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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키 독자에게 영감 주는 것이 곧 연대”

    “터키 독자에게 영감 주는 것이 곧 연대”

    “터키인들 문화적으로 유연… 한국 문학 잘 받아들여 놀라”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주목한 이 소설을 읽으면서 고통을 겪는 터키인들을 떠올렸습니다. 터키는 역사적으로 쿠데타가 많았는데 그런 게 국민에게 늘 상처였죠. 이런 상황에서 트라우마를 치료하기조차 힘들죠. 소설의 화자인 소년이 극단적인 고통에 내몰려도 동정을 자아내기보다 오히려 독자를 웃게 만들었다는 점이 감동적이었습니다.”●한국전 참전했던 터키인 이야기 소설가 손홍규의 장편소설 ‘이슬람 정육점’에 대한 터키 영화감독이자 소설 평론가인 르자 카르치의 평이다. 2010년 출간된 이 작품은 터키군으로 한국 전쟁에 참전했다가 한국에 남아 정육점을 운영하게 된 터키인 하산이 주인공이다. 그가 마음속 상처가 큰 고아 소년을 입양해 함께 생활하면서 세상의 따뜻함을 알아 간다는 내용이다. 터키에는 2013년 소개됐다. 5일 이스탄불국제도서전이 열리고 있는 튜얍전시장 내 한국관에서 진행된 ‘작가와의 만남’에서 카르치 감독과 손 작가는 40여명의 독자 앞에 앉았다. 대부분 참석자들이 젊은 학생들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행사 이후 이어진 사인회에서도 현지 독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할아버지가 한국전쟁 때 참전했고, 온 가족이 한국 문학에 관심이 있어서 나왔다”는 22세 청년(얄츤 오주유렉)부터 “고등학교 1학년인 딸이 책 읽기를 좋아하고, 한국에 가는 것이 소원일 정도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 책을 샀다”는 40대 중년 여성(귤친 요르군)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한국·터키 문학인들 소통 중요” 이날 서울신문과 만난 손 작가는 “한국 문학에 대한 터키 독자들의 관심은 아무래도 한류의 덕인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손 작가는 “문학에 대한 관심이든 케이팝에 대한 관심이든 아무래도 괜찮다”면서 “터키인들이 한국에 대해 폭넓은 호기심을 가지게 되면 양국 관계를 돈독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 작가는 특히 “문학을 알게 된다는 것은 우리를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며, 이는 곧 소통의 기회가 확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작가는 터키인들이 문화적으로 융통성이 있고 개방적이어서 우리 문학을 수월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그는 “무슬림이 정육점을 운영하는 설정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이곳 인터넷 서평 별점이 박하다고 들었는데, 많은 터키인들이 소설의 설정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서 놀랐다”면서 “터키는 이슬람 문화권이지만 세속주의를 추구해 유연하다는 걸 느꼈다”고 전했다. 터키 독자들에게 한국 문학의 매력을 알리려면 우선 양국의 문학인들이 소통, 교류하는 장이 필요할 터다. 카르치 감독과도 이에 대한 고민을 공유했다는 손 작가는 “촛불 혁명을 거치고, 험난한 시국에도 당당히 맞서 온 한국 작가들이 작품을 통해 터키 작가와 독자들에게 간접적으로나마 영감과 힘을 전해 주는 것이야말로 최소한의 방식이지만 이것이 곧 연대”라고 힘주어 말했다. 글 사진 이스탄불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슈퍼주니어’와 동시 컴백...세븐틴 “타이틀 곡은 ‘박수’”

    ‘슈퍼주니어’와 동시 컴백...세븐틴 “타이틀 곡은 ‘박수’”

    아이돌 가수 세븐틴이 슈퍼주니어와 같은 날 컴백을 알렸다.6일 오후 가수 세븐틴(Seventeen)은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두 번째 정규앨범 ‘틴, 에이지(TEEN, AGE)’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열었다. 이날 세븐틴 멤버 호시는 “선배 가수 슈퍼주니어와 같은 날 앨범을 발표하게 돼 영광이다”라며 “초등학교 때, ‘쏘리 쏘리’를 듣고 연습을 했다. 같은 시기에 활동이라니 꿈을 이룬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오후 6시 공개되는 이번 정규앨범에는 타이틀곡 ‘박수’를 비롯해 총 13곡이 수록됐다. ‘2017 SEVENTEEN PROJECT’ CHAPTER 2와 CHAPTER 0.5에 해당하는 ‘체인지 업(CHANGE UP)’, ‘13월의 춤’, ‘트라우마(TRAUMA)’, ‘바람개비’ 등이다. 이번 앨범과 관련해 세븐틴은 “기존의 소년미를 탈피하고자 했다”면서 “이번 앨범에서 세븐틴의 건강한 에너지, 파워풀함을 최고조로 발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멤버 우지는 “‘EBS’라는 수식어가 있다”며 “엑소, 방탄소년단 선배님과 불리는 것에 감사하다. 명성에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15년 5월 데뷔한 세븐틴은 지난해 앨범 두 장으로 가온차트 누적 17만 장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길섶에서] 돼지국밥/서동철 논설위원

    서울이 고향인 어머니는 돼지고기로는 국을 끓인 적이 없다. 자주 먹을 수는 없어도 국은 소고기였다. 물론 김치찌개에는 돼지고기를 쓰기도 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서울을 비롯한 중부권 출신들은 자기네 집도 그랬다고 맞장구치기도 한다. 그러니 오래전 부산 여행 길에 ‘돼지국밥’ 간판을 처음 봤을 때는 낯설 수밖에 없었다. 돼지국밥과 멀어진 계기도 있었다. 학창 시절 이웃 어르신 생신에 초대받았을 때의 이야기다. 밥상에는 검은 털이 숭숭 박힌 고기가 떠다니는 그야말로 돼지국이 올랐다. 취향에 맞지는 않았지만, 예의를 차리느라 단숨에 그릇을 비워 버렸다. 그러고 나서 다른 음식을 먹을 요량으로…. 그런데 어르신은 내 모습을 보더니 “그렇게 맛있어? 한 그릇 더 먹어!” 하시는 것이었다. 점심 때 만난 동료는 “가까운 곳에 괜찮은 국밥집이 생겼다”며 앞장섰다. 돼지국밥이었다. 물론 ‘돼지국 두 사발’의 트라우마는 떨쳐 버린 지 오래다. 깔끔하게 끓인 국밥이었다. ‘검은 털 돼지국’에 얽힌 이야기를 꺼내니 다들 비슷한 경험이 있다. 추억이라는 양념이 들어가 더 맛있는 점심이었다. dcsuh@seoul.co.kr
  • 어금니아빠 이영학, 성기수술 후 발기부전…비정상적 성욕

