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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한국 식물명의 유래(이우철 지음, 일조각 펴냄) 개망초, 개아마, 개솔새, 개벚나무…. 여기서 접두어 ‘개’는 개불알꽃(꽃 모양이 여름에 축 처진 개의 불알과 같다고 해 붙여진 이름)의 그것과는 의미가 다르다. 유사하다, 흡사하다는 뜻으로 동물 개와는 전혀 연관이 없다. 예컨대 개망초란 이름은 그것이 망초와 비슷하다는 뜻에서 온 말이다. 식물학자인 지은이(강원대 명예교수)가 북한과 옌볜지역에서 통용되는 이름까지 조사해 식물 이름의 유래를 소개한다.3만 5000원.●검은 천사, 하얀 악마(김융희 지음, 시공사 펴냄) 무채색인 검정과 하양은 신의 색이 되기도 하고 악마의 색이 되기도 한다. 또 시대에 따라 우울한 색이 되기도 하고 순수한 색이 되기도 한다. 서양 미술에서 사용된 흰색과 검정색의 의미를 살폈다. 폴 세잔이 그리고 싶어했던 새하얀 식탁보, 파르테논 신전에서 영감을 얻은 건축가 르코르뷔지에의 하얀색 건물에서 백설공주의 ‘백설 같았던’ 피부,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 나왔던 오드리 헵번의 검은색 지방시 드레스까지 다룬다.1만 2000원.●교황 베네딕토 16세 평전(존 알렌 지음, 왕수민 옮김, 한언 펴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바티칸 광장에서 열린 한 행사에 빨간 구두를 신고 나타났다. 이는 교황이 추기경 시절 ‘신의 충복’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보수적이었던 이미지와는 달리 교황에 재임하면서 훨씬 부드럽고 소탈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서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다. 전세계 10억 가톨릭 신자들을 이끌고 있는 교황을 다방면에 걸쳐 분석했다. 저자는 ‘내셔널 가톨릭 리포터’의 바티칸 통신원.1만 9000원.●와일드 하모니(윌리엄 프루이트 지음, 이한음 옮김, 이다미디어 펴냄) 미국의 세계적인 동물학자인 저자가 북극과 알래스카의 광대한 자연을 직접 탐사하고 쓴 책. 아한대 침엽수림인 타이가에서 나무가 자라지 않는 땅인 툰드라 지대에 걸쳐 살아가는 순록과 늑대, 말코손바닥사슴, 회색곰과 흑곰, 스라소니 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인간이 사냥을 위해 뿌린 독약에 순록이 죽고, 그 순록을 먹은 늑대와 늑대를 먹은 갈까마귀가 차례로 죽는 죽음의 연쇄고리가 섬뜩하게 묘사된다.9800원.●북한정권 탄생의 진실(시모토마이 노부오 지음, 이혁재 옮김, 기파랑 펴냄) 구 소련 공산당 정치국 사료(대통령궁 문서관 소장) 등을 토대로 아시아 냉전의 역사를 살폈다. 저자(호세이대 교수)는 ‘김일성이 1930년대 이후 항일 혁명투쟁을 이끌어온 결과 형성된 주체의 나라’라는 1998년도 개정 북한 헌법 전문은 정치 신화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한반도에 진주한 구 소련 적군(赤軍, 제25군)의 지도 아래 만들어진 국가가 바로 북한이라는 것이다.9000원.●경복궁 근정전(신응수 지음, 현암사 펴냄) 흥선대원군이 중건한 이후 133년 만인 2003년 해체ㆍ보수 공사를 마친 경복궁 근정전에 대한 중수기(重修記). 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 대목장인 저자는 도편수(목수의 우두머리) 최원식, 조원재, 이광규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관영 건축 기문(技門)의 계승자. 근정전은 하층 190평, 상층 146평으로 이뤄진 국내 최대 규모의 목조 건축물로 임금이 집무를 보고 국가의식을 거행하던 조선왕조의 상징적인 궁궐 건물이다.5만원.●조영래 평전(안경환 지음, 강 펴냄) 1990년 마흔셋의 나이에 세상을 뜬 조영래 변호사에게 늘 따라다니는 형용어구가 있다. 인권변호사, 그리고 ‘전태일 평전’의 숨은 저자라는 것이다. 그를 우리 시대의 공동 기억으로 만든 이 두 가지 말 속에 그의 삶이 압축돼 있다. 인간 조영래의 다양한 면모(낙서벽, 술을 못하면서도 끝까지 술자리를 지킴, 헤비 스모커 등)도 들려준다.1만 5000원.●조선영화-소리의 도입에서 친일 영화까지(이화진 지음, 책세상 펴냄) 조선에 최초로 발성영화가 도입된 1935년부터 해방을 맞은 1945년까지의 영화사를 돌아보며 오늘날 한국 영화에 남아 있는 식민지의 흔적을 살펴본다.4900원.
  • 한나라당 새 원내대표 이재오 의원

    한나라당은 12일 의원총회를 열어 사학법 파동으로 공석이 된 원내대표에 3선의 이재오 의원, 정책위 의장에 재선의 이방호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이재오 후보는 이날 소속 의원 127명 가운데 123명이 참석한 투표에서 72표를 얻어 50표에 그친 김무성 후보를 22표차로 따돌렸다. 신임 정책위 의장에는 바뀐 당헌·당규에 따라 이 후보와 러닝메이트로 출마한 이방호 의원이 자동 선출됐다. 이 신임 원내대표의 임기는 1년이다. 이 기간 동안 사학법 투쟁과 관련된 대여 협상과 4개월여 남은 지방선거를 위한 원내 전략 등을 지휘한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이방호 정책위의장 한나라당내 대표적 보수인사로 꼽히는 재선의원. 주요 정치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거침없는 소신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고, 지도부에 비판을 쏟아내는 등 ‘반골’ 성향의 소유자. 농어촌 문제 해결에 앞장서 왔다. 부인 황성희(61)씨와 3녀 ▲경남 사천(61) ▲수산업협동조합 중앙회장 ▲16·17대 의원 ▲한나라당 원내부총무 ●이재오 원내대표 30여년간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5차례에 걸쳐 10 여년간의 옥고를 치른 재야 출신 3선 의원.96년 15대 총선을 앞두고 신한국당에 입당했으며, 박근혜 대표 체제에선 ‘반박(反朴)’진영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부인 추영례(54)씨와 1남2녀. ▲경북 영양(61) ▲중앙대 ▲민중당 사무총장 ▲15∼17대 의원 ▲당 원내총무·사무총장
  • [열린세상] 과학과 정치의 만남은 잘못인가/김병식 동국대 생명화학공학 부총장

