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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수호민노총위원장 20일 사퇴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이 20일 전격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민주노총 관계자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지난 11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하반기 투쟁을 이끈 뒤 내년 초 조기 선거를 실시키로 하고, 최근 강력한 비리 근절책을 밝히는 등 강승규 수석부위원장 비리 사건으로 불거진 민노총 위기를 수습하려 했으나 현장파와 중앙파 등 강경세력의 퇴진 요구를 받고 결국 사퇴를 결심했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즉각 선거국면에 들어가게 됐으며 비정규직 법안 및 노사관계법·제도선진화 방안(로드맵) 등 하반기 투쟁에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열린세상] 노동운동과 폭력,그리고 금품수수/이광호 전 ‘진보정치’ 편집위원장

    폭력과 금품 수수. 어느 누가 민주노조 운동이 이런 죄목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고 감옥까지 갈 거라고 생각할 수가 있었을까. 상상 자체가 불가능했던 일이 발생했다. 민주노총 대의원 대회의 폭력사태와 기아자동차 노조 등의 취업 비리 사건에 이어 터진 민주노총 수석 부위원장의 금품수수 사건은 우리를 참담하게 만든다. 1987년 이후 민주노조 운동이 본격화된 지 20년이 다 돼간다.80년대 후반 노동자들은 ‘전노협 결성’을 ‘비원’처럼 외치며, 그렇게만 되면 ‘노동해방’이 이뤄질 거라는 희망을 갖고 권력과 자본의 엄청난 탄압에 맞서 싸웠다. 그 이후 노동자들은 “민주노총만 결성되면, 민주노총이 합법화만 되면, 노동자가 정치세력화만 되면…” 등등의 ‘역사적 과제’를 조건절로 제시하면서, 그렇게만 된다면 자신들의 많은 문제가 해결될 걸로 믿고 이를 위해 싸워왔다. 민주노총이 출범한 지 10년이 다 됐으며, 합법화된 지도 오래다. 민주노동당도 10명의 의원을 국회에 보냈다. 그러나 조건은 풀렸는데, 괄호 안에 갇혀 있었던 과제와 희망은 풀리지 않았다. 조직력은 80년대 후반을 정점으로 줄곧 떨어지고 있으며, 고용 조건은 비정규직 숫자에서 보듯이 더 열악해졌다. 노동운동은 스스로 자신들을 규정하듯 우리 사회 전체 모순을 해결해주는 신뢰받는 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저 힘이 센 이익 집단 가운데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났을까. 우선 노동운동이 스스로 설정한 과제와 희망을 배신했기 때문이다. 노동운동에서 가장 강조되는 가치와 전략은 ‘단결과 연대’다. 노동운동은 스스로 힘을 키우고 연대의 폭을 넓혀가면서 우리 사회를 진보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자기 임무이며 존재 의의라고 강조해왔다. 그런데 노동계급을 넘어서는 연대의 광역화에 실패하고 오히려 노동운동 안에서도 정규직 노동자들만의 연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민주노총 등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민주노총은 올해 초에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의 해결을 위해 50억원을 모으기로 결의했다. 현재 5억원에 못 미치는 돈이 모였다. 그런데 돈을 낸 곳은 주로 상대적으로 조건이 열악한 중소규모 노조나, 청소 용역 아주머니들이 대부분인 여성연맹 같은 곳이다. 대기업 노조는 한 군데도 돈을 내지 않았다. 신영복 선생은 ‘아래를 향한 연대’를 강조한다. 노동운동은 이에 관한 한 실패하고 있다. 노동운동은 또 외형적인 조직 형식에서 발전했지만, 주체의 성장과 조건의 변화에 부응한 목표를 설정하고 공유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변해가는 상황에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운동’하지 못하고 ‘정체’돼 있다. 정체된 조직에서 활성화된 것은 내부 권력 투쟁이다. 지도부나 활동가라는 자리가 고난의 자리에서 기득권을 보장해주는 공간으로 변질됐다. 물론 부분적인 현상이지만 부정적 영향은 전체적이다. 이와 함께 기동전 마인드의 상대적 과잉도 지적될 수 있다. 바리케이드를 가운데 두고 벌이는 가두 투쟁만으로는 성취하기 어려운 과제를 가지고 있는 노동운동이, 대안 정책 개발과 이를 대중적으로 공유하기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하고 있다. 장기적인 투쟁을 위한 다양하고 견고한 진지 구축에 실패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노동운동이 해야 할 역할은 아직도 너무나 많다.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고, 민중복지를 실현하는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운동은 아직 우리에게 희망으로 남아있어야 한다. 뻔하고 재미없는 결론이지만, 노동운동 진영이 최근의 불미스러운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 지혜를 모아낼 수 있기를 간절하게 기대해본다. 이광호 전 ‘진보정치’ 편집위원장
  • [사설] 정쟁이 아니라 성찰이 필요하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어제 “국가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구국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하자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이 “수구보수세력들의 색깔론 총궐기”라고 맞받았다. 청와대도 나서 “되살아난 유신독재의 망령”이라고 박 대표를 공격했다. 정체성·색깔론을 둘러싼 헐뜯기를 언제까지 반복할 건가. 국가보안법 개폐, 송두율 교수 사건, 맥아더동상 공방 등 시점만 다를 뿐이다. 한국정치의 퇴영성은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라고 본다. 소모적 이념논쟁의 끝은 이번에도 뻔하다. 죽일 듯 대립하다가 10·26 재선거가 끝나거나 다른 쟁점이 생기면 슬그머니 사그라질 것이다. 상처만 깊게 하고, 사회발전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 정쟁을 떠나 강정구 교수 파문을 성찰해보자. 머리를 맞대고 개선해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이를 제대로 짚어내 풀어줘야 국가사회가 발전하고 정치권이 칭찬받는다. 남북관계가 급격히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북인식을 어디까지 용인할 것인지 먼저 정리해줘야 한다. 과거 잣대를 그대로 들이대긴 힘들다. 그렇다고 친북(親北) 행위를 무한정 허용할 수 없다. 이는 국가보안법 손질로 귀결된다. 여야가 한때 합의한 국보법 대체입법이나 대폭 개정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것으로 생각된다. 검찰 독립의 범위·방법도 차제에 구체화해야 한다. 법무부장관에게 수사지휘권을 부여한 검찰청법 규정이 검찰의 중립을 훼손하는지는 치열한 토론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천정배 법무장관이 과거에는 이 규정의 삭제를 요구했다가 스스로 지휘권을 발동했다는 구설에 오르고 있다. 정파를 초월해 합리적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함을 역설로 보여준다. 검찰을 견제하는 장치는 있어야 한다. 다만 정치성을 띤 간섭이 안 되도록 지휘권 발동 요건을 명확히 제한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장외투쟁, 국회파행과 기자회견·성명전은 이제 그만하자. 여야 대표가 이번 사안을 논의할 TV토론을 갖는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그래도 희망적이다. 말싸움에 그치지 말고 토론과 국회 논의를 통해 법·제도 개선안을 도출하기 바란다.
  • 朴 “체제수호 구국운동” 靑 “유신망령 부활”

