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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농구] 경상도 시리즈 7일 점프볼

    [프로농구] 경상도 시리즈 7일 점프볼

    올시즌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는 정규리그 1위 울산 모비스-4위 대구 오리온스,2위 창원 LG-3위 부산 KTF의 맞대결로 압축됐다.‘경상도 시리즈’다. 프로농구 사상 한 지역에서 4강 팀이 모두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정규리그 상대 전적이 모두 3승3패로 호각지세라 더욱 흥미롭다. 모비스는 수비, 오리온스는 공격이 강점이다. 스피드가 빼어난 점은 공통점. ‘바람의 파이터’ 양동근(모비스)과 ‘매직 핸드’ 김승현(오리온스)의 포인트가드 대결이 최대 관심이다. 양동근이 강철 체력으로 공수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펼친다면 김승현은 화려한 개인기가 돋보인다.‘만능맨’ 크리스 윌리엄스(모비스)와 ‘마교주’ 피트 마이클(오리온스)의 격돌도 주목된다. 윌리엄스는 득점 어시스트 리바운드 스틸 등 두루 팀에 녹아든 플레이를 펼치는 반면 마이클은 역대 최고 평균 득점(35.12점)을 기록한 ‘득점 기계’다. G와 KTF는 모두 한 번도 챔피언에 오른 적이 없다.LG는 찰스 민렌드와 퍼비스 파스코가 내외곽에서 하모니를 이룬다.KTF는 ‘흑백 쌍둥이’ 애런 맥기, 필립 리치의 골밑 플레이가 든든하다. 박지현, 이현민, 박규현 등 LG 가드진은 힘과 투지로 고르게 활약한다.KTF 야전사령관 신기성은 노련미가 빼어나다. 흥미있는 카드는 또 있다. 고려대 94학번 동기인 ‘매직 히포’ 현주엽(LG)과 신기성이 만났다. 조상현(LG)과 송영진(KTF)의 5월 예비 신랑 대결도 볼거리다. 정규리그 신인왕 이현민과 플레이오프 최고 루키를 꿈꾸는 조성민(KTF)도 맞붙는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사설] 불사조 이봉주가 선사한 꿈과 희망

    어제 일요일 아침. 우리는 이봉주 선수가 있어 참 행복했다. 화창한 봄날씨와 함께 날아든 낭보는 국민을 온종일 즐겁고 들뜨게 했다.2007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78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그는 결승선을 불과 1500m 남기고 세계적 스타 키루이(케냐)를 따돌리며 역전 우승했다.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인 37세의 이봉주는 마라토너로서 ‘한물간 선수’라는 소리를 듣던 터였다. 그런 그가 불굴의 투지로 화려하게 재기한 과정은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요, 감동 그 자체였다. 이봉주의 쾌거는 단순한 인간승리가 아니다. 노장의 투혼이 다시 결실을 맺기까지 선수로서 그가 보인 성실성을 우리는 결코 잊을 수 없다. 사실 그의 마라톤 인생은 한국 마라톤과 맥을 같이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1990년 만 20세에 전국체전 2위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그가, 이후 17년 대장정에서 보여준 부침은 곧 한국 마라톤의 현대사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그는 마라톤계의 상징으로서 희비를 한 몸에 짊어지고 달려왔다. 이봉주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지만 1999년 소속팀(코오롱)을 떠나 방황한 적이 있다. 그 뒤 삼성전자로 옮겨 2001년 도쿄마라톤·보스턴대회 우승,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우승으로 부활에 성공했다. 그러나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는 14위에 그쳐 국민을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성실하게 훈련에 임한 결과 오늘의 기쁨을 누리게 된 것이다. 이봉주 드라마는 개인의 영광이기도 하지만, 어지러운 대선정국과 어려운 경제 상황에 지친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했다는 점에서 더욱 값지다고 하겠다. 체력의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 정상에 다시 선 그의 투혼이 국민정신으로 승화되길 기대한다. 아울러 한국 마라톤에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린 이봉주 선수에게 거듭 고마움을 전한다.
  • 예멘 겨우 이겼는데 UAE는 어쩌나

    ‘중동길은 산 넘어 산’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2차 예선 1차전에서 예멘에 1-0 승으로 간신히 첫 산을 넘었으나 숨을 돌릴 여유가 없다.6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은 중동 원정길에 나서 14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일전을 치른다.28일에는 우즈베키스탄을 안산으로 불러 겨룬다. 한국은 UAE와의 A매치 역대 전적에서 7승5무2패로 앞서고, 지난해 도하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가진 전지훈련에서 베어벡호가 2-0 완승했지만 방심할 수 없다. 지난해 1월 아드보카트호가 0-1로 진 적이 있는 데다 예멘전에서 보여준 골 결정력과 조직력의 부재가 걸린다. 박주영의 ‘퇴장’도 변수다. 게다가 UAE는 28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 1차전에서 1-2로 져 잔뜩 독이 올라 있다. ‘갈수록 태산’이라고 다음 상대 우즈베키스탄은 키가 크면서 몸싸움을 즐기는 투지가 좋은 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0위로 지난 1월까지 한국보다 상위에 있었다.2005년 독일월드컵 최종예선 원정 경기에서는 간신히 무승부를 기록했다. 우즈베키스탄은 23세 이하 선수들이 나온 도하아시안게임에서 8강에 머물렀지만 우승팀이자 개최국인 카타르를 조별리그에서 유일하게 꺾은 팀이다. 경기를 직접 본 대한축구협회 최경식 하재훈 기술위원은 “이들이 예멘보다 전력이 좋다.”고 평가했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헐! 술 많이 마시면 남성 ‘젖’도 커진다구요?

