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툭툭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멘토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표창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밀양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거제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45
  • 세계사 움직인 ‘닭 한 마리 값’ 무기

    세계사 움직인 ‘닭 한 마리 값’ 무기

    AK47/래리 커해너 지음/유강은 옮김/이데아/392쪽/2만원무기와 상관없는 일반에게도 낯설지 않은 소총 AK47. 지구촌 곳곳의 반군이나 테러리스트들이 그 총을 든 모습은 외신을 통해 자주 접할 수 있는 장면이다. 미국 성인잡지 플레이보이가 2004년 선정한 ‘세계를 바꾼 50가지 제품’ 4위에 올랐던 총. AK47은 어떻게 ‘지난 반세기에 등장한 가장 혁신적인 소비재’라는 명성을 얻었을까. 이 책은 미국 저널리스트가 AK47 소총의 탄생부터 파급, 문제점을 세밀하게 풀어 흥미롭다. 1947년 발명된 AK47은 ‘아브토마트 칼라시니코프’의 줄임말. ‘아브토마트’는 자동소총, 칼라시니코프는 총을 만든 소련의 무기설계자 미하일 칼라시니코프(1919~2013)를 가리킨다. 1949년 소련 보병의 기본 화기로 채택된 AK47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간 건 미소 양국의 냉전 탓이다. 동맹국과 제3세계의 환심을 사려는 소련은 이 총의 특허권을 주장하지 않았고 설계도까지 무상으로 배포했다. 현재 퍼져 있는 AK47은 1억정에 이른다. 닭 한 마리 가격에 살 수 있다고 해서 ‘치킨건’이라는 별명으로 통한다. 저자는 AK47은 통제불능이고 회수 불가능한 총이라고 잘라 말한다. ‘세계의 현대사를 변모시킨 무기’. 책에는 AK47과 관련된 사건이 수두룩하다. 아프리카에서 일어난 쿠데타, 중동의 테러공격, 로스앤젤레스에서 빈발한 은행강도…. 이 총의 큰 장점은 조작의 편리함과 뛰어난 살상력이다. 진창에 굴러도 흙만 툭툭 털어내면 곧바로 발사 가능하다. 훈련이나 수리, 관리가 필요 없는 값싼 명품인 것이다. 모래폭풍의 이라크전과 밀림 근접전인 베트남전에서 미군의 M16 소총보다 AK47이 우월하다고 여긴 미군병사가 많았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내 편도 없다’는 말은 AK47에도 통한다.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시 아프가니스탄 무자헤딘은 미국에 AK47 지원을 요청해 큰 성과를 거뒀다. 훗날 무자헤딘은 이 총을 알카에다에 전달했고, 알카에다는 다시 미국을 향해 AK47의 총구를 겨눴다. 분쟁이 벌어지거나 치안이 약화되는 곳마다 역병처럼 퍼져 나가고 있는 AK47. 이 총의 발명자가 죽기 전 남겼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내가 만든 발명품이 자랑스럽지만 테러리스트들이 그 총을 사용하는 건 유감이다.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기계, 농부들의 작업을 돕는 기계를 발명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강창일 “한일 갈등, 스리트랙으로 확전… 아베 속내 파악해야”

    강창일 “한일 갈등, 스리트랙으로 확전… 아베 속내 파악해야”

    MB 독도 방문 이후 오랫동안 불신 누적 아베, G20서 남북미만 부각되자 화난 듯 의회 지도자들이 나서 양국 갈등 풀어야 연맹의원들 이달 방일 위해 초당적 협력 반일 정서 이해하지만 정치 선동은 안돼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경제보복 사태와 관련해 “과거에 한일 관계 문제는 역사와 정치 투트랙으로 불거졌다면 이젠 경제까지 더해져 역사, 정치, 경제의 스리트랙으로 전선이 확장됐다”며 “극단적 상황에 철저히 대비하면서도 대화와 신뢰를 복원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대에서 동양사 석박사를 취득한 강 의원은 20대 국회의 대표적 일본통이다. -이번 사태의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오랫동안 쌓인 오해와 불신이다. 사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셔틀외교 중단 등 양국의 불신이 오랫동안 누적된 상태였다. 문재인 정부는 위안부 합의가 국제법상 구속력이 없는데도 전임 정부 간 약속을 존중해 화해·치유재단 해산으로 해결하려 노력했다.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도 우리는 삼권분립이 헌법으로 보장된 국가다. 한국이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는 아베의 주장은 틀렸다.” -한일 정상회담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톱다운 방식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가 만나 악수하고 잘해 보자 하는 장면이 나오길 간절히 기대했다. 그런에 아베가 무례하게 손님 접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아마도 아베가 주빈을 하려고 했는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가고 남북미가 부각되면서 화가 났고 감정적 대응이 있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성적 판단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일본에는 그런 잘못을 지적할 세력이 없나. “일본은 우리와 달리 야당이 거의 힘이 없다. 절대다수가 자민당이라 비판 세력의 힘이 약하고 독주 체제가 가능하다.” -일본의 보복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데. “의회 지도자들이 나서 풀어야 한다. 아베 총리에게도 조금도 득이 될 게 없다. 미국 기업에 미치는 피해가 구체화되면 트럼프 대통령도 바로 개입할 것으로 본다.” -국민들 사이에서 일본 여행 취소, 일본 제품 구매 운동이 번지고 있는데. “대한민국 국민이 어떤 국민이냐. 35년 일제 강점의 한이 서려 있는 국민이다. 아베 총리가 도발적으로 나오니 국민들이 당연히 자발적으로 그렇게 나오는 것이다. 다만 정치인들이 반일, 반한 감정을 선동해서는 안 된다.” -현재 의회 차원의 방일 준비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한일의원연맹이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가 끝나는 대로 일본 측과 협의를 거쳐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달 내 방문하고자 연맹 소속 여야 의원들이 초당적 협력을 하고 있다. 9월 도쿄에서 예정된 한일의원연맹 총회도 실무협의가 끝났다.” -일본 방문에서 어떤 활동에 집중할 생각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아베 총리의 진짜 속내를 파악하는 것이다. 단순히 참의원 선거만을 위한 자국 정치용이라고 속단해서도 안 된다. 나도 당혹스러운 점이 아베 총리가 툭툭 던지는 선동적 발언의 속내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천우희, ‘멜로가 체질’로 안방 컴백 “30대 여자 이야기에 끌려”

    천우희, ‘멜로가 체질’로 안방 컴백 “30대 여자 이야기에 끌려”

    배우 천우희가 본격 수다블록버스터 ‘멜로가 체질’을 통해 2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다. 드라마 작가로 분한 그녀가 보여줄 색다른 활약이 기대된다. 오는 7월 26일 첫 방송되는 JTBC 새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극본 이병헌, 김영영, 연출 이병헌, 김혜영, 제작 삼화네트웍스)은 서른 살 여자 친구들의 고민, 연애, 일상을 그린 이병헌 감독표 수다블록버스터. 천우희는 감정 기복이 널뛰듯 심한 똘끼 만렙 드라마 작가 임진주 역을 맡았다. “30대, 그리고 여자들의 이야기라는 점이 가장 끌렸다”라고 이번 작품을 선택하게 된 이유를 밝힌 그녀는 지금의 자신이 실제로 느끼고 공감하는 부분들이 유쾌하고 신선하게 풀어져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진주는 예측이 불가한 막무가내 성격을 가졌지만, 그렇다고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따뜻한 면과 진중한 면을 동시에 가진 입체적인 인물이다. “진주는 정상 범위에서 한 10도 정도 각이 다른, 똘끼가 다분한 친구다”라고 소개한 천우희 역시 캐릭터의 매력을 “말도 툭툭 던지고 행동도 거침없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속도 깊고 제 할 일도 멋있게 해내는 점”이라고 꼽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멜로가 체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극 중 동갑내기 친구들, 은정(전여빈), 한주(한지은)와의 케미다. 강제로 한집살이를 하게 된 이들은 크고 작은 감정의 소용돌이를 함께한 리얼한 친구의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천우희 역시 “캐릭터들이 각자 다른 성격과 매력을 갖고 있음에도 묘하게 잘 맞아 들어가는 합이 너무 좋다”며,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면서 함께 할 수 있기에 고맙고, 끈끈하고 훈훈한 현장이다.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을 수 있어 너무나 즐겁다”라며 극중 동갑내기 친구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멜로가 체질’은 지금까지 본 적 없던 천우희의 또 다른 면을 보여줄 작품”이라는 천우희. “대본을 처음 펼친 순간부터 내내 재미있게 읽었다. 배우들의 유쾌한 케미와 이병헌 감독님의 말맛 살린 대사까지 모두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고 전하며, “뻔하지 않게 새로운 ‘멜로가 체질’과 배우 천우희를 기대해 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멜로가 체질’은 최근 극한의 코믹 영화 ‘극한직업’으로 16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이병헌 감독이 자신의 주특기인 맛깔나는 ‘말맛’ 코미디를 살린 드라마다. 올여름, 안방극장에서도 극한의 웃음 폭탄이 터질 것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보좌관’ 후속으로 오는 7월 26일 금요일 밤 11시 JTBC에서 첫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검블유’ 지승현, 전혜진 향한 츤데레 사랑 “지키기 위해선 뭐든”

