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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정혜의 어쩌다 법정] ‘검수완박’ 국민투표 보고 싶다/법무법인 혜명 변호사

    [손정혜의 어쩌다 법정] ‘검수완박’ 국민투표 보고 싶다/법무법인 혜명 변호사

    우리 헌법은 대의제 민주주의를 보완하는 취지에서 헌법개정 사안이나 국가 안위에 관한 중요 정책에 관해서 국민투표에 부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맞춰 국민투표가 실시된 것은 총 6차례로, 그중 헌법 개정 5차례, 정부 신임안 1차례의 투표가 이루어졌습니다. 마지막 국민투표는 1987년 10월 27일 제9차 헌법 개정에 관한 사안(직선제·5년 담임제 변경)입니다. 이들 6차례의 국민투표는 과거 군사정권이나 독재정권 시절 장기집권 정당화 등의 목적을 위해 권력자 주도로 이뤄졌습니다. 정책을 놓고 국민의 진의를 담은,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투표를 실시한 전례는 없습니다. 대통령의 국민투표 부의권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2004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사건을 둘러싼 대통령의 재신임안 국민투표 부의와 관련해 ‘국민투표는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사안에 대한 결정, 즉 특정한 국가정책이나 법안을 그 대상으로 하며, 국민투표 본질상 대표자에 대한 신임은 국민투표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결정한 바 있습니다. 국민투표제도는 대의민주주의의 결함을 보완하고 국민이 직접 정책에 참여함으로써 정책에 관한 높은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 있고, 권력의 남용을 견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오히려 집권자의 권력을 강화하는 데 악용되거나 그 투표 결과가 단순한 선전, 선동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 있고, 찬성 아니면 반대의 의사 표시만을 강요하는 탓에 다양한 여론을 반영하기 어려우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존재하는 두 얼굴을 가진 제도입니다.  그런데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스위스의 경우 많을 경우 1년에 몇 차례씩 진행될 정도로 국민투표가 자주 실시됩니다. 예를 들면 동성애차별금지법(가결), 동물실험금지법(부결), 담배광고제한법(가결), 살충제금지법(부결) 등 개별 입법사안에 대해 국민투표를 폭넓게 실시하고 있고 국민들이 직접 정책에 관한 의사 결정을 함으로써 사회의 갈등을 저감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형사소송법 및 검찰청법 개정을 둘러싸고 국민투표 부의권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많습니다. 아직은 우리가 국민투표 방식에 의한 의사결정 경험이 없어 제도 자체가 생경하고 사회적 비용과 갈등을 감내하면서까지 할 실효성이 있을까 고민할 수밖에 없는 시점인데요, 그래도 한번쯤은 국가 중요 정책에 대해 치열하게 연구해 보고 국민투표권한을 행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최초의 국가 정책에 관한 국민투표 대상이 무엇이 될지 궁금해지는 요즘입니다.
  • “靑이전도 국민투표” vs “선관위 발언은 월권”

    “靑이전도 국민투표” vs “선관위 발언은 월권”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드라이브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의 국민투표 ‘맞불’에 민주당은 “청와대 이전이나 투표에 부치자”고 맞받았다. 지난 27일 ‘현행 규정상 불가능하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유권해석에 부딪힌 국민의힘은 ‘검수완박 국민투표’를 위한 입법 보완 추진을 시사했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YTN 라디오에서 “윤 당선인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검찰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하겠다는 선언적 발언”이라며 “특수검사 출신 변호사들의 도시락 지키기, 뒷마당 텃밭을 지키려고 인수위까지 나서는 거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라며 “국민은 오히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투표에 부치자고 한다. 집무실 이전이야말로 국가 안위에 중대한 영향이 있는 사안”이라고 역공을 펼쳤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수사권을 사수하고자 국민의힘과 검찰, 윤 당선인과 인수위가 한 몸이 돼 똘똘 뭉쳤다”고 비난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식으로 중앙선관위에 안건을 상정해 결론이 난 것도 아닌데 사무처 직원들이 그렇게 이야기하는 건 월권 아니냐”면서도 “투표인 명부 문제만 정리하면 (국민투표법) 입법이 어려운 건 아니지 않으냐”고 밝혔다. 재외국민의 투표권 행사를 제한하는 내용의 국민투표법 일부 조항이 헌법재판소의 2014년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효력을 잃어 국민투표를 위한 투표인 명부 작성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보완 입법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국민의힘도 보완 입법 추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대표는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인수위 측과 소통해 당에서 지원이 필요한 게 있으면 재외국민에 대한 부분은 즉각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국회가 보완 입법을 했어야 되는데 당시 헌법 개정과 관련돼 논의가 안 된 부분이 있다. 국회가 잘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압도적 ‘여소야대’ 상황인 만큼 국민의힘 의지대로 즉각 개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尹이 던진 ‘검수완박 국민투표’ 화두…법조계도 “된다”vs“안 된다”