    “어머나! 남성도 술을 오랫동안 많이 마실 경우 젖이 여자의 유방처럼 부풀어오른다구요?” 중국 대륙에 30대 중반의 한 남성이 술을 너무 오랫동안 많이 마시는 바람에 젖이 여성의 유방처럼 크게 부풀어오르는 기이한 일이 발생,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화제의 주인공은 중국 중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 살고 있는 천(陳·35)모씨.주류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그는 업무상 술을 매일 많이 마셔야 하는 영업 담당 사원이다. 천씨는 오랫동안 술을 많이 마셔왔는데,술을 마시기만 하면 젖이 여자의 유방처럼 팽팽하게 부풀어오를 뿐 아니라 너무 아파 참기 힘든 괴상한 병에 걸려 병원에 치료를 받고 있다고 무한만보(武漢晩報)가 9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천씨는 영업 활동을 잘하기 위해 지난 6년동안 지속적으로 술을 많이 마셔왔다.그는 항상 술기운을 빌려 ‘불굴의 투지’로 업무를 밀어붙였다.이 덕분에 천씨는 사내 ‘1등 사원’으로 선발되는 영광도 안았다. 하지만 지난 2002년 여름 어느날,천씨는 가슴의 젖이 갑자기 천천히 팽팽해지면서 마치 고기를 많이 먹은 듯이 답답해졌다.이와 함께 몸도 함께 ‘빵빵’하게 살이 찌는 느낌을 받았다.이후 며칠 지나자 젖이 나날이 커지기 시작했다.마치 가슴의 젖이 만두 두개를 반죽해 붙여놓은 것처럼 커졌다. 1주일쯤 지나자 천씨의 사내의 젖이 아니라 여자의 유방처럼 팽팽하게 부풀어올랐을 뿐 아니라 너무 아파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하지만 이 사실을 남이 알까봐 아픈 것도 참고 병원에 가질 않았다. 몇년동안 혼자 끙끙 앓던 그는 7일 더이상 참지 않고 큰 용기를 냈다.통증을 견뎌내기 힘든 데다 자신의 병명을 정확히 진단해보기 위해서다.이에 천씨는 곧바로 후베이성 중의학원 부속 남성과를 찾아가 진찰을 받았다. 중의학원 부속 남성과의 검사결과 천씨는 간기능에 이상이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그는 간기능에 이상이 있고,몸 속에는 여성호르몬의 양이 일반 남성보다 2배가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이에 담당의사는 그의 병명을 ‘주정성(酒精性) 간손상이라고 붙였다. 의료 전문가는 “간장은 남성 체내에서 여자호르몬의 없애는 기능을 하고 있는데,천씨의 경우 장기간 술을 많이 마시면 간세포가 손상됐다.”며 “이는 자연히 여성호르몬을 활성화시켜주는 만큼 사내라도 여성적 특징인 젖이 부풀어올라 유방처럼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빨간 명찰’ 선생님

    지역 여건상 사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는 민통선 이북 지역 학생들을 위해 ‘빨간명찰 선생님’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경기도 김포 용강리에 주둔하고 있는 해병 2사단 병사들이다. 학생들과의 인연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02년. 마을 학생들을 위해 설립된 교회 공부방이 교사 부족으로 없어질 위기에 처하자 인근 해병 부대 병사들이 자원봉사에 나선 것. 지금은 8연대 전투지원중대에 근무하고 있는 이동현(22) 상병과 김도균(21) 일병이 1주일에 두 차례씩 영어와 수학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1년째 ‘빨간명찰’ 선생님들과 공부를 해온 구은비(14) 양은 “선생님들의 가르침 덕에 학업성적이 몰라보게 향상됐다.”면서 “과목별로 학원만 3∼4개씩 다닌다는 시내 친구들이 부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26일엔 현역시절 공부방에서 가르치던 전역병들이 찾아와 학생들과 자리를 함께했다.2005년 해병으로 근무하며 공부방과 인연을 맺은 김성찬(27)씨는 “중학생 시절 수업을 받은 학생이 어느새 대학입시를 준비하며 진로상담을 해오곤 한다.”며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영화 ‘허브’ 정신지체 성은役 강혜정

    영화 ‘허브’ 정신지체 성은役 강혜정

    “그들은 무엇을 할 때 이것저것 계산하지 않고 한가지에만 집중해요. 세상을 단순하게 보는 거죠. 그게 오히려 현명할 수 있어요. 셈을 잘 못한다고 해서 (편견의 틀에)가둬놓는 것은 잘못된 거예요. 사실 사람들 모두 장애를 다 가지고 있지 않나요?” 다른 누군가가 되어 살아본다는 것은 참 매력적인 일이다. 아주 짧게라도 말이다. 백번 보고 듣는 것보다 단 한번 경험하는 것이 마음의 키를 부쩍 자라게 만들기 때문이다. 새 영화 ‘허브’(감독 허인무)로 돌아온 배우 강혜정(26)도 그랬다. 정신지체 장애우의 사랑, 이별, 홀로서기를 다룬 영화에서 7살짜리 정신연령을 가진 20살의 차성은을 연기했다. 그녀는 “성은이의 좋은 기운을 받아서인지 (영화를 찍고 나서)많이 밝아지고 긍정적으로 변했어요. 제가 원래 ‘욱하는’ 성질이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 매니저가 뒷수습 하느라 많이 혼났죠.”라며 활짝 웃는다. “말투, 목소리부터 옷 입는 것까지 처음엔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연기가)어색해요.” 엄살을 떠는 모습을 보는 건 낯설었다. 그만큼 그녀의 어린 아이 연기는 흠잡을 데 없었다. 성은은 정신지체 3급의 장애우. 꽃집을 운영하는 엄마(배종옥)와 단둘이 산다. 남보다 느리게 가는 그녀에게도 사랑이 찾아왔다. 뺀질거리는 의무경찰 종범(정경호)이 그녀에겐 왕자님이다. 겉모습만 보고 성은에게 ‘들이대던’ 종범은 그녀의 남다름을 알고는 고민한다. 그녀의 순수함에 끌려 만남을 계속하지만 서서히 버거움을 느낀다. 자식보다 하루라도 더 살고 싶은 엄마는 예기치 않게 암 선고를 받고 이별 준비에 들어가고, 영화는 작정한 듯 눈물샘을 자극한다. 하지만 영화는 지체없이 희망을 향해 달려간다. “정신지체우를 다룬 훌륭한 영화는 참 많죠. 하지만 우리 영화는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에요. 그들도 스스로 선택해서 살아갈 수 있고 또 그렇게 했다는 걸 보여준 거죠.” 줄곧 비견돼 온 영화 ‘말아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그녀의 말이다. 앳된 얼굴, 여린 체구에 조근조근한 말투지만 그녀에게서는 시쳇말로 ‘보통 아니겠다.’ 싶은 당찬 분위기가 풍긴다. 치아 교정 이후 인터넷에서 들끓는 성형 논란에 대해 슬쩍 떠봤다. “창창한 앞날을 두고 그런 것에 계속 신경쓰면 뭐하겠어요.”라고 똑부러지게 매듭 짓는다. 영화 ‘나비’를 함께 찍은 선배 김호정을 보며 ‘진짜 배우가 돼야겠다.’고 결심했고, 비슷한 연배의 배우들이 눈앞의 인기에 연연해 재능을 낭비할 때 신중하게 한발한발 디뎌왔다. 굵직한 배역을 맡아 출연한 것만 13편.26살, 많지 않은 나이에 진지한 배우로 각인될 수 있었다. 누구처럼 되고 싶다거나 어떤 배역을 하고 싶다거나 하는 식의 욕심은 없다고 당돌하게 말하는 그녀. 내년 3월 촬영에 들어가는 차기작 ‘세탁소’(감독 황수아)에서 엉뚱한 탈주범으로 변신한다. ‘허브’를 찍고 나서 가족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그녀는 “따로 살아서 1년에 두어번밖에 아버지를 못 봤는데 요즘은 한달에 두세번씩 찾아가요.”라며 눈을 동그랗게 뜬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프로농구] LG, KCC전 3연패 끊었다

