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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망·용기 북돋우는 ‘감동 메시지’

    희망·용기 북돋우는 ‘감동 메시지’

    불경기 탓인가? 기업 PR광고야 원래 장중한 음악에다 진지한 메시지를 깔기 마련이지만 최근 나온 광고들은 코 끝을 찡하게 할 정도로 ‘최루성’이 강하다.일요일인 지난 29일 저녁 온 국민을 울린 여자 핸드볼 대표 선수들의 투혼처럼 실의에 빠진 한국인들에게 “다시 일어서라!”고 손을 내민다. 실패할 뻔했던 인생을 다시 일으켜 세운 이들의 삶을 흑백화면으로 되돌리며 화제를 모은 GM대우 광고가 이번에는 칸 영화제 수상에 빛나는 영화감독 박찬욱의 ‘실패 스토리’를 들고 나왔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극장 앞에서 찍은 흑백 사진,대학생 때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을 들고 있는 사진,영화감독에 대한 꿈을 꾸는 장면이 나오지만 현실은 처참하다.92년 ‘달은 해가 꾸는 꿈’과 97년 ‘3인조’의 잇단 흥행 참패를 보여주는 화면과 함께 “나는 실패한 감독이었다.”는 박 감독의 내레이션이 들린다.하지만 열정을 되찾은 박 감독은 “10년을 싸웠다.포기하지 않으면 실패하지 않는다.”라며 칸의 레드 카펫에 우뚝 선다. 촉망받는 국립 발레단 최연소 수석 무용수에서 무용과 신입생이 된 김주원 편은 지금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자신을 만들어가는 의지를 담았다.러시아 볼쇼이 발레학교 출신으로 1998년 국립 발레단 입단 첫 해 주역을 따낸 김주원은 광고의 내레이션대로 사람들이 늘 최고라고 말해 온 성공한 발레리나였다.하지만 무용과 교수가 될 수도 있었던 그녀는 지난 해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과에 다시 입학했다.“아니다.아직 아니다.” “처음부터 다시 배우겠다.”는 의지대로 다른 신입생과 똑같이 오디션도 봤다. ‘보아편’,‘김민철편’에 이어 박찬욱,김주원으로 “나는 나를 넘어섰다.”는 메시지를 이어가고 있는 GM대우는 이번 시리즈를 내년까지 연결시킬 계획이다. KT의 새 기업이미지 광고 ‘U코리아’는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IT산업을 앞세워 자신감을 심어준다. 백두산 기슭의 들판에 핀 예쁜 들꽃(우리의 들꽃),아이를 건네주는 한라산 맑은 계곡의 징검다리(우리의 돌멩이),어머니 젖가슴처럼 비옥한 땅(우리의 흙)으로 아름다운 강산을 비추는 광고는 우리의 정보통신이 아름다운 나라를 앞선 나라로 만들고 있다고 강조한다. 화면 곳곳에 나타나는 ‘U’는 언제,어디서나 어떤 통신기기로도 이용이 가능하다는 뜻의 유비쿼터스(Ubiquitous)의 약자다.화면으로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 우리강산을 표현하기 위해 직접 백두산과 한라산을 다니며 광고를 촬영했다.엔딩 컷에 등장하는 수십 명의 아역 모델 중에는 현지 중국동포 어린이들이 포함됐다.이밖에 청각장애를 딛고 홈런을 친 충주성심학교 야구부원들(SK텔레콤의 ‘새로운 대한민국 만들기 캠페인’),아테네 올림픽에서 선전하는 우리 선수들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아빠(삼성) 등도 잔잔한 감동을 준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은메달 女핸드볼팀 “국민 무관심 가슴아파”

    은메달 女핸드볼팀 “국민 무관심 가슴아파”

    “그나마 우리에게 관심을 가져 주었던 올림픽이 끝났으니 어쩌면 좋나요.” 29일 덴마크와의 아테네올림픽 결승전에서 숨막히는 ‘사투’끝에 금메달을 놓친 여자 핸드볼 선수들의 안타까운 절규가 온 국민의 가슴을 쳤다.12년 만의 정상 복귀에 실패해서가 아니다.“언제 그랬냐는 듯 무관심으로 돌아설 국민들의 차가운 눈초리가 두렵다.”는 선수들의 질타가 전율처럼 폐부로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국내 실업팀 5개 불과 임영철 대표팀 감독은 결승전이 끝난 뒤 기자회견장에서 한국 핸드볼의 척박한 현실을 토로하면서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오늘 우리가 진 것은 기술과 체력이 뒤져서가 아니라 전 국민이 핸드볼을 지원한 덴마크에 밀렸기 때문”이라며 비인기 종목의 서러움을 털어놨다.이어 “올림픽만 끝나면 핸드볼을 잊는 무관심을 이제는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세월이 지날수록 힘들다.”고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덴마크 핸드볼과 우리의 현실은 비교하기가 부끄럽다.국내 실업팀은 고작 5개.대학팀 3개를 합쳐 봐야 성인팀은 8개뿐이다.그나마 올해 3개팀이 늘어 지난해보다는 형편이 나아진 편이다.반면 덴마크는 프로팀만 1부 16개팀,2부 40개팀 등 모두 50개팀을 훌쩍 뛰어넘는다. 4년전 시드니에서 메달권 진입에 실패하고 경제 사정마저 어려워지면서 국내 핸드볼팀은 줄줄이 해체 상황을 맞았다.4명의 국가대표가 무소속 신세가 됐을 정도다.이 후유증으로 아시아권에서도 2위로 밀려나 6회 연속 올림픽 진출에 먹구름이 끼기도 했다. ●선수층 얇아 30대 노장도 출전 그러나 지난해 12월 세계선수권에서 유럽의 강호들을 제치고 3위에 올라 아테네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선수층이 엷었기에 서른이 훌쩍 넘은 노장 임오경(33)과 오성옥(32)이 대표팀에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핸드볼 선수들이 불꽃투혼으로 연출한 ‘사상 최고의 명승부’는 온 국민이 국내 핸드볼의 현실에 주목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대한핸드볼협회 홈페이지(handball.sports.or.kr) 게시판 등에는 “결승전을 보고 울었다.”는 글이 봇물을 이룬다. 한 네티즌은 “이렇게 열심히 하고,잘하는 핸드볼인데 그동안 무관심해서 정말 미안합니다.”면서 “앞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꼭 가겠습니다.”고 약속했다. “우리는 정말 맨 땅에 헤딩하는 꼴이다.지금은 국민이 박수를 치지만 금세 잊어 버릴 게 아니냐.선수들은 아테네올림픽을 대비한 강훈련으로 세 번이나 기절했을 정도다.한국이 4년 뒤 설욕할 수 있도록 제발 제대로 된 지원 좀 해달라.” 지난 2001년부터 중국 여자대표팀을 맡고 있는 ‘핸드볼인’정형균(49) 감독의 울분에 찬 제안이 이번에는 정말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부성애 다룬 영화 2편 새달3일 나란히 개봉

