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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조 1300억원 계약한 나이키 “호날두 강간 보도에 깊은 우려”

    1조 1300억원 계약한 나이키 “호날두 강간 보도에 깊은 우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유벤투스)와 10억달러(약 1조 1300억원) 계약을 맺은 나이키가 그에게 제기된 강간 혐의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나이키는 4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내 “계속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날두와 계약한 EA스포츠도 A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호날두에 대해 제기된 혐의를 구체적으로 담고 있는 우려되는 보도를 봐왔다”며 “우리는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호날두가 EA의 가치와 일치하는 태도로 스스로를 지켜왔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9920만 파운드(약 1457억원)의 이적료를 지불하고 레알 마드리드에서 그를 영입한 유벤투스 구단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호날두는 최근 몇달 프로 의식과 헌신을 보여줘 유벤투스의 모든 이들은 감사하고 있다”고 지지했다. 호날두는 미국의 전직 교사 캐스린 마요르가(34)가 2009년 라스베이거스의 레인 나이트클럽에서 만나 팜스 호텔 앤드 카지노의 펜트하우스 스위트룸에서 자신을 강간했다는 주장을 독일 잡지 슈피겔이 처음 보도했을 때 “가짜 뉴스”라고 대꾸했다. 외상후 트라우마를 심하게 겪어 한때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했던 마요르가는 미투 운동에 용기를 얻어 호날두로부터 당한 일을 고발하게 됐다고 변호인을 통해 털어놓았다. 호날두는 3일 트위터에 올린 성명을 통해 “내게 제기된 혐의들을 확고하게 부인한다”며 “강간은 나란 존재와 내가 믿고 있는 모든 것들에 반하는 가증스러운 범죄다. 내 이름을 걸 수 있다면 날 희생해서 자신을 선전하는 이들이 만들어낸 미디어 활극에 먹이를 던지는 일을 거절한다”고 밝혔다. 슈피겔은 마요르가가 라스베이거스 경찰에 사건 직후 서류로 신고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녀는 내년까지 절대로 이 내용을 공론화하지 않겠다며 37만 5000달러(약 4억 2350만원)의 법정 밖 화해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의 변호인들은 비공개 합의가 무효라고 선언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호날두의 변호인들은 슈피겔을 제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일 라스베이거스 경찰은 2009년 6월에 접수된 고발장을 수사했는데 특별한 혐의점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성명을 통해 “(슈피겔의) 보도가 나왔을 때 피해자는 사건 현장이나 혐의 사실을 형사들에게 제공하지 않았다”며 “2018년 9월에 재수사가 시작돼 형사들이 제공된 정보들을 쫓고 있다”고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아이를 꽃으로도 때리면 안 되는 이유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아이를 꽃으로도 때리면 안 되는 이유

    소파 방정환 선생이 1922년 ‘어린이의 날’을 처음 만들고 ‘어린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전까지 아이들은 그냥 몸집이 작은 어른 정도로 취급됐습니다. ‘어린이’라는 단어 속에는 어린아이들을 하나의 온전한 인격체로 존중해 줘야 한다는 존대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요즘 뉴스를 보면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막 대하는 눈살 찌푸려지는 사건들이 너무나 많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트라우마도 유전되나… 34명 중 변형된 정자 22명, 알고 보니 학대당한 경험 아이들을 왜 소중하게 여기고 보호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과학적으로도 많은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최근 미국과 캐나다 연구진이 학대를 당한 아동들은 트라우마가 DNA에 각인돼 학대의 기억이 본인뿐만 아니라 후손들에게까지 전달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놔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의대와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 공동연구팀의 이러한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에서 발행하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중개 정신의학’ 최신호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성인 남성 34명의 정자를 채취해 ‘DNA 메틸화 반응’을 살폈습니다. 후성유전학 분석에서 쓰이는 DNA 메틸화는 쉽게 말하면 DNA의 염기서열 자체는 바꾸지 않으면서 유전자의 활성 정도를 변화시켜 겉으로 드러나는 성질을 다르게 만드는 것입니다. 분석 결과 22명의 정자 DNA가 특이하게 변형된 것을 발견했습니다. 알고 보니 이들 22명은 모두 어린 시절 어른들로부터 학대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연구팀은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수정은 엄청난 유전자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에 학대로 인한 상처가 유전되는지에 대해서는 좀더 장기적인 추적이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여러 후성유전학적 결과를 보면 부모의 상처가 자식에게 전달될 가능성은 충분히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폭력은 뇌가 기억한다… 물리적 폭력 이상으로 감정·언어적 폭력에 큰 상처 또 2015년 캐나다 맥길대 심리학과 연구팀은 1986년부터 2012년까지 여름캠프에 참가한 5~13세 저소득층 남녀 어린이 2292명을 대상으로 양육 상태를 추적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많은 아이들이 폭력에 노출돼 있는데 특히 협박, 조롱, 무시, 창피 등 감정적 폭력이 물리적 폭력과 방치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흔히 물리적 폭력이 감정적 폭력보다 더 해로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연구팀에 따르면 물리적 폭력이나 감정적, 언어적 폭력 모두 똑같은 뇌 부위가 반응하며, 뇌에 미치는 영향은 감정적, 언어적 폭력이 물리적 폭력과 비슷하거나 더 심하다고 합니다. 어른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아이들에게 상처를 줄 때가 많습니다. 어린이는 나무와 같아서 믿어 주는 만큼 성장합니다. 상처받고 스트레스에 찌든 아이들이 많은 사회의 미래가 과연 밝을까요.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아이들은 꽃으로도 때려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정치권이나 경제계 등에서는 출산율 저하를 단순히 미래 노동력 감소라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반론도 있지만 노동력 감소는 로봇이나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노동력 감소라는 차원의 접근은 사회라는 커다란 기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인간’이라는 부품이 빠져나가서는 안 된다는 기계론적 사고방식의 다른 표현입니다. 사람을 인격체가 아닌 사회를 구성하는 톱니바퀴나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회에서 저출산 문제는 ‘백약이 무효’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edmondy@seoul.co.kr
  •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나…‘진실게임’에 빠진 미국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나…‘진실게임’에 빠진 미국