    尹이 던진 ‘검수완박 국민투표’ 화두…법조계도 “된다”vs“안 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민투표 제안을 두고 정치권의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도 가능 여부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국민투표법이 2014년 헌법재판소에서 헌법불합치 판정을 받아 투표가 불가능하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의견에 동의하는 법학자가 있는 반면 헌법에 보장된 내용이기에 투표가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투표를 둘러싼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검수완박이 국민투표의 조건인 국가안위 문제와 연관 있느냐는 것이다. 헌법 제72조에서는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도록 해놨다.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8일 “국민 투표는 정책 투표만 가능하고 신임 투표는 안 된다”면서 “법이 이미 통과된 다음에 여기에 대한 국민투표를 하면 신임투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학선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해석의 문제지만 검수완박이 국가안위 문제라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투표가 가능하다고 보는 신평 전 한국헌법학회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검수완박 입법은 위헌이자 입법쿠테타로서 검사의 수사주체성에 관한 헌법의 결단을 무시했다”면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국가의 근본 헌법질서를 문란시켰다는 점에서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쟁점은 헌법불합치 결정의 효력을 어떻게 볼지다. 헌재는 현행 국민투표법이 재외국민의 투표권을 침해한다고 보고 2015년말까지 대체 입법을 하도록 했다. 하지만 국회에서 입법에 나서지 않으면서 해당 법조항은 효력을 잃은 상태다.검수완박의 국민투표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은 국민투표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만약 국민투표를 강행하게 되면 재외국민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하는 상태에서 하는 것이 된다”고 말했다. 반면 공직선거법에는 재외선거인 투표에 관한 상세한 규정이 있는데 이를 준용해서 진행하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하위규범인 법률의 미비를 이유로 그보다 최상위법인 헌법의 효력을 무력화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보수성향 교수단체인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은 이날 성명을 통해 “검수완박 법안 국민투표가 헌법불합치로 인해 불가하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면서 “(국민투표 불가 해석이) 전체회의를 거쳐 정리된 입장인지 아니면 선관위 내부 특정인의 사견인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 무리수로 끝난 ‘국민투표 승부수’?

    무리수로 끝난 ‘국민투표 승부수’?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27일 찬반 국민투표 카드를 돌연 꺼내 들었지만, 현행 국민투표법으로는 실시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검수완박 법안의 본회의 통과를 목전에 둔 상황을 되돌리려는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의 고민이 한층 더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27일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의 여야 원내대표단 협의가 결렬된 직후 서울 통의동 인수위에서 기자들에게 검수완박 법안과 관련해 “당선인 취임 후 국민투표하는 안을 윤 당선인에게 보고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장 비서실장은 “비서실은 문재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당선인에게 ‘국민에게 직접 물어보자’고 제안하기로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6월 지방선거에서 검수완박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하는 구상을 밝히며 “큰 비용도 들지 않고, 국민들께 직접 물을 수 있는 일이 아닌가”라고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언론메시지를 통해 “재외국민의 참여를 제한하고 있는 현행 국민투표법 제14조 제1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해당 조항의 효력이 상실됐다”며 “현행 규정으로는 투표인 명부 작성이 불가능해 국민투표 실시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해당 국민투표법은 국내 거소를 신고하지 않은 재외국민의 투표권 행사를 제한한다는 이유로 2016년 1월부터 효력을 잃었고, 현재까지 국회에서 개정 입법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국민투표를 실시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국민투표 카드’를 전격 꺼내든 모습은 뒤늦게 중재안 재검토를 주장하고 나섰다가 역풍을 맞는 등 진퇴양난의 상황과 교차된다. 이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대응조차 더불어민주당이 강제 종료권을 행사하면 금세 위력을 잃게 돼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은 거대여당의 단독 처리를 눈뜨고 바라만 볼 수밖에 없게 된다. 마땅한 대책이 없다면 윤 당선인이 향후 직접 관련 입장을 밝히는 등 ‘참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당선인은 대변인 브리핑과 최측근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입장 발표 등의 형식으로 검수완박 문제에 대해 간접적으로 입장을 밝히며 자신은 거리를 둬 왔다. 일각에선 검수완박 법안의 국무회의 상정을 앞둔 시점에 윤 당선인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역대 국민투표, 개헌 외엔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과 관련, “국민투표에 부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지는 모양새다. 헌정 사상 개헌의 경우를 제외하면 국민투표가 한 번도 시도된 적이 없는 데다 대통령의 국민투표 부의 권한은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으로 대상을 한정하고 있는데 검수완박이 이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다. 우리 헌법은 제72조에서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은 이 규정에 따라 부의권을 갖고, 1987년 개정 헌법은 국민투표 부의권을 대통령에게만 독점적으로 부여했다. 대통령이 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칠지의 판단은 재량에 속하나, 회부를 위해서는 먼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이와 함께 헌법 제130조는 헌법개정안에 대해 국회 의결 후 30일 이내에 국민투표에 부치도록 명시했다. 1954년 사사오입 개헌 당시 도입된 국민투표제는 헌정사에서 개헌 외에는 시행된 적이 한 번도 없다. 국가안위에 중요한 정책이나 법의 무효화 등을 위해서는 실시된 적이 없다는 뜻이다.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재판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재신임 국민투표를 제안한 적이 있지만, 실시되지는 않았다. 검수완박 법안이 기타 국가안위에 대한 중요정책인지도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문재완 한국외국어대 법학과 교수는 “윤 당선인 측이 국가안위의 범위를 놓고 넓게 해석하는 것 같다”면서 “전반적으로 국가 중요정책은 대통령 재량 사항으로 볼 여지가 더 많기 때문에 국민투표에 부치는 자체가 문제가 될 소지는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투표 방식 및 투표인 명부 작성 등을 놓고도 찬반 논쟁이 붙을 수 있다. 국민투표가 ‘검수완박 사안 자체에 대한 찬반’을 물을 것인지, 또는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을 놓고 ‘원래대로 환원 여부’를 물을 것인지 등 질문 형태를 놓고서도 논란이 거세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정책이 아닌 입법 고유권한을 가진 국회에서 개정한 법안을 국민에게 또다시 묻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 문 교수는 “법률안을 국민투표에 부치는 국가들도 있지만, 우리는 위헌이라는 논의도 있다”고 덧붙였다. 투표인 명부 문제도 불똥이 튈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2014년 국민투표법 14조 1항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국민투표 공고 시점에 우리나라에 주민등록을 했거나 재외국민 국내 거소 신고가 돼 있어야 투표인명부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재외국민 투표권을 침해한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국회는 아직 후속조치를 하지 않은 상태다. 국민투표를 하려고 해도 투표인명부 작성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근거법인 현행 국민투표법부터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새 정부 조세재정 ‘트라일레마’직면… 정책 재성찰을”