    세상살이가 어려워져 가족에게서라도 온기를 느끼고 싶어진 걸까.지난해에는 ‘콩가루 집안’을 다룬 영화가 많더니,올해는 해체된 가족을 통합하는 영화로 물갈이되는 추세다.새달 3일 개봉하는 ‘가족’과 ‘돈텔파파’ 역시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가족 소재의 영화다.전자가 아버지와 딸의 화해를 농도 짙은 드라마로 그렸다면,후자는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을 코미디로 버무렸다. ●주현·수애 주연 ‘가족’ 중견 탤런트 주현과 신인 탤런트 수애가 스크린에서 조우한 ‘가족’은 초가을 극장가를 시험에 들게 할 것 같다.아버지와 딸이 엮는 감동의 드라마로 시종일관 진지한 시선을 견지하는,요즘 보기드문 비장르 국산영화이기 때문이다.그 흔한 코미디 요소에도 기대지 않은 채 뿌리깊은 오해에 빠진 부녀(父女)가 화해하는 과정을 담담히 묘사했다. 정은(수애)은 소매치기 전과 4범.3년만에 교도소에서 출소했지만 아버지(주현)와의 만남은 냉랭하기만 하다.시장에서 생선을 팔며 열살짜리 어린 남동생 정환(박지빈)과 어렵게 사는 홀아버지.엄마의 죽음이 아버지 탓이라고 믿는 정은은 그에 대한 반항으로 집밖을 겉돌며 소매치기 창원(박희순)과 어울려 왔다.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위태로운 부녀의 관계는 정은이 창원일당의 협박을 받으면서 급반전한다.빼돌린 돈을 갚으라며 창원이 정은을 위협하자 무뚝뚝하기만 하던 아버지는 아무도 몰래 뒷수습에 나선다. 기교없이 소박한 화면이 가족드라마의 진지함을 더한다.어디서부터 꼬였는지 모를 아버지와 정은의 관계,철부지 동생에 대한 정은의 애틋한 사랑,시시각각 정은 가족을 옥죄어오는 창원 일당을 번갈아 비추며 영화는 분노와 연민,위기감 등의 다양한 감정을 풀어놓는다. 가족이야기라는 보편적 소재의 영화는 관객의 눈물샘을 건드려 정면승부할 태세다.아버지가 시한부 삶을 산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 정은의 미묘한 감정변화,폭력배들에게서 딸을 지키려고 목숨까지 내놓는 아버지의 깊은 속정이 후반부를 숙연하게까지 만든다. 암투병 환자의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주현은 연기인생 35년만에 처음 삭발투혼을 발휘했다.꾸밈없이 중성적인 여주인공의 캐릭터도 모처럼 새롭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정웅인·유승호 주연 ‘돈텔파파’ ‘웰메이드 영화 포기 선언’까지 해가며 호들갑스럽게 ‘싸구려 오락물’임을 표방한 영화 ‘돈텔파파’(제작 기획시대). 하지만 질펀한 욕설로 범벅된 ‘싸구려’인생들의 이야기라는 점을 제외하고는,‘아버지와 아들’이라는 보편적인 코드로 풀어가는 평범한 영화다. ‘돈텔파파’로 바뀌기 전 제목은 ‘아빠하고 나하고’.사실 이 영화에는 이전 제목이 더 어울린다.야한 코미디를 곳곳에 포진시키긴 했어도,아버지와 아들의 눈물 찔끔 나는 사랑이야기가 영화의 가장 큰 줄기이기 때문. 나이트클럽 진행자인 철수(정웅인)는 고교시절 하룻밤 실수로 태어난 초원(유승호)을 홀로 키우느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초원은 더없이 맑고 순수한 아이지만,나이트클럽에서 자란 탓에 “즐거운 시간 되세요∼”라며 웨이터 말투를 흉내내는 ‘아이답지 않은 아이’이기도 하다.그러던 어느날 초원을 버리고 외국으로 떠났던 엄마 애란(채민서)이 속옷회사 이사로 귀국하면서 일은 꼬이기 시작한다. 아이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아버지의 모습은 정웅인이 닮으려했다는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의 더스틴 호프먼까지는 못해도 그 언저리에는 닿아있다. 잡다한 유머에 잔웃음을 날리다가도 문득 청량감이 밀려오는 건,밑바닥 인생이지만 부끄러워하지 않고 아들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려고 애쓰는 건강한 삶의 태도 때문이다.거기다 한없이 사랑스러운 ‘집으로’의 꼬마 유승호의 눈에서 뚝뚝 떨어지는 눈물까지 더해지면 아무리 신파라도 영화의 감성에 동조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지나치게 ‘오버’한다 싶은 몇몇 화장실 유머만 빠진다면 코미디도 재미있는 편.특히 여장남자인 보리수 역,임호의 변신은 파격 그 자체다.TV에서 20년간 코미디프로의 PD를 맡아온 이상훈 감독의 영화 데뷔작.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아테네 2004] 러 이신바예바, 4.91m 날았다

