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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 경선은 ‘부정·부실선거 백화점’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 경선은 ‘부정·부실선거 백화점’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 경선은 사실상 투표함을 열어놓고 치러진 부정·부실 선거의 결정판이었다. 온라인 투표의 경우 동일한 IP에서 무더기 투표가 이뤄졌고 현장 투표에서는 동일 필체의 투표용지가 상당수 발견되는 등 대리 투표로 볼 수 있는 사례가 확인됐다. 또 당 선거관리위원회와 상의 없이 사무국 당직자가 직접 온라인 투표 시스템 개발 업체에 소스코드 수정을 주문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밖에 투표 마감 시한 이후 온라인 투표 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현장투표가 집계되는 등 투표 결과를 신뢰할 수 없는 부정들이 발견됐다. 사상 초유의 부정선거 사태로 진보 정당의 주요 가치인 도덕성에 먹칠을 한 통합진보당은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비례대표 1~3번 당선자 사퇴, 현 지도부 당권 불출마에 분당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이날 발표된 조사내용 역시 부정선거의 주체가 누구인지, 누가 개입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어 부실조사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부정·부실 선거의 첫 번째 원인은 선거를 감독·관리해야 할 선관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 데 있었다.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은 “선관위가 투표를 진행하고 보고된 결과를 집계하는 역할에 머물러 결과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부정·부실 선거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투표 관리자의 직인이 없거나 2~3장씩 붙어 있는 투표 용지가 상당수 발견됐고, 그 결과 현장투표 5455표 가운데 931표가 무효처리됐다. 더 심각한 문제는 온라인 투표 과정에서 발생했다. 온라인의 ‘투표함’이라고도 할 수 있는 소스코드가 네 차례에 걸쳐 수정된 것이다. 진보당의 투표 시스템을 개발한 한 업체 사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화면 글씨를 바꿔 달라, 후보자를 색깔로 구분해 달라, 선거 방법을 설명하는 팝업이 닫히지 않게 해 달라, 각 선거대책본부가 투표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화면을 만들어 달라는 ‘클라이언트’의 요청이 와서 그렇게 해줬다.”고 말했다. 암호화된 데이터에도 접근한 흔적이 발견됐다. 이의엽 공동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투표자들이 자기가 투표한 것을 암호화해 저장하는데 이를 풀었다.”며 “사실상 공개 투표가 돼 버린 것이고,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조 위원장은 전날 당 대표단 비공개 간담회에서 “후보자별로 시간대별 득표현황이 있는데, 다른 후보는 일정한 규칙성이 있지만 특정 후보는 소스코드를 연 것과 개표율이 급상승하는 게 일치되는 특이현상이 나타난다.”며 “이것만으로도 의혹은 충분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개의 IP에서 무더기 투표를 한 것을 부정 선거로 볼 것인가에 대해서는 당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당권파인 이 정책위의장은 “사업장의 경우 사무실별로 컴퓨터가 없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돌아가며 같은 컴퓨터로 투표를 할 수도 있다.”고 부정투표 의혹을 반박했다. 추가 조사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 한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도 충격에 휩싸였다. 이날 오전만 해도 침묵했던 민주당은 오후 대변인 논평에서 ‘충격·유감·명백한 잘못’이란 표현을 써가며 진보당을 비난했다. 문성근 대표대행도 “침묵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이 사건을 잘못된 일로 규정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당이 연일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이자 민주당 내에서는 야권연대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안동환·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투표일 되는 것과 안되는 것

    투표일 되는 것과 안되는 것

    이번 19대 총선부터 투표소를 찾는 유권자들은 누구나 투표 ‘인증샷’을 찍어서 게시할 수 있게 됐다.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인터넷 선거운동과 함께 공개적인 투표 참여 권유가 허용됐기 때문이다. 정치인은 물론 정당의 멘토, 연예인 등 저명인사들의 인증샷도 볼 수 있게 됐다. 다만 인증샷은 투표소 주변에서, 자신이 투표를 했다는 단순한 사실을 알리는 수준의 내용만 허용된다. 기표소 안에서 사진을 촬영하거나 투표용지를 찍는 것은 금지된다. 어떤 정당·후보자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지를 알리는 것은 엄격히 금지된다.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의 선거사무소, 벽보 등 선거선전물을 배경으로 한 인증샷은 물론이고 정당 및 후보자에게 투표했음을 밝혀서도 안 된다. 정당이나 후보자의 기호를 손가락으로 표시하는 장면을 촬영한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는 것도 제한된다. 최고 징역 2년이나 벌금 400만원 이하에 처해질 수 있다. 다만 정당 대표자나 후보자, 지지자들과 함께 투표소 밖에서 촬영한 사진을 올리는 것은 가능하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소 변경’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관할구역 변경이나 편리성 문제 등으로 투표소를 관행적으로 옮겨 왔지만 한때 ‘선거 참여 방해 논란’을 야기했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22.5%에 달했던 투표소 변경률을 9.1%로 줄었다. 대중교통수단이 여의치 않은 지역 선거구 1050곳과 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유권자들을 위해 버스와 승합차, 선박 등의 교통수단도 제공된다. 교통수단 이용을 원하는 장애인들의 경우 투표 당일에도 각 지역 시·군·구 선거관리위원회에 신청하면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는 거동이 어려운 장애인을 위한 1층 기표소 설치, 지적·자폐성 장애인에 대한 투표보조인 지원 등 장애인들을 위한 투표제도가 처음 도입됐다. 허백윤·이영준기자 baikyoon@seoul.co.kr
  • 경찰 선거경비상황실 가동

    경찰청은 29일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전국 267개 경찰관서에 24시간 ‘선거경비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선거대비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경찰은 앞으로 총선 당일인 다음 달 11일 오전 6시부터 개표가 끝날 때까지는 갑호비상 근무를 한다. 투표용지 인쇄소 및 보관소, 투표소 등 선거 관련 시설에 대해서는 관할 경찰서·지구대·파출소 간 비상연락체계를 구축하고 매시간 특별순찰을 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처음 실시되는 재외국민투표와 관련, 인천공항으로 기표용지가 들어올 때 공항경찰대를 지원한다. 또 선거 당일에는 1만 500여개에 달하는 투표함 회송 노선에 무장경찰관을 2명씩 배치하기로 했다. 전국 252개 개표소에는 출입구부터 개표장 입구까지 60~90명의 경찰관을 둬 개표방해 행위 등을 차단할 방침이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29일부터 공식 선거운동… 사상 첫 유권자 4000만시대