    과연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나. 엘리트 코스를 달려온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 지명자인가, 아니면 36년 전 당한 성폭력의 트라우마에 아직도 고통받고 있는 대학 여교수인가. 27일(현지시간) 미국의 눈과 귀는 온통 미 상원 법사위원회의 브렛 캐버노(53) 연방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에 집중됐다. 이날 청문회에는 캐버노 지명자의 고교 시절 성폭행 미수 의혹과 관련해 그를 가해자로 지목한 피해여성과 캐버노가 차례로 증인으로 출석해 상반된 주장을 폈다.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로 신원이 드러난 피해 당사자인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대학의 크리스틴 블래시 포드(51) 심리학 교수가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육성으로 피해사실을 증언하는 자리였다. 포드 교수는 상원의원들의 계속되는 질문에 캐버노 지명자가 100% 가해자가 맞다고 주장했고, 캐버노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민주당과 포드 교수측은 36년 전 사건에 대한 미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공화당은 이를 말도 안된다며 거부하고 있다. 공화당은 늦어도 이번 주중에는 상원 전체회의에서 캐버노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표결에 부친다는 계획이지만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미국변호사협회도 상원 법사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FBI 조사가 끝날 때까지 인준안 처리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연방대법관으로서의 자질과 이념 성향, 과거 판결 등에 대한 검증으로 시작한 캐버노의 상원 법사위 청문회는 포드 교수의 성폭행 미수 주장을 계기로 제2, 제3의 피해자가 잇따라 ‘커밍아웃’하면서 새로운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해 미국 할리우드의 스타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행에 대한 폭로로 시작된 #미투운동(나도 피해자다)이 미국 사법부의 최고위직인 연방대법관 지명자에까지 이어지면서 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공화당과 캐버노 지명자는 민주당, 특히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의 음모론을 들먹이며 ‘성폭행 미수’ 의혹을 중간선거를 겨냥한 정치 공세로 몰아가고 있다.연방대법관 자리를 놓고 공화당과 민주당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기싸움을 벌이는 것은 연방대법원의 이념 저울이 보수로 기울게 되기 때문이다. 9명의 대법관 중 현재 보수 성향과 진보 성향의 대법관이 각각 4명인데 보수 성향의 캐버노가 청문회를 통과하면 5대 4로 보수가 우위에 서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낙태와 이민, 동성혼, 그밖에 소수 인종과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주요 사건들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보수적으로 흐를 수 있고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36년전 무슨 일이 있었나 포드는 청문회에서 고교 시절인 1982년 여름 저녁, 메릴랜드주의 부촌인 몽고메리 카운티의 한 단독주택에서 열린 파티에 갔다가 비틀거릴 정도로 취한 캐버노가 2층의 화장실에 가던 자신을 침실에 밀어넣고 침대 위에 쓰러뜨린 뒤 캐버노의 친구가 보는 앞에서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고 폭로했다. 도와달라고 소리치려는 자신의 입을 캐버노가 손으로 틀어막어 잘못하면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두려웠다는 포드는 사력을 다해 도망치려는 자신을 보며 웃던 두 남자의 웃음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캐버노 지지자들은 포드가 정확한 사건장소와 날짜, 어떻게 그 집에 갔고, 사건현장에서 도망쳐 어떻게 집에 갔는 지 등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을 들어 증언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민주당 상원의원들과 포드 지지자들은 36년전 일어난 일이고 충격이 워낙 컸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까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할 수 있다며, 오히려 솔직한 태도가 증언의 신빙성을 뒷받침한다며 맞섰다. 포드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캐버노의 성폭행 미수 사건을 공개한 뒤 미국은 물론 이 뉴스를 접한 한국 사회의 반응은 눈여겨볼 만하다. 10년 전도 아니고 36년 전 일어난 일인데다, ‘철부지’ 고등학교 때 일까지 거론하는 건 너무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기억도 제대로 나지 않고, 의혹을 규명해줄 증인이나 증거도 찾기 쉽지 않을텐데라는 말도 뒤따랐다. 1970~1980년대 미국의 파티문화와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할 때 30년, 40년전 일까지 꺼내면 ‘걸리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반응도 읽은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같은 반응은 철저히 가해자의 입장이라는 댓글도 있었다. 신고하지 않았다고 피해 사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포드가 청문회에서 밝힌 것처럼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의 성폭력 피해는 그 충격이 더 오래, 더 깊게 각인돼 평생을 두고 영향을 미친다. 성희롱에 사회적 인식과 기준은 달라졌을 지 몰라도 세월이 지났다고 성폭행과 성폭력의 기준까지 변하지는 않는다. 1991년 애니타 힐 vs 2018년 크리스틴 포드미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인준 청문회에서 성폭력이 문제가 됐던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는 1991년 10월 흑인 연방대법관 지명자였던 클래런스 토마스 판사에 대한 인사청문회 때다. 35살의 애니타 힐 당시 오클라호마대 법대 교수는 1981~1983년 교육부와 고용평등위원회에서 일할 때 상사였던 토마스 후보자가 자신을 상습적으로 성추행 했다고 증언했다. 백인 남성 일색의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해 자수성가한 보수 성향의 토마스 후보자를 끌어내리려는 정치적 술수라고 몰아부쳤다. 또 힐 교수에게 인격적으로 모욕감을 주는 발언들도 서슴지 않았다. 당시 14명의 민주·공화 상원의원은 모두 백인 남성이었고, 이들이 30대의 흑인 여교수를 앉혀놓고 떠올리고 싶지 않은 성희롱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하라고 반복해서 몰아치던 모습은 여성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토마스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은 52대 48로 가까스로 상원에서 통과됐다. 하지만 이후 직장내 성희롱 문제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는 계기가 됐고,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빌 클린턴 후보가 당선됐고, 여성 상·하원의원들이 다수 당선돼 ’여성의 해‘로 기록됐다. 현재 브랜다이스대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힐 교수는 지난 26일 유타대 강연에서 28년과 달라진 게 거의 없다면서 “결국 상원은 진실을 알 수 없다고 결론 지을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미국 언론들과 전문가들은 FBI가 조사에 착수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표결에 부쳐진다면 51석을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에서 몇명의 이탈표가 나오느냐에 결과가 달려있다. 캐버노 논란은 당파성의 한계를 다시 한번 보여주겠지만 미투운동에는 새로운 전기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균미 대기자 kmkim@seoul.co.kr
  • “그 일을 결코 잊지 못해” vs “나는 결백” 진실공방 벌어진 美연방대법관 인준청문회

    “그 일을 결코 잊지 못해” vs “나는 결백” 진실공방 벌어진 美연방대법관 인준청문회

    “나는 겁에 질려 있다. 모든 걸 다 기억하진 못하지만 그 일을 결코 잊지는 못한다. 캐버노의 행동이 얼마나 내 인생에 피해를 줬는지 밝히기 위한 것”(크리스틴 포드 팰로앨토대 교수) “나는 결백하다. 인준 청문회가 ‘국가적 수치’가 됐다. 조언과 추인의 장이어야 할 청문회가 신상털이와 죽이기의 장으로 전락했다.”(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에게 고교 시절 성폭행을 당할 뻔 했다고 실명으로 폭로한 크리스틴 포드 캘리포니아 팰로앨토대 교수가 27일(현지시간)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육성으로 당시 정황을 묘사했다. 평생 트라우마에 시달린 그는 또 폭로 후 이어진 캐버노 지지자들의 갖은 협박으로 고통받아온 심정을 힘겹게 토로했다. 포드 교수와 시간 차를 두고 청문회에 참석한 캐버노 지명자는 격앙된 어조로 의혹을 부인하다 때로는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미 정계의 뇌관으로 떠오른 이번 진실공방에 대해 보수매체인 폭스 뉴스를 비롯한 외신들은 “공화당 참사”라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캐버노 지명자를 둘러싼 성추문 폭로는 5건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이날 포드 교수의 증언은 방송사들의 생중계를 통해 전파를 탔다. 그는 지난 16일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를 통해 침묵을 깨고 자신의 신원을 공개하며 이 사건에 대한 공론화에 나섰다. 포드 교수는 “나는 이 자리에 내가 원해서 온 것이 아니다”라고 말문을 연 뒤 고교시절 문제의 파티에서 사건이 벌어진 상황을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다. 포드 교수는 1980년대 초 메릴랜드 주 몽고메리 카운티의 한 집에 열린 고교생 모임에서 비틀거릴 정도로 취한 캐버노 지명자 등이 자신을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와 침실로 들어온 뒤 문을 잠근채 음악을 틀고 볼륨을 높였다는 것이다. 또 캐버노 지명자가 자신의 몸을 더듬으며 옷을 벗기려 했다고 포드교수는 주장했다. “그가 나를 강간하려고 한다고 생각이 들었으며 우발적으로 나를 죽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포드는 캐버노 지명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헷갈렸을 가능성에 대해 “(가해자가 캐버노라는 걸) 100%확신한다”며 “캐버노의 성폭력이 인생을 철저하게 바꿔놨다”고 호소했다. 그는 불안과 포비아,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포드 교수는 또 자신의 폭로를 ‘정치적 공세’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이번 사건에 대한 공개 결정은 정치적 동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나는 완전히 독립된 개인이며 그 누구의 노리개도 아니다”라며 “내가 앞에 나서기로 한 동기는 캐버노씨의 행동이 얼마나 내 인생에 피해를 줬는지에 대한 사실관계를 제공함으로써 사람들이 제대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인준을 앞두고 낙마 위기에 봉착한 캐버노 지명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나는 그녀(포드)에게도 다른 어떤 누구에게도 그와 같은 일을 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이어 “인준 투표로 날 쓰러트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코 멈추게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사퇴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캐버노 지명자를 감싸고 돌았다가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자칫 여성 유권자들을 자극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그럼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청문회가 끝난 뒤 트위터에 글을 올려 “캐버노 판사는 내가 왜 그를 지명했는지를 미국에 정확히 보여줬다. 그의 증언은 강력했고 정직했으며 관심을 사로잡았다”고 옹호했다. 상원 법사위는 28일 전체회의를 열어 인준 표결을 하고 이어 본회의 인준을 거치게 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12살 가출소년 노렸던 경찰…기계처럼 일했어도 늘상 얻어맞아”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12살 가출소년 노렸던 경찰…기계처럼 일했어도 늘상 얻어맞아”

