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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면가왕 우체통, ‘오 필승 코리아’는 송원근..아이돌 출신?

    복면가왕 우체통, ‘오 필승 코리아’는 송원근..아이돌 출신?

    ’복면가왕’의 ‘오 필승 코리아’는 송원근이었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 탁월한 가창력을 뽐낸 ‘오 필승 코리아’가 배우 송원근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날 송원근은 “두려웠다. 음반 활동하며 다치기도 했고 상처 받고 트라우마도 많았다”면서 “관객 앞에서 노래 부르는 게 두려웠는데 뮤지컬로 회복하고 있다. ‘가면’으로 많은 용기를 얻었다”고 가수활동 당시의 힘들었던 심정을 토로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복면가왕 우체통, 오필승코리아 송원근..노래 실력 반전 ‘알고보니 OPPA출신?’

    복면가왕 우체통, 오필승코리아 송원근..노래 실력 반전 ‘알고보니 OPPA출신?’

    복면가왕 우체통, 오필승코리아 송원근 ’복면가왕’의 ‘오 필승 코리아’는 송원근이었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 탁월한 가창력을 뽐낸 ‘오 필승 코리아’가 배우 송원근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날 송원근은 “두려웠다. 음반 활동하며 다치기도 했고 상처 받고 트라우마도 많았다”면서 “관객 앞에서 노래 부르는 게 두려웠는데 뮤지컬로 회복하고 있다. ‘가면’으로 많은 용기를 얻었다”고 가수활동 당시의 힘들었던 심정을 토로했다. 송원근은 1998년 아이돌 그룹 OPPA 멤버로 데뷔했으며 현재 뮤지컬 배우와 연기자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는 ‘소녀감성 우체통’과 ‘내 칼을 받아라 낭만자객’은 3라운드에서 만나 화려한 대결을 펼쳤다. 당시 ‘소녀감성 우체통’은 백지영의 ‘잊지 말아요’를 열창했다.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판정단과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결과는 아쉽게도 ‘내 칼을 받아라 낭만자객’의 승리였다. 이후 드러난 ‘소녀감성 우체통’의 정체는 가수 ‘린’으로 밝혀져 놀라움을 샀다. 복면가왕 우체통, 오필승코리아 송원근, 복면가왕 우체통, 오필승코리아 송원근, 복면가왕 우체통, 오필승코리아 송원근, 복면가왕 우체통, 오필승코리아 송원근, 복면가왕 우체통, 오필승코리아 송원근 사진 = 방송 캡처 (복면가왕 우체통)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주말 영화]

    ■백 투 더 퓨처(EBS1 일요일 오후 2시 15분) 마티 맥플라이는 스케이트 보드, 로큰롤, 자동차를 좋아하는 고교생이다. 그는 사랑하는 여자 친구가 있고, 괴짜 발명가 브라운 박사와 친하게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브라운 박사는 마티에게 급히 연락을 해 비디오 카메라를 챙겨 나오라고 지시한다. 브라운 박사는 리비아 테러리스트들이 핵폭탄 제조를 부탁하며 맡긴 플루토늄을 빼돌려 만든 타임머신을 마티에게 선보인다. 브라운 박사는 자신이 키우는 개 아인슈타인과 마티와 함께 시간여행을 떠나려 한다. 그런데 갑자기 리비아 테러리스트들이 나타나 브라운 박사에게 총격을 가하고, 마티만이 30년 전 과거인 1955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도망치는 데 성공한다. 결국 마티는 자신을 미래로 돌려보내 줄 사람은 젊은 시절의 브라운 박사뿐이라는 생각에 그를 찾아간다. ■유덕화의 블라인드 디텍티브(OBS 토요일 오후 1시 50분) 강력반 형사인 총은 사건을 수사하던 도중 시력을 잃고 만다. 이 사고로 그는 경찰을 은퇴한 후 현상금이 걸려 있는 미해결 사건들을 해결하는 사립 탐정으로 생활하고 있다. 어느 날 홍콩 시내에서 시민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황산을 투척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경찰이 범인을 검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총이 발군의 활약을 벌여 범인을 검거한다. 한편 강력반 여형사 통은 그의 능력에 반해 자신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로 남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기억 속 친구 찾기를 부탁한다.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中, 3000억원짜리 잠수함 공짜로 드립니다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中, 3000억원짜리 잠수함 공짜로 드립니다

