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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침 도는 軍식단

    군침 도는 軍식단

    올해 군 복무 중인 병사들은 영내 식당에서 처음으로 광어찜과 탕수육, 팝콘형 치킨(뼈 없는 닭튀김의 일종)을 맛볼 수 있게 됐다. 병사들이 선호하는 메뉴인 삼계탕과 한우 갈비도 1년에 4차례 먹는다. 국방부 관계자는 24일 “올해 장병 1인당 1일 기본 급식비를 지난해보다 144원 올린 7334원으로 편성함에 따라 장병 선호도를 고려한 급식 메뉴를 확대해 지난 1일부터 시행 중”이라며 “특히 외부 전문조사기관에 위탁해 신세대 장병들의 선호도를 객관적으로 확인해 반영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우선 장병 급식 메뉴를 다양화하기 위해 광어, 팝콘형 치킨, 탕수육, 냉동 새우 등을 새 메뉴로 선정했다. 광어(1회 80g)는 유통 및 보관 등을 고려해 회가 아닌 찜과 구이 등으로 연 2회, 팝콘형 치킨(1회 100g)은 연 4회, 탕수육(1회 100g)은 연 4회, 냉동 새우(1회 60g)는 연 2회 제공된다. 장병들이 즐겨 먹는 육류의 급식도 강화됐다. 기존에 공급해 오던 삼계탕(1회 500g)과 한우 갈비(1회 150g)는 각각 지난해 연 3회에서 올해 4회로, 오리고기(1회 150g)는 연 12회에서 16회로 늘었다.병사들이 한 달에 두 번 먹을 수 있었던 고등어(1회 80g)는 월 3회로, 연 3회 맛볼 수 있었던 전복(1회 15g)도 연 4회 급식으로 늘어났다. 국방부는 장병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오이, 호박, 버섯, 감자 등 채소류의 급식량도 지난해 대비 10%씩 늘리기로 했다. 특히 군은 후식으로 제공됐던 과일 주스의 급식량을 연 132일에서 126일로 줄이고, 대신 사과, 복숭아 등 국산 제철 과일의 급식 횟수를 233일에서 239일로 늘려 국내 과일농가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까지 민간업체 1곳의 주스만 급식했지만 올해부터는 시험 급식 후 장병들이 선호하는 업체의 주스를 선정해 급식하는 선택계약제도도 도입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강윤숙 식약처 신소재 식품과장이 본 ‘미래산업 식용 곤충’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강윤숙 식약처 신소재 식품과장이 본 ‘미래산업 식용 곤충’

    벼가 익을 무렵 할머니가 볶아 주신 바삭한 메뚜기 튀김은 과자가 흔하지 않던 시절 어린이들의 영양 만점 간식이었다. 고소한 번데기 볶음은 수년 전만 해도 노점 어디에서든 살 수 있는 국민 간식이었다. 먹을거리가 워낙 다양해진 탓에 이제는 메뚜기 튀김과 번데기 볶음 찾기가 어려워졌지만,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식용 곤충은 미래 먹을거리로서 조금씩 진화하고 있다. 장수풍뎅이 유충 등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식품 원료로 인정받아 우리 식탁에 오를 예정이다. 육류 못지않은 고단백 식품인 데다 사육 과정에서 가축보다 사료나 물이 적게 들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식약처는 안전성 평가를 통과한 새로운 식품이 식품 원료로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게끔 관련 제도를 개선했다. 강윤숙 식약처 신소재 식품과장은 미래 먹을거리 산업과 사후관리 방안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환경 변화로 점차 고갈돼 가는 식량자원, 국가별 식품교역량의 증가, 새로움을 추구하는 소비 성향 등으로 기존에 섭취하지 않은 새로운 식품 원료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식용 곤충입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13년 인구 증가에 대비한 미래식량자원으로서 곤충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했고, 국내외에서도 식용 곤충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곤충의 식품산업 진출은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지만, 2014년 7월 갈색거저리 유충에 이어 같은 해 9월 흰점박이꽃무지 유충, 지난해 9월 쌍별 귀뚜라미가 안전성 평가를 통과해 한시 식품 원료로 인정받는 등 식용 곤충의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이 가운데 갈색거저리 유충은 농림축산식품부와 식약처, 농촌진흥청이 협력해 한시 식품 원료로 인정받은 최초의 곤충입니다. 흔히 ‘밀웜’(mealworm)으로 불리는 갈색거저리 유충은 해외에서도 즐겨 먹는 식용 곤충으로 고소한 맛이 특징입니다. 단백질 함량이 돼지고기보다 높고, 총지방의 70% 이상이 혈행 개선에 도움을 주는 불포화 지방산으로 이뤄졌습니다. 겉보기에는 지렁이와 비슷해 징그러워 저도 처음에는 못 먹었습니다. 혐오감 때문에 식품 원료로 인정받기가 쉽지 않았죠. 그래서 2014년 7월 7개 소비자단체와 회의를 열어 갈색거저리로 만든 과자와 빵 등을 선보였습니다. 거부감에 굳은 표정으로 앉았던 소비자단체 대표들도 갈색거저리의 고소함에 반해 식품 원료로 쓸 만하다고 인정했습니다. 여기에 힘입어 이듬해 쌍별귀뚜라미까지 한시 식품 원료로 인정받았습니다. 한시 식품 원료란 식품 공전(식품 및 식품첨가물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 이것들의 제조 및 규격 등을 정리해 놓은 기준서)에 등재돼 누구나 쓸 수 있는 식품 원료로 인정받기 전 단계를 말합니다. 해당 식품 원료를 개발해 신청한 사람만 쓸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지난해 관련 제도를 개선해 3개 업체가 같은 식품 원료를 연구개발해 인정받거나, 한 업체가 해당 식품 원료를 한시 원료로 인정받은 지 3년이 지났거나, 이 원료를 개발한 업체가 다른 업체도 쓸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면 식품 공전에 등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갈색거저리와 쌍별귀뚜라미도 지금은 한시 식품 원료지만 이달 말쯤 식품 공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식품’으로 인정받게 됩니다. 이제 마트에서도 갈색거저리와 쌍별귀뚜라미로 만든 과자 등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메뚜기와 번데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먹어온 식품이기 때문에 ‘식품’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식용 곤충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곤충별 특성에 따라 철저한 위생관리와 사후관리가 뒤따라야 합니다. 흔히 곤충은 흙에서 키우리라 생각하는데, 식용 곤충은 흙과 접촉하지 않도록 플라스틱 상자에서 키웁니다. 배춧잎과 사과 껍질 등을 사료로 주죠. 위생적으로 관리하고자 배설물을 제거하고 동결건조해 상품화합니다. 아직 해외에서도 적극적으로 식용 곤충을 생산하는 나라는 벨기에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업체가 개발한 새로운 식품만 식품 원료로 인정했지만, 지난해 식품위생법이 개정돼 국가기관 주도로 연구한 식품도 안전성을 인정받으면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있게끔 제도가 개선됐습니다. 곧 더 다양한 미래 먹을거리를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오송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평창 ‘천년의 숲’ 월정사 전나무길

    평창 ‘천년의 숲’ 월정사 전나무길

    강원 평창의 월정사 전나무 숲. 절집으로 드는 길 가운데 풍경 빼어나기로 국내 손꼽히는 곳이다. 이 숲에 최근 경관조명이 설치됐다. 조명을 활용한 설치미술 작품들도 곁들여졌다. 쏟아지는 별빛과 함께 자박자박 걷기 좋다. 그뿐 아니다. 한파가 몰아치면서 여러 겨울축제들도 덩달아 활기를 띠고 있다. 평창의 겨울이 제대로 익어 가는 중이다. 경관조명·설치 미술작품 ‘빛의 숲’ 월정사 전나무 숲길은 설경으로 명자깨나 날리는 곳이다. 한데 문제가 있다. 제아무리 폭설을 뒤집어썼다 해도 눈 그치고 반나절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앙상한 모습으로 돌아가기 일쑤다. 바람이라도 불면 눈 떨어지는 시간은 더 짧아진다. 현지에 머물지 않는 한 수도권 등 먼거리의 여행자들이 제아무리 기를 써도 소담한 설경과 마주하기는 쉽지 않다. 밤길은 다르다. 언제나 한결같은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붉고 파란 경관조명이 비추는 숲은 다소 섬뜩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어둠에 익숙해지고 나면 숲길이 건네는 그 적요한 시간들이 더없이 고맙게 느껴진다. 경관조명의 전체적인 주제는 ‘몽환의 빛을 따라 걷는 아름다운 숲길’이다. 밤이 돼도 살아 숨쉬는 숲의 모습을 표현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빛의 숲으로 이끄는 바위’, ‘형형색색 살아숨쉬는 고목’, ‘밤마다 피어나는 빛의 화단’ 등 표현만으로도 관심을 끌 만한 설치미술 작품도 여럿 조성해 뒀다. 전나무 숲길은 일주문에서 금강문까지 이어진다. 채 1㎞가 못 되는 거리에 반듯하게 솟은 전나무가 빽빽하다. ‘천년의 숲’이라 불리기도 하지만, 사실 숲에서 가장 나이 든 나무는 수령 370년 정도다. 대개는 수령 80년 안팎의 젊은 나무들이다. 숲은 오백 살 먹은 전나무 아홉 그루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이들의 씨가 퍼져 지금의 숲을 이뤘다는 것이다. 숲길의 들머리는 일주문이다. ‘월정대가람’(月精大伽藍) 현판 아래로 한 줄기 빛이 쏟아져 내린다. 땅 위엔 둥근 빛의 공간이 형성됐다. 설명이 없어도 알겠다. 여기서부터 달(月)의 정기(精) 가득한 공간이 시작됨을 표현하려 했다는 걸 말이다. 하늘엔 별이 총총, 땅엔 계곡물이 자작대며 흐른다. 일주문 너머 숲길이 꼭 승속을 가르는 경계처럼 느껴진다. 숲길 초입에 삭발기념탑이 서 있다. 단기 출마자들의 삭발 머리카락을 묻은 곳이다. 이어 다양한 설치미술 작품들이 줄줄이 선을 보인다. ‘천년의 목소리’에는 ‘내가 들어 보지 못한 자연의 목(木)소리’란 부제가 붙었다. ‘나무선-환생’과 ‘하얀 정신’은 각각 죽은 뿌리와 스러진 고목에 조명을 해 뒀다. 저마다 제목은 다르지만, 다른 생명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라는 메시지는 같은 듯하다. 숲길은 곧지 않다. ‘S’자 모양으로 휘었다. 숲 가운데, 그러니까 길이 완만하게 꺾어지는 모퉁이엔 성황각을 세웠다. 토속 신들을 모신 곳이다. 이 풍경 보자니 머리카락이 쭈볏 선다. 머릿속으로 쉬지 않고 중얼댄다. 공포는 허상이고 실재하는 건 공포심뿐이라고. 빛으로 장식된 길의 끝은 월정사다. 사방은 괴괴한데 경내 팔각구층석탑(국보 제48호)과 석조보살좌상(보물 제139호)만 조명을 받아 환하게 빛나고 있다. 달빛, 별빛 받으며 탑돌이 하는 이들도 몇몇 눈에 띈다. 낮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풍경이다. 평창 송어 축제 인기…쏠쏠한 ‘손맛’ 추위가 몰아치면서 겨울축제들도 활기를 띠고 있다. 평창은 국내 최초로 송어 양식을 시작한 곳이라 전해진다. 이 덕에 다른 지역에 견줘 송어 살이 차지고 맛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마다 평창에서 송어축제가 열리는 이유다. 올해 9회를 맞은 축제는 오는 31일까지 진부면 오대천에서 펼쳐진다. 얼음낚시와 텐트낚시, 송어 맨손 잡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꽁꽁 언 얼음 위로 펄떡이는 송어를 낚아 올리는 재미가 그만이다. 송어 낚시에는 생미끼를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낚시 방법이 어렵지 않아 초보자도 쉽게 ‘손맛’을 볼 수 있다. ‘송어 맨손 잡기’도 재밌다. 얼음 동동 띄운 수조에 들어가 송어를 맨손으로 잡아 올리는 체험이다. 잡은 송어는 매표소 옆 회센터에서 바로 손질해 회나 구이 등으로 맛볼 수 있다. 매운탕이나 탕수육, 튀김 등 다양한 송어 요리도 즐길 수 있다. 레포츠 프로그램도 빼곡하다. 여럿이 함께 즐기는 스노래프팅과 눈썰매, 얼음카트, 얼음자전거 등이 즐거운 시간을 안겨 준다. 스케이트와 전통 썰매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따로 마련돼 있다. 대관령눈꽃축제는 다음달 7일까지 횡계리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 24회째.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췄다. 국내외 유명 건축물을 본뜬 초대형 눈 조각과 캐릭터 눈 조각 30여점이 전시되고, 평창 동계올림픽 로고와 경기 종목을 형상화한 100m짜리 국내 최대 눈 조각도 선을 보인다. 한국의 민속 마을을 재현한 스노빌리지도 놓치면 안 될 포인트다. 글 사진 평창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영동고속도로 진부나들목으로 나가 표지판을 따라 15분 정도 달리면 월정사다. 대중교통은 동서울터미널에서 진부행 시외버스를 탄 뒤 진부에서 군내버스로 갈아탄다. 진부터미널에서 약 1시간 간격으로 월정사행 버스가 출발한다. 월정사 339-6800. 평창송어축제위원회 336-4000. 대관령눈꽃축제위원회 335-3995. →맛집 식도락(332-2552)은 흑염소 전골이 맛있다. 흑염소 특유의 잡내가 없고, 양도 푸짐하다. 평창읍 내에 있다. 들메가든(333-5245)은 상계탕(桑鷄湯)으로 이름난 집이다. 뽕나무를 넣고 끓인 토종닭이 담백하면서도 쫄깃하다. 대화리에 있다. 평창 전통 음식을 맛보겠다면 평창올림픽시장을 찾으면 된다. 십수 개의 부침개집이 경쟁을 하고 있는데 저마다 ‘수십년 내공’을 자랑한다.
  • ‘바다의 우유’ 굴의 계절이 돌아왔다