    과학이라는 주제가 온 국민에게 친근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그러나 이 주제가 우리 사회의 중심에서 과도하게 소용돌이치는 모습을 보면서 혼란스러운 것도 또한 사실이다. 오늘의 우리에게 과학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인가. 과학은 ‘자연에서의 보편적 진리나 법칙의 발견을 목적으로 한 체계적 지식’ 정도로 정의할 수 있다. 존재하는 자연의 법칙을 발견하고 발전시키는 과학은 냉철한 객관성이 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주관적 가치판단이나 선동적이고 당위적인 명제는 발붙이기 어려운 영역이다. 반면, 정치란 여러 견해가 있을 수 있으나, 굳이 말하자면 ‘통치와 지배, 이에 대한 복종, 협력, 저항 등의 사회적 활동을 총칭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정치에는 다양한 가치와 당위적 판단이 혼재된다. 그리고 그런 다양성 속에서 갈등은 자연히 표출되고, 그 갈등을 토론과 합법적 투쟁으로 해결하는 과정 자체가 정치이고 민주주의인 것이다. 객관적 진리를 탐구하는 과학과 주관적 다양성이 본질인 정치는 어찌 보면 참 어울릴 수 없는 두 영역일 것 같지만, 이 시대는 이 두 영역이 함께 하길 원한다. 세계 모든 국가가 무한 경쟁 시대에 돌입한 요즘, 한 국가가 잘 먹고 살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를 선도하는 기술로 국부를 계속 창출해야 한다. 그런데 그 선도 기술의 대부분은 과학적 연구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각국의 정부는 과학을 국가적 어젠다로 설정하고 그 방향을 제시하면서 국부의 원천을 만들려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과학과 정치는 만나게 된다. 국가적 어젠다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주관적 가치판단과 ‘과학은 이래야 한다.’는 당위가 충돌하게 된다.‘난자와 체세포만으로 줄기세포를 배양할 수 있겠는가?’라는 순수한 과학적 탐구가 ‘국가의 발전을 위해서는 난자와 체세포로 줄기세포가 배양되어야 한다.’는 당위의 문제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온 국민은 무의식적으로 이에 동감하고 지지하며, 차가운 머리로 바라보아야 할 과학을 뜨거운 가슴으로 바라보게 된다. 적지 않은 수의 논문이 과학자의 실수, 또는 의도된 잘못으로 수정, 철회되는 일이 있어온 점을 감안하면, 최근 나라 전체가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로 떠들썩했던 이유는 그것이 과학의 정치화가 빚어낸 일종의 정치 스캔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학과 정치가 만난다는 것이 잘못된 일인가? 아니다. 하지만, 과학과 정치는 조심해서 만나야 한다. 국부의 원천이 될 수 있는 과학에 국가가 정치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이 시대의 요청이며, 또 장려되어야 한다. 하지만, 과학이라는 객관적인 영역과 주관적인 정치의 영역이 만날 때에는 우리에게 중용의 미학이 필요하다. 극과 극은 통한다고 했다. 정부가 정치적으로 과학의 영역에 들어갈 때에도 객관적으로 보호되고 중립적으로 놓아두어야 할 영역에서는 발걸음을 돌려야 한다. 이런 중용을 간과한다면, 황우석 사건과 유사한 혼란은 언제든지 또 생길 수 있다. 차기 과학부총리가 내정되었다. 복지부 장관 내정 관련 파문과 사학법 논쟁 때문에, 또 한편 황 교수 사건에 대한 피로감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과학부총리의 역할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고 있지나 않은지 걱정이다. 과학부총리는 과학과 정치가 만나는 지점을 설정하고 조화시키는 매우 중요한 지휘자이다. 또한 그는 국가적으로 확실히 장려되어야 할 부분과 객관적 진리탐구의 영역으로서 정치가 개입해서는 안 될 부분을 구별해야 할 최고 책임자이기도 하다. 과학과 정치를 조화시키는 예술적 수준의 중용의 미덕을 차기 과학부총리에게 절실히 기대해본다. 취임 일성이 기다려진다. 김병식 동국대 생명화학공학 부총장
  • 노대통령 탈당 언급 충격에 빠진 우리당

    11일 청와대와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새해 만찬은 다소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당·청 갈등이 표면화된 이후 가진 자리라 더욱 그랬다. 저녁 6시30분부터 8시55분까지 진행된 만찬은 당·청 간의 인식 차이와 소통의 부족함을 인정한 자리였다. 당에서는 유재건 의장을 비롯, 상임고문과 집행위원 등 지도부 17명이 참석했다. 1·2개각, 차세대 지도자 양성론, 불법당원 가입 및 당비 대납 사건, 양극화 해소와 경제 성장 등에 이르기까지 웬만한 현안들은 대부분 거론됐다. 노무현 대통령이 인사말에서 “대화로 풀 건 풀자.”고 운을 뗐고, 유 의장은 “당과 청은 연인관계”라고 연대 의식을 강조했다. 그러나 만찬후 노 대통령이 과거지사지만 탈당도 검토했었다는 얘기가 전해자자 당 일각에선 아연 긴장하는 분위기였다. 한 당직자는 “대통령이 정계개편가지 염두에 두고 당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게 아닌지 모르겠다.”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반면 당의 다른 관계자는 “노 대통령과 당은 관계를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차이가 있다. 그 차이를 서로가 존중하고 상처 입히지 않으면서 좁혀 나가야 한다.”며 최근의 갈등양상이 봉합되기를 기대했다. ●당·정·청 관계연구 TF가동 따라서 당의 서명파와 ‘친노’그룹간에 노출된 본질적 갈등과 앙금이 쉽게 해소될 것 같지는 않다. 김영춘 의원은 “말로만 해결이 되나.”라고 반문하면서 “실행 과정에서 당의 주도적인 자세와 이런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청와대 비서실과 총리실, 당이 중심이 돼 구성키로 결론을 내린 ‘당·정·청 관계 연구 태스크 포스(TF)’에 대해 당측에서도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종이 당원 문제에 강력 경고 배기선 사무총장은 기간당원제와 관련된 허위 당원 문제에 대해 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노 대통령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창당 정신에 역행하는 것이므로 당이 천명한 대로 원칙대로 처리하는 게 좋겠다.”고 주문했다. 깨끗한 경선 문화에 대한 당부도 곁들였다. 노 대통령은 당과 정부의 관계에 있어 당에 힘을 실어줬다. 노 대통령은 “당정 협의를 통해 당이 주도해 나가는 관계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정부는 당을 존중하면서 행정을 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1·2 개각 논란’과 관련,“당정간에 인사 문제는 상호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제,“정세균 의장의 입각 문제는 다소 소통의 문제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유 의장은 한나라당이 거리투쟁을 중지하고 인사청문회에 합류토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시민 입각 관련,“과민말라” 노 대통령은 유시민 의원의 입각을 둘러싼 ‘차세대 지도자 양성론’ 논란도 해명했다. 차세대 지도자를 만들려고 한 것이 아니라 당의 공식 선거에서 선출된 공인된 과정을 기준으로 그 정도 수준에 오른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서 발탁했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나름의 충정에서 했던 말인데 너무 과민하게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박홍기 박찬구 황장석기자 hkpark@seoul.co.kr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2)이기주의와 도덕주의를 넘어서

