께 출연 중인 MBC 예능 ‘부러우면 지는거다’ 하차 의사를 밝히며 “이번 일을 계기로 반성하여 신중하고 성숙해지는 모습으로 부끄럽지 않게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유진 PD 또한 “저와 관련된 학교폭력 논란에 대해 진심으로 머리숙여 사죄드린다”며 “저의 행동으로 인해 상처를 받고 오랜 시간동안 아픔을 잊지 못한 피해자 분께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지금은 제 해명보다 상처받은 분께 사과가 우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직접 연락해 사죄하겠다”면서 “직접 대면하기 화나시겠지만 진심으로 사과할 기회를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네티즌이 학창 시절 김유진 PD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부럽지’ 연예인 닮은꼴 예비신부 PD는 집단폭행 가해자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작성자는 ‘2008년 16살 때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유명인 A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 주동자인 A는 사과 한마디 없었지만 잊고 있었는데 최근 TV에 출연하면서 그때 기억이 살아나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다음은 이원일 셰프 자필사과문 전문. 안녕하세요, 이원일입니다.먼저 저의 예비신부인 김유진 PD와 관련된 논란으로 불편함을 드리게 된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사실을 떠나 결과론적으로 가슴 아픈 상처를 되새기게 되어 마음이 무겁습니다.또한 애정 어린 눈빛으로 응원해주셨던 모든 분께 실망감을, 많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해당 논란이 원만하고 그 누구도 더 이상 상처받지 않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같이 출연하던 프로그램 또한 중단하고, 이번 일을 계기로 반성하여 신중하고 성숙해지는 모습으로 부끄럽지 않게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이원일 올림 다음은 김유진 PD 자필사과문 전문. 안녕하세요 김유진입니다.우선 저와 관련된 학교 폭력 논란에 대하여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 드립니다.사실 여부를 떠나 저의 행동으로 인해 상처를 받고 오랜 시간 동안 아픔을 잊지 못한 피해자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지금은 저의 해명보다 상처받은 분께 사과가 우선이라 생각하고 있으며 직접 연락드려 사죄하겠습니다.저를 직접 대면하기 너무 화나시겠지만 제가 진심으로 사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면 합니다.저의 행동으로 상처와 피해를 받으신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죄송합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이원일 셰프, 설현 닮은꼴 여자친구 학교폭력 가담 주장에

    이원일 셰프, 설현 닮은꼴 여자친구 학교폭력 가담 주장에

    방송인 이원일(41) 셰프가 오는 8월 결혼식을 올릴 예비 신부 김유진(29) 프리랜서 PD의 학교 폭력 의혹에 대해 사과의 입장을 밝히고 현재 출연 중인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겠다는 뜻을 알렸다. 소속사 P&B엔터테인먼트는 22일 “예비 신부 김유진 PD가 학교 폭력 가담자라는 의혹에 대해 참담함을 느끼며 사과의 말씀을 먼저 올린다”며 “온라인 상에 게재된 내용은 사실 관계 확인 중이나 사안의 사실을 떠나 해당 글을 게재하신 작성자 분을 찾아 뵙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 셰프와 김 PD가 출연중인 MBC 예능 프로그램 ‘부러우면 지는거다’ 방송 프로그램은 자진 하차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부러우면 지는거다’는 장성규, 허재, 장도연 등의 진행으로 실제 연애 중인 커플들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전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이 셰프는 여자친구와 결혼준비를 하는 상황을 중계했으며, 김 PD는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일하는 일상을 전했다. ‘부러우면 지는거다’ 제작진은 이원일 셰프 커플의 하차와 함께 시청자분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후 방송분을 편집하기로 했다. 이 셰프의 여자친구인 김 PD의 학교 폭력 의혹은 전날 온라인에서 불거졌다. 