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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 로또 한 주 5000원 제한… ‘토토’ 하루 베팅 30만원

    로또 판매 편의점도 줄이기로 강원랜드 초과매출 땐 과징금 전자복권 결제 계좌 이체로만 강원랜드가 앞으로 매출총량제를 어기고 초과 매출을 올리면 영업이익의 50% 범위 내 과징금이 부과되거나 최대 6개월 영업이 정지된다. 접근이 쉬운 온라인 베팅 상한선을 절반으로 낮추고 전자복권의 인터넷 결제는 계좌이체만 가능하게 된다. 정부는 14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사행산업 건전화 대책’을 발표했다. 최근 2년 동안 사행산업 시장 규모가 20조원을 넘고 우리나라 국민의 도박중독 유병률이 5.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비 2~3배 높은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정부에서 관리하는 합법 사행산업은 카지노·경마·경륜·경정·복권·체육진흥투표권·소싸움 등 총 7개다. 정부는 먼저 합법 사행산업의 매출총량제를 재설계하기로 했다. 2008년 도입된 사행산업 매출총량제는 사업장 매출액이 국내총생산(GDP)의 일정 비율을 넘지 않도록 한 것으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매출총량이 GDP 대비 0.54%다. 문제는 특정 사업장이 지정된 매출 총량을 넘겨도 이를 마땅히 제재할 방도가 없다는 점이다. 7개 합법 사행산업 중 강원랜드만 최근 4년간 매출총량을 넘겨 4725억원의 초과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강원랜드가 낸 초과부담금은 35억원이다. 정부는 관련 법을 개정해 매출총량제를 지키지 않았을 때 우선 영업이익의 50% 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방안이다. 과징금 부과에도 매출총량제가 지켜지지 않으면 최대 6개월 영업정지가 실시된다. GDP의 0.54%로 고정된 매출총량도 시장 상황, 도박 유병률 등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1일 60만원, 1회 10만원인 스포츠토토 온라인 베팅 한도는 1일 30만원, 1회 5만원으로 줄어든다. 연금복권·파워볼 등 전자복권의 1일 구매한도도 30만원에서 15만원으로 줄어든다. 내년 12월부터는 온라인에서도 살 수 있는 로또복권의 온라인 판매 비중을 5% 이내로 제한하고 1인당 일주일에 5000원어치만 살 수 있다. 정부는 로또복권을 파는 편의점 등 법인판매점도 줄일 방침이다. 경륜·경마장에서 쓸 수 있는 전자카드 사용 목표치는 5% 포인트 올린다. 사행산업의 비대화를 막고자 장외발매소도 줄일 방침이다. 장외발매소는 직접 경기장에 가지 않고도 베팅할 수 있는 곳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금투협회장 선거 본격화… 4명 출사표

    회추위 5인 구성… 내주 공모 시작 자율투표로 ‘낙하산 인사’ 어려워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연임 포기로 공석이 된 금투협 회장직에 전·현직 증권사 사장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내고 있다. 13일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회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정희동 전 KB투자증권 사장,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사장, 권용원 현 키움증권 사장이 출마 의사를 밝혀, 4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지난 12일 금융투자협회는 이사회를 열고 공익이사 3명, 외부인사 2명 등 총 5인으로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다음주쯤 선거 공고를 내서 공모를 시작하고 1월 초까지 공모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세부 일정은 아직 논의 중이다. 손 회장은 이날 금융투자 회사의 자기자본 확충을 위한 인센티브 방안과 업권별 협회 분리 등 경영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현직 대표이자 회원사 대주주이지만 “약 9.2%인 토러스투자증권사 지분을 매각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황 전 사장도 자산운용 업계는 자체 협회로 분리하겠다고 공약해, 금융투자협회가 업권별로 분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금투협은 2009년 증권업협회, 자산운용협회, 선물협회 등을 통합해 출범했다. 증권사(56), 자산운용사(169), 선물사(5), 신탁사(11) 등 241개 정회원을 비롯해 총 376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 차기 협회장은 1월 말 임시총회에서 정회원의 자율투표로 결정된다. ‘낙하산 인사’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선거는 투표권 60%를 각 회원사에 1표씩 동등하게 부여하고, 나머지 40%는 차등 투표한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연임 포기”… 판 커지는 증권가 인사태풍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연임 포기”… 판 커지는 증권가 인사태풍

    최방길·김봉수·홍성국씨 거론 임기만료 앞둔 CEO 행보 주목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연임 포기를 선언하면서 내년 초까지 진행될 증권가 ‘인사태풍’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황 회장 임기는 2개월도 채 남지 않았지만 그간 별다른 차기 회장 후보군이 거론되지 않았다. 삼성증권 사장과 우리금융지주 회장, KB금융지주 회장 등을 차례로 역임한 황 회장이 금융권 거물인 데다 업계 평가도 긍정적이라 연임 도전 시 경쟁하는 게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 회장이 지난 4일 연임 포기와 함께 차기 회장 선거 불출마를 밝히면서 후보군이 조만간 등장할 전망이다. 특히 금투협회장 선거는 다른 금융협회와 달리 정부 입김이 적어 눈치를 살필 필요가 없다. 증권·자산운용·선물·부동산신탁 등 240여개사로 구성된 금투협은 회장 선거 시 투표권 60%를 각 회원사에 1표씩 동등하게 부여한다. 또 비밀선거로 치러져 정부가 미는 인사가 당선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선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김봉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사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최 전 대표는 2015년에도 금투협회장에 도전해 면접 심사까지 올랐지만 황 회장에게 고배를 마셨다. 지난 10월에는 거래소 이사장에 응모해 최종 2인 후보자로 선정됐지만 정지원 이사장에게 밀렸다. 김 전 이사장은 2009~13년 민간인 출신 최초로 거래소 수장을 맡았다.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에만 30년간 몸담았던 홍 전 사장은 최근 인선이 완료된 IBK투자증권 사장 후보로도 거론됐다.주요 증권사 현직 최고경영자(CEO) 임기가 내년 3월까지 줄줄이 만료돼 이 중에서도 출마자가 나올 수 있다. 다만 내년 2월 임기 만료인 유상호 한투증권 사장은 황 회장의 연임 포기에도 출마 가능성이 낮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오너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이 유 사장을 10년이나 연임시킬 정도로 신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3월 임기 만료인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도 사내 임직원에게 “출마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히는 등 일찌감치 선을 그었다. 윤경은·전병조 KB증권 각자대표는 이달, 윤용암 삼성증권·나재철 대신증권·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등은 내년 3월 차례로 임기가 만료된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In&Out] ‘스포츠 선진국’ 가기 위한 조건/정태화 대한체육회 미디어위원회 위원

