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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리소설 뺨치는 어산지의 폭로전

    ‘정보 메시아’인가, ‘사이버 테러리스트’인가. ‘위키리크스, 비밀의 종말’(북폴리오 펴냄)은 2010년 미국 정부의 외교전문 25만 건을 비롯해 100만건이 넘는 비밀문서 등을 폭로한 호주인 줄리언 어산지와 그가 2006년에 만든 폭로 전문 인터넷 사이트 위키리크스를 다룬 책이다. 데이비드 리와 루크 하딩은 영국의 정론일간지 가디언의 중견 기자들. 가디언은 위키리크스 설립부터 어산지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어 온 사이다. 어산지가 입수한 거의 모든 문서들은 가디언을 통해 검토·분석된 뒤에 가디언의 지면을 통해 먼저 세상에 알려졌다. 그만큼 가디언은 비밀 폭로에 있어서 어산지의 조력자였고, 누구보다 위키리크스와 어산지에 대해 깊게 이해하고 있다. 이런 연유에서 저자들은 한편의 추리소설을 진행하듯 어산지와 위키리크스의 비밀 폭로행위를 기술했다. 첫 장면으로 변장을 한 어산지가 2010년 11월 영국 노포크 엘링엄 홀의 거처로 잠행하는 내용이 나온다. 처음에서 마지막 장까지 다큐멘터리를 기술하듯이 어산지와 위키리크스의 폭로 활동과 내용, 그리고 그들에게 비밀과 비밀문서를 넘긴 미군 병사 브래들리 매닝 등 제보자들의 심리상태와 행동 등이 상세하게 묘사돼 있다. 부록으로는 ‘케이블(전문) 게이트’로 불린 폭로 미 대사관 외교전문들이 요약본으로 실려 있다. 미국 대사 등 외교관들이 우방의 유력인사들과 나눈 이야기를 상세하게 담고 있어 미국과 관련자들을 곤란한 처지로 내몰았다. 당시 천영우 외교차관이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미국대사에게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입장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것이 나와 논란이 됐다. 튀니지 주재 미국대사관이 보낸 외교 전문은 지배층의 부패와 월권이 적나라하게 나와 튀니지 혁명을 촉발시켰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 책은 미국의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영화화 판권을 구입해 앞으로 보게 될 영화의 원판이 될 듯싶다. 무명의 해커로 출발한 어산지가 익명의 정보 제공자가 제공하거나, 자체적으로 수집한 미공개 정보를 통해 어떻게 세계를 들었다 놓았다 하게 됐는지를 실감나게 그렸다. 위키리크스가 지난 몇 년동안 공개한 기밀문서의 숫자는 전 세계의 언론들이 지금까지 통틀어 공개한 것보다 많다. 특히 2010년 연속으로 폭로한 일련의 전쟁 기밀문서는 미국 정부와 전세계를 뒤집어놓았다. 그해 4월 공개된 ‘부수적 살인’이란 제목의 비디오 파일을 비롯해, 아프간 전쟁일지(6월), ‘이라크 전쟁기록’은 미국의 전쟁범죄와 행위들이 낱낱이 드러나 있다. 1만 6000원. 이석우 편집위원 jun88@seoul.co.kr
  • [주말 영화]

    ●혈의 누(OBS 일요일 밤 11시 15분) 1808년 조선의 고립된 섬, 닷새간 예고된 다섯 명의 연쇄 죽음이 시작된다. 외딴 섬마을 동화도. 어느 날 조정에 바쳐야 할 제지가 수송선과 함께 불타는 사고가 벌어진다. 수사관 원규(차승원) 일행이 동화도로 파견된다. 섬에 도착한 첫날, 화재 사건의 해결을 서두르던 원규 일행 앞에서 참혹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범인을 알 수 없는 살인 사건으로 동요하던 마을 사람들은 7년 전 역모를 이끈 천주교도와 한패로 낙인찍혀 온 가족이 참형을 당한 강 객주의 원혼이 일으킨 저주라 여기며 점점 광기에 휩싸여 간다. 불길한 섬에 고립돼 가는 원규 일행은 살인범의 자취를 찾지 못한 채 광기 어린 마을 사람들의 분위기에 동요되고 만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냉철하게 추리해 나가던 원규 앞에 참혹한 연쇄 살인 사건이 또다시 이어지고, 제지소 주인의 아들 인권은 흉흉한 마을 분위기를 강압적인 태도로 잡으며 원규와 끊임없이 대립하기만 한다. ●더 콘서트(KBS1 토요일 밤 12시 55분) 안드레이 필리포프는 구소련의 브레즈네프 시절 촉망받던 지휘자다. 하지만 오케스트라에서 유대인 연주자들을 몰아내라는 당의 지시를 어겨 지휘를 그만두게 된다. 그렇게 음악에 대한 열정을 삭이며 30년 동안 볼쇼이 극장의 청소부로 일하던 그. 어느 날 극장장의 방을 청소하다가 프랑스 파리의 샤틀레 극장에서 보내 온 팩스를 우연히 발견한다. 볼쇼이 극장 오케스트라를 파리에 초청하고 싶다는 그 팩스를 읽는 순간 그의 머리에는 무모한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그렇게 이미 연주를 그만둔 옛 유대인 동료들을 규합해 정규 볼쇼이 극장 오케스트라 대신 파리로 연주 여행을 떠난다. 지휘자 필리포프가 원하는 것은 오직 하나. 젊은 여성 바이올리니스트 안 마리 자케와 함께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하는 것이다. ●패튼 대전차 군단(EBS 토요일 밤 11시) 1943년 아프리카 튀니지 카세린 협곡. 미국의 제2군은 ‘사막의 여우’ 롬멜이 이끄는 최강의 전차부대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지만 화력의 열세로 계속 밀린다. 이에 패튼 장군(조지 C 스콧)이 새로운 군단장으로 부임한다. 패튼은 브래들리 소장(칼 말든)과 함께 느슨해진 부대의 기강을 바로잡는 한편 롬멜의 전차 전술을 치밀하게 분석해 엘 게타 전투에서 대승을 거둔다. 그리고 패튼은 제7군을 이끌고 시칠리아로 진출해 독일 최강의 괴링 사단을 물리치고 팔레르모를 점령한 뒤 메시나를 점령하겠다는 공언을 한다. 이에 영국의 몽고메리 장군(마이클 베이츠)은 패튼의 활약에 공을 뺏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인다. 패튼 또한 몽고메리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승부수를 띄운다.
  • 美 ‘디지털 외교’의 1인자 “北주민, 美 도움없이 인터넷 자유 찾을 것”

    美 ‘디지털 외교’의 1인자 “北주민, 美 도움없이 인터넷 자유 찾을 것”