    24일 프로농구는 천적과 맞닥뜨린 팀들이 유난히 많았다.KCC를 상대로 3연패(지난 시즌 포함)의 쓴 잔을 든 LG, 전자랜드에 내리 2패를 당한 SK, 삼성전 4연패에서 허덕이는 오리온스 얘기다. 저마다 애를 썼지만 이날 천적 고리를 끊은 건 LG가 유일했다.LG는 홈 창원에서 KCC를 92-66으로 대파, 시즌 13승11패를 기록했다.LG는 이날 서장훈(31점 8리바운드)을 앞세워 오리온스전 5연승으로 4연패에서 탈출한 삼성,SK전 3연승을 일군 전자랜드와 공동 3위. 올시즌 바닥을 맴돌고 있는 KCC는 LG만 만나면 투지를 불살랐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시즌 신선우 감독을 빼내간 LG가 올시즌 KCC의 ‘기둥’이던 찰스 민렌드마저 뽑아갔기 때문. 개막 이후 두 달 동안 선두로 승승장구하던 LG는 KCC를 만날 때마다 거푸 카운터펀치를 맞았다. 하지만 이날은 정반대였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가족의 현장 응원에 힘입은 민렌드(21점 9리바운드 5스틸)와 조상현(15점 3점슛 3개)이 펄펄 날며 KCC를 유린했다. 전반에 선전한 KCC는 이상민(11점) 추승균(9점) 등 주전들이 체력 문제를 보이며 급격히 무너졌다.3쿼터서 승부가 갈렸다. 조상현 박규현의 3점포 3개로 점수차를 벌린 LG는 4쿼터 들어 4분여 동안 상대를 무득점으로 묶고,11점을 쓸어 담아 단숨에 26점 차로 달아났다. 전자랜드-SK의 인천 경기는 명승부였다. 지난 시즌 8승46패의 참담한 성적으로 모든 팀의 ‘먹이’ 신세였던 전자랜드는 05∼06시즌엔 SK에 2승4패로 뒤졌다. 하지만 이날 연장 접전 끝에 101-98로 승리를 따내며 SK전 3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틈만 나면 상대 공을 가로채고 거침없이 3점포를 날렸던 조우현(25점 3점슛 4개 5스틸)과 루키 전정규(19점 3점슛 5개 6스틸)의 활약이 돋보였다. 전자랜드는 슛성공률에서 SK에 뒤졌으나 상대가 많은 턴오버를 저질러 팽팽한 승부를 이어갈 수 있었다.90-90 상황에서 돌입한 연장전에서 조우현과 전정규는 거푸 3점포를 꽂아넣어 이전 두 경기와 마찬가지로 SK를 3점차로 제쳤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서울광장] 5년 정권과 不事二君/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5년 정권과 不事二君/이목희 논설위원

    정권 말기 고위공직자를 만나면 이래저래 개운치 않다. 정권이 천년만년 갈 듯이 억지로 코드를 맞추는 이들과는 대화하기 어렵다. 엊그제처럼 노무현 대통령이 여론과 동떨어진 발언을 한 뒤에는 더하다. 당당하던 초창기 위세는 간 데 없고, 꼬리 내리는 이들도 좋게 비치지 않는다. 안타까움은 다른 쪽에 있다. 정권과 관계없이 요직을 맡는 게 국가에 도움이 될 인재가 꽤 된다. 참여정부에서 고위직이었다는 이유로 한 묶음에 싸여 떨려나기에 아까운 이들이다. 당나라 말기부터 송나라 통일 때까지 난세를 살아간 풍도(馮道)란 인물이 있다. 다섯 왕조, 여덟 성씨의 열한명 군주 아래에서 30년 동안 고관을 지냈다. 재상 자리를 무려 23년이나 지켰다. 훗날의 역사는 그를 상반되게 평가한다. 처세의 달인, 지조없는 기회주의자, 변절자 등 간신 비슷한 평가가 첫번째다. 원만한 인격, 청렴결백, 박학다식에서 나온 행정능력을 지녔고, 분수를 지키며 권력을 남용하지 않았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공자묘 복원, 경전 목판인쇄, 거란의 대학살 최소화를 포함해 실질 업적도 있다. 풍도의 장점을 갖춘 공직자를 현재에서 찾으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떠오른다. 전두환 정권에서 총리 의전비서관에 발탁되면서 사실상 정무직의 길에 들어선 그다. 정치바람에 언제 잘리거나, 한직으로 갈지 모르는 처지였다. 하지만 노태우·김영삼·김대중 정권과 참여정부에 이르도록 그를 홀대한 정권은 없었다. 청와대 의전수석·외교안보수석·외교보좌관에 이어 외교장관까지 항상 집권자와 지근거리에 있었다. 정권을 초월한 경력을 바탕으로 유엔 수장의 영광을 안았다. 외교장관 시절 반 총장은 사석에서 “언제나 담벼락 위를 걷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전두환·노태우 등 군출신, 김영삼·김대중 등 전문정치인, 그리고 여러모로 독특한 노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겠는가. 현직 대통령의 뜻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아니다 싶은 부분을 바로잡으려니 하루하루가 아슬아슬하게 지나갔을 것이다. 고위공직자 모두가 반 총장을 따라 하기는 힘들다. 다만 몇가지를 충족하면 적어도 서너 정권에서 요직을 이어갈 여지가 생긴다. 첫째, 시종일관 겸손하고 어느 편에도 과잉 줄서기를 말아야 한다.“대통령께 충성”을 외치며 여론은 아랑곳하지 않고 후안무치한 행태를 보인 공직자가 오래 갔던 경우는 없다. 차기대권 유력자 진영을 기웃거렸던 공직자 역시 한번은 잘 나갈 수 있어도 반 총장 같이는 못 된다. 둘째는 업무능력이다. 지금 한나라당 대권주자들이 여론조사에서 앞서가고 있다.10년 야당 생활을 벌충하려고 한나라당을 통해 한자리를 노리는 인사들이 부지기수다. 여야 누가 정권을 잡든 공직사회를 함부로 뒤엎으면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는다. 이명박·박근혜 캠프에서도 무능력자, 기회주의자가 정치바람을 타려는 양상을 벌써 경계하고 있다고 들었다. 불사이군(不事二君)은 이제 떨쳐야 할 용어다. 변절과 편가르기, 줄서기로 새 정권마다 붙으라는 말이 아니다. 자기 업무영역에서 막바지까지 최선을 다함으로써 어느 정권에서나 빛을 발하는 공직자가 되어야 한다. 노 대통령은 스스로를 향해 “난데없이 굴러들어온 놈”이라는 표현을 썼다. 과격한 발언이었지만 실제로 5년 단임 대통령이 국가의 영속성을 보장하진 않는다. 풍도의 좌우명으로 글을 맺는다.“만인과 다투지 않는다. 임금이 아니라 나라에 충성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2006 도하 아시안게임] 방성윤, 만리장성 넘는다

