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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피니언 중계석/한국사회와 화쟁사상 조명

    신라 고승 원효(617∼686)의 화쟁(和諍)사상은 비단 깨달음을 얻기 위한 불교의 방편에 머물지 않고 사회통합과 화합의 보편적인 원리로 많은 학자들의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모든 사상가들의 서로 다른 쟁론들을 화해시킨다.’는 말로 요약되는 화쟁사상은 석가모니의 화합정신에서 나온 실천적인 방법이기도 하다.최근 우리 사회의 혼란과 갈라진 논쟁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화쟁사상에서 찾자는 주장이 제기됐다.불교사회인지식연대가 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마련하는 불교사회사상 토론광장에서 발표될 성태용 건국대 철학과 교수의 ‘한국사회와 화쟁사상의 현대적 조명’ 주제의 발제문을 요약한다. 원효의 화쟁사상은 불교를 전체적·통일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시도로 볼 수 있다.수평적인 차원에서 불교의 다양한 교리를 통일적으로 조망하는 것이다.이렇게 원효사상을 이해하고 나면 우리 사회의 여러 갈등상황과 그것의 해결을 위한 새로운 방향이 그 속에서 제시될 수 있다. 우선 우리 사회의 갈등 구조 가운데서도 가장 근본적인 것은 계층간의갈등이다.그것은 바로 신분과 지위에 따라 사람들을 줄세우기 하는 데서 비롯된다.자본주의 사회의 특성상 일종의 수직적 줄세우기가 일반적으로 행해지며,그것이 결국 많은 사람들을 소외감과 괴리감 속으로 몰아넣는다.결국 그런 사람들은 이 사회를 위해 자신이 어떤 보람있는 일을 한다는 자부심을 상실하고,소외감이 분노로 전환되어 사회의 불안을 야기시키는 근본이 되게 마련이다.화쟁사상의 틀 속에서 본다면 당연히 이러한 줄세우기는 지양되어야 한다.모든 구성원들이 자신도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커다란 전체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의식화가 이루어져야 하고,또 정책적으로 밑받침되어야 한다. 또한 이 사회의 여러 정치적 집단이나 계층간의 갈등이 표면화되어 각각의 주장을 펼 때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은 바로 상대방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완전히 타도되어야 할 대상으로 삼는 극단적인 태도이다.화쟁사상은 이러한 태도에 대하여,언제나 모든 주장에는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고 또한 그 한계가 있다고 말해준다.자신의 주장에도,타자의 주장에도 그런 두 측면이 있다는 것을 인정할 때 극단적인 주장들의 충돌을 완화하여,그것들이 각각의 의미를 발휘할 수 있다.이러한 관점은 양시양비론과는 다른 것이다.양시양비론은 해결의 대안 없이 모든 논쟁들이 의미 없다는 부정적 결과로 나가기 쉽지만,화쟁적인 입장은 각각의 주장들이 서 있는 자리를 분명하게 해줌으로써,다양한 주장들이 각각 조화롭게 자신의 자리를 차지하면서도 다른 것들과 어우러지게 해주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 화쟁사상이 같은 목표를 전제로 여러 주장과 입장을 조화시키는 것이라면 부사의업(不思議業) 사상은 우리가 함께 서 있는 자리에 대한 확인을 통해 여러 주장들이 올바르게 조화를 이루고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사회발전의 원동력이 되게 하는 측면을 지니고 있다.무차별,평등의 의미인 진여(眞如)에 도달하여야만 부사의업을 지을 수 있다고 말한다면,그것은 영원히 불가능한 일이다.그러나 차별을 벗어난 입장을 바탕으로 차별의 세계에서 활동하는 것을 부사의업으로 본다면 문제가 달라진다.남녀라는차별을 넘어선 자리는 무엇인가? 그것은 사람이다.같은 사람이라는 입장을 바탕으로 남녀의 문제를 보고 그것의 조화를 이루려는 시도를 하는 것은,남자와 여자에 매달린 극단적인 주장이 부딪치는 상황과 매우 다를 수 있다. 이렇게 문제를 좀 쉽고 단순하게 보면 우리들은 각각의 다른 입장들이 놓여져 있는 근본적인 하나의 바탕을 인식하는 데로 나갈 수 있다.그런 인식이 바탕이 될 때 우리는 상대방과 자신의 자리를 다른 눈으로 볼 수 있으며,극단적인 투쟁이 아닌 조화로운 상생의 업을 이루어나갈 수 있다. 정리 김성호기자 kimus@
  • [열린세상] 깨끗한 대선 ‘국민 사기극’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SK비자금이 정치권에 유입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파문이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 대선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 적은 비용으로 깨끗하게 치러져서 한국정치의 진일보를 내딛는 선거였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은 바 있다.그러나 잇따라 터진 불법 정치자금관련 사건으로 그 평가는 무색해졌고,오히려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만 가중시켰다. 불법 정치자금 문제는 늘상 그래왔듯이 국민들의 정치 혐오를 초래하고,그 결과 정치에 식상한 국민들을 선거판에 끌어들이기 위해 돈의 필요성을 더욱 증대시켜 정치자금을 또다시 음성적으로 조성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게 한다.이제사 다급해진 각 정당 대표들은 긴급 회동을 통해 SK비자금 파문을 정치제도 개선의 계기로 삼기 위해 이달 말까지 각 당이 정치개혁 방안을 만들고 다음달 말까지 최종안을 확정짓자는 졸속적인 합의를 도출해 내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정치개혁의 주체인 동시에 대상인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개혁을 추진한다는 것은 이번에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지난 8월 정치자금을 관장하는 주무기관인 선관위는 선거운동의 자유를 대폭 확대하는 대신 선거비용의 통제를 강화하고,정치자금의 합법화를 추진하면서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치관계법 개정 의견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또 부패방지위원회도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법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정치자금제도개선 권고안을 국회의장에게 전달하기도 하였다.그러나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은 개정안의 내용에 반대한다는 의견만 개인별로 제시했을 뿐 정치개혁안의 입법화를 위한 어떤 노력도 보이지 않고 있다. ‘독재자보다는 위원회를’‘시가전보다는 선거를’,그리고 ‘혁명재판소보다는 토론회를’ 선택하여 의회민주주의체제를 정립한 정치선진국가들은 선거제도의 민주주의화를 목표로 정치개혁을 추진해 왔다. 근대민주정치를 다른 유럽국가들보다 근 백년 이상 앞당긴 영국의 정치사도 혁명의 역사라기보다 올바른 선거법을 정착하기 위한 역사이며,선거제도의 공정성과 자유성을 확보하기 위한 긴 인내와 투쟁의 역사이다. 대의민주제에 있어 의회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만약 국민의 대표기관인 의회가 불공정한 선거방법을 마련해서 각종 선거전에 임하게 된다면 그 국가의 정치와 사회에 엄청난 부패와 비리를 만연시킬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민주주의 역사에 깊게 새겨져 있다.불완전한 선거법과 비현실적인 선거제도,그 운영으로는 참다운 민의를 대변하는 대표자를 선출하지 못할 뿐 아니라,의회민주체제의 정통성과 신뢰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게 되어 ‘투표 대신 탄환’‘언어 대신 폭력’,그리고 ‘의회 대신 내란’이라는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19세기 말까지 영국에서조차 부패와 부정,매수와 향응이 선거에서 판을 친 것으로 기록돼 있다.웨스트민스터 리뷰지는 1847년의 선거결과를 놓고 “가장 부도덕하고 치욕적인 것으로,병원마다 불구된 자,얻어맞은 자,만취하여 정신을 잃은 자들로 만원을 이루었다.”고 묘사한 것으로 미루어 당시의 선거부패상을 짐작할 만하다. 그런데 이러한 극심한 선거부패를 타개해 나갈 수 있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한 것이 ‘부패행위방지법’의 제정이었다.이 법은 수뢰와 매수 등 부패행위에 대해 중형에 처하도록 하였으며,선거비용을 제한하고 회계보고의 의무를 엄격히 규정함으로써 정치인과 유권자들의 잘못된 관행을 교정해 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도 지긋지긋한 정경유착과 정치부패의 고리를 끊고 내년 총선부터 선거를 보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치르려면 정치개혁에 대한 정치권의 저항을 단호히 배격하면서 선거법과 제도를 혁명적인 수준으로 바꿔야 한다. 육 동 일 충남대 사회과학대학장
  • [녹색공간] 노인의 자기 혐오증 벗어나기