    위기의 미국 외교가가 ‘e-외교’에 주목하고 있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집권 이후 아프가니스탄전 등 ‘전쟁의 덫’에 발목 잡힌 채 아랍권역의 ‘재스민 혁명’을 맥없이 바라보며 정보력과 영향력 상실을 한탄했던 미국은 인터넷과 새로운 소통 도구를 활용한 외교 가능성에 눈을 돌린다. 미국의 디지털 외교전 최전선에 알렉 로스(40) 국무부 장관 혁신담당 수석 자문관이 서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유튜브 등 뉴미디어로 무장한 그는 외교관 대신 외국 국민들과 직접 소통하며 미국의 입장을 전달하려 애쓴다. 권위주의 국가에서 ‘인터넷 자유’를 끌어올리려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그는 워싱턴 국무부 내 사무실에서 국내 언론으로는 서울신문과 첫 인터뷰를 갖고 “북한 주민 스스로 (동북아시아) 지역의 정교한 디지털 생태계에 접속할 것이며 끝내 인터넷의 자유가 찾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국무부가 아랍 권역 등의 ‘인터넷 자유’ 보장을 위해 추진해 온 프로젝트는. -미국 정부는 최근 (인터넷 자유 보장을 위한) 12개의 프로그램 개발을 도우려고 모두 2800만 달러(약 300억원)를 투입했다. 그중에서 ‘여행가방 속 인터넷’(IIS)과 ‘패닉버튼’은 공개됐다. IIS는 (권위주의 국가 등에) 이동광대역통신망을 설치하는 것으로 거의 상용화됐다. 패닉버튼은 시리아 등에서 (반체제 인사 등이) 체포될 위기에 놓이면 비상 버튼을 눌러 체포 사실을 주위에 알리도록 고안한 제품이다. 버튼을 누르면 휴대전화 속에 저장된 모든 연락처도 함께 지워진다. 나머지 10가지는 기밀 사항이다. →북한에서도 ‘IIS’나 ‘패닉버튼’ 같은 기술이 활용될 가능성이 있나. -우리는 특정 국가를 겨냥해 기술을 개발하지 않는다. 미 국무부는 지구상 194개국에 모두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인터넷 자유를 위한 기술도 모든 국가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어떤 나라가 됐든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북한에는 인터넷망이 거의 구축돼 있지 않다. 북한의 ‘인터넷 자유’를 돕기 위해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은. -우선 북한 주변에는 활기 넘치는 ‘디지털 생태계’가 조성돼 있다. 북한의 인터넷 자유는 미국의 도움으로 얻어지지 않을 듯하다. 외부 세계와 연결할 방법을 찾는 북한 주민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낼 것이다. 북한 정권이 ‘정보 정전’ 상태를 지속하려 한다면 이는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아랍의 봄’ 기간 동안 인터넷은 독재자 축출 도구로 활용됐지만 ‘반미감정’ 전파의 장이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인터넷 자유’는 미국의 외교적 이익을 보장한다고 믿는다. 물론 네티즌이나 언론이 미국에 대해 좋은 말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의 ‘말할 권리’를 존중하며 이 같은 권리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예컨대 이집트와 튀니지 등의 혁명 과정에서 기술과 소셜 미디어는 큰 역할을 해냈다. 결성하는 데 몇 년씩 걸리는 정치운동 조직을 단박에 가능하도록 했고, 짧은 시간 안에 연대의 고리를 강화했다. 저소득층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며 (민주화 세력의) 리더십을 확산시켰다. 시리아나 이집트, 튀니지 등에서는 넬슨 만델라나 레흐 바웬사 같은 독보적 리더는 없다. 네트워크가 ‘혁명 지도자’가 된 것이다. →줄리언 어산지가 주장하는 정보의 자유와 미국이 강조하는 정보의 자유는 어떻게 다른가. -자유는 책임으로부터 나온다. 미국에서는 무기를 소지할 권리가 있지만 누군가에게 마음대로 쏠 권리를 준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는 말할 권리가 있지만 남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할 권리가 보장된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에게는 인터넷 자유가 있지만 그 자유가 포르노물 등을 인터넷에 올릴 자유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인터넷에서 사기를 칠 권리나 지적 재산을 훔칠 권리가 주어진 것도 아니다. →한국의 정보기술 환경을 평가한다면. -한국은 굉장히 수준 높은 디지털 환경을 구축한 것으로 안다.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는 미국보다 낫다. 다만 한국의 디지털 환경 중 인터넷 카페 등에서 인터넷의 자유로운 사용에 제약이 있는 것이 아쉽다. ‘디지털 지문’ 같은 것은 경계해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클린턴 국무장관과 모두 일해 봤는데, 두사람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훨씬 많다. 두 사람 모두 ‘머리’와 ‘가슴’, 지능과 동정심이 조화를 이룬 지도자들이다. →‘디지털 외교관’이자 비정부기구(NGO)의 창립자이며 혁신가다. 당신과 같은 꿈을 꾸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조언한다면. -청년이라면 기꺼이 약간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성공한 사업가들을 보라. 여러 번 실패한 이들이 많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해고됐다가 돌아왔고, 구글 회장인 에릭 슈미츠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지배당한 회사에서 일했었다. 미국을 강하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실험하는 데 머뭇거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는 실패에서 배우라고 독려한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재스민혁명’ 월드컵 예선 최대변수 되나

    아르헨티나 출신의 혁명가 체 게바라는 “축구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혁명의 무기”라고 했다. 반면 이탈리아의 소설가 움베르토 에코는 “축구 경기가 열리는 일요일에 혁명이 가능한가.”라고 물었다. 전두환 독재 시절 광주 무등구장에서 목포의 눈물을 목 놓아 불러 본 사람들, 스페인 프랑코 독재 시절 레알 마드리드를 맞이한 FC바르셀로나를 죽어라 응원했던 사람들은 누가 옳은 이야기를 한 건지 판단할 자격이 있는 걸까. ●요르단 등 중동국가들 4개조 배정 의외로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 그 답을 얻을 수도 있다. 올 초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시작돼 중동으로 번져간 민주화 바람 때문이다. 이른바 ‘재스민 혁명’은 요르단과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바레인, 시리아 등에도 영향을 줬다.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진 반정부 시위에 각국 정부는 약속이나 한 듯 강경대응으로 일관했다. 그런데 이들 나라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되는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 진출했다. 조 배정 결과 요르단과 이라크는 중국과 함께 A조에 속했다. 시리아는 일본과 북한이 있는 C조에, 사우디아라비아는 호주가 있는 D조에, 바레인과 이란은 E조에 포함됐다. 특히 반정부 시위가 최고조에 이른 시리아에서는 홈 경기 개최 자체가 불가능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미 지난 6월 올림픽 2차 예선과 7월 월드컵 2차 예선 개최를 허가하지 않았고, 경기는 중립지인 요르단에서 열렸다. 3차 예선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민중의 민주화 요구는 폭력에 억눌려 수면 아래로 잠시 가라앉았을 뿐, 언제든 다시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수만명의 군중이 밀집하는 축구 국가 대항전은 정권 입장에서 엄청난 부담이다. 음주와 말초적 쾌락 추구를 죄악으로 여기는 이슬람 문화권에서 축구는 그야말로 ‘삶의 유일한 낙’이다. 이 때문에 이들에게 축구 경기장은 이성적 판단보다는 감성적 행동이 앞서도 되는 공간이다. 경기장 안팎에서의 작은 마찰이 불똥으로 작용, 사그라진 민주화의 불길을 다시 살릴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홈 경기 개최가 가능한 나라라도 돌발 사태를 대비해 경기장 주변에 군대와 경찰을 빼곡히 배치해 공포분위기를 조성할 것이 뻔하다. 경기를 시원하게 이긴다면 에코의 말이 맞아떨어질 공산이 크겠지만, 이기든 지든 소요가 발생한다면 게바라의 말처럼 될 것이다. 어쨌든 원정팀에는 마이너스 요소다. ●C조 3차 예선 첫 경기는 北·日 맞대결 C조는 다른 문제도 안고 있다. 북한과 일본의 맞대결이다. 일본은 2006년 10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독자 제재의 일환으로 북한 국적자의 입국을 금지했다. 원칙대로라면 경기를 열지 못한다. 제3국에서 해야 한다. 지난해 1월 이 같은 이유로 일본과 마찰을 빚던 북한은 여자축구 동아시아선수권대회 출전을 철회했던 전례도 있다. 공교롭게도 다음 달 2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리는 C조 3차 예선 첫 경기는 일본과 북한의 맞대결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중동 독재자 초라한 은둔