    |도하(카타르) 임일영특파원|“한국 농구가 죽지 않았음을 보여주겠다.” 10일 새벽 남자농구 예선 E조 최종전에서 홈팀 카타르(조 1위)를 연장혈투 끝에 87-81로 꺾은 최부영 감독은 한껏 상기된 모습이었다. 복병 이란과 요르단에 어이없이 패해 자존심을 구겼지만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예선과 3·4위전에서 한국을 거푸 짓눌렀던 강호 카타르를 꺾고 조 4위로 8강에 오른 것은 12일 밤 11시 중국(F조 1위)전을 앞두고 보약이 될 터. 더군다나 이규섭과 서장훈(이상 삼성)을 부상을 이유로 단 1초도 기용하지 않고 거둔 승리라 더 의미있었다. 2002부산아시안게임 최고의 명승부였던 중국과의 결승전에 견줄 만큼 짜릿한 역전 드라마의 주연은 ‘뱅뱅’ 방성윤(24·SK)이었다. 방성윤은 이날 3점슛 12개를 포함,A매치 최다득점인 42점을 퍼부어 홈팬들과 카타르 선수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게 했다.역대 최고의 슈터로 꼽히는 신동파나 이충희에 견줘도 부족함이 없는 클러치 능력을 뽐낸 것. 경기를 마친 방성윤은 인터뷰를 하지 않고 그대로 사라졌다. 잠시 뒤 왼쪽 팔목과 발목에 커다란 얼음주머니를 달고 돌아와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대로는 통증을 참을 수 없었고 서 있을 힘도 남아 있지 않은 탓.대표팀 소집 전날인 지난달 5일 프로농구 KT&G전에서 발목이 돌아간 방성윤은 태릉선수촌에서 2주 동안 깁스를 했다. 전술훈련은 한번도 하지 못했고 이제 겨우 러닝을 시작한 상황. 하지만 방성윤의 초인적인 투지는 육체적 고통을 이겨냈다.“2쿼터가 끝나고 나서 진통제를 먹었더니 나중에 약기운이 올라 어지럽더라고요.”라면서 “연습을 못했는데 운이 좋았어요. 내 몸이 아닌 것 같은데 (슛이) 들어가더라고요.”라고 말했다. 방성윤은 부산대회 결승에서도 고비마다 3점포를 터뜨려 만리장성을 격파하고 20년 만에 농구 금메달을 따는 데 일조를 했다. 방성윤은 “중국 선수들은 워낙 키가 큰 데다 운동신경도 동양인 같지 않아요. 뛸 수 있을지 모르지만 기회만 있다면 몸이 부서지도록 뛰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argus@seoul.co.kr
  • [2006 도하 아시안게임] “만리장성 꼭 넘을것”

    도하아시안게임 남자탁구 단체전 결승에서 금메달을 노렸지만 최강 중국에 ‘굴욕’을 맛본 유승민(삼성생명)과 오상은(KT&G)이 개인전에서 설욕을 벼른다.1986년 서울,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2연패한 한국탁구는 16년 만에 성사된 4일 중국과의 결승 대결에서 완패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승민과 2005년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리스트 오상은은 이변이 없는 한 왕하오, 마린과 단식 준결승에서 격돌할 전망이다. 유승민이 개인전마저 내주면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또 만날 왕하오에게 기선을 완전히 제압당하는 셈이다. 투지가 좋은 ‘드라이브의 황제’ 유승민이 자신감을 찾는다면 왕하오에게 뜻밖의 일격을 가할 수도 있어 초반 기싸움이 중요하다. 오상은도 단체전 2번 단식 마린과의 대결에서 첫 세트를 따내고 2,3세트를 빼앗긴 뒤 4세트를 잡았지만 마지막 5세트에서 변칙 공격에 말려 아쉽게 승리를 날렸다. 오상은과 유승민이 왕하오와 마린을 상대로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 탁구종목 통산 아시안게임 5회 연속 금메달 행진을 이어갈 지 주목된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2006 도하 아시안게임] 굴욕의 야구

    아시안게임 3연패를 장담하던 한국야구가 참담한 수모를 당했다. 지난달 30일 사실상 결승전으로 불렸던 타이완전 패배에 이어 2일 사회인팀이 주축인 아마추어팀 일본에조차 7-10으로 졌다. 비록 한국팀에는 해외파가 없었지만 그래도 국내 최고 선수들로 구성됐기에 금메달의 꿈을 부풀렸다. 하지만 야구 후진국인 중국, 필리핀, 태국과 동메달을 다퉈야 하는 상황.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일본과 타이완을 연파하며 아시아 최강의 면모를 보인지 얼마 되지 않아 아시아 3류국으로 전락한 것. 조짐은 지난달 아시아 프로야구 왕중왕전인 코나미컵에서 감지됐다. 한국시리즈를 2연패한 삼성은 타이완대표 라뉴에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아시안게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됐지만 관계자들은 ‘설마’하며 아무런 의식을 갖지 못했다. 실체도 없는 선수들의 ‘몸값’과 ‘자신감’만으로 금메달 사냥에 나섰던 것. 패배는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의 투지도 부족했고, 전력 분석도 이뤄지지 않았다. 일본전에서 타이완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최고 몸값의 한국 프로선수들이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했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선수 선발이다. 당초 멤버였던 구대성, 홍성흔, 김동주 등이 컨디션 난조 등을 이유로 합류를 고사했다. 팬들의 사랑에 힘입어 이미 병역 혜택을 받은 이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국가에 봉사하기를 꺼렸다. 네티즌들은 스타들의 실속챙기기 불참과 선수들의 기량과 정신력 퇴보에 경악과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더욱이 책임 공방을 놓고 ‘네 탓이오.’를 외치는 꼴불견의 상황이 벌어져 분노를 더했다. 김재박 감독은 이번 대회에 출전을 거부하거나 회피한 프로 스타들을 원망했고,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협회 등은 투수교체 실패를 비롯해 전술상 실수를 거듭한 감독의 책임이 더 크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김 감독은 “앞으로 국제대회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최고 선수들을 끌어모아야 한다.”면서 이번 대표팀 차출에 응하지 않았던 일부 선수들을 겨냥해 서운한 감정을 내비쳤다. 그러나 하일성 KBO 사무총장은 “이번 대표팀 코칭스태프 및 선수 구성은 김 감독이 전권을 휘둘렀고 비록 해외파와 국내 포지션별 최고 선수 가운데 일부가 빠지긴 했지만 김 감독이 ‘작전 야구’를 펼치기에는 좋은 멤버로 구성됐다.”고 평가해 ‘도하 참변’의 책임 소재를 놓고 논란이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프로농구 2006] 문경은·노경석 펄펄 LG 꺾고 4연패 탈출