    태국 국방부는 지난 6월 중순, 잠수함 도입을 위한 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중국의 최신형 잠수함인 Type 041 위안(元)급 잠수함 3척 구매를 의결했다. 형식상 ‘구매’를 의결이지만, 실제로는 ‘공짜로 받아오는 것을 확정짓는’ 자리였다. 원래 잠수함이라는 물건은 엄청난 수압을 견뎌야 하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깊은 바다 속을 항해해야 하기 때문에 현존하는 모든 첨단 기술이 집약된 값비싼 물건이다. 우리 해군에 도입된 1,800톤 크기의 손원일급 잠수함은 척당 4,000억 원이 넘고, 미국의 7,000톤짜리 버지니아급 원자력 잠수함의 가격은 무려 2조원에 육박한다. 이번에 태국해군이 도입하는 잠수함 역시 중국제라고는 하지만 국제 무기 시장에서 척당 4,000억 원 이상을 호가하는 3,500톤짜리 중형 잠수함이고, 심지어 AIP(Air-Independent Propulsion) 시스템이 탑재되어 수중에서 장기간 작전이 가능한 최신형 잠수함이다. 이런 값비싼 무기를 태국은 어떻게 공짜로 얻게 되었을까? -태국해군, 한국제 대신 중국제 구매 태국해군이 잠수함을 가져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독일과 미국 잠수함들의 맹활약을 본 이후였다. 그러나 경제력이 넉넉지 않은 태국의 상황에서 값비싼 잠수함을 구매한다는 것은 제약이 많았고, 태국해군은 약 70여 년간 주변국들의 잠수함 도입에 입맛만 다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베트남이 러시아로부터 킬로(Kilo)급 잠수함을 도입한 데 이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도 신형 잠수함을 도입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인접한 빈국(貧國) 미얀마조차 러시아에서 신형 잠수함을 구매하는 등 동남아시아에서 잠수함 보유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태국은 최소의 비용으로 잠수함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곳을 수소문했고, 독일해군이 노후 잠수함을 퇴역시키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독일정부와 접촉했다. 태국은 독일해군이 운용하던 500톤 크기의 소형 잠수함 U206A 6척을 76억 바트(약 2,500억 원)에 판매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잠수함들은 소형일 뿐만 아니라 1970년대에 건조되어 수명이 30년을 넘은 상태였고, 선체 피로도 상태도 심각해 태국해군이 도입하더라도 6~7년 정도밖에 사용하지 못할 수준이었다. 그러나 태국해군이 제시한 조건을 독일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계획은 무산됐고, 대신 잠수함 건조사인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ThyssenKrupp Marine Systems)이 태국정부에게 “중고 잠수함 대신 신품인 U-209 잠수함이나 U210 잠수함을 도입하는 더 나을 것”이라는 제안을 해 왔다. 태국해군 역시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물밑으로 잠수함 승조원 양성을 위해 독일과 한국에 10여 명의 장교를 파견, 잠수함 승조원 교육을 받도록 했다. 그러나 태국해군은 독일보다는 기술적 신뢰성이 더 우수하고, 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후속 군수지원도 유리한 한국의 U209 잠수함 도입을 내심 바라고 있었지만, 태국 국방부는 가격 하락을 유도하고 공정한 경쟁을 위해 잠수함 사업을 공개경쟁입찰에 붙였다. 이 사업에는 중국의 CSIC(China Shipbuilding Industry Corps)가 Type 041 잠수함을, 러시아 국영 무기수출중계사인 로소본엑스퍼트(Rosoboronexport)가 킬로(Kilo) 636 잠수함을, 프랑스 DCNS가 스콜펜(Scorpene)급 잠수함을 제안했고, 우리나라의 대우조선해양(DSME) 역시 장보고급 개량형 잠수함을 제시했다. 4개국이 경합을 벌였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의 대우조선해양의 낙승을 점쳤다. 킬로급 잠수함은 태국 주변국들이 도입하고 있는 기종이어서 태국해군이 꺼렸고, 프랑스의 스콜펜급은 너무 비쌌다. 그렇다고 중국제 잠수함을 도입하자니 중국제 무기에 대한 트라우마가 발목을 잡았다. -‘Made in China’에 대한 악몽 태국은 1990년대 초반 중국으로부터 2척의 3,000톤급 호위함을 헐값에 들여온 적이 있었다. 태국해군은 이 호위함에 대한 기대를 가득 담아 이 배의 이름을 태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추앙받는 나레수안(Nresuan) 대왕의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이 호위함은 오래 가지 않아 나레수안이라는 이름에 먹칠을 했다. 도대체 어떻게 건조를 했는지 볼트와 나사가 곳곳에 튀어나와 있었고, 군함이 적 미사일이나 포탄에 피격되었을 때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방수격벽조차 없었다. 격벽은 배가 피격되었을 때 배 안의 다른 구역으로 바닷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필수적인 것이지만, 나레수안에는 이러한 격벽은 없었다. 화재 발생 시 진화를 위한 소화시설도 없었고 무장 발사 버튼을 눌러도 미사일이나 함포가 발사되지 않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했다. 결국 태국해군은 7,300만 달러라는 거금을 들여 스웨덴 사브(SAAB)에 사격통제장치와 지휘통제시설에 대한 전면 개조를 의뢰했고, 삼성탈레스 등 한국기업에 전투정보시스템 개량과 유지보수를 맡겼다. 그래도 못 미더운 이 호위함들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대우조선해양에 4억 7,000만 달러짜리 신형 호위함을 발주했다. 태국해군은 그동안 중국제 호위함의 신뢰성 부족과 결함 문제 해결에 있어 한국으로부터 상당한 도움을 받았고, 한국산 함정에 대한 기대가 컸던 데다가 잠수함 부대 기간요원들이 될 장교들이 한국에서 교육을 받아 한국제 장비를 상당히 선호했기 때문에 태국해군의 잠수함 도입 사업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승리는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져 왔었다. 태국해군 잠수함 도입사업에서 한국의 승리가 유력시되던 상황은 중국이 일반적인 상거래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면서 단숨에 뒤집혔다. 중국이 제시한 결제방식은 25년 거치 분할상환에 무이자 조건이었고, 약 1조원에 달하는 전체 계약 가격의 3배에 달하는 절충교역, 즉 약 3조 원어치의 태국산 물품을 구매해주기로 하였으며, 태국해군이 중국산 군함의 신뢰성에 불만이 많다는 점에 착안, 운용기간 중 품질을 중국정부가 보증해주기로 했다. 태국은 당장 돈 한 푼 안 들이고 동남아시아 각국이 보유하고 있는 잠수함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성능의 최신형 잠수함 3척을 얻게 되었고, 덤으로 막대한 수출 이익까지 챙기게 됐다. 중국정부가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태국에 잠수함을 제공하려하는 것은 단순히 일개 조선소의 영업이익을 위한 차원이 아닌 국가의 전략적 이익 때문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은 날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고, 미국은 중국과 해양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거나 분쟁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서태평양 국가들을 규합해 중국에 대항하는 연합전선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군사대국화의 브레이크를 풀어버렸고, 필리핀에 미군 재배치를 추진 중이며, 호주-싱가포르에 해군력 전진 배치를 천명했다. 이 지역의 우방국들에 대한 군사적 지원과 무기 판매를 확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도와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중국을 양쪽에서 압박하고 있다. -‘공짜 무기’ 뿌리는 중국의 속내 중국은 미국의 이러한 포위망을 뚫기 위해 필사적으로 ‘친구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이미 태국육군의 신형 다련장 로켓 개발 사업을 지원하고 있고, 자국제 초음속 훈련기를 태국에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인도를 견제하기 위해 파키스탄에는 핵탄두 설계도와 고농축 우라늄을 넘겼고, 신형 전투기를 아예 새로 개발해 넘겨주기도 했다. 중국의 이러한 ‘친구 만들기’는 아프리카나 서태평양 각지의 후진국들에게서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앙골라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자이르, 수단 등의 국가에 낮은 이자로 차관을 제공하거나 부채를 탕감해주고, 군용 차량과 장갑차, 탄약 등을 무상으로 제공해주고 있다. 태평양 일대에서 다랑어 등 수산 자원이 풍부한 국가들을 끌어안기 위해 마이크로네시아, 팔라우, 나우루 등의 국가에 학교와 교량 등 인프라를 건설해주고 있다. 중국이 이러한 ‘선심 쓰기’ 정책을 계속해 나가는 것은 외환보유고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달러를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3세계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통해 미국을 능가하는 초강대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영향력 확대 차원이라고 보는 분석이 많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잿더미가 된 유럽의 공산화를 막고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재정 지원 프로그램, 이른바 ‘마셜 플랜'(Marshall Plan)을 진행한 바 있고, 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각국에도 이러한 재정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수많은 동맹국과 우방국을 만들어 세계 유일의 패권국이 될 수 있었다. 이러한 미국의 전례를 중국이 따라하면서 점차 그 영향력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대외정책 속에서 세계 방산시장은 빠르게 ‘Made in China'가 잠식해 나가고 있다. 태국의 군함들도, 파키스탄의 전차와 전투기도, 심지어 친미 국가인 쿠웨이트의 자주포와 전투기까지 중국제 장비들이 깔리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이제 막 세계 방산시장에 뛰어든 한국 방산제품들의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비즈 in 비즈] 안에서 제 평가 못 받는 해양강국 유감

    [비즈 in 비즈] 안에서 제 평가 못 받는 해양강국 유감

    지난달 30일 우리나라는 ‘세계 해양 대통령’이라 불리는 국제해사기구(IMO)에 첫 한국인 사무총장을 56년 만에 배출했습니다. 주인공인 임기택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다음날 주요 중앙일간지 1면을 장식하며 일약 스타가 됐습니다. 런던발 낭보가 전해지던 그날 저녁 해양수산부 공무원들은 내부 알림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투표 결과를 지켜보며 짜릿한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한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로 모두 힘들었는데 희망을 본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우리 국민들이 자부심을 가질 만한 역사적 사건임에 분명합니다. IMO는 전 세계 해운·조선업의 기술과 안전규범을 총괄하고 해양 환경보호·물류·보안 등 국제규범을 제·개정하는 유엔 산하 전문기구로 해운·조선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합니다. 향후 주력 수출 품목인 우리나라 해운·조선 분야의 위상을 높이는 것은 물론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해상 e-내비게이션, 극지 개발, 해양 생물다양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사업 기회를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한국 해양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땠을까요. 전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적한 정부 내 ‘임기택 니까짓게’ 발언을 차치하고서라도 한국 해양을 바라보는 국내외 시각은 판이하게 다른 느낌입니다. 해외에서는 조선·해운·항만 등 각 분야에서 한국을 최고로 꼽으며 세계 10대 해양 강국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해수부에 따르면 조선 분야는 2013년 수주액 기준 세계 1위(411억 달러), 해운은 미국·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을 제치고 5위(8300만t), 부산항은 컨테이너항만 물동량 기준 5위(1769만 TEU)로 주요 지표들이 최상위권입니다. 반면 국내에서는 해양 관련 이슈들이 저평가되거나 우선순위가 사회간접자본, 부동산, 금융 등에 밀려 해양 정책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해양 정책이 주목받지 못하는 것은 해당 부처의 역량 부족이거나 미래 먹거리인 해양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한 육지 중심 사고의 한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등 잊을 만하면 터지는 해양 안전사고로 인한 정부 정책 불신 등 국민적 트라우마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IMO 사무총장 선출을 계기로 정부를 비롯해 해양에 대한 일그러진 인식을 바꾸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슈&논쟁] 지역감정 조장 발언 제재 추진