    朴 “체제수호 구국운동” 靑 “유신망령 부활”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파문을 둘러싸고 여야 대치정국이 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정면 대결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전면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나라당 박 대표가 18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태를 ‘자유민주주의체제 위협’으로 규정짓고 사실상 대여 전면전을 선언하자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에 이어 청와대가 ‘유신독재 망령의 부활’이라며 강도높게 비난하는 등 정국이 벼랑끝으로 향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이날 “정략적 목적으로 북한정권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것이라는 의구심도 지울 수 없다.”면서 “노무현 정권 2년반이 지난 지금 국가 정체성이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며 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천 장관 해임을 촉구했다. 박 대표는 특히 “국가 체제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한나라당이 중심이 돼 국민의 힘을 모아, 국민과 함께 구국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장외투쟁’도 불사하겠다는 강경 방침을 밝혀 양측의 공방이 장외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박 대표는 이어 ‘만경대 정신을 이어받아 통일 위업을 이룩하자.’는 강 교수의 주장에 대해 “노 대통령의 입장과 정체성을 확실하게 밝혀달라.”로 공개 질의한 뒤 “이를 정치공세라고 한다면 큰 잘못이며 결코 색깔논쟁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이병완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정무점검회의에서 “오래전 역사의 심판을 받은 유신독재의 망령이 되살아나 21세기 대한민국의 한복판을 활보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당혹스러움을 느낀다.”는 입장을 정리했다고 김만수 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는 “한나라당이 원하는 것은 자유민주체제가 아니라 반공의 이름 아래 인권 유린을 서슴지 않았던 냉전독재 체제가 아닌가.”라고 반문하고 “억지와 과장선동은 유신독재 때나 통하던 낡은 수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한나라당은 독재정권이 국민과 민주인사를 탄압할 때 주범과 종범을 자처했던 인사들이 뿌리를 이루고 있는 정당”이라며 “극우 냉전체제를 부활시키려는 시대착오적인 기도에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문 의장도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건을 색깔 공세, 정치 공세로 몰고가는 것은 냉전시대 유신체제로 돌아가자는 수구적 논리”라면서 “한나라당과 수구보수 세력들의 ‘색깔론 총궐기’는 헌정 질서와 인권을 앞장서서 파괴하려는 무책임한 행위임을 엄중하게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이종수 이지운기자 vielee@seoul.co.kr
  • 화물연대도 “파업”…물류비상

    화물연대도 “파업”…물류비상

    덤프연대가 파업에 돌입하고, 레미콘연대가 파업을 결의한 데 이어 화물연대마저 파업 찬반투표에서 파업이 가결돼 2003년 산업현장의 수송망 마비로까지 이어진 물류대란 재연이 가시화되고 있다. 민주노총 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는 17∼18일 양일간 실시된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 찬성 62.79%로 파업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휴대전화를 통해 실시한 찬반투표에서 투표권이 있는 총 7584명의 조합원 중 97.48%가 투표에 참여,4642명(62.79%)이 찬성했다. 이에 따라 화물연대는 19일 오후 2시 충남 공주 유스호스텔에서 조합간부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에 따른 향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회의에서는 즉각 전면파업에 돌입하는 방안과 단계적인 투쟁에 들어가는 방안을 놓고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화물연대는 앞서 ▲유가보조금 지급현실화 ▲다단계 하도급 알선구조 철폐 ▲도로교통법 개정 등을 요구해 왔다. 이날 총파업 가결로 최근 건교부가 제시한 화물운송 관련 제도개선안에 대해서는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화물연대 장원석 정책부장은 “고 김동윤 열사의 분신사건 등을 통해 조합원들의 분노가 높아진 상황에서 파업 가결은 예상됐던 일”이라며 “파업 투쟁 방법과 일정 등은 확대 간부회의에서 결정하게 된다.”고 밝혔다. 한편 13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민주노총 산하 전국건설운송노조 덤프연대는 13개 지부별로 집회와 파업출정식을 가졌다. 또한 레미콘연대도 파업을 가결한 뒤 20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씨줄날줄] 천남생의 무덤/이용원 논설위원