    ‘검블유’ 지승현, 전혜진 향한 츤데레 사랑 “지키기 위해선 뭐든”

    tvN 수목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극본 권도은, 연출 정지현, 권영일, 이하 ’검블유‘)’의 지승현이 블랙홀 같은 츤데레 매력으로 안방극장을 물들이고 있다. 일반인의 삶을 살아본 적 없는 재벌 2세 영화 제작사 대표 오진우 역으로 분하고 있는 지승현이 속내를 알 수 없는 무서운 면모와 더불어 전혜진(송가경 역)을 향한 자신만의 사랑법으로 냉온 매력을 발산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 “난 그 사람을 지키기 위해선 뭐든 합니다” 오진우는 송가경과 정략 결혼해 비즈니스 파트너로 서로에게 무관심한 부부 관계를 이어왔으나, 사실은 그가 그녀를 향한 복합적인 마음을 품고 있음이 드러나 관심을 사로잡았다. 오진우는 실시간 검색어를 조작해 송가경 대신 배타미(임수정 분)를 찌라시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치밀함을 보였고, 그가 배후라는 사실을 알고 찾아온 배타미에게 “어느 누구라도 그 사람을 위협하면 난 세상에서 없앨 준비가 돼있는데, 나를 너무 자상하게 보는 것 같네요”라며 섬뜩한 면모를 드러냈다. 불법적인 방법이더라도 송가경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한다는 오진우. 그의 사랑은 흑화된 사랑이었으나, 처음으로 타인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전한 그의 모습을 통해 앞으로 그와 송가경이 어떠한 관계를 이어갈지 기대를 높였다. #2. “지금 어느 어머니도 보고 싶지 않을 거 같아서..” 오진우는 송가경에 대한 남다른 마음을 품음과 동시에 자신과 결혼해서 불행한 그녀에 대한 연민의 감정도 갖고 있는 인물이다. 때문에 그녀의 필요에 대해 미리 생각하고 준비하는 자상함을 보여주기도. 오진우는 KU 노트북 배터리 사고로 장회장(예수정 분)에게 눌리고, 장회장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친정 부모님의 모습을 보고 참담해 하던 송가경을 찾아 버스 정거장에 함께 있어주는 다정함을 보였다. 이어 그는 오갈 데 없는 송가경 손에 미리 예약한 호텔방 키를 조용히 쥐어주며 그녀를 섬세하게 배려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모았다. 이 장면에서 무표정으로 무심한 듯 말을 툭툭 내뱉지만, 오진우의 눈빛과 말투에서 송가경을 향한 진심이 묻어나 이 두 사람의 로맨스에 빠져들게 했다. 그 어떠한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그의 츤데레 모습에서 뜻밖의 설렘을 선사,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3. “니가 뭐가 불쌍해. 송가경이 불쌍하지” 오진우와 송가경은 일적인 부분에서는 좋은 파트너로 관계를 이어가고 있으나, 각자의 사생활에 관여를 안 하던 사이다. 하지만 오진우는 송가경이 개인적으로 만나온 한민규(변우석 분)를 찾아갔고, 한민규는 자신이 일방적으로 그녀를 좋아한 것이라 밝혀 그를 분노케 했다. 오진우는 송가경이 그를 통해서나마 위로를 받길 원했던 것. 이에 오진우는 한민규가 복귀할 수 있도록 자신이 제작하는 영화에 들어갈 준비하라 전했고, 본인을 왜 도와주냐는 질문에 송가경이 불쌍해 도와준다며 그녀 생각으로 가득 차 있음을 보였다. 송가경이 어디에서든지 조금이나마 숨 쉴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위로해주고 싶었던 그였기에 보는 이들 마음에 진한 여운을 남겼다. 이처럼 지승현은 차갑고 이성적인 면모와 직진 사랑을 지닌 캐릭터의 양면성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그는 뇌리에 박히는 대사 소화력, 서사 가득한 표정과 눈빛, 말투로 매회 강인한 인상을 남기고 있어 앞으로 그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를 높이고 있다. 한편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는 매주 수, 목요일 밤 9시 3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게임하지 말고 나랑 놀자’…게임하는 주인 방해하는 강아지

    ‘게임하지 말고 나랑 놀자’…게임하는 주인 방해하는 강아지

    자신과 놀아주지 않고 게임만 하는 주인이 못마땅했던 강아지는 게임기를 툭툭 건들며 주인의 게임을 방해했다. 2일 미국 스트리밍 동영상 기업 주킨미디어가 공개한 영상에는 한 남성이 1인용 쇼파에 앉아 게임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은 미국 코네티컷 워터베리의 한 가정집에서 촬영됐다. 게임 컨트롤러를 손에 꽉 쥐고 게임에 집중하고 있는 남성 뒤로 강아지 한 마리가 조심스럽게 다가온다. 강아지는 남성의 곁에 조심스럽게 누워 남성이 게임을 끝내기만을 기다린다. 하지만 게임 시간이 길어지자 남성 앞으로 다가가 ‘눈빛 공격’을 보내는 강아지. 이어 게임기를 손으로 툭툭 치며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남성이 꿋꿋하게 게임을 이어가려고 하자, 강아지는 남성의 품으로 달려들어 얼굴을 치기까지 한다. 강아지의 귀여운 행동에 남성은 결국 게임하는 것을 포기하고 웃음을 터트리고 만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처음에 눈치보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주인이 잘못했네”, “애교가 너무 사랑스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영상=주킨미디어/유튜브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빠르게 싸게 편하게… 한국 금융 ‘3색 전략’ 캄보디아도 통했다

