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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컵/ ‘태극 투혼’ 다시 한번, 3·4위전은 한국의 결승

    졌지만 후회없는 한 판이었다.이젠 오는 29일 3,4위전에서 마지막 젖먹던 힘까지 짜내 유종의 미를 거두는 일만이 남았다. 3위냐,4위냐의 의미는 크지 않을 수도 있다.그러나 월드컵 첫 승에 목말라하던 초심으로 돌아간다면 우리에게 3,4위전 또한 실로 엄청난 빅매치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체력이 바닥난 데다 결승 진출 좌절에 따라 집중력 또한 흐트러지기 쉬워 26일 열리는 터키와 브라질전 패자와 맞붙는 3,4위전은 자칫 ‘김 빠진’경기가 될까 우려된다.따라서 한국 대표팀은 3,4위전을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진정한 결승’으로 여기고 경기에 나서야 하고,국민들도 결승전을 본다는 자세로 뜨거운 성원을 보내야 할 것이다. 3,4위전 승패의 관건은 체력 회복과 집중력 유지가 될 전망이다. 두 팀 모두 ‘죽기살기’로 준결승전을 치르면서 체력이 바닥난 상태다.다행히 한국 팀은 상대보다 하루 더 쉬고 경기에 나설 수 있다.단 몇시간의 휴식이 아쉬운 형편에 24시간은 선수들에게 실로 ‘보약’과도 같다. 따라서 한국 팀은 체력의 이점을 최대한 이용한 스피디한 플레이로 상대 선수들을 몰아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브라질과 터키중 어느 팀이 상대로 나서더라도 두 팀은 모두 2∼3명의 스타플레이어를 중심으로 한 게임을 펼친다. 이 때문에 이들에게 가는 패스를 미리 차단하고 역습으로 수비진을 끌고 다니며 체력을 소진시킨다면 후반엔 충분히 득점 찬스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의 관건은 한국 특유의 투지와 집중력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이겨봐야 3위’란 마음가짐에 안주하는 순간 한국 특유의 체력과 투지,스피드는 뚝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한국이 유럽의 강호들을 잇달아 꺾은 것은 실점한 후에도 경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강한 집중력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우승후보로 꼽히던 강호들은 조별리그와 16강전,8강전을 치르며 대부분 나가떨어졌다.그들을 차례로 꺾고 4강에 오른 뒤 29일 3,4위전을 치르는 팀이 바로 한국이다. 3,4위전은 강호의 반열에 오른 한국 축구의 위상을 세계에 각인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만의하나 한국이 마지막 게임에서 김 빠진 플레이를 보인다면 지난 한달간 일궈낸 ‘기적’이 퇴색될 수도 있다. 한국에 3,4위전은 곧 결승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
  • 李·盧후보 독일전 관람 표정 “”자신감 심어준 선수단에 감사””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독일과 맞붙은 한국 월드컵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25일 모처럼 한 자리에 모여 “대∼한민국”을 외쳤다.두 후보는 서울 상암경기장 귀빈석에서 만나 웃는 얼굴로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서청원(徐淸源) 대표와 함께 상암경기장을 찾은 이회창 후보는 경기 도중 한국팀이 선전할 때마다 박수와 “필승 코리아”를 외치는 등 한국팀의 승리를 기원했다.이 후보는 한국팀이 석패하자 “안타깝지만 잘 싸웠다.큰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 더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한국 대표팀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노무현 후보도 부인 권양숙(權良淑)씨,한화갑(韓和甲) 대표 등과 함께 상암경기장을 방문했다.노 후보가 월드컵 기간 동안 경기장을 직접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노 후보는 시합 직후 “경기에 졌지만 관중들이 자리를 떠나지 않고 박수치는 모습이 너무도 인상적”이라면서 “국민들에게 자신감과 일체감을 안겨준 선수단과 히딩크 감독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방일 중인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오사카 로열 파인스호텔에서 일본 의원들과 함께 붉은악마 티셔츠를 입고 TV를 통해 우리 대표팀을 응원했다.김 총재는 경기가 끝난 뒤 “민족적 투혼을 마지막까지 발휘해준 대표팀에 진정으로 찬사와 격려를 보낸다.”고 말했다. 조승진 홍원상기자 wshong@
  • 월드컵/침통한 붉은악마 “결승 길목에서…”통한의 ‘붉은 눈물’

    ‘붉은악마의 눈물.’ 한국의 결승행이 좌절되자 한달 가까이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붉은악마도 통한의 눈물을 뿌렸다.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에 견줘 상대적으로 쉬울 것으로 여긴 독일에 당한 패배라서 아쉬움은 더욱 컸다. 25일 밤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독일의 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한국 응원단은 침통한 분위기에 빠졌다.마지막 한 고비만 넘기면 결승전이었기 때문에 안타까움은 더욱 컸다. 이날도 현란한 카드섹션과 열광적인 응원전을 선보이며 한국 응원단을 이끈 붉은악마는 아직도 패배가 믿기지 않는 듯 허탈한 표정이었다.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떨구거나 붉은 머플러를 손수건삼아 눈물을 닦는 이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4강신화’를 이룩한 태극전사 못지않게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준 붉은악마의 활약은 단연 압권이었다는 평가다. 한국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세계 축구팬들에게 코리아의 투혼을 보여줬다면 붉은악마는 경기장 밖에서 한민족의 단합된 힘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한국팀이 4강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붉은악마에 고무된 ‘12번째 선수’인 국민들 성원이 뒷받침됐음은 물론이다. 97년 5월 축구대표팀 서포터스로 출발한 붉은악마는 인터넷을 통해 회원을 모집하며 회원수만 11만명에 달할 정도로 급격히 세를 불렸다. 상업주의를 철저히 배격하고 오로지 ‘축구사랑’을 실천했기 때문에 전국 방방곡곡을 붉게 물들이는 저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경기 때마다 대형 태극기를 동원해 젊은이들에게 잊혀진 애국심을 불러일으켰고 나이와 성,지역과 계층을 뛰어넘은 사상 초유의 ‘길거리 응원전’으로 8000만 한민족이 축구로 하나가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4강 진출 못지않게 한국 축구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붉은악마의 변치 않는 축구사랑을 확인한 것도 이번 월드컵에서 거둔 큰 성과로 볼 수 있다. 김성수기자 sskim@
  • 월드컵/꿈은 계속된다/한국, 전차군단 獨에 아쉬운 패배