    서기 668년 동북아시아의 패권을 놓고 중국 당나라와 겨루던 고구려가 패망했다. 당 태종의 대대적인 침략을 두차례나 물리친 희대의 영웅, 연개소문이 세상을 떠난 지 5년이 채 되지 않아서였다. 연개소문은 임종시 아들들을 불러놓고 너희는 물고기와 물(魚水)처럼 화합해 벼슬을 다투지 말라고 유언했건만 3형제는 이를 어기고 권력투쟁을 벌였다. 그 결과 장남 남생은 당에 투항, 당군의 선두에 서서 고구려 땅을 침범했다. 후세의 사가들은 ‘막강 고구려’를 멸망케 한 직접적인 원인이 남생 3형제의 내분에 있었다고 한탄했다. 고구려 멸망후 남생과 그 후손의 삶은 어떠했는가.1920년대 초 당의 수도인 낙양 교외 북망산 일대에서 남생과 그의 둘째동생 남산, 아들 헌성, 증손 비의 묘지석이 잇따라 출토됐다. 그런데 그 묘지명들에는 이 일족이 ‘연’씨가 아니라 ‘천’씨로 기록돼 있다. 당나라를 세운 고조 이연(李淵)의 연(淵)자를 피하고자 뜻이 같은 천(泉)자로 바꾸었기 때문이다. 이 묘지명들을 살펴보면 천남생은 고구려 멸망에 협조한 공을 인정받아 벼슬은 정2품, 식읍은 종1품 급인 3000호를 받았다.46세에 병사하자 그 아들 헌성이 작위를 이어받았다. 헌성은 장군으로서 외적 및 반란군 토벌에 여러차례 공을 세웠지만 모함에 걸려 43세에 비명에 갔다. 헌성의 아들 현은 또한 작위를 이어받았고, 현은의 아들 비는 두살에 작위를 받을 정도였다. 그러니 천남생이하 4대는 당나라에서 끝없는 영화를 누린 것이다. 중국 고고학계가 지난 4∼6월 낙양에서 천남생·남산·헌성·비 등 4인의 묘를 발굴한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1920년대 초 묘지석을 발굴한 당시의 기록을 토대로 다시 찾아냈다고 한다. 지난 80년 세월 무관심 속에 덮어둔 이들의 묘를 새삼 발굴해 공개한 까닭이 무엇일까.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가 중국의 지방정권이었다고 강변해온 그들로서는, 고구려에서 투항해 당에서 부귀영화를 누린 이들이야말로 효과적인 선전수단이라고 판단한 모양이다. 조국을 배반해 멸망케 하고 성마저 천씨로 바뀐 천남생과 그 자손들. 그들의 무덤을 찾은 사실이 반갑기보다는 왠지 꺼림칙할 수밖에 없음은 한국인으로서 당연한 정서일 것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청와대·문희상의장 “정부 매도 더 못참겠다”

    청와대·문희상의장 “정부 매도 더 못참겠다”

    “민주헌법에 따라 국민이 선출한 참여정부를 매도하는데 인내심의 한계에 왔다.”(김만수 청와대 대변인) 한나라당이 18일 ‘대여 구국운동’을 선언한데 대해 청와대와 여권이 야당의 과거를 들춰내면서 초강경 맞대응을 하고 나섰다. 한달여전까지만 해도 대연정의 파트너로 삼았던 제안이 무색할 정도로 야당 비난의 톤이 높았다.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정무관련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한나라당이 색깔론과 구국운동을 펴는 것은 국민을 모독하는 오만불손한 일”,“박근혜 대표의 발언은 유신시대 구국봉사대가 연상된다. 소가 웃을 일”이라는 등의 비난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청와대는 ‘역사의 시계추를 유신독재로 되돌리자는 것인가’란 제목으로 청와대 입장을 밝히는 글에서 “박 대표에게 묻는다.”라고 박 대표를 거론하면서 “냉전시대의 반공주의를 자유민주주의와 혼동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1975년 4월9일 새벽 간첩으로 몰린 8명의 지식인들이 대법원 판결 20시간 만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면서 인혁당 사건을 들면서 “이런 야만의 시대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한나라당이 법무장관의 합법적인 수사지휘를 검찰권 훼손으로 몰아가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했다. ‘유신시대의 망령’을 거론하면서 박 대표와 유신시대를 연결지었다. 박 대표가 제기한 정체성 논란에 대해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진정한 자유민주체제”라면서 “독재와 인권유린으로 얼룩진 지난 역사에 뿌리박은 한나라당이 원하는 냉전수구체제가 아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문희상 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의 장외투쟁 선언은 국민분열을 조장하는 분열주의 정당이자 헌정질서 파괴정당임을 스스로 밝힌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민생이 중요한 시기에 선거에만 올인하다가 엉뚱한 색깔 트집을 잡아 대규모 장외투쟁 운운하는 것은 국민을 협박하는 행위이자 제1야당으로서 너무나 무책임한 처사”라며 “한나라당의 민생은 정략형 민생이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극우적 냉전체제를 부활시키려는 시대착오적 기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는 청와대의 시각은 앞으로 청와대-열린우리당과 야당의 전면전이 상당히 지속될 것임을 예고한다. 박정현 이지운기자 jhpark@seoul.co.kr
  • [사설] 國基문란 논쟁 확대 경계한다

    이념성이 내포된 사건이 벌어지면 국가사회를 이분법으로 갈라놓는 일부 지도층의 행태는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분열의 골을 메우지는 못할망정 들쑤셔서 도지게 만들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강정구 동국대 교수의 발언 곳곳에 분명히 문제가 있었다. 또 존폐 논란은 있지만 국가보안법이 엄연히 살아있다. 그를 기소해 실정법위반 여부를 법원 판단에 맡기자는 데 검찰은 물론 여권 핵심부의 생각이 같았다. 다만 그를 구속하진 말라고 청와대와 천정배 법무장관이 제동을 걸었을 뿐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등 보수진영에서는 청와대와 천 법무의 행위를 ‘국기(國基)문란’이라고 규정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오늘 기자회견을 갖고 대여(對與) 구국투쟁을 선언할 예정이라고 한다. 강 교수의 돌출발언을 처리하는 과정이 자유민주주의를 뒤흔든다는 주장은 비약이다. 공안사건에서도 인신구속에 신중을 기하자는 생각이 국가 정체성을 뒤집는 잘못이라는 비난 역시 합리적이지 않다.10·26 국회의원 재선거를 겨냥한 정략이 깔려 있다면 잘못된 판단이다. 득표의 유·불리를 떠나 국민들 마음을 이념으로 갈라 적개심이 가득 차게 한다면 언젠가 부메랑을 맞게 될 것이다. 여권도 이념 논쟁 과열의 책임에서 비켜갈 수 없다. 현 정부가 임명한 검찰총장을 이해시키지 못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반발하는 야당을 어떻게 설득하겠다는 것인가. 자신의 뜻과 맞지 않는다고 ‘수구보수’,‘독극물’로 편가르기하는 습관도 버려야 한다. 오해살 부분이 없었는지 살펴보고, 검찰개혁은 무리없게 진행시켜야 한다. 대부분 이념 논쟁의 근저에는 국보법이 걸려 있다. 강 교수에게 적용되는 죄목은 국보법상 찬양고무죄이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단순 찬양고무죄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국보법개정안을 당론으로 내놓은 적이 있다. 한나라당 안대로 법이 고쳐지기만 했어도 강 교수 논란은 한층 수그러졌을 것이다. 국보법 폐지·유지 등 극단만을 주장하며 타협하지 못한 경직성이 지금까지 국론분열을 부추기고 있는 현실을 여야 모두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 千법무 “검찰 인적쇄신 없다”

