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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한강의 평화는 계속 흘러야 한다

    [데스크 시각] 한강의 평화는 계속 흘러야 한다

    워싱턴 특파원으로 부임한 지 6개월쯤 지난 2014년 여름, 미국을 방문한 한 지인이 “밤낮 바꿔 사느라 힘들지?”라고 위로하며 신간 소설 한 권을 선물로 건넸다. 시차 때문에 적응에 애를 먹고 있던 차에 한국어로 쓰인 반가운 책을 쉬지 않고 밤새워 읽고는 눈물을 왈칵 쏟았다. 바로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였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났다. 지난 10일 저녁 노벨문학상 발표를 기다리는데 문학 담당 후배 기자가 다급한 목소리로 “부장, 한강이 탄 거 같아요”라고 했을 때 머리가 띵하고 가슴이 울렁거렸다. 한강은 창간 120주년을 맞은 서울신문의 1994년 신춘문예 당선자로 올해로 소설을 쓴 지 딱 30년이 됐는데 한국인 최초는 물론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거머쥔 것이다. 10년 전에도 느꼈던 친근함과 동시에 서울신문과의 인연이 노벨문학상 수상까지 이어진 것 같은 뿌듯함과 큰 감동이 밀려왔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후 기자회견을 기다렸지만 아쉽게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의 아버지 한승원 작가는 11일 고향인 장흥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 날마다 주검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겠느냐’며 기자회견을 안 하기로 했다더라”고 전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조명한 ‘소년이 온다’와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를 치열하게 쓴 한강다운 반응이었다. 한강은 13일 보도된 스웨덴 방송 인터뷰에서도 “세계에 많은 고통이 있고 우리는 좀더 조용하게 있어야 한다”고 재차 밝혔다. 그는 “우리는 역사를 통해, 말을 통해 배울 기회가 많이 있었는데 분명히 (끔찍한 일들이) 반복되는 것 같다”며 “적어도 언젠가는 과거로부터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가 살인을 멈춰야 한다는 것은 우리가 배웠던 것들의 아주 분명한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한강이 덤덤하지만 단호하게 밝힌 입장을 곱씹어 읽으면서 그가 2017년 10월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한 기고가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의 대북 위협 발언으로 북미 간 갈등과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던 때 그는 ‘미국이 전쟁을 언급할 때 한국은 몸서리친다’는 제목의 글에서 “수십년간 쌓인 긴장과 전율이 한국인들의 깊숙한 내면에 숨어 단조로운 대화 속에서도 갑자기 불쑥불쑥 모습을 드러낸다”며 “매일 나오는 뉴스에 따라 최근 몇 달 동안 이런 긴장이 우리의 초조한 내면에서 서서히 고조되는 걸 목격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우리는 평화가 아닌 어떤 해결책도 의미가 없고 승리는 공허하고 터무니없으며 불가능한 구호일 뿐이라는 걸 안다”면서 “또 다른 대리전을 절대로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지금 여기 한반도에 살고 있다”고 전쟁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한국인들의 구체적인 심정을 전했다. 한강은 이어 그해 ‘문학동네’ 겨울호에 “이 글은 평화를 믿는 사람들이 연대해 전쟁 가능성에 맞서기를 침착하게 제안하고자 한 것”이라고 기고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한 아름다운 시적 산문이 인정받은 것과 동시에 평화주의자로서의 면모도 평가받은 것이다. 그의 수상 후 소셜미디어(SNS) 댓글 중 “‘한강 효과’가 전쟁과 분쟁, 갈등과 대립으로 가득한 지구촌과 한반도를 민주주의와 평화, 진실과 정의, 소통과 배려의 가치로 가득 채우는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는 소망은 함께 기뻐한 국민의 마음을 잘 보여 준다. 30년 전 한강이라는 소설가를 배출한 서울신문은 올해도 어김없이 2025년 신춘문예를 준비한다. 한강을 롤모델로 삼아 매일 밤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고 있을 작가 지망생들을 위한 최고의 등용문과 마중물 역할을 계속해 나가리라 다짐해 본다.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할 작가들이 한강이 그랬던 것처럼 인간의 연약함을 직시하며 평화에 대해 계속 써 가길 기대한다. 그렇게 한강의 평화는 계속 흐를 것이다. 김미경 문화체육부장
  • 여야의정 협의체 개문발차 ‘3대 난제’

    여야의정 협의체 개문발차 ‘3대 난제’

    전국의대교수협의회 참여 유보의사단체 추가 참여 가능성 낮아내년도 증원 재논의도 회의적 “결과 따라 기류 변화” 의견도 의대 교수 모임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23일 회의를 열어 여야의정 협의체(협의체) 참여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정을 유보했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협의체 참여를 강하게 반대해 자칫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결국 협의체는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여한 가운데 이르면 다음 주 ‘개문 발차’할 가능성이 커졌다. 협의체에서 해법이 도출돼도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희박해 난관이 예상된다. 전의교협은 “여야의정 협의체 필요성에는 공감하며 긍정적으로 판단한다”면서도 “전공의와 학생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의료계 단체로 구성되어야 한다”고 결정 유보 배경을 밝혔다. 당사자인 전공의들이 직접 참여하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고 에둘러 지적한 것이다. 협의체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했던 전의교협마저 참여 여부를 결정짓지 못하면서 다른 의사 단체가 추가로 참여할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 전공의 단체는 협의체 참여를 ‘정치 편승’으로 규정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협의체를 통해 무엇을 하겠다는지 의문”이라며 “정치인들에게 편승할 것이 아니라 제자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한 사직 전공의는 “두 단체(대한의학회·KAMC)는 현 사태를 해결할 주체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협의체 가동이 되레 전공의들의 ‘2020년 트라우마’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의료계 인사는 “당시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전공의·학생들과의 협의 없이 정부·여당과 집단행동 중단에 합의했는데, 이번에도 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협의체의 또 다른 축인 더불어민주당의 참여 여부도 미지수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은) 현시점에서 협의체에 참여하기 어렵다”며 “2025학년도 정원 재논의가 의료계 요구인데 정부는 변화가 없고, 두 단체는 의사들을 설득할 만한 조직적 권위가 없다”고 평가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두 단체가 의사 단체를 완벽히 대표하는 데 제한이 있겠지만 의료계 얘기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협의체를 통해 연내 (의료 대란이) 해소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조 장관은 대한의학회와 KAMC가 핵심 의제로 제시한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재논의’에 대해 “정부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의대생 휴학 승인에 대해서도 “법령과 학칙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 파주 대성동 찾은 김동연, 마을 전 가구에 ‘방음창·방음문’ 설치 지시

    파주 대성동 찾은 김동연, 마을 전 가구에 ‘방음창·방음문’ 설치 지시

    대북 전단과 오물 풍선 등으로 남북 관계가 갈수록 경색되고 있는 가운데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3일 파주 대성동 마을을 찾아 북한의 대남방송으로 고통받고 있는 주민들에게 세 가지 약속을 했다. 김 지사는 대성동 마을 51가구에 방음창·방음문 설치, 건강검진 차량과 ‘마음안심버스’(트라우마 검사 및 진료용) 2대를 바로 투입해 주민들 ‘마음의 병’과 난청 등을 치유, 탄현 영어마을에 주민 쉼터와 임시 숙소 마련을 배석한 도 간부들에게 지시했다. 이어 오후석 행정2부지사에게 “파주시청에 비상상황실을 설치해 상주하면서, 특별사법경찰관들을 진두지휘하면서 오늘처럼 현장에서 바로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또 “대성초등학교에 대한 방음 새시 등의 지원 방안은 경기교육청과 대화해서 찾도록 하라”고 말했다. 김동연 지사는 “튼튼한 안보를 중심으로 하되, 북한과 대화와 타협을 하면서 전단 날리는 것은 막아야 하는데 정부가 오히려 대북 관계에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저희 경기도는 이를 계속 비판해 왔지만, 앞으로도 중앙정부에 제 의견을 내겠다”라고 밝혔다. 기이도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장은 “김동연 지사가 파주, 연천, 김포를 위험지역으로 설정한 만큼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해칠 수 있는 불법행위에 대해선 강력하게 제지할 것”이라며 “대북 전단 풍선이 올라갈 수 있는 세 곳의 거점지역 76개소를 경찰과 특사경이 주야로 거의 24시간 순찰을 돌고 있다. 주민들이 추가로 112로 제보를 주시면 저희가 바로 출동해서 제지하겠다”라고 말했다.
  • “10년만 감옥 살고 행복하자”던 김레아 ‘여친 살해’ 무기징역