    빠르게 싸게 편하게… 한국 금융 ‘3색 전략’ 캄보디아도 통했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남편과 함께 자동차부품 판매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응 킴히엑(30)은 2017년 8월 KB캄보디아은행에서 50만 달러를 빌렸다. 사업 확장을 위해 대출 받을 곳을 알아보다가 KB의 대출금리가 저렴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캄보디아 현지 은행의 대출 금리는 보통 연 10%대였지만, KB를 비롯한 한국계 은행을 이용하면 7~8%대로 대출 받을 수 있었다. 그는 “먼저 KB에서 대출 받아 본 친척이 믿고 써보라고 추천했고, 실제로 써보니 굉장히 만족스러웠다”면서 “KB에서 대출 받은 이후 사업장을 넓은 곳으로 옮겼고 직원도 더 뽑을 수 있었다”며 웃었다. 이어 “물론 저렴한 금리도 매력적이지만, 현지 은행과 가장 큰 차이점은 지속적인 관리”라면서 “담당 직원이 주기적으로 찾아와서 추가 대출이 필요하진 않은지 상황을 점검해준다”고 말했다. 금융지주들이 금융 발전 잠재력이 큰 캄보디아에서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몰두하고 있다. 현지 은행의 경쟁력이 낮기 때문에 국내 은행들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신한은행은 영업점 확대, 우리은행은 개인 소액대출, KB국민은행은 모바일 플랫폼에 주력하는 ‘3색 전략’을 각각 펼치고 있다. 베트남에 이어 블루오션으로 주목받는 캄보디아에서 신남방 시장 영토 확장 경쟁의 ‘2라운드’에 접어든 것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캄보디아에서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법인 형태로, 우리은행은 저축은행과 소액대출회사(MFI)를 인수한 형태로 진출해 있다. 현지 은행보다 낮은 대출 금리, 빠르고 친절한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우는 점은 서로 닮았지만 중점을 두는 영업 전략에는 차이가 있다.지난달 10일 방문한 신한캄보디아은행 본점에서는 하나의 창구에 부부가 나란히 앉아 대출 서류를 작성하고 있었다. 개인의 신용을 입증할 서류가 부족한 캄보디아에서는 이처럼 대출을 받을 때 ‘코바로우어’(co-borrower)라고 부르는 공동차주, 그리고 보증이 보편화돼 있다. 이태경(53) 신한캄보디아은행 법인장은 “한국도 1980년대까지는 가족, 친구 간 연대보증이 많았다”면서 “우리도 급속한 금융 발전을 경험해 봤기 때문에 캄보디아 고객들의 수요와 앞으로의 상황을 어느 정도 예측해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자본이 60% 넘게 차지하는 캄보디아 금융 시장에서 다른 선진국 은행보다 한국계 은행이 경쟁력 있는 이유다. 2007년 한국계 금융기관 최초로 캄보디아에서 은행업 허가를 받은 신한은행은 영업점을 늘려 적극적으로 대출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보수적인 영업 전략을 세웠지만, 2017년부터 변화를 줬다. 박태종(48) 신한캄보디아은행 부법인장은 “캄보디아는 베트남과 달리 한국 기업 진출이 많지 않기 때문에 고객의 90% 이상이 현지인”이라면서 “리테일(개인고객) 중심의 적극적인 대출 확대 전략을 추진해 지금은 영업에 활력이 붙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 자산은 2017년 1억 8800만 달러에서 지난해 2억 5100만 달러, 올 3월 말 3억 1100만 달러로 증가했다. 특히 개인고객 대출이 2017년 이후 2년 연속 50%대 증가율을 보였다. 신한은 현재 6개인 영업점을 올해 안에 8개로 확대할 계획이다.캄보디아의 경제 발전 단계를 고려해 개인 소액대출에 집중하고 있는 우리은행은 2014년 현지 소액대출회사를 인수한 뒤 지난해 저축은행 ‘비전펀드’도 인수했다. 현재 소액대출회사는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WFC), 저축은행은 WB파이낸스(WBF)라는 이름으로 운영 중이고 올해 안에 두 법인을 통합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상업은행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WBF 본점에서 만난 고객 리나 니 엔쥐아이(38)는 “비전펀드 때부터 사용해 왔는데 우리은행에 인수된 뒤 직원들이 더 친절해졌고 서비스도 빨라져서 좋다”고 칭찬했다. 은행에 비해 문턱이 낮은 편인 WBF는 1인당 평균 대출액이 약 1000달러다. 지난해 캄보디아 1인당 국내총생산(GDP) 1500달러의 67% 수준이다. 금리는 연 16~17%로 은행보다 높은 편이지만 연체율은 1%가 안 된다. 불교 문화가 강해 빌린 돈은 꼭 갚아야 한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캄보디아에서 개인 소액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릴 수 있는 배경이다. 아울러 현지 통화 리엘이 아닌 달러가 유통 통화여서 환리스크 부담이 없다는 점도 캄보디아 시장의 장점이다. 한국에서는 고객들이 은행에 찾아오지만, 캄보디아에선 고객을 찾아 밖으로 나가야 한다. WBF도 ‘크레디트 오피서’라고 부르는 대출 전담 직원들이 늘 오토바이를 타고 고객이 부르는 곳으로 달려간다. 소팔 소팟(42) WBF 여신심사부장은 “전국에 있는 100여개 영업망과 대출 전담 직원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대출을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 전담 직원들은 아이패드를 들고 다니며 현장에서 대출 원금과 이자 상환을 처리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대출 신청과 심사도 아이패드로 가능하도록 전산 개발을 진행 중이다. 김선규(58) WBF 법인장은 “정보기술(IT) 투자는 ‘무제한’이라고 표현할 만큼 전폭적인 투자를 할 계획”이라면서 “젊은 고객 유치를 위해 모바일뱅킹 업그레이드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지난 2월 동남아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그랩과 제휴해 그랩 운전자를 위한 맞춤형 저금리 대출 상품도 출시했다. 그랩은 캄보디아에서 오토바이, 툭툭(오토바이를 개조한 택시), 승용차 등의 차량공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프놈펜 시내를 다니다보면 그랩 툭툭에 달린 WBF 광고를 볼 수 있다. 고객을 확보하고 홍보도 하는 일석이조 효과다. 캄보디아 한 호텔에서 일하는 찬 보레이(27)는 “아직 한국계 은행을 이용해 본 적은 없지만 프놈펜 시내에서 지점이나 광고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이 알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같은 날 프놈펜 시내에 있는 카페와 식당 등에서는 ‘리브페이’로 결제하면 할인해준다는 안내판을 종종 볼 수 있었다. 7만 8000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한 모바일 금융 플랫폼 리브는 KB캄보디아은행의 자랑거리다. 2016년 출범 당시 가입자수가 1만 1900여명이었던 리브는 약 3년간 급성장했다. 가맹점에 따라 20~50% 할인 혜택을 주는 리브페이는 중국 알리페이, 현지 업체가 만든 파이페이 등과 치열한 경쟁 중이다. 한국에서 일하는 캄보디아 노동자들도 리브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는 주요 고객이다. KB캄보디아은행은 지난해 리브를 통한 해외 송금으로 총 14만 3000달러의 수수료 수익을 벌어들였다. 지난해 리브로 들어온 대출 신청도 1억 달러에 달했다. 박용진(52) KB캄보디아은행 법인장은 “한국에서도 영업점을 줄이는 추세인 가운데 지점만으로 영업을 확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캄보디아는 휴대전화 사용률이 높은 만큼 온·오프라인을 같이 가는 전략이 주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캄보디아 국민 중 은행 계좌를 이용하는 비중은 10명 중 2명에 불과하다”면서 “캄보디아 계좌 없이도 리브 앱과 한국 계좌만 있으면 노동자들이 해외 송금을 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KB캄보디아은행의 창립 멤버로 10년 넘게 근무하고 있는 쏨 로타(38) 현지영업본부장은 “직원들끼리 가족같이 지내는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 오래 다니고 싶다”면서 “캄보디아에는 대출 등 금융 지원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은행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프놈펜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왜 눈 안 쳐다봐” 5세 밀치고 수업 못들어오게 방치…어린이집 교사 벌금형

    “왜 눈 안 쳐다봐” 5세 밀치고 수업 못들어오게 방치…어린이집 교사 벌금형

    자신이 담임을 맡은 아동의 몸을 밀치거나 수업시간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방치하는 등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어린이집 교사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김용찬 판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2·여)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 교사였던 A씨는 2017년 9월 자신이 담임을 맡은 5세 반의 B가 자신의 눈을 쳐다보지 않는다고 턱을 들어올리며 등을 밀치는 등 한 달 동안 6차례 아이를 학대한 혐의를 받았다. 어느 날에는 아이가 울면서 눈동자를 위로 치켜뜬다며 양쪽 눈을 툭툭 치고 복부를 한 차례 찌르며 뒤로 밀쳤고, 또 아이에게 도시락을 던지거나 복도로 데려가 어깨를 눌러 바닥에 앉히게 하기도 했다. 다음달에는 아이에게 점심을 먹지 못하게 한 뒤 외부 강사가 진행하는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고 2시간 30분 동안 아이를 혼자 내버려두었고, 그 이틀 뒤에는 양손으로 식판을 들고 있는 아이의 어깨를 눌러 주저 앉힌 뒤 발로 식판을 차고 밀쳤다. 이 때 아이가 오줌을 싸자 스스로 옷을 갈아입으라며 50분 동안 수업에 참여시키지 않고 화장실에 혼자 있게 하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있다. 김 판사는 “피고인은 어린이집 교사로서 피해 아동이 정신적·신체적으로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보호·양육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저버리고 오히려 피해 아동에 대해 반복적으로 신체적·정서적 학대행위를 한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비록 피해 아동에 대한 폭행의 정도가 일반적인 폭행과 비교해 중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사건 당시 피해 아동의 나이가 5세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육체적·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사건 이후 어린이집에서 퇴직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가려면 날 밟고 가세요’, 지나가는 차 막고 꼼짝 않는 개

    ‘가려면 날 밟고 가세요’, 지나가는 차 막고 꼼짝 않는 개

    ‘날 좀 내버려 줘...’ 너무 피곤해서인지, 아니면 그냥 게으른 건지 도통 구분이 안가는 막무가내 개 한 마리를 지난 14일 외신 데일리메일이 전했다. 주인공은 지난 23일 태국 남부 핫야이시 한가한 도로에서 한의 햇볕을 즐기고 있던 아오프시라는 이름의 갈색 개. 주위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 속엔 길 한복판에 누워 낮잠을 자고 있던 녀석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자동차를 봤음직에도 불구하고 길을 조금도 내주려 하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차가 바로 코 앞까지 와서야 얼굴을 한 번 들어 쳐다 볼 뿐, 다시 눕는다. 운전자가 차에서 내려 빤히 쳐다봐도 요지부동이다. 주위에 있던 한 남성이 나타나 녀석을 발로 툭툭차고 몸을 들어 데려가려 하지만 완강히 버티며 다시 바닥에 눕는다. 그 어이없는 녀석의 모습에 허탈한 웃음만 지어보이던 남성, 또 다른 남성에게 도움을 청한다. 요청 받은 바스 론나프란 남성은 결국 녀석의 네 다리를 번쩍 들어 올려 건물 안으로 데려간다. 그는 “녀석은 매우 영리하고 친근한 편이지만 바닥에 누워 햇볕 즐기는 걸 좋아한다”며 “보통은 일어서라고 말하면 바로 따르지만 이날은 너무 게을러 움직이지 않은 듯 하다”고 말했다.사진 영상=Aaron 유튜브 영상부 seoultv@seoul.co.kr
  • 주휴수당 안 주려고 시간 쪼개는 사장… 알바 주제에 밥 챙겨 먹냐는 손님