    ‘바다의 우유’ 굴의 계절이 돌아왔다

    ‘바다의 우유’ 굴의 계절이 돌아왔다. 굴은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가장 맛있다. 지방을 비축 에너지로 쓰는 육상동물과 달리 굴은 당류인 글리코겐 형태로 에너지를 저장한다. 보통 수온이 15도 이하로 내려가면 에너지 비축이 활발해져 굴의 맛이 좋아진다. 갓 한 김장김치에 굴을 넣어 수육과 함께 싸 먹는 굴보쌈은 친근한 요리다. 젓갈로 삭히거나 탕, 전으로도 해 먹는다. 한국 요리에는 껍데기를 제거한 알굴이 많이 쓰인다. 얼마 전부터 껍데기를 한쪽만 벗긴 ‘하프셀’ 각굴이 인기다. 유럽과 일본, 북미에서 선호한다. 최근에는 중국이 ‘굴 블랙홀’로 등장했다. 허영백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은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각굴 4만 5000t 가운데 절반을 중국이 소비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겨울철 굴과 와인 등을 곁들인 오이스터바를 운영하는 호텔과 양식당이 늘면서 굴을 고급요리로 여기는 분위기다. 스테이크하우스 붓처스컷은 4년째 12월 초에서 1월 초에 이르는 한 달간 굴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프랑스 노르망디 방식으로 양식한 오솔레 오이스터가 대표 메뉴다. 서해안 태안 갯벌에서 자란 오솔레 오이스터는 줄에 여러 개의 굴을 매달아 기르는 수하식 양식이 아닌 망에 하나씩 따로 넣어 기르는 개체굴 방식으로 양식된다. 밀물 때에는 바닷물에 잠겨 있고 썰물 때 햇볕에 노출되기 때문에 탄탄한 식감과 감칠맛이 좋다. 항상 물에 잠겨 있는 수화식 굴은 육질이 연하고 특유의 바다향이 특징이다. 오솔레 오이스터의 크기는 성인 여성 손바닥만 한 20㎝로 붓처스컷이 선보이는 통영 각굴(12~13㎝)보다 크다. 개당 가격도 오솔레(5000원)가 통영 굴(2000원)의 2배가 넘는다. 오솔레는 수확량 대부분이 일본으로 수출되는데 국내에서는 부처스컷이 가장 많은 물량을 사들이고 있다. “굴 맛은 신선함이 99%를 좌우합니다. 나머지 재료는 거들 뿐이에요”라고 박형주 붓처스컷 청담점 셰프는 강조했다. 초장에 듬뿍 찍어 먹으면 굴 본연의 향을 즐기기 어렵다. 식초 드레싱이 최고의 조연이다. 레몬즙으로 비린 맛만 살짝 잡아도 된다. 샤도네이 비니거(화이트와인 식초)는 신맛이 덜 하고 단맛이 약간 돌아 굴과 잘 어울린다. 집에서는 사과식초를 써도 된다. 박 셰프의 추천 드레싱은 이렇다. “식초 두 큰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한 큰술, 다진 양파와 다진 샐러리 각 한 큰술을 섞어 굴에 얹어 드시면 됩니다. 굴의 짠맛이 있으니 소금은 넣지 마세요. 심심하다 싶으면 케첩과 핫소스를 약간 섞은 칵테일소스를 따로 만들어 내어도 좋아요.” 굴 튀김 색깔이 독특하다. 직접 만든 먹물빵가루와 새우살을 말려 곱게 간 칩을 빵가루에 섞어 튀김옷을 입혔다. 보통 해산물 튀김에는 시고 단 타르타르소스를 곁들이지만 붓처스컷은 앤초비딥을 내놓는다. 앤초비(서양식 멸치젓), 마요네즈, 파프리카파우더를 넣어 굴 맛을 최대한 돋보이게 했다. 삼성점과 청담점에서는 다음달 10일까지 통영 갓굴을 무제한 먹을 수 있는 오이스터바가 열린다. 가격은 4만 5000원이다. 매년 예약해 찾아오는 굴 마니아가 대부분이다. “며칠 전 한 커플이 와서 3시간 동안 7㎏을 드시더라고요. 지난해엔 20㎏ 넘게 드신 손님도 있었어요.” 타우린, 아연, 철분, 요오드가 많은 굴은 피로회복과 빈혈 예방에 좋은 강장식품이다. 김영혜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연구관은 “‘배 타는 어부의 딸 얼굴은 까맣고 굴 따는 어부의 딸 얼굴은 하얗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굴은 멜라닌 색소를 파괴해 피부 미용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굴은 산란기(5~8월)에 독소가 있어 먹지 않는 게 좋다. 좋은 굴은 유백색의 광택을 띤다. 살이 통통하고 만졌을 때 촉감이 약간 오돌토돌한 느낌이 있다. 신선한 굴은 향기가 진하고 가장자리 검은 테두리가 선명하다. 오래된 굴은 흐물흐물하며 비위를 거슬리는 냄새가 난다. 허 연구관은 “겨울이 굴 제철이긴 하지만 장염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가 유행하는 계절이기 때문에 노약자나 환자는 굴을 익혀 먹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글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사진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 400년 전 문화가 건넜던 ‘힐링의 다리’

    400년 전 문화가 건넜던 ‘힐링의 다리’

    12월 초에 찾은 서일본은 초겨울인데도 포근한 기운으로 가득했다. 발길 닿는 곳마다 펼쳐진 대자연과 아기자기한 풍경을 보고 있자니 몸도 마음도 ‘힐링’되는 기분이었다. 특히 혼슈 서쪽 끝의 야마구치현은 한·일 교류가 시작되는 입구로서 의미가 있다. 옛 조선통신사가 일본 본토에 상륙해 첫발을 내디뎠던 시모노세키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야마구치현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였고 주고쿠 산지가 뻗어 있어 아름다운 정취를 풍긴다.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서쪽의 교토’라고도 불린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도쿄나 오사카의 찬란함과는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한·일 수교 50년을 맞아 조선통신사의 발자취를 따라 서일본의 관광 명소인 야마구치현을 둘러봤다. ●부산서 출발한 통신사 첫 관문 시모노세키 야마구치현 서남단의 항구도시 시모노세키는 옛 조선통신사가 상륙했던 곳이다. 한·일 교류가 시작되는 관문인 셈이다. 부산에서 출발한 통신사가 대마도와 아이노시마를 거쳐 시모노세키에 도착했다고 한다. 조선시대 총 17회 파견된 통신사 중 마지막 파견을 뺀 16회가 모두 이곳을 통과했다. 시모노세키 곳곳에서 한·일 교류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조선통신사의 객사로 사용된 ‘아카마신궁’이 대표적이다. 통신사는 신궁에서 2~3일을 머물렀다고 한다. 아카마신궁은 안토쿠 일왕을 기리는 신사이기도 하다. 신궁 맞은편에는 에메랄드 그린색의 망망대해가 펼쳐져 있다. 안토쿠 일왕은 1185년 단노우라 전투에서 패배한 뒤 일곱 살이란 어린 나이에 이 바다에 빠져 죽었다. 아카마신궁 안에 1711년 이곳을 방문했던 임수간 부사의 안토쿠 일왕에 대한 추모시가 기록물로 남겨져 있다. 일본 측은 통신사가 올 때마다 이곳에 다리를 만들었다가, 돌아가면 철거하는 식으로 정성을 쏟았다고 한다. 근처 공원에는 1607년 조선통신사의 상륙을 기념하는 비가 세워져 있다. 2001년 당시 한일의원연맹 한국 측 회장을 맡았던 김종필 자민당 명예총재의 친필도 눈에 띈다. 시모노세키에서 출발한 조선통신사는 시모카마가리, 도모노우라 등을 거쳐 오사카로 갔다. 조선통신사의 발자취를 더 자세하게 알고 싶다면 히로시마현 시모카마가리섬의 ‘조선통신사 자료관’을 방문하면 된다. ●일본 최대 종유동물 ‘아키요시 동굴’ 야마구치현의 주요 관광지 중 하나인 아키요시 동굴은 일본 최대 규모의 종유동굴이다. 약 1㎞가 관광 코스로 개방돼 있어 누구나 동굴을 체험할 수 있다. 특이한 것은 사계절 내내 평균 17도의 선선한 기온을 유지한다는 점이다. 동굴 안이 바깥보다 서늘할 것이라 생각해 두툼하게 입고 간다면 오산이다. 12월 초인데도 동굴 안의 공기는 선선하다기보다 온화한 느낌에 가까웠다. 3억년 전에 형성됐다는 동굴에 들어서자마자 자연의 웅장함이 물씬 느껴졌다. 종유석, 석순 등 볼거리도 다양했다. 지하수가 흘러나오면서 여러 개의 둥근 접시 모양을 만든 ‘100개의 접시’도 눈길을 끌었다. 6개 종의 박쥐 1만 마리가 서식한다고 했지만, ‘겨울잠’을 자고 있는지 볼 수 없었다. 1시간 정도 동굴을 거니는 내내 높은 지대로부터 흐르는 물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아키요시 동굴과 차로 5분 정도 떨어진 곳에는 아키요시다이라는 일본 최대 카르스트 지대가 있다. 넓고 푸른 대지 곳곳에 석회암 덩어리들이 무리지어 있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마치 한 폭의 수채화 속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 아키요시다이는 아키요시 동굴과 함께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해상 신전 ‘이쓰쿠시마 신사’ 세계문화유산 ‘힐링 여행’을 원한다면 야마구치현 동쪽의 이와쿠니를 추천한다. 일본의 3대 명교 중 하나이며 일본을 대표하는 목조다리 긴타이쿄로 이름난 도시다. 다리는 특이한 모양을 하고 있다. 가운데가 높게 아치형 곡선을 이루는 활 모양의 다리가 5개 연속 이어져 있다. 다리를 건널 때면 발아래의 강과 눈앞에 펼쳐진 푸른 산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긴타이쿄를 지나 이와쿠니성에 이르자 개화를 기다리는 벚나무들이 객을 맞는다. 평온한 분위기의 이와쿠니성은 마치 담백한 소설 속의 한 페이지 같다. 이와쿠니성에 들어서면 100가지 맛의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들이 곳곳에 늘어서 있다. 이와쿠니성을 둘러싼 차분한 기운 속에 알록달록한 아이스크림 모형들이 생기를 돋궈 준다. 행운의 상징이라는 백사를 전시한 박물관도 볼거리다. 해상 신전인 이쓰쿠시마 신사는 미야지마 지역의 관광 명소로 꼽힌다. 신사는 바다의 여신을 숭배한다. 이 때문에 거대한 붉은색 도리이(신사의 입구에 세워진 문)가 바다 한가운데 세워져 있다. 도리이는 신과 인간의 세계를 구분 짓는 경계이자 신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바다 한가운데의 붉은색 도리이는 아름다운 자연의 배경과 조화를 이뤄 세계 어디서도 보지 못할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신사 역시 용궁을 재현한 구조다. 이쓰쿠시마 신사는 199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미야지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슴이다. 관광객들이 종이를 들고 있으면 애교를 부리기도 한다. 미야지마의 사슴들은 특이하게 종이를 잘 먹는다. 야마구치현에는 긴 여정에 지친 몸을 풀어줄 온천 코스도 다양하다.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유다 온천, 가와타나 온천 등 다양한 온천이 늘어서 있다. ●최초 복어 요리전문점 ‘춘범루’ 야마구치현은 볼거리만큼 먹거리도 풍부했다. 일본 내 최대 복어 어획량을 자랑하는 이 지역의 복어 요리는 겨울철 최고 진미다. 복어정식을 시키면 회, 껍질, 튀김, 탕과 소바를 곁들인 한상 차림이 푸짐하게 나온다. 두툼하게 썬 복어 회의 식감과 바삭한 튀김 그리고 시원한 맑은 탕 국물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한때 ‘복어 금식령’이 내려지기도 했다고 한다. 임진왜란이 시작된 해인 1592년 조선을 침략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병사들이 독이 있는 내장까지 끓여 먹고 죽자 결국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복어 금식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복어 금식령’은 300년 뒤인 1892년에야 풀렸다고 한다. 일본의 초대 총리 이토 히로부미가 이 지역을 방문했을 때 폭풍우로 대접할 생선이 없자 여관 주인이 할 수 없이 금지된 생선인 복어를 내왔고, 복어 맛에 감탄한 이토 히로부미가 복어를 먹을 수 있도록 금식령을 해제했다. 당시 이토 히로부미가 머물렀던 여관인 춘범루라는 곳은 일본 최초의 복어 요리전문점이 됐다. 가와타나 온천 일대의 향토음식인 ‘가와라소바 메밀국수’도 별미다. 뜨거운 기왓장 위에 소바의 면을 익혀 먹는 것이 특징이다. 익힌 면에서 느껴지는 바삭함과 기왓장에 닿지 않은 면의 차가운 맛이 오묘하게 어우러져 입맛을 돋운다. 이와쿠니 생선초밥도 이 지역의 특산 음식으로 꼽힌다.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초밥의 모양이 아닌 마치 샌드위치처럼 생겼다. 네모난 모양의 밥 위에 다진 생선 살과 연근, 달걀 지단 등을 겹겹이 얹었다. 한 입 베어 물면 생강 특유의 향이 입안에 가득 퍼진다. 보존과 운반이 편리해 무사들이 즐겨 먹었다고 한다. 글 사진 야마구치·히로시마(일본)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新국토기행] 경기 안산시