    지난주에 인간의 지능은 동물의 본능을 대신하는 기능을 한다고 이야기 하였다. 동물의 본능은 생존의 방법을 기막히게 가르쳐 준다. 작년에 남아시아의 쓰나미 사건 때에 사람들은 15만명가량이 떼죽음을 당했지만, 동물은 오직 고양이 한 마리가 죽었을 뿐이라고 한다. 그만큼 동물은 거의 본능적으로 생존의 길을 찾는다. 동물의 본능은 거의 신기에 가까울 정도다. 그런 신기에 가까운 동물적 생존 본능의 능력이 희미한 인간은 본능에 의존하여 살아갈 수 없다. 그래서 자연은 인간에게 지능이라는 도구적 능력을 대신 주었다. 여기서 잠깐 동물적 본능과 인간의 지능을 비교해 보자. 둘 다 살아가는 생존술(生存術)을 공급해 주는 원천이라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그러나 본능과 지능은 상이하다. 본능의 기능은 선천적이고 예지적이지만, 닫혀진 기능이다. 본능은 태어날 때에 이미 그런 능력을 부여받았다. 그 능력은 대단히 예지적이어서 천재지변의 위기를 미리 감지하여 대피할 수 있는 신통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동물은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본능적 생존술의 테두리를 벗어나면 바보처럼 아무것도 모른다. 그래서 본능의 능력은 닫힌 체계에서 갇혀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비하여 인간의 지능은 우선 후천적 학습에 의하여 내용을 채워 나간다. 그리고 위기를 미리 예감하는 예지력이 부족하여 학습에서 익힌 과학적 데이터에 의존해서 미래를 다만 예측할 뿐이다. 인간의 지능은 동물의 본능에 비하여 대단히 부정확하고 생존술도 간접적이다. 동물의 생존술은 거의 틀림없고 단도직입적이다. 그런데 인간의 지능은 닫혀 있지 않고 열려 있다는 특성이 있다. 부정확하고 간접적이고 우회적이지만, 열려 있어서 동물처럼 주어진 본능의 능력 테두리가 정해져 있지 않고 거의 무한한 변수에 대해서도 대응할 자세를 갖춘 것이 지능이다. 본능은 자연적인데, 지능은 인공적이다. 자연적 본능은 자의식 없이 무의식적으로 자발적인 행동으로 표현되나, 인공적 지능은 자기중심적인 계산에 의하여 인위적으로 이익을 추구한다. 그러나 지능이 본능과 유사한 대목이 있는데, 그것은 다 자기 생명의 생존에 필요한 이익을 찾으려 한다는 점이다. 자기중심적 계산으로 이익을 찾는 지능은 강한 자의식을 동반한다. 자기중심주의와 자의식은 같은 개념이기 때문이다. 자기중심적 자의식은 동물의 본능만큼 강렬한 충동이다. 그러나 동물에겐 자아가 없다. 인간은 지능적이고 강인한 자의식에 의하여 동물로부터 분리되었고, 자연에서부터 문명을 일으켰다. 문명생활은 자의식의 소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동물의 본능은 바로 그 본성과 같다. 포식동물인 사자가 얼룩말을 잡아먹고, 말똥구리가 말똥이나 쇠똥을 잘 굴려서 거기서 새끼를 기르고 식량으로 쓰는 것은 자의식 없는 본능의 자발적 명령에 따르는 것이다. 거기에는 도덕적 선악이 없다. 그냥 본능의 기제(機制)에 따라 본성상 하고 싶은 것을 할 뿐이다. 그런데 인간에게는 본능과 본성이 일치하지 않는다. 둘 다 공통적인 것은 인간에게도 본성이 본능처럼 선악의 구분 이전의 자연적 상태라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본성은 본능의 생존술을 잊어버리고 오로지 자기가 하고 싶은 어떤 일에 심취했을 때에 나타난다. 손재주가 대단한 이가 무엇을 만들 때나, 야생 생태계의 사진촬영작가는 자기의 이기적 이익을 의식하지 않고 오로지 그 일에 매진한다. 그 순간 그는 (선/악)도,(손/익)도 계산하지 않는다. 본성의 기호(嗜好)는 그냥 좋아서 무심으로 일할 뿐이다. 여기서 약간 주의해야 한다. 인간의 본성도 동물의 본능처럼 무의식적으로 일에 매진한다. 그 점에서 서로 유사하다. 그러나 본능은 주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물질적 생존력에 관심을 쏟지만, 본성은 정신적이다. 본성은 자연적인 자기 기호에 따라 정신적인 자기성취를 이루려는 자발성과 같다. 그러나 인간이 생존을 위해 본능에서 지능으로 방향전환을 이룩한 이상, 지능의 이기적 방향과 본성의 자연적 무목적의 방향은 갈라진다. 본성의 무목적적 방향이란 본성이 어떤 일을 인위적 목적의식으로 꾸민 것이 아니라, 단지 자기 마음에 자연적으로 깃들어 있는 성향이 좋아하는 것을 그냥 따르는 것을 말한다. 지능은 인간의 개인적 또는 종족적 생존에 도움이 되는 기술지식이나 경제력과 무력을 소유하려 한다. 지능은 철두철미 사회적이고 소유적이다. 사회적이라는 것은 경쟁적이라는 것과 동의어고, 소유적이라는 것은 배타적인 지배와 같은 뜻이다. 지능은 이기적 경쟁과 배타적 소유욕을 본질로서 지니고 있다. 그 때문에 인간 사회가 기술경제력에서 엄청난 발전을 가져왔고, 놀랄 만큼 편리한 세상이 되었다. 본능과 본성은 다 무의식적이고 자연적인 성향인데, 지능은 의식적이고 사회적인 인간의 활동의 결과다. 그래서 인류는 오랜 세월 동안 의식이 모든 가치창출의 보고인 양 그 의식을 자랑해 왔다. 그리고 그것이 동물과 다른 점이라고 외쳤다. 그런데 인간의 의식은 이런 이기배타적인 지능의 작용 이외에 사회도덕적 요구를 지니고 있다. 이기적 행각을 미워하고, 개인과 집단의 이기심보다는 사회공동체의 선의지를 더 중요시하고, 반이기적 도덕적 판단을 더 귀하게 여겨야 한다는 의식의 자기 반성이 일어난다. 이기적 생존이 본능의 사회적 연장이라면, 반이기적 도덕사회적 공동체의 선의지는 본능과 다른 본성의 정신적 요구와 연관되어 나타나는 것 같다. 그러나 도덕심은 본성보다 훨씬 투쟁적이고 적대적이다. 본성은 자연적(자발적)인데, 도덕적 선의지는 본능처럼 강인한 지능의 이기심과 싸우기 위하여 강력한 당위적 요청을 내세운다. 동서고금의 모든 도덕률이 다 반이기적이고 당위적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너는 거짓말을 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거짓말을 해서는 안되는 것이 도덕적 양심에 맞기 때문이다)라는 도덕률은 다 당위성을 앞세운다. 동서고금의 이상주의자들이 대개 이런 경향을 가지고 세계를 혁명해야 하겠다고 주장했다. 선의 세상을 만들려는 위대한 꿈으로 이상적 도덕주의자들이 부풀었다. 그러나 그런 일이 다 실패했다. 요순사회를 재현하겠다는 조선조의 선비들의 도학혁명도 실패했고, 중국 청대 말 홍수전(洪秀全)의 태평천국의 혁명도 실패했고, 마르크스와 마오(毛)의 사회주의 혁명도 실패했다. 이기적 지능의 경제주의적 논리는 편리의 문명을 실제로 가져왔고, 동물적 본능을 대신한 만큼 끈질기다. 그래서 사회생활에서 이기심을 이기기가 어렵다. 도덕적 이상주의자들은 도덕적 선의지가 세상을 지배하기를 바라면서 이기심과 투쟁했다. 그러나 도덕적 당위의 투쟁은 결코 이기심을 뿌리 뽑지 못했다. 왜냐하면 이기심이 비록 자기중심적 의식의 소산이지만, 그 뿌리는 본능적인 무의식의 생존욕에 맞닿아 있으므로 도덕의식의 주장만으로 무의식의 소유욕이 없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상적 도덕주의는 늘 의식상 명분적 주장의 영역만을 점령하여 사회생활에서 공소한 이름만을 불렀다. 이것이 선전도구의 이념이다. 세상을 반이기적으로 바꾸고자 하는 모든 이상적 혁명이 실패한 까닭은 세상이 의식의 당위로 바꿔지지 않기 때문이다. 즉 세상은 헌집 수리하듯이 그렇게 고쳐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상은 우리가 객관적으로 수리하고 고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지붕이 낡았으면 다시 고치고, 기둥이 썩었으면 다시 바꾸면 된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안된다. 세상은 욕망이 무의식적으로 그리고 있는 화면과 같다. 즉 세상은 인간의 무의식이 그리고 있는 사이버(cyber) 화면과 같다. 무의식의 본능적 욕망이 역시 무의식의 본성적 욕망으로 자리바꿈을 하지 않고서는, 세상이 절대로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본성은 본능의 소유욕과 달리 우리가 어떤 일에 몰입했을 때에 생기는 무심한 마음이라는 것을 앞에서 지적했다. 그 무심한 마음이 왜 욕망일까? 본능은 생존을 위한 소유욕이지만, 본성은 자기의 특성을 그냥 꽃피우고 성취하고 싶은 욕망이다. 우리는 이런 욕망을 존재론적 욕망이라 부른다. 왜냐하면 자기 특성을 꽃피우려는 마음은 자기의 존재를 충만케 하여 그 존재의 열매를 만인에게 나누어 주고 싶은 그런 희망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 본성의 희망이 왜 사회생활에서 잘 솟아오르지 않을까? 인간의 본능은 지능으로 사회생활화됐지만, 본성의 정신적 요구는 쉽게 사회생활화가 안된다. 본성의 정신적 요구는 인간의 마음이 고요하고 출렁거리지 않고 안온할 때에, 소리없이 내 마음에 솟아 오른다. 도덕적 선의지는 사회생활에서 이기심과 싸우고 투쟁해야 하기 때문에 도덕주의도 역시 현실적 경제주의에 못지않게 소유적이다. 도덕의지가 명분적이나마 세상을 지배하기 위하여 권력의지로 쉽게 미끄러진다. 현실적 경제주의나 이상적 도덕주의가 서로 으르렁거리는 곳에서는 본성의 정신적 희망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본성의 희망은 소유적 욕망이 지배하는 사회생활에서는 주눅이 들어 무의식에 웅크리고 있기 때문이다. 본성의 희망은 사람들이 자기 중심적으로 떠들고, 악 쓰고, 잘난 체하면서 미쳐 날뛰는 곳에서는 수줍은 듯이 잠복해 버린다. 돈에 눈이 멀어 미쳐 날뛰고, 혁명한다고 흥분해서 선의 진군 나팔을 불어대는 곳에 본성의 고요한 말은 들리지 않는다. 본성의 회복을 희망하는 이들이 고요한 산이나 숲이나 한적한 곳으로 가서 자기 자신과의 깊은 명상에 잠기는 것은 시끄러운 소음의 흥분을 피하기 위함이다. 이제 우리는 알아야겠다. 경제적으로도 가난하지 않고, 정신적으로도 좋은 복락(福樂)의 사회로 가는 길은 우리가 미쳐 열광하여 막말하면서 자기 주장으로 상대방을 미워하는 펄펄 끓는 감정 사회가 아니라, 우리의 본성이 되살아나게끔 우리의 마음을 고요하게 진정시키는 정신문화의 생활화에 있다. 자연적 본능을 약하게 하는 길은 역시 자연적 본성의 힘을 키우는 일이다. 이상적 도덕주의는 그런 일을 못한다. 고요해지면, 우리는 다 쓸모가 있는 존재다. 우리는 그 길을 걸어 갈 것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한나라 원내대표후보 토론회 “초선후배님들 잘부탁합니다”