    “이런 상태로 지금까지 살아온 게 신기하다.” 이향직(48)씨가 수년 전 병원을 찾았을 때 정신과 의사가 했다는 말이다. 치료를 받기 전엔 옛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 숨도 쉬기 어려웠다는 이씨. 그는 1984년 14살 때 부산 형제복지원에 끌려가 3년 넘게 폭력과 학대에 시달렸다. 어릴 적 아버지의 폭력과 부모의 이혼, 복지원에서의 강제 노역, 출소 후 세상의 편견을 홀로 감내해야 했던 그의 48년 삶은 고도성장기에 가려졌던 한국 사회의 그늘과 야만적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이씨와 동갑인 김학철씨의 인생 역정도 비슷하다. 12살 때 복지원에 끌려간 그는 “맞지 않고 기합받지 않으려고 시키는 대로 일만 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얼마 전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회가 형제복지원 사건을 대법원에 비상상고하라고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권고함에 따라 사건이 세상이 알려진 지 30여년 만에 그 실체와 책임 규명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형제복지원에선 군사정권 시절인 1975~1987년 수만명이 수용돼 온갖 가혹 행위와 강제 노역에 시달렸고, 그 과정에서 수백명이 사망했다. 그중 상당수는 이향직·김학철씨 같은 아이들이었다. 경기 광주의 이씨 집 인근 카페에서 두 사람을 만나 당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어린 나이에 어떻게 복지원에 들어갔나. -이 부산에서 자랄 때 아버지의 폭력이 심했다. 어머니와 나 모두 많이 맞았다. 어머니가 견디다 못해 나를 데리고 몇 차례 도망가다가 붙잡히기도 했다. 결국 어머니가 몰래 혼자 나가셨고 아버지가 재혼했지만 폭력은 계속됐다. 나도 가출해 신문보급소에서 기거하면서 신문을 배달했다. 당시 아버지는 식당을 운영하셨는데 시장을 보러 가던 중 나를 발견하고 말았다. 시장 보고 오면서 데려간다고 잠깐 파출소에 맡겼는데 경찰이 형제복지원에 들어가라고 계속 회유했다. 좋은 옷과 음식을 주고 학교까지 보내 준다고 했다. 집에 가면 다시 아버지에게 맞을 게 두려워 입소하겠다고 했다. 그때 경찰이 누군가에게 전화해 “됐으니 가져가라”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 파출소에 간 지 1~2시간 만에 복지원으로 넘어갔다. 나중에 아버지한테 들으니 시장을 본 뒤 파출소에 들렀을 때 경찰이 “아이가 도망갔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경기도 광주에서 살고 있었는데 부모님이 이혼했다. 재혼한 아버지와 새엄마 아래서 적응하지 못하고 가출해 부산까지 내려갔다. 거기서 혼자 배회하는 걸 보고 경찰이 경찰서(부산진경찰서로 기억)로 데려갔다. 향직이와 마찬가지로 경찰이 온갖 사탕발림으로 회유했고, 결국 꼬임에 넘어가 복지원에 들어갔다. →당시 12살, 14살이었는데 어떻게 노역에 동원되었나. -이 처음엔 낚시점에서 파는 낚싯바늘 꿰는 작업을 했고 나이가 들자 목재 가공이나 미싱 작업에 투입됐다. 거의 기계처럼 일했다. 인근 교회 부지 공사 때는 돌이나 흙 나르기 작업도 했다. 원장(박인근·2016년 사망)이 “열심히 일해 기술을 익혀라, 적금 넣어 주겠다”고 했지만 돈은 한푼도 구경하지 못했다. 철골 작업을 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자격증도 땄고 일부는 밖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 다시 돌아왔다. 몇 년 동안 외출·외박을 금지해 외부와의 모든 교류를 막은 탓에 밖에 나가도 적응이 어려웠다고 한다. 당시 원생들은 바깥세상 사정이나 변화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아이들에게 어떤 가혹 행위가 행해졌나. -김 복지원에 들어가자마자 폭력이 쏟아졌다. 작업하다가 맞지 않고 기합받지 않으려면 시키는 대로 일하는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은 결핵 같은 병에 걸려 많이 죽었다. 병원에 제대로 못 가는 데다가 약도 별로 없었다. 자고 일어나면 ‘누가 도망갔더라’, ‘누가 도망갔다가 잡혀 왔더라’ 하는 얘기가 자주 들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막상 잡힌 사람은 보지 못할 때가 많았다. 폭행으로 죽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이 봉제공장에서 일할 때 조장에게 맞아 코뼈가 함몰되고 콧등이 찢어진 적이 있다. 코피가 쏟아지자 아프다는 생각보다는 ‘인제 그만 맞겠구나’ 하고 안도했던 기억이 난다. 의무실에 가니 의사도 아닌 수용자 중 한 사람이 마취도 하지 않고 찢어진 부위를 꿰맸다. 당시 의무실엔 의사는 물론 간호사도 없었고, 비치된 약도 소독약과 소염제 등 서너 가지가 전부였다(얼마나 엉성하게 꿰맸는지 지금도 이씨의 콧잔등에 흉터가 뚜렷했다).→1987년 형제복지원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뒤 출소했다. 그 후 삶은 어땠나. -이 집에 돌아왔지만, 아버지의 폭력이 무서워 다시 가출해 보석가공 공장에서 일했다. 공장 다락에 기거하면서 야간중학교(고등공민학교)에 다녔다. 그때 중졸,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돈이 생기자 친어머니 찾기에 나섰다. 경북 어딘가에 산다는 것만 알고 경북 지역 읍·면사무소를 샅샅이 뒤졌다. 상주에서 한 택시 기사의 도움으로 황씨(어머니의 성씨) 집성촌인 어느 마을에 가게 됐고 거기서 물어물어 서울 사는 어머니를 찾게 됐다. 아버지의 폭력을 못 이겨 재봉틀 하나 들고 탈출해 서울 와서 미싱일을 하셨다고 했다. 둘이 손을 맞잡고 엄청 울었다. 지금도 의상실을 운영하신다. 어머니를 찾은 뒤 열심히 일해 보석가공 공장을 차렸고 결혼도 했다. 하지만 외환위기(IMF) 사태가 터지면서 공장 부도로 모든 재산을 날렸다. 그후 경기도 광주에서 헌옷가게를 꽤 오래 운영했다. 하지만 또 사정이 안 좋아져 접고 야시장 노점을 하다 지금은 배달일을 하고 있다. 옷가게를 할 때 나처럼 집안 사정이 안 좋은 아이 둘을 데려다가 함께 살았다. 모두 검정고시를 준비해 공부하도록 도와줬고 지금은 결혼해 잘 살고 있다. -김 출소 후 서울 와서 봉제공장에 들어갔는데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이 많았다. 그후 간판일을 배웠고 정비공장에서도 일했다. 2001년 결혼도 했다. 지금은 반도체 장비 관련 일을 한다. 해왔던 일이 모두 밤늦게 끝나는 작업이라 공부는 꿈도 못 꿨다. 그래서 학력이 국졸이다. 만약 남들과 같은 집안에서 자라고, 교육도 받았으면 나도 정상적으로 성장했을 텐데 하는 마음이 항상 있다. 부모에 대한 서운함 때문에 연락을 끊고 살다가 아이들이 생기면서 명절 때는 찾아뵙는다. →복지원 생활로 인한 트라우마가 심하다고 들었다. -이 언젠가부터 가슴이 답답했다. 복지원 기억이 떠올려지면 숨도 못 쉴 정도였다. 몇 년 전 병원에 가니 정신과 의사가 “어떻게 그런 일을 겪고 지금까지 살아왔느냐. 무사한 게 신기할 정도”라고 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진단을 받고 꾸준히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 알고 지내는 복지원 출신 5~6명도 같은 증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내가 보기엔 복지원 출신 대부분이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다. 글 사진 sdragon@seoul.co.kr
  • 도쿄역 사물함에 신생아 사체…생모가 4~5년간 돈 넣으며 숨겨