    올 신인드래프트에서 노경석(SK)이 1라운드 2번으로 호명되자 장내는 술렁거렸다. 예상보다 순번이 빨랐던 것. 하지만 프로에 뛰어든 뒤 동기생 이현민(LG)이나 전정규(전자랜드)에 비해 못 미쳤다. 주눅든 탓인지 루키다운 패기보다는 어정쩡한 플레이를 하기 일쑤였다. 22일 잠실에서 열린 선두 LG와 꼴찌 SK의 경기. 객관적인 전력에선 LG가 앞섰다. 감독을 퇴진시키는 초강수를 띄우고도 SK가 4연패를 달릴 만큼 분위기가 안 좋았기 때문. 하지만 이날 SK 선수들의 눈빛은 달랐다. 최고참 문경은(18점 5스틸)부터 악착같은 투지를 보였다. 특히 2쿼터부터 투입된 루키 노경석(13점·3점슛 3개)의 플레이가 돋보였다.50-51로 뒤진 3쿼터 종료 7분전 3점슛으로 첫 역전을 만들어낸 노경석은 57-52로 앞선 쿼터 종료 4분51초를 남기고 또한번 3점슛을 터뜨렸다. 난파 직전의 SK가 LG를 86-78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4연패를 탈출했다. 강양택 감독 대행은 지휘봉을 잡은 뒤 3경기 만에 첫 승을 거뒀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책꽂이]

    ●모로코의 낙타와 성자(엘리아스 카네티 지음, 조원규 옮김, 민음사 펴냄) 불가리아 출신으로 1981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저자의 모로코 여행 에세이. 고도 마라케시의 역동적인 장터와 고즈넉한 구시가지 골목들을 돌아보며 느낀 삶과 죽음, 예술에 대한 단상을 담았다. 작가는 도살을 앞둔 낙타를 바라보며 삶과 죽음의 경계를 체험하고, 뼈만 앙상한 늙은 나귀의 강렬한 욕정에서 힘없는 자의 생명력에 새삼 눈뜬다. 카네티는 ‘군중의 광기’에 대해 깊이 고민했던 작가다.9800원.●데카메론(박상진 지음, 살림 펴냄) 조반니 보카치오를 단테, 페트라르카와 더불어 불멸의 지성으로 만든 ‘데카메론’ 해설서.‘데카메론’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완전한 의미에서 문학적 창작은 아니다. 당시 떠돌던 이야기와 보카치오 자신이 이미 써놓았던 소설들을 모은 것이다.1348년 페스트를 피해 피렌체 교외의 별장으로 옮겨온 10명의 남녀가 10일 동안 이야기하는 100편의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중세의 그늘에서 싹튼 새로운 시대정신을 엿볼 수 있다.7900원.●고려에 시집온 칭기즈칸의 딸들(이한수 지음, 김영사 펴냄) 고려 왕비가 된 몽골 여인의 삶으로 읽는 여몽관계사. 고려 제25대 충렬왕부터 제31대 공민왕까지 100년간 고려의 왕들은 모두 몽골 여인을 아내로 맞아들였다. 충선왕은 두 명, 충숙왕은 세 명의 몽골 여인과 혼인했다. 세계를 정복한 몽골이 유독 고려에만 공주들을 시집보낸 것은 항몽전쟁에서 보여준 고려인의 투지와 저력 때문. 충렬왕비 홀도로게리미실, 충선왕비 보탑실련, 충숙왕비 역련진팔라, 공민왕비 보탑실리 등 8인8색 몽골 공주들의 다양한 면모를 살폈다.9900원.●개념어 사전(남경태 지음, 들녘 펴냄) 인간의 기억은 나무와 같다. 삶의 작은 상처는 나무가 자라면서 껍질에 난 생채기가 아물 듯이 쉽게 잊힌다. 그러나 생명을 위협할 만큼 중대한 사건을 경험하면 마치 깊게 파인 도끼 자국이 나무에 영구적인 상처로 남듯 당사자에게 평생 지워지지 않는 기억이 된다. 이 책은 트라우마에 대해 이런 설명을 붙인다. 트라우마는 그리스어 트라우마트(traumat)에서 비롯된 말로 상처라는 뜻. 트라우마의 정식 병명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다. 1만 3000원.●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김용규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부조리극의 대명사 ‘고도를 기다리며’는 변치 않는 시공간과 성격 없는 인물을 내세워 ‘권태’라는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다. 도대체 고도는 누구이며 왜 그를 기다리는 것일까. 이에 대해 하이데거는 권태의 의미를 짚으며 ‘시간 죽이기’에 몰두하는 현실에서 벗어나 실존의 의미를 찾으라고 말한다. 세계문학 작품 속에 담긴 철학 담론을 꺼내 독자와의 소통을 시도하는 책. 1만 2000원.●기독교신앙(프리드리히 슐라이어마허 지음, 최신한 옮김, 한길사 펴냄) 교부신학의 전통을 계승, 프로테스탄트 신학을 집대성한 근대 신학의 아버지 슐라이어마허 신학사상의 결정판. 저자의 초기 사상을 대변하는 작품이 종교를 멸시하는 교양인을 위한 강연인 ‘종교론’이라면, 이 책은 완숙기에 들어선 신학자의 진면모가 드러난 대작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교의학과 신앙론의 종합을 시도한다.2만 5000원.
  • 총부채상환비율 줄이기·대상 확대 광풍 잠재우기엔 “글쎄”

    “과연 효과가 있을지…” 금융감독당국은 15일 부동산 안정화대책의 일환으로 발표될 금융규제정책에 대한 회의론에 휩싸여 있다. 대출규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이번 확정안이 부동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관심을 표명하면서도 ‘광풍’이 되어버린 부동산 바람을 잡을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한때 정부 일각에서 제기된 총량규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일본이 지난 1990년 ‘부동산관련 융자 총량규제’를 전격적으로 실시한 뒤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10년이 넘는 장기 불황의 늪에 빠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조정하는 주택담보대출규제가 급등하는 집값을 잡는 ‘묘약’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한다. 금융당국은 현재 DTI의 적용대상을 투지지역내 ‘6억원 초과 아파트’에서 ‘3억원 초과 아파트’로 확대하거나 DTI 비율을 40%에서 30%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에 따라 DTI를 비투기지역으로까지 확대 적용하지는 않는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이런 규제들의 기본 골격이 사전에 대부분 공개됨으로써 과연 효과를 볼 것인지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집값 상승은 통화량 증가, 주택 수요와 공급의 부조화, 교육, 금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인데도 이번 집값 폭등의 책임을 주택금융에만 떠넘긴다는 인상을 받는다.”면서 “대출규제를 통한 집값 잡기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모두가 인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AFC 챔프언스리그] 아시아 지존 전북 “이제 세계정복”