    [이슈&논쟁] 지역감정 조장 발언 제재 추진

    주요 선거 때마다 고질적으로 반복되는 지역감정 조장 발언 등을 법적으로 처벌하는 방안이 추진돼 찬반 논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새누리당 진영 의원은 특정 지역·사람을 비하하거나 모욕할 경우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와 별도로 새정치민주연합도 같은 취지의 입법 절차를 밟고 있다. 이를 두고 한쪽에서는 혐오표현은 이미 형법상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 처벌 가능하며, 헌법에서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종북’ 등 혐오표현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싸움과 사회적 분열은 표현의 자유로 보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고 주장한다. 지역감정 조장 발언 제재 입법화를 둘러싼 찬성과 반대 의견을 들어봤다. [贊] “사회적 분열 막기 위해 입법 필요” 박지웅 법무법인 민본 변호사 독자들도 ‘전라도 사람들’에 대한 폄하발언이 어떤 자리에서건 한번씩은 오가는 것을 체험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단지 ‘전라도’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다. ‘빨갱이’, ‘종북’ 역시 마찬가지다. 약간의 진보적인 사회 방향에 대한 의사를 내비치면 ‘빨갱이’, ‘종북’이라고 한다. 특별한 이유도 없다. 분단 60년, 우리 사회의 ‘트라우마’의 한 단면이다. 우리 사회의 언어표현 중 숨 막히게 하는 두 가지 표현이 있다면 ‘종북’과 ‘지역감정’이다. 특정 정치·사회적 행위에 대해 종북이라 낙인찍으면 합리적인 논의는 끝나고 감정싸움만 남는다. 지역색도 마찬가지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최근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지역 폄하 발언, 분단사회의 감정을 악화하는 종북 발언에 대한 규제를 주장하고 나섰다. 일베(일간베스트의 줄임말) 등에서의 혐오표현들이 일반인에게 끼치는 사회적 악영향이 심히 크다는 것이다. 나아가 선거에서의 특정지역에 대한 폄하발언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법안은 새누리당 진영 의원에 의해 발의됐다. 필자는 입법의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한다. 우선 ‘종북’ 또는 ‘지역감정조장’의 표현행위가 갖는 차별적 언행 내지는 혐오표현을 통해 얻고자 하는 사회적 분열의 해악은 심히 크다. 표현의 자유에 의해 보호될 수 없다고 판단한다. 우리 헌법 제21조 4항에서는 ‘언론·출판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하고 있다. 표현행위가 한 개인의 권리에 대한 침해를 넘어, 사회 공동체의 통합적 질서를 해하는 경우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다는 것이다. 표현행위보다 중요한 민주주의·공화주의적 사회질서를 지켜야 할 필요성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의 국가들이 ‘혐오표현’이 인종·민족·국가적 갈등과 세계대전 참사의 주범이었다고 판단하고 이에 대해서 규제를 하고 있는 까닭이다. 나아가 공직선거에서의 종북·지역감정 발언은 선거구민 유권자의 눈을 가린다. 지역과 국가를 위해 열심히 일해 온 괜찮은 공직후보자 역시 종북이나 지역감정의 논쟁 프레임에 갇혀버리면 선출기회를 박탈당한다. 이러한 표현행위에 대한 처벌이 현행법상으로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다. 이미 사적으로 특정인을 지목한 혐오표현에 대해서는 형법상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 처벌한다. 다만 형법은 정치인이나 공적 관심사에 대한 비판행위를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 함께 처벌하고 있어서 문제다. 새로운 입법은 혐오표현으로서 해악이 큼에도 특정 대상을 지목하지 않아 처벌을 회피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사회적 제재를 받지 않아 온 혐오 표현행위에 대해서 제재를 가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미진했던 논의를 진전시키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표현의 자유 위축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전 사회적인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우리 사회는 명예훼손이나 모욕행위에 대한 형벌을 두고 있지만 이번 입법으로 실제로는 처벌되지 않을 표현임에도 과거의 선례들에 따라 시민들이 불안해할 수 있다. 또 표현은 가지각색이기 때문에 혐오표현의 대상과 범위의 문제 역시 분명하게 규정돼야 한다. 어떠한 표현이 혐오표현인가 명확히 규율하지 않으면 법률 명확성 원칙 위반으로 위헌 논쟁에 휩싸이게 된다. 온갖 트라우마로 뒤덮인 한국 사회에서 이와 같은 발언들이 이제 힘을 잃을 때도 되지 않았을까. 가장 좋은 것은 성숙한 시민의식에 따라 이와 같은 표현행위가 힘을 잃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어느 정도의 제재를 가하는 것은 사회의 합리적인 선택이자 결단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지역분열·이념대립이란 사회적 질병에 필요한 것은 상처를 아물게 할 연고이지, 상처를 덧나게 할 손톱은 아닌 것이다. [反] “표현자유 침해 소지… 처벌 무리”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지역감정 조장발언에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다. 특정 지역이나 사람을 비하하거나 모욕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표현의 자유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다음에 설명할 국제인권기준이 요구하는 조건들이 선결되지 않는 한 폐기돼야 한다. 우리나라가 가입한 유엔자유권규약의 유권해석기관인 유엔자유권위원회는 2011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일반논평 제34호를 통해 명예훼손 규제 등에 대해서 “진위 판명이 불가한 명제에 대해서는 규제가 적용되어서는 아니 되며 형사처벌은 특히 그러하다”고 밝혔다. 진위 판명이 불가한 명제란 바로 견해와 감정의 표현을 말한다. 타인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그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한편 유엔자유권규약의 제20조는 ‘인종, 국적, 종교에 따른 차별이나 폭력을 선동하는 발언(이하 인종차별선동발언)은 금지되어야 한다’고 하고 있다. 종합하자면 감정이나 견해의 표명에 대한 민형사적 규제는 지양되어야 하지만 예외적으로 인종차별선동발언은 규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역감정 조장발언에 대한 제재를 추진하기 이전에 첫 번째로 모욕죄부터 폐지돼야 한다. 우리나라 모욕죄는 검찰이 기소에 개입해 최고 징역 1년까지 부과할 수 있는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제도다. 이는 감정표현에 대한 형벌규제에 해당되며 앞서 언급한 유엔자유권위원회의 일반논평 34호를 정면으로 위반한다. 모욕죄는 타인에게 분노할 자유를 파괴한다. 둘째, 혐오표현 규제를 형사벌로 만들어서는 아니 된다. 자유권규약 20조를 아무리 적극적으로 해석하더라도 인종차별선동발언에 대해서만 형사벌을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무관한 지역혐오표현 규제를 형사벌로 만들면 일반논평 34호를 위반한다. 셋째, 우리나라의 역사적 그리고 사회적 맥락 속에서 차별발언이 차별행위로 이어질 ‘명백하고 임박한 위험’이 있는 표현은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아야 한다. 인종차별선동발언 외의 감정표현에 대한 규제는 아예 불가능하다고 해석할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감정표명에 대한 민형사 규제 모두에 반대하는 일반논평 34호를 감안하면 혐오를 드러내는 모든 표현을 비형사적으로 규제할 수 있다고 해석해서도 안 된다. 유엔자유권규약이 특별히 인종차별선동발언에 대한 규제를 요구한 이유는 나치의 유대인 학살과 같이 인종학살의 역사에 비추어 볼 때 인종차별을 선동하는 발언은 실제 차별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장애인 학생을 계속적으로 장애를 사유로 놀린다면 장애인 학생에 대한 차별행위로까지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참고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32조는 이미 ‘누구든지 장애를 이유로 학교, 시설, 직장, 지역사회 등에서 장애인 또는 장애인 관련자에게 모욕감을 주거나 비하를 유발하는 언어적 표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되어 있고 우리는 이를 디딤돌로 ‘차별표현의 차별행위로의 전환가능성’ 이론을 따라 규제 대상을 확대해나갈 수 있다. 넷째, 차별금지법을 동시에 또는 먼저 제정해야 한다. 차별행위 자체도 법으로 금지하고 있지 못하면서 차별표현을 금지한다는 것은 헌법적으로 불가능하다. 절도를 금지한 후에야 ‘절도를 선동하는 발언이 절도라는 불법적인 해악을 발생시킬 위험이 높아 규제한다’는 논리가 세워질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정치적 신념에 따른 차별 또는 지역출신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법 자체가 없다. 최근에 호남인을 채용하지 않겠다는 기업이 알려졌었지만 아무런 법적 제재수단이 없었다. 그런데 ‘호남인을 채용하지 말라’는 말부터 제재하는 법을 만들겠다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 [데스크 시각] 메르스, 탐욕과 오만이 부른 재앙/박찬구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메르스, 탐욕과 오만이 부른 재앙/박찬구 정책뉴스부장