    [In&Out] ‘스포츠 선진국’ 가기 위한 조건/정태화 대한체육회 미디어위원회 위원

    2018 평창올림픽 성화가 매서운 추위를 뚫으며 전국을 누비고 있다.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강원도는 이미 손님 맞을 준비를 모두 마쳤다. 이제 동?하계 올림픽을 모두 치르는 일곱 번째 국가다. 부디 성공적으로 치러 대한민국의 위상을 또 한번 세계에 떨치길 기대한다. 그러자면 국민 성원이 더 보태져야 한다. 돌이켜 보면 스포츠는 국민들에게 고비 때마다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20년 전 외환위기 때 국제대회에서 우리 선수들이 전해 준 승전보와 불굴의 투혼은 실의에 빠진 국민들에게 다시 일어설 힘을 주었다. 6·15 정상회담으로 남북 대화와 협력이 물꼬를 틀 때 스포츠는 남과 북을 잇는 징검다리였다. 스포츠 드라이브 정책은 한국을 세계 10강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경제성장과 더불어 국민의 체육 수요가 크게 늘면서 스포츠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제대회 성과를 생활체육 현장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생활체육은 국민 기본권이자 국가에서 무한 지원해야 할 복지수단이다. 국민들은 ‘보는 스포츠’에 그치지 않고 스포츠 활동 참여를 통해 건강과 기쁨을 얻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국가는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품격 있게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복지국가이고 스포츠 선진국이다. 스포츠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과제가 적지 않다. 우선 연령?계층별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개발해야 한다. 100세 시대를 맞아 어르신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더 많이 보급해야 한다. 스포츠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 불우아동, 다문화가족 등 소외계층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도 따라야 한다. 국민 1인당 적정 생활체육 시설 면적은 5.73㎡이지만 3.8㎡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등산객만 늘어 산이 몸살을 앓고 있다. 겨우 52개인 공공 스포츠클럽을 기초자치단체별로 하나쯤 만들어야 한다. 시스템 개혁이라는 해묵은 과제도 빠질 수 없다. 건강한 스포츠 생태계를 갖추는 것이다. 학교체육을 생활체육 기반으로 삼고, 풍요로운 생활체육의 터전 위에서 전문선수가 배출되며, 은퇴 선수들이 스포츠 현장에서 지도활동을 펼치는 선순환 구조를 말한다. 스포츠 생태계가 건강해지면 저변 확대와 더불어 우리나라 스포츠의 국제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가끔씩 툭 불거지는 체육특기자 비리, 승부 조작, 선수 인권침해 등 적폐도 청산할 수 있다. 체육계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고 체육인의 처우를 개선하면 스포츠의 가치는 더 높아진다. 관련 학과 졸업생들이 매년 1만 3000명씩 쏟아지지만 이들의 취업률은 다른 전공자에 비해 현저히 낮다. 현장에서는 생활체육?학교 운동부 등 1만명을 웃도는 체육 지도자들이 활동한다. 대부분 계약직으로 불안정한 고용과 열악한 처우 탓에 삶의 질이 떨어진다. 운동부 해체로 선수들은 훈련보다 진로를 먼저 걱정하고, 은퇴 후 갈 곳이 마땅찮다. 정부가 다 해결할 순 없다. 체육인들 스스로 풀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게 효율적인 정책 대안이다. 현실적으로 체육단체의 종가(宗家)인 대한체육회가 주도해야 한다. 그런데 체육회는 재정 한계로 인해 개혁 동력이 부족하다. 오히려 국민체육진흥기금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어 올림픽 헌장에 명시된 국가체육기구인 국가올림픽위원회(NOC)로서 자율성마저 흔들린다. 정부와 입법 관계자들은 체육진흥투표권 수익금을 체육회에 확대 배분하자는 체육계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는 체육단체 재정 자립을 돕고, 나아가 스포츠 선진국으로 가는 초석을 다지는 길이다.
  • 이우호·임흥식·최승호씨, MBC 사장후보 3명 압축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30일 정기이사회를 열고 신임 MBC 사장 최종 후보자로 이우호 전 MBC 논설위원실장, 임흥식 전 MBC 논설위원, 최승호 뉴스타파PD를 선정했다. 방문진 이사회는 MBC 사장 공모 지원자 13명 가운데 중도 사퇴한 1명을 제외하고 12명을 대상으로 서류 심사와 표결을 거쳐 3명으로 압축했다. 방문진 이사 1명당 3표씩 투표권을 행사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군함도는 되고 위안부 기록은 안 되고… 세계유산 ‘錢의 전쟁’

    [글로벌 인사이트] 군함도는 되고 위안부 기록은 안 되고… 세계유산 ‘錢의 전쟁’

    “일본 정부가 신청한 군함도는 세계유산으로 실어 주고 일본 측이 싫어하는 위안부 기록물은 내치는 작태를 볼 때 유네스코에 공정성을 기대하는 건 무리.” 지난달 31일 유네스코(UNESCO)가 한국과 중국, 필리핀 등 8개국의 14개 민간단체가 신청한 위안부 기록물에 대한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최종적으로 보류하는 결정을 내리자 격분한 한국 네티즌들의 반응이다. 유네스코는 보류 결정에 대해 일본과 주변국의 관계를 해칠 수 있는 위안부 기록물의 등재는 좀더 관련 당사자의 토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미국이 유네스코 탈퇴를 결정하자 이스라엘도 동반 탈퇴를 밝혔고, 이에 질세라 중국은 유네스코에 대한 기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은 2019년부터 유네스코 분담금을 가장 많이 내는 나라가 될 전망이다. 교육과 과학, 문화 교류를 맡은 국제기구인 유네스코가 왜 세계열강들의 각축장이 되었는지 짚어 보았다.지난해 서울의 한양도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오르는 데 실패하자 서울시 관계자는 물론 문화재청은 큰 충격을 받았다. 서울시는 2012년 문화본부에 한양도성도감과를 설치하고 매년 60억원씩 그동안 약 300억원의 예산을 한양도성 복원에 쏟아부었다. 박원순 시장은 재작년 서울시 출입 기자들과 함께 한양도성을 직접 걸으며 세계유산 등재를 자신했다. “최대한 빨리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재신청을 하고 싶은데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이 세워지지는 않았어요. 세계유산 등재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전문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미국의 탈퇴나 중국의 영향력 강화와 같은 내부 정치의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서울시 한양도성도감과 관계자의 말이다. 세계유산이 됐다고 해서 유네스코로부터 유산 보존과 관련한 재정 지원을 받지는 못한다. 한국을 비롯한 각국이 내는 분담금은 위기에 처한 유산에 먼저 사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네스코의 세계유산 등재는 국제사회로부터 인정을 받았다는 뜻이기 때문에 국가 예산을 받는 데도 유리하고, 관광객을 모으는 효과도 크다. 한양도성처럼 역사적으로 중립적인 문화유산이 아니라 위안부 기록물이나 난징대학살 문건처럼 역사적으로 첨예한 기록유산의 등재 여부를 심사할 때는 관련국가들이 치열한 외교전쟁을 펼치게 된다. 미국이 유네스코를 탈퇴한 이유도 다분히 정치적이다. 미국은 그동안 두 차례 유네스코를 탈퇴했는데 1984년 표면적으로는 사무국의 방만한 운영을 들었지만 소련의 영향이 커지자 영국, 싱가포르와 동반 탈퇴했다. 소련 붕괴 이후 18년 만인 2002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유네스코에 재가입했다. 미국은 이번에도 다시 팔레스타인 친화적이란 정치적 이유를 들어 이스라엘과 같이 탈퇴했다. 문화적 다양성을 강조하는 유네스코는 2011년 팔레스타인을 정식 회원국으로 받아들였고, 팔레스타인과 오랜 분쟁 관계에 있는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의 우방인 미국의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유네스코의 팔레스타인 정회원 승인에 반발해 연간 7000만 달러가 넘는 분담금 납부를 끊어버렸다. 납부를 중단한 분담금은 체납금이 되었고 미국은 5억 5000만 달러의 체납금에 대한 책임을 남겨 두고 유네스코를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미국은 분담금 미납으로 2013년부터 총회 투표권을 상실했다. 미국의 탈퇴에 대해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다자외교의 상실’이라고 강조하며 “글로벌 각지의 충돌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고 사회를 찢어 놓고 있으며 미국이 이런 시점에 교육을 보급하고 평화를 촉진하며 문화를 보호하는 유엔 기구에서 탈퇴하는 것은 깊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1984년 미국의 탈퇴로 닥친 재정 위기를 당시에는 회원국들이 분담금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이겨냈다. 6년 전부터 미국이 분담금 납부를 중단하자 유네스코가 다른 회원국에 분담금을 빨리 내 달라는 독촉이 있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유네스코로부터 분담금 협조를 요청받은 나라는 알려지지 않았다. 1999년에는 동양인 최초로 일본인 마쓰우라 고이치로가 유네스코 사무총장직에 오른다. 이후 10년간 고이치로는 사무총장직을 수행했고, 이 기간에 일본은 미국을 대신해 유네스코 분담금을 가장 많이 내는 국가였다. 유네스코 분담금은 유엔과 똑같은 기준으로 각 나라에 배분되는데 한 국가가 최대한 분담할 수 있는 비율은 22%다. 미국의 재가입 이후 일본의 분담금 비율은 줄어들어 세계 2위 수준이 됐다. BBC는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와 중국의 반응에 대해 “점점 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방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최근 중국의 유적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잇따라 선정됐다. 유엔, 유네스코와 같은 국제기구는 미국의 주도로 세워졌고 미국의 세계 최강국 지위를 뒷받침하는 수단이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은 국제기구가 자신의 뜻에 따라 움직이지 않을 때는 탈퇴를 불사했다. 20세기 이후 미국의 자리였던 세계 최강국 지위를 넘보는 중국은 지난달 끝난 제19차 당 대회를 통해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위안부 기록물에 대한 유네스코 결정이 일본의 뜻대로 이뤄진 것은 한·중·일 3개국의 치열한 외교전이 결국 일본의 승리로 끝났다는 이야기다. 일본의 강력한 무기는 탈퇴를 선언한 미국(22%)의 절반가량인 분담금이었다. 유네스코 전체 분담금의 10% 수준으로 일본 정부는 거액의 자금줄을 틀어쥔 ‘유네스코의 큰손’이다. 일본은 매년 4~5월에 내는 분담금 38억 5000엔(약 376억원)을 아직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현재 국제기구에 내는 모든 분담금과 기부금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유네스코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본은 지난해에도 2015년 난징대학살 관련 기록물이 중국의 신청으로 세계기록유산이 되자 항의 차원에서 분담금 지급을 미뤄 연말에야 겨우 냈다. 미국이 탈퇴를 선언한 시점에서 일본이 쥔 분담금을 유네스코가 더욱 무시할 수 없게 되면서 일본이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네스코 관계자는 “유네스코가 현재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울 정도로 재정이 약해져 만약 일본이 분담금을 내지 않으면 빈사 상태에 놓이는 것을 일본 측은 뻔히 알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위안부 기록물 심사 과정에서 일본은 분담금을 강력한 무기로 활용했다는 이야기다. 분담금과 회원국 탈퇴는 미국, 일본과 같은 강대국이 국제기구에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단골로 써먹는 카드이기도 하다. 국제기구가 강대국의 입김에 휘둘리는 것은 유네스코만의 문제가 아니다. 특정국가의 분담금에 의지하는 현재의 국제기구 체제로는 강대국의 의사에 따라 결국 국제기구 운영이 좌우될 수밖에 없다. 중국이 미국을 넘어선 세계 최고의 강국으로 굴기(?起)하면서 분담금을 최대 비율만큼 내겠다고 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한국 유네스코 위원회 관계자는 “미국이 유네스코를 탈퇴하자 중국 측 대표가 2019년부터 중국이 분담금을 22%씩 내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중국 푸단대의 장궈홍 교수는 “중국은 힘이 커질수록 유네스코를 포함한 국제기구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네스코의 분담금은 유엔과 마찬가지로 각국의 국민소득, 외채 등 객관적 경제지표에 근거하여 산정된다. 어떤 국가의 분담률도 22%를 넘지 않으며 최빈국의 분담률도 0.001%보다 낮지 않다. 결국 국제기구 분담금은 그 나라의 국력을 보여 주는 지표다. 유네스코 관계자는 “유네스코도 태생적으로 상당한 정치적 배경 속에서 만들어졌고 미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며 “특정 국가에 의존하는 현재의 국제기구 시스템으로는 결국 강대국의 목소리가 중요한 결정을 좌우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파월 “최대 고용에 최선”… 규제완화 기대감에 美증시 최고치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하겠다.” 제롬 파월(64) 연준 이사가 2일(현지시간) ‘세계 경제대통령’ 위상을 가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의 제16대 의장에 공식 지명됐다. 파월은 이날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차기 의장 지명자로 소개된 뒤 “가능한 한 최대의 근거와 통화정책 독립이라는 오랜 전통에 기초한 객관성을 갖고 (통화정책을) 결정할 것”이라며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연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힘이 닿는 한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파월은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2007∼2009년 경기후퇴 이후 완전한 회복을 향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금융 시스템은 10년 전보다 훨씬 강하고 더욱 탄력적이 됐다”고 평가했다. 파월 지명 이후 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는 전날보다 81.25포인트(0.35%) 상승한 2만 3516.26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파월 체제의 금리 인상,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된 상승으로 보인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도 이날 현재 0.25%로 사상 최저인 기준금리를 0.5%로 인상했다. 영란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2007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이는 파월 체제의 통화정책이 ‘현행 유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탄탄한 경기 흐름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기존의 완만한 긴축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파월은 은행의 자기자본 위험투자를 막는 ‘볼커룰’ 등 금융규제에 대해선 완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을 선택한 것도 점진적 금리인상 등 기존 연준 통화정책의 연속성을 확보하면서도 자신의 공약 사항인 금융규제 완화를 추진할 적임자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취임 후 파월이 중국의 부채 규모 축소에 주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파월은 2012년 연준 이사로 선임된 이후 중국을 6차례나 언급했다. 특히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금융협회(IIF) 행사에서 신흥국 내 부채 급증이 초래하는 위협을 경고하면서 중국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연준 이사진 7명 가운데 현재 공석인 3자리의 인선에도 이목이 쏠린다. 연준 정책은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표결을 통해 결정된다. FOMC의 투표권은 모두 12명에게 주어진다. 연준 의장과 부의장을 포함한 이사진 7명과 뉴욕 연방은행장에게 고정적으로 8표가 주어지고, 나머지 지역별 연방은행장들이 돌아가며 4표를 행사하는 구조다. 현재 연준 이사진은 파월을 비롯해 재닛 옐런 의장과 레이얼 브레이너드, 랜들 퀄스 이사까지 ‘4인 체제’다. 무엇보다 ‘(전임자였던) 옐런의 2인자’ 스탠리 피셔 전 부의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조기 퇴임한 이후 부의장직이 비어 있다. 파월과 차기 의장을 놓고 경합을 벌였던 존 테일러 스탠퍼드 교수가 부의장에 지명될 가능성도 있다. ‘파월 효과’에 안도하고 있는 금융시장이 쉽게 긴장을 놓지 않고 있는 이유이다. 테일러 교수는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평가되는 파월과 달리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인물이어서다. 국내 금융권에서는 파월 이사가 연준을 이끌게 되더라도 우리에게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012년 연준 이사 취임 이후 모든 FOMC 회의에서 옐런 의장과 같은 입장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매달 100억 달러 규모의 느슨한 자산 축소와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 등 연준이 이미 천명한 정책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통상 FOMC 위원들을 매파와 비둘기파로 구분하지만, 파월은 현명한 판단을 추구해 왔기에 ‘올빼미’(Wise Owls)에 해당한다는 평가도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현 1~1.25% 수준인 기준금리를 예고대로 인상한다고 해서 우리 역시 현재 기준금리(1.25%)를 반드시 올릴 필요는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우리가) 반드시 뒤따라 가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여러 차례 밝혔다. 미국이 우리보다 금리가 높은 상황이 발생해도 단기간에 급격한 자본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고, 어느 정도는 감당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 증권시장 등에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파월 이사는 후보자 중 시장 친화적인 인물이란 점에서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그동안 옐런 의장과 비슷한 의견을 공유했기 때문에 현재의 통화정책 연속성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관련기사 15면
  • 서울시 “만 18세도 투표권 줘야”