    29일부터 공식 선거운동… 사상 첫 유권자 4000만시대

    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29일 0시부터 시작됐다. 927명의 여야 후보들은 246개 지역구에서 투표일 전날인 4월 10일 밤 12시까지 13일간 유세전을 펼친다. 이번 총선에 한 표를 행사할 유권자 수는 4021만 3482명으로, 사상 처음 ‘유권자 4000만 시대’를 맞게 됐다. 여야 각 당은 29일 0시를 기해 공식 선거운동 발대식을 가진 뒤 세몰이에 나섰다. 새누리당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은 첫날 종로와 중구 등 서울 도심과 하남과 광주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16개 선거구를 찾는 강행군을 벌인다. 민주통합당 지도부도 0시 동대문에서 발대식을 가진 뒤 낮부터 광화문을 시작으로 한명숙 대표와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를 앞세운 공동 유세에 돌입한다. 앞서 여야는 28일 상대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며 본격적인 여론몰이를 시도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과 연대한 진보당의 정체성을 공격하며 야권 연대를 비판했고 민주당은 이를 색깔론이라고 일축하며 정권심판론을 부각시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지난 19∼20일 만 19세 이상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6.9%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했다. 지난 18대 총선보다 5% 포인트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20대 36.1%, 30대 47.1%, 40대 56.3%, 50대 이상 72.1% 등이다. 후보자 선택 고려사항으로는 정책·공약이 34.0%로 가장 많았고 이어 인물·능력(30.8%), 소속정당(13.8%), 주위평가(7.6%), 정치경력(4.4%), 개인적 연고(1.2%), 출신지역(0.8%) 등의 순이었다. 부재자 투표는 다음 달 5∼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실시된다. 부재자투표 신고인명부는 28일 확정됐으며 부재자투표용지 발송은 4월 2일까지 완료된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 처음 도입된 재외국민투표는 28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분관을 시작으로 다음 달 2일까지 107개국, 158개 재외투표소에서 모두 12만 3571명의 재외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된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김포뉴타운 찬반 우편투표 신뢰성 논란

    뉴타운 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찬반 의견을 묻기 위해 실시한 김포시 우편투표가 적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1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8일부터 지난달 16일까지 김포뉴타운 사업에 대한 찬반 우편투표를 실시한 결과, 반대가 12개 구역별로 7.9∼22.1% 나왔다. 시는 주민의 25% 이상이 뉴타운 사업에 반대하지 않을 경우 사업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경기도 관련 조례에 따라 예정대로 사업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투표 부적정성을 들고 나섰다. 뉴타운 주민투표 무효 비상대책위는 “기권표를 찬성에 포함시키고, 경기도 지침에는 공유지분의 경우 가장 많은 땅을 갖고 있는 주민을 대표자로 선정하도록 돼 있는 데도 위임장을 받은 토지주를 대표자로 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또 “투표 통지문을 받지 못했거나 투표용지 반송을 기권으로 보고 찬성으로 처리해 신뢰성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임용복 대책위 공동대표는 “재산에 관한 사항을 행정편의주의적으로 진행했다.”며 “직접 투표로 바꾸지 않을 경우 무효화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는 “기권을 찬성으로 한 것은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논란거리가 아니다.”며 “공유지분에 대해선 다른 지역의 사례를 참고했고, 지분소유자 전체가 찬성한 경우에만 찬성으로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김포뉴타운 사업은 2020년까지 시청 주변 구도심인 김포1동, 사우동, 풍무동 일대 200만㎡를 주거·상업·근린생활·공원 등을 갖춘 도심지역으로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美 공화당 첫 경선 1위 롬니가 아니었다

    美 공화당 첫 경선 1위 롬니가 아니었다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 첫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의 최종 개표 결과가 바뀌었다. 아이오와주 코커스 재검표 실시 결과 당초 1위로 발표됐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2위인 릭 샌토럼 전 펜실베이니아주 상원의원에게 뒤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현지 언론 ‘디모인 리지스터’가 19일(현지시간)공화당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 3일 실시된 코커스 당일 밋 롬니는 8표 차로 릭 샌토럼을 이긴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재검표를 통해 공인된 득표수는 샌토럼이 2만 9839표로 롬니(2만 9805표)보다 34표 앞섰다. 하지만 8개 선거구의 투표용지가 분실됐기 때문에 승자는 발표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롬니 선거 캠프 측은 성명을 내고 “아이오와 코커스 결과가 실질적으로 무승부였음을 다시 입증했다.”며 “우리는 샌토럼이 아이오와주에서 훌륭한 성적을 거뒀음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경선레이스 초반 최대 분수령인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국민참여경선·21일)를 앞두고 남부 출신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의 추격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상징적인 의미가 컸던 첫 경선 결과의 번복은 롬니에게 적잖은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잇단 말실수로 구설수에 오른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가 이날 경선 도전을 중단하고, 깅리치 전 하원의장 지지를 선언할 것이라고 CNN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인터넷 선거운동 전면 허용

    인터넷 선거운동 전면 허용

    4·11 총선을 앞두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한 인터넷 선거운동이 13일부터 전면 허용됐다. 투표일에 SNS 등으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거나, 투표 인증샷과 함께 ‘○○○ 후보를 찍어주세요’라는 글을 올리는 것도 가능해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3일 전체회의를 열어 인터넷 선거운동을 허용하라는 취지의 헌법재판소 결정을 존중,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용희 선거실장은 “13일부터 인터넷 선거운동 규제조항을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인터넷 홈페이지와 게시판 등에 글이나 동영상 등의 정보를 게시하거나 전자우편 또는 모바일 메신저, SNS를 이용해 언제든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공직선거법 254조 2항은 선거운동기간 전 인터넷을 통한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93조 1항도 선거일 180일 전부터는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특정 후보를 지지 또는 반대하는 행위를 못 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오프라인에서의 선거운동은 여전히 기존 법령의 규제를 받는다. 또 비용이 수반되는 인터넷 광고를 이용한 선거운동도 선거운동기간에만 가능하고, 투표일에 자신이 기표한 투표용지를 촬영해 공개하는 행위도 여전히 금지된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美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전화로 투표 결과 보고… 반상회 같은 분위기

