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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화’ 반년만에…GM노조는 왜 ‘파업 깃발’을 들었나

    한국GM은 판매부진 등으로 수년간 적자에 허덕이다 지난 5월 군산공장까지 문 닫았다. “한국 정부가 자금을 수혈해달라”던 GM본사와 “신차배정 등 자구안부터 제출하라”던 정부 간 줄다리기 끝에 정부와 GM본사, 한국GM노동조합은 고통분담에 뜻을 모으고 결국 경영정상화에 합의했다.  그로부터 반년이 지난 16일, 한국GM노조(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파업 깃발’을 꺼내들었다. 15∼16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투표에서 투표권이 있는 전체 조합원 가운데 78.2%가 파업을 위한 쟁의행위에 압찬성했다. 도대체 그간 무슨 일이 벌어진걸까.  갈등은 한국GM이 지난 7월 글로벌 제품을 위한 연구개발(R&D)신설법인을 만들겠다고 하면서 시작됐다.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 등의 부서를 묶어 기존법인에서 분리하는 것이다. 전체 한국GM노조 조합원 1만 200여명 중 3000여명이 새 회사로 옮기게 된다는 뜻이라 파장이 적잖았다.  노조는 신설법인이 생기면 그 연구개발 ‘성적’에 따라 신생조직을 쳐내거나 반대로 남게 된 생산라인의 몸집을 줄여 결과적으로 GM이 한국에서 철수할 발판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노조 관계자는 “신설법인의 경우 기존 노조 단체협약을 승계할지 유동적이라 한국에 10년 남겠다는 본사 협약이 적용될지도 미지수”라며 “굳이 법인을 나눠 갈등까지 유발하며 연구개발을 할 필요가 없는데 조직을 줄여 노조 힘을 빼려는 의도”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한국GM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국GM 측은 “단체협약 승계여부는 신설법인 구성원 동의하에 결정될 일이고 노조가 새 법인 구조조정을 우려하지만 오히려 직원을 100여명 더 뽑아 전체적인 연구개발 역량을 키워나가려는 게 본사 목표”라며 “10년간 36억달러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하자마자 철수를 준비할 이유도 없다”고 강조한다.  ‘무급휴직자 생계지원’도 대립의 한 원인이다. 군산공장 폐쇄 후 노사는 이 공장 휴직자들에게 30개월(2년 6개월)간 월 225만원의 생계보조금을 반반씩 부담해 지원하기로 했다. 한달에 4억씩 총 8억원이 들어가는데 노조 입장에서 신설법인으로 3000명이 빠지면 노조비는 물론 보조금 지원금 부담도 커진다. 이때문에 일각에선 결국 ‘노조비+보조금’이라는 돈 문제가 파업 논란의 원인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노조는 “보조금은 정부 교육훈련비 등으로 일부 충당할 방법이 있고 ‘밥그릇 지키기’가 아니라 철수와 구조조정이 근본적 문제”라며 일축한다.  한국GM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 행보에 대한 해석도 엇갈린다. 한국GM이 오는 19일 법인분리 안건을 주주총회에서 처리하려고 하자 산은은 주총 금지 가처분 신청을 최근 인천지방법원에 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이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더라도 주총에서 비토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히자 노조 측 손을 들어줬다는 해석이 상당수다. 하지만 GM측은 “10년간 한국에 남겠다는 기본협약을 의심한 발언이 아니라 단지 법인 설립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뜻”이라고 반박한다.  노조에 따르면 이번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조합원 1만 234여명 가운데 8899명이 참여했다. 조합원 수 대비 찬성률이 50%를 넘긴 만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정중지 결정을 할 경우 노조는 파업 등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노조는 지난 1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을 했고, 이에 대한 결과는 22일쯤 나올 예정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드루 베리모어 거짓 인터뷰 기사 들통나기까지

    드루 베리모어 거짓 인터뷰 기사 들통나기까지

    할리우드 스타 드루 베리모어(43)가 이집트항공의 기내 잡지에 실린 거짓 인터뷰 기사 때문에 공연한 구설수에 올랐다. 베리모어는 여섯 살 때인 1982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ET에 출연하며 스타덤에 오른 뒤 20여년 대중에게 끊임없이 노출됐지만 이번처럼 요상한 인터뷰로 시선을 끈 적은 없었다고 영국 BBC가 4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이집트항공의 기내 잡지 ‘호루스(Horus)’에 실린 거짓 기사를 맨처음 의심한 사람은 기자이며 예멘 전문가인 애덤 바론이었다. 그는 대번에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문법에 어긋난 대목도 있었고 미심쩍은 인용도 있는 것 같다며 트위터에 지난 2일 올렸다. 인터뷰 기사는 첫 대목부터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인간관계가 불안정했고 여러 차례 결혼에 실패했으며 스타로서 바쁜 삶을 영위했는데도 이 아름다운 미국 할리우드 배우는 엄마란 가장 중요한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무기한 휴가를 잠정적으로 쓰기로 결심했다”는 것이었다. 베리모어는 공식적으로 2012년 3살 연하인 윌 코펠먼과 결혼식을 올려 두 딸을 낳고 별 문제 없이 잘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의 문장들은 정말 그녀가 자신의 어머니 역할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을까 진위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난 우리 딸들을 돌보는 어떤 방법들을 의도적으로 따르지 않았으며 심리상담도 일절 하지 않았다. 난 딸들의 작은 몸집뿐만 아니라 마음을 양육하는 데만 집중했다.” “내 삶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엄마 노릇을 연기하는 것에 저항하지 않았다. 양심에 찔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라긴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산후 체중이 감소한 것에 대한 그녀의 답이었다. 그녀는 “누군가 내게 살을 빼기 위해 힘들었을 것이라며 이미지가 좋아졌다고 말하면 많이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난 아름다움과 몸을 되찾으려고 노력하는 모든 여성을 격려하는 일은 좋은 기회가 된다고 믿는다. 의사의 감독 아래 적절한 식단을 유지하고 결단력을 갖추면 그리 어려운 일만도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인용됐다. 버즈피드를 비롯한 미국 매체들은 배리모어의 홍보 책임자에게 문의해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는 답을 들었다. 인터뷰 기사를 작성한 이는 아이다 테클라였는데 기존에 기자회견에 나왔던 문답을 근거로 했다는 해명이었다. 테클라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 (HFPA) 회장을 지냈으며 골든글로브 투표권을 갖고 있음도 알려졌다. 3일 트위터에 올라온 이집트항공의 성명은 “그러니까 드루가 이집트항공과 인터뷰를 위해 무릎을 맞댄 것은 아니지만 HFPA는 때때로 이집트항공에 기사를 제공해왔다. 그렇게 된 일”이라고 밝혔다. 테클라 기자의 계정으로도 리트윗되기도 했는데 나중에 성의 스펠링이 조금 다른 것으로 판명됐다. 그에 따르면 인터뷰는 “진짜”였지만 편집됐을 뿐이란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다른 방법으로는 일절 코멘트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성 불평등 해소”로 출발한 페미니즘…수세대 거치며 분화