    중동 독재자 초라한 은둔

    지난 2월 권좌에서 물러난 호스니 무바라크(83) 전 이집트 대통령이 다음 달 3일 유혈진압과 부정축재 혐의에 대한 첫 재판을 앞두고 우울증 증세로 식음을 전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올초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쓴 ‘재스민 혁명’으로 축출되거나 해외로 피신한 독재자들의 근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28일 무바라크 전 대통령,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74) 전 튀니지 대통령, 알리 압둘라 살레(69) 예멘 대통령 등이 감옥 대신 철통 보안의 병실에서 요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30년간 이집트를 무력통치해온 무바라크는 대통령직에서 쫓겨난 뒤 이집트 남부 시나이 반도의 홍해 휴양지 샤름엘셰이크에서 칩거해 오다 지난 4월 수사기관의 조사가 시작되자 병원에 입원했다. 한때 심장발작으로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주치의는 단순한 심장박동 이상이라고 밝혔다. 튀니지를 23년 장기집권해온 벤 알리는 시민혁명이 발발하자 지난 1월 14일 사우디아라비아로 피신해 제2도시 제다에 있는 전용 요양소에서 지내고 있다. 튀니지 법원은 지난달 궐석재판에서 권력남용과 공금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35년과 벌금 5000만 디나르(약 386억원)를 선고했다. 33년간 예멘을 부패의 늪에 빠트린 살레는 지난달 대통령궁에서 일어난 폭탄 사고로 입은 화상을 치료하기 위해 사우디로 떠난 뒤 돌아가지 않고 있다. 이달 초 수도 리야드의 진료소에서 팔에 붕대를 감은 모습이 포착된 그는 귀국을 공언하고 있지만 야권이 살레 대통령 축출을 위한 혁명국가위원회 발족을 준비하는 등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재스민 혁명의 타도 대상인 독재자들이 하나같이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인디펜던트는 재판을 회피하기 위한 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예전 아시아, 아프리카의 독재자들과 달리 호화판 해외망명이 쉽지 않게 변한 환경도 원인으로 꼽았다. 일례로 우간다의 학살자 이디 아민은 1979년 권좌에서 쫓겨난 뒤 사우디 왕가의 보호 아래 제다에서 24년간 편히 살았다. 필리핀의 21년 독재자 페르난도 마르코스의 아내 이멜다(82)도 하와이에서 수십억 달러의 비자금으로 망명생활을 한 뒤 1991년 귀국, 하원의원에 당선되는 등 화려하게 부활했다. 하지만 요즘 독재자들은 해외로 빼돌린 비자금이 수사 당국에 쉽게 발각돼 자금인출이 동결되는 데다 이웃 국가들도 이들의 망명을 꺼리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신문은 “국내에 남아 처벌받거나 피난처를 찾는 길밖에 없는 독재자들에게 병원이 은신처로 인기 있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리비아 출구협상 개시?

    리비아 사태가 별다른 해법을 찾지 못한채 5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리비아 정부 관리들이 처음으로 만나 서로의 의중을 탐색했다. 19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16일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에서 열린 회담에서 미국은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퇴진만이 사태 진전의 유일한 방안이라는 메시지를 리비아에 명확하게 전달했다고 미 국무부의 고위관리가 밝혔다. 외신들은 3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회담은 리비아 사태 해결을 위한 ‘제3의 옵션’을 모색하는 성격이라기보다 미국이 자국의 의중을 카다피 정부에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의 고위관리는 “지난 몇주 동안 카다피 정부의 고위 관리들이 계속 미국 관리들에게 전화를 걸어왔다.”면서 “그들은 카다피 퇴진에 대한 워싱턴의 입장이 다른 서방국에 비해 덜 확고하고 미국이 ‘카다피를 포함한 리비아의 미래’를 구상하고 있다고 잘못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때문에 미국이 아주 이례적으로 양국 관리들이 참여하는 회담을 카다피 정부에 제의했고, 이 자리에서 1969년부터 집권해온 카다피가 이제는 퇴진해야 할 때라는 미국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미 국무부 관리도 “이번 회담은 ‘협상’이 아니라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확인했다. 이에 대해 리비아 정부의 대변인 이브라힘 무사는 트리폴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리비아의 미래는 리비아 스스로 결정한다는 점만 보장되면, 우리는 어떤 대화와 평화계획도 지지한다.”고 종전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반군은 18일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750㎞ 떨어진 석유도시 브레가를 다시 탈환했다고 주장했다. 또 트리폴리 남쪽 100㎞ 지점인 쿠알리슈도 반군에 의해 장악돼 트리폴리로 향하는 고속도로에 대한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세계수영선수권대회] 中 정부 SNS 통제에 선수들 “속터져”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최대 핫이슈는 수영이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중국 정부가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사용을 막는 바람에 외국 선수들의 원성이 자자하다고 AP통신이 18일 보도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개최할 때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가 8관왕이란 미증유의 기록을 세우고 자신의 기쁨을 페이스북에 맘껏 표현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09년 7월 신장 위구루 자치족 유혈 사태가 일어나면서 중국 정부의 태도가 바뀌었다. 최근 이집트, 튀니지 등에서 트위터가 반정부 운동을 촉발시킨 ‘아랍의 봄’을 목도하고는 소셜 네트워크 규제에 고삐를 더욱 죄었다. 중국은 대신 최대 포털사이트 ‘시나’가 운영하는 마이크로 블로그인 ‘웨이보’ 사용을 장려한다. 웨이보에서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단어를 필터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외국 선수들은 까다로워진 가상사설망(VPN)을 만들거나 비싼 로밍 요금을 쓰지 않고서는 SNS에 접근할 수 없다. 여자 3m 스프링보드 싱크로나이즈드 다이빙에서 동메달을 딴 호주의 샬린 스트래턴은 “중국에 많이 와 봐서 페이스북을 쓸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상하이에 오기 전 지인들에게 3주간 연락이 두절될 것이라고 말해놓고 왔다.”고 비꼬았다.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 처음 출전한 미국의 다이빙 선수 에런 프레시너는 “모든 게 막힌 지금, 어느 누구와도 연락을 할 수 없어 답답하다. 중국에 온 이후 말 한마디 못하고 가만히 앉아있다.”며 울상을 지었다. 프레시너는 최근 ‘번개 도둑’이란 판타지 모험 소설을 읽으며 ‘자유시간’을 때우고 있다. 손이 근질근질한 몇몇 선수는 아예 웨이보에 가입하기도 했다. 영국의 꽃미남 수영선수 톰 데일리와 미국의 베테랑 데이비드 부디아 등이다. 부디아는 “웨이보에서 중국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도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선수들의 불만이 팽배하지만 국제수영연맹(FINA)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코르넬 마르쿠레스쿠 FINA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그걸 바꿀 힘이 없다.”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18분의 소통 TED 2011] 44개국 ‘테드 전파자’ 110명 재스민 혁명에 아낌없는 찬사