    한나라 원내대표후보 토론회 “초선후배님들 잘부탁합니다”

    11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 앞. 한나라당 3선의 김무성·이재오 의원, 재선의 고흥길·이방호 의원이 나란히 서서 초선 의원들이 들어갈 때마다 허리를 90도 가까이 꺾으며 “안녕하십니까? ○○○입니다.”고 인사했다. 들어오던 최경환·진수희 의원 등은 “대선배들 인사를 받으니 황송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원내대표와 정책위 의장 경선을 하루 앞두고 러닝메이트로 각각 출마한 김무성-고흥길, 이재오-이방호 의원은 이날 초선의원 50여명 앞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초선 모임인 ‘초지일관’ 대표 진영 의원의 제안에 ‘낙동모임’‘중초회’ 등이 공감,‘초선의 눈’으로 후보를 판별할 정견발표회 성격의 토론회가 벌어진 것.. ●현안·당의 진로 이렇게… 두 원내대표 후보는 한나라당이 사활을 걸고 있는 ‘사학법 투쟁’과 관련해서는 ‘노무현 정권의 정권 재창출 음모’라며 한목소리를 냈다. 김 의원은 “오는 24일 여당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사학법 폭거’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 사학법의 위헌적 요소에 대한 개정 약속을 받기 위해 협상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의원은 “사학법 투쟁과 병행해 황우석 사태와 X파일 등 노 정권의 총체적 실정에 맞서는 총력전을 펼치자.”며 “종교·일반 사학 등 사학법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담아 재개정위원회를 구성, 시안을 만든 뒤 여당의 항복을 받겠다.”고 다짐했다. ●“그건 오해입니다” 자신의 약점을 만회하려는 순서에서는 폭소도 터져 나왔다. 김무성 의원은 “좀 뻣뻣하고 시건방지다는 얘기를 듣는다는 제 약점을 잘 안다.”며 “모두 사무총장이라는 악역에 충실하다 보니 빚은 오해다.”고 하소연했다. 당 혁신안 처리를 놓고 비판을 받은 것도 해명하고 넘어갔다. 이재오 의원은 “저더러 박근혜 대표를 흔들려는 ‘트로이 목마’니 ‘위장취업자’라는 얘기가 있는데 모두 오해”라며 “서울시장을 준비하다 당의 어려움을 해결하라는 많은 의원들의 권유로 나섰다.”고 충정을 호소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한나라 진심 아직 의심스럽다”

    “한나라 진심 아직 의심스럽다”

    “호남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호남을 자유롭게 만드는 정당을 추구해야” “한나라당이 계승한 과거 정당들의 업보를 진심으로 깨끗하게 사과해야” “당지도부가 호남에 자주 내려와 이쪽의 민심과 여론을 자주 청취해야 한다.” 한나라당 인재영입위원회 주최로 1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에서 바라본 한나라당’ 세미나에서는 ‘호남의 눈’으로 바라본 다양한 주문과 쓴소리들이 쏟아졌다. 박근혜 대표는 인사말에서 “호남지역에 있는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들어와서 한나라당뿐만 아니라 전남·광주 지역과 국가발전에 큰 도움이 되어야 한다.”며 “많은 분들의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발제자로 나선 류한호 광주대 언론홍보대학원장은 “박 대표의 잦은 망월동 묘역 방문, 소장개혁파와 중도파 의원 모임의 호남 방문 등으로 전남·광주에서 한나라당에 대한 신뢰성이 향상되고 있다.”면서도 “아직은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변화와 사회변화를 거부, 과거 군사독재의 잔재, 유물 등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며 이런 선입견을 극복하기 위해 ▲비례대표, 고위당직 호남출신 파격 등용 및 석패율제 도입 등 호남 인사에 대한 처우 개선 ▲망월동 방문 등 호남민심을 달래기 위한 지속적 노력 ▲정책정당으로의 성격 변화 ▲수구정당 이미지 탈피 등 10대 과제를 제시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영용 전남대 교수는 “한나라당이 호남의 민심을 돌리기 위해서는 논리적 설득보다는 감성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5·18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인사들이 남아 있다면 과감하게 정리하고 독자적인 호남 발전책을 수립하여 홍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장외투쟁에 대해서는 “수적 열세의 정당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겠지만 국회 일은 국회에서 해결해야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씨줄날줄] 인사청문회/한종태 논설위원