    千법무 “검찰 인적쇄신 없다”

    천정배 법무장관의 검찰 지휘권 행사와 김종빈 검찰총장의 사퇴 파문을 둘러싸고 여권과 한나라당이 갈수록 극한 대립 양상을 보이면서 정국이 급랭하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7일 여권 핵심을 겨냥,“국가보안법 무력화와 검찰 길들이기에 이성을 잃었다.”며 ‘정체성’ 공세를 강화하자 여권에서는 박 대표에게 “유신 독재의 안경을 쓰고 있다.”고 성토했다. 박 대표는 18일 대국민 기자회견을 갖고 노무현 대통령의 해명과 천 장관 해임을 촉구하고 장외 투쟁을 불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이에 여권은 검찰개혁과 국보법 개정 작업을 서두르는 등 여·야간, 여·검(檢)간 대치와 갈등 국면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박 대표는 이날 상임운영위 회의에서 “청와대와 정부·여당을 비롯한 온 정권이 총동원돼 대한민국의 체제에 도전하는 사람 구하기에 나섰다.”면서 “노 대통령은 자유민주체제를 수호할 의지가 있는가, 아니면 서서히 파괴하려는 것인가를 밝혀야 한다.”며 노 대통령의 해명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은 이날 상임중앙위 회의에서 “국법 수호의 최종 수호자인 대통령이 직접 나섰는데 검찰이 반발한다면 국가기강의 해이이며,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공직자부패수사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재정신청 확대 등 검찰개혁 관련 사안을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그러나 김종빈 총장은 이날 퇴임사에서 “수사지휘권이 행사되는 순간 그동안 쌓아온 정치적 중립의 꿈이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면서 “정치가 검찰 수사에 개입하고, 검찰이 권력과 강자의 외압에 힘없이 굴복하는 모습을 국민들은 결코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 일선 검사들의 조직적 반발 움직임이 자제되고 있는 가운데 천정배 법무장관은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검찰총장 인사에 따른 후속인사가 있겠지만 그 이상의 인사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 문책인사나 인적쇄신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소속인 이용주 검사는 16일 밤 천 장관에게 용퇴를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보냈다. 박찬구 박경호기자 ckpark@seoul.co.kr
  • 사실주의 오페라 13년만에 무대에

    사실주의 오페라 13년만에 무대에

    프랑스 대혁명기를 배경으로 한 사실주의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가 무대에 오른다. ‘안드레아 셰니에’는 프랑스 혁명기에 자코뱅의 과격 노선을 비판한 죄로 32세의 나이로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실존했던 시인. 인간의 존엄성이 나락으로 떨어진 공포시대 그의 비극적인 삶과 숭고한 사랑, 계급간의 투쟁, 정치적 음모 등이 드라마틱하게 오페라로 만들어진 것. 실화를 바탕으로 극의 줄거리가 만들어진 것처럼 오페라로서는 드물게 사실주의 접근을 하고 있다. 웅장함과 재미있는 볼거리로 치장한 최근 오페라의 흐름과는 다소 다른 분위기의 오페라여서 주목을 끌고 있다. 연출가는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를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 재미있는 가족용 오페라로 만든 최지형씨. 그는 “이번에는 사실주의가 우러날 수 있도록 상징적 표현을 배제하고 단순하게 무대를 꾸밀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주의 오페라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이탈리아 출신 자코모 자니가 지휘를 맡았다.6번째 한국을 방문할 정도로 한국과 친숙한 그는 “노래를 소화해낼 만한 가수들이 많지 않아 쉽게 무대에 올리기 어려운 곡”이라고 밝혔다. 지난 92년 이후 13년 만에 무대에 선보이는 이 공연은 5억∼6억원의 예산을 들여 예술의전당이 자체 기획·제작한 야심작. 지휘자를 제외하고는 출연자 150여명이 모두 순 ‘토종’이다. 이탈리아 움베르토 조르다노의 아름다운 선율에, 푸치니의 ‘라보엠’‘토스카’의 대본으로 유명한 루이지 일리카가 쓴 탄탄한 대본이 조화를 이루지만 성악가들에게는 테크닉 등에 있어 꽤 부르기 어려운 곡들이다. 여자 주인공 막달레나가 부른 아리아 ‘어머니는 돌아가시고’는 영화 필라델피아에 삽입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28∼3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02)580-1476.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화물연대도 총파업 찬반투표

    지난 13일 총파업에 들어간 덤프연대와 12일 총파업을 결의한 레미콘 노동자에 이어 민주노총 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가 17일부터 이틀간 총파업을 위한 조합원 찬반투표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화물연대마저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건설현장의 건자재·화물 등 물류수송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화물연대는 이날부터 이틀 동안 휴대전화를 통한 찬반투표를 거쳐 조합원 과반수 투표와 과반수 찬성으로 총파업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화물연대는 건설교통부 등 관계부처에 ▲유가보조금 지급현실화 ▲다단계 하도급 알선구조 철폐 ▲도로교통법 개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지난주 말 서울·과천 등에서 상경투쟁을 벌인 덤프연대 노동자들은 각 지역으로 내려가 단위사업장 별로 총파업을 벌이고 있다.12일 총파업을 결의한 레미콘 노동자들도 18일 오후 투쟁본부회의를 통해 향후 파업일정 등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파업을 막기 위해 대화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수송대책본부와 임시열차, 컨테이너, 군인력 등 대체 수송방안을 가동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지휘권 대치’ 정국 전선확대