    무너진 건 시스템이었다. 고속 성장과 이윤 창출의 신화가 내려앉았다. 휘어진 철골 사이로 앙상한 우리 사회의 몰가치, 그 민낯이 드러났다.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 일상의 갑남을녀가 한순간에 삶을 앗기고 꿈을 잃었다.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로 500여명이 숨지고 900여명이 부상했다. 설계와 시공, 감리의 총체적 부실과 비리 덩어리였다. 대다수 피해자는 여전히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쓰러진 건 시민의 일상이었고 공동체의 믿음이었다. 그로부터 꼭 20년 후, 우리 사회는 또다시 시스템의 붕괴를 직시하고 있다. 양적 팽창에 매몰되고 수익성에만 매달린 의료 체계가 중동발 메르스 바이러스에 속절없이 허물어졌다. 미처 손쓸 겨를도 없이 질병관리 시스템은 휑한 구멍을 드러냈고, 국내 굴지의 민간 병원은 고개를 떨궜다. 총체적인 보건의료 체계와 함께 ‘국가’가 뚫렸다. 보건 당국, 나아가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무색하게 하는 참담한 현실이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3월 23일자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의료시장의 중동 진출 성과를 언급하며 “우리나라 보건의료 서비스의 질이 상당히 높고 인력도 세계 최고 수준이며, 가격 경쟁력도 높다”며 보건의료 인프라가 약한 중동인이 우리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고 공치사를 했다. 장기간 수조원의 수익과 지속적인 고용창출 효과도 언급했다. 문 장관은 우리 공공의료 수준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에 “민간 병원이 90% 이상이니 공공병원을 더 세우라고 하는데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생각할 게 아니다. 이미 의료 접근성과 형평성, 의료의 질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민간 병원에 정부가 돈을 들여 공공 기능을 더 강화하면 된다”고 자신했다. 문 장관의 발언에 메르스의 현실을 겹쳐 보면 헛된 신기루이며 허황된 욕심이다. 메르스의 침투에 세계 최고 수준이라던 보건의료는 컨트롤타워도 전문성도 없이 헛돌기만 했고, 공공의료는 제 역할과 기능을 상실한 채 속수무책이었다. 일선 공무원과 보건 인력은 눈만 뜨면 ‘윗분용 보고서’를 올리랴, 잡히지도 않는 현황을 파악하랴, 우왕좌왕, 난리법석만 떨고 있다. 그 현란한 ‘세계 최고’와 ‘수조원 수익’의 레토릭이, 메르스에 온 나라가 뚫린 지금도 유효한지 묻고 싶다. 기본과 시스템을 망각한 채 이윤과 고속 성장으로 치닫던 삼풍백화점식 개발 논리나 다를 게 없다. 그 피해는 삼풍백화점이든, 메르스든 고스란히 일반 시민의 몫이다. 메르스 사태는 시일이 걸려도 진정될 것이다. 하지만 참화에 내성이 생기고 망각이 이성을 압도한다면 제2, 제3의 메르스 사태가 오지 말란 법이 없다. 삼풍백화점 붕괴 이후에도 사회 구조적인 인재(人災)가 끊이지 않았고, 종국에는 세월호 참사를 맞은 것과 같은 이치다. 무엇보다 지금 우리 같은 정치 과잉의 사회에서는 국가 지도자나 위정자의 인식과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부작위(不作爲)의 관성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일상의 비극은 쳇바퀴처럼 반복되기 마련이다. 메르스를 창궐시킨 사회 부조리와 모순의 본질을 직시하고, 성장과 외형보다는 생명과 공동체의 가치를 중시하는 근본의 성찰이 중요한 이유다. 시스템 복원이라는 기본을 도외시한 채 메르스를 일회성 유행병 정도로 치부하거나 민감한 의제를 부각시켜 메르스의 파장을 축소하려 든다면, 그런 ‘정치의 배신’을 시민들은 결코 용납지 않을 것이다. ckpark@seoul.co.kr
  • “이젠 잊고 살고 싶다… 人災 때마다 거론 ‘삼풍’에 갇힌 일상”

    “이젠 잊고 살고 싶다… 人災 때마다 거론 ‘삼풍’에 갇힌 일상”

    정확히 20년 전인 1995년 6월 29일 오후 5시 57분.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거대한 먼지구름이 피어올랐다. 진원지는 당시 전국 2위 매출을 자랑했던 삼풍백화점이었다. 강남 부촌에 자리잡은 삼풍백화점은 고속 성장을 이룬 한국 사회 부실의 축소판이었다. 1400여명이 백화점 잔해에 매몰되고 502명이 목숨을 잃은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는 온 국민을 충격과 절망에 빠트리면서 후진국형 인재(人災)의 오명으로 남았다. ‘삼풍 참사’ 20주년을 하루 앞둔 28일 붕괴 현장으로부터 5㎞ 거리인 양재 시민의숲에 마련된 희생자 위령탑에는 인적조차 드물었다. 위령탑 주변에는 ‘사랑하는 아들 ○○아, 너의 생일이다. 너무너무 보고 싶다. 아빠 엄마가’, ‘○○이에게. 보고 싶고 잊지 않을게’ 등 유족들이 희생자를 그리워하며 남긴 꽃바구니 속 문구만 있었다. 매년 열렸던 추모식도 올해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취소됐다. 메르스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는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당국 의견을 삼풍유족회가 받아들였다. 유족들은 서울신문의 취재에 한결같이 “20년이나 지난 일 아니냐. 그만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삼풍’이라는 두 글자만 들어도 참혹했던 그 기억이 떠오르며 여전히 힘든 깊은 상처 때문이었다. 당시 사고로 백화점에서 의류 업체를운영하던 딸 이숙희(당시 35세)씨를 잃은 이순자(76·여) 전 삼풍유족회 부회장은 “유가족들이 지난 20년간 외부에 당시와 관련한 많은 얘기를 해 왔지만 바뀐 게 없다”며 “이제 더이상 기억을 들춰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삼풍 참사로 세 딸을 모두 잃고 삼윤장학재단을 설립한 정광진 변호사도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기를 강하게 거부했다. 최후의 생존자 3명 중 한 명인 최명석(40)씨는 “20년 동안 세상의 관심을 받으면서 부담스러웠다”며 “이제는 평범한 일상을 누리며 소박하지만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붕괴 사고의 기억은 트라우마가 돼 아직도 유가족을 괴롭히지만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삼풍이라는 두 글자는 많이 희미해졌다. 거의 해마다 되풀이되는 인재형 사고가 이를 방증한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으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수사했던 이경재(66) 법무법인 동북아 대표 변호사는 “성수대교 붕괴(1994년 10월), 아현동 도시가스 폭발(1994년 12월), 씨랜드 화재 참사(1999년 6월), 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2003년 2월) 등 초대형 인명 피해가 반복돼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고 때마다 초고속 산업화 때문이라고 원인을 돌렸지만, 사실 근본적인 문제는 인간과 생명에 대한 존중보다는 금전적 이득에만 몰두하는 사회 풍조”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도 막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삼풍 참사의 핵심 원인으로 안전을 무시한 무단 증축과 무량판 공법(대들보 없이 기둥으로만 지붕판을 받치는 공법) 등이 지목됐다. 당시 사전에 위험성이 경고되고 이를 잘 알고도 건축을 추진한 이준 삼풍백화점 회장과 아들인 이한상 사장, 불법 설계 변경을 승인해 준 이충우 전 서초구청장 등 25명이 유죄 선고를 받았다. 이 변호사는 “수사를 하면서 ‘과연 내 가족이 살 집이라고 생각했다면 그렇게 지었을까’ 싶었다. 근본적인 원인은 돈에 집착하는 우리 사회의식이고, 의식 개선 없이는 반복되는 인재의 고리를 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6·25 기획 다큐공감(KBS1 토요일 밤 7시 10분) 6·25전쟁 참전용사들은 오늘날까지 심각한 전쟁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아직까지 공포감에 시달리며 외상 후 스트레스증후군을 겪고 있는가 하면 매일 밤 자신이 죽인 중공군이 찾아오는 악몽에 시달리는 참전용사도 있다. 그 정신적 고통은 그들의 삶을 송두리째 망가뜨렸다. 당시 전쟁에 참전했던 용사들이 전쟁을 끝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왔을 때, 그들을 바라보는 미국의 시선은 따가웠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휴전협정이라는 애매모호한 상황에서 참전용사들의 노고를 인정하지 않았다. 정전 후 60여년, 참전용사들의 아픔을 함께 나눠 본다. ■너를 사랑한 시간(SBS 토요일 밤 9시 55분) 오랜 시간 동안 우정을 이어 온 두 남녀가 서른이 되며 겪게 되는 성장통을 그린 드라마. 티엔디슈즈 마케팅 1팀 팀장 하나와 항공사 7년차 승무원으로 부사무장인 원이는 17년 동안 우정을 이어 온 죽마고우 사이다. 그런데 아무런 감정이 없는 이들에게 예기치 못한 사랑이라는 감정이 찾아오는데…. ■2015 UFC(수퍼액션 일요일 오전 10시 50분) 전 라이트급 챔피언 출신과 미들급의 코미어로 불리는 국가대표 레슬러 출신의 한판 대결이 시작된다. 그 외에도 ‘미들급 빅매치’인 료토 마치다와 요엘 로메로, 메인 이벤트 ‘웰터급 매치’ 산티아고 폰지니비오와 로렌즈 라킨, ‘미들급’ 스티브 보세와 티아고 산토스의 경기 등 다양한 승부가 펼쳐진다.
  • 김연희 할머니 별세… ‘49’, 50분도 안 남은 위안부 생존자