    미국에서는 장관들이 취임 전에 상원 해당 상임위에서 대략 이틀에 걸쳐 철저한 검증을 받는다. 고위공직자로서 충분한 자격과 도덕성을 갖췄는지, 언행 불일치는 없었는지, 국가발전을 위한 비전은 있는지 등등을 알아보는 것일 게다. 우리나라도 마침내 지난해 7월 인사청문회법을 개정, 국무위원 전원이 국회 청문회 대상이 되도록 했다. 우리 정치문화를 업그레이드할 바람직스러운 일로 대부분 여겼다. 그런 장관 인사청문회가 처음부터 단추가 잘못 꿰어지는 모양새다. 신년초 개각명단에 오른 5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첫 국회 청문회가 무산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어서다. 사학법 반대 장외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청문회 때문에 ‘회군(回軍)’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고, 열린우리당은 야당이 불참하는 ‘반쪽 청문회’는 개최하지 않겠단다. 첫 장관 청문회를 여당 단독으로 진행할 경우 쏟아질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것 같다. 이런 추세로 가면 청문회 기간만 허송세월하는 꼴이 된다. 쓸데없이 개각 부처의 행정 공백만 초래하고서 말이다. 신년초라는 중요한 시기에, 그것도 한달 이상의 공백이라니…. 장관 청문회 도입은 지난해 1·4 개각 파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교육부총리에 임명된 이기준씨의 부적격성이 연일 도마에 오르면서 청와대가 결국 인사검증시스템의 문제점을 시인하고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을 전 국무위원으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여당 내부에서 국정·행정 공백과 청문회가 정쟁으로 흐를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럼에도 임명장은 대통령한테 받지만 국회에서 엄격한 자질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여론의 힘이 앞섰고, 결국 인사청문회법이 개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는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이 엉망이기 때문에 반드시 국회가 대신 걸러줘야 한다.”고 말했었다. 정부가 인사청문요청안을 12일 국회에 제출할 모양이다. 법에 따라 내달 10일까지 시간은 있다. 여당도 야당 핑계만 대지 말고 청문회의 유산 방지에 적극 나서고, 한나라당도 청문회의 착근을 위해 국회에 돌아오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러지 않으면 어렵게 시작한 장관 청문회의 무용론이 불거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한종태 논설위원 jthan@seoul.co.kr
  • 한나라, 이종석통일장관내정자 ‘장외청문회’

    “북한 연구에 있어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기준을 부정하고,‘아전인수´격으로 북한 옹호를 시도하는 북한 체제 중심의 연구 논리다.”(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장)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10일 주최한 ‘노무현 정부의 대북 정책과 내재적 접근법을 넘어´ 세미나에서 이종석 통일장관 내정자의 북한연구 방법론인 ‘내재적-비판적 접근법´ 등이 도마에 올랐다. 한나라당이 사학법 무효화 장외투쟁을 이어 가느라 ‘1·2 개각´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에서 열린 이날 세미나는 일종의 첫 ‘장외 청문회´ 성격이 강해 주목받았다. 통외통위 소속 박성범·김문수·홍준표 의원을 비롯, 김무성·고흥길·황진하·송영선·유기준 의원 등이 열띤 토론에 참석했다. 발제에 나선 홍관희 소장은 “송두율 교수의 ‘내재적 접근법´을 차용,‘북한의 논리로 북한을 이해한다.´고 주장하고 친북·반미 사상을 보유한 이종석 내정자의 등장으로 한국의 통일·외교 노선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고는 이 내정자의 방법론에 바탕한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핵·인권·대북 지원 등 분야별로 나눠 비판했다. 홍 소장은 이어 “노무현 정부의 대북 정책은 자주·평화·통일이란 슬로건 측면에서 북한의 대남 전략에 협조하고 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제성호 중앙대교수는 “‘내재적 접근´은 객관성·공정성 대신에 아주 교묘하게 주관성·편파성(친북성), 특정 사실의 왜곡·미화성을 드러낼 경우 비학문적인 것을 학문적인 것으로 호도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여옥 의원은 “전문가의 시각으로 참여정부 실질적 통일외교정책의 밑그림을 그려온 이 내정자의 대북 인식과 정책을 점검하고 한계 및 극복점을 진단하고자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서울광장] 진보는 정책으로 말해야/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진보는 정책으로 말해야/이목희 논설위원

    부끄러운 고백부터 하겠다. 동료·선배들은 나를 ‘생활진보’라고 놀린다. 경력이나 품성은 보수로 비치는데 논설 발제나 토론에서 진보인 척한다는 것이다. 일견 맞는 말이어서 별 반박을 않고 있다. 기자생활을 20년 이상 하면서 가슴에 담은 게 있기 때문이다.“어느 편이 옳은지 장담할 수 없을 때, 그래도 세상이 변하는 쪽을 택하는 게 낫더라.” 진보주의자까지는 아니더라도 개량주의자의 이미지는 주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독설로 유명한 미국의 작가 앰브로스 비어스는 진보와 보수를 멋지게 구별했다.“존재하는 악한 것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은 보수주의자이고, 구악을 새로운 악으로 대체하려는 이가 진보주의자다.” 진보와 보수를 선악의 개념으로 따질 수 없을 것이다.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 다만 긴 역사의 호흡으로 판단하면 변화를 좇는 것이 평균 이상의 결과를 가져온다고 본다. 수년전 일부 동료, 선후배들이 이념성향 분석에 응한 적이 있었다. 학계에서 통용되는 설문 문항을 준용했다. 사회복지 확대, 사형제, 국가보안법, 낙태, 양심적 병역거부, 간통제 등 사회 이슈에 대한 견해를 묻는 것이었다. 가장 진보적인 쪽을 0, 반대 쪽을 10으로 상정했다. 설문 답변을 통해 나타난 응답자들의 이념성향은 6안팎이었다고 기억한다. 중도보수였던 셈이다. 이 결과를 보여주기전 스스로 생각하는 이념지수를 물었더니 중도진보를 나타내는 4가 많았다. 어떤 이는 자신의 이념성향을 2라고 주장했는데 개별 이슈 설문결과는 8로 나타나기도 했다. 생활진보도 문제가 있고, 의식과 실제에서 이념편차가 나타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그러나 가장 역겨운 것은 ‘콘텐츠 없는 진보’다. 미국 학자 토머스 쿤이 제창한 패러다임의 변화까지는 못가더라도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꾸려면 공부하고, 실천해야 한다. 참여정부가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 점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반면 얼치기 진보주의자를 양산하고, 실제 정책으로 연결되지 않는 ‘무늬만 진보’로 국민들을 실망시킨 측면이 있다. 1970,80년대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던 한 교수는 “정부 정책을 지지하면서 토론회에 연일 얼굴을 내미는 일부 소장 학자들의 실제 연구성과가 엉망이어서 학교가 골치를 앓는다.”고 꼬집었다. 그들의 행태에 대한 반감으로 과거 민주·개혁을 이끌던 중진·원로 학자들이 오히려 보수진영으로 돌고 있다고 걱정했다. 올해초 몇몇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 보수를 자처하는 국민이 진보쪽보다 많아졌다. 참여정부 초기와는 반대 현상이다. 참여정부 핵심으로 등장한 386정치인들, 나아가 노무현 대통령과 이해찬 국무총리가 함께 책임을 느껴야 할 대목이다. ‘행태적 진보’의 대표격으로 여겨지는 유시민 의원이 보건복지부 장관에 내정됐다. 유 의원은 보수파뿐 아니라 진보파도 반대하고 나선 뜻을 헤아려야 한다. 유 의원은 정치인 가운데 국민연금 등 복지분야에서 아는 것이 많은 편이다. 그런데도 개혁성과 전문성,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뭐든지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양 강조하는 그의 어법이 문제다. 지식이 깊은 전문가는 절대 단정해서 말하지 못한다. 그가 복지부 장관으로서 다시 ‘싸가지 논란’을 일으킨다면 참여정부 개혁은 더욱 곤궁에 빠지고,‘진보는 그런 것’이라는 비아냥을 듣는다. 정동영·김근태에 이어 유시민을 내각에 불러 차세대로 키우면 뭘 하겠는가. 진보·개혁 정부에서 양극화가 깊어지고, 남북관계가 어려워진다면 만사 끝이다. 진보·개혁은 톡톡 튀는 말재주로 성공하지 못한다. 국민이 체감하는 정책으로 나와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홍콩, 한국시위대 석방 안하면 민노총 “1000명 또 원정시위”