    ‘지휘권 대치’ 정국 전선확대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권 행사와 김종빈 검찰총장의 사퇴를 둘러싼 대치 정국이 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정면 대결 구도로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박 대표는 현 사태가 ‘국가 존치’를 흔들 만큼 ‘절박한 시점’에 이르렀다고 판단,18일 기자회견을 갖고 노 대통령에게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체제를 지킬 의지가 있는지를 공개 질의하기로 17일 상임운영위원회서 결정했다. 박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국민과 함께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싸워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여옥 대변인은 전했다. 이에 청와대 등 여권은 이번 사태의 핵심이 천 장관의 지휘권 행사가 타당했는지 여부라면서 박 대표의 대통령 정체성 거론에 대해 ‘상투적 정치공세’라고 일축하는 등 정국이 ‘폭풍 전야’를 방불케 하고 있다. 이날 열린 한나라당 상임운영위는 ‘비상 시국회의’를 연상케 했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박 대표가 이례적으로 공세의 전면에 나섰다. 박 대표는 여권의 검찰 개혁 논의에 “한마디로 현 정권이 이성을 잃었다고 본다.”면서 “수많은 구속사건 중 유독 강정구 교수 건에 법무부 장관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 점을 주목한다.”고 강경 어조를 내보였다. 박 대표는 이어 “현 시점은 대한민국을 지키는가 아니면 붕괴시키는가의 절박한 시점에 와 있다고 본다.”며 “이것은 정권의 문제이기에 내일 회견을 열고 대통령에게 확실하게 묻겠다.”고 박 대표의 ‘화살’이 노 대통령을 겨냥함을 분명히 했다. 박 대표가 이날 예정된 부천 원미갑 재선거 지원유세를 갑자기 취소한 것이나 한나라당이 천 장관 해임건의안 논의를 유보한 것도 이런 상황 인식을 보여준다. 열린우리당은 천 장관의 검찰 지휘권 행사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 ‘반이성적’ ‘유신 회귀 발상’이라고 맞섰다. 전병헌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천 장관의 검찰 지휘는 검찰청법이라는 법률적 테두리 내에서 이뤄진 것이고 그 내용도 수사는 철저히 하되 과거보다 진전된 인권 의식으로 신체 자유를 보호하자는 논리”라면서 “한나라당이 체제부정이니, 장외투쟁이니 하는 것은 그야말로 유신독재로 돌아가자는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한명숙 상임중앙위원은 “이번 사건은 앞으로도 구속수사를 남발할 것이냐, 아니면 인권보호를 강화할 것이냐가 핵심”이라면서 “이를 10·26 재선거에서 선동정치의 일환으로 써먹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나라당 장윤석 법률지원단장은 법무장관의 검찰 지휘권을 규정한 검찰청법 8조와 관련,“천 장관이 16대 국회 때 검찰청 중립성 확보를 위해 지휘권 조항을 삭제하는 입법안을 지지해놓고 이제 와서 반대의 행동을 하는 자가당착적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종수 박지연기자 vielee@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그 순간 대한민국… /김욱 지음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심판과 신행정수도 이전 위헌결정 파문으로 새삼스럽게 주목받은 곳, 헌법재판소(헌재). 법조인들의 세계로만 인식된 헌재가 어느날 불쑥 일반인에게 그 존재를 드러낸 것 같지만, 국가와 사회의 굵직굵직한 사안뿐 아니라 개인의 일상에도 깊숙이 간여해왔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헌법학자 김욱 교수가 쓴 ‘그 순간 대한민국이 바뀌었다-헌법재판소의 주요 판결 이야기’(개마고원 펴냄)는 그동안 내려진 주요 헌법판결 18건을 중심으로, 사건의 배경과 결과가 개인과 사회, 국가에 미친 영향을 찬찬히 풀어냈다.‘법 앞에 평등’이라는 헌법정신이 어떻게 현실에서 구현되고 우리 사회의 인권과 공정성이 얼만큼 진전을 이뤄왔는지 들여다보려는 시도다. 우선 눈에 띄는 판결들이 많이 등장한다. 교육계를 뒤흔들었던 과외교습 전면금지에 대한 위헌판결은 ‘기본권 제한’에 있어 그 목적이 아무리 중요해도 원칙을 무시하면 안된다는 것을 확인시켜줬다. 결혼식 등 경조기간에 주류·음식물 접대를 금지하는 규정에 대한 헌법소원청구도 ‘금지규정’과 ‘기본권’이 충돌했지만 결국 행동자유권 침해로 결론내려졌다. 즉 법으로도 ‘허례허식’은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끝없는 찬반양론 속에 위헌법률 심판대에 올랐던 동성동본간 금혼도 결국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우리 고유의 전통과 관습이라도 헌법정신에 위배하는 형태로 존속할 수 없음을 확인한 것이다. 이와 함께 간통죄에 대한 세번에 걸친 합헌결정, 뺑소니범을 ‘과잉처벌’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대한 위헌판결 등은 ‘사랑에 관한 죄’를 다루는 관점과, 인간의 평등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물론 판결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았지만 저자는 우리 사회의 최고 원리인 헌법이 갖는 힘을 되짚어봄으로써 그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관의 현재를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 영화검열 위헌결정과 택지상한법 위헌판결, 지역소주 배정제도 위헌결정, 경품·무가지 살포를 막는 ‘신문고시’에 대한 위헌청구 기각·각하결정, 제대군인 보상 위헌, 재외동포법 위헌결정 등도 사회상을 반영하는 헌재의 접근법을 보여준다. 물론 헌재의 결정이 늘 옳거나 만능은 아니다.12·12 군사반란에 대한 헌법소원은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각하기각결정을 취한 반면,5·18 관련 헌법소원은 ‘성공한 쿠데타도 처벌할 수 있다.’며 상반된 결정을 내린 것. 시류에 휩싸여 법리의 일관성을 놓쳐버린 사례이지만, 권력자나 재판관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바꾼 민중의 힘이 반영된 결과로도 평가된다. 헌법조문은 대단히 추상적이다. 따라서 헌법정신은 해석을 둘러싼 끊임없는 투쟁과정 속에서 발현된다. 저자는 헌법 재판관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 땅을 살아가는 평범한 민중들의 의식과 힘이며, 우리의 관심과 열정이 올바른 법리를 세우고 사회의 디딤돌이 된다는 사실을 역설한다.1만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아드보카트호 주전경쟁 불꽃튄다