    김연희 할머니 별세… ‘49’, 50분도 안 남은 위안부 생존자

    김연희(83) 할머니는 12세 어린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7개월간 고초를 겪었고, 이후 한평생을 ‘성폭력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결혼조차 하지 않은 채 무너진 인생을 홀로 추스러 온 김 할머니는 지난 24일 경기 용인의 한 요양병원에서 한 많은 세상과 작별했다. 올 1월 황선순(89)·박위남(93) 할머니, 4월 이효순(90) 할머니, 이달 11일 김달선(90)·김외한(81) 할머니에 이어 올 들어 6번째의 위안부 피해자 별세다. ●수요집회서 “당시 놀러가는 줄 알았지” 25일 김 할머니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영등포구 신화병원 장례식장은 평생 혼자였던 고인의 삶처럼 어둡고 쓸쓸했다. 김 할머니의 유일한 피붙이로, 평생 의지했던 여동생만 휑한 빈소를 지키며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김 할머니는 1932년 대구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 상경했다. 국민학교 5학년 때 다른 학생들과 함께 일본인 교장의 농간으로 일본에 보내졌다. 일본 도야마 현에 있는 항공기 부속품을 만드는 공장에서 9개월을 일하다 아오모리 현의 군 위안소에 끌려갔다. 김 할머니는 과거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에 나와 “당시 우리는 놀러가는 줄로만 알았다”며 어린이까지 닥치는 대로 유린했던 일제의 만행을 고발했다. 김 할머니는 해방을 맞아 귀국했지만 어린 나이에 위안소에서 겪은 성폭력 후유증으로 평생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 대외 활동을 꺼렸던 김 할머니는 서울에서 여동생 가족과 함께 생활하다 6~7년 전부터 요양병원을 전전했다. ●평생 정신과 치료… 결혼 않고 독신 생활 “이제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할머니들께서 임종을 앞두고 그런 말씀들을 하세요. ‘난 죽더라도 죽은 게 아니다. 일본은 더 독해질 테지만 나는 죽어서도 맞서 싸우겠다’는 말에 안타깝고 울분이 치솟습니다.” 이날 빈소를 찾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관계자는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이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49명으로 줄었다. 김 할머니의 장례식은 26일 오전 6시 30분에 치러진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메르스에 고통·절망한 사람에게 편견 없이 평소대로 대해 주세요”

    “메르스에 고통·절망한 사람에게 편견 없이 평소대로 대해 주세요”

    “메르스를 앓았거나 메르스로 가족을 잃은 사람에게 섣불리 ‘괜찮으냐’고 물어서는 안 됩니다. 그냥 평소처럼 지내다가 기회가 생겼을 때 말해 주세요. 애썼고 수고했다고….” 메르스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정신 건강을 책임지는 국립서울병원 심리위기지원단 심민영(39) 단장은 평소처럼 그들을 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6일부터 유가족·격리해제자 만나고 전화 상담 2013년 심 단장 등 18명이 결성한 심리위기지원단은 201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착륙사고,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 등 대형 사고 때마다 나서 생존자와 유가족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치료에 큰 도움을 주었다. 국내에 메르스 확진자가 속출하고 사망자가 늘어가자 심리위기지원단은 지난 16일부터 숨진 환자의 유가족 60명과 격리 해제자 등을 직접 만나거나 전화로 상담하고 있다. 심 단장은 “메르스로 사망한 환자의 유가족들은 임종을 보거나 유언을 듣지도, 장례를 치르지 못한 데 대한 비통함이 특히 크다”며 “대부분 유족들이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는데, 특히 자신을 간병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가족이 메르스에 걸려 사망한 경우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자신이 운이 없다고 생각하며 왜 하필 우리 가족에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에 대한 절망도 큰 상태입니다.” 그렇다고 섣부른 위로는 절대 금물이라는 게 심 단장의 말이다. “상담을 받는 것조차 죄책감을 느끼는 분이 계시기 때문에 편견 없이 옆에 있어 줄 것이라는 믿음을 전달하는 게 중요합니다. 또한 특정인에게만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이런 시기가 닥칠 수 있다는 이야기도 건네지요.” ●대부분 유족들 죄책감 시달려… 섣부른 위로 절대 금물 심 단장은 세월호 유가족이 느낀 고통과 메르스 환자의 유가족들이 느끼는 정신적 고통이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세월호 유족들의 경우 주변의 동정이 너무 과해서 문제였다면 메르스 유가족의 경우 주변의 지지는커녕 비난까지 받다 보니 외로움이 더욱 클 수 있다”고 말했다. 25일 심리위기지원단은 상담 범위를 확장해 메르스 완치 퇴원자에 대한 상담도 시작했다. 24시간 상담전화를 열어 두고 식사와 퇴근도 잊은 채 일하고 있다. “재난과 트라우마는 그 자체만으로도 고통인데 갈등과 분열 때문에 더 깊은 상처를 받는 것은 비극입니다. 치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변 사람들의 평소와 같은 자세라는 사실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서울광장] 자식꽃이 지겨울 수 있는가/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자식꽃이 지겨울 수 있는가/황수정 논설위원

    자주 단원고 앞길이 궁금하다. 현탁이가 없는 현탁이네 세탁소는 날마다 문을 열고 있을까. 수백m 꼬리를 물던 합동분향소 옆 초등학교 운동장에는 동네 꼬마들이 축구를 차고 놀까. 낡은 연립주택 담장의 그 줄장미들은 어쩌고 있을까. 세상이 다 피어야 한다고 아우성이니 꿋꿋한 척 잘 피었겠지. 세월호는 일년 만에 금기어가 돼 있다. 우리 모두의 자발적 금기어다.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으니 발설하는 일이 무겁다. 그 납덩이가 누구한테도 납덩이라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사람들은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 ‘말해지지 못하는 어떤 것’이 됐다. 불문(不問)의 예의다. 메르스로 온 나라가 열병을 앓는다. ‘밤새 안녕’을 물으며 서로의 호흡을 견제하는 묘한 시간이다. 리허설이라도 한 듯 이번 사태가 세월호 때와 닮은꼴이라는 성토가 꼬리를 문다. 국민의 기본적 생존권을 지켜 주지 못하는 이것이 국가인지, 그때와 똑같이 묻기를 반복하는 시간의 연속이다. 이 기시감 앞에서 이런 생각이 든다. 세월호가 우리 앞에 메르스를 데려다 놓은 것은 아닌가. 해소되지 않은 불신, 해갈되지 않은 믿음을 다시 확인하고 눈을 뜨라는 주문은 아니었을까. 모두 접고 일상으로 돌아가자 했던 서로의 독려는 섣불렀다. 그 사실을 메르스가 뒤통수를 치며 알려줬다. 덕분에 우린 지금 정신이 번쩍 들어 있다. 출퇴근길이면 광화문 광장을 지나야 한다. 횡단보도를 비켜난 광장의 중간 지점에 세월호 분향소가 차려져 있다. 언제든 분향할 수 있게 국화 다발도 놓였다. 작은 공간이어서 사람들은 잘 모르고 지나친다. 분향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세월호 유족들이 광장을 전세 내고 있다는 말은 실상 틀리진 않다. 유족인 엄마 서넛은 땡볕에서 서명을 받고 있다. 세월호특별법 관련 특별조사위원회의 개정안을 수용해 달라고 호소하는 내용이다. 신호등을 놓치면서 서명을 하는 쪽은 주로 엄마들이다. 유족 엄마들이 서명 볼펜을 놓는 엄마들에게 감사 인사와 나란히 건네는 건 소독약이다. 메르스는 그렇게 세월호와 함께 있다. 일년 전과 달라진 게 없는 현실을 복기해야 하는 것은 고통이다. 정부의 무능력은 들먹일 가치조차 없다. 정말 답답한 까닭은 지난해 그 혹독했던 시련에도 학습효과를 전혀 보지 못한 대통령의 문제적 공감 능력이다. 형식적 매뉴얼이나마 기억했다 귀띔해 준 측근이 이번에도 없었다. 제구실하는 참모를 두지 못한 대통령의 불운은 언제나 우리의 불운이 된다. 여론을 의식한 뒤늦은 현장 행보가 오히려 안타깝다. 박자를 놓쳐 스텝이 꼬여 버린 무대에 관객은 박수를 보내지 못한다. 재래시장에 모시는 대국민 코스프레를 연출한 뒤 “대통령의 인기가 높아 경호원들이 땀을 뻘뻘 흘렸다”고 홍보한 ‘하수’ 참모들을 대통령은 꼭 챙겨 보시라. 국민은 그들이 얕보는 만큼 모자라지 않다. 국가의 역할을 묻게 된다는 대목에서 메르스와 세월호는 동의어다. 메르스에 대응하는 정부의 무능에 국민 분노가 몇 배 덩치를 불린 배경은 회복되지 못한 세월호 트라우마다. 그냥 두면 세월호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우리에게 어쩌면 무한대다. 실기(失機)의 고통을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 그럴 의지가 있다면 정부는 타이밍을 놓친 채 세월만 보내고 있는 세월호도 챙겨야 한다. 전문가들은 곧 태풍이 닥치고 두어 달 뒤면 다시 수온이 떨어져 인양 작업이 힘들 것이라고 걱정한다. 특조위 활동도 빨리 시동을 걸어야 한다. 재난급 폭탄을 연례행사로 맞아 정신이 없는 국민들은 여야의 꼬투리 물기 싸움에 신물 난다. 특조위의 발목을 잡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는 진상규명국 조사 1과장 자리가 도대체 무슨 대수냐고 묻는다. 그 자리에 공무원을 앉혀선 진실을 제대로 밝힐 수 없다는 의혹이 나온다. 그렇다면 그 불씨는 애초에 없애는 게 옳지 않은가. 한쪽이 물러서야 끝나는 줄다리기라면 여당이 크게 한번 양보해도 훌륭하지 않겠나. 승기 잡기 싸움을 두고 보기엔 광화문 광장에 흐르는 시간이 너무 애가 탄다. 사람의 본성에 곡진하게 응대해 주는 것보다 더 힘센 정치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가라앉은 배 한 척의 이야기는 지겹다. 이것은 봉오리가 꺾인 사람꽃의 이야기다. 자식꽃이 어떻게 지겨울 수 있는가. sjh@seoul.co.kr
  • [허준규의 캠핑 액티비티] (6) ‘섬 백패킹’