    “10년만 감옥 살고 행복하자”던 김레아 ‘여친 살해’ 무기징역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여자친구의 어머니까지 중상을 입힌 김레아(27)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23일 수원지법 형사14부(부장 고권홍)는 살인 및 살인미수로 구속기소 된 김레아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형 집행 후 5년간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김레아는 지난 3월 25일 오전 9시 35분쯤 경기도 화성시의 거주지에서 이별을 통보하려고 온 여자친구 A(21)씨와 A씨의 어머니 B(46)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A씨를 살해하고 B씨에게 최소 전치 10주 이상의 중상을 입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레아는 평소 “A와 헤어지게 되면 A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고 말하는 등 여자친구에 대해 강한 집착을 드러냈고, A씨와 다투던 중 휴대전화를 던져 망가뜨리거나 주먹으로 A씨 팔을 때려 멍들게 하는 등 폭력적인 성향도 나타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 심신미약 주장 기각…“계획하에 범행”재판부는 “피고인은 연인관계인 피해자에 대한 그릇된 집착 중 이별 통보를 받게 되자 흉기로 목과 가슴, 다리를 난자해 피해자를 그 자리에서 사망하게 했다. 범행 동기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없고 수법과 그 결과마저 극도로 잔인하며 참혹하다”며 “피해자를 구하려는 모친의 몸부림 앞에서도 주저함이 없었다. 살해 과정이 과감하고 냉혹하기까지 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자신의 감정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생명을 빼앗을 수 있다는 인명 경시가 드러났다”면서 “피해자는 형언할 수 없는 공포와 육체적 고통을 느끼며 생을 마감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또 “피해자의 모친은 한순간에 자녀를 잃었다. 자신의 딸이 죽어가는 과정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모친의 정신적 분노, 고통, 참담한 심정은 헤아릴 수 없고 그 트라우마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이 재판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반성한다고 말하지만, 피해자 행동 때문에 자신이 공격적인 성향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하거나 심신미약을 주장하는 등 진정한 반성을 하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모든 양형을 종합해보면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해 사회 구성원의 생명을 보호하고 피해자 유족에게 사죄하고 참회할 시간을 찾도록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판시했다. 재판 과정에서 김레아 측은 범행 당시 우울증을 앓고 있었으며 범행 직전 소주와 진통제를 먹었던 점을 들어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범행 당시 피고인은 피해자들은 밖에 나갈 수 없도록 방 안에 앉히고 자신은 현관문 앞 통로 쪽에 앉은 뒤 피해자들의 목과 가슴 부위를 흉기로 정확히 찔렀다”면서 “사물 변별 능력 또는 의사 결정 능력이 미약한 사람의 사고이거나 행동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 “주거지에서 피해자의 짐이 없어진 것을 보고 이별을 직감한 피고인은 배신감과 분노로 인해 살해 의사를 가지고 있던 차에 피해자의 모친이 주거지로 오자 더는 이별을 되돌릴 수 없다고 깨닫고 살해 의사를 확고히 한 뒤 범행에 나아간 계획 범행이라고 봄이 타당하다”면서 변호인의 ‘우발 범행’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옥색 수의를 입고 피고인석에서 재판부의 판결을 들은 김씨는 선고가 내려지기까지 약 30분간 고개를 숙인 채 별다른 감정 변화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A씨의 모친은 방청석에서 재판장의 선고 내용을 듣는 내내 눈물을 닦아냈다. 검찰 “김레아, 컴퓨터 옮겨달라며 증거인멸 시도”지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김레아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하고 30년간 전자장치부착명령 및 5년간 보호관찰명령, 숨진 피해자 A씨의 모친 B씨에 대한 접근금지 명령을 각각 요청했다. 검찰은 “김레아는 B씨가 자신을 흉기로 위협하기에 살인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면서 “현행범 체포 후 휴대전화를 제출하지 않는 등 우발 범행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구치소 접견실에서 가족들에게 자신이 사용한 컴퓨터도 다른 곳에 옮겨달라는 등 ‘증거인멸’도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검찰 측은 ‘10년만 살다 나오면 돼. 나오면 행복하게 살자’라는 김레아의 구치소 녹음도 법정에 제출했다. 수원지검은 범죄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이 있고 교제 관계에서 살인으로 이어진 위험성을 국민에게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김레아의 신상을 공개했다. 이는 올해 1월 특정중대범죄 신상공개법 시행 이후 검찰이 머그샷을 공개한 국내 첫 사례다.
  • “한강 ‘채식주의자’ 애들 못보게 해야…경악 금치 못해” 학부모 주장

    “한강 ‘채식주의자’ 애들 못보게 해야…경악 금치 못해” 학부모 주장

    학부모 단체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와 관련해 “청소년 유해 매체물은 전국 초·중·고 도서관에 비치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국학부모단체연합(전학연)은 22일 성명을 통해 “한강 저서를 읽어보지 않은 국민 대부분은 실제 작품의 내용은 알지 못하면서도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한 소식만으로 대단히 기쁜 마음이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학연은 “한강 책을 읽은 사람 중에는 ‘어른에게도 추천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대단히 많은 상황”이라며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청소년 유해 매체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해당 책에서 형부와 처제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내용 등을 문제삼으며 “이런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내용의 책을 노벨상 작가의 작품이라는 이유로 전국의 초·중·고 도서관에 비치하려는 시도에 학부모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학연은 “누가 보아도 청소년 유해 매체물인 내용의 책을 노벨상 작가의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 미성년인 초·중·고등학생에게 권장하는 것이 말이 되는지 묻고 싶다”며 도서에도 미성년 보호를 위해 연령 제한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학연은 교육부와 산하 시·도 교육청, 문화체육관광부·여성가족부를 향해 ▲채식주의자를 초·중·고 도서관에 비치되지 않도록 조치할 것 ▲채식주의자가 공공도서관 아동·청소년 서가에 비치되지 않도록 바로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전학연이 이날 시작한 채식주의자 비치 반대 서명에는 이날 오후 7시 기준 개인 1만 474명, 단체 195개가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식주의자는 2016년 영국 맨부커상 국제 부문(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받으며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세계의 작가’ 반열에 처음 올려놓은 문제작이다. 어린 시절 폭력의 트라우마로 육식을 거부하게 된 여자가 극단적인 채식을 하면서 나무가 되기를 꿈꾸고, 또 죽음에 다가가는 이야기다. 한강의 작품은 강도 높은 성적 묘사나 가공할 폭력이 잔혹하게 자행되는 장면 등이 상세하게 묘사돼 일부 독자는 “읽기가 힘들다”는 평을 하기도 한다. 2016년 5월 KBS ‘TV, 책을 보다’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강과 대담을 한 가수 김창완도 방송에서 채식주의자의 폭력 장면 묘사에 대해 “뒤로 가면 너무 끔찍하다. 이걸 어떻게 읽나”라고 말했다. 당시 한강은 이런 지적에 대해 “내가 오히려 가장 두려워하고 힘들어하는 게 폭력의 장면”이라면서 “이 사람(주인공)이 왜 그렇게 폭력이 견디기 어려운 것인지를 결국은 폭력적인 장면을 통해서밖에 말할 수 없기에” 그렇게 썼다고 설명했다.
  • [보따리]우리 아이 학교폭력 피해 보상받을 길 없나요?