    [18분의 소통 TED 2011] 44개국 ‘테드 전파자’ 110명 재스민 혁명에 아낌없는 찬사

    중동과 아랍에 ‘민주의 봄’을 안겨 준 ‘재스민 혁명’에 대한 전 세계 테드(TED) 마니아들의 찬사는 끝이 없었다. ‘테드 글로벌 콘퍼런스 2011’의 공식 개막에 앞서 10일(현지시간) 오전 영국 에든버러 EICC에서는 전 세계 테드x(지역별 테드)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운영자 교육행사 ‘테드x 워크숍’이 열렸다. 테드 측이 비영리 원칙을 실천하며 지구촌에 테드의 정신을 퍼뜨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단계 높은 교육을 제공하는 행사다. 44개국 110명이 참가했다. 워크숍에서는 재스민 혁명을 통해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민주의 지평을 연 중동, 아프리카 지역 운영자들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들은 폐쇄된 사회에서 자신들이 주도한 테드x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재스민 혁명의 불을 댕긴 튀니지의 테드x 관계자는 “지식인들이 의견을 나누기 위해 모인 테드x가 ‘혁명의 필요성’을 논의하는 역할을 했고, 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급속히 퍼져 나갔다.”고 전했다. 이집트 테드x 카이로 운영자도 “독재정권 아래 하나의 시각만 강요받던 사람들이 자신 속에 숨어 있는 자유에 대한 욕망을 털어놓기 시작하면서 점차 상승효과를 본 것 같다.”고 소개했다. 한국에서도 네명의 운영자들이 참석했다. 테드x 부산의 김마니씨, 테드x 이화의 강지혜씨, 테드x 동성로의 신윤희씨, 테드x 경원대의 에이다이다. 에이다는 필리핀 출신 유학생이다. 대구대 특수교육 연구교수로 재직중인 신윤희씨는 “한국에서 테드가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비영리의 원칙을 지키다 보니 운영에 어려움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다른 나라의 노하우를 배워 가고 싶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 온 참가자는 “한국에서 테드 열풍이 거세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는데, 라이선시들과 얘기해 보니 그 열정에 다시금 놀랐다.”면서 “기회가 되면 한국의 테드x행사에 꼭 가 보고 싶다.”고 말했다. 글 사진 에든버러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악동’ 룰즈섹 “파티 끝났다”

    악동 해커들의 대담무쌍한 사이버 공격에 지구촌이 패닉 상태에 빠진 가운데 해커집단 룰즈섹이 돌연 ‘광란의 파티’를 중단하겠다고 밝혀 진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직원 6명… 10시간씩 일했다” 미 상원과 중앙정보국(CIA) 등 각국 정부의 주요 사이트와 기업 등에 연쇄 해킹을 감행해 온 룰즈섹은 25일(현지시간) 스웨덴 파일공유 웹사이트인 ‘TPB’에 “지난 50일간 우리는 기업과 정부 기관, 일반인들을 교란시키고 정보를 노출시켰다.”면서 “단지 우리가 할 수 있기 때문에 한 일들”이라고 자신만만해했다. 그러면서 룰즈섹은 “하지만 우리는 이제 먼 곳으로 항해를 떠난다. ‘즐거운 여행’(bon voyage)이라고 말할 때다.”라며 고별인사를 남겼다. 룰즈섹의 고별인사에는 조직 구성원이 6명이며 이들이 50일간 해킹 캠페인을 계획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있었다. 하지만 전날 룰즈섹 소속 해커임을 자처한 익명의 남성 해커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추가 정보를 더 유출하겠다고 위협했다. 이 남성은 “룰즈섹이 뚫은 정부 웹사이트가 더 있으며 앞으로 3주 안에 최소 5기가바이트(GB) 분량의 정보를 유출하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어떤 정보를 빼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 해커 역시 룰즈섹의 구성원이 모두 6명이라면서 자신들은 하루에 8~10시간씩 일한다고 전했다. 또 룰즈섹의 해킹 대상은 은행과 정부, 사법기관 등 ‘공동체를 억압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하면서 한 사례로, 룰즈섹의 일부 회원은 지난 1월 촉발된 튀니지 재스민 혁명 당시 해커 집단 ‘어노니머스’가 주도한 튀니지 정부 사이트 해킹에도 힘을 보탰다고 전했다. 이 남성은 룰즈섹 해커로 지목되며 지난 21일 영국 에섹스주에서 체포된 19세 남성 라이언 클리어리에 대한 질문에는, 룰즈섹 회원이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는 “우리가 사용한 채팅방 IRC를 그가 개설한 것은 맞지만 그 채팅방은 우리의 공식 회합장소가 아니라 팬들이 모이는 곳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英블레어 전 총리 신상도 털어” 주장 한편 클리어리의 변호인은 이날 웨스트민스터 치안판사법원에서 클리어리가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고, 행동이나 관심·활동 분야가 한정돼 있으며 같은 양상을 반복하는 발달 장애의 일종이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도 해커조직의 희생양이 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룰즈섹의 라이벌 해커조직으로 룰즈섹 회원들의 신상을 공개하겠다고 선전포고한 ‘팀포이즌’(TeamPoison)은 24일 밤 블레어 전 총리의 국민보험번호는 물론이고 친구·친척들의 이름과 연락처, 블레어 전 총리가 특별 고문직으로 일할 당시 제출했던 이력서 등을 해킹했다며 트위터에 공개했다. 하지만 블레어 전 총리의 사무실은 다음 날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해킹 사실을 부인했다. 사무실 관계자는 “(팀포이즌이 공개한) 정보들은 블레어 전 총리의 개인 컴퓨터는 물론 사무실 시스템에서 나온 것도 아니다.”라면서 “이 자료들은 몇년 전 전직 사무실 직원의 개인 이메일 계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23년 철권’ 벤 알리 35년형

    북아프리카의 튀니지를 23년간 통치하며 철권을 휘둘렀던 엘아비디네 벤 알리(74) 전 대통령이 공금 유용 등의 혐의로 자신의 집권 기간보다 긴 35년형을 선고받았다. 올해 초 튀니지를 시작으로 북아프리카·중동 권역에 ‘재스민 혁명’이 불붙은 이후 최고권력자에게 내려진 첫 판결이다. 향후 이집트 등 다른 아랍권 국가 지도자의 처벌 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튀니지 형사법원은 20일(현지시간)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벤 알리 전 대통령에게 징역 35년과 벌금 5000만 튀니지디나르(약 388억원)를 선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또 사치벽으로 악명 높은 그의 부인 레일나 트라벨시 역시 징역 35년과 4100만 튀니지디나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총체극 ‘자스민 광주’ 英 에든버러 축제에

    총체극 ‘자스민 광주’ 英 에든버러 축제에

    5·18 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한 ‘자스민 광주’가 8월 13~19일 세계적인 축제인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무대에 오른다. 다음 달 2일 광주에서 열리는 ‘페스티벌 오! 광주-브랜드 공연 축제’의 개막작이기도 하다. 항쟁 과정을 다룬 5·18 기록물이 올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것을 기념해 마련된 창작물이다. 5·18 때 희생당한 망자(亡者)가 이승을 떠돌다 남도 씻김굿을 통해 한(恨)과 상처를 치유하고 저승으로 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튀니지 등 중동의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희생된 영령들도 위로한다. 시나위 음악과 타악, 진혼 퍼포먼스, 무용, 영상이 한데 어우러진 총체극이다. 총연출을 맡은 손재오 감독은 2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1980년 5월 당시 군부의 총칼에 무참하게 죽임을 당한 희생자들의 영혼을 무대로 불러 음악으로 위로하고 산 자(관객)와 만나게 하는 작품”이라면서 “5월 광주의 정신은 공동체 정신이다. 산 자와 죽은 자가 만나 서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며 화해하고 소통하는 상생의 이념을 갖고 있는 게 ‘자스민 광주’의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음악감독을 맡은 원일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최근 TV를 통해 자스민 혁명을 접하고 마치 우리의 80년대 기록물을 보는 것 같아 멍해졌다.”고 참여하게 된 계기를 털어놓았다. 영화 ‘황진이’ 등으로 대종상(영화음악상)을 네 번이나 거머쥔 원 교수는 ‘자스민 광주’를 위해 치욕과 분노의 감정을 담은 합창곡 ‘초혼 시나위 1’ ‘난발’, 용서와 치유의 의지를 담은 ‘초혼 시나위 2’ 등 세 곡을 작곡했다. 올 하반기 서울 공연도 추진된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거짓정보에 사우디행 승무원이 버리고 떠나 어쩔 수 없이 망명…”