    도쿄역 사물함에 신생아 사체…생모가 4~5년간 돈 넣으며 숨겨

    일본 도쿄 도심 롯폰기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한 철도역의 개인 사물함에서 세상을 떠난 지 4~5년 된 신생아 사체가 발견됐다. 스자키 에미리(49)란 여성이 지난 24일 경찰에 출두해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수할 때까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는 24시간 보관하는 데 1.8달러(약 2000원)를 지불해야 하는 라커룸에 동전을 그 오랜 세월 계속 집어넣어 사체를 발각되지 않게 해왔다고 털어놓았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수자키는 “아기가 출산 과정에 숨졌다는 사실을 알고 패닉에 빠져 출산 사실을 들키지 않도록 사체를 감춰왔다”고 진술했다. 특별한 직업이 없어 아는 남성 집에 얹혀 지내다 최근 그와 심하게 다퉈 집을 나오면서 라커룸 열쇠를 챙겨 나오지 못했다. 이 라커룸은 동전을 넣지 않은 금액이 8.86달러가 되면 관리인이 열어볼 수 있게 돼 있었다.따라서 다른 사람의 눈에 띄기 전에 자수를 결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생아가 왜 죽음에 이르게 됐는지는 분명치 않아 경찰은 사인을 규명하는 데 힘쓸 계획이다. 싱가포르에 있는 세이프 하버 카운셀링센터의 카산드라 추이는 출산 과정에 아기가 죽으면 산모는 정상을 회복하는 데 힘도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나이가 든 이들과 작별하는 것과 완전히 다르다며 수자키가 완전히 복합적인 슬픔으로 고통받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카산드라 추이는 “왜 가족들의 도움을 청하지 않았는지 등등 많은 궁금증이 일지만 우리는 그녀의 인생이 거쳐온 스트레스에 대해 알지 못한다. 하지만 뭔가 대단한 트라우마가 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서정희 공황장애 고백 “이혼 후 사람 많으면 힘들어”

    서정희 공황장애 고백 “이혼 후 사람 많으면 힘들어”

    서정희가 공황장애를 고백했다. 지난 22일 방송된 TV조선 ‘꿈꾸는 사람들이 떠난 도시 - 라라랜드’(이하 ‘라라랜드’)에서는 서정희 서동주 모녀의 일본 여행기가 그려졌다. 이날 서정희 딸 서동주는 “엄마가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살아온 게 마음에 걸렸다. 나처럼 세상 밖으로 나와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서포터를 자처했다”며 일본 여행을 계획했다. 서동주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자고 했지만, 서정희는 사람이 많은 곳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정희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공황장애처럼 환경이 바뀌면 당황한다. (이혼 후) 외상 후 스트레스성 트라우마가 있었다. 땀이 나고 사람들이 많으니까 힘들더라. 일본에서도 똑같은 감정이 올라왔다. 체력도 안 되는데 트렁크를 들고 지하철을 타니 병이 날 거 같더라”고 고백했다. 딸 서동주는 “엄마가 공황장애를 겪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하기 싫은 일을 하게 된 거 아니냐. 슬픔 속에 스스로를 가두지 말고 엄마가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사진=TV조선 ‘라라랜드’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9·11 트라우마에… 美, 동창리 영구폐쇄 선언에 반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9일 평양 남북 정상회담 선언문이 발표된 직후 트위터에서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의 영구 폐기와 사찰 대목을 콕 짚어 강조했다. 미국의 직접적인 위협으로 여겨졌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설의 폐기가 미국 국내 여론에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12 북·미 정상회담에서부터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합의문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요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폐쇄할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런 태도는 ICBM에 대한 미국 국민의 각별한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미국의 일반 국민은 태평양 너머에 멀리 떨어져 있는 북핵 문제에 큰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실어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ICBM을 개발한 뒤에는 생각이 바뀌었다. 그것은 2001년 9·11테러로 사상 처음 본토를 공격당해 무려 3000여명이 숨진 트라우마 때문이다. 그런 점을 잘 알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기에 ICBM 영구 폐기 검증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동창리 시설 폐기는 싱가포르 회담에서 트럼프가 가장 자랑했던 공적이었지만 막상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내부에서 제기됐다”며 “그런데 김 위원장이 이번에 검증 부분을 해결해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공적을 다시 세워준 것”이라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동창리는 미사일을 최종 테스트하는 곳으로 발사 능력과 테스트 능력을 제한하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트럼프가 ‘동창리 영구폐쇄’를 반긴 이유…9.11테러와 연결고리 탓

    트럼프가 ‘동창리 영구폐쇄’를 반긴 이유…9.11테러와 연결고리 탓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9일 평양 남북정상회담 선언문이 발표된 직후 트위터에서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의 영구 폐기와 사찰 대목을 콕 짚어 강조했다. 미국의 직접적인 위협으로 여겨졌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설의 폐기가 미국 국내 여론에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12 북·미 정상회담에서부터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합의문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요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폐쇄할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런 태도는 ICBM에 대한 미국 국민의 각별한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미국의 일반 국민은 태평양 너머에 멀리 떨어져 있는 북핵 문제에 큰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실어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ICBM을 개발한 뒤에는 생각이 바뀌었다. 그것은 2001년 9·11테러로 사상 처음 본토를 공격당해 무려 3000여명이 숨진 트라우마 때문이다. 그런 점을 잘 알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기에 ICBM 영구 폐기 검증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동창리 시설 폐기는 싱가포르 회담에서 트럼프가 가장 자랑했던 공적이었지만 막상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내부에서 제기됐다”며 “그런데 김 위원장이 이번에 검증 부분을 해결해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공적을 다시 세워준 것”이라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동창리는 미사일을 최종 테스트하는 곳으로 발사 능력과 테스트 능력을 제한하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학대견 구조위해 드론까지 띄웠죠” SM엔터테인먼트 1호 가수 현진영