    정말 잘 싸웠다.하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한판이었다.바닥난 체력을 추스른 한국 축구가 ‘전차군단’독일을 맞아 온몸을 던지는 투혼을 불살랐지만 끝내 눈물을 뿌렸다. 세계축구를 주름잡아온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연파하며 결승행을 눈앞에 두고 있던 한국은 25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독일과의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준결승전에서 후반 30분 미하엘 발라크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빼앗겨 0-1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 54년 스위스대회에 참가한 이후 48년만의 첫 승에 이어 16강·8강·4강 신화를 이룩한 한국은 내친 김에 결승에 진출하려던 꿈을 아쉽게 접어야만 했다. 한국은 오는 29일 오후 8시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브라질-터키의 준결승전 패자와 3·4위전을 갖는다. 브라질과 터키는 26일 오후 8시30분 사이타마월드컵경기장에서 결승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독일은 오는 30일 오후 8시 일본 요코하마종합경기장에서 열리는 결승에 진출해 지난 90년 이후 12년만에,7번째 정상 도전에 나선다. 독일은 이번에 우승컵을 안을 경우브라질이 갖고 있는 통산 최다우승(4회)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 2000여 관중과 서울 250만명 등 전국 397곳 650만명의 길거리 응원을 등에 업으며 한국 선수들은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체력적인 부담을 극복하지는 못했다. 16강전과 준준결승을 연거푸 연장 승부로 치르고 스페인전 뒤 불과 이틀의 휴식시간을 가진 한국 대표팀에 정상적인 체력을 기대하는 것이 애당초 무리였다. 한국은 전반 8분과 17분 이천수와 박지성 등이 좋은 찬스를 얻었지만 독일 골키퍼 올리버 칸의 선방으로 허공에 날렸다. 한국의 골키퍼 이운재 역시 여러 차례 독일의 좋은 기회를 선방해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후반 30분 오른쪽을 파고든 올리버 노이빌레의 센터링이 수비수 뒤로 어물어물 흐르는 틈을 타 달려오던 발라크에게 오른발 슛을 허용,이운재가 한번 쳐냈으나 다시 발라크의 왼발에 걸려 그만 골네트에 빨려들고 말았다. 후반 26분 하프라인 근처에서 공을 잡은 이천수가 드리블해 수비보다 수적 우위와 좋은 위치를 점한 공격수가 여럿 있었으나 이천수가 돌파를 고집하는 바람에 프리킥을 얻는 데 그쳐 황금같은 기회를 허공에 날려 아쉬움을 남겼다. 동구의 강호 폴란드를 완파하며 출발선을 박차고 나선 뒤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을 뿜어내며 4강까지 질주해 온 ‘폭주기관차’ 한국의 엔진이 종착역 요코하마를 눈앞에 두고 박동을 멈추고 만 것이다. 송한수 김재천기자 onekor@
  • 월드컵/ 한국·독일戰 열리던 날/꿈… 믿음… 가슴벅찬 6월

    “열심히 싸운 태극전사,당신이 자랑스럽습니다.”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전차군단’ 독일에 아깝게 패한 한국팀에 4700만 국민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사상 최대의 길거리 응원단은 열심히 싸운 히딩크 감독과 선수들을 향해 목이 메도록 ‘대∼한민국’을 외쳤다. ◇잘 싸웠다,대한 건아= 경기가 끝난 직후 전국 397곳에 운집한 650만여명의 길거리 응원단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리랑’을 부르며 선수들의 투혼을 격려했다.시민들은 아쉽긴 했지만 잘 싸웠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25곳에 모인 250만여명의 인파는 한국팀이 패했는데도 밤늦도록 4강 신화를 실현한 선수들에게 환호를 보냈다. 비록 결승에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응원단의 뒤풀이는 밤새 이어졌다.시청 앞 광장에서 응원한 박성현(31·서울 은평구 불광동)씨는 “유럽 강호들과 잇따라 처절한 싸움을 했는데도 선수들이 투지와 정신력으로 잘 버텨냈다.”면서 “한국팀은 이미 우리가 상상도 못한 일을 해냈고 우리 민족을 하나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에 파견된독일 경찰 토렌 뒤센버그(32)는 “한국은 마치 가속도를 밟고 있는 기차와 같이 열심히 싸웠다.”고 격려했다. 이날 길거리 응원장에서는 새벽부터 몰려든 학생들이 틈틈이 교과서와 문제집을 펴들었고 일부 시민은 만화책을 보며 경기시간을 기다렸다.노점상들도 많이 몰려 ‘히딩크표 김밥’,‘송종국표 빵’과 빨간 플라스틱에 하얀색으로 선수들의 이름을 새긴 이름표 등이 인기를 끌었다. ◇상암동에 응집된 민족의 힘= 지구촌의 이목이 집중된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평화의 공원엔 27만여명의 응원단이 모였다.‘꿈★은 이루어진다’라는 붉은악마 응원단의 카드섹션이 전광판을 가득 메우자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경기가 끝난 뒤 평화의 공원에 모였던 시민들은 “괜찮아,괜찮아”를 외치며 한국 선수들을 위로했다.가족 단위 응원단이 많은 평화의 공원에는 아침 일찍부터 시민들이 가족 단위로 나왔다.일부 젊은이들은 공원 호수에 몸을 내던지기도 했다. 시어머니,아이들과 함께 상암동을 찾은 윤정자(37)씨는 “비록 경기에 져서 아쉽지만 세살배기 아들 정수가 ‘대∼한민국’을 외치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모처럼 즐거웠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일찌감치 상암동에 집결한 일본축구팀의 서포터스 ‘울트라 닛폰’회원들도 한국팀의 투혼에 박수를 보냈다.고바야시 히로키(27)는 “한국이 아시아의 자존심을 살렸다.”면서 “3,4위전에서 일본 몫까지 다해 승리하길 바란다.”며 ‘대∼한민국’을 외쳤다. ◇이젠 대구로= 한국팀의 요코하마행이 좌절되자 대구시민들은 못내 아쉬워했다.거리 곳곳에 ‘태극전사들,제발 대구로 오지말고 요코하마로 직행하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응원을 펼친 시민들은 “너무나 아쉬운 한판이었다.”며 안타까워했다. 김익진(41·대구 수성구 지산동)씨는 “태극 전사들의 결승 진출을 염원했는데 아쉽다.”면서도 “우린 이미 신화를 창조했다.”고 위로했다.김태식(55·대구 달서구 상인동)씨는 “한국팀이 대구에서 마지막 투혼을 보여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오∼피스 코리아’= 한국전쟁 52주년인 이날 국민들은 대표팀의 선전과 함께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기원하며 ‘오∼피스(peace) 코리아’를 외쳤다.‘민족의 성전’ 독립기념관도 8만여명이 참가하는 응원장소로 탈바꿈했으며,재향군인회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6·25전쟁 52주년 기념식’을 개최한 뒤 거리의 붉은 물결에 합류했다. 대구 황경근·윤창수 유영규 강혜승기자 geo@
  • [씨줄날줄]음파 총탄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첨단기술업체인 ‘아메리칸 테크놀로지(AT)’는 고막에 엄청난 충격을 가해 일시적으로 적군이나 테러리스트 등을 무력화하는 ‘음파 총탄’을 오는 10월부터 시판할 계획이라고 한다.AT가 7년에 걸친 연구 끝에 개발한 음파 총탄은 어린애 울음 등 50여 가지의 소리를 140dB로 증폭시켜 청각장애와 함께 방향감각 상실을 가져와 잠깐 동안 목표물을 꼼짝달싹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중국무협영화에서 화산파나 무당파의 고수가 내공을 모아 날카로운 소리를 내자 적들이 귀를 틀어막은 채 비틀거리는 것과 같은 원리다. 140dB은 여객기가 이륙할 때 나오는 소음과 비슷한 수준으로,이같은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귓속의 청신경이 파괴되면서 청력을 상실하게 된다.사람은 일반적으로 공사장에서 굴착기로 콘크리트 바닥을 뚫을 때 나는 소음 정도인 120dB을 넘으면 고통을 느끼게 된다. 이번 월드컵에서 폴란드·포르투갈·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의 강호들이 차례로 태극전사들의 투혼에 무릎 꿇은 이면에는 경기장에 운집한 붉은악마들의 열화와 같은 응원에 힘입은 바 컸다고 한다.이들은 한국팀과의 대전에 앞서 100dB 정도의 소음을 틀어놓은 채 훈련하며 대비했다지만 ‘시뮬레이션 효과’에 그치고 말았다.붉은악마들이 내지르는 함성은 평균 90dB 전후.축구 전용구장인 대전과 서울 상암동의 경우100dB 이상 치솟는 것으로 측정됐다.이 정도면 상대팀 선수들을 심리적으로 위축시키기에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월드컵경기장을 취재한 기자들에 따르면 5만여명의 관중이 일제히 ‘대∼한민국’을 외칠 때면 절로 몸에서 소름이 돋았다고 한다.한국팀의 집중포화에 침몰한 유럽 강호들의 감독들이 한결같이 “소름이 끼칠 정도로 지독한 응원”이라며 혀를 내두른 것도 무리가 아닌 것 같다.한국에 맞섰던 선수들은 한동안 ‘붉은색의 소음’에 짓눌려 악몽에 시달려야 할지도 모르겠다.AT의 음파 총탄 항목에 붉은악마들의 함성이 추가된다면 빅 히트 상품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들기도 한다. 이번 월드컵에서 붉은악마들의 열광적인 응원과 연호가 상대팀에는 ‘음파 총탄’이됐다고 하겠다. 우득정/ 논설위원
  • 월드컵/오늘 獨과 결승행 한판,1% 더 뛰면 100% 이긴다