    3일 저녁 7시(현지시간) 미국 아이오와주 디모인의 ‘라이트 초등학교’ 강당. 어두운 밤길에 찬 겨울바람을 가르며 한적한 동네의 주민들이 하나둘씩 들어섰다. 공화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해 코커스(당원대회) 투표에 나선 이 지역 공화당원들이었다. 이들은 진행요원들에게 신분증을 제시한 뒤 투표용지 하나씩을 들고 자리에 앉았다. 60여명 참석자의 대부분이 가족 단위였으며, 산책을 나온 듯 편안한 표정이었다. 일부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당원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막판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전체적으로 살벌한 투표 현장이라기보다는 마을 반상회나 초등학교 반장선거 같은 분위기였다. 올해로 네 번째 코커스 투표에 참여한다는 제프 하퍼(48)는 “퇴근 후 집에 들르지 않고 아내와 외식을 한 뒤 이곳에 왔다.”면서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과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 중 누구를 찍을지 아직 마음을 못 정했다.”고 말했다. 투표 진행을 책임진 휴이스 올슨 이 지역 공화당 의장은 “각 후보에 대한 지지 발언 기회를 후보당 1명씩에게 부여한다.”면서 “이어 비밀투표와 개표를 거쳐 그 결과를 아이오와주 공화당 본부에 전화로 보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가족단위 삼삼오오 투표 참여 라이트 초등학교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링컨 아카데미 강당에서도 100여명의 당원이 참석한 가운데 코커스 투표가 진행되고 있었다. 역시 아이오와주 전체 1700여개 선거구 중 한 곳이었다. 이곳에서는 샌토럼 전 의원에 대한 지지 발언에 나선 50대 중년 여성이 쭈뼛거리며 일어난 뒤 “사실 무슨 말을 할지 준비해 온 것은 아닌데….”라면서 소박하게 의견을 피력, 풀뿌리 민주주의의 진수를 실감케 했다. 참석자들이 각자 투표용지에 지지 후보의 이름을 적어 낸 뒤 강당 한쪽에서 개표가 진행됐다. 개표는 일부 후보의 지지자 두어 명이 참관했다. 이윽고 의장이 개표 결과를 발표하자 참석자들은 담담한 표정으로 받아들였다. 이 모든 과정이 30여분 만에 끝났다. ●투·개표 감시 느슨… 신뢰는 높아 불법·탈법선거에 대한 의심이 체질화된 한국 기자 입장에서는 투·개표에 대한 감시가 헐렁해 보이고, 전화로 투표 결과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부정이 개입될 소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으나, 참석자들의 얼굴에선 그 어떤 불신도 읽히지 않았다. 민주적 절차에 대한 단단한 신뢰가 있기에 코커스라는 미국식 민주주의가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디모인(아이오와)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2008년 촛불 꺼진 게 아니라 ‘종이 돌’이 되어 되살아나다”

    “2008년 촛불 꺼진 게 아니라 ‘종이 돌’이 되어 되살아나다”

