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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웰벡 결승골 아스널 11년 만에 11연승, 포르투갈 원정 징크스 탈출

    웰벡 결승골 아스널 11년 만에 11연승, 포르투갈 원정 징크스 탈출

    잉글랜드 프로축구 아스널이 대니 웰벡의 후반 32분 결승골을 앞세워 시즌 11경기 전승 휘파람을 불었다. 우나이 에머리 감독이 이끄는 아스널은 25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의 주제 알밥라드를 찾아 벌인 스포르팅 리스본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E조 3라운드를 1-0으로 이겼다. 웰벡은 자기 진영 미드필드에서 넘어온 긴 패스를 피에르 에머릭 아우바메양이 영리하게 발뒤축으로 건네준 것을 상대 수비수 세바스티안 코아테스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문전으로 흐른 것을 가로채 슈팅으로 연결, 골키퍼 가랑이를 뚫었다. 그는 시즌 10경기에 나와 다섯 골을 뽑아냈다. 특히 선발 출전한 다섯 경기에서 4골 1도움을 기록했다. 이날 후반 초반에도 헤더 슛으로 상대 골문을 갈랐는데 비디오 판독 끝에 빌드업 과정에서 수비수에게 파울을 한 것이 확인돼 노 골이 됐다. 아스널은 올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11연승을 챙겼다. 이 기록은 12경기 연승을 작성한 2007년 10월 이후 가장 좋은 기록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아스널과 더불어 맨체스터 시티가 올 시즌 11경기 모두를 승리로 장식하는 쾌조의 시즌 출발을 보이고 있다. 아스널로선 특히 포르투갈 원정 트라우마를 떨친 의미가 작지 않다. 아스널은 최근 세 차례 원정 모두 지는 등 여섯 차례 유럽 대항 원정 가운데 3무3패로 부진했다. 이날은 리스본을 상대로 단 하나의 유효 슈팅도 허용하지 않았는데 2015년 3월 AS모나코와의 챔피언스리그 대결 이후 3년 7개월 만의 일이었다. 또 이번 시즌 아스널이 기록한 33골 가운데 23골이 후반에 나와 70%나 되는 점도 이채롭다. 에머리 감독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 이탈리아 세리에A 세비야, 아스널까지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21경기 가운데 단 1패만 작성하는 진기록을 이어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우지원 후배 배신 “체육관 건물째 가로채..트라우마 아직 극복 중”

    우지원 후배 배신 “체육관 건물째 가로채..트라우마 아직 극복 중”

    농구선수 출신 우지원이 후배 배신에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고백했다. 23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에는 우지원, 제이블랙, 숀, JBJ95 김상균이 출연했다. 이날 우지원은 “믿었던 후배에게 배신당한 트라우마가 아직도 있다. 제가 지금 농구교실 아카데미를 전국적으로 하고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확장하던 중에 일찍 은퇴하게 된 10년 후배를 농구교실 코치로 썼다”고 운을 뗐다. 이어 “땅을 임대해서 건물을 짓고 계약 연장을 해야 하는데 주인이 아들 핑계를 되면서 계약 연장 하루 이틀 전에 말을 바꿨다. 그래서 (그 건물을) 못 쓰게 됐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뒤에 제가 품어줬던 후배가 내 재계약을 막고 새로운 계약자가 된 거다. 그때 충격이 너무 크다”고 털어놨다. 우지원은 “그 후배는 그 자리에서 (지금도) 체육관을 하고 있다. 후배가 저한테 ‘죄송합니다 저 때리셔도 됩니다’라고 하더라. ‘왜 그랬니’도 안 물어봤다. 내가 이 사람과 인연은 여기까지구나 싶었다. 지금도 (집 근처라) 그 거리를 다닐 수밖에 없다. 골목 조금 돌아가면 있는데 생각이 안 날 수도 없다”고 속상한 마음을 내비쳤다. 끝으로 우지원은 “3년 전 이야기고 지금 이겨 내는 과정이다. 세상이 이렇게 무섭구나 알게 됐다. 내가 꼼꼼하게 챙겨보지 못하고 다 믿으면 안 된다는 걸 알았다”고 전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군산 주점 방화범에 사형 구형

    술값 시비로 주점에 불을 질러 5명을 숨지게 하고 28명을 다치게 한 선원 이모(55)씨에게 사형이 구형됐다. 검찰은 24일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이기선) 심리로 열린 이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술에 취한 채 범행 대상을 물색한 후 불을 질러 31명의 사상자를 냈다”며 “개전의 정이 없고 보복살인, 약자대상의 범행, 위험물 사용 등으로 극단적 살인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최후진술에서 고개를 숙인 채 “죄송합니다. 할 말이 없습니다”라고 짧게 말했다. 구형에 앞서 사건 피해자와 유족은 “화재로 가족과 삶의 의미를 잃었고 후유증이 너무 크다”며 이씨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A(50)씨는 “남편이 숨진 뒤 잠 못 이룬 채 삶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만 든다”며 “(피고인을) 엄격히 처벌해달라”고 요구했다. B(68·남)씨는 “친목모임에 간 아내가 화를 당한 후 (본인은) 심각한 트라우마로 심리치료를 받고 수면제를 먹어야 잠을 이룬다”며 흐느꼈다. 화재로 폐와 기관지가 상한 C(58·여)씨는 화재 상황을 작은 소리로 겨우 설명한 후 “화재로 숨진 친구의 산소를 찾아가 내내 울기만 했다”며 눈물을 훔쳤다. 이씨는 지난 6월 17일 오후 9시 53분쯤 군산시 장미동 한 주점 안쪽 입구에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지른 후 출입문을 봉쇄한 혐의(현주건조물방화치사 등)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이씨는 주점 주인과 술값 문제로 다툰 후 범행을 계획한 후 불을 질렀으며, 이 불로 사망자 5명과 부상자 28명이 발생했다. 이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11월 29일 오전 10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씨줄날줄] 매 맞는 아이돌/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매 맞는 아이돌/이순녀 논설위원

    만 열다섯 살에서 열여덟 살. 2016년 11월에 데뷔한 보이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 6명은 모두 미성년자다. 어린 나이지만 ‘동방의 빛’이란 이름으로 뭉치기 이전에도 저마다 기타, 드럼, 베이스 연주와 보컬에서 두각을 나타낸 촉망받는 ‘영재 아이돌’이었다. 김건모, 신승훈, 박미경, 클론 등 쟁쟁한 톱 가수들을 키운 제작자 김창환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회장의 후광 아래 이들의 성공은 순풍에 돛 단 듯 보였다. 그런데 화려한 빛 이면에 짙은 어둠이 있었다. 소속사의 상습적 구타와 폭언이라는, 믿기 어려운 충격적 사실이 멤버의 입을 통해 폭로됐다.리더이자 연장자인 이석철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2015년부터 프로듀서한테 연습실, 녹음실, 옥상 등지에서 야구방망이와 철제 봉걸레 자루 등으로 상습적으로 맞았다”고 밝혔다. 그가 구체적으로 증언한 내용은 차마 옮기기조차 끔찍하다. 프로듀서는 연주가 틀리면 기타 케이블을 목에 감아 잡아당겼다고 한다. 친동생인 이승현은 스튜디오에 감금돼 온몸을 맞는 등 폭력과 협박으로 인한 트라우마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김 회장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방관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석철·승현 형제 가족은 어제 서울경찰청에 프로듀서 문모씨와 김 회장을 폭행·폭행 방조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수사 촉구 게시물에는 벌써 18만명이 동의했다. 기획사에 철저히 예속된 한국형 아이돌 양성 시스템은 양날의 칼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교육과 관리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대형 스타들을 배출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노예계약과 폭행, 협박 같은 인권유린적 관행이 암암리에 자행되는 폐해를 초래하기도 한다. 2009년 ‘고 장자연씨 사건’을 계기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연예인들을 위한 표준전속계약서를 마련하면서 개선 효과가 일부 나타나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부당 대우를 받고도 기획사의 슈퍼 파워에 숨죽이며 지내는 연예인들이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이석철은 멤버들 모두 피해 상황을 신고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이 사실을 밝히면 진짜 저희의 꿈이 망가질까 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저희가 음악 하는 걸 응원해주신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이 악물고 맞으면서 버텼다.” 이들 형제 외에 4명의 멤버들은 아직 침묵을 지키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해외을 누비며 청소년들에게 “나 자신을 사랑하라”(Love myself)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때 정작 우리나라의 케이팝 새싹들은 꿈을 볼모로 폭행에 멍들고 있었다니 가슴이 무너진다. 이순녀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더 이스트라이트 이석철 “김창환 회장 폭행 방관” 눈물의 기자회견