    ‘노인’이라는 말이 사라지고 있다.노인 스스로 자신을 노인이라고 부르지 않으려 하고 또 그렇게 불리는 것을 꺼리고 싫어한다.이 점을 간파한 젊은이들은 ‘어르신’이라는 말을 끌어들여 쓰곤 한다.이 틈에 ‘실버’라는 외래어가 지배어의 자리에 들어섰다.노인이라는 말이 얼마나 싫고 미웠으면 이렇게까지 되었겠는가? 현재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8%에 가깝고 15년쯤 뒤에는 그 배가 될 것으로 내다 보인다.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고령 사회에 들어설 조짐이다. 이 판국에 약삭빠른 사업가들은 이른바 실버산업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실버 시장의 규모도 한 해 20조 안팎에 이른다고 한다.이들에게는 노령 인구의 성장이 노인 소비층의 증대이자 투자의 기회인 셈이다. 그러나 모두 걱정한다.급증하는 노인층을 어떻게 먹여 살릴 수 있으며,그들이 시달려야 하는 질환의 치료비용은 또 얼마나 큰 부담인가 하며 야단들이다.실버타운에 들어갈 수 있는 극소수 특권층을 빼면 대다수 노인은 빈한하다.자녀들이 주는 용돈으로 겨우 산다.노부모를 모시며산 세대지만 자녀들로부터는 대접받지 못하는 서러운 ‘과도 세대’이다.이들은 그저 죽을 날을 기다리며 어쩌지 못해 하루하루를 산다고 한다.쓸쓸히 내뱉는 푸념섞인 말이다. 나이 든 노인이 존경을 받던 때가 있었다지만 이제 그러한 습속은 사라졌다.지난 습속으로 빚어진 노인의 자기 이미지가 새로운 상황에 채 적응할 겨를도 없이 바스러지고 있다.핵가족화된 오늘 이들이 자녀들과 함께 살면서 부양받기란 어렵다.그렇다고 국가의 복지 혜택을 받는 것도 아니다.받아주는 데도 없고 기댈 데도 없는 버림받은 연령층이며,따돌림받고 업신여김을 당하는 사회층이다.이러한 사회 이미지에 대한 거부 반응의 결과로 노인의 자기 혐오증이 생긴 것이다.노인이면서도 노인이기를 거부하고 증오하는 것이 이 시대 노인의 신드롬이다. 하지만 노인의 문제는 자기 혐오감으로 해결될 것이 아니다.노인이 겪는 문제를 드러내 함께 걱정하고 서로 돕는 일에 동참할 때 비로소 문제의 돌파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다.감추거나 덮어두고 피해서는 결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다.적극 대응의 마음가짐이 요청된다는 말이다. 이제 노인은 자기 혐오의 늪에서 벗어나야 한다.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는 결의에 찬 ‘시민’으로 나서야 한다.어려운 사람들의 처지를 모른 척하며 좁다란 삶의 공간으로 퇴거하여 오직 자기 안락을 꾀하려는 이기주의를 걷어내고,‘그들’의 문제가 ‘우리’의 문제라고 ‘동감’할 수 있는 시민 덕목을 실천해야 한다. 그리하여 시민된 노인은 연대한다.실버산업에 휘둘려 ‘소비자’로 사는 ‘피동의 삶’의 방식에서 떨쳐 나와 노인의 목소리를 함께 담아내는 ‘시민’의 운동에서 만나고,‘치자’의 선처를 앉아 기다리는 ‘피치자’의 태도를 벗어 던지고 공동체에 참여하고 기여하는 ‘시민다움’의 짐을 함께 져야 한다. 시민은 자기 혐오증으로부터 벗어날 때 비로소 ‘참 시민’이 된다.그 시민은 일체의 온정주의에 맞서 수혜의 대상으로 떨어진 객체가 아닌 주체로 참여하고,참여자로 주장한다.일찍이 시민의 투쟁 없이 사회 문제가 해결된 적은 없다.노인 문제도 예외가 아니다.박 영 신 연세대 명예교수 녹색연합 상임대표
  • 황장엽씨 美 디펜스포럼 회견/“美, 김정일 제거에 정책 초점을”