    ‘게르만 전차군단을 부수고 요코하마로 간다.’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차례로 꺾으며 4강에 뛰어 올라 월드컵 72년 사상 최대의 파란을 연출한 한국이 유럽 대륙을 북상,라인강 너머 ‘게르만의 숲’으로 돌진한다.유럽 징크스는 떨쳐버린 지 이미 오래다.오히려 유럽대륙이 한국의 상승세를 두려워하고 있다. 25일 밤 8시30분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질 한국과 독일의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준결승전 승자는 요코하마로 건너가 브라질-터키전 승자와 대망의 국제축구연맹(FIFA)컵을 다투게 된다. 지난 94년 미국대회 때 독일을 괴롭힌 댈러스의 폭염 대신 이번에는 8000만 한민족의 응원 열기와 이보다 더 뜨거운 태극전사들의 투혼이 상암경기장을 달구게 된다. 연이은 연장 접전 때문에 선수들의 물리적인 체력은 바닥이 났다.독일의 롱킥을 일차적으로 막아내야 하는 미드필더 김남일의 발목 부상이 심상치 않은 점도 마음에 걸린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강도를 더해가는 ‘한국형 압박축구’와 빠른 좌우 측면돌파,공에 대한 집중력만 유지한다면 독일이 이탈리아나 스페인보다 수월한 상대가 될 수 있다. 최전방 안정환,왼쪽 설기현,오른쪽 박지성으로 연결되는 공격라인이 평균 신장 185㎝의 독일 장대 수비진을 뚫는다.설기현이 적극적으로 공중볼을 다퉈 공을 좌우로 떨궈주면 안정환과 박지성이 빠른 몸놀림으로 발이 느린 독일 수비수들을 따돌린다는 전략이다.황선홍은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 후반 교체 투입돼 공격의 물꼬를 트게 된다.이미 94년 독일전에서 골맛을 본 황선홍은 “처음 뛰어보는 상암경기에서 결승골을 넣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김남일이 빠지게 되면 유상철과 이영표가 중앙 미드필드를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왼쪽 미드필더는 ‘어시스트의 달인’ 이을용이 맡고 오른쪽에는 변함없이 송종국이 포진한다. 경기당 0.4골밖에 허용하지 않은 김태영-홍명보-최진철 스리백과 강력한 야신상후보인 골키퍼 이운재가 버티고 있는 수비라인은 철벽에 가깝다.코뼈가 내려 앉는 중상을 입고도 거친 몸싸움을 마다 않는 김태영과 탈진상태에서도 제공권을 내주지 않은 최진철의 투혼이 홍명보의 노련함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에 맞설 독일은 13골 가운데 8골을 머리로 넣었을 정도로 파괴력이 뛰어난 고공 폭격과 5경기에서 단 1골만 허용한 골키퍼 올리버 칸을 앞세워 12년만의 우승을 노리고 있다. 거스 히딩크 한국 감독은 “우리는 그저 싸울 뿐”이라며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이천수 등 젊은 선수들은 “체격은 독일이 크지만 체력은 우리가 앞선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48년만에 월드컵 첫 승을 거둔 한국과 4번째 우승을 노리는 독일의 격돌에 정치·경제는 물론 축구에서도 철저히 소외된 32억 아시아인들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사설]가자, 독일 넘어 요코하마로