    서울시 “만 18세도 투표권 줘야”

    선거 연령 낮춰 참정권 보장 추진 2021년까지 5년간 4868억 투입서울시가 청소년들의 능동적인 사회참여를 위해 지원 방안을 내놨다. 현재 만 19세인 공직선거권 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도록 정부에 관련법 개정을 요구하고 청소년 전용 정책 제안 시스템을 만드는 게 주요 내용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170만 서울 청소년 지원정책인 ‘청소년 희망도시 서울’ 기본계획을 2일 발표했다. 서울시가 발표한 첫 중장기 청소년 정책으로 올해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총 4868억원을 투입한다. 박원순 시장은 “청소년의 건강성과 능동성은 얼마나 사회가 건강한지를 보여 주는 지표”라며 계획 취지에 대해 밝혔다.시는 우선 촛불집회에서 나타난 청소년들의 사회참여 의지를 반영해 선거권 연령 하향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회의 법 개정이 필요한 일인 만큼 시는 외국 사례를 공유하는 대토론회 등을 통해 사회적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시는 또 청소년들이 자신과 관련된 정책 수립에 참여할 수 있도록 청소년 전용 정책 제안 시스템 ‘유스 보이스’를 만들어 2019년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청소년을 비롯한 시민들이 시스템에 접속해 청소년정책에 대한 의견을 남기면 시 담당자가 검토 후 정책에 반영하는 구조다. 지난해 시범운영한 청소년 대의기구인 ‘서울시 청소년의회’도 올해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전체 지원 예산의 57%(2780억원)를 투입해 청소년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도 대폭 확충한다. 2021년까지 현재 55곳인 시립청소년시설을 62곳으로 늘리고 공공시설 내 유휴공간을 활용해 ‘아지트’로 이름 붙인 청소년 휴식공간 25곳을 연다. 시 관계자는 “청소년시설을 학교와 연계하는 방안에 대해 앞으로 시교육청과 논의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정지원 거래소 이사장

    정지원 거래소 이사장

    정지원(55)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한국거래소 새 이사장으로 선임됐다.거래소는 31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가 단독 추천한 정 사장을 제6대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거래소 이사장은 증권·선물 회사 등 34개 회원사가 주총에서 회원 지분율(0.4∼5.0%)에 따라 투표권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선임된다. 정 이사장 임기는 2일부터 3년간이다. 정 이사장의 증권금융 사장 임기는 내년 12월까지지만, 1일 사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증권금융 사장 후보로는 유광열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거래소 본사 소재지인 부산 출신의 정 이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행시 27회 공직에 입문해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 상임위원을 거친 뒤 2015년부터 증권금융 사장을 맡았다.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는 정 이사장은 거래소 지주회사 전환, 코스닥 시장 활성화 등 과제를 안고 있다. 취임 반대 투쟁을 예고한 노조와의 관계도 개선해야 한다. 거래소는 이날 주총에서 원종석 신영증권 대표이사도 새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美하원, 北금융 봉쇄 ‘웜비어 법’ 가결… 北은 “자급자족”

    美하원, 北금융 봉쇄 ‘웜비어 법’ 가결… 北은 “자급자족”