    아드보카트호 주전경쟁 불꽃튄다

    ‘모든 포지션이 플래툰.’ 12일 아시아의 난적 이란을 통쾌하게 제압하며 데뷔전을 승리로 이끈 아드보카트호의 주전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각 포지션마다 2명 이상의 쟁쟁한 멤버들이 저마다 기량을 뽐내며 주전 확보에 혈안이 돼 있는 것. 이름만 봐도 흐뭇한 선수들이 즐비하다. 원톱에선 이란전에서 기존의 ‘게으르다.’는 평을 불식시킨 이동국(26·포항)이 한층 성숙된 움직임을 보인 안정환(29·FC메스)과 끝없는 자리 다툼을 벌인다. 윙포워드에는 박주영(20·FC서울),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천수(24·울산) 모두 좋은 평가를 받으며 설기현(26·울버햄튼), 정경호(25·광주), 차두리(25·프랑크푸르트)와 생존 경쟁을 펼친다. 미드필드는 더 화려하다. 양날개 요원에 조원희(22·수원), 수비형 미드필더에 이호(21·울산)가 화려하게 비상했고 김두현(23·성남), 백지훈(20) 김동진(23 이상 FC서울), 김정우(23·울산)도 만만치 않은 움직임을 보였다. 때문에 이영표(28·토트넘 홋스퍼), 송종국(26) 김남일(28 이상 수원) 등과 중복 포지션에서 맘껏 경쟁을 펼치게 됐다. 수비에선 최진철(34·전북)-김영철(29·성남)-김진규(20·이와타) 등 스리백에다 후반 교체 투입된 유경렬(27·울산)도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영역을 넓히며 기존의 김한윤(31), 신예 조용형(22 이상 부천) 등과 자리 확보에 불꽃을 튀기게 됐다. 딕 아드보카트(58) 감독은 새달 12일과 16일 잇따라 홈에서 펼칠 예정인 스웨덴,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의 평가전과 내년 1월로 예정된 해외전지훈련에서 전술적 실험과 함께 주전 경쟁에도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이란보다 한수 위의 기량을 지닌 유럽 강호들과의 경기에서 어떤 태극전사가 ‘공격적 투쟁심’을 제대로 보여주느냐에 따라 아드보카트의 선택도 분명히 갈릴 전망이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러·체첸반군 총격전 60여명 사망

    러시아 남부 카바르디노 발카리야 자치공화국의 수도 날치크에서 13일 체첸반군 군대가 러시아 경찰과 군 건물, 공항 등에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 적어도 63명이 죽고 84명이 다쳤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이타르타스 통신과 현지 방송 보도, 지역 관리의 말을 종합해 반군 50여명이 사살되고 경찰 10여명과 민간인 3명이 희생됐으며 84명이 부상했다고 집계했다. 이날 60명에서 300명으로 추정되는 체첸반군은 날치크 외곽 별장지역인 ‘벨라야 레츠카’에 잠입한 뒤 경찰서 3곳과 공항, 내무부 청사, 연방 보안군 건물 등을 공격했다.익명의 제보를 받은 현지 경찰은 벨라야 레츠카에서 10명의 반군을 사살했지만 이후 동시다발적으로 관공서들이 공격당하자 이를 방어하기 위해 중화기와 기관총 등을 동원해 맞섰다. 또 수업을 받던 학생들은 급히 학교를 떠나 인근 경찰서 등 안전한 곳으로 피신했으며 학부모들은 아이들 안위가 걱정돼 총탄과 포탄이 빗발치는 거리를 뚫고 학교 근처에 모여드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반군들은 공항까지 점거하려 했으나 보안군의 반격에 밀려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반군이 10개의 기동대로 나뉘어 대여섯개의 전략 지점에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 남부 특사인 드미트리 코작은 반군들이 경찰서에서 인질을 붙잡고 있다고 밝혔으나 공화국 내무부 대변인은 경찰과 반군이 이 건물에서 교전하고 있을 뿐 인질은 억류돼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이번 공격은 지난해 6월 체첸 반군이 잉구세티야 공화국의 나즈란 경찰 건물을 공격해 경관 등 92명이 희생된 사건과 매우 비슷하다고 통신은 전했다. 알렉산드르 체칼린 러시아 내무부 차관으로부터 상황을 보고받은 푸틴 대통령은 즉각 인구 23만 5000명의 날치크를 완전 봉쇄한 뒤 무장세력을 색출하고 만약 저항하면 모두 사살하라고 지시했다. 러시아로부터 분리 독립 투쟁을 10년 이상 벌여온 체첸 반군의 한 부대라고 주장하는 ‘카프카스 최전선’은 반군 웹사이트를 통해 이번 사건이 자신들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카바르디노 발카리야 자치공화국은 카프카스 산맥에 있는 이슬람 지역으로, 지난해 9월 체첸 반군이 학교에서 1000여명의 인질을 붙잡고 군과 대치하다 330명이 숨진 북오세티야 공화국의 베슬란에서 북서쪽으로 96㎞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千법무 지휘권 발동 파문] 與 ‘강정구 발언’ 큰 시각차