    “성 불평등 해소”로 출발한 페미니즘…수세대 거치며 분화

    ‘남성과 동일한 권리’ 주장하던 1세대 노동·민주화운동하며 70년대 새 국면 80년대에 성차별·성폭력 등 철폐 외쳐 성폭력특별법·호주제 폐지 등 큰 성과서울 시내 한 백화점 3층 여성복 매장 여자 화장실 변기 위 천장에서 몰래카메라가 발견됐다. 여기서 유출된 비디오테이프가 동남아 섹스숍에서 팔린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백화점을 이용해 온 여성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여성단체와 소비자단체들의 거센 항의에 백화점은 공식사과했다. 어제의 몰카 범죄 뉴스가 아니다. 1997년 당시 신촌 그레이스 백화점에서 발생한 일이다. 여자 화장실 천장 구멍에 설치된 3㎜ 크기의 특수렌즈를 통해 백화점 방재실 직원들이 화장실 안을 지켜봤다. 불법 촬영의 수법, 대상, 장소 등이 요즘 범죄와 판박이다. ●각자 피켓 들고 참여… 美 급진주의와 닮아 2018년 한국 여성들이 겪는 성폭력은 20여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 반면 현실을 바꾸기 위해 거리로 나온 여성들의 모습은 다소 낯설다. 1997년 백화점 앞에서 성명을 발표한 건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기존 여성단체였다. 올여름 혜화역의 ‘불법 촬영 편파 수사 항의 시위’ 주인공은 불특정 다수의 여성이다. 지난 4일 광화문에서 열린 4차 시위에 참가한 40대 김모씨는 “집회에 시민 단체나 정당의 깃발이 없어 어색했다”고 했다. 20대 초반 여성은 “여성 집회에 운동권 깃발이 왜 필요하냐”고 반문했다. 각자 만든 피켓과 붉은 드레스코드만이 동질성의 징표였다. 생물학적 여성만 참가할 수 있고 익숙한 구호 대신 온라인의 미러링(여성 혐오를 거울처럼 뒤집어 남성 혐오로 돌려주는 방식) 단어가 터져나왔다.20년간 못 봤던 여성들의 등장에 한국 사회는 놀라고 있다. 2016년 5월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고정된 조직도 없이 여성집회를 끌어 온 이들. 일각에서는 이들을 급진적 여성주의자(Radical Feminist)라 부른다. 1960년대 미국 급진주의와 닮았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에서 시작된 급진주의 페미니즘은 프랑스의 68혁명을 계기로 탄생했다. 미국, 유럽, 남미까지 전쟁, 관료주의, 권위주의에 저항하는 구호가 거리를 뒤덮은 시기, 여성들도 여성 억압 문제를 제기하면서 가부장제에 대항했다. 19세기 제1세대 페미니즘이 참정권 획득과 같은 정치 제도 개선에 노력했다면 제2세대 페미니즘인 이들은 보다 일상적인 문제에 집중했다. 낙태 결정권, 포르노 반대 등을 이슈화해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공론장으로 끌어냈다. 1968년에는 미스아메리카 반대 시위도 일어났다. 브래지어처럼 여성의 몸을 옥죄는 것들을 쓰레기통에 던지며 성 상품화를 비판했다. 지난 6월 한국 페이스북 사옥 앞 상의 탈의시위, 탈코르셋 유행, 1999년 시작된 한국에서의 안티미스코리아대회와 겹쳐지는 장면이다. 1세대에서 2세대로의 변화는 페미니즘 역사를 관통하는 주제인 차이와 평등을 함축한다. 페미니즘 역사는 이 두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진화해 왔다. 1세대는 남성과 동일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여성과 남성은 똑같은 이성적 인간”이라며 평등의 언어를 내세웠다. 그러나 투표권만으로는 여성들의 삶이 나아지지 않았다. 여성의 경험을 드러내는 언어가 필요했다. 몸의 경험, 개인의 일로 치부됐던 성폭력, 가정폭력이 구조적 문제임을 강조했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 “자매애는 강하다”는 유명한 구호도 등장했다. ●1987년 21개 단체 모여 ‘여성단체연합’ 결성 서구의 반권위주의 분위기와 대조적으로 1960년대 한국은 권위주의 시대였다. 탄압받던 여성 운동은 1970년대 여성노동자 운동과 뒤이은 민주화 운동 속에 새 국면을 맞았다. 경제성장 과정에서 여성 노동자라는 정체성이 드러났고, 동일방직, YH무역 등 젊은 여성 노동자가 밀집된 제조업에서 노조 설립 활동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당시 운동은 성차별 철폐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지만 여성 노동자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여성운동은 1980년대 전면에 등장했다. 1970년대 노동운동과 학생운동을 경험한 여성들이 사회에 진출한 시기다. 이들은 ‘여성은 정치에 무지하다’는 편견을 깼다. 1983년 6월 여성평우회 창립을 계기로 여성의 전화, 또 하나의 문화, 교회여성운동단체 등이 여성 의제를 이끌었다. 결혼 퇴직, 임금 차별 등 노동현장의 성차별, 성폭력, 성매매 철폐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25세 여성조기정년철폐운동, 부천서 성고문대책위 등을 함께한 21개 여성단체는 1987년 한국여성단체연합을 결성했다. 민주정부가 들어선 뒤 1994년 성폭력특별법이 제정됐고 1999년엔 군 가산점 위헌 결정을 이끌어냈다. 2005년에는 호주제가 폐지됐다. 가족법 개정을 추진한 지 약 50년 만이었다.●LGBT 등 소수자 주체… 영 페미니스트 나와 이전 30년간 여성계가 굵직한 제도 성과를 거뒀다면 민주화 이후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는 그동안 가려져 있던 페미니즘의 주제들이 빛을 봤다. 성소수자(LGBT), 여성장애인, 이주여성 등 소수자 주체들이 드러났다. 2000년대 중반까지 문화운동에 두각을 나타낸 젊은 페미니스트인 ‘영(young) 페미니스트’ 도 등장했다. 이들은 몸, 섹슈얼리티, 환경 등 새로운 문제를 꺼내고 월경페스티벌 등 축제를 통해 일상 속 주제를 풀어냈다. 2015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운동이 일어나기 전까지 약 10년간 페미니즘은 대중과 다소 멀어져 있었다. 이 단절을 끝낸 여성들은 20대 ‘영영(young young) 페미니스트’ 들이다. 남성과 동등한 교육을 받고 학교와 사회에서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일베 등 여성 혐오를 학습한 남성들과 공존한 세대다. 2014년 세월호 참사로 안전 문제에 눈을 떴다. 이전 세대보다 미러링에 익숙하고 안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최근 자유·급진·상호교차 등 그룹 다양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일각에선 이들을 4세대 페미니스트라고 부른다”면서 “SNS를 기반으로 한 활동, 몰카나 여성 대상 범죄 등 안전 이슈에 적극 나선다는 차별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페미니즘은 단일한 것으로 규정할 수도 없고, 우리나라 페미니즘도 여러 세대가 섞여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 페미니즘은 자유주의, 급진주의, 상호교차 페미니즘 등 여러 정신이 공존하며 다양한 그룹이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성들의 이합집산도 유동적이다. 워마드의 성체 훼손 논란이나 난민 혐오에 대해 기존 여성계는 반대 의사를 보이며 선을 그었지만 ‘몰카 편파 수사’,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행 무죄 판결 비판에는 같은 목소리를 낸다. 영영 페미니스트도 단일한 집단으로 재단하기 어렵다. 지난 18일 여성단체가 주최한 시위에 20대 여성들이 다수 참여하기도 했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영미권에서만 보던 다양한 페미니스트 논쟁이 한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것이 페미니즘을 더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여름을 달군 페미니즘의 열기는 당분간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년 전의 몰카 범죄가 반복되듯 성차별은 한순간에 없어지지 않을 것이고, 여성들을 또 광장으로 소환할 것이기 때문이다. 낙태죄 폐지, 불법 촬영 수사 등 현안도 뜨겁다.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주체가 등장할지 광장으로 시선이 쏠린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4세대 페미니스트 기로는 세월호…몰카 등 ‘안전 이슈’에 눈뜨다