    석유 등 모든 분야 北수출입 금지 北 노동자 고용기업 제재도 명시 제재 동참 안하면 금융지원 차단 北 “제재에 익숙… 영향 못 끼쳐” 미 의회가 북한을 미국 금융망에서 완전히 퇴출하는 초강력 대북 제재 ‘오토 웜비어 법안’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했다. 이는 중국의 기업과 은행을 제재 대상으로 정조준하는 사실상의 ‘세컨더리 보이콧’(제재국가와 거래하는 제3국 기업 등 제재)으로, 상원 통과와 입법 절차가 마무리되면 국제사회에 커다란 파급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미 하원은 24일(현지시간) 북한과 거래하는 해외 금융기관과 기업의 국제금융망 접근을 차단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오토 웜비어 대북제재법안’(HR 3898)을 찬성 415표, 반대 2표로 통과시켰다. 미 의회 전문지 더 힐 등에 따르면 애초 법안의 이름은 ‘2017 북한의 금융망 접근 방해법’이었지만, 이날 본회의에 제출되면서 ‘오토 웜비어 북한 핵 제재법’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는 북한의 인권유린 문제를 부각, 북한 정권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젭 핸서링 하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본회의 발언에서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본국 송환 후 사망한 오토 웜비어를 추모하는 의미에서 그의 이름을 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법안은 북한 거래 기업 등의 미 금융망 퇴출은 물론 석유와 섬유 등 북한의 모든 분야 수출입 금지,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는 해외 기업 제재 등을 명시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 국제 금융 기구들에서 미국의 투표권을 활용해 대북 제재에 나서지 않는 나라들에 대한 금융 지원을 금지했다. 법안을 발의한 앤디 바 하원 금융위원회 통화정책무역 소위원장은 “오토 웜비어 법안은 이전의 어떤 법안보다 광범위하고 강력한 대북 제재 내용을 담고 있다”면서 “특히 북한과 거래하는 모든 금융 기관들은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해외 은행들이 북한 정권을 지원할지 아니면 미국 및 동맹국들과 함께 평화 편에 설 것인지를 선택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에 북한의 경제 관리들은 미국 등 국제사회의 경제적 압박에 ‘자급자족’을 통한 ‘무용론’으로 맞섰다. 독일의 온라인 매체인 ‘포커스 온라인’에 따르면 북한의 김상후 북남경제협력분과 과장, 김웅호 정치경제분과 과장 등이 북한의 평양 보통강 호텔에서 가진 해외 언론과의 합동 인터뷰에서 “원자재 수입을 차단한다고 해도 우리에게는 아무 영향을 못 끼친다. 우리의 원자재로 직접 공장을 건설했다”면서 “자급자족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등 ‘자급자족’을 강조했다. 또 이들은 북한이 미국에 얼마나 희생당하는지 수차례 언급하면서 “제재에는 오래전부터 익숙해졌기 때문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무용론’을 주장했다. 이어 “북한의 모든 사람은 우리나라를 지켜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군대에 동원될 수 있다. 이것이 숫자나 통계보다 더 중요하다. 이것이 북한의 진짜 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괴물’이 된 소년들…소년법 개정·폐지가 해결책일까

    ‘괴물’이 된 소년들…소년법 개정·폐지가 해결책일까

    시작은 한 장의 사진이었다. 지난달 온몸이 피칠갑인 채로 무릎 꿇은 소녀의 모습이 공개됐다. 이 사진으로 부산에서 여중생 4명이 또래를 1시간 넘게 폭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곧이어 유사한 사건들이 곳곳에서 쏟아졌다. 충남 아산에선 여중생들이 동급생을 모텔에 감금하고 무차별 폭행했다. 강릉에서는 10대 청소년들이 해변과 자취방을 오가며 피해자를 집단 폭행했다. 그뿐만 아니다. 사건이 공론화된 후에도 가해자들은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 소년법의 목적은 처벌 아닌 교화 올해 3월 발생한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의 범인 역시 10대들이었다. 이 사건은 청소년이 저지른 범죄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논쟁을 일으켰다. 지난달 22일 범인 김모(17)양과 박모(18)양에 대한 1심 선고가 내려졌다. 주범 김양은 8세 여자아이를 집으로 유인해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한 혐의로 20년형을 선고받았다. 살인을 공모한 박양은 무기징역에 처했다. 김양이 상대적으로 적은 형량을 받은 이유는 만 17세로 소년법 적용 대상이기 때문이다. 소년법은 처벌 목적보다는 교화를 위해 제정됐다. 그렇기에 현행 소년법은 19세 미만 소년의 경우 성인과 달리 처벌을 감경해주는 조항이 있다. 소년법 제59조에 의하면 사형 또는 무기형에 준하는 범죄를 저질러도 15년형 이상 선고할 수 없다. 또한 살인과 강간, 특수강도 등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도 범행 당시 18세 미만이었다면 법정 최고형을 20년으로 제한한다. 특히 만 10~14세 ‘촉법소년’은 강력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분 대신 보호처분을 받는다. 이에 한 시민은 지난달 청와대 홈페이지에 소년법 폐지를 청원했다. 청소년이라도 중죄를 지었다면 성인과 같은 수준으로 엄벌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이다. 40만여 명에 이르는 시민이 찬성 의사를 표시했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소년범죄가 그 잔혹성으로 시민들의 공분을 샀고, 악화된 여론이 청원에도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법 개정보다는 예방과 교화에 더 초점을 맞춰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부정적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 아이들이 죄의 무게를 깨닫도록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년법상의 미온적 처벌이 더욱 끔찍한 사건을 불러일으킨다”면서 소년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청소년들이 죄를 지어도 경미한 처벌을 받거나 훈방되는 과정을 반복적으로 겪는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자신이 지은 죄의 무게를 깨닫지 못하는 역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이 그 예다. 피해자가 한차례 폭행당한 직후 경찰에 고소하자 가해자들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2차 폭행을 감행했다.표 의원은 “검사의 조건부 기소유예가 남용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봤다. 소년법 제49조에 따라 검사는 피의자가 적절한 선도·교육을 받는 조건으로 기소유예할 수 있다. 하지만 “피해자는 가해자에 대한 경미한 처벌을 지켜보면서 누구도 그들을 막을 수 없다는 무력감을 가지게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해자들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무거운 처벌을 받지 않을 거란 인식이 존재하므로 이러한 부조리를 해소하는 게 먼저”라고 표 의원은 덧붙였다. 일본은 지난 2000년 형사 책임 연령을 기존 16세에서 14세로 낮췄다. 또한, 16세 이상 청소년이 살인을 저지를 경우 형사재판에 넘길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미국 역시 18세 미만은 소년법 적용을 받지만, 강간과 살인 등 강력범죄는 예외다. 대신 교화와 갱생을 돕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소년범죄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표 의원 역시 “처벌을 강화하는 동시에 실효성 있는 교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 교도소는 학교가 아니다 아이들의 범죄 동기는 어른과 다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소년범죄의 원인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환경적 결핍’과 ‘나쁜 자극’이다. 가정환경이 좋지 않은 아이가 음란물이나 폭력적 콘텐츠를 자주 접할수록 범죄에 빠질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소년원 아이들 대부분 결손가정이란 점을 주목하면서 “인천 초등생 살해사건 범인들은 드물게 유복한 집안이었지만, 이들도 부모들이 평소 관심을 기울였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교도소는 학교가 아니기에 갱생이 불가능하다”면서 소년법을 개정·폐지하는 것은 반대했다. 다만 “적절한 교육을 통해 조기에 교화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가해자들은 사건 당시 이미 보호관찰 대상이었다. 이 교수는 “그 아이들이 제대로 보호관찰을 받아 반성하고 갱생할 수 있었다면 2차 폭행이 일어났겠냐”고 반문했다. 이어서 담당 인력이 부족한 보호관찰 시스템의 문제를 먼저 보완할 것을 제안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계적 추세로도 소년범은 성인범과 다르게 취급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미성년자에 대한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금지하고 있다. 한국 역시 이 협약을 따르고 있다. 미국은 미성년자에게도 사형 선고가 가능했으나 2005년 연방대법원이 이를 위헌이라고 선언하면서 금지됐다. 금 의원은 “미성년자에게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우려면 투표권을 비롯한 다른 영역에서도 동등한 권리를 줘야 한다”면서 형평성 문제도 거론했다. ● 손가락질 거두고 함께 고민할 때 천종호 부산가정지법 부장판사는 “소년법 논란이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을 계기로 촉발됐지만, 실상 소년법 개정으로 학교 밖 폭력을 해결할 순 없다”는 맹점을 들었다. 그보다는 “학교 밖 폭력이 가정의 해체, 공동체 붕괴 같은 ‘관계의 문제’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가정과 학교에서 얻지 못하는 위안을 또래 집단에서 대신 얻는다. 그러나 비행 청소년들이 모인 또래 집단에 들어가 더욱 심각한 일탈에 빠져들 뿐이다.창원지방법원은 2010년 창원시 진해구에 ‘청소년회복센터’를 만들었다. 일종의 사법형 그룹홈이다. 법정에서 보호처분 받은 아이들을 돌보며 밥상머리 교육을 실천하는 곳이다. 민간이 운영하고 법원이 운영비를 지원한다. 사법형 그룹홈은 ‘회복적 사법’의 일환이다. 회복적 사법은 처벌과 격리보다 치유와 회복에 더 중점을 두는 법이다. 청소년회복센터에서 소년범들을 맡아 교육한 후로 창원지법 관할 소년범 재범률은 전국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천 판사는 “우리 사회는 나쁜 아이들을 향해 손가락질만 했지, 그 아이들을 바로 세우는 방법은 고민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2011년 대구에서 한 중학생이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때도 학교폭력을 해결하고자 엄벌주의에 입각한 방안들을 쏟아냈다. 2017년에 이른 지금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그토록 끔찍한 일을 저지르기까지 어른들의 책임은 정말 없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미 프로골프투어 2016-2017시즌 올해의 선수에 토머스