    시민혁명에 쫓겨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한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74) 전 튀니지 대통령이 20일 자신이 속임수에 빠진 바람에 망명신세가 돼 버렸다고 주장했다. AP 등 외신들에 따르면 벤 알리 전 대통령은 튀니지에서 열린 궐석재판에 맞춰 발표한 성명에서 자신은 지난 1월 14일 가족을 사우디의 제다에 내려놓은 뒤 즉시 되돌아오려고 했으나 비행기 승무원들이 자신을 놔두고 떠나버렸다고 주장했다. 변호사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그는 “당시 가족과 함께 비행기에 오른 것은 외국 정보기관이 자신에 대한 암살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이라며 “자신은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적이 없으며 튀니지에서 도피한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에 있는 형사법정에서 이날 개시된 벤 알리와 부인 레일라에 대한 궐석재판에서는 수사당국이 기소한 93개 혐의 중 미국 달러와 무기 불법 소지 등 일부 혐의만 다뤄졌다. 튀니지 당국은 벤 알리가 떠난 뒤 대통령궁에서 수백만 달러와 무기, 각종 보석, 마약류 등을 찾아내 부정축재 혐의 등으로 기소했으며, 이에 대해 벤 알리는 무기와 보석은 외국 사절이 선물한 것이고, 달러와 마약류는 자신을 곤경에 빠뜨리려고 나중에 누군가가 가져다 놓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룰즈섹, 최고 정보기관 CIA도 농락

    미국의 중앙정보국(CIA)도 록히드 마틴과 소니, 국제통화기금(IMF), 미국 상원에 이어 해커 집단에 당했다. 말레이시아 정부 기관 전산망도 최소 41개가 해커들의 공격을 받는 등 전 세계적으로 해커들의 공격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소니와 미국 공영방송인 PBS, 상원 웹사이트를 공격한 해커 집단 ‘룰즈 시큐리티’(룰즈섹)는 15일(현지시간) CIA 웹사이트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룰즈섹이 이날 오후 6시 직전(미 동부시간 기준) 트위터를 통해 ‘탱고 다운(목표물을 사살했다는 의미의 교전용어)-CIA.gov’라는 글을 남긴 시점에 CIA 웹사이트 접속 차단이 이뤄졌다. 웹사이트 접속 불안정 상태는 16일 오전까지 이어지다 정상화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CIA 대변인은 룰즈섹의 주장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룰즈섹은 이날 CIA 웹사이트만 공격했을 뿐 기밀 문서나 CIA의 활동에 영향을 줄 민감한 자료들에는 접근하지 못했다. 룰즈섹은 최근 소니와 닌텐도, PBS, 미 연방수사국(FBI) 협력업체 등의 전산망을 해킹했다고 주장했으며, 지난 13일에는 미 상원 웹사이트 서버에 침입한 뒤 빼돌린 자료들을 공개했다. 미 상원의 사이버보안 담당자는 이날 해커들이 상원 웹사이트에 다시 침입했으나 지난 13일과 마찬가지로 민감한 데이터에는 접근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16일 자정 직전 말레이시아 정부 기관 51개가 해커의 일제 공격을 받아 최소 41개 기관의 웹사이트가 작동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레이시아 정부가 밝혔다. 이날 해커들의 공격은 자정 조금 전 해커 집단 어노니머스가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에 대한 말레이시아 정부의 검열을 비난하며 공격을 예고한 뒤 이뤄졌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해커들의 공격으로 개인 신상 정보 및 금융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는 유출되지 않았지만 공격 범위와 피해 규모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노니머스는 영화와 영상물, 파일 공유 웹사이트를 말레이시아 정부가 검열하는 것은 기본권을 부인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어노니머스는 앞서 위키리크스에 대한 금융 서비스를 중단한 마스터카드와 페이팔의 웹사이트를 공격해 일시적으로 작동을 중단시켰고, 시리아·튀니지·인도 등의 정부 웹사이트도 공격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소셜미디어는 나토 ‘정보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도 리비아 공습에서 트위터,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의 막강한 정보력에 기대고 있다. 나토군이 리비아 공습에 앞서 타격 대상을 정하고 공습의 성과를 평가하는 데 소셜 미디어를 ‘정보 센터’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6일 보도했다. 이집트, 튀니지 등 중동 시위와 결합해 독재자 퇴진이라는 극적인 역사를 일궈낸 소셜 미디어가 다국적군의 군사작전에도 필수 무기가 된 것이다. 리비아 현지인들과 현지 상황을 꿰고 있는 사람들이 올리는 각종 메시지를 분석·종합·가공해서 유용한 정보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리비아 군사작전 대변인인 영국공군(RAF)의 마이크 블래큰 사령관은 “트위터는 이곳 상황의 전체 그림을 그려 보는 데 도움이 되는 오픈소스 중 하나”라면서 “우리는 할 수 있는 한 모든 출처에서 정보를 취합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특히 극히 소수의 특수부대가 활동하고 있는 지상전에서 어떻게 정밀유도무기를 사용할지 계획하는 데 트위터에서 얻은 정보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역효과도 만만치 않다. 우선 리비아에 거주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올리는 메시지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지난 14일 한 여성 트위터 사용자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친위대가 미스라타에 있다는 메시지를 나토군 페이지에 띄웠다. 하지만 이 사용자가 어디에 살고 있고 어떻게 이 정보를 얻어 냈는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허위 정보가 확산될 위험도 있다. 영국 국방부는 이번 주 당국자들에게 “영국의 적에게 우위를 뺏기지 말라.”면서 “트위터나 페이스북 업데이트를 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라.”고 경고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아랍의 봄’보다 더딘 ‘여성의 봄’

    ‘아랍의 봄’보다 더딘 ‘여성의 봄’

    ‘아랍의 봄’으로 상징되는 중동 민주화는 엄청난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여성의 권리가 미약한 중동 지역에서 ‘여성의 봄’이 찾아오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외신들은 전한다. ‘아랍의 봄’에서 드러난 여성의 피해 사례는 부지기수다. 최근에는 이집트에서 시위 도중 체포된 여성에 대해 처녀성을 검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미국 CNN 방송은 31일(현지시간) 이집트 장성급 군인의 말을 인용, “군부에 의해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 시위대의 주장을 묵살하기 위해 애초부터 처녀가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처녀성 검사’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군에 구금됐던 이들은 타흐리르 광장의 텐트에서 남성 시위대에 뒤섞여 있던 여성들”이라며 여성 시위대의 정조 관념을 문제 삼기도 했다. 리비아에서는 정부군이 조직적으로 반(反)정부군 장악 지역에서 성폭행을 일삼고 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방송은 “상관이 작전 개시 전에 비아그라와 같은 성 기능 개선제까지 지급하면서 군인들에게 성폭행을 지시했다.”면서 “감옥에 수감된 다른 정부군 투항 병사들도 끔찍한 성폭행이 일상적으로 자행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조 관념이 절대적인 중동 사회에서 이들이 피해 사실을 밝히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외신들은 전한다. 심지어 성폭행을 당했어도 가족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살해를 당하는 ‘명예살인’이 한해 5000건 가까이 발생하는 지역이 이곳이다. 정부군은 이런 상황을 교묘히 악용해 처녀성 검사나 성폭행을 여성 시위대를 무력화하는 수단으로 삼고 있다. 이 때문에 ‘아랍의 봄’이 찾아와도 아랍 여성들의 고통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아랍의 봄’의 발화점이었던 튀니지에서는 지난 1월 독재자 벤 알리가 축출된 직후 남녀 평등을 주장하는 여성들의 가두 행진에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여자들은 부엌을 지키는 존재”라는 비아냥이었다. 혁명이 성공한 이집트도 대통령 출마 자격을 남성으로 제한한 헌법은 고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여성의 복장에 비교적 관대했던 이집트 일부 지역에서는 (혁명 이후) 급진적 이슬람 세력의 힘이 강해지면서 다시 온몸에 히잡을 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중동 반정부 시위도 결국 남성들끼리의 권력 교체일 뿐, 명예살인이나 할례와 같은 여성 인권 문제와는 무관하다.”면서 “이번 시위로 인해 여성 인권이 즉각적으로 향상되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강국진 순회특파원 중동을 가다] (1) ‘재스민혁명 150일’ 이집트 현지 르포