한 누리꾼은 ‘2008년 16살 때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유명인 A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 주동자인 A는 사과 한마디 없었지만 잊고 있었는데 최근 TV에 출연하면서 그때 기억이 살아나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학교폭력 피해 사실을 당시 피해 장소 세 곳의 지도와 함께 공개했다. 이어 김 PD가 뉴질랜드로 유학을 떠나기 전 한국 초등학교에서도 학교폭력 가해자였다고 주장하는 또 따른 피해자도 나타났다. 이 셰프는 지난해 12월 김 PD와의 교제 사실과 결혼 소식을 동시에 전했다. 방송에서 김 PD는 걸그룹 멤버 설현과 닮은꼴로 소개됐다. 학교폭력 의혹이 불거지면서 MBC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과 이 셰프의 인스타그램에는 의혹을 해명하고 프로그램에서 하차라하는 시청자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180석으로 다 해치우고 싶겠지만… 폐족 수모 잊지 말아야”

    “180석으로 다 해치우고 싶겠지만… 폐족 수모 잊지 말아야”

    “180석(더불어시민당 17석 포함)을 얻은 이때가 기회라며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해치우자는 욕망이 더불어민주당 내부에 있습니다. 미숙한 태도를 보여선 안 됩니다. 열린우리당이 왜 폐족까지 언급되며 실패했는지 잊지 말아야 합니다.” 16년 전 열린우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했던 당시 의장이었던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은 21일 서울 종로 율곡로의 사무실에서 한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이해찬 대표가 ‘열린우리당의 아픔을 깊이 반성한다’며 오랜만에 옳은 지적을 했다. 당시 열린우리당이 실패했던 건 내부 문제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민주당이 4·15 총선에서 ‘슈퍼 여당’이 된 직후 가장 많이 언급된 표현이 ‘열린우리당 트라우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태에서 치러진 2004년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은 152석을 차지했다. 이에 4대 개혁입법(국가보안법 폐지, 사립학교법 개정안, 언론개혁법안, 과거사진상규명법)을 추진했지만 결국 입법도 실패했고 정권도 뺏기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이 이사장은 민주당이 그때와는 다르다며 “민주당 안에서 ‘좌익 맹동주의’는 나타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언론개혁 운동을 하며 정치적 언급을 자제해 왔던 이 이사장은 이날 오랜만에 정치권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지금 여야가 할 일이 두 가지가 있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국민을 지원해 주고 비례위성정당을 빨리 원래 정당과 합쳐 위법을 바로잡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국채라도 발행해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압승했다. 예상했나. “180석까지는 아니더라도 절반은 훌쩍 넘길 것으로 봤다. 민주당이 잘해서 얻은 의석이 아니다.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컨벤션 효과, 미래는커녕 현재도 못 보는 너무나 무능한 야당 때문에 이긴 것이다. 특히 격전지에서는 선거 막판에 미래통합당 김대호·차명진 후보의 막말 논란, 통합당의 형편없는 공천의 영향이 컸다.” -잘해서 이긴 게 아니란 의미는. “통합당에 비해 실수를 덜 한 것이다. 상대방이 잘못해서 큰 승리를 거뒀다면 민주당이 자만할 필요는 없다. 운이 좋았다.” ●열린우리당같이 난장판 되지는 않을 것 -최근 ‘열린우리당 트라우마’라는 말이 계속 언급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태에서 열린우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했는데 그때 초선만 108명이었다. 초선일수록 의욕도 정치적 기대도 큰데 각자가 노 전 대통령처럼 되고 싶다는 게 느껴졌다. 이들은 당론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언론에 말하는 등 제어가 안 됐다. 그래서 이들을 가리켜 ‘108번뇌’라는 말이 나왔다. 이들이 4대 개혁입법을 정하고 특히 국보법을 폐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국보법은 유지돼 있고 열린우리당은 ‘종북당’으로 낙인찍혔다. 그때 일을 말하는 것이다.” -당시 야당(한나라당) 때문에 국보법 폐지를 못했다고 주장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올 초 언쟁이 있었다. “당시 열린우리당 152명 중 68명이 국보법 폐지를 반대했다. 