    어금니아빠 이영학, 성기수술 후 발기부전…비정상적 성욕

    여중생 성추행 및 살인·사체유기 혐의를 받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35·구속)이 검찰 조사에서 추행을 위해 피해자 A양을 유인하고 추행한 부분을 인정했다.검찰은 이영학의 1차 구속 기한이 지난 22일로 만료됨에 따라 법원의 허가를 받아 다음달 1일까지 구속 기간을 연장했다. 검찰은 2차 구속기간 만료 시점에 이영학을 기소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영학의 성장 배경이나 행적 등 간접적인 사실도 파악하고 있다. A양에 대한 살인, 사체유기, 강제추행 등 혐의와 별도로 이영학 아내 최모씨의 사망을 둘러싼 의혹이나 이영학의 후원금 부당 수령 및 아내 성매매 강요 의혹 수사는 경찰에서 계속 진행된다. 한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됐던 이영학의 딸에 대해서는 다시 영장이 청구됐다. 당국은 앞서 영장이 기각됐을 때와 달리 이양에게 미성년자 유인 혐의를 추가했다. 검찰 관계자는 “앞서 법원이 건강 상태를 고려해 영장 청구를 기각했는데, 현재 이양이 많이 회복됐다. 이제 건강 문제는 상관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이양이 (소년법에 따라) 소년이지만, 현실적으로 돌볼 사람이 없는 상태”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영학의 행동에 대해 범죄전문가는 정상 범위를 벗어난 성욕이 범죄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 결과 A 양에 몸에서 이영학이 특정할 수 없는 성기구로 성적인 학대를 한 정황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이영학의 성도착증이 과거 여성에 대한 트라우마로 인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영학은 성기 변형 수술을 여러 번 해 부작용으로 발기부전이 생겨 성에 대한 집착이 더 강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영학은 집에 다수의 성기구를 수집해놓는가 하면 사망한 아내 최씨의 성기 부분에 여성을 비하하는 문구를 문신으로 새겨 넣는 등의 비상식적인 행동을 했다. 이 교수는 이영학이 아내를 성폭행한 여러 명의 조력자 역할을 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딸의 친구 여러명 중 숨진 A양을 언제 한번 건드려 봐야겠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죽은 아이와 둘이 있으면서 성기삽입이 아닌 다른 방식의 성적 접촉을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도심 곳곳 목줄 없는 맹견…중국도 골칫거리

    도심 곳곳 목줄 없는 맹견…중국도 골칫거리

    중국 베이징 차오양취에 거주하는 한국인 한모(37)씨는 지난 2015년 중국 주재원으로 파견 돼 올해로 3년 째 베이징에 거주해오고 있다. 시간이 제법 지났지만 여전히 적응하기 어려운 중국인의 특성이 한 가지 있다. 매일 엘리베이터 내에서 마주치는 목줄 없는 대형견의 존재다. 특히 대형견 중에서도 맹견에 속하는 도사견, 핏불테리어 등을 목줄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풀어 놓고 산책시키는 중국인 견주들과 산책 도중에도 갑작스럽게 싸움이 붙곤하는 대형견들의 존재는 한씨가 적응하기 어려운 점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중국인의 경제 수준이 크게 향상되면서 집 안에서 애완동물을 키우는 시장이 확대를 거듭하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은 지난 2015년을 기점으로 국내 애완동물 시장의 규모가 16조 6505억 원을 넘어섰다. 이후에도 매년 30% 이상 고공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국가통계국이 집계한 ‘애완동물산업과 행동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0년 중국의 애완동물 시장의 규모는 최대 35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현지에서는 애완동물 관련 산업을 가리켜 ‘불황 없는 미래 산업’이라고 지칭할 정도다. 지난해 상하이 일대에서 개최된 ‘중국 국제 펫페어’에서는 행사에 참여한 이들이 애완동물의 옷과 물품 등을 구매하는데 하루 평균 약 18만 원을 소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이 같은 애완동물 시장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외출 시 목줄 착용, 배변 후 청소 등 견주 문화는 ‘제자리 걸음’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중국 베이징 하이덴취에 거주하는 한국인 유학생 정모(29)씨는 “지난해 말 처음 중국에 온 이후 인도 곳곳에 그대로 방치된 애완견의 배변 등이 몹시 불쾌하다”고 말했다. 정씨는 “인도에 방치된 배변물의 존재도 불쾌하지만, 엘리베이터와 ATM 기기 박스 등 밀폐공간에서 애완견이 배변한 것을 그대로 방치하는 견주들의 존재는 더욱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때문에 목줄 또는 입마개 없이 도로를 활보하는 대형견에게 물려 피해를 입는 사례가 종종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광둥성 광저우 백운구 일대에서 목줄없이 거리를 활보하던 대형견이 3세 여아를 무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4세 딸을 데리고 귀가하던 피해 부모 류씨는 “갑자기 큰 개들이 골목에서 우르르 뛰어나왔고, 곧장 이들 무리를 피했다”면서도 “체구가 작은 딸의 종아리를 문 맹견은 아이를 놓지 않아 실랑이를 벌였다. 현재도 아이는 맹견에게 물린 끔찍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피해 당시 길을 가던 40대 남성의 도움으로 맹견으로부터 아이를 구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류씨의 자녀는 사건 발생 직후 곧장 인근 대형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해당 사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공안은 맹견과 견주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백운구 담당 공안국 관계자는 “문제를 일으킨 대형견은 등에 검은 반점이 있는 독일산 사냥개”라면서 “목줄과 입마개 등을 하지 않은 채 거리를 활보하도록 방치한 견주에게 피해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빠른 시일 내에 문제의 맹견과 견주를 적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홍희경 기자의 출근하는 영장류] 적폐란 무엇인가

    [홍희경 기자의 출근하는 영장류] 적폐란 무엇인가

    촛불 1주년이다. 세상은 바뀌었다. 특히 적폐 청산의 결기는 달라진 세상을 웅변한다. 국정과제 1호인 적폐 청산 기세에 눌려 이제 나머지 국정과제가 무엇이었는지 가물가물하다. 적폐 청산 블랙홀 국면이다. 청산 성공을 바란다. 하지만 불길한 징조가 보인다. 쫓기듯 움직이는 보폭이 그렇다. 1호 과제를 완수해야 비로소 다음 99개 과제의 봉인을 뜯을 수 있다고 믿는 듯한 태도다. 선 적폐 청산, 후 국가전략 추진 기조인 셈이다. 북핵 위기니, 4차 산업혁명의 도래니 거창한 용어를 댈 필요도 없다. 미래 헤게모니의 일부라도 차지하려는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한 국면에 적시에 국가전략을 펴지 못한 국가는 도태되는 게 현실이다. 99개 과제를 마냥 후순위로 방치할 수 없다는 조바심 때문에 선결 과제인 적폐 청산은 조기 완수를 재촉받는 모습이다. 진짜 적폐가 무엇인지 숙의할 여유는 사라지고, 적폐 청산은 적폐세력 청산으로 축약된다. 만사를 특정 세력에 대한 유무죄 여부로 치환시키는 게 업무인 검찰이 키를 쥔 것도 적폐 청산을 적폐세력 청산으로 간소화시키는 데 일조했다. 세력 청산은 여론의 감정적 지지를 이끌기 좋은 소재다. 타인의 고통을 즐기는 은밀한 본성, 이른바 ‘쌤통 심리’ 때문이다. 언제부터 쌓였을지 모르는 악습의 양태와 원인을 분석해 제도적·문화적 정비책을 찾는 일이 지루한 반면, 벌을 받아 마땅한 나쁜 사람에게 당해도 싼 불행을 안겨 주는 일에 속이 시원해지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다만, 한 세력이 청산되는 것을 보며 쌤통이라고 호기를 부리는 것과 실제 내 처지가 나아지는 것은 별론이다. 적폐세력 청산이 적폐 청산의 완수는 아니며, 적폐세력이 사라진 세상에 대한 청사진을 스스로 그려 내야 한다. 세력 청산을 복수라고 제멋대로 바꿔 읽는 맞은편 세력과는 타협이 불가능하다는 것 역시 세력 청산이 지니는 한계다. 적폐 청산을 감행한 측과 적폐 청산의 대상이 대립하는 구도에서 적폐 청산을 위한 제도적 개선은 요원해진다. 일제 식민지 시절 일본인들이 조선인들에게 한심하다는 이미지를 덧씌워 ‘요보’라고 비하할 때, 그 말을 반복적으로 듣던 우리 민족이 스스로에 대한 연민과 혐오의 양가 감정에서 쉽게 헤어나오지 못했던 것처럼 비난전에 매몰되면 현실 문제 해결은 부차적인 일이 될 뿐이다. 요즘 청산 대상이 된 적폐세력은 형법상 죄를 범하기라도 했지만, 때로는 모두가 분담해야 할 책임을 떠미느라 특정 세력을 희생양 삼아 지목할 때도 있었다. 너도나도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청년들을 향해 ‘요즘 애들은 도전의식이 없어’라고 별 고민 없이 매도했던 게 그 예다. 같은 시대 장년층은 (퇴직에 다가서는 징후인) 승진을 더이상 바라지 않기 시작했고, 고수익 전문직들은 월급쟁이 자리를 마다하지 않는 등 전 세대가 모험형에서 안전형으로 인생관 대전환을 도모하고 있다는 점은 놓친 채 오직 청년들만 기이하다는 시선으로 바라봤었다. 문화가 아닌 세력에만 집중하다 보니, 미래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우리의 대답은 점점 더 군색해지고 있다. #식민지 트라우마 #쌤통의 심리학 saloo@seoul.co.kr
  • [길섶에서] 어떤 우정/이동구 논설위원

