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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증자료 유출 공방

    한나라당은 6일 이명박·박근혜 대선경선 후보에 대해 제기되고 있는 각종 의혹의 배후에 국가정보원 등 권력기관이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을 하고 있다며 대선 개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국정원은 “정치권이 자신들의 이해 관계에 따라 실체가 불분명한 일로 국가정보기관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한나라당 공작정치저지 범국민투쟁위원회(위원장 안상수 의원)는 이날 오전 국정원을 방문, 김만복 원장을 면담하고 이-박 후보와 관련된 ‘정보 유출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투쟁위는 최근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홈페이지에 올랐던 고(故) 최태민 목사 수사보고서와 한 언론에 보도된 박 후보의 개인 신상 관련 보고서는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와 국가안전기획부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며 유출 경위를 집중 추궁했다. 투쟁위는 또 이 후보와 이 후보 친·인척의 과거 부동산 관련 기록들도 정부나 정보기관에 의하지 않고는 사실상 확보가 불가능하다며 당 대선경선 후보들에 대한 정권 차원의 ‘음해공작’ 중단을 촉구했다. 안상수 위원장은 이날 국정원 방문에 앞서 CBS 라디오에 출연, 국정원 등 권력기관의 ‘야당 후보 흠집내기 태스크포스(TF) 구성’ 의혹을 제기했다. 안 위원장은 “권력기관이 아니면 도저히 접근을 할 수 없는 자료로 의혹을 퍼뜨리고 있다.”면서 “이런 권력기관이 국정원이고 이를 청와대가 보고받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투쟁위 박계동 간사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국정원 자료에 접근하려면 로그인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파악하면 된다.”며 “특히 이런 정도의 자료는 국정원에서도 ‘톱3’ 정도가 아니면 접근·유출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한나라당이 제기한 ‘당후보 흠집내기 TF(태스크포스)’나 ‘국정원 역할론’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정치공세”라고 반박한 뒤 “국가정보기관을 더이상 정치에 이용하거나 개입시키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국정원은 특히 일부 야당 경선 후보와 관련된 ‘옛 안기부 보고서’에 대해서도 “실체가 불분명한 자료에 대해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것 자체로 정쟁에 휘말릴 우려가 있어 확인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이용식 민노총 총장 체포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는 6일 민주노동당 의원들에게 불법으로 후원금을 건넨 혐의로 민주노총 이용식 사무총장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2004년 총선을 앞두고 16개 산별노조를 통해 ‘총선투쟁 특별기금’으로 조합원당 1만원씩 모아 민주노동당 단병호·천영세 의원에게 1000만원씩을 줬고,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도 같은 방법으로 1억 2000만원을 모아 민주노총에 분담금 2000만원, 민노당 권영길 의원에 5200만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민주노총 중앙위원회 보고 내용을 확보하고 이 사무총장에게 소환을 통보했지만 불응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고 밝혔다. 한편 쪼개기 후원금을 받은 의원들은 “정상적으로 회계처리되어 영수증이 발급돼 법적 하자가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해당 의원들을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데스크시각] 거꾸로 가는 범여권 시계/박대출 정치부장

    1990년에도 범여권이 있었다. 권력 투쟁의 산물이었다. 중심·소외세력을 합친 개념이다. 전자는 6공 세력이다. 밀려난 5공 세력은 후자다.5·6공 단절 때의 얘기다. 그 해 3당이 합당했다. 범여권의 범주도 늘어났다. 합당 전 여소야대(與小野大)였다. 민정당은 5공 청산의 족쇄에 물렸고,3야에 끌려다녔다. 재집권은 요원했다. 탈출구가 필요했다.3당 합당의 또 다른 출발점이었다. 그 해 벽두부터 정계개편의 소용돌이가 몰아쳤다. 주장과 이론이 난무했다. 보수대연합론이 제기됐다. 민정당과 평민당 제휴론도 나왔다. 정책연합→정치연합→연정·합당의 3단계론도 있었다. 보수통합과 야당통합 경쟁은 치열했다. 민정·평민, 민정·민주·공화, 민정·공화, 민정·야3 등으로 갈렸다. 결론은 민정·민주·공화로 났다. 범여권은 선거를 앞두고 급증한다. 이합과 집산이 가장 심한 탓이다. 요즘 다시 늘었다. 범주는 넓다. 열린우리당 잔류파와 탈당파를 망라한다. 통합민주당, 시민세력, 손학규 전 지사도 포함된다. 세력 기준으론 세갈래다. 대선 6인 연석회의, 통합민주당, 친노 등이다. 방법론은 이번에도 난무한다. 국민 대통합론, 열린우리당을 뺀 대통합론, 세력통합론, 후보통합론, 제3지대 대통합론, 열린우리당의 대통합론, 소극적 대통합론…. 예외없이 대통합이다.17년 전과 지금의 ‘닮은 꼴’이다. ‘다른 꼴’도 있다. 첫째 언론 등장 횟수의 차이다. 전엔 언론에 등장하는 범여권 용어가 많지 않았다. 오너가 분명했다. 오너 위주로, 오너의 조직 위주로 보도됐다. 지금 언론에는 범여권 용어가 폭주한다. 역대 최고다. 분당, 탈당, 그리고 재결합 시도에서 기인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당을 분당시켰다.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다.4년만에 탈당했다. 구성원들도 속속 떠나고 있다.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다. 결별하면서 합치자고 한다. 남은 이도, 떠난 이도 대통합이다. 여당은 이제 없다. 야당이라 하기도 애매했다. 언론은 범여권을 대안으로 등장시켰다. 둘째 참여 세력 개념의 차이다. 전엔 내부 시비는 없었다.6공 세력이 “5공은 범여권 아니다.”라고 거부하지 않았다. 밀려난 5공 세력도 그랬다. 노무현 대통령은 “손씨를 빼라.”고 한다. 청와대에는 민주당, 국민중심당, 열린우리당 탈당파도 배제 대상이다. 이인제는 통합민주당을 빼달라는 주장이다. 셋째 수사(修辭)의 차이다.‘독재세력’‘부패세력’도 금도(襟度)는 있었다. 최소한 말은 조심했다. 요즘엔 험한 입이 난무한다.‘과거 동지’든,‘미래 동지’든, 구분이 없다. 참회와 반성도 없다. 어젠 낯 간지러운 칭송이더니 오늘은 독설이다. 때론 역방향이다. 정동영(DY)·김근태(GT)·천정배. 열린우리당 탈당파다.4년 전에는 민주당 탈당파다. 당시 DY는 ‘백년 정당’을 외쳤다.GT는 “민주당은 죽었다.”고 했다. 그러더니 4년만에 백년정당을 탈당했다.3인의 경력은 화려하다. 합치면 열린우리당 의장 3번, 원내대표 2번, 장관 3번이다.DY는 초대 의장이다.GT는 첫 원내대표다. 친노 이기명은 거침 없다.GT에겐 “짜증난다.”고 했다.DY에겐 “줏대 없다.”고 했다. 이해찬은 어떤가.4년 전 김대중(DJ)전 대통령을 겨냥했다.“전국구 9개를 30억원씩에 팔았다.”고 했다. 요즘엔 ‘친노·친DJ’란다. 민주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이 합당했다. 범여권 내부는 들끓었다.“간신배들”“독버섯” 등 독설이 나왔다. 손학규와 박상천이 만났다. 주변에서 신경전이 오갔다.“웃기는 사람들”“어린 자식이”…. 범여권은 진행형이자, 미래형이다. 범야권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갈 때도, 뒤로 갈 때도 있다. 그러나 앞은 한걸음, 뒤는 반걸음이어야 한다. 퇴행이 발전을 이길 순 없다. 정반합(正反合)의 순리다. 범여권의 시계는 뒤로 가고 있다. 반걸음은 괜찮다. 한걸음은 안 된다. 박대출 정치부장 dcpark@seoul.co.kr
  • 인권변호사 에바디의 회고록 출간