    “새 정부 조세재정 ‘트라일레마’직면… 정책 재성찰을”

    “새 정부는 정부 지출의 증대, 국가 채무의 관리, 세수 확대의 어려움이라는 동시에 달성할 수 없는 세 가지 도전에 직면할 것입니다. 트라일레마 상황에 처한 셈입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김재진 원장은 지난 1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추경을 편성해 정부 지출을 증대시키면서도 국가 채무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세수를 확대해야 한다”며 “하지만 코로나 이후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계층이 많기 때문에 세수 확대가 용이하지 않다”고 했다. 윤 당선인 측은 트라일레마 상황을 피하고자 국채 발행보다는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추경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새 정부가 출범하면 공약 사업도 추진해야 하기에 추가 예산 수요가 발생한다”며 “일부 다른 예산을 삭감한다고 하더라도 상계하면 추경을 대폭적으로 편성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추경의 규모보다는 부담의 주체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봤다. 그는 “추경을 한다면 지출 구조조정을 통한 재원 마련 이외의 부문은 증세를 통해 우리 세대가 세 부담을 더 할 것이냐, 아니면 일단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고 그 부담을 자손들에게 넘길 것이냐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코로나19로 한국 등 세계 각국이 재정과 경제의 위기에 처한 시점에 경제 정책과 구조, 나아가 자본주의의 근본에 대한 재성찰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한국은 6·25전쟁 이후 단기간에 고도성장을 이뤘지만, 우리가 올바른 길로 가고 있었느냐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며 “그러다 코로나가 발생해 타의에 의해 멈춰 섰다. 멈춰 선 김에 올바른 길로 왔는지, 궤도를 수정할지 아니면 페이스를 조절할지 재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국가 조세와 재정의 책임은 결국 국민에게 있다고 했다. 그는 “정부는 국민의 주머니에서 세금을 징수해 다시 국민의 주머니로 들어가게 하는 ‘도관’일 뿐”이라며 “추경뿐만 아니라 정부 지출과 국가 채무, 증세 및 조세 정책 등을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책임을 지는 것은 국민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조세재정연구원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조세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김 원장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경우 선거에서 가장 큰 이슈는 세금이지만 우리는 여야 모두 세금 이슈, 특히 증세의 필요성에 대해 숨기려고만 한다. 선거에 불리하기 때문”이라며 “국민이 세금을 정확하게 이해하면 투표권을 통해 올바른 정책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원장은 올해 개원 30주년을 맞은 연구원의 또 다른 목표로 ‘세계화’를 내걸었다. 김 원장은 “개발도상국이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재정 자립이 필요하다”며 “이들 국가는 선진국의 사례보다는 6·25전쟁 이후 20년 만에 재정 자립을 하고 고도성장한 한국의 조세와 재정을 배우려 한다”고 했다. 이어 “연구원이 이들 국가와 우리의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연구원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 [길섶에서] 문자공해/김성수 논설위원

    [길섶에서] 문자공해/김성수 논설위원

    ‘고객님의 △△교육감 ×××이 배송되었습니다. 인수: 문앞.’ 문자에 링크된 주소를 따라 들어가 보니 교육감에 출마했다는 얘기다. 아는 사람이었나? 일면식도 없다. 그런데 왜? 개인정보가 새어나간 탓인 듯하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런 문자를 많게는 하루 4~5건씩 받는다. 3월 대선 땐 전화 공세에 시달렸다면 이번엔 문자다. 시장, 도지사, 교육감, 구청장 등 분야도 다양하다. 내용도 가지각색이다. 고시 패스 경력이나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했던 이력을 앞세우는 건 기본이다. 후보 적합도 조사를 하니 전화가 오면 꼭 선택해 달라는 부탁도 한다. 여러 번 떨어졌으니 이번만큼은 꼭 찍어 달라는 ‘읍소형’도 있다. 다 사정이 있겠지만 문자를 받는 쪽에서는 스트레스다. 안타까운 건 지금껏 문자를 보낸 사람들이 모두 지방 아니면 다른 지역 구청장으로 출마해 나는 투표권도 없다는 거다. 이런 사정은 알고 문자를 보낸 걸까.
  • 역사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 암살 [그 책속 이미지]

    역사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 암살 [그 책속 이미지]

    암살은 역사가 기록되기 이전부터 행해진, 아주 오래된 정치적 행위다. 시대의 권력자를 제거하는 가장 경제적이고 뛰어난 전략으로서 암살은 꽤나 자주 역사의 흐름을 바꿨다. 의도가 항상 수반됐던 암살의 역사를 살피다 보면 인류 역사를 이해하는 열쇠가 되기도 한다. 저자는 방대한 자료를 통해 암살을 둘러싼 다양한 속사정을 생생하게 전한다. 이미지는 1865년 존 윌크스 부스가 에이브러험 링컨을 암살하려는 장면이다. 백인 우월주의자였던 부스는 흑인 투표권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한 링컨을 죽이기로 하고 실행에 옮겼다. 암살은 역사 속 옛이야기일 뿐일까. 불과 2년 전 이란의 가셈 솔라이마니 장군은 미국에 암살당했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최근 수차례 암살의 위기를 넘겼을 정도로 암살의 역사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 봉쇄 연장한 상하이, 중국 체류 프랑스 교민 대선 투표권 박탈 위기