    [新국토기행] 경기 안산시

    경기 안산시는 수도권의 보물섬이다.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즐비한 데다 서울에서 차량으로 1시간 거리에 있어 수도권 나들이객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시화방조제와 대부해송길, 풍도, 탄도 바닷길, 안산갈대습지공원, 다문화거리, 동주염전 등 안산 9경을 눈여겨볼 만하다. 안산 출신으로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성호 이익 선생을 비롯해 조선시대 대표 풍속화가인 단원 김홍도, 소설 상록수로 유명한 최용신 선생의 계몽사상 등 다양한 학문과 문화·예술의 전통을 가진 곳이다. 인근에 인천국제공항과 평택항, 경부고속철도역사가 있고 수도권 전철망을 비롯해 서해안 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도로, 영동고속도로 등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춘 곳이어서 접근성이 용이하다. 안산시는 대부도를 중심으로 한 관광 인프라를 대한민국 최고의 보물섬으로 조성한다는 ‘보물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그야말로 국내 대표 관광지로 비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볼거리>> 안산 여행의 중심은 단연 대부도이다. 안산의 하와이로 불리는 대부도는 시화방조제로 연결돼 육지가 된 섬이지만 아직도 섬이 가진 낭만과 서정이 곳곳에 남아 있는 곳이다. 대부도를 방문한다면 반드시 들러야 하는 필수 코스가 시화조력발전소이다. ●‘안산의 하와이’ 대부도 필수 코스 시화조력발전소 2011년 완공된 세계 최대 규모로 연간 5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한다. 연간 31만 5000t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조력발전은 하루 두 번 밀물 때 발생하는 수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청정에너지를 말한다. 시화호는 최고 9m의 조수간만 차가 있어 국내에서 조력발전의 최적지로 평가받는다. 티라이트 공원은 발전소를 조성할 때 발생한 토사를 이용해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진 해상공원으로 여가공간, 휴식공간, 편의공간 등 약 15만㎡ 규모로 조성됐다. 휴게소는 식당과 카페 등이 있고 2층에는 전망대가 있어 시원한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조력문화관은 조력발전의 원리를 알아볼 수 있는 과학체험 학습공간으로 아이들은 물론 어른에게도 볼만한 구경거리다. 지난해 6월 개장한 75m 높이의 전망대는 시화호와 서해를 조망할 수 있는 안산의 랜드마크로 연간 150만명이 찾는 관광 명소로 자리잡았다. (032)890-6520. ●대부도 해안선 따라 걷는 대부해솔길 제주올레길처럼 대부도의 해안선을 따라 걸을 수 있도록 구성됐다. 대부관광안내소에서 시작해 구봉도, 대부남동, 선감도, 탄도항을 거쳐 대송단지까지 연결돼 있다. 대부도 전체를 빙 둘러 걷는 해솔길은 대부도라는 섬이 가진 특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전체 길이 74㎞, 7개 구간으로 나뉘어 있으며 특히 방아머리에서 돈지섬안길까지 이어지는 구간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개미허리 다리’로 연결된 ‘낙조전망대’는 바닷길 산책의 즐거움과 함께 붉게 물드는 아름다운 낙조까지 감상할 수 있다. 1899-1720. ●1953년부터 재래 방식으로 최상급 소금 채취하는 동주염전 단원구 동주길 대동초등학교에서 대부황금로를 따라 선감도 방향으로 가다 보면 ‘바람과 태양, 하늘 그리고 소금’ 등 자연이 함께 어우러지는 ‘동주염전’이 있다. 1953년부터 염전을 시작해 지금까지 재래 방식을 고집해 소금을 채취하고 있다. 동주 천일염에는 특별한 비밀이 있다고 한다. 갯벌 위에 옹기판을 깔아 생산하는데 옹기 사이 틈을 통해 갯벌과 소금이 만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이 틈으로 중금속과 같이 인체의 나쁜 성분은 갯벌이 흡수하고 대신 갯벌이 가진 미네랄과 같은 좋은 성분은 소금이 흡수한다. 이처럼 최상급 천일염을 생산한다는 자부심을 바탕으로 한 ‘염전 체험학습’을 운영하고 있다. (032)886-0900. ●사진작가가 사랑하는 섬 탄도… 누에섬 풍력발전기도 장관 탄도는 대부도 본 섬과 선감도, 불도에 이어 네 번째로 큰 섬이다. 누에섬 등대전망대가 자랑거리다. 최대 높이 8m 내외로 밀물과 썰물이 하루 두 차례씩 드나든다. 이때 바다가 갈라지며 길이 드러나는 현상과 서해안의 낙조는 장관을 연출하기 때문에 사진작가와 여행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대부해솔길 제6코스에 해당하는 탄도항에는 안산어촌민속박물관과 누에섬 등대전망대가 있다. 가족단위 낚시를 즐기는 여행객들도 많이 찾는다. 바닷길을 통해 누에섬에 가다 보면 연간 1300여 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하는 국내 최초(2009년 완공)의 750㎾급 풍력발전기 3기도 만날 수 있다. 1899-1720. ●‘최고의 포토존’ 구봉도 낙조전망대·작지만 아름다운 섬 풍도 구봉도 끝자락에 있는 낙조전망대로 구봉도를 대표하는 구조물이다. ‘석양을 가슴에 담다’라는 뜻을 가진 동그란 띠와 석양 모양의 구조물 사이로 보이는 석양이 무척이나 아름다워 서해안 낙조를 즐길 수 있는 대부도 최고의 포토존으로 손꼽히고 있다. 1899-1720. 방아머리선착장에서 여객선을 타고 1시간 30분가량 가면 넓이 1.84㎢, 해안선 5㎞의 조그마한 풍도를 만날 수 있다. 풍도라는 이름 때문에 바람이 많으리라 생각하지만 풍도는 단풍나무가 많아 풍도(楓島)라고 불린다. 우럭·노래미·야생화·몽돌이 있는 아름다운 섬이다. 1899-1720. ●외국 이색문화 체험할 수 있는 ‘국경 없는 마을’ 다문화거리 아시안 문화권의 음식점이 늘어선 이곳은 여기가 과연 한국일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이국적인 장소이다. 외국의 이색적인 문화를 체험해 보고 싶다면 이곳을 찾으면 된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몽골, 베트남 등 60여개국 6만여 외국인의 생활공간으로 2009년 다문화마을특구로 지정됐다. 일명 ‘국경 없는 마을’로 통하며 다문화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031)481-2232. ●노적봉공원 인공폭포·국내 최대 규모 안산갈대습지공원 노적봉공원 내에 설치된 인공폭포는 국내 최대의 장엄한 폭포수와 음악분수, 인공암벽 등을 갖추고 있다. 공원에는 장미원과 철쭉원, 야외결혼식장 등 다양한 볼거리·즐길거리 장소도 마련돼 시민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안산갈대습지공원은 시화호로 유입되는 지천의 수질 개선을 위해 조성한 104만㎡의 국내 최대 규모 인공습지 공원으로 나무다리와 옥상전망대, 조류관찰대가 있다. ●‘한국의 무라노’ 유리섬박물관·음악이 흐르는 정문규미술관 한국의 무라노를 꿈꾸는 유리섬박물관은 대부도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유리 공예품을 세계 전역으로 수출할 정도로 명성이 자자한 이탈리아 무라노섬이 모델이다. 2012년 4만 3000㎡ 공간에 복합문화체험공간으로 문을 열었다.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한 유리조각공원이다. 현대 유리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으며 유리 작가들이 눈앞에서 직접 작품을 만드는 공예시연장 등 다채로운 볼거리로 가득하다. (032)885-6262. 정문규미술관은 원로작가가 운영하는 곳으로 음악과 미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1관은 단체나 개인이 대관할 수 있으며 제2관은 정문규 작가의 상설전시관으로 마련돼 있다. 1층에 있는 갤러리카페 ‘아르페지오네’에서는 수준급의 오디오시스템을 갖추고 고음질의 음악을 제공하고 있다. 매년 3월부터 12월까지 작은 음악회와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032)881-2753.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먹거리>> 안산에서는 무엇을 먹을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곳곳에 13개 음식거리를 조성해 언제든 지역을 대표하는 다양한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다. ●‘방아머리 먹거리타운’ 바지락 칼국수 대부도 제일 북쪽에 있는 음식문화시범거리로 바지락칼국수가 대표 음식이다. 커다란 솥에다 지척에 널린 바지락을 넣어 칼국수를 끓여 먹던 풍습이 육지와 연결되면서 소문이 났고, 지금의 바지락칼국수 거리가 생겨났다. 이곳에선 활어회나 조개구이도 인기지만 식당마다 간장게장과 바지락고추장찌개 등 향토 음식을 개발해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댕이골 전통음식거리’ 비빔국수·유기농 쌈밥·두부요리 1990년대부터 전통음식을 주 메뉴로 하는 음식점들이 모여들면서 자연스럽게 조성된 사동의 먹자골목이다. 댕이골은 처녀의 댕기모양을 한 마을 지형에서 따온 이름이다. 30년 전통의 비빔국수에서부터 20여종의 유기농 쌈밥, 가마솥에 끓여 만든 두부요리, 송어, 시골밥상, 갈치조림, 매운 소갈비찜, 추어탕, 곤드레밥 등 먹거리 천국이다. ●‘다문화음식거리’ 중국식 호떡·파파야 샐러드·나시고랭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이 산다는 원곡동은 세계음식백화점으로 불린다. 6만여명의 외국인이 모여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들을 위한 음식점들이 생겨났다. 외국에 가지 않고도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어서 주말에는 내국인 미식가들도 많이 찾는다. 다문화음식거리에서는 외국인들이 직영하는 100여곳의 음식점이 성업 중이다. 지하철 4호선 안산역 앞에서 원곡본동 주민센터까지 500여m에 이르는 구간에 밀집해 있다. 거리의 명물이 된 꽈배기빵과 중국식 호떡, 만두, 월병을 맛볼 때면 여기가 중국인가 싶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태국음식점에서는 파파야 샐러드 ‘쏨땀’, 매운 돼지고기덮밥 ‘팟카파오무’, 볶음 국수 ‘팟타이’, 볶음밥 ‘까오팟푸’를 맛볼 수 있다. 인도네시아의 볶음밥 ‘나시고랭’이나 꼬치 요리인 ‘사테가이’, 인도의 ‘난’과 ‘커리’, 베트남 쌀국수 ‘퍼’ 등도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본오동에서는 양푼홍합탕, 신석기 숯불고기, 창고 곱창집, 장단콩 청국장, 곤드레수제비집 등이 인기다. 상록수역 1번 출구에서부터 최용수기념관까지 먹자골목이 형성돼 있다. 선부동 먹자골목에서는 전국 3대 짬뽕이라는 중국집이 유명하다. 바닷가재에서부터 회까지 해산물종합세트를 먹을 수 있는 횟집도 있고 활전복회, 몽골리안 숯불바비큐, 쪽갈비, 두루치기 등을 선택할 수도 있다. ●‘송호맛길’ 산채 정식·감자옹심이·메밀 막국수·굴튀김 안산 사람 치고 ‘송호맛길’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로 유명하다. 한식부터 중식, 일식까지 없는 게 없다. 고향의 정감이 담긴 산채 정식부터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강원도식 감자옹심이와 메밀 막국수, 삼대를 잇는 두부요리, 굴튀김과 굴국밥 등도 인기 품목이다. 성포동은 조선시대 배가 드나드는 포구가 있던 곳이다. 이곳에서 영업 중인 횟집의 생선구이는 점심 메뉴로 손색없으며 불고기 백반과 통큰 냉면을 맛보려는 미식가도 많이 찾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만두 원조국’ 얼린 냉동만두

    ‘만두 원조국’ 얼린 냉동만두

    한국 냉동만두가 ‘만두의 고향’인 중국 대륙을 얼리고 있다. 지난해 냉동만두의 대(對)중국 수출액과 수출량은 2배 넘게 늘었다. 혼자 밥을 먹는 ‘혼밥족’ 증가로 국내 냉동식품 시장 규모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1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15 냉동식품 세분시장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국 냉동만두 수출은 880t(436만 7000달러)이다. 2013년 359t(161만 8000달러)과 비교하면 수출량은 2.45배, 수출액은 2.7배 급증했다. 반면 주로 딤섬류인 중국산 냉동만두 수입은 같은 기간 1972t(451만 1000달러)에서 1845t(442만 7000달러)으로 약간 줄었다. 위생과 품질을 앞세워 ‘만두 원조국’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국내 냉동식품 브랜드들이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별그대’로 대표되는 한류 바람 속에 CJ 비비고 등 한식 브랜드가 현지화에 성공하면서 맛과 위생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만두는 중국 음식이라는 고정관념을 현지에서 깨고 있다”고 강조했다. 1인 가구 및 혼밥족 증가에 따라 오래 보관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냉동식품 강세도 이어졌다. 지난해 냉동식품 국내 시장 규모는 1조 5821억원으로 2013년에 비해 4.8%, 2012년 대비 10.9% 성장했다. 품목별로는 만두시장(55.7%)이 가장 크다. 튀김류(13.1%), 갈비·너비아니류(8.5%), 땡·완자류(8.2%), 스낵류(5.7%), 가스류(5.1%) 등이 뒤를 이었다. 튀김류, 너비아니류는 2012년에 비해 각각 26.6%, 22.4% 성장한 반면 완자류는 14.8% 감소했다. 소비자 5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가정에서 혼자 식사할 때 간편식보다 냉동식품을 먹는 이유로는 가장 많은 37.2%가 ‘유통기한이 더 길어서’를 꼽았다. ‘조리 방법이 더 간단해서’(27.9%), ‘가격이 저렴해서’(15.2%) 이유도 많았다. 연령별로는 20대(54.5%)가 집에서 혼자 밥 먹을 때 냉동식품을 먹는다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맛있는 포구여행 떠나볼까

    맛있는 포구여행 떠나볼까

    12월이면 포구마다 맛이 들기 시작한다. 굴과 삼치, 대게 등 겨울을 대표하는 각종 갯것들이 풍성하게 나기 때문이다. ‘맛있는 포구여행’은 그래서 겨울이 제격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바다의 인삼’ 굴의 유혹-충남 보령 천북 굴 구이 천북 굴 단지는 ‘굴 구이’의 원조 격이다. 홍성방조제가 바닷길을 막기 전까지 천북면 장근리와 사호리 일대 해변에서 채취한 굴은 맛 좋기로 유명했다. 굴 따던 아낙들이 바닷가에 장작불 피워 손을 녹이며 굴을 껍질째 구워 먹던 것이 의외로 짜지 않고 고소해서 지역의 토속음식이 됐다. 굴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제철. 불판 위에서 탁탁 소리를 내며 뽀얀 속살을 드러낸 탱글탱글한 굴을 초고추장에 찍어 입으로 가져가면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오천항의 키조개도 달짝지근하고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오천항 인근에 충청수영성, 순교성지 갈매못, 도미부인 사당 등이 있다. 보령시청 관광과 (041)930-4542. ●동해바다 겨울 별미-강원 속초항 양미리·도루묵 지금 강원도 동해안 일대 횟집과 식당 어디나 양미리와 도루묵이 지천이다. 특히 속초항은 방금 잡아온 양미리와 도루묵을 즉석에서 구워 먹는 포장마차가 아침부터 문전성시를 이룬다. 둘이서 만 원이면 양미리 13~15마리와 도루묵 서너 마리를 배부르게 먹는다. ‘살 반, 알 반’ 알배기 도루묵구이는 뜨거울 때 손으로 들고 후륵후륵 먹는 것이 요령. 고소한 살이 입안에서 살살 녹고 탱탱한 알은 톡 터진 뒤 쫀득하게 씹힌다. 동명항과 속초등대전망대, 우리나라 등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립산악박물관, 경관이 수려한 설악산 신흥사 등을 연계해 여행하면 좋다. 속초시청 관광과 (033)639-2541. ●‘왕의 들녘’을 적시다-경기 화성 궁평항 간재미 화성은 삼국시대부터 중국 등을 오가는 국제적인 무역의 거점이었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신라 경주로 이어지는 실크로드의 길목이기도 하다. 화성을 대표하는 궁평항은 서울과 가까워 나들이를 겸한 미식 여행지로 인기다. 겨울에는 궁평(宮坪)이란 이름에 걸맞게 굴, 대하 등 제철 해산물이 풍성하다. 궁평항 수산물직판장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토박이들은 특히 간재미를 먼저 맛본다. 간재미는 겨울철에 살이 두툼하고, 뼈가 딱딱하지 않아 오독오독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회무침, 간재미탕도 별미다. 궁평항 북쪽의 송산면은 송산포도가 유명한데 샌드리버의 포리버 와인도 각별하다. 화성 궁평리정보화마을 (031)356-7339. ●향긋하고 시원한 맛-경남 거제 굴·대구 거제면 내간리 해안가에 굴구이를 내는 집이 여럿 모여 있다. 굴튀김, 굴무침, 굴구이, 굴죽 등 다양한 굴요리를 맛볼 수 있다. 특히 싱싱한 생굴을 껍질째 구워 먹는 굴구이는 굴 특유의 진한 맛을 잘 느끼게 해준다. 거제의 또 다른 겨울 음식은 대구다. 우리나라 최대의 대구 집산지인 외포항에 대구요리를 내는 식당 10여곳이 늘어서 있다. 뽀얀 국물의 대구탕은 구수하면서도 진한 맛이 일품이다. 신선대와 ‘바람의 언덕’, 1950~80년대까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해금강테마박물관, 파도에 몽돌 구르는 소리가 예쁜 학동흑진주몽돌해변 등과 함께 거제 별미여행 코스를 짜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거제시청 관광과 (055)639-4173. ●겨울을 기다렸다-경북 울진 대게 울진 여행은 겨울이 제철이다. 시린 동해바다에서 건져 올린 겨울 진객 대게 때문이다. 대게철이 시작되는 12월이면 후포항은 하루 종일 분주하다. 대게를 실은 어선이 포구로 들어오면 곧장 경매가 시작되고, 낙찰받은 대게는 전국 각지로 실려 나간다. 먼 거리를 한달음에 달려 온 여행자를 위해 후포항이 준비한 겨울 별미는 대게탕과 물곰탕이다. 대게는 찜으로 먹는 게 정석이지만 탕으로 먹어도 일품이다. 물곰(물메기)을 뽀얗게 끓여낸 물곰탕은 해장으로 그만이다. 후포항의 활기찬 경매 장면을 구경한 뒤, 백암온천에서 뜨거운 온천탕에 몸을 담그는 것으로 울진 여행을 마무리한다. 울진군청 문화관광과 (054)789-6902. ●겨울 진객이 찾아왔다-전남 고흥 나로도 삼치 고흥 나로도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삼치파시가 열렸고, 1960∼70년대 삼치수출로 호황을 누렸던 곳이다. 지금은 예전만 못하지만 여전히 삼치배가 드나들고, 삼치경매가 열린다. 나로도항에서 삼치와 만나는 순간 두 번 놀란다. 1m를 전후한 거대한 크기에 한 번 놀라고,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는 삼치회의 맛에 한 번 더 놀란다. 팔영산 쪽엔 남열해변, 고흥우주발사전망대, 팔영산 자연휴양림 등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수려한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들이 몰려 있다.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과 마복산목재문화체험장, 중산리 일몰전망대 등도 잊지 말고 찾는 게 좋겠다. 고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30-5347. ●골라 먹는 재미-전남 장흥 키조개·석화·매생이 ‘장흥’하면 먼저 명함을 내미는 해산물이 키조개다. 안양면 수문항 일대는 키조개의 산지로 알려졌다. 어른 얼굴 크기의 키조개는 회로 먹고, 살짝 데쳐 먹고, 탕으로 먹는다. 키조개와 한우, 표고버섯이 궁합을 이룬 장흥삼합은 장흥의 주요 메뉴다. 장흥의 겨울 포구를 빛내는 또 다른 주연은 석화(굴)와 매생이다. 남포 일대가 자연산 굴로 명성 높다면 죽청 해변에는 양식 굴구이 집들이 늘어서 있다. 참살이음식 반열에 오른 매생이국은 속풀이에도 안성맞춤이다. 토요시장 낙지국밥 역시 장흥의 숨은 별미다. 장흥에서는 보림사, 정남진천문과학관 등을 두루 둘러보면 좋다. 장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60-0224. ●남한강이 내준 맛-충북 충주 민물고기 매운탕 남한강이 흐르는 충주는 포구가 발달한 고장이다. 참마자조림과 새뱅이탕은 충주 민물고기 매운탕집의 대표 메뉴다. 참마자조림은 목계나루 인근에서 맛볼 수 있다. 시래기와 함께 자작하게 조린 맛이 일품이다. 새뱅이탕은 중앙탑공원 인근에서 맛볼 수 있다. 새뱅이탕 주재료는 충주댐에서 잡은 징거미. 요즘은 징거미가 부족해 보리새우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새우의 맛이 우러나 시원하고 개운한 새뱅이탕은 민물고기 특유의 맛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충주 포구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목계나루 강배체험관, 충주 문화 체험의 중심지인 중앙탑공원 등도 함께 돌아보기 좋은 여행지다. 충주시청 관광과 (043)850-6723.
  • 맛있는 크리스마스

    맛있는 크리스마스

    에버랜드가 내년 1월 말까지 크리스마스 특선 뷔페 ‘셰프 레니의 샐러드바’를 운영한다. 겨울 시즌에만 운영되는 뷔페로 에버랜드의 대표 캐릭터 ‘레니와 친구들’을 모티브로 꾸민 50여 가지의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 파크 곳곳에서 귀엽고 깜찍한 캐릭터들도 만날 수 있다. 뷔페는 캐릭터 이름을 딴 5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시금치, 귀리, 브로콜리, 마늘, 녹차 등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슈퍼푸드’(영양이 풍부하고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건강식품)를 재료로 만든 참살이 메뉴를 다수 선보인다. 귀리 비빔밥, 코코넛 튀김만두 등 최근 유행하는 한식뷔페의 인기 메뉴들도 맛볼 수 있다. 셰프 레니의 샐러드바는 화려한 빛의 거리 ‘크리스마스 애비뉴’에 자리잡았다. 8m 높이에 은하수처럼 펼쳐진 수십만 개의 LED 불빛이 낭만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요금은 어른(중학생 이상) 평일 1만 5800원, 주말 2만 800원, 초등학생은 주말·평일 모두 1만 300원이다. 에버랜드는 샐러드바 오픈을 기념해 30일까지 에버랜드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에서 이벤트를 진행한다. 총 3명에게 에버랜드 이용권과 샐러드바 무료식사권을 2매씩 준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1차 소주·삼겹살 +2차 치맥 = 2400㎉… 얼큰 해장은 속 상해