    이기면,우리가 월드컵 결승에 나가는 대독일 준결승전이 오늘 서울 상암경기장에서 열린다.4700만 국민은 가슴이 떨린다.그러나 저도 모르게 ‘이번에도 해내고 말거야!’하면서 두 주먹이 불끈 쥐어진다.두 손을 모으고 월드컵 첫승을,16강 진출을,8강 진출을,그리고 4강 진출을 기원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지금 결승 진출을 다투는 자리에 우뚝 서 있다.네 번째 우승을 노리는 ‘전차군단’의 입장을 기다리면서 태극전사들은 승리의 여신을 찾아 두리번거리거나 하지 않는다.그러기엔 우리의 전사들은 지난 22일간 승리의 기와 맥에 너무나 통해 있다. 유럽의 강호 독일은 우리 팀보다 객관적 랭킹이 앞서나 우리는 이번 월드컵에서 무서운 ‘유럽 킬러’로 부상했다.폴란드,포르투갈,이탈리아,스페인이 우리 앞에 무릎을 꿇었다.태극전사들은 오늘 대독일전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의의 ‘유럽 킬러’가 되어야 한다.우리에게 진 포르투갈,이탈리아,스페인이 심판 판정을 문제삼아 성스러운 우리의 승리를 훼손하려 하기 때문이다.대독일 준결승전을 보고이들은 할 말을 잃을 것이다. 독일을 물리치면,우리는 아시아 최초로,아니 월드컵 우승을 독식해온 유럽과 남미가 아닌 첫 나라로 월드컵 결승전에 나간다.우리 선수들은 그간 5차례의 경기를 통해 독일을 이겨낼 수 있는 기량을 충분히 보여줬다.문제는 체력회복이다.74시간밖에 쉬지 못하고 체격이 월등한 상대와 맞서야 한다.그러나 체력을 우리의 특장으로 삼은 히딩크 감독의 선견지명과 태극전사들의 초인적인 투혼은 초과학적인 회복력을 보이며 경기장에 설 것이다. 서울 상암경기장은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에게 월드컵 결승 티켓을 선사할 수도 있는 꿈의 그라운드가 되었다.26일전 이곳에서 월드컵 개막식을 치를 때 우리 중 그 누구도 꿈조차 꾸지 않았다.그러나 인간보다 항상 빠른 신은 6년전 우리가 월드컵을 유치하고 이곳에 개막식 경기장을 지을 때 이를 예비했을 것이다.이는 지난 20여일간의 질풍과 같고,노도와 같은 우리의 승운을 보면 확실해진다.분명 신은 우리보다 빠르다.보라 태극전사들이여,벌써 상암경기장을 벗어나 우리에게 손짓하며 현해탄으로 가고 있지 않는가.가자 우리의 전사들이여,요코하마로!
  • 월드컵/ 74시간의 벽을 넘어라

    ‘74시간 만의 기적에 도전한다.’ 22일 오후 6시30분 광주월드컵경기장.세 시간 전에 시작된 스페인과의 8강전 120분간의 혈전이 홍명보의 마지막 승부차기 성공으로 끝났다.25일 밤 8시30분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전차 군단’독일과의 준결승전을 불과 74시간 앞둔 시간이었다. 거스 히딩크 한국 감독의 말처럼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독일전이지만 이미 선수들과 국민들의 마음은 결승전이 열리는 일본 요코하마에 가 있다.하지만 연이은 연장 접전으로 선수들의 몸은 만신창이가 됐다.18일 밤 8시30분 이탈리아전부터 스페인전까지 불과 4일 만에,237분 동안 전력을 다해 뛰었다.체력소모가 유난히 심했던 이탈리아전이 끝난 뒤에는 모든 선수가 손가락하나 움직일 힘도 남아 있지 않은 상태였다. 이탈리아전이 끝난 뒤 오한과 구토로 병원에서 링거까지 맞아야 했던 오른쪽 수비수 최진철(31)은 스페인전 120분을 포함해 폴란드전 이후 19일 동안 무려 507분을 뛰었다.‘멀티 플레이어’ 송종국(23)도 507분 풀타임을 뛰었고 왼쪽 공격을 도맡은 설기현(23) 역시 단 2분만 쉬었을 뿐이다. 대표팀의 김현철 주치의는 “90분을 뛰게 되면 수분이 1.5∼2.5ℓ가량 빠져나가고 몸무게도 2∼3㎏ 줄게 된다.”면서 “게다가 120분 승부는 마라톤 풀코스를 뛰는것과 비슷한 시간인데다 격렬한 몸싸움을 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소모는 더 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스포츠 전문가들이 최소 회복기간으로 보는 시간은 5일 120시간.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이탈리아전 이후 불과 88시간만 쉬고도 연장전에서 뒷심을 발휘,승리를 이끌어냈다. 김 주치의는 이를 정신력이 몸을 지배하는 ‘사이코소메틱 신드롬(PsychosomaticSyndrome)’이 찾아왔기 때문으로 분석했다.그 어떤 식이요법이나 회복 프로그램으로도 탈진 상태의 육체를 추스르기는 어렵지만 강한 정신력은 에너지가 고갈된 육체를 움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대표팀은 23일 오후 5시30분 미사리경기장에서 가벼운 훈련을 실시하는 등 지난 1년반 동안 꾸준히 시행해온 회복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했다.경기가 끝나자마자 15분내에 바나나,우유,샌드위치,과일주스 등 저포도당 음식을 먹었고 전해질 음료를 조금씩 자주 마시며 빠져나간 수분을 보충했다.경련을 일으킨 근육은 아침,저녁 한 차례씩 마사지와 물리치료로 풀고 있고 아미노산,미네랄,비타민을 집중 투여하고 있다.23일 오후 1시30분까지는 완전 자유시간을 보장,부족한 잠을 보충하도록 했다. 장신의 독일 선수들과 싸우려면 점프가 필수적이다.한 번의 점프는 15m를 전력질주하는 것과 같은 에너지를 소모한다.체력이 바닥난 한국 선수들이 제공권을 다투다보면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정신력이다.선수들은 이탈리아 스페인전을 마친 뒤 “이기고자 하는 의지에서 우리가 앞섰다.”고 입을 모았다.파워프로그램·식이요법·물리치료 등 스포츠 과학이 총동원된 회복 프로그램과,도저히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투혼으로 무장된 한국이 ‘74시간 만의 기적’에 도전하고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사설] 중국 월드컵 반응 섭섭하다

    중국 언론이 우리가 월드컵 대회에서 승승장구하는 데 대해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이탈리아 선수들의 옷을 잡아당기면서 일궈낸 한국 축구 8강 진출은 아시아의 치욕”이라든가 “마피아보다 더 검은 손이 경기를 조종했다.”고 보도했다.중국관영 CCTV는 스페인 전에서도 “부심의 판정은 한국팀에 유리한 오심”이라고 주장했다.신화 통신만 “한국팀이 아시아 축구의 새로운 돌파를 실현했다.”고 평가했을 뿐이다. 중국 언론의 태도는 우리를 섭섭하게 한다.우리에게 진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제외한 거의 모든 세계 언론들이 ‘한국 기적행진 계속’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이 월드컵 드림을 이뤘다.”든가 “세계 축구의 신질서를 만들어 냈다.”고 평가하고 있다.우리의 승리는 결코 편파 판정 덕분이 아니다.12번째 선수인 붉은 악마의 응원과 행운이 작용했을지언정,우리 선수들이 불굴의 투혼으로 정정당당하게 싸워 이긴 것이다. 중국은 ‘축구의 변방’이었던 같은 아시아 국가로서 한국이 아시아의 자존심을 세웠다고 축하해 줄 수는 없는 것일까.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만 해도 그렇다.앞으로 아시아에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이번에도 공동 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을 제외하고 아시아에는 2.5장이 배분됐을 뿐이다.유럽에는 14.5장이나 배분됐다.한국이 얼마나 잘 싸우느냐에 따라 아시아에 대한 본선 진출 티켓 배분이 달라질 수 있다. 중국 언론의 보도가 최근 탈북자 처리를 둘러싼 중국과 우리 당국의 마찰 때문이라면 이는 바람직하지 않은 행태일 것이다.양국 국민이 반감이나 분노,시기심을 갖도록 해서는 안된다.역사적으로 한국은 일본보다 중국에 가까웠다.최근 중국 인민일보는 한류(韓流)열기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았는가.우리는 진정으로 중국의 응원을 받으며 결승전이 열리는 일본 요코하마에 가고 싶다.이제 아시아의 주축은 한·중·일이 아닌가.
  • 월드컵/한국-스페인,태극전사 투혼 “아디오스 에스파냐”