    민주노총은 홍콩에서 한국 시위대가 조속히 무죄 석방되지 않을 경우 또다시 1000여명의 시위대를 홍콩에 파견, 대규모 석방촉구 시위를 벌이겠다고 9일 밝혔다.시위대 지원을 위해 홍콩을 방문한 전재환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재판에서 시위대가 무죄 석방되지 않을 경우 오는 20∼22일 300명의 시위대를 보내는 데 이어 모두 1000여명의 원정 시위대를 재차 파견하겠다.”고 밝혔다.그는 “홍콩 경찰의 현재 태도로 본다면 시위자의 석방기회가 그렇게 높지 않다.”며 “2차 원정투쟁을 평화적으로 진행하겠지만 시위 당사자들의 감정이 격화되면 지도부도 이들을 통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구속후 보석 석방된 시위대 11명은 현재 침사추이 페리 터미널 앞에서 천막을 치고 무죄석방과 세계무역기구(WTO) 반대를 주장하며 나흘째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홍콩 연합뉴스
  • [발언대] 국가적 손실만은 막아야/박인성 소설가

    황우석 사태, 사학법 국회 통과, 사회의 양극화 현상들을 지켜보자니 ‘한국’이라는 항공모함은 과연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가야만 하는가, 자못 혼란스러움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여러 언론을 살펴보면 작금의 상황에 대한 원인 분석은 많이 이루어졌다고 본다. 문제는 이에 대한 처방과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뚜렷한 좌표가 부재한다는 데에 있다. 이해 당사자들의 거리가 너무 먼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좌나 우에 편향되지 않으면서 그저 나라가 잘되고, 서민 경제의 숨통이 트이기만을 바라는 ‘보통 사람들’의 바람을 정치인이나 행정 관료들이 겸손한 자세로 살피고 보듬어야만 하는데, 여전히 ‘제 밥그릇 챙기기’에 몰두하고 있는 것을 보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어찌하다 중용과 관용을 모두 잃어버렸을까. 줄기세포 논란은 머지않아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그 이후다. 밝혀진 이후에도 여전히 비이성적 공방이 계속되고, 그것이 국가적 손실로 이어지는 일만은 없어야 할 것이다. 사학법 개정에 관련해서는 자칫 학교가 ‘서로 다른 이념의 투쟁장’이 될까봐 심히 걱정이 된다. 이 시점에서 언론의 사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다수 언론이 현장중계식 보도에만 열중할 때, 비판정신을 바탕으로 국민들의 온전한 알 권리에 대해 냉정하면서도 진실에 접근한 심도 있는 기사가 목마르게 기다려지는 것은 비록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이쪽이나 저쪽에 서지 않는 시민들을 ‘양비론자’니 ‘비겁한 회색’이니 하면서 어느 한쪽을 선택하라는 식의 비판도 없어야 할 것이다. 국가에 기여할 바가 큰 인사들이 자살이라는 선택을 또 하게 된다면, 이 나라의 정말로 큰 사회적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황우석 사태나 사학법 개정의 후유증으로 어느 한 사람이라도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고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받는 일만은 없어야 될 것이다. 사실 지금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이들은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대다수 국민들이다. 한국호라는 거대한 항공모함에 타고 있는 일반 서민 대중이다. 이 배의 방향키를 쥐고 있는 ‘힘있는 인사’들이 중용과 관용의 마음가짐으로 우리의 후세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이 과연 무엇인지 거듭거듭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주었으면 좋겠다. 어른들이 혼돈에 빠져 있으면, 자녀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인성 소설가
  • 국민중심당 ‘홀로서기’ 행보

    중부권 신당인 국민중심당(가칭)이 ‘중도보수’의 기치 아래 기성 정당에 대한 양비론을 펼치며 대안 정당으로서 차별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창당준비위 공동위원장인 심대평 충남지사와 무소속 신국환 의원은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현 정치세력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증오심을 앞세운 투쟁만 일삼고 있다.”며 “독자적인 철학과 이념을 가진 정당으로서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고 밝혔다. 특히 두 공동대표는 “경륜 부족에서 비롯된 현 정부의 무능과 오만 그리고 코드정치로 얼룩진 독재를 철저히 견제하고, 대안없이 정쟁만 일삼는 안일한 거대 야당 역시 철저히 비판할 것”이라며 여야를 비난했다. 민주당 등과의 합당설과 관련해서는 “여타 정치세력과의 연대·합당·제휴설은 독자적인 집권을 추구하는 국민중심당의 입장과는 배치된다.”며 차별성 부각에 주력했다. 국민중심당은 이날 서울시당 창당대회를 시작으로 오는 14일까지 9개 시·도당 창당대회를 마친 뒤 오는 17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갖고 공식 출범한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한나라 “홀가분하게 계속 투쟁”

    한나라 “홀가분하게 계속 투쟁”

    ‘대세에 지장 없다? 악재?’ 사학법 장외투쟁을 힘겹게 벌여온 한나라당이 사학법인들의 신입생 배정 거부 입장 철회를 바라보는 두 가지 기류다. 사학의 입장 선회가 투쟁 동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지만 전반적 분위기는 투쟁 강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한나라당은 9일 최고위원회의와 사학법무효화투쟁본부 대책회의를 잇달아 열고 정부·여당의 ‘사학 탄압’을 맹비난하고 장외투쟁을 강도 높게 이어간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이규택 투쟁본부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현 정권이 사립학교에 대해 무슨 정쟁을 선포하고 계엄령을 선포하듯 윽박지르고 협박하는 작태를 벌이고 있다.”며 “청와대·교육부·검찰·경찰 등 전 공권력을 동원해 사학비리 특별감사를 하겠다는 이런 작태야말로 국민으로부터 지탄을 받을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김영선 최고위원도 “교육자들의 양식·소명과 비전을 존중하지 않고 국가가 일방적으로 짓밟는 것은 ‘사이비 진보를 내세운 새로운 독재’”라면서 “사학의 조그만 비리를 이유로 교육 자체를 부정하는 현 정권에 맞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계속 투쟁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이재오 의원조차도 MBC 라디오에 출연해 “여권이 이렇게 압박 일변도로 나오면 야당으로선 총체적 투쟁이 불가피하다.”며 그동안 장외투쟁에 회의적 입장에서 벗어나 목소리를 키웠다. 이런 강경 기조의 배경에는 사학의 신입생 배정 거부 선언이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에 ‘짐’이 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학부모 단체들이 ‘학생 볼모’라는 이유로 강력 반발하자 한나라당은 내심 곤혹스러워했다. 당이 내건 명분이 국가정체성과 헌법, 시장경제 수호 차원이었지 학생들의 학습권을 빼앗자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런 당혹스러운 상황에서 사학의 입장 철회로 ‘홀가분한 투쟁’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고 판단, 투쟁 수위를 높이자는 목소리가 다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투쟁본부회의에서 사학의 방침 변화가 기세가 누그러진 것처럼 비쳐져 전체 전선에서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장외투쟁을 둘러싼 최근의 내홍 조짐이 재연되면서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알 카에다·무슬림형제단…서로 ”친미” 노선 갈등