    |아테네(그리스) 특별취재단|러시아의 ‘미녀 새’ 한 마리가 전세계인을 흥분시켰다. 옐레나 이신바예바(22)가 마라톤,남자 100m와 함께 아테네올림픽 하이라이트로 꼽혀온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4.91m를 훌쩍 넘어 ‘육 1호’ 세계신기록을 세웠다.팀 선배이자 ‘맞수’인 스베틀라나 페오파노바(24)는 4.75m로 2위에 그쳤다. 경기는 25일 새벽 3시(이하 한국시간) 시작됐지만 진정한 승부는 3위 안나 로고우스카(폴란드)의 기록이 4.70m에서 멈춘 5시40분부터 펼쳐졌다.지난해 7월 이후 번갈아 가며 8차례나 세계기록을 갈아치운 이신바예바와 페오파노바만이 살아 남았기 때문이다. 기선은 페오파노바가 잡았다.4.40m부터 4.70m까지 네 차례를 가뿐히 넘은 반면 이신바예바는 4.70m에서 바에 가슴이 걸리고 말았다.역전을 위해 4.75m에 도전했으나,이마저 실패했다.이 모습을 여유롭게 지켜보던 페오파노바는 2차시기에서 4.75m를 훌쩍 넘었다. 단 한 번의 기회밖에 남지 않은 이신바예바는 4.80m에 바를 올려놓는 승부수를 띄웠다.주문을 외듯 한참 동안 혼잣말을 중얼거리다 힘차게 도약,체조 선수 출신답게 유연한 동작으로 바를 넘었다.승리를 직감한 듯 감격의 울음을 터뜨렸고,두 손에 키스를 담아 관중석을 향해 날렸다. 페오파노바는 4.80m부터 5㎝씩 높이며 세 차례나 역전을 시도했으나 모두 무산됐고,이신바예바는 4.85m를 여유있게 넘어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이제 남은 것은 세계신기록.이신바예바는 자신이 한 달 전에 세운 4.90m보다 1㎝ 높게 바를 올렸다.입가에는 자신감 넘치는 미소가 흘렀다.바를 넘는 순간 8만여명의 관중들은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박수와 환호를 쏟아냈다.눈물과 웃음이 범벅이 된 채 자신의 바에 입을 맞춘 이신바예바는 이내 러시아 국기를 몸에 두르고 화려한 자태를 한껏 뽐냈다. 숨을 가라앉힌 이신바예바는 “여성도 남성만큼 높이 날아오를 수 있다고 믿는다.아마 1m 낮은 기록까지 근접할 것”이라고 말했다.‘인간새’ 세르게이 붑카(우크라이나)가 세운 6.14m보다 1m 낮은 5.14m까지 도전하겠다는 것. 이신바예바는 “붑카처럼 높이 날고 싶다.그도 나의 도전을 지지할 것”이라고 투혼을 보였다.세계기록 포상금 5만달러 등 상당액을 받게 될 이신바예바는 또 “지금 가장 사고 싶은 것은 요트”라고 말했다. window2@seoul.co.kr
  • [아테네 2004] 구겨진 한국구기

    |아테네 특별취재단|“세계의 벽은 갈수록 높아지는데 우리는 자꾸 낮아집니다.도저히 어찌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천하의 ‘승부사’ 김철용 여자배구대표팀 감독은 러시아와의 8강전에서 0-3으로 완패한 뒤 약한 모습을 보였다.평소 같았으면 “다음에는 반드시 꺾겠다.”는 다짐을 빼놓지 않았을 텐데 이날은 “이대로는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구민정 장소연 강혜미 ‘30대 트리오’를 삼고초려해 아테네로 데려와 ‘숙적’ 일본을 꺾고 8강까지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그러나 투혼만으로는 더이상의 이변을 기대할 수 없었다. 한국은 러시아의 204㎝ 초대형 공격수 에카테리나 가모바의 스파이크서브,백어택,오픈공격에 초토화됐다. 4년전 시드니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일궈낸 여자농구는 더욱 참담했다.나이지리아와의 최하위 결정전(11∼12위전)마저 져 6전 전패의 치욕을 당했다.한국선수단 가운데 가장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으며,현지에서는 중계방송 포기까지도 심각하게 고려됐다.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올림픽 금메달로 풀려던 남녀 하키,남자 핸드볼도 모두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여자 핸드볼만이 분전하고 있는 실정.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30대 이상의 노장들이 주축이라는 것이다.이들은 대부분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할 계획이다. 헝가리에 발목이 잡혀 4강이 좌절된 남자 핸드볼 김태훈 감독은 “노장들을 고집하는 이유는 이들의 실력이 출중하기도 하지만 대를 이을 선수가 없기 때문”이라면서 “아테네올림픽은 한국 구기종목의 세계경쟁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무대”라고 말했다. window2@seoul.co.kr
  • [아테네 2004] 유승민, 왕하오 3연속 전관왕 저지

    [아테네 2004] 유승민, 왕하오 3연속 전관왕 저지

    |아테네(그리스) 특별취재단|회전을 한껏 먹은 공이 네트 위로 살짝 넘어왔다.바로 이거다.유승민은 회심의 드라이브를 걸었다.당황한 왕하오(21)는 무의식적으로 팔을 뻗었지만 공은 아래로 깔렸다.유승민(22)의 대각선 드라이브가 16년 만에 만리장성을 와르르 무너뜨리는 순간이었다. 한국 탁구의 매운 맛은 역시 펜홀더 드라이브에 있었다.유승민은 한국 ‘펜홀더 드라이브’의 자존심이고,상대 왕하오는 중국이 개발한 ‘이면타법’의 완성자.세계 4위 왕하오는 1위 왕리친,2위 마린보다 랭킹에서는 뒤지지만 중국 탁구의 실질적인 에이스다.유승민은 그와 청소년무대에서 만나서는 한 차례 승리를 거뒀으나 성인무대에서 여섯 차례 싸워 모두 졌다. 그러나 한물간 타법인 펜홀더 드라이브가 신무기로 평가되는 ‘이면타법’을 완벽하게 제압했다.왕하오는 손목을 비틀지 않고도 자유자재로 칼날같은 펜홀더 백핸드 공격이 가능한 이면타법을 앞세워 유승민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그러나 유승민은 푸시 공격으로 상대의 흐름을 꺾은 뒤 공이 조금이라도 뜨면 곧바로 드라이브와 송곳같은 스매싱으로 점수를 쌓아갔다. 첫 세트부터 감이 좋았다.2점을 먼저 내준 유승민은 서브에이스와 상대 실책,직선·대각선 드라이브를 퍼부어 11-3으로 간단히 이겼다.왕하오의 백핸드 스매싱이 살아나면서 2세트를 내줬지만 3세트를 11-9로 따냈다.4세트 역시 11-9로 이겨 쉽게 금메달을 건지는 듯 했지만 5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11-13으로 져 마음을 놓을 수는 없었다.오히려 6세트를 놓친다면 승리는 물건너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감돌았다.그러나 유승민은 스매싱은 스매싱으로,드라이브는 드라이브로 맞받아치는 투혼을 보이며 10-9까지 따라온 왕하오를 끝내 잠재웠다. 1996년 애틀랜타대회와 2000년 시드니대회에서 거푸 작성된 중국의 올림픽 전관왕(금 7개) 신화가 마침내 깨진 것이다.한국 탁구는 88서울올림픽을 정점으로 하강곡선을 그렸다.서울올림픽에서는 남자 단식에서 유남규와 김기택이 결승에서 맞붙는 등 금 2,은·동메달 1개씩을 따내며 전성기를 구가했지만 92바르셀로나대회에선 동 5개,96애틀랜타대회 동 2개,그리고 2000시드니대회에선 고작 동메달 1개에 그치며 침체에 빠졌다. ‘탁구의 꽃’인 단식은 더욱 부진했다.바르셀로나대회에서 김택수(현 남자대표팀 코치)와 현정화(현 여자대표팀 코치)가 동메달을 따낸 이후 2개 대회에서 거푸 ‘노메달’에 그쳤다. window2@seoul.co.kr
  • [아테네 2004] 유승민 일문 일답