    더 이스트라이트 이석철 “김창환 회장 폭행 방관” 눈물의 기자회견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 이석철이 폭행, 폭언 사건과 관련해 입장을 직접 밝혔다. 4년 간 소속사 프로듀서로부터 지속적인 폭행과 협박을 받았으며, 김창환 회장은 이를 알고도 방관했다는 주장이다.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이은성, 정사강, 이우진, 이석철, 이승현, 김준욱) 리더 이석철은 18일 불거진 폭행 논란에 대해 소속사 측이 해명을 내놓자 기자회견을 열고 이에 반박했다. 법무법인 남강은 19일 광화문 변호사회관 10층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 A씨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 이석철이 직접 참석해 폭행 피해 사실을 증언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석철은 “2015년부터 4년 가까이 지하 연습실, 녹음실, 스튜디오 등에서 야구방망이 엎드려뻗쳐를 시키고 엉덩이를 상습적으로 때렸다. 집에 가서 부모님께 알리면 죽인다는 협박도 상습적으로 받았다. 더 이스트 라이트 베이시트이자 저의 친동생 이승현 군은 PD에게 5층 스튜디오에서 감금당한 상태로 허벅지 엉덩이 20여 차례 맞아 머리가 터지고 허벅지 엉덩이에 피멍이 들었다. 멤버 이은성 역시 머리를 몽둥이로 맞아 피를 많이 흘렸다”고 폭로했다. 이석철은 “김창환 회장님은 폭행 현장을 목격하시고도 제지하지 않고 ‘살살해라’라면서 우리를 방관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또 “상처를 치료해주지 않고 방송 출연은 시켰던 사실이 있다”며 “이승현 군은 은 그동안 수많은 협박과 폭력에 트라우마로 정신적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그는 “보도자료와 같이 목에 기타 케이블을 감아서 제가 따라오지 못 하거나 틀리면 목을 졸랐다. 목에 피멍과 상처를 났다”며 “우리가 현재 합숙을 하지 않고 있다. 회사 근처에 원룸을 얻어 혼자 살고 있다. 부모님이 주말마다 올라오시는데 어머니가 피멍과 상처를 보셨지만 협박과 부모님께 죽인다는 협박이 무서워 알리지 못 했다”고 울먹였다. 이석철은 “김창환 대표가 ‘그룹은 해체하면 된다’며 협박을 일삼아 부모님께 말씀 드리지 못하고 참고 살았다. 더 이스트라이트의 리더로서, 멤버들의 상처를 방관할 수 없었다. 더 이상 이 케이팝 신에 인권유린이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에, 두렵지만 이 기자회견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법률 대리인 남강의 변호사는 “최초 폭행은 2015년 3월이었다. 구 미디어라인 사무실에서 엎드려뻗쳐를 시키고 엉덩이를 20여대 때렸다. 그 무렵 5층 스튜디오에서 김창환 회장은 미성년자인 이승연에게 전자담배를 선물 받았다면서 전자담배를 하게 하고 거부하자 머리를 때렸다”고 전하기도 했다. 고소를 진행 중인 멤버는 이날 자리에 나선 이석철과 멤버이자 그의 친동생 이승현이다. 그렇다면 왜 두 사람만 나섰을까. 변호사는 “형사 고소를 준비 중인 멤버는 이석철, 이승현 두 멤버다. 다른 멤버들이랑은 상의를 안 했다. 그동안 (고소를) 준비하면서 이야기들이 퍼져나갈까봐 그렇게 진행했다”고 답했다. 이석철은 “지금까지 4년간 협박 감금 폭행을 당했다. 심적으로 지금 정말 많이 힘들다. 그때 당시에 우리를 때렸던 몽둥이 같은 것들 사진을 다 확보하고 있다. 당시에 회사에 CCTV가 없었다. 녹취는 제가 가지고 있다. CCTV 영상이나 그런 것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변호사는 “현장 녹음은 하나 밖에 없다. 사후에 이석철 군이 다른 멤버들과 대화한 내용들을 녹취한 것이 여러 개 있다. 김창환 회장과의 통화 내용도 녹취한 것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석철은 회사로부터 트레이닝이나 매니지먼트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직원들도 자신들이 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라며 울었다. 이석철은 “저희의 경우는 따로 트레이너가 있는 것이 아니라 스튜디오에서 모든 것이 이뤄졌다. 연습도 마찬가지다. 피디님(프로듀서 A씨)이 저희를 맡아서 하셨다.그 분이 저희를 관리를 하다보니까 직원 분들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 잘 모르는 거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가장 두려운 것은..”이라며 오열했다. 이석철은 “4년간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당하고 협박을 당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신고를 너무 하고 싶었다. 그래서 용기를 내 (회사에) 재발 방지 요청을 한 것이다. 그동안 멤버 한 명 때문에 우리들의 꿈이 망가질까봐 말하지 못했었다. 주변에서 저희 음악 하는 거 믿어주시고 성공하라고 저희를 보내주셨는데...그런 부분을 부모님께 말씀을 드리가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멤버들은 말을 하지 못할 거 같다. 제가 대신해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법적으로 조사를 받고 참석하는 부분에 있어서 솔직하게 말을 다 할 것이다. 이 일이 우리 멤버들에게 해당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일은 일어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이 자리에 선 것이다”라고 말하면 눈물을 흘렸다.앞서 18일 한 매체는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들이 프로듀서 A씨에게 폭언 및 폭행을 당해왔으며, 김창환 회장은 이를 알고도 묵인했다”고 보도했다.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는는 이날 공식입장을 통해 “프로듀서 A씨는 폭행 사실을 인정했으며, 책임을 통감하고 퇴사했다고 밝혔다. 반면 폭행 사실을 알게 된 후에는 부모와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하였으며, 이후 폭언이나 폭행은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또한 김창환 회장이 이를 방조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하 더이스트라이트 멤버 이석철의 주장 전문> 저희 더이스트라이트 멤버들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약 4년 가까이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 문영일 피디로부터 지하연습실, 녹음실, 스튜디오, 옥상 등에서 야구방망이와 몽둥이, 철제 봉걸레자루 등으로 ‘엎드려 뻗쳐’를 당한 상태로 엉덩이를 여러 차례 상습적으로 맞았고, “집에 가서 부모님께 알리면 죽인다”는 협박도 상습적으로 받았습니다. 더이스트라이트 베이시스트 이승현 군은 문영일 피디에게 5층 스튜디오에 감금을 당한 상태에서 몽둥이로 머리와 허벅지, 팔, 엉덩이 등을 50여차례 맞아 머리가 터지고 허벅지와 엉덩이에 피멍이 들은 사실이 있습니다. 이날 이은성 군은 머리를 몽둥이로 맞아 머리에서 많은 피가 흘렀습니다. 미디어라인 김창환 회장님은 이러한 폭행 현장을 목격하고도 제지하지 않고 ‘살살해라’라고 오히려 이를 방관하기까지 했습니다. 또한 이정현 대표는 상처를 치료해주지 않고 방송 출연을 시켰습니다. 현재 이승현 군은 폭력의 트라우마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또 다른 멤버는 문영일 피디로부터 죽인다는 협박의 카톡 문자를 받았고 지금도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저는 데뷔를 준비하던 2016년 8월경 데뷔곡 ‘올라’ 합주 연습 때 문영일 피디가 4시간동안 저의 목에 5.5 기타 케이블을 목에 둘둘 감아놓고 연주가 틀릴 때마다 줄을 잡아당겨 저의 목을 4시간동안 졸라 목에 상처가 생겼고 어머니가 목격을 한 사실이 있습니다. 저희 멤버들은 지속적으로 폭행 협박 등 아동학대와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었지만 가해자들은 교육적 차원의 폭력이라는 변명과 함께 폭탄이 터지면 나는 영일이만 날리고 더이스트라이트는 해체하면 되고 너희들만 죽는다고 협박을 일삼아 감히 부모님께도 말씀드리지 못하고 참고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더이스트라이트 리더로서 사랑하는 멤버들과 사랑하는 동생들이 당한 상처를 더이상 방관할 수 없고 더이상 K-POP 신에서 아동학대 인권유린이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여러가지로 두렵지만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더이스트라이트 이석철 “PD한테 야구방망이로 폭행 당해” ‘눈물 증언’