    미 프로골프투어 2016-2017시즌 올해의 선수에 토머스

    저스틴 토머스(24·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16-2017시즌 올해의 선수에 선정됐다. PGA 투어 사무국은 5일 “투어 회원들의 투표 결과 토머스가 2016-2017시즌 올해의 선수에게 주는 잭 니클라우스 트로피를 받게 됐다”고 발표했다. 올해의 선수 투표는 2일 마감됐으며 지난 시즌 PGA 투어 15개 이상 대회에 출전한 회원들이 투표권을 행사했다. 상세 득표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토머스는 지난해 10월 CIMB 클래식 우승을 시작으로 올해 1월 SBS 챔피언스 토너먼트와 소니오픈, 8월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을 제패했으며 9월에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대회인 델 테크놀러지스 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며 시즌 5승을 달성했다. 지난 시즌 PGA 투어 최다승을 기록한 토머스는 페덱스컵 포인트 1위에 오르며 보너스 1000만 달러를 받아가기도 했다. 또 1월 소니오픈에서는 역대 최연소 59타를 기록했고 시즌 상금왕도 차지하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토머스는 또 포인트에 의해 선정되는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 올해의 선수도 이미 확정, 올해의 선수 2관왕에 올랐다. PGA 투어 올해의 선수와 미국프로골프협회 올해의 선수가 달랐던 것은 1991년 프레드 커플스(미국·PGA 투어 올해의 선수)와 코리 패빈(미국·협회 올해의 선수)이 최근 사례다. 토머스는 2017-2018시즌 개막전인 세이프웨이 오픈에는 불참하고 12일 말레이시아에서 개막하는 CIMB 클래식으로 새 시즌을 시작한다. 또 19일 제주도에서 막을 올리는 국내 첫 PGA 투어 정규 대회인 CJ컵에도 나올 예정이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투표함 압수·고무탄 쏜 스페인 정부… 멀고 먼 카탈루냐 독립

    투표함 압수·고무탄 쏜 스페인 정부… 멀고 먼 카탈루냐 독립

    바르사 주요 투표소 강제 진압… 경찰·주민 충돌로 38명 부상 자치정부 수반 장소 옮겨 투표… 英 등 분리독립 도화선 될까 우려 스페인 중앙정부로부터 독립을 원하는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분리·독립 찬반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가 1일(현지시간) 치러졌지만 경찰의 저지로 파행을 빚었다. 이번 투표 결과가 분리·독립을 꿈꾸는 유럽 내 다른 분리주의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는 유럽 국가들도 초조하게 사태 추이를 지켜봤다.BBC, AFP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1일 오전 9시 투표가 시작되자마자 카탈루냐 제1 도시인 바르셀로나의 주요 투표소들에서 투표용지와 투표함을 강제 압수 조치했다. 이날 투표소 곳곳에서는 투표를 지지하는 시위대와 경찰의 대치 과정에서 경찰이 곤봉을 휘두르고 고무탄을 쏘며 강제 해산하는 바람에 모두 38명이 부상해 치료를 받았다고 카탈루냐 자치정부 측이 밝혔다. 이 중 35명은 가벼운 부상이고, 나머지 3명은 좀 더 심한 부상이며,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부상자는 9명이다. 당초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이 한 표를 행사하기로 돼 있던 지로나의 투표소에서는 경찰이 유리문을 깨고 강제 진입해 투표함을 수거해 갔다. 푸지데몬 수반은 스페인 정부의 물리력 행사에 투표할 수 없게 되자 다른 곳으로 옮겨 투표권을 행사했다고 자치정부 측이 밝혔다.전날 카탈루냐 분리·독립 지지자 1만여명도 바르셀로나 스페인 광장에 모여 카탈루냐 독립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이 자리에서 푸지데몬 수반은 “10월 1일 우리는 미래와 만날 것이며 우리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투표 강행 의사를 재차 밝혔다. 자치정부 관계자는 “투표소는 준비가 됐으며 높은 투표율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그동안 고위 관리 14명이 중앙정부에 의해 체포되고, 투표용지를 압수당하기도 했다. 유럽 국가들도 투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카탈루냐 주민투표에서 분리·독립을 찬성하는 쪽이 크게 우세할 경우 이는 분리·독립을 꿈꾸는 유럽 내 다른 지역을 부추기는 계기가 돼 유럽연합(EU)의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현재 유럽에서는 영국 스코틀랜드, 벨기에 북부 플랑드르 지방, 오는 22일 자치권 강화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가 진행될 예정인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와 베네토주 등에서 분리 요구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 민감한 주제인 카탈루냐 주민투표에 대해 유럽 지도자들도 직접적 견해 표명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후 스페인 카탈루냐 자치정부에 대해 “스페인을 떠나려 하는 것은 어리석다”며 단합을 촉구했다. 바르셀로나와 헤로나, 레리다, 타라고나 등 4개의 주로 구성된 카탈루냐는 스페인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부유한 지역이다. 원래는 독자적 언어와 문화를 지닌 독립 국가였으나 1714년 스페인에 강제 병합됐다. 병합 이후 카탈루냐인들은 스페인 주류인 카스티야인들과 문화·역사·언어가 다르다는 이유로 300년간 지속적으로 분리·독립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최근 주민투표까지 강행된 것은 경제적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앙정부가 극심한 재정 적자로 긴축정책을 펴자 중앙정부에 막대한 세금을 내며 전체 예산의 19%를 책임지고 있는 카탈루냐의 불만은 커지기 시작했다. 세금은 가장 많이 내는데 중앙정부로부터 받는 예산 지원은 9.5%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후 세금을 줄여주고 자치권을 확대해달라는 요구가 스페인 중앙정부로부터 거부당하면서 갈등은 폭발했다. 카탈루냐는 2014년 분리·독립을 묻는 비공식 주민투표를 치른 결과 81%가 찬성표를 던졌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부산 원도심 4개 구 통합 건의서 제출

    부산 원도심 4개 구 통합 건의서 제출

    부산시가 원도심 4개 구 통합건의서를 지방자치발전위원회에 제출하는 등 원도심 통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부산시는 중구와 서구, 동구, 영도구 등 원도심 4개 구 통합 건의안을 29일 지방자치발전위원회에 제출한다고 28일 밝혔다. 건의서에는 1914년 부산부의 한 뿌리로 출발한 원도심의 역사와 4개 구 현황, 통합 필요성, 기대 효과 등을 담았다. 시는 건의서와 함께 원도심 발전을 위한 10대 프로젝트 사업 설명과 숙원사업 정부협조 요청 사안, 통합이 지방분권 강화와 지역 균형발전의 성공적 모델이 될 수 있다는 내용도 첨부한다. 지방분권 및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에는 광역시 내 구 가운데 인구 또는 면적이 지나치게 적은 구는 적정 규모로 통합하도록 하고 있다. 이 법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 지방의회 또는 주민투표권자 총수의 50분의 1 이상 주민이 구 통합을 지방자치위원회에 건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이후 절차는 지방자치위원회 검토를 거쳐 행정안전부가 원도심 4개 구 단체장에게 통합을 권고하고 구의회 의견청취 또는 주민투표를 거쳐 통합을 결정한다. 통합이 결정되면 구와 시 대표로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이 위원회에서 만든 통합 방안을 바탕으로 통합 구 설치법을 마련해 내년 7월 1일 통합자치구가 출범한다. 앞서 한국지방정부학회가 현대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부산 중구, 서구, 동구, 영도구에 사는 19세 이상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인구비례에 따라 표본을 할당해 전화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0.5%가 원도심 통합에 찬성하는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는 행안부의 권고 등의 절차를 거친 뒤 주민투표를 시행해 원도심 4개 구 통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19대 대선 투표, 2030 늘고 4050 줄고