    초기 이슬람 정신으로 돌아가자는 ‘와하비즘’을 추종하는 대표적인 근본주의 단체들끼리 노선 투쟁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알 카에다 2인자로서 한때 무슬림 형제단에 몸을 담기도 했던 아이만 알 자와히리는 지난달 촬영한 것이라며 공개한 비디오 테이프에서 지난해 이집트 총선에서 20%의 의석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킨 무슬림 형제단을 ‘배신자’라고 비난했다. 자와히리는 무슬림 형제단의 총선 참여가 “미국과의 정치적 거래이며 이슬람에 대한 배신”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무슬림형제단은 “알 카에다야말로 워싱턴과 공범”이라고 맞받아쳤다고 중동지역 영자지 할리지 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이삼 알 아리안 대변인은 “온건한 이슬람 운동을 반대한다는 점에서 미국과 손잡은 세력은 자와히리”라며 “미국과 알 카에다는 이상한 동맹을 맺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폭력으로 얻은 게 무엇이냐.”고 반문한 뒤 “자와히리의 태도야말로 이슬람이나 국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중동 언론들은 그동안 뿌리가 같은 조직으로서 상호 공격을 자제해온 두 조직이 공개적으로 설전을 주고 받은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비리사학 특별감사 최소화

    정부는 9일 비리사학에 대한 특별감사 대상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사학 수호 국민운동본부에서 새 사학법을 반대하는 1000만명 서명운동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학부모 단체는 사학단체 대표들을 검찰에 고발하고 ‘사학법 지키기 투쟁본부’도 구성하기로 했다. 김진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은 이날 “감사대상을 최소로 엄선해 중·고교부터 철저히 감사하겠다.”면서 “비리 사학에 대해서는 일벌백계해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 회의를 가진 뒤 이렇게 밝혔다. 그는 이어 “투명하게 운영되는 종교사학으로서 개방형 이사를 둔 사학들의 경우, 감사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면서도 “감사대상에서 4년제 대학이나 전문대학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비리 사학 척결을 위한 합동감사는 지역 교육청 주관으로 교육부·감사원이 지원하게 된다. 감사대상·시기·방법 등은 시·도 교육청과 협의해 정한다. 한편 사학법을 둘러싼 학부모 단체들과 한국기독교 총연합회가 중심이 된 사학수호 국민운동본부 사이의 논란은 지속됐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는 이날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하주 한국 사립 중고교 법인협의회 회장과 조용기 한국 사학법인 연합회 회장을 업무방해와 업무방해교사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 단체는 “김 회장과 조 회장은 법인협의회 회의 등을 통해 학교 폐쇄, 신입생 모집 중단 등을 결의하고 제주도로 직접 내려가 5개 사학이 신입생 배정을 거부할 것을 주도하고 사주했다.”고 주장했다. 또 11일 ‘사학법 지키기 학부모 투쟁본부’를 구성, 개정 사학법의 정당성을 알리고 서명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사학비리 고발창구 개설, 임시이사 후보풀 시·도별 조성, 대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인단 모집 등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사학수호 범국민 운동본부는 이날 오전 서울 장충동 앰배서더 호텔에서 회의를 열고 1000만명 서명운동 등 사학법 반대 투쟁을 벌이고 19일 5000여명의 목사가 참석하는 기도회를 서울 중구 저동 영락교회에서 개최키로 했다. 박현갑 이유종기자 eagleduo@seoul.co.kr
  • “강원 혁신도시 선정 무효” 강릉·춘천 합동 규탄대회

    강원도 혁신도시 선정과 관련,‘도보 시위’를 펼치는 강릉시민들과 ‘도지사 퇴진’ 규탄집회를 갖는 춘천시민들이 강원도청앞 광장에서 공동으로 집회를 열어 파문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강릉시의원들과 사회단체와 시민 등은 지난 6일 강릉을 출발,193㎞ 도보 시위를 마치고 버스를 이용한 2000여명과 함께 9일 도청앞 광장에서 혁신도시 선정 무효와 재평가를 촉구하는 항의집회를 가졌다.춘천지역 사회단체들도 이날 강릉시 항의방문단과 공조, 혁신도시 선정 원천 무효와 김진선 도지사 퇴진운동을 전개했다. 최종아 강릉시의장은 “지역균형발전을 책임져야 할 강원도가 전국에 없는 ‘수도권 접근성’을 평가해 영동지역을 더 낙후시키는 결과를 초래한 데 대해 비통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며 “강추위와 장거리 이동으로 인해 극한 상황이었지만 강릉시민들의 뜻을 전한다는 일념으로 걸었다.”고 말했다. 춘천시민투쟁위원회도 “도보행진으로 도청을 항의 방문하는 강릉시민들을 위로, 격려하고 혁신도시 선정 원천무효에 뜻을 함께했다.”고 말했다. 춘천시민투위는 또 김진선 지사 퇴진 30만 서명운동도 적극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을 다시 확인했다.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여 “한나라 ‘배정거부’ 배후세력” 한 “수사·감사 무기로 사학 협박”

    열린우리당의 사립학교법 개정안 강행처리로 촉발된 정부·여당과 한나라당의 ‘치킨게임(두대의 열차가 한 선로에서 마주보고 달리다 먼저 겁을 먹고 포기하는 쪽이 지는 게임)’이 9일로 한달째를 맞는다. 하지만 여야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보다는 공세의 수위만 높이고 있다. 제주지역 5개 사학이 고교 신입생 거부방침을 자진철회한 데 이어 8일 한국사립중고법인협의회가 신입생 배정거부 입장을 철회했지만 정치권의 냉기류는 장기화될 것 같다. 한나라당이 장외투쟁 고수방침을 재천명한 데다 사학도 신입생 배정과 무관하게 반대투쟁을 계속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은 ‘학생 학습권 보호대책 특별위원회’(위원장 이미경)를 긴급 구성하고 지난 7일 제주도교육청을 방문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9일에는 당정협의를 열어 사태수습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학생들의 학습권이 훼손된 초유의 사태임에도 한나라당이 지속적인 장외투쟁 방침을 밝히자 “(한나라당은) 신입생 배정 거부의 배후세력”이라며 맹비난했다. 당 대책위는 지난 7일 제주도교육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학생을 인질로 하는 집단이기주의 투쟁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위법행동에 대한 단호한 처리를 주문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11일 수원집회를 비롯해 대규모 장외집회를 속개,5월 지방선거는 물론 그 이후까지도 이어나가겠다는 강경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계진 대변인은 이날 일부 사립학교의 신입생 배정 거부 움직임에 대해 청와대가 사학비리 전면조사를 실시키로 한 것과 관련,“있어서는 안 될 안타까운 사태를 청와대와 여당이 자초해놓고 이제와서 ‘감사’와 ‘수사’를 무기로 사학을 협박하고 있다.”면서 “사학법 재개정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청와대를 ‘비리 1번지’로 규정하는 등 현 정부의 도덕적 자질론까지 제기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였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강경방침을 지속하는 것은 박근혜 대표의 의지가 워낙 확고한 데다 그간의 장외투쟁을 통해 국민에게 개정 사학법의 ‘폐해’를 어느 정도 알렸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사학법 반대 투쟁노선을 둘러싼 당내 반발이 표출되고 있는 데다 2월 임시국회마저 포기할 경우 민심이 급격히 이반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아 이달 중 실시될 여야 원내대표 경선을 계기로 국면 전환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전광삼 구혜영기자 hisam@seoul.co.kr
  • 사학, 정부 압박·여론 역풍에 ‘두손’