    더이스트라이트 이석철 “PD한테 야구방망이로 폭행 당해” ‘눈물 증언’

    “피멍 들고 머리 터져···부모님께 ‘알리면 죽인다’ 협박도”회사측 “김창환 회장, 폭행 방조 없어···PD 사표 수리”10대 보이밴드 더이스트라이트 드러머 이석철(18)이 “소속사 프로듀서(PD)로부터 야구방망이 등으로 상습적으로 맞았다”고 주장해 큰 파문이 일고 있다. 이석철은 또 미디어라인의 김창환 회장이 폭행을 방조했다도 했다. 고교 3학년인 이석철은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남강 정지석 변호사와 함께 19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5년부터 2017년까지 PD로부터 연습실, 녹음실, 옥상 등에서 야구방망이와 철제 마이크 등으로 엎드려뻗쳐를 해 상습적으로 맞았다”며 눈물을 흘리며 증언했다. 이 자리는 전날 멤버들이 소속사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김창환 회장과 담당 프로듀서로부터 폭언을 듣고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마련됐다. 미디어라인은 담당 프로듀서의 과거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표를 수리했지만, 김창환 회장이 폭행을 방조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이석철은 “친동행인 이승현(17·더이스트라이트 베이스)은 5층 스튜디오에서 감금돼 PD에게 온몸을 맞았다”며 “보컬(18)도 몽둥이로 머리를 맞아 피를 흘렸다. 데뷔 무렵 내 목에 기타 케이블을 감아 잡아당긴 사실도 있다. PD가 연주가 틀리거나 하면 목을 졸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창환 회장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폭행 현장을 목격하고도 ‘살살해라’ 하며 방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모님께 알리면 죽인다는 협박도 상습적으로 받았다”며 “우리는 현재 합숙을 안 하고 각자 조그만 원룸에 사는데 부모님이 주말마다 올라와 내 목 피멍 상처를 봤는데 협박에 겁이 나고 두려워서 어머니께 말을 못 했다. 친동생 승현이는 협박과 폭력에 트라우마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며 울컥했다. 이석철은 “지속해서 폭행, 협박, 아동학대, 인권 유린을 당했다”며 “리더로서,K팝 가수로서 사랑하는 멤버,동생이 당한 상처를 방관할 수 없다. 더이상 K팝 신에서 아동학대와 인권 유린이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저도 보육교사 그만둡니다” 맘카페 두려워 떠나는 그들

    “CCTV 감시에 학대 의심까지 하면서 오해 풀리면 유야무야…자괴감 든다” 어린이집 홈피에 동병상련 글 이어져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아동학대 교사라는 오해를 사 ‘맘카페’에서 신상이 털릴 뿐만 아니라 폐쇄회로(CC)TV로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마냥 아이를 좋아해 보육교사가 된 이들이 자괴감에 빠져 일을 관두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18일 김포의 한 어린이집 홈페이지에는 ‘동병상련’의 마음을 담은 추모글이 잇따랐다. 인터넷 맘카페에서 아동학대 보육교사로 낙인 찍혀 스스로 목숨을 끊은 A씨가 일했던 곳이다. 보육교사로 보이는 한 네티즌은 “우리를 존중해주는 법은 어디에도 없다”면서 “가해자 취급을 당하다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선생님 안아드려’로 끝난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번 일을 보며 현장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고 덧붙였다. 전남의 한 어린이집은 지난 1월 맘카페에 아동학대 제보 글이 올라와 원아 수가 20여명 급감했다. 학부모가 “아이가 다치고 왔는데 선생님이 학대한 것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하고 6개월 분량의 CCTV까지 확인한 끝에 증거가 발견되지 않자 맘카페에 글을 올려버린 것이다. 해당 어린이집 교사는 “가해자로 의심받은 교사는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고 전했다. CCTV도 보육교사들의 인권을 옥죄고 있다. 경기의 한 어린이집에서 4년간 일한 이모(25)씨는 아동학대 의혹을 받아 학부모와 함께 지켜본 CCTV 영상 속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고 깊은 자괴감이 들어 일을 관뒀다. 이씨는 “내가 왜 감시받고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학부모의 지나친 의심에 많은 보육교사가 퇴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의 한 어린이집 교사는 “아이를 안아주는 모습이 CCTV에서 학대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어 스킨십을 자제한다”면서 “아이를 참 좋아했는데 점점 멀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육교사들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맘카페의 부작용이 결합된 결과라고 지적한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절대 을의 위치에 있는 보육교사들은 부당함을 호소할 곳이 없기 때문에 일을 그만두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이라면서 “자녀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맘카페 회원들이 공격 성향을 띠면 당해낼 수가 없다”고 밝혔다. 서진숙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2015년 인천 아동학대 사건 이후 어린이집 CCTV가 의무화됐지만, 교사 한 명당 아동의 비율은 전혀 줄지 않고 있다”면서 “아동인권에 대한 의식이 높아진 만큼 보육교사들의 노동환경도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금리인상’ 소수의견 또 등장… 공은 올해 마지막 금통위로

    이일형 이어 고승범 위원도…조정 신호 한·미 금리차 확대 등 금융불균형 심화 통화정책방향 ‘신중히’ 빠져 인상 무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8일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올해 마지막 남은 다음달 금통위로 쏠린다. 한은이 이미 인상 깜빡이를 켜 놓은 데다 이날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까지 늘면서 ‘11월 인상설’에 무게가 실린다. 한은은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향후 성장과 물가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써 왔던 ‘신중히 판단해 나갈 것’이라는 문구에서 ‘신중히’라는 표현이 빠졌다. 이를 두고 한은이 다음달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제 한은이 연내에 금리를 올릴 기회는 다음달 30일 한 번뿐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융안정에 더 유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부터 밝혔는데 그럴 단계가 좀더 가까워진 것은 사실”이라며 “금융불균형이 쌓이면 돌고 돌아 실물경제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이날 금통위에서는 이일형·고승범 위원이 인상 소수의견을 냈다. 이 중 이 위원은 지난 7월과 8월에도 인상 의견을 냈다. 시장에서는 소수의견을 금리 조정 신호로 본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확대된 것도 금리 결정에 영향을 주는 요소 중 하나다. 만약 한은이 다음달 금통위에서도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한·미 금리 격차는 연말에 1.00% 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이번에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지 않은 배경에 이른바 ‘척하면 척’의 트라우마가 작용했을 것으로도 보고 있다. 2014년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가 “금리의 금자도 꺼내지 않았지만 척하면 척 아니냐”며 금리 인하를 압박한 뒤 한은이 실제 금리를 내리자 외압 논란이 일었다. 최근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정부 압력에 굴복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2018 서울미래컨퍼런스] “AI 개발자의 윤리적 선택 중요”… “기술 소비의 결과 생각해야”

    [2018 서울미래컨퍼런스] “AI 개발자의 윤리적 선택 중요”… “기술 소비의 결과 생각해야”