    [허준규의 캠핑 액티비티] (6) ‘섬 백패킹’

    십년 전, 전남 장흥 천관산 연대봉에서 막영한 날의 아침을 잊을 수 없다. 노력항 일대의 에메랄드빛 바다 위에 점점이 박힌 크고 작은 섬들이 부분집합으로 환원되고, 금당도 생일도 금일도 조야도 등 발아래 부챗살처럼 펼쳐진 섬은 더이상 일인칭 단수가 아니었다. 비약이겠지만, 그러므로 섬을 찾는 ‘나’는 연대와 유대의 매개로 섬을 바라본다. 시인 정현종이 그의 시 ‘섬’에서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고 했던 것처럼 결국, 보통의 사람들이 섬을 찾는 이유는 그리움 또는 절망의 시대의 피난처, 혹은 희망의 다른 이름일 것이다. 서울과 경기, 수도권에서 섬 백패킹의 접근성이 가장 좋은 곳은 단연 인천이다. 더 정확하게는 옹진군에 산재한 수많은 유·무인도가 멀지 않다. 잘 알려진 대로 굴업도를 비롯해 덕적도와 소야도, 대이작도와 소이작도, 자월도, 승봉도, 영흥도 등 무려 100여개의 섬들로 뱃길이 열려 있다. 수심이 낮고 조수간만의 차가 커서 해수욕과 갯벌 체험을 하기도 좋은 환경인 데다 인천항이나 대부도에서 2시간 이내에 도착하는 편리한 접근성 덕분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전국을 강타 중인 ‘메르스 정국’에도 6월 둘째 주말, 인천 연안여객터미널과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은 백패커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인천 굴업도·덕적도 등 100여개 섬, 뱃길로 열려 있어 방아머리선착장을 빠져나간 배는 서해중부 연안의 점점이 박힌 섬들 사이를 미끄러져 나아갔다. 바다색은 한려해상이나 다도해의 청자색, 코발트블루와는 거리가 한참 멀다. 게다가 하늘까지 뿌옇다. 늘 바다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에겐 심드렁하게 여겨지는 풍경이겠지만, 모처럼 회색 도시를 떠난 여행자들에겐 그마저도 고맙다. 두어 시간 남은 여정, 선상에서부터 여행자들의 섬 백패킹은 막이 올랐다. 덕적면 소야도행 배를 놓친 필자는 행선지를 정할 겨를도 없이 막배인 자월면 대이작도 소이작도 승봉도행 배에 올랐고 1시간 30분 뒤, 한 무리의 단체객들과 함께 승봉도에 내렸다. ●갯벌 체험·해수욕 하기 좋고 인천항서 2시간이면 도착 선착장에서 해안가를 따라 걸으니 ‘나의 고향 승봉도’라는 머릿돌이 반기는데, 늘 그렇듯 섬에 들어서면 시간이 늦게 간다. 산에 들 때와는 또 다른데, 마음은 어느새 평온해지고 발걸음은 한 박자 두 박자 더디 가는 것이다. 슬로시티가 섬에 유난히 많은 건 그만 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바다로 둘러싸이고 육지와 떨어져 있다는 물리적 거리, 격리된 채 고립감을 느끼게 하는 심리적 조건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섬은 원초의 갈망이 빚은 관념이 지배한다. 그래서인지 사회역사적 배경 따위는 생략된다. 시쳇말로 ‘멍 때리게’ 되는 것이다. 거꾸로 고립과 유폐된 것들을 잇는 그 무엇, 바다 위 망망히 떠도는 아련한 그리움들이 피어오른다. 어느 한 지점, 그곳이 어디가 되었든, 섬에서 본 풍광은 지극히 나만의 세상을 보여 주는 그림이 되고, 그 여정은 더욱 개인적인 것이 된다. ●“세월호 트라우마·메르스 공포 떠나 섬에서 망중한 즐기며 힐링” 이일레 해변에서 만난 한 커플을 필자의 사이트로 초대했다. 경기 광명에 사는 전국자동차노련 산하 지회 상근자인 박두진(40)씨와 매일노동뉴스 기자인 김미영(38)씨는 “세월호 이후에 처음 배를 탔다. 세월호 때도 그렇고 지금은 메르스로 온 나라가 난리통인데, 정부의 대응을 보니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섬에 오니 살 만하다”며 섬에 온 이유를 설명했다. ‘물 울타리’에 갇혀 외따로 떨어져 있지만 섬에 머무르는 시간만큼은 힐링이 된다는 뜻이다. >>백패킹 하기 좋은 인천연안 섬 5곳 승봉도:작아서 더 아름다운 섬이다. 걸어서 섬을 둘러보는 데 3시간이면 충분하다. 이일레해변은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낮다.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에서 조금 저렴하고 느리게 가거나, 인천연안부두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으로 비싸고 빠르게 가는 방법이 있다. 쾌속선의 경우 레인보우호가 1시간, 대부고속페리가 1시간 30분 걸린다. 덕적도:물이 깊디깊어 ‘큰물’이라고 불리는 섬. 덕적군도에서 가장 큰 섬으로 인천항에서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아름드리 숲을 품은 서포리 해수욕장과 밧지름해수욕장 그리고 자갈해변이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이작도:대이작도에는 풀치 또는 풀등이라고 불리는 모래섬이 있다. 이 섬은 밀물이면 바닷속으로 사라졌다가 썰물 때서야 속살이 드러난다. 곱디고운 모래가 완만히 깔려 있다. 물이 빠지면서 생긴 작은 웅덩이에 몸을 담그고 망중한을 즐겨도 색다르다.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을 타고 간다. 장봉도:선착장 가까운 곳에 용암해변이 있고 물이 빠지면 진회색 융단이 펼쳐져 게와 조개를 잡는 재미가 쏠쏠하다. 왼쪽으로 조금 가면 한돌해변의 희고 고운 모래밭이 있고 그 뒤로 소나무숲이 짙게 그늘을 만들어 야영하기 좋다. 가는 길은 삼목선착장(세종해운)에서 신도를 거쳐 들어간다. 굴업도:섬 백패킹의 성지로 불리는데, 가장 높은 덕물산(138m)을 비롯해 연평산, 개머리언덕 등 해발 100m 대의 구릉이 남북으로 연결된다. 덕적도에서 배를 갈아타야 한다. 인천항에서 출발하는 덕적도~굴업도 노선은 홀수일과 짝수일에 따라 운항 노선이 바뀌는데, 홀수일을 권한다. 홀수일에는 덕적도에서 굴업도까지 1시간, 짝수일에는 2시간이 걸린다. 짝수일에는 덕적군도의 여러 섬을 들렀다 굴업도에 들어가기 때문에 운항 시간이 더 걸린다. 승선권 예매는 island.haewoon.co.kr. 인천시민은 상시 50% 할인된다. 캠핑협동조합 대표 jkhuh7875@gmail.com
  • 대안학교의 숨은 진실, ‘학교반란’ 예고편