    2008년 촛불 시위에 대한 평은 대개 두가지다. 한쪽에서는 비과학적 주장에 현혹된 종북좌파 전문 시위꾼들이 벌인 ‘광화문 습격 사건’쯤으로 본다. 다른 한쪽에서는 그 뜨거운 가슴은 알겠으나 그런다고 해서 세상이 달라지겠느냐고 되묻는다. 시위대의 순수성에 대한 의심이냐 믿음이냐의 차이일 뿐 결국 문제가 있을 때마다 촛불 들고 광화문에 모일 수는 없다는 얘기다. 한번 반짝 하고 말았다는 얘기다. 촛불 시위는 그렇게 끝나버렸는가. 이완범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 사회과학부 교수는 ‘아니다.’라고 답한다. 한번 울컥하고 분출하고 끝난 게 아니라 나름의 흔적을 남겼고, 동시에 아직도 여전히 영향력을 이어 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중연이 펴내는 계간지 ‘정신문화연구’ 겨울호에 실린 ‘2008년 촛불 시위의 영향’이란 글을 통해서다. 이 교수는 미국의 정치학자 아담 셰보르스키가 쓴 ‘종이 돌’이라는 표현을 빌려 온다. 종이 돌이란 시위 때 쓰이던 돌멩이를 비유해 쓴 표현으로 투표용지를 뜻한다. “민주화 투쟁 시대에는 군부독재를 향해 돌멩이를 던졌지만 오늘날의 저항세대는 투표에 참여해 종이 돌멩이를 날린다.”는 의미다. 선거란 것이 “종이 돌로 상처 없이 승패를 가르는 민주적이고 신사적인 절차”라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기도 하다. 이는 촛불 시위가 만족할 만큼 성공적이지 못했기 때문에 나오는 역설이다. 촛불 시위는 도심 대로의 노란색 중앙선을 밟아 볼 수 있었던 추억을 되살려 준다는 점에서 “1987년 6월 항쟁을 떠올리게 하지만” 한편으로는 “1987년 체제를 낳았던 것과 달리 2008년 체제라 불릴 만큼 파급력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고 이 교수는 진단한다. 해서 촛불 시위자들은 “정부의 보수적인 정책 기조를 변화시켰지만 그 성과를 인정하기보다 무력감을 느낀” 쪽에 가깝다. “정부의 권위주의적인 행태가 근본적으로 수정되지 않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지방선거와 무상급식 찬반투표, 그 뒤를 이은 서울시장 선거에서의 ‘예상을 뛰어넘는’ 집권 여당의 참패로 나타났다. 선거 때마다 각종 여론조사 기관들은 ‘초박빙’ ‘혼전’ 등의 분석을 내놓지만 정작 투표 결과는 번번이 이런 예측을 비켜 간다. 그래서 나온 보완책이 휴대전화 응답자를 여론조사에 포함시킨 것이었다. 그럼에도 역시나 결과는 들쭉날쭉하거나 크게 어긋났다. 이 교수는 “답은 한 가지”라며 “지금 대중들은 평소 다른 선거 때처럼 지지하는 후보에게 표를 찍어 주는 게 아니라 ‘종이 돌’을 던지고 있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는 투표 독려, 투표 인증샷 놀이 등은 ‘종이 돌’에 대한 강한 욕망을 드러낸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종이 돌이 얼마만큼 지속력과 파괴력을 갖고 있는지는 내년 총선과 대선 때 다시 한번 측정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자격미달’ 깅리치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가운데 밋 롬니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버지니아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참여 자격을 얻지 못해 논란이 일고 있다. 버지니아주 공화당은 24일(현지시간) 깅리치가 오는 3월 6일 ‘슈퍼 화요일’에 실시되는 버지니아주 프라이머리 참여를 위해 필요한 1만명의 버지니아 주민 지지 서명을 제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도 1만명의 지지 주민서명을 제출하지 못해 프라이머리 참가 자격을 얻지 못했다. 깅리치는 1만 1050명, 페리는 1만 1911명의 서명을 마감시한인 22일까지 제출했으나, 검증과정에서 유효하지 않은 서명이 다수 발견됐다는 것이다. 또 미셸 바크먼, 릭 샌토럼, 존 헌츠먼 등 다른 후보 3명은 아예 지지서명 자체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버지니아주 프라이머리 투표용지에는 공화당 대선주자 중 롬니 전 주지사와 론 폴 하원의원의 이름만 오르게 됐다. 깅리치 측은 “유권자들은 유력 후보에게 투표할 권리가 있다.”고 비난하면서 깅리치의 이름을 투표용지에 직접 써넣는 투표 방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버지니아법은 기명 투표를 금지하고 있다. 래리 새바토 버지니아주립대 교수는 “이번 사태는 깅리치에게 재앙”이라고 진단했다. 버지니아에서 선거인단 확보를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신뢰감이 훼손된 것이 더 큰 문제라는 것이다. 46명의 선거인단을 갖고 있는 버지니아는 여론조사에서 깅리치가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데다 깅리치가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러 “투표 조작” 내부 고발… 푸틴 종말 서곡?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에 대한 퇴진 시위가 7일(현지시간) 사흘째 러시아 주요 도시를 잠식했다. 경제 부진, 예산 부족 등으로 푸틴에게 반전의 기회가 없는 상황에서 푸틴의 재집권, 부정선거에 대한 민심의 분노로 촉발된 이번 시위가 ‘푸틴 종말의 서곡’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푸틴은 굳건했다. “매일 시위를 열겠다.”는 한 소셜네트워크단체의 선전포고에도 아랑곳 않고 그는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내년 3월에 치러질 대선 후보 등록 서류를 제출했다. 지난 5일 푸틴의 대통령직 복귀를 말렸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은 인테르팍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지도자들은 이번 총선에서 수많은 조작이 저질러져 선거 결과에 국민의 뜻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선거 결과를 무효화하고 새로 치러야 한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오는 10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갖자는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1만 5000명이 참가 의사를 밝혔다. 전날 수도 모스크바와 푸틴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위에서는 총 569명이 체포됐다. 특히 모스크바에서는 푸틴 지지 시위대 1만 5000여명이 ‘맞불 시위’에 나서 반정부 시위대와 충돌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대표적인 야권 지도자인 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와 진보계열인 야블로코당의 세르게이 미트로킨 당수가 경찰에 연행됐다. 내무부는 5만 1500명의 경찰과 2000명의 진압부대를 모스크바에 배치했다. 선거 조작, 시위대 구금 등을 겨냥한 미국, 영국, 프랑스,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의 비난이 고조되는 가운데 “러시아 선거는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못했다.”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발언에 대해 러시아 외무부가 “용납할 수 없다.”고 맞대응해 양국 간 외교관계도 얼어붙을 위기에 놓였다. 투표 조작을 지시받았다는 지역 선거관리위원장의 내부 고발까지 공개되면서 파문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선관위의 한 위원장은 이날 AP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감독하던 모스크바의 한 투표소에서 푸틴이 이끄는 통합러시아당이 요구한 대로 득표율 65%를 맞추기 위해 투표 결과를 조작했다고 털어놨다. 득표율 조작에는 통합러시아당뿐 아니라 다른 주요 정당도 동참했다. 이 위원장은 “총선이 시작되기 전 주요 정당 4곳의 대표들이 모여 각 당이 얼마만큼의 득표율을 가져갈지 협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 당일 선관위 직원들을 동원해 미리 기표된 투표용지를 한 번에 최대 50장씩 투표함에 넣는 식으로 선거 결과를 조작했다.”면서 “조작된 투표용지를 제외하면 집권당의 실제 득표율은 25%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푸틴없는 러시아로”… 1만명 ‘모스크바 점령’ 시위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총리의 재집권과 부정선거에 분노한 민심이 ‘모스크바 점령’ 시위로 분출됐다. 5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는 시민 1만명이 “푸틴 없는 러시아”, “푸틴은 도둑놈”이라고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도심에 쏟아진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러시아 국민은 지난 2000년 푸틴 집권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를 이끌었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경찰은 시위 진압 과정에서 300여명을 체포했다. 시위대 수백명은 대통령궁인 크렘린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건물로 행진하려다 무장경찰에 가로막혔다.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야당을 지지하는 시위대 100여명이 붙잡혔다. 이날 시위에는 인터넷에서 비판 여론을 주도해 온 대학생, 전문직 종사자가 ‘온라인 공론장’에서 뛰쳐나와 도심을 메웠다고 시사주간 타임이 전했다. 유명 블로거인 알렉세이 나발니도 체포됐다고 리아노보스티통신이 보도했다. 나발니는 이날 시위에서 확성기를 들고 “그들(정부)은 우리를 인터넷 속 햄스터라고 조롱할 수 있다. 좋다. 나는 인터넷 속 햄스터지만 그들이 우리를 두려워한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해 호응을 얻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방송에서 “우리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루지 못했다. 정부가 국민을 두려워하고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민주주의를 끝내 얻지 못할 것”이라고 개탄했다. 이번 선거에서 92석(약 20%)을 획득한 제1야당 공산당의 겐나디 주가노프 당수는 “역사상 가장 더러운 선거”라고 정부를 성토했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독일 본을 방문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러시아 국민은 부정선거, 조작 보고에 대해 전면 조사할 권리가 있다.”면서 “이번 선거는 자유선거도 아니고 공정선거도 아니었다.”고 일침을 놨다. 지난 4일 총선에서 115개의 투표소에 감시단을 파견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투표소 34곳에서 기표용지 불법 투입, 유권자 명단 조작 등 부정행위가 저질러졌다.”고 공개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선거 감시 자원봉사자인 예고르 듀다(33)는 모스크바의 한 투표소에서 선관위원장이 책상에 투표용지를 쌓아놓고 기입하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고 “명백한 형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모스크바시 선관위는 이 동영상에서 고발한 부정선거에 대해 수사관들이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격앙된 여론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푸틴 총리는 이날 의석수가 다소 감소하긴 했지만 그래도 선거 결과에 만족한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통합러시아당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것도 근거가 불명확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이날 모스크바 시내에선 통합러시아당을 지지하는 청년 1만 5000여명이 “선거결과를 조롱하는 어떤 시도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등 조직력을 과시했다. AP통신은 치안 유지를 명목으로 모스크바에 배치된 무장 경찰과 군인 수천명이 시내를 순찰 중이라고 전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과천시장 주민소환 부재자투표 시작