    |워싱턴 백문일특파원|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지난달 31일 미 하원 별관에서 디펜스 포럼 주최의 오찬에 참석,“미국이 김정일 독재체제를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다음은 참석자들과의 일문일답. 북한의 핵개발 의도는? -구체적인 상황은 잘 모르지만 북·미 핵 합의가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보면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는 것은 일관된 사상이었다고 본다.북한이 핵무기를 만들려는 것은 장난감용이 아닌 게 분명하지 않은가.왜 핵 무기를 가지려는지 물을 필요도 없다.처음부터 북한내 간부 진영에서는 핵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핵개발을 도왔나? -내가 알기로는 도와주지 않았다.김정일은 핵개발 사실이 러시아나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을 싫어했고 비밀로 부쳤다.1984년 평양주재 소련대사가 여러차례 나를 찾아와 “핵무기를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항의했다.김정일에게 보고하니까 “묵살하라.”고 했다. 미국의 대북정책이나 6자회담을 평가한다면…. -미국의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는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근본적인 입장은 김정일 독재체제를 제거하는 것이다.다만 중국과 북한의 동맹이 과거와 같지 않다는 점은 이해해야 한다.중국의 지지는 북한에 경제적 측면에서뿐 아니라 정치적·심리적으로 생명과도 같다.북한의 변화를 위해 북한과 중국의 동맹관계를 떼내는 게 관건이다. 미국으로 망명할 생각은? -언론의 자유가 보장됐기 때문에 마음대로 질문할 수는 있다.그러나 그런 질문은 나에게 모욕이다.내가 남한에 온 것도 망명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남한은 내 조국이다.북한을 해방시키고 정권을 바꾸기 위해서는 미국의 도움이 중요하지만 왜 조국을 놔두고 미국에서 살아야 하는가.무엇 때문에 가족을 버리고 남한에 왔겠는가. 망명정부를 수립할 계획은? 대한민국 정부가 있는데 망명정부를 조직해서 뭐 하겠다는 것인가.김정일을 제거하기 위한 반체제 조직을 견고하고 견실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처음부터 망명정부 개념에는 반대했다. 북한 정권의 붕괴시점은? -나는 점쟁이가 아니다.다만 김정일 집단이 어떻게 활동하느냐와 반체제 민주주의 역량이 어떻게 투쟁하는지를 고려해야 한다.내가 북한을 떠날 때에는 5년 이내로 북한이 붕괴할 것으로 생각했다.여러가지 정세 변화로 북한이 붕괴하지 않았으나 당시로는 옳은 판단이었다.북한정권의 붕괴를 위해 내부의 민주주의 조직을 강화하고 외부의 원조를 끊는 게 가장 중요하다. 북한의 개혁과 개방은 가능한가 -주민들이 굶어죽고 탈북 사태가 잇따르자 독재만으로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래서 제한된 범위의 경제개혁을 하려 했다.그러나 개인의 권위를 유지하고 군대를 강화하다 보니까 개혁이 잘 안됐다.외국에서 구호물자를 보내주니까 “외교를 잘해서 주민들을 먹여 살린다.”고 생각,개혁을 서두르지 않는다.자본주의만으로는 독재체제를 약화시킬 수 없다.사람들이 자유롭게 활동하고 정보를 공유,반체제 활동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이 보장돼야 한다. 북한에서 주체사상이 성공했나? -주체라는 개념에 많은 오해가 있다.주체는 인민이 국가와 사회의 주인이라는 말이다.문제는해석이 달랐다는 점이다.김일성은 노동계급과 그 대표인 수령을 주체로 본 집단 이기주의자였고 김정일은 수령만으로 정의한 개인 이기주의자다.나는 인민이 주체라고 생각했고 이는 민주주의 사상과도 같다. 김정일은 사상 최악의 독재자인가? -최악의 독재자로 평가할 수 있다.그러나 역사적으로 더 지독한 독재가 있었는지 여부는 증명할 수 없다.개인의 문제나 평가보다 김정일 집단을 제거하는 게 중요하다. mip@
  • “미군, 때리고 마실물도 안줬다”이라크수용소 인권침해 잇단 고발

    |바그다드 연합|사담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킨 미군이 이라크에서 운용중인 수용소에서 이라크인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고발이 잇따르고 있다. 이라크 수용시설의 재소자 수는 현재 정확히 알려진 것이 없다.미군측은 현재 5500여명을 구금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라크 사람들과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훨씬 많은 이라크인들이 구금된 것으로 추정한다. 미국의 폴 브리머 이라크 최고행정관은 “부당하게 구금된 사람들의 석방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후속조치는 더디기만 하다. 이웃과 사소한 싸움을 하던 중 체포돼 지난 7월 미군이 운영하는 수용소에 갇혔던 라하드 나이프(31·정육점 운영)는 “그들(미군)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때리거나 굴욕적으로 대했다.”고 수용소 경험담을 털어놨다. 이라크 남부 바스라 인근에 위치한 부카 캠프에 감금됐다 지난 9월 풀려난 라하드는 “우리는 49℃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 사막에 앉아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면서 “미군은 씻을 물은 고사하고 마실 물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그는 특히 “미군에 고용된 쿠웨이트 통역관들은 우리들 앞에서 일부러 얼음을 모래 속으로 던져 심한 갈증을 겪고 있는 우리들에게 고통을 줬다.”고 덧붙였다. 일부 재소자들은 미군들이 환자를 제대로 돌보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했으며,목욕을 제대로 못하게 해 피부병이 창궐했다고 증언했다.이 때문에 부카 캠프에서는 거의 매일 항의시위가 벌어지는 등 재소자들의 항의와 단식투쟁이 이어지고 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일부 이라크인들은 미군에 맞섰다가 타는 듯한 모래땅에 얼굴을 대고 두 손을 뒤로 묶인 채 2∼3시간 엎드려 있는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출소자들은 증언했다.또 미군은 급식량을 줄이거나 두 끼니 정도를 아예 주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미군은 수용된 이라크 여성들에게도 부당한 대우를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미군 수용소를 체험한 사드 나이프는 “아무 죄도 없는 여자들을 수개월씩 가둬 놓고 같은 옷을 입게 하는 것에 큰 분노를 느꼈다.”고 증언했다. 라하드는 “이라크에는 현재 법이 없다”며 “미군이 내키는 대로 하는 것이바로 법이 된다.”고 말했다.
  • 공무원노조법 올 입법 물건너 가나?