    전·후반 90분의 사투 결과는 0-0.양팀 모두 16강전에 이은 또 한번의 연장전.그러나 승부를 가리기에는 연장전도 모자랐다.너무나 가혹한 승부차기가 필요했다.골키퍼 이운재의 표정에 힘찬 결의가 서렸다. 황선홍-페르난도 이에로,박지성-루벤 바라하,설기현-에르난데스 사비로 이어지는 양팀의 3차례 킥은 모두 성공했다. 이어 한국의 4번째 키커 안정환 역시 성공시킨 뒤 맞은 스페인의 4번째 키커 호아킨.그의 표정에 두려움이 스쳤다.아니나 다를까,그의 발을 떠난 볼은 이운재의 거미손에 걸려 골문 밖으로 튕겨 나갔다.이제 한국의 마지막 키커 홍명보만 성공하면 됐다.놓칠 홍명보가 아니었다.가볍게 성공.4강이었다. 호아킨의 실축 때에 이은 두번째 우렁찬 함성이 경기장을 흔들었다.한국의 승리였다.경기를 지배하지는 못했지만 승리는 한국의 몫이었다. 전반 한국의 슈팅 단 한개.40분 문전 혼전중 페널티박스 오른쪽 외곽으로 흘러나온 공을 이영표가 왼발 슛,반대편 골포스트를 빗나간 게 전부였다. 반면 전반 중반 이후 스페인의 공세는 ‘무적함대’다웠다.전반 17분 바라하의 문전 오버헤드킥으로 처음 한국 골문을 탐색한 스페인은 23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날린 날카로운 프리킥과 27분 페르난도 모리엔테스의 골마우스 정면 헤딩슛 등 점차 공격의 빈도를 높여갔다.두번의 슛 모두 골키퍼 이운재의 선방이 없었다면 골을 허용했을 아찔한 순간이었다. 전반 31분 결국 김남일 대신 이을용을 교체투입,미드필드에 힘을 보탰지만 스페인의 혼신을 다한 공격은 여전히 한국 진영을 흔들었다. 전반 종료 직전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쏜 이에로의 문전 헤딩슛으로 전반을 마감한 스페인은 후반 들어서도 공세를 계속했다. 후반 4분 문전 프리킥 상황에서 뒤엉킨 채 공중볼을 마크하던 김태영의 몸을 맞고 공이 한국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어이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하지만 스페인 선수의 파울이 먼저였다.노골 선언.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긴 한국의 반격이 시작됐다.9분 오른쪽 측면을 휘저은 박지성의 돌파가 효과가 있었다. 후반 20분 골포스트 왼쪽에 버티고 서 있던 박지성의 왼발 터닝슛.골키퍼 이케르카시야스의 돋보이는 선방.관중석에서 아쉬운 탄성이 하늘을 갈랐다. 하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었다.기회는 다시 찾아올 터.물론 연장이 기회일 수도 있었지만 승부차기의 주역 이운재가 기다리고 있었다. 광주 류길상기자 ukelvin@
  • [월드컵 관전기] 뚝배기 기질의 승리

    그렇게도 열망하던 4강 신화를 드디어 광주구장에서 이루어냈다.민주화의 성전인 ‘광주’로 4강전의 무대가 옮겨졌을 때부터 국민 정서는 최상의 기운을 예감할 수 있었다.히딩크라는 탁월한 지도자 아래 똘똘 뭉친 선수들의 뜨거운 투혼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22일 한국의 승리,4강 돌파는 무엇보다도 탁월한 지도력에 의해 다져진 선수들의 뛰어난 체력과 기동력이라는 두 요소가 투혼을 불지르면서 이루어낸 값진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렇게 기분이 찢어지게 좋은 감동의 날도 우리 역사에서 그리 흔치 않았다.이날의 감격이 국민 개개인의 가슴에 영원히 새겨질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4700만 국민은 물론 570만 해외동포까지 한마음으로 일치단결한 성원 또한 이 기적을 이루어낸 밑거름이다.조국 광복을 맞아 태극기를 들고 거리로 쏟아져 나왔던 그날 이후 반세기 만에 한반도를 들썩이게 한 함성은 광기도,거품도 아니었다. 6월의 ‘붉은악마’돌풍은 이 땅에서 질곡의 한 역사를 씻어냈다.이른바 레드 콤플렉스를 날려버린 것이다.이 기세로 한반도통일이라는 국운진작으로까지 그 기맥이 뻗쳐나가기를 소원해 본다. 부정부패로 얼룩진 정치 현실과 지역감정을 극복하는 대안으로서도 오늘의 승리는 더욱 값진 교훈을 남기게 될 것이다. 한국의 승리에 앞서 길거리 응원 인파가 500만명을 넘어섰다는 사실만으로도 전세계가 깜짝 놀랐다고 한다.결코 허풍도 과장도 없이 일치단합한 민족 정신의 힘을 새롭게 과시한 것이다.월드컵 시작전 한 설문조사의 통계에서는 지구촌 시민의 한국 인지도가 채 20%도 안 됐다고 한다.이런 점에서 이번 4강 진출은 전지구촌 가족의 안방에 ‘한국’이라는 이미지를 완전히 바꾸어 놓은 계기가 되었을 줄 믿는다. 한국,한국인이 결코 쉽게 끓고 쉽게 사그라드는 ‘냄비기질’이 아니라 신바람만 타면 이루어내지 못할 것이 없는 전통적 ‘뚝배기 기질’을 가진 민족임을 보여줬다는 데서도 큰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FIFA랭킹 5위,6위,8위까지 깨끗이 꺾은 한국은 이제 4강전을 치르게 되는 상암구장을 넘어 결승전을 향해 또 한번 일본 열도로 진출하는 결실을 예감하게 된다.지금 온 국민은 거리로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여 있다.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승리를 쟁취한 것이야말로 그 ‘뚝배기’기질의 발현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광주 월드컵의 승리,반신반의했던 그 신화가 이루어짐으로써 지금 광주는 승리의 환호로 들끓고 있다.태극무늬의 금발 아가씨와 붉은악마로 금남로와 충장로가 뜨겁다.민주화의 상징 광주가 이제 또 20여년 만에 새로운 역사의 현장으로 떠오른 것도 기쁨을 감출 수 없게 한다. 그러나 온 국민이 흥분에 들끓고 언론마저 흥분에 휩싸인 이때 조금은 생각해 볼게 있다.이제 진정하고 가라앉히는 이성의 힘,지성의 논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16강전만 가도 성공”이라던 국민적 기대 수준은 이미 만족시켰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팀의 경기결과를 보도하지 않는 데 대한 북한측의 태도에 대해 자극적인 발언들이 나오는 것도 퍽 우려스럽다.지난 지방선거에서는 네덜란드인 하멜 일행이 최초로 제주도에 상륙해 강진 병영성에서 7년간 생활했던 것을 기려 하멜 기념관을 짓겠다는 공약(空約)성의 공약을 하는 후보도 있었다.하멜이 ‘하멜표류기’를 남겼다면 이후 히딩크가 한국에 와 또 하나의 기적을 남긴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끝을 모르는 히딩크 열풍도 이성의 힘,지성의 논리로 다시금 생각해야 할 때다. 피를 말리는 120분간의 혈전,드디어 우리는 해냈다.전차군단(독일)과 만나서는 스페인보다는 더 수월하지 않을까 하는 자만심도 버려야 한다.피 말리던 120분 동안의 순간들을 되새기면서 다시 한번 생각한다.이제부터는 뱀처럼 차가운 피를 수혈할 필요가 있다. 송수권/ 시인.순천대 객원교수
  • [사설] 장하다! 불굴의 투혼