    주휴수당 안 주려고 시간 쪼개는 사장… 알바 주제에 밥 챙겨 먹냐는 손님

    “최저임금 미만 받는다” 아직 15.2% 달해 “주휴수당 안 받는 주15시간 미만”47% 22%는 임금 떼이고 , 10명중 2명 성희롱“저한테 알려주지도 않고 (사장이) 다른 알바를 구한다는 공고를 올렸습니다. 하루아침에 잘렸네요.” -웨딩홀에서 일하는 김가영(18·가명)양 “손님이 ‘알바 주제에 밥을 챙겨 먹냐’고 하던데요.” -편의점에서 일하는 최순호(가명·18)군 서울신문과 알바몬이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2일까지 실시한 아르바이트 갑질 설문조사 주관식 응답에 적힌 갑질 사례다. 모두 52명이 작성한 갑질 사례 주관식 답변은 ‘반말’, ‘무시’, ‘욕설’로 점철돼 있었다. 서울신문은 ‘10대 노동 리포트: 나는 티슈 노동자입니다’ 시리즈 이후 10대 아르바이트생들이 겪은 갑질 사례를 재확인하고자 알바몬과 함께 설문조사를 했다. 온라인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는 10대 164명이 참여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일하고 있는 곳에서 최저임금 미만을 받고 있는 10대는 15.2%였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한다고 응답한 10대는 “하루에 13시간을 일하고도 1시간도 쉬지 못했으며, 밥 먹는 시간은 30분 밖에 주지 않았다”라면서 “이렇게 일했는데 최저임금도 못 받았다”고 토로했다. 최저임금을 달라고 요구했더니 일하는 날을 줄이겠다는 ‘갑질’을 당했다고 했다. 최저임금 이상 받는 경우는 16.5%, 딱 최저임금만큼만 받는 경우가 68.3%였다. 또 주휴수당을 주지 않기 위해 15시간 미만의 쪼개기 알바가 성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15시간 미만 노동자에게는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 일하고 있는 곳에서 주휴수당을 받느냐는 질문에 ‘주 15시간 미만으로 근무해 해당사항이 없다’는 응답이 47.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주휴수당을 받는 10대는 전체 응답자의 17.1%, 받지 못하는 10대는 22.0%였다. 또 지금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임금을 떼인 적이 있다고 답변한 10대는 22.0%로 나타났다. 10대들은 단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일상적인 반말과 폭언에 시달리기도 했다. 아르바이트 중 폭언이나 욕설을 들은 적이 있다는 비율이 37.2%에 달했다. “사장님이 자기가 갑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일을 시키고 욕설도 많이 했다”, “수시로 반말을 하고 머리를 툭툭 쳤다” 등의 답변도 이어졌다. 10대들은 사장(10.4%)보다도 손님(37.4%)들에게 폭언을 더 많이 들은 것으로 집계됐다. 성희롱을 당한 10대도 10명 중 2명 꼴(22.0%)이었다. 현재 일하고 있는 곳에서 근로계약서를 쓴 경우는 61.0%였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을 마음대로 조정하거나 업무 내용을 수시로 바꾸는 등 근로계약서상의 내용이 지켜지지 않은 사례가 많았다. 당초 정해진 근무시간을 고용주 마음대로 줄이거나 늘린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47%였다. 부산의 한 웨딩홀에서 일하고 있는 10대는 “손님이 없으면 정해진 알바시간이 있는데도 다 채우지 않고 보냈다”고 말했다. 또 고용주 지시로 정해진 업무와 전혀 관련 없는 다른 일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가게 일 중 내 담당이 아닌 일을 한 적이 있다’가 31.7%, ‘가게 일과 전혀 관계 없는 일을 한 적이 있다’도 17.7%를 차지했다. 부산의 한 음식점에서 일하는 고지영(17·가명)양은 “근무랑 상관없는 사장님 집의 이사를 도왔다”고 전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닥터 프리즈너’ 남궁민, 천연덕스러운 역공 “안방 카타르시스”

    ‘닥터 프리즈너’ 남궁민, 천연덕스러운 역공 “안방 카타르시스”

    ‘닥터 프리즈너’ 남궁민이 그린 큰 그림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남궁민은 인기리 방영 중인 KBS 2TV 수목드라마 ‘닥터 프리즈너’에서 정의 구현을 위해서라면 도덕적이지 않는 방법까지 서슴없이 이용하는 다크 히어로 ‘나이제’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서늘한 미소와 냉철한 카리스마로 무장, 악에는 악으로 대응하며 통쾌함을 선사 중인 나이제(남궁민 분). 그런 그가 지난 17일 방송에서는 선민식(김병철 분)과의 싸움에서 승리함 물론, 이재준(최원영 분)과의 대립구도까지 선명하게 그리며 복수의 2막이 시작되었음을 알렸다. 이날 그동안 숨겨졌던 나이제의 최종 목표가 공개됐다. 선민식은 눈 가림에 불가, 모든 내막을 알고 있던 나이제의 최종 목표는 이재준이었던 것. 언제나 그렇듯 나이제는 빈틈없는 계획을 이어갔다. 선민식을 저격하기 위해 안진철(이재용 분)을 포섭하는가 하면, 정의식(장현성 분) 검사와 손을 잡으며 차근차근 반격을 준비해 나갔다. 처음부터 모든 것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이재준이 모든 것을 아는 듯한 뉘앙스로 떠보는가 하면, 나이제가 형 집행정지를 기획하며 재소자 2명이 죽었다는 것이 밝혀진 것. 이에, 나이제는 특유의 포커페이스와 능청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선과장이 끝이 아니면 누구냐. 혹시 나냐”는 이재준의 질문에 천연덕스럽게 빠져나감은 물론, 형 집행정지 사망자 건으로 인해 오정희(김정난 분)와의 공조가 틀어지기 직전 “왜 판코니 빈혈이 아닌 백혈병으로 죽은 거냐?”는 한마디로 전세를 역전 시켰다. 결국 선민식과의 수 싸움은 나이제의 승리로 돌아갔다. 안진철, 정의식의 도움으로 하은 병원의 비리를 세상에 폭로, 선민식을 잡은 것. 이후 한빛(려운 분)의 접견 영상으로 또 한번 협박하는 선민식에게 역공을 날리며 사이다를 자아내 안방극장을 환호케 만들기도. 이처럼 남궁민은 치밀한 계획 아래 복수를 실행하고 있는 나이제의 눈빛, 표정, 몸짓까지 완벽하게 그려내며 보는 이들의 몰입감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평.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고 있는 수 싸움 속 날카로운 눈빛과 무심한 듯 툭툭 던지는 말투, 대립구도의 긴장감을 더하는 냉정한 표정은 물론, 시시각각 변화하는 나이제의 감정선을 완급 조절 연기로 소화하고 있는 남궁민이 앞으로 어떤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지 기대가 모인다. ‘닥터 프리즈너’는 매주 수요일, 목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70대 장애인, 기아자동차 대리점 대표에 대한 ‘울분 피켓 시위’

    70대 장애인, 기아자동차 대리점 대표에 대한 ‘울분 피켓 시위’

    “기아자동차 사장님은 차만 팔지 말고, 직원들 인성교육부터 시켜주세요. 노인이다고 이렇게 폄하한가요.” 9일 오전 7시 50분. 전남 순천시 조례동 H아파트 정문 입구에 70대 장애인 노인이 피켓을 들고 있다. 지팡이가 없으면 한 발짝도 걸을수 없는 노인이다. 지체장애 3급인 김모(75) 할머니는 일주일에 4~5회 아침 7시 30분 부터 1시간 30분동안 이곳에 와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지난달 초부터 한달 넘게 볼수 있는 장면이다. 몸이 불편해 신앙생활로 한평생을 견뎌 내고 있는 김씨는 같은 교회에 다니는 K모(58·기아자동차 B대리점 대표)에게 폭언과 협박, 공갈 피해를 입고 있다고 이같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김씨는 “K씨가 목사님에게 막말을 하는 등 함부로 대해 교회도 잘 나오지 않은 사람이 왜 시끄럽게 하냐고 한마디 했는데 나를 아주 나쁜 사람으로 매도해버렸다”고 말했다. 김씨는 “K씨가 나한테 배를 손가락으로 맞아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우황청심환을 먹은 후 겨우 진정을 했다는 거짓을 퍼뜨렸다”며 “사과를 받으려고 두달 넘게 K씨를 만날려고 해도 피해다니기만 해 항의 표시로 피켓을 들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나는 150㎝ 도 안되고 지팡이를 짚어야 한 발짝을 움직일 수 있는데 어떻게 180㎝가 되는 사람이 나한테 맞아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고 누명을 씌울수 있냐”며 황당해했다. 김씨는 “지난달 20일에는 내가 타고 온 승용차에 누군가 차로 지나면서 인분을 던진 일도 있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누가 X물을 던지고 갔는지 충분히 짐작 간다”고 했다. 김씨는 “K씨가 형사고발하면 벌금 500만원이 나온다고 협박하고, 남편도 전도 못하면서 마귀짓거리만 하고 다닌다고 비방도 했다”면서 “집에 있는 남편(83)에게 전화해 검찰에 고소할테니 감옥갈 줄 알아라고 위협해 가정불화를 일으키기도 했다”고 하소연했다. 김씨는 “장애자라고 이렇게 무시를 당하나 싶어 밤에 잠도 못자고 근근이 약을 먹고 이겨내고 있다”며 “어떻게 이렇게 거짓말만 하는 사람이 기아자동차 대표로 있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K씨 사무실을 찾아갔지만 자리를 비워 만나지도 못하고 왔는데도 업무방해죄와 모독죄로 고소한다고 협박해 아파트자치회장을 맡고 있는 K씨 집 앞에서 사연을 알리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너무 분통해 죽을때까지 피켓을 들고 나올것이다”고 울먹였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김씨를 응원하는 사람들도 생겼다. 불쌍하다며 빵과 떡을 주기도 하고, 어떤 택시 기사는 춥다며 손장갑을 끼워주고 가기도 했다. 이에대해 K씨는 “할머니가 내 배를 일방적으로 툭툭 쳤다”며 “김씨 주장은 전부 거짓말로 며칠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재밌는 특허이야기 전하는 ‘4시의 남자’