    1차 소주·삼겹살 +2차 치맥 = 2400㎉… 얼큰 해장은 속 상해

    동창회, 회식, 친구들과의 모임까지 각종 송년 모임이 줄줄이 잡힌 연말에는 간 건강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 일주일에 2번꼴로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하면 음주 내공이 깊은 사람도 간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알코올이 간에 흡수되면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로 변하는데, 이 물질은 간의 지방을 파괴해 과산화지질로 변화시키고 이것이 축적되면 알코올성 지방간에 걸리게 된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말 그대로 간세포에 지방이 축적된 상태다. 증상이 거의 없으나 간혹 상복부 불편감이나 피로를 느낄 수 있다. 장기간 술을 계속해서 마시면 일부 사람에게서 급격한 간 기능 장애를 보이는 알코올성 간염이 발생할 수 있다. 간세포가 파괴되고 염증 반응을 동반하는 알코올성 간염에 걸리면 발열, 황달, 복통, 심한 간 기능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술을 끊으면 회복되지만 음주를 계속하면 만성질환이나 간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증으로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술을 계속 마시는 약 20~30%의 사람에게서 알코올성 간염이 생기고 이 상태에서 음주를 계속하면 10% 정도가 간경변증에 걸린다고 한다. 보통 매일 소주 1병을 10~15년 이상 마시면 간경변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간경변증이 심해지면 복수나 황달, 정맥류 출혈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며, 일단 병이 진행되면 술을 끊더라도 딱딱해진 간 조직을 정상으로 되돌릴 수 없다. 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알코올은 인체가 흡수한 발암물질을 녹여 점막이나 인체 조직에 쉽게 침투하도록 돕고, 아세트알데히드는 DNA 복제를 방해하거나 직접 파괴한다. 이때 만들어진 돌연변이 세포 일부가 죽지 않고 끊임없이 분열해 암세포로 변한다. 암 발병 위험은 그동안 먹은 알코올의 총량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평소 적게 마시려고 노력해야 한다. 알코올 전문병원 다사랑중앙병원의 전용준 원장은 “성인이 하루에 분해할 수 있는 최대 알코올의 양은 160~180g으로, 보통 하루 알코올 섭취량이 80g(소주 1병)을 넘으면 위험 수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간의 해독 능력을 고려하면 술자리가 잦은 연말연시에는 하루 알코올 섭취량이 50g을 넘지 않도록 자제할 필요가 있다. 알코올 50g은 맥주(500㏄) 2잔 또는 막걸리(760㎖) 1병, 소주(360㎖) 3분의2병, 위스키 3잔, 소주와 맥주를 혼합한 폭탄주 3잔에 해당하는 양이다. 여성은 남성보다 체내 수분이나 알코올 분해 효소가 적어 똑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빨리 취하기 때문에 소주 5잔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술을 마셨을 때 숨이 가쁘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사람은 알코올성 심근증으로 심한 경우 심장이 멎어 돌연사할 수 있으니 반드시 적정량을 지켜 마시도록 한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심장 수축을 방해해 심장 기능을 떨어뜨린다. 일반적으로 알코올이 완전히 분해되는 데는 맥주 1병이 3시간, 소주 1병은 15시간이 걸린다. 간의 기능을 완전히 회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72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음주 후에는 적어도 사흘 정도 술을 입에 대지 말아야 한다. 공복에 마신 술은 어떤 술이든 독주가 된다. 알코올이 위벽을 자극해 상하게 하고 장내 흡수율이 높아져 빨리 취하게 된다. 음주 전 간단히 식사를 하면 포만감에 술을 덜 마시게 되고 술로 인한 위염을 방지할 수 있다. 술자리에서 물을 자주 마셔도 알코올의 체내 흡수율이 떨어진다. 또 안주를 충분히 먹으면서 천천히 술을 마시면 그만큼 알코올이 체내에 서서히 흡수된다. 알코올은 열량은 높지만 지방으로 전환하는 비율이 낮아 체중을 증가시키진 않는다. 그러나 알코올이 식욕을 자극해 열량이 높은 음식을 안주로 먹으면 체중이 늘게 된다. 삼겹살 1인분에 소주 1병을 마시면 1058㎉를, 생맥주 2잔(1000㏄)에 양념치킨 3조각과 감자튀김 1인분을 먹으면 1407㎉를 섭취하게 된다. 술의 열량은 맥주 500㏄ 185㎉, 소주 1잔 54.4㎉, 막걸리 1잔 92㎉다. 1차에서 소주와 삼겹살을 먹고 2차에서 생맥주, 양념치킨, 감자튀김을 먹으면 2466㎉를 섭취하게 되는데, 이 정도 먹으면 성인의 일일 권장섭취량(남성 2400㎉, 여성 1900㎉)을 훌쩍 넘기게 된다. 살이 찔 수밖에 없다. 막걸리 1잔만큼의 열량을 소비하려면 빠른 걸음으로 30분 이상 걸어야 한다. 술을 마실 때는 자극적이지 않고 수분이 많으며 열량과 기름기가 적은 수육, 생선회, 두부류 등을 안주로 곁들인다. 비타민과 무기질 함량이 높은 채소와 과일도 좋다. 과일 중 배는 이뇨 작용을 촉진해 주독을 풀어 주고 감에 든 탄닌 성분은 위의 점막을 보호한다. 오이나 연근, 아스파라긴산과 비타민C가 풍부한 콩나물국 등의 술안주도 숙취 해소에 좋다. 맥주를 마실 때도 마찬가지다. 땅콩이나 오징어보다는 신선한 과일이나 두부가 좋다. 땅콩의 지방 성분은 알코올 분해를 방해하고 오징어는 콜레스테롤이 높다.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의 10% 정도는 호흡하는 과정에서 배출되기 때문에 여러 사람과 술자리에서 대화를 즐기며 술을 마시면 덜 취하게 된다. 설령 송년 모임 다음날이 휴일이더라도 ‘내일도 출근한다’는 마음으로 몇 시까지 술을 마실지 정하고 이를 반드시 지킨다. 술을 마신 다음날에는 물을 충분히 마신다. 속이 불편하더라도 식사는 거르지 않는 게 좋다. 음주로 인해 간 기능이 일시적으로 저하될 가능성이 있고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쓰여 저혈당이 올 수 있다. 쓰린 속을 풀겠다며 라면이나 짬뽕 같은 맵거나 짠 음식을 먹으면 위가 더 자극을 받는다. 조갯국, 북엇국 등 맑은 국을 마시는 게 좋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소자본창업 주점창업 인기 아이템 ‘에피타이저 주점

    소자본창업 주점창업 인기 아이템 ‘에피타이저 주점

    은퇴 연령이 빨라지면서 소자본창업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설계하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비교적 이른 나이인 30~40대는 물론이고 20대 창업자들도 크게 증가하는 추세로, 이들을 만족시킬 다양한 소자본 창업 브랜드도 잇따라 소개되고 있다. 주점창업은 예비창업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업종 중 하나다. 비교적 수월하게 시장에 뛰어들 수 있고, 호황과 불황에 크게 개의치 않고 일정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소자본 창업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시장 구도와 비슷비슷하기만 한 프랜차이즈 창업의 한계는 소규모 주점 창업의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홍대 3대 튀김 맛집으로 유명한 에피타이저 주점 ‘치치’(www.chi-chi.co.kr)가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주점 창업시장의 인기 아이템으로 떠오른 ‘치치’의 가장 큰 특징은 국내 최초로 에피타이저식 요리 안주를 도입, 40여 종에 이르는 다양한 메뉴를 소량씩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주점들이 똑같은 메뉴를 상당한 가격대에 선보이는 것과 달리 ‘치치’는 프로 셰프들이 만들어내는 고급 요리들을 부담 없는 가격으로 마음껏 즐길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수많은 에피타이저 안주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어 만족스럽고, 창업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인 셈이다. 다양한 메뉴 구성은 매장을 운영해야 하는 창업자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부분이지만 ‘치치’ 측은 모든 메뉴를 원팩화해 각 매장에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이 같은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또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통해 창업자들이 주기적으로 신메뉴 교육을 받고, 트렌드 변화에 부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여타의 술집창업이 주로 저녁장사에 의존하는 것과 달리 ‘치치’는 다양한 점심 메뉴 개발로 점심 수익까지 올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덕분에 매장 효율성이 높아지고, 그만큼 투자금 회수도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 본사 측 설명이다. ‘치치’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창업아이템에 목말라 있는 예비창업자들에게 치치는 가장 효율적인 프랜차이즈 창업이 되어 줄 것”이라고 전하면서 “본사의 체계적인 지원 속에 경쟁력 있는 아이템을 선보이는 만큼 많은 예비창업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여름·가을·겨울 축제 이어 내년 4월 ‘뷰티 축제’ 신설

    콩 축제를 여는 칠갑산(해발 561m) 알프스마을은 축제로 잇따라 대박을 터뜨려 유명해졌다. 주민들 스스로 계절에 알맞은 축제를 열어 농업 소득보다 훨씬 많은 관광수입을 올리고 있다. 마을 이름도 칠갑산이 ‘충남의 알프스’로 불리는 데서 따왔다. 이 마을이 축제를 처음 연 것은 2008년이다. 그해 12월에 연 ‘칠갑산 얼음분수축제’다. 첫해 이 축제는 방문객이 1만명에 그쳐 18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갈수록 눈부시게 발전했다. 지난해 25만명이 넘게 찾았다. 방문객들은 얼음으로 만든 거북선, 고릴라, 얼음동굴에 환호했다. 물을 쏴 얼린 얼음분수의 아름다움에 매료됐다. 불빛을 받아 뿜어내는 야간 풍경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방문객들은 그 속에서 얼음 및 눈썰매를 타고 눈사람을 만드는 재미를 만끽했다. 소가 끄는 썰매도 탔다. 국밥과 떡국에 군밤, 군고구마, 빙어튀김, 찐빵 등을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크리스마스이브부터 두 달 가까이 펼쳐진다. 8회째 맞는 올해도 어김없이 이 얼음축제는 계속된다. 겨울 축제가 대박을 터뜨리자 2011년 8월 여름철 축제로 ‘칠갑산 세계조롱박축제’를 신설했다. 박광장, 소원터널, 칼라박터널 등 9가지 테마로 구성된 2.4㎞의 박터널은 방문객의 사랑을 받았다. 300여점의 박 공예품이 전시되고, 조롱박 공예 등 방문객 체험행사도 열렸다. 마을 주민들이 벌이는 조롱박 공연도, 박으로 만든 튀김, 칼국수, 냉국수도 즐거움을 줬다. 마을 수영장에서 헤엄을 치고, 냇가에서 물놀이도 할 수 있어 피서에 재미를 더한 축제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방문객이 2만 5000여명으로 주민들은 “이제 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말하지만 이미 농업진흥청 등 여러 기관과 많은 마을에서 찾아와 벤치마킹할 만큼 커졌다. 여기에 가을 축제로 새로 만든 게 콩 축제다. 이들 3개 축제 방문객이 연간 30만명을 넘는다. 칠갑산 기슭에 있어 눈을 씻고도 외지인을 보기 힘들었던 오지 마을이 계절이 바뀔 때마다 도시인이 관심을 갖는 인기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40가구 100여명의 주민이 힘을 합쳐 콘텐츠를 고민한 결과다. 황준환 알프스마을운영위원장은 “축제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주민들이 농산물을 길러 올리는 것보다 10배 많다”면서 “내년 4월에는 콩과 조롱박 등 피부에 좋은 농산물로 개발한 화장품을 놓고 여는 ‘뷰티축제’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황 위원장은 “내년부터 알프스마을은 사계절 축제를 모두 갖게 된다”고 덧붙였다. 청양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건강 레시피] 땅에서 나는 비타민제 ‘감자’ 양파랑 같이 두면 안 돼요~

    [건강 레시피] 땅에서 나는 비타민제 ‘감자’ 양파랑 같이 두면 안 돼요~

    감자는 비타민C와 칼륨이 풍부하게 든 ‘웰빙식품’입니다. 비타민C는 사과의 3배가 들었죠. 하루에 감자 2개를 먹으면 성인의 하루 비타민C 권장섭취량(100㎎/일)을 채울 수 있습니다. 특히 감자의 전분이 비타민C를 둘러싸고 보호해 가열해도 잘 파괴되지 않습니다. 40분간 쪄도 비타민C의 75% 정도가 남고, 이 중 67%가 체내로 흡수됩니다. 칼륨은 감자 100g당 485㎎이 들었습니다.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해 혈압 조절에 도움을 주죠. 우리 국민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WHO) 권장량의 2배가 넘을 정도로 많습니다. 따라서 감자를 꾸준히 먹으면 몸에 나트륨이 과다하게 쌓이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감자를 먹을 때 치즈를 곁들이면 감자에 부족한 비타민A, 칼슘 등을 보충할 수 있습니다. 감자를 오래 보관하면 표면이 녹색으로 변하거나 싹이 나는데, 이 부위에는 천연독소인 솔라닌이 있어 잘못 먹으면 식중독에 걸릴 수 있습니다. 감자 발아 부위에는 솔라닌이 80~100㎎/100g, 녹색 부위에는 2~13㎎/100g이 들었습니다. 솔라닌을 30㎎ 이상 섭취하면 복통, 현기증 증세가 나타납니다. 게다가 솔라닌은 열에 강해 감자를 쪄도 잘 분해되지 않으므로 감자의 싹 난 부분과 녹색으로 변한 부분은 깔끔하게 도려내고 먹어야 합니다. 감자튀김 등을 만들 때는 쇼트닝, 마가린 등 트랜스지방이 포함된 경화유보다 식물성 식용유를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감자와 같이 탄수화물이 많이 든 식품을 높은 온도에서 조리하면 아크릴아미드라는 유해물질이 생성됩니다. 아크릴아미드는 동물실험 결과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된 발암물질입니다. 따라서 감자는 되도록 120도보다 낮은 온도에서 조리해야 합니다. 높은 온도에서 조리하는 감자튀김 등은 먹지 않는 게 좋습니다. 감자를 냉장보관하면 아크릴아마이드를 생성하는 당의 양이 증가하니 8도 이상의 서늘한 음지에 보관합니다. 감자를 오래 두고 먹으려면 감자가 담긴 통에 사과를 한두 개 넣어 두세요. 사과에서 에틸렌 가스가 생성돼 감자에서 싹이 나는 것을 억제합니다. 반면 양파를 감자와 함께 보관하면 둘 다 쉽게 상하니 분리해 보관하세요.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불금’ 숙취 걱정되면 ‘기름진 음식’ 먼저 먹어라

    ‘불금’ 숙취 걱정되면 ‘기름진 음식’ 먼저 먹어라

    불타는 금요일, 일명 ‘불금’을 보낸 뒤 필름이 끊기거나 참기 힘든 숙취가 걱정이 된다면 이 방법을 시도해보는 것이 좋겠다. 영국 킬대학교의 제임스 스케퍼 박사는 음주 후 견디기 힘든 목마름과 두통 등의 숙취 현상을 덜 나타나게 하는 방법으로 ‘기름진 음식’을 꼽았다. 다만 피자나 치킨 등 기름진 음식을 먹어주는 시기가 중요한데, 음주 후 보다는 음주 직전 이 같은 음식을 먹는 것이 숙취를 줄이는데 좋은 방법이라고 스케퍼 박사는 소개했다. 그는 “기름진 음식을 음주 전 먹게 되면 기름진 음식에 든 동물성 기름이 위와 장을 감싼다. 이는 곧 알코올이 몸 안으로 들어오면 동물성 기름 장벽 때문에 매우 천천히 몸에 흡수된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피자를 권장하는데, 양념을 입힌 소시지 같은 것도 비슷한 효과를 낸다”면서 “지중해 인근 나라의 민간요법 중에는 술을 마시기 전 올리브오일 큰 스푼을 먹기도 하는데, 위와 같은 원리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케퍼 박사는 만약 술을 마신 뒤 지독한 숙취 때문에 힘이 든다면 ‘늦게라도’ 기름진 음식을 먹어주는 것이 좋다고 권장한다. 일반적으로 과음 뒤에는 저혈당 증세가 나타나고, 숙취 증상을 피하기 위해서는 포도당 대사가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이때 체내에 다량의 포도당으로 분해되는 탄수화물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면 ‘해장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 스케퍼 박사는 최근 열린 국제숙취연구그룹 연례학술대회(International Alcohol Hangover Research Group)에서 “숙취해소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당분을 체내에 공급하는 것이다. 기름진 음식 등을 통해 같은 효과를 노릴 수 있다”면서 “실제 영국에서는 가장 일반적인 숙취해소 방법으로 달걀 프라이나 소시지 등과 튀김 음식을 먹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숙취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술을 덜 마시는 것 뿐”이라면서 기름진 음식이 오히려 위장을 자극해 음주 전후 소화 불량이나 다양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新국토기행] 충북 옥천