    또 이겼다.도저히 믿기지 않는 승리였다.승부차기까지 가는 대혈투 끝에 따낸 귀중한 승리였다.전세계는 우리가 보여준 불굴의 투혼에 깜짝 놀라면서 오는 25일 서울 상암경기장을 주시하고 있다. 오로지 정신력의 승리였다.폭주 기관차처럼 달리는 우리 선수들과 무적함대 스페인팀은 한치의 양보도 없이 정면으로 맞붙어 불꽃을 튀겼다.지난 18일의 이탈리아전에서 쌓인 피로가 덜 풀렸을 우리 선수들이지만,사력을 다해 뛰었다.마침내 승부차기에서 이운재 골키퍼가 한골을 막은 데 이어 홍명보가 승부를 갈랐다.온 국민은 가슴 터지는 감동을 가누지 못하고 밤새 축제를 벌였다.스페인의 골문으로 120분간 내내 쇄도했던 우리 선수들과 거스 히딩크 감독,국민 모두는 월드컵 4강 신화를 창조한 주역들로 기록될 것이다.히딩크 감독의 용병술은 역시 빛났다.스페인이 수비에 치중하다 기습 공격에 나설 것을 미리 알아챈 듯했다.스페인의 기습을 방어하기 위해 전반에 이을용을 교체 투입한 다음 후반에는 젊은 선수 이천수와 노장 황선홍을 기용,스페인의 골문을줄기차게 두들겼다.운도 좋았다.스페인이 쏜 슛은 우리 골키퍼가 막거나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나갔다. 천신만고 끝에 얻어낸 이 날의 승리는 우리에게 새로운 전환점이 도래했음을 알린다.관중들이 그려낸 ‘프라이드 오브 아시아’(아시아의 자존심)라는 말처럼 우리가 아시아를 대표하며,세계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선언한 것이다.게다가 경기가 열린 빛고을 광주가 어디인가.지난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민주주의를 이끈 성지다.이곳에서 터져나온 기쁨과 환희의 외침은 우리나라가 과거의 질곡을 모두 벗고 앞으로 하나가 되어 나갈 수 있음을 예고해 준다. 붉은악마들의 목소리는 전과 마찬가지로 우렁찼다.그들의 응원은 6월의 높은 하늘로 메아리치며 울려 퍼졌다.그들은 경기 내내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면서 때로는 안타까움의 탄성을,때로는 열화 같은 응원의 함성을 질렀다.그들의 응원은 지친 선수들에게 힘을 북돋아주는 생명수였다. 이제 우리 앞에 놓인 경기는 두 차례뿐이다.지난 20여일간 무려 다섯 차례나 경기를 치렀다.내친 김에 4강전도 잘 치르고 결승전이 열리는 일본 땅까지 밟았으면 하는 마음이다.그러나 우리 선수들이 비록 승리의 행진을 계속하지 못하더라도 우리 모두는 좌절할 필요는 없다.아쉬움은 있겠지만 히딩크 감독과 선수들,붉은악마를 비롯한 국민 모두는 혼신의 노력을 다 쏟았고 이미 신화를 이룩했기 때문이다.우리는 이번 대회를 통해 희망과 용기를 얻었다.따라서 앞으로는 경기의 승패에 관계없이 열흘도 채 남지 않은 대회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 월드컵/박지성·김남일·김태영 ‘부상투혼’

    ‘몸은 다쳤지만 정신만은 살아 있다.’ 한국대표팀의 부상자들이 스페인과의 8강전을 앞두고 투혼을 드러내며 사기 진작에 한몫을 하고 있다. 8강전까지 진출하는 동안 치른 격렬한 ‘전투’ 속에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는 선수는 줄잡아 4명 정도. 박지성(21) 김남일(25) 김태영(32) 최진철(31) 등 하나같이 고비마다 결정적인 역할을 한 ‘알짜’들이다. 우선 지난 18일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발목을 다친 박지성.완전한 상태는 아니지만 한국의 ‘아킬레스건’으로 떠오른 페널티킥 징크스 해결사로 뛸 전망이어서관심을 모으고 있다.히딩크 감독은 첫번째 페널티킥 찬스가 무산된 미국전 직후 “우리 팀의 페널티킥 1번 키커는 박지성인데,그가 빠졌기 때문에 대신 이을용이 찼던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역시 발목이 좋지 않아 걱정을 산 ‘찰거머리 마크맨’ 김남일은 한 경기 정도 뛰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며 출장을 잔뜩 벼르는 눈치다.주로 오른쪽 허리를맡고 있지만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는 그는 대표팀이 계속 선전을 펼친다면결승까지 가는 길목에서 가장 중요한 고비인 만큼 선발로 유력한 이영표와 교체 투입되더라도 최선을 다할 각오다. 그동안 중앙의 홍명보와 함께 철벽수비를 구축해 온 김태영과 최진철 두 노장도위세만큼은 어느 누구 못잖게 강하다.코뼈가 내려앉는 중상을 입어 수술 검진까지받은 왼쪽 수비 라인의 김태영은 보호대를 걸치는 한이 있더라도 그라운드에 나서겠다는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또 이탈리아전에서 ‘격투기’를 방불케 하는 치열한 몸싸움 끝에 탈진해 버린 최진철도 자신감만큼이나 회복 속도가 빨라 여전히 오른쪽 방어에 온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송한수기자 onekor@
  • 월드컵/대한매일광장 응원 명소로