    [보따리]우리 아이 학교폭력 피해 보상받을 길 없나요?

    초·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걱정거리 가운데 하나는 학교폭력 문제일 것입니다. 교육부가 올해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398만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실태를 전수조사한 결과를 보면, 100명 가운데 2명이 넘는 학생(2.1%)이 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만에 하나라도 내 자녀가 학교 폭력의 피해를 입었을 때, 이를 보상받을 길은 없을까요? 부모들의 이러한 걱정을 반영해 최근 자녀보험의 ‘학교폭력’ 특약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합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올해 8월 ‘무배당 초·중학생보험’을 내놓으면서 학교폭력으로 인한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범죄피해 패키지’ 특약을 선보였는데, 초·중학생 보험 가입자들 중 이 특약에 가입한 비율이 60%나 된다고 합니다. 물리적 폭력으로 상해를 입은 경우 경찰의 폭력사고 확인서를 제출하면 100만원을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부모 입장에선 내 자녀가 문제를 일으켰을 때도 참 난감합니다. 이 경우 자녀 앞으로 배상책임보험이나 부모가 자녀배상책임보험에 가입돼 있다면 피해학생에 대한 손해배상이 가능합니다. 단 여기서 자녀의 나이가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 폭력행위는 보험으로 배상할 수 없지만, 자녀가 만 15세 미만의 미성년자라면 부모가 그 책임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폭력 행위는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하므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지만, 일상생활 배상책임의 경우 부모가 미성년 자녀에 대한 관리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학교 선생님들도 안심할 순 없지요. 지난해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 이후로는 교권 침해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보험 가입자도 부쩍 늘어났다고 합니다. 교직원안심보험을 판매중인 하나손해보험은 9월말 기준 8955명이 이 상품에 가입했다고 합니다. 보험금이 지급된 교권침해 사례를 보면, 지시 불응 및 위협 93건, 명예훼손 66건, 폭언 33건, 폭행 19건, 성희롱 17건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에는 우울증·공황장애·외상후스트레스장애(트라우마) 진단비까지 보상하는 담보를 추가하고, 그동안 정교사만 가입할 수 있었던 것을 기간제 교사까지 확대한 점도 눈에 띕니다. 이처럼 학교폭력이나 교권침해까지 보장하는 보험상품이 있어 가입자가 다양한 피해에 대비할 수 있게 되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신뢰가 점점 부족해지는 세태를 반영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 4·3, 과거사 회복 국제 표준되나… ‘4·3 트라우마 회복지표’ 연구 결과 발표

    4·3, 과거사 회복 국제 표준되나… ‘4·3 트라우마 회복지표’ 연구 결과 발표

    4·3의 아픔을 그린 ‘작별하지 않는다’의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운데 제주4·3평화포럼이 24일부터 열려 주목받고 있다. 제주4·3평화재단은 오는 24~ 25일 제주 썬호텔에서 ‘제14회 제주4·3평화포럼’을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제주4·3평화포럼은 ‘제주4·3 정의·화해모델의 세계화’를 주제로 ‘연세대학교 인간평화와 치유연구센터’와 함께 기획됐으며 과거사 해결의 세계적 모범모델로서 ‘4·3 트라우마 회복지표’ 개발을 위한 국제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 르완다, 아르헨티나, 캄보디아, 북아일랜드’ 등 국외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4·3과 세계의 다른 과거사 회복 경로를 비교 연구한 결과를 발표한다. 포럼 첫째 날인 24일에는 ‘제주의 정신과 평화 미래’를 주제로 한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의 기조 강연과 개회식이 진행된다. 강금실 장관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법조인이자 2003년 법무부 장관 재임 중 4·3위원회 위원으로서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 확정에도 기여한 바 있다. 25일에는 ▲정의·화해·회복-제주4·3: 과거사 회복 경로의 새 모델 ▲세계의 과거사 회복 경로Ⅰ▲세계의 과거사 회복 경로Ⅱ 등 3개 세션별로 발표가 진행되고 종합토론이 이어진다. 종합 토론(좌장 전우택 연세대학교 교수)에서는 주요 연구자들의 토론을 통해 제주4·3 트라우마 회복지표와 국제 트라우마 회복척도 개발 연구의 성과를 확인하고 제주4·3과 세계의 트라우마 치유 사례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갖는다. 김종민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제주4·3과 세계 각 나라의 과거사 트라우마 회복 경로를 비교하여 4·3 트라우마 회복지표를 개발하고, 나아가 4·3이 과거사 회복의 국제적 표준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탐색한다”며 “이번 포럼이 제주4·3의 정의·화해모델이 나아갈 방향을 논의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노벨문학상 한강 작품, 광주서 스크린으로 만난다

    노벨문학상 한강 작품, 광주서 스크린으로 만난다

    한국 최초이자 아시아 최초 여성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의 작품이 광주에서 상영된다. 광주시는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및 광주독립영화관 활성화를 위해 소설 원작 영화 ‘채식주의자’와 ‘흉터’ 두 편을 특별상영한다. 영화는 오는 25일과 11월 5일 두차례 광주시 동구 광주독립영화관에서 상영되며, 영화관 누리집(gift4u.or.kr)에서 예매 가능하다. 특히 11월 5일에는 영화 상영 후 ‘씨네토크’ 프로그램이 마련돼 한강의 문학세계와 영화 해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도 갖는다. 부커상을 수상한 동명 소설 원작의 ‘채식주의자’(2010)는 어느 날 갑자기 육식을 거부하고 채식주의를 선언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가정폭력에서 비롯된 억압과 인간 본성의 대립을 담은 작품으로, 선댄스 국제영화제에도 초청받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흉터’(2011)는 중편소설 ‘아기 부처’를 원작으로 한다. 감정이 메마른 여자와 지울 수 없는 상처 때문에 완벽주의에 집착하는 남자 사이의 위태로운 결혼생활을 묘사한 작품이다.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상처와 트라우마를 섬세하게 표현하는 등 한강 문학의 감성을 영화적 언어로 풀어낸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김성배 문화체육실장은 “이번 상영회는 한강 작가의 작품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한강의 문학적 성취를 축하하는 동시에 그녀의 작품이 던지는 인간성과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한강 작가와 북토크… ‘작별하지 않는다’ 소설 속으로 떠나는 투어도 준비중