    과천시장 주민소환 부재자투표 시작

    여인국 과천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부재자투표가 6명의 현장 투표로 10일 시작됐다. 이번 주민소환 투표는 2007년 주민소환제도가 도입된 이후 광역화장장 유치와 관련한 김황식 전 하남시장, 2009년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김태환 전 제주도지사에 이어 세 번째다. 하지만 과천시의 경우 지역이 좁고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데다 유권자 수도 눈에 띄게 적어 하남, 제주와는 또 다른 여건을 갖고 있다. 따라서 전체 인구 5만 4707명 가운데 3분의1인 1만 8000여명만 투표에 참여하면 찬반을 가리는 개표가 가능해 사소한 변수 하나가 투표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과천선거관리위원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과천시청 대강당에 마련된 부재자투표소에서 투표를 진행했다. 오후 3시까지 단 두 명만 투표를 하는 등 이날 하루 달랑 6명의 유권자만 투표에 참여했다. 현장 투표 대상자 30명 가운데 5분의1이다. 그런데 이 6명의 숫자를 놓고 주민소환에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의 전망이 벌써부터 엇갈리고 있다. 부재자투표는 이날부터 11일까지 이틀간 실시되며 전체 부재자 투표권자는 640명이다.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610명의 타지 거주 부재자는 과천시선거관리위원회가 우편으로 보낸 투표용지에 기표한 뒤 회송용 봉투에 넣어 오는 16일까지 선관위로 보내면 된다. 주민소환에 찬성하는 주민소환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는 1만 2143명의 서명을 받아 주민소환 투표를 청구한 만큼 1만 8000명을 투표에 참여하게 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이들은 특히 과천 지역의 경우 아파트 밀집 지역이 많고, 행정 구역이 좁아 찬성 측 유권자만 결집시키더라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반대 측의 경우 주민소환 서명인 수가 당초 운동본부의 발표와 달리 선관위가 1만 2143명 가운데 9067명만 유효 서명인 수로 확인, 주민소환 투표 청구를 위한 최소 서명인 수 8207명을 간신히 넘긴 만큼 투표 열기가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주민소환 이유에 대해서도 보금자리주택 문제만 부각된 경향이 있어 시민들 간의 찬반 의견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2007년 광역 화장시설 유치에 나선 김황식 당시 하남시장의 주민소환 투표는 투표율이 31.3%에 그쳐 개표도 하지 못한 채 자동 폐기됐다. 2009년 김태환 전 제주지사의 경우는 투표율도 11%에 그치는 등 3분의1 이상 투표해야 한다는 개표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이번 투표 역시 개표를 할 수 있는 투표율 33.3%를 넘길 수 있느냐에 최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찬반 양측 선거운동원들은 이날도 차량을 이용해 시내와 주택가를 돌며 투표 참가를 독려하거나 투표에 참여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한편 이번 주민소환 투표는 16일 오전 6시~오후 8시까지 과천시내 19개 투표소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3분의1 이상이 투표하고 과반이 찬성하면 시장은 해임되고, 33.3%를 넘지 못하면 상황은 종료된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내년 총선 재외국민 첫 투표… 준비상황 들어보니

    재외교포들이 유권자로서 처음 투표에 참여하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주요국 교민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첫 참정권 행사라는 점에서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먼 거리를 이동해 투표해야 하는 등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교민사회가 정파에 따라 사분오열되고, 혼탁 조짐도 나타나는 등 적지 않은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오는 13일 시작되는 재외국민 유권자 등록을 앞두고 재외국민 투표를 관리하기 위해 파견된 중앙선관위 해외지역 선거관리위원장 2명으로부터 현지 상황을 들어본다. ■“투표장까지 車로 13시간 사전 선거운동 단속 애로” 정철교 美 LA선거관리위원장 한인회의 활동이 아주 활발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교민사회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국내 정치에 대한 관심이 고조돼 있다. 선거열기도 그만큼 뜨겁다. 지난 7~8일 이틀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주최한 재외선거관리위원장 회의에 참석한 정철교 LA 재외선거관리위원장은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인 언론을 통해 선거 방식 등을 알리고 있는데 LA에 거주하는 교민들이 워낙 선거에 관심이 많아 효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LA에 등록된 한인회만 500개 남짓이라고 전했다. 그는 무엇보다 교민들의 참여를 강조했다. 애리조나나 뉴멕시코 등에서 LA 공관으로 투표하러 가려면 자동차로 13시간이 넘게 걸린다. 영주권자들의 경우 재외국민 신고도 직접 공관에서 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움이 더 크다. 정 위원장은 “투표를 위해 생업을 포기해야 한다는 데 교민들의 불만이 많다.”면서 “그러나 국민으로서의 권리가 돈으로는 환산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LA는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의 집중 공략지다. 유권자 수가 19만 7659명, 전체 재외국민 유권자의 40%를 차지한다. 정당 지지모임도 다른 지역에 비해 활성화됐다. 현재 한나라당은 ‘한나라남가주위원회’, ‘한나라시애틀위원회’ 등 지역별로 모임을 구성했고 민주당도 ‘민주평화통일한인연합’을 통해 교민사회에서의 활동을 넓히고 있다. 이미 많은 교민단체들이 총선과 대선을 겨냥한 직간접 선거운동에 나섰다는 얘기들도 적지 않게 나돌고 있다. 선관위는 사전 선거운동을 비롯해 선거법 위반 사항을 차단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인력 부족 등으로 사실상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정 위원장은 “LA를 방문하는 정치인들이나 정당 모임, 한인회 활동이 있을 때 사전에 연락을 취해 발언의 수위를 조절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첫 참정권에 46만명 감동 교민 분열 후유증 우려도” 김기봉 日도쿄 선거관리위원장 일본 도쿄의 김기봉 재외선거관리위원장은 “난생 처음 투표를 한다는 데 일본 교민들이 설레고 있다.”며 재외국민선거를 앞둔 분위기를 전했다. “재일동포 참정권도 아직 주어지지 않아 한국 교민으로서의 투표를 매우 감격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전체 유권자가 46만 2508명이다. 김 위원장은 “재일민단에서 10만명이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일본 교민사회는 크게 민단과 조총련으로 양분돼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친북 성향의 조총련계가 선거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조총련이 현재 5만여명 정도로 파악되는데 이 가운데 핵심 멤버는 2만여명 정도이고 이들은 한국 국적을 받지 못해 투표권이 없다.”면서 “정치권에서는 유불리가 달려 있기 때문에 걱정이 많겠지만 정작 현지의 분위기는 그렇게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민사회의 분열에 대한 우려도 사전에 줄여 나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일본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는 민단 조직에서 각 정당에 ‘해외 동포들을 단합시키려면 비례대표 순번을 주겠다는 약속을 하지 말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고, 민단 간부들부터 선거에 개입할 경우 단원으로서의 자격을 박탈하겠다는 선언을 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일본 재외선거에서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언어문제를 꼽았다. 그는 “한인 2세들부터는 한국인을 멸시하는 문화 때문에 한국어를 쓰지 못했다.”면서 “재외국민 신청서와 투표용지가 모두 한국어로 돼 있는데 모국어를 몰라 난감해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유학생 등 일본어에 능통한 사람들을 채용해 안내요원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도쿄 재외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일본어에 능통한 8명을 채용했다. 또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고 문화적으로 소외된 교민들 중에는 여권이 없는 경우도 상당수여서 투표에 참여하기 위한 사전 준비사항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일본은 미국에 비해 공관까지의 거리는 가깝지만 교통 비용이 너무 비싸서 우편 신고, 교통편의 제공 등이 시급하다.”면서 “내년 총선을 치른 뒤 공직선거법 중에서 가능한 것은 과감히 규제를 풀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2020건 중 반대 1건 사외이사 ‘거수기 경영’