    [新국토기행] 충북 옥천

    충북 남부에 자리잡은 옥천은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고장이다. 금강과 보청천 등 크고 작은 맑은 물이 흐르며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자랑하고, 정지용 시인의 고향이자 그의 대표작 ‘향수’의 배경이다. 내륙 속 바다 ‘대청호’도 품고 있다.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의 중간에 위치해 동쪽으로 경북 상주시, 서쪽으로 대전시, 남쪽으로 영동군, 북쪽으로 보은군에 인접해 있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과 함께 남부 3군으로 불린다. 면적은 537.06㎢로 충북 전체 면적의 7.4%를 차지하고 있다. 9개 읍·면에 인구는 5만 2600여명이다. 300여 농가에서 연간 1400만 그루의 묘목을 생산해 묘목의 고장으로도 불린다. >>볼거리 ●詩 ‘향수’의 배경 된 정지용 생가 1996년 7월 복원된 정지용 시인의 생가는 돌담과 사립문, 초가, 우물, 담벼락, 장독대 등으로 꾸며졌다. 잊혀 가는 고향집 풍경이 정겹게 다가오며 정지용 시인의 어린 시절이 자연스레 그려진다. 생가는 항상 방문을 열어 둔다. 찾는 이들에게 그의 아버지가 한약방을 했음을 가구로 알리기 위해서다. 생가 뒷문으로 나서면 정지용문학관을 만날 수 있다. 정지용의 시문학 세계를 몸과 마음으로 느끼게 해 주는 공간이다. 문학관을 들어서면 전시실로 들어가는 입구 로비에서 밀랍 인형으로 제작된 정지용 시인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기념 촬영을 할 수 있는 포토존이다. 전시실은 정지용 시인이 살았던 시대적 상황과 그의 문학세계를 시대·연도별로 정리해놓았다. 정지용 시, 산문집 초간본 등의 원본도 볼 수 있다. 정지용의 시를 낭송해 볼 수 있는 시낭송 체험실도 마련돼 있다. 관람료는 무료다. 김동선 군 문화예술팀장은 “문학을 하는 사람들의 필수 방문지가 됐다”며 “미리 신청을 하면 해설사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지용 시인은 옥천 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1927년 발표된 ‘향수’는 일본 유학 당시 고향을 그리며 쓴 시로, 그의 모더니즘 대표작이다. ●둔주봉 눈앞에 펼쳐진 ‘작은 한반도’ 안남면 연주리 둔주봉(해발 382m)에서 바라보는 동이면 청마리 갈마골은 다른 지역의 한반도 지형과 좌우 대칭인 보기 드문 한반도 지형이다. 둔주봉에 올라서면 거짓말처럼 뒤집힌 한반도 지형이 눈앞에 펼쳐진다. 금강이 산기슭을 감싸고 돌아 흐르는 갈마골을 만나려면 안남면사무소부터 걸어서 둔주봉까지 이동해야 한다. 산행 시간은 30분이면 충분하다. 오르막이 급하지 않아 누구나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다. 가는 길은 솔 향기 물씬 풍기는 소나무숲이 인상적이다. 소나무들이 대나무처럼 곧게 자라고 있는 운치 있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마음마저 상쾌해진다. 둔주봉 한반도 지형은 1998년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다. 유명세를 타기 전에는 비좁은 고갯마루에 주차가 가능했으나 지금은 차를 세울 수 없다. 군이 안남면사무소 앞 공터에 마련한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주민들은 둔주봉이 둥실둥실해 ‘둥실봉’으로 부른다. ●전통·근대모습 갖춘 육영수 여사 생가 육영수 여사 생가는 1974년 육 여사 서거 후 관리 소홀로 폐가의 길을 걷다가 결국 허물어져 터만 남아 있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옥천군이 복원계획을 세우고 민간이 주체가 된 ‘육영수생가복원추진위원회’가 발족되면서 37억 5000여만원이 투입돼 2011년 복원됐다. 99칸으로 이뤄진 생가는 집주인들이 머물던 안채를 중심으로 위채, 아래채, 사랑채, 정자, 연못, 사당 등으로 꾸며졌다. 한옥에서 1칸은 지붕을 받치고 있는 기둥과 기둥 사이를 말한다. 생가의 총 대지면적은 9181㎡다. 군은 방문객들을 위해 생가 곳곳에 육 여사의 학창 시절을 비롯한 생전 모습들이 담긴 여러 장의 사진을 전시했다. 이 집은 조선 초기인 1600년대 김 정승이 처음 지어 살다가 이후 송 정승, 민 정승 등 삼정승이 살았던 집으로 알려져 있다. ‘삼정승집’이라 불리던 이 집은 육 여사가 태어나기 전인 1918년 부친 육종관이 민 정승의 자손 민영기에게 사들여 고쳐 지으면서 차고를 배치하는 등 전통과 근대의 모습을 모두 갖춘 한옥으로 탈바꿈했다. 강병숙 군 학예사는 “연간 20만여명이 찾으며 옥천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관광지”라며 “문턱을 낮추기 위해 생가에서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품 자전거여행 코스 향수 100리길 향수 100리길은 명품 자전거길로 불린다. 드라이브와 걷기에도 제격이다. 호수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며 고향의 푸근함도 느낄 수 있으니 명품으로 불릴 만하다. 방송과 신문에 소개되면서 전국 관광객들의 자전거 여행 단골 코스로 자리잡았다. 향수 100리길은 옥천읍 하계리 정지용 시인의 생가를 시작으로 안내면 장계리 장계관광지~안남면 연주리 배바우도서관~청성면 합금리 금강변~금강휴게소~동이면석탄리 안터마을~정지용 생가로 되돌아오는 50.6㎞ 노선이다. 초급 수준의 자전거 동호인이 평균 시속 10㎞로 쉬지 않고 달리면 4시간 정도 걸린다. 향수 100리길이란 이름은 정지용 시인의 대표작 ‘향수’에서 따왔다. 옥천지역 6개 읍·면을 둘러보는 향수 100리길은 3코스로 구성됐다. 예술문화길로 불리는 1코스 구간에는 정지용 생가, 지용문학관, 정지용의 시문학공원을 조성해 놓은 장계관광지가 있다. 생태탐방길인 2코스는 장계관광지부터 안터마을까지다. 이 구간에는 둔주봉, 금강유원지, 청마리제신탑 등이 자리잡고 있다. 3코스는 역사문화길이다. 안터선사공원, 육영수생가, 옥천향교, 춘추민속관 등 다양한 역사와 문화가 있다. 자전거를 즐겨 타는 이구해(46)씨는 “평지가 많아 초보들이 즐기기 좋고, 금강변의 아름다운 경치도 감상할 수 있어 최고의 자전거코스”라고 극찬했다. ●치유의 숲 장령산 휴양림 옥천군 군서면 금사리에 위치한 장령산 휴양림은 도내 휴양림 중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배출되는 곳이다. 이는 2011년 충북도보건환경연구원 조사로 확인됐다. 당시 조사 대상 도내 6개 휴양림 가운데 피톤치드의 주성분인 테르펜의 연평균 농도가 698.3pptv로 가장 높았다. 장령산의 피톤치드 농도가 높은 것은 나무 밀집도가 높고 나무 높이가 낮아서다. 또한 피톤치드를 많이 발생하는 소나무, 전나무, 잣나무 등 상록침엽수가 많은 것도 이유다. 나무가 내뿜는 항균물질인 피톤치드는 스트레스 해소, 심폐기능 강화, 살균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장령산 휴양림은 현재 콘도미니엄 형태의 객실 17개를 갖춘 산림문화휴양관, 통나무집 18채, 산책로, 물놀이장 등을 갖추고 있다. 군은 올해 1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산림문화휴양관 옆 산기슭에 치유의 숲을 조성하고 있다. 이곳에는 편백나무, 느티나무, 화살나무 등 탄소 효과가 뛰어난 나무 500여 그루를 심을 예정이다. >>먹거리 ●옥천 별미 ‘생선국수·도리뱅뱅이’ 옥천은 대청호와 금강이 있어 민물고기 요리가 발달했다. 그 가운데 생선국수와 도리뱅뱅이는 옥천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생선국수는 진한 국물을 자랑한다. 우선 신선한 민물고기를 찜통에 넣고 4~5시간 끓인 뒤 국물이 우러나면 채로 걸러 가시를 골라낸다. 이어 국물에 양념고추장을 풀어 간을 한 뒤 국수와 파, 애호박, 깻잎, 미나리, 풋고추 등을 넣고 한번 더 끓이면 생선국수가 완성된다. 입속으로 면을 빨아들이면 육수에 녹아든 민물고기 살들이 함께 씹힌다. 단백질, 칼슘, 지방, 비타민 등이 풍부해 보양식으로 좋다. 해장국으로도 많이 찾는다. 생선국수 원조는 청산면의 선광집이다. 1962년 생선국수를 시작했다. 청산면에는 생선국수집 6곳이 영업 중이다, 대전 등 인근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도리뱅뱅이는 금강에서 잡아온 손가락만 한 크기의 민물생선을 프라이팬에 올려놓고 바싹 튀긴 후 고추장 양념을 바르고 당근, 대파, 고추 등을 얹어 먹는 음식이다. 민물고기 가운데 피라미나 빙어가 주로 사용된다. 민물고기를 냄비에 동그랗게 돌려 조리한다 해서 ‘도리뱅뱅이’라고 부른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고당도 ‘용운포도’ 옥천 포도는 일조량이 풍부하고 주야간 일교차가 큰 기후조건 등으로 착색이 잘되고 당도가 높다. 4년 연속 국가브랜드상을 받았다. 인도네시아, 뉴질랜드,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지로 한 해 100t 이상이 수출된다. 특히 전국적으로 유명한 동이면 세산리 용운마을 포도는 ‘용운포도’ 또는 ‘세산포도‘라는 명칭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옥천에서 포도가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1943년이다. 현재는 시설 포도 주산지다. 시설 포도 재배면적이 전국 2위에 올라 있다. 농가 700여 곳에서 360㏊의 포도를 재배하는데 250㏊가 비닐하우스다. 옥천 포도는 캠벨어리가 주품종으로 70~80% 정도를 차지한다. 7월이면 옥천에서 포도축제가 열린다. 포도 따기 체험, 포도주 시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2011년부터는 포도와 복숭아축제를 통합 개최하고 있다. 포도는 폴라보노이드, 비타민, 유기산, 미네랄 등을 함유해 항암효과, 동맥경화, 심장병 예방 효과, 당뇨병, 신경통, 다이어트 등에 좋다. ●무침·튀김으로 즐기는 600년 전통 ‘옻’ 옥천은 600년 전통의 참옻 산지다. 금강 상류에 있어 안개, 습도, 토양 등이 옻을 재배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2005년에는 청성면 등 6개 읍·면 79만 4314㎡가 옻산업특구로 지정됐다. 현재 180여 농가의 86㏊에서 19만여 그루의 옻나무를 재배하고 있다. 군은 해마다 5월에 참옻순축제를 열고 있다. 축제장을 찾으면 옻순무침, 옻오리, 옻순튀김 등 다양한 옻요리를 만나볼 수 있다. 옻에 민감한 사람들을 위해 축제장에는 보건소 직원이 배치되고 알레르기를 예방하는 약도 준비된다. 옻에는 ‘우루시올’이라는 독성 물질이 있다. 그래서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옻과 접촉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하지만 옻순은 뛰어난 맛을 자랑한다, 또한 옻은 장에 좋고 기생충을 죽이며 피로를 다스린다고 동의보감에 나온다. 군은 내년까지 옻문화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옻 생육을 알려주는 교육관과 탐방로, 옻가공식품 전시장, 옻순을 이용한 튀김 비빔밥, 부침개 체험공간 등으로 꾸며진다. 옥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해외여행 | 다시 피가 돈다-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바이칼 호수까지