    ‘공무원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공무원노조법) 제정안의 연내 입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기국회 일정 등을 감안하면 오는 6일의 차관회의에 반드시 상정,통과돼야 하나 2일 현재 법안 상정여부가 미지수다.설령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통과 등 정부내 입법절차를 예정대로 밟는다 하더라도,공무원노조법에 대해 정치권은 물론 공무원노조 사이에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 있어 이래 저래 연내 입법은 불투명한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 ●6일 차관회의가 마지노선 법률안이 정기국회를 통과하려면 늦어도 회기(9월1일∼12월9일) 종료 한달 전인 9일까지 국회에 제출돼야 하는 게 원칙이다. 이에 따르면 법제처 심사중인 공무원노조법은 6일 차관회의를 통과해야만 11일 열리는 국무회의에 상정·의결 절차를 거쳐 국회로 이관할 수 있다. 결국 이번주 차관회의에 상정되지 않으면 정부의 공무원노조법 연내 입법 계획은 사실상 물건너 가는 셈이다.이번주가 최대고비인 것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차관회의 상정 여부가 불투명하다.”면서 “하지만 공무원노조법이 당초 정부 방침대로 처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좁혀지지 않는 이견 공무원노조간의 이견도 공무원노조법 입법을 가로막는 난제다.국회에 상정되더라도 합의안 도출에 실패한다면 처리 여부가 불투명해지기 때문이다. 신광영 중앙대 교수가 최근 전국의 공무원 154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무원노조법을 일단 받아들인 후 노동3권을 보장받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찬성(42.9%)과 반대(48.3%)가 팽팽히 맞서 있다. 이같은 대립양상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와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련),서울시공무원노동조합(서공노) 등 현재 활동중인 공무원 결사체의 입장에서도 잘 드러난다. 전공노는 노동3권 보장을 요구하며 지난달 공무원노조법 저지를 위한 ‘전국대행진’과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인 바 있다.법안이 국회에 제출될 경우 지난해 11월에 이은 두번째 ‘연가 투쟁’도 예고하고 있다. 반면 공노련과 서공노 등은 부분적인 노동2권을 보장하고 있는 정부 입법안이 현실적 대안이라는 판단 아래,공무원노조 합법화 시점을 최대한 앞당겨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관계자는 “정치권뿐만 아니라 공무원단체간 이견도 정부 입법안을 추진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장세훈기자 shjang@
  • 푸틴, 옐친계 구파 본격 제거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 유코스 몰락과 함께 크렘린을 둘러싼 권력갈등과 세력재편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앞서 유코스의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 사장을 전격 구속했던 러시아 검찰은 ‘경제 죽이기’ 우려에도 불구하고 30일(현지시간) 유코스 전체 주식의 44%를 압류하는 후속조치를 단행했다.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유코스 파문과 관련,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계의 핵심인물인 알렉산데르 볼로쉰 크렘린 행정실장을 해임했다. 이같은 일련의 움직임은 푸틴 대통령을 위시한 KGB(소련 국가보안위원회)출신 그룹의 옐친계 구파세력 제거에 목적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권력재편의 귀추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금융시장 급속 냉각 호도르코프스키 사장이 구속된 지난 25일부터 내리막을 타던 러시아 주가는 유코스 주식 압류 소식이 전해지자 또다시 폭락했다.러시아 RTS지수는 30일 전날대비 8.14% 급락한 496.66으로 장을 마감했다.이번주 들어 17%나 폭락한 셈이다.유코스 주가는 이날 하루 14% 하락했다.루블화도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러시아 금융시장이 빠른 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주식 압류란 주식에 대한 모든 거래가 금지되는 거래동결 조치로 러시아 정부가 민영화정책을 도입한 이후 민간자산을 동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검찰은 유코스 주식압류가 범죄에 연루된 물품에 대한 압류조치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믿는 이는 거의 없다.푸틴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대기업의 국유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외국인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정적 제거 본격화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00년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올리가르흐(신흥재벌)’와의 전쟁을 선언했다.올리가르흐는 90년대초 공기업의 민영화 추진과정에서 옐친 전 정권의 비호 아래 급성장한 신흥재벌들이다.이들은 막대한 부를 배경으로 이권을 둘러싸고 푸틴계 신흥세력들과 사사건건 마찰을 빚어왔다. 이코노미스트는 30일 호도르코프스키 사장이 제거대상이 된 것은 경영비리와 관계없이 그의 정치적 야심이 푸틴 정부의 눈에 거슬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호도르코프스키 사장은 그동안 야당을재정적으로 지원하며 의회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뿐만 아니라 2008년 대선출마설까지 나돌자 제거 1순위가 됐다는 분석이다. 유코스 사장 외에 옐친대통령 시절 경제부총리를 지낸 아나톨리 추바이스 통합에너지시스템(UES) 사장과 석유·알루미늄 재벌인 로만 아브라모비치 (36)도 친 옐친파로 푸틴 정권의 제거 대상 상위 목록에 올라 있다. ●구파 세력 축출 신호탄 11월 총선과 내년 3월 대선을 앞둔 푸틴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구파들과의 세력투쟁을 마무리짓겠다는 태세다.해임된 볼로쉰 크렘린 행정실장은 푸틴 내각의 서열 3위로 옐친계를 대표하는 구파 인물이다.크렘린은 그동안 옐친계 구파와 푸틴 대통령 취임 이후 등장한 KGB출신 그룹의 신파가 공생하며 갈등을 빚어왔다. 유코스 사태와 관련해서도 신파는 사유화 과정의 부패를 수사해야 한다는 강경입장인데 반해 구파는 이를 거부했다.볼로쉰도 유코스에 우호적인 입장 때문에 경질됐다는 후문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반미투쟁 후세인이 주도”

    |뉴욕·바그다드 외신|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반미투쟁을 조율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군은 31일 후세인 전 대통령의 출생지인 이라크 북부의 마을 우자를 봉쇄하고 마을의 성인 주민들에게 신원을 등록할 것을 지시했다. 또 바그다드 교외 아부 그라이브에서는 가두 상점 진열대를 치우려던 미군과 시위대가 충돌,총격전이 벌어져 이라크인 경찰관 1명과 시위대 3명이 숨지고 미군 2명이 부상했다. 미군은 이날 동이 트기 전에 마을 주위에 철조망을 둘러쳐 우자를 봉쇄하고 출입구에는 검문소를 설치,주민들의 통행을 제한했다.우자는 바그다드로부터 북쪽으로 약 150㎞ 떨어진 마을로 후세인 전 대통령이 출생한 곳이자 바트당원 상당수의 고향이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31일 후세인 전 대통령이 이라크에서 추종세력을 규합,반미투쟁을 조율하고 지시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미 행정부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행정부 관리들은 최근 후세인 전 대통령이 고향인 티크리트 인근의 작전 기지에서미군을 상대로 한 공격을 조율하고 있거나 직접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는 정보 보고서들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관리들은 후세인 전 대통령의 역할 확대에 대한 정보 보고서들이 신뢰할 수 있으며 이러한 정보로 후세인 전 대통령에 대한 추적작업이 긴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또 다른 관리들은 후세인이 최근 반미투쟁을 선동하기 위해 과거 정권에서 자신의 오른팔로 활동했던 전 이라크 혁명수비대 부사령관 이자트 이브라힘 알 두리장군과 접촉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9·11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라마단 금식월중에 미국에 대한 “결정적인 타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런던에서 발행되는 아랍계 주간지 알 마잘라가 31일 보도했다. 알 마잘라는 알 카에다 고위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아부 모하메드 알 아블라지라는 인물이 보내온 이메일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알 아블라지는 “빈 라덴이 지지자들에게 미국 민간 또는 군시설이 주둔하고 있는 아랍계 이슬람 국가에서 게릴라전을 수행하라고 지시했다.”면서 그러나 공격이 미국내에서 이뤄질지 아니면 이라크를 포함해 미국 외 지역에서 감행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군에 대한 공격과 시위가 31일에도 잇따랐다.바그다드 교외 아부 그라이브에서는 이날 미군이 가두 상점 진열대를 치우려 하자 이라크 청년들이 미군과 이라크 경찰에 돌을 던지고 타이어에 불을 지르며 강력 반발했다.시위대는 후세인의 초상화를 들고 “신은 위대하다.”고 외치며 거칠게 항의했으며,진압과정에서 총격전이 벌어져 이라크 경찰관 1명과 시위대 3명이 숨졌고 미군 2명이 부상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한국군의 유력한 파병 후보지인 모술에서는 30일 미군기지가 로켓포 공격을 받았고,미군 차량을 겨냥한 지뢰폭발 사고가 일어나 미군 1명이 부상당했다.바그다드에는 1일부터 사흘간 미군 점령에 맞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전단이 뿌려져 미군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 사회 플러스 / 분신 이용석씨 사망

    지난 26일 서울 종묘공원에서 열린 비정규직 차별철폐를 위한 집회 도중 분신자살을 기도한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 노조 광주전남지역본부장 이용석(31)씨가 여의도 한강성심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31일 오후 숨졌다.병원측은 “낮부터 부정맥 상태를 보이다가 오후 1시쯤 심장이 멈춘 뒤 2시간 동안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공단측은 “오는 3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가 비정규직 철폐 투쟁 강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여기는 ‘불평등 공화국’입니다/ 임순례 감독등 6명이 만든 인권영화 여섯개의 시선