    “고양이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칠 수 없다고 하는데,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인간이 고양이가 되지 않을까요.”(조승연 작가) “기업들이 AI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안전하게 사용하는지 시민들이 늘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또한 정치인도 AI를 규제하고 관여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제임스 배럿) AI의 시대는 인간에게 유토피아인가, 디스토피아인가. 18일 ‘2018 서울미래컨퍼런스’에서 ‘인류의 행복과 디지털 미래’를 주제로 조승연 작가와 다큐멘터리 제작자 출신 작가 제임스 배럿이 진지한 토론을 가졌다.천재로 불리는 바둑프로기사들은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사실상 완패했고, 무인시스템이 도입되며 실제 직업을 잃는 이들이 주변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여기에 SF영화에서나 나오던 AI가 인간을 통제하는 세상이 정말 도래할 수도 있다는 예측도 적지 않다. 두 베스트셀러 작가는 이날 대담을 시작하며 미래에 대한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저서 ‘파이널 인벤션- 인류 최후의 발명’에서 ASI(Artificial Super Intelligence·초인공지능)가 인간을 통제하는 비관적 미래를 예상했던 배럿은 “현재 모두가 AI 경쟁에 뛰어들었는데, 지금은 각각 AI가 개별적인 영역에 장점을 갖고 있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는 연구개발 같은 분야까지 확장할 것”이라며 “결국 지능 확장을 AI가 주도하게 되며 1000만배 똑똑한 AI가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조 작가는 “인간이 고양이와 토론하지 않는 것처럼 AI도 인간과 토론하지 않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럿은 “AI를 개발하는 기업들이 윤리적인 측면에서 언제나 기술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도 이날 대담에서 화제가 됐다. 조 작가는 “한국인에게는 트라우마를 갖게 한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기회 또한 있다고 역설했다. 배럿은 “구글 프로그래머들이 드론을 이용해 전쟁 중에 적군을 살해하는 국방부의 프로젝트에 초대됐는데, 결국 거절했다”면서 “AI와 인간의 윤리는 큰 차이가 없다. AI를 만드는 사람이 좋은 선택을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AI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면서 “우리 모두 참여해 AI로부터 행복한 결말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조 작가는 “인간이 소비자로서 가장 큰 힘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냐”면서 “우리 손에 기술을 쥘 때마다 ‘어디에 이 기술이 쓰이는지’, ‘이 기술을 활용하면 내 삶이 나아지는지’ 등을 늘 생각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과 디스커버리 등 미국과 유럽의 방송채널에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던 배럿은 미국 내 AI 개발자와 이론가들을 만난 뒤 집필한 ‘파이널 인벤션- 인류 최후의 발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 영어와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에 능통한 ‘언어 천재’로도 잘 알려진 조 작가는 각종 저서와 강연으로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한은, 기준금리 동결…11월 금리인상 가능성 높아져

    한은, 기준금리 동결…11월 금리인상 가능성 높아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8일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올해 마지막 남은 다음달 금통위로 쏠린다. 한은이 이미 인상 깜빡이를 켜 놓은 데다 이날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까지 늘면서 ‘11월 인상설’에 무게가 실린다.한은은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향후 성장과 물가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써 왔던 ‘신중히 판단해 나갈 것’이라는 문구에서 ‘신중히’라는 표현이 빠졌다. 이를 두고 한은이 다음달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융안정에 더 유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부터 밝혔는데 그럴 단계가 좀더 가까워진 것은 사실”이라며 “금융불균형이 쌓이면 돌고 돌아 실물경제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이날 금통위에서는 이일형·고승범 위원이 인상 소수의견을 냈다. 이 중 이 위원은 지난 7월과 8월에도 인상 의견을 냈다. 시장에서는 소수의견을 금리 조정 신호로 본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확대된 것도 금리 결정에 영향을 주는 요소 중 하나다. 만약 한은이 다음달 금통위에서도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한·미 금리 격차는 연말에 1.00% 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이번에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지 않은 배경에 이른바 ‘척하면 척’의 트라우마가 작용했을 것으로도 보고 있다. 2014년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가 “금리의 금자도 꺼내지 않았지만 척하면 척 아니냐”며 금리 인하를 압박한 뒤 한은이 실제 금리를 내리자 외압 논란이 일었다. 최근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이 총재는 “집값에는 금리도 물론 영향을 주겠지만 금리 외에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통화정책을 주택가격 조정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시카고 가던 아시아나 비행기 안에서 70대 남성 사망

    시카고 가던 아시아나 비행기 안에서 70대 남성 사망

    미국 시카고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서 70대 남성 외국인이 심장마비로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6일(현지시간) 시카고 한인언론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1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시카고까지 가는 아시아나항공에 탑승한 A(76)씨가 이륙 2~3시간 만에 심장마비 증세로 쓰러졌다. A씨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아시아나항공을 타고 인천과 시카고를 거쳐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까지 가던 길이었다. 승무원들이 응급조치를 하고 탑승객 가운데 전문의를 찾아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사망 판정이 내려졌다. 아시아나항공 시카고 지점은 사망자가 한국인이 아니며 사인은 심장마비라고 밝혔다. 사망자 발생에도 회항하거나 일본 등에 비상착륙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측은 “생존 가능성이 있었다면 절차에 따라 조치했겠지만 기내에 탑승한 의사가 사망 판정을 내려 시카고 도착 후 시신과 여권을 경찰에 인계했다”고 답했다. 시카고 경찰 본부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시카고를 관할하는 광역자치구) 쿡 카운티 검시소가 부검을 실시한 결과, 사망한 탑승객 심장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됐다”며 “형사사건 수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사고 발생 당시 기내에 승무원 포함 약 170명이 타고 있었으며, 사망자는 동반자 없이 혼자 이동 중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사망자 가족이나 탑승객들로부터 신고된 불만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탑승객들은 사고 발생 후 시카고 도착까지 약 10시간 동안, 폐쇄된 공간인 기내 좌석에 시신을 둔 채 식사까지 해야 하는 상황을 겪고 나서 트라우마가 생겼다는 등의 호소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극장의 역사(임석재 지음,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펴냄) 그리스·로마 시대부터 유럽 르네상스와 바로크를 거쳐 18세기 산업혁명이 대두되기까지 극장 건축과 연극 예술의 변화상을 그린 책. 당대 유럽의 예술 사조와 그에 따른 극장의 건축 양식, 연극의 장르와 주요 작가 및 배우, 극장 무대 디자인, 극단의 경영과 관련 정책까지 건축학과 교수인 저자가 쉽게 풀어썼다. 592쪽. 3만원.우리 몸 오류 보고서(네이선 렌츠 지음, 노승영 옮김, 까치 펴냄) 우리는 왜 툭하면 발목을 접질리고, 인간은 왜 이렇게 임신 기간이 긴 것인가. 이 모든 의문에 대해 ‘인체의 설계 결함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책이다. 뉴욕 시립대학교 생물학과 교수인 저자가 인체 곳곳의 잘못 설계된 기관들과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방해하는 인지 편향 등에 대해 속 시원히 설명한다. 304쪽. 1만 7000원.우리가 추락한 이유(데니스 루헤인 지음, 박미영 옮김, 황금가지 펴냄) ‘살인자들의 섬’, ‘미스틱 리버’ 등으로 유명한 범죄 스릴러의 대가 데니스 루헤인의 신작. 작가가 여성 시점으로 집필한 첫 로맨틱 스릴러다. 트라우마로 인해 공황 발작을 겪고 있는 여성이 살인, 사기, 복수, 탐욕 등이 뒤섞인 사건에 휘말리며 거침없이 폭주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500쪽. 1만 5000원.이상한 나라의 엘리트(야스토미 아유미 지음, 박솔바로 옮김, 민들레 펴냄) 학연과 지연으로 얽힌 엘리트 집단의 생태계를 ‘입장’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며 대중을 기만하는 그들의 행태를 고발한 책.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의 안전성보다 자신의 직위 안전에 더 급급해하는 전문가들의 기만적인 화법을 파헤친다. 208쪽. 1만 2000원.예술의 모든 순간에 존재하는 갤러리스트(김영애 지음, 마로니에북스 펴냄) 작가를 선별·후원하며 작품의 가격을 결정해 판매하는 역할을 하는 갤러리스트. 미술사 전공으로 십여년간 프랑스에서 유학한 저자가 직접 세계 미술 시장을 둘러보며 현장에서 일한 경력 10여년을 더해 20년의 관찰과 경험을 책에 담아냈다. 368쪽. 1만 8000원.감염된 독서(최영화 지음, 글항아리 펴냄) 국내 에이즈 최고 권위자인 최영화 아주대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감염병과 관련된 책들만 모아 쓴 서평 모음집이다. ‘닥터 지바고’ 속 발진티푸스, ‘데카메론’ 속 페스트, ‘삼국지’ 속 전염병의 실체를 전문 지식으로 풍부하게 풀어낸다. 308쪽. 1만 5000원.
  • 사카모토 “영화 주제가 우정의 소중함이듯 한·중·일 참여 의의”