    사학, 정부 압박·여론 역풍에 ‘두손’

    개정 사학법에 반발해 신입생 배정을 거부하겠다던 사학들이 8일 전격적으로 입장을 철회하면서 사학법을 둘러싼 갈등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일단 신입생이 학교를 배정받지 못하는 최악의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10일 한국사립중고교 법인협의회의 이사회가 예정돼 있지만 배정거부 방침 철회 성명서까지 발표한 상황에서 이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사학들이 ‘백기 투항’한 모양새다. 학생들의 학습권을 볼모로 한 투쟁에 대한 비판 여론이 심상치 않은 데다 정부 합동감사 등 정부의 강경 대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학들은 신입생 배정은 예정대로 하되 합법적인 투쟁에 힘을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헌법재판소에 제출된 위헌법률심사청구를 비롯한 법률 불복종운동, 법 무효화 및 개정 운동 등 법적 대응과 함께 당초 추진하고 있던 1000만명 서명운동 등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와 감사원의 합동 감사도 거부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사학법을 둘러싸고 정부와 충돌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전국 시·도별로 사립학교들의 움직임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협의회 가운데 신입생 배정 거부를 결의한 서울과 대구, 울산, 전남, 전북, 충북, 대전, 광주지회 등 8곳은 이사회의 결정이 내려지는 대로 신입생 배정을 예정대로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2일 신입생을 배정하는 전북 24개 사립고 가운데 배정을 거부하고 있는 16곳에도 당장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편 정부는 사학들의 이런 결정에 대해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정부는 이날 오후 총리 공관에서 열린 사학법 관계장관 회의에서 사학들의 신입생 배정거부 방침 철회와는 관계없이 비리 사학들에 대한 교육부와 감사원 합동감사를 조만간 예정대로 실시하기로 했다.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은 이와 관련,“합동감사는 신입생 배정거부와는 별개의 사안으로 사학들의 비리 척결을 원하는 국민적 요청에 따른 것”이라면서 “사학들의 동일한 비리가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해 제도화하겠다는 취지로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공개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또 사학법 시행령개정위원회를 통해 사학들이 건학 이념을 구현할 수 없는 자가 이사로 추천될 경우 학교법인이 재추천을 요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개방형 이사자격을 사학의 건학 이념을 구현할 수 있는 자로 규정하고, 구체적인 자격기준은 사학의 실정에 맞게 정관에서 정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與 3파전…한나라 주류 vs 비주류 격돌

    ■ 우리당… ‘全大 전초전’ 될까 부담 오는 24일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있는 열린우리당은 자칫 ‘2·18 전당대회’를 미리부터 지나치게 달구는 역기능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입각 파문의 여진이 잠복 중인데다 지방선거와 당·청관계 재정립 등 당 안팎의 현안이 즐비한데, 원내대표 선거가 당내 경쟁분위기를 과열시킨다면 당력 소진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때문에 이번 원내대표 경선이 계파별·세력별 힘겨루기 양상으로 번지지 않기를 기대한다. 그런 맥락에서 ‘합의 추대’ 필요성도 제기된다. 현재로서는 ‘3선 중진’인 배기선 사무총장과 김한길·신기남 의원의 3파전이 예상된다. 먼저 김 의원이 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경선 도전을 선언하고 배 의원도 수일 내에 사무총장직을 사퇴한 뒤 출마의 뜻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의원도 이번주 중으로 경선 출마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번 선거가 계파간 대리전의 모습을 띠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의원 개인의 의사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주장했다. 이는 ‘김근태(GT)-정동영(DY)’ 등 대권주자간의 조기 전면전이 되어선 안 된다는 당내 희망사항을 반영한 해석으로 들린다. 이런 측면에서 ‘핵심 DY계’로 분류되는 김 의원의 출마는 ‘정동영계’로서도 ‘딜레마’로 작용할 개연성이 크다. 한 관계자는 “김 의원이 당선되더라도 ‘싹쓸이 불가론’에 직면하고, 떨어지면 떨어지는 대로 어려워진다.”고 관측했다. 출마선언 날짜를 저울질 중인 배 의원은 거론 인사 중 통합·중도세력으로 무난하다는 평을 받는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향후 원내대표가 당·청간 의사소통의 중심을 세우고 당 정체성을 강화해야 하는 역할을 부여받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적합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유인태 의원 등 친노세력의 측면지원을 받는다는 말도 들린다. 신 의원은 한마디로 “위험을 감수해 얻을 게 적다면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측근은 “어차피 원내대표 경선이 대권주자의 전력지원을 받지 않는 판이므로 부담은 없다.”며 출마 의사를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한나라…사학법 투쟁 변수로 오는 12일 치러질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은 당내 권력구도는 물론 지방선거 후보경선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박근혜 대표가 사학법 반대 장외투쟁을 진두지휘하는 상황에서 어떤 인물이 원내대표에 오르느냐에 따라 대여 투쟁기류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이 그간의 ‘인물 대결’과 달리 세력간 격돌 양상을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간 원내대표 경선 출마의사를 내비친 인사는 3선의 김무성·이재오·안택수 의원과 재선의 고흥길 의원 등 4명이었다. 하지만 고 의원이 8일 김 의원과 손을 잡고 정책위의장 쪽으로 선회한데다 안 의원도 공식 출마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당내 권력구도나 지원세력 등을 감안할 때 이번 경선은 사실상 김·이 의원간 맞대결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주류와 비주류의 한판 승부인 셈이다. 주류측에선 직전 사무총장을 지낸 김무성 의원이 8일 기자회견을 갖고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비주류측에선 이에 앞서 국가발전연구회와 새정치수요모임, 초선의원 모임 등의 지원을 받는 이재오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박근혜 대표체제에서 사무총장을 지낸 김 의원과 이명박 서울시장과 가까운 이 의원의 격돌은 ‘박 대표와 이 시장의 대리전’으로까지 비약되는 형국이다. 물론 박 대표와 이 시장 모두 ‘경선 중립’을 표방하긴 했지만 현 정치상황과 당내 권력구도 등을 감안할 때 어떤 식으로든 두 대권주자의 의중이 반영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로 인해 경선 결과를 쉽사리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소속의원 127명 모두 투표할 경우,1차투표에서 과반수를 확보하려면 64표를 얻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양측 모두 70명 이상 지지의원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양측이 내세우는 지지의원 가운데 대구·경북(TK) 지역 의원들의 중복이 유달리 눈에 띄는 것도 이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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