    ‘다음 처형할 대상은 에바디’ 2003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이란의 시린 에바디(60)는 1990년대 후반 암살된 지식인의 가족을 변호하기 위해 정부 관료와 암살 전담반이 나눈 대화록 파일을 열람하다 자신의 이름을 발견한다. 그러나 보통사람에게는 소름이 끼칠 이런 ‘사건’도 에바디에게는 그저 일상에 불과했다. ‘히잡을 벗고, 나는 평화를 선택했다(시린 에바디, 아자데 모아베니 지음, 황지현 옮김, 황금나침반 펴냄,2007)’는 정치적 억압과 유혈 투쟁으로 격동의 역사를 살아온 이란에서 여성과 아동의 인권 수호에 앞장선 시린 에바디가 쓴 회고록이다. 1947년 이란 하마단에서 태어난 에바디는 당시로서는 아주 특별한 가정환경에서 자랐다. 부모는 에바디와 남동생을 아들과 딸로 구분하지 않았고, 또 아버지는 어머니를 지극히 존중했다. 이렇듯 이슬람국가 답지 않은 집안 분위기에서 평등의식과 자존감을 키워온 에바디는 자연스럽게 불합리한 처사와 불평등에 비판의식을 갖게 됐고 행동으로 옮기기에도 주저하지 않았다. 에바디는 1970년 23세의 나이로 이란의 첫 여성 판사가 됐지만 영예는 오래가지 않았다. 1979년 이란에서 이슬람 혁명이 일어난 뒤 강경 보수파의 신정 체제가 ‘여성은 법 집행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이듬해 판사직을 박탈했기 때문이다. 에바디는 단순 사무직으로 강등됐다. 하지만 권리를 되찾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이어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이란을 침공하는 등 엄혹한 세월이 닥쳤지만, 조국과 정의에 대한 신념을 포기하지 않은 에바디는 1992년부터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걷는다. 에바디는 여성의 생명 가치를 남성의 절반으로 규정하고, 여성의 이혼권 및 자녀양육권을 인정하지 않는 법 체계를 바꾸는데 온 힘을 쏟았다. 그 과정에서 에바디는 합리적이고 실천적인 무슬림의 한 사람으로, 진정한 이슬람 율법은 여성의 평등권 및 민주주의 가치와 공존하는 것임을 입증해보인다. 그에게는 2001년 노르웨이의 국제적 인권상인 라프토 상을 비롯해 권위있는 상이 잇따라 주어졌다. 하지만 상의 목록보다도 더 빛나는 것은 무자비한 가부장적 체제와 편파적 법전 해석에 맞서 온몸으로 싸운 에바디의 피와 땀 그 자체이다.1만 2000원.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조합 집행부가 일방 결정… 입주지연등 ‘禍’ 자초

    조합 집행부가 일방 결정… 입주지연등 ‘禍’ 자초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주체는 조합원인 주민이다. 시공사는 단지 공사를 맡을 뿐이다. 그럼에도 공사비 등을 둘러싼 시공사와 조합의 ‘힘겨루기’ 때문에 ‘주인’인 조합원이 ‘선의의 피해’를 입기도 한다. 조합의 무리한 결정으로 사업 자체가 중단되기도 한다. 경기 하남시 신장동 대명강변타운은 조합개발로 완공된 아파트다. 하지만 입주를 못해 ‘유령단지’로 남아 있다. 정상적인 절차를 밟았다면 지난해 6월 92∼109㎡형(28∼33평) 1365가구가 입주했어야 했다. 갈등은 공사비 1291억원 가운데 조합이 410억원을 내지 못하면서 불거졌다. 시공사는 미납으로 인한 금융비용에 공사비 상승분까지 더해 추가 부담금 650억원을 조합측에 요구했다. 가구당 평균 5000만원 정도이다. 조합 내부의 의견은 공사비를 더 내자는 ‘찬성파’와 시공사를 믿을 수 없다는 ‘투쟁파’로 갈렸다. 투쟁파들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게다가 주민의 실력행사에 맞서 입주를 원천봉쇄한 시공사의 행위도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났다. 조합원들은 결국 가구당 1000여만원을 더 내고 8월 말 입주하기로 했다. 억울한 것은 지난해에 이미 부담금을 납부하고도 조합의 잘못된 판단 때문에 또 돈을 내야 할 일부 주민들이다. 입주가 지연되면서 기존의 주택을 팔지 못해 양도세 중과유예 혜택을 받지 못한 2주택자들도 있다. 임의 분양을 받은 일반 계약자 18명은 제3자 입장에서 1년 가까이 발이 묶였다. 경기 과천 주공 3단지 재건축 사업은 아파트를 배정한 조합 총회의 관리처분 결의가 무효라는 고등법원의 판결에 사업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기존 43∼56㎡형(13∼17평) 3110가구를 헐고 83∼166㎡형(25∼50평) 3143가구를 짓는데 조합이 결과적으로 43㎡형에 살던 주민에게 작은 평형의 아파트를 배정하자 이들이 반발한 것. 법원은 “아파트 배정에는 조합원 5분의4 동의가 필요한데 조합이 의결 정족수에 부족한 찬성표로 결정하고 나중에 서면동의서를 첨부한 것은 절차상 하자”라고 밝혔다. 따라서 관리처분계획을 다시 짜야 할지도 모른다. 이 경우 이미 중·대형 아파트를 배정받은 조합원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공정이 70% 진행된 상황에서 공사가 늦춰짐에 따라 막대한 금융비용이 추가되고 그만큼 조합원들의 부담액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합은 공사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며 다른 행정소송에서는 승리할 것을 자신한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산별노조 위원장 ‘수난시대’