    소감은. -금메달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고비를 잘 넘겼다.왕하오보다 내가 심리적인 부담이 적어 투혼을 발휘할 수 있었다.국민들과 팬들에게 영광을 돌린다.이번 금메달로 한국 탁구가 인기를 회복하길 바란다. 왕하오를 평가한다면. -솔직히 전체적인 실력에서는 조금 밀린다.그러나 드라이브 공격은 확실히 앞선다고 본다.중국 탁구에 대한 분석을 더욱 철저히 해 진정한 세계챔피언으로 남아 있겠다. 왕하오의 ‘이면타법’을 어떻게 극복했나. -수많은 연습으로 충분히 적응하고 올림픽에 나왔다.상대가 서브 리시브부터 이면타법으로 강하게 푸시한다는 것을 잘 알고,길목을 지키며 드라이브로 맞불을 놓았다.간간이 상대의 백핸드 쪽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변칙 서브로 이면타법을 무디게 한 게 효과적이었다.선제공격을 하면 승산이 있다고 봤다. 5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내줬을 때 느낌은. -첫 세트를 잡아 안정감있게 경기를 운영했다.5세트 때는 어깨에 힘이 들어가 많은 공격이 밖으로 나갔다.왕하오의 추격도 필사적이었다.그러나 6세트에서 경기를 끝낼 자신이 있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여자친구에게 청혼한다고 했는데. -4년전 시드니올림픽 때 4위에 그쳐 상심이 컸는데 여자친구가 많은 힘이 돼 주었다.나 때문에 여자친구도 지금까지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아직 나이가 어린 만큼 결혼보다는 좋은 만남을 유지해 좋은 결실을 맺겠다.
  • [아테네 2004] 암투병 할아버지 “우리장손 장하다”

    남북의 오누이가 나란히 따낸 유도 금·은메달에 잠 못이룬 16일 밤이었다.손에 땀을 쥐게 하는 5분간의 승부,승리가 거의 확정됐음에도 시합종료까지 투혼을 발휘해 한판승을 일궈낸 이원희 선수에게 국민들은 일제히 환호를 보냈다. ●이 선수 집은 환호성의 도가니 “드디어 해냈다.” “대∼한민국 만세.” 이원희(23) 선수가 유도 73㎏에서 기다리던 첫 금메달을 따내자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이 선수의 집 거실에서 손에 땀을 쥐며 경기를 지켜보던 20여명의 친척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이 선수의 부모님과 누나는 그리스 현지에서,이 선수의 집에는 서울 성동구 용답동에 살고 있던 할아버지 이갑용(80)씨와 할머니 이명숙(79)씨 등 친척들이 모여 응원전을 벌였다. 결승전에서 시종 이 선수가 상대 러시아의 마카로프 선수를 리드하다 시합 종료 몇초 직전 시원한 한판승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자 일제히 “원희,이겼다.”를 외치며 서로 얼싸안았다.초등학교 때부터 13년 동안 경기장을 따라다니면서 응원해온 이 할아버지는 금메달이 확정되자 “원희가 해낼 줄 알았다.온국민이 성원해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눈물을 흘렸고,이 할머니는 덩실덩실 춤을 췄다. 이 할아버지는 위암으로 투병생활을 하고 있지만 “원희의 시합을 보고 오면 몸이 가벼워진다.”면서 “역시 우리 장손이 장하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준결승전에서 상대선수에게 절반을 내주자 “괜찮다.아직 시간이 많다.”고 스스로를 격려하다 이 선수가 결국 업어치기 한판승으로 역전하자 “역시 한판승의 사나이다.”라며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이 선수의 작은아버지 상철(44)씨는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것은 아무나 따는 것이 아닌데 그동안 고생했던 결과가 나온 것 같아 정말 기쁘다.”면서 “다른 선수들도 선전해 많은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2004 아테네 올림픽] 최민호 아름다운 銅

    [2004 아테네 올림픽] 최민호 아름다운 銅

    |아테네 특별취재단| 한국에 첫 메달을 안겨준 최민호(24·창원경륜공단)는 시상대에서도,기자회견장에서도 외로웠다. 금메달 ‘1순위’로 거론되던 최민호가 14일 밤(한국시간) 유도 60㎏급 8강전에서 몽골의 카스바타르 차간바에게 지자 그 많던 한국기자들도,응원단도 모두 동메달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시상식이 끝나고 긴 한숨을 내쉬며 아노리오시아홀을 빠져 나가던 최민호는 “유도를 알기 시작한 뒤부터는 매트에서 구른 기억밖에 없다.”면서 “오늘 노무라 다다히로와 붙어 멋있게 한판으로 이기는 꿈을 키워왔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최민호가 보여준 투혼은 금메달이나 진배없다.5㎏ 감량이 버거웠는지 최민호는 1회전부터 다리에 쥐가 나기 시작했다.평소 같으면 1분도 안돼 한판으로 넘길 수 있는 상대였지만 종료 29초를 남기고 빗당겨치기 한판으로 가까스로 이겼다.2회전도 다행히 이겼으나 8강전에서는 급기야 다리가 마비됐다.상대의 누르기에서 빠져나가려 했지만 통증만 더할 뿐 다리는 움직이지 않았다. 남은 목표는 동메달.패자전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3시간 정도가 남았다.최민호는 허벅지와 종아리를 바늘로 찔러댔다.밥공기에 담을 수 있을 정도로 피가 흐르는 가운데 수분 섭취를 위해 물을 마셨다.몇 리터를 마셨는지 모를 정도로. 이윽고 쥐가 풀렸다.기다리던 본실력은 패자전에서 나왔다.최민호는 패자전 3판을 모두 업어치기 한판으로 이겼다.“쥐만 나지 않았다면 노무라가 올랐던 시상대에 내가 올랐을 것입니다.그러나 이것도 실력입니다.다시 시작해야죠.” window2@seoul.co.kr
  • ‘마이너리티’는 신화를 꿈꾼다