    여섯개의 시선에 담은 ‘불평등 한국’.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운위할 정도로 돈에서는 앞서가지만,정신에서 우리의 허방은 여전히 깊다.새달 14일 개봉하는 ‘여섯개의 시선’은 박광수 여균동 박찬욱 임순례 박진표 정재은 등 작품성에서 내로라 하는 여섯명의 감독이 인권을 주제로 만든 여섯편의 단편 영화 모음.국가인권위원회가 5000만원을 지원해 제작했다.김창국 인권위위원장은 “내가 가하거나 당하거나 이중적 의미의 차별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제도만이 아니라 의식개혁도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기획·제작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성희롱에 가까운 여상 3년생들의 취업준비 과정,네이티브에 가까운 영어발음을 위한 혀 절개수술,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편견 등 소재는 다르지만 속에 품은 뜻은 하나다.한국의 인권 사각지대를 고발한다. 임순례감독의 ‘그 여자의 무게’는 취업을 눈앞에 둔 여상 3년생들의 풍속도를 통해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을 차분하게 담았다.“졸업 때까지 몸매 관리 잘하라.”는 담임선생,“살 좀빼라,50㎏넘으면 웬만한 회사에서는는 면접도 못본다.”는 체육교사의 말은 비정상적 고용환경을 보여준다.평범한 외모에 약간 살이 찐 주인공 선경이 쌍꺼풀 수술비를 마련하려고 원조교제성 모임에 가는 장면이나,외모를 중시하는 면접관들의 태도 등을 클로즈업하면서 ‘겉’만 강조하는 모순을 꼬집는다.그 너머로 이런 희한한 풍경을 낳은 기본 모순인 빈부의 문제도 도마에 올린다. ‘죽어도 좋아’로 노인들의 성문제를 건드린 박진표 감독의 예리한 문제의식은 비인간적인 영어 열기를 겨냥한다.그의 작품 ‘신비한 영어나라’는 L과 R발음을 네이티브에 가깝게 내기 위해 아들의 혀마저 서슴없이 절개하는 부유층의 잔인한 실태를 신랄하게 비판한다.“심의 통과를 걱정했다.”고 고백할 정도로 영화는 끔찍한 수술장면을 세밀하게 보여준다.그를 통해 자식의 인권을 유린하는 부모의 만행을 까발린다. 스타일리스트 박찬욱의 시선은 외국인 노동자를 향한다.‘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에서 억울하게 5년여 세월을 한국 정신병원에서 보낸 네팔 여성노동자의 기막힌 사연을 다큐 기법으로 추적한다.돈을 잃어버려 라면 한그릇 값을 못내 그 대가로 치러야 했던 희생을 냉정하게 담으며 인권의 억압자인 우리 모습을 비판한다. 장애우들의 취업난과 대륙횡단만큼이나 험난한 광화문 횡단을 통해 이동권쟁취투쟁을 다룬 여균동감독의 ‘대륙횡단’,외모에 대한 선입관이 빚는 에피소드를 깔끔하게 묘사한 박광수감독의 ‘얼굴값’,한번의 실수를 저지른 이웃에 ‘주홍글씨 A’의 낙인을 찍고 따돌리는 싸늘한 현실을 그린 ‘그 남자의 사정’ 등도 지지리 못난 우리의 얼굴을 담아낸다. 몰랐거나 알면서도 애써 모른 척 했던 문제들을 끄집어낸 여섯개의 에피소드에는 날선 목소리만 있는게 아니다.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한편한편이 작품성을 확보하고 있다.개성이 강한 감독의 ‘여섯개의 시선’은 따로 놀면서도 절묘한 화음을 빚는다.그리고 묻는다.영화의 영어제목처럼 ‘당신이 나라면(If You were me?)? 혹은 이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당신은 무얼하십니까?'라고. 이종수기자 vielee@
  • ‘특검’ 정국 / 돌아온 저격수 한나라·靑 정국 첨예대립 예고

    한나라당 대여(對與) ‘저격수’ 3인방이 돌아왔다.재선의 이재오·홍준표·김문수 의원이 28일 비상체제 돌입과 함께 당의 전면에 나선 것이다.이들의 재등장은 강도 높은 대여 공세와 함께 최병렬 대표 체제의 강화를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오 사무총장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검찰에 맹공을 퍼붓는 것으로 취임 일성을 가름했다.그는 기자간담회에서 “강자에게 비굴하고 약자에게 오만한 것이 대한민국 검찰”이라며 “실패한 권력에 칼 끝을 겨누는 오만한 검찰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이어 “검찰이 겉으로는 중립을 외치면서 속으로는 청와대 권력과 한 통속이 돼 17대 총선 전략으로 검찰권을 행사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신임 총장은 “검찰에 끌려가보지 않은 사람은 주눅들지 모르지만 숱하게 구속돼 본 나는 그렇지 않다.”면서 “우리도 (대선자금 수사에)당당히 임할테니 검찰도 당당해야 하고 노무현씨도 정말 재신임 투표를 받을 생각이라면 물러날 각오로 당당하게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상대책위를 통한 정국 운영방향과 관련,“SK비자금과 노 대통령 재신임 투표,노 대통령과 측근들의 부패의혹,현대비자금 의혹,굿모닝시티 의혹,그리고 지난 대선과정에서 노 후보와 민주당 대선 공작이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등등의 의혹을 규명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전략기획위원장도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만으로도 노 대통령의 불법대선자금은 1000억원이 넘는다.”면서 “지금 여당이 대선자금 특검을 ‘물타기용’이라고 호도하고 있는데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특검을 통해 여야의 대선자금을 낱낱이 밝히고,책임질 일이 있으면 노 대통령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가세했다. 한나라당은 이 총장,홍 전략기획위원장,김문수 대외인사영입위원장 등 ‘저격수’ 3인방을 중심으로 ‘3각편대’의 비상체제에 들어갔다.‘강경’과 ‘투쟁력’이 이들의 트레이드마크다.특히 이 총장은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임,‘야전사령관’으로 향후 정국대응을 진두지휘하게 된다.최근 그의 발탁설이 나돌자 청와대측도 물밑 채널로 사실 확인에 나섰다고한다. 국민의 정부 때부터 굵직굵직한 폭로로 관심과 비난을 받아온 정형근 의원도 비상대책위원에 기용됐다.지난 6월 최 대표 체제 출범과 함께 2선으로 물러나 있던 이들 강성 재선의원들이 다시 전면에 나섬에 따라 내년 4월 총선까지 한나라당과 청와대는 가파른 대치전선을 이어갈 전망이다. 진경호기자 jade@
  • 우리당, 창당전부터 ‘잡음’