    강정구 교수의 발언에 이은 천정배 법무장관의 불구속 수사 지휘권 발동을 놓고 열린우리당 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의견 스펙트럼상의 편차가 워낙 커 노선투쟁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입장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대부분 강 교수의 발언엔 동조하지 않지만 천정배 법무부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불구속수사를 지휘한 것에는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개혁강경파 의원들은 사법처리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고, 다른 쪽에선 “북한처럼 굶어죽고 싶으냐.”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김동철 의원은 강 교수 사법처리에 반대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김 의원은 “강 교수의 발언은 대한민국 체제에 전혀 문제를 주지 않는다.”면서 “교수가 무슨 말을 했다고 호들갑을 떨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종걸 의원도 “괜찮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의원은 “우리 체제는 이제 그런 정도의 발언, 개인의 소신을 말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신중한 자세를 보이는 의원들도 많았다.‘386세대’인 송영길 의원은 강 교수의 발언에 강한 우려를 표시하면서 “집권 여당이 헌법에 따라 분명한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면서 보다 적극적인 태도표명을 요구했다. 홍재형 의원은 “강 교수의 의견과 180도 다르다.”면서도 “사상과 표현의 자유는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 중도보수파인 안개모(안정적개혁을 위한 의원모임)’ 회장 유재건 의원은 “강 교수의 발언은 우리나라 헌법을 최우선에서 위반하는 것이다.”라면서 “걱정이 돼 잠이 안온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가 앞장서서 ‘오버’해서는 안된다.”면서 “우리당이 강 교수와 같은 의견을 가졌다가는 나라가 망한다.”고까지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적화통일이 돼 지금 북한처럼 그렇게 굶어죽고 싶으냐.”고 힐문하기도 했다. 전날 정장선 의원은 당 홈페이지에 올린 ‘강정구의 시대착오적 영웅주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의미 없는 논쟁을 유발한 강정구 교수는 차라리 북한으로 가는 것이 낫지 않으냐.”고까지 비판했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당내 국보법 존폐 논쟁이 다시 불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는 “지난해 정기국회 이후 목소리를 자제해 온 국보법 폐지론자들로서는 국보법을 다시 이슈화시킬 수 있는 좋은 소재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립양상의 조짐이 보이자 지도부는 조기진화에 나섰다. 전병헌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천 장관의 불구속수사지휘는 이념적·학문적 해석 문제가 아니라 인권보호 차원의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검찰, 오늘 입장 표명

    검찰, 오늘 입장 표명

    김종빈 검찰총장은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동국대 강정구 교수의 사법처리와 관련, 헌정 사상 초유로 발동한 검찰 지휘권의 수용 여부를 이르면 14일 결정할 방침이다. 김 검찰총장은 13일 밤 10시쯤 대검 홍보관리관인 강찬우 부장검사를 통해 “다양한 의견이 제기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오늘은 입장 표명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 부장 검사는 “검찰총장이 일선 검찰청별로 의견을 수렴해 빠르면 14일 입장을 발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강 교수 사건을 경찰로부터 즉시 송치받아 전면 재조사한 뒤, 구속여부를 결정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확인돼 주목되고 있다. 앞서 대검은 이날 오전 정상명 차장검사 주재로 간부 15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대책 회의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천 장관은 이날 오전 KBS와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검찰 수뇌부 및 법무부 참모 등과 직·간접적으로 충분한 논의를 거쳤지만 의견조정이 안돼 검찰청법에 따라 수사지휘를 했다.”고 말했다. 한편 천 장관의 검찰 지휘권 행사로 정치권에서의 강 교수 사법처리 논란은 더욱 가열될 조짐이다. 특히 이번 사태는 10·26 재선거를 열흘 남짓 남겨놓은 상황에서 한동안 잠복해 온 ‘보·혁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면서 선거판도를 뒤흔들 핵심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의원 총회를 열어 소속 의원 전원의 명의로 성명을 내고 천 장관의 자진 사퇴 및 노무현 대통령의 천 장관 해임 등을 요구했으며, 수용되지 않을 경우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국민과 함께 투쟁하겠다고 선언했다. 한나라당은 천 장관 해임건의안 제출 여부에 대해서는 추후 의총에서 최종 결정키로 했다. 반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장관이 구속요건에 대한 법률적 판단에 입각해서 법적 권한을 행사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원내대표도 “우리당 대부분의 의원들이 강 교수 발언에는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그 문제를 처리하는 것은 관계기관에서 적절히 처리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대한변호사협회는 논평에서 “천 장관의 지휘권 행사는 검찰의 독립성을 일거에 무너 뜨리는 것은 물론 정치적 외압을 가하는 시대착오적 조치”라고 반발했다. 반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구속영장을 청구하려는 검찰의 방침에 법무장관이 불구속 수사를 지휘한 것은 법과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천 장관을 옹호했다. 구혜영 홍희경 박경호기자 koohy@seoul.co.kr
  • [클릭 이슈] 민주노총 분열 심화

    [클릭 이슈] 민주노총 분열 심화

    시한부인 민주노총 이수호 체제가 벼랑끝에 몰렸다. 지난 11일 ‘하반기 투쟁 후 조기선거’라는 중앙집행위원회의 결의로 위기가 수습되는 듯했으나 강·온파간의 내부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 ●‘불안한 동거´ 조만간 청산 가능성 특히 이수호 집행부의 ‘사회적 대화’를 반대하며 극렬하게 저항했던 중앙파와 현장파 등 민주노총 내 강경세력들은 현 지도부에 대한 공세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며칠 동안의 ‘불안한 동거’는 조만간 청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상황이 급반전되자 한시적으로 이수호 체제를 인정했던 일부 단위연맹조차 전폭적인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12일까지만 해도 중집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던 금속산업연맹(중앙파) 내부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몸은 몰라도 마음까지 가긴 어려워 보인다. 금속연맹 홍광표 사무처장은 “(중집의 결정이)잘못된 결정일지라도 논란을 벌이지 말고 투쟁하자고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수호 체제의 한시적 인정이 전체 의견은 아니라는 얘기다. 일단 중집결정을 존중하겠지만 하반기 투쟁인 비정규직법안 및 노사관계 로드맵 투쟁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홍 처장은 “당분간 노선투쟁은 지양하겠지만 차기 선거에 대한 논의는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내에서 가장 큰 세력 중의 하나인 공공연맹(중앙파)은 13일 이수호 체제에 대한 파상적인 공세에 나섰다. 이성우 사무처장은 “총연맹의 난국수습 노력이 미흡하다.”면서 “현 집행부의 단호한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공공연맹은 이날 발표된 성명서에서 “민주노총 집행부는 중앙집행위를 소집해 사퇴냐 아니냐를 놓고 갑론을박하며 분열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줬다.”며 “비리를 저지른 개인(강승규 수석부위원장)에 대한 징계 차원을 떠나 집행부로서 책임지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합원들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집행부의 결단만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수위를 높였다. 말이 결단이지 사실상 퇴진 요구다. 중집회의 때 이수호 지도부에 노골적으로 반기를 들었던 이경수 전 충남지역본부장은 “하반기 투쟁을 이끌고 조기선거를 치르겠다는 이 위원장의 발표내용은 중집 결정이 아니다.”면서 “이 위원장이 직무정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정규직 법안 등 하반기 투쟁이 올 12월 말에 끝난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내년 1월 선거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현장파 “집행부 즉각 사퇴를” 민주노총 내 최강성 세력인 전국노동자투쟁위원회(현장파)의 반발은 더욱 거세다. 하반기 투쟁에 전 조합원들이 나설 것을 촉구하면서도 현 집행부와 함께 투쟁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전노투는 “사업주로부터 돈을 받은 집행부가 투쟁을 책임지겠다는 것을 어떻게 믿으란 말이냐.”며 “사회적 교섭, 임원의 비리 등으로 노조운동을 위기로 몰아넣은 책임을 지고 (이수호 집행부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장파인 ‘노동자의 힘’도 민주노총 지도부의 하반기 투쟁 후 조기선거 방침을 대중적 기만으로 간주했다. 현 집행부의 즉각적인 총사퇴만이 조합원과 전체 노동자에 대해 진정으로 책임지는 자세며 조직혁신의 출발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처럼 민주노총 내 강경파가 강 수석부위원장의 비리사건을 계기로 전면에 부상함으로써 시한부 이수호 체제는 험난한 가시밭길을 걸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5개단체 공투위 출범