    2020건 중 반대 1건 사외이사 ‘거수기 경영’

    삼성·현대중공업·두산·LS·신세계·대림 등 6개 대기업 집단 총수(오너)는 해당 계열사의 등기 이사를 한 곳도 맡고 있지 않다. 그러나 총수로서의 영향력은 행사해 회사 경영에 따른 책임은 회피하면서 권한은 누리고 있는 셈이다. 지배주주의 독단적 경영을 견제하기 위해 선임된 사외이사들은 지난해 이사회 상정 안건 2020건 중 단 1건만을 부결시켰다. 사실상 거수기인 셈이다. 6일 공정거래위원회는 43개 민간 대기업 집단의 지배 구조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이사 중 총수 일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8.5%로 지난해 9.0%보다 0.5% 포인트 줄었다고 밝혔다. 총수 일가가 이사인 회사는 주력 회사거나 가족 기업 형태의 비상장회사다. 특히 삼성은 총수 일가 중 등기 이사 수가 1명에 불과해 이사회 내 총수 일가 비중이 0.31%로, 조사된 대기업 집단 중 가장 낮은 비중을 기록했다. 218개 상장사의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은 47.5%로 지난해(46.3%)보다 1.2% 포인트 증가했다. 사외이사의 평균 이사회 참석률은 87.8%로 전년(86.6%)보다 1.2% 포인트 증가했다. 그러나 시가총액 상위 100개사 중 대기업 집단 소속 79개사의 2010년 이사회 운영 현황을 보면 이사회 상정 안건 2020건 중 사외이사 반대로 부결된 안건은 0.05%(1건)에 불과하다. 2013건(99.65%)은 가결됐고 나머지 6건은 조건부 가결이나 수정 의결됐다. 공정위는 “높은 사외이사 비중에도 불구하고 지배주주의 경영을 효과적으로 감시·견제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또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를 사전 심사하고 승인하는 내부거래위원회는 23개사(10.6%)에만 설치됐다. 총수가 있는 집단은 설치 비중이 10.1%로 총수가 없는 집단의 설치 비중 15.8%보다 훨씬 낮다. 도입 여부가 자율이기는 하나 총수 일가의 사익 추구를 막고 내부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 자체가 없는 것이다. 경영진의 성과를 평가하고 적절한 보상 수준을 결정하는 보상위원회도 마찬가지다. 전체 상장사 중 설치 비중은 12.8%이나 총수가 없는 집단은 42.1%인 반면 총수가 있는 집단은 10.1%에 불과하다. 보상위원회 역시 도입 여부를 기업 자율에 맡긴다. 소수 주주의 의결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 도입은 매우 미흡하다. 집중투표제는 8개사(3.7%), 서면투표제는 25개사(11.5%)만 도입했다.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곳은 없다. 집중투표제란 2인 이상의 이사를 뽑을 때 1주마다 선임할 이사 수와 같은 수의 의결권을 주는 제도다. 예를 들어 이사 두명을 뽑는다면 1주에 2표를 부여하므로 소액 주주가 특정 후보에게 몰표를 줘 자신들이 원하는 인물을 이사로 뽑을 가능성이 커진다. 서면투표제란 주총에 참석하지 않고 투표용지에 필요한 사항을 기재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전자투표제는 주총에 참석하지 않고 전자적 방식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10·26 재보선] 휴지조각 된 부재자투표