    4세대 페미니스트 기로는 세월호…몰카 등 ‘안전 이슈’에 눈뜨다

    ‘남성과 동일한 권리’ 주장하던 1세대 노동·민주화운동하며 70년대 새 국면 80년대에 성차별·성폭력 등 철폐 외쳐 성폭력특별법·호주제 폐지 등 큰 성과서울 시내 한 백화점 3층 여성복 매장 여자 화장실 변기 위 천장에서 몰래카메라가 발견됐다. 여기서 유출된 비디오테이프가 동남아 섹스숍에서 팔린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백화점을 이용해 온 여성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여성단체와 소비자단체들의 거센 항의에 백화점은 공식사과했다. 어제의 몰카 범죄 뉴스가 아니다. 1997년 당시 신촌 그레이스 백화점에서 발생한 일이다. 여자 화장실 천장 구멍에 설치된 3㎜ 크기의 특수렌즈를 통해 백화점 방재실 직원들이 화장실 안을 지켜봤다. 불법 촬영의 수법, 대상, 장소 등이 요즘 범죄와 판박이다. ●각자 피켓 들고 참여… 美 급진주의와 닮아 2018년 한국 여성들이 겪는 성폭력은 20여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 반면 현실을 바꾸기 위해 거리로 나온 여성들의 모습은 다소 낯설다. 1997년 백화점 앞에서 성명을 발표한 건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기존 여성단체였다. 올여름 혜화역의 ‘불법 촬영 편파 수사 항의 시위’ 주인공은 불특정 다수의 여성이다. 지난 4일 광화문에서 열린 4차 시위에 참가한 40대 김모씨는 “집회에 시민 단체나 정당의 깃발이 없어 어색했다”고 했다. 20대 초반 여성은 “여성 집회에 운동권 깃발이 왜 필요하냐”고 반문했다. 각자 만든 피켓과 붉은 드레스코드만이 동질성의 징표였다. 생물학적 여성만 참가할 수 있고 익숙한 구호 대신 온라인의 미러링(여성 혐오를 거울처럼 뒤집어 남성 혐오로 돌려주는 방식) 단어가 터져나왔다.20년간 못 봤던 여성들의 등장에 한국 사회는 놀라고 있다. 2016년 5월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고정된 조직도 없이 여성집회를 끌어 온 이들. 일각에서는 이들을 급진적 여성주의자(Radical Feminist)라 부른다. 1960년대 미국 급진주의와 닮았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에서 시작된 급진주의 페미니즘은 프랑스의 68혁명을 계기로 탄생했다. 미국, 유럽, 남미까지 전쟁, 관료주의, 권위주의에 저항하는 구호가 거리를 뒤덮은 시기, 여성들도 여성 억압 문제를 제기하면서 가부장제에 대항했다. 19세기 제1세대 페미니즘이 참정권 획득과 같은 정치 제도 개선에 노력했다면 제2세대 페미니즘인 이들은 보다 일상적인 문제에 집중했다. 낙태 결정권, 포르노 반대 등을 이슈화해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공론장으로 끌어냈다. 1968년에는 미스아메리카 반대 시위도 일어났다. 브래지어처럼 여성의 몸을 옥죄는 것들을 쓰레기통에 던지며 성 상품화를 비판했다. 지난 6월 한국 페이스북 사옥 앞 상의 탈의시위, 탈코르셋 유행, 1999년 시작된 한국에서의 안티미스코리아대회와 겹쳐지는 장면이다. 1세대에서 2세대로의 변화는 페미니즘 역사를 관통하는 주제인 차이와 평등을 함축한다. 페미니즘 역사는 이 두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진화해 왔다. 1세대는 남성과 동일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여성과 남성은 똑같은 이성적 인간”이라며 평등의 언어를 내세웠다. 그러나 투표권만으로는 여성들의 삶이 나아지지 않았다. 여성의 경험을 드러내는 언어가 필요했다. 몸의 경험, 개인의 일로 치부됐던 성폭력, 가정폭력이 구조적 문제임을 강조했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 “자매애는 강하다”는 유명한 구호도 등장했다.●1987년 21개 단체 모여 ‘여성단체연합’ 결성 서구의 반권위주의 분위기와 대조적으로 1960년대 한국은 권위주의 시대였다. 탄압받던 여성 운동은 1970년대 여성노동자 운동과 뒤이은 민주화 운동 속에 새 국면을 맞았다. 경제성장 과정에서 여성 노동자라는 정체성이 드러났고, 동일방직, YH무역 등 젊은 여성 노동자가 밀집된 제조업에서 노조 설립 활동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당시 운동은 성차별 철폐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지만 여성 노동자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여성운동은 1980년대 전면에 등장했다. 1970년대 노동운동과 학생운동을 경험한 여성들이 사회에 진출한 시기다. 이들은 ‘여성은 정치에 무지하다’는 편견을 깼다. 1983년 6월 여성평우회 창립을 계기로 여성의 전화, 또 하나의 문화, 교회여성운동단체 등이 여성 의제를 이끌었다. 결혼 퇴직, 임금 차별 등 노동현장의 성차별, 성폭력, 성매매 철폐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25세 여성조기정년철폐운동, 부천서 성고문대책위 등을 함께한 21개 여성단체는 1987년 한국여성단체연합을 결성했다. 민주정부가 들어선 뒤 1994년 성폭력특별법이 제정됐고 1999년엔 군 가산점 위헌 결정을 이끌어냈다. 2005년에는 호주제가 폐지됐다. 가족법 개정을 추진한 지 약 50년 만이었다. ●LGBT 등 소수자 주체… 영 페미니스트 나와 이전 30년간 여성계가 굵직한 제도 성과를 거뒀다면 민주화 이후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는 그동안 가려져 있던 페미니즘의 주제들이 빛을 봤다. 성소수자(LGBT), 여성장애인, 이주여성 등 소수자 주체들이 드러났다. 2000년대 중반까지 문화운동에 두각을 나타낸 젊은 페미니스트인 ‘영(young) 페미니스트’ 도 등장했다. 이들은 몸, 섹슈얼리티, 환경 등 새로운 문제를 꺼내고 월경페스티벌 등 축제를 통해 일상 속 주제를 풀어냈다. 2015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운동이 일어나기 전까지 약 10년간 페미니즘은 대중과 다소 멀어져 있었다. 이 단절을 끝낸 여성들은 20대 ‘영영(young young) 페미니스트’ 들이다. 남성과 동등한 교육을 받고 학교와 사회에서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일베 등 여성 혐오를 학습한 남성들과 공존한 세대다. 2014년 세월호 참사로 안전 문제에 눈을 떴다. 이전 세대보다 미러링에 익숙하고 안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최근 자유·급진·상호교차 등 그룹 다양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일각에선 이들을 4세대 페미니스트라고 부른다”면서 “SNS를 기반으로 한 활동, 몰카나 여성 대상 범죄 등 안전 이슈에 적극 나선다는 차별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페미니즘은 단일한 것으로 규정할 수도 없고, 우리나라 페미니즘도 여러 세대가 섞여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 페미니즘은 자유주의, 급진주의, 상호교차 페미니즘 등 여러 정신이 공존하며 다양한 그룹이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성들의 이합집산도 유동적이다. 워마드의 성체 훼손 논란이나 난민 혐오에 대해 기존 여성계는 반대 의사를 보이며 선을 그었지만 ‘몰카 편파 수사’,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행 무죄 판결 비판에는 같은 목소리를 낸다. 영영 페미니스트도 단일한 집단으로 재단하기 어렵다. 지난 18일 여성단체가 주최한 시위에 20대 여성들이 다수 참여하기도 했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영미권에서만 보던 다양한 페미니스트 논쟁이 한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것이 페미니즘을 더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여름을 달군 페미니즘의 열기는 당분간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년 전의 몰카 범죄가 반복되듯 성차별은 한순간에 없어지지 않을 것이고, 여성들을 또 광장으로 소환할 것이기 때문이다. 낙태죄 폐지, 불법 촬영 수사 등 현안도 뜨겁다.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주체가 등장할지 광장으로 시선이 쏠린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한국당 당원권 정지 조항 윤리위 구성해 새로 논의