    “학대견 구조위해 드론까지 띄웠죠” SM엔터테인먼트 1호 가수 현진영

    ‘현진영씨, 당신 아주 바닥까지 끌어 내릴 거니깐 어디 두고 봅시다’라는 협박에 “내가 여기서 더 이상 내려갈 데가 어딨습니까. 끌어 내리세요. 전 그런 거 두렵지 않으니깐요.”, “아무리 동물이지만 생명에 관계된 일에 내가 정당하다고 판단하고 행동한 일에 누가 해코지 하는 거, 저는 두렵지 않아요.” “유기견 센터를 한 번 갔다 오면 그 트라우마 때문에 열흘에서 2주 정도 밥을 제대로 못 먹어요. (학대 받았던) 개 모습들이 자꾸 눈에 아른거려서요. 자주 가긴해야 하는데 얘들을 보게 되면 너무 힘들어서 한편으론 힘들어요. 개들 학대하는 사람들 보면 정말 똑같이 해주고 싶은 마음 밖에 안 들어요.” 28년 전, 이수만 현 SM엔터테인먼트 대표의 눈에 한 젊은이가 들어왔다. 젊은이가 가진 목소리에 매료됐던 그는 독특한 춤을 결합해 기획사 설립 1호 가수를 탄생시켰다. 그가 바로 ‘흐린 기억속의 그대’란 노래로 ‘현진영 고(Go) 진영 고(Go)’를 대한민국 전역에 울려 퍼지게 한 재즈힙합 아티스트 현진영씨다. 당시 대중에게 조금은 낯선 힙합음악과 춤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고 90년대 국내 가요계의 한 획을 그은 가수로 성장했다. 대중에게 받았던 과분한 사랑이 부담스러웠던 것일까?. 그 후 수차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고 정상까지 쌓아 올렸던 인기는 한순간 물거품이 됐다. 하지만 대중의 외면에도 불구하고 그가 가진 음악에 대한 열정 유전자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지금의 현진영씨는 ‘데뷔 28년 차’의 진가를 다시금 대중에게 서서히 인식시키고자 28년 전 당시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은 맘일 수도 있을 게다. 그런 그를 지난 13일 김포 자택 근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현진영씨의 반려동물관에 초점을 맞춰 인터뷰를 시작했다. 첫 질문을 던지기 전, 요즘 근황을 물었다. 그는 “수 년 전부터 1인 방송에 대한 비전을 봐왔다. 현재 하고 있는 팟캐스트도 어떤 콘셉트 안에서 꾸미지 않은 내 자신의 진솔한 모습을 청취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 주고 있다”며 매주 목요일 진행하고 있는 1인 팟캐스트 활동 ‘현진영 데이’ 소식을 전했다.그에게 반려견은 ‘과거, 현재, 미래를 볼 수 있는 눈 그리고 그가 웃을 수 있는 원동력과도 같은 존재’다. 14년째 함께 하고 있는 반려견 ‘엄지’ 엄마인 ‘꾸꾸’가 죽었을 땐, 정말 오열했고 신체 하나를 잃은 것과도 같은 고통을 겪고 한 달 넘게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슬펐다고 한다. “제 인생의 5가지 행운이 있어요. 부모님 만나서 동생 낳아 주신 것, 사랑스런 아내, 이수만 선생님, 기독교 그리고 삶의 배움과 기쁨을 주는 꾸꾸와 엄지예요” 그만큼 반려견은 그에게 소중한 존재다.1인 방송에 대한 관심과 반려견에 대한 남다른 사랑은 지난해 9월 한 때나마 사회적 이슈가 됐던 ‘김포 학대견 구조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는 데 톡톡히 한 몫 했다. 우연히 한 애견운동장 뒤편 개인소유지 뜬장 속 개들의 열악한 환경에 대해 듣게 됐던 그는 참기를 거부하고 드론까지 띄워 현장을 확인하는 집념을 보였다. 현장에 대한 참혹한 ’물증(?)‘을 확인한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1인 방송을 통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모았다. 당시 개 주인이 현장에 나와 개 밥그릇을 걷어차며, “신경 끄시고 어차피 육견으로 넘길 거니깐 그냥 가세요”라는 말을 듣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끼쳤고 이대로 그냥 두어서는 안 되겠단 결심을 했다고 한다. 결국 개 주인 뿐 아니라 한 동물구조단체와의 격한 갈등을 겪게 되는 수고로움이 있었지만 그러한 것들을 지혜롭게 잘 봉합하고 10마리의 개들을 구조했다. 그 중 5마리는 현재 그가 입양해 키우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한 마리는 손을 가까이 대려고 하면 뒷걸음친다며 사람을 믿게 하는 훈련을 시키는 중인데 여러모로 힘든 부분이 많다고 한다. 기대치 않았던 ’부담‘도 생겼다. 그의 1인 방송을 통해 김포 학대견들의 생생한 구조현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던 많은 사람들의 입소문 탓일까. 여기저기에서 유기된, 혹은 학대받는 반려동물을 구조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그는 “제가 동물구조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도 아니고 동물보호캠페인을 하는 사람은 더더욱 아니기 때문에 직접 나서서 하기엔 좀 애매하다”며 “대신 제가 맡은 일, 하고 있는 일, 앞으로 해야 할 일 열심히 해나가면서 만일 그러한 현장들이 제 눈에 보이면 그냥 지나가는 일은 결코 없을 거다”라고 말했다.현씨는 틈나는 대로 유기견 관련 캠페인에 참석하는 건 물론, 공들여 직접 주최까지 하고 있다. 반려견들과의 힐링시간을 갖자는 취지로 기획한 ‘풀파티’ 행사도 그 중 하나다. “저는 큰 (동물관련)단체에 기부 안해요. 대신 개인이 힘들게 꾸려가고 있는 유기견 보호소들을 골라가면서 지원해요. 그리고 물질적인 지원을 통해 필요한 것들을 채워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기견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한 일들을 더 많이 하려고 노력해요”라며 “유기견들에게도 일반 가정견들처럼 똑같은 관심과 사랑을 준다면 ‘유기견은 더러워’, ‘유기견을 어떻게 키워’라는 고정관념도 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기견을 입양하려는 분들에게 “내가 즐겁기 위해서 얘들을 데리고 사는 것이 아니라 나도 즐겁고 얘들도 즐겁고, 나도 행복하고 얘들도 행복하기 위해서 삶을 공유한다는 생각으로 아이를 입양했으면 좋겠다”라며 “그렇게 됐을 때 내가 갖게 되는 행복감이 진정 더 커진다”고 했다. 장소협조: 사카페(SA.4CAFE)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기자 sungho@seoul.co.kr
  • 높은 비거리로 벙커 탈출 ‘돌핀웨지 118’

    높은 비거리로 벙커 탈출 ‘돌핀웨지 118’

    누구나 한번쯤은 벙커에서 벗어나지 못해 난감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벙커를 두려워하고 자신 없어하는 그런 벙커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골퍼들에게 카스코 ‘돌핀웨지 118’이 오아시스 같은 존재로 등장했다. 벙커탈출 100%라는 콘셉트로 출시 5년 만에 15만 자루 판매력을 가진 돌핀웨지는 벙커탈출에서 한층 더 업그레이드돼 “벙커탈출, 그리고 어프로치까지 더 쉽게”라는 콘셉트로 새롭게 돌아왔다. 단순하게 헤드의 모양이 바뀐 것이 아닌, 바뀐 모양 하나하나에 의해 성능이 업그레이드돼 얼리어답터의 반응이 뜨겁다. 새로 바뀐 산봉우리 모양의 솔은 그 어떤 저항도 최소화해 벙커탈출을 더욱 쉽게 할 뿐 아니라 임팩트 전부터 볼을 친 후까지 저항 없이 스무스하게 휘둘러지므로 벙커탈출률이 일반웨지보다 30% 더 높다는 사실이 체감될 정도다. 또 하나의 새로운 특징은 헤드의 무게중심을 타점과 같은 위치로 이동시킨 것이다. 그로 인해 임팩트 순간의 헤드 흔들림이 최소화되고 볼의 안정성이 높아져 어프로치도 더 쉬워졌다고 한다. 스코어라는 숙명을 안고 살아 가는 골퍼들에게 웨지의 벙커 탈출 능력과 니어핀 능력은 결코 등한시할 수 없는 부분인 만큼 스퀘어 어드레스로도 웨지의 중대한 사명을 다하는 돌핀웨지로 벙커탈출과 어프로치 능력을 향상시켜 보는 것은 어떨까. (031)753-6111.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美교수 “고등학생때 캐버노에게 성폭행당할 뻔했다”

    美교수 “고등학생때 캐버노에게 성폭행당할 뻔했다”

    ‘미투’ 실명 공개…대법관 인준 빨간불 민주당 20일 상원 투표 연기·수사 촉구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인준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30여년 전 고교생이던 그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는 ‘피해자’가 공개적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미투’ 고발을 한 것이다. 팰로앨토대의 임상심리학 교수인 크리스틴 B 포드는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1980년대 초 고교 시절 같은 고교생이던 캐버노 지명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고 주장했다. 포드 교수는 관련 사실을 익명으로 폭로했다가 캐버노가 부인하자 신분을 스스로 공개하고 그를 고발했다. 또 포드 교수는 상원 법사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미 의회전문지 더 힐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10월 1일 대법관 임기가 시작하기 전 인준을 관철하려던 계획을 재고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됐다고 전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20일로 예정된 캐버노 지명자의 상원 법사위원회 인준 투표를 연기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의원은 연방수사국(FBI) 수사도 촉구했다. 상원 법사위는 인준을 지지해 온 공화당 11명, 반대 입장의 민주당 10명이 팽팽하게 맞서 왔다. WP에 따르면 캐버노 지명자는 백악관을 통해 “절대적으로 명백히 혐의를 부인한다”는 입장만 되풀이한 채 침묵하고 있다. WP에 따르면 1980년대의 한 여름날, 메릴랜드주 몽고메리카운티의 한 집에서 열린 고교생 모임에서 만취한 캐버노 지명자와 그의 친구가 포드를 침실에 가둔 뒤 캐버노가 침대 위로 거칠게 몸을 밀착하면서 포드의 옷을 벗기려 했다는 것이다. 당시 상황은 다른 고교생들에 의해 제지됐다고 한다. 포드는 “그가 비명을 지르려는 나의 입을 막았다”면서 “당시 그가 우발적으로 나를 죽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012년 포드를 상담한 치료사에 따르면 그녀는 “강간 미수”라고 표현했으며 그 사건의 트라우마가 오랜 기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고 기술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캐버노 미 대법관 후보 고교 때 강간미수” 피해 여성 스스로 신원 공개