    재밌는 특허이야기 전하는 ‘4시의 남자’

    “몸담고 있는 조직을 위해 작은 재능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어 행복합니다.” 특허청에서 ‘4시의 남자’로 불리는 박성우(55) 차세대수송심사과 파트장(서기관)은 만능 재주꾼이다. 대변인실이 특허 정책을 재미있는 대화 형식으로 풀어 보자며 ‘4시의 특허청’을 계획할 때 이미 진행자로 낙점됐다. 박 파트장은 각종 특허청 행사 때마다 사회자로 활약해 ‘엔지니어’는 무겁고 딱딱하다는 인식을 달리하게 만든 주인공이다. ●구독자·심사관 자발적 참여 늘어 진행 제의를 받았을 때 고민이 컸다. 남에게 보여지는 ‘끼’는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지 그의 ‘업’이 아니었다. 일주일 분량을 하루 종일 녹화하고 방송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본인 업무인 심사 부담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 품위 우려도 있었지만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는 생각에 감내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10일 첫방송 후 지금껏 74회를 진행했다. 매일 방송은 정부부처 중 특허청이 유일하다.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특허 이야기’는 시청자의 궁금증을 유발시키기 위한 계획된 멘트다. 나름 ‘다듬었다’고 하지만 툭툭 튀어나오는 거친 경상도 사투리가 방송의 재미를 더한다. 유튜브 방송 이후 그가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뭐 하시는 분이세요?”란다. 박 파트장은 “발명가와 기업인 등 다양한 출연자를 만나면서 필요가 발명을 만든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면서 “구독자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방송이 이어지자 자발적으로 출연하겠다는 심사관들이 생겨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외모와 달리 그는 전문성으로 무장한 검증받은 조선해양분야 심사관이다. ‘스마트 심사관’(2회)뿐 아니라 2015년 ‘심사명장’에 올랐다. 우수 파트장과 공중심사 최우수 파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기업에 근무하다 2003년 기술사 특채(5급)로 공직의 길에 들어섰는데, 워낙 적극적인 성격이다 보니 “행사 사회 보는 게 싫어 업을 바꾼 것 아니냐”는 소문(?)에 시달리기도 한다. ●특허 중요성 알려 조선 분야 출원 급증 공무원으로서 성과도 적지 않다.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을 기업에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자청했다. 2003년 200건에 불과하던 조선분야 특허가 2014년 3600여건으로 늘었고, 지금도 연간 1800~2000건이 출원되는 등 기업의 인식을 전환하는 데 일조했다. 그는 “특허가 없으면 로열티를 많이 내야 한다고 하니 기업들이 관심을 보였다”고 담담히 전했지만, 조선업체들이 참여한 특허기술분과위원회는 지금도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그가 ‘조선(造船)의 특허청장’으로 불리게 된 이유다. 박 파트장은 “욕심내지 않고 일을 즐기면 힘이 덜 든다”며 “부담도 있지만 다른 분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며 똑똑해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MB, 이학수 불리한 증언에 “미친X”…재판부 ‘경고’

    MB, 이학수 불리한 증언에 “미친X”…재판부 ‘경고’

    이명박(78) 전 대통령이 자신의 항소심 재판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쏟아내는 이학수(73) 전 삼성그룹 부회장을 향해 욕설을 했다며 검찰이 재판부에 항의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재판부로부터 주의를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 심리로 27일 열린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에는 뇌물수수 혐의의 진위를 가릴 ‘핵심 증인’으로 꼽히는 이 전 부회장이 법정에 나와 증언했다. 이 전 부회장의 증인신문이 종료된 후 검찰은 “증인이 이야기할 때 ‘미친 X’이라고 피고인이 말하는 것을 여러 번 들었다”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증인신문 내용이) 다 녹음이 됐으니까 (이 전 대통령이 한 말에 대해) 따지려면 따져볼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내용이 뭐든지 간에 증인신문이 진행될 때 저희 입장에서는 차폐막을 치고 피고인 퇴정까지 해야 할 절박함이 있는 증인들에게 무슨 말이건 툭툭 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이에 재판장은 “피고인이 증인의 증언을 듣기 싫고 거북하고 그럴 수 있지만, 절차상 증언 때 (그런) 표현을 하면 증언에 방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말씀을 했는지는 정확하게 못 들었는데 재판부 입장에선 (피고인을) 퇴정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다시 한번 상기하라”고 주의를 줬다. 이 전 대통령은 “알겠다. 제가 증인을 안 보려고 하고 있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본인 생각과 증인의 증언이) 안 맞거나 할 때는 대리인이 글로 적거나 작은 소리로 앞사람에 들리지 않도록 하라”고 재차 당부했고, 이 전 대통령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전 부회장은 이날 재판에서 앞서 검찰 수사단계에서 제출한 자수서 내용과 비슷하게 “이 전 대통령 측의 요청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이건희 회장에게 보고한 뒤 돈을 주도록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아이 낳지 않는 게 ‘문제’라는 국가, 너무 염치 없지 않나요?”

    “아이 낳지 않는 게 ‘문제’라는 국가, 너무 염치 없지 않나요?”