    대안학교의 숨은 진실, ‘학교반란’ 예고편

    대안학교의 어두운 이면을 다룬 영화 ‘학교반란’의 예고편이 공개됐다. ‘학교반란’은 꿈과 희망을 가지고 대안학교를 찾은 아이들이 직면하게 되는 어른들의 욕심과 탐욕 그리고 절망을 폭로한 작품이다. 이번에 공개된 예고편은 학생들을 방치한 채 자신의 욕심만을 채우려는 선생들의 이기심과 무관심으로 인해 벼랑까지 내몰린 학생들의 절망을 담고 있다. 특히 ‘희망이 절망이 되어버린 그곳’이라는 카피는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식 밖의 일들에 대해 궁금증을 자극한다. ‘학교반란’의 배경이 되는 대안학교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밀려나온 학생들의 마지막 보금자리다. 친구의 자살이 트라우마가 된 미수부터 아버지의 학대로 꿈을 잃은 광호, 댄서가 되고 싶은 명철, 가수가 꿈인 승진 그리고 영화감독이 되고 싶어 손에서 카메라를 놓지 않는 상철까지. 영화 ‘학교반란’의 인물들은 각자 내면적 상처로 인해 비록 일반학교에는 다니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저마다의 꿈을 안고 대안학교에 모여든 이들이다. 하지만 ‘학교반란’의 선생들은 이런 학생들을 사회에서 격리된 쓰레기 취급하듯 여기며 그저 방치하고 억압할 뿐이다. 이번 작품을 연출한 송동윤 감독은 실제로 전직 대안학교 교장 출신이다. 송 감독은 학생들에게 꿈을 주기 위해 대안학교의 교장 직을 맡았지만 그 곳에서는 꿈과 희망이 아닌 절망과 방관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영화 ‘학교반란’에 대해 송 감독은 “‘우리가 이런 세상에서, 이런 학교에서 뭘 할 수 있지?’라고 자조하며 절망을 맛보는 학생들을 보아왔다. 그래서 이런 문제를 영화를 통해 충격적인 방법으로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사진 영상=마운틴픽쳐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메르스 비상] 아이는 자발격리, 엄마는 우울증세…메르스에 갇힌 대한민국

    [메르스 비상] 아이는 자발격리, 엄마는 우울증세…메르스에 갇힌 대한민국

    초등학생 딸(8)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딸(4)을 둔 김모(35·여)씨는 지난 2주가량 두문불출했다. 김씨 가족이 살고 있는 경기 평택에서 첫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환자가 나온 이후 어린이집과 초등학교가 차례로 휴업에 들어갔다. 김씨 자신이 운영하던 미술학원도 휴원했다. 주말마다 하던 외식 대신 ‘방콕’(종일 집에 머무는 것)을 하게 됐고 자주 찾던 시내 백화점, 아웃렛에도 발길을 끊었다. 김씨는 “메르스 초기부터 집 안에서 지내고 있는 평택 지역 엄마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했다”면서 “아이들도 처음에는 학교를 안 가서 신나 하더니 이제는 인형놀이, 보드게임에도 질려 한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지난달 20일 국내 첫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온 지 한 달 가까이 지나면서 어린 자녀들의 감염을 우려해 사실상 ‘셀프 격리’를 해 온 엄마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불안감 못지않게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도 커지고 있다. 16일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의 여성·육아 커뮤니티에는 “2주 넘게 집에만 있으니 답답하다”, “감염 걱정과 육아 스트레스가 겹쳐 우울증이 왔다”, “이제 ‘메르스 장기전’에 대비해야 할 것 같아 더욱 걱정이다” 등 집에만 갇혀 지내는 엄마들의 지친 하소연이 잇따랐다. 이른바 ‘메르스 방콕’이 장기화되자 생활비가 줄었다는 사람들도 많다. 230만명이 가입한 네이버 카페 ‘맘스홀릭 베이비’에는 “평소 외식을 많이 해서 그런지 매월 320만원쯤 나오던 카드값이 이달에는 12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글이 올랐다. 외식비가 줄어든 대신 온라인 쇼핑 이용은 크게 늘었다.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온라인 이마트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급증했다. 판매가 집중된 품목은 간편가정식(90%)이었다. 외출을 최소화하려는 주부들이 장을 보러 나가는 것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자가 격리 대상자가 아니지만 스스로 집에만 머물러야 했던 엄마들은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는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소희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주변에 확진·의심 환자가 많은 지역에서는 불안, 긴장이 장기화되면서 트라우마를 겪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사회적 활동이 어려운 상황에서 점점 위축될 수 있기 때문에 메르스 환자가 집중된 지역의 경우 장기적 관찰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군복 입은 한·미 종교인들 첫 연합 훈련

    군복 입은 한·미 종교인들 첫 연합 훈련

    육군이 16일 한국과 미국의 군종요원(장교와 부사관)들이 사상 첫 연합 야외기동훈련(FTX)을 했다고 밝혔다. 군종요원들은 군에서 선교 활동과 종교 행사를 주관하고 장병의 인격 지도 교관으로 활동한다. 이번 훈련은 한국군 군종요원이 신체적인 부상과 전장에서의 트라우마 등으로 고통받는 장병을 안정시키는 방법을 익히고, 실전 경험이 풍부한 미국 군종요원의 전장 감각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양국 군종요원 100여명은 이날부터 18일까지 특수전사령부에서 전시에 피해를 입은 부상자가 대량으로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 훈련을 한다. 전사자를 헬기로 호송하기 전후에 실시하는 군종 의식과 추모 의식 실습을 비롯해 교전 상황에서 군종 요원이 전·사상자를 돕는 방법을 숙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글로벌 시대] 2003년 중국 사스와 2015년 한국 메르스/민재홍 덕성여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글로벌 시대] 2003년 중국 사스와 2015년 한국 메르스/민재홍 덕성여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1998년 중국 사회과학원에서 유학 중 한국에 잠시 들를 일이 있었다. 비행기 옆자리엔 젊은 한국 엄마가 칭얼거리는 아기를 달래느라 진을 빼고 있었는데 미안해하며 들려주는 사연인즉 주재원인 남편을 따라 베이징에 거주하고 있는데 중국 의료체제가 못 미더워 아이가 열이 나고 아플 때면 이렇게 바로 한국행 비행기를 탄다는 것이었다. 번거롭고 비용이 들기는 해도 그 편이 훨씬 마음이 놓인다는 것이다. 그 이후로 유심히 살펴보니 이런 일이 주재원이나 유학생 등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들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었다. 2003년 홍콩과 중국 광둥성에서 사스가 발생했다. 사스의 주범이 살쾡이라는 발표가 나오면서 중국의 몬도가네식 음식문화가 도마에 올랐다. 사스 진원지 광둥성에서 하루 1만여 마리의 사향살쾡이, 들쥐 등이 즉석요리로 이용되는 마구잡이 먹거리 문화의 위험성이 제기된 것이다. 중국 당국은 야생동물 포획 금지, 식용 금지 등 강력한 조치를 발동하고 전 국민적으로 사스 확산을 막았다. 당시 중국의 사스를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는 어떠했던가. 중국인들의 비위생적인 음식 문화와 후진적 식습관, 불결한 조리환경 등을 비하하고 폄하했던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 한국으로 사스가 유입되지 않았고, 중국은 사스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겨나 바이러스 관리 체계를 정비하기 시작했다. 2015년 현재 한국엔 메르스가 발생하여 온 나라가 걱정에 휩싸여 있다. 그런데 메르스 확진 환자와 접촉하여 자가 격리를 하고 있던 한국 남성이 중국으로 출국하면서 중국의 메르스 공포가 심각해지고 있다. 5월 26일 한국에서 홍콩과 선전(深?)을 거쳐 광둥성 후이저우(惠州)시에 도착한 그를 현재 병원에 격리 수용, 치료하고 있다. 그는 홍콩 공항에 도착했을 때 발열과 기침 증세를 보였고 당시 의료진은 메르스 환자와 접촉했는지, 메르스 환자가 있는 병원에 갔는지 등을 물었지만 모두 부인했다는 것이다. 이 한국인이 홍콩에 입국할 때 공항 의료진에게 거짓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홍콩에서는 그의 기소 가능성도 비치고 있다. 메르스 의심 환자의 중국 입국에 대해 중국 언론은 한국 보건당국의 무능과 무책임을 거론했고, 사스의 트라우마가 있는 중국인들은 이제 거꾸로 한국을 비난하며 혐한(嫌韓) 감정까지 생겨나고 있다. 2003년 사스 때와는 반대로 중국이 한국에 책임을 묻는 것이다. 특히 이번 메르스에 대응하는 중국의 의료 수준이나 방역 체계 등은 1998년 중국의 후진적 의료시설, 2003년의 사스 공포에 비해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많은 발전과 변화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중난산(鐘南山)을 메르스 대응팀장으로 임명하여 메르스 통제를 위한 전문팀을 출범시켰다. 중난산은 사스 발생 때 방역을 주도한 ‘사스 영웅’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이처럼 이번 메르스 사태에 대한 중국의 초기 대응은 빨랐다. 우왕좌왕하는 우리의 태도와는 너무도 달랐다. 서양의학 방면에서 중국이 우리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 그러나 메르스 대응을 보면 그렇지 않다. 중국은 한국인의 메르스 사례에 대한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게놈 시퀀싱)을 끝내고, 이 결과를 미국 국립생명공학정보센터 유전자은행에 보낼 정도로 높은 수준의 과학 능력을 갖추고 있다. 메르스가 물러가더라도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예기치 않은 어려움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다는 ‘이환위리’(以患爲利)의 마음가짐으로 메르스를 극복하고 선진화된 방역 시스템을 갖추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커버스토리] 헤지펀드, 약탈자냐 투자자냐