    “캐버노 미 대법관 후보 고교 때 강간미수” 피해 여성 스스로 신원 공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연방대법관 후보로 지명된 브렛 캐버노(53)가 고교 시절 성폭행 미수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주장했던 피해 여성이 자신의 신원을 밝히고 공개적으로 나섰다.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이 여성이 캘리포니아 주의 팔로알토 대학에서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크리스틴 포드(51)라고 보도했다. WP는 “포드는 자신의 이야기가 알려질 것이라면 자신의 입을 통해 알려져야 한다고 결심했다”면서 포드가 전한 이야기를 보도했다. 포드는 1980년대 초의 어느 여름날, 메릴랜드 주 몽고메리 카운티의 한 집에서 열린 고교생 모임에서 비틀거릴 정도로 만취한 캐버노 지명자와 그의 친구가 자신을 침실에 가둔 뒤, 캐버노가 자신을 침대 위로 꼼짝 못 하게 몰아넣었다고 전했다. 친구가 보는 앞에서 캐버노는 포드의 몸을 더듬으며 옷을 벗기려 했고, 포드가 소리를 지르려고 하자 입을 틀어막았다고도 했다. 포드는 “나는 그가 우발적으로 나를 죽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는 날 공격했고, 옷을 벗기려고 했다”고 말했다. 포드는 2012년 남편과 함께 부부 상담치료를 받을 때까지 누구에게도 이 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WP가 입수한 치료사의 노트에 따르면 포드는 이 사건을 ‘강간미수’로 기술한 것으로 돼 있다. 포드는 이 사건이 트라우마처럼 자신의 인생에 오랫동안 영향을 미쳤다고 기술했다. 포드가 WP를 처음 접촉한 것은 캐버노가 대법관 유력 후보로 거론된 7월 초였다. 이때쯤 포드는 자신의 지역구 의원인 애나 에슈(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에게도 접촉했다. 포드는 같은달 하순 애슈 의원 사무실을 통해 법사위 소속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상원의원에게도 편지를 보내 이 사건을 ‘폭로’하면서 자신의 신상 등을 기밀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포드는 WP에게도 자신의 사연을 전하면서도 실명으로 이야기하길 거부했었다. 포드는 자신의 주장이 공개될 경우 거짓말쟁이로 공격받을 수 있다는 변호사의 조언에 따라 전직 연방수사국(FBI) 요원으로부터 거짓말 테스트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8월 하순쯤까지도 그는 이 사건이 공개돼도 자신의 삶만 크게 흔들리고 캐버노의 낙마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공개적으로 나서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파인스타인에게 보낸 편지가 지난주 일부 언론에 보도되면서 폭로 내용이 새어나가기 시작했고, 기자들이 자신에 대해 알아내 집으로 찾아오고, 자신의 동료들에게까지 전화하면서 포드는 신원 노출의 위협을 느꼈다. 지난 14일 공화당 소속의 척 그레슬리(아이오와) 상원 법사위원장이 캐버노 지명자를 옹호하는 고교 시절 여성 지인 65명 명의의 편지를 공개하는 등 사건을 둘러싸고 진실 공방 양상이 격화됐다. 이 과정에서 부정확한 이야기도 떠돌아다녔다. 이에 포드는 어차피 신원이 공개될 시점이 임박해졌다고 느끼고 결국 스스로 신원을 밝히기로 했다고 WP는 보도했다. 포드는 WP에 “이제 나의 시민적 책무가 보복에 대한 괴로움과 공포보다 앞선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포드의 이러한 주장에 캐버노 지명자는 백악관을 통해 “절대적으로 명백히 혐의를 부인한다”는 입장을 반복한 채 추가 언급을 거부했다고 WP는 전했다. 지난 2006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 의해 판사로 임용된 보수 법조인인 캐버노가 대법관으로 임명되면 미국 연방대법원은 보수 5명, 진보 4명으로 보수 성향의 판사가 수적으로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심석희 “조재범 코치 폭행 트라우마로 남아…지금도 악몽을 꿔요”

    심석희 “조재범 코치 폭행 트라우마로 남아…지금도 악몽을 꿔요”

    조재범(37)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로부터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한 심석희(21) 선수가 “그때 이후로 거의 항상 악몽을 꾸고 있다”면서 지금도 충격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고 털어놨다. 상습상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전 코치의 선고공판은 오는 19일에 열린다. 심석희 선수는 지난 15일 보도된 SBS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1월 16일 평창올림픽에 대비한 계주 훈련을 하다가 조 전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한 일을 설명했다. 당시 심석희 선수는 조 전 코치로부터 “제가 한 선수한테 (속도가) 늦다고 얘기를 했는데 그걸 트집 삼아서 지도자 대기실 안에 작은 라커, 거기로 끌려 들어가서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했다”면서 “(조 전 코치가) ‘너 생리하냐?’ 이런 말도 해가면서…”라고 말했다. 심석희 선수는 “주먹이랑 발로 배·가슴·다리, 특히 머리 위주로 많이 맞았다”고 밝혔다. 이 폭행으로 심석희 선수는 전치 3주에 뇌진탕 진단까지 받았다고 한다. 심석희 선수는 또 폭행은 그때만이 아니었다면서 “상습적으로 폭행이 이뤄졌었고 빙상장 라커, 여자 탈의실, 따로 코치 선생님 숙소 방으로 불려 가서 폭행을 당한 적도 있다”고 폭로했다. 조 전 코치는 평창올림픽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 1월 16일 훈련 중 심석희 선수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2011년부터 올해 1월까지 4명의 선수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4명 중 3명은 여자 선수다. 조 전 코치는 지난 1월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영구제명 징계를 받았으나, 지난 5월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에 코치로 합류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낳기도 했다.심석희 선수는 “국제시합에서 마주친다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큰 두려움이어서, 혹시 불안감에 경기력이 저하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전 코치의 상습적인 폭행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것 같다. 그때 이후로 거의 항상 그런 꿈(악몽)을 꾸고 있다”고 털어놨다. 검찰은 지난 12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조 전 코치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조 전 코치는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를 육성하고 싶었다.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성경 20장 필사 않는다고 딸 때린 40대 엄마에 징역형