    사카모토 “영화 주제가 우정의 소중함이듯 한·중·일 참여 의의”

    ‘함께’ 메시지와 BIFF 지향점 맞닿아 감독 “차이 인정하면 밝”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세계 처음으로 공개된 영화 ‘안녕, 티라노 : 영원히, 함께’(이하 ‘안녕, 티라노’)는 지난 4년간의 진통을 딛고 올해 힘차게 일어선 부산영화제의 지향점과 맞닿아 있는 작품이다. 영화와 영화인, 관객과의 화합을 목표로 새 출발점에 선 부산영화제로서는 ‘우리 모두 상처를 지니고 있지만 어디서든 함께한다면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다’는 이 영화의 메시지가 그 어느 때보다 와 닿을 터이기 때문이다.영화 ‘안녕, 티라노’는 ‘명탐정 코난’ 시리즈로 영화팬들에게 잘 알려진 시즈노 고분이 감독을, 세계적인 음악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사카모토 류이치가 음악을 맡아 일찍부터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우리나라에는 ‘고 녀석 맛있겠다’로 잘 알려진 일본 동화작가 미야니시 다츠야의 그림책 ‘티라노사우루스’ 시리즈 중 12탄 ‘영원히 함께해요’를 원작으로 삼았다. 덩치는 크지만 어둠을 무서워하고 빨간 열매만 먹는 육식 공룡 ‘티라노’와 날개가 있어도 하늘을 날지는 못하는 아기 공룡 ‘푸논’이 함께 천국으로 향하는 여정을 담았다. 모습도 성격도 다른 두 공룡이 서로의 내면에 깊이 새겨진 상처와 트라우마를 보듬고 시시각각 마주하는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는 과정을 극적으로 그려냈다. 내년 국내 개봉을 앞둔 이 작품은 동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사와 권선징악의 교훈적인 결말을 따르고 있지만 서로의 차이를 쉽게 인정하지 않는 현대인들이 되새길 만한 이야기가 곳곳에 배어 있다. 시즈노 고분 감독은 지난 6일 부산 해운대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나라들 사이에서 분쟁이 일어나는 지금의 현실처럼 이 작품에는 서로 다른 (공룡) 종족 간의 싸움이나 갈등이 많이 등장한다”면서 “영화 속 티라노와 푸논처럼 (눈앞의) 차이나 문제점을 무시하지 말고 직접 행동함으로써 밝은 미래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작품의 의의를 설명했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골든 글로브상과 그래미 어워드, 아카데미 음악상을 모두 받은 영화 음악의 거장이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쉽지 않았다고 한다. 사카모토는 “작품을 만들 때 음악가 개인의 개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많은 관객을 고려한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데 그런 점에서 볼 때 심각한 실사 영화보다 애니메이션 음악을 만드는 게 더 어려운 일이었다”면서 “애니메이션은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보는 만큼 폭넓은 연령층이 이해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완성된 작품을 처음으로 관람한 사카모토는 부산을 강타한 태풍 콩레이 때문에 잊지 못할 일을 경험했다. 야외에 마련된 극장이다 보니 양쪽에서 들이치는 비바람을 그대로 맞으며 영화를 봐야했던 것이다. 그는 “영화 속에서 (내용상) 폭풍우가 치고 비가 오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그때마다 비바람이 들이쳐서 영화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 되는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영화의 주제 중 하나가 ‘우정의 소중함’인 것처럼 사카모토에게도 이번 프로젝트가 갖는 우정과 협력의 의미는 남달랐다. 그는 “이번 작품의 제작 및 투자에 한국, 일본, 중국 세 나라가 참여한다는 소식을 듣고 참가하는 데 의의가 크다고 생각했다”면서 “특히 이번 작업을 총괄 기획한 강상욱 프로듀서의 뜨거운 정열이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영화 수입사 미디어캐슬의 이사인 강 프로듀서는 ‘아톰’을 만든 데즈카 프로덕션의 시미즈 요시히로 대표와의 소통을 통해 사카모토의 참여를 이끈 주인공이다. 강 프로듀서는 “제작자나 스태프에게는 국적이 있지만 영화는 국적과 상관없이 사람들에게 전파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재미있고 고급스러운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 음악감독으로 가장 먼저 떠올린 사카모토 류이치 선생과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 개막식에서 부산영화제가 수여하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 소감으로 “한반도에 드디어 평화가 찾아오고 있다. 같은 아시아인으로서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고 축하 인사를 건넨 사카모토는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 역시 아낌없이 드러냈다. 그는 “한국 영화를 좋아해서 평소에 많이 보는데 영화 속에서 본 얼굴들이 개막식 날 나와 같은 열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두근거렸다”면서 “다만 팬으로서 정말 좋아하는 김태리씨가 (현장에) 오지 않은 것이 무척 안타까웠다”며 개막식 후일담을 들려줬다. 부산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1조 1300억원 계약한 나이키 “호날두 강간 보도에 깊은 우려”

    1조 1300억원 계약한 나이키 “호날두 강간 보도에 깊은 우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유벤투스)와 10억달러(약 1조 1300억원) 계약을 맺은 나이키가 그에게 제기된 강간 혐의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나이키는 4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내 “계속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날두와 계약한 EA스포츠도 A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호날두에 대해 제기된 혐의를 구체적으로 담고 있는 우려되는 보도를 봐왔다”며 “우리는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호날두가 EA의 가치와 일치하는 태도로 스스로를 지켜왔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9920만 파운드(약 1457억원)의 이적료를 지불하고 레알 마드리드에서 그를 영입한 유벤투스 구단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호날두는 최근 몇달 프로 의식과 헌신을 보여줘 유벤투스의 모든 이들은 감사하고 있다”고 지지했다. 호날두는 미국의 전직 교사 캐스린 마요르가(34)가 2009년 라스베이거스의 레인 나이트클럽에서 만나 팜스 호텔 앤드 카지노의 펜트하우스 스위트룸에서 자신을 강간했다는 주장을 독일 잡지 슈피겔이 처음 보도했을 때 “가짜 뉴스”라고 대꾸했다. 외상후 트라우마를 심하게 겪어 한때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했던 마요르가는 미투 운동에 용기를 얻어 호날두로부터 당한 일을 고발하게 됐다고 변호인을 통해 털어놓았다. 호날두는 3일 트위터에 올린 성명을 통해 “내게 제기된 혐의들을 확고하게 부인한다”며 “강간은 나란 존재와 내가 믿고 있는 모든 것들에 반하는 가증스러운 범죄다. 내 이름을 걸 수 있다면 날 희생해서 자신을 선전하는 이들이 만들어낸 미디어 활극에 먹이를 던지는 일을 거절한다”고 밝혔다. 슈피겔은 마요르가가 라스베이거스 경찰에 사건 직후 서류로 신고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녀는 내년까지 절대로 이 내용을 공론화하지 않겠다며 37만 5000달러(약 4억 2350만원)의 법정 밖 화해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의 변호인들은 비공개 합의가 무효라고 선언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호날두의 변호인들은 슈피겔을 제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일 라스베이거스 경찰은 2009년 6월에 접수된 고발장을 수사했는데 특별한 혐의점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성명을 통해 “(슈피겔의) 보도가 나왔을 때 피해자는 사건 현장이나 혐의 사실을 형사들에게 제공하지 않았다”며 “2018년 9월에 재수사가 시작돼 형사들이 제공된 정보들을 쫓고 있다”고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아이를 꽃으로도 때리면 안 되는 이유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아이를 꽃으로도 때리면 안 되는 이유