    해마다 제 시간에 투표소로 배달되지 못해 ‘휴지조각’이 되는 부재자투표 건수가 150건 이상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권자 쪽에서 보면 좀 더 적극적인 권리 행사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에서 보면 보다 상세한 기표용지 회수에 대한 안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6일 중앙선관위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선거일 이후 도착해 무효 처리되는 부재자투표 건수가 150건 이상이다. 2008년 6월에 치러진 상반기 재·보궐선거 당시 4만 8416건의 부재자투표 중 선거일 이후 선관위에 배달된 부재자투표가 490건에 달했다. 2008년엔 588건, 2009년엔 176건이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와 재보선 때에도 164건의 부재자투표가 빛을 보지 못했다. 지난 4월 재·보선과 지난 8월 서울시 무상급식 관련 주민투표 때에도 각각 42건, 58건이 투표가 끝난 뒤 배달됐다. 부재자투표는 기표한 투표용지를 함께 받은 회송용 봉투에 넣어 우체국에 접수하거나 우체통에 넣어 선관위에 보내도록 돼 있다. 투표 종료 시각 전까지 선관위에 도착해야 유효하다. 이번 재·보선의 경우, 투표기간 설명에 ‘10월 26일 오후 8시까지 선거관리위원회에 도착되어야 함’이라고 나와 있다. 그러나 우편 배달이라는 특성 탓에 우체통에 넣을 경우 부재자투표 회송봉투가 언제 선관위에 도착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자료를 분석한 김재균 민주당 의원은 “이번 재·보선에도 무효 처리되는 부재자투표가 나올 수 있다.”면서 “우편 수집 및 배달시간 등을 고려해 ‘며칠 몇시까지 우체통에 넣어야 함’ 또는 ‘며칠 몇시까지 우체국에 접수해야 함’ 등 유권자 입장에서 언제까지 보내야 한다는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특정후보 포스터 앞 투표 인증샷 안돼요!

    특정후보 포스터 앞 투표 인증샷 안돼요!

    재·보궐선거일인 26일 유권자들이 투표할 때 꼭 유념해야 할 사항이 몇 가지 있다. 무엇보다 특정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거나 특정후보를 찍으라고 권유해서는 안 된다. 특히 ‘투표 인증샷’, 즉 투표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인터넷이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다 올릴 때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별 생각 없이 했더라도 잘못하면 공직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 투표 인증샷을 중심으로 유권자들이 혼동할 수 있는 사례들을 문답 형태로 정리한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투표날 꼭! 유의하세요 →선거일 투표 인증샷 트위터 게시 ‘여기는 ○○투표소입니다’, ‘투표했습니다’ 등 투표인증샷 단순 게시만 가능. 투표 권유, 유도 행위는 처벌. 손가락 등으로 특정 후보자의 기호 연상되는 표시도 금지. →특정 후보자 투표 권유 선거일에는 선거운동, 특정후보자에 대한 투표 권유, 유도 행위 금지. →투표지 인증샷 투표지를 촬영하면 처벌. 기표하지 않은 투표용지 촬영도 금지. →투표소 안 인증샷 투표소의 질서를 해하는 행위로 불가. 투표소 앞에서 투표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투표인증샷을 찍는 것은 가능. →선거일에 단순한 투표참여 권유 단순한 투표참여 권유 행위는 가능. 단 투표 참여를 권유, 유도하는 것만으로 특정후보에게 투표하도록 인식되는 행위는 금지. →투표 인증샷과 함께 “누구를 찍었다”는 트위터 글 그 후보자에게 투표하도록 권유, 유도하는 행위로 불가. →특정후보자의 선거벽보가 보이는 곳에서 사진을 찍어 “투표하세요”라는 등의 문구를 포함한 투표인증샷 게시 특정 후보자의 벽보가 드러나는 경우에는 그 후보자에게 투표하도록 유도하는 행위로 금지. →후보자, 정당대표자, 선거캠프에 참여한 주요인사 등과 함께 사진을 찍어 “투표하세요”라는 등의 문구를 포함한 투표 인증샷 특정 후보자에게 투표하도록 권유, 유도하는 행위로 불가. →투표 인증샷을 올리는 사람에게 서적, CD제공 등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거나 그 약속을 트위터에 올리면 정당이나 후보자와 연계하거나 후보자 거주·출신지역 등 선거구민만을 대상으로 하거나 특정 연령층이나 특정 집단·계층만을 대상으로 하는 행위는 금지.
  • [한가위 TV-예능]

    [한가위 TV-예능]

    명절 분위기를 더욱 흥겹게 띄우는 예능 프로그램. 이번 추석엔 요즘 예능의 대세인 서바이벌 오디션을 바탕으로 독특한 킬러 콘텐츠를 내세운 방송 3사의 선택과 집중이 돋보인다. ●김수희 등 트로트 가수 7명 출연 MBC는 ‘나는 가수다’의 트로트 가수 버전인 ‘나는 트로트 가수다’를 전면에 내세운다. 12일 오후 6시 10분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에는 김수희, 남진, 문희옥, 박현빈, 설운도, 장윤정, 태진아 등 국내 대표 트로트 가수 7명이 출연해 경연을 펼친다. ‘나는 가수다’의 포맷과 동일하게 20대부터 60대까지 청중평가단 500명을 모집해 공연에서 가장 감동을 준 가수 1명을 투표용지에 적어 제출하게 한 뒤 최다 득표를 한 트로트 가수 한 명을 선정한다. 13일 밤 11시 15분에는 변형 오디션 프로그램 ‘가수와 연습생’이 방송된다. 가요계 선배 가수인 김장훈, 김종서, 박명수, 장혜진, 박현빈, 휘성, 지현우, 티아라가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연습생 후배들과 함께 경연을 펼친다. 경연은 선배 가수와 후배 가수가 호흡을 맞춰 공연하는 1라운드와 연습생의 기량을 뽐내는 2라운드로 나눠 진행된다. 작곡가 조영수, 가수 BMK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스타들 커플 이뤄 탱고·불쇼 도전 SBS는 12일 오후 6시에 명절 간판 예능 프로그램 ‘스타커플 최강전’을 방송한다.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커플을 이뤄 최고의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김청과 그룹 엠블랙의 이준이 26세의 나이 차를 넘어 정열의 탱고를 선보이고, ‘서태지와 아이들’의 이주노와 걸그룹 ‘레인보우’의 재경이 불쇼에 도전한다. 13일 오후 8시 40분에는 인기 프로그램 ‘짝’의 연예인 판인 ‘스타애정촌’을 방송한다. 26세에서 35세까지의 연예인 11명이 애정촌에서 1박 2일간 합숙하며 짝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한·일 코미디 드림팀 웃음·끼 대결 KBS2는 12일 오후 7시 25분에 ‘추석특집 코미디 한-일전’을 방송한다. 양국 간 코미디의 장벽을 허물고, 코미디언들의 활발한 교류와 발전의 장을 마련해 ‘코미디 한류’를 꾀하기 위해 시도된 배틀 형식의 코미디쇼다. 한국팀은 주장 김준호를 중심으로 김병만, 박성호 등 개그콘서트의 대표 주자들이 드림팀을 이뤄 막강 일본 코미디언 군단을 상대로 치열한 대결을 펼친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이용원칼럼] 젊은이들이여, 투표가 권력이다