    한국당 당원권 정지 조항 윤리위 구성해 새로 논의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비리 혐의로 기소된 한국당 소속 국회의원의 당원권 정지 조치를 혁신 차원에서 23일 단행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새로운 윤리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키로 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첫 인적 청산 시도로 주목을 받았으나 당내 현역 의원들의 반발에 부닥치면서 혁신이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 비대위원장은 23일 당원권 정지 당규에 대해 “(다른 당에 비해) 엄한 것은 사실”이라며 “윤리위를 재구성해서 검토 후 의견을 내는 것이 어떠냐(는 말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1·2심) 판결을 통해 무죄가 선고된 의원에 대해선 최종 대법원 판결 이전에라도 윤리위를 통해 당원권 자격 정지를 회복하는 문제를 심의할 수 있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했다. 한국당 당규에 따르면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원은 기소와 동시에 당원권이 자동으로 정지된다. 그러나 현재 기소된 한국당 의원 중 일부는 바른정당에 있을 때 기소된 뒤 한국당에 복당한 경우여서 이 규정에 적용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한국당에서 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의원은 14명이고 이 중 당원권이 정지된 의원은 9명이다. 일부 현역 의원은 당원권 정지가 가혹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당원권이 정지되면 당협위원장도 맡지 못할 뿐 아니라 당내 선거 투표권이 박탈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당원권 정지 규정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해 온 정현호 비대위원은 “당원권 정지가 유보된 의원이 나중에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그동안의 당무활동 정당성은 훼손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미국 교도소 죄수들도 ‘2주 총파업’…요구조건이 ‘임금’?

    미국 교도소 죄수들도 ‘2주 총파업’…요구조건이 ‘임금’?

    미국 교도소 수감 중인 죄수들이 21일(현지시간)부터 2주동안 시한부 총파업에 나섰다. 열악한 교도소 환경 개선과 시간당 1달러도 되지 않은 낮은 임금 인상 등이 요구조건이다. 이날 미 인터넷 매체 복스에 따르면 시위자 대변인 아마니 사와리는 “수감자들의 노동 없이는 교도소를 운영할 수 없으며, 수감자들은 노동을 통해 우리 사회의 기여자로 평가받기를 원한다”면서 “하지만 우리의 노동은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우리는 아주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수감자들의 파업은 세계산업노동자동맹(IWOC)와 투옥된 수감자 권리 옹호자 집단인 자일하우스의 변호사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번 파업의 요구 사항으로 형을 집행 중인 수감자들과 구류자, 전과자에 대한 투표권을 포함해 교도소 환경 개혁, 재활 서비스 확대 등이다. 또 이들은 아주 낮은 임금을 받으며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연방 교도소 노동력을 이용하는 미국 정부 소유의 기업 유니코어(UNICOR)는 근로자들에게 시간당 겨우 23센트에서 1.15 달러의 급여를 지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17개 주에서 계획된 이번 수감자 총파업은 지난 4월 7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당한 사우스캐롤라이나 남자 전용 교도소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에 대응하여 조직됐다. 당시 폭력 사태가 발생한 후 사우스캐롤라이나 수감자들과 교도관 변호사들은 파업 요구를 공개하며, “교도소의 비인간화 환경에 대한 관심을 끌기 위해 뭔가 조치를 취하길 원했다”고 사와리는 말했다. 이번 파업은 1971년 아티카 교도소 폭동 기념일인 다음달 9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당시 아티카 재소자들은 ‘한 달에 한 개씩 지급되는 두루마리 휴지를 늘려달라’, ‘주 1회 샤워를 허락하라’,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라’ 등 28개 요구조건을 걸고 주 정부와 협상을 시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투표권 없는 14세 소년, 美주지사 도전···“우리 미래, 우리가 만들어야”

    투표권 없는 14세 소년, 美주지사 도전···“우리 미래, 우리가 만들어야”

    미국에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만 14살 소년이 주지사에 도전했다고 AFP 등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소년은 심지어 자신에게 투표할 권한도 주어지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이선 소너본(14)을 포함한 4명의 후보가 14일 미 버몬트 주지사 민주당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 나선다. 소너본 뿐만 아니라 10대 출마자가 제법 된다. 버몬트주에선 16살의 핀니언보드먼 애비가 주 상원의원에 도전하는 등 캔자스 주에서도 몇명의 10대들이 주지사 선거에 나섰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소너본의 출마는 주지사 후보자 자격에 나이 제한을 두지 않은 버몬트 주 헌법 덕분에 가능했다. 버몬트 주에서 4년 이상 거주한 후보는 누구라도 주지사에 출마할 수 있다. 14년 평생을 버몬트에서 살아온 소너본의 출마 자격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그는 207년 8월에 출마 결심을 굳혔고, 그의 부모는 허락했다.그는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이 보건의료 개혁, 경제 발전, 교육에 관한 “올바른 생각을 가진 중산층과 노동자 계층 가정의 대변자”라고 주장한다. 정치 성향은 민주당에서도 진보 진영에 속한다. 미국에서는 버몬트를 지역구로 둔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2016년 미 대선 도전 이후 진보 진영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소너본은 이달 초 TV로 중계된 타운홀 미팅에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변화를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후보가 바로 나”라고 말했다. 소너본은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만들어나가야 한다”며 “우리가 원하는 변화를 만들려면 우리가 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인다. 한편 소너본의 출마를 계기로 주 헌법의 맹점을 고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재선에 도전하는 필 스콧(공화) 현 주지사는 기자들로부터 ‘14살 소년이 출마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을 받자 “우리가 그 문제를 들여다봐야 한다”며 “주지사가 될 때 최소한 운전면허증을 딸 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아들 잃은 경비원에게 막말한 구의원 의원직 상실

    같은 아파트에서 함께 근무하던 아들을 불의의 사고로 잃은 아버지 경비원에게 ‘전보 조처’ 운운하며 막말을 한 부산 동구의회 전근향 의원이 제명됐다. 부산 동구의회는 10일 제270회 임시회를 열고 윤리특별위원회가 상정한 전근향 의원에 대한 제명 징계 안건을 제적 원안대로 의결했다. 전 의원을 제외하고 투표권을 가진 6명의 의원 모두 제명에 찬성했다. 이로써 전 의원은 6월 지방선거 이후 두 달 만에 의원직을 상실하게 됐다. 지방자치법상 기초의원 징계는 경고, 공개회의에서 사과, 30일 이내 출석금지, 제명 등이 있다. 본회의에서 제명이 가결되는 순간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배인한 동구의회 의장은 “개원식에서 의원 선서를 하고 윤리강령 낭독했던 초심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본다”며 “앞으로도 동구의원들이 주민들의 기대에 어긋나는 일이 없도록 윤리 잣대를 더욱 엄격히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14일 부산 동구 범일동 두산위브 아파트에서 주행 중이던 SM5 차량이 경비실로 돌진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당시 근무 중이던 경비원 김모(26)씨가 숨졌다. 김씨는 이 아파트에서 아버지 김씨와 함께 경비원으로 근무를 해왔다. 아들의 사고 현장을 직접 확인한 아버지는 당시 큰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문제는 사고 직후 입주민 대표이자 민주당 현직 구의원이었던 전근향 의원이 경비업체에 연락해 “아버지와 아들이 어떻게 한 조에서 근무할 수 있었냐”며 “아버지를 다른 사업장으로 전보 조치하라”고 요구한 사실이 공개되며 막말 논란이 일었다. 앞서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윤리심판원은 전 의원의 당적을 박탈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우리 모두가 투표할 때” 미셸 오바마, 유권자 등록 독려 영상 출연