    최근 전국적인 파업을 주도했던 금속노조 집행부를 비롯해 산별노조 간부들의 사법처리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기업들도 종전과 달리 노조 관련자들의 해고 및 중징계에 적극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5일 노동계에 따르면 조합원의 찬반투표 등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전국적인 파업을 벌였던 금속노조 지도부 17명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이들은 금속노조 중앙 간부 3명과 전국 14개 지역별 지부장 등으로 지난달 25∼29일 전국 단위의 불법파업을 주도해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금속노조는 “산별 전환사업장 기업주들이 교섭에 응하지 않을 경우 5일 쟁의조정신청을 시작으로 8∼11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이달 중순쯤부터 산별교섭 성사를 위한 투쟁에 다시 나설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이에 앞서 현대자동차 등 핵심사업장 대표들은 지난 5월22일부터 시작된 산별교섭에 불참해 왔고, 금속노조는 결국 지난달 13일 첫 산별교섭 협상 결렬을 선언한 이후 파업에 돌입했었다. 노동계 관계자는 “산별노조를 원하지 않는 대형 사업장들이 강화된 노조의 위상을 견제하며 산별노조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협상을 외면하고 노조 간부의 사법 처리와 해고 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반발했다.실제로 전재환 민주노총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비정규직 철폐’와 관련된 집회건으로 지난달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로 인해 지난 5월14일 회사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종전 대부분의 회사들이 노조 간부의 사법처리 및 인사상 불이익을 꺼렸던 것과 사뭇 다른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가 소속된 회사측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을 경우 당연 퇴직된다.”는 단체협약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현재 회사 앞에서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또 지난 2일에는 홍명옥 보건의료노조위원장이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요구,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의 심문회의에 출석했다. 그는 G대학교 S병원 조합원 23명 등과 함께 2005년 이후 10여차례에 걸쳐 병원 1층 로비 점거농성 등을 기획, 주도한 혐의로 징계위원회에 넘겨져 ‘강임’ 처분을 받았다. 이밖에도 언론노조 신학림 전 위원장이 민주노동당 불법정치자금 제공과 관련,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회사로부터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되기도 했다. 올 3월에는 현대자동차 박유기 전 노조위원장도 시무식 폭력 혐의 등으로 구속되는 등 산별노조위원장 및 간부들의 사법 처리와 해고, 징계 등의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비트겐슈타인과 히틀러/킴벌리 코니시 지음

    ‘레알슐레(오스트리아 린츠의 국립실업학교)에서 나는 한 유대인 소년을 만났다. 우리는 모두 그를 조심스럽게 대했는데, 그 이유는 단지 우리가 여러 차례의 경험으로 그가 경솔하다고 의심해 그다지 신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히틀러의 ‘나의 투쟁’) 이 소년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부유한 가문 출신으로 말끔한 옷차림에 다른 아이들은 잘 쓰지 않는 점잖은 말씨에 친구도 사귀지 않는 ‘왕따’였다. 그는 20세기 최고의 언어철학자 가운데 한 사람인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1889∼1951)이다. 히틀러가 어린 시절의 비트겐슈타인을 훗날 자서전에서 언급한 이유는 무엇일까.‘비트겐슈타인과 히틀러’(킴벌리 코니시 지음, 남경태 옮김, 그린비 펴냄)는 “비트겐슈타인은 당시 히틀러에게는 없었던 문화적 특권을 누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히틀러는 어린 시절부터 음악과 미술에 지대한 관심을 가졌지만, 그것을 충분히 누릴 만한 여건은 되지 못했다. 그러나 철강업으로 재계를 주물렀던 바트겐슈타인 가문은 1903년 클림트가 창설한 예술단체인 분리파의 전시회를 후원하고, 브람스를 집으로 불러 연주회를 가질 만큼 예술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또 히틀러는 오페라 ‘로엔그린’의 가사를 모두 외울 만큼 작곡가 바그너에 심취해 있었다. 그런데 바그너의 반유대주의는 부인 코지마 바그너가 어린 시절 비트겐슈타인 후작부인에 의해 어머니로부터 헤어져 멀리 떠나야 했다는 악연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가문의 배경을 자랑스럽게 떠들고 다녔던 비트겐슈타인은 히틀러가 언급한 대로 ‘경솔한’ 존재였고, 평생 미워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당시 유럽에 뿌리 내린 반유대정서의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20세기 최대의 만행으로 꼽히는 히틀러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는 사실 비트겐슈타인에 대한 증오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히틀러는 권력을 잡은 뒤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을 제치고 어린 시절을 보낸 린츠에 ‘아돌프 히틀러 박물관’을 세운다. 또 이 도시에 헤르만 괴링 제철소를 세우고 비트겐슈타인 가문의 비트코비츠 제철소를 흡수했다. 어린 시절 비트겐슈타인에게서 느낀 상대적 박탈감과 질투에 대한 복수였다는 것이다.1만 8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李·朴자료 유출’ 대검수사 의뢰키로