    [이용원칼럼] 젊은이들이여, 투표가 권력이다

    내일이면 각 대학이 개강을 한다. 많은 대학생들에게 지나간 여름방학도 힘든 시기였으리라. 학비·생활비를 버느라 ‘아르바이트’라는 명목으로 온갖 궂은 일을 줄곧 해야만 했을 게다. 그나마 등록금을 마련했다면 다시 캠퍼스로 돌아가지만, 그러지 못한 학생은 기약없는 휴학에 들어가야 할 테고. 대학생만이 아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주 발표한 데 따르면 지난해 8월과 올 2월에 졸업한 대학생 가운데 취업한 사람은 58.6%에 그쳤다. ‘20대 태반이 백수’라는 뜻으로 사용하는 ‘이태백’이 틀린 말이 아닌 셈이다. 최근에는 은행권을 중심으로 고졸 사원 채용이 확산되는 움직임 또한 보인다. 그렇지만 그 한계는 명확하다. 고졸 출신이 맡기에 적당한 업무에 대우까지 적절하게 해주는 일자리를 새로 만들어 낸 게 아니고 대졸 사원에게 맡기던 일을 일부 떼어준 데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는 ‘윗돌 빼어 아랫돌 괴기’에 그칠 공산이 크다. 결국 대학 재학생이건 졸업생이건, 고졸로 학업을 마쳤건 2011년 대한민국을 사는 젊은이 대부분이 부딪치는 건 암울한 현실이다. 하긴 이 땅의 문제만은 아니다. 영국에서는 지난 4일 런던 북부 토트넘에서 폭동이 일어나더니 순식간에 다른 대도시들로 번졌다. 처음에는 평화적이던 시위가 대규모 폭동으로 돌변한 까닭은 젊은이들의 억눌려 있던 사회적 불만이 표출했기 때문이었다. 남미 칠레에서도 지난 5월 이후 교육 개혁을 요구하는 대학생들의 시위가 이어져 지난주에는 사망자가 생겼다. 지난해 연말 튀니지에서 발화해 이집트, 리비아를 잇달아 집어삼킨 재스민 혁명 역시 그 발단은 높은 청년 실업률이었다. 현재 전 세계는 가히 젊은이들의 분노에 맞닥뜨린 상태라 하겠다. 그럼 한국 젊은이들도 폭동 또는 혁명을 일으켜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근원적인 폭력에 맞서 피와 땀과 눈물을 흘린 건 부모 세대에 이미 끝났다. 그 결과 한국사회에서 절차적 민주주의는 완성됐다. 그러므로 젊은이들이 할 일이란, 다시금 각목으로 무장하고 거리를 휩쓰는 게 아니라 부모 세대가 틀 잡아 놓은 민주제도를 제대로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젊은이들은 ‘정치적’이 되어야 한다. 정당에 가입하거나 정치행사에 기웃거리라는 뜻이 아니다. 진보·보수 한쪽을 열성적으로 편들라는 말은 더욱 아니다. 다만 이 사회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현상이 무슨 의미를 갖는지, 그에 따른 정책 결정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꾸준히 지켜보고 참여하라는 권고이다. ‘서울 무상급식’을 놓고 주민투표를 한 지난 24일 저녁 제자인 여대생이 내게 물었다. ‘오세훈 안’대로라면 ‘강남사람’들은 급식비를 내야 하고, 무상급식이면 안 내도 된다. 그런데 왜 그들은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면서까지 무상급식에 반대하느냐라고. 이 녀석 신문도 안 보는군 하는 생각에 야단을 치려다가 아차 싶었다. 그 말 자체로는 틀린 데가 없었다. 그래서 그 이유를 설명한 뒤 덧붙였다. 봐라, 강남사람들로 대표되는 기득권층은 제 이익을 지키려고 꼬박꼬박 투표한다.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보수정당 후보가 강남3구에서 몰표를 얻어 당선되지 않았느냐.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해관계에 따라 투표하는 일은 기본적인 권리이다. 그런데 왜 사회적 약자인 젊은이들은 투표는 하지 않으면서 현실만 탓하지? 민주주의 체제에서 권력은 투표용지에서 나온다. 만일 20대 투표율이 절반을 넘어서면 ‘반값 등록금’처럼 젊은이들에게 절실한 문제는 여·야 구분 없이 정치권에서 즉각 해결해 줄 것이다. 20대 투표율이 60%, 또는 70%를 넘기면 저 정치하는 인간들은 젊은이들의 비위를 맞추려고 스스로 앞장서 다양한 복지 정책을 수립할 것이다. 다시 힌번 강조한다. 투표는 권력이다. 그 권력을 포기하는 한 젊은이 여러분은 여전히 ‘88만원 세대’요, 영원히 비주류로 자라날 수밖에 없다. ywyi@seoul.co.kr
  • 무상급식 부재자투표율 45.1%

    서울지역 무상급식 지원 범위를 가리는 주민투표의 부재자투표를 19일 마감한 결과 투표율이 45.1%를 기록했다. 18~19일 투표소에서 치러진 부재자투표에는 투표권자 1만 7208명 가운데 7766명이 참여, 이같은 투표율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6·2 지방선거 때의 부재자 투표율(53.5%)보다 낮은 것이다. 지방선거의 총 투표율은 54.5%였다. 부재자투표소 투표권자들은 양일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서울시내 30여곳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소중한 권리를 행사했다. 부재자투표소에서 투표하겠다고 신고하고도 투표를 하지 못한 경우에는 정식 투표일인 24일 투표장에 나와 부재자투표 통지서를 반납한 뒤 즉석에서 받은 새 투표용지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 부재자투표를 신고한 총 10만 2829명 가운데 주민투표 당일에야 투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거소투표 신청인은 8만 5621명이다. 거소에서 투표하기로 신고한 투표권자들은 집이나 사무실 등에서 투표용지에 볼펜 등으로 기표한 뒤 회송용 봉투에 넣어 24일 오후 8시까지 관할 자치구 선거관리위원회에 도착할 수 있도록 우편으로 송부하면 된다. 한편 주민투표 청구권자인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는 20일 청계천에서 유세하고, 차세대문화인연대와 서울사랑예술가모임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투표문화축제를 연다. 이에 맞서 ‘나쁜투표거부 시민운동본부’는 같은 날 지하철 불광역 등지에서 불참 유세전을 펼치기로 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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