    한강 작가와 북토크… ‘작별하지 않는다’ 소설 속으로 떠나는 투어도 준비중

    “합의되지 않았고 지금은 구상단계에 불과하지만, 4·3의 세계화 못지 않게 전국화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순이삼촌’의 현기영 선생과 ‘돌담에 속삭이는’ 임철우, ‘작별하지 않는다’의 한강 등 3명의 작가가 함께하는 북토크를 서울과 제주에서 열면 4·3도 5·18처럼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종민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이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21일 이같이 밝혔다. 김 이사장은 제주도와 함께 지난 14~22일 독일과 영국 등 유럽에서 처음 마련한 ‘제주4·3 국제특별전 및 심포지엄’을 마친 성과를 브리핑하는 회견에서 “이번 유럽 심포지엄에서 4·3당시 뿐 아니라 그 이후 벌어진 4·3 진상규명 운동사를 강조하고 돌아왔다”며 “세계적으로 흑인차별, 그리스 내전 등 과거사 청산 위한 움직임이 있었지만 제주4·3처럼 단계를 밟아가면서 차곡차곡 과거사 청산을 하고 있는 사례는 전세계에서도 매우 드물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장소 대관 등 문제로 행사가 지연됐는데 공교롭게 한강의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자마자 행사가 열려 운좋게도 현지 언론들의 관심이 매우 높았다”며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없었으면 유럽 행사가 조금은 반감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외국에서도 K팝 인기 덕분에 한국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졌지만 제주와 4·3을 모르는 상황에서 한강 작가의 수상 효과를 누렸다. 그만큼 현지에서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는 설명이다. 또한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4·3세계화 후속작업도 준비하고 있다. 오는 24~25일 제주4·3평화포럼, 11월 국제4·3인권 심포지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홍보캠페인, 12월 사진전 등을 통해 4·3을 한국을 넘어 세계적 역사로 발돋움시킬 계획이다. 내년도 사업으로 제주4·3과 한강의 소설을 연계한 국제 문학 세미나 개최, 소설 속 유적지를 연계한 투어 프로그램 개발 등을 통해 문학과 역사의 관점에서 제주4·3의 의미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그 아픔을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투어프로그램은 ‘작별하지 않는다’ 소설 배경속으로 떠나는 다크투어 프로그램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제주4·3의 역사적 맥락과 현대사적 의미를 다각도로 조명했다. 4·3의 연대기를 통해 동서 현대사 속에서 제주4·3 발생 배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현기영의 ‘순이삼촌’,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등 4·3 관련 문학 작품을 전시해 문학을 통해 본 4·3의 의미를 전달했다. 이와 함께 유해 발굴 현장인 다랑쉬굴과 비설 조형물의 전시는 4·3의 실상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강력한 매개체 역할을 했다. 외국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4·3 관련 영상을 제작해 현지인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또한, 동백나무 모양의 메시지 벽(Message Wall)을 설치해 참관객들이 직접 희망의 메시지를 남길 수 있게 했다. 특히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작가 한강의 4․3 소재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함께 전시돼 현지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많은 관람객들이 제주 방문단에게 한강 작가의 수상 축하를 전하기도 했다. 한강의 소설 내용과 유사한 아픔을 겪은 제주4·3유족회 문혜형 할머니의 증언도 깊은 울림을 줬다. 문 할머니는 75년 전 대구형무소에서 수감됐다가 6·25전쟁 중 행방불명된 아버지 고(故) 문순현 씨가 남긴 편지를 소개했다. 딸을 그리워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담긴 이 편지는 형무소 수감 중 배우자에게 보냈던 것으로, 4·3기록물의 일부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신청에 포함됐다. 조상범 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4·3기록물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제주인들이 화해와 상생을 통해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과정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맥을 같이 한다”며 “비극은 언제든지 다시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기억을 보존·기억하는 일들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 늦둥이 얻은 원로배우 “어릴 때 성기 다치는 사고 평생 트라우마”

    늦둥이 얻은 원로배우 “어릴 때 성기 다치는 사고 평생 트라우마”

    할리우드 원로배우 알 파치노(84)가 “어린 시절 성기를 다치는 부상으로 평생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고백했다. 알 파치노는 최근 출간한 회고록 ‘소니 보이’에서 10살 때 미국 뉴욕 사우스 브롱크스에 살다가 겪었던 사고에 대해 밝혔다. 그는 “당시 가느다란 철책 위를 걸으며 줄타기 춤을 추고 있었다”면서 “오전 내내 비가 내린 날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미끄러졌고 성기가 하필 쇠막대기에 강하게 부딪혔다”고 했다. 극심한 고통으로 몸을 구부리고 있던 그를 한 남성이 안아 이모 집으로 데려다 줬다. 그는 “바지를 발목까지 완전히 내린 채 침대에 누워 있었고, 세 여성(어머니, 이모, 할머니)이 반쯤 공황 상태에 빠져 내 성기를 만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곧이어 도착한 의사가 검사를 하는 동안 어머니, 이모, 할머니가 서로 속삭이는 것이 들렸고, 그는 “하나님, 제발 저를 데려가 주세요”라고 기도했다고 한다. 그는 아직도 당시 겪었던 사고에 트라우마가 있다며 “그때 생각만 하면 괴롭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고를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부끄러운 경험 중 하나’라고 표현했다. 알 파치노는 지난해 6월 당시 여자친구 누르 알팔라(30)와의 사이에서 로만을 얻었다. 알팔라와는 더 이상 함께 살지는 않지만, 공동 육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육권은 알팔라가 갖고 알 파치노는 양육비를 지급하며 아들에 대한 정기적인 접견권을 갖고 있다. 알 파치노는 로만과의 일상적인 교류는 온라인으로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로만이 “때때로 문자를 보낸다”며 “그 아이가 하는 모든 것은 진실하고 흥미롭다. 그래서 영상으로 대화도 하고 하모니카도 연주하는 식으로 연락을 주고받는다. 이런 일들이 재밌다”고 설명했다. 알 파치노는 영화 ‘대부’(1972)에서 주인공 마이클 콜레오네를 연기해 스타 반열에 올랐으며 1993년에는 ‘여인의 향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한 번도 결혼한 적이 없는 그는 전 연인 2명과의 사이에서 딸 줄리 마리(35)와 쌍둥이 남매 안톤·올리비아(23)를 뒀다.
  • 처연하고 아름다운 문장… 소설보다 詩가 먼저였다[한강의 시간]

    처연하고 아름다운 문장… 소설보다 詩가 먼저였다[한강의 시간]