    ‘마이너리티’는 신화를 꿈꾼다

    |아테네(그리스) 특별취재단|‘마이너리티의 꿈도 이루어질까.’ 108년 만에 ‘신들의 땅’ 아테네로 귀환한 올림픽.사상 처음으로 202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원국 모두가 출전한 아테네올림픽은 14일 새벽 메인스타디움에 성화가 타오르면서 본격적인 메달 레이스에 돌입했다. 28개 종목에 걸린 금메달 수는 모두 301개.1만명이 넘는 출전 선수 가운데 격렬한 경쟁을 뚫고 시상대 맨 위에 서서 조국의 국기를 바라보며,국가를 울려퍼지게 할 선수는 금메달 수만큼도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올림픽은 참가한 모든 선수들에게 깊은 의미를 안겨 준다.‘올림픽패밀리’는 시상대 위에 선 선수들이 흘렸을 땀과 눈물 못지않게 올림픽 무대에 선 모든 이들,특히 마이너리티가 엮어낼 감동의 드라마를 또렷이 기억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역시 숱한 선수들이 아름다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그들의 목표는 금메달이 아니라 ‘톱10’일 수도 있고,사회적 편견과 소외로부터의 탈출일 수도 있다.‘아는 사람만 아는 쾌거’일지라도 인류 최대의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이 분명하다. 한국에서는 승마를 비롯,수영 육상 요트 조정 등이 세계수준과의 격차를 좁히려는 열정의 레이스에 나선다. 12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는 승마는 사상 최초로 장애물 단체전 10위 진입에 도전한다. 88서울올림픽에서 서정균이 개인 마장마술에서 10위,단체 종합마술에서 7위에 오른 뒤 올림픽과 인연이 끊긴 한국 승마는 삼성전자승마단(손봉각 주정현 우정호 황순원)이 2003국제장애물경기대회에서 단체 2위에 올라 올림픽 티켓을 따낸 여세를 몰아 본선 진출 15개국 가운데 10위권 진입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수영 여자 자유형 50m와 100m에 출전하는 류윤지(19·서울대 체육교육과)에게 거는 기대는 더욱 크다. 기록상 한국수영 사상 최초로 8명에게만 주어지는 결선(A파이널) 티켓을 딸 가능성이 높기 때문.한국 수영이 올림픽에서 올린 최고의 성적은 2000년 시드니대회에서 구효진이 기록한 여자 평영 200m 11위인 만큼 결선 진출만으로도 결코 적지 않은 의미다. 육상 트랙에선 남자 세단뛰기의 박형진(21·한체대)에게 사상 첫 8강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세계기록(18.29m)과는 여전히 아득하지만 지난 4월 충북 제천에서 열린 종별선수권대회에서 16.66m로 올림픽 B기준기록(16.55m)을 통과한 여세를 몰아 상승세를 보일 경우 결코 불가능한 목표만도 아니다. 이밖에 시드니대회 때 20위권에 그친 요트와 남자 싱글스컬의 함정욱(19·수자원공사)과 여자 싱글스컬의 이윤희(18·충주여고 3년) 등 단 2명이 출전하는 조정도 만년 꼴찌에서 벗어나 사상 첫 10위권 진입을 이루겠다는 투혼을 불사른다. ●아프간 여자선수 기수선발 ‘영예’ 다른 나라로 눈을 돌리면 사회적 냉대를 이겨내거나 전쟁의 상흔을 딛고 아테네로 달려온 선수들이 올림픽의 의미를 새삼 되새기게 만든다.여성에 대한 냉대가 심했던 탈레반 정권 하에서 성장한 아프가니스탄의 여자유도대표 프리바 라자예(18)는 체육관 대신 방안이나 싸구려 극장에서 남자 선수들과 함께 훈련해온 끝에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루었다.라자예는 개회식 기수로 선발되는 영광도 움켜쥐었다.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에 출전하는 이란 최초의 여자선수 나심 하산푸르(19)도 신체 노출을 허용하지 않는 이슬람 율법 때문에 검은 히잡(머릿수건)을 두르고 경기에 나서지만 ‘금기’에 대한 도전에 성공했다. ●이라크 수영선수 목숨걸고 출전 이라크 수영선수인 모하메드 압바스(26)는 아테네행 자체가 목숨을 건 도전이었다.전쟁기간 한 달을 집안에서 숨어지냈고,전쟁 뒤에는 미군 휴양지에서 군인들에게 강습을 하며 올림픽 준비를 해온 그는 위험한 도로를 피하기 위해 호주 공군기를 얻어 타고 이라크를 빠져 나와야 했다. 한편 8년 만의 ‘톱10’ 복귀를 노리는 한국은 14일 오후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 서선화와 조은영(이상 울진군청)이 대회 첫 금메달에 도전하고,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인 유도의 최민호(60㎏급·창원경륜공단)도 정상을 노린다. window2@seoul.co.kr
  • [2004 아테네 올림픽 팡파르] 금빛 투혼 시작됐다

    ‘신들의 고향’ 아테네가 에게해의 태양보다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제28회 아테네하계올림픽에 걸린 28개종목 301개의 금메달을 향해 202개 참가국 영웅들이 마지막 투혼을 가다듬고 있다.
  • [클릭 아테네 2004 D-11] 불혹의 반란