    봉쇄 연장한 상하이, 중국 체류 프랑스 교민 대선 투표권 박탈 위기

    프랑스의 차기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중국 당국의 상하이 봉쇄 연장으로 중국 주재 프랑스 시민들의 투표권이 박탈당할 위기에 처했다. 프랑스 차기 대통령을 뽑는 첫 번째 투표가 오는 10일 예정된 상태지만, 중국 당국이 상하이 현지 프랑스 영사관의 투표장 마련 요청을 거부하면서 사실상 상하이에 체류 중인 프랑스 시민 약 5000여 명의 투표권이 박탈됐다는 지적이다. 중국 주재 프랑스 대사관은 지난 8일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으로 상하이 일대의 이동이 전면 금지된 봉쇄 방침이 연장되면서, 오는 10일 열리는 제1차 프랑스 차기 대통령 선거 투표장을 현지에 개설하지 못하게 됐다는 내용의 공고문을 공개했다. 현재 상하이에는 프랑스 대선 후보 투표권을 가진 프랑스 시민권자는 약 5246명에 달한다. 프랑스 대사관 측은 “상하이에 투표소를 개설하고, 프랑스 유권자들의 투표권 행사를 위한 특별 외출 허가권 승인을 받기 위해 현지 중국 고위급 인사들과 베이징 중앙당과 수차례 접촉했다”면서도 “하지만 불행하게도 상하이 정부는 현재 이 일대의 심각하고 복잡한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프랑스 영사관의 투표소 개설 요청을 거부한다는 방침을 지난 7일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과거 프랑스 시민권자들이 상하이를 포함한 베이징, 광저우, 청두, 우한, 홍콩 등 총 7개의 도시에 18곳의 투표소를 개설해 프랑스 교민들의 투표권을 보장했던 모습과 크게 달라진 점이다.중국 당국은 현재 인구 2500만 명의 상하이와 인구 800만 명의 지린성 창춘시 일대를 전면 봉쇄한 상태다. 상하이 시는 지난달 28일을 기점으로 도심 봉쇄를 시작한 이후 기약없는 장기 봉쇄를 이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오는 10일로 예정된 제1차 프랑스 대선 투표소는 상하이와 선양 두 곳의 도시를 제외한 베이징, 광저우, 청두, 우한, 홍콩 등 5곳의 도시에서만 실시될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프랑스법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국외에 체류 중인 프랑스 시민권자의 온라인 투표 등 전자 투표 방식을 인정해오지 않고 있다. 투표소 방문을 통한 오프라인 투표 방식만 허용하고 있는 것. 이 같은 사실이 공개되자 상하이에 체류 중인 프랑스 시민권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는 분위기다. 현지에 거주 중인 프랑스인 마티유는 “먼 곳에 살고는 있지만 우리 가족들 모두 여전히 프랑스의 정치 발전에 참여할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면서 “전자투표와 같은 방식을 개발해 우리와 같은 처지의 시민들이 가진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모든 기대가 수포로 돌아갔다는 소식을 듣고 좌절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한편, 상하이는 도시 전역이 봉쇄됐는데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해서 급증하면서, 프랑스 정부 내부에서는 상하이 체류 중인 교민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동시에 제기됐다. 프랑스 크리스토페 안드레아사와 로난르글루트 상원 의원 두 사람은 최근 프랑스 외교부 장관 장 이브 르드리앙에게 공문을 보내 봉쇄된 상하이에 체류 중인 프랑스 국적자들의 안전과 비상 의료 서비스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두 의원은 공문을 통해 ‘현재 상하이에 남아 있는 프랑스 시민들은 투표권 보장 이외에도 신선한 먹거리를 공급받지 못한다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프랑스 교민들은 최근 들어와 신선한 우유를 대부분 공급받지 못한 상태이며, 온라인 배송 시스템을 통해 주문한 빵은 12~13일이 지난 후에야 배송되는 등 사실상 생존 자체에 큰 문제를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프랑스는 오는 10일 차기 대통령 선거 1차 투표를 진행하고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오는 24일 1, 2위 후보끼리 결선 투표를 겨루는 방식으로 대통령을 선출할 예정이다.
  • [마감 후] 뜨겁게 태어난 그 아이를 보호하려면/조희선 사회2부 기자