    소파 방정환 선생이 1922년 ‘어린이의 날’을 처음 만들고 ‘어린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전까지 아이들은 그냥 몸집이 작은 어른 정도로 취급됐습니다. ‘어린이’라는 단어 속에는 어린아이들을 하나의 온전한 인격체로 존중해 줘야 한다는 존대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요즘 뉴스를 보면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막 대하는 눈살 찌푸려지는 사건들이 너무나 많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트라우마도 유전되나… 34명 중 변형된 정자 22명, 알고 보니 학대당한 경험 아이들을 왜 소중하게 여기고 보호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과학적으로도 많은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최근 미국과 캐나다 연구진이 학대를 당한 아동들은 트라우마가 DNA에 각인돼 학대의 기억이 본인뿐만 아니라 후손들에게까지 전달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놔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의대와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 공동연구팀의 이러한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에서 발행하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중개 정신의학’ 최신호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성인 남성 34명의 정자를 채취해 ‘DNA 메틸화 반응’을 살폈습니다. 후성유전학 분석에서 쓰이는 DNA 메틸화는 쉽게 말하면 DNA의 염기서열 자체는 바꾸지 않으면서 유전자의 활성 정도를 변화시켜 겉으로 드러나는 성질을 다르게 만드는 것입니다. 분석 결과 22명의 정자 DNA가 특이하게 변형된 것을 발견했습니다. 알고 보니 이들 22명은 모두 어린 시절 어른들로부터 학대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연구팀은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수정은 엄청난 유전자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에 학대로 인한 상처가 유전되는지에 대해서는 좀더 장기적인 추적이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여러 후성유전학적 결과를 보면 부모의 상처가 자식에게 전달될 가능성은 충분히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폭력은 뇌가 기억한다… 물리적 폭력 이상으로 감정·언어적 폭력에 큰 상처 또 2015년 캐나다 맥길대 심리학과 연구팀은 1986년부터 2012년까지 여름캠프에 참가한 5~13세 저소득층 남녀 어린이 2292명을 대상으로 양육 상태를 추적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많은 아이들이 폭력에 노출돼 있는데 특히 협박, 조롱, 무시, 창피 등 감정적 폭력이 물리적 폭력과 방치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흔히 물리적 폭력이 감정적 폭력보다 더 해로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연구팀에 따르면 물리적 폭력이나 감정적, 언어적 폭력 모두 똑같은 뇌 부위가 반응하며, 뇌에 미치는 영향은 감정적, 언어적 폭력이 물리적 폭력과 비슷하거나 더 심하다고 합니다. 어른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아이들에게 상처를 줄 때가 많습니다. 어린이는 나무와 같아서 믿어 주는 만큼 성장합니다. 상처받고 스트레스에 찌든 아이들이 많은 사회의 미래가 과연 밝을까요.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아이들은 꽃으로도 때려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정치권이나 경제계 등에서는 출산율 저하를 단순히 미래 노동력 감소라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반론도 있지만 노동력 감소는 로봇이나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노동력 감소라는 차원의 접근은 사회라는 커다란 기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인간’이라는 부품이 빠져나가서는 안 된다는 기계론적 사고방식의 다른 표현입니다. 사람을 인격체가 아닌 사회를 구성하는 톱니바퀴나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회에서 저출산 문제는 ‘백약이 무효’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edmondy@seoul.co.kr
  •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나…‘진실게임’에 빠진 미국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나…‘진실게임’에 빠진 미국

    과연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나. 엘리트 코스를 달려온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 지명자인가, 아니면 36년 전 당한 성폭력의 트라우마에 아직도 고통받고 있는 대학 여교수인가. 27일(현지시간) 미국의 눈과 귀는 온통 미 상원 법사위원회의 브렛 캐버노(53) 연방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에 집중됐다. 이날 청문회에는 캐버노 지명자의 고교 시절 성폭행 미수 의혹과 관련해 그를 가해자로 지목한 피해여성과 캐버노가 차례로 증인으로 출석해 상반된 주장을 폈다.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로 신원이 드러난 피해 당사자인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대학의 크리스틴 블래시 포드(51) 심리학 교수가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육성으로 피해사실을 증언하는 자리였다. 포드 교수는 상원의원들의 계속되는 질문에 캐버노 지명자가 100% 가해자가 맞다고 주장했고, 캐버노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민주당과 포드 교수측은 36년 전 사건에 대한 미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공화당은 이를 말도 안된다며 거부하고 있다. 공화당은 늦어도 이번 주중에는 상원 전체회의에서 캐버노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표결에 부친다는 계획이지만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미국변호사협회도 상원 법사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FBI 조사가 끝날 때까지 인준안 처리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연방대법관으로서의 자질과 이념 성향, 과거 판결 등에 대한 검증으로 시작한 캐버노의 상원 법사위 청문회는 포드 교수의 성폭행 미수 주장을 계기로 제2, 제3의 피해자가 잇따라 ‘커밍아웃’하면서 새로운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해 미국 할리우드의 스타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행에 대한 폭로로 시작된 #미투운동(나도 피해자다)이 미국 사법부의 최고위직인 연방대법관 지명자에까지 이어지면서 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공화당과 캐버노 지명자는 민주당, 특히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의 음모론을 들먹이며 ‘성폭행 미수’ 의혹을 중간선거를 겨냥한 정치 공세로 몰아가고 있다.연방대법관 자리를 놓고 공화당과 민주당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기싸움을 벌이는 것은 연방대법원의 이념 저울이 보수로 기울게 되기 때문이다. 9명의 대법관 중 현재 보수 성향과 진보 성향의 대법관이 각각 4명인데 보수 성향의 캐버노가 청문회를 통과하면 5대 4로 보수가 우위에 서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낙태와 이민, 동성혼, 그밖에 소수 인종과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주요 사건들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보수적으로 흐를 수 있고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36년전 무슨 일이 있었나 포드는 청문회에서 고교 시절인 1982년 여름 저녁, 메릴랜드주의 부촌인 몽고메리 카운티의 한 단독주택에서 열린 파티에 갔다가 비틀거릴 정도로 취한 캐버노가 2층의 화장실에 가던 자신을 침실에 밀어넣고 침대 위에 쓰러뜨린 뒤 캐버노의 친구가 보는 앞에서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고 폭로했다. 도와달라고 소리치려는 자신의 입을 캐버노가 손으로 틀어막어 잘못하면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두려웠다는 포드는 사력을 다해 도망치려는 자신을 보며 웃던 두 남자의 웃음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캐버노 지지자들은 포드가 정확한 사건장소와 날짜, 어떻게 그 집에 갔고, 사건현장에서 도망쳐 어떻게 집에 갔는 지 등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을 들어 증언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민주당 상원의원들과 포드 지지자들은 36년전 일어난 일이고 충격이 워낙 컸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까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할 수 있다며, 오히려 솔직한 태도가 증언의 신빙성을 뒷받침한다며 맞섰다. 포드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캐버노의 성폭행 미수 사건을 공개한 뒤 미국은 물론 이 뉴스를 접한 한국 사회의 반응은 눈여겨볼 만하다. 10년 전도 아니고 36년 전 일어난 일인데다, ‘철부지’ 고등학교 때 일까지 거론하는 건 너무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기억도 제대로 나지 않고, 의혹을 규명해줄 증인이나 증거도 찾기 쉽지 않을텐데라는 말도 뒤따랐다. 1970~1980년대 미국의 파티문화와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할 때 30년, 40년전 일까지 꺼내면 ‘걸리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반응도 읽은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같은 반응은 철저히 가해자의 입장이라는 댓글도 있었다. 신고하지 않았다고 피해 사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포드가 청문회에서 밝힌 것처럼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의 성폭력 피해는 그 충격이 더 오래, 더 깊게 각인돼 평생을 두고 영향을 미친다. 성희롱에 사회적 인식과 기준은 달라졌을 지 몰라도 세월이 지났다고 성폭행과 성폭력의 기준까지 변하지는 않는다. 1991년 애니타 힐 vs 2018년 크리스틴 포드미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인준 청문회에서 성폭력이 문제가 됐던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는 1991년 10월 흑인 연방대법관 지명자였던 클래런스 토마스 판사에 대한 인사청문회 때다. 35살의 애니타 힐 당시 오클라호마대 법대 교수는 1981~1983년 교육부와 고용평등위원회에서 일할 때 상사였던 토마스 후보자가 자신을 상습적으로 성추행 했다고 증언했다. 백인 남성 일색의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해 자수성가한 보수 성향의 토마스 후보자를 끌어내리려는 정치적 술수라고 몰아부쳤다. 또 힐 교수에게 인격적으로 모욕감을 주는 발언들도 서슴지 않았다. 당시 14명의 민주·공화 상원의원은 모두 백인 남성이었고, 이들이 30대의 흑인 여교수를 앉혀놓고 떠올리고 싶지 않은 성희롱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하라고 반복해서 몰아치던 모습은 여성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토마스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은 52대 48로 가까스로 상원에서 통과됐다. 하지만 이후 직장내 성희롱 문제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는 계기가 됐고,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빌 클린턴 후보가 당선됐고, 여성 상·하원의원들이 다수 당선돼 ’여성의 해‘로 기록됐다. 현재 브랜다이스대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힐 교수는 지난 26일 유타대 강연에서 28년과 달라진 게 거의 없다면서 “결국 상원은 진실을 알 수 없다고 결론 지을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미국 언론들과 전문가들은 FBI가 조사에 착수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표결에 부쳐진다면 51석을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에서 몇명의 이탈표가 나오느냐에 결과가 달려있다. 캐버노 논란은 당파성의 한계를 다시 한번 보여주겠지만 미투운동에는 새로운 전기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균미 대기자 kmkim@seoul.co.kr
  • “그 일을 결코 잊지 못해” vs “나는 결백” 진실공방 벌어진 美연방대법관 인준청문회