    한나라당 공작정치저지 범국민투쟁위원회(위원장 안상수)는 5일 이명박·박근혜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의 각종 의혹 자료들이 유출된 경위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수사의뢰키로 했다.언론에 보도된 이 후보 처남 김재정씨의 부동산 투기의혹 자료 입수 경위와 박 후보의 측근으로 알려진 고 최태민 목사에 대한 의혹 자료가 이해찬 전 총리 홈페이지에 게재된 배경이 수사의뢰 대상이다.당내 유력 대선 후보들을 겨냥한 의혹이 정권 차원에서 제기되고 있음을 주장함으로써 추가적인 의혹 제기를 막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안 위원장은 “이 후보의 처남 김재정씨가 10년 동안 사들인 전국 47곳 땅의 소재지를 일반인은 도저히 알 수 없다.”면서 “자료를 어디서 입수했고 유통경로는 어떤지 밝혀야 한다.”고 수사의뢰 배경을 설명했다.박계동 의원은 “최태민 목사 관련 자료는 중앙정보부에서 작성된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국정원에 유출경위를 엄정하게 따져야 한다.”면서 “국정원에서도 상당한 직급에 있는 사람이 아니면 열람·복사·유출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박 의원은 또 “홈페이지 아이디를 추적, 최초 게시자를 확인하면 유출 경로를 쉽게 알 수 있다.”며 “이를 은폐하려 한다면 정부가 각종 자료를 악용하도록 방조 또는 협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투쟁위는 ▲이 후보의 주민등록 자료 유출 ▲한반도운하 보고서 작성·유출 ▲이 후보 및 친인척 부동산 자료 유출 ▲최태민 목사 관련 중앙정보부 기록 및 유출 경위 등을 ‘야당 죽이기 4대 공작 사건’으로 규정했다.투쟁위는 수사의뢰와는 별도로 6일 오전 11시에 국정원을 찾아 자료 유출 배경을 조사하고 9·10일에는 국세청과 행정자치부를 방문할 예정이다.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기자協, 합의안 승인거부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 4단체와 청와대간의 ‘취재지원 선진화방안’ 관련 합의내용이 9일로 예정된 공동발표문 공개를 앞두고 또다시 진통을 겪고 있다. 기자협회 내부의 의견차로 합의문 승인이 거부되면서 지금까지 논의된 내용이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기자협회는 3일 오후 ‘취재환경개선투쟁특별위원회(가칭)’ 회의를 열고 공동발표문 승인을 위한 의견수렴을 거쳤으나, 참석 위원들의 문제제기로 격론이 벌어졌다. 특위는 결국 공동발표문 추인을 보류하고 차기 운영위원회에 회부, 재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특위위원들이 사퇴하고, 정일용 회장도 위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특위에 전권을 넘기고 손을 뗀 것으로 알려졌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서청원 “이후보가 ‘도곡동땅 내거라 했다’ 더라”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경선 후보가 자신의 형과 처남 명의로 돼 있다가 포스코개발로 넘어간 서울 강남구 도곡동 땅을 자신의 땅이라고 말한 것을 전해들었다는 주장이 3일 제기됐다. 그러나 그 얘기를 들었다는 장본인인 김만제 전 포스코 회장은 이를 부인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측의 서청원 상임고문은 이날 인천대학교에서 열린 당원간담회에서 “이 후보의 형님과 처남이 도곡동에 6553㎡의 좋은 땅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 후보가) 국회의원 재임 시절인 1993년 또는 94년 포철회장을 3번이나 찾아가 이 땅을 ‘내 땅인데 포철이 사주십시오.’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서 고문은 “포철 전 회장을 비롯해 전·현직 국회의원 4명이 운동을 하면서 (포철 전 회장이) 3∼4차례 이같이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면서 “이 후보가 대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측은 그러나 “근거 없는 주장”이라면서 “아무리 급해도 한때 당을 이끌었던 분으로서 금도를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포철 회장을 지낸 한나라당 김만제 고문도 “(이 후보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면서 “(서 전 대표와 운동을 하면서) 이 전 시장이 부탁해왔다는 말이 있는데, 포철에서 도곡동 땅을 사며 (이 전 시장이) 부탁한 일이 없다고 했다. 시장에 땅이 나와서 산 것이라고 했는데 말이 와전됐다.”고 말했다. 김 고문은 이어 “나도 박 전 대표를 돕고 있는데, 그런 일이 있었으면 내가 먼저 이야기했을 것”이라며 “(포철 회장 재직 시절) 이 전 시장을 자주 만나고 했지만, 그 후에 한 번도 땅 이야기를 안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겨레신문 등 일부 언론은 이날 이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자신이 소유한 건물 두 채가 있는 서울 서초구 법조단지의 고도 제한 완화를 추진하고, 고분양가 논란을 빚은 서울 은평뉴타운 사업지구에는 이 후보의 형제 등 일가의 땅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후보측의 진수희 캠프대변인은 “범여권이 6월의 1차 공작이 실패로 돌아가자 7월 들어서자마자 2차 소나기 공작을 전개하고 있다.”며 “김대업, 설훈보다 더 비열하고 더러운 정치공작”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공작정치저지범국민투쟁위(위원장 안상수)도 ‘야당 후보 죽이기를 위한 권력기관의 개인정보 유출 및 뒷거래 의혹을 수사해 엄단하라.’며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당내 경쟁자인 박근혜 후보측은 이 후보측의 직접 소명을 거듭 촉구했다. 범여권 대선 주자들도 이 후보를 겨냥한 파상공세를 펼쳤다. 전광삼 나길회기자 hisam@seoul.co.kr
  • 공무원노조 3곳 합법 전환 신청