    전국교수노동조합과 전국국공립대교수회연합회 등 5개 단체는 12일 오전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대 법인화 저지 및 교육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위원회는 오는 15일 오후 서울 종묘공원에서 ‘국립대 법인화 저지·교육공공성 강화를 위한 총궐기대회’를 열고, 앞으로 교육·시민단체와 연대해 투쟁하기로 했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시론] 새 대법원장에 바란다/ 한상범 한국법학교수회 명예회장

    [시론] 새 대법원장에 바란다/ 한상범 한국법학교수회 명예회장

    김영삼 정부로부터 김대중 정부를 거치면서 현정부에 이르기까지 정권이 새로 출범할 때마다 사법개혁이 당면과제가 되었다. 개혁의 외침은 거셌지만 실속은 없었다. 우선 신임 대법원장은 이제까지와 같은 형식적인 개혁 행사를 더 이상 되풀이하지 말라는 주문부터 하고자 한다. 겉치레 개혁은 더 이상 필요 없고, 국민들도 동의하지 않는다. 개혁에 나선 사법부는 스스로 개혁의 대상으로서 겸허하게 반성하고 국민의 뜻을 솔직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독재하에 일부 재판이 잘못되었던 것은 새삼스럽게 말할 것도 없다. 군정독재하에서 잘못된 재판을 세상에서는 ‘사법살인’ 그리고 ‘쪽지재판’과 ‘정치재판’이라고 부른다. 결국 법률에 의한 피해자로서 국민의 재판 불신을 드러낸 것이다. 따라서 신임 대법원장의 사과는 그에 상응한 행동과 대응책으로 나타나야 한다. 잘못된 재판은 신임 대법원장 말대로 재검토돼 시정되어야 한다. 30여년에 이르는 군사정권의 폭정이 남긴 잔재는 그 자체로 엄청나다. 우선 상당수의 재판관이 군정독재하에서 임관되어 근무하며 보직, 전보, 승진 길을 걸어 온 과거가 있다. 그 과거에는 흠도 있고 문제가 될 일도 상당히 있을 것이다. 여기서 그 모두를 두고 따질 일은 아니지만,“과거를 묻지 마세요.”식으로 얼렁뚱땅 지나칠 수는 없다. 패전후 독일의 사법부는 나치즘에 희생된 사람들을 애도하며 거듭났다. 과거사를 정리하려는 우리 사법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느 시대나 그 시대가 남긴 상처 때문에 아픔을 당하게 된다는 것을 피해갈 수 없다. 그런데 법원 일각에는 사회단체나 일반인의 재판 비판이 사법권 독립에 대한 침해인 듯 그에 반발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이를 지켜보자면 우리가 일본제국주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잘못된 재판의 검토는 그 억울함의 구제와 연계되어야 한다. 공정하고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현행법상의 재심절차로는 부족하다. 그 문제의 해법은 입법부와 협조해 당장 모색 강구해야 한다. 법관은 시민의 비판과 참여를 두려워해선 안 된다. 우리 법원과 검찰은 권위주의와 관료주의를 깨고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관료주의와 권위주의는 관리에겐 한없이 편한 제도이지만, 지금은 관료가 주인인 시대가 아니다. 일본 법조계도 시민들에게 재판참여의 문을 열고 있다.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 출신 연고·기수를 따지고 서열·석차에 줄서고 전관예우의 타성에서 과감히 벗어나지 않는 한 장래는 없다. 얼마전 고위 공직자나 돈 많은 부자가 형기를 제대로 채우지 않는다는 보도를 보고 다시 한번 가슴이 쓰렸다. 사법부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법률의 그늘에서 억울함을 느끼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의문사’를 다루는 기관에 근무하면서 법률에 의한 피해자를 거의 매일 만났다. 피해자나 가해자까지도 독재와 권위주의의 희생물이다. 법률의 마지막 파수꾼인 법원은 어떻게 이들의 눈물을 닦아줄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법관들이여. 사법권의 독립은 당신들 스스로의 노력과 투쟁으로 지켜진다. 그러한 법관이 있을 적에 국민은 충심으로 그를 존경하고 신뢰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사법의 권위의 기반이 되고 사법권 독립의 기초가 되는 것이다. 법률(또는 재판)이 달래지 못한 피해자가 흘리는 절망의 눈물을 닦아주는 인간성과 정의를 추구해 나가는 기개가 있는 재판관을 국민은 원하고 있다. 한상범 한국법학교수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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