    어릴 적엔 개를 무척 좋아했지만 성인이 된 후엔 기르고 싶은 마음은 생기지 않는다. 헤어질 수밖에 없는 순간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일종의 트라우마라고 할까. 애완동물에 집착하는 사람들을 보면 간혹 쓴소리도 해댄다. “쓸데없는 짓”이라고. 사람과 동물 간의 우정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늙은 침팬지가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에 노교수가 네덜란드의 한 동물원을 찾았다. 침팬지와의 작별 인사를 위한 방문이다. 젊은 시절 침팬지 행동 연구로 만난 인연이다. 까맣게 잊고 있을 줄 알았던 늙은 침팬지는 노교수의 목소리를 알아듣고는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했다. 물조차 제대로 마시지 못했던 침팬지는 노교수가 주는 음식도 먹고 끌어안으며, 한동안 기쁨의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40년이 훌쩍 지났지만 교수와의 옛 우정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교수가 떠난 지 1주일 후 그 침팬지는 눈을 감았다. 차마 입에 담기도 싫은 인면수심의 사건들이 많은 시절에 접한 가슴 찡한 사연이다. SNS 동영상을 통해 이 장면을 본 지인들은 말한다. “침팬지의 우정이 사람 못지않다”고. 이동구 논설위원 yidonggu@seoul.co.kr
  • 차량 돌진 막아…목숨 걸고 아이 구한 학생 보모

    차량 돌진 막아…목숨 걸고 아이 구한 학생 보모

    운전자의 부주의로 소중한 두 생명을 앗아갈 뻔한 사고가 일어났다. 기적적으로 유모차에 타고 있던 만 2살 된 남자아이는 무사했지만, 자신을 방패 삼아 아이를 보호한 한 젊은 보모는 그만 두 손을 심하게 다치고 말았다고 미국 피플닷컴 등 현지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앳워터 빌리지에 사는 대학생 캐럴라인 마우러. 그녀는 학업 때문에 몇 달 전부터 아이 돌보는 일을 중단했다. 그런데 지난 3월 28일 그녀는 자신이 생후 4개월 때부터 얼마 전까지 돌봤던 2세 아이 폭스의 어머니 코트니 데이비스와 빌 월코프로부터 아이를 하루만 돌봐 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의 부모 역시 ‘복권에 당첨됐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마우러의 아이 돌보기 실력을 인정했다. 이들 부모는 “폭스는 우리에게 첫 아이이므로 우리도 부모로서 모든 것이 첫 경험이었다. 캐럴라인은 우리보다 폭스를 돌보는 방법이 능숙해서 그녀에게 정말 많은 것을 배웠었다”면서 “우리는 농담으로 ‘캐럴라인은 메리 포핀스(마술사 보모) 같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날 그녀가 이들 부모의 요청을 받아들인 우연이 이런 비극과 겹쳐버렸다. 이날 오전 10시쯤 마우러는 폭스를 유모차에 태우고 밖에 나와 산책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집 근처 교차로에 자동차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유모차를 밀며 도로를 건너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차량 한 대가 빨간불 신호를 무시하고 이들 쪽으로 돌진해왔던 것이다. 그녀는 “멈춰!”라고 외치면서도 차가 폭스가 탄 유모차와 부닥치는 것을 막기 위해 유모차를 최대한 반대편으로 밀어냈다. 이 때문에 그녀는 양손과 두 손목, 그리고 양팔에 심한 골절상을 입고 말았다. 사고로 바닥에 쓰러진 그녀는 그 순간에도 아이의 안전을 걱정하고 자신이 다쳐서 안아주지 못했다는 사실에 가슴 아파 울음을 쏟았다. 지나가던 행인의 신고로 구급차가 도착한 뒤 사고 소식을 듣게 된 아이 부모는 매우 놀랐지만, 나중에 한 구급대원이 “캐럴라인이 폭스를 구했다”고 전해줘 자신들의 아들이 차에 직접 치지 않고 가벼운 찰과상과 멍만으로 끝난 게 모두 마우러의 덕분이라는 사실을 재차 실감할 수 있었다. 보모는 무려 2주 넘게 병원에 있었고 2개월 동안 재활 치료를 받았다. 그사이 세 차례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또 손과 팔, 그리고 손목의 힘이 약해져 3개월 뒤 간신히 물리 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의사들은 그녀의 손 기능이 80%까지라도 돌아오길 바라고 있지만 아직 멀었으며 그마저 회복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현재 일은 물론 학교마저 갈 수 없게 됐다는 마우러는 현기증에 시달려 의사들은 사고 트라우마가 원인인지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또한 사고를 냈던 운전자와 캐럴라인 자신의 보험만으로는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아이 부모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유 케어링’(You Caring)을 통해 그녀의 사연을 공개하며 기부를 호소하고 있다. 5만 달러를 목표로 한 이 모금 캠페인에는 지금까지 588명이 참여해 4만 3800달러가 모였다. 이들 부모는 “캐럴라인은 진정한 영웅이다. 그녀가 있었기에 우리 아들을 잃을 뻔한 최악의 사태를 피했다. 우리에게 캐럴라인은 가족 같은 존재다”면서 “아들을 도와준 캐럴라인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또 함께 공개된 영상에는 마우러가 사고 당시 상황이 떠올라 몇번이나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이 담겼다. 마우러는 “폭스가 차에 치였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말하듯 그녀의 순간적인 기지로 대형 참사를 피할 수 있었지만 그녀는 이 때문에 두 손의 기능을 잃었고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다면 그 괴로움을 이루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소식을 알게 된 사람들은 “당신은 매우 용기 있는 사람이다”,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아이를 구하려고 하다니 훌륭한 보모다”, “조금이라도 빨리 회복하길 기원한다” 등 그녀에 대한 칭찬과 격려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유 케어링, 방송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브라보 마이 라이프’ 현우, 카메라 울렁증 있는 7년 차 배우 ‘완벽 소화’

    ‘브라보 마이 라이프’ 현우, 카메라 울렁증 있는 7년 차 배우 ‘완벽 소화’