    해외여행 | 다시 피가 돈다-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바이칼 호수까지

    ‘러시아’라는 세 글자가 내 속에서 퍼 올리는 건 ‘투르게네프’,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음습하고 도덕적인 문학적 상념, 아침이면 의례처럼 볼륨을 높이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축축한 자조에 딱 들어맞는 ‘안나 게르만’의 로망스, 시적인 위로를 주는 ‘샤갈’의 그림들, 어감마저 차가운 ‘소련’이라는 이름, 저항의 로커 ‘빅토르 최’ 그리고 뜻도 모른 채 외던 ‘레닌’의 볼셰비키 혁명과 무자비한 해체의 역사…. 그 거대한 땅덩이의 체취를 맡고서야 알았다. 러시아의 실체는 도표화된 관념보다 몽롱하고, 드물게 아름답다는 것을. 편협한 인식을 뒤로한 채 ‘떠난다’는 것이 얼마나 심장 뛰는 일인지를. ●블라디보스토크Vladivostok 아시아도 유럽도 아닌, 러시아 “‘스파시바спаси?бо’라고 해요!”블라디보스토크 도착 사인이 떴을 때, ‘고맙습니다’가 러시아어로 무엇이냐고 묻는 타이완 승객에게 스튜어디스가 말했다. 그녀는 친절하게 ‘시’에 강세를 줘야 한다는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그 순간부터 ‘스파시바’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바롭스크를 거쳐 이르쿠츠크를 지나 바이칼에 이르기까지 내가 아는 유일한 러시아어가 되었다. 지도 위에서만큼 러시아연방이 기세등등해 보일 때도 없다. 호주보다 두 배 이상 큰, 세계에서 가장 큰 영토를 가진 이 나라에서 프리모르스키 지방을 찾을 때는 손가락 방향을 오른쪽으로 한참 이동시켜야 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연해주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프리모르스키 지방의 중심도시다. 분명 이국인데, 거리에는 늘씬한 금발의 미녀들이 넘치는데, 왠지 낯설지가 않다. 그건 아마 DNA에 박힌 기억 때문일 게다. 고조선과 고구려, 발해의 시대를 지나고 1900년대 초 민족운동이 가장 활발했던 곳도 여기니까. ‘동방을 지배하라’는 뜻에서 짐작하듯 작은 변방도시에 불과했던 블라디보스토크에 러시아가 부여한 의미는 노골적이다. 겨울에도 연안이 심하게 얼지 않는, 부동항 블라디보스토크는 1년 내내 항만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어 전략적 항구도시와 군항으로는 적격이었다. 극동함대 사령부 등 해군기지가 주둔하고, 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군의 원조물자가 옮겨지는 거점이기도 했으며, 극동 지역 외교와 상업의 중심지로도 활약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함정 10여 대를 격침시켰다는 잠수함 C-56(‘C’는 러시아어로 ‘에스’라고 읽는다. ‘중형급’이라는 표시)은 찬란했던 전장을 회고하는 구소련의 늙은 해군처럼 해양공원 앞 뭍에서 긴 휴식에 들어 있었다. 길이 77m의 이 강철 영웅에겐 엔진을 돌리던 승조원들의 함성은 사라지고 그들이 남긴 훈장과 어뢰, 기관총을 자랑하는 게 유일한 일과가 되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6.5m 좁은 폭, 그 안의 희박한 공기 탓인지 머리가 띵해져 잠수함에서 나왔다. 옆으로 용사들의 넋을 위로하는 ‘영원의 불꽃’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누군가 붉은 카네이션을 놓고 머리를 조아리는데 마침 뒤편 기도소에서 종이 울린다. 1941년과 1945년을 오르내리던 그 소리는 전쟁이 가당키나 하냐는 듯 평화로웠다. 1891년,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였던 니콜라이2세의 황태자 시절, 그의 방문을 기념해 세웠다는 개선문은 불과 몇 걸음 뒤다. 왜소한 풍채를 화려하게 치장한 그 건축물은 우유부단하고 소심한 천성을 숨기고 자신만만한 ‘척’했다는 황제의 운명과 닮아 보였다. 혁명 후 파괴된 것을 고증을 거쳐 복원했다 해도 원형을 되찾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나 보다. 제정러시아의 문장이던 쌍두 독수리는 개선문 꼭대기에서 볼 수 없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장 세련되고 번화한 스베트란스카야 거리Svetlanskaya Street. 횡단보도의 초록 불은 바뀌는 순간 이미 9를 세고 있다. 으름장 놓는 선생님 같은 신호등을 째려보며 잰 발길을 놀려야 하는 일이 잦았다. 100년도 넘는 바로크양식의 건물들이 자리한 가로수 길을 걷고 있자니 막연히 ‘여긴, 유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가, 거만하리만치 딱딱한 표정의 러시아인들을 보고 그 생각은 접기로 한다. 유라시아주의를 바탕으로 강대국을 재건한다는 국가의 외교정책에 이바지하듯, 아시아도 유럽도 아닌 이곳은 오로지 극동 러시아라는 자존감을 유지하고 있다. 스베트란스카야로부터 두 블록 떨어져 자리한 중앙광장은 소비에트 정권 수립을 위해 싸운 병사들을 기리는 동상만이 생생할 뿐, 혁명전사광장이라는 옛 이름은 의미 없어 보였다. 금요일이면 주말시장이 열리고 신년축제와 기념일 퍼레이드 등 이벤트의 무대가 된 지 오래다. 과거에도 지금도 이곳에서 집회는 계속되지만 혁명에서 놀이로 그 주제는 완전히 바뀌었다. 전설만 남은 영웅들의 흔적 블라디보스토크 둘째 날, 신한촌부터 찾았다. 신한촌은 일본에 의해 침탈된 국권회복을 위해 국내외 지식인들이 모여 결의를 다졌던 장소다. 고종이 파견한 헤이그 특사 중 한 명인 이상설, 상하이 임시정부 초대 국무총리였던 이동휘, 전설의 의병장이었던 홍범도를 비롯해 신채호, 안중근, 안창호 등 수많은 항일 독립운동가들이 이곳을 거쳐 갔다. 야트막한 언덕을 넘어 아파트촌 어귀에 도착했을 때, 그곳이 신한촌 터라는 것을 눈치 챌 길은 보호 철책에 둘러싸인 ‘연해주 신한촌 기념탑’이 전부였다. 한인들이 살길을 찾아 연해주 땅을 처음 밟은 것이 1863년. 블라디보스토크가 극동 해군기지로 부상하면서 그들은 군항에서 작업인부로 일했다. 처음 자리 잡은 곳은 시내 중심부였다. 하지만 콜레라가 발생하자 시당국은 1893년 서쪽 아무르만 해안가로 한인들을 이주시키고 그곳을 ‘까레이스카야슬라보드카한인촌’, 우리말로는 개척리開拓里로 불렀다. 이후 1911년, 또 한 번의 위생 문제로 북쪽 2km 떨어진 라게르 산비탈로 이주한 한인들은 ‘노바야까레이스카야슬라보드카신한촌’를 형성했고, 이전의 거주지는 구한촌이라 불리게 되었다. 1914년, 신한촌은 3,000명이 거주하며 점차 자리를 잡아 갔지만 1937년, 스탈린이 극동에 살던 한인 17만명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시키면서 신한촌의 한인들 역시 카자흐스탄 등지로 이송되고 그 자리는 유럽과 러시아 노동자들의 차지가 되었다. 길이가 다른 커다란 세 개의 석조물. 가운데는 한국, 왼쪽은 북한, 오른쪽은 고려인을 포함한 해외 한민족을 상징한다는 기념탑 앞에서 조국의 미래를 밤새워 고민했을 독립 영웅들의 절절함을 가늠해 보기란 쉽지 않았다. ‘민족의 최고 가치는 자주와 독립…’이라는 기념탑의 글귀는 길 잃은 아이처럼 애처롭고 속상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블라디보스토크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는 곳으로 향했다. ‘독수리 둥지’라는 뜻의 오리노예 그네즈도 산 정상은 214m에 불과하지만 도시에서 가장 높다. 계단을 올라서니 러시아의 키릴문자를 만든 아우 키릴로스와 형 메소디오스 형제의 동상이 십자가를 들고 블라디보스토크를 굽어보고 있었다. 그 시선을 따라가니 바다 위에는 2012년 APEC 정상회담에 맞춰 완공한 루스키섬까지 이어진 금각만 대교가 장쾌했다. 서울 남산에서처럼 연인들이 자물쇠를 걸며 사랑을 맹세하는 건 이곳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결혼 촬영이 한창인 신랑신부가 난간 틈을 비집고 자물쇠를 채우는 동안 신부보다 예쁜 들러리는 뭇 남자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아무르만 해변공원까지는 걸었다. 노천카페에 앉아 블라디보스토크의 명물인 메드베드카곰새우를 주문했다. 비릿하고 고소한 맛이 찬 맥주와 묘하게 어울렸다. 체 게바라가 그려진 티셔츠에 네덜란드 맥주를 마시는 청년들, 일본산 오토바이를 타고서 CF의 한 장면처럼 등장한 처녀들, 낚시를 즐기는 부부…. 히죽대며 그들의 모습을 훔치는 사이 새우껍데기만 자꾸 쌓여 갔다. ●하바롭스크Khabarovsk 시베리아횡단열차에서의 하룻밤 하바롭스크까지 가는 열차 출발 시간은 저녁 9시. 서둘러 짐을 챙기고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으로 향한다. 지는 해에 순종하며 기차역이 차분히 물들고 있었다. 1907년부터 5년에 걸쳐 지어졌다는 기차역은 제정 러시아의 건축양식으로 제법 낭만적이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시베리아횡단철도의 출발지이자 종착지다. 이곳에서 모스크바까지의 거리는 9,288km. 플랫폼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철로를 달렸다는 증기기관차도 보였다. 출발은 저녁 9시인데 플랫폼의 시계는 오후 2시를 가리킨다. 철도역의 모든 시간표는 모스크바가 기준이라는 것을 깜빡했다. 난민처럼 바닥에다 가방을 열어 젖히고 주섬주섬 필요한 물건만 미리 챙겼다. 출발시간이 다가오자 승무원은 여권과 승차권을 확인하고 탑승을 종용했다. 9번 칸, 객실번호 6호 23번. 4인 1실, 양쪽으로 2층 침대가 놓인 객실 ‘쿠페’는 좁았지만 불편함은 없었다. 서서히 열차가 움직이고, 시간이 지나야 시원해질 것이라는 차장의 말처럼 에어컨은 30분이 지나서야 제 기능을 발휘했다. 하바롭스크 도착은 내일 아침 8시. 무궁화호보다 더 느린 기차를 타고 밤새 11시간을 달려야 한다. 하얀 자작나무숲, 영화 <닥터 지바고>에 나올 법한 눈보라, 잠들지 않는 백야. 시베리아횡단열차에 엄청난 로망을 품은 사람들은 흔히 이런 것들을 상상한다. 러시아에 오기 전, 몽골을 거쳐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탔다는 친구는 말했다. “러시아 애들은 책만 읽고 얘기도 가족들끼리 소곤소곤. 같이 보드카 마시자던 러시아 아저씨 아니었으면 심심해서 아마 미쳐 버렸을 걸!” 모스크바까지 꼬박 달리는 이들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열차에서의 하룻밤만으로 그 기분은 짐작하고도 남았다. 낮도 아닌 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래야 반사되는 객실 내부가 전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산 가이드북을 뒤적이다 음악을 듣고, 러시아 사람들은 무엇을 하나 복도를 기웃대다가, 키릴문자가 새겨진 맥주를 마시고 남은 소시지 3개를 승무원에게 내미는 것 외에 달리 할 일은 없었다. 다행히 수다 떨 일행들이 있어 시간은 잘 갔다. 잠자리는 생각보다 아늑했다. 꺾이는 철로마다 침대가 심하게 덜컹대긴 했다. 하지만 낮에 흘린 땀이나 미처 못 지운 바지의 소스 자국, 떡진 머리도 문제될 게 없는데 그게 무슨 대수라고. 잠결에 2층 침대로부터 커튼콜처럼 내려왔다 올라가는 이불에 깜짝깜짝 놀라거나, 변기가 막힌 줄도 모르고 30분을 화장실 문 앞에서 참던 일만 빼면. 창문 너머 흘러가는 자작나무 사이로 스미는 햇빛을 보고 잠에 빠졌는데, 곧 정차한다는 소리에 허둥지둥 이불을 박차고 객실 문을 열어젖힌다. 열차가 멈춘 곳. 하바롭스크였다. 조금 더 머물고 싶던 도시 하바롭스크는 1991년 블라디보스토크가 개방되기 전까지 극동지역의 중심지였다. 이제는 그 영광을 물려줬지만 하바롭스크는 마치 권세를 내려놓은 자가 여유를 즐기듯 유유자적했다. 이 도시에서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레닌광장 북쪽에 자리한 청동 레닌상이다. 레닌이 사망한 이듬해인 1925년에 세워졌다는데 러시아 대부분의 지역에서 레닌의 동상이 철거된 데 반해 블라디보스토크와 이곳에서는 아직 건재하다. 레닌이 굽어보고 있는 광장은 하바롭스크의 행정 중심지다. 동쪽으로 하바롭스크주 정부청사가 보였다. 아침을 맞은 광장에는 벤치에서 조용히 휴식을 즐기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비둘기가 사람보다 많았다. 레닌광장 아래로 아무르스키 거리를 쭉 따라가면 길은 아무르 강변의 콤소몰 광장까지 잇닿는다. 콤소몰은 구소련 시절 공산주의 청년 정치조직의 이름이다. 광장에는 혁명 전사들의 모습이 조각된 오벨리스크가 굳건하고, 꼭대기에 소비에트를 상징하는 별이 있었다. 눈에 띄는 것은 광장 위 우스벤스키 성당이다. 성모승천성당으로 불리는 그곳은 소비에트 시절 파괴된 후 2001년 다시 동화 같은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아무르강이 눈앞인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걸음을 재촉했다. 총 길이만 2,800여 킬로미터. 몽골에서 발원해 하바롭스크를 거쳐 오호츠크해로 흐르는 아무르강은 중국에서는 흑룡강이라 부르는 그 강이다. 전망대 앞에는 강에 이름을 제공한 시베리아 초대 총독 무라비요프 아무르스키의 동상이 있는데, 여행지에서 만난 아무르라는 이름들은 죄다 그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향토박물관은 잠시 비를 피하기에는 맞춤이었다. 연해주 일대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박물관으로 본래 이름은 ‘그라제코프 주립 자연사박물관’. 이 역시 설립자의 이름을 딴 것이다. 122년의 전통이 축적된 내부에는 시베리아 메머드, 아무르 호랑이, 원주민인 나나이족과 우데게이족의 생활모습 등 하바롭스크주의 역사와 자연, 민속 등 자료 15만 점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구관에는 소비에트 시절과 관련한 물품들만 전시되어 있는데, 포스터부터 장신구까지 세월의 때가 묻은 낯설고 이색적인 소소함이 눈길을 끌었다. 강을 따라 북쪽에 다다르니 또 다른 아름다운 러시아정교회 성당이 자리했다. 프레오브라젠스키 성당은 황금색 돔과 새하얀 성당이 질서정연했고 내부는 황홀했다. 천장에 그려진 그리스도와 네 명의 사도, 정면 6층 제단의 성모와 성인들의 모습을 새긴 이콘(성상화)은 다른 세상의 것인 듯 신비롭고 이질적이었다. 이콘에 향했던 눈길은 머리를 가리고 촛불을 켜 기도하는 사람들에게서 한참을 머물렀다. 진지하고 경건했다. 그 경배의 몸짓 뒤에서 할 것이라고는 숨소리를 죽이는 것 외에는 없었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 Trans Siberian Railroad시베리아횡단철도는 모스크바에서 시작해 시베리아를 가로질러 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연결하는, 총길이 9,288km의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다. 1891년에 착공해 1916년에 완공됐다. 90여 개의 도시를 거치는 동안 시간대만 7번이 바뀌고, 지나는 역만 60여 개다. 급행열차를 타면 일주일이 걸린다. 열차의 출발과 도착시간은 모스크바가 기준이다. 열차의 객실 등급은 1등석인 2인 1실의 ‘룩스Lyux’, 2등석 4인 1실의 ‘쿠페Kupe’, 3등석 6인실의 ‘플라츠카르타Pratskartny’와 지정 번호가 없는 8인 좌석의 ‘옵스치Obschy’로 나뉜다. 룩스와 쿠페는 객실이 분리되어 있지만 3등석은 객실 구분 없이 개방되어 있다. 콘센트가 있는 것은 1등석 객실뿐이다. 2등석은 객실 내부 말고 복도에 네 개, 화장실 밖과 안에 각 한 개씩 있다. 멀티 탭을 가져가면 도움이 된다. 열차 칸마다 뜨거운 물이 비치되어 라면이나 커피를 먹을 수 있다. 열차 한 칸당 두 명의 승무원이 교대근무하며 객실을 살피고 간단한 먹을거리도 판매한다. 술과 담배는 규정상 금지되어 있지만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다. 흡연자들은 보통 역에 정차할 때마다 내려 담배를 피우고 재빨리 오른다. 러시아 철도청 www.rzd.ru 러시아정교회 러시아정교회는 988년 블라디미르 대공에 의해 비잔티움의 동방정교를 받아들여 민족신앙과 결합한 종교다. 러시아정교회 건축양식의 가장 큰 특징은 독특한 양파 모양의 돔 ‘루꼬비짜’다. 눈이 많이 오는 러시아에서 눈이 쌓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 외에도 기도가 하늘에 닿는다는 의미를 지닌다. 흰색과 황금색은 러시아정교회 초기의 가장 기본이 되는 색채로 흰색은 평화와 순결, 황금색은 신성을 상징한다. 예배는 사제는 있지만 설교는 하지 않고, 의자 없이 서서 참여한다. 또 악기의 반주 없이 오로지 사람의 목소리만으로 성가를 부른다. 러시아정교회가 종교의 자유를 얻게 된 것은 고르바초프에 의해 1990년 소련 최고회의에서 양심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법을 의결한 후부터다. ●이르쿠츠크Irkutsk 아! 바이칼 비행기가 이르쿠츠크에 도착한 시간은 자정 무렵이었다. 이르쿠츠크는 바이칼 호수를 가기 위한 관문. 둘러 볼 겨를 없이 아침이면 또 길을 떠나야 한다. 설렘과 염려를 교차시키느라 잠은 쉬 들지 못했다. 이르쿠츠크에서 바이칼호의 들머리까지는 버스로 3시간 반. 부리야트족 자치구인 우스찌아르다를 스치는 동안에는 가을을 준비하는 스텝짧은 풀로 뒤덮인 초원이 길게 이어졌다. 어렴풋이 호수가 시야에 들어올 무렵 버스가 멈춘 곳은 사휴르따 선착장이다. 목적지인 알혼섬을 가기 위해 철부선에 올랐다. 배는 물살을 가른 지 30분도 되지 않아 사람들과 자동차를 섬에 부려놓았고, 세상사 다 겪은 아이처럼 옹골찬 ‘우아직러시아 군용차량을 개조한 4륜 승합차’이 벌써 마중 나와 있었다. 운전기사 안톤은 숙소가 있는 후지르 마을까지 한 시간을 달려야 한다며 돌투성이 길을 망설임 없이 내달렸다. 요란한 진동 모터 위에 앉은 듯 엉덩이는 시종 덜덜거렸다. 바이칼 호수가 품은 22개의 섬 중 알혼은 가장 크고, 유일하게 사람이 사는 섬이다. 거제도의 두 배쯤 되는데, 다섯 개 마을의 주민 1,500명 가운데 대부분은 후지르 마을에 모여 산다. ‘알혼’은 부리야트 원주민어로 ‘태양이 비추는 땅’이라는 뜻이다. 연 강수량이 200mm에 불과해 스텝과 사막 그리고 화강암과 침엽수림이 전부다. 그 황량함을 심장처럼 품은 바이칼호수를 향해 원주민들은 ‘바이칼은 서 있는 불. 아직도 그 불은 식지 않고 있다’며 경외심과 두려움을 표현해 왔다. 숙소에 짐을 내리고 부르한Burkhan 바위가 보이는 언덕으로 갔다. 신성한 곳임을 알리는 13개의 세르게 신목. 조상신들이 모이는 곳을 지나니 검푸른 호수 앞으로 정좌한 두 개의 지엄한 바위가 보였다. 샤머니즘의 성지로 알려진 바로 그 자리다. 주위에는 히말라야에서 방금 내려온 성자 같은 복장을 한 외국인들이 손을 맞잡고 명상에 잠겨 있었고, 가부좌를 튼 채 알 수 없는 소리를 중얼거리는 이도 보였다. 무엇이 그들을 이곳으로 이끈 건지 모르겠지만 초자연적 존재와의 교류도, 북방 몽골인종의 시원이 서린 곳이라는 학설도, 부리야트인의 피를 이어받은 칭기즈칸의 무덤이 있다는 전설도, 그 순간 눈앞에 펼쳐진 바이칼 호 자체보다 신성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우아직은 섬의 가장 북쪽 하보이곶으로 달렸다. 날카로운 송곳니 모양을 한 절벽. 그곳에서 보는 바이칼은 호수가 아니라 바다, 그것도 대양이었다. 경계도 모른 채 펼쳐진 호수는 텅 빈 채 근원에 닿을 듯 아스라해서, 차라리 공허했다. 그날 밤, 호숫가에 앉아 마신, 수심 200m의 바이칼호 물로 만들었다는 보드카는 파도소리와 함께 목젖을 뜨겁게 타고 흘렀다. 떠나기 전 호수를 꼭 한 번 더 보고 싶었다. 새벽 5시 혼자 숙소를 나섰다. 인기척 없는 마을을 두리번대며 방향을 가늠하고는 그 언덕에 다시 올랐다. 부르한 바위 앞, 잠이 덜 깬 호수는 몸을 뒤척였고 바람은 초연했다. 그리고…. 영원한 작별인 양 호수에 건넨 말은 이것뿐이었다. “스파시바… 바이칼.” ▶travel info AIRLINE대한항공에서 블라디보스토크와 이르쿠츠크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의 출발편은 매일 인천에서 오전 10시10분에 출발해 오후 1시50분에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하고, 귀국편은 오후 2시50분에 출발해 오전 7시10분에 인천에 도착한다. 이르쿠츠크 노선은 12월25일부터 1월15일까지 동계노선을 주 2회(월·금요일)씩 총 6회 운항할 예정이다. 출발편은 저녁 8시50분 인천에서 출발, 밤 12시5분에 이르쿠츠크에 도착하고, 귀국편은 새벽 2시30분 출발, 오전 7시10분 인천에 도착한다. 인천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2시간 10분, 이르쿠츠크까지는 3시간 40분이 소요된다. SHOPPING알까기 인형 ‘마트료시카’19세기 말에 탄생한 나무로 만든 러시아 인형으로 엄마를 뜻하는 러시아어 ‘마티’에서 유래했다. 일본 전통인형인 ‘다루마’에서 영감을 얻어 1891년 러시아 민속공예화가 세르게이 말루틴이 처음 디자인했다고 전해진다. 둥근 몸통 안에는 작은 인형들이 겹겹이 들어 있는데, 일본정부에 선물하려고 만든 1세트 72개가 들어있는 대형 마트료시카는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시대에 따라 외형도 변해서 만화영화의 캐릭터나 대중음악가, 스포츠 스타나 정치인의 얼굴을 담은 마트료시카도 볼 수 있다. 가격은 싼 것은 대개 400~700루블 정도이지만 디자인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FOOD국민음식 ‘보르쉬’와 ‘샤슬릭’ 러시아의 음식은 슬라브 전통에 서유럽과 몽골, 중앙아시아와 카프카스지역의 영향을 받아 대개 짜고 달고 신, 자극적이고 복합적인 맛이다. 대표적인 슬라브 전통음식인 ‘보르쉬’는 감자, 당근, 양배추에 비트와 토마토로 색을 낸 스프다. 샤슬릭은 러시아어로 ‘꼬치구이’라는 뜻이다. 이름보다는 맛 ‘오물‘오물은 바이칼호에서만 서식하는 토착 물고기다. 생긴 것은 우리의 청어와 닮았다. 회나 탕, 튀김, 샐러드 등 다양하게 먹는 방법이 있는데 자작나무에 훈제한 오물이 가장 인기다. 이르쿠츠크에서 바이칼로 가는 길에 있는 작은 항구 마을 리스트비얀카에는 오물을 파는 가게들이 잔뜩 있다. 가시가 적고 비리지 않아 담백하다. 39°도 41°도 아닌 40° ‘러시안 보드카’러시아를 대표하는 술, 보드카Vodka는 러시아어 ‘물voda’에서 유래되었다. 감자나 옥수수, 보리 등을 원료로 한 증류수로 무색, 무취, 무미다. 러시아 속담에 ‘4,000km는 길도 아니고 영하 40도는 추위도 아니며 40도가 아니면 술도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19세기 후반, 원소주기율표를 만든 러시아의 화학자 멘델레예프가 가장 입맛에 잘 맞고 숙취를 일으키는 불순물이 제일 잘 걸러지는 최상의 알코올 도수가 40%라는 것을 발견했다. 보드카의 나라 러시아에서도 밤 11시부터 오전 8시까지 공공장소에서의 음주를 금지하고 있으며, 밤 10시부터 오전 10시까지는 도수 15% 이상의 주류 판매도 금하고 있다. MUSEUM연해주의 모든 것 ‘아르세니예프 향토박물관’1890년 개관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장 규모가 큰 박물관이다. 1906년 구시베리아 상업은행 건물로 옮겨졌는데, 아르세니예프는 연해지방을 서방에 알린 탐험가의 이름이다. 3층 건물 안에 연해주의 자연과 지리, 민속학, 고고학 사료들과 동식물 표본집, 화폐 등 약 20만 점이 전시되어 있는데, 주제가 딱히 구분되지는 않았지만 한국관에서는 지역에서 발굴된 발해의 유물을 볼 수 있다.20 Svetlanskaya Str. Vladivostok +7 4232 414 082 100루블평일 09:00~18:00, 토·일요일 09:00~17:30 HOTEL바이칼호 바로 옆 ‘바이칼로프 오스트록’알혼섬의 후지르 마을 입구에 있는 나무로 된 시베리아 전통가옥 형태의 숙소다. 2013년 문을 열었는데 114개의 객실에 250명을 수용할 정도로 알혼섬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깔끔하다. 특히 바이칼 호수 바로 앞에 위치해서 객실과 레스토랑에서 호수가 보이고 새벽에도 밤에도 산책을 할 수 있는데다, 부르한 바위까지도 도보로 20분 거리다. 7, 8월 성수기 스탠다드 트윈룸의 경우, 아침식사 포함 1박에 4,500루블(약 8만원), 화장실과 샤워실은 객실 3개가 있는 한 층에서 공동으로 사용한다. 욕실용품은 비치되어 있지 않다. 호숫가에서 바비큐를 할 수 있도록 그릴과 장작, 숯 등 일체의 도구도 대여해 준다. 666137, Russia, Irkutsk Region, Olkhonskyi District, Village Khuzir, Street Pribreznaya, 3+7 3952 404 202 www.baikalovostrog.ru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이세미 취재협조 대한항공 www.koreanair.com 참좋은여행 www.verygoodtour.com
  • 돼지고기·소고기 등 ‘붉은 고기’ 유해물질 줄여 안심하고 먹으려면