    [마감 후] 뜨겁게 태어난 그 아이를 보호하려면/조희선 사회2부 기자

    “새해에 아기들이 해님처럼 둥글둥글 태어납니다. 가난하고 슬픈 우리 한국 나라에도. 그러나 아기들은 별처럼 자랍니다. 꽃처럼 키가 큽니다. 뜨겁게 뜨겁게 키가 큽니다.” 아동문학가 권정생(1937~2007)이 1974년 ‘여성동아’에 발표한 ‘새해 아기’의 마지막 문단이다. 아기 곰, 아기 옥토끼, 아기 다람쥐, 송아지, 망아지 등 작은 짐승들과 하느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기가 탄생한다. 해님같이 뜨거운 기운을 품고 태어난 아이는 여러 아기 동물과 하느님의 축복 속에 넓고 환한 사람 세상으로 향한다. 온 누리에 향기를 퍼뜨리는 아름다운 꽃이 되리라는 기대를 한껏 받은 채. 짧은 동화에는 작고 귀한 존재가 이 땅에 다가오는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아무리 어려운 시절이라고 해도, 아무리 절망적이라고 해도 아기는 뜨거운 관심 속에 무럭무럭 자라야 마땅한 법이다. 안타깝게도 오래된 동화 속에 나온 이 당연한 사실은 현실 속에서 잊힐 때가 많다. 세상에는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사랑보다 아픔을 먼저 경험하는 아이들이 있다. 부모가 성인이 되기 전에 세상에 태어나서, 집이 가난해서, 부모로부터 정신적·신체적 괴롭힘을 당해서, 부모가 장애를 겪고 있어서, 부모가 징역살이를 하고 있어서 떨어져 사는 ‘보호대상아동’이 한 해 5000여명에 이른다. 보호아동은 주로 아동양육시설(보육원)에서 성장 시기별로 각각 다른 어려움을 마주하며 삶을 견딘다. 하루에 세 번씩 바뀌는 ‘보육사 엄마’의 보살핌 속에서 아이는 ‘엄마들’의 시선을 한 번이라도 더 받기 위해 갖은 애를 쓴다. 한창 공부를 해야 할 때, 여건이 녹록지 않아 배우고 싶은 것도 마음껏 배우기 어렵다. 나이가 차서 시설을 나와도 당장 세금을 어떻게 내는지, 청약 통장을 어떻게 만드는지 몰라 막막하다. 한 아이의 몸과 마음이 온전히 자랄 만큼 충분한 온기가 더해지지 않은 까닭이다. ‘보호대상아동’이라는 법적 용어는 국가가 이 아이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쏟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현실은 어떤가. 원칙적으로 가정과 유사한 형태, 즉 입양이나 위탁 가정에서 보호받아야 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시설에서 집단생활을 한다. 시설의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마음의 병’을 앓는 아이 중 다수는 제대로 된 심리 치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돼 있다. 심지어 지자체의 재정 상태나 관심도에 따라 해당 지역 시설 아동이 받을 수 있는 복지의 양과 질도 달라진다. 어느 지역, 어느 시설에 사느냐에 따라 보호 아동의 삶도 달라진다는 뜻이다. 오죽하면 아이들에게 투표권이 있었으면 지자체의 관심이 지금과 같지는 않았을 거라는 이야기가 나올까. 정부는 2019년 ‘보호가 필요한 아동은 국가가 확실히 책임진다’는 내용의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발표했다. 각 지자체를 컨트롤타워로 삼고 아동 보호 전 단계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선언이다. 다만 중요한 게 빠졌다. 인력과 예산이다.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인적·물적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한 상황에서는 결국 아이들의 삶만 메말라 간다. 자주 인용되는 이 문장만큼 지금 우리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말이 또 있을까.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한 아이를 돌보는 일을 한 가정이나 개인에게만 떠밀 수 없다. 국가와 사회의 따사로운 보살핌이 보태질 때 아이는 뜨겁게 키가 큰다. 정부의 선언이 허언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새해마다 뜨겁게 태어난 한 아이를 보호하려면 우리의 온 힘이 필요하다.
  • “21세기는 경기도 시대”…김은혜, 경기지사 출마 선언

    “21세기는 경기도 시대”…김은혜, 경기지사 출마 선언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오전 김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세기가 서울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경기도의 시대가 돼야 한다”며 “경기도의 ‘철의 여인’이 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번 선거를 두고 “이재명의 시대를 지속하느냐 극복하느냐를 묻는 선거”라고 규정했다. 이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3억5000만 원을 투자해서 8000억 원을 돌려받았던 이 거대한 잭폿의 설계자는 누구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대장동 부패, LH 부패, 3기 신도시 부패에서 봤듯이 민주당과 이 전 지사는 정치 권력을 이용해 경기도를 부동산 부패의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정한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김 의원은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의 이권 카르텔을 철저하게 감사하고 부당이익을 환수해 도민의 혈세를 지켜낼 것”이라며 “경력 변검술(變瞼術)을 일삼았던 인사도 확실하게 검증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경기도 내 외국인 부동산 소유와 투표권에 있어 국가 간 ‘상호주의 원칙’을 적용하겠다”며 “어떤 나라에서 우리 국민이 부동산을 소유할 수 없고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다면, 우리 역시 (해당 국적인에 대해) 이를 제약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잘 사는 경기도를 만들겠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대장동 같은 특혜 개발은 더 이상 없다”며 “경기도시공사가 공급하는 주택뿐만 아니라 LH의 경기도 내 3기 신도시, 경기도 내 시군의 20여 개 개발공사가 추진하는 모든 개발사업의 주택분양원가를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전날까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변인으로 활동한 김 의원은 윤 당선인과의 관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 대선과 보궐선거에서 윤 당선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호흡을 맞춰왔다. 이미 저희는 원팀”이라며 “윤 당선인이 제 출마 결심에 덕담을 해줬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출마에 윤 당선인의 의중이 실린 것이 아니냐는 일부 시각에 대해서는 “당선인 뜻과는 관계 없다. 저의 뜻이었다”며 “윤심(尹心)이 아니라 민심을 대변하고자 나섰다”고 말했다.
  • 만 18세도 주민투표… 맹견 사육 시도지사 허가 받아야

    만 18세도 주민투표… 맹견 사육 시도지사 허가 받아야

    앞으로 만 18세도 주민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국회는 5일 본회의를 열고 주민투표권자 연령을 공직선거법 등 각종 선거 관련 법령의 연령 기준에 맞춰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낮추는 내용의 주민투표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법률안 10건을 포함해 총 13개 안건을 의결했다. 주민투표법은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결정 사항에 대한 주민의 직접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법이다. 개정안은 전체 투표권자 중 3분의1 이상이 주민투표에 참여해야 개표할 수 있었던 기존 규정을 삭제했다. 이에 모든 주민투표에서 투표수에 상관없이 개표해 의사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2011년 오세훈 서울시장 당시 무상급식을 둘러싼 주민투표가 투표율 미달로 개표도 하지 못했던 것 같은 사례는 사라지게 됐다. 주민투표 결과의 확정 요건도 ‘전체 유권자의 4분의1 이상 투표 및 유효투표 과반수 득표’로 완화됐다. 또한 주민투표에 대면 참여만 가능했던 점을 개선하고자 전자서명에 의한 주민투표 청구 근거를 신설했다. 이날 본회의에선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의결되면서 맹견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규정도 마련됐다. 맹견을 수입하려면 맹견의 품종·수입 목적·사육 장소 등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신고하도록 하고, 맹견을 사육하려는 사람은 중성화 수술, 보험 가입 등 요건을 갖춰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개정안은 금지되는 동물학대 행위를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3년 이하 징역형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또한 반려동물 행동지도사 제도를 도입, ‘개통령’으로 불리는 강형욱 훈련사와 같은 이들에게 국가가 정식으로 자격을 부여해 반려동물 행동지도사로 육성할 수 있게 했다.
  • 동유럽 ‘리틀 푸틴’ 장기집권 비결은