    서울 태평로 대한매일신보사 사옥의 광장이 월드컵 응원의 명소로 떠올랐다. 지난 10일 대한매일의 양면 전광판을 통해 월드컵 미국전을 생중계하면서부터 이곳에는 ‘붉은악마’를 비롯한 응원 인파가 대거 몰려 열렬한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양면 전광판을 통해 생생히 중계되는 태극전사들의 투혼은 거리의 ‘붉은 응원단’을 한껏 달아오르게 했다. 10일 첫 중계 때부터 1300여평 규모의 광장을 가득 메운 1만여명의 붉은 응원단은 14일 포르투갈전,18일 이탈리아전 때도 드라마 같은 멋진 한판의 승부를 만끽했다.오는 22일 4강 진출을 겨룰 스페인전도 생중계한다. 특히 국내에서 유일한 18m 높이의 양면 전광판은 붉은 응원단들의 위치 선정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대한매일 광장을 비롯,서울 파이낸스센터 광장,서울시 의사당 앞길,서울시청 옆 인도에서도 최적의 상태에서 시청이 가능하다.때문에 다른 곳보다 더 질서정연하게 응원전이 펼쳐진다.또 광화문과 시청 앞에서 이뤄지는 응원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도 하고 있다. 대한매일은 전광판 아래에 임시무대를 설치,‘붉은악마’들의 응원에 최대한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현란한 조명 속에서 대형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대∼한민국’ 응원 구호나 ‘오 필승 코리아’ 응원가는 붉은 응원단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게 한다. 화장실 이용에도 거의 불편이 없는 점이 장점이다.사옥 내 화장실이나 이동식 화장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중계 때마다 대한매일 광장을 찾고 있는 덕성여대 3학년 박선영(22)양은 “다른 거리의 응원에 비해 쾌적한 공간에서 응원단이 맘껏 어울릴 수 있어 진짜 ‘축제’에 참석한 듯한 착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 월드컵/ “4강도 문제없다”빛고을 함성

    ‘빛고을에서 4강 간다.’ 18일 한국이 막판 무서운 투지로 강호 이탈리아를 꺾자 길거리 응원에 나선 광주시민들은 “광주에서 스페인을 제물로 4강 가자.”며 승리의 함성과 축포로 밤하늘을 수놓았다. 광주 시민들은 “대표팀이 이탈리아전에서처럼 투혼을 발휘한다면 스페인을 못잡을 이유가 없다.”며 “광주는 4강 신화의 땅이 될 것”이라며 기뻐했다. 우리 대표팀은 오는 22일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스페인과 4강 티켓을 놓고 ‘외나무 혈투’를 벌인다. 시민들은 이탈리아전이 열리기 전인 이날 낮부터 일찌감치 금남로 도청앞 광장과 상무시민공원 등에 몰려 들었다.대형 스크린을 통해 이탈리아전을 숨죽이며 지켜보던 길거리 응원단은 연장 후반 안정환이 천금의 골든골을 터뜨리는 순간 서로 얼싸안고 ‘대∼한민국,한국팀 만세’등을 목놓아 외쳐댔다. 그러나 광주에서는 8강전 준비를 위해 빨리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흘렀다. 김환(40·제조업·광주시 서구 유덕동)씨는 “스페인과의 경기때 세계의 이목이 광주로 쏠리는 만큼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는 것도 응원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이탈리아전 승리를 예상한 듯 이미 ‘빅 이벤트 8강전’을 준비해둔 상태다. 시는 도청앞 월드컵 홍보용 꽃탑을 철거하고 인근 건물에 대형 빔 프로젝트와 전광판을 설치했다.상무공원,염주체육관,무등경기장,쌍암공원 등 7곳에도 LED(발광다이오드) 전광판을 추가로 만들어 거리응원을 유도할 계획이다. 특히 광주시는 우리 팀이 4강에 진출할 경우 시내 대표적 도로를 ‘히딩크로’로 이름지어 히딩크 감독에 대한 존경을 표할 방침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사설] 이겼다! 해냈다!

    지금은 승리의 여신이 아닌,승리 그 자체를 외칠 때다.우리는 ‘이겼다’‘해냈다’고 맘껏 외칠 자격이 있다.우리,FIFA 랭킹 40위의 한국축구팀이 월드컵 세 번 우승의 이탈리아팀을 맞아 연장전 사투 끝에 극적으로 역전승,8강에 올랐다.모든 승리에는 기쁨과 눈물의 요소가 있지만,16강전에서 태극전사들이 펼친 역전승은 4700만 온 국민을 미증유의 환희, 그리고 눈물에 젖게 했다. 역사적인 16강 소원을 성취한 우리 팀은 이날 건곤일척의 기개로 공격적 축구를 펼치고자 했다.그러나 결정적 기회를 놓치면서 이탈리아팀에 리드당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연출,전반 선취골을 내주고 말았다.그러나 우리 태극전사들은 주저앉지 않았다.후반 노련한 이탈리아팀의 예상을 깨고 옹골찬 기가 되살아난 우리 팀은 종료 2분을 남기고 동점골을 뽑아내 상대 간담을 서늘하게 한 뒤 연장전에서 천금의 역전골을 기적처럼 창출했다.축구 변방 신예의 투혼 앞에서 이탈리아는 흔들렸고,한국의 젊은 기운에 유럽 백전노장은 허둥댔다. 경기에 나서는 모든 팀이 다 승리를 염원하지만,이날 염원의 바다속 같은 깊이와 소용돌이치는 현장성에서 우리는 이탈리아에 앞섰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온 국민이 대이탈리아전 승리를 빌었다.빈다고 해서 그대로 되지 않음을 알면서,월드컵 결승에 다섯 번이나 진출한 상대의 객관적 전력 우세를 뻔히 알면서,우리는 승리를 빌었을 뿐아니라 믿었다.이 믿음은 승리에 한맺힌 사람의,약자 신세에 이골이 난 사람들의 억지나 맹목이 아니었다.우리는 월드컵 시작과 함께 우리 축구팀의 완벽한 변신을 목격했고,우리 사회의 돌연한 자신감 회복을 감지했고,우리나라 국운의 급격한 융성세를 예감했던 것이다. 이날 밤에도 수백,수천의 거리에서 성원의 붉은 단심을 불태운 420만명의 길거리응원단은 이런 신념의 살아 움직이는 표지가 아니고 무엇인가.우리는 월드컵 8강에 우뚝 섰다.의외의 승자로서 우리는 세계 축구사를 다시 쓰라고 말할 수 있다.승자만이 겸손하게,그러나 숨김없이 제 꿈과 야망을 말할 수 있다. 한국축구는 겸손하게, 그러나 똑바로, 세계에 외친다. 누가 우리의 4강 앞길을 막으리!
  • “꾸준한 투자로 미래준비해야 성공 보장”