    성경 20장 필사 않는다고 딸 때린 40대 엄마에 징역형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딸을 때리고 성경 필사를 강요한 40대 어머니가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4단독 정원석 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45·여)씨와 미국인 선교사 B(53·여)씨에게 각각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A씨와 B씨에게 각각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발 방지 프로그램 수강을 명령했다. A씨는 2016년 3∼7월 인천시 연수구 B씨 자택 등지에서 안마봉과 드럼 스틱으로 딸 C(16)양의 엉덩이와 팔 등을 수십차례 때려 학대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같은 해 8∼11월 성경 필사를 하라고 딸에게 강요한 뒤 하루에 20장을 다 써내지 못한 날에는 또 안마봉으로 마구 때렸다. A씨는 허락을 받지 않고 대안학교 친구에게 연락했다거나 말대꾸를 한다며 딸을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대에 가담한 B씨도 쇠로 된 50㎝ 길이의 피리로 C양의 온몸을 수십 차례 때린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인 선교사로 활동한 B씨는 2015년 7월 같은 종교를 믿으며 알게 된 A씨로부터 부탁을 받고 그의 딸을 함께 교육했다. C양은 이들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지난해 2월 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했다. 그는 학대 신고를 한 뒤에도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던 중 비웃었다는 이유로 뺨을 맞기도 했다. 정 판사는 “피고인들은 피해자를 대상으로 일종의 의식에 가까운 징벌을 했다”며 “경미하거나 개선할 수 있는 일탈을 가혹하게 응징했고 정당한 훈육의 테두리를 벗어난 신체적 폭력을 행사했다”고 전제했다. 이어 “어린 시절 부모 등으로부터 빈번하게 학대받은 경험은 성장과 발달에 직접 악영향을 끼치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자아에 고착된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다”며 “피고인들에게 재산형에 그치는 처벌을 하면 형벌의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정 판사는 “피고인들이 초범이고 수사와 재판 과정을 통해 재범 억제에 필요한 성찰의 시간을 가진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임수향♥차은우, 첫 키스 1초 전 “심멎 주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임수향♥차은우, 첫 키스 1초 전 “심멎 주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의 엔딩에 시청자들의 호기심이 뜨겁다. JTBC 금토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극본 최수영, 연출 최성범)이 생애 첫 연애를 시작한 스무 살 새내기 커플 강미래(임수향)와 도경석(차은우)의 핑크빛 로맨스가 한층 깊어질 것을 예고했다. 또한, 관계자는 “외모 때문에 고통 받았지만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높이는 화학과의 두 여신 미래와 수아(조우리)의 내적 성장도 쫄깃하게 진행될 예정”이라고 귀띔해 15회 방송에 대한 호기심을 높였다. 지난주 방송을 기점으로 경석과 달달한 연애를 시작하면서 안방극장에 짜릿한 설렘을 선사하고 있는 미래. 좋아하는 사람과의 연애로 매일이 행복지만, ‘얼굴 천재’ 경석과는 달리 ‘강남미인’이라 불리는 자신의 연애를 향한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했던 그녀가 오늘(14일) 밤, 드디어 용기를 낸다. 사전 공개된 15회 예고 영상(https://tv.naver.com/v/4030082)에서 “계속 이렇게 몰래 만나야 한다는 건 좀 슬프네”라고 말하는 미래가 드디어 모두의 앞에 연애 사실을 공개하기로 마음먹은 것. 특히나 한국대학교의 공식 CC(캠퍼스 커플)가 될 도래 커플은 15회 방송에서 “두 사람의 연애 이야기가 보고 싶다”는 시청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응답하는 심쿵 데이트를 유감없이 보여줄 예정. 한편의 청춘 영화 같은 교복 데이트부터 로맨틱한 분위기 속 첫 키스까지 예고돼 기대가 더해진다. 한편, 조금씩 외모 트라우마를 극복해가는 미래와 달리 사상 최고의 위기에 빠진 수아의 사정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학기 초, 자연 미인인데 성격까지 좋았던 화학과 아이돌의 이미지는 사라지고 “도경석 좋아한다면서 이 남자 저 남자 다 만나고 다니고 쟤 이상하지 않아?”라는 말까지 듣게 된 수아. 게다가 누군가 찍어 올린 몰카에 고통 받고 있는 수아의 이야기는 어떤 전개를 맞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관계자는 “시청자분들의 뜨거운 사랑으로 행복한 종영을 앞두게 됐다”는 감사 인사를 전하며, “남은 두 번의 이야기에서는 외모와 상관없이 사랑스러운 여자 미래와 회차마다 멋짐과 귀여움을 갱신하는 경석, 그리고 외모지상주의의 또 다른 피해자 수아의 마지막 내적 성장이 그려질 테니 마지막까지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제 15회 오늘(14일) 밤 11시 JTBC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李총리 “장하성 문제 있는지 文대통령이 살피고 있다”

    李총리 “장하성 문제 있는지 文대통령이 살피고 있다”

    李 “최저임금 인상 일부 부작용 잘 알아 부동산 대책 큰 기둥은 투기수요 억제 금리인상 생각할 때… 가계빚 등 고려해야” 14~18일 대정부 질문 정상회담 이후로 국방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17일로 조정이낙연 국무총리는 13일 최저임금 인상 논란에 대해 “일부 부작용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 총리는 정치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의 ‘최저임금 인상이 소득총액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이렇게 답했다. 다만 “최저임금이 중요한 일부분이긴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정부질문 주제는 정치 분야였지만 이날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데다 최저임금 인상 논란 등이 이어지면서 경제정책 질의가 주를 이뤘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단발성 부동산 대책의 한계를 지적하자 이 총리는 “정부가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방안에 몇 차례 참가했는데 큰 기둥은 투기수요 억제였다”고 설명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 ‘참여정부 때 종합부동산세의 아픈 기억 때문에 부동산 광풍을 방치했다는 해석이 사실이냐’는 질문에는 “전부는 아니지만 참여정부 때의 경험이 트라우마처럼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금리 인상 가능성과 관련해 오전에는 “좀더 심각히 (인상을) 생각할 때가 충분히 됐다는 데 동의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오후에는 “여러 고려사항이 있어 당연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고 어느 쪽이라고는 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금융통화위원회의 독립성이 보장됐다”며 “다만 한·미 간 금리역전, 가계부채, 부동산시장 고려 요소가 있어서 금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당연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무성 한국당 의원이 경제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 장하성 정책실장 경질을 요청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의 측근 보좌 인력의 거취를 말하는 건 총리의 영역은 아니지만, 지난번 경제수석을 교체하셨듯이 대통령께서 문제가 있는지를 충분히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운영이 청와대에만 집중되고 정부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에는 “대중은 최고 지도자 중심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현실보다 증폭되게 청와대가 일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내각이 할 일은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14~18일 예정된 대정부질문을 남북 정상회담 이후 열기로 합의했다. 다음달 외교·통일(1일), 경제(2일), 교육·사회·문화(4일) 분야 대정부질문을 진행한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이종석 헌법재판관 후보자 청문회는 19일에서 17일로 조정했다. 유은혜 교육부·이재갑 고용노동부·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19일),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20일)의 청문회는 예정대로 진행한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최기찬 서울시의원, “상도유치원 재난, 제2의 안전사고 유의해야 할 것”

    최기찬 의원(더불어민주당, 금천구 제2선거구)은 지난 9월 10일 서울시의회 제283회 임시회 교육위원회 5일차에 상도유치원 재난 현장을 찾았다. 상도유치원은 철거작업이 진행되고 있었으며, 상도초에는 유치원 원아현원 122명(방과후58명, 교육과정반64명)을 수용하기 위한 동선 확보와 유치원학급 재배치 및 수용에 필요한 시설 공사가 급히 진행되고 있는바, 최의원은 제2의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원아의 동선과 난간 등 점검을 철저히 할 것과 특히 교육프로그램에 있어 본청과 유아교육과가 긴밀히 협력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학교 건물에서 유치원 건물이 바로 보이는 만큼 원생과 학생 및 교사의 재난트라우마가 우려되는바, 정서적안정을 위한 고려가 필요하며, 가림막 설치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앞으로 학교에서 일어나거나 학교와 관련된 모든 재난 및 안전 사고에 있어 서울시 교육청 차원의 컨트롤타워가 반드시 구축되어야 하며, 사고대책본부 구성시 전문가 투입과 유치원등 기관과 본청 및 지원청 간 소통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앞서 최기찬 의원은 지난 9월 7일 교육시설안전과와 교육시설관리본부를 대상으로 상도유치원 재난발생과 관련 “유치원이 구청에 제출한 자문의견서 조차도 본청과 지역청에서 파악하고 있지 못해 7일 오전 자료요청을 통해 구청에서 받아야만 했다”며 학교에서 일어나거나 학교와 관련된 모든 재난과 사고 앞에 안일한 교육청의 행정 수준을 보여준다고 질타한 바 있다. 유치원측이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이수곤 교수에게 자문의뢰를 하고 2018년 3월 31일 이교수 측이 현장답사를 다녀온 뒤 제출한 ‘자문의견서’에 따르면, ‘철저한 지질조사 없이 설계·시공을 하게 되면 붕괴될 위험성이 높은 지반이다’라고 명시되어 있었다. 최기찬 의원은 이번 재난이 ‘막을 수 있었던 인재’였음을 강조하며 서울시 학교 주변 공사에 대한 전체 전수조사와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치원 붕괴, 동작구청장 직무유기 고발”