    [강국진 순회특파원 중동을 가다] (1) ‘재스민혁명 150일’ 이집트 현지 르포

    2일은 ‘재스민 혁명’으로 일컬어지는 중동의 민주화 운동이 시작된 지 150일이 되는 날이다. 1월 4일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서 야채 행상을 하던 26세 청년 모하메드 부아지지의 분신 자살로 촉발된 중동의 민주 혁명은 이후 이집트와 시리아, 예멘, 리비아, 바레인 등으로 이어지면서 삽시간에 2011년을 중동 혁명의 해로 만들었다. 특히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30년 철권통치를 몰아낸 이집트의 민주 혁명은 중동 지역 전체에 일대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혁명 150일. 지금 중동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집트 민주화의 성지 타흐리르 광장의 모습을 시작으로 민주화의 새 아침을 열고 있는 중동의 다양한 표정을 현지 르포와 전문가 진단 등을 통해 6회에 걸쳐 짚어 본다. 이집트 민주화 혁명의 성지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 이곳은 지금 두 얼굴이 공존한다. 아니 무슬림의 주일인 금요일과, 금요일이 아닌 나머지 6일의 그것으로 얼굴이 바뀐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철권독재는 사라졌지만, 민주화는 아직도 오고 있는 중이고, 그 자리를 혼돈이 눙치고 앉아 있었다. 지난 30일 기자가 찾은 타흐리르 광장은 불법주차 차량들로 넘쳐났다. 혁명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풍경이다. 경찰 한 명이 차를 빼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지만 곧바로 그 경찰은 수십명의 군중에 둘러싸여 버렸다. 경찰이 노점상과 불법주차 차량을 단속하려 하자 군중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모습이었다. 한참을 떠들어도 도저히 안 먹히자 경찰은 결국 지원을 요청했고 곧이어 경찰 서너 명이 더 나타났다. 그러나 경찰과 군중들의 실랑이는 그로부터 한참 더 이어졌다. 옥신각신 끝에 결국 불법주차했던 차 주인이 차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노점상이 물건들을 주섬주섬 거둬들이는 것으로 실랑이는 끝이 났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바로 옆에 불법주차돼 있는 수십대의 차량을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던 듯 경찰은 슬그머니 자리를 떴다. 석달 전 타흐리르 광장을 뜨겁게 달궜던 민주화의 열기는 이렇게 표정을 바꿔 가고 있었다. 독재자를 몰아낸 이 시민의 힘을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하는지, 타흐리르 광장은 아직도 답을 찾지 못했다. 독재는 몰아냈지만 그 자리를 메울 민주적 질서는 아직 찾아오지 않았다. 혁명의 발단이 됐던 식품가격 상승도 여전히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관광객이 줄면서 최대 수입원인 관광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정권퇴진 운동이 정점으로 치닫던 1월 말보다는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치안 역시 불안하다. 관광객들을 다시 불러 모으려면 치안을 안정시켜야 하는데 정작 시민들은 불법주차 단속 같은 정당한 공무집행조차도 경찰 말이라면 일단 반발부터 한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퇴진과 함께 추락한 공권력의 권위는 이처럼 아직도 바닥을 기고 있었다. 지금 타흐리르 광장은 이집트의 무질서를 상징한다. 사람들은 뭔가 조급해 한다. 차선과 신호등도 없는 곳이 태반인 카이로 시내 도로에선 과속과 난폭운전이 부쩍 늘었다. ●페이스북으로 집회 참석한 학생들 그러나 이것이 타흐리르 광장의 모든 것은 아니다. 이보다 앞서 지난 27일, 즉 금요기도회가 열린 광장은 전혀 딴판이었다. 평소엔 귀청을 울리는 경적소리와 난폭운전으로 난리법석이지만 금요일만은 해방구로 변신했다. 무바라크 퇴진 운동과 함께 시작된 수십만명의 집회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었다. ‘타흐리르’는 아랍어로 ‘해방’이란 뜻이다. 금요일만은 이름값 제대로 하는 광장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광장은 여전히 삼엄했다. 그러나 경비는 경찰이 아닌 시민들이 섰다. 기자가 광장에 들어설 때에도 시민들로 이뤄진 자율대원들의 검문을 받았다. 신분증을 보여주고 한국에서 온 기자라고 하자 환영한다며 길을 내줬다. 10m쯤 더 가자 이번에는 소지품 검사와 몸수색을 한다. 검색이라고 해 봐야 1~2분밖에 걸리지 않지만 이를 통해 위험한 물건이나 수상한 사람들이 광장에 섞여드는 걸 막고 있다. 타흐리르 광장 주변에 모여 있는 대학생들에게 집회에 어떻게 오게 됐는지 물었다. 페이스북을 통해 친구들과 함께 집회에 참가하기로 약속했다고 했다. 이들은 모두 혁명 당시 광장에서 노숙하며 농성을 했다. 한 학생은 당시 친정부 시위대가 휘두른 각목에 맞아 다리를 다치기도 했다. 이들에게 오늘 집회에 왜 나왔느냐고 물었다. “이집트의 미래를 걱정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한마디로 이렇다. “무바라크를 감옥에 보내야 한다.” 짧은 검문을 마치자 붓을 든 한 사람이 다가와 왼쪽 팔에 이집트 국기와 숫자 ‘25’를 그려 준다. 검문을 통과했다는 인증인 줄 알고 팔을 내맡기고 그림을 다 그린 뒤 ‘고맙다’고 했더니 “20파운드”라고 했다. 알고 보니 시위대와 무관한 장사꾼이다. 혁명을 상징하는 티셔츠, 국기, 그리고 국기를 팔에 그려 주는 노점상은 타흐리르 광장을 누비며 대목을 한껏 누리고 있었다. 타흐리르 광장 중심부에 들어섰다. 플래카드가 여럿 걸려 있었다. “국민들은 무바라크와 부패 정치인을 재판하길 원한다.” “국민들은 혁명과 언론 자유를 원한다.” “국민들은 군사재판을 원하지 않는다.” 광장 곳곳에 무대를 설치하고 있었다. 이날 집회는 주최 단체가 아예 없다.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로 타흐리르 광장은 금요일에는 언제나 붐빈다. 혁명이 낳은 새로운 풍속도다. 정당이나 단체들은 각자 알아서 무대를 설치하고 연설을 하며 청중들에게 호소한다. 그런 연단이 광장 주변에 다섯 곳이 넘는다. 사람들은 각자 광장 주변을 돌아보며 연설도 듣고 이런저런 피켓과 플래카드도 살펴본다. 그러다 정오가 되면 다같이 기도를 했다. 기도가 끝나고 나면 다시 오전과 똑같은 모습이 저녁까지 이어진다. 연단에서 한 연사가 “아직 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혁명은 여전히 원하는 게 많다.”며 열변을 토했다. 연설 뒤에는 구호와 노래가 뒤를 이었다. 2-2-3으로 박자를 맞추는 구호 역시 혁명 전에는 볼 수 없었던 것이라고 했다. 무대에서 울려퍼지는 경쾌한 노래 역시 혁명 와중에 나온 ‘민중가요’다. “이집트 사람이라면 손을 머리 위로 올려라”라는 노래가사에 맞춰 연단 주변에 있던 시민들은 국기를 흔들며 호응했다. ●여성들 ‘보수’ 벗고 화려한 옷차림 광장엔 온갖 사람들로 넘쳐 났다. 다섯 살도 안 된 어린이부터 지팡이를 짚고 있는 노인들까지 각양각색이다. 가족단위 참가자도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중동권에서 가장 개방적이라는 말이 실감나듯 다양한 복장을 한 여성 참가자들을 볼 수 있었다. 한 가족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히잡을 멋스럽게 머리에 두른 젊은 여성은 손사래를 치며 한사코 사진 찍는 걸 거부했다. 