    ‘브라보 마이 라이프’ 현우가 뛰어난 캐릭터 소화력을 선보이며 첫 주연으로 합격점을 얻었다.지난 21일 첫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브라보 마이 라이프’에서 현우는 극 중 ‘김범우’ 역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외모와 실력은 뛰어나지만 카메라 울렁증으로 7년째 데뷔를 못하는 ‘배우 김범우’ 역으로 연기 변신을 시도한 현우는 첫 회부터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든 모습으로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이끌어냈다. 현우는 첫 등장부터 리얼하면서도 섬세한 연기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오디션 현장에서 즉흥 연기를 선보인 가운데 뛰어난 연기력으로 감독과 상대 배우로부터 박수를 받은 것. 하지만 이어진 실제 촬영에서는 카메라 울렁증으로 대사 한마디 하지 못하고 비웃음 당하고 마는 반전의 모습으로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며 극의 몰입도를 한껏 높였다. 이와 동시에 현우는 트라우마를 지니고 있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고 뚝심 있게 나아가는 간절하면서도 절박한 모습으로 캐릭터의 매력을 십분 살리며 시청자들로부터 응원을 이끌어냈다. 또한 그는 정유미와의 찰진 호흡으로도 극을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감독으로 입봉하기 위해 자신을 전담하게 된 조연출 하도나(정유미 분)에게 뒤통수를 맞기도 하고 모진 말도 듣는 그이지만 결국 도나의 계속된 설득과 도움으로 카메라 앞에 서서 “난 김범우다. 다들 손가락질해라. 그래도 난 씩씩하게 살아갈 거다.”라고 크게 외친 후 도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해 뭉클함을 선사했다. 한편, SBS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된다. 사진=SBS ‘브라보 마이 라이프’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한필원의 골목길 통신] 전쟁과 마을

    [한필원의 골목길 통신] 전쟁과 마을

    지난달 하순 설악산에서 시작한 단풍이 쉬지 않고 남쪽으로 번져 이제 팔공산까지 곱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단풍 하면 떠오르는 내장산이 바로 그 뒤에서 기다리고 있다. 단풍 나들이객들은 주로 이름난 산을 찾지만 마을의 단풍도 볼만하다. 팔공산의 단풍도 좋지만 그 바로 남쪽에 있는 옻골마을의 단풍은 더욱 예쁘다. 마을 동쪽 검덕봉이 붉게 물드는 시간, 새갓이라고 불리는 서쪽 산은 울창한 소나무로 푸르러서 색의 대비 효과를 연출한다. 고운 단풍으로 오래된 마을은 더욱 평화롭게 보인다. 물론 단풍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그곳에서 언제나 평화로운 광경을 목격한다.오래된 마을들의 상당수는 1592년 일어난 임진왜란과 1597년의 정유재란으로 한반도에서 대대적으로 이주가 일어났던 시기에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미 동쪽 산에서 단풍이 불붙기 시작한 옻골마을이 그렇다. 전쟁을 겪고 만들어졌기 때문일까. 산으로 둘러싸이고 앞으로 시내가 흐르는, 평화로운 정취가 그윽한 곳이 마을의 입지로 선호됐다. 마을 공간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에 신당을 마련하고 한 해를 시작할 때는 언제나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 함께 마을의 안녕을 기원했다. 마을은 한마디로 자연과 하나 되어 대대로 평화롭게 사는 곳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오늘날 보는 마을의 평화가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니다. 꼬장꼬장한 선비정신이 살아 있는 성주 한개마을에 갔을 때 이상한 집이 하나 있었다. 휑하니 너른 터에 팔작지붕의 대문채만 있어 어리둥절했다. 안채와 사랑채 등은 6·25전쟁 때 다 파괴됐다고 한다. 낙동강에 전선이 형성됐을 때 한개마을은 전선에서 어느 정도 거리가 있었음에도 마을에 있는 한옥 여러 채가 파손되거나 완전히 소실됐다. 전쟁이 끝난 지 반세기가 넘었는데도 대문채만 쓸쓸하게 빈터를 지키고 있었다. 1930년의 임시 국세 조사에 따르면 한반도에 2만 8336곳의 마을이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 사적과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된 국가문화재 마을은 여덟 곳뿐이다. 오래된 집들이 남아 있어야 국가문화재가 될 수 있는데 그런 마을이 이렇게 적다. 그 가장 큰 이유는 20세기 후반의 개발 광풍이 무수한 마을을 송두리째 날려 버렸기 때문이다. 국가문화재 마을이 있는 지역은 개발 압력이 없을 정도로 외진 곳인 셈이다. 그런데 외진 곳에 있어도 오래된 집들이 별로 없는 마을도 많다. 김천 원터마을에는 99칸의 종가를 비롯해 오래된 집들이 많았지만 6·25전쟁 탓에 국가문화재가 될 수 없었다. 그때 종가 등 멋진 한옥 여러 채가 파괴됐고 전쟁이 끝난 뒤 마을 입구 쪽에 재건주택이라는 이름의 왜소한 집들이 급히 지어졌다. 현재 이 마을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한옥은 작은 종가인데, 6·25전쟁 때 안마당과 사랑채 지붕에 폭탄이 떨어졌다. 안채는 기둥이 파편을 받아 낸 덕에 겨우 살아남았다. 30년 전 그 기둥을 실측하다가 파편 자국을 만졌을 때의 소름 끼침이 지금도 내 감각에서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그러니 그때 그 집에 살았던 사람들은 어땠을지 물을 필요도 없겠다. 평생 전쟁의 트라우마에 시달렸으리라. 국가문화재 마을에서도 종종 전쟁의 깊은 상처와 마주친다. 낙안읍성의 동헌 앞에 있던 낙민루는 6·25전쟁 때 불타 버렸다. 정월 대보름, 신당에 모여 당산제를 지낸 주민들이 두 패로 나뉘어 우렁찬 함성과 함께 큰줄당기기 놀이를 할 때 수령이 올라가 유유히 그 광경을 관람했던 아름다운 누각이다. 낙민루가 불탈 때쯤 고성 왕곡마을의 한호근 가옥 장독대에는 포탄 한 발이 떨어졌다. 포탄과 총알만이 집과 마을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다. “가족이 인근 삼포리로 피난 갔다 와 보니 집의 한쪽 날개가 없어졌더라고요….” 왕곡마을에 갔을 때 함성식 가옥의 주인이 내게 한 말이다. 적군이 그런 것이 아니라 마을에 들어온 아군이 집을 뜯어서 불 때 버렸다는 것이다. 개발 광풍도 미치지 않는 외진 곳까지 찾아가 평화의 장소인 마을을 파괴하는 것이 전쟁이다. 정주 공간의 파괴는 바로 인간의 파괴다. 그리고 다시 평화를 찾으려면 실로 오랜 아픔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전쟁으로 파괴된 집은 복구할 수 있지만 전쟁을 겪으며 갈라진 육신과 정신을 아물리는 데는 인간의 한평생이 모자란다.
  • 수목드라마 ‘병원선’ 하지원 강민혁, 목숨 위협한 괴한 환자 구할까