    주민, 밤낮없는 철거에 트라우마 호소 대형 인명피해가 날 뻔한 ‘서울상도유치원 지반 붕괴 사고’를 두고 행정기관을 질타하는 여론의 분노가 들끓는 가운데 경찰이 관련 조사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경찰은 “아직 내사 단계”라는 입장이지만 피의자를 특정해 수사 전환하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 지난 6개월 동안 유치원 붕괴 가능성을 제기하는 민원이 수차례 접수됐음에도 교육·행정당국이 이를 뭉개다 화를 키웠다는 지적과 관련해 경찰은 부실 공사 및 담당 공무원의 직무유기 여부 등을 집중조사할 방침이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11일 건축물 인허가 담당 동작구 공무원과 사고로 피해를 본 서울상도유치원 원장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구청 공무원에게는 유치원 지반 붕괴 원인이 된 유치원 인접 다세대주택 공사가 절차대로 진행됐는지와 유치원과 주민이 제기한 민원을 적절히 처리했는지 등을 캐물었다. 또 유치원장에게는 건물 붕괴 가능성을 인지한 시점과 이후 조치 등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은 전날 동작구청을 방문해 임의제출 받은 건축물 인허가 관련 서류와 회의록, 안전영향평가 자료 등을 분석 중이다. 경찰은 동작구가 유치원 등 공사장 인근 지역의 안전 관리를 소홀히 했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다. 행정당국의 무사안일한 일 처리를 비판하는 여론이 커지자 정치권도 나서고 있다. 민중당 서울시당은 유치원 사고와 관련해 이창우 동작구청장을 직무유기와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오인환 민중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고발장에서 “지난 3월부터 붕괴 위험 등 공식적인 문제 제기가 수차례 접수됐는 데도 이 구청장은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4월 4일 상도유치원 붕괴 가능성이 포함된 컨설팅 의견서를 다세대 건축 설계사와 시공사에만 보내고 건축주에게는 보내지 않았는 데도 이를 보낸 것으로 해 유치원에 허위 문서를 발송한 의혹도 있다”고 지적했다. 사고 발생 6일째가 됐지만 사고 현장 인근의 주민들은 여전히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심리치료 등 주민 지원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고 현장 맞은편에 사는 오모(60)씨는 “사고 직후부터 가슴이 뛰어 우황청심환 3병을 마셨다”면서 “또 무너져 내릴까 봐 집에 맘 편하게 머물러 있을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주민들은 붕괴 건물 철거 작업이 전날 밤 늦게까지 진행된 데 대해 거세게 항의했다. 서울상도유치원 원아 64명 중 39명은 이날 상도초 돌봄교실에 등원해 시간을 보냈다. 전날 13명만 등원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휴가를 계속 내기 어려운 맞벌이 부부들이 불안감 속에서도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을 등원시킨 것으로 보인다. 한 학부모는 “12월까지 아이를 임시 공간에 맡기는 게 꺼려져 다른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찾고 있는데 모집 철이 아니어서 어렵다”면서 “구청이 이런 문제라도 해결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역대 정권 부동산 정책 실패에서 배운다

    억누른 盧… 집값 폭등 풀어준 李… 전세 대란 부추긴 朴… 경제 뇌관 “하늘이 두 쪽 나더라도 부동산만은 확실히 잡겠다.”(2005년 7월 노무현 대통령) “부동산 가격 문제에서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2017년 8월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 ‘투기와의 전쟁’으로 요약되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투기 수요 억제를 통해 집값을 잡겠다던 노무현 정부 부동산 정책과 궤를 같이한다. 노무현 정부가 결과적으로 집값 급등을 막지 못한 만큼 현 정부도 실패한 정책을 그대로 답습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역대 정부가 투기 억제와 경기 활성화라는 상반된 목표 사이에서 일관성 없는 정책을 반복하면서 시장과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잃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종부세 포함 규제대책 30여건 노무현 정부서울 집값 56% 급등 역풍 2003년 출범한 노무현 정부는 이전 정부부터 이어진 집값 급등을 막기 위해 30여건의 고강도 대책을 쏟아냈다. 대부분 규제·억제에 초점을 뒀다. 출범 3개월 만에 내놓은 5·23 대책에는 분양권전매제한 부활,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지정, 청약 1순위 자격 제한 등이 담겼다. 그야말로 ‘부동산과의 전쟁’의 시작이었다. 대책의 약발이 오래가지 않자 정부는 이듬해 양도소득세 강화 등 세제·대출 강화를 통해 시장을 옥죄었다. 조세 저항 등 여론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켜 현 여권의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한 것도 이때다. 하지만 집값 상승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전국 아파트값은 평균 34% 올랐고, 서울은 56% 급등했다. ‘부동산은 사유재산’ 이명박 정부미친 전셋값에 난민 속출 부동산 광풍 속에 출범한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은 시장 활성화에 방점이 찍혔다. 고가 주택 기준 상향 조정,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해제, 양도세·증여세 완화 등이 대표적이다. 부동산은 사유재와 공공재 성격을 함께 갖고 있는데,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정책 대부분은 사유재라는 인식 아래 설계됐다. 2008년 금융 위기와 맞물려 집값은 하락세로 전환됐다. 임기 내내 부동산 가격은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지만, 반대로 집 없는 서민들의 고통은 점점 커졌다.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전세대란’ 속에 정처 없이 떠도는 ‘전세난민’이 속출했다. ‘빚내서 집 사라’ 장려한 박근혜 정부눈덩이 가계대출 시한폭탄 바통을 이어받은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한마디로 ‘빚내서 집 사라’로 요약된다. 박근혜 정부는 2013년 4·1 대책을 시작으로 임기 동안 10여 차례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다. 부동산 관련 규제를 과감히 푼 부양책이 대부분이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하고 주택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했다. 생애 최초 주택 취득세 면제 등을 통해 ‘내 집 마련’을 장려했다. 하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 대출 문제가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뇌관으로 자리잡게 됐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참여정부의 기조와 방향성이 유사하다. 차이라면 참여정부가 임기 전반에 걸쳐 대책을 내놓았다면, 이번에는 정권 초반에 동시다발적으로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취임 직후 ‘투기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을 독려했다.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인 8·2 대책은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 확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LTV·DTI 강화 등 세금·금융 규제책을 총망라했다. 또 종부세·양도세 등 다주택자를 겨냥해 세금 규제를 강화했다. 초과이익환수제 부활, 안전진단 강화 등 강남 재건축 시장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다. ‘투기와의 전쟁’ 문재인 정부 향한 조언내가 옳다는 아집 버려라 하지만 서울 집값은 잡히기는커녕 천정부지로 올랐다. 지난해 주택 시가총액은 4022조 4695억원으로 1년 전보다 7.6% 늘었다. 2007년 13.6%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5.4%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지난해 GDP 대비 주택 시가총액은 2.32배로 전년(2.28배)보다 확대됐다. 지난해 GDP 대비 주택 시가총액 배율은 한은이 주택 시가총액 자료를 작성한 1995년 이후 사상 최고다. 일각에서는 현 정부가 노무현 정부 때의 실패를 답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한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초고가 주택을 겨냥하면 고가 주택으로, 강남 아파트를 누르면 옆 지역으로 수요가 이전된다”며 “풍선 효과를 고려하지 못한 노무현 정부의 정책 실패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시장을 보는 관점에 있어 정부가 ‘내가 옳다’는 아집을 버리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정책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차가 있는 만큼 설계 과정에서부터 이를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국토부는 지난 ‘8·27 부동산 대책’을 통해 수도권 내 공공택지 30곳(신규 14곳)을 개발해 30만 가구 이상에 주택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구 지정부터 개발, 분양, 입주까지는 10여년이 걸린다는 점에서 당장 공급 확대 효과가 가시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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