    문단 데뷔 전 ‘편지’로 윤동주문학상‘이상의 회화와 문학세계’ 석사 논문2013년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문지 시인선 438호로 유일한 시집“침묵에 더 가까운 인간의 깊은 고통소설에서 시적인 언어 활용 밑바탕어느 늦은 저녁 나는 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 김이 피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고 지금도 영원히 지나가버리고 있다고 밥을 먹어야지 나는 밥을 먹었다 “그날의 네가 사랑으로 온다면/내 가슴 온통 물빛이겠네, 네 사랑/내 가슴에 잠겨/차마 숨 못 쉬겠네/내게 네 호흡이 되어주지, 네 먹장 입술에/벅찬 숨결이 되어주지, 네가 온다면 사랑아,”(‘서울의 겨울 12’ 부분) 소설보다는 시가 먼저였다.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54)은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 당선에 앞서 1993년 문학과지성사 발간 잡지 ‘문학과사회’에 ‘서울의 겨울 12’ 외 4편의 시(얼음꽃·유월·서울의 겨울 6·뱃노래)를 발표했다.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는 스웨덴 한림원의 평가는 그래서 매우 적확하다. 처연하고 아름다운 문장이 모여 큰 강을 이룬다. 그것은 어느 때에는 소설이 되고 어느 때에는 시가 된다. 주로 소설을 발표했던 한강은 지금껏 딱 한 권의 시집을 냈다. 2013년 문학과지성사 시인선 438호로 출간된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이다. 1993년 발표했던 등단작 중에서 ‘서울의 겨울 12’만 이 시집에 수록됐다. 눈물과 죽음의 언어가 지배하고 있는 시의 문장은 한없이 축축하다. 시집을 열어젖히는 ‘시인의 말’에 한강은 이렇게 썼다. “어떤 저녁은 투명했다./(어떤 새벽이 그런 것처럼)//불꽃 속에 둥근 적막이 있었다.” “눈물이 찾아올 때 내 몸은 텅 빈 항아리가 되지/선 채로 기다렸어, 그득 차오르기를//…//누군가 내 몸을 두드렸다면 놀랐을 거야/누군가 귀 기울였다면 놀랐을 거야/검은 물소리가 울렸을 테니까/깊은 물소리가 울렸을 테니까/둥글게/더 둥글게/파문이 번졌을 테니까//믿을 수 없었어 아직 눈물이 남아 있었다니/알 수 없었어, 더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니”(‘눈물이 찾아올 때 내 몸은 텅 빈 항아리가 되지’ 부분) 한강은 인간 내면의 슬픔을 직시하는 작가다. 슬픔을 들여다보면 눈물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 많은 눈물을 오롯이 맞이하기 위해 그는 자기의 몸을 ‘텅 빈 항아리’로 만들어 둔다. 더 많은 슬픔을 보려고. 더 많은 눈물을 자기 안에 담으려고. 우리 시대의 모든 아픔이 한강의 몸으로 몰려든다. 하지만 그것들을 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이 시의 마지막 구절은 이렇다. “거리 한가운데에서 혼자 걷고 있을 때였지/그렇게 다시 깨어났어, 내 가슴에서 생명은” 세계의 고통을 몸으로 삭인 그는 이윽고 새 생명을 잉태하기에 이른다. 한강의 최근 시는 ‘문학과사회’ 가을호(147호)에 실렸다. 시 ‘(고통에 대한 명상)’과 ‘북향 방’ 두 편이다. 두 작품 모두 어둠을 꿰뚫는 시인의 통찰이 엿보인다. ‘(고통에 대한 명상)’은 “새를 잠들게 하려고 새장에 헝겊을 씌우”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우리의 의지로 초래하지 않은 어둠에서 우리는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가. ‘북향 방’에서도 시인은 “밝은 방에서 사는 일은 어땠던가/기억나지 않고/돌아갈 마음도 없다”고 선언한다. 암전된 세계에서 시인은 “고통에 대한 명상”을 이어 가는 것처럼 보인다. 한강은 연세대 국문과 4학년 재학 시절 ‘편지’라는 시로 1992년 교내 윤동주문학상을 받은 적이 있다. 문단에 데뷔하기 전 한강이 어떤 시를 썼는지 엿볼 수 있다. 이 시를 수상작으로 뽑은 정현종 시인과 김사인 문학평론가는 “굿판의 무당의 춤과 같은 휘몰이의 내적 열기를 발산하고 있다”는 인상적인 심사평을 남기기도 했다. 1993년 졸업 후 잡지사 ‘샘터’에서 사회생활을 했던 한강은 연세대 국문과에서 2012년 석사학위를 받는다. 석사 논문은 ‘이상의 회화와 문학세계’다. 시대를 앞서간 천재 시인 이상(1910~1937)이 남긴 그림과 그의 문학세계의 연관성을 연구했다. 이상 역시 시와 소설을 모두 썼던 작가이다. 한강은 논문에서 “이상이 남긴 그림들은 빼어난 성취를 이루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창작자로서의 강한 자의식과 미적 방법론을 시각적으로 표상함으로써 문학세계의 본질에 접근하는 데 실마리가 돼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문학평론가 이광호는 “인간의 아주 깊은 고통은 산문적으로 발화될 수 없으며 그것은 침묵에 더 가까운 것이어야 한다는 한강의 문제의식이 그가 소설에서 시적인 언어를 활용한 기본적인 태도에 밑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집은 한 권뿐이지만 그의 소설은 언제나 시의 연장이었으며 시를 쓰는 방식이나 태도로 소설을 써 왔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썸녀 있다” 50세 김영철 고백에…친누나 뜻밖의 반응

    “썸녀 있다” 50세 김영철 고백에…친누나 뜻밖의 반응

    코미디언 김영철(50)이 짝사랑 중인 상대에게 마음을 고백한다. 20일 오후 9시 5분 방송되는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미우새)에서는 김영철이 새로운 ‘미우새’ 아들로 합류한다. 이날 김영철의 어머니는 새로운 ‘모(母)벤저스’ 멤버로 스튜디오에 등장했다. 어머니 중 최고령인 86세 영철 모친의 등장에 모벤저스 모두 큰 언니의 등장을 반기며 깍듯하게 예의를 갖췄다. ‘모전자전’ 예능감을 자랑하던 영철 모친은 “영철이와 장훈이 중 누가 더 잘생겼냐”라는 MC 신동엽의 기습 질문에 예상치 못한 돌직구를 날렸다. 이어 깔끔하게 정돈된 집에서 외모 관리부터 영어 공부, 요리까지 홀로 척척 해내며 ‘갓생’을 사는 김영철의 싱글 라이프가 공개됐다. 김영철의 집에 찾아온 친누나 김애숙 역시 미혼으로, 쉰살이 넘은 남매가 모두 미혼인 상황이 공개됐다. 영철 모친은 “이제 딸의 결혼은 포기했고, 아들은 가야 한다”라며 답답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한편 김영철은 누나에게 “‘썸녀’가 있었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나 동생의 고백을 들은 누나는 “쌍방 합의가 된 게 맞느냐? 그 사람한테도 물어봤었냐”라며 영철의 썸 자체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아 폭소를 자아냈다. 김영철은 “고백을 망설일 수밖에 없는 심각한 트라우마가 있다”라고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금까지 몰랐던 진실이 밝혀지자, 김영철의 절친인 MC 서장훈조차 큰 충격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이어 누나에게 “오늘 오랫동안 마음에 품어온 사람을 만난다”라고 밝힌 김영철은 짝사랑해 온 그녀에게 고백을 생각 중이라고 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후 짝사랑 상대를 만난 김영철은 평소의 발랄한 모습과는 180도 다른 수줍은 모습을 보였다. 김영철은 짝사랑 상대에게 “좋아하는 마음이 있었다, 나와 사귀어 보면 어떨지 생각해 본 적 없느냐”라며 진솔한 마음을 고백해 모두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 과즙세연 “방시혁 의장, 우연히 어떻게 만나나…약속해서 본 것”

    과즙세연 “방시혁 의장, 우연히 어떻게 만나나…약속해서 본 것”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이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의 미국 목격담에 대해 재차 해명했다. 18일 유튜브 채널 ‘노빠꾸탁재훈’에는 ‘과즙세연, 횡단보도 트라우마 때문에 육교만 건너다니는 그녀’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과즙세연은 “미국은 왜 갔나”라는 질문에 “제가 코 수술을 다시 했다. 실밥을 풀고 나서 계속 집에만 있기 시간이 아까워서 여행을 다녀왔다”고 말했다. 이에 탁재훈은 “횡단보도는 몇 번씩, 얼마나 이렇게”라며 방 의장과의 사진에 관해 물었다. 그러자 과즙세연은 “거기가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다. 한번 지나갔다”며 “지나갔던 그 횡단보도를 친언니랑 전날에 갔을 때도 찍어놨더라. 상주하면서 계속 그런 콘텐츠를 찍는 분 같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방 의장을 어떻게 우연히 만날 수 있냐’는 질문에 과즙세연은 “우연히 어떻게 이분을 그 횡단보도에서 만나겠나. 그게 아니라 약속하고 만난 거고, 언니랑 가려던 식당이 예약하기 되게 어려운 곳이라 예약 시간에 맞춰 동행해야 예약이 된다고 해서 그전에 만나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던 것”이라고 답했다. 함께 식사했냐는 질문에는 “밥을 같이 먹기에는 엄청 그런 사이는 아니어서 그냥 예약해주시고 음식 설명해주시고 가셨다. 밥은 같이 못 먹었다”고 말했다. 과즙세연은 이어 “그래서 제가 개인 방송에서도 엄청 친절하다고 말한 것”이라며 “미국에서 저는 (방 의장과는) 완전 초면이었다”고 강조했다. 개인 해명 영상에서 댓글을 막은 이유에 대해서는 “저를 원래 보시던 분들이랑 원래 안 보고 (내가 )논란이 된 이후 댓글을 다는 사람들이 있을 건 아닌가. 원래 시청자들이랑 그런 분들이랑 섞인 채 거기서 댓글이랑 대댓글로 얘기 나오는 게 보기 싫어서 막아버렸다”고 말했다. 개그맨 이수지가 과즙세연과 방 의장의 횡단보도 사진을 패러디한 ‘육즙수지’에 대해서는 “보고 감탄했다”며 “따라 해준다는 것 자체가 살면서 겪어보지 못할 영광이었다”고 했다.
  • “역사 왜곡에 노벨상” 피켓 든 어르신…스웨덴 대사관 앞에서 무슨 일이