    수목드라마 ‘병원선’ 하지원 강민혁, 목숨 위협한 괴한 환자 구할까

    섬마을 환자들과 청춘 의사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병원선’. 치료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특별한 소통을 통해 부족한 것이 많았던 의사들을 성장시키며 힐링과 감동을 전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하지원과 강민혁이 자신들에게 위협을 가한 괴한들을 치료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MBC 수목드라마 ‘병원선’(극본 윤선주, 연출 박재범, 제작 팬엔터테인먼트)의 외과의 송은재(하지원)은 감정 공감력과 소통능력이 떨어지는 의사였다. 심장질환으로 갑작스럽게 죽은 엄마 오혜정(차화연)과 평생 가족을 힘들게 하다가 병든 몸으로 돌아온 아빠 송재준(조성하) 때문에 메마른 가슴만 치던 송은재(하지원)는 갈 곳이 없어 오게 된 병원선에서 만난 환자들을 통해 이러한 능력치를 성장시키고 있다. 결혼을 앞둔 딸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돈을 남겨주려고 “신이 노하신다”는 핑계로 간암 수술을 거절했던 무속인 박오월(백수련)을 치료하며 은재는 죽은 엄마에게 진심으로 사과할 수 있게 됐고, 엄마와 같은 증상을 보였던 한희숙(박준금)의 목숨을 살리며 엄마를 향한 죄책감을 덜어 놨다. 그리고 벌에 쏘여 목숨이 위태로웠던 순간에도 서로를 먼저 생각하는 섬마을 부자의 모습은 은재가 밉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아버지 송재준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삽관 트라우마를 겪으며 병원선으로 도망쳤던 내과 의사 곽현(강민혁)도 마찬가지다. 더 이상 눈앞에서 환자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바람과 “의사는 실패를 통해서 성장한다”는 은재의 응원에 힘입어 트라우마를 극복한 곽현. 그는 알츠하이머를 겪고 있는 아버지 곽성(정인기)을 예전처럼 되돌릴 수는 없지만, 비슷한 증상을 보였던 쓰쓰가무시병 환자를 치료하며 의사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병원선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들 속에서 “나는 병원선이 무섭다”고 말했던 치과의사 차준영(김인식), 수술전문 간호사 꿈꾸는 막내 간호사 유아림(권민아)도 변화하고 있다. 우연히 들른 섬에서 기도폐색 환자의 목숨을 구하며 “내가 이 손으로 환자를 살렸다”고 엉엉 울던 준영. 잔뜩 젖은 눈을 하고도 “여자 유아림이 아닌 프로다운 간호사 유아림”으로 바람피운 남자친구의 수술에 참여했던 모습은 진짜 의료진이 되어가는 막내들의 성장을 그려 훈훈함을 전했다. 이처럼 진심을 보고 배우며 진짜 의사로 성장해온 ‘병원선’의 청년 의사들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지난 방송에서 평화롭던 병원선에 총성이 울리고, 은재가 괴한들에게 응급수술을 강요받으며 납치됐고, 이를 가로막았던 현 역시 위험 속으로 뛰어들었다. 목숨의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들 의사들은 어떤 선택을 내릴까. ‘병원선’은 오늘(18일) 밤 10시 방송 예정이다. 2017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야구 중계로 방송 시간은 변경될 수 있다. 사진제공= 팬엔터테인먼트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JBJ 권현빈 “데뷔 소식 듣자마자 심장 뛰었다” 남다른 데뷔 소감

    JBJ 권현빈 “데뷔 소식 듣자마자 심장 뛰었다” 남다른 데뷔 소감

    JBJ(Just Be Joyful) 멤버들이 남다른 데뷔 소감을 전했다.18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는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에서 탈락한 연습생들이 모인 그룹 JBJ의 데뷔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팬들이 조합한 가상 그룹이었던 JBJ는 이날 쇼케이스를 통해 공식 데뷔하게 됐다. 이날 쇼케이스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JBJ 멤버들은 데뷔가 결정됐을 당시에 대한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권현빈은 “‘프로듀스 101’ 시즌2 탈락 당시 트라우마가 너무 심했다. 이후 데뷔 소식을 듣자마자 심장이 너무 뛰었다”며 벅찼던 감정을 전했다. 노태현 또한 “당시 단체 대화방에서는 난리가 났었다. 기뻐서 미쳐 날뛰었다”고 덧붙였다. 김상균은 “정말 팬들이 붙여주신 이름대로 데뷔하게 됐다”며 “팬들의 꿈이 현실이 됐다는 말을 기억하며 사고 안 치고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JBJ 멤버들은 데뷔를 기점으로 7개월 동안 활동하게 된다. 이들의 데뷔 앨범 ‘판타지’(Fantasy) 음원은 이날 6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마녀의 법정’ 정려원, 사건 승소로 사이다 선사 ‘마이듬표 빅픽처’

    ‘마녀의 법정’ 정려원, 사건 승소로 사이다 선사 ‘마이듬표 빅픽처’

    ‘마녀의 법정’ 정려원의 ‘마이듬표’ 빅픽처가 안방극장을 초토화시켰다.지난 17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마녀의 법정’에서는 마이듬(정려원 분)과 여진욱(윤현민 분)이 ‘일반인 동영상 유출 사건’에서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통쾌한 승소을 거두는 모습이 그려졌다. 18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마녀의 법정’ 4회는 전국 기준 12.3.%의 시청률을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월화드라마 동시간대 1위 굳히기에 성공했다. 집에서 몰래카메라를 발견하고 불안감에 사로잡힌 이듬은 자신의 집에 들어온 진욱을 발견하고 그를 범인으로 의심했다. 이내 이듬은 진범이 자수를 했다는 소식을 듣고 진욱과 함께 경찰서로 향했다. 범인은 바로 송가영(김혜지 분)의 전 남자친구인 김상균(강상원 분)이었다. 이듬에게 취조를 받았던 그가 모욕감을 느끼고 이듬의 몰래카메라를 찍어 복수를 하려 했던 것. 그는 자수를 했음에도 법의 빈틈을 이용해 이듬을 협박하며 뻔뻔한 태도를 유지했고 이듬은 그를 향해 “너 내가 박살 낼 거야”라며 분노를 터트렸다. 앞서 상균의 집에서 찾은 증거 영상이 훼손되었다는 점, 절차를 무시한 압수수색이었다는 점을 이유로 증거목록에서 배제되는 바람에 이듬의 몰래카메라 영상만이 유일한 증거가 된 상황이었다. 홀로 자신의 몰래카메라를 확인 후 고민에 빠진 이듬은 진욱에게 영상이 든 태블릿 PC를 숨기는가 하면 버렸다고까지 말하며 이번 사건은 패소 위기에 놓인 듯 했다. 그러나 이는 이듬의 교묘한 계획이었다. 이듬은 상균이 태블릿 PC에 일정시간이 지나면 영상을 자동으로 삭제하는 프로그램을 깔아 놓은 사실을 알아내 미리 자신의 영상을 따로 저장해두고 영상의 존재를 숨겼다. 상균과 그의 변호를 맡은 허윤경(김민서 분)이 이듬의 몰래카메라 영상이 없다고 믿게 만들어 이를 역이용하려는 큰 그림을 그린 것. 이듬과 진욱은 법정 공방이 최고조에 이른 때, 이듬의 몰래카메라 영상을 깜짝 공개하며 반격에 나섰고 마침내 통쾌한 승소를 거머쥐며 시청자들에게 반전의 핵사이다를 선사했다. 이후 이듬은 몰래카메라의 트라우마로 집에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편의점에서 맥주를 마셨다. 그녀를 발견한 진욱은 담당 검사로서 피해 지원서비스 차원이라며 이듬에게 “우리 집에서 잘래요?”라고 제안했고 이들은 서로의 집을 바꿔 잠을 자기로 했다. 긴장이 풀린 이듬은 진욱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그의 소파에서 잠이 들었고, 꿈속에서 그토록 그리워하던 엄마 영실과 20년만의 애틋한 만남을 가졌다. 이듬은 영실을 향해 “엄마 내 생일이라 왔구나”라며 눈물을 글썽거렸고, 영실 또한 “아픈 데는 없어? 우리 못난이”라며 이듬의 볼을 손으로 감싸며 눈물을 흘렸다. 진욱은 엄마 고재숙(전미선 분)의 전화를 받고 잠시 자신의 집에 들렀는데, 잠든 이듬이 눈물을 흘리며 엄마를 찾는 모습을 발견하고 놀라 그녀 앞으로 다가갔다. 이듬을 조용히 바라보던 진욱이 그녀의 이마에 손을 얹자, 이듬은 꿈속에서 엄마의 손길을 느끼던 것처럼 그의 손을 가져다 자신의 볼을 감싸며 더욱 크게 울음을 터트렸다. 언제나 자신만을 생각하며 강한 독기를 뿜어내는 모습을 보여줬던 이듬의 눈물은 시청자들에게 그 동안 홀로 참아왔던 그녀의 아픔을 고스란히 전하며 진한 여운을 남겼다. 사진=KBS2 ‘마녀의 법정’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한국 현대미술 ‘미래’를 보다