    [출산은 선택, 육아는 함께] ③ 저출산 정책들이 실패하는 이유 우리나라는 2001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나타낸 지표) 1.30명으로 초저출생 시대를 맞았다. 합계출산율이 1.09명으로 더 낮아진 2005년, 정부는 인구 위기에 범국가적으로 대응하겠다면서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위원회를 만들고 10년이 넘도록 수많은 저출산 정책들을 쏟아냈지만 출생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98명이었다. 역대 정부가 실시한 정책들이 효과를 내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상황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접근이 잘못됐기 때문이다.“국가가 ‘저출산이 문제’라고 말하면 ‘국가가 너무 염치 없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올해로 5살 된 아이를 키우는 직장인 김정덕(40)씨는 그동안 국가가 여성을 출산의 주체로 인정하기보다는 출생률 제고를 위한 수단으로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지금처럼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든다면서 호들갑 떠는 건 위선적으로 느껴져요. 옛날에 사람이 넘칠 때는 국가가 나서서 여성들에게 하나만, 둘만 낳으라고 장려하더니, 이제는 저출산시대라면서 사문화된 낙태죄를 다시 끄집어내서 여성들을 죄인 취급해요.”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출범 이후 정부는 2006년부터 5년 단위로 ‘저출산 대응 기반 구축’(2006~2010년), ‘점진적 출산율 회복’(2011~2015년), ‘아이와 함께 행복한 사회’(2016~2020년)를 목표로 기본계획을 세워 각 정책 분야별 세부과제를 수행해왔다. 저출산 원인으로 만혼, 청년 실업, 주택난 등을 지목하며 신혼부부 주거 지원, 청년고용 활성화, 육아 지원 인프라 구축, 가족 친화적 직장문화 조성, 양육비용 지원 확대 등 여러 해법을 내놨다. 그러나 출생률은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각 정책과제들이 목표를 달성한 것도 아니다. 한국 노동자들의 연간 평균 노동시간은 2024시간(2017년)에 달한다. 장시간 노동이 여전하다. 국내 어린이집에서 국·공립 어린이집이 차지하는 비율은 7.8%(2017년)에 불과하다. 2005년(5.2%)과 비교했을 때 2.6% 포인트가 올랐을 뿐이다. 국내 유치원 중 국·공립 유치원의 비중은 2005년 53.3%에서 2017년 52.6%로 오히려 후퇴했다. 정부는 또 유연한 근무 형태를 확산하겠다고 했지만 고용노동부의 ‘2016년 일·가정 양립 실태조사’를 보면 한국기업의 유연근무제 도입률은 21.9%에 그쳤다. 결국 여전히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기대하기 힘들고 보육 인프라가 열악한 사회에서 가사와 육아 부담은 고스란히 개인, 특히 여성에게 전가됐다. 맞벌이 여성의 평일 하루 육아 시간은 평균 229분인 반면 맞벌이 남성은 1시간도 채 되지 않았다(46분). 휴일에도 맞벌이 여성의 평균 육아 참여 시간(298분)이 맞벌이 남성(146분)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이 지금의 우리 사회다.(보건복지부 ‘2017 저출산·고령화 국민인식조사’) 정덕씨는 “만일 지금 제가 아이를 낳는다고 생각하면, 저는 정말 다시 한 번 생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로 3살 된 아이를 키우는 직장인 김한샘(38)씨도 “출산부터 양육까지 엄마에게 많은 책임을 지우는 현실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예전과 달리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는 상황에서 여성들이 자기 경력의 일부 또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녀 양육을 위해 희생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맞벌이 부부가 아이를 양육하려면 보육시설과 아이돌보미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부모, 특히 여성의 신체적·감정적 소모가 출산 때부터 엄청 심해요. 그 힘든 몇년을 버텨도 대부분의 여성은 출산휴가를 포함해서 아이를 돌보기 위해 사용하는 잦은 휴가들로 경력상 발전을 할 기회들을 잃기 일쑤입니다. 출산휴가, 육아휴직을 모두 사용하면 진급 누락 등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죠.”●출산은 차별로 이어지고 지금도 여성들은 임신, 출산을 이유로 직장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12월 발간한 ‘임신, 출산, 육아휴직 차별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여성 임금 노동자 480명 중 245명(51.0%)이 출산휴가를 사용했다고 답했다. 그런데 이 245명 중 171명(69.8%)이 배치 및 승진에서, 173명(70.6%)이 보상 및 평가에서 차별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임신, 출산으로 차별 또는 불이익을 받았다고 밝힌 여성 180명 중 134명(74.4%)이 참고 넘어갔다고 답했다. 가장 큰 이유가 ‘문제 제기를 해도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44명·32.8%)였고, 다음으로 ‘인사고과, 승진 등 직장 생활에 불이익이 우려돼서’(33명·24.6%)였다. 육아휴직의 경우에도 여성과 남성 응답자 800명 중 159명(19.9%)이 육아휴직을 사용했다고 응답했는데 이 중 111명(69.8%)이 배치 및 승진에서, 113명(71.1%)이 보상 및 평가에서 차별을 받았다고 했다. 차별은 해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응답자 중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결혼하고 (일을) 그만둔 뒤 다시 직장을 어렵게 구했는데, 그때도 정규직이기는 했거든요. 그런데 들어간 지 얼마 안 돼서 제가 임신을 했어요. 계속 다니고 싶었는데 회사에서 약간 그만두라는 식으로 나와서 3개월도 못 다니고 나왔습니다.” 직장인이면서 두 아이의 엄마인 백연주(36)씨도 “만일 지금 직장이 나를 다시 받아주지 않는다면 ‘나는 어딜 가서 일을 해야 하지?’라는 불안감, 두려움, 걱정 이런 게 매우 컸다”고 토로했다. 연주씨는 2015년 당시 다니던 직장에서 출산휴가(3개월)와 육아휴직(1년)을 쓰고 첫째 아이를 돌봤다. 이후 개인적인 사정으로 일을 그만 두고 무직 상태에서 육아를 이어갔다. 2017년 일자리를 찾았고, 현 직장에 면접을 거쳐 합격통보를 받았다. 그런데 출근을 앞두고 둘째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됐다. 회사 입장에서는 새로 뽑은 사람이 6개월 만에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써야할 처지가 된 것이다. “회사에 미안하다고 했어요. ‘임신 사실을 숨긴 것이 아니다’, ‘합격 통보를 받은 다음에 인지했다’고 솔직히 얘기하고···. 다행히 회사가 배려해줘서 출산휴가 3개월을 쓰고 복직을 했어요. 그게 무척 감사해요. 30대 중반이라 경력단절에 대한 부담이 컸거든요. 대신 남편이 육아휴직을 사용했죠.” 이런 난관들을 뚫고 어렵게 출산을 해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거부의 대상’이 된다.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아동들의 인권은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아이를 데리고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카페, 식당 등 출입이 제한되고(‘노키즈존’), ‘맘충’이라는 말을 툭툭 내뱉어요. 그런 말을 듣지 않게 엄마들이 신경을 쓰고 스스로를 검열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현상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 아닐까요. 출산하지 않는 여성, 무자녀 부부를 비난하기 전에 우리 사회가 아이를 기르는 부모, 그리고 아이를 얼마나 배려하는 사회인가를 먼저 돌아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한샘씨)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가 있었죠. 아이를 임신하고 있을 때였는데, 눈앞에서 아이들이 사라지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방송되고···. 굉장히 충격적이었어요. 어른으로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죄책감이 들었는데, 이후 희생된 아이들을 향한 사람들의 시선이 시간이 지날수록 차갑게 변하는 것을 보면서 무서웠어요. 세상이 아이들을 버리는 것 같았어요.” (정덕씨)●아이를 포기하는 이유 그동안 저출산 정책들은 결혼을 통해 가족을 이루고 가족 안에서의 출산을 장려하는 데에 집중했다. 여기서 가족은 ‘결혼한 여자와 남자, 그리고 그 두 사람이 낳은 자녀’의 결합만을 뜻했다. 이것을 규범이라면서 여기서 벗어난 형태의 가족을 차별과 혐오의 대상으로 만들고, 아이를 임신·출산·양육할 권리를 박탈했다. 대표적인 예가 미혼모 가족과 장애인 가족이다. 정수진 한국미혼모가족협회 상담팀장은 “미혼모들이 양육을 포기하는 이유는 다른 게 아니라 부모가 반대하니까, 그리고 사회의 따가운 손가락질을 받기 싫기 때문”이라면서 “미혼모와 미혼부를 바라보는 시선도 다르다”고 했다. 미혼모가 아이를 키울 땐 아무도 미혼부의 책임을 묻지 않고 ‘네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하는 반면, 미혼부가 아이를 키울 땐 ‘엄마가 버리고 간 아이를 책임지는 아빠’라고 비교적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는 설명이다. 이런 낙인 때문에 미혼모들이 노동시장에서 겪는 차별도 심각하다. 정 팀장은 미혼모 사연을 몇가지 소개했다. 보육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한 미혼모는 아이가 어느 정도 커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보육교사로 취업하려고 했는데 학부모 면접을 통과하지 못했다. 당시 면접관들이 지원서류를 보고 “당신 같은 부도덕한 사람을 선생님으로 고용할 수 없다”는 얘기를 했다는 거다. 또 법무사 사무실에서 일하던 미혼모가 있었는데,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한 사실이 알려지자 사무장이 “나이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직장에 네가 이렇게 있는 게 보기 안 좋다”면서 사직을 권고했다. 여성 장애인이 처한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김혜영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사무처장은 “결혼한 여성 장애인 중에도 임신과 출산은 자신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라고 생각해 임신과 출산을 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면서도 “주변 사람들의 편견과 부모의 반대로 출산과 육아를 포기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문제는 양육 미혼모와 여성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배제가 이들의 자녀들에 대한 사회적 배제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장애인 부모의 자녀들은 학교에서 왕따와 놀림, 괴롭힘을 경험합니다. 결국 부모의 장애로 인해 자존감 상실과 우울, 탈선 같은 마음의 상처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죠. 사회의 전반적인 인식 변화가 가장 절실합니다. ‘누구나 예비 장애인이다’, ‘장애는 불편한 것이지 다른 것이 아니다’라는 인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 처장) “제 아이도 아빠가 없다는 이유로 친구들한테 ‘거지’라고 놀림 받은 적이 있어요. 또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일 때 학교에서 ‘엄마와 아빠가 결혼을 해야 아이가 태어난다’고 가르친 거예요. 아이가 ‘엄마는 왜 결혼 안 하고 날 낳았어?’라고 묻더라고요.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데, 미혼모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회 분위기가 지금도 아이들에게 상처를 많이 주고 있어요.” (정 팀장)●달라진 여성의 삶을 반영해야 출산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여성들의 임신과 출산 결정은 자신이 양육을 감당할 수 있는 조건인지, 자녀가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조건인지 등 자신과 아이를 둘러싼 사회문화적 환경을 고려한 복합적 산물이다. 지금처럼 저출산을 여성에게 책임을 물으며 ‘위기’로만 간주하는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임신·출산·육아에 필요한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 그칠 게 아니다. 출산과 함께 불거지는 여성 차별을 개선해야 한다. 또 미혼모 가정이든 장애인 가정이든 모든 가족 안에서 자라는 아이들, 그리고 아이들을 키우는 양육자를 지원하는 일에 어떤 차별도 없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족 구성의 다양성을 사회가 인정해야 한다. 돌봄의 공적 가치를 존중하는 문화도 필요하다.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한 사람을 제대로 돌볼 수 있을 때 그거야말로 제대로 된 돌봄이라고 생각해요. 아이가 온전히 자랄 수 있도록 제대로 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해요. 그럴려면 돌봄에 종사하는 사람들, 이를테면 가족뿐만 아니라 보육교사들, 아이돌보미들, 방과후 돌봄교사들, 또 간호사들 처우도 개선돼야죠. 돌봄은 결국 사람이 사람을 상대로 하는 일이잖아요. 아이뿐만 아니라 돌보는 사람도 제대로 돌봄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정덕씨)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출산은 선택, 육아는 함께] 기획① “출산을 강요하지 마세요. 우린 충분히 행복합니다”② 나도 육아휴직 쓰고, 칼퇴하고 싶은데…아빠들의 고민③ “저출산이 ‘문제’라니···국가가 너무 염치 없지 않나요?”
  • ‘자백’ 유재명, 명불허전 존재감 “이게 정의야?”

    ‘자백’ 유재명, 명불허전 존재감 “이게 정의야?”