    [커버스토리] 헤지펀드, 약탈자냐 투자자냐

    국내 헤지펀드의 설정 규모가 3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4분의1가량이 개인자금으로 유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1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 3월 말 현재 국내에서 운용되고 있는 헤지펀드는 33개다. 2011년 12월 출범 당시 12개에서 3배 가까이 불어났다. 설정 규모는 2000억원에서 2조 9000억원으로 14배 이상 늘었다. ●국내 헤지펀드 설정 규모 3조 육박 특히 올 들어 개인투자자와 법인의 자금이 빠르게 들어오고 있다. 헤지펀드에 투자된 금융회사 자금은 지난해 말 1조 5137억원에서 올 3월 말 1조 5933억원으로 5.2%(796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금은 45.1%(4678억→6786억원), 법인 자금은 28.1%(4932억→6319억원)씩 늘어났다. 석 달 동안 유입된 금액이 지난 한 해 유입 자금과 맞먹는다. 이에 따라 헤지펀드 자산에서 금융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60.7%에서 54.4%로 줄어든 반면 개인은 23.2%, 법인은 21.6%로 높아졌다. 상위 2개사로의 쏠림은 심화됐다. 삼성자산운용과 브레인자산운용이 전체 설정액의 55.1%를 차지, 지난해 말(54.1%)보다 1% 포인트 높아졌다. 두 운용사는 전체 설정액의 절반 이상을 운용하고 있다. ●삼성·브레인자산운용 전체 55% ‘쏠림’ 국내 헤지펀드는 해외 헤지펀드와 비슷하게 차입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지만 아직은 주식을 사고파는 전략 의존도(45.4%)가 높다. 김지욱 신한금융지주 전략기획팀장은 “국내에서 외환위기 트라우마로 헤지펀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지만 헤지펀드는 법의 틀 안에서 투자하고 있다”며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한 측면을 인정하고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나우! 지구촌] 악령놀이 ‘찰리찰리’에 빠진 아이들...집단피해까지

    [나우! 지구촌] 악령놀이 ‘찰리찰리’에 빠진 아이들...집단피해까지

    일본에서 시작돼 한국에서도 유행했던 ‘분신사바’와 흡사한 놀이가 서구권 여러 국가에서 유행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실제로 건강에 위협을 받는 청소년도 발생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찰리찰리 챌린지’ (Charlie Charlie Challenge)라고 불리는 이 놀이는 이미 영국 미국 스웨덴 싱가포르 등 여러 나라 청소년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다. 유튜브 등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 올라온 영상만 해도 수백 편에 이르며 수백만 회에 걸쳐 공유되고 있다. 게임을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바닥에 놓인 종이에 획을 그어 4등분 해 ‘예’와 ‘아니오’를 번갈아 써넣은 뒤 그 위에 두 개의 연필을 십자로 겹쳐 올려놓고 균형을 맞춘다. 그 뒤 “찰리야 찰리야 어디있니?” (Charlie, Charlie, where are you?)하는 주문으로 ‘찰리’라는 악령을 불러낸 뒤 묻고 싶은 질문을 던지면 된다. 업로드 된 영상 대부분에는 질문을 한 뒤 갑자기 혼자서 움직이는 연필에 놀란 아이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는 모습이 찍혀있다. 과학자들은 이 현상이 그저 ‘반응 기대’(response expectancy)라는 무의식적 심리작용에 의한 단순 현상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 놀이를 하는 아이들이 지나친 기대감에 자신도 모르게 호흡이나 기타 동작을 통해 펜을 움직이게 만든다는 것이다. 런던 대학 ‘이상 심리 연구팀’(Anomalistic psychology research unit)의 크리스토퍼 프렌치는 “연필 하나에 다른 연필을 균형 잡아 올려놓으면 아주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태라면 아주 미묘한 움직임이나 숨결에도 연필이 움직인다. 악마를 소환하건 말건 연필은 움직이게 돼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찰리찰리 챌린지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2주 전에는 네 명의 콜롬비아 고등학생들이 이 놀이를 한 뒤 비명을 지르는 등 이상증상을 보이다 끝내 입원했다. 병원 측은 이들에게 외상은 없지만 ‘심각한 히스테리’ 증세가 보인다고 진단했다. 초기에 찰리찰리 동영상을 올린 도미니카 공화국 후안 파블로 두아르테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정말로 ‘사탄에게 사로잡혔다’고 생각해 아이들의 등교를 거부하고 있다. 이 학교의 히메네즈 교감은 “학생과 부모 모두 공포에 사로잡혔다. 실제로 놀이를 한 뒤 신체에 불가사의한 멍 자국이 생긴 아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현지 의사인 켈빈 게레로는 “사회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 게임에 ‘찰리의 허락으로 시작해서 찰리의 허락으로 끝나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는 점이다. 게임을 끝내라는 허락을 받지 못한 채 게임을 끝냈던 아이들은 공포로 인한 상당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며 현지의 심각한 상황을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의사 루이스 기예르모 헤르난데즈는 “이 지역에는 초자연 현상에 대한 오랜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 때문에 이 놀이가 심신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모든 사람, 특히 아이들이 이 놀이를 하지 않기를 권장한다”는 말로 우려의 심정을 전했다. 사진=ⓒ유튜브/BryanStars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서양판 분신사바 ‘찰리찰리 챌린지’ 각국 청소년 대유행...의사들 경고

    서양판 분신사바 ‘찰리찰리 챌린지’ 각국 청소년 대유행...의사들 경고

    일본에서 시작돼 한국에서도 유행했던 ‘분신사바’와 흡사한 놀이가 서구권 여러 국가에서 유행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실제로 건강에 위협을 받는 청소년도 발생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찰리찰리 챌린지’ (Charlie Charlie Challenge)라고 불리는 이 놀이는 이미 영국 미국 스웨덴 싱가포르 등 여러 나라 청소년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다. 유튜브 등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 올라온 영상만 해도 수백 편에 이르며 수백만 회에 걸쳐 공유되고 있다. 게임을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바닥에 놓인 종이에 획을 그어 4등분 해 ‘예’와 ‘아니오’를 번갈아 써넣은 뒤 그 위에 두 개의 연필을 십자로 겹쳐 올려놓고 균형을 맞춘다. 그 뒤 “찰리야 찰리야 어디있니?” (Charlie, Charlie, where are you?)하는 주문으로 ‘찰리’라는 악령을 불러낸 뒤 묻고 싶은 질문을 던지면 된다. 업로드 된 영상 대부분에는 질문을 한 뒤 갑자기 혼자서 움직이는 연필에 놀란 아이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는 모습이 찍혀있다. 과학자들은 이 현상이 그저 ‘반응 기대’(response expectancy)라는 무의식적 심리작용에 의한 단순 현상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 놀이를 하는 아이들이 지나친 기대감에 자신도 모르게 호흡이나 기타 동작을 통해 펜을 움직이게 만든다는 것이다. 런던 대학 ‘이상 심리 연구팀’(Anomalistic psychology research unit)의 크리스토퍼 프렌치는 “연필 하나에 다른 연필을 균형 잡아 올려놓으면 아주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태라면 아주 미묘한 움직임이나 숨결에도 연필이 움직인다. 악마를 소환하건 말건 연필은 움직이게 돼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찰리찰리 챌린지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2주 전에는 네 명의 콜롬비아 고등학생들이 이 놀이를 한 뒤 비명을 지르는 등 이상증상을 보이다 끝내 입원했다. 병원 측은 이들에게 외상은 없지만 ‘심각한 히스테리’ 증세가 보인다고 진단했다. 초기에 찰리찰리 동영상을 올린 도미니카 공화국 후안 파블로 두아르테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정말로 ‘사탄에게 사로잡혔다’고 생각해 아이들의 등교를 거부하고 있다. 이 학교의 히메네즈 교감은 “학생과 부모 모두 공포에 사로잡혔다. 실제로 놀이를 한 뒤 신체에 불가사의한 멍 자국이 생긴 아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현지 의사인 켈빈 게레로는 “사회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 게임에 ‘찰리의 허락으로 시작해서 찰리의 허락으로 끝나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는 점이다. 게임을 끝내라는 허락을 받지 못한 채 게임을 끝냈던 아이들은 공포로 인한 상당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며 현지의 심각한 상황을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의사 루이스 기예르모 헤르난데즈는 “이 지역에는 초자연 현상에 대한 오랜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 때문에 이 놀이가 심신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모든 사람, 특히 아이들이 이 놀이를 하지 않기를 권장한다”는 말로 우려의 심정을 전했다. 사진=ⓒ유튜브/BryanStars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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