    19대 대선 투표, 2030 늘고 4050 줄고

    女>男… 60대 84.1% ‘최고’지난 5월 9일 치러진 19대 대통령선거에서는 18대 대선(2012년)에 비해 20대와 30대의 투표율이 높아진 반면 40대 이상 연령층의 투표율은 하락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6일 이런 내용의 19대 대선 투표율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19대 대선에서 20대 투표율은 76.1%로 18대 대선(68.5%)보다 무려 7.6% 포인트가 높아졌다. 30대는 74.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18대 대선(70%)에 비해 4.2% 포인트 높아졌다. 생애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한 19세의 투표율은 77.7%로, 18대 대선(74%)과 비교했을 때 3.7% 포인트 올랐다. 반면 40대와 50대는 각각 74.9%, 78.6%로 18대 대선(40대 75.6%, 50대 82.0%) 때보다 낮아졌다. 60대 이상(79.1%)도 18대 대선(80.9%)보다 조금 낮았다. 19대 대선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인 연령층은 60대(84.1%)였다. 이어 70대(81.8%), 50대(78.6%), 20대(76.1%) 순이었다. 성별로 보면 여성(77.3%)의 투표율이 남성(76.2%)보다 높았다. 18대 대선에서도 여성 76.4%, 남성 74.8%를 기록하는 등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남성은 2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까지 71%대의 투표율을 보였고, 여성은 70세 이하 모든 연령층에서 77% 이상의 투표율을 나타냈다. 19대 대선의 사전투표 투표율은 26.1%를 기록했다. 연령대별로는 19세(35.3%)와 20대(35.7%) 등 젊은층에서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재외투표 신고·신청인의 투표율은 75.3%였다. 이번 분석은 선거인명부를 근거로 전체 선거인 4243만 2413명 중 436만 4417명(전체 선거인의 10.3%)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포스트 시진핑은 없다”

    “포스트 시진핑은 없다”

    주석제 부활 관측… “시 주석 임기 10년 연장 가능”왕치산(王岐山)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의 공산당 차기 지도부 유임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7일 홍콩 시사잡지 쟁명(爭鳴)이 보도했다. 쟁명은 이날 왕 서기가 높은 득표율로 25명의 정치국 위원 후보에 올랐다고 전했다. 올해로 69세인 왕 서기가 유임되면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라는 내규는 깨진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을 위한 조치로 이해된다. 그간의 내규상 시 주석은 69세가 되는 2022년 20차 당대회에서 퇴임해야 한다. 또 다른 중화권 매체는 시 주석이 마오쩌둥(毛澤東) 시대의 주석제를 부활시켜 임기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잡지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이 전국금융공작회의가 열린 지난달 14일 저녁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19기 정치국 위원에 대한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이날 투표에는 18기 중앙 및 후보중앙위원과 중국 공산당과 국무원 각 부서 담당자, 각 지방의 당정 책임자 등 512명이 참여했다. 시 주석이 508표, 왕후닝(王?寧)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이 504표, 왕 서기 501표 등 세 명만 500표 이상의 찬성을 얻었다. 예비경선 결과는 정치국 등의 평가를 거쳐 정치국 상무위원회 심의로 넘어가고, 이어 18기 7중전회(중앙위원회 7차 전체회의)에 넘겨 통과된다. 후보 35명의 득표율과 내부 평가를 종합해 정원 25명의 정치국 위원을 선출하겠다는 것이다. 18기 7중전회는 올가을 19차 당대회 직전에 열릴 예정이다. 이와 관련, 대만 중앙통신은 시 주석이 마오쩌둥 시대의 공산당 주석제를 부활시켜 임기 연장을 노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개막한 베이다이허(北戴河) 비밀회의에서 당 총서기 대신 당 중앙위원회 주석 직책을 신설하고 부주석 2명이 각각 전인대 위원장과 국무원 총리를 맡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신은 최근 두 차례의 열병식에서 시 주석이 사열 장병으로부터 ‘서우창’(首長) 대신 ‘주시’(主席) 칭호로 경례를 받은 것이 주석제 부활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당 주석직이 부활되면 2012년 당 총서기에 오른 시 주석은 2기를 완료하는 2022년의 20차 당대회 이후에도 최고지도자로서 지위를 부여받을 수 있다. 마오쩌둥 전 주석도 1945년부터 1976년까지 당 주석을 맡았다. ‘중국전략분석’ 잡지사 리웨이둥(李偉東) 사장은 “시 주석의 총서기 임기는 5년밖에 남지 않았으나 당 주석직이 신설되면 임기를 10년 연장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 공산당 당장(黨章·당헌)에 따르면 총서기는 정치국 상무위원회 소집인이지만, 그 지위나 투표권은 다른 상무위원과 같은 집단지도체제의 일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당 주석이 되면 거부권을 가지면서 당·정·군에 걸쳐 강력한 실권을 발휘할 수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타오르는 사랑나눔 열정…무더위보다 뜨겁다

    타오르는 사랑나눔 열정…무더위보다 뜨겁다

    KT&G, 협력사와 목표 초과분 이익 나눠 현대오일뱅크, 월급 1%를 나눔 기금으로수출입은행, 다문화가족지원단체 車 기증캠코, 시각장애인 위한 오디오북 제작케이토토, 불법도박 근절·예방 캠페인●KT&G KT&G가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 잎담배 농가 지원 등 활발한 상생경영을 펼치고 있다. 먼저 KT&G가 협력사들과 맺는 계약서에는 다른 회사와는 달리 ‘갑’과 ‘을’이라는 표현이 아예 없다. 지난 2013년부터 일반적으로 사용하던 ‘갑’과 ‘을’이라는 표현 대신 ‘회사’, ‘공급사’ 등으로 사내 규칙을 바꿔 사소한 관행부터 협력사들과의 동반성장을 위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KT&G는 또 협력사들에 매월 결제용 어음이 아닌 전액 현금으로 납품대금을 지급한다. 현금 유동에 어려움을 겪는 영세한 협력사들의 사정을 고려한 것. 특히 명절과 연말연시에는 협력사들에 물품대금을 예정일보다 앞당겨 지급해 이들의 자금 부담 해소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협력사의 고충을 함께하는 차원에서 계약체결 후 90일 단위로 원재료 가격 상승 시 이를 반영해 구매계약 금액을 재조정하고 있다. 아울러 목표 원가제를 도입해 목표를 초과하는 성과에 대해서는 협력사와 이익을 서로 분배하는 방식으로 상생경영에 힘쓰고 있다. 협력사 지원과 더불어 KT&G는 국내 유일의 담배기업으로서의 담뱃잎 원료를 공급하는 잎담배 농민들에게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잎담배 농사의 일손을 덜어주기 위해 임직원들이 직접 잎담배 수확을 돕고 있다. 잎담배 농사는 무더운 7∼8월에 수확이 집중돼 있고, 기계화 농업이 많이 이뤄진 다른 작물과 달리 잎을 따고 말리는 과정 대부분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게다가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농가들은 수확 철마다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임직원들의 일손은 농민들에게 소중한 도움이 되고 있다. 잎담배 농가들에 대한 KT&G의 지원활동은 이뿐만이 아니다. KT&G는 춘분기 농가들이 겪는 영농 자금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경작인별로 잎담배 예정 판매대금의 30%를 3~4월에 현금으로 사전 지급하고 있다. 또한 지난 4월에는 국내 잎담배 농민들의 복리후생 증진을 위해 4억원의 후원금을 지원했다. 이 지원금은 잎담배 경작인 1100명에 대한 종합 건강검진비와 저소득 농가 자녀 53명의 장학금으로 활용된다. KT&G는 지난해 3억원보다 지원금을 늘렸다. 지난 2013년부터 국내 잎담배 농가 지원 차원에서 시작한 이 사업을 통해 올해까지 3600여명이 혜택을 받았다.●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 1%나눔재단이 베트남 국립중앙도서관 내 유휴공간에 어린이문화도서관을 조성, 베트남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준다. 어린이문화도서관은 도서관, 악기관, 장난감관, 영상관 등의 복합공간으로 조성되며 모든 공간이 유기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설계, 베트남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게 된다. 한국과 베트남의 전통악기가 전시되는 악기관에서는 베트남 어린이들이 악기를 직접 연주해 볼 수 있고, 각종 인기 캐릭터 인형과 놀이도구 등이 비치될 장난감관은 베트남 어린이들이 양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친밀도를 높이는 기회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영상관은 한국의 뮤직비디오와 만화,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상영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베트남 국립중앙도서관 개관 100주년과 한·베트남 수교 25주년을 맞아 추진되는 교류협력사업으로 더욱 의미가 있다.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공사를 시작해 오는 11월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임직원 월급 일부를 재원으로 하는 현대오일뱅크 1%나눔재단은 국내 대기업 최초로 2012년 출범했다. 퇴직 시까지 매달 월급 1%가 공제되는 이 나눔 운동은 첫 출발부터 70%대 참여율을 기록하며 구성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제는 급여 외에도 상금·강의료·경조사비로 받은 돈 일부를 재단에 기부하는 등 현대오일뱅크 직원들의 일상과 문화가 돼가고 있다. 전사 체육대회에서 받은 상금을 내놓거나 결혼 후 돌리는 떡값 등을 아껴 기부한 직원들도 많다. 초기 70%대였던 급여 1% 나눔 참여율은 5년이 지난 현재 98%까지 올라갔다. 본격적으로 기금을 조성하기 시작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모인 기금은 75억 원에 달한다. 연평균 15억원 정도다. 협력업체도 급여 나눔에 동참했다. 대산공장 출퇴근 버스를 운영하는 성신STA를 비롯해 대동항업, 새론건설 등 지역 협력업체의 직원들이 월급의 1%를 기부하고 있다.●한국수출입은행 한국수출입은행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전국 8개 다문화가족지원단체에 차량 8대(1억6000만원 상당)를 기증했다. 홍영표 수출입은행 전무이사는 지난 18일 오후 수출입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박찬봉 사랑의열매 사무총장과 함께 한국이주노동재단 등 다문화가족지원기관 8개 단체 대표들에게 차량을 전달했다. 차량은 각 기관의 수요에 따라 준비한 승합차 4대와 경차 4대가 제공됐다. 이 기관들은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복지지원활동을 펼치는 과정에서 이동에 큰 불편을 겪고 있는 단체들로 사랑의열매가 공모를 통해 선정했다. 홍영표 전무이사는 이날 차량을 전달한 후 “수출입은행의 희망씨앗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주요 목표 중 하나가 다문화가족을 포함한 신구성원의 안정적인 정착”이라면서 “수출입은행이 제공한 차량이 다문화가족 지원사업에 유익하게 쓰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같은 규모의 차량을 기증하는 등 2011년부터 올해까지 총 9억 8600만원 상당의 차량 60대를 다문화가족지원기관 등에 기증해왔다.●캠코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는 2014년부터 지식·문화 사각지대에 있는 시각장애인의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함께 시각장애인을 위한 ‘오디오북, 마음으로 듣는 소리’를 제작하고 있다. 캠코 시각장애인 오디오북은 시즌1 65권, 시즌2 70권에 이어 시즌3 65권까지 총 200권의 오디오북이 제작됐다. 올해로 4년째를 맞는 오디오북 제작은 단순 기부나 일회성 나눔활동 대신 임직원들의 참여와 재능기부를 바탕으로 일반 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캠코형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캠코는 국내 최초로 ‘그림해설’과 ‘만화도서’를 오디오북으로 제작하는 등 다양하고 혁신적인 시도를 통해 단순한 텍스트 전달을 넘어 책 속의 그림과 상황까지 전달해 시각장애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케이토토 체육진흥투표권 스포츠토토의 수탁사업자인 케이토토가 활발한 건전화 활동으로 건강한 스포츠레저 문화 조성에 힘쓰고 있다. 케이토토는 지난달 27일 안양시청에서 FC안양 선수들과 코치들을 대상으로 승부조작과 불법스포츠도박의 심각성을 알리고, 자칫 모르고 넘어갈 수 있는 법률과 정보 등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선후배 등을 이용해 선수들에게 접근하는 불법스포츠도박 브로커의 수법과 승부조작 등으로 몰락한 선수들의 실제 사례를 공유했는데 이 자료는 교육에 참가한 선수들에게 많은 교훈과 시사점을 던졌다는 평가다. 지난달 28일에는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부산센터 및 부산동부준법지원센터와 함께 부산종합버스터미널 앞에서 불법도박 근절을 위한 예방 캠페인을 했다. 터미널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불법도박의 폐해에 관한 OX퀴즈, 다트 맞추기 등의 게임을 통해 불법도박과 도박중독의 위험성을 알렸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씨줄날줄] 교실 스마트폰 통제/황수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교실 스마트폰 통제/황수정 논설위원