    “역사 왜곡에 노벨상” 피켓 든 어르신…스웨덴 대사관 앞에서 무슨 일이

    소설가 한강(54)이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가운데, 일부 보수단체가 “역사 왜곡 작가에게 노벨상을 줬다”며 주한스웨덴대사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인 사실이 뒤늦게 전해져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대한민국애국단체협의회, 국가비상대책국민위원회 등 일부 보수단체는 지난 14일 서울 중구 주한스웨덴대사관 앞에서 스웨덴 한림원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에 확산된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 이들 보수단체 회원 10여 명은 “대한민국 역사 왜곡 작가 노벨상, 대한민국 적화 부역 스웨덴 한림원 규탄한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집회 참가자의 연령대는 60대에서 70대 가량으로 추정된다. 맞은편에서는 같은 단체 회원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시위 장면을 스마트폰과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다. 한 참가자는 마이크를 들고 “역사를 왜곡한 것을 노벨상 주는 건 말이 안 된다. 정말 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단체는 유튜브를 통해 한강의 노벨상 수상에 항의하는 서한을 대사관에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뒤, 한강이 ‘소년이 온다’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제주 4·3사건을 다룬 것을 문제삼는 일부 보수 성향 단체 및 인사들이 “역사왜곡”을 주장하며 찬물을 끼얹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김규나 작가는 지난 1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노벨상 가치 추락, 문학 위선 증명, 역사 왜곡 정당화”라면서 “(노벨상) 수상 작가가 써 갈긴 ‘역사적 트라우마 직시’를 담았다는 소설들은 죄다 역사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을 비판하는 댓글이 쏟아지자 김 작가는 “100프로 찬성, 100프로 박수 아니면 안 되는 건가”라며 “‘나는 너를 비판해도 되지만, 너는 누구도 비판해선 안돼’라며 입을 막는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노벨상 수상에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며 상을 수여한 스웨덴 한림원 및 노벨위원회 등에 항의하는 사례는 지난 2000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 당시에도 있었다. 당시 일부 야당 지지자들이 노벨위원회에 김 전 대통령의 수상을 반대하는 편지를 보낸 바 있다.
  • “한강, 노벨문학상 받을 것”…2년 전 소름돋는 예언 화제

    “한강, 노벨문학상 받을 것”…2년 전 소름돋는 예언 화제

    “향후 5년 안에 (한국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을 것 같다.” 소설가 한강(54)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일찌감치 예견한 김현아 작가의 영상이 화제다. 수상은 물론 수상 시점까지 정확하게 예견해서다. 1993년 전태일 문학상을 받은 김현아 작가는 2022년 8월 네트워크 리(RE) 북콘서트에서 ‘한국 문학의 전망’을 묻는 질문에 “향후 5년 안에 노벨문학상을 아마 받을 것 같다”며 그 주인공을 한강 작가로 꼽았다. 그는 “한강이 ‘소년이 온다’로 첫 번째 노벨문학상을 받으면 좋겠다”며 “그런 것 같다 그냥. 제가 촉이 조금 좋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들은 사람들이 소리 내 웃자, 김현아 작가는 잠시 민망해하다 다시금 진지한 표정으로 “아이, 그건 그냥 제 바람입니다”라고 말했다. 김 작가의 이 같은 발언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뒤 온라인상에 ‘2022년 한강 노벨상을 예언한 김현아 작가’ 등의 제목으로 화제를 모았다. 네티즌들은 “주변에서 웃든 말든 확신에 찬 태도라 더 신기하다” “옆에서 비웃는데도 강조하는 걸 보면 확신이 있었던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해당 영상에는 “성지순례 왔다. 안목과 통찰이 대단하다” “세상을 읽는 관점이 상당히 폭넓고 정확하다” “확신에 찬 발언이었다. 놀랍다” 등의 댓글이 이어지는 중이다. 실제로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할 당시 ‘소년이 온다’(2014) ‘흰’(2018), ‘작별하지 않는다’(2021) 등 세 편을 비중 있게 다루며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표현했다. 한림원은 ‘소년이 온다’에 대해 “한강은 자신이 자란 도시 광주에서 1980년에 벌어진 역사적 사건을 정치적 배경으로 삼는다”며 “소설은 희생자에게 목소리를 부여하고, 잔혹한 현실을 생생히 그려내 ‘증인 문학(witness literature)’이라는 장르에 접근해 간다”고 설명했다. 한편 1967년 경남 거창에서 출생한 김현아 작가는 ‘전쟁의 기억 기억의 전쟁’ ‘그곳에 가면 그 여자가 있다’ 등을 펴냈고 1993년 전태일문학상을 받았다.
  • “한강 책 불법으로 보세요” 국내 책 7500여종 해외사이트서 불법 유통

    “한강 책 불법으로 보세요” 국내 책 7500여종 해외사이트서 불법 유통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책이 수상 6일만에 100만부 판매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일부 작품이 해외 불법 사이트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저작권보호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외에 서버를 둔 A사이트에서 한강의 ‘채식주의자’(영어판 제목 The Vegetarian)와 ‘소년이 온다’(Human Acts)를 비롯해 국내 출판물 1만 6920개가 불법 유통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언어와 출판사별 등 중복되는 책을 제외하면 불법 유통되는 국내 출판물은 7500여종으로 추산됐다. A사이트에서는 회원 가입 절차만 거치면 일반 도서와 대학 교재 등 30여개 언어의 전자책을 무료로 내려받아 볼 수 있다. 한강 작가를 영문으로 검색해보니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 ‘흰’ 등 대표 작품이 한국어와 중국어, 영어판 등의 전자책으로 올라와 있었다. 한강 작가뿐만 아니라 국내 대표 작가들의 책과 국내 출판사가 낸 해외 유명 작가의 한국어판 등도 즐비했다. 저작권보호원에 따르면 A사이트는 지난 2022년 운영자가 검거되면서 폐쇄됐다가 지난해 운영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해외에 서버를 둔 사이트는 저작물의 불법 유통에 대한 제재가 쉽지 않다. 이런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불법 사이트에 대한 접속 차단 조치를 하는데, 대체 사이트가 생겨나며 구글 등에서 검색돼 접속 차단을 회피하는 실정이다. 이에 저작권보호원은 방심위가 접속을 차단한 사이트를 대상으로 구글 등에 검색 제한 조치를 요청하지만, A사이트는 방심위 기준에 못 미쳐 접속 차단 사이트에 포함되지 않으며 제대로 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보호원 관계자는 “방심위에서 접속 차단 조치를 하지 않은 사이트는 보호원이 구글에 검색 제한 조치를 요청하기 어렵다”며 “이에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DMCA)을 활용해 권리자가 사이트에 불법 복제물 삭제를 요청하는 방법을 안내했고 일부 저작물이 삭제된 것으로 안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이어 한강의 작품 등을 중점 보호 저작물로 지정해 지속해 관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양 의원은 이와 관련해 “저작권 문제는 개인의 권리 침해를 넘어 출판 산업 전반에 걸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며 “저작권 보호 강화와 불법 사이트에 대한 정부 차원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 10일(현지시간)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강을 지명했다. 한림원은 한강의 문학을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평가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인으로는 처음이며, 2000년 평화상을 받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24년 만에 두 번째 노벨상 수상이다.
  • “놔두자마자 도난당했다”…‘한강 열풍’에 벨기에 韓문화원도 ‘깜짝’