한나라당 130여석까지 합치면 200명 가까이 국보법 폐지를 반대했다. 그래서 내가 중진들과 상의해 폐지가 아니라 5개 독소조항을 걷어내는 쪽으로 정하고 박근혜 대표와 물밑 합의했다. 국내에서 민주주의를 억압하는 부분만 걷어내고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은 처벌하자는 타협안이었다. 그런데 이를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가 거부하며 단 한 점, 한 획도 고치지 못하고 지금까지 왔다. 당시 초선들이 중진들을 배신자라 욕했고 중진들은 초선들의 주장이 청와대의 의사라고 생각해 침묵했다. 친북당, 종북당으로 매도당하면서 당 내부가 분열됐고 노무현 정부는 레임덕에 빠져 버렸다.” -이 대표의 ‘열린우리당의 아픔을 깊이 반성’한다는 말은 내부 분열을 우려한 것인가. “열린우리당의 전철을 되풀이한다는 건 다수 의석을 만들어 줘도 제대로 일을 못한다는 것이다. 당시 중요한 일들도 많았는데 이념적으로 쏠리니까 배가 옆으로 기울어 스스로 뒤집힌 것이다. 그리고 타협안을 뒤집도록 주도한 이들은 통일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법무부 장관 등으로 떠나 버렸고 아무도 그 일에 대해 사과한 사람이 없었다.” -민주당이 그런 과거를 반복할 가능성이 있나. “실패의 경험이 있기에 현재 민주당 안에서 ‘좌익 맹동주의’ 같은 게 쉽게 나타나긴 어렵다. 이 대표가 강하게 쐐기를 박지 않았나. 이 대표의 우려가 180명 의원들 머릿속에 제대로 자리잡길 바란다. 이후 누가 당대표가 될진 모르겠지만 열린우리당 같은 난장판 상황이 되진 않고 제어될 것으로 본다.” -민주당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코로나19가 끝난 게 아니다. 경제 위기를 잘 처리하고 난 다음에 다른 개혁법안들을 처리해도 된다. 여야가 선거에서 공약한 게 코로나19 위기에서 피해를 본 국민들을 돕자는 게 아니었나. 그 약속부터 지켜야 한다. 통합당이 지금 말을 바꾸고 있는데 야당이 약속을 어기려 해도 여당 주도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도 여당이 국민과 약속한 것을 지킬 수 있도록 국채라도 발행해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도록 도와야 한다.” -민주당이 몸조심하면서 개혁입법 처리가 미뤄진다는 지적도 있다. “무엇이 중요한지 아는 게 먼저다. 코로나19로 악화된 경제를 살리고, 기업 특히 중소기업을 빠르게 회생시키는 등 할 것부터 한 다음에 나중에 원하는 법안 처리에 나서면 된다. 이념 섞인 법안부터 하려고 해서 일부러 싸움을 벌일 이유는 없다. 국민이 많은 의석을 준 이 기회가 자주 오는 게 아니니까 이때 (쟁점법안을) 해치우자는 그런 욕망이 있을 텐데 경제부터 잘 살리고 지금처럼 국민 지지를 넓게 받으면 물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원하는 법안 처리도 가능해질 수 있다. 국민이 민주당에 다수 의석을 준 건 의석수로 밀어붙여서 법안을 처리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여유를 가지고 쟁점이 큰 법안 등은 국민과 야당과 털어놓고 토론한 후 처리하라는 뜻이다.” ●야당은 이제 좀 정상적이고 유능해져야 -통합당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조언한다면. “통합당이 저렇게 처참하게 패배한 건 조·중·동 언론과 (극우) 유튜버 등이 통합당을 지지하는 여론이 높다고 착시효과를 일으켰고 여기에 통합당이 동조했기 때문이다. 전광훈 목사 같은 분이 코로나19 사태에도 집회를 추진하는데 거기에 야당 대표 및 유력 정치인들이 뜻을 같이하는 것을 보면서 진보뿐 아니라 중도 및 중도보수에 속하는 일반 시민들이 저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 있겠나 걱정했을 것이다. 거기서 나온 환호성과 박수 소리를 국민들이 주는 표라고 착각했다. 야당이 좀 정상적이고 유능해졌으면 좋겠다. 모든 걸 다 바꾸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앞으로 2년 동안 노력해야 대선도 바라볼 수 있지 않겠나.”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부영은 누구인가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1980년대를 대표하는 재야 민주투사이자 정치 원로다. 동아일보 해직 언론인 출신으로 민주화 투쟁을 하다 수차례 옥고를 치렀다. 1990년에 3당 합당에 반대해 만든 민주당을 통해 정계에 입문한 뒤 14~16대 서울 강동갑에서 3선을 했다. 1995년 당시 김대중 총재가 이끄는 새정치국민회의에 합류하지 않고 통합민주당에 남아 있다가 합당 후 한나라당에서 원내총무, 부총재 등을 지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과반 의석인 152석을 차지했던 열린우리당 의장을 맡았다. 2015년 정계를 은퇴했고, 지난해부터는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으로서 올바른 언론 환경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 ▲1942년 서울 출생 ▲서울대 정치학과 ▲동아일보 기자 ▲14~16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부총재 ▲열린우리당 의장 ▲동아시아평화국제회의 조직위원장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 바다에 빠진 차량에 갇힌 탑승자 2명 구조한 ‘숨은 의인’ 장석운(51) 씨