    한국 현대미술 ‘미래’를 보다

    국립현대미술관이 SBS문화재단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올해의 작가상’ 전시가 서울관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 현대미술의 가능성과 비전,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작가들을 지원하고 육성하고자 기획된 상은 2012년 시작해 올해로 6회째를 맞았다. 올해 전시에서는 지난 2월 후보로 선정된 백현진(45), 박경근(39), 송상희(47), 써니 킴(48) 작가가 신작을 발표했다.●써니 킴, 빛과 어둠의 절묘한 조화 불안정한 기억 속 이미지를 회화로 표현해 온 써니 킴은 자연광이 비치는 전시실에서 ‘어둠에 뛰어들기’라는 주제로 완성한 그림과 설치작품을 선보였다. 풍경을 바라보는 소녀의 뒷모습을 묘사한 회화를 시작으로 아득하고 아련한 풍경을 캔버스에 담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써니 킴은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길을 잃었을 때 접하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풍경을 나타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또 교복을 입은 소녀를 그린 회화도 출품했다. 중2 때 가족과 함께 미국에 이민을 떠났던 작가에게 교복은 미완성의 시기를 완성해 주는 장치다.●백현진, 실직 등 서울의 현재 묘사 밴드 어어부프로젝트의 보컬로도 활동하는 백현진은 ‘실직폐업이혼부채자살 휴게실’이라는 독특한 공간을 연출했다. 마른 나뭇가지를 천장에 걸어놓은 입구를 지나 목재로 지은 휴게실에 들어가면 긴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고 테이블에는 작가가 쓴 시 ‘실직폐업이혼부채자살 휴게실’을 프린트한 유인물이 있다. 치킨집을 폐업하고 이혼한 뒤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자살을 택한 친구의 빈소를 찾아간 남성의 심정을 담은 글이다. 벽에는 작가가 그린 그림이 곳곳에 걸려 있고, 아날로그 신시사이저로 만들어낸 ‘웅웅’ 소리가 들려온다. 그는 “내가 사는 한국, 특히 서울의 현재를 담담하게 바라보려 했다”고 말했다.●박경근, 집단화된 한국사회 표현 14m 높이의 천장을 가진 공간에서는 박경근의 설치작업 ‘거울 내장:환유쇼’을 볼 수 있다. 세운상가를 소재로 한 영상으로 이름을 알린 그는 이번 작품에서 장난감 소총을 든 로봇 군상의 일률적인 제식동작을 통해 집단화된 한국사회를 표현했다. 그는 “서른 즈음에 군대에 갔는데 입소 첫날 5∼6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이 줄을 맞춰 차려와 경례 동작만 반복했다”며 “동작을 틀릴 때마다 터져 나오는 동료의 욕설이 무서웠고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털어놨다. 박경근은 당시의 기억을 바탕으로 32개의 로봇에 총을 매달고 일제히 움직이도록 설정했다.●송상희, 죽음과 재탄생 형상화 마지막 전시실은 송상희의 작품들로 채워졌다. 이곳에서는 아기장수 설화를 바탕으로 죽음과 재탄생을 이야기하는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라는 영상 작업과 함께 비극적 폭발 이미지들로 구성된 푸른빛 벽을 볼 수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거주하는 작가는 “로열 더치의 푸른 빛을 내기 위해 네덜란드에서 타일 작업을 했다”고 소개하고 “파란색은 겉으로는 평화를 얘기하지만 실제는 폭력과 전쟁으로 치달았던 역사를 은유한다”고 설명했다.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새영화> 30년 만에 나타난 그놈…‘반드시 잡는다’ 1차 예고편

    <새영화> 30년 만에 나타난 그놈…‘반드시 잡는다’ 1차 예고편

    미제사건 추적 스릴러 ‘반드시 잡는다’ 1차 예고편이 공개됐다. 영화 ‘반드시 잡는다’는 30년 전 미제사건과 같은 수법의 살인이 또다시 시작되자, 동네를 잘 아는 터줏대감과 사건을 잘 아는 전직 형사가 촉과 감으로 범인을 쫓는 추적 스릴러다. 공개된 1차 예고편은 여느 동네와 다를 것 없는 평화로운 아리동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곧 한 노인의 시체가 발견되고 “오늘 또 한 명이 죽었다”는 카피와 함께 분위기가 급반전된다. 이어 30년 전에도 같은 패턴으로 발생했던 미제사건 범인을 아직 잡지 못했다는 대화를 통해 현재 일어난 사건이 과거와 어떤 연관이 있을지 궁금케 한다. 특히 사건이 벌어진 동네 구석구석을 완전히 꿰는 터줏대감이자 뛰어난 열쇠공 ‘심덕수’와 30년 전 발생한 장기 미제사건의 범인을 끈질기게 쫓는 전직 형사 ‘박평달’ 역을 각각 맡은 백윤식과 성동일의 열연이 기대를 모은다. 영화 ‘반드시 잡는다’의 연출은 ‘공모자들’과 ‘기술자들’을 연출한 김홍선 감독이, 제작은 ‘끝까지 간다’의 제작사 ㈜AD406가 맡았다. 영화의 제작을 맡은 차지현 대표는 “‘반드시 잡는다’는 우리에게 트라우마처럼 남아있는 미제사건 범죄자들이 평범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있을지 모른다는 설정에서 시작된 이야기”라고 밝혔다. 김홍선 감독 역시 “영화 ‘살인의 추억’의 실제 사건이 발생한 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며 “영화 ‘반드시 잡는다’는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인 미제사건들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작품”이라고 전했다. 영화는 오는 11월 말 개봉 예정이다. 15세 관람가. 110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절벽 끝에서… 나라 구한 ‘메날두’

    절벽 끝에서… 나라 구한 ‘메날두’