    동유럽 ‘리틀 푸틴’ 장기집권 비결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권위주의 통치술을 구사해 ‘리틀 푸틴’으로 불리는 빅토르 오르반(58) 헝가리 총리와 알렉산다르 부치치(52) 세르비아 대통령이 나란히 재집권에 성공했다. ●젤렌스키 “오르반, 푸틴 공개 지지”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3일(현지시간) 열린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헝가리 총선에서 집권 여당 피데스의 압승으로 오르반 총리가 4연임 수반이 됐다고 전했다. 오르반 총리는 1998~2002년 첫 총리 재임 후 2010년 총선에서 재기해 12년째 장기 집권 중이다. 그가 창당한 피데스는 전체 199석 의석 중 135석을 차지하며 개헌선까지 장악했다. 같은 날 치러진 세르비아 대선에서도 부치치 현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5년 임기의 재선 궤도에 안착했다. 그가 이끄는 집권 여당인 세르비아진보당은 함께 치러진 총선·지방선거에서도 이겼다.●부치치, 러 발칸 세력 확장 기여 오르반 총리는 EU의 대표적인 친러 지도자로 평가되며, 부치치 대통령은 러시아의 발칸반도에서의 세력 확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르반 총리는 EU의 대러 제재에는 동참하면서도 러시아산 에너지 금수 조치에는 강력하게 반대했다. 자국 영토를 통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도 거부했다.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선거 직전 자신을 가리켜 “유럽에서 푸틴을 공개 지지하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비난하자 “젤렌스키는 (헝가리) 투표권이 없다”고 응수했다. 오르반 총리는 이날 승리 연설에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을 자신의 적으로 규정했다. 과거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의 무기 지원 약속을 공개했던 부치치 대통령도 러시아 침공을 비판한 유엔 결의안에는 찬성했지만 EU 제재에는 반대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EU, 러 에너지 금수조치 힘들 것” 서방 언론들은 두 정상 모두 언론 통제 등 권위주의적인 통치 방식을 강화하면서 푸틴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의 장기 집권은 모두 절대적인 대러 에너지 의존 현실이 보수 유권층을 결집시켰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헝가리는 천연가스 85%, 원유 60% 이상을 러시아에서 수입 중이고, 세르비아도 가스 수급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러시아군의 부차 학살에 대응한 EU의 러시아산 에너지 전면 금수 조치 제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 [단독] 지자체·임기제 공무원에 떠넘긴 보호아동관리

    [단독] 지자체·임기제 공무원에 떠넘긴 보호아동관리

    “저희끼리 우스갯소리로 ‘우리 아이들이 투표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해요. 그러면 이렇게까지 배제되지는 않을 거 아니에요.” 보육원 종사자 박정경(40·가명)씨가 던진 한마디에는 그동안 국가가 얼마나 시설보호 대상 아동에게 무관심했는지가 담겨 있다. 박씨는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아이들을 잘 보살피면 저출생 시대에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호소했다. 전문가들 역시 정부가 보호아동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에 소극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는 2019년 보호가 필요한 아동에 대해 국가의 책임을 확대한다는 ‘포용국가’를 선포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2019년 민간 위주의 아동 보호 체계를 지방자치단체 중심으로 전환했다. 유기, 빈곤, 학대 등이 발생했을 때 보호결정부터 관리, 친가정 복귀 등 모든 과정을 각 지자체가 책임지고 수행한다. 이에 보호아동 예산 역시 지방이양 사업이라는 이유로 정부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그러나 각 지자체마다 예산이나 인력이 충분치 않아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하기엔 역부족이다. 류정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회서비스정책연구실장은 “지자체에서 보호아동 조사·사후관리 등을 담당하는 아동보호전담 요원은 대부분 6개월~1년 단위로 채용되는 임기제 공무원”이라며 “전문성과 업무 연속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보호종료아동 자립정착금은 어떤 지역은 1500만원, 어떤 지역은 500만원으로 제각각”이라면서 “‘내셔널 미니멈’(National minimum·국가가 보장하는 국민 최저생활수준)을 확보해 보호아동이 전국 어디에서나 보편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 강경화 前 장관, ILO 사무총장 고배…토고 출신 웅보 당선