    “우리 모두가 투표할 때” 미셸 오바마, 유권자 등록 독려 영상 출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54)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권자 등록을 독려하는 영상에 출연했다. 미셸은 ‘전국 유권자 등록의 날’(9월 25일)을 맞아 9월 넷째 주(22~29일)에 전국적인 캠페인 투어에도 나선다. 현행 미 투표권법상 시민권자라도 사전에 유권자 등록을 해야만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미셸이 지난달 결성한 비영리기구인 ‘우리 모두가 투표할 때’는 투표권법 제정 53주년을 맞은 6일(현지시간) 유튜브,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계정에 일제히 영상을 올렸다. 인종 차별에 따른 선거 제한을 금지한 투표권법은 1965년 흑인 민권 운동가들이 참정권을 요구하며 벌였던 ‘셀마 몽고메리’ 행진을 계기로 제정됐다. 미셸은 이 영상에서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다. 50여년 전 지금, 투표권법이 통과된 덕분에 건강한 민주주의가 자리잡게 됐다. 어떤 배경을 가졌는지에 관계없이 모든 미국인들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그 권리를 쟁취하기까지의 지난한 과정들은 잊혀지기가 쉽다. 오늘날 우리는 과거의 유산을 이어받아 유권자들이 한 표를 던질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호소했다. 정치 매체인 폴리티코는 미셸이 초당적인 투표 독려 활동에 뛰어든 건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민주당에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미국 폭스뉴스 성추문 영화화...여성앵커 칼슨역에 니콜키드먼 낙점

    미국 폭스뉴스 성추문 영화화...여성앵커 칼슨역에 니콜키드먼 낙점

    미국 폭스뉴스의 사내 성추문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주인공에 배우 니콜 키드먼과 샬리즈 시어런이 낙점됐다고 1일(현지시간) 할리우드리포터 등 미 매체들이 보도했다. 보수언론을 대표하는 폭스뉴스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였던 고 로저 에일스와 그에게 성추행당한 사실을 폭로하며 소송을 제기한 여성 앵커인 그레천 칼슨, 메긴 켈리 등 6명의 여직원을 다룬 영화다.이 성추문으로 미 보수 정치권의 ‘막후 실세’로도 유명했던 에일스는 2016년 7월 미 대선을 앞두고 CEO직을 불명예 퇴진했으며 지난해 5월 77세를 일기로 숨졌다. 1989년 미스아메리카 대회 우승자로 2005년 폭스뉴스에 합류한 칼슨은 에일스가 대화 도중 성희롱을 일삼았다고 주장하며 당시 소송을 제기했으며 2000만 달러(약 224억원)를 받고 합의했다. 켈리는 2015년 8월 공화당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여성 비하 발언을 물고 늘어지며 대립각을 세워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앵커다. 그는 자서전에서 “에일스가 자신과 성관계를 하면 승진시켜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폭로했다.한편 이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이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와 손잡고 여성의 투표권 쟁취 과정을 소재로 한 TV드라마 프로듀서로 나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 3월 출간된 일레인 바이스의 책 ‘더 우먼스 아워’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민주 당권경쟁 ‘마이 웨이’… 무언의 신경전

    민주 당권경쟁 ‘마이 웨이’… 무언의 신경전

    송영길 “당·정·청 융합시킬 적임자” 김진표 “김경수 연관론은 침소봉대” 이해찬 “더이상 총선 출마 안 한다”차기 당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송영길·김진표·이해찬 등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3명이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서 무언의 신경전을 펼쳤다. 이들은 서약식을 마친 뒤 자신의 취약계층 공략을 위해 부산, 호남, 청년층으로 달려가 한 표를 호소했다. 이들은 1일 국회에서 열린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서 의례적인 악수 외에는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별다른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세대교체’와 ‘경륜’을 강조하며 상대방을 은근히 깎아내리던 평소 모습과는 다른 양상이었다. 추미애 대표는 이 자리에서 “도를 넘는 네거티브나 흠집 내기를 자제하고 품격 있고 격조 있는 전당대회가 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잡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점을 감안한 듯 15분간 진행된 서약식에서 3명의 후보는 ‘뼈 있는 말’을 주고받지 않았다. 송 후보는 부산에서 본선 출정식을 열었다. 그는 “누구보다도 당·정·청 관계를 잘 융합시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도록 하겠다”며 “친문(친문재인)과 비문(비문재인)을 넘어 하나로 통합시킬 수 있는 사람은 저 송영길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송 후보는 경남 봉하마을로 이동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탈당 문제를 최초로 거론한 김 후보는 김경수 경남지사와 ‘드루킹’ 논란에 대해서도 먼저 입을 열었다. 김 후보는 페이스북에 대선 전 김 지사가 드루킹에 대선 공약 등 정책 자문을 했다는 의혹에 “한마디로 침소봉대”라고 일축했다. 그는 “대선 공약은 수많은 전문가가 모여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토론을 해서 만드는 것”이라며 “진짜 문제는 수사 내용이 언론에 흘러 나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취약 지역으로 꼽히는 광주에서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번 전당대회에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당원은 대략 73만명 정도다. 지역별로는 호남(27%), 서울(20%), 경기(20%), 영남(12%), 충청(12%), 인천·제주·강원(각 3~4%) 순으로 알려졌다. 주류 언론과 거리를 둔 채 젊은층 표심 잡기에 공을 들이는 이 후보는 팟캐스트 ‘다스뵈이다’에 출연, “더이상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생각은 없다. 이번 일이 저한테 주어진 마지막 역사적 소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불통 논란을 해소하고 젊은층 표심을 잡기 위한 일석이조의 포석이다. 그는 지난달 29일 “의원 중에서 팟캐스트에 내가 제일 많이 나갔는데 그걸 들어 보면 제가 얼마나 젊은 사람과 소통을 잘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독재자 몰아낸 짐바브웨… 민주주의 향한 뜨거운 첫 대선