화장을 안 해 사진이 예쁘게 안 나올 것 같다는 게 이유였다. 그녀 말고도 광장 곳곳에서는 다양한 색깔을 한 히잡과 화려한 옷차림으로 멋을 낸 젊은 여성들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부르카를 입은 여성, 머리를 드러낸 여성도 있다. 사실 이집트는 1960년대 이전까지 카이로 시내에선 히잡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이 넘쳐났던 카이로가 50년 가까운 보수화 뒤에 다시 기지개를 펴는 셈이다. 30년 독재를 이겨낸 혁명은 ‘이집트’를 호출하고 있다. 모두가 이집트의 미래를 이야기한다. 자신들의 손으로 독재자를 몰아냈다는 자부심과 결합하면서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나는 이집트를 사랑한다’거나 ‘1월 25일’이라고 쓴 티셔츠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몇 달 전만 해도 국기는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 응원물품에 불과했다. 국기를 파는 한 노점상은 20이집트파운드에 판매하는 국기가 잘 팔린다며 흡족한 표정이다. 오늘 얼마나 팔 수 있을 것 같으냐고 물었더니 70개 정도는 가능할 것 같단다. ●혁명 도화선 식품가격은 여전 콧수염을 멋스럽게 기른 한 중년 남성이 한 손엔 이집트 국기를 들고 젊은 여성과 어린이와 함께 광장으로 향하고 있는 게 보였다. 정부에서 일한다는 것 말고는 자세한 자기소개를 거부한 이 공무원은 시골에 사느라 그동안 집회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딸과 외손자에게 역사의 현장을 보여주기 위해 광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집트는 미래가 밝습니다. 우리에겐 우수한 인재도 많고 자원도 많습니다. 잘사는 나라를 만들 수 있습니다.” 광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마흔 살이 넘도록 지금까지 선거에 참여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독재정권을 지지할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었지만 투표를 하더라도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었으니까요.” 그랬던 그가 오는 9월 총선과 11월 대선을 손꼽아 기다린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는 선거인데 무척 설렙니다. 이집트를 이끌 지도자를 우리 손으로 뽑는 것이잖아요.” 혁명의 발단이 됐던 식품가격은 여전히 내릴 줄 모른다. 정치 격변 한편에선 극단주의 정당이 활동을 시작했다. 공권력은 무너졌지만 새로운 질서는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런 모든 것들에도 불구하고 기자 앞을 스쳐가는 한 승용차의 뒤쪽 유리창에 큼지막하게 써붙여진 문구는 이집트인들이 지금 중동의 새 역사를 직접 써가고 있음을 웅변했다. 뒷유리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난 이집트가 자랑스럽다.” 글 사진 카이로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 장교 120명 이탈에도 카다피 결국 퇴진 거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끝내 퇴진을 거부했다. 31일(현지시간) 제이컵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카다피는 수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리비아를 떠날 준비가 안 돼 있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석달 넘게 계속되고 있는 리비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전날 아프리카연합(AU) 특사 자격으로 트리폴리를 찾은 주마 대통령의 휴전 및 카다피 퇴진 중재 노력이 지난 4월에 이어 연거푸 실패한 것이다. 주마 대통령은 카다피의 관저인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에서 카다피와 만나 휴전 조건 등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 11일 이후 자취를 감췄던 카다피는 주마 대통령을 영접하는 장면이 TV에 방영되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카다피가 ‘버티기’를 고집하고 있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과 반군의 한층 강화된 공세 속에 카다피 친위부대 장성 등 장교·병사 120명이 이탈하는 등 내부 붕괴마저 가속화하면서 리비아 사태는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31일 리비아 반군 거점 벵가지를 찾은 프랑코 프라티니 이탈리아 외무부 장관도 “카다피 정권은 끝났다. 측근들은 떠났고 주요 8개국(G8) 정상들이 그를 거부하면서 국제사회의 지원도 상실했다.”는 말로 카다피의 최후가 멀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주마 대통령은 회동을 마친 뒤 리비아, 남아공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카다피가 나토군의 공습을 포함한 모든 적대 행위를 중단하는 내용의 휴전안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리비아의 미래를 결정하기 위해 리비아인들끼리 대화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카다피의 요구를 전하며 카다피가 서방의 개입 없이 반군과 협상할 용의를 피력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주마 대통령과 카다피의 회동 결과를 전해들은 반군 측은 카다피 퇴진이 빠진 어떠한 휴전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즉각 거부했다. 리비아 정부도 주마 대통령의 6시간이라는 짧은 방문 결과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어 휴전 전제조건에 진전이 없었음을 뒷받침했다. 점점 옥죄어 오는 국제사회의 압박에 휴전 중재 노력도 무위로 끝남에 따라 카다피는 나토의 강화된 공습과 반군들의 공세, 가속화하는 내부 붕괴 등 삼중고에 직면했다. 주마 대통령의 트리폴리 방문과 비슷한 시간에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카다피군 소속 장성 5명 등 8명의 고급 장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반군 측에 가세, 카다피에 일격을 가했다. 리비아 정부군 장성이었던 멜루드 마수드 할라사는 튀니지를 거쳐 며칠 전 이탈리아로 함께 탈출한 리비아군이 12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는 “카다피군의 전력이 리비아 사태 발생 이전의 20% 수준으로 약화됐다.”면서 “카디피군에 남아 있는 장성은 10명밖에 안 되며 우리도 벵가지로 돌아가 반군에 합세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최측근과 각료들의 잇따른 망명 사태에 이은 이번 친위대 고급 장교들의 대거 이탈로 카다피 체제를 지탱해온 마지막 보루인 군부마저 흔들리고 있다. 한편 주마 대통령의 휴전 중재 노력이 실패한 뒤 수시간 만에 나토군의 공습이 재개됐다고 리비아 TV들이 보도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재스민혁명 현장을 가다] 중동의 정세와 미래 국내외 전문가 진단