    중년 여성들의 ‘아테네 반란’이 예고되고 있다. 오는 13일 팡파르를 울리는 아테네올림픽의 육상에서는 40세 전후의 여자 선수들이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점쳐진다.현역 선수로 뛰는 것 자체가 경이롭지만 이들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메달을 움켜 쥐겠다는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선두 주자는 ‘영원한 스프린터’ 멀린 오티(44·슬로베니아)와 게일 디버스(38·미국). 지난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에 모습을 드러낸 오티는 이번이 7번째 올림픽 출전.자메이카 출신이지만 올림픽 출전을 위해 국적을 옮겼을 정도로 집념이 강하다.지난 시드니올림픽까지 6차례 출전해 모두 8개의 메달을 땄지만 금메달은 한개도 없다.전성기때는 100m 57연승,200m 34연승의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지만 유독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다.오티는 아테네올림픽 메달을 위해 올해 초부터 훈련에 돌입했다.‘한물 간’선수라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부인하듯 지난달 에스토니아 국제육상대회 100m에서 11초18의 호기록으로 우승했다.전성기에 육박할 만큼 컨디션을 끌어 올린 것이다. 다섯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는 ‘허들의 여왕’ 디버스는 금메달이 유력하다.미국대표선발전 100m허들에서 딸 같은 어린 선수들과 겨뤄 당당히 우승했다.100m에서도 매리언 존스(29)를 따돌리고 출전권을 따냈다.디버스의 인생은 한편의 드라마다.88서울올림픽에도 출전했지만 종양의 일종인 그레이브스병이 악화돼 발목 절단의 위기를 맞았다.그러나 불꽃처럼 일어서 92바르셀로나올림픽과 96애틀랜타올림픽에서 2회연속 100m 정상에 올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200m에 출전하는 러시아의 카하바노파(38)도 불혹을 바라보지만 올 시즌 22초77의 호기록을 내 복병으로 급부상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간판급 줄부상 현대씨름단 “세대교체 기회로”

    ‘위기지만 기회다.’ ‘명가’ 현대 코끼리 씨름단이 위기의 계절을 맞고 있다.지난해까지만 해도 ‘코끼리 군단’의 행진에는 거칠 것이 없었다.다섯차례 정규대회(설날·추석·천하 등은 제외)에 걸린 체급별 15개 타이틀 가운데 9개를 낚아 올린 것.백두급과 한라급에서는 ‘황태자’ 이태현(28)과 ‘무적 탱크’ 김용대(28)가 건재했고 금강급에서는 ‘리틀 이만기’ 장정일(27)이 펄펄 날았다. 그러나 올들어 금강을 제외하곤 한라·백두급에서 단 한 개의 타이틀을 따내지 못하는 슬럼프에 빠졌다.지난달 고흥대회 때는 단체전 금강 한라 백두 등 4개 트로피 가운데 단 한개도 건지지 못하는 치욕을 당했다.올스타전에서도 LG의 김기태(24)와 염원준(29)이 각각 통합장사와 백두장사 꽃가마에 오르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세대교체가 늦은 것이 큰 원인.올 초 백두급 ‘맏형’ 신봉민(30)이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불안한 그림자를 드리웠다.또 이태현과 김용대는 전반기 들어 나란히 부진에 빠졌다.삭발 투혼으로 후반기를 준비하던 이태현은 최근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해 명예회복이 불투명해졌다.김용대도 ‘맞수’ 조범재(28·신창)와 ‘폭격기’ 김기태 등 새로운 물결의 거센 흐름에 아직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이들의 공백을 메워야 할 ‘젊은 피’ 박영배(22) 하상록(25) 등의 기량이 아직 여물지 않은 상태.모두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현재 최상위급에 속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대 김칠규(40) 감독은 “세대교체 시기가 늦었기 때문에 팀 전체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면서 “위기를 세대교체의 기회로 삼겠다.(박)영배 등이 후반기에 멋진 경기를 선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에비앙마스터스] 소렌스탐 ‘역시 골프女帝’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골프 여제’다운 샷을 뽐내며 우승 기회를 잡았다. 소렌스탐은 23일 프랑스 에비앙의 에비앙마스터스골프장(파72·6192야드)에서 계속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에비앙마스터스(총상금 250만달러) 3라운드에서 전반 9개홀까지 진행된 이날 밤 11시50분 현재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뽑아내며 중간합계 12언더파 163타로 단독 선두로 치고 나왔다. 카렌 스터플스(영국)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3라운드를 시작한 소렌스탐은 1번홀(파4)에서 기분좋은 버디를 낚은 뒤 안정된 파세이브 행진을 이어가다 6번(파4)·7번홀(파5)에서 거푸 버디를 잡아내며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에비앙마스터스가 LPGA 투어로 편입된 지난 2000년과 2002년에 우승했던 소렌스탐은 이로써 대회 세번째 우승을 노리게 됐다.특히 지난 5일 끝난 US여자오픈에서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준우승에 그친 뒤 2개 대회를 쉬며 절치부심했던 소렌스탐은 ‘여제’로서의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맞았다. 소렌스탐과 동반 라운딩을 펼친 스터플스는 버디 1개만을 보태며 9번홀까지 11언더파 164타로 웬디 둘란(호주)과 공동 2위로 밀렸다. ‘코리아 군단’의 자존심은 ‘코알라’ 박희정(24·CJ)이 지켰다.박희정은 11번홀까지 마친 상황에서 보기 없이 버디 2개로 2언더파를 기록하며 중간합계 7언더파 181타로 공동 8위에 올랐다. 박희정과 같은 조에 속한 박지은(25·나이키골프)은 11번홀까지 버디 3개,보기 2개로 1언더파를 쳐 중간합계 6언더파 182타를 기록,공동 12위로 밀렸다.손목인대를 다친 안시현(20·엘로드)은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4개,보기 3개를 묶어 3언더파를 쳐내는 투혼을 발휘했지만 2라운드까지의 부진 때문에 합계 5오버파 221타 공동 55위에 그쳤다. 한편 슬럼프에 허덕이고 있는 박세리(26·CJ)는 단 하나의 버디도 없이 더블보기를 무려 4개나 기록하고,보기도 2개를 범하는 등 최악의 경기를 펼치며 합계 11오버파 227타로 최하위권으로 떨어지는 수모를 당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90분 내내 측면만 뚫었다