    독재자 몰아낸 짐바브웨… 민주주의 향한 뜨거운 첫 대선

    투표 전부터 인파 몰리고 사고없이 끝나 “자녀들에게 더 나은 나라 보여주고 싶어”‘독재자’ 없이 치른 최초의 짐바브웨 대통령 선거가 폭력 사태 없이 끝났다. 짐바브웨 초대 대통령으로 지난 37년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로버트 무가베가 축출된 후 첫 대선의 투표율은 최대 8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짐바브웨 국민들의 민주주의 열망이 뜨거운 것으로 평가된다. 영국 가디언은 30일(현지시간) 끝난 짐바브웨 대선 투표율이 75~85%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로이터통신은 짐바브웨 선거관리위원회를 인용해 이번 선거 투표율은 무가베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열린 2013년 대선보다 높다고 전했다. 선관위는 오는 4일 공식 결과를 발표한다. 가디언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는 오전 7시 투표 시작 전부터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시민들은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차례대로 투표했다. 투표권을 행사한 티나쉬 무소우(20)는 “너무나 낙관적인 아침이다. 이제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타완다 페트루(28)는 “투표를 하러 왔다. 내 자녀들에게 더 나은 짐바브웨를 보여 주고 싶다. 그동안 충분히 힘들었다”고 AFP통신과 인터뷰를 했다. 야당 후보인 넬슨 차미사 민주변화동맹(MDC) 대표는 “야권 지지성향이 강한 도시에서 투표를 방해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7시 투표가 끝날 때까지 큰 물리적 충돌이나 사건·사고는 없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노인은 “무가베 정권은 유권자들에게 충성 맹세를 강요하고 폭력을 휘두르거나 협박했다. 이번 선거는 달랐다. 폭력은 없었다. 좋은 징표”라고 BBC에 말했다. 대선에는 총 23명의 후보가 나섰다. 하지만 에머슨 음낭가과 현 대통령과 차미사 MDC 대표의 2파전으로 압축돼 있다. 현지 조사기관 아프로바로미터가 지난 2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음낭가과 대통령 지지율은 40%, 차미사 대표 지지율은 37%로 초박빙이다. 1차 투표에서 과반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9월 8일 1, 2위 후보가 결선투표를 한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월드컵 기간 13만명 신규 가입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체육진흥투표권 스포츠토토의 수탁사업자인 ㈜케이토토는 2018 러시아 월드컵 기간 동안 공식온라인발매사이트 ‘베트맨’(www.betman.co.kr)에 13만명이 넘는 스포츠팬이 신규로 가입했다고 밝혔다. 케이토토에 따르면 러시아 월드컵이 개막한 6월 15일부터 결승전이 치러진 7월 16일까지 신규로 가입한 스포츠팬의 수는 모두 13만 451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월드컵의 열기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기 시작한 6월 한달 동안에만 가입한 신규 회원이 8만 6858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1만1037명)에 비해 8배 이상 증가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민주당권 주자 ‘이재명 출당’ 충돌… 宋·李 ‘선긋기’ 金 ‘압박’

    민주당권 주자 ‘이재명 출당’ 충돌… 宋·李 ‘선긋기’ 金 ‘압박’

    송영길 “정치 쟁점화 바람직 안해” 이해찬 “전대와 상관 없다” 유보 김진표 “결단 내려야” 탈당 촉구 ‘친문’ 권리당원 표심잡기 안간힘여배우 스캔들 의혹에 이어 폭력조직 유착 의혹이 불거진 이재명 경기지사의 더불어민주당 출당 문제가 민주당 차기 당권 경쟁 초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8·25 전당대회 선거인단의 주류인 친문(친문재인) 성향 권리당원이 이 지사 의혹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송영길·김진표·이해찬(기호순) 당대표 후보의 입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송 후보는 30일 “이 지사는 검찰수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며 “따라서 당내 경선에서 이 문제를 정치적 필요에 따라 쟁점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당대표가 된다면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당 차원에서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이 후보는 이와 관련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며 “전당대회와 상관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두 후보가 이처럼 유보적 입장을 보인 것과 달리 김 후보는 전날 “(이 지사 의혹이) 당에 큰 부담이 되고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부담이 되는 만큼 이 지사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이 지사의 탈당을 사실상 촉구했다. 김 후보가 이처럼 선명한 입장을 취한 데는 당대표 투표권을 가진 권리당원 70만명 중 다수가 친문인 점을 감안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 대선 경선 당시 문 대통령과 경쟁 관계였던 이 지사에 대해 부정적 감정을 갖고 있는 친문 당원들은 지난 6·13 지방선거 때 이 지사의 공천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 비중은 40%로 2016년 전당대회의 30%보다 위력이 커졌다. 반면 권리당원 중 이 지사의 열혈 지지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때문에 경선 전략상 이들을 무시하기 힘든 측면도 있다. 실제 이날 인터넷에서는 친문 성향 네티즌과 이 지사 지지 성향 네티즌들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을 보였다. 친문 좌장으로서 나름대로 친문 지지기반이 강한 이 후보가 이 문제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은 김 후보와 차별화하면서 이 지사 지지표까지 흡수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도 있다. 친문 색채가 비교적 옅은 송 후보는 비문 표를 긁어모아야 한다는 점에서 더더욱 이 지사 지지층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송 후보는 이날 김 후보를 향해 “당내 문제를 가지고 이전투구하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이 좋게 안 본다. 경제를 강조하는 분(김 후보)이 당내 문제를 거론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민주 당대표 후보 ‘결선 같은 예선’

    민주 당대표 후보 ‘결선 같은 예선’