    ‘앨트웰을 아시나요.’ 공중파 방송에서 월드컵을 중계할 때면 으레 TV자막에 ‘협찬 앨트웰’이란 기업상호가 비쳐진다.일반인들은 물론 재계에서조차 생소한 이름 때문에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그만큼 월드컵 마케팅을 가장 효과적으로 이뤄낸 기업으로 재계에서 평가받는다. “처음 방송 3사에 월드컵 중계를 협찬하겠다고 나섰을 때만 해도 회사 직원들마저 시큰둥했어요.” 그러나 ㈜앨트웰 황용석(54) 사장은 특유의 뚝심으로 밀어붙였다.한국 축구대표팀의 투혼을 마케팅에 접목,세계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일념 때문이었다. 황 사장은 소문난 축구 마니아다.‘서울 꿈나무 유소년축구클럽’등 기회있을 때마다 축구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월드컵도 마찬가지다.월드컵의 성공적 개최와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뜻에서 기꺼이 방송협찬에 나섰다.그게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황 사장은 “운동경기도 기업과 마찬가지로 꾸준한 투자로 미래를 준비하는 것만이 승리를 보장받는 길”이라며 “앞으로도 국내 축구 발전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앨트웰이 일반 소비자에겐 생소해도 29년 전통의 ‘아리랑공구’를 비롯해 정수기와 체형보형기(기능성 속옷) 등을 생산 판매하는, 네트워크 마케팅 분야에선 매출순위 2위를 달리고 있는 중견기업.이름 때문에 외국기업으로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순수 국내자본과 기술로 이뤄진 ‘토종기업’이다. 앨트웰(Altwell)은 ‘이타주의(Altruism)’와 ‘근원(Well)’이라는 뜻을 합쳐 지어진 합성어.즉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한다.’는 기업이념으로 ‘장학사업’과‘소년소녀 가장돕기’등 각종 사회사업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유진상기자 jsr@
  • 월드컵/미리보는 오늘 경기/스페인-아일랜드,‘무적함대 스페인’ 그물수비 뚫을까

    라울이 이끄는 스페인이냐,로비 킨의 아일랜드냐. 스페인과 아일랜드의 경기는 객관적인 전력만 비교하면 스페인의 우세가 점쳐진다.스페인은 대회 전부터 역대 최상의 멤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프랑스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등 우승후보가 줄줄이 예선에서 탈락한 이후엔 당당히 우승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랭킹도 8위인 스페인이 15위 아일랜드를 앞서있다.1차관문도 스페인은 3연승으로 쉽게 통과한 반면 아일랜드는 1승2무로 어렵사리 16강 대열에 턱걸이했다. 스페인의 최대 강점은 공격력이다.비교적 쉬운 상대를 만난 덕도 있지만 예선전에서 경기마다 3골을 기록하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하며 가볍게 B조 1위를 차지했다. 공격의 핵은 5골을 합작한 라울과 페르난도 모리엔테스 투톱.아일랜드의 포백수비진은 특히 3골을 터뜨린 골잡이 라울을 철저하게 봉쇄해야 8강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엔리케와 바라하 발레론 데페드로가 버티는 미드필드진도 아일랜드를 압도한다.다만 예선 세 경기에서 4골이나 허용한 데서 알수 있듯 상대의 기습에 수비진이 한꺼번에 흐트러진다는 게 약점이다.아일랜드로서는 스페인의 이런 허점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아일랜드도 16강에 오른 팀이 모두 그렇듯 결코 만만한 팀은 아니다.첫 경기에서 카메룬과 비기면서 어려운 출발을 했지만 독일전 무승부를 기점으로 전력이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스트라이커 로비 킨이 고비 때마다 골을 터뜨려주면서 살아났고,대회 직전 세계적인 미드필더 로이 킨의 이탈로 어수선했던 팀워크도 재정비됐다.데이미언 더프,매슈 홀런드,개리 브린 등 슈팅능력을 갖춘 선수들도 즐비하다. 특히 독일에 0대1로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 경기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린 데서 알 수 있듯 끈질긴 승부근성에서 비롯된 투혼은 눈에 드러나지 않는 강점이다.무엇보다 아일랜드의 최대 장점은 독일과 카메룬 같은 강팀을 상대로 단 두 골밖에 허용하지 않은 촘촘한 수비망이다.결국 두 팀의 경기는 스페인의 창(공격)을 아일랜드의 방패(수비)가 얼마나 막아낼 수 있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성수기자 sskim@
  • [사설] 이제는 8강이다

    이제는 8강이다.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이 신화를 일궈냈다.지난 4일 월드컵 출전 48년만에 첫 승을 따내더니 마침내 16강 진출이라는 위업을 이뤄냈다.온국민은 인천문학경기장에서 들려온 낭보에 가슴터지는 감격을 가누지 못하고 밤새 잠을 설쳤다.기원전 490년 페르시아전쟁 때 아테네의 한 병사 필리피데스가 마라톤에서 40여㎞를 내쳐 달려 전한 승전보에 아테네 시민이 보낸 열광도 우리의 것보다는 못하리라. 우리나라 대표팀은 강호 포르투갈을 맞아 한치도 뒤로 물러서지 않았다.불꽃같은 기백과 강철같은 투혼으로 90분동안 치열하게 공을 다퉜다.포르투갈은 역시 뛰어난 팀이었다.우리 대표팀은 이 경기에서 자신감을 재확인했다.국민들은 ‘대∼한민국’이라는 함성을 활화산처럼 분출함으로써 온갖 어두운 마음들을 단숨에 씻어냈다.“우리는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국민과 대표팀이 함께 가지게 된 것이라고 할 수있다. ‘붉은 악마’의 응원은 다시 한번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서울 광화문과 시청일대 등 전국 곳곳에 몰려든 붉은 악마들은 낮부터밤늦게까지 “오! 필승 코∼리아”를 외쳤다.그 목소리는 하늘 높이 울려 퍼졌고 지축마저 흔들리는 듯 했다.그들이 떠난 자리는 “언제 수십만 인파가 몰려든 곳이었나”할 만큼 모든 것이 그대로였다. 일본이 16강에 진출한 것도 매우 잘된 일이다.월드컵대회 사상 첫 아시아권 대회이자 양국 공동개최인 만큼 양국의 동반진출은 양국 국민의 거리를 좀더 가깝게 할것이다.축구를 통해 양국민이 서로를 이해한다면 그 것은 바로 스포츠가 지향하는 정신일 게다. 우리는 새 이정표를 세웠다.온국민의 염원을 모아 하나의 산을 넘었다.그러나 우리의 도전은 그치지 않아야 한다.그 과정에서 ‘공은 둥글다.’는 말처럼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위인 프랑스가 16강 진출에 실패해 눈물을 흘리며 귀국했듯이 말이다.그럼에도 우리는 대표팀,히딩크 감독,붉은 악마 3박자가 어울려 피워낸 꽃봉오리를 활짝 개화시켜야 한다.우리 모두 대한민국의 깃발을 높이 치켜들고 당당하게 세계의 중심을 향해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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