    바다에 빠진 차량에 갇힌 탑승자 2명 구조한 ‘숨은 의인’ 장석운(51) 씨

    “아주 큰 ‘펑’ 소리가 나서 순간적으로 선박끼리 부딪친 줄 알았어요.” 바다에 빠진 차량에 갇힌 탑승자 2명을 구조한 ‘숨은 의인’의 선행이 알려져 박수를 받고 있다. 목포 바다로 떨어진 두 사람을 안정시키고 신속하게 탈출하도록 도움을 준 장석운(51·목포시)씨는 “빨리 나오라고 소리를 지르고, 구조물품을 구하느라 뛰다니고 정신이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 7일 오후 4시쯤 목포 5부두에는 연인 두쌍 등 6명이 낚시를 하고 있었다. 낚시대를 펴고 차안으로 왔다갔다 하기도 하고, 승용차 안에서 낚시 찌를 바라보는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순간 갑자기 검정색 에쿠스 차량이 7m 앞 해상으로 돌진해 빠졌다. 수심도 4m 되는 낭떠러지다. 굉음 소리는 차가 방지턱을 넘어 바다로 떨어진 소리였다. 낚시를 하면서 운전을 배우던 여성(38)이 후진를 해야하는데 전진 기어를 넣고 가속 페달을 밟아 버린 것이다. 장씨는 물속에 검은 색 철판이 뽀옇게 보였다가 훅하고 밑에서 승용차가 올라왔고, 사람 살려라는 소리를 들었다. 공군 중사 출신인 장씨는 큰 사고가 났다는 걸 직감하고 본능적으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주변을 뒤져 플라스틱 통 2개를 구했다. 조수석 창문이 3분의 2 정도 열려 있는 걸 확인한 장씨는 이 통을 서로 묶을 끈이 없어 일단 창문쪽으로 세게 던졌다. 이후 장씨는 조수석에 있는 남자(37)에게 “차량이 물속으로 가라앉으니 빨리 나오라”고 외쳤다. 차량에 있던 두사람은 겁을 먹고 당황해 밖으로 나올 엄두를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장씨는 “그들을 아주 혼내듯이 겁 먹지 말고 빨리 나오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고 했다. 두사람이 플라스틱 통을 잡고 가까스레 차에서 빠져나오자마자 소용돌이를 일으키면서 차량은 물속으로 깊이 사라졌다. 자칫 모두 생명을 잃을 뻔한 일촉즉발의 위기였다. 이후 물에 떠 있는 두사람을 구하기 위해 직접 바다로 뛰어들려는 찰나 해경 경비대와 잠수사들이 도착해 비상사태는 무사히 종료됐다. 이들을 구하느라 손에 상처도 입었다. 모든게 5분이 채 걸리지 않은 짧은 시간에 일어난 일이다. 장씨는 “내 앞에서 일어난 일이 끔찍한 사고가 됐다면 평생 트라우마로 시달렸을 것이다”며 “오히려 그들이 고맙다”고 웃음을 보였다. 장씨는 “그분들이 큰 위기를 잘 넘겼는데 자신감을 갖고 행복하게 잘 살기를 응원드린다”고 웃음을 보였다. 그는 30여년 전인 고 2때 친구와 목포 영산강 하구언 댐에서 여성을 구한 일이 있었다고 했다. 여자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 있고, 사람이 안보여 아래를 보니 그 밑에 여자가 떨어져 있었다. 장씨는 몸에 줄을 묶고 뛰어내려 무사히 구조했었다. 당시 운동화 한짝을 잃어버려 어머니에게 혼줄이 났었다고 했다. 걱정 하실것 같아 차마 말씀을 못드렸단다. 무안군 댄스스포츠 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장씨는 목포 소재의 복지관과 주민센터에서 6년 넘게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20년 넘게 했던 취미 생활이 본업이 됐다고 했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지난 9일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에서 타인의 위험을 외면하지 않고 인명 구조에 힘쓴 의인의 선행은 사회적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며 장씨에게 감사장을 전달하고, 고마움을 전했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열린우리당 아픔 반성”… 총선 후 첫 시험대는 원내대표 선출

    “열린우리당 아픔 반성”… 총선 후 첫 시험대는 원내대표 선출