    아르헨, 러 직행… 칠레·美 탈락 포르투갈도 스위스 꺾고 본선행 온두라스·호주 대륙간 PO 승부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해트트릭으로 에이스의 진가를 증명했다. 메시는 11일 에콰도르 키토의 에스타디오 올림피코 아타우알파를 찾아 벌인 에콰도르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남미 예선 최종 18차전 전반 12분과 20분, 후반 17분 각각 골망을 갈라 3-1 역전승을 이끌었다. 메시 덕분에 아르헨티나는 7승7무4패(승점 28)를 기록, 남미 3위로 뛰어올라 본선에 직행하는 극적 반전을 이루며 48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할 수 있다는 위기를 떨쳐 냈다. 모든 게 걸린 마지막 한판에서 해트트릭으로 이름값을 해낸 메시는 A매치 61골로 월드컵 남미 예선 최다 득점의 영예도 차지했다. 월드컵과 남미축구선수권(코파 아메리카) 결승에 네 차례 오르고도 모두 져 메이저대회에 약하다는 트라우마를 러시아 본선 무대에서 씻어 낼 기회도 잡았다.반면 칠레는 브라질에 0-3으로 무릎을 꿇으며 승점 26에 머물러 4위 콜롬비아(승점 27)와 1-1로 비긴 5위 페루에 골 득실에서 밀려 본선 진출에 실패하는 비운을 맛봤다. 페루는 오세아니아 플레이오프(PO) 승자 뉴질랜드와 본선행을 가린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끄는 포르투갈은 상대 자책골과 안드레 실바의 추가 골을 엮어 스위스를 2-0으로 따돌리며 유럽 예선 B조 1위로 극적으로 본선에 합류했다. 나란히 9승1패를 기록하고도 골 득실에서 밀린 스위스는 PO로 밀려났다. A조에선 프랑스가 벨라루스를 2-1로 눌러 본선에 오르고, 2위 스웨덴은 네덜란드에 0-2로 지고도 PO에 나간다. H조 그리스는 지브롤터를 4-0으로 꺾고 PO에 합류했다. 미국은 북중미카리브해 예선 10차전에서 트리니다드 토바고에 1-2로 지며 1986년 멕시코대회 이후 32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됐다. 파나마는 2위 코스타리카를 2-1로 제치고 3위로 올라서 사상 처음 월드컵 본선을 경험한다. 온두라스 역시 멕시코를 3-2로 제치며 4위를 차지, 아시아 PO를 통과한 호주와 본선 티켓을 다툰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병원선’ 하지원, 잔류 결정..강민혁 “오래오래 함께 하고 싶다”

    ‘병원선’ 하지원, 잔류 결정..강민혁 “오래오래 함께 하고 싶다”

    하지원의 잔류 선언으로 1막을 돈 ‘병원선’의 다음 항로에 기대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MBC 수목미니시리즈 ‘병원선’(극본 윤선주, 연출 박재범, 제작 팬엔터테인먼트)이 여러 가지 일들을 겪으며 인간미까지 지닌 의사로 성장 중인 송은재(하지원)의 진심 가득한 병원선 잔류 선언 이후 남은 4주의 항해가 더 기대되는 ‘병원선’의 향후 항로 세 가지를 짚어봤다. #1. 하지원, 왔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잘나가는 외과의사 송은재(하지원)가 병원선에 오게 된 건 배신자의 낙인이 찍혔던 그녀에게 주어진 유일한 선택지이자 ‘화려한 서울 복귀를 위한 포석‘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로 돌아갈 수 있었던 두 번의 기회에서 은재는 병원선 잔류를 선택했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 약점을 폭로하지 않아도 내 힘으로 돌아갈 자신이 있다”는 자신의 자존감을 지키는 이유였다면, 두 번째는 “병원선이 좋다”고 고백한 은재의 진심이 담긴 선택이었다. 어쨌든 스승 김도훈(전노민)과의 화해 이후 언제든지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게 된 은재. 이제 막 병원선에 애정을 갖고, 유일한 외과의사로 남기로 한 은재가 과연 “왔던 곳으로 다시 돌아가겠다”던 첫 다짐을 지키게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 하지원X강민혁, 시나브로 로맨스의 향방 갈 수 있는 곳이 병원선뿐이었던 여자와 트라우마를 겪으며 병원선으로 도망친 남자로 만나 상처를 공유하며 차곡차곡 감정을 쌓아온 송은재과 곽현(강민혁). 망망대해 위에서 마주친 두 의사가 동료로서의 신뢰와 인간적인 소통으로 시작해 시나브로 싹튼 설렘은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여운을 남겨왔다. 트라우마와 상처를 극복하고, 가장 간절한 순간 생각나는 사람이 서로가 된 이들. 사랑 따윈 사치일 수밖에 없었던 팍팍한 인생 때문에 좋은 동료로 “오래오래 함께하고 싶다”는 은재와 묵묵히 그녀의 뒤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현은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까. #3. 병원선 패밀리,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 좌충우돌 병원선 패밀리의 변화와 성장은 시청자들의 따뜻한 응원을 받아왔다. 각자의 사정만으로도 급급한 인생이었던 청년 의사들이 환자와의 진심어린 소통과 싹트는 동료애를 통해 성장하는 모습이 소박하지만 따스한 위로를 전해왔기 때문이다. 방영 전 “진짜 의사, 진짜 어른, 그리고 진짜 행복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통해 진심을 처방하는 드라마가 되길 바란다”는 윤선주 작가의 기획의도처럼 남은 여정 속에서 병원선 패밀리는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가 더해지고 있다. ‘병원선’은 오늘(11일) 밤 10시 MBC에서 전파를 탄다. 사진제공= 팬엔터테인먼트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현정 기자의 소리통] 2015년에서 온 부고

    [이현정 기자의 소리통] 2015년에서 온 부고

    그땐 아침이 죽음과 함께 왔다. 2015년 6월 1일부터 50여일간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보건복지부는 새로 발생한 환자와 유명을 달리한 환자를 발표했다. 매일 날아오는 부고(訃告)에 생경한 죽음은 어느덧 무덤덤한 것이 됐다.기자들은 메마른 보도자료의 행간에서 환자의 이동 경로를 추리해 빠진 퍼즐을 맞추는 데 몰두했다. 그해 여름 하늘은 무거운 공기로 가득했고, 축축하고 숨이 막힐 듯한 날씨가 이어졌다. 우리에게 남은 유일한 일은 익명의 환자에게 숫자를 매기는 것뿐이었다. ‘메르스 최장기 입원 74번째 환자, 2년 투병 끝에 결국 사망’ 지난달 신문에 실린 부고는 희미한 빛깔마저 퇴색한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부인을 간호하다 감염된 73세의 남성 환자. 부인은 73번째 환자였고, 같은 병원을 방문했던 그의 딸은 109번째 환자, 사위는 114번째 환자였다. 메르스를 창궐시킨 국가의 구멍 난 시스템에 일가족의 일상이 무너졌다. 그러나 해가 두 번 바뀌며 도시 전체를 무릎 꿇렸던 메르스는 잊혔고, 사회가 공유했던 고통은 비장함을 상실했다. 모두 퇴원했을 것이라 여기고 일상으로 돌아간 사이 환자는 병실에서 2년간 메르스가 남긴 상흔과 외롭게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74번째 환자의 가족과 친분이 있어 고인의 장례식장을 찾은 지인은 “아무도 환자의 병력에 대해 얘기하지 않더라”고 전했다. 되새기고 싶지 않은 고독한 투쟁이자 헤집고 싶지 않은 상처였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빈소에 조화를 보내 고인을 추모했다. 전 정부에서 38명의 사망자가 받지 못한 국가의 예우를 39번째 사망자가 뒤늦게 받았다. 피해자들의 트라우마는 여전하며, 그런 점에서 국가가 국민에게 진 부채도 진행형이다. 정치권력은 바뀌었지만, 또 다른 ‘주범’인 행정권력의 변화는 더디기만 하다. 행정권력의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할 막중한 책임은 현 정치권력에 있다. 언론은 ‘공범’이었다. 복지부 출입기자들은 병원명 공개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언론이라도 먼저 명단을 공개해 감염병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민간 병원이 명단 공개로 인한 불이익을 우려해 메르스 환자 진료를 거부하면 대란이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컸다. 수익 창출에만 공을 들인 탓에 공공의료 시스템은 매우 낙후해 있었다. 당시 나는 후자 쪽에 손을 들었다. 안일한 인식의 대가는 참혹했다. 하루라도 빨리 명단을 공개했다면 구할 수 있었던 아까운 목숨이 스러져 갔다. 사람들은 누가 알려 주지 않아도 자신도 모르게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이웃을 믿을 수 없었고, 공동체는 무너졌다. 난 한동안 죄책감에 우울증을 앓았다. 평생 부채로 가져가자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그러곤 망각했다. 생각지도 못한 때에 날아온 부고 앞에서 봉인한 기억의 매듭을 매만진다. 아문 줄 알았던 상처가 스멀스멀 살아난다. 망각에 대한 죄책감이다. 결코 죽지 않는 바이러스는 망각을 경계하라며 언제든 잠복한 부조리를 일제히 깨울 것이다. 그 대가는 불행과 교훈의 반복이다.
  • “만삭에도 못 앉죠”… 배려 없는 임산부 배려석