    열린우리당이 중앙당 창당도 하기 전에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신기남 정동영 천정배 의원 등 당내 초·재선 의원 15명은 28일 오전 첫 중앙위원 회의에 앞서 따로 만나 4가지 사항을 결의했다.▲상임중앙위원의 지분나누기식 인선 반대 ▲민주적인 지도부 선출 ▲재정투명성 확보 ▲투명하고 공개적인 당직자 임명요구 등이다. 신 의원은 기자들에게 ‘신당다운 원칙’을 역설했다.신 의원은 “정치는 현실이라 지금까지는 타협하고 참았으나 내용만은 선명하게 채워야 한다.”면서 “이제야말로 원칙주의자가 가장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했다.그는 “조직·전략·인선을 어떻게 하는지 전부 신문을 보고 안다.”며 지도부 전횡을 비판했다.구태정치를 타파하기 위해 민주당 내 구주류를 상대해온 ‘탈레반식 행동’을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하겠다는 선언이었다.김영춘 의원도 “다선 중진들이 선수(選數)로 끌고 가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가세,그동안 청와대·한나라당 등 당 밖과의 정치투쟁에서 당내 개혁투쟁으로 소장파들의 투쟁방향이 선회하는 조짐도 감지됐다. 초·재선 의원들의 이같은 집단행동은 본인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김원기 체제’에 대한 반기 내지 권력투쟁으로 비춰지고 있다.김영춘 의원은 “구태정치,과거정당의 부정적 관행으로 되돌아가지 않도록 소금 같은 역할을 하자는 취지이지 이같은 조짐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그러면서도 “김원기 위원장이 신당 이미지에 부합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정식 지도부 선출 때는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소장파들의 기류를 전했다.원외인사들의 지도부에 대한 불만은 더 노골적이다. 부산의 조경태 사하을 주비위원장은 이날 아침에 열린 첫 중앙위원회의에서 김원기 공동위원장이 발언권을 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하려면 차라리 민주당과 합당해라.”며 지도부를 비난했다.150여명의 중앙위원을 민주당 탈당파와 신당연대가 똑같이 나눠 가졌고 16개 시·도별 창준위원장도 2명씩 안배,철저히 나눠먹기가 이뤄졌다는 지적이었다.이같은 당내 반발기류 때문인지 이날 확정하려던 상임중앙위원 구성은 11월10일 중앙당 창당 이후로 연기됐다.지구당 창당 심의위원회도 중앙당 창당 때까지만 활동하고 그 이후에는 재구성키로 해 당내 갈등이 심각함을 드러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노동계 ‘분신’ 총력투쟁 선포

    지난 26일 분신 자살을 시도한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 노조 광주전남지부장 이용석(31)씨는 27일 의식을 찾지 못하고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노동계는 총력 투쟁을 선포하고,경찰은 이에 대해 불법시위에 강력 대처하기로 해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서울 영등포 한강성심병원에 입원한 이씨는 이날 신체 일부의 감각은 돌아왔지만 여전히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고 담당 간호사는 전했다. 민주노총 공공연맹 노조 조합원 600여명은 이와 관련,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 근로복지공단 앞에서 규탄 집회를 가졌다.또 28일에는 비상 대표자 회의를 소집,향후 계획을 결정하기로 했다.공공연맹 나상윤 기획실장은 “올들어 세번째인 이씨의 분신으로 노동계 전체가 격앙된 분위기”라면서 “정규직,비정규직 할 것 없이 정부와 사측의 노동계 탄압에 대해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공공연맹 총파업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영등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사용주의 노동탄압이 견디기 힘들어도 귀중한 생명을 버리는 일이있어서는 안 된다.”고 촉구하고 “다음달 9일 전국노동자대회 전까지 정부가 손배·가압류와 부당노동행위를 근절하는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 총파업 등 강력한 대정부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또 28일 지도부가 시국농성에 돌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29일 전국적인 정부 규탄 집회 ▲31일 총파업 시기·규모 확정 등 추투(秋鬪)의 수위를 높여 나가기로 했다.한국노총도 투쟁상황실을 설치하고 다음달 5일 시한부 총파업에 이어 9일 서울 여의도에서 10만명 규모의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기로 했다.한편 경찰은 최근 잇따른 노동자 분신에 대비,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시너 등 인화성 물품의 집회 반입을 차단하기로 했다.또 집회 장소에서 소화조를 배치해 분신 자살 기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이두걸 이유종기자 douzirl@
  • NGO / 성미산 지킨 주민들의 힘

    서울 마포구의 ‘허파’격인 성미산(해발 65m)이 결국 주민들의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서울시가 최근 성미산 정상 9000여평을 깎아 배수지 물탱크를 설치하는 성산배수지 건설계획을 잠정 유보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유보는 사실상의 백지화를 뜻한다. ‘성미산개발 저지를 위한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2년3개월여 동안 끈질기게 투쟁해온 지역주민들의 값진 승리라는 점에서 평가받을 만하다. 서울시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 16일 서울시의회 업무보고에서 “인근지역에 위치한 배수지로도 수돗물공급에 지장이 없어 장래 급수수요가 예측되는 상암택지개발 등의 추이에 따라 (성산배수지 건설여부를)최종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기술자문회의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면서 사실상의 사업중단을 선언했다. 서울시는 당초 성미산에 2만 5000t 규모의 배수지를 건설하는 사업계획을 세웠었다.이에 따라 지난 1월 수목 3000여 그루를 베어냈으며 3월에는 추가 벌목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는 주민들과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이후 주민들은 너나없이 ‘성미산지킴이’를 자임하며,산 정상에 텐트를 치고 100일간 항의농성을 전개했다.저지운동을 통해 마포주민 2만 5000여명의 서명을 받아내기도 했다. ‘걱정이다,걱정.성미산을 없앤다니 걱정이다….우리들이 제일 좋아하는 산,마포구에 하나밖에 없는 산….배수지도 아파트도 성미산에 짓지 마세요.성미산엔 절대 안돼요.다른 길을 찾으세요.…’ 성미산주변 아이들이 부르는 이 노래에는 성미산 사람들의 애틋한 마음이 녹아 있다. 야트막한 언덕 같은 이 산은 서울 마포구 성산1·2동,망원1·2동,연남동,서교·동교동,합정동 등 성미산을 둘러싸고 있는 마포구 40여만 주민들의 안식처이다.하루평균 1000여명의 주민들이 오가는 정겨운 동네뒷산이기도하다. 본래 마포에는 와우산,노고산,성미산 등 3개의 산이 있었지만 와우산과 노고산은 아파트단지로 개발돼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성미산만 남았다.주민들이 성미산 절대사수작전에 나선 까닭이다. 대책위 김종호 위원장은 “관악구에는 관악산이,도봉구에는 도봉산이 주민들에게 소중하듯이 마포주민에게는 성미산이필요하다.”면서 “그러나 배수지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대책위의 임무가 끝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성미산 전체 3만 3000㎡중 모 대학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2만 6000㎡를 서울시나 마포구가 매입,주민들에게 생태공원으로 돌려줄 때까지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노주석기자 joo@
  • ‘최돈웅 100억’ 파장/한나라 비상체제로 당직 전면개편 예고