    ‘소리 없이 강한 승부사’ 최강희(47) 전북 감독이 마침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품었다. 지난해 FA컵 챔피언 전북은 9일 새벽 시리아 홈스에서 열린 알카라마와 대회 결승 2차전에서 1-2로 졌다. 하지만 지난 1일 홈 1차전에서 2-0으로 이겼기 때문에 종합스코어 3-2로 아시아 클럽 왕중왕에 등극했다. 전북은 여러 아시아 클럽 대회가 02~03시즌부터 챔피언스리그로 합쳐진 뒤 한국팀으로는 처음으로 대회 정상에 올랐다. 또 상금 60만달러와 함께 12월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티켓을 따냈다. 이번 대회 들어 거푸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축구팬들을 짜릿하게 만들었던 전북은 이날도 또 한 편의 ‘각본 없는 드라마’를 썼다. 홈팬의 일방적인 응원에 힘입은 알카라마에 후반 초반 연속 2골을 내주며 위기에 몰렸던 것. 하지만 후반 41분 브라질 출신 제칼로가 방아찧기 헤딩슛으로 한 골을 만회, 연장 승부 없이 아시아 정상을 밟았다. 그동안 모든 선수가 하나가 돼 연주했던 ‘승리 행진곡’이 우승 피날레로 이어지기까지 그 중심에는 ‘믿음의 마에스트로’ 최 감독이 있었다. 한일은행 등 실업에서 뛰다가 1983년 포항 유니폼을 입으며 프로축구 원년 멤버가 됐던 최 감독은 이듬해부터 울산에서 내리 9년을 수비수로 활약했다.K-리그 통산 개인 기록은 205경기 출장에 10골 22도움. 처음에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했지만 투지가 강하고 끊임없이 오버래핑을 시도하는 등 빼어난 체력과 성실성을 인정받아 28세에 ‘늦깎이’로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그리고 1988년 서울올림픽과 아시안컵,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무대 등을 누볐다. 지난해 7월 전북 사령탑을 맡은 뒤 FA컵 우승을 일궈내고 올해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서며 ‘성공 시대’를 연 밑바탕엔 장기간 선진 축구를 접한 체험이 깔려 있다. 현역 은퇴 뒤 독일 분데스리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그리고 브라질까지, 빅리그에서 꾸준히 지도자 연수를 받으며 스스로를 단련했다. 이때 얻은 깨달음은 선수 위에 군림하는 지도자는 오래 가지 못한다는 것. 또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찾아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최 감독은 “K-리그의 자존심을 지켜서 기쁘다.”면서 “우승 원동력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들의 투혼”이라며 공을 돌렸다. 그는 또 “어려운 경기를 거듭하며 팀이 강해지고 응집력과 동료애가 생겼다는 게 지도자로서 가장 보람된 일”이라면서 “새달 클럽월드컵에서도 충분히 준비해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덧붙였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FA컵 전국축구선수권대회] 수원·전남 “결승서 붙어보자”

    울산현대미포조선이 실업팀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올랐던 지난해 파란이 올해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대학과 실업, 프로팀이 총출동한 2006년 FA컵 전국축구선수권대회 왕중왕은 수원 삼성-전남 드래곤즈의 프로팀 대결로 가려지게 됐다. 올해 K-리그 후기 우승팀 수원은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4강전에서 브라질 출신 스트라이커 실바와 ‘꽃미남’ 백지훈의 연속골이 터지며 내셔널리그 전기 우승팀 고양 국민은행을 2-0으로 꺾었다. 수원은 2002년 7회 대회 이후 4년 만에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2회 대회 챔피언 전남은 전·후반·연장 포함 120분 동안 피말리는 접전 끝에 인천과 0-0으로 비겼다. 하지만 승부차기에서 김영광이 2개의 슛을 막아내고 인천이 2차례 실축하는 데 힘입어 4-3으로 승리, 극적으로 결승에 합류했다. 결승전은 12월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오는 12일 포항과의 K-리그 4강 플레이오프를 위해 주전을 대거 쉬게 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수원은 이관우 김남일 송종국 백지훈 등 베스트 멤버로 경기에 나섰다.K-리그와 FA컵 동시 정복을 꿈꾼 것. 하지만 울산 현대(32강)-광주 상무(16강)-경남FC(8강) 등 K-리그 팀들을 차례로 격파했던 고양의 전력은 녹록지 않았다. 고양은 투지와 거친 수비로 수원과 팽팽하게 맞서며 고민기 김종현 김재구 등을 앞세워 역습을 가했다. 수원의 숨통이 트인 것은 전반 인저리타임에 돌입했을 때였다. 상대 왼쪽 진영으로 공을 몰던 이관우가 고양 수비수 사이로 크로스를 올렸다. 올리베라가 넘어지며 헤딩 패스를 했고, 실바가 이단옆차기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수원은 후반 들어 주전들을 교체하며 체력 안배에 들어갔다. 고양은 후반 34분 상대 페널티박스를 돌파하다가 마토에게 잡아채인 김동민이 그라운드에 나뒹굴었으나,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고양은 수비수 최정민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해 추격할 힘을 잃었다. 수원은 경기 종료 직전 이현진의 크로스를 받은 백지훈이 쐐기골을 터뜨렸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제2회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선동열 “좋은 투수 많아 목표는 우승”

    아시아 프로야구 왕중왕을 가리는 코나미컵에 출전한 4개팀 사령탑은 일제히 우승에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한국대표 삼성 선동열(43) 감독은 7일 일본 도쿄돔호텔에서 열린 합동 기자회견에서 “지난해엔 준우승했지만 올해는 목표를 우승으로 잡았다. 초반 리드를 잡으면 후반에 무너지지 않는 철벽 마운드가 강점이다. 후반전에 불펜진을 총가동하겠다.”면서 의지를 불태웠다.이어 “지난해에 비해 가장 부족한 건 공격력이다. 단기전은 투수 싸움이지만 좋은 투수들이 많아 3점 내기가 쉽지 않다.3점 이상만 뽑는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에이스 배영수의 불참과 진갑용, 김한수의 부상에 불안감을 내비치면서 “유일한 3할 타자인 양준혁이 베테랑이고 경기의 흐름을 잘 알기에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대표 니혼햄의 트레이 힐만(43) 감독의 자신감도 강했다. 그는 “우리는 강한 수비력이 강점이다. 주최국으로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며 일본의 2년 연속 우승을 기대했다.이어 “여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페르난도 세기뇰 선수가 (한국전에) 뛸 수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대회를 통해 우정을 다지고 아시아 야구를 세계적으로 알리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타이완대표 라뉴의 홍이충(45) 감독도 “일본과 한국이 우리보다 강하지만 준비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격전이 예상된다.”면서 “젊은 선수가 주축이 돼 단결력이 강하고 공격력도 상당한 수준”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투지만 보여준다면 지난해(3위)보다 순위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열린세상] 인문학과 초가을/ 이덕연 연세대 헌법학 교수