    [재스민혁명 현장을 가다] 중동의 정세와 미래 국내외 전문가 진단

    민주화 혁명 이후 중동은 어디로 흘러 갈까. 중동의 대내외 정치·외교 지형은 어떤 변화를 거칠 것인가.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와 걸프뉴스 비즈니스 에디터 사이푸르 라만을 통해 중동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했다. 서 교수는 이집트 카이로 아메리칸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집트 전문가다. 라만 에디터는 걸프 지역의 대표적 영자신문인 걸프뉴스의 19년차 베테랑 기자다. ■ 서정민 외국어대 교수 “중동 지배했던 권위주의 깨져… 한국은 섬세한 외교 준비하라” →중동 민주화의 의의는. -그동안 권위주의에 도전하기 어려웠던 인식체계를 바꾸는 혁명이라는 성격을 주목해야 한다. 중동은 유목문화와 이슬람에 바탕을 둔 권위주의가 사회를 지배했다. 중동은 전통적으로 우물과 가축을 돌보기 위해 무력을 가진 아버지 같은 지도자를 존경하고 두려워했다. 이슬람교를 창시한 무함마드는 종교지도자이자 정치지도자였고, 국가체계와 권력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많은 제도를 이슬람 종교에 삽입했는데 그것이 권위적 성격으로 이어졌다. 때문에 밑에서 올라오는 정권교체가 힘들었다. 올해 일련의 흐름은 전통적 인식체계를 깨버리는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본다. →여전히 강력한 기득권층과 고질적인 부정부패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은데. -민주화 과정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민주화를 위해서는 문화 말고도 필요한 다른 요인이 많다. 정치의식도 필요하고 의회와 정당정치 등 정치제도도 성숙해야 한다. 어느 정도 경제성장도 필요하다. 당장은 이집트와 튀니지 모두 혼란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과거처럼 무소불위는 아니더라도 신(新)권위주의체제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장기적·점진적으로 의회 기능 강화, 정당정치 강화, 시민사회 발전, 정치의식 성숙 등이 이어질 것이다. →중동과 미국의 외교관계 변화는. -미국의 영향력이 점차 약화될 것이다. 시민혁명의 가장 중요한 영향은 다원화다. 과거에는 최고 권력자가 정치와 경제는 물론 교육정책까지 모든 것을 결정하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했다. 대표적인 예가 1978년 캠프 데이비드 협정이었다. 이집트 국민이 반발하고 21개 아랍 국가가 반대해도 대통령이 결정하면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처럼 밀실협상으로 최고권력자를 포섭해서 자기 이익을 관철시키고 현상유지하는 미국과 서방의 전략에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집트에선 이스라엘과 맺었던 평화조약이나 가스관 공급 문제도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대외정책조차도 사회적 토론의 대상이 된 것이다. →중동의 변화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중동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보다 오해하고 이상하게 보는 게 더 큰 문제다. 중동은 우리의 ‘밥줄’인데, 차려 놓은 밥을 쉰밥이라고 생각하면서 먹기는 또 잘 먹는 식이다. 중동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좋다고 하면서 이슬람채권은 터부시한다. 중동은 ‘신의 땅’이기 이전에 ‘인간의 땅’이다. 중동 젊은이들은 하루 다섯 차례 기도를 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좋은 일자리를 구할까 더 고민한다. 분신자살 동영상 하나가 중동 전체를 뒤집어놓는 시대에서 우리도 섬세한 외교가 절실하다. 작은 실수가 기업과 국익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 섬세한 외교와 진출을 하기 위해서는 뭘 알아야 한다. 한국도 국가 외교전략을 재정립해야 할 때가 됐다. ■ 라만 걸프뉴스 에디터 “미국·아랍권 독재자 밀약 끝나…실업문제 해결 국제지원 절실” →중동의 민주화혁명이 갖는 의미는. -정치적 지도자나 정당이 이끄는 혁명이 아니라 밑에서 올라오는, 시민이 시작한 혁명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두 번째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비폭력 평화시위를 했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혁명을 이끄는 주요 수단이 됐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민주화혁명의 원인은. -실업이 첫 번째 원인이다. 민주적 권리가 없다는 것이 두 번째다. 국가가 국민을 위해 충분한 예산을 쓰지 않았다.오랜 시간 불만이 누적돼 있었다. 그들은 권리를 찾길 바랐고 변화를 원했다. →향후 정세를 전망하면. -단기적으로는 각종 요구가 봇물을 이룰 것이다. 해결은 더딜 것이고 분노를 터트리는 일도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게 역사가 주는 교훈이다. 하루아침에 될 수가 없다. 정치 지도자들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속도는 달라질 것이다. 특히 실업문제 해결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하다. →리비아는 다른 국가와 양상이 다른데. -카다피는 국가지도자이면서도 특정 부족의 부족장으로서 부족 간 경쟁과 갈등을 유도해 통치에 활용해 왔다. 그것 때문에 일견 부족 간 갈등으로 비쳐지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독재에 저항하는 시민들과 독재자의 싸움이 기본성격이라고 본다. →민주혁명에 대한 미국의 태도가 논란이 됐는데.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과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을 포함해 그동안 거의 모든 중동 국가 지도자가 미국과 사이가 좋았다. 그들은 미국과의 좋은 관계를 이용해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을 통제했다. 미국은 민주화혁명 시작 이후 중동전략을 재검토하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점차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민주주의와 자유를 지지하겠다고 천명한 것은 이것이 새로운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민주혁명이 이스라엘과 미국의 대중동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튀니지·리비아·예멘·시리아 등이 민주주의 체제를 이루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새로운 국가로 받아들여야만 한다. 이스라엘은 예전부터 아랍 국가들과 대립하면서 아랍권이 비민주 국가라는 걸 강조했다. 하지만 아랍권이 민주주의를 받아들이면 그들을 이웃으로 삼지 않을 명분이 사라진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스라엘은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이스라엘이 변할 가능성은. -이스라엘이 언제까지나 적들에 둘러싸여 살 수는 없다. 언젠가는 이웃을 친구로 받아들여야 한다. 팔레스타인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 더 이상 이스라엘이 대화를 거부할 만한 핑곗거리가 없다. 두바이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 리비아 韓대사관 튀니지 이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공습이 계속되는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내 한국 대사관이 치안·경제상황 악화로 튀니지의 국경도시인 제르바로 임시 이전했다고 외교통상부가 30일 밝혔다. 조대식 주리비아 대사를 포함한 대사관 직원 및 가족 11명과 교민 4명 등 15명은 29일 오후 1시(현지시간) 트리폴리에서 육로로 3시간 거리인 제르바로 이동했다. 대사관 측은 제르바에 대우건설 트리폴리 지사와 함께 합동사무소를 설치, 정세 파악 등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러 “카다피 퇴진” 급선회… 리비아 사태 새국면

    석달 넘게 계속되고 있는 리비아 폭력사태는 러시아가 서방국가들과 함께 무아마르 카다피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중국과 함께 리비아에 대한 서방 주도의 공습에 반대해 온 러시아가 27일(현지시간) 카다피 퇴진 요구 대열에 가세하고 조만간 리비아에 특사를 파견하겠다고 밝혀 급작스러운 입장 변화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러시아의 입장 변화는 이날 프랑스 북부 휴양지 도빌에서 폐막된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와 때맞춰 발표돼 정상회의에서 카다피 사퇴를 전제로 한 리비아 사태 해결방안에 서방국가들과 러시아가 모종의 합의를 본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G8 정상들은 이틀 일정으로 열린 도빌 정상회의를 마치면서 카다피의 퇴진 요구와 민주화 운동이 성공을 거둔 이집트와 튀니지에 200억 달러 경제지원, 예멘·시리아 정부의 민주화 시위 무력진압에 대한 우려 등을 담은 선언문을 채택했다. 정상들은 선언문에 포함된 200억 달러 이외에 이른바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일고 있는 ‘아랍의 봄’을 지원하기 위해 200억 달러를 추가로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나 나라별 구체적인 분담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AP, AFP통신 등이 튀니지 재무장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G8 정상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리비아를 위해 카다피가 물러나야 하며, 러시아는 그에게 망명처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즉시 리비아 반군 지도부가 있는 벵가지에 특사를 보내 사태 해결을 위한 중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프랑스는 리비아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리비아를 겨냥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 공습을 계속 진행한다는 데 완전한 의견 일치를 봤다고 강조했다. 한편 각국 정상은 일본 후쿠시마의 교훈을 바탕으로 좀 더 엄격한 원자력 산업 안전규정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우리 모두는 원자력 안전에 관해 매우 높은 규제가 이뤄지길 바란다.”면서 “규제가 민간 원자력 발전 등에 적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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