    그동안 법외노조로 머물러 있던 공무원노조들이 대거 합법노조 전환을 신청했다. 이와는 별도로 정부와 기존 합법노조간 본교섭이 5일 시작된다. 전국민주공무원노조와 중앙행정기관공무원노조, 법원공무원노조 등 3개 노조는 3일 과천정부청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공무원의 노동기본권 확대 등을 위해 노동부에 합법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들은 “공무원노조특별법은 노조 가입 범위를 6급 이하로 제한하는 등 독소 조항이 많지만, 제도권으로 들어가 투쟁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라 합법노조 전환을 신청했다.”고 합법노조 전환 배경을 설명했다. 이 단체들은 합법노조 전환 이후 전국공무원노조와 공무원노조총연맹 등 기존 공무원노조들과의 연석회의를 추진, 공무원 노동권 등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 단체들에 가입한 조합원 수는 전국민주공무원노조 4만 2000명, 법원공무원노조 8000명, 중앙행정기관노조 4000명 등 모두 5만 4000명이다. 이 단체들이 정부로부터 합법노조로 최종 승인되면 합법노조 전환율은 50%에 육박하게 된다. 지난달 말 현재 공무원노조 가입 대상 공무원 29만여명 가운데 8만 5820명이 합법노조에 가입, 합법노조 전환율은 29.6%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전국민주공무원노조와 중앙행정기관공무원노조는 당초 전국공무원노조에 소속돼 있었다. 하지만 최근 합법노조 전환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다 전공노에서 이탈, 독자적으로 합법노조 전환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법외노조를 고수하고 있는 전공노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공노 관계자는 “전국민주공무원노조와 중앙행정기관공무원노조 소속 조합원들은 아직 전공노 탈퇴 절차를 밟지 않았다.”면서 “합법노조로 전환하는 조합원에 대해서는 제명 등 징계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무원노조총연맹 등 39개 합법노조와 정부측 대표인 행정자치부는 5일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본교섭 개회식을 갖는다. 행자부 관계자는 “지난 5월부터 예비교섭을 통해 교섭단 구성, 교섭 진행방식 등을 확정했다.”면서 “다만 전국민주공무원노조 등이 합법노조로 전환되더라도 이번 단체교섭에는 원칙적으로 참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고속도 통행료 인하 17만명 서명

    “시민들이 나섰습니다.” 강원 춘천·홍천·화천·양구의 사회단체들은 3일 춘천상공회의소 주관으로 ‘대정부 건의 추진위원단’을 구성, 지지부진한 경춘선 복선전철 조기 준공과 서울∼춘천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로 했다. 서명 운동에는 춘천과 인근 홍천·화천·양구지역까지 가세해 17만명이 참가했다. 춘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춘천·홍천·화천·양구군의회 의장단,4개 시·군 번영회장단, 전 강원도지사들과 시장을 지낸 인사 등 50여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경춘선 복선전철과 서울∼춘천간 고속도로 통행료건은 주민 생활과 낙후된 춘천권의 개발을 위해 더이상 늦출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추진단을 구성했다.”면서 “정부의 성의있는 답변이 없으면 주민들이 연대해 대규모 상경 집회를 갖는 등 끝까지 투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건의문에서 “지난 97년 총사업비 2조 4900억원으로 착공된 경춘선 복선전철 준공 시기가 당초 2004년에서 2006년으로,2009년으로 연기를 거듭했지만 현재 공정이 42.2%에 그치고 있다.”며 2009년 완공 약속을 지켜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또 “61.4㎞의 서울∼춘천 고속도로 통행료 5200원은 같은 민간투자 방식인 제2영동고속도로 경기 광주∼원주(56.9㎞)의 3300원과 비교해 지나치게 비싸다.”며 통행료 인하도 함께 촉구했다. 이들은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건이 마무리되면 시민 서명부를 들고 청와대, 국회, 건설교통부, 기획예산처 등을 찾아 항의 및 건의를 할 예정이다.전수산 춘천상공회의소 회장은 “수도권과 불과 50∼60㎞ 거리인 춘천권 개발 약속이 충분한 설명도 없이 수년씩 늦어지고 민자 고속도로의 과도한 통행료로 주민 불이익이 우려되는 것을 더이상 방관할 수 없다.”고 밝혔다.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사설] ‘한국 노동운동, 변화만이 살 길이다’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이 그제 열린 한국노동연구원 주최 ‘사람중심 경영 조찬강연회’에서 한국노동운동이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1980년대식 전투적 조합주의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노동운동이 대중성을 상실했는데도 잘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고도 했다. 우리는 이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이 투쟁을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총을 겨냥한 것이라고 본다. 민노총 산하 금속노조는 6월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저지를 위한 총파업을 강행했다. 조합원의 참여율이 매우 낮았고, 여론의 비판을 받았으며, 노조의 내부 갈등으로 결국은 실패했다. 명분 없는 투쟁을 위한 투쟁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노동운동의 본산인 유럽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이런 방식의 전투적 조합주의를 폐기했다. 대신 대화와 협의를 통한 상생의 노사문화를 엮어가고 있다.1980년대 초 최악의 경제위기를 맞았던 네덜란드가 기적적으로 회생할 수 있었던 것도 노·사·정 협의체가 끝없이 대화하고 협상하면서 현안들을 풀어나간 덕분이었다.“투쟁은 전술적 수단이어야 하고 대화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는 이 위원장의 주장은 전적으로 옳다고 본다. 현장은 변했다. 노동운동의 방향과 노조의 역할도 변해야 한다. 무조건적인 투쟁보다는 대화와 타협의 문화가 절실하다. 노조도 노동조건 개선에만 머물지 말고 기업과 지역, 사회발전을 이끄는 주체가 돼야 한다. 정부도 노, 사와 대등한 입장에서 함께 고민하는 자세로 문제 해결에 임해야 한다.
  • 시민단체·의료계 새 의료급여制 반발 확산