    공수처장 후보 추천할 수 있어 권한 막강 김태년·노웅래·윤호중 등 후보군 10여명 “친문, 국회의장·대표 등 역할 분담 고심” 원내전략 실패땐 ‘열린우리당 전철’ 경계 17대 152석→ 지지율 급락→ 대선 패배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17석)을 포함해 180석의 ‘슈퍼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 이후 연일 몸조심·입조심을 강조하고 있다. 이해찬 대표의 입에서부터 ‘열린우리당의 아픔’을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가운데 다음달 7일 예정된 차기 원내대표 선출이 민주당의 열린우리당 트라우마 극복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1대 국회 개원 직후 민주당이 어떠한 입법 실력을 보여 주느냐에 따라 2년 뒤 대선에서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입법 지휘권을 가진 원내대표가 누가 될지 어느 때보다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특히 이번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는 7월 출범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 추천에도 관여하기 때문에 그 영향력이 어느 때보다도 막강하다. 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꼽히는 3선은 24명, 4선은 11명에 이르며 이 중 10여명의 의원이 거론된다. 대표적으로는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김태년 의원, 노웅래 의원이 있다. 또 윤호중, 정성호, 안규백, 박완주, 윤관석, 전해철, 박홍근 의원이 후보로 거론되며 5선이 되는 조정식 의원도 언급된다. 다만 친문(친문재인) 핵심 의원들이 대거 원내대표 출마를 저울질하면서 친문 내부의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과 윤 의원, 전 의원 등이 친문 핵심들이다. 당내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남은 2년의 임기를 흔들림 없이 갈 수 있도록 원내대표뿐만 아니라 국회의장, 8월 전당대회 등을 모두 통틀어 친문 내부에서 역할 분담에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친문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이인영 원내대표가 선출됐던 때처럼 친문의 분화나 비주류가 전략적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계파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태에서 치러진 2004년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은 152석을 차지했다. 이후 4대 개혁입법(국가보안법 폐지, 사립학교법 개정안, 언론개혁법안, 과거사진상규명법)을 추진했지만 경제 문제는 등한시했다는 비판과 함께 여야 갈등과 당내 계파 갈등이 폭발하면서 지지율 급락을 겪었다. 당내에서는 이번에도 원내 사령탑이 전략을 잘못 짤 경우 지지율 급락으로 정권을 빼앗긴 전철을 밝을 수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이 대표가 지난 17일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열린우리당의 아픔을 우리는 깊이 반성해야 한다”면서 “그것을 반성해 우리에게 맡겨진 소임을 깊이 생각하며 국회와 정당을 잘 운영해야 한다”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극과 극’ 성적 5당, 선대위 해단…포스트 총선 체제 돌입

    ‘극과 극’ 성적 5당, 선대위 해단…포스트 총선 체제 돌입

    與 ‘열린우리당 트라우마’ 소환통합당 “겸허히 반성, 당 안정 최우선”국민의당 “200만 유권자에 감사”다시 노회찬 앞에 선 정의당0석 존폐위기 민생당4·15 총선에서 극과 극의 성적표를 받아든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등 주요 정당이 17일 일제히 선거대책위원회를 해단하고 ‘포스트 총선’ 체제로 전환했다. 180석의 거대 여당이 된 민주당은 겸손과 협치를 내세웠고, 궤멸 수준의 참담한 성적을 낸 통합당은 참회와 반성으로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與, 열린우리당 트라우마 소환 지역구 압승으로 180석의 ‘슈퍼 여당’이 된 민주당은 이날 서울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는 것으로 아침을 열었다. 이해찬 대표,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 등 지도부가 총출동했고, 참배 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대위 해단식을 열었다. 민주당은 지난 15일 압승 직후와 마찬가지로 승리의 기쁨을 누르는 데 집중했다. 이해찬 대표는 “국민이 주신 의석에는 그만큼의 책임이 따른다”며 “이 사실을 결코 잊지 말고 항상 겸허한 자세로 국민의 뜻을 살피고 소기의 성과를 거둬야 한다”고 했다. 이날 해단식에서는 열린우리당의 트라우마가 여러 번 등장했다. 열린우리당은 2004년 총선에서 과반으로 압승했으나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개혁입법을 밀어붙이다 당 안팎의 풍파를 겪은 바 있다. 