    강경화 前 장관, ILO 사무총장 고배…토고 출신 웅보 당선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에 도전한 강경화 전 외교장관이 고배를 마셨다. ILO는 2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차기 사무총장 선거에서 토고 출신의 질베르 웅보 국제농업개발기금(IFAD)총재가 당선됐다고 밝혔다. 함께 출마한 강 전 장관은 아쉽게도 탈락했다. 이밖에 호주의 그렉 바인스 ILO 사무차장, 프랑스의 뮤리엘 페니코 프랑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대사,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음툰지 무아바 국제사용자기구(IOE) 이사 등도 출마했다.아프리카 출신으로 처음 ILO사무총장이 된 웅보 당선자는 선거 전부터 당선이 유력하다고 거론됐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토고 총리를 역임한 그는 아프리카연합(AU)을 필두로 한 아프리카 지역의 지지와 함께, 노동계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2013~2017년 유엔개발계획(UNDP) 재무 담당 이사 및 ILO 사무차장 등 유엔 내 여러 고위직도 거쳤다. 국제노총이 최근 웅보 당선자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는데, 투표권을 가진 노동자그룹 정이사 14명 중 중국을 제외한 13명이 국제노총 소속이다. 웅보 당선자는 영국 출신의 가이 라이더 현 사무총장의 임기 만료 직후인 올해 10월 1일부터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임기는 5년이다.
  • 부실관리로 뭇매 맞은 선관위… 투표소 곳곳 소동

    부실관리로 뭇매 맞은 선관위… 투표소 곳곳 소동

    코로나19 확진·격리자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에 휩싸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대 대선 본투표 당일인 9일 각 투표소가 설치된 건물 소유·관리자들의 협조를 당부하는 등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이날 오후 6시부터 7시 30분까지 투표소 곳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대상 투표가 이뤄졌다. 지난 5일 사전투표 때와 달리 혼란은 없었다. 비확진자 투표가 끝난 뒤 확진자 투표가 이뤄져 장시간 대기하는 일은 없었고, 확진자들이 직접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어 항의 소동도 적었다. 사전투표 당시 혼란으로 대국민 사과 메시지까지 낸 선관위는 긴장 속에 대선을 치렀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퍼지는 선거 관리와 관련한 루머에는 강력 대응했다. 이날 선관위는 투표지에서 특정 후보자의 기표란이 코팅돼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지난 3월 4~5일 사전투표와 현재 진행 중인 선거일 투표의 투표지에서 특정 후보자의 기표란이 코팅돼 기표 도장이 절반밖에 찍히지 않는다는 소문은 전혀 근거 없는 가짜뉴스”라고 밝혔다. 이어 “투표지에 절반만 기표가 되더라도 정규 기표 용구임이 명확하면 유효로 처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 강남구 선관위와 경찰 등에 따르면, 강남구의 한 투표소에서 중년 남성 유권자가 “투표지에 기표 도장이 절반밖에 안 찍힌다”며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투표소 안에서 소란을 벌이거나 사위투표 혐의를 받는 유권자들을 고발하기도 했다. 춘천시선관위는 이날 이미 사전투표를 마쳐 투표소에 출입할 수 없음에도 선거일에 투표소에 출입해 다시 투표하려고 한 A씨를 사위투표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춘천시선관위 관계자는 “선거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명백한 선거범죄”라면서 “엄중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광주시선관위는 투표소에서 자신의 투표지를 찢어 훼손한 선거인 B씨를 광주지검에 고발했다. B씨는 이날 자신의 투표지에 기표용구가 절반밖에 찍히지 않아 무효표가 됐다고 생각해 투표용지를 재교부 받기 위해 투표지를 찢어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이 밖에도 대구시선관위는 투표소 안에서 소란행위 및 특수봉인지 훼손행위를 한 C씨 외 3인을 검·경찰에 각각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표 시 기표용구가 희미하게 찍혔다는 이유로 투표용지 재교부를 요구하며 고성·욕설과 함께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는 각 투표소가 설치된 건물 소유·관리자들의 협조도 부탁했다. 선관위는 “아파트, 웨딩홀, 기숙사, 경로당, 취업지원센터 등 투표소가 설치된 건물의 소유·관리자가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이유로 확진자 등의 건물 내 출입을 반대하는 사례가 있어 확진자 등의 투표권 행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투표종료 후 투표소 내외를 철저히 방역해 본래 용도로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선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노정희 중앙선관위원장은 사전투표 당시 빚어진 혼란에 대해 대국민 메시지를 내고 사과했다. 노 위원장은 “지난 3월 5일 실시된 확진자 및 격리자 선거인의 사전투표관리와 관련해 미흡한 준비로 혼란과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위원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의힘에서 사전투표 부실관리 책임에 따른 사퇴표명을 요구한 것과 관련한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 대법 “학력은 경력의 주요사항…허위학력 기재해 당선됐다면 선거 무효”

    대법 “학력은 경력의 주요사항…허위학력 기재해 당선됐다면 선거 무효”

    지역 체육회장 선거에 입후보하면서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해놓고 ‘경영대학원 수료’로 허위학력을 써낸 뒤 당선됐다면 선거 무효 사유가 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A씨 등이 강원도 정선군체육회를 상대로 낸 선거무효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9일 밝혔다. 2020년 정선군체육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A씨 등은 회장에 당선된 B씨가 후보 등록 당시 최종학력을 ‘경영대학원 수료’로 기재했으나 사실은 정규학력으로 인정되지 않는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을 뿐이라며 선거무효확인 소송을 냈다. 1심은 B씨의 후보자등록신청서와 이력서에 학력이 허위로 기재됐고, 이는 중대한 사항을 거짓으로 작성한 것이라며 선거 무효로 봤으나 2심은 B씨가 기재한 허위학력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다는 판단을 내놓으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학력’은 ‘경력’에 속하는 주요사항 중 하나로 선거권자가 후보자의 자질과 적격성을 판단하여 적절한 투표권을 행사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재판부는 “‘최고경영자과정 수료’가 아닌 ‘경영대학원 수료’를 기재함에 따라 선거권자가 B씨의 자질과 적격성을 과대평가함으로써 정확한 판단을 그르치게 될 수 있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 “이미 서명란에 이름 쓰여 있다” 투표 못 하고 돌아가