    ‘용호상박’ 한치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았다.아테네올림픽 본선 무대를 향한 리허설에 나선 한국과 일본의 ‘축구전사’들은 90분 내내 숨막히는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쳤다.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일본올림픽팀과의 평가전에서 득점없이 비겼다.비록 골은 터지지 않았지만 팽팽한 균형 속에서 보기드문 명승부를 펼쳤다.경기장을 찾은 4만 1000여명의 관중들은 전후반 내내 탄성을 연발하며 경기를 지켜봤다.한국은 ‘김호곤호’ 출범 이후 치른 4차례의 한·일전에서 1승2무1패의 균형을 유지했다.역대 상대 전적에선 4승2무3패로 한국의 미세한 우세.한국 올림픽팀은 또 지난 2월 일본전 패배(0-2) 이후 최근까지 치른 9차례의 국제경기에서 7승2무로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경기 초반부터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거친 몸싸움이 이어졌다.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연신 쓰러졌고 주심의 휘슬은 쉴새 없이 울렸다.한국은 조재진 최성국 최태욱 ‘삼각편대’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골사냥에 나섰다.발빠른 최성국과 최태욱의 측면돌파로 물꼬를 트는 듯했지만 골결정력 부재로 애를 먹었다.후반 들어 남궁도를 교체투입해 한층 공격수위를 높였지만 역시 일본의 탄탄한 수비진에 막혀 골사냥에 실패했다.경기종료 직전 김두현의 회심의 왼발슛이 크로스바를 넘어간 것도 아쉬웠다. 수비불안은 숙제로 남았다.조직력을 앞세운 일본의 빠른 공격에 양측 공간을 자주 돌파당하면서 위협적인 센터링을 허용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일본은 지난해 9월 이후 최근까지 16경기에서 경기당 0.56점의 실점률을 자랑하듯 탄탄한 수비로 빗장을 건뒤 특급 골잡이 히라야마 소타를 전방에 내세워 코너킥이나 프리킥을 이용한 세트플레이로 한국 문전을 노크했다.그러나 역시 일본도 골문을 잠그는 데는 성공했지만 상대 골문을 여는 데는 실패했다. 조재진과 히라야마가 맞붙은 차세대 킬러 대결에선 양 선수 모두 상대의 밀착수비에 막혀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해 싱거운 무승부로 끝났다. 와일드카드로 선발출장한 유상철(33)은 합격점을 받았다.경기시작 1분 만에 히라야마와 공중볼을 다투다 이마가 찢어져 5분여 동안 치료를 받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붕대를 감고 다시 그라운드에 나서는 노장투혼을 보였다.코너킥 등 세트플레이에서는 항상 공격에 가담해 골을 노리는 적극적인 플레이로 후배들을 독려했다.유상철은 이날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96애틀랜타올림픽에서도 와일드카드로 뽑혔지만 올림픽 직전 부상으로 본선에 나서지 못했다. 박준석 홍지민기자 pjs@seoul.co.kr
  • [삼성증권배 2004 프로야구] 구세주 박용택

    올시즌 ‘신바람 야구’의 부활을 외치며 우승 후보로까지 지목됐던 LG.시즌 초반 가파른 상승세를 타다 에이스 이승호와 마무리 진필중 등 마운드의 부진,찬스맨 박경수의 부상 등 타선의 응집력 부재까지 겹치며 최근 속절없이 8연패의 수렁에서 허덕였다. 기존 마운드와 타선을 파괴하며 연패 탈출에 안간힘을 쏟았지만 돌파구가 전혀 보이지 않아 ‘승부사’ 이순철 감독의 애간장은 더욱 타들어갔다. 하지만 LG에는 ‘신 해결사’ 박용택(25)이 버티고 있었다. 포수 조인성이 삭발을 단행하는 등 연패 사슬 끊기에 투혼을 다짐한 LG는 지난 3일 잠실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SK와의 경기에서 팀이 1-0으로 리드한 5회 2사 1·2루에서 박용택이 상대 선발 이승호로부터 우중간 외야 스탠드 중단에 꽂히는 통렬한 3점 쐐기포를 뿜어내 지긋지긋한 8연패의 악몽에서 깨어났다. 박용택이 위기에서 더욱 빛을 발하며 ‘구세주’가 된 것.그의 이날 홈런은 지난 1일 대구 삼성전에 이어 3일만에 터진 팀내 최다인 시즌 14호. 대졸 3년차 박용택은 이순철 감독이 추구하는 뛰는 야구의 선봉장.지난해 홈런은 11개에 그쳤지만 ‘바람의 아들’ 이종범(기아)과 치열한 ‘대도 경쟁’을 벌이다 42개의 도루로 아쉽게 이 부문 2위를 차지했다.그는 지난해 10월 어깨 수술을 받은 뒤 재활 과정에서 충실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파워를 부쩍 키웠다.올시즌 박경수-박용택-마틴-이병규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에서 2번 타자로 출발했지만 놀라운 펀치력을 유감없이 과시,이병규 대신 4번 해결사로 거듭났다. 4일 현재 도루는 5개에 그쳤지만 홈런 공동 6위를 비롯해 타율 .320으로 10위,타점 47개로 팀내 최다이다.7위로 추락한 LG지만 선두 두산과 10경기,2위 현대와 6경기차에 불과해 후반기 박용택을 앞세워 대도약을 벼르고 있다. 한편 이날 열릴 예정이던 두산-삼성(대구),한화-기아(광주),롯데-현대(수원·이상 연속경기),SK-LG(잠실) 등 7경기는 비로 순연됐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US여자오픈] 맨발 투혼 다시한번