    ‘혁업불이´(革業不二), 과천 정부종합청사의 복도 게시판에서 본 표어다. 문법에 맞는 표현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발음부터 뭔가 편하지 못하다. 지나치게 급하고 격하게 다그치는 듯한 느낌이 마뜩하지 않다. 궁리 끝에 표어를 만들고 벽에 붙인 사람들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중앙행정기관의 품격을 느끼기에는 너무 멋과 맛이 없다. 커다란 성냥갑 세워 놓은 듯한 청사의 모양새만큼이나 인문학적 상상력과는 거리가 멀다. 혁신이 자발적인 참여와 자기계발을 통해 지속적으로 실천되기 위해서는 치열함과 함께 부드러움과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단호하기보다는 오히려 부산하기만 한 듯하고, 심중(深重)과 겸손보다는 경솔과 오만한 과시만이 두드러져 보인다. 모든 사물이 다 그러하지만, 특히 중대한 것을 새롭게 바꾸는 것은 우선 멈추어 서서 스스로를 조용히 돌아보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신동엽 시인이 “덜 여문 사람은 익어가는 때, 익은 사람은 서러워하는 때’라고 한 ‘초가을’에 고려대 인문학 교수들의 ‘인문학선언’에 이어서 전국의 인문대 학장들이 모여서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그들이 인문학 위기의 한 근원으로 지적한 ‘무차별적인 시장’에서 기대한 만큼의 반향은 불러일으키지 못하였지만, 적어도 계절에 어울리는 이런저런 인문학적 고민거리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는 효과는 있었다. 법학 전공인 필자의 이 글도 작지만 그에 대한 분명한 증거로 기록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런데 ‘성명서’의 절박한 분위기를 비웃듯이 ‘인문학의 위기가 아니라 인문학자들의 위기가 아닌가?’라는 반문과 함께 발전위원회와 기금을 설치하라는 주문에 대해서는 비아냥거림조차 없지 아니하다. 물론 칠판과 백묵만 있으면 된다(?)는 무모한 계산법에 따른 이른바 ‘문사철’(文史哲) 등 인문전공학과의 과잉공급의 문제는 정책의 실패와 대학경영자의 잘못된 선택의 결과일 뿐이다. 또한 ‘궁이불변’(窮而不變)의 소극적인 자세로 통(通)하기를 바라기에는 시장은 냉정하고 약다. 유감이지만 그것이 시장이고, 현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지엽적이고 피상적인 지적들은 도움이 되기는커녕 자칫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기 쉽다. 환원론적으로 전부가 규정되는 것은 아닐지라도 인문학자의 위기는 상당 부분 인문학의 위기이고, 인문학의 위기는 전체 학문과 예술의 위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 ‘좋은 삶’의 가치와 희망을 창출, 교환하고, 교환을 통해 확대재생산하는 과정인 문화의 실종을 피할 수 없게 만든다. 우리가 직면하고 결단해야 할 것은 보다 근본적인 모순이고, 큰 문제다.‘과기산’(科技産)복합체의 본능과 계략에 의해서 거의 장악되어 버린 험한 세상과 세계화의 거친 물결을 넘어서 이상과 현실 사이의 계곡에 다리를 놓는 과제다. 이상을 외면하는 맹목적인 현실과 현실을 무시하는 허망한 이상이 선택의 대안이 될 수 없다면, 물질과 정신, 학문과 예술 및 종교, 과학과 인문학도 마찬가지다. 하나(一者) 속의 여럿(多者)이 같지만 다르고, 구별되지만 분리되어 있지는 않고, 연결되지만 서로 우열을 다투지 않는 상생과 조화의 통합학문, 즉 ‘문화과학’만이 유일한 길이고 답이다. 과학 중심의 ‘학문통합’(consilience)의 가능성과 필연성을 주장하는 에드워드 윌슨에 대하여 웬델 베리는 ‘삶은 기적’이라는 믿음을 갖고 되묻는다.“만일 우리가 ‘우주의 진정한 낯설음’을 파악하고도 농사짓는 법을 잊어 먹는다면 얻는 것이 무엇인가?” 그렇다! 성운의 존재법칙을 알아낸들 ‘별을 노래하는 마음’이 없고,‘별이 바람에 스치우는 소리’를 듣고 보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혁업불이’에 대한 공연한 시비도,‘인문학 성명서’에 대한 쓸데없는 되새김질도 딱히 이유는 없지만 대충 용서가 될 것으로 여겨지는 차분하고 넉넉한 인문의 계절, 가을이라 한번 해 본거다. 이덕연 연세대 헌법학 교수
  • 칭짱철도에 열린 티베트 사람들