    새 의료급여제도가 1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 가운데 시민단체와 의사단체가 국민의 기본권 침해를 이유로 헌법소원 등을 내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시스템에 따르지 않으면 진료비를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서울신문 7월2일자 6면 참조> 민주노동당 등 11개 시민사회단체·정당으로 구성된 ‘의료급여개혁을 위한 공동행동’은 2일 모임을 갖고 “월 30만원으로 생활하는 의료급여 수급권자가 부담해야 하는 1000∼2000원은 커다란 경제적 장벽으로 이들에게 매월 2∼3회만 의료기관을 이용하라는 협박”이라면서 “전국민 의료보장제도가 시행되는 나라에서 이 같은 전례가 없다.”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도 “1종 의료급여 환자를 종전처럼 본인 부담금 없이 무료로 진료하겠다.”는 대국민성명을 발표했다. 일부 병·의원은 “시범 테스트에서 새 의료급여시스템의 네트워크가 지연되는 등 문제가 있다.”고 의협에 동조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집단 대응에 대해 “의료급여 수혜자인 국민에게 한발 더 다가선다는 의미로 비춰지지만, 새 의협 집행부의 대정부 투쟁을 통한 세규합의 성격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의료기관이 새 제도에 협조하지 않으면 진료비 지급 보류 등 불익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상용 사회정책본부장은 “지난해에만 의료급여 비용으로 국고에서 3조 9250억원이 지출되는 등 매년 1조원 가까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건강보험과 비교해도 의료급여의 진료비 지출 비율이 절반 가까이 높아 엄격한 사후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기초의료보장팀측은 “새 의료급여시스템이 도입되기 이전에는 일부 의료급여환자가 하루 동안 의원을 5곳이나 돌며 진통제를 맞는 등 중복진료와 오·남용사례가 심각했다.”고 말했다. 종전에는 병원과 건강보험공단간의 실시간 진료확인이 제대로 안 돼 의료급여환자가 여러 차례 다른 병원을 돌며 같은 처방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따라서 새 의료급여시스템이 도입되면서부터는 진료 확인번호를 받지 않고 진료한 경우, 병원에 진료비를 주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정상 진료로 인정하지 않아 비용을 지급하지 않는다. 이 경우 일선 의료기관들은 의료급여 환자 1명당 1만원 가까이 진료비를 떠안게 된다. 복지부는 현재 7만 5000여개 의료기관 가운데 5만 7000곳에 프로그램 설치가 완료됐다고 전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참신하고 진취적인 기사/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그놈의 기자’ 뽑습니다” 서울신문이 수습기자와 경력기자 모집을 알리는 6월20일자 1면 사고의 제목이다. 기자실을 둘러싸고 정부와 언론의 입장이 맞서고 있는 상황을 빗대어 얼마 전 대통령이 말한 ‘그놈의 헌법’이라는 표현을 빌려온 문구가 눈길을 끈다. 내용을 보면 ‘참신하고 진취적인 기사’와 ‘특색있는 지면구성’이라는 다짐도 엿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같은 날 서울신문 기사는 좀 다른 느낌을 주었다. 우선 같은 1면에 실린 “청(와대), 선관위에 준법투쟁”이라는 기사를 보자.‘벼랑 끝에서 특유의 오기가 또 발동됐다.’ 이 기사의 첫 문장이다. 기사의 본문에서도 ‘다시 선관위에 공을 넘겼다.’ ‘한나라당은 날을 세웠다.’는 문장이 두드러진다. 스트레이트 기사 치고는 생생한 느낌을 주는 간결한 문장들의 표현과 구성이 색다른 느낌을 준다. 같은 날 5면에 실린 한나라당 정책토론회 기사에서도 후보간의 질문과 대답을 그대로 인용한 문장이 기사의 앞머리에 배치되어 토론회의 분위기를 짐작하게 하는 효과를 시도하였다.12면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1주년 ‘시민고객과 시장과의 대화’ 기사에서도 ‘보육정책’ ‘학교근처 금연’ ‘장기전세주택’에 대한 시민의 질문이 첫머리에 실려 있다. 통상적인 도입부가 생략되고 기사의 흐름이 빨라진 것이다. 기사의 첫머리에 취재원의 인용문을 배치하는 사례는 지난 한 주간 서울신문의 지면에서 유난히 두드러진다. 미 하원 국무위원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된 지난 6월28일자 1면 머리기사에서도 정신대 할머니들의 반응이 직접 인용문으로 첫머리에 배치되었다. 같은 날 캄보디아 여객기 추락원인 기사도 사고 비행기의 조종사와 관제탑간 교신내용을 따옴표로 처리해 전면에 배치하였다. 무미건조하고 지루한 느낌을 주는 스트레이트 기사가 새로운 표현과 구성으로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다. 사실 스트레이트 기사는 말 그대로 ‘스트레이트’ 방식으로 처리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스트레이트 기사는 첫머리에 6하 원칙에 따라 사건의 개요와 핵심이 제시되고 이어서 사건 행위자와 정보원의 설명과 인용이 뒤따르는 역피라미드형 방식을 많이 따른다. 역피라미드형 기사작성은 간결하고 객관적으로 사실을 전달한다는 취지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식이다. 그러나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스트레이트 기사가 거의 대부분 역피라미드형으로 작성되는 경우 기사들간에 특색이 없이 단조롭고 지루하다. 한마디로 ‘그 기사가 그 기사처럼’ 느껴진다. 이런 기사가 신문마다, 매일같이 반복되면 독자의 주목도도 떨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참신하고 진취적인 기사작성의 대안은 무엇일까? 한국언론재단의 유선영 연구위원이 펴낸 ‘새로운 신문 기사 스타일’에서는 미국신문편집인협회에서 펴낸 연구보고서를 바탕으로 전통적인 역피라미드 방식 대신 ‘관점형’ ‘서사형’ ‘정보형’ 등 세가지 기사작성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관점형’은 사건의 맥락과 배경을 설명하고 각기 다른 주장과 입장을 배치한 뒤 나름의 의미와 결론, 전망을 제시하는 사다리형의 기사이다.‘서사형’은 개인의 시점으로 기사를 시작해 사건의 핵심을 기술한 후에 다시 개인의 시점에서 마무리하는 다이아몬드형 기사이다.‘정보형’은 단순한 사실의 나열보다는 독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함께 제공한다는 점에서 역피라미드의 형식논리적인 양시, 양비론을 극복하는 방식이다. 각각의 스타일은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중요한 것은 신문의 기사가 한가지 방식만으로 작성되면 신문을 읽는 재미와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디지털시대에 신문의 가장 큰 매력은 누가 뭐래도 ‘글을 읽는 재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서울신문이 시도하는 ‘참신하고 진취적인’ 시도에 기대를 걸어본다. 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 중국 3세대 작가 위화 왜 인기인가