    “놔두자마자 도난당했다”…‘한강 열풍’에 벨기에 韓문화원도 ‘깜짝’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소설가 한강의 책이 주벨기에 한국문화원에서 비치되자마자 도난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15일(현지시간) 문화원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 한국문화원 1층에 있는 도서관에 비치된 한강의 대표작 ‘채식주의자’ 한 권이 분실됐다. 문화원 측은 지난 10일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현지에서도 관심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해 문화원 도서관에 따로 코너를 마련해 한강의 여러 대표작을 비치했다. 또한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책 비치 사실과 도서관 개관 시간도 안내했다. 문화원 관계자는 “주말이 지나고 어제(14일) 도서관이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아 책이 분실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비치된 한강의 여러 작품 가운데 번역본이 아닌 ‘채식주의자’ 한글판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어 “직원들은 폐쇄회로(CC)TV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도서관에 외부인이 상시 출입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외부인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노벨문학상 수상에 관한 관심이 그만큼 높아서 일어난 해프닝이라고 여기려 한다”고 전했다. 앞서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 10일(현지시간)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강을 지명했다. 한림원은 한강의 문학을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평가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인으로는 처음이며, 2000년 평화상을 받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24년만에 두 번째 노벨상 수상이다.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소설가로 첫발을 내디딘 한강은 유년 시절 폭력의 트라우마로 육식을 거부하게 된 여자가 서서히 죽음에 다가가는 과정을 그린 대표작 ‘채식주의자’가 2016년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하면서 세계 문학가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지난해에는 장편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4대 문학상인 메디치상을 수상했다. 광주민주화운동의 아픔을 담은 ‘소년이 온다’를 비롯해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그대의 차가운 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등을 발표했다. 노벨문학상 소식이 전해지자 한강의 책들 또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5일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 등 대형서점에 따르면 한강의 책은 이날 오후 4시, 종이책 판매를 기준으로 97만 2000부가량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 한강 노벨문학상 비판한 작가 “조카에게 절연당했다”

    한강 노벨문학상 비판한 작가 “조카에게 절연당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비판한 김규나 작가가 이번 일을 계기로 조카에게 절연당했다고 밝혔다. 김규나 작가는 14일 자신이 소설을 연재 중인 인터넷 매체 스카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노벨문학상 수상 비판)가 나고 하나밖에 없는 조카에게 일방적으로 절연당했다”면서 “Y대 장학생인 조카가 좌파적 사상이 투철하게 각인되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사태를 이야기한 적 없는데 매체를 보고 안 모양”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념은 피보다 진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면서 “젊은 세대의 보편적 정서가 이만큼이나 멀구나 싶어 안타까웠다.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 새삼 깨닫기도 했다”고 밝혔다. 소설가인 김규나 작가는 지난 10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알려진 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노벨상 가치 추락, 문학 위선 증명, 역사 왜곡 정당화”라고 적었다. 김규나 작가는 “(노벨상) 수상 작가가 써 갈긴 ‘역사적 트라우마 직시’를 담았다는 소설들은 죄다 역사 왜곡”이라며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와 제주 4·3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를 언급했다. 그는 “‘소년이 온다’는 오쉿팔이 꽃 같은 중학생 소년과 순수한 광주 시민을 우리나라 군대가 잔혹하게 학살했다는 이야기고, ‘작별하지 않는다’ 또한 제주 4·3 사건이 순수한 시민을 우리나라 경찰이 학살했다는 썰을 풀어낸 것이다”라고 비난했다. 김규나 작가가 언급한 ‘오쉿팔’이라는 표현은 5·18의 멸칭으로 보인다. 또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했다’는 한림원의 심사평을 거론하며 “한림원이 저런 식의 심사평을 내놓고 찬사했다는 건, 한국의 역사를 뭣도 모른다는 것이고, 그저 출판사 로비에 놀아났다는 의미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그렇게 또 수많은 ‘깨시민’ 독자들은 자랑스러워하고, 거짓 역사는 진짜로 박제돼버리겠지”라고 했다. 김규나 작가가 거론한 두 작품은 스웨덴 한림원이 한강 작가를 수상자로 호명하며 언급한 7종의 주요 작품에 포함돼 있다. 앞서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을 선보였다”고 한강 작가의 수상 이유를 밝힌 바 있다. 김규나 작가는 마지막으로 “많은 사람이, 우리나라 최초라며 축제를 벌일지 모르겠으나, 나는 다만 부끄럽다. 그리고 슬프다”면서 “그래도 10억 상금은 참 많이 부럽다”고 남겼다. 김규나 작가는 노벨상이 중국 작가에게 돌아갔어야 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올해 수상자와 옌렌커의 문학은 비교할 수조차 없을 만큼 무게와 질감에서, 그리고 품격과 감동에서 현격한 차이가 난다”며 “(노벨상이) 동양권에게 주어져야 했다면 중국의 옌렌커가 받았어야 했다”고 밝혔다. 김규나 작가는 “둘을 비교하고도 그녀를 선택한 거라면 한림원 심사위원들 모두 정치적이거나, 물질적이거나, 혹은 명단 늘어놓고 선풍기 돌렸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님 여자라서?”라며 한강 작가의 성별이 수상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취지의 말도 덧붙였다. 김규나 작가는 2006년 단편소설 ‘내 남자의 꿈’이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2007년 단편소설 ‘칼’이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2017년에는 첫 장편 소설 ‘트러스트미’를 출간했다. 현재는 조선일보에 ‘소설 같은 세상’이란 이름으로 글을 기고하고 있으며, 스카이데일리에 단편 소설도 연재하고 있다. 김규나 작가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비판 이후 자신에게 쏟아진 비판과 악성 댓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페이스북 글에서 “나 같은 사람의 비동의가 왜 뉴스가 돼야 하는지 모르겠다. 100프로 찬성, 100프로 박수 아니면 안 되는 건가. 덕분에 기사는 물론 스카이데일리 연재소설 아래 악플(악성 댓글)이 달리고, 블로그에 내 이름 검색해온 사람이 7000여명, 댓글란에도 조롱과 악플 일색”이라고 했다. 김규나 작가는 스카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도 “‘나는 너를 비판해도 되지만, 너는 누구도 비판해선 안돼’라며 입을 막는다”면서 “좋아하는 사람이 같이 좋아하고 기뻐하는 일을 함께 즐거워하지 않으면 자신이 부정당하고 모욕당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어떻게 100퍼센트 국민이 다 같이 한 사람을 추앙하길 바랄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김규나 작가는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작가가 노벨상을 받았다”라면서 “역사를 왜곡한 소설 때문에 미개하게 탄생하고 존립한 국가의 국민이 되는 것이다. 축하는커녕 국민이 대노할 일”이라며 한강 작가의 작품이 이념적으로 편향됐다고 주장했다.
  • 독일 제주 4·3 국제특별전에도… 한강 작품 ‘작별하지 않는다’ 전시 주목