    유재명이 첫 방송부터 날카로운 카리스마로 ‘자백’의 몰입도를 높였다. 23일 밤 첫 방송된 tvN 새 토일드라마 ‘자백’(연출 김철규 윤현기, 극본 임희철,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에이스팩토리)에서 유재명이 강렬한 등장과 함께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극 중 유재명은 5년 전 판결에 불복하고 홀로 진실을 쫓는 전직 형사반장 ‘기춘호’ 역을 맡았다. 기춘호는 ‘악어’라고 불릴 만큼, 한번 사건을 물면 끝까지 해결하려는 집념과 뚝심을 가진 인물이다. 열혈 베테랑 형사로 완벽히 변신한 유재명은 예리한 눈빛과 카리스마로 시선을 붙잡았다. 수사 현장을 누비는 유재명의 모습은 영화 같은 느낌을 자아내며 시작부터 화면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이날 5년의 시간차를 두고 발생한 두 개의 살인사건 변호를 맡은 최도현(이준호)과 진범을 쫓는 기춘호(유재명)는 첫 만남부터 팽팽한 대립으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기춘호는 첫 사건에서 한종구(류경수)를 살인범으로 체포, 법정에서 가감 없이 증언했지만 도현의 반증으로 무죄 판결이 났다. 결국 부실 수사의 책임을 떠안고 경찰 옷을 벗게 된 기춘호. 하지만, 기춘호는 5년이 지난 후에도 사건의 주변에 머무르며 범인을 추적하고 있었다. 이날 유재명은 “함부로 미제라고 단정 짓지 마” “악어가 돼야지. 형사는 한번 물면 끝까지 가봐야 하는 거야”라며 강력계 팀장의 포스를 뿜어내는가 하면, “억울하게 희생 당한 사람은 생각해봤나?” “이런 게 정의라는 거야?” “말 몇마디로 사람 죽인 놈을 그렇게 쉽게 풀어주면 안 되는거야” 등 거침없는 대사로 무게감을 실었다. 이처럼 범인을 향한 기춘호의 뜨거운 면모는 유재명의 섬세한 표현력을 거쳐 깊이감을 얻고, 휘몰아치는 전개 속에서 캐릭터 그 자체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상대방에게 틈을 주지 않는 화법과 감정 절제 그리고 기춘호가 늘 갖고 다니는 낡은 수첩, 무언가를 고민할 때 수첩을 반복적으로 툭툭 치는 행동 등 역할의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엿보였다. 아직 캐릭터의 전사가 크게 드러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등장만으로도 화면을 장악하는 힘을 보여준 유재명. 그의 묵직한 존재감과 연기력이 곧 시청자들의 몰입도로 이어졌고, 다음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상승시켰다. ‘자백’은 한번 판결이 확정된 사건은 다시 다룰 수 없는 일사부재리의 원칙, 그 법의 테두리에 가려진 진실을 쫓는 자들을 그린 법정수사물이다. 매주 토, 일요일 밤 9시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맞고 또 맞고’…개 꼬리 흔들기에 당하는 새끼 고양이

    ‘맞고 또 맞고’…개 꼬리 흔들기에 당하는 새끼 고양이

    대형견이 흔드는 꼬리가 새끼 고양이의 얼굴을 때리는 모습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7일, 전 세계 화제의 동영상을 소개하는 ViralHog 유튜브 채널에는 최근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포착된 귀여운 새끼 고양이 모습이 공개됐다. 영상을 보면, 편안한 자세로 앉아서 쉬는 대형견이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고 있다. 문제는 그 꼬리가 녀석의 뒤에 있는 새끼 고양이를 툭툭 건드리고 있다는 것이다. 영상을 게재한 이는 “새끼고양이는 개의 꼬리가 자신의 얼굴을 계속 때리는 이유를 아직 이해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사진 영상=ViralHog 유튜브 채널 영상부 seroultv@seoul.co.kr
  • 문어 공격에 죽을 뻔하다 목숨 건진 갈매기

    문어 공격에 죽을 뻔하다 목숨 건진 갈매기

    문어의 매복 공격에 당한 갈매기가 익사의 위기에서 가까스로 탈출했다. 9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호주 로트네스트섬에서 스튜어트라는 남성이 촬영한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은 맥주병을 든 남성이 바닷가에 들어간 모습으로 시작한다. 남성은 허리를 굽혀 문어 한 마리를 건져 올린다. 그런데 문어 빨판에 갈매기 한 마리가 감긴 채 물 밖으로 함께 올라온다. 갈매기는 힘차게 날갯짓을 하며 문어로부터 벗어나려고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자 남성은 문어를 위아래로 툭툭 털었고, 그제야 갈매기는 감옥 같은 문어의 빨판으로부터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스튜어트는 “갈매기는 해변 위를 날고 있었는데, 물 표면 위로 떠 오른 문어가 순식간에 갈매기를 감아버렸다”면서 “새가 살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지켜봤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갈매기는 점차 몸이 꽉 조여들면서 물 속으로 빨려 들어갔고, 그 순간 어떤 남성이 새를 구하기 위해 바닷속으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사진·영상=Avustralya Postasi/유튜브 영상부 seoultv@seoul.co.kr
  • ‘내 먹잇감은 바로 너!’…호수 아래서 뛰쳐나오는 악어

    ‘내 먹잇감은 바로 너!’…호수 아래서 뛰쳐나오는 악어

    한 남성이 악어에게 먹이를 주려다 목숨을 잃을 뻔한 모습이 포착됐다. 5일 동물 관리사로 활동 중인 맷 라이트라는 남성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영상 하나를 게재했다. 영상은 오스트레일리아 노던주 다윈의 한 호숫가에서 촬영된 것으로, 맷이 관리 중인 ‘불’이라는 악어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이 담겼다. 맷은 먹이를 들고 호숫가 앞으로 다가간다. 호수는 녹조로 인해 수면 아래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맷은 먹이를 수면 위로 툭툭 치며 악어를 불러낸다. 그 순간, 갑자기 악어가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악어는 맷과 가까운 거리에서 갑자기 튀어나와 맷을 향해 입을 크게 벌리고 달려든다. 맷은 자신을 물어뜯으려는 악어에 깜짝 놀라 뒷걸음질 치며 빠르게 도망간다. 맷은 “악어가 땅 주변의 물웅덩이에서 수영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물의 움직임에 집중한다면 여러분은 이 물이 얼마나 고요하게 그리고 얼마나 빠르게 변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영상은 게재된 지 이틀 만에 조회 수 24만 명을 기록하며 많은 화제를 모았다. 사진·영상=Video Precede/유튜브 영상부 seoultv@seoul.co.kr
  • 반갑다 파란 하늘…둘레길로 떠나는 봄맞이 여행