    지난 3월 학부모총회. 새 담임 선생님은 학부모들을 처음 대면한 교실에서 큼지막한 가방을 교탁 위에 꺼냈다. 스마트폰 40개쯤 한꺼번에 꽂을 수 있는 보관 가방이었다. 학생들 이름과 번호가 적힌 가방 속을 열어 보이고는 “학교 예산을 더 들여 각별히 주문한 최신형”이라는 자랑을 덧붙였다. 그 자리에서 반색하지 않은 엄마는 한 사람도 없었다. 자물쇠까지 야무지게 달린 가방에 한결같이 흐뭇해진 표정들. 다들 이리 돌려 보고 저리 만져 봤던 장면이 새삼 생각난다.일본 아이치현의 작은 도시 가리야시(市). 지역 초·중등 학교들이 밤 9시 이후 학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3년 전 일이다. 학교들은 학부모 회의를 열어 밤 9시가 넘으면 자녀의 휴대전화를 학부모가 보관하도록 결의했다. 학교, 학부모와 교육 관청이 삼박자를 맞춘 강력한 실험이 지금 어떤 결과를 낳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변함없이 유효한 가치. 지역사회가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을 한마음으로 걱정했고, ‘뭐라도’ 현실적 대책을 강구했다는 사실이다. 서울시교육청도 고민했다. 그런데 방향은 딴판이다. 학생인권종합계획에 초·중·고교생 스마트폰 학내 압수를 금지하는 가이드라인을 새로 만들었다. 개인 소지품을 교사가 검사하고 압수하는 것은 학생 인권 침해라는 논리다. 많은 학부모가 할 말을 잃고 있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누구 발상인지 정책실명제를 하라”는 성토가 들린다. 만 16세부터는 교육감 선거에 참여할 투표권을 주겠다는 내용도 새 인권계획안에 들어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향한 공격이 거세다. “스마트폰 압수 금지는 학생 표심을 의식한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들이다. 배나무 밑에서 갓을 고쳐 쓴 조 교육감은 억울할 게 없다. 여성가족부가 조사했더니 청소년 14%가 인터넷·스마트폰 위험중독군이다. 피부로 느끼는 현실은 이런 수치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조회 시간마다 스마트폰을 걷는 일이 담임교사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공기계’를 제출하고는 수업시간에 몰래 인터넷을 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고 학교는 하소연한다. 학교 울타리 안에서만이라도 스마트폰과의 거리 두기는 학부모 대부분의 절실한 바람이다. 자사고를 없애려는 취지는 일반고 살리기다. 엄마들이 기를 쓰고 아이를 특목고에 보내려는 이유는 거창하지 않다. 탄탄한 면학 분위기가 최고의 덕목이다. 이런 사실을 안다면 서울시교육청이 죽을 꾀를 내고 있을 리 없다. ‘학생’ 인권과 ‘자연인’ 인권은 엄연히 다르다.
  • 폴란드 ‘사법부 장악법’ 의회 통과…경고했던 EU 리더십 다시 시험대

    폴란드 ‘사법부 장악법’ 의회 통과…경고했던 EU 리더십 다시 시험대

    폴란드 상원이 22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사법부의 독립성을 위협하는 대법원 체제 개편 법안을 가결시켰다. 이에 따라 지난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 투표 이후 결속력이 약화된 EU 리더십이 또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폴란드 상원은 이날 대법원 체제 개편법안을 찬성 55표, 반대 22표, 기권 2표로 가결시켰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이 법은 안제이 두다 대통령이 서명하면 시행된다. 대법원 개편안은 대법관의 임명 권한을 법무장관에게 이전하는 내용이 골자다. 현재는 입법, 사법, 행정부 인사들이 골고루 참여한 국가법원평의회(KRS)가 이 권한을 갖고 있으나 이제는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우파 성향 집권당 ‘법과 정의당’ 정권이 사법부를 장악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앞서 하원에서도 지난 20일 이 법안이 찬성 235표, 반대 192표로 가결됐다. 야로슬라프 카친스키 법과 정의당 대표는 “우리 사법부가 효율성과 신뢰성을 갖추려면 변화가 필요하다”고 법안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야당들은 여당의 사법부 장악 음모라며 강력 반발했고, 시민들의 반정부 집회가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1980년대 당시 공산주의 정권에 맞서 싸웠던 레흐 바웬사 전 대통령도 이날 시위에 동참해 “삼권분립을 무너뜨리는 정부의 사법부 장악에 저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란스 팀머만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9일 “폴란드 집권당의 사법개혁안은 EU 모든 회원국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EU 장관회의에서 폴란드의 투표권을 박탈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EU는 9월 25일까지 폴란드에 개혁안을 뒤집을 시간을 줄 계획이다. 하지만 폴란드 정부는 “외세에 겁먹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폴란드는 2004년 헝가리, 체코 등 다른 동구권 9개국과 함께 EU에 가입했다. 시사주간지 애틀랜틱은 “EU 집행위가 폴란드를 제재하려 해도 회원국의 만장일치에 따른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폴란드와 친한 헝가리의 반대로 제재가 어려울 것”이라며 “동구권 국가들이 EU에 대거 가입한 이후 EU의 리더십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다시 뛰는 지구촌 한인들] “치맥, 원~더풀” 200m 맨해튼 거리에 한글 간판 400개 ‘빼곡’