    칭짱철도에 열린 티베트 사람들

    티베트 사람을 만나거든 이름을 물어볼 일이다. 기분까지 좋아지곤 한다. 다만 한자로 적힌 이름으로는 그 뜻을 알기 어렵다. 표음 문자인 티베트어를 한자로 음차한 때문이다. 대개는 성(姓)이 없이 나뉜 두마디 음절이 각각 아름답고 좋은 뜻을 담게 마련이다. 현지에서 만난 공무원들의 이름을 예로 들면 이렇다. 니마츠런(尼瑪次仁)에서 니마는 ‘태양’이고 츠런은 ‘장수(長壽)’를 뜻한다. 뤄쌍랑제(羅桑朗杰)의 뤄쌍은 ‘지혜’를, 랑제는 ‘맞서 이길 수 없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자시바이전(札西白珍)은 ‘길상(吉祥)스러운 백련화(白蓮花)’를 가리킨다. 이름에 자주 등장하는 거쌍(格桑)은 ‘즐거운 날’이다. 라싸(拉薩) 이지운특파원 jj@seoul.co.kr # 이름만큼 삶도 행복할까 티베트인의 삶도 이름만큼이나 행복하고 아름다울까. 수도 라싸 한 구석에 있는 ‘라모체 사원(小昭寺)’은 그 일면을 확인시켜 줄지 모르겠다.‘간절함’에 관한 한 라모체는 티베트의 상징 부다라(布達拉)궁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준다. 짧은 순간이나마 석가모니상에 손을 얹어 기도하고 돌아서며 짓는 순례자들의 표정은 실로 신심(信心)의 극치…. 이 순간을 위해 길게는 수개월을 걸어서 라싸를 찾은 이들이다. 티베트 불교의 성지(聖地) ‘조캉 사원(大昭寺)’ 주변에서 온 몸을 던지는 오체투지(五體投地)의 무리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 칭짱철도 시닝에서 라싸까지 이르는 차창밖 ‘풍경화’와 그 풍경화 속의 사람들은 너무도 뚜렷이 대비된다. 이어지는 설산(雪山)과 끝없는 초원,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크고 작은 호수들…. 풍광은 그림같으나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누가봐도 고단해 보인다. 설산 밑의 벌판에 덜렁 지어진 흙벽돌 집은 초원의 바람조차 막기 어려워 보인다. 어정쩡한 도시 노동자의 복장을 한 중·장년의 남녀들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해발 5072m의 탕구라산역 주변에서도 공사를 한다. 관광객들은 숨조차 쉬기 힘들어하던 곳이다. 티베트인 아니면 산소마스크를 끼고 일을 해야 한다고 한다. 티베트자치구 성도인 라싸라고 별다르지 않다.100일도 안돼 보이는 아이를 품에 안고 구걸에 나선 20대 젊은 여성은 유별난 기억을 남겼다. 워낙 갓난 아이였던 탓에 ‘유아 마네킹’을 들고 구걸에 나선 줄 알았다. 쓴 웃음을 지으며 아이의 볼을 만져보는 순간, 살아있는 생명임을 알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적선(積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일부지역 아직도 일처다부제 물론 이들의 생활 이면에는 이방인이 판단하기 어려운 또 다른 면이 많다. 르카저(日喀則)처럼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일처다부제가 남아 모계(母系) 사회가 유지되고 있기도 하고, 시체를 토막내 독수리에게 던지는 천장(天葬)이 행해지는 곳이 티베트이다. 여전히 한 건물 안에서 사람과 가축이 동거(同居)하는 일도 흔하다. 최근 티베트 자치주가 유목민 거주 정책의 한 방편으로 주택 개량을 유도하면서 ‘티베트식으로 짓되, 사람과 가축이 다른 건물에 살 것’을 전제 조건으로 내놓았을 정도다. 라싸 외곽 한 마을에서 들른 개조된 집들은 과연 사람과 짐승이 별거 중이었다. 그러나 집집 대문마다에 얹혀진 뿔달린 야크의 머리는, 유목민과 가축의 잠자리를 떼어놓는 일이 ‘위생’ 측면 말고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의문을 갖게 한다. 야크의 머리는 집안을 보호하고 행복을 가져다주는 상징물이다. 어찌보면 천장(天葬)도 윤회로서의 의미 외에, 자신들과 같은 하늘 아래 사는 새나 들짐승과의 공생(共生)과 동거를 전제로 하는 것일는지도 모른다. # 점심때 퇴근했다 오후 3시 다시 출근 무엇보다 티베트가 외지와 다르다는 점을 가장 피부에 와닿게 하는 것은 ‘태양’이다. 사진 전문가들은 “사진은 기술이 아니라 역시 햇볕”이라고 찬사를 보내며 셔터를 눌러댄다. 얼굴에 얼음 든 듯한 티베트인의 빨간 광대뼈는 햇빛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은 것이다. 지금도 티베트 사람들이 점심 식사와 함께 퇴근했다가 오후 3시에 다시 출근하는 것을 놓고 ‘한낮의 태양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해석하는 이도 있다. 표준시간을 베이징에 두다보니 실제보다 빨라진 출근시간을 조정하기 위한 정책적 고려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이런 이들에게 지난 7월 개통된 칭짱철도는 많은 것을 실어나르고 있다. 한국 드라마와 한류(韓流)도 그 가운데 하나다. 라싸대학에서 공부 중인 한국인 신정민·공미옥 부부는 “드라마를 본 현지 주민들이 한국에 대해 많이 알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시내 소매점의 한 종업원들은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는 기자를 가리키며 ‘한국 사람’이라고 귀엣말을 주고받는다. 티베트에 가거든 티베트 사람들의 해맑은 표정을 사진기에 많이 담아둘 일이다. 칭짱철도가 티베트 사람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비교가 될 것이므로.
  • 儒林(709)-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 (55)

    儒林(709)-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 (55)

    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55) 퇴계의 편지는 다음과 같이 이어지고 있다. “…때론 그때마다 이전 유학자들의 학설을 찾아서 따다가 부족한 것을 보충하여 그대의 변론에 회답하는 말로 삼았습니다. 이는 과거를 보는 사람이 과장에 들어가서 시제(試題)를 보고서 고사(故事)를 따다 조목별로 대답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설혹 이와 같은 저의 회답이 매우 타당했다 하더라도 자신의 학문을 충실하게 하는 데는 조금도 도움되는 것이 없으니 다만 부질없는 다툼으로 고귀한 학문(聖門)의 중요한 금기를 범하는 것이 될 뿐입니다. 더구나 반드시 타당하다고도 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닙니다.” 그러고 나서 퇴계는 4년여에 걸친 두 사람의 논쟁을 그만 그치자는 내용의 절구 한 수를 지어 고봉에게 보낸다. 퇴계의 익살스러우면서도 풍자적인 유머 정신이 번득이는 절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런 까닭에 다시 전날처럼 용감히 회답할 마음을 먹지 않고 다만 두 사람이 말에 짐을 실은 것에 비유한 그대의 편지를 따라서 장난 삼아 절구 한 수를 지어 보냅니다. ‘짐을 싣는 두 사람 경중을 다투지만 생각하니 높고 낮음 같아져 버렸네. 이쪽을 누르고 저쪽으로 돌리자면 짐의 무게 언제나 공평해질까’ 하하.” 퇴계의 이 편지를 계기로 우리나라 철학사상 가장 격렬했던 4년간에 걸친 사칠논변은 끝이 나게 된다. 퇴계가 고봉에게 이 편지를 보낸 것은 1562년 명종 17년 퇴계의 나이 62세 때의 일이었으니, 이미 8년 전의 일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퇴계 자신도 고봉과의 이런 논쟁이 편지의 내용처럼 ‘부질없는 다툼으로 고귀한 학문의 중요한 금기를 범하는 일’이라고 우려하고 있었지만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퇴계의 핵심 사상인 ‘이기이원론’을 확립시킨 결정적인 동기가 된 셈이었으니, 그런 의미에서 26살의 나이 차이가 나는 젊은 청년 고봉이야말로 퇴계에게 있어 ‘이기이원론’을 더 세밀하고 굳건하게 세우게 한 일등공신이었던 것이다. 이렇듯 고봉과의 사단칠정 논쟁은 퇴계를 유교 이론가로서 뛰어난 지성을 심화시킨 계기가 되었으며, 퇴계의 위대성은 이론상의 격물(格物)에 그치지 않고 치지(致知)에 도달하려는 치열한 학구정신을 한층 더 성숙시킨 모습에서 드러나고 있음인 것이다. 퇴계가 당대는 물론이고 21세기의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또 조선에 머물지 않고 동양유교문화권의 슈퍼스타로 세계적인 사상가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손자 제자뻘에 해당하는 고봉이나 율곡과 같은 후학으로부터 배우는 것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그들을 학우(學友)라고 부르며 오히려 함께 도학을 논하는 것을 기뻐하였던 참된 선비 정신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니, 중국 근대사상가인 양계초(梁啓超)가 퇴계를 공부자(孔夫子)와 같은 칭호인 이부자(李夫子)로 표현함으로써 퇴계를 유가의 완성자로 성인의 반열에 올렸던 것은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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