    중국 3세대 작가 진영의 대표주자인 위화(余華)가 출판시장에서 세를 넓히고 있다. 새 장편 ‘형제’(휴머니스트 펴냄)가 발간된 데 이어 출간 10주년을 기념으로 이전 작품의 개정판이 잇따라 나올 예정이다.‘허삼관 매혈기’와 ‘인생’으로 널리 알려진 위화는 중국 전통소설이 지닌 이야기의 힘을 재현해내는 작가다. ●신간 ‘형제´ 이어 ‘인생´ 등 개정판 속속 출간 이번 작품 ‘형제’ 역시 집요하도록 현실적인 이광두와 순진무구한 송강, 두 형제를 대비시키며 위화만의 개성 있는 서사를 빚어낸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위화는 중국의 현대사를 뒷배경에 뒀다. 세 권은 각각 문화대혁명 시대와 개혁개방 시대, 사회주의 시장경제 시대의 중국을 조망한다. 작가는 “시대의 역사적 간극과 형제의 현실적 간극”에 대해 썼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170만부 이상 팔린 위화의 대표작 ‘허삼관 매혈기’와 1994년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인생’도 국내 출간 10주년을 기념하는 개정판이 나왔다. 국내에서 각각 7만부와 2만부 이상이 팔려나갈 정도로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는 작품이다. 위화의 또 다른 장편 ‘가랑비 속의 외침’을 비롯, 중편집 ‘세상사는 연기와 같다’와 단편집 ‘내게는 이름이 없다’도 차례로 재발간될 예정이다. 위화의 작품이 이처럼 특수를 누리는 것은 무엇보다 중국의 구체적인 생활상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출판계에서 위화의 작품에 주목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서강대 이욱연 교수는 “위화의 작품이 중국 밖에 있는 사람들이 중국을 더없이 효과적으로, 그것도 재미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훌륭한 창문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중국의 생활상 관심·사람 냄새도 큰 몫 위화의 소설은 여러 평론가들이 지적하듯 사람 냄새가 진하다. 그래서 그의 소설은 전(傳)에 가깝다는 평을 듣는다. 위화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고통 속에서도 익살을 부릴 줄 알고, 선하면서도 악한 얼굴을 드러내는 다면적인 캐릭터를 지녔다. 마오쩌둥 시대를 배경으로 비극적이면서도 희극적인 인물을 그려낸 ‘허삼관 매혈기’의 허삼관이 그렇고,‘형제’의 경우 역사의 유장한 흐름 속에서 또렷하게 돋아나는 이광두가 또한 그렇다. 이러한 인물 설정은 역사를 통해 사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통해 역사를 더욱 직설적으로 보게 한다. 군더더기 없이 솔직하고 간결한 화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 독자들이 쉽게 소화할 수 있다는 것도 위화 소설의 장점이다. 그러나 위화 소설이 전세계적으로 공감을 얻는 진정한 이유는 비극 속에서 투쟁하는 영웅적 개인이 아니라 행복과 고통을 기꺼이 감내하는 평범한 개인을 제시한다는 데 있다. 작가 자신의 말처럼 “고통 속에서 분명히 존재하는 기쁨과 행복”을 알아보는 눈이 독자와 교감하고 있는 것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大選 의식 우리당·한나라 ‘주고받기’

    大選 의식 우리당·한나라 ‘주고받기’

    6월 임시국회의 3대 쟁점법안을 둘러싼 협상이 29일 한나라당의 전격 양보로 타결됐다. 최대 난관이던 사학법 재개정안에 대해 열린우리당의 수정안을 한나라당이 받아들인 것이다. 지난 2005년 12월 열린우리당이 강행 처리한 뒤 한나라당은 장외투쟁까지 벌여 왔다.1년 7개월간 계속된 양당의 밀고당기기가 마침내 종지부를 찍게 된 셈이다. 이틀 전 대국민 담화를 통해 민생·개혁법안 처리를 거듭 촉구한 노무현 대통령이나 전격 양보로 극적 타결을 이끌어낸 한나라당 모두 ‘윈-윈’으로 평가된다. ●사학법 개정 합의로 쟁점법안 처리 가능성 높아져 사립학교법은 1년 7개월 동안 국회 파행과 장외투쟁 등을 불러온 최대 쟁점 법안이다. 개방형 이사제 도입을 골자로 한 사학법 개정안이 열린우리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것은 2005년 12월9일. 당시 한나라당과 사학단체들은 사학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제도라며 강력 반발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지난해 2월 개방형 이사제 도입을 사학자율에 맡긴다는 것을 골자로 한 사학법 재개정안을 마련하고 열린우리당과 이번 합의에 이르기까지 줄달리기를 해왔다. 사학법 처리의 물꼬는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고 밝힌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가 텄다. 김 원내대표는 사학법 재개정안의 핵심 쟁점이던 개방형 이사 추천위 구성비율과 관련해 열린우리당 안(학교운영위 또는 대학평의원회 추천 6인, 이사회 추천 5인)을 그대로 수용했다. 3대 쟁점 법안 가운데 국민연금법은 이날 보건복지위 전체회의를 통과, 마지막 관문인 본회의만을 남겨 놓고 있다. 로스쿨법은 교육위에 맡겨졌다. ●민생 외면한다는 비판 의식한 결정? 정치권 안팎에서는 양당이 극한 대립각을 세웠던 이 법안 처리에 전격 합의한 데는 범여권의 정계개편과 한나라당의 대선후보 경선 등 복잡한 정치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원내 1당인 한나라당으로서는 내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대선 경선 후보들의 합동순회 연설회를 앞둔 상황이어서 이 법안들을 서둘러 정리함으로써 민심을 등에 업으려 했다는 것이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민생·개혁법안의 발목을 잡는다.”는 청와대나 범여권의 공격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뜻도 읽혀진다. 대국민 담화로 국민연금법 등의 조속한 처리를 강력 요구한 바 있는 노무현 대통령도 소기의 성과를 어느 정도 거둔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압박에 백기를 드는 모양새로 비쳐지는 데는 펄쩍 뛴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노 대통령의 담화와는 무관한 결정”이라고 못박았다. 김 원내대표는 또 “사학법 처리가 하반기로 넘어가면 사학들의 고통이 너무 크기 때문에, 솔로몬의 재판에 임하는 생모의 심정으로 최소한 개정이라도 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집권하면 또 개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의 발언은 당내 강경파와 사학재단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강경파들은 열린우리당의 제안을 고스란히 수용한 사학법 재개정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열린우리당 소속 교육위 의원들이 사학법 재개정안 처리를 거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어제 교육위 파행 과정에서도 우리당 교육위원들은 아예 사학법은 논의조차 하지 않겠다는 기조였던 만큼, 당 지도부가 교육위원들을 실제로 제어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전광삼 나길회기자 hisam@seoul.co.kr
  • 전국 곳곳서 ‘反 FTA’ 집회