    한나라당이 ‘비상체제’에 돌입한다.최병렬 대표는 27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SK비자금 100억원 수수와 관련해 공식 사과하는 한편 일부 당직개편과 함께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할 방침이다. ●대선자금 비상체제 돌입 비상체제는 당 공식기구와 별도로 ‘비상특위’라는 별도 기구가 중심이 될 전망이다.특위는 최 대표가 이날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제안한 대로 SK비자금에 관한 특검제를 관철하고,재신임 국민투표 실행여부 등에 대한 전략적 대처방안을 생산하는 일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아울러 주요당직에 대한 재배치를 통해 특위와의 연대성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새 인물’로는 ‘나바론 특공대’로 불린 이재오·홍준표·김문수 의원 등 재선 트리오가 거론된다.그간 대여투쟁에 앞장서온 이들의 면면을 볼 때 최 대표 구상의 핵심은 ‘강력한 전투력’에 있는 듯하다.특히 이재오 의원은 사무총장이나 특위위원장직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언이다.특위에는 정형근·이윤성·윤여준 의원 등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진다. ●강력 투쟁 예상 홍준표의원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을 강력 비난,향후 검찰과 정권에 대한 투쟁의 강도를 짐작케 했다.홍 의원은 “검찰이 지난 1997년 대선에 이어 이번에도 또다시 승자의 대선자금은 제쳐놓고 패자의 돈만 갖고 계속 물고 늘어진다.”면서 “더구나 검찰이 비자금의 사용처까지 수사하겠다고 덤비는 것은 과잉이며 형평에도 어긋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는 “원래 도둑을 잡아도 범행내용을 확인,기소 요건을 갖추고 나면 그뿐”이라면서 “정치자금 문제는 돈을 받아 당에 유입된 게 밝혀지면 이로써 끝나는 일이며,자금용처 수사는 지금까지 한 적이 없다.”고 부연했다. 또한 “정대철 의원이 자복한 200억원 수수의혹과 ‘키스나이트클럽의 50억 대선 불법자금 문제’,‘썬앤문 사건’‘이영로게이트’ 등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라.”고 촉구했다. ●물갈이 논쟁 재연 가능성 아울러 한나라당에는 검찰수사 결과에 따라 최돈웅 의원을 비롯,중진 다수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물갈이론이 거듭 제기될 전망이다. 특히 최병렬 체제에 동참한 초선·소장파 의원들이 당직에서 물러나게 되면 운신의 폭이 더욱 자유로워질 여지가 많다.그간 사태를 주시해온 미래연대와 쇄신모임도 잇따라 모임을 갖고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지운기자 jj@
  • 황장엽 방미 / 황장엽씨 인터뷰 “조국땅에서 죽고 싶다”

    미국 방문을 앞둔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24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민주주의 국가들과의 동맹을 강화,평화적으로 김정일 독재체제를 민주주의 체제로 바꾸기 위해 힘을 합쳐 나가는 데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김정일 독재체제 민주화 위해 방미” 방미 활동의 목적은. -내 모든 활동의 목적은 김정일 독재체제하에서 신음하는 동포들을 구원하는 데 있다.방미 목적도 예외일 수 없다.독재를 반대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문제는 한 나라 안에서의 문제일 뿐 아니라 국제적인 문제다. 국제민주역량의 중심에는 미국이 서 있으므로 김정일 독재체제를 반대하는 투쟁도 미국과의 동맹을 떠나 생각할 수 없다.미국을 방문해 한·미 동맹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민주주의 국가들과의 동맹을 강화해 평화적으로 김정일 독재체제를 민주주의 체제로 바꾸기 위해 힘을 합쳐 나가는 데 이바지하려고 한다. 미국 망명설과 망명정부 수립설이 나도는데. -일고의 가치도 없는,터무니없는 헛소문이다.대한민국은 나의 조국이고,나는 조국땅에서 죽고 싶다. 일부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난하면서도 김일성 주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나는 어느 개인에 대해 감정을 갖고 지지하거나 숭배한 적이 없다.나의 어떤 사람에 대한 입장은 그의 사상에 대한 입장에 지나지 않는다. ●“귀국후 한총련 만나 대화하고파” 한총련 소속 학생들이 방미저지 결사대를 결성했는데. -순진한 그들을 기만하고 부추기고 선동해 그릇된 방향으로 내몰고 있는 그 배후의 반민족적이고 반인민적 집단에 대해 비열하다고 생각할 뿐이다. 미국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면 그들을 만나 진지하게 대화하겠다. 최근 탈북인단체연합회를 결성하고 상임대표를 맡았는데. -탈북자들은 북한 주민을 독재체제에서 구원하고 평화적 통일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귀중한 인재다. 탈북자들을 매우 아끼고 사랑할 뿐 아니라 그들이 유능하고 믿을 수 있는 애국자라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연합
  • [사설] 한나라당 100억 누가 썼나

    지난 대선때 한나라당 재정위원장이었던 최돈웅 의원이 SK로부터 받은 100억원중 일부가 당 공조직에 전달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파장이 확대될 조짐이다.영수증 처리도 하지않아 불법인데다,당 중진들이 적당히 처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파만파다.이러고도 청와대에 측근비리 특검수사후 재신임 국민투표 실시를 요구했으니 실소를 금할 수 없다.‘내 눈에 든 들보는 보이지 않고 남의 눈에 든 티끌만 보인 꼴’이 아니고 무엇인가. 어제 최돈웅 의원이 검찰에 출두하지 않은 저간의 사정은 모르겠으나 이제 용처를 밝히는 것이 마땅하다.자꾸만 검찰수사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의혹만 증폭시킬 뿐이다.더구나 중앙당 공조직으로 유입됐는 데도,대선 당시 회계업무를 총괄한 김영일 사무총장이 함구하고 있는 것은 책임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또 처음 불거졌을 때는 “한푼도 당에 가져오지 않았다.”고 했다가 그제는 “전부를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한발 물러선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검찰이 계좌추적에 나섰다고 하니 이제 쉬쉬한다고 묻힐 일이 아니다.이런 마당에 최병렬 대표가 ‘과거 대선때 민주당도 그렇고,대통령 측근들의 대선자금에 관련해서도 전혀 수사를 하지 않고 있는 느낌’이라고 강변한들,또 홍준표 의원이 국회 대정부질문을 통해 대통령 측근의 금품수수 의혹을 추가로 제기한들 얼마나 설득력을 갖겠는가. 어차피 정치권은 이참에 대선자금 전비(前非)를 모두 털고가는 것이 순리이다.중앙선관위에 신고한 선거비용 226억원중 SK로부터 받은 100억원을 기재하지 않은 한나라당이 먼저 용처를 밝히는 것이 순서이다.관련자들은 사실관계를 털어놓고 책임질 일은 져야 한다.정치개혁은 그 다음의 일이다.이회창 전 후보측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본다.‘모르는 일’이라며 투쟁 운운하는 것은 모두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한나라당은 ‘부패 원조당’의 이미지를 벗지 못하는 한 결코 대안세력이 될 수 없다.
  • ‘최돈웅 100억’ 파장 / 한나라 前·現간부 입장