    이해찬 등 8명 출마…26일 5명 ‘컷오프’ 경륜vs개혁…친문 중앙위원 선택 주목더불어민주당의 8·25 전당대회 당대표 레이스가 총 8명의 후보로 예선전에 돌입했다. 26일 예비경선(컷오프)에서 본선행 티켓을 쥘 수 있는 후보는 이인영, 최재성, 김두관, 박범계, 김진표, 송영길, 이해찬, 이종걸(기호순) 후보 중 단 3명뿐이다. 컷오프는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현역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광역·기초단체장 등 중앙위원 400여명의 직접투표로 치러진다. 우선 관심은 친문(친문재인)으로 꼽히는 이해찬, 김진표, 박범계, 최재성 후보 중 어느 쪽으로 중앙위원들의 표가 몰릴 것이냐다. 중앙위원의 다수는 친문으로 분류된다. 3명의 본선 진출자를 모두 친문 후보로 채우기 위해 전략적 투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해찬 후보는 친노(친노무현)·친문 좌장이라는 점과 경륜이 부각되고 있다. 22일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설훈 후보는 기자들에게 “결국 당대표는 이해찬 후보가 될 것”이라고 했다. 경제부총리 출신인 김진표 후보는 경제 전문성과 옅은 계파색이 부각되고 있다. 반면 박·최 후보는 세대 교체와 강한 개혁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최 후보는 이날 불가역적인 공천 제도를 만들자며 당대표 후보 8인 회동을 제안했다. 컷오프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원외위원장들의 2020년 총선 공천을 겨냥한 제안으로 해석된다. 범친문으로 분류되는 송 후보는 호남지역 중앙위원들에게 자신이 유일한 호남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비문(비문재인)으로 분류되는 이종걸, 이인영, 김두관 후보는 친문 중앙위원 이외의 틈새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이종걸 후보는 “정책연대, 개혁입법연대에서 연정에 이르기까지 민주 진영의 ‘빅 텐트’를 적극 설치해 나가겠다”고 했다. 경남지사를 지낸 김두관 후보는 지방분권에 힘을 실으며 중앙위원 중 지자체장 표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인영 후보는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의 표를 결집시켜 컷오프를 통과한다는 전략이다. 이인영 후보는 친문 계파주의를 겨냥해 “(이번 전당대회는) 혁신경쟁의 전당대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특파원 칼럼] 중국 시장 상인이 보여준 4차 산업혁명/윤창수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중국 시장 상인이 보여준 4차 산업혁명/윤창수 베이징 특파원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이동형 에어컨을 사주려고 인터넷 구매를 시도했다가 낭패를 만났다. 미국 최대 온라인 구매 사이트 아마존은 신용카드 번호만으로 가능했고, 중국 최대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에서는 휴대전화 번호만으로 이뤄졌던 물건 구매가 한국의 모든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서는 불가능했다.본인 명의 신용카드와 공인인증서 또는 본인 인증용 문자 메시지를 받을 수 있는 휴대전화 번호란 삼위일체가 갖춰져야만 한국에서는 온라인 쇼핑이 가능한 듯했다. 중국에서는 접속이 불가능한 구글 앱스토어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야만 결제가 가능한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중국에서도 한국 휴대전화 유심 칩을 휴대하고 다니며 필요할 때 문자 메시지를 받아 사용하는 한국인들이 있을 정도다. 중국에서 메가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여주인공이 입은 천송이 코트를 정작 중국인들은 못 산다며 규제의 대못을 없애야 한다고 전 정권에서 목소리를 높이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바뀐 게 하나도 없다니 한탄이 나왔다. 저절로 얼마 전 중국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아 중국 관영언론에서 홍보차 외신기자들을 데려갔던 광시좡족자치구에서 만난 시장 상인이 보여 준 4차 산업혁명 기술인 핀테크가 떠올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부터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중국에는 더위에 웃통을 벗거나 배만 내놓고 다니는 남성들이 많다. 광방쯔(光膀子)라 불리는 웃통 패션의 남성들과 전혀 다를 것 없는 인상의 과일 도매시장 상인은 15명의 외신기자들이 베이징, 광저우, 선전 등 각자의 집으로 보내는 망고 배달을 놀랄 만큼 깔끔한 솜씨로 처리했다. QR 코드를 휴대전화로 스캔하는 것만으로 결제는 끝났고, 결제 뒤 약 한 시간 만에 대량 주문의 양과 주소, 이름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엑셀 파일이 휴대전화로 전송됐다. 거리에 따라 1~3일 만에 망고 상자는 모든 외신기자들의 집 문 앞에 도착했다. 우리가 흔히 배달의 민족, 인터넷 강국이라고 스스로 부르는 것이 무색할 지경이었다. 중국의 인터넷 쇼핑과 핀테크(금융+기술)에 대해 놀란 것이 이번만은 아니다. 선풍기를 조립하다 고객센터에 문의하면 조립 과정을 상세하게 담은 동영상을 보내 줬고, 잘못된 주문은 직접 문자 메시지로 소비자에게 문의한 다음 환불 요구는 즉시 처리해 줬다. 중국은 신용사회란 단계를 건너뛰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누구보다 빠른 속도로 4차 산업혁명을 앞서서 해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중국이 미국을 압도할 역사적 기회란 것이 중국 학자들의 분석이자 주장이다. 모바일 결제가 세계 최고 수준인 데다 일부 4차 산업혁명 분야를 선도하는 바탕에는 중국에서만 가능한 이유가 있다. 가짜 돈이 많고 신용사회가 구축되지 못했기에 휴대전화 결제가 빨리 정착했다. 민감한 개인정보 수집도 정부가 통제하지 않기에 손쉽게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인공지능(AI) 개발이 가능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중국이 AI, 가상현실(VR), 드론 등의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는 앞서 고지에 올랐다는 것이다. 미국의 중국 전문가 마이클 필스버리는 저서 ‘백년의 마라톤’에서 중국 공산당이 정권 수립 100년이 되는 2049년에 미국을 무너뜨리고 세계 패권을 장악한다는 장기 계획을 실천 중이라고 다양한 근거를 통해 주장한다. 언론의 자유와 투표권 없는 사회주의 국가가 패권을 쥐었을 때의 세상은 지금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geo@seoul.co.kr
  • 제주 체류 예멘인, 난민 인정 받기 ‘바늘구멍’

    제주출입국·외국인청 “자격 안 돼” 2012년이후 2000명 중 1명 인정 제주 예멘인 난민 신청자에 대한 난민 심사가 속도를 내면서 이들이 난민으로 인정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3일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난민 심사관을 기존 3명에서 4명을 추가 배치해 7명의 심사관이 난민 인정 심사를 벌이고 있다. 아랍어 통역 전문가도 2명을 더 배치한 4명이 투입돼 당초 6~8개월 걸릴 게 3개월 만에 모두 끝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이 난민으로 인정받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만큼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내전을 피해 제주에 온 이들이 ‘난민 지위에 관한 협약’이 규정한 ‘난민’의 정의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난민 협약에서 ‘난민’이란 “인종, 종교, 국적 또는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는 충분한 이유가 있는 공포로 인해 국적국 밖에 있는 자로서 그 국적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공포로 인해 국적국의 보호를 받는 것을 원하지 아니하는 자”라고 규정한다. 강영우 조사과장은 “이들처럼 ‘내전으로 인해 피란한 자’ 등은 난민 협약이 규정한 난민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이들이 처한 구체적 과거 사실을 면접과 진술서를 통해 확정하고 이를 근거로 앞으로 예멘에서 일어날 일을 예측하는 등 엄격하고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신빙성 확보 등을 위해 이들의 진술서 등을 서로 비교, 확인해야 하는 등 난민 심사에 예상보다 시일이 더 걸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제주에서는 2012년 난민법 제정 이후 중국인 등 2000여명이 난민 신청을 했지만 단 1명만이 법정소송 끝에 인정받았다. 중국에서 북한이탈 주민을 돕다가 체포 구금당하기도 했던 중국인 A씨는 난민 불인정 판정을 받자 취소 소송을 제기, 1·2심에서 승소해 지난달 10일 제주 첫 난민으로 확정됐다. 난민으로 인정되면 체류비자인 F2비자를 받아 투표권을 제외한 취업의 자유, 건강보험 가입 등 내국인과 같은 사회보장을 받는다. 이용호 영남대 교수(국제법)는 “난민 인정 심사는 매우 엄격하며 구체적인 판단 기준 등이 외부에 알려진 것도 없다”며 “선별적으로 인도적 체류 허가를 내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여성·장애인 운동서 모두 소외…장애여성 인권 위해 뛸 것”

    “여성·장애인 운동서 모두 소외…장애여성 인권 위해 뛸 것”

    “장애 여성 인권에 대한 한국의 경험을 유엔 회원국들과 나누고 싶습니다.”한국 여성 처음으로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CRPD) 위원이 된 김미연(52) 장애여성문화공동체 대표는 20일 “정부가 지원하는 전국 29개 장애 여성 성폭력 상담소, 민간단체의 지적장애 여성 보호소 등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시설”이라며 “다른 국가들도 장애인 보호법이 10개나 되는 한국을 높이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지난 12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실시된 CRPD 위원 선거에서 당선됐다. 총 18명의 위원 중에 9명이 교체되는 이번 선거에서 각국 후보 22명이 경쟁했다. CRPD는 유엔 장애인관리협약을 비준한 177개국의 모임으로 위원들은 비준국이 4년(신규 가입국은 2년)마다 제출하는 ‘장애인권리협약 국가별 보고서’를 심사하고 협약 이행을 권고한다. “지난해 10월 제가 한국 후보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올해 121개국 투표권자(각국 정부 관계자)를 만났어요. 북한 관계자가 표를 주었다며 축하 인사를 건넨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북한은 2016년 12월에 CRPD에 들어온 신규 가입국이어서, 내년에 첫 보고서를 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년 1월 1일부터 4년간 장애인 권리 신장과 보호 업무를 맡게 된 김 대표 자신도 생후 11개월 때 앓은 소아마비 때문에 두 다리에 장애가 있어 휠체어를 탄다. 한양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했지만 장기간 일자리를 얻지 못하면서 ‘사회의 벽’을 느꼈고 1994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여성 장애인 운동을 시작했다. “장애 여성은 여성 운동과 장애인 시민운동에서 모두 간과되곤 합니다. 사실 CRPD에도 현재 여성 위원이 단 한 명이에요. 세계적인 여성단체가 ‘젠더 밸런스(성별 균형) 캠페인’을 벌였고 그 여파인지 이번에는 9명 중에 6명의 여성이 당선된 거죠.” 김 대표가 장애 여성 분야의 운동가로 알려진 건 2002년부터 5년간 참여한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제정을 위한 특별위원회 한국정부 자문위원’을 맡으면서다. “유엔여성차별철폐협약(1979년)도 장애 여성 문제를 다루지 않았어요. 그래서 장애인권리협약에는 장애 여성을 위해 각국 정부에 정책적 의무와 책임을 지울 근거를 마련하자는 뜻을 모았죠. 한국 정부, 국제 여성 단체들과 노력했고 결국 성공했습니다. 강경화(외교부 장관) 당시 주유엔 공사참사관의 도움도 받았죠.” 그는 마지막으로 선진국 수준으로 제도적 틀이 구축된 만큼 앞으로 실질적 도움을 주는 정책도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했다. “아직 장애 여성에 대한 성폭력과 폭력 상황은 심각합니다. 장애 여성 중 78%의 학력이 초등학교입니다. 정부가 출산을 장려하지만 장애 여성의 1인당 출산 지원 예산은 4000원 정도에 불과하죠. 장애 여성 정책이 또 한 번 도약하길 바랍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학생도 참여한 첫 선거… 서울대 38년 만에 의대 총장