    “그 일을 결코 잊지 못해” vs “나는 결백” 진실공방 벌어진 美연방대법관 인준청문회

    “나는 겁에 질려 있다. 모든 걸 다 기억하진 못하지만 그 일을 결코 잊지는 못한다. 캐버노의 행동이 얼마나 내 인생에 피해를 줬는지 밝히기 위한 것”(크리스틴 포드 팰로앨토대 교수) “나는 결백하다. 인준 청문회가 ‘국가적 수치’가 됐다. 조언과 추인의 장이어야 할 청문회가 신상털이와 죽이기의 장으로 전락했다.”(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에게 고교 시절 성폭행을 당할 뻔 했다고 실명으로 폭로한 크리스틴 포드 캘리포니아 팰로앨토대 교수가 27일(현지시간)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육성으로 당시 정황을 묘사했다. 평생 트라우마에 시달린 그는 또 폭로 후 이어진 캐버노 지지자들의 갖은 협박으로 고통받아온 심정을 힘겹게 토로했다. 포드 교수와 시간 차를 두고 청문회에 참석한 캐버노 지명자는 격앙된 어조로 의혹을 부인하다 때로는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미 정계의 뇌관으로 떠오른 이번 진실공방에 대해 보수매체인 폭스 뉴스를 비롯한 외신들은 “공화당 참사”라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캐버노 지명자를 둘러싼 성추문 폭로는 5건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이날 포드 교수의 증언은 방송사들의 생중계를 통해 전파를 탔다. 그는 지난 16일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를 통해 침묵을 깨고 자신의 신원을 공개하며 이 사건에 대한 공론화에 나섰다. 포드 교수는 “나는 이 자리에 내가 원해서 온 것이 아니다”라고 말문을 연 뒤 고교시절 문제의 파티에서 사건이 벌어진 상황을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다. 포드 교수는 1980년대 초 메릴랜드 주 몽고메리 카운티의 한 집에 열린 고교생 모임에서 비틀거릴 정도로 취한 캐버노 지명자 등이 자신을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와 침실로 들어온 뒤 문을 잠근채 음악을 틀고 볼륨을 높였다는 것이다. 또 캐버노 지명자가 자신의 몸을 더듬으며 옷을 벗기려 했다고 포드교수는 주장했다. “그가 나를 강간하려고 한다고 생각이 들었으며 우발적으로 나를 죽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포드는 캐버노 지명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헷갈렸을 가능성에 대해 “(가해자가 캐버노라는 걸) 100%확신한다”며 “캐버노의 성폭력이 인생을 철저하게 바꿔놨다”고 호소했다. 그는 불안과 포비아,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포드 교수는 또 자신의 폭로를 ‘정치적 공세’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이번 사건에 대한 공개 결정은 정치적 동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나는 완전히 독립된 개인이며 그 누구의 노리개도 아니다”라며 “내가 앞에 나서기로 한 동기는 캐버노씨의 행동이 얼마나 내 인생에 피해를 줬는지에 대한 사실관계를 제공함으로써 사람들이 제대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인준을 앞두고 낙마 위기에 봉착한 캐버노 지명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나는 그녀(포드)에게도 다른 어떤 누구에게도 그와 같은 일을 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이어 “인준 투표로 날 쓰러트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코 멈추게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사퇴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캐버노 지명자를 감싸고 돌았다가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자칫 여성 유권자들을 자극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그럼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청문회가 끝난 뒤 트위터에 글을 올려 “캐버노 판사는 내가 왜 그를 지명했는지를 미국에 정확히 보여줬다. 그의 증언은 강력했고 정직했으며 관심을 사로잡았다”고 옹호했다. 상원 법사위는 28일 전체회의를 열어 인준 표결을 하고 이어 본회의 인준을 거치게 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12살 가출소년 노렸던 경찰…기계처럼 일했어도 늘상 얻어맞아”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12살 가출소년 노렸던 경찰…기계처럼 일했어도 늘상 얻어맞아”