    러프로 둘러싸인 페어웨이,솥뚜껑처럼 비스듬한 그린,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무명 아마추어 선수의 돌풍까지.그러나 최고 권위의 메이저 왕관을 향한 한국낭자들의 출발은 순조로웠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사우스하들리의 오처즈골프장(파71·6473야드)에서 2일 열린 US여자오픈(총상금 310만달러) 첫날 박세리(CJ)를 선봉으로 5명의 한국 선수들이 선두권을 위협했다.박세리는 폭우 때문에 이틀에 걸쳐 끝난 1라운드 결과 1언더파 70타로 공동 7위에 올랐다.전반에 버디없이 2개의 보기를 범해 하위권으로 밀리는 듯했던 박세리는 10번(파3) 12번(파4) 13번(파5)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언더파 스코어 대열에 합류,6년만에 정상 복귀 의지를 다졌다. 시즌 두번째 메이저 우승컵을 노리는 박지은(나이키골프)과 ‘천재 소녀’ 미셸 위(15),한희원(휠라코리아),김영(신세계) 등 4명은 이븐파 71타로 공동 16위를 기록하며 1라운드를 마쳤다. 나란히 이븐파를 기록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박지은은 13번홀(파5)에서 두번째샷을 그린에 올린 뒤 이글 퍼트를 떨구는 기염을 토했다.10번홀부터 경기를 시작한 미셸 위는 5번홀(파3)에서 더블보기,8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으나 마지막 9번홀(파5)에서 5번 우드로 친 두번째샷을 홀 2.7m 거리에 떨어뜨린 뒤 이글을 잡아내 갤러리들을 열광시켰다. 한편 처음으로 US여자오픈에 출전한 무명의 아마추어 브리타니 린시컴(18·미국)은 이글 1개와 버디 5개,보기 2개로 5언더파 66타라는 놀라운 스코어를 기록하며 깜짝 선두에 나섰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2004 프로야구] 선두경쟁 두산·현대 29일부터 ‘외나무 3연전’

    ‘속사포냐 대포냐.’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가 반환점을 막 돈 가운데 두산-현대가 29일부터 잠실에서 ‘외나무 3연전’을 벌인다.자칫 연패를 당할 경우 선두 자리를 내주는 것은 물론 팀 전반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 있어 전반기 최고의 ‘빅카드’로 꼽힌다. 두산-현대의 선두 쟁탈전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대 사건.시즌 개막전 두산은 꼴찌,현대는 우승 후보로 지목됐다.이를 부정하는 전문가나 팬들이 없을 만큼 두 팀의 전략차는 극명했다.하지만 ‘뚝심’의 두산은 연일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예상을 마음껏 비웃었다. 개리 레스와 박명환(이상 8승),마크 키퍼(7승)의 튼실한 선발 3축에 일단 터지면 걷잡을 수 없는 ‘도깨비 방망이’로 지난 26일 시즌 첫 단독 선두에 나섰고,28일 현재 현대에 2승차로 선두를 달렸다.‘벤치 멤버’나 다름없던 전상열 최경환 이승준 강인권 등이 2진의 ‘한풀이’ 투혼을 보이며 팀의 주축으로 우뚝 섰다. 또 최경환(.타율 .318) 홍성흔(.316) 김동주(.309) 안경현 장원진(이상 .304) 전상열(.303) 등 무려 6명이 3할타를 휘두르며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구축한 것. 두산은 정신력과 속사포로 선두 고수에 자신감을 보이지만 현대는 두산의 유일한 천적이어서 결과는 예측불허.두산은 올시즌 2승6패로 유독 현대에 절대 열세를 보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챔피언인 ‘투수 왕국’ 현대는 지난 4월10일부터 두달여 동안 단독 선두를 질주,페넌트레이스 1위가 무난해 보였지만 정민태 등 선발진의 부진으로 결국 1위를 내줬다. 3할타자가 클리프 브룸바와 이숭용 단 2명뿐인 현대는 대포 한방으로 단숨에 전세를 뒤집는 막강 중심 화력이 여전히 공포의 대상이다. 특히 브룸바는 홈런 25개,타율 .357,타점 69개로 3개 부문 선두를 달리며 84년 이만수(전 삼성) 이후 20년만에 ‘트리플 크라운’을 꿈꾸는 최강의 거포.상대 투수의 극심한 견제(사사구 55개) 속에서도 연일 맹타를 터뜨린다. 게다가 브룸바의 벽을 넘으면 송지만(홈런 13개 6위)이 큼직한 타구로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기 일쑤다.여기에 지난해 홈런 53개를 폭발시킨 ‘헤라클레스’ 심정수가 오른 무릎 재활을 마치고 곧 복귀할 태세여서 폭발력은 배가될 것이 틀림없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 [하프타임] 태권도 세계청소년선수권 금3 추가

    한국이 16일 전남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제5회 세계청소년태권도선수권 대회에서 금 3개를 추가했다.다리에 타박상을 입은 장세영(광주체고)은 남자 68㎏급 결승전에서 부상 투혼을 불사르며 중국의 리라이를 10-6으로 꺾었다.이서희(여·중화중)와 황인하(부일중)도 각각 여자 42㎏급과 남자 45㎏급에서 타이완과 호주 선수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대회 이모저모“술한잔 걸치고 공차는 것도 제맛”

    ‘종로 축구축제’의 서막은 종로구와 동대문구 여성축구단의 라이벌 경기가 장식했다.악바리 아줌마 정신으로 똘똘 뭉친 선수들의 투혼은 프로선수 못지않았다.경기결과는 동대문구 여성축구단 팀의 1대0승리.홈팀의 열렬한 응원에도 불구하고 종로 여성축구단 팀은 아쉽게도 패배의 쓴잔을 마셔야 했다. ●동료끼리 권하는 막걸리 한 잔의 맛 어설픈 ‘동네축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진짜 프로축구도 아닌 생활체육 축구 선수들은 쉬는 시간이면 으레 막걸리 한 잔씩을 걸친다.한 선수는 “골 맛보다 함께 땀흘려 뛴 동료들끼리 먹는 막걸리 맛이 더 좋다.”고 실토하기도 한다. 종로구 축구연합회 최갑영(48) 사무국장도 “선수들이 부상을 우려해 취할 정도로 많이 마시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래도 한 잔 걸쳐야 잘 뛰는 것은 사실”이라고 ‘음주축구’를 부인하지 않았다. ●“상금 같은 것은 없습니다” 생활체육 축구대회를 처음 관전하는 기자는 우승팀에 과연 얼마의 상금이 주어지는지 궁금했다.“구청장기 대회인만큼 상금이 100만원 정도는 되지 않나요?”기자의 질문에 한 관계자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답했다.“상금 같은 것은 없습니다.우리가 하는 체육활동으로 지역사회가 더욱 돈독해지고 회원 개개인의 건강이 증진될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상금이고 상패입니다.” 우리나라의 생활체육은 아직 열악한 상황이다.제대로 된 잔디구장이 없어 선수들은 여전히 모래 운동장에서 뛰어야 한다.그러나 생활체육인들의 순수한 마음만큼은 선진국 못지않았다.앞으로 생활체육이 크게 발전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김기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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