    학생도 참여한 첫 선거… 서울대 38년 만에 의대 총장

    연구전념학기제 도입 등 공약 장관 제청·대통령 임명 남아 제27대 서울대 총장 최종 후보로 강대희(56) 의과대학 교수가 선출됐다. 교육부 장관 제청과 대통령 임명이라는 절차가 마무리되면 강 교수는 38년 만에 의대 출신 서울대 총장이 된다.서울대 이사회는 18일 오전 호암교수회관에서 신임 총장 선출을 위해 후보 3명에 대한 면접을 진행한 뒤 투표를 통해 강 교수를 최종 후보로 선출했다. 이날 투표에서는 강 교수와 이건우(62)·이우일(63) 기계항공공학부 교수가 경합을 벌였다. 이사회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이 나오지 않자 결선투표를 진행했다. 결선투표에서 강 교수는 재적이사 15명의 과반인 8표를 얻어 이건우 교수에 한 표 차로 앞서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이변이 없다면 1980년 15대 권이혁 총장 이후 38년 만에 의대 출신 총장이 탄생하게 된다. 의사 출신 총장으로는 6대 윤일선, 11·12대 한심석 총장 등이 있다. 서울 상문고를 나온 강 교수는 서울대에서 20년 만에 배출된 ‘비(非)경기고 출신’ 총장이기도 하다. 강 교수는 서울대 의과대학 졸업 후 미국 존스홉킨스대 보건대학원에서 환경보건 박사 학위를 받고 1996년 서울대 교수로 임용됐다. 이후 서울대 연구부처장, 서울대병원 대외정책실장, 서울대 의과대학장 등 학내 여러 보직을 맡아 행정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학교 밖에서는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이사장,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강 교수는 선거 과정에서 교수와 학생들을 위한 실질적인 공약을 강조했다. ‘연구전념학기제도’를 도입하고 신임 교수에게 임용 3년 후 국내 연수 또는 해외 파견으로 1년간 연구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순환버스 배차 확대, 인권센터 역할 강화, 교환학생 지원 확대 등 학생들을 위한 정책도 내세웠다. 한편 이번 총장 선거는 서울대 개교 72년 만에 처음으로 학생들이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총장추천위원회는 지난달 10일 학부생·대학원생·연구생 총 3만 3000여명이 포함된 학생정책평가단의 모바일 투표를 진행해 후보 선정에 반영했다. 당시 투표권이 있는 재학생 3만 3000여명 가운데 8029명이 투표를 하겠다고 등록했고, 이 가운데 4846명이 투표했다. 학생들의 투표 결과는 교수와 교직원 등의 투표 결과와 합산돼 총장 후보 선출에 반영됐다. 강 교수는 이날 기자들에게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재가가 있기 전까지 언론 인터뷰는 적절하지 않다”며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 포부를 밝히겠다”고 문자를 보냈다. 새로운 총장은 오는 7월 20일부터 4년 임기를 시작한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아이 eye]우리가 본 선거, 그리고 바람

    [아이 eye]우리가 본 선거, 그리고 바람

    서울신문은 올해 들어 매달 한 차례 지면에 싣고 있는 어린이 컬럼 ‘아이 eye’에 이어 온라인판 ‘아이 eye’를 선보입니다. 세상을 향한 우리 어린이들의 목소리를 보다 더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작년 까지만 해도 선거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투표도 못하는데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과 정치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선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 아동의 참여권 증진을 위해 진행한 ‘미래에서 온 투표’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부터다. 처음엔 선거는 어른들만의 이야기이고 우리 같은 아동은 신경 쓸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게 된 내용들과 주관적 견해를 정리하며 인터뷰를 진행해보니 생각보다 훨씬 우리의 삶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선거철이 시작되니 거리는 많이 시끄러워 졌다. 이전 같으면 ‘아 시끄러워’라면서 그냥 보고 지나쳤겠지만 인터뷰를 했던 탓인지 유세하는 후보자들을 유심히 바라보게 되었다. 현수막에 걸린 그들의 이름과 공약들, 명함을 쥐어주는 후보자들의 간절해 보이는 손과 얼굴들. 새삼스레 놀란 것은 아무도 내게는 다가오지 않고 현수막에 걸린 공약들에는 아동을 위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들에게 있어 아동은 투표권이 없으니까 내게 혹은 다른 아이들에게 유세를 해봤자 아무런 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 행동들은 정말 우리 도시를, 우리 사회를 좋게 만들겠다는 의지보다는 그저 뽑히기 위한 것에만 온 신경을 쏟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하나라도 아동들을 위한 공약이 있지 않을까 해서 다른 지역을 나가게 되었을 때 둘러보았지만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대하지 않았으니 실망도 없었다. 하지만 조금 무서워 졌다. 우리가 이 사회의 미래라는 것을 인지하지 않고 그저 현재 뽑히기 위해 급급한 후보자들의 모습에 속이 상하고 불안했다. 나와 친구들이 거리를 지날 때 딱 한 번 유세자들이 다가온 적이 있었다. 부모님께 잘 말씀 드리라면서 전단지 하나를 쥐어주더니 어느 학교냐고 물었다. 다른 동네의 학교 이름을 대니 다가왔던 유세자는 인상을 찌푸리며 우리 손에 쥐어주었던 전단지를 도로 가져가 버렸다. 충격이었다. 물론 우리도 우리 부모님의 동네가 달라 그 후보자에게 투표할 수 없으니 의미 없는 행동이라 생각해서 그랬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우리가 투표권이 없어 선거에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하듯, 유세자들의 이러한 행동들은 아동들이 후보자들과 선거에 좋지 못한 인상을 받게 한다. 우리를 사회의 미래로 제대로 인식해주면 안되는 것일까? 우리가 더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줄 수는 없는 것일까? 그렇게 된다면 우리도 똑같이 행복한 사회를 미래의 아동들에게 물려줄 것이고, 행복한 순환의 고리가 만들어 질 것이다. 적어도 선거철 유세하는 후보자들을 눈살 찌푸리며 바라보는 일도 없을 것이다. 조금만 더 먼 숲을 바라봐주는 후보자가 나오기를 바란다. 미래를 이끌어갈 아동들을 위한 공약을 세워주는 후보자가 언젠가 꼭 나타나기를 우리들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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