    돼지고기·소고기 등 ‘붉은 고기’ 유해물질 줄여 안심하고 먹으려면

    세계보건기구(WHO)가 햄, 소시지 등의 가공육과 붉은 고기를 발암물질로 지정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가공육은 그렇다 쳐도 고기를 안 먹을 수는 없다. 적정량만 섭취한다면 이로운 점이 더 많다. 유해물질은 조리 방법만 바꿔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유해물질인 벤조피렌이나 폴리염화비페닐은 석쇠에 고기를 올려놓고 숯불에 구울 때 가장 많이 나온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벤조피렌을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벤조피렌은 식품을 고온에서 조리할 때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이 불완전 연소하며 생성되는데 특히 고기의 지방이 불꽃에 직접 접촉해 검게 탄 부위에 많다. ●숯 불완전연소해 생긴 연기에 벤조피렌 많아 돼지고기를 삶으면 벤조피렌이 0.1ng/g(ng=나노그램, 10억분의1그램) 이하로 생성되는 반면 구우면 7배로 껑충 뛴다. 환경 유래 오염물질인 폴리염화비페닐은 육류에 평균 0.26ng/g이 들었는데 고기를 구우면 절반 정도 감소하지만 삶으면 무려 73% 줄어든다. 고기를 구울 때는 불이 직접 닿지 않도록 석쇠보다 불판을 사용하는 게 좋다. 불판은 자주 교환하며 구이 과정에서 탄 부위는 제거하고 먹어야 한다. 숯으로 고기를 구워 먹을 때는 되도록 지방이나 육즙이 숯에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숯이 불완전 연소해 생겨난 연기에는 벤조피렌이 많이 들었다. ●후추 넣고 구우면 아크릴아마이드 14배 증가 불고기 양념을 할 때 후추를 넣거나 고기에 후추를 뿌려 구우면 아크릴아마이드라는 유해물질이 증가한다. 아크릴아마이드 역시 동물실험 결과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된 발암물질이다. 다만 사람에 대한 발암성은 아직 과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았다. 후추에 든 아크릴아마이드는 평균 492ng/g 수준이다. 하지만 후추를 넣고 볶음 조리를 하면 11배, 튀김 조리를 하면 12배, 구이를 하면 14배나 증가한다. 아크릴아마이드는 고온에서 더 잘 생성되기 때문에 120도 이하 온도에서 조리해야 한다. 튀김 온도는 175도를 넘지 않게 하고, 오븐에서도 190도를 웃돌지 않도록 한다. ●200~250도 조리 시 헤테로사이클릭아민 생성 육류를 고온에서 조리하면 헤테로사이클릭아민이라는 유해물질도 생성된다. 고온 조리 시 육류나 생선의 근육 속 아미노산과 크레아틴이 반응해 생성되는데, 100도 이하에서는 거의 생기지 않지만 200~250도가 되면 3배 증가한다. 따라서 헤테로사이클릭아민 생성을 최소화하려면 100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 조리하고, 고온에서 조리하더라도 최대한 빨리 조리를 마쳐야 한다. 마늘, 양파 등 천연 향신료를 넣어 조리하면 생성되는 유해물질량이 다소 줄어든다. 이런 식으로 고기를 조리하면 맛있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다. 돼지고기는 소고기보다 비타민B1이 10배 많고 지방 함량은 높지만 포화지방인 스테아르산이 소고기보다 적다. 또 올레산, 리놀렌산 등 불포화지방산이 상대적으로 많다. 몸에 해로운 지방은 삼겹살에 가장 많이 들었다. 삼겹살 100g의 30%가 지방이다. 같은 양의 등심에는 지방이 20%, 앞다리에는 12%, 사태는 3% 정도 들었다. 지방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지만 과도하게 섭취하면 비만, 순환기계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돼지고기 새우젓과 먹으면 지방 분해 효과 돼지고기를 새우젓과 같이 먹으면 새우젓에 든 지방분해효소인 리파아제가 돼지고기의 지방을 분해해 소화가 잘된다. 표고버섯은 섬유질이 풍부하고 특유의 향이 있어 돼지고기의 누린내를 잡아준다. 또 표고버섯 속 에리다데민이란 성분이 혈액 속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춘다. 돼지고기와 비지 등 콩 제품을 함께 조리하면 콩 속의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E, 레시틴 성분이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것을 막는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아하! 우주] 화성판 ‘삼시세끼’…진짜 가능할까?

    [아하! 우주] 화성판 ‘삼시세끼’…진짜 가능할까?

    영화 마션에서 주인공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는 살기 위해 화성에서 농사를 짓게 된다. 척박한 화성의 토양이지만, 지성이라면 감천이라고 영화에서는 감자 재배 자체는 가능했다. 그런데 과연 정말로 가능할까? 여기에 대해서 과학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콜로라도 주립 대학의 토양 미생물학자인 마리 스톰버거는 화성의 흙에 배설물을 섞는 방법으로는 지구의 토양을 완전히 재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배설물 속의 미생물이 화성의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언급했다. 화성이 흙은 사실 지구의 토양과는 다르다. 화성에 있는 것은 고운 모래 같은 입자로 여기에는 유기물이나 수분은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다. 물론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필수 영양소와 미생물 역시 아예 없거나 부족하다. 따라서 영화에서와 같은 방법을 써서 작물을 재배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화성에서 식물재배가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이 난 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NASA는 물론 여러 연구 기관에서 화성에서 식물을 재배할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인류가 지구를 떠나 우주로 정착하는 데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1 단계: 지구 궤도에서 식물 재배 이미 지구 주변의 가까운 우주 공간에서의 식물재배는 성공한 상태이다. 가장 최근에 성공 사례는 바로 국제 유인 우주정거장(ISS)에 보낸 베지(Veggie)가 그것으로 적 로메인 상추를 재배해서 시식까지 했다. 최소한 중력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도 식물 재배는 별로 어렵지 않다. 물론 해로운 자외선을 비롯한 방사선 때문에 햇빛으로 재배하는 대신 인공광 식물 재배 시스템을 사용하지만, 키우는 건 문제없다. 그러면 화성에서도 문제없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그렇지가 않은 게 ISS에서도 우리는 지구 자기장의 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과 우주의 다른 곳에서 날아오는 강력한 방사선은 지구의 자기장과 두꺼운 대기에 의해 상당 부분 차단된다. 따라서 이것만으로는 우주 공간에서 식물 재배가 성공할 것이라고 장담하긴 이르다. 2 단계: 달에서 식물 재배 화성에서 식물 재배가 가능한지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화성으로 식물재배 모듈을 발사해서 테스트해 보는 것이다. 그러나 비용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결과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만에 하나라도 화성에 지구 미생물이 퍼질 위험성도 있다. 더 안전한 대안은 화성보다 가까운 위치에서 테스트를 해보는 것이다. 달 식물 착륙선(Lunar Plant Lander)은 작은 착륙선 안에 인공광 식물 재배 시스템을 탑재해 5일에서 10일 정도 먼저 테스트를 해보는 것이다. 현재까지 개발 중인 이 착륙선이 현실화된다면 미래 달 기지에서 식물 재배가 가능한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달의 낮은 중력과 강한 방사선 환경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작물을 선별하는 작업도 같이할 수 있다. 이외에도 미생물을 작은 우주선에 탑재해 달 궤도보다 더 먼 지역까지 날려보내는 계획도 진행 중이다. 3 단계: 화성에서 미생물 키우기 NASA는 화성에서 바로 식용 작물을 키우는 작업보다 훨씬 쉽고 저렴한 대안을 검토 중이다. NASA의 2015년 혁신 진보 구상(NASA Innovative Advanced Concepts)에 따르면 NASA는 화성에서 광합성을 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생명체인 시아노박테리아를 테스트하는 연구에 자금을 지원했다. 미생물 가운데는 도저히 생명체가 살 수 없을 것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살 수 있는 것들이 존재한다. 화성의 추운 기후와 낮은 중력, 그리고 높은 방사선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미생물은 지구에도 존재한다. NASA의 계획은 미래 화성 탐사선에 이런 미생물을 보내는 것이다. 작은 밀폐 용기에 화성의 흙을 넣고 이들이 살아남는 과정을 보면 지구 미생물이 화성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이 박테리아는 식용으로 사용할 수 없지만, 대신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만들 수 있으므로 미래 화성 유인 탐사에서 상당히 유용할 수 있다. 미생물 모듈 방식은 바로 식물 재배 모듈을 보내는 것보다 매우 저렴하며 기술적으로도 간단하다. 그러나 만약의 경우 지구 미생물이 어쩌면 있을지도 모르는 화성 생태계를 파괴할 우려가 있으므로 실행 여부는 매우 신중하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4 단계: 화성에서 식물 키우기 화성에서도 지구 생명체가 견딜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기고 대형 모듈을 보낼 수 있는 수준의 기술력이 확보되면 궁극적으로는 식물 재배 모듈을 화성에 보내는 것이 NASA의 장기적 계획이다. 이 모듈은 인공광으로 식물을 재배할 수 있으며 외부와는 잘 격리되어 강한 방사선과 낮은 기온에서 식물을 보호할 수 있다. 물론 수경 재배 방식이기 때문에 화성의 흙에서도 식물이 잘 자랄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한 가지 추가하면,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하는 마스 원 계획에서도 화성 식물 재배 테스트가 제안된 적이 있다. 시드(seed)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이 계획은 이들의 첫 화성 착륙선에 있는 2kg에 불과한 작은 모듈 속에서 식물 재배를 실험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기술력과 자금이 부족한 상태라서 2018년으로 계획했던 이 테스트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다만 이 수준까지 발전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모듈을 화성에 보내는 시기는 아마도 화성의 유인기지를 건설할 수 있을 정도의 미래일 것이다. 50년 후가 될지 100년 후가 될지 알 수 없지만, 언젠가 인류의 후손은 화성 재배 감자로 만든 감자튀김을 먹으면서 인류의 화성 탐사를 다룬 고전 영화를 볼지도 모른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김동률 교수의 1980’s 청춘의 재발견] (2)이화여대 앞