    한·미FTA 추가 협상이 타결된 29일 전국에서 대규모 ‘반 FTA’ 집회가 열렸다. 서울 도심은 오후 늦게까지 계속된 집회로 몸살을 앓았다.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이날 오후 5시30분쯤부터 노동자, 농민, 학생 등 1만 4000여명(이하 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종로 일대에서 ‘한·미 FTA저지 범국민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오종렬 범국본 공동대표는 “FTA는 노동자에게 큰 불행을 안겨줄 것이다.”라면서 “단체행동권이 민주주의의 근간임에도 노무현 정권은 FTA 저지 투쟁을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범국본측은 6시30분쯤 집회를 마친 뒤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광화문사거리로 진입했다. 경찰이 주한 미 대사관 방면 10차선 도로에 저지선을 구축했지만 시위대가 광화문사거리 한복판을 점거하면서 종로2가, 시청, 사직터널 등 모든 방면의 교통이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시위대는 세종로와 을지로, 종로 일대에서 2000여명이 남아 게릴라식 시위를 벌이다 8시10분쯤 자진 해산했다. 앞서 민주노총은 오후 2시쯤부터 서울 종로구 동숭동 마로니에공원에서 1만 2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6월 총력투쟁 전국 노동자대회’를 열었다. 부산과 대구, 울산, 전주, 광주, 창원 등 전국 6곳에서도 1만 3900여명이 모여 집회와 행진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광화문 등 서울 도심일대에서 교통 흐름을 방해하고 경찰을 폭행한 집회 참가자 5명을 집시법 위반 혐의로 연행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임일영 강국진 이경원기자 argus@seoul.co.kr
  • 동의 안한 투쟁에 반기… ‘노동현장의 변화’

    금속노조의 파업으로 29일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전국 98개 사업장이 조업에 차질을 빚었다. 특히 현대차 노조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6시간 동안 파업에 들어간 데 이어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2시간 잔업도 포기해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됐다. 회사측의 정상조업 시도에 맞서 대의원들이 전날보다 더욱 철저히 조업 저지에 나서 1∼5공장 조립라인을 비롯해 모든 공장이 사실상 마비됐다. 회사는 파업 시간에 조업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 라인작업 조합원 등을 퇴근토록 했다. 하지만 회사내 집회에는 주간조 조합원 1만 4000여명 가운데 3000여명이 참가해 파업 열기는 임·단협 때보다 훨씬 낮았다. 이날 하루 금속노조 파업에 동참한 현장 노조원은 기아자동차 1600여명을 비롯, 만도 2248명 등 4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노동부는 집계했다. 이는 대상 조합원 14만여명의 26%로 지난 28일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미 FTA 관심 높였지만 참여는 저조 노사 관계자들은 금속노조와 현대차 지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파업은 조합원들이 동의하지 않는 투쟁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겼다고 분석한다. 앞으로 강성으로 인식되어온 현대차 노조도 명분이 약한 파업에는 신중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노동계는 금속노조와 현대차 지부가 이번 파업을 통해 ‘한·미 FTA에 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인다.’는 당초 목표에 대비한 성과는 거둔 것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파업에 대한 국민적인 비난 여론과 정부의 강경대응 방침, 파업결정 과정에서의 절차상 논란 등이 겹쳐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금속노조는 비난 여론을 의식해 이번 파업은 생산 타격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한·미 FTA와 관련해 정부와 대화의 기회를 만들기 위한 상징적인 파업임을 강조했다.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파업이라고 주장하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은 특별근무 등을 통해 만회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사회·노동단체 등은 “시종 불법파업으로 몰며 강경대응으로 일관한 정부의 대응방식도 한번쯤 되짚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현장 아래로부터의 반란? 상급단체인 금속노조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파업을 현대차 지부 집행부가 따르기로 하자 현대차 현장에서는 반란이 일어났다. 금속노조 최대 핵심 사업장에서 조합원들이 집행부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이들은 “우리 사업장 노사문제와 직접 관련이 없는 사안에 우리 조합원들을 앞장 세워 국민적 비난의 집중타를 맞게 하느냐.”며 집행부를 몰아 세웠다. 대자보와 게시판 등을 통해 파업을 철회하라는 주장을 연일 쏟아냈다. 상급 단체의 결정이라 규약상 따를 수밖에 없다며 외면하던 노조 집행부는 정비위원회가 간부 파업을 결정하며 압박하자 긴급 회의를 소집, 파업 일정을 일부 철회하는 현대차 노조 사상 초유의 결정을 내렸다. 노사 전문가들은 지침만 내리면 무조건 따랐던 현대차 노조 현장에 나타난 의미있는 변화여서 주목된다고 말한다. 울산 강원식기자·서울 이동구기자 kws@seoul.co.kr
  • “김신조 사건은 김일성의 군사 모험주의 산물”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 중앙정보국(CIA)은 지난 1968년 1월21일 북한 124군부대 무장특공대의 청와대 기습 사건과 미국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號) 납치 사건을 당시 김일성 주석의 새로운 ‘군사적 모험주의’가 작용했다고 결론지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CIA 문서에 대한 비밀 해제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김일성의 새 군사모험주의’라는 보고서에서 드러난 내용이다. 김 주석은 전세계적으로 반미 투쟁에 있어서 자신을 중요한 위치의 전략가로 자임하고 있었다. 특히 무모해 보이기까지 했던 당시 북한의 푸에블로호 납치는 미국이 핵 보복 공격을 시도하지 못할 것이며 재래식 보복 공격에는 맞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김 주석의 정세 판단이 크게 작용한 때문이라고 단정지었다. 당시 김 주석은 한반도 적화전략으로 대규모 군사작전보다는 게릴라전에 의한 무장공격이나 남한 내 거점 확보를 통한 대중봉기 등 장기적 체제전복 전략을 추구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호찌민 전 베트남 주석이 남부 베트남에서 지하 정치·군사기구를 구성, 효율적인 후방교란 및 게릴라전을 전개했던 것처럼 한국의 위기를 이용할 수 있는 거점 및 남한 내 공산당원 육성을 시도했다는 지적이다. 또 김 주석은 베트남 전쟁으로 미국이 다른 지역에서 전쟁을 수행하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비무장지대(DMZ)에서 군사적 도발과 1·21 습격사건을 기도했다는 분석도 들어 있다. 보고서는 “김신조 등 특공대 31명의 청와대 기습도 무력 도발 시도에 대한 북한 내 일부 반발을 무마하는 동시에 남한의 전 지역에서 무장봉기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김 주석의 강렬한 열망이 작용했다.”고 결론지었다.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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