    독일 제주 4·3 국제특별전에도… 한강 작품 ‘작별하지 않는다’ 전시 주목

    제주도가 제주4·3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국제적 공감대 형성에 나섰다. 특히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의 4·3 소재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함께 전시해 주목을 받았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4일 독일 베를린에서 유럽 지역에 처음으로 제주4·3의 역사를 알리는 ‘제주4·3 국제특별전 개막식 및 심포지엄’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 독일 현지 기자단과 외교단 수십 명이 참석해 4·3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노력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4·3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위원회 공동위원장 문혜형 할머니가 직접 가족사를 소개해 참석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문 할머니의 아버지인 고(故) 문순현 씨는 대구형무소 수감 중 6·25전쟁으로 행방불명된 후 배우자에게 보낸 편지가 4·3기록물의 일부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신청에 포함됐다. 특별전에서는 4·3의 연대기와 과거사 해결을 위한 정부와 민간의 노력을 판넬, 영상, 사진, 기록물 복제본 등 다양한 매체로 전시해 외국인에게 4·3의 역사를 알리는 장을 마련했다. 특히 최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의 4·3 소재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함께 전시해 주목을 받았으며, 현지인들이 제주 방문단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김애숙 정무부지사는 “이 소설에는 문혜형 선생님의 경험과 유사하게, 제주4·3으로 가족을 잃은 주인공이 행방불명된 가족을 찾아 육지부 형무소로 찾아다니는 장면이 나온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심포지엄에서는 국제 전문가와 현지 학자들이 4·3의 역사적 의미, 세계기록유산 등재의 의의, 갈등해결 선도모델로서의 4·3의 가치를 공유했다. 2021년 제주4·3평화상 수상자인 댄 스미스(Dan Smith) 스톡홀롬 국제평화연구소장(SIPRI)은 기조연설에서 평화를 위한 진실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 4·3을 기억하는 것은 희생자를 기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진실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주제 발표로 나선 김종민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제주도민의 희생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 진상조사보고서 확정, 대통령 사과, 희생자 보상금 지급 등의 노력을 소개했다. 박명림 연세대학교 교수는 도민과 국가 차원에서 진행된 진상규명 운동과 화해와 상생의 과정, 4·3기록물의 가치를 설명했다. 베르니 페니히 자유베를린 대학교 교수는 “역사에는 현재와 미래를 결정짓는 요소가 내포돼 있어 과거 기록을 다룰 때 법적, 사회적, 도덕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플로리안 펠킹 보훔대학교 교수는 “4·3기록물의 유네스코 등재 노력은 국가적 맥락을 초월하는 중요성을 부여하는 과정”이라며 “이를 통해 제주4·3에 대한 집단기억이 새롭게 정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철인 제주대학교 교수는 “이 기록물에는 당시 군사재판에서 선고된 수감자 관련 문서, 피해자와 유가족의 증언, 진실과 화해를 위한 시민 운동 자료, 제주4·3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진상조사 자료가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오영훈 지사는 “4·3기록물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제주인들이 화해와 상생을 통해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과정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맥을 같이 한다”면서 “유럽 특별전을 계기로 제주4․3의 갈등해결과정을 전 세계적 롤 모델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국제적 공감대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심포지엄 중간 휴식시간에는 제주 특산물로 만든 다과가 제공돼 학술적 논의와 더불어 제주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기회가 됐다. 4·3 특별전과 심포지엄은 14일 독일에 이어 16일 영국에서도 개최해 세계에 4·3의 가치를 알릴 예정이다.
  • 예멘 난민 품어 준 ‘평화의 섬’… “제주는 제2의 고향이 됐어요”[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예멘 난민 품어 준 ‘평화의 섬’… “제주는 제2의 고향이 됐어요”[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할랄 음식점 낸 난민·제주 출신 부부주방장·주인으로 만나 결혼 성사서구 관광객·내국인에 ‘맛집’ 소문“연민의 시선으로 보지 말았으면”난민에 도움 손길 내민 ‘나오미센터’ 어선·식당·과수원 등 일자리 주선“불법체류 단속에 난민 신청 늘어6개월 체류 ‘거주증’ 도입 바람직” 제주시 탑동 구도심 번화가의 맞은편 한적한 뒷골목. 입구 간판에서부터 중동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한 식당은 한적한 인근 상점들과 달리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식당의 이름은 ‘아살람’, 우리말로 ‘평화’라는 뜻이다.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2018년 모국을 탈출해 제주에 도착한 500여 예멘 난민 중 한 명인 무함마드 아민(40)과 그의 제주 출신 아내 하민경(43)씨가 운영하는 할랄 음식점이다. 이곳은 무슬림뿐 아니라 유럽 등 서구 관광객, 내국인들에게도 맛집으로 소문나 있다. 경력 15년차 베테랑 셰프 아민의 음식 솜씨는 서울 이태원의 전문식당에서도 탐낼 정도다. 축구를 좋아하던 평범한 청년 아민은 내전으로 친구들이 죽음을 맞이하면서 살아남기 위해 조국을 떠나야 했다. 그는 다른 난민들처럼 처음엔 뱃일을 했지만 원래 예멘과 말레이시아에서 요리를 했던 경력이 있었다. 쌀쌀한 날 예멘 사람들이 갈 곳 없이 노숙하고 있다는 딱한 사정을 듣고 하씨는 자신의 무용연습실을 이방인들에게 내줬다. 전쟁을 피해 온 예멘 난민 중에는 총상을 입거나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사람들도 있어 수시로 병원을 데리고 다녔다. 그러던 중 ‘할랄 음식점을 할 생각이 없느냐’는 예멘 친구들의 말에 덜컥 아살람 식당을 차렸고, 요리 솜씨가 뛰어났던 지금의 남편 아민을 식당 주방장으로 채용했다. 둘은 전통혼례를 치르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 식당에서 요리하던 아민은 “제주 사람들이 따뜻하게 품어 줘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며 “예멘에 있는 부모님과 남동생도 다 함께 제주에서 행복하게 사는 게 앞으로의 꿈”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1992년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에 가입했고 2012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독립적인 난민법을 제정했다. 하지만 난민 인정률은 1%를 밑돈다. 예멘 난민들은 한국인들과 다름없는 똑같은 존재로 화합하고 공존하는 세상이 오기를 꿈꾸고 있다. 하씨는 “예멘 난민이든 시리아 난민이든 이제 더이상 색안경을 끼고 보거나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들도 우리와 똑같은 삶을 살아가려는 의지를 가지고 꿈을 꾸는 사람들이고, 더 나은 내일을 바라는 우리의 이웃”이라고 했다. 국적과 종교를 초월한 보편적 인류애를 몸소 보여 준 하씨는 제주 출입국·외국인청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아민 등 예멘 난민들은 제주를 ‘제2의 고향’으로 여기며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난민을 반대하는 시위로 시끄러웠던 2018년 당시와 달리 제주는 그들을 처음으로 따뜻하게 품어 준 유일한 ‘평화의 섬’이었다. 당시 천주교 제주교구 소속 나오미센터가 가장 먼저 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난민들에게 어선과 양어장, 식당, 과수원 등의 일자리를 주선하며 새 삶을 열어 줬다. 출도 제한이 이뤄진 2018년 4월 30일 이전에 들어온 예멘 난민들은 전국 각지로 흩어졌다. 그 이후에 들어온 500여명은 제주에 머물렀고, 이들 중 심사를 거쳐 난민으로 인정받은 이들은 2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고 일자리를 찾아 뭍으로 나갔다. 이들은 국내에서 인도적 체류를 하기 위해 매년 출입국 체류 연장 심사를 받아야 한다. 김상훈(65) 나오미센터 사무국장은 “예멘 난민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 ‘예멘 난민 제주: 나의 난민일기’의 주인공 모하메드는 지금 거제도 조선소에서 일하며 서귀포시 남원에 있는 아내와 떨어져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다”며 “다른 난민들도 명절 때만 되면 따뜻하게 품어 준 ‘제2의 고향’ 제주를 찾는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난민법에서 난민 사유는 자국에서 인종, 국가, 종교, 정치, 특수공동체(성소수자)로 인해 박해를 받아야 하지만 이를 증명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정부의 난민 인정률은 ‘로또’ 당첨 수준인 1~2%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6월 말 기준 출입국·외국인청이 발표한 제주도 체류 비자별 외국인 수는 2만 6397명이고, 이 중 713명이 난민 신청 절차를 밟고 있다. 난민으로 인정을 받아 살고 있는 사람은 총 8명, 난민 심사에서 불인정 판정을 받았지만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은 사람은 35명에 그친다. 제주도는 무사증으로 입국해 30일이 지나면 31일부터 사실상 불법체류자 신분이 된다. 이들이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법은 난민 신청을 하는 것이다. 소송에 최소 3~4년이 걸리고, 해당 기간 동안은 돈을 벌 수 있다. 김 국장은 “최근 난민 신청이 늘고 있는 것은 불법체류 단속이 심해져서 생긴 풍선효과”라며 “불법체류자를 줄이고 농촌의 일손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서 6개월 체류가 가능한 농촌거주증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외국인 노동자들이 허드렛일을 하는 이들이 아니라 우리와 같이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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