    [김동률 교수의 1980’s 청춘의 재발견] (2)이화여대 앞

    한때는 얼룩무늬 복장의 죄수들을 쇠뭉치 공과 체인으로 발목을 묶었다. 익숙한 할리우드 영화의 풍경이다. 무쇠공과 체인(ball & chain)은 굴레와 속박을 의미한다. 그리고 ‘ball & chain’은 1960년대를 풍미한 위대한 아티스트 제니스 조플린의 대표곡이기도 하다. 1943년 텍사스 출신인 조플린의 유일한 출구는 음악, 특히 블루스였다. 그녀가 세상의 주목을 받은 것은 1967년 여름 ‘몬트레이 팝 페스티벌’. 노래는 절규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 위대한 아티스트는 늘 외톨이였고 여성적이기를 거부했다. 결국 1970년 스물일곱에 약물중독으로 세상을 떠난다. 널리 알려진 베트 미들러 주연의 영화 ‘로즈’(1979)의 주인공이 바로 제니스 조플린이다. 아는 사람은 안다. 조플린이 얼마나 여성적인 것에서 벗어나고자 그토록 몸부림쳤는지를. 그런 조플린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서울시내 딱 한 군데 있다. 이화여대 입구다. 삼십 년 가까이 문을 열고 있는 카페 ‘볼 앤 체인’이 주인공이다. 나는 조플린이 그렇게 벗어나고자 했던 ‘볼 앤 체인’이 상징하는 바가 곧 한국에서 이화여대가 차지하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볼 앤 체인’은 여성의 숙명적 억압과 굴레를 상징하는 동시에 여성적인 것을 거부하려는 몸짓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이화여대는 그런 존재다. 2006년 700만명이 본 영화 ‘타짜’에서 김혜수가 일갈한 “이대 나온 여자”란 말이 주는 그 특별나고도 묘한 의미를 탄생시킨 공간이다. 기성세대에게 이대는 온갖 판타지의 대상이었다. 지금과 달리 70~80년대 이 대학은 금남의 공간. 흔적조차 사라진 학교 정문 이화교를 건너려면 경비 아저씨가 달려 나와 호통을 치는 풍경이 낯설지 않았다. 그래서 무슨 공개 특강이라도 있다는 포스터가 붙으면 주제 불문, 강사 불문, 친구들끼리 담합해서 강의를 빼먹고 한달음에 달려갔다. 특강 후 어떻게 한번 엮어볼 요량에 여학생들을 잘 살필 수 있는 자리를 꿰차고 앉는다. 강의 내용은 당연히 뒷전이다. 그리고 어쩌다 이대생 포섭(?)에 성공하면 정문 앞 그린하우스 제과로 모셔 그 비싼 생크림을 대접하며 작업에 열심이었다. 철길 옆 커피숍 ‘심포니’도 잊히지 않는다. 그 시절 흔치 않던 사이폰으로 내리던 커피를 마시며 창너머로 이화교를 오가는 여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저녁 무렵 학교 앞 풍경은 한 폭의 그림, 캠퍼스를 나서는 여학생들을 기대감 속에 기다리는 더벅머리 남학생들의 북적거림 속에 이화교는 저녁 노을만큼이나 붉게 설렜다. 그러나 이 땅의 남성들에게 판타지의 대상이었던 여대는 정작 그 속에 몸담고 있던 이대생들에게는 달리 해석된다. 많은 이대생들은 졸업할 때쯤이면 한결같이 말한다. “난 이대가 싫어.” 그런 그녀들도 정작 딸아이는 이대에 넣기 위해 안달한다고 한다. 이처럼 이대 입구는 기성세대들에게 복잡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권위주의 시대, 이른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대학이 시위에 충혈되어 있던 시절, 여대들은 늘 고요했지만 이대생들은 시위에 동참했다. 그러나 정권이 놀랄 만한 대형 집회는 열리지 않았고 100여명에 이르는 단골 데모대가 이화교에서 확성기를 들고 “군부독재 타도”를 외쳤다. 이대 시위는 전통적으로 서대문경찰서가 담당한다. 그래서 서대문서에 배속된 전경들은 이대 시위가 있는 날은 외박도 미룬 채 앞다투어 달려 나갔다. “폭력경찰 물러가라”는 여대생들의 고함조차 그들에게는 외려 매력적인 노랫소리로 들렸다는 게 전경으로 그 시절을 경험한 친구의 말이다. 그래서 이대생들이 던진 계란에 얼굴을 맞은 날은 오히려 운수 좋은 날로 치며 내무반의 자랑거리로 통했고 단골로 시위 진압에 나갔던 그 친구는 이대생과 결혼해 지금 잘 살고 있다. 이처럼 이대 입구는 때로는 남성들에게 적잖은 욕망의 공간이 된다. 설레는 마음으로 미팅하던 ‘파리 다방’, 기차꼬리를 밟으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속설에 기적이 울리면 일부러 천천히 걷던 이화교, 이름조차 우스꽝스러웠던 ‘여왕봉 다방’은 또 어땠던가. 80년대 초 나는 이대 입구에 있던 ‘미스티’라는 카페를 들락거렸다. 무엇에 이끌려 자주 찾았는지 모르겠다. 지하 카페에 들어서면 낯익은 단골들이 눈에 띄었다. 나는 그 카페에서 이대 미대 출신의 저명 서양화가 황주리, 가수 남궁옥분 등을 가까이 봤다. 쌀쌀맞기 그지없던 이십대 후반쯤의 젊은 여주인이 들려주던 ‘리 오스카’의 ‘비포 더 레인’과 ‘더 로드’를 들었으며 핑크 플로이드가 들려주는 ‘더 월’의 기괴하고도 데카당스한 분위기에 압도당했던 기억이 어제 같다. 그뿐인가. 카페 주인이 유난히 섹시했던 ‘템프테이션’은 2차로 들르는 단골 카페. 하지만 바텐을 선점한, 있어 보이는 세브란스 의대생 때문에 기껏 먼발치에서 여주인의 예쁜 얼굴을 훔쳐보곤 했었다. 그 시절 우리는 이대 주변 카페의 섹시한 주인이나 아르바이트생은 무조건 이대 미대생이라고 우기곤 했었다. 후문에 있던 카페 ‘섬’도, ‘벼락맞은 대추나무’도 그 시절 자칭타칭 히피(pseudo hippie)들의 아지트였다. 인근에서 카페나 소극장 등을 꾸려가던 낭만 히피들은 영업이 끝난 새벽 1시쯤이면 ‘섬’에 꾸역꾸역 몰려들었다. 자욱한 담배 연기 속에서 독주를 마셨으며 누군가는 구석에 숨어 대마초를 돌려가며 피웠다. 혼돈스러운 주점이었다. 정문 언덕 ‘가미 분식’도 잊어서는 안 된다. 도대체 맛이라고는 알 수 없는 주먹밥을 시키는 이대생을 앞에 두고 맛있다며 우동 국물과 함께 억지로 먹었다. 그래도 이 집이 이대생들에게 뭉칫돈을 장학금으로 내놓고 있다는 것은 훗날 아내에게서 들었다.70~80년대 이 일대를 주름잡았던 그 많던 술집과 카페들은 거의 다 사라지고 지금은 ‘딸기골 분식’ 등 몇몇이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 시절을 방황했던 젊음들이 또렷이 기억하는 글귀가 있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나도 그 섬에 가고 싶다.” 지금은 없어진 카페 ‘섬’에 걸려 있던 흰 광목에 검은 묵필로 커다랗게 쓴 정현종의 시 ‘섬’이다. 이처럼 기성세대에게 이 일대는 과거를 생각하게 하는 마력의 공간이 된다. 너무나 변해 흔적조차 찾을 길 없지만 이대역에서 정문 쪽으로 내려가는 500여m의 거리는 80년대 젊음들이 통음했던 술집이 있고 꽤 많은 여관들이 골목 안 깊숙이 숨겨져 있었다. 이른바 80년대 낭만 히피들의 ’나와바리‘였던 셈이다. 세월은 장소와 함께 간다. 이 글을 쓰는 순간 나는 또 한 시대가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내 젊음의 빛이 모두 소진되고 있음을 느끼고, 나의 젊은 시절이 단 한 조각도 더이상 남아 있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20대만 가질 수 있는 설렘과 뜨거움, 무모함 등과 함께 이대 입구는 이 땅의 중년에게 그런 존재이고 장소다. 그래서 지금은 아무런 의미도, 상징도 없이 그저그런 거리로 전락한 이 조악하고 지독히도 상업적인 거리를 우리는 정녕 잊지 못한다. 그래서 수많은 중년들이 이따금 이대 입구를 찾게 되고 그래서 아직 남아 있는 ‘볼 앤 체인’의 남루한 간판을 훔쳐보고 ‘오리지널 분식’에 들러 오징어 튀김만을 질겅질겅 씹게 된다. 그 오징어의 짠맛에는 우리가 미처 못다 불렀던 청춘의 노래들이 담겨져 있다. 아, 그런 풍경 속에 스물 몇 살의 우리가 있다.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15] 선어회와 활어회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15] 선어회와 활어회

     십수 년 전 일본 도쿄에서 운 좋게 지인을 따라 정부 청사 근처의 호젓한 곳에 있는 고급 횟집을 간 적이 있다. 일본 관료들이 진짜 전통식 회를 즐기고 싶을 때 마음먹고 찾는 곳이란다. 단아한 분위기에다 꽤 비싼 집인 것 같아서 은근히 맛에도 기대가 됐다.  깔끔하게 모양을 낸 전채요리를 후루룩 먹고 나자 막 바로 주인공인 생선회가 큰 접시에 담겨져 나왔다. 그런데 회 두께가 거의 소고기 등심 스테이크처럼 두껍고, 겉에서 은빛 윤기도 나지 않았다. 머뭇거리다 한 점을 입 안에 넣고 찝는 순간 물컹하면서 퀴퀴한 냄새마저 났다. 아마 한국에서 이런 일을 겪으면 우리는 당장 주인을 불러 “어제 팔다가 남은 회를 손님 상에 내놓느냐”고 항의했을 만하다. 이게 본래 일본식 회란 말인가. ● 일본식 회는 3~4일 낸장 숙성... 독특한 감칠맛 특징 대체로 일본인은 활어에 대나무 꼬챙이 등을 꽂아 즉시 피를 뺀 뒤 냉장 숙성시킨 선어회를 좋아한다. 도톰하게 썬 횟감을 축축한 물수건에 싸서 3~4일씩 보관하기 때문에 독특한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횟감을 다루는 것을 마치 예술 행위처럼 여긴다. 반면 우리는 갓 잡아서 바로 먹는 활어회를 제대로 된 회로 여긴다. 솔직히 복잡한 과정은 없다.  우리 선조들도 술안주로 가끔 회를 먹었다. 고려 때 이색부터 조선 때 이항복, 정약용 등은 시에 인용하기도 했다. 위험하긴 하지만 붕어 등 민물고기까지 회로 먹었다. 물론 섬 국가이자 대양과 접해 있는 일본은 각종 어류가 더 흔했다. 아주 오랫동안 육식을 금기했기 때문에 생선이 거의 유일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그렇다면 이웃한 두 나라 사이에 왜 이렇게 기호에서 차이가 날까. 논리적 상상력을 발휘해보자. ● 일본 막부시대 운송수단 열악해 영주 밥상까지 수일씩 걸려 일본은 19세기에 막부 정권이 무너지기 전까지 사실상 군사력이 바탕인 영주(성주) 중심의 연맹국 형태였다. 음식 문화의 다양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하나의 음식 형태에 여러 기법을 동원해 집중한다. 반면 한국에선 왕권 국가로서 왕의 건강을 위해 맛이나 모양보다 약리 작용을 중시하는 음식 문화가 발달했다. 음식 모양만 보면 식재료가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에 자칫 볼품없어 보인다. 중국은 황제국이라며 주변의 이질적 문화도 흡수해 화려하고 다양한 음식 향연의 꽃을 피운다. 고급스런 전통 음식은 권력자나 집안 어른의 입맛을 기준으로 발달하기 마련이다.  고대 일본에서는 좋은 생선이 잡히면 이를 손에 들고 영주의 밥상을 차리는 성까지 사람이 뛰어서 가야 했을 것이다. 고구려 등 한반도로부터 유입된 말이 아직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 생선이 쉽게 상하는 것을 방지하려면 아예 물수건에 싸서 숙성시키는 게 낫다. 횟감을 미리 얇게 썰어서도 안 된다. 숙성된 회를 먹어 본 영주가 “맛있구나”라고 했다면, 그때부터 이런 회가 맛있는 생선회가 된다. 사실 잘 숙성된 회는 달달하면서도 살살 녹는 맛이 있기는 하다. 퀴퀴한 냄새도 익숙해지면 풍미가 된다. ● 한반도선 날 생선 거의 안먹어 어부들 즉석에서 활어회 먹던 습성 남아 반면 한반도의 왕들은 독성이 남아 있는 날 생선을 거의 먹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배를 탄 어부들은 갓 잡은 생선을 된장에 찍어 먹으며 허기를 달랬을 것이다. 결국 우리에겐 쫄깃쫄깃한 활어회가 참맛이 된다. 중국 황제도 고소한 튀김 요리 등에 둘러싸여 날 생선을 먹었을 리가 없다. 춘추시대 공자가 생선회를 좋아했다고 하지만, 그건 옛말처럼 여겼을 것이다.  늦가을에는 광어, 참돔, 방어가 고소하게 살이 찌는 제철이다. 펄떡펄떡 뛰는 횟감의 껍질을 발라내고 흰 살만 얇게 썰어서 초고추장이나 와사비(고추냉이 뿌리) 간장에 찍어 먹으면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또 횟감을 6~7시간 냉장시키면 단백질 구조가 깨지면서 풍미와 감칠맛이 짙어지는 숙성 회(싱싱회)도 된다. 요즘엔 이를 즐기는 식객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본래 일식 횟집의 본고장은 서울 무교동과 북창동 등이었다. ● 무채 독성 흡수 기능... 스키다시 일본엔 없는 우리식 상차림 한편 지레짐작 탓에 오해하는 편견이 있다. 생선회 접시에 깔린 무채는 그냥 모양 좋으라고 나오는 게 아니다. 무는 식품의 독성 물질을 제 몸으로 흡수하는 효능을 지녔다. 따라서 날 생선의 독성을 무가 빼주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독성을 고스란히 흡수한 이 무채를 먹어선 안 될까. 무는 독성을 빨아들인 뒤 스스로 비독성 물질로 바꾸기 때문에 생선회와 곁들여 먹어도 괜찮다. 메밀국수와 무즙을 함께 먹는 이치와 같다. 다만 국내 횟집에서는 무채를 아무도 먹지 않기 때문에 다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까, 미심쩍으면 먹지 않는 게 낫다.  또 생선회가 나오기 전 상에 깔리는 스키다시(결들이 음식)는 정작 일본에는 없는 우리식 상차림이다. 1960~1970년대 부산에 대규모 공장들이 많이 들어서면서 근로자들의 주머니 사정도 넉넉해지자 비싼 사시미(회)를 찾기 시작했다. 이때 튀김, 조림, 구이, 무침 등 여러 반찬을 눈으로 봐야 섭섭하게 여기지 않는 습성이 횟집 문화를 바꾼 것이다. 결국에는 손을 대는 둥 마는 둥 하는데, 마땅치 않은 허례는 버려야 한다.   <붕어회> 조선의 문신, 학자 서거정   서리 내린 차가운 강에 붕어가 통통 살쪄 회칼 휘두르니 흰 살점이 실날처럼 흩날리네 젓가락 놓을 줄 몰라 접시가 이내 텅 비었네 두보 시의 은빛 회가 자주 생각나누나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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