    “이런 상태로 지금까지 살아온 게 신기하다.” 이향직(48)씨가 수년 전 병원을 찾았을 때 정신과 의사가 했다는 말이다. 치료를 받기 전엔 옛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 숨도 쉬기 어려웠다는 이씨. 그는 1984년 14살 때 부산 형제복지원에 끌려가 3년 넘게 폭력과 학대에 시달렸다. 어릴 적 아버지의 폭력과 부모의 이혼, 복지원에서의 강제 노역, 출소 후 세상의 편견을 홀로 감내해야 했던 그의 48년 삶은 고도성장기에 가려졌던 한국 사회의 그늘과 야만적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이씨와 동갑인 김학철씨의 인생 역정도 비슷하다. 12살 때 복지원에 끌려간 그는 “맞지 않고 기합받지 않으려고 시키는 대로 일만 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얼마 전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회가 형제복지원 사건을 대법원에 비상상고하라고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권고함에 따라 사건이 세상이 알려진 지 30여년 만에 그 실체와 책임 규명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형제복지원에선 군사정권 시절인 1975~1987년 수만명이 수용돼 온갖 가혹 행위와 강제 노역에 시달렸고, 그 과정에서 수백명이 사망했다. 그중 상당수는 이향직·김학철씨 같은 아이들이었다. 경기 광주의 이씨 집 인근 카페에서 두 사람을 만나 당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어린 나이에 어떻게 복지원에 들어갔나. -이 부산에서 자랄 때 아버지의 폭력이 심했다. 어머니와 나 모두 많이 맞았다. 어머니가 견디다 못해 나를 데리고 몇 차례 도망가다가 붙잡히기도 했다. 결국 어머니가 몰래 혼자 나가셨고 아버지가 재혼했지만 폭력은 계속됐다. 나도 가출해 신문보급소에서 기거하면서 신문을 배달했다. 당시 아버지는 식당을 운영하셨는데 시장을 보러 가던 중 나를 발견하고 말았다. 시장 보고 오면서 데려간다고 잠깐 파출소에 맡겼는데 경찰이 형제복지원에 들어가라고 계속 회유했다. 좋은 옷과 음식을 주고 학교까지 보내 준다고 했다. 집에 가면 다시 아버지에게 맞을 게 두려워 입소하겠다고 했다. 그때 경찰이 누군가에게 전화해 “됐으니 가져가라”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 파출소에 간 지 1~2시간 만에 복지원으로 넘어갔다. 나중에 아버지한테 들으니 시장을 본 뒤 파출소에 들렀을 때 경찰이 “아이가 도망갔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경기도 광주에서 살고 있었는데 부모님이 이혼했다. 재혼한 아버지와 새엄마 아래서 적응하지 못하고 가출해 부산까지 내려갔다. 거기서 혼자 배회하는 걸 보고 경찰이 경찰서(부산진경찰서로 기억)로 데려갔다. 향직이와 마찬가지로 경찰이 온갖 사탕발림으로 회유했고, 결국 꼬임에 넘어가 복지원에 들어갔다. →당시 12살, 14살이었는데 어떻게 노역에 동원되었나. -이 처음엔 낚시점에서 파는 낚싯바늘 꿰는 작업을 했고 나이가 들자 목재 가공이나 미싱 작업에 투입됐다. 거의 기계처럼 일했다. 인근 교회 부지 공사 때는 돌이나 흙 나르기 작업도 했다. 원장(박인근·2016년 사망)이 “열심히 일해 기술을 익혀라, 적금 넣어 주겠다”고 했지만 돈은 한푼도 구경하지 못했다. 철골 작업을 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자격증도 땄고 일부는 밖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 다시 돌아왔다. 몇 년 동안 외출·외박을 금지해 외부와의 모든 교류를 막은 탓에 밖에 나가도 적응이 어려웠다고 한다. 당시 원생들은 바깥세상 사정이나 변화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아이들에게 어떤 가혹 행위가 행해졌나. -김 복지원에 들어가자마자 폭력이 쏟아졌다. 작업하다가 맞지 않고 기합받지 않으려면 시키는 대로 일하는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은 결핵 같은 병에 걸려 많이 죽었다. 병원에 제대로 못 가는 데다가 약도 별로 없었다. 자고 일어나면 ‘누가 도망갔더라’, ‘누가 도망갔다가 잡혀 왔더라’ 하는 얘기가 자주 들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막상 잡힌 사람은 보지 못할 때가 많았다. 폭행으로 죽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이 봉제공장에서 일할 때 조장에게 맞아 코뼈가 함몰되고 콧등이 찢어진 적이 있다. 코피가 쏟아지자 아프다는 생각보다는 ‘인제 그만 맞겠구나’ 하고 안도했던 기억이 난다. 의무실에 가니 의사도 아닌 수용자 중 한 사람이 마취도 하지 않고 찢어진 부위를 꿰맸다. 당시 의무실엔 의사는 물론 간호사도 없었고, 비치된 약도 소독약과 소염제 등 서너 가지가 전부였다(얼마나 엉성하게 꿰맸는지 지금도 이씨의 콧잔등에 흉터가 뚜렷했다).→1987년 형제복지원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뒤 출소했다. 그 후 삶은 어땠나. -이 집에 돌아왔지만, 아버지의 폭력이 무서워 다시 가출해 보석가공 공장에서 일했다. 공장 다락에 기거하면서 야간중학교(고등공민학교)에 다녔다. 그때 중졸,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돈이 생기자 친어머니 찾기에 나섰다. 경북 어딘가에 산다는 것만 알고 경북 지역 읍·면사무소를 샅샅이 뒤졌다. 상주에서 한 택시 기사의 도움으로 황씨(어머니의 성씨) 집성촌인 어느 마을에 가게 됐고 거기서 물어물어 서울 사는 어머니를 찾게 됐다. 아버지의 폭력을 못 이겨 재봉틀 하나 들고 탈출해 서울 와서 미싱일을 하셨다고 했다. 둘이 손을 맞잡고 엄청 울었다. 지금도 의상실을 운영하신다. 어머니를 찾은 뒤 열심히 일해 보석가공 공장을 차렸고 결혼도 했다. 하지만 외환위기(IMF) 사태가 터지면서 공장 부도로 모든 재산을 날렸다. 그후 경기도 광주에서 헌옷가게를 꽤 오래 운영했다. 하지만 또 사정이 안 좋아져 접고 야시장 노점을 하다 지금은 배달일을 하고 있다. 옷가게를 할 때 나처럼 집안 사정이 안 좋은 아이 둘을 데려다가 함께 살았다. 모두 검정고시를 준비해 공부하도록 도와줬고 지금은 결혼해 잘 살고 있다. -김 출소 후 서울 와서 봉제공장에 들어갔는데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이 많았다. 그후 간판일을 배웠고 정비공장에서도 일했다. 2001년 결혼도 했다. 지금은 반도체 장비 관련 일을 한다. 해왔던 일이 모두 밤늦게 끝나는 작업이라 공부는 꿈도 못 꿨다. 그래서 학력이 국졸이다. 만약 남들과 같은 집안에서 자라고, 교육도 받았으면 나도 정상적으로 성장했을 텐데 하는 마음이 항상 있다. 부모에 대한 서운함 때문에 연락을 끊고 살다가 아이들이 생기면서 명절 때는 찾아뵙는다. →복지원 생활로 인한 트라우마가 심하다고 들었다. -이 언젠가부터 가슴이 답답했다. 복지원 기억이 떠올려지면 숨도 못 쉴 정도였다. 몇 년 전 병원에 가니 정신과 의사가 “어떻게 그런 일을 겪고 지금까지 살아왔느냐. 무사한 게 신기할 정도”라고 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진단을 받고 꾸준히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 알고 지내는 복지원 출신 5~6명도 같은 증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내가 보기엔 복지원 출신 대부분이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다. 글 사진 sdragon@seoul.co.kr
  • 도쿄역 사물함에 신생아 사체…생모가 4~5년간 돈 넣으며 숨겨

    도쿄역 사물함에 신생아 사체…생모가 4~5년간 돈 넣으며 숨겨

    일본 도쿄 도심 롯폰기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한 철도역의 개인 사물함에서 세상을 떠난 지 4~5년 된 신생아 사체가 발견됐다. 스자키 에미리(49)란 여성이 지난 24일 경찰에 출두해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수할 때까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는 24시간 보관하는 데 1.8달러(약 2000원)를 지불해야 하는 라커룸에 동전을 그 오랜 세월 계속 집어넣어 사체를 발각되지 않게 해왔다고 털어놓았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수자키는 “아기가 출산 과정에 숨졌다는 사실을 알고 패닉에 빠져 출산 사실을 들키지 않도록 사체를 감춰왔다”고 진술했다. 특별한 직업이 없어 아는 남성 집에 얹혀 지내다 최근 그와 심하게 다퉈 집을 나오면서 라커룸 열쇠를 챙겨 나오지 못했다. 이 라커룸은 동전을 넣지 않은 금액이 8.86달러가 되면 관리인이 열어볼 수 있게 돼 있었다.따라서 다른 사람의 눈에 띄기 전에 자수를 결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생아가 왜 죽음에 이르게 됐는지는 분명치 않아 경찰은 사인을 규명하는 데 힘쓸 계획이다. 싱가포르에 있는 세이프 하버 카운셀링센터의 카산드라 추이는 출산 과정에 아기가 죽으면 산모는 정상을 회복하는 데 힘도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나이가 든 이들과 작별하는 것과 완전히 다르다며 수자키가 완전히 복합적인 슬픔으로 고통받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카산드라 추이는 “왜 가족들의 도움을 청하지 않았는지 등등 많은 궁금증이 일지만 우리는 그녀의 인생이 거쳐온 스트레스에 대해 알지 못한다. 하지만 뭔가 대단한 트라우마가 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서정희 공황장애 고백 “이혼 후 사람 많으면 힘들어”

    서정희 공황장애 고백 “이혼 후 사람 많으면 힘들어”

    서정희가 공황장애를 고백했다. 지난 22일 방송된 TV조선 ‘꿈꾸는 사람들이 떠난 도시 - 라라랜드’(이하 ‘라라랜드’)에서는 서정희 서동주 모녀의 일본 여행기가 그려졌다. 이날 서정희 딸 서동주는 “엄마가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살아온 게 마음에 걸렸다. 나처럼 세상 밖으로 나와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서포터를 자처했다”며 일본 여행을 계획했다. 서동주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자고 했지만, 서정희는 사람이 많은 곳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정희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공황장애처럼 환경이 바뀌면 당황한다. (이혼 후) 외상 후 스트레스성 트라우마가 있었다. 땀이 나고 사람들이 많으니까 힘들더라. 일본에서도 똑같은 감정이 올라왔다. 체력도 안 되는데 트렁크를 들고 지하철을 타니 병이 날 거 같더라”고 고백했다. 딸 서동주는 “엄마가 공황장애를 겪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하기 싫은 일을 하게 된 거 아니냐. 슬픔 속에 스스로를 가두지 말고 엄마가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사진=TV조선 ‘라라랜드’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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