이 대표는 “열린우리당의 아픔을 우리는 깊이 반성해야 한다”며 “그것을 반성해 우리에게 맡겨진 소임을 깊이 생각하며 국회와 정당을 잘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우희종 공동대표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촛불 시민은 당신의 거취를 묻고 있다”고, 또 “보안법을 철폐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밝힌 데 대해서도 경고의 메시지가 나왔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연합정당에 참여한 소수정당에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면서도 “다만 등원 전까지는 연합정당의 소속이므로 민주당과 다른 당선자의 입장을 고려해 말씀과 행동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했다.●또 고개 숙인 통합당 “재창당 버금가는 쇄신” 무거운 분위기 속에 국회에서 진행된 통합당 선대위 해단식에서 심재철(원내대표) 당대표 권한대행은 “국민께서 주신 회초리를 달게 받겠다”며 “표로 보여주신 국민 뜻을 겸허히 받들겠다”고 했다. 또 “선거를 앞두고 보수통합을 급히 이루면서 마무리하지 못한 체질 개선도 확실히 매듭짓겠다”며 “재창당에 버금가는 쇄신 작업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통합당은 선대위 해단식에 앞서 심 권한대행, 조경태 최고위원 등이 비공개 회의를 열어 무너진 지도부를 대신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방안 등을 논의했다. 애초 통합당은 이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는 방안을 논의하려 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당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할지, 조기 전당대회를 치를지도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심 권한대행은 “어떤 방식으로 할지는 최고위원을 비롯해서 여러 의원, 당선자들 얘기를 들어서 수렴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시 노회찬 앞에 선 정의당 전날 선대위 해단식을 끝낸 정의당은 이날 비례대표 당선자 5인이 경기 남양주 마석모란공원에 잠든 노회찬 전 원내대표 묘소를 찾았다. 총선 전인 지난 13일 노 전 원내대표의 묘소를 찾았던 심상정 대표는 이날 국립서울현충원 방문 일정에만 참석했다. 정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1석, 비례대표 5석으로 20대 국회 의석수를 현상 유지하는 데 그쳤다. 심 대표는 전날 해단식에서 “무엇보다 모든 것을 바쳐 고단한 정의당의 길을 함께 개척해 온 우리 자랑스러운 후보들, 더 많이 당선시키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고 눈물을 쏟았다. ●국민의당 “지금부터 다시 시작” 국민의당도 이날 서울시당에서 중앙선대위 해단식을 진행했다. 안철수 대표는 “선거운동 과정 중에 지역구 후보가 없다보니, 현수막을 걸지도 못하고 대중연설도 할 수 없는 정말 극심한 제한 상황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며 “제가 참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유권자 분들의 6.8%, 거의 200만 명에 달하는 분들이 저희를 지지해주셨다”며 “양극단의 진영대결 때문에 할 수 없이 거대정당 중 하나를 찍을 수밖에 없었던 분들의 마음까지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안 대표는 “이제 시작”이라며 “다른 거대정당들 선거가 끝나면 다 끝났다고 생각하겠지만, 저희는 선거가 끝난 지금이 바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올드보이 손학규, 쓸쓸한 퇴장 0석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낸 민생당도 이날 선대위 해단식을 열었다.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은 “민생당이 누가 봐도 존립의 위기에 처해있다”면서도 “제3지대를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손 위원장은 “대한민국 미래 정치를 위해서 제3지대가 세를 펼쳐나가야 한다”며 “거대양당제를 끝내고, 다당제로 해서 합의를 이끌어내는 정치적 안정을 취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정화 공동대표는 “조속히 당을 재정비하고 정상화해 다시 일어설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했고, 장정숙 원내대표는 “넋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6년 전 진도 바다에서 멈췄던 삶… 언제쯤 홀로 설 수 있을까요”

    “6년 전 진도 바다에서 멈췄던 삶… 언제쯤 홀로 설 수 있을까요”