    반갑다 파란 하늘…둘레길로 떠나는 봄맞이 여행

    봄기운이 완연한데도 최악의 미세먼지로 나들이하기가 두려웠던 일주일였다. 마침내 연일 숨을 막히게 했던 초미세먼지가 물러나고 주말을 맞아 푸른 하늘이 얼굴을 내밀었다. 창가엔 몽우리 진 노란 산수유와 백목련 등 봄꽃이 꽃망울을 터트릴 준비를 마쳤다. 미세먼지와 추위로 잔뜩 움츠러들었던 겨울의 묵은 먼지를 툭툭 털고 나만의 여유로움을 찾아 봄맞이 여행을 떠나보자. 고즈넉한 시골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의왕 왕송호수공원, 안양 제1경인 망해암 일몰을 볼 수 있는 비봉산,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는 군포 수리산은 도시생활의 분주함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기에 충분한 경기 남부의 대표적인 3곳이다.-고즈넉한 시골 정취 만끽하며 걷기 좋은 왕송호 둘레길 옛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왕송호수’는 이른 아침 신비스런 물안개와 호수를 온전히 물들이는 해넘이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의왕 8경 중 하나인 ‘왕송호의 일몰’을 담아내고 있는 호수 위를 노닐고 있는 철새의 모습은 주변의 풍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그려낸다. 최장길이가 1.5km에 이르는 왕송호(의왕 월암동, 초평동)의 진정한 가치는 아름다운 풍경뿐만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전된 자연환경과 생태에 있다. 주변에 논과 밭, 흙길이 많은 왕송호는 도심에서는 맛볼 수 없는 고즈넉한 시골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 사색하며 걷기에 더할 나위가 없다. 호수를 따라 도는 둘레길이 조성돼 새로운 걷기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상쾌한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둘레길을 따라 걷다 보면 갈대, 부들, 습지식물, 철새와 곤충 등 다양한 자연과 만나게 된다. 곳곳에 설치된 전망대에 올라서 시시각각 변하는 드넓은 호수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다양한 조류와 어류, 수서곤충, 습지식물 등의 생명체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왕송호는 생태계의 보고다. 수면이 넓어 붕어, 잉어, 가물치 등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고 있다. 천연기념물인 원앙, 청둥오리, 쇠기러기 등 겨울철새 도래지로도 유명하다. 여름철새, 나그네새 등 100여 종에 이르는 철새를 관찰할 수 있어 탐조객과 사진 애호가를 유혹한다. 언 땅이 녹고 새로운 생명이 움트는 봄이 되면 호숫가에는 조개나물과 할미꽃이 만발해 봄의 기운을 흠뻑 느낄 수 있다. 여름철 호수 주변에는 콩배나무와 떡신갈나무가, 제방에는 나비모양의 보라색 꽃을 피우는 활나물, 산과 들에 흔한 솔새 등의 산야초가 군락을 이뤄 자연생태학습장으로 손색이 없다. 호수 주위 4,3km 도는 레일바이크와 길이 450m의 집라인 등 신나고 짜릿한 다양한 레저시설은 왕송호의 또 다른 줄거움이다. 왕송호수 주변에는 자연·생태의 학습장인 ‘자연학습공원’, ‘왕송맑은물처리장’, ‘조류생태과학관’, 우리나라 철도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철도박물관’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시설들이 있어 아이들이 있는 가족단위 나들이객, 청춘남녀에게 최적의 여행지다. 전철 1호선 의왕역에서 철길을 따라 도보로 20여분이며 갈 수 있다. 왕송호수를 중심으로 주요 고속도로의 부곡, 월암, 동군포, 서수원, 동안산 등 IC가 있어 접근성도 좋다.-안양의 제1경 일몰이 아름다운 비봉산 망해암 산행길 안양예술공원(경기 안양시 석수동)을 사이에 두고 삼성산(480m)과 남쪽으로 마주하고 있는 비봉산(295m) 정상 부근에는 해넘이 풍경이 아름다운 전통사찰 망해암이 있다. 전철 1호선을 타고 관악역에서 안양역으로 향하다 보면 왼쪽으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 매달 리 듯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곤 하는 언뜻 눈에 띄는 곳이다. 산 정상의 좁은 대지와 절벽을 이용, 서향으로 들어선 망해암에서 바라본 일몰은 안양 8경 중 1경으로 풍광이 매우 아름답다. 화선지에 수묵이 스며 퍼저나가 듯 서쪽 하늘에 낮게 걸린 구름 사이로 퍼져 나온 빛이 온통 만물을 붉게 물들이면 그 풍경은 가히 신비롭다. 가도가도 끝없는 산에 비해 크게 힘들여 오르지 않고도 멋진 풍경을 선사해 주는 편안한 산이다. 망해암에서 20여분 더 올라가면 비봉산 정상에 이른다. 비봉산은 일몰뿐만 아니라 일출을 볼 수 있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몇 해 전 정상에 새로 설치된 전망대에서 서면 사방이 탁 틔어 마음이 상쾌해지고 온갖 잡념이 사라진다. 북동으로 지척에 있는 관악산(632m)과 삼성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남동으로 안양시를 배경으로 우뚝 솟은 청계산, 바라산, 백운산이 서로 자태를 뽐내며 줄지어 서 있다. 매년 이곳에서 많은 시민이 해맞이, 해넘이를 하며 소망을 기원하는 매우 의미 있는 장소다. 정상부근까지 차 한 대 겨우 지나갈 정도의 도로가 포장돼 20여분이면 승용차로 오를 수 있다. 하지만, 굽이굽이 이어진 길을 따라 걸으며 자연에 묻혀보는 것 또한 즐거움이다. 초반 오르막에 있는 삼성 사와 만 장사, 보덕사 등의 사찰을 둘러 올해 소망을 빌어보고, 도로 옆 샛길로 빠져 숲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간혹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는 라이더를 만나기도 한다. 맑은 공기 마시며 여유롭게 산을 오르다 보면 어느덧 망해암에 이르고 이마에 맺힌 땀은 봄이 눈앞에 왔음을 느끼게 한다. 1호선 안양역에서 내려 도보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안양천 양명교를 지나 경수대로를 건너면 비봉산 초입에 다다른다. 안일교를 건너 대림대학을 거쳐 오르는 길도 있다. 비봉산 정산까지 오르는 길이 여러 갈래가 있지만 정상부근까지 포장된 임곡로를 따라가며 가파르지 않아 1시간 정도면 오를 수 있다. 안양예술공원에서 오르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이다.-진달래가 군락을 이룬 수리산 산행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수리산은 봄이 오면 온통 붉게 물든다. 최고봉 태을(489m)을 중심으로 슬기(469m), 관모(426m), 수암(395m) 등 주봉이 동서를 이루며 평지에서 갑자기 솟아올라 우뚝 서 자태를 겨루고 있다. 군포, 안양, 안산시 3개시의 경계를 가르는 수리산은 도심 한복판에 버티고 서 지형적으로 안정감과 방향감을 주며 주변 도시를 포근히 감싸 안고 있다. 규모가 크고 붕우리가 많은 수리산은 능선이 여러 갈래로 굽이쳐 산세가 수려하다. 전망이 좋고 소래포구와 송도까지 바라볼 수도 있어 산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수도권에서 전철을 타고 다녀올 수 있는 산행코스 중 하나로 코레일이 추천할 정도로 접근성이 좋다. 진달래와 철쭉이 만개하는 3~4월이면 4호선 수리산역과 경부선 명학역은 봄의 정취를 즐기려는 산객으로 붐빈다. 여러 갈래의 산행길이 있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용진사 입구(군포중앙도서관)에서 성불사, 임간교실을 거쳐 슬기봉까지 가는 산행길은 1시간으로 하산까지 2시간이면 가능하다. 산행길이 너무 짧아 성에 안 차며 수리산역에서 임도5거리, 주봉을 거쳐 수리약수터로 내려오는 4시간 30여분이 소요되는 등산길도 있다. 정상까지 오르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군포시 수릿길을 걷는 것도 좋다. 수릿길은 ‘수리산 둘레길’, ‘수리산 임도길’, ‘자연마을 길’, ‘도심테마길’ 4개를 주제로 이뤄진 다양한 코스가 있다. 산자락에 조성된 수리산 둘레길과 수리산 임도길의 풍경소리길과 구름산책길, 바람고개길은 울창한 송림과 산림욕장 등의 편의 시설을 갖춰 여유롭게 봄기운을 느끼며 걷기에 좋다. 수리산과 철쭉공원을 잇는 인근 초막골생태공원도 산에 오르지 않고 산책하기에 매우 편한 곳이다. 글·사진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봄맞이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봄맞이

    설을 쇠고 나니 봄 소식이 자주 들려옵니다. 벌써 남녘은 매화가 만발하고 수선화 꽃 핀 모습을 보여주네요. 장호원은 겨우 수선화 촉이 올라올 뿐이고 매화는 겨우내 앙다문 꽃눈 그대로 꼼짝 않고 있습니다. 참으로 메마른 겨울이 지나갑니다. 부는 바람에 흩어진 낙엽들은 쓸다 보면 절로 바스러지고 진 빠진 수풀은 손 대면 툭툭 부러져 버립니다. 작년에는 혹한으로 배롱나무가 얼어 죽었는데, 긴 겨울 가뭄에 어린 나무들이 어떻게 살아날지 걱정입니다. 봄이 온다는 데도 꽃 소식보다 기다려지는 눈 소식. 그래도 봄은 오겠지요 마당에서 키우는 강아지와 닭들이 먹을 물그릇은 여전히 꽁꽁 얼어 아침마다 얼음 깨고 비워 내어 물을 채워 줘야 합니다. 지난해와 달리 닭들은 이틀에 하나씩 겨우 알을 내놓아 서운하긴 해도 탈 없이 이 겨울을 보내네요. 그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지요. 봄 되기 전 닭장 안에 쌓인 거 긁어 내어 퇴비로 만들고 새로이 왕겨 깔아 주어야 합니다. 겨우내 춥다고 쌓인 먼지도 무심히 보아넘겼는데 아지랑이 피어 오를 따뜻한 봄 오기 전에 청소도 해야지요.복숭아 맛있기로 유명한 저의 마을은 요즘 복숭아 나무 가지치기 하느라 바쁩니다. 꽃눈이 움직이기 전에 곁가지들 정리하고 벌레들 깨어나기 전에 방제도 해야 하고 퇴비도 넣어 줘야 한답니다. 여전히 추위가 물러서지 않은 나날, 사람은 뵈지 않는데 지나다 보면 잘려진 잔가지들 묶어 놓은 것이 나무들 주변에 잔뜩 쌓여 있습니다. 묵은 것들 쌓아 달집 태워 대보름 보내고 나니 어느덧 얼음은 풀리고 땅이 부풀어 오르며 봄은 시작하겠지요. 조만간 냉이도 달래도 쑥도 지천일 봄, 묵은 것을 털어내고 잘라 내고 쓸어 태우며 나무들을 깨우고 땅을 두드립니다. 그렇게 피어날 봄을 위해 궂은일을 해야 할 요즘입니다. 깨어나기 전 준비해야 하기에 절기상 입춘을 한 해의 시작으로 본 것이겠지요. 어데 시골살이만 그러한가요. 아직까지 묵은 것 치우지 못하고 껴안고 사는 우리들. 꽃 피고 새 우는 계절이 와도 여전 겨울 그늘이 많은 세상. 그래도 봄은 오지요. 오지 않을 듯해도 언젠가 맞이할 봄입니다. 모두 함께 조금 더 따뜻해지는 세상 꿈꿔 봅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