    최돈웅 의원 사건에 대해 한나라당 지도부는 ‘털 건 털겠다.’는 정면돌파 의지를 보인 반면, 대선 당사자인 전직 지도부는 ‘수사를 지켜보겠다.’며 함구했다.여야를 공정수사하라는 요구는 양 진영이 한 목소리로 냈다. ●“잘못이 있으면 책임지겠다.” 최병렬 대표는 23일 “대선에 관여하지 않았단 핑계로 팔짱 끼고 있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면서 “당을 승계한 입장에서 내 책임 하에 문제를 다룰 각오”라고 밝혔다.이어 “세치 혀로 뭔 얘기를 한들 국민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면서 “정정당당히 임하는 게 그나마 위기에서 당을 보전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사용처는 파악하지 않았다.수수 여부도 법률팀을 통해 “받은 것 같다.”며 얼핏 귀동냥했다는 것이다.다만 “이회창 전 총재는 돈에 관한 한 ‘벽창호’”라며 “지난 1997년 선대위에서 일해 아는데 다른 정치인 같았으면 그 때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안 졌다.”고 말했다. 홍사덕 총무도 이날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모든 정당은 선관위 신고액 외의 돈을 써왔고 지난 대선도 예외가 아니었다.”면서 “장부에 기록할 수 없는 자금에 대해 묻지 않는 게 불문율이었으나 불문율이 깨진 것을 원망하지 않고 정치제도 개선의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이어 “문제가 드러나면 대선 중책을 맡았든 아니든 책임지겠다.”면서 “대선자금 공개 용의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남경필 의원 등 소장파들의 ‘고해성사’ 건의에 대해 최 대표는 “이론적인 얘기가 현실정치에서 가능하지 않다.”고 일축했다.윤여준 여의도연구소장은 “정치권이 먼저 밝히고,그 검증절차로 여야 모두 인정할 수 있는 특검을 검토해볼 만하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어.” 서청원 전 대표 역시 “어쨌든 당시 대표로서 국민께 죄송스럽다.”고 사과했다.그러나 “조금 더 있으면 모든 게 밝혀지지 않겠느냐.”며 자금문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김영일 전 사무총장도 “수사가 진행 중인데 내가 아는 범위라도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 “진상이 어느 정도 밝혀지면 검찰이나 언론에 내가 설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검찰이 내게 별로 확인할 게 없을 것”이라며 “총장이었다고 열쇠를 쥔 것처럼 보는데 전부를 손바닥 보듯 알 순 없다.”고 억울해했다.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도 쏟아냈다.서 전 대표는 전날 밤 전·현 지도부 만찬에서 “검찰과 청와대가 한나라당을 부패집단으로 몰고가려는 의도가 분명하다.”며 지도부에 ‘야당다운 투쟁’을 요구했다고 한다. 김 전 총장도 박진 대변인에게 전화를 걸어 “당이 강력 대처해야 한다.”면서 고해성사론 등에 섭섭함을 토로했다. 그 때문인지 이날 최 대표는 “이상수,정대철 200억 모금설이나 권노갑 200억,박지원 150억,대통령 측근비리 등은 전혀 수사하지 않는 것 같고,해도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다.”고 성토했다.그는 “진 쪽에만 가혹하게 칼을 들이대고 신당 띄우기를 한다면 앉아서 밟힐 수는 없다.”며 대통령의 입장을 요구했다. 홍 총무도 “민주당이 공개한 대선자금 내역이 참인지 법과 부딪히기 싫어 꾸며댄 것인지 웬만한 분들은 다 안다.”고 압박했다. 박정경기자 olive@
  • 법원, 宋교수 영장발부 이모저모/ “송두율 후보위원 소명 충분”

    22일 밤 9시30분쯤 송두율 교수에게 영장이 발부되자 변호인측은 설마가 현실로 드러났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반면 검찰은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 보강수사 일정에 대해 협의했다. 영장실질심사 후 서울지검 공안부 검사실에 대기하고 있던 송 교수는 오후 10시쯤 수사관들과 함께 승용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했다.검은색 양복에 수갑을 찬 송 교수는 “귀국한 것을 후회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중에…”라며 말끝을 흐렸다.송 교수 변호인측과 시민단체 등은 23일 오후3시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응 방안을 밝힐 예정이다. ●법원 “유무죄 판단한 것 아니다” 서울지법 영장전담 최완주 부장판사는 발부사유에 대해 “노동당 후보위원이라는 부분을 포함,범죄사실에 대한 검찰의 소명이 충분하다.”고 밝혔다.노동당 후보위원 여부를 놓고 송 교수측과 설전을 벌였던 검찰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최 판사는 영장발부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았다는 점을 의식한 듯 “일반적 영장 발부기준에 따라 적절하게 판단했다.”면서“유무죄를 판단한 것이 아니라 검찰의 근거가 충분한지 여부만 살핀 것”이라고 말했다.송 교수의 출국정지 기한이 다음달 3일로 만료된다는 점도 고려됐다.최 판사는 “송 교수가 독일 국적을 보유하고 있어 검찰이 출국정지 기간 연장이 어렵다고 했고 주거가 일정하지만,외국인이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구속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진실 가리기 위해 총공세 펼 것 송 교수의 부인 정정희씨는 담담한 표정으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측근들과 함께 서울구치소로 향했다.심사에 배석했던 박호성 서강대 교수는 “예상은 했지만 착잡하다.”면서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장기적인 투쟁에 들어갈 뿐만 아니라 진실을 가려내기 위해 총공세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송 교수를 위해 활동했던 정현백 성균관대 교수는 “송 교수가 실정법을 준수하고 사과까지 했는데도 오로지 전향이라는 잣대로 송 교수를 옭아맨 것은 우리 사회의 민주화 수준에도 역행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검찰과 송 교수 고성 논쟁 이날 오후 2시 서울지법 309호 법정에서열린 실질심사에서 검찰과 변호인단은 수천쪽에 이르는 수사기록과 A4용지 75쪽 분량의 구속영장에 기재된 송 교수의 혐의를 놓고 3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특히 전날 대부분의 수사기록을 검토한 최 판사는 주요 혐의에 대해 1시간 동안 직접 신문했다.주요 쟁점은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선임과정,해외 학술회의 개최 배경,각종 저서와 언론사 기고문의 이적성 여부 등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송 교수가 지난 95년부터 북한의 지령을 받고 베이징 등에서 남북·해외 통일학술회의를 개최한 것 아니냐고 집중 추궁했다.송 교수측은 “국내 언론사는 물론 삼성,SK 등 대기업들이 이 회의를 후원했다.”면서 “6차례 열린 학술회의는 모두 남측이 제의했고,참석한 학자들도 남측 학자가 2배 정도 많았다.”고 맞섰다. 실질심사가 끝난 뒤 김형태 변호사도 “남한에서 북한과 교류하려면 통일부·국정원의 허가가 필요하듯 북한에선 대남사업부를 거쳐야 한다.”면서 “검찰을 이를 두고 북한의 지령을 받은 것이라 몰아 세웠다.”고 주장했다. 구혜영 안동환 정은주기자 sunstory@
  • “새달9일 10만 노동자대회”/한진重노조위원장 추모집회

    김주익 한진중공업 노조위원장의 자살로 노동계가 총력투쟁을 선언한 가운데 22일 부산에서 민주노총의 대규모 집회와 거리시위가 이어졌다. 이날 오후 2시 부산역광장에서 한진중공업 노조 조합원과 부산·경남지역 금속노조 조합원,민주노총 영남권 간부 등 3000여명이 집결한 가운데 한진자본과 노무현정권 노동탄압 규탄대회가 열렸다. 집회는 김주익 위원장에 대한 분향과 유가족 인사에 이어 단병호 민주노총위원장의 대회사,유서낭독,추모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한진중공업 전국투쟁대책위는 “한진재벌과 노무현 정부의 노동운동 탄압이 김 위원장을 죽음으로 이르게 했다.”며 “정부는 노동탄압 정책을 즉각 중단하고 손배가압류와 구속수배를 해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투쟁대책위는 또 “회사는 진심으로 고인 앞에 사죄하고 이번 사건에 대한 명확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성실 교섭에 임하라.”고 요구했다. 집회를 마친 참석자들은 영도구 봉래동 한진중공업까지 노동운동 탄압 중단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가두행진을 벌였다. 한편 전국투쟁대책위는 25일 부산역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파병반대투쟁을 노동탄압 규탄대회로 전환하기로 했으며 이번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11월9일 10만명이 참가하는 전국노동자대회를 부산에서 개최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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