    “만삭에도 못 앉죠”… 배려 없는 임산부 배려석

    ‘지옥철’ 시간 근처에도 못 가보고 한가한 시간도 배려석은 늘 만석앉으면 어르신 호통에 트라우마 출산일을 한 달 앞둔 직장인 강모(30)씨는 매일 1시간가량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앉아서 가는 일은 거의 없다. 강씨는 “임산부 배려석 앞에 서 있는데도 앉아 계신 분이 양보하지 않아 민망하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했다”며 “임산부 배려석은 항상 만석이고 그 앞도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어 비교적 사람이 적은 노약자석 앞에 서서 가지만 어르신들 눈치에 그 자리에도 감히 앉지 못한다”고 털어놨다.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저출산 시대를 맞아 모성 보호 차원에서 지하철과 버스에 임산부 배려석을 도입한 지 4년 가까이 됐지만 임산부들은 여전히 ‘그림의 떡’이라고 입을 모은다. 임산부 배려석을 양보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다른 노약자들과 자리를 두고 싸움에 휘말리는 일이 잦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2013년 지하철에 임산부 배려석이 도입된 이후 서울 지하철 1~8호선의 전체 전동차 3570량에는 각 량 당 2석씩 임산부 배려석이 배치돼 있다. 서울에서 운행 중인 전체 버스 7000여대에도 1~2석은 임산부 배려석으로 지정돼 있다. 그러나 출퇴근 시간에도, 한가한 시간에도 임산부 배려석은 임산부를 위한 자리가 아니었다. 임산부의 날인 10일 오후 1시. 출퇴근 시간대에는 ‘지옥철’로 변한다는 서울 지하철 9호선 전동차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고속터미널역부터 당산역까지 가는데 노약자석을 제외한 좌석 336석은 반도 차지 않았지만 임산부 배려석 8석은 임산부가 아닌 사람들로 만석이었다. 임산부 배려석이 전동차 한가운데 위치해 있고 자리 옆에 팔걸이가 있어 시민들이 손쉽고 편하게 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임신 8개월차인 박모(29)씨는 “일반인 대부분은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있다가 임산부가 오면 양보하겠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임산부가 양보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지난 8월 22일부터 9월 8일까지 임산부 321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10명 중 6명만이 임산부로 배려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임신 9개월차인 이모(30)씨는 지난달 임산부 배려석에 앉았다가 노인에게 호통을 들었다. 이씨는 “배려석에 앉아 있는데 한 어르신이 제 앞에 오더니 ‘어디가 아파서 앉아 있느냐’며 소리를 질렀다”며 “‘임신했다’고 답했더니 ‘크게 말하라’며 더 크게 호통쳤고 재차 답하자 어르신은 그제서야 자리를 떴다”고 당시 상황을 돌이켰다. 그는 “‘임신했다’고 답할 때 왠지 모를 창피함이 들었다”며 “그 사건 이후로는 임산부 배려석 근처에도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버스는 지하철에 비해 좌석이 적어 임산부들이 양보를 받기 더 어렵다. 임산부들에게 위험한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임신 5개월차인 이모(35)씨는 “일부 버스 기사님들이 급출발 및 급정거를 하는 경우가 있어 웬만하면 버스는 피하려 한다”며 “또 임산부 배려석이 대부분 기사석 뒤나 내리는 문 바로 앞에 배치돼 있는데, 버스 폭발 사고가 나면 연료탱크가 위치한 버스 가운데 지점이 위험하다는 얘기를 듣고 더 꺼려졌다”고 말했다. 서울시 버스정책과 관계자는 “노약자석이나 임산부 배려석을 어디에 지정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며 “통상적으로 노약자들이 내리기 편하도록 내리는 문 가까이에 지정한다”고 밝혔다. 임산부들은 임산부 배려석 제도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임산부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출산한 김모(33)씨는 “임산부 배려석을 늘려도 시민들이 ‘임신한 게 대수냐’며 양보하지 않는다면 임산부들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며 “임산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된다면 배려석을 둘러싼 갈등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관리하는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도 “임산부 배려석 운영이 법적 강제가 아닌 자율 시행 사항이라 임산부 전용칸 도입이나 임산부 좌석 확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양보 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는 현실을 고려해 지난해 5월부터 ‘임산부 배려석 비워 두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한강 NYT 글 美서 핫이슈

    한강 NYT 글 美서 핫이슈

    소설가 한강(47)이 ‘미국이 전쟁을 언급할 때 한국은 몸서리친다’는 제목으로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이 미국 내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NYT “한국인의 평화 갈망 다뤄” 기고문은 ‘전쟁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한국인들이 최근 북·미 간 긴장 고조로 또다시 한반도에서 전쟁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요즘의 상황을 대면하는 것에 대한 내용이다. NYT 선데이 리뷰 전면에 실린 기고문은 그날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가장 많이 읽히고 논쟁의 중심에 오른 글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NYT는 9일 “한강은 60년 대치 상황에서 축적된 불안감에 순응한다는 게 곧 굴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한국인들이 평화를 강하게 갈망하고 있다는 점을 다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정치 위해 긴장 높여” 한강의 글에는 수많은 댓글도 달렸다. 뉴욕 출신의 한 네티즌은 “누군가 이 글을 미국 정부의 모든 이에게 돌리고 그들이 위기로 내몰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한강의 글에 공감했다. 저지시티 출신의 라이오넬 후츠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정치적 이유로 긴장을 높이고 있다”면서 “한반도의 전쟁은 상상할 수 없는 비극으로 이어질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전, 대리전 아닌 北 남침” 그러나 반론도 이어졌다. 특히 한강이 1950년 한국전쟁을 이웃 강대국의 ‘대리전’으로 평가한 것에 적극적인 반박이 잇따랐다. 워싱턴의 한 네티즌은 “한강 기고문은 아름답고 가슴을 울리지만 과연 김정은도 관심을 갖겠는가”라면서 “분명 한국전쟁은 (대리전이 아니라) 북한의 남침으로 터졌다”고 했다. 청와대도 지난 9일 페이스북에 한강의 글을 싣고 자세히 소개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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