    “잃어버린 제 삶, 저 자신을 되찾고 싶어요.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 제주에 사는 윤길옥(55)씨의 삶은 ‘그날’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항우울제와 수면제 등 매일 대여섯 가지 약을 먹어야 겨우 잠이 든다. 항상 불을 켜고 잔다. 컴컴한 곳에 있으면 악몽 같은 기억이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2014년 4월 16일 진도 바다에 침몰한 세월호에서 맨 마지막으로 탈출한 생존자, 그게 바로 윤씨다.세월호 참사 후 6년이 흘렀지만 생존자들의 고통은 여전하다. 살아남았다는 죄책감 때문에 숨어야 했다. ‘정부로부터 상당한 보상을 받았을 것’이라는 오해는 생존자들을 더욱 고립시켰다. 사회는 살아남은 자들의 고통에 무관심했다. 세월호 참사 6주기를 앞두고 지난 10일 제주 서귀포에서 만난 윤씨는 “우리가 어떻게 사는지, 얼마나 아픈지 아무도 묻지 않는다”고 말했다. 6년 전 오늘, 윤씨가 세월호 3층 선수 쪽 매점에 갔을 때 배가 기울었다. 온수통의 뜨거운 물이 윤씨의 두 발을 덮쳤다. 두 발 모두 화상을 입었지만 윤씨는 학생들을 먼저 대피시켰다. 그렇게 윤씨는 바닷물이 머리 위까지 차오르는 순간 마지막으로 세월호에서 탈출했다. 정부는 2015년 6월 윤씨를 의상자로 인정했다. 윤씨가 다치고, 누군가를 구하고, 사투를 벌이며 탈출할 때 ‘국가’는 없었다. “밖에 나왔더니 기우는 배 객실 유리창 너머로 학생들이 보였어요. 해양경찰이 망치로 유리창을 깼으면 학생들을 많이 살릴 수 있었을 텐데…. 그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화가 나요.” 2016년까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은 윤씨는 퇴원 후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30여년 경력의 화물차 운송일이 그에겐 유일한 생계 수단이었다. 세월호와 함께 가라앉은 화물차 대신 2017년 새 차를 샀다. 집을 담보로 빚을 내 겨우 마련한 전 재산이었다. 하지만 차 할부금에 기름값, 보험료, 수리비 등 빠져나가는 돈이 버는 것보다 많았다. 빚은 늘어만 갔다. 윤씨는 현재 개인파산 신청을 준비 중이다. 활달했던 성격도 어두워졌다. 윤씨는 “어딜 가도 사람들이랑 말을 잘 섞지 않는다”면서 “예전에는 동네 목욕탕에 가면 2시간은 있었는데, 요즘은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샤워만 하고 나온다”고 말했다. 윤씨는 보건소로부터 매달 안부 전화를 받는다. 그는 “‘왜 이런 삶을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면 자살 충동이 인다”면서 “캄캄한 그곳에서 목까지 차오르는 바닷물을 들이켠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괴로워했다.그럼에도 살아남은 이의 삶은 계속돼야 한다. 윤씨가 꿈꾸는 앞날은 어떤 모습일까. “약 없이 편하게 자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이라고 윤씨는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 밴드에서 트럼펫을 연주했었는데, 드럼과 기타 연주법을 새로 배우고 싶다”며 “여건이 된다면 예전에 좋아했던 여행도 자주 다니고 싶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홀로 설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윤씨의 바람이다.지난 11일 서귀포에서 만난 또 다른 생존자 오용선(58)씨는 2016년 1월 말까지 항우울제와 수면제 등 7가지 약을 매일 먹었다. 오씨는 “약을 끊으려고 이를 악물고 아등바등 살았다”고 말했다. 30년 넘게 피운 담배도 끊었다. 살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고통에 대처하는 방식으로 오씨는 침묵 대신 말하기를 택했다. 그는 “직장 동료들은 내가 세월호 생존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날 배에서 어떻게 탈출했는지 누가 물으면 다 얘기한다. 그러고 나면 오히려 가슴이 시원해진다”고 말했다. 오씨는 ‘제주 세월호 생존자와 그들을 지지하는 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다. 제주에 사는 생존자 24명의 기억을 기록하고 법률 지원, 심리 치유 지원 등을 하기 위해 지난 2월 만들어진 단체다. 오씨는 “제주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정부와 지자체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 사진 제주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잊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생존자들의 트라우마 극복을 개인에게만 맡길 수는 없습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가 필요합니다. 서울신문은 ‘제주 세월호 생존자와 그들을 지지하는 모임’(4·16 제생지)과 함께 제주에 사는 세월호 참사 생존자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계속 전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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