    “이미 서명란에 이름 쓰여 있다” 투표 못 하고 돌아가

    선관위, 투표 불가 통보했다가 번복 경기 오산시 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자신의 투표용지가 이미 배부된 것으로 돼 있어 투표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일이 발생했다. 선관위는 부정행위 여부는 추후 밝히더라도 해당 유권자의 투표권을 보장하기 위해 투표할 기회를 줬어야 하지만 “투표할 수 없다”고 잘못 안내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오전 8시 30분쯤 오산시 중앙동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중앙동 제2 투표소에 투표하러 온 A씨는 수기로 작성하게 돼 있는 선거인명부에 서명하려다가 투표사무원으로부터 “이미 투표하신 걸로 돼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선거인명부 서명란에 이미 그의 이름이 정확하게 쓰여 있었던 것. 이에 투표사무원들은 선관위 직원들이 참가해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화방을 통해 조치사항을 질의했고, 오전 9시 선관위 측은 전화로 “한 명에게 두 장의 투표용지가 배부돼선 안 된다”며 투표하지 못하게 하라고 안내했다. A씨는 “지금 용인에 있는 회사로 출근하는 길이라 꼭 투표하고 싶어 들렀는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거냐”며 항의한 뒤 돌아갔다. 하지만 23분 뒤 선관위 측은 해당 투표소 관리관에게 전화를 걸어 “일단 투표용지를 내어 주고 투표하게 하라”며 조치사항을 번복했다. 그러나 A씨는 이미 투표소를 떠난 뒤였다. 해당 투표소 한 사무원은 “A씨에게 어떤 사정으로 서명이 돼 있는 건지는 추후 밝혀질 테니 일단 오후 6시 전에 꼭 오셔서 투표하시라고 안내했다”고 말했다. 처음 A씨 명의로 투표한 유권자에 대한 신원 확인이 부족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해선 “신분 확인 담당자들은 생년월일과 신분증은 철저하게 확인했다고 하고, 우리 투표소에는 A씨 동명이인도 없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선관위 관계자는 “해당 사실을 보고받았다. 누군가 A씨의 신분증으로 부정행위를 했을 경우 등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놓고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 [포토] ‘투표하는’ 권양숙 여사

    [포토] ‘투표하는’ 권양숙 여사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제20대 대선 투표일인 9일 투표권을 행사했다. 권 여사는 오전 8시를 조금 넘겨 봉하마을과 가까운 경남 김해시 진영읍 제7투표소인 한빛도서관에 도착했다. 권 여사는 매번 선거 때 사전투표를 하지 않고 본투표일 투표를 해왔다. 권 여사는 이날 하얀색 마스크를 쓰고 연한 갈색 계열 코트와 바지 차림이었다. 투표하러 나온 시민, 투표 종사자 등과 가볍게 인사를 나눈 권 여사는 체온 체크를 하고 비닐장갑을 낀 후 투표했다. 권 여사는 투표 소감을 묻자 답변 대신, 가벼운 웃음으로 대신했다. 투표를 마친 권 여사는 곧바로 봉하마을 자택으로 향했다.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내일을 향해 쏴라/미술평론가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내일을 향해 쏴라/미술평론가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났을 때 클레는 삼십대 중반이었으나 군에 징집됐다. 막사 한구석에서 그린 몇 점 안 되는 그림에는 절망과 죽음의 그림자가 일렁거린다. 전쟁이 끝나고 클레는 바우하우스 교수진에 합류했다. 진보적인 분위기 속에서 클레는 마음껏 예술적 실험에 몰두했다. ‘꿈의 도시’는 이 시기의 작품이다. 파랑, 녹색, 연보라색 도형이 리드미컬하게 겹쳐진 그림에서 희망찬 기분이 느껴진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이다. 선거는 평범한 국민이 자신의 의사를 정치에 반영하는 수단이다. 선거는 근대 사회와 함께 등장했지만, 일정한 나이 이상의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한 표를 행사하는 보통선거의 역사는 길지 않다. 초기에는 재산 유무, 교육 정도 등에 따라 선거권을 제한했다. 사람들은 투표권을 얻기 위해 부단히 투쟁했다. 영국 노동자들은 19세기 중반 투표권을 얻기 위해 차티스트 운동을 벌였으나 실패했고 1918년에야 투표권을 얻었다. 프랑스는 1848년 처음 대통령을 선출했으나 일정 수준 이상의 납세자에게만 투표권을 부여해 노동자를 선거에서 배제했다. 1871년 제3공화국이 들어선 뒤에야 모든 성인 남성에게 투표권이 주어졌다. 여성은 남성보다 훨씬 늦게 선거권을 얻었다. 20세기 초 서구 여성들은 자신들의 불평등한 처지를 깨닫고 투표권 운동에 뛰어들었으나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각국은 20세기 중반을 전후해 여성에게 선거권을 부여했다. 한국은 1948년 미군정의 법령에 따라 성인남녀 모두에게 투표권이 주어졌다. 사람들은 그해 5월 10일에 치른 제헌국회 선거에서 역사상 처음 투표를 했다. 선거인 명부에 등록된 사람의 95.5%가 투표에 참여했다. 새 나라에 대한 열망과 기대가 뜨거웠음을 알 수 있다. 수십 년이 흐른 지금 언론과 논객들은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둥, 차악 대결이라는 둥 정치 혐오를 부추기고, 너무나 범상한 권리가 돼 버린 한 표의 무게는 깃털만큼 가볍다. 그래도 나는 투표에 희망을 걸겠다. 우리가 던지는 한 표, 한 표가 모여서 혐오와 분노, 복수심 가득한 세상이 아니라 미래로 뻗어 나가는 조국, 사람답게 사는 평화로운 공동체를 향해 쏘아 올리는 축포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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