    [다시 뛰는 지구촌 한인들] “치맥, 원~더풀” 200m 맨해튼 거리에 한글 간판 400개 ‘빼곡’

    지난 16일 오후 어둠이 서서히 깔리면서 미국 뉴욕 맨해튼의 32번가와 5번가, 브로드웨이 사이의 코리아웨이(한국의 거리)는 미국인뿐 아니라 중국, 일본, 인도 등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젊은이들로 넘쳐났다. 길이 200m 남짓한 거리에 낯익은 400여개의 ‘한글’ 간판이 빼곡했다.된장찌개와 불고기를 파는 ‘더큰집’에는 한식을 즐기려는 젊은이들이 줄을 길게 늘어섰다. 순두부와 비빔밥을 먹고 있는 금발의 청춘들은 ‘값싸고 친절하고 특별한 맛’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치맥’을 즐기려는 이들은 우리나라 대표 치킨 전문점인 ‘BBQ’에서 치킨 고르기에 여념이 없었다. 다니엘 해먼(23)은 “한국 치킨은 미국에서 맛볼 수 없는 매력이 있다”면서 “한 달에 한두 번씩 친구들과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어눌한 말투로 ‘치맥’이라며 엄지손을 치켜들었다. 또 시원한 차림의 금발 미녀들은 네이처리퍼블릭에서 우리 화장품의 매력에 푹 빠졌다. 비비안 메릴(20)은 “미국 제품보다 천연성분이 많아서인지 품질이 좋고 가격도 싸다”면서 “코리아웨이에 있는 이곳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가수 싸이 필두로 美사회에 한류바람 맨해튼 한인타운의 변화는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전만 해도 손님 대부분은 한국인이었다. 가수 ‘싸이’를 필두로 케이팝과 드라마 등 ‘한류’가 미국 사회에 스며들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미국 젊은이들이 한인타운의 불고기와 김치, 치킨 등에 맛을 들이게 되면서 코리아웨이는 뉴욕의 어엿한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찰스 손 BBQ 매니저는 “쫄깃하고 바삭한 치킨의 맛과 드라마로 ‘치맥’이 유명세를 타면서 외국인들이 급증했다”면서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한국 문화에 대한 미국인의 관심을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인타운에서 30여년째 한식당 ‘더큰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경미 사장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이곳 한인타운은 어둡고 지저분해 미국인들이 꺼리는 곳이었다”면서 “2000년부터 ‘조폭’이 사라지고 거리가 깨끗해지면서 요즘 우리 식당 손님의 80%가 외국인”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카페베네 등 한국의 프랜차이즈가 맨해튼 한인타운에 들어서면서 이곳이 활성화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임대료 상승으로 작은 식당이나 액세서리 가게들은 문을 닫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지는 플러싱 타운… 뜨는 맨해튼 타운 맨해튼 한인타운이 넘쳐나는 외국인들로 새로운 도약기를 맞고 있지만, 플러싱의 한인타운은 명맥이 끊겨 가고 있다. 1960년대 뉴욕으로 온 한국이민 1세대들은 주거비가 싸고 맨해튼 접근성이 좋은 퀸즈 라과디아 공항 옆 플러싱으로 모여들었다. 자연스럽게 플러싱의 메인 스트리트에 한인 가게가 하나둘씩 들어섰고, 1990년에는 뉴욕시에서 세 번째 번화한 거리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플러싱의 ‘영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한인들이 자녀교육 문제로 플러싱을 떠나기 시작했다. 1990년에는 뉴욕시 한인 인구의 72%가 퀸즈에 살았으나, 2000년에는 24%로 크게 줄었다. 한인들이 떠난 자리를 중국인과 멕시코인들이 채우면서 이제 플러싱의 한인타운에는 낯선 중국 간판이 즐비하다. 또 맨해튼 브로드웨이 거리의 가발, 가방, 액세서리 한인 도매상들도 자취를 감췄다. 치솟는 임대료에다 중국과 중동 상인들의 저가 공세 때문이다. 가방을 파는 진성민(가명·57)씨는 “30년 동안 이 자리에서 장사를 했지만, 요즘처럼 어려웠던 적은 없다”면서 “이제 멕시코나 칠레 등으로 다시 이민을 떠나는 것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美 이민 신청 줄어서 2년이면 영주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반(反)이민 행정명령과 불법체류자 단속 등이 강화됐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한국인의 미국 영주권 취득이 해마다 줄고 있다. 즉 한국에서 미국에 이민 오는 사람이 줄고 있다는 의미다. 2005년 2만 6000명을 넘었던 한인의 영주권 취득이 2015년에는 2만명 이하인 1만 6976명으로 떨어졌고 올해는 더욱 급감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한국인 유입 감소는 미국 사회에서 한인 위상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뉴욕 한인들은 보고 있다. 이철우 한·미공동정책위원장은 “미국 내에서 한인 커뮤니티가 커지면 지역 상·하원이나 단체장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생긴다”면서 “그동안 미국 의회가 위안부와 동해 병기, 독도 문제 등 우리나라의 각종 현안에 귀 기울여 준 이유는 바로 지역 한인 커뮤니티의 ‘힘’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아직 크게 변화는 보이지 않지만, 앞으로 미국 사회에서 한국인의 유입 감소는 분명히 한인 커뮤니티의 약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걱정했다. 전종준 변호사는 “오히려 지금이 미국 이민의 가장 좋은 기회”라면서 “미국 행정부의 분위기는 강경해졌지만 ‘이민법’은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전 세계적으로 미국 이민 신청이 줄면서 오히려 수속이 빨라졌다고 했다. 전 변호사는 “과거에는 보통 영주권 신청부터 확정까지 3년 이상이 걸렸다”면서 “요즘은 신청자가 줄면서 2년이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격과 서류만 잘 갖춘다면 오히려 지금이 미국 이민의 적기라는 것이다.또 전 변호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시 한국청년 실업 해소를 위한 E4(기술지도) 비자를 미국 정부에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호주나 칠레, 싱가포르 등은 미국과 FTA를 체결하면서 E4 비자 1000~1500개 확보를 명문화했지만, 우리나라는 E4 비자의 언급이 없었다”면서 “이번 재협상에 나서면서 확실히 미 정부에 E4를 요구해 우리 청년들이 미국에 취업하는 길을 열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각지에 있는 우리 대사관이 이민 장려의 전초기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변호사는 “전 세계에 있는 우리 대사관에 ‘이민법’을 파악하고 연구하는 부서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예비 이민자들에게 가이드를 해 주고 정확한 이민 길라잡이를 하는 우리 정부 조직이 없다”고 말했다. 2014년 미국 버지니아 주의 동해 병기 법안 통과는 외교적 노력의 성과이기도 하지만 지역 한인사회가 ‘힘’, 즉 많은 ‘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현지에서는 보고 있다. 버지니아 주에서 투표권을 가진 한국인은 8만 4000명으로 일본인의 10배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 변호사는 “한인 인구 유입이 줄어든다면 앞으로는 버지니아 주의 동해 병기 법안 통과 같은 ‘쾌거’는 없을 것”이라면서 “문재인 정부가 미국 등 해외 이민정책에 대한 정확한 로드맵을 세워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이민 2세 ‘정체성 확립’도 시급한 문제 미국의 이민 역사가 114년을 넘어서면서 미국의 한인 이민사회도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한인 2~3세들이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나서 자라 한국의 언어뿐 아니라 문화를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한인 2세들이 늘면서 뉴욕 한인사회도 급격한 정체기를 맞고 있으며, 한인 가정에서 부모와 자식 간의 언어소통과 문화 차이로 인한 불협화음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를 위해 뉴욕한인회가 ‘이민사 박물관’ 건립에 나섰다. 김민선 뉴욕 한인회장은 “한국말과 문화에 서투른 이민 2세대는 스스로 한국인이 아니라 미국인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들에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심어 주는 방안의 하나로 이민사 박물관을 뉴욕한인회 건물 6층에 마련 중”이라고 했다. 또 자연스럽게 114년 미국 이민의 역사를 정리하는 의미도 갖는다. 예산 150만 달러(약 17억원)가 들어가는 뉴욕 이민사 박물관은 오는 10월 문을 열 계획이다. 김 회장은 “참 많은 분이 도움을 줬다. 한인회가 자체적으로 50만 달러를 모금했고, 우리 정부에서 50만 달러, 뉴욕시에서 25만 달러 등 여기저기의 도움으로 이제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이제 부족한 자료를 보충하고 어떻게 전시물을 기획할 것인가 등의 방향성만 잡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민사 박물관에는 한국전쟁기념관과 위안부관을 특별히 꾸며 우리 역사 알리기도 함께한다는 구상이다. 김 회장은 “한인 커뮤니티에 우리 2세들을 끌어들이지 못하면 아마 20년 뒤 뉴욕한인회는 없어질 수도 있다”면서 “이런 절박한 심정으